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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역외 탈세조사 공조 강화”

    역외탈세 방지를 위한 한·미 양국의 공조체제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한국을 방문 중인 빅터 송 미국 국세청(IRS) 범칙수사국 국장은 25일 “한·미 동시범칙조사협정이 지난해 8월 11일 체결됨으로써 양국 과세당국 간 (역외탈세 조사에 대한) 공조관계가 한층 강화됐다.”고 밝혔다. 재미교포 3세인 송 국장은 국세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 8월 양국의 동시범칙조사 협정을 통해 미국 IRS와 한국 국세청은 동시조사를 실시하고 양국에서 경제활동을 수행하는 조세범칙 혐의자와 이들의 특수관계자 및 탈세 조장자에 대한 금융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역외탈세 거래에 더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송 국장의 외조부(정두옥)는 일제 강점기에 하와이에서 임시정부와 광복군을 후원한 독립운동가로서 1995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수여받은 인물이다. 송 국장의 경우 1981년 IRS에서 근무를 시작해 특별수사관을 거쳐 지난해 IRS의 핵심부서인 범칙수사국장으로 승진해 현재 글로벌 탈세와 돈세탁, 마약자금 등에 대한 단속을 총지휘하고 있다. 그는 역외탈세 방지 노력의 가장 큰 성과로 잠재적 역외탈세 행위에 대한 ‘심리적 억제효과’를 꼽았다. “미국의 경우 은행들의 역외탈세 조장 성향이 많이 억제됐고, 납세자들은 역외 자산은닉 여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음을 깨닫고 있다.”며 “심리적 억제효과를 세수로 환산하면 수백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IRS는 작년에 시작한 해외계좌 보유내역에 대한 자발적 신고제도를 통해 1만 8000명이 자진신고했으며, 건당 추징금액이 평균 20만 달러가 넘는다. 한해 동안 추징금액을 환산하면 3억 6000만 달러로 4조원이 넘는 금액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3만 4000년’ 먹은 살아있는 박테리아 발견

    ‘3만 4000년’ 먹은 살아있는 박테리아 발견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생명체? 미국 캘리포니아 사막에서 여전히 살아있는 박테리아가 발견됐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등 해외매체가 보도했다. 이 박테리아는 ‘죽음의 계곡’으로 불리는 데스밸리에서 기후변화를 위해 지면의 소금결정체를 수거, 조사하던 중 발견했다. 약 3만 4000년 전부터 살아있었던 것으로 추정하는 이 고대미생물은 투명한 형태의 소금결정 안에 밀봉돼 있었으며, 이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생명체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를 발견한 미국 하와이대 연구원인 브라이언 슈베르트는 “크기가 수 미크론(1μ=1/1000mm)밖에 되지 않으며 소금 결정체 안에서 박테리아가 발견된 사례는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박테리아들은 여전히 살아있지만 별다른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진 않으며, 번식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테리아들이 3만 4000년 동안 살아있을 수 있었던 것은 인근에서 함께 발견한 두날리엘라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두날리엘라는 염분농도가 높은 조수웅덩이에 잘 생육하는 단세포 녹조로, 박테리아들의 주 먹이로 이용됐다. 빙햄턴대학 지질학과 교수인 팀 로웬스테인은 “이 미생물들은 타임캡슐처럼 영구적으로 소금결정 안에 봉인돼 있었다.”면서 “학계를 흥분시킬만한 발견”이라고 설명했다. 이 발견은 미국의 지질학계에서 발간되는 GSA Today(Geological Society of America) 1월 호에 소개됐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1ℓ커피… 美선 ‘통큰 음료’ 전쟁중

    1ℓ커피… 美선 ‘통큰 음료’ 전쟁중

    스타벅스가 1컵 용량이 1ℓ에 가까운 커피를 신상품으로 내놓으면서 미국에서 한바탕 ‘통큰 음료’ 전쟁이 펼쳐질 판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간) 31온스(약 914.5㎖)에 이르는 ‘트렌타’(위사진 오른쪽) 사이즈 커피를 18일부터 조지아, 하와이 등 미국 14개주에서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5월 3일부터는 미국 내 전 지점에서 맛볼 수 있다. 트렌타 사이즈는 지금까지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던 가장 큰 용량의 ‘벤티’ 사이즈보다 7온스(약 206.5㎖) 더 크다. 가격은 벤티 사이즈보다 50센트 더 비싸게 책정된다. 스타벅스의 이런 행보는 지난해 ‘맥카페’라는 이름의 커피전문매장을 내고 단돈 1달러에 32온스(946.4㎖)짜리 차 음료(아래)를 팔며 스타벅스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진 맥도널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트리뷰트 홈페이지
  • 90년 만에 17세 최연소 미스 아메리카 탄생

    90년 만에 17세 최연소 미스 아메리카 탄생

    90여 년 만에 17세 최연소 미스 아메리카가 탄생했다. 지난 15일 밤 미국 라스베이거스 플래넷 할리우드 카지노-리조트에서 진행된 ‘2011 미스 아메리카’ 최종 무대에서 네브래스카주 출신의 테레사 스캔런(17)이 1위를 차지했다고 16일 AP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이날 52명의 경쟁자를 물리친 테레사는 지난 1921년 15세 우승자 이후 90여 년 만에 탄생한 최연소 미스 아메리카다. 최근 고등학교를 졸업한 테레사는 버지니아의 패트릭 헨리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뒤 법학전문대학원으로 진학해 판사를 거쳐 정치인이 되길 희망하고 있다. 테레사는 1위 우승상금으로 5만 달러(한화 약 5500만 원)를 받고 1년 동안 ‘미스 아메리카’로 활동하게 된다. 2위와 3위에는 미스 아칸소의 알리스 이다와 미스 하와이의 제일리 퓨셀리가 차지했다. 두 사람은 각각 상금 2만 5000달러(약 2700만 원)와 2만 달러(약 2200만 원)를 받게 됐다. 한편 이번 대회에 원형탈모증을 겪는 와중에 출전해 화제를 모은 미스 델라웨어의 카일라 마르텔(22)은 아쉽게도 10위에 만족해야 했다. 사진=미스 아메리카 공식 사이트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태양보다 무려 66억배 규모 괴물 ‘블랙홀’

    태양보다 무려 66억배 규모 괴물 ‘블랙홀’

    지금까지 크기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블랙홀의 정확한 무게가 측정됐다고 사이언스뉴스 등 해외매체가 보도했다. 태양계 인근에서 가장 큰 블랙홀은 타원은하인 ‘M87‘ 중심부에 있는 것으로, 지금까지는 그 질량이 태양의 30억 배 정도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칼 게파르트 미국 텍사스대학 교수의 연구팀은 이 블랙홀의 실제 질량은 태양의 66억배에 달하며, 이는 그동안 과학자들이 생각해 온 것보다 2배 이상 더 차이가 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블랙홀은 지구에서 5400만 광년 떨어져 있으며, 정확한 질량과 크기는 텍사스에 있는 맥도날드 천문대와 하와이에 있는 ‘Gemini North’ 망원경 등을 이용해 측정했다. 연구팀은 ‘괴물급’ 블랙홀이 수많은 블랙홀들이 모여 이뤄졌고, 현재 은하계 중심에 있는 블랙홀의 질량보다 1000배 가량 더 많이 나간다고 설명했다. 게파르트 박사는 지난 12일 미국천문학협의회(American Astronomical Society)의 모임에서 이같이 밝히고 “우리 태양계 전체를 집어 삼킬 수 있을 만큼 엄청난 크기”라고 말했다. 또 “이번 성과는 우리가 블랙홀이라 부르는 것이 알려진 것처럼 실제로 모든 에너지를 내뿜거나 흡수하는 능력을 가졌는지를 밝혀내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사진=M87 은하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월드이슈] 위키피디아 10년… 참여형 웹사이트에 열광하는 세계

    [월드이슈] 위키피디아 10년… 참여형 웹사이트에 열광하는 세계

    “즉흥성과 자유라는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는 위키피디아에 네티즌들은 흥미를 잃을 것이다.” 영국 옥스포드대 정보관리학과 마이클 얼 교수가 2005년 사용자들이 직접 참여해 만드는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대해 내놓은 예상이다. 물론 그의 장담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2001년 1월 15일 문을 연 뒤로 위키피디아는 최대의 취약점으로 꼽혀온 신뢰성 문제를 조금씩 극복하면서 ‘주류’ 편입에 성공했다. 위키피디아 탄생 10주년을 맞아, 사용자 참여형 웹사이트 위키(wiki)가 걸어온 길을 살펴본다.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댈 때 나오는 결론은 둘 중 하나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또는 ‘배가 산으로 간다’. 1994년 컴퓨터 프로그래머 워드 커닝햄의 ‘위키위키웹’에서 시작해, 지미 웨일스의 ‘위키피디아’에서 도약과 성공을 이룬 사용자 참여형 사이트 위키는 전자의 힘을 보여줬다. 수동적으로 주어진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전문가와 대중 사이의 벽을 허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위키의 대명사인 위키피디아 탄생 10주년에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설립자인 지미 웨일스는 “(위키피디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숫자들을 뛰어넘어, 위키피디아는 이제 하나의 문화”라면서 “사람들은 이를 사회의 큰 변화로 느끼고 있다.”고 이 같은 반응을 해석했다. 웨일스도 ‘세계야, 안녕.’(Hello World)이라는 단 두 단어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브리태니커 사전의 정확도에 도전할 만큼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다. 하지만 2005년 과학 잡지 ‘네이처’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두 사전의 오류 정도는 비슷하다. ‘의도적으로’ 잘못된 정보가 제공될 수 있지만, 잦은 노출로 오류 수정 기회가 많아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시각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용자들도 공짜 정보에 대한 적정 수준의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웨일스는 판단하고 있다. 그는 “어떤 기자가 이 문제를 놓고 나를 거칠게 몰아붙이더니 카메라가 꺼지자 ‘위키피디아를 매일 쓴다’고 했다.”면서 “다들 속으로 ‘이거 꽤 좋은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2008년 미국 대선 당시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가 그루지야 관련 연설에서 위키피디아를 표절했다. 또 2009년에는 미국의 인터넷 비즈니스 잡지 ‘와이어드’의 편집장 크리스 앤더슨이 책을 쓰면서 위키피디아를 베꼈다고 고백했다. 전문가들은 위키의 미래에 있어서 신뢰도보다는 지속적이고 폭넓은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더 큰 과제라고 지적한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NGO학과 교수는 “집단적 글쓰기라는 고유의 장점이 원동력이 돼 여기까지 왔지만 또 한번의 도약에 필요한 모멘텀이 지금으로서는 없다.”고 꼬집었다. 위키는 작업에 참여하고 있음을 본인이 알고 있는 ’인지형 참여’로 적절한 보상이 없는 경우 참여자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돈을 벌 수 없더라도 블로그에서는 ‘명예’라는 보상을 얻을 수 있지만 위키는 그렇지 않다. 김중태 IT 문화원장은 “명예를 줄 수 없다면 게임 형식을 도입하는 등 즐거움을 줘야 한다.”면서 “이제 위키뿐만 아니라 집단 지성을 이끌어내려면 인터넷 ‘즐겨찾기’ 공유만으로 인기 사이트를 가려내는 ‘딜리셔스’와 같은 ‘비인지형 참여’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용어 클릭] ●위키(wiki) 인터넷 사용자 누구나 읽기 및 쓰기가 가능한 웹사이트를 통칭하는 말이다. 이 같은 열린 웹 편집을 가능케 한 첫 소프트웨어인 위키위키웹(WikiWikiWeb)이 일반 명사화된 것이다. wiki는 하와이어로 ‘빨리’를 의미하며 실제 발음은 ‘위티’ 혹은 ‘비티’다. ‘내가 아는 것은’(what I know is)의 약어로 해석되는 경우도 있다.
  • [PGA 소니오픈] 코리안 6형제 출격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국 여자들은 최강의 자리를 차지했다. 상금왕 자리에는 신지애(23·미래에셋)에 이어 최나연(24·SK텔레콤)이 올라 2년 연속 한국 선수의 몫이 되었을 정도다. 하지만 남자는 지난 시즌 미국 남자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재미교포 앤서니 김(26·나이키골프)이 셸 휴스턴 오픈에서 거둔 1승이 유일하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최경주(41·SK텔레콤)를 비롯한 6명의 코리언 군단이 오는 14일 미국 하와이 와이알레이 골프장(파70·7068야드)에서 열리는 PGA 투어 소니오픈에 참가해 새로운 도약을 꿈꾼다. 맏형 최경주는 이번 대회가 통산 8승을 올릴 절호의 기회다. 소니오픈에 아홉 차례 출전, 2008년 우승을 포함해 모두 다섯 차례 톱 15 안에 들었다. 2년 전 허리 부상의 후유증도 사라졌다. 최경주는 “3년 안에 10승을 채우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PGA 투어 새내기 강성훈(24·신한금융그룹)과 김비오(21·넥슨)의 선전도 기대된다. 둘은 상금 랭킹 125위 안에 들어 PGA 투어 출전권을 지키겠다는 소박한 목표를 세웠다. 그렇다고 우승 욕심을 버린 건 아니다. 강성훈은 10대 때부터 미국 무대를 꿈꾸며 전지훈련을 계속해 왔다. 김비오는 중·고등학교를 미국에서 보내면서 적응력을 키워왔다. 여기에 위창수(39·테일러메이드)와 재미교포 앤서니 김, 케빈 나(28·타이틀리스트)까지 가세해 한국인끼리 우승을 다투는 즐거운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시즌 개막전에 나선 톱 랭커들이 대거 등장한다. 지난해 PGA 투어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짐 퓨릭(미국)과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가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개막전 우승자 조너선 버드(미국), 장타자 로버트 개리거스(미국) 등도 나온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조너선 버드 PGA 개막전 우승

