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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지하철 석재 파동 일단락

    광주 지하철 1호선 역사에 당초 설계와 달리 중국산 석재를 사용한 시공사들이 ‘재시공’ 대신 이에 상응하는 비용을 반환키로 결정했다고 21일 광주시는 밝혔다. 시는 그러나 재시공비 반환 요구에 불응한 일부 업체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키로 했다.시는 이 날 “역사 공사에서 시방서와 달리 중국산 석재를 사용했다가 적발된 H,K,J,S, 또 다른 H사 등 6개 시공사가 재시공에 드는 비용 12억여원을 되돌려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또 다른 K·S사는 국산과 중국산의 재료비 차익인 2억여원만 반환키로 해 이들 두 업체에 대해서는 발주처인 조달청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도록 의뢰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지하철 1호선 부실시공 문제는 지난 5월 13개 역사 석재공사 전체면적 8만 5611㎡ 가운데 21.7%인 1만 8041㎡가 값싼 중국산으로 시공된 사실이 검찰 수사결과 밝혀지면서 표면화됐다. 시는 시공에 참여한 8개 업체에 수차례에 걸쳐 재시공을 촉구했으나 업체들은 “하청업체가 설계와 달리 중국산 저질 석재를 사용한 만큼 이에 응할 수 없다.”고 맞섰다. 시는 이들 시공사와 수개월 간의 줄다리기 끝에 재시공비에 해당하는 금액을 반환토록 하고 환수비용은 도시철도특별회계에 편입토록 결정, 이 사건이 일단락됐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우리땅을 살리자] 공단·미군기지 ‘죽은 땅’ 환경신기술로 살린다

