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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실로비키’의 귀환

    러 ‘실로비키’의 귀환

    ‘실로비키’(정보기관, 군, 경찰 출신의 러시아 정치인)들이 돌아왔다. ‘부정 총선 규탄 시위’로 코너에 몰린 블라디미르 푸틴(59) 총리가 친위세력에 ‘SOS’를 보냈기 때문이다. 푸틴은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와 연방보안국(FSB)에서 20년 남짓 일했다. 정치 개혁을 약속했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푸틴 총리가 ‘옛 동지’들을 승진시켜 끌어모으자 “힘으로 시위대를 깔아뭉개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KGB 출신인 세르게이 이바노프(58)를 대통령 행정실장에 임명했다. 푸틴의 KGB 입사 동기인 이바노프는 2001년 푸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냈다. 2008년 대선에서 푸틴의 후계자로 거론됐지만 메드베데프에게 집권당인 ‘통합러시아당’ 후보 자리를 내줬다. 이후 부총리직을 맡으며 총리인 푸틴을 보좌해 왔다. 푸틴의 KGB 후배인 세르게이 나리슈킨(57)도 지난 21일 여당을 대표해 국가 두마(하원) 의장이 됐다. 나리슈킨 역시 푸틴이 대통령이던 2007년 부총리를 지내는 등 권세를 누렸다. 정보기관 출신은 아니지만 푸틴에 충성해 온 인물들도 다시 정치적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군·산업복합단지를 감독하는 부총리로 선임된 드미트리 로고진(47)과 대통령 행정실 부실장이 된 뱌체슬라프 볼로딘(48)이 주인공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주재 러시아 대사를 맡던 로고진은 다혈질의 민족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사무실에 옛 소련의 최고 지도자 이오시프 스탈린의 사진을 걸어둘 정도다. 볼로딘은 통합러시아당 사무총장과 푸틴의 친위 단체인 ‘전 러시아 국민전선’ 대표를 지내는 등 푸틴과 인연이 깊다. 전문가들은 푸틴이 친위 세력을 결집시켜 반(反)정부 시위에 따른 혼란을 이쯤에서 끝내려 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푸틴의 전 경제 고문이었던 안드레이 일라리오노프는 블로그에 “교육이나 토론을 통해 이 정권을 바꿀 수 있다는 일각의 기대는 결국 헛된 것이었다.”며 이번 인사를 비판했다. 러시아 국가 인권 자문위원인 드미트리 오레슈킨도 “(최근 지명된 실로비키 출신 인사들이) 직접적이고 폭 넓게 소련 스타일을 따를 것이며, 만약 누군가 반항한다면 구타당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美 공화 경선 D-4 주요후보 분석] (4) 론 폴

    [美 공화 경선 D-4 주요후보 분석] (4) 론 폴

    론 폴 하원의원은 차에서 안전벨트를 매지 않는다. 한담(閑談)을 나누거나 서서 과자를 주섬거리지도 않는다. 양복 저고리를 벗고 편하게 널브러지는 행동도 하지 않는다. 그는 단지 어떤 이슈에 대해 열렬히 토론하는 것을 좋아한다. 정치권에 입문하기 전 산부인과 의사로서 4000명의 아기를 받은 폴은 독특한 개성 때문에 ‘괴짜의원’으로 불린다. 행동만 특이한 게 아니라, 가슴에 품은 이상도 가히 파괴적이다. 그는 정부 역할을 축소해야 한다는 전통적 공화당 노선을 훌쩍 넘어 무정부주의에 가까운 주장을 펼친다. 연방정부를 해체하고 최소한의 뼈대만 남겨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민에 대한 복지를 없애고 외국에 대한 원조를 끊어야 하며 해외주둔 미군을 모두 철수시켜야 한다고 역설한다.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이사회)을 해체시키고 금본위제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도 한다. 현 공화당 대선주자 중 최고령이며 유일하게 대공황 기간에 출생한 폴은 젊은 시절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등 오스트리아 학파의 ‘자유시장경제’ 이론에 매료된 이후 강경한 ‘자유주의자’의 길을 걷게 됐다. 따라서 당연히 정부가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케인스주의를 폴은 혐오한다. 그의 장남 로니는 “아버지는 내게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고 늘 말씀하셨다.”고 지난 15일 워싱턴포스트에 밝혔다. 사실 이처럼 과격한 주장을 하는 폴에게는 공화당이라는 보수정당도 성에 안 찬다. 그래서 그는 1988년 대선에서 제3당(자유당) 후보로 출마한 적도 있다. 내년 대선에서 그가 공화당 후보가 되지 못하면 탈당해 제3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오는 이유다. 폴의 주장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무려 35년간 일관된 주장을 고수해 온 그의 소신만큼은 인정해 준다. 다른 대선주자들이 조변석개처럼 말을 바꾸는 것과 대조된다. 폴이 실제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미국은 물론 세계가 어떤 변화를 맞을지 감히 상상이 안 간다. 당장 한국은 주한 미군 철수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공화 경선 D-5 주요 후보 분석 (3) 릭 페리

