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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勞, 하투에 힘 결집… 9월 법개정 압박

    화물연대와 건설노조에 이어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가 13일 총파업에 돌입, 19대 국회 개원과 더불어 연말 대선을 앞두고 노동계의 하계 투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노총 산하 금융노조도 오는 30일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12년 만의 금융대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동계는 이번 하투를 통해 결집된 동력을 바탕으로 오는 9월 정기국회와 대선 국면에서 노조법 재개정과 최저임금법 및 비정규직법 개정 등으로 투쟁 수위를 점차 높여 나간다는 전략이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심야노동 철폐, 노동시간 단축, 주간 연속 2교대제 도입 ▲원·하청 불공정거래 근절 ▲비정규직 철폐 ▲타임오프제 폐지 등 4대 요구 쟁취를 내걸고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에는 2009년부터 3년간 무파업으로 노사협상을 타결한 현대자동차 노조를 포함해 금속노조 산하 완성차 노조가 모두 참여한다. 이에 따라 전국 152개 사업장 소속 조합원 13만여명이 13일 오후 주야간 4시간씩 1차 총파업에 돌입하고 요구안이 관철되지 않으면 오는 20일 2차 총파업을 할 예정이다. 금속노조가 사실상 전면 총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2008년 이후 4년 만이다. 금속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파업은 우리 사회의 장시간, 저임금 노동체제를 극복하고 1987년 노동자들이 외쳤던 ‘인간답게 살고 싶다’라는 구호를 현실화하는 출발”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지난 10~11일 금속노조 산하 전 사업장에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했으며 82.1%(재적대비 73.1%)의 찬성률로 총파업을 결의했다. 민주노총은 다음 달 28일부터 4일간 산하 조합원이 모두 참여하는 전체 파업도 예고한 상태다. 금융노조는 지난 11일 35개 지부 9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를 13일 공개할 예정이다. 오는 19일 금융노조 임시전국대의원대회, 26일 금융노동자 총파업 진군대회, 30일 총파업 돌입 등의 일정을 잡고 있다. 금융노조는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청년실업 해소 ▲정규직 임금 7% 인상 ▲20만명 대학생 학자금 무이자 대출 지원 ▲비정규직 채용 금지와 제도 폐지 ▲정년연장, 양성평등 및 모성보호 ▲우리금융의 졸속적 민영화 등 관치금융 즉각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연이은 총파업 투쟁과 관련, 노동계 측은 “이번 하투는 19대 국회에서 노동악법 개정을 추진하기 위한 사회 여론을 조성하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노동계는 이번 하계 투쟁에서 노동계의 파워를 보여준 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계산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현대차 노조 4년만에 파업 결의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가 조합원투표를 통해 파업을 결의했다. 현대차지부는 올해 임금협상 파업 돌입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자 4만 979명(전체 조합원 4만 4857명·투표율 91.35%) 가운데 3만 1901명(재적대비 71.12%·투표자 대비 77.85%)이 찬성해 가결됐다고 11일 밝혔다. 이에 따라 노조는 13일 오후 1시부터 주간조 근로자가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간다. 2008년 이후 4년 만의 파업이고 2009년부터 무파업은 3년에서 멈추게 됐다. 야간조 조합원들은 14일 오전 2시부터 4시간 동안 파업한다. 이번 파업에는 현대차지부와 함께 금속노조 산하 완성차 노조가 모두 참여한다. 금속노조는 오는 20일에도 4시간 부분파업을 예고해 놓고 있어 현대차지부의 추가 동참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지부는 지난 5월부터 올해 임금협상을 시작했지만 9차례 교섭이 진행되는 동안 회사가 일괄제시안도 내놓지 않는 등 성실한 협상을 하지 않아 파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회사 측은 금속노조가 정해 놓은 투쟁일정에 짜맞춘 정치파업이라면서 성실한 교섭을 진행하자고 촉구했다. 노사는 올해 임금인상안뿐만 아니라 별도로 노조가 내놓은 밤샘근무를 없애는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안, 모든 사내하청 근로자(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핵심안의 접점을 찾지 못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글로벌 시대] 해외 진출 한국기업에 바란다/이혜주 현대건설 아부다비 지사장

    [글로벌 시대] 해외 진출 한국기업에 바란다/이혜주 현대건설 아부다비 지사장

    해외에 나와 살다 보면, 개인이 속한 기업이나 국가가 자신의 얼굴이 된다. 개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나는 한국을 대표하는 민간 외교관이자 대표선수의 위치에 서게 된다. 그런 연유로 해외에 나오면 모두 애국자가 되는지도 모른다. 아부다비에는 현지 사회를 위한 헌신과 기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해 주는 미담이 전해진다. 이슬람의 종주국인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은 이슬람 이외의 종교는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GCC 국가 중 7개 토후국(Emirate)이 모여 연합국을 형성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예외다. 여기에는 1960~1975년 헌신적인 의료봉사로 아부다비 왕가를 감동시킨 부부 의사의 역할이 컸다. 1960년까지도 아부다비에는 병원이 없었다. 열악한 환경으로 유아 사망률이 50%, 산모 사망률이 35%에 달했던 당시, 미국 국적의 케네디 부부가 자이드왕의 요청으로 현 아부다비 왕가의 고향인 ‘알 아인’에서 ‘오아시스’라는 산부인과 병원을 세우고 헌신적으로 봉사했다. 현 아부다비의 칼리파 왕과 무함마드 왕세자도 이들의 손을 거쳐 태어났다고 한다. 미국인 부부 의사의 헌신 덕분에 의료시설이 전무했던 아부다비 사회에 큰 감동의 물결이 일어났다. 케네디 부부의 헌신에 감동한 자이드왕은 이들에게 소원을 물었다. 케네디 부부는 자유롭게 예배를 볼 수 있는 교회당을 지을 수 있게 해 달라고 간청했고, 자이드왕은 수락했다. 그 후 아부다비뿐만 아니라 각 토후국은 특정지역을 종교단지로 지정해 교회와 성당 등 종교시설을 짓고 자유롭게 예배볼 수 있도록 했다. 오늘날 외국인들이 이슬람 땅인 UAE에서 종교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은 케네디 부부의 감동적인 헌신 덕분이다. 케네디 부부 의사의 이야기에서 보듯이 현지 사회에 대한 헌신과 기여만큼 큰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없을 듯하다.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건설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 건설업체들이 주력 시장으로 삼고 있는 UAE는 최근 많은 공사물량을 쏟아냈다. 한국 건설업체들은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거의 모든 공사에 참여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많은 부분을 직영하면서 다수의 한국 하청업체를 데려다 공사를 수행했고, 이 때문인지 현지 건설업체들은 전보다 일거리를 덜 맡는 ‘풍요 속 빈곤’을 겪게 됐다. 그 결과 현지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아부다비에 반(反)한국기업 정서가 생겨났다. 구미(歐美) 건설업체 직원들은 대부분 가족 동반으로 해외에서 일을 한다. 그러나 한국 건설업체 직원들은 대부분 혼자 해외 현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일하는 경우가 많다. 아부다비의 주택 임대업과 호텔업, 식음료 가게 및 백화점 등 도소매 업종의 경기가 구미 업체가 공사를 수행하던 예전과는 달리 많이 죽어 있다는 불평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기업들도 할 말은 있다. “건설역군으로 아부다비 사회에 기여하는 것은 생각지 않고 현지 기업들의 경제적 득실과 관련된 부분만 부각시켜 한국기업들에 더 많은 헌신을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발주처들은 한국기업들이 경쟁적인 가격, 철저한 공기(工期) 준수와 고품질 시공 등으로 충분히 아부다비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현지 건설업체나 도소매 업체의 불만을 강하게 전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존경과 신뢰를 받는 글로벌기업이 되려면 지구촌 지역민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지 않을까. 한국 건설업체들이 아부다비 건설시장을 주무대로 선전(善戰)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현지의 불만을 귀담아듣고 아부다비 사회에 기여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더 나아가 개발도상국을 비롯한 지구촌 곳곳에 한국 건설인의 따뜻한 손길과 배려가 배어 있는 유·무형의 기여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타인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되는 ‘관시’(關係)는 중국시장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글로벌 비즈니스에 통용되는 제일의 법칙이다. 아부다비에 병원을 짓고 헌신해 감동을 불러일으켰던 미국인 케네디 부부 의사를 다시 생각해 본다.
  • 물류대란 면했지만… 표준운임제 불씨 여전

