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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도급법학회 20일 창립… 학회장에 정종채 변호사

    하도급법학회(학회장 정종채)가 20일 출범한다. 120여명의 변호사와 유관분야 전문가들이 구성한 하도급법학회는 이날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디타워 법무법인 세종 세미나실에서 ‘창립총회 및 제 1회 발표회’를 개최한다. 하도급법학회는 올해 초 학회장인 정종채 변호사를 중심으로 공정거래법, 건설법, 정보통신법 등을 전문으로 다루면서 하도급법 연구에 관심이 많은 변호사들의 소규모 연구회에서 출발, 전문가들의 참여 요청을 수용해 학회로 개편됐다. 정 변호사는 미리 배포한 총회 개회사를 통해 “우리 경제가 이룬 놀라운 성장의 이면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청과 하청 간의 불평등과 갈등이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도급법이 만들어졌지만 그 동안 체계적인 연구가 부족했다”고 학회 발족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정 변호사는 “무거운 학술토론 보다 회원 상호간의 지식공유, 실무에서의 상호부조 및 멘토링에 중점을 두겠다”고 학회 운영계획을 밝혔다. 이날 발표회에선 윤성철 변호사 사회로 정 변호사가 ‘주 52시간제 시행 등 규제환경의 변화와 수급사업자 보호’란 제목의 주제발표를 한다. 정 변호사는 52시간 근로제 도입으로 공사기간 증가, 공사비 급증 상황이 발생하고 이로 인하여 발주자, 원사업자, 수급사업자 간 갈등과 분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한 뒤 범부처 차원의 통합적 대책 수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도급법 전문가인 김앤장 소속 이현규 변호사가 토론에 나선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현대중공업 분할무효대책위 17일 주총 무효 소송 제기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중단, 하청노동자 체불임금 해결 촉구 울산지역대책위(이하 대책위)는 오는 17일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주주총회 무효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대책위는 이날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 노조를 중심으로 우리사주와 일반 주주 등 소송인단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책위는 1000명가량 소송인단을 모아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하며 대책위 대표 10여명도 현대중공업 주식을 사들여 참여할 방침이다. 대책위는 또 무효소송을 지원하는 시민 서명운동을 벌여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노조, 민주노총 울산본부,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대책위는 지난달 31일 현대중공업 주총이 장소를 변경해 개최되는 과정에서 주주들에게 장소 변경이 충분히 고지되지 않았고, 주주들이 이동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무효라고 주장해왔다. 회사는 당시 주총장인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이 노조 점거로 봉쇄되자, 장소를 남구 울산대 체육관으로 변경했으며 법원 검사인이 주총장 변경이 필요하다고 판단, 검사인 입회하에 주총이 진행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원청 책임 범위 너무 좁아” vs “법 확대 해석할 여지 많아”

    “원청 책임 범위 너무 좁아” vs “법 확대 해석할 여지 많아”

    노 “원청 지배·관리 ‘에어컨 설치’도 포함을” 사 “노사 다툼 없게 법으로 분명히 규정을 작업중지 명령 때 ‘급박한 위험’ 기준 모호” 정부 “모두 열거 불가능… 외국도 사례 없어”정부가 입법예고한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을 놓고 노사 간 이견이 첨예하게 맞서 또다른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11일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김용균법에 김용균은 있는가’ 공청회에서 경영계는 “범위가 너무 넓어 구체적이지 않다”고 주장했고, 노동계는 “범위가 좁아 사각지대가 많다”고 맞섰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산안법 하위법령 입법예고 기간인 지난 4월 22일부터 이달 3일까지 양대 노총과 경제단체 등에서 중복 내용을 제외하고 총 71건의 의견서가 제출됐다. 내년 시행되는 김용균법에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위험이 큰 사업장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노동자에 대한 원청사업주의 안전과 보건 책임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원청의 책임 범위를 두고 노사 간 이견이 맞붙었다. 정부는 원청이 책임지는 장소를 사업장 전체로 확대하고 사업장 밖이라도 원청의 ‘지배·관리’ 아래에 있는 장소 가운데 붕괴나 추락 등의 위험이 있는 곳에 대해서도 반드시 안전과 보건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그러나 에어컨을 설치하는 노동자는 산안법을 개정해도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고용부는 에어컨 설치 장소가 원청이 지배·관리하는 장소가 아닌 만큼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삼성처럼 큰 회사는 크레인을 이용해 에어컨 설치 기사가 안전하게 작업하도록 지원한다”면서 “에어컨 방문 설치도 넓게 보면 지배·관리에 포함되기 때문에 원청에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경영계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임우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안전보건본부장은 “지배·관리라는 말이 모호해 법이 무한정 확대 해석될 여지가 있다”면서 “노사 간 다툼이 없도록 분명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린다. 그러나 작업중지에 대한 명확한 요건이 없다는 경영계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정부는 이번 입법예고를 통해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는 기준을 적시했다. 중대재해가 발생한 이후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나 붕괴·화재·폭발 등으로 발생한 피해가 주변으로 확대될 때 작업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작업중지 해제를 신청할 때는 반드시 노동자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사업장의 해제 요청일로부터 4일 이내에 반드시 심의위원회를 열어야 한다. 경영계는 다시 ‘급박한 위험’이라는 기준이 너무 모호하다고 비판했다. 임 본부장은 “법에서 말하는 급박한 위험이 무엇인지 사업장에서 구체적으로 알아야 제대로 대비할 수 있고 법도 일관적으로 집행할 수 있지만 시행령에는 그런 해석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영만 고용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기존에 없던 작업중지 기준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면서 “급박한 상황을 모두 열거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외국에도 관련 입법례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광주·구미 이어 밀양형 일자리 추진

