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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가 너무 힘들어하셨다”…보름 만에 한진택배 노동자 또 숨져

    “아버지가 내색을 잘 안하는 성격인데 3주 전 밥을 같이 먹을 때 처음으로 ‘너무 힘들다. 다른 일을 알아보고 싶다’고 하더라. 그 때 그만두게 해야 했는데…이렇게 잘못될 줄은 몰랐습니다” 지난 28일 오전 0시 24분 대전 유성구 대정동 한진택배 대전터미널에서 숨진 택배 트레일러 운송기사 김모(58)씨의 딸은 29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아버지가 밤 운전을 해본 적이 없어 부산까지 오가는 야간 운전을 무척 힘들어했다”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김씨는 지난 27일 오후 11시 57분쯤 대전터미널에서 택배를 실은 트레일러 출발에 앞서 에어를 넣기 위해 엑셀레이터를 밟는 과정에서 5분이 지나도 계속 엑셀레이터 누르는 소리가 들려서 차 문을 열어본 동료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김씨는 의식을 잃고 운전대에 엎드려 있었다. 김씨는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대형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심정지로 숨졌다. 한진택배는 지난 12일 서울지역 30대 젊은 택배기사가 숨진 뒤 사과문을 발표하고 근무환경 개선을 약속했지만 보름 만에 또다시 사망사고가 터졌다. 김씨는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등 운전사로 일하다 3개월 전 한진택배 하청 Y업체에 취업한 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후 10시 대전터미널로 출근해 트레일러에 택배를 싣고 부산으로 갔다 다시 대전에 올라와 이튿날 오전 10시쯤 퇴근하기를 반복해왔다. 김씨는 7년 전 폐에 고름이 생겨 폐 절제 수술을 받는 등 폐 관련 지병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 대전시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한진택배 측에서 김씨가 지병이 있었고 과도한 노동을 해온 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며 “한진택배 택배 노동자들이 연이어 과로로 사망하고 있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앞장 서겠다”고 밝혔다. 김씨 유가족은 “폐 수술과 심정지가 의학적으로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의식을 잃었는 데도 응급조치를 안하고 다른 택배차부터 빼느라 병원 이송이 늦어진 것으로 아는데 아직 CC(폐쇄회로)TV도 확보하지 못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경찰은 이날 김씨의 시신을 국과수에 의뢰해 부검하고 회사 관계자와 동료 직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태안화력 작업하던 지입차 운전기사 사망은 ‘본인’ 책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숨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또다시 발생한 지입 화물차 운전기사 사망 사고에 대해 한국서부발전이 ‘본인 책임’으로 작성한 사실이 밝혀졌다. 11일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10시 10분쯤 태안화력 제1부두에서 2t짜리 스크루 5대를 자신의 4.5t 화물차에 옮겨 싣던 운전기사 이모(65)씨가 갑자기 떨어진 스크루에 깔려 숨진 사고의 첫 내부 보고용 문서에서 서부발전 측은 귀책 사유를 ‘본인’으로 작성했다. 경찰 조사도 제대로 이뤄지기 전에 ‘이씨에게 사고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씨는 서부발전 하청업체와 계약하고 자신의 지입 화물차로 작업하다 변을 당해 병원 이송 중이던 닥터헬기 안에서 숨졌다. 이에 대해 서부발전은 “안전사고 즉보 양식 귀책 사유란에는 ‘본인’ ‘회사’ ‘제3자’로 구분하게 돼 있다”며 “화물차 운전자 본인이 작업을 하다 사고가 발생한 상황이어서 현장 보고자가 그리 기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씨는 부품 반출을 위해 신흥기공에서 일일 임차한 사람”이라며 “산업안전보건법의 특수 형태 근로종사자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김용균재단은 “이번 사망사고 책임은 서부발전에 있다”며 “서부발전은 하역작업 때 크레인으로 스크루가 움직이지 않도록 잡아 주고 안전하게 결박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또 “컨베이어벨트로 몸을 넣어야 했던 작업구조가 김용균을 죽인 것처럼 안전장비 없이 혼자 스크루를 결박해야 하는 작업구조가 이씨를 죽였다”며 김용균 죽음 이후 서부발전에 제시한 개선책과 약속을 즉시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도 “스크루 하역업무는 서부발전이 발주해 신흥기공 등 하역업무를 3개 회사 소속 노동자와 특수고용 노동자가 함께했다”며 “이같은 복합한 고용구조가 책임 공백을 만들어 결국 특수고용 노동자의 참극이 벌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는 “이 사고는 위험한 업무를 홀로 하게 만드는 기형적인 고용 형태 때문”이라며 “정부는 사람의 생명보다 이윤을 더 중히 여기는 기업을 가중 처벌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즉각 제정하라”고 요구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충남경찰청은 광역수사대 보건환경안전사고수사팀을 현장에 투입해 안전 수칙이 지켜졌는지, 현장 관리·감독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조사하는 한편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국과수에 이씨의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노동부는 사고 직후 부분적인 하역작업 중지를 명령하고 안전보건공단 직원 등을 현장에 급파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현대중공업 직원·가족 등 5명 확진…감염경로 ‘깜깜이’

    현대중공업 직원·가족 등 5명 확진…감염경로 ‘깜깜이’

    현대중공업 직원 4명과 직원 가족 1명 등 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8일 울산시와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지난 6일 북구에 사는 현대중공업 직원 A(45)씨가 울산 115번째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8일 A씨의 9살짜리 아들 B(120번)군과 A씨의 직장동료 C(58·북구·121번)씨, D(57·동구·122번), E(38·남구·123번)씨 등이 추가로 감염됐다. 이들은 A씨와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던 밀접 접촉자였다. A씨는 앞서 지난 3일부터 발열 증상을 보였다. 이동 경로는 1일부터 회사 출근, 사내 식사, 오토바이 귀가를 반복했다. 3일에는 북구 마트 1곳, 4일에는 회사 부속 의원 등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깜깜이’ 확진자다. 현대중공업은 확진자 직원이 일하는 부서의 나머지 직원 300명가량을 대상으로 집에 머물도록 조치하고 전원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했다. 시는 이들 확진자 이동 경로와 밀접 접촉한 다른 사람 등을 역학 조사하고 있다. 앞서 시와 사측은 지난 6일 A씨의 감염이 확인된 직후 해당 부서와 사내 부속 의원 등을 방역 조치했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전 직원 마스크 착용 의무화, 시차 출근제, 회식·출장 금지, 전 직원 발열 체크 의무화 등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조치를 시행해왔다. 현대중공업에는 원·하청을 포함해 모두 2만 7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은 담화문을 통해 “추가 감염을 예방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동요하지 말고 각자 위치에서 확산 방지에 힘써 달라”고 강조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노조 와해 공작’ 삼성 이상훈 前 사장 무죄 석방

    ‘노조 와해 공작’ 삼성 이상훈 前 사장 무죄 석방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를 조직적으로 와해하려 한 혐의를 받은 이상훈(65) 전 삼성전자 의사회 의장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한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소 여부는 이달 중순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배준현)는 10일 노동조합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삼성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노조법 위반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던 이 전 의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와 달리 검찰의 일부 압수·수색 과정이 적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고, 이 전 의장의 공모 관계를 입증할 문서가 위법 수집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모에 가담하지 않아 무죄를 선고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전 의장과 마찬가지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던 강경훈(56) 삼성전자 부사장은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받았다. 2심은 삼성전자서비스와 협력업체가 명목상 도급 계약으로 위장한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본 1심 판결도 뒤집었다. 재판부는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업체 수리기사들의 구체적인 업무 배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두 회사가 체결한 계약이 실질적으로 근로자 파견 관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삼성전자서비스가 노동조합법상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들을 부당노동행위의 주체라고 규정함에 따라 1심에서의 유죄 판결이 대부분 유지됐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재벌대기업의 노조파괴 범죄는 정상적인 수사로 입증할 수 없다”면서 “자본이 당당하게 모든 서비스 노동자를 하청으로 돌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수사심의위원회가 지난 6월 26일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고 불기소 처분하라고 권고한 이후 검찰은 공소장 제출을 하지 못한 채 판단을 유보 중이다. 차장·부장 검사 등 주요 인사가 마무리되는 다음주나 그 이후에나 수사팀이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6년 간 온열질환으로 27명 사망…인권위 ‘폭염 시 작업 중지’ 권고 추진

