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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바가지 관광/임태순 논설위원

    영국 케임브리지대 장하준 교수는 몇년 전 중견 언론인들의 모임인 관훈클럽 주최 포럼에 나와 영국, 한국, 나이지리아 식당 종업원 중에서 나이지리아 사람이 가장 똑똑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식당 종업원은 식탁을 치우면서 음식 주문도 받고 계산도 하지만, 영국 식당에 들어가면 종업원은 자기에게 맡겨진 일밖에 하지 못해 답답하다고 했다. 나이지리아는 한술 더 떠 한국 식당 종업원보다 더 능력이 뛰어나다. 그러나 식당에서 고객이 느끼는 만족감은 영국이 가장 좋고 다음은 한국, 나이지리아의 순이다. 영국 식당 종업원은 비록 한 가지 일밖에 할 줄 모르지만 살아가는 데 아무런 불편이 없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개개인이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번번이 당한다. 부정, 부패 등으로 사회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선진국과 후진국은 일반적으로 경제력 차이로 구분되지만 사회 시스템이 얼마나 정상적으로 작동하는가도 중요하다. 선진국은 약자나 강자나 제 할 일 하고, 법을 지키면 사회생활을 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사회적 갈등도 중재, 조정 등 정해진 절차를 따르면 공평하고 투명하게 해결된다. 부정, 비리가 개입될 소지가 적은 만큼 사회적 거래비용도 적게 든다. 이른바 저비용 고효율 사회다. 이는 물론 사회 구성원 간에 신뢰가 쌓여 있기에 가능하다. 그래서 미국의 사회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사회발전과 경제발전의 원동력은 신뢰”라면서 “경제발전은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을 얼마나 잘 보존하고 축적해 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바가지 관광이 고개를 들고 있다. 남대문시장 포장마차에서 일본인 관광객에게 김치전에 맥주 2병을 5만원에 팔고, 콜밴은 2㎞밖에 가지 않았는데도 33만원을 내라고 횡포를 부렸다고 한다. 중국·일본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영글고 있는 관광대국의 꿈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 바가지가 잦아지면 외국인 관광객은 우리나라를 불신하고 더 이상 찾지 않게 된다.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섰는데도 이런 후진적인 바가지 행태가 있다니 부끄러운 일이다. 관광산업은 고용효과가 크고 부가가치가 높은 대표적인 서비스 산업이다. 서비스업은 친절, 봉사 등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한번 무너진 신뢰는 다시 쌓으려면 몇배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만큼 업주들도 눈앞에 이익에 연연하지 말고 긴 안목을 가질 필요가 있다. 관광공사 등 당국도 관련 업소를 대상으로 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인사]

