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하청 구조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폭행 논란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후속 투자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분리독립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통인시장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49
  • 쌍용차 신규인력 채용 수요 있을 때 희망퇴직·분사·해고자 원하면 고용

    쌍용차 신규인력 채용 수요 있을 때 희망퇴직·분사·해고자 원하면 고용

    쌍용자동차 노사가 2009년 법정관리에 따른 대규모 해고 사태 이후 6년 만에 해고자 복직을 위한 최종 타협점을 찾았다. 쌍용차는 30일 경기 평택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이사회를 열고 ‘쌍용자동차 경영 정상화를 위한 합의서’를 의결해 합의안이 최종 타결됐다고 밝혔다. 쌍용차 노·노·사(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쌍용차 노조, 쌍용차)는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32번 만났다. 지난 11일 ▲해고자 복직 ▲쌍용차 정상화 방안 ▲손배 가압류 유가족 지원 등 4대 의제를 중심으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번 최종 합의안은 이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노·노·사 3자는 2009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희망퇴직자, 분사자, 해고자’ 중 입사 지원자에 한해 기술직 신규인력 채용 수요가 있으면 단계적으로 채용하기로 뜻을 모았다. 복직 채용 대상자 가운데 회사를 상대로 낸 법적 소송을 취하하면 회사가 ‘손해배상 청구 소송 및 가압류’를 즉시 취하하기로 했다. 합의안에는 해고된 사내하청 노동자 6명을 새해 1월 정규직으로 복직시키고 2017년 상반기까지 해고자 179명가량을 단계적으로 복직시키고자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15억원 규모의 ‘희망기금’을 공동으로 출연해 구조조정 이후 어려움을 겪는 유가족을 포함한 복직 대기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로 했다. 쌍용차에 따르면 현재 복직 대상자는 희망퇴직자 1603명, 분사자 48명, 해고자 179명 등 모두 1827명이다. 지난 6년 동안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지병 등으로 쌍용차 해고 노동자와 가족 28명이 숨졌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서울광장] 여야 ‘텃밭’ 절반, 여성 전용 지역구로/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여야 ‘텃밭’ 절반, 여성 전용 지역구로/최광숙 논설위원

    선거구 획정안과 경제활성화법 등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무책임한 국회를 보면서 이제 후진적인 국회의 개혁 없이는 국가 발전은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제 할 일을 안 한 국회를 심판하고 개혁하려면 답은 인적 쇄신밖에 없다. 국회의원 개개인을 만나면 괜찮은 이들이다. 하지만 국회에만 들어가면 기존의 정치 패러다임을 못 벗어나는 게 현실이다. 단순히 구성원들의 물갈이뿐만 아니라 지금까지의 남성 중심 국회를 이번 기회에 확 바꿔 버리는 것은 어떨까. 여성 대통령이 나왔지만 국회는 여전히 남성들이 활개를 치는 무대다. 20대 국회는 여성계가 오랫동안 염원해 온 ‘남녀 동수(同數)의 정치’를 구현하는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 남성들은 펄쩍 뛸 일이겠지만 남녀가 동수로 양성평등한 의회 구조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남녀 동수의 정치는 순전히 남녀 간의 ‘평등’에 대한 문제만이 아니다. 여성들을 대거 국회에 입성시켜 남성 중심의 기존 정치가 보여 준 한계를 극복하고 새바람을 일으켜 보자는 취지다. 남성이 대다수인 동질의 인적 구성만으로 국회가 지향하는 가치의 변화도, 행동의 변화도 어렵다는 것을 19대 국회가 여실히 보여 주고 있지 않은가. 19대 국회 여성의원의 비율은 전체 300명 중 46명으로 15.3%에 불과하다. 정치적 소수자인 여성들이 대거 여의도에 들어가려면 여성 10% 가산점 등으로는 백년하청이 될 게 뻔하다. 여성 의원들의 국회 내 비율을 높이려면 우선 비례대표도 좋지만 지속 가능한 정치를 할 수 있는 지역구에 공천을 많이 해야 한다. 공천 지역도 중요하다. 19대 여성 공천 현황을 보면 새누리당은 16개 지역에 공천해 4명이 당선됐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21개 지역에 후보를 내 13명이 당선됐다. 새누리당 여성 후보들의 당선율(25%)이 새정치민주연합 여성 후보 당선율(62%)보다 현저히 낮은 것은 후보의 경쟁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남성 중진도 꺼리는 사지(死地)에 여성들을 많이 공천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김을동(서울 송파병)·박인숙(서울 송파갑)·김희정(부산 연제)·권은희(대구 북갑) 의원 등이 지역구에서 살아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그 지역이 여권 성향이 강한 곳이라는 것이 이를 잘 말해 준다. 공천권을 행사하는 당의 남성 지도부들이 여성들을 사지에 보내고도 여성 공천 비율을 높였다고 하는 것은 순전히 여성 유권자들을 의식한 선거용 구색 맞추기 공천일 뿐이다. 정치적 소수자인 여성들을 더 정치적 환경이 좋은 지역구에 공천할 필요가 있다. 남성들만이 ‘공천=당선’인 지역구에 가란 법은 없다. 3선 이상 여성 의원을 보면 새누리당은 나경원(3선·서울 동작을) 의원 1명뿐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미경(5선·서울 은평갑), 추미애(4선·서울 광진을), 박영선(3선·서울 구로을) 등 3명이다. 야당에 여성 중진들이 더 많은 것은 개인의 정치 역량이 뛰어나기도 하지만 비교적 야당세가 강한 지역구를 두고 있는 측면도 없지 않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여야 여성 중진의원 모두 격전지인 서울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여야 지지 기반인 영·호남권에는 3선 이상 여성 중진의원이 1명도 없는 것은 누워 떡 먹기 지역은 남성들이 독차지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럼 어떤 방식으로 여성들을 텃밭에 공천할 것인가. 그동안 여야는 단수추천·우선추천제 등으로 여성을 전략 공천했다.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새누리당의 경우 수도권, 대구·경북, 부산·경남 등 텃밭의 특정 지역을 여성 전용 지역구로 만드는 것은 어떨까. 서울 서초갑의 경우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 선언을 한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이혜훈 전 의원 등 여성들만을 경선하도록 해 후보자를 정하는 것이다. 새로 신설될 것으로 보이는 서울 강남병도 이은재 전 의원 등이 출마하는데 여성끼리 맞붙게 하는 것이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시혜성 공천을 받는 것보다는 경선을 뚫고 나온 ‘능력’ 있는 여성이 공천을 받는 것이 여러 모로 낫다. 여성 전용 지역구는 여성에 대한 배려를 하면서 경선 원칙도 지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국회를 개혁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여야 공히 그들의 강세 지역구의 절반 정도를 여성 전용 지역구로 정할 것을 제안한다. bori@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선·노사정 대타협 이뤘지만 노동개혁법 국회 표류

    공무원연금 개선·노사정 대타협 이뤘지만 노동개혁법 국회 표류

    정부가 올해를 ‘개혁의 골든타임’으로 규정하며 공무원연금 개혁, 노사정위원회 대타협 등을 성과라고 자평했다. 반면 국회 통과가 지연되고 있는 노동개혁법 관련, 서비스산업기본법 관련은 미완의 과제로 지목했다. 정부는 23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2015년 핵심개혁과제 성과점검회의’를 열고 24개 개혁 과제에 대한 성과 보고회를 가졌다. 회의에는 황교안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보고회는 ▲공공·금융개혁 ▲노동·교육개혁 ▲창조경제·경제혁신 등 3개 섹션으로 나뉘어 해당 장관들의 보고로 진행됐다. 정부는 올해 공공개혁의 최대 성과로 ‘공무원연금 개선’을 꼽았다. 공무원이 내는 보험료율을 5년에 걸쳐 7.0%에서 9.0%로 인상함으로써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를 만들었다.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을 고려한 것이다. 정부는 공무원연금 개선으로 향후 30년간 185조원 재정 절감, 689개 유사·중복 사업 통폐합으로 2500억원 예산 절감, 공공기관 부채 감소 등을 공공 분야의 성과로 꼽았다. 정부는 또 지난 9월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원·하청업체와 대·중소기업이 상생 협력하고, 비정규직 고용과 차별 시정 제도를 개선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평가했다. 교육개혁 분야에서는 중학교의 80%(2551개교)에서 실시되고 있는 자유학기제와 일·학습 병행제 확대가, 금융개혁 분야에서는 핀테크 확산, 기술금융 확대 등이 주요 성과로 꼽혔다. 정부는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을 통해 창조경제가 구체적 성과로 가시화되고 있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관광호텔에 대한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토대가 확충됐다고 판단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창조경제와 함께 경제 성장의 엔진으로 꼽은 문화융성의 견인차 역할을 할 문화창조융합벨트를 내년부터 본격 가동함으로써 5년간 5만 3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보고했다. 문화창조융합벨트는 2017년까지 기획·제작·사업화·소비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신시장 창출을 통해 문화 콘텐츠 산업의 ‘빅뱅’을 이루겠다는 목표 아래 추진된다. 케이팝 아레나 공연장 등 6곳이 거점이다. 국토교통부는 중산층 주거 안정 지원을 위한 기업형임대주택(뉴스테이) 활성화 등을 올해 정책 성과로 평가했다. 뉴스테이 1만 4000가구에 대한 사업 추진을 확정하고 역대 최대인 12만 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했다. 다만 전·월세 부담을 줄이고자 정부가 선택한 공급 확대 정책은 부동산 시장에 과잉 공급 논란을 낳았고, 최근 미국발 금리 인상에 더해 정부가 대출심사를 강화하면서 가계 부채 부담 증가, 부동산시장 거래 위축 등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중 FTA 발효에 따른 중국 내수시장 선점 등 FTA 확대 기대 효과와 스마트 공장 확산 등 제조업 혁신 3.0 정책 추진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산업부는 올해 중국뿐 아니라 베트남, 네덜란드 등과도 FTA를 체결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73.5%에 달하는 경제 영토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중 FTA를 통해 10년간 실질 GDP 0.96% 포인트, 소비자 후생 146억 달러, 고용 5만 4000명 증가가 기대된다. 반면 11개월 연속 수출 하락 등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대비한 수출 대책 마련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협소한 경지 면적과 계절 변동성을 극복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ICT)을 농업에 접목해 작물을 재배하는 ‘스마트팜’ 확대에 주력했다고 보고했다. 반면 보완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는 ‘미완의 노동개혁’을 제시했다.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은 “올해가 청년 고용절벽, 비정규직 고용 불안, 장시간 근로 만연, 낮은 사회안전망 등 심각한 노동시장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하지만 노동개혁관련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의 핵심 법안이 입법화되지 않아 노동개혁이 완수되지 못하는 등 한계가 있었다”고 보고했다. 이 밖에 전기자동차 시범 사업이나 기업형 임대주택 활성화, 문화창조융합센터 정착 등의 경우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거나 내년 이후에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제공돼 국민 체감도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생활정책 Q&A] 임금 체불 어떡하나요