     광주, 경북 구미에 이어 경남 밀양에서 ‘제3의 상생형 지역 일자리 사업’이 추진된다.  박건수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혁신성장실장은 10일 기자들과 만나 “광주형 일자리 이후 최소 1~2건의 추가 프로젝트가 연내 성사될 수 있도록 발굴 노력과 지원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면서 “밀양 등은 상생형 프로젝트 추진이 상당히 가시화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날 경남도와 밀양시는 밀양하남일반산업단지 투자 프로젝트를 상생형 일자리 모델로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상생형 일자리는 기업과 근로자, 주민, 정부 등이 상생협약을 맺고 적정 근로 조건, 노사 관계 안정, 생산성 향상, 원·하청 개선, 인프라 복지 협력 등을 추구하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경남도와 밀양시는 중앙부처 및 노사민정과 협의를 거쳐 하남산단을 상생형 지역 일자리로 지정받고 이달 중 노사민정 상생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천성봉 경남도 산업혁신국장은 “뿌리산업은 기계·자동차·조선 등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근간으로, 뿌리기업 경쟁력 강화가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지역경제 회복의 초석이 된다”며 “상생형 하남산단은 특히 최근 어려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뿌리산업은 제조업 품질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주조, 금형, 용접, 소성가공, 표면처리, 열처리 등의 6개 분야를 일컫는다. 밀양형 일자리는 부산과 경남 창원·김해 등에 있는 뿌리기업 30개를 하남산단으로 집단 이전하면서 스마트화하는 동시에 지역 일자리를 늘리는 게 핵심이다. 뿌리기업들은 2006년부터 하남산단 이전을 추진해 왔지만 환경 오염 등을 이유로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10년 넘게 진척이 없었다. 30개 뿌리기업의 인력 규모는 1700명이며 이전 시 약 500명의 신규 일자리가 생길 전망이다. 앞서 김경수 경남지사는 지난 5일 성윤모 산업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밀양형 일자리 추진 현황을 설명하며 정부 지원을 건의하기도 했다.  박 실장은 “밀양형은 주민 반대가 가장 큰 애로 사항이었는데, 사측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현지 주민을 우선 채용하는 등 혜택을 제공하기로 하면서 협의에 진전이 생겼다”면서 “가급적 이달 중 밀양형 일자리를 성사시키겠다”고 말했다.  상생형 일자리사업은 지난 1월 광주시와 현대자동차의 협약을 시작으로, 구미시와 LG화학이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공장 건설’ 프로젝트 협약을 체결하는 등 2개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전북 군산시 등 9개 지방자치단체와 상생형 일자리에 대한 컨설팅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광주·구미 이어 밀양형 일자리… 뿌리기업 스마트 산단 만든다

    광주·구미 이어 밀양형 일자리… 뿌리기업 스마트 산단 만든다

    부산·창원·김해 뿌리기업 30곳 이전 3500억 투자·500명 직접고용 효과 하반기 ‘제4, 5 상생 일자리’도 기대광주, 경북 구미에 이어 경남 밀양에서 ‘제3의 상생형 지역 일자리 사업’이 추진된다. 박건수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혁신성장실장은 10일 기자들과 만나 “광주형 일자리 이후 최소 1~2건의 추가 프로젝트가 연내 성사될 수 있도록 발굴 노력과 지원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면서 “밀양 등은 상생형 프로젝트 추진이 상당히 가시화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날 경남도와 밀양시는 밀양하남일반산업단지 투자 프로젝트를 상생형 일자리 모델로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상생형 일자리는 기업과 근로자, 주민, 정부 등이 상생협약을 맺고 적정 근로 조건, 노사 관계 안정, 생산성 향상, 원·하청 개선, 인프라 복지 협력 등을 추구하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경남도와 밀양시는 중앙부처 및 노사민정과 협의를 거쳐 하남산단을 상생형 지역 일자리로 지정받고 이달 중 노사민정 상생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천성봉 경남도 산업혁신국장은 “뿌리산업은 기계·자동차·조선 등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근간으로, 뿌리기업 경쟁력 강화가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지역경제 회복의 초석이 된다”면서 “상생형 하남산단은 특히 최근 어려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뿌리산업은 제조업 품질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주조, 금형, 용접, 소성가공, 표면처리, 열처리 등의 6개 분야를 일컫는다. 밀양형 일자리는 부산과 경남 창원·김해 등에 있는 뿌리기업 30개를 하남산단으로 집단 이전하면서 스마트화하는 동시에 지역 일자리를 늘리는 게 핵심이다. 밀양형 일자리를 통해 하남산단으로 이전하는 30개 뿌리기업들의 신규 설비 투자 등 2024년까지 약 3500억원의 직접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들 기업의 인력 규모는 1700명이며, 이전 시 약 500명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부에 따르면 뿌리기업들은 2006년부터 하남산단 이전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환경 오염 등을 이유로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공사 진행과 중단을 반복하며 10년 넘게 진척이 없었다. 이에 경남도와 밀양시는 올해 초부터 하남조합, 중앙부처와 상생형 일자리 추진을 위해 다각적으로 협의해왔다. 앞서 김경수 경남지사는 지난 5일 성윤모 산업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밀양형 일자리 추진 현황을 설명하며 정부 지원을 건의하기도 했다. 정부는 상생형 지역 일자리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와 선정 기준을 마련하고 전담 지원 조직을 만드는 등 지원 체계를 확립할 계획이다. 박 실장은 “밀양형은 주민 반대가 가장 큰 애로 사항이었는데, 사측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현지 주민을 우선 채용하는 등 혜택을 제공하기로 하면서 협의에 진전이 생겼다”면서 “가급적 이달 중 밀양형 일자리를 성사시키겠다”고 말했다. 상생형 일자리 사업은 지난 1월 광주시와 현대자동차의 협약을 시작으로 구미시와 LG화학이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공장 건설’ 프로젝트 협약을 체결하는 등 2개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전북 군산시 등 9개 지방자치단체와 상생형 일자리에 대한 컨설팅과 협의를 진행 중이어서 올 하반기부터는 제4, 제5의 상생형 일자리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서울광장]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져드는 미중 무역전쟁/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져드는 미중 무역전쟁/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미중 무역전쟁이 벌써 1년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3월 2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신호탄으로 양국은 보복과 보복이 꼬리를 물면서 피 튀기는 백병전에 돌입했다. 미국의 보복관세 발효에서 시작된 공격은 기술, 정보기술(IT), 안보, 환율, 동맹국, 문명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양측 모두 생명줄을 끊어 놓겠다는 살기가 가득하다. 패권국가와 신흥 강대국이 부딪치는 전형적인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무역전쟁 개전 초기 대부분 전문가들은 중국의 조기 항복을 예상했다. 미국 시장에서 먹고사는 중국 경제구조의 취약성과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에 불과한 대미 경제력 등을 고려한 추론이었지만, 이번 싸움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본질은 바로 정치전쟁이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의 패권 유지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칼을 빼어든 것이다. 반면 중국은 공산당 지배 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있다. 경제가 망가져도 중국 공산당의 권위가 무너지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세계 최강의 국가를 꿈꾸는 중국으로선 미국과의 한판 대결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본때를 보여 줘야 장기적으로 중국에 유리하다’는 예방전쟁의 논리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대중 전략은 중국을 국제경제 분업 체제에서 하청공장쯤으로 생각했다.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승인한 이유는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과 광대한 시장을 이용해 미국의 일극 패권과 자유무역 체제를 유지하려는 계산이 컸다. 하지만 GDP 2위 국가로 떠오른 2010년을 기점으로 미국의 전략적 목적은 중국의 대국굴기를 저지하는 방향으로 자리매김했다. 바로 아시아 회귀 전략으로 돌아선 것이다. 중국은 어떤가. 고작 인건비나 따먹는 하청공장 신세에 만족하지 않았다.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을 꿈꾼 것이다. 중국 국무원이 2015년 발표한 `중국제조 2025’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2025년까지 제조업 강국 대열에 진입하고, 2035년까지 선진국과 어깨를 견주며, 신중국 100주년인 2049년 세계 최강 국가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을 꺾고 패권국가가 되겠다는 것을 국가 목표로 정한 것이다. 이런 중국을 향해 트럼프가 포문을 연 것이 바로 이번 무역전쟁이다. 중국이 첨단제조업 발전 전략인 ‘중국제조 2025’, 일대일로 프로젝트, 정보기술 산업 등의 급속한 발전으로 G1인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것을 막는 것이 국가 목표다.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미중 무역전쟁이 앞으로 20~30년 동안 지속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았다. 이미 경제적 합리성에서 벗어난 양국의 무역전쟁이 단기적으로 봉합되거나 일시적으로 합의점을 찾더라도 장기적인 패권 전쟁은 멈추지 않는다는 의미다. 미중 양국이 한국 무역의 36%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무역전쟁의 여파는 우리로선 감당하기 힘든 파고다. 당장 수출이 급락하고 있고, 경상적자는 7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 경제성장률 목표(2.4%)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세계경제 역시 직격탄을 맞고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내년도 세계경제가 4500억 달러(약 530조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의 국익은 분명 미국이나 일본과 다르다. 동맹국인 미국과 최대 경제협력국인 중국 사이에서 있는 만큼 사생결단식 싸움을 냉철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직접 나서기보다는 독일처럼 기업의 이익을 스스로 결정하게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세상의 관점을 하나로 보면 안 된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사회주의 독재 체제의 전쟁이라는 이분법적 시각은 위험하다. 미중 무역전쟁은 본질적으로 양국의 정치적 패권전쟁이라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도식적인 진영 논리를 앞세워 특정 국가에 줄을 서라는 일각의 주장은 참으로 단견이다. 군사 동맹국 미국과 최대 경제협력국 중국 사이에 놓인 우리의 앞날은 험난하다. 우리는 동북아 중견국으로서 숙명적인 지정학적 딜레마를 극복하고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높아진 국제적 위상과 경제 발전을 토대로 특정 국가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으면서 우리의 길을 찾아야 한다. 종합적인 사고로 보다 냉철하게 국익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oilman@seoul.co.kr
  • 보잉 737맥스 여객기 부품 결함 추가 발견…FAA “열흘 내 교체 해야”