    ■법무부 ◇검사 전보 <법무부>△장관정책보좌관 하담미△형사법제과장 권순범△기획검사실 김우△법무심의관실 서정민 김향연 정용환△법무과 박혁수△국제법무과 김종우△통일법무과 장소영 김정환△형사기획과 김우석△공안기획과 홍성원 김종현△국제형사과 조주연△형사법제과 유태석△범죄예방기획과 김형석△인권구조과 이유선 최두천<대검찰청>△연구관 박상진 조대호 성상헌 고형곤 서정식 성상욱 이정섭 엄희준 이인걸<서울고검>△윤장석 이철희 박석재 박승환<대전고검>△김현철<서울중앙지검>△최운식(금융조세조사제1부장) 한웅재(부부장) 배성효 전영준 이철호 한정화 이영상 임은정 구상엽 이병대 진재선 이은강 김동주 이선혁 이건령 전무곤 박주현 박하영 김세한 정경진 오창섭 조남철 조광환 이의수 김태운 단성한 배문기 주민철 김준섭 이곤형 김윤후 김지완 원지애 김정헌 이영창 김수민 권유식 이광석 한기식 이상현 곽영환 유진승 이춘 이정렬 박혜영 박성욱 이준호 안동건 서영배 박은혜 최순호 김영미 송명섭<서울동부지검>△정연헌 김윤섭 손지혜 서창원 문현철 김수환 김일권 한용희 박종민 손상희 정가진 곽금희 박수민<서울남부지검>△윤대해 윤철민 이현정 강남수 나창수 이영규 김원호 김기윤 최우균 김종필 신승희 송정은 엄재상 강성기 고은영 최소연<서울북부지검>△김용승(형사제2부장) 홍보가 서인선 김보현 이창원 채수양 윤재슬 이완희 황현아 이승혜 김해중 이지연 서성목<서울서부지검>△전미화 박현철 천관영 홍용준 이금규 임일수 이효진 김병문 정보영 김형원 박석용 서현욱 김윤정 강보경 전수진<의정부지검>△이상형 임세호 김중 박진성 최형원 여치경 박성민 노정옥 황성민 유정현 인훈 문하경 하준호 최혜경 강은선 김연주<고양지청>△남상관 이종민 이정배 손정현 허정훈 박진석 김원진<인천지검>△최용훈(부부장) 이정훈 예상균 김태은 김형록 박정의 하신욱 홍완희 김용식 박성민 허성환 김상균 윤석범 박기태 이동현 김재남 박혜란 안광현 김보성 김재성 정화준 우성영 장욱환 류주태 김민구 송규영 송민경 국진 김미수 양익준 정우성 박수 이혜현<부천지청>△강승희 박종호 안영림 이승용 최리지<수원지검>△문성인(부부장) 김지용(부부장) 손석천 박봉희 홍영은 김남순 전준철 천기홍 김훈영 이주영 이만흠 박성민 김윤관 최청호 박경섭 장형수 이승희 김희영 최두헌 이원모 이선호 최하연 이수현 선현숙<성남지청>△김지헌(부부장) 유동호 오종렬 정지영 김민정 이종혁 이현주<여주지청>△최수봉<평택지청>△김영준 신도욱 박경택 이지혜 정효민<안산지청>△정지영 구미옥 신원용 권찬혁 성병규 이상훈 김창섭 최용보 박선민 김지숙 손명지 손수진<안양지청>△안권섭(부장) 김성문 이재승 송창현 김현아 윤동환 김상문 박상희 손아지<춘천지검>△한제희 전승철 김은정<강릉지청>△한문혁 김치훈 정정욱 임은정<원주지청>△김형원 이선기 김지윤<속초지청>△박영식 이재원<영월지청>△김호경 전영우<대전지검>△형진휘 김지연 이주형 이영림 강지성 신병재 김지용 김가람 박건영 장유강 이혜미 이환우 최윤희<홍성지청>△유민종 박배희<공주지청>△최현석<논산지청>△오상연<천안지청>△김환(부장) 김태견 조재철 김봉진 한상형 송봉준 임지수 송한섭 송명진<청주지검>△김주필 이진호 정재현 정수진 김호준 김지혜 김영철 정수정 박지나 김희연 김지아<충주지청>△김창희(지청장) 박대환 소정수 이경한<제천지청>△안준석<영동지청>△최상훈<대구지검>△김재옥(부부장) 강종헌 김양수 윤상호 이상진 오정희 손진욱 강선아 최선경 이선녀 이수진 김준선 정선제 지은석 천재인 김성훈 임지연 김세희 박채원<안동지청>△이동원 서혜선<경주지청>△정명원 천헌주 신현만 이은주<포항지청>△이장혁 오석현 서재희 김지연 권오승 김아름<김천지청>△유시동 이지은<상주지청>△이창희 하일수 허정은<의성지청>△오대건<대구서부지청>△권경일 박대범 손찬오 심형석 이승현 구본승 전철호 장아량<부산지검>△백성근(형사제2부장) 박길배 이정환 이병석 정유미 김은심 박광현 임대혁 김한중 박성민 임세진 임선화 채양희 추의정 오미경 김진혁 이태협 한연규 신기련 정영서 김민정 최한나 이기홍 한강일 김지은<부산동부지청>△이덕진 유옥근 김익수 이동현 장대규 조미경 김형아<울산지검>△임용규(형사제1부장) 박기동 이승우 진현일 신지선 박기완 송규선 한상윤 호승진 구민기 황성아 김유나<창원지검>△하재무 박명희 임길섭 장재완 황수연 서재식 정재신 박순영 임두환 임희성 최재순 손지혜 김미지<마산지청>△부장 황현덕<진주지청>△추혜윤 박은혜<통영지청>△윤원일 김병욱 강현정 오창명<밀양지청>△김도형<거창지청>△배용원(지청장) 서동범<광주지검>△이종혁 양동훈 김영일 김석담 박진현 최영아 권나원 손상욱 조영희 허지훈 정현 정일권 신희영 정가원 황나영<목포지청>△박홍기 박향철 이정민 임아랑<순천지청>△신현성 이승훈 신금재 정유선 김형걸 구진미<해남지청>△이경석 김은형<전주지검>△김준배 김재호 유현정 김동희 오기찬 최재준 안재훈 임예진 류남경 정휘연 최수지<군산지청>△차상우 김윤용 허선주<정읍지청>△최종혁 진을종 박현규<남원지청>△정몽구<제주지검>△김영준 정영은 이태일 박사의 강정영◇파견△금융위원회 FIU 황금천◇검사 신규임용△서울고검 김진모△서울중앙지검 김경년 정동현 이도희 서지원△서울동부지검 이선화 우재훈 김보현△서울남부지검 이승필 이나경 이주연△서울북부지검 김혜림 황수희 권동욱△서울서부지검 조도준 김수희 윤효정△의정부지검 안성민 안대희 김정연△고양지청 황재동 김나리△인천지검 권순정 권슬기 최은미 신지나 김은정△부천지청 김재우 박한나△수원지검 허태훈 오보미 서소희 나소라△성남지청 정희용 백상준△안산지청 김승우 안미현 이승철△안양지청 이소연 황호석△춘천지검 김정훈△대전지검 이희준 이선영△청주지검 김보미△대구지검 은종욱 허수진 김태호△대구서부지청 이수환△부산지검 최현주 박금빛 김희송 이수정△부산동부지청 강윤진△울산지검 김미선 이정아△창원지검 이라영 김정선△광주지검 김춘성 문선주 김은혜△순천지청 신지원 국양근△전주지검 이부용△제주지검 정선희 (이상 2월 20일자) ◇검사 신규임용 예정자△서울중앙지검 김한민 박상용 이건표△서울동부지검 이한울△서울남부지검 윤석환△서울북부지검 차호동△서울서부지검 신승호△의정부지검 한대웅△고양지청 황윤재△인천지검 소재환 박성진△부천지청 김재환△수원지검 엄영욱△성남지청 유종건△춘천지검 성두경△대전지검 윤인식△청주지검 김경목△대구지검 이세종△대구서부지청 권영필△부산지검 최형규△부산동부지청 조수영△울산지검 허용준△창원지검 김태겸△광주지검 이윤구△전주지검 유관모(이상 4월 1일자) ■방송통신위원회 △국립전파연구원장 이동형 ■지식경제부 △신산업정책관 김학도△연구개발특구기획단장 이경호 ■관세청 △기획조정관 정재열△자유무역협정집행기획관 박철구△심사정책국장 천홍욱△서울세관장 김기영△인천공항〃 김도열△관세국경관리연수원장 여영수△중앙공무원교육원 파견 심재현 ■경남도 △친환경농업과장 이정곤◇승진△농업기술원 미래농업교육과장 배종주 ■코레일 △비서실장 황승순△감사〃 김용수△재무관리〃 최순호△물류수송차량처장 박종근△정보기술단장 신현목△시설장비사무소장 김영구△충북본부장 반걸용△강원본부 시설처장 곽영기 ■교통안전공단 △기획조정본부장 김동국 ■한국전력 ◇본부장 △경영지원(상임이사) 김종호△기술엔지니어링(〃) 김종영△기획 박규호△조달 송창현△개발사업 허엽△마케팅&운영(직무대행) 구본우◇실장△비서 허경구△감사 김시호△홍보 현상철△그룹경영 김홍연△대외협력 정하황△HSSE 이장표△품질경영 신영호△조달전략 조택동△전력수급 이상하△개발전략 박순규△신재생 김숙철△해외사업전략 고재한△EPCM사업 신준호◇원장△경영연구 김태암△인재개발 백재현◇처장△미래전략 박권식△예산 현상권△재무 김정인△ICT기획 박진△인사 권태호△노사복지 정귀동△기술기획 김병숙△엔지니어링 박진홍△전력구입 조원석△구매 박형덕△송변전개발 김태영△배전개발 심유종△SG사업 나동채△자산개발 문학배△마케팅 신문철△송변전운영 문봉수△배전운영 박상호△해외원전개발 이희용△원전EPC사업 이종찬△원전IPP사업 신재섭△해외사업개발 이선민△해외사업운영 류향렬△해외자원사업 정은호◇지역본부장△서울 배성환△남서울 권오규△인천 박중길△경기북부 조시제△경기 한기식△강원 허창덕△충북 구관서△대전충남 김진기△전북 윤재경△광주전남 이형철△대구경북 백승정△부산 도영회△경남 김진환△제주 서동호◇센터장△업무지원 신창환△설비진단 박성철△품질검사 노일래 ■미래에셋증권 ◇선임 △코리아리서치센터 하정헌◇본부장 전보△서울사업 김영빈△법인영업 황상연 ■동부제철 △상무 구용기
  • “금융시스템 위기… 군사정권 때도 없던 일”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한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개정안과 저축은행 피해자 지원 특별법(저축은행법)안을 놓고 정부가 ‘국회와의 일전’을 각오하고 나선 것은 금융시스템 자체가 무너질지 모른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위헌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 등 피해자의 이익을 옹호하는 진보적 시민단체들조차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수수료율 안지키는 카드사 등록취소까지 정무위를 통과한 여전법 개정안은 현재 신용카드업자가 정하는 가맹점 수수료율 기준과 영세 가맹점의 우대 기준을 금융위원회가 정하도록 했다. 개정안이 오는 16일 본회의를 통과하면 향후 금융위가 정한 수수료율을 지키지 않는 카드사들은 영업정지뿐 아니라 최악의 경우 허가등록 취소 처분까지 받게 된다. 현재 펀드판매 수수료 등 일부 수수료에 상한선을 두는 경우가 있지만 가격 자체는 제한된 범위에서 시장 자율로 정하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에 일률적인 가격을 민간회사에 내려보내라는 것은 과거 군사정권 때도 드물었다.”고 비판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 책정에서 업종·특정집단별 수수료를 정부가 정하는 국가는 어디에도 없다.”면서 “신용카드 수수료에 대해 상한선을 만든 호주에도 이런 조항은 없다.”고 성토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말 ‘카드시장 구조개선 종합대책’을 내놓고 수수료율 체계도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삼일PWC가 마련 중인 개편안은 이르면 다음 달 말에 발표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동안 수수료율 논란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못했던 건 가격이 시장에서 결정되는 시장경제 원칙을 깨트릴 수 없어서였다.”면서 “수수료율 개편안이 한달 뒤면 나올 텐데 그 새를 못참고 법으로 수수료율을 정하게 한 국회의원들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무위가 여전법 개정안을 서둘러 처리한 건 자영업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서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자영업자 단체들은 그간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대형마트와 같은 1.5%로 내리라고 주장하는 한편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롯데카드, KB국민카드에 대해 카드 결제 거부 운동을 벌이고 있다. ●“공산주의 체제에서 사업하라는 것” 카드업계 관계자는 “개정안을 그대로 적용하면 자본주의가 아니라 공산주의 체제에서 사업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울분을 터트렸다.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은 최근 페이스북에 “버너드 쇼의 묘비에 새겨진 글(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렇게 끝날줄 알았다)이 새삼 가슴에 와닿는다. 장사하는 사람이 가격을 정하는 의사결정 구조에서 배제되면 향후 어떤 일이 일어날까.”라고 적었다. ‘저축은행 특별법’도 성토 대상에 오르기는 마찬가지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예금보호대상이 아닌 5000만원 초과 예금자와 후순위채권자까지 보호하면 예금보험 제도의 근간이 훼손돼 예금자와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예보기금 특별계정은 지난해 부실 저축은행의 구조조정 자금 소요 때문에 외부 차입이 이미 상환 능력을 초과했다.”면서 “피해자 보상 기금으로 사용하면 원활한 구조조정이 힘들어져 예금보험제도 운영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보기금은 금융사의 5000만원 이하 예금자를 보호하려고 민간 금융기관이 내는 보험료로 조성한다. 고금리 혜택을 누린 일부 저축은행 고객을 위해 특별법으로 보상해주면 결국 은행·보험·카드 등 다른 금융권 고객들에게 부담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하태훈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은 “이번 특별법은 선거라는 정치적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입법 의도에 문제가 있다.”면서 “특정 기간 피해를 입은 예금자와 투자자만 보상하겠다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체감 따로 - 실적 따로 ‘금융백서’ 발간 고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유럽 재정위기에 이어 국내 경기침체로 파급되면서 경제부처가 고민 중이다. 2010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는 대내외적 평가 속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백서’ 편찬에 착수했지만, 정작 올해 결과물이 나왔어도 발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진행형인 저성장과 가계부채 위협 등을 감안하면 ‘자화자찬’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나온다. 26일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2010년 말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로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가 작성한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백서’를 다음 달 중에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하지만 내부에서 백서 발간을 두고 이견들이 있어 발표 여부와 시기는 확실치 않다.”고 덧붙였다. 사실 이 대통령이 백서 작성을 지시한 2010년 경제성장률은 6.2%로 2009년(0.3%)에 비해 ‘기적적’인 반등을 했고, 무역흑자와 수출액도 각각 417억 달러, 4674억 달러로 둘 다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로부터 ‘금융위기를 극복한 모범사례’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당시 금융위기 극복 시점까지 운영하기로 했던 금융위원회의 ‘금융위기 극복 포털’과 기획재정부의 ‘경제위기 극복 포털’도 2010년 말을 기점으로 운영을 중단했다. 유럽 재정위기는 2009년 2월부터 불거졌지만 당시에는 악재의 크기를 두고 저울질하던 시점이었다. 따라서 정부 내부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백서를 두고 자화자찬이 아니라 ‘또 다른 위기를 위한 지침서’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 많다. 공무원 A씨는 “정부가 일자리 나누기, 재정투입 등을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훌륭하게 극복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아직 글로벌 금융위기가 끝난 것이 아니어서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백서’ 발표가 시기상조라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공무원 B씨는 “금융위기 극복 포털도 사실 미국의 리커버리 포털사이트(www.recovery.gov)를 보고 만든 것인데 미국은 아직 금융위기가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이 사이트를 운영 중”이라면서 “유럽 재정위기가 더 커질지 모르는데 백서 발간은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교수들의 평가도 엇갈렸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2010년 당시에는 표면적인 문제만 해결된 상태로, 금융위기는 현재 가계부채 및 물가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화스와프, 재정정책 등 정부의 정책으로 금융위기는 어느 정도 극복됐고, 이후 유럽 재정위기가 온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주류경제학이 지운 중상주의 ‘富國의 비결’