    美 공화 경선 D-5 주요 후보 분석 (3) 릭 페리

    지난해 12월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가 텍사스주 보수주의 운동가인 마이클 설리번과 마주 앉았다. 페리는 20년지기 친구인 설리번에게 이렇게 털어놨다. “사람들이 나를 대선주자로 거론하는데 나는 확신이 서지 않아.” 그 후 올해 6월, 7월이 되도록 페리는 여전히 “출마를 생각 중”이라며 고민스러워했다고 설리번이 지난 12일 워싱턴포스트(WP)에 밝혔다. 지난 8월 초 페리가 마침내 출마 선언을 했을 때 공화당 지지자들은 열광했다. 준수한 외모에 공화당의 핵심인 텍사스 출신인 데다 주지사로서 미국에서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 실적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어이없게도 대선주자 토론회에서 추락한다. 요점 없는 말을 중언부언하는가 하면 정제되지 않은 과격한 발언을 내뱉었다. 심지어 자기가 할 말을 잊어 버려 웃음을 사기도 했다. 이후 페리는 ‘준비 안 된 후보’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그가 막판까지 고민하다 허겁지겁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점을 감안하면 적확한 지적이다. 그나마 페리의 출마 결심엔 부인 애니타의 종용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데 사실 페리는 그전 정치 역정에서도 ‘준비된 후보’였던 적이 별로 없다. 1984년 페리가 텍사스 A&M대학 동창인 존 샤프로부터 텍사스주 하원의원 도전을 권유받았을 때 페리는 막판까지 망설이다 하원의원 월급을 물어본 뒤에야 출마 결심을 했다고 한다. 이후 1989년 텍사스에서 민주당적으로는 희망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로비스트로 전직하려 했다. 하지만 그의 상품성(외모, 카리스마, 리더십)을 눈여겨본 공화당 선거전략가 칼 로브의 설득으로 텍사스주 농업장관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도전한다. 텍사스라는 한정된 지역 선거에서 페리는 별다른 준비나 토론 실력 없이도 선거광고와 유세만으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는 토론 실력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페리는 간과했다. 사실 페리의 정치에 대한 ‘비(非)준비성’은 어려서부터 평범한 삶을 그려 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샤프는 “페리는 말을 너무 좋아해서 수의사가 되고 싶어 했다.”고 회고했다. . 페리가 만일 경선에서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일궈내며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사상 유례없는 ‘벼락치기 당선’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진지한 준비 없이 당선된 뒤 미국을 안팎으로 곤란에 빠트렸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지도 모를 일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외교協 대선후보 대북정책 비교

    내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차기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지금보다 훨씬 강경해질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미국 외교협회(CFR)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직후인 지난 20일(현지시간) 내년 대선 민주당 후보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곧 경선에 돌입하는 공화당 대선주자 전원의 대북정책을 조사·집계한 결과 확인됐다. ●“공화후보 당선 땐 강경 일변도” 27일(현지시간) CFR 보고서에 따르면 공화당의 유력한 선두권 주자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북한을 이란, 쿠바, 베네수엘라와 함께 국제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깡패국가’로 간주하고 있다. 그는 동맹국과 협력해 대북 제재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공언하면서 구체적으로 북한과 거래하는 금융기관의 문을 닫게 하고 북한과 교역하는 기업을 제재하는 방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롬니와 함께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현 오바마 행정부는 물론 공화당 정권인 전임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도 너무 유약했다는 입장이다. 그는 2009년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미국이 선제적 대응을 하지 못한 점, 앞서 부시 행정부가 대화를 한답시고 북한과 이란의 핵, 미사일 개발을 초래한 점 등을 싸잡아 비난하며 더욱 강경한 대북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페리 “北·이란 核 임박한 위협”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북한과 이란의 핵 보유 야망은 미국에 임박한 위협이라는 경계감을 드러냈다.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은 북한을 이란, 중국, 러시아와 함께 ‘악의 축’으로 간주했다.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은 북한과 이란 등의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관련자들에 대한 선별적 암살도 불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존 헌츠먼 전 주중대사도 핵실험은 ‘적대적 행동’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유일하게 론 폴 하원의원만 한반도 문제에 대한 불개입을 주장하고 있다. CFR은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서는 북한 비핵화를 위해 6자회담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공화 경선 D-6 주요 후보 분석 (2) 뉴트 깅리치

