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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면 제거업체서 돈받고 부실작업 묵인 서울메트로 직원 비리 수사

    서울메트로 직원들이 지하철 석면 제거업체로부터 수억원대의 돈을 받고 부실작업을 눈감아준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11일 서울메트로 본사와 노조 소속 환경감독관들이 하청업체로부터 뇌물을 받는 데 이용한 것으로 보이는 통장을 입수해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메트로 환경감독단은 노조 직원 5명과 본사 직원 1명으로 구성됐으며 공사의 시설기준을 점검하는 업무를 해 왔다. 경찰은 이들이 2007년 7월부터 올해 말까지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과 3호선 경복궁역 등 1~4호선 9개 역사에서 진행 중인 석면 제거 공사를 맡은 업체들로부터 수억원대의 금품을 받고 환풍기 미설치 등 관리지침 미준수 행위를 눈감아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번주 중 본사 및 노조 소속 환경감독관 2명을 소환조사하고 석면제거 공사를 진행 중인 업체들에 대한 압수수색도 벌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공연리뷰] 연극 ‘마땅한 대책도 없이’

    “피아노 건반처럼 누르면 누르는 대로 피 터지게 일했는데 이제 좀 늘어지고 음정 안 맞는다고 버려? 왜 이렇게 눌림만 당해야 하느냐고.” 비정규직 노동자 만석(유우재)이 가슴 깊은 곳에 꾹꾹 눌러담았던 울분을 터트린다. 정규직이 아닌 하청 노동자라도 가족을 먹여 살릴 일자리가 있다는 것에 안도하며 살던 그는 파업에 가담하면서 대기발령 상태가 됐다. 만석은 같은 처지의 동료 정만(김성철)과 밥벌이를 찾아 거리에 나서지만 가진 거라곤 용접 연장통뿐인 고졸 ‘땜쟁이’를 반겨줄 일자리는 어디에도 없다. 매섭게 불어닥친 경제한파에 거리마다 넘쳐나는 건 노숙자들뿐이다. 설상가상 노조를 함께했던 동지에게서마저 사기를 당하자 만석과 정만의 절망은 바닥을 친다. “아무것도 없다고, 아무것도. 마땅한 아무런 대책도 없다고. 마땅히 오라는 데도 갈 만한 데도 없다고. ” 정만이 신음처럼 내뱉는 한숨에 객석은 무겁게 가라앉는다. 연극 ‘마땅한 대책도 없이’가 보여 주는 풍경은 한 치의 시차도 없이 지금 우리 사회를 거울처럼 비춘다. 극 초반 만석과 정만의 파업 현장은 불과 얼마전까지 치열하게 격돌했던 쌍용자동차 파업 상황을 그대로 옮겨온 듯하다. 영국 소설가 아서 모리슨이 100년 전 런던 공황을 배경으로 쓴 단편소설을 각색했다는데 원작의 존재를 의심할 정도로 설정과 에피소드들이 지극히 현실적이다. 지난해부터 연극을 준비했다고 하니 연극이 현실을 반영했다기보다 사회가 연극의 내용을 닮아가고 있다고 보는 편이 맞겠는데, 그래서 더욱 서글프다. ‘고곤의 선물’로 호평받은 연출가 구태환은 이런 주제의 연극이 흔히 빠지기 쉬운 선동적이고 목적의식적인 사회비판극의 함정에서 벗어났다. 관객이 연극의 메시지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적절한 웃음 코드를 배치하고, 관객 스스로 생각할 여지를 남겨뒀다. 연극의 시작과 끝은 가수 남진의 ‘님과 함께’로 열리고, 닫힌다. 푸른 초원 위에 집을 짓고 사랑하는 사람과 그 집에서 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이, 누군가에겐 실현 불가능한 꿈이 되는 불평등한 사회구조에 대한 지독한 반어법이다. 30일까지 대학로 정보소극장. (02)2055-1139.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4·29 재보선 현장] 인천 부평을 “살기 힘들다, 도와달라”-울산 북 “막판 단일화 성사 기대”

    [4·29 재보선 현장] 인천 부평을 “살기 힘들다, 도와달라”-울산 북 “막판 단일화 성사 기대”

    ■인천 부평을-車心은 경제 4·29 재·보선의 최대 승부처인 인천 부평을에는 15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도부가 이날 오전 각각 부평을에 총출동해 표심(票心) 훑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아직 냉랭했다. GM대우의 유동성 위기로 인한 지역 경제의 어려움에 잔뜩 움츠린 모습이었다. 부평구 청천동 GM대우 본사와 협력업체 직원 등 GM대우 관련 유권자는 1만여명에 이른다. 각 정당이나 후보에게는 GM대우의 회생 방안이 최대의 선거 전략인 셈이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통상산업부 자동차조선과장, 지식경제부 차관 등을 지낸 한나라당 이재훈 후보는 ‘GM대우의 구원투수’를, 1983년 대우차에 입사해 대우그룹 노동조합협의회 사무처장을 지낸 민주당 홍영표 후보는 ‘부평과 GM대우의 아들’을 자처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김응호 후보와 무소속 천명수 후보도 ‘GM대우 살리기’를 구호로 내세웠다. 각 정당은 GM대우의 회생방안을 앞다투어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싸늘했다. GM대우 노동 조직인 ‘현장의 소리’ 의장 정인상(49)씨는 “여야가 공적자금 1조원을 투입하겠느니, 추경예산 6500억원을 주겠느니 하지만 자칫 자금만 낭비하는 꼴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표심을 잡기 위해 무작정 정부 예산만 쏟아붓기보다는 경영 건전성을 높여 고용을 안정시키는 게 GM대우와 하청업체, 지역경제의 안정에 시급하다는 것이다. 지역 경제의 어려움이 ‘선거 무관심’ 현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GM대우 본사 정문 맞은편에서 10년째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순애(58)씨는 “예전에는 몇십명 단위의 회식도 많았는데 지난해 10월부터는 뚝 끊겼다.”면서 “대출을 받아 월세를 내는 형편”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김씨는 “수십년 동안 한번도 안 빠지고 투표했지만 이번 재·보선부터는 안 할 거다. 누가 되든 (경제가 안 좋은 건) 매한가지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서민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갈산 주공2단지 영구임대아파트에 사는 신원균(49)씨는 “GM대우 관련 공약만 잔뜩 내놓는데 우리같이 못사는 사람들을 위한 정책이 더 필요하다.”면서 “어려운 서민을 도와주는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불황에 표심이 둘로 나뉘는 모습도 보였다. 정부·여당 심판론과 강한 여당론이 팽팽히 맞섰다. 개인택시 기사인 김용락(49)씨는 “GM대우가 위기를 겪으면서 손님이 사라졌다. 대낮에 손님을 찾아다니면 도리어 가스비만 더 나와 손해다.”면서 “정치를 제대로 못해 경제가 이 모양이다. 정치를 잘못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반면 자동차보험업을 하는 조병철(34)씨는 “GM대우는 물론 하청업체, 주변 식당가들이 너무 힘들다.”면서 “정치에 별 관심은 없지만 GM대우 회생을 위해 정부에 입김을 넣어줄 후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울산 북-勞心은 진보 “진보 진영이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을까.” 오는 29일 울산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과 협력업체들이 위치한 이곳은 노동조합의 조직세가 강하다. 현대차 조합원 2만 5000명을 자랑하는 진보 진영의 핵심 근거지다. 이 가운데 절반 정도가 북구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조합원 가족까지 포함하면 2만여표가 걸려 있다. 하지만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와 민주노동당 김창현 후보가 ‘후보등록 전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노심(心·노동자의 표심)이 흩어질 위기에 놓였다. 양쪽은 단일화만 이루면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노조와 무관한 유권자들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호계동에서 스포츠용품점을 운영하는 강동기(29)씨는 15일 “자영업자 중에는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여기는 워낙 노조의 조직력이 강한 곳이어서 단일화만 되면 진보진영이 승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막판 단일화가 성사될지에 달렸다. 당초 이들은 토론회 등을 통해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린 뒤 후보 등록 이전에 단일 후보를 결정할 계획이었지만 후보 선출 방법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무산됐다. 진통을 겪자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와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15일 회동을 갖고 21일까지 후보 단일화를 마무리짓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원인 40대 김모씨는 “조합원들 관심이 온통 ‘단일화가 진짜 되느냐.’에 모여 있다.”면서 “누구로 단일화될지 조합원들이 손을 놓고 지켜보는 입장”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노조원은 “남은 기간 동안 단일화에 성공하더라도 시너지 효과가 얼마나 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 창당과정에서 ‘종북(從北)주의’ 논란으로 빚어진 양쪽의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귀족노조’에 반발하는 현대차 하청업체 및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진보 진영의 손을 들어줄지도 장담할 수 없다. 지역 정치판이 이념 투쟁으로 변질되는 것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신천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50대 남성은 “정치인이 정치하면 되고, 노동자는 노동하면 되지, 정치에 관심 두는 노동자는 뭐냐. 다 똑같다.”며 못마땅한 기색을 보였다. 전략공천으로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든 한나라당 박대동 후보가 이런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사장 출신인 박 후보는 중앙당의 지원으로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겠다는 기세다. 울산에서 영향력을 가진 정몽준 최고위원도 지원유세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 쪽은 “지지율 역전은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한 관계자는 “17대 총선 이후 2만여명의 유권자가 새로 유입됐다.”면서 “이들의 표심은 다른 영남지역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공천에 불만을 품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광우·김수헌 후보가 한나라당 지지표를 얼마나 잠식할지가 변수다. 울산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장하준 ③ “진보진영 이념의 틀 벗어나야”

