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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노동계 초심으로 돌아가라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노조간부의 채용비리가 구조적인 비리 의혹으로 비화되면서 ‘귀족노조’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기아차노조 홈페이지 등에는 노동계의 통렬한 자기반성과 환골탈태를 주문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대기업 노조의 귀족화, 권력화가 부른 필연의 결과라느니, 자기관리에 소홀했던 도덕적 해이가 낳은 참사라느니 한결같이 그동안 누적된 노동계의 잘못을 지적하는 내용들이다. 노동계는 이번 사태를 감정적으로 대응할 게 아니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1987년 민주항쟁 이후 노동운동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근로자 권익 향상과 복리 증진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음에도 역기능도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구호는 노동자 전체의 권익 옹호였지만 실은 11%에 불과한 정규직 위주인 조직원의 이익을 우선시했다는 것이 역기능의 대표적인 사례다. 대기업 노조의 제몫 챙기기에 하청업체의 비정규직만 골병이 든다는 하소연이 이래서 나왔다. 비정규직을 ‘동료’가 아닌 ‘하위 계층’으로 보는 우월적 의식이 채용비리를 낳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동계는 뼈를 깎는 자기혁신을 통해 진정 근로자들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 나야 한다.35년 전 근로기준법을 가슴에 안고 분신자살한 전태일 열사의 정신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게 해야만 조직이기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고, 노동계 전체의 이해를 대표하는 상징성도 회복할 수 있다. 또 국민경제의 한 축으로서 권위도 인정받을 수 있다. 노동운동이 위기를 맞느냐, 새롭게 국민에게 다가서느냐는 오로지 노동계에 달렸다.
  • [데스크시각]국민 기업인가,직원 기업인가/홍성추 산업부장

    지난 1994년 기아자동차가 한창 ‘M&A설’에 시달릴 때 언론과 정치권, 시민단체 등에선 한결같이 기아와 같은 ‘국민기업’이 특정 재벌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폈다. 이러한 당시의 주장은 국민들도 공감하기에 충분했다. 지배구조가 특정 개인이 아니라 사원지주제 형태로 구성돼 있었기 때문이다. ‘IMF 환란’ 사태가 오기 전인 97년 여름, 대권 주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을 찾아가 국민기업인 기아차를 살리겠다고 공언했다. 그 후 기아차의 경영 실상이 공개됐을 때 국민들의 실망감은 더할 나위 없이 참담했다. 국민기업이라고 외치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당대 최고의 CEO로 칭송받았던 최고경영자는 영어의 몸으로 변했다. 직원들은 하나둘씩 보따리를 싸야 했다. 주인이 없는 회사이기 때문에 전문 경영인들은 자리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경영권을 행사했던 사실이 속속 드러났다. 노조의 눈치를 봐야 했고, 직원들을 승진시키기 위해 부실 기업을 인수하는 데도 주저함이 없었다.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급기야 몰락이라는 최후를 맞은 것이다. 현 시점에서 기아차 몰락을 거론하는 것은 진정한 국민기업의 정의가 무엇이냐를 음미해 보려는 뜻이다. 지난해 11월 노무현 대통령이 남미를 순방할 때 처음으로 ‘국민기업론’을 제기했다. 포스코, 국민은행,KT 같은 심리적으로 국민으로부터 애정을 받고 있는 기업이 국민기업이라고 정의했다. 외국계 자본에 M&A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국민연금 등 여유자본을 활용하겠다는 취지의 설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온 말이다. 일반 국민들은 대부분 앞에 열거한 기업들을 국민기업으로 알고 있다. 즉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기업 중에서 국민경제적 중요성이 높은 기업들이다. 여기에 더 보탠다면 오너가 없는 기업을 이 범주에 넣을 수 있다. 포스코,KT, 국민은행,KT&G 등이다. 그러나 이 기업들이 진정한 국민기업인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포스코의 경우 세계 철강사를 새로 쓸 정도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단일 공장으로서는 세계 1위라는 광양과 포항제철소를 갖고 있다. 지난 한해 이익만도 5조원에 육박한다. 초우량기업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포스코가 이 정도 성장할 수 있었던 근저에는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 외에 국민들의 혈세가 무수히 투입되었다. 다시 말해 인프라는 거의 국가에서 부담한 것이다. 그러한 투자 결과 오늘 수확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포스코는 이익을 많이 내는 만큼 직원들에 대한 인센티브도 엄청나다. 영업을 잘 해서 직원들이 그만큼 인센티브를 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나 몰락한 기아차에서 보듯 직원들에 대한 지나친 우대는 국민기업이 아닌 직원기업밖에 되지 않는다. 당시 기아차도 ‘윤리경영’을 소리높여 외쳤다. 현재의 포스코도 마찬가지다. 때만 되면 윤리 투명경영을 주창한다. 하청업체나 납품업체로부터 금품 수수를 근절하는 것만이 윤리경영이 아니다. 진정한 국민기업은 국가경제 발전에 어떤 역할을 하느냐는 점이다. 핀란드의 노키아, 일본의 도요타자동차, 미국의 GE 등을 경제인들은 스스럼없이 그 나라의 국민기업으로 꼽는다. 주인이 있느냐 없느냐가 기준이 아니라 얼마만큼 그 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냐인 것이다. 이제 우리의 잣대도 달라져야 한다. 소유권 지배 형태가 아니라 국가 경제에 얼마나 이바지하고 있느냐를 놓고 국민기업의 정의를 내려야 할 시점이다. 홍성추 산업부장 sch8@seoul.co.kr
  • 고용규모 148만명… 반도체 ‘추월’

    얼마전 사석에서 만난 현대차 고위관계자는 “삼성전자도 잘 돼야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정말 잘 돼야 한다.”고 몇번이고 강조했다. 처음엔 몸담고 있는 회사에 대한 의례적 얘기인 줄 알았다. 그러나 사뭇 절절했다. 이유인즉 이랬다. 현대·기아차 직원이 9만 5000명이지만 딸린 식솔에 협력·하청업체 직원들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다는 것이었다. 통계청이 분석한 산업별 고용 규모를 봐도 자동차는 28만명으로 반도체(17만명)를 훨씬 웃돈다. 철강(9만명)·조선(6만명)과도 비교가 안 된다. 연관산업까지 감안한 직간접 고용규모는 총 148만명에 이른다. 지난해 반도체가 갉아먹은(18억달러 적자) 무역수지를 벌충해준 것도 자동차(179억달러 흑자)였다. 자동차산업의 내년도 무역수지 흑자 예상규모는 288억달러. 우리나라 전체 무역흑자 규모(196억달러 예상)의 1.5배다. 연간 부가가치 창출액은 27조원. 나라에 내는 세금만도 21조원으로 총 세수의 17%나 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이라크 인질 석방 잇따라

    |바그다드·카이로 AFP 연합|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던 이라크 인질사태가 저항세력에 납치됐던 외국인들이 속속 풀려나면서 해결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두바이 위성방송 알 아라비야는 28일 현지 특파원 보도를 통해 지난해 이라크 무장단체에 납치됐던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 직원 4명이 풀려난 데 이어 이날 늦게 나머지 2명이 석방돼 이집트인 인질 전원이 자유를 되찾았다고 전했다. 오라스콤은 중동 최대 통신회사로 올해 초부터 이라크 현지 자회사 이라크나를 통해 바그다드를 포함한 중부지역에 이동전화서비스를 해왔다. 지난 22일 이라크나에 근무하는 이집트인 직원 4명이 납치됐고,23일에는 하청회사인 모토롤라에 근무하는 오라스콤 기술자 2명이 납치됐었다.또 이라크에서 납치됐던 이탈리아 여성 2명이 석방돼 28일 밤(현지시간) 이탈리아로 돌아왔다. 이들이 로마에 도착하기 직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기자회견을 갖고 이들의 석방 사실을 확인했다.이들 여성은 이라크에서 학교건설과 수도공급을 지원하는 구호단체 직원으로 지난 7일 바그다드에서 무장세력에 납치됐었다. 한편 지난달 20일 납치된 프랑스 언론인 2명의 석방 교섭에도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프랑스 석방 교섭단은 이날 알 아라비야 방송에 나와 이라크 무장단체로부터 프랑스 언론인 크리스티앙 셰스노 및 조르주 말브뤼노의 석방을 약속받았다고 밝혔다.교섭단은 정확한 석방 시점은 밝히지 않았으나 프랑스 인질 석방이 수시간 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하고 무장단체가 곧 석방 사실을 발표하는 오디오 테이프를 보내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6일 이라크 무장단체 ‘유일신과 성전’에 납치된 후 살해설과 생존설이 엇갈렸던 영국인 케네스 비글리는 29일 알자지라 TV가 방영한 동영상을 통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에게 납치범들의 요구를 들어주라며 구명을 호소했다.
  • 민노총, 현대重 노조 제명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산업노조연맹(금속연맹)은 15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현대중공업 노조를 제명했다. 투표에는 전체 대의원 450여명 가운데 264명이 참여,232명(87.9%)이 제명에 찬성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조합원이 2만여명으로,금속연맹 전체 16만 3500명 중 12.5%를 차지하고 있다.현대중공업노조 탁학수 위원장은 “일부에서 한국노총으로 소속을 옮기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는데,현재로선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금속연맹은 지난 3월 현대중공업 하청업체 직원 박일수 씨가 비정규직 차별철폐 등을 요구하며 분신 자살한 것과 관련해 노조의 반조직적 행위, 열사투쟁정신 훼손, 영안실 난입, 그리고 회비 3억여원 미납 등이 징계사유라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현대건설사장 일부 시인

