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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노조 ‘일자리 대물림’ 논란 일파만파] “죽어가는 청년실업자 외면”

    [현대차 노조 ‘일자리 대물림’ 논란 일파만파] “죽어가는 청년실업자 외면”

    최근 현대자동차 노조가 직원 자녀에 대한 ‘특혜 채용’ 조항을 단체협약안에 포함한 데 대해 가장 큰 분노를 느끼는 이들은 청년 실업자들이다. 이번 현대차 노조의 결정이 정규직의 세습화를 낳으면서 구직난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의 백수 단체인 전국백수연대를 이끄는 주덕한(42) 대표는 현대차 노조의 결정에 대해 “우리나라가 너무 세습을 좋아하는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주 대표는 “현대차 노조는 북한이나 재벌도 세습을 하는 마당에 약자인 노조 조합원들은 혜택을 받으면 안 되느냐고 말하지만 국내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는 현대차 직원을 약자라고 여기는 국민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의 대표적인 대규모 사업장이라는 현대차의 상징성을 감안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고 주 대표는 말한다. “현대차가 갖고 있는 사회적 비중에 따라 ‘일자리 세습’ 현상이 다른 대규모 사업장으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다른 기업 노조원들이 ‘현대차도 하는데’라는 생각을 못 하겠습니까. 이 소식을 들은 전국의 수많은 백수의 좌절감이 이미 커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울산 등 현대차 공장이 있는 지역에서 느끼는 ‘특혜 채용’에 대한 분노는 수도권보다 더 크다. 주 대표는 “울산 등에서는 ‘지역 젊은이들은 현대차 하청업체로 가고, 서울 사람들이 현대차 정규직으로 내려온다’고 말한다.”면서 “취업이 안 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한 조직 이기주의”라고 비판했다. 그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힘쓰겠다는 현대차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도 변명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주 대표는 “노조나 회사가 실제로 청년 실업 해소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반성해야 한다.”면서 “일부에서는 현대차에 대한 불매 운동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주 대표는 이어 “기업은 수익의 일부를 청년 실업 해소나 취업을 위한 재교육비 등으로 지원하고 정부는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일자리 대안을 마련하는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외국선 수명 60년” vs “안전설계 잘못”

    “외국선 수명 60년” vs “안전설계 잘못”

    한국수력원자력이 20일 고리 원전 1호기의 전면 재점검 의사를 밝히면서 원전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고리원전 1호기는 지난 12일 전원을 공급하는 차단기의 결함으로 가동이 중단된 뒤 9일째 재가동을 놓고 이견을 빚어 왔다. 이날 경기 과천의 지식경제부를 방문한 김종신 한수원 사장은 “국민 의혹을 풀기 위한 차원에서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일각의 폐쇄 주장에 대해선 “고리 1호기가 설계를 벤치마킹한 미국 위스콘신주의 키와니 원전은 설계수명이 40년으로 현재 60년까지 계속운전 승인을 받고 운영 중”이라고 일축했다. 키와니 원전(55만 6000㎾급)은 1974년 상업 운전을 시작해 38년째 가동되고 있다. 고리 1호기(58만 7000㎾급)도 1978년 상업 운전을 개시해 2008년 30년의 수명을 다했으나 이 같은 논리를 앞세워 재가동 승인을 받았다. 반면 일본 후쿠시마 원전 1호기의 경우 1971년 상업 운전을 시작했고 두 번째 수명 연장을 한 뒤 한달 만에 지진으로 사고가 났다. 애초 한수원은 차단기를 교체한 뒤 지난 15일 재가동을 예정했다. 차단기 고장은 경미한 사안으로 규정상 정부 보고도 필요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입장이 바뀐 데는 정치권과 시민단체, 지역여론 등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아직 점검 주체와 방식, 범위, 기간 등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했는데 점검을 의뢰받은 교육과학기술부 측은 21일 이후 이를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수원 측이 정밀안전 진단에 외부 전문가나 민간단체의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으나 교과부의 태도는 명확지 않다. 이런 가운데 고리 1호기를 둘러싼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김 사장은 원자로의 압력용기에 균열이 올 수 있다는 ‘조사취화현상’과 낙뢰 등에 따른 비상 정지 사례, 비상 매뉴얼 부재 등에 대해서도 일일이 오해라고 해명했다. 대신 고리 1호기 정지가 현대중공업이 납품해 2007년 교체한 차단기 탓이라는 입장은 재확인했다. 차단기 스프링의 장력에 문제가 생겨 현대중공업이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고리 1호기의 안전시설이 설계부터 잘못됐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부원전 안전점검단 등에 따르면 고리 원전에 설치된 수소제어기(PAR)와 비상발전기 등 안전시설이 규격에 맞지 않거나 1층에 설치돼 강력한 지진 등 돌발사태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원자로 증기발생기의 튜브가 두께 2㎜로 얇아 대형 지진 시 방사성물질이 냉각수기 밖으로 유출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수원 측은 “비상 발전기는 진동이 심해 모든 원전의 1층에 자리한다.”고 설명했다. 또 “고리 1호기의 PAR은 중대사고 대응 능력을 증진시키려고 지난해 캐나다 회사로부터 공급받아 설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증기발생기 튜브에 대해선 “특수강으로 제작됐고, 이 제품(인코넬 698)이 세계 주요 원전에서 쓰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지난 19일 3호기를 정비하던 한전 케이피에스(KPS) 직원 3명이 고압 전류에 감전돼 3, 4호기 전원이 차단된 사고는 ‘인재’에 따른 국내 원전사고의 가능성을 한 단계 높여 놨다. 한수원 측에 따르면 KPS가 인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울진에 있던 직원 2명을 이번 작업에 투입하면서 작업자 실수로 사고가 빚어졌다. 한 원자력 전문가는 “고리 원전에서만 하청업체 직원의 실수로 이와 비슷한 사고가 두 차례 더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작업자의 실수가 대형 사고로 이어진 사례는 미국 스리마일섬 사고(1979년)와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사고(1986년)가 대표적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불안한 금융전산 보안망] “인력 양성·컨트롤 타워 구축 등 ‘보안 포트폴리오’ 다시 짜라”

    [불안한 금융전산 보안망] “인력 양성·컨트롤 타워 구축 등 ‘보안 포트폴리오’ 다시 짜라”