    혹시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글을 읽어보신 적이 있는지요. 그 분 주장이 어느 정도까지 맞는지요?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직접 읽어본 적은 없구요. 자기 의견하고 안 맞는다고 정부에서 절필시키고,그 루머가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그게 맞다면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안 맞다.  남들이 이런 얘기를 했다고 간접적으로 본 적은 있는데 정확한 예측은 능력도 없고 관심도 없지만 누가 단편적으로 블로그에서 올린 글 보면 통찰력 있는 글을 많이 한 거 같기는 한데 모르겠습니다, 직접 읽어보질 않아서...정부 국민 반응이 더 의미가 있는 거겠죠. 제가 정부를 어드바이스 한다면 그렇게 하면 미네르마를 더 올려주는 거예요. 남들이 모르는 얘기를 하니 정부에서 새나갈까 해서 하는게 아닌가? 그러니까 사람들이 미네르바의 말을 안 듣게 하려면 반응을 안 하는게 최고죠. ‘한국 사회와 좌파의 재정립’이란 책에 실린 인터뷰에서 노동자들의 단결 정도와 실현 가능성 등을 언급하면서 좌파 진영 일부의 반박에 대해 상당히 높은 톤으로 재반박 했습니다. 배경을 설명해주신다면?  =인터뷰한게 많아서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만.아마 그런 이야기였을 거예요. 흔히 하는 얘기가 스웨덴 같은 데서 대타협 된 게 노조도 강하고 해서 됐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도 않은데 어떻게 하냐? 우리랑 그렇게 다른데 어떻게 배우냐? 말하자면..저는 스웨덴을 모델로 한 건 아닌데, 알기 쉽게 예를 든 건데...  이런 거죠. 어떤 일정 조건이 돼야 특정 정책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얘기는 개념적으론 맞는 거죠. 그런데 이에 대해 두가지 접근이 있는데 이 목표가 좋지만 조건이 안되니 관두자 할 수도..목표가 좋으니 조건을 만들어가자고 할 수도 있어. 정말 내일 사회주의 혁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이 아니라면 몰라도 그 정도 사회민주주의 하자면 좌파적 입장에서도 많이 이룬 것인데...그 정도라도 할라면 노조 조직률도 늘리고 진보 정치적 운동에 국민들도 끌어들이고 힘을 키워서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되는 것 아닌가요? 현실적으로 이야기해서 스웨덴이 아니라고 하자. 그럼 목표가 뭐냐? 나오는 말이 없거든요. 원론적으로 사회주의 혁명 얘기하는 건데. 스웨덴식 대타협도 못할 노동운동이면 사회주의 혁명 어떻게 합니까? 제 판단이 틀릴 수도 있지만 우리 조건 감안할 때 특히 한창 재벌들이 경영권 불안해서 좌불안석할 때 저는 그때는 조건이 있었다고 생각했는데..지금은 저 자신도 조건이 안 좋다고 생각하는데..재별이 지금은 금산법해서 금융자본 돼볼까 이런 식으로 가는 것 같아서. 재벌들 태도가 이렇게 되면 타협이 힘들어져.그런 조건이 어느 정도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얘기 했던 거고. 아까도 말했다시피 스웨덴도 제일 잘 싸우던 나라인데 타협을 했거든요. 의외로 할 수도 있거든요. 우리 식으로 만들어가야죠. 우리는 노조 조직률 90% 안되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사회적 대타협을 끌어낼 건가?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활발한 시민운동이라든가? 아니면 특이한 역사적 유산인데, 박정희 때부터 국민동원체제를 통해서 국민이라는 말하자면 일종의 상상의 집단인데 그걸 이용해 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금모으기 운동도 했잖아요. 그건 다른 나라에 없거든요. 그런 걸 이용할 수 없는가.노조 점수만 보면 스웨덴은 90점이고 우리는 30점인데 턱도 없는데, 시민운동 30점에 국민이라는 특이한 개념 30점 더하면 나머지 좀 더하면 되는 게 아닌가? 이렇게 유연하게 생각해야 되는데 그냥 직선적으로 비교해보고 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거 아닌가? 비현실적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항상 현실적으로 가능한 거만 이야기하면 이룰 수 없잖아요? 약간 개인적인 질문입니다. (사촌 형님인) 장하성 교수는 재벌 해체를 주장하고 선생님은 사회적 대타협을 주장했습니다. 두 분의 생각은 어디에서 만나고 어디에서 달라지는지요?  =저는 주주자본주의에 반대하긴 하지만 참여연대의 소액주주운동은 세계사적 의미가 있어요. 원래는 소액주주운동은 펀드매니저들이 하는 건데요.10% 쥐고 있는 놈들이 자꾸 자기를 구박하니 3%있다고 구박하지 말라는 거든요. 참여연대 훌륭한 점은 그걸 사회적 운동으로 승화시킨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역사적 의미를 평가합니다. 장 교수는 사촌 형님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곧은 분이고 굉장히 존경하지만 그 논리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아요. 그런 면에서 길이 갈리는 거죠  그 자체를 문제 삼은 것 자체가 연좌제 아닌가요.같은 집안이라고 해서 생각이 같은게 아닌데(웃음)..장하성 교수는 미국식 금융자본주의 지지하는 분은 아니지만 저랑은 그림은 다르니까. 그런 면에서는 이견이 있는 거고 각자 자기가 생각하는 거 열심히 하면 결과가 얘기해주겠죠. 재벌 해체 반대하시는 거로 봐도 되나요?  그 전에 두 가지를 구분해야 되는데. 어떤 특정 집안이 재벌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데는 반대한다. 필요하면 국유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니깐. 다만 기업 다각화는 후발국 경제 발전에는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에 그걸 깨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늘 드는 예가 삼성인데 삼성이 다각화 안됐으면 아직 제일모직에서 양복지 만들고 제일제당에서 설탕 만들고 있을 게 아닌가? 현대도 본업이 건설이니 아직도 우즈베키스탄에서 길 닦고 있을 거 아녜요. 다각화됐기에 거기에서 번 돈으로 신사업에 진출한 것이거든요. 우리나라만 그런게 아녜요. 노키아도 뭐 벌목 전선 피복하던 기업이었거든요.마찬가지로 다각화하는 게 신산업 진출에 도움되니까 그런 구조를 해체해선 안된다고 말한 것이거든요.  서글픈게 재벌은 지금 집안 유지하는게 관심이니까.이씨 집안 어떻게 붙어있을 수 있게 모든 것 다하겠다..제가 생각하는 것과 완전히 반대로 가는 거죠. 이런 의미에서 재벌해체라는 게 뭣을 의미하는건지.그게 만약 다각화 집단 해체라면 저는 반대하는 거고. 그게 아니라 특정 집안 소유라면 뺏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고.  원론적으로 볼 때는 이씨 집안 갖고 한 게 아니라 국민 세금으로.한 거니까 필요하다면 국유화할 수도 있는거죠.  글쎄요.뭐 제가 보기엔 재벌이 특정 집안 것도 아니지만 주주 것도 아니고 결국 국민 것이예요. 옛날에 다 국민들이 키워준거 아녜요.다 보호무역해서 일본에서 더 좋은 차 사올 수 있는데. 미국 텔레비전.그리고 정부에서 직접 준 보조금은 얼마며. 다 희생해서 만들어 놓은 건데. 그런 의미에서 이걸 외국 자본에 뺏기는게 단순히 어느 집안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이 뺏기는 것이라고 본 거죠.  결국 재벌 보는 시각 3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재벌가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이거 우리 건데, 우리 할아버지가 만든 것이라는 시각이 있을 수 있고. 제2의 경우는 주주처럼 회사법상 다수 주주 것이라는 입장도 있죠. 제 주장은 둘 다 아니고 우리나라 럼 국민동원체제로 경제발전한 나라에서는 기업이 국민 전체의 소유라는 거죠. 회사가 망하면 채권자 순위가 있듯이 기업도 순위가 있겠죠. 창업자, 주주도 있지만 종업원 하청업체 국민들이 있는 거거든요. 모두 운명을 결정해야하는 것 아니냐. 왜 주주들만 갖고? 전체가 이야기해야 하는 건데 왜 작은 그룹에서 서로 먹겠다고 싸우는 거냐는 거죠? (국민이라는) 더 큰 그룹에다가 물어봐서 결정해야 하는 건데. 재벌의 공적 기능을 강조하시는 건가요?  그럼요 기업이 진짜 커지면 개인 내지는 어떤 주주들만의 소유가 아니다. 아니, 이번에 보세요. 미국이고 영국이고 일 터지니 다 구제금융 들어가잖아요 그냥 놔둘수 없거든요. 결국 그런 일이 벌어지면 온 국민의 책임이 될 건데, 왜 이익은 자기들만 보느냐는 거죠? 이익 볼 때부터 국민도 보고 일 나면 국민이 세금 내 주는 거고, 그렇게 큰 기업이 되면 반 공기업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거죠.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이 앞으로 10년간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할지요? 또 좌파나 진보 진영은 무엇을 준비하고 당장 어떤 일을 해야 할는지요?  =지금 바라는 것은 이번 위기를 계기로 지난 10여년동안 별 생각없이 추종해온 신자유주의 노선을 재고했으면 하는 것입니다. 첫째, 한국 사회가 더 역동성 있는 사회가 되야 하고, 둘째, 더 많은 사람이 잘사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것이라고 요약하고 싶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가 10년 동안 역동성이라는 것은 기업들이 과감한 투자 시장개척 보다는 보수적 경영 기술 개발도 않으려는 관행에 빠져 있고 은행도 기업에 대출안해줄려고 하는데. 90년대 초반 은행대출 90%가 기업.지금은 40% 안팎.그러다 보니 일자리가 안 만들어지고 경제성장도 안되고 국민들은 위축되고 그런 과정에서 불평등이 늘어나고 비정규직 늘어나고 정규직 고용 불안해지고.그러다 보니 사람들의 행태 자체가 보수화되는데요. 예컨대 우리나라 기현상 가운데 하나가 공부 좀 잘하는 젊은이 의사 변호사가 되려고한다는 겁니다. 물론 의사 변호사가 중요한 직업이지만 2000-3000명 줄세워서 그 사람들의 적성이 다 의사 변호사라는게 말이 안됩니다. 몰리는게 미래가 불안하고 고용안정에 대한 공포감이 심한가 보여주는 것. 이렇게 되면서 젊은이 재능 배분이 잘못되는 거져. 그들 중 많은 수가 과학자 공학도 돼서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데 그런 사람마저 의사 변호사 되려고 한다는 거죠.  우리 경제가 역동성 회복하는 방안은 여러가지가 많이 필요하겠죠. 교육제도 개선도 필요하고 노동시장 개선도 필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금융제도의 개선입니다. 지금 주식시장이 완전 자율화되면서 단기 성과에 대한 압력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고용과정에 기업들이 비정규직 선호하는 거죠. 은행도 보수적으로 기업대출보다는 주택담보 대출 선호한다는거죠. 가장 중요한 것은 금융제도 개선이죠. 이게 어느 면에서는 규제 강화로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국민생활 안정을 위해서 복지국가 만들어야 합니다. 미래를 보장해줘야 사람들이 실직 공포가 줄어들고 직업 선택도 자유롭게 한다는 거죠. 그게 또 경제 역동성을 살리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물론 금융제도 개선이라든가, 복지국가 강화가 좌파적 입장에서 우파적 입장에서 이뤄질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용을 안정한다고 할 경우 일본은 우파적 입장에서 전체 복지제도 개선보다는 특정 대기업의 종신고용으로 고용을 안정시켰습니다. 그 과정에서 대기업에 안 다니거나 비정규직을 희생시켰죠. 그래서 저는 범 복지국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면에서 저를 좌파적 견해라 볼 수 있지만 이걸 디자인할 때 중요한 것은 고정관념에 안 묶여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가 흔히 좌우파 정책이라고 비판하는걸 다른 나라에서 가면 반대일 수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복지국가를 제일 처음 만든 것은 우파로 유명한 비스마르크라는 정치인이었죠. 또 우리가 흔히 좌파 정책인 재벌에 대한 규제 같은 것도 스웨덴 같은 나라에서는 사회민주당이 재벌과 타협해서 사회민주주의를 만들어냈습니다. 특정한 목표가 있다면 수단은 유연하고 현실주의적으로 해야 합니다.  시대에 따라 사람에 따라 좌파가 뭐냐 규정하는 게 다를 수 있겠지만 제가 보기에 우리 상황에서 좌파라는 걸 규정하자면 적절한 공공 정책을 통해서 다같이, 최대한 대다수가 평등하게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규정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좌파가 노력해야할 것은 첫째로 복지국가 건설, 둘째 생산적 투자와 일자리 증가, 세번째로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 등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더 큰 변혁을 바라는 분은 그게 무슨 소리냐, 자본주의를 부정해야 하는 거 아니냐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제가 보기엔 그건 현실적이거나 바람직한 대안이 아니기에 일단 자본주의 틀을 받아들이는 범위에서 소위 좌파라는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그 정도 대안이 필요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vielee@seoul.co.kr 동영상 편집 손진호기자 nastru@seoul.co.kr
  • 쌍용차 SUV특화 뒤 매각 추진

    정부가 쌍용자동차 법정관리 개시 후 신속한 구조조정을 통해 스포츠형다목적차량(SUV) 부문을 강화한 뒤 매각하는 방안을 유력한 대안으로 저울질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고위 관계자는 12일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인수·합병(M&A) 의향을 가진 기업이 나타난다면 세제혜택 등 지원을 통해 쌍용차 매각을 추진하는 게 현실적으로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경부는 쌍용차 대주주인 중국 상하이차 장쯔웨이 부회장 방한 직후인 지난해 말 한국산업연구원 등 전문가 그룹과 비공식 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의 쌍용차 회생 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따라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구조조정 후 제3자 매각’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현실적 해법으로 제시됐다. 산업연구원 이항구 기계산업팀장은 “쌍용차의 강점인 SUV 부문을 보다 전문화한 뒤 모든 국내외 대기업을 상대로 M&A를 추진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면서 “쌍용차 주가가 폭락했기 때문에 제3기업의 인수 대금 부담은 상하이차 투자금 5900억원에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경기침체 심화로 기업 공모는 빨라야 올 하반기 이후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력한 인수 대상 기업으로 르노삼성 등 대기업을 꼽고 있다. 국책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르노삼성은 SUV부문 흡수를 통한 차종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미래형 자동차 배터리 기술을 지닌 LG화학과 철강 수요를 확대할 수 있는 포스코 등도 쌍용차 인수 메리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경부와 금융위원회는 이날 실물금융종합지원단 회의를 갖고 쌍용차 협력업체 지원방안 마련에 나섰다. 이창용 금융위 부위원장은 “법정관리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하청업체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고용 유지대책을 마련 중이며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패스트 트랙(중소기업 유동성 신속지원 프로그램) 적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법원 재산보전처분 수용 한편 이날 쌍용차 노조는 지난 6일 봉인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함을 개표했다. 전체 조합원 가운데 71.43%가 찬성해 가결됐다. 그러나 노조는 “정부 및 채권단 등 이해당사자들과 회생절차를 위한 성실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구조조정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대주주인 상하이차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는 이날 쌍용차가 회생절차개시와 함께 신청한 재산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 신청을 받아들였다. 안미현 이영표 정은주기자 tomcat@seoul.co.kr
  • 쌍용차, 하도급 대금 장기어음 결제… 금융권은 할인 거부

