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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장 이전 걱정하는 미소페 노동자들 “노동조건 개선 기대했지만 일자리 잃어”

    공장 이전 걱정하는 미소페 노동자들 “노동조건 개선 기대했지만 일자리 잃어”

    구두 브랜드 ‘미소페’에서 일하는 제화노동자들이 공장폐업 때문에 일자리를 잃었다며 거리 시위를 벌였다. 20년 만에 오른 공임과 4대 보험 적용을 기대했던 노동자들은 연쇄적인 공장 이전을 걱정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는 4일 서울 성동구 미소페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지난해 12월 26일 미소페 1공장이 폐업하면서 10년 동안 일한 25명의 노동자들이 한 순간에 일자리를 잃었다”며 “중국으로 공장을 옮기도록 폐업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2018년 매출 1050억 원, 작년대비 7% 매출 증가를 올린 미소페가 노동자들을 직접고용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자들은 4대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실업급여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제화지부 관계자는 “1공장 이전은 중국 이전의 시작일 것이라고 본다”며 “공임을 올려주고 4대 보험을 지급하면 돈이 드니까 중국으로 이전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위장폐업이 성공하면 다른 공장도 비슷하게 나올 것이다”며 “우리가 공장이전을 좌시할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미소페는 한국에서 약 15개 공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지난해 10월 22일 미소페 본사가 참여한 가운데 하청업체 4곳과 “2019년 4월 4대 보험과 퇴직금 관련해 논의를 한다”고 명문화했다. 조만간 대법원 판결이 날 것을 예상하고 원청인 미소페가 참가한 가운데 협약을 맺은 것이다. 실제로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구두 브랜드 ‘소다’ 노동자들이 사측을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형식만 도급계약을 맺었을 뿐 사실상 근로관계를 유지했다는 취지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지난해 8월 탠디 노동자들의 본사 점거 농성을 시작으로 제화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8년 만에 탠디 제화공 공임 인상을 이뤄냈으며, 미소페, 슈비즈, 코오롱 등과 공임 인상에 대한 단체협약을 맺기도 했다. 미소페 제화노동자들이 20년 만에 공임인상을 이뤄낸 순간이었다. 이 과정에서 20여명으로 시작했던 제화지부 조합원들은 700여명으로 늘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던 제화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외국으로의 공장이전으로 물거품이 된 것이다. 노동자들은 집회를 마친 후 소비자들에게 미소페의 공장이전 결정을 알리겠다며 미소페 매장이 있는 광진구 롯데백화점까지 행진했다. 제화지부 관계자는 “미소페 본사가 면담에 전혀 응하지 않고 있다”며 “5일부터 백화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며 계속 소비자들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김용균법 통과돼도 위험한 컨베이어벨트는 돌아간다

    이른바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어도 김씨의 동료 노동자는 여전히 위험한 컨베이어벨트가 돌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태안화력발전소 작업 중에 숨진 김씨의 동료 노동자 김경진씨는 2일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용균 조합원을 죽음에 이르게 했던 작업현장은 산안법 개정 대상이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씨는 “태안화력 9·10호기는 정지됐지만 1∼8호기 컨베이어벨트는 지금도 죽음을 향해 돌아가고 있다”며 “하청 노동자들은 오늘도 생명과 안전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개정 산안법은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하도급을 제한하고 있지만 법 적용대상 업무에서 발전소의 정비·관리는 제외돼 있다. 김씨는 “발전 노사에서 해결할 상황이 아니다”며 “안전한 일터를 만들지 않으면 죽음의 행렬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도성대 금속노조 유성지회장은 이 자리에서 “많은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우울증 고위험 판정을 받았고 정신적 산재 승인을 10명이 받았다”며 “그런데도 회사는 산재 요양처분 취소청구 소송과 함께 1분 단위로 임금 삭감에 나서며 노동자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용균씨가 지난달 11일 숨진 뒤 같은 달 26일 예산과 아산에서 각각 근로자들이 기계에 끼어 사망하고 30일 우울증을 앓던 유성기업 조합원이 자살하는 등 근로자들의 사망사고가 잇따랐다. 도씨 등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1월 유성기업 노동자 정신건강 실태를 조사하고도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며 “고용노동부, 충남도, 산업안전공단, 도의회 등이 TF팀을 만들어 잇따른 노동자 작업 중 사망사고 진상조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하루 아침에 구두 뺏긴 제화장인들…미소페 기습 폐업 논란

    하루 아침에 구두 뺏긴 제화장인들…미소페 기습 폐업 논란

    유명 구두 브랜드 미소페가 갑자기 국내 공장을 폐쇄하고 생산기지를 인건비가 싼 중국으로 옮기면서 10년 이상 경력의 제화 노동자 25명이 하루 아침에 일터를 잃었다. 박한 임금과 열악한 처우를 받아 온 제화공들은 공임비 인상과 4대 보험 가입 등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미소페 브랜드를 운영하는 비경통상은 지난 26일 여성화를 만드는 하청 제1공장(슈메이저)을 폐쇄했다. 대신 중국에 새 공장을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고된 미소페 제화 노동자들은 민주노총과 함께 27일 서울 성동구 미소페 본사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비경통상은 제화공의 공임을 올려주겠다고 구두로 약속했다가 이를 철회하고 공장 문을 닫았다는 게 노동자 측 주장이다. 김종민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조직장은 “미소페에서 10년 이상을 일한 제화노동자 25명이 일자리를 갑자기 잃었다”면서 “제화공들은 4대보험에 가입 안 돼 실업급여도 못 받아 당장부터 생계가 위험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민주노총 측은 기습 이전한 슈메이저 이외에도 미소페 남화공장(엘제이에스), 미소페 6공장(LK), 7공장(원준) 등에서도 제화공들에 대한 처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본사 측이 중국과 비슷한 인건비를 맞추지 않으면 일감을 중국으로 모두 보내겠다고 압박하는 등 공임 자진 삭감을 요구했다고 노동자들은 주장했다. 불량이 나올 경우 책임을 모두 제화공에게 떠넘기는 일은 다반사라는 게 이들의 전언이다. 이날 한 제화공은 “신발 한 짝에 이상이 나왔다고 제화공 1인당 50만원씩 총 6명에게 사전 통보도 없이 임금을 삭감하기도 했다”며 “50만원을 벌려면 제화공들은 75족을 만들어야 해 거의 1주일 치 임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루에 3~4족씩 일감을 주면서 제화공들을 협박하는 행위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거리로 나왔다”고 호소했다. 민주노총과 제화공은 사측이 제화공을 직접 고용하고 켤레 당 공임비 3000원을 인상해줄 것을 요구했다. 직접 고용 대신 제화공을 개인사업자로 등록하게 하는 이른바 ‘소사장제’ 철폐도 요구했다. 개인사업자로 등록하면 4대 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제화공들의 열악한 처우는 지난 7월 ‘탠디 사태’를 계기로 널리 알려졌다. 구두 브랜드 탠디의 하청 제화 노동자들은 지난 4월 본사를 찾아가 공임비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탠디 신발의 가격은 한 켤레에 30만원이 넘지만 제화공의 공임은 켤레당 7000원 수준이다. 지난 8년간 한번도 인상된 적이 없다. 노동자들은 공임비를 2000원 더 올려달라고 요구해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한 번만 만나달라”는 김용균들의 외침… 文대통령 응답할까