    조너선 버드(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올 시즌 개막전에서 우승했다. 버드는 10일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카팔루아 골프장 플랜테이션코스(파73·7411야드)에서 열린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4라운드에서 전날 공동선두였던 로버트 개리거스(미국)와 나란히 6언더파 67타를 쳤다. 중간합계 24언더파 268타를 써낸 둘은 연장에 들어갔고, 연장 첫 번째 경기가 진행된 18번 홀(파5)에서는 나란히 파를 세이브했다. 그러나 1번 홀(파4)로 옮겨 진행된 두 번째 연장전에서 개리거스의 90㎝짜리 파 퍼트가 홀을 돌아 나갔지만 버드는 침착하게 파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버드는 지난해 10월 저스틴 팀버레이크-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 네 번째 연장전까지 가는 팽팽한 승부 끝에 짜릿한 홀인원으로 정상에 올라 이번 대회 출전 자격을 얻었고, 올해 첫 대회에서 다시 기분 좋은 연장전 승리를 따냈다.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이 4라운드에서만 11타를 줄이는 불꽃타를 휘두르며 23언더파 269타를 기록해 3위에 올랐고, 카를 페테르손(스웨덴)과 스티브 스트리커(미국)가 나란히 세 타차로 뒤를 이었다. 재미교포 앤서니 김(26·나이키골프)은 마지막 날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0언더파 282타를 쳐 공동 19위에 올랐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NASA “태양계 밖 지구만한 암석행성 발견”

    NASA “태양계 밖 지구만한 암석행성 발견”

    태양계 밖에서 지구와 크기가 거의 비슷한 암석행성이 발견됐다. 학계는 “태양계 밖에 지구와 비슷한 행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 해주는 기념비적인 성과”라며 주목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지난 8개월 동안 미국 하와이 켁(Keck)천문대 망원경을 통해 얻은 정보를 분석해 지구로부터 500광년 떨어져 있는 우리 태양계 밖에서 지구의 1.4배 크기인 매우 작은 행성이 발견했다.”고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망원경의 이름을 따서 ‘케플러(Kepler)10-b’라고 명명된 이 행성은 태양계에서 발견된 것 중 가장 작으며 지구처럼 암석으로 이뤄졌다. 과학자들은 “태양계 밖에서 지구와 질량이 비슷한 행성들을 찾아낸 적은 있으나 이렇게 작은 행성은 찾은 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 행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을까. 학계 전반은 부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행성과 모항성의 거리는 수성과 태양의 거리의 20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가깝기 때문에 일부 표면온도가 1500도에 달하는 등 매우 뜨거워 생명체가 살기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NASA 소속 더글라스 허진스 연구원은 “태양계 밖에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가설에 대한 매우 중요한 연구결과”라면서 “이 행성은 우리가 이미 발견한 거대 가스행성과 지구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진=케플러(Kepler)10-b 상상도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괴물’ 류현진 연봉 4억 한화 재계약

    ‘괴물’ 류현진 연봉 4억 한화 재계약

    한화의 ‘에이스’ 류현진(24)이 프로야구 6, 7년차 최고연봉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화는 7일 대전 용전동 구단사무실에서 류현진과 연봉 4억원에 재계약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억7000만원보다 48.1%인상된 액수다. 이로써 프로 6년차 류현진은 이승엽의 6년차 최고연봉 기록 3억원과 이대호의 7년차 최고연봉 기록 3억 2000만원을 동시에 갈아치웠다. 류현진은 “최고 대우를 해준 구단에 감사한다.”면서 “올해는 선배들과 함께 젊고 강한 팀이 되도록 노력하고 팀이 4강에 진입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1.82, 탈삼진 187개를 기록하면서 16승(4패)을 올리는 등 폭발적 활약을 보였고, 무려 2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등판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는 등 2000년대 이후 투수 가운데 최고의 피칭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지난 시즌 5월 11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LG와 홈경기에서 삼진 17개를 잡아내며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세대교체와 리빌딩으로 과도기를 겪는 한화에서 구심점으로서 지위를 재확인한 류현진은 8일 선수단과 함께 미국 하와이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사라진 아이돌 멤버 5명…엠버-유소영 등 어디서 뭘하나?

    사라진 아이돌 멤버 5명…엠버-유소영 등 어디서 뭘하나?

    사라진 아이돌 멤버들이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느 순간 팀에서 사라진 아이돌 멤버’라는 제목으로 아이돌그룹 출신 연예인 5명의 사진이 올라왔다. ’사라진 아이돌 멤버’ 게시물에 이름을 올린 연예인은 애프터스쿨의 유소영ㆍ베카, 에프엑스(fx)의 엠버, 슈퍼주니어 김기범 그리고 원더걸스의 선미다. 유소영은 지난 2009년 건강상의 이유로 갑자기 애프터스쿨에서 탈퇴했고 베카 역시 갑작스레 탈퇴, 현재 미국 하와이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엠버는 지난해 7월 발목부상을 당한 이후 6개월 넘게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김기범은 지난해 11월 같은 그룹 멤버 김희철의 트위터에 최근 사진이 공개된 후 이렇다 할 활동이 없는 상태고 원더걸스 멤버였던 선미는 학업을 위해 팀 탈퇴를 선언했다. 이들 멤버들의 갑작스런 활동중단에 팬들은 ‘불화설’, ‘왕따설’ 등 각종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사라진 아이돌 멤버’ 게시물에 “이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댓글을 달며 공감을 표시하는 한편 팬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소속사의 대처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사진=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560만달러 무주공산?

    ‘560만 달러는 보는 사람이 임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올해 3176억원짜리 ‘쩐의 전쟁’을 시작한다. 6일 하와이 마우이섬 카팔루아리조트의 플랜테이션 골프장(파73·7411야드)에서 개막하는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가 첫 전장이다. 지난해 우승자들만 출전하는 왕중왕전이다. 올해는 34명이 출전한다. 그런데 총상금 560만 달러가 ‘무주공산’이다. 여느 해 같으면 세계 랭킹 2위의 타이거 우즈(미국)가 우승후보 ‘0순위’로 이름을 올렸겠지만 올해는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반면 출전을 고사한 선수도 있다. 세계 4위 필 미켈슨(미국)이다.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우승, 최근 PGA 흥행카드로 떠오른 미켈슨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출전을 거절했다. 가정적인 남편으로도 유명한 그는 시즌 초 대회에 출전하는 법이 없다. 유럽 강호가 대거 불참한 점도 눈에 띈다. 우즈로부터 왕좌를 빼앗은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와 차세대 황제로 떠오르는 마르틴 카이머(독일),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이 빠졌다. 특히 매킬로이는 지난해 PGA 투어 신인왕 선정에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메이저대회에서 두 차례 3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승수도 올렸지만 신인왕은 우승이 없는 미국의 리키 파울러에게 돌아갔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2010 국방백서로 본 4개국 군사동향

    2010 국방백서로 본 4개국 군사동향

    국방부가 발간한 ‘2010 국방백서’는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4개 주변국의 최신 군사동향을 담고 있어 관심을 끈다. 백서는 특히 전 세계 군사비의 절반이 넘는 미·일·중·러 등 역내 주요국들의 군사비가 집중된 동북아 지역에서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은 물론, 대양해군을 지향하는 중국과 일본이 경쟁적으로 해·공군력을 증강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백서는 미국의 경우 9·11 테러,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에서 얻은 교훈으로 전통적 위협과 비정규전·테러전 등 다양한 위협에 동시 대응이 가능한 군사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지난해 2월 오바마 행정부가 발표한 ‘4개년 국방검토보고서’(QDR)를 언급하면서, 이라크에 주둔한 미군의 전투임무 종료 선언에 따라 상당 규모의 병력이 아프가니스탄에 투입될 것으로 관측했다. 백서에 따르면 미국은 아·태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해 해·공군 전력을 증강시키고 있다. 신형 버지니아급 전략핵잠수함을 지난해 태평양 지역에 우선 배치했으며, 아·태 지역의 중추기지인 괌과 하와이에 최신예 전투기 F22(랩터)와 무인정찰기 등을 증강 배치했다. 백서는 일본이 자위대 전력의 합동 운용성과 정보기능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9년 전력화된 1만 3500t급 헬기탑재 호위함의 2번함을 올 초 전력화하고 3번과 4번함은 더욱 대형화할 예정이다. 원거리 도서에 대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항공급유 수송부대를 신설하고 지난해 4월 공중급유기(KC767) 4대를 도입했다. 특히 한반도와 주변국 정보수집 능력 강화에 나섰다. 이미 2007년 정보위성 4기 체제를 완성해 주변국을 감시하고 있다. 중국은 가파른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국방비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고 백서는 분석했다. 중국 해군은 20 08년부터 사정거리가 8000㎞ 이상인 JLⅡ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신형 진(Jin)급 전략핵잠수함 2척을 추가로 전력화했다. 또 2012년까지 총 5척의 진급 전략핵잠수함을 실전 배치할 예정이다. 기존 전투기의 공중급유장치를 보완해 전투기의 작전 반경도 확대했다. 러시아는 2009년 5월과 2010년 2월 중·장기 국방정책을 담은 ‘국가안보전략 2020’과 ‘군사독트린’을 개정 발표하고 국방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해마다 9~10%의 장비를 교체해 2015년까지 30%, 2020년까지 70%가량의 군 장비를 현대화하고 각종 잠수함과 이지스 구축함, 신형 항공모함을 건조할 예정이다. 스텔스 전략폭격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Su35 전투기와 제5세대 전투기 작전 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올해 골프 농사 풍작 기대하세요”