    주류경제학이 지운 중상주의 ‘富國의 비결’

    부키에서 냈다. 2008년 대안적 경제저작에 주어지는 뮈르달상을 받았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받은 그 상이다. 추천사도 장 교수가 썼다. 감이 온다. 주류경제학에 대한 비판이다. 농업과 서비스업이 아니라 제조업이 국부의 근원이며, 제조업 육성을 위해 강력한 개발국가가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정부와 연고주의와 지대추구를 모조리 내치는 것은 엄청난 실수라고 주장한다. 시장에 대한 ‘깨알 같은 디스(상대를 공격하는 신조어)’가 넘쳐나는 이 주장은 ‘사다리 걷어차기’에서부터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 이르기까지, 장 교수의 저작을 탐독해온 이들이라면 익숙한 논리다. ‘부자나라는 어떻게 부자가 되었고, 가난한 나라는 왜 여전히 가능한가.’(에릭 라이너트 지음, 김병화 옮김)는 이 장하준 논리의 심화확대버전이다. 시장에 대한 절대적 믿음을 깨기 위해 장 교수가 역사에서 찾을 수 있는 반대증거를 꾸준히 제출한다면, 저자는 아예 “몇십 년 만에 한 번씩 지표 위로 솟아오르는 지하 하천처럼 움직”이는 비주류경제학의 복원이라는 정공법을 택했다. 비주류란 19세기 말 한계혁명의 맥을 잇는 주류경제학이 경제학사에서 지워버린 유럽의 중상주의와 역사주의 전통이다. 지웠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저자는 미국과 유럽의 각 대학에서 이런 전통에 입각한 저서와 자료들을 계속해서 폐기하고 있고, 이를 자신이 구해다 집에다 부려놓다 보니 장서가 5만권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자신의 입장을 ‘다른 전통’이라 표현하면서 종교의 이단심판 냄새가 물씬 풍기는 ‘Canon’(교회법)이란 단어를 쓰는 데서도 이에 대한 분노는 잘 드러난다. 저자는 ‘다른 전통’의 존재를 입증하고자 14세기 르네상스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처음으로 부를 쌓은 곳은 이탈리아의 도시국가들. 이들의 발전전략을 고스란히 따라한 곳이 바로 15세기 이후 영국의 튜더왕조, 17세기 프랑스 중상주의를 이끌었던 장 바티스트 콜베르 재정총감, 18세기 ‘미국 제조업에 대한 보고서’를 내면서 산업발전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알렉산더 해밀턴 초대 재무장관, 19세기 유치산업보호론을 내세워 자유무역은 모든 나라가 산업화된 뒤에나 해야 한다고 주장한 프리드리히 리스트로 이어진다. 일본의 메이지유신, 1960년대 이후 한국과 타이완의 고도성장도 이 전통의 적자라는 것이다. 즉, 서구 열강의 탄생과 동아시아의 기적은 보이지 않는 손이 만든 완전균형의 덕택이 아니라 “힘을 이용한 규모의 경제”와 “모방”에 의한 것이라는 얘기다. “일반적 경제학 교과서에 비유해서 말하자면 경제발전은 완전시장의 실패작, 그것도 엄청난 실패작”이다. 그러면 르네상스기 도시국가에 뿌리를 둔 발전의 비결에는 대체 뭐가 들었는가. 저자는 1613년 안토니오 세라가 내놓은 ‘국가의 부와 빈곤의 원인에 관한 짧은 소고’라는 글에 주목한다. 고향 나폴리보다 환경이 열악한 베네치아가 왜 더 발전했느냐는 게 세라의 궁금증이다. 연구 결과는 단순했다. 물 위에 세워진 국가라 “토지를 개발할 여지가 없으니 제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특별히 잘나서가 아니다. 제조업을 하다보니 다양한 직업이 발달했고, 이 직업 간 시너지효과가 발생하면서 더 나은 생산품을 내놨고, 그러다 보니 무역에서 우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동시에 개발할 토지가 없으니 혁신에 딴죽을 걸 지주계급과 봉건제가 없었고 민주주의로 나아가려는 경향이 뚜렷이 드러났다. 다른 나라들은 모두 이 분석을 받아들였다. 심지어 개간할 땅이 있어서 지주계급이 존재했던 피렌체의 경우, 수세기 동안 지주의 참정권을 법으로 제한하기까지 했다. 이는 아메리카를 식민지화하면서 한발 앞서나갔던 스페인이 오히려 주저앉아버린 이유와도 직결된다. 아메리카에서 엄청난 금과 은이 유입됐으나, 지주계급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농업을 보호하고 제조업을 희생시키다보니 결국 망해버렸다는 것이다. “금광은 실제 금광이 아니라 제조업”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서다. 수요와 공급의 수학적 모델에 따른 아름다운 시장균형을 두고 미학적 감탄사를 연발하기보다, 실제 역사 사례를 우위에 놓는 이런 분석을 진행하다보니 주류경제학에 대해서는 비판을 넘어서 조롱에 가까운 평가를 한다. 경제발전이란 “기술변화, 수확체증, 고도의 노동분업, 불완전 경쟁, 그리고 이들 간 시너지 효과”라는 점은 14세기 르네상스 이후 명백했으나 일반 경제학 교과서는 이런 역사적 사실을 외면하고 “수학적 저항이 최소인 방향을 따라 간다.”라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논리 자체는 완벽하고 논리를 두고 다투는 논쟁에선 승리하는데, 정작 그 차갑도록 투명한 논리는 현실과 무관하다. 지금 경제학은 “시체애호적”이고 “자폐증적”이다. 학자들끼리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되어버렸다. 가령, 책의 주된 논의는 애덤 스미스의 노동가치설과 데이비드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을 뼈대로 삼는 경제학의 ‘수확체감 법칙’을 비판하고 ‘수확체증 법칙’이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다. 시장을 긍정했으니 스미스와 리카도가 자본주의를 찬양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수확체감 법칙에 따라 자본주의는 장기정체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수확체증이라면 ‘저물가 고성장’이라는 미국 클린턴 행정부 때의 ‘신경제’를 뒷받침하는 폴 로머의 신성장이론이 떠오른다. 이 논의는 DJ정권 때 ‘신지식인’과 IT열풍으로 한국에도 밀어닥쳤다. 저자는 이 주장을 “IT 주식 투기 붐”이란 단 한마디로 잘라 버린다. ‘규모의 경제’에 기반한 국제무역 논의를 펼쳐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을 교정했다는 평을 받고, 그 평에 어울리게 주류경제학에 대해 비판적인 폴 크루그먼에 대해서도 가차없다. “일반적 이론보다 현실을 더 잘 설명하는 이론을 개발해놓고도 실제 정책에서 활용하지 않아 이론과 현실이 따로 노는 태도” 때문이다. 저자는 아예 ‘리카도의 악덕’(Ricardian Vice)에 빗대 ‘크루그먼의 악덕’(Krugman Vice)이라고까지 한다. 리카도야 몰라서 그랬다 쳐도, 뻔히 알면서 실행하지 않은 크루그먼은 더 나쁜 게 아니냐는 얘기다. 수확체증 법칙을 먼저 발견했다고 다투는 로머와 크루그먼을 비꼬면서 저자는 그 법칙은 ‘재’발견됐다고 단언한다. 앞서 봤듯, 이미 르네상스 시기 때부터 유구하게 이어져 내려온 전통이 있는데 무슨 소리냐는 얘기다. 노르웨이 출신인 저자는 하버드대 석사, 코넬대 박사를 거쳐 세계 각국에서 실제 사업과 강의를 병행했다. 저자는 누구는 잘살고, 누구는 못 사느냐는 스무 살 때부터의 의문을 풀기 위한 긴 여정의 결과로 이 책을 썼다 했다. 저자의 장서 5만권과 “경제학 분야 인간문화재”라 부르는 장 교수의 추천사는 그 증거물이다. 그래서 서술 밀도가 대단히 높다. 주류·비주류 경제학 전통에 대해 논하는 1·2장은 단 한 문장도 놓치기 아깝다. 신제도주의 경제학은 주류경제학의 실패에 대한 변명, 그것도 인종주의와 결합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6장과 제조업과 산업화 문제를 근대민족국가의 탄생과 민주주의로까지 연결짓는 7장은 꼭 읽어볼 만하다. 2만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금통위원 4월 줄교체… 통화정책 흔들?

