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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식을 의심하라, 온도계라도

    상식을 의심하라, 온도계라도

    [온도계의 철학] 장하석 지음/오철수 옮김/동아시아/544쪽/2만 7000원 온도계는 열에너지를 측정하는 도구다. 물의 어는점(0℃)과 끓는점(100℃) 사이를 100 등분해 온도를 잰다. 미국 등에서는 물의 어는점(32℉)과 끓는점(212℉)을 180 등분한 화씨온도계를 쓴다. 온도를 표현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의 기온을 온도계에 표시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은 같다. 지금이야 당연시되는 명제이지만, 0도와 100도가 온도계의 고정점이 되기까지는 20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세계 유수의 과학자들이 끓는점과 어는점 같은 온도계의 고정점을 확정하기 위해 분투를 벌였고, 온도계에 적절한 개수의 눈금을 그려 넣기 위해 한 세기 넘게 논쟁과 실험을 거쳤다. ‘온도계의 철학’도 비슷하다. 저자는 ‘온도는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는 온도를 어떻게 정확하게 잴 수 있을까’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 뒤 그 답을 찾기 위해 꼬박 10년을 쏟아부었다. 그 결실이 바로 이 책이다. 온도계가 없던 시절에 어떻게 온도를 측정했고, 온도에 대한 개념을 만들었으며, 온도계를 발명했는가 등 온도 측정 역사의 발전 과정을 짚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책이 ‘상보적 과학’을 보여 주는 사례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상보적 과학은 ‘역사와 철학 연구를 통해서 과학지식에 기여하는 학문’이다. 현대의 전문가적 과학에서 벗어난 과학적 물음을 던진 뒤 이를 확인해 나가는 과정에서 일반인의 과학 지식 폭을 넓히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방식은 “상식이 된 과학의 기초 진리를 우리는 왜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가”라고 묻는 거다. 종교에선 보지 않고 믿어야 ‘진복자’다. 과학은 다르다. 진리라고 생각되는 것들이 과연 진리인 건지, 허점은 없는지 끊임없이 의문을 품고 또 증명해야 한다. 저자가 그 복잡한 과정, 그러니까 측정이 과학의 진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설명하기 위한 단초로 삼은 게 바로 온도계다. 온도계의 발명은 과학의 발달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사건 중 하나로 꼽힌다. 열을 측정하기 위한 노력 덕에 18세기 이후 각종 열 관련 연구들이 획기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었기 때문이다. 책은 2004년 영국 옥스퍼드대 출판부를 통해 영어로 출간됐다. 그해 과학철학 부문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러커토시상’을 받았다. 이듬해엔 영국 과학사학회가 과학사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저술가에게 주는 ‘이반 슬레이드상’도 받았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등의 베스트셀러로 친숙한 같은 학교 장하준 교수가 그의 친형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3.8%냐 3.9%냐

    한국은행이 오는 10일 내년도 경제 전망 수정치를 발표하면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그 폭이 얼마나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당초 잡았던 4.0%에서 3.8% 수준까지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이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을 예상하는 것은 국제통화기금(IMF)이 8일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내년도 세계 경제 및 한국 경제 성장률을 낮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신흥국을 덮친 경기 침체 여파가 내년에도 세계 경제에 악영향으로 작용해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미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지난 2일 ‘아시아 경제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고 한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을 3.7%에서 3.5%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경제연구원과 글로벌 투자 은행 골드만삭스는 6일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각각 3.8%와 3.7%로 전망했다. 성장률 수치에 이목이 쏠리는 것은 내년도 세입·세출 예산 등 국가 전체의 경제 운용이 3.9% 성장률을 전제로 짜였기 때문이다. 이보다 성장률이 낮아지면 가뜩이나 빠듯한 재정 부담이 한층 심화될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성장률이 1% 포인트 내려가면 국가 세입은 2조원가량 줄어든다. 내년도 경제 성장률이 정부 전망치보다 0.2% 포인트 하락할 경우 약 4000억원의 세수가 감소하는 셈이다. 이미 올해 정부 추산치로 7조~8조원의 세수 결손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에 2013년 예산안을 편성할 당시 4%대의 성장률을 전망했지만 올해 성장률이 2.7% 수준으로 예상돼 지난 5월 사상 초유의 12조원 이상 세입경정을 포함한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한 바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이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내릴 가능성이 크고 정부는 내년에도 세수 부족으로 재정 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전문가들 “빈곤층 지원 늘리고 무상복지 줄여야”

    박근혜 정부의 복지 공약이 현재의 재정 여건으로는 도저히 지켜질 수 없다는 것이 기정사실화됐다. 임기 중 재정 로드맵인 ‘공약가계부’의 이행도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세금을 더 거둬 공약을 지켜야 할지, 세금을 건드리지 않고 공약을 축소해야 할지를 놓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증세’와 ‘복지 축소’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복지 축소가 답이라고 밝혔다. 특히 빈곤층의 복지는 확대하되 보편적인 무상복지는 줄여야 한다고 했다. 지하경제 양성화 등 정부가 진행 중인 세원(稅源) 확대 방안의 효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29일 “박 대통령이 복지 공약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미루겠다고 했는데 정권 말기로 갈수록 공약을 지키는 것은 더욱 힘들어진다”면서 “노인 인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복지를 늘리면 다음 정부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예산 부족을 단순히 저성장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에는 구조적 원인들이 많다”면서 “세수 확충이 쉽지 않다면 복지를 우선 구조조정한 뒤 최소한의 ‘미니 증세’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진권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는 내년에 3.9% 성장을 한다고 했는데 이는 장밋빛 전망이며 5년간은 고성장으로 복귀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정부는 세율 인상 없이 증세를 한다고 하지만 증세를 하지 않는 것이 국민 입장에서 큰 복지”라고 밝혔다. 현 교수는 “정부가 국민 동의를 전제로 한 증세를 할 수 있다지만 국민투표를 의미하는 것인지 국민을 설득하기에는 추상적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복지정책이 경제성장을 앞서가면 결국 ‘어리석은 복지’가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건전한 재정을 유지하면서도 계속 진행할 수 있는 복지정책을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하경제 양성화는 모든 정권이 추구했던 세수 증대 대책이지만 대규모 복지정책에 부응하기는 불가능하다”면서 “비과세·감면 축소를 없애는 일도 증세와 마찬가지로 이해집단의 반발이 커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정에 따라 복지 공약을 계속 미룰 경우 국민의 신뢰를 더욱 잃게 된다”면서 “복지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재원 방안을 새로 마련해 사회적 합의를 시도해야 한다”고 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부고]