    [생활정책 Q&A] 임금 체불 어떡하나요

    밀린 임금을 받으러 온 10대 아르바이트생의 뺨을 수차례 때린 뒤에야 6일간 일한 대가를 지불한 음식점 사장. 원청업체로부터 받은 돈을 생활비와 자신의 빚을 갚는 데 쓴 뒤에 40여명의 직원에게는 임금을 지불하지 않은 하청업체 사장. 이처럼 파견·용역 등 많은 노동자가 일한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일한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접수한 경우는 19만여건에 이릅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임금 체불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Q) 월급날이 지났는데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임금 체불인 거죠. A) 일반적으로 임금 체불이란 회사가 근로자에게 월급일(급여 지급일)에 돈을 주지 않은 경우입니다. 아울러 회사가 일방적으로 임금이나 상여금 등을 삭감하거나 근로자 동의 없이 퇴직금을 퇴직 이후 14일 동안 지급하지 않은 경우 등도 임금 체불에 해당합니다. Q) 임금 체불이 자주 일어나나요. A) 올 들어 8월까지 전국에서 19만 823명이 임금 체불 신고를 했으며 체불액은 8539억원에 이릅니다. 영세업체 등에서 자주 발생하지만 규모가 큰 사업장이라고 해서 임금 체불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특히 아르바이트생의 경우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짧은 기간 일했다는 등의 이유로 임금을 받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 고용부는 해마다 임금 체불 사업주 정보를 홈페이지(www.moel.go.kr)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Q) 임금이 체불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사용자에게 지급 의사가 없다면 관할 노동청이나 고용부 홈페이지를 통해 임금 체불 진정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1~2주 정도 지나면 노동청에서 사용자와 근로자를 상대로 조사를 시작합니다. 근로자가 낸 증빙자료 및 진정서,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임금 체불이 확인되면 사업주에게 급여를 지급하라는 명령이 내려집니다. 일부 악덕업주의 경우 업무 태만 등을 근거로 반론을 제기하기도 하죠. 이 때문에 근로계약서를 비롯해 계약관계와 근무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등을 꼼꼼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사용자가 마지막까지 고용부의 지급명령을 거부하면 사건은 검찰로 넘어가게 됩니다. Q) 사용자가 끝까지 버틴다면 소송까지 가야 하나요. A) 검찰로 넘어간 사건에 대해서는 형사조정을 거쳐 통상 벌금형이 부과됩니다. 이와는 별도로 임금을 받기 위해서는 체불임금확인서를 기초로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소송은 대한법률구조공단에 구조 신청을 한 뒤 소속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회사 재산에 대한 가압류도 신청해야겠죠. Q) 회사가 망해서 임금을 받지 못한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죠. A) 회사 도산으로 인해 임금 등을 지급받지 못하고 퇴사한 근로자는 국가로부터 최종 3개월 치 임금 또는 휴업수당, 3년 치 퇴직금(최대 18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체당금 제도를 활용해야 합니다. 다만 산업재해보험법이 적용되는 사업체이고 법률적으로 도산이 인정돼야 하죠. 회사의 도산 여부와 관계없이 소액체당금 제도를 통해 최대 300만원을 지급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체불임금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확정판결을 받아야 신청이 가능하고 일한 사업장이 6개월 이상 운영된 곳이어야 합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비정규직 고용·차별 개선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

    비정규직 고용·차별 개선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는 15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노사정위 대회의실에서 제89차 본위원회를 열어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 합의문을 만장일치로 의결하고 합의문 조인식을 가졌다. 노사정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를 위한 원·하청업체와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비정규직 고용 및 차별시정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대환 노사정 위원장은 “합의문이 입법화 등으로 온전히 녹아내릴 수 있도록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는 입법, 사측은 일자리 확보와 고용 안정, 노동계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를 위한 양보, 정부는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으로 노사정 대타협을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노동 현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정부와 경영계가 노력해 달라”며 “특히 비정규직 문제 등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해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사정 합의로 쉬운 해고와 저임금이 확산될 것”이라며 “노동 개악에 맞서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상균 위원장은 삭발식을 가진 뒤 “독립노조와 청년, 노년, 알바 노조 등 반 노동정책에 분노하는 모든 노동세력을 하나로 집결해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시한 이틀 연장한 정부, 독자 개혁 초강수로 ‘통 큰 타협’ 압박

    시한 이틀 연장한 정부, 독자 개혁 초강수로 ‘통 큰 타협’ 압박

    정부가 11일 노동 개혁 관련 입법안 제출과 행정 지침(가이드라인) 마련 방침을 밝힌 것은 노사정 대타협이 이번 주말 내 이뤄지지 않으면 독자적인 노동 개혁에 착수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의 기준과 절차, 해고 기준과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며 노사정 대화의 최대 쟁점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가 이번 주말을 넘겨서도 대타협의 실마리를 풀지 못한다면 노사정 협상보다는 정부의 독자적인 수순 밟기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대 쟁점인 두 사안은 물론 비정규직 사용 기간 연장 및 파견 대상 업무 확대 등 노동계와 야당이 반대하고 있는 사안이 많아 정부 주도의 노동 개혁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당정협의가 예정된 오는 14일까지 노사정 대타협이 이뤄지지 않으면 근로기준법, 파견근로자보호법, 기간제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등 5개 법안의 입법과 함께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변경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이 가운데 가이드라인 제정과 관련된 두 사안은 노동계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확산을 위해 회사 내 규율을 명시한 취업규칙을 노동조합 동의가 없어도 변경할 수 있도록 하고, 대법원 판례 등을 기초로 저성과자 및 업무 부적응자에 대한 해고 기준 및 절차를 마련할 방침이다. 노동계는 “두 사안은 노동시장 이중 구조 개선과 무관하고 사용자에 의한 근로 조건 저하 및 해고 조장이 우려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지난 7일 노사정위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도 다수의 전문가들은 ‘두 사안을 중장기 과제로 추진하되 여론을 수렴해 법제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전문가 의견을 청취한 이후인 지난 10일 밤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서도 정부는 ‘근로계약 해지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한다’는 문구를 최대 쟁점 합의를 위한 조정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전문가 의견을 어느 정도 수용해 ‘제도개선발전위원회를 만들어 두 사안을 검토하자’고 제시한 터였다. 결국 문안을 조정하던 노사정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합의는 불발됐다. 한국노총은 “정부가 독자 추진을 강행하면 장외투쟁 중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연대해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며 대정부 투쟁 수위를 높일 태세다. 노사정위 합의 결렬과 노·정 간 갈등 확산은 정부로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노사정 합의안 없이 노동 개혁 입법을 추진하더라도 국회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법안 개정 시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지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야당인 김영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고 환노위 여야 의원 수가 각각 8명으로 동수이기 때문에 새누리당의 일방적인 행보는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비정규직 사용 기간 연장 및 파견 대상 업무 확대 방안도 노동계와 야당의 반대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이는 35세 이상 노동자 가운데 희망자에 한해 비정규직 기한을 2년 더 연장해 총 4년으로 늘리고 현재 32개 업종으로 제한된 파견 허용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이다. 노동계는 상시·지속적 업무는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제시한 기간 연장은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파견 대상 업무 확대는 사내 하청 합법화 등의 문제점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김대환 노사정위원장도 “정부의 비정규직 대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입법 과제로 올리기엔 무리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노사정은 지난 4월 합의문에서 ‘올해 8월 말까지 실태조사 등을 통해 대안을 마련한다’고 의견을 모았지만 당시 노사정 협상이 결렬되면서 대안 마련을 위한 작업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세종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시한 이틀 연장한 정부, 독자 개혁 초강수로 ‘통 큰 타협’ 압박

    시한 이틀 연장한 정부, 독자 개혁 초강수로 ‘통 큰 타협’ 압박

    정부가 11일 노동 개혁 관련 입법안 제출과 행정 지침(가이드라인) 마련 방침을 밝힌 것은 노사정 대타협이 이번 주말 내 이뤄지지 않으면 독자적인 노동 개혁에 착수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의 기준과 절차, 해고 기준과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며 노사정 대화의 최대 쟁점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가 이번 주말을 넘겨서도 대타협의 실마리를 풀지 못한다면 노사정 협상보다는 정부의 독자적인 수순 밟기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대 쟁점인 두 사안은 물론 비정규직 사용 기간 연장 및 파견 대상 업무 확대 등 노동계와 야당이 반대하고 있는 사안이 많아 정부 주도의 노동 개혁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당정협의가 예정된 오는 14일까지 노사정 대타협이 이뤄지지 않으면 근로기준법, 파견근로자보호법, 기간제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등 5개 법안의 입법과 함께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변경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이 가운데 가이드라인 제정과 관련된 두 사안은 노동계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확산을 위해 회사 내 규율을 명시한 취업규칙을 노동조합 동의가 없어도 변경할 수 있도록 하고, 대법원 판례 등을 기초로 저성과자 및 업무 부적응자에 대한 해고 기준 및 절차를 마련할 방침이다. 노동계는 “두 사안은 노동시장 이중 구조 개선과 무관하고 사용자에 의한 근로 조건 저하 및 해고 조장이 우려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지난 7일 노사정위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도 다수의 전문가들은 ‘두 사안을 중장기 과제로 추진하되 여론을 수렴해 법제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전문가 의견을 청취한 이후인 지난 10일 밤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서도 정부는 ‘근로계약 해지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한다’는 문구를 최대 쟁점 합의를 위한 조정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전문가 의견을 어느 정도 수용해 ‘제도개선발전위원회를 만들어 두 사안을 검토하자’고 제시한 터였다. 결국 문안을 조정하던 노사정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합의는 불발됐다. 한국노총은 “정부가 독자 추진을 강행하면 장외투쟁 중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연대해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며 대정부 투쟁 수위를 높일 태세다. 노사정위 합의 결렬과 노·정 간 갈등 확산은 정부로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노사정 합의안 없이 노동 개혁 입법을 추진하더라도 국회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법안 개정 시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지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야당인 김영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고 환노위 여야 의원 수가 각각 8명으로 동수이기 때문에 새누리당의 일방적인 행보는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비정규직 사용 기간 연장 및 파견 대상 업무 확대 방안도 노동계와 야당의 반대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이는 35세 이상 노동자 가운데 희망자에 한해 비정규직 기한을 2년 더 연장해 총 4년으로 늘리고 현재 32개 업종으로 제한된 파견 허용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이다. 노동계는 상시·지속적 업무는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제시한 기간 연장은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파견 대상 업무 확대는 사내 하청 합법화 등의 문제점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김대환 노사정위원장도 “정부의 비정규직 대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입법 과제로 올리기엔 무리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노사정은 지난 4월 합의문에서 ‘올해 8월 말까지 실태조사 등을 통해 대안을 마련한다’고 의견을 모았지만 당시 노사정 협상이 결렬되면서 대안 마련을 위한 작업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세종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임금체계 개편·청년 일자리 만들기 총력