    금통위원 4월 줄교체… 통화정책 흔들?

    금리 잣대를 정하는 핵심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의 임기가 오는 4월 대부분 끝난다. 금통위 결정을 집행하는 한국은행 임원도 절반 이상이 같은 달 임기가 만료된다. 금통위원의 임기와 한은 임원의 임기가 4월에 몰려 있어 해마다 ‘봄 개편’이 있어 왔지만 올해처럼 이렇게 한꺼번에 맞물려 대거 교체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고위관료, 대학교수, 금융권 인사 등이 후임 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금융시장은 거의 새판 짜기 수준인 금통위원 집단 물갈이에 통화정책 안정성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이 같은 ‘떼 교체’가 4년마다 되풀이될 공산이 높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대 규모”… 관·학·금융권 촉각 금통위는 의장(한은 총재)을 뺀 6명 가운데 4명의 임기가 4월에 끝난다. 일반 금통위원은 임기가 4년, 당연직 금통위원인 한은 부총재는 3년이다. 공교롭게 올해 부총재 임기가 끝나면서 교체 폭이 커졌다. 여기에 2년 가까이 공석인 한 자리까지 포함하면 5명이 교체 대상이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년 전에 빈 자리를 채우지 않은 것이 지금의 사태를 초래했다.”면서 “6명 위원 가운데 1명 빼고 다 바뀌는 셈인데 통화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이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점을 감안해 금통위는 애초 절반씩 교체되도록 위원들의 임기를 분산시켜 놓았으나 대통령의 인선 지연으로 의미가 사라졌다. ●“잘못 끼운 첫단추가 파행 불러” 금통위원은 권위와 명예가 동시에 따르는, 우리 사회의 몇 안 되는 ‘꽃보직’으로 꼽힌다. 차관급이지만 장관이 ‘하향 지원’을 해도 흉이 되지 않는 자리이기도 하다. 연봉(3억 1000만원)도 높다. 금통위원을 노리는 이력서가 ‘청와대에서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까지 줄 서 있다.’는 우스갯말이 나오는 까닭이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일반 금통위원 5명 중에 4명을 올해 바꾸게 되면 4년 뒤에 또다시 4명의 임기가 몰리는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이런 문제점과 앞으로의 상황 변화에 대비한 ‘히든 카드’ 비축 차원에서 이번에 3명만 바꿀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불확실성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치적 입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통위원은 전문성, 객관성, 다양성이 보장돼야 하는데 정권 말기에 선거를 의식한 포석이나 챙겨주기식 인사를 단행할 경우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기 만료 금통위원 중 두 명이 매파(금리 인상론자)여서 가뜩이나 비둘기파 전진 배치를 점치는 관측이 높은 상황에서 이런 관측이 현실화되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경고다. 일각에서는 금통위원 한 명을 연임시키는 방안도 대안으로 거론하고 있으나 현실성은 떨어진다. ●김 총재 이번에도 파격인사? 한은도 5명의 부총재보 가운데 3명의 임기가 동시에 끝난다. 부총재까지 포함하면 4명이다. 비슷한 시기(4~5월)에 임기가 끝나는 자리는 금융연수원장, 외국환중개 사장, 주택금융공사 부사장 정도다. 금융연수원장은 지난번 인사에서 ‘한은 몫’이라는 등식이 이미 깨진 상태다. 김중수 총재의 어깨가 무거운 대목이다. 부총재, 부총재보, 국장으로 이어지는 연쇄 승진 인사도 불가피하다. 부총재를 놓고 누구와 누가 경합하고 있다느니, ‘K-K-M’ 세 명이 부총재보로 유력하다느니, 벌써부터 하마평이 나돈다. 하지만 예전 같으면 임원 승진 0순위로 꼽히던 핵심 국장이 유관기관으로 옮겨가는 등 김 총재의 인사는 ‘예측 불허’라는 점에서 성급한 예단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2012 불황 ‘함께 견디기’] “소득 격차 커져 소비에 영향…복지예산 늘려야 문제 해결”

    우리나라 사회에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은 소득 불평등이 누적된 결과이며 이미 사회 양극화의 마지막 모습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하고 소득 기반을 강화해야 근본적으로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다고 했다. 가계부채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고, 노인과 여성 가장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지 않으면 미국의 반(反)월가 시위와 같은 분노 표출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성태 상지대 사회학과 교수는 “소득 격차가 심해져 소비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 것이며 소비 양극화는 사회 양극화의 최종 형태”라면서 “최근의 소비 위축은 중산층에서도 나타나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현상”이라고 우려했다. 홍 교수는 “토건국가(土建國家) 형태를 보이고 있는 한국은 부동산으로 인해 양극화가 심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빈곤층에도 적절한 삶을 보장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가계 부채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의 소비 양극화 심화는 소득이 낮은 계층이 빚을 많이 지다 보니 소비 여력이 줄어든 탓”이라면서 “가계 부채를 정리하고 부담을 덜어주면서 복지 예산을 강화해야 불평등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 교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양극화도 빈부 격차 확대의 한 원인이라면서 공생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의 문제는 이미 사회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정부의 단속 의지가 없다.”면서 “이런 현상을 방관하면 모두 어려워진다는 것을 인식하고 사회 구성원 전체가 재발 방지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혼한 50대 여성은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워 심각한 경제적 곤란을 겪고 있다.”면서 “장년과 고령층 빈곤은 갈수록 심해질 것인 만큼 정부가 패키지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복지제도를 통한 금전적 지원과 ‘질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직업 훈련, 공공보육시설 확대로 여성 경제활동 적극 유도 등의 정책이 복합적으로 시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한국도 승자독식 체제가 심화되고 있으며, 분노 표출이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신 교수는 “한국은 미국처럼 인종 차별 등의 요인이 없음에도 양극화가 미국과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면서 “노인 자살률이 OECD 국가 1위라는 ‘오명’을 쓴 것은 물론 2위 국가와도 엄청난 격차를 보일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대북쇼크 단기적… 남북경협 점진적으로 늘릴 때”

    “대북쇼크 단기적… 남북경협 점진적으로 늘릴 때”