    “한 번만 만나달라”는 김용균들의 외침… 文대통령 응답할까

    “위험의 외주화 금지·비정규직 철폐하라”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 靑 앞까지 행진 유족·대책위, 철저한 진상규명 등 요구 文, 27일 김용균법 처리땐 유족 만날수도 與, 뒤늦게 대책마련 나섰지만 곳곳 잡음 노동부·대책위, 1~8호기 중단 싸고도 이견‘죽음의 외주화’를 막아달라는 ‘김용균들’의 촛불이 청와대를 향하고 있다.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김용균씨가 사망한 지 10일째 되는 날인 지난 21일과 다음날인 22일 밤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 번만 만나달라”는 김용균들의 외침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정협의를 통해 죽음의 외주화를 방지하는 대책들을 뒤늦게 마련하고 있지만, 곳곳에서 잡음이 이어진다.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와 민주노총 소속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 등은 지난 22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제1차 범국민추모제를 개최했다. 무대에 오른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두 정규직이 되도록, 우리 모두 대통령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날이 올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김씨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들을 한 명 한 명 안아주기도 했다. 추모제를 마친 뒤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 3000여명은 청와대 사랑채 앞으로 행진했다. 김용균씨의 어머니와 아버지,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앞장섰으며, 뒤따른 참석자들은 ’위험의 외주화 금지’와 ‘비정규직 철폐’ 등의 구호를 외쳤다.김용균씨의 유가족과 시민대책위는 연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정부와 국회에 ‘철저한 진상 규명’, ‘김용균법 입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지난 19일 당정협의를 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당정협의 후에 진상 규명과 관련해 “2인 1조 규정 위반, 사망신고 지연, 사건축소 등의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발전분야 외주화에 대해선 “기존에 추진돼 온 발전정비산업의 민간 개방 확대는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충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가 지난달 제출한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안이 1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지난 21일 태안의료원 빈소에서 유가족을 만나 “내가 직접 챙길 테니 믿어달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시민대책위 측은 진상 규명과 대책 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대표가 유가족을 만나기 전 태안화력발전소를 찾았지만, 물로 깨끗하게 치워진 발전소 내부만을 봤다. 서부발전 측이 전날 하청 용역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청소했기 때문이다. 시민대책위는 “사고 현장을 포함한 작업 공간을 물청소하는 것은 중대재해 현장을 훼손하는 짓”이라고 반발했다. 이날 고용노동부는 “사고 당일 작업중지 명령 이후 다른 컨베이어벨트를 가동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명령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해 사실로 확인되면 형사입건 등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대책위는 “지난해 태안화력발전소 특별근로감독 결과가 부실했다”며 이번 특별 산업안전보건감독에 노조 및 시민대책위가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1~8호기도 가동을 멈추고 정비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특별감독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을 적발해 처벌 등을 목적으로 하는 수사의 일환이어서 사업장과 직접 관련이 없는 노동조합의 상급단체 참여는 어렵다”고 했다. 또한 “사고가 발생한 9, 10호기와 1~8호기는 구조 및 형태가 다르다”면서 “전면 작업중지 시 옥내저장탄의 자연발화로 화재가 우려된다”며 작업중지에 반대하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관련,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발전5사별로 연료환경, 정비분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협의체를 구성한 뒤에 통합협의체를 만들어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노동자들은 “발전5사에 흩어져 있는 협의체만 20여개여서 논의 진척이 어렵다”고 문제제기를 해왔다. 우 의원은 특히 “유족이 요구하는 문 대통령과의 만남은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만남에는 시기와 명분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에서 여야 간 이견이 노출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이 27일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문 대통령과 유족의 만남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이재갑 “하청직원 사고 땐 반드시 원청이 책임지도록 하겠다”

    이재갑 “하청직원 사고 땐 반드시 원청이 책임지도록 하겠다”

    서울신문은 지난 19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을 만나 최저임금 논란,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포괄임금제 개선 가이드라인,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등 노동 현안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또 얼어붙은 고용 상황을 타개하고 내년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고용부의 복안도 물어봤다. 특히 이 장관은 최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사망한 것과 관련해 “도급 계약 자체를 금지할 순 없지만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리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위험의 외주화 →정부 대책이 ‘위험의 외주화’와 관련된 구조적인 문제를 건드리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에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제출됐다.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는 걸로 안다. (노동계가 원하는) 도급계약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많은 법리적인 쟁점이 있다. 다만 예컨대 수은을 다루는 아주 유해한 작업장에서는 도급을 금지시킬 수도 있다. 이번 법에는 원청이 하청을 준다고 해도 원청 책임을 회피하지 못하도록 했다. 협력업체 직원에게 사고가 나도 반드시 원청이 책임을 져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 하겠다는 얘기인가. -‘원·하청 산업재해 통합관리제도’ 적용 대상에 발전사가 포함되도록 적용 업종을 확대하고자 한다. 현재 제조·철도운송·지하철 등 3개 업종에서 500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하고 있다. 전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할 것인지, 발전소만 특정할 것인지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개별실적요율제’에서도 원청의 책임을 강화할 방법이 있다. 사업장의 재해발생 정도에 따라 산재보험료율을 깎거나 할증하는 제도다. 원청의 보험수지율을 계산할 때 하청에서 난 사고도 산정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그러면 자꾸 위험한 업무를 외주화하려는 행태가 없어질 것으로 본다. 최저임금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일부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소상공인들이 인건비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모든 고용 상황이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발생한 것은 아니다. 구조적이고 경기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조선업계가 어려웠고, 자동차업계와 부품업계도 힘든 상황이다. 제조업에서 일자리가 10만명씩 증가해야 하는데 지금은 오히려 10만명이 줄었다. 사실상 20만명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이다. 서비스업에서도 2012년 이뤄졌어야 할 베이비붐 세대의 구조조정이 중국 특수로 미뤄져 지난해부터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일자리가 빠지는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까지 드렸다. 하지만 이 중에서 얼마만큼이 최저임금영향 때문인지는 아무도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전혀 검토하지 않나. -최저임금 인상에 많은 부담을 느껴서인지 자꾸 차등적용 이야기가 나온다.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정리하고 나면 앞으로는 최저임금이 사회 수용성을 벗어날 정도로 인상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차등적용은 사실 최저임금의 원칙을 흔드는 것이다.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개편하더라도 적용은 2020년부터다. 내년에도 최저임금(10.9%)이 오르는데 어떤 대책을 준비하고 있나. -일자리 안정자금이 2조 8000억원 규모로 확정됐다. 내년부터는 5인 미만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금이 13만원에서 15만원으로 2만원 증액됐다. 사회보험료를 지원해주는 ‘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지원사업’도 추진한다. 현재 일자리안정사업의 지원을 받는 분들도 별도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내년 1월부터 혜택을 그대로 이어 간다. 탄력근로 포괄임금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확대한다고 했다. 이에 따른 노동자의 건강권과 임금 보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구체적인 것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다룰 내용이다. 탄력근로제와 관련해 노사 협의가 잘되지 않았다. 노동계에서 연장근로수당 감소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탄력근로제 실태조사를 보면 제도를 도입할 때 어떤 형태로든지 임금이 감소되는 부분에 대해 보전을 해왔다. 연장근로수당 지급 의무가 없어도 계산해서 맞춰 주거나 별도의 수당을 만들기도 한다. 개별 기업과 노사가 합의할 사항이지만 이런 부분까지 제도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6월 발표하겠다던 포괄임금제 개선 가이드라인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 -포괄임금제 용역보고서엔 사무직 근로자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를 담을 것이다. 보고서를 토대로 가이드라인을 정비하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뒤 발표하겠다. 근로시간을 측정할 수 없을 때만 포괄임금제를 적용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토대로 한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 것인지는 부처 내에서 많은 토론이 필요하다. 다만 포괄임금제 적용 대상을 업종 확대 방식이 아닌 개별 직무 단위로 봐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기타 현안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을 비준하면 현재 법외노조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합법화된다. 전교조는 정부가 직권취소하기를 기대하고 있는데. -현행법에 요건이 딱 나와 있다. ‘교사’들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법원이 해직자의 경우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런 상황에서 직권취소하긴 어렵다. 입법적으로 해결하는 게 맞다고 본다. 경사노위에서도 논의하고 있다. 교원노조법도 개정하자고 하면 그것을 토대로 다시 합법화될 수 있는 게 절차상 맞는 거라고 본다. →일자리 창출 특명을 받은 것으로 안다. 그런데 내년도 업무보고를 보면 눈에 띄는 일자리 정책이 보이지 않는데. -청년 취업난을 완화하기 위한 맞춤형 일자리 사업을 하려고 한다. ‘청년구직활동 확대 지원금’을 추진한다. ‘신중년 경력활용 지역서비스 일자리 사업’도 준비했다. 지자체가 일자리를 만들면 고용부가 예산을 주는 사업이다. 내년 예산 80억원을 확보해 신중년 2500명을 지원한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가이드라인엔 손에 잡히는 내용이 들어가야 할 것이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는 사례들을 매뉴얼에 적시할 계획이다. 술자리를 마련하지 않으면 징계하겠다고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면서 원치 않는 술자리를 마련하라고 강조했다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다는 식이다. 직장 내 괴롭힘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런 행위를 하는지 모른다. 여기에 대응하려면 누구보다 최고경영자(CEO)의 의지가 중요하다. 회사 내 규범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예방을 위한 실태 진단과 직원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지 사업장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 이 장관은… 이재갑(60) 고용노동부 장관은 행정고시 26회(1982년)로 공직에 들어온 뒤 30년 넘도록 고용부에서만 근무했다.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조직을 이끄는 정통 관료로 노동계 안팎에선 ‘고용 전문가’로 꼽힌다. 정책을 만들 때 데이터를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인창고 ▲고려대 행정학과 ▲서울대 행정학·미국 미시간주립대 노사관계학 석사 ▲노동부(현 고용부) 고용정책관 ▲고용부 차관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 김용균씨 빈소 앞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 열악한 근무환경 증언