    보잉 737맥스 여객기 부품 결함 추가 발견…FAA “열흘 내 교체 해야”

    최근 두 차례에 걸친 추락사고로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며 전 세계적으로 운항이 금지된 보잉 737맥스 여객기에 부품 결함이 추가로 발견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2일(현지시간) 보잉 737맥스 여객기와 보잉 737NG 기종에 균열 우려가 있는 부품이 발견돼 교체를 명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된 부품은 주날개 앞부분의 ‘리딩 엣지 슬랫 트랙’(양력조절용 조종장치)으로 여객기가 이·착륙 때 저속에서도 쉽게 비행할 수 있도록 돕는 날개 보조 장치다. 이 부품에 문제가 새기면 기체 추락까지는 아니어도 비행 중 악영향을 주는 등의 안전 우려가 있다고 FAA는 설명했다. FAA는 보잉의 하청업체에서 제작한 해당 부품이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737맥스 기종 179대, 737NG 기종 133대 등 모두 312대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했다. 737NG 기종은 737맥스 바로 앞 버전으로 보잉 737시리즈의 3세대 라인이다. FAA는 열흘 내에 문제가 된 부품을 전부 교체하라고 보잉 측에 요구할 방침이다. 그러나 부품 교체 전까지 운항은 계속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이번 결함은 지난 3월 346명의 탑승자 전원을 사망케 한 에티오피아 여객기 추락사고 이후 FAA와 보잉이 공동으로 진행한 조사 과정에서 발견됐다. 보잉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정하고 추가 점검과 부품 교체 작업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잉 측은 “현재 각 항공사 기지에서 부품 교체 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일단 새 부품이 공급되면 1~2일 정도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에티오피아 항공기 추락사고와 지난해 10월 발생한 인도네이사 라이온에어 소속 여객기 추락사고로 737맥스는 전 세계 40여개국에서 운항 금지 조처가 내려졌다. 보잉은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조종특성향상시스템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완료했으나 FAA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지 못해 운항 금지 조처가 풀리지 않고 있다. 로이터는 보잉이 업데이트된 새 소프트웨어가 이달 말까지 승인될 수 있도록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FAA 승인 후에도 비행 재개까지는 몇 주가 더 걸릴 것으로 분석했다. CNN은 “이번 결함 발견으로 737맥스 운항을 재개하려는 보잉이 새로운 문제에 다시 직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생애 첫 노동은 인간다워야”

    “생애 첫 노동은 인간다워야”

    산업재해 빈번… 땜질식 처방 안 돼 전문상담 채널 등 개선 방안 제시“청년·청소년들이 사회적 약자에서 벗어나 구성원으로 걸어갈 수 있도록 안전한 노동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박종국 경기도 노동권익센터장은 2일 “청년 취업뿐 아니라 당당하게 존중받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머리를 맞댈 때”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센터는 지난달 30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경기도 청년·청소년 노동권익 증진 토론회’를 개최했다. ‘생애 첫 노동을 인간답게’라는 슬로건을 내건 토론회에서 박신환 경기도 경제노동실장은 “근로기준법 위반 및 청년·청소년들의 각종 산업재해가 빈번해 학계 및 관계기관 간 정보를 공유하고 이들의 노동권익 증진을 위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문원식(행정학) 성결대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이은아 특성화고졸업생노동조합 위원장은 ‘경기도 청년·청소년들의 노동환경 실태조사’란 주제 발표에서 “최근 실태조사를 보면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15세 이상 19세 미만 청소년의 47.8%가 인권침해를 받았으며 근로계약서 미작성(37.1%), 임금체불(15.1%), 최저임금 미만 임금지급(12.4%), 초과근무수당 미지급(16.1%), 욕설 및 폭언(17.9%) 등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노동환경을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단기적 처방 및 정책들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서 ▲노동인권 교육 확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지 않는 고용주에 대한 상시 특별근로감독 관리 ▲청소년 부당 노동관련 권리 구제 및 전문상담 채널 마련 ▲특성화고 졸업생 노동환경 전수조사 실시 등을 제안했다. 신동훈(안정공학과) 경북전문대 교수는 ‘경기도 청년노동자 산업재해 실태 및 대책’ 주제발표에서 “취업 학생들 이력관리를 할 수 있도록 기업체의 정기 보고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합토론에서는 김승환 민주노총 건설노조 사무국장이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 청년 하청노동자 사망사고 등 청년과 하청·비정규직 노동자 산업재해가 끊임없이 발생한다”면서 “원청업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강호 경기도 청년유니온위원장은 “불합리한 작업환경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기 어려운 ‘직장 내 조직문화’와도 밀접하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19세기 열악한 노동, 오늘을 증언하다