    “올해 골프 농사 풍작 기대하세요”

    ‘코리안 브러더스, 올해는 빈손으로 돌아서지 않는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오는 7일 미국 하와이 마우이 카팔루아골프장 플랜테이션코스에서 열리는 현대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를 시작으로 2011년 대장정에 들어간다. 올 시즌 45개 대회, 총상금 3176억 2500만원의 첫발이다. 지난해 코리안 브러더스의 골프 농사는 흉작이었다. 재미교포 앤서니 김(26·나이키골프)이 거둔 셸 휴스턴오픈 우승이 유일했다. 기대했던 최경주(41), 양용은(39) 등 관록파들이 승수쌓기에서 실패한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 시즌 PGA 투어에서 뛰게 될 한국(계) 선수는 최경주, 양용은 외에 위창수(39·테일러메이드)와 케빈 나(27·타이틀리스트)를 포함해 모두 7명. 특히 김비오(오른쪽·20·넥슨)와 강성훈(왼쪽·24·신한금융그룹) 등 국내 젊은 피들이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퀄리파잉스쿨을 거뜬하게 통과해 ‘꿈의 무대’ 입성에 성공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태극 형제들의 시즌 첫 무대는 오는 13일부터 나흘간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골프장(파70·7068야드)에서 치러지는 소니오픈(총상금 550만 달러)이다. 든든한 ‘아우’들의 가세로 정작 힘을 얻은 이들은 ‘형님’들이다. 2008년 1월 소니오픈 우승 이후 두 시즌 연속 무관에 그친 최경주와 2009년 PGA 챔피언십 이후 승수를 추가하지 못한 양용은이 재기를 다지고 있다. 개막전부터 출전해 부상 후유증의 부진을 털어내겠다고 벼르고 있는 앤서니 김 등도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이겠다.”며 각오가 대단하다. 최경주는 “지난해 우승은 없었지만 세계 랭킹을 50위 이내로 재진입시킨 것에서 보듯 희망을 발견한 한해였다.”면서 “올해는 반드시 1승 이상을 올리고, 세계 랭킹도 20위 이내로 끌어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막내들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최경주는 “일단 올해엔 투어 생활에 적응하는 데 주력하길 바란다.”면서 “각 코스를 두루 경험하면서 코스의 특성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그다음엔 상금 순위 125위 안에 들어 내년 투어 카드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씩 나아가면 좋은 결과물을 얻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프로야구의 봄’ 활짝 피었습니다

    ‘프로야구의 봄’ 활짝 피었습니다

    프로야구에 ‘봄’이 찾아왔다. 스프링캠프 시즌이다. 각 구단들은 새해부터 바빠지기 시작했다. 예년보다 대체로 전지훈련 시작이 빠르다. 규정상 오는 15일까지 비활동 기간이지만 유명무실해졌다. KIA가 3일 재활조를 괌으로 보낸다.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빠르다. 이후 나머지 구단들도 속속 해외 전지훈련에 돌입한다. 넥센을 뺀 나머지 7개 구단은 지난해와 같은 장소에 캠프를 차렸다. 일본에 대부분 팀이 모인다는 점도 비슷하다. 실전 위주의 훈련이 대세가 됐다는 것도 특징이다. 사실상 훈련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SK발 ‘훈련열풍’은 이제 8개 구단 전체로 퍼졌다. 우승팀 SK는 지난해 11월 19일부터 일본 고치에서 한달여 마무리 훈련을 했다. 지난달 21일부터는 재활조가 오키나와로 건너갔다. 4일부터 인천 문학구장에서 자율훈련을 시작한다. 오는 11일 고치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SK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출국 일정을 더 당길 수도 있다.”고 했다. 2월 15일 오키나와로 이동하고 3월 8일 한국으로 돌아온다. LG는 5일 투수조와 포수조가 사이판으로 떠난다. 야수조는 16일 오키나와에서 캠프를 시작한다. 투·포수조가 22일 오키나와에 합류, 3월 8일까지 담금질한다. 삼성은 5일 신임 류중일 감독의 취임식을 연다. 이것 외에 모든 일정은 계획대로다. 8일 괌으로 떠나고 2월 8일 오키나와로 건너간다. 롯데는 투수조가 15일부터 사이판에서 훈련을 시작한다. 야수조는 20일 합류한다. 2월 11일부터 가고시마에서 연습경기로 실전 감각을 키운다. 두산은 12일 일본 미야자키로 떠난다. 한화는 8일 미국 하와이에 스프링캠프를 차렸다가 19일 오키나와에 합류한다. 넥센은 13일 미국 플로리다로 날아간다. 현지 토너먼트 대회에 참가해 실전 위주 훈련을 한다. 3일 재활조가 괌으로 떠나는 KIA는 27일 전 선수단이 미야자키에 모인다. 실전 위주 훈련이 대세가 됐다. 최근 트렌드다. 이유가 있다. 정규시즌 초반부터 기싸움에서 밀리면 안 된다. 한번 순위가 떨어진 팀은 상대팀들의 집중 공략 대상이 된다. 초반 떨어진 순위를 회복하는 게 쉽지가 않다. 자연히 실전 감각을 최대한 끌어올린 상태에서 시즌을 맞는 게 지상목표가 됐다. 전지훈련지의 일본 편중 현상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일본 프로구단들은 자국 내에서만 스프링캠프를 치른다. 한국 구단들로선 한수 위 팀들과 연습경기를 치를 기회가 많아진다. 한국 팀들이 일본으로 모이면서 서로 평가전을 잡기도 쉬워졌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미국에선 의외로 일정 수준 이상의 연습경기 상대를 찾는 게 쉽지 않더라.”고 했다. 올해도 오키나와에만 4개 팀(SK 삼성 LG 한화)이 모인다. ‘오키나와 리그’라는 말까지 생겼다. 실전 같은 연습경기를 매일 치를 수 있는 환경이다. 넥센이 플로리다를 택한 이유도 실전 때문이다. 현지 토너먼트 대회에 참가해 긴장감 있는 경기를 치를 수 있다. 넥센 관계자는 “메이저리그팀은 물론 중남미 국가대표팀들도 참가하는 대회다.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새해, 프로야구는 이미 시작됐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세계평화” 희망가… 테러·사고 진혼곡

    “세계평화” 희망가… 테러·사고 진혼곡

    평화와 전쟁, 희망과 절망이 공존하는 지구촌의 엇갈린 풍경은 2011년 새해 첫날에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각국 지도자들이 세계 평화를 기원하고 기대에 들뜬 인파가 거리를 메웠지만, 이집트와 러시아 등지에서는 테러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미국 워싱턴에서는 때아닌 의사당 대피령이 내려졌다. 폭설과 강추위, 경제위기와 긴축재정의 시련 속에서도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는 새해맞이 행사가 성대하게 열렸다. 최근 1m 가까운 눈이 내렸던 뉴욕에서는 테러 위협에도 불구하고 타임스스퀘어 광장에 100만여명이 운집했고 런던 ‘빅벤’ 시계탑 앞과 파리 에펠탑,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광장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불꽃놀이와 축제가 열렸다. 각국 정상들은 신년 축하 메시지를 통해 전 세계의 발전과 평화를 호소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신년 미사에서 “중동과 아프리카 등에서 종교적 관용이 절실하다.”면서 “말보다는 각국 지도자들이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신년사를 통해 “전 세계가 공동 번영하는 조화로운 국제사회 건설에 매진하겠다.”고 밝혔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강력하고 열린 친근한 러시아’를 내세웠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지도자들은 “재정 위기로 힘든 시기지만, 모두 함께 노력하자.”고 입을 모았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는 신년 메시지에서 “단합된 정신과 국가의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족들과 하와이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은 인터넷·라디오 주례연설에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새 대통령은 첫 여성 대통령으로서의 힘찬 행보를 시작했다. 화려한 축제의 이면에는 사건사고도 잇따랐다. 독일 아헨시에서는 시민들이 쏘아 올린 폭죽이 아헨 대성당 창문을 깨고 들어가 1630년 지어진 제단과 루벤스 그림 3점이 완전히 파괴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북서부 이페레겡의 행사장에서는 압사사고가 발생해 10명이 사망했으며, 모스크바에서는 불꽃놀이용 폭죽 사고로 4명이 사망하고 23명이 부상했다. 미국 워싱턴 의사당에는 새해 첫날부터 비상 소개령이 내려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워싱턴 인근 레이건 국제공항에 착륙할 예정이던 항공기가 관제소와의 무전 연락이 끊어진 채 의사당 인근의 비행 금지구역을 침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미군은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F16 전투기를 비상 발진시켰고 의사당과 상·하원 건물에는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 사건은 항공기와 관제소 간 무선 연락이 복구되면서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러시아도 가슴을 쓸어내리며 새해 첫날을 시작했다. 승객과 승무원 125명이 탑승한 Tu154 여객기가 수르구트 공항에 비상착륙하면서 3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쳤다. Tu154기는 지난해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이 탔다가 추락한 ‘말썽 기종’이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알 키디신 교회에서는 새해맞이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기독교도들을 겨냥한 폭탄 테러로 21명이 죽고 97명이 다쳤다. 수사 당국은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연계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과 팔레스타인 등 분쟁 지역에서도 테러와 전투로 인한 사망자 발생이 잇따랐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희곡 당선작] 아빠들의 소꿉놀이/오세혁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희곡 당선작] 아빠들의 소꿉놀이/오세혁

