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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트라우마 호소하는 김용균씨 동료들… 심리 치료는 ‘뒷전’

    [단독] 트라우마 호소하는 김용균씨 동료들… 심리 치료는 ‘뒷전’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24)씨 동료들이 사고 충격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심리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가장 충격이 컸을 시신 수습을 한 재하청 청소노동자들은 원청(한국서부발전)은 물론 하청(한국발전기술) 소속도 아니라는 이유로 심리 치료 대상에서 배제됐다. 18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태안화력 시민대책위는 지난 13일 노동부 보령지청과 면담을 진행하며 용균씨 동료들에 대한 트라우마 치료를 즉시 실시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이에 대책위는 사측에 13일 밤조 근무를 진행하지 말고 14일부터 곧바로 트라우마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정작 14일 트라우마 치료를 받은 대상자는 용균씨와 같은 공간(9~10호기)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아닌 다른 작업장 노동자 80여명이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교육 및 설문을 진행한 결과 37명이 위험군으로 나와 상담을 권유받았다. 지난 17일부터 37명 중 8명이 트라우마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시급한 치료가 요구되는 사고 현장 근무자 44명은 지난 17일에야 처음 모여 심리 설문 등을 진행하려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취소됐다. 이들은 이날 오후 5~6시 첫 모임이 진행될 것이라는 공지를 받고 회사로 들어왔지만, 모임 장소였던 ‘안전체험장’의 문이 잠겨 있었다. 노동자들은 안전체험장 바깥에서 기다리며 추위에 떨어야 했다. 약속 시간이 다 됐지만 강사는 나타나지 않았다. 앞서 진행된 8명의 상담을 단 2명의 상담사가 진행해 시간이 지체된 것이다.  용균씨와 같은 작업장에서 일했던 직원들은 “내부가 다 들여다보이는 안전체험장에서 트라우마 치료를 진행한다고 한 것부터가 문제”라면서 “안전의식이 부족해서 사고가 난 게 아닌데 안전체험장에서 이런 치료를 진행하려 한 것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용균씨 시신을 수습한 재하청 청소업체 노동자들은 아예 심리 치료 대상에서 빠졌다. 사고 당시 서부발전은 용균씨가 속한 한국발전기술 직원들에게 시신 수습을 지시했다가 119 구급대원이 오자 바로 옆 컨베이어벨트를 돌리는 작업에 투입했다. 119에서 시신을 수습한 이후에는 한국발전기술에서 재하청을 준 낙탄 청소 노동자 2명이 시신 잔해를 정리했다.  용균씨의 동료들은 심각한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현재 동료들은 서로 연락이 잘 닿지 않을뿐더러 잠을 이루지도 못하고 있다. 또 2주간의 휴가가 끝나면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는 사실에 큰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지난 17일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용균씨의 동료 김경래씨는 “동료들이 요즘 회사 가기가 두렵다고 한다. 무섭다고 한다. 죽기 싫다고 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노동청 관계자는 “직원이 교대근무를 하기 때문에 비번이 아닌 노동자들 먼저 순차적으로 치료를 진행한 것”이라면서 “지난 17일에 나머지 44명에 대한 치료를 진행하려 했으나, 장소를 변경하자는 요청이 있어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용균씨 비극 없게… 6개월 미만자 단독작업 금지

    정부가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사망 사고를 계기로 모든 석탄발전소에서 ‘2인 1조’ 근무를 의무화한다. 또 경력 6개월 미만자의 현장 단독 작업은 금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위험의 외주화’는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해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성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급하게 내놓다 보니 법을 개정해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는 건들지도 못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관련 관계부처 합동대책’을 공동 발표했다. 이에 따라 화력발전소 설비 점검엔 2인 1조로 근무가 이뤄진다. 법에 규정된 것은 아니어서 발전소의 협조를 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경력 6개월 미만의 직원은 현장 단독 작업이 금지된다. 앞으로는 낙탄 제거 장치를 포함해 위험한 설비와 인접한 작업은 반드시 설비가 정지한 상태에서 진행해야 한다. 정부는 또 ‘석탄화력발전소 특별산업안전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고 원인과 원·하청 실태 조사를 통해 재발 방지 대책도 내놓을 계획이다. 그러나 노동계는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원청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는 동시에 도급 금지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직접 고용이 더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김용균씨의 태안화력발전소 근무가 불법 파견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청인 발전사가 하청 노동자에게 직접 지시를 내리거나 감독하면 불법 파견이 된다. 고용부는 사고 조사 과정에서 불법 파견 여부도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앞으로 발전소에서 발생한 모든 사고를 하청업체가 아닌 원청업체인 발전사가 평가받도록 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선 원청의 책임을 대폭 강화하는 법 개정이 필요한 실정이다. 노동부가 지난달 초 국회에 제출한 산업안전법 전부 개정안은 하청 노동자가 당한 산업재해에 대해 원청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원청 사업주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 범위도 ‘일부 위험한 장소’에서 ‘사업장 전체’로 확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취임 이후 처음 주재한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하청업체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일으킨 태안화력발전소 사고는 공기업 운영이 효율보다 공공성과 안전에 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는 경각심을 다시 줬다”며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특히 위험·안전 분야의 외주화 방지를 위해 더욱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태안뿐 아니라 비슷한 위험의 작업이 이뤄지는 발전소 전체를 오늘부터 점검하는데 발판 하나, 벨트 하나까지 살펴 실태를 파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입사한 지 석 달도 안 된 스물네 살 청년이 참담한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며 “희망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영면한 김용균씨의 명복을 빌며 자식을 가슴에 묻어야 하는 아픔으로 망연자실하고 계실 부모님께 가장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위로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스러지는 비정규직] 용균씨 시신 1m 옆에 두고… 3시간 만에 다시 돌린 ‘죽음의 벨트’

    [스러지는 비정규직] 용균씨 시신 1m 옆에 두고… 3시간 만에 다시 돌린 ‘죽음의 벨트’

    3시 23분 사망 확인 직후 정비원 출근 5시 37분 고용부 작업 중지 명령 불구 6시 32분부터 사고 바로 옆 벨트 가동 노조 “그 새벽에 정비 확인 말이 되나” 서부발전 “사죄… 진상규명 조사 협조”한국서부발전이 컨베이어벨트를 점검하다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24)씨의 사망 사실을 확인한 후에도 예비 벨트 긴급 점검에만 매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의 사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어떻게든 ‘죽음의 벨트’를 다시 돌릴 생각만 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16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서부발전은 지난 11일 새벽 김씨의 사망을 확인한 후 원청 감독관과 하청업체인 한국산업개발 소속 정비원을 급하게 출근시켜 오전 5시쯤부터 1시간 동안 정비 중이던 컨베이어벨트(CV-09F)를 돌리기 위한 긴급 점검을 했다. 긴급 점검을 받은 ‘CV-09F’ 벨트는 김씨가 사망한 컨베이어 벨트(CV-09E)에서 1m 정도 떨어져 있다. 김씨가 속했던 한국발전기술 노조 관계자는 “출근 시간도 아닌데 원청 감독관까지 나와서 컨베이어벨트를 돌려도 되는지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점검 중이던 컨베이어벨트를 다시 돌리려면 안전관리 수칙을 따라야 한다. 벨트를 멈추거나 시동하는 작업은 위험하기 때문에 감독과 정비원, 제어실, 운전원은 한 단계의 작업이 끝난 이후에야 다음 단계 작업을 할 수 있다. 원청 감독관과 하청 정비원이 벨트 정비가 제대로 끝났는지 확인하고, 이를 제어실 직원에게 알려야 한다. 제어실은 정비 완료를 확인한 이후 운전원에게 벨트 가동을 명령하는 체계다. 실제로 서부발전은 1시간에 걸친 긴급 점검을 마친 뒤 오전 6시 32분부터 7시 50분까지 78분 동안 ‘CV-09F’ 벨트를 돌렸다. 이는 서부발전이 새벽 5시 37분에 내려진 고용노동부의 작업 중지 명령 이전에는 예비 벨트를 돌릴 생각만 했으며, 명령 이후에는 이를 무시하고 계속 벨트를 돌렸다는 것을 증명한다.이에 대해 서부발전 관계자는 “고장 났던 벨트가 정비가 끝난 시점이라 시운전으로 정비가 잘됐는지 확인차 돌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발전기술 노조 관계자는 “그 새벽에 사람이 죽은 상황에서 갑자기 정비가 잘됐는지 확인한다는 것이 이치에 맞느냐”고 반박했다. 서부발전이 언론 동향을 살피며 벨트를 돌릴 작업을 해놓는 사이 고용부 보령지청은 이들이 중지 명령을 준수했는지 파악조차 하지 못했다. 보령지청은 사고 이후 “작업 중지 명령 이후에는 컨베이어벨트를 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부발전은 이날 공식 사과문을 내고 “김용균님의 영전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조사 결과에 따른 응분의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고용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이번 사고와 관련한 합동 대책을 발표한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스러지는 비정규직] “이 악물고 버티기도 하루 이틀… 이제 정규직 꿈꾸지 않습니다”