    [우리땅을 살리자] 공단·미군기지 ‘죽은 땅’ 환경신기술로 살린다

    유류 등으로 오염된 땅을 정화하는 사업이 떠오르는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류 저장소는 물론 군부대, 미군기지, 공장부지 등 오염된 대규모 부지들이 도시화 등으로 택지나 생활근린시설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토양환경보전법 등 관련 법도 속속 개정되고 있어 여건도 성숙되고 있다. 한 정유사가 최근 조사한 내용을 보면 자사의 오염된 주·저유소 복원 예산만 200억원대에 달했다. 용산 미군기지 정화 비용도 1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주유소 47곳서 토양복원 진행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한 주유소 앞에는 컨테이너가 있다. 이 안에는 1번부터 40번까지 숫자가 빼곡히 적힌 호스가 땅밑으로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 주유소 바닥 곳곳에는 손바닥 크기만한 원형 마개가 박혀 있다. 마개 밑 땅속 5m까지 호스를 심어 컨테이너에 연결시켜 놓았다. 경유로 오염된 주유소 부지를 정화해 복원하는 장비다. 유해 물질을 없애고 미생물 산소 등 복원 물질을 주입 중이다. 15년전 쓰레기 매립지였던 이 곳은 유류 탱크를 묻고 주유소를 운영해 왔으나 지반이 가라앉으면서 문제가 생겼다. 탱크가 기울어져 주유구와의 연결 부분이 끊어지면서 유해물질인 벤젠·톨루엔·에틸벤젠·크실렌 등 BTEX가 기준치(80㎎/㎏)보다 4.5배(362.02㎎/㎏)나 높게 검출된 것. 이 주유소의 토양 복원을 담당하는 ‘아름다운환경’의 안훈기 차장은 “오염된 토양을 굴삭해 복원하는 방법과 그대로 둔 채 정화하는 방법이 있다.”면서 “굴삭 방법이 6개월 만에 끝나 빠르기는 하지만 영업을 해야 하는 주유소 입장에서는 자연 복원 방법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 방법은 평균 2년간 총 2억여원이 소요된다. 20일 환경부에 따르면 10월 현재 5대(SK·GS칼텍스·현대오일뱅크·S-Oil·인천정유) 정유사가 운영하는 주유소 중 환경부와 협약을 맺고 오염 토양을 복원하는 사업장은 47개다. 이와 별도로 최근까지 전국 21개 사업장이 복원을 끝냈다. 국내에 토양복원이란 개념이 들어온 것은 IMF 경제위기 이후다. 외국 기업이 국내 기업을 인수할 때 환경 문제를 이유로 매입 가격을 대폭 낮추면서 생겼다. 지난 4월 두산이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할때 환경 문제로 깎은 금액은 무려 3500여억원이다. 2001년에 땅 매입자가 오염된 땅을 복원하도록 토양환경보전법이 개정되면서 토양 복원에 대한 인식은 확산되고 있다. 토지를 거래할 때 환경평가를 하고 매입 가격에 이를 반영하지 않으면 구입자가 고스란히 손해를 보게 되면서 분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오는 2007년부터 주유소와 같은 오염물질 저장시설의 누출검사를 의무화하도록 토양환경보전법이 최근 다시 개정돼 토양복원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개정안은 시설 설치후 10년이 지나면 4∼6년 주기로 누출 여부를 검사하도록 해 조사 대상이 많아질 전망이다. ●2011년까지 미군기지 34곳 반환돼 업계는 2010년까지 토양 복원 시장이 한 해에 1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곽무영 토양지하수환경보전협회장은 “국내 토양 복원 시장은 90년 중반에 형성됐고 2000년 이후 큰 폭의 성장을 하는 데다 관련법이 계속 정비되고 있어 5년후엔 1조원대 시장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2010년 국내 토양오염 복원시장을 1조 5000억원으로 추정한 바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폐금속 광산은 전국 총 906곳에 산재하고 있다. 광해방지사업단 준비사무국 정지봉 팀장은 “최근 광해방지사업법이 공포됨에 따라 휴·폐광산 복구를 전담하는 광해방지사업단이 내년 6월 정식 발족돼 휴·폐광산 복구 작업에 탄력이 붙게 된다.”고 말했다. 가장 큰 시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반납되는 미군기지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2011년까지 서울, 의정부, 동두천, 부산 등 14개 시 34개 미군기지와 훈련장 5167만평 이상이 한국에 반환된다. 올해 반환되는 곳만 강원 춘천, 경기 파주·김포 등 8개 지역 22개 기지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전문가 제언 ●정부·지자체 땅부터 오염조사를 부산시 문현동의 이전 군부지에서 보았듯 부대 부지의 토양 오염은 심각하다. 중앙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소유 부지의 점검이 필요하다. 오염복원 문제는 정부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사기업에게 떳떳하게 복원시행 명령도 내릴 수 있고 그에 따라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 이제는 단순히 군기지 기름 유출이나 폐·광산 중금속 토양오염뿐만 아니라 화학물질 토양오염 전반에 대한 복구를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화학물질 수입·생산업체 등으로부터도 재원을 조달해 미국의 슈퍼펀드처럼 토양복원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는 등 환경복원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이석영 전 미 테네시주립대 토양학과 교수 ●‘미군기지’ 토양복원 투명하게 오는 2011년까지 34개 이상 미군기지가 반환된다. 수시 반환과 임무전환 명목으로 반환되는 미군기지는 해마다 늘어난다. 최근 환경부 국감에 따르면 반환 예정 15개 미군기지 조사에서 용산 헬기장을 제외한 14개 기지에서 토양·수질오염이 발견됐다. 중추 신경계를 마비시키고 피부조직을 썩게 하는 물질들이다. 현재 미군기지는 반환 1년 전부터 한미 공동오염조사를 실시하고, 발견된 오염은 미군이 치유한다. 문제는 과정의 투명성이다. 미군이 합의하지 않으면 국회는 물론 언론에 환경오염과 정화 실상을 공개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환경오염 사고는 오염자 부담 원칙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오염된 미군기지 복원에도 이 원칙이 예외없이 적용돼야 한다. 고이 지 선 녹색연합 간사 ■ 대기업·벤처 속속 시장진출황종식 에코솔루션 사장은 지난 3월 서울 양천구 목동의 400평 주유소 부지를 매입했다. 경유로 오염된 땅의 복원 비용이 제외돼 싸게 인수한 셈이다. 그는 “부지 오염을 정화한 뒤 6층 규모의 상가를 지어 분양할 계획”이라면서 “분양 이익이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선진국처럼 우리나라도 공단이 해외로 이전하는 등 산업 환경이 바뀌면서 오염된 땅의 재활용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그는 지난 1998년 토양 복원 전문벤처 선두주자로 시장을 개척해오고 있다. 최근 토양정화업 등록제가 시행되면서 10월 현재 환경부에 총 18개 업체가 토양정화업 등록을 마쳤다. 등록을 마친 업체 중 SK건설과 한화건설을 제외하면 모두 중소벤처이지만 대형 건설사들도 이 시장에 관심이 많다. 등록을 해야만 내년 1월부터 공사를 수주할 수 있다. 환경관리공단 박정구 토양지하수사업조사팀장은 “초기 시장은 중소 벤처들이 중심이 됐지만 2000년 이후에는 대기업들도 속속 뛰어들 채비를 갖춰오고 있다.”고 말했다. SK건설측은 “향후 국내의 미군기지 이전시 정화업 수요가 생길 가능성이 있어 환경부에 최근 정화업을 등록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화북댐 상류 폐광산 지역의 중금속 오염토양 복원 공사를 수주, 진행 중인 조사가 끝나면 연말부터 공사를 시작한다. 이에 앞서 삼성물산은 주한 미군부대가 발주하는 오염토양 복원사업을 4년째 벌이고 있으며, 현대건설의 경우 1998년부터 복원기술 개발에 착수해 일찌감치 이 시장을 준비해 왔다. 신기술 개발도 활발하다. 에코파트너스는 최근 토양속 중금속 성분을 추출해 재활용하고 환경 유해성이 없는 금속광물로 환원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한국토양지하수환경보전협회 곽무영 회장은 “토양 정화산업이 균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존 벤처업체들이 대기업의 하청업체로 전락되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며 정부의 감시와 지원을 당부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씨줄날줄] 비자금/우득정 논설위원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이 금강산 개발과정에서 50만달러의 남북협력기금을 포함, 비자금 70만 3000달러를 조성해 유용했다는 현대의 내부 감사보고서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김 부회장은 자재값 부풀리기, 허위 공사 계약서 작성, 입금액 빼돌리기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게 현대측의 주장이다. 장부 조작을 통한 뒷돈 빼돌리기는 건설회사 임직원들이 비자금 조성 때 상투적으로 동원하는 수법이다. ‘전두환 비자금’‘노태우 비자금’사건에서도 확인됐듯 비자금 챙기기에는 위아래가 따로 없다. 재벌 총수에서 가정 주부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남의 눈에 띄지 않는 ‘딴 주머니’를 차려 한다. 최근 인터넷 설문조사에서 아줌마의 76%가 남편 몰래 쌈짓돈을 챙겨두고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최고의 권력자나 재벌총수의 최측근에 회계전문가가 포진하고 있는 것도 국가나 기업보다는 ‘주군’의 비자금과 무관하지 않다. 장부상 돈의 흐름이 국내외를 들락거리더라도 비자금을 조성하는 핵심 수법은 매출액을 과다 계상(SK글로벌)하거나 부채를 과소 계상(대우그룹)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테면 오너가 공장을 신·증설하면서 입찰을 부칠 때 건설단가와 비자금의 합계가 입찰액이다. 발주회사나 수주회사 모두 장부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 외관상 잘 드러나지 않는 공장의 한 부분이 부실할 뿐이다. 하청을 줄 때도 마찬가지다. 하청단가에 원청업체 비자금이 얹혀진다. 원청업체와 하청업체와의 관계에서 ‘신뢰’가 첫번째 덕목으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택건설업체들이 분양원가 공개에 거품을 물고 반대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분식회계를 통해 형성된 검은 거래의 노출 우려 때문이라는 게 시민단체의 지적이다. 기록상 확인된 비자금의 기원은 조선을 건국한 태조이다. 함경도 지방의 토호였던 태조의 재산을 국유화하지 않고 왕실재산으로 사유화하면서 왕의 비자금, 즉 통치자금으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대선자금 의혹 때마다 단골처럼 등장하는 한 재벌은 비자금을 수십년 동안 가꿔온 ‘저수지’에 비유하곤 했다. 불법 시비가 불거지면 오너가 ‘씀씀이를 아껴’ 모았던 저수지의 물을 조금 퍼줬을 뿐이라고 둘러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합법적으로 조성된 비자금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넵스’ 박용욱 회장 새달초 조사

