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하지
    2026-06-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28,522
  • [데스크 시각] 바람이 무섭다

    [데스크 시각] 바람이 무섭다

    바람이 무섭다. 영남은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후보를 찾기 힘들었던 험지였는데, 이제는 제 발로 찾아와 후보 공개 면접에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외친다고 한다. 보수 출신 인사들끼리 민주당 경선을 치르는 이색 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견조하게 나오자 나타난 현상이다. ‘큰 선거는 조직이 바람을 못 이긴다’는 지론을 가진 정청래 대표가 이를 놓칠 리 없다.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여는 것도 ‘바람몰이’ 역할을 자처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그간 당대표가 찾지 않던 시군구까지 내려와서 현장 최고위를 하니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에 출마하는 예비 후보들은 얼마나 신이 날까. ‘기호 1번’이 적힌 파란 점퍼를 입은 예비 후보들이 정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길게 줄 서는 걸 보면, 이 사진 한 장이 이번 선거에서 어떤 의미인지를 짐작케 한다. 그런데 바람에 취해 알곡과 쭉정이를 가리지 못할까 걱정이다. 지역 일꾼인 줄 알고 뽑아 줬는데 기실 자신의 출세 욕구를 위해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 간판을 이용한 것이라면, 실망한 유권자들이 그 다음 선거에서 여당에 마음을 내줄까. 바람이 무섭다지만 더 무서운 건 바람이 한 방향으로만 불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종 후보를 뽑는 지금 이 시간이 중요하다. 기왕 지역에 내려가 현장 최고위를 한다면 보여 주기식 행사를 넘어 실제 지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귀담아듣는 시간으로 활용했으면 한다. 그러면 그럴듯한 공약으로 포장한 후보와 그 지역에 꼭 필요한 후보가 누구인지 자연스레 가려질 수밖에 없다. 지난달 27~28일 경북 의성과 영덕을 찾은 정 대표가 어민들과 조업을 한 뒤 “현장에 가면 여의도에서 몰랐던 디테일을 듣게 된다”고 한 것 역시 결국 정치도, 행정도 다 현장 목소리를 듣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준다. 얼마 전 사석에서 만난 한 의원은 금요일 저녁에 지역구로 내려가 지역민과 소통하고 월요일 오전에 다시 국회로 복귀해 의정 활동을 하는 ‘금귀월래’를 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주말에 계속 본회의가 열려 금·토·일 사흘 동안 ‘서울→지역구→서울→지역구→서울→지역구→서울’을 반복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지역구가 전남 지역이라 서울까지의 거리가 상당한데도 금귀월래를 포기하지 않는 것은 자신과의 약속이기도 하지만, 직접 눈으로 봐야만 알 수 있는 게 있어서라고 한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부터 사람들의 표정까지. 이걸 이 의원은 이렇게 표현한다. “삶을 읽는 거죠.” 최근 민주당 서울시장·경기지사 예비 경선에서도 시민의 삶에 초점을 맞춘 공약을 내건 후보들이 있었다. 김영배 의원은 서울시민의 ‘시간 불평등’을 해결하겠다며 귀가하는 마지막 1㎞에 주목했다. 만원 전철에서 내려 다시 지친 몸을 이끌고 가파른 비탈길을 올라야 하는 시민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는 말한다. “이들의 턱밑까지 차오른 숨소리를 외면하는 정치는 자격이 없다”고. ‘덜 피곤한 경기인’을 공약한 권칠승 의원은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민을 위해 프리미엄 버스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역구 숙원인 ‘GTX-C 노선 병점 연장’을 공약에 끼워 넣을 법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권 의원은 경기지사로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고민했고, 경기도민의 고충을 최대한 빨리 해결할 수 있는 해법 찾기에 충실했다. 이들의 도전은 예비 경선에서 끝났지만 집권여당 후보의 공약이라면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 줬다는 점에서 평가받을 만하다. 전국의 예비 후보들도 바람에만 의존해 선거를 치를 수는 없다. 출마를 결심했다면 지역에 어떤 기여를 할 것인지를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삶을 읽어 낼 역량도, 의지도 없다면 이쯤에서 내려놓자. 국회 본관 정문에 새겨진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글귀를 볼 때마다 고개가 갸우뚱해져서 하는 말이다. 김헌주 정치부 차장(부장급)
  • [사설] 선거 두 달 앞 공관위원장 교체, 출구 안 보이는 국민의힘

    [사설] 선거 두 달 앞 공관위원장 교체, 출구 안 보이는 국민의힘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에서 거대 여당에 맞설 입지를 확보하리라는 기대를 갖는 사람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취임 이후 줄곧 비상계엄 사과와 절윤 문제에 내심을 알 수 없는 행보를 보인 장동혁 대표 책임이 크다. 공천 작업을 주도해 온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마저 그제 사퇴했다. 장 대표 체제의 꼬인 실타래를 풀기는커녕 되레 어지럽게 헝클어 놓았다. 납득하지 못할 공천 난맥상으로 잡음만 일으켜 당의 경쟁력은 바닥으로 더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법원은 공관위가 컷오프(공천 배제)한 김영환 충북지사가 국민의힘을 상대로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공관위 결정이 “당규 위반이고 재량권을 벗어난 것으로 보이며, 객관성과 투명성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 했다. 무엇 하나 공정한 게 없었다는 지적이 아닐 수 없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컷오프된 주호영 의원 가처분 신청 결과도 곧 나온다. 김 지사 사례와 다르지 않은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사퇴한 이 전 위원장은 “지방선거와 관련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마무리됐다”고 했다. 공천을 수습할 수 없는 구렁텅이로 빠뜨려 더이상 어찌해 볼 수 없다는 고백이나 다름없다. 이 전 위원장은 초대 전남광주통합시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후보로 나설 뜻이 있었다면 애초에 공관위원장을 고사하고 후보 등록을 해야 하지 않았나. 무엇 하나 상식적으로 납득할 만한 일이 없다. 장 대표는 새 공관위원장으로 박덕흠 의원을 선임하기로 했다. 벼랑 끝 위기에도 절박함은 보이지 않는다. 대구와 충북에서 경선이 다시 이루어진다고 한들 국민의힘 후보가 경쟁력을 되찾기는 난망해 보인다. 장 대표는 지금 무엇을 위해 자리에 연연하는지 궁금하다. 역대 어느 선거에서 보수당이 이렇게까지 사면초가였던 적이 있었는지 돌아보기 바란다. 그야말로 비상 상황이다. 비장한 각오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합리적 리더십을 한 번이라도 보여 줄 때다.
  • [사설] 호르무즈 발 빼는 트럼프… 각자도생 경제·안보 시험대

    [사설] 호르무즈 발 빼는 트럼프… 각자도생 경제·안보 시험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합의를 안 해도) 우리는 곧 2~3주 안에 (이란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재개에 대해서는 “우리는 그 일과 아무 상관이 없다. 그들은 스스로 지킬 수 있을 것”이라며 군함 파견 요구에 응하지 않은 동맹국들을 힐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승리와 종전을 선언한 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 문제는 동맹국들 책임으로 떠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필수 조건이 충족된다면, 분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그러면서도 ‘침략국(미국)과 관련된 선박들의 통행 금지’와 ‘비적대국 선박들은 당국과 협의 후 통과 가능’이라는 원칙 아래 한 척에 200만 달러(약 30억원)의 통행료 부과 계획을 내놓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포성이 멎는다 해도 우리 선박들의 자유통행 여부는 불투명하며, 통행이 허용돼도 적잖은 비용 부담이 예상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에 나몰라라식으로 하는 태도가 동맹국들에는 무책임하게 비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되레 “나토는 종이호랑이”라며 “나토 탈퇴를 강력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의 시작에도, 종전 결정에도 나토를 비롯한 동맹국들 의견이 반영되기는커녕 2차 세계대전 이후 자유세계를 지탱해 온 ‘대서양 동맹’의 해체 위기까지 거론되는 현실이다. 경험하지 못한 각자도생의 국제 관계가 향후 한미동맹에 미칠 파장을 예의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이란과 달리 북한은 이미 50기 이상의 핵무기를 확보한 사실상 핵보유국이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이다. 5월 중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북미 대화가 시작된다면 우리의 안보 이익과 미국의 요구가 반드시 일치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나토가 미국에 이익이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만일의 사태 때 군 기지 주둔권을 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이란 전쟁 과정에서 미군의 영공과 군 기지 사용을 거부했던 데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대만을 둘러싼 미중 군사적 충돌 시 주한미군과 한국의 역할 등에도 정교한 대응 전략이 마련돼야 할 시점이다. 에너지·원자재 공급망 위기에 대한 안전망 구축 전략도 다급하다. 원유·액화천연가스(LNG) 등 자원·광물 분야는 물론 원전·조선·방산 대미 투자 등 경제안보 협력에 속도를 내야 한다.
  • [기고] SK하이닉스 미 증시 상장, 새 이정표