    현대캐피탈 해킹과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를 계기로 프로그램·서비스 개발에 집중했던 금융권 내 정보기술(IT) 포트폴리오를 보안시스템 강화와 인력 육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17일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캐피탈과 농협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금융권 전체의 보안망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금융 보안 인력을 육성하고 ▲정부 조직을 혁신해야 하며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의 보안 인식을 높이고 ▲보안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인 고려대 금융보안대학원 교수는 “서버 관리를 외주에 맡기더라도 농협 본사에는 관리 능력을 갖춘 우수 요원을 확보했어야 했다.”면서 관리적 측면의 허점을 지적했다. 임 교수는 “앞으로 대책을 마련하면서 돈 들여 외국 장비를 들여놓을 생각을 할 텐데 장비만 들여오고 운영할 인력이 없다면 문제”라면서 보안 인력을 키워 내는 사회적 구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도 컨트롤타워 성격의 금융 보안 전문가 육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성재모 금융보안연구원 정보보안본부장은 “일본 미쓰비시은행의 경우 3만~4만명의 직원 가운데 전산 개발 인력만 자체적으로 7000여명을 두고, 운영 인력을 별도로 300~400명을 확보하고 있어 장애가 발생해도 즉각 고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종인 교수는 금융 보안에서 권한과 책임을 갖춘 정부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태명 성균관대 정보통신학부 교수는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 지식경제부, 국가정보원 등의 유관 부처는 서로 주도권 싸움만 하고 있다.”면서 정부 부처 내 컨트롤타워 부재를 지적했다. 그는 “디도스 사태 때 모든 금융회사에 대한 보안점검을 벌였어야 했다.”면서 “앞으로 금융감독원은 상시검사에서 IT 보안 관련 검사 항목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춘식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정보 보호 부서는 힘들기 때문에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정부가 관심과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정부가 세제 지원을 해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보 보호 인력 채용 시 인건비 일부 지원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기업들은 IT 시스템 유지 비용을 내지 않고 있으며, 하청업체들은 개발할 때만 돈을 낸다.”면서 IT 비용을 단순한 비용 측면이 아니라 위험 관리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지 비용이 현실화돼야 인력에 대한 대우도 나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정태명 교수는 “CEO들이 정보 보안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방관하다가 일이 터지고 있다.”면서 내부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막을 수가 없는 만큼 내부 통제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현대캐피탈의 경우는 ‘설마병’으로 봐야 한다면서 고객 정보를 모두 암호화해야 하는데 일부 소홀히 한 측면이 있고, 많은 기업들이 이런 식으로 정보가 유출당하는 사고를 낸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빨리 처리돼 정보보안최고책임자(CISO)를 신설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두·오달란기자 golders@seoul.co.kr
  • 감단근로자 ‘최저임금 딜레마’

    감단근로자 ‘최저임금 딜레마’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 최모(61)씨는 내년에 닥칠 해고 대란이 걱정이다. 법적으로 최저임금(시간당 4320원)의 80%(3456원)만 받던 것을 내년부터 100% 받게 된다. 2012년 최저임금이 예년대로 5%만 오르면 내년 최씨의 월급은 총 25%가 오르게 된다. 120만원 받던 최씨의 월급은 150만원이 되겠지만 아파트 주민들은 월급을 올려주는 대신 그를 해고할 가능성이 높다. 2008년에도 최저임금이 70%에서 80%로 오르면서 동료들이 해고됐다. 최씨는 “최근 지은 아파트는 주차장이나 출입문을 자동으로 개폐하는 시스템이어서 일자리도 줄었는데 최저임금 인상은 오히려 해고를 크게 늘릴 것”이라면서 “근로계약서 상에 휴게시간을 편법으로 늘리고 일하는 시간을 줄여 임금을 동결시키는 경우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와 같은 이들을 감시·단속 근로자(감단근로자)라고 부른다. 말 그대로 감시나 단속을 주업무로 하는 이들로 아파트 경비, 청원경찰, 주차관리원, 건물의 냉난방 관리원 등이 대표적이다. 11일 고용노동부와 노무사업계에 따르면 최소 33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감단근로자가 해고 대란 위험에 놓여 있다. 감단근로자는 고용노동부가 인정을 해야 자격이 주어지며 2008년 4만 359명, 2009년 3만 8957명, 2010년 4만 1995명이 신규 승인됐다. 최저임금은 우리 경제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감단근로자는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해고 우려가 커지는 ‘최저임금의 딜레마’에 빠졌다. 최저임금의 사각지대에 있던 감단근로자는 최저임금법에 따라 2007년부터 최저임금의 70%를 적용받았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는 최저임금의 80%를 적용받고 내년부터 100%를 인정받게 된다. 사실 월급 인상이 해고로 이어지는 이유는 이들의 업무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파트 경비의 경우 낮밤으로 경비실 안에서 잠만 자는 존재로 인식되기 십상이다. 반면 이들은 택배 전달, 재활용 분리수거, 단지 정돈, 주차관리, 눈치우기 등 감시·단속을 넘어서는 근무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1년 이상 일한 모든 근로자에게 주어지는 퇴직금도 없다. 대부분 감단근로자는 1년마다 하청업체를 바꾸는 방식으로 관리된다. 고용은 유지되지만 고용주가 1년마다 달라지는 것이다. 내년부터는 고용 유지마저 힘들어진다. 임종호 노무사는 “내년에 25%의 월급이 오른다면 24시간 격일제로 일하는 경비원의 월 최저임금은 올해 113만원에서 내년에는 141만원으로 증가하게 된다.”면서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관리사무소에서 월급인상보다 해고나 편법 월급 동결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제의 딜레마’는 감단근로자만큼 크진 않지만 많은 저소득 직업에 그대로 적용된다. 최근 발간된 노동연구원의 보고서 ‘최저임금효과 분석’에 따르면 최저임금제는 국내총생산(GDP)을 0.1~0.6% 감소시킨다. 풀타임 근로자가 줄고 파트타임이 크게 늘면서 비숙련근로자의 소득은 1.6~5.6% 줄어드는 역효과가 발생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최저임금제에 따른 감단근로자의 대량 해고 우려에 대해서는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9월 국회까지 이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정부도 유류세 내려 고통 나누는 게 옳다

