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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 “학력 낮춰서 생산직 취직 대졸자 해고는 부당”

    4년제 대학 졸업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입사했다는 이유로 해고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대학 졸업 사실을 숨겼다는 이유로 해고된 이모(38)씨 등 6명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채용 당시 대학 졸업자를 사원으로 고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한 이유와 허위로 학력을 기재한 사실이 드러난 경위 등 여러 사정을 두루 심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대 등을 졸업한 이씨 등은 2003~2006년 자동차생산 하청업체인 G사에 입사해 2007년 9월 초 노동조합(비정규직 지회)을 설립한 뒤 연대사업부장 등을 맡아 활동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멕시코서 120억원대 복권 추첨방송 사기 사건

    멕시코서 120억원대 복권 추첨방송 사기 사건

    복권회사 하청업체 직원들이 1등 번호를 미리 알아낸 뒤 100억대 상금을 타낸 대형사건이 멕시코에서 발생했다. 회사는 뒤늦게 이 같은 행각을 파악하고 검찰에 수사를 요청, 계좌동결조치를 내렸지만 이미 막대한 돈이 인출된 뒤였다. 18일(현지시각) 멕시코 일간지 레포르마에 따르면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사건은 지난 1월 발생했다. 멕시코 복권회사와 계약을 맺고 매주 복권번호 추첨을 촬영해 TV에 내보내는 하청업체 직원 4명이 공모를 했다. 수법은 간단했다. 문제의 직원들은 복권추첨이 실제론 녹화방송이지만 생방송처럼 나가 약간의 시차가 나는 점을 악용했다. 직원들은 복권추첨을 녹화하면서 몰래 따로 촬영해 마감 전 1등 번호를 알아냈다. 그리고는 가족과 친척들에게 1등 번호를 찍어 복권을 사게 했다. 두 종류의 복권이 추첨된 1월 22일 백만장자를 탄생시킨 행운의 번호는 06, 12, 15, 24, 25, 49번과 09, 20, 36, 51, 53, 54번이었다. 번호를 미리 알아낸 직원들이 가족과 친지를 통원해 타낸 상금은 1억6000만 멕시코 페소, 우리나라 돈으로 약 137억원에 이른다. 4명은 직원들은 상금을 타낸 뒤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복권회사 측이 검찰에 수사를 요구하면서 뒤늦게 대형 사기행각이 드러났다. 검찰은 상금이 입금된 계좌에 입출금 동결조치를 내렸지만 이미 5000만 페소(약 43억원)이 빠져나간 뒤였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내 드라마 안에 너 있다”

    “내 드라마 안에 너 있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김은숙 작가·왼쪽)과 ‘유령’(김은희 작가·오른쪽)의 작가들이 매주 시청자들에게 미션을 제공하고 있어 화제다. 시청자가 풀어야 할 미션은 두 작가가 서로의 드라마에 이름을 빌리며 친분을 드러낸 사실을 찾아내는 것. ‘신사의 품격 안에 유령 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 드라마 작가들끼리 작품에서 서로 실명을 등장시키는 것이 매우 드문 일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시청자들 또한 회를 거듭할수록 작품 속에 숨겨진 두 작가의 친분을 드러내는 표시를 찾아내는 데 열을 올리며 쏠쏠한 재미를 찾고 있다. 먼저, 시청자 미션은 김은숙 작가가 첫선을 보였다. 한국 남성용 섹스앤더시티라는 평가를 받는 자신의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41세 꽃중년 4인방’(장동건, 김민종, 김수로, 이종혁)의 첫사랑의 이름을 드라마 ‘유령’의 작가 이름과 같은 김은희로 설정한 것. 게다가 지난 1일 방송된 12회분에선 김은희에 대해 궁금해하는 서이수(김하늘)에게 임메아리(윤진이)가 “드라마 ‘유령’ 작가요? 아, 소간지(드라마 ‘유령’의 주인공을 맡은 배우 소지섭의 별명)~!”라며 김은희 작가의 유령을 간접적으로 홍보했다. 이에 질세라 김은희 작가도 자신의 드라마 ‘유령’에 김은숙 작가를 등장시키며 시청자 미션 대열에 참여했다. 지난달 27일의 ‘유령’에서 의문의 살인을 당한 세광그룹 하청업체 CK전자 남상원 대표의 아내 이름을 김은숙으로 설정한 것. 김은숙은 남 대표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푸는 중요한 역할로 그려졌다. 각 작가의 이름 등장이 화제가 되고서 또 하나의 시청자 미션이 등장했다. 이른바 ‘유령에 신사의 품격 있다.’ 미션. 지난 11일 방송된 유령 13회에선 조현민(엄기준)이 해커 집단에 자신의 해임안을 찬성한 김병석 대표의 약점을 찾으라고 지시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해커 집단은 즉시 김병석 대표의 컴퓨터에 접근해 비자금, 불법 횡령, 불법 부동산 등 그의 비리를 찾는 데 애를 썼다. 이 과정에서 김병섭 대표가 받은 메일을 해킹해 살펴보던 중 ‘드라마 신사의 품격 촬영 지원’이라는 제목의 메일이 시청자들의 눈에 포착됐다. 네티즌들은 이 장면을 캡처해 ‘유령 속 신사의 품격’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퍼나르며 화제가 됐다. 두 작가의 주거니 받거니 하는 이러한 시청자 미션이 가능한 것은 두터운 친분의 힘이 컸다. 김은숙 작가와 김은희 작가는 지난해 7월 ‘SBS 2011상반기 작품상 시상식’에서 각각 ‘시크릿 가든’과 ‘싸인’으로 드라마부문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수상하며 처음 만났다. 나이도 비슷해 금방 친해졌고, 이후 각별한 친분을 쌓아오다 ‘신사의 품격’과 ‘유령’을 동시에 선보이며 극중 인물로 서로 실명을 쓰게 됐다는 후문이다. 한편, 김은숙 작가는 신사의 품격에서 김은희 작가뿐만 아니라 전작 ‘시크릿 가든’의 현빈을 위한 깨알 같은 배려를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극중 서이수(김하늘)가 윤리 교사로 재직 중인 학교의 이름을 ‘주원고등학교’로 설정한 것. 전작 시크릿 가든에서 극 중 현빈의 이름 김주원에서 따왔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글로벌 시대] 해외 진출 한국기업에 바란다/이혜주 현대건설 아부다비 지사장