    현대건설의 송영진 전 의원 혐의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주철현)는 3일 현대건설 이지송 사장을 소환,송 전 의원에게 3억원의 뇌물을 제공했는지 집중추궁한 뒤 밤늦게 돌려보냈다. 검찰은 2일 현대건설 임직원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현대측이 하청업체인 N건설에 지급하는 형식으로 약속어음을 발행,이를 3억원으로 현금화한 뒤 송 전의원에게 전달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르면 4일 이 사장을 재소환 조사한 뒤 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송 전 의원에 대한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의 혐의 조작과 관련,현대측 개입 여부 규명에 착수했다.검찰은 N건설 윤모 대표가 당초 지난 6월 검찰 수사에서 “지난해 8월 ‘국정감사에서 현대건설을 문제삼지 말아달라.’며 송 전 의원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이 현대측 사주에 의한 것인지 이 사장을 상대로 조사했다.이에 대해 이 사장은 일부 혐의만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기록상으로는 송 전 의원이 2002년 현대건설 심모 전 사장을 상대로 N건설에 대한 수주를 집중적으로 청탁한 것으로 돼 있다.결국 심 전 사장은 송 전 의원에게 “100억원대의 공사를 N사에 맡기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약속 이행이 되지 않아 송 전 의원은 지난해 국감을 앞두고 재차 현대측을 압박했다.이에 윤씨는 현대와의 관계를 고려,자신의 돈 5000만원을 건넸다는 것이 지금까지 재판의 요지다. 그러나 최근들어 법조 주변에서는 “이 사건이 1차로 검찰에서 축소되고,다시 한번 법원에서 왜곡됐다.”는 첩보가 돌았다.다급해진 검찰은 재수사에 착수,현대측이 사실은 지난해 국감 직전 송 전 의원에게 3억원을 건넨 단서를 포착,증거확보 차원에서 2일 현대건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것이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고철 뇌물 받아 외제차 굴려

    수원지검 성남지청 수사과는 24일 공사 하청을 유지시켜 주겠다며 업체들로부터 건설공사현장에서 발생되는 고철을 뇌물로 받은 서울시 건설안전본부 공무원 이모(49·6급)씨를 뇌물수수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0월 서울시 동작구 한강 교량(노량대교) 난간 보수공사를 하던 T사로부터 ‘관급공사 하청을 계속 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들어주는 명목으로 교량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3300만원 상당의 난간 고철 21t을 자신이 실질적 운영자인 고철수집업체 G사를 통해 건네받은 혐의다. 이씨는 또 2002년 9월 서울시 도로관리사무소 빈터에 야적돼 있던 6000만원 상당의 시 소유 도로공사용 가드레일 11t 트럭 2대 분량을 G사 직원을 시켜 가져가 중고제품으로 처분한 혐의도 받고 있다.이씨는 이와 함께 지난해 8월 골프장이나 골프연습장,회사사무실 등지를 전전하며 관급공사 하청업자 2명으로부터 5차례에 걸쳐 같은 명목으로 75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씨는 부인과 친척,직원 명의로 고철철거업체를 운영하면서 공사감독이나 하청수주 등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업체로부터 고철을 무상 또는 싼값으로 넘겨받아 많은 차액을 남겼으며 이렇게 모은 재산으로 BMW 승용차와 골프회원권 등을 구입해 부유층 생활을 해왔다.”고 밝혔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SI업계 ‘1원입찰’ 출혈경쟁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입찰 방해 작전으로 빈축을 샀던 고속도로 자동요금징수시스템 구축사업이 저가낙찰 시비로 확전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중견 시스템통합(SI)업체인 포스데이타가 최근 도로공사의 고속도로 자동요금징수시스템(ETCS)구축사업 주파수(RF)부문 3차 입찰에서 ‘1원짜리’ 계약 견적서를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대부분의 공공부문 프로젝트는 업체들이 예상가의 70% 이하의 가격을 써냈을 때 가격점수를 동일하게 받도록 돼 있다.상식 이하의 저가입찰을 차단하기 위해서다.하지만 이번 사업은 최저가 낙찰제가 적용돼 낮은 가격을 제시한 업체가 계약을 따내도록 돼 있다.포스데이타와 함께 RF부문 입찰에 나선 서울통신기술은 14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도로공사는 RF방식 견적으로 6억 9000만원을 제시했다. 포스데이타는 “저가입찰에 대한 비난은 감수하겠지만 사실상 삼성SDS의 독점영역에 신규 진출하기 위해서는 ‘고육책’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포스데이타는 삼성SDS 직원들이 고속도로에서 포스데이타의 요금자동징수시스템 시험장비에 방해전파를 쏘았다고 검찰에 고소한 상태이다.검찰은 최근 삼성SDS직원 2명을 구속기소했지만 삼성SDS측은 “당시 시험은 포스데이타와 서울통신기술간 경쟁으로 우리가 방해할 이유가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ETCS사업은 전국 고속도로 톨게이트의 요금징수 체계를 차량이 지나가기만 하면 스마트카드로 자동정산되는 방식으로 바꾸는 사업으로 향후 1조원대 시장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당연히 SI업체들로서는 사활을 건 수주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도로공사는 지난해 5월 시범사업자로 외국기술인 적외선방식(IR)을 채택한 삼성SDS를 선정했다.하지만 경쟁업체들의 진정으로 감사원이 국산기술인 주파수방식(RF)을 병행할 것을 권고하자 두가지 방식 모두 사업자를 선정한 뒤 향후 통합시스템을 개발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IR방식은 삼성SDS가 계속 단독 참여했고 RF방식은 지난 7월30일과 8월3일 두차례 입찰에 포스데이타만 참여했다가 최근 3차입찰에 서울통신기술이 합류했다.이 과정에서 서로 얼마를 써 낼 것인지에 대한 치열한 정보전쟁이 벌어졌고 ‘코너’에 몰린 포스데이타측이 ‘1원’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도로공사 입찰건의 특수성을 인정하더라도 이번 건으로 SI업계의 고질병인 ‘저가입찰’이 재발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IT건설업’이라고 불리는 SI업종은 저가 입찰로 프로젝트 수주단계에서 피해를 보더라도 자사의 특성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한 뒤에는 향후 추가 프로젝트를 연달아 제값에 수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저가입찰이 횡행했다.안철수연구소 안철수 사장은 이와 관련,“그룹내 사업으로 손실을 보전하는 대기업 SI업체들이 손실을 감수하면서 공공 프로젝트를 저가에 수주한 뒤 이를 소프트웨어업체 등 하청업체들에 분담케 하는 경우가 많다.”고 비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日 원전 증기누출 사고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원자력발전소에서 9일 오후 증기누출사고가 발생,4명이 숨지고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2명은 중태,3명이 중상이고,2명은 경상이다. 일본전기사업연합회에 의하면 일본국내의 원자력발전소에서 운전중에 두 명 이상이 사망한 사고가 일어난 것은 처음으로,일본의 원자력발전소 사상 최악의 사고다.원자로는 사고 직후 자동 정지됐다. 나가사키 원폭 투하 59주년 추모일을 맞아 일어난 사고로 인해 국가 전체 에너지의 3분의 1을 원자력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에서 원자력발전에 대한 불신감이 한층 커질 전망이라고 외신들은 긴급기사로 보도했다. 이날 오후 3시28분쯤 혼슈 북쪽 후쿠이(福井)현 미하마초(美浜町)의 간사이(關西)전력 미하마원자력발전소 3호기 터빈이 있는 건물내에서 증기누출사고가 발생했다. 원자로는 가압수형 경수로로 출력 82만6000㎾형이며,지난 1976년 영업운전을 시작했다.91년 2월엔 같은 발전소 2호기에서 증기발생기 배관이 깨져,방사능에 오염된 1차 냉각수가 새어나오는 사고가 발생했었다.간사이전력에 따르면 숨진 4명은 모두 오사카에 위치한 하청업체 ‘기우치계측’ 직원들이다. 경제산업성 산하 원자력안전보안원은 검사관 6명을 현장에 파견,사태 파악을 서두르고 있으며 방사능 누출은 없었다고 발표했다. 사고가 발생한 터빈 건물은 내부온도가 섭씨200도 이상으로,고온·고압의 증기로 터빈을 돌려 발전하는 시설이다.증기는 2차 냉각수라 방사능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간사이전력측은 직경 50㎝의 배관에 구멍이 생겨 고온·고압의 수증기가 새어나와 주변에서 일하던 작업자들이 사망·부상했다고 추정했다. 터빈은 건물 3층에 있었고,사망·부상자들은 모두 건물 2층에서 일하고 있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2층에는 냉각수가 터빈으로부터 증기발생기로 이동하는 주급수관이나 펌프 등이 있지만 구멍이 뚫린 배관 이외 다른 지점의 파손 여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문제의 3호기는 지난해 7월 정기검사를 받았으며,오는 14일부터 1개월간 정기검사 예정이었다. 기우치계측은 터빈의 계측기기 검사를 하청받아 사고 당시 검사를 위한 공구를 반입중이었다고 한다. taein@seoul.co.kr
  • [삶과 경영이야기] (21)워크아웃 딛고 개성공단서 승부 박성철 신원 회장