    “인터넷 설치 등을 위해 혼자 전봇대나 난간에 매달려 일하다 다치면 전부 자부담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20일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의 빈소가 있는 태안보건의료원 상례원 앞에서 열린 ‘위험의 외주화에 따른 충남 노동자들의 현장증언’에서 LG유플러스 김경호씨는 “위험한 일은 모두 하청을 주고 안전교육이라고는 동영상만 보고 사인하는 정도”라며 이 같이 말했다. 김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계기로 열린 이 자리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증언이 쏟아졌다. 당진 현대제철 비정규직 조정환씨는 “2년 전 철광석을 고로로 옮기는 컨베이어벨트에서 혼자 일하던 동료가 기계에 끼여 숨진 뒤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 문서 등을 통해 건의했지만 대부분 개선되지 않았다”며 “원청과 하청,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란 구조 속에서는 절대 해결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제2, 제3의 김용균을 막으려면 비정규직의 정규화 등 근본적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공무직 노동자인 곽은숙씨는 “여름철 실내온도가 40도가 넘는 조리실에서 일하다 다치거나 아프면 대부분 자부담으로 치료해야 한다”면서 “업무 과중과 인력 부족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사람 취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일하고 있다”고 개선을 호소했다. 태안화력발전소와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일용직 노동자로 구성된 플랜트건설노조의 강성철 노안국장은 “지난해 11월 태안화력 3호기에서 보일러 예열기를 청소하던 노동자가 구조물에 끼여 숨져서 조사하니 사고예방 매뉴얼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고 관리감독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원청·하청 모두를 노동부에 고발했는데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 아직 알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LG유플러스 인터넷 설치 기사, 내후년부터 정규직 전환

    LG유플러스 인터넷 설치 기사, 내후년부터 정규직 전환

    지난 19일 조합원 89% 찬성...노조 “고용 안정 이뤄” 원청 아닌 자회사 편입·비정규직 절반 제외...“절반 성공”LG유플러스 협력업체(홈서비스센터)에 소속돼 인터넷 설치, 수리 업무 등을 맡아 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020년부터 정규직 사원으로 전환된다. 다만 LG유플러스 소속이 아닌 별도 자회사에 편입된다는 점, 전체 비정규직 2600명 중 1300명만 자회사 직접고용 대상이란 점에서 ‘절반의 성공’에 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는 20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에서 사측과 ‘홈서비스센터 고용형태 개선’ 합의 조인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 합의안에는 홈서비스센터 운영 주체를 기존 하도급 업체에서 자회사로 전환하고, 2020년 1월 비정규직 직원 814명에 이어 2021년 1월 486명을 직접고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지난 19일 비정규직지부가 노사간 체결한 잠정 합의안에 대해 투표를 진행한 결과 조합원 706명 중 633명이 찬성(89.7%)했다. 일부 조합원은 원청업체인 LG유플러스가 아닌 자회사로 고용되는 것에 반발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제유곤 지부장은 “해마다 하청업체 30%가 사라지면서 월급은 물론 퇴직금도 못받은 채 직장을 잃었다”면서 “무엇보다 고용 안정이 시급했기 때문에 자회사의 정규직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회사 직접고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 1300명에 대해서도 향후 사측과 추가 전환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 인터넷 설치·수리 기사들은 2014년부터 4년 넘게 직접고용을 주장해 왔다. 지난 10월 노숙농성에 이어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고공농성을 벌인 끝에 사측과 자회사 직접고용안에 잠정 합의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황규관의 고동소리] 서부발전은 무죄다

