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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르노빌급 대재앙 올 수도”…트럼프의 ‘이란 원전’ 타격 가능성은? [핫이슈]

    “체르노빌급 대재앙 올 수도”…트럼프의 ‘이란 원전’ 타격 가능성은?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소들을 초토화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그 목표에 원자력발전소도 포함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만약 이란이 48시간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가장 큰 발전소를 시작으로 이란의 각종 발전소를 공격해 초토화(obliterate)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어떤 발전소를 공격할지 밝히지 않았으나 외신들은 크게 4곳을 유력한 목표물로 꼽고 있다. 먼저 이란 내 최대 규모 발전소인 다마반드 복합화력발전소다. 수도 테헤란에 전기를 공급하는 다마반드의 발전량은 약 2862MW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1순위로 꼽힌다. 또한 후제스탄주의 라민 화력발전소(약 1850MW)와 남동부의 케르만 복합화력발전소(약 1000MW 미만)도 유력한 후보다. 특히 가장 파괴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곳은 바로 이란의 유일한 원전인 부셰르다. 이란 남서부에 있는 부셰르 원전은 러시아 국영 로사톰의 기술자들이 러시아산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해 운영하고 있다. 약 1000MW의 전력을 생산해 규모는 작지만 원전이라는 특성상 미국이 공격할 시 가장 정치적, 전략적 무게감이 큰 곳이다. 러시아 측은 이 원전이 타격받을 경우 방사선 누출로 체르노빌급 대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페르시아만 연안 국가들도 해수 담수화 시설이 오염되어 식수 공급이 중단되는 존립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실제로 공격의 전조도 있었다. 지난 17일 원자로에서 불과 350m 떨어진 지점에 정체불명의 발사체가 낙하해 부속 구조물이 파괴됐다. 이란 당국은 이를 이스라엘의 의도적인 폭격으로 규정하고 비판했다.이에 대해 알렉세이 리하체프 로사톰 사장은 “부셰르 원전 내에 핵연료 72톤과 사용 후 핵연료 210톤이 매장되어 있다”면서 “이곳을 공격할 경우 재앙적인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만약 사고가 발생한다면 최소한 지역적인 규모의 재앙이 될 것이며 중동의 많은 국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공식 성명을 통해 “이란으로부터 부셰르 원전 부지에 포탄이 떨어졌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핵사고 위험을 피하기 위해 분쟁 기간 자제를 촉구하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발전소 공격 가능성을 언급하자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중앙군사본부 하탐 알안비야의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은 22일 “이란 발전소를 겨냥한 미국의 위협이 실행되면 호르무즈 해협은 완전히 폐쇄되고 발전소가 재건될 때까지 다시 열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모든 발전소, 에너지 인프라, 정보통신기술(ICT) 시설이 광범위하게 공격 대상이 될 것이며 미국이 지분을 보유한 중동 지역의 기업들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위협했다.
  • 자국 병사 발가벗겨 고문하는 러軍…푸틴 군대 왜 이러나 보니 [핫이슈]

    자국 병사 발가벗겨 고문하는 러軍…푸틴 군대 왜 이러나 보니 [핫이슈]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군이 자국 병사들을 잔혹하게 고문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군 지휘관들이 아군을 구타하고 전기 고문하거나, 식량을 주지 않고 영하의 기온에 발가벗긴 채 나무에 묶는 등 가혹 행위를 하는 모습의 영상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러시아군은 이른바 ‘고기 분쇄기’ 전투, 즉 자살 임무에 비유되는 전투에 병사들을 투입하고 있다. 이 전투에서는 병사들이 탄약을 다 소진할 때까지 우크라이나 진지에 무작정 돌격한다”면서 “이 전투에서 도망치거나 명령을 거부하면 잔혹한 처벌을 받는다”고 전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옷이 대부분 벗겨진 남성 두 명이 구덩이에 누워 있고 지휘관으로 보이는 남성이 그들에게 크게 소리를 지르며 근처 땅에 총을 쏜다. 해당 지휘관은 “명령을 따르는 법을 이해할 때까지 며칠 더 그곳에 누워 있어라”라고 명령한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두 남성이 진흙탕을 기어가고 지휘관이 이들에게 흙을 뿌리거나 구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옷이 벗겨진 채 나무에 묶여 있는 병사 두 명도 지휘관으로 추정되는 남성으로부터 구타와 위협을 받았다. 영상 속 지휘관은 얼굴에 양동이가 씌워진 남성에게 “왜 명령을 거부했냐”고 소리치며 구타했고, 묶여 있는 또 다른 남성에게는 “너는 총살당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데일리메일이 해당 영상과 함께 입수한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한 익명의 병사는 “(러시아군의) 제132여단은 제정신이 아니다. 치료를 받는 부상병에게 구타와 모욕, 학대를 저지른다”고 주장했다. 키어 자일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 선임 자문 연구원은 데일리메일에 “러시아군은 그 군대가 속한 사회를 반영한다. 그리고 그 사회는 폭력과 갈취, 부패가 만연한 사회”라면서 “러시아 사회 구조는 언제나 조금이라도 권력을 가진 자가 그것을 최대한 악용하는 걸 기반으로 구축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군이나 북한, 탈레반은 유럽 군대와는 다른 방식으로 행동한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러시아군은 현대화를 시도하고 병사들을 학대하는 극단적인 제도를 폐지하려 노력했지만 완전히 성공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美-우크라이나 평화협정 회담 회동했지만…이란 전쟁 속에서 관심이 멀어진 채 고립된 싸움을 이어가는 우크라이나는 최근 미국과 평화협정 논의를 위해 회담을 열었다. 지난 21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이번 회담은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지난달 17일과 18일 제네바에서 만난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이번 회담에 러시아는 대표단이 참석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러시아가 미국에서 3자 회담을 개최하는 것을 거부하고 대신 스위스나 터키에서 회담을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함께 미국 대표단을 이끄는 스티브 윗코프 특사는 SNS에 “우크라이나 관리들과의 회담이 건설적이었다”면서 “포괄적인 평화 협정에 더 가까워지기 위해 남은 쟁점들을 좁히고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분위기가 이어지자 유럽에서는 미국이 중동을 우선시해 군사 지원, 특히 방공 시스템 지원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른다. 유럽연합(EU) 외교정책 책임자 카야 칼라스는 “동일한 자산을 두고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협정은 러시아가 장악한 동부 도네츠크 등에 대한 영토 문제를 두고 전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답보 상태다. 러시아는 도네츠크 일부 등 자국이 장악하지 않은 곳을 포함해 동부 돈바스를 영토에 포함하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거부하고 있다.
  • 1500억짜리 美 F-35의 굴욕…이란의 ‘미 전투기 피격’ 비결 알고 보니 [밀리터리+]

    1500억짜리 美 F-35의 굴욕…이란의 ‘미 전투기 피격’ 비결 알고 보니 [밀리터리+]