    ●등장인물 꾸부정 지금 막 해고된 초보 해고자. 40대 후반. 키 크고 꾸부정하다. 대머리 해고된 지 1년이 넘은 베테랑 해고자. 40대 후반. 키 작고 대머리다. 단발 꾸부정의 아내. 40대 초반 파마 대머리의 아내. 40대 중반 *연출에 따라 남편들이 부인들의 역할을 겸하는 2인극이 가능하다. ●시 간 현대 ●무 대 놀이터. 놀이터를 구체적으로 꾸밀 필요는 없다. 그네 두 개만으로도 연출이 가능하다. 바닥에 모래가 깔려 있으면 좋다. #1 해가 질 무렵의 저녁, 놀이터. 양복 차림의 남자가 힘없이 놀이터로 걸어 들어온다. 고개를 푹 숙이고 꾸부정한 모습으로 보아 무언가 고민이 있는 듯하다. 꾸부정한 이 남자, 그네에 주저앉는다. 멍하니 한참을 앉아 있다가 무언가 결심한 듯, 벌떡 일어난다. 꾸부정 (어색하게) 여…… 여보… … 나 오늘, 해, 해, 해고……. 고개를 흔들며 그네에 주저앉는다. 그러다가, 다시 벌떡 일어난다. 꾸부정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여보, 훌쩍, 나 오늘 해고당했어. 머리통을 때리며 그네에 주저앉는다. 그러다가, 다시 벌떡 일어난다. 꾸부정 (호탕하게 웃으며) 사랑하는 여보! 나! 오늘 짤렸어! 멋지지? 하하하! 머리를 쥐어뜯으며 주저앉는다. 한참을 그렇게 쥐어뜯다가, 무언가 결심한 듯, 결연히 일어나 열정적인 독백을 시작한다. 꾸부정이 열심히 말하는 동안, 양복 차림의 대머리가 천천히 걸어 들어와 옆에 있는 그네에 앉아 시계를 들여다본다. 자기 상상에 빠진 꾸부정은 대머리를 눈치채지 못한다. 꾸부정 여보. 우리가 결혼한 지 이십 년이 넘었구나. 단칸방으로 시작해서 전세를 거쳐서 우리 집을 갖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어. 비록 평수는 작지만 우리 집이라는 게 중요하지. 애들도 건강하게 잘 컸어. 얼마 안 있으면 큰애는 대학에, 작은애는 고등학교에 가겠지. 이 정도면 우린 잘 산 거야 그렇지? 당신,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 아니? 뭐라고? 내가 제일 고생 많았다고? 십오 년을 변함없이 회사에 다녀주어서 고맙다고? 때론 가기 싫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했을 텐데 가족을 위해서 고생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고? 아이, 당신도 참 부끄럽게…… 뭐라고? 이제 나이도 먹고 간도 안 좋을 텐데 생각 같아서는 한 몇 년 푹 쉬었으면 좋겠다고? 이럴 수가, 당신이 나를 이렇게까지 생각해주다니! 정말 고마워 여보! 하하하하……말이 나와서 말인데 여보……사실……내가……오늘……회사에서. 대머리 (불쑥) 소용없을 겁니다. 꾸부정 (화들짝)네 넷? (돌아본다) 아니, 언제부터 거기? 대머리 죄송하군요. 들으려고 들은 건 아닙니다만. 꾸부정 괘 괜찮습니다. 그런데 방금……소용없다고……. 대머리 (단호) 네, 소용없습니다. 불쌍하게 말하든 호탕하게 말하든 부드럽게 말하든 소용없습니다. 해고라는 단어가 입에서 나오는 순간 부인께서는 엄청난 쇼크를 받으실 겁니다. 부인이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휘청거리거나 털썩 주저앉거나 뒤로 넘어가게 될 겁니다. 부인이 건강하신가요? 꾸부정 아……아니요, 혈압이 조금. 대머리 혈압이라, 뒤로 넘어가겠군. 꾸부정 새……생각해보니 골다공증도. 대머리 뒤로 넘어져서 뼈가 부러지겠군. 꾸부정 얼마 전부턴 심장이 답답하다고. 대머리 뒤로 넘어져서 뼈가 부러진 다음 호흡 곤란을 일으키겠군. 꾸부정 뭐……뭐라구요! 대머리 집이 몇 층이죠? 꾸부정 시……십오층인데? 대머리 완벽하군요. 해고라는 말을 꺼내는 순간 선생의 부인은 혈압이 높아져서 뒤로 넘어지고 골다공증으로 뼈가 부러진 다음, 심장 이상으로 호흡 곤란을 일으킬 겁니다. 놀란 선생은 어떻게든 해보려 하지만 방법이 없습니다. 혈압과 뼈와 심장이 동시에 문제를 일으켰거든요. 우물쭈물하다가 선생님은 119에 전화를 하겠죠. 119 요원들은 잽싸게 아파트에 도착하지만 선생님의 집은 십오층입니다. 마침 엘리베이터가 맨 꼭대기 층에 있군요. 요원들이 계단을 뛰어올라 옵니다. 일층 이층 삼층 사층 선생의 부인은 점점 호흡이 가빠집니다. 오층 육층 칠층 더더욱 가빠집니다. 팔층 구층 부인의 의식이 점점 없어집니다. 십층 십일층 선생이 말합니다. 여보, 조금만 참아. 십이층 십삼층 선생이 다시 한 번 말합니다. 여보, 제발 조금만 더 참아. 그렇게 십사층을 지나고 십오층에 도착해 마침내 선생의 집으로 왔을 때 선생의 부인은 이미……. 꾸부정 (이야기에 몰입해 있다가)아……안 돼! 안 돼! 여보오! 꾸부정, 털썩 쓰러진다. 대머리 그렇다고 말을 안 할 수는 없겠죠. 해고는 해고니까요. 이왕이면 부인의 컨디션이 최상일 때, 119가 바로 올 수 있는, 뒤로 넘어가도 뼈가 부러지지 않을만한 장소에서 하시죠. 부드러운 모래라든가……이 놀이터가 딱이로군요. (다시 그네에 앉아 시계를 들여다본다) 한참의 정적. 꾸부정 어떻게…… 어떻게 그렇게 잘 아시죠? 대머리 사실 저도 해고잡니다. 꾸부정 동업자…… 아니…… 동반자셨군요. 대머리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꾸부정 고참…… 이시네요. 혹시……선생님 부인께서도 뒤로? 대머리 아니요. 꾸부정 뼈가? 대머리 전혀. 꾸부정 호흡 곤란이라든가. 대머리 천만에요. 멀쩡합니다. 멀쩡함을 넘어 건강하죠. 김치찌개에다 밥을 두 그릇이나 비운 다음, 남은 찌개를 밥통에 넣고 비벼먹으니까요. 꾸부정 ……대단하군요. 대체……비결이……. 대머리 간단합니다. 해고됐단 얘기를 안했으니까요. 꾸부정 그, 그럼? 대머리 계속 다니는 줄 압니다. 꾸부정 아니 그게 일 년 넘게 가능한가요? 대머리 보통 사람은 불가능합니다. 꾸부정 하지만 선생님은? 대머리 전 보통 사람이 아닙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영특, 기특,똑똑, 비범이란 말을 달고 다녔으니까요. 한마디로 머리가 좋았죠. 꾸부정 (대머리의 머리를 한참 쳐다본다) 대머리 지금, 대머리 주제에 머리가 좋아봤자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하셨죠? 꾸부정 그……그럴 리가. 대머리 어쨌든, 저 정도의 두뇌라면 충분히 속이는 게 가능합니다. 분명한 원칙 규칙 법칙만 확립한다면 말이죠. (시계를 가리키며) 이 시계도 그런 원칙 중의 하납니다. 퇴근시간 여섯시, 전철 타고 내리면 여섯시 삼십분, 역 앞에서 버스 타고 동네까지 오면 여섯시 오십분, 동네에서 아파트까지 오는 데 여섯시 오십오분, 아파트에서 우리 집까지 오면 딱 일곱시, 그렇지만 시간을 너무 딱 맞춰 오면 이상하니까 적당하게 일곱시 삼분 정도……마침 지금이 일곱시 삼분이군요. 더 늦으면 어색합니다. 그럼 이만. 대머리, 일어나서 가려고 한다. 꾸부정 (벌떡 일어나며) 자……잠시만요. 대머리 ……. 꾸부정 저한테도 그……원칙 규칙 법칙을 가르쳐 주시면 안 될까요? 대머리 (위아래로 훑어보며) 딱 보니 보통 사람이시군요. 불가능합니다. 꾸부정 (앞을 막아서며) 부탁드립니다. 대머리 일반인이 범접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닙니다. 꾸부정 스승님으로 모시겠습니다. 대머리 미안합니다. 늦으면 의심합니다. (가려고 한다) 꾸부정 (바짓가랑이에 매달리며) 제발요, 제발. 이렇게 빕니다. 우리 집사람이 뒤로 넘어가고 뼈가 부러지고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건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그 사람은 저 같이 별 볼일 없는 사람이랑……결혼을 해준 사람이에요. 그 사람이 그렇게 되는 건 절대 안 됩니다. 조금이라도, 일분일초라도 더 웃게 해주고 싶습니다. (무릎 꿇으며) 허락하실 때까지 꼼짝도 하지 않겠습니다. 무릎 꿇은 꾸부정을 계속해서 지켜보는 대머리. 꾸부정, 점점 다리가 저려온다. 대머리 다리 저리죠? 꾸부정 ……조금. 대머리 이쯤 되면 좀 봐주지 저 대머리 진짜 독한 놈이다,라고 생각하셨죠? 꾸부정 그……그럴 리가요? 대머리 다리 저리면, 꼼지락하세요. 꾸부정 아……아닙니다. 약속은 약속이니까. 대머리 괜찮습니다. 꼼지락하세요. 꾸부정 그럼……조금만 꼼지락을. 꾸부정, 슬며시 꼼지락거린다. 대머리 (시계를 들여다본다) 시간이 꽤 지났군요. 어중간한 시간입니다. 지금 들어가면 뭔가 부조리합니다. 이럴 때는 회식을 한 것처럼 아예 늦게 들어가는 게 좋은 방법이죠. (전화를 건다) 나야, 별일 없지? 부장님이 딱 한잔만 하자고 하시네. 당신도 알잖아 부장님이 회사일 힘들면 나한테 털어놓는 거. 일찍 갈 테니까 밥은 먼저 먹어. (전화 끊자마자 가방에서 반병 정도 남은 소주를 꺼내 한 모금 마신다) 회식이라고 했기 때문에 입에서 술 냄새가 나야 됩니다. (오징어 다리를 꺼내 우물우물 씹는다) 술 냄새만 나면 이상하니까요. 자, 그럼, 훈련을 시작해 볼까요? 꾸부정 (기쁨) 저……정말이십니까? 대머리 시간이 없으니까 3단계로 요약 학습을 하죠. 정신 똑바로 차리세요. 꾸부정 (차렷 자세로) 옛! 대머리 가장 중요한 1단계는, 변화입니다. 꾸부정 변화? 대머리 많은 해고자들이 그 사실을 숨기려고 하지만 대부분 들킵니다. 왜일까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어떠한 행동의 변화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한숨을 쉰다든가, 소파에 푹 주저앉는다든가, 밥 먹다가 숟가락을 멈추고 한참을 멍하니 있는다든가, 밤이 깊도록 식탁에서 소주를 마신다든가, 아들한테 사립대 말고 국립대로 가는 건 어떠냐고 한다든가, 잠자리에서 등을 돌린 후 웅크리고 잔다든가, 자다가 자기도 모르게 흐느낀다든가. 이런 변화들이 해고를 들키는 가장 큰 이유죠. 꾸부정 (감탄) 그렇군요. 대머리 변화되지 않는 것. 일상적인 평범함을 유지하는 것.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꾸부정 (감탄의 연속) 으음……. 대머리 이론만 가지고는 감이 안 옵니다. 실전훈련을 해보죠. 이 놀이터가 집이고 제가 부인이라고 설정을 해봅시다. 선생은 회사 일을 마치고 막 퇴근한 상탭니다. 바깥에서 벨을 눌러보세요. (꾸부정이 멍하니 있자) 시간 없습니다. 빨리. 꾸부정 (얼떨결에) 예…… 옛! (바깥으로 달려 나가) 띵동! 대머리 (부인 흉내) 당신 왔어? 밥은? 꾸부정 (대머리를 한참 바라보다가) 풉……. 대머리 ……. 꾸부정 그게……집사람이 대머리라고 생각을 하니까 너무 웃겨서……. 대머리 ……. 꾸부정 죄……죄송합니다. 제대로 하겠습니다. 띵동! 대머리 당신 왔어? 밥은? 꾸부정 아, 먹었어. 대머리 (손을 잡으며) 고생 많았지? 꾸부정 …… 흐흑. (흐느낀다) 대머리 뭡니까? 왜 울죠? 꾸부정 (흐느끼며) 집사람이 손을 잡아주니까 갑자기 미안하고, 고생만 시킨 것 같고, 젖은 손이 애처롭고……. 대머리 어허, 이러니까 들키는 겁니다. 마음을 강하게 먹으세요. 돌부처처럼! 꾸부정 네……넷! 돌부처! 다시 하겠습니다. 띵동! 대머리 당신 왔어? 밥은? 꾸부정 (과장되게) 밥? 먹었지! 아주 많이! 대머리 (손을 잡으며) 별일은 없었어? 꾸부정 (더더욱 과장되게) 별일은 무슨, 평소랑 또오오옥 같았어 하하하하! 대머리 잠깐, 왜 이렇게 들떠 있죠? 회사에서 좋은 일이 있었나요? 꾸부정 아니요. 대머리 월급날입니까? 꾸부정 아니요. 대머리 부인 생일인가요? 꾸부정 아니요……별일 없었는데 대머리 그런데 왜 그렇게 오버를 합니까? 별일 없었는데 그렇게 오버 하면서 별일 없었다고 하니까 마치 별일이 있는 것처럼 보이잖아요? 꾸부정 아……거기까지는 차마. 대머리 자, 눈을 감으세요. 상상을 해봅시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평범하고 반복적인 회사의 하루, 위에서 눌리고 밑에서 치이고 정리해고의 소문이 뒤숭숭하게 들려오고, 선생은 그 틈바구니에서 간신히 하루를 버티고 퇴근을 합니다. 지하철이 붐빕니다. 버스가 막힙니다. 심신이 지쳐있습니다. 터덜터덜 걸어옵니다. 그 상황에서 초인종을 누릅니다. 띵동! (부인 목소리) 당신 왔어? 별일 없었지? 꾸부정 (상상하다가 정말 지친 듯, 무심하게) 뭐, 똑같지 뭐. 대머리 나이스! 그겁니다! 하니까 되잖아요? 꾸부정 아? 정말? 정말 되네? 환호하는 꾸부정. 대견한 듯 지켜보는 대머리. 대머리 (느닷없이) 당신 왔어? 별일은? 꾸부정 (재빨리) 뭐, 똑같지 뭐. 하이파이브 대머리 당신 왔어? 별일은? 꾸부정 (능숙하게) 뭐, 똑같지 뭐. 하이파이브 대머리 당신 왔어? 별일은? 꾸부정 (완전 능숙) 뭐, 똑같지 뭐.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대머리. 대머리를 부둥켜 안는 꾸부정. 암전. 암전을 감싸는 작은 멜로디. #2 불이 켜지면 꾸부정이 초조한 듯 그네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다. 이상하게도 잠옷 차림. 그의 발밑에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들. 대머리가 체육복 가방을 들고 놀이터로 들어온다. 그네에 타고 있는 꾸부정을 의식 못한 채 양복바지와 윗도리를 벗는다. 아아, 그 속에 입고 있는 축구 유니폼. 대머리 (부인에게 전화하는 듯) 나야. 사내 축구대회가 이제 끝났어. 오늘은 두골밖에 못 넣었어. 부장님은 후보였지 뭐. 밥?……부장님이 같이 먹자고는 했는데…… 정 그렇다면 집에서 먹지 뭐. 금방 갈게. 전화를 끊고, 곧바로 모래밭에 뒹굴며 유니폼을 더럽히는 대머리. 만족한 듯 어깨를 으쓱거리며 주위를 둘러보다가 꾸부정을 발견하고는 놀란다. 대머리 뭐……뭡니까? 꾸부정 오랜만……입니다 스승님. 대머리가 꾸부정을 잡아채어 그네 밑으로 숨는다.(숨어질 리가 없으니 웃기다) 대머리 오랜만? 헤어진 지 하루 만에 만났는데 오랜만이라구요? 꾸부정 오랜만은……아니네요. 대머리 이 놀이터는 제가 찜했으니까 다른 놀이터에서 시간을 때우라고 몇 번을 말했습니까? 꾸부정 그건……알지만. 대머리 대체, 40대의 못생긴 남자 둘이 놀이터 그네에 앉아 있다는 게 주민들이 봤을 때 얼마나 평범하지 않은 일인지 모르시는 겁니까? 꾸부정 ……. 대머리 방금, 솔직히 이 대머리보다는 내가 더 잘생겼는데 라고 생각하셨죠? 꾸부정 그……그럴 리가. 대머리 (쌓여있는 담배를 본다) 맙소사, 이 아까운 담배. 이 담배값이면 김밥이 두 줄이거늘…… 왜 이런 비행을 일삼는 겁니까? 혹시…… 걸린 겁니까? 꾸부정 ……. 대머리 세상에, 하루 만에 걸리다니……시키는 대로 안 했죠? 꾸부정 아…… 아닙니다. 배운 그대로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변수가 있었어요. 대머리 변수라니요? 꾸부정 스승님께 배운 1단계를 계속 되뇌면서, 심호흡을 하고, 현관문을 여는 순간. 대머리 순간? 꾸부정 첫째 둘째가 쪼르륵 달려오더라구요. 그러고는 갑자기……. 대머리 갑자기? 꾸부정 아빠 생일을 축하한다면서 첫째 놈이 어깨를 주무르고 둘째 놈이 노래를 부르는 거예요.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이러면서 .(갑자기 목이 멘다) 대머리 세상에……본인 생일인지도 몰랐나요? 꾸부정 저는 집사람이랑 애들이랑 부모님이랑 장인 장모랑 부장님 상무님 전무님 사장님 생일밖에 모릅니다. 대머리 ……. 꾸부정 자식들이 생일노래를 불러주는데 어떤 아빠가 목이 안 멥니까. (흐느낀다) 대머리 잠깐, 이상하군요. 선생 말대로 대한민국의 모든 아빠들은 자녀들이 생일을 챙겨줄 때 웁니다. 자녀들의 생일 축하에 감동한 아버지가 고개를 돌리고 조용히 운다. 이건 튀는 게 아닌데? 평범한 건데? 꾸부정 조용히 운 게 아니라……. (갑자기 바닥에 뒹굴며 통곡한다) 대머리 음 ……그렇게 울었군요. 꾸부정 (끄덕이며 계속 통곡) 대머리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나 할 법한 울음을 생일 축하를 받는 자리에서. 꾸부정 (더 크게 통곡) 대머리 가족들은 가장의 뜬금없는 대성통곡에 당황했을 테고. 꾸부정 (그야말로 대성통곡) 대머리 그래서……그 다음 행동은? 꾸부정 갑자기 부끄러워져서…… 도망치듯 안방으로 들어왔습니다. 대머리 도망치듯 이라, 이런. 꾸부정 그러고는 저도 모르게 안방 문을 잠그고. 대머리 맙소사. 꾸부정 밖에서 두들겨도 열어주지 않다가 . 대머리 하느님. 꾸부정 눈을 떠보니 아침이더군요. 대머리 ……부인은? 꾸부정 ……거실에서. 대머리 ……. 꾸부정 눈을 뜨자마자 너무 당황스러워서……몰래 집을 나왔습니다. 대머리 씻지도 않고, 드라이도 안 하고, 더군다나……잠옷 차림. 꾸부정 공원에 계속 숨어 있다가 시간 맞춰서 나온 겁니다. 스승님…… 저 어쩌죠? 대머리 일반인이 범접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니라고 그렇게 얘기했거늘. 꾸부정, 흐느낀다. 대머리, 눈을 감은 채 한참을 말없이 서 있다가 천천히 축구 유니폼을 벗는다. 속옷 차림으로, 꾸부정에게 축구 유니폼을 건네는 대머리. 대머리 회사원인 남자가, 씻지도 않고 드라이도 안 하고 나왔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그러나 체육대회를 했다면 알리바이가 생기죠. 입으세요. 꾸부정 ……하지만……스승님도……. 대머리 저는…… 심판 봤다고 하겠습니다. (가방에서 호루라기를 꺼내 목에 걸며) 이건……다음 달에 쓸 거였는데……. 꾸부정 이 은혜……잊지 않겠습니다. 스승님. 대머리 들어가자마자 아버님 사진을 꺼내세요. 꺼내자마자 사진 부여잡고 우세요. 어제 선생은, 돌아가신 아버님 때문에 울었던 겁니다. 꾸부정 (경이로움) 과연……스승님은……. 대머리 이제, 뒹구세요! 꾸부정, 열심히 모래바닥에 몸을 뒹군다. 암전. 암전을 감싸는 작은 멜로디. #3 불이 켜지면 단발머리를 한 여성이 놀이터에 서 있다. 그녀는 양손에 커다란 가방을 들고 있다. 단발 (냉랭하게) 여보, 솔직히 말 안 하면 나, 집 나갈 거야…… 짤렸지? 그네 위에 주저앉는다. 다시 벌떡 일어난다. 단발 (울먹이며) 당신 나 죽는 꼴 보고 싶어? 빨리 말해? 짤렸지? 그네 위에 주저앉는다. 다시 벌떡 일어난다. 단발 (화통하게) 호호호호! 괜찮아 여보! 딱 보니까, 짤렸네? 호호호호!! 힘없이 주저앉는 단발머리.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다가 천천히 일어나 차분하게 독백을 시작한다. 단발머리가 독백을 하는 동안 파마머리를 한 여성이 조용히 들어온다. 그러고는 옆 그네에 앉아 벼룩신문을 보기 시작한다. 단발 (이성적으로) 여보, 나 당신과 지금까지 함께 했고 앞으로도 함께할 거야. 당신도 알겠지만 우린 부부야. 부부가 뭔데? 비밀이 없는 게 부부야. 내가 열을 셀 동안 당신이 끝까지 비밀을 말 안 해준다면 나……집 나갈 거야. 이게 당신의 마지막 기회야. (눈을 감고) 하나, 둘, 셋, 넷……. 파마 (불쑥) 대답 안 할 거예요. 단발 (화들짝) 네 넷? 파마 그쪽 아저씨한테 짤렸냐고 추궁해도 대답 안 할거라구요. 단발 ……. 파마 오히려 추궁하면 추궁할수록 그쪽 아저씨는 위험해질 거예요. 단발 위험해……진다구요? 파마 남편 성격이? 단발 조금……소심해요. 파마 소심하다라……열을 세자마자 바로 집을 뛰쳐나가겠네. 단발 약간 다혈질이기도. 파마 다혈질이라……바로 옥상으로 올라가서 뛰어내릴 수도 있겠네. 단발 조금 고전적인 면도. 파마 고전적이라……고전적으로 약국마다 돌면서 수면제를 살 수도 있겠네. 단발머리, 비틀거리다가 그네에 주저앉는다. 파마 너무 걱정하진 말아요. 뛰쳐나가면 잡으면 되고 옥상 문은 잠가놓으면 되고 약 먹어도 응급실이 있으니까. 그래도……상처는 남겠죠. 돈 없어도 살지만 자존심 없으면 못사는 게 남자니까. (일어나며)그럼 이만. 단발 저……저기……. 파마 ……. 단발 어떻게……그렇게……잘……. 