    6년 간 온열질환으로 27명 사망…인권위 ‘폭염 시 작업 중지’ 권고 추진

    최근 6년 동안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노동자가 27명에 달할 만큼 폭염으로 인한 산업재해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폭염 때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하고 그에 따른 임금을 보전받을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가 현행 법·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로서는 공공 부문 공사 현장에 우선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데, 노동계는 향후 민간 공사 현장에까지 확대·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3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현재 △공공 부문 건설 현장에서 폭염으로 인한 노동자의 작업 중지가 가능하도록 하고 △작업 중지 시간을 근무 중 휴게시간으로 보고 노동시간으로 인정하는 방안 △그에 따른 임금 보전 방안을 마련할 것 등을 고용부에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안건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 여부를 결정하는 안건이 추가됐던 지난달 30일 상임위원회에 보고된 안건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 6년(2014~2019년) 동안 온열질환(열사병, 열 탈진, 열 실신 등)으로 산업재해 피해를 입은 노동자는 총 158명이다. 이 중 건설 노동자가 81명(51.3%)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노동자 27명 중 19명(70.4%)이 건설 노동자다. 건설 노동자와 같이 밖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폭염 대비 정책으로 고용부는 지난해 8월 ‘열사병 예방 3대 기본 수칙 물·그늘·휴식 이행 가이드’(이하 가이드라인)를 만들었다. 이 가이드라인은 △노동자에게 깨끗한 물과 그늘진 장소를 제공할 것 △폭염특보(폭염주의보·경보) 발령 시 노동자에게 1시간 주기로 10~15분 이상씩 규칙적으로 휴식할 수 있도록 할 것 △노동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작업 중지 요청 시 사업주가 즉시 조치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또 일 최고기온 단계별(31도 이상, 33도 이상, 35도 이상, 38도 이상) 대응 요령도 제시하고 있다. ●현장에서 작동 안 하는 정부 ‘폭염 대책’ 가이드라인 그러나 노동계에서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재희 건설노조 교육선전실장은 “건설노조가 지난해 8월 조합원 3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을 때 폭염특보 발령 시 1시간 일하면 10~15분 이상씩 규칙적으로 쉬는 경우는 23.1%(85명)에 불과했다. 건설 현장에는 쉴 곳조차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라면서 “콘크리트를 붓거나 채우는 일을 하는 노동자들은 콘크리트에서 발생하는 열까지 더해진 환경에서 일을 하고, 철근 노동자와 형틀목수 노동자는 사방이 철근으로 둘러싸인, 체감온도가 40도를 넘는 곳에서 일을 해 열사병은 물론이고 체력 및 집중력 약화로 각종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록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이 ‘노동자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다’는 노동자의 작업중지권(또는 작업대피권)을 명시하고 있지만 노동자가 실제로 현장에서 행사하기 어려운 점도 문제다. 전 실장은 “건설 노동자들이 안전 규정대로 일할 것을 요구하면 현장 반응은 ‘지킬 것 지키면 공사 못 한다’, ‘당신 아니어도 일할 사람 많다’, ‘내일부터 나오지 마라’ 등”이라면서 “시간이 곧 돈인지라 어떻게든 빨리 공사를 끝내 공사기간 단축을 통한 이윤 창출을 하려는 건설사에 폭염 대책 등은 안중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급박한 위험’의 범위에 대해 회사와 다툼이 있다. 노동자가 위험하다고 판단해서 작업을 중지하면 회사에서 현장을 점검하고 안전대책을 세운 뒤 작업을 재개하는 게 아니라 노동자를 징계하거나 노동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노동자의 작업중지권 법적 권리지만…행사하면 불이익 우리나라가 2008년 2월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의 ‘산업안전 보건 협약’(제155호 협약)은 ‘자신의 생명이나 건강에 급박하고 심각한 위험이 존재한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작업 환경으로부터 스스로 이탈한 노동자는 국내 여건과 관행에 따라 부당한 결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회원국에는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 작업을 중지한 노동자가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정책을 수립·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최 실장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이유로 작업을 중지한 노동자에게 사업주가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산안법에 명시돼 있긴 하지만 이를 어긴 사업주를 처벌하는 조항이 없다. 고용부는 처벌 조항을 신설하는 입법을 몇 차례 추진했었고, 2018년 12월 11일 김용균씨의 사망을 계기로 산안법 전부개정이 진행될 때 지난해 2월 입법예고한 법안에도 처벌 조항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국회 심의 과정에서 처벌 조항이 삭제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용부가 지난해 2월 입법예고한 산안법 전부개정법률안은 위 이유로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한 노동자에게 해고 등 불리한 처분을 한 사용자를 징역 1년 이하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규정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김용균씨 사망 직후인 2018년 12월 27일 국회를 통과해 올해 1월 16일부터 시행된 산안법에는 이 처벌 조항이 빠졌다. 중대재해가 발생하거나 시정 조치 후에도 유해한 작업 환경이 개선되지 않은 사업장에 작업 중지를 명령할 수 있는 고용부의 작업 중지 명령권도 제한적인 경우에만 행사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 실장은 “지난 6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일하던 일용직 노동자가 온열질환으로 사망하는 일이 있었는데, 사건 초기에 고용부는 작업 중지를 명령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노조에서 강력히 주장해 나중에 작업 중지 명령을 했다”고 밝혔다. ●일용직 많은 건설 현장…작업 중지 시 임금 보전 필요 건설회사가 노동자들을 상시 고용하는 형태가 아니라 공사가 시작되면 그때마다 필요한 인원에 맞게 노동자와 고용관계를 맺는 구조상 건설 현장에는 임시·일용직 노동자가 많다. 통계청이 지난 4월 발표한 ‘2019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 통계자료에 따르면 건설업 분야 임금 노동자 163만 9000여명 중 상용직 노동자(78만 2000여명)보다 임시·일용직 노동자(85만 8000여명)가 더 많다. 그러다 보니 건설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일당(하루 단위로 지급)에 대한 부담으로 폭염 시에도 작업을 계속 하려는 경향이 있다. 최 실장은 “폭염으로 인한 위험의 주 대상이 되는 건설·조선업 현장 노동자들은 임시·일용직이 많다”면서 “임금 보전 방안이 없으면 작업 중지가 노동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문제와 연동돼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폭염으로 노동자들의 작업이 중지될 경우 임금을 보전한다는 규정은 현행법에 없다. 전 실장은 “폭염으로 작업이 현저히 곤란할 경우 발주처가 공사를 일시 정지하도록 하고, 공사기간을 산정할 때 처음부터 폭염에 따른 작업 중지 기간을 고려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폭염의 지속으로 공사기간이 연장됐을 때 그에 따른 손해를 정부가 보전하는 방안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폭염경보가 발령됐을 때 서울시와 그 자치구, 투자출연기관이 발주한 공사 현장 노동자들의 오후 시간 실외 작업을 중지하되 이에 따른 노동자들의 임금을 보전해주는 제도를 2018년 8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공사 현장 편의시설 확충도 과제 인권위는 이외에도 공사 현장의 편의시설 설치 기준을 개선할 것을 고용부에 권고할 예정이다. 현행 건설근로자법(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은 사업주로 하여금 1억원 이상 규모의 건설 공사가 시행되는 현장에 화장실, 식당, 탈의실 등의 편의시설을 설치하거나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수에 비례해서 편의시설을 설치하도록 하는 규정과 편의시설이 어떤 설비들을 갖춰야 하는지를 명시한 규정은 없는 상황이다. 전 실장은 “원청회사 사무실이 있는 간이건물에는 화장실, 샤워실, 탈의실 등이 다 갖춰져 있다. 예전에는 원청사 직원들만 이용할 수 있도록 자물쇠를 채우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노동자들의 항의로 하청회사 노동자들도 사용을 할 수는 있긴 하지만 작업 현장과 거리가 멀어 작업 중에는 사용하기 힘들다”면서 “300여명이 일하는 현장에서도 10여명이 쉴 수 있는 휴게실이 전부라고 한다. 편의시설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런 내용들을 담은 권고안을 다음 상임위원회에 재상정해 수정, 보완하는 작업을 계속 할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조양래 회장, 딸 조희경에 “왜 이러는지…경영권 줄 생각 없어”