    [노동] 정부가 추진하는 4대 개혁 가운데 집권 하반기 들어 가장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분야는 노동개혁이다. 임금피크제 도입을 바탕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하고 일반해고 지침 마련 등으로 노동시장 유연성을 강화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청년 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것이 정부 복안이다. 정부와 여당은 이러한 노동개혁을 위해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를 재가동해 사회적 논의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6일까지 한국노총이 노사정위에 복귀하지 않으면 정부가 독자적인 노동개혁을 강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한국노총은 26일 주요 정책 의제를 결정하는 기구인 중앙집행위원회(중집)를 열어 노사정위 복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복귀 결정이 정식 안건으로 상정된 만큼 별다른 충돌이 없다면 노·사·정 대화에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노총 지도부는 지난 18일 중집에서 복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공공·금속·화학노련 등 산별 노조의 반대로 논의가 무산됐다. 노사정위가 재개되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부는 입법과제인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대책, 통상임금, 사회안전망 확충 등은 다음달까지 국회로 넘겨 연내 개정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취업규칙 변경, 일반해고 지침 등 2가지 쟁점에 대한 해결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은 그동안 사용자에 의한 근로조건 악화와 쉬운 해고를 불러올 수 있는 두 사안을 의제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해 왔다. 원칙적으로 ‘선복귀 후논의’ 입장을 밝히고 있는 정부는 노동계와 경영계가 참여하는 공동연구 제안 등 중장기 과제로 미루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쟁점이 되고 있는 두 사안보다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더 큰 관련성이 있는 비정규직 사용기한 연장, 사내하청, 파견대상 업종 확대 등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쟁점이 되고 있는 두 사안 외에도 만 35세 이상 노동자 가운데 희망자에 한해 비정규직 기한을 2년 더 연장해 총 4년으로 늘리는 방안이나 현재 32개 업종으로 제한된 파견 허용 대상을 확대하는 대책도 노동계의 반발을 살 것으로 보인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연내 입법이라는 목표에 집착해 성급히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자세를 바꿔야 한다”며 “과제별로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노사문화 우수 기업엔 ‘비정규직 차별 해소’ 있다

    잦은 합병과 인력 구조조정으로 노사 갈등을 겪었던 첨단소재 전문기업 ‘풍산홀딩스’ 부산사업장은 2012년 신(新)노사문화 무한협력 선언을 계기로 상생협력의 노사 관계를 구축했다. 비정규직 사원에게도 상여금과 성과급을 지급하고 사택에 입주할 기회를 제공했으며 정규직 사원과 동일하게 자녀 학자금을 지원했다. 또 단체협약을 통해 내년부터 정년을 57세에서 61세로 연장하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노사가 함께 생산성과 품질 향상에 힘쓴 결과 이 기업은 지난해 창립 이후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고용노동부는 6일 이렇게 상생의 노사문화를 다진 59개 기업을 올해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동서공업, 풍산홀딩스 부산사업장 등 중소기업 24개사, 경남은행, 고려아연 등 23개 대기업,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12개 공기업이 그 주인공이다. 동서공업은 2008년 전면파업과 직장 폐쇄 등으로 노사 관계가 불안했으나 2012년 노사 파트너십 프로그램 추진을 계기로 노사 화합에 힘쓴 결과 2010년 이후 5년간 무분규를 유지했다. 또 비정규직 없는 사업장을 추진해 2012년부터 촉탁직 수행 업무를 정규직이 담당하도록 했고 경영 실적에 따라 교섭을 통해 제조업계 평균보다 높게 기본급을 인상했다. 빙그레는 2011년 이전까지만 해도 매년 2~3개월씩 자주 노사 교섭을 벌였다. 하지만 2012년 노사관계발전위원회를 구성하고선 창사 이래 처음으로 2012~2013년 연속 단체협약을 무교섭으로 타결했다. 빙그레 역시 비정규직에게 정규직과 동일한 수준의 복지 지원을 하고 연평균 20~30명씩 우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 힘썼다. 59개 기업의 공통점은 노사가 마음을 열고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차별 해소, 고용 창출, 정년 연장, 원·하청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다.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에는 선정된 날로부터 3년간 정기근로감독 면제, 세무조사 1년 유예, 은행 대출 시 금리 우대, 신용평가 시 가산점 부여 등의 혜택을 준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노동계가 가장 먼저 할 일은 대화 복귀다

    노동개혁의 방향과 논의 기구를 놓고 정치권이 다시 충돌하고 있다. 여당은 지난 4월 결렬된 노사정위원회의 정상화를 통한 협상 재개를 추진하고 있고, 야당은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기구’를 통한 협상을 주장하면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정치권의 엇갈린 셈법을 지켜보면서 자칫 노동 개혁 자체가 정쟁에 휘말려 유야무야로 매듭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선다. 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사회적 대타협이란 방어막을 앞세워 박근혜 정부의 노동 개혁을 저지할 것이란 불신이 깔려 있고, 야당은 당정이 추진하는 노동 개혁이 노동계의 일방적 희생을 통해 사용자 측에 유리한 노동시장 유연화로 변질될 것이란 의구심을 늦추지 않는 형국이다. 내년 4·13 총선에서 노동개혁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하겠다는 정치적 셈법이 자리잡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노동개혁의 절박성은 모두가 공감하는 사안이지만 여론몰이를 통한 압박과 구호를 통해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당정이 강력한 의지로 밀어붙이고 있지만 어느 일방의 희생만을 강요할 수 없는 노릇이며 노동계와 사용자는 물론 정치권과 정부 등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어 상호 간의 존중과 양보, 타협 없이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지난 4월 노사정 대타협 무산에서 보았듯이 앞으로 노동개혁 추진 과정에서 여당과 야당, 재계와 노동계의 충돌은 수시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수인 것이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안은 5대 분야 36개 과제로 구성됐다. 큰 틀은 청·장년 상생고용, 원·하청 상생협력,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상생촉진 등이 핵심이다. 정년 연장으로 장년층이 더 긴 고용 기간을 누리게 됐으니,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절감된 비용만큼 청년 고용을 늘리자는 게 우선이다. 노동개혁 하나하나가 난제인 만큼 노동계와 사용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혀 가면서 서서히 이견을 조정하는 방식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 우선 대화의 면을 넓히고 소통의 질을 높이면서 불신을 해소하는 방안이 시급하다. 최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 한국노총 지도부를 방문해 노동개혁의 불가피성을 언급하며 대화 재개를 당부한 것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노동계의 전향적 자세 변화도 필요하다. 지난 4월 정부의 해고 요건 완화와 임금피크제 도입 등에 반발해 협상 결렬을 선언했던 한국노총은 여전히 정부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최근 해고 요건 완화와 임금피크제 도입 등 두 가지 의제를 논의에서 제외한다는 조건으로 노사정 복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노동시장 구조조정의 핵심 사안을 제쳐 놓고 노동개혁을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여전히 장외에 머물고 있는 민주노총 역시 당당하게 노사정에 복귀해 정부와 사용자를 상대로 노동계와 조합원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다. 노동개혁 자체는 사회적 합의와 전제가 필요한 예민한 사안이 뒤섞여 있다. 상대의 패배가 곧 승리로 귀결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상대편의 손을 들어 줘야 서로 이기는 상생의 법칙이 적용되는 영역이다.
  • [오늘의 눈] 노동교육 안 하는 나라/홍인기 정책뉴스부 기자

    [오늘의 눈] 노동교육 안 하는 나라/홍인기 정책뉴스부 기자

    경영상 이유로 누군가가 해고당해도,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기존 업무와는 전혀 다른 업무를 맡아도 회사의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 하청업체 노동자가 죽거나 다쳐도 원청 대기업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이런 행위에 격분해 머리에 띠를 두르거나 구호를 외치거나 전광판에 오르면 경멸의 시선이 쏟아진다. 노동자의 몸부림은 ‘폭력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행여나 도로 일부를 막기라도 하면 노조는 ‘불법’을 일삼는 집단이 돼 버린다. 90% 이상의 국민이 노동자이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노동’이란 단어는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념전쟁으로 인해 ‘노동자’라는 단어는 좌파 또는 빨갱이와 유의어가 됐고, 자본가와 정치인에게는 마법 같은 프레임을 선물했다. 근로자(부지런히 일하는 사람)라는 지극히 자본가의 입장에서 바라본 단어가 통용되고, 노동자는 노동절이 아닌 근로자의 날을 쉬고 있다. 오래된 반노동적 인식 때문일까. 노동자가 대부분인 우리 사회에서 노동에 대한 교육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학교는 아이들에게 월급을 떼이거나 성희롱 등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하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지난달 중·고등학교 정규 교육과정을 살펴봤을 때도 사회 관련 교과서 31종에서 노동3권 등에 대한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난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에서 노동 인권에 대해 설명을 듣거나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중·고교생은 전체 3906명 가운데 16.5%에 불과했다. 기업과 경영자에 대한 역할은 언급돼 있지만, 노동자의 역할은 거론하지 않는 것이 우리 교과서의 현실이다. 교육의 부재는 아이들에게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보상받을 수 없는 사회 구조를 일찌감치 일깨워 준다. 아이들은 최저시급이 5580원인 사실을 그저 알기만 할 뿐이다. 사장의 갑질과 호통에 대항해도 달라질 것 없다는 사실은 몇개월 동안의 아르바이트를 통해 알 수 있다. 권리를 주장하면 욕설과 함께 ‘어린 게 나쁜 것만 배워서’라는 대답이 돌아온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하지만 어른들은 ‘억울하면 열심히 공부해서 그런 일을 당하지 않는 직장을 가거나 직업을 가지면 된다’고 격려한다. 노동자가 될 아이들은 경제·경영이라는 단어로 포장된 자본가의 시선을 강요당하고, 정규 교육과정을 거쳐도 노동자의 눈으로 사회를 바라볼 수 없게 되는 게 현실이다. J E 스타인벡은 ‘분노의 포도’에서 1%(자본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99%(노동자)의 단결이라고 했다. 하지만 99%가 당연히 알아야 할 권리에 대한 교육은 우리 사회에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특성화고 학생들을 노동시장으로 바로 내보내지만, 취업 이후 노동자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와 부당한 대우에 맞서는 방법은 알려주지 않는다. 교육부는 물론 노동 업무를 관할하는 고용노동부조차 이런 교육에는 관심이 없다. 노동자의 세금이 포함된 월급을 받는 정부 관료들은 자기 자녀는 노동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아니면 노동의 가치를 가벼이 여기는 걸까. ikik@seoul.co.kr
  • “고소득 임직원 임금인상률 낮추면 최대 22만여명 새 일자리 찾는다”

    상위 10% 고소득 임직원의 임금 인상을 자제하면 최대 22만여명의 신규 채용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안주엽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노동시장 구조개선 전문가 간담회에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고소득 임직원 임금 인상 자제의 효과 및 원하청 상생방안’을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상위 10% 고소득 임직원은 2013년 기준 연봉 6139만원 이상으로, 모두 134만 7000명이다. 이들의 평균 연봉(8826만원)을 기준으로 임금 인상을 1% 포인트 낮추면 1조 1890억원의 추가 재원이 생긴다. 고소득 임직원의 임금 인상을 3% 포인트 자제해 아낀 비용을 모두 신규 채용에 쓰면 15만 1000~21만 8000명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진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간담회에서는 임금피크제 도입 시 향후 4년간 8만 7000~13만 2000명을 신규로 채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민간 부문 임금피크제 도입 시 절감되는 인건비(1조 9000억원)를 모두 청년 일자리에 쓸 경우 최대 13만 2000명을 채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공 부문에서는 2016년 1만 3000명, 2017년부터 2만 2000명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신규 채용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심각한 청년 고용절벽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임금피크제, 고소득 임직원 임금 인상 자제 등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5~6월에는 노사정 대타협에서 공감대가 가장 컸던 부분을 우선 추진할 것”이라며 “임금 교섭이 5월부터 시작되는 만큼 현장에서 이 부분을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유승민 “서민 편에 서는 새 보수로”…野 환영