    물류대란 면했지만… 표준운임제 불씨 여전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닷새 만에 풀렸지만 최저임금을 보장하는 표준운임제와 노동권 보장 등을 놓고 ‘만성적인 물류대란의 위협은 제거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노동계 안팎에선 제도적인 보완책이 뒤따라야 이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7일간 지속된 2008년 6월의 총파업 때도 운송업체와 정부는 ‘운송료 19% 인상’이라는 미봉책으로 사태를 가까스로 넘겼다. 29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이번 파업에선 화물연대와 컨테이너업체들이 운송료 인상에 전격 합의하면서 주요 물류거점을 마비시켰던 2008년 6월의 ‘대란’은 반복되지 않았다. 파업이 조기에 종결된 데는 예상보다 파업 참여율이 떨어진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2008년에는 사상 유례없는 기름값 급등으로 생계형 파업 양상을 띠며 운송거부율이 70%를 넘었지만 이번 파업에선 5일간 7~20%를 오갔을 따름이다. 이런 가운데 표준운임제 법제화, 노동기본권 보장, 산재보험 보장 등 파업의 핵심 쟁점이 해결되지 않아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화물연대는 당초 파업에 들어갈 때 “정부가 2008년 파업 당시 약속했던 표준운임제 도입이 아직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항의했으나 정부의 입장이 워낙 강경해 이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도 못했다. 표준운임제는 다단계 하청구조, 치솟는 기름값 등으로 인해 열악한 노동환경에 내몰린 화물차 운전자들의 생계 보장을 위해 운송거리와 화물량 등을 기준으로 정부가 현실에 맞는 표준요율을 적용하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제도다. 하청과 재하청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알선구조와 유가 급등, 공급과잉에 따른 덤핑운행 등으로 ‘운행할수록 손해가 커지는’ 현재의 화물운송 체제도 문제다. 2008년에도 화주와 화물기사의 상생을 위해 유가연동제 도입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중 화물운송 시장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됐던 다단계 하청은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이 일부 개정됨에 따라 2015년까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낙후된 화물운송시스템 속에서 화주가 지불한 운송료 중 60~70%만 화물기사에게 돌아오는 상황을 해소하려면 화주와 대형물류회사, 차주로 구조를 단순화시키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판 DHL 등 대형물류회사 육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08년 이후 추진된 화물차 감차, 연료 다양화 등의 사업은 흐지부지됐다. 정부가 4년간 50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공급과잉으로 분류된 2만 1000대(10t 이상 기준)의 화물차 가운데 단 392대만 감차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도개선과 관련, “화물연대 파업 직전까지 올 2월부터 5차례의 협상을 통해 제도개선 노력을 펼쳐왔다.”면서 “화물연대 역시 정부의 입장을 인지하고 국회를 통한 입법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납품대금 수개월째 밀려… 하청업체 줄도산 눈앞”

    인천 남동공단은 ‘중소기업 풍향계’로 불린다. 면적은 960만m²로 경기 반월공단(1540만m²)이나 시화공단(1660만m²)보다 작지만, 6500여개 입주업체의 95% 이상이 중소 제조업체다. 1985년 공단이 처음 조성될 때부터 중소기업의 입주만 받았기 때문이다. “남동공단이 어렵다고 하면 대한민국 중소기업이 다 어려운 것”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닌 셈이다. ●“현 위기 내년 하반기까지 가면 정말 어려워” 지난 28일 남동공단을 찾은 조준희 기업은행장을 동행 취재했다. 유럽 위기 확산으로 국내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을 기업들은 어떻게 체감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다. 조 행장은 평소 ‘우문현답’이란 표현을 즐겨 쓴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현장에서 만난 중소기업인들은 한목소리로 앞날을 걱정했다. 당장 수출에 타격을 입거나 자금 사정이 악화된 것은 아니지만 위기가 길어지면 제품 주문이 감소하고, 납품 대금도 못 받고, 은행들도 돈을 빌려주지 않는 최악의 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행장도 “먹구름이 서서히 닥쳐오고 있는데 경기가 언제 터널을 빠져나오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라면서 “내년 하반기에 위기가 끝나면 다행이지만, 그 이후까지 계속되면 정말 어려워진다.”고 내다봤다. 남동공단 초입에 있는 주식회사 동보는 현대기아차 등에 엔진과 변속기 정밀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다. 올해 연매출 2200억원을 바라보는 우량기업이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큰 위기를 맞았다. 세계 자동차 1위 업체 GM이 파산하는 등 업계 상황이 최악이었지만 동보는 연구개발(R&D)에 1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위기를 정면 돌파하려면 친환경 고성능 엔진과 6·8단 변속기 부품의 독자 생산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은행들은 몸을 사리며 대출을 꺼렸지만 기업은행이 지원을 해줬다. 김지만 동보 사장은 “당시 투자가 무산됐다면 업계에서 낙오됐을 것”이라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비 올 때 우산을 뺏지 않는 은행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1979년 설립된 A업체는 원목을 수입해 건설자재로 가공한 뒤 건설사와 수출업체 등에 납품하는 곳이다. 이 회사 B회장은 건설업 불황 때문에 납품 대금이 수개월째 밀려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그는 “최근 20년 넘게 거래하던 벽산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100대 건설사 가운데 30여곳이 워크아웃·법정관리 중일 정도로 업계 상황이 나빠서 우리와 같은 하청 업체들은 줄도산이 눈앞이다.”라고 전했다. ●기업銀 “8월 中企대출 금리 12→10.5%로” 조 행장은 현장을 둘러본 뒤 기자에게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오는 8월부터 중기대출 최고금리를 현 12%에서 10.5%로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다른 은행은 최고 18%까지 물리는 중소기업 연체금리를 13%에서 12%로 낮추겠다고 했다. 무리한 금리 인하로 ‘시장교란’을 일으킨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조 행장은 “중소기업을 살리려고 하는 게 무슨 시장교란인가.”라고 반박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시론] 경제 쓰나미에 대처하는 법/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