    “야외 식사 모임 때였어요. 그는 햄버거를 요리하면서 책을 읽었고 나와 대화도 했어요. 세 가지를 동시에 했다니까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조지아주에 살 때 이웃이었던 조앤 하월(76) 캐럴튼 제일침례교회 목사 부인이 깅리치에 대해 지난 14일 워싱턴포스트에 밝힌 일화다. 공화당 대선 레이스에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깅리치가 어릴 때나 지금이나 공통적으로 받는 인물평은 “똑똑하다.”는 것이다. 깅리치는 12살이 되기도 전에 두꺼운 ‘아메리카나 백과사전’을 독파했다고 그의 의붓아버지는 말했다. 깅리치가 첫 번째 부인과 결혼생활을 할 때 그의 집은 저녁에 온 가족이 책을 읽느라 책장 넘기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막내딸 재키(45)는 “아버지는 손가락으로 문장에 밑줄을 그어가며 책을 읽었는데, 속도가 아주 빨랐다.”고 회고했다. 엄청난 독서량으로 무장한 깅리치는 정치권에서 기발한 아이디어를 스프링클러처럼 뿜어내는 ‘아이디어 제조기’로 불린다. 예컨대 깅리치는 지난달 “북한, 중국, 러시아 등의 ‘전자기파’(EMP) 공격은 강력한 전자파를 일으켜 일시에 모든 전자장비를 마비시키기 때문에 핵공격보다 미국의 안보에 더 위협적일 것”이라고 주장했고,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그의 주장을 분석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롬니가 난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수재급의 두뇌를 갖고 있다면, 깅리치는 정반대로 평범한 문제에 의문을 던짐으로써 기존 상식을 혼란에 빠뜨리는 수재형이라 할 수 있다. 깅리치 뇌의 절반은 각종 지식으로 가득 차 있고 나머지 절반은 폭탄이 장착돼 있다는 비유도 회자된다. 출생 직후 부모가 이혼하고, 이후 군인이었던 의붓아버지의 직업상 자주 이사를 다녔던 것이 깅리치의 ‘도전적 성향’에 영향을 끼쳤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그는 명석한 두뇌 탓에 세상을 너무 만만하게 봤는지 몰라도 정치역정과 사생활에서 보통사람은 감히 걷기 힘든 길을 걸었고, 이는 지금까지도 그의 발목을 잡는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는 1994년 중간선거에서 ‘미국과의 계약’이라는 공약으로 40년 만에 하원 다수당 지위를 민주당으로부터 탈환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며 정치적으로 급부상했지만, 이후 하원의장으로서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과 ‘정부폐쇄’라는 벼랑끝 승부를 벌이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추락했다. 또 암 투병 중인 부인을 두고 불륜을 저질러 이혼을 했고, 클린턴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 공격을 주도하는 와중에 자신의 비서와 혼외정사를 벌였다. 깅리치가 만약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그의 독특한 아이디어 덕에 굼뜨고 매너리즘에 빠진 미국은 분주한 변화를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독단적 확신에 기반한 행보를 불사한다면,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큰 시험이 될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뉴트 깅리치(68세) ●펜실베이니아주 출생 ●버지니아주 매클린 거주 ●제58대 하원의장 ●첫 부인과의 사이에 자녀 2명 ●캘리스터 비섹과 세 번째 결혼
  • ‘자격미달’ 깅리치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가운데 밋 롬니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버지니아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참여 자격을 얻지 못해 논란이 일고 있다. 버지니아주 공화당은 24일(현지시간) 깅리치가 오는 3월 6일 ‘슈퍼 화요일’에 실시되는 버지니아주 프라이머리 참여를 위해 필요한 1만명의 버지니아 주민 지지 서명을 제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도 1만명의 지지 주민서명을 제출하지 못해 프라이머리 참가 자격을 얻지 못했다. 깅리치는 1만 1050명, 페리는 1만 1911명의 서명을 마감시한인 22일까지 제출했으나, 검증과정에서 유효하지 않은 서명이 다수 발견됐다는 것이다. 또 미셸 바크먼, 릭 샌토럼, 존 헌츠먼 등 다른 후보 3명은 아예 지지서명 자체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버지니아주 프라이머리 투표용지에는 공화당 대선주자 중 롬니 전 주지사와 론 폴 하원의원의 이름만 오르게 됐다. 깅리치 측은 “유권자들은 유력 후보에게 투표할 권리가 있다.”고 비난하면서 깅리치의 이름을 투표용지에 직접 써넣는 투표 방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버지니아법은 기명 투표를 금지하고 있다. 래리 새바토 버지니아주립대 교수는 “이번 사태는 깅리치에게 재앙”이라고 진단했다. 버지니아에서 선거인단 확보를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신뢰감이 훼손된 것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46명의 선거인단을 갖고 있는 버지니아는 여론조사에서 깅리치가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데다 깅리치가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佛 과거는 깨끗하나”… 터키, 외교단절 선언

    터키의 옛 왕국인 오스만튀르크 제국이 1915년 자행했던 아르메니아인 집단학살(제노사이드) 사건을 둘러싸고 터키와 프랑스의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터키 정부는 프랑스 하원이 이날 아르메니아인 집단학살 사건을 부인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가결한 데 반발해 프랑스와 모든 정치·군사·경제관계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내년 상원에 회부될 이 법안은 터키군의 아르메니아인 집단학살을 공식 인정하는 2001년 관련법을 공개석상에서 부인하면 1년 징역형과 4만 5000유로(약 67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TV 연설을 통해 정치 지도자의 상호 방문, 프랑스 군용기의 비행 제한을 포함한 군사협력 등 프랑스와 모든 관계를 중단하고 파리 주재 대사도 소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가 첫 단계에 불과하다며, 추가 보복할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집권당 소속 의원들이 발의한 이 법안에 대해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이슬람혐오증과 터키혐오증에 편승한 선거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며 이번 법안 발의의 배경이 불순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르몽드에 따르면 에르도안 총리는 23일 오전 기자회견에선 프랑스의 ‘역사적 약점’을 정면으로 거론하며 좀더 강도 높게 프랑스를 비판했다. 그는 프랑스가 과거 식민지였던 “알제리에서 대량학살을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1945년 이후 알제리 전체인구의 15%가량이 프랑스인의 손에 죽어나갔다.”면서 “그것은 말 그대로 ‘집단학살’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사르코지 대통령이 당시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모른다면 1940년대 알제리 주둔군에서 복무했던 친아버지에게 물어보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프랑스 의회는 1차 세계대전 말 아르메니아에서 최대 150만명(아르메니아 추정치)이 집단 사망한 사건을 신생 터키 정부가 자행한 집단학살로 인정하는 법안을 2001년 제정했다. 터키는 이에 대해 이 사건 사망자들은 내전의 희생자이지 집단학살은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김정일 사망 이후…美 공화대선주자들 반응

