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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공, 비행접시 모양…이것이 미래 드론

    새, 공, 비행접시 모양…이것이 미래 드론

    이른바 ‘드론’으로 불리는 무인항공기(UAV)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듯하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한 드론 컨퍼런스에서 저마다 새로운 기술을 보유한 드론이 공개돼 자태를 뽐냈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디펜스원 등에 따르면, 지난 4~7일 미 애틀랜타에서 ‘국제무인시스템협회’(AUVSI)가 개최한 ‘무인시스템 2015’ 컨퍼런스에서 미국과 캐나다, 프랑스 등이 공개한 드론이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미 캘리포니아 전기추진장치 업체 ‘조비’(Joby)가 개발한 전기 구동 드론 ‘로터스’(Lotus)는 날개 끝에 달린 프로펠러를 사용해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다. 양날개에 달린 프로펠러는 드론을 수직으로 띄운 뒤 앞으로 비행하는 순항 기능에서는 날개 모양에 맞춰 변형하고 꼬리 날개에 달린 프로펠러가 추진력을 제공하는데 그 모습이 마치 독수리와 같은 맹금류와 흡사하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또다른 업체 ‘라데우스랩’(Radeus Labs)이 개발한 원반형 드론 ‘라데우스’는 측면에 달린 프로펠러처럼 생긴 날개가 회전해 구동하는데 시속 97km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다. 오클라호마주립대와 ‘언멘드 카우보이스’(Unmanned Cowboys)가 공동 개발한 ‘아틀라스’(Atlas, All-Terrain Land and Air Sphere)라는 구형 드론은 공처럼 생긴 외골격 속에 비행에 필요한 프로펠러가 있어 부딪혀도 떨어질 염려가 없다. 프랑스 업체 ‘인포트론’(Infotron)이 소형 드론 업계에서 벤치마크(기준)가 된다고 자부하는 ‘IT180’은 전지 수명이 2시간 이상 지속하고 시속 90km의 속도로 비행하며 고도 3000m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한다. 몸길이가 2m가 넘는 드론 ‘에터너스 디’(Eturnas D)는 태양열을 사용해 시속 43km의 속도로 6시간 동안 비행할 수 있다. 이 드론은 미국 국방부로부터 드론 관련 연구를 하청받아 개발하고 있는 오클라호마 연구개발 벤처 ‘DII’가 만들었다. 하지만 이 드론도 캐나다 ‘MMIST’(Mist Mobility Integrated Systems Technology)가 개발한 ‘스노우구스 브라보’(SnowGoose Bravo)에 비하면 작은 편이다. 헬리콥터와 유사한 이 드론은 최대 적재중량이 270kg이나 되며 고도 5490m까지 올라갈 수 있다. 특히 이 드론의 전신은 미 특수작전사령부(USSOCOM)가 수행한 일부 작전에서 공을 세우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콜로라도에 거점을 둔 ‘레퍼런스 테크놀로지스’(Reference Technologies)가 개발한 ‘허밍버드 2’(Hummingbird II)는 프로펠러 6개를 사용해 한번 비행하면 9시간 이상 운용할 수 있는 기능이 특징이다. 이렇듯 많은 업체가 새로운 드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물론 드론은 군사 목적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세계적인 대기업 아마존이 무인 택배 시장을 선점한 것처럼 드론을 활용할 분야는 더 많을 것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정규직 소송’ 포스코 협력사 노조간부 자살

    포스코 협력업체 노조 간부가 ‘정규직화 소송 등에 승리하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0일 오전 7시 50분쯤 전남 광양시 마동 한 야산에서 포스코 사내 하청지회 EG테크 분회장인 양모(48)씨가 목을 매 의식을 잃은 것을 양씨의 아내가 발견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응급처치를 했지만 양씨는 숨졌다. 양씨는 “똘똘 뭉쳐 끝까지 싸워서 정규직화 소송, 해고자 문제 꼭 승리하십시오”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고 금속노조는 전했다. 양씨는 또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그룹 회장에게 “인간다운, 기업가다운 경영인이 돼 주십시오”라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EG테크에 입사한 양씨는 2011년 4월 15일 해고당한 뒤 법원에서 부당 해고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2차 해고를 당하고 다시 소송 끝에 지난해 5월 복직 통보를 받았지만, 광양제철소 밖에 있는 사무실 책상 앞에 대기하며 지난 1일 2차 정직 처분 때까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고 금속노조는 주장했다. 경찰은 유가족과 동료 노조원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광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뉴스 플러스-사회] ‘甲질 항의’ 하청업체 사장 분신

    8일 오전 10시 5분쯤 경기 평택시 팽성읍 동창리 미군부대(K-6) 내 차량정비시설 건설 현장에서 S건설의 하청업체 사장 한모(62)씨가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붙였다. 이 사고로 한씨와 불을 끄려던 S건설 직원 조모(48)씨가 심한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한씨는 위독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현장 사무소 자신의 책상 위에 남긴 유서에서 “원청업체의 갑질 횡포로 20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 [위기의 한국 기업 리스타트 필요하다] 전문가 진단과 해법

    [위기의 한국 기업 리스타트 필요하다] 전문가 진단과 해법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등 잘나가던 간판 기업들이 일제히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다른 기업들도 상황이 비슷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데 이어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30%가량 줄었다. 현대·기아차의 올 1분기 실적은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 환율 등의 외부 요인뿐 아니라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이 한계에 달하면서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된다. 서울신문은 7일 서울 중구 태평로 본사 회의실에서 전문가 좌담회를 열고 대표 기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재도약을 위한 해법을 짚어 봤다. →우리 산업계 전반을 평가한다면.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이하 이 교수) 정보기술(IT)과 각종 산업이 빠르게 융합하는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우리 기업들은 각종 규제에 묶여 신성장 동력 개발에 힘을 못 내고 있다. 또 추격자 전략으로 성장한 우리 기업은 과거 산업화 시대의 조직 시스템에 갇혀 새 시장을 열지 못하고 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이하 위 교수) 일본이 모방자에서 창조자로,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변신하지 못해 장기 불황에 빠졌듯 2000년대 들어 우리 역시 변신할 기회를 놓친 뒤 위기를 맞고 있다. 일본이 양적완화를 통해 엔저(엔화 약세) 정책을 펴고 이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대해서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장(이하 이 실장) 기업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혁신 노력을 게을리했고, 정부는 다른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지 못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의 위기 원인은. -이 교수 삼성전자에 수익을 안겨 온 스마트폰이 범용 제품으로 바뀌었다. 경쟁사의 모방 제품과 차이가 없어진 데다 디자인과 기능에서 더이상의 혁신이 어렵기에 업그레이드된 새 제품이 나와도 소비자가 느끼는 감동이 별로 없다. TV도 프리미엄 버전이 지난 2월 출시됐지만 경쟁사 제품에 비해 나은 게 없다. 중국 업체가 삼성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에 투자할 계획이어서 이 분야마저 따라잡힐 수 있다. 신성장 동력이 필요하다. -위 교수 현대차는 전 세계에서 괄목한 만한 점유율을 달성했지만 일본 차를 넘어설 수 있는 품질 향상은 이루지 못했다. 여기에 엔저 영향을 받자 현대차가 가진 주요 무기인 가격 경쟁력이 약회되면서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품질과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한다. -이 실장 삼성전자는 자체 사업장을 운영하면서 휴대전화를 만드는 반면 애플은 하청을 준다. 업종 특성을 감안하면 큰 제조장을 가진 게 장점이 아닐 수도 있지만 삼성이 애플식으로 간다면 여론이 가만두지도 않을 것이다. 현대차는 이노베이션이 약해 일본 차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기술력 향상이 관건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위기 대응을 잘하고 있나. -이 교수 삼성전자는 기술과 제품을 내놓고 업계 내 관련 생태계를 만들어 시장을 빨리 형성하려는 대신 모든 것을 혼자 다 하려다 보니 시장을 만드는 속도가 느리다. 또 의사 결정 및 실행 속도, 군대식 문화, 근면성 등 추격자 전략을 구사할 때 쓰던 조직 문화도 바꾸지 못하고 있다. 애플 등은 여러 개의 인수·합병(M&A) 중 1건만 성공해도 좋다며 ‘통 큰 투자’를 하지만 삼성에는 이런 유연성이 없다. -위 교수 한국과 일본 기업을 비교할 때 우리는 의사 결정 속도가 빠르고, 품질 시장점유율 등 목표를 향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문화도 있다. 단 리더가 방향을 제대로 잡으면 다행이지만 지금처럼 외부 환경이 나쁘고 방향이 틀리면 대책이 없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방향을 잘못 잡고 “이 산이 아닌가 보다”라고 말하면 모두 실패하는 것이다. 지배자 1인에 의지하는 시스템을 바꾸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문제다. -이 실장 단기적으로 평가하자면 버티기 차원에서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으나 5~10년 후 등 장기적인 미래에 대한 준비가 됐는지는 의문스럽다. 미래 신성장 동력 사업 육성 논의는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나왔지만 삼성과 현대뿐 아니라 업계 전반이 아직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선진 기업들에 비해 M&A가 너무 적은데 1건의 대박을 위해 10건의 실패를 용인할 수 있는 탄력성이 필요하다. →정부 역할은. -이 교수 신성장 동력을 만드는 데 발목 잡는 규제가 많다. 규제를 최소화해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민영화된 옛 공기업들을 전리품으로 취급하는 일도 삼가야 한다. 포스코, KT 등에 정부가 입김을 행사해선 안 된다. -위 교수 일본의 엔저 정책이 너무 공격적이다. 정부가 개입해 줘야 한다. 영업이익이 20~30%씩 줄고 있는 상황에서 연구·개발(R&D)을 계속해 나가려면 조세 정책도 조정해야 한다. -이 실장 제품 주기는 짧아졌는데 정부로부터 각종 인허가를 받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행정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고소득 임직원 임금인상률 낮추면 최대 22만여명 새 일자리 찾는다”