    조양래 회장, 딸 조희경에 “왜 이러는지…경영권 줄 생각 없어”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이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주식을 넘긴 것이 갑작스런 결정이 아니라고 밝히며 첫째 딸의 성년후견인 개시심판 청구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31일 조양래 회장은 입장문을 내고 “첫째 딸이 성년후견인 개시심판을 청구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족간 불화로 비춰지는 것이 정말 부끄럽고 염려되는 마음과 더불어 사회적 이슈가 되어 주주분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계시고 직원들도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돼 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입장문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조 회장의 장녀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조희경 이사장은 전날 서울가정법원에 조 회장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조 회장은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고 그 동안 좋은 성과를 만들어냈고 회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며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해서,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 찍어 두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몇 달 동안 가족 간에 최대주주 지위를 두고 벌이는 여러 가지 움직임에 대해 더 이상 혼란을 막고자 미리 생각해 두었던 대로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이라며 “갑작스럽게 결정을 한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말씀 드린다”고 강조했다. 1937년생인 조 회장은 “건강 문제는 매주 친구들과 골프도 즐기고 있고, 골프가 없는 날은 PT도 받고, 하루에 4∼5㎞ 이상씩 걷기운동도 하고 있다”며 “나이에 비해 정말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사랑하는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저야말로 저의 첫째 딸이 괜찮은 건지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라며 딸의 행동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경영권에 욕심이 있는 것이라면, 딸에게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은 단 한 순간도 해 본 적이 없다. 딸은 경영에 관여해 본 적이 없고, 가정을 꾸리는 안사람으로서 잘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돈 문제라면 첫째 딸을 포함해 모든 자식에게 이미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돈을 증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재단에 뜻이 있다면 이미 증여 받은 본인 돈으로 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조 회장은 자신의 재산을 공익활동 등 사회에 환원하는 데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다며 방법은 자신이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식들이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결정권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부디 제 딸이 예전의 사랑스러운 딸로 돌아와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글을 맺었다. 조희경 이사장 측은 전날 한정후견을 신청하며 낸 보도자료에서 조 회장에 대해 “가지고 있던 신념이나 생각과 너무 다른 결정이 갑작스럽게 이뤄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분이 놀라고 당혹스러워했다”며 “이런 결정들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의해 내린 것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조 회장이 지난달 26일 급작스럽게 조현범 사장에게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식 전부를 2400억원에 매각했는데 그 직전까지 그런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며 “조 회장은 평소 주식을 공익재단 등 사회에 환원하고자 했으며 사후에도 지속 가능한 재단 운영 방안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 사장은 지난달 시간외 대량 매매로 조 회장 몫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모두 인수해서 지분이 42.9%로 늘고 최대주주가 됐다. 큰아들인 조현식 부회장(19.32%)과 조희경 이사장(0.83%), 조희원씨(10.82%) 지분을 합해도 30.97%로, 조 사장과는 차이가 크게 난다. 한편 조현범 사장은 하청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 3년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6억150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해 현재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사설] 하청업체 기술 유용 현중에 과징금 고작 10억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그제 하도급업체의 기술을 강압적으로 빼앗은 뒤 납품 거래를 끊은 현대중공업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9억 70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또 현대중공업 법인과 임직원을 지난해 10월 검찰에 고발했다. 현대중공업 측의 불복으로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나 공정위가 밝힌 갑질 행태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 준다. 갑질 피해를 본 하도급업체는 20여년간 현대중공업에 협력하며 국산화에 성공한 세계 3대 피스톤 제작업체로 꼽히는 강소기업이다. 현대중공업은 기술자료를 강압적으로 요구했고, 피스톤 제작업체는 납품을 해야 하는 처지라 부당한 요구에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더욱 기가 찬 것은 현대중공업이 기술자료를 다른 업체에 넘겨 2년 뒤인 2016년부터 피스톤 생산 이원화가 가능해지자 납품 단가를 터무니없이 후려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도 모자라 현대중공업은 2017년 기존 강소기업과의 하도급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는 게 공정위의 조사 결과다. 하도급업체에 대한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는 오랜 관행처럼 쉽게 근절되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례처럼 하도급업체의 기술을 빼앗거나 유용하는 것 외에도 대금 지급을 연기하거나 일방적인 계약을 파기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갑질과 불공정행위가 이어지고 있다. 기술협력이니 상생이니 하면서도 제품을 납품하거나 인력을 공급해야 하는 하도급업체는 여전히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는 게 현실이다. 공정위가 현대중공업에 부과한 과징금은 기술 유용 관련 역대 최고액이라고는 하나 갑질의 정도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다고 본다. 이마저도 2018년 고시 개정으로 과징금 상한이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올랐기 때문에 부과할 수 있었다. 상한선 자체가 낮은 것이다. 1년 전 한화가 태양광스크린프린터를 생산하는 하도급업체의 기술을 유용한 혐의로 적발됐을 때 부과된 과징금은 3억 8200만원이었다. 하도급업체 등 중소기업들의 생명줄과도 같은 기술을 빼앗거나 유용한 행위에 비해 처벌 수위는 지나치게 약하다.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언제나 공정한 거래가 보장돼야 한다. 대기업과 하도급업체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진정한 협력과 상생을 위해서는 최대한 공정한 거래를 유지해야 한다. 공정한 경쟁 풍토를 어기는 기업에는 가혹하리만큼 엄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지금처럼 솜방망이 처벌이 계속된다면 하도급업체에 대한 갑질 등 불공정행위 근절은 요원할 것이다.
  • “보안업 직고용, 일자리 뺏기 아니다… 차별 말고 손잡아야”

    “보안업 직고용, 일자리 뺏기 아니다… 차별 말고 손잡아야”

    “안전·보안업 노동자를 직고용하는 것은 (다른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게 아닙니다. 정규직을 바늘구멍으로 만들고 그 경쟁에 우리를 밀어넣은 정부에 분노의 화살을 돌려야 합니다. 청년이 손잡고 함께 누리는 세상을 만듭시다.” 지난달 30일 금속노조 청년 조합원 261명이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인국공 사태)에 찬성하며 낸 성명이다. 최근 인국공 사태를 두고 청년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각자 서 있는 위치에 따라 시각을 달리하고 있지만, 성명을 낸 이들은 “고용형태로 인간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건 공정이 아니다”라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5일 금속노조 성명에 참여한 정규직과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 두 명에게서 인국공 사태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이들이 정규직 전환을 강조하는 이유는 비정규직 처우가 그만큼 열악하기 때문이다. 광주 자동차 부품 공장의 사내하청 노동자인 이덕호(36)씨는 7년 동안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정규직과의 차별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씨는 “비정규직은 항상 위험한 곳, 더러운 곳에서 일하면서 대우는 제대로 못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 하대는 일상이었다. 그는 “생산라인이 잠깐 멈추면 다른 직원은 쉬는데 비정규직은 수세미로 바닥 청소를 했다”며 “업무 외의 일까지 우리 몫인데, 정작 작업복은 정규직 것보다 질이 떨어져 한 번 빨면 터져버렸다”고 말했다. 대구의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는 김지후(31)씨는 이런 현실에 공감했다. 무엇보다 그는 정규직이 먼저 비정규직과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우리 회사에서도 같은 사업장에서 상시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과정에서 반발이 있었다”며 “집안 배경이 개인의 능력을 좌우하는 사회인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시험 쳐서 들어오지 않으면 무조건 정규직은 안 된다’고 보는 시선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정부의 미적지근한 태도도 잘못됐다고 소리 높였다. 김씨는 “청년들 사이에서 밥그릇 다툼이 벌어진 건, 대통령의 1호 공약일 정도로 중요한 사안을 정부가 제대로 추진하지 않고, 기관에만 떠넘겼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처음부터 관계 부처에서 긴밀하게 협력해서 정규직화를 준비하고, 사용자와 노동자 간 합의를 이뤄 냈으면 불필요한 충돌은 없었을 거란 뜻이다. 이씨 역시 “애초에 정규직은 우월한 자리이고, 비정규직은 그보다 못하다는 인식을 만들어 낸 채용 방식이 잘못됐다. 비정규직에 대해 질타할 게 아니라 공정한 과정을 없앤 쪽에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분노하는 청년들의 마음도 이해 간다. 문제의 근본 원인은 좋은 일자리가 그만큼 없기 때문”이라며 “그렇다고 같은 노동자끼리 비난하며 경쟁만 하는 구도는 지금처럼 옳지 않은 구도를 지속하게 할 뿐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차별하지 말고 같은 노동자로서 함께 손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보안업 직고용, 일자리 뺏기 아니다… 차별 말고 손잡아야”