    [시론] 경제 쓰나미에 대처하는 법/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

    지속되는 남유럽의 재정 위기,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 조치로 인한 이란과의 전면적인 교역 중단이라는 다발성 쓰나미가 엄습하고 있다. 국내외 전망기관들은 우리 경제 성장률이 당초보다 훨씬 낮은 3% 미만에 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미 지난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6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7로 전월에 비해 4포인트 하락했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의하면, 28∼29일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유로존 지도자들이 심각한 남유럽 재정 위기에 대해 대규모 긴급자금 수혈이라는 단기 해법을 도출할 것인지, 아니면 장기 해법에 대한 합의에 그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공존하고 있다. 지금까지 실행된 구제금융의 결과로 볼 때, 추가적 지원만으로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유로존이 각국 재무장관들과 금융감독 당국들이 하는 임무를 EU에서 수행하는 연방국가의 형태로 나아가, 유로공동채권을 발행하고 동시에 구조개혁안이 뒷받침될 때 유로존은 경쟁력을 갖춘 연방정부 형태의 공동체로 부활할 수 있다는 게 정설이다. 문제는 유로존이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진행되는 금융시장의 무기력과 경기침체로 인한 피해 그리고 정치적 어려움이 맞물려 이를 기다려 줄 수 없다. 따라서 유럽발 위기는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 큰 변동성을 가할 것이고, 근본적 해결책은 시간이 무척 오래 걸릴 것이다. 이제 우리 경제는 이러한 회피할 수 없는 외생변수를 직시하고 새로운 위기대처법으로 이 난국을 헤쳐가야 한다. 우선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는 수출 대기업들이 무역다변화를 통해 수출 엔진이 꺼지지 않도록 질적 경쟁력이 바탕이 된 양적 성장을 유지하도록 전 세계 무역시장에서 전투적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와 함께 어려울수록 공동체의식을 발휘하여 죽어가는 내수 중소기업들과 하청기업들이 동반생존할 수 있도록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정부는 현재 우리 경제에 시한폭탄과 같은 가계부채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서민금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단기 고금리 대출계약들이 중저금리 장기계약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각종 제도권 금융시장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 이들 대출이 주로 주택담보대출이므로 주택가격이 일시에 폭락하지 않도록 수급조절을 통해 부동산시장이 연착륙하는 데 최선을 다하되, 인구사회적 구조 변화를 인정하고 중국과 일본 수요자들에게 주택 구매에 따른 세제 및 금융지원이 되도록 제도적 유인책들도 고려해야 한다. 이제 은행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 부실경영과 관치금융으로 인해 발생한 외환위기로 빈사상태였던 은행을, 경제의 대동맥이라는 이유로 살리기 위해 국민들은 피 같은 세금으로 공적 자금을 지원하고 아무 죄 없는 직원들이 길거리로 내몰리는 구조조정을 묵묵히 감내했다. 나아가 은행에 온갖 수수료 수입들을 보장해 주면서 은행의 수익성을 높여 주었다. 국민들의 희생으로 혜택을 받았던 은행들은 그 수익을 주주의 고액배당이나 임직원들의 고액 연봉으로 자기 배만 불리지 말고 이제 중소기업과 서민금융 지원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통해 보은할 때가 되었다. 금융은 원래 실물경제의 발전과 금융소비자들의 후생이 극대화되는 데 그 존립 목적이 있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저축은행사태를 통해 보면 도대체 이 나라가 외환위기를 통해 금융시스템을 개혁했다고 자랑하던 나라가 맞는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부실정책·부실감독·부실검사·부실감시·대주주 비리·불합리한 지배구조 등이 엮인 금융감독시스템의 총체적 실패를 검찰은 수사 차원에서, 정책당국과 국회는 신뢰회복을 위한 제도 개혁 차원에서 하루속히 바로잡아야 한다. 우물의 쓰레기 청소는 물이 말라 바닥이 보일 때가 적기임을 명심해야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가 있다.
  • [뜨거워지는 하투] 택배·건설 머리띠 매는 夏鬪 ‘후끈’… 이 불황에 머리 싸매는 업계 ‘서늘’

    [뜨거워지는 하투] 택배·건설 머리띠 매는 夏鬪 ‘후끈’… 이 불황에 머리 싸매는 업계 ‘서늘’

