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하원
    2026-07-27
    검색기록 지우기
  • 비응도
    2026-07-27
    검색기록 지우기
  • 3주기
    2026-07-2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233
  • “모든 것 잃은 30년 전 양심선언… 다시 돌아가면 더 준비하고 했을 것” [박록삼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이야기]

    “모든 것 잃은 30년 전 양심선언… 다시 돌아가면 더 준비하고 했을 것” [박록삼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이야기]

    군대 안에서 벌어져 온 여당 기표 강요, 공개 투표 등은 그 시절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반발이라도 했다가는 혹시 빨갱이라는 딱지가 붙을까 염려하며 부당한 지시인 줄 알면서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상관에게 찍히지나 않을까 두려워 침묵했고, 나 하나 나선다고 바뀔 것 같지도 않아서 눈을 감았다. 1992년 총선을 앞두고 이뤄진 군 부재자 투표 역시 노골적인 부정투표였다. 스물넷 청년 장교는 눈을 감지도, 침묵하지도 않았다. 이를 세상에 알렸다. 무슨 일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지 짐작하지도 못했다. 그저 평범한 상식에 따라 행동했다. 군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며, 선거는 공정하게 치러져야 하고,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아주 평범한 상식에 대한 믿음이었다. 30년이 흐르는 동안 세상이 바뀐 만큼 ‘이지문 중위’의 삶도 함께 바뀌었다. 이제는 50대 중년이 된 이지문(54) 한국청렴운동본부 이사장은 1992년 3월 22일 일요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여당표 80% 이상 나오게 하라’, ‘선관위 없는 공개 투표’, ‘투표 내용 검열’ 등 군대 안에서 벌어진 대대적인 부정투표를 폭로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절차적 민주주의는 이뤘지만 여전히 야만의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던 때였다. 이문옥 감사관, 윤석양 보안사 이병, 한준수 연기군수 등과 함께 공익제보를 상징하는 ‘내부고발 1세대’ 인물이다. 우리 사회의 소금과도 같은 역할이었지만 돌아온 대가는 처절했다. 그는 헌병대 영창을 갔고, 전역 뒤 예정된 ‘삼성맨’으로 돌아갈 길도 끊겼으며, 이등병 계급장만 단 채 빈 들판으로 내던져졌다. 지난 26일 이 이사장을 만났다. 그리고 “30년 전으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냐”고 묻자 “최근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라며 웃는다. 이는 그가 양심선언 직후 군으로부터 받았던 같은 맥락의 질문이기도 했다. “당시 사단 징계위에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다시 똑같이 행동하겠냐’고 묻더라고요. 저는 ‘이런 선택을 하지 않도록 군이 더 공정하게 해 달라’고 대답했죠. 그랬더니 ‘반성이 전혀 없군’이라며 이등병으로 파면시켰죠.” 상식과 양심을 믿는 청년 장교에게는 우문(愚問)이었다. 30년 뒤 다시 반복된 질문 역시 우문이었다. 돌아온 답이 더욱 지혜로워졌을 뿐이다. “사실은 스스로 끊임없이 물었던 질문이기도 하죠. 다시 해야죠. 대신 철저하게 준비하고 계획을 세워서 했을 것 같네요. 그래도 만약 당시 너무 철저하게 준비했으면 순수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하하.”그는 그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다시 부대로 들어가 군복무를 계속 하려 했다. 군 부재자 투표의 문제점 등을 꼼꼼히 기록한 일기장도 놓고 나왔다. 철저히 준비되지 않았음을 보여 주고, 그저 상식에 따른 순수한 의도뿐이었음을 보여 준 단적인 사례이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87학번이다. 최루탄과 돌멩이가 난무하던 시절 대학을 다니면서도 데모 한 번 하지 않은 이였다. 내내 학생운동을 하기도 쉽지 않지만, 시위 현장에 한 번도 나서지 않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시절이었다. 그는 “남과 세상을 위해 희생하며 사는 사람이 아님을 대학에 들어갈 때부터 스스로 알았기에 데모와는 거리를 뒀다”면서 “다만 남들과 다르게 편히 학군단 생활하고 졸업 뒤에는 삼성에 입사하고 하면서 선후배 친구들에게 부채의식과 부끄러움은 조금씩 쌓여 갔다”고 말했다. 엄청난 곡절을 거치며 이 이사장의 정치사회적 삶은 1992년 3월 새로 시작된 셈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여러 우연이 겹치고 쌓여서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운명이 된 셈이었죠. 만약 당시 근무하던 부대(9사단3789부대)가 경기도 파주가 아닌 서울과 멀리 떨어진 강원도 같은 곳에 있었다면, 또 위수지역을 통과할 때 헌병이 제대로 검문을 했더라면, 또 기자회견 전날 밤 당직사관이 아니었더라면 등등 여러 조건들이 맞아떨어지지 않았다면 그 양심선언은 없었을지도 모르죠.” 이후 세상은 조금씩 바뀌어 갔다. 1992년 5월 이등병으로 파면됐지만 3년 가까운 법정 다툼 끝에 다시 중위 계급장을 되찾을 수 있었다. 공직선거법이 개정됐고, 부패방지법 및 공익신고자보호법 등이 제정됐다. 민주주의는 조금씩 무르익어 갔고 반부패는 시대의 화두가 됐다. 그동안 그는 공익제보자를 돕고 반부패의 가치를 역설하면서 지냈다. 그렇다고 1992년 경험과 활동에 머무르지만은 않았다. 1995년 부활한 지방자치제에서 최연소 서울시의원으로 당선돼 활동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현실 정치에 발을 담가 보기도 했고 고스란히 그 한계와 모순을 몸으로 체감하기도 했다”면서 “우리의 정치가 평범한 시민의 참여 없는 상층부 중심의 정치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깨닫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의 박사 학위 논문 주제는 ‘추첨 민주주의’다. 흔히 말하는 ‘제비뽑기’로 국회와 지방의회를 구성하자는 주장이다. 이 이사장은 “선거가 가장 민주주의적이라는 것은 환상에 가깝다”면서 “보통 시민들의 지적 수준과 경험이 정치인보다 못하지 않은 만큼 계층, 연령, 지역, 성별로 안배해서 시민의 삶과 연관된 과제를 다루도록 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직업 정치인이 시민의 대변자를 자처하지만 실상은 소속 정당의 그늘 아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깨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굳이 민주주의의 원형이었던 고대 그리스 아테네가 관직 대부분을 추첨제로 선발했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한 제도다. 이 이사장은 “추첨민주주의를 통해 대의민주주의 한계를 보완하고 주민의 직접 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첨 민주주의 방법으로 지방자치 차원에서 ‘시민의회’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계층과 성별, 연령 등을 감안해서 추첨식으로 시민의원을 선출하고 다양한 정보와 판단 근거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숙의민주주의 요소를 도입하고 실질적인 결정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시민의회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시민의회’라는 개념이 그다지 익숙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 이사장은 마치 30년 전 양심선언을 앞두고 ‘청년 이지문’이 기대와 걱정으로 들떠서 지었을 법한 표정으로 열변을 내뿜었다. 그는 “읍·면·동 민회, 기초시민의회, 광역시민의회, 국가시민의회 등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기존의 의회가 있는 곳은 양원제 형태로 운영하는 실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쉽게 말하면 시민의회가 하원 기능을, 기존 의회가 상원 기능을 하게 하는 방식이다. 그는 이런 ‘시민의회’는 시민사회단체 활동 차원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국회와 정부가 결단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등에서 이미 시민의회를 1년 동안 성공적으로 운영한 사례가 있습니다. 평범한 시민들도 특정한 과제와 주제에 대해 정보접근권을 갖고 고민하면 오히려 기존 정치인보다 더 나은 판단 능력을 가질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실제로 대의민주주의는 이미 현실 곳곳에서 그 한계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대체할 수 있는 제도와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을 따름이다. 지난 30일 오후 다시 만나 옛 부대를 함께 찾은 그는 먼발치에서 부대를 바라보며 “이등병으로 떠나야만 했던 저 안에 다시 들어가 찬찬히 한번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은데 언제나 가능할지 모르겠다”면서 멋쩍게 웃었다. 그는 또한 “이와 함께 처음 입사했지만 다시 돌아가지 못한 삼성으로 잠시나마 돌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도 전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여러 비판이 있긴 하지만 삼성 역시 준법감시위원회를 꾸리며 기업의 윤리경영, 준법경영에 대한 의지를 천명한 만큼 반부패와 민주주의의 상징인 ‘청년 이지문’과 제법 잘 어울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양심선언 이후 공익제보의 활성화를 통해 부정부패 없는 세상을 꿈꿨다면, 이제 그 후반부는 정치학자이자 시민사회운동가로서 ‘추첨민주주의’를 통해 대의제 민주주의의 한계를 보완하며 민주주의의 질적 심화를 꿈꾸고 있다. 그의 바람이 실현되는 것이 좀더 투명한 세상, 민주주의가 깊어 가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일 테니 30년 전보다 더 크게 응원할 수밖에 없다.
  • “전쟁 피해 배상하라” 변호사 수백 명, 러시아에 1조원대 소송