    [삶과 경영이야기] (21)워크아웃 딛고 개성공단서 승부 박성철 신원 회장

    “섬유 업종이 불황이 아니라 생각이 불황입니다.우리의 브랜드로 세계 시장을 석권할 때입니다.” 박성철(64) 신원 회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기업 구조조정에 나서 지난해 초 5년만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했다.구조조정의 모범사례로 경제전문지 ‘포브스’ 등 해외언론의 취재대상이 될 정도라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섬유로 시작했으나 외환위기 이전에 이것저것 사업을 확장하다 구조조정까지 하게 됐지만 ‘중간외도’가 잘못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앞으로 해외 브랜드를 수입해 팔기보다 자존심을 걸고 고유 브랜드 육성에 매진할 계획이다.대기업 가운데 드물게 개성공단 입주업체로 선정되는 등 남북 경제협력에도 누구보다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기자 출신으로 가장 성공한 기업인 -1964년 산업경제(현 헤럴드경제)에 입사해 7년 동안 기자생활을 했다.기독교인인데 기자로 일하면서 3∼4년간 교회에 못 나가서 힘들었다.기자생활을 청산하고 1971년 직물 하청공장을 만들었다.기자로 일하다 사업해서 성공한 사람은 오직 혼자로 알고 있다.사업 시작한지 이제 32년째이니 아주 성공한 케이스다. -경제부에서 섬유 분야를 취재하다 섬유업계 사람들과 가까워졌다.처음에는 직물 편직기 7대와 직원 13명을 데리고 시작했다.기자생활을 통해 알게 된 섬유수출업자와 원사업자 등의 인맥이 도움이 됐다. ●사막에 스웨터까지 수출 -유럽은 안 가본 나라가 없고,일본은 한달에 한번씩 갔다.미국은 계절마다 방문해 직접 세일즈를 했다.초창기에는 일본에 출장가서 300엔짜리 아침식사를 먹고 1500엔짜리 모텔에서 자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섬유업체들은 1971년 대미 섬유쿼터제(수입할당제)가 타결되면서 치열한 쿼터 확보 경쟁을 벌였다.신생 업체 신원은 수출 실적이 없어 쿼터를 받기 힘들었다.박 회장은 쿼터 규제가 없는 나라를 대상으로 비쿼터 품목을 팔기 위해 이란,이라크,시리아,요르단,이집트,이스라엘 등 셀 수 없는 나라를 직접 뛰어다녔다.일교차가 심한 사막의 나라 사우디 왕실에 군용 스웨터를 수출하면서 신원 무역부 직원들은 “우리는 사막에 스웨터도 수출한다.맡겨만 주면 북극에서 냉장고도 팔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76년 해외시장 개척상,80년 수출공로상,84년 5000만달러 수출탑 등을 받았다.지난해 수출액은 2100억원.과테말라와 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 등 4개 해외법인에서 만든 스웨터,니트,가죽 제품을 전세계로 수출 중이다.월마트,갭,DKNY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이어들을 확보하고 있다. 신원의 해외사업 부문은 30년 동안 수출을 하면서 한번도 적자를 기록하지 않았다.97년 세운 중남미의 과테말라 공장은 전세계에서 가장 큰 니트 공장이다.2600명의 근로자가 하루에 8만장의 니트를 생산 중이다. ●뼈아픈 구조조정… 5년만에 졸업 -섬유로 시작한 기업이니 섬유로 끝내는 것이 좋았을 텐데….92년쯤에는 투자금융회사가 30개쯤 생겨나 기업에 돈을 갖다 쓰라고 했다. 여기저기 돈을 빌려서 전자,건설,전기,골프장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북한과 거래하고 금장사도 했다. -갑자기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와서 환율이 뛰니 빚도 두배 이상 늘었다.12%에 돈을 빌렸는데 이자율이 24∼40%로 치솟았다. 계열사들이 같이 넘어가자 가장 좋은 것부터 팔기 시작했다.골프장을 시작으로 전기,전자,건설회사 등 모두 팔고 나니 섬유만 남았다.섬유는 30년 전에 시작해서 수출만 했는데 이젠 내수가 합해졌다. -1700명의 직원 가운데 1000명을 내보내고 700명이 남았다.최근 회사를 떠났던 일부 직원들이 다시 와서 일하고 있다.기능직이라 놀고 있던 사람은 없었다.예전에 일하던 직장에서 다시 일하게 되니 다들 좋아한다. -2003년 5월 워크아웃을 졸업하기까지 탕감이나 면제받은 것은 한 푼도 없다.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100% 출자전환했다.가장 먼저 워크아웃에 들어가 5년만에 졸업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부실기업을 정리하는 데 신경을 잘 썼기 때문이다.정부에서 살 기업은 회생시키고,죽을 기업은 정리 정돈하는 데 아주 빨랐다.4개의 해외공장이 풀가동됐고 수출경기도 좋았다.덕분에 신원의 신용도는 물론 한국의 국가 신용도도 높아졌다. -신원의 회생은 좋은 선례다.정부가 재빠른 워크아웃 제도로 잘 도와줬고,기업은 자생력을 갖고 있었으며,직원들도 열심히 했다.기업,정부,직원이 혼연일체가 돼 IMF체제를 빨리 졸업하게 됐다. -저는 처음에 오너였다(현재 신원은 지분 12%를 소유한 우리사주조합이 최대 주주이며 박 회장의 개인 지분은 없다).채권단이 업종을 잘 알고 있는 저에게 기업을 그대로 운영하게끔 해줘 섬유업종이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워크아웃을 빨리 졸업할 수 있었다. 현재 빚이 1100억원 정도 남아 있다.지난해 137억원을 갚았다.경기가 불황이지만 이자를 잘 물고 있으며 원금도 일부 갚고 있다.