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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3 뺀 조선업 특별고용업종] “빅3 고용 유지 여력… 하반기 2차 지정 여부 결정”

    하청 일용직 피보험자격 신고 땐 실업급여 등 고용보험 혜택받아 정부가 30일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면서 고용위기지역 지정도 가능한지, 대기업 3사 지원 배제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등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고용노동부로부터 이에 대한 입장을 들어 봤다. Q.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과 병행해 고용위기지역 지정도 가능한가. A. 이번 조선업 위기는 특정 지역 및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조선업계 전반의 문제인 만큼 지역보다는 업종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 5월 말 기준으로 경남 거제, 울산 동구, 전남 영암 등 조선업 밀집 지역은 고용위기지역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고용위기지역은 대규모 구조조정 등에 따른 실직 인원이 전년 월평균 대비 3% 이상 또는 비자발적 이직자 수가 전월 피보험자 수 대비 3% 이상 돼야 하는 등 별도의 지정 요건이 있다. 다만 조선업 침체에 따라 지역경제도 어려움을 겪게 되기 때문에 지역경제 대책도 함께 추진한다. Q. 대기업 3사는 지원에서 계속 배제하나. A. 지원을 받으려면 직무 성과 중심의 임금 체계 개편, 근로시간 단축 등 노사가 자구노력 의지를 보여야 한다. 현재는 대부분 중소 조선사들이 경영 악화로 법정관리, 자율협약을 하고 있다. 대기업 3사는 상대적으로 고용 유지 여력이 있다고 본다. 내년 상반기까지 어려울 수 있지만 강력한 비자발적 실업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파악됐다. 노동시장의 압박이 원청으로 간다면 지원 대상에 3사를 포함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 하반기에 2차로 대형 3사를 대상으로 추가 지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Q. 일용직 외부 하청업체인 ‘물량팀’의 실업급여 대책은. A. 물량팀 근로자는 일용직이어서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 확인 청구’를 통해 근로 사실이 확인되고 수급 요건을 갖추면 실업급여 등 고용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조선업 원청업체와 하청업체를 대상으로 물량팀 근로자의 피보험 자격 신고를 집중 지도하고 있다. 오는 9월 8일까지 피보험 자격 특별자진신고기간을 운영한다. Q. 조선업 희망센터의 기능은. A. 울산, 거제, 목포, 창원 등 조선업 밀집 지역에 설치해 고용 지원과 관련한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기관이다. 실업급여, 직업훈련은 물론 심리 상담, 긴급복지, 금융 지원 등 생활 안정 서비스도 제공한다. 기업에는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사업 전환 컨설팅을 해 준다. 운영 기간은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기간인 내년 6월까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빅3 뺀 조선업 특별고용업종] 회생 노력 없이 파업뿐… 정부 ‘괘씸죄’ 빅3에 경고 메시지

    [빅3 뺀 조선업 특별고용업종] 회생 노력 없이 파업뿐… 정부 ‘괘씸죄’ 빅3에 경고 메시지

    정부가 30일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함에 따라 7월부터 본격적으로 지원 대책이 추진된다. 향후 노·사·정 관계 회복, 노사 고통 분담 여부가 조선업 위기 극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 지원 대책의 핵심은 고용유지지원금이다. 경영난에 처한 기업이 근로자를 해고하는 대신 휴업 조치를 취하면 근로자 휴업수당(기존 임금의 70%)의 일부를 최대 1년간 지원하는 제도다. 이번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으로 중소기업 고용유지지원금을 휴업수당의 3분의2에서 ‘4분의3’으로 상향 조정한다. 대기업 지원금은 2분의1에서 ‘3분의2’로 올린다. 지원 한도액은 1일 1인당 4만 3000원에서 6만원으로 인상한다. 중소기업 사업주에 대한 직업훈련비 지원 한도는 납부한 고용보험료의 240%에서 300%로 상향 조정한다. 대기업은 100%에서 130%로 인상한다. 해당 훈련을 유급휴가훈련으로 실시할 경우 종업원 1000명 미만 기업에는 훈련비 단가의 100%, 1000명 이상 기업은 70%를 지원한다. 경영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업체 등은 4대 보험료, 장애인 의무고용부담금, 국세, 지방세 등의 납부 기한을 연장하거나 체납 처분을 유예한다. 물량팀(일용직 중심의 외부 하청업체) 등 단기 근로자의 ‘체당금’ 지원도 강화한다. 체당금은 사업주가 도산 등으로 근로자에게 임금·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정부가 사업주 대신 지급하는 제도다. 사업을 6개월 이상 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 기준을 완화해 여러 작업장을 옮겨 다니며 일했을 경우 작업 중단 기간이 1년을 넘지 않고 각 작업장 근무 기간을 합쳐 6개월 이상이면 체당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구직급여 수급자가 국민연금보험료를 계속 납부하기를 희망하면 보험료의 75%를 최대 1년간 지원한다. 실직자도 최대 2년간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핵심 대책으로 거론됐던 ‘특별연장급여’는 이번 지원 내용에서 빠졌다. 특별연장급여는 최대 6개월까지 추가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수급 기간을 연장해 주는 제도다. 현재 조선업 구직급여 수급자의 67.7%는 9월까지 급여를 받을 수 있어 1~2개월간 실직자 규모와 재취업률을 모니터링해 지원 여부를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조선업이 밀집한 울산, 경남 거제, 전남 영암, 경남 진해에는 ‘조선업 희망센터’를 설치해 재취업을 지원한다.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지방고용관서, 지역 노사단체 등이 참여하는 ‘조선업 구조조정 대책 위원회’도 구성한다. 지방국토청 등 주요 공공발주기관과 한국수력원자력에 대해서는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과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 6호기 건설에 조선업 실직자를 우선 고용하도록 유도한다. 울산·포항 복선전철화 600명, 부산·울산 동해남부선 600명, 신고리 원전 300명을 비롯해 4000개의 일자리 수요가 있을 것으로 고용부는 추정했다.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으로 소요되는 예산 7500억원은 대부분 고용보험기금을 통해 조달한다. 노동계는 대기업 3사가 이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데 반발하며 파업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준영 한국노총 대변인은 “대형 조선사 노조가 쟁의행위를 예고했다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뺐다면 잘못된 판단”이라며 “대규모 정리해고를 받아들여야만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원 대상으로 선정하겠다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독일 폭스바겐 사례 등에 비춰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노조도 임금 삭감 등 고통 분담에 동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993년 경영난에 시달리던 폭스바겐은 10만여명의 종업원을 7만여명으로 줄이고 독일 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반발하던 노조는 결국 35시간이던 주당 노동시간을 28.8시간으로 줄이고 대신 임금을 10% 삭감하는 것에 동의했다. 사측도 화답해 해외 이전 계획을 철회했고, 구조조정 대상 3만명 가운데 2만명이 실직 위기를 벗어났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현재 구조조정 대상 기업은 고용을 모두 유지할 능력이 없다는 엄혹한 사실을 노조는 직시해야 한다”며 “노조도 임금 삭감과 일자리 나누기 등 자구노력에 협력할 때만 회생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시론] 메피아의 악순환 고리 끊기/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메피아의 악순환 고리 끊기/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