    [글로벌 시대] 해외 진출 한국기업에 바란다/이혜주 현대건설 아부다비 지사장

    해외에 나와 살다 보면, 개인이 속한 기업이나 국가가 자신의 얼굴이 된다. 개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나는 한국을 대표하는 민간 외교관이자 대표선수의 위치에 서게 된다. 그런 연유로 해외에 나오면 모두 애국자가 되는지도 모른다. 아부다비에는 현지 사회를 위한 헌신과 기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해 주는 미담이 전해진다. 이슬람의 종주국인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은 이슬람 이외의 종교는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GCC 국가 중 7개 토후국(Emirate)이 모여 연합국을 형성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예외다. 여기에는 1960~1975년 헌신적인 의료봉사로 아부다비 왕가를 감동시킨 부부 의사의 역할이 컸다. 1960년까지도 아부다비에는 병원이 없었다. 열악한 환경으로 유아 사망률이 50%, 산모 사망률이 35%에 달했던 당시, 미국 국적의 케네디 부부가 자이드왕의 요청으로 현 아부다비 왕가의 고향인 ‘알 아인’에서 ‘오아시스’라는 산부인과 병원을 세우고 헌신적으로 봉사했다. 현 아부다비의 칼리파 왕과 무함마드 왕세자도 이들의 손을 거쳐 태어났다고 한다. 미국인 부부 의사의 헌신 덕분에 의료시설이 전무했던 아부다비 사회에 큰 감동의 물결이 일어났다. 케네디 부부의 헌신에 감동한 자이드왕은 이들에게 소원을 물었다. 케네디 부부는 자유롭게 예배를 볼 수 있는 교회당을 지을 수 있게 해 달라고 간청했고, 자이드왕은 수락했다. 그 후 아부다비뿐만 아니라 각 토후국은 특정지역을 종교단지로 지정해 교회와 성당 등 종교시설을 짓고 자유롭게 예배볼 수 있도록 했다. 오늘날 외국인들이 이슬람 땅인 UAE에서 종교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은 케네디 부부의 감동적인 헌신 덕분이다. 케네디 부부 의사의 이야기에서 보듯이 현지 사회에 대한 헌신과 기여만큼 큰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없을 듯하다.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건설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 건설업체들이 주력 시장으로 삼고 있는 UAE는 최근 많은 공사물량을 쏟아냈다. 한국 건설업체들은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거의 모든 공사에 참여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많은 부분을 직영하면서 다수의 한국 하청업체를 데려다 공사를 수행했고, 이 때문인지 현지 건설업체들은 전보다 일거리를 덜 맡는 ‘풍요 속 빈곤’을 겪게 됐다. 그 결과 현지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아부다비에 반(反)한국기업 정서가 생겨났다. 구미(歐美) 건설업체 직원들은 대부분 가족 동반으로 해외에서 일을 한다. 그러나 한국 건설업체 직원들은 대부분 혼자 해외 현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일하는 경우가 많다. 아부다비의 주택 임대업과 호텔업, 식음료 가게 및 백화점 등 도소매 업종의 경기가 구미 업체가 공사를 수행하던 예전과는 달리 많이 죽어 있다는 불평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기업들도 할 말은 있다. “건설역군으로 아부다비 사회에 기여하는 것은 생각지 않고 현지 기업들의 경제적 득실과 관련된 부분만 부각시켜 한국기업들에 더 많은 헌신을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발주처들은 한국기업들이 경쟁적인 가격, 철저한 공기(工期) 준수와 고품질 시공 등으로 충분히 아부다비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현지 건설업체나 도소매 업체의 불만을 강하게 전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존경과 신뢰를 받는 글로벌기업이 되려면 지구촌 지역민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지 않을까. 한국 건설업체들이 아부다비 건설시장을 주무대로 선전(善戰)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현지의 불만을 귀담아듣고 아부다비 사회에 기여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더 나아가 개발도상국을 비롯한 지구촌 곳곳에 한국 건설인의 따뜻한 손길과 배려가 배어 있는 유·무형의 기여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타인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되는 ‘관시’(關係)는 중국시장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글로벌 비즈니스에 통용되는 제일의 법칙이다. 아부다비에 병원을 짓고 헌신해 감동을 불러일으켰던 미국인 케네디 부부 의사를 다시 생각해 본다.
  • “납품대금 수개월째 밀려… 하청업체 줄도산 눈앞”