    국내 경제전문가의 3분의2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외환과 증권시장 등 금융시장이 요동칠 수는 있지만 수출 등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이 튼튼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다만 향후 정부의 대북 경제정책의 방향에 대해서는 점진적으로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절반 정도를 차지했고 폐쇄적인 현 상황을 유지하거나 통일비용 마련 등 적극적인 행보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했다. ●‘금융시장 충격 오래 안 갈 것’ 지난 19일 서울신문은 국내 경제연구소 관계자와 경제·경영 전공 대학교수,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 경제전문가 25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먼저 ‘김정일 위원장 사망이 향후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이라는 질문에 17명(68%)이 ‘단기적으로는 부정적, 장기적으로는 영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체제로 순조롭게 이양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은 만큼 대규모 탈북 사태나 체제 붕괴 등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 한 우리 경제에는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뜻이다. 안태식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이미 나왔던 터라 (김정일 사망은)어차피 닥칠 문제였다.”면서 “단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부담스럽겠지만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됐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익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도 “과거 북한발 이슈가 터졌을 때도 증시는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어느 정도의 충격에는 내성을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북리스크에 따라 우리 경제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문은’이라는 질문에 대해 절대 다수인 23명이 ‘금융시장’이라고 답변했다. 자칫 유럽발 재정위기 변수와 맞물려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금융연구실장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국가 신용등급과 외환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면서 “북한 변수가 내수와 투자에까지 여진으로 작용한다면 금융시장이 극도로 위축될 여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원 글로벌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의 장례식 전까지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당분간 증시 등은 등락을 거듭하는 등 긍정적인 요인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경협 확대 vs 더 지켜봐야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은 우리가 어떻게 대북 경제정책을 펼쳐야 하는가다. ‘향후 정책당국의 바람직한 대북경제정책 기조는’이라는 질문에 대해 절반 정도인 13명의 전문가가 ‘금강산관광, 대북원조 재개 등 점진적인 확대’라고 응답했다. 지금과 같은 대북 폐쇄정책은 북한에서 가질 수 있는 지분을 전혀 확보하지 못하는 데다 분단 리스크를 키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유장희(이화여대 명예교수) 포스코 이사회 의장은 “북한이 김정일 체제 때 하지 못했던 개혁개방 정책을 김정은 체제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개성공단 확대와 금강산관광 재개 등 전향적인 동기 부여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현재 답보상태의 대북 관계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현 정부의 대북 폐쇄정책이 키운 것”이라면서 “북한에서 변화의 여지가 생겼기 때문에 대북경협 확대로 남북 관계를 전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현 상태대로 폐쇄적인 기조 유지(5명) ▲통일세 마련 등 통일 대비 적극적 준비(4명) 등 다른 의견도 상당수 제기됐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대외협력실장은 “향후 북한이 과거 10년간 취했던 입장대로 개혁개방 정책을 펼치지 않으면 대북경협이 무의미하고 효과 없이 끝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북한이 현재 처한 위기는 우리 민족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중차대한 상황”이라면서 “향후 어떤 사태가 벌어지든 이를 미리 준비하는 차원에서 통일세 마련 등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두걸·류지영·홍희경·김승훈기자 douzirl@seoul.co.kr 설문전문가 명단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원 경제안보팀장, 박장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대표,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 손영기 대한상의 거시경제팀장, 송태정 우리금융 수석연구위원,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 안태식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유승경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유장희 포스코이사회 의장,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금융연구실장, 이선엽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이인실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센터장,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최승노 자유기업원 대외협력실장,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 함준호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현진권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홍익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원 글로벌연구실장, 국책연구소 연구위원(익명 요구)
  • [부고]

    ●박용대(전 기상청장)씨 별세 덕규(목원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성규(SK텔레콤 전송망운용팀장)인규(수원 삼성치과 원장)씨 부친상 1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 (02)3410-6917 ●이상순(일산실업 명예회장)씨 별세 영환(일산실업 회장)재환(일산레저 〃)씨 부친상 한태식(사업)정도원(삼표 회장)하준호(사업)씨 장인상 1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 30분 (02)3010-2631 ●박병용(전 코리아헤럴드 출판국장)병진(전 삼미전자 상무)씨 모친상 권오신(현대중공업 부사장)씨 장모상 1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 30분 (02)3010-2295 ●김규봉(전 강원중고 교장)씨 별세 허필국(전 체신청장)필호(강원학원 이사장)필승(사업)필우(가톨릭의대 교수)남순(한림대 부총장)씨 모친상 이칭찬(강원대 교수)씨 장모상 17일 춘천 장례식장, 발인 19일 오전 9시 (033)261-3229 ●손태호(법무법인 화우 파트너 변호사)씨 모친상 1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0일 오전 6시 (02)3410-6914 ●안광현(건설공제조합 동대문지점장)씨 별세 광훈(전 이채널 대표이사)씨 동생상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 30분 (02)3010-2231 ●김성곤(농업)창곤(조선일보 호남취재팀 부장)정곤(분당 탑클래스 영수학 원장)씨 부친상 강병일(KDB생명 서소문지점장)씨 장인상 18일 정읍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9시 (063)530-6703 ●안병헌(인천경제자유구역청 공보관실 주무관)부친상 17일 고려대 안산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031)411-4441
  • [갈팡질팡 국정 ②] ‘동반성장’ 결국 좌초?

    동반성장위원회가 올 한 해 야심차게 추진했던 ‘초과이익공유제’ 도입이 대기업의 반발로 제동이 걸리는 등 표류하고 있다. 동반위는 빠른 시일 안에 도입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대기업의 거센 반발과 정부와 정치권의 무관심으로 이익공유제 도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동반위는 13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제10차 동반위 본회의를 열고 이익공유제 도입, 중소기업 적합업종 품목 3차 선정 등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지난 12일 불참을 선언한 대기업 대표 9명이 빠진 채 전체 25명 중 중소기업·공익 대표 등 14명만 참석했다. 정운찬 위원장은 본회의 개회 전에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대기업 불참을 선언한 전국경제인연합회에 깊은 실망감을 느낀다며 이익공유제 강행 처리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본회의 이후 입장을 달리했다. 이익공유제 도입 확정을 미루고 향후 대기업·중소기업·공익 대표 2명씩 6명과 정 위원장 또는 윤창현 위원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되는 소위원회를 꾸려 추가 심의 뒤 차기 회의에서 결론을 내기로 했다. 정 위원장은 “대·중소기업의 사회적 합의 도출이라는 동반위 설립 취지를 감안해 대기업과 더 논의한 뒤 다시 상정하기로 했다.”며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위원회에 이익공유제 도입에 반대하는 대기업 대표 2명이 참여하고, 동반위의 리더십 또한 부족해 향후 이익공유제 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기업의 반발도 있지만 동반위와 현 정부가 추구하는 방향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현 정부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과 동반성장 점수를 매기는 선에서 그치길 바라기 때문에 이익공유제 도입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동반위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동반위가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정치·경제 지도자들이 동반위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EU 정상회의 위기 돌파구 ‘新재정협약’ 의미와 한계

    EU 정상회의 위기 돌파구 ‘新재정협약’ 의미와 한계

    영국을 뺀 유럽연합(EU) 26개국 정상들이 지난 9일(현지시간) 재정 규율을 강화하고 항구적 구제금융기금인 유로안정화기구(ESM)를 조기에 출범시키는 데 기본적으로 합의하고, 이를 정부 간 협약으로 체결할 예정이다. 하지만 재정건전성은 과도하게 강조한 반면 유로채권과 유럽중앙은행(ECB) 역할론은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새 재정 협약에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는 3%, 정부부채는 60% 초과 금지’를 규정한 기존 유럽성장안정협약 조항에 위반 시 자동으로 제재하도록 하는 ‘황금률’을 도입하는 데 합의했다. 회원국들은 황금률을 자국 헌법이나 법규에 반영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경제가 정상적일 때에도 재정적자가 GDP 대비 0.5%를 넘으면 재정 지출 축소와 세금 인상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아울러 EU 집행위원회가 회원국 예산안을 사전 심사하도록 했다. 이번 합의는 단일통화에도 불구하고 통일된 재정정책이 없다는 유로화의 문제를 푸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반면 ‘재정 규율’ 강화의 초점이 재정건전성에 맞춰지면서 재정긴축정책을 강화한 것에는 논란의 소지가 많다. 정부 부채 비율 감소를 위한 긴축재정은 결국 사회 지출 삭감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민간 부문의 부채 비율을 증가시키고 실업률을 높여 정부 세입을 악화시키는 역설적인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영국 킹스턴대 경제학과 엔젤버트 스톡해머 교수는 유럽 실업 문제를 다룬 한 책에서 1980년대 이후 유럽 실업률이 급격하게 증가한 원인을 금융화로 설명하면서 이러한 추세에서 재정건전성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실업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고 평가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장하준 교수도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재정적자를 줄인다고 경기활성화가 되는 게 아니다. 경기를 활성화시켜 적자를 줄이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유로채권 발행 문제도 최근 EU 집행위가 위기 극복을 위한 근본 대책이라며 촉구했음에도 이번 정상회의 발표문에서 빠졌다. 헤르만 반롬푀이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내년 3월 재정통합심화 방안 보고서에서 유로채권 발행에 따른 혜택을 강조하는 내용을 포함시키겠다고는 하지만 독일이 워낙 강하게 반대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ECB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처럼 ‘최종 대부자’ 구실을 해야 한다는 ‘역할 강화론’ 역시 독일이라는 벽에 막혀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자금시장을 안정시키려면 정부 채권에 대한 부분적 손실이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없다는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발권력을 가진 ECB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커버스토리-월가의 99%시위] 21조 순익에 사회공헌은 7800억뿐