    정부가 어제 석유가격 안정화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월 13일 “기름값이 묘하다.”고 유가 결정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한 지 3개월 만이다. 정부는 국제 유가에 비해 국내 유가가 더 오르고 덜 내리는 ‘비대칭성’ 문제와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연동 문제에 대해 온라인 전자상거래 사이트 개설, 혼합판매 검토, 선물시장 개설 등의 처방을 내놓았다. 석유시장 투명성 제고와 경쟁 촉진을 통해 유통단계에서의 거품을 최대한 빼겠다는 의미다. 그리고 유가 추이를 지켜보면서 유류세 인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민·관합동 석유가격 태스크포스(TF)가 3개월에 걸친 고심 끝에 내놓은 대책이라지만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기에는 미흡하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전자상거래 사이트 개설은 2000년, 석유 선물시장은 2008년에도 추진했다가 실패한 정책이다.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이 30년간 묵혀 두었던 공인회계사 자격증까지 꺼내 흔들며 의욕을 보였던 가격 비대칭성 해소도 과거의 용역조사 결과와 별반 다를 바 없다. 한마디로 ‘종합 중고전시장’이나 다를 바 없다는 얘기다. 주유소가 다른 정유사의 제품도 팔 수 있는 혼합판매 역시 정유사-대리점-주유소로 수직계열화된 현재의 유통구조를 얼마나 혁신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누차 지적했듯이 기름값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류세 인하를 통해 서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바람직한 해법이다. 원유가 폭등으로 1분기에만 세수가 1조원이나 늘어나는 등 올해에만 4조원 이상의 유류세 수입 증가가 예상된다지 않는가. 정부는 가만히 앉아서 유류세를 20%나 더 챙기면서 정유사를 쥐어짜 ℓ당 100원 내리도록 한 최근의 행태는 하청업체에 대한 대기업의 납품가 후려치기를 연상케 한다. 유류세에 탄력세율을 둔 이유는 국민경제나 에너지 수급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대응하라는 뜻이다. ‘친서민 정부’를 표방한다면 서민들이 물가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유류세 인하를 통해 고통 분담에 동참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언제까지 ‘인하 검토’만 되뇌고 있을 것인가.
  • [데스크 시각] 초과이익 공유제와 대동법/오일만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초과이익 공유제와 대동법/오일만 경제부 차장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요즘 장안의 화제로 떠오른 MBC ‘우리들의 일밤’ 의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 때문이다. 서바이벌(무조건 탈락)의 원칙을 깬 모 가수의 ‘재도전 결정’이 화근이다. 국민가수로 불리는 그를 둘러싼 연예 권력의 실체, 룰과 원칙을 손바닥처럼 뒤집는 PD진의 영합적 처신을 보면서 곳곳에서 공정의 원칙이 무너져 내리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는 느낌이다. 요즘 논란의 한복판에 서 있는 초과이익공유제 역시 마찬가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대기업들이 벌어들인 이익을 하청 중소기업에 나눠 주자는 것이 골자다. 공유제 역시 용두사미로 끝날 공산이 적지 않을 듯하다. 칼자루를 쥔 대기업들의 반응은 격렬한 반대로 기울고 있고, 정책을 입안해야 할 관료들 사이에서도 내분이 일고 있다. 한국 최고의 갑부로 꼽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경제학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는, 보도 듣도 못한 이론”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하는 상황이다. 반대론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이렇다. 공유이익의 생성과 분배 과정에서의 수치적 계량화가 어렵고 사회주의적 배분의 발상을 담고 있어 시장자유주의를 훼손할 수 있다는 논리다.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초과이익공유제의 논리를 제기한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역시 사석에서 ‘정교하게 다듬어지지 않은 이론’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 내부에서 공유제란 용어 자체를 바꾸려는 움직임도 이런 맥락이다. 하지만 이론적 미숙성이나 현실적 착근의 어려움 때문에 초과이익공유제가 갖고 있는 당위성마저 부정당해서는 안 된다. 현재 우리 사회가 당면한 최대 난제 중 하나가 경제적 부의 독점 심화다. 공정사회의 걸림돌이다. 사회적으로 생산된 국부의 커다란 부분을 대기업이 독식하고 있고 그 독식의 자양분이 중소기업의 희생이라는 점에서 상황의 심각성이 있다. 이런 맥락에서 후대의 역사학자들은 이번 논쟁을 조선시대의 대동법 논쟁과 비교할지도 모르겠다. 당시 공물(특산물) 진상을 둘러싼 구조적 모순(방납의 폐해) 때문에 약자(농민)들은 극심한 고통을 당했다. 방납의 먹이사슬에서 이익을 취했던 땅부자들과 권세가들은 대동법에 격렬하게 반대했다. “벼를 찧어 쌀로 만드는 일에 어려움이 많다.”(최명길)는 반대논리부터 “부자들이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이들의 원망을 사게 되면 상황이 어지러워진다.”(우의정 신흠)는 협박성 상소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이런 반대를 뚫고 대동법이 정책으로 이어진 것은 경제정의 실현이라는 당위성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대기업과 하청 중소기업의 불공정 거래는 대동법의 방납처럼 납품단가라는 고리에서 비롯된다. 납품단가를 둘러싼 교섭에서 시장 지배력이 높은 대기업이 납품단가를 내리면 중소기업은 기술 개발비 회수는커녕 인건비조차 제대로 지급하기 어려운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한 중소기업인의 하소연을 들어보자. 대기업들은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을 통해 하청업체들의 이익과 자금의 흐름을 손바닥처럼 들여다보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회사가 조금이라도 초과 이익이 생기면 곧바로 단가 인하의 압력에 직면한다. 최근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가 “신생 중소업체가 삼성이나 LG, SK 등 대기업에 납품하기 위해 불공정 독점 계약을 울며 겨자 먹기로 맺게 되는데 그 순간 삼성 동물원, LG 동물원, SK 동물원에 갇히게 된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죽어서야 동물원을 빠져 나올 수 있다는 뼈아픈 지적도 잊지 않았다. 대기업들이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한 것은 자신들 스스로의 노력도 컸지만 중소기업의 피와 땀이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한 장수의 전공은 만명의 병졸들이 싸움터에서 죽은 결과(一將功成萬骨枯)라는 말이 성립된다. 긴 안목에서 약자를 배려할 때 지금보다 더 많은 협력을 얻게 되고 이는 다시 대기업의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oilman@seoul.co.kr
  • 안철수 “총리직 제안 배달사고 났다”

    안철수 “총리직 제안 배달사고 났다”

    “총리직 제안은 ‘배달 사고’가 났다.”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는 22일 이명박 정부로부터 총리직을 제안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변했다. 안 교수는 “청와대에서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었고, 나는 전달받지 못했다.”면서 “누가 전달하기로 했는지 그 사람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교수는 지난해 8월 ‘40대 총리론’이 부각되면서 김태호 전 경남지사와 함께 유력한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등 ‘여권 영입 1순위’로 손꼽혀 왔다. 안 교수는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20층에서 열린 ‘관훈포럼’에서 ‘국내 기업가정신 쇠퇴의 원인과 대응 방안’을 주제로 강연하는 자리에서 5년 전부터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정부에 ‘대표이사 연대보증제 폐지’ 등을 정책으로 제안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안 교수는 ‘정부에서 뜻을 펴는 것이 어떠냐.’는 질문에는 “30대 후반부터 국회의원에 출마하라는 등 다양한 형태의 공직 제안을 받았다.”고 밝힌 뒤 “정치는 잘 모르고, 정치권으로 가는 것은 제 인생의 낭비라고 생각하므로 안 하는 것이 낫다.”고 답변했다. 또한 그는 “혼자서는 변화를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잘하는 분야에서 전문성을 길러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안 교수의 이 답변에 대해 여당 측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부 출범 초기부터 안 교수에게 어떤 역할을 줘야 하지 않는가 하는 차원에서 끊임없이 접촉해 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총리직을 제안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강연에서 안 교수는 “아이폰과 구글, 페이스북 등이 계기가 돼 세계적으로 제2의 벤처 열풍이 불고 있는데, 한국의 정보기술(IT) 분야는 그 흐름에서 동떨어져 있다.”면서 “정부와 업계가 이런 세계적인 변화에 동참하지 못하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정부 부처보다 더 관료적 2~3년앞 내다보지 못해”