    인천 남동공단은 ‘중소기업 풍향계’로 불린다. 면적은 960만m²로 경기 반월공단(1540만m²)이나 시화공단(1660만m²)보다 작지만, 6500여개 입주업체의 95% 이상이 중소 제조업체다. 1985년 공단이 처음 조성될 때부터 중소기업의 입주만 받았기 때문이다. “남동공단이 어렵다고 하면 대한민국 중소기업이 다 어려운 것”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닌 셈이다. ●“현 위기 내년 하반기까지 가면 정말 어려워” 지난 28일 남동공단을 찾은 조준희 기업은행장을 동행 취재했다. 유럽 위기 확산으로 국내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을 기업들은 어떻게 체감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다. 조 행장은 평소 ‘우문현답’이란 표현을 즐겨 쓴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현장에서 만난 중소기업인들은 한목소리로 앞날을 걱정했다. 당장 수출에 타격을 입거나 자금 사정이 악화된 것은 아니지만 위기가 길어지면 제품 주문이 감소하고, 납품 대금도 못 받고, 은행들도 돈을 빌려주지 않는 최악의 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행장도 “먹구름이 서서히 닥쳐오고 있는데 경기가 언제 터널을 빠져나오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라면서 “내년 하반기에 위기가 끝나면 다행이지만, 그 이후까지 계속되면 정말 어려워진다.”고 내다봤다. 남동공단 초입에 있는 주식회사 동보는 현대기아차 등에 엔진과 변속기 정밀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다. 올해 연매출 2200억원을 바라보는 우량기업이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큰 위기를 맞았다. 세계 자동차 1위 업체 GM이 파산하는 등 업계 상황이 최악이었지만 동보는 연구개발(R&D)에 1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위기를 정면 돌파하려면 친환경 고성능 엔진과 6·8단 변속기 부품의 독자 생산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은행들은 몸을 사리며 대출을 꺼렸지만 기업은행이 지원을 해줬다. 김지만 동보 사장은 “당시 투자가 무산됐다면 업계에서 낙오됐을 것”이라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비 올 때 우산을 뺏지 않는 은행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1979년 설립된 A업체는 원목을 수입해 건설자재로 가공한 뒤 건설사와 수출업체 등에 납품하는 곳이다. 이 회사 B회장은 건설업 불황 때문에 납품 대금이 수개월째 밀려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그는 “최근 20년 넘게 거래하던 벽산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100대 건설사 가운데 30여곳이 워크아웃·법정관리 중일 정도로 업계 상황이 나빠서 우리와 같은 하청 업체들은 줄도산이 눈앞이다.”라고 전했다. ●기업銀 “8월 中企대출 금리 12→10.5%로” 조 행장은 현장을 둘러본 뒤 기자에게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오는 8월부터 중기대출 최고금리를 현 12%에서 10.5%로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다른 은행은 최고 18%까지 물리는 중소기업 연체금리를 13%에서 12%로 낮추겠다고 했다. 무리한 금리 인하로 ‘시장교란’을 일으킨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조 행장은 “중소기업을 살리려고 하는 게 무슨 시장교란인가.”라고 반박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6조원대 태양전지 기술 유출될 뻔

    정부출연금 등 2700억원이 투입된 태양전지 생산 관련 국책기술을 중국으로 유출하려던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태양전지 제조 기술은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며, 대한민국 10대 신기술로 선정돼 해외로 유출됐을 경우 6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이 예상됐다.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 김태철)는 21일 자신이 근무하던 회사의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김모(44)씨 등 5명을 붙잡아 김씨 등 4명을 구속 기속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김씨는 지난해 9월 경기 광주시에 있는 J사에서 부사장으로 근무하며, 태양전지 생산장비 제조기술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기술 등을 외장 하드에 담아 외부로 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J사는 2009년 태양전지를 원스톱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 대한민국 10대 신기술로 선정됐으며, 매년 43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태양전지 생산 기술은 개발하는 데만 정부출연금 813억원 등 연구개발비 2700억원이 투입됐으며, 시장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60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J사는 전체 10%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어 해당 기술이 해외로 유출됐을 경우 6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피해가 예상됐다. 검찰 조사 결과 김씨 등은 금전적인 대가 대신 빼돌린 기술을 하청업체에 넘겨 태양전지 생산장비를 제조한 뒤 중국에 판매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판매망 확보를 위해 중국 H그룹을 포섭했고, 생산 장비를 수출하는 대가로 2016년까지 제조 기술을 이전해 주기로 했다. 태양전지 생산 기술은 모든 파일이 암호화돼 있는 등 나름대로의 보안체계를 갖췄으나 임원의 경우 보안 시스템을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돼 수시로 열람이 가능했다. 출퇴근 시 가방 등 소지품 검사도 부실하게 이뤄졌다. 이에 따라 김씨 등은 보안 시스템이 소홀한 심야 시간이나 휴일을 이용해 16만개에 달하는 파일에 수시로 접근, 기술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올 3월 J사의 영업비밀이 중국으로 유출될 우려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수개월간 이들의 행적을 추적해 범행 전모를 파악, 주거지 등에서 잠복하다 최근 중국으로 출국하려던 이들을 붙잡았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씨줄날줄] 착한 가게/임태순 논설위원

    ‘착하다’는 말이 유행이다. 마음씨가 곱고 바른 자들에게 붙는 ‘착한’이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사용된다. 한발 물러서 사회적 약자나 병자를 돕고 치유해 주는 자선단체나 병원 등에 붙어도 하등 이상할 게 없다. 하지만 최근 ‘착한 열풍’ 속에서 ‘착한’이라는 말은 부적절해 보이는 단어와 결합돼 쓰이는 경우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기름값이 싼 주유소를 ‘착한 주유소’라고 하고 하청업체와 돈독한 협력관계를 유지한 대기업을 ‘착한 기업’이라고 부른다. 물건을 구입하면 수익금의 일부가 자동으로 기부되는 것을 ‘착한 소비’라 하고, 지구촌 빈민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기술을 ‘착한 기술’이라고 한다. 제품의 디자인이 노약자나 장애인들을 배려했으면 ‘착한 디자인’이라고 한다고 하니 새삼 언어의 확장력과 창조성에 감탄하게 된다. 우리 사회가 착한 신드롬에 빠지게 된 것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삶이 각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출세하려면 좀 모질어져야 하고 강하고 위압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성공방정식에 대한 반작용으로 남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따뜻한 마음, 착한 사람이 그리워지게 됐다는 것이다. 착하다는 말에는 남에 대한 헌신, 희생, 배려 등이 담겨 있는 것은 물론 선하다는 윤리적 의미도 담겨 있다. 그러나 미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글로버 박사가 쓴 ‘착한 남자 신드롬’에서 보듯 적지 않은 사람들이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자기를 낮추고, 싫어하는 마음을 억지로 감추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고 삶도 피곤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에는 남을 위해 무조건 희생하고 양보만 하는 착한 사람이 아니라 상대편이 잘못한 것이 있으면 정당하게 지적하고 따지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물건 값이 싼 ‘착한 가격업소’ 7123곳을 선정, 발표했다. 대전 서구의 중식당 ‘니하오’는 자장면을 2500원 받고 있으며, 부산 해운대구의 목욕탕 ‘정선탕’은 2000원이면 목욕을 할 수 있다. 모두 시중 가격의 절반이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아침 일찍 장을 보고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가족들이 일을 거드는 등 나름대로 비법을 쓴 덕분이다. 고물가 시대에 서민들의 시름을 덜어주는 착한 가게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 주위에는 바가지를 씌우고 저질재료를 쓰는 나쁜 업소들도 많다. 착한 가게는 아니더라도 좋은 가게, 정직한 가게, 공정한 가게라도 많았으면 좋겠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4대강 사업 40억 횡령·상납