    “보안업 직고용, 일자리 뺏기 아니다… 차별 말고 손잡아야”

    “안전·보안업 노동자를 직고용하는 것은 (다른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게 아닙니다. 정규직을 바늘구멍으로 만들고 그 경쟁에 우리를 밀어넣은 정부에 분노의 화살을 돌려야 합니다. 청년이 손잡고 함께 누리는 세상을 만듭시다.” 지난달 30일 금속노조 청년 조합원 261명이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인국공 사태)에 찬성하며 낸 성명이다. 최근 인국공 사태를 두고 청년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각자 서 있는 위치에 따라 시각을 달리하고 있지만, 성명을 낸 이들은 “고용형태로 인간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건 공정이 아니다”라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5일 금속노조 성명에 참여한 정규직과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 두 명에게서 인국공 사태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이들이 정규직 전환을 강조하는 이유는 비정규직 처우가 그만큼 열악하기 때문이다. 광주 자동차 부품 공장의 사내하청 노동자인 이덕호(36)씨는 7년 동안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정규직과의 차별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씨는 “비정규직은 항상 위험한 곳, 더러운 곳에서 일하면서 대우는 제대로 못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 하대는 일상이었다. 그는 “생산라인이 잠깐 멈추면 다른 직원은 쉬는데 비정규직은 수세미로 바닥 청소를 했다”며 “업무 외의 일까지 우리 몫인데, 정작 작업복은 정규직 것보다 질이 떨어져 한 번 빨면 터져버렸다”고 말했다. 대구의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는 김지후(31)씨는 이런 현실에 공감했다. 무엇보다 그는 정규직이 먼저 비정규직과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우리 회사에서도 같은 사업장에서 상시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과정에서 반발이 있었다”며 “집안 배경이 개인의 능력을 좌우하는 사회인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시험 쳐서 들어오지 않으면 무조건 정규직은 안 된다’고 보는 시선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정부의 미적지근한 태도도 잘못됐다고 소리 높였다. 김씨는 “청년들 사이에서 밥그릇 다툼이 벌어진 건, 대통령의 1호 공약일 정도로 중요한 사안을 정부가 제대로 추진하지 않고, 기관에만 떠넘겼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처음부터 관계 부처에서 긴밀하게 협력해서 정규직화를 준비하고, 사용자와 노동자 간 합의를 이뤄 냈으면 불필요한 충돌은 없었을 거란 뜻이다. 이씨 역시 “애초에 정규직은 우월한 자리이고, 비정규직은 그보다 못하다는 인식을 만들어 낸 채용 방식이 잘못됐다. 비정규직에 대해 질타할 게 아니라 공정한 과정을 없앤 쪽에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분노하는 청년들의 마음도 이해 간다. 문제의 근본 원인은 좋은 일자리가 그만큼 없기 때문”이라며 “그렇다고 같은 노동자끼리 비난하며 경쟁만 하는 구도는 지금처럼 옳지 않은 구도를 지속하게 할 뿐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차별하지 말고 같은 노동자로서 함께 손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공정은 무엇인가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공정은 무엇인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2017년 5월 취임 직후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서 “임기 중에 비정규직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 우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약속 후 3년이 훌쩍 지난 2020년 6월 말이 되어서야 인천공항공사는 1900여명의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청와대 게시판에는 공기업 정규직화를 중단해 달라는 청원이 하루 만에 20만명이 넘었다고 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대한 논쟁은 무엇이며 ‘공정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한국 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 숫자가 많고 (임금 노동자의 48%)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크다. 임금(비정규직은 정규직의 65%)은 물론, 후생복지(상여금, 퇴직금, 고용보험, 연금보험) 혜택에서 큰 차별을 겪는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으로의 이동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OECD 국가에서 비정규직이 1년 후 정규직이 될 평균은 40%, 3년 후 평균은 60%라고 한다. 한국은 그 가능성이 1년 후 11%, 3년 후 22.4%로 무척 낮다. 비정규직으로 시작한 노동자 10명 중 3년이 지나 정규직으로 이동하는 사람은 2명 남짓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이렇게 고착화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간극은 불행하게도 이 둘 사이의 갈등을 부추기고 강화한다. 이런 노노갈등을 통해 이익을 보는 건 당연 기업과 자본가들이다. 모기업과 자회사, 본청과 하청, 사내하청과 사외하청으로 줄세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 모든 곳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열을 심어놓는다. 이를 통해 기업은 비용을 절감하고 법적인 책임을 회피한다. 분열되어 갈등하는 노동자들은 기업과 정부에 해결책을 요구하기보다는 서로를 비난하게 된다. 건강한 노동시장은 좋은 정규직 일자리가 늘어나기는 해야 하지만, 비정규직이 제로가 되는 것이 아니다. 비정규직이 일정 정도 있더라도 이들이 정규직으로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열려 있고, 그 이동이 합리적인 기준으로 이루어지면 된다. 그래야 인적 자원이 생산적인 방향으로 배치되고, 노동자가 갖고 있는 기술과 숙련 정도가 정당한 보상을 받는다. 다수의 노동자들이 합당한 보상을 받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을 때 창의력과 헌신성이 높아지고 생산성도 향상된다. 지금 논란이 일고 있는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사정을 조금만 들여다보자. 1만 1000명이 넘는 인천 공항 직원 중, 정규직이 1400여명이고 비정규직이 9800명 정도 된다. 직원의 87%가 비정규직 또는 간접 고용이라는 그 놀라운 비율 때문에 문 대통령도 취임 초기 인천공항공사 방문을 통해 비정규직 해결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이번 정규직화 발표 이전에 7600여 용역 노동자들은 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긴 했다. 일종의 꼼수 정규직화 방법이었는데, 이는 공항공사가 직접 고용하는 것이 아니고 자회사를 만들어 정규직화한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용역, 파견, 협력 업체에 소속되어 일하는 노동자들도 있다. 이번에 인천공항공사가 직접 고용한다고 발표된 보안검색요원은 그간 외부 경비업체가 고용하던 1900여명이다. 이들이 공사의 정규직이 된다고 해서 수행할 업무가 바뀌는 것도 아니고, 임금이 상승하고 노동조건이 개선되는 것도 아니다. 보안검색요원이 정규직이 되었기에 내년 정규직 공채 숫자가 줄어들까 염려하는 것은 근거도 없고 정당성도 없다는 의미다. 정규직은 어차피 공항 업무의 핵심 사무직을 중심으로 뽑기에 분야가 아예 다르다. 이들에 대한 안정적인 일자리와 합리적인 대우가 중요하듯, 보안검색 요원의 직장 안정성과 합당한 대우도 안전하고 효율적인 공항 운영에 중요하다. 하지만 정규직화에 대한 이런 ‘수세적인’ 설명과 팩트체크 이전에 우리가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따로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공정’하지 않다고 청와대 청원까지 해가며 반대하는 취업준비생들의 문제 제기는 과연 공정한가? 시험 점수가 절대적 기준이 되어 노동자들 사이에 다른 계급을 만드는 것은 공정한 제도인가? 한번 비정규직은 영원한 비정규직이 되는 현실은 온당한가? 당신이 높은 시험 점수를 받는 것은 과연 노력의 결과만일까? 시험 공부고 높은 점수를 받는 것 자체가 ‘계급·계층 불평등’의 결과는 아닐까?
  • 청와대,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논란에 “취준생과 무관”

    청와대,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논란에 “취준생과 무관”