    상위 10% 고소득 임직원의 임금 인상을 자제하면 최대 22만여명의 신규 채용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안주엽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노동시장 구조개선 전문가 간담회에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고소득 임직원 임금 인상 자제의 효과 및 원하청 상생방안’을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상위 10% 고소득 임직원은 2013년 기준 연봉 6139만원 이상으로, 모두 134만 7000명이다. 이들의 평균 연봉(8826만원)을 기준으로 임금 인상을 1% 포인트 낮추면 1조 1890억원의 추가 재원이 생긴다. 고소득 임직원의 임금 인상을 3% 포인트 자제해 아낀 비용을 모두 신규 채용에 쓰면 15만 1000~21만 8000명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진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간담회에서는 임금피크제 도입 시 향후 4년간 8만 7000~13만 2000명을 신규로 채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민간 부문 임금피크제 도입 시 절감되는 인건비(1조 9000억원)를 모두 청년 일자리에 쓸 경우 최대 13만 2000명을 채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공 부문에서는 2016년 1만 3000명, 2017년부터 2만 2000명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신규 채용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심각한 청년 고용절벽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임금피크제, 고소득 임직원 임금 인상 자제 등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5~6월에는 노사정 대타협에서 공감대가 가장 컸던 부분을 우선 추진할 것”이라며 “임금 교섭이 5월부터 시작되는 만큼 현장에서 이 부분을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대기업, 하청업체에 산재 떠넘기기… 보험료 6114억 감면받아

    대기업, 하청업체에 산재 떠넘기기… 보험료 6114억 감면받아

    # 지난달 30일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서 발생한 가스누출 사고로 협력업체 노동자 서모씨 등 3명이 숨졌다. 고용노동부가 곧바로 특별근로감독에 나섰지만 협력업체에서 발생하는 잇따른 산재사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뒷북치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서는 지난 3월에도 절연제 용도로 쓰이는 지르코늄옥사이드 가스가 누출돼 13명이 경상을 입었다. 또 지난달 현대제철 인천공장에서는 쇳물 분배기에 추락해 40대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대기업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하거나 다치는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해당 대기업들은 해마다 수천억원에 이르는 산재보험료를 감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이 5일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상시 인원 1000명 이상, 건설업은 공사수주 금액 2000억원 이상)은 2013년도 산재보험료 6114억원을 감면받았다. 이는 전년도 하반기와 그해 상반기의 재해발생 정도에 따라 업종별 산재보험료율을 최대 50%까지 인상 또는 인하하는 개별실적요율제도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전체 7만 980개 사업장의 보험료 감면액은 1조 2172억원이고, 이 가운데 대기업 사업장 620곳의 감면 금액이 전체의 50.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284억원, 현대중공업 170억원, 삼성물산 163억원, 대우건설 146억원, 포스코건설 129억원 등이었다. 최근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한 SK하이닉스도 42억 6000만원, 현대제철은 19억 3000만원을 감면받았다. 특히 지난 10년간 가장 많은 사망 사고가 일어난 기업 4곳(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현대중공업)의 보험료 감면액도 모두 574억원에 달했다. 특히 일부 대기업은 위험 업무를 하청업체에 맡기고,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다치거나 죽는 사고가 발생하면 나 몰라라 하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SK하이닉스와 지난해 현대중공업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해 사망한 피해자는 모두 하청 노동자였다. 또 산재가 발생해도 산재보험으로 처리하지 않고 공상 처리를 유도한다는 비판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은수미 의원실이 산재 위험이 높은 6개 업종 16개 대기업에서 일하는 하청 노동자의 2011∼2013년 건강보험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추정 산업재해율은 7.168%로 공식 재해율(0.309%)의 23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는 산재 발생 미보고 사업장에 대한 과태료를 높이고 보험료 인하 비율도 낮추도록 고용부에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고용부는 오히려 올 초부터 개별실적요율제 적용 대상을 20인 이상 사업장에서 1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 시행하는 등 대기업의 무성의한 산재 대처와 산재보험료 감면 혜택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은 의원은 “대기업의 ‘위험의 외주화’가 심각한 수준이지만, 정부가 안전 분야 규제완화를 국정 과제로 추진하고 있어 문제 해결이 요원하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비자금 10억 만든 포스코 상무 구속

    포스코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하청업체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뒷돈을 챙긴 혐의로 포스코건설 이모(57) 상무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상무는 토목환경사업본부 국내공사 담당 임원으로 재직하던 2012~2013년 새만금 방수제와 광양항 원료부두 선석공사에 하도급 업체로 선정해주는 대가로 수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기간 하청업체들로부터 공사대금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10억원 넘는 비자금을 만든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전날 포스코건설의 비자금 창구 역할을 한 하청업체 흥우산업의 이철승(57)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 대표는 포스코건설의 베트남 고속도로 건설공사에 하청업체로 참여하면서 공사대금을 부풀려 받았다가 돌려주는 수법으로 비자금 약 40억원을 조성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새만금 방수제 공사의 하도급 업체로 선정해달라며 포스코건설 전직 임원들에게 10억원 안팎의 뒷돈을 전달하는 데 관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상담원 3000명 노는 듯 채팅 소통 “고객은 먼 하늘 아닌 샤오미 친구”

    상담원 3000명 노는 듯 채팅 소통 “고객은 먼 하늘 아닌 샤오미 친구”

    2010년 4월 8일 중국 베이징 중관춘(中關村) 거리에 있는 허름한 은곡빌딩 807호실. 창업에 뛰어들기엔 위태로운 나이인 마흔한 살 레이쥔(雷軍)이 동업자 13명과 좁쌀(샤오미·小米)죽을 먹으며 애플을 능가하는 스마트폰을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5위안(약 870원)짜리 죽을 먹는 지금의 마음을 끝까지 지키자”며 회사 이름을 ‘샤오미’로 지었다. 그해 이들은 모바일 운영체제인 ‘미유아이’(MiUI)부터 개발했다. “너희가 무슨 구글이냐”는 비아냥이 들렸다. 이듬해 8월 드디어 첫 스마트폰이 나왔지만 “짝퉁 아이폰”이란 비난이 쏟아졌다. 그래도 2012년 719만대, 2013년 1870만대, 2014년 6500만대가 팔렸다. 올해는 1억만대를 예상한다. 창업 5년 만에 세계 5위 휴대전화 업체로 성장했다. ‘짝퉁 스티브 잡스’라고 놀림을 받던 레이쥔에게 경제잡지 포브스는 최근 ‘스마트폰의 제왕’이라는 칭호를 붙여 줬다. 지난 24일 베이징의 샤오미 본사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이 회사가 단순히 저가 휴대전화를 쏟아내는 공장이 아님을 직감했다. 1층 안내 데스크와 주변 휴게실은 오두막처럼 꾸며 놓았다. 강아지집도 오두막처럼 지었는데, 진짜 개가 손님을 반갑게 맞았다. 한 직원은 어린 아들과 포켓볼을 치고 있었다. 축구 게임기는 너무 많은 직원이 이용해 벌써 세 번이나 수리했다고 한다. 사무실 곳곳에서는 채용 상담이 이뤄졌다. 공산당 지부 아래 촘촘한 관료주의가 버티고 있는 보통의 중국 기업이 아니었다.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콜센터였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3000여명의 상담원이 운동장처럼 넓은 사무실에서 채팅하고 있었다. 전체 직원 8000명 가운데 콜센터 상담원과 물류담당자(1500명), AS요원(1500명)이 회사의 중추라고 샤오미 측은 설명했다. “콜센터와 AS는 보통 외주를 주지 않느냐”는 질문에 홍보 책임자 리레이(李磊)가 오히려 고개를 갸웃거리며 “고객과 소통하는 직원이 가장 중요하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채팅하며 노는 것 같지만 고객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는 겁니다. 세계 각국의 샤오미 친구들이 상담원에게 제품의 품질을 평가하고, 다음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주죠. 샤오미 한국어 버전도 한국 친구들과 협동해서 만든 거예요.” 리레이는 “고객은 멀리 있는 ‘하늘’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 ‘친구’”라고 말했다. 전 세계의 샤오미팬(미펀·米粉)들은 지난 8일 창립 5주년 할인행사에서 12시간 만에 스마트폰 211만대를 사들여 기네스북 기록을 갈아치웠다. 샤오미의 직급 체계는 경영진-중간관리자-직원 3단계뿐이다. 성과관리체계(KPI)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기업과 직원을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고객밖에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본사 옆 건물에는 스마트폰 ‘미’(Mi)시리즈부터 TV, 스피커, 무선공유기, 전등, 공기청정기, 멀티탭까지 샤오미가 생산하는 다양한 제품을 체험하는 공간이 있었다. 샤오미는 이 제품들을 협력 업체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생산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최근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신개념 멀티탭은 샤오미가 5000만 위안(약 86억원)을 지원해 준 창업기업이 개발했다. 원청·하청의 관계가 아니라 개발에서 판매까지 함께 책임지고 이익을 공유하는 동반자 관계인 셈이다. 건물 밖에서는 젊은 직원들이 삼삼오오 제기차기를 하고 있었다. 그들의 신분은 개발자, 콜센터 상담원, 배송 직원, 협력업체 직원 등으로 제각각이었다. 상담원 마훙(馬紅)은 “좁쌀죽을 나눠 먹지는 않아도 기쁘거나 슬플 때 술잔을 함께 기울이는 형제 같은 친구들”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충청도·건설업·해외투자… 편향됐던 成의원의 ‘3대 키워드’