    [커버스토리-월가의 99%시위] 21조 순익에 사회공헌은 7800억뿐

    월가에서 일어난 반(反)자본주의 시위가 15일 서울 여의도를 포함해 수십개 국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열린다. 세계적으로 금융회사 임원들의 고임금, 높은 실업률, 빈부 격차의 확대 등이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본질적이고 직접적인 원인은 금융이 본연의 역할인 실물경제를 키우지 못하고 제 살만 찌웠다는 데 있다. 경제성장의 열매가 골고루 돌아가지 못하고 일부에 편중되면서 세계적으로 공분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금융권의 성찰과 반성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금융 부가가치 비중 6.28%… 이득 많이 챙긴 셈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에서 금융권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상반기에 6.28%다. 20년 전인 1991년 4.84%보다 1.44% 포인트 증가했다. 금융권이 다른 산업 분야에 비해 물건이나 서비스를 팔고 남은 이득을 더 많이 챙겼다는 의미다. 금융권 부가가치의 절대수치도 올해 2분기 19조 8596억원으로 5년 전인 2007년 2분기(15조 2918억원)보다 29.9% 증가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규복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은 부가가치가 늘어난 만큼 실물경제 발전을 이끌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연구위원은 “금융기관이 저축을 동원하는 등 양적으로는 기여했지만 기술 혁신과 생산성 향상에 필요한 고도의 서비스는 미흡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 금융 인력들은 선진국과 비교해 영업에만 치중해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금융상품을 개발하기보다는 후진적인 예대마진 장사에 올인하고 있다는 의미다.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의 이자이익 비중은 86.5%로 JP모건체이스(45.7%)나 뱅크오브아메리카(58.2%)보다 월등히 높다. 그럼에도 지난해 금융권의 평균 월급은 468만원으로 실물경제의 대표 격인 제조업(299만원)에 비해 56.5% 높다. 반면 1인당 노동생산성은 8만 5985달러로 제조업(8만 4864달러)보다 1.3% 높은 데 그쳤다. 미국과 일본은 금융업의 1인당 노동생산성이 제조업보다 각각 22.7%, 27.4%씩 높다. 전문가들은 금융계가 먼저 나서서 실물경제에 기여하는 본연의 업무로 돌아가야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우리 금융권은 사회적 약자에 대해 대단히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 금융투자업계(증권, 자산운용 등), 생명보험 및 손해보험, 여신전문회사(카드, 캐피털 등) 등 금융권은 2010 회계연도 기준 21조 812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사회공헌사업에 쓴 돈은 3.60%인 7853억원에 불과해 ‘구두쇠’라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은행들, 사회적기업 자본금 확충도 모른 체 금융권은 새희망홀씨와 햇살론, 미소금융 등 저신용자에게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서민 대출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서민 대출은 금융권이 자발적으로 추진한 사업이 아니라 청와대와 정부의 강력한 압력에 의해 마지못해 시작한 측면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민 대출은 순수한 기부가 아니며 자금 회수율도 95%가 넘는다.”면서 “은행들이 한푼이라도 손해 보지 않으려는 태도가 눈총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은행들이 저금리 대출을 소개해 주는 사회적기업인 ‘한국이지론’의 자본금 확충을 위해 은행당 3억원씩만 내 달라는 금감원의 요청에 난색을 표해 비판을 받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경주·오달란기자 kdlrudwn@seoul.co.kr
  • ‘복지천국’ 스웨덴식 보편적 복지국가 핵심은

    복지정책의 쟁점은 수혜자가 아니라 부담자다. 결혼, 출산, 육아, 교육, 실업 등 삶에서 누구나 부딪히게 될 위험에 국가적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하자는 데 뭐라 할 사람은 없다. 해서 반대론자들은 늘 부담자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한다. 복지논쟁이 불붙으면서 이 부분도 비교적 상세히 거론되기 시작했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최근 내놓은 ‘역동적 복지국가의 길’(도서출판 밈 펴냄)에서 주목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이들이 복지국가를 좌파적 이념이 아니라 새로운 자본주의로 본다는 점이다. 좌파가 아니라는 점은 보편적 복지가 결국 자본가들에게도 이득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결혼, 육아, 실업 등에 대한 노동자들의 부담이 적어야 임금인상 압박이 줄고, 구조조정이 용이해진다. 역사적으로도 복지국가론은 우파보다 좌파들의 공격 대상이었다. 무크지 창간 형식이다. 2, 3, 4권을 내면서 지속적으로 ‘계몽’하겠다는 의미다. 또 한 가지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라는 단체 자체가 야권과 깊은 연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민주당이 내건 ‘증세 없는 복지’를 비판한다는 점이다. 정치인에게 증세 주장이란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와 같다. 그래서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때문에 이들의 목표는 정치권 비판 그 자체라기보다, 증세 주장의 토양을 마련해주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 13편의 논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글은 정승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연구위원의 글 ‘복지국가의 조세재정-역사에서 배운다’이다. 국민대 교수를 지낸 정 위원은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와 함께 베스트셀러 ‘쾌도난마 한국경제’를 쓰기도 했다. 복지재정 확충을 위한 증세라고 하면 흔히 부유세를 떠올린다. 고소득층에게 고도의 누진적 과세를 부과하자는 것이다. 정 위원은 한국적 상황에서 참고할 점은 있으나, 문제가 있는 방식이라고 본다. ‘복지의 전범’으로 꼽히는 스웨덴 사례를 예로 든다. 1930년대 사민당 집권기에 가장 먼저 추진된 정책 가운데 하나가 법인세 인하다.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권의 법인세 인하를 비판하는 사람들로서는 다소 뜻밖이다. 아울러 재분배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부가가치세율이 한국은 10%, 스웨덴은 25%다. 그런데 스웨덴은 복지천국이다. 정 위원이 보기에 부유층에게 고액의 소득세를 매기는 행태는 정치적 불안정의 결과다. 실제 미국과 영국은 1929년 대공황 이후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을 80~90%대까지 높였다. 가장 손쉬운 방법이 부자를 쥐어짜는 것이어서다. 대공황과 세계대전 와중이라 반대할 명분도 없다. 반면, 스웨덴은 최고세율이 47%를 넘지 않았다. 그럼에도 미국·영국의 조세 수입 가운데 소득세와 법인세 비중은 40%에 그친 반면, 스웨덴은 1940년대부터 50%를 넘어섰다. 정 위원이 분석해 보니 미국, 영국은 급하게 세율을 올리는 데 따른 정치적 저항을 무마하기 위해 각종 공제제도와 감면제도를 마련했다. 명목상 최고세율은 치솟는데 조세 수입은 크게 늘지 않은 이유다. 반면 스웨덴은 세율을 높이지 않되 예외가 되는 구멍을 막았다. 예나 지금이나 인구의 대다수는 고소득층이 아니라 중·저소득층이다. 조금 적더라도 더 넓게 걷다 보니 더 많은 조세가 가능했다. 정치적 필요에 따라 등장한 고도의 누진적 과세는 정치적 변동에 따라 언제든 급격히 사라진다. 최고세율을 79%에서 33%로 대폭 깎아내린 미국 레이건 정권이 대표적 예다. 정 위원은 이런 비교작업을 통해 복지국가는 재분배에 역진적이라는 소비세 비중이 오히려 높고, 복지에 후진적인 나라들은 개인소득세와 법인세에 크게 의존한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제시한다. 결론적으로 보편적 복지란 부자가 가진 것을 뺏어와 나눠 갖는 개념이 아니라, 낸 것을 다시 되돌려받는 개념이라고 말한다. 물론 소득에 따라 부담하는 세금의 차이는 있지만 이 차이는 좀 더 부드러워야 하고, 대신 감면·공제제도는 대폭 간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 위원은 “이렇게 해야 왜 내가 낸 돈으로 남들이 이득을 보느냐는 정치적 불만을 제압할 수 있고, 이는 복지정책 자체의 제도적 안정성에 기여한다.”고 지적한다. 보편적 복지를 위해서는 보편적 증세가, 다시 말해 “돈 많은 너희들이 세금 다 내라.”가 아니라 “돈 없는 나도 버는 만큼 세금을 내겠다.”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폭등하는 환율… “외환정책 다시 짜야” 전문가들 4대 제언