    [기고] SK하이닉스 미 증시 상장, 새 이정표

    2001년 봄, 필자는 도이치뱅크 조사부 신입사원이었다. 씨티그룹 주간 연합 실사단인 ‘신디케이트’에 합류해 하이닉스 사옥에서 보냈던 시간은 유난히 길었다. 주당 90시간을 상회하는 격무가 이어졌다. 실사단의 당면한 목표는 하나였다. 계열사 간 교차 보증과 재무적 위기로 부도 직전에 몰린 하이닉스를 구하기 위해 국제주식예탁증서(GDR)를 룩셈부르크 등 해외 증시에 역외 상장하는 것이었다. 2001년 6월 중순 GDR을 주당 12달러에 상장하며 12억 5000만 달러의 자본 조달에 성공했으나, 상장 직후 D램 가격 전망치에 대한 거품 논란이 일며 주가는 급락했다. 기관투자자들의 항의와 소송이 빗발쳤다. 당시 목도했던 기술 집약적 제조업체의 절체절명 자본 조달기는 필자에게 강렬한 학문적 동기를 부여했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주주총회에서 발표한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역외 상장 계획을 보며 필자는 컬럼비아대 법전원의 존 커피 교수가 제창한 ‘결합 가설’(Bonding Hypothesis)을 떠올렸다. 결합 가설은 개발도상국이나 신흥국의 기업이 미국처럼 엄격한 투자자 보호 체계와 고도의 효율성을 갖춘 자본시장에 진입함으로써 스스로를 강력한 규제 틀 안에 ‘결속’시키는 현상에 대해 설명한다. 단순한 자본 조달을 넘어 경영진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투명한 경영을 하겠다는 강력한 ‘책임 경영의 신호’를 시장에 보내는 것이다. 역외 상장 이후 기업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까다로운 규제 기구의 감시를 받게 된다. 법규 준수 비용은 상승하지만 그 대가로 현지 투자자와 국내 거래소의 기존 주주들은 포괄적인 주주 권익 향상이라는 혜택을 누리게 된다. 실제 필자의 박사학위 논문을 지도했던 미국 코넬대 경영대학 앤드류 카롤리 교수와 필자가 각각 발표한 학술 논문들에 따르면 선진 자본시장에 역외 상장한 기업들의 원주 가치가 그렇지 않은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평가되는 역외 상장 프리미엄 현상을 일관되게 보고하고 있다. 25년 전 하이닉스반도체가 발행했던 GDR이 생존의 몸부림이었다면, ADR 상장 계획은 차원이 다르다. 미 증권시장의 엄격한 지배구조 규율체제 안으로 스스로 들어가는 것은 주주 가치 상승에 훨씬 더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기제로 작용할 것이다. 구주 담보 예탁증서 발행 이외의 추가적 신주 발행에 따른 주당 가치 희석의 우려 또한 제기된다. 그러나 현재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기술 혁명에 주도적으로 동참하며 영업 이익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구간에 진입해 있다. 실적 성장에 더해 미 증시 상장을 통한 기업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이 더해진다면 그 파급력은 희석 우려를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부도 위기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았던 ‘시너지 테크놀로지’의 저력이 이제는 글로벌 자본시장의 규율과 결합해 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결정이 한국 자본시장의 고질적인 저평가 요인을 해소하고 진정한 의미의 자본주의적 정의를 실현하는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최문섭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
  • “노 킹스 시위 폭발, 트럼프의 비민주성에서 촉발”[김상연의 Deep Into]

    “노 킹스 시위 폭발, 트럼프의 비민주성에서 촉발”[김상연의 Deep Into]