    보안검색요원 등 비정규직 직원 190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직접 고용하겠다는 방침을 낸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결정이 불공정하다는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청와대가 “취업준비생들의 일자리와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25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비정규직 보안검색직원의 일자리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현재 공사에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의 일자리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황 수석은 “이분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거라면 모두 신규로 채용하면 되지 않냐는 의견도 있으나, 일하던 분들이 갑자기 일자리를 잃고 나가야 하는 상황도 공정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2017년 5월 이후 근무자는 정규직 전환 전제로 뽑아”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찾아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약속한 2017년 5월을 기점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기준이 다른 부분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황 수석은 “5월 12일 이전에 들어온 분들은 인성검사나 적격심사 등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하지만 이후에 들어온 분들은 전환될 일자리임을 알고 들어와서 필기시험 등 공채 절차를 거친다”고 전했다. 정규직 전환 대상이 된 비정규직 중에서도 탈락자가 나올 수 있어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있다는 것이다.인천공항공사와 비정규직 노조가 2017년 12월에 정규직 전환 계획에 합의했는데도 이제야 그 합의가 이행되는 것에 대해서는 “비정규직 직원의 용역계약이 모두 종료된 시점에서 일괄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성 논란에 “국민 생명·안전 관련된 일자리 안정 차원” 가장 뜨겁게 제기되는 채용의 공정성 논란에 대해 황 수석은 “국민의 생명·안전과 관련된 일자리는 안정돼야 한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었다”면서 “채용 과정의 공정성과는 조금 다른 측면으로, 노동시장의 공정성을 지향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논란이) 청년 취업의 어려움과 관련해 정부에 과제를 많이 던지고 있지만, (공정성과 관련해 제기되는 문제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황 수석은 전날 JTBC 뉴스룸에서도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는 게 평등이냐’는 문제 제기에 대해 ‘구의역 김군 사고’와 ‘서부발전 김용균씨 사고’ 등을 언급하며 “하청 또는 비정규직 노동을 하며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한 분들의 문제, 노동시장의 공정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가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기존에 있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만이 정책의 목표가 아니다. 이런 정책이 없었다면 비정규직으로 뽑았을 일자리도 정규직으로 뽑고 있다”면서 “더 많은 청년 취업 준비생들에게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인천공항공사 정규직화에 문제를 제기한 청와대 국민청원은 답변 기준 20만명을 넘어서 이날 오전 9시 22만명 이상이 청원에 참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인천공항 “보안요원 초봉 5000만원? 사실 아냐” 해명

    인천공항 “보안요원 초봉 5000만원? 사실 아냐” 해명

    “알바생이 정규직?…정부 평가 통과해야”“평균 임금 3850만원, 급여체계도 달라”보안검색 노조도 “청년 일자리와 관계없어”인천국제공항공사가 보안검색 직원 1900여명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취업준비생을 중심으로 불만이 터져나오자 공사가 24일 ‘정규직 전환 관련 입장’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 해명했다. 이 자료에서 공사는 ‘알바생이 정규직 된다’는 취준생들의 항의에 대해 “보안검색요원은 공항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직무인 보안검색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라며 “보안검색 요원은 2개월간의 교육을 수료하고 국토교통부 인증평가를 통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순 아르바이트생 신분으로는 보안검색 요원이 될 수 없으며 전문적인 자격과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보안검색 요원이라고 누구나 직접 고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공사는 “2017년 5월 정규직 전환 선언 이전에 입사한 보안요원은 적격심사를, 이후에 입사한 보안요원은 공개경쟁 채용을 통과해야 한다”며 “특히 공개경쟁 채용은 누구나 응시할 수 있으며 응시자들의 경험과 능력,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공정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사는 전체 보안검색 직원의 약 40%는 공개경쟁 채용 방식이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보안검색 직원들 사이에서는 대거 탈락자가 나올 수 있다며 이런 방식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처우 문제도 오해가 많다고 설명했다. 현재 공사 일반직 신입(5급) 초임이 약 4500만원이다 보니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보안검색 요원들이 초봉 5000만원 수준의 공사 신입사원과 같은 대우를 받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공사는 현재 보안검색 요원의 평균 임금수준은 약 3850만원이고, 청원경찰로 직고용 시에도 동일 수준의 임금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기존 공사 직원들과 차별된 직무를 수행하는 만큼 별도의 급여체계를 적용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직접고용 정책이 공사의 기존 노동조합이나 보안검색 요원 노조들과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됐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공사는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노사전문가협의회에서 노동단체와 총 130여차례 협의를 통해 직고용 대상을 확정하는 등 정규직 전환을 추진했다”며 “특히 지난 2월 3기 노사전문가협의회에서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참여해 그간의 정규직 전환을 마무리하는 최종 합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공사는 이 합의에 따라 49개 용역, 5840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시설관리와 운영 서비스, 경비 등 3개 자회사 직원으로 전환했으며, 이달까지 추가로 1802명을 자회사에 편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올해 안에 소방대(211명)와 야생동물 통제(30명), 여객 보안검색(1902명) 등 2143명은 직접 고용할 방침이다. 한편 인천국제공항 보안검색 노조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최근 언론 보도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보안검색 노동자는 알바가 아니다”며 “보안검색원들의 다수는 대학의 항공보안학과나 항공서비스학과, 경호학과 출신이며 10년 이상의 보안검색 경력자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처우에 대해서도 “공사 정규직과는 다른 별도 직군이며 급여 또한 일반직 임금 수준과는 비교가 불가능하다”며 “공사 정규직으로 채용을 원하는 청년들의 일자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노조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직결된 업무는 몇 년마다 바뀌는 하청 용역사가 아니라 책임 있는 기관이 직접 운영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내 나이가 어때서?…이 나이에 ‘임계장’ 밖에 할 게 더 있수? [아무이슈]

    내 나이가 어때서?…이 나이에 ‘임계장’ 밖에 할 게 더 있수? [아무이슈]