    자금난에 빠진 쌍용자동차의 사내 협력업체 및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회사측이 하도급 대금을 장기 어음으로 끊어주는데다 금융권이 쌍용차 하청업체라는 이유만으로 할인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속노조 쌍용차 비정규직지회는 6일 “지난 5일 쌍용차측이 사내 12곳 인력 파견 하청업체 사장들과 만나 향후 하도급 대금 결제 어음의 지급일을 3개월까지 늘린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업체들 문 닫으면 비정규직에 불똥” 현재 쌍용차 사내 인력 파견 협력업체에 소속된 비정규직 근로자는 340여명이다. 이들은 평택 및 창원 공장 생산라인에서 정규직 근로자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한 명당 월급은 150만원 안팎으로 쌍용차는 이달 5억원가량을 비정규직 인건비로 지출해야 한다.비정규직 350여명은 회사 방침에 따라 이미 지난달 희망퇴직을 신청하고 현장을 떠났다. 쌍용차는 전 직원의 지난달 임금을 체불한 상태다. 이에 대해 쌍용차측은 “지난달까지 50일짜리 어음을 끊어 하도급 대금을 지급해 왔으며 이달 10일 결제일에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며 비정규직지회의 주장을 반박했다. 무엇보다 금융권의 급작스런 태도 돌변이 협력업체와 비정규직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협력업체 사장들은 “주거래 은행 등이 쌍용차 협력업체라는 이유만으로 그동안 잘 해주던 어음할인을 돌연 거부하기 시작했다.”면서 “어음 할인이 안 돼 현금 수급이 불가능하면 사실상 폐업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토로했다. 비정규직지회 관계자는 “업체가 자금난으로 문을 닫으면 자동적으로 비정규직 근로자들도 실직에 내몰리게 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비정규직들은 8일 쌍용차 이사회가 발표할 구조조정안에 비정규직 계약해지 등 내용이 담길 것을 우려한다. 비정규직지회는 “쌍용차 노사가 맺은 지난해 10월27일 합의서에는 ‘계약기간내 사내 협력업체 직원들의 신분을 유지하며 휴업기간 중에는 어떤 경우라도 인원정리를 하지 않는다.’고 규정돼 있다.”고 강조했다.쌍용차와 협력업체들간의 계약 만료 시점은 올해 9월 말이다. ●파업투표 마친 쌍용차 노조, 상하이차 압박 한편 쌍용차 노조는 이날 구조조정 및 기술유출 저지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끝냈다. 투표율은 95%를 기록했으나 개표하지 않았다. 대신 투표함들을 컨테이너 상자에 넣고 봉인해 ‘판도라의 상자’로 이름 붙였다. 찬성 결정이 유력해 언제든 파업에 나설 수 있는 만큼 상하이차를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고 파업에 따른 여론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복안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휘청대는 실물경제] 오늘부터 조업중단 GM대우 부평공장 가보니…

    [휘청대는 실물경제] 오늘부터 조업중단 GM대우 부평공장 가보니…

    인천의 GM대우 부평2공장에서 22년간 일해온 김모(45)씨는 앞으로 한달간 일을 못 하게 됐다.1일부터 생산라인이 멈춰서기 때문이다.이미 잔업·야근·특근이 없어진 상황에서 앞으로는 기본급의 70%인 월 100만원 정도만 받게 된다.그는 우선 이삿짐센터 일용직 일을 알아보고 있다.김씨는 “외환위기 시절에 실직했을 때도 막노동을 하면서 버텼는데,이제 중·고등학생 아이가 둘이나 있어 버텨낼지 모르겠다.”고 힘없이 말했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실물경제의 불황을 맨 앞에서 맞고 있는 GM대우 부평 공장은 파산위기에 처한 미국 본사의 생산중단 명령으로 이날부터 기계를 멈춰 세운다. 생산 중단을 하루 앞둔 30일,기자가 찾은 인천 부평 GM대우 공장은 황량하다 못해 처연했다.인적이 끊기고 기계 관리자 몇몇만 출입문을 드나드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2공장은 1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가동을 멈추고,부평 1공장은 오는 22일부터 1월4일까지 생산을 중단한다.  현장에서 만난 직원들은 ‘내년 초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란 소문에 떨고 있었다.이모(32)씨는 “한두달 뒤면 구조조정이 있다는 소문이 사실처럼 떠돌고 있다. 내부에선 쉬쉬하지만 아마 비정규직이 먼저 해고될 것 같다.지금도 비정규직에게 사표를 종용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다른 직원은 “회사에서 고용안정특별대책위원회를 열었는데,거기서 퇴직금 중간정산 보류나 연말 성과급 지급을 연기하자는 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회사 근처에 사는 김모(37)씨는 “지금껏 기본급보다 잔업·특근수당으로 버텨왔는데,그것이 끊기면 아파트 대출이자 갚기도 빠듯하다.평수를 줄여 24평(79㎡) 짜리 옆 동으로 이사가려 한다.”고 말했다.남편이 12년째 생산직에서 일한다는 주부 김모(36)씨는 “휴무를 하게 되면 월급이 반 이상 줄어든다.곧 애들 방학이라 돈 들어갈 데가 많은데 걱정이다.더 무서운건 남편이 해고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라며 눈물을 훔쳤다.  GM대우 노동자들에게 위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외환위기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기가 무섭게 대우자동차는 2000년 부도처리돼 법정관리에 들어갔고,2002년 GM에 인수됐다.그 와중에 생산직의 3분의1인 1725명이 정리해고됐다.  2000년 위기 때는 주로 정규직 사원들이 일자리를 잃었지만 이번에는 비정규직과 협력업체 사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GM대우의 눈치를 봐야 하는 하청업체 직원들은 앓는 소리도 못 내고 있다.이들로 이루어진 비정규직 노조는 공장 정문 건너편에 천막을 치고 예상되는 비정규직 대량 해고를 막으려는 외침을 이어가고 있었다.  지난해 9월 해고돼 비정규직 노조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모씨는 “회사는 2000~3000명 되는 비정규직을 우선 해고해 위기를 일시적으로 넘기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면서 “정규직 노조도 힘을 못 쓰는 상황에서 우리가 뭘 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1차 하청업체 직원들은 GM대우와 비정규직으로 계약한 상태여서 월급의 70%는 받을 수 있지만 1차 하청업체 밑에 딸린 작은 업체 직원들은 이제 무급상태로 들어섰다.”고 전했다. 글 사진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비정규직 문제 “재취업 도와야” “복지 지원을”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비정규직 문제 “재취업 도와야” “복지 지원을”

    전 세계인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인류 역사와 함께해 온 노동과 복지. 끊임없이 변화와 개선을 추구해야 하는 이 두 가지 과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한국의 실업과 비정규직 문제, 그리고 국민연금과 의료보험 등은 무엇이 잘못됐고 어떻게 고쳐야 하는 것일까. ‘유연안정성’을 주창한 귄터 슈미트 베를린 자유대학 명예교수와 이메일·전화 인터뷰를, 국내 노동·사회 분야의 대표적 지식인인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와 대면 인터뷰를 갖고 이를 대담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1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어떻게 ▶한국은 비정규직법을 여러 차례 개정했지만 오히려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비정규직의 질적인 면에서 선진국과 한국의 차이는 어디에 있나. 귄터 슈미트 교수 한국의 비정규직 증가 비율이 높다거나 절대적으로 많다고 볼 수는 없다. 실제로 1998년부터 2005년 사이 유럽에서 비정규직 비중이 줄어든 곳은 덴마크가 유일하다. 한국의 문제는 단순히 숫자로 볼 것이 아니라 고용 형태의 문제로 검토해야 한다. 유럽에서는 수직적인 구조로 되어 있는 기업간 구조가 점차 프로젝트나 네트워크 형태로 바뀌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상호 조율이 유연성 있게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이같은 접근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동춘 교수 비정규직 문제의 시발점을 IMF 외환위기로 인한 구조조정에서 찾는 사람들이 있는데, 보다 근원적인 시작은 80년대 이후의 재벌체제 본격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하청 관계 등 산업구조가 비정규직 문제의 원인이라는 얘기다. 용역업체에 대한 제한이 없이 어떤 곳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있는 한 기업의 입장에서는 경비를 축소하기 위해 당연히 비정규직을 고용할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해야 할 정책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슈미트 교수 비정규직과 정규직이라는 이분화된 근로형태를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의 안정성에 비견되는 새로운 안정성을 도입해야 한다. 비정규직이 일정 기간 명확하게 고용을 보장받고, 또 같은 산업 내에서 재취업이 얼마든지 가능하도록 하는 등 ‘유연안정성(Flexicurity)’이라는 개념을 제공해야 한다. 김동춘 교수 정부가 800만 비정규직이 존재하는 한 노동세력을 국가의 파트너로 통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2년 비정규직 제한을 4년으로 늘리는 식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 노동의 질을 저하시키고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정부가 비정규직을 무차별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복지차원에서 임금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부분은 사회보험을 통해서 지원해야 한다. 특히 비정규직을 쓰지 않으면 중소기업은 죽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해 대기업의 역할분담이 절대적이라고 본다. 2 바람직한 모델 어디서 찾나 ▶유럽형 모델, 미국형 모델 등 노동과 복지 선진모델은 수없이 많다. 그러나 한국적 상황에 딱 맞는 모델을 찾기는 힘들다. 슈미트 교수 특정국가를 벤치마킹해 문제를 해결하기는 아주 힘들다. 그러나 각 나라들의 사례를 조금씩 도입해 퍼즐처럼 맞춘다면 실마리가 생길 수도 있다. 덴마크와 네덜란드는 비정규직종을 실업보험, 장애보험, 노령보험에 편입하고 있다. 또 여성 중 시간제 근로자 비중이 무려 60.9%에 달하는 네덜란드의 경우 이들에게 정규직과 동등한 임금 지급, 고용보호, 이에 상응하는 사회안전장치를 도입하고 있다. 김동춘 교수 개인적으로 역사적 배경이 비슷한 아일랜드는 참고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식민지 경험으로 인해 내부가 분열돼 있고 농업국가의 전통이 있다는 점에서 한국과 비슷한데 유럽통합을 계기로 영국까지 경제적으로 추월할 수 있었다. 이들이 노사타협과 내부통합을 일궈낸 사례는 연구해서 일부 적용할 필요가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 노조가 비정규직의 조합원 가입을 부결시키는 등 노노갈등도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개인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조합원들의 특성상 당연한 일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슈미트 교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내에서도 노동자간의 격차를 해소하는 문제는 많은 차이가 있다. 이 문제는 단순히 노동자간의 협의를 통해 이끌어내기보다는 정부가 일정부분 규제를 한다는 전제 하에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최저임금의 하한선을 결정하고 채용 및 해고 시 공정성을 갖춘 조항을 만들어야 같은 공간에서 토론이 가능해진다. 김동춘 교수 상대적으로 혜택받은 대기업 노조는 조합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이 문제를 노조가 귀족노조라든지, 이기적이라든지 하는 식으로 때리는 것은 옳지 않다. 기업들의 분식회계나 불법상속 등이 처벌받지 않는 상황에서 노조에만 도덕성과 양보를 강요할 수는 없다. 현대차 사태처럼 한국에서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고용을 보장하는 안전판 기능을 해왔는데 이 부분을 허물어야 한다. 노조가 연대의 모습을 보이면 정부나 사용자가 압박을 받아 나서지 않을 수 없다. 3 노동ㆍ복지 어떻게 연결되나 ▶노동과 복지는 하나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인 복지 시스템 자체가 노동자들의 권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공공복지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김동춘 교수 의료보험의 경우에는 한국이 미국보다 훨씬 보편적 의료보험에 가깝다. 다만 고가의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많은 부담이 된다는 점이 아쉽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액 수입을 가진 사람들의 피부양자도 보험료를 내야 한다. 이 조치만 이뤄지면 보험재정의 적자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적게 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OECD 국가들 중에서 보험료가 낮은 편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자. 신문값을 올리는 데 독자들은 반대할 수 있지만, 지대를 올려서 광고비중을 줄이면 언론의 공공성을 더 확대할 수 있다는 식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국민연금은 다 연동된 문제이기 때문에 더 깊은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 상태에서는 뚜렷한 해답이 없다. 슈미트 교수 한국 사례를 연구해 보면 실업보험이 취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실업보험을 커버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정부에서 강력한 보조금 지원을 받는 고비용 구조는 한국에서 적용하기 힘들 것 같다. 한국처럼 근로자의 노동조합 가입비율이 낮은 국가는 고비용 구조를 쉽게 적용하기 힘들다. 실업보험의 의무적 시행을 통한 접근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 대부분의 OECD 국가가 정부와 근로자 또는 정부와 기업의 분담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특히 시간제 근로자가 특정 시간 이상 근무하면 의무적으로 실업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덴마크식 모델은 한국에서도 도입을 고려해 볼 만하다. ▶현재의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획기적인 노동문제 전환의 시기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김동춘 교수 노동과 복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산업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얘기는 이미 했다. 한국은 이미 IMF 외환위기라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그 당시의 정책들이 전혀 효과가 없지는 않았지만 많은 부작용이 함께 왔다. 이번 경제위기는 전 세계적인 흐름인 만큼 개혁을 일궈낼 기회로 평가할 수 있다. 대공황 이후에는 파시즘과 전쟁이 등장했다. 최근 유럽에서는 극우와 극좌가 동시에 등장하는 등 대공황 시기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사회가 이처럼 양극단으로 쪼개지지 않고 슬기롭게 이번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면, 사회통합에 있어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정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노동ㆍ복지 대표 지식인’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김동춘(50)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대표적인 좌파지식인으로 노동, 사회, 복지 분야에 걸쳐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대 사범대를 나와 사회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경제와 사회 편집위원장, 역사비평 편집위원 등을 맡았다. 학술적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그 성과를 이루고자 하는 운동에도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서로 ‘한국사회노동자연구´,‘한국사회과학의 새로운 모색´, ‘근대의 그늘´,‘전쟁과 사회´ 등이 있다.2006년‘미국의 엔진, 전쟁과 시장’으로 단재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독일식 노동모델 정립’ 슈미트 베를린 자유대학 명예교수 귄터 슈미트(64) 베를린 자유대학 명예교수는 ‘독일식 노동모델’을 정립한 노동분야의 석학이다. 전 세계 사회학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베를린 사회과학연구센터(WZB)의 소장도 맡고 있다. 실업률과 비정규직 숫자를 낮추는 데 급급한 미국식 노동정책에 반기를 들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수준의 안정성과 유연성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유연안정성’을 주창했다. 그의 이론은 독일 노동 정책이 임금이나 근로시간에 대한 유연성을 가지는 대신 안정성에 치중하도록 해 수많은 기업들의 노사상생을 이루는 밑거름이 됐다. 특히 지배형태, 공기업 민영화, 사회적 리스크 등 폭넓은 변수를 이론에 도입해 학계에서 ‘빈틈이 없는 이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노동·복지 말하다’ 대담