    미국의 첨단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가 이란 상공에서 작전 중 공격을 받고 비상 착륙한 일과 관련해 중국 전문가들이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앞서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군 F-35 전투기 한 대가 이란 측의 공격으로 추정되는 타격을 입은 뒤 중동 내 미 공군기지에 비상 착륙했다. 대이란 군사 작전을 총괄 지휘하는 팀 호킨스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이란 상공에서 전투 임무를 수행하던 해당 전투기가 비상 착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다”고 전했다. ‘전투 임무 수행 중’이라고 언급한 점으로 미뤄 전투 도중 비상 착륙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CNN은 “이번 사고는 지난달 말 시작된 전쟁에서 미국 항공기가 피격당한 첫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첨단 스텔스 전투기가 어떻게 피격될 수 있는지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중국 전문가들은 이란이 레이더가 아닌 열 감지로 전투기를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0일 중국 분석가들을 인용해 “F-35 전투기가 피해를 본 것은 스텔스 전투기도 전자광학/적외선(EO/IR) 센서 시스템에 의해 탐지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록히드 마틴이 개발한 최신예 5세대 다목적 전투기 F-35는 프랑스제 라팔 등 비스텔스 제트기보다 20~100배 더 은밀하게 운용될 수 있을 만큼 적 레이더 회피 능력이 매우 우수한 스텔스 기능으로 유명하다. 인민해방군 퇴역 대령이자 논평가 웨강은 이란이 공개한 공격 현장의 적외선 이미지를 언급하며 “미군의 F-35가 지상 포격으로 인해 손상을 입었을 가능성은 낮다. 항공기가 비상 착륙했다는 것은 러시아제 S-300 같은 재래식 방공 시스템에 피격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적외선 유도 방식이 아닌 레이더 유도 방식을 통한 방공 미사일이 항공기를 명중시켰다면 다시는 비행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따라서 F-35를 공격한 미사일은 적외선 유도 탐색기를 사용하는 개량형 공대공 미사일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공중전 장악에 실패하면서 적외선 탐지기가 장착된 로켓 추진식 공대공 미사일을 지상 발사형 대공 시스템으로 개조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웨 전 대령은 “F-35의 뛰어난 스텔스 성능은 주로 전자기 레이더 탐지를 겨냥한 것이지만 항공기의 움직임에서 발생하는 열을 감지하는 EO/IR 시스템의 적외선 탐지에 대한 스텔스 성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지적했다. 전 인민해방군 장교이자 군사 분석가 쑹중핑 역시 이란이 전자기파가 아닌 F-35 탐지를 위한 완전히 수동적인 전자기파/적외선 센서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데 동의했다. 쑹 분석가는 “미국이 해당 센서를 탐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전 공격에서도 파괴되지 않았던 것”이라며 “게다가 항공기 자체도 자신이 추적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방공 체계 무시하면 안 된다”미군 측은 관련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란의 방공망 수준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더워존은 지난 20일 “지난달 28일 개전 이후 미군 항공기가 이란 방공망에 의해 피격된 사례는 없었다”면서 “다만 이번 경우에도 아군 오인 사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이어 “이란은 여전히 이동식은 물론 조종사들이 대응할 시간을 거의 주지 않는 특수한 유형의 대공방어 체계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체계는 적으로부터 쉽게 은폐할 수 있고 고정식 대공방어 체계가 파괴된 후에도 오랫동안 전장에서 위협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실제로 F-35 전투기조차 위험이 따른다”면서도 “이란군의 항공기 요격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자체 제작한 조잡한 방공 시스템조차도 걸프국이 운용하는 최첨단 전투기에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란은 이번 사건이 자국 통합 방공망의 비약적인 발전을 증명하는 결과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한편 이란에 피격된 F-35 전투기는 전투기 자체가 일종의 공중 지휘소 역할을 하며 모든 센서 정보가 자동으로 통합되는 첨단 기술의 집약체다. 레이더와 적외선, 전자전 정보가 통합되면 조종사는 정리된 전장의 지도를 실시간으로 한눈에 볼 수 있어 ‘하늘의 지배자’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다만 대당 1억 달러(한화 약 1509억원) 수준으로 매우 고가인 데다 유지비가 높다는 단점 등이 있다.
  • 사거리 2000㎞라며?…4000㎞ 떨어진 美 군사기지 공격한 이란 미사일 정체 [밀리터리+]

    사거리 2000㎞라며?…4000㎞ 떨어진 美 군사기지 공격한 이란 미사일 정체 [밀리터리+]

    지난 20일(현지시간) 이란이 4000㎞나 떨어진 인도양의 미·영 공동 군사기지인 디에고 가르시아를 향해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이란이 이 기지에 탄도미사일 2발을 쐈으나 한 발은 비행 중 오작동으로 목표물에 도달하지 못했고 다른 한 발은 미 함정의 SM-3 대공 미사일에 의해 요격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이란이 스스로 제한해왔던 미사일 사거리 2000㎞의 2배에 달하는 것은 물론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 서유럽 주요 도시도 사정권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예상보다 이란의 미사일 기술이 뛰어나다는 방증으로, 앞서 이란은 유럽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지지할 경우 보복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란 메흐르 통신 역시 21일 “이란 미사일의 사거리가 적이 이전에 상상했던 것 이상이라는 점을 입증하는 중요한 단계”라고 주장했다. 미사일 공격 목표가 된 디에고 가르시아는 이란에서 약 4000㎞ 떨어진 인도양에 있는 영국령 섬으로 미군이 함께 군사 기지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이라 불리는 미국의 핵심적인 후방 지원 기지인데, 이란은 언제라도 타격할 수 있다는 힘을 과시한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공격에 사용된 미사일은 이란이 개발한 ‘코람샤르-4’(Khorramshahr-4)로 알려졌다. 2023년 5월 처음 공개된 코람샤르-4는 약 2000㎞의 사거리와 최대 1500㎏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으며 대기권 밖에서의 속도는 마하 16에 달한다. 또한 이 미사일의 핵심은 개량형 액체 엔진인데, 연료를 미사일 내부에 장기간 보관할 수 있어 고체 연료 미사일처럼 빠르게 발사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에 최대 사거리의 2배인 4000㎞나 날아간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탄두 무게를 줄이거나 제거해 미사일 무게를 대폭 줄여 사거리를 크게 늘렸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이란은 자체 우주 발사체(SLV) 엔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미사일에 적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 잠수함 잡는 첨단 기뢰 생산 늘릴 계획인 미 해군 [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잠수함 잡는 첨단 기뢰 생산 늘릴 계획인 미 해군 [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미국의 ‘장대한 분노’ 작전으로 큰 피해를 본 이란이 전 세계 석유와 천연가스 운송의 핵심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후 기뢰 부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우리나라 등 호르무즈 해협에 많이 기대고 있는 국가들에 해군 파견을 독촉하고 있다. 독촉하는 이유의 핵심은 이란이 부설할지도 모르는 기뢰다. 기뢰는 물속의 지뢰로 불리는데, 과거처럼 물 위에 드러나는 것 외에도 해저면에 부설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용된다. 이란은 과거부터 호르무즈 해협을 기뢰로 봉쇄하기 위해 다양한 기뢰를 개발 및 생산해 왔다. 그러나 기뢰는 이란처럼 해군력이 부족한 국가만 사용하는 무기는 아니다. 세계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미 해군도 이란처럼 다양하지는 않지만 기뢰를 사용한다. 현재 사용하는 기뢰는 항공기용 폭탄을 개조한 퀵스트라이크 계열 항공기 투하형 기뢰와 Mk.67 잠수함 발사 기동 기뢰(Submarine Launched Mobile Mine, SLMM)가 있다. 1987년부터 사용된 Mk.67 SLMM은 Mk.37 어뢰를 기반으로 제작돼 잠수함의 어뢰 발사구를 통해 발사된 뒤 해저면에 부설된다. 미 해군은 신형 기뢰 개발에 나선 상태다. 먼저 빠르게 신형 기뢰를 확보하기 위해 Mk.67 SLMM의 탄두를 재활용한 Mk.68 은밀 부설 기뢰(Clandestine Delivered Mine, CDM), 해저에 계류된 상태에서 잠수함을 탐지하면 어뢰가 캡슐에서 발사되는 해머헤드(Hammerhead) 캡슐형 기뢰, 항공기를 이용해 천해역에 부설하기 위한 Mk.64 Mod 5 퀵스트라이크-ER이 있다. 이 가운데 해머헤드 기뢰 시스템의 생산을 늘리기 위한 공고가 지난 3월 13일(현지시간) 미 해군 해상시스템 사령부(NAVSEA)에 의해 발표됐다. 미 해군은 2027 회계연도부터 시작되는 작전 함대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추가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너럴 다이나믹스 미션 시스템즈와 맺은 기존 계약을 수정하여 해머헤드 시스템의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미 해군의 생산 확대 결정은 수중전 능력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 해머헤드 기뢰는 승무원이 탑승한 함정이 인근 해역에 상주하지 않고도 적 잠수함을 탐지, 분류 및 요격할 수 있는 자동화된 대잠 방어 시스템으로 설계됐다. 해머헤드 기뢰 시스템의 핵심 개념은 미국 해군이 점점 더 강력해지는 러시아와 중국의 잠수함 함대로부터 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작전을 수행하면서도 주요 해역에 대한 접근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미 해군의 첨단 기뢰에 대한 투자는 특히 중국 해군으로 하여금 기뢰 대응 투자를 강요하여 비용 효율성을 따지도록 만들 것으로 보인다.
  • [영상] 이스라엘 방공망, 결국 이란에 뚫렸다…‘레드라인’ 핵 시설 공습에 사상자 속출 [포착]

    [영상] 이스라엘 방공망, 결국 이란에 뚫렸다…‘레드라인’ 핵 시설 공습에 사상자 속출 [포착]