    “전쟁 피해 배상하라” 변호사 수백 명, 러시아에 1조원대 소송

    러시아를 상대로 우크라이나 침공의 피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는 집단 민사소송이 시작된다고 영국 가디언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세계 각국의 변호사 수백 명과 주요 로펌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영국과 미국 등 여러 국가의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소송 대상은 러시아와 바그너 그룹 등 우크라이나 침공에 참전한 민간 군사업체, 또 침공에 자금을 대는 기업 및 사업가들이라고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변호사 제이슨 맥큐는 밝혔다. 영국과 미국 법원의 판결을 통해 전세계에 있는 러시아의 자산을 압류하는 것이 이들의 계획이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가족을 잃거나 재산, 사업 등의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얻어내는 것이 목표다. 이번 소송에 참여하는 마리우폴 출신의 우크라이나 하원의원 세르히 타루타는 소송의 청구액이 최소 10억 달러(1조 2400억원) 이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전쟁 범죄 사건을 수사하고 러시아군을 전범 재판에 세우고 있다. 이번 소송은 이같은 정부 차원의 전범 재판과는 별개로 민간 차원에서 추진된다. 맥큐 변호사는 “전쟁 피해에 대한 배상 요구는 전범 재판보다 까다롭고, 국가 대 국가 차원에서의 배상이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국가 간 협상 과정에서 피해에 대한 배상 문제는 평화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뒷전으로 밀리기 쉽다”고 설명했다. 맥큐 변호사는 1998년 북아일랜드 오마 시에서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이 저지른 자동차 폭탄 테러의 희생자 유족들이 제기한 민사소송을 이끌어 160만 파운드(25억원) 이상의 배상을 받아낸 경험이 있다. 맥큐 변호사는 “소송 대상이 될 이들이 자신의 자산을 은폐하기 위해 움직일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소송을) 하지 않으면 피해자들이 무엇이든 얻어낼 가능성도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 30년 전 양심선언 이지문, “삼성 돌아가고 싶다” [박록삼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이야기]

    30년 전 양심선언 이지문, “삼성 돌아가고 싶다” [박록삼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이야기]