    [스러지는 비정규직] “이 악물고 버티기도 하루 이틀… 이제 정규직 꿈꾸지 않습니다”

    “비정규직으로 이 악물고 버티는 것도 하루 이틀이죠. 저는 더이상 정규직을 꿈꾸지 않습니다.”한 교육 업체의 경리직으로 일하는 A(30)씨는 생계가 어려워 20살부터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올해로 10년차 직장인이다. 하지만 A씨는 늘 비정규직이었다. 무역회사·쇼핑몰 등 여러 회사를 거쳤지만 번번이 정규직 전환에는 실패했다. A씨는 “처음에는 순진한 마음에 정규직이 돼 보겠다는 일념으로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도맡아 했고, 폐렴에 걸려 당장 죽을 것 같은 상태로 꾸역꾸역 일을 나간 적도 있었지만 기회는 오지 않았다”면서 “공기업이나 대기업에서도 어려운 정규직화를 중소 회사에서 기대하는 것 자체가 헛된 꿈이라는 것을 깨닫고 이젠 아예 희망을 버렸다”고 말했다. 최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어난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망 등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을’(乙)들의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굳게 약속한 것이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오히려 희망고문이 된 것이다. 이들은 ‘정규직 전환’이라는 꿈의 끝자락에서 깊은 절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 입학사정관으로 일하는 B(28)씨는 2년제 비정규직 노동자다. 그는 “2년마다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내 삶이 메뚜기 같다”고 했다. 2008년 이후 대학가에 입학사정관제 바람이 불면서 학교마다 입학사정관제 담당자를 대거 고용했지만 입시 제도가 수시로 바뀌면서 그들 역시 ‘임시직’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B씨는 “드물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기도 하는데 별다른 기준이 없고, 헌신적으로 일해도 헌신짝처럼 내쳐지는 일이 다반사”라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저 순종적으로 열심히 하는 모습을 윗선에 보이려고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아파트 경비원으로 10년 넘게 일한 C(64)씨는 “경비업체에서는 11개월씩 고용하는 행태가 고쳐지지 않고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이 회사가 문제인가 싶어 다른 업체로 옮기기도 했지만 결국 모두 비슷한 방식으로 계약조건을 제시했다”면서 “정부가 바뀌면서 노동 조건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가 컸는데, 매번 11개월짜리 계약서에 사인하고 고용을 연장해 나가야 하는 현실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비정규직 노동자 가운데 정규직 전환을 희망하는 노동자는 10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사이트 잡코리아가 지난 3~9일 계약직 직장인 12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현 직장에서 정규직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11.0%에 그쳤다. 절반에 가까운 46.6%는 ‘정규직 전환이 안 될 것’이라고, 42.4%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은 정규직 전환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직 직장인의 76.4%는 ‘정규직 전환을 위해 노력한다’고 답했다. 특히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던 노동자도 67.6%가 ‘정규직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워낙 정규직 고용이 힘든 현실이다 보니 겉으로는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면서도 속으로는 ‘정규직 전환’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일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상혁 노무사는 “현행법상 동일 가치 노동에 동일 임금이라는 원칙이 있지만, 기업은 같은 업무라도 비정규직 형태가 돈이 덜 드니 정부가 뭐라 해도 정규직화를 차일피일 미루는 상황”이라면서 “직원 사이에도 정규직과 유사 업무를 하더라도 입사 경로가 다르거나 하청업체 소속은 임금이 적은 것이 당연하다며 차별을 정당화하는 분위기가 만연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더욱이 하청업체는 파견과 도급 상황에서 누구를 고용주로 볼 것이냐도 아직 명확히 정리되지 않아 상황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혜인 노무사도 “굳이 비정규직을 쓰지 않아도 되는데도 비정규직을 쓰는 것이 문제의 시작”이라면서 “직원끼리도 비정규직은 일정기간 일하다가 나가는 사람이니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생각이 많아 알게 모르게 괴롭힘도 많다”고 전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스러지는 비정규직] 40m 철탑 오른 하청노동자 “본사, 비정규직 직접고용해야” 호소

    [스러지는 비정규직] 40m 철탑 오른 하청노동자 “본사, 비정규직 직접고용해야” 호소

    “하청 하위 30% 퇴출에 직원들 해고당해” 노조, 사측 부분 자회사 직접 고용안 거부 與을지로위원장, 곧 사측 만나 중재 의사14일째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LG유플러스 하청업체 노동자 2명이 매서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철로 된 차디찬 사다리를 한 계단씩 밟아 40m 높이의 철탑에 올랐다. 원청업체인 LG유플러스를 상대로 직접고용을 해 달라며 줄기차게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최후의 수단으로 목숨을 건 고공농성을 시작한 것이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쯤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 김충태(41) 수석부지부장과 고진복(41) 서산지회 조직차장이 서울 강변북로 한강대교 북단에 설치된 통신용 철탑에 올라갔다. LG유플러스 본사로부터 300m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곳에서 이들은 ‘비정규직 끝장내자’, ‘LG가 직접 고용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아내와 3명의 자녀를 둔 김 수석부지부장은 동갑내기인 고 조직차장과 함께 지난달 29일부터 14일째 단식 농성을 하는 중이었다. 이날 전주지회 박철(37) 정책차장을 비롯해 13명의 조합원 동료들이 단식 중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가는 모습을 본 이들은 “더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에 고공농성을 계획했다. 이들은 철탑에 올라가기 직전 ‘시민들께 드리는 글’이란 제목의 글을 조합 온라인 소통방에 올렸다. “이제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아서 저희는 이곳 철탑에 올랐습니다. 사랑하는 아이에게는 비정규직의 굴레를 물려줄 수 없어서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한 사람의 노동자, 한 가족의 가장, 한 아이 아빠의 외침에 귀 기울여 주십시오.” LG유플러스 하청업체(홈서비스센터)에 소속돼 인터넷 설치·수리를 하는 비정규직 직원들은 2014년부터 직접고용을 주장해 왔다. 이후 지난 6월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직접고용 투쟁 전면화를 선언한 뒤 지난 10월 15일부터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고공농성 현장에서 만난 제유곤 지부장은 “LG유플러스가 해마다 하청업체를 영업 실적에 따라 줄 세워 하위 30%를 퇴출시키면서 하청업체 직원들까지 덩달아 해고되고 있다”면서 “LG유플러스 유니폼을 입고, LG유플러스 고객을 만나는 기사들도 정직원으로 대우해 달라는 게 우리의 요구”라고 말했다. 지난 9월 LG유플러스가 비정규직지부에 ‘부분 자회사 직접 고용안’을 제시했지만, 노조 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 현재 노사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사측 안은 2600명의 홈서비스센터 직원 중 절반인 1300명을 2021년까지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나머지 직원은 기존처럼 외주 체계로 운영하겠다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박홍근 의원은 비정규직지부에 조만간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을 만나 중재를 해 보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제 지부장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뤄내 우리 사회 수많은 비정규직 직원들의 눈물을 닦아 줬으면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생과 사의 경계선, 낮이고 밤이고 혼자 일합니다”