    ‘하인리히 법칙’이란 게 있다. 재해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큰 재해가 한 번 일어나기 전 같은 원인으로 반복된 사고가 29번이나 일어나며, 비록 사고는 피했지만 사고의 전조가 되는 조그만 사건이 무려 300번이나 발생한다는 것이다. 2013년 이후 지난해 10월까지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고장이나 장애 발생 건수가 8000회를 넘었다. 스크린도어 관련 사망 사고만도 2013년 1월 지하철 2호선 성수역, 2014년 4월 1호선 독산역, 2015년 8월 2호선 강남역에 이어 지난달 28일 구의역까지 최근 3년간 네 번이나 발생했다. 조만간 우리에게 더 큰 사건이 도래할 수 있음을 알리는 하인리히 법칙이 적용되는 사례가 아닐까. 왜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가. 잘못된 공기업의 경영 효율화가 그 기저에 도사리고 있다. 경영 효율화를 기하고자 형식적으로 인력을 줄이고 부채를 감축하면 운영 경비를 절감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를 위해 공기업은 통상 외주화나 민간 위탁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는 자회사나 용역·협력업체, 사내 하도급 업체 등이 남발되는 구조로 이어진다. 이번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노동자 사망 사고의 배경에도 서울메트로의 갑질과 먹이사슬의 검은 공생 관계가 얽혀 있다. 서울메트로는 2011년 퇴직자들을 중심으로 하청업체인 ‘은성PSD’를 설립하고 정원의 72%인 90명을 퇴직 임직원들로 채우도록 했다. 자회사나 마찬가지인 이곳에 일감을 주면서 퇴직자들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게다가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용역·협력업체 등의 선정이 이뤄졌다. 이 업체들은 경비를 절약하려고 ‘2인 1조’의 근무 규칙을 어긴 채 평소 두 사람이 하기에도 힘에 겨운 일을 근로자 혼자 하도록 했다. 사고가 일어난 원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공기업 기관장에 대한 최고경영자(CEO)의 인식이다. 기관장은 해당 업무에 전문성이 있으며 조직관리 능력 및 공직 마인드에 충실한 사람이어야 한다. 함량 미달이거나 약점이 있는 자를 기관장에 임명하다 보니 노조가 반대하는 동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는 노조의 기관장 출근 저지로 이어지면서 양자 간 힘겨루기를 촉발했다. 이때 기관장과 노조 간 물밑 협상이 이뤄지게 되고 외부에 표출되지 않는 이면계약도 싹이 튼다. 정통성을 상실한 기관장과 노조는 비상식적인 관행을 만들고 인사권마저도 협상에 의해 나눠 갖는 공기업이 비일비재해진다. 이는 공기업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어렵고 힘든 업무는 외주화하면서 점차 먹이사슬 구조로 ‘진화’한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지하철 인명 사고는 이번 구의역 사고를 계기로 이 같은 음지에서의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도록 했다. 그럼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무엇보다 철저한 감시 체계의 구축이 요구된다. 자회사든, 민간위탁이든, 용역계약이든 초기에는 어느 정도 명분과 효과를 지니기에 시작된다. 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기대치 않은 부작용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출발 당시의 기대 효과가 지속적인지 아닌지를 상시로 모니터링해 운영 과정이나 성과를 측정해야 한다. 또 기대한 효과가 미진할 때는 적기에 적절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둘째로 적극적인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 더는 갑·을 간 야합한 이면계약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 어두운 곳에서는 세균이 창궐하기 마련이다. 항상 빛이 쬐도록 모든 운영 규정이나 성과, 노사 간의 합의 내용이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공개돼 검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는 CEO의 철저한 책임 의식이다. 공익성과 기업성의 조화가 공기업의 요체다. 공기업 기관장이 되려면 구성원의 귀감이 될 수 있는 리더십, 공직 마인드와 경영 마인드, 윤리성, 합리적인 조직관리 능력 등이 요구된다. 공기업에 주무 부처 장관이나 단체장도 모르는 이면계약이 존재한다는 그 자체가 문제의 출발점임을 인식하고, 이제라도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전화위복의 계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하인리히 법칙에 따른 대형 사고의 발생 우려를 어떻게 불식할지 지금도 여전히 시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 분사 동의자 ‘집단 따돌림’ 현대重 대처법 상세 소개

    현대중공업이 설비 부문을 자회사로 분사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발생한 ‘집단 따돌림’ 현상이 문제가 되고 있다. 설비 부문 분사에 강하게 반발하는 쪽에서 구조조정에 동의하는 직원을 배신자로 몰아세우면서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22일 “분사 동의자 따돌림은 위법 행위”라며 왕따 대처법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우선 직장 내 왕따 행위를 한 자는 처벌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가해자에게 알리도록 했다. 또 따돌림 행위를 입증할 수 있는 구체적 증거(음성파일, 동영상, 수첩 기록 등)를 확보하도록 했다. 심리적 압박감으로 업무 수행이 힘들 때는 해당 사실을 부서에 알리고 회사 내 심리 치료 프로그램을 이용할 것을 권면했다. 현대중공업은 “대다수 기업이 취업규칙, 근무수칙 등으로 직장 내 왕따 금지를 명시하고 있다”면서 “취업규칙 19조(기본원칙), 21조(복무사항)에 따라 직장질서 문란 행위에 왕따가 포함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조는 “사내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부서를 하청화하려고 한다”면서 “개인 동의 없는 강제 전적은 법률상 무효”라며 맞서고 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오늘의 눈] 스위스에게 진정으로 배워야 할 것/장형우 경제정책부 기자

    [오늘의 눈] 스위스에게 진정으로 배워야 할 것/장형우 경제정책부 기자

    지난 5일 모든 국민에게 월 300만원 정도의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내용의 스위스 헌법 개정안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됐다. 국내 언론들은 대부분 ‘공돈’을 거부한 스위스 국민들의 ‘수준 높은 선택’을 칭송하며, 우리나라도 무턱대고 복지 수준을 높여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폈다. 그런데 대부분의 언론은 300만원은 물가가 높은 스위스에서 최저생계비(268만원)를 약간 넘는 수준이고, 이걸 보장하는 건 모든 국민에게 똑같이 돈을 주는 게 아니라 부족한 만큼을 지급하는 것이란 사실을 몰랐거나, 알려고 하지 않았고, 알았더라도 알리지 않았다. 대신 스위스가 ‘공짜 복지’를 반대한 것만 부각시켰다. 하지만 스위스 국민의 선택은 그런 의미가 아니다. 스위스 국민들은 기존의 두터운 사회안전망을 기본소득 보장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 고민했고, 76.3%가 ‘현상 유지’를 택했다. 효과를 확실하게 알 수 없는 기본소득 보장을 위해 기존의 복지를 포기할 수 없다는 합리적 선택이다. 스위스 국민들이 기본소득 보장에 반대한 근본적인 이유는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받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을 법으로 정하지 않는 스위스에서 집단노동협약을 통해 실제 노동자가 받는 최저임금은 평균 17스위스프랑(약 2만 600원·월 430만원)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현재 한국의 최저임금(6030원·월 126만원)의 세 배가 넘는다. 1인당 국민소득(약 9만 달러) 역시 한국(약 2만 7000달러)의 세 배가 넘는다. 비록 물가가 높다지만 직업의 귀천이 없어서 보일러 수리공이 취미로 승마를 즐기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곳이다. 아이들에게 적성에 안 맞는 공부를 시키기 위해 돈을 퍼부을 필요도 없다. 기본소득 보장이 시행되면 아무 일도 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사람이 2%밖에 안 되는 이유다. 그런데 왜 이런 저간의 사정은 덮어 두고 스위스 국민을 치켜세우기만 하는 걸까. 양극화 극복을 위해선 복지 확대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선 세금 인상이 필요하다. 현재의 세금 제도하에서 증세는 재벌 대기업, 고소득자들의 부담을 늘린다. 스위스에 대해 “법인세율이 낮아서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고 하면서 그 나라의 세계 최고 수준 임금은 외면하는 이들은 복지 확대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포퓰리스트’나 ‘프리 라이더’(무임승차자)로 몰아갈 수밖에 없다. 물적 기반이 다르면 의식도 다를 수밖에 없다. 취업은 어렵고, 천신만고 끝에 취직해도 월급은 스위스의 3분의1 밖에 안 되고, 구조조정하면 노동자부터 자르는 나라의 국민은 복지의 확대를 강하게 요구할 수밖에 없다. 같은 일을 해도, 아니 더 많이 일해도 비정규직이라서, 하청이라서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못 받는 나라의 국민은 최저임금이라도 올리라고 할 수밖에 없다. 복지 확대도, 최저임금 인상도 싫다면 스위스랑 아예 비교를 하지 말자. 한국은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19세 청년 노동자가 식사 시간을 보장받지 못해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안전 규정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환경에서 일하다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곳이니까.
  • 현대重 노조 결국 파업하나…17일 쟁의발생 결의