    “정부 부처보다 더 관료적 2~3년앞 내다보지 못해”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대기업을 향해 ‘쓴소리’를 토해냈다. 국내 대기업들은 정부 부처보다 더 관료적이며, 단기성과에 급급해 2∼3년 앞도 내다보지 못한다는 취지였다. 지난 17일 저녁 국민금융지주(회장 어윤대)가 시내 한 호텔에서 개최한 세미나 특별강연에서다. 기업과는 무관한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이 기업을 직접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초과이익공유제와 무관치 않은 듯 곽 위원장이 대기업에 직격탄을 날린 것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초과이익공유제 논란과 무관치 않은 듯하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집권 초기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을 맡아 새정부의 경제정책 밑그림을 그린 인물이다. 그는 ‘서민을 따뜻하게, 중산층을 두껍게’라는 휴먼 뉴딜 프로젝트를 주도하면서 ‘공정사회’라는 개념 도출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맥락에서 대기업들이 ‘생산 이익’을 독점하면서도 근로자나 하청업체에 대해 공정한 분배에 인색하지 않으냐는 생각이 그의 발언 저변에 깔려 있는 것 같다. 곽 위원장은 “지난 2년간 고환율로 좋았지만, 대표 기업들이 수익을 많이 낸 것이 오히려 독약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부처가 관료적이라고 하지만 대기업은 더 관료적이며, 그때그때 성과로 포지션이 결정되기 때문에 절대로 2, 3년 앞을 내다보지 않는다.”고 공세를 폈다. 이어 “(국내) 조선 산업은 중국에 뺏겼다고 보고 있으며, 자동차는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의 자동차 등록 수 제한이 영향을 줄 수 있어 잘하면 버틸 수 있고 잘못하면 못 버틴다고 본다.”며 “전자 산업도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핵심산업으로 대기업이 주도하는 조선과 자동차, 전자산업의 미래가 전혀 밝지 않다는 ‘비관론’을 제기한 것이다. 그는 “미국이 가전에서 가장 셌지만, 일본에 줘 버리고 기업을 시스템 반도체와 인터넷 등 고부가가치로 만들었다.”며 “컬럼비아(영화사)를 인수하고 콘텐츠 회사로 전환한 일본 소니는 경영진의 콘텐츠 마인드 부족으로 10년간 헤매고 있으며 힘들게 굴러가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 하이얼(가전)한테 내줘야 한다.”며 ”가격은 반이지만 거의 (기술) 차이가 안 나고 삼성과 LG 공장도 중국으로 이전하고 있어 하이얼한테 먹히게 돼 있다.”고 우려했다. ●“가전제품 中 하이얼에 밀릴라” 곽 위원장은 비판에 이어 미래를 위한 자신의 구상을 펼쳤다. 그는 “한국이 버틸 수 있는 것이 콘텐츠 산업”이라며 “고도 경제 성장에 좋고, 젊은 층에 필요한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파격적인 대안 제시도 잇따랐다. “소프트웨어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러시아 과학자를 데려와서 한국 시민권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 필요성을 역설한 뒤 “중국은 소수 민족 문제로, 일본은 폐쇄성·경직성 등으로 당분간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리는 굉장히 잘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지만, 규제 때문에 안 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컨트롤할 수 있는 정도만 규제해야 한다.“며 ‘작은 정부론’을 거듭 주장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 한국 IT 경쟁력을 걱정하다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 한국 IT 경쟁력을 걱정하다

    지난 4일 발생한 디도스(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태는 2009년 ‘7·7디도스’ 때와 같은 통신대란을 일으키진 않았지만, 보안 인력과 정부 간 협력체제 등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사회 보안 시스템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 줬다. 디도스 공격이 개시된 직후인 지난 5일 한국의 대표적 보안업체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한 안철수 카이스트(KAIST) 석좌교수를 찾아 디도스 등 국내 정보기술(IT)에 대한 생각을 들어 봤다. 안 교수는 ‘3·4 디도스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과 관련한 IT 컨트롤타워 부재 논란을 의식한 듯 “정부가 하루빨리 옛 정보통신부와 같은 IT 선제대응 조직을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등 의사결정권자가 열린 자세를 보여 주면 이전과 달리 정부에 참여하는 것도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안 교수와의 일문일답.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이후 한국의 IT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뜻으로 안 교수가 쓰고 있는 ‘잃어버린 3년’이란 표현이 정치권에서 공방을 야기하고 있는데. -이 말이 ‘현 정부와 대통령을 비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풀고 싶다. ‘잃어버린 3년’은 현 정부 출범이 아닌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내놓은 2007년 시작됐다. ‘닷컴 버블’ 붕괴 후 고전하던 실리콘밸리도 징가(2007년), 그루폰·트위터(2008년) 등 거물급 벤처들이 생겨나면서 활기를 얻었다. 이런 열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클라우드 등과 맞물리면서 세계 곳곳에 퍼져 나갔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는 이런 흐름을 읽어 내지 못했다. 다른 나라보다 선제적으로 신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데 기여했던 정보통신부가 해체된 것도 주된 이유다. →하지만 안 교수가 말한 ‘잃어버린 3년’ 동안 삼성, LG와 같은 IT 기업들은 수출을 늘리며 선전하지 않았나. -결정적으로 이 시기에 우리 기업들은 IT 업계의 화두가 된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모두 실패했다. 애플이나 닌텐도가 대단한 것은 단지 매출이 많아서가 아니다. 자신들의 기기를 중심에 놓고 끊임없이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창출해 생태계의 주도권을 쥐게 됐기 때문이다. 독자적인 플랫폼이 없다면 삼성이나 LG와 같은 업체도 나중에는 플랫폼 기업에 좌지우지되는 하청업체로 전락하게 된다. 아이폰 출시를 계기로 전 세계가 플랫폼의 중요성을 깨달았지만 우리는 이런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애플이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미국 업체들이 운영체제(OS) 등 플랫폼을 장악한 현실에서 우리가 독자적인 플랫폼을 가져가려는 노력이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 -얼마 전 미국의 유명 IT 전문매체에서 삼성의 스마트TV를 호평한 기사를 봤다. 애플과 구글이 주도하는 스마트TV 분야에서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수를 늘리며 분전하는 삼성의 노력이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플랫폼을 주도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시도 자체도 하지 않으면 기회는 오지 않는다. 다양한 분야에서 독자적인 플랫폼을 갖춰 선두를 부지런히 좇다 보면 역전의 기회는 오게 돼 있다. 만약 소니가 브라운관 TV 시장을 장악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업체들이 TV 기술 개발에 소홀했다면 평판 TV 시장에서 지금과 같은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었겠나. →안 교수의 말을 요약하면 ‘IT 분야에서 플랫폼 구축 등 다양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컨트롤타워 복원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만약 정부가 컨트롤타워를 복원한다면 어떤 식으로 꾸려져야 한다고 보는지. -과거 정통부와 같은 정부 부처의 형태가 될 수도 있고, 위원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위원회는 상대적으로 의견 교환이 자유롭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위원회에서 내린 결론이 해당 부처로 이관되면서 원래 내용과 다르게 해석돼 시행되는 것을 여러 번 봤다. 과거 정통부의 경우 규제기관으로서 문제가 많았던 게 사실이지만 막상 없애고 보니 국내 IT 경쟁력이 떨어지는 폐해가 생겨났다. 따라서 이제는 과거 조직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단점을 줄인 새로운 형태의 정통부 조직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간 여러 차례 입각 제의를 받았지만 모두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정부가 새 컨트롤타워를 복원한다면 참여하겠는가. -국회의원 출마 제안까지 포함하면 정치권의 참여 요청을 받은 지가 10년은 넘은 것 같다. 난 살면서 뭔가 의미 있는 흔적을 남기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지금의 현실에서는 (나 같은) 한 사람이 정치에 뛰어들어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게 불가능해 보인다. 바꾸지도 못할 거면서 높은 자리에만 앉아 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다만 의사결정권자(대통령)가 내 말에 제대로 귀 기울여 준다는 것을 전제로 ‘십고초려’하면 (장관 등 여러 역할을) 고려해 보겠다. 하지만 (의사결정권자가) 그렇게 하기가 쉽진 않을 것이고, 정치가 아니어도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일들은 많다. →벤처 기업가 출신으로 현재 학생들에게 기업가 정신에 대해 강의하고 있는데, 안 교수가 보기에 국내 IT 관련 창업 여건은 어떤가. -10년 전만 해도 국내 시장에서는 네이버나 다음, 싸이월드와 같은 될성부른 기업들이 생겨났지만 지금은 그런 회사들을 찾아볼 수 없다. 당시에 20명이 해야 할 일을 지금은 1명이 해 낼 수 있을 만큼 소프트웨어가 좋아지면서 창업 비용도 낮아졌지만 사회적인 여건은 오히려 척박해졌다. 창업을 돕는 정부 및 민간의 지원 인프라가 취약하고,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고사시키는 불공정 거래 관행도 여전하다. →최근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등 상생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기업 전문가로서 대안이 있다면. -대기업의 명백한 불법적 횡포부터 근절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공정위의 전속고발권(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해 공정위만 검찰에 고발할 수 있게 한 제도) 조항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중소기업이 피해를 하소연해도 공정위에서 채택하는 비율이 1%도 되지 않아 오히려 대기업을 감싸고 있다. 대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해자의 행위가 악의적일 경우 실제 손해액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배상하게 하는 제도)도 도입돼야 한다. 상대방에게 해가 된다는 걸 알면서도 단속이 쉽지 않다는 점을 악용해 중소기업에 피해를 주는 것을 묵과해선 안 된다. 대전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안철수 교수는 ▲1962년 부산 출생 ▲서울대 의대-미국 펜실베이니아 공대 및 와튼스쿨 ▲단국대 의예과 학과장,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 포스코 사외이사, 카이스트 석좌교수 ▲한국CEO상, 윤리경영대상 투명경영 부문 대상, 동탑산업훈장 등 다수
  • 방산업체, 정부에 10년간 사기행각