    군대 안에서 벌어져 온 여당 기표 강요, 공개 투표 등은 그 시절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반발이라도 했다가는 혹시 빨갱이라는 딱지가 붙을까 염려하며 부당한 지시인 줄 알면서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상관에게 찍히지나 않을까 두려워 침묵했고, 나 하나 나선다고 바뀔 것 같지도 않아서 눈을 감았다. 1992년 총선을 앞두고 이뤄진 군 부재자 투표 역시 노골적인 부정투표였다. 스물넷 청년 장교는 눈을 감지도, 침묵하지도 않았다. 이를 세상에 알렸다. 무슨 일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지 짐작하지도 못했다. 그저 평범한 상식에 따라 행동했다. 군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며, 선거는 공정하게 치러져야 하고,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아주 평범한 상식에 대한 믿음이었다. 30년이 흐르는 동안 세상이 바뀐 만큼 ‘이지문 중위’의 삶도 함께 바뀌었다. 이제는 50대 중년이 된 이지문(54) 한국청렴운동본부 이사장은 1992년 3월 22일 일요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여당표 80% 이상 나오게 하라’, ‘선관위 없는 공개 투표’, ‘투표 내용 검열’ 등 군대 안에서 벌어진 대대적인 부정투표를 폭로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절차적 민주주의는 이뤘지만 여전히 야만의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던 때였다. 이문옥 감사관, 윤석양 보안사 이병, 한준수 연기군수 등과 함께 공익제보를 상징하는 ‘내부고발 1세대’ 인물이다. 우리 사회의 소금과도 같은 역할이었지만 돌아온 대가는 처절했다. 그는 헌병대 영창을 갔고, 전역 뒤 예정된 ‘삼성맨’으로 돌아갈 길도 끊겼으며, 이등병 계급장만 단 채 빈 들판으로 내던져졌다. 지난 26일 이 이사장을 만났다. 그리고 “30년 전으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냐”고 묻자 “최근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라며 웃는다. 이는 그가 양심선언 직후 군으로부터 받았던 같은 맥락의 질문이기도 했다. “당시 사단 징계위에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다시 똑같이 행동하겠냐’고 묻더라고요. 저는 ‘이런 선택을 하지 않도록 군이 더 공정하게 해 달라’고 대답했죠. 그랬더니 ‘반성이 전혀 없군’이라며 이등병으로 파면시켰죠.” 상식과 양심을 믿는 청년 장교에게는 우문(愚問)이었다. 30년 뒤 다시 반복된 질문 역시 우문이었다. 돌아온 답이 더욱 지혜로워졌을 뿐이다. “사실은 스스로 끊임없이 물었던 질문이기도 하죠. 다시 해야죠. 대신 철저하게 준비하고 계획을 세워서 했을 것 같네요. 그래도 만약 당시 너무 철저하게 준비했으면 순수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하하.”그는 그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다시 부대로 들어가 군복무를 계속 하려 했다. 군 부재자 투표의 문제점 등을 꼼꼼히 기록한 일기장도 놓고 나왔다. 철저히 준비되지 않았음을 보여 주고, 그저 상식에 따른 순수한 의도뿐이었음을 보여 준 단적인 사례이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87학번이다. 최루탄과 돌멩이가 난무하던 시절 대학을 다니면서도 데모 한 번 하지 않은 이였다. 내내 학생운동을 하기도 쉽지 않지만, 시위 현장에 한 번도 나서지 않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시절이었다. 그는 “남과 세상을 위해 희생하며 사는 사람이 아님을 대학에 들어갈 때부터 스스로 알았기에 데모와는 거리를 뒀다”면서 “다만 남들과 다르게 편히 학군단 생활하고 졸업 뒤에는 삼성에 입사하고 하면서 선후배 친구들에게 부채의식과 부끄러움은 조금씩 쌓여 갔다”고 말했다. 엄청난 곡절을 거치며 이 이사장의 정치사회적 삶은 1992년 3월 새로 시작된 셈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여러 우연이 겹치고 쌓여서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운명이 된 셈이었죠. 만약 당시 근무하던 부대(9사단3789부대)가 경기도 파주가 아닌 서울과 멀리 떨어진 강원도 같은 곳에 있었다면, 또 위수지역을 통과할 때 헌병이 제대로 검문을 했더라면, 또 기자회견 전날 밤 당직사관이 아니었더라면 등등 여러 조건들이 맞아떨어지지 않았다면 그 양심선언은 없었을지도 모르죠.” 이후 세상은 조금씩 바뀌어 갔다. 1992년 5월 이등병으로 파면됐지만 3년 가까운 법정 다툼 끝에 다시 중위 계급장을 되찾을 수 있었다. 공직선거법이 개정됐고, 부패방지법 및 공익신고자보호법 등이 제정됐다. 민주주의는 조금씩 무르익어 갔고 반부패는 시대의 화두가 됐다. 그동안 그는 공익제보자를 돕고 반부패의 가치를 역설하면서 지냈다. 그렇다고 1992년 경험과 활동에 머무르지만은 않았다. 1995년 부활한 지방자치제에서 최연소 서울시의원으로 당선돼 활동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현실 정치에 발을 담가 보기도 했고 고스란히 그 한계와 모순을 몸으로 체감하기도 했다”면서 “우리의 정치가 평범한 시민의 참여 없는 상층부 중심의 정치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깨닫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의 박사 학위 논문 주제는 ‘추첨 민주주의’다. 흔히 말하는 ‘제비뽑기’로 국회와 지방의회를 구성하자는 주장이다. 이 이사장은 “선거가 가장 민주주의적이라는 것은 환상에 가깝다”면서 “보통 시민들의 지적 수준과 경험이 정치인보다 못하지 않은 만큼 계층, 연령, 지역, 성별로 안배해서 시민의 삶과 연관된 과제를 다루도록 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직업 정치인이 시민의 대변자를 자처하지만 실상은 소속 정당의 그늘 아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깨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굳이 민주주의의 원형이었던 고대 그리스 아테네가 관직 대부분을 추첨제로 선발했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한 제도다. 이 이사장은 “추첨민주주의를 통해 대의민주주의 한계를 보완하고 주민의 직접 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첨 민주주의 방법으로 지방자치 차원에서 ‘시민의회’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계층과 성별, 연령 등을 감안해서 추첨식으로 시민의원을 선출하고 다양한 정보와 판단 근거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숙의민주주의 요소를 도입하고 실질적인 결정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시민의회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시민의회’라는 개념이 그다지 익숙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 이사장은 마치 30년 전 양심선언을 앞두고 ‘청년 이지문’이 기대와 걱정으로 들떠서 지었을 법한 표정으로 열변을 내뿜었다. 그는 “읍·면·동 민회, 기초시민의회, 광역시민의회, 국가시민의회 등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기존의 의회가 있는 곳은 양원제 형태로 운영하는 실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쉽게 말하면 시민의회가 하원 기능을, 기존 의회가 상원 기능을 하게 하는 방식이다. 그는 이런 ‘시민의회’는 시민사회단체 활동 차원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국회와 정부가 결단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등에서 이미 시민의회를 1년 동안 성공적으로 운영한 사례가 있습니다. 평범한 시민들도 특정한 과제와 주제에 대해 정보접근권을 갖고 고민하면 오히려 기존 정치인보다 더 나은 판단 능력을 가질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실제로 대의민주주의는 이미 현실 곳곳에서 그 한계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대체할 수 있는 제도와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을 따름이다.지난 30일 오후 다시 만나 옛 부대를 함께 찾은 그는 먼발치에서 부대를 바라보며 “이등병으로 떠나야만 했던 저 안에 다시 들어가 찬찬히 한번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은데 언제나 가능할지 모르겠다”면서 멋쩍게 웃었다. 그는 또한 “이와 함께 처음 입사했지만 다시 돌아가지 못한 삼성으로 잠시나마 돌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도 전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여러 비판이 있긴 하지만 삼성 역시 준법감시위원회를 꾸리며 기업의 윤리경영, 준법경영에 대한 의지를 천명한 만큼 반부패와 민주주의의 상징인 ‘청년 이지문’과 제법 잘 어울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양심선언 이후 공익제보의 활성화를 통해 부정부패 없는 세상을 꿈꿨다면, 이제 그 후반부는 정치학자이자 시민사회운동가로서 ‘추첨민주주의’를 통해 대의제 민주주의의 한계를 보완하며 민주주의의 질적 심화를 꿈꾸고 있다. 그의 바람이 실현되는 것이 좀더 투명한 세상, 민주주의가 깊어 가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일 테니 30년 전보다 더 크게 응원할 수밖에 없다.
  • 콜롬비아 첫 좌파 대통령 유력… 美 앞마당까지 덮친 ‘분홍색 물결’

    콜롬비아 첫 좌파 대통령 유력… 美 앞마당까지 덮친 ‘분홍색 물결’

    좌파 게릴라 출신 페트로 결선 1위2년간 보건·사회 안전망 요구 커져中, 백신 공급하며 반미 감정 자극美, 우방지역 사회주의 확산 위기중남미 ‘우파의 보루’라 불리는 콜롬비아가 사상 첫 좌파 대통령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이 지역에 거세진 ‘핑크 타이드’(Pink tide·중남미에 온건 사회주의 정권이 잇달아 들어서는 현상)가 중남미 지역 내 미국 최대 우방 지역으로도 확산되면서 미국은 ‘앞마당’에서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실시된 콜롬비아 대선 1차 투표에서 개표가 99.9% 실시된 가운데 좌파 연합 ‘역사적 조약’의 구스타보 페트로(62) 후보가 40.3%의 득표율을 얻어 1위로 결선 투표에 진출했다. 콜롬비아 대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를 놓고 결선 투표를 실시한다. 페트로 후보는 28.2%를 득표한 무소속의 로돌포 에르난데스(77)와 다음달 19일 2차 투표에서 맞붙는다. 그가 당선되면 콜롬비아에서 최초의 좌파 집권이라는 역사를 세우게 된다. 다만 3위를 차지한 페데리코 구티에레스(47) 후보가 에르난데스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결선 투표에서는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페트로 후보는 1980년대 무장 반군세력인 M-19에서 활동했던 ‘좌파 게릴라’ 출신이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수도 보고타 시장을 지냈으며 상·하원의원으로 활동했다. 페트로 후보는 40%에 육박하는 빈곤율과 9%를 넘어선 연간 물가상승률 등 극심한 경제난과 빈부격차로 성난 민심을 공략하며 세제 개혁과 무상 고등교육 등을 약속했다. 콜롬비아에서의 좌파 집권은 최근 수년 사이 확산된 핑크 타이드의 정점으로 평가된다. 각국이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하면서 사회 안전망 확충 등 진보적 의제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이후로 미국이 이민·마약·민주주의 문제로 이들 중남미 국가를 ‘골칫덩어리’ 취급하는 사이 중국이 벌어진 틈을 파고든 것도 일부 영향을 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부터 대규모로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면서 중남미 국가의 반미 성향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칠레와 자메이카, 파나마, 페루 등이 미국의 반대에도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참여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페트로 후보는 2012년 발효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하고 미국이 정식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과의 관계도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 20여년간 미국의 자금 지원을 받아 펼쳐 온 ‘마약과의 전쟁’ 전략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결선 투표에서 페트로가 승리하면 미국은 무역과 마약,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제재 등 중남미 지역에 대한 정책을 재편해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이근처럼 우크라 의용군 참전…英 의원 아들, 러軍 포격 속 부상병 구했다