    2주 앞으로 임박한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표밭을 누비느라 분주한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들도 19일(현지시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에 대한 입장을 저마다 밝혔다.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북한 주민들은 길고 잔인했던 국가적 악몽 속에서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김정일의 죽음이 이를 종식시키는 것을 앞당기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일은 북한 주민들은 굶주리는데 자신은 호화로운 생활을 한 무자비한 독재자였다.”면서 “결코 그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아이오와에서 한 연설에서 “김정일의 후계자가 어떨지, 핵으로 무장한 북한이 어떤 위협이 될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고 밝힌 뒤 “우리는 강력한 국방력과 총사령관의 의미를 이해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성명에서 “앞으로 상황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면 김정일의 사망은 한반도 통일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후계자인 김정은이 권력을 유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북한에서 내전이 발생한다면 핵무기가 악한들에게 넘어갈 수도 있다.”며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동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중국과도 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존 헌츠먼 전 유타 주지사는 “김정일은 비양심적 독재자였다.”면서 “그의 죽음은 북한 주민들의 비극적인 장을 종식시키는 것인 동시에 좀 더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회와 정치개혁을 향한 길을 갈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북한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김정일이 카다피, 빈라덴, 스탈린과 함께 지옥에 떨어져 자리를 함께한다는 사실이 만족스럽다.”며 “김정일의 사망은 북한 주민들의 오랜 고통을 끝낼 역사적 기회”라고 했다.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하원 외교위원장은 “김정일은 역사상 최악의 인권탄압 독재자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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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러리 클린턴 “여성들이여 정치에 뛰어들어라… 보상 있으리”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알려지지 않았던 자신의 경험담을 솔직히 공개하며 여성들의 공직(정치) 진출을 강하게 독려했다. 또 여성이라는 이유 만으로 대통령이 돼선 안 된다는 편견도 사라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직 여성 앞에 장벽은 여전” 그는 국무부에서 열린 ‘공직의 여성들’ 세미나에서 연설을 통해 “내가 뉴욕주 연방상원의원에 출마하라는 압박을 받았을 때 두려움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면서 “한번도 선출직에 출마한 적이 없었기에 그것이 옳은 일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 ‘아냐, (출마)하지 않을 거야’라고 결심했다가 다음날은 ‘아니지, (출마를)고려해야 해’라고 마음을 고쳐먹는 등 생각이 롤러코스터에 올라탄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러던 중 뉴욕시내 한 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을 때 당시 고교 농구팀 주장이었던 여성이 나와 악수를 하면서 (내 마음을 읽었는지)귀엣말로 ‘과감히 경쟁에 뛰어드세요’라고 속삭였다.”며 “그 직후 나는 출마를 선언했고 그것은 내 인생에 가장 잘한 결정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들이 과감히 경쟁에 뛰어든다면 크고 지속적인 보상을 받을 것으로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여성 대통령 안된다는 편견 버려야” 그는 그러면서도 “아직 여성 앞에 장벽은 여전하다.”며 여성 정치인에 대한 세간의 편견을 지적했다. 그는 전날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공화당 여성 대선주자인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에 대한 질문을 받은 일을 거론하면서 “(성별을 떠나)그녀는 자신의 장점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많은 남성들이 아직도 여성은 집안 일이나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심지어는 여성들 중에서도 ‘여성이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 공직 진출은 재능 활용 측면서 바람직” 그러면서 “테이블(판)을 뒤집어 엎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더 많은 여성이 정부로 진출해 능력을 입증해 보이는 것”이라면서 인도의 예를 들었다. 2003년 인도 지방자치단체장 자리의 3분의1을 여성에 의무 할당한 이후 뇌물 사건이 급감하고 행정 서비스도 좋아졌으며, 이에 따라 이후 선거에서 여성 후보들이 더 많은 표를 얻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클린턴 장관은 “여성을 공직에 쓰는 것은 공정성 차원을 넘어 재능 활용 측면에서 바람직한 것”이라며 “이런 자원을 무시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재정 긴축 철회하라” 伊 총리앞 협박 편지