    19세기 열악한 노동, 오늘을 증언하다

    며칠 전 ‘30만원짜리 구두 한 켤레 팔면 우리 손엔 고작 7000원’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눈에 밟혔다. 제화노동자들의 현실을 고발한 이 기사는 백화점이나 홈쇼핑 등 유통업체 수수료가 최저 38%, 최대 41%나 된다고 지적했다. 하청을 준 구두 브랜드 회사, 일명 원청이 수수료를 뗀 나머지 17만∼18만원 가운데 12만∼13만원을 가져가고 나머지 4만∼5만원 중에서 하청 공장의 운영비, 원자재값 등을 빼고 남은 약 7000원 정도가 구두 제화 기술자들의 손에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루 평균 16시간 일하고도 제화노동자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 제화노동자로 대표되는, 오늘을 사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자본주의’라는 개념이 저변을 확대하던 19세기 중반에 이미 노동자들의 삶은 바닥이었다. ‘목로주점’으로 유명한 프랑스 작가 에밀 졸라의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백화점을 무대로 자본주의가 영역을 확대하는 과정을 거침없이 묘사한다. 부모를 여읜 20살 드니즈는 남동생 둘을 데리고 파리의 큰아버지를 찾아간다. 큰아버지가 운영하는 직물점에서 점원이라도 해볼 요량이었다. 하지만 큰아버지는 길 맞은편에 생긴 백화점 때문에 매출이 줄어 시름에 겨운 상태였다. 당장 생계를 이어 가야 할 드니즈는 백화점의 여성 기성복 매장에 수습 사원으로 취업한다. 이후 이야기는 신데렐라 스토리다. 동료들의 온갖 모함과 갖은 고초에도 높은 자리에 올라서고, 백화점 사장 옥타브 무레와의 사랑도 이뤄진다. 하지만 에밀 졸라가 누군가. 19세기를 살아내며 당대를 가장 비판적 시선으로 바라봤던 지식인이다. 19세기 말 유대인에 대한 편견과 반유대주의에 기인한 드레퓌스 사건이 일어나자 ‘나는 고발한다’라는,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형식의 글을 발표할 만큼 그는 진보의 최전선에 서 있었다. 그런 그가 신데렐라 스토리에 800쪽에 가까운 지면을 낭비하지는 않았으리라. 결국 읽어내야 할 것은 드니즈와 무레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백화점을 무대로 한 주변 이야기다. 드니즈 큰아버지의 직물점은 백화점이 들어서자 이내 힘겨워졌다. 백화점이 화려한 장식과 각종 마케팅으로 귀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작은 상점들은 서서히 말라가는 방법 외에는 없었다.19세기 중반의 풍경이지만 21세기 현실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대형마트들이 곳곳에 포진하면서 소상공인들은 설 자리를 잃었다. 전통시장을 살리자고 상품권 등을 만들지만, 이미 거대 자본의 영향력은 사람들의 뇌리에 안착했다. 앞서 언급한 제화노동자들 중 어떤 이는 자신만의 수제화 가게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것이 브랜드를 따지는 세상에서, 아울러 거대 자본의 영향력 아래에서 그는 제화노동자의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19세기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에서 일어난 21세기 문제가 대형마트 상황만은 아니다. 이미 그 시절에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이 있었고, 갑질하는 귀부인들의 행태도 어쩜 그렇게 오늘날과 똑같은지, 읽는 내내 무릎을 칠 수밖에 없다. 식상한 이야기지만, 에밀 졸라는 19세기를 살면서 21세기를 내다본 예언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에밀 졸라 작품 중 유일한 해피엔딩이다. 드니즈와 무레의 사랑이 이뤄져서만은 아니다. 사장의 연인이자 파트너로 성장한 드니즈는 마냥 백화점 편에 서지 않는다. 노동자들의 지위 향상과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드니즈가 어떤 활약을 벌이는지는 작품에서 직접 확인하는 게 좋겠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하청업체 도면 빼돌린 현대중공업 검찰 고발

    납품가격을 낮추기 위해 하도급업체의 기술을 빼돌려 다른 업체에게 넘긴 현대중공업 등이 검찰에 고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업체의 기술자료를 유용한 현대중공업과 현대건설기계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억 3100만원을 부과하고 법인과 임직원 2명을 검찰 고발했다고 29일 밝혔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2016년 1월 굴삭기에 장착되는 전선 묶음인 ‘하네스’의 납품업체를 다각화 하는 과정에서 기존 하도급업체의 기술자료를 다른 업체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중공업은 도면을 전달한 업체로부터 받은 견적을 근거로, 기존 공급처에 납품가격 인하를 요구했고 결국 납품업체는 그해 4월 공급가를 최대 5%까지 내려야 했다. 2017년 4월 현대중공업 건설장비 사업부에서 분할 된 현대건설기계도 같은 방식으로 2017년 7월과 10월, 2018년 4월 등 세차례에 걸쳐 납품업체의 도면을 제3의 업체에게 전달하고 납품가능성을 타진했다. 또 2017년 3~9월에는 지게차용 배터리 충전기, 굴삭기용 유압밸브 등의 시제품 입찰에 나선 하도급업체 도면을 다른 업체에 넘겨 견적을 제출하도록 요구한 사실도 확인됐다. 공정위는 대기업의 기술 유용에 대해 내년 상반기까지 3~4개 주요 업종을 선정해 직권조사 할 계획이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勞 “법인분할 땐 재무건전성 추락… 노동조건 악화·고용 불안”

    勞 “법인분할 땐 재무건전성 추락… 노동조건 악화·고용 불안”