    “생과 사의 경계선, 낮이고 밤이고 혼자 일합니다”

    ‘비정규직 참사’ 태안발전소 르포스물넷 꽃다운 나이에 억울한 죽음을 맞은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의 사고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거센 바닷바람에 주황색 출입금지 줄이 이따금 펄럭일 뿐 인기척은 없었다. 김씨가 기계에 끼여 숨진 뒤 5시간 만에 발견된 것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외딴섬 같은 곳이었다. 12일 찾은 충남 태안군 원북면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안에는 전날 사고가 무색할 정도로 ‘안전제일’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다. 비정규직 직원 A(25)씨는 “만약 2명이 함께 근무를 했다면 곧바로 조치를 취해 벨트를 멈추게 했을 것”이라며 “그랬다면 용균이가 살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을 담당하는 연료석탄운영과 12명 중 중장비를 다루는 사람을 빼면 겨우 5명이서 컨베이어 점검을 한다”며 “5명이 6㎞에 이르는 긴 라인을 챙기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다른 비정규직 직원들도 “우리는 낮이고 밤이고 둘이 근무한 적이 없다”면서 “컨베이어 벨트에 수북하게 쌓인 석탄가루를 치우는 일(낙탄 처리)을 하는데 이게 얼마나 위험한지는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입을 모았다. 사고 이후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은 “김씨의 업무는 순찰하면서 이상이 있는지 여부를 보는 것”이라며 “이상이 발견되면 보고를 해야 하고, 낙탄 치우는 업무를 하는 사람이 내려와 석탄을 제거하는 게 맞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용역업체가 보낸 지시서에는 탄 처리 업무가 포함돼 있다. 용역업체 운영실장 지시서인 ‘CV-08H 벨트 손상에 따른 복구지연 관련 특별지시 사항’에는 “고착탄에 의한 정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착탄 발생 부위를 특별 관리하고 간섭탄은 즉시 처리 바란다”고 쓰여 있다. 정규직 직원들도 “저렇게 위험하게 일을 하는지 이제야 알게 됐다”며 혀를 내둘렀다. 26년차 정규직 직원 B씨는 “예전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비율이 9대1 수준이었는데, 분사되고 경쟁 체제가 도입되면서 3D 업종이 모두 외주화가 됐다”면서 “최근 들어온 직원들은 탄 처리가 정규직 업무였다는 걸 알지도 못한다”며 씁쓸해했다. 20년 전부터 시작된 발전소 외주화로 태안화력발전소의 운전 및 정비는 민간 중소기업이 담당한다. 1~8호기는 한전산업개발, 김씨가 숨진 9, 10호기는 한국발전기술이 맡고 있다. 애초 공기업이었던 한국발전기술은 2014년부터 사모펀드인 칼리스타파워시너지 사모투자 전문회사가 지분 52.4%를 갖고 있다. 발전노조 관계자는 “3년마다 입찰 계약을 하다 보니 임금 인상이 어렵고, 임금을 올리려면 사람을 덜 뽑거나 재도급화를 해야 한다”면서 “도급의 도급화가 위험을 키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서부발전 관계자는 “분쟁이나 소음이 심한 지역은 2인 1조로 운영한다는 규정이 한국발전기술 업무 절차서에 있다”면서 “우리는 위탁을 주기 때문에 직원들을 어떻게 투입하는 것까지 간섭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8년 동안 이 발전소에서만 모두 12명의 하청 노동자가 숨졌다. 2012~2016년 346건의 사고로 전국 발전소 노동자들이 다치거나 죽었다. 이 중 97%(337건)가 하청 노동자였다. 숨진 40명 중 37명이 하청 노동자였다. 하청 비정규직들이 죽어가는 동안 원청 업체들은 ‘무재해 산재보험금’ 112억원을 감면받았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태안발전소에 대한 특별감독에 나선다고 밝혔다. 근로감독관, 안전보건공단 소속 전문가 22명이 투입된다. 태안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스러지는 비정규직] 목숨 담보로 일하는 하청 노동자의 절규… “더이상 죽이지 마라”

    [스러지는 비정규직] 목숨 담보로 일하는 하청 노동자의 절규… “더이상 죽이지 마라”

    “보고 싶은 용균아, 우리 용균이 보고 싶어 어떻게 하나. 아들만 보고 살았는데 왜 우리한테 이런 일이 생겨야 하느냐….”지난 11일 충남 태안화력에서 설비 점검을 하다 숨진 김용균(24)씨 부모는 12일 태안군 원북면 한국서부발전 정문 앞에서 열린 김씨 사망사고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 및 유족 기자회견에서 “우리 아들이 반년 이상 여기저기 (취업하려고) 서류를 넣었다가 안 돼, 찾은 게 여기”라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수가 없다”고 목 놓아 울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김씨 부모는 “이런 일이 부모로서 어떻게 당할 일이냐”면서 “대통령이 고용률을 높이겠다고 말씀하지 않았느냐. 해명 좀 해보시라”고 했다. 이어 “솔직히 본사 사람들도 우리 아들처럼 똑같이 해주고 싶다”며 책임자 엄벌을 요구했다. 김씨의 한 동료 직원은 “(김씨 사망사고가 발생한) 석탄 운송 컨베이어 벨트는 길이가 수㎞에 이르고 속도가 빨라 위험했다”면서 “수년째 인력을 증원하든가 재배치해 달라고 회사에 요청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야간 컨베이어 근무 때면 신경이 곤두섰다”면서 “두 명이 함께 일했다면 벨트 옆 정지 버튼을 즉시 눌러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사고 발생 후 현장조사에 나선 고용노동부 보령지청은 ‘2인 1조’ 근무 규정을 지키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박용훈 근로감독관은 “하도급 회사들은 수익구조가 열악해 인력을 줄여 경비를 절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법규 위반 여부를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발전기술 측은 “회사 내부 지침에 현장 운전원은 1인 근무가 가능하게 돼 있다”고 해명했다. 김씨는 이날 밤 혼자 일하다 변을 당했다. 경북 구미 청년으로 이 하청업체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지 두 달여 만이다. 김씨는 지난 1일 근로조건 개선 노조 캠페인에 참가해 안전모와 방진마스크 차림으로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는 피켓을 들고 인증사진을 찍기도 했다.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김씨 빈소에는 직장 동료, 시민단체 관계자 등 조문객 발길이 이어졌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도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하지만 김씨 회사 임직원들은 직장 동료 등의 저지로 빈소에서 발길을 돌렸다.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소 임직원들도 조문을 못하고 쫓겨났다. 회사에서 보낸 장례용품 박스도 거부당했다. 네티즌들도 애도와 함께 분노를 쏟아냈다. ID ‘bum8’은 “너무 안타깝다. 하청업체들, 젊은 인력 제발 막 부려 먹지 마라. 진짜 원청부터, 아니 그 위부터 바뀌어야”라고 지적했다. ‘zzos’는 “가슴이 아프다. 대통령님, 희망고문 2년 이제는 실망과 분노로 바뀌려 한다”고 적었다. 한편 경찰은 이날 김씨의 시신을 부검했고, 한국발전기술 대표 등 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펄펄 끓는 ‘100℃ 온수 폭탄’… 한파 속 난방대란까지 불렀다