    유승민 “서민 편에 서는 새 보수로”…野 환영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성장과 복지의 균형 발전을 기반으로 한 ‘중(中)부담-중복지’ 정책 추진을 제시하며 세금·복지 문제 공론화를 위한 여야 합의기구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정치적 좌표로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 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는” ‘새로운 보수’를, 대야 관계에 있어선 진영 논리를 창조적으로 파괴하자는 ‘합의의 정치’를 제안했다. 유 원내대표는 8일 취임 후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심각한 양극화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나누면서 커 가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년 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 ‘양극화 해소’를 지적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찰을 높이 평가한다는 언급도 나왔다. 그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지난해 국가 결산에서 총국가부채 1211조원 중 53%인 644조원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였다”며 “국회가 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134조 5000억원의 공약가계부는 더이상 지킬 수 없는 점을 반성한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단기 부양책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는 등 현 정부 정책 기조를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는 원칙, 법인세가 성역이 될 수 없는 원칙, 재벌 처벌의 형평성 확립 등을 강조하며 ▲재벌 개혁 동참 ▲청년 일자리 전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대기업 하청 단가 인상 ▲보육정책 재설계 등 ‘공정한 고통분담·공정한 시장경제’를 제시했다. 집권 여당 원내대표로선 말하기 어려운 파격적 고백도 있었다. 그는 “역대 정권마다 여당이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만 해 왔다”, “여야 포퓰리즘 경쟁이 국가 발전에 큰 피해를 줬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세월호 실종자 9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한 후 통합과 치유의 길로 나가자고 역설했다. 그는 “세월호를 인양해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고자 최선을 다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지키고 가족들의 한을 풀어 드려야 한다”며 “평택 2함대에 인양해 둔 천안함과 참수리 357호에서 적의 도발을 잊지 못하듯 세월호를 인양해 우리의 부끄러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무성 대표는 유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아주 신선하게 잘 들었다”면서도 당의 방침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중부담-중복지 문제와 재벌 개혁, 조세 형평성 원칙 등에 대해 “우리 모두 같이 고민하자는 뜻으로 한 얘기이기 때문에 꼭 당의 방침이라고 볼 수 없다”며 “국민 모두의 컨센서스(동의)가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유 원내대표가 자신의 정치철학과 개인 소신을 담아 그동안 해 온 얘기를 재차 언급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여 당·청이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를 피하고자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이례적으로 공감과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유은혜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의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 준 명연설이었다”고 밝혔고,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유 원내대표의 합의의 정치 제안에 공감한다”며 “박근혜 대통령 공약가계부의 실패 선언, ‘증세 없는 복지’의 허구 고백은 집권 여당 대표로서 용기 있는 진단”이라고 평가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다음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연설문 전문. 제332회 국회(임시회) 교섭단체대표연설문 2015년 4월 8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유 승 민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합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의화 국회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이완구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세월호... 그리고 통합과 치유 1년전 4월 16일, 안산 단원고 2학년 허다윤 학생은 세월호와 함께 침몰하여 오늘까지 엄마 품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윤이의 어머니는 신경섬유종이라는 난치병으로 청력을 잃어가고 있지만, ‘내 딸의 뼈라도 껴안고 싶어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다윤 양과 함께 조은화, 남현철, 박영인 학생, 양승진, 고창석 선생님, 권재근씨와 권혁규군 부자, 이영숙씨... 이렇게 9명의 실종자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피붙이의 시신이라도 찾아 유가족이 되는 게 소원”이라고 합니다. 세상에 이런 슬픈 소원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희생자 295명, 실종자 9명, 그리고 생존자 172명을 남긴 채 1년 전의 세월호 참사는 온 국민의 가슴에 슬픔과 아픔, 그리고 부끄러움과 분노를 남겼습니다.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국가는 왜 존재합니까? 우리 정치가 이 분들의 눈물을 닦아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엊그제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인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이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고, 지난 1년의 갈등을 씻어주기를 기대하면서, 저는 정부에 촉구합니다. 기술적 검토를 조속히 마무리 짓고, 그 결과 인양이 가능하다면 세월호는 온전하게 인양해야 합니다. 세월호를 인양해서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지키고, 가족들의 恨을 풀어드려야 합니다. 평택 2함대에 인양해둔 천안함과 참수리 357호에서 우리가 적의 도발을 잊지 못하듯이, 세월호를 인양해서 우리의 부끄러움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세월호 인양에 1,000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막대한 돈이지만, 정부가 국민의 이해를 구하면 국민들께서는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하고 동의해 주실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우리는 분열이 아니라 통합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온 국민이 함께 희생자를 추모하고, 생존자의 고통을 어루만져 드려야 합니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배상 및 보상 등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정부는 진지한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정치권은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비극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통합과 치유의 길에 앞장서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 외에도 우리 사회에는 통합과 치유를 위해 정부와 국회가 함께 나서야 할 일이 많습니다. 군에서 사망한 자식의 유해와 시신을 데려가지 않는 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지금이라도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천안함, 5.18민주화운동 등 우리 역사의 고비에서 상처를 받고 평생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치유의 손길을 내밀어야 합니다. 이 분들의 고통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때, 비로소 국민의 마음이 열리고 통합의 길이 열리게 됩니다. ●나누면서 커간다 :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은 오랜 세월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견인해왔습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의 유지와 발전에도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남북분단과 군사대치 상황에서 국가안보를 지켜왔습니다. 이제 새누리당은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합니다. 심각한 양극화 때문에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는 갈수록 내부로부터의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동체를 지키는 것은 건전한 보수당의 책무입니다.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가안보를 지키는 것이 보수의 책무이듯이, 내부의 붕괴 위험으로부터 공동체를 지키는 것도 보수의 책무입니다. 새누리당은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겠습니다.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겠습니다. 빈곤층, 실업자, 비정규직, 초단시간 근로자, 신용불량자,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장애인, 무의탁노인, 결식아동, 소년소녀 가장,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 이런 어려운 분들에게 노선과 정책의 새로운 지향을 두고, 그 분들의 통증을 같이 느끼고, 그 분들의 행복을 위해 당이 존재하겠습니다. 10년전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양극화를 말했습니다. 양극화 해소를 시대의 과제로 제시했던 그 분의 통찰을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이제 양극화 해소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함에 있어서는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나누면서 커가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어제의 새누리당이 경제성장과 자유시장경제에 치우친 정당이었다면, 오늘의 이 변화를 통하여 내일의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자유시장경제와 한국자본주의의 결함을 고쳐 한국경제 체제의 역사적 진화를 위해 노력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국가안보 만큼은 정통보수의 길을 확실하게 가겠습니다. 새누리당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면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의 최근 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은 ‘경제정당, 안보정당’을 말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미래산업정책’을 말하고 있습니다. 급식, 보육은 물론 심지어 의료, 교육, 주택까지 보편적 무상복지를 고집하던 야당이 드디어 성장의 가치, 안보의 가치를 말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놀라운 변화입니다. 환영합니다. 저는 진보정당의 이러한 변화가 단순히 총선과 대선의 득표용 전략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 변화 속에 국가의 미래를 위한 고민과 진정성이 담겨 있으리라고 기대해 봅니다. ●진영을 넘어 합의의 정치로... 여와 야, 보수와 진보의 새로운 변화를 보면서 저는 ‘진영의 창조적 파괴’라는 꿈을 가집니다. 진영을 벗어나 우리 정치도 공감과 공존의 영역을 넓히자는 꿈을 현실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 동안 우리 정치는 여야 진영 간, 보수 진보 진영 간의 대립과 반목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습니다. 진영은 그 본질이 독재와 똑같습니다. 진영의 울타리를 쳐놓고 그 내부 구성원들에게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가 있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상적인데, 어느 당, 어느 진영의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소신은 집단의 논리에 파묻히고 말았습니다. 여와 야, 보수와 진보, 양쪽 모두 진영의 논리에 빠져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았고, 이는 국민의 눈에 어처구니 없는 정쟁으로 비쳐졌습니다. 여당 시절 추진했던 FTA, 연금개혁을 야당이 되니까 반대하는 일, 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에서 여야가 당론투표를 강요하는 일, 역대 정권마다 여당이 정부와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만 해오던 일, 이런 부끄러운 일들이 진영싸움 때문에 일어난 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원내대표가 된 이후 가급적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의원님들의 자유로운 의사를 구속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시대가 바뀌어도 보수와 진보가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먼 장래를 위해 꼭 해야 할 일이라면, 오늘 보수와 진보는 머리를 맞대고 공통의 국가과제와 국가전략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영의 논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진영싸움을 중단해야 합니다. 우리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시작해야 합니다.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들은 합의의 정치를 통하여 정책을, 입법을, 예산을 구체화해야 합니다. 우리가 합의의 정치를 해야 할 이유는 또 있습니다. 포퓰리즘의 과열경쟁을 자제하기 위해서도 합의가 필요합니다. ‘민주주의라는 정치시장’에서 정치의 본능은 득표입니다. 표 때문에 우리 정치인들은 포퓰리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소위 ‘죄수의 딜레마’처럼, 그 동안 여야의 포퓰리즘 경쟁은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반복되었고, 이는 국가재정, 국가발전에 큰 피해를 주었습니다. 역대 대선과 총선에서 각 정당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들이 그 생생한 사례들입니다.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지만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을 하려면 합의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우리 국회가 진영의 논리와 포퓰리즘 경쟁에서 벗어나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시작한다면, 우리가 할 일은 많고, 국민은 우리 정치를 다른 눈으로 평가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저는 이런 노력이 진정한 정치개혁이라고 믿습니다. 성장과 복지, 안보와 통일, 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 일자리와 노동, 교육, 보육, 의료, 연금 등 합의의 정치가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어려운 문제, 아주 인기 없는 정책일수록, 그러나 국가장래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일수록 우리는 용기를 내어 통큰 합의를 해야 합니다. ●공무원연금개혁 몇가지 중요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4월 국회의 최대 현안인 공무원연금개혁이 그 첫 번째 시험대입니다. 공무원연금개혁은 역대 정권이 모두 시도했으나 번번이 좌절한,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공무원의 고통분담이 수반되는 일이니 당연히 득표에 도움이 안되는, 인기 없는 개혁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국민 모두가 알고 있듯이 국가장래를 위해 지금 꼭 해야만 하는 개혁입니다. 지난 2년간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 중에서 저는 공무원연금개혁에 도전한 것을 가장 높이 평가합니다. 공무원연금개혁은 이념의 문제도, 정쟁의 대상도 아닙니다. 야당이 말하는 것처럼 무슨 군사작전 하듯이 추진하려는 것도 아니고, 20년전 김영삼 정부때부터 추진해왔던 것입니다. “급하게 졸속으로 하지 마라” — 이런 정치적 수사로 개혁을 지연시키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때도 추진하려 했지만 실패했던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어제 발표된 「2014년 국가결산」에 따르면 총국가부채 1,211조원 중 53%인 644조원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였습니다. 앞으로 공무원연금에 얼마나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지 우리는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미래세대에게 엄청난 빚을 떠넘긴다는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 공은 우리 국회에 넘어와 있습니다. 당사자인 정부와 공무원이 해결하지 못한 개혁을 국회가 마무리해내야 합니다. 공무원들과 국민들의 성숙한 고통분담 의식, 거기에 여야간 합의의 정치가 보태지면, 역대 어느 정권, 어느 국회도 못했던 개혁을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에게 호소합니다. 문재인 대표님과 우윤근 원내대표님께 호소합니다. 야당이 경제정당을 말하려면 이번 4월 국회에서 공무원연금개혁에 동참해야 합니다. 공무원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고 의견제시의 기회를 드리기 위해 국민대타협기구와 같은 노력을 해왔지만, 이해당사자에게 최종결정 권한까지 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 결정은 주권자인 국민의 대의기구인 우리 국회가 하는 겁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노무현 정부 임기 중인 2007년에 그 어려운 국민연금개혁을 이루어낸 훌륭한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국민연금개혁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생생히 지켜보셨던 문재인 대표께서 이번 공무원연금개혁에 합의해 주신다면, 국민들은 경제정당의 진정성을 평가할 것입니다. 여야 모두 공무원연금개혁이 지금 9부 능선까지 왔다고 인정합니다. 마지막 한 달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이 중요한 개혁이 또 무산된다면 19대 국회는 여야 가릴 것 없이 국민의 지탄을 면할 수 없고 국민의 정치불신은 극에 다다를 것입니다. 합의의 정치로 공무원연금개혁이 꼭 성공하도록 의원님들의 동참을 호소드립니다. 공무원연금개혁 이후 공적연금의 강화가 이슈가 될 전망입니다. 국민연금의 경우 2007년 고통스러운 개혁을 단행했고,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는 기초연금 때문에 진통을 겪었습니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것은 기여율 인상 없이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오히려 국민연금의 경우 연기금자산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개혁으로 수익률을 제고해서 연금고갈시점을 최대한 연장하는 것이 국민부담을 줄이는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세금과 복지 두 번째 사례는 세금과 복지 이슈입니다. 세금과 복지 이슈만큼 정치적 휘발성이 강한 이슈도 없을 것입니다. 소득세 연말정산 사태에서 우리는 생생하게 보았습니다. ‘세금을 올린 정당은 재집권에 성공할 수 없다’는 정치권의 금언이 있을 정도입니다. 저는 이 연설을 쓰면서 2012년 새누리당의 대선공약집을 다시 읽었습니다. 그 공약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지만, 그와 동시에 저희 새누리당의 공약이었습니다. 문제는 134.5조원의 공약가계부를 더 이상 지킬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반성합니다. 저는 지난 4월 1일 정부가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지속가능한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복지재정 효율화 방안」을 발표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3조원의 복지재정 절감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는 점을 평가합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예산 대비 세수부족은 22.2조원입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권은 국민 앞에 솔직하게 고백해야 합니다. 세금과 복지의 문제점을 털어놓고, 국민과 함께 우리 모두가 미래의 선택지를 찾아 나서야 합니다. 이 일은 공무원연금개혁보다 더 어렵고, 인기는 더 없지만, 국가 장래를 위해 더 중요한 일입니다. 세금과 복지야말로 합의의 정치가 절실하게 필요한 문제입니다. 서민증세 부자감세 같은 프레임으로 서로를 비난하는 저급한 정쟁은 이제 그만 두고 여야가 같이 고민해야 합니다. 그 고민의 출발은 장기적 시야의 복지모델에 대한 합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의 복지는 ‘低부담-低복지’입니다. 현재 수준의 복지로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의 붕괴를 막기에 크게 부족합니다. 그러나 ‘高부담-高복지’는 국가재정 때문에 실현가능하지도 않고, 그게 바람직한지도 의문입니다. 高부담-高복지로 선진국이 된 나라도 있지만, 실패한 나라도 있습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저출산-고령화로 인하여 앞으로 50년간 기형적 인구구조라는 재앙이 닥치게 되어 있습니다. 현재의 복지제도를 더 확대하지 않고 그대로 가더라도, 앞으로 복지재정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中부담-中복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국민부담과 복지지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평균 정도 수준을 장기적 목표로 정하자는 의미입니다. 이는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태리 같은 유럽 국가들보다는 낮지만, 현재의 미국, 일본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을 지향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결코 낮은 목표라고 볼 수 없습니다. 최근 여야간에 中부담-中복지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우리는 국민의 동의를 전제로 이 목표에 합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中부담-中복지를 목표로 나아가려면 세금에 대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무슨 세금을 누구로부터 얼마나 더 거둘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합의해야 합니다. 증세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난 3년간 22.2조원의 세수부족을 보면서 증세도, 복지조정도 하지 않는다면, 그 모든 부담은 결국 국채발행을 통해서 미래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비겁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낸다는 원칙, 법인세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원칙, 그리고 소득과 자산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보편적인 원칙까지 같이 고려하면서 세금에 대한 합의에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부자와 대기업은 그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세금을 떳떳하게 더 내고 더 존경받는 선진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조세의 형평성이 확보되어야만 중산층에 대한 증세도 논의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최근의 여야 대표연설은 대부분 우리 국회가 세금과 복지 문제에 관한 대타협기구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지난 2월 우윤근 원내대표님도 이런 제안을 하셨습니다. 저는 새누리당 의원님들의 동의를 구하여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여야 합의기구의 설치를 추진하겠습니다. 