    대구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최경규)는 24일 4대강 사업과 관련, 공사비를 부풀리는 등의 방법으로 40억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전 낙동강 칠곡보 현장책임자인 대우건설 상무 지모(55)씨와 하청업체 대표 백모(55)씨 등 7명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또 공사 관리감독기관인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소속 공무원 5급 김모(53)씨와 6급 이모(51)씨 등 2명이 이들로부터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국토부는 이들 직원을 이날 직위해제 했다. 구속된 지씨 등은 노동자들에게 서류상 임금을 지급하는 수법으로 4년여 동안 비자금 40억원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원청업체인 대우건설이 인건비 등을 부풀려 공사를 발주하면 하청업체가 돈을 남겨 거꾸로 대우건설에 상납하는 수법을 써왔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인천시 재정난 ‘도미노’ 우려

    인천시의 재정난이 민간 부문에까지 여파를 미치는 ‘도미노’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18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현재 각종 관급공사 등과 관련해 시가 지급하지 못한 체불금은 5000여억원에 이르고 있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 공사의 경우 2014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향후 2개월 내 최소 1000억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만 인천도시철도건설본부장은 지난 17일 인천시의회 임시회에서 “현재 (인천시의) 자금문제는 한계에 도달한 상태”라며 “앞으로 2개월 내에 공정률에 따라 청구될 기성금 1000억원을 마련해야 공사 중단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도시철도건설본부는 공사에 필요한 시비 3108억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며, 올해 1분기에 확보해 놓은 시비는 100억원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는 원청업체들이 하청업체의 공사대금을 대신 지급하고 있지만, 시의 공사비(기성금) 지급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근로자 임금체불 등 민간 분야로 피해가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인천시 관계자는 “경상비 절감 등을 통한 긴축재정과 추경을 통해 확보하는 자금으로 매듭을 풀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새누리, 경제민주화 방법론 ‘클릭’

    새누리당이 올해 대선의 주요 화두가 될 ‘경제민주화’ 방법론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여연)가 11일 주최한 ‘경제민주화, 어떻게 할 것인가?’ 비공개 정책간담회는 경제민주화 관점에 대한 시각차가 드러난 자리였다. 경제분야 주요 국책 연구기관장들과 새누리당 경제통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야당과의 경쟁에서 ‘경제민주화’ 이슈 선점이 필수적이라는 공감대는 이뤘지만 방법론을 놓고선 견해차를 보였다.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조원동 조세연구원장, 윤창현 금융연구원장, 김동선 중소기업연구원장, 최병일 한국경제연구원장, 한철수 공정거래위 사무처장이 토론자로 나왔다. 당에서는 여연 소장인 김광림 의원을 비롯해 나성린·유일호 의원, 강석훈·안종범 당선자 등이 모습을 보였다. 헌법 제119조에 명시된 경제민주화 개념에 대해 진영별로 이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의 싱크탱크 격인 한경연의 최 원장은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 문제가 대기업의 잘못만은 아니다.”라면서 “애플, 토요타 같은 세계적 기업은 살벌한 국제경쟁 속에서 하청업체를 더 압박하고 괴롭히는 게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민주화를 재벌에만 포커스를 맞춰 재벌해체로 몰아가는 건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소기업을 대변하는 김 원장은 “중소·영세기업은 ‘3불’(인력·자금·기술 부족)이 현실”이라면서 적합업종선정 등 상생제도 운영의 어려움, 카드·백화점·홈쇼핑 수수료 문제 등 정부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안종범 당선자 등을 중심으로 “시장 중심의 공정경쟁 확립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건설업계 ‘눈물의 적자수주’ 왜?

    건설업계 ‘눈물의 적자수주’ 왜?

    “요즘 국내에서는 공사해서 남는 게 없어요. 하지만 어떻게 합니까. 그 많은 인력을 놀릴 수도 없고….”(A 대형건설업체 사장) “공사가 끝나갈 때쯤엔 손해가 났다며 공사비를 더 달라는 하청업체와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합니다.”(수도권 B 중소건설사 대표) 건설업계가 공공공사 공사비가 낮다고 아우성이다. 건설사 10곳 가운데 9곳은 공공공사를 해서 수익을 내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도 공사는 끊임없이 따낸다. 속으론 남아서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9일 대한건설협회가 지난 4월 2일부터 20일까지 상위 300개 건설사 및 대표회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업체의 85%가 공사비 수준이 적정하지 못하다고 응답했다. 또 최근 1년간 수행한 공사 중에 적자가 예상되는 공사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51%가 ‘있다’고 답했다. 최저가 대상 공사의 경우는 응답자의 52%가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1년간 수행한 공공공사에서는 설문대상 업체의 95%가 이윤 없이 공사를 했다고 응답했고, 이 가운데 50%는 일반관리비조차 확보할 수 없을 정도라고 밝히는 등 손해보는 현장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최근 최저가 대상 공사 평균 낙찰률(낙찰금액을 예정가로 나눈 비율)이 72~73% 선이었다. 지난해 9월 발주한 새만금지구 산업단지 2공구는 낙찰률이 54.9%였다. 수익이 나지 않는데도 건설업체들이 무리하게 수주를 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실적과 인력 활용 문제. 수주를 하지 않으면 외형이 줄어들고, 인력이나 장비를 묵혀두면 손해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 한 건설업체 임원은 “대부분의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임기 3년 동안 외형이 주는 것을 피하기 위해 무리하게 수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적자를 2~3년 나눠서 반영하면 표가 나지 않을 것 같지만 누적되면 회사에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하청업체에 부담을 전가하는 경우도 있다. 하청업체도 일감 확보차원에서 저가로 수주를 하지만 결국은 손해가 나 부도를 내고 쓰러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수도권의 한 하청업체는 저가로 수주했다가 손해가 나자 원청업체의 약점을 잡고 공사비를 더 달라고 협박한 경우도 있다. 건설업계의 한 원로는 “최저가 제도를 한 10년 지속해서 무리하게 공사를 따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든지, 아니면 최저가의 취지도 살리면서 적정 공사비를 보전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을 이루든지 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 상황이 지속되면 건설업계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부실 공사의 우려도 커진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사설] 삼성 공정위 조사 방해 너무 오만한 것 아닌가

