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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지거나 다친 건설현장 비정규직, 정규직의 7배

    숨지거나 다친 건설현장 비정규직, 정규직의 7배

    건설현장에서 다치거나 숨진 임시·일용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규직(상용직)의 7배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기업 건설사들이 정규직에만 집중해 산업재해 예방 노력을 펴거나 하청업체에 위험 업무를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4일 근로복지공단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도급순위 10대 대기업 건설 현장에서 다치거나 숨져 산재 승인을 받은 비정규직은 1471명으로, 정규직(207명)의 7.1배다. 10대 건설사 중 지난해 사망·부상 재해가 가장 잦았던 곳은 GS건설로, 414명이 산재 승인을 받았는데 이중 88.4%인 366명이 비정규직이었다. 롯데건설은 비정규직과 정규직간 산재 발생 격차가 무려 10배에 달했다. 산재 승인자 중 비정규직은 137명, 정규직은 14명이다. 산재가 두번째로 많이 발생한 대우건설의 경우 정규직(30명)보다 8배 많은 비정규직 240명이 사망 또는 부상으로 산재 승인을 받았다. 현대건설 산재 승인자는 비정규직 비정규직 126명, 정규직 14명이며 삼성물산은 비정규직 172명, 정규직 28명이다. 현행 산재보험 제도는 개별실적요율제를 도입해 건설업의 경우 총 공사금액이 60억원 이상인 사업장을 대상으로 재해 발생 실적에 따라 산재보험료를 할인 또는 할증해 적용하고 있다. 이 제도로 지난해 삼성물산은 산재보험료 100억원을 감면받았고, GS건설은 70억원을, 대우건설 79억원, 롯데건설 67억원, 현대건설은 64억원의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았다. 건설사 10곳의 산재보험료 할인액은 모두 665억원으로 지난해 산재보험료 할인총액 6694억원의 10%를 차지한다. 장 의원은 “대형 건설사의 재해 방지 노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특히 비정규직에게 위험을 외주화하는 행위를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재해 발생 요인을 합리적으로 평가해 본래 취지에 맞도록 보험료 할인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오늘의 눈] #그쇳물쓰지마라/신융아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그쇳물쓰지마라/신융아 정치부 기자

    지난주 월요일, 서울 홍대입구역 주변의 큰길을 지나는데 건물 공사장 외벽에 붙은 대자보 세 장이 발길을 붙들었다. 한 대기업의 전시장 리뉴얼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이곳에서 지난 16일 인부 한 명이 작업 중 엘리베이터에 끼여 숨졌다고 한다. ‘성산동 주민’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대자보에 “출퇴근할 때마다 다니는 이 길에서 누군가 죽었다는 사실이 그냥 쉬이 묻히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펜을 들었다”고 썼다. 그는 “이런 사건이 있을 때마다 말단 관리자들만 안전관리 미흡으로 처벌된다”며 “기업이 안전조치는 뒷전에 두고 최대한 빨리 일할 것을 강요하는데, 도대체 현장의 누가 안전을 우선시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연남동·동교동 주민들도 옆에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뒤늦게 알았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추모의 쪽지를 남겼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그쇳물쓰지마라_함께_노래하기’ 챌린지가 진행되고 있다. 10년 전 충남 당진의 제철소에서 일하다 1600도 뜨거운 용광로에 떨어져 숨진 29살 청년을 추모하는 노래로, 당시 ‘제페토’라는 닉네임의 네티즌이 댓글로 남긴 시에 가수 하림이 곡을 붙인 것이다. 가사가 이렇다. ‘광염에 청년이 사그라졌다/그 쇳물 쓰지 마라/자동차를 만들지 말 것이며/철근도 만들지 마라/가로등도 만들지 말 것이며/못을 만들지도 말 것이며/바늘도 만들지 마라/모두 한이고 눈물인데 어떻게 쓰나/그 쇳물 쓰지 말고/맘씨 좋은 조각가 불러/살았을 적 얼굴 찰흙으로 빚고/쇳물 부어 빗물에 식거든/정성으로 다듬어 정문 앞에 세워 두게/가끔 엄마 찾아와/내 새끼 얼굴 한번 만져보게.’ 지난 10년간 1만 9663명이 일을 하던 중 사고로, 혹은 일 때문에 병을 얻어 죽었다.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GDP)를 자랑하지만, 산재 사망률은 OECD 1위다. 안 되는 것도 되게 하라는 식의 개발시대 구호가 여전히 현장 곳곳을 지배하면서 만들어 낸 한국 산업 현장의 두 얼굴이다. 하청의 하청, 다단계로 이뤄지는 의사결정 구조에서 안전에 대한 책임과 의무는 조금씩 옅어지고 회피된다. 코로나 시대 우리는 안전한 삶에 대한 중요성을 더욱 절실히 깨닫고 있다. 과거엔 몸이 아파도 꾸역꾸역 출근했다면, 이제는 모두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걸 알기에 나오지 말라고 한다. 위험한 일터도 그렇게 돼야 한다. 우리 중 누구라도 다칠 수 있다면 일이 좀 늦어지더라도 일단 멈추도록 해야 한다. 그 말을 누가 해야 하느냐, 노동자들은 모두 알고 있다. 가장 높은 사람이 해야 한다. 중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한 산업재해 사고에서 원청기업의 최고경영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 4월 38명의 목숨을 앗아 간 경기 이천 물류창고 화재 이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10만명이 넘는 국민이 법을 만들어 달라며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서명했다. 174석의 거대 여당은 바로 이럴 때 나서야 한다. yashin@seoul.co.kr
  • “종이박스 포장 백신, 있을 수 없는 일” 정부에 목소리 높이는 의사들