    이란전쟁에 대한 반대도트럼프의 의사결정 구조 탓11월 중간선거 무시할 수도소수인종 ‘투표 탄압’ 우려지상군 파병 땐 여론 악화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전격 공습하면서 발발한 전쟁이 한 달을 넘어가며 장기화하고 있다. 미국의 일반 국민들은 이번 전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미국 사회의 생생한 밑바닥 여론을 지난달 31일 김창환 미국 캔자스대 사회학과 교수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미국에 25년 넘게 살면서 미국인들의 인식 변화와 사회경제적 양극화 등의 문제에 천착해 온 김 교수는 이란 전쟁에 대한 일반 미국 국민의 시각이 한국에서 예상하는 것과는 다소 다르다는 사실을 전했다.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규탄하는 ‘노 킹스’(No Kings)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데, 이란 전쟁에 대한 반대 여론이 심상치 않은가. “이 시위는 이란 전쟁 때문에 촉발된 것이 아니라 이민 정책 등 전반적 분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민주주의적 의사결정과 태도 때문에 시작됐다. 이란 전쟁에 대한 반대도 전쟁 자체에 대한 반대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리는 의사결정 과정의 비민주성 때문에 커진다고 볼 수 있다. 시위의 규모와 범위가 매우 넓고 대도시뿐만 아니라 중소도시까지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미국인들이 시위를 목격하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비민주적 의사결정을 밀어붙이는 데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 같다.” -여론조사상으로는 미국인 다수가 이란 전쟁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나는데. “사실 보통의 미국인들은 이번 전쟁에 큰 관심이 없다. 미국인들은 원래 국제 문제에 관심이 없다. 상당한 교육을 받은 사람이나 엘리트가 아니고는 국제뉴스를 잘 보지 않는다. 전쟁으로 유가가 크게 올라 생활에 실질적인 어려움이 닥치거나 미군이 많이 희생되거나 하지 않는 이상 큰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는 대학생들도 별로 관심이 없다. 지금 미국인들 사이에 가장 큰 뉴스는 미국 연방정부 폐쇄(셧다운)에 따른 공항 보안 검색 지연 사태로 시민들이 공항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들까지 관심이 적다니, 과거 베트남 전쟁 때 미국 대학생들이 격렬한 반전 시위를 벌인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미국의 과거 68세대는 한국의 86세대와 비슷하게 가장 진보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성향이었다. 미국의 1960년대는 한국의 1980년대와 비슷하게 정치적·문화적으로 큰 변화를 겪은 시대다. 반면 현재의 미국 청년 세대는 상당수가 대학교육을 받은 진보적 성향이지만, 68세대보다는 개인주의적이다. 다만 지상군이 투입돼 미군 사상자가 많이 나온다면 관심이 커질 수 있다.” -이란 전쟁 장기화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타격을 입었다는 보도도 나오는데. “이란 전쟁 때문에 지지율이 많이 떨어진 건 아니다. 그 전에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적 실수로 지지율은 떨어져 있었다. 사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재선 대통령 임기치고는 아주 낮은 것도 아니다. ” -구체적으로 어떤 계층이 지지층에서 이탈했나. “원래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은 백인 인종주의자 위주의 마가(MAGA) 그룹과 기독교 복음주의자, 노동계급이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2기에는 중도층과 히스패닉, 아시안 등 소수인종 내부의 문화적 보수층도 지지자로 새로 편입됐다. 그런데 특히 이민 정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 거칠고 폭력적으로 나오면서 나중에 붙은 문화적 보수층이 지지를 철회하기 시작했다. 미국인들은 불법 이민에 대해 불만이 많았지만 이런 식의 폭력적 단속을 원했던 건 아니었다. 일종의 양가적 감정이라 할 수 있다.” -문화적 보수층이란 어떤 사람들을 말하는가. “예컨대 소수인종이나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원칙 없이 무조건 가산점을 주는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다. 백인뿐 아니라 소수인종 중에서도 열심히 일하고 경쟁력이 있는 사람들이 문화적 보수층 성향을 보인다. 동성혼 합법화는 나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때문에 지지하지만, 트랜스젠더(성전환자)에 대해서는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문화적 보수층이다. 스포츠 분야에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선수가 여성 종목에 참여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문화적 보수층도 트럼프가 대학까지 공격하고 다양성마저 공격하는 등 지나치게 거친 정책을 펴자 반감을 갖게 됐다.” -마가 그룹도 이란 전쟁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있긴 있는데 크다고 보긴 어렵다. 여론조사에서도 전체적으로는 이란 전쟁 반대 여론이 높지만, 공화당 지지층만 놓고 보면 60~70%는 찬성하고 있다. 공화당 핵심 지지층이 흔들린다거나 마가 그룹 전체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고 보긴 어렵다. 일부 잡음이 있지만 지지는 여전하다고 봐야 한다.” -이번 전쟁으로 한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유가가 폭등하고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데 미국도 비슷한 상황인가. “유가가 오르긴 올랐는데 한국처럼 많이 오르진 않았다. 지금 미국 경제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취업시장이 나빠지는 신호 가 있지만 아주 나쁜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경제에 대한 불만이 매우 심한 건 아니다.  트럼프 1기 때 빈곤층이 꽤 많이 줄었고, 흑인과 히스패닉 등 소수인종의 소득이 많이 높아졌다. 그런데 2기 들어와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 조직개편과 해고를 밀어붙이는 등 폭력적 정책을 펴면서 점수를 까먹은 것이다.” -이번 전쟁을 반대하는 미국인들이 키가 2m가 넘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배런을 향해 참전하라고 비난하기도 했는데, 실제 그런 생각을 가진 미국인들이 많은가. “그건 트럼프 대통령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일 뿐 미군이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큰 반향은 없다. 전쟁에 대해 미국인들이 갖는 불만이 있다면 전쟁 자체보다는 미국이 그간 쌓아 놓은 제도적 민주주의 질서를 트럼프 대통령이 안 지킨다는 것이다.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고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잡아온다든가 하는 것이다. 지금 미국인들의 걱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1월 중간선거 절차를 혹시 안 지킬까 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농담조이긴 하지만 ‘중간선거가 필요한가’라고 말한다거나 투표할 때 신분 증명서 지참 요건을 강화하는 정책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 소수인종에 대한 ‘투표 탄압’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을 전광석화처럼 체포해 뉴욕으로 압송한 데 대한 미국인들의 시각은 어떤가. “놀랍다는 반응도 있지만 큰 반향이 있는 건 아니다. 안 그래도 평범한 미국인들은 마약 문제에 대해 걱정하면서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대통령의 권력이 합법적으로 행사됐는지에 대한 염려가 있다.” -미국에 사는 이란 출신들은 이번 전쟁에 대해 어떤 심정인지 궁금하다. “두려워하고 있다. 안 그래도 이민 단속으로 걱정이 많은 상태였다. 평상시 어떤 증명서나 문서를 갖고 다녀야 하는지 걱정하고 불안해한다. 이 불안감이 이민 1세대뿐 아니라 미국에서 태어난 2세대 이후로까지 확산되는 상황이다.” -지금 이란 전쟁 사상자 수는 미군에 비해 이란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이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은 어떤가. “미국인의 희생에 대해 관심이 있을 뿐 이란의 피해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자기네 나라가 끝없는 전쟁에 끌려들어가지 않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지상군을 파병한다면 미국 내 여론은 더 비판적으로 흐를까. “그럴 가능성이 있다. 과거 아프가니스탄 전쟁이나 이라크 전쟁에 대한 반감이 컸기 때문에 지상군이 들어간다면 여론이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인들은 미군이 국제 분쟁에 개입하는 데 대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별 이득이 없는데 왜 굳이 남의 일에 끼어드느냐는 것이다.” -이번 전쟁은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와 미국 내 유대계가 트럼프 대통령을 부추겨서 벌어진 것이란 보도도 나왔는데, 미국인들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피곤해한다. 엘리트들은 각자의 정치적 입장을 갖고 있겠지만 일반 미국인들은 이스라엘을 피곤한 이슈로 여긴다. 이란은 적성 국가이니 감정이 좋을 리 없다.” -최근 공화당 강세 지역인 플로리다 주의회 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는 등 각종 선거에서 공화당의 패배가 이어지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보수층의 실망이 반영된 걸까. 이번 전쟁이 미국의 일방적 승리가 아니라 어정쩡하게 끝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이 깎이면서 지지율도 타격을 입을까. “전쟁에 크게 관심이 없기 때문에 전후 지지율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 역대 대통령들도 두 번째 임기에는 대부분 인기가 없었고 중간선거도 패배했다. 다만 지는 정도가 어느 정도인가가 문제다.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는 경향도 최근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미국 사회 내부의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현주소는 어떤가. “현재 미국에서 불평등에 대한 불만은 청년층에서 커지고 있다. 청년층의 취업이 과거보다 쉽지 않다. 대학을 졸업해도 걸맞은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 과거에 비해 대졸자가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 미국 사회에서는 대학 입학을 장려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불평등의 원인이 교육을 못 받아서라는 진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년층이 대학에 많이 진학하는 변화가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대학 졸업자가 늘어났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늘어나니 취업이 어려워진 것이다. ” -지난해 9월 미국 조지아주의 한국 기업들에 대해 미국 이민 당국이 기습 단속을 벌여 큰 파문이 일었는데 그 사태를 미국인들은 어떻게 봤나. “한국에서는 큰 이슈가 됐지만 사실 미국 안에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여러 이민 단속 중 하나였고, 누가 죽은 게 아니고 한국인 일부가 갇혀서 고생했다는 정도의 생각을 갖는 것 같았다. 당국의 조치가 방법적으로 매끄럽지 못했지만 크게 문제 될 만한 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미국인들은 불법 이민에 대해 불만이 쌓여 있는 상태다. 한국인이 와서 일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불법은 곤란하다는 시각이다.” ●김창환 교수는 사회학 전공으로 서강대에서 학사와 석사, 미국 텍사스주립대(오스틴)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정책 결정자들이 사회경제적 양극화의 원인을 이해하고 교정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교육 프리미엄: 한국에서 대학교육의 노동시장 가치는 하락했는가’와 ‘교육, 젠더와 사회이동: 한국사회 계층화의 성별 차이는 줄어들었는가’ 등이 있고 ‘한국의 소득, 자산 불평등 변화’를 비롯해 60여건의 논문을 내는 등 왕성한 집필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김상연 수석논설위원
  • 투자 격차·검경 수사 기획 호평… “전쟁 보도 해설 보완해야”[독자권익위]