    이근처럼 우크라 의용군 참전…英 의원 아들, 러軍 포격 속 부상병 구했다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으로 참전한 영국 국회의원의 아들이 러시아군의 포격에서 다친 동료를 구한 일화가 뒤늦게 공개돼 화제다. 28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헬렌 그랜트 영국 보수당 하원의원의 아들인 벤 그랜트(30)는 최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북쪽 삼림지대에서 적의 포격을 뚫고 부상병과 함께 탈출했다.영국 해병대에서 5년 넘게 특공대원으로 복무한 벤은 인터뷰에서 동료 부상병 딘 아서(42)를 구하는 데만 신경 썼다고 밝혔다. 그는 “다친 동료를 끌고 가는 동안 움직임은 영화에서 보는 것 과는 달리 매우 제한적 일 수 밖에 없었다. 머리 위로 러시아군 헬리콥터가 떠 있고 전차가 숲을 가로질러 포격하는 상황에서 총 조차 들 수 없었다”면서 “적이 총을 쏴도 부상병과 함께 있어 총격전을 벌이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지난 3월 우크라이나 의용군에 합류한 벤은 자신의 부대가 이달 초 적진을 공격하려다 되려 러시아 정찰드론에 발각돼 숨어야 했다고 밝혔다. 그후 동료 딘은 대인지뢰를 밟아 왼쪽 다리를 잃었다.기록용 보디캠에 찍힌 영상에서 벤은 전우들에게 “지금 움직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 죽을 것”이라고 외치며 이동을 독려했다. 이후 벤과 동료들은 딘을 데리고 안전지대까지 탈출했다. 딘은 수도 키이우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을 수 있었다. 이 부상병은 왼쪽 다리의 무릎 아래쪽을 잃었지만, 자신이 살아남은 것은 그저 행운이라고 말했다.세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한 벤은 앞서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정부 차원의 파병이 아니며, 어머니(헬렌 그랜트 의원)와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 스스로 결정한 사안으로 어머니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러시아군이 아이가 있는 가정집을 폭격하는 모습을 보고 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다른 많은 사람도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었다. 그의 모친인 헬렌 그랜트 위원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여성 교육 특별보좌관으로, 체육관광부 부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언론 취재 요구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영국은 전현직 군인이 우크라이나 의용군에 참여하는 것을 막고 있다. 따라서 벤이 귀국한다면 기소될 가능성도 있다.한편 우리나라에서 의용군으로 참전했다가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귀국해 치료를 받고 있는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출신 유튜버 이근씨(예비역 대위)도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 여권법 위반 혐의로 고발돼 수사 대상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이씨가 출국할 당시 우크라이나에는 우리 정부가 방문·체류를 금지하는 여행경보 4단계를 내린 상태였다.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경찰은 이씨의 치료가 급한 점, 경찰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한 점, 도주 우려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이씨를 체포하지 않았다.
  • 스페인 의회 “동의 없는 성관계는 강간” 법안 통과

    스페인 의회 “동의 없는 성관계는 강간” 법안 통과

    스페인 하원 의회가 동의 없는 성관계를 강간으로 간주하는 법안을 26일(현지시간) 의결했다. BBC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동의라고 말해야 동의’라는 뜻의 ‘온리 예스 이즈 예스(Only yes is yes)’ 법으로 불리는 성적 자유보장법이 이날 하원 의회를 통과했다. 이레네 몬테로 스페인 평등부 장관은 “오늘부터 스페인은 모든 여성에게 더 자유롭고 안전한 나라가 됐다”며 “우리는 폭력과 자유를 맞바꾸고 두려움과 욕망을 맞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은 성폭행 피해자가 피의자로부터 폭력과 협박을 당한 사실을 입증하거나 물리적으로 저항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더라도 피해를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합의 없는 성관계는 성폭행으로 간주되면 최대 1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2년 넘게 의회에 계류된 법안은 찬성 201표, 반대 140표, 기권 3표로 통과됐다. 상원 표결까지 통과해야 발효될 수 있다.이 법안은 2016년 7월 팜플로나 황소 달리기 축제에서 5명의 20대 남성이 18세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을 계기로 추진됐다. 당시 피의자들은 2018년 4월 성적 학대 혐의로 징역 9년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강간죄를 적용하지 않았다. 분노한 여성과 정치인들이 법원 판결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에 나서면서 논란이 커졌다. 대법원은 2019년 판결을 뒤집고 피고인 전원에게 강간죄를 적용해 형량을 15년으로 늘렸다. 국제 앰네스티에 따르면 덴마크, 크로아티아, 그리스, 몰타, 스웨덴, 아이슬란드, 슬로베니아 등 유럽 7개국은 2018년부터 동의 없는 성관계를 강간으로 간주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다. 이날 통과된 법은 성폭력의 정의도 넓혔다. 피해자가 공공장소에서 원치 않는 성적 또는 성차별적 표현과 행동, 제안으로 모욕감을 느꼈다면 성폭력으로 본다. 청소년 성범죄자 대상 성평등 교육 의무화 방안도 법안에 담겼다고 BBC는 전했다.
  • HDC현산 새 대표이사에 최익훈… 조직개편 단행

    HDC현산 새 대표이사에 최익훈… 조직개편 단행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 수습을 위한 후속 대책의 일환이다. 현산은 신임 대표이사에 최익훈 HDC아이파크몰 대표를 내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최 대표는 1993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2020년 부동산114 대표이사, 2022년 HDC아이파크몰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올해 1월 초 취임한 유병규·하원기 대표이사는 같은 달 11일 발생한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직을 내려놓는다. 이들은 신설된 ‘화정아이파크 리빌딩 추진단’에서 사고 수습을 전담한다. 현산은 3본부 2실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조태제 부사장이 건설본부를 새로 맡게 되며 재무 전문가인 김회언 전무가 경영기획본부장, 영업 전문가인 이현우 상무가 개발영업본부장으로 선임됐다. 또 상품개발실과 투자개발실이 신설돼 미래상품과 신사업 개발을 전담하게 된다. 회사 측은 “화정아이파크 등의 사고 수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인사와 조직개편”이라며 “기존 최고안전보건책임자(CSO) 조직은 안전과 품질관리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독립적 조직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어떤 나라 아이들이 총 맞을 걱정하며 학교가나”…美 국회의원의 호소