    두산그룹의 비자금 조성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손기호)는 23일 박용만 두산그룹 부회장의 동생인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이 운영하는 넵스가 최근 5년간 조성한 수십억원의 비자금이 총수일가에 흘러갔는지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넵스 실무 직원들을 다시 불러 박용욱 회장이 비자금 마련을 지시했는지, 박 회장이 조성된 비자금을 사용했는지 등을 조사한 뒤 다음 달 초 박 회장을 불러 조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넵스의 하청업체 5곳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넵스가 2000년부터 최소 10억원 이상의 비자금을 조성한 증거를 확보했다.검찰은 또 총수일가를 위해 두산계열사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봤다며 참여연대가 배임 혐의로 고발한 ㈜두산 신용협동조합 전 이사장 김모씨를 22일 피고발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김씨는 검찰에서 “계열사 주식을 산 것이 아니라 계열사의 예탁금을 받아 운영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김효섭 박지윤기자 newworld@seoul.co.kr
  • 두산비자금 수십억 용처추적

    두산그룹의 비자금 조성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손기호)는 22일 박용만 두산그룹 부회장의 동생인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이 운영하는 넵스가 납품업체를 통해 수십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포착, 사용처 등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최근 넵스의 하청업체 5곳에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넵스가 실제 거래가 없는 납품업체에 물품대금을 지급한 뒤 돌려 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조성된 비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넵스가 두산산업개발에 주방용품 등을 납품한 사실에 주목, 두산산업개발과의 거래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는지도 조사 중이다.김효섭 박지윤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설] 현대차 돈잔치 후폭풍 우려한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파업 11일만에 기본급 8만 9000원 인상, 성과급 300%, 타결 격려금 200만원, 추석귀향비 30만원에서 80만원으로의 인상 등 주머니가 두둑할 정도로 ‘눈부신’ 전과를 올렸다. 파업 덕분에 조합원 1인당 758만원을 더 챙기게 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25년 이상 근속한 조합원은 부부동반 해외여행의 혜택을 받게 되고 자녀가 특목고에 진학한 조합원에게는 일반고 학비를 초과한 금액의 절반을 회사가 부담키로 했다고 한다. 이러니 현대차 노조가 비난 여론을 무릅쓰고 연례행사처럼 해마다 파업을 결행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종업원들의 노력으로 회사 이익이 늘어나면 노사가 그 과실을 공유하는 것은 당연하다. 현대차 노사도 이번 임단협 타결안에 대해 동일한 논리를 들이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대차의 비정규직 근로자 불법파견 실태조사에서도 드러났듯, 현대차의 기록적인 순이익은 하청업체 납품가 후려치기와 비정규직 근로자 차별에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번에 비정규직에 대해서도 정규직과 엇비슷한 수준의 임금 인상률을 챙겨주었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는 도리어 확대되는 등 상대적인 박탈감만 키웠을 뿐이다. 현대차의 임금 수준은 이미 생산성을 월등히 웃돌아 국제 경쟁력을 잠식하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우선 내 배부터 불리고 보자는 식으로 돈잔치를 벌인다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사상 유례없는 흑자를 내고도 기술 개발 등 미래를 위한 투자를 늘리기 위해 기본급을 동결했다고 하지 않던가. 현대차 노사 모두가 뼈아프게 되새겨야 할 대목이다. 현대차는 임금 인상분을 차값이나 하청업체에 전가시키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으나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믿을 바가 못 된다. 현대·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이 75%나 되는 상황에서 어떤 핑계를 동원하든 소비자와 하청업체에 부담을 떠넘길 것이 뻔하다. 국민은 현대차의 행태를 지켜보고 있다.
  • 檢, 두산 비자금 확인

    두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손기호)는 박용성 회장의 장남 박진원 두산 인프라코어 상무가 하청업체를 통해 2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 수사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검찰은 박 상무를 출국금지 조치하고, 조만간 소환조사를 거쳐 혐의가 확인되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주 두산그룹의 계열사인 동현엔지니어링의 전·현직 대표를 포함, 임직원 9명을 조사해 박 상무의 비자금 조성 혐의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2000년부터 5년간 비자금 20억원을 조성해 분기마다 1억원씩 박 상무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박용오 전 그룹 회장은 이번 수사를 촉발시킨 진정서에서 “박용성 회장이 동현엔지니어링을 통해 200억원 이상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오너 일가의 비리 단서를 잡은 검찰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진정사건에서 그룹 차원의 비리 수사로 확대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대검의 분식회계분석팀, 국세청의 계좌추적 전문인력을 수사팀에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는 분위기이다. 검찰은 현재까지 박 상무를 포함해 그룹 실무자 10여명을 출국금지시켰다. 박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두산그룹 계열사 및 관련 회사의 금융계좌 100여개를 추가로 추적하고 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김유선교수 ‘30년 기업경영분석’ 내놔