    폭등하는 환율… “외환정책 다시 짜야” 전문가들 4대 제언

    ① “통화스와프 즉각 추진을”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에도 지난 2개월 동안 원·달러 환율이 1048.1원에서 1178.1원으로 130원(12.4%)이나 오르자 전문가들은 외환정책을 재점검하라고 주문하고 나섰다. 금융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에 공개적으로 나서면서 외화유동액이 3000억 달러 이하로 떨어지고 시중은행의 외화 조달 금리가 높아졌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5일 ‘9월 외화보유고 현황’을 발표한다. ② 외화확보 권고는 은밀하게 3일 서울신문이 외환 전문가 10명과 전화인터뷰를 한 결과 통화스와프(교환)를 즉각 추진하고 금융기관의 외화유동성 확보는 은밀하고 조용히 추진하는 ‘스텔스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제언이 가장 많았다. 10명의 전문가는 안덕근(서울대 국제대학원)·유병삼(연세대 경제학과)·하준경(한양대 경제학과)·함준호(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등 4명과 정영식(삼성경제연구소)·문정희(대신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등 민간연구소 박사 2명,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임원 4명 등이다. 전문가들은 외환의 심리적인 마지노선인 ‘통화 스와프’를 즉시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정부는 아직 통화스와프를 추진할 시기가 안 됐다고 하지만 사전에 당국자끼리 통화 스와프 사전 정지작업을 해야 외환 시장 불안이 고조되면 스와프 체결사실을 공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③ 보유외화 국내銀 예금을 시중은행 임원들은 외환당국이 공개적으로 금융기관에 외화 확보를 권고하는 방식을 경계했다. 이들은 “지난달에 외환당국이 무조건 내년 상반기까지 외화유동성을 확보하라는 권고를 내린 이후 오히려 세계의 외환 딜러들은 우리에게서 조달금리를 더 받을 기회로 삼고 있다.”면서 “금리 바가지를 쓰는 상황인데 조용한 스텔스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외화보유고에 대해 통계적 의미보다 실체적 의미를 중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은 한국은행이 외화보유액을 선진국의 대형 은행에 예금하고 국내은행이 이 돈을 이자를 주면서 다시 차입한다. 이 중 100억 달러만 국내 은행에 예금하면 은행 외화유동성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만 이 경우 국내 은행 예금액이 외화보유액에서 제외된다는 점 때문에 실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④ 금융당국 한목소리 내야 특히 전문가 대부분이 “사실 금융위기에 대해 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조용하고 금융위만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바쁘다.”면서 “재정부-금융위원회-한국은행이 전체적인 큰 그림을 보고 세심하고 정확한 조율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경주·오달란기자 kdlrudwn@seoul.co.kr
  • “투기자본 공격에 유럽위기 확대재생산”

    “투기자본 공격에 유럽위기 확대재생산”

    국제금융 전문가인 신장섭(51)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3일 전화인터뷰에서 “위기라고 떠드는 게 진짜 위기를 부를 수 있다.”며 최근 한국 경제상황에 대한 위기조장을 비판했다. 그는 최근 세계 각국의 금융위기에 대해서도 국제 투기자본의 공격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해법으로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활성화와 투기자본규제를 강조했다. 1999년부터 싱가포르국립대에서 강의하고 있는 신 교수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장하준 교수와 함께 한국 외환위기 원인과 구조조정 과정을 분석한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으로 국제적인 호평을 받았다. ●“유로존 강력한 대응이 열쇠” →최근 세계 경제위기의 원인은.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각국은 국제공조 속에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에 나섰다. 재정지출 증가는 단기적으로 재정건전성 악화를 부를 수밖에 없다. 지난해 그리스가 국제 투기세력의 집중 공격을 받기 시작하자 ‘유로연합군’은 자국에 불똥이 튈까 봐 문제의 원인을 그리스 정부부채로 돌리며 재정긴축이라는 ‘각자도생’을 선택했다. 투기자본의 공격이 더 거세지면서 위기가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그나마 최근엔 유럽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커지면서 더 강력하게 대응할 여지가 커졌다. 유럽이 얼마나 강력하고 신속한 대응책에 합의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리스, 이미 질서 있는 디폴트” →그리스는 결국 ‘질서 있는 디폴트’로 갈까. -국제시장에서 그리스 채권 거래 양상을 보면 그리스는 이미 사실상 ‘질서 있는 디폴트’ 상황이다. 지난해에 국제 사회는 그리스 사태의 원인인 국제금융자본 공격은 모른 척하고 그리스에 돈을 빌려 주는, 다시 말해 부채규모를 키우는 방식으로 봉합했다. 빚 갚으라고 허리띠 졸라매고 무더기로 해고 하니 경제가 성장하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한국 위기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냉정해야 한다. 우물안 개구리가 되면 안 된다. 과거보다 정부부채와 가계부채가 늘어난 건 맞지만 지금 문제가 없는 나라가 어디 있나. 외국과 정확히 비교하면서 장점과 단점을 찾아야 한다. 한쪽만 바라보고 그것만 들추다 보면 국제 투기자본의 공격에 의도하지 않게 이용당할 수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유동성 확보 비상] 세계 외환보유액 10조弗 돌파… 외환방어 ‘錢爭’

    [유동성 확보 비상] 세계 외환보유액 10조弗 돌파… 외환방어 ‘錢爭’

    전세계 외환보유고가 처음으로 10조 달러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둔화됨에 따라 각국이 외환방어막 구축에 나선 결과다. 2008년 4분기보다 지난 2분기에 37.4%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도 외환보유고를 51.3%나 늘렸다. 하지만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특성 때문에 외환보유액의 적정성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엇갈린다. 전문가들은 통화 스와프를 구축하는 동시에 국내 외환예금을 늘리는 일본을 배우라고 조언했다. 3일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세계 외환보유액은 10조 804억 달러로 2008년 4분기 8조 1632억 달러보다 1조 9172억 달러(37.4%)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선진국의 외환보유액이 29.9% 증가한 데 비해 신흥국은 41.2% 급격하게 늘어났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증가율은 신흥국 평균보다 10% 포인트나 높은 51.3%다. 적정 외환보유고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환보유고가 많아도 외국 투자자가 작심하고 빠져나가면 버티기 어렵기 때문에 3000억 달러 안팎으로는 부족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 모두 외환당국의 환율 개입에 대해서는 좀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함주호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극단적인 공포 심리를 없애기 위해서는 도움이 되지만 펀더멘털이 안 좋은 상태인 경우는 외환보유고만 축내는 것”이라면서 “특히 시장 개입을 안 하는 것이 오히려 대외 신뢰도를 높여 외국인 이탈을 막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환 방패로 학계는 통화 스와프를 추천했다. 우리나라가 말레이시아처럼 고정환율을 고집하는 동시에 천연자원으로 외화를 벌 수도 없고, 미국이나 유럽처럼 기축통화를 보유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체결된 통화스와프가 전혀 없기 때문에 미국뿐 아니라 일본이나 동남아 국가들과 여러 개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금융업계는 일본처럼 시중은행들이 국내 외환예금을 늘리는 것이 외환사태에 대비하는 방책이 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외환담당 임원은 “일본의 경우 최근 국내 외환예금을 늘리고 해외 점포를 이용해 외환예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책꽂이]

    ●장하준이 말하지 않은 23가지(송원근·강성원 지음, 북오션 펴냄)60만부가 넘게 팔린 초 베스트셀러 ‘그들이 말하지 않은 23가지’에 나오는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주장을 반박한 책이 나왔다. ‘장하준이 말하지 않은 23가지’다. 올해 2월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반박 연구자료 ‘계획을 넘어 시장으로’를 책으로 묶은 것이다. 저자들은 장 교수의 주장을 자유경제학자 입장에서 조목조목 반박한다. 우선 장 교수가 책을 통해 펼친 ‘국가가 주도하는 계획경제’와 관련, 계획경제가 지속되면 자생적인 시장 성장이 지체돼 비효율적인 자원배분이 고착되는 위험을 간과했다고 지적한다. 저자들은 “장 교수는 시장의 효율성을 무시하고 정부의 역할만 강조하며 암묵적인 계획경제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1만 4500원. ●한권으로 읽는 자동차 폭탄의 역사(마이크 데이비스 지음, 서정민 옮김, 전략과문학 펴냄) 발칸반도에서 팔레스타인, 베트남, 북아일랜드, 레바논 그리고 이라크에 이르기까지 자동차 폭탄의 진화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1만 5000원.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강신주 지음, 동녘 펴냄) ‘철학 vs 철학’ ‘철학이 필요한 시간’ 등 철학을 접하기 쉽게 풀어주는 저서들로 유명한 대중 철학자의 책. 시에 현대철학자들의 사상을 접목시켜 ‘철학적으로’ 읽어냈다. 1만 6000원.
  • [이탈리아 신용 강등]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유럽 위기는 긴축정책 탓”