    “종이박스 포장 백신, 있을 수 없는 일” 정부에 목소리 높이는 의사들

    상온에 노출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이 안전하다고 믿을 만한 객관적인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이미 공급받은 백신 전량을 보건소에 반납하겠다는 목소리가 의사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이는 최대 1000만원이 넘는 예방접종 시행비(1만9010원)를 포기하는 결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종이박스 포장 백신은 처음, 의학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동네의원 개업의사를 중심으로 상온에 노출된 독감 백신의 품질을 검사할 때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해야 하며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예방접종 위탁사업을 거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임원을 지낸 한 의사는 “의원급 의료기관 1곳당 최소 수백개, 내과는 500개에서 1000개가 넘는 독감 백신을 공급받아 예방접종을 진행한다”며 “문제는 상온에 노출된 백신이 과연 효능을 유지할지 장담하기 어렵고, 정부가 신뢰할 만한 조사 결과를 내놓지 않으면 환자에게 투약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독감 백신은 1명에게 투약할 때마다 시행비 1만9010원을 받을 수 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환자가 급감한 동네의원에는 단비와 같은 수익”이라면서도 “개업 이후 처음으로 종이박스로 포장된 백신을 배송받았고, 이는 의학적으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내과 전문의는 “독감 백신은 통상 섭씨 2∼8도를 유지해야 효능에 문제가 없으며, 정부가 요구하는 관리 기준도 까다롭다”며 “퇴근 후에도 매일 저녁마다 병원에 들러 온도가 유지되는지 확인하는데, 상온에 노출된 백신을 환자에게 투약하는 것은 의사 양심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전수검사 등 확실한 조치가 없으면 독감 백신을 모두 반납할 것이고, 손해액은 1000만원이 넘을 것 같다”면서도 “가뜩이나 어려운 병원 경영에 직격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상온에 노출된 백신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동료의사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원의사 단체인 대한개원의협의회(이하 대개협, 회장 김동석)는 지난 23일 상온에 노출된 백신을 전량 폐기할 것을 질병관리청(이하 질병청)에 요구했다. 김동석 대개협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백신 사태는 예견된 인재이며, 정부가 공급 단가를 터무니없이 낮춰 제약회사 부담이 높아졌고 결국은 준비다 안 된 2순위 업체가 무리하게 일을 맡아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상온에 노출된 사백신은 덜 위험하며 표본검사를 통해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국민에게 접종을 하겠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어떤 판단 기준과 검사가 이뤄질지 모르며, 큰 부작용이 없다고 해도 백신 효과까지 제대로 보장할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방역당국 “과도하게 걱정...상온 노출 시간 10분 내외” 독감 백신 사태를 일으킨 신성약품은 처음으로 국가조달계약을 체결한 백신을 배송하는 업무를 맡았다. 하청에 하정을 주는 방식이다 보니 냉동 배송해야 하는 독감 백신이 1시간 안팎 상온에 노출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지난 21일 밤 질병청은 국가접종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이후 지난 25일 오후부터 이번 배송 물량과 무관한 만 12세 이하 어린이와 임신부를 대상으로 백십 접종을 재개했지만,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상온에 노출된 독감 백신은 단백질 성분이 변형을 일으켜 효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정부 움직임은 비록 백신이 상온에 노출됐더라도 부작용 문제는 크지 않다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질병청은 지난 23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이 25도에서 2~4주일, 37도에서는 24시간 안전한 것으로 평가했다고 발표했다. WHO의 허가된 ‘백신 안전성 시험’ 자료에 명시됐다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이같은 입장을 수차례 발표했다. 23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민께 걱정을 끼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실태를 조금 파악하면 (독감 백신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어 “(독감 백신이 신성약품) 냉동차를 벗어나 운송된 시간은 1시간, 현실적으로는 10분 내외”라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독감 백신의 경우 냉동차를 통해 지역거점까지 운반됐으나, 병원·보건소 등 개별 분배 과정에서 온도 유지를 못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백신 관련 비영리단체인 PATH(Program for Appropriate Technology in Health)의 2012년 자료를 보면 백신개발업체 사노피파스퇴르의 제품인 ‘박씨그리프주’는 25도에서 2주간 노출되면 단백질의 구조 변화가 생기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따라 단백질 분해 등 독감 백신의 효능에 큰 영향이 없을 가능성도 높게 보인다. 다만,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품질 검증을 꼼꼼하게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복지부 장관 위험하지 않다지만…“물백신 폐기해야”

    복지부 장관 위험하지 않다지만…“물백신 폐기해야”

    유통 과정에서 인플루엔자(독감) 예방 백신이 상온에 노출되는 사고는 경험 없는 유통사, 하청의 재하청 구조, 주무기관의 관리감독 부실 등이 한데 작용한 참사였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신성약품은 유통 전 과정에서 콜드체인이 필수적인 독감 예방백신 일부를 상온에 노출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입찰로 확보한 1259만명분 중 22일 접종을 위해 풀린 500만명분 중 일부 물량으로 추산된다. 일부 배송기사가 예방백신을 상온에서 분류·배송하거나 냉장차 문을 열어놓고 작업하는 등 기본적 절차조차 준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업체 신고로 유통사고가 드러나자 질병관리청은 부랴부랴 대책마련에 나섰다. 올해 처음 백신 국가접종 유통을 맡은 신성약품은 정부조달 낙찰 후 유통을 물류업체들에 또 다시 하청과 재하청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백신 유통경험이 없었던 신성약품은 계약에 따라 낙찰 후 불과 나흘 만에 공급을 마쳐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온노출 백신은 부작용 위험보다는 효과가 없는 ‘물백신’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코로나19와 독감이 한꺼번에 유행하는 ‘트윈 데믹’의 우려가 커 독감 백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이번 백신 유통사고는 국민적 불안감을 키울 수도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독감 백신 상온 노출과 관련해서 “냉동차를 벗어나 운송된 시간은 1시간, 현실적으로는 10분 내외”라며 “세계보건기구(WHO)가 말하는 백신 상온 노출 안전기간보다 턱없이 짧아 위험한 것 같진 않다”고 설명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신성약품이 유통한 독감 백신 500만 도즈를 검사해 설령 이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어떤 국민이 해당 백신을 맞고 싶겠냐”며 “결과에 상관없이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과 질병관리청은 신성약품이 유통하던 독감백신 중 일부에 대한 품질 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검사 기간은 가장 오래 걸리는 무균시험 기간을 고려해 약 2주가 소요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종이상자에 독감백신” 신성약품, 경쟁업체 신고에 딱 걸려(종합)

    “종이상자에 독감백신” 신성약품, 경쟁업체 신고에 딱 걸려(종합)

    질병관리청, 500만도즈 안전성 검사 나서업계 2위 신성약품, 올해 처음 조달업무“백신 상온에 노출된 채 운반” 신고 접수 보건당국이 유통 중 상온에 노출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에 대한 품질 검증에 나선 가운데, 이번 사고는 경쟁업체의 고발로 드러나 접종 전면 중단으로 이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질병관리청은 22일 “오늘부터 무료 접종하려던 독감 백신이 운반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되는 문제가 발생해 접종을 전면 보류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백신이 상온에 노출되면 백신의 단백질 함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제조 및 생산과정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유통과정에서 냉장온도 유지 부적절 등으로 불거진 문제로 서둘러 조사해 접종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감백신이 상온에 노출돼 변질 우려가 있다는 신고가 지난 21일 오후 들어왔다”며 공급업체(신성약품) 물량인 500만도즈에 대한 안전성 검사에 2주가량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다. 국가필수예방접종(NIP)용 독감 백신은 조달청 사업이다. 올해 독감백신 조달사업의 경우 그동안 경험이 많았던 업체들이 ‘입찰방해’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바람에 제조사로부터 백신 공급 약속을 제때 받아내지 못했다. 반면 업계 2위 신성약품은 검찰 조사 대상이 아니어서 제조사로부터 물량확보 확약을 받는 데 어려움이 없었고, 계약을 따냈다. 처음 국가 백신 조달사업권을 따낸 신성약품 역시 익숙한 방식으로 전국의 각 병의원에 독감백신을 보내기 시작했다. 신성약품은 전국 배달을 A배송업체에 맡겼다. A배송업체는 다시 작은 시, 구단위의 지역배송을 B업체에 재하청을 줬다. 이런 가운데 지난 21일 오후 “백신이 상온에 노출된 채 운반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역배송을 맡은 B업체 배송차량 중 일부가 ‘땅바닥에 그대로 백신 상자를 두거나 냉장차 문을 상당시간 개방’했고 일부 백신은 냉장용기가 아닌 종이박스에 담겨 있었는데 이를 본 경쟁업체가 질병관리청에 고발한 것이다. 백신은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유통 과정에서 냉장을 잘 유지해야 한다.“택배처럼 두고가서 백신인지도 몰라” 의사들 사이에서는 백신이 의원으로 들어올 때 문제가 인지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 22일 온라인 의사 커뮤니티사이트인 닥터플라자 게시판에서 한 의사는 “독감백신이 종이박스로 와서 좀 이상하긴 했네요”라며 “대부분 백신회사가 배송하면 물량이 많아 나눠주는데, 한꺼번에 660개가 그렇게 온 것 같다”고 게재했다. 또 다른 의사는 “백신 보관도 허름한 창고에서 종이박스에 넣어서 쌓아놓지 않았을까요”라며 “위생 더러운 음식점에 배달 시켜먹은 기분이네”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아울러 한 게시글은 “조무사들에게 물어봤는데, 무료 독감 백신이 점심시간에 와서 택배 마냥 그냥 데스크 위에 놔두고 갔다고 하고, 상자도 그냥 택배처럼 종이상자에 담겨져 있었다고 하네요”라며 “백신은 이런 식으로 배달되지 않으니까 처음에는 백신인지도 몰랐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신성약품 회장 “전적으로 우리의 잘못” 김진문 신성약품 회장은 언론인터뷰에서 “전적으로 우리의 잘못이다. 백신 공급부터 빠르게 정상화한 뒤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부분 등은 질병관리청의 처분을 달게 받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회장은 ‘처음부터 백신을 종이박스에 담아 운반한 것은 엄청난 문제다’라는 비판에 대해 “오해에서 빚어진 일이다. 백신 제조사에서도 종이박스 형태로 백신을 준다”면서 “종이박스에 담긴 백신은 2~8도로 유지되는 냉장차로 운송되기에 문제가 없다. 냉장차가 아닌 일반 트럭으로 운반할 경우엔 아이스박스에 냉매를 넣어 적정 온도를 유지해서 납품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송업체와 계약할 때 운반 시 2~8도를 유지하는 규정을 지키도록 계약서를 작성했고 이를 어길 경우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조항도 있다. 용역을 준 백신 유통 업체들이 일부 문이 열려있거나 하는 실수를 했지만 어쨌든 모두 우리 잘못이다”라고 말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중대재해기업처벌법까지… ‘전태일 3법’ 모두 국회 상임위 테이블에