    ●전인수(리딩앨라이언스 부사장)인성(서울H치과 원장)영미(수원대 교수)씨 부친상 박수영(경기도 행정1부지사)씨 장인상 23일 서울대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 (02)2072-2022 ●이재호(전 코스모스백화점 상무이사)씨 부인상 병희(신영 경영기획팀장)병국(우리한의원 원장)씨 모친상 송지선(경기농림진흥재단)씨 시모상 임완상(미국 거주·연구원)씨 장모상 24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 (02)2258-5940 ●김철민(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씨 부친상 23일 양산 부산대병원, 발인 25일 낮 12시 (055)389-0600 ●이상대(자영업)씨 모친상 귀전(세계일보 경제부 기자)씨 조모상 24일 고양일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 30분 (031)900-6939 ●우하준(신화에프이원 이사)하택(한국화장품 이사)하홍(국제지오컨설팅 팀장)씨 모친상 김상도(지니스 대표)씨 장모상 23일 경산 영남대병원, 발인 25일 오전 10시 (053)620-4647 ●천해성(통일부 통일정책실장)해영(사업)씨 부친상 천무석(전 석탄공사 광업소장)진석(전 하나증권 사장)인석(대구한의대 교수)금석(원광여중 교사)재석(새뜸목장)경석(온양여고 교사)씨 형제상 24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26일 (02)2258-5940 ●최승주(삼진제약 회장)씨 모친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 (02)3010-2631 ●이경재(한국자산관리공사 이사)원재(삼삼식품 대표)씨 부친상 24일 경주 안강중앙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 (054)761-3014 ●조정래(전 울산남부경찰서장)홍래(법무법인 길도 변호사)우철(부국증권 전무)영희(고성초 교사)봉희(김해여고 교사)씨 부친상 김학진(대한항공 차장)씨 장인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 (02)3010-2294 ●박동규(양주경찰서 민원실장)씨 별세 24일 의정부 보람장례식장, 발인 26일 오전 9시 (031)851-4444
  • [글로벌 금융위기 5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남긴 4자 키워드 8選… ‘강화된 4원칙·사라진 4통념’

    “2008년 여름 미국 월가에는 부동산 모기지론과 관련해 프레디맥과 페니메이가 무너져 정부가 자금을 투입한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리먼 브러더스도 곧 무너질 텐데 작은 회사여서 큰 충격은 없을 거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건 완전히 잘못된 계산이었지요. 얼마 후 휘몰아친 건 그야말로 공포, 청천벽력이었죠.” 당시 미국 월가의 한 금융회사에 파견됐던 기획재정부 고위 공무원의 묘사다.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지 5년. 글로벌 경제에서는 4개의 원칙이 강화됐고 4개의 통념은 소멸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남긴 8개의 키워드를 사자성어로 풀어본다. 1. 대마불사!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의 회생은 기축통화인 ‘달러의 힘’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양적완화(QE) 정책으로 달러를 수도 없이 찍어낸 미국은 ‘대마불사’의 전형을 보여줬다. 물론 위기의 와중에 무너지지 않은 AIG, 시티그룹과 같은 글로벌 금융회사도 이 범주에 해당한다. 전 교수는 달러를 가진 미국을 ‘금본위제 시대에 금광을 가진 국가’로 표현했다. 일본의 경우 2000년대 초반 미국과 같은 확장적 통화정책을 펼쳤지만 미국과 같은 힘이 없어 오히려 더욱 어려운 상황에 빠진 적이 있다. 전 교수는 “엔화는 결국 절반만 기축통화였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던 격이었다는 얘기다. 2. 수출입국! 무역수지 흑자 없이는 경제 안정이 없다는 점도 지난 5년간 여실히 드러났다. 이는 제조업 경쟁력과 연결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었던 PIIGS(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국가들이 경상수지 적자국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무역수지 흑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경상수지는 결국 국가의 대외건전도를 나타내는 지표”라면서 “실물경제가 튼튼한 국가들이 금융위기에도 내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도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가 높은 결정적인 이유는 높은 경상수지 흑자 덕택”이라고 말했다. 3. 신용만능!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본질을 ‘거품’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부동산 대출, 금융 파생상품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덮으면서 거품이 생겼다”면서 “시장이 순식간에 믿음을 잃자 재정 등 정책적 수단은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역시 거품이 꺼지면서 투자가 위축되고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면서 “개인이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일자리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4. 국고수성! 건전한 재정 없이 탄탄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은 불가능하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리먼 사태의 충격에서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건전한 재정이었다”면서 “정부는 국민들에게 지금은 어렵지만 탄탄한 재정을 유지함으로써 미래에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올해 2년째 적자예산을 편성하면서 2014년부터 재정수지 흑자를 내겠다는 약속을 뒤집었다. 그동안은 괜찮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재정 건전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5. 금융입국? 우리나라도 리먼 사태가 터지기 전에는 제조업 성장 단계를 건너뛰고 금융서비스업으로 우뚝 선 아일랜드 같은 나라를 동경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제조업 없는 금융 산업 육성은 사상누각임이 드러났다. 이한규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금융 주도의 경제성장을 이루려는 국가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제조업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2008년 이후 미국은 제조업에 집중 투자했다. 6. 탐욕질주? 함께 공존하는 경제 민주화와 동반 성장의 중요성도 부각됐다. 2011년 8월 미국 월가에서 시작된 반월가 시위는 99%가 1%의 탐욕에 대항한 사건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기업 위주의 경제 성장 모델이나 부자 위주의 세금 정책들은 비판의 대상이 됐다. 조원희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 중심 성장 환경에서는 대기업의 힘이 막강했지만 내수 중심의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동반 성장이 필수적”이라면서 “같은 맥락에서 경제 민주화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7. 성장지상? 고도 성장의 환상은 버리는 게 낫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것은 고령화되는 인구구조 등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 “이제는 실질적인 행복 지수를 높이는 내실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지나면서 소득 양극화가 심해졌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축 대신 가계 부채를 늘린 점은 반성하자고 했다. 8. 복지만능? 재정 없는 복지가 사상누각이라는 것도 드러났다. 복지 선진국이었던 유럽 국가들의 상당수가 재정 위기에 빠졌다. 재정 건전성을 고려하지 않은 복지는 다음 세대에 큰 세금 부담을 주게 된다. 안종석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해 많은 국가들이 소득세나 부가가치세율을 인상해 세금을 더 징수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복지정책을 확대하면 재정 건전성에 악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2013 공직열전] (13) 국토교통부 (중) 2차관 산하 실·국장급 간부들