    “대한민국은 이미 충분히 기업하기 좋은 나라입니다.” ‘분배 때문에 성장을 망쳤다’‘망할 놈의 좌파정권이 문제’‘그래서 기업하기 힘든 나라’라는 불만이 적지 않는데 이게 웬 소리인가.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 김유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가 내린 결론은 ‘기업천국, 노동지옥’이다. 김 소장이 1975년부터 30여년간 한국은행의 ‘기업경영분석’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다. 김 소장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지금 많이 번 대기업들이 돈을 안 풀어서 문제다. 대출로 경영해, 기업이 이윤을 얻으면, 임금으로 넘어가고, 이게 다시 소비와 저축으로 연결되는 큰 그림이 그려지지 않고 있다는 것. 신진대사가 막힌 동맥경화와 같다는 설명이다. 단적으로 우리 기업의 자기자본 비율은 49%, 부채비율은 104.2%다. 이는 미국·독일·일본 등과 같은 세계 어느 선진국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동시에 영업이익률과 경상이익률은 지난 30여년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경상이익률·영업이익률이 높다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김 소장은 “영업이익은 높은데 경상이익은 낮았다는 것은 빌린 돈으로 사업을 했다는 의미로 요컨대 기업 생산활동의 결과가 금융 쪽으로 옮겨갔다는 뜻이다.”면서 “그런데 지금은 자기자본이 충분하다 보니 금융 쪽으로 돈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거기다 부가가치율을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 큰 차이가 보인다. 전체적으로는 1990년대 전반 26%가 정점이었으나 이후 계속 떨어져 2001년 19.3%까지 내려갔다가 지난해까지 23%대를 회복했다. 그런데 여기서 대기업은 24.4%까지 회복한 반면 중소기업은 20%에 머물렀다. 이를테면 ‘돈 되고 영양가 있는’ 사업은 대기업이 먹고, 중소기업은 ‘경영합리화’‘아웃소싱’이라는 명분으로 소규모 하청업체로 전락해 버렸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다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몫을 나타내는 노동소득분배율은 최악의 상태다. 지난해 분배율은 42.5%로 IMF 직후 정리해고 바람이 한창 불었던 1999년 41.7%를 제외하면 1977년 이래 최저치다. 특히 대기업은 35%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기업의 투자도 지지부진이다. 생산적 투자가 아니라 투자자산과 부동산에 돈을 쏟고 있는 것. 외환위기 이전 기업들은 총 자산 대비 투자자산·부동산에 쏟은 비율은 6.3%,7.9%였으나 그뒤 16.2%와 11.6%로 늘었다. 사실 이런 지적은 몇 번에 걸쳐 나왔었다. 고성장의 토대였던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강한 연계’가 끊어지고 있다는 비판이다. 김 소장은 “시장 원리라는 게 결국 강자독식의 원리”라면서 “결국 예전과 달리 대기업이 약탈적 역할을 맡고 있다는 데 현재 위기의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이런 상황에 적절히 개입해야 할 재경부가 시장만 외치고 있는 것은 일종의 직무유기”라면서 “개입할 부분에서는 강력하게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반시장적이어서 안 된다.’라는 말은 ‘그러면 남는 게 뭐가 있느냐.’는 장사치의 엄살과 다를 바 없다는 얘기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열린세상]중미 한인의 봉제산업/이성형 이화여대 정치학 교수

    월마트,K마트,J.C. 페니, 시어즈, 색스 핍스 애비뉴, 캐빈 클라인, 크리스티앙 디오르, 빅토리아즈 시크릿, 스피겔, 리즈 클레어본, 더 리미팃, 더 갭.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미국의 의류 체인점들이다. 이들은 시즌에 맞는 의류를 디자인하고 이를 하청업체에 발주한다. 하청공정을 담당한 중미의 기업들은 대체로 한인 기업이 아니면 타이완 기업이다. 현지인 업체나 미국인 업체도 물론 있지만, 아시아 기업인들의 비중이 훨씬 크다. 의류 한 점의 소매가격이 50달러라면 하청업체의 납품단가는 대체로 5∼8달러 수준이다. 하청 기업인들은 ‘3% 마진을 둘러싼 전쟁’을 치른다. 발주 수량이 많다면 박리다매로 돈을 벌지만, 주문량이 줄어들면 그야말로 악전고투이다. “의류산업은 화전경작 비즈니스랍니다. 고정 투자비가 별로 들어가지 않으니 사실 야반도주해도 별로 손해 볼 것도 없지요.” 국내 굴지의 의류업체를 일군 한 노(老)기업가가 현지에서 한 촌평이다. 이 분의 말씀에 따르면 근로자의 임금이 월 300달러가 넘어가면 수지를 맞추기가 어렵단다. 이미 과테말라도 300달러가 넘는 상대적 고임금 국가가 되었으니, 고가의 의류 생산업체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한다.100달러 수준의 중국과 인도·인도네시아·베트남의 추격도 맹렬하고,200달러 수준의 인접국 온두라스·니카라과·엘살바도르와의 경쟁도 치열하다.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가끔 한인 기업주가 임금과 퇴직금을 체불하고 야반도주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어글리 코리언’이란 나쁜 이미지를 남겨 두고. 얼마 전에 중미 봉제업체들을 다녀왔다. 여기저기 땀 흘리면서 열심히 뛰고 있는 한인 기업인들과 관리자들을 만날 수 있었고 곳곳에 진출한 한인사회의 역동성도 엿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공장들은 에어컨 설비에 현대적 부대시설을 갖춰 국내 대기업의 작업장과 다를 바 없었다. 소음, 먼지, 좁은 공간, 과로 등과 같이 과거 봉제공장 작업과정을 특징짓는 단어들은 박물관에 들어간 듯싶었다. 의류산업이야말로 감시의 눈초리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산업이 아닌가. 미국의 소비자 인권단체인 퍼블릭 시티즌, 인권 워치, 노조인 AFL-CIO가 의류업체들을 엄격하게 감시한다. 그것도 모자라 이를 툭하면 정치적 쟁점으로 몰고 간다. 민주당 의원들을 동원하여 부당노동행위를 이유로 청문회를 열고, 심지어 현지 대사관에 압력을 가해 ‘아시아 기업 때리기’도 일삼는다. 7월23일 미국의 노조지도자 찰스 커나건은 시민들이 75달러에 사는 NBA·NFL 운동복의 경우 온두라스의 한인 기업이 근로자에게 개당 19센트를 지불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작업반장은 근로자들을 함부로 대하고, 심지어 화장실에 가는 것도 통제하고 있다고 그는 증언했다. 의류산업을 아는 사람이라면 75달러의 대부분을 누가 가져가는지 잘 안다. 때마침 미국과 중미의 자유무역협정(CAFTA)을 둘러싼 하원의 표결 전쟁이 시작되었다. 우리도 우연히 현장에 있었다. 해당 기업의 화장실은 너무 깨끗했고, 근로자들은 작업의 흐름에 지장을 주지 않는 한 이동할 수 있었다. 인터뷰에 응했던 근로자 몇몇은 자국의 근로기준법 기준보다 높은 작업환경에 만족감을 표했다. 커나건의 더티 플레이에도 불구하고 중미자유무역협정은 통과되었다. 중미자유무역협정으로 현지 의류업체들은 약간 숨통이 트이게 되었다. 하지만 봉제업체의 노사관계는 이미 정치화되어 있기 때문에 미국내 소비자 단체, 노조와 인권단체들이 보내는 감시의 눈초리는 더욱 엄중해질 것이다. 임금과 근로기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니카라과·엘살바도르 등지로 한인 기업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사건이 터지기 전에 막아내는 예방조치의 지혜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한다. 이성형 이화여대 정치학 교수
  • 산업계 “금주는 휴가중”