    산업현장에서 벌어진 노동자 사망 등 재해에 대한 기업 책임을 강화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어 달라는 국회 청원에 10만명 이상 동의했다. 이에 따라 근로기준법·노조법 개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노동시민단체들이 요구하는 ‘전태일 3법’이 모두 국회 상임위원회 테이블 위에 올랐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게시된 ‘안전한 일터와 사회를 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관한 청원’이 성립 요건인 1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 법제사법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에 정식 안건으로 회부됐다.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청원한 이 법안에는 사업주가 유해·위험 방지 의무를 위반해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0만원 이상, 10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김 이사장은 청원 글에서 “원청인 재벌 대기업은 위험을 외주화해 하청 노동자가 사망해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서 “용균이처럼 억울하게 산재로 사망하는 노동자가 없으려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노동 운동가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정의당은 전 열사의 생일(1948년 8월 26일)에 맞춰 ‘전태일 3법’ 입법 청원 운동을 시작했다. 지난 19일에는 근로기준법 11조와 노조법 2조를 개정하는 청원이 국민동의 10만명을 채워 환경노동위원회에 부쳐졌다.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를 5인 이상 근무 사업장에서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하고, 노조법상 특수고용노동자도 근로자에 포함되도록 정의를 확대하자는 내용이다. 근로기준법·노조법 개정안을 청원한 김재하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의원 10명 이상이 찬성해서 발의하는 입법안과 국민 10만명이 만든 동의청원안의 무게는 다르다”며 국회에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계약서 없이 하도급으로… 태안화력 또 ‘김용균 비극’ 불렀다

    계약서 없이 하도급으로… 태안화력 또 ‘김용균 비극’ 불렀다

    공사 입찰공고 ‘하도급 불가’ 명시했지만위험의 외주화로 화물차 운전기사 숨져서부발전, 산업안전보건관리비도 미책정“다단계 인력 구조가 제2, 제3의 사고 낳아원청이 책임지지 않는 법부터 바뀌어야”2018년 고 김용균씨가 사망한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최근 60대 화물차 운전기사가 또 사고로 숨진 가운데 이 노동자는 계약서도 쓰지 않고 불법 하도급으로 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월부터 산업재해 때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시행됐지만, 정작 현장에서 위험의 외주화를 막을 장치는 없다는 게 고스란히 증명된 셈이다.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정의당 강은미 의원실에 따르면 사망한 이모(65)씨와 하청업체 신흥기공 간에는 화물 운송 계약서가 체결되지 않았고, 원청인 서부발전은 이를 묵인했다. 이씨는 지난 10일 태안화력 제1부두에서 2t짜리 스크루 5대를 화물차에 싣고 끈으로 고정하던 중 굴러 떨어진 스크루에 깔려 사망했다. 의원실에 따르면 서부발전은 ‘1부두 하역기용 컨베이어 스크루 2종 반출정비공사’ 입찰 공고에서부터 “본 공사는 하도급이 불가하며, 한국서부발전의 승인 없이 하도급을 하는 경우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을 받을 수 있다” 등을 명시했다. 하지만 하청업체는 화물 운송에 대해 계약서 작성 없이 이씨를 화물차주로 고용하고, 원청이 이를 사실상 용인했다는 것이다.또 서부발전이 도급계약서를 체결하며 산업안전보건관리비도 책정하지 않는 등 안전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위험으로부터 주변 작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유도자(신호자) 또는 감시자의 인건비로 사용되는 비용이다. 강 의원은 “같은 공사도급에서 한국남동발전의 경우 산업안전보건관리비가 책정된 반면 서부발전은 이런 내용이 없다”며 “석탄화력발전사의 다단계 인력 구조는 제2, 제3의 사고를 낳는다. 특수고용형태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서부발전은 “현재 이씨 사망과 관련해 경찰과 노동부가 조사 중이라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처럼 김용균법이 시행된 후에도 여전히 산재 노동자가 끊이지 않자 시민사회에서는 실질적으로 원청을 처벌할 수 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라는 목소리가 커진다. 이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김용균재단 등은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용균 특조위’에서 노동안전을 위해 발전소 내 직접고용과 정규직화, 발전소 내 응급의료체계 등 권고안을 냈지만 시행되지 않아 또 한 명의 노동자가 먹고살기 위해 일하다 사망했다”며 “원청이 책임지지 않는 구조를 바꾸라”고 촉구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태안화력 작업하던 지입차 운전기사 사망은 ‘본인’ 책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숨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또다시 발생한 지입 화물차 운전기사 사망 사고에 대해 한국서부발전이 ‘본인 책임’으로 작성한 사실이 밝혀졌다. 11일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10시 10분쯤 태안화력 제1부두에서 2t짜리 스크루 5대를 자신의 4.5t 화물차에 옮겨 싣던 운전기사 이모(65)씨가 갑자기 떨어진 스크루에 깔려 숨진 사고의 첫 내부 보고용 문서에서 서부발전 측은 귀책 사유를 ‘본인’으로 작성했다. 경찰 조사도 제대로 이뤄지기 전에 ‘이씨에게 사고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씨는 서부발전 하청업체와 계약하고 자신의 지입 화물차로 작업하다 변을 당해 병원 이송 중이던 닥터헬기 안에서 숨졌다. 이에 대해 서부발전은 “안전사고 즉보 양식 귀책 사유란에는 ‘본인’ ‘회사’ ‘제3자’로 구분하게 돼 있다”며 “화물차 운전자 본인이 작업을 하다 사고가 발생한 상황이어서 현장 보고자가 그리 기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씨는 부품 반출을 위해 신흥기공에서 일일 임차한 사람”이라며 “산업안전보건법의 특수 형태 근로종사자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김용균재단은 “이번 사망사고 책임은 서부발전에 있다”며 “서부발전은 하역작업 때 크레인으로 스크루가 움직이지 않도록 잡아 주고 안전하게 결박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또 “컨베이어벨트로 몸을 넣어야 했던 작업구조가 김용균을 죽인 것처럼 안전장비 없이 혼자 스크루를 결박해야 하는 작업구조가 이씨를 죽였다”며 김용균 죽음 이후 서부발전에 제시한 개선책과 약속을 즉시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도 “스크루 하역업무는 서부발전이 발주해 신흥기공 등 하역업무를 3개 회사 소속 노동자와 특수고용 노동자가 함께했다”며 “이같은 복합한 고용구조가 책임 공백을 만들어 결국 특수고용 노동자의 참극이 벌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는 “이 사고는 위험한 업무를 홀로 하게 만드는 기형적인 고용 형태 때문”이라며 “정부는 사람의 생명보다 이윤을 더 중히 여기는 기업을 가중 처벌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즉각 제정하라”고 요구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충남경찰청은 광역수사대 보건환경안전사고수사팀을 현장에 투입해 안전 수칙이 지켜졌는지, 현장 관리·감독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조사하는 한편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국과수에 이씨의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노동부는 사고 직후 부분적인 하역작업 중지를 명령하고 안전보건공단 직원 등을 현장에 급파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태안화력 하청노동자 또 사망…정의당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돼야”