    “어떤 나라 아이들이 총 맞을 걱정하며 학교가나”…美 국회의원의 호소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카운티의 한 초등학교에서 24일(이하 현지시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 학생 18명과 어른 3명 등 최소 21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나왔다. 텍사스주 역사상 최악의 학교 총격 사건이라는 안타까운 지적이 쏟아진 가운데, 현지의 한 상원의원이 무릎을 꿇고 총기 규제 법안 통과를 호소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CNN 방송은 24일(이하 현지시간) 텍사스 초등학교 총기 사고 직후, 크리스 머피(민주·코네티컷) 의원이 미 국회의사당에서 한 5분여 분량의 연설 동영상을 공개했다. 머피 의원은 동료 의원들을 향해 “(상원의원으로서)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미국 뉴욕주 버팔로에 위치한) 식료품점에서 흑인을 상대로 총격이 발생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또 다른 ‘샌디 훅’ 사건이 터졌다”고 지적했다. 샌디 훅 사건은 10년 전인 2012년 12월 미 코네티컷주 샌디 훅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것으로, 현지에서 ‘최악의 총기사건’으로 꼽힌다. 당시 사건으로 어린이 20명과 어른 6명이 목숨을 잃었다.머피 의원은 이어 “아이들이 공포에 질려, 자신이 다음 피해자가 될지도 모르는 두려움에 휩싸여 있는 동안 상원의원들은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라며 “도대체 어떤 나라의 아이들이 ‘오늘 내가 총에 맞을지 모른다’는 걱정을 안고 학교에 가는가”라고 반문했다. 머피 의원은 신원조회를 통해 범죄자나 정신병력자 등의 부적격자가 총을 구매할 수 없도록 하는 총기 규제 법안을 발의한 인물이다.2017년 법안 발의 당시에는 공화당 상원의원도 가세해 초당적으로 법제화가 추진됐지만, 총기소지 옹호론자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해 공화당 측이 법안 반대로 입장을 바꾼 뒤로는 법안이 의회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했다. 머피 의원은 이날 “나는 동료들에게 법안 통과에 협조해 줄 것을 빌려고 이 자리에 있다”며 “참사가 재연될 가능성을 낮추는 법안을 통과시킬 방법을 우리는 함께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현재 미국 의회에 계류 중인 총기 규제 법안은 ▲총기 구매자에 대해 신원조회 강화 ▲온라인 또는 사적 거래로 총기 구매 금지 등 2가지를 골자로 한다. 이 법안들은 이 법안은 지난해 미국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한편, 무고한 어린 생명들을 무참히 앗아간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는 살바도르 로마스라는 18세 남성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사건 현장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범동기를 파악 중인 경찰 측은 “용의자가 단독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데스크 시각] 용산 집무실 주변 시위는 ‘국민소통’ 기회이자 도전이다/이제훈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용산 집무실 주변 시위는 ‘국민소통’ 기회이자 도전이다/이제훈 사회부장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북쪽 H스트리트 근처에 있는 라파예트광장은 대략 2만㎡(약 6050평)로 미국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집회와 시위의 성지다. 이곳에서는 자신의 주장을 표현하기 위한 시위가 1년 내내 끊이지 않는다. 라파예트광장에서 남쪽으로 2차선 도로를 가로지르면 바로 인도와 함께 백악관 철제 펜스와 마주한다. 공원 중심에서 백악관 담장까지 직선거리로는 300피트(91m) 정도다. 최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하기 위한 시위대가 손팻말과 펼침막을 들고 반전 구호를 외치는 것이 TV 화면에 잡혔다. 라파예트광장에는 2020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가혹행위로 숨진 사건을 항의하기 위한 시위 인파가 구름같이 몰려들기도 했다. 당시 현장을 가볼 기회가 있었는데, 라파예트공원 북쪽 지역 이름을 아예 ‘BLM(black lives matter) 플라자’로 바꾼 것이 인상적이었다. 집회와 시위에 익숙한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이던 2018년 10월 백악관 주변 시위를 제한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다. 국립공원관리청(NPS)이 워싱턴 주요 지역 시위 규정 변경 계획을 공고하면서 백악관 북쪽으로 난 인도 상당수와 백악관 남쪽 내셔널 몰 지역에서 사전허가 없는 단체의 즉흥 시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심지어 단체가 행사나 집회를 할 경우 요금이나 비용을 청구하겠다고 했다. NPS는 플로이드 관련 집회가 열릴 당시에도 라파예트광장에 8피트(2.43m)의 철조망을 설치해 시위대의 접근을 막았다. 민주당 지도부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장벽을 허물고 라파예트광장을 다시 열어 사람들이 모일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렇듯 민주당을 비롯해 시민단체가 격렬하게 반대하면서 시위 규제는 없던 일이 됐다.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12일과 20일 잇따라 서울 용산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 인근 집회·시위를 허용한 것은 단서가 있긴 하지만 우리 민주주의 발전에 또 다른 한 획을 긋는 판단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청와대 인근에서 집회와 시위를 제한해 온 것과 달리 대통령이 공적인 업무를 보는 집무실과 그 가족이 머무는 관저를 구분해 집회·시위를 허가한 것은 획기적이다. 백악관처럼 거의 매일 자신의 주장을 담은 시위가 용산 대통령 집무실 근처에서 열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백악관 앞 집회는 사전 신청이 필수지만 불허 처분이 내려지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워싱턴DC 조례에는 인도에서 행인을 가로막지 않는다는 단서가 있다면 100인 이하의 집회는 당국의 허가도 필요 없게 돼 있다. 물론 보행자 또는 차량의 안전하고 질서 있는 운행에 커다란 지장을 가져오는 경우는 행진 금지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백악관, 국회의사당, 대법원 등 공공건물 주위 50~500피트(15.24~152.4m) 이내 집회를 금지하고 있다. 그래서 경찰이 대법원 판단을 받아 보겠다며 용산 대통령 집무실 집회 불허 결정을 고수하는 것이 아쉽다. 경찰은 집시법 11조를 근거로 집회를 허용하면 주변 교통 체증과 소음으로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대통령실 안전도 우려된다는 이유로 집회 허가에 부정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상세한 지도까지 사용해 가며 “백악관같이 낮은 펜스를 설치하고 집무실 앞까지 시민이 들어올 수 있게 할 생각”이라고 말해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했었다. ‘국민소통’의 첫걸음은 바로 집회와 시위에 대범하게 대처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에게 기회이자 도전인 것을 경찰이 원천 차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비호감’ 모리슨 총선 패배… 호주 9년 만에 정권교체

    ‘비호감’ 모리슨 총선 패배… 호주 9년 만에 정권교체

    21일(현지시간) 치러진 호주 총선에서 약 9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잇단 외교 실책과 낮은 성인지 감수성 등으로 ‘비호감’ 이미지가 강했던 스콧 모리슨(왼쪽·54) 총리가 물러나고, 앤서니 앨버니즈(오른쪽·59) 노동당 대표가 새 총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개표가 66.3% 진행된 현재 151개 하원 의석 가운데 노동당이 72석을 확보하고 모리슨 총리가 이끈 보수 진영인 자유·국민 연합은 50석을 얻는 데 그쳤다. 모리슨 총리는 개표 중간 연설을 통해 패배를 공식 인정하고 노동당의 승리를 축하했다. 2018년 호주 정상에 오른 모리슨 총리는 집권 기간 잦은 구설에 시달렸다. 2019~2020년 호주에 최악의 산불이 번졌는데도 미국 하와이로 가족 휴가를 떠났다가 이를 숨기려 했다는 이유로 비난받았다. 또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강력한 봉쇄 정책을 고수하면서도 백신 확보에 느긋한 태도를 취했다가 판단 착오를 시인해야 했다.최근에는 남태평양 이웃 섬나라인 솔로몬제도와 중국의 안보협정 체결을 막지 못해 ‘외교 참사’를 빚었다는 야당의 공격을 감내해야 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900억 달러 규모의 프랑스산 디젤 잠수함 구매 계약을 파기하고 새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를 결성한 미국, 영국으로부터 핵추진 잠수함 제조 기술을 지원받기로 하면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거짓말쟁이’라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 집권당인 자유당과 호주 연방의회의 성추행 파문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여성 유권자 표를 상당히 잃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차기 총리로 내정된 앨버니즈는 23일 취임 선서를 한 후 다음날 일본에서 열릴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앨버니즈는 중국을 견제해 온 모리슨 정부의 외교 안보 전략을 계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 러시아 의회 지도부 “돈바스, 주민투표로 러 귀속 결정될 것”

    러시아 의회 지도부 “돈바스, 주민투표로 러 귀속 결정될 것”

    친러 성향 우크라이나 동남부 돈바스 지역이 주민투표로 러시아 편입을 결정할 것이라고 러시아 의회 지도부 인사들이 21일(현지시간) 주장했다.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이날 레오니트 슬루츠키러시아 하원 국제문제위원장이 러시아군 장악 돈바스 지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도시 도네츠크를 방문해 이러한 견해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슬루츠키 위원장은 “향후 몇 개월 내로 이곳에서 획기적 사건이 일어날 것”이라며 “DPR과 (돈바스 지역의 다른 독립 선포 공화국인)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주민들이 한때 크림 주민들이 했던 것처럼 자신들의 견해를 표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4년 크림에서처럼 곧 돈바스 DPR과 LPR에서도 러시아 귀속 관련 주민투표가 실시될 것이란 것이다.슬루츠키 위원장은 “돈바스 지역 주민들은 향후 어떻게 살지를 스스로 결정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정부나 서방 국가들이 아니라 돈바스 주민들이 자신들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안드레이 클리샤스 러시아 상원 헌법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돈바스의 미래는 그곳에서 사는 주민들의 의지에 달렸다”고 했다. 러시아계가 상당수를 차지했던 크림 주민들은 지난 2014년 초 우크라이나에서 친서방 세력이 집권하자 그해 3월 주민투표로 러시아 귀속을 결정했다. 주민투표에선 96% 이상이 러시아 귀속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크림을 무력으로 점령한 상태에서 실시한 주민투표는 무효라고 주장하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서방도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지지하며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 “푸틴 측근 내주면 포로들 풀어줄게” 러 협상단 맞교환 검토