    “한국의 비정규직이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많다거나, 증가율이 높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한국의 문제는 유럽의 다른 나라들과 달리 비정규직이 정규직에 비견될 수 있을 만큼의 고용안정성과 유연성을 담보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귄터 슈미트 교수) “한국의 노동 운동은 양보와 이해가 결여돼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이 강력한 기업별 노조체제 대신 산별노조 체제가 조속히 자리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혜택을 많이 받는 기업 노조원들의 양보가 불가피하다.”(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유럽 노동계의 거목(巨木) 귄터 슈미트 베를린 자유대학 명예교수와 국내 사회·노동 운동을 주도해온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는 서울신문이 이메일과 전화·대면 인터뷰를 통해 진행한 ‘노동·복지의 미래를 말하다.’ 대담에서 왜곡된 경제구조와 노·노갈등 등 한국 노동시장의 뿌리깊은 문제를 풀기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은 한국적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점진적인 변화보다는 획기적인 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 ‘유연적인 고용안정’의 개념을 도입한 슈미트 교수는 “노동과 복지는 나라마다의 이해관계에 따라 셀 수 없이 많은 해법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전제한 뒤 “한국에서 이 문제를 언급하기 위해서는 우선 대기업 노조에 너무 많은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는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노동과 복지는 결코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함께 엮어진 문제라고 봐야 한다.”며 두 문제의 연결고리를 중요시했다. 김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 경비 축소를 위해 비정규직을 쓰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이고, 한국과 같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하청구조는 이를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 뒤 “그러나 800만명에 달하는 비정규직이 존재하는 한 노동세력을 국가의 파트너로 통합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슈미트 교수는 노동자들의 복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실업보험의 의무적 시행’을 먼저 꼽았다. 그는 “유럽의 복지 정책 중 노동조합을 통한 실업보험 접근은 노동조합 가입률이 낮은 한국에서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최소 수준 이상의 업무를 수행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보험대상으로 포괄하고 정부와 노동자 또는 정부와 사용자가 보험료를 부담하는 형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비정규직법 1년]노동계의 시각

    [비정규직법 1년]노동계의 시각

    비정규 근로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비정규직법은 전면 보완돼야 한다. 비정규직법의 핵심은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고 정규직과 비교해 차별이 있을 경우 노동위원회에 이를 시정해줄 것을 신청하는 차별시정제도에 있다. 그러나 비정규근로자를 보호한다는 명분과는 달리 오히려 비정규근로자의 고용불안을 가중시키고 차별시정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비정규직법 시행 이후 기간제 근로를 정규직이나 무기계약근로로 대체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간제 계약을 해지하고 필요한 인력을 호출근로, 시간제근로로 조달하는 등 간접고용으로 대체하는 형태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 기간제법 적용과 동시에 계산원을 대규모로 해고하고 외주화한 이랜드·뉴코아와 불법파견으로 10여년 동안 근무하던 코스콤 비정규직을 외주화한 코스콤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비정규직법을 피해 가기 위해 간접고용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간접고용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은 비정규 근로자의 고용불안과 저임금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용역·하청으로 불리는 간접고용노동자는 노동법뿐만 아니라 비정규법에서도 배제돼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있다. 노동은 원청에서, 고용은 하청업체나 용역업체에 소속돼 있어 권익향상을 위한 노조도 만들 수 없다. 비정규근로자는 서비스부문을 비롯해 제조업부문까지 광범위하게 고용돼 상시적인 고용위기와 최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간접고용 근로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원청의 사용자성을 명문화하지 않으면 비정규근로자의 보호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비정규직법은 상시적인 일자리에도 비정규근로자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아 비정규근로자가 남용되고 있다. 따라서 비상시적인 일자리에만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법으로 분명하게 제한해야 한다. 임금차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동일가치노동에는 동일임금원칙을 명시해야 한다. 차별시정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은 개인이 아닌 노조까지 확대해야 한다. 정부는 현재 비정규근로자의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 또는 4년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비정규근로자의 정규직화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비정규직법 시행 1년은 이랜드, 뉴코아,KTX승무원, 기륭, 코스콤 등 수많은 비정규근로자들의 생존권이 박탈된 피눈물의 역사로 비정규직법 1년의 성적표는 낙제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이제 300인 이하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되는 시점에서 더 많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비정규직법의 전면적인 손질이 필요하다.
  • [열린세상] 격변하는 세계 노사관계가 주는 교훈/ 선한승 한국노동교육원 원장

    [열린세상] 격변하는 세계 노사관계가 주는 교훈/ 선한승 한국노동교육원 원장

    세계 노사관계가 격변하고 있다. 교섭구조가 중앙집중화하던 국가는 점차 분권화를 지향하고, 분권화하던 국가에서는 집중화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 유럽의 경우는 교섭구조가 분권화되면서 임금격차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예컨대 스웨덴의 연대임금(solidarity wage) 사례도 이젠 더 이상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이는 중앙집중적이던 교섭구조가 분권화하는 변화가 한몫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이 유럽 국가들에서 단체교섭이 임금격차를 해소하는 수단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격차를 심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예컨대 교섭력이 큰 대기업노사 경우에는 노조의 막강한 교섭력으로 높은 임금상승 현상이 확연하게 나타난다. 이에 따라서 하청 중소기업은 원청 대기업 노사의 집단이기주의로 인해 임금 및 근로조건 악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격차를 심화시키는 문제 또한 야기한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문제인 계층간 양극화 현상에서도 노사간 단체 및 임금교섭이 해결수단이 될 수 없다는 점이 보인다.ILO는 이를 단체교섭의 위기이자 동시에 노동운동의 위기로 규정한다. 정부정책 변화도 노동운동의 위기에 한몫하고 있다. 예컨대 영국 대처의 정부정책은 정책변화가 노사교섭력 약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가를 가늠할 중요한 사례이다. 유럽의 대다수 정부는 노조의 힘을 약화시키는 정책을 펴고 있다. 선진국 정부의 대노조정책 변화 사례로는 미국의 경우 노동조합 결성조건을 까다롭게 한다든지, 영국의 경우처럼 노동조합측의 단체교섭 요구를 사용자가 거부하는 행위에 대해 그리고 노동조합 결성에 대한 사용자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 법적 제재를 가하지 않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설상가상으로 계속 떨어지는 노조조직률도 노조의 교섭력 약화 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 노조조직률 하락은 선진국가의 일반화된 현상이다. 또한 노조의 힘이 예전과 같지 않은 현상은 프랑스와 스페인에서도 확인된다.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공공부문 개혁조치에 대해 강성노조의 상징인 노동총동맹(CGT)도 전혀 투쟁다운 투쟁을 못 하고 있다. 압도적 지지를 보이고 있는 의회권력 앞에서 체념 상태에 있다는 말이 옳을 것이다. 우리와 비슷한 경제규모를 보이고 있는 스페인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스페인의 최대노조인 노동총연합(CCOO)과 강성노조 노동총동맹(UGT)도 노동시장유연화법안을 사회경제위원회(CES)에서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노동운동의 약화 요인에는 세계 경제의 글로벌화가 기저에 자리잡고 있다. 무한경쟁이 가속화되는 글로벌화는 노조의 침묵을 강요하고 있으나, 노조의 대응은 기껏해야 반세계화를 메아리 없이 외치는 것뿐이다. 바야흐로 노조의 위기시대다. 그럼에도 세계노동조합의 파수꾼을 자처하는 ILO는 각국 정부에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낼 수도 없다. 유럽 각국 정부의 우경화 현상, 거역할 수 없는 세계화에 대해 마땅한 대응수단이 없다. 요즈음 신정부의 노동정책이 보수주의적으로 변화하여 향후 5년 동안 노사관계가 요동을 칠 것이라고 우려하는 전문가가 많다. 그러나 세계 노사관계의 흐름에서 볼 때 우리나라만 이단아가 될 수 없거니와 그렇게 되어서는 세계화 추세에 살아남을 수도 없다.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어 3만달러 시대를 열어가야 하고 경제선진화를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노사협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노동계의 참여에 의한 노사관계의 대변혁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08년 다보스 포럼은 올해 화두를 ‘협력적 혁신’으로 정했다. 노사관계 혁신도 노사협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우리는 세계 노사관계 변화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선한승 한국노동교육원 원장
  • [한국경제 재도약의 길] (2)밑바닥 경제 살리기