    태안화력 하청노동자 또 사망…정의당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돼야”

    정의당 “제도적 무책임 끝내야”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이 11일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 특수고용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 “더 이상의 사고를 막기 위해서라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하루빨리 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10일, 고 김용균 노동자가 사고를 당한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업체와 화물 운송계약을 맺은 특수고용노동자가 2t 기계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 대변인은 “이번 사고로 인해 희생된 노동자의 고용형태가 무엇이든 안전에 대한 책임은 원청에 있다”며 “사고가 발생한 당시, 바를 고정시키는 결박 작업을 혼자 했다는 관계자들의 증언이 있음에도 태안화력 사망사고 보고서에는 귀책이 본인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책임을 회피하려는 행태에 한탄스럽다”면서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제대로 파악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종 책임자인 사업주에게 솜방망이 처벌만 주어지는 ‘제도적 무책임’을 끝내야 하며, 노동자들이 일하다 죽는 것은 기업의 살인 행위라고 선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의당은 21대 국회 1호법안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발의한 바 있다. 현재 정기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의원들이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조 대변인은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명을 보장할 수 있도록 여야를 막론해 함께 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충남 태안경찰서는 전날 “10일 오전 9시 45분쯤 충남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태안화력발전소 1부두에서 화물노동자 A(65·남)씨가 컨베이어스크루 장비(배에 있는 석탄을 들어올려 옮기는 기계)에 하체가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태안화력발전소는 2018년 12월 10일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인 김용균씨가 컨베이어 벨트를 점검하다가 숨진 곳이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김용균 목숨 잃은 태안화력에서 화물차 노동자 또 숨졌다

    김용균 목숨 잃은 태안화력에서 화물차 노동자 또 숨졌다

    2018년 12월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숨졌던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또 지입 화물차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터졌다. 10일 충남지방경찰청과 한국서부발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0분쯤 충남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 제1부두에서 하역작업을 하던 화물차 운전기사 이모(65)씨가 기계에 깔려 숨졌다. 사고 직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이씨를 태안의료원으로 이송했으나 상태가 나빠지자 닥터헬기를 이용해 천안 단국대병원으로 후송했다. 하지만 이씨는 후송 중 닥터헬기 안에서 숨을 거뒀다. 하청업체와 계약한 지입차 노동자 이씨는 이날 오전 9시 50분쯤부터 발전소 내 컨베이어벨트 장비를 반출하기 위해 트럭을 고정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장비가 갑자기 아래로 떨어지면서 이씨를 덮친 것으로 전해졌다. 태안화력은 현장 작업을 중단하고 노동자를 모두 조기 퇴근시켰다. 경찰은 이씨가 과다 출혈로 숨진 것으로 보고 현장 관리 책임자와 안전관리 담당자,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충남경찰청은 중대 사건으로 판단하고 보건환경안전사고수사팀이 설치된 광역수사대에서 후속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충남경찰청은 지난 8월 화력발전소 등 대규모 산업단지 안전사고를 수사하기 위해 전담수사팀을 새로 편성했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전담수사팀을 파견했다. 수사에서 과실이나 관리·감독 소홀이 드러나면 엄중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태안화력발전소는 지난 2018년 12월 김용균(당시 25세)씨가 심야에 홀로 작업을 하다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목숨을 잃은 곳이다. 이 사건과 관련 대전지검 서산지청은 지난 8월 한국서부발전 대표 A(62)씨와 하청업체 대표 B(67)씨 등 1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원청 업체인 한국서부발전 법인과 하청업체 법인 2곳도 기소했다. 이른바 ‘죽음의 외주화’로 불린 이 사건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김용균법)을 끌어내 지난 1월 16일부터 하청 노동자 산재에 대한 원청 업체의 책임이 크게 강화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휘청이는 이스타항공·아시아나…갈곳 잃은 항공노동자

    휘청이는 이스타항공·아시아나…갈곳 잃은 항공노동자

    코로나19에서 촉발된 항공업계 대량 실직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스타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에서 일자리를 잃게 된 항공노동자들이 정부와 사측에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8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설립자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처벌과 고용유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사모펀드 등과 매각 협상 중인 이스타항공은 지난 7일 605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노조는 “운항 재개를 위해 고통을 감내하며 8개월째 임금 한 푼 못 받은 채 정리해고됐다”면서 “그런데도 경영진은 사모펀드와 매각협상을 철저히 숨기고, 사측, 오너, 정부, 여당, 대통령도 우리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진짜 오너’ 이상직 의원의 매각대금을 챙겨주기 위해 이스타항공을 이윤을 남기는 기업으로 구조조정하겠다는 단 하나의 목표뿐”이라고 밝혔다. 정부에 대해서도 “국토부가 매각 중이라는 이유로 항공산업 실업대란을 막기 위한 유동성 지원 방안에 이스타항공을 포함시키지 않았고 고용노동부는 경영진의 비도덕적이고 부당한 정리해고 계획을 묵인했다”고 비판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은 모두 쉬쉬하며 감싸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이날 대량해고 사태 해결을 위한 개입을 촉구하는 서한을 청와대에 제출했다. 앞서 최종구 대표는 전날 사내 게시판에서 “인력조정은 현재 인수 의향을 밝힌 측의 핵심 요구 사항”이라고 설명했다.아시아나항공 기내식을 운반·탑재하는 2차 하청업체 노동자들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에 폐업·전원해고 철회를 요구했다. 원청인 아시아나항공에도 책임을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영종특별지부 ACS지회에 따르면, 업체는 정부의 코로나19 특별고용유지업종 지정에 따라 6개월 동안 지급된 임금 지원금 가운데 1명 당 매월 60~70만원을 반납받았다. 그러나 노동자 196명은 지난달 31일 해고통지서를 받았다. 노조는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이 중단되자 회사는 지난달 말 구조조정 공고를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노동자들이 노조를 설립한 뒤 교섭을 요구하니 폐업을 공고하고 노동자 196명 전원에게 해고통지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또한 노조는 “아시아나항공 상무 출신 사용자가 1차 하청과 조업료 계약 내용과 책정 방식 등을 공개하지 않고 폐업이 불가피하다고만 반복한다”면서 “담당 고용노동청은 무급휴직 프로그램 활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했지만 대표 이사는 파업만을 고집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사용자의 폐업 시도라는 사회적 파장은 고스란히 사용자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최상위 원청인 아시아나항공이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현대중공업 직원·가족 등 5명 확진…감염경로 ‘깜깜이’