    불경기와 재정위기 여파로 어수선한 이탈리아의 세밑 풍경이 폭탄과 총알 등이 담긴 협박 편지 탓에 꽁꽁 얼어붙고 있다. 이탈리아 내각의 재정긴축안에 불만을 품은 좌익단체들의 소행인 듯한데 전·현직 총리와 세무서 등을 상대로 전방위 공격을 가하고 있다. ●300억유로 재정 긴축안 하원 통과 마리오 몬티 총리와 전임자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등을 수신인으로 하는 협박 편지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저녁 칼라브리아주의 한 우체국에서 분류 작업 중 발견됐다고 이탈리아 안사통신이 16일 보도했다. 극좌 단체인 ‘무장 프롤레타리아 운동’ 이름으로 발송된 이 편지는 모두 10통으로 봉투 안에는 협박 글과 함께 총알이 담겨 있었다. 편지에는 “예산안을 수정하지 않으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 쓰여 있다. 몬티 내각이 채택한 총 300억 유로(약 45조원) 규모의 재정 긴축안은 16일 오후 이탈리아 하원을 통과했으며 상원 표결은 다음 주에 실시된다. ●세금징수 대행업체에 편지폭탄도 앞서 15일에도 이탈리아 로마 도심에 있는 세금징수 대행 업체인 에퀴탈리아 사무실에 편지폭탄이 배달돼 주변을 긴장시켰다. 경찰 관계자는 “폭발물 처리 전문가가 검은 분말이 담긴 수상한 우편물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기폭장치를 해체했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美, 2년간 자동차 반덤핑 관세에 ‘발끈’ 中에 ‘인권 반격’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심상치 않다. 치고 때리는 통상 보복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마침내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인권 문제까지 건드렸다. 아시아·태평양을 놓고 벌이는 주요 2개국(G2) 간의 각축전이 전초전이었다면 통상전쟁은 전면전인 셈이고, 인권전쟁이 어떤 식으로 비화할지 주목된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역시 내년에 ‘5세대 지도부’로의 권력교체를 앞둔 중국 측은 두드러지는 G2 갈등을 경계하는 입장이어서 ‘확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미국은 중국의 이런 ‘약점’을 적절하게 파고드는 양상이다. 최초의 중국계 대사인 게리 로크 주중 미 대사는 14일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 내 인권 침해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부임 후 처음으로 중국의 인권문제에 직격탄을 날렸다. 중국 내 인권상황 악화의 원인과 관련해선 “중국 지도자들이 이집트 등 아랍세계를 휩쓴 민주화 시위가 중국에서도 일어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인권운동가와 변호사의 체포와 구금, 그리고 독립적이지 못한 사법부의 판결을 우려했다. 자신이 만난 중국의 인권운동가와 변호사, 종교지도자 등이 종교에 대한 통제뿐 아니라 여성과 이주노동자의 급료와 생활수준 등에 대해서조차 말하기를 주저했다고 전했다. 로크 대사는 “부대사가 지난 2주 동안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의 부인 류샤(劉霞)를 만나 보려 했지만 만날 수 없었다.”면서 “중국의 인권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미국의 인권 문제 제기에 대해 ‘미국 인권보고서’ 등을 통해 “자국 인권이나 신경쓰라.”는 수준에서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다는 점에서 로크 대사의 지적에 적극적인 맞대응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통상전쟁에서는 절대 양보할 기색이 아니다. 미국의 무역보복 압박에 ‘이에는 이’ 식의 즉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 14일 중국 상무부가 미국산 자동차(배기량 2.5ℓ 이상 세단형 승용차 및 스포츠유틸리티 차량)에 최대 21.5%의 반덤핑 및 반보조금 상계관세를 부과키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5월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앞둔 시점에 결정을 내려놓고, 시기를 봐 오다 최근 들어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전격적으로 2년간 과세하겠다고 공표했다. 미국의 반발도 신경쓰지 않고 있다. 미 하원 세입세출위원회의 공화·민주당 의원들이 중국 측의 상계관세 부과를 강력히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자 중국 상무부는 15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조사 결과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정부 보조금을 받아 생산한 자동차를 중국 시장에 판매한 탓에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손해를 봤다.”면서 “관련 조치는 법과 사실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일축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반전 노리는 푸틴… “투표소에 카메라 설치를”