    세계에서 가장 촘촘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스라엘 방공망이 이란의 ‘수적 공세’에 밀리는 모양새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22일(현지시간) “전날 밤 이란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2발이 이스라엘 디모나와 아라드의 주거지역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네게브 사막 인근에 있는 디모나는 이스라엘의 핵 연구 시설과 원자로가 있는 곳으로,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방공망인 ‘아이언돔’이 가장 강력하게 보호하는 지역이다. 이번 공격으로 인한 핵 연구센터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이스라엘이 두 차례 요격을 시도했음에도 실패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방공체계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분위기다. SNS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하늘에서 요격에 실패한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가 빠른 속도로 떨어져 마을에 충돌한다. 현재 이스라엘군은 30명 이상의 사상자와 막대한 재산 피해를 낸 이란발 탄도미사일의 요격 실패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다. 현재 이스라엘군 안팎에서는 기술적 한계와 운용적 요소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아이언돔, 이란 미사일 왜 못 막았나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일부는 공중에서 다수의 소형 탄두로 분리되는 ‘클러스터’ 방식이 사용되면서, 고가의 아이언돔으로도 요격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은 수십억 달러를 들여 구축한 다층 미사일 방공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최상층 방어체계이자 이스라엘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불리는 ‘애로우-3’와 함께 2017년 실전 배치된 ‘다윗의 돌팔매’가 중거리 미사일 요격을 담당한다. 대기권 밖까지 요격이 가능한 애로우-3의 사거리는 최대 2400㎞에 달한다. 다윗의 돌팔매는 사거리가 약 300㎞로 알려졌다. 가장 고가의 아이언돔은 요격 고도가 4~70㎞로, 단거리 로켓 요격 방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이스라엘군은 이란 탄도미사일 요격률이 90% 이상이라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어떤 방공망도 100% 완벽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나다브 쇼샤니 이스라엘군 대변인(중령)은 22일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전쟁 개시 후 발사한 400발 이상의 탄도미사일 중 약 92%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쇼샤니 대변인은 “매우 높은 요격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으나 이란의 미사일 일부가 방공망을 뚫고 본토에 떨어진 사실을 우회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특히 현재 이란의 전략처럼 저가의 미사일이나 드론으로 이스라엘이 가진 고가의 요격 방공체계를 빠르게 소진시키고 클러스터 등을 동원해 피해 범위를 넓히는 방식이라면 더더욱 요격률은 떨어지고 피해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 내부에서 요격 미사일 재고 부족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면서 “지난해 이란과의 ‘12일 전쟁’에서 요격 자산 상당 부분이 소진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장기전에 대비해 충분한 준비가 돼 있다”며 재고 부족설을 부인했지만, 전쟁이 장기화한다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핵 시설 타깃 공습, 레드라인 넘었다이란 당국은 이란의 디모나 공격이 자국 핵심 핵시설인 나탄즈 우라늄 농축단지 피격에 대한 보복 성격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측은 나탄즈 공격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으나, 이란 원자력청은 지난 21일 오전 성명에서 “오늘 아침 나탄즈 농축시설이 공격의 표적이 됐다”고 확인했다. 공격 직후 이란 원자력안전센터는 시설 인근을 대상으로 방사성 오염물질 배출 가능성에 대한 정밀 기술 조사를 벌였고, 다행히 이 지역에서의 방사성 물질 유출은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4주 차에 접어들면서 상대국 핵시설까지 건드리는 ‘레드 라인’마저 넘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48시간 최후 통첩” 이란 반응은?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이란에 “48시간 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이란의 주요 발전소를 초토화시키겠다”고 경고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란 전력의 80%를 차지하는 여러 천연가스발전소나 테헤란 다마반드 복합 화력발전소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도 더욱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란군 대변인은 22일 “이란은 ‘눈에는 눈’ 원칙에서 나아가 어떠한 적대국 공격에도 더 심각한 결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적이 연료 및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중동 내 미국과 해당국 정권이 관련된 에너지 인프라와 담수화 시설까지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수십 년째 핵무기 보유 여부를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핵 모호성’ 정책을 유지하고 있으나, 국제사회에서는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식된다.
  • “임진영 골프 잘 치지… 이 말 듣는 게 꿈이죠” [권훈의 골프 확대경]

    “임진영 골프 잘 치지… 이 말 듣는 게 꿈이죠” [권훈의 골프 확대경]

    데뷔 4시즌 상금 40위권 밖 ‘무명’축하 인사·사인 요청에 우승 실감천재형 아닌 철저한 노력형 선수쌓이고 쌓인 실력, 이번에 터진 것기회 잡는 법 알게 돼 자신감 생겨해외 메이저 무대 밟는 게 내 목표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태국 아마타 스프링CC에서 치러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26시즌 개막전 리쥬란 챔피언십은 무명이나 다름없던 임진영의 깜짝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2022년 데뷔한 임진영은 지난해까지 4시즌 동안 한 번도 상금랭킹 40위 이내에 들었던 적이 없었다. 2023년에는 시드를 잃고 드림투어로 밀려나기도 했다. 감격의 첫 우승을 따낸 지 일주일이 지난 22일 전남 여수시 디오션CC에서 열린 이벤트 대회 까르마·디오션컵 구단대항전에서 만난 임진영은 이제야 우승을 실감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예전에는 연습장에 가도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지나가기만 해도 첫 우승을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넨다. 사인 요청도 들어오고, 이제야 우승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현재 KLPGA 투어 홈페이지에는 상금, 대상 포인트, 평균 타수 부문 1위에 모두 그의 이름이 올라가 있다. 랭킹 화면을 캡처해 간직했다는 그는 “시즌은 길고 대회도 많다. 벌써 1위라는 자리에 압박감을 느끼고 싶진 않다.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지금의 랭킹을 잠깐 즐기려 한다. 장난 삼아 지금 1위니까 이 느낌을 유지해 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한다”며 활짝 웃었다. ●묵묵히 비거리 늘리고 퍼팅 갈고닦아 그는 ‘깜짝 우승’이나 ‘이변’이라는 평가에 대해 “나는 천재형이 아니라 철저한 노력형”이라면서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채를 잡은 뒤 두드러진 적은 없었지만 묵묵하게 실력을 갈고닦았다. 갑자기 실력이 늘어난 게 아니라 쌓이고 쌓인 게 이번 대회에서 터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임진영의 골프 입문과 성장 과정은 순탄치도 않았고 화려하지도 않았다. 임진영은 “초등학교 4학년 겨울, 아빠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지만 처음에는 억지로 하는 게 너무 싫었다. 첫 대회에서는 130타나 쳤다”면서 “하지만 주니어 상비군으로 활약하는 또래 친구들을 보며 숨겨진 승부욕이 발동했다”고 밝혔다. 임진영은 고교 시절부터 독한 연습 벌레였다. “고교 시절 4교시를 마치고 조퇴해 오후 1시부터 8시간 동안 쉬는 시간 없이 샷, 쇼트게임, 파3 훈련에 매달렸다. 공을 천천히 치는 편이라서 친 볼 개수가 엄청나게 많지는 않았어도, 정말 많은 시간을 골프에 쏟았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선발도 기대할 만큼 실력이 늘었지만 임진영은 빠른 프로 전향을 선택했다. 2021년 KLPGA 정회원 선발전, KLPGA투어 시드 순위전을 일사천리로 통과해 2022년 KLPGA투어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1부 무대의 벽은 높았다. 훈련 환경 변화와 낯선 코스 세팅은 그를 움츠러들게 했다. 임진영은 “주니어 시절 뛰던 코스와 달리 1부 투어의 까다로운 세팅은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생활도 어려웠다. 처음 제주도에서 수도권으로 올라왔을 때는 집값이 너무 비싸 아버지와 연습장에 딸린 작은 방에서 살며 버텼다. 설상가상으로 교통사고까지 겪으면서 위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래도 임진영은 특유의 긍정적인 성격으로 버텼다. 늘 유쾌하고 발랄한 표정의 그는 “코스에서 속은 문드러져도 겉으로는 웃는다. 아빠가 경기가 안 풀려도 웃고, 잘 돼도 웃으라고 당부하셨다. 기분이 다운되어 있어 봤자 내 성격과도 맞지 않는다”며 웃었다. 웅크렸던 시간은 도약을 위한 탄탄한 밑거름이 되었다. 근력운동을 통해 잃어버렸던 비거리를 되찾았고, 약점으로 지적받던 퍼팅 역시 혹독한 동계 훈련을 거치며 예리해졌다. ● 제주, 인천, 미국 … 이산가족 생활 중 이번 리쥬란 챔피언십 우승으로 임진영은 2억원이 넘는 우승 상금과 2년 시드 보장 등 선물 보따리를 받았지만 가장 값지게 여기는 것은 ‘우승하는 법’을 터득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우승 기회를 잡으려면 생각보다 담대해야 하더라. 후반 15번 홀쯤 선두권 경쟁을 하며 ‘확실히 기회가 왔다’고 직감했다. 내 플레이에만 집중해 우승을 해내고 나니 ‘나도 할 수 있다’는 확실한 자신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에도 하루나 이틀은 잘 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때는 하루나 이틀 잘 친 것에 만족했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는 다르지 않을까 싶다. 기회가 오면 잡는 방법을 안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이번 시즌 목표를 2회 우승으로 잡았던 임진영은 “사실 목표는 따로 있다. 세계 랭킹을 끌어올려 US여자오픈이나 에비앙 챔피언십 같은 해외 메이저 무대를 밟아보는 게 목표다. 시즌 2승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편일 뿐”이라고 밝혔다. “기회가 된다면 미국 무대에서 도전하고 싶다”는 그는 “골프 선수로서 꿈꾸는 궁극적인 목표는 ‘골프를 잘 치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구체적이고 거창한 수식어보다, 그저 누군가에게 ‘임진영 골프 잘 치지’라는 말을 듣는 선수로 기억되는 게 내 유일한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제주에서 태어나 자란 임진영은 “제주에서는 아무래도 골프를 접하기가 쉬워서 시작은 수월했다”면서 “그러나 선수로 크면서 아빠가 내 뒷바라지를 하느라 당신 일을 뒷전으로 미루신 것 같다. 엄마는 제주도, 오빠는 인천, 언니는 미국에 거주하는 이산가족 생활 중”이라고 소개했다.
  • 이재용·곽노정, 中 발전포럼 동반 참석… 미중 ‘반도체 줄타기’