    현대중공업 직원·가족 등 5명 확진…감염경로 ‘깜깜이’

    현대중공업 직원 4명과 직원 가족 1명 등 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8일 울산시와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지난 6일 북구에 사는 현대중공업 직원 A(45)씨가 울산 115번째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8일 A씨의 9살짜리 아들 B(120번)군과 A씨의 직장동료 C(58·북구·121번)씨, D(57·동구·122번), E(38·남구·123번)씨 등이 추가로 감염됐다. 이들은 A씨와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던 밀접 접촉자였다. A씨는 앞서 지난 3일부터 발열 증상을 보였다. 이동 경로는 1일부터 회사 출근, 사내 식사, 오토바이 귀가를 반복했다. 3일에는 북구 마트 1곳, 4일에는 회사 부속 의원 등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깜깜이’ 확진자다. 현대중공업은 확진자 직원이 일하는 부서의 나머지 직원 300명가량을 대상으로 집에 머물도록 조치하고 전원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했다. 시는 이들 확진자 이동 경로와 밀접 접촉한 다른 사람 등을 역학 조사하고 있다. 앞서 시와 사측은 지난 6일 A씨의 감염이 확인된 직후 해당 부서와 사내 부속 의원 등을 방역 조치했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전 직원 마스크 착용 의무화, 시차 출근제, 회식·출장 금지, 전 직원 발열 체크 의무화 등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조치를 시행해왔다. 현대중공업에는 원·하청을 포함해 모두 2만 7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은 담화문을 통해 “추가 감염을 예방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동요하지 말고 각자 위치에서 확산 방지에 힘써 달라”고 강조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노조 와해 공작’ 삼성 이상훈 前 사장 무죄 석방

    ‘노조 와해 공작’ 삼성 이상훈 前 사장 무죄 석방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를 조직적으로 와해하려 한 혐의를 받은 이상훈(65) 전 삼성전자 의사회 의장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한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소 여부는 이달 중순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배준현)는 10일 노동조합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삼성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노조법 위반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던 이 전 의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와 달리 검찰의 일부 압수·수색 과정이 적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고, 이 전 의장의 공모 관계를 입증할 문서가 위법 수집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모에 가담하지 않아 무죄를 선고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전 의장과 마찬가지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던 강경훈(56) 삼성전자 부사장은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받았다. 2심은 삼성전자서비스와 협력업체가 명목상 도급 계약으로 위장한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본 1심 판결도 뒤집었다. 재판부는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업체 수리기사들의 구체적인 업무 배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두 회사가 체결한 계약이 실질적으로 근로자 파견 관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삼성전자서비스가 노동조합법상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들을 부당노동행위의 주체라고 규정함에 따라 1심에서의 유죄 판결이 대부분 유지됐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재벌대기업의 노조파괴 범죄는 정상적인 수사로 입증할 수 없다”면서 “자본이 당당하게 모든 서비스 노동자를 하청으로 돌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수사심의위원회가 지난 6월 26일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고 불기소 처분하라고 권고한 이후 검찰은 공소장 제출을 하지 못한 채 판단을 유보 중이다. 차장·부장 검사 등 주요 인사가 마무리되는 다음주나 그 이후에나 수사팀이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대기업 사내복지기금 협력회사 지원 허용… 상생의 길 열린다

    대기업 사내복지기금 협력회사 지원 허용… 상생의 길 열린다

    공동기금 신설할 때 ‘원청기금’ 해산 가능기존 기금은 이전·출연할 수 있도록 개선 경영난에 공동기금 참여 기업 문 닫으면체불 해소 후 근로자 생활안정자금으로원청 대기업의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하청 중소협력업체들의 복지에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원·하청이 상생협력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6일 공동근로복지기금의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제도를 정비한 ‘근로복지기본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기존엔 기업 문 닫아야 복지기금 해산 가능 공동근로복지기금은 둘 이상의 사업주가 함께 기금을 만들어 복지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2016년 1월에 도입한 제도다. 하지만 이렇게 조성한 기금을 원·하청이 함께 활용하려고 해도 까다로운 규제 탓에 제도가 활성화되지 못했다. 단적인 예로 이미 사내근로복지기금이 있는 원청 대기업은 기존의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해산해야 하청 중소협력업체와 새롭게 공동기금을 조성할 수 있는데, 현행법상 기존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해산할 수 있는 방법은 기업 문을 닫는 것밖에 없다. 대기업이 원·하청 상생을 위해 기금을 활용하려 해도 제도가 길을 막고 있는 것이다. ●사용 한도는 해당 회계연도 출연금의 90%로 개정안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사내근로복지기금을 보유한 원청 대기업이 중소 협력업체와 공동기금을 새로 설립할 경우 원청의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해산할 수 있도록 했다. 해산한 기존의 원청 사내근로복지기금은 협력업체와 만든 공동근로복지기금으로 이전할 수 있다. 또 대기업이나 원청이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활용해 하청 중소협력업체끼리 만든 공동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할 수도 있게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대기업이 기존의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해산하고서 공동근로복지기금에 직접 참여할 수도 있고, 직접 참여하지는 않지만 협력업체가 만든 공동기금에 출연 등의 방식으로 보조를 해 줄 수 있는 길도 열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립해 운영 중인 공동기금에 새로운 사업주가 중간에 참여할 수도 있고, 필요에 따라 일정한 절차를 거쳐 탈퇴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다만 탈퇴 시 해당 기업이 출연한 비율만큼의 재산은 해당 기업의 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전환해야 한다. 아울러 공동기금에 참여한 개별 기업이 문을 닫으면 출연한 재산으로 체불임금을 우선 지급하고 남은 재산은 근로자 생활안정자금에 사용하게 했다. 지금까지는 공동기금에 참여한 개별 기업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아도 출연금을 회수해 근로자 보호에 사용할 수 없었다. 출연금 사용 한도도 시행령 개정을 통해 해당 회계연도 출연금의 90%(기존은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대기업·中企 복지 격차 완화에 도움 될 듯 김대환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코로나19로 중소·협력업체 근로자에게 어려움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동기금이 대·중소기업 간 복지 격차 완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용균 사망사고 관련자 16명 무더기 기소

    2018년 12월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에서 설비 점검 중 목숨을 잃은 김용균(당시 24세)씨 사고 20개월 만에 원·하청 대표와 법인 등 16명이 무더기로 기소됐다. 대전지검 서산지청은 3일 한국서부발전 대표 A(62)씨, 하청업체 대표 B(67)씨 등 14명을 업무상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양벌 규정에 따라 원·하청 법인 두 곳도 기소했다. 김씨는 2018년 12월 11일 오전 3시 20분쯤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 석탄운송 설비를 점검하다 컨베이어벨트와 아이들러(롤러)에 끼여 숨졌다. 검찰은 A씨 등 서부발전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를 제대로 안했고, 컨베이어벨트의 물림점에 대한 방호조치를 하지 않은 채 하청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하청 업체는 김씨 사망 후 고용부 장관의 작업중지 명령이 있었는 데도 9·10호기를 가동한 혐의도 적용 받았다. 검찰은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 부문을 하청업체에 위탁하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 구조에서 원청과 하청 근로자 사이의 실질적 지휘·감독 관계를 규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수사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안전사고가 빈발해 원·하청 대표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에서 사고 위험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 사고는 하청 노동자 산재에 대한 원청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일명 ‘김용균 법’)으로 이어져 지난 1월 16일부터 시행 중이다. 서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6년 간 온열질환으로 27명 사망…인권위 ‘폭염 시 작업 중지’ 권고 추진