    “푸틴 측근 내주면 포로들 풀어줄게” 러 협상단 맞교환 검토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최후 항전’을 벌이다 투항한 우크라이나 군인들과 관련해 러시아 측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우크라이나 정치인 빅토르 메드베드추크와 맞교환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휴전협상 담당자 레오니트 슬루츠키 러시아 하원의원은 이날 친러 도네츠크 지역을 방문해 푸틴 대통령의 동맹인 빅토르 메드베드추크를 구하기 위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투항한 아조우연대 포로들을 포기하는 절차를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메드베드추크는 우크라이나 친러 성향의 야당 ‘생명을 위하여’ 당수이자 사업가,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러시아 침공 이전부터 반란 혐의로 가택연금에 처해 있었으나 전쟁 발발 사흘만인 2월 27일 도주했다가 지난달 12일 체포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미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인과 메드베드추크를 교환하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지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그는 외국 정치인일 뿐”이라며 사실상 포로교환 요구를 거부한 바 있다.러시아 국방부는 전날인 20일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지하 벙커에서 3개월간 항전했던 우크라이나 병력을 소탕하고 도시를 완전히 점령했다고 선언했다. 이고리 코냐셴코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오늘 마지막으로 남은 531명이 투항함으로써 지난 16일 이후 공장에 봉쇄돼 있다 항복한 아조우연대와 우크라이나군 소속 나치는 모두 2439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군은 아조우스탈 저항군 장병들을 나치 세력으로 지칭하고 있다. 코나셴코 대변인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이 푸틴 대통령에게 “작전 종료 및 (아조우스탈) 산업단지와 마리우폴시의 완전한 해방”을 보고했다면서 “저항 무장세력이 숨어 있던 공장 지하 시설은 완전히 러시아군의 통제하에 들어왔다”고 선언했다. 러시아에서는 아조우연대 등의 투항병들을 ‘신나치 전범’으로 몰아 법정에 세워 처벌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전쟁 포로를 인도주의적으로 대하도록 규정한 제네바협약을 피해 가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로 러시아 대법원은 오는 26일 아조우연대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할지를 놓고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포로 교환의 진전은 앞날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 美 상원 51조 규모 우크라이나 지원법안 가결 … 바이든 한국서 서명

    美 상원 51조 규모 우크라이나 지원법안 가결 … 바이든 한국서 서명

    미 하원에 이어 상원이 400억달러(51조 1200억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법안을 가결했다.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미 상원은 19일(현지시간) 본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인도적 지원 법안을 상정해 찬성 86대 반대 11로 통과시켰다. 법안은 201억달러(25조 6878억원) 규모의 군사적 지원과 80억달러(10조 2240억원) 규모의 경제 지원, 50억달러(6조 3900억원) 규모의 식량 지원 예산을 담고 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의회에 330억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요청했으며 미 하원은 여기에 인도주의적 지원 약 70억달러를 추가해 지난 10일 통과시켰다. 상원에서 공화당 일부 의원이 신속 심의에 반대했으나 이날 상원의 문턱을 넘었다. 표결에 앞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은 우크라이나 국민들과 함께 서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면서 “이번 예산 지원은 (규모가) 큰 것으로, 우크라이나인들이 생존을 위해 싸우는 데에 필요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안이 통과되면서 러시아의 침공 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 액수는 총 500억달러(63조 9000억원)를 넘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하면 효력이 발생한다. 미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기간 동안 법안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1억 달러(1200억원) 규모의 안전 보장 방안을 발표했다. 155㎜ 곡사포 18문과 견인 차량 18대, 대포병 레이더 3대 등의 추가 지원이 담겼다.
  • “우리 함께 키워요” 용산구, 자녀 돌봄 품앗이 가정 모집

    “우리 함께 키워요” 용산구, 자녀 돌봄 품앗이 가정 모집

    서울 용산구 가족센터는 공동육아를 위한 ‘자녀 돌봄 품앗이 가정’을 모집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자녀 돌봄 품앗이란 자녀를 키우는 가정이 함께 아이를 돌봄으로써 육아의 부담을 덜고 자생적 돌봄망을 구축하는 활동을 뜻한다. 그룹, 개인 모두 신청이 가능하다. 모집 대상은 돌봄 품앗이 그룹 활동에 관심 있는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가정이다. 구는 올해 연말까지 4그룹을 선정해 그룹별로 활동에 필요한 체험비(월 3만원), 활동 공간, 품앗이 가족 교육 등을 지원한다. 품앗이 그룹별 활동은 ▲등·하원, 긴급 돌봄 ▲체험·놀이·취미·독서 등 공동활동 ▲반찬, 육아 나눔 ▲육아 및 생활정보 소통 등 4개 유형으로 나뉜다. 구 관계자는 “마을 공동육아 풍습은 육아와 돌봄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된다”며 “돌봄 부담을 줄이며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공동육아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 UFO 있다… 외계인 증거는 없다

    UFO 있다… 외계인 증거는 없다

    미국 국방부가 군 항공기 조종사들이 목격한 400여건의 ‘미확인비행물체’(UFO)를 조사했지만 외계인이라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는 중간 결과를 내놓았다. 하지만 여전히 UFO의 정체를 규명하지 못해 미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커지고 있다. 미 연방하원 정보위 산하 대테러·방첩소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52년 만에 미확인비행현상(UAP·Unidentified Aerial Phenomenon) 진상 규명에 대한 공개 청문회를 개최했다. UAP는 미군이 UFO를 대신해 사용하는 용어다. ●미확인비행현상 400여건 조사 미 당국은 1947년 로스웰에 추락한 UFO의 잔해와 외계인 사체를 미군이 수거해 갔다는 유명한 ‘로스웰 사건’ 이후 ‘프로젝트 사인’, ‘블루북 프로젝트’ 등의 이름으로 조사를 지속했지만 UFO의 실체를 규명하지는 못했다. 청문회가 열린 건 1970년 블루북 프로젝트가 마지막이었다. 이번 청문회는 국가정보국장실(ODNI)이 해군 조종사들이 포착한 144건의 UAP를 조사한 결과 풍선으로 확인된 한 건을 뺀 나머지는 모두 정체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해 6월 내놓은 게 계기다. 이후 새 태스크포스(TF)가 발족했고, 조사가 필요한 UAP 사례는 400여건으로 증가했다. 스콧 브레이 해군정보국 부국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태스크포스 내에서 UAP가 비지구적 기원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제시하는 어떤 물질적 증거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UAP가 외계인이라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는 의미다. 다만 그는 “가용 가능한 데이터로 설명할 수 없는 비행 특성을 가진 소수 사건이 있다”며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안보·비행 안전에 잠재적 위험” 이번 청문회에는 보안이 해제된 UAP의 영상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브레이 부국장은 화면 속 UAP를 ‘구형 물체’로 칭했지만 “이 물체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TF를 이끄는 로널드 몰트리 국방부 차관은 “우리 군인들이 미확인비행현상과 마주쳤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는 안보와 비행 안전에 잠재적 위험을 가져오는 만큼 그 기원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할 것을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 ‘전범·테러범’ 된 아조우 영웅들… 러, 재판 넘겨 사형까지 거론