    이재용·곽노정, 中 발전포럼 동반 참석… 미중 ‘반도체 줄타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22일 베이징에서 개막한 중국발전고위급포럼(CDF)에 나란히 참석했다.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에 ‘미중 간 전략적 균형’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동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CDF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역사를 돌아보면 세계 경제가 곤경에서 빠져나와 번영으로 들어간 것은 기존 시장을 놓고 쟁탈한 것이 아니라 개방과 기술 진보·혁신으로 새 시장을 만들었기 때문이고, 보호주의는 문제를 해결하는 영약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각국과 소통·협조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안정과 안전을 함께 촉진할 것”이라며 미국의 관세 부과를 겨냥했다. ‘고품질 발전과 새로운 기회’를 주제로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CDF는 중국 정부가 글로벌 기업인을 초청해 경제 현안과 투자 협력을 논의하는 연례 행사다. 올해 포럼에는 애플, BMW, 메르세데스-벤츠, HSBC 등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8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 규모는 지난해보다 소폭 늘었지만 최근 대중 갈등이 격화된 일본의 핵심 기업들은 올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포럼 이후 현지 주요 기업들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에는 샤오미, 바이두, 바이트댄스 등 정보통신(IT) 기업이 밀집해 있어 반도체, 전장, AI 분야에서 협력을 논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회장은 지난해에도 샤오미 전기차 공장과 BYD 본사를 방문해 전장 사업 협력을 모색했다. 곽 사장 역시 3년 연속 포럼에 참석하며 중국과의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두 사람의 방중은 미중 반도체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매출이 약 71조원으로 미주(약 67조원)를 앞선다. 중국 매출이 미주를 앞선 것은 2024년에 이어 2년째다. 미국 중심의 수요 확대는 계속되고 있지만, 중국 역시 최대 시장이자 핵심 생산거점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 비중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미국 매출은 약 66조 8000억원으로 전체의 68.9%에 달했고, 중국은 약 19조원 수준이었다. 다만 중국은 메모리 생산과 주요 고객 기반이 동시에 형성된 핵심 거점이어서 전략적 중요성이 여전히 높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로 다른 매출 구조를 보이지만 중국과 미국을 모두 핵심 상대로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본다. AI 수요가 확대하는 미국 시장과 중국의 생산 기반이 동시에 필요해서다.
  • 삼전·하닉 2배 ETF 이르면 5월 첫선… 서학개미 복귀계좌 RIA도 오늘 출시

    삼전·하닉 2배 ETF 이르면 5월 첫선… 서학개미 복귀계좌 RIA도 오늘 출시

    국내에서도 이르면 5월부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단일종목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사고팔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는 법안 처리 지연으로 이달 출시가 무산될 위기였으나, 23일 예정대로 출격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조만간 단일종목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출시를 위한 금융투자업 규정 시행세칙을 공개할 예정이다. 시가총액·거래량 관련 기준과 선물 종목 관련 요건 등 상품구조 관련 세부 사항을 규정하는 내용이다. 본격적인 관련 상품 출시는 이르면 5월로 전망된다. 다수의 종목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지나, 증시 변동성이 커졌을 때 투자자 피해 등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 금융당국은 각각 코스피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우선 검토하고 있다. 이같은 논의에 속도가 붙은 배경으로는 미국 기술주에 집중 투자하던 서학개미들이 해외에 상장된 한국 관련 레버리지 ETF를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점이 꼽힌다. 같은 한국 시장 투자라고 해도, 외환 수요를 자극하고 해외 운용사 배만 불리는 구조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한 달(2월 21일~3월 20일)간 미국 시장에 상장된 ‘디렉시온 데일리 사우스 코리아 불 3X’(KORU) ETF를 2억 1452만 5847달러(약 3231억 8300만원) 순매수해, 순매수 상위 종목 2위에 올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대형주 중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이런 투자자들을 국내 시장으로 불러들이면 환율을 안정화하면서 국내 증시 파이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지리 ETF는 이미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다. 한편 증권업계는 서학개미가 해외 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면 세제 혜택을 주는 RIA 상품을 23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RIA에 대한 과세 특례 도입을 담은 ‘환율안정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안건 산정이 여야 대치로 무산됐다. 하지만 당국은 세제 혜택을 소급 적용할 수 있도록 한 부칙을 근거로 삼아 일정 변동 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해외주식(지난해 12월 23일 보유 기준)을 팔고 RIA를 통해 국내주식에 1년 이상 투자하면 한시적으로 매도금액 5000만원 한도 내에서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최대 100% 감면받을 수 있다.
  • 멀어지는 韓 ‘2% 성장’… 전쟁 장기화·물가 관건

    멀어지는 韓 ‘2% 성장’… 전쟁 장기화·물가 관건

    불과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인 2.0% 안팎이 예고됐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중동 전쟁이 돌발하고 ‘고유가·고환율’ 충격파가 덮치면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 경로는 전쟁의 장기화 여부와 국내 소비자 물가의 향방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이란 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친 충격파를 오는 4월 발표하는 세계경제전망에 반영할 예정이다. 댄 카츠 IMF 수석부총재는 지난 19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만나 “최근 중동 상황으로 에너지 가격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돼 세계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면서 “사태가 장기화하면 세계 경제의 성장 경로와 인플레이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을 시사한 것이다. IMF는 지난 1월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1.9%로 전망했다. 재경부·한국은행은 2.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1%를 제시했다. 하지만 전쟁 발발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원화가치 하락으로 한국 경제는 기존 성장 경로에서 이탈이 유력해졌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최근 “유가가 10% 상승할 때마다 세계 인플레이션율은 0.4%포인트 오르고 세계 GDP은 0.1~0.2%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NH금융연구소는 “전쟁이 3개월 이상 이어지면 경제 성장률이 0.3% 포인트 내려가고, 1년간 지속되면 0%대로 내려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정부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재경부는 지난 20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서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언급했던 ‘경기 하방 위험 증대’라는 표현을 8개월 만에 다시 언급했다. 앞으로 ‘전쟁 장기화 여부’와 ‘국내 물가 상승률 추이’가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결정지을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쟁의 영향이 없었던 지난달 2.0% 이후 이달 3.0%를 돌파하며 치솟을지, 아니면 2%대 내에서 버틸지가 첫 번째 관건이다. 정부 관계자는 22일 “2%대 내를 유지하면 석유 최고가격제 등 정책으로 버틴 셈이어서 경제 충격도 덜할 수 있지만, 3%대가 뚫리면 그 이상까지 열려 있는 셈이어서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에서 정부도 ‘물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 부총리는 이날 고유가 대응과 관련한 관계장관 간담회에서 “국제유가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 부담으로 파급될 우려가 있는 만큼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안착을 위해 철저한 현장점검을 해야 한다”면서 “공공요금 동결, 23개 특별관리 품목별 할인지원 확대, 유통구조 개선 등 민생 물가 안정 방안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 20대 소액 ‘빚투’ 손실률, 일반 투자자 3.2배 달해 [서울신문 보도 그 후]

    중동발 충격으로 주가가 흔들리자 ‘빚투(신용융자)’ 소액 투자자들의 손실이 일반 투자자보다 훨씬 크게 나타났다. 자산규모와 자금 조달 방법 등에 따른 투자성과 격차를 짚은 본지 보도 이후 감독당국은 개인 투자자의 수익률과 신용융자 관련 통계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이 국내 대형 증권사 2곳의 개인 계좌 약 460만개를 분석한 결과, 이달 들어 9일까지 신용융자를 이용한 개인투자자의 계좌별 평균 수익률은 -19.0%로 집계됐다. 이는 신용융자를 사용하지 않은 투자자(-8.2%)의 2.3배 수준이다. 본지가 1월 12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20대 이상 투자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대출 기반 투자자의 절반은 손실을 기록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신용융자를 끌어 쓴 60대의 수익률이 -19.8%에 달하는 등 손실이 컸다. 20대와 30대는 수익률이 각각 -17.8%와 -18.2%로 나타났다. 빚투를 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른 투자자 사이 격차는 특히 20·30대에서 두드러졌다. 30대는 신용융자 미사용 계좌 수익률(-6.6%)이 전 연령대 중 양호한 편이었지만, 신용융자 사용 시엔 손실률이 2.8배로 확대됐다. 20대도 미사용 계좌(-6.7%) 대비 ‘빚투’ 투자자 손실률이 2.7배에 달했다. 50대는 이 격차가 1.9배에 수준이다. 투자금이 적을수록 상황은 더 나빴다. 1000만원 미만 소액 투자자의 경우 빚투 수익률은 -20.7%로, 일반 투자자(-7.5%)보다 손실 폭이 훨씬 컸다. 특히 20대 소액 투자자는 신용융자 사용 시 손실률(-20.7%)이 3.2배로 커져 빚투 여부에 따른 차이가 가장 컸다. 20대 투자자들이 신용융자를 활용해 일부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이른바 ‘몰빵 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개정 상법 시행 전 마지막 주총… 경영권 방어 플랜B 쏟아진다