올해도 어렵지만 몇십 억원의 원금을 갚을 것이다.지금 바닥을 쳤으니 앞으로 2∼3년만 경기가 좋아지면 완전 무차입경영을 할 수 있다. ●한국인 체질·성격에 맞는 옷 개발중 -구조조정을 통해 이것저것 사업확장을 해서는 안된다는 결론을 얻었다.앞으로 기술개발로 세계적인 섬유회사를 만들 것이다.한국 사람은 외제보다 국산 옷을 입는 것이 나은 때가 왔다.우리나라 사람의 체질,체격,성격,기후에 맞는 기능성 옷을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 섬유 역사 100년 중에 40년간 192개국에 수출했다.이제 세계를 한국이 주름잡아야 한다.자존심 차원에서도 외국 물건은 들여오지 않아야 한다.저가품은 중국,동남아,중남미에서 만들어 수출하고 고가품은 국내 기술자들이 만든다. -국내 브랜드는 15개 가운데 10개를 없애고 남성복 지이크,여성복 베스띠벨리·씨·비키,캐주얼 쿨하스 등 5개만 남겼다.해외 브랜드도 보스,예거 등 3개를 갖고 있다가 모두 없앴다.우리 브랜드를 키우는 것이 수입 브랜드를 보유하는 것보다 낫다. ●경제인은 사회와 국가에 책임감 가져야 -경제인은 돈버는 것이 목적이지만 사회와 국가에 책임감을 갖는 것이 좋다.손실이 없는 범위에서 적은 이익이지만 남북 경제협력 차원에서 교류해야 한다.7∼8년 전에 북한과 거래하면서 손해도 봤다.액수는 얘기할 것 없다. 중국 등 해외 공장에서 100∼300달러의 월급을 지불할 것이 아니라 물류비 싸고,관세 없으며 임금도 싼 우리 민족에게 일거리를 주는 것이 좋지 않으냐.개성의 임금은 남한의 15분의1 정도로 싸다. -개성은 언제고 터진다고 생각해서 가장 먼저 들어갔다.20∼30년 전부터 북한에 공장을 차려야 한다고 생각했다.우리처럼 작은 나라가 분단된 것은 애석하고 마음아픈 일이다. 95,96년 북한에서 300만달러 정도를 임가공하면서 평양에 두번 갔고,지금 공장을 짓고 있는 개성에도 두번 갔다. -개성이 성공하려면 두가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공장 직원들이 육로를 통해 하루에 10번도 더 왔다갔다 할 수 있어야 한다.전화도 서울시내 전화처럼 소통이 잘 돼야 한다.물과 전기는 남한에서 가져가면 되므로 문제가 없다.남과 북이 문화가 다르므로 서로간에 말하는 데 조심하고 이해를 많이 해야 한다. -처음에 북한에 갈 때는 사람들이 ‘빨갛게’ 생겼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가보니 완전한 형제였다.북한 기술자들은 나이가 40∼50세에,20년 전쯤에 러시아의 국민복을 만들어 본 이들이 많다.몇달 동안 기술 교육은 시켜야 할 것이다. -15개 공장이 들어서는 개성 공단 시범단지가 잘 돼야 앞으로 100만평,800만평까지 늘어나게 된다.그렇게 되면 실업자가 구제돼 북한의 생활양상도 수준급으로 올라서는 등 북한 경제가 많이 달라질 것이다. 박성철 회장은 26년째 매일 새벽 3시40분에 일어나 새벽기도를 나가고 있다.뛰어서 집근처 교회에 갔다가 다시 아침을 먹으러 집까지 뛰어오는 것이 하루 운동이다.6시30분에 수출 담당 직원들과 함께 출근한다. 신원(信元)은 ‘믿음을 으뜸으로 한다.’는 회사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믿음의 기업이다.직원의 70% 정도가 기독교 신자다.월요일 아침에는 과테말라,중국의 공장 직원을 포함해 전 직원이 예배에 참여한다.개성공단에서도 월요예배를 할 수 있을지가 요즘 그의 걱정거리다. 박 회장은 “베트남이나 중국도 공산권 국가지만 공장 직원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정치적 문제가 아니다.개성에 신앙의 자유가 있어야 미국,유럽에서도 개인 투자가 이뤄질 것이므로 북한에 예배 허용을 호소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기독교 신자답게 올 여름 노출 패션이 신원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가끔 한다.하지만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박 회장은 “야한 옷도 하나의 상품이고 시대의 변화이자 조류”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30년간 패션 산업에 몸담으면서 앞만 보고 달렸지 결코 뒤에서 따라간 적은 없다고 밝혔다.지금도 감각이 떨어지지 않기 위해 패션 전문서적을 보고 해외 시장을 연구한다.하루에 두번씩 사업장을 돌아본다는 그는 자상한 말솜씨로 특히 여직원들에게 인기가 높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박성철 회장은 31년 역사의 의류회사 신원을 일궈낸 박성철 회장을 실제로 만나면 젊고 다정다감한 모습에 놀라게 된다.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여직원들에게 “요즘 날씨 덥지?”라며 손수 인사를 건네는 ‘자상한 회장님’이다. 7년간 기자로 일하면서 섬유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낸 눈썰미도 갖췄다. 하지만 주말에도 술을 마셔야 하는 등 기자생활 동안 교회를 못 간 것이 힘들었다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서울 영등포 신길 성결교회의 장로로 있다. 그의 경영이념은 ‘청지기 사명’이다.주인의 재산을 철저히 관리하는 믿음직하고 선한 청지기처럼 IMF외환위기를 맞아 회사의 오너에서 전문경영인으로 변신했다.1940년 전남 신안에서 태어났으며,목포고와 고려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가족으로는 아내와 세 아들이 있다.
  • [삶과 경영 이야기] (18)신동렬 성문전자 회장