    공정거래위가 밝힌 삼성전자의 조사활동 방해 실태를 보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인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오만하고 윤리 수준은 바닥이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지난해 3월 휴대전화 가격 부풀리기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수원사업장에 들이닥친 공정위 직원들을 보안담당 용역업체 직원들이 가로막고 있는 사이에 관련 자료를 폐기하고 컴퓨터를 교체했다. 또 조사 대상 부서장은 사전 시나리오에 따라 출장을 핑계로 조사를 거부했는가 하면 본인의 컴퓨터에 저장된 자료를 삭제했다. 게다가 훗날 대책회의를 거쳐 공정위에 허위 자료를 제출했을 뿐 아니라 국가기관의 현장 접근 및 조사를 어렵게 하는 방향으로 보안 규정을 강화했다고 한다. 공정위가 찾아낸 내부 보고서에는 이러한 일련의 조사방해 행위에 대해 비상상황에 대응을 잘했다는 자체 평가까지 있었다니 말문이 막히지 않을 수 없다. 공정위는 조사 방해 행위와 관련해 역대 최고 액수인 4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과징금 23억 8000만원을 추가했다지만 법을 무력화하려 한 행위에 비해서는 징벌이 약하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삼성전자는 2005년과 2008년에도 공정위 조사를 방해했다가 과태료 부과 처분을 받은 ‘전과’가 있다지 않은가. 공정위 조사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관련 법이 개정됐다지만 법 위에 군림하려는 삼성전자의 회사 풍토가 바뀌지 않는 한 똑같은 사태가 재연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재계는 올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재벌 때리기’가 지나치다고 불만이다. 하지만 불만 이전에 이러한 오만부터 버려야 한다. 겉으로는 ‘상생’을 외치면서 내부적으로는 하청업체에 대해 여전히 가격 후려치기를 하는 구습에서 탈피해야 한다. 그래야만 삼성전자가 명실상부한 ‘사랑받는 기업’,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다. 환골탈태를 촉구한다.
  • ‘고리사고’ 은폐 원인은 한수원 상명하복 조직문화

    ‘고리사고’ 은폐 원인은 한수원 상명하복 조직문화

    #1 “보고 안 한 것은 잘못이지만 원전 안전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왜 이리들 난리입니까.” “수만 개의 부품이 돌아가고 수백명의 직원들이 일하는데 그 정도 고장은 당연한 것 아닌가요.” 한국수력원자력의 한 직원이 불평했다. #2 고리원전 1호기 운영의 최고 책임자인 김종신 한수원 사장은 이번 사고 직후 “사고를 낸 협력 업체를 ‘원 스트라이크 아웃’시키고 한수원의 모든 일에서 배제하는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권위적인 모습이 엿보였다. #3 신근정 녹색연합 국장은 “원전 고장에 대한 설명과 자료를 수십 차례 요구했는데도 매번 답은 같다. 보안상의 이유로 알려 줄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면서 “이번 사고처럼 얼마든지 원전 사고를 은폐하려고 마음먹으면 할 수 있는 폐쇄적인 곳이 원전”이라며 한전 관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원전 전문가들은 15일 ‘고리 원전 1호기 사고 은폐’ 사건의 원인이 한수원의 경직된 권위적 조직문화 탓이라고 지적했다. 안전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하고 투명하게 알리는 조직문화가 없었다는 것이다. 또 일부에서는 이번 사고 말고도 크고 작은 고장의 은폐 가능성을 주장하며 국내 원전의 전면적인 감사를 요구했다. 2001년 한국전력에서 분리된 한수원은 10년 넘게 고리·영광 등 21개 국내 원전과 전국 14개 양수·수력발전소를 독점 운영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경영진과 직원 간에 ‘상명하복’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국내 원전 운영을 한수원이 독점하니까 현장 직원들은 ‘이직’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서 “한수원에서 한 번 윗사람에게 찍히면 ‘끝’이라는 문화가 팽배해 있다.”고 귀띔했다. 또 “아마 이번 사고도 직원들이 실수를 추궁받는 것을 우려한 나머지 조직적 은폐에 나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리 1호기 ‘블랙아웃’ 당시 근무하고 있던 60~100여명 직원의 입과 귀를 어떻게 막을 수 있었을까 하는 답도 조직문화에 있다. 한수원은 하청업체에 ‘슈퍼 갑(甲)’이다. 원전의 총책임자이자 발주자인 한수원이 운영하는 원전에서 근무하는 협력회사 직원들이 입을 열기는 쉽지 않다. 또 일부에서는 원전 수출을 강조한 MB 정부가 들어선 시점부터 원전 고장이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신근정 국장은 “또 다른 은폐가 있을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원전사고 은폐는 한수원의 경직된 조직문화 탓