    6년 간 온열질환으로 27명 사망…인권위 ‘폭염 시 작업 중지’ 권고 추진

    최근 6년 동안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노동자가 27명에 달할 만큼 폭염으로 인한 산업재해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폭염 때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하고 그에 따른 임금을 보전받을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가 현행 법·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로서는 공공 부문 공사 현장에 우선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데, 노동계는 향후 민간 공사 현장에까지 확대·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3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현재 △공공 부문 건설 현장에서 폭염으로 인한 노동자의 작업 중지가 가능하도록 하고 △작업 중지 시간을 근무 중 휴게시간으로 보고 노동시간으로 인정하는 방안 △그에 따른 임금 보전 방안을 마련할 것 등을 고용부에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안건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 여부를 결정하는 안건이 추가됐던 지난달 30일 상임위원회에 보고된 안건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 6년(2014~2019년) 동안 온열질환(열사병, 열 탈진, 열 실신 등)으로 산업재해 피해를 입은 노동자는 총 158명이다. 이 중 건설 노동자가 81명(51.3%)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노동자 27명 중 19명(70.4%)이 건설 노동자다. 건설 노동자와 같이 밖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폭염 대비 정책으로 고용부는 지난해 8월 ‘열사병 예방 3대 기본 수칙 물·그늘·휴식 이행 가이드’(이하 가이드라인)를 만들었다. 이 가이드라인은 △노동자에게 깨끗한 물과 그늘진 장소를 제공할 것 △폭염특보(폭염주의보·경보) 발령 시 노동자에게 1시간 주기로 10~15분 이상씩 규칙적으로 휴식할 수 있도록 할 것 △노동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작업 중지 요청 시 사업주가 즉시 조치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또 일 최고기온 단계별(31도 이상, 33도 이상, 35도 이상, 38도 이상) 대응 요령도 제시하고 있다. ●현장에서 작동 안 하는 정부 ‘폭염 대책’ 가이드라인 그러나 노동계에서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재희 건설노조 교육선전실장은 “건설노조가 지난해 8월 조합원 3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을 때 폭염특보 발령 시 1시간 일하면 10~15분 이상씩 규칙적으로 쉬는 경우는 23.1%(85명)에 불과했다. 건설 현장에는 쉴 곳조차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라면서 “콘크리트를 붓거나 채우는 일을 하는 노동자들은 콘크리트에서 발생하는 열까지 더해진 환경에서 일을 하고, 철근 노동자와 형틀목수 노동자는 사방이 철근으로 둘러싸인, 체감온도가 40도를 넘는 곳에서 일을 해 열사병은 물론이고 체력 및 집중력 약화로 각종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록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이 ‘노동자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다’는 노동자의 작업중지권(또는 작업대피권)을 명시하고 있지만 노동자가 실제로 현장에서 행사하기 어려운 점도 문제다. 전 실장은 “건설 노동자들이 안전 규정대로 일할 것을 요구하면 현장 반응은 ‘지킬 것 지키면 공사 못 한다’, ‘당신 아니어도 일할 사람 많다’, ‘내일부터 나오지 마라’ 등”이라면서 “시간이 곧 돈인지라 어떻게든 빨리 공사를 끝내 공사기간 단축을 통한 이윤 창출을 하려는 건설사에 폭염 대책 등은 안중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급박한 위험’의 범위에 대해 회사와 다툼이 있다. 노동자가 위험하다고 판단해서 작업을 중지하면 회사에서 현장을 점검하고 안전대책을 세운 뒤 작업을 재개하는 게 아니라 노동자를 징계하거나 노동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노동자의 작업중지권 법적 권리지만…행사하면 불이익 우리나라가 2008년 2월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의 ‘산업안전 보건 협약’(제155호 협약)은 ‘자신의 생명이나 건강에 급박하고 심각한 위험이 존재한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작업 환경으로부터 스스로 이탈한 노동자는 국내 여건과 관행에 따라 부당한 결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회원국에는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 작업을 중지한 노동자가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정책을 수립·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최 실장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이유로 작업을 중지한 노동자에게 사업주가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산안법에 명시돼 있긴 하지만 이를 어긴 사업주를 처벌하는 조항이 없다. 고용부는 처벌 조항을 신설하는 입법을 몇 차례 추진했었고, 2018년 12월 11일 김용균씨의 사망을 계기로 산안법 전부개정이 진행될 때 지난해 2월 입법예고한 법안에도 처벌 조항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국회 심의 과정에서 처벌 조항이 삭제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용부가 지난해 2월 입법예고한 산안법 전부개정법률안은 위 이유로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한 노동자에게 해고 등 불리한 처분을 한 사용자를 징역 1년 이하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규정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김용균씨 사망 직후인 2018년 12월 27일 국회를 통과해 올해 1월 16일부터 시행된 산안법에는 이 처벌 조항이 빠졌다. 중대재해가 발생하거나 시정 조치 후에도 유해한 작업 환경이 개선되지 않은 사업장에 작업 중지를 명령할 수 있는 고용부의 작업 중지 명령권도 제한적인 경우에만 행사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 실장은 “지난 6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일하던 일용직 노동자가 온열질환으로 사망하는 일이 있었는데, 사건 초기에 고용부는 작업 중지를 명령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노조에서 강력히 주장해 나중에 작업 중지 명령을 했다”고 밝혔다. ●일용직 많은 건설 현장…작업 중지 시 임금 보전 필요 건설회사가 노동자들을 상시 고용하는 형태가 아니라 공사가 시작되면 그때마다 필요한 인원에 맞게 노동자와 고용관계를 맺는 구조상 건설 현장에는 임시·일용직 노동자가 많다. 통계청이 지난 4월 발표한 ‘2019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 통계자료에 따르면 건설업 분야 임금 노동자 163만 9000여명 중 상용직 노동자(78만 2000여명)보다 임시·일용직 노동자(85만 8000여명)가 더 많다. 그러다 보니 건설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일당(하루 단위로 지급)에 대한 부담으로 폭염 시에도 작업을 계속 하려는 경향이 있다. 최 실장은 “폭염으로 인한 위험의 주 대상이 되는 건설·조선업 현장 노동자들은 임시·일용직이 많다”면서 “임금 보전 방안이 없으면 작업 중지가 노동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문제와 연동돼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폭염으로 노동자들의 작업이 중지될 경우 임금을 보전한다는 규정은 현행법에 없다. 전 실장은 “폭염으로 작업이 현저히 곤란할 경우 발주처가 공사를 일시 정지하도록 하고, 공사기간을 산정할 때 처음부터 폭염에 따른 작업 중지 기간을 고려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폭염의 지속으로 공사기간이 연장됐을 때 그에 따른 손해를 정부가 보전하는 방안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폭염경보가 발령됐을 때 서울시와 그 자치구, 투자출연기관이 발주한 공사 현장 노동자들의 오후 시간 실외 작업을 중지하되 이에 따른 노동자들의 임금을 보전해주는 제도를 2018년 8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공사 현장 편의시설 확충도 과제 인권위는 이외에도 공사 현장의 편의시설 설치 기준을 개선할 것을 고용부에 권고할 예정이다. 현행 건설근로자법(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은 사업주로 하여금 1억원 이상 규모의 건설 공사가 시행되는 현장에 화장실, 식당, 탈의실 등의 편의시설을 설치하거나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수에 비례해서 편의시설을 설치하도록 하는 규정과 편의시설이 어떤 설비들을 갖춰야 하는지를 명시한 규정은 없는 상황이다. 전 실장은 “원청회사 사무실이 있는 간이건물에는 화장실, 샤워실, 탈의실 등이 다 갖춰져 있다. 예전에는 원청사 직원들만 이용할 수 있도록 자물쇠를 채우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노동자들의 항의로 하청회사 노동자들도 사용을 할 수는 있긴 하지만 작업 현장과 거리가 멀어 작업 중에는 사용하기 힘들다”면서 “300여명이 일하는 현장에서도 10여명이 쉴 수 있는 휴게실이 전부라고 한다. 편의시설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런 내용들을 담은 권고안을 다음 상임위원회에 재상정해 수정, 보완하는 작업을 계속 할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조양래 회장, 딸 조희경에 “왜 이러는지…경영권 줄 생각 없어”