    성문전자 신동렬(63) 회장은 일생의 절반은 야구를 하고 나머지 절반은 건실한 중소기업을 운영하면서 보냈다. 그는 최근 중소기업의 경영난을 만루 위기에 처한 투수에 비유하면서 “내·외야수들이 마운드에 선 투수의 어깨를 두드려 주듯이 임직원이 어려운 경영 상황을 함께 거든다면 불황은 극복된다.”고 강조했다. 최고경영자(CEO)의 자질에 대해서도 까다로운 주문을 빼놓지 않았다. ●시련과 좌절이 패기를 키운다 1965년 성균관대 졸업과 함께 실업 명문팀인 대한통운 야구부에 투수로 입단했다.당시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구호가 온 나라에 퍼질 때다.대한통운은 국영기업이라 야구 선수들도 요즘으로 말하면 구조조정을 겪게 됐다.나는 초년 선수라 야구를 계속할 수 있었지만 일부 선배들은 졸지에 직장을 떠나야만 했다.첫 직장에서 비애감을 느꼈다.어릴 적에는 김응룡(당시 한일은행 선수감독·현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스 감독)씨처럼 야구감독이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선배들의 처지를 보면서 야구가 싫어졌다. 형과 남동생 등 세 형제가 사업을 시작했다.그때는 건설 현장이 많아 유리 수요가 많았다.소자본으로 노동력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유리 공장을 차렸다.그러다 72년 대홍수로 한강물이 범람하면서 서울 영등포구 신도림동에 있던 유리 공장이 침수됐다.혹독한 첫 시련이었다. 그때 전자산업이 유망하다는 소리를 들었다.벤처산업이었던 셈이다.미국과 일본의 전자부품업체에 편지를 보냈다.‘나는 공장을 갖고 있는데 자본과 기술을 대주면 훌륭한 합작 회사가 될 것’이라고 설득했다.수없이 편지를 보냈더니 그중에 한 일본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74년 일본의 한 전자부품업체와 합작을 했다. 태동기인 국내 전자회사에 부품을 납품하면서 그런대로 사업이 잘 됐는데,79년 터진 2차 석유파동으로 두 번째 시련기를 맞았다.한번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곧 정신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공장 규모나 기계 등 줄일 수 있는 것은 다 줄였다.가슴 아프게 일부 직원들도 내보냈다. 80년 석유파동의 여파를 견디지 못해 쓰러진 중소기업을 인수했다.이 때부터 콘덴서에 손을 댔다.콘덴서는 지금도 모든 전자제품에 없어선 안 되는 주요한 부품이다.기능은 전혀 다르지만 지금으로 치면 반도체와 같은 대접을 받았다.그 콘덴서에 들어가는 필름을 만들었다.핵심 공정은 기술이 모자라 일본에서 처리한 뒤 필름을 다시 들여와 국내 전자업체에 납품했다.그 때는 삼성·LG·대한전선 등 국내 대기업도 정신없이 전자제품을 생산할 시기였다.일본에서 중요한 기술은 가르쳐 주지 않아 일본에 건너가 기술을 훔치다시피 몰래 배웠다.3년 만에 국내에서도 100%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자신감이 생겼다.콘덴서에 목숨을 걸자고 다짐하고 한 대에 20억∼30억원이나 하는 콘덴서용 금속필름 증착기를 들여왔다.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공동으로 금속증착 필름의 독창적인 국산화에 성공했다.로열티를 물지 않아도 됐다.일본 회사로부터 독립도 했다.투자자를 찾아 헤매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의 투자조합으로부터 지원금을 얻었다.5년 만에 회사를 주식 시장에 상장해 자산의 30%를 조합에 주는 조건이었는데,약속대로 5년이 되기 전인 90년에 주식을 상장했다. 그 시기엔 정말 기업할 맛이 났다.우리가 신뢰를 저버린 회사를 먼저 찾아가 신제품의 우수성을 설명했다.그들이 납득할 때까지 매달렸다.힘들 때마다 투수 시절에 위기에 몰린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를 떠올리면서 버텼다. 해외의 유명 전자업체들이 우리 제품을 인정하자 그 다음은 순풍에 돛 단 듯 일이 잘 풀렸다.지금은 금속증착 라인이 15개로 늘었고,머리카락의 1000분의1에 불과한 얇은 필름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생산하고 있다.정부로부터 동탑산업훈장,우수중소기업대상,과학기술훈장 등을 연이어 받았다. ●원칙과 명예를 존중하는 스포츠 부산에서 태어난 나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때 해운대에 살면서 야구를 배웠다.초등학교 주변에 주둔하던 미군들이 주말이면 야구 배트과 글러브를 피란민 청년들에게 나눠주고 함께 야구 시합을 했다.중학교에 입학해서도 취미는 야구뿐이었다.동래고등학교에서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큰 키(180㎝)에서 내리꽂는 공을 타자들이 잘 맞히지 못해서 그런지 투수를 맡았다.당시 부산의 야구 명문은 경남고교인데,이 학교를 콜드게임으로 이긴 적도 있다.전국 대회에서 5일 동안 9회까지 완투를 하는 바람에 손가락에 물집도 났다.하지만 나는 원칙과 명예심을 존중하는 스포츠 정신이 좋았다.이는 선수단의 집단 생활에서 익혀진다.성대에 야구 장학생으로 입학했다.당시 성대는 전국 우승을 넘보는 명문 팀이었다. 일본인들은 태평양전쟁 패망후 미 점령군에게서 본격적으로 야구를 배웠다.미군은 패전국 일본의 사회 치안이 불안정하고 거리에 실업자가 넘쳐나자 정책적으로 야구를 보급했다.특히 게임의 룰을 중시하도록 가르쳤다고 한다.지금은 일본에 5000여개의 야구팀이 있지만 유소년 팀에선 경기방법보다 먼저 야구인의 자존심과 매너를 가르친다.야구 선수는 더운 여름에도 긴 소매 옷과 바지를 입는다.타석엔 혼자 서지만 수비석에는 9명이 정교하게 호흡을 맞춰야 멋진 플레이가 나온다. 80년대쯤 평소 존경하던 성대 총장이 만나자고 해서 모교를 찾았다.사무실 비품 등이 함부로 내팽개쳐진 채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하고 있었다.총장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총장은 학생들을 탓하기보다 “가라앉은 학교 분위기를 살리고,학생들에게 단합된 애교심을 심어주고 싶으니 야구인 동문회를 활성화시켜 달라.”고 부탁했다.그 뜻을 받아들이고 다시 총장실로 가서 후배 학생들을 호통쳤다.“총장은 너희들 뜻을 받아들일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데,이게 무슨 행패냐.지킬 것은 지키면서 주장하라.”고 다그쳤다.나중에 총장실 점거를 곧 풀었다는 소식을 듣고 흐뭇했다. ●투수와 CEO 우리는 스포츠를 통해 희생 정신과 융화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다.나를 낮추고 동료들과 함께 하려는 정신을 바탕으로 남과 공정한 원칙속에서 경쟁하는 법을 배운다.기업에도 룰이 있다.정확한 물건을 만들어 바르게 팔 때 소비자들이 나를 인정한다.또 동료 기업인들의 본보기가 되면 그들과 언제 어떤 자리에서 만나게 될지 모르는 거래 관계에서 그 이익이 내게 돌아온다.기업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요즘 우리 주변의 극단적인 노사관계를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도저히 한 배를 탄,한 운명의 사람들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내가 아는 대부분의 기업인들은 직원들을 자기 식구처럼 여기고 있다.제 직원에게 월급을 제대로 못 주는 것처럼 가슴 아픈 일은 없다.노조도 이같은 경영인들의 심경을 조금은 헤아려 주어야 한다. CEO는 끊임없이 앞길을 찾는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된다.이제는 정보와 기술이 바로 돈이다.내가 갖고 있는 정보와 기술은 곧 다른 이들의 표적이 된다.그래서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한다.CEO는 직원들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모 대기업 회장은 첨단기술을 개발한 연구진에게 약속했던 대가의 몇 배를 주고 아낌없이 격려했다.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은 미사일을 개발하는 국방기술 연구진을 밤에 홀연히 찾아가 만두를 함께 나눠 먹으며 그들을 감동시켰다.CEO는 마운드의 투수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다방면에서 능해야 한다는 말이다. 지금은 기업을 하는 환경이 매우 나쁘다.30년 이상 지속된 중소기업의 생산 환경이 중대한 변화기를 맞았다.대기업에 의존하는 하청관계를 벗어나야만 할 때가 됐다.중국은 방문할 때마다 우리를 놀라게 만드는 나라다.우리는 절대 중국보다 우위에 있지 않다.우리의 권위적인 행정 규제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하다.미국 투자가들은 한국의 노사관계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비관적이고,배타적으로 보고 있다.한국 사람들이 다른 민족보다 정(情)과 열(熱)이 많아서 그런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이제는 정확히 해야만 살 수 있다.모 국회의원이 내게 보낸 글을 인용한다.아르헨티나는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선 세계 5대 경제부국이었다.볼펜과 버스,헬리콥터를 세계 최초로 발명한 나라다.그러나 페론 정부의 인기주의 정책과 계층간 갈등 때문에 지금은 세계 5대 채무국으로 전락했다. 한국을 잘 아는 한 일본인이 한국과 일본의 다른 점을 열거한 글이 생각난다.그 일본인은 ‘막히는 고속도로에는 어김없이 나타나 물건을 파는 한국인’에 대해선 호감을 표시한 반면 ‘한국의 버스 정류장에는 반드시 버스가 서지 않는다.’라면서 일본인 방문객들의 주의를 당부했다.또 ‘자동차 접촉사고가 나면 목소리 큰 사람이 종종 이긴다.’고 꼬집었다. 한국인이 룰을 잘 지키지 않는다는 게 국제적인 조롱거리가 돼선 안 된다.이제 모두 제자리에서 원칙에 따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필요한 때다. ■ 신동렬 회장은 성문전자의 신동렬(辛東烈·63) 회장은 고교·대학 시절 정식 야구선수 출신이면서도 보기 드물게 전자부품 업계에 뛰어들어 회사를 작지만 강한 전문 기업으로 키운 최고경영자(CEO)다.그는 실업야구 초년 시절에 야구를 그만두고 우여곡절 끝에 전기·전자 부품인 콘덴서의 핵심 소재인 금속증착필름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성문전자를 창업했다.경기도 성남과 평택 등 공장 3곳의 연매출액은 500억원.이 분야 국내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제품의 65%가 세계 20여개국에 수출된다. 신 회장은 파푸아뉴기니 명예총영사와 한국무역협회 부회장,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감사도 맡고 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 [주권이양이후 이라크(中)] ‘산넘어 산’