    [한국경제 재도약의 길] (2)밑바닥 경제 살리기

    “성장의 내실이 실제 사회적 약자에게 어떻게 혜택을 주느냐, 그런 관점에서 정책 방향을 검토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이전인 지난 17일 열린 새 정부 국정과제 워크숍에서 한 말이다. 경제성장률의 수치도 중요하지만 그 혜택이 서민이나 중소기업에게도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더욱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며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다. 특히 성장 우선의 성장복지 경제정책이 핵심인 ‘이명박식 경제주의’(MB노믹스)의 특성상 이 대통령이 표방한 친기업 정책이 친재벌 또는 친대기업 정책으로 변질되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MB노믹스의 핵심은 선(先)경제성장이다. 국제 경쟁력을 갖춘 능력 있는 기업과 인재를 많이 키워내 ‘선진 사회’로 가면 경제도 성장하고, 결국 일자리도 늘어 자연스럽게 복지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아랫목이 따뜻하면 윗목도 따뜻해진다는 논리다.‘능동적 복지’라는 말도 여기에서 나왔다. 전문가들의 걱정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새 정부의 서민경제 정책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데 근거한다. 있더라도 규제를 푼다는 식으로 추상적이고 모호해 실행 가능성 자체가 의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지금까지 나온 내용 가운데 서민경제를 위한 의미있는 대책은 산업은행을 민영화한 기금으로 한국투자펀드를 조성, 중소기업 금융을 강화한다는 것이 전부다. 김남근 변호사는 “시장자율도 중요하지만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공공성 원리를 위해 해결해야 할 부분도 중요하다.”면서 “서민 신용대출을 위한 국책은행의 설립이나 개인파산·회생제 활성화, 장기전세 임대주택 공급계획, 대학 등록금 해결 방안, 비정규직 축소, 징벌적 손해배상 등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한성대 무역학과 교수)은 “대기업 위주의 낡은 성장전략만 고수하기보다는 중소기업과 저소득층을 목표로 한 직접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대책만 해도 전문가들은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조했다. 김상조 소장은 “2002년 현재 보증과 융자, 투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금융지원 규모는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의 6.6%로 미국(0.2%)이나 프랑스(0.5%)보다 훨씬 높지만 이를 체감하는 중소기업은 거의 없다.”면서 “중소기업을 잘 아는 은행 등에 지원 대상의 선별·관리·회수 업무를 맡기는 등 지원의 전달장치부터 개선, 지원 자금이 눈먼 돈이 되지 않도록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규제는 풀더라도 대기업의 중소기업 하청에 대한 규제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정승일 박사는 “핀란드의 노키아가 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비결이 규제 완화에 있다고 하지만 노키아가 하청업체를 쥐어 짠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규제도 강화할 것은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도 “미국의 경우 불공정 거래에 대한 감독장치나 소송제도가 잘 발달해 있고, 유럽은 노조의 경영참여나 노사정 협의체, 적극적인 사회보장제가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에 친기업 정책을 펴더라도 양극화를 막을 수 있었다.”면서 “둘 중 하나도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말하는 선진사회는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빈부 양극화 이유는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서민과 중소기업이 갈수록 먹고 살기 어려워지는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고도성장과 세계화를 꼽는다.1980년대 이전까지 고도성장을 이루던 산업화 시기, 성장의 ‘과실’은 모두에게 돌아갔다.‘파이’가 계속 커지면서 생활 수준은 상향 이동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성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국제화 추세는 여기에 기름을 끼얹었다. 특히 97년 외환위기 이후 빠른 속도로 국제화가 이뤄지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우리 경제는 무방비 상태로 국제화에 휩쓸렸고, 기업들의 국제화 진전 노력에 대한 정책적인 배려가 잇따랐다. 국제화 기준에 부합하는 기업을 키워 주지 않으면 나라가 망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국제화에 따른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주주를 경영의 중심에 두는 주주 자본주의가 나타난 것이었다. 주주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 경영의 목표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실적을 강조했다. 이 결과 고액 연봉과 대량 실업이 일상화됐다. 비정규직도 늘어 지난해 8월 현재 비정규직 근로자는 570만 3000명, 임금 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도 35.9%에 이르고 있다. 현재 주주 자본주의는 세계 기업경영의 표준으로 자리잡았지만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은 적지 않았다. 기업들은 빠른 실적을 위해 단기 투자에만 열을 올렸고, 장기적인 연구개발에는 소홀했다. 이 와중에 직원 채용은 줄고, 명예퇴직자는 늘어나는 고용 없는 성장이 이어졌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일자리를 찾지 못한 서민은 물론 대기업과 상생 관계에 있던 중소기업에도 직격탄이었다. 효율성을 중시하면서 과거 형평성 차원에서 이뤄진 중소기업 보호육성 정책 대신 무한경쟁의 원칙이 적용됐다. 고유가 등 악재가 터질 때에도 대기업들은 납품 단가를 내리는 등의 방법으로 위기를 벗어났지만 중소기업은 마땅한 해결 수단이 거의 없었다. 다행히 기술의 부가가치를 올려 제조 원가를 낮춘 일부 중소기업은 살아남았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은 해외의 싼 인력을 고용하는 손쉬운 방법을 썼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 격차는 벌어지고 취업은 더욱 어려워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소득계층별 실질소득도 상위 10%와 중간 계층, 하위 10%간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고도성장 이후 불거진 부동산 붐의 여파는 생활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2000년 54조 2000억원 수준이었던 주택담보 대출은 지난해 221조 6000억원으로 7년 만에 4배 이상 늘었다. 대출 이자를 갚느라 돈을 쓸 여력이 없다 보니 그렇지 않아도 힘든 경제 상황 속에서 더욱 쪼들리는 셈이다. 이런 현상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스웨덴·덴마크의 성장복지 비결 성장복지의 성공적 모델로는 스웨덴, 덴마크 등이 거론된다. 이들 모두 복지의 기본은 일자리라고 생각한다. 일자리가 있어야 고용의 안정성이 확보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이 복지의 재원이다. 나아가 복지가 빈곤구제가 아니고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스웨덴, 넓은 복지로 지지 확보 참여정부의 ‘비전 2030’ 선포로 관심이 집중된 스웨덴은 친(親)대기업 정책과 광범위한 복지정책이 공존한다. 좌·우도 아닌 제3의 길이다. 성장의 파이를 키워 그 과실을 사회복지에 쓴다는 개념으로 기업 우대세제, 기업 집중유도 등을 펴왔다. 대기업들은 직원교육, 연구개발(R&D) 투자 등에 쓰는 재생기금(옛 투자기금)에 세전 이익의 20%(1982년 이전에는 40%)를 적립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 답한다. 삼성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사브, 에릭슨, 일렉트로룩스 등의 최대주주인 발렌베리가(家)는 스웨덴 시가총액의 40%, 국민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삼성과 달리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다. 복지는 특정 계층이 아닌 많은 국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 공감대를 넓혔다. 주 스웨덴 대사관에 따르면 2002년 스웨덴 복지제도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찬성률이 80%였다. 소득이 높을수록 부가연금, 질병수당, 실업보험 등의 급부가 결정되는 소득비례형 복지 프로그램으로 중산층의 지지가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를 위해 대다수 국민이 내는 세금은 33% 수준이다. 세금의 상당부분이 복지 형태로 국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조세저항이 적다. ●덴마크, 실업자 보호에 강점 덴마크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높기로 유명하다. 기업이 3개월 전에 해고를 통보하면 별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직업 안정성이 높다고 여긴다. 정부는 노동자들에게는 최장 4년간 직전 급여 90%까지를 실업급여로 준다. 실업자 교육과 재취업 등에 GDP의 1.5%를 쓴다. 다른 유럽 국가의 두 배 가량 되는 수치다. 이같은 노력으로 해고자의 95%가 1년 안에 재취업한다. 재취업에서 탈락해 빈곤층인 된 사람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잘 돼 있다. 빈곤층에게는 주거시설을 제공하고 최저 생활을 보장해준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교육과 의료 서비스는 무료이며 17세까지 매월 일정액의 양육비가 나온다. 개인소득세가 평균 50%에 이를 정도로 세율이 높지만 불평의 목소리는 매우 적다.2006년 영국의 신경제재단과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에라스무스대학이 발표한 행복지수에서 덴마크가 1위를 차지한 것은 당연하다.‘가진 자’가 ‘못 가진 자’를 배려하는 사회적 합의의 결과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新 인디아 리포트] (5) 인도공략 한국인 3인 릴레이인터뷰

    [新 인디아 리포트] (5) 인도공략 한국인 3인 릴레이인터뷰

    인도 경제가 무섭게 뛰고 있다. 제2의 중국으로 불리며 세계 소프트웨어산업의 블랙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11억 인도 시장의 구매력도 무궁무진해 세계 주요 기업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교포 중소기업사장으로부터 인도 정보기술(IT) 수준을, 코트라 뭄바이 무역관장을 통해 인도시장 진출시 주의점을, 그리고 LG전자 인도법인장으로부터 성공전략을 각각 들어봤다. ■브랜드 파워 1위 LG 비법은 |뉴델리(인도) 최종찬특파원|“LG의 성공비결은 현지경영과 강력한 인프라 구축, 성과급 제도입니다.” 뉴델리 인근 LG전자 노이다공장 신문범(54) 인도법인장(부사장)은 자신있게 말했다. ●강력한 인프라 구축이 경쟁력 신 부사장은 “현지인 책임경영을 위해 한국인 직원은 직급은 있으나 직책이 없다. 브리핑도 현지인이 하도록 한다. 성과급도 0∼1700%로 차등화해 상벌제도를 엄격하게 실시하고 있다.”면서 “본부장 자리도 5년 내 인도인이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무직원이 생산직원의 가정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들어줌으로써 사무직과 생산직이 감정적 유대를 이루고 있다.”면서 “가족적인 분위기 때문에 이 회사엔 10년째 노조가 없다.”고 덧붙였다. 분위기가 좋아 다른 회사에 갔다가 다시 온 직원도 적지 않다. 지난해 입사한 아디티 마줌다르는 “친구들이 무척 부러워한다.”고 말했다.6만 2000평 규모의 부지에서 TV, 냉장고 등 12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이 공장의 직원은 1626명이다. 이중 한국인 직원은 20명이다. 신 부사장은 일본·중국과의 경쟁에도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일본 기업이 다시 들어와도 몇 년 동안은 물류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브랜드파워가 없기 때문에 큰 위협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족적 분위기로 10년째 무노조 또한 “중국 기업도 사회주의 경영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다.”면서 “한 제품만 잘하지 전제품을 골고루 잘하지는 못한다. 경영난을 겪고 있으며 일부는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인도 내에서 가전제품의 브랜드 파워는 LG가 단연 1위다.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취지로 현재 이 공장은 3Q운동과 555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3Q운동·555캠페인도 주효 3Q운동은 환경, 거래, 공정의 품질을 높이는 것이다.555는 수익, 시장점유율, 브랜드의 품질을 5%씩 향상시키는 것이다. 직원 모두가 똘똘 뭉쳐서 일하니 성과도 좋다. 신 부사장은 “연매출은 23억∼24억달러이고 수익은 5%대다. 세계 78개법인 중 인도법인의 매출액은 3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인도 업계 최초로 ‘No Gift’운동을 벌이고 있다. 디왈리 같은 명절때 제품 하나를 사면 다른 제품을 하나 더 주곤 했는데 이번 디왈리부터 다른 상품을 주지 않기로 했다. 신 부사장은 “우려와 달리 매출액은 줄지 않고 브랜드 이미지는 좋아졌다.”고 자평했다. 물류인프라가 경쟁기업의 2배라고 말하는 신 부사장은 “LG 브랜드를 인도에서 신뢰의 아이콘으로 만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siinjc@seoul.co.kr ■교포 정현경 사장이 본 IT시장 |방갈로르(인도) 최종찬특파원|“중국이 세계 하드웨어의 공장이라면 인도는 세계 소프트웨어의 공장입니다.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보다 부가가치가 3배나 높습니다. 인도가 중국을 추월할 날도 머지않았습니다.” 교민 IT중소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방갈로르에 진출한 정현경(42) 세미링크사장은 인도 IT산업의 잠재력을 무한대라고 평가했다. 시내 업무단지에 자리한 회사는 30평 규모로 1100달러의 월세를 내고 있다. 지난 2006년 자본금 6000만원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지난해까지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에는 매출이 크게 늘어 수지를 맞추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감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직원 12명은 모두 현지인이다. 다른 회사와 달리 6개월간 제품에 대해 애프터서비스(AS)를 해준다. 정 사장은 인도 IT가 강한 이유에 대해 “인건비가 싸고 영어능력이 우수한 인력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전문인력을 쓰기 위해 세계 500대 기업의 70%가 방갈로르에 지사를 두고 있다. 삼성과 LG 등 한국의 대기업들도 인도 업체에 아웃소싱을 하고 있다.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삼성은 2000명,LG는 600명의 현지 인력을 두고 있다. 정 사장은 “인포시스가 미국이 요구하는 제품을 주문한 대로 찍어내는 하청형이라면 위프로는 새로운 완제품을 만들어내는 창조형”이라며 “인도 IT는 자체 브랜드는 아직 없지만 내공이 깊어 미래가 밝으며 현재의 인포시스형에서 위프로형으로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인도 IT의 미래에 대해 “지금 갓난아이들이 늙어 죽을 때까지 걱정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광정보통신에 들어가는 칩을 주로 생산하는 정 사장은 “아직은 주요 고객이 한국 기업들”이라며 “일이 재미있어 하루 12시간을 일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러면서도 “인도에서 포기하는 법을 배웠다.”며 “천국 같은 지옥이 캐나다라면 지옥 같은 천국이 한국이고 지옥 같은 생지옥은 인도”라며 현지생활의 어러움을 토로했다. 1993년부터 14년간 5번 이직한 경험이 있는 정 사장은 “한국인들은 응용력이 좋고 시장에 빨리 적응하며 밤샘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일하지만 빨리 늙는다.”고 덧붙였다. 일렉트로닉시티를 구로공단으로, 화이트필드를 가산디지털단지로 비유하는 정 사장은 “한국 중소기업들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국제 분업을 이해하고 영어가 가능한 소프트웨어 개발 엔지니어와 마케팅 인력이 풍부한 인도를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siinjc@seoul.co.kr ■한상곤 뭄바이 무역관장의 투자 제언 |뭄바이(인도) 최종찬특파원|“투자 리스크를 면밀히 조사하고 적절한 투자입지를 골라야 하며 합작투자보다는 단독투자가 유리합니다. 고관세와 물류난을 고려해 현지조달 및 내수시장을 타깃으로 해야 하며 저임금의 노동 집약산업은 배제해야 합니다.” 뭄바이 나리만 포인트에 위치한 코트라 무역관 한상곤(50) 관장은 한국기업이 인도 시장에 진출할 때 4가지 점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관장은 먼저 인도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예를 들어 설명했다.“미 과학자의 12%, 항공우주국(NASA) 과학자의 36%가 인도인이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사 종업원의 34%,IBM 종업원의 28%가 인도인이다. 세계 12개 다이아몬드 중 11개가 인도에서 가공되고 있다.” 한 관장은 인도 경제의 강점으로 자유로운 영어구사, 풍부한 인력 및 자원, 기초과학과 IT산업 발달, 탄탄한 내수 소비경제, 민주적 제도 등을 꼽았다. 반면 약점으로 전력, 도로 등 인프라 부족, 행정의 비효율, 제조업 취약, 종교 갈등 등을 들었다. 한 관장에 따르면 인도 경제는 2003년부터 고성장권에 진입했다. 연평균 8%대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인도가 경제개혁을 지속하면 10%대의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인도경제의 아킬레스건이다. 이를 막기 위해 인도는 고금리정책과 루피화 강세정책을 펴고 있다. 인도 무선전화 가입자는 지난해 9월 현재 2억 5000만명에 이른다. 매달 800만명이 새로 가입하고 있으며 2010년엔 가입자가 5억명으로 전망되고 있다. 2050년 인도가 세계 1위의 인구대국이 될 것이라는 한 관장은 “인도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며 “지난해 한해만 157억달러였고 올해는 240억달러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 관장은 “뭄바이 땅값은 장난이 아니다.”라며 “공급이 30년째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수요가 넘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사무실 임대료는 천정부지로 뛰어 미국 뉴욕보다 비싸다. 실제로 45평 크기의 코트라 뭄바이사무소는 매달 1만 3000달러를 낸다. 올 초 재연장할 때 임대료가 2.5배 뛰었다. 그것도 3년치를 선불로 냈다고 한다. 한 관장은 “일본은 인도시장을 잡기 위해 총리가 기업인 200명을 데리고 와 인도 인프라개발에 5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면서 “한국도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iinjc@seoul.co.kr
  • [선택 2007 D-8] 李·昌·鄭 ‘老心 구애