    충청도·건설업·해외투자… 편향됐던 成의원의 ‘3대 키워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선진통일당과 새누리당 의원 시절 의회 내 발언들을 보면 충청지역과 건설업, 해외투자 등을 자주 언급한 사례가 눈에 띈다. 그는 충청지역 정서와 여론을 전달하며 ‘지역 일체감’을 드러냈고, 자신을 ‘시장에서 있다가 온 사람’으로 소개하는 등 건설회사 회장 출신으로 업계의 편익에서 벗어날 수 없는 배경이 묻어난 발언을 하기도 했다. 2012년 9월 국회 본회의에서 이뤄진 성 전 회장의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지역과 건설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그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난다. 성 전 회장은 정치적 대의명분을 강조하며 지역 정서를 언급했다. 당시 이명수 의원과 유한식 세종시장 등이 탈당해 새누리당으로 옮겨 가자 여당을 겨냥해 “신사도에 어긋나는 정치는 과거에도 결국 실패했다. 우리 국민의 정치 수준이 그런 정치를 용납하겠느냐”고 성토했다. 이어 “충청도의 자존심을 거울삼아 정치 대의명분을 지키면서 당당히 대도를 걷겠다”고도 했다. 또 지역 현안인 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과 관련해 중앙정부가 부지매입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대책을 요구한 발언은 건설업의 이익을 대변한 것으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그는 비교섭단체 연설에서 미국의 사례를 인용하며 “우리도 저금리 정책을 통해 침체된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은행을 부활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지역 정서가 묻어난 발언이다. 성 전 회장은 2013년 3월 당시 신제윤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제가 충청도 출신인데 몇 개 은행이 폐쇄됐다”며 충청은행 등 지역은행의 부활을 요구하는 여론을 전달했다. 신 후보자가 “지금 당장 실현 가능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답하자 “적극적으로 검토할 의사가 없느냐”고 재차 묻기도 했다. 2013년 6월 정무위원회 회의에서는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해 “아주 민감한 사항”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이 개정안은 하도급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어 하청업체와의 계약이 다반사인 건설업계에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거냐”, “신중하게 검토해 달라”며 업계 이익을 직접 대변했다. 업계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성 전 회장을 개인적으로 안다는 한 관계자는 “본인이 정계에 가서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했었다”며 “건설업을 하다 보니 발주자, 관계사 등에서 힘을 지닌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많이 의도했었다”고 설명했다.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직접적 원인이 현 정부의 해외자원외교 관련 비리 의혹 수사였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그는 해외투자에 적극적인 인물이었다. 그의 의정 발언에는 해외투자를 강조하는 대목도 상당수 발견된다. 성 전 회장은 2012년 11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해외에서 수익형 민자사업(BTO)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상당한 숫자의 젊은 사람들이 해외에 나가 현지 인력을 이끌고 관리할 수 있는 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하청업체 실질적 지배한 원청이 사용자 부당노동행위 주체에 대한 명확한 규정

    하청업체 실질적 지배한 원청이 사용자 부당노동행위 주체에 대한 명확한 규정

    “누가 진짜 사장인가.” 간접고용의 소용돌이 속에서 유독 자주 마주하게 되는 논란거리다. 노동법상 사용자 개념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우선 ‘근로계약 상의 일방 당사자’가 바로 사용자다. 노동조합과의 관계에서 사용자는 ‘단체교섭의 상대방’을 말한다. ‘부당노동행위의 주체’도 또한 사용자다. 근로계약의 상대방으로서 사용자 개념은 근로기준법(이하 ‘근기법’) 제2조에 명시되어 있다. 단체교섭의 상대방으로서 사용자 개념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 제2조 제2호에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노조법 제81조 이하에 규정되어 있는 부당노동행위제도 체계에서는 별도의 사용자 개념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 결과 규율체계상 부당노동행위의 주체인 사용자 개념은 노조법 제2조 제2호의 해석에 따르게 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의 사용자 개념 흥미로운 사실은 근로자개념에 관한 정의 규정과는 다르게 노조법상의 사용자개념과 근기법상의 사용자 개념은 문언상 거의 동일하다. 그나마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단지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노조법)와 ‘행위’하는 자(근기법)라고 하는 문구 정도다. 학자에 따라서는 이 차이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하지만 입법자가 문구의 차이에 그만한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 것은 아니라고 해석된다. 근로계약의 상대방으로서 사용자 지위나 단체협약 상대방으로서의 사용자의 지위는 그리 다를 것이 없다. 단체협약에서든 근로계약에서든 사용자는 근로조건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동일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부당노동행위의 주체로서 사용자나 단체교섭의 당사자로서 사용자는 그 개념범위에 있어 동일한 셈이다. ●원청회사의 지배력과 하청노사관계 문제는 부당노동행위제도와 단체교섭제도와의 기능적 괴리다. 단체교섭 당사자로서 사용자뿐만 아니라 제3자를 통해서도 집단적 노사관계법질서는 얼마든지 침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통적인 노사관계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원하청관계가 광범위하게 형성, 활용되면서 이러한 문제는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원하청관계란 원청회사가 하청회사에 일감을 맡기면 하청회사는 자신이 고용한 근로자를 활용해 그 수급업무를 완수하게 되는 관계를 말한다. 이러한 원하청관계는 적어도 사용자 개념의 측면에서 그리 복잡할 것은 없다. 근로계약상 하청근로자의 계약상대방인 사용자는 하청회사이기 때문이다. 하청노조의 교섭상대방인 사용자 역시 하청회사이다. 겉으로만 보면 원청회사는 하청회사의 노사관계에서 단지 제3자일 뿐이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원청회사가 하청회사에 대해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짐으로써 하청회사 노사관계질서에 사실상 개입하는 경우가 생겨났다. 해당 판례도 하청노조가 원청회사를 상대로 노조법 제81조 제4호상의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한 사례다. 원청회사가 하청근로자의 노동조합 조직 또는 운영에 대하여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 등을 하였고, 그 결과 근로3권 질서가 침해되었다는 것이 주장 요지다. 대법원은 원하청관계를 염두에 두고 근로계약의 당사자인 사용자 이외에 원청회사도 부당노동행위의 주체가 될 수 있는지를 해명해야 했다. 대법원의 고민은 두 가지였을 것으로 분석된다. 첫 번째는 노조법의 규정체계이다. 노조법은 단체교섭 당사자로서 사용자 외에 부당노동행위 주체로서 사용자 개념을 별도로 따로 마련해 두고 있지 않다. 두 번째는 노동형벌규정이 갖는 속성이다. 부당노동행위제도는 형벌을 그 법적 제재로 하는 만큼 그러한 행위의 주체로서 사용자 개념 역시 매우 엄격하게 해석한다는 사실이다. ●부당노동행위제도에 충실한 사용자개념 해석 대법원은 문제의 본질적 해법을 부당노동행위구제제도의 ‘의의’에서 찾았다. 대법원은 헌법이 규정하는 근로3권을 구체적으로 확보하고 집단적 노사관계의 질서를 파괴하는 사용자의 행위를 예방·제거함으로써 노사관계의 질서를 신속히 정상화하기 위하여 규정된 것이 바로 부당노동행위구제제도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부당노동행위의 주체인 사용자 개념 역시 부당노동행위제도 입법 취지에 충실하도록 해석하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법원은 “비록 근로계약이나 단체교섭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기본적인 노동조건 등에 관하여 그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정도로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인 경우라면 부당노동행위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부당노동행위의 주체로서 사용자개념이 갖는 고유성을 명확히 한 셈이다. 원하청관계를 통한 생산방식이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판결이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 노동법의 현대화가 화두다. 노조법도 예외일 수 없다. 이 판결의 취지에 따라 노조법 제2조 상의 사용자 개념과는 별도로, 부당노동행위제도상의 사용자개념을 행위 유형에 따라 명확히 규정해 두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노동현실은 급변한다. 노동법의 입법자야말로 가장 부지런해야 하는 이유다. ■ 권혁 교수는 ▲고려대 법학과 ▲독일 마르부르크 대학 법학 박사 ▲한국노동법학회 이사 ▲한국노동법이론실무학회 이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한-EU FTA 국내자문단 공익위원 ▲복수노조자문회의 위원 ▲한국비교노동법학회 이사 ▲부산노사민정대화포럼 책임교수
  • [사설] 반성 없는 권력의 정치개혁 힘 받을 수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이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의를 받아들이며 내놓은 몇 마디 말이 불편함을 안겨 주고 있다. 국민의 고뇌가 아니라 “총리의 고뇌를 느낀다”는 대통령의 말이 국민감정과 동떨어진 것임은 논외로 치자. 하지만 “검찰은 정치개혁 차원에서 확실히 수사해 모든 것을 밝혀 주기 바란다”는 언급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정치개혁을 고리로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셈인데 과연 그 말에 선뜻 고개를 끄덕일 국민이 얼마나 될까. 또다시 검찰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성완종 게이트’는 전·현직 청와대 비서실장 등 핵심 측근 인사들이 줄줄이 엮여 들어간 초대형 권력형 비리 사건이다.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초유의 국정리더십 공백 사태로 국민 신뢰는 밑창을 드러냈고 국격의 실추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국정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할 대통령은 일언반구 사과도 없다. 마치 남의 일인 듯 고상한 원칙론적 명분만 내세우고 있으니 국민은 그야말로 복장이 터질 노릇이다. 국가 최고지도자로서 공감능력을 의심받는 것보다 더 부끄러운 일이 있을까. 박 대통령이 수차례 사용한 정치개혁이라는 말은 물론 야권만이 아닌 정치권 전반을 두고 한 것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살아 있는 권력 주변 부패의 고름을 외과수술적으로 도려내는 데 힘을 쏟아야 할 때지 뜨악하게 정치개혁을 외칠 때가 아니다. 부패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와 정치개혁을 말릴 국민은 없다. 하지만 일에는 선후완급이 있는 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혁의 주체와 대상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성완종 리스트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과 2012년 대선 불법 정치자금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전면적인 정치개혁을 촉구하려면 이 점부터 먼저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대통령 자신도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단단한 결의를 보일 필요가 있다. 그러지 않는 한 정치개혁 차원 수사 운운은 자포자기적인 냉소와 정치허무주의만 양산할 뿐이다. 이치가 뻔한데도 이를 애써 무시하는 듯한 모양새니 기획사정이니 하청수사니 물타기 꼼수니 하는 온갖 후진적인 정치용어가 난무하는 것 아닌가. 무리를 감행하면 반드시 사달이 나게 되어 있다. 제 발 앞의 썩은 정치 오물도 제대로 치우지 못하면서 거창하게 정치개혁을 이루겠다고 나서는 것은 또 다른 부메랑이 되기 십상이다. 손에 잡히지 않는 정치개혁 드라이브는 공허하다. 정치적 의도가 담긴 사정몰이라면 결단코 성공할 수 없다.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공무원연금 개혁 등 시급한 국정과제마저 떠내려 보내고 말지도 모른다. 정치적 이성을 되찾기 바란다. 이 총리가 물러난다고 해서 정권 핵심이 연루된 ‘악성’ 비리 사건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검찰은 이제부터 성완종 게이트를 새로 수사한다는 각오로 비리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야 할 것이다. 위기의 본질을 직시해야 한다. 박 대통령은 다음주 귀국하는 대로 이번 권력 비리 사건에 대해 국민에게 분명한 어조로 사과부터 하고 선후책(善後策)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法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부당노동행위의 주체 - 누가 진짜 사장인가