    정부를 상대로 무려 10년간 사기 행각을 벌이며, 수십억원을 꿀꺽한 방산업체 대표가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송삼현)는 우리 군의 각종 화기류에 쓰이는 주요 장비의 부품 수입단가를 부풀리는 등의 수법으로 거액의 납품대금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방산업체 E사 대표 이모(67)씨와 E사 법인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또 하청업체로부터 납품 청탁 명목으로 돈을 받은 E사 직원 김모(39)씨 등 9명을 적발해 김씨를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하청업체 대표 등 나머지 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각종 화기·화포에 사용되는 열상 조준경, 야간투시경 등 광학 관측 장비를 방위사업청에 납품하면서 렌즈 원재료의 수입단가나 직원 근무시간을 부풀려 27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사설] 이익공유제 이념 논쟁 앞서 취지 살려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23일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소를 위해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중소기업과 나누는 ‘이익공유제’ 도입을 주장했다. 그러자 재계는 말할 것도 없고 여권 핵심부에서조차 ‘반시장적’이라며 거부감을 표시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28일 국회 본회의 답변에서 “사회적 합의를 위한 충분한 논의와 신중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제동을 걸었고, 한나라당 서민정책특위 위원장인 홍준표 최고위원은 ‘급진좌파적’이라고 공격했다. 김성태 의원 등 한나라당 일각에서 정 위원장의 발언 취지를 옹호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정 위원장이 수세에 내몰리는 형국이다. 우리는 정 위원장의 발언이 이념의 잣대로 재단되는 현실을 유감으로 생각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발표 자료만 보더라도 이명박 정부 들어 하도급 위반 비율이 증가하고 서면계약 및 현금성 결제비율이 하락하는 등 하도급 관행이 악화되고 있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연일 대기업 경영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힘의 우위를 내세워 하도급업체들에 부담을 떠넘기는 일을 삼가달라고 당부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경제학자인 정 위원장이 시장논리를 거슬러 가며 이익공유제를 들고 나온 것도 체급이 전혀 다른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는 공정한 시장룰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봤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 위원장은 좌파들처럼 대기업의 이익을 빼앗아 중소기업에 나눠 주자는 것도 아니고 중소기업에 기술개발 자금을 제공하는 대기업에 세제 혜택이나 공공기관 사업에 우선권을 주는 식의 인센티브를 부여하자고 제안하지 않았던가. 막대한 이익을 내고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대기업의 호황은 글로벌 경쟁에서 이긴 결과라는 측면도 있지만 저금리·고환율이라는 정책적인 지원에서 비롯된 부분도 적지 않다. 전 국민의 희생이 뒷받침됐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포스코 등 일부 대기업들처럼 이익공유제와 비슷한 ‘성과분배제’ 등을 도입해 중소 하청업체들과 상생을 도모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다. 상생과 동반성장은 외면한 채 정 위원장의 손가락만 보고 벌이는 이념논쟁은 여기서 접어야 할 것이다.
  • “탈취·방화하는 시위대, 폭도 같았다”