    국내 조선업계가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현대중공업 노조가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 과정에서 파업 투쟁을 위한 군불을 지피고 있다. 실제 파업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노조는 회사의 분사와 아웃소싱 등 구조조정에 맞서 “절차를 거쳐 공장을 멈추는 ‘점거·파업’에 나서겠다”며 투쟁을 예고했다. 올해 파업하면 3년 연속이다. 조선업 전체가 존망의 기로에 놓인 상황에서 노조의 이같은 움직임은 회사를 더욱 어렵게 하고,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단협 11차 교섭 경과…요구안 설명 겨우 마쳐 노사는 지난달 10일 울산 본사에서 권오갑 사장과 백형록 노조위원장 등 양측 교섭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임단협 상견례를 열었다. 15일 11차 교섭까지 양측 요구안을 서로 설명했다. 이제 본격적인 심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노조의 요구안은 사외이사 추천권 인정, 이사회 의결 사항 노조 통보,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전년도 정년퇴직자를 포함한 퇴사자 수만큼 신규사원 채용 등이다. 또 우수 조합원 100명 이상 매년 해외연수, 임금 9만6712원 인상(호봉 승급분 별도), 직무환경 수당 상향, 성과급 지급, 성과연봉제 폐지 등도 요구했다. 사측도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단협과 조합원 해외연수 및 20년 미만 장기근속 특별포상 폐지,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및 재량근로 실시 등을 노조에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상견례 후 겨우 한 달이 지났고, 10여 차례 협상한 상황에서 노조가 벌써 투쟁을 외치고 있다. ◇협상 쟁점은 구조조정·노조 인사경영권 참여 노조의 임단협 쟁점은 구조조정 저지와 경영·인사권 참여다. 백 위원장은 “무능한 경영진을 끝장내겠다”고 선언하고 인사·경영 참여 권한 쟁취에 나섰다. 이제 임단협을 본격화할 시점에 노조가 파업 카드부터 들고나온 것은 이럭 맥락에서다. “임단협 교섭이 잘 안 된다”는 것이 쟁의발생 결의 이유이지만, 회사의 구조조정 칼바람에 맞서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노조는 17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발생을 결의할 예정이다. 노조가 “다수의 희생이 따르더라도 구조조정을 저지하기 위해 강력하게 투쟁할 것”이라고 선포한 것이 이런 분석을 뒷받침 한다. 이 때문에 회사의 구조조정 방안 가운데 최근에 내놓은 ‘설비지원 부문 정규직 임직원 994명 분사’ 방침도 올해 임단협의 난제가 될 전망이다. 노조는 “설비지원 분사 목적이 직영 물량의 외주화이기 때문에 경영진 퇴진과 일자리 지키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노조, ‘점거·파업 투쟁’ 예고 노조는 일단 파업을 위한 법적 절차를 밟는다. 대의원 쟁의발생 결의에 이어 다음 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신청을 한다. 이어 전체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를 거치면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노조는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하면 본격 투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분사·아웃소싱 반대와 구조조정 저지를 위해 백 위원장 등 지도부 4명이 15일 삭발식을 갖고 투쟁 의지를 불태웠다. 이후 간부 철야·천막 농성과 점거투쟁, 파업까지 투쟁 강도를 점차 높일 전망이다. 2014년 강성 노선의 집행부가 들어선 후 3년 연속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나 현대차 노조와 함께 공동 파업 투쟁도 선언, 연대 파업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제계·시민 “위기 극복이 우선” 노조의 파업 예고에 지역 경제계와 시민들은 “노사가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달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최찬호 울산상공회의소 경제총괄본부장은 16일 “조선산업 침체로 현대중공업뿐만 아니라 하청업체, 상권 등 지역경제 전체가 심각한 타격이다”며 “현대중 노조도 파업보다는 위기 극복에 적극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최이현 울산시 창업일자리과 노사협력 담당은 “조선산업의 어려움 등으로 경기가 침체한 시점에 노사가 대화를 통해 경제위기를 잘 헤쳐나갔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조선 협력업체의 한 대표는 “모기업 노조가 파업하면 협력업체들은 물류 흐름이 막혀 더 큰 피해가 발생한다”며 “노사 모두 협력업체의 어려움을 고려해달라”고 주문했다. 시민 신모(47·회사원)씨는 “조선업계가 살아야 울산 경기도 사는 것”이라며 “파업은 노사와 울산시민을 모두 힘들게 하는 만큼 지혜를 모아 위기를 이겨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현대중 원·하청 노조, 특별고용지원 조사단 명분 쌓기용 우려

    현대중공업 원·하청 노조는 15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업 특별고용지원 지정 민관합동조사단의 울산 방문이 정부의 명분 쌓기용으로 전락할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합동조사단이 현장실사를 통해 현대중공업 노조 대표와 물량팀 소속 노동자 등을 면담하겠다지만 하루에 한 지역을, 단위별로 1시간 남짓한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요식행위에 그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런 식으로는 피해 당사자인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한 실업대책이 마련되기가 불가능하다”면서 “면담에서 실직 노동자와 가족,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또 실직 노동자와 가족에 대한 최대 2년간 생계보장, 임금체납 대책, 구조조정과 실업대책 수립 시 노조의 참여 보장 등을 요구했다. 한편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한 민관합동조사단은 이날 거제에서 현장 조사를 시작으로 16일 울산을 방문한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브랜드호텔 이중거래 업계 관행 아니다”

    “브랜드호텔 이중거래 업계 관행 아니다”

    2억 이상 적자나는 구조 ‘비정상’ 이상돈 “당에 흘러온 돈 전혀 없어” ‘국민의당 김수민 리베이트 수수 의혹’과 관련, 당의 최초 로고(Party Identity·PI) 제작 작업을 맡았던 업체가 브랜드호텔과 하청업체 간의 이중 거래 구조에 대해 “처음 보는 구조”라면서 “업계 진행 절차와 맞지 않는다”고 14일 지적했다. 브랜드앤컴퍼니 이상민 대표는 이날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민의당이 선거공보 제작업체에 20억원을 주고 김수민 의원이 대표를 맡았던 브랜드호텔이 1억 1000만원을 받은 과정을 두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브랜드 업계에서) 22년 정도 일했는데 업계 관행이랑 너무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은 지난 1월 당 PI를 공모, 창당대회 전날인 2월 1일 최종 수상작을 활용해 당 로고와 상징색을 발표했다. 브랜드앤컴퍼니는 당시 당 PI 작업을 진행한 업체다. 당은 이후 수상작을 활용한 PI를 활용해 왔지만 지난 3월 22일 갑작스레 브랜드호텔이 디자인한 새 PI를 발표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이 20억원가량에 선거공보 인쇄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상황에 관해서도 “브랜드앤컴퍼니가 선거공보 제작업체 입찰 시 23억원을 적어 냈는데 이 금액도 이윤을 남길 만한 액수가 아니었다”면서 “20억원이라면 2억 5000만원 정도가 적자인데 이 가격으로 계약을 진행할 정상적인 기업은 없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국민의당 자체 진상조사단을 맡은 이상돈 최고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으로 유입된 돈이 전혀 없다”며“(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영장을 청구하고 기소하면 검찰은 망신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비례대표 발탁 논란과 관련해서도 사견을 전제로 “30대 청년들이 정치권에 들어오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난의 글이 이어졌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60m서 안전띠 없이 ‘오늘도 서커스’” 일용직 용접공의 절규