    개정 상법 시행 전 마지막 주총… 경영권 방어 플랜B 쏟아진다

    상법 개정안 시행을 앞둔 마지막 정기 주주총회가 노골적인 ‘경영권 방어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오는 7월 주주권을 강화하는 법안이 도입되기 전 기업들이 정관 변경 등을 통해 지배구조를 선제적으로 정비하고 있어서다. 제도 시행 이후를 대비한 대응이라는 해석과 함께, 주주권 강화 흐름과 충돌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22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상장사 주주총회의 주주 제안은 2020년 59건에서 2025년 121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단순히 “배당을 더 달라”는 요구에서 “이사회 구성에 참여하겠다”는 요구로 바뀐 것이다. 주총이 단순 의결 절차를 넘어 경영권 경쟁의 주요 무대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기업들은 이사회 구조부터 손보고 있다. 이사 수를 줄이거나 임기를 나눠 선임하는 ‘시차임기제’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시차임기제는 이사를 한 번에 교체하지 않고 나눠 선임하는 방식으로, 특정 시점에 외부 인사가 이사회에 진입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대표적으로 LS일렉트릭은 이사 임기를 기존 ‘3년’에서 ‘3년 이내’로 바꾸고, 이사 수 역시 ‘9인 이내’에서 ‘3인 이상 5인 이내’로 축소하는 정관 변경을 추진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집중투표제’ 도입을 앞두고 이사회 진입 통로를 좁히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 상법의 핵심인 집중투표제는 주주가 가진 표를 특정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도록 해 소수주주도 이사회에 진입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인데, 이사 수가 줄어들면 이 효과가 약해진다. 이창민 경제개혁연구소 부소장은 “이사 수 축소와 임기 변경은 결과적으로 소액주주가 추천하는 외부 인사의 진입을 막는 기능을 한다”고 말했다. 소수주주 추천 자체를 제한하는 정관도 등장하고 있다. 효성중공업과 효성티앤씨는 그룹사 3년 이상 경력, 재임 이사 3분의 1 이상 추천 등의 요건을 설정해 후보 자격을 제한했다. 사실상 외부 인사의 진입 문턱을 높이는 장치다. 감사위원 선임을 둘러싼 구조 변화도 이어지고 있다. 감사위원은 경영진을 견제하는 핵심 자리지만, 기업들이 감사위원 수를 늘리거나 선임 방식을 조정하는 안건을 잇따라 상정하면서 제도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사주를 활용한 대응도 확산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인카금융서비스 등 다수 기업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비해 예외 조항을 정관에 반영했다. 자사주 소각은 주식 수를 줄여 주주의 지분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제도지만, 우리사주나 임직원 보상 등으로 활용하면 경영진 우호 지분으로 전환될 수 있다. 복지재단이나 기금 등을 통한 의결권 행사 역시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복지재단은 최대 5%, 별도 기금은 제한 없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자사주를 무상으로 넘기면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 운영사인 컨두잇의 이상목 대표는 “결과적으로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보수 체계를 둘러싼 우회 논란도 이어진다. 대법원이 이사 겸 주주의 ‘셀프 의결’을 제한했지만, 지배주주가 미등기임원으로 전환하면 주총 통제를 피해갈 수 있는 우회로는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총이 제도 도입 이후 지배구조 변화의 방향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이 같은 경영권 방어 전략이 과도하게 적용되면 기업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제도 보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데스크 시각] 모두가 ‘코스피 6000’ 누리려면

    [데스크 시각] 모두가 ‘코스피 6000’ 누리려면

    코스피가 뛰면 함께 부자가 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시장 안으로 한 걸음만 들어가 보면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누군가는 몇 번의 거래로 자산을 불리고, 누군가는 수십 차례 사고팔고도 마이너스다. 누군가는 프라이빗뱅커(PB)와 자문 네트워크의 도움을 받고, 누군가는 투자 사기 리딩방에서 “이번이 마지막 복구 기회”라는 말에 흔들린다. 같은 시장이지만 같은 게임은 아니다. 서울신문 ‘2026 투자 격차 리포트’ 취재 과정에서 만난 20대 청년은 바이오주에 1500만원을 넣고 수익률 -42%를 기록했다. 전 재산이었다. 반면 부모에게 5억원을 증여받아 수십억을 운용하는 자산가는 PB를 통해 자산을 나누고 장외 투자 기회까지 얻었다. 한쪽은 소문을 따라 움직였고, 다른 한쪽은 정보와 네트워크 속에서 움직였다. 돈의 차이는 정보의 차이였고, 이는 수익률 격차로 이어졌다. 거래 방식도 달랐다. 자산가는 적게 사고 오래 들고 갔고, 소액 투자자는 수십 번 사고팔았다. 조급함이 ‘폭풍 매매’를 낳고, 결과는 더 나쁜 수익률로 돌아왔다. 정보와 자문에서 밀려난 개인은 사기의 표적이 되기 쉽다. 리딩방 피해자 가운데는 550만원 손실 뒤 “복구”를 믿고 9100만원을 더 넣기도 했다. 투자 격차는 단순한 손익을 넘어 빚과 생계 불안으로 번진다. 우리는 이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린다. 공부를 안 해서, 조급해서라고 말한다. 맞다. 하지만 절반의 진실이다. 왜 그들은 조급할 수밖에 없는가. 왜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의존하는가. 이 질문을 외면한 채 개인만 탓하는 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가장 쉬운 방식이다. 구조는 분명하다. 정보는 돈을 따라 흐른다. PB센터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 아니다. 일정 자산 이상이 돼야 비로소 사람이 붙는다. 그 안에서는 투자뿐 아니라 세금, 상속, 자산 이전까지 함께 설계된다. 반면 소액 투자자는 앱과 유튜브에 의존한다. 자산가는 기다릴 수 있지만, 소액 투자자는 기다리기 어렵다. 그래서 더 자주 움직이고, 그 선택이 결과를 더 악화시킨다. 시장 공정성 문제도 있다. 증권사 임직원의 차명거래가 반복되고, 적발돼도 내부 징계에 그치는 사례가 이어진다. 시장이 공정하다는 믿음이 흔들리면 개인은 단기 투기에 기댄다. 이쯤 되면 질문을 바꿔야 한다. 왜 개인은 실패했는가가 아니라, 왜 시장은 이렇게 작동하는가다. 그런데 정책은 여전히 한 박자 늦다. 포용금융을 말하면서도 대출과 채무조정에 머문다. 빚을 줄여 주는 것과 자산을 늘릴 기회를 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방향을 바꿔야 한다. 투자 기회 접근성을 정책 의제로 올려야 한다. 취약계층과 청년이 제도권 투자 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바우처 같은 지원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무료 정보는 넘치는데 검증된 정보는 돈이 있어야만 접근 가능한 구조를 방치한 채 리딩방만 단속하는 건 반쪽짜리 처방에 불과하다. 장기·분산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 적립식 투자와 ETF 같은 수단을 확대하고 단기 매매 중심 구조를 완화해야 한다. 시장 공정성을 복원해야 한다. 내부자 거래와 차명거래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시장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투자는 원래 불평등하다. 하지만 그 불평등이 고착되면 시장은 격차를 확대하는 기계가 된다. 주가지수 6000을 말하는 시대다. 이제는 물어야 한다. 이 시장은 누구를 위한 시장인가. 모두가 들어올 수 있는 시장과 모두가 기회를 얻는 시장은 다르다. 개인 하기 나름이라고만 치부할 일은 아니다. 불장은 끝날 수 있다. 이 파티를 이어 가려면, 모두가 즐길 수 있으려면 시장의 문을 여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조금이라도 기회가 공정하게 돌아가는 구조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백민경 디지털금융부장
  • [사설] 잇따른 일가족 비극… ‘복지 직권 신청’ 더 적극적으로