    조양래 회장, 딸 조희경에 “왜 이러는지…경영권 줄 생각 없어”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이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주식을 넘긴 것이 갑작스런 결정이 아니라고 밝히며 첫째 딸의 성년후견인 개시심판 청구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31일 조양래 회장은 입장문을 내고 “첫째 딸이 성년후견인 개시심판을 청구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족간 불화로 비춰지는 것이 정말 부끄럽고 염려되는 마음과 더불어 사회적 이슈가 되어 주주분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계시고 직원들도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돼 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입장문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조 회장의 장녀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조희경 이사장은 전날 서울가정법원에 조 회장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조 회장은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고 그 동안 좋은 성과를 만들어냈고 회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며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해서,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 찍어 두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몇 달 동안 가족 간에 최대주주 지위를 두고 벌이는 여러 가지 움직임에 대해 더 이상 혼란을 막고자 미리 생각해 두었던 대로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이라며 “갑작스럽게 결정을 한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말씀 드린다”고 강조했다. 1937년생인 조 회장은 “건강 문제는 매주 친구들과 골프도 즐기고 있고, 골프가 없는 날은 PT도 받고, 하루에 4∼5㎞ 이상씩 걷기운동도 하고 있다”며 “나이에 비해 정말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사랑하는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저야말로 저의 첫째 딸이 괜찮은 건지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라며 딸의 행동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경영권에 욕심이 있는 것이라면, 딸에게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은 단 한 순간도 해 본 적이 없다. 딸은 경영에 관여해 본 적이 없고, 가정을 꾸리는 안사람으로서 잘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돈 문제라면 첫째 딸을 포함해 모든 자식에게 이미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돈을 증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재단에 뜻이 있다면 이미 증여 받은 본인 돈으로 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조 회장은 자신의 재산을 공익활동 등 사회에 환원하는 데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다며 방법은 자신이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식들이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결정권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부디 제 딸이 예전의 사랑스러운 딸로 돌아와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글을 맺었다. 조희경 이사장 측은 전날 한정후견을 신청하며 낸 보도자료에서 조 회장에 대해 “가지고 있던 신념이나 생각과 너무 다른 결정이 갑작스럽게 이뤄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분이 놀라고 당혹스러워했다”며 “이런 결정들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의해 내린 것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조 회장이 지난달 26일 급작스럽게 조현범 사장에게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식 전부를 2400억원에 매각했는데 그 직전까지 그런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며 “조 회장은 평소 주식을 공익재단 등 사회에 환원하고자 했으며 사후에도 지속 가능한 재단 운영 방안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 사장은 지난달 시간외 대량 매매로 조 회장 몫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모두 인수해서 지분이 42.9%로 늘고 최대주주가 됐다. 큰아들인 조현식 부회장(19.32%)과 조희경 이사장(0.83%), 조희원씨(10.82%) 지분을 합해도 30.97%로, 조 사장과는 차이가 크게 난다. 한편 조현범 사장은 하청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 3년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6억150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해 현재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사설] 하청업체 기술 유용 현중에 과징금 고작 10억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그제 하도급업체의 기술을 강압적으로 빼앗은 뒤 납품 거래를 끊은 현대중공업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9억 70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또 현대중공업 법인과 임직원을 지난해 10월 검찰에 고발했다. 현대중공업 측의 불복으로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나 공정위가 밝힌 갑질 행태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 준다. 갑질 피해를 본 하도급업체는 20여년간 현대중공업에 협력하며 국산화에 성공한 세계 3대 피스톤 제작업체로 꼽히는 강소기업이다. 현대중공업은 기술자료를 강압적으로 요구했고, 피스톤 제작업체는 납품을 해야 하는 처지라 부당한 요구에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더욱 기가 찬 것은 현대중공업이 기술자료를 다른 업체에 넘겨 2년 뒤인 2016년부터 피스톤 생산 이원화가 가능해지자 납품 단가를 터무니없이 후려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도 모자라 현대중공업은 2017년 기존 강소기업과의 하도급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는 게 공정위의 조사 결과다. 하도급업체에 대한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는 오랜 관행처럼 쉽게 근절되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례처럼 하도급업체의 기술을 빼앗거나 유용하는 것 외에도 대금 지급을 연기하거나 일방적인 계약을 파기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갑질과 불공정행위가 이어지고 있다. 기술협력이니 상생이니 하면서도 제품을 납품하거나 인력을 공급해야 하는 하도급업체는 여전히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는 게 현실이다. 공정위가 현대중공업에 부과한 과징금은 기술 유용 관련 역대 최고액이라고는 하나 갑질의 정도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다고 본다. 이마저도 2018년 고시 개정으로 과징금 상한이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올랐기 때문에 부과할 수 있었다. 상한선 자체가 낮은 것이다. 1년 전 한화가 태양광스크린프린터를 생산하는 하도급업체의 기술을 유용한 혐의로 적발됐을 때 부과된 과징금은 3억 8200만원이었다. 하도급업체 등 중소기업들의 생명줄과도 같은 기술을 빼앗거나 유용한 행위에 비해 처벌 수위는 지나치게 약하다.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언제나 공정한 거래가 보장돼야 한다. 대기업과 하도급업체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진정한 협력과 상생을 위해서는 최대한 공정한 거래를 유지해야 한다. 공정한 경쟁 풍토를 어기는 기업에는 가혹하리만큼 엄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지금처럼 솜방망이 처벌이 계속된다면 하도급업체에 대한 갑질 등 불공정행위 근절은 요원할 것이다.
  • 日기업들, 동일본대지진 복구비용으로 흥청망청 뇌물 파티