    “60m서 안전띠 없이 ‘오늘도 서커스’” 일용직 용접공의 절규

    일용직 근로자 14명이 죽거나 다친 경기 남양주 지하철공사장 폭발 사고를 계기로 ‘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불편한 진실이 주목받고 있다. 용접공 김성주(39·가명)씨는 지난 6일자 서울신문 1면에 보도된 ‘일용직 사망자, 상용직 추월…위험의 외주화가 부른 비극’ 기사를 접하고 12일 본지에 현장 실태를 알려왔다. 인터뷰 내용을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했다. 저는 울산에서 13년째 용접공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군대를 다녀와서 건설사 사무직으로 2년쯤 일하다가 2004년부터 용접공으로 일하게 됐습니다. 2년 정도 이를 악물고 현장에서 기술을 배우면서 시험공부를 했습니다. 용접일은 현장마다 원청업체 실기시험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노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5년 전만 해도 보수가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시들해지면서 일당이 20~30%씩 깎이고 안전 문제는 뒷전이 됐습니다. 저와 동료들은 안전관리담당자부터 찾는 남양주 사고의 수사 과정을 보고 솔직히 안타까웠습니다. 안전관리는 소장이 주로 맡습니다. 그런데 지금 소장을 두는 현장은 100곳 중 50곳도 안 됩니다.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소장이 대부분이고 대리라도 내세우면 다행입니다. 외주가 얼마나 심각하냐면 현장 안전설비를 하는 ‘안전팀’도 외주를 줄 정도입니다. 60m 높이에서 용접 작업을 하는데 “안전팀을 부르면 적자”라며 내 몸을 지탱해 줄 안전고리를 달아 주지 않습니다. “왜 안 달아 주냐”고 위에 항의했더니, 저를 작업팀에서 빼고 조용히 일한 다른 사람을 투입했습니다. 우리끼리 하는 말 중에 ‘야리끼리’(도급 준 할당량을 채운다는 뜻)라는 게 있습니다. 3일 만에 끝내야 하는 일을 하루 만에 해치우면 1공수(工數·하루 작업량)나 1.5공수를 더 쳐 준다고 유혹합니다. 그럴 때면 현장에서는 “거의 서커스한다(외줄 타듯이 위험작업을 한다)”고 합니다. 지금도 현장에 가면 늘 소장이 독촉합니다. 심지어 2주일짜리를 1주일로 당기기도 합니다. 정상적인 구조라면 원청업체 한 곳에 하청업체 한 곳이 있어야 하지만, 이렇게 정석으로 하는 곳은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입니다. 제가 일한 곳 중에는 다단계 하도급이 심해 최대 5단계까지 내려간 경우도 있었습니다. 1억원을 주면 2000만원을 떼고 8000만원을 주고, 그리고 또 떼고 하다 보면 5000만원 정도 남습니다. 이런 형편인데 누가 안전을 책임지겠습니까. 대기업인 원청업체는 위험한 일은 중단하라고 교육합니다. 그런데 하도급은 관리가 안 됩니다. 현재 발전소나 플랜트, 건설 현장에 상용직은 거의 없습니다. 1% 미만이라고 보면 됩니다. 심지어 반장 중에도 상용직을 찾기 힘든 상황입니다. 임금 체불로 지방고용노동청에 신고하니 150만원 중에 100만원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불법하도급을 신고하려면 몇 가지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고 해서 그만뒀습니다. 당장 먹고살아야 하는데 누가 그 일을 하겠습니까. 사실 일용직이라도 3명의 입만 거치면 소문이 다 나는데 다음 일을 위해서라도 신고하지 못합니다. 그저 오래 건강하게 일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정부에도 기업에도 제가 드릴 말씀은 그것밖에 없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롯데 입점권 뇌물 등 불법·탈법… 공정위 처벌만 37회

    롯데 입점권 뇌물 등 불법·탈법… 공정위 처벌만 37회

    경영권 다툼에 내부 문제 터져 이번 검찰의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에 대해 재계는 대체로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차남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과 장남 신동주(62)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간의 경영권 다툼을 계기로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이 외부로 드러난 데다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계속돼 왔기 때문이다. 1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최근 검찰 수사를 받은 대표적인 사안은 2014년 롯데홈쇼핑 임직원의 납품업체에 대한 ‘갑질’ 사건이다. 신헌(60) 전 대표 등 롯데홈쇼핑 임직원 10여명은 2007~2014년 방송 출연 등을 대가로 하청업체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받았다. 또한 하청업체에 대금을 실제보다 과다하게 지급한 뒤 차액을 되돌려받기도 했다. 검찰은 이런 식으로 과장급에게 수억원이, 대리급 직원에게 수천만원이 흘러 들어가면서 수십억원의 수상한 돈이 마련된 정황을 포착했다. 이는 기업이 비자금을 조성할 때 쓰는 통상적인 수법이다. 검찰은 그룹 수뇌부 등의 지시에 따라 조직적으로 조성한 비자금의 일부일 것으로 추정하고 보강 수사를 진행해 왔다. 지난해에는 부산 동부산관광단지 내 롯데몰 개장 관련 스캔들이 터졌다. 롯데 측이 부산도시공사와 지역 정치인 등 유력 인사들에게 점포 입점권을 뇌물로 주고 개장을 9개월 정도 앞당긴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롯데는 뒷돈으로 토지사용승낙서 등 각종 행정상의 특혜와 편의를 사들였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은 “유통을 중심으로 하는 롯데의 특성상 정부 규제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면서 “롯데가 지금까지 로비를 통해 정부의 비호를 받으려 했던 이유”라고 분석했다. 시장질서를 해쳐 공정위로부터 적발된 사례도 많다.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정위가 제출한 ‘최근 5년간 롯데기업집단 소속 회사의 법 위반 현황’을 보면 롯데그룹이 2010년 이후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 이상의 처벌을 받은 것은 총 37차례다. 롯데정보통신은 2013년 11월 서울 지하철 5~8호선 SMRT몰 사업자 공모 입찰과 관련해 부당 공동 행위로 고발당했다. 롯데홈쇼핑(우리홈쇼핑)은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지난해 4~5월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이 밖에 롯데정보통신과 대홍기획, 롯데알미늄 등도 불공정 하도급 거래 행위로, 코리아세븐은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로 각각 과징금이 부과됐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열린세상] 구의역 사고가 남긴 사회적 숙제/이상일 언론인