    ‘전범·테러범’ 된 아조우 영웅들… 러, 재판 넘겨 사형까지 거론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최후의 항전’을 벌이다 투항한 우크라이나 군인 260여명의 운명이 미궁에 빠졌다. 우크라이나에선 ‘영웅’으로 불리지만, 러시아가 이들을 국제법에 따라 대우하는 대신 ‘전범’ 재판에 넘기거나 최대 사형까지 거론하는 것으로 알려져 양국 간 갈등이 파국으로 치달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대피한 우크라이나 군인 260여명은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인근 올레니브카의 옛 죄수 유형지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최고 수사기관인 수사위원회는 이들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전쟁범죄에 연루돼 있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군 포로들이 국제법에 따라 처우받게 될 것이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를 보장했다고 밝혔으나, 돌연 이들에게 ‘전범’, ‘테러리스트’라는 혐의를 씌워 전쟁 포로로서의 적법한 처우를 거부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러시아 검찰총장은 이들 중 일부가 소속된 아조우 연대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할 것을 러시아 연방대법원에 요청했으며 오는 26일 법원 심리가 열릴 예정이다. 러시아 의회에서는 아조우 연대를 ‘나치 전범’으로 간주하고 이들을 우크라이나와의 포로 교환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특히 휴전 협상에 참여했던 레오니드 슬루츠키 러시아 하원의원은 아조우 연대가 “인간의 탈을 쓴 짐승들”이라면서 러시아의 사형 집행 유보 방침을 이들에게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러시아군과의 포로 교환을 통해 이들을 고향 땅으로 데려오려던 우크라이나 당국은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휴전 협상에 참여했던 키라 루디크 우크라이나 의원은 “포로 교환을 위한 어떤 메커니즘도 작동하지 않고 있다”면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유엔으로부터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로 이들이 이동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보장을 받았기 때문에 (투항에) 동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29일 열린 5차 회담 이후 양국의 평화회담이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아조우스탈의 우크라이나군을 둘러싼 협상마저 신뢰가 깨지면서 양국 간 대화의 실낱같은 끈마저 끊어질 위기다. 양국은 “회담은 일시 중단됐다”(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협상단 대표), “우크라이나가 협상에서 철수했다”(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면서 회담이 공회전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전쟁이 뜻대로 전개되지 않음에도 공세를 멈추지 않는 러시아와 승리에 대한 자신감과 ‘부차 학살’로 강경한 여론이 고조된 우크라이나 사이에 평화회담이 타결될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 아이 피 흘리는데…5시간 방관한 어린이집

    아이 피 흘리는데…5시간 방관한 어린이집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 2살 아이가 다쳐 피를 흘리는데도, 교사들이 아무런 응급조치를 하지 않고 방관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경찰은 이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어린이집에서 27개월 아기가 다쳤다. 간절하게 도움 요청드린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피해 아동의 아버지 A씨였다. A씨는 “지난달 13일 서대문구에 위치한 한 어린이집에서 선생님이 부주의하게 책상을 옮기다 매트가 들려 아이가 넘어지고 이로 인해 아이가 책상 모서리에 부딪히는 사고가 났다”고 설명했다. A씨는 아들 B군의 사고 장면이 담긴 CC(폐쇄회로)TV 영상도 공개했다. 영상에는 책장을 정리하고 있는 보육교사 C씨를 향해 B군이 걸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B군은 이내 책장 모서리에 이빨을 부딪쳤고 곧바로 주저앉았다. 그런데 C씨는 B군을 안아 들고 바닥에 옮긴 뒤 책장 정리를 마저 이어갔다. 그러는 동안 B군은 울며 바닥에 피를 흘렸다. 당시 현장에는 C씨 말고도 보육교사가 2명 더 있었지만 모두 B군을 챙기지 않았다. A씨는 “아이는 앞니 두 개 함입(함몰), 치아깨짐, 윗니가 아랫입술 관통하는 상해를 입었다”며 “조금 더 심했으면 피부를 뚫고 나올 뻔 했다”고 전했다. A씨가 올린 또 다른 사진에는 B군의 윗입술에 파랗게 멍이 들고 아랫입술에 붉은 상처가 난 모습이 담겼다. 수술을 받은 듯 아랫입술에 꿰맨 자국이 선명했다. A씨는 “어린이집에선 당일 오후 12시 37분에 아내에게 연락했고 그때 아이가 매트에서 뛰다가 넘어져 아랫입술이 살짝 찢어졌다고만 알려줬다”며 “이후 아이가 잠들어 있다고 말해 오히려 아내가 놀랐을 교사를 위로해줬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하원을 한 뒤 아이 상태를 보고 단순히 뛰다 넘어져 다친 상황이 아니란 걸 알게 됐다”며 “아이의 앞니가 뒤로 심하게 들어가고 아랫입술은 엄지손가락 이상으로 벌어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가정통신문에도 아이 상태는 ‘양호’로 나와 있었다”며 “이후 바로 CCTV를 열람해 보니 저희 아이는 사고가 난 오전 11시 3분부터 오후 3시 30분, 그리고 병원에서 급히 응급처치를 받은 오후 4시 30분까지 약 5시간 다친 상태로 계속 울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A씨는 “아이는 사고로 영구치가 손상됐고 빠른 응급조치를 하지 못해 치아가 많이 안쪽으로 밀려들어 간 상황”이라며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이가 트라우마 때문인지 밥을 잘 안 먹고 거부하기 일쑤”라고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공론화시키는 이유에 대해 A씨는 “어린이집 대소사를 관장하는 구청 여성복지과에서 자기네들이 할 수 있는 건 ‘과태료 100만원이 전부’라고 했기 때문”이라면서 “어떻게 처리를 해야 강한 처벌을 할 수 있을지도 진심으로 조언을 구한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18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한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등을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이들은 지난달 13일 어린이집에서 부딪힘 사고로 치아가 함몰된 원아를 돌보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 러 “아조우스탈서 265명 항복”…현지에선 사형 주장도

    러 “아조우스탈서 265명 항복”…현지에선 사형 주장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마지막 항전지’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끝까지 저항하던 우크라이나군 265명이 항복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다. “중상자 51명 포함 265명 항복”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7일(현지시간) “지난 24시간 동안 중상자 51명을 포함해 265명의 병력이 무기를 버리고 항복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항복한 우크라이나군을 체포하고 부상자를 이송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다만, 항복한 우크라이나군의 숫자는 러시아 국방부와 우크라이나 국방부 간 다소 차이가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중상자 53명을 포함한 총 264명이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빠져나와 친러시아 괴뢰정부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지역의 의료시설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부상자들은 노보아조우스크의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으나, 그 외 포로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상자가 아닌 우크라이나군은 DPR 장악 지역인 올레니우카 마을로 이송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영웅들을 가능한 한 빨리 송환하기 위해 러시아 포로와 교환하는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조우스탈에 남은 장병에 대해서는 구조 임무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아조우스탈을 군사적 수단만으로 뚫어내기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와의 평화협상 대표단을 이끈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마리우폴의 수비대가 82일간 버텨준 덕분에 전쟁의 향방이 바뀌었다”고 평가하면서 “아조우스탈에서 더 많은 사람을 대피시키기 위한 협상은 어렵지만,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 “마리우폴 작전 임무 종료” 이날 새벽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마리우폴에서 ‘작전 임무’를 끝냈다고 발표했다. 총참모부는 성명에서 “마리우폴 수비대는 임무를 완수했다”며 “최고 군사령부는 아조우스탈 부대 지휘관들에게 스스로 목숨을 부지할 것을 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마리우폴 수비대는 우리 시대 영웅”이라며 “그들은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마리우폴은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친러시아 반군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요충지로 개전 초기부터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을 포위하고 집중 공격을 퍼부었다.러시아군은 지난달 21일 마리우폴을 점령했다고 선언했으나, 우크라이나군은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마지막 항전을 이어갔다. 러시아가 제시한 항복 제의를 잇따라 거부하며 버텨온 아조우스탈 저항군이 러시아의 점령 선언 27일 만에 무너지면서 마리우폴은 사실상 러시아의 손으로 넘어가게 됐다. 일각에선 항복 우크라군에 사형 주장 러시아가 항복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에 대해 국제법에 따라 대우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현지에서 사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면서 이들의 신변에 대한 전망도 모호한 상황이다.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아조우스탈에서 항복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국제 규범에 따른 대우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를 보장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레오니드 슬루츠키 하원의원은 러시아 하원 토론에서 “러시아가 사형 집행을 중지했지만 아조우 연대의 민족주의자에 대해선 이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해 상반된 의견을 피력했다. 슬루츠키 의원은 “우리 포로들에게 지속적으로 가해진, 그들이 저지른 끔찍한 반인도적 범죄들을 고려하면 그들은 살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가 현재 어떤 형태의 협상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우크라이나와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은 없다”며 “우크라이나는 협상에서 사실상 철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제안한 협약 초안에 우크라이나가 답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마리우폴의 수호자들 덕분에 우크라이나는 매우 소중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면서 이송된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포로 교환 협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포착] 러軍, 폴란드 코앞에 미사일 폭격…“르비우 최대 폭발음” (영상)