파마 우리 아저씨도 짤렸거든요. 그것도 1년째. 단발 그쪽 아저씨가 혹시……뛰쳐나가셨나요? 파마 전혀. 단발 혹시 옥상에서? 파마 전혀. 단발 혹시 약을? 파마 전혀,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건조하고, 재미없고, 대머리고. 단발 그게 어떻게 …… 가능하죠? 파마 모르는 척 했거든요, 해고당한 걸. 단발 모르는 척……그게……그렇게 쉽게……. 파마 평범한 주부들은 안 돼요. 어느 정도 비범해야만 가능하죠.(시계 본다)늦었네요. 잠시 후면 우리 아저씨가 이 놀이터로 올 거예요. 항상 여기 들렀다가 시간을 맞춰서 퇴근한 척하거든요. 파마머리, 벼룩시장을 챙겨서 집으로 걸어가는데. 단발 사모님! 파마 ……. 단발 저도……저도 비범하게 만들어주시면 안 될까요? 파마 일반 주부가 범접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니에요. (다시 걸음을 옮기는데) 단발 (무릎 꿇으며) 부탁이에요, 사모님. 저희 남편이 때때로 소심하고 때때로 한심하고 때때로 답답하기는 하지만……좋은 사람이에요. 오로지 집이랑 애들이랑 저밖에 모르는……그 사람이 옥상으로 올라가거나 약을 사러 돌아다니는 건 상상만 해도 끔찍해요. 그 사람이 계속해서 맘 편히 집으로 오게 만들어주고 싶어요. (무릎 꿇으며) 부탁드려요! 한동안의 정적. 파마 제자로 받아주면……가끔 소금 설탕 간장 같은 거 빌려줄 수 있어요? 단발 그럼요! 파마 맛있는 반찬 하면 나눠줄 수도 있고? 단발 그럼요! 파마 그쪽 애들 통닭이나 피자 시켜주면 우리 애들도 불러 먹일 수 있고? 단발 그럼요! 파마 좋은 마음가짐이에요. 제자님이 그렇게 해주면 나도 제자님한테 그렇게 해주겠어요. 서로 서로 나눔으로써 감소된 경제력을 최대한 이겨내는 거예요. 단발 방금, 제자라고? 파마 그래요. 제자로 받아주겠어요. 단발 (큰절) 스승님! 파마 (대머리에게 전화하는 것일까) 여보, 퇴근하는 중이지? 미안한데 올 때 계란 좀 사다줘요. 동네 슈퍼 말고 꼭 유기농 파는 데로 가서, 그래 큰길가에 있는, 고마워요. (전화 끊는다) 우리 아저씨가 놀이터로 오는 시간을 지연시킨 거예요. 수업을 해야 하니까 단발 그런 깊은 뜻이! 그럼 저도 전화할까요? 파마 비싼 거 말고, 계란이나 당근처럼, 싸면서도 깐깐하게 골라야 하는 걸로, 그래야 남편에게 부담이 안 가면서 시간도 벌어지니까. 단발, 꾸부정에게 열심히 전화한다. 파마, 대견하게 지켜본다. 통화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수업에 들어가는 두 사람. 파마 상태 체크부터 해보죠. 그쪽 아저씨가 해고당했을 거라는 판단을 하게 된 이유는? 단발 그게……집에 왔을 때만 해도 평소랑 똑같았어요. 별일 없었냐고 물어보니까. 파마 “뭐, 똑같지 뭐.” 라고 했죠? 단발 (놀란다) 그걸 어떻게? 파마 그게 1단계니까요. 단발 그런데 그날이……남편 생일이었거든요. 그래서 애들이 노래를 불러줬어요. 그런데. 파마 그쪽 아저씨가 한참을 가만있다가 대성통곡을 한 거죠? 단발 맞아요! 파마 그러다 울먹이면서 안방으로 뛰쳐들어갔을 테고. 단발 맞아요! 파마 문을 잠가놓고 밤새 안 열어주다가 다음 날 아침에 잠옷 바람으로 나갔는데 들어올 때는 축구 유니폼을 입고 들어오더니 아버님 사진을 꺼내놓고 울지는 않던가요? 단발 맞아요! 그것도 멀쩡히 살아계신 아버님을……. (흐느낀다) 파마 분석을 해보니, 짤린 지 일주일쯤 되었을 때 나오는 증상이네요. 지금이 가장 위험할 때에요. 걸릴까 말까 말할까 말까 집에 들어올까 말까를 가장 고민할 때죠. 단발 그……그러면……어떻게? 파마 제자님이 실력을 발휘할 때인 거예요 일명 ‘모른 척’의 실력을. 단발 모른 척의 실력? 파마 생각해봐요. 남편들이 “아, 걸릴지도 모르겠구나.”라는 생각을 언제 하게 될까요? 단발 글쎄……. 파마 바로 ‘눈빛’이에요. 단발 눈빛? 파마 가장들이 고달프고 괴로운 하루를 보낼 수 있는 힘이 뭘까요? 그건 바로 가족들의 눈빛이에요. 힘들게 일을 마치고 돌아 왔을 때, 자신에게 향하고 있는 가족들의 애정 어린 눈빛. 그럴 때 가장들은 힘을 얻는 거예요. 단발 아! 그렇다면, 앞으로 그 눈빛을 더 열심히 보내주면 되겠네요? 파마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군요. 그건 그 사람들이 ‘일’을 할 때잖아요. 단발 ……. 파마 지금은 일을 못 하고 있는 상태죠. 일을 못 구해서 미안하고 돈을 못 버니까 미안하고, 그런 가슴 아픈 상태에서 집에 들어왔는데 가족들이 애정 어린 눈빛을 보낸다고 생각해봐요. 어떻겠어요? 단발 (서서히 깨달음을 얻는다) 아아……. 파마 애들이 노래를 불렀을 때 그쪽 아저씨가 왜 대성통곡을 했는지 알겠죠? 단발 (깨달음) 이제야 알겠습니다. 스승님. 파마 그렇기 때문에 그 1단계가 바로 ‘눈빛 돌리기’ 인 거예요. 단발 눈빛 돌리기! 파마 시간이 없으니 바로 실전으로 들어가 봐요. 남편이 퇴근한 척하고 집에 들어왔어요. 대꾸를 해 보세요. “여보, 나 왔어.” 단발 (눈빛을 의도적으로 피하며) 으……응……별일 없었어? 파마 그렇게 어색하게 눈빛을 돌리면 의도적으로 피한다는 느낌이 바로 오잖아요. 단발 그렇네요. 파마 다시 한 번 해봐요. “여보, 나 왔어.” 단발 (처음부터 딴 데를 보며) 응, 별일 없었지? 파마 그렇게 처음부터 딴 데를 보면서 얘기하면 냉랭해져 있다는 느낌이 들잖아요. 단발 아아…… 어렵네요. 파마 눈빛을 피하되, 의도적이지도 냉랭하지도 않게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피해야 되는 거예요. 상상을 해봐요. 남편이 집에 왔을 때 눈빛을 돌리고 있을만한 자연스러운 무엇. 단발 자연스러운 무엇이라……. 파마 시범을 보여주죠. 역할을 바꿔 봐요. 단발 (남편 흉내) 여보, 나 왔어. 파마 (뒤돌아 요리하는 척) 왔어? 계란 사왔어? 단발 (계란 건네주는 척) 응, 여기. 파마 (계란 받자마자, 다른 곳으로 가며) 빨래가 다 됐나? 당신은 빨리 씻어. 단발 (씻으러 가는 척) 응, 그래. (씻으러 들어갔다 나온 듯) 다 씻었는데? 파마 (식탁을 가리키는 듯) 밥 차려놨어. 단발 당신은? 파마 당신 기다리다 배고파서 먹었어. 아이고, 내 정신? 드라마 녹화해 놨는데. (거실로 달려가는 시늉) 단발 (껄껄 웃는다) 허허 당신도 참! (편하게 밥을 먹는 시늉을 하다가) ……어머? 한 번도 안 마주쳤어요! 파마 그리고 자연스럽죠? 단발 남편 입장에서도 정말 자연스럽고 편하겠어요! 파마 이 1단계를 여러 가지로 조합해서 써먹으세요. 요리-빨래-드라마, 드라마-요리-빨래 같은 식으로. 여기서 중요한 건, 요리가 맨 마지막에 가면 안 된다는 거예요. 그러면 밥을 같이 먹게 되고, 같이 먹게 되면 눈이 마주치게 되니까. 단발 (경이로움) 스승님……. 파마 통닭 시키면, 꼭 우리 애들 불러줘요. 단발이 파마를 껴안는다. 암전. 암전을 감싸는 작은 멜로디. #4 불이 켜지면, 꾸부정이 한 손에 비닐봉지를 들고 대머리를 기다리고 있다. 대머리가 생일 때 쓰는 고깔모자를 쓰고 천천히 걸어온다. 꾸부정 스승님! 대머리 (고깔모자가 부끄러운 듯) 오늘, 생일이거든요. 오늘 컨셉은 직원들이 해준 생일파티 컨셉입니다. 1년에 한번밖에 못 써먹는 게 아쉽긴 하지만…… (꾸부정의 상태를 보고) 좋아 보이는군요. 꾸부정 그럼요! 집사람이 완전히 속아 넘어갔습니다. 우연의 일치이긴 하지만 집에 갈 때마다 빨래를 하거나 요리를 하거나 드라마를 보고 있더라구요. 눈이 안 마주치니까 더더욱 마음이 편합니다. 하하하하! 대머리 참으로……대단한 우연의 일치로군요. 꾸부정 네? 대머리 아닙니다. 그런 우연이 겹칠 때가 있죠……저도 그랬으니까. 어쨌든 다행입니다. 꾸부정 (비닐봉지를 내밀며) 저어……이거……. 대머리 이건? 꾸부정 스승님 생신 선물입니다. 대머리 ……해고자들끼리는……경조사를 모른 척 하는 게 불문율인데……. 꾸부정 그건 알지만, 스승님의 생신이니까요. 자판기 커피를 서울역에서 영등포 쪽으로 옮기니까 50원이 절약되더라구요. 그걸 두 달 동안 모아서 산 겁니다. 대머리, 천천히 봉지를 열어본다. 그 안에는 소주 한 병이 들어있다. 꾸부정 한 달 치 회식 아이템입니다. 대머리 ……직원들도……챙겨준 적 없었는데……선물……. 꾸부정 ……약소합니다. 한동안 말없이, 소주병을 만지작거리는 대머리. 대머리 (분위기 전환) 흠흠, 두 달이 지났으니 2단계로 들어갈 차례로군요. 꾸부정 그 생각을 하니까 두근거려서 잠이 안 왔습니다. 대머리 배우고 익히면 때때로 즐겁지 아니하죠. (선물 받은 소주를 따서 권하며) 일단, 한 모금 하시죠. 꾸부정 하지만……이건 스승님의 대머리 오늘은 제 생일이니까 특별히 보름치만 마시죠 (오징어 다리 네 개를 꺼내며) 안주도 사치스럽게 1인당 무려 두 개씩. 소주병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맛있게 소주를 마시는 두 남자. 대머리 자본주의 사회에서 직장에 다니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뭐라 생각하십니까? 꾸부정 글쎄요, 명함? 대머리 (고개 흔든다) 꾸부정 그럼, 양복이나 작업복? 대머리 이렇게 물어보죠. 직장에 다니는 이유가 뭡니까? 자아실현 같은 뻔한 답 말고. 꾸부정 돈을 벌기 위해서죠. 돈을 벌어야 가족들 먹여 살리고 집도 사고. 대머리 그렇습니다. 돈, 바로 월급이죠. 직장을 다닌다는 가장 큰 증거는 바로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입니다. 꾸부정 (이마를 치며) 아아 그렇구나. 대머리 선생이 그 어떤 실수나 튀는 행동을 하더라도 월급을 꼬박꼬박 가져다주는 한 쉽게 의심받지 않습니다. 1단계보다 더 강력한 2단계는 바로 ‘월급’입니다. 꾸부정 월급이라……무슨 수로 월급을……. 대머리 퇴직금과 저축과 비자금을 포함하면 얼마나 됩니까? 꾸부정 한……삼천 정도……. 대머리 적군요. 꾸부정 당겨쓰는 바람에……. 대머리 월급은? 꾸부정 이백이 조금……. 대머리 적군요. 꾸부정 성과급제 인지라……. 대머리 봅시다, 재취업의 목표를 일 년으로 잡았을 때, 총자본 삼천에서 하루 용돈 만원 곱하기 365해서 빼면 2635만원. 중간 중간 부인과 아이들 생일 선물 챙겨주고, 가끔 부모님 외식도 시켜드리고, 아프면 병원 가야되고, 친구 만나면 술 한잔도 해야 되니까 100만원 빼면 2535만원. 이걸 열두 달로 나누면 211. 25만원. 딱 맞아떨어지는군요. 꾸부정 이럴 수가! 이토록 맞아 떨어지다니! 대머리 아직 감탄은 일러요. 변수를 따져봅시다. 올해 안에 큰돈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들이 뭐가 있죠? 꾸부정 음……올해 봄에 어머니 금니를 해드리기로. 대머리 돈 더 모아서 내년에 임플란트 해드린다고 하세요. 꾸부정 음……올해 여름에 가족들하고 제주도를. 대머리 돈 더 모아서 내년에 하와이 가자고 하세요. 꾸부정 처제가 연애를 하는데 가을쯤 결혼하고 싶다고. 대머리 어떻게든 둘이 깨지게 만드세요. 꾸부정 겨울에 큰애가 수능을 보는데 그럼 대학 등록금을. 대머리 어떻게든 재수하게 만드세요. 꾸부정 이럴 수가! 이토록 쉽게 해결되다니! 선생님은 천재예요! 대머리 지금 당장, 은행으로 가서, 입금 하세요. 꾸부정, 대머리를 부둥켜안는다. 암전. 암전을 감싸는 작은 멜로디. #5 불이 켜지면, 단발과 파마가 그네에 앉아있다. 단발은 통닭을, 파마는 장조림 통을 들고 있다. 그들의 발밑에는 반쯤 남은 소주병(남자들이 마신)이 남아있다. 단발 다 먹으면 살찐다고 애들한테 강제로 뺏어 온 통닭이에요. 파마 우리 애들 좋아하겠네. 이건 우리 엄마가 보내준 장조림이야. 단발 이 귀한 걸. 파마 미국산일 거야. 단발 찬밥 더운 밥 가릴 때가 아니죠. 두 여자, 웃는다. 단발 (소주병을 내려다보며) 회식을 보름치나 빠뜨려놓고 갔네요. 불쌍한 그이. 파마 남은 보름은 축구대회로 때우겠지. 모래판에 뒹굴고 있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아파. 단발 이번 달엔 월급을 두 번이나 입금했더라구요. 파마 우리 아저씨는 실수로 우리 딸한테 입금한 적도 있어. 두 여자, 웃는다. 파마 월급날이니까 당당하게 들어오겠네. 오랜만에……하자고 할지도 몰라. 단발 어머, 스승님도. 파마 안 좋아도……좋은 척해 줘야지 뭐. 단발 난 그냥……좋은데. 파마 역시, 젊구나. 두 여자, 웃는다. 파마 (소주병 집으며) 이 회식 보름치는, 우리가 마시자구. 곗날이었다고 하지 뭐. 단발 곗날이라……짤린 지 1년 넘은 곗날. 파마 난 2년. 두 여자, 한참을 웃다가, 사이좋게 소주를 나눠 마신다. 파마 그 아저씨들…… 앞으로 1년 버티기도 간당간당할 거야. 퇴직금은 한계가 있지. 단발 우리 남편은…… 당겨썼을 텐데. 파마 중간에 큰돈 들어갈 일 있으면 알아서 짤라줘. 어머니 금니라든가 제주도로 떠나는 가족 여행이라든가 자식들 학자금이라든가 동생 결혼식 같은 것들 있잖아. 단발 어머? 어떻게 그렇게 잘 아세요? 파마 사는 게 비슷비슷하니까 돈 들어가는 것도 비슷비슷하겠지 뭐. 단발 정말이지……스승님은. 파마 대놓고 짜르면 의심하니까 자연스러워야 돼. 나 같은 경우는 뉴스를 많이 활용해. 요즘 뉴스에 경제 어렵다는 얘기 많이 나오잖아. 등록금에 목숨 끊고 효도 못 해 목숨 끊고 결혼 못 시켜줘서 목숨 끊고……그런 뉴스 나올 때마다 호들갑을 떠는 거야. “어머머머, 저걸 어떡해? 우리라고 안심하면 안 되겠네. 여보, 경제도 어려운데 당분간 허리띠 좀 졸라맵시다.” 그럼 남편이 그러겠지. “그래도……할 건 해야 되잖아?” 그럼 이러는 거지. “그거 안 한다고 당장 죽어? 다 내년에 합시다. 금니는 임플란트로, 제주도는 하와이로, 그리고 첫째 너는 조금만 더 공부하면 ‘인 서울’ 가능해. 그냥 재수해. 그리고 동생 결혼식은……으이그 나 그 남자 맘에 안 들어!” 두 여자, 배꼽을 잡다가, 다시 기분 좋게 마시는 소주. 파마 자기도…… 빨리 일을 구해야 돼. 단발 ……그래야죠. 파마 일을 구할 때도 튀지 말아야 돼. 집에만 있으니까 갑갑하다, 옆집 엄마들이 마트에 가서 일하니까 돈도 벌어 좋고 심심하지도 않아서 좋지 않느냐, 일도 엄청 편하다더라…… 물론 편하지는 않지……자존심도 많이 상하고……. 단발 ……. 파마 그래도 마트를 구하면 다행이야. 술집을 돌면서 전병을 파는 아줌마들도 있어. 단발 ……. 파마 더 심하면……도우미로 나서는 거지. 단발 ……. 파마 남자들도 마찬가지야……일을 도저히 못 구하면 아빠방 같은 데로 가기도 하거든. 알지? 그, 남자 도우미 같은……. 단발 ……. 파마 대단한 거야……그렇게 해서 가족이 유지되니까. 단발 대단하네요……저로서는 엄두도 못 낼……. 파마 더 지나면……엄두가 날 거야……. 단발 ……. 파마 ‘뭐든’이라는 단어가 중요해. 뭐든. 단발 ……뭐든. 파마 2단계가 바로 그 ‘뭐든’ 이야. 단발 ……. 파마 (벼룩시장을 건넨다) 생일 축하해. 선물이야. 단발 ……고마워요. 파마 꼼꼼히 읽어 보면 일을 구할 수 있을 거야. (소주병을 들고) 마시자고……곗날인데 말없이, 소주를 마시는 여자들. 암전. 암전을 감싸는 작은 멜로디. #6 불이 켜지면, 꾸부정이 축구 유니폼 차림으로 모래판에 열심히 뒹굴고 있다. 잠시 후, 천천히 걸어 들어오는 대머리. 그러나, 대머리가 아니다. 윤기 흐르는 리젠트 헤어스타일에 삐까번쩍한 양복, 광나는 구두. 그러나, 왠지 어색한. 어찌 보면 우스꽝스러운. 꾸부정 스승님! …… 머리가? 대머리 가발입니다. 꾸부정 결혼식이라도? 대머리 (대답 없는 미소) ……이제, 완벽하게 홀로서기를 하셨군요. 꾸부정 스승님 덕분이죠……덕분에 집사람이 뒤로 자빠지지 않을 수 있게 되었네요.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어머니 금니도 가족들 여행도 다 내년으로 미뤄졌어요. 처제는 결혼 상대가 갑자기 마음에 안 들고 아들놈은 갑자기 ‘인 서울’을 노리겠다더군요. 4년제도 힘든 놈이……. 대머리 그건 정말로……완벽한 행운이군요. 꾸부정 예……그야말로 완벽한……. 대머리 ……. 꾸부정 집사람이 일을 시작했어요. 집에만 있으니까 심심하다면서. 대머리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겠군요. 꾸부정 전병을 팔고 있더라구요……술집을 돌아다니면서. 대머리 ……. 꾸부정 심심하다고 할 만할 일일까요……전병을 파는 게……. 대머리 ……. 꾸부정 ……심심해서겠죠……분명……. 좋은 건지, 씁쓸한 건지 모를 미묘한 미소를 지으며 그네를 타는 두 남자. 대머리 마지막 3단계를 배울 차례로군요. (양주를 꺼낸다) 양주 한잔 하시죠. 꾸부정 양주가……어디서? 대머리 (대답 없는 미소) 졸업 선물입니다. 어떠한 영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양주를 받아 마시는 꾸부정. 대머리 3단계는 ……시간입니다. 꾸부정 ……시간. 대머리, 그네에서 일어나 놀이터를 천천히 거닌다. 대머리 어릴 때 놀이터에서 소꿉놀이를 하면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꾸부정 ……. 대머리 의사도 됐다가 선생님도 됐다가 과학자, 대통령, 경찰관, 소방관, 백화점 사장, 옷가게 사장, 슈퍼마켓 사장……그렇게 소꿉놀이를 하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시간이 더 많으면 나는 더 많이 놀 수 있을 텐데, 이렇게 생각했죠. 시간이 많다는 게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는 걸……이제야 깨닫게 되는군요. 꾸부정 ……. 대머리 선생님이 해고된 순간부터 선생님에게는 엄청난 시간이 생겼습니다. 이제 선생님은 직장을 구할 때까지 평범함을 연기하기 위해서 엄청난 양의 시간과 싸워야 합니다. 늦잠을 잘 수 없습니다. 출근 하는 척해야 되니까요. 밖에서 시간을 때워야 합니다. 퇴근 시간이 되어야 집에 갈 수 있으니까요. 밥도 혼자 먹어야 됩니다. 다른 사람들은 직장에서 먹으니까요. 비싼 걸 먹으면 안 됩니다. 돈이 없으니까요. 꾸부정 ……. 대머리 동네 주변에 있으면 안 됩니다. 아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으니까요. 극장도 있고 피씨방도 있고 커피숍도 있지만 갈 수 없습니다. 돈이 드니까요. 아침이 되면 꾸역꾸역 밖으로 나가서 저녁이 될 때까지 아는 사람 없는 곳에서 돈 안 드는 방법을 택해서 시간을 죽여야 됩니다. 시간이 많다고 책을 읽어서도 안 됩니다. 취직을 위해서 교차로 벼룩시장 가로수만 죽어라 읽고 읽고 또 읽어야 합니다. 매일매일 그런 시간과 싸워야 됩니다. 그게……마지막 3단계입니다. 꾸부정 ……. 대머리 (놀이터를 둘러 본 후) 어릴 때는 이 놀이터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지만 이제는 그럴 수도 없습니다. 놀이터에서 대머리의 어른이 미끄럼틀을 타고 있으면 웃기잖아요……어른이니까……. 꾸부정 ……. 대머리 (시계를 본다) 이제 가야겠군요. 저도 오늘은 축구대회라고 한지라 ……. 대머리, 가발을 벗고, 비까번쩍한 양복을 벗으면, 그 안에 입혀져 있는 유니폼. 그 상태로 모래바닥에 사정없이 뒹굴고, 꾸부정도 말없이 뒹굴고. 꾸부정 (뒹굴면서) 스승님……우리…… 소꿉놀이 한다고 생각하면 되겠죠? 어릴 때처럼? 대머리 (역시 뒹굴면서) 우리 같은 중년의 가장에겐……조금은 괴로운 소꿉놀이군요. 그런데……어릴 때 소꿉놀이 할 때는 왜 한번도……회사원 역할을 안 했을까요. 꾸부정 ……. 대머리 시시해서였을까요? 꾸부정, 말없이 더욱 열심히 뒹굴고, 대머리도 그런 꾸부정을 보며 더더욱 열심히 뒹굴고……. 암전. 잠시 후 들려오는 초인종 소리. 그리고, 동시에 들려오는 두 남자의 목소리. 목소리 나 왔어…… 별일은 무슨…… (심호흡을 한번 하고) 뭐, 똑같지 뭐. 작은 멜로디. -막-
  •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나간 10년, 다가올 10년 - 집단 지성시대가 왔다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나간 10년, 다가올 10년 - 집단 지성시대가 왔다