    # “보고 안 한 것은 잘못이지만 원전 안전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왜 이리들 난리입니까.” “수만 개의 부품이 돌아가고 수백명의 직원들이 일하는데 그 정도 고장은 당연한 것 아닌가요.” 한국수력원자력의 한 직원이 불평했다. # 고리 원전 1호기 운영의 최고 책임자인 김종신 한수원 사장은 이번 사고 직후 “사고를 낸 협력 업체를 ‘원 스트라이크 아웃’시키고 한수원의 모든 일에서 배제하는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권위적인 모습이 엿보였다. # 신근정 녹색연합 국장은 “원전 고장에 대한 설명과 자료를 수십 차례 요구했는데도 매번 답은 같다. 보안상의 이유로 알려 줄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면서 “이번 사고처럼 얼마든지 원전 사고를 은폐하려고 마음먹으면 할 수 있는 폐쇄적인 곳이 원전”이라며 한전 관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원전 전문가들은 15일 ‘고리 원전 1호기 사고 은폐’ 사건의 원인이 한수원의 경직된 권위적 조직문화 탓이라고 지적했다. 안전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하고 투명하게 알리는 조직문화가 없었다는 것이다. 또 일부에서는 이번 사고 말고도 크고 작은 고장의 은폐 가능성을 주장하며 국내 원전의 전면적인 감사를 요구했다.  2001년 한국전력에서 분리된 한수원은 10년 넘게 고리·영광 등 21개 국내 원전과 전국 14개 양수·수력발전소를 독점 운영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경영진과 직원 간에 ‘상명하복’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국내 원전 운영을 한수원이 독점하니까 현장 직원들은 ‘이직’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서 “한수원에서 한 번 윗사람에게 찍히면 ‘끝’이라는 문화가 팽배해 있다.”고 귀띔했다. 또 “아마 이번 사고도 직원들이 실수를 추궁받는 것을 우려한 나머지 조직적 은폐에 나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리 1호기 ‘블랙아웃’ 당시 근무하고 있던 60~100여명 직원의 입과 귀를 어떻게 막을 수 있었을까 하는 답도 조직문화에 있다. 한수원은 하청업체에 ‘슈퍼 갑(甲)’이다. 원전의 총책임자이자 발주자인 한수원이 운영하는 원전에서 근무하는 협력회사 직원들이 입을 열기는 쉽지 않다.  또 일부에서는 원전 수출을 강조한 MB 정부가 들어선 시점부터 원전 고장이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신근정 국장은 “또 다른 은폐가 있을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서울시 “관급공사 체불임금 직접 지급”

    서울시가 임금 체불이 확인된 하청업체 근로자에게 임금을 직접 지급하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한다. 시는 임금 체불 등 불공정한 하도급 관행을 해소하기 위해 ‘체불 임금 없는 관급공사 운영조례’를 상반기 중 제정할 방침이라고 13일 밝혔다. 시는 이르면 이달 중 조례를 입법예고하고 다음 달쯤 시의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조례에는 임금체불 신고센터 설립 근거와 운영방안을 비롯해 시와 산하기관에서 발주하는 관급공사에서 임금 체불이 확인된 하청업체 근로자에게 임금을 직접 지급하는 방안 등이 담길 예정이다. 이는 시가 임금 체불을 민생 침해 7대 분야의 하나로 지목하고 집중 관리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연초 발표한 하도급 임금 체불 근절 대책보다 한층 진전된 것이다. 시는 지난 1월부터 하도급 대금이 부당하게 지급되고 근로자 임금이 체불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내 최초로 ‘하도급 대금 지급 실시간 확인시스템’(hado.eseoul.go.kr)을 구축, 시범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시는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주계약에 직접 참여할 수 없는 하도급 업체가 추정 가격 2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 공사에 한해 부계약자 지위로 공사에 참여하는 제도다. 하도급 업체가 발주자와 직접 계약하면 하도급 부조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여수박람회 공사현장 20억 체임 ‘말썽’

    여수세계박람회 개막이 2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장비 대여업체들이 수개월째 임금을 받지 못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일부는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일을 못 하겠다며 7일부터 작업을 중단 했으며 앞으로 박람회장 출입 봉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파장이 우려된다. 문제가 되는 현장은 국제관과 빅오, 기업관 등이다. 관련 건설회사는 대기업인 대림산업과 현대건설, 포스코 등으로, 이들로부터 하도를 받은 회사들이 재하도를 주고 재하도 회사들이 임금을 체불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박람회장 현장에 굴착기, 크레인, 지게차 등을 투입한 건설기계 중장비 임대업체 80여개사는 8개월째 10억원의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식사비와 자재값 등을 합산하면 체불 임금만도 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H건설기계 임대업체 전모(45) 사장은 “야간 작업은 물론이고 공휴일에도 쉬지 않고 수개월째 일을 했지만 원청인 대림산업은 하도회사인 Y회사에 책임을 넘기고, Y회사는 재하도 회사인 D회사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식으로 서로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며 “재하도 회사인 D회사는 이미 철수해버려 5000만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장비 10여대를 임대해 준 S건설기계회사는 지난해 7월부터 임금 지급이 미뤄지면서 지금까지 8000만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무리한 공사 진행이 이번 체불 사태를 불러왔다고 지적하고 있다. 촉박한 공사 일정을 맞추기 위해 원청업체의 지시를 받은 하청업체가 대책도 없이 인력과 장비를 무턱대고 투입하고는 중도에 회사를 철수해버렸다는 것이다. 중장비 임대업체들은 “특히 대기업들이 기본적으로 하도급 회사들에 대한 관리 감독만 충분히 했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었다.”며 “계약서도 없이 재하도가 이뤄진 회사들이 있을 만큼 불법이 성행하고 결국은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박람회 조직위원회와 원청회사들은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 5일 청와대에 민원을 접수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람회 조직위는 “원청 회사들에 보상에 최대한 협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하도회사가 아닌 원청회사들이 직접 임금을 지급하는 식으로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해명했다. 여수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농어업시설 보조금 지원시 현지합동조사 의무화 추진