    “부채 7조 떠안고 한국조선해양 자회사로 2년 전에도 대규모 해고… 약속 안 지켜 대우조선까지 인수 땐 구조조정 필연적 이익·배당 오너家 챙기고 생산기지 전락”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법인분할)에 반대하며 오는 31일 주주총회 장소로 예고된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을 점거한 현대중공업지부가 28일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16일부터 부분 파업을 이어오던 노조는 27일 법원이 주총방해금지 가청분신청을 일부 인용하자 미리 주총장을 점거했다. 노조는 법인분할이 노동조건 악화와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주총에서 분할을 결정하면 회사는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으로 쪼개진다. 부채 95%인 약 7조원을 떠안게 되는 현대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가 된다. 재무건전성이 떨어진 회사에서는 노동조건이 후퇴하고 고용안정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은 “구조조정은 없고 근로조건도 유지된다”는 회사의 말을 믿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 14년차 정규직 황모(37)씨는 “회사가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정서가 깔려 있다”면서 “2017년 현대중공업을 4개 회사로 쪼갤 당시에도 사측은 비슷한 약속을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권오갑 부회장이 출근하는 종업원들에게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다고 말하며 악수까지 해놓고 대규모 해고를 진행했다”고 비판했다. 조선업 구조조정은 2014년 본격화된 불황 이후 계속되고 있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조선소 노동자들은 2018년 9월 기준 10만 1000명으로 2014년 말 대비 50.7% 감소했다. 황씨는 “2014년부터 본사와 하청을 합쳐 3만명 이상이 구조조정됐다”면서 “동네가 다 죽어가고 지역이 쓰려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까지 인수하면 구조조정은 더 가속될 것으로 우려한다. 현대중공업의 한 노동자는 “대우조선과 겹치는 부분의 구조조정은 필연적일 것”이라면서 “이익과 배당은 중간지주사의 꼭대기에 있는 정몽준-정기선 부자가 챙기고 생산기지로 전락한 공장에선 해고의 칼바람만 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청 노동자들도 회사 분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이형진(43) 사무장은 “우리는 뭉치기가 어려워 파업도 힘들다”면서 “정규직 노동자들이 공장을 멈춰 분할을 막아주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20% 삭감된 임금이 체불까지 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부채가 많은 회사의 하청이 되면 미래는 뻔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울산 시민들도 분할을 반대하고 있다.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서울로 이전하기 때문이다. 울산지역대책위원회가 지난 11~13일 울산 거주 만 19세 이상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8명(82.0%)이 법인분할과 본사 이전을 반대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구의역 채운 “너의 잘못 아니야”…살아남은 김군들의 안부를 묻다

    구의역 채운 “너의 잘못 아니야”…살아남은 김군들의 안부를 묻다

    승강장 한켠 추모 포스트잇으로 가득 사고 당시 김군 가방에 있었던 것처럼 샌드위치 등과 ‘천천히 먹어’ 메모 놓여 3년동안 비정규직 청년 사고 잇따라 “안전하게 일할 권리 보장” 목소리 커져“너의 잘못이 아니야. 잊지 않을게.” 26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9-4 승강장 한 켠은 수십장의 메모지로 가득차 있었다. 한산한 모습의 승강장이었지만, 지하철을 기다리는 시민들은 메모지로 가득한 ‘추모의 벽’ 앞에서 한참 동안 눈길을 거두지 못했다. 28일은 비정규직 노동자 김모(당시 19세)군이 이곳에서 혼자 스크린도어를 고치다가 전동 열차에 치어 사망한 지 3년째 되는 날이다. 고등학교 졸업 석 달 만에 목숨을 잃은 김군의 가방에는 기름때 묻은 장갑과 각종 공구, 미처 뜯지 못한 삼각김밥과 컵라면이 담겨 있었다. 김군의 사망을 계기로 밥 한 끼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고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과 함께 위험한 일을 비정규직이나 하청업체에 전가하는 ‘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3년 전 김군의 가방을 기억한 시민들은 “천천히 먹어”라는 메모와 함께 샌드위치, 김밥, 주스를 추모의 벽 앞에 놓아뒀다. “사람을 등급으로 나누고, 계급으로 나누고, 도구로 사용하는 세상에 살다 가게 해서 미안하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에서 편히 잠들어라”와 같이 김군의 짧은 생을 추모하는 마음을 담긴 내용도 있었다. 추모를 위해 일부러 구의역을 찾았다는 취업준비생 김재현(25)씨는 “비정규직이나 정규직이나 차별받지 않고, 위험에 노출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라면서 “원칙을 강화하고 이를 지키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의역 사고 이후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스크린도어 정비사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2인 1조로 일할 수 있도록 근무여건을 바꿨다. 김군이 속했던 은성PSD는 서울메트로의 하청업체에서 서울교통공사로 편입됐다. 이런 조치로 인해 스크린도어 고장 건수는 사고가 일어났던 2016년에 비해 68% 정도 줄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2016년 하루 평균 9.3건 정도 고장났지만 2017년 3.7건, 2018년 3.0건으로 줄었고, 올해는 4월 기준으로 2.2건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의역 사고 이후에도 다른 분야에서의 또 다른 김군들이 잇따라 목숨을 잃었다. 2017년 11월에는 제주시 한 음료 제조업체에서 현장실습 중이던 이민호군이 기계에 끼이는 사고로 숨졌고,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협력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운송설비 점검을 하다가 사고로 숨졌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의 간접고용 노동자 실태조사를 보면 간접고용 노동자 10명 중 4명(37.8%)은 업무상 재해를 경험했다. 이는 업무상 재해를 경험한 원청 정규직 노동자(20.6%)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그만큼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의미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김용균씨나 지난달 공사장에서 일하다 추락해 사망한 김태규씨 등 현장에서는 여전히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사업장에서 원청과 하청 구분 없이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하는 인식의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구의역 채운 “너의 잘못 아니야” 살아남은 김군들의 안부를 묻다