    펄펄 끓는 ‘100℃ 온수 폭탄’… 한파 속 난방대란까지 불렀다

    “불난 줄 알고 맨발로 나오다 양발 데여” 딸·예비사위 만나고 귀가하던 60대 사망 2861가구 온수·난방 중단에 벌벌 떨어 완전복구까지 일주일가량 더 걸릴 듯 경찰, 난방공사 하청 직원들 과실 조사“앗 뜨거워!” “살려 주세요!” 올해 첫 한파주의보가 발령된 지난 4일 오후 8시 40분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에서 지하에 매립된 온수 배관이 터지면서 주변 일대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2.5m 높이의 지반을 뚫고 10m가량 솟구쳐 오른 섭씨 100도의 끓는 물은 하얀 수증기를 만들어 내며 순식간에 주변을 덮쳤다. 사고 현장 맞은편에서 슈퍼마켓을 운영 중인 이모(59)씨는 5일 “20대 청년이 벌겋게 익은 두 발로 들어와서 차가운 생수를 달라고 하더니 발에 막 붓더라”면서 “부족했는지 한 번 더 와서 생수를 사 갔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꽃집 주인 변모(63)씨는 “물이 차오르는데 금세 대로변 도로 3차선까지 넘실댔다”면서 “펄펄 끓는 물에 꼼짝없이 양발을 덴 시민 중에는 발바닥이 벗겨지면서 피가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인근 건물 내에 있던 입주민들은 연기가 주변을 가득 메우자 불이 난 줄 알고 맨발로 급하게 뛰쳐나오다 오히려 더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4층 마사지숍에서 일하는 외국인 여성들은 대피방송을 듣고 1층까지 내려왔다가 화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 간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민을 대피시키던 경비원 정모(68)씨도 오른발에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25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고양시는 개인 차량을 통해 병원을 찾은 시민들까지 포함하면 부상자는 41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사고 현장에서 숨진 송모(69)씨는 내년 4월 결혼을 앞둔 둘째딸, 예비 사위와 함께 백석역 인근에서 저녁식사를 한 뒤 혼자 차를 타고 귀가하던 중 갑자기 치솟은 물기둥에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발생 약 2시간 만에 발견된 송씨 차량은 앞유리 대부분이 깨져 있었다. 송씨는 전신에 화상을 입은 채 뒷좌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5일 일산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송씨의 유족은 “부지불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누구라도 빠져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둘째딸 결혼식장과 결혼식 날짜도 다 잡아놓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부상자 대부분은 1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손모(39)씨와 이모(48)씨는 각각 발바닥에 3도,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온수 배관 파열로 5일 오전 7시 55분까지 약 10시간 동안 인근 아파트 단지 2861가구에 난방과 온수 공급이 중단돼 시민들은 밤새 추위에 떨었다. 백석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60대 여성은 “갓 돌이 지난 손녀딸을 냉골에 재우는데 마음이 아파 혼났다”면서 “전기장판을 준다고 했는데 우리는 못 받았다”고 속상해했다. 복구 작업을 지켜보던 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갑자기 추워지면서 수압을 2~3㎏/㎠가량 높였는데 배관이 노후화돼 압력을 못 견딘 것 같다”면서 “복구까지는 일주일가량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시는 “보상보험에 가입돼 있다”면서 합당하고 빠른 피해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과학수사 요원을 투입해 파손된 배관 상태와 구멍 크기 등을 살피고, 지역난방공사와 하도급업체 직원들을 불러 조사했다. 과실이 드러나면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입건한다는 방침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안전사고 배후엔 ‘위험의 외주화’ 있었다

    KT 통신대란·KTX 단전·고양저유소 화재 비용 절감 위해 인원 감축·시설관리 소홀 안전업무까지 하청업체 넘겨 ‘불씨’ 제공 국가 재난에 준하는 ‘통신 대란’을 일으킨 서울 KT 아현지사(국사) 화재, 충북 오송역 KTX 단전 사고, 경기 고양 저유소 화재 등 최근 잇따른 안전사고의 배후로 ‘위험의 외주화’가 지목된다. 기업이 비용 절감을 위해 무리하게 인원을 줄이고 시설 투자와 관리를 소홀히 하면서 안전과 관련된 업무를 비정규직 직원에게만 떠넘긴 것이 안전사고의 ‘불씨’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국가 중요 산업의 무분별한 민영화와 자회사를 세워 돈이 되지 않는 안전 업무를 넘기는 것이 ‘위험의 외주화’의 대표 경로다. 지난 24일 지하 통신구(통신 케이블 등이 지나는 통로)에서 불이 난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지사는 마포구·서대문구·중구·용산구 등을 담당하는 주요 거점인데도 주말 출근자는 2명에 불과했다. 2002년 민영화 이후 비용절감을 이유로 국사·지사·지점을 통폐합하면서 이곳도 ‘폐쇄형 전화국’으로 강등돼 지점장 등 팀장급 이상 관리자가 없는 전화국급으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전·현직 KT 직원들로 구성된 KT전국민주동지회 측은 “아현지사처럼 백업 시스템을 갖추지 않아도 되는 D등급으로 분류된 전국 27곳의 상황이 비슷할 것”이라면서 “민영화 과정에서 직원들을 많이 해고했기 때문에 시설은 그대로 남아 있거나 오히려 더 커졌어도 본사 관리 직원은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KT가 민영화 이후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국가신경망인 케이블 관리를 하청업체에 넘겼다”고 말했다. 실제 1998년 5만 6600명이던 KT의 정규직 직원은 지난해 말 기준 2만 3420명으로 줄었다. 황창규 회장 취임 뒤에도 2014년 인건비 절감 목적으로 8300여명을 한꺼번에 정리했다. 2013년 3조 3130억원에 이르던 설비투자는 지난해에는 2조 2500억원까지 줄었다. 이에 KT 관계자는 “통신구는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개 정규직원과 하청업체 직원이 공동으로 관리한다”면서 “효율성 측면에서 하청업체를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충북 오송역 역내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경남 진주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 414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3시간 넘게 열차 안에서 어둠과 싸워야 했다. 일부 승객들은 승무원들에게 내려달라고 아우성을 쳤지만 안전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승무원들은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다. 10년차 승무원 A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1명의 승무원이 20량 가까이 되는 열차의 반을 돌아다니며 고객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면서 “승무원들이 받은 교육은 비상 사다리 설치나 심폐소생술뿐이며, 단전 사고에 대비한 안전 교육은 없었다”고 밝혔다. KTX(18량 기준)에는 코레일 소속 팀장 1명과 코레일관광개발 승무원 2명이 탑승한다. 팀장 1명과 승무원 1명만 타는 KTX도 적지 않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열차 내 안전 업무는 팀장이 맡는다. 2015년 2월 대법원도 “KTX 승무원은 안전 업무를 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팀장이 승무원에게 안전업무 지시를 내리면 불법 파견이 된다”며 “본사에서 승무원을 직접 고용해 안전 매뉴얼을 교육하고 안전 업무를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7일 발생한 경기 고양의 저유소 화재 당시에도 관리 주체인 대한송유관공사의 안전관리 부실이 도마에 올랐다. 대한송유관공사는 1990년 설립된 뒤 10년 동안 해마다 880억원이 넘는 시설 투자를 했지만 2001년 민영화되면서 투자 금액이 반 토막 났다. 설립 초기에 투자가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민간 기업으로 넘어간 뒤 투자 금액이 급격하게 줄었다는 점에서 ‘민영화의 그늘’로 비쳐진다. 저유소 화재 사건을 수사한 경찰에 따르면 화재 당시 근무자는 4명에 불과했다.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통제실에서 근무한 1명은 다른 업무를 하면서 불이 난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대한송유관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저유소 8곳 중에서 7개 저유소는 외부기관에 맡기는 정밀진단을 11년에 한 번, 안전점검은 매년 1회 자체 검사를 해 관할 소방서에 보고하면 됐다. 건설 현장은 안전 책임자까지도 비정규직 직원으로 채우는 현실이다. 포스코건설에서만 올해 상반기 5건의 산재 사망 사고가 발생했고, 8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6~7월 해당 건설사 본사와 시공 현장 24곳을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시행한 결과, 안전관리자 315명 중 259명(82.2%)이 비정규직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용부 관계자는 “100대 건설사의 정규직 안전관리자 비율은 20~3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소영호 건설노조 조직국장은 “비정규직 신분으로는 비용에 관련된 사안으로 본사에 의견을 내거나 현장의 노동자들을 관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고용세습 논란에…노조는 왜 ‘적’이 됐나