    앞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일정 규모 이상 농어업시설 보조금을 지원할 경우 의무적으로 사업장 현지 합동 조사를 해야 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7일 농산물 시장 개방에 따른 농수산업 피해 보상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조금 사업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국가가 매년 수조원의 보조금을 농어업자에게 지원하고 있지만 보조사업자 선정과정, 사후관리, 제도미비 등으로 관련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제도 개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충남에서는 한 농업법인 대표가 설비 건설 하청업체 대표와 전·현직 공무원 5명 등과 공모해 공문서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약 25억원의 보조금을 가로채는 등 지자체별로 보조금 관련 비리가 만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업활동을 하지 않거나 어선을 폐기하고도 면세 유류를 받아오다가 적발된 사례도 많다. 권익위는 우선 보조 사업자 선정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농림수산식품부에 5000만원(수산사업 7000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원받는 농어업 보조사업에 대해 지자체가 현지 합동조사를 반드시 실시해 사업성 검토를 하도록 관련제도를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현재 농식품부 훈령에 명시된 현지 조사는 권고사안이기 때문에 보조사업 관리가 부실하다는 게 권익위의 판단이다. 권익위는 또 사업 검토가 내실 있게 이루어질 수 있게 검토 기간도 현행 10일에서 1개월로 연장할 것을 제안했다. 이 밖에 일부 농어업인에게 보조금이 편중되지 않도록 보조금 신청자의 과거 보조금 지원 이력을 제출토록 했다. 사업자로 선정되면 지자체 홈페이지 등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 한편 보조금을 지원받아 취득한 부동산 등 중요 재산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등기부를 정기적으로 열람해 담보 제공 여부를 확인하고 재산의 담보제공 금지 사실을 명확히 알리는 내용도 개선안에 포함했다. 또 지자체로 하여금 시설물의 관리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해 관리에 소홀한 보조사업자에게는 앞으로 선정 심사 시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마련토록 권고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이번 권고가 수용되면 농어업 보조사업과 관련한 각종 비리가 줄어들고 보다 많은 농어업인들이 보조금 지원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사내하청 ‘파견’ 해당 2년 넘으면 정규직”

    “사내하청 ‘파견’ 해당 2년 넘으면 정규직”

    2년 이상의 제조업체 사내하청은 비정규직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파견’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사내하청을 근로자 파견이 아닌 일종의 ‘도급’으로 간주, 파견근로자보호법상 규제를 피했던 업계의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와 노동계가 술렁이고 있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23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로 2년 넘게 일하다가 해고된 최병승(36)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판정 취소 청구소송의 최종심에서 “사내하청도 근로자 파견에 해당, 2년 이상 근무하면 정규직으로 고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7년간의 법정 다툼이 마무리된 것이다. 재판부는 “근로자 파견에 해당하는지는 계약 형식이나 명목에 구애받지 않고 계약 목적 또는 대상의 특정성, 전문성, 기술성, 계약 이행에서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권 보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근로관계의 실질을 따져야 한다.”는 원심 판결에 따라 현대차를 사용자로 판단했다. 최씨 사업장은 정규직과 사내하청이 혼재 배치돼 있었고, 회사가 사내하청 근로자에 대한 작업배치권을 갖는 등 사실상 현대차가 최씨의 고용주 역할을 했다고 본 것이다. 최씨는 정규직이 결원일 때 대체 투입되기도 했다. 사건은 2004년 말 노동부(현 고용노동부)가 현대차 울산공장 사업장이 불법 파견을 하고 있다는 혐의로 현대차를 고소하며 비롯됐다. 2년 이상 근무한 최씨는 정규직 대상이라고 생각했지만, 회사는 최씨와 비정규직 노조원들을 2005년 2월 노조활동 등의 이유로 해고했다. 최씨는 2006년 7월 노동위원회에 하청업체가 아닌 원청회사인 현대차가 실질적인 고용주로서 부당해고했다며 구제신청과 행정소송을 냈다. 2007년 7월 서울행정법원과 이듬해 2월 항소심 재판부는 최씨의 부당해고 재심 결정 취소 청구를 기각했다. 회사는 “최씨 등이 도급계약 형태로 일했기 때문에 이들의 사용자는 하청업체”라는 주장을 폈고, 재판부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자동차 조립 등은 근로자 파견사업이 허용되는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최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2010년 7월 대법원은 같은 법의 직접고용 간주 규정을 적용해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의 확정 판결에 따라 최씨 등 현대차 비정규직 근로자와 유사한 사례들의 집단소송이 제기될 전망이다. 특히 작업장의 상당수 인력을 하청업체 직원으로 대체하고 있는 대기업의 인력 운용 관행에도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가계빚 1000조 시대… 국가·금융·가정 ‘비상금’ 준비하라