    [열린세상] 구의역 사고가 남긴 사회적 숙제/이상일 언론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 사망한 김모(19)씨 사고는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돌아보게 하며 대안 마련을 촉구한다. 김씨 사고 직후 시민들은 추모행진에서 ‘친구야, 너의 잘못이 아니야’란 손팻말을 영정처럼 들고 나왔다. 이런 문구는 보는 사람들을 가슴 아프게 하면서 사회가 그를 죽음으로 내몬 공범이란 인식을 깔고 있다. 김씨 사고 후 원인과 처방은 봇물처럼 터져 나와 혼란스러울 정도다. ‘2인1조 근무’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결과라거나, 비정규직 시간당 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해야 한다, 하청기업에 퇴직자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원청기업의 철밥통이 문제다, 서울메트로에 내려간 서울시장의 낙하산 인사가 문제다, 스크린도어 작업의 하청보다는 서울메트로 직영운영을 검토한다는 등…. 청년 한 명의 죽음을 둘러싸고 이렇게 다양하고 거센 사회적 논의가 제기된 것은 우리 사회가 적어도 개인의 삶과 죽음에 사회구조적인 인과관계가 작용했음을 본격 인식하게 된 계기다. 이는 김씨의 죽음을 애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 발전과 도약으로 삼을 수 있는 기대를 갖게 한다. 반면 동시에 너무 사회적 논의가 넓어진 탓에 아무런 개선 없이 흐지부지될까 우려되기도 한다. 작년 8월 말에도 서울메트로의 하청업체 직원이었던 조모씨(사고 당시 28살)가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가 사망했는데 아무런 실질적인 변화도 없이 또 김씨가 판박이 사고로 희생됐다. 따라서 같은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제3, 제4의 김씨 사고가 빈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면 무엇부터 손을 대고 착수해야 할까. 특히 시민들은 사망한 김씨가 어린 나이에 기관사가 될 꿈을 키우며 컵라면을 먹으며 일했다는 대목에서 울컥한다. 시간제로 일하는 아르바이트,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근로환경은 심각할 정도로 열악하다. 8시간 혹은 9시간의 근무시간 중에는 점심을 먹을 시간이 따로 책정이 되지 않아 화장실에 가서 초코파이나 빵 한 조각으로 때운다고 한다(책 ‘이런 시급 6030원’에서). 시급을 1만원으로 올리라는 요구가 기업에 주는 부담 때문에 당장 실현되기 어렵다 해도 아르바이트나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인간적으로 최소한의 권리인, 점심을 챙겨 먹을 시간을 제공하는 일은 사회가 당장에라도 추진해야 할 것이다. 특히 김씨 사망의 직접적인 요인 중 하나인 스크린도어 작업의 기본적인 매뉴얼인 ‘2인1조 근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의지 문제다. 반면 생명이나 안전보다 이익을 우선시하는 기업의 압박적인 근무 분위기에 눈을 돌리면 문제를 쉽게 풀기 어려울 것이다. 이익 극대화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면서 여유인력을 되도록 적게 운용하려는 것이 기업의 속성인 탓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김씨 사망이 시민들의 포스트잇 추모와 시위로 연결된 사회적 배경에 주목해야 한다. 김씨 등 비정규직의 대극점에서 전직 서울메트로 직원들이 스크린도어 회사에서 진을 치고 여유 있는 생활을 즐긴 점에 시민들은 분노한 것이다. 같은 기업 안에서 쥐꼬리만 한 생계비 수준의 급여에 목숨을 건 청년들과 원청기업이 하청기업에 보장해주는 급여를 받는 계층이 공존한다는 현실이 기막힌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런 현실을 잘 몰랐다고 말했다. 세월호 사건 때 ‘해피아’(해수부+마피아)란 신조어가 나온 이후 이번에 ‘메피아’란 말이 등장했다. 사고가 터질 때마다 ‘~피아’가 나온다면 다른 분야, 다른 구석에는 그런 문제가 없으리라고 단언하기 어렵다. 노조가 퇴직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하청기업에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제안을 하고 경영층이 이를 묵인하거나 방조하는 사례는 다른 분야에서 또 없을까. 기득권층의 지나친 이익추구를 제어하는 시스템이 사회에 부족하다. 김씨 사망을 계기로 박 시장은 스크린도어 정비 업무를 서울메트로 직영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경영합리화로 세부적인 업무를 분사화하거나 외주화하는 것은 경영의 기본 메뉴다. 외주 기업이 문제가 됐다고 그 대안이 직영일 수는 없다. 경영합리화에 끼어든 사익 추구를 막는 것이 해법일 것이다.
  • “왜 약자만 희생돼야 합니까···” 구조조정을 향한 노회찬의 외침

    “왜 약자만 희생돼야 합니까···” 구조조정을 향한 노회찬의 외침

    “(조선업) 호황기에 가장 이윤을 많이 가져간 사람들,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혈세 12조원을 투입하기로 한 정부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의 구조조정안이 “약자의 희생을 전제로 하고 있다”면서 “가장 이윤을 적게 가져갔던 사람들이 지금 가장 먼저 해고당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노 의원은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도서관 회의실에서 ‘야3당’(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이 공동으로 주최한 ‘조선업계 위기 극복과 지원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기업) 구조조정을 할 때 인력 감축 위주로 가고, 또 인력 감축에 있어서도 가장 대접을 못 받아왔던, 차별을 받아왔던 사회적 약자부터 먼저 당하는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지난 8일 조선·해운 등 부실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에 12조 규모의 나랏돈을 투입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은행이 10조원, 정부가 1조원, 그리고 수출입은행이 출자한 1조원으로 펀드를 조성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에 자금을 수혈, 살릴 기업은 살리고 정리할 기업은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조조정에 따른 고통으로 조선업계에서만 최소 5만명이 일자리를 잃는 대량 실직 사태가 예상되고 있다. 노 의원은 이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10년 전 우리나라의 조선 업종은 전체 해외 수출액의 4분의1을 차지했습니다. 1년에 600억, 700억 달러씩 수출했습니다. 그 호황기에 가장 이윤을 많이 가져간 사람들,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그 호황기에 가장 이윤을 적게 가져갔던 사람들이 지금 가장 먼저 해고당하는 사람들입니다. 물량팀이 그렇고, 사내하청이 그렇고, 비정규직이 그렇고, 노동자들이 그렇습니다.” 노 의원은 대규모 해고 사태를 불러올 정부의 계획을 ‘세월호 참사’에 비유했다. 그는 “타이타닉호 방식은 위기에 처한 배에서 어린이, 여성, 노약자, 사회적 약자부터 먼저 구출하는 방식”이지만 “세월호는 (중략) 선장부터 먼저 탈출했다. 무고한 어린 학생들은 구조되지도 못한 채 희생됐다”면서 “인력 감축 위주로 가고, 또 인력 감축에 있어서도 가장 대접을 못받아왔던, 차별을 받아왔던 사회적 약자부터 먼저 당하는 그런 세월호 방식, 이 기조를 바꿔야한다”고 밝혔다. 또 노 의원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를 언급하며 정부의 구조조정안이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그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약자부터 희생하는 이른바 강자를 살려서 강자가 나중에 손해 보는 약자까지 다 구한다는 그 낙수효과 이론은 세계적으로 이제 폐기처분되어가고 있는데, 유일하게 이 대한민국 땅에서는 그 낙수효과 이론에 근거해서 여전히 정부의 시책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10일 현재 노 의원 계정의 페이스북에서 토론회에 참석한 그의 인사말 전문을 볼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재정·통화·구조개혁 3박자의 길… 1223조 가계빚 ‘발등의 불’

    한국은행이 구조조정 대책 가운데 핵심인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의 전주(錢主·10조원)에 이어 9일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0.25% 포인트 내린 데에는 선제적으로 경기 회복을 지원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올 하반기에는 심각한 불황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2분기 성장률은 한은 전망치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올 하반기”라면서 “글로벌 교역 부진이 계속되고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경기 하방(하강) 리스크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예전과 달리 한은의 이런 적극적인 움직임은 지난달 미국의 고용 지표가 나쁘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이달 당장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극히 낮아진 것도 있지만, 정부의 재정 확대정책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한은이 경기 회복을 위해 ‘금리인하 카드’를 내놓았으니 정부도 재정을 풀어 경기를 살리는 데 나서라는 의미다. 이 총재는 “경기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통화뿐 아니라 재정 정책을 수반해야 하고 특히 지금의 저성장 추세는 구조적인 요인이 상당해 구조개혁도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통화·재정·구조개혁의 ‘3박자론’이다. 올 상반기는 재정의 조기 집행으로 그나마 버틸 여력이 있지만 하반기에는 재정 고갈로 사실상 성장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수출은 지난해 1월부터 17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고, 그렇다고 민간 소비가 좋은 것도 아니다.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지난 3·4월에 기준치 100을 상회했지만 지난달에는 99로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해운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이 들어가면 대량 실업이 발생하면서 경기는 더욱 뒷걸음질할 수밖에 없다. 조선업계 자구계획에 따르면 2018년까지 고용 규모를 30%, 설비는 20%를 각각 줄일 방침이다. 업계는 하청업체를 포함해 앞으로 3년간 최소 5만여명의 실직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 그래도 활력을 잃고 있는 한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대해 소극적이다.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하는 데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을 놓고 정치 공방이 벌어질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를 조성할 때도 공적자금 투입 대신 한은을 낀 복잡한 투자 방식을 만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시장에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공급한다는 측면에서 이번 한은의 금리인하 결정은 바람직하다”면서 “경기 침체 때는 과감한 재정·통화 정책의 ‘패키지 공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심리도 나빠지면서 내수는 반등할 가능성이 거의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여기에 구조조정은 엎친 데 덮친 격이어서 정부의 과감한 재정 풀기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은은 최근 가계부채(가계신용 잔액 1223조원)가 다시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내렸기 때문에 이에 따른 부담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 3월부터 다시 증가 폭이 커져 4월에는 5조 2000억원, 지난달에는 6조 7000억원 늘었다. 이 총재는 “가계대출 관리가 강화되면 하반기에는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문제는 가계부채의 질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구조조정 발표] 조선업종 내년 말까지 6만여명 실직 재하청 임시직 실업급여 지급하기로