    구의역 채운 “너의 잘못 아니야” 살아남은 김군들의 안부를 묻다

    승강장 한켠 추모 포스트잇으로 가득 사고 당시 김군 가방에 있었던 것처럼 샌드위치 등과 ‘천천히 먹어’ 메모 놓여 3년동안 비정규직 청년 사고 잇따라 “안전하게 일할 권리 보장” 목소리 커져“너의 잘못이 아니야. 잊지 않을게.” 26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9-4 승강장 한 켠은 수십장의 메모지로 가득차 있었다. 한산한 모습의 승강장이었지만, 지하철을 기다리는 시민들은 메모지로 가득한 ‘추모의 벽’ 앞에서 한참 동안 눈길을 거두지 못했다. 28일은 비정규직 노동자 김모(당시 19세)군이 이곳에서 혼자 스크린도어를 고치다가 전동 열차에 치어 사망한 지 3년째 되는 날이다. 고등학교 졸업 석 달 만에 목숨을 잃은 김군의 가방에는 기름때 묻은 장갑과 각종 공구, 미처 뜯지 못한 삼각김밥과 컵라면이 담겨 있었다. 김군의 사망을 계기로 밥 한 끼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고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과 함께 위험한 일을 비정규직이나 하청업체에 전가하는 ‘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3년 전 김군의 가방을 기억한 시민들은 “천천히 먹어”라는 메모와 함께 샌드위치, 김밥, 주스를 추모의 벽 앞에 놓아뒀다. “사람을 등급으로 나누고, 계급으로 나누고, 도구로 사용하는 세상에 살다 가게 해서 미안하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에서 편히 잠들어라”와 같이 김군의 짧은 생을 추모하는 마음을 담긴 내용도 있었다. 추모를 위해 일부러 구의역을 찾았다는 취업준비생 김재현(25)씨는 “비정규직이나 정규직이나 차별받지 않고, 위험에 노출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라면서 “원칙을 강화하고 이를 지키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의역 사고 이후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스크린도어 정비사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2인 1조로 일할 수 있도록 근무여건을 바꿨다. 김군이 속했던 은성PSD는 서울메트로의 하청업체에서 서울교통공사로 편입됐다. 이런 조치로 인해 스크린도어 고장 건수는 사고가 일어났던 2016년에 비해 68% 정도 줄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2016년 하루 평균 9.3건 정도 고장났지만 2017년 3.7건, 2018년 3.0건으로 줄었고, 올해는 4월 기준으로 2.2건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의역 사고 이후에도 다른 분야에서의 또 다른 김군들이 잇따라 목숨을 잃었다. 2017년 11월에는 제주시 한 음료 제조업체에서 현장실습 중이던 이민호군이 기계에 끼이는 사고로 숨졌고,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협력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운송설비 점검을 하다가 사고로 숨졌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의 간접고용 노동자 실태조사를 보면 간접고용 노동자 10명 중 4명(37.8%)은 업무상 재해를 경험했다. 이는 업무상 재해를 경험한 원청 정규직 노동자(20.6%)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그만큼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의미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김용균씨나 지난달 공사장에서 일하다 추락해 사망한 김태규씨 등 현장에서는 여전히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사업장에서 원청과 하청 구분 없이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하는 인식의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기고] ILO 100주년 총회와 한국의 현실/류미경 민주노총 국제국장

    [기고] ILO 100주년 총회와 한국의 현실/류미경 민주노총 국제국장

    매년 6월 초 제네바에서는 국제노동기구(ILO) 총회가 열린다. 각국 노사정 대표가 모여 일터에 적용될 국제적 표준을 정하고 이행을 점검한다. 올해는 특별히 ILO가 창립한지 100년이 되는 해라 지난 10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100년을 내다보며 ‘미래형’ 국제노동기준을 설계한다는 의미가 있다. 여기에 각 회원국이 적극적으로 동참하도록 ILO 사무국은 각국 정상들의 참석을 요청했고 40개 나라의 정상이 참석해 일의 미래에 관한 자국의 포부를 밝히기로 했다. ‘노동존중 사회’를 공약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아직 참석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이유는 ‘딱히 내세울 것이 없어서’라고 감히 짐작해본다. ILO 100주년 총회의 최대 관심사는 나중에 ‘2019년 선언’이라고 불릴 문서에 어떤 내용을 담아 채택할 것인가다. 1919년 출범 당시에는 “결사의 자유 원칙은 노동 조건을 개선하고 평화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임을 ‘헌장’에 명시했고, 1944년 ‘필라델피아 선언’에서는 “노동은 상품이 아니다” “표현 및 결사의 자유는 부단한 진보에 필수적이다” “일부의 빈곤은 전체의 번영을 위태롭게 한다”라는 문구로 당시의 정신을 표현했다. 1998년 ‘일터에서의 기본 원칙과 권리 선언’은 ILO 회원국이라는 사실 만으로도 결사의 자유, 아동노동·강제노동·차별로부터의 자유를 법과 관행에서 보장할 의무를 지닌다고 확인했다. 2008년 ‘공정한 세계화를 위한 사회정의선언’에서는 핵심노동기준이 양질의 일자리 어젠다를 실현하는 데에 중심이 된다고 확인했다. 여기에 뒤이어 올해 채택할 선언은 전 세계 노동인구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비공식부문 노동자와 경제의 디지털화 등 기술변화로 날로 확산되는 비전형 노동자를 아울러 적용되는 보편적 노동권 보장(Universal Labour Guarantee)을 핵심으로 한다. 선언의 기초가 될 ‘일의 미래에 관한 글로벌 위원회’가 올해 2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보편적 노동권 보장은 1998년 선언의 원칙과 권리를 토대로 하고, 여기에 기본적인 노동기준을 더 얹는다. 다시 말해 결사의 자유와 강제·아동노동 및 차별로부터의 자유는 물론이고 적정 수준의 생활임금, 건강을 해치지 않을 노동시간 한도, 노동안전보건을 고용 형태에 상관없이 세계 모든 노동자가 보장받아야 할 최저수준의 노동권으로 명시한다는 것이다. ‘긱 이코노미’ ‘플랫폼 노동’의 확산으로 더욱 모호해진 고용 관계로 노동 조건이 극도로 불안정해지는 상황에서, 기업이 국경을 넘나드는 다단계 하청망과 공급사슬을 거느리며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회피하는 상황에서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기준 밖으로 어느 누구도 내몰리지 않도록 하자는 다짐이다. 문재인 정부가 이 100주년 총회에 참석한다면 무엇을 내세울 수 있을까. 노동존중을 표방한 정부는 ‘독립사업자’로 둔갑된 채 노동기본권에서 배제된 특수고용노동자들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단결하여 자신의 고용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진짜 사장들과 교섭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모든 노동자들이 어떠한 불이익과 보복의 두려움 없이 노조할 권리를 행사하도록 보장하게 위해 무엇을 했는가. 모든 인간은 일터에서 인간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권리와 존엄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단결하고 더 큰 힘으로 행동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는 100년 된 원칙을 담은 ILO 협약을 비준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이 세상 모든 노동자들에게 보장된 기본 원칙과 권리가 한국 노동자들에게는 언제까지 그림의 떡이어야 하는 것인가.
  • [씨줄날줄] ‘일벌백계’ 고려대/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일벌백계’ 고려대/황수정 논설위원