    ‘귀족 노조’ 인식이 채용 의혹과 맞물려 연루 사실 아직 없는데 정치권서 ‘공격’ 노조 측 미온적 대처도 오해 증폭시켜 서울교통공사에서 시작된 공공기관 채용비리 의혹이 고용세습 논란으로 번지면서 비난의 화살이 노동조합으로 향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등 정치권이 제기한 의혹 가운데 노조나 노조 간부가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사실은 현재까지 드러나지 않았다. 공사 노조는 지난 25일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4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의혹 제기 초기부터 씌워진 이른바 ‘귀족노조의 밥그릇 챙기기’ 프레임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동안 제기된 의혹은 ‘높은 친인척 비율은 채용비리의 가능성이 크고, 이 과정에 노조가 개입했다’는 주장으로 요약된다. 노조가 적극적으로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추진했기 때문에 이를 미리 알고 정보를 빼내 아는 사람을 하청업체나 무기계약직으로 채용시켰을 것이라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의 경우 의혹이 제기된 사례는 현재까지 노조와 관련없는 협력업체 사장·본부장 등의 청탁으로 나타났다. 서울교통공사 전 노조위원장의 아들이 무기계약직을 거쳐 정규직이 됐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었다. 공성식 공공운수노조 정책기획국장은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지금까지 정치권의 청탁이 문제가 됐다”며 “친인척이 많다는 사실 외에 채용 과정에서의 우대나 평가의 불공정성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문가와 노동계 관계자들은 노조 책임론의 일차적인 원인은 정치권에 있다고 봤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는 “채용비리가 있었다면 실질적인 사실관계를 밝히고 재발방지대책을 세워야 하지만, 지금은 정치적인 수단으로만 활용되고 있다”며 “정규직 전환 정책이 실패했다는 주장과 반노조 정서가 결합하면서 노조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 19년차 직원은 “공사를 다니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언론을 보면 노조의 고용세습이 맞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철밥통 조직이라는 공사에 대한 인식이 의혹과 맞물리면서 비리가 드러나지 않았음에도 비리집단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정규직 노조 중심의 공공기관들이 이번 의혹에 미온적으로 대처한 데다 일부 노조의 가족 우선 채용 단체협약 조항 등이 오해를 증폭시켰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노동자들에 대해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면서 “사문화된 가족 우선 채용 조항도 진작 없앴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조조직률이 10%라는 점을 고려하면, 노조 내부 구성원만을 위한 정책이나 활동은 나머지 90%의 노동자나 일반 국민에게 지탄받게 된다”면서 “‘밥그릇만 지키는 노조’라는 비판적인 인식을 바꾸려면 노조도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CJ대한통운 물류센터서 사망사고…30대 하청 직원 트레일러에 치여

    CJ대한통운 물류센터서 사망사고…30대 하청 직원 트레일러에 치여

    CJ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에서 30대 직원이 후진하던 트레일러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31일 대전 대덕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10시쯤 대덕구 문평동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서 A(56)씨가 몰던 트레일러가 택배 상차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직원 B(33)씨를 들이받았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30일 오후 6시 20분쯤 숨졌다. 경찰은 운전자 A씨가 후진을 하다가 B씨를 보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A씨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 물류센터는 지난 8월 아르바이트를 하던 20대 대학생이 컨베이어벨트 인근에서 감전돼 사망한 곳이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B씨가 사망한 30일 저녁부터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다만 물류센터에 들어온 물품 가운데 의약품과 식료품 등 긴급한 일부만 출고가 가능하도록 했다. 노동청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했는지 등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유가족분들에게 마음 깊이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현장 점검을 하고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의료기관 스프링클러 지원 예산 전액 삭감 논란

    의료기관 스프링클러 지원 예산 전액 삭감 논란

    ‘화재 후진국’ 오명에도 안전불감증 지적기획재정부가 의료기관 스프링클러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 1월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 사건을 계기로 30병상 이상 병·의원의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마련됐지만 지방 중소병원들은 설비 자금을 마련할 길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는 형편이다. 2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의료기관 스프링클러 설치 지원예산 1148억원을 배정해 기재부에 제출했지만 전액 삭감됐다. 예산 배분 비율은 국고 30%, 지방자치단체 30%, 병원 40%로,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은 의료기관 1066곳에 1곳당 1억 700만원을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 기재부 측은 전액 삭감 이유로 “민간의료기관은 예산으로 지원하지 말고 융자 형태로 지원하라”고 강조했다. 복지부가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100병상 이하의 지방 중소병원만이라도 지원할 수 있게 해달라”고 다시 예산을 요청했지만 기재부는 묵묵부답이었다. 이 의원 측은 “기재부가 예산을 배정하지 않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새로 예산을 배정해 처리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며 “시설 설치만 강요하고 재정 지원을 외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의료계는 “100병상 이상 의료기관은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에만 5억원, 일반 스프링클러는 1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며 복지부에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 예산당국의 안전 불감증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5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고치던 하청업체 직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이슈가 돼 국토교통부에서 지하철 스크린도어 설치 예산을 요청했지만 기재부는 스프링클러 예산과 마찬가지로 전액 삭감했다. 그러다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으로 뒤늦게 284억원을 반영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대형 화재사건이 빈발해 ‘화재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화재보험협회 분석 결과 우리나라 의료기관 화재 1건당 사망자 수는 0.11명으로 미국(0.03명)의 4배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에는 밀양 세종병원에서 50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화재 참사가 벌어졌다. 당시 병원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화재 초기 진압에 실패했다. 복지부는 2014년 5월 전남 장성군의 요양병원 화재 참사로 21명이 사망한 뒤 그해 요양병원 스프링클러 설치예산 지원을 검토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기재부가 예산 지원을 반대해 ‘없던 일’이 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2018 청년 빈곤 리포트] 월 240만원에 내준 시력…위험한 일에 내몰리는 청년들