    ■집단 지성은 무엇인가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의 대표 줄리언 어산지(사진①). 2010년 최단기간 가장 널리 이름을 알린 인사로 꼽힌다. 미국 정부의 비공개 외교문서 등을 대중에게 공개해 세계적으로 파장을 일으킨 위키리크스는 참여형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의 친척뻘이다. 소수가 독점하던 고급 정보가 다중(多衆)에게 공유되는 ‘위키’ 사이트의 등장은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꾼 거대한 변환이다. 20세기의 키워드가 ‘소유’였다면, 21세기의 키워드는 ‘공유’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이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의 힘이다. 집단지성은 다수의 사람들이 서로 협력해 얻게 된 집단의 지적 능력을 의미한다. 이 개념이 처음 나오게 된 것은 1910년 미국 하버드대 교수이자 곤충학자인 윌리엄 모턴 휠러가 개미의 사회적 행동을 관찰하면서다. 개미 한 마리는 미미한 존재지만 함께 모여 일하면 거대하고 복잡한 개미집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우리는 나보다 똑똑하다’(We are smarter than me)는 집단지성의 모토가 여기에서 나왔다. 2000년대 들어 집단지성이 꽃을 피운 것은 인터넷이란 화분이 있어 가능했다. 전 세계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네트워크의 기반에, 성숙기에 접어든 민주주의의 영향으로 기존 전통이나 권위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탈권위’의 문화가 생겨났다. 여기에 프로 앰(Pro-Am), 즉 전문가 수준의 식견과 기술을 지닌 열정적 아마추어 집단이 새롭게 출현했다. 이 세 가지 트렌드가 우연처럼 얽혀 필연으로 만들어낸 것이 ‘위키피디아’다. 2001년 1월 15일, 미국에서 옵션 거래인으로 일하던 지미 웨일스는 ‘위키피디아’라는 생소한 이름의 도메인 하나를 내건다. 위키는 그의 부모가 살던 하와이 원주민 말로 ‘빨리’라는 뜻. 여러 사람의 손을 빌려 백과사전을 ‘빨리’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 홈페이지의 목적은 이름보다 더 생소했다. 누구나 지식을 올리고 편집할 수 있는 백과사전을 만들겠다는 게 위키피디아의 목표였다. 사람들의 반응은 의외였다. 영국의 경영 컨설턴트 찰스 리드비터에 따르면 위키피디아 사전 항목은 보름 만에 31개로 늘어나더니 1년 뒤에는 1만 7307개, 4년 뒤인 2006년에는 100만개, 2007년에는 150만개로 늘어났다. 영어뿐 아니라 전 세계 언어로 번역돼 2001년부터 2007년 사이 영어 항목의 성장률은 500만%, 모든 언어 항목의 성장률은 1900만%를 기록했다. 위키피디아는 영국이 자랑하는 백과사전 브리태니커를 눌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0년 현재 위키피디아의 자산 가치는 30억달러(약 3조 4600억원)로 추산된다. 여기에 고무된 지미 웨일스는 2003년 6월 미 플로리다에 ‘위키미디어 재단’을 세우고 위키문헌(Wikisource), 위키인용(Wikiquote), 위키책(Wikibooks) 등 13개 사이트를 추가로 개설했다. 모두 비영리 방식이며 누구든지 글을 올리고 내용을 수정할 수 있게 했다. 위키피디아의 성공은 ‘집단 지성’이 21세기를 특징짓는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과거 소수만 특정 정보를 갖고 돈과 권력을 소유했다면, 이제는 다수가 그에 못지않은 고급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얼마나 많은 정보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성공의 척도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일본의 유명한 경영 컨설턴트 오마에 겐이치는 근저 ‘지식의 쇠퇴’에서 “집단지성의 가장 큰 장점은 틀린 것이 있으면 자체적으로 바로 정정이 된다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모든 분야의 시스템 구축은 위키적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각 분야 대세된 집단지성 슈스케2·TED 대표적 문화 산물 트위터·페이스북 언론 아성 위협 이제 집단지성은 시나브로 각 분야에서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장 활발한 곳이 대중문화쪽이다. 최근 케이블 방송 역대 최고 시청률(14.5%)을 기록한 ‘슈퍼스타K 2(사진②)’도 집단지성의 산물이다. 연예인을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기획사에서 뽑던 신인 가수를 네티즌들의 투표로 뽑은 것은 전형적인 집단지성의 예다. 이보다 앞서 미국에서 방송된 비슷한 형식의 ‘아메리칸 아이돌’은 영국, 호주, 독일 등 다른 나라에서도 앞다퉈 차용했다. 각 분야 저명인사의 강연을 인터넷에서 공유하는 TED(사진③)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술·오락·디자인(Technology·Entertainment·Design)의 앞글자를 모은 TED는 미국의 비영리재단으로 1984년 창립돼 1990년부터 매년 강연회를 열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저명인사와 노벨상 수상자들이 강단에 오른다. TED의 홈페이지에는 500건이 넘는 강연이 무료로 공개돼 있으며 2009년 4월 현재 전 세계 1500만명이 1억 차례 이상 동영상을 조회했다. 영어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약 40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77개 언어로 번역해 전세계 사람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2010년 3월 현재 한국어로는 236개의 강연이 번역돼 있다. TEDx란 형식으로 각 지역에서 독자적인 강연회를 열기도 하는데, 한국에서도 TEDx서울, TEDx신촌 등이 조직돼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는 기존 언론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수도권에 쏟아진 폭우는 기존 언론을 상대로 소셜 네트워크가 판정승을 거둔 사례로 평가받는다. 시간 당 100㎜가 넘는 장대비로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자 소셜 네트워크 이용자들은 자신이 있는 곳의 상황이 어떤지 보여주기 위해 동영상과 사진을 업로드했다. 어느 신문사나 방송사의 취재망보다 촘촘히 뻗은 소셜 네트워크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취재는 기존 언론보다 훨씬 앞서 나갔다. 각 방송사들은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을 그대로 내보내기도 했다. 기업들도 집단지성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11월 ‘가치창출의 새로운 원천, 집단지성’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이런 트렌드를 짚었다. 보고서는 “기업의 내부역량만으로는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면서 “이미 글로벌 기업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존 전문집단뿐 아니라 내·외부의 다양한 집단에서 얻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이런 추세를 설명하는 개념이 2006년 나온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이다. ‘아웃소싱’처럼 기업이 갖추지 못한 기능을 외부에서 조달하지만 그 대상이 다수의 대중 또는 커뮤니티라는 뜻이다. 인터넷 홈페이지로 신차 디자인을 공모하는 자동차회사 ‘로컬 모터스’는 이를 통해 디자인 스케치에서 출시까지의 기간을 약 18개월로 크게 단축했다. 캐나다의 소프트웨어 컨설팅 업체인 ‘캠브리안 하우스’는 아예 크라우드소싱으로 사업 모델을 결정한다. 어떤 소프트웨어를 개발할지를 학생, 컨설턴트, 디자이너, 게임선수 등 다양한 사용자의 의견을 받아 토너먼트 대회 형식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김구 선생 증손자 김용만 씨 “4대째 나라위한 봉사는 당연”