    이달초 실시된 러시아 하원 총선을 둘러싼 각종 부정선거 의혹으로 역풍을 맞고 있는 블라드미르 푸틴 총리가 국민과의 직접 소통에 나서며 여론 돌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푸틴 총리는 15일 정오부터 전국에 TV 생방송으로 진행된 ‘국민과의 대화’에서 선거부정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도록 내년 3월 대선부터 모든 투표소에 비디오 카메라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고 AP, BBC 등이 보도했다. 그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9만여개의 투표소에 비디오 카메라를 설치해 국민들이 24시간 내내 인터넷으로 볼 수 있도록 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 부정 규탄 시위에 대해선 “사람들이 국가의 경제, 사회, 정치 분야에서 일어나는 과정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아주 정상적인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모든 행동은 법의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옛 소련권 국가들의 정권교체 혁명인 ‘색깔 혁명’이 러시아에서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선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기 위해 사전에 준비된 외부 세력의 계획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며 러시아 시위 사태에도 외국 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암시했다. 푸틴은 이번 총선 결과가 러시아의 실제 세력 균형을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이 주도적 지위를 잃은 것도 이상할 게 없다.”면서 경제 위기로 인한 국민 생활 악화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이어 “국민의 지지는 인터넷 사이트나 광장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선거 결과를 통해 결정된다.”며 “국민의 지지가 사라졌다고 느끼면 단 하루도 집무실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이번 대선에서 자신의 대항마로 꼽히고 있는 인물들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지난 9월 드리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에 의해 전격 경질된 뒤 최근 신당 창당을 선언한 알렉세이 쿠드린 전 재무장관에 대해 “쿠드린과 그저께도 만났으며 일부 문제에 이견이 있지만 본질적인 것은 아니다.”며 크렘린에 복귀한 뒤 그를 재기용할 의사를 밝혔다. 또 최근 대선 출마를 선언한 러시아 3대 재벌 미하일 프로호로프에 대해 “훌륭하고 강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면서도 “나도 대선에 출마하기 때문에 그가 성공하길 바란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푸틴 총리의 ‘국민과의 대화’는 2000년 대통령이 된 이후 10번째다. 그는 인터넷 등으로 미리 접수한 질문과 생방송 중 시청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美 “북한과 거래 제3국도 제재 대상”

    미국 하원은 14일(현지시간) 본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달 외교위원회를 통과한 ‘이란, 북한, 시리아 비확산 개혁 및 현대화 법안’ 개정안을 말한다. 이 법안의 특징은 북한, 이란, 시리아 등에 입항했던 선박에 대해 미국 항구 입항을 거부하는 내용이다. 또 핵이나 대량살상무기(WMD)뿐 아니라 재래식 무기를 거래한 기업과 미국 기업의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특히 다른 어느 나라보다 북한과 거래가 많은 중국의 기업 중 일부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당사국뿐만 아니라 이들 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이 적용되는 것이다. 이 법안은 내년 초 상원을 통과해 발효될 전망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하원 이란 제재법안 가결…한국 원유수입 타격 불가피

    미국 하원이 14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강력한 경제제재를 담은 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는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은행은 미국 은행과 거래를 못하도록 규정한 것으로, 이에 따라 한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에 차질이 우려된다. ●기존 제재안보다 다소 완화 앞서 지난 1일 상원은 이란 중앙은행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날 하원에서 통과시킨 법안은 기존 상원 통과 법안보다 강도를 약간 누그러뜨린 것이지만 골격에서는 기존의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 한해 대통령이 법 적용에 예외를 둘 수 있다’는 기존 상원 법안 조항을 좀 더 넓게 적용할 수 있는 여지를 부여한 게 달라진 점이다. 의회 소식통은 “기존 상원 법안의 강도가 100이라면 하원에서 통과된 수정안의 강도는 96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수정안은 여야 상하원이 모두 합의한 내용이기 때문에 이르면 15일 상원 통과가 확실시된다. 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하면 이 법안은 6개월의 유예 기간을 거쳐 발효된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유예기간인 내년 상반기 안에 이란산 원유 수입의 예외를 얻어내기 위해 미국 정부에 호소해야 하는 처지다. 하지만 일이 잘 풀리더라도 미국 정부가 한국 원유 수입량의 10%에 달하는 이란산 원유 수입량 전체를 예외로 인정해 줄지는 불투명하다. 이번 법안은 이란의 돈줄을 틀어막는 게 주목적이기 때문이다. ●日 ‘예외’ 요구에 한국도 촉각 반면 한국과 마찬가지로 원유 수입의 10%를 이란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 정부가 이란산 원유 수입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미국에 특례조치를 강력하게 요청한 점은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일본이 예외를 인정받을 경우 한국도 한 묶음으로 예외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사설] ‘위안부 청구권’ 관철 의지 가다듬어라

    오늘로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청구권 분쟁해결을 위한 양자협의를 일본 측에 제안한 지 석달이 됐다. 어제는 위안부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1000번째 ‘수요집회’가 열렸다. 마침내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는 시민사회의 성금으로 조성된 위안부 평화비도 우뚝 섰다. 위안부 문제는 비단 한·일 양국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하원은 2007년 일본의 사죄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유엔 인권강령에도 위안부 문제가 담겼다. 그럼에도 정작 가해 당사국인 일본은 빠져나갈 구멍만 찾고 있다. 위안부 청구권 양자협의와 관련, 일본은 여전히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위안부 개인 청구권 문제도 모두 해결됐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협의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일본 측에 협의 수용을 다시 한번 강도 높게 촉구해야 한다. 하지만 끝내 외면한다면 더 이상 기다리는 것은 무의미하다. 위안부 문제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헌재는 “(한·일 청구권)협정 제3조에 의한 분쟁해결절차로 나아가는 것만이 국가기관의 기본권 기속성에 합당한 재량권 행사”라고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바로 여기에 해법이 있다. 19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르면 양국 간 분쟁이 외교경로로 해결되지 않으면 중재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이 양자협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중재절차에 돌입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중재위 구성을 위한 작업을 본격화해야 한다. 국회가 위안부 청구권 관련 중재절차 진행에 필요한 비용을 내년 예산에 대폭 반영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이르면 이번 주말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위안부 청구권 문제가 거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헌재도 지적했듯 국제정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전략적 선택이 요구되는 외교행위의 특성을 고려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들끓는 여론을 감안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와의 만남에서 언급한 “과거사에 대한 성의 있는 노력” 수준의 외교적 수사에 머물러선 안 된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측의 명확한 법적·행정적 해결책을 주문해야 할 것이다.
  • 美하원, 납북자송환결의안 채택