    ‘산업계 올스톱(?)’ 조선, 전자, 자동차 등 산업계 대부분의 업종이 휴가철에 불황이 겹쳐 이번주 생산라인을 세운다. 주5일 근무를 감안하더라도 휴가 기간이 대체로 늘어난 것은 불황의 여파로 보인다. 반면 24시간 가동체제인 반도체와 정유, 석유화학, 철강 등은 업종 특성상 교대 근무를 활용해 휴가를 실시하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생산·관리직 2만 6000여명은 오는 5일까지 조업을 중단하고 여름 바캉스에 들어갔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단체로 조선소의 일손을 놓고,1일부터 5일까지 하계 휴가를 진행하고 있다. 오너가(家)의 경영권 분쟁으로 떠들썩한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도 생산직 근로자 9000여명이 이번주 휴가를 떠났다. 덕분에 노조의 경영진 퇴진 투쟁이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엔진과 두산메카텍 등도 이번주 휴가를 실시하고 있어 두산 계열사 대부분의 공장이 쉬게 됐다.”고 말했다. 완성차업계도 9일간 생산라인 엔진을 끈다. 올 상반기 환율 하락과 고유가로 인해 예상보다 실적이 저조했던 완성차업계는 이번 휴가가 분위기 쇄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여름 휴가를 위해 1일부터 5일간 조업을 중단키로 했다. 토·일요일을 포함하면 휴가 기간은 사실상 9일간이다. 르노삼성차와 쌍용차도 이번주 모든 생산라인을 세워놓고 휴가에 들어갔다. 만도 등 자동차 부품·협력업체들도 완성차업계에 맞춰 이번주 휴가를 실시하고 있다. 반면 GM대우는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 휴가에 들어간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직 근로자가 한꺼번에 휴가를 가는 것은 컨베이어벨트 작업이라는 자동차 공정의 특성 때문”이라며 “단체 휴가를 예년처럼 피크기간인 8월 초로 잡았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휴대전화업계도 휴가를 겸해 이번주 내내 공장 문을 닫는다. 충분한 재충전의 시간을 갖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삼성전자는 올해 목표 1억대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생산라인을 정상 가동할 방침이다. LG전자 휴대전화 부문은 1∼5일 비상근무자를 제외한 전직원이 휴가에 돌입했다.LG전자측은 “라인을 완전 중단하지 않으면 하청업체들도 쉴 수 없다는 점을 감안했다.”면서 “서울과 청주의 생산라인을 서울로 통합하면서 생산능력이 확대돼 무리해서 라인을 가동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SK텔레텍을 인수하면서 ‘세계시장 5위 진입’의 각오를 다지는 팬택 계열도 오는 3∼5일 비상근무자를 제외한 전직원이 휴가를 떠난다. 전자업계도 이번주 휴가로 공장들이 쉰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3일까지 단체 휴가를 실시한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1∼5일 인천과 광주, 구미, 용인, 주안 사업장이 모두 조업을 중단하고, 휴가를 실시 중이다.산업부 golders@seoul.co.kr
  • 투명경영/돈 탭스콧·데이비드 티콜 지음

    타이레놀을 복용한 8명이 사망한 후 신속하게 사과하고 사태를 수습함으로써 바로 주가를 회복한 존슨 앤드 존슨. 하청업체의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악명 높았으나 이제는 어느 기업보다 노동환경 개선에 앞장서는 나이키. 투명성으로부터 나타난 위협을 새로운 기회로 바꿔 성공한 기업들이다.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떠오른 기업 투명성의 중요성을 보여준 케이스다. 이제 부패한 기업들은 몰락한다. 윤리경영을 바탕으로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정직한 경영을 하는 기업들이 시장의 경쟁에서 이기고 실적도 더 높게 나타난다. 현명한 기업들은 스스로 모든 사실을 공개하는 쪽을 택하고 있다. 투명경영(돈 탭스콧·데이비드 티콜지음, 김병두·이진우 옮김, 김영사 펴냄)은 투명성에 관한 본격적인 이론과 풍부한 사례, 모범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경영인들이 이번 여름 휴가철에 동반할만한 책이다.1만 9000원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日 석면업체 직원·주민 사망 79명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에서 석면을 사용한 건축자재를 생산하는 공장의 전·현직 직원과 하청업체 종사자, 공장 주변의 주민들 다수가 암의 일종인 ‘중피종(中皮腫)’에 걸려 사망하거나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현지 언론이 30일 전했다. 일본의 대형 건설기계업체인 구보타는 29일 지난 1978∼2004년에 걸쳐 전·현직 사원과 하청업체 종사자 등 총 79명이 사망하고 18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 주민 3명에게도 중피종이 발병, 위로금 지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피종은 폐와 위, 간, 심장 등 장기를 덮고 있는 중피에서 발생하는 종양으로 건자재로 사용되는 광물질인 석면이 원인물질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청석면의 발암성이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에 따르면 중피종을 일으킨 사원들은 효고현 아마가사키시의 옛 간자키공장과 가나가와현 오다와라시의 오다와라 공장에서 일했다. 사망자 79명 가운데 78명, 치료자 18명 가운데 15명이 옛 간자키공장 출신이다. 위로금을 받은 주민 3명도 옛 간자키공장 주변에서 살고 있다. 회사측은 “석면과 중피종 사이의 인과관계는 알 수 없으나 석면 제품을 취급해온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대처에 나섰다.”며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taein@seoul.co.kr
  • [주말화제] “인생에 퇴직은 없다”

    [주말화제] “인생에 퇴직은 없다”