    김구 선생 증손자 김용만 씨 “4대째 나라위한 봉사는 당연”

    1944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에 선임된 백범 김구(1876∼1949) 선생은 일본으로부터 나라의 독립을 찾아오는 데 일생을 바쳤다. 하지만 남북한 통일의 꿈은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둘째 아들 김신 前공참총장 지내 그의 둘째 아들 김신(88) 전 공군참모총장은 우리 군의 공군 조종사로 6·25전쟁에 참전해 자유를 지켜냈다. 그는 1960년 8월 38살의 젊은 나이로 제6대 공군참모총장에 올라 우리 공군의 발전에 힘을 기울였다. 김구 선생의 손자이자 김신 장군의 아들인 김양 국가보훈처장은 6·25전쟁이 끝날 무렵 태어났다. 그는 1979년 9월 공군 중위로 전역했다. 이후 방위산업에 몰두했다가 2005년 상하이 총영사를 시작으로 다시 국가에 봉사하는 삶을 시작했다. 2008년 국가보훈처장에 임명돼 우리 나라 독립역사를 쓴 분들과 6·25전쟁에서 자유를 지켜낸 영웅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위한 보훈정책의 최고 책임자로 근무하고 있다. 그리고 김구 선생이 세상을 떠난지 61년이 지나 그의 증손자도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길에 오른다. 김 처장의 아들 용만(24)씨가 그 주인공. 용만씨는 29일 공군 장교후보생 125기 임관식에서 소위로 첫 발을 내딛게 된다. 용만씨는 올해 5월 미국 조지워싱턴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귀국해 9월 공군 장교후보생으로 입대했다. 공군 교육사령부에서 3개월간의 교육을 끝내고 29일부터 3년간 정보장교로 근무하게 된다. 용만씨가 공군 장교로 임관하게 됨에 따라 할아버지 김신 장군과 아버지 김처장의 뒤를 이어 3대째 공군 장교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증조 할아버지 김구 선생과 함께 4대가 모두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셈이다. 진정한 위국헌신(爲國獻身) 명문가의 탄생이다. ●손자 김양 국가보훈처장 역임 방배중학교 2학년 시절 미국으로 유학길에 오른 용만씨는 2005년 미국 하와이 주 미드퍼시픽 중고교(Mid-Pacific Institute)를 졸업하며 거의 모든 과목에서 A학점을 받았다. 빈민층 지역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최우수 학생 표창장(Outstanding Academic Excellence Awards)을 받기도 했다. 용만 씨는 당시 “대학을 졸업한 뒤 공군 참모총장을 지낸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공군장교로 복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 증조부께서 염원하셨던 민족 통일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19세 청년이 자신이 증조부에게 다짐한 약속을 모두 지킨 셈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큰 어른 김구 선생의 증손자이지만 나라를 위한 봉사가 너무나 당연하다는 가족들의 생각에 홍보계획조차 잡지 않았다.”고 전했다. 29일 임관식에는 김신 전 공군참모총장과 김 처장 등 가족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강성훈 꿈의 무대 데뷔