    미국 하원은 13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어 한국전쟁 이후 북한에 납치·억류된 전쟁포로와 실종자, 민간인 납북자의 즉각 송환을 촉구하는 ‘결의안 제376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결의안에 대해 공화당 의원이 제안 설명을 하는 등 미 의회는 이 결의안에 초당적으로 일심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b한국전 참전용사 출신인 민주당 찰스 랭글 의원이 지난 7월 대표 발의한 이 결의안은 “한국전쟁 당시 북한이 10만명이 넘는 한국의 민간인을 강제로 납치해 억류 중인 사실을 인정하고 제네바협약에 따라 이들을 즉각 가족 품으로 송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 북한이 민간인 납북자의 생사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즉시 가족 상봉 또는 유해 송환을 허용할 것을 요구했다. 결의안이 미 하원을 통과함에 따라 전쟁포로는 물론 북한이 강제 납북한 민간인에 대한 송환문제가 국제 현안으로 부상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의안은 특히 미국 정부가 민간인 납북자 문제를 북한에 제기하도록 명시하고 있어 앞으로 북·미 간 양자 대화 과정에서 이 문제가 의제로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신흥 재벌·팽 당한 관료 출사표… 러 민심, 잠룡들 깨웠다

    신흥 재벌·팽 당한 관료 출사표… 러 민심, 잠룡들 깨웠다

    블라디미르 푸틴(59) 총리의 출마 선언으로 승부가 끝난 듯했던 내년 3월 러시아 대선 레이스가 잠룡의 잇단 등장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러시아의 3대 재벌인 미하일 프로호로프(46)가 대권 출사표를 낸 데 이어 ‘팽’ 당한 푸틴의 옛 최측근 알렉세이 쿠드린(51)도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갑작스러운 등장을 두고 “푸틴이 기획한 고도의 술책”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겉보기에는 러시아 정치판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쿠드린 9월 재무장관직 경질 쿠드린 전 재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자유주의 정당이 필요하다.”며 창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번 두마(하원) 총선에서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의 득표율이 떨어진 것은 (민심이) 강력한 자유주의적 대안을 원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덧붙였다. 반(反) 푸틴당을 만들겠다는 얘기로 러시아 여권에는 분명한 악재다. 쿠드린과 푸틴의 악연은 3개월 전 시작됐다. ‘푸틴 사단’의 일원이었던 그는 지난 9월 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푸틴 총리가 내년 3월 대선 이후 서로 자리를 맞바꾸기로 하자 “메드베데프와 견해차가 커 그와 일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가 사실상 경질됐다. 쿠드린은 지난 4일 부정선거 의혹이 일자 “위법 사례가 수백건은 될 것”이라며 여당을 공격한 데 이어 “나는 선거에서 통합러시아당을 찍지 않았다.”며 푸틴의 심기를 건드렸다. 쿠드린에 앞서 러시아의 대표적인 올리가르히(신흥재벌)인 프로호로프가 이날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올해 친정부 성향의 ‘올바른 일 당’ 당수를 맡았으나 지난 9월 물러났다. 프로호로프는 “쿠드린과 창당에 관해 논의한 적이 있다.”고 말해 두 사람이 공동 창당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전문가들은 쿠드린과 프로호로프가 푸틴에 지친 러시아 중산층을 겨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시에 사는 전문직 중산층은 푸틴의 권위주의적 정치체제에 상당한 반감을 품고 있다. 최근 러시아에서 불거진 ‘반 푸틴 시위’의 중심 세력도 이들 중산층으로 분석된다. 프로호로프는 스스로를 “중산층 이익의 대변자”라고 알리며 표심을 유혹하고 있다. ●프로호로프와 공동창당 가능성도 하지만 이 두 사람의 출마를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이 기획한 정치공학”으로 바라보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러시아의 대표적 야권인사인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프로호로프의 출마는) 100% 푸틴이 영감을 불어넣은 작품”이라고 비난했다. 이 통신은 또 쿠드린이 신당을 만드는 것도 푸틴을 향한 국민의 직접적인 불만 표출을 누그러뜨리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두 사람 외에도 최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의러시아당’의 세르게이 미로노프 전 상원의원과 반 푸틴 성향의 정치블로거인 알렉세이 나발니(35) 등도 대권 주자로 꼽힌다. 러시아의 한 야당으로부터 대선 후보 추대를 받고 거절했던 나발니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反푸틴” 소련 붕괴후 최대 시위… 러시아의 ‘봄’ 이끄나