    [사설] 잇따른 일가족 비극… ‘복지 직권 신청’ 더 적극적으로

    지난 18일 숨진 채 발견된 울산 울주군 일가족은 지난해부터 위기 징후가 수차례 포착된 것으로 드러났다. 기초생활수급 신청 권고에 망설이던 아버지는 본인은 물론 귀한 아이 넷의 목숨까지 끊었다. 공무원이 직권 신청할 수 있으나 이 경우도 금융정보 제공 등에 대한 당사자의 동의·서명이 필요하다. 직권 신청 기준이 불분명한 데다 당사자 반발 등이 우려되니 신규 생계급여 수급 가구 중 직권 신청 비율은 0.1%(2024년 기준)에 그친다. 정부는 2015년부터 단전·단수, 건강보험료 체납 등 45종의 행정자료를 바탕으로 위기가구를 발굴한다.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의 복지 서비스도 수백 종에 이른다. 하지만 본인이 신청해야 받을 수 있어 한계가 크다. 당사자는 서류 준비 등 복잡한 신청 절차,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자괴감, 낙인 효과 등에 신청을 꺼리기도 한다. 정부가 막연히 기다리는 동안 위기가구는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전북 군산에서 70대 어머니와 30대 아들이 사망한 지 상당 기간 지나 발견됐다. 월세와 전기요금 등 공과금이 밀린 상태였다. 지난 10일에는 전북 임실군에서 90대 노모와 아들, 손자 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장기간의 간병에 지친 상태였다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재정 관련 간담회에서 “복지 서비스 신청주의는 매우 잔인하다”고 했다. 이에 김용범 정책실장은 “찾고 지급하는 노력을 정부가 책임지고, 본인이 거절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지급하지 않는 대전환”을 부처와 함께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동안 얼마나 진척이 있었는지 따져 봐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어제 회의를 열고 금융실명제 예외 적용 등 직권 신청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해당 신청 공무원에 대한 적극행정 면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아동이 포함된 위기가구에는 더욱 적극적인 개입이 절실하다. 2018~2024년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으로 사망한 아동이 86명이다.
  • [사설] 파병 대신 투자 日… 신중 참고해 ‘호르무즈 딜레마’ 벗어야

    [사설] 파병 대신 투자 日… 신중 참고해 ‘호르무즈 딜레마’ 벗어야

    이란 전쟁이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어제 소셜미디어에서 “이란이 지금부터 48시간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는다면 이란 내 각종 발전소를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고 했다. 전날만 해도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적 노력을 점차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더니 하루 만에 기조가 바뀐 것이다. 이란의 반격도 예상보다 거세다. 어제 이란은 핵시설이 있는 이스라엘 도시 디모나를 미사일로 공격해 최소 3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왔다. 그 전날엔 4000㎞나 떨어진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 영국·미국 공동 군사기지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영국,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도 이란의 공격 범위에 들어간 셈이다. 이처럼 전황이 심각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마저 오락가락 종잡을 수가 없으니 우리 군의 파병은 더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안 그래도 폭이 매우 좁은 호르무즈에서의 군사 작전은 이란의 공격에 그대로 노출될 우려가 크다. 미국이 한국 등 다른 나라에 호르무즈 작전을 미루는 이유다. 더욱이 우리 군함은 기뢰 제거나 장거리 작전 역량은 떨어지는 수준이다. 여기에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직자, 군 지휘관들을 중동 밖 관광지까지 추적해 보복하겠다는 경고까지 내놓았다. 파병이 우리에게도 테러 위협으로 돌아올 수 있다. 그렇다고 동맹인 미국의 파병 요구를 대놓고 무시하기도 힘든 처지다. 지난 19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구사한 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현행 평화헌법 체제에서 자위대 파견이 쉽지 않은 점을 설명하면서 1차 대미 투자액의 두 배가 넘는 730억 달러어치의 화끈한 투자 선물 보따리를 안겼다. 35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한 한국은 이제야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돼 실무 협의에 들어갔다. 좀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일본 등이 일찌감치 참여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규탄’ 성명에 뒤늦게 참여하는 식으로 우물쭈물해서는 꿩도 매도 다 놓친다. 오는 25일쯤 열릴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파병 요구를 비켜 갈 복안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야당 일각에서 나오는 파병론이 국익에 부합하는지 백번 고민이 필요하다. 미국의 요구라면 ‘애완견’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순종적인 일본 자민당 정권, 그것도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주장해온 다카이치 총리마저 파병을 거부한 배경을 면밀히 짚어봐야 한다. 이번 전쟁의 성격과 파장을 분석해 정부와 국회가 함께 정교한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 [기고] 글로벌 탄소중립 ‘삼다’ 제주