    투자 격차·검경 수사 기획 호평… “전쟁 보도 해설 보완해야”[독자권익위]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196차 회의를 열어 3월 한 달간의 서울신문 보도를 평가했다. 회의에는 김춘식(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위원장을 비롯해 박경환(서울시 재무국장), 이명행(SK하이닉스 PR기획팀장·변호사), 이상은(고려대 미디어학과 석사과정·교사), 차윤주(연세드림세무회계 대표·세무사), 홍정석(법무법인 화우 GRC그룹장·파트너 변호사)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3월 한 달간 기획기사 비중이 크게 늘었고, 사회·정책·경제 전반에서 구조적 문제를 짚어낸 보도가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자산 격차 문제를 다룬 ‘투자격차’ 기획 시리즈와 검경 수사 구조 변화를 짚은 보완수사·전경예우 기획은 현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정책적 함의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과학·정책 분야 기사에서도 실생활과 연결되는 사례를 발굴하며 독자 접근성을 높였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다만 전쟁 등 국제 이슈 보도에서는 단순 사실 전달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 해설과 맥락 제시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 홍정석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전쟁 국면 유가·환율 기사 인상적신중한 표현·전후 맥락 설명 필요3월은 전쟁 이슈가 지면 전반을 관통한 시기였던 만큼 관련 보도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보도량은 충분했고, 전쟁 장기화 국면에서 유가 상승이나 환율 변동 등 경제적 파급효과를 다룬 기사들은 인상적이었다. 특히 물가와 금융시장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지점을 짚어낸 보도는 시의성과 실용성을 모두 갖춘 사례로 평가된다. 전쟁이라는 거시적 사건을 민생과 연결해 설명하려는 시도는 독자 이해를 돕는 방향에서 의미가 있었다. 다만 전반적으로 외신 인용 중심의 사실 전달 보도가 많아 독자적인 해석이나 분석이 부족한 점은 아쉬웠다. 일부 기사에서는 근거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은 채 긴장감을 부각하는 표현이 사용되거나, 특정 발언을 따옴표로 강조하는 제목이 반복돼 독자에게 불필요한 공포감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전쟁 보도는 체감하기 어려운 만큼 보다 신중한 표현과 함께 맥락 설명이 필요하다. 외신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산업과 기업, 가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등 서울신문만의 시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차윤주 연세드림세무회계 대표‘투자 격차’ 기획 전체 설계 돋보여주거 안정 칼럼, 공익·실효성 갖춰이번 달은 전반적으로 기획기사의 완성도가 높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2026 투자 격차 리포트’ 시리즈는 개별 기사 완성도를 넘어 연재 전체의 설계가 돋보였다. 3월 24일자 10면 “영국은 취약층에 투자 자문 바우처… ‘모두의 성장’ 기회 넓혀야” 좌담회 기사는 기존 시리즈 첫 회의 문제 제기에서 해법 제시로 나아가면서 시리즈의 완성도를 높였다. 수익률 격차를 넘어 행동 격차와 정보 격차, 제도 개선 필요성까지 논점을 확장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오피니언에서는 3월 26일자 27면 ‘[데스크 시각] 강남 아파트값, 강북 전셋값’과 3월 17일자 27면 ‘[열린세상] 서울 아파트값만 오르는 이유’ 역시 단순 가격 흐름이 아닌 주거 안정 문제를 중심에 놓고 접근한 점이 의미 있었다. 특히 전세난과 실거주 환경을 중심으로 용적률 상향이라는 구체적 정책 대안을 제시한 칼럼은 공익성과 실효성을 동시에 갖춘 보도로 평가된다. 다만 일부 단일 기사에서는 아쉬움이 드러났다. 3월 13일자 20면 ‘서초, 3년 연속 자살률 최저… 마음편의점·안심고시원 통했다’ 기사는 자살률이라는 민감한 지표를 ‘최저’와 ‘통했다’는 표현으로 성과처럼 소비하고 있다. 자살은 사회적 비극의 지표인 만큼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 국가 전체 자살률 상승이라는 맥락도 함께 제시했어야 했다. 보도자료를 그대로 받아쓰는 방식에서 벗어나 정책의 한계와 구조적 문제를 함께 짚는 비판적 보도가 필요하다. 이상은 고려대 미디어 석사과정‘청년 행복 정책’ 기획 시의성 높아학생 경험 충분히 안 담겨 아쉬워3월 12일자 1면 ‘청년이 행복하게 정책 해법 찾는다[청년, 지역의 내일을 만들다]’ 보도는 시의성이 높고 문제의식도 분명했다. 또 3월 13일자 10면 ‘‘저출생’ 학령인구 감소에, 5년 만에 꺾인 사교육비’라는 상반된 흐름을 함께 제시한 기사는 교육 현실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며 설명과 해설이 잘 결합된 사례로 평가된다. 2월 10일자 B1면 ‘夜! 내일 새벽도 늦어… 이젠 당일배송 전쟁’ 기사 역시 사례 나열을 넘어 경쟁 심화의 구조적 배경과 영향을 함께 설명해 완성도가 높았다. 사례·구조·영향이 연결되는 흐름이 잘 드러난 기사로 이러한 방향이 유지될 필요가 있다. 다만 정책 중심 서술에 치우치면서 실제 학생이나 청년 당사자의 경험과 목소리가 충분히 담기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 청년 정책 기사에서 개인 서사가 부족해 정책 필요성이 추상적으로 전달될 가능성이 있다. 정책 기사일수록 사용자 경험과 구조적 분석을 함께 제시할 필요가 있다. 박경환 서울시 재무국장‘1만人’ 기획 등 인재 양성 방향 제시보완수사 기사도 제도 쉽게 풀어내3월 보도에서는 정책과 과학, 사회 분야에서 실질적 시사점을 제공하는 기사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3월 3일 4면 ‘38세 늦깎이도, 이민자도 OK… ‘퍼스트 펭귄’ 키우는 美장학금[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와 3월 9일자 8~9면 ‘교실이 곧 연구실... SSH, 이공계 떡잎부터 키운다’는 미국과 일본 사례를 통해 과학 인재 양성 방향을 구체적으로 보여준 점이 인상적이었다. 4면 박스기사 ‘나는 LA의 택시 운전사… 취미는 3D 프린터 조형입니다’처럼 공공도서관 사례는 정책적으로도 참고할 만했다. 3월 19일자 10면 ‘“추행” “장난”… 덮일 뻔했던 성폭력, 보완수사로 억울함 풀었다’ 기획은 보완수사 제도의 의미를 쉽게 풀어낸 점이 돋보였고, 3월 23일자 19면 ‘10만 인파 BTS 컴백 공연, 안전사고 ‘0’’ 기사 역시 현장 노력과 공공 역할을 잘 드러냈다. 다만 일부 기사에서는 비교와 맥락 설명이 보완될 필요가 있다. SSH 기사처럼 해외 사례를 소개할 때 우리나라와의 차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면 정책적 시사점이 더 분명해졌을 것이다. 과학 기사인 2월 26일자 16면 ‘푸른빛 무대 위 바이올린 선율 시리게 들렸다’ 역시 국내 사례를 함께 제시했다면 이해도가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정책 기사에서도 후속 보도를 통해 실제 작동 방식까지 이어지는 설명이 필요하다. 이명행 SK하이닉스 PR팀장전쟁 보도 하루 평균 9건 이상 충분칼럼 통한 판단 틀 제공도 긍정적3월 전쟁 보도는 양적인 측면에서 충분한 수준이었다. 한 달 동안 ‘이란·미국·전쟁’ 키워드 기사만 193건에 달해 하루 평균 9건 이상 보도되며 상황 파악에 필요한 정보 제공은 부족하지 않았다. 초기 외신 인용 중심 보도의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세종로의 아침’, ‘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등 칼럼을 통해 판단의 틀을 제공하려는 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해석과 맥락을 제공하는 보도는 부족했다. 3월 6일자 1면 사진 ‘어뢰로 이란 전함 격침’은 상징성은 있었지만 군함이 왜 스리랑카 인근 해상에 있었는지 등 핵심 맥락 설명이 부족했다. 3월 5일자 사설 ‘해외 두뇌들 제 발로 찾아오게’ 역시 관련 기사로 확장되지 않아 독자가 맥락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전쟁 보도는 외신 전달을 넘어 국내 영향과 의미를 재해석하는 방향으로 보완될 필요가 있다. 또 3월 27일자 ‘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기사에서는 ‘초격차’라는 주제에 맞춰 학생들 사진을 1면에 내세웠다면 기사의 밝은 느낌을 살릴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김춘식 한국외대 교수‘전경예우’ 기사 새로운 현상 짚어역사·AI 칼럼 등도 새 해석 틀 제시3월 보도에서는 기획기사의 완성도가 높아진 점이 돋보였다. 특히 3월 24일자 10면 ‘2026 투자 격차 리포트: 투자도 포용 금융을’은 투자 격차 문제를 정책적 과제로 확장하며 현실 진단과 대안을 함께 제시한 점에서 의미가 컸다. 3월 17일자 12면 ‘전경예우’ 기사 역시 5대 로펌을 직접 취재해 새로운 현상을 짚어낸 점이 인상적이었다. ‘김정인의 역사프리즘’, ‘모종린의 문화로 읽는 AI시대’ 등 칼럼도 새로운 해석의 틀을 제시했다. 다만 외신 인용 기사와 일부 지면 구성에서는 보완이 필요하다. 2월 24일자 ‘인구 붕괴 위기의 우크라…전쟁 4년 만에 1000만이 사라졌다’는 원 출처와 다른 프레임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영국 가디언지의 원래 기사는 희망적인 프레임이었다.
  • “꿰맨 양말로 찾은 시신… 78년 만에 아버지를 아버지라 불렀죠”

    “꿰맨 양말로 찾은 시신… 78년 만에 아버지를 아버지라 불렀죠”