    판례의 재구성 28회에서는 원하청관계와 부당노동행위의 주체로서 사용자개념에 대해 정의한 대법원 판결(2007두8881)을 소개한다. 대법원은 지난 2010년 3월 원청업체인 현대중공업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판정 취소 사건에서 원고(현대중공업)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구제명령을 이행할 수 있는 법률적 또는 사실적인 권한이나 능력을 가지는 지위에 있는 한 그 한도 내에서는 원청업체도 부당노동행위의 주체로서 구제명령을 이행하여야 할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판결에 대한 해설을 노동법 분야의 권위자인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부터 듣는다. 씨엔앰,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최근까지 서울 중구 광화문광장 옆 광고탑과 중앙우체국 옆 광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진짜 사장 나와라”고 외치며 원청업체들에 정규직 전환과 휴식시간, 4대 보험 등 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요구했다. 원청업체는 하청업체에 일감을 주고 또다시 재하청업체에 일을 주면서 인건비를 절감한다. 원청업체가 실질적으로 하청업체 노동자에게 업무지시를 내리지만, 이들의 사용주는 법적으로 원청이 아니다. 근로계약의 상대방(근로기준법 제2조), 단체교섭의 상대방(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2호)이 모두 하청업체이기 때문에 부당한 대우에도 원청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지난 2010년 3월 “원청업체가 하청업체들을 폐업시키는 방법으로 하청업체 노동조합 활동을 위축시킨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결(2007두8881)한 바 있다. 대법원은 당시 하청업체 노동조합이 원청업체인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판정취소 사건에서 원고(현대중공업)의 상고를 기각했다. 2003년 8월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조합이 설립되자 노조 간부와 조합원들이 소속된 사내하청업체들은 같은 해 9~12월에 폐업되거나 폐쇄됐다. 하청업체 폐업으로 소속 사내하청 노조 간부와 조합원들은 해고(사업장 배제)됐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하청업체를 새로 설립하고 공개된 조합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원을 재고용했다. 당시 중앙노동위원회는 사내하청노조의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받아들여 현대중공업에 구제명령을 내렸다. 현대중공업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고 1·2심에서 패소하자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원청업체도 부당노동행위의 주체로서 구제명령을 이행해야 할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즉 원청업체(현대중공업)가 실질적·구체적으로 근로자의 근로조건 등을 결정할 수 있다면, 원청업체도 하청업체 노동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또 “부당노동행위의 예방 및 제거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구제명령을 이행할 수 있는 법률적 또는 사실적인 권한을 가지는 지위에 있다면 부당노동행위의 주체로서 구제명령의 대상자인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어 “근로자의 기본적인 노동조건 등에 관해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정도로 실질적·구체적인 지배와 결정을 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가 노동조합 운영에 개입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면 그 시정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이행해야 할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대법원은 “현대중공업이 해고된 직원의 직접적 사용자라고 볼 수 없는 만큼 하청업체에 복직시켜 줄 의무는 없다”며 부당노동행위 과정에서 해고된 하청업체 직원 원직복직과 소급임금지급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대법원 판결은 근로계약관계가 없는 원청업체가 사내하청과 같은 간접고용 노동자의 근로계약 관계에서 실질적인 영향력과 지배력이 있다면 노조법상 사용자로 인정하는 것이었다. 때문에 사내하청 노동자가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원청업체와 직접 교섭이 가능하다는 이론적인 토대가 마련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파견, 용역, 도급, 위탁, 사내하청, 외주 도입 등 원청업체의 간접고용 활용은 직접 고용 시 부담해야 할 사용자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하청업체의 중간착취와 노동자 직접 고용 회피에 따른 인건비 절약도 지속되고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여자를 울려 천둥, 그룹 엠블랙 탈퇴 후 심경고백 “가수 때와는 다르게..”

    여자를 울려 천둥, 그룹 엠블랙 탈퇴 후 심경고백 “가수 때와는 다르게..”

    ‘여자를 울려 천둥’ 박상현(천둥)은 4월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진행한 MBC 새 주말드라마 ‘여자를 울려’(극본 하청옥, 연출 김근홍 박상훈)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이날 박상현은 “케이블은 해봤지만 정극은 처음이라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박상현은 “가수 생활을 하면서 우리가 밀었던 콘셉트는 섹시와 남성적인 모습이었고 우리 나름으로는 많이 보여드렸던 것 같다”고 말하며 “이 드라마에서는 가수 때와는 다르게 순수하고 병약한 캐릭터를 맡아 그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현은 이어 “많이 건장해 보여서 아쉽지만 실제로 난 천식을 앓고 있고 병약하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여자를 울려’는 아들을 잃은 한 여자가 자신의 삶을 꿋꿋이 살아가는 과정과 그를 둘러싼 재벌가 집안을 배경으로 인물들의 사랑과 갈등, 용서를 그린 드라마. 배우 김정은, 송창의, 하희라, 이태란, 오대규, 인교진, 이순재 등이 출연한다. 오는 18일 오후 8시 45분 첫 방송된다. 여자를 울려 천둥, 여자를 울려 천둥, 여자를 울려 천둥, 여자를 울려 천둥, 여자를 울려 천둥 사진 = 더팩트 (여자를 울려 천둥) 연예팀 chkim@seoul.co.kr
  • ‘경남기업 법정관리’ 불똥… 건설공사 차질 속출

    ‘경남기업 법정관리’ 불똥… 건설공사 차질 속출

    ‘경남기업 법정관리’ 여파로 울산~포항 고속도로 건설 등 각종 공사가 차질을 빚고 있다. 14일 한국도로공사 울산포항건설사업단에 따르면 울산~포항 고속도로(전체 53.68㎞)는 1조 9917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09년 6월 착공, 오는 12월 준공해 개통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남경주IC~동경주IC 구간 내 양남터널 개설 공사 도중 퇴적암과 흑색셰일 등 연약지반과 단층대까지 발견되면서 준공일이 내년 6월로 한 차례 연기됐다. 공사는 1~11공구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사업단은 울산JCT~남경주IC 구간(공정률 86%)과 동경주IC~문덕IC 구간(87.5%)을 연말에 먼저 개통하고, 늦어지는 동경주IC~남경주IC 구간은 내년 6월 개통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주 양남터널(길이 7.5㎞) 가운데 4㎞ 구간 공사(6공구)를 맡은 경남기업이 지난달 27일 법정관리를 신청해 차질을 빚게 됐다. 지난 5일부터 공사가 완전히 중단됐다. 이 때문에 고속도로 완전 개통이 2017년으로 넘어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 2공구(울산 다운동~울주 구룡리)에서도 공동 사업자인 울트라건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지난해 10월)에 이은 하도급 업체의 대금 체납까지 발생해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울산~포항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기존 74.5㎞에 이르던 구간이 20.8㎞가량 단축된다. 통행 시간도 기존 60분에서 32분으로 28분가량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7번 국도와 14번 국도의 상습 정체 해소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울산포항사업단 관계자는 “공사가 짧아도 3개월 이상 중단될 수밖에 없다”면서 “공사가 재개되면 최대한 공기를 단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말 준공을 목표로 한 충북 단양~가곡 간 국도 58호선 도로 공사도 시공사인 경남기업의 법정관리 여파로 전면 중단됐다. 경남기업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달 27일 이전부터 대금 미지급을 우려한 하청업체의 작업 거부로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2004년부터 889억원이 투입된 이 공사의 공정은 현재 93%로 도로포장과 교통안전시설물 설치만을 남겨 두고 있다. 단양 시내로 진입하는 이 도로 개통이 지연될 조짐을 보이자 지역에서는 교통 불편 등에 따른 관광객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장 올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임시 개통이 어려워지면 심각한 교통난이 관광객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여자를 울려 천둥 “순수하고 병약한 캐릭터”

    여자를 울려 천둥 “순수하고 병약한 캐릭터”