    격일로 밤샘근무 한달 쥔 돈 198만원男 경비·운전기사, 女 주방보조·청소로 “경력 살려라? 젊은 사장들이 뽑아주나갑질 당하면 때려치워? 업계 소문난다” 불안한 노후, 빈곤과 우울증 등 악순환“보조금보다 맞춤형 직무능력 지원을”“나이 50~60 넘은 우리 같은 사람들이 다시 일자리 구하려면 뭐가 있겠어요. 남자는 경비원 아니면 운전기사, 여자는 주방 보조 아니면 청소예요. 그나마도 건강하지 못하면 엄두도 못내니까 나처럼 사지 멀쩡한 게 재산이지.”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단지 경비원 김준호(가명·63)씨의 하루 일과는 오전 5시 50분쯤 시작된다. 전날 근무조였던 동료와 업무 인수인계를 한 뒤 단지를 돌면서 아침 청소를 하고 출근하는 주민들의 출차를 돕다보면 어느새 해가 중천이다. 낮 12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는 점심시간, 오후 6시~7시 30분 석식시간, 오후 11시~오전 5시 수면시간으로 각각 정해져있지만 사실상 지켜지는 일은 드물다. 휴식 중에라도 주민 요구가 있으면 도와야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택배를 맡아주거나 주차 관리, 분리수거 및 음식물 쓰레기 배출 관리를 하고 방문객을 확인하는 일 등이 모두 김씨의 업무다. “하루 쉬면 13만원 날려… 아파도 휴일에 아파야” 오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24시간을 꼬박 근무하면 하루를 쉬는 격일제로 근무한다. 월급은 실수령액 기준 198만원 남짓이다. 휴가는 1년에 하루씩 생긴다. 그 이상을 쉬고 싶으면 대체 인력의 일당인 13만원을 김씨의 월급에서 공제해야 한다. 하루만 쉬어도 월급의 6.5%가 날아가는 셈이다보니 휴가는 언감생심이다. 김씨는 “어디 아프려면 휴무날에 아파야 한다”면서 웃었다. 김씨도 왕년에는 어엿한 사업가였다. 경기도 시흥에서 약 20년 동안 각종 쇠붙이를 가공해 납품하는 대기업 하청업체를 운영했다. 외환위기(IMF)로 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할 때도 김씨의 회사는 외려 몸집을 키웠다. 한때는 직원만 24명에 달했다. 하지만 사기를 당하면서 2015년 사업을 접었다. 한동안 경제활동을 손에서 놓고 방황하던 김씨는 지난해 셋째 딸의 결혼을 계기로 더이상 가족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재취업을 결심했다. 하지만 평생 기계만 알고 살던 김씨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김씨는 “불경기인데다 노인네가 직원으로 입사하기는 불가능”이라면서 “기업 구매팀 직원들이 이미 아들뻘이다보니 업계에 진입해도 거래처 뚫기조차 어려울 것 같아 단념했다”고 말했다.“20년 베테랑 판매직도 경단녀에겐 기회도 없더라” 송파구의 한 민간어린이집 조리사로 근무 중인 조성은(가명·60·여)씨도 결혼 전에는 국내 유명 백화점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베테랑’ 매장관리직 사원이었다. 1997년 일을 그만둘 때는 상사가 다른 점포에 자리를 마련했다며 붙잡을 정도로 능력도 인정받았다. 퇴직 직전 월급이 당시 돈으로 약 240만원이었다. 사내 노조가 처음 설립되면서 노조부위원장만 세차례나 맡아 여직원들도 남직원들과 동일하게 승진 및 임금체계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사규를 바꾸기도 했다. 결혼하면서 퇴사해 아이를 낳고 가정주부로 지내다 아들이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지난해 재취업시장에 뛰어든 조씨는 “경제적인 이유도 있지만 직장인으로서 매일 출퇴근을 하고 사회적 관계를 맺고 싶은 욕구가 컸다”고 말했다. 오전 9시까지 어린이집으로 출근해 아이들을 위한 간단한 아침식사와 간식, 점심식사를 차례로 준비하고 설거지까지 마치면 오후 1시가 조금 넘는다. 4시간 근무하면 법정 휴게시간이 30분이라고 하지만 그것까진 바라지도 않는다. 주 5일 하루에 4~5시간씩 일하고 매달 조씨 손에 들어오는 돈은 약 89만원이다. 조씨는 “백화점 근무 경력을 살려서 판매직으로 일하고 싶지만 파견직 판매사원은 지인 소개로 일자리 구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빈곤 노동자가 경험한 노동 현장을 르포한 책 ‘누구나 결국은 비정규직이 된다’의 저자 나카자와 쇼고(전직 언론인)는 자신의 저서에서 “고령자에게는 큰돈이 움직이는 경우가 거의 없다. 소비 의욕도 적고 얼마 안 있어 입원하거나 죽을지도 모른다. 이직 지도나 기업쪽에서 채용하도록 주선하는 일은 가능할지라도, 기업 쪽에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만큼 들여야 할 수고가 청년에 비해 몇배나 든다. 노력해도 보상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고령자는 인재기업에 있어서 밭(노동시장)에 난 잡초다. 방해만 되니까 베어다 밖에다 버린다”고 현실을 차갑게 고발했다.고령층 43% 일하고 있지만 대부분 저임금 노동직 해마다 고령층의 재취업 비율이 늘어나면서 ‘인생이모작’은 우리 사회에서 더이상 낯설지 않은 말이 됐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노인들은 퇴직 이후 비정규직으로 내몰리고 있다. ‘임계장’(임시 계약직 노인장)이라는 자조 섞인 신조어가 화제가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상당수의 노인 근로자들이 평생을 몸담아온 분야의 경력을 살리기는 커녕 제한된 업종의 언제 대체될지 모르는 불안정한 일자리를 움켜쥔 채 빈곤에 시달리거나 ‘갑질’에 노출되기도 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국내 취업자 약 2693만명 중 만 60세 이상 취업자는 512만 1000명으로 약 19.0%를 차지했다. 만 60세 이상 전체 인구 1187만 5000명의 약 43.1%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등의 여파로 20~50대의 고용률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것에 비해 60대 이상의 고용률은 외려 소폭(0.3%p) 증가했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디서 일하고 있을까.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만 50~59세 임금근로자의 35.5%, 60세 이상 임금근로자의 71.6%가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하는 노인의 대부분은 저임금을 받는 단순 노무직에 종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태로운 노인 일자리는 빈곤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66세 이상 노인빈곤율은 OECD 국가 평균치인 17.8%를 훌쩍 뛰어넘는 43.8%로 압도적 1위였다. 갑질에 그만 두면 실업급여 받지도 못해 직업 안정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새로 구직시장에 뛰어들기도 어려운 임계장들은 ‘을‘의 위치로 내몰린다. 김씨는 “매달 주민들 관리비에서 월급이 나오다보니 동료 경비원들 이야기 들어보면 하인 부리듯 하는 사람도 종종 있다”면서 “갑질을 당하면 그냥 때려치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언제 다른 곳에 경비원 자리가 날지 모르는데다 자발적 사직을 하면 실업급여를 받지 못해 참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파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장모(51)씨는 “아파트가 점점 무인화 되면서 경비원 수요가 줄어드는데다 그나마도 신축 대단지 아파트는 ‘할아버지 경비원’보다 40대 이하의 젊은 경비원을 선호하다보니 구직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도 “고용주 입장에서 자기보다 나이 많은 고용인을 채용하기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중장년층 일자리는 정식으로 채용 공고를 내기보다 지인 소개나 고용주의 추천으로 검증을 받아야 다음 일자리가 연결되는 형태”라면서 “한번 유난스러운 사람으로 소문나면 소개가 끊길까봐 최대한 잡음이 안나게 조심해야 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경제적 불안정과 불안한 근무 여건은 우울증으로도 이어진다. 지난 1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0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연령대별 자살률(인구 10만 명당 명)은 80세 이상(69.8명), 70대(48.9명), 60대(32.9명), 50대(33.4명) 순으로 높았다. 칠레와 멕시코를 제외한 OECD 회원국 연령대별 자살률(인구 10만명당 명)에서도 대한민국은 70대와 80세 이상 연령층에서 1위를 차지했다. 노동시장의 사각지대에서 ‘노인 비극의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것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퇴직 후 경력이 단절돼 비연속적으로 일을 지속하는 집단의 비율은 한국(18.41%), 미국(11.58%), 독일(10.96%)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고령 노동자들이 자신의 경력자산을 활용해 인생 2라운드를 열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은퇴 전부터 국가가 재취업 위한 지원을 전문가들은 고령 노동자들이 은퇴하기 전에 이미 재취업을 위한 정부 차원에서의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 교수는 “단순히 보조금을 뿌려서 노인일자리를 일시적으로 확대하기보다 개인의 인적 자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평생 해온 직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종 개발을 하고 생애 주기별 직무역량 강화를 지원해 노인 일자리 생태계를 튼튼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재량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원도 “고령 노동자가 본래 직장에서 이탈하는 것을 늦추고 경력을 살려 연착륙할 수 있으려면 임금을 낮추거나 생산성을 높여야하는데, 전자는 임금피크제 도입 등의 조치가 취해지는 반면 후자에 대한 투자는 부족하다”면서 “국가가 개입해 고령층 노동자의 능력 개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인생 2모작을 고민할 수 있는 고령자와 생계에 몰려 불안정한 고용을 수용 할 수밖에 없는 고령자를 구분해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최혜지 서울여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은퇴 시점과 그 후를 잇는 가교적 일자리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좋은 일자리를 가진 노동자에 해당하는 이야기”라면서 “근본적으로 노인 기초연금, 국민연금 등 노후소득만으로도 생계가 보장될 수 있도록 보장 체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무 : [관형사]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를 때 쓰는 말. 아무이슈는 서울신문 기자들이 분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취재해 이야기를 풀어놓는 공간입니다.
  • 안전관리 불량 사업장 된 ‘현대중공업’...올해만 노동자 4명 목숨잃어