    [2013 공직열전] (13) 국토교통부 (중) 2차관 산하 실·국장급 간부들

    국토교통부 2차관 산하는 자동차·철도·항공 등 교통정책과 도로건설·유지 정책을 다루는 곳이다. 차관을 비롯해 주요 간부들이 철도·항공·교통 분야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형구(54) 차관은 건축을 전공했지만 교통 업무에서 잔뼈가 굵었다. 교통정책 경험을 살려 교통공학 박사 학위를 따기도 했다. 공항 건설·운영 정책에 깊이 관여했고, 항공정책실장도 지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 아시아나 여객기 추락 사고 때는 사고대책본부장을 맡아 사고를 잘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종흠(56) 교통물류실장도 자동차·철도·항공·물류 정책을 두루 거친 교통 전문가로 꼽힌다. 조용한 성격이지만 업무 추진력은 매섭다. 직원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 반영하는 스타일이다. 따르는 직원도 많다. 최정호(55) 항공정책실장은 철도·항공 정책을 많이 다뤘다. 대변인을 거쳤다. 샌프란시스코 공항 아시아나 여객기 사고 때는 우리 정부의 ‘입’을 맡았다. 간단 명료한 브리핑에다 기술적인 부분까지 잘 전달해 기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본인 스스로도 대변인을 거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할 정도다. 사고 브리핑과 후속 조치 마련으로 한 달 가까이 상황실에서 새우잠을 잤다. 맹성규(51) 종합교통정책관은 요즘 하루가 편할 날이 없다. 택시·전세버스 문제 등 현안이 수두룩하다. 주중국대사관 건설관으로 나갔다가 복귀한 뒤 해양환경정책관을 잠시 거쳐 육상 교통 책임자로 돌아왔다. 활동적이고 직선적이면서도 협상을 잘 이끌어 내는 재주를 가졌다. 택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이해 관계자들을 수십 차례 만나는 등 눈코 뜰 새 없다. 서훈택(52) 항공정책관은 주장이 강하고 다소 다혈질적이지만 업무 처리가 시원하다. 권용복(52) 항공안전정책관은 조용하게 일을 처리하는 스타일이다. 장영수(52) 공항항행정책관은 철도·자동차 정책을 다루다 항공안전을 다루는 정책을 맡았다. 항공수요조사 등 이슈 거리를 많이 처리해야 한다. 김수곤(53) 물류정책관도 업무 처리가 꼼꼼하기로 소문났다. 도로국장은 전국 고속도로·국도 건설을 다루기 때문에 국회 등의 민원이 많고 막강한 힘을 갖는 자리다. 권병윤(52) 도로국장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을 거쳤다. 한강에서 이뤄진 4대강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활동적인 성격으로 따르는 직원이 많다. 기술직으로 운영지원과장, 대변인을 맡는 등 재주가 뛰어나다. 김경욱(47) 철도국장은 기획통이다. 철도국장으로 발령 났을 때 의외의 인사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승환 장관이 지지부진했던 철도 경쟁체제 개편을 마무리할 수 있는 인물을 고르던 중 김 국장을 찍은 것이다. 아직 마무리는 안 됐지만 짧은 시간에 철도경쟁 체제의 큰 골격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이종국(56) 철도안전기획단장은 9급 공채로 들어와 한 우물을 판 철도 전문가다. 경부고속철도 개통의 주역 가운데 한 명이다. 권석창(47) 자동차정책기획단장도 철도 정책을 오랫동안 다뤄 교통 전문가로 꼽힌다. 국토부의 또 다른 축은 1, 2차관 산하 실국 외의 소속 기관이다. 중앙토지수용위원회와 5개 지방국토관리청, 2개 지방항공청이 있다. 중토위 상임위원은 고위 공무원 가급(1급) 자리다. 김병수(54) 위원은 도시 정책을 다루고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으로 나갔다가 복귀했다. 국토관리청은 국토부가 시행하는 사회간접자본 공사를 발주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도로 건설·유지, 국가하천 관리가 주 업무다. 지난 정부 때는 4대강 사업 공사를 발주·감독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본부가 정책을 다룬다면 지방청은 정책을 직접 수행하는 파트다. 한 해 예산이 청별로 수조원에 이를 정도다. 서명교(53) 서울지방청장은 정책 추진력을 인정받는다. 변종현(55) 원주청장은 상대적으로 승진이 늦었지만 원하던 대로 최근 고향에서 기관장을 맡게 됐다. 손명수(47) 익산지방청장은 서울항공청장에 이어 지방청장을 두 번째 맡았다. 활동적인 성격에 두뇌 회전도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하준(48) 한강홍수통제소장은 건설안전·기술정책을 맡다가 최근 국장 보임을 받았다. 일 처리가 깔끔하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서울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박근혜정부 출범 6개월] “증세없는 복지·창조경제 수정해야 대기업 특혜 관행 바꿔… 큰 진전”

    지난 6개월간 박근혜 정부가 경제 분야에서 강조해 온 것은 경제 민주화, 부동산시장 정상화, 투자 활성화, 증세 없는 복지, 고용률 70% 달성 등이었다. 전문가들은 경제 민주화와 고용률 부문에 대해서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주었지만 증세 없는 복지, 부동산 시장 활성화, 창조경제 등은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역대 정부에 비해 땜질식 정책보다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에는 후한 점수를 주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25일 “이명박 정부에서 경제성장률 상승을 가장 큰 목표로 삼은 것과 달리 이번 정부는 고용률 70%를 최대의 정책 목표로 잡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 “여성이나 고령층 등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에 일자리를 마련해 주려는 접근이 예전보다 가장 크게 나아진 점”이라고 평가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재현 CJ 회장 등 재벌에 대한 엄격한 법 집행이 다른 정부과의 차별점이라고 했다. 그는 “재벌에 대한 공정한 법 집행이 경제정책이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중요한 경제정책”이라면서 “상반기에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하면서 경기 활성화에 나선 것도 좋은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민주화 전체를 얘기하자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재벌 특혜의 관행을 바꾸었다는 점에서 굉장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한 우려는 컸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우리 경제가 135조원의 복지 재원을 마련할 여력은 아직 없다”면서 “정치적으로 공약을 지키는 것은 중요한 문제지만 증세 없이 달성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정부가 기존의 경제제도를 크게 바꾸지 않으면서 빠르게 안정됐다는 장점은 있지만 그 결과 관료들이 대통령의 눈치만 보는 단점도 나타났다고 했다. 이 교수는 “최근 박 대통령이 일본과 만나지 않겠다고 하자 현오석 부총리도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일본 대표는 만나지 않았다고 들었다”면서 “정치적인 면에서 대통령이 일본 총리를 만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실무 관료들은 ‘아베노믹스’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접촉을 늘렸어야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창조경제에 대한 문제점을 얘기했다.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창조경제는 방향도 맞고 새로운 경제 영역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굴뚝 산업이 끝난 우리나라에 분명 도움이 된다”면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동산 매매 활성화 및 전·월세 문제는 ‘컨트롤타워’가 없어 중구난방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정부의 특징은 총대를 메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복지 없이는 경제성장은 물론 국가존립까지 위험”

    “복지 없이는 경제성장은 물론 국가존립까지 위험”

    “복지국가 없이는 경제성장도 없다.” 장하준(50)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9일 한국미래학회 주최로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소에서 열린 ‘한국 복지국가의 미래:역사에서 배우는 교훈’ 초청 강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1960년대 당시 ‘40년 후에 한국이 휴대전화 세계 최대 수출국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면 어느 누가 믿었겠느냐”면서 “지금은 없는 미래를 고민하는 과감한 상상력이 필요하다”며 1960년대 한국 상황과 지금을 비교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2060년대 미래 한국이 지금보다 더 좋은 나라가 되도록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일까. 나는 복지국가를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현재 한국이 처한 다양한 문제는 모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도 안 될 정도로 복지 지출이 미미하다는 것과 밀접히 연관된다고 지적했다. 그가 사례로 든 것은 자살률과 의대·공무원시험 쏠림현상, 저출산, 가계부채 악화와 중산층 붕괴 등이었다. 그는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복지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면 경제성장은 고사하고 국가 존립까지 위협할 정도”라면서 “경제가 어려운데 복지가 웬말이냐고 하는 분들은 틀렸다”고 역설했다. 그는 “왜 미국이 스웨덴이나 핀란드보다 구조조정이 더 힘든지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스웨덴이나 핀란드에선 직장을 잃어도 국가에서 최대 2년까지 봉급의 60~80%를 보전해 주고 재교육해 주며 취업을 지원해 주기 때문에 실업을 받아들이고 다른 살길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웨덴과 핀란드의 역사를 통해 상상력을 키울 것을 주문했다. 그는 “스웨덴은 1920년대까진 전형적인 ‘작은 정부’였고, 피임법 가르치는 게 불법일 정도로 보수적인 국가였으며, 노사분규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나라였다”고 지적하며 “미국조차 1913년에 스웨덴이 도입한 소득세를 1932년에야 처음 시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핀란드는 600년가량 스웨덴 식민지였고, 100년가량 러시아의 식민지배를 받았고 독립 뒤 곧바로 좌우 내전이 벌어졌으며 사민당은 1966년이 돼서야 첫 집권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부러워하는 복지국가들도 과거에 여건히 좋고, 상황이 쉬워서 복지국가를 이룩한 게 아니다”라면서 “결국 역사는 인간이 만든다. 지금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모든 면에서 우리 미래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세수가 부족한데 복지예산 축소가 맞느냐, 확대가 맞느냐 하는 식이 아니라 30년 이상을 바라보는 긴 시각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정도전 쥔 황우여 vs 조정래 든 김한길… 여의도, 한여름 인문학 열전