    박상현(천둥)은 4월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진행한 MBC 새 주말드라마 ‘여자를 울려’(극본 하청옥, 연출 김근홍 박상훈)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이날 박상현은 “케이블은 해봤지만 정극은 처음이라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박상현은 “가수 생활을 하면서 우리가 밀었던 콘셉트는 섹시와 남성적인 모습이었고 우리 나름으로는 많이 보여드렸던 것 같다”고 말하며 “이 드라마에서는 가수 때와는 다르게 순수하고 병약한 캐릭터를 맡아 그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현은 이어 “많이 건장해 보여서 아쉽지만 실제로 난 천식을 앓고 있고 병약하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18일 오후 8시 45분 첫 방송. 연예팀 chkim@seoul.co.kr
  • 이규태 차남 체포

    방위사업 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13일 무기중개업체인 일광공영 이규태(66·구속 기소) 회장의 차남 이모(33)씨를 횡령 혐의로 제주공항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합수단은 이씨가 이날 국내선 항공기에 탑승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오전 10시 40분쯤 제주공항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이씨는 일광공영 계열사 일진하이테크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이씨는 아버지인 이 회장이 2009년 방위사업청과 터키 하벨산 사이에서 공군 전자전훈련장비(EWTS) 도입 사업을 중개할 당시 연구·개발비 명목으로 사업비를 부풀려 수백억원을 더 받아 내는 데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진하이테크는 하벨산 협력업체인 SK C&C를 통해 하벨산의 연구·개발 사업을 재하청받았지만 실제 연구·개발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단은 이 회장의 범행에 이씨가 얼마나 깊숙이 가담했는지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합수단은 지난달 말 EWTS 국내 도입을 중개하며 사업비를 부풀려 국비 1100억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이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유승민 “서민 편에 서는 새 보수로”…野 환영