    강성훈 꿈의 무대 데뷔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서 1년 선배 김경태(24·신한금융그룹)와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국가대표 출신. 그해 한국프로골프투어(KGT) 개막전에서 ‘형님’들을 제치고 아마추어 신분으로 우승한 당돌한 고등학생. 그때부터 강성훈(23·신한금융그룹)은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진출 계획을 차근차근 세우고 있었다. 타이거 우즈(미국)의 스윙 코치였던 행크 헤이니에게 지도를 받았고, 2004년 골프의 준재들만 모인다는 US주니어아마추어선수권대회와 US아마추어퍼블릭링크스에서 모두 4강의 성적으로 기량을 인정받았다.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그런데 프로에 입문한 뒤엔 달랐다. 3번이나 해가 바뀌도록 우승 한번이 없었다. 최종 목표였던 PGA 투어의 문도 쉽게 열리지 않았다. 지난 두해 동안 퀄리파잉스쿨 최종전까지 진출했지만 번번이 쓴맛을 봤다. 그런 그가 이제 첫발을 내딛는다. 내년 1월 14일부터 나흘 동안 미국 하와이 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골프장에서 열리는 PGA 투어 소니오픈. 한주 전 열리는 개막전인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는 올해 투어 대회 우승자들만 초청장을 받는 대회다. 강성훈은 지난 26일 친척이 있는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하면서 “데뷔 시즌 목표는 물론, 1승을 올리는 걸 포함해 시드권을 잃지 않을 정도의 성적을 내겠다. 욕심부리지 않고 적응하는 데 우선 신경을 쓰겠다.”고 말을 아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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