    [선택 2007 D-8] 李·昌·鄭 ‘老心 구애

    ■“외로움·질병·가난 해결”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10일 ‘노심(老心)’과 ‘노심(勞心)’잡기에 나섰다. 이 후보는 대한노인회 초청강연과 한국노총 정책협약식을 가지며 대선 막판 대세몰이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서울 효창동 대한노인회를 방문,“나이 드신 어르신들도 건강만 허락하면 일하는 것이 최고의 복지라고 생각한다.”며 노인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그는 노인들의 외로움, 질병, 가난의 ‘3고’(苦)를 거론하며 “어르신들의 노년은 국가가 지켜줄 수밖에 없다. 점진적으로 복지책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이 후보는 여의도 한국노총 사무실에서 지역 및 산별 위원장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노총 조합원 88만명의 이 후보 적극 지지, 한국노총과 약속한 이 후보의 공약 적극 이행, 이 후보 당선시 한노총과 정책협의회 정례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2007대선 정책협약 협정서’에 서명했다. 한국노총이 조합원들의 의견을 물어 대선에서 특정후보를 지지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노총과 노동계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한국노총이 이 후보를 지지키로 함에 따라 ‘이명박 대세론’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가 약속한 정책공약은 ▲정규직 전환회피를 목적으로 한 기간제 근로자와의 재계약 거부 제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사업장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노사발전재단 설립 ▲노사정 동수의 고용보험기금운영위 설치 ▲연령 차별금지 및 60세 정년보장법 제정 ▲노사정위원회 대폭 확대개편 ▲연간 실노동시간 2000시간 이하 단축 적극 추진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보장 적극 검토 ▲원·하청 공정거래 질서 확립 등이다. 이 후보는 “지난 10년간 사실상 노사정의 실질적인 협력이 없었다.”면서 “차기 5년은 정말 노사정이 세계에서 유례없는 화합을 통해 우리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이러한 성과가 서민과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기초연금 20만원으로”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10일 태안기름유출 현장과 노년시대 신문 초청 강연회에 참석해 지지율 올리기에 박차를 가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일찍 방제복과 장화 차림으로 만리포 해수욕장을 찾아 피해복구에 땀을 흘리고 있는 시민들과 자원봉사자 등을 격려하고 복구작업에 참가했다. 이 후보는 “이번 기름유출 재앙은 인재”라면서 “특별재난지구로 지정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예전 씨 프린스호 사고가 났을 때도 기름저장고가 한 겹인 단일선차여서 큰 재난으로 이어졌다.”면서 “이번에도 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을 보면 아직도 교훈을 얻지 못한 듯하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 후보는 이어 “해수욕장에서 횟집이나 관광업을 하는 어민들의 계속된 산업 활동을 보장할 수 있도록 피해대책도 마련돼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되면 단기적인 보상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생계 대책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방제 작업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온 이 후보는 효창공원 대한노인회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강연회에 참석해 노인문제를 두고 타 후보들과 자웅을 겨뤘다. 이 후보는 “저는 반드시 노인을 깍듯이 받드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노인 기초 연금 20만원으로 인상▲▲수급 혜택 60%에서 80%로 확대▲노인 일자리 증가 등을 공약으로 내세워 노인표를 적극 공략했다. 또 자신의 출마의 변을 얘기하면서 “여당은 지금 누가 나와도 저희(보수진영)를 이길 수 없다.”며 “안정된 60∼70%의 여건을 가진 좋은 조건에서 보수가 경쟁을 해야 한다.”고 보수 분열의 우려를 피해갔다. 그는 “중요한 것은 누가 원칙을 가지고 있느냐 또 남북 관계에서 주체 있게 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저는 한나라당이 보수정당이니깐 그리고 한나라당의 후보가 보수 후보니깐 그들을 보수라고 보지 않는다. 그들은 무늬만 보수다.”라며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를 싸잡아 공격했다. 태안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일자리 30만개 창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10일 대한노인회 초청 강연회에 참석해 노인 공약을 쏟아내며 적극적인 ‘노심(老心)잡기’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자신을 ‘원죄가 있는 사람’으로 표현했다.2004년 총선 당시 ‘노인폄훼’발언을 염두에 둔 말이다. 적극적으로 해명했다.“본의가 아니었고 당의장직과 국회의원직도 버렸다.”고 밝혔다. 이미 여러 자리에서 “젊은층의 투표를 격려했던 게 와전된 것이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행정자치부가 작성한 선거인명부에 따르면 60대 이상 노인 유권자의 비중은 전체의 18.1%를 차지한다.50대(15.1%)보다는 높고 20(19.4%)대에는 약간 못 미친다. 노심의 향배가 청·장년층 못지 않은 판세의 중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정 후보는 이날 거듭 노인들 앞에서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노인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내세웠다. 정 후보는 “노인분들이 직접 일하고 또 일한 노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전국 1만여 초·중·고교에 실버폴리스 4만명 배치 등 노인 일자리 30만개 창출을 약속했다. 또 ▲기초노령연금 대상을 80%로 확대 ▲기초노령수급액 임기내 16만원까지 인상 ▲고령자고용촉진법 개정으로 70세 정년시대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정 후보는 대한노인회 초청 강연회에 앞서 강원 춘천을 찾아 유세전도 벌였다. 이 자리에선 ‘교육대통령’이미지를 강조하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대구 수성구가 학군이 좋아 위장 전입이 많다더라.”면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5번이나 주민등록 위장전입했는데 왜 나만 단속하느냐.’는 항의가 심하다더라.”고 주장했다. 또 “교육청이 단속을 할 수가 없어 중단했다고 한다.”고도 했다. 정 후보는 “이 후보는 자사고 100개를 만든다는데 1년에 3000만원씩 들어간다.”며 “여기 못들어가는 학생은 인생 낙오자가 되며 유치원부터 입시 지옥이 될 것이다.”고 공세를 지속했다. 춘천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공기업] 비정규직 성과상여금 “줘라” “못 줘”

    비정규직(기간제근로자)에 대한 지난해분 성과상여금은 지급대상인가, 아닌가. 지난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비정규직보호법은 이 부문에 대해 규정을 하지 않아 불씨를 제공했다. 파문은 코레일(철도공사)에서 터져나왔다. 지난 7월 말 코레일이 2007년도 경영평가 성과상여금을 정규직에게만 지급하자 지방노동위원회가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이라는 판정을 내린 것. 코레일은 지노위 결정에 불복,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했지만 결론은 법원에서 갈릴 전망이다. 타 공기업, 특히 민간에서도 코레일의 대응 및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동일 업무”…“전년도 성과” 비정규직에 대한 지난해 성과상여금 지급은 노동계 요구사항이었으나 비정규직보호법에는 빠진 ‘시한폭탄’이었다. 이런 가운데 코레일은 비정규직법 시행(7월1일) 이후인 7월 31일 2006년도분 성과상여금을 지급했다. 그러자 기간제 근로자 42명이 8월 초순부터 경기와 부산, 서울, 경남, 충남 등 5개 지역에서 지방노동위원회에 차별시정을 신청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달 10일 “코레일이 기간제 근로자들에게 성과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불리한 처우로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고 첫 판정을 내렸다. 부산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도 동일한 결정을 내렸다. 지노위의 시정 결정이 잇따르자 코레일의 차별시정 신청자는 현재 비정규직(2600명)의 53%인 14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지난해 올해 예산을 편성할 때 정부가 정한 성과급 제도와 예산 운영기준에 따라 지급대상에서 (비정규직을)제외했다.”며 “따라서 비정규직에 대한 성과급 제외는 정부가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코레일은 또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업무범위나 책임에 분명한 차이가 있고 법 시행 전 이뤄진 평가”라고 덧붙였다. 반면 철도노조는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사장의 결정으로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경영-노동계 ‘대리전’ 양상 비정규직 성과상여금 미지급 논란은 법원 판단에 맡겨질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은 중노위에 재심을 요청했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든 노사가 수용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중노위는 신청 60일 이내 처리토록 규정, 첫 판정은 12월 24일쯤 내려질 예정이나 노사간 조정에 들어가면 기한은 좀더 늦어질 수 있다. 코레일은 비정규직에게 성과상여금을 지급할 경우 약 70억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차별’ 결정이 불러올 파장은 민간부문에서 보다 심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 비정규직 성과상여금 지급을 넘어 협력·하청업체 직원 포함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른 공기업 관계자는 “기간제 근로자는 연봉제인데다 정규직과 같은 경영평가를 받지 않는다.”면서 “비정규직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 (4) 연대성 위기의 그늘… 노동계도 양극화