    미군이 이끄는 연합군으로부터 주권을 이양받은 이라크 임시정부 앞에 놓인 시급한 현안은 치안 정상화와 아울러 경제재건이다.국가 최대의 돈줄인 원유 수출은 잇따르는 저항세력의 표적 공격으로 기대치를 훨씬 밑돌고 있고 실업률은 50%에 달한다. 대외채무도 1200억 달러에 이르는 실정이다. ●지지부진한 재건사업 미군이 이끄는 이라크 점령당국이 당초 약속했던 2300개의 건설사업 가운데 현재 공사가 실제 진행되는 사업은 140개도 안 된다.주권 이양과 함께 이라크에서 빠져 나간 폴 브리머 미군정 최고행정관은 불과 3개월 전 “주권 이양 전까지 5만명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로는 2만명에도 못 미치는 이라크인들만이 새로 일자리를 구했을 뿐이다.파이낸셜타임스는 현재 실업률이 40∼50% 가량이며 그나마 20% 가량은 일용직과 같은 임시직이라고 최근 전했다. 재건사업 공정이 지체되는 것은 치안 상황 탓이 크다.이어지는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사업에 참여한 외국기업들의 해외 탈출 행렬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지난해 미국의 공격이 시작된 뒤 작동을 멈춘 바그다드의 두라발전소는 1주일 전부터 복구 작업도 중단됐다.하청업체 독일 지멘스의 마지막 남은 직원마저 안전에 위협을 느낀 나머지 한밤중에 줄행랑을 친 때문이다.연합군임시행정처(CPA)는 발전량이 전쟁 전의 4000㎿h 이상으로 복구됐다고 밝혔지만 현지인들은 그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하루 200만배럴 가량을 생산,복구 공정이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평가되는 원유 수출도 아직까지 전쟁 전의 하루 300만배럴에는 턱없이 모자란다.게다가 지난 2주일간 저항세력의 송유관 공격으로 수출이 부분적으로만 이뤄지는 상황이며 7억 5000만달러 가량의 피해액이 발생했다고 한다. ●국제사회 지원도 부실 세계은행과 유엔 등은 앞으로 4년간 이라크 재건사업 비용으로 200억∼375억달러(23조∼43조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지금껏 국제사회가 이라크에 공여키로 약속한 금액은 미국이 240억달러이며 그외 국가들이 40억달러 가량이다.130억달러의 해외차관 계획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경제재건에 쓰인 돈은 많지 않다.지난해 미국 의회는 이라크에 공여할 돈으로 184억달러의 특별예산을 편성했으나 치안 문제 등을 이유로 현재까지 이 돈의 50% 정도만이 재건사업 업체들에 나눠진 상태라고 NYT는 밝혔다. 1200억달러에 이르는 대외채무 문제도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상당한 수준의 부채 탕감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던 유럽연합과 미국간 최근 정상회담에서도 채권국 정상들은 이 문제를 비켜가며 이라크에 실망감만 안겨줬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김선일씨 피살] 왜 이라크사업 뛰어드나

    이라크 주둔 미군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업체인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 피살 사건을 계기로 이라크 재건사업 현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소규모 사업 한 건만 따내도 6억원 정도를 손에 쥘 수 있다고 알려질 정도로 각국 업체들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고 있지만 벌써 40명 이상 숨질 만큼 치안상황이 열악하다. ●트럭기사 연봉이 9100만원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이라크 재건사업 전체 규모는 200억∼375억달러(23조∼43조원) 정도로 추산된다.주요 사업으로는 이라크 주둔 연합군에 군수물자를 대는 일부터 원유시설 복구와 학교 건설,전력·전신 설비와 의료기관 확충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대부분의 재건사업 계약은 미국 석유 관련 기업이자 이라크 최대 군납업체 핼리버튼이 따냈고 이를 다른 소규모 업체들이 하청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110억달러의 공사를 수주한 핼리버튼은 한때 자사 최고경영자였던 딕 체니 부통령과의 연줄을 이용,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재건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계약업체와 하청업체의 직원들이 몇 명인지 공식 통계는 없다.뉴욕 타임스는 “4월 말 현재 1만 5000여명의 외국 민간인이 고용돼 있다.”고 밝혔으며,AP통신은 “핼리버튼과 그 하청업체 직원들만도 2만 6000여명”이라고 지난 17일 보도했다. 트럭 운전기사의 연봉이 우리 돈으로 9100만원에 이를 정도로 현지에서 받는 임금은 상대적으로 상당히 많다.특히 치안 불안 심화로 경호업체들이 특수를 누리면서 이라크에 진출한 용병들의 경우 하루 1000달러 이상 벌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AP통신은 재건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사업가의 말을 빌려 “소규모 사업의 계약 한 건만 따내도 50만∼60만달러를 손에 쥘 수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GE·지멘스등 활동 중단 하지만 고수익에 비례해 위험도 커서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지금까지 최소 40명 이상이 재건사업에 참여하다 테러단체에 의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치안 문제로 이미 재건사업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미국 정부의 이라크 재건사업 고문인 레슬리 커틴은 “보안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재건사업 전체 비용이 28%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최근 보도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김선일씨 피살] 왜 이라크사업 뛰어드나

    이라크 주둔 미군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업체인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 피살 사건을 계기로 이라크 재건사업 현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소규모 사업 한 건만 따내도 6억원 정도를 손에 쥘 수 있다고 알려질 정도로 각국 업체들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고 있지만 벌써 40명 이상 숨질 만큼 치안상황이 열악하다. ●트럭기사 연봉이 9100만원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이라크 재건사업 전체 규모는 200억∼375억달러(23조∼43조원) 정도로 추산된다.주요 사업으로는 이라크 주둔 연합군에 군수물자를 대는 일부터 원유시설 복구와 학교 건설,전력·전신 설비와 의료기관 확충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대부분의 재건사업 계약은 미국 석유 관련 기업이자 이라크 최대 군납업체 핼리버튼이 따냈고 이를 다른 소규모 업체들이 하청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110억달러의 공사를 수주한 핼리버튼은 한때 자사 최고경영자였던 딕 체니 부통령과의 연줄을 이용,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재건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계약업체와 하청업체의 직원들이 몇 명인지 공식 통계는 없다.뉴욕 타임스는 “4월 말 현재 1만 5000여명의 외국 민간인이 고용돼 있다.”고 밝혔으며,AP통신은 “핼리버튼과 그 하청업체 직원들만도 2만 6000여명”이라고 지난 17일 보도했다. 트럭 운전기사의 연봉이 우리 돈으로 9100만원에 이를 정도로 현지에서 받는 임금은 상대적으로 상당히 많다.특히 치안 불안 심화로 경호업체들이 특수를 누리면서 이라크에 진출한 용병들의 경우 하루 1000달러 이상 벌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AP통신은 재건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사업가의 말을 빌려 “소규모 사업의 계약 한 건만 따내도 50만∼60만달러를 손에 쥘 수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GE·지멘스등 활동 중단 하지만 고수익에 비례해 위험도 커서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지금까지 최소 40명 이상이 재건사업에 참여하다 테러단체에 의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치안 문제로 이미 재건사업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미국 정부의 이라크 재건사업 고문인 레슬리 커틴은 “보안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재건사업 전체 비용이 28%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최근 보도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불똥맞은 재계 ‘아우성’