    19대 국회 개원과 올 연말 대선 등 정치의 계절을 맞아 노동계의 하계 투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에도 화물연대 파업에 이어 택배, 건설노조 등이 잇따라 파업에 동참하기로 선언하면서 산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건설노조가 27일 총파업에 돌입하고 택배업계도 ‘택배 카파라치 제도’에 강력히 반발하며 새달 1일부터 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카파라치 제도는 다음 달부터 시행 예정인 화물자동차의 유사 운송행위에 대한 지자체의 신고포상금제를 말한다. 정부는 지난해 유사 운송행위를 막기 위해 법적 근거를 마련했고 최근 지자체가 조례를 만들었다. 택배업계는 정부의 방침대로 카파라치 제도가 시작되면 징역 2년, 벌금 2000만원의 폭탄을 맞게 된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택배업계는 서울시를 포함한 수도권 및 경기도 내 택배기사 3만 7000여명 중 절반에 가까운 1만 5000명이 자영 택배업자로 분류돼 카파라치의 주요 표적이 될 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홈쇼핑 등 관련 업계는 택배업자가 물류 운송을 중지할 경우 하루 평균 1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계의 하계 투쟁은 7월 들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새달 13일과 20일 민주노총 산하 최대 세력인 금속노조가 현대차, 기아차, 한국GM 등의 기업지부 중심의 원하청 노조를 모두 결집해 총파업을 예고했다. 심야노동을 막기 위한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 비정규직·정리해고·노동악법 철폐 등이 쟁점이다. 금속노조는 이들 기업지부의 교섭이 8월을 넘길 경우 전체 금속노동자 15만명이 함께 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26일 “민주노총이 경고파업을 하는 것은 8월 총파업을 경고하는 메시지를 MB 정권과 국회에 알리고 노동계의 문제를 국민에게 호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노총의 최대 세력인 금융노조 역시 7월 말 총파업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수차례의 임금 교섭이 결렬됨에 따라 현재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금융노조는 7%+α의 임금 인상안을 요구하고 있으나 금융계는 절대로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노조는 오는 29일 중노위 1차 중재 결정을 지켜본 뒤 임금조정이 실패할 경우 새달 말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노총의 8월 총파업 명분은 ▲비정규직 철폐 ▲정리해고 철폐 ▲노동법 재개정 등 3대 요구사항이다. 노동계의 거센 움직임에 대해 경제계는 대선을 앞둔 정치공세라고 비난한다.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 철회 이후 제2의 정치세력화를 염두에 뒀다는 의미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측은 “민주노총이 요구하는 것은 근로조건 개선과 무관한 정치적 요구사항”이라며 “6·28 경고파업은 근로조건 개선 목적이 아닌 자신들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한 정치파업”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하투는 19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노동계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노총 김장호 정책실장은 “8월 총파업은 19대 국회의 노동 의제를 부각시킴과 동시에 실제로 입법을 추진하고, 나아가 대선에서도 노동 존중이 화두로 등장할 수 있도록 강력한 힘으로 사회여론을 조성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여야가 비정규직 관련법 등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경쟁적으로 발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가 문을 열 경우에 대비한 것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노동계는 이번 하계 투쟁에서 노동계의 파워를 보여 준 뒤 국회 논의과정에서 기선을 제압하려는 수순을 밟고 있다.”며 “노동계는 올 연말 대선 때까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일만·한준규기자 oilman@seoul.co.kr
  • 건설노조도 27일부터 파업… ‘하투(夏鬪)’ 심상찮다

    건설노조도 27일부터 파업… ‘하투(夏鬪)’ 심상찮다

    화물연대의 전면 파업에 이어 전국건설노동조합도 27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해 노동계의 하계투쟁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건설노조는 25일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7일부터 전국건설현장 무기한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며 28일 오후 2시에는 서울광장에서 조합원 2만여명이 집결한 가운데 총파업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8월 28일 전체 총파업을 준비 중이다. 한편 한국노총도 이날부터 28일까지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철야농성에 돌입하는 등 본격적인 하반기 투쟁에 돌입했다. 금융노조도 우리금융 민영화 및 메가뱅크 저지, 및 비정규직 철폐 등을 요구하며 7월말 총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금속노조에서는 7월 13일과 20일 이틀에 걸쳐 현대차 등 완성차 원하청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오원춘 항소’ 부글부글 ‘문재인 출마’ 와글와글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오원춘 항소’ 부글부글 ‘문재인 출마’ 와글와글

    한 주 동안 가장 많은 클릭을 유도한 검색어는 오원춘 항소다. 지난 19일 수원지방법원은 20대 여성을 납치·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오원춘이 A4 용지 1장 분량의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사형이 인간 생명을 박탈하는 반인륜적 처벌일지라도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2위는 문재인 대선출마 소식이다. 민주통합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 상임고문은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독립공원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무엇보다도 개발독재 모델의 유산을 청산해야 한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민주적이고 공정한 시장경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3위는 전국 택시 파업이 차지했다. 지난 20일 택시업계가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안정화와 요금 인상을 요구하며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전국의 택시 25만 6000여대 중 22만대가 운행을 멈춘 탓에 새벽과 밤 시간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김여사 사망 사고가 그 뒤를 이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인천 부개동 사거리 교통 살인사건 김여사’란 제목의 동영상이 올라 왔다. 고급 수입차를 몰던 50대 여성 운전자가 현금 수송차량을 들이받는 장면인데,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5위는 그리스 총선결과다. 지난 17일 그리스 2차 총선에서는 긴축안에 반대해 구제금융 전면 재협상을 주장한 급진 좌파 시리자를 누르고 보수성향 신민주당이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신민주당은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사회당 등과 연립정부를 구성, 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과 추가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전자 애플 승소가 6위에 올랐다. 지난 20일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은 애플의 아이폰4와 아이패드가 삼성전자의 3세대(3G) 이동통신 특허를 침해했다며 피해 보상 판결을 내렸다. 7위는 팍스콘 회장의 한국 폄하 파문이다. 아이폰을 하청 생산하는 타이완 팍스콘의 궈타이밍 회장은 지난 18일 주주총회에서 일본 샤프와 협력 방안 등을 설명하던 중 ”일본인은 뒤에서 칼을 꽂지 않아 존중하지만, 가오리방쯔(한국인을 뜻하는 비어)는 다르다.“는 막말을 했다. 8위는 디아블로3 환불. 블리자드 코리아는 21일 오전 5시를 기준으로 최고 40레벨 이하의 캐릭터를 보유했지만, ‘디아블로 3’에 만족하지 않는 사용자에게 전액 환불을 한다고 밝혔다. 지현우·유인나 데이트가 9위에, 프로축구 빅매치였던 서울-수원전 폭력 사태가 10위에 올랐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6조원대 태양전지 기술 유출될 뻔