    [황규관의 고동소리] 서부발전은 무죄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남해안의 제철소에서 일한 적이 있다. 한 달에 이틀 쉬는 3조 3교대 근무였다.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 라인이 아니어서 근무 환경은 나쁘지 않았지만, 힘든 것은 언제나 야간 근무였다. 지금도 하루 일과 중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은 출근하자마자 회람했던 ‘안전사고’(산업재해를 그들은 그렇게 불렀다)를 알리는 문서들이다. 예를 들어 어느 공장에서 어떤 사고가 발생했는데, 그 원인은 이렇고 사고 경과는 저러하니 되풀이하지 않도록 유의하라는 내용이었다. 돌이켜보면 그런 ‘안전사고’의 일상화가 얼마나 재해에 대한 감각과 문제의식을 일깨웠는지는 잘 모르겠다.산업재해가 일어나는 이유는 아마도 현장마다 그리고 노동 조건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 이전에 서울 노량진의 사출기 공장에서 일할 때 손이 기계에 눌려 버린 사고는 자동 모드를 풀고 수동으로 생산량을 더 늘리려다 벌어졌다. 야간 일을 하다가 벌어진 사고였다. 재해를 입은 사람은 그 뒤로 공장에 가끔 놀러 오기는 했지만, 손이 예전에 비해 영 못쓰게 되고 말았다. 그게 계기가 됐던 건지 1987년 6월항쟁이 일어나기 전에 함께 일하던 형들이 스트라이크를 일으켰다. 마르크스는 상품이 시장에 나와서 판매가 이뤄질 때 이윤이 발생한다는 부르주아 정치경제학자들을 비판하면서 이윤은 자본가가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부불노동’의 다른 이름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마르크스가 착취 대신 횡령이란 말을 가끔 쓰는 것은 그것이 부불노동이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우리가 익히 들어온 잉여가치가 발생한다. 그 잉여가치를 투하된 자본으로 나누면 이윤이라는 값이 나온다. 마르크스의 지적이 맞다면 자본이 이윤을 내는 것은 노동력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달리 말하면 노동력의 가치를 최대한 횡령하고, 생산 과정에 자본을 최대한 덜 투여하면 이윤은 늘어난다는 간단하고도 명백한 공식이 성립된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이송하는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비참하게 죽음을 맞은 김용균씨의 경우도 바로 이런 간단한 이윤 공식 때문에 벌어졌다. 들리는 소식에 따르면 설비 개선비용 3억원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3억원 대신 노동자의 목숨을 밀어 넣은 꼴인데 이것은 근검절약이 아니라 자본투여를 최소화해 이윤을 늘리려고 한 것에 불과하다. 당연히 그 이윤은 사회를 위해 사용되거나 공공의 자산으로 흡수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 이윤은 누구의 주머니로 흘러 들어가는 걸까. 한국거래소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천문학적인 분식회계 범죄를 저질렀지만 주식시장에서 내쫓지 않았다. 이 일은 현 정권이 박근혜 정권의 사실상 공범으로 알려진 이재용 부회장에게 정치적 면죄부를 준 사실과 맥을 같이 한 것처럼 보인다. 투자자 보호 차원이라고 하지만, 다르게 보면 사적인 축적과 욕망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범죄도 용인할 수 있다는 것이며, 이것이 자본주의의 일반 도덕이라고 보는 것이 진실에 가깝다. 따라서 청년 노동자 김용균 씨를 죽게 만든 서부발전은 무죄다! 서부발전의 주식을 가진 금융자본과 주주들도 무죄다! 따라서 김용균의 죽음은 무의미한 것이다! 거의 일보로 전달되던 제철소의 ‘안전사고’도 알고 보면 수많은 하청회사와 협력회사의 노동자들은 제외했을 것이다. 왜냐면 소속된 회사가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 다시 노조를 핑계로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있는 그) 제철소가 하청업체와 협력업체 노동자들을 대하던 태도를 보면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그들은 퇴근할 때 헌병 흉내를 내는 제철소 경비 노동자들의 검문을 통해 수시로 수모를 당해야 했다. 알고 보면 노동자들 사이의 위계 구조와 차별은 오래된 자본의 통치 기술이기도 했던 것이다. 우리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모른 척하고 살았다. 그래야 상품(전기도 당연히 포함된다)을 죄책감 없이 소비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경제는 상품에 새겨진 상품 이전의 파괴와 고통과 수모를 은폐한다. 그 대신 상품과 기업 가치가 광휘를 발하며 우리를 유혹한다. 하지만 그 은폐는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사람살이의 윤리를 굳이 의식할 필요를 없애 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어느새 분열적이고 파괴적인 상태에 다다른다. 이게 무죄의 심연이다.
  • 공기관 출신 101명 팀장 앉혀놓고…정비 노동자 수천명 비정규직 고집

    문재인 정부가 공공 부문에서 ‘비정규직 제로’를 추진하고 있지만, 발전 5사(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는 사실상 ‘정규직 전환 제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발전 노동자 김용균(24)씨 사망의 원인으로 지목된 ‘죽음의 외주화’를 멈추려면 발전소 핵심 업무인 연료환경·경상정비를 담당하는 비정규직 5000여명의 정규직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태안화력 시민대책위와 전국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김씨가 맡았던 연료환경설비업종은 지난 6월 정규직 전환 논의를 위해 노조·회사·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태다. 경상정비 업종에서는 협의체가 아예 구성되지도 않았다. 김씨가 속했던 용역업체인 한국발전기술 노조 관계자는 “가장 시급하게 정규직 전환이 이뤄져야 할 경상정비 분과에 협의체조차 꾸려지지 않은 것은 고도의 민간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모순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발전 5사가 노무법인 ‘서정’에 의뢰해 지난 3월 발표한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컨설팅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발전 5사에서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 7675명 가운데 직접고용으로 전환 가능한 인원은 소방 등의 업무를 하는 156명(2%)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경상정비와 연료환경 설비운전 분과의 정규직 전환 정책은 공공부문의 경직성과 비효율성을 증대시키며, 공공부문의 비대화로 국민 조세 부담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발전 5사는 이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정규직 전환 작업에 임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국민의 생명·안전과 밀접하고 일부만 멈춰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생명안전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는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노동조합법에서도 발전소 운전·정비업무를 ‘필수유지업무’로 규정해 놓고 파업권을 제한한다. 이에 대해 발전사 측은 “노조법상 필수유지업무 규정은 쟁의행위를 막기 위한 것이지 정규직 전환을 보증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지난 8월 유향열 한국남동발전 사장은 “다른 발전소에서 전력을 대신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태성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는 “파업권을 제한할 때와는 말이 전혀 다르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연관돼 있다고 법이 규정하고 있는데 왜 법을 지키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한편 비정규직만 고용하는 하청 업체들이 ‘발피아’(발전소 마피아) 낙하산의 온상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실이 조사한 ‘전력관련기관 민간정비업체 이직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발전 공공기관 출신이 민간정비업체 팀장급으로 이직한 인원은 101명이었다. 김씨가 소속된 하청업체 ‘한국발전기술 태안사업소’에는 발전업계 출신 임직원 8명이 팀장급 이상이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스러지는 비정규직] 용균씨 시신 1m 옆에 두고… 3시간 만에 다시 돌린 ‘죽음의 벨트’

    [스러지는 비정규직] 용균씨 시신 1m 옆에 두고… 3시간 만에 다시 돌린 ‘죽음의 벨트’

    3시 23분 사망 확인 직후 정비원 출근 5시 37분 고용부 작업 중지 명령 불구 6시 32분부터 사고 바로 옆 벨트 가동 노조 “그 새벽에 정비 확인 말이 되나” 서부발전 “사죄… 진상규명 조사 협조”한국서부발전이 컨베이어벨트를 점검하다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24)씨의 사망 사실을 확인한 후에도 예비 벨트 긴급 점검에만 매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의 사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어떻게든 ‘죽음의 벨트’를 다시 돌릴 생각만 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16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서부발전은 지난 11일 새벽 김씨의 사망을 확인한 후 원청 감독관과 하청업체인 한국산업개발 소속 정비원을 급하게 출근시켜 오전 5시쯤부터 1시간 동안 정비 중이던 컨베이어벨트(CV-09F)를 돌리기 위한 긴급 점검을 했다. 긴급 점검을 받은 ‘CV-09F’ 벨트는 김씨가 사망한 컨베이어 벨트(CV-09E)에서 1m 정도 떨어져 있다. 김씨가 속했던 한국발전기술 노조 관계자는 “출근 시간도 아닌데 원청 감독관까지 나와서 컨베이어벨트를 돌려도 되는지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점검 중이던 컨베이어벨트를 다시 돌리려면 안전관리 수칙을 따라야 한다. 벨트를 멈추거나 시동하는 작업은 위험하기 때문에 감독과 정비원, 제어실, 운전원은 한 단계의 작업이 끝난 이후에야 다음 단계 작업을 할 수 있다. 원청 감독관과 하청 정비원이 벨트 정비가 제대로 끝났는지 확인하고, 이를 제어실 직원에게 알려야 한다. 제어실은 정비 완료를 확인한 이후 운전원에게 벨트 가동을 명령하는 체계다. 실제로 서부발전은 1시간에 걸친 긴급 점검을 마친 뒤 오전 6시 32분부터 7시 50분까지 78분 동안 ‘CV-09F’ 벨트를 돌렸다. 이는 서부발전이 새벽 5시 37분에 내려진 고용노동부의 작업 중지 명령 이전에는 예비 벨트를 돌릴 생각만 했으며, 명령 이후에는 이를 무시하고 계속 벨트를 돌렸다는 것을 증명한다.이에 대해 서부발전 관계자는 “고장 났던 벨트가 정비가 끝난 시점이라 시운전으로 정비가 잘됐는지 확인차 돌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발전기술 노조 관계자는 “그 새벽에 사람이 죽은 상황에서 갑자기 정비가 잘됐는지 확인한다는 것이 이치에 맞느냐”고 반박했다. 서부발전이 언론 동향을 살피며 벨트를 돌릴 작업을 해놓는 사이 고용부 보령지청은 이들이 중지 명령을 준수했는지 파악조차 하지 못했다. 보령지청은 사고 이후 “작업 중지 명령 이후에는 컨베이어벨트를 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부발전은 이날 공식 사과문을 내고 “김용균님의 영전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조사 결과에 따른 응분의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고용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이번 사고와 관련한 합동 대책을 발표한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스러지는 비정규직] “위험 외주화 아닌 전문화” 항변부터 하는 대기업들