정부도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새로운 구상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보육 개혁 복지지출 중에서 보육 분야는 현실적 어려움이 큽니다. 여야 합의기구가 출범하면 이 문제도 여야가 함께 풀어갑시다. 0∼2세 보육료, 3∼5세 누리과정, 0∼5세 양육수당을 합친 올해 보육예산은 10조 2,500억원으로서, 급식예산 2조 5천억원의 4배입니다. 최근의 지방재정법 개정 과정에서 보았듯이 보육재원의 조달을 둘러싼 중앙과 지방의 갈등은 심각합니다. 1991년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된 이래 지난 24년간 보육은 계속 확대되어 왔고, 박근혜 정부는 0∼5세의 모든 영유아에게 소득에 관계없이 보육지원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보육과 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국가의 지원은 확대되었으나, 이 정책이 저출산 해소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제고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의문입니다. 더구나 최근 보육시설에서 연달아 발생하는 사고들을 보면서, 0세 영아를 어린이집에 보내면 월 77만 8천원이 지원되는데 집에서 키우면 월 20만원이 지원되는 모순을 보면서, 또 어린이집, 유치원과 가정이라는 보육공동체의 비정상적인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는 보육정책의 재설계가 절실하다는 점을 깨닫고 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 공동체는 아이를 낳고 잘 키우는 문제를 돈으로만 해결하려 하지 않았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4월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대로 지방재정법을 개정하고 정부가 합의했던 5,064억원도 동시에 집행하며, 영유아보육법도 개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보육정책에 대해서는 우리 국회가 진지한 토론과 대안의 모색에 여야가 함께 착수할 것을 제안합니다. 정부도 앞으로 보육정책과 예산을 어떻게 할 것인지, 현실성 있는 방안을 제시해 주기 바랍니다. ●성장의 가치와 성장의 해법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경제성장은 오랫동안 보수의 의제였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소득주도형 성장, 포용적 성장’을 말했을 때, 저는 이 새로운 변화를 진심으로 환영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야당이 성장의 가치를 말한다는 것 자체가 반가웠습니다. 보수가 복지를 말하기 시작하고, 진보가 성장을 말하기 시작한 것은 분명 우리 정치의 진일보라고 높이 평가합니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성장의 해법입니다. 복지는 돈을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인데, 성장은 돈을 어떻게 버느냐의 문제입니다. 성장의 해법은 복지의 해법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KDI가 발표한 장기거시경제 전망에 따르면 현재의 3.5%의 잠재성장률은 2050년대에 1.0%로 추락합니다. 더 비관적인 전망에 따르면 2040년대부터 1.0% 이하로 추락하여 2060년대부터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합니다. 대한민국이 성장을 못하는 나라, 저성장이 고착화된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이는 국가적 대재앙입니다. 성장을 못하면 우리 사회의 모든 게 어려워집니다. 성장을 못하면 일자리와 소득이 줄어들고, 서민 중산층이 붕괴되어 양극화는 더 심각해지고, 국가재정도 버티기 힘들어 복지에 쓸 돈이 없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통일을 하더라도 통일비용을 부담할 재원이 없습니다. 앞으로 100년간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하고 가장 어려운 문제는 경제성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양극화 해소 못지 않게, 성장 그 자체가 시대의 가치가 되어야 합니다. 2100년까지 한국경제가 성장을 못하는 것은 경기변동의 문제가 아닙니다. 성장을 뒷받침하는 노동, 자본, 기술 등 세 가지 요소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위 펀더멘털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성장의 원인에 대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책을 일관되게 추진하지 못한다면, 한국경제는 20세기의 성취를 21세기에 다 날려보내고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 것입니다. 저성장은 이렇게 고질적이고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문제인데, 민주화 이후 역대 정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성장전략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예외 없이 집권 초반의 경제성적표를 의식해서 반짝경기를 일으켜 보려는 단기부양책의 유혹에 빠졌습니다. 성장잠재력 자체가 약해져서 저성장이 고착화된 경제에서 국가재정을 동원하여 단기부양책을 쓰는 것은 성장효과도 없이 재정건전성만 해칠 뿐이라는 KDI의 경고를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국가재정 때문에 공무원연금개혁의 진통을 겪으면서, 별 효과도 없는 단기부양책에 막대한 재정을 낭비해서야 되겠습니까? 건전한 국가재정은 그 동안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최후의 보루였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입니다. 1997∼98년의 IMF 위기와 2008∼09년의 금융위기도 그나마 국가재정이 튼튼했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단기부양책은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IMF 위기처럼 극심한 단기불황이 찾아오지 않는 한, 단기부양책은 다시는 끄집어내지 말아야 합니다. 그 대신 장기적 시야에서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데 모든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일은 한 두가지 정책수단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뼈를 깎는 개혁을 단행해야 합니다. 자본, 노동, 여성, 청년, 교육, 과학기술, 농어업, 제조업,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가히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그 혁명적인 변화의 최종 목표는 우리 경제의 경쟁력 강화이며, 성장잠재력 확충입니다. 가장 중요한 몇가지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재앙은 반드시 막아내야 합니다. 0∼5세 보육예산을 늘리는 정책만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졸업하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집 구해서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들도록 해야 합니다. 내 아이가 자라서 나보다 더 잘 살 거라는 희망을 드려야 합니다. 보육, 교육, 노동, 일자리, 주택, 복지 등을 포괄하는 종합대책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당장의 인력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청년, 여성, 장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여성이 더 이상 경력단절을 겪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정년후 장년층의 재고용을 촉진하는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청년일자리를 위해서 정부는 ‘청년일자리 전쟁’을 하겠다는 각오로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들을 총동원해서 청년의 고용률을 높여야 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일자리는 삶의 문제입니다. 사회 문턱에 갓 들어선 청년들에게 실업보다 더 큰 고통은 없을 것입니다. 정부, 공기업, 정부산하단체부터 청년일자리 늘리기에 앞장서야 합니다. 정부는 대기업과 금융기관들에게 임금인상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청년일자리를 늘려 달라고 호소하고 청년고용에는 인센티브를 줘야 합니다. 청년창업에 대한 국가지원도 대폭 확대하고, 크라우드펀딩법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도 조속히 통과되어야 합니다. 청년들이 취업하기를 원하는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위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도 조속히 통과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중소기업의 청년고용에 대한 임금보조를 확대하고, 중소형 공장이 밀집한 지역의 환경을 개선하는 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합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재양성은 성장의 마지막 희망을 걸어야 할 분야이고 국가의 명운이 걸린 분야입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과학기술주도형 성장으로 가려면 오랜 시간에 걸친 일관된 국가R&D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어야 하는 분야입니다. 연구개발예산의 총투자액은 확대하되 민간이 하지 못하는 분야를 국가가 담당해야 합니다. IMF 위기 이후 누적된 문제로 고장난 국가R&D시스템은 근본적인 진단후 수술이 불가피합니다. 과학기술교육의 혁신과 이공계 우대 정책도 확대되어야 합니다. 제조업이 더 강해져야 관련 서비스산업이 같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전자,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제조업의 위기는 지금 한국경제의 가장 큰 위기입니다. 이들 주력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중소기업 분야에서도 벤처만 우대할 것이 아니라 지금 잘하고 있는 업종과 기업들이 더 잘 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한계기업은 과감하게 퇴출시켜 새 살이 돋아나도록 하고, 잘하는 기업에게 자원이 배분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성장의 해법은 경제 사회 전 분야에 걸친 고통스러운 개혁입니다. 성장을 향한 개혁은 고통스럽기 때문에 어느 일방의 희생만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개혁이 성공하려면 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합의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노사정 대타협이 바로 그런 합의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 이 시간까지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정책 못지않게,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 등 이중구조를 해소하고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특히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는 정책은 우리 사회의 공정성과 양극화 해소 차원에서 강력히 추진되어야 합니다. 정부와 공기업은 지금 추진 중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더 확실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30대 그룹과 대형 금융기관들도 상시적 업무에 일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재벌도 개혁에 동참해야 합니다. 재벌대기업은 지난날 정부의 특혜와 국민의 희생으로 오늘의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재벌대기업은 무한히 넓은 글로벌 시장에서 일등이 되기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집중해야 합니다. 일가 친척에게 돈벌이가 되는 구내식당까지 내주고 동네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끄러운 행태는 스스로 거두어들여야 합니다. 천민자본주의의 단계를 벗어나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의 아픔을 알고 2차, 3차 하도급업체의 아픔을 알고 이러한 문제의 해결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존경받는 한국의 대기업상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정부는 재벌대기업에게 임금인상을 호소할 것이 아니라, 하청단가를 올려 중소기업의 임금인상과 고용유지가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재벌정책은 재벌도 보통 시민들과 똑같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재벌그룹 총수 일가와 임원들의 횡령, 배임, 뇌물, 탈세, 불법정치자금, 외화도피 등에 대해서는 보통 사람들, 보통 기업인들과 똑같이 처벌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 검찰, 법원은 재벌들의 사면, 복권, 가석방을 일반 시민들과 다르게 취급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공정한 고통분담과 공정한 시장경제는 결국 복지, 노동, 경제민주화, 법치로 귀결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증세, 中부담-中복지의 시회안전망, 비정규직 대책, 청년일자리,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대책들이 성장의 해법과 함께 가야 합니다. 정부는 성장잠재력과 상관없는 단기부양책이 아니라 사회적 대타협에 필요한 곳에 예산을 써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아직도 임기가 3년 가까이 남아있는 박근혜 정부가 이상과 같은 근본적 개혁의 길로 나아가기를 희망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정부가 단기부양책보다는 노동-금융-교육-공공의 4대 부문 개혁을 말하고 2017년까지 잠재성장률 4%대 진입을 목표로 ‘3년의 혁신으로 30년의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나선 점을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그러나 3년내의 성과에 조급해서는 안됩니다. 잠재성장률을 4%대로 높이는 일은 3년의 개혁으로는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가 앞으로 3년 동안 그 다음 정부가 후퇴시킬 수 없는 개혁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수만 있다면, 역사적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정부는 공무원연금개혁에서 시작하여 세금과 복지, 노동, 보육과 교육, 청년일자리, 그리고 성장 등의 분야에서 개혁의 인프라를 제안하고, 우리 국회는 합의의 정치로 국가의 장래를 준비하는 개혁을 뒷받침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이 보이지 않겠습니까? 저는 야당이 제시한 소득주도 성장론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정한 속도의 최저임금 인상,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지출의 확대는 빈곤과 양극화 해소라는 차원에서 동의합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복지지출 확대가 저소득층의 소비를 늘려 내수 진작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는 점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2100년까지 저성장의 대재앙이 예고된 우리 경제에 대하여 이 정도의 내용을 성장의 해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소득주도 성장을 정치적으로 비난할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제대로 된 성장의 해법이 없었던 것은 지난 7년간 저희 새누리당 정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녹색성장과 4대강 사업, 그리고 창조경제를 성장의 해법이라고 자부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왕 야당이 성장이라는 시대의 가치를 얘기한다면, 여야가 그 해법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합의의 정치로 성장을 위한 지난한 개혁의 길로 함께 가자는 점입니다. ●사회적경제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최근 많은 국민들께서 사회적경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복지와 일자리에 도움을 주며 양극화 해소와 건강한 지역공동체의 형성에 도움을 주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마을기업, 농어촌공동체회사 등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영역도 돌봄, 보육, 교육, 병원, 신용, 도시락, 반찬가게, 동네슈퍼 등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中부담-中복지를 목표로 나아간다면 우리 사회 전체의 복지수요를 국가재정이 모두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일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 만들어내는 일자리와 정부가 세금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늘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회적경제는 국가도, 시장도 아닌 제3의 영역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제활동으로서, 복지와 일자리에 도움이 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역사적 진화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해왔던 선진국들도 사회적경제가 발달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경제는 정치적 오염과 도덕적 해이를 경계해야 합니다. 사회적경제를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일은 여야 모두의 책임입니다. 우리 19대 국회가 사회적경제기본법을 제정하여 한국 자본주의의 역사적 진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가계부채라는 시한폭탄 경제 분야의 마지막 주제로 저는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경고합니다. 작년말 가계부채는 1,089조원을 기록했습니다. 국민 1인당 평균 2,150만원이며, 가계부채가 GDP의 75%입니다. IMF 위기때는 기업들의 과도한 부채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충격에 대규모 도산사태와 대량해고가 발생했고 양극화가 심화되었습니다. 지금은 가계부채가 시한폭탄과 같은 문제가 되었습니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의 완화와 금리인하는 가계부채의 증가속도를 높여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가계부채는 개인이 원금과 이자를 갚는 게 당연한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우리 경제 전체의 리스크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정부가 정교한 대책을 수립해 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지난번 두 차례에 걸친 안심전환대출은 은행과 정부의 부담으로 원리금 상환능력이 있는 일부 계층에게만 혜택을 주는 정책이었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상환능력은 없고 부실의 위험도는 높은 한계선상의 가계부채에 대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을 촉구합니다. ●국가안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성장, 복지와 함께 안보, 통일은 우리의 4대 국가 아젠다입니다. 올해는 광복 70년이자 분단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광복과 함께 분단이 된 70년 전의 슬픈 역사는 분단을 허물고 통일과 진정한 광복을 이룩해야 하는 역사적 과업을 우리에게 남겼습니다. 대북정책과 통일정책은 별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대북정책이 쌓여서 통일정책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통일 이전에 북한의 개혁 개방, 북한경제의 발전, 북한체제의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북정책이라는 주장에 저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북한은 그런 이성적인 대북정책이 통하지 않는 상대입니다. 문제의 핵심에는 북한의 핵미사일이 있습니다. 지난 4월 2일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이란과 국제사회의 역사적 합의가 타결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란보다 핵무기 개발이 훨씬 앞선 북한의 핵문제는 조금도 진전이 없이 악화되어 가기만 합니다. 2012년 12월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2013년 2월의 3차 핵실험 이후 우리 군은 북한이 노동미사일이나 스커드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한 핵미사일을 이미 실전배치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우리 국민들은 언제 우리를 향해 날아올지 모르는 핵미사일을 머리에 이고 살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싸드(THAAD) 요격미사일의 배치를 둘러싼 논쟁을 보면서 저는 “우리가 과연 우리 손으로 우리의 생명을 지킬 생각을 갖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북핵문제를 압박과 유도의 외교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에 저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1994년의 미국과 북한의 제네바 합의, 2005년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 2012년 미국과 북한의 2.29 합의가 모두 어떻게 되었습니까? 북한은 그 때마다 약속을 깨고 핵개발은 계속되었습니다. 북핵문제를 현명한 외교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당연히 경주하되, 우리는 하루라도 빨리 북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합니다. 우리가 진정 평화를 원한다면 억지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줘야 합니다. 저희 새누리당은 북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국방능력을 갖추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최근 안보정당을 내세운 새정치민주연합에게 묻습니다. 싸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는 야당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대안을 갖고 있습니까? 행여 북한이 핵공격은 절대 하지 않을 거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안보정당은 한마디 말로 하루 아침에 되는 게 아닙니다. 북핵과 싸드, 천안함 폭침, 북한인권법, 테러방지법 등 국가안보의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하여 분명한 입장과 행동이 있어야 스스로 안보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야당을 비판하려고 거북한 질문을 드리는 게 아닙니다. 늘 말로는 ‘국가안보는 초당적으로 대처한다’라고 하면서, 서로 생각의 차이는 너무나 큰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19대 국회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19대 국회가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국민에게 내일의 희망을 드리기 위해 과연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저는 매일 이 질문을 저 자신에게 던집니다. 저는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고 싶었습니다. 15년전 제가 보수당에 입당한 것은 제가 꿈꾸는 보수를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꿈꾸는 보수는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는 보수입니다. 지난 15년간 여의도에 있으면서 제가 몸담아보지 않았던 진보 진영에도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훌륭한 정치인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 그 분들의 생각 중에 옳은 것도 많고, 저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느낄 때도 많았습니다. 좋은 생각, 옳은 생각을 가진 선량들이 모인 이 국회가, 우리 정치가 왜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불신과 경멸의 대상이 되었는지 우리는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린,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가 하나의 해결책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제 말씀을 마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재정확충·행정 개편으로 지방자치 보호해야”