    [주말 인사이드] 정도전 쥔 황우여 vs 조정래 든 김한길… 여의도, 한여름 인문학 열전

    기록적인 폭염이 연일 한여름의 대지를 달구는 요즈음 여의도 정가에 인문학 바람이 뜨겁다. 휴가철마다 국회를 벗어나 각자 지역구에서 이름 석 자를 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국회의원들이 이번 여름은 유독 인문학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과제인 창조경제의 원동력으로 인문학을 꼽은 것도 이런 열풍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책보다는 의정활동 보고서를 쥔 모습이 더 어울리는 의원들이 인문학 고전 읽기 모임 등에 앞다퉈 참여하고 있다. 인문학 열풍의 주역은 민주당 소속 신학용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5월 만든 ‘책 읽는 국회의원 모임’이다. 결성 두 달여 만에 회원이 40명을 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를 비롯해 유승우·강은희 의원, 민주당 이용섭·최재천·김재윤·도종환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참여 중이다. 6월 첫 모임엔 당시 개봉 영화 ‘고령화 가족’의 원작 소설가인 천명관씨가 연사로 초청됐다. 지난달 모임 땐 기자 출신 소설가 김훈씨가 초대돼 ‘작가로서 본 우리 사회의 모습’에 대해 강연하고 의원들과 대화의 시간도 가졌다. 신 위원장은 “훌륭한 작가들의 인생관, 세상을 보는 눈을 이해하면 직접 사회를 해부해 볼 기회가 생기고 입법활동도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모임 배경을 설명했다. 강은희 의원은 “역사소설이 의외로 감성적인 면에 도움이 되더라”면서 “정보기술(IT) 기업 CEO 출신이라 예전엔 경영서적, 디지털 관련 책들만 들여다봤는데 김훈 작가의 책을 읽으니 잠시 다른 세상으로 빠져나갔다가 오는 것 같아 매료됐다”고 전했다. 다른 의원들도 “삶에 대한 통찰력이 있는 작가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으니 영감을 얻게 된다”, “한동안 안 읽던 책을 다시 읽게 되더라”는 소감을 내놓았다.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친분 있는 당내 의원들 몇 명과 뜻을 모아 공부 모임을 결성했는데 주요 테마가 ‘인문학 고전’이다. 세계 주요 명연설과 선언, 국제협약, 헌법재판소 결정 등을 기본 삼아 공부한 이후에 인문학 고전 읽기로 범위를 넓혀가기로 했다. 김 의원은 “인문학을 통해서 정치 현안에 대한 시각을 더 깊게 만들어 가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는데 여름 휴가 시즌이 끝나면 참석하는 의원들이 훨씬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고전 읽기 목록은 ‘서울대 선정 인문학 고전 50선’을 참고해 결정하기로 했다. 국회도서관이 9일 지난해 4월 11일 이후 의원들이 많이 대출한 인문교양 분야 도서 20권을 뽑은 결과 1위는 제임스 길리건의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가 차지했다. 2위는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 3위는 로버트 B 라이시의 ‘슈퍼 자본주의’였다. 올해 서정태 시인이 27년 만에 낸 시집 ‘그냥 덮어둘 일이지’, 무라카미 하루키의 베스트셀러 ‘1Q84’, 홍석중의 소설 ‘황진이’ 등도 의원들의 사랑을 받았다. 법륜 스님의 주례사를 모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녀 마음 이야기’가 랭크된 것도 눈길을 끈다. 혜민 스님의 베스트셀러 에세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도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여야 지도부가 탐독한 인문학 서적들은 무엇일까. 독실한 크리스천인 새누리당 황 대표는 최근 읽은 책으로 성경과 정도전의 문집 ‘삼봉집’, 필립 페팃의 번역서 ‘신공화주의’를 꼽았다. 고대 그리스·로마의 공화주의를 현실 정치에 접목한 ‘신공화주의’는 상생의 정치를 고민하는 여당 대표의 관심사를 반영해 준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메이커스’, ‘생각에 관한 생각’, ‘정글만리’를 완독했다고 한다. 팍팍한 장외투쟁 국면이긴 하지만 손에서 인문 분야 책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측근들은 “베스트셀러 소설가였던 만큼 신간은 두루 섭렵하는 편이고 책 읽는 속도도 굉장히 빠르다”고 전했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평소 옆구리에 시집을 끼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강팍한 정치현장에서 심신을 달래 주고 삶의 해법을 찾아 주는 것은 순수 시”라는 게 강 의장의 지론이다. 사석에서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 김용석 시인의 ‘가을이 오면’을 즐겨 암송하는 등 인문학 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휴가철을 맞아 전국 민생탐방에 나선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는 수행차량 안에 알랭 드 보통의 ‘철학의 위안’을 갖고 다니면서 읽는다고 측근이 전했다. 국회 사무처가 의원 및 1급 이상 국회 공무원을 대상으로 매년 개설하는 ‘인문학 최고지도자 과정’도 부쩍 인기가 높아졌다. 2011년 9월 12주 과정으로 처음 열렸을 때 의원 38명이 신청했지만 지난해에는 51명으로 늘었다. 인문학 서적 읽기 붐은 ‘인문학 속에 답이 있다’는 진리 앞에 정치권도 예외가 될 수 없음을 방증한다. 특히 박 대통령이 문화계 인사들과의 오찬에서 “새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경제도 인문학적 상상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등 유별난 인문학 사랑을 보이는 것도 여의도의 ‘인문학 바람’에 불을 댕긴 것으로 분석된다. 문화부장관을 지낸 4선의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은 “정치권이 뒤늦게 인문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정치가 가장 후진적’이라는 비판도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과거 세상이 권력의 힘으로 장악됐다면 이제는 정보의 힘으로 장악된다”면서 “인문학의 가치·철학적 측면을 이해하지 못하면 빛의 속도로 변하는 기술변화 과정도 따라잡을 수 없고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정치인들이 인문학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중진 의원은 “서민정치, 현장정치를 지향하는 의원들이 작가들이 고발하는 당대 사회상 속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인문학 예찬론을 폈다. 초·재선 의원들에게 인문학 서적은 큰 교훈이자 벗이 되기도 한다.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은 “인류의 경험과 지혜가 녹아 있는 인문학에서 사회를 조정해 나갈 수 있는 지혜를 찾기 위해 인문학 서적을 접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민현주 의원은 “인문학은 사회 현안을 최종 조율하는 역할을 하는 정치인들에게 설득력 있는 해답을 준다”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또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이유로 옛것을 지나치게 폄훼하는 경향이 있는데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고, (옛것은) 새로운 것의 탄생 근거가 된다”면서 고전 읽기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28년 전 남자들도 어려워하는 험준한 산만 골라 타는 한 아가씨가 있었다. 쾌활하고 웃는 목소리가 밝은 미순씨. 애교까지 많은 그녀를 누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 그녀에게 무뚝뚝한 한 남자가 첫눈에 반했다. 2년 반 동안 함께 산을 타는 친구에서 같은 취미를 가진 연인으로, 그렇게 두 사람은 자연스레 인생의 동반자가 됐다. ■은희(KBS2 오전 9시) 은희(경수진)는 공장 사정이 힘들 때 그만둘 수 없다고 말하며, 인천을 떠나자고 하는 정옥을 의아하게 생각한다. 은희는 몸져누운 금순을 위해 조랭이 떡국을 직접 끓이고 금순은 이를 감동하며 먹는다. 정옥과 석구가 만났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재필은 정옥의 국밥집으로 찾아가 이것저것 캐묻고는 석구를 만나러 공장 사무실에 나타난다. ■일일연속극 오로라 공주(MBC 밤 7시 15분) 설희(서하준)는 로라(전소민)의 광고 계약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다. 한편 시몽(김보연)과 왕성(박영규)은 마마(오창석)와 로라(전소민)에게 서로 헤어지라고 요구한다. 고민하던 로라는 결단을 내린다. 사공(김정도)은 다지(백옥담)를 위해 오이지를 건네고, 나타샤는 그런 사공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윤한이네 가족은 바다가 보이는 제주도에서 살고 있지만, 윤한이는 집보다 서울에 있는 병원이 더 익숙하다. 갓 두 살을 넘긴 윤한이는 심장결손장, 척추와 간에 8㎝ 정도의 신경모세포종이라는 암을 앓으며 여린 몸으로 병마와 싸우고 있다. 어른들도 힘들어하는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윤한이는 생명을 이어 가고 있는데…. ■엄마 없이 살아보기(EBS 밤 8시 20분) 엄살쟁이인 여섯 살 동갑내기 의윤이와 동환이가 거제도의 망치 마을로 향했다. 엄마 없는 여행이 처음이라는 두 아이를 마을에서 소문난 호랑이 할머니가 맞이한다. 엄마가 보고 싶다며 울고 또 울며 짐까지 싸는 아이들의 모습에 냉정한 반응을 보이는 할머니. 설상가상 할머니 껌딱지라는 소희까지 등장해 아이들을 긴장하게 한다. ■가족(OBS 밤 11시 5분) 아내를 애지중지 모시는 남편 강덕춘씨. 물 한 잔도 떠다 바쳐야 속이 시원하고, 집 청소며 설거지까지 모든 걸 다 자신이 해치워 버리는 남편을 보고 남들은 저런 팔자 좋은 여자가 어디 있나 싶지만, 아내 정지수씨는 그런 남편이 답답하다. 과연 애처가 남편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아내에게는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 [인사]