    “제조업체의 경쟁력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외부 요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인건비 부담 탓이 큽니다.정규직의 임금 삭감없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기업인들에게 해외로 나가라는 소리와 다름 없습니다.”(A기업 관계자) 정부가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대책을 내놓자 재계는 ‘벌집을 쑤셔 놓은 듯’했다.그렇지 않아도 노조가 임단협을 앞두고 비정규직에 대한 강성 목소리를 쏟아내는 상황에서 ‘불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 됐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 모색 재계는 정규직 지상주의를 타파하지 않는 한 모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있을 수 없다면서도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법을 마련 중이다. 삼성은 임시직 일부를 정규직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또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LG는 근로자의 지속적인 처우 개선과 국가적인 차원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쪽으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관계자는 “계열사별로 우수 계약직 사원을 중심으로 정규직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K는 “공공부문과 사기업의 사정은 좀 다르지 않으냐.”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자동차·건설·조선 “정규직 전환은 불가능”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자동차·건설·조선업계는 긴장감이 한층 더하다.경기 변동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할 수밖에 없는 이들 업종은 비정규직 고용이 그나마 완충제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생산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주장이다.특히 사내 협력업체나 하청업체 직원까지 비정규직으로 간주해 모두 정규직화하는 것은 법적인 문제가 있으며 여건상 가능하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현대자동차의 고위 관계자는 “비정규직 근로자로 거론되고 있는 1만여명의 하청업체 근로자들은 업체에서 정규직 근로자로 고용계약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도 업종 특성상 정규직 전환이 어렵다는 입장이다.전국적으로 200만명으로 추산되는 건설 근로자 가운데 일용직 등을 포함한 비정규직은 60%가 넘는다는 분석이다.이 가운데 일용직이 아닌 공사현장에서 직접 채용하는 계약직(현장채용직원)만 해도 건설사당 10%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현장 채용 직원은 공사기간에만 채용하는데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공사가 없을 때도 급여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임단협 협상이 진행 중인 두산중공업은 정규직 전환은 사정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부 golders@seoul.co.kr
  • 불똥맞은 재계 ‘아우성’

    불똥맞은 재계 ‘아우성’

    “제조업체의 경쟁력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외부 요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인건비 부담 탓이 큽니다.정규직의 임금 삭감없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기업인들에게 해외로 나가라는 소리와 다름 없습니다.”(A기업 관계자) 정부가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대책을 내놓자 재계는 ‘벌집을 쑤셔 놓은 듯’했다.그렇지 않아도 노조가 임단협을 앞두고 비정규직에 대한 강성 목소리를 쏟아내는 상황에서 ‘불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 됐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 모색 재계는 정규직 지상주의를 타파하지 않는 한 모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있을 수 없다면서도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법을 마련 중이다. 삼성은 임시직 일부를 정규직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또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LG는 근로자의 지속적인 처우 개선과 국가적인 차원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쪽으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관계자는 “계열사별로 우수 계약직 사원을 중심으로 정규직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K는 “공공부문과 사기업의 사정은 좀 다르지 않으냐.”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자동차·건설·조선 “정규직 전환은 불가능”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자동차·건설·조선업계는 긴장감이 한층 더하다.경기 변동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할 수밖에 없는 이들 업종은 비정규직 고용이 그나마 완충제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생산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주장이다.특히 사내 협력업체나 하청업체 직원까지 비정규직으로 간주해 모두 정규직화하는 것은 법적인 문제가 있으며 여건상 가능하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현대자동차의 고위 관계자는 “비정규직 근로자로 거론되고 있는 1만여명의 하청업체 근로자들은 업체에서 정규직 근로자로 고용계약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도 업종 특성상 정규직 전환이 어렵다는 입장이다.전국적으로 200만명으로 추산되는 건설 근로자 가운데 일용직 등을 포함한 비정규직은 60%가 넘는다는 분석이다.이 가운데 일용직이 아닌 공사현장에서 직접 채용하는 계약직(현장채용직원)만 해도 건설사당 10%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현장 채용 직원은 공사기간에만 채용하는데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공사가 없을 때도 급여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임단협 협상이 진행 중인 두산중공업은 정규직 전환은 사정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부 golders@seoul.co.kr
  • 재건 ‘마비상태’

    이라크 주둔 미군의 최대 하청업체인 핼리버튼 직원 7명이 납치·실종되는 등 이라크에서 외국인 납치가 잇따르면서 재건사업이 사실상 마비상태에 빠져들고 있다.고액 임금에도 불구하고 이라크를 떠나는 노동자와 철수 계획을 밝히는 기업이 늘고 있다.러시아 대기업 테크노프롬은 13일(현지시간) 370명이 넘는 직원들을 이라크에서 철수시키기 시작했다. 이라크 재건사업에 참가한 업체들 중 최대 기업인 핼리버튼의 계열사 ‘켈로그 브라운 앤드 루트(KBR)’의 직원 6명이 지난 10일 실종됐다. 앞서 9일 연료운반 차량을 호송하던 직원 1명이 납치되는 등 하루이틀 사이 핼리버튼 직원 7명이 납치·실종됐다.실종자들의 경우 납치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납치·실종이 빈발하자 신변상 안전을 이유로 이라크를 떠나겠다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핼리버튼과 계열사의 경우 트럭 운전사 1명이 세금 면제 혜택에 연봉 8만달러(9100만원)를 받는다.최고 12만달러(1억 3700만원)를 받을 만큼 임금 조건이 좋지만 동료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모습에 귀국 결정을 내리는 직원들이 많아지는 분위기이다. AP통신은 특히 트럭 운전사들 사이에 이런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고 13일 전했다.음식과 연료 등 보급품을 실어나르는 트럭이 저항세력의 주요 표적이었기 때문이다.이같은 이유로 트럭운전사들의 작업 거부가 잇따르자 항만 등 주요 물류기지에 보급품을 실은 컨테이너들이 쌓이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2일 보도했다. 공사를 중단하고 대피하는 외국인과 이라크인 노동자들도 줄을 잇고 있다.FT는 이라크 내 외국인과 이라크인 노동자들이 요르단 등으로 탈출하거나 바그다드 시내 연합군사령부가 있는 안전지대 ‘그린 존’으로 대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철수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요르단 기업 ‘샤힌 그룹’처럼 철수 계획을 세우는 업체도 늘고 있다. 한편 이번 납치·실종 사건으로 음식에서부터 원유 시설에 이르기까지 이라크 내 군납을 독식하다시피 해온 핼리버튼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황장석기자 surono@
  • [사설] 비정규직 보호 정부가 앞장서라

    지난 14일 현대중공업 하청업체 전 직원 박일수씨의 분신 자살을 계기로 비정규직 차별 철폐문제가 올해 노사관계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비정규직은 같은 일을 하면서도 정규직에 비해 임금과 복지,고용안정 등 모든 면에서 열악한 처지에 놓여 있다.이런 상황에서 어제 한국노동연구원이 내놓은 중앙행정기관 등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실태 자료를 보면 정부가 비정규직 양산을 방치하거나 조장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갖게 한다. 노동연구원은 노동계와는 달리 임시·일용직을 정규직에 포함시켰음에도 공공부문 근로자 5명 중 1명이 비정규직이었고,임금은 상용직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게다가 퇴직금과 시간외수당 등 근로기준법의 임금 조항은 말할 것도 없고 건강보험,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의 보호에서도 대부분 소외돼 있다.지난해 10월 근로복지공단의 비정규직 근로자 이용석씨에 이어 박씨가 분신 자살로 항거한 것도 최소한의 인간 생활마저 불가능하게 만드는 비정규직의 처우와 무관하지 않다. 정부는 비정규직이 전체 임금 근로자의 55.4%(노동계 기준,노동연구원 기준은 32%)에 이르고 있으나 ‘비정규직 보호’와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라는 상반된 가치 사이에서 재계와 노동계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하지만 박씨가 유서에서 절규했듯이 비정규직 양산은 가정 해체와 인간성 파괴로 귀결된다.시장논리도 중요하지만 비정규직에 대해 최소한의 법적 보호망을 갖춰주는 것이 정부의 의무다.그래야만 노동시장의 양극화 현상도 막을 수 있다.비정규직 문제를 일거에 해소하기 어렵다면 공공부문부터 먼저 차별을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 [고용있는 성장으로] 대책은 없나