    전국시도지사 협의회,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등 지방4대협의체장은 30일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갖고 지방재정 확충과 지방행정의 전면 개편을 촉구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국회와 정부의 사회복지 확대정책으로 지방재정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며 “지방소득·소비세 확대, 국고보조사업 구조조정, 지방교부세 법정률 상향 조정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방의회의 조례입법권 범위를 법령을 통해 광범위하게 제한하고 있는 데다 부단체장의 정수 및 행정기구를 획일적으로 규제함에 따라 지방이 중앙정부의 하청기관화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조례입법권 확대와 자치조직권 보장 등을 위해 지방자치법을 전부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지방분권 과제 입법이 소관 상임위를 특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며 “국회는 지방분권 과제 입법을 위한 상설 지방분권 특별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시종 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은 “올해로 지방자치 제도가 성년을 맞이했으나 반쪽 자치는 고사하고 2할 자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실질적인 지방자치 구현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비슷한 일 해도 차별이 문제… 일자리 확충 아닌 질 개선 필요”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비슷한 일 해도 차별이 문제… 일자리 확충 아닌 질 개선 필요”

    서울신문의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기획을 통해 드러난 간접고용의 민낯은 심각했다. 짧게는 수년, 길게는 십수년 동안 ‘불안한 일자리’를 전전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고용 안정성은커녕 최소 노동의 가치조차 보장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물론, 간접고용은 세계적 추세이며 불가피한 측면도 존재한다. 노동계도 인정하는 대목이다. 상생을 위한 길은 없는 것일까. 서울신문은 30일 서울 중구 본사 회의실에서 정지원 고용노동부 근로정책관,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이형준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을 초청해 해법을 찾아봤다. →간접고용이란 무엇인가. 비인간적 착취 구조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 소장 사용자와 고용자가 다른 형태를 통틀어 간접고용을 정의할 수 있다. 법률 용어로 보면 파견과 도급이 대표적이다. 근로조건 보장을 노사의 일대일 계약 관계에 의해 유지하는 게 기본이지만, 간접고용은 그렇지 않다. 때문에 예외적으로 허용돼야 한다. 간접고용이 양산된 이유는 노동자를 쉽게 해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국장 근로계약 당사자 외 사용자가 노무 지휘를 한다거나 관여하는 형태가 간접고용에 해당한다. 파견과 도급을 비롯해 특수고용까지 포함된다고 본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사태’를 기점으로 간접고용은 비정규직의 한 부분으로 진행됐고, 규모도 커졌다. 기업의 환경변화가 원인인 것 같다. IMF 이전에는 기업 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했다. 그러나 IMF 이후 기업이 외주화 형태로 다른 기업의 전문성을 활용하고, 전문 인력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또 비용절감만 앞세운 기업 행태도 원인 중 하나다. -이 본부장 간접고용이라는 단어 자체가 왜곡된 시각을 낳는다. 선과 악, 이분법적 개념으로 비춰질까 우려스럽다. 단어 자체를 쓰지 말아야 한다. 간접고용은 가장 오래된 거래 형태로 도급은 파견 이전에도 존재했다. 경쟁이 심화되고, 전문화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또 대기업 사내 아웃소싱(용역)은 정규직 노동시장이 경직돼, 기업 경쟁력을 유지하고자 불가피하게 도입된 측면이 있다. →정부는 최근 비정규직종합대책 중 하나로 55세 이상 노동자에 대해선 파견업종을 전면 확대하기로 했는데. -정 국장 현재 파견대상 업종은 32개로 한정돼 있다. 문제는 노동시장에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고령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오랜 경력에도 전문성이 있는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결국 (청소, 경비 등) 단순직과 용역업체에 몰릴 수밖에 없다. 실제 용역 근로자 60만명 중 60%가량이 고령자다. 이들의 전문성을 살리면 노동 생산성은 높아지고, 고용률도 높아진다. 연봉 5500만원 이상의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파견업종 확대도 마찬가지다. 일하고 싶은 영역을 찾아 줘야 한다는 측면에서 고민을 했다. 노측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파견 전면 확대는 절대 아니다. -이 본부장 늦었지만 다행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절반에 가까운 국가들이 파견업종과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한국처럼 업종을 제한하는 국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파견과 용역의 활용 폭을 넓혀야 한다. 독일과 일본 등은 실업률이 높았을 때 파견을 통해 일자리를 늘렸던 경험이 있다. 지금처럼 일자리 난이 심각한 상황에선 파견을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 -이 소장 1994년 국제노동기구(ILO)의 필라델피아 선언은 노동은 상품이 아니라고 규정했다. 간접고용은 이에 반한다. IMF 사태 이후 일자리 양극화는 심화됐다. 한국이 OECD 내에서도 선진국 수준으로 오른 만큼 일자리 대책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일자리 숫자 늘리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일자리의 질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정부의 파견업종 확대는 단단히 잘못 짚었다. 55세 연령 제한은 곧 무너질테고, 제조업 직접생산 공정 등 금지 업종으로 파견이 확대될 것이다. →최근 대법원의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판결이 위장도급의 기준점을 제시했는데. -이 소장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현대차는 신규채용을 빌미로 하청업체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가 불법파견을 적발해도 기업에 ‘패널티’를 준 적이 별로 없다. 직무유기에 가까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합법 파견·용역 노동자들이 불법 파견·용역 노동자들보다 나은 대우를 받고 있는 만큼 불법파견은 엄단해야 한다. -이 본부장 사법부가 제시한 불법파견 기준은 경직돼 있다. 선진국도 처음엔 위장도급을 제재했지만, 해당 기업과 근로자들에게 안 좋은 영향이 나타나자 판결 기준을 변화시켰다.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생산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국내에선 불법이라 하고 국외에서 허용되면 공장을 국외로 옮길 수밖에 없다. -정 국장 이 소장이 말한 단속 강화 필요성은 100% 공감한다. 법을 위반하거나 악용하는 것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특히 제조업 생산공정에 사내하도급이 들어와 있는 경우를 비롯해 간헐적인 파견을 편법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엄단할 계획이다. →간접고용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할 방법은 없을까. -이 본부장 사업규모 내지는 시장 경쟁력을 높여 처우를 자연스럽게 개선해야 한다. 법과 제도(형사처벌)로 개선하는 건 한계가 있다. 소규모 업종들의 시장 내 전문화와 확장이 필요하다. 청소 용역도 마찬가지다. 이 업체들이 시장에서 어떤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정 국장 비슷한 일을 하더라도 차별을 받거나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는 게 문제다. 선진국에선 고용 형태와 상관없이 비슷한 노동을 한다면 근로조건의 차이가 크지 않다. 정부도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위장도급 우려가 있지만 원·하청업체 간 근로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협력할 수 있는 방안들이 있는지 준비 중이다. -이 소장 공공부문은 좋은 일자리의 표준으로 모범 사례가 많이 나온다. 우려되는 건 민간 영역이다. 노사 타협으로 일정한 기준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이 본부장 말씀처럼 당사자 자괴감을 불러내는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 비정규직도 아닐 비(非)가 아닌 날 비(飛)로 쓰자는 것도 연장선상에 있다. 민간 영역도 비정규직 일자리를 선택 가능한 자발적 일자리로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상시지속 업무는 정규직으로 가야 한다는 게 노동계 입장이다. 사측의 입장은. -이 본부장 이왕이면 모든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였으면 좋겠다. 인건비를 절약하고 노동력을 착취해 성장하려는 기업은 없다.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이 아니기 때문이다. 원청업체는 하도급업체와 좀 더 효율적으로 일해 이윤을 내고 싶은데 사법부는 이를 불법이라고 한다. 고용안정을 강화하면 일자리는 축소될 수 있음을 노동계도 인정해야 한다. -이 소장 모범사례를 많이 발굴했으면 좋겠다. 타타대우상용차는 인도그룹에 매각됐지만 노사합의로 간접고용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했다. 한국도 불가능하지 않다. 고용승계를 하고 임금 격차를 줄이면 간접고용 논란이 줄어들 수 있다. -정 국장 간접고용은 오랜 기간 만들어진 구조적 문제다. IMF 이후 노동시장은 변화했고, 노사 모두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정규직과 비정규직, 비정규직 내 파견과 용역은 여전한 과제다.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청년들이 희망을 볼 것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사진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서울광장] 역사적 시효가 끝난 ‘1987년 체제’/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역사적 시효가 끝난 ‘1987년 체제’/오일만 논설위원