    ■교육부 ◇일반직 고위공무원△부경대 사무국장 김진홍△강릉원주대 사무국장 홍민식◇부이사관△국제교육협력담당관 류혜숙◇서기관△기획담당관 이영찬△민원조사담당관 김용호△학부모지원팀장 오순문△영어교육팀장 유정기△국립대학자원관리선진화팀장 이강국△대학학사평가과장 김현주△사분위지원팀장 김용관△지역대학육성과장 구연희△산학협력과장 최창익△대학재정지원과장 김천홍△평생학습정책과장 신문규△교육정보분석과장 최인엽△정보보호팀장 오성배△교원소청심사위원회 고영종△교육부 배동인△경북대 박대림△부산대 황성환 ■문화체육관광부 ◇고위공무원 승진△종무관 이병국 ■보건복지부 △보육정책관 이준균 ■국토교통부 ◇국장급 승진△한강홍수통제소장 박하준△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 기획국장 김채규◇전보 <과장>△건축기획 김상문△부동산산업 이상일△부동산평가 박종원△항공산업 김홍목△건설경제 문성요△기술정책 정태화 ■방송통신위원회 ◇국장급 승진△방송기반국장 김영관 ■법제처 ◇일반직 고위공무원 승진△정의방◇부이사관 승진△사회문화법제국 법제관 김성원◇과장급 전보△법령해석총괄과장 박영태△경제법제국 법제관 방극봉△사회문화법제국 법제관 심현정△대변인 양미향△행정법제국 법제관 김경동△운영지원과장 이영호△법제지원단 법제관 박종구◇서기관 승진△행정관리인사담당관실 추명순△법제정책총괄담당관실 임지연△법제지원단 법제관실 진정용 ■관세청 ◇고위공무원단△통관지원국장 이찬기△관세청(파견) 김재일◇과장급△국제협력팀장 이진희△관세청(파견) 김용철 ■중소기업중앙회 ◇임원급△인력지원본부장 김제락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승진△비서홍보실장 송풍호△검사정책실 연구기획위원 송동곤◇보임 및 전보 <실장>△감사 표한교△경영기획 권순걸△고객지원 홍성민△검사정책 류병호△연구개발 윤안섭<연구기획위원>△경영기획실 백종현△교육연수실 한인탁<지원장>△서울동부 이동희△서울서부 임성용△경기 강신천△인천 박성민△대전 장진모△충북 임강섭△천안 박정훈△부산 강영근△울산 허윤섭 ■사학연금 ◇상임이사△경영관리본부장 노일숙 ■서강대 △기획처장 김도성 ■KB국민은행 △전략기획부장 문영소△인사부장 김기환△비서실장 김종대 ■KDB산업은행 ◇본부장 승진△연금신탁본부 이연성◇부점장 전보△기업개선지원부 권오철△기술평가부 황교민△리스크관리부 박형근△사모펀드2부 백인균◇지점장 전보△논현 하승민△반포 박창동△청담 황정곤△금천 변갑주△안산 최현묵△진주 박성수△포항 황교영△당진 최삼술△아산 김인찬△충주 유우선△전주 장승철△제주 이석종△KDB홍콩 이병호
  • 4겹 사돈·무리한 캐스팅 논란… 각본 없는 막장 드라마

    4겹 사돈·무리한 캐스팅 논란… 각본 없는 막장 드라마

    이쯤 되면 말 그대로 ‘각본 없는 막장’ 드라마다.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임성한 극본, 김정호 연출)가 출연 배우 손창민과 오대규를 중도 하차시킨 뒤 연일 홍역을 치르고 있다. 가족 드라마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수위 높은 대사 등으로 초반부터 ‘막장’ 논란을 불렀던 드라마가 실제 막장 파행 방송 행태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드라마 포스터 촬영은 물론 제작발표회까지 주요 인물로 참석했던 주연급 배우를 전체 드라마 분량의 3분의1도 채 진행하지 않은 시점에서 작가가 전격 하차시킨 것은 방송가에서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손창민과 오대규는 주인공 오로라(전소민)의 둘째 오빠 금성, 셋째 오빠 수성 역으로 출연 중이었고 지난 12일 극중 수성이 미국으로 간 아내의 사고 소식을 듣고 형 금성과 함께 떠난다는 설정으로 갑작스럽게 하차했다. 해당 방송분은 39회로 전체 120회의 3분의1도 방영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들의 비중은 적지 않았다. 드라마는 남녀 주인공 오로라와 황마마(오창석)를 비롯해 오씨 삼형제와 황씨 세 자매의 러브라인이 본격화되며 4겹 사돈 성사 여부가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둘의 역할이 빠지면서 극의 전개도 갑자기 선회했다. 임성한 작가는 오로라의 매니저 설설희(서하준)의 비중을 늘리면서 오로라, 황마마와의 삼각관계로 극의 흐름을 급히 틀었다. 현재까지 표면적으로 드러난 가장 큰 이유는 4겹 사돈 논란이다. 손창민의 소속사인 주방옥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제작진으로부터 작가가 4겹 사돈이 언론에서 크게 논란이 되는 데 대해 부담을 느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들었다”면서 “4겹 사돈 설정은 처음부터 시놉시스에 있었던 것이고, 작가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항의를 했지만 제작진도 작가에게서 통보를 받은 사안이라며 면목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말했다. 또 하나 파행 방송의 주요 이유로 떠오르는 부분이 제작비 부족 문제다. 이 드라마는 남녀 주인공은 신인이지만 김보연, 박해미, 박영규, 임예진 등 화려한 중견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이들에게 들이는 출연료가 만만치 않아 중도 하차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MBC도 “우리도 작가의 통보를 받은 사안으로 정확한 이유를 모른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드라마의 제작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오로라 공주는 초반부터 적자를 안고 시작한 데다 생각보다 시청률이 저조해 제작진도 비용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그런 이유로 현재 첫째 오빠로 출연 중인 박영규도 하차설이 불거지고 있다. 스타작가의 권력이 무소불위라는 방송가의 메커니즘이 여실히 입증된 셈이다. 그러나 횡포에 가까운 작가의 독단적인 처사에 출연자나 시청자들 모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청자 황지영(37·주부)씨는 “역할이 작은 캐릭터도 아니고 주요 배우들을 극의 흐름과 무관하게 하루아침에 하차시키는 것은 시청자를 무시하는 처사”라면서 “제작진의 편의 위주로 흘러가는 방송가의 막무가내 행태가 무례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인사]