    [2018 청년 빈곤 리포트] 월 240만원에 내준 시력…위험한 일에 내몰리는 청년들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는 속담은 누군가에겐 저주다. 어떤 일이든 가장 급하고 필요한 사람이 그 일을 서둘러 하게 된다는 것으로 결론짓는 탓이다. 그렇게 위험하고 더럽고 힘든 일일수록 아쉬운 사람이 삽을 들기 마련이다. 물론 아쉬운 사람들마저 망설일 때가 있다. 그런 일에는 수당이 붙인다. ‘위험 수당’ ‘야근 수당’ 등이 대표적이다. 수당이 붙으면 다시 빈자들의 줄서기가 시작된다. 대학을 중퇴하고 여러 직업을 전전하던 김영신(31)씨도 3년 전 그렇게 줄을 섰다. 대기업 스마트폰 재하청 공장에서 야간근로를 하던 그는 산재로 시력을 잃었다. 김씨가 스마트폰 부품을 제조하는 공장에서 일하게 된 것도 돈 때문이었다. 2015년 1월 마트 보안요원을 그만두고 새 일자리를 찾던 김씨는 하루 8시간(오후 8시~오전 5시)씩 주 6일 동안 야간 근무를 서면 한 달에 240만원을 주겠다는 구인 글을 봤다. 야간근무로 두 달만 고생하면 새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 생활비를 챙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원서를 넣자마자 전화가 왔다. “당장 오늘부터 일해줄 수는 없나요”. 그 길로 부천으로 향했다. 밤새 일을 해야 한다는 점을 빼곤 그리 어려울 것도 없었다. 레이저 기계가 스마트폰 부품에 문양을 새길 수 있도록 옆에서 보조만 하면 됐다.그렇게 3주 뒤, 알람 소리에 잠이 깼지만, 몸을 일으킬 수 없었다. 밑에서 잡아 당기는 듯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더 큰 문제는 눈이었다. 몇 시인지 보려 해도 휴대전화 속 숫자를 읽을 수 없었다. 오른쪽 눈은 암흑처럼 캄캄했고, 왼쪽 눈은 겨우 형체만 보였다. 종합병원을 거쳐 대학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들은 하나같이 원인을 알 수 없다고만 했다. 그나마 희망은 있었다. “통상 이러다 시력이 정상으로 돌아오시는 분들이 85%입니다”. 김씨는 자신이 나머지 15%에 들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20개월간 통원 치료를 하며 집에서만 지냈다. 그러던 2016년 추석 무렵, 김씨는 이모부의 소개로 만난 한 노무사로부터 충격적인 얘길 들었다. 김씨 외에도 5명이나 되는 청년 파견노동자들이 김씨와 같은 일을 하다 시력을 잃었다고 했다. 그 중엔 뇌손상을 입은 사례도 있었다. 그제야 김씨는 자신이 실명한 원인이 3주간 일했던 공장의 작업환경 때문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2016년 초 인천·부천 일대 공단에서 발생한 ‘메틸알코올(메탄올) 중독 산업재해’의 최초의 피해자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김씨는 “제품 제작 과정에서 알코올이 튀기도 하고, 알코올이 담긴 드럼통을 옮기면서 내용물이 옷에 묻거나 해도 다 날아가겠거니 하고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면서 “실상은 그게 공업용 메탄올이었고, 얇은 마스크와 다 떨어진 장갑이 아닌 원활한 환기 장치와 안전 장비를 갖추고 다루어야 하는 물질이었단 걸 나중에서야 알게 됐다”고 회상했다. 처음 일을 시작하던 날을 떠올려봐도 공장 직원들은 손을 기계에 넣지 않도록 주의하란 말 외에 따로 해준 말이 없었다. 공장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유해한 화학물질을 사용했다. 그 중엔 사장과 사장의 가족들도 있었다. 메탄올 중독 산업재해를 조사한 노동건강연대의 정우준 활동가는 “이번 사건은 기업이 하청 노동자들을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인력으로 보고 적절한 안전설비를 마련하지 않고, 사전에 안전교육을 시행하지 않은 탓이 크다”면서 “정부 당국도 파견직을 확대하고, 열악한 하청 공장에 대한 근로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기업의 무책임을 방관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3개월 전부터 서울 관악구 실로암 복지관에서 바리스타 수업을 듣고 있다. 한 달 전부터 일주일에 한 번 서울 소재 한 도서관에 있는 카페에 출근한다. 한때 꿈이었던 바리스타 일을 이렇게 시작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이제 겨우 31살. 새로운 시작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마음이 든 건 사고를 당하고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였다. 사고 전에도 녹록지 않은 삶이었지만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단다. 김씨는 “친구들을 따라 대학에도 진학했었지만 돈벌이가 될 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고, 군대 있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더 많은 돈을 벌어야 겠다고 결심했다”면서 “그나마 벌이가 괜찮은 편인 야간 술집 서빙이나 마트 보안요원을 했지만 오래할 일들은 못 돼 그만뒀다”고 떠올렸다. “돈을 벌려고 선택한 일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고개를 떨군 건 김씨만이 아니다. 그를 비롯한 메탄올 산재 피해자들은 노동건강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함께 업주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지만, 언제 마무리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산업재해자 가운데 청년의 수와 비중도 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산업재해현황분석에 따르면 올 상반기 청년 재해자는 4732명으로 전체 재해자 4만 8125명 중 9.8%를 차지했다. 청년 산업재해자는 2015년 8368명(9.2%)에서 지난해 9848명(9.7%)로 꾸준히 늘고 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이 ‘눈을 낮춰 힘든 일이라도 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시선과 압박에 사고 발생 위험이 큰 직종으로 스며들고 있다”면서 “단기 알바생이나 파견 근로 청년을 헐값에 일을 시키려다 보니 4대 보험을 보장해주지 않아 산재 피해를 겪고도 합당한 급여를 받지 못하는 사례도 부지기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조업이나 택배업 외에 정보기술(IT)나 미디어업종 등에서도 많은 청년이 과로 등 질병에 노출돼 있다”며 “그럼에도 인식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광주형 일자리 완성 위한 노사민정 첫 원탁회의 열려,풀어야할 과제는 산적

    ‘광주형 일자리’를 기반으로 한 현대차 완성차 공장 설립에 청신호가 켜졌다. 노동계가 노사민정 협의에 복귀했고, 정부와 여당의 강력한 측면 지원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현재 겨우 첫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투자협약과 공장 설립 이후에도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럼에도 이 사업의 성공 예감은 그동안 참여를 거부했던 노동계가 대화 테이블에 복귀했다는 점이다. 광주시와 노동계는 25일 오후 8시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현대차 투자유치 성공을 위한 원탁회의’를 출범시키고 비공개 첫 회의를 가졌다. 원탁회의에는 박병규 전 광주시경제부시장과 이병훈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박남언 일자리경제실장,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본부 의장, 이기곤 기아차노조 전 지회장, 박명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수석전문위원과 백승렬 어고노믹스 대표 등 전체 구성원 7명이 모두 참석했다. 의장은 기아차 노조위원장 출신인 박병규 전 광주시경제부시장이 맡았다. 원탁회의는 협상 추진체계 구성 때까지 앞으로 2~3차례 더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원탁회의는 1차 이해 당사자인 광주시와 노동계의 합의를 통해 투자유치 협상의 형식적, 내용적 조건들을 정립하자는 취지로 구성됐다. 원탁회의는 ?현대차 투자협상 과정 및 결과 공유 ?현대차 투자유치 협상체계 정립 ?향후 발전방안 등을 논의한다. 그동안 꽉 막혀있던 ‘광주형 일자리’ 기반의 현대차 광주공장 투자협약이 이번 노동계의 원탁회의 복귀로 빠르게 성사될 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원탁회의에서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4대 원칙’인 ?적정 임금?적정 근로시간?노사 책임경영?원하청 관계 개선 등에 대한 합의 도출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이 끝나야 현대차와의 투자협약 수순으로 이어진다. 광주시는 현재 임금은 직무직능급 중심으로 기본급을 높이고 주 44시간 평균 초임 연봉 3500만원을 보장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임금체계와 수준은 신설법인이 경영수지 분석 등을 통해 결정하고, 주거와 보육·문화 등 공동 프로그램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노동계는 시의 이같은 방안 변경과 현대차와의 교섭에 노동계 참여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하청 관계 개선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노동계는 1000명으로 예상되는 광주 합작공장의 정규직 임금이 낮게 책정될 경우 그만큼 1차, 2차 하청업체 직원들의 근무 여건이 열악해 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문제가 해결되고 나서 현대차의 합작투자가 결정되더라도 풀어야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광주시가 설립하려는 광주 완성차 공장은 투자규모가 7000억원이다. 이 중 자기자본은 2800억원이고 나머지 4200억원은 금융권 등으로부터 투자유치를 통해 충당할 예정이다. 현재 자기자본 2800억원 가운데 590억원은 광주시가, 534억원은 현대차가 각각 출자하기로 합의된 상태이다. 나머지 1670여억원은 지역 기업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한다. 그러나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이 마저도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광주시의 출자방식도 현행법상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한 우회출자가 불가피해 에산 확보와 관련 절차를 진행하려면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정부와 집권여당의 강력한 지원 의지 표명은 이 사업의 성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광주시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광주시 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해찬 대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광주형일자리 사업의 성공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또 25일 열린 국회 행안위의 광주시에 대한 국감에서도 여·야의원들은 일제히 이 사업의 추진 과정에 관심을 관심을 표시하고 지원을 다짐했다. 군산, 울산 등 자동차 생산지역 자치단체도 노사 상생형인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 사업은 광주라는 지역을 넘어 노사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상생 발전하는 틀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정부와 기업 등 모두가 성공 여부에 주목하는 만큼 반드시 노시민정 협의를 통해 투자협약과 공장설립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단독] 해고 당한 그 뒤…62세 촉탁직 근로자의 ‘작은 승리’ 이야기