    죄목 중에 가장 고약한 것이 괘씸죄다. 양형 기준이 따로 없어 처벌 수위는 벌을 주는 쪽의 마음이다. 왜, 얼마나 맞아야 하는지 이유가 선명하지 않으니 두 배로 아플 수밖에. 고려대가 교육부의 심기를 잘못 건드린 모양이다. 최근 고려대는 교육부의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 사업의 중간평가에서 탈락했다. 해마다 이 지원금을 받던 고려대가 교육부의 괘씸죄에 딱 걸렸다는 등 해설이 분분하다. 현재 고2가 대상인 2021학년도 입시안에서 교육부의 정시 확대 권고안을 무시한 것이 괘씸죄의 사유로 들먹거려진다.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 사업은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입시전형을 간소화하는 대학에 해마다 지원금을 주는 프로그램. 올해 예산은 559억원으로 선정된 대학은 평균 8억 3000만원을 받게 된다. 지난해 교육부는 대입시에서 정시 30% 이상 적용을 각 대학에 권유했다. 그런데 고려대는 2021학년도 입시에서 학생부 교과전형을 기존 9.6%에서 27.8%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교과전형이 크게 늘면 수능 위주의 정시를 30%까지 확대할 여지가 없으니 교육부는 뿔이 났을 게다. 교육부 입장만 보면 괘씸할 법도 하다. 정시 확대 여론에 못 이긴 교육부는 재작년 차관이 대학총장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정시 비율을 늘리려는 무리수까지 동원했다. 수시 확대 일변도의 정책을 밀어붙인 교육부가 총선을 앞두고 ‘뒷문 꼼수’를 부리다 들통이 나자 비판이 들끓었다. 그뿐인가. 공론화 과정에서 하청에 재하청이란 비난을 들어가며 지난해 천신만고 끝에 얻어 낸 것이 ‘정시 30%’ 가이드라인이다. 교육부의 대학담당 실장이 최근 고려대 총장을 만나 정시 확대 입시 정책을 따라 달라고 요구한 것도 구설에 올라 있다. 고려대는 현재 고1이 시험을 치르는 2022학년도에는 교육부의 방침을 반영하겠다고 당장 물러섰다. 돈주머니를 쥔 교육부의 주먹을 견딜 수 있는 대학은 적어도 대한민국에는 없다. 인터넷에서는 편이 갈려 때아닌 여론전이 뜨겁다. “교육부의 대학 자율권 침해가 가관”이라는 쪽과 “정시 확대 여론을 무시한 고려대가 잘못”이라는 쪽이 입씨름 중이다. 분명한 한 가지. 줄타기 입시의 불씨를 교육부가 제 손으로 또 들쑤셨다는 사실이다. 수시 확대 정책을 고분고분 따라준 순서대로 해마다 지원금을 챙겨준 것이 다름아닌 교육부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교육부의 입맛을 맞추려니 고려대는 지금 얼마나 ‘죽을 맛’이겠는지 속사정이 훤히 보인다. 주요 대학의 입시안이 이렇게 변덕이니 어린 학생들은 얼마나 혼란스러울지 딱할 뿐이다. sjh@seoul.co.kr
  • 산재 사망 절반, 485명이 건설사고… 고용부 예방 ‘고삐’

    산재 사망 절반, 485명이 건설사고… 고용부 예방 ‘고삐’

    3억~50억원 중소 규모 현장 집중 관리 추락으로 목숨 잃은 노동자 290명 ‘최다’2명 이상 사망 업체 전국 모든 현장 감독“저희 건설현장은 안전 관리에 드론을 활용하고 있어요. 현장에는 안전관리자가 접근할 수 없고 폐쇄회로(CC)TV로도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가 있기 때문이죠. 특히 타워크레인과 리프트를 설치·해체할 때에는 드론으로 안전하게 상태를 점검합니다.” 8일 서울 강남구 개포시영아파트 재건축 현장. 안전 점검에 나선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용립 삼성물산 현장소장의 설명을 귀담아들었다. 앞서 이 장관은 이날 현장 사무실에서 10대 건설업체 최고경영자(CEO)를 모아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장관은 “올해 정부는 건설업에서 적어도 100명 이상 사고 사망자를 줄이겠다는 목표로 예방 활동에 고삐를 조이겠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이 건설현장을 찾은 것은 최근 건설업 사망 사고가 좀체 줄어들지 않아서다. 지난해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 971명 가운데 건설업 종사자가 485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건설업 사고 사망 비율도 1만명당 1.65명으로 전체 평균(0.51명)의 3배를 넘었다. 2009년 건설업 사망자수가 487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0년이 지난 지금도 건설업 안전문화는 나아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지난해 건설업 사망자 가운데 추락으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가 290명(60%)으로 가장 많다. 고용부는 추락 사고만 예방해도 사망자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해 건설공사 규모에 따라 차등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선 건설공사 규모가 120억원 이상인 대형 건설현장(7645곳)은 비교적 현장 관리 역량이 잘 갖춰져 있다는 판단하에 자율 관리를 원칙으로 하되 2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하면 해당 건설업체가 시행하는 전국 모든 현장에 대해 감독에 나서기로 했다. 대신 공사 규모 3억~50억원의 중소 규모 건설현장에 행정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매달 14일이 속한 주를 ‘추락 집중단속주간’으로 정해 추락 사고 예방 관련 감독을 실시한다. 사업장이 36만곳이나 되는 3억원 미만 공사장에 대해서는 민간 재해예방기관 컨설팅 등 기술 지도와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간담회에서 건설업체 CEO들은 건설현장 안전 수칙 준수를 포함해 자율적으로 현장 안전 관리를 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안전 경영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장관은 CEO들에게 “원·하청 소속 관계없이 현장 인력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살펴 달라”면서 “현장에서 사소한 부주의로 생명을 잃는 일이 없도록 안전·보건 교육에도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홍영표 “내 점수는 70점…유치원 3법 처리 못해 아쉽다”