    [구조조정 발표] 조선업종 내년 말까지 6만여명 실직 재하청 임시직 실업급여 지급하기로

    정부가 조선업체 실직자는 물론 ‘물량팀’으로 불리는 재하청 임시직 근로자에게도 실업급여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신속한 지원을 위해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은 이달 내로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고용노동부는 8일 이런 내용을 담은 조선업 고용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정부와 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조선업종에서 내년 말까지 5만 6000~6만 3000명의 실업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이달 내로 고용정책심의회를 열어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고 고용안정 대책을 추진한다. 구조조정이 추진되면 1만 1000여명 규모인 물량팀 소속 근로자 지원을 신속히 진행한다. 이들은 상당수가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다. 고용부는 ‘피보험자격 확인 청구’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이들은 근로계약서, 급여 통장, 소득금액 증명원, 급여명세서 등 임금을 받고 일한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첨부해 가까운 고용센터를 찾으면 된다. 피보험자격이 인정되면 최대 3년간 소급해 피보험자격을 준다.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수준도 상향 조정한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근로자를 해고하는 대신 휴업 조치를 하면 근로자에게 지급할 휴업수당(기존 임금의 70%)의 일부를 최대 1년간 지원하는 제도다. 중소기업 휴업수당은 3분의2에서 ‘4분의3’으로, 대기업 지원금은 2분의1에서 ‘3분의2’로 올린다. 정부는 또 기업 경영난을 고려해 사내 재배치나 전직 훈련을 실시하는 기업에 훈련비를 우대 지원한다. 고용·산재보험료, 장애인 의무고용 부담금의 납부·체납처분 유예도 검토 중이다. 특히 거제, 울산, 영암 등 조선업 밀집지역에는 가칭 ‘조선 근로자 일자리 희망센터’를 설립, 운영하며 심리상담, 직업훈련, 취업알선, 금융지원 등을 통합 제공한다. 실업규모, 평균 실업급여 수급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60일 범위 내에서 실업급여를 연장 지급하는 ‘특별연장급여’도 검토한다. 아울러 정부는 경영위기에 처한 조선 기자재 업체에 대한 금융지원도 강화한다. 긴급경영안전자금 지원 규모를 늘리고 자산관리공사를 통해 ‘자산 매입 후 임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구조조정 발표] 대우조선 ‘방산’ 따로 떼내 지분 매각… 자회사 14개 모두 판다

    [구조조정 발표] 대우조선 ‘방산’ 따로 떼내 지분 매각… 자회사 14개 모두 판다

    2018년까지 설비 20%·인력 30% 감축 현대重, 하이투자증권 등 3개 금융사 매각 삼성重, 호텔·R&D센터 팔아 자금 확보 한진해운·현대상선, CEO·CFO 교체 기업 구조조정의 몸통 격인 대우조선해양은 2020년까지 자회사 14개를 모두 매각한다. 알짜인 특수선 사업부(방산 부문)는 따로 떼내 100% 자회사로 만든 뒤 지분 일부(30~40%)를 매각한다. 그동안 4조여원을 지원받고도 회생 발판을 마련하지 못한 만큼 고강도 자구노력을 하는 대신 추가 지원을 받기 위해서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도 2018년까지 설비 20%, 인력 30%를 각각 줄이기로 했다.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받고 있는 중소 조선사는 자체 정상화가 어려울 경우 대형사의 하청공장으로 만드는 방안이 검토된다. 정부가 8일 내놓은 기업 구조조정 방안에 따르면 조선 3사는 10조 3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조선 빅3가 위태로워지면 국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일단 각 사가 스스로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면 이후 큰 틀에서 조선업 재편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유동성 부족을 단순히 메우는 금융지원은 (구조조정 추진계획) 어디에도 포함하지 않았다”며 “유동성 부족은 자구계획으로 스스로 해결하는 게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조선 3사가 마련한 자구안에는 6000명 안팎의 인력 감축방안도 포함됐다. 지난해 10월 1조 8500억원의 자구안을 내놓은 대우조선은 3조 5000억원의 추가 계획을 내놨다. 모두 5조 3000억원 규모다. 수주 절벽이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해 2조원 이상의 추가 생산설비 감축·매각 계획도 마련했다. 14개 자회사는 모두 매각(약 3000억원)하기로 했다. 방산 부문은 100% 자회사로 만든 뒤 일부 지분(30~40%)을 판다. 투자자 유치나 기업공개(IPO) 방식을 검토 중이다. 도크(선박 건조대)는 7개에서 5개로 줄여 생산능력을 30% 축소한다. 현대중공업 3사(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는 비핵심자산 매각과 사업 조정 등으로 3조 5000억원을 마련하고 비상시를 대비해 3조 6000억원을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하이투자증권 등 3개 금융사는 매각하고 일부 사업은 철수한다. 도크도 순차적으로 일부 폐쇄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거제도 삼성호텔·판교 연구개발(R&D)센터 등 비핵심자산과 잉여 생산설비 매각, 인력 감축으로 1조 5000억원을 확보한다. 유동성은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하기로 했다. 중소 조선사에 대해선 “(자구노력 이행 시까지) 추가 지원은 없다”고 못 박은 정부는 “자체 해결이 어려운 경우 처리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스스로 생존하지 못하면 법정관리로 보낼 수 있다는 얘기다. 성동조선은 자구계획(3248억원)을 제대로 이행하면 2019년까지 자금 부족이 없을 것으로 분석됐지만, 대선조선은 자구안(673억원)을 이행해도 내년 중 자금이 고갈된다. SPP조선은 내년 3월까지 자금 부족 없이 수주 선박 13척을 건조·인도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모두 교체하는 등 고강도 조직개편이 진행된다. 경영능력을 갖추고 업계 이해도가 높은 해운전문가를 해운사 수장으로 앉힐 방침이다. 한진해운의 유동성 확보에 대해 정부는 “소유주가 있는 만큼 유동성 문제는 자체 노력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1000억원이 넘는 용선료 연체금과 유동성 문제를 대주주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더 곪기 전”… 구조조정에 12조 풀다