    정부출연금 등 2700억원이 투입된 태양전지 생산 관련 국책기술을 중국으로 유출하려던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태양전지 제조 기술은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며, 대한민국 10대 신기술로 선정돼 해외로 유출됐을 경우 6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이 예상됐다.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 김태철)는 21일 자신이 근무하던 회사의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김모(44)씨 등 5명을 붙잡아 김씨 등 4명을 구속 기속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김씨는 지난해 9월 경기 광주시에 있는 J사에서 부사장으로 근무하며, 태양전지 생산장비 제조기술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기술 등을 외장 하드에 담아 외부로 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J사는 2009년 태양전지를 원스톱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 대한민국 10대 신기술로 선정됐으며, 매년 43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태양전지 생산 기술은 개발하는 데만 정부출연금 813억원 등 연구개발비 2700억원이 투입됐으며, 시장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60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J사는 전체 10%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어 해당 기술이 해외로 유출됐을 경우 6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피해가 예상됐다. 검찰 조사 결과 김씨 등은 금전적인 대가 대신 빼돌린 기술을 하청업체에 넘겨 태양전지 생산장비를 제조한 뒤 중국에 판매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판매망 확보를 위해 중국 H그룹을 포섭했고, 생산 장비를 수출하는 대가로 2016년까지 제조 기술을 이전해 주기로 했다. 태양전지 생산 기술은 모든 파일이 암호화돼 있는 등 나름대로의 보안체계를 갖췄으나 임원의 경우 보안 시스템을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돼 수시로 열람이 가능했다. 출퇴근 시 가방 등 소지품 검사도 부실하게 이뤄졌다. 이에 따라 김씨 등은 보안 시스템이 소홀한 심야 시간이나 휴일을 이용해 16만개에 달하는 파일에 수시로 접근, 기술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올 3월 J사의 영업비밀이 중국으로 유출될 우려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수개월간 이들의 행적을 추적해 범행 전모를 파악, 주거지 등에서 잠복하다 최근 중국으로 출국하려던 이들을 붙잡았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새는 양날개로 난다/오일만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새는 양날개로 난다/오일만 경제부 차장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유학자 율곡 이이(李珥) 선생은 평생 ‘색깔론’에 시달렸다. 16세 때 어머니 신사임당의 죽음을 계기로 삶과 죽음에 대해 번민하던 그는 19세 때 금강산에 들어가 불경 공부에 매진한 시기가 있었다. 1년 남짓 그의 ‘방황’은 끝을 맺고 조선조 유교문화를 꽃피운 대유(大儒)로서 우뚝 솟은 인물이 됐다. 하지만 그가 한때 불교에 심취했다는 것 자체는 반대파들에 아주 좋은 먹잇감이 됐다. 유교사회에서 친불론자라는 딱지는 아마도 스탈린이나 마오쩌둥의 공산주의 시대 주자파(走資派)나 1950년대 미국의 매카시즘 당시의 공산주의자, 우리의 군부 독재시대의 ‘빨갱이’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격화되던 당쟁 속에서 사문난적으로 몰린 이이는 수차례 파직과 칩거를 거듭할 정도로 벼슬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성리학 이외의 모든 학문을 이단으로 몰았던 엄혹한 조선의 땅에서 이이는 불교는 물론 노자 사상도 과감하게 수용해 삼교합일(三敎合一)을 시도한 창조적인 지성인이었던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가 유학자로서 숭앙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이 선생의 인생 여정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종북좌빨’과 ‘보수골통’ 논쟁에서 보인 아쉬움 때문이다. 양자택일의 논리, 흑백의 이분법적 논리가 횡행하면서 상대방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정치공학적 접근으로 변질되는 느낌이 짙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100년 전 소련의 볼셰비키나 히틀러의 파시즘처럼 섬뜩한 광기마저 엿보인다. 화해협력과 평화공존을 주장하는 온건진보 세력에도 종북이란 프레임으로 딱지를 붙이는 것은 21세기 글로벌 시대가 요구하는 사상논쟁과는 거리가 멀다. 건강한 국가는 경제적으로 중산층이 두꺼운 사회인 것처럼 이념적으로도 다양한 스펙트럼을 포용해야 한다. 새가 양날개로 나는 것처럼 국가가 발전하기 위해선 보수와 진보는 서로 다른 가치를 인정하고 공존 속에서 서로가 경쟁하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 분단과 한국전쟁의 아픔을 겪은 우리로서 북한 접근법은 참으로 어렵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 동안엔 하나의 민족이란 감정적 접근도 해봤고, MB정권은 지난 5년 가까이 적대적 국가로서 문을 걸어 잠그는 선택도 해봤다. 지난 15년을 돌아보면 이념적으로 이복형제 격인 남북한이 ‘원수로 지내면 안 된다’는 공존의 필요성을 보다 절실하게 깨닫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복지논쟁도 마찬가지다. ‘보편적이냐, 선택적이냐’를 놓고 진행되고 있는 우리의 복지논쟁은 그 자체로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국가가 존립하는 한 주류 사회에서 밀려난 소외계층을 지원하고 궁극적으로 ‘패자 부활’이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복지의 주요한 기능이다. 그럼에도 지금의 논쟁은 보수와 진보를 구분하는 편가르기 식으로 변질되고 있다. 복지를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로 생각하고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큰 그림 속에서 복지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복지국가의 대표적 모델인 스웨덴을 보자. 그 많은 돈을 국민들의 복지에 쓰면서도 스위스 국가경영개발원(IMD)이 평가한 국가경쟁력(2012년)에서 5위에 올라 있다. 우리는 22위, 일본은 27위였다. 50%가 넘는 조세부담률을 기꺼이 수용하면서도 노동자의 실업과 기업의 도산을 당연시하는 엄격한 경쟁사회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관건이다. 진보적 색채가 강한 사회민주당과 경쟁력을 중시하는 보수당이 번갈아 집권하면서 공존의 정책을 만든 점에서 부럽기 그지없다. 차는 브레이크가 있어야 달린다. 브레이크가 망가지면 그 비싼 롤스로이스도 무용지물이다. 브레이크가 불안해도 속도를 내지 못한다. 튼튼한 브레이크는 질주를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인 것이다. 공존의 묘미를 체득하지 못한 사회가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마도 백년하청(百年河淸)일 것이다. oilman@seoul.co.kr
  • [씨줄날줄] 착한 가게/임태순 논설위원

    ‘착하다’는 말이 유행이다. 마음씨가 곱고 바른 자들에게 붙는 ‘착한’이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사용된다. 한발 물러서 사회적 약자나 병자를 돕고 치유해 주는 자선단체나 병원 등에 붙어도 하등 이상할 게 없다. 하지만 최근 ‘착한 열풍’ 속에서 ‘착한’이라는 말은 부적절해 보이는 단어와 결합돼 쓰이는 경우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기름값이 싼 주유소를 ‘착한 주유소’라고 하고 하청업체와 돈독한 협력관계를 유지한 대기업을 ‘착한 기업’이라고 부른다. 물건을 구입하면 수익금의 일부가 자동으로 기부되는 것을 ‘착한 소비’라 하고, 지구촌 빈민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기술을 ‘착한 기술’이라고 한다. 제품의 디자인이 노약자나 장애인들을 배려했으면 ‘착한 디자인’이라고 한다고 하니 새삼 언어의 확장력과 창조성에 감탄하게 된다. 우리 사회가 착한 신드롬에 빠지게 된 것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삶이 각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출세하려면 좀 모질어져야 하고 강하고 위압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성공방정식에 대한 반작용으로 남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따뜻한 마음, 착한 사람이 그리워지게 됐다는 것이다. 착하다는 말에는 남에 대한 헌신, 희생, 배려 등이 담겨 있는 것은 물론 선하다는 윤리적 의미도 담겨 있다. 그러나 미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글로버 박사가 쓴 ‘착한 남자 신드롬’에서 보듯 적지 않은 사람들이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자기를 낮추고, 싫어하는 마음을 억지로 감추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고 삶도 피곤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에는 남을 위해 무조건 희생하고 양보만 하는 착한 사람이 아니라 상대편이 잘못한 것이 있으면 정당하게 지적하고 따지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물건 값이 싼 ‘착한 가격업소’ 7123곳을 선정, 발표했다. 대전 서구의 중식당 ‘니하오’는 자장면을 2500원 받고 있으며, 부산 해운대구의 목욕탕 ‘정선탕’은 2000원이면 목욕을 할 수 있다. 모두 시중 가격의 절반이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아침 일찍 장을 보고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가족들이 일을 거드는 등 나름대로 비법을 쓴 덕분이다. 고물가 시대에 서민들의 시름을 덜어주는 착한 가게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 주위에는 바가지를 씌우고 저질재료를 쓰는 나쁜 업소들도 많다. 착한 가게는 아니더라도 좋은 가게, 정직한 가게, 공정한 가게라도 많았으면 좋겠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흔들리는 세계경제] 수출·수입 동시 감소… 일부 공장 감산 ‘직격탄’