    “외견상 시위대의 모습으로 보이지만 차량과 중장비, 컴퓨터 등을 탈취하고 불을 지르는 모습은 폭도에 가깝습니다.” 한밤중 시위대의 난입에 마실 물조차 챙기지 못하고 도망친 리비아 현지 한국 건설업체 직원들의 증언은 생생했다. 리비아 벵가지 등지에서 시작된 시위는 수도인 트리폴리 등으로 번져 우리 정부와 진출 기업들은 여전히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상태다. ●벵가지市 현대차 전시장 폐쇄 21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20일 오후(현지시간) 트리폴리에서 30㎞ 떨어진 국내 신한건설 공사현장이 현지 주민들에게 습격당하는 등 악몽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날 오후에는 벵가지 현대건설 공사현장과 인근 숙소에 현지인들이 들이닥쳐 직원과 가족 18명이 수십㎞ 떨어진 인근 대우건설 복합화력발전소 건설현장으로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리비아 동부 지역 벵가지시 현대자동차 전시장은 폐쇄됐다.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매장차량들은 모두 안전지대로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것이다. 이 밖에 리비아 상주 기업인 해림21(건설 중장비), 국제통상(케이블 등 무역) 등의 직원들도 곧 리비아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관리 업체인 한미파슨스는 철수를 준비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20일 저녁 현지 사무소에 강도들이 침입해 재산상 피해가 생기긴 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해외영업본부에 비상대책반을 설치하고 24시간 비상 가동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열고 비상대책본부와 현지대책본부를 가동하기로 했다. 비상대책본부장은 문하영 재외동포영사대사가, 현지대책본부장은 조대식 주 리비아대사가 맡게 된다. 외교부는 이날 리비아 전역의 여행경보 단계를 3단계 ‘여행제한’으로 상향조정했다. 최근 민주화 시위가 거세진 리비아, 예멘, 이란, 모로코, 바레인 등 5개국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국내 건설업체는 모두 70개(하청업체 포함)에 이른다. 이 중 시위가 가장 격렬하게 진행되는 리비아에 진출한 업체만 24개로 50여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리비아의 시위가 더욱 거세질 경우 국내 진출 기업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전망이다. ●해외수주 800억달러 ‘빨간불’ 지난해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수주에서 중동 지역이 차지한 비중은 66%로, 총 716억 달러 중 472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해외건설협회는 올해 총 해외건설 수주 예상액을 사상 최대인 800억 달러로, 이 중 중동 지역에서만 430억 달러의 목표치를 정했다. 하지만 최근의 사태가 계속된다면 이 같은 목표치의 수정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원유국 리비아의 시위 여파로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21일 북해산 브렌트유가격이 개장 초반 105.08달러까지 치솟아 2008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유가는 오름세를 이어갈 공산이 커 향후 우리 경제에 부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 한준규·김미경기자 hihi@seoul.co.kr
  • “사내하청 2년이상 근무땐 파견근로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조립라인에서 2년 넘게 근무한 사내하청업체 근로자에 대해 ‘파견 근로자’로 인정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부장 원유석)는 10일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업체 근로자로 일하다 해고된 최모씨가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재심판정취소 청구소송의 파기 환송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현대차가 최씨가 속한 하청업체 근로자의 작업량, 휴게시간, 방법, 작업속도 등을 직접 지휘하고 구체적인 작업 지시를 내린 사실이 인정된다.”며 “최씨는 현대차의 직접 노무 지휘를 받는 파견근로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최씨가 현대차의 직접 지휘를 받는 파견 근로자가 아니라는 전제에서 내린 중노위의 재심 판정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사내하청업체에 20 02년 입사한 최씨는 노조활동 등을 이유로 해고되자 원청회사인 현대차가 실질적인 고용주라며 자신이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를 당했다는 취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2심 재판부는 사내하청은 근로자 파견이 아닌 도급에 해당한다며 최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7월 ‘작업명령이 사내하청업체 현장관리인을 통해 이뤄졌더라도 사실상 현대차에 의해 통제됐던 점 등에 비춰보면 최씨는 현대차의 노무지휘를 직접 받는 파견근로자라고 할 수 있다’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대법원 상고와 헌법재판소 헌법소원을 통해 최종적인 법적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사내하청도 2년 이상 근무하면 정규직

    사내하청근로자도 2년 이상 근무했다면 정규직으로 봐야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3부(이대경 부장판사)는 10일 현대자동차의 사내하청업체 근로자로 일하다 해고된 최모씨가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재심판정취소 청구소송의 파기 환송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최씨가 소속한 하청업체 근로자의 작업량이나 방법, 일의 순서 등을 현대차 직원이 직접 지휘하고 구체적인 작업 지시를 내린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최씨는 현대차의 직접 노무 지휘를 받는 파견근로자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현대차는 직접고용 간주 규정에 따라 최씨와의 근로관계가 성립했음에도 이를 부정하고 사업장 출입을 봉쇄해 최씨를 해고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현대차를 최씨의 사용자로 볼 수 없다는 전제에서 내린 중노위의 재심 판정은 취소된다.  반면 재판부는 사업주가 파견근로자는 2년 초과해 사용하면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하도록 한 옛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6조 3항이 위헌이라며 현대차가 낸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은 기각했다.  최씨는 현대차 울산공아의 사내하청업체에 2002년 입사했으며, 노조 활동 등을 이유로 해고되자 원청회사인 현대차가 실질적인 고용주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사내하청은 근로자 파견이 아닌 도급에 해당한다며 원고 패소판결했지만 지난해 7월 대법원이 원심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시론]동반성장의 문화경제학/소병희 국민대 경제학 교수