    “‘위험의 외주화’라는 말은 틀렸다. 전문가에게 맡겨 안전을 전문화하려는 것일 뿐이다.” 일부 대기업 관리자들은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24)씨가 지난 11일 사망한 이후 ‘죽음의 외주화를 즉각 멈추라’는 사회적 목소리에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주요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16일 “‘위험의 외주화’ 프레임이 억울하다”면서 “안전관리 역량이 부족한 기업은 전문성 있는 업체에 관련 업무를 맡기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반론을 폈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도 “리스크 매니지먼트와 아웃소싱은 경영의 핵심 전략”이라면서 “외주화 자체를 부정적으로 봐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비용적 측면에서 외주화가 불가피하다는 사측의 주장도 나왔다. 발전사의 한 관리자는 “인력·조직·예산 측면에서 큰 비용을 부담하기가 힘들어 외주화를 택하는 것”이라면서 “공기업이 적자가 나면 ‘국민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을 받기 십상”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중소기업 경영인도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외주화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면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한다고 위험이 없어지는 게 아니므로 노동 현장을 안전하게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사측의 이런 인식은 노동자들을 더욱 화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우리는 지금 비정규직만 위험에 노출된 노동 현실을 지적하는 것”이라면서 “하청 노동자들이 끊임없이 죽어 나가는데, 정규직의 사고가 없었다고 ‘무재해’ 업체라고 홍보하고 상까지 받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도 이날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안전사고와 재해를 예방하고 책임져야 할 사용자의 의무까지도 하청업체로 넘기는 바람에 하청, 파견,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벼랑 끝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하청업체·비정규직이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는 생태계가 구성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사업주 1차 책임을 넘어 외주를 맡긴 원청에까지 책임을 물어야 하고 생명·안전에 관해서는 외주화를 자제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밝혔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비정규직 年 2118명 목숨 잃는데… 국회, 보호법안 처리 ‘0건’

    비정규직 年 2118명 목숨 잃는데… 국회, 보호법안 처리 ‘0건’

    2013년 사내 하도급 금지법 통과됐다면 2016년 ‘구의역 김군 사고’ 막았을 수도 위험 외주화 방지법안 7개 등 반짝 발의 경영계 반대· 다른 쟁점 막혀 폐기 수순 홍영표 “또 다른 희생 없게 서둘러 처리”지난 11일 충남 태안군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어난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24)씨 사망 사건의 배후에는 국회와 정부의 무책임이 도사리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 현장에서 목숨을 잃을 때마다 국회와 정부는 부랴부랴 비정규직을 위한 법안을 발의했지만, 정작 국회의 문턱을 넘은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기 때문이다. 13일 노동계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6년까지 산업재해 사망자 수는 3만 3902명에 이른다. 해마다 노동 현장 사고로 2118명이 목숨을 잃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사망자 대부분이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라며 ‘위험의 외주화’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원청업체가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위험한 일은 모두 하청업체에 떠넘기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만 ‘안전 사각지대’에 방치돼 억울하게 희생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도 ‘위험의 외주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관련 법안을 내놓았다. 2013년 5월 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동료 의원 17명과 유해하고 위험한 작업과 관련해 상시로 행해지는 사내 하도급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도급인의 책임과 의무를 강화하고,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하고자 하는 개정안의 취지는 타당하다”라는 검토 의견을 냈다. 하지만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대로 이 법안은 논의 테이블에서 조용히 사라졌고, 19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만약 이 법안이 통과됐다면 2016년 5월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김군이 사망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국회와 정부는 김군 사고를 계기로 그해 6월 앞다퉈 법안을 발의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으로 불린 7개 법안을 ‘패키지’로 국회에 제출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국민 안전과 밀접한 철도, 원전 유지 보수 업무 등을 도급 금지 항목에 포함하자고 요구했다. 정부 역시 유해하고 위험한 작업의 도급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법안은 국회 상임위원회를 넘지 못했다. 경영계가 “도급 금지는 계약 체결 자유를 제약한다”며 반대했기 때문이다. 의원들은 ‘선거 표’를 의식해 더는 밀어붙이지 못했다. 정부가 지난달 28년 만에 ‘도금 작업 등 위험한 작업의 도급 금지’를 포함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을 들고 나왔을 때에도 다른 쟁점에 밀려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그 결과 김용균씨가 ‘제2의 김군’이 되고 말았다. 정병욱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은 “일부 작업만이라도 위험의 외주화를 금지하는 정부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단계적으로 전 산업에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상우 금속노조 조직국장은 “파견법상 불법파견에 해당되지 않으면 외주화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면서 “정부가 강력히 처벌해야 하는데 지금은 사고가 나거나 고소·고발이 있을 때만 움직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위험의 외주화’를 막을 법안을 12월 임시국회에서 집중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또 다른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의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야당과 협의해 서둘러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용균씨 죽음 은폐하려 언론동향부터 챙겼다