    [흔들리는 세계경제] 수출·수입 동시 감소… 일부 공장 감산 ‘직격탄’

    “생산기계, 부품, 원자재 등 수입 물량도 일제히 줄었는데, 이는 생산현장에서 감산(減産)이나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수출 전선에 어둠에 드리우자 수출하청 중소기업들이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등의 수입을 줄이면서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줄어드는 이른바 ‘불황형 흑자’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불황형 흑자는 경기가 장기 불황에 접어들 때 수입 감소량이 수출 감소량을 앞지르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일시적인 수출 부진보다 산업경제에 더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 5일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에틸렌 등 국내 일부 석유화학 공장은 벌써 감산에 돌입했다. 중소기업들은 ‘수입 감소’의 다음 단계는 하청 공장들의 ‘감산’과 중소기업들의 ‘도산’인 만큼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로서도 이를 타개할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 5월 수입은 전년 같은 달보다 1.2% 감소한 448억 달러, 수출은 0.4% 감소한 472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무역수지는 24억 달러 흑자를 냈으나, 그 속을 뜯어보면 장기적으로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 수입 부문에서 자본재(-13.6%)와 소비재(-9.5%)뿐만 아니라 그동안 고유가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던 원자재(-3.3%)마저 3월 이후 첫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과 비철금속은 국내 업체의 수입 대체와 수요 부진 등으로 수입 감소세를 보였다. 또 반도체 제조용 장비, 자동차 부품 수입도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소비재인 돼지고기, 플라스틱 제품 등도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원유(18.2%)만 빼고는 비철금속(-17.8%), 반도체장비(-20.1%), 자동차부품 (-18.1%), 철강제품(-47.6%) 등 모든 품목의 수입이 줄었다. 이태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 수입 감소의 원인은 세계 경제위기로 인한 수출 감소에 따른 자본재와 원자재 수입 감소 때문으로 풀이된다.”면서 “미국 경제까지 흔들리면 국내 공장들의 감산 조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4대강 사업 40억 횡령·상납

    대구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최경규)는 24일 4대강 사업과 관련, 공사비를 부풀리는 등의 방법으로 40억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전 낙동강 칠곡보 현장책임자인 대우건설 상무 지모(55)씨와 하청업체 대표 백모(55)씨 등 7명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또 공사 관리감독기관인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소속 공무원 5급 김모(53)씨와 6급 이모(51)씨 등 2명이 이들로부터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국토부는 이들 직원을 이날 직위해제 했다. 구속된 지씨 등은 노동자들에게 서류상 임금을 지급하는 수법으로 4년여 동안 비자금 40억원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원청업체인 대우건설이 인건비 등을 부풀려 공사를 발주하면 하청업체가 돈을 남겨 거꾸로 대우건설에 상납하는 수법을 써왔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SKT “2차 협력사도 동반성장 함께해요”

    SKT “2차 협력사도 동반성장 함께해요”

    “구매 계약 체결 뒤 2차 협력사 결제 조건으로 1차 협력사에 자금을 지원합니다.” SK텔레콤이 1, 2차 협력사 간 동반성장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1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2차 협력사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국내 기업 처음으로 구축한 것이다. SK텔레콤은 2차 협력사에 대한 대금 지급을 보장해 주는 동반성장 종합 지원시스템인 ‘윙크’(WinC)를 도입한다고 21일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에서 IBK기업은행 및 기업신용 정보업체인 나이스디앤비와 업무협약을 맺고 동반성장 지원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동반성장 종합 지원시스템인 윙크는 2차 협력사 지원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 SK텔레콤이 1차 협력사에 신용을 보증해 주고 IBK기업은행은 이 계약을 바탕으로 기업신용이나 담보, 보증수수료 없이 자금을 제공한다. 1차 협력사는 2차 협력사에 자재 구매를 위한 자금을 즉시 현금으로 결제할 수 있어 2차 협력사의 원활한 자금 회수가 가능해진다. 이 제도를 통해 2차 협력사는 납품 초기에 판매 대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되고, 1차 협력사도 손쉽게 자금을 융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SK텔레콤은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우선 300여개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윙크를 적용하고 향후 1000개에 달하는 1차 협력사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1, 2차 협력사 간 대금결제가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는지 꾸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이를 잘 지키는 협력사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윙크 시스템에는 협력사 간 동반성장협약을 쉽게 맺을 수 있도록 하는 전자협약 기능, 2차 협력사에 납품단가 조정 알림 기능 등을 포함했다. 또 중소기업의 경영지원을 위한 자가경영진단 기능과 거래처 관리 기능도 있어 중소기업 업무에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했다. 하성민 SK텔레콤 대표는 “윙크 도입을 통해 SK텔레콤의 협력사들 간 자율적 공정거래 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SK텔레콤은 협력사들과 함께 성장한다는 자세로 동반성장 문화 확립에 앞장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인천시 재정난 ‘도미노’ 우려

    인천시의 재정난이 민간 부문에까지 여파를 미치는 ‘도미노’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18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현재 각종 관급공사 등과 관련해 시가 지급하지 못한 체불금은 5000여억원에 이르고 있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 공사의 경우 2014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향후 2개월 내 최소 1000억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만 인천도시철도건설본부장은 지난 17일 인천시의회 임시회에서 “현재 (인천시의) 자금문제는 한계에 도달한 상태”라며 “앞으로 2개월 내에 공정률에 따라 청구될 기성금 1000억원을 마련해야 공사 중단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도시철도건설본부는 공사에 필요한 시비 3108억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며, 올해 1분기에 확보해 놓은 시비는 100억원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는 원청업체들이 하청업체의 공사대금을 대신 지급하고 있지만, 시의 공사비(기성금) 지급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근로자 임금체불 등 민간 분야로 피해가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인천시 관계자는 “경상비 절감 등을 통한 긴축재정과 추경을 통해 확보하는 자금으로 매듭을 풀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새누리, 경제민주화 방법론 ‘클릭’