    수출용 전자제품의 부품을 하청 생산하는 중견기업 A사.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느라 지난해 가을부터 공장직원들의 야간근무를 대폭 늘렸다.이 추세라면 기계를 더 들여놓아야 하지만 일단은 기존 설비를 밤새 돌려 주문물량을 소화하고 있다. A기업뿐이 아니다.많은 기업들이 좀처럼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그렇다고 투자요인이 없는 것이 아니다.경기침체가 극심했던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일감이 없어 투자를 늘릴 명분도,여력도 없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난해 12월 산업생산은 1년 전보다 10.9%나 늘었다.그런데 정작 생산능력은 3.1% 증가에 그쳤다.통계청 김민경(金民卿) 경제통계국장은 “생산이 크게 늘었는데도 생산능력이 제자리 걸음이라는 것은 기업들이 기계설비 증설 등 투자를 늘리지 않고 A사처럼 철야근무나 3교대 등으로 늘어나는 주문을 소화했다는 얘기”라고 분석했다. 기업의 투자요인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주는 ‘설비투자 조정압력(생산증가율에서 생산능력증가율을 뺀 것)’은 지난해 8월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9월을 기점으로 플러스(4.2%포인트)로 돌아섰다.12월에는 이 투자압력이 7.8%포인트까지 급등했다. 재정경제부 강호인(姜鎬人) 종합정책과장은 “투자압력이 계속 높아지는 만큼 기업들이 계속 투자를 미루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강 과장은 “무엇보다 기업들이 투자를 늘려야 정규직 등 근본적인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면서 “올해 경제운용의 모든 초점을 투자 활성화에 맞춘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토지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외국인투자 유치규정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늦어도 6월말까지는 토지규제 관련 로드맵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강 과장은 “수요가 있는데도 기업들이 신규투자를 계속 회피하면 당장은 버틸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은 경쟁에서 뒤처져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전문가들은 투자가 시급한 또하나의 이유로 경제성장률(GDP) 증가에 따른 고용창출 효과가 급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든다.종전까지는 GDP가 1%포인트 늘어나면 연간 10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생기는 것으로 추산돼 왔다.그러나 최근의 통계를 보면 GDP가 1%포인트 늘어도 5만∼6만명밖에 고용창출이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심지어 지난해에는 3% 안팎 성장했지만 일자리가 오히려 3만개 줄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丁文健) 전무는 “첨단 자동화설비가 사람을 대체하는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투자가 수반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꺾는 정치불안과 과잉규제를 시급히 해소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미현기자 hyun@˝
  • [IT노조 출범 이후] 온라인 활동 표방… 교섭상대 애매

    정보통신(IT)강국인 우리나라 IT 종사자들은 의외로 고달픈 하루를 보낸다.1억원짜리 프로젝트가 4,5단계 하도급을 거쳐 1000만원에 하청생산되기 일쑤다.벤처 열풍이 가라앉으면서 ‘대박’의 기회는 줄어들고 대신 근로여건이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이에 따라 최근 IT종사자들은 노조를 만들었다.IT종사자들의 근로현실과 노조의 과제,업계의 시각 등을 알아본다. 웹 프로그래머 이진성(31)씨는 휴일에도 서울 광화문의 사무실로 출근한다.납품시한이 임박한 웹 구축 프로젝트 때문이다.휴일을 반납한다고 딱히 수당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정식직원이 아닌 파견근로자라는 신분 탓이다. 3년전 정통부와 노동부가 지원하는 IT전문가 교육과정을 마칠 때만 해도 ‘고소득 전문직’이 될 수 있으리란 기대감에 부풀었다.하지만 3년차 파견근로자 이씨의 연봉은 중소기업체 신입사원 수준에 불과하다.빈번한 연장·휴일근무에 근무시간도 들쭉날쭉이다.이씨는 “멋모르는 사람들은 첨단직종에 종사하는 ‘신흥엘리트’라고 부러워하지만 근로환경과 임금수준은 차라리 3D업종에 가깝다.”고 말했다. ●‘온라인 노조’ 최초 표방 시스템 개발자,웹 프로그래머 등 IT산업 종사자들로 구성된 ‘한국정보통신산업 노동조합연맹’이 노동부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은지 20여일이 지났다.노조를 만들기로 한지 석달만인 지난달 19일 정식 설립인가를 받았다. 노동부는 당초 노조의 부위원장이 정규직이 아닌 프리랜서 노동자라는 이유로 신고필증 발급을 미뤄왔지만 IT산업의 특수성을 인정,설립신고서 제출 2개월만에 입장을 바꿨다. IT노조는 출범 당시부터 노동계 안팎에서 적지않은 화제를 모았다.90년대 후반 벤처 기업의 단위사업장별 노조 설립은 몇차례 있었으나 산업별 노조 설립은 처음인 데다 기존의 노조활동에서 볼 수 없었던 ‘온라인 중심의 활동’을 표방했기 때문이다. IT노조는 ▲노동 3권 쟁취 ▲IT노동자의 정치·경제·사회적 지위 향상 ▲산업재해 추방 ▲하도급비리 등 IT부조리 척결 ▲성차별 철폐 등을 강령으로 내걸었다.하지만 현재 회원수는 1460명에 불과하다.올해 온라인 회원 1만명과 오프라인 조합원 1000명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2002년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가 집계한 IT산업 종사자 수는 49만 5674명.노조 측에 따르면 현재 국내 IT노동자들의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법정 근로시간인 8시간을 훨씬 웃돌고 있다. ●빈번한 연장·휴일근무…“사실상 3D업종” 서울 삼성동의 물류업체에 파견돼 시스템 개발업무를 하고 있는 김모(33)씨는 “오전 8시30분 출근해 밤 10시가 넘어 퇴근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시퇴근을 요구하면 당장 ‘갑’쪽에서 회사에 압력이 들어간다.”고 말했다.올해로 직장생활 4년째인 김씨는 그 동안 휴가로 찾아 쓴 날이 1주일도 채 안된다. 일부 직종의 지나치게 낮은 임금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디지털 콘텐츠 제작이나 웹 관리 직종은 근로시간에 비해 임금이 형편없다.서울 양평동의 컴퓨터 애니메이션 제작업체에서 일하는 양규헌(24)씨는 “하루 12시간 넘게 일해도 월급이 100만원도 되지 않는다.”면서 “지난해에는 회사가 망하는 바람에 밀린 월급 3개월치를 몽땅 떼인 적도 있다.”고 말했다. 정통부 산하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이달 초 펴낸 ‘IT산업근로자 실태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콘텐츠 제작자나 웹마스터의 경우 대졸자의 첫 근무지 평균월급이 150만원 미만으로 전체 IT산업 평균의 75% 수준이다.연구원측은 “조사결과 가상현실·애니메이션과 웹 관리업무 등 인력 부족률이 높은 직군일수록 임금수준 또한 낮았다.”면서 “이 같은 결과는 IT산업의 인력부족이 상당부분 저임금에서 비롯된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IT노조측은 “IT노동자의 평균 임금이 전체 노동자 평균에 비해 높은 건 사실이지만 노동시간과 강도,노동조건 등을 감안한다면 사실상의 저임금”이라고 주장했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 개선 등 제도개혁활동 주력” 노조는 이 같은 저임금 구조의 원인으로 IT산업의 고질적인 하도급구조를 지목한다.노조 관계자는 “정부기관이나 관공서가 발주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뿐 아니라 일반기업의 3,4억짜리 물량들까지 대기업들이 독식하는 형편”이라면서 “대기업들도 자체인력을 투입하면 인건비가 높아지기 때문에 물량을 수주하면 마진을 떼고 중소 개발업체에 하청을 준다.”고 말했다.그는 “대기업의 하청을 받은 중소 개발업체 역시 인건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보다 작은 소규모 개발업체나 파견업체에 다시 하청을 주게 되고 많게는 4,5단계까지 하도급구조가 형성된다.”면서 “여기서 피해를 보는 것은 중소업체나 파견업체에 근무하는 기술인력들”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신생 IT노조로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무엇보다 노조활동의 방향과 방법에 대해 구체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온라인 중심의 노조활동’을 표방했지만 노동계에서는 ‘조직력과 활동력’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게다가 ‘산업별 노조’를 표방한 이상 교섭상대가 될 만한 뚜렷한 사용자 단체가 있어야 하지만 적당한 상대를 찾기 어렵다.IT기업 대표들의 협의기구가 있지만 벤처 CEO들의 ‘친목모임’수준이다.IT노조측은 단기적으로는 정통부의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시행령(대기업입찰제한법) 지지활동 등 산업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개혁 운동 등에 조합활동의 무게를 둘 계획이다. 새로운 형태의 IT노조가 정착돼 업체들과 공존의 길을 나아갈지 주목된다. 이세영기자 s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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