    [이탈리아 신용 강등]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유럽 위기는 긴축정책 탓”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과 장하준 교수는 20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유럽의 재정위기에 대해 “핵심은 재정건전성 악화가 아니라 경기회복을 가로막는 긴축정책에 있다.”고 말했다. →유럽 재정위기의 근본 원인은. -재정위기는 병으로 인해 드러나는 증상일 뿐이다. 금융위기, 그리고 이로 인한 경기침체와 세수감소, 구제금융이 위기의 원인이다.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로 세수가 줄고, 막대한 구제금융을 지출하면서 재정이 급격히 악화됐다. ●경기회복 막으면 재정 더 악화 →재정건전성 악화는 국가에 치명적인 것 아닌가. -금융위기 이후 위축된 자유시장 만능주의가 최근 재정건전성을 무기 삼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자유시장주의자들은 정부부채와 가계부채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이나 영국, 유로존처럼 기축통화 성격이 있는 경제에서는 정부부채가 늘어나는 것 자체로 나라가 망하진 않는다. 정부가 투자와 일자리가 늘어나는 방향으로 재정을 얼마나 생산적으로 쓰는지가 관건이다. 재정적자를 줄인다고 경기가 활성화되는 게 아니라 경기활성화로 재정수입을 늘려야 한다. →위기 국면의 해법은. -그리스는 지금처럼 해서는 영영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최근 그리스 신문과 인터뷰할 때 ‘그리스가 유로존에 계속 머물고 싶다면 탈퇴를 각오해야 한다.’고 말해 줬다. 지금 프랑스·독일 등은 그리스에 대출해 준 자국 금융기관들이 손해를 볼까 봐 그리스에 긴축을 강요한다. 하지만 이는 그리스의 경제 기반을 무너뜨리고 결국 유로존까지 붕괴시키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채권자들도 고통을 분담해야 유로존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 채무구조조정을 단행해 채권자들도 일부 부담을 지게 하고 그리스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면 도리어 유로화가 산다. ●유로존 재정통합 결단 내려야 →유로존이 재정통합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결단을 내려야 한다. 당장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 →덴마크 총선에서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좌파진영이 승리했다. -복지삭감 등 긴축이 해법인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내년이면 유럽에서 중도좌파가 득세하는 게 일반적 현상이 될 것이다. →한국에서도 복지 확대와 재정건전성을 둘러싼 토론이 활발한데. -한국에서 복지 확대를 반대하는 것은 마치 영양실조 환자가 다이어트에 열심인 옆집 비만 환자를 따라한다며 밥을 굶자는 것과 같다. 북유럽 국가들은 미국보다 복지 지출이 두 배 가까이 되지만 경제성장률은 더 높다. 사회안전망이 없으면 경제성장도 없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여고생 댄서 주민정, tvN ‘코갓탤’ 우승···한국 폴 포츠‘ 최성봉 2위

    여고생 댄서 주민정, tvN ‘코갓탤’ 우승···한국 폴 포츠‘ 최성봉 2위

     여고생 팝핀 댄서 주민정(17·광주여고 2년)양이 tvN의 오디션 프로그램 ‘코리아 갓 탤런트’에서 우승했다.  20일 밤 11시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생방송된 결승전에서 주양은 시청자 문자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어 ‘한국의 폴 포츠’ 최성봉을 누르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우승자에게는 상금 3억원과 크로스오버 자동차가 주어졌다.  이날 결승전에서는 주양과 최씨를 비롯해 시각장애인 보컬 김민지,샌드 애니메이션 아티스트 김하준,여고생 개그듀오 IUV 등 총 10팀이 나섰다.  주양은 황금색 의상을 입고 나와 파워풀하면서도 절도 있는 댄스를 선보여 심사위원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예선과 준결승 무대에서 그는 탁월한 댄스 실력으로 ‘팝핀 여제’란 별명을 얻었고 결승전에 앞선 인터넷 사전투표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2위 최씨는 예선 때 부른 ‘넬라 판타지아’를 특유의 청아한 목소리로 소화해 심사위원들로부터 ‘한결 여유있는 공연을 선보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최씨는 5살때 고아원에서 도망쳐 껌팔이와 막노동 등으로 연명해 지역 예선에서 ‘넬라 판타지아’로 감동을 안기며 단번에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이 자리까지 온 것만 해도 고맙다.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결승전은 유튜브 공식채널을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됐고 미국 ABC,CNN,일본 마이니치 신문,로이터통신 등 외신들도 결승 현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구청장들의 남다른 책 사랑

    구청장들의 남다른 책 사랑

    “요즘 책 읽느라 잠을 못 잔다.” 성북구 직원 L씨는 9일 이렇게 하소연했다. 책 읽는 구청 공무원이 부쩍 늘고 있다. ‘동네 왕’인 구청장이 일주일에 많게는 2~3권씩 책을 읽기 때문이다. 몇몇 민선 5기 구청장은 직접 과장·팀장들과 그룹회의 등을 많이 하는데 그 자리에서 자신이 최근에 책을 읽으며 얻은 아이디어를 제시한다든지, 직원들에게 ‘친절하게’ 편지를 보내면서 책 읽기를 권한다. 자투리 시간이 생기면 무조건 책을 읽는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따가운 시선’을 의식했는지 “구청장이 일도 많이 시키는데 책까지 읽으라고 하다니 못 참겠다, 하지 마시고 책 속에 삶의 지혜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 달라.”고 애교를 부리기도 한다. 술 취해 새벽에 들어와도 거의 매일 1시간 정도 책을 읽는다는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교육과 복지, 문화 등 5개 부문의 과장들과 생활구정회의를 1주일에 한 차례씩 하는데 그때마다 책을 읽어 알게 된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사회적기업과 관련해서는 박원순 변호사가 쓴 ‘올리버는 어떻게 세상을 요리할까’의 한 대목을, 요즘 공동체사회 복원 등 마을 만들기와 관련해서는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 등의 한 구절을 이야기한다. 그저 실용서만 읽는 게 아니라 역사, 경제, 사회, 철학 분야 등으로 독서 폭이 넓어 직원들은 쫓아가기 바쁘다며 혀를 내두른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거의 매달 한 권씩 직간접적으로 책 읽기를 권한다. 매달 한 번씩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는데 여기에는 꼭 책 한 권이 소개돼 있다. 지난해 8월 김두식 경북대 교수가 쓴 ‘불편해도 괜찮아’라는 책인데, 청소년과 장애인 동성애 노동자에 얽힌 국내외 영화를 소재로 한 것이라 편견을 버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김 교수가 쓴 ‘헌법의 풍경’은 덤으로 소개했다. 9월에는 박시백 화백의 역사 만화 ‘조선왕조실록’과 역시 샌델의 ‘정의~’를 추천하고 직접 쓴 독후감도 남겼다. ‘공감의 시대’와 관련해서는 “750쪽이나 돼 읽기를 권하기는 너무 부담스럽지만 새로운 시대는 확실히 경쟁과 적자생존에서 협력과 평등으로 넘어가는 것”이라는 자신의 정치철학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또 독일 하랄트 슈만과 크리스티아네 그레페가 쓴 ‘글로벌 카운트 다운’을 지난 6월 직원들에게 읽기를 권유했는데 금융위기의 불안이 찾아온 지금 시점에서 다시 훑어볼 만하다.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은 23가지’나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운명’은 성북구청장과 노원구청장 모두가 권유한 책이다. 특히 문 전 실장의 ‘운명’은 두 구청장이 청와대에서 같이 일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누군가 읽을 책을 찾으면 “고전(古典)을 읽어라.”라고 조언하고, 딱 집어서 한 권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논어’를 권유한다. 유 구청장은 “고전은 짧게는 수백년, 길게는 2000년 이상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힌 책으로, 기성의 사고방식과 양식에서 탈피해 비약적인 혁신을 이뤄낸 천재들의 저작”이라며 “이 책들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만큼 시대를 뛰어넘는 통찰력과 사고력 등 지혜를 갖춘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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