    “꿰맨 양말을 보고 니 아방(아버지)인 줄 알았져. 산더미처럼 쌓인 시신들 더미에서, 안 그랬으면 찾지도 못했을 거여.” 1일 서울신문과 만난 제주4·3 희생자의 유족 고계순(78)씨는 1948년 겨울 군경 토벌대에 의해 총살된 아버지(고석보씨)의 이야기를 꺼내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머니(김보희씨)는 시아버지와 함께 남편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헤매고 또 헤맸다. 고씨가 태어난 지 6개월도 안 됐던 때였다. 어머니는 홍역을 앓아 고열에 시달리는 고씨를 업은 채였다. 그해 겨울바람은 뼛속까지 스며들 만큼 매서웠다. 어머니는 자신이 직접 꿰맸던 양말 한 짝을 보고 남편이라는 걸 직감했다고 한다. 무자년 동짓달 스무날은 그렇게 아버지의 제삿날이 됐다. 직접 꿰맨 양말이 아니었다면 아버지의 시신을 찾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당시 구르마에 싣고 오다가 남의 밭에 묻었던 시신은 나중에 봉개동 가족묘지로 이장했다. 태어나자마자 아버지를 잃은 고씨는 고열로 인해 청력을 거의 상실했다. 열 살이 돼서야 아버지가 동네 사람들이 몰살됐듯, 그렇게 총에 스러진 사실을 알게 됐다. 불행 중 다행으로 큰고모 자식들은 군불 때는 아궁이 속에 숨어 겨우 목숨을 구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4·3 희생자의 가족이라는 낙인은 생존 자체를 위협했다. 학교를 다녀야 하는 나이가 될 무렵 군대에서 제대한 작은아버지가 결혼하면서 고씨를 자신의 자식으로 호적에 올렸다.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를 그리워하면서도 가슴에 묻어둔 삶은 그렇게 흘러갔다. 그러다 또 다른 상처가 찾아왔다. 7남매를 둔 작은아버지가 별세한 뒤 고씨는 친딸이 아니라는 이유로 작은아버지 호적에서 빠지게 된 것이다.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이 더욱 진해졌다. “희생자로 인정해 달라고, 호적 좀 바로잡아 달라고… 발이 부르트도록 다녔어요.” 2년여가 흐른 지난 2월 13일 고씨는 78년 만에 아버지를 되찾았다. 국무총리실 산하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가 그를 희생자 고석보씨의 친생자로 인정한 것이다. 고씨는 “아버지를 한 번도 잊은 적 어수다. 이제 맘이 편해마씸. 한이 풀렸수다”라며 목메인 듯 말을 멈췄다. 오영훈 제주지사가 고씨의 집을 찾아 4·3위원회의 결정서를 직접 전달했다. 결정서에는 “고계순은 희생자 망 고석보의 친생자임을 인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고씨를 포함해 4명에게 4·3 희생자와 친자 관계를 확인하는 결정이 처음 내려졌다. 조천 출신 김영석씨의 딸 순자(80)씨, 성산 출신 김철호씨의 딸 정해(78)씨, 구좌 출신 이완배씨의 딸 애순(77)씨 모두 출생 신고가 이뤄지기 전에 부친이 토벌대에 총살당하거나 형무소 수감 중 행방불명되며 할아버지의 자녀로, 부를 공란으로, 자신을 호주로 출생신고 돼야 했다. 하지만 학창 시절 생활기록부, 집안 족보, 희생자의 묘비, 친인척의 증언 등을 통해 아버지를 되찾았다. 4·3으로 인해 비틀린 가족관계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은 2021년 4·3 특별법이 개정되면서다. 기존 가족관계등록법으로는 생부가 행방불명돼 유전자 검사가 불가능한 경우 친자 관계를 인정받기 어려웠으나 4·3 관련 특례 규정이 이때 신설됐다. 2023년 7월부터 관련 신청이 본격적으로 이뤄졌으며 지난해 4월부터는 도 차원의 사실 조사가 완료된 건에 대해 실무위원회 심의가 본격화했다. 지금도 많은 유족이 “아버지를 아버지로 기록해 달라”며 신청서를 내고 있다. 도에 따르면 3월 기준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신청은 희생자와의 친생자 관계 존재 확인 221건을 포함해 499건(취하 73건 제외)이 접수됐다. 4·3 관련 가족관계 정정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다. 한 사람의 삶과 한 가족의 역사를 되찾는 일이다. 고씨는 인터뷰 말미에 “아버지가 살아 있었으면 엄마도 재혼 안 했을 테고 내게도 형제자매가 있었을 텐데…”라고 이야기하며 말끝을 흐렸다. 도는 지난달 26일 제243차 실무위를 열어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10건을 추가 의결했다. 이 중 희생자와 자녀 사이의 친생자 관계를 확인·인지한 사안이 8건이다. 모두 고씨의 사례와 유사하다. A씨 등 7명은 출생신고 전 부친의 사망으로 희생자의 형과 형수의 사이에서 태어난 것으로 출생신고됐으며 1명은 희생자 사촌의 자녀로 출생신고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8명도 4·3위원회의 최종 심의·결정을 통해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를 날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3일 4·3평화공원에서 열리는 제78주년 4·3추념식에서는 고씨의 사연이 영상과 배우 김미경의 낭독·연기로 소개될 예정이다.
  • 금천, 데이터센터 건립에 ‘3대 안전 대책’ 추진

    서울 금천구는 독산동 데이터센터 건립과 관련한 주민들의 건축허가 취소 및 공사 중지 요청에 대해 주민 안전과 행정의 투명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구 차원의 종합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고 1일 밝혔다. 구는 해당 건축허가가 관련 법령 및 규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건립에 따른 전자파, 소음 등 주거 환경 변화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3대 핵심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먼저 건축허가 과정 전반에 대한 ‘자체 감사’를 통해 행정의 투명성을 살펴본다. 또 구청 관계자, 주민이 선정한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민관합동점검단’을 구성한다. 점검단은 현장 안전 관리 상태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이를 통해 무단 시공이나 안전 법령 위반 등 시공상의 위법 행위가 없는지를 집중 점검한다. 마지막으로 주민 요청과 시행사와 합의를 전제로 주민들이 직접 추진하는 전문기관에 의뢰해 사업의 재검토를 진행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전자파, 소음, 열섬현상 등 주민 생활과 밀착된 환경 요인에 대해 시행사가 제출한 기존 자료의 객관성을 재점검한다는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주민의 안전과 신뢰를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객관적이고 투명한 검증을 통해 주민들의 의구심을 해소하고, 공사 전 과정에서 주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 철저히 관리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 ‘안갯속’ 서울 서부선, 민자·재정사업 투트랙 추진

    ‘안갯속’ 서울 서부선, 민자·재정사업 투트랙 추진

    서울시는 서부선 도시철도 민간투자 사업 우선협상대상자인 두산건설컨소시엄과의 협상을 중단하고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취소하는 절차에 착수한다고 1일 밝혔다. 시는 신규 사업자 재선정을 준비하는 한편, 여의치 않을 때 재정사업으로 전환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재정사업으로 전환하며 사업 기간을 2년 정도 단축한 위례신사선과 비슷한 방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서부선 역 후보지인 남가좌동 명지대 정문 앞에서 “현장에 와보니 서부선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사실을 다시 실감한다”며 “서부선을 시작으로 시민 일상을 편리하게 연결하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철도건설을 차질 없이 추진해 교통 소외지역의 시민 불편을 덜어드리고 지역 균형발전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서부선은 은평구 새절역(6호선)과 관악구 서울대입구역(2호선)을 잇는 도시철도 사업이다. 2024년 12월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를 통과해 지난해 두산건설 주관으로 출자자를 모집했으나 성과가 없었다. 사업 추진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르자 시는 두산건설컨소시엄에 올해 3월 말까지 출자자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취소하겠다고 통보했다. 관련 법에 따라 10일 이상의 의견 청취와 90일의 제소 기간이 지난 후인 7월 중순 취소 처분이 확정된다. 신규 사업자 선정 재공고에서는 물가 변동률을 고려해 사업비를 2조 2500억원으로 상향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1조 5200억원 규모였다. 한편 시는 기획예산처가 지난달 10일 발표한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편 방안에 맞춰 난곡선 예타 통과를 추진할 계획이다. 경제성 평가 가중치는 상대적으로 낮추고 사회·지역적 가치를 더 고려한다는 개편 방안을 토대로 난곡선 사업 추진 논리를 보완해 연내 예타 통과를 목표로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강북횡단선은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거처 내년에 예타 재신청을 추진한다.
  • “전북에 오면 1000억 쏜다”… 지자체 기업 유치 ‘쩐의 전쟁’