    지금 우리의 권력 구조는 너무도 기형적이다. 글로벌 시대의 격한 흐름과 21세기 문명사적 전환기에 적응하기 어려운 구조다. 승자 독식의 선거 구조는 여야 간 극한 대립을 내재화시켰고 우파와 좌파로 나뉜 사생결단의 정치문화는 공존의 패러다임 자체를 파괴시켰다. 이런 귀결은 권력의 핵심인 대통령과 국회의 권력을 만드는 시스템에서 근본적인 원인을 찾을 수도 있다. ‘87년 체제’로 불리는 우리의 권력 구조는 1987년 6·10 민주항쟁에 백기를 든 ‘전두환 군사정권’과 야권의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 세력이 만들어 낸 작품이다. 군부의 장기 집권 종식과 민주화 실현이란 화두로 1987년 10월 9차 헌법 개정이 이뤄졌다. 유신 선포 이후 17년 동안 지속된 체육관 선거(간접선거)를 종식시키고 국민들이 직접 대통령을 뽑자는 직선제 개헌은 도도한 민심의 흐름을 반영한 것이지만 5년 단임제는 시간에 쫓기면서 당리당략으로 결정된 측면도 적지 않다. 당시 현장을 지켜봤던 원로 정치인들은 5년 단임으로 결정된 배경과 관련해 “장기 집권의 폐해를 막는다는 명분도 컸지만 정치권을 장악한 3김의 대권 야망이 짙게 배어 있었다”고 증언한다. 당시 정치 평론가들도 “3김과 군부 어느 일방의 독주를 막고 견제와 균형 속에서 5년간 대통령직을 나눠 갖자는 의도가 이심전심으로 통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87년 체제, 특히 5년 단임제는 나름대로 시대적 사명을 적절하게 수행했다. 더이상 장기 집권을 걱정하지 않게 됐고 여야 간 정권교체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대학교 교정에서는 매캐한 최루탄 가스를 맡지 않아도 되고 광화문 네거리에서 독재 타도를 마음껏 외치는 자유도 얻었다. 적어도 87년 체제가 역사적 소명을 충실하게 이행한 것이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다. 87년 체제가 만들어 낸 권력 구조는 28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여기저기서 삐끄덕거리는 소리가 날 정도로 노후화 현상이 확연하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문재인 여야 대통령 후보가 소리 높여 대통령 4년 중임 개헌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동안 우리의 경제 규모는 10배 이상 성장했고 21세기의 변화와 사고를 담기에는 너무도 낡은 그릇이 됐다. 무엇보다 5년 단임제의 치명적 약점은 레임덕 자체가 너무 빨리 온다는 점이다. 숱한 정권을 경험했던 고위 관료의 말을 들어 보자. “보통 정권이 초기 2~3년 정도 힘을 갖고 정책을 집행한다는 말도 이제는 통하지 않습니다. 대통령직인수위가 그 정권의 판을 짜는 작업을 끝내는 순간부터 정점을 찍고 내려온다고 보면 됩니다.” 그는 국정이 5년 단위로 바뀌면서 국가의 장기 전략을 마련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항변한다. 김대중 정부의 지식정보화 육성 정책은 물론 노무현 정부의 국토균형발전 정책,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동반성장 등 심혈을 기울였던 대표적 정책들은 뿌리도 내리기 전에 다음 정권에서 사라졌다. 정권의 명운이 걸린 만큼 막대한 예산과 인력이 투입했지만 지속성을 상실하면서 혼란과 갈등만 증폭시킨 꼴이다. 모든 국가 권력을 대통령 1인에게 집중시킨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는 더 무섭다. 군대와 경찰, 검찰, 국세청, 감사원, 국가정보원 등 모든 권력의 칼자루를 대통령 한 사람이 쥐고 있다. 외교, 안보, 국방과 더불어 경제, 복지, 민생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권한과 책임을 대통령 1인에게 부여하는 것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근간을 허무는 일이다. ‘브레이크 없는 주행’처럼 위험천만하다. 국가 경영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분권형 통치체제 개헌이 필요한 이유다. 3김 정치의 폐해로 꼽히는 지역주의와 우파와 좌파의 구도 안에서 안주하며 기득권을 유지하는 정치권의 행태도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인구 편차를 2대1로 조정하는 선거구 개편 정도로는 별 효과가 없다. 소선거구제를 폐지하고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정도의 ‘판갈이’ 없이는 백년하청일 것이다. 권력의 틀을 정하는 문제는 국정의 방향과 국민 개개인의 사고와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대사다. 집권 세력 입장에서 실익도 없는 개헌 논의가 달갑지는 않겠지만 근시안적 시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시대를 선도하는 권력의 틀을 만드는 것이 최고의 정치 개혁이라고 할 수 있다. oilman@seoul.co.kr
  • 타협점 못 찾는 노사정위