    “反푸틴” 소련 붕괴후 최대 시위… 러시아의 ‘봄’ 이끄나

    지난 4일 실시된 하원 총선을 둘러싼 각종 부정 의혹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분노가 10일(현지시간) 절정에 달했다. 러시아 국민들의 확고한 지지를 자신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이날 모스크바에서만 경찰 추산 3만명, 시위대 추산 4만~10만명이 결집해 “푸틴 없는 러시아” “통합러시아당은 도둑·사기 당”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부정 선거를 규탄했다. 이 같은 시위대 규모는 1991년 소비에트연방 붕괴 이후 최대라고 AP, AFP 등 외신들이 전했다. 야권 지지자들과 시민단체 등이 주축이 된 시위대는 오후 2시 30분부터 약 3시간 동안 크렘린궁 인근 광장에서 항의집회를 열었다.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은 선거 결과 취소, 부정 선거 수사 및 책임자 처벌, 공정한 선거 재실시 등을 요구했다. 집회 참가자 수를 최대 300명으로 제한해 왔던 모스크바 시당국은 이날 이례적으로 대규모 집회를 허용했다. 경찰은 집회장 입구에 금속탐지기를 설치한 뒤 시위 참가자들을 입장시켰으며, 시위대가 정부 건물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할 뿐 별다른 통제를 하지 않아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이날 모스크바 외에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7000여명이 참석한 집회가 열린 것을 비롯해 전국 60여개 도시에서 항의 시위가 잇따라 열렸다. 야당 당수인 일리야 야신 등 시위 참가자들을 무차별 체포했던 경찰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강경 진압이 시위대를 오히려 자극할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 시위대의 기세가 약화될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을 무시하거나 폄하해 온 국영 TV가 모스크바를 비롯한 6~7개 도시의 시위 상황을 이례적으로 방송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푸틴 총리의 언론담당 비서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오후 늦게 성명을 내고 “우리는 시위대의 주장을 존중한다. 그들의 주장을 듣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들을 것”이라며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이날 시위는 사상 최대 규모일 뿐 아니라 자유주의자에서 공산주의자, 극우민족주의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정치세력을 끌어 모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민족주의 지도자 콘스탄틴 크릴로프는 “통합러시아당이 우리 모두를 단합하게 하는 기적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야당은 2주 뒤인 오는 24일 한 번 더 대규모 항의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 기간 동안 시위대의 사기가 가라앉지 않도록 야당이 추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또 푸틴 정부가 시위 확산에 큰 역할을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한 탄압을 어느 정도 가할지 등이 향후 사태의 변수로 꼽힌다. 야권 활동가로 변신한 블라디미르 밀로프 전 에너지장관은 “시위대의 에너지를 지속시킬 전략이 없으면 시민들은 지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11일 부정선거설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부정선거 규탄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 퇴진 요구 시위에 동조할 수 없다며 정부에 모든 투표 조작설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강경한 美 “한국, 이란제재 동참 선택 여지 없다”

    “이번 한국의 대(對)이란 제재 동참 문제는 사실상 한국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본질적으로 미국이 결정하면 따를 수밖에 없는 강제적 성격이다.” 미국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8일(현지시간) 현 상황은 지난해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 지점을 제재할 때와 같이 한국이 미국의 제재 권고를 수용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당시엔 미 행정부 차원이었지만, 이번엔 미 의회가 제재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미 상원은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에 대한 강력한 추가 경제제재 법안을 만장일치(100대0)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은행은 미국 은행과 거래를 못 하도록 못 박는 것이다. 금융권에서 미국 은행과 거래가 끊기는 것은 달러의 거래나 결제가 일체 불가능해지는 걸 의미하기 때문에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예컨대 국내 A은행 명동 지점이 코앞에 있는 국내 B은행 명동 지점으로 달러화를 이체시킬 때도 그 거래는 반드시 미국 은행을 통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결제를 거쳐야 한다. 미 하원도 다음 주 이와 유사한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법안이 발효되면 미국이 굳이 한국에 이란 제재에 동참해 달라고 부탁할 필요가 없다. 이란과 거래를 계속하면 한국은 외환거래가 마비되기 때문에 스스로 이란과의 거래를 끊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처럼 극단적으로 강력한 제재안에 미 행정부도 내심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전언이다. 중국, 러시아 등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고 한국 등 이란과 거래가 많은 동맹국들도 피해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의 석유 수출 봉쇄에 따른 유가 급등도 우려된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입김 아래에 있는 상·하원이 거의 만장일치로 제재안을 통과시킨다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거부권을 행사할 명분이 없다. 제재안이 끝내 발효된다면 한국은 원유 수입량의 10%에 이르는 이란산 원유의 수입을 비롯해 대이란 거래가 전면 중단되는 ‘비상상황’을 맞게 된다. 현재 한국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원유 생산을 늘리면 그쪽으로 도입선을 바꾸는 시나리오도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래도 한국으로서는 이란산 원유를 쓰는 게 경제적으로 이득이다. 한국 정부로서는 제재안에 들어 있는 ‘대통령 서명 후 최장 6개월까지 시행 유보’ 조항을 활용해 미 행정부 시행규칙에 한국의 원유수입만은 예외로 해달라고 요청하는 방법도 있지만, 미국 내 기류가 워낙 강경해 효과가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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