    “더 곪기 전”… 구조조정에 12조 풀다

    조선 ‘빅3’ 10조 자구안도 확정 정부가 조선업과 해운업 구조조정에 12조원을 투입한다. 사실상 응급 수혈을 받게 되는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는 10조원 이상의 자구안을 마련한다. 경제부총리가 진두지휘하는 장관급 ‘구조조정 컨트롤타워’도 신설한다. 이에 따라 지지부진했던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조선업계에서만 최소 5만명이 직장을 잃는 등 대량 실직이 불가피해졌다. 긴급 실업급여 지급 등이 이뤄질 예정이지만 구조조정 한파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부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1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구조조정 추진계획 및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조선과 해운 등 부실 업종의 구조조정 재원 마련을 위해 11조원 규모의 국책은행 자본확충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이 10조원, 정부가 1조원을 낸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수출입은행에 오는 9월 말까지 1조원어치를 현물출자한다. 이렇게 조성한 펀드로 산업은행과 수은 등 국책은행에 자금을 수혈해 주면 국책은행이 이 ‘여력’으로 살릴 기업은 살리고 정리할 기업은 정리한다는 구도다. 정부 추계에 따르면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산은·수은의 필요자금은 5조~8조원이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거진 컨트롤타워 부재 논란을 막기 위해 부총리 주재 관계장관회의도 신설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고용노동부 장관, 금융위원장이 고정 멤버로 참여한다. 지금까지는 임종룡 금융위원장 혼자 ‘총대’를 메면서 큰 그림 마련과 부처 간 협조 등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구조조정에 12조원이라는 국민 세금이 들어가게 되면서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대한 고강도 자구 노력도 요구된다. 대우조선·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인력 및 설비 감축 등을 통해 10조 3000억원 규모의 자구안 마련을 확정했다. 현대중공업은 희망퇴직을 통해 이달 말까지 2000명을 추가로 내보낸다. SPP조선, 대선조선, 성동조선해양 등 중소 조선사에는 더이상 신규 지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 조선업종을 중심으로 대량 실직이 잇따를 전망이다. 업계는 하청업체를 포함해 앞으로 3년간 최소 5만여명의 실직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9일 민관 합동 조사단을 발족, 이달 안으로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할지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유 부총리는 “구조조정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상처가 더 곪기 전에 환부를 치료하지 않으면 더 큰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며 구조조정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서울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서울시의회 새누리당 소속의원 ‘스크리도어 사고’ 관련 입장 표명(전문)

    서울시의회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지난달 28일 발생한 구의역 스크린도어 보수중 사망사고와 관련해 서울시의 관련자 처벌, 재발 방지 등을 요구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다음은 입장 표명 전문. 지난 5월 28일 오후 6시경,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중이던 19세 청년 근로자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새누리당은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힙니다. 먼저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2013년 1월 성수역, 2015년 8월 강남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점검·수리하던 정비사의 허망한 죽음 이래, 채 1년도 안 되어 또 다시 똑같은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는 지난해 강남역 사고 이후 스크린도어 특별안전 대책을 발표했지만 단지 ‘말’뿐이었습니다. ‘입’으로만 대책을 논할 뿐 ‘행동’은 없었습니다. 사건발생 초기 서울시는 서울메트로의 관리 소홀을 탓했고, 서울메트로는 안전관리 외주화와 외주업체의 안전규정 미준수 등이 사고의 주원인이었다고 사고책임을 전가했습니다. 이후 박 시장의 책임론을 질타하는 여론이 거세지자, 사흘 후에야 사고현장과 고인의 추모장소에 얼굴을 내밀고, 사고발생 10일 만에 박 시장이 직접 공개사과 하는 등 이번 사고의 책임을 하급기관에 떠넘기고 책임을 회피 하는데 급급했습니다. 이번 사고 역시 세월호 사고와 같은 안전불감증과 서울시를 비롯한 서울메트로의 관리·감독부재가 총체적으로 결합된 전형적인 인재(人災)였고, 청년의 안타까운 목숨과 꿈을 지킬 수 없었습니다. 특히 ‘효율’이라는 미명하에 이뤄진 외주화와 저가 하청구조, 최저가 입찰에 따른 부실시공 등의 구조적 문제와 함께 서울메트로를 둘러싼 박 시장의 낙하산 인사, 메피아로 불리는 특권과 유착관계, 잘못된 관행이 문제였습니다. 이들이 특권보장과 자리보전을 누리는 사이에 젊은 비정규직 청년 근로자는 홀로 사지로 내몰렸고, 2인1조 근무, 1시간 이내 출동이라는 현장에서 지켜질 수 없는 탁상공론식 안전규정만을 강요했습니다. 서울메트로 퇴직 직원이 외주업체를 장악하고, 그들에게 일감을 몰아주며 끼리끼리 그 반사이익을 챙기는 먹이사슬의 구조는 애초부터 부실한 안전관리가 이뤄질 수 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그럼에도 박 시장은 이러한 구조를 몰랐다는 말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몰랐다면 ‘무능의 전형’이며, 알았다면 ‘책임회피성’ 발언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3년간 3명의 근로자가 열악한 근로조건 속에서 소중한 목숨을 잃었음에도 그 어느 누구 하나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탁상공론식 논의만 이뤄질 뿐, 현장은 없었습니다. 실효성 없는 대책만 무성할 뿐 기본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관피아, 메피아의 특권과 자리만 강조할 뿐 비정규직 청년 근로자의 생명은 안중에 없었습니다. 이에 새누리당은 서울시와 서울메트로의 안전불감증, 관피아, 메피아의 심각한 적폐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박원순 시장의 통렬한 자기반성과 관련 책임자 처벌,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새누리당 역시 비장한 각오로 잘못된 관행과 적폐를 해소하는데 앞장서고, 천만 서울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겠습니다. 청년근로자들의 아픔과 고민도 함께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2016년 6월 8일 서울특별시의회 새누리당
  • 은행들 조선 빅3 충당금 쌓기 비상

    은행들 조선 빅3 충당금 쌓기 비상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시중은행들도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1분기는 그럭저럭 넘겼지만 2분기부터는 쌓아야 할 대손충당금의 충격이 본격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영업 이익을 아무리 많이 내도 ‘떼일 돈’(대손충당금)이 많아지면 영업 실적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 영업 확장보다는 충당금 줄이기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빅3(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조선사에 은행권에서 빌려준 대출은 50조원이 넘는다. 대우조선해양의 은행권 대출 규모만 해도 23조원이다. 수출입은행(12조 6000억원), 산업은행(6조 3000억원), 농협은행(1조 4000억원) 등 특수은행뿐만 아니라 KEB하나은행(8250억원), 국민은행(6300억원), 우리은행(4900억원), 신한은행(2800억원) 등 시중은행들의 대출액도 2조 2000억원이다. 하지만 이런 리스크는 은행들이 손실에 대비해 쌓아둬야 할 충당금에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1분기까지 채권은행들이 조선 3사 여신 대부분을 ‘정상’으로 분류해 놓고 있어서다. 시중은행들이 1분기에 쌓아놓은 대손충당금은 신한 2186억원, 국민 420억원, 우리 2570억원, KEB하나 1443억원 수준이다. 농협은 1분기에만 3401억원을 쌓았다. 정상으로 분류된 대출채권들의 등급이 낮아질 경우 은행들은 막대한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은행권은 여신 건전성을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눠 관리하고 있는데 대우조선 채권을 요주의로만 분류해도 1조 6000억원에서 4조 3000억원의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조정이 대기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여파가 1~2차 하청업체와 지역 경제에까지 미칠 것을 고려하면 중소기업 대출이 많은 시중은행들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상반기 결산을 앞두고 있는 은행들은 영업 전략으로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우량 여신을 발굴하는 한편 산업분석 기능과 조기경보시스템을 개선해 사전적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50여개 점포도 통폐합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출범한 ‘여신자산개선위원회’를 통해 부실화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대해 동향 파악과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영업력보다는 충당금에 따라 은행권의 손익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며 “당분간은 영업 확장보다는 여신을 줄이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단독] “자만해 죽었다는 발표 ‘분통’…판박이 사고에 가슴 찢어져”

    [단독] “자만해 죽었다는 발표 ‘분통’…판박이 사고에 가슴 찢어져”