    “인생에 정년퇴직이 어디 있어. 열심히 일하는 모습 보면 저승사자도 왔다가 그냥 가는 법이지.”일흔 가까운 나이에 발명한 수도 밸브로 특허까지 출원한 김예애(74) 할머니는 국내 최고령 벤처기업 사장이다. 인터넷과 이메일도 자유자재로 쓰는 김 할머니는 “몸의 나이는 마음을 따라가는 법”이라고 얘기한다. 나이 70,80에도 현장을 지키는 ‘꿈많은 노년’들이 있어 ‘사오정’(45세 정년)과 ‘오륙도’(56세까지 회사에 다니면 도둑)란 말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대한은퇴자협회가 주 20시간 이상 일하는 노령자들에게 주는 ‘히어로(Hero·영웅)상’의 수상자로 뽑힌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들을 만나봤다. ●일흔 넘어 벤처 창업 우수노령히어로상을 받는 김 할머니는 페달을 이용해 발로 수도꼭지를 열고 잠그는 ‘발바리수도’를 발명했다. 어느날 며느리가 물을 틀어놓은 채 설거지하는 모습을 보다 바쁜 손 대신 발로 수도꼭지를 조정하면 물을 아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김 할머니는 곧바로 서울 을지로 뒷골목을 찾아가 1년을 헤맨 끝에 마음 맞는 수도기술자를 만나 1999년 제품을 만들었다. 혼자 벤처인증까지 따낸 김 할머니는 2001년부터 ‘발바리수도’를 상품화해 판매하고 있다. 젊은 시절, 남편을 잃고 혼자 아들을 키우며 이일 저일 닥치는 대로 해야했던 경험이 노익장의 원동력이다. 김 할머니는 “일을 쉬면 오히려 병이 났다.”면서 “나한테 이제 그만 쉬라는 말은 죽음을 재촉하는 몹쓸 얘기”라고 말했다. ●“승객과 인생이야기가 보람” 같은 상을 받는 배용복(79) 할아버지는 50년 무사고를 자랑하는 서울택시운송조합 소속 최고령 운전기사다.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에 하루 12시간씩 택시운전을 한다. 평북 구성 출신인 배 할아버지는 일제 때 하사관학교를 나와 중국 하얼빈에서 군인생활을 했다. 광복 직후 고향에 돌아와 인민군에 입대,6·25전쟁에 참전했지만 전쟁 도중 공산주의에 염증을 느끼고 남한에 투항했다. 이후 미군부대 운전기사로 남한에서 새 삶을 시작했다. “택시일은 자유롭고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어 좋지. 예순일곱이 되던 93년 개인택시 운전을 그만뒀는데 얼마후 택시회사에 다시 입사했어. 손님들에게 인생경험 들려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낙이자 훌륭한 건강 유지법이야.” ●“정년퇴직자는 베테랑 인력” 울산에 있는 조선하청업체 ㈜혁신기업은 정년퇴직자들의 모여 만든 회사로 이번에 노령자 고용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설립자는 20년 동안 현대중공업에서 기능공 관리직으로 일하다 정년퇴직한 김창원(69)씨.2001년 선수·선미 블록조립 부문의 퇴직 기능인들을 모아 회사를 차렸다. 처음에는 “퇴물이 된 사람들이 무슨 창업이냐.”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깔끔한 솜씨로 입소문이 나 지금은 연간 1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직원 40여명의 평균연령이 64세인 혁신기업에는 정년퇴직이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 스스로 퇴사하기 전까지는 모두 ‘현역’이다. 김씨는 “우리 직원들 모두 여든까지는 끄떡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히어로상 시상식은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학교급식 입찰자격 대폭 강화

    광주지역 각급 학교에 급식재료를 납품하는 업체들의 자격 요건이 대폭 강화된다. 21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학교급식 납품업체의 입찰자격을 크게 강화하고 성실한 업체는 계약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학교급식 내부지침을 변경키로 했다. 이는 최근 학교급식 납품 업체들이 계약과 달리 육류를 부위별로 다르게 공급하거나 무자격자가 납품권을 따낸 뒤 이를 ‘하청업체’에 넘기다가 적발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광주시 학교급식 식재료 공급업체 선정기준 개선안’을 마련,24일까지 일선 학교의 의견을 수렴한 뒤 7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주요 변경 내용을 보면 ▲3회 이상 반품한 사실이 있는 업체 ▲식품검수단 등 유관기관에 적발된 업체 ▲최근 1년 이내에 부도처리된 업체 및 불공정거래 등으로 물의를 빚은 업체 등은 최소 1년 간 입찰에 참가할 수 없도록 했다. 기존에는 부적격 식재료 공급으로 사법처리된 업체만 입찰 참여가 불가능하도록 돼 있었다. 반면 좋은 제품을 제때 납품한 업체로서 학교급식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고 학교급식봉사단 등에서 인정한 업체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년간 1차례 계약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급식업체 선정위원 13명 가운데 식품 단위별 평가위원을 기존의 3명 이상에서 5명 이상으로 확대해 사전 담합 가능성을 줄이는 등 업체 선정에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지침 개정은 입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해 학교급식의 질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사설] 포스코의 협력사 임금 올려주기

    협력업체와의 성과공유제를 통해 상생과 동반성장을 선도하고 있는 포스코가 구체적인 실천 프로그램으로 앞으로 3년간 협력업체에 대해 포스코 임금인상률에 5%포인트씩 더 올리도록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고 한다. 협력업체 직원들의 임금을 올려줌으로써 포스코와의 임금격차를 줄여나가겠다는 의도다. 임금인상 재원은 성과공유, 납품단가 현실화 및 용역비 인상 등으로 보전해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포스코의 이러한 조치는 가장 적극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실천으로 평가된다. 노무현 대통령도 올 연두기자회견에서 강조했듯이 ‘선진한국’에 도달하려면 양극화 해소를 통한 동반성장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하지만 국내 재벌 기업들은 협력업체나 하청업체와 성과를 공유하기는커녕, 납품가 후려치기, 원가상승 부담 전가 등의 수법으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이익 극대화에만 골몰했다. 그 결과, 수십조원에 이르는 이익금을 쌓아두고도 투자 부진을 남의 탓으로만 돌리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부자와 가난한 자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도 ‘가진 자’의 독식 탐욕 때문이라는 지적도 바로 이 때문이다. 쪽방을 찾아 쌀포대를 나눠주고 대학에 기념관을 건립해주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있는 사회공헌 행위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비슷한 일을 하면서도 중소 하청업체에 근무한다는 이유만으로 대기업에 비해 절반의 임금을 받아야 하는 불합리한 차별을 줄여나가는 것이다. 그러자면 대기업들이 사내하청 등의 형태로 부당하게 임금을 착취하는 편법구조부터 앞장서 일소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줄여야만 인력수급을 정상화시킬 수 있다. 그것이 내수도 살리는 길이다. 물론 모든 기업이 포스코처럼 협력업체의 임금을 올려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노력은 시작돼야 한다. 정부도 이러한 분위기가 확산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 [시론] 인터넷 뉴스와 저널리즘의 위기/김무곤 동국대 신문방송학 교수