    용균씨 죽음 은폐하려 언론동향부터 챙겼다

    40분 늑장 신고…중지명령 전까지 컨베이어벨트 돌려태안화력발전소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24)씨의 죽음을 원청인 서부발전이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서울신문이 13일 확보한 서부발전의 ‘태안 9·10호기 석탄운송설비 컨베이어 점검 중 안전사고 보고´에는 ‘언론 동향’ 항목이 있다. 보고서는 지난 11일 오전 사고 발생 이후 서부발전 산업안전부가 작성했다. ‘언론 동향’에는 ‘없음’이라고 적혀 있다. 김씨의 죽음이 보고서 작성 시점까지는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 보고서를 본 한 노동자는 “자기 집 앞마당에서 키우던 개가 죽어도 이러진 않을 것”이라면서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축소하는 데 급급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부발전 관계자는 “(언론 동향은) 사고 보고를 할 때 관행적으로 작성하는 것”이라면서 “보도를 참조해 몰랐던 사고 내용을 파악하자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이 발전소에서는 김씨 이전에도 11명의 노동자가 사고로 숨졌으나, 한 번도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11월에도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정비 작업 중 기계에 머리가 끼여 사망했다. 김씨가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을 촉구하는 팻말을 든 인증사진을 남기지 않았다면 이번에도 묻혔을 가능성이 크다.서부발전은 사고 신고를 40분가량 늦게 해 이 시간에 대책회의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보고서를 보면 ‘조치 내용’ 항목에 오전 3시 50분에 경찰에 신고하고 오전 4시 35분에 고용노동부 보령지청에 신고한 것으로 나와 있다. 김씨가 속한 하청업체 한국발전기술 노조 관계자는 “경찰에 접수된 최초 신고는 오전 4시 29분”이라면서 “차이 나는 시간 동안 대책회의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의 동료가 녹취한 내용에 따르면 용역 업체 팀장은 김씨 동료에게 전화를 걸어 “이슈가 될 수도 있는데, (언론에) 이야기하는 거 조심하라. 무슨 의미인지 알지?”라고 말했다. 서부발전 측은 “사고 소식을 듣고 방제센터에 근무하던 두 명 중 한 명이 현장에 가고 다른 한 명은 방제센터에 있었다”며 “둘은 각각 상대방이 경찰에 신고하는 줄 오해했다”고 해명했다. 사고 직후 서부발전의 가장 큰 관심은 김씨의 죽음이 아니라 고용부가 언제 작업중지 명령을 해제하느냐였다. 보고서 ‘향후 대책’ 항목에는 “고용부 현장 조사 후 작업중지 명령 해제 여부 결정”만이 적혀 있다. 더욱이 서부발전은 오전 5시 37분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지기 전까지 계속 컨베이어벨트를 돌렸다. 신대원 한국발전기술 노조 지부장은 “발전소가 멈출까 봐 용균이가 발견된 컨베이어벨트 옆에 있는 정비 중인 예비벨트를 급히 돌렸다”면서 “노동자의 목숨보다 이익이 먼저였다”고 한탄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사설] 또 ‘나 홀로 작업’ 참변, ‘위험의 외주화’ 근절 헛구호였나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현장 점검을 하던 스물네 살의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그제 석탄 이송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목숨을 잃었다. 지난 9월 입사해 경력이 3개월도 채 안 된 새내기였다. 원래 2인 1조 근무 규정이 있으나 그는 혼자 작업해야 했다. 노조는 “안전 차원에서 2인 1조 근무 규정을 준수하라고 발전소 측에 요구해 왔지만, 비용절감을 이유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인 1조’의 기본적 원칙이 비용절감이라는 핑계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위험의 외주화’를 막으려면 안전에 드는 비용을 반드시 지불해야 한다. 재작년 서울지하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와 지난해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등을 계기로 위험의 외주화를 멈추라는 요구가 빗발쳤지만, 기업과 사용자들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으니 기가 막힌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만 2010년부터 지금까지 하청 노동자 12명이 추락 및 매몰 등으로 사망했다. 한국남동발전 등 5개 발전사에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산재로 사망한 40명 가운데 하청 노동자는 37명이라고 한다.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면서 젊은이들이 험한 일을 기피한다고 비난해 온 것이 아닌가 싶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3일 산업안전보건의 날 기념식 영상 메시지에서 “안전은 모든 사람의 권리이자 책임이라는 원칙을 세우고, 생명과 안전에 대한 책임을 외주화하는 일은 절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정부는 한 달 뒤 ‘중대 산업재해 예방대책’을 발표했다. 산업재해 발생 때 원청과 발주자의 책임을 대폭 강화하고, 유해·위험성이 높은 14개 작업의 도급은 전면 금지하는 것이 골자였다. 이를 위해 관련 법을 올해 하반기에 개정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2월 입법예고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 법률안은 아직 국회에서 논의조차 시작하지 않았다. 산안법 개정안은 중대재해 발생 시 작업중지 규정을 신설하고, 안전 및 보건 조치 대상을 확대하는 등 기존보다 훨씬 강화되고, 실효성 있는 안전관리 대책인 만큼 하루빨리 입법화가 필요하다. 그런데도 정부와 정치권은 말로만 위험의 외주화 근절에 목청을 돋우고, 정작 이를 실행할 법 개정은 소홀히 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 하청업체 노동자가 목숨을 걸고 불안한 일터로 향하는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서둘러 논의에 나서야 할 것이다. “정규직 안 돼도 좋으니 더 죽지만 않게 해 달라”는 이들의 절절한 호소를 언제까지 외면할 건가.
  • [스러지는 비정규직] 40m 철탑 오른 하청노동자 “본사, 비정규직 직접고용해야” 호소

    [스러지는 비정규직] 40m 철탑 오른 하청노동자 “본사, 비정규직 직접고용해야” 호소

    “하청 하위 30% 퇴출에 직원들 해고당해” 노조, 사측 부분 자회사 직접 고용안 거부 與을지로위원장, 곧 사측 만나 중재 의사14일째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LG유플러스 하청업체 노동자 2명이 매서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철로 된 차디찬 사다리를 한 계단씩 밟아 40m 높이의 철탑에 올랐다. 원청업체인 LG유플러스를 상대로 직접고용을 해 달라며 줄기차게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최후의 수단으로 목숨을 건 고공농성을 시작한 것이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쯤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 김충태(41) 수석부지부장과 고진복(41) 서산지회 조직차장이 서울 강변북로 한강대교 북단에 설치된 통신용 철탑에 올라갔다. LG유플러스 본사로부터 300m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곳에서 이들은 ‘비정규직 끝장내자’, ‘LG가 직접 고용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아내와 3명의 자녀를 둔 김 수석부지부장은 동갑내기인 고 조직차장과 함께 지난달 29일부터 14일째 단식 농성을 하는 중이었다. 이날 전주지회 박철(37) 정책차장을 비롯해 13명의 조합원 동료들이 단식 중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가는 모습을 본 이들은 “더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에 고공농성을 계획했다. 이들은 철탑에 올라가기 직전 ‘시민들께 드리는 글’이란 제목의 글을 조합 온라인 소통방에 올렸다. “이제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아서 저희는 이곳 철탑에 올랐습니다. 사랑하는 아이에게는 비정규직의 굴레를 물려줄 수 없어서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한 사람의 노동자, 한 가족의 가장, 한 아이 아빠의 외침에 귀 기울여 주십시오.” LG유플러스 하청업체(홈서비스센터)에 소속돼 인터넷 설치·수리를 하는 비정규직 직원들은 2014년부터 직접고용을 주장해 왔다. 이후 지난 6월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직접고용 투쟁 전면화를 선언한 뒤 지난 10월 15일부터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고공농성 현장에서 만난 제유곤 지부장은 “LG유플러스가 해마다 하청업체를 영업 실적에 따라 줄 세워 하위 30%를 퇴출시키면서 하청업체 직원들까지 덩달아 해고되고 있다”면서 “LG유플러스 유니폼을 입고, LG유플러스 고객을 만나는 기사들도 정직원으로 대우해 달라는 게 우리의 요구”라고 말했다. 지난 9월 LG유플러스가 비정규직지부에 ‘부분 자회사 직접 고용안’을 제시했지만, 노조 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 현재 노사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사측 안은 2600명의 홈서비스센터 직원 중 절반인 1300명을 2021년까지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나머지 직원은 기존처럼 외주 체계로 운영하겠다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박홍근 의원은 비정규직지부에 조만간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을 만나 중재를 해 보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제 지부장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뤄내 우리 사회 수많은 비정규직 직원들의 눈물을 닦아 줬으면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생과 사의 경계선, 낮이고 밤이고 혼자 일합니다”

    “생과 사의 경계선, 낮이고 밤이고 혼자 일합니다”