    죽은 아들한테 다 뒤집어씌우고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 없어 “지난해 8월 우리 애가 스크린도어를 고치다가 희생된 강남역 사건과 너무 똑같아요. ‘2인 1조’ 수칙을 못 지킨 것도, 현장 기술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떠넘기는 것도. 그때 제대로 개선했다면, 서울메트로가 반성했다면 구의역에서 열아홉 살짜리 아이가 이토록 안타깝게 죽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6일 충북 음성군 음성읍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조영배(69)씨는 “우리 아들 성준이가 170㎝가 넘는 키에 체중도 70㎏이 넘는 건강한 애인데 왜 죽었는지, 왜 비상문이 열리지 않았는지 폐쇄회로(CC)TV라도 한번 보고 싶다”고 힘겹게 말했다. 서울메트로의 하청업체인 유진메트로컴 직원이었던 조씨의 아들은 지난해 8월 말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가 사망했다. 지난달 28일 구의역에서 같은 이유로 사망한 김모(19)씨 사건과 판박이라는 점에서 조씨는 김씨의 죽음을 더욱 아파했다. “우리 아들 월급은 150만원이었는데 서울메트로 직원이 되겠다는 꿈을 키우며 열심히 회사에 갔어요. 무뚝뚝하고 말수는 적지만 싫은 내색, 불평 한마디 없었죠.” 구의역에서 사망한 김씨도 1년제 계약직으로 144만원의 월급을 받으며 서울메트로의 하청업체인 은성PDS를 다니면서 공기업 직원이 되겠다는 꿈을 품고 모든 고생을 참았다. 조씨는 지난 2월 도망치듯 서울을 떠났다. 인근 산에 올라 휴대전화에 담아 둔 아들의 사진을 반복해 보는 게 하루 일과다. 지난해 8월 말부터 시작된 수사는 지지부진했고, 서울메트로 측의 진술은 계속 바뀌었다. 최근 강남경찰서가 유진메트로컴의 임원 2명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지만, 조씨는 아들에게 과실이 있다고 말하며 사과 한마디 하지 않는 게 여전히 괘씸하다고 했다. “유진메트로컴은 성준이가 ‘2인 1조’ 작업 수칙을 어기고 강남역에 보고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고가 ‘개인과실’이라고 했어요. ‘자만심에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했다’고 표현했죠.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났어요. 고치지 말고 그냥 스크린 도어를 열어 두면 되는데 조금 욕심을 내서 고친 것 같다는 거예요. 밤에 고치거나 했어야 했다는 거죠. 퇴근이 8시이고 이튿날부터 일주일이 휴가였는데 성준이가 왜 무리해서 작업을 했겠습니까.” 조씨는 유진메트로컴과 서울메트로 등을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 4월에는 무리한 살림에 정식으로 변호사도 선임했다. “아들이 ‘유진입니다’라고만 보고하고 스크린도어를 고치러 갔는데 ‘10-2 플랫폼 스크린도어가 고장 나서 고치러 왔다’고 자세히 얘기를 안 했다는 게 보고 누락이랍니다. 그럼 도대체 애가 뭐하러 왔겠습니까. 게다가 전기기술자 자격증도 하나 없는 애를 뽑아서 겨우 7~8일 교육시키고 현장에 투입하는 게 말이 됩니까.” 그는 업체들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를 받고 싶다고 했다. 2인 1조 작업 수칙은 인력 구조상 애초부터 지킬 수 없는 규칙이었다는 말도 듣고 싶다고 했다. 당시 24개의 스크린도어를 관리하는 유진메트로컴의 기술직 직원은 29명이었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를 보면서 성준이가 떠올라 가슴이 찢어졌어요. 그 어두운 곳에서 얼마나 아팠겠어요. 15년 사귄 예비 신부랑 결혼 날짜도 잡았었는데. 도대체 우리 애가 뭘 잘못한 건지, 지금 김씨는 또 뭘 잘못했다는 건지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글 사진 음성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열린세상] 파편화된 인터넷 여론, 한국 정치의 위기/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파편화된 인터넷 여론, 한국 정치의 위기/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난달 17일 서울 강남역에서 벌어진 20대 여성 살인 사건과 29일 구의역에서 일어난 지하철 정비업체 직원 사망 사고에 대한 추모 물결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두 사건은 한국 사회에서 여론과 정치적 의제가 형성되는 양상이 변화하고 있음을 잘 보여 주는 사례다. 불의의 사고로 치부될 수 있었던 피해자들의 죽음은 인터넷 공간에서 정보가 확산되면서 뜨거운 논쟁을 점화했고 중요한 정치적 의제가 됐다. 강남역 사건은 여성혐오 범죄로 규정되면서 한국 사회에 잠재돼 있던 남녀 갈등을 표출하는 기폭제가 됐다. 구의역 사건 역시 비정규직 직원의 안타까운 소식과 서울메트로 퇴직 직원들의 집단이기주의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알려지면서 하청구조와 비정규직의 노동 환경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인터넷은 이처럼 시민들 스스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여론을 주도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일부 시민은 적극적으로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과거 독점적 문지기 역할을 담당하던 언론기관을 우회해 스스로 정치적 의제를 형성한다. 그런데 인터넷을 이용한 시민들의 언론 기능 수행이 참여의 전반적인 수준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미디어의 다양화 속에서 개인은 보편적 관심을 가진 대중이라기보다는 극도로 분화되고 파편화된 개인이다. 문제는 미디어와 대중의 분화가 오히려 사회의 양극화를 증폭시킨다는 점이다. 파편화된 개인은 다른 의견에 개방적이기보다는 자신의 태도에 부합하는 정보를 선별적으로 받아들이고 동조함으로써 자기 생각을 더욱 강화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개인의 편협한 의견이 정치적 행동과 결합되면 이 같은 경향성은 한 사회의 건전한 여론 형성과 다양성을 제약할 수 있다. 강남역 사건도 몇몇 네티즌 그룹이 여성혐오로 사건의 원인을 규정하고 다른 의견에 배타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조현병 환자의 범죄라는 경찰의 수사 결과는 신뢰를 얻지 못했고, 오히려 경찰을 여성혐오 옹호자라고 비난하거나 정신질환자에 대한 경찰의 인권침해라 주장하기도 했다. 구의역 사고에서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피해자에 대한 추모의 글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특정 표현이 사고의 본질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으며 2030세대의 뭇매를 맞았다. 인터넷은 그동안 적절한 표출 방법을 갖지 못했던 소수 의견을 집약하고 표출할 수 있는 매우 좋은 도구다. 하지만 인터넷은 마녀사냥식의 집단광기를 부추기거나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확산하는 강력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특정 사안이 집단감성의 대상으로 의제화되고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되는 순간 합리적인 해결책 마련은 점점 요원해진다는 점이다. 특히 공공선에 대한 시민의 참여가 저조했던 사회일수록 생각의 차이를 존중하는 여론 형성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맹목적 비난과 배타적 편 가르기가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파편화된 개인들의 여론을 수렴하고 집약을 담당해야 할 제도와 조직은 불완전하고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언론과 정치권은 적절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 언론은 두 사건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와 합리적 관점의 형성을 돕기보다는 인터넷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쟁을 중계하는 데 바빴다. 정치권 역시 어떤 식으로 해결책을 마련해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기보다는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시민들의 감성에 편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터넷 공간은 그동안 소외돼 있던 목소리에 발언권을 부여하고, 간과될 수 있었던 문제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하며, 일상에서 발견되는 생활의 문제들을 정치적 의제로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런데 분절적이고 파편화된 공론의 장에서 시민들이 감정적인 의제를 형성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해 정치적 행동으로 나설 때 균형 있는 여론을 통한 건전한 사회 발전은 위협받는다. 시민들이 느끼는 문제의식은 제도를 만들고 사회적 가치를 배분하는 정치의 장에서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다루어질 때 비로소 사회 발전의 계기로 승화될 수 있다. 인터넷이 제공하는 열린 토론의 공간을 공공선으로 만드는 것은 시민들이 수준 높은 공론을 이루어 내고 이를 정치의 장에서 합리적인 제도로 승화할 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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