    [시론] 인터넷 뉴스와 저널리즘의 위기/김무곤 동국대 신문방송학 교수

    기존 신문사의 온라인매체들은 치밀한 전략 수립 없이 무료제공, 과열경쟁으로 뉴스사업모델을 스스로 붕괴시켰다. 뿐만 아니라 주력상품의 유통을 몽땅 헐값에 넘기고 있다. 한국인의 뉴스 취득경로가 바뀌고 있다. 문화방송의 조사에 따르면 종이신문을 읽는 비율이 2001년에는 97%였으나, 작년에는 83%로 감소했다고 한다. 반면 인터넷 신문을 읽는 사람은 한 해만에 20%에서 40%로 두 배가 늘어났다. 작년 8월에 인터넷 사이트의 순위를 매기는 한 기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6대 포털 사이트의 뉴스 페이지를 찾은 하루 평균 방문자 수가 이미 1000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국민 네 명 중 한 명이 하루 한 번 이상 포털 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봤다는 이야기다. 비슷한 기간인 같은 해 8월 한 달 동안 5대 신문사 인터넷사이트의 하루 평균 방문자 수 합계는 그 5분의1에 불과했다. 한국에서 지금 뉴스 소비의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들은 신문과 방송이 제공하는 1만여건에 달하는 뉴스를 매일 편집해서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싣고 있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신문독자층이 신문에서 인터넷으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다. 모든 뉴스는 포털에 집결되고, 그곳에서 재가공·재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 새로운 뉴스 소비문화가 기존의 저널리즘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뉴스는 무료다. 따라서 독자들이 구독료를 내고 종이신문을 볼 이유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 신문사들은 스스로 만든 유일한 생산품을 거대한 직접유통망에 터무니없는 헐값에 넘기고 있다. 포털의 뉴스파워는 점점 강해지고 있으며 기존 매체의 브랜드파워는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신문사들은 과거의 명성에 취해 아직도 폼을 잡고 있지만 현실은 비참하다. 생산규모나 유통력 면에서 포털은 이미 신문사보다 커져버렸다. 대형포털이 온라인 뉴스시장을 독점하면서 신문사들이 이들 거대 포털에 뉴스를 제공하는 ‘하청업체’로 전락해버린 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신문 산업 종사자뿐인 듯하다. 그런데 문제는 포털의 매체영향력 확대에 비례해서 저널리즘 역할이나 사회적 책임감도 제고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포털들이 나름대로 선정해서 초기화면에 걸어놓은 뉴스 제목은 대개 흥미 위주이거나 선정적이다. 북핵이나 경제문제가 톱뉴스에 오르는 일은 참으로 드물고, 연예인의 스캔들과 같은 가십성 기사나 생뚱맞은 정치적 주장처럼 자극적인 기사들을 눈에 띄게 배치하는 일이 많다. 이는 포털이 추구하는 뉴스 서비스의 목적이 기존매체와는 전혀 다르다는 점을 웅변하고 있다. 민주적 시민을 위한 정보 제공이나 사회 환경의 감시가 아니라, 접속수와 방문시간을 늘리기 위한 목적이다. 길게 말할 필요 없다. 수천명의 오프라인 언론인들이 만든 기사를 단지 몇 명의 ‘전문적으로 훈련받지 않은’ 온라인 편집자들이 좌지우지하고, 그 편집행위에 하루 1000만명의 독자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저널리즘의 위기다. 한국 뉴스 시장에서 포털의 영향력이 이처럼 비대해진 것은 우선 기존 신문사들의 대응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기존 신문사의 온라인매체들은 치밀한 전략 수립 없이 무료제공, 과열경쟁으로 뉴스사업모델을 스스로 붕괴시켰다. 뿐만 아니라 주력상품의 유통을 몽땅 헐값에 넘기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특별한 현상이다.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의 신문사들은 자신들이 만든 콘텐츠에 대해 과금(課金)을 하거나 아니면 자사 사이트에 접속해야 그것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한국 신문들처럼 내일 종이신문에 나올 기사를 사전에 노출하는 일도 거의 없다. 한국의 언론종사자들은 포털뉴스의 비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어떻게 되겠지’식 안일주의와 자기만 이익을 보면 그만이라는 이기주의가 신문산업을 공멸의 길로 몰고 가는 첨병이다. 지금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대한 뉴스 콘텐츠 판매의 현행 방식을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개별 신문사 차원이 아니라 신문업계 전체의 공동노력이 절실하다. 김무곤 동국대 신문방송학 교수
  • ‘노총 비리’ 사전 공모 수사

    한국노총의 근로자복지센터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전·현직 노총 간부들의 사전 공모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오세인)는 30일 이남순 전 한국노총 위원장과 권원표 전 상임부위원장을 다음달 3일 배임수재 및 국고보조금 부정 수급 혐의로 구속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한국노총이 국고보조금 334억원을 받는 과정에서 발전기금 수수 사실을 고의로 누락한 것으로 결론짓고 이번주 중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와 권씨가 벽산건설과 하청업체로부터 받은 리베이트 금액이 너무 커 다른 간부들과 사전에 공모했을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입막음을 위해 돈을 다른 간부들에게 건넸는지 여부도 수사 대상이지만 대가성을 따져 봐야 해 사법처리 여부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씨와 권씨가 받은 금액은 각각 2억 2000만원과 6억 3000만원에 이른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이남순·권원표·권오만 ‘노총 3인방’ 非理 열전