    ‘비정규직 참사’ 태안발전소 르포스물넷 꽃다운 나이에 억울한 죽음을 맞은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의 사고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거센 바닷바람에 주황색 출입금지 줄이 이따금 펄럭일 뿐 인기척은 없었다. 김씨가 기계에 끼여 숨진 뒤 5시간 만에 발견된 것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외딴섬 같은 곳이었다. 12일 찾은 충남 태안군 원북면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안에는 전날 사고가 무색할 정도로 ‘안전제일’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다. 비정규직 직원 A(25)씨는 “만약 2명이 함께 근무를 했다면 곧바로 조치를 취해 벨트를 멈추게 했을 것”이라며 “그랬다면 용균이가 살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을 담당하는 연료석탄운영과 12명 중 중장비를 다루는 사람을 빼면 겨우 5명이서 컨베이어 점검을 한다”며 “5명이 6㎞에 이르는 긴 라인을 챙기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다른 비정규직 직원들도 “우리는 낮이고 밤이고 둘이 근무한 적이 없다”면서 “컨베이어 벨트에 수북하게 쌓인 석탄가루를 치우는 일(낙탄 처리)을 하는데 이게 얼마나 위험한지는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입을 모았다. 사고 이후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은 “김씨의 업무는 순찰하면서 이상이 있는지 여부를 보는 것”이라며 “이상이 발견되면 보고를 해야 하고, 낙탄 치우는 업무를 하는 사람이 내려와 석탄을 제거하는 게 맞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용역업체가 보낸 지시서에는 탄 처리 업무가 포함돼 있다. 용역업체 운영실장 지시서인 ‘CV-08H 벨트 손상에 따른 복구지연 관련 특별지시 사항’에는 “고착탄에 의한 정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착탄 발생 부위를 특별 관리하고 간섭탄은 즉시 처리 바란다”고 쓰여 있다. 정규직 직원들도 “저렇게 위험하게 일을 하는지 이제야 알게 됐다”며 혀를 내둘렀다. 26년차 정규직 직원 B씨는 “예전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비율이 9대1 수준이었는데, 분사되고 경쟁 체제가 도입되면서 3D 업종이 모두 외주화가 됐다”면서 “최근 들어온 직원들은 탄 처리가 정규직 업무였다는 걸 알지도 못한다”며 씁쓸해했다. 20년 전부터 시작된 발전소 외주화로 태안화력발전소의 운전 및 정비는 민간 중소기업이 담당한다. 1~8호기는 한전산업개발, 김씨가 숨진 9, 10호기는 한국발전기술이 맡고 있다. 애초 공기업이었던 한국발전기술은 2014년부터 사모펀드인 칼리스타파워시너지 사모투자 전문회사가 지분 52.4%를 갖고 있다. 발전노조 관계자는 “3년마다 입찰 계약을 하다 보니 임금 인상이 어렵고, 임금을 올리려면 사람을 덜 뽑거나 재도급화를 해야 한다”면서 “도급의 도급화가 위험을 키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서부발전 관계자는 “분쟁이나 소음이 심한 지역은 2인 1조로 운영한다는 규정이 한국발전기술 업무 절차서에 있다”면서 “우리는 위탁을 주기 때문에 직원들을 어떻게 투입하는 것까지 간섭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8년 동안 이 발전소에서만 모두 12명의 하청 노동자가 숨졌다. 2012~2016년 346건의 사고로 전국 발전소 노동자들이 다치거나 죽었다. 이 중 97%(337건)가 하청 노동자였다. 숨진 40명 중 37명이 하청 노동자였다. 하청 비정규직들이 죽어가는 동안 원청 업체들은 ‘무재해 산재보험금’ 112억원을 감면받았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태안발전소에 대한 특별감독에 나선다고 밝혔다. 근로감독관, 안전보건공단 소속 전문가 22명이 투입된다. 태안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스러지는 비정규직] 목숨 담보로 일하는 하청 노동자의 절규… “더이상 죽이지 마라”

    [스러지는 비정규직] 목숨 담보로 일하는 하청 노동자의 절규… “더이상 죽이지 마라”

    “보고 싶은 용균아, 우리 용균이 보고 싶어 어떻게 하나. 아들만 보고 살았는데 왜 우리한테 이런 일이 생겨야 하느냐….”지난 11일 충남 태안화력에서 설비 점검을 하다 숨진 김용균(24)씨 부모는 12일 태안군 원북면 한국서부발전 정문 앞에서 열린 김씨 사망사고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 및 유족 기자회견에서 “우리 아들이 반년 이상 여기저기 (취업하려고) 서류를 넣었다가 안 돼, 찾은 게 여기”라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수가 없다”고 목 놓아 울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김씨 부모는 “이런 일이 부모로서 어떻게 당할 일이냐”면서 “대통령이 고용률을 높이겠다고 말씀하지 않았느냐. 해명 좀 해보시라”고 했다. 이어 “솔직히 본사 사람들도 우리 아들처럼 똑같이 해주고 싶다”며 책임자 엄벌을 요구했다. 김씨의 한 동료 직원은 “(김씨 사망사고가 발생한) 석탄 운송 컨베이어 벨트는 길이가 수㎞에 이르고 속도가 빨라 위험했다”면서 “수년째 인력을 증원하든가 재배치해 달라고 회사에 요청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야간 컨베이어 근무 때면 신경이 곤두섰다”면서 “두 명이 함께 일했다면 벨트 옆 정지 버튼을 즉시 눌러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사고 발생 후 현장조사에 나선 고용노동부 보령지청은 ‘2인 1조’ 근무 규정을 지키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박용훈 근로감독관은 “하도급 회사들은 수익구조가 열악해 인력을 줄여 경비를 절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법규 위반 여부를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발전기술 측은 “회사 내부 지침에 현장 운전원은 1인 근무가 가능하게 돼 있다”고 해명했다. 김씨는 이날 밤 혼자 일하다 변을 당했다. 경북 구미 청년으로 이 하청업체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지 두 달여 만이다. 김씨는 지난 1일 근로조건 개선 노조 캠페인에 참가해 안전모와 방진마스크 차림으로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는 피켓을 들고 인증사진을 찍기도 했다.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김씨 빈소에는 직장 동료, 시민단체 관계자 등 조문객 발길이 이어졌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도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하지만 김씨 회사 임직원들은 직장 동료 등의 저지로 빈소에서 발길을 돌렸다.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소 임직원들도 조문을 못하고 쫓겨났다. 회사에서 보낸 장례용품 박스도 거부당했다. 네티즌들도 애도와 함께 분노를 쏟아냈다. ID ‘bum8’은 “너무 안타깝다. 하청업체들, 젊은 인력 제발 막 부려 먹지 마라. 진짜 원청부터, 아니 그 위부터 바뀌어야”라고 지적했다. ‘zzos’는 “가슴이 아프다. 대통령님, 희망고문 2년 이제는 실망과 분노로 바뀌려 한다”고 적었다. 한편 경찰은 이날 김씨의 시신을 부검했고, 한국발전기술 대표 등 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나홀로 밤샘 작업’ 참변… 파견직 용균씨 곁엔 아무도 없었다