    소멸 위기 극복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사활을 건 지방자치단체들이 투자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원 한도액을 경쟁적으로 올리며 1000억원 시대가 열렸다.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는 기업 유치 전략이 ‘쩐의 전쟁’으로 가열되는 양상이다. 1일 전북도의회에 따르면 도내에 대규모 투자하는 기업에 주는 보조금 한도액을 3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하는 조례 개정안이 추진되고 있다. 광역지자체 단독 지원 금액으로는 전국 최고 규모다. 김동구(군산2) 의원이 발의한 이 개정안은 전북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하거나 1000명 이상을 고용하는 기업에 도가 최대 1000억원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개정안은 4월 15일 도의회 임시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이 같은 개정안 추진은 최근 전북이 기업 유치의 새로운 핵심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현대기아차그룹과 HJ중공업 등에서 전북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여세를 몰아 더 많은 기업이 들어오도록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전북도는 대규모 투자 기업에 전국 최초로 10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광역지자체가 된다. 지난해 전남도가 기업 유치 보조금 지원 한도액을 1000억원으로 올리긴 했지만 이는 도비와 시·군비를 합한 금액이다. 전북은 남원·완주·임실·고창 4개 시·군이 자체 투자 지원 한도액을 300억원으로 제시하고 있어 도비와 시군비를 합할 경우 최고 1100억~1300억원의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북도의 행보가 타 지자체를 자극해 무한 경쟁으로 확산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타 광역자치단체의 투자 유치 보조금 한도액은 시·군비를 포함해 강원과 경남 200억원, 충남 150억원 등이다. 충북과 경북은 한도 기준이 없어 얼마든지 상향 조정이 가능하다. 전북도 관계자는 “최근 전북은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새만금 등에 대기업들이 잇따라 투자를 결정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며 “전국에서 가장 기업 하기 좋은 지역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투자 유치 보조금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봄철 걷기 운동의 배신[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봄철 걷기 운동의 배신[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아침은 여전히 쌀쌀하지만 낮이 되면 완연한 봄이 느껴집니다. 날씨가 풀리면서 점심시간에는 가까운 공원이나 천변을 걷는 사람도 많이 보입니다. 실제로 봄이 되면 겨울보다 야외 활동에 나설 가능성이 40%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미국 웨스트버지니아대, 녹스빌 테네시대,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샌디에이고 주립대, 미네소타 콘코디아대, 오리건 보건과학대, 샌디에이고 내셔널대, 메릴랜드 솔즈버리대, 메인대, 베일러대 공동 연구팀은 미국인들도 여가 시간에 하는 신체 활동 중 걷기를 가장 선호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걷기가 보건 당국에서 권장하는 ‘충분한 신체 활동’ 기준을 만족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 4월 1일 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2019년 미국 성인 남녀 39만 6261명을 대상으로 한 건강 관련 설문조사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75종의 여가 신체 활동 항목 중 걷기는 도시와 농촌 지역 모두에서 가장 인기 있는 활동이었으며, 응답자의 44.1%가 걷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걷기를 주된 여가 신체 활동으로 하는 사람 중에 보건 당국이 제시한 유산소 운동과 근력 강화 운동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사람은 4명 중 1명에 불과했습니다. 걷기를 제외한 다른 신체 활동의 인기도는 거주 환경에 따라 뚜렷하게 갈렸습니다. 농촌 거주자는 정원 가꾸기, 낚시, 농장 작업 등을 꼽았고, 도시민들은 달리기, 근력운동, 자전거 타기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반적으로 농촌 거주 성인들이 신체적으로 비활동 경향이 강했고 건강을 위한 유산소 운동이나 근력 강화 운동 기준을 충족하는 비율도 낮았습니다. 농장 작업이나 정원 가꾸기처럼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하더라도 공식 기준상 ‘신체 활동 부족’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를 이끈 크리스티안 아빌소 웨스트버지니아대 교수는 “지금까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나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는 걷기를 가장 접근하기 쉬운 신체 활동으로 규정하고 권장해왔다”면서 “그러나 이번 연구는 걷기를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도 추가적인 유산소 운동이나 근력 강화 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쉽게 말하면 ‘걷기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상상력은 ‘감각’ 넘어선 ‘해석’

    상상력은 ‘감각’ 넘어선 ‘해석’

    상상 때 뇌활동 비교 분석해 보니단순한 외부 자극 처리 활동 아닌감각 변환하는 고차원 연합 영역조현병·PTSD 환자 치료 등 기대 “지식보다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다. 논리는 당신을 A에서 Z로 데려다줄 것이고, 상상력은 당신을 어디든 데려다 줄 것이다.” 20세기 최고의 과학자로 꼽히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말이다. 아인슈타인이 말한 것처럼 상상력은 지식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을 만드는 창의적 사고의 핵심이다. 상상력 덕분에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배우고, 계획하며 위험을 피할 수 있다. 그래서 뇌과학은 상상력이야말로 인간 뇌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작업 능력이라고 본다. 사람들은 사과를 떠올릴 때 머릿속에서 사과 이미지를 ‘보고’, 좋아하는 노래를 생각하면 그 노래 리듬이 ‘들린다’. 이처럼 왜 상상에 심상(心象)이 동반되는가는 뇌과학의 오랜 수수께끼다. 지금까지 심상은 ‘감각 재활성화’에 의존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감각 재활성화 이론은 눈을 감고 귀를 막아 외부 입력이 없는 상태에서 뇌가 시각, 청각 피질 같은 감각 영역을 다시 켜는 것이 심상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의대 연구팀은 심상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단순히 순수한 감각 현상이 아니라 지각을 해석하고 조직하는 고차원 인지 기능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1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뉴런’ 3월 31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남녀 실험 참가자 8명을 대상으로 어린이 생일 파티, 언덕 위의 성 같은 8가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상상하게 한 다음, 정밀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을 찍어 총 60시간 이상의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어 참가자의 감각 네트워크와 연합 네트워크를 매핑하고, 상상할 때 뇌 활동과 실제 지각 중 뇌 활동을 비교 분석했다. 감각 네트워크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등 외부 자극을 직접 처리하는 뇌 영역이고 연합 네트워크는 감각 입력을 의미, 맥락, 개념으로 변환하는 고차원 처리 영역이다. 분석 결과, 상상 상태에서 뇌 활동은 순수한 감각 영역이 아닌 고차원 연합 영역에서 활성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상이 단순히 감각의 복사본이 아니라는 의미다. 상상은 원시 감각 입력 단계가 아닌 장면, 단어, 사건, 아이디어 등 정보를 통합 처리하는 후반 단계에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감각 없이 감각적 경험을 만드는 뇌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조현병 환자의 환각,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환자의 플래시백 현상, 사고력은 정상이지만 머릿속으로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인지장애인 아판타시아 환자 연구와 치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이끈 로드리고 브래가 노스웨스턴대 의대 교수는 “어린이 생일파티에서 날 수 있는 소리를 상상하라고 하면 사람들은 소리만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자동으로 장면 전체를 그려낸다”고 설명했다. 브래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외부 자극이 없거나 과거, 미래를 떠올릴 때 활성화되는 디폴트 네트워크가 상상할 때 전반적으로 활성화하는 동시에 무엇을 상상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대규모 뇌 네트워크가 통합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 진짜 권력은 수양대군에 줄선 엘리트들이었다

    진짜 권력은 수양대군에 줄선 엘리트들이었다

    단종·세조·안평대군 관료 인맥 분석쿠데타 후 차츰 인재 등용 체계 붕괴 1500만을 훌쩍 넘어 1600만 관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수양대군(세조)의 왕위 찬탈 첫 단계인 ‘계유정난’(1453년)과 단종의 죽음을 배경으로 한다. 계유정난 이후 조선의 엘리트집단의 운명은 어떻게 변했을까.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홍콩침례대, 홍콩대 공동 연구팀은 조선왕조실록과 과거 급제자 명단인 ‘문과방목’(文科榜目)을 디지털 인문학과 복잡계 방법론으로 분석해 조선 관료 1만 4600여명의 경력 패턴을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조선 관료 사회의 성공과 몰락의 법칙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이번 연구 결과는 통계 물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 ‘물리학 A: 통계적 메커니즘과 그 응용’ 4월호에 실렸다. 조선왕조실록은 600년 넘는 기간 동안 국가 운영 기록을 자세히 담고 있어 당시 정치·사회 구조를 정밀하게 복원할 수 있는 방대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우선 조선 초기 권력 구조가 극적으로 변동한 사건인 ‘계유정난’을 정량 분석했다. 실록 기록을 바탕으로 단종, 수양대군, 안평대군과 교류한 관료들의 관계망을 구축한 결과 수양대군과 가까웠던 인물들은 공신으로 부상하고 안평대군 측 인물들은 숙청되는 등 권력 변화가 데이터로 명확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총성공지표’를 개발해 개별 관료가 어떤 지위에서 얼마나 오래 활동했는지 정량적으로 측정했다. 분석 결과 조선 건국 이후 약 400년 동안은 일정 수준의 공정성과 사회적 이동성이 유지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조선 후기로 갈수록 안동 김씨, 풍양 조씨 등 특정 가문이 경쟁이 아닌 권세를 통해 과거에 급제하고 고위 관직을 독차지하면서 관료 사회의 불평등이 급격히 심해졌다. 이는 공정한 인재 등용 시스템의 붕괴를 의미하며, 실력 본위의 등용 시스템이 무너진 구조적 변동을 해결하지 못하면서 조선이 쇠퇴와 멸망의 길을 걷게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를 이끈 박주용 카이스트 교수는 “국가의 흥망성쇠에 개인과 집단의 행위가 미치는 영향을 보여줌으로써 현대 사회의 공정성과 인재 등용 문제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밝혔다.
  • 밀려드는 숙명, 울부짖는 운명… 한 남자의 비극 뒤에 뭐가 있을까