    6월 항쟁의 큰 축은 노동자였다.1987년 7∼9월 ‘노동자 대투쟁’의 열기는 작열하는 태양만큼이나 뜨거웠다. 비참한 노동 환경에서 숨죽이며 살아온 노동자들은 가슴에 쟁여 놓았던 울분을 한순간에 토해냈다.‘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절규였고, 그 절규로부터 한국 노동운동은 비로소 만개하기 시작했다. 20년이 지난 현재 노동운동은 거대한 세력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동시에 사회적으로 따돌림을 받고 있다. 현재의 노동운동은 ‘귀족 노동조합(노조)´ 논란과 함께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참한 현실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비정규직으로 대표되는 불안정한 노동계층은 여전히 ‘인간답게 살고 싶다.’며 오늘도 절규한다. ●“노동운동으로 남은 것은 팍팍한 현실뿐” “20년전이나 지금이나 우리 삶은 더 물러설 곳 없는 벼랑입니다.” 1980년대 후반 노동 운동으로 해고된 뒤 줄곧 건설노동자로 살아온 사춘식(52)씨의 짙은 흑색 낯빛엔 지난 세월이 묻어났다.10일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만난 그는 흙먼지를 뒤집어 쓴 채 용접 작업을 하고 있었다. 사씨는 “노동운동하면 좀 나아질 줄 알았는데, 내 삶은 변함없이 팍팍하다.”며 담배를 피워 물었다. 그는 고아가 돼 중학교 이후 배움은 꿈도 꾸지 못했다.85년 일당 3300원에 밥값까지 제했던 회사 H프레스에서 위장취업 대학생을 만나 노동운동에 눈을 떴다. 밤마다 전태일을 읽었고, 근로기준법을 공부했다. 파업에 앞장선 후 그는 곧바로 해고됐다.86년에는 B냉방 하청업체에 재취업해 노조를 만들었다가 H프레스 전력이 탄로나 또 해고됐다. 그의 이름은 정보기관의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그 후 한번도 정규직장을 갖지 못했다. ‘굶어죽지 않으려고’ 건설현장으로 들어갔다.87년 여름 ‘노동자 대투쟁’ 때도 그는 건설현장 노동자로 참여했다. 한 달 일하고 두 달 쉬는 생활이 계속됐고, 외환위기 직후에는 일이 없어 1년간 공공근로를 해야 했다. 밥 먹는 게 힘에 부친 생활이었고, 그 생활은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졌다. 노동운동이 힘을 키웠고 대기업 노동자들의 생활도 안정을 찾은 지금, 그는 “파업하고 내게 남은 건 잘린 인생”뿐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 동료들이 만든 민주노총이지만 이젠 신뢰 안 한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나 같은 ‘노가다’ 일하는 거 봐라. 비정규직도 이런 비정규직이 없다. 하루를 버티기 힘들던 20년전, 라면 한 젓가락 나눠 먹고 동료의 꺼진 연탄을 걱정하던 작은 사랑이 있었기에 우린 버틸 수 있었다. 우리를 돌아보지 않는 지금의 노동운동에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없다.” 80년대말 동구권이 몰락하자 그렇게 열렬했던 ‘학출(위장 취업 대학생)들’은 모두 살길을 찾아 떠나갔다. 그에게 노동운동을 가르쳤던 그 대학생도 지금은 사업에 성공해 큰 돈을 벌었다고 한다. “얼마 전 그 친구를 만나 웃으며 말했다.‘너희들은 살 길 찾아가 사업하고 잘 살지만, 갈 곳 없어 남은 우리는 여전히 힘겹다.’고. 내 말에 친구가 그러더라.‘형, 더 이상 그때 마음 기대하지 마.’ 친구가 변할 걸까, 내가 변하지 못한 걸까.” 동탄신도시 건설현장에서 사씨가 맡은 일은 1개월짜리 단기계약이다.5월말이면 일이 끝난다. 이후 살길은 그도 아직 모른다. ●“이제 비정규직에 눈 돌릴 때” 자동화기계를 만드는 경기 군포의 한 ‘마치코바(영세 동네공장을 일컫는 일본식 표현)’에서 일하는 김종주(47)씨가 10시간이 넘는 하루 일을 마치고 짐을 정리했다. 그는 사춘식씨와 H프레스에서 해고된 ‘학출들’ 중 지금까지 현장에 남은 2명 중 한 사람이다. 경상도에서 대학 한 학기를 마친 84년 친구의 꾐(?)에 빠져 노동운동하러 안양으로 올라왔다. 그는 “일단 알게 된 이상 반란을 꿈꾸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고, 반란의 대가는 해고로 되돌아왔다. 한번 시작된 해고는 10번을 훌쩍 넘어섰고, 이젠 몇 번 해고당했는지 정확히 기억하지도 못하는 지경이 됐다. 노조 결성을 이유로 마지막 해고된 시점이 불과 3년전이다. 반복되는 해고로 승진이나 임금인상 같은 ‘호사’는 한번도 누려보지 못했다. 잘릴 때마다 앞이 캄캄했던 그가 끝내 현장을 지키는 이유는 뭘까.“그는 할 줄 아는 게 이것밖에 없어서….”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는 영세공장을 전전하며 87년 당시보다 더 힘겨워진 현실을 온몸으로 겪어왔다. “97년 이후 힘 있는 대기업노조는 고용안정을 최소한 보장받았지만, 노조가 없는 영세사업장 노동자는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훨씬 심해졌다. 내가 거쳐 온 회사의 90%가 없어졌다.” 그는 “현재 노동운동이 비정규직 문제를 중심으로 힘을 모으지 않으면 아무리 외형적으로 성장하더라도 아무 소용없다.”면서 “공장에 있으면 절망할 틈이 없다.”고 말했다.“먹이사슬의 마지막 단계”인 ‘마치코바’에서 그는 오늘도 절망과 싸우고 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전문가들 진단 “6월 항쟁 때는 사무직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와 공장 노동자들과 함께 어깨 걸고 투쟁했지만, 지금은 노동자들도 직업에 따라 계급이 갈렸다. 노동자들이 목 매고 분신하며 만든 현실에 노동자 스스로 안주한 결과다.”(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민주노총의 도덕적 힘은 강했다. 그 힘을 바탕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얻었고, 사회개혁의 주축 세력이 됐다.20년이 흐른 지금, 민주노총의 도덕적 힘은 급격히 약화됐다. 비리 혐의로 잇달아 구속된 노조 간부들 탓만은 아니다. 많은 이들이 꼽는 핵심 원인은 ‘연대성의 위기’다. 비정규직 노동자와의 범사회적 연대보다는 기업별 고용 안정에 주력하는 정규직 노조 위주의 운동 방식에 대한 일침이다.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87년 이전엔 자기 자신 취약계층이던 노동자들이 고용조건이 안정되면서 자기 주변을 포용하는 연대의 틀을 개발하는 데 소홀했다.”면서 “지금은 매우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단언했다. 한때 민주노총에서 비정규직 사업을 책임졌던 관계자는 “오늘날 비정규직이나 저임금, 여성, 불안정한 노동자의 삶은 6월 항쟁 당시 다수 노동자의 삶과 다르지 않다.”면서 “민주노총이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나서지 않으면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또 겪어야 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KBS 비정규직노조 위원장 출신으로 올 1월 선거에서 당선된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4개월도 안 돼 민주노총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좌절했다.”면서 “민주노총은 낮은 사람들을 위한 대중조직이 아닌 정규직의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색깔을 바꾸는 카멜레온 같은 조직으로 바뀌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노동계 인사는 “2.8%에 불과한 비정규직 조직률을 높이고 임원·대의원 비정규직 할당제 등을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가 스스로 자기 세력화할 수 있도록 민주노총의 재정과 인력 대부분을 투여하겠다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은수미 연구위원도 “수십억원에 이르는 현대차노조의 이월재정을 산별노조 재원으로 전환해 비정규직 재교육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써야 한다.”고 충고했다. 안기호(43) 전 현대자동차 사내하청노조 위원장은 “비정규직이 돼 보니 인간으로서 감내하기 어려운 모멸감과 고통을 겪게 되더라.”면서“정규직노조 중심의 민주노총이 몰매를 맞는 것은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의 아픔을 외면했기 때문으로 운동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규직·비정규직 노조 위원장을 모두 역임한 그의 주장이기에 울림이 크다. 노동운동의 중심 축이 비정규직 운동으로 과감하게 이동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사설] 원청업체 책임 물은 의미있는 판결

    오는 7월1일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노동계와 재계의 기싸움이 치열하다. 법망을 최대한 피해 기업 운신의 폭을 넓히려는 재계와 법적 규제를 통해 근로자 보호의 수준을 높이려는 노동계 사이에 한치 양보 없는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일 재계의 친노동정책 비판과 노동계의 맞대응도 비정규직보호 3법의 시행령 개정과 특수고용직근로자 보호방안 마련 과정에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서울고법과 대구고법의 항소심 판결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재판부는 현대중공업 하청업체 근로자 부당해고 사건과 대구경북건설노조 단체협약 강요 및 노조비 징수 사건에 대해 이례적으로 원청업체의 책임을 물었다. 노동계약 당사자는 아니지만 하청업체 근로자에 대해 지휘·감독권을 행사한 만큼 하청업체와 함께 중첩적인 사용자 지위에 있다고 판시한 것이다.‘법 따로, 현실 따로’인 하도급 구조에서 형식적인 법리보다 실질적인 내용을 근거로 원청업체에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물은 이번 판결은 비정규직 보호의 주요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비정규직 보호의 기본정신은 비정규직을 ‘취약근로자’로 규정한 2002년 7월의 노사정합의문에 뚜렷이 명시돼 있다. 비정규직의 늪에 빠지면 정규직으로 탈출할 가능성은 10%에 불과하다. 그래서 비정규직은 가난의 대물림으로 귀결된다. 정부는 고용 안정과 고용 유연성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후속입법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 ‘대답없는 使’… 눈물의 복직투쟁

    ‘대답없는 使’… 눈물의 복직투쟁

    “사측의 부당해고에 맞선 ‘대답없는 투쟁’이 벌써 1년째를 맞았습니다. 지금이라도 우리의 요구대로 원직 복직이 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29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장충동 2가 주한프랑스상공회의소 앞. 지난해 이맘때 해고 통보를 받은 뒤 길거리에 나서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는 우진산업 전 비정규직 노동자 6명의 마음은 아직도 한겨울 날씨처럼 꽁꽁 얼어 있었다. ●문자메시지로 해고통보 받아 1997년 외환위기 때 무너진 한라시멘트를 인수한 다국적 기업 라파즈코리아의 하청업체인 우진산업 강릉시 옥계공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했던 이들은 지난해 3월31일 동료 10명과 함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노동계약을 철회한다.’는 해고 통보를 받은 뒤 1년째 길거리 투쟁을 하고 있다. 24시간 내내 돌아가는 벨트에 시멘트 부원료를 붓는 작업을 하던 오위대(32)씨에게 악몽은 느닷없이 찾아왔다. 오씨는 4년 동안 아르바이트보다 못한 시간당 3355원을 받으며 1년 내내 휴일조차 없이 일했다. 하청기업 파견 노동자는 2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줘야 하기 때문에 사측은 매년 계약 갱신으로 법망을 피했다. 월급은 잔업수당을 합쳐도 100만원 안팎이었다. 결국 오씨는 박봉을 벗어나고자 동료들과 함께 민주노총 산하 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에 가입했다. 그러나 이것이 부메랑이 돼 화근으로 돌아왔다. 사측은 우진산업의 직장폐쇄로 맞서며 끈길기게 탈퇴를 권유해 결국 21명 가운데 10명이 노조 가입을 포기했다. 탈퇴한 사람들은 비정규직 신분을 유지한 채 라파즈코리아의 다른 협력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이를 거부한 11명은 일방적인 해고통보를 받았다. 그때부터 옥계공장 앞과 라파즈코리아 서울 본사가 있는 삼성동 아셈타워 앞 등에서 천막을 차려놓고 길거리 투쟁에 들어갔다. 그러나 아무런 벌이도 없는 투쟁에는 고난이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3명, 올 1월에 1명, 그리고 지난 22일 또 1명이 노조를 탈퇴했다. 지금은 6명만 남았다. 오씨는 퇴직금으로 받은 500만원이 전부였다. 이마저도 아내와 초등학교 1학년 딸, 젖먹이 아들을 부양하느라 금방 바닥이 났다.70만원 남짓한 실업급여도 5개월 만에 끊겼다.“틈나는 대로 동해시에 있는 집에 아이들을 보러 가면 라면봉지만 쌓여 있는 부엌을 보고 눈물만 훔치며 돌아섭니다.” ●비정규직 노조 만들자 직장폐쇄 공장 청소차를 몰았던 최철규(37)씨 역시 2004년 1월 입사해 걸핏하면 강제로 야간 작업에 투입됐지만 기본급 83만원에, 연장근로수당 29만원이 전부였다. 지난해 5월 결혼한 아내와 함께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전세 1800만원에 빌라를 얻었지만 실직으로 그 돈은 갚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차가운 길바닥 투쟁으로 몸이 피폐해진데다 시위 중에 전경들과 몸싸움을 벌이면서 다친 팔꿈치와 목에는 늘 통증이 있다. 최씨는 “다들 이젠 그만하라고 충고하지만 우리가 그만두면 또 부당하게 거리로 쫓겨날 사람들이 생길 것같아 멈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답없는 투쟁의 결과물을 내기 위해 이들은 다음달 18일 국제 노동조합의 도움을 받아 라파즈 본사가 있는 프랑스로 원정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이 이들을 서울중앙지검에 업무방해혐의로 고소해 출국가능사실확인증명서가 발부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채희진(41) 노조 위원장은 “불법 파업도 하지 않았고, 부당한 요구도 하지 않은 우리가 바라는 건 그저 복직뿐이기 때문에 원정 투쟁으로라도 부당함을 계속 알릴 생각”이라고 고개를 떨구었다. 이재훈 이재연기자 nomad@seoul.co.kr
  • 삼성-민노총 만날까

    삼성-민노총 만날까

    파업투쟁 등 강성 이미지를 벗고 대화를 강조하고 있는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대기업 회장들과 연속적인 면담에 나선다. 특히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과의 면담 성사 여부에 노동계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25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민노총은 이번주 중 삼성그룹과 롯데그룹,SK그룹,LG그룹에 이 위원장과 각 그룹 회장간의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그룹 회장들과 면담이 성사되면 제조업 공동화나 중소기업 및 하청업체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생각”이라면서 “그룹 회장들이 대표적 노동단체인 민노총과 면담을 갖고 제조업 공동화 등 경제계 현안들에 대해 논의하는 데 반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측은 “민주노총의 정식 요청이 없는 상태라 현재로서는 수락 여부를 말할 수 없다.”면서 “공문이 오면 내부 검토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벌그룹 회장들과의 면담 추진은 대화채널을 통해 제조업 공동화 등 공통의 현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민노총의 설명이다. 이는 최근 노동부, 기획예산처, 산업자원부 등 주요 부처 장관을 잇따라 방문하며 대화채널 구축을 강조해온 것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이 위원장은 지난 20일 박정인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과 오찬 회동을 갖고 금속노조의 산별노조 전환에 따른 협력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정몽구 회장과의 면담이 추진됐으나 정 회장이 현재 재판 중이라 수석 부회장이 대신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서울시교육청 ‘통합논술 교실’ 지상중계] (5) 주제별강의 및 첨삭 Ⅱ