    [시론]동반성장의 문화경제학/소병희 국민대 경제학 교수

    전직 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동반성장위원회가 발족되었다. 몇달 전 대기업과 하청관계에 있는 중소기업과의 거래 관행 개선을 촉구한 대통령의 발언으로 촉발된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을 위한 대책인 셈이다. 지난 여름, 서울에서는 대기업이 하청기업을 울리는 관행에 대한 비난이 들끓고 있을 때, 빌 게이츠를 비롯한 세계적 대기업인들은 사회적 환경이 그들에게 큰돈을 벌 기회를 주었기에 사회와 국가에 진 큰 빚을 갚아야 할 책임을 느껴서 재산의 반 이상을 사후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세계의 갑부 40명이 동참했다는 이 뉴스는 한국 대기업의 관행과 극명하게 대비되어 신선하면서도 씁쓸하기 그지없었다. 현 대통령은 온갖 하도급 비리와 부조리가 난무하던 1970~1980년대 건설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대기업 CEO 출신이므로 하도급 관행을 너무도 잘 알고 계실 것이다. 그러므로 야비한 하도급 관행에 철퇴를 놓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질타’ 외에는 대기업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방법이 없는 것이 우리 대기업의 ‘기업문화’라는 현실을 아마도 너무나 잘 알고 계서서 관행의 개선을 직접적으로 촉구했을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대통령이 간과한 것이 있다. 지금은 정부의 정책환경이 1980년대의 ‘정치권력-대기업’ 역학구도와는 다른 ‘민주화된 정치인-세계화된 대기업’ 역학구도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1980년대의 기업문화가 전문경영인은 항상 오너의 눈치를 봐야 했으며 대기업은 관의 눈치를 보며 정치자금 마련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었다면, 2000년대의 기업문화는 오너가 정치가를 꿈꾸기도 하며 전문경영인은 이런 오너의 정치자금을 마련해 주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인터넷을 통한 의사소통이 전광석화 같은 이 시대는 대통령의 한마디보다도 트위터를 통한 국민들의 입이 더 무섭다. 국민의 여론이 무섭기는 정치가뿐 아니라 대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소비자의 날카로운 비판은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뿐 아니라 회사의 비윤리적 경영에도 직격탄을 날려서 회사의 존폐를 가를 수도 있는 사회가 되었다. 문화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기업하는 문화, 정치하는 문화, 돈 버는 문화, 돈 쓰는 문화가 모두 바뀌고 있다. 어떤 것은 서서히, 어떤 것은 급속히 바뀌고 있다. 기업이든 관료사회이든 변하고 있는 문화를 이해하면 효과적인 경영전략과 경제정책을 수립할 수 있으나, 구태의연한 발상에만 매달린다면 변화의 급류에 휩쓸려 사라지고 말 것이다. 대기업-중소하청기업 간 불공정거래에 대한 비난여론은 한동안 대기업을 전전긍긍하도록 만들었다. 대기업은 이것을 적대적인 사회분위기로 인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대기업에 대한 우리사회의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 수도 있다. 국민들은 대기업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 나가고 우리 사회의 모범적 리더가 되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과 윤리경영을 요구하는 것이다. 기업들도 이제는 스스로 제대로 된 윤리경영을 하도록 기업 경영 풍토와 문화를 바꿔 나가야 한다. 이를 선도할 주체는 역시 세계 굴지의 기업이 되기를 꿈꾸는 대기업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글로벌 시대가 된 이제는 우리나라 대기업도 스스로 경영윤리를 세우고 거기에 맞게 행동하는 세계화된 성숙한 대기업으로 기업문화를 바꿀 때가 된 것이다. 동반성장 문화의 성숙한 변화를 통한 선진화 없이는 우리가 안정된 사회를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미 1980년대부터 마련되어 있는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만 우리 기업들이 제대로 지켰어도 하청업체들과 재하청업체들에 현금결제를 하지 않아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게 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대기업-중소기업 간의 자발적인 협력과 상생문화를 조성하는 것은 단순한 법령 개정 이상의 의식개혁과 기업문화의 변화를 전제로 한다. 기업인의 의식개혁과 기업문화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바로 동반성장위원회가 추진해야 할 일인 것이다.
  • “현대車 비정규직 고용비율 정규직 보호위해 밀약한 셈”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이 열흘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16.9%’라는 수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6.9%란 현대차 전체 조합원 가운데 비정규직 조합원이 차지하는 비율. 이 비율은 2000년 현대차 노조와 사측이 합의를 통해 정한 것으로 지금까지 비정규직 고용을 유지하는 데 근거가 되고 있다. ●“정규직 고용 보장에 이용” 1998년 현대차는 구조조정을 통해 근로자 1만여명을 전격 해고했다. 이후 생산량을 늘리면서 새로 채용하는 직원 대부분을 비정규직으로 채웠다. 불안을 느낀 현대차 노조는 비정규직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측과 ‘비정규직 비율을 전체 조합원의 16.9% 수준으로 한다.’는 조항에 합의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구조조정 때 비정규직이 우선 해고된다는 묵시적 전제 조건이 바닥에 깔려 있다. 즉, 현대차는 일정 비율의 비정규직을 고용할 수 있는 동의를 노조로부터 받은 것이고, 노조로서도 간접적으로 정규직의 고용안정을 보장받는 식의 밀약을 한 것이다. 김정한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노사 간의 합의 사항이기 때문에 불법은 아니지만 정규직의 일자리를 보호받기 위해 변칙적으로 이용되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이 비율마저 지켜지지 않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임직원 5만 5000여명 가운데 정규직은 4만 5000여명, 비정규직은 8000여명이고 한시하청근로자(생산량 증가 때 단기간 투입되는 인원)가 1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비정규직의 비율이 20%를 넘는 것이다. 파업을 주도한 울산 1공장의 비율은 23.3%이다. 편법 계약의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것을 사측과 정규직 노조가 모두 원한다는 오해를 받을 만하다. ●임금은 정규직의 80% 수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가장 큰 차이는 임금 수준. 기본급을 기준으로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80%가량 임금을 받는다. 그러나 상여금이나 성과급이 기본급을 기준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실제로 받는 임금은 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 달에 2~3차례 특근을 하는데 근속연수 17년차의 경우 특근비를 월 20만~30만원 받기 때문에 전체 임금에 미치는 영향이 큰 셈”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맡겨진 업무는 크게 차이가 없다. 한 조립라인에서 섞여서 같이 일을 하는 데다 현대차 측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를 정확히 집어내지 못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이번 파업사태를 비정규직법의 법망을 피해가는 전형적인 형태로 본다. 사내 하청업체인 동성기업이 폐업한 뒤 한 달 만에 새로 회사를 만들어 기존 직원들을 재고용하는 방식으로 ‘2년 이상 일한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노동법 의무조항을 비켜갔기 때문이다. 김정한 연구위원은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현대차가 아닌 하청업체와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맞지만, 원청인 현대차도 정규직 전환을 장려하고 임금 격차를 줄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 대법원은 현대차 사내 하청업체 해고근로자들이 제기한 해고구제소송 상고심에서 ‘2년 이상 근무한 사내하도급 노동자는 정규직으로 간주한다.’는 취지로 서울고법 판결을 파기했다. 한편 현대차는 24일까지 1만 600대, 1197억여원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고 밝혔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 확산 조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조의 공장 점거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와 비정규직 노조가 ‘정규직화’에 대한 견해 차이를 보이면서 법적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합의점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노조의 점거파업 사태는 대표적인 기간산업 생산라인에서 벌어져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사측 “부분 조업단축… 휴업도 고려” 파업은 지난 7월 대법원이 ‘2년 이상 근무한 사내하청업체 근로자는 정규직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로 파기환송한 재판 결과에서 비롯됐다. 비정규직 노조는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야 한다면서 공장 점거 투쟁을 9일째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다른 사업장과 민주노총이 가세하면서 이들의 파업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조도 지난 22일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도 오는 30일까지 현대차가 정규직화를 위한 교섭에 나오지 않으면 12월 초 1차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현대차 정규직 노조의 일부 대의원과 울산지역 진보정당, 시민사회단체 등도 비정규직 노조를 지지하면서 사태는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불법 파업이라며 일부 생산라인의 조업 중단과 함께 법적 대응에 나서는 등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현대차는 1공장 점거파업을 주도한 이상수 비정규직 지회장을 비롯한 27명에 대해 총 60억원의 손배소를 제기했고, 조업단축에 이어 휴업까지 검토 중이다. 강호돈 현대차 대표이사 부사장은 두 차례에 걸쳐 “불법 공장점거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조업단축 및 휴업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지난 15일부터 이어진 파업으로 1000억원 이상 생산차질이 발생하자 22일부터 1공장에 대해 10시간 조업시간 중 2시간을 줄이는 조업단축에 들어갔다. 조업단축은 단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 휴업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정규직 노조 “교섭창구 열어야” 압박 고용노동부는 노조의 파업 목적이 정규직 전환으로 근로조건과 무관한 불법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의 파업 결의로 파장이 노동·산업계 전반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도 노조가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하자 “현대차와 비정규직 노조는 서로 직접 고용관계라고 단정할 수 없고 노동쟁의 요건을 충족하지도 않았다.”는 내용의 행정지도 명령을 내렸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 정규직 노조가 사태 해결에 나섰다. 이경훈 현대차 정규직 노조위원장은 23일 “회사 측은 교섭 창구를 열고 조업단축과 휴업조치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공권력 투입이나 폭력사태를 방지하고 이번 점거파업의 원인이 된 울산공장 시트사업부의 사내하청업체 조합원의 고용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금속노조의 12월 총파업 계획과 관련해 “금속노조 규약에 전국 노동쟁의 사안은 파업 찬반투표를 거치도록 돼 있는 만큼 이를 회피하면 완전한 불법”이라며 “금속노조가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해 파업이 가결되고, 현대차노조에서는 부결되면 최악의 상황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두걸·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G20 정상회의 D-1] 비즈니스 서밋 호재와 악재