    새누리당이 올해 대선의 주요 화두가 될 ‘경제민주화’ 방법론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여연)가 11일 주최한 ‘경제민주화, 어떻게 할 것인가?’ 비공개 정책간담회는 경제민주화 관점에 대한 시각차가 드러난 자리였다. 경제분야 주요 국책 연구기관장들과 새누리당 경제통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야당과의 경쟁에서 ‘경제민주화’ 이슈 선점이 필수적이라는 공감대는 이뤘지만 방법론을 놓고선 견해차를 보였다.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조원동 조세연구원장, 윤창현 금융연구원장, 김동선 중소기업연구원장, 최병일 한국경제연구원장, 한철수 공정거래위 사무처장이 토론자로 나왔다. 당에서는 여연 소장인 김광림 의원을 비롯해 나성린·유일호 의원, 강석훈·안종범 당선자 등이 모습을 보였다. 헌법 제119조에 명시된 경제민주화 개념에 대해 진영별로 이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의 싱크탱크 격인 한경연의 최 원장은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 문제가 대기업의 잘못만은 아니다.”라면서 “애플, 토요타 같은 세계적 기업은 살벌한 국제경쟁 속에서 하청업체를 더 압박하고 괴롭히는 게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민주화를 재벌에만 포커스를 맞춰 재벌해체로 몰아가는 건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소기업을 대변하는 김 원장은 “중소·영세기업은 ‘3불’(인력·자금·기술 부족)이 현실”이라면서 적합업종선정 등 상생제도 운영의 어려움, 카드·백화점·홈쇼핑 수수료 문제 등 정부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안종범 당선자 등을 중심으로 “시장 중심의 공정경쟁 확립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건설업계 ‘눈물의 적자수주’ 왜?

    건설업계 ‘눈물의 적자수주’ 왜?

    “요즘 국내에서는 공사해서 남는 게 없어요. 하지만 어떻게 합니까. 그 많은 인력을 놀릴 수도 없고….”(A 대형건설업체 사장) “공사가 끝나갈 때쯤엔 손해가 났다며 공사비를 더 달라는 하청업체와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합니다.”(수도권 B 중소건설사 대표) 건설업계가 공공공사 공사비가 낮다고 아우성이다. 건설사 10곳 가운데 9곳은 공공공사를 해서 수익을 내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도 공사는 끊임없이 따낸다. 속으론 남아서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9일 대한건설협회가 지난 4월 2일부터 20일까지 상위 300개 건설사 및 대표회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업체의 85%가 공사비 수준이 적정하지 못하다고 응답했다. 또 최근 1년간 수행한 공사 중에 적자가 예상되는 공사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51%가 ‘있다’고 답했다. 최저가 대상 공사의 경우는 응답자의 52%가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1년간 수행한 공공공사에서는 설문대상 업체의 95%가 이윤 없이 공사를 했다고 응답했고, 이 가운데 50%는 일반관리비조차 확보할 수 없을 정도라고 밝히는 등 손해보는 현장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최근 최저가 대상 공사 평균 낙찰률(낙찰금액을 예정가로 나눈 비율)이 72~73% 선이었다. 지난해 9월 발주한 새만금지구 산업단지 2공구는 낙찰률이 54.9%였다. 수익이 나지 않는데도 건설업체들이 무리하게 수주를 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실적과 인력 활용 문제. 수주를 하지 않으면 외형이 줄어들고, 인력이나 장비를 묵혀두면 손해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 한 건설업체 임원은 “대부분의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임기 3년 동안 외형이 주는 것을 피하기 위해 무리하게 수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적자를 2~3년 나눠서 반영하면 표가 나지 않을 것 같지만 누적되면 회사에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하청업체에 부담을 전가하는 경우도 있다. 하청업체도 일감 확보차원에서 저가로 수주를 하지만 결국은 손해가 나 부도를 내고 쓰러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수도권의 한 하청업체는 저가로 수주했다가 손해가 나자 원청업체의 약점을 잡고 공사비를 더 달라고 협박한 경우도 있다. 건설업계의 한 원로는 “최저가 제도를 한 10년 지속해서 무리하게 공사를 따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든지, 아니면 최저가의 취지도 살리면서 적정 공사비를 보전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을 이루든지 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 상황이 지속되면 건설업계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부실 공사의 우려도 커진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장태평 징검다리] 경쟁의 르네상스