    [서울시교육청 ‘통합논술 교실’ 지상중계] (5) 주제별강의 및 첨삭 Ⅱ

    ●문항 2: 30%,500∼600자 제시문 (가)는 이산화황의 배출 허용량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도입함으로써 기대할 수 있는 효과를 제시문 (나)에서 설명한 가격 기구(price system)의 기능에 근거하여 설명하라. (가)미국에서 1970년에 입법된 청정 대기 법안(The Clean Air Act)은 촉매 변환 장치 설치와 하수(下水) 처리의 의무화와 같은, 기업과 개인들이 공해를 줄이기 위해 해야 할 노력들에 대한 상세한 지침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의 시행 이후 미국의 인구는 30% 정도 증가하고 경제 규모 역시 두 배 이상으로 커졌지만 미국 전체의 대기 오염은 같은 기간 동안 3분의1 이상 감소하였다. 미국 정부는 1990년 이 법안을 수정하면서 시장원리에 근거한 해결 방법들을 도입하였다. 이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석탄을 원료로 사용하는 발전소가 배출하는, 산성비의 주요 원인인 이산화황의 배출을 감소시키는 프로그램이다. ☞ 서울시교육청 논술강의 녹취록&논술교재(5회) 바로가기 수정 전의 제도 하에서는 모든 발전소들이 이산화황의 배출을 줄이는 집진기(集塵機) 등의 설치를 의무화하였다. 집진기의 설치 비용은 상당 부분 전력 소비자들에게 전가되어 전력 소비량 자체를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 이에 반해 새로운 프로그램은 각 발전소가 이전에 사용한 석탄의 양을 기준으로 각 발전소가 배출할 수 있는 이산화황의 배출량을 결정한 후, 특정 기간 동안 각 발전소에 주어진 허용량만큼의 이산화황을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모든 발전소는 주어진 허용량을 초과하는 이산화황을 배출할 수 없지만 각 발전소는 자신의 허용량을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다. 즉, 허용량보다 적은 이산화황을 배출하는 발전소는 사용하지 않는 허용량을 팔 수 있고, 더 많은 양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여분의 허용량을 구입해야 한다. 이 프로그램이 1994년도에 시행된 이후로 허용량의 가격은 큰 폭으로 변해왔으며 이산화황 1톤을 배출할 수 있는 권리는 2004년에 260달러에 거래되었다. 이 프로그램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 프로그램이 이전 규제에 의한 방법에 비해 훨씬 효과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허용량을 파는 발전소들이 환경을 오염시킬 권리를 이용하여 돈을 벌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 프로그램의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크루그만·웰스,‘경제학’ (나) 시장이란 소비자와 생산자가 만나 재화와 용역을 거래하는 ‘장소’를 말한다. 계획 경제 하에서도 모든 거래는 시장에서 이루어지지만 자본주의 경제 체제, 혹은 시장경제 체제에서 말하는 가격 기구(price system)의 분배 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시장경제 체제에서는 누가 무엇을 얼마나 생산할 것인지, 누가 무엇을 얼마나 소비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은 가격 기구를 통해 시장에서 결정된다. 시장에서 자발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면, 상품의 가치를 시장가격보다 높게 평가하는 소비자들이 그 상품을 소비하고, 시장가격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생산자들이 그 상품을 공급하게 된다. 따라서 모든 거래 참여자들은 제품의 사적(私的) 가치와 시장 가격의 차이에 해당하는 편익(便益)을 추가로 얻을 수 있으며 이윤을 극대화하는 생산자는 자발적으로 생산 비용을 낮추려는 유인(誘因)이 생기게 된다. 한편 시장가격은 거래 참여자들이 생각하는 제품의 사적 가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주어진 가격에서 물건을 판 사람들의 경우 그 물건의 사적 가치가 시장 가격보다 높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반대로 물건을 구입한 사람들이 평가하는 제품의 사적 가치는 시장 가격보다 낮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시장 가격은 소비자와 생산자들이 생각하는 그 제품의 가치를 반영하게 된다. 오늘은 서강대 문제를 풀어보자. 문항을 볼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문제를 읽고 지문내용을 보면 도움이 많이 된다. 문항 2번을 보자. 요구하는 질문이 몇 개인가? 우선 ‘∼도입함으로써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하나다. 즉, 답을 쓸 때 기대하는 효과를 반드시 서술해야 한다. 그럼 두번째 문제는 뭘까? ‘기능’이 두번째 질문이다. 문제에서 반드시 요구하는 제약조건, 혹은 답에 있어서 제한 조건이 있다. 여기서는 효과와 가격 기능을 이용해서 쓰라는 얘기다. 제시문이 ‘가’와 ‘나’가 있다. 읽어봐라. 자, 보자.‘가’의 내용은 뭔가?(학생:청정대기법안에 대한 얘기요.) 법안의 핵심은 뭔가?(이산화황의 배출량을 정해놓은 거요.) 정해놓는 다음에는 어떻게 하나?(허용량을 사고 판다.) 그렇다. 그럼 제시문 ‘나’의 내용은 뭘까? 시장에 대한 것이다. 뭔가 거래가 이뤄질 수 있는 것을 시장이라고 한다. 어떤 원리로 사고파나.(시장가격·수요와 공급) 그건 너무 일반적이고, 자기가 생각하는 가격과 맞으면 사고 파는 거다. 그게 바로 시장이다. 이제 ‘가’‘나’를 어떻게 연결할지 생각해보자. 마켓이라는 것은 수요와 공급이 오가는 곳, 시장이다. 수요는 내가 물건을 사려는 것, 멋진 말로 구매의향을 수요라고 한다. 공급은 물건을 파는 것이다. 만든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그럼 원리는 간단하다. 예를 들어 캐럴 인형을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10만원이라도 산다. 반면 캐럴 인형을 싫어하는 사람은 100원에 팔아도 살까말까다. 그럼 수요는 누구 맘 속에 있나. 수요의 힘은 사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속에 있다. 그냥 사는 게 아니라 싼 걸 산다. 최소비용이면 가장 좋다. 그럼 내가 캐럴 인형을 판다면 비싸게 팔고 싶겠지? 공급의 원칙은 최대 이윤이다. 수요와 공급이 왜 어렵냐면 한 사람은 싸게 사려고 하고, 한 사람은 비싸게 팔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서로 만나는 점이 있겠죠? 그러나 만나는 과정이 힘들다. 그러다 보니 싸우기도 하고 갈등도 생긴다. 그걸 설명한 게 제시문 ‘나’다. 그래프로 그리면 가격은 P, 양은 Q, 위로 올라가면 갈수록 세지는 건 가격, 옆으로 갈수록 늘어나는 건 양이다(그림 참고). 이제 우리가 수요자가 되자. 우리가 좋아하는 과자가 있다. 이게 1억원이다. 이거 먹으려면 전세 팔아야 한다. 그런데 과자 가격이 5000만원이다. 못 먹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전에 비해 두 개 먹을 수 있다.10만원이면 어떤가. 월급 타면 먹을 수 있다.1000원이면 더 많이, 공짜면 밥 대신 먹는다. 연결하면 대략 이렇게 우하향하는 수요곡선이 나온다. 반면에 공급곡선을 보자. 내가 과자공장 사장인데 내가 만든 과자 외에 세상 모든 과자가 사라졌다고 치자. 내가 1억원에 만들면 많이 팔고 싶겠지.1억원이면 무한대로 팔고 싶다.5000만원에 팔라고 하면 안 팔고 싶다.1000원이면 대충 팔고, 공짜로 팔라고 하면 안 판다. 그러면 이런 곡선이 나온다. 그럼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점에서 균형가격과 양이 결정된다. 여기까지는 잘 안다. 이걸 더 활용해 보자. 이 때 이윤이 어떻게 될까. 이윤은 파이라고 한다. 이윤은 가격×양이다. 이 때 수요 곡선이 평행이동하면서 불건전한 상황이 벌어졌다. 수요가 언제 증가하느냐. 사람들이 돈이 많아질 때, 기호가 변할 때, 인구변동이 생길 경우 등에 수요가 늘어난다. 이렇게 수요가 변동하면 가격이 당연히 올라간다. 그럼 수요증가로 인해 기업이윤은 당연히 증가하겠지? P´×Q´로 계산하면 면적이 늘어난다. 이윤이 P´×Q´로 증가했다면 이거 자체가 GDP가 성장한 걸까. 아닐까? 성장한 거다. 빗금친 부분이 늘어난 것이다. 결국 이윤이 증가하느냐, 감소하느냐, 다른 얘기로 하면 환경에 대한 복지가 증가하느냐, 감소하느냐 면적을 통해 여러분이 찾아내야 한다. 이게 진정한 통합형, 수리형에서 말하는 경제적인 논술문제다. 그냥 감각적으로 ‘늘어서 좋아요. 줄어서 좋아요’, 이렇게 말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머릿속에는 이 그래프와 메커니즘이 들어가 있어야 하고, 말로 풀어쓸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 그림을 보면서 여러분들은 소비는 미덕인가, 아닌가, 수요는 증가하는 것이 좋은가, 나쁜가를 대답할 수 있고, 원론적인 얘기를 할 수 있다. 외환위기 때 왜 어려웠나. 수요가 줄어 GDP(국내총생산)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경기불황이라고 한다. 경기를 좋게 만들려면 소비를 증가시키는 수밖에 없다. 소비 증가에 대한 여러분의 논리, 소비를 줄여 경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칠 때 이 그래프가 다시 사용될 수 있다. 이번에 현대차에서 노사분규가 일어났다. 어떻게 생각하나.(안타깝다) 너무 추상적이다. 잘했나, 못했나.(못했다) 왜 못했나? 다 이걸로 설명할 수 있다. 노사분규 일으킨 이유가 뭔가. 월급 때문이다. 노조측은 월급을 올려주면 GDP가 증가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거다. 한편 거꾸로 생각할 수 있다. 노조원의 월급을 올려주면 비정규직이나 하청업체 직원 월급은 줄어들죠? 그럼 GDP가 감소될 수도 있다. ●학생1 ‘가’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만약 어떤 발전소가 이산화황의 배출을 줄이면 1t당 260달러를 얻을 수 있으니까 이윤을 극대화하고자 한다면 이산화황 배출을 줄일 것이고, 그러면 전체적인 이산화황 배출이 감소돼 환경공해도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생2 이산화황 배출량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덜 쓰니까 이산화황 배출이 남을 수 있지 않을까. 이걸 대기업에 팔면 이익을 볼 수 있다. 대기업에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이 더 높게 책정돼 이윤이 더 발생하고, 결국 GDP가 느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이산화황 배출 허용치를 팔아서 자금을 축적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대기업이 주로 자금을 많이 가져가고 있는 양극화 현상도 해소할 수 있고, 중소기업의 고용도 높여서 경제가 궁극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다. 핵심을 고민해 보자.2번째 질문의 핵심은 무엇인가. 경제적 이익이 먼저냐, 환경 이익이 먼저냐. 그걸 한 번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는 뉘앙스가 있다.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다면 ‘가’는 목적 자체가 이산화황을 줄이는 게 목적이다. 환경이냐, 개발이냐로 볼 수도 있다. 어떻게 하면 이산화황을 줄일 수 있고 이 방법이 정당하냐, 정당하지 않냐는 것을 물어볼 수 있죠. 환경문제도 윤리적인 문제로 접근 가능하다. 이런 관점으로 쓸 수 있는 게 통합논술이다. 한 가지 아이디어가 아니라 두세 가지 아이디어를 활용할 수 있는 게 통합논술적인 접근법이다. 이걸 사회문화적으로도 쓸 수도 있다. 환경문화, 즉 탈산업화를 통해, 정보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하면 사회문화를 활용한 것이다. 다양한 답이 나올 수 있다. 여러분이 이 얘기, 저 얘기 섞어가며 직접 써 보는 것이 중요하다. 정규희 서울 용화여고 사회교사 정리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이번 강의에서는 이화여대 2007학년도 수시1학기 모집 일반우수자 전형 논술고사(인문계열)에 대한 설명도 있었습니다. 지면관계상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올렸으니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다음주에는 ‘논리적 판단 및 창의적 발상’ 강의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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