    유승민 “서민 편에 서는 새 보수로”…野 환영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성장과 복지의 균형 발전을 기반으로 한 ‘중(中)부담-중복지’ 정책 추진을 제시하며 세금·복지 문제 공론화를 위한 여야 합의기구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정치적 좌표로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 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는” ‘새로운 보수’를, 대야 관계에 있어선 진영 논리를 창조적으로 파괴하자는 ‘합의의 정치’를 제안했다. 유 원내대표는 8일 취임 후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심각한 양극화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나누면서 커 가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년 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 ‘양극화 해소’를 지적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찰을 높이 평가한다는 언급도 나왔다. 그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지난해 국가 결산에서 총국가부채 1211조원 중 53%인 644조원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였다”며 “국회가 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134조 5000억원의 공약가계부는 더이상 지킬 수 없는 점을 반성한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단기 부양책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는 등 현 정부 정책 기조를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는 원칙, 법인세가 성역이 될 수 없는 원칙, 재벌 처벌의 형평성 확립 등을 강조하며 ▲재벌 개혁 동참 ▲청년 일자리 전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대기업 하청 단가 인상 ▲보육정책 재설계 등 ‘공정한 고통분담·공정한 시장경제’를 제시했다. 집권 여당 원내대표로선 말하기 어려운 파격적 고백도 있었다. 그는 “역대 정권마다 여당이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만 해 왔다”, “여야 포퓰리즘 경쟁이 국가 발전에 큰 피해를 줬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세월호 실종자 9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한 후 통합과 치유의 길로 나가자고 역설했다. 그는 “세월호를 인양해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고자 최선을 다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지키고 가족들의 한을 풀어 드려야 한다”며 “평택 2함대에 인양해 둔 천안함과 참수리 357호에서 적의 도발을 잊지 못하듯 세월호를 인양해 우리의 부끄러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무성 대표는 유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아주 신선하게 잘 들었다”면서도 당의 방침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중부담-중복지 문제와 재벌 개혁, 조세 형평성 원칙 등에 대해 “우리 모두 같이 고민하자는 뜻으로 한 얘기이기 때문에 꼭 당의 방침이라고 볼 수 없다”며 “국민 모두의 컨센서스(동의)가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유 원내대표가 자신의 정치철학과 개인 소신을 담아 그동안 해 온 얘기를 재차 언급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여 당·청이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를 피하고자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이례적으로 공감과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유은혜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의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 준 명연설이었다”고 밝혔고,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유 원내대표의 합의의 정치 제안에 공감한다”며 “박근혜 대통령 공약가계부의 실패 선언, ‘증세 없는 복지’의 허구 고백은 집권 여당 대표로서 용기 있는 진단”이라고 평가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다음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연설문 전문. 제332회 국회(임시회) 교섭단체대표연설문 2015년 4월 8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유 승 민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합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의화 국회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이완구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세월호... 그리고 통합과 치유 1년전 4월 16일, 안산 단원고 2학년 허다윤 학생은 세월호와 함께 침몰하여 오늘까지 엄마 품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윤이의 어머니는 신경섬유종이라는 난치병으로 청력을 잃어가고 있지만, ‘내 딸의 뼈라도 껴안고 싶어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다윤 양과 함께 조은화, 남현철, 박영인 학생, 양승진, 고창석 선생님, 권재근씨와 권혁규군 부자, 이영숙씨... 이렇게 9명의 실종자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피붙이의 시신이라도 찾아 유가족이 되는 게 소원”이라고 합니다. 세상에 이런 슬픈 소원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희생자 295명, 실종자 9명, 그리고 생존자 172명을 남긴 채 1년 전의 세월호 참사는 온 국민의 가슴에 슬픔과 아픔, 그리고 부끄러움과 분노를 남겼습니다.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국가는 왜 존재합니까? 우리 정치가 이 분들의 눈물을 닦아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엊그제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인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이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고, 지난 1년의 갈등을 씻어주기를 기대하면서, 저는 정부에 촉구합니다. 기술적 검토를 조속히 마무리 짓고, 그 결과 인양이 가능하다면 세월호는 온전하게 인양해야 합니다. 세월호를 인양해서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지키고, 가족들의 恨을 풀어드려야 합니다. 평택 2함대에 인양해둔 천안함과 참수리 357호에서 우리가 적의 도발을 잊지 못하듯이, 세월호를 인양해서 우리의 부끄러움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세월호 인양에 1,000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막대한 돈이지만, 정부가 국민의 이해를 구하면 국민들께서는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하고 동의해 주실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우리는 분열이 아니라 통합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온 국민이 함께 희생자를 추모하고, 생존자의 고통을 어루만져 드려야 합니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배상 및 보상 등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정부는 진지한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정치권은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비극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통합과 치유의 길에 앞장서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 외에도 우리 사회에는 통합과 치유를 위해 정부와 국회가 함께 나서야 할 일이 많습니다. 군에서 사망한 자식의 유해와 시신을 데려가지 않는 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지금이라도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천안함, 5.18민주화운동 등 우리 역사의 고비에서 상처를 받고 평생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치유의 손길을 내밀어야 합니다. 이 분들의 고통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때, 비로소 국민의 마음이 열리고 통합의 길이 열리게 됩니다. ●나누면서 커간다 :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은 오랜 세월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견인해왔습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의 유지와 발전에도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남북분단과 군사대치 상황에서 국가안보를 지켜왔습니다. 이제 새누리당은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합니다. 심각한 양극화 때문에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는 갈수록 내부로부터의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동체를 지키는 것은 건전한 보수당의 책무입니다.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가안보를 지키는 것이 보수의 책무이듯이, 내부의 붕괴 위험으로부터 공동체를 지키는 것도 보수의 책무입니다. 새누리당은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겠습니다.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겠습니다. 빈곤층, 실업자, 비정규직, 초단시간 근로자, 신용불량자,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장애인, 무의탁노인, 결식아동, 소년소녀 가장,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 이런 어려운 분들에게 노선과 정책의 새로운 지향을 두고, 그 분들의 통증을 같이 느끼고, 그 분들의 행복을 위해 당이 존재하겠습니다. 10년전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양극화를 말했습니다. 양극화 해소를 시대의 과제로 제시했던 그 분의 통찰을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이제 양극화 해소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함에 있어서는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나누면서 커가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어제의 새누리당이 경제성장과 자유시장경제에 치우친 정당이었다면, 오늘의 이 변화를 통하여 내일의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자유시장경제와 한국자본주의의 결함을 고쳐 한국경제 체제의 역사적 진화를 위해 노력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국가안보 만큼은 정통보수의 길을 확실하게 가겠습니다. 새누리당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면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의 최근 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은 ‘경제정당, 안보정당’을 말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미래산업정책’을 말하고 있습니다. 급식, 보육은 물론 심지어 의료, 교육, 주택까지 보편적 무상복지를 고집하던 야당이 드디어 성장의 가치, 안보의 가치를 말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놀라운 변화입니다. 환영합니다. 저는 진보정당의 이러한 변화가 단순히 총선과 대선의 득표용 전략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 변화 속에 국가의 미래를 위한 고민과 진정성이 담겨 있으리라고 기대해 봅니다. ●진영을 넘어 합의의 정치로... 여와 야, 보수와 진보의 새로운 변화를 보면서 저는 ‘진영의 창조적 파괴’라는 꿈을 가집니다. 진영을 벗어나 우리 정치도 공감과 공존의 영역을 넓히자는 꿈을 현실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 동안 우리 정치는 여야 진영 간, 보수 진보 진영 간의 대립과 반목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습니다. 진영은 그 본질이 독재와 똑같습니다. 진영의 울타리를 쳐놓고 그 내부 구성원들에게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가 있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상적인데, 어느 당, 어느 진영의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소신은 집단의 논리에 파묻히고 말았습니다. 여와 야, 보수와 진보, 양쪽 모두 진영의 논리에 빠져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았고, 이는 국민의 눈에 어처구니 없는 정쟁으로 비쳐졌습니다. 여당 시절 추진했던 FTA, 연금개혁을 야당이 되니까 반대하는 일, 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에서 여야가 당론투표를 강요하는 일, 역대 정권마다 여당이 정부와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만 해오던 일, 이런 부끄러운 일들이 진영싸움 때문에 일어난 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원내대표가 된 이후 가급적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의원님들의 자유로운 의사를 구속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시대가 바뀌어도 보수와 진보가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먼 장래를 위해 꼭 해야 할 일이라면, 오늘 보수와 진보는 머리를 맞대고 공통의 국가과제와 국가전략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영의 논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진영싸움을 중단해야 합니다. 우리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시작해야 합니다.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들은 합의의 정치를 통하여 정책을, 입법을, 예산을 구체화해야 합니다. 우리가 합의의 정치를 해야 할 이유는 또 있습니다. 포퓰리즘의 과열경쟁을 자제하기 위해서도 합의가 필요합니다. ‘민주주의라는 정치시장’에서 정치의 본능은 득표입니다. 표 때문에 우리 정치인들은 포퓰리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소위 ‘죄수의 딜레마’처럼, 그 동안 여야의 포퓰리즘 경쟁은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반복되었고, 이는 국가재정, 국가발전에 큰 피해를 주었습니다. 역대 대선과 총선에서 각 정당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들이 그 생생한 사례들입니다.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지만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을 하려면 합의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우리 국회가 진영의 논리와 포퓰리즘 경쟁에서 벗어나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시작한다면, 우리가 할 일은 많고, 국민은 우리 정치를 다른 눈으로 평가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저는 이런 노력이 진정한 정치개혁이라고 믿습니다. 성장과 복지, 안보와 통일, 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 일자리와 노동, 교육, 보육, 의료, 연금 등 합의의 정치가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어려운 문제, 아주 인기 없는 정책일수록, 그러나 국가장래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일수록 우리는 용기를 내어 통큰 합의를 해야 합니다. ●공무원연금개혁 몇가지 중요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4월 국회의 최대 현안인 공무원연금개혁이 그 첫 번째 시험대입니다. 공무원연금개혁은 역대 정권이 모두 시도했으나 번번이 좌절한,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공무원의 고통분담이 수반되는 일이니 당연히 득표에 도움이 안되는, 인기 없는 개혁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국민 모두가 알고 있듯이 국가장래를 위해 지금 꼭 해야만 하는 개혁입니다. 지난 2년간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 중에서 저는 공무원연금개혁에 도전한 것을 가장 높이 평가합니다. 공무원연금개혁은 이념의 문제도, 정쟁의 대상도 아닙니다. 야당이 말하는 것처럼 무슨 군사작전 하듯이 추진하려는 것도 아니고, 20년전 김영삼 정부때부터 추진해왔던 것입니다. “급하게 졸속으로 하지 마라” — 이런 정치적 수사로 개혁을 지연시키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때도 추진하려 했지만 실패했던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어제 발표된 「2014년 국가결산」에 따르면 총국가부채 1,211조원 중 53%인 644조원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였습니다. 앞으로 공무원연금에 얼마나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지 우리는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미래세대에게 엄청난 빚을 떠넘긴다는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 공은 우리 국회에 넘어와 있습니다. 당사자인 정부와 공무원이 해결하지 못한 개혁을 국회가 마무리해내야 합니다. 공무원들과 국민들의 성숙한 고통분담 의식, 거기에 여야간 합의의 정치가 보태지면, 역대 어느 정권, 어느 국회도 못했던 개혁을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에게 호소합니다. 문재인 대표님과 우윤근 원내대표님께 호소합니다. 야당이 경제정당을 말하려면 이번 4월 국회에서 공무원연금개혁에 동참해야 합니다. 공무원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고 의견제시의 기회를 드리기 위해 국민대타협기구와 같은 노력을 해왔지만, 이해당사자에게 최종결정 권한까지 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 결정은 주권자인 국민의 대의기구인 우리 국회가 하는 겁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노무현 정부 임기 중인 2007년에 그 어려운 국민연금개혁을 이루어낸 훌륭한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국민연금개혁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생생히 지켜보셨던 문재인 대표께서 이번 공무원연금개혁에 합의해 주신다면, 국민들은 경제정당의 진정성을 평가할 것입니다. 여야 모두 공무원연금개혁이 지금 9부 능선까지 왔다고 인정합니다. 마지막 한 달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이 중요한 개혁이 또 무산된다면 19대 국회는 여야 가릴 것 없이 국민의 지탄을 면할 수 없고 국민의 정치불신은 극에 다다를 것입니다. 합의의 정치로 공무원연금개혁이 꼭 성공하도록 의원님들의 동참을 호소드립니다. 공무원연금개혁 이후 공적연금의 강화가 이슈가 될 전망입니다. 국민연금의 경우 2007년 고통스러운 개혁을 단행했고,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는 기초연금 때문에 진통을 겪었습니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것은 기여율 인상 없이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오히려 국민연금의 경우 연기금자산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개혁으로 수익률을 제고해서 연금고갈시점을 최대한 연장하는 것이 국민부담을 줄이는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세금과 복지 두 번째 사례는 세금과 복지 이슈입니다. 세금과 복지 이슈만큼 정치적 휘발성이 강한 이슈도 없을 것입니다. 소득세 연말정산 사태에서 우리는 생생하게 보았습니다. ‘세금을 올린 정당은 재집권에 성공할 수 없다’는 정치권의 금언이 있을 정도입니다. 저는 이 연설을 쓰면서 2012년 새누리당의 대선공약집을 다시 읽었습니다. 그 공약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지만, 그와 동시에 저희 새누리당의 공약이었습니다. 문제는 134.5조원의 공약가계부를 더 이상 지킬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반성합니다. 저는 지난 4월 1일 정부가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지속가능한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복지재정 효율화 방안」을 발표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3조원의 복지재정 절감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는 점을 평가합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예산 대비 세수부족은 22.2조원입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권은 국민 앞에 솔직하게 고백해야 합니다. 세금과 복지의 문제점을 털어놓고, 국민과 함께 우리 모두가 미래의 선택지를 찾아 나서야 합니다. 이 일은 공무원연금개혁보다 더 어렵고, 인기는 더 없지만, 국가 장래를 위해 더 중요한 일입니다. 세금과 복지야말로 합의의 정치가 절실하게 필요한 문제입니다. 서민증세 부자감세 같은 프레임으로 서로를 비난하는 저급한 정쟁은 이제 그만 두고 여야가 같이 고민해야 합니다. 그 고민의 출발은 장기적 시야의 복지모델에 대한 합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의 복지는 ‘低부담-低복지’입니다. 현재 수준의 복지로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의 붕괴를 막기에 크게 부족합니다. 그러나 ‘高부담-高복지’는 국가재정 때문에 실현가능하지도 않고, 그게 바람직한지도 의문입니다. 高부담-高복지로 선진국이 된 나라도 있지만, 실패한 나라도 있습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저출산-고령화로 인하여 앞으로 50년간 기형적 인구구조라는 재앙이 닥치게 되어 있습니다. 현재의 복지제도를 더 확대하지 않고 그대로 가더라도, 앞으로 복지재정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中부담-中복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국민부담과 복지지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평균 정도 수준을 장기적 목표로 정하자는 의미입니다. 이는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태리 같은 유럽 국가들보다는 낮지만, 현재의 미국, 일본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을 지향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결코 낮은 목표라고 볼 수 없습니다. 최근 여야간에 中부담-中복지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우리는 국민의 동의를 전제로 이 목표에 합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中부담-中복지를 목표로 나아가려면 세금에 대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무슨 세금을 누구로부터 얼마나 더 거둘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합의해야 합니다. 증세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난 3년간 22.2조원의 세수부족을 보면서 증세도, 복지조정도 하지 않는다면, 그 모든 부담은 결국 국채발행을 통해서 미래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비겁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낸다는 원칙, 법인세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원칙, 그리고 소득과 자산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보편적인 원칙까지 같이 고려하면서 세금에 대한 합의에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부자와 대기업은 그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세금을 떳떳하게 더 내고 더 존경받는 선진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조세의 형평성이 확보되어야만 중산층에 대한 증세도 논의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최근의 여야 대표연설은 대부분 우리 국회가 세금과 복지 문제에 관한 대타협기구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지난 2월 우윤근 원내대표님도 이런 제안을 하셨습니다. 저는 새누리당 의원님들의 동의를 구하여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여야 합의기구의 설치를 추진하겠습니다. 