    [장태평 징검다리] 경쟁의 르네상스

    얼마 전 로버트 프랭크의 ‘경쟁의 종말’이라는 책이 인기리에 읽힌 적이 있다. 그는 무한경쟁만 추구하는 지금의 시장경제가 수컷 말코손바닥사슴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한다. 그들은 크고 멋진 뿔을 가질수록 암컷을 차지하기 쉽고, 그래서 점점 뿔은 크게 진화한다. 그러나 거대한 뿔은 번식을 위한 경쟁에 필요하지 외적을 막는 무기가 되지는 못한다. 오히려 이렇게 경쟁적으로 진화한 결과, 포식자들에게 잡아먹히기 쉬운 종족이 된다. 개인은 좋으나 전체는 심한 경쟁을 통해 나쁘게 된다는 말이다. 프랭크는 승리한 1등이 모든 부를 독차지하는 자본주의 사회가 이와 같다고 하면서 이 사슴의 사례를 들었다. 전통적 경제이론이 굳건히 믿었던 ‘보이지 않는 손’은 상대적 능력에 따른 보상, 특히 능력의 차이만큼 비례하여 주어지지 않고 너무 많은 몫을 차지할 수 있게 하여 경쟁의 치명적 결함으로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그는 미래의 경제 질서로 경쟁이 아닌 ‘분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쟁의 종말이다. 그는 더 이상 경제 문제를 ‘보이지 않는 손’에만 맡겨둘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렇다. 경쟁에 비용과 에너지가 필요 이상으로 낭비되고 경쟁에서 우위에 서면 부와 권력이 편중되는 일이 발생한다. 또 개개인의 이익이 집단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절대적 손해를 끼치는 경우도 보아왔다. 그러나 경쟁이 무조건 나쁜 것으로 오해되어서는 안 된다. 모든 생물은 나름대로 생존에 유리하게 진화되었다. 무스사슴의 뿔처럼 불리하게 진화된 경우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몇 가지의 사례를 일반적인 진화의 흐름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큰 흐름은 “경쟁을 통해서 진화한다.”는 것이다. 경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본성에 기초하여 나타나는 자연적인 현상이고 속성이다. 마찬가지로 경쟁은 사회적 현상의 속성이기도 하다. 이는 국가나 기업의 흥망을 보면 알 수 있다. 조선은 일본보다 앞섰으나 근세에 쇄국정책 때문에 뒤떨어지게 되었다. 인도와 중국은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때문에 2차대전 이후 뒤졌다가 최근 개방과 경쟁을 통해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다. 북한과 남한의 발전 격차가 어디에서 온 것인가? 경쟁이 없는 사회는 생명력이 없다. 경쟁은 사회를 발전시키는 산소와 같고 빛과 같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의 국가로 발전하게 된 것도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가능했다. 자본주의에 문제가 있다면, 경쟁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경쟁에 있다. 아니, 오히려 모든 문제는 탐욕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완전경쟁을 통하여 우월한 자는 강자가 되고, 강자가 된 자는 모든 것을 독점하게 된다. 종족에 불리하거나 세상이 무너져도 개별적인 탐욕은 계속된다. 강자가 독점화하면서 경쟁이 소멸하게 된다. 대기업은 시장을 지배하고, 하청 중소기업을 지배한다. 여러 수단을 통해서 경쟁을 제한하고 시장을 왜곡시킨다. 이미 강자가 된 기득권 세력은 여러 수단을 통해서 참입을 제한한다. 산업의 문을 닫고 나라의 문을 닫는다. 이는 무자비한 경쟁의 결과로 보이지만, 실상은 어느 순간 경쟁이 소멸되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이다. 착한 경쟁의 시스템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경쟁과 분배는 대칭의 개념이 아니다. 분배는 경쟁의 목적이고, 잘 분배하는 것은 좋은 경쟁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전제가 된다. 공산체제하의 소련에서는 감자가 온 국민이 다 먹고 남을 만큼 생산됐으나 배급과정을 통해 만성적으로 공급이 부족하였다고 한다. 분배방식에 경쟁이 없었기 때문이다. 창고에서 잠자고, 운반되면서 멸실되고, 시스템이 경직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경쟁은 사람들의 일할 의욕과 성취 동기를 높이고, 자신이 가진 자원의 효용을 극대화하여 보다 나은 성과를 내도록 독려하며, 조직에 있어서도 상승작용을 일으켜 혁신을 이루게 한다. 착한 경쟁, 따뜻한 경쟁, 통합의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 새로운 방식의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 경쟁의 종말을 고할 것이 아니라 경쟁의 르네상스를 일으킬 때다. 한국마사회장
  • [시론] 추락하는 원전 신뢰 되찾아야 할 때/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시론] 추락하는 원전 신뢰 되찾아야 할 때/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최근 원전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 중고부품에 이어 모조부품 사용, 한국수력원자력 고위간부의 납품비리 연루 등 각종 비리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그동안 잦은 고장과 은폐 등으로 불안하게 해왔던 터라 이번 비리는 원전 안전의 총체적 부실을 보여주는 건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심지어 빙산의 일각이 아닌가 하는 걱정마저 든다. 게다가 사업자는 대국민 사과는커녕 원전 안전과 무관하다느니, 국내제품이 싸고 좋다느니 동문서답으로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감독자는 이번에도 어디 있는지 찾을 길이 없다. 누구 하나 초연하게 나서 문제의 정곡을 찌르지 못하는 사이 또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지난 2월 고리 1호기 계획예방정비 기간에 일어났던 인적 오류, 절차 무시, 기기 고장, 늑장보고 등. 그도 모자라 이젠 고리, 영광, 월성 원전 납품비리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울진은 괜찮을까, 신고리, 신월성, 신울진은 온전할까? 이젠 우리 상상의 한계를 훌쩍 넘어섰다. 원전 부품은 심사를 거쳐 부품 공급업체로 등록된 경우에만 납품자격을 갖게 된다. 이 때문에 특정업체가 오랜 기간 독점적으로 부품을 공급하게 돼 유착관계가 형성되기 쉽다. 따라서 이번 울산지검의 수사로 고구마 줄기처럼 원전 비리가 줄줄이 뽑혀져 나오는 것이다. 돌아보건대 사업자와 규제자는 얼마나 많은 다짐과 약속을 해왔던가. 그들의 설익은 탁상공론을 비웃기라도 하듯 원전 뒤안길에선 뿌리가 썩어가고 있었다. 뿌리가 썩으면 약한 바람에도 나무가 쓰러질 건 명약관화하다. 어쩌다 여기까지 온 걸까. 무엇보다 30년 넘게 닫힌 조직문화와 솜방망이 규제문화, 유아독존 원전 당국의 합작품이다. 더욱이 세계 최고 운영실적, 세계 최저 고장사례 등의 숫자와 달콤한 원전 수출 등이 대한민국 원자력의 울타리를 높이는 사이 정부와 당국은 그들만의 동아리에서 안주하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일본 후쿠시마 사태가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큰 교훈은 자연재해보다 인재(人災)가 훨씬 더 무섭다는 거다. 대형지진과 지진해일이 뒤따랐지만 정작 후쿠시마 원전을 망가뜨린 건 사람들이었다. 원천적 설계 오류, 전문가 경고 무시, 사업자 늑장대응, 감독자 우왕좌왕. 근데 이런 인간재해보다 더 자주 원전을 괴롭히는 건 다름 아닌 각종 ‘부품 고장’이다. 그런데도 우리 원전 관계자는 별거 아니라는 투다. 녹슨 기기를 몰래 하청업자에게 건네주고 새것으로 둔갑시킨 다음 웃돈 주고 사도 미안하지 않고, 외제 밀봉 단품을 빼내어 베껴놓고도 국내특허 받고 성능실험까지 국산화에 한몫했다고 오히려 자랑이다. 만약에 이 사실이 외국 정품업체에 알려지면 지적재산권 분쟁은 물론 우리나라 원자력 위상은 말이 아니다. 이쯤 되면 납품비리를 넘어 사업윤리 문제요 상업도덕 문제이다. 하루빨리 치유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더 터질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다. 원전을 바라보는 국민의 눈은 후쿠시마에 이어 국내원전 사고 은폐, 납품비리 이전과 이후가 완전히 달라졌다. 정부와 당국이 이럴 때일수록 국민과 슬기롭게 대화하지 못한다면 해외 수출은커녕 국내사업도 앞날이 암울하다. 지구 온난화를 해결할 현실적 대안,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의 신성장동력, 2030년 세계 3대 원전수출강국 등으로 원자력이 자리매김하려면 설비투자가 능사가 아니다. 조직과 사람과 문화가 모두 뼈를 깎는 노력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구태의연한 수직적·폐쇄적 낡은 조직을 뜯어고쳐야 한다. 무사 만능주의가 팽배한 공기업의 틀을 깨고 나와 거대 국제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한 무한경쟁체제를 들여와야 한다. 처절한 세계 원전 장터에서 공기업이 설 자리는 아무 데도 없다. 원전의 국민 신뢰회복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추상적이고 애매한 약속보다는 작은 실천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시점이다. 원전이 내 집 마당에 있다고 생각해 보라. 눈앞의 해외 수출을 걱정할 게 아니라 발등의 국민과 환경부터 돌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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