    밀려드는 숙명, 울부짖는 운명… 한 남자의 비극 뒤에 뭐가 있을까

    日 소설 원작, 52년 만에 한국 첫선위태로운 인생 속 사회 모순 꼬집어음악·몽타주로 채운 후반 40분 ‘전율’ 인간의 예술은 바닷가에서 만든 작은 ‘모래그릇’이다. 거대한 파도가 밀려들면 형체도 없이 사라진다. 그 파도의 이름은 ‘숙명’이다. 2일 개봉하는 노무라 요시타로 감독의 ‘모래그릇’은 예술과 인간 그리고 사회의 관계를 골똘히 성찰케 하는 영화다. 1974년 제작된 고전영화다. 일본의 거장 작가 마쓰모토 세이초가 쓴 동명의 원작 추리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원작은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1960년 5월 17일부터 1961년 4월 20일에 걸쳐 연재됐으며 1961년 7월 단행본으로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가 됐다.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일본 문학의 고전으로 영화뿐 아니라 후지테레비 등에서 7번이나 드라마로 제작됐다. “행복 따위가 이 세상에 있기나 하나. 원래 그런 건 없어. 그림자 같은 걸 쫓고 있는 거지. 더 크고 강한 거야. 즉 태어난 것, 살아있다는 것일지도 몰라.”(영화 속 와가의 대사) 도쿄에 있는 한 차량기지 선로에서 얼굴이 뭉개진 신원불명의 변사체가 발견된다. 추리소설이 원작인 만큼 영화는 살인범이 누구인지 추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데 이야기가 풀릴수록 궁금한 것은 ‘누가’ 죽였는지가 아니라 ‘왜’ 죽였는지다. 과장된 연출을 배제하고 사건을 둘러싼 인과관계에 집중한다. 마쓰모토는 ‘사회파 미스터리’ 장르를 창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사회파 미스터리’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세계의 복잡한 단면을 그대로 포착해서 ‘있을 법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모든 범죄에는 이유가 있다. 이유를 쫓다 보면 우리는 사회 구조의 모순과 마주하게 된다. 물론 그것이 면죄부가 될 순 없다. 다만 살인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던 한 남자의 비극을 통해 우리는 인간이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거대한 힘인 숙명이 무엇인지 숙고할 수 있다. 대사 없이 오직 음악과 몽타주만 흘러나오는 마지막 40분은 일본 영화사에 손꼽히는 명장면이라 할 만하다. 음악은 현대 일본 문학의 거장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아들인 아쿠타가와 야스시로의 작품이다. 영화에서 음악가로 등장하는 와가의 피아노 협주곡 ‘숙명’과 함께 그의 과거사가 조명된다. 와가의 아버지는 한센병 환자였다. 과거 한센병 환자는 병의 고통뿐만 아니라 사회적 편견과도 싸워야 했다. 한센병 환자의 아들로서 짊어져야 했던 고뇌가 음악으로 폭발한다. 어린 시절 와가는 백사장에서 모래그릇을 만들며 놀곤 했다. 그 모래그릇은 촉망받는 예술가가 된 어른 와가가 작곡한 ‘숙명’과 얼마나 같고 또 얼마나 다른가.
  • [단독] 피싱에 털리고, 횡령에 새고… 개인 계좌 속 눈먼 학생회비

    [단독] 피싱에 털리고, 횡령에 새고… 개인 계좌 속 눈먼 학생회비

    1000만원 사기당해 사비 변제회비 빼돌려 불법 도박 쓰기도수천만원 자금 관리, 양심 맡겨학과 단위는 정기 감사 드물어‘복수 동의해야 출금 가능’ 필요학교 차원의 재정 교육도 대안 수도권의 한 유명 사립대 학생회가 보이스피싱으로 회비 약 1000만원이 계좌에서 빠져나가는 피해를 입었다. 학생회는 수천만원 규모의 회비를 운용하고 있지만, 대개 학생회 소속 개인 계좌로 관리해 범죄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수도권 소재 A대학교의 한 공과대 학생회는 최근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학생회 간부가 보이스피싱에 연루돼 학생회비 약 1000만원이 출금됐다”고 밝혔다. 사건 직후 피해를 본 간부 개인이 사비로 이를 변제하면서 금전적 피해는 복구됐다. 학생회 측은 “회비 계좌 관리에 있어 복수의 승인 절차를 도입해 자금을 이동할 때 이중 확인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학 학생회비가 범죄 표적이 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 부산의 한 대학교에서는 졸업작품전을 위해 모은 2400만원이 검찰 수사관을 사칭한 사기범에게 넘어갔다. 같은 해 한국외대의 단과대에서도 1900만원 규모의 보이스피싱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두 사건 모두 학생회비가 개인 명의 계좌로 관리됐다. 문제는 대부분의 대학 학생회에서 학생회비를 이처럼 학생회 간부 개인 계좌로 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북대 학과 학생회장을 맡았던 손강영(25)씨는 “학생회비를 개인의 양심에 기반해 운영하다보니 범죄 예방 장치를 마련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단과대나 총학생회는 정기 감사라도 하지만 학과 단위 학생회는 감사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횡령 사례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2023년 인하대에서는 학생회 간부가 공금 7600만원을 개인 계좌에 보관하면서 사적으로 사용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2021년 우석대에서도 태권도학과 총무가 학생회비 4400여만원을 횡령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사례가 있다. 2020년 서경대에서는 총학생회 임원이 학생회비 2000만원을 불법 도박에 사용한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학생회비 관리 방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학생회비 계좌를 공동명의로 운영해 입출금 내역을 상호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민주적 절차를 통해 매월 잔고를 증명하는 등 감시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2명 이상 동의해야 출금이 가능하도록 하는 공동명의 계좌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 차원에서 공금 관리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경희대 학과 학생회장 출신인 강모(27)씨는 “학생회가 대체로 선배들로부터 알음알음 인수인계가 이뤄지는 식”이라며 “학교 차원의 재정 운영 교육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김건희 일가 ‘양평고속도로 의혹’… 특검, 국정자원·국토부 압수수색

    김건희 일가 ‘양평고속도로 의혹’… 특검, 국정자원·국토부 압수수색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이 김건희 여사 일가가 연루된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가정보자원관리원과 백원국 전 국토교통부 차관 등을 압수수색했다. 특검은 1일 대전 국정자원과 국토부, 관련자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에 수사관을 보내 양평고속도로 사업 관련 이메일과 작성 문건 등 자료를 수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자원에는 공무원이 업무에 활용하는 문서와 각종 파일이 저장돼 있다. 특검은 또 백 전 차관에 대한 강제 수사도 진행했다. 특검은 백 전 차관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해 수사를 이어갈 전망이다. 백 전 차관은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시절 2차관을 지낸 인물로,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강제 수사 대상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은 2023년 국토부가 사업을 추진하며 종점을 김 여사 일가가 보유한 양평군 강상면 주변으로 바꿔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다. 당초 종점은 양평군 양서면이었고 2021년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통과됐으나, 국토부가 종점 변경을 검토한 것이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이 일자 원 전 장관은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 앞서 김건희 특검은 김모 국토부 서기관 등을 재판에 넘겼으나 원 전 장관의 개입 여부는 규명하지 못해 사건을 경찰로 이첩한 바 있다. 사건을 넘겨받은 종합특검팀은 지난달 원 전 장관을 출국금지한 데 이어, 이날 압수수색에 나서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 “감기약 먹고 졸린데 운전하면 처벌받아요”

    “감기약 먹고 졸린데 운전하면 처벌받아요”