    ‘나홀로 밤샘 작업’ 참변… 파견직 용균씨 곁엔 아무도 없었다

    새벽 작업 중 연락두절 5시간 만에 발견 노조 “2인 1조 근무 요구 묵살당해 와” 8년간 추락·매몰 등 노동자 12명 숨져 비정규직 100인, 文대통령과 면담 요구“저는 오늘 동료를 또 잃었습니다.” 화력발전소 하청업체 입사 석 달도 안 된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가 발전소에서 혼자 일하다 기계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1일 새벽 3시 20분쯤 충남 태안군 원북면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 9, 10호기 발전소에서 하청업체 노동자 김용균(24)씨가 석탄 이송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과 동료 등에 따르면 김씨는 전날 오후 6시 발전소에 출근해 혼자 컨베이어벨트 점검 작업을 하다가 오후 10시쯤 과장과 통화한 후 연락이 두절됐다. 10시 35분쯤 폐쇄회로(CC)TV에 찍힌 모습이 마지막이었다. 과장과 팀원들은 5시간가량 지난 새벽에서야 숨진 김씨를 발견했다. 김씨는 오전 7시30분까지 근무 예정이었다. 고용노동부 보령지청은 컨베이벨트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김씨의 동료는 “지난 9월 17일 입사해 자세히는 모르지만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인 친구였다”며 “2인 1조 근무 규정만 제대로 지켰다면 상황이 벌어졌을 때 긴급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이하 노조)는 안전 차원에서 2인 1조 근무 규정을 준수하라고 발전소 측에 요구해왔지만 비용 절감을 이유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노조에 따르면 2010년부터 이날까지 태안화력발전소에서만 하청 노동자 12명이 추락 및 매몰 등으로 사망했다.김씨의 시신이 안치된 태안의료원에서 유족과 노조는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김씨의 유족은 “억울한 죽음을 밝혀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에 버금가는 사건”이라며 “위험의 외주화가 죽음의 외주화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인에 대한 추모와 더불어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는 투쟁을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물넷 청년의 참혹한 죽음은 이날 ‘비정규직 그만쓰개 공동투쟁단’ 소속 비정규직 대표자 100인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촉구하고자 개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알려졌다. 숨진 김씨 또한 생전에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라는 팻말을 들고 인증샷을 찍으며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화력발전소 20년차 비정규직 노동자 이태성씨는 기자회견에서 김씨의 죽음을 언급하며 “꽃다운 젊은 청춘이 석탄을 이송하는 설비에 끼여 머리가 분리돼 사망했다”며 흐느꼈다. 이씨는 “지난 10월 18일 국정감사에서 ‘정규직 안 해도 좋다’고, ‘더 이상 죽지만 않게 해 달라’고 말했는데도 오늘 또 동료를 잃었다”며 울먹였다. 이씨의 발언에 단상에 함께 오른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눈물을 쏟았다. KT 상용직 비정규직 노동자 김철수씨는 “차에 치여 맨홀 속으로 떨어진 동료를 제 손으로 밧줄을 채워 끌어올려 병원으로 데려갔다”면서 “동료의 손을 계속 주무르며 병원으로 향했는데 병원에선 ‘이미 현장 즉사’라는 판정을 내렸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어 “동료의 장례를 내 손으로 치른 뒤 그 맨홀에서 다시 일을 했다”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업체들은 (우리가) 변호사를 고용하고 나서야 뒤늦게 산업재해를 인정했다”고 자신의 경험을 돌이켰다. 비정규직 100인 대표에는 화물운송 노동자, 자동차판매 노동자, 기간제 교사, 방송드라마 스태프, 환경미화원, 대학 비정규 강사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기울어진 비정규직 노동 현장의 현실을 가감없이 전했다. 이들은 “문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은 청와대로 초대했고, 자영업체와 중소기업체 사장은 서울 광화문의 한 호프집으로 불렀다”며 “청와대든 광화문광장이든 TV토론이든 어디서든 좋으니 비정규직 대표와도 한번 만나자”고 면담을 거듭 촉구했다. 또 불법파견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과 사용자 처벌, 공공부문의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노조법 2조 개정과 파견법·기간제법 폐기 등을 요구했다. 오는 21일에는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비정규직의 목소리를 모아 청와대에 전달할 예정이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또… 꽃다운 스물넷, 비정규직 청년을 잃었습니다

    또… 꽃다운 스물넷, 비정규직 청년을 잃었습니다

    11일 새벽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기계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된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24)씨가 열흘 전인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대표 100인과 만납시다’ 캠페인에 동참하기 위해 손팻말을 들고 찍은 사진. 김씨는 결국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이날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비정규직 대표 100인 기자회견을 보지 못했다. 김씨는 지난 9월 17일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에 계약직으로 입사해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두 달여 만에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사고 전날 오후 6시 발전소 현장에 투입되어 혼자 석탄 이송 컨베이어벨트 점검을 위해 순찰을 하다가 오후 10시가 넘어 연락이 끊겼다. 10시 35분에 폐쇄회로(CC)TV에 찍힌 게 생전 마지막 모습이었다. 전국공공운수노조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제공
  • 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설비 점검하던 24살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

    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설비 점검하던 24살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

    “나는 화력발전소에서 석탄 설비를 운전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 안전모와 방진 마스크를 착용한 김용균(24)씨가 들고 있던 손팻말에 적힌 짤막한 자기소개글이다. 김씨는 지난 1일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인증샷 릴레이에 동참했다. 이 인증사진이 김씨가 남긴 마지막 사진이 되어 버렸다. 김씨는 홀로 설비를 점검하다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목숨을 잃었다. 한국서부발전은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의 석탄 운송설비에서 한국발전기술 소속 현장운전원인 김씨가 11일 오전 3시 23분쯤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전날 오후 6시쯤 출근해 석탄을 나르는 컨베이어벨트를 홀로 점검했는데, 같은 날 밤 10시쯤 이후부터 연락이 끊겼다. 사고 신고 접수 후 경찰은 이날 오전 4시 45분 현장에 도착했고, 약 1시간 뒤인 오전 5시 37분엔 고용노동부 보령지청이 컨베이어벨트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달로 입사 3개월차였던 김씨는 1년 계약직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1년을 일하면 정규직 사원으로 전환되는 조건이었다. 그리고 충남 태안화력발전소는 그의 첫 직장이었다. 그런데 그가 일한 곳은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이지만, 그가 속한 곳은 한국발전기술이라는 외주 하청업체였다. 김씨가 일했던 업무는 원래 정규직 사원이 하던 업무였고, ‘2인 1조’ 근무가 원칙이다. 그러나 발전소의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 부족으로 1인 근무 체제로 돌아가고 있었다. 실제 현장 조사 결과 김씨가 근무할 당시 2인 1조 근무규정은 지켜지지 않았다.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김씨의 죽음을 애도하는 성명을 통해 “그를 죽인 것은 돌아가는 컨베이어벨트가 아니다. 위험의 외주화, 비정규직화, 1인 근무가 그를 죽였다. 사고의 원인을 엉뚱한 곳에서 찾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 지회가 이날 공개한 ‘태안 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 주요 안전사고·사망사고 현황’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해까지 태안화력발전소에서는 모두 12명의 하청노동자가 추락·매몰·전복사고와 김씨와 같은 협착사고 등으로 세상을 떠났다. 석탄을 운송하는 컨베이어벨트는 사고 위험이 높은 시설에 속한다. 이 시설을 점검하는 일을 입사 3개월차인, 숙련되지 않은 노동자에게 맡긴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경찰과 함께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박용훈 근로감독관은 “하도급 회사들은 수익구조가 열악하다 보니 인력을 줄여 운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회사의 법규 위반 여부에 중점을 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문 대통령에게 면담을 촉구하기 위해 ‘비정규직 공동투쟁’ 소속 비정규직 대표자 100인이 연 기자회견은 김씨의 사망 소식에 분위기가 숙연했다.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의 이태성 간사는 “이제 더는 제 옆에서 죽어가는 동료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면서 “문 대통령은 새해 초에 국민 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얘기했는데 하청노동자인 우리도 국민이다. 비정규직과 대화해달라”고 흐느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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