    홍영표 “내 점수는 70점…유치원 3법 처리 못해 아쉽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고별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말 원내대표실에서 보낸 1년이 10년이나 되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 민주주의 정신을 실천하고자 노력했지만 돌이켜보니 아쉬움이 더 많다”고 자평했다. 8일 임기를 마치는 그는 ‘지난 1년을 자평한다면 몇 점을 주겠는가’라는 기자 질문에 “한 70점”이라고 답했다. 홍 원내대표는 “제 임기 동안 대법관, 헌법재판관 등 본회의에서 표결해야 하는 인사청문회 8건을 했는데 모두 통과시켜서 그것에는 A학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각자 이해관계와 당리당략을 조금씩만 내려놓으면 협치의 길이 열릴 수 있다는 게 저의 소신”이라며 “국익과 국민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자고 야당을 더 열심히 설득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토로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지난해 5월 원내대표 당선 수락 연설이 끝나자마자 단식 농성 중인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찾은 것도 싸우는 국회가 아닌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서였다”며 “그렇게 42일 만에 어렵게 다시 국회 문을 열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에서는 야당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면서 국회 정상화를 이뤄냈다”며 “지난해 7월 여야 5당 원내대표의 방미 외교도 소중한 성과다. 협치의 제도화를 위해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처음 가동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고 평가했다. 홍 원내대표는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만나면 ‘국정조사하자’, ‘특검하자’, ‘패스트트랙 하지 마라’ 딱 세 가지만 요구했다”며 “제가 부족해서인지 몰라도 지난 5개월 동안 그것 말고는 여야 간에 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청와대에서도 여야 영수회담이라든지 여야정 협의체를 빨리 하고 싶어한다”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열리고 논의가 시작되면 국회 정상화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홍 원내대표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규제혁신법, 금융산업 혁신을 위한 인터넷 전문은행법,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 아동수당법, 비정규직과 하청노동자 처우를 개선하는 ‘김용균법’, 미세먼지법 등을 임기 중 처리된 주요 법안으로 꼽았다. 이밖에 사회적 대타협 모델인 광주형 일자리를 현실화한 것과 여야 4당 공조를 통해 선거법·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이뤄낸 것도 핵심 성과로 거론했다. 홍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대치 과정에서 한국당 의원과 당직자를 다수 고발한 데 대해 “법대로 처리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정치적인 거래나 협상으로 이 문제가 유야무야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다만 “유치원 3법을 처리하지 못하고, 5·18 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시키지 못한 것은 정말 부끄럽고 아쉽다”며 “국회가 초당적으로 협력해 한반도 평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고자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도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당원과 지지자들이 자신의 ‘드루킹 특검’ 수용을 비판하는 데 대해 “저는 특검 과정에서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면 오히려 해결될 것이라 예상했다. 비판을 달게 받겠다”며 “(수사와 재판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는 ‘사법의 정치화’의 대표적 사례가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출범 2주년을 맞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선 “제가 대통령을 뵐 때마다 안쓰러울 정도로 밤잠을 못 이루고 경제와 산업의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그런 성과가 하루 아침에 나타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며 “그러나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다음 원내대표단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응원하고 함께 하겠다”며 “이제 민주당 의원으로서 일에 매진하고, 제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日아사히 “北, 속눈썹 팔고 무용 가르쳐 외화벌이”…제재회피 안간힘

    日아사히 “北, 속눈썹 팔고 무용 가르쳐 외화벌이”…제재회피 안간힘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이 외화를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중국에서 인공 속눈썹을 팔거나 무용교실을 운영하는 등 갖은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6일자 서울 및 중국 선양(瀋陽)발 기사에서 “중국의 북중 접경지역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에는 올 들어 인공 속눈썹 판촉을 위한 조선어 광고판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북한 업체가 중국 기업들을 상대로 하청을 받기 위해 선전하는 광고판”이라면서 인공 속눈썹이 대북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의 주력 수출품이 됐다고 했다. 중국의 무역 관계자는 아사히에 “지난해 가을 북한의 전자제품 부품 공장의 경영자가 ‘지금까지 했던 일을 못하게 돼 수천명의 일손이 남아돈다’면서 인공 속눈썹 제조를 발주하는 중국 기업을 소개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인공 속눈썹 제조는 수가공품이어서 유엔 등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에서 빠져 있다. 올 2월 북한의 대중국 모발 가공품 수출액은 240만 달러(약 28억800만원)로 전년동기 대비 2배 늘면서 같은달 전체 대중 수출액의 10%를 넘어섰다. 아사히는 “북한이 중국과의 문화 교류도 외화벌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선양시에서는 북한 예술단이 1시간에 50위안(약 8700원)을 받고 북한 전통무용과 노래를 가르쳐 주는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 예술단은 재중국조선인총련이 지난 3월 중국내 소수민족이나 조선족 민족학교 교장을 초대해 교류 모임을 개최한 자리에 참석해 전통 무용교실을 홍보하기도 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아사히는 “중국이 유엔의 대북제재를 존중하는 자세를 보이는 가운데 북한이 여러가지 방식으로 소액이나마 외화를 벌어들이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길섶에서] 노동절 단상(斷想)/박록삼 논설위원

    “5월 1일 쉬나요?” “왜?” “노동절이면 쉬는 것 아니에요?” “신문 만드는데 왜 쉬어? 게다가 우린 화이트칼라잖아?” “네?” 얼마 전 선후배 간 서로 물음표로만 끝나는 이상한 대화를 나눴다. 5월 1일은 ‘법정 휴일’이다. 제2인터내셔널 창립 이듬해인 1890년 이후 5월 1일은 ‘전 세계 노동자의 생일’이 되었다. 노동을 대가로 임금을 받는 이들이라면 모두 노동자다. 교사도, 공무원도, 신문기자도 모두 마찬가지다. 하지만 노동자 인식은 부족하고, 회사는 쉬지 않는다. 그러나 이 또한 배부른 투정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한남동에서 건설 노동자 2명이 40m 높이 타워크레인에 올랐다. 한 달 임금 300만원 남짓이 체불됐기 때문이다. 하청업체인 원영건업은 롯데건설과 정산이 되지 않았다며 체불했다. 빠듯한 살림 속 대출이자며, 월세며, 애들 학비며 사정을 봐주지 않고 채근하는 지출은 많다. 노동자에게 임금을 주지 않는 건 벼랑 끝으로 내모는 일이다. 오죽하면 3000년 전 성경에서조차 ‘그의 품삯은 그날로 주어야 한다. 그는 가난하여 품삯을 애타게 기다리므로 해가 지기 전에 품삯을 주어야 한다’(신명기 24장 15절)고 말했을까. 예나 지금이나 많은 이에게 ‘존중받는 노동’은 언감생심이다. youngtan@seoul.co.kr
  • 中 선양 롯데타운 공사 허가… 한한령 해제되나

    사드 여파로 중단 2년 만에 10일 재개 오는 6월 28~29일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전후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추진을 통해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가 기대되는 가운데 중국 랴오닝성 선양 롯데타운의 공사 재개 허가가 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선양 롯데타운은 주한미군의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공사가 중단됐다가 2년여 만에 재개될 예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1일 “선양시 정부가 롯데월드 사업 시공을 지난달 15일 허가했지만 오랫동안 사업이 중단된 탓에 하청업체와의 인력 수급 등 문제가 있어 오는 10일쯤 일부 공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2014년 5월 선양에 롯데백화점을 비롯해 영화관과 아파트 등을 이미 세웠다. 선양 롯데타운 2기인 롯데월드에는 쇼핑몰, 호텔, 아파트 등이 들어설 예정으로 부지는 축구장 23배 면적인 16만㎡, 건축면적 150만㎡ 규모에 이른다. 선양 롯데타운 공사 재개는 ‘구두 조치’로 이뤄진 사드 보복 가운데 하나가 해제된 것이지만 여전히 롯데는 중국 관광객의 한국 내 롯데면세점 및 롯데호텔 이용 불가라는 보복을 받고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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