    판단 기준은 정상 운전 상태 여부5년 이하 징역·2000만원 벌금형검사 거부하면 처벌 대상에 포함 2일부터 약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된다.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는 ‘감기약만 먹어도 처벌된다’는 식의 영상이 퍼지면서 운전자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경찰청 자료와 설명을 바탕으로 약물운전 단속과 처벌 기준 등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Q. 가장 크게 달라지는 점은. A. 처벌이 세진다. 이전까지는 약물운전을 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됐다. 개정법이 시행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된다. 같은 행위를 반복하면 최대 6년까지 징역형이 가능하다. 이는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의 만취 음주운전 처벌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Q. 약물운전에 해당하는 약 종류는. A. 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 481종과 환각물질 9종 등 총 490종으로 범위가 넓다. 졸피뎀 같은 수면제나 케타민 같은 진통제가 향정신성의약품에 포함된다. 감기약 등 일반 의약품에도 이들 성분이 일부 포함될 수 있다. Q. 약을 먹고 운전하면 무조건 처벌받나. A. 약을 먹고 운전하는 것 자체가 처벌 대상은 아니다. 핵심은 약 복용 후 정상적으로 운전이 가능한가 여부다. 설령 약물운전에 해당하는 성분이 없더라도 졸음이나 어지럼증 때문에 정상적인 운전이 어려운 상태였다면 30만원 이하 벌금 또는 구류에 처해진다. 다만 ‘감기약만 먹어도 처벌된다’는 식의 주장은 과도한 해석이다. Q. 약물 측정을 거부할 수 있나. A. 불가능하다. 이번 개정으로 검사를 거부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에 포함됐다. 검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약물운전과 동일하게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이 적용된다. Q. 단속 및 검사는 어떻게 이뤄지나. A. 경찰관이 지그재그 운전 등 의심스러운 차량을 발견하면 정지시켜 운전자의 운전 행태와 외관, 태도 등 상태를 확인하고 ▲직선으로 걷기 ▲제자리에서 돌기 ▲한 발로 서 있기 등 1단계 현장평가를 실시한다.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2단계로 간이시약 검사를 통해 약물 복용 여부를 확인한다. 여기서 양성이 나오면 소변이나 혈액 검사를 진행한다.
  • 9·19 남북합의 복원 의지를 담아… 다시, 백마고지 유해 발굴

    9·19 남북합의 복원 의지를 담아… 다시, 백마고지 유해 발굴

    국방부가 1일부터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 작업의 일환으로 강원 철원 비무장지대(DMZ) 내 백마고지 일대에서 유해발굴 작업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관계 개선 메시지에 북한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군사합의 복원 의지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작업을 재개한 것이다. 국방부는 “6·25전쟁 기간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지역에서 호국영령들의 유해를 수습해 가족과 조국의 품으로 모시는 국가적 책무를 계속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백마고지는 6·25 전쟁 당시인 1952년 10월 국군 제9보병사단과 중공군이 열흘 간 12차례의 격전을 치른 곳이다. 우리 군은 이곳에서 지금까지 92구의 유해를 발굴했다. 유해발굴 태스크포스(TF)는 제5보병사단,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 5공병여단 등으로 구성된다. 2018년 체결한 9·19 합의에는 DMZ 일대 유적 및 한국전쟁 전사자 남북 공동발굴 합의 사항이 포함돼있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2019년 4월부터 DMZ 남측 화살머리고지부터 유해발굴을 시작했으나 북한이 호응하지 않아 단독 진행됐다. 2022년엔 백마고지 일대 발굴을 시작했지만 그해 11월 남북관계가 악화하면서 중단됐다. 국방부는 특별한 변동사항이 없는 한 올해 11월까지 작업을 장기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0월 15일 3년 만에 유해 발굴을 재개해 40여일간 단기 진행하며 남북관계 복원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정부는 9·19 합의 복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 당시 평양 무인기 침투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재발 방지 조치로 ‘비행금지구역 재설정 등을 포함한 9·19 합의 선제적 복원’을 제시했다. ‘적대 행위 금지’ 원칙을 강조하는 정 장관은 지난달 30일 정부의 유엔인권이사회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참여에 관한 질문에 “북한인권결의 공동제안국 참여에도 정부의 평화공존 정책은 일관되게 유지된다”고 답한 바 있다.
  • [단독] ‘박정희컨벤션센터’ 고심… 김부겸 보수 표심 흔든다

    [단독] ‘박정희컨벤션센터’ 고심… 김부겸 보수 표심 흔든다

    12년 만에 대구시장 선거에 재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과 함께 과거 공약했던 ‘박정희컨벤션센터 조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1일 파악됐다. 이 지역 보수 표심을 붙잡아 국민의힘을 확실히 대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총리는 지난달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식 출마 선언을 한 뒤 민주당 의원들과 따로 만나 향후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홍준표 전 대구시장, 최경환 전 부총리 등 대구·경북(TK) 대표 인사들을 만나는 안에 대해 의원들의 의견을 물었다고 한다. 또 지난 2014년 첫 번째 대구시장에 도전했을 때 내건 박정희컨벤션센터 관련 발언도 나왔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전 총리는 평소에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는 전시장 역할을 넘어 지역의 여론을 만드는 광장 역할을 하는데 대구에는 그런 장소가 없어 안타깝다’는 취지로 주변에 얘기를 해왔다”고 전했다. 12년 전 선거에서 김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담은 선거 현수막을 내걸고, 박정희컨벤션센터 건립을 공약하면서 대구 민심에 호소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은 큰 호응을 얻지 못했고, 오히려 범진보 시민단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냈다. 그러나 이번엔 김 전 총리의 접근 방식에 대해 당내에서도 호응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민주당의 다른 관계자는 “예전에는 대구에서 ‘박정희’를 언급했다가 다른 지역에 악영향을 끼치는 걸 우려했다면, 지금은 ‘김부겸을 이해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이재명 정부가 ‘실용’을 앞세우고 있고 민주당이 ‘중도보수’로의 외연 확장을 꾀하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 4월 대선 후보로 선출된 뒤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고, 대선 기간 경북 구미를 찾아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떻나”라며 “필요하면 쓰고 불필요하면 버리는 거다. 진영과 이념이 뭐가 중요한가”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이런 의제를 민주당에서 선제적으로 제안하면 보수 진영에서도 마음을 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박정희컨벤션센터의 신축 가능성에 대해서는 “과거에도 기존의 대구 엑스코(EXCO) 등의 건물을 개칭하는 방향으로 검토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 ‘현금 살포’ 김관영 전격 제명… 전북지사 경선 판 뒤집혔다

    ‘현금 살포’ 김관영 전격 제명… 전북지사 경선 판 뒤집혔다

    “청년들 대리비 줬다 돌려받아”긴급 윤리감찰 통해 의혹 확인3파전 전북지사 경선도 안갯속 더불어민주당이 1일 식사 자리에서 현금을 살포한 의혹을 받은 김관영 전북지사를 전격 제명했다. 정청래 대표가 당 윤리감찰단에 긴급 감찰을 지시한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이뤄진 결정이다. 이에 따라 김 지사는 민주당 후보로 6·3지방선거를 뛰기 어려워졌고 전북지사 경선은 이원택·안호영 의원간 ‘2파전’이 됐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9시부터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김 지사 의혹 건을 논의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김 지사의) 금품 제공 정황이 파악돼 최고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제명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오늘 새벽에 관련 제보를 확인했고 정 대표의 윤리감찰 지시 이후 당사자인 김 지사에 대해 문답을 진행한 결과 금품 제공 혐의를 부인하지 못했다”며 “민주당 지도부는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 공보국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정 대표는 김 지사에 대한 제보가 있어서 윤리감찰단에 긴급 감찰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전날 경찰에는 김 지사가 현금을 살포했다는 의혹을 담은 고발장이 접수됐고, 전북 선거관리위원회도 해당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는 이날 전북도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11월 말 청년 15명가량과 저녁 식사 자리를 가진 뒤 기분 좋게 이야기하다가 대리기사비 이야기가 나왔다”며 대리비 명목으로 68만원을 건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튿날 청년 대표로부터 전액 68만원을 돌려받았다.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던 김 지사가 전격 제명되면서 민주당 전북지사 경선 국면도 완전히 뒤바뀌게 됐다. 조 사무총장은 “일단 전북지사 경선은 4일에 후보 등록을 받도록 되어 있다”며 “몇 명의 후보가 신청할지는 알 수 없으나 김 지사는 제명 조치로 인해 당적을 박탈해 민주당 이름으로는 경선을 할 수 없다. 나머지 2명이 등록할지, 1명만 등록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은 민형배·주철현 의원이 민 의원으로의 후보 단일화를 선언하면서 신정훈 의원, 민 의원, 김영록 전남지사 사이 ‘3파전’으로 재편됐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