    G20 비즈니스 서밋이 11일 개막을 앞두고 기대를 걸고 있는 흥행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비즈니스 서밋에는 정상회의와 마찬가지로 독일, 영국 등 선진국과 신흥국 정상 12명이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행사의 무게감이 높아지고 있다. 향후 정례화 가능성에도 큰 힘이 실리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호세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 주제 마누엘 바로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이 서울에서 글로벌 기업인들과 G20 관련 경제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한다. 신흥국으로는 제이컵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 등이 참석한다. 러시아와 인도네시아도 비즈니스 서밋 참석을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을 위해 12일 마련되는 ‘비즈니스 미팅’도 행사의 중요성을 높이는 호재다. 바쁜 일정에도 시간을 내 한국을 찾은 CEO들에게 평소 만나기 힘든 세계 유명 기업인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도록 하는 ‘인센티브’라는 게 조직위의 설명이다. 하지만 당초 참석하기로 했던 세계적 CEO들이 자체 사정 때문에 일부 불참할 예정이어서 흥행에 먹구름도 드리우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두 거인‘인 스티브 잡스 애플 CEO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의 불참이 아쉽다.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내놓으며 새로운 IT 문화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잡스는 행사 준비 당시에 불참 의사를 알렸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야에 참석하기로 했던 게이츠는 서울의 한 특급호텔에 숙소 예약까지 했다가 뒤늦게 불참을 통보했다. 그는 “예기치 못한 사정으로 인해 참석할 수 없게 돼 저로서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해 왔다. 여기에 세계 1위의 원자력 전문기업인 프랑스 아레바의 안 로베르종 CEO는 직원이 아프리카 니제르에서 피랍된 이유로 불참 사실을 통보했다. 세계 최대 컴퓨터업체인 휼렛패커드 역시 허드 CEO가 하청업체 직원에 대한 성희롱 논란에 휩싸여 사임하면서 토드 브래들리 부사장이 대신 참석한다. 오영호 집행위원장은 “이번 서밋의 초청 과정에서 세계적인 기업인들에게 접근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檢 ‘천신일 의혹’ 이번엔 투명하게 밝혀라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이번에는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업체 이모 대표(구속기소)로부터 주식대금 등 40여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천씨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구이자 정권 탄생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세간의 관심을 받아 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5월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돼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고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통해 박씨에 대한 세무조사를 무마하려 한 혐의였다. 자녀에게 차명주식을 증여하는 과정에서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 등도 있었다. 그러나 세무조사 무마 청탁 혐의에 대해서는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증여세 포탈 혐의 등에 대해서는 1·2심에서 유죄를 각각 선고받았다. 천씨에 대한 또 다른 금품수수 의혹은 검찰이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의 비자금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회사 대표인 이씨의 진술을 확보하면서 불거졌다. 검찰에 따르면 천씨는 자녀 3명 명의로 이씨 회사의 하청업체 3곳의 주식 25억 7000만원어치를 사들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씨는 이 주식대금 전액을 천씨에게 기부금 형태로 되돌려 주었다고 한다. 이게 사실이라면 천씨는 이씨의 하청업체 주식을 공짜로 받은 셈이다. 검찰은 천씨를 소환하지 않아 이들이 거래한 돈의 성격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아무런 대가 없이 수십억원을 거저 줄 리 만무하다. 천씨가 정권과 가깝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뭔가 구린 냄새가 나는 거래라는 의심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검찰은 ‘박연차 게이트’ 수사에서 천씨가 한 전 국세청장에게 세무조사 무마를 청탁한 정황을 포착하고도 법정 소명이 부족해 유죄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이 때문에 검찰이 ‘살아 있는 권력’에 몸을 사린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정부는 지금 엄정한 법치와 공정한 사회를 연일 부르짖고 있다. 대통령과 가까운 천씨가 권력의 위세를 업고 범법을 저질렀다면 이는 명백한 권력형 비리이며, 정부의 공정성과 도덕성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 검찰은 이 점을 명심해서 천씨가 거래한 돈의 성격과 용도를 투명하게 밝혀내 의혹을 말끔히 풀어줘야 한다.
  • ‘356억 횡령’ 대우조선 협력사대표 기소

    대우조선해양 협력사인 임천공업의 비자금 조성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동열)는 15일 이 회사의 이수우(54) 대표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기소했다. 구속된 지 20일 만이다. 검찰은 향후 이 대표가 조성한 비자금의 사용처를 중심으로 수사를 계속할 계획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2006~2009년 임천공업의 하청업체 및 계열사와 거래하면서 가상의 거래내역을 끼워넣는 수법으로 356억여원을 횡령하고, 86억원 가량을 배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대우조선해양이 지급한 570억원대 선급금 중 일부를 비자금으로 조성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검찰조사 결과 이 부분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기소 이후에도 조성된 비자금의 사용처를 중심으로 계속 수사한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비자금이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을 위해 현 정권 실세에게 흘러갔다는 로비의혹이 오래 전부터 제기된 상태다. 그러나 이 돈이 외부 인사에게 건네진 정황은 아직까지는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비자금 사용처에 대한 이 대표의 소명 중 일부가 석연찮은 점을 감안, 자금 흐름을 추적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 돈이 정권 실세나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윤갑근 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이 대표의 소명을 검찰이 그대로 믿을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수사 전반에 아직 확인할 부분들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 대표는 “횡령액 대부분은 회사를 위해 썼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수사는 천신일 세중나모그룹 회장에게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검찰 수사에서 천 회장의 자녀 3명이 임천공업 주식 14만주를 액면가의 절반 가격으로 사들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정치권은 천 회장이 남 사장 연임을 도와주는 대가로 주식을 싸게 구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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