정부도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새로운 구상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보육 개혁 복지지출 중에서 보육 분야는 현실적 어려움이 큽니다. 여야 합의기구가 출범하면 이 문제도 여야가 함께 풀어갑시다. 0∼2세 보육료, 3∼5세 누리과정, 0∼5세 양육수당을 합친 올해 보육예산은 10조 2,500억원으로서, 급식예산 2조 5천억원의 4배입니다. 최근의 지방재정법 개정 과정에서 보았듯이 보육재원의 조달을 둘러싼 중앙과 지방의 갈등은 심각합니다. 1991년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된 이래 지난 24년간 보육은 계속 확대되어 왔고, 박근혜 정부는 0∼5세의 모든 영유아에게 소득에 관계없이 보육지원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보육과 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국가의 지원은 확대되었으나, 이 정책이 저출산 해소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제고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의문입니다. 더구나 최근 보육시설에서 연달아 발생하는 사고들을 보면서, 0세 영아를 어린이집에 보내면 월 77만 8천원이 지원되는데 집에서 키우면 월 20만원이 지원되는 모순을 보면서, 또 어린이집, 유치원과 가정이라는 보육공동체의 비정상적인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는 보육정책의 재설계가 절실하다는 점을 깨닫고 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 공동체는 아이를 낳고 잘 키우는 문제를 돈으로만 해결하려 하지 않았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4월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대로 지방재정법을 개정하고 정부가 합의했던 5,064억원도 동시에 집행하며, 영유아보육법도 개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보육정책에 대해서는 우리 국회가 진지한 토론과 대안의 모색에 여야가 함께 착수할 것을 제안합니다. 정부도 앞으로 보육정책과 예산을 어떻게 할 것인지, 현실성 있는 방안을 제시해 주기 바랍니다. ●성장의 가치와 성장의 해법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경제성장은 오랫동안 보수의 의제였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소득주도형 성장, 포용적 성장’을 말했을 때, 저는 이 새로운 변화를 진심으로 환영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야당이 성장의 가치를 말한다는 것 자체가 반가웠습니다. 보수가 복지를 말하기 시작하고, 진보가 성장을 말하기 시작한 것은 분명 우리 정치의 진일보라고 높이 평가합니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성장의 해법입니다. 복지는 돈을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인데, 성장은 돈을 어떻게 버느냐의 문제입니다. 성장의 해법은 복지의 해법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KDI가 발표한 장기거시경제 전망에 따르면 현재의 3.5%의 잠재성장률은 2050년대에 1.0%로 추락합니다. 더 비관적인 전망에 따르면 2040년대부터 1.0% 이하로 추락하여 2060년대부터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합니다. 대한민국이 성장을 못하는 나라, 저성장이 고착화된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이는 국가적 대재앙입니다. 성장을 못하면 우리 사회의 모든 게 어려워집니다. 성장을 못하면 일자리와 소득이 줄어들고, 서민 중산층이 붕괴되어 양극화는 더 심각해지고, 국가재정도 버티기 힘들어 복지에 쓸 돈이 없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통일을 하더라도 통일비용을 부담할 재원이 없습니다. 앞으로 100년간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하고 가장 어려운 문제는 경제성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양극화 해소 못지 않게, 성장 그 자체가 시대의 가치가 되어야 합니다. 2100년까지 한국경제가 성장을 못하는 것은 경기변동의 문제가 아닙니다. 성장을 뒷받침하는 노동, 자본, 기술 등 세 가지 요소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위 펀더멘털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성장의 원인에 대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책을 일관되게 추진하지 못한다면, 한국경제는 20세기의 성취를 21세기에 다 날려보내고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 것입니다. 저성장은 이렇게 고질적이고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문제인데, 민주화 이후 역대 정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성장전략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예외 없이 집권 초반의 경제성적표를 의식해서 반짝경기를 일으켜 보려는 단기부양책의 유혹에 빠졌습니다. 성장잠재력 자체가 약해져서 저성장이 고착화된 경제에서 국가재정을 동원하여 단기부양책을 쓰는 것은 성장효과도 없이 재정건전성만 해칠 뿐이라는 KDI의 경고를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국가재정 때문에 공무원연금개혁의 진통을 겪으면서, 별 효과도 없는 단기부양책에 막대한 재정을 낭비해서야 되겠습니까? 건전한 국가재정은 그 동안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최후의 보루였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입니다. 1997∼98년의 IMF 위기와 2008∼09년의 금융위기도 그나마 국가재정이 튼튼했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단기부양책은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IMF 위기처럼 극심한 단기불황이 찾아오지 않는 한, 단기부양책은 다시는 끄집어내지 말아야 합니다. 그 대신 장기적 시야에서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데 모든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일은 한 두가지 정책수단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뼈를 깎는 개혁을 단행해야 합니다. 자본, 노동, 여성, 청년, 교육, 과학기술, 농어업, 제조업,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가히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그 혁명적인 변화의 최종 목표는 우리 경제의 경쟁력 강화이며, 성장잠재력 확충입니다. 가장 중요한 몇가지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재앙은 반드시 막아내야 합니다. 0∼5세 보육예산을 늘리는 정책만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졸업하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집 구해서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들도록 해야 합니다. 내 아이가 자라서 나보다 더 잘 살 거라는 희망을 드려야 합니다. 보육, 교육, 노동, 일자리, 주택, 복지 등을 포괄하는 종합대책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당장의 인력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청년, 여성, 장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여성이 더 이상 경력단절을 겪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정년후 장년층의 재고용을 촉진하는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청년일자리를 위해서 정부는 ‘청년일자리 전쟁’을 하겠다는 각오로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들을 총동원해서 청년의 고용률을 높여야 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일자리는 삶의 문제입니다. 사회 문턱에 갓 들어선 청년들에게 실업보다 더 큰 고통은 없을 것입니다. 정부, 공기업, 정부산하단체부터 청년일자리 늘리기에 앞장서야 합니다. 정부는 대기업과 금융기관들에게 임금인상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청년일자리를 늘려 달라고 호소하고 청년고용에는 인센티브를 줘야 합니다. 청년창업에 대한 국가지원도 대폭 확대하고, 크라우드펀딩법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도 조속히 통과되어야 합니다. 청년들이 취업하기를 원하는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위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도 조속히 통과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중소기업의 청년고용에 대한 임금보조를 확대하고, 중소형 공장이 밀집한 지역의 환경을 개선하는 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합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재양성은 성장의 마지막 희망을 걸어야 할 분야이고 국가의 명운이 걸린 분야입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과학기술주도형 성장으로 가려면 오랜 시간에 걸친 일관된 국가R&D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어야 하는 분야입니다. 연구개발예산의 총투자액은 확대하되 민간이 하지 못하는 분야를 국가가 담당해야 합니다. IMF 위기 이후 누적된 문제로 고장난 국가R&D시스템은 근본적인 진단후 수술이 불가피합니다. 과학기술교육의 혁신과 이공계 우대 정책도 확대되어야 합니다. 제조업이 더 강해져야 관련 서비스산업이 같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전자,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제조업의 위기는 지금 한국경제의 가장 큰 위기입니다. 이들 주력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중소기업 분야에서도 벤처만 우대할 것이 아니라 지금 잘하고 있는 업종과 기업들이 더 잘 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한계기업은 과감하게 퇴출시켜 새 살이 돋아나도록 하고, 잘하는 기업에게 자원이 배분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성장의 해법은 경제 사회 전 분야에 걸친 고통스러운 개혁입니다. 성장을 향한 개혁은 고통스럽기 때문에 어느 일방의 희생만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개혁이 성공하려면 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합의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노사정 대타협이 바로 그런 합의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 이 시간까지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정책 못지않게,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 등 이중구조를 해소하고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특히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는 정책은 우리 사회의 공정성과 양극화 해소 차원에서 강력히 추진되어야 합니다. 정부와 공기업은 지금 추진 중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더 확실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30대 그룹과 대형 금융기관들도 상시적 업무에 일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재벌도 개혁에 동참해야 합니다. 재벌대기업은 지난날 정부의 특혜와 국민의 희생으로 오늘의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재벌대기업은 무한히 넓은 글로벌 시장에서 일등이 되기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집중해야 합니다. 일가 친척에게 돈벌이가 되는 구내식당까지 내주고 동네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끄러운 행태는 스스로 거두어들여야 합니다. 천민자본주의의 단계를 벗어나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의 아픔을 알고 2차, 3차 하도급업체의 아픔을 알고 이러한 문제의 해결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존경받는 한국의 대기업상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정부는 재벌대기업에게 임금인상을 호소할 것이 아니라, 하청단가를 올려 중소기업의 임금인상과 고용유지가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재벌정책은 재벌도 보통 시민들과 똑같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재벌그룹 총수 일가와 임원들의 횡령, 배임, 뇌물, 탈세, 불법정치자금, 외화도피 등에 대해서는 보통 사람들, 보통 기업인들과 똑같이 처벌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 검찰, 법원은 재벌들의 사면, 복권, 가석방을 일반 시민들과 다르게 취급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공정한 고통분담과 공정한 시장경제는 결국 복지, 노동, 경제민주화, 법치로 귀결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증세, 中부담-中복지의 시회안전망, 비정규직 대책, 청년일자리,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대책들이 성장의 해법과 함께 가야 합니다. 정부는 성장잠재력과 상관없는 단기부양책이 아니라 사회적 대타협에 필요한 곳에 예산을 써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아직도 임기가 3년 가까이 남아있는 박근혜 정부가 이상과 같은 근본적 개혁의 길로 나아가기를 희망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정부가 단기부양책보다는 노동-금융-교육-공공의 4대 부문 개혁을 말하고 2017년까지 잠재성장률 4%대 진입을 목표로 ‘3년의 혁신으로 30년의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나선 점을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그러나 3년내의 성과에 조급해서는 안됩니다. 잠재성장률을 4%대로 높이는 일은 3년의 개혁으로는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가 앞으로 3년 동안 그 다음 정부가 후퇴시킬 수 없는 개혁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수만 있다면, 역사적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정부는 공무원연금개혁에서 시작하여 세금과 복지, 노동, 보육과 교육, 청년일자리, 그리고 성장 등의 분야에서 개혁의 인프라를 제안하고, 우리 국회는 합의의 정치로 국가의 장래를 준비하는 개혁을 뒷받침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이 보이지 않겠습니까? 저는 야당이 제시한 소득주도 성장론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정한 속도의 최저임금 인상,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지출의 확대는 빈곤과 양극화 해소라는 차원에서 동의합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복지지출 확대가 저소득층의 소비를 늘려 내수 진작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는 점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2100년까지 저성장의 대재앙이 예고된 우리 경제에 대하여 이 정도의 내용을 성장의 해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소득주도 성장을 정치적으로 비난할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제대로 된 성장의 해법이 없었던 것은 지난 7년간 저희 새누리당 정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녹색성장과 4대강 사업, 그리고 창조경제를 성장의 해법이라고 자부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왕 야당이 성장이라는 시대의 가치를 얘기한다면, 여야가 그 해법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합의의 정치로 성장을 위한 지난한 개혁의 길로 함께 가자는 점입니다. ●사회적경제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최근 많은 국민들께서 사회적경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복지와 일자리에 도움을 주며 양극화 해소와 건강한 지역공동체의 형성에 도움을 주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마을기업, 농어촌공동체회사 등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영역도 돌봄, 보육, 교육, 병원, 신용, 도시락, 반찬가게, 동네슈퍼 등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中부담-中복지를 목표로 나아간다면 우리 사회 전체의 복지수요를 국가재정이 모두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일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 만들어내는 일자리와 정부가 세금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늘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회적경제는 국가도, 시장도 아닌 제3의 영역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제활동으로서, 복지와 일자리에 도움이 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역사적 진화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해왔던 선진국들도 사회적경제가 발달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경제는 정치적 오염과 도덕적 해이를 경계해야 합니다. 사회적경제를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일은 여야 모두의 책임입니다. 우리 19대 국회가 사회적경제기본법을 제정하여 한국 자본주의의 역사적 진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가계부채라는 시한폭탄 경제 분야의 마지막 주제로 저는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경고합니다. 작년말 가계부채는 1,089조원을 기록했습니다. 국민 1인당 평균 2,150만원이며, 가계부채가 GDP의 75%입니다. IMF 위기때는 기업들의 과도한 부채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충격에 대규모 도산사태와 대량해고가 발생했고 양극화가 심화되었습니다. 지금은 가계부채가 시한폭탄과 같은 문제가 되었습니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의 완화와 금리인하는 가계부채의 증가속도를 높여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가계부채는 개인이 원금과 이자를 갚는 게 당연한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우리 경제 전체의 리스크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정부가 정교한 대책을 수립해 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지난번 두 차례에 걸친 안심전환대출은 은행과 정부의 부담으로 원리금 상환능력이 있는 일부 계층에게만 혜택을 주는 정책이었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상환능력은 없고 부실의 위험도는 높은 한계선상의 가계부채에 대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을 촉구합니다. ●국가안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성장, 복지와 함께 안보, 통일은 우리의 4대 국가 아젠다입니다. 올해는 광복 70년이자 분단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광복과 함께 분단이 된 70년 전의 슬픈 역사는 분단을 허물고 통일과 진정한 광복을 이룩해야 하는 역사적 과업을 우리에게 남겼습니다. 대북정책과 통일정책은 별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대북정책이 쌓여서 통일정책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통일 이전에 북한의 개혁 개방, 북한경제의 발전, 북한체제의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북정책이라는 주장에 저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북한은 그런 이성적인 대북정책이 통하지 않는 상대입니다. 문제의 핵심에는 북한의 핵미사일이 있습니다. 지난 4월 2일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이란과 국제사회의 역사적 합의가 타결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란보다 핵무기 개발이 훨씬 앞선 북한의 핵문제는 조금도 진전이 없이 악화되어 가기만 합니다. 2012년 12월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2013년 2월의 3차 핵실험 이후 우리 군은 북한이 노동미사일이나 스커드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한 핵미사일을 이미 실전배치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우리 국민들은 언제 우리를 향해 날아올지 모르는 핵미사일을 머리에 이고 살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싸드(THAAD) 요격미사일의 배치를 둘러싼 논쟁을 보면서 저는 “우리가 과연 우리 손으로 우리의 생명을 지킬 생각을 갖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북핵문제를 압박과 유도의 외교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에 저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1994년의 미국과 북한의 제네바 합의, 2005년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 2012년 미국과 북한의 2.29 합의가 모두 어떻게 되었습니까? 북한은 그 때마다 약속을 깨고 핵개발은 계속되었습니다. 북핵문제를 현명한 외교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당연히 경주하되, 우리는 하루라도 빨리 북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합니다. 우리가 진정 평화를 원한다면 억지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줘야 합니다. 저희 새누리당은 북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국방능력을 갖추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최근 안보정당을 내세운 새정치민주연합에게 묻습니다. 싸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는 야당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대안을 갖고 있습니까? 행여 북한이 핵공격은 절대 하지 않을 거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안보정당은 한마디 말로 하루 아침에 되는 게 아닙니다. 북핵과 싸드, 천안함 폭침, 북한인권법, 테러방지법 등 국가안보의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하여 분명한 입장과 행동이 있어야 스스로 안보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야당을 비판하려고 거북한 질문을 드리는 게 아닙니다. 늘 말로는 ‘국가안보는 초당적으로 대처한다’라고 하면서, 서로 생각의 차이는 너무나 큰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19대 국회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19대 국회가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국민에게 내일의 희망을 드리기 위해 과연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저는 매일 이 질문을 저 자신에게 던집니다. 저는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고 싶었습니다. 15년전 제가 보수당에 입당한 것은 제가 꿈꾸는 보수를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꿈꾸는 보수는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는 보수입니다. 지난 15년간 여의도에 있으면서 제가 몸담아보지 않았던 진보 진영에도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훌륭한 정치인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 그 분들의 생각 중에 옳은 것도 많고, 저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느낄 때도 많았습니다. 좋은 생각, 옳은 생각을 가진 선량들이 모인 이 국회가, 우리 정치가 왜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불신과 경멸의 대상이 되었는지 우리는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린,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가 하나의 해결책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제 말씀을 마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포스코건설 ‘뉴 키맨’ 등장… 20억대 비자금 또 찾았다