    한국노총 간부들의 파렴치한 행각에 검찰마저 놀랐다. 끝없이 드러나는 리베이트 규모는 4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종착점을 향하는 검찰 수사에서 이남순 전 위원장과 권원표 전 상임부위원장, 권오만 사무총장 등 핵심 3인방의 엽기적 행태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오세인)는 27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택노련) 최양규 사무총장과 임남훈 경남본부 의장을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잠적한 권 사무총장을 기소중지했다. 또 이 전 위원장과 권 부위원장을 다음주 중 구속기소할 방침이다. ●돈 받을 업체들 사전 교통정리 전 위원장 이씨와 부위원장이었던 권씨는 돈을 받아낼 업체들을 배분했다. 중복해서 리베이트를 받는 사고를 피하기 위한 일종의 ‘교통정리’인 셈이다. 이씨는 설계-철거-시공-하청 등 공사의 전 단계 중 설계·감리와 전기업체를 맡았다. 권씨는 시공사인 벽산건설과 철거 및 토목업체를 담당했다. 권씨가 받은 돈의 규모는 6억원대에 이른다. 작은 하청업체는 사례비로 100만∼200만원을 챙겼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도 돈을 먼저 요구했다. 권씨가 업체를 돌며 “노조운영비를 도와달라.”고 적극적으로 나선 ‘수금형’이었다면, 이씨는 업체의 예우를 기대했다. 미리 “인사하러 가겠다.”고 전화를 했고 어김없이 업체는 돈을 건넸다. 이씨와 업체만 통하는 일종의 암호였다. 전달 방식은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 이씨는 호텔 지하주차장을, 권씨는 여의도 지역의 호텔과 자신의 고급 승용차를 접선지로 삼았다. 한편 권씨는 지난 24일 오후 3시쯤 공중전화로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에게연락을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뇌물에 복지센터 2m 낮아졌다? 검찰은 거액의 발전기금과 리베이트가 복지센터의 부실시공으로 이어지지 않았는지 조사하고 있다. 검찰이 영등포구청에 요청한 결과, 천장의 높이가 기존 설계도보다 조금씩 낮아져 전체적으로 2m쯤 낮아졌다는 통보를 받았다. 권 부위원장은 또 노동부에 계약서를 제출하면서 발전기금이 담긴 특약사항을 빼고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피 중인 권오만 노총 사무총장의 20억원 요구설도 제기됐다. 권씨가 복지센터 입찰에 참여한 업체에 20억원을 요구했고, 노총이 입찰 전부터 업체들에 발전기금을 요구했다는 진술도 나왔다.D주택과 컨소시엄으로 입찰에 참석한 T개발 대표 김모(58·구속)씨는 “권씨가 ‘낙찰 예정가를 알려줄테니 20억원을 준비하라.’고 말해 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권씨가 예정가를 알아내지 못하자 D주택은 입찰 경쟁에서 실패했다. 안동환 김준석기자 sunstory@seoul.co.kr
  • 노총 복지센터 보조금 수사

    한국노총이 중앙근로자복지센터와 관련해 업체들로부터 받은 발전기금을 축소 공개한 사실이 밝혀져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시공사인 벽산건설로부터 27억 6000만원을, 설계업체인 N사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고 공개한 노총의 발표가 거짓으로 드러난 셈이다. 실제로는 N사로부터 1억 3000만원을, 철거업체인 S산업개발로부터 7000만원의 발전기금을 더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남순 전 한국노총 위원장과 권원표 전 상임부위원장이 챙긴 리베이트 규모만 9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오세인)는 25일 복지센터 설계업체 N사와 하청업체 J전기로부터 2억 2000만원을 받은 이 전 위원장을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이날 밤 복지센터 건립위원장으로 활동했던 권씨가 S산업개발 등에서도 리베이트를 받은 정황을 찾아냈다. 권씨가 받은 돈만 6억∼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N사는 노총에 감리대가로 1억원을, 설계업체 선정 대가로 3000만원의 발전기금을 냈으며 S산업개발도 용역선정 대가로 7000만원을 기부하고 권씨 개인에게도 따로 돈을 건넸다. 검찰은 노총과 지도부가 복지센터 건립과정에서 철거용역부터 하청업체까지 공사의 전 단계에서 돈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권씨 본인이 자백한 것보다 상당히 많은 돈을 더 받았으며 당시 위원장인 이씨와 다른 간부와의 공모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노총이 334억원의 국고보조금을 받는 과정에서 사업계획서 및 도급계약서의 일부를 누락하는 등 편법이 동원된 사실을 찾아내고 이에 대해서도 사법처리를 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안동환 김준석기자 sunstory@seoul.co.kr
  • 516억 공사 자기돈 한푼 안들여

    한국노총이 334억원의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아 건립 중인 중앙근로자복지센터가 ‘비리 백화점’의 전형이 되고 있다. 노총과 간부들이 복지센터 공사의 철거-설계-시공-하청업체 선정에 이르는 전 단계에서 각각 발전기금과 리베이트를 챙긴 것으로 드러나면서 비리 규모가 더욱 커지고 있다. 노총의 비리 혐의는 두가지로 나뉜다. 국고보조금을 과다 계상해 공돈을 챙긴 노총 차원의 비리 혐의와 전·현직 간부들이 업체들과 ‘상납 고리’를 형성, 돈을 챙긴 하도급 비리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복지센터 공사를 통해 노총과 지도부가 챙긴 것으로 드러난 돈은 35억 6500만원. 그러나, 노총이 발전기금 일부를 누락했고 권씨가 받은 리베이트 규모만 6∼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 총 수수금액은 4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노총은 시공사로 선정된 벽산건설로부터 27억 6000만원을, 설계업체로 선정된 N건축으로부터 1억 3000만원을 기부받았고, 철거업체인 S산업개발에서도 발전기금 명목의 7000만원을 또 챙겼다. 검찰 수사가 겨냥하는 발전기금이 사실상 청탁의 대가일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노총은 시공사를 선정하는 입찰 단계에서부터 먼저 기부금을 요구했고 노동부에 이를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기부금을 알리면 보조금이 삭감될 수 있어 고의로 누락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의 옛 한국노총 회관 자리에 짓고 잇는 복지센터의 건립 과정은 거의 사기 행각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총 공사비는 516억원. 국고보조금을 제외한 182억원을 노총이 부담키로 했지만 이 중 165억원은 노총회관 땅값이다. 나머지 17억원도 완공 후 임대보증금으로 내기로 했다. 결국 노총은 자기 돈 한푼 들이지 않고 건물만 소유하게 되는 기묘한 셈법을 적용한 것이다. 이남순 당시 위원장과 권원표 상임부위원장 등 전직 지도부를 향한 비리 수사도 확대되고 있다. 시공사인 벽산건설의 하청업체만 40여개에 이르는 만큼 압수수색이 확대될수록 추가 범죄가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구속된 이씨는 2억 2000만원을, 복지센터 건립위원장을 맡은 권씨는 특히 기존의 2억 4500만원 이외에 수억원대를 더 챙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이들이 받은 리베이트의 사용처도 의혹 대상이 되고 있다.2000년부터 4년동안 위원장을 지낸 이씨와 복지업무를 총괄한 권씨, 실세인 권오만 사무총장이 모두 정·관계의 마당발로 불린다는 점에서 정치권 등 제3의 인물로 돈이 흘러갔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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