    ■중소기업청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강시우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도시디자인과장 이상복△도시기획과장 김상석 ■경기도 ◇담당관△기획 최계동△창조행정 김양호△보육청소년 박인복△기획예산 류호열△언론 유동운△계약심사 김성규△안전총괄 최문환△군관협력 김평원△재난대책 정헌채△법무(직무대리) 안동광△대외협력 장문호◇과장△지역정책 김태정△총무 이대직△문화정책 예창섭△노인복지 최종국△건강증진 조광오△여성가족 김복자△교육정책 조학수△도서관(직무대리) 이강희△기업지원1 강희진△일자리정책 한연희△건축 주명걸△기후대기 박성남△환경안전관리 변진원△자원순환 엄진섭◇단·센터·소장△특별사법경찰단 윤승노△경기일자리센터 홍귀선△공단환경관리사업소 양정모◇의회사무처△김성재 홍덕표◇직속기관 <농업기술원>△총무과장 박수영△원예산업연구과장 김순재△환경농업연구과장 주영철△버섯연구소장 지정현<인재개발원>△역량개발지원과장 신동호△e-러닝센터장 정의돌◇사업소 <건설본부>△관리과장 김귀영△도로건설과장 김정기<팔당수질개선본부>△상하수과장 직무대리 윤태호◇파견△황해경제자유구역청 황하준 서봉조△안전행정부 변용현◇전출△의정부시 조영일△안산시 김수열 ■동아일보 ◇편집국 <소비자경제부>△전문기자(채널A 소비자경제부 겸직) 조성하△선임기자(〃) 석동율 ■국민일보 △기독교연구소장 이태형 ■아주경제 △건설부동산부장 정재웅 ■고려대 △법과대학장(법무대학원장·법학전문대학원장 겸임) 신영호 ■서울대병원 △소아행정과장 김병도△총무과장 박종훈△신사업추진팀장 김명호△의생명연구원 행정과장 정운섭<보라매병원>△감사팀장 정규수△복지과장 문덕환△원무과장 김용만△홍보팀장 기우탁<강남센터>△행정팀장 김춘기△기획홍보팀장 곽재수 ■트러스톤자산운용 ◇전무급△세일즈본부장 김재균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상무이사△미래기획본부 권오병◇상무이사(보)△제제연구소 최연웅◇이사△생산부 김성겸△병원본부 최인철◇이사대우△베트남지사 양진영
  • [‘버냉키 쇼크’ 금융시장 요동] “버냉키, 美경기회복 자신감” “단기적 금융시장 불안은 불가피”

    [‘버냉키 쇼크’ 금융시장 요동] “버냉키, 美경기회복 자신감” “단기적 금융시장 불안은 불가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20일 양적완화(채권을 사들여 시장에 돈을 푸는 정책) 축소·중단을 기정사실화했다. 안정적 투자처를 찾아 글로벌 자금이 우리나라 등 신흥시장을 떠나 미국으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 확대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의 통화 가치, 주가, 채권 값이 하락하는 등 당분간 금융시장 불안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가 되살아나 우리 수출시장이 넓어지는 등 긍정적인 면도 예상된다. 버냉키 의장의 이번 발언은 예상보다 수위가 높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시장 변동성을 완화시키는 발언을 하거나 ‘출구전략’에 대한 언급을 피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예상을 깬 발언의 배경으로 버냉키 의장이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민영 LG 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올 초까지만 해도 시퀘스트(재정지출의 자동 삭감) 같은 재정 문제로 미국 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이제 그런 얘기는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면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 소비, 투자가 견실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버냉키 의장이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지금까지 그랬듯이 미국 경제 정상화가 세계 경제를 견인할 것이라는 확신도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도 “미국 경제 지표가 완만한 회복세라 최악일 때 썼던 양적완화를 고집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3월 기준 미국 주택 평균 판매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12% 상승했다. 7년 4개월 만의 최대 증가 폭이다. 1분기 소비도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늘었다. 5월 실업률은 7.6%로 1년 전보다 0.6% 포인트 감소했다. 양적완화 축소 시기를 제시함에 따라 시장의 억측을 줄여 불안감을 감소시키고 하반기 미국 경제 회복세를 지속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왔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부 교수도 “버냉키 의장이 정확한 일정을 제기함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변동성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말까지는 돈을 확실히 더 풀 것을 예고해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고 미국 경기 진작을 확실히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당분간 우리 금융시장에는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당장 외국인 자금이 덜 들어오거나 빠져나갈 것”이라면서 “원·달러 환율은 크게 오르고 주가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런 불안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미국의 실물지표가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면서 “올 연말까지는 변동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환율이 요동칠 텐데 그 변동 폭을 예상할 수 없을 정도”라면서 “주가는 1800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의 경기 회복이 우리 실물경제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신 부문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보다 우리 경제는 기초 체력, 외환 보유액, 신용등급, 경상수지 등이 월등히 낫다”면서 “중·장기적으로 미국 시장이 커지는 것은 우리에게 기회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된다. 박 실장은 “미국과 함께 중국 경제도 우리 경제에 중요한 변수”라면서 “중국 당국이 무리한 고성장을 경계하는 등 성장세가 기대보다 부진해 미국의 경기 회복에 중국이 영향을 받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오 교수도 “미국이 내년 중반에 양적완화를 중단하는 데 이어 유럽연합(EU)이나 일본이 시차를 두고 양적완화를 줄이거나 중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 불안은 내년 내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버냉키 쇼크’ 금융시장 요동] “유럽·日은 양적완화 계속”… 일부선 “출구전략 동참”

    [‘버냉키 쇼크’ 금융시장 요동] “유럽·日은 양적완화 계속”… 일부선 “출구전략 동참”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19일(현지시간) 연말부터 양적완화를 축소하겠다고 발표하자 일본과 유럽연합(EU) 등도 함께 출구전략 카드를 꺼내 들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적완화의 약발이 잘 먹히지 않는 유럽이나, 금융완화와 재정지출 확대가 근간인 ‘아베노믹스’를 추진하는 일본은 최근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선 미국과는 상황이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미국과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세계 경제가 미국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방향을) 맞추게 될 것”이라며 “미국이 더 이상 돈을 안 푼다고 하는데 다른 나라는 돈을 푸는 상황이 오면 이에 대해 미국에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미국의 영향력을 언급하며 “당장은 아니지만 유럽과 일본 모두 내년 정도에는 출구전략에 동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본과 유럽이 미국과는 다른 길을 선택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구본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본의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지난 4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발표한 양적완화책의 기조는 그대로 간다”며 “다만 일본은행의 의도와는 달리 장기금리가 오르는 것에 대해서는 시장 개입을 통해 미세 조정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럽 상황에 대해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양적완화 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실물경제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유럽은 미국의 정책을 차용할 가능성이 적다”며 “다음 달 주요 20개국(G20) 재무·고용장관 회의에서 미국에 출구전략 속도 조절을 주문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지난달 2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0.5%로 낮춘 뒤 이달에는 추가 부양 조치 없이 기준금리마저 동결했지만 그것만으로는 국면 전환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지금&여기] 국민행복/홍희경 사회부 기자