    [기고] 글로벌 탄소중립 ‘삼다’ 제주

    지난해 12월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가파도가 어디에 있느냐는 이재명 대통령의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제주에 있고 100% 탈탄소 에너지를 실증해 탄소 없는 섬으로 만들겠다”고 답했다. 기후위기 시대의 지속 가능한 탄소중립은 에너지, 경제, 산업, 시민 참여가 함께 움직이는 사회 대전환 과정이자 새로운 지역 발전 전략이 될 수 있다. 탄소중립 ‘삼다’(三多), 즉 기술이 많고 경제가 많고 참여가 많은 제주도다. 첫째, 기술이 많은 제주다. 제주는 이미 분산에너지 특구로 가장 활발한 지역이다. 공급 중심의 태양광과 풍력의 재생에너지, 수요 중심의 스마트그리드, 에너지저장장치(ESS), 히트펌프(P2H), 전기차와 양방향 충전(V2G) 결합으로 탈탄소를 선도하고 있다. 특히 가파도는 단순한 실험이 아니라 에너지 자립 실현과 미래 산업의 리빙랩으로 제주 분산에너지 시스템과 함께 향후 국가 및 글로벌 자산이 될 것이다. 둘째, 경제가 많은 제주다. 탄소중립은 비용이 아닌 새로운 수익을 위한 기회로, 태양광과 히트펌프를 결합한 에너지 관리, 계시별 요금과 전력 데이터 플랫폼 등으로 지역 기업과 청년에게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 또한 탄소중립 섬이라는 브랜드는 청보리 축제와 함께 관광 경쟁력을 높여 세계적인 탈탄소 RE100과 순환경제 CE100 등 ‘글로벌 탄소중립 섬’이라는 새로운 경제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셋째, 참여가 많은 제주다. 탄소중립 성공은 기술보다 사람에 달려 있다. 주민이 참여하지 않는 에너지 전환은 지속될 수 없다. 제주에서 시작하는 에너지 연금, 주민 참여형 발전소, 수요 관리 참여로 주민은 ‘에너지 민주주의’의 주역이 된다. 주민이 전기를 생산하고 그 수익을 공유하며 에너지 절약과 탄소 감축에 참여할 때 탄소중립은 제도적 목표를 넘어 생활 속 실천으로 범국민 국가 전략이 될 수 있다. 세계는 지금 탄소중립 도시와 섬을 새로운 혁신 플랫폼으로 주목하고 있다. 주민 주도의 에너지 공동체인 덴마크 삼쇠, 하이브리드 전력 등 에너지 저장 중심의 스페인 엘히에로, 스마트그리드 등 지역 에너지 중심의 일본 미야코지마처럼 작은 섬들이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상징이 되고 있다. 제주는 주민 주도의 에너지 공동체와 분산 에너지 모델을 결합하고 이를 관광 자원과 연계한다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새로운 지속 가능한 탄소중립 혁신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 가파도에서 시작된 우리의 작은 도전은 제주를 넘어 대한민국, 글로벌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모델로 확장될 것이다. 대한민국 역시 주변국들과 전력이 연계되지 않는 독립 계통 특성으로, 재생에너지 중심 탄소중립 모델은 국가 차원의 핵심 과제이기도 하다. 탄소중립은 거대한 정책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우리의 생활 속 작은 변화에서 시작된다. 제주에서 시작되는 탄소중립 삼다의 실천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는 새로운 길이 될 것이다. 지금이 바로 더 큰 시작이고 더 큰 실천의 시간이다. 김인환 서울대 환경대학원 비전임교수·국가생존기술연구회장
  • 쓰레기 수레에 매인 순종마, 로트레크 [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쓰레기 수레에 매인 순종마, 로트레크 [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유전적 취약성과 사고로 단신의 삶사회 편견의 감옥에서 살았지만회화 통해 동시대 진실 포착 증언그림만큼은 어떤 틀에 가두지 않아“모든 갇힌 것은 죽는다” 그의 말영원의 생명력 가지고 아직 생생 수많은 예술작품 가운데 어떤 작품이 시대를 넘어 불멸의 걸작으로 남게 되는 것일까? 영국의 미술사학자 케네스 클라크는 저서 ‘명화란 무엇인가’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명화란 한 시대가 요구하는 주제를 천재예술가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깊이 있게 담아내어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감동을 주는 예술작품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문구는 시대가 요구하는 주제, 즉 시대정신이다. 명화는 한 시대의 사회와 경제, 문화적 변화를 담아내는 시각적 기록이기 때문이다. 시대정신을 누구보다 예리하게 포착한 예술가로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레크(1864~1901)를 빼놓을 수 없다. 로트레크가 남긴 편지와 주변 인물들의 증언은 그가 시대를 기록한 관찰자이자 인간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을 지녔다는 것을 보여 준다. 첫 번째 명언 “나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며 논평하지 않는다. 나는 기록한다.” 로트레크의 예술세계로 들어가는 첫 문장은 그의 가장 유명한 선언으로부터 시작된다. 당시 미술아카데미는 고전적이고 역사적인 주제를 기술적으로 완벽하고 아름답게 묘사한 그림을 요구했다. 반면 로트레크에게 회화란 동시대의 진실을 포착하고 증언하는 기록 행위였다. 그래서 그의 시선은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가 누렸던 풍요로운 황금기인 벨 에포크의 화려한 조명 뒤에 드리운 짙은 그림자로 향했다. 그의 그림 속에는 몽마르트르의 술집 손님들, 카바레와 댄스홀 무대 뒤에서 지친 몸을 추스르던 무희와 가수, 성노동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편견 없는 관찰자로서 삶의 진실을 기록하고자 했던 그의 예술철학은 대표작 ‘물랭루주에서’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 작품은 1889년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 아래 문을 연 카바레 물랭루주의 내부를 배경으로 화려하면서도 퇴폐적인 밤 문화를 생생하게 펼쳐 보인다. 화면 속 테이블 주변에는 당대 유명 댄서인 제인 아브릴을 비롯한 단골손님들이 앉아 있다. 화면 오른쪽 가장자리에는 초록빛 인공조명을 받아 창백하고도 괴기한 얼굴로 떠오르는 가수 메이 밀턴이 등장한다. 당시 물랭루주를 비롯한 카바레들은 가스등 대신 새로운 문명의 상징인 전기 조명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로트레크는 강렬한 전기 조명이 인물의 얼굴에 반사되어 피부색을 초록빛으로 변형시키는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인공 빛이 만들어 내는 낯설고도 몽환적인 효과를 통해 화려한 표면 아래 피로와 긴장, 쾌락과 허무함이 뒤섞인 유흥가 밤의 민낯을 보여 주었다. 흥미로운 점은 화면 한가운데 로트레크 자신도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그는 이곳의 단골손님이자 관찰자로서 자신이 직접 보고 경험한 장면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음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기법적으로도 이 작품은 매우 혁신적이다. 화면을 과감하게 잘라내고 인물을 비대칭적으로 배치한 대각선 구도, 강렬한 윤곽선과 평면적인 색면구성은 당시 유럽 예술계를 매료시킨 일본 우키요에 판화의 영향을 보여 준다. 그는 이 작품에서 물랭루주를 낭만적으로 미화하지도 퇴폐적이라고 비난하지도 않았다. 냉철한 관찰자적 시선으로 떠들썩한 향락 속에서도 불안과 공허가 감도는 카바레의 현장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현했다. 두 번째 명언 “자기 자신을 견딜 줄 알아야 한다.” 이 말은 로트레크가 자기 자신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붙들어야 했던 생존의 문장이다. 그는 남프랑스 알비의 유서 깊은 명문 귀족 툴루즈 로트레크 가문의 종손으로 태어났다. 부와 명예가 약속된 화려한 삶이었지만 근친혼으로 인한 유전적 취약성에 어린 시절 겪은 두 차례의 골절 사고가 겹치며 그의 키는 성인이 되어서도 152㎝에 머물렀다. 사냥과 승마, 귀족적 기품을 삶의 중심에 두었던 아버지 알퐁스 백작은 신체적 장애를 지닌 아들을 가문의 수치로 여기며 냉대했다. 로트레크는 야외 활동과 사교적 활동에 제약이 따르는 현실 속에서 그림에 몰두하며 또 다른 삶의 출구를 찾았다. 지역 미술교사 르네 프린세토에게 수업을 받으며 익힌 그림은 상처 입은 자아를 치유하는 마음의 피난처가 되었다. 차가운 아버지와 달리 어머니 아델 백작부인은 외아들에게 아낌없는 사랑과 전폭적인 경제적 지원을 보냈다. 어머니의 헌신적인 보호에 힘입어 예술가의 꿈을 키운 그는 열일곱 살에 파리로 향했다. 이듬해 그는 국립 미술학교인 에콜 데 보자르에 입학해 전통적인 회화 기법의 기초를 다졌고 1884년에는 몽마르트르에 자신만의 화실을 마련하게 된다. 학교에서 정교한 데생과 기법을 배웠지만 인간의 다양한 표정과 군중의 심리를 읽는 방법은 길거리와 카바레에서 배웠다. 무엇보다 몽마르트르는 로트레크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자기 자신을 견디는 법을 깨닫게 해 준 장소였다. 그는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의 일상을 관찰하며 하루를 버텨 내는 생의 끈질긴 생명력을 읽어 냈다. 이러한 그의 시선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 ‘물랭루주에서 나온 잔 아브릴’이다. 화면 속 여성은 물랭루주를 주름잡던 스타 무희 잔 아브릴이다. 로트레크는 무대 위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순간보다 공연의 열기와 조명이 사라진 뒤 어두운 밤거리를 쓸쓸히 걸어가는 그녀의 모습에 시선을 맞춘다. 잔 아브릴의 표정과 자세에는 밤의 화려함 뒤에 감춰진 피로와 권태, 현실의 고단함이 배어 있다. 그는 그녀를 눈부신 스타로 이상화하지도, 유흥의 상징으로 소비하지도 않는다. 대신 박수와 환호가 끝난 뒤 다시 홀로 자기 자신을 견뎌야 하는 고독한 인간으로 바라본다. 이 작품은 그가 왜 밤의 환락가에서 살아가는 이들과 가까워질 수 있었고 왜 그들의 삶을 그토록 깊이 이해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 준다. 그는 추하거나 불완전해 보이는 모습 속에서도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발견했고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살아가는 존재들 안에서 인간의 진실을 읽어 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그림은 향락의 기록을 넘어 상처 입은 존재들에 대한 공감과 연대의 기록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 명언 “포스터, 그것이 전부다.” 이 말은 로트레크가 광고를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선구자였음을 보여 준다. 오늘날에는 광고나 디자인을 예술의 한 분야로 받아들이지만 당시에는 회화와 조각 같은 고급 미술과 광고나 디자인 같은 상업미술 사이에는 분명한 경계가 있었다. 로트레크는 그 장벽을 허문 최초의 예술가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는 몽마르트르 밤 문화의 홍보 수단에 불과했던 포스터를 석판화라는 매체를 통해 독립적인 예술의 형식으로 끌어올렸다. 19세기 말 파리는 유흥가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광고 산업과 인쇄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던 시기였다. 포스터는 유흥가에서 펼쳐지는 공연에 대한 기대와 입소문을 만들어 내는 가장 효과적인 시각 매체로 떠올랐다. 카바레와 무도장, 음악당들은 더 많은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치열한 광고 전쟁을 벌였다. 로트레크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누구보다 먼저 읽어 낸 화가였다. 그에게 포스터는 미술관이나 갤러리라는 닫힌 공간을 벗어나 대중과 직접 만나고 소통하는 살아 있는 길거리 예술이었다. 그는 누구나 미술을 쉽게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포스터 제작에 쓰이는 석판화 인쇄술에 남다른 열정을 쏟으며 인쇄기법의 표현 가능성을 끊임없이 실험했다. 그 결과 그의 포스터는 상업 광고의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높은 수준의 예술적 완성도를 지니게 되었다. 강렬한 색면, 과감한 구도, 날카롭게 포착된 실루엣은 멀리서도 대중의 시선을 단숨에 붙잡았고 공연 분위기와 인물의 독특한 개성까지 놀라울 만큼 정확하게 전달했다. 로트레크의 천재성이 가장 강렬하게 발휘된 작품이 ‘물랭루주: 라 굴뤼’다. 그가 물랭루주를 위해 제작한 첫 번째 포스터이자 하룻밤 사이에 파리에서 가장 주목받는 포스터 작가로 떠오르게 한 기념비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전경을 과감하게 가로지르는 독특한 검은 실루엣이다. 바로 스타 남성 무용수 발랑탱 르 데조세의 옆모습으로 길고 유연한 몸의 선이 화면 전체에 강한 리듬감을 만들어 낸다. 그 뒤편 중앙에는 물랭루주의 인기 여성 무용수 라 굴뤼가 흥겨운 음악에 맞춰 특유의 캉캉 춤을 선보이고 있다. 배경에 자리한 관객들의 검은 실루엣은 중절모와 장식 모자를 통해 부르주아 관객층을 암시하며 밝게 빛나는 무대와 어둡게 가라앉은 객석을 극적으로 대비시킨다. 로트레크는 노랑과 빨강, 검정이 이루는 강렬한 색면 대비와 대담한 실루엣을 통해 감상자가 실제 공연장에 있는 듯한 현장감과 공간감을 만들어 냈다. 또한 화면 상단에 ‘물랭루주’라는 상호를 세 차례 반복해 배치한 점도 매우 인상적이다. 광고로서의 기능을 분명히 하면서도 동시에 화면 전체에 시각적 리듬과 역동성을 부여했다. 1891년 12월 이 포스터 3000장이 파리 거리에 붙자 시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얼마나 인기가 대단했던지 밤마다 사람들이 광고판에서 몰래 포스터를 뜯어내 집으로 가져갔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생애 동안 31점의 포스터를 남긴 로트레크는 아트 포스터의 시조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로트레크는 “나는 매일 저녁 일하러 술집에 간다”고 말할 만큼 술과 여자, 파리의 밤을 사랑했다. 밤의 카페에 앉아 피곤과 권태가 배어 있는 표정으로 술잔을 마주한 두 남녀를 그린 ‘카페 라미에서’는 화려하면서도 퇴폐적인 밤 문화가 그에게 영감의 원천이었다는 사실을 잘 보여 준다. 한 시대의 빛과 그림자를 집요하게 응시했던 로트레크의 삶은 동시에 스스로를 서서히 갉아먹는 시간이기도 했다. 파리 유흥가에서의 방탕한 생활과 과도한 음주, 그를 오래도록 괴롭히던 병마는 몸을 빠르게 쇠약하게 만들었고 결국 그는 1901년 9월 9일 서른일곱의 짧은 생을 마감한다. 로트레크는 자신의 귀족적 혈통과 장애를 지닌 신체를 대비시키며 스스로를 “쓰레기 수레에 매인 순종마”로 비유할 만큼 사회의 편견이라는 보이지 않는 감옥 속에서 살아야 했다. 그러나 자신의 그림만큼은 어떤 틀에도 가두지 않았다. 그래서 그가 남긴 마지막 문장이 더욱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모든 갇힌 것은 죽는다.”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
  • “RM은 영웅, 지민은 시인, 뷔는 도령… BTS 의상에 한국 뿌리 담고 싶었다”