    아시아나 하청 해지 통보에 구제신청 노동위, 이례적 ‘계약 갱신 기대권’ 인정 “정년 넘긴 단기계약직 해고 제동 의미” 아시아나항공의 하청업체 KR이 정년이 지난 60대 촉탁 계약직 근로자의 계약을 뚜렷한 이유 없이 연장하지 않은 것은 부당 해고라는 노동위원회 판정이 나왔다. 만 60세 이상 촉탁 계약직에 대해 계약 갱신 기대권을 인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달 3일 “KR이 지난 4월 30일자로 촉탁직 근로자 나모(62)씨에게 계약 만료를 통보한 것은 부당 해고”라고 판정했다. 나씨는 2014년 11월 아시아나 하청업체인 KA에 입사한 뒤 이듬해 4월 이 회사에서 분할된 KR로 회사를 옮겨 올해 4월까지 근무했다. 그간 나씨는 3개월에서 1년 단위의 촉탁 계약을 6번 맺으며 3년 6개월간 항공기 정비용 자재를 꺼내 전달하는 업무를 했다. 계약 연장을 기대하던 나씨는 사측으로부터 계약 만료를 통보받자 부당 해고라며 구제신청을 했다. 이번 판단의 쟁점은 촉탁 계약직 직원의 계약 갱신 기대권 인정 여부였다. 사측은 “사내 취업 규칙이나 근로계약서에 계약 갱신 취지의 규정이 없고, 부서장 평가를 통해 근로 관계를 종료했으므로 계약 갱신 관행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나씨의 근무 평정이 낮았으며 업무 실수로 항공기가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했다”며 계약 해지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노동위원회는 “계약 갱신 규정이 없더라도 6차례 갱신을 해 왔고 계약 종료 시점에 건강상 문제가 있거나 직무 능력이 현저히 낮아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나씨 손을 들어줬다. 또 “나씨의 실수가 회사에 직접적 손해를 끼치지 않았고 근무 평정 객관성도 의심의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석 노무사는 “촉탁직의 갱신 기대권이 인정되는 것은 드문 경우”라면서 “60대 이상 단기계약직들의 갱신 기대권을 넓게 인정해 합리적 사유 없이 비정규직을 해고하는 데 제동을 건 것”이라고 말했다. KR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했다. 항공사 지상조업 하청업체는 60대를 촉탁직으로 고용해 기내 청소, 시설 관리, 수하물, 정비 관련 상시 업무를 하는 경우가 많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하청업체 중 기내청소 업체 비정규직 320명 중 40명이 65세를 넘긴 촉탁직이다. 수하물 업무의 경우 100명 중 5명이 그렇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열린세상] 임금체불 노동자의 고통과 대한민국의 민낯/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 회장

    [열린세상] 임금체불 노동자의 고통과 대한민국의 민낯/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 회장

    올해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충북 청주의 신축 상가 건물 옥상에 12명의 건설 노동자들이 올라 농성을 벌였다. A건설사 하청업체 소속인 이들은 명절에도 올해 4월부터 밀린 3개월치 임금 2억 3000만원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원청업체가 밀린 임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농성은 한 시간 만에 일단락됐다.또 다른 건설 노동자 4명도 앞서 6월 서울 강남구 분당선 대모산입구역에서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발주한 분당선 대모산입구역과 개포동역 에스컬레이터 설치 공사 현장에서 일했으나 3~6월치 임금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집단행동으로 이들에게 돌아온 건 밀린 임금이 아니라 전과자 신분이었다. 승강장의 스크린도어(안전문)를 강제로 열고 약 10분간 선로를 점거해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킨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업주와 이에 항의해 농성을 벌인 노동자 둘 중 누가 더 처벌받아야 할까? 피땀 흘려 일하고도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해 생계의 벼랑 끝에서 선택한 노동자의 불법행위와 당연히 지급해야 할 임금을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한 인간을 무너뜨리고 한 가정을 파탄 내는 사회적 범죄 중 어느 것이 더 중한 범죄일까? 임금체불은 형법상 절도보다 더 죄질이 안 좋은 사회적 범죄다. 절도는 단지 돈과 물건을 훔칠 뿐이지만 임금체불은 돈과 노동자의 피땀을 훔치는 것도 모자라 가정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의 처벌은 그 반대다. 노동자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은 자칫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지만, 대다수의 임금체불 사업주는 임금체불액에도 못 미치는 적은 액수의 벌금만 낼 뿐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임금체불 노동자는 23만 5700명으로 지난해 21만 8538명보다 7.9% 증가했다. 체불임금 규모는 1조 127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8910억원 대비 26.5% 증가한 수치다. 임금체불 노동자와 체불금액은 8월까지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이 추세대로라면 체불임금 규모가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2016년의 1조 4286억원을 넘어설 게 확실시된다. 이웃인 일본의 2014년 임금체불액은 우리 돈으로 1440억원 정도다. 우리나라 1년 임금체불액의 10분의1 수준이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우리나라의 세 배이므로 GDP 기준으로 따지면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30배나 심각한 임금체불 국가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외국과 비교해서도 매우 높은 우리나라 임금체불의 원인을 ‘체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문화에 따라 경기가 나빠지거나 일시적 경영 악화가 발생하면 직원 월급은 주지 않아도 된다’는 잘못된 사업주들의 인식 때문이라고 말한다. 일면 타당한 분석이기도 하지만 인식이나 문화의 개선 수준으로 임금체불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강력한 제도 개선이 뒤따르지 않는 한 고질적인 임금체불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현행법상 임금체불 사업주에게 가해지는 제재인 ‘고의적 또는 상습적인 체불 사업주에 대한 구속 수사 및 명단 공개’나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등은 임금체불 방지를 위해서는 터무니없이 약한 수준이다. 실제 구속 사례도 드물뿐더러 벌금도 턱없이 적게 부여되는 만큼 더 강력한 징벌적 제재가 필요하다. 임금체불로 인해 노동자와 가족들이 겪게 되는 고통에 대한 책임이나 배상이 전무하다는 점도 큰 문제다. KTX에 부정 승차하면 최고 30배의 부과금을 내고,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을 내지 않으면 10배의 가산금을 무는 상황이다. 최소한 임금체불에 대해서도 두세 배 정도의 부가금 등 불이익이 가해져야 고질적인 문제가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현재 국회에서는 체불임금 외에 부가금까지 지급하도록 하는 제도를 신설해 체불임금의 두 배까지 보상하게 하고, 퇴직 노동자에게만 지급되던 지연이자를 재직 노동자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상임위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 모두의 분발을 촉구한다.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17) 백화점 넘어 패션·가구·식품에도 ‘명품’으로 승부하는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17) 백화점 넘어 패션·가구·식품에도 ‘명품’으로 승부하는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