    [포착] 러軍, 폴란드 코앞에 미사일 폭격…“르비우 최대 폭발음” (영상)

    러시아군이 폴란드 코앞에 또 미사일을 퍼부었다. 17일(이하 현지시간) 키이우인디펜던트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 군사시설을 겨냥한 미사일 폭격을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르비우 주지사 막심 코지츠키는 “르비우 야보리우 지역 군사기지에서 폭발음이 잇따랐다”고 밝혔다. 르비우 시장 안드리 사도비도 “폭발이 시작됐다. 지하 벙커에 머물라”고 경고했다. 홀로스당 소속 여성 하원의원 레시아 바실롄코은 “폴란드와 아주 가까운 르비우 한 군사시설이 대규모 공격을 받았다. 르비우에서 이렇게 큰 폭발음이 들린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복수의 언론은 야보리우 군사기지 근처에서 8~10건의 폭발이 연이어 발생했다고 전했다.야보리우 군사기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국경과 불과 15㎞ 거리에 있다. 러시아군은 15일에도 이곳을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당시 코지츠키 주지사는 “새벽 4시 30분 러시아군이 야보리우 군사기지에 미사일 4발을 명중시켰다”고 밝혔다. 해당 공격으로 군사기지 일부가 파괴됐으나, 희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르비우 주요 기반 시설을 목표로 여러 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확인했다. 우크라이나군 사령부는 “서부 지역 대공미사일 부대가 르비우를 겨냥해 러시아군이 쏜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BM) 2기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CNN방송도 16일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 말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야보리우 군사기지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맞다고 보도했다.러시아군은 17일 재차 야보리우 군사기지에 미사일을 퍼부었다. 다만 우크라이나군의 방어로 15일과 같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코지츠키 주지사는 “러시아군 미사일 공격에 따른 폭발음이 있었지만, 대공방어시스템이 러시아군 미사일 공격을 성공적으로 차단했다”고 강조했다. 사도비 시장 역시 “도시에 떨어진 미사일은 확인되지 않았다. 대공 부대에 감사하자”고 했다. 러시아군 공습이 계속된 폴란드 접경지 르비우는 유럽으로 향하는 피란 관문이다. 개전 초기 매일 피란민 수천 명이 기차를 타고 르비우를 거쳐 폴란드로 향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난 15일까지 약 석 달간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난민은 622만 3821명, 이 가운데 르비우를 통과해 폴란드로 피란한 사람은 335만 7984명에 달한다. 나머지는 루마니아와 러시아, 헝가리, 몰도바, 슬로바키아, 벨라루스 등으로 흩어졌다. 현재 르비우에 모여 있는 피란민은 약 20만 명으로, 기존 인구의 3배 수준이다.
  • “김정은 분유 맛 보고 일일이 지적” 미국 매체가 ‘오버’한 이유

    “김정은 분유 맛 보고 일일이 지적” 미국 매체가 ‘오버’한 이유

    ‘최고 존엄’이 몸소 아기 분유 맛을 봤다고 미국 온라인 매체가 북한 관영언론의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이 매체는 최고 지도자가 분유까지 시음한다고 관영매체들이 자랑하는 것은 괴이쩍다면서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유 대란을 조롱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풀이했는데 지나치게 확대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북한 매체들을 모니터링하고 옮겨주는, 서울에 본사를 둔 KCNA 워치(Watch)를 통해 북한 선전매체 ‘조선의소리’의 우리말 기사를 영어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사실 이 일은 지난해 9월 15일 있었던 일이며 북녘의 모든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에 지난달 2일 실렸던 내용이다. 당시 국내 언론에도 소개됐다. 김 위원장은 문제의 날 새벽 4시쯤 평양의 고위 관리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어 “방금 평양시에서 시험 생산한 젖가루(분유)를 풀어 맛봤는데 우유의 고유한 맛과 색이 잘 살아나지 않는다”고 미흡한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미 생산한 젖가루가 남아 있으면 그것을 가지고 식료 공업 부문을 비롯한 해당 부문 일꾼들이 왜 그런 부족점이 나타나는가 하는 것을 연구해 보도록 하라”며 “평양시당위원회 집행위원들도 그 젖가루를 풀어 마셔보게 하라”고 지시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새벽 4시20분쯤 다시 전화를 걸어 “우유의 맛과 색깔, 풀림도를 다시 검토해보고 그 원인이 무엇인가 찾아 보고하라”고 명령했다. 김 위원장이 새벽에 전화를 걸어 지시하는 것은 그 때만이 아니다. 그는 같은 해 11월에도 한밤중 간부들에게 세 차례 전화를 걸어 실무 작업 태도 등을 문제 삼고 지적했다. 여하튼 평양시는 지난해 6월 김 위원장의 분유 제조 지시에 따라 한달여에 걸쳐 생산설비를 갖춰 시제품을 만들어 노동당에 보낸 상태였다. 그런데 어머니처럼 자애로운 최고 지도자가 직접 맛을 보고 새벽 4시에 전화를 걸어 개선 사항을 일일이 지적한 것이었다. 신문은 전화를 받은 간부가 “밀물처럼 차오르는 격정에 눈앞이 흐려졌다”고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그런데 미국 매체는 김 위원장의 분유 시음 기사를 뒤늦게 주목했을까? 분유 공급 부족으로 젊은 부모들의 걱정을 낳고 있는 미국 사회를 조롱하기 위한 것이라고 나름 해석했다. 인사이더의 제인 리들리 기자가 이런 분석을 내놓았다. 미국의 분유 공급 부족이 대란이라 불릴 정도로 우려를 낳는 것은 맞다. 미국에서 판매하는분유의 절반 이상을 생산한 애보트 제품을 먹은 신생아 둘이 박테리아 감염으로 사망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지난 3월부터 텍사스주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다른 업체들도 공급망 교란으로 원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노동력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여기에 애보트 등의 리콜 조치까지 겹쳐졌다. 다행히 이날 애보트와 식품의약국(FDA)이 공장을 재가동하기로 합의하긴 했지만 생산이 재개돼도 분유가 매장 진열대에 나오려면 6∼8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돼 분유 대란은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 문제는 정치권으로도 번져 그렉 애보트(공화당) 텍사스주 지사는 분유가 이주민센터에 우선 공급되고 있다는 캇 캐맥 하원의원의 페이스북 동영상을 공유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인 아기를 제치고 이주자 아기부터 챙긴다고 비난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