    포스코건설 ‘뉴 키맨’ 등장… 20억대 비자금 또 찾았다

    포스코건설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포스코건설이 흥우산업 외에 또 다른 하청업체인 W사와 S사를 통해 20억원대의 비자금을 추가로 조성한 사실을 포착한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지난해 포스코건설 감사팀에서 적발된 비자금과 별도로 조성된 비자금이다. W사 등도 흥우산업과 마찬가지로 2009~12년 베트남 고속도로 공사에 참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앞서 베트남에서 흥우산업 등을 통해 조성한 100억원대의 비자금 중 46억여원을 국내에 반입하는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컨설팅업체 I사 대표 장모(64)씨가 추가 비자금 조성 및 반입에도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장씨는 정동화(64)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과는 중학·대학교 동창으로 친분이 두텁고, W사 등 하청업체 2곳도 장씨가 정 전 부회장에게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구속된 포스코건설 베트남사업단장 출신 박모(52) 전 상무도 장씨를 ‘윗사람’처럼 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장씨를 사실상 로비스트로 보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장씨는 과거 ‘총풍 사건’과 ‘불법 대선자금 사건’에도 연루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장씨가 과거 정치권과 업계에서 폭넓은 인맥을 다져 왔다는 점에서 장씨를 통해 비자금 조성과 국내 반입 과정은 물론 이를 지시한 ‘윗선’과 사용처까지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장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의 성격에 대해 “포스코건설의 공사 수주를 도와준 로비업체로, 직원도 필요 없는 회사”라고 말했다. 장씨가 유령 회사를 통해 로비스트로 활동해 왔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장씨는 199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총풍 사건과 2002년 불법 대선자금 사건 때도 등장했다. 총풍 사건은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청와대 행정관 등 3명이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관계자에게 휴전선 무력시위를 요청한 사건으로, 야당은 북풍을 막기 위해 장씨 등을 포함한 특별팀을 꾸려 북측과 물밑 대응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은 장씨가 도왔던 김대중(DJ) 후보의 당선으로 끝났고, 당시 장씨가 대표로 있던 안성개발은 DJ 정부 첫 대북 경제협력사업체 승인을 받았다. 장씨는 5년 뒤인 2002년 대선에선 모 대기업이 이회창 후보 캠프에 전한 불법 대선자금 15억원을 배달한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1101억 방산비리’ 이규태 사기 혐의 구속기소

    ‘1101억 방산비리’ 이규태 사기 혐의 구속기소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31일 공군 전자전훈련장비(EWTS) 도입 사업을 중개하는 과정에서 사업비를 부풀려 1101억원(9617만 달러)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이규태(66) 일광공영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예비역 공군 준장 출신으로 SK C&C 상무였던 권모(60)씨와 일광공영 계열사 솔브레인 이사 조모(49)씨도 같은 혐의로 함께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최근 도봉산 인근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압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수사를 로비 의혹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 회장이 권씨 등과 공모해 터키 하벨산의 EWTS 도입 사업을 중개하는 과정에서 핵심 기술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명분으로 관련 비용을 애초 책정한 금액보다 두 배나 비싸게 부풀렸지만 실제로는 R&D 관련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해외 업체가 보유한 기술을 그대로 납품해 놓고 R&D 업체로 선정된 SK C&C 등과 짜고 솔브레인에 재하청을 주고 이를 다시 미국 현지 유령업체에 재하청하는 방식으로 발주처인 방위사업청을 속였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재정확충·행정 개편으로 지방자치 보호해야”

    전국시도지사 협의회,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등 지방4대협의체장은 30일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갖고 지방재정 확충과 지방행정의 전면 개편을 촉구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국회와 정부의 사회복지 확대정책으로 지방재정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며 “지방소득·소비세 확대, 국고보조사업 구조조정, 지방교부세 법정률 상향 조정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방의회의 조례입법권 범위를 법령을 통해 광범위하게 제한하고 있는 데다 부단체장의 정수 및 행정기구를 획일적으로 규제함에 따라 지방이 중앙정부의 하청기관화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조례입법권 확대와 자치조직권 보장 등을 위해 지방자치법을 전부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지방분권 과제 입법이 소관 상임위를 특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며 “국회는 지방분권 과제 입법을 위한 상설 지방분권 특별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시종 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은 “올해로 지방자치 제도가 성년을 맞이했으나 반쪽 자치는 고사하고 2할 자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실질적인 지방자치 구현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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