    타협점 못 찾는 노사정위

    노동시장 구조 개선 대타협 시한이 임박했지만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26일 오후 제15차 특위 전체회의를 열어 주말 동안 8인 연석회의를 거쳐 오는 30일 합의문 초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앞서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은 지난 24일 “3월 말까지 대타협이 이뤄지지 않으면 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며 “이르면 26일 합의문 마련을 위한 초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정년 연장 등 3대 현안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사회안전망 확충에 대한 이견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노·사·정·공익위원으로 구성된 8인 연석회의에서 30일까지 초안을 마련하더라도 당초 약속한 31일까지 합의를 이뤄내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게다가 노동계의 한 축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노사정위 중단을 요구하며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어 합의안이 도출되더라도 향후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노사가 가장 격렬하게 대립하는 사안은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사회안전망 확충이다. 노사가 논의하지 못한 세부 과제가 20개를 넘는 등 3대 현안과는 달리 큰 틀에서의 접점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기간제노동자 등 비정규직 대책과 관련해서는 좀처럼 타협점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노동계는 ‘기간제노동자 중 상시·지속적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경영계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노동자 사용 기간을 현행 2년으로 유지하되 본인(노동자)이 원하면 기간 제한의 예외를 인정하도록 하자는 공익위원의 제시안에는 노사 모두 반대하고 있다. 대·중소기업, 원·하청의 격차 해소 방안과 관련해서도 세부 방안을 놓고 의견이 갈린다. 노동계는 대기업의 초과이익공유제, 업종별 노사협의체 구성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경영계는 대기업 노사의 자발적 임금 안정 노력 등을 제안했다. 이는 ‘대기업 노동자 임금을 5년간 동결해 협력업체 직원 처우 개선에 사용하자’는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의 발언과 비슷한 맥락이다. 사회안전망 확충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논의가 미진한 데다 노사 양측의 의견 차도 크다. 노동계는 비정규직에게도 사회보험을 지원하고 실업급여에 대한 수준 및 기간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경영계는 사회보험을 적용하는 수준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정년 연장 등 3대 현안도 세부 사안에 대해서는 노사 의견이 엇갈린다. 노사는 통상임금을 법령에 명시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을 모았지만 노동계는 재직자에 한해 지급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이에 경영계는 1개월 이내 지급되는 임금으로 통상임금 범위를 한정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경영계 주장대로라면 분기별 혹은 홀수 달에 지급하는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노사는 휴일근로시간을 연장근로에 포함하고 주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그러나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키는 것과 관련해 노동계는 즉시 시행을 주장하고 있고, 경영계는 추가연장근로(8시간)를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통신서비스업계 ‘하청에 재하청’ 남용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통신서비스업계 ‘하청에 재하청’ 남용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통신·방송·케이블 등 통신서비스업에 뿌리내린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통신업에 진출한 대기업들이 인수합병 과정에서 직접고용 대신 설치·개통 업무 등을 협력업체(고객서비스센터)에 아웃소싱하면서 비롯됐다. 인건비 감축을 위해서였다. 협력업체들은 다시 소규모 업체에 재하청을 줬다. 노동자들은 대기업을 위해 일하지만 그들을 고용한 주체는 대부분 근로자 100명 이하의 중소업체들이다. 이른바 ‘다단계 하도급’이다. 19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현재 SK브로드밴드는 90개, LG유플러스는 71개의 고객센터를 운영 중이며 고객센터 2~3곳씩을 관리하는 중간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노동자 입장에서 다단계 하도급 구조의 가장 큰 문제는 고용불안이다. 협력업체가 폐업하거나 바뀔 경우 고용승계가 이뤄지지 않으면 하루아침에 해고자가 된다. 노동자들은 실질적으로 원청인 대기업의 지시·감독을 받지만 직접고용 노동자에 비해 임금, 복지 등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 산업노동정책연구소가 지난해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 20곳의 직원 242명, LG유플러스 협력업체 18곳의 직원 182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평균 주 6.2일, 하루 8.7시간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금체계도 불안정해 인터넷이나 IPTV 등 설치 건당 수수료 방식으로 임금을 지급받는 노동자 비율이 38%(SK브로드밴드), 61%(LG유플러스)에 달했다. 퇴직금을 지급하는 업체는 절반에 못 미쳤다. 평균 근속기간은 2~3년에 그쳤고 산업재해 처리가 되는 경우는 13%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통신대기업들이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남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돈문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는 “서비스업에 진출한 대기업들은 이 업종의 노조 결성률이 낮다는 점을 악용했다”며 “고용안정이나 임금 조건 개선 등의 책임을 지지 않고 인건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구조”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위탁 계약을 맺은 협력업체들이 노사 교섭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우리가 맺은)위탁계약 이외의 하도급은 협력업체가 정리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4회) 다단계 하도급의 늪, 대기업 하청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4회) 다단계 하도급의 늪, 대기업 하청

    “원청 지시대로 안 하면 수수료를 차감당하는데, 우리가 과연 개인사업자일까요?” 11년차 인터넷 및 IPTV 설치기사인 경상현(39)씨는 LG유플러스 로고가 박힌 작업복을 입고 고객을 만난다. 하지만 그는 LG유플러스 직원은 아니다. 경씨는 2013년부터 LG유플러스의 하청업체인 Q사와 개인도급 계약을 맺고 업무지시를 받는다. 법적으로는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라는 얘기다. 통신대기업-고객서비스센터(협력업체)-개통기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 경씨가 발을 들여놓은 것은 지난 2005년. 고교 졸업과 동시에 입대를 택한 경씨가 제대할 무렵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가 터졌다. 경씨는 “일을 고를 수 있던 상황이 아니었다”며 “백화점에 입점한 제화점 판매원으로 일할 때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일해 발이 퉁퉁 부었고, 전기설비 기사 일을 할 때는 밤새 일해도 월 급여가 120만원뿐이었다”고 회고했다. 20대 후반 결혼을 하면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아 헤맸다. ‘전과 비슷한 일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당시 인터넷 통신망업체 ‘두루넷’(SK브로드밴드 전신)의 설치기사였던 동생 제안에 솔깃했다. 경씨는 “그때만 해도 (설치기사는) 업무용 차량도 제공되고, 4대보험(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도 보장되는 정규직에 가까웠다”며 “기술 자체도 특별한 것이 아니어서 열심히 배우면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했다. 첫 일자리는 인터넷 통신망업체 ‘파워콤’(LG유플러스 전신)의 하청 업체였다. 가가호호 경쟁적으로 초고속인터넷망이 깔리던 시절이었다. 수요가 워낙 많았고, ‘수수료’(한 건당 설치 기사가 받는 돈)도 지금(1만 7000원)의 두 배(평균 3만원)에 달했다. 물론 힘든 점도 있었다. LG가 인수하면서 설치기사들에게도 고객서비스(CS) 등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경씨는 “엔지니어는 기술만 알면 된다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연륜 있는 기사들이 떨어져 나갔다”고 했다. 이때까지도 경씨는 어떤 계약서도 쓰지 않았다. “업계 용어로 ‘건 바이 건’이라고 하는데, 기본급이 아예 없이 일을 한 건 할 때마다 돈을 받았어요. 계약서를 쓰지 않은 것은 당시 관행이었죠. 왜 써야 하는지도 몰랐고요.” 2009년부터 2년여간 경씨는 KT, 씨앤앰, SK브로드밴드 등의 하청업체 가운데 조건이 나은 곳을 찾아 여러 차례 옮겨 다녔지만 근무 여건은 점점 열악해졌다. 건당 수수료는 계속 줄었다. 업무용 차량이나 4대보험도 어느 순간 지원되지 않았다. 그런 것을 모두 당연시했다. 산업재해 인정은 언감생심이었다. 전봇대 위에 올라가 일하다 떨어져 골절되거나 전기에 감전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도 회사는 기사들이 다치면 공무상 상해 처리를 했다. 돌고 돌아 2011년 경씨는 LG유플러스 하청업체인 Q사에 정착했다. 그는 2년 전 계약서를 쓰기 전까지만 해도 ‘도급’이 무슨 말인지 몰랐다. 단지 회사 형편이 어려워져 더이상 4대 보험을 내줄 수 없다는 말에 망연자실했을 뿐이다. 노동 여건은 근로자였던 때보다 훨씬 빡빡해졌다. 단체 교섭권 등 노동 3권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다. 설치기사들은 ‘소모품’이나 다름없었다. 원청은 설치기사들을 영업망으로 활용했다. 경씨는 “영업을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지옥과 다름 없었다”고 했다. 영업 교육도 받았다. ‘매월 인터넷 신규 설치 5건’이라는 영업 목표를 달성 못하면 어김없이 수수료에서 5만원을 차감당했다. 간혹 사정이 있어 일요일 당직 근무를 거부하면 보복식으로 며칠간 일감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기본급이 없는 건당 수수료 체계이기에 휴일을 반납하고, 야근을 밥 먹듯 해도 월평균 수입은 250만~350만원 정도. 건강보험료, 연금, 자동차 기름값, 식대, 통신비 등 실비를 제하고 나면 4인가족을 부양하는 경씨가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월 150만~250만원 정도였다. 경씨는 “아등바등 일해도 토끼 같은 자식 둘과 아내를 부양하려면 숨이 턱밑까지 차오른다”고 했다. 그러던 중 경씨는 우연히 통합진보당 사무실에 인터넷을 설치하러 갔다가 민주노총 서울본부 일반 노조를 알게 됐다. 이미 씨앤앰, 티브로드 등 케이블TV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이 결성된 뒤였다. 희망연대노조 도움을 받아 경씨는 지난해 3월 노조를 설립했다. 지난 1년간 노조를 와해하려는 시도도 잇따랐다. 경씨는 “노조 활동 등으로 찍히고 나니 일감을 아예 안 주거나 수수료가 낮은 건만 줬다”고 했다. 하지만 어느새 Q사의 노조 가입률은 90%가 됐다. Q사를 포함한 LG유플러스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여의도 트윈타워 앞에서 펼치는 농성투쟁은 19일로 182일째를 맞았다. 이들의 요구는 하나뿐이다. 원청인 LG유플러스가 직접교섭에 나서라는 것이다. 경씨 부모는 늘 두 아들 걱정에 잠을 못 이룬다고 했다. 경기 구리 LG유플러스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동생도 노조 활동 중이기 때문. 경씨는 “늘 ‘너무 앞장서서 하지는 말라’는 부모님 말씀을 어겨 죄송스럽다”며 “마음 놓고 일만 할수 있는 봄이 오면 좋겠다”고 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재계에 밀린 임금인상

    재계에 밀린 임금인상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 5단체장을 직접 만나 임금 인상을 신신당부했지만 재계의 반응은 여전히 시큰둥했다. 기업인들은 가뜩이나 경영이 어려워져 임금을 올릴 여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대신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더 풀어 달라고 주문했다. 최 부총리는 13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 5단체장과 간담회를 갖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기업들도 청년 고용, 적정 수준의 임금 인상, 투자 활성화 등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특히 대기업들은 당장 임금 인상이 어렵다면 적정 대가 지급 등을 통해 자금이 중소 협력업체에 흘러들어 갈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 취임 직후인 지난해 7월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 하지만 재계는 임금 인상에 난색을 표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최저임금 문제는 경제구조와 소득구조 등을 고려해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최저임금을 올리면 기업 부문 임금을 전반적으로 높여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면서 “부작용을 없앨 정책 수단이 동반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고용과 임금이 트레이드오프(상충) 관계에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요구하는 고용 확대와 임금 인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재계가 모두 잡기는 어렵다는 속내를 돌려 말한 것이다. 정은보 기재부 차관보는 간담회 결과에 대해 “임금은 민간 자율로 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동반성장 차원에서 (대기업이) 하청업체를 배려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청업체에 적용되는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