    日기업들, 동일본대지진 복구비용으로 흥청망청 뇌물 파티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일본 정부 예산 중 상당 부분이 관련 기업의 뇌물과 접대비 등으로 증발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복구사업을 수주한 대형 건설사 간부들에게 전달할 목적 등으로 많은 하도급업체들이 회계 부정을 통해 비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런 식으로 조성된 뒷돈의 총액은 최소 1억 6000만엔(약 18억원)에 이르며, 이는 모두 국민이 낸 세금에서 나온 국비”라고 전했다. 아사히는 협력업체들이 조성한 뒷돈은 주로 공사비 부풀리기를 통해 만들어졌으며, 대부분 시미즈건설, 안도하자마, 가시마건설, 다이세이건설 등 대형 건설회사 현장 간부들에 대한 현금 제공, 룸살롱 접대, 해외 여행경비 등에 충당됐다고 폭로했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지역 인근의 방사능 오염 제거 공사를 시미즈건설로부터 하청받은 도쿄도 소재 건설업체의 경우 시미즈건설에 공사비를 부풀려 청구하는 수법으로 수천만엔의 비자금을 마련했다. 이 돈은 시미즈건설 현장 간부에게 10차례에 걸쳐 현금 또는 접대 등 형태로 지급됐다. 후쿠시마현 나미에정에서도 비슷한 수법으로 하도급업체가 조성한 국비 1000만엔이 원청업체인 안도하자마의 현장소장에게 제공됐다. 효고현의 폐기물 처리기계 판매업체는 2014~2015년 부정한 회계를 통해 총 4400만엔의 비자금을 만들었다. 이 돈은 미야기현 게센누마시의 쓰레기 처리공사를 맡긴 다이세이건설 등의 현장 간부에게 전달하기 위해 조성됐다. 이와테현 미야코시 복구공사와 관련해서도 여러 하청업체들이 가시마건설의 현장 간부들에게 주기 위해 약 1억엔의 비자금을 조성했다. 아사히는 “동일본대지진 이후 8년간 도로, 제방, 주택재건 등 인프라 정비에 12조엔 이상, 원전폭발 관련 부흥·재생에 6조엔 이상이 투입됐으며 그 재원은 국민이 부담한 ‘부흥 증세’를 바탕으로 한 국비”라면서 “그러나 복구 현장에서는 고액 접대와 현금 수수 등 대형 건설사와 하도급 업체가 한데 섞인 ‘도덕의 붕괴’가 심각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개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노회찬 전 의원 2주기 종료…노회찬의 꿈, 그리고 유지

    노회찬 전 의원 2주기 종료…노회찬의 꿈, 그리고 유지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노회찬 전 의원 유서 中)“노 의원을 넘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정의당이 지금 여러가지로 어려운데, (노 의원이) 멈추지 말고 나아가라고 하셨잖아요.”(김종철 정의당 대변인)“노회찬 의원을 생각하면 눈물이 안 날 수가 없지만, 이제 울고불고 하는 것보다 미래를 향해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합니다.”(조돈문 노회찬 재단 이사장)고 노회찬 전 의원의 2주기 추모기간(7월 13일~24일)이 24일로 마무리됐다. 노 전 의원을 추모하는 노회찬재단, 노 전 의원이 남긴 유지를 이어가고 그것을 넘어서려는 정의당의 활동을 정리해봤다. ●노회찬의 꿈…원내교섭단체 실패했지만 ‘6411 정신’이어져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지난 18일 경기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노 전 의원 서거 2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고개를 떨궈야 했다. 공직선거법은 개정됐지만, 노 전 의원과 진보정당의 오랜 꿈인 원내교섭단체(20석) 달성에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심 대표는 “그리운 노회찬 대표님. 지난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꼭 만들어서 대표님 대신 물구나무를 서겠다고 약속드렸는데 지키지 못했다. 뵈러 오는 걸음이 무거웠다. 면목이 없어서 그랬다”고 말했다.노회찬재단은 지난 23일 진행된 ‘새벽첫차 6411’ 발매 기념공원에 돌봄노동자, 봉제노동자, 청소노동자들을 방청객으로 모셨다. 노 전 의원의 이름만 부르고 그리워하는 것만 아니라, 구체적인 사회적 약자들의 손을 잡으려는 의도였다고 한다. 조돈문 노회찬재단 이사장은 지난 24일 통화에서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사회적 약자들의 삶의 조건이 개선되는 것이 노회찬의 꿈”이라면서 “노회찬의 꿈을 실현한다는 게 그분들(투명인간들)의 꿈이기도 하고, 재단의 꿈 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공수처법 통과…노 의원 유지가 담긴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차별금지법 노 전 의원은 2016년 7월 21일 20대 국회 최초로 ‘고위 공직자 비리 수사처 설치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그는 “부정부패를 뿌리 뽑는 일을 해야 할 검찰이 자신들 내부에서 ‘부정부패범죄자’들을 키우고, 배출하고 있는 광경을 국민들은 참담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면서 “삼성X파일 떡값검사 명단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저 또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담한 심정”이라며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4+1(당시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를 통해 국회를 통과한 공수처법도 당시 정의당 원내대표인 ‘윤소하 안’이었다. 민주당이 공수처법 통과를 주도했지만, 정의당 등의 협력도 중요했다. 공수처법이 통과된 후 윤소하 전 원내대표는 “공수처법 통과가 정의당에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것은 이 법을 가장 먼저 발의한 의원이 바로 고 노회찬 원내대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노 전 의원이 17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발의한 차별금지법과 20대에서 발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은 당시에 빛을 보지 못했다. 정의당은 21대 국회에서 노 의원이 남긴 유지를 실현하기 위해 두 법을 다시 대표 발의했다. 정의당은 21대 국회에서 1호 법안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내세웠다. 노 전 의원이 만들어 놓은 법안을 토대로 빠르게 발의할 수 있었다고 한다. 노 전 의원의 비서실장이었던 김종철 정의당 대변인은 “2017년 거제 삼성중공업에서 크레인이 무너져서 하청기업 노동자 6분이 돌아가셨다. 노 전 의원이 사고 현장에서 ‘정말 바로잡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고 전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21대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176석을 이끄는 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나선 이낙연·김부겸·박주민 후보 모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지지하고 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대표발의 했다. 정의당은 20대 국회에서 법안 발의 최소조건(10명 동의)을 채우지 못해 발의조차 하지 못했지만, 21대 국회에서는 개원 직후 발의에 성공한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도 차별금지법 제정 움직임도 보이고 있지만, 일부 보수 기독교계의 반발이 강한 만큼 실제 법 통과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심 대표는 지난 18일 노 전 의원 묘지 앞에서 “폭풍우를 뚫고 차별금지법을 반드시 제정해서 아래로부터 민주주의를 단단하게 세워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노회찬을 넘어서기, 노회찬을 기억하기 “하...(노 의원을) 넘는다는 건 조금 어려운 일이고요.” 김 대변인은 ‘노 의원을 넘어서는 방법은 어때야 하나’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노 의원이) 멈추지 말고 나아가라고 하셨잖아요. 정의당이 여러 가지로 어려운 면들이 좀 있었는데 그의 유지대로 오래 버텨야 한다는 마음으로, 성과가 당장 나지 않더라도 (정의당의) 정치를 오래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조문’ 국면에서 당이 몸살을 앓았지만, 노 전 의원이 40년 넘도록 진보정당을 했던 것처럼 길게 보고 정의당의 정치를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다.정의당은 8월 30일 혁신 당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정의당 혁신위는 지난 17일 혁신위 초안을 발표한 후 당원들과 토론을 진행 중이다. 지도체제 등 당내 민주주의를 확대하는 문제, 새로운 리더십 형성의 문제, 당의 정체성 문제 등을 두고 논의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 2중대’에서 벗어나기 위한 당의 정체성 분야는 노 전 의원이 남긴 유산을 뛰어넘어야 하는 논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노회찬재단도 지난 21일 ‘6411 사회연대포럼’ 창립식을 열었다. 그동안 진보진영은 사회주의·사민주의 등 이념이나 독일 등 선진사회의 사회모델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대안 세계의 상을 논의했지만, 현실의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출발했다. 현장에서 이뤄지는 여러 실천을 공유하고 모범 사례들을 발굴해 한국 사회에 적용 가능한 방안을 찾는다는 목표다.조 이사장은 “이제는 추모를 넘어서 노회찬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추모하는 마음은 다 가지고 있지만, 노회찬이 남기고 간 꿈을 다시 확인하고, 꿈을 향해 첫걸음을 다시 내딛는 2주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노회찬을 생각하면 눈물이 안 날수가 없지만 이제 울고불고 하는 것보다 미래를 향해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울지 말자던 60대 중반이 넘은 노학자는 울먹거렸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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