    “RM은 영웅, 지민은 시인, 뷔는 도령… BTS 의상에 한국 뿌리 담고 싶었다”

    무용수·연주자 등 80명 의상 제작“한국 브랜드 찾아준 것이 감동적”굵은 실 면직물로 옛 산수화 효과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무대 의상을 담당한 디자이너 송재우 송지오인터내셔널 대표는 21일(현지시간) 보도된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BTS 멤버들을 우리 문화를 더 밝은 미래로 이끌어 줄 영웅적인 존재로 재해석하려고 했다”고 이번 의상의 콘셉트를 설명했다. 송 디자이너는 이번 공연에서 BTS 멤버 전원과 무용수, 연주자 등 80여명의 의상을 모두 제작했다. 그는 “BTS는 이전에도 제 브랜드 옷을 몇차례 입었지만 이렇게 시작부터 같이 컬렉션을 구상한 것은 처음”이라며 “한국의 아이콘들이 이런 역사적인 순간에 한국 브랜드를 찾아 준 것이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송 디자이너는 브랜드 ‘송지오’를 설립한 송지오 회장의 아들이다. 송 디자이너는 이번 의상의 핵심 콘셉트는 ‘영웅’이었다고 전했다. 멤버들과 개별 면담을 통해 각자에게 어울리는 캐릭터를 부여했다며 “RM은 리더이기 때문에 영웅, 진은 예술가, 지민은 시인, 슈가는 건축가, 정국은 선구자, 제이홉은 소리꾼, 뷔는 도령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BTS는 한국 역사를 강조하면서도 현대적인 메시지로 재해석하려 했고, 우리 역시 한국이라는 뿌리와 감성을 브랜드에 재해석해서 담아내려고 했다”고 부연했다. 의상 디자인에는 한국적 요소를 반영했다. 송 디자이너는 “특히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새로운 원단을 개발했는데, 아주 굵은 실의 면직물로, 실이 튀어나와 마치 거친 종이에 그려진 한국의 옛 산수화처럼 붓 자국 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한국 전통 갑옷을 재해석해 보려고 했지만, 디자인을 해보니 너무 뻣뻣해서 움직임이 많은 의상으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복의 유연성을 접목시키게 됐다”며 작업 초기 겪은 시행착오도 전했다. 한편 BTS의 복귀 전 마지막 무대는 2022년 그래미 시상식으로, 당시에는 루이뷔통 남성복을 착용한 바 있다.
  • 10만 인파 BTS 컴백 공연, 안전사고 ‘0’

    10만 인파 BTS 컴백 공연, 안전사고 ‘0’

    서울시는 지난 21일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이 체계적인 인파 관리 속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22일 밝혔다. 주최 측 추산 10만 4000여 명의 인파가 몰렸으나 안전사고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시는 공연 결정 직후부터 오세훈 시장이 주재하는 점검회의를 포함해 총 7차례의 분야별 합동회의를 열고 안전관리 대책을 수립했다. 특히 공연 이틀 전에는 오 시장이 직접 무대 주변과 지하철 출입구 등 현장을 찾아 동선 분리 펜스 설치 상태를 점검했다. 행사 당일에는 시와 관계기관 3400여명과 주최 측 투입 인원을 합해 총 8200여 명의 안전 인력이 투입됐다. 시는 세종문화회관에 마련된 ‘통합 현장본부(CP)’를 중심으로 행정안전부, 중구·종로구, 경찰, 소방, 하이브 등과 함께 실시간 상황을 통합 관리했다. 청소 및 환경 정비도 신속하게 이뤄졌다. 시는 인력 274명과 차량 53대를 투입해 390개 쓰레기통에 대한 수시 수거를 진행하고, 공연 종료 후에는 3시간 만에 1차 정비를 마쳤다. 이어 이튿날 새벽 6시까지 도로 물청소를 끝으로 약 40t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차량 통행을 정상화했다. 외국인 관람객을 위한 ‘환대 서비스’도 돋보였다. 120다산콜재단은 외국어 상담 인력을 자정까지 연장 운영했으며, 620여명의 통역 안내사를 현장에 배치했다. 아울러 7개 국어 안내 방송과 다국어 안전 문자를 발송해 글로벌 팬들의 편의를 높였다. 오 시장은 “현장에서 헌신해 준 모든 공직자와 질서 있고 성숙한 관람 문화를 보여준 시민과 ‘아미’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 강기정 “인 광주, 인 전남 시대 열겠다”

    강기정 “인 광주, 인 전남 시대 열겠다”

    ‘특별시민수당’ 도입 1호 공약“행정 공백 없는 통합 준비 할 것” 강기정 광주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 선거 체제에 돌입했다. 지난 20일 공식 일정을 모두 마친 뒤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예비후보 등록 절차를 완료한 강 시장은 “앞으로 4년이 광주·전남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시기”라며 “중앙과 지역을 아우르는 실전 경험으로 갈등을 돌파하고 ‘인(In) 광주, 인(In) 전남’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통합특별시 출범은 시민의 삶의 질을 서울특별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완성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며 “18년간 표류했던 군 공항 이전 문제의 실마리를 풀고 복합쇼핑몰 착공과 광주다움 통합돌봄 등 굵직한 현안을 해결해 온 검증된 추진력을 바탕으로 통합을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심이 곧 민심이며 민심이 곧 당심”이라며 “한결같이 성원해 주시는 시도민과 당원들을 믿고 더욱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그동안 권역별 맞춤형 발전 전략인 ‘부강한 광주·전남’ 실현을 위한 권역별 미래 비전을 제시해 왔으며 ‘특별시민수당’ 도입을 1호 공약으로 내걸고 기본소득 기반의 기본사회 실현 구상도 밝혔다. 강 시장은 예비후보 등록에 앞서 19일 열린 시청 기자차담회에서 “통합특별시 출범을 위해 2500여 개의 자치법규 정비와 100여 개의 행정정보 시스템 일원화 등 실무적 준비를 마쳤다”며 행정 공백 없는 통합 준비를 강조했다. 또한 도시철도 2호선 개통 준비와 관련해 18개 정거장의 명칭 확정을 위한 시민 의견 수렴을 마치는 등 막바지까지 시정 현안을 챙겼다. 한편 민주당은 20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예비경선을 통해 김영록·강기정·주철현·신정훈·민형배(기호순) 후보 5명을 본경선 진출자로 결정했다. 예비경선 후보별 득표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본경선은 3월 3~5일 사흘간 국민참여경선 방식으로 진행된다. 권리당원 50%와 안심번호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최종 득표율을 산출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을 대상으로 4월 12~14일 결선투표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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