    [지금&여기] 국민행복/홍희경 사회부 기자

    “해가 지면 자야 했다. 어느 날 전기가 들어왔다. 어둠을 물리치고 공부를 시작했다. 서울로 대학을 갔고 출세했다. 돌이켜보면 인생 최고의 기적은 전기였다. 그 전기를 놓아 준 게 박정희 대통령이라고 했다.” 취임 100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6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래전 그의 지지자가 설명한 지지 이유가 떠올랐다. 전기가 풍족한 시절에 태어난 탓에 밤중에 빛을 처음 봤을 때 경외감을 알기 어려웠다. 그래도 박 대통령의 공고한 지지율의 이면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다. 장하준 교수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서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세상을 더 많이 바꿨다”고 했던가. 이미 기술이 삶 속에 깊이 침투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기술이 삶을 획기적으로 바꿀 여지는 줄었을 수 있겠다. 결핍이 클수록 기술의 힘이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1972년 300달러, 지난해에는 2만 2000달러. 절대적인 결핍의 크기는 줄었지만, 밤중의 빛처럼 선물 같은 정책을 용케 찾아내는 새 정부의 능력이 놀랍다. 새 정부의 첫 번째 선물은 1억원 이하 신용대출을 반 년 이상 연체한 채무자의 원금과 이자를 감면해 주는 국민행복기금이다. 한 달 만에 11만명이 신청했다는 소식에 “어려운 형편에도 연체 없이 빚을 갚은 가구가 역차별 받는다”던 비판은 사그라들었다. 두 번째 선물은 중위소득 40%(월 154만원) 이하 가구에 월 10만원씩, 연 1조원 이상을 지급하는 주택바우처다. 기존에 월 7만원씩 지급받던 기초생활수급 70만 가구를 비롯해 100만 가구가 대상이다. 세 번째 선물은 대선 뒤 가장 먼저 제기됐지만 아직 논의 중인 국민행복연금이다. 65세 이상 모두에게 월 20만원씩 지급한다는 공약이었지만, 최근엔 4만~20만원씩 차등 지급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국민행복을 표방한 복지정책을 놓고 재정건전성 우려나 포퓰리즘 비판이 나온다. 국민행복기금은 금융권이, 주택바우처는 건설사와 다가구 주택자가 최종 수혜를 보고, 국민행복연금으로 인해 젊은 월급쟁이 부담이 커질 것이란 지적도 있다. 그러나 수혜 계층이 손에 쥐게 되는 현금은 이런 비판보다 현실적이고 기억에 잘 남는다. 아직까지는 대통령이 ‘행정부 수반’이라기보다 ‘선거의 여왕’으로 보인다. saloo@seoul.co.kr
  • [글로벌 금융시장 요동] ‘셀 코리아’ 가능성… 외환시장 변동성 줄여야

    전문가들은 향후 우리나라를 포함한 글로벌 금융시장을 전망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13일 전 세계 주식시장 폭락으로 드러난 금융시장 불안의 주요 원인은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가능성인데, 결국 미국이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시장의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거시 건전성 3종세트’(선물환 포지션 제도, 외국인 채권투자 세금, 외환건전성 부담금) 강화 등 외국 자본의 과도한 유출입을 막기 위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보는 향후 양적완화 출구전략 시나리오는 3개 정도다. 먼저 미국이 채권 매입은 계속하지만 그 규모를 줄이는 것이다. 두 번째는 채권을 시장에 되파는 등 양적완화를 양적축소로 되돌리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등 긴축으로 방향을 확정하는 것이다. 이 중 대다수는 첫 번째, 곧 양적완화의 축소를 미국 등 선진국들이 선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적완화 정책의 전환을 견딜 정도로 미국 등의 실물 경제가 회복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선진국 시장의 경우 주식과 채권 등 두 분야에서 거품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해 양적완화 정책의 변화를 꾀하겠지만 연말까지는 채권 매입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그때까지 주가 하락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은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아시아금융학회장)도 “미국이 올해 말부터 기존 양적완화 정책의 방향 전환을 시도하면 향후 1년 정도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될 것이고, 이를 어떻게 견딜 것인가가 우리 경제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줄이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양적완화의 방향 전환은 한국 주식과 채권 등을 사들였던 외국인 자금이 일제히 ‘셀 코리아’로 돌아설 여지가 높아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양적완화 종료 등에 따라 환율이 급변하면 기업 등의 충격이 엄청난 만큼 외환시장의 불안 요인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외화건전성 강화 등 조치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오 교수는 “향후 원화보다도 엔화의 약세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원·엔 환율이 하락하면 경상수지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지난 30년간 고성장을 구가했던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도 상존하는 만큼 정부는 재정 건전성 강화와 환율 방어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열린세상] 신성장동력 창출과 비교우위/오영석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신성장동력 창출과 비교우위/오영석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부는 지난 5일 창조경제 청사진인 ‘창조경제 실현계획’을 발표하였다. 이 중 필자의 눈길을 끌었던 내용 중 하나는 신성장동력 창출에 관한 것이었다. 여기에는 기존 산업의 성장 활력을 제고하고, 신산업·신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전략산업 분야가 제시되어 있다. 전자에는 주력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서비스 산업의 활성화 분야가, 후자에는 소프트웨어·콘텐츠 산업·첨단기술·국가 거대전략 분야 등이 담겨 있다. 정부는 향후에도 장기적인 미래 예측을 통해 미래 유망 신산업 및 핵심 기술을 선도적으로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신성장동력의 발굴과 투자는 현재의 비교우위 구조를 넘어서는 미래에 대비한 투자를 통해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산업구조 고도화를 촉진하기 위한 산업정책의 중요한 영역 중 하나는 신성장동력 혹은 미래 비교우위 부문의 창출을 촉진하는 것이다. 예컨대 로드릭은 산업정책의 비전이란 자국이 어느 산업 분야에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고, 가지게 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민간부문과 정부부문 간 전략적 협력관계를 이끌어내는 것으로 본다. 적극적 산업정책을 지지하는 논자들뿐만 아니라 시장기능에 의한 자원배분을 중시하는 논자들의 경우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원배분의 동태성과 이를 촉진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든 정부든 자원배분에 관한 두 가지 선택을 해야 한다. 하나는 현재의 생산구조 하에서 주어진 상품을 어떻게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문제다. 여기에는 생산구조 혹은 산업구조 고도화의 개념이 없다. 다른 하나는 현재의 생산물과 미래의 잠재적 생산물 간 자원배분을 결정하는 문제다. 생산구조 혹은 산업구조 고도화의 속도를 선택하는 문제인 것이다. 비교우위는 개방경제 하에서의 자원배분 문제다. 비교우위가 폐쇄경제에서의 자원배분과 다른 점은 타 국가 경제주체들의 자원배분 양태에 영향을 받으면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현재의 기술수준과 요소부존구조에 조응하는 비교우위구조를 지속하는 경우, 현재의 산업경쟁력을 보장하기는커녕 퇴보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는 미래 유망산업에 대한 투자와 육성을 통해 ‘현재의 비교우위구조에 조응하는 산업구조’를 벗어나는 것으로서의 자원배분과 산업구조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에 대한 적정 투자는 무엇인가? 과소 투자는 혁신의 부족을 초래해 산업구조 고도화를 지체시킬 수 있다. 반면 과대 투자는 과도한 기회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미래에 대한 과도한 투자는 현재의 비교우위 부문으로의 자원배분을 축소하여 오히려 성장잠재력을 훼손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장하준 교수와 저스틴 린은 한 논문에서 흥미로운 논점을 제시한다. 저스틴 린은 혁신과 산업구조 고도화는 기본적으로 현재의 비교우위에 조응하는 수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업구조 고도화는 현재의 비교우위산업에서 창출된 부가가치를 토대로 혁신 생산요소 투자 및 신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과정을 통해 달성된다는 것이다. 현재의 비교우위구조에 도전하여 미래 신기술에 과도하게 투자하는 것은 자원배분의 왜곡을 가져오면서 신기술산업의 발전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장 교수는 현재의 비교우위구조는 하나의 베이스라인에 불과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술과 혁신은 구체적인 생산과정에서 학습되고 체화되며 획득되는 것이므로 상대적으로 광범위한 미래 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혁신 생산요소를 축적하여 비교우위를 갖춘 이후에 미래 신산업에 진입해야 한다는 것은 난센스라는 것이다. 이는 현재와 미래 간 투자 혹은 현재 비교우위산업과 미래 신산업 간 투자 배분의 적정성에 대한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또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의 효율성과 오류 가능성의 축소를 위해서는 과거 정부에서 투자해 온 분야의 활용성을 높이고 정부와 민간의 협력에 의한 신분야 발굴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 [추경예산안 의결] 세출추경 5조3000억… “경기회복에 충분” vs “정부전망 장밋빛”