    현대백화점그룹, 현대계열사 지원회사에서 재계 21위로 발돋움정지선 회장, 경영참여 이후 15년새 매출 2.8배 늘어나동생 정교선 부회장과 ‘형제 경영’으로 순환출자구조 해소    현대백화점의 전신인 금강개발산업주식회사는 1971년 설립돼 당시 현대그룹 주력사인 현대건설이 진출하는 국내외 현장에 식품과 의복 등 잡화류를 공급하는 작은 회사에 불과했다.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등 6개의 금강슈퍼마켓을 운영할 뿐이었다. 현대건설의 하청업체에 불과했던 금강개발산업주식회사가 성장의 물꼬를 트게 된 계기는 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을 지으면서부터다. 현대백화점 하면 ‘명품 백화점’이라는 공식을 만든 이가 정몽근(76)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이었다. 정 명예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9남매(8남 1녀) 가운데 3남으로 태어났다. 고 정몽필 인천제철(현 현대제철)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이어 현대가에서 세 번째로 큰 형님이다. 2001년 정주영 선대회장이 작고하면서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현대백화점그룹을 승계했다.  정지선(46) 회장은 지난 2003년 당시 31세의 나이에 그룹 총괄부회장 자리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했다가 2008년 회장으로 승진했다. 그의 나이 36세에 범(汎)현대가는 물론, 재계에선 3세 중 가장 먼저 회장 자리에 오른 것이다. 정 회장은 취임 직후 한계 사업을 정리하는 등 6년 간의 내실을 다진 후 2009년부터 본격적인 점포 확장을 이어갔다. 2009년 현대백화점 신촌유플렉스를, 2010년 8월 현대백화점 킨텍스점을 개점했다. 이어 2011년 대구점, 2012년 충청점의 문을 열었다. 2015년에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과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 판교점을 연이어 오픈했고, 2016년에는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을 차례로 개장했다. 작년에는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을 열었다. 특히 오는 11월에는 서울 강남 코엑스의 핵심 유통시설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시내면세점을 열어 면세점 사업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룹의 뼈대인 백화점사업과 관련된 영역으로 인수·합병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2001년 홈쇼핑 시장에 이어 2002년 지역케이블 방송사업(HCN)에 진출했다. 2009년 종합식품 전문기업인 현대그린푸드를 출범시켰다. 2012년 이후 의류·패션기업인 한섬과 가구회사 리바트(2013년), 산업기계·특장차 전문기업 에버다임(2015년), 패션기업 SK네트웍스 패션부문(현 현대G&F·한섬글로벌)을 잇따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2015년에는 렌탈사업에도 진출하며 유통뿐 아니라 생활 전 영역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이 결과 정 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했던 지난 2003년 5조 6000억원이었던 그룹 매출액은 2017년 15조 9000억원으로 2.8배 성장했고, 경상이익은 2003년 2000억원에서 지난해 약 8400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부채비율은 2003년 150%에서 2017년 36%로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2017년 기준 자산 5조원 이상의 기업집단 가운데, 재계 21위를 기록했다. 정 회장은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선순환적 기업문화를 정착시키는데도 애쓰고 있다. 2014년 유통업계에선 처음으로 오후 6시에 자동으로 컴퓨터 전원이 꺼지는 PC오프제를 도입한 것을 비롯해 △2시간 단위로 연차를 사용하는 ‘2시간 휴가제(반반차 휴가)’ △출산휴가 신청과 동시에 최대 2년간 자동으로 휴직할 수 있는 ‘자동 육아 휴직제’ △임신부 직원에게 임신 전 기간 2시간 단축근무를 적용하는 ‘예비맘 프로그램’ △남직원 1년 육아휴직 시 3개월간 통상임금 100% 보전 등을 도입했다.  정지선 회장은 경복고와 연세대 사회학과를 거쳐, 미국 하버드대 스페셜스튜던트 과정을 수료했다. 정 회장은 고교 동창의 소개로 황서림(46)씨를 만나 결혼해 1남 1녀를 두고 있다. 황씨는 황산덕 전 법무장관의 손녀로 서울예고를 졸업해 서울대 미술대학과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뉴욕대에서 미술관 경영을 전공했다. 1999년부터 2000년까지 뉴욕근대미술관 뉴미디어 부서에서 부지배인으로 활동했다.  정 명예회장의 차남이자, 정 회장의 동생인 정교선(44)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은 형과 마찬가지로 경복고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에서 무역학과를 전공했다. 정 부회장은 2004년 대원강업 허재철 부회장의 2녀 가운데 장녀인 허승원(43)씨와 결혼했다. 허씨는 이화여대를 졸업한 뒤 미국 컬럼비아대 치과대에 재학했다. 둘 사이에는 3남이 있다.  정 부회장은 현대백화점 경영관리팀장을 시작으로 그룹 경영의 중심이 되는 기획조정본부 이사, 상무, 전무를 거쳐 2009년 사장 자리에 올랐다. 2013년에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형인 정지선 회장을 보좌하고 있다.  이처럼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영권 승계는 범현대가에서 가장 먼저 이뤄졌다. 정 명예회장은 2006년 정 회장 형제에게 현대백화점 등 계열사 지분을 증여하며 경영에서 손을 뗀 상태다. 현재 정 명예회장은 현대백화점 2.6%, 현대그린푸드 2.0% 등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백화점 17.1%, 현대그린푸드 12.7%를 가지고 있고, 정 부회장은 현대그린푸드 23.0%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4월 그룹 내 순환출자 구조를 완전히 해소하며,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에 앞장서고 있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영흥화력발전소 작업자 해상 추락…1명 사망·1명 실종

    인천 영흥화력발전소 하역부두에서 작업 중인 근로자 3명이 해상으로 추락해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5일 인천해양경찰서와 인천 중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23분쯤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외리 영흥화력발전소 제2연료 하역부두에서 A(42)씨와 B(49)씨 등 근로자 3명이 15m 아래 해상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A씨와 B씨가 바다에 빠져 실종됐으며 다른 근로자 C(49)씨는 안전장비인 로프에 매달려 있다가 27분 만에 해경에 구조됐다. 이들 중 A씨는 이날 오후 5시 24분께 사고 지점 인근 해상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해경은 경비함정 3척 등을 동원해 실종자 B씨에 대한 야간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사고는 영흥화력발전소 하역부두의 접안 시설을 보수하기 위해 미리 작업대를 설치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로 설치한 작업대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작업대 위에 있던 근로자 6명 중 3명이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하청업체 소속이며 구조된 C씨는 다친 곳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하청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세금 걱정 줄어” vs “현실적으로 도움 안 돼”

    정부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세무검증 배제 등 국세 행정 전 분야에 걸친 종합적인 지원 내용을 발표한 데 대해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의 반응은 엇갈린다.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대책 마련을 차근차근 준비한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는 긍정적 반응부터 현실적으로 큰 도움이 안 된다는 부정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오는 28일 광화문 총궐기 대회를 예고한 상태다. 직원 5명을 두고 10년 넘게 중견기업 하청업체로 일한 한 소상공인은 16일 “정부가 세금 문제에 대한 걱정 없이 본연의 경제활동에만 전념하도록 지원하는 데 의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이미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건비 압박이 턱밑까지 차오른 상황이라 세금조사 유예로 인해 손실이 얼마나 상쇄될지는 두고 봐야 할것 같다”고 조심스러워했다. 4년째 구두를 판매 중인 또 다른 영세 자영업자는 “경기 자체를 살리는 정책도 병행돼야 할 것 같다”면서 “더욱이 한시적 대책이라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실효성에 대한 비난도 적잖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일반적으로 소상공인들이 세무조사받을 일 자체가 많지 않다. 세무조사 유예 같은 정부 대책은 자영업자들을 세금이나 탈루하는 사람들로 보이게 만드는 책상머리 정책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회장은 또 “정부가 부가가치세를 면제받게 되는 자영업자 기준을 연 매출 2400만원 이하에서 3000만원 이하로 확대한다는데 순익도 아닌 하루 매출 고작 7만원에 불과해 현실적으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최저임금을 무리하게 올리는 것에 대한 실효성 없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노사문화 우수기업 SK에너지 등 선정

    고용노동부는 SK에너지를 비롯해 대기업 15곳, 중소기업 13곳, 공공기관 12곳 등 모두 40개사를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면 3년간 정기근로감독에서 면제되고 1년간 세무조사도 유예된다. 은행 대출금리 우대, 신용평가 가산점 부여, 신용보증 한도 우대 등 혜택도 받는다. SK에너지는 직원이 임금의 일부를 기부하면 회사가 같은 액수를 내는 매칭 방식으로 기금을 조성해 협력업체 직원을 지원하는 제도를 노사 합의로 도입했다. SK에너지 노사는 21억 5000만원을 마련해 지난 2월 68개 협력사 직원 3946명에게 전달했다. 이정묵 노조위원장은 “1% 행복나눔 임금공유제를 더욱 활성화해 원·하청 상생 협력의 대표적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 밖에 중소기업인 일지테크는 8개 협력사가 참여하는 ‘동반성장위원회’를 만들어 협력업체 납품 대금 현금 지급, 생산 자동화 지원 등을 도입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김민석 고용부 노사협력정책관은 “앞으로도 노동시간 단축, 격차 해소, 원·하청 상생 등을 위해 노사가 협력하는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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