    안전관리 불량 사업장 된 ‘현대중공업’...올해만 노동자 4명 목숨잃어

    올해 들어 노동자 산업재해 사망 사고가 잇달아 발생한 현대중공업이 ‘안전관리 불량 사업장’으로 지정돼 정부의 특별관리를 받게 됐다. 고용노동부는 28일 “현대중공업의 안전관리가 매우 불량하다고 보고 특별관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4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숨졌다. 지난 21일에는 고용부의 안전보건 특별감독이 종료된 지 하루 만에 노동자 1명이 질식사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2~4월에는 추락사로 1명, 끼임사로 2명이 숨졌다. 고용부는 현대중공업의 안전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할 때까지 고강도 밀착 관리를 하기로 했다. 또 현대중공업 스스로 중대재해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 외부에 공개하도록 했다. 고용부는 이달 고용부·안전보건공단 직원 38명을 투입해 11∼20일 진행한 특별감독에서 현대중공업의 하청 노동자 보호 의무 위반을 적발했다며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책임 있는 자를 엄중 처벌해 안전 경영을 위한 경각심을 제고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고경영자의 안전경영 의지 미흡, 원·하청 소통 부족, 현장의 실질적인 위험요인 교육 부재 등이 지적됐다. 고용부는 사법조치 356건, 과태료 부과 1억 5200만원(165건 위반) 등의 조치도 취했다. 고용부는 우선 6~7월 부산고용노동청 주관으로 현대중공업을 전담하는 ‘상설감독팀’을 구성하고 강도 높게 밀착 관리한다. ‘위험작업 전 안전수칙 이행은 필수’라는 인식을 분명히 심어주기 위함이다. 하반기(7~12월)에는 조선업 안전지킴이를 신설·운영해 사업장을 순찰하며 안전조치 미흡 사항에 대해 개선 권고하고, 미이행시 산업안전보건공단 기술지도 및 고용부 감독과 연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에 대해 자체 상시점검단을 구성하여 상시 안전점검한다. 또 안전경영부문과 사업부문이 소통해 작업허가서 등을 통해 하청 노동자의 작업현장을 확인·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등 자체 안전보건관리 시스템을 강화하도록 했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현대중공업과 같은 대기업에서 사망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데 대해 심히 유감”이라며 “세계 일류 기업 답게 노동자가 일터에서 돌아오지 못 하는 일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최고경영자가 나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권수정 서울시의원 “코로나19로 해고된 노동자 입 틀어막는 정부·지자체 강력 규탄”

    권수정 서울시의원 “코로나19로 해고된 노동자 입 틀어막는 정부·지자체 강력 규탄”

    권수정 서울시의원(정의당, 비례대표)은 오늘 오후 금호아시아나 본사 앞 천막농성장에서 해고노동자, 공공운수노조와 함께 벼랑 끝에 선 노동자에 칼끝을 겨누는 정부와 지자체 규탄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11일 아시아나 하청업체 아시아나케이오 직원 8명이 코로나19를 이유로 해고됐다.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은 하청업체 대표인 박삼구 회장을 직접 만나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기 위해 농성장을 마련해 숙박 농성에 돌입했다. 그러나 지난 18일 오전 종로구청 철거반과 경찰병력이 적법하게 집회 신고절차를 마친 한 평 남짓한 농성장을 철거하기 위해 동원됐다. 당일 행정집행에 대한 명확한 이유와 근거를 종로구청에 물었지만 이어진 면담에서도 이에 대한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권 의원은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후 종로구청의 행태로 갑작스럽게 코로나19 확산방지를 명목으로 집회금지 고시를 내놓았다”라며, “확인해본 결과 대거 행정집행을 위해 지속적으로 철거인원을 모집하고 경찰 동원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아예 농성장이 있는 아시아나 본사 지역을 오늘 00시를 기준으로 집회금지 구역으로 설정했다”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를 이유로 해고를 자행해서는 안 된다며 고용유지 지원금 등 정책을 내놓았으나 정작 정부지원을 받는 산업에서 최저임금 노동자가 잘려 나가는데도 아무런 제재도 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권 의원은 “예상치 못했던 전염병으로 하루아침에 생계수단을 뺏긴 노동자의 목소리마저 빼앗는다면 문재인 정권과 서울시는 재벌비호에 앞장 서던 앞선 정권의 전철을 밟는 것이다”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해고노동자들과 권 의원은 코로나19로 집회시위에 어려움이 있다고 해도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결사의 자유를 막는 행위는 최소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생존권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 최대한 안전하게 목소리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경청해 줄 것을 정부 당국과 종로구청에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구의역 김군’ 떠난 지 4년… 오늘도 ‘죽음의 일터’로 출근합니다

    ‘구의역 김군’ 떠난 지 4년… 오늘도 ‘죽음의 일터’로 출근합니다

    서울메트로·정비용역업체 관계자 7명 단 한 명도 실형받지 않고 집유·벌금형 ‘2인 1조’ 의무 어겼지만 솜방망이 처벌 김군 떠난 후에도 닮은꼴 사고는 반복 사업주들 책임 강화·양형 기준 현실화 “우리는 왜 날마다 명복을 비는가.” 지난 20일부터 오는 29일까지 ‘구의역 참사’ 4주기 추모 기간을 선포한 추모위원회가 물었다. 2016년 5월 28일, 19살 노동자 김모군은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에서 홀로 스크린도어 수리 작업을 하던 중 열차에 치여 숨졌다. 그로부터 4년이 흘렀지만 책임자 처벌은 미흡하게 끝났고, 여전히 위험한 노동 환경은 또 다른 ‘김군’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구의역 김군 사망사고와 관련해 업무상 상해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가 인정된 서울메트로 및 하청업체 관계자 7명 중 실형을 선고받은 이는 단 한 명도 없다. 스크린도어 정비용역업체 은성PSD 대표인 이모(66)씨는 지난해 8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이정원(56) 전 서울메트로 대표는 유일하게 상고까지 했지만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원심과 같은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다. 나머지 서울메트로 관계자 5명도 벌금 500만~1000만원이 선고됐다. 노동계는 사용자가 안전관리 의무를 다하지 않아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유발시켰는데도 처벌이 지나치게 미약하다고 지적한다. 김군의 사고 당시에도 ‘2인 1조’ 작업 매뉴얼이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은 점이 가장 큰 문제로 꼽혔다. 재판부는 이 대표 등이 2인 1조 작업이 불가능한 인력 상태를 방치하고 역무원에게 폐쇄회로(CC)TV를 통해 작업 현장을 관리·감독하게 하는 조치도 취하지 않아 김군이 사망에 이르게 됐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런데도 처벌은 집행유예와 벌금형에 그친 것이다.대법원 양형위원회 양형 기준을 보면 산재 사망사고와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죄의 기본 형량은 징역 8개월~2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의 기본 형량은 징역 6개월~1년 6개월이다. 피해자에게 사고 책임이 있는 등 감경 요소가 있더라도 징역 4~10개월형이 권고된다.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산안법 개정안(김용균법)에 따라 이전에 비해 처벌이 강화됐지만, 대부분의 실제 선고 형량은 국민의 법 감정뿐만 아니라 양형 기준과도 괴리가 크다. ‘솜방망이 처벌’은 ‘닮은꼴 산재’로 이어지고 있다. 2018년 12월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사망한 하청 노동자 김용균(당시 24세)씨도 김군과 마찬가지로 ‘2인 1조’로 해야 할 작업을 홀로 하다가 변을 당했다. 지난달 29일 하청노동자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이천 물류센터 화재 사건도 마찬가지다. 12년 전인 2008년 1월에도 이천 코리아2000 냉동창고 화재로 40명이 사망했지만 사업주에 대한 처벌은 벌금 2000만원형이 내려지는 데 그쳤다. 두 참사 모두 효율성을 우선하느라 안전 관리를 등한시한 작업 현장에서 비롯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소속 정병욱 변호사는 “현행법이 기업과 사업주에게 산업재해의 책임을 제대로 묻지 못하고 있어 위험한 작업환경이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주의 안전조치 의무 강화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구의역 사고 1년 후 발생한 광운대역 철도노동자 사망사고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국철도공사 수송팀 직원 조영량(당시 52세)씨는 이동 중인 화물 열차 위에서 차량 연결작업을 하던 중 추락해 사망했다. 산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국철도공사 책임자들은 지난해 6월 항소심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앞서 1심에서는 유죄가 인정돼 벌금형이 선고됐다. 유무죄를 가른 건 ‘안전조치 의무’에 대한 판단이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업주에게 철도 차량의 분리 및 결합 등 입환작업 때 노동자의 추락을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 의무는 있지만, 추락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열차에 의한 충격 등 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 의무는 없다고 봤다. 정 변호사는 “산재 발생에 대한 사업주 책임을 강화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입법을 통해 사업주들이 경각심을 갖고 안전조치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포토] 구의역 故김용균씨 사고 4주기 앞두고 ‘추모 발길’