    [추경예산안 의결] 세출추경 5조3000억… “경기회복에 충분” vs “정부전망 장밋빛”

    정부가 17조 3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기금 투입분 등을 합치면 20조원이 넘는다. 추경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새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를 국민에게 확실히 알린 셈이다. 하지만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세입 펑크분 12조원을 빼면 실제 새로 지출하는 돈(세출 추경)은 5조 3000억원에 불과하다. 정부 기대대로 ‘경기 회복 마중물’로 쓰기에는 2% 부족한 셈이다. 추경 등으로 올해 성장률을 최대 0.5% 포인트 끌어올리겠다는 정부의 계산이 ‘장밋빛’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16일 이 같은 내용의 추경예산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국회에는 18일 제출한다. 추경 외에도 기금 확대분 2조원, 공공기관 투자분 1조원이 더해진다. 실제 풀리는 돈은 20조 3000억원인 셈이다. 국가예산(241조 5000억원)의 10%, 국내총생산(GDP, 1300조여원)의 2%에 가까운 규모다. 올 한해 서울시 예산(23조 5490억원)과도 맞먹는다. 추경만 놓고 따져도 2009년(28조 4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당시는 ‘제2의 대공황’이라고 불리던 글로벌 금융위기 쓰나미가 몰려오던 비상상황이었다.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12조 5000억원)보다도 5조원 가까이 많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번 추경이 시장에 경기 회복 기대를 주기에 충분한 규모”라고 확신하는 이유다. 숫자만 놓고보면 ‘슈퍼추경’이다. 다만 17조 3000억원의 추경 중 12조원은 ‘그림자’에 가깝다. 저성장에 따른 세수 감소(6조원)와 산업·기업은행 민영화 중단에 따른 세외수입 감소(6조원) 등 기존 예산안에서 펑크 났던 부분을 메우는 데 들어가기 때문이다. 추가로 집행되는 재원은 5조 3000억원에 그친다. 2003년(7조 5000억원)이나 2001년(6조 7000억원) 추경보다도 실제 쓸 수 있는 돈은 적다는 뜻이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세입 부족분을 과도하게 책정해 정작 경기 부양에 쓸 추경 재원은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민주통합당이 “세출은 10조원까지 늘리고, 세입결손 보전분은 10조원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정부 정책이 이뤄지면 연간 2.7~2.8% 성장도 가능하다”(현 부총리)는 정부 전망도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계에서 통용되는 재정지출 10조원의 GDP 성장률 증가 효과는 0.4~0.5% 포인트 정도이다. 금액으로는 5조 2000억~6조 5000억원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에 5조 3000억원만 투입해도 GDP가 최대 6조 5000억원, 성장률이 0.5% 포인트까지 불어난다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10조원의 GDP 부양 효과를 최대 0.94% 포인트로 부풀려 잡았다는 얘기다. ‘성장률에 집착했던 이명박 정부의 그림자가 현 정부에도 어른거린다’는 쓴소리가 나오는 까닭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부동산 경기 활성화나 소비심리 개선 등 계량화할 수 없는 수치를 (성장률에) 반영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꼬집었다. 세출 추경의 절반이 넘는 2조 7000억원이 4·1 부동산대책을 위해 지출되고, 일자리 창출 등에는 고작 4000억원만 편성된 점도 문제로 꼽힌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신 일자리 만들기와 중소기업 활성화 등에 재원이 더 투입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씨줄날줄] 경영진 연봉 공개 명암/임태순 논설위원

    전문경영인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디지털화, 업무효율화 등으로 모든 자원이 한곳에 집중되면서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최고경영자(CEO)의 경영능력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기 때문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장하준 교수는 “요즘 미국 CEO들의 보수는 1960년 대에 비해 10배 정도 올랐다”고 말한다. 그는 책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서 “1960년대 CEO와 근로자 간 급여차는 30~40대1이었으나 전문경영인들의 경영능력이 강조되기 시작한 1980년대부터 격차가 벌어지면서 1990년대 100대1, 2000년대에는 300~400대1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실적이 좋으면 당연히 경영진들이 더 많이 가져가야 하지만 과연 요즘 기업의 성과가 1960년대에 비해 10배 정도 더 좋은가 반문하면서 높은 보수에 의문을 제기했다. 우리나라도 미국, 독일, 일본처럼 CEO들의 급여가 공개될 날이 머지않았다. 연봉 5억원 이상의 등기임원·감사 연봉을 공개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엊그제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법안 찬성 측은 경영진 연봉 공개는 기업 경영에 대한 주주의 통제와 감시를 강화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재계는 연봉 공개는 임직원 간 위화감이 커지고 노사 갈등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우려한다. 하지만 이보다는 재벌 총수들의 연봉이 공개돼 총수 때리기로 변질되는 것을 막으려는 게 더 큰 이유일 것이다. 이미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등 재벌가 2세들이 발빠르게 이사회 참석을 포기하면서 등기이사에서 빠진 것이 이를 말해준다. 이런 움직임은 앞으로 확산될 것이다. 대신 오너들은 이사회에서 우회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법 등을 모색할 것으로 점쳐진다. 연봉 공개는 기업의 우려대로 부작용도 있을 것이다. 고액 연봉자는 사회단체 등의 기부 요청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스위스에서 기업 경영진의 보수를 주주가 결정하도록 하는 주민 발의안이 68%의 높은 지지를 받아 통과된 데서 보듯 투명경영과 상생의 정신은 시대적 추세다. 장 교수는 중요한 사실을 하나 더 알려준다. CEO의 연봉이 10배 오르는 동안 근로자들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1973년 18.90달러에서 2006년 21.34달러로 33년 사이에 13% 인상되는 데 그쳤다고 말한다. 인력 감축, 생산성 향상 등 경영합리화의 열매가 합리적으로 배분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경영자들의 진취적인 개혁성이 홀대 받아서도 안 되겠지만 과실이 한쪽으로 쏠려 사회안정이 저해되는 것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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