    가계빚 1000조 시대… 국가·금융·가정 ‘비상금’ 준비하라

    가계빚 1000조원 시대가 열렸다. 지난해 3분기 가계대출은 892조여원, 개인사업자(자영업자) 은행대출은 154조여원을 기록했다. 정부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지만 가계부채가 둔화될 조짐은 아직 안 보인다. 대한민국은 가계부채 문제의 원년인 2012년을 버텨내야 한다. 국가·금융기관·가계가 가계부채 문제에 대비해 ‘비상금’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생존법으로 제시됐다. 24일 금융위원회의 용역보고서 ‘가계부채 대응방향 연구’에 따르면 2015년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59%까지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23%(2009년 기준)보다 36% 포인트 높은 수치다. 또 가계부채 적정수준인 130%보다도 30% 포인트가량 높다. 특히 소비 지출이 가장 높은 중·장년층(35~54세) 인구는 2020년까지 30%를 넘을 것으로 예상돼 가계부채 증가는 불가피해 보인다. 우선 개인은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원리금 분할상환으로 변경하는 것이 유리하다. 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은 분할상환대출에 비해 금융기관의 손실 발생 빈도가 4.72배나 높다. 개인은 가계저축도 늘려야 한다. 2010년 가계저축률은 3.9%로 OECD 평균인 7.3%에 훨씬 못 미친다. 하지만 서민들은 저축을 할 여력이 없다. 사교육비와 전·월세 가격 상승 그리고 물가 상승 때문이다. 2010년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향후 가계부채 증가 원인으로 24.3%가 교육비를 꼽았고 생활비(20%), 부채 상환(15%), 거주주택(14.9%), 전·월세보증금(7.9%) 순이었다. 학원 교습비 인상 규제, 전·월세 억제 방안 등 정부의 강력한 대책이 필요한 부분이다. 가계부채를 줄이려면 무엇보다 서민 가정의 소득을 높여주는 방법도 필요하다. 보고서는 저소득층을 위해 단시간 근로제 활성화 등을 통한 일자리를 마련하고, 서민을 위해서는 기업의 이익을 직원 및 하청업체에 돌아가도록 권고했다. 가계소득의 연평균 증가율은 1990년대 12.7%에서 2000년대 6.1%로 감소한 반면, 기업소득은 4.4%에서 25.2%로 급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기관은 가계부채로 인한 부실에 대비하기 위해 ‘가계대출안정화 준비금’을 마련해야 한다. 분기 평균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인 1.5%를 기준으로 이를 넘으면 가계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는 방식이다. 일례로 2004년에 이 제도가 시행됐다면 2010년까지 6조 7000억원이 가계부채 문제를 위한 준비금으로 마련될 수 있었다. 정부 차원에서는 재정축소 등으로 통화량을 늘리지 않는 것이 비상금을 비축하는 효과를 낸다. 보고서는 정부가 토지보상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이 시중유동성을 급격히 늘린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4대강 살리기 공사, 신도시 및 뉴타운 개발로 2009~2010년 토지보상금을 60조원 지급했고 이는 한국은행의 유동성 관리망을 벗어나 통화정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외에도 감독당국은 총부채상환비율(DTI·총소득에서 차지하는 부채 원리금 상환액 비율) 규제를 주택경기 조절수단으로 간주해 수시 변경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현행 주택담보대출 비율(LTV)·DTI 등 단순한 비율 규제보다는 금융기관이 신용평가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CEO 칼럼] 2012년 벽두에 우리의 미래를 생각한다/장영철 한국자산관리공사사장

    [CEO 칼럼] 2012년 벽두에 우리의 미래를 생각한다/장영철 한국자산관리공사사장

    이른바 흑룡(黑龍)의 해라는 2012년 임진년 새해가 밝았다. 우리 역사 속에서 임진년의 주요 사건은 1592년의 임진왜란을 들 수 있다. 임진왜란은 중국의 명·청 왕조 교체와 일본 도쿠가와 막부의 출범 등 우리나라뿐 아니라 동북아 정세에 큰 영향을 준 사건이었다.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선거의 해’로 불릴 만큼 한국을 비롯한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타이완 등 많은 나라에서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한다. 임진년은 국제정세의 급격한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해인 것 같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올해 새롭게 전개될 국제정세를 주의깊게 지켜보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또 북한의 급변사태 가능성에 대해 철저히 대비하는 한편 주변 강대국과 긴밀한 협조 아래 통일을 위한 대책도 마련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경제 부문에서도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과거 우리는 한 세대 남짓한 기간에 ‘원조 받는 국가에서 원조하는 국가’로 변신하는 놀라운 경제 기적을 이뤄냈다. 경제개발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마련인 노동권에 대한 요구를 슬기롭게 수렴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냈다. 1990년대 후반의 외환위기를 법과 제도, 경영기법 등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수정하는 기회로 삼아 ‘국내총생산(GDP) 1만 달러의 덫’이라는 중진국 함정을 극복하고 1인당 GDP 2만 달러 시대를 열기도 했다. 이제 우리는 다시 GDP 3만~4만 달러로 대표되는 선진국 진입을 위한 또 하나의 변곡점에 서 있다. 지금까지 수출 대기업 위주의 성장이 1인당 2만 달러 시대를 이끌었다. 그러나 2만 달러를 넘기 위해서는 과거와 같은 대기업 중심의 대량생산 모델이 더 이상 통용되기 어렵다. 시장은 소량·다품종 시대로 변하고 있다. 따라서 기발한 아이디어와 창의성을 기반으로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의 육성이 절실해졌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균형 있게 공존해야 지속가능한 발전이 담보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어떤가. 아직도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단순 하청업체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사회 불균형 심화 및 부의 합리적 분배를 저해하고 있다. 이 같은 불균형은 심각한 사회적 갈등과 대규모 복지비용을 유발하고, 우리나라가 선진 일류국가로 도약하는 데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과거 성장모델의 한계를 뛰어넘어 갈등을 해소하고 성장의 과실이 사회의 구석진 곳까지 미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서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도태되지 않기 위해 중소기업과 근로자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창의성과 혁신 의욕을 가진 개인과 기업이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합리적 거래관행 정착과 대·중소기업이 상생하는 경제생태계 조성이 특히 필요하다.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의 고용창출 효과를 감안한다면, ‘일자리가 최선의 복지’라는 차원에서도 이들 기업의 지원은 당연하다. 아울러 경쟁과 혁신의 과정에서 탈락하는 경제 주체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다시 한번 도전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일도 시급하다. 현재 정부는 금융 분야에서 담보 위주의 여신거래 관행과 연대보증제도를 개선해 실패 후 재기를 적극 지원하고 인력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계획을 더 보완해야 할 것이다. 과거의 성공 방식이 항상 통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은 상식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사회적 환경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다. 올 한해 가치의 총량을 늘리는 것만큼 산출된 가치가 사회구성원 전체의 복리로 연결되는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이루어졌으면 한다. 성장과 분배에 대한 성숙한 논의가 2만 달러의 저항선을 뚫고 선진국으로 비상할 수 있는 약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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