    [포토] 구의역 故김용균씨 사고 4주기 앞두고 ‘추모 발길’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고 4주기를 앞두고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 승강장 앞에서 김 군의 유족과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 하청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 노동인권 문제를 고발하다 세상을 떠난 고(故) 이한빛 CJ ENM PD의 아버지 이용관 씨가 헌화를 하고 있다. 스크린도어 정비직원이던 김 군은 2016년 5월 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홀로 정비하다 들어오던 열차에 치여 숨졌다. 2020.5.23 연합뉴스
  • 창원 통합당 국회의원, 두산중공업 경영위기 공동성명

    창원 통합당 국회의원, 두산중공업 경영위기 공동성명

    경남 창원시 지역구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인 5명 전원이 22일 지역 대표기업인 원자력발전설비 제작업체 두산중공업 경영위기 해결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공동성명에는 박완수(창원 의창)·윤한홍(마산회원) 국회의원과 강기윤(창원 성산)·이달곤(진해)·최형두(마산합포) 당선인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두산중공업이 탈원전정책에 따른 경영악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유휴인력 400명을 대상으로 휴업을 실시한다고 지난 18일 공시했다”고 밝혔다.이어 “두산 측은 휴업 인력에 연말까지 7개월간 70% 임금을 지급할 계획이지만 지난 1분기 기준 적자폭이 10배 가량 증가한 상황에서 경영정상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결국 대규모 실직과 폐업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에서 비롯한 창원과 경남의 산업위기를 극복하는 해법은 정부의 탈원전정책 폐기에 있다”며 “에너지산업의 근간을 흔들고, 세계 최고의 원전기업을 사지로 내몰고 있는 졸속 탈원전정책을 중단하고, 신한울 3, 4호기 건설을 즉각 재개하라”고 정부와 여당에 호소했다. 이들은 “가장 경제적이고 안전한 원전을 없애고, 비싸고 비효율적인 액화천연가스(LNG) 발전과 태양광발전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은 국민들과 기업, 국가경제 전반에 큰 부담만 안겨주는 망국적 정책이다”고 주장했다. 아들은 창원시와 경남도에 대해서도 “두산중공업 소재인 창원 성산구 뿐만 아니라, 하청업체 등이 분포한 보다 폭넓은 권역에 대해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정부에 적극 건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두산중공업측에도 “일방적이고 일시적인 휴업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인식하고 근로자와 대화를 통해 상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창원시에 본사와 공장이 있는 두산중공업은 원자력·석탄화력 발전설비 수주 부진 등으로 올들어 자산매각과 인력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2월 1차 명예퇴직으로 650여명이 회사를 떠난데 이어 2차 명예퇴직에 100여명이 신청했다. 또 350여명의 직원이 21일 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코로나19 직격탄...항공업계 감원 현실화 “70%는 기간제 근로자”

    코로나19 직격탄...항공업계 감원 현실화 “70%는 기간제 근로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에서 1분기 인원 감축이 현실화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항공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대형항공사(FSC) 2곳과 저비용항공사(LCC) 4곳의 분기보고서를 작년 말 사업보고서와 비교한 결과 6곳 모두에서 석 달 새 413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중 70%에 달하는 289명은 기간제 근로자였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 말 1만9063명(기간제 근로자 1700명 포함)이었던 직원 수가 3월 말 1만8741명으로 322명 감소했다. 감소 인원 가운데 기간제 근로자는 80명이었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지난해 말보다 36명이 줄어 전체 직원은 9119명이 됐다. 기간제 근로자가 54명 일자리를 잃은 반면 소규모지만 정규직 수시 채용이 진행됐다. 진에어도 기간제 근로자가 지난해 말 414명에서 3월 말 374명으로 40명 줄어들며 전체 직원 수는 1942명에서 1923명으로 19명 줄었다. 에어부산의 직원 수는 1454명(기간제 근로자 174명 포함)에서 1천439명(기간제 근로자 162명 포함)으로 소폭 감소했다. 항공사 사정에 따라 운항, 정비 등의 부문에서 일부 신규 채용이 있었지만 인턴, 계약직, 촉탁 직원을 포함한 기간제 근로자의 계약이 연장되지 않으면서 전반적으로 직원 수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희망퇴직에 이어 정리해고 절차를 진행 중인 이스타항공과 분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에어서울 등을 고려하면 1분기에 직장을 떠난 항공업계 직원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미 기내식과 청소 등을 담당하는 하청업체에서는 대량 감원 사태가 현실화한 상황”이라며 “당분간 여객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항공사별로 급여 삭감과 인력 조정 등의 비용 절감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함께 인수 뛰어든 미래에셋도 흔들… 현산, 아시아나 포기하나

    함께 인수 뛰어든 미래에셋도 흔들… 현산, 아시아나 포기하나

    인수 접자니 이행보증금 낸 2500억 발목 한화, 2008년 대우조선 포기 때 9년 소송 아시아나는 하청업체 직원들 정리해고 노동계 “3조 지원받고 자르나” 투쟁 선언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선 HDC현대산업개발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코로나19 사태로 극심한 불황을 맞고 있는 항공회사를 인수하는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재무적 투자자로 함께 뛰어든 미래에셋그룹이 최근 대규모 호텔 매매계약을 철회하면서 인수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HDC현산은 지난달 30일로 예정됐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무기한 연기했다.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한 6개국 가운데 러시아가 아직 승인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업계에서는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접으려 한다는 해석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다. HDC현산은 인수 포기설에 선을 긋고 있지만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재무적 투자자로 나섰던 미래에셋그룹이 최근 중국 안방보험과 맺었던 7조원 규모의 미국 호텔 매매계약을 돌연 취소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미래에셋 측은 7000억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돌려받기 위해 11일 중국 안방보험에 맞소송을 하겠다고 밝혀 소송전이 본격화했다. 재판은 오는 8월 말부터 시작된다. HDC현산으로서는 당장 인수를 접는 것도 쉽지 않다. 먼저 이행보증금으로 낸 2500억원을 포기해야 한다. 일부라도 돌려받으려면 힘든 소송전을 벌여야 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화케미칼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섰다가 철회한 사례와 비교하지만 당시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2008년 한화케미칼은 산업은행으로부터 주식을 사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고 협상을 진행하던 중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 한화케미칼은 이행보증금으로 3150억원을 냈고 9년여간의 소송을 통해 절반이 넘는 1951억원을 돌려받았다. 1, 2심에서 패했던 한화가 대법원 판결에서 뒤집고 이행보증금 일부를 챙길 수 있었던 것은 딜이 깨진 사유가 산은과 대우조선해양 측에도 일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대우조선해양노조는 고용 보장 등을 이유로 한화의 기업 확인실사를 거절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이번 위기는 코로나19 사태라는 외부 원인이 있기 때문에 (한화와) 같은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HDC현산의 고심이 깊어지는 동안 아시아나항공 안팎에서는 노사 간 잡음도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하청업체로 수화물 관리 및 기내 청소 업체인 아시아나케이오 직원들은 이날 정리해고를 당했다. 노동계는 “해고나 다름없는 무기한 무급휴직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리해고가 이뤄졌다”면서 “항공사에 지원이 결정된 금액만 3조 3000억원에 달하지만 말단의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리해고는 중단되지 않았다”며 아시아나항공 등을 상대로 투쟁을 선언했다. 아시아나케이오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지분을 소유한 회사로 박삼구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사장을 맡고 있다. 회사 안팎이 시끄러운 가운데 정부가 HDC현산이 인수를 포기하게 내버려 두지는 않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항공 전문 애널리스트는 “규모는 다르지만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에서도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면서 “이는 업계의 인수합병을 통한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을 정부도 원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를 지렛대로 HDC현산은 지속적으로 협상 조건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변경하려 할 것”이라며 “인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채권단과 금호그룹이 이를 적절히 조율하는 협상력을 갖추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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