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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준금리 인하 민망하네

     한국은행은 지난달 9일(0.25%포인트)과 27일(0.75%포인트) 두 차례에 걸쳐 모든 금융기관 자금거래의 기준이 되는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하했다.그러나 월말 금융기관들의 자금 거래를 평균내 보니 예금 이자와 대출 금리는 되레 동반 상승했다.예금·대출 이자 모두 2001년 이후 7년여만에 최고치다.  월말 인하야 그렇다 쳐도 월초에 내린 기준금리조차 시장에 먹혀들지 않았다는 방증이다.머쓱해진 중앙은행은 ‘시차(時差)’와 국내외 금융 위기에 따른 ‘비정상 시장 상태’에서 원인을 찾았다.  한은은 28일 ‘10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동향’을 발표했다.예금은행의 대출 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7.79%다.9월에 비해 0.35%포인트나 올랐다. 지난달 은행권의 평균 대출 금리는 2001년 6월(연 7.89%) 이후 7년여만에 최고치다.그만큼 대출 이자 부담이 늘었다는 얘기다.  정기예금 등 저축성수신 평균 금리도 따라 올랐다.연 6.31%로 전달보다 0.26%포인트 올라갔다.역시 2001년 1월(6.66%) 이후 7년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경학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은행들이 자금 확보를 위해 우대 금리를 인상하고 특판 예금을 많이 판매한 까닭에 예금 이자가 올라갔다.”면서 “반면 대출 관리는 수요가 많은 데도 깐깐하게 해 대출 이자가 많이 올랐다.”고 분석했다.고금리 예금 유치에 따른 은행들의 조달 비용 상승도 대출 금리 인상을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오바마의 미국] 한인1세 강석희씨 직선시장에 첫 당선

    [오바마의 미국] 한인1세 강석희씨 직선시장에 첫 당선

    미국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진 각급 선거에서 한인 1세가 처음으로 직선 시장에 당선되는 등 미주 동포들의 정계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 카운티의 어바인 시장에 도전한 강석희(55) 현 시의원은 5일(현지시간) 접전 끝에 52%를 득표,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강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성인이 된 뒤 미국으로 건너간 한인 1세대로 미주 한인 정치사에 새 장을 열었다. 오렌지 카운티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어바인은 유권자가 10만명에 이르는 교육도시다. 지금까지 김창준 전 연방 하원의원이 캘리포니아주 다이아몬드바 시장을 지낸 적 있지만 직선 시장은 아니었고,2005년 선출된 최준희(37) 뉴저지 주 에디슨시 시장은 세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간 한인 1.5세대다. 강씨는 1977년 고려대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전자유통업계에서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했고,1993년 한인장학재단 이사를 시작으로 한·미민주당협회 회장과 오렌지 카운티 한·미연합회이사장 등을 거쳐 2004년부터 어바인 시의원으로 활약했다. 또 어바인에서 시의원 재선에 도전한 최석호 후보도 당선이 확정됐다. 캘리포니아 주 의회 선거에서는 메리 정 하야시 민주당 하원의원이 샌프란시스코 제18지구에서 77%의 압도적인 지지로 재선에 성공했다. 하와이 주에서는 2년 전 민주당 후보로 하원에 진출한 샤론 하 의원도 69%를 얻어 당선됐고, 네바다 주 노스라스베이거스 제3지역구 판사로 출마했던 크리스 리(38) 변호사는 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러나 오리건 주에서는 한인 정치인으로 최다선 기록을 가진 임용근 주 하원의원이 42%를 득표했음에도 6선에 실패했다. 유일하게 연방 하원의원(캘리포니아 제29지구) 선거에 출마했던 공화당의 찰스 한(39) 후보도 석패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일본시리즈] 승엽 방망이 또 침묵

    이승엽(32·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방망이가 이틀 연속 침묵했다. 이승엽은 2일 도쿄돔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온스와의 일본시리즈 2차전에서 1루수겸 5번 타자로 선발 출전,4타석 2타수 무안타 1득점 2볼넷 2삼진에 그쳤다. 그러나 팀은 2-2로 맞선 9회말 터진 알렉스 라미레스의 극적인 끝내기 홈런으로 3-2로 이겼다. 전날 1점차 패배를 설욕한 요미우리는 시리즈 전적 1승1패를 기록했다. 전날 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이승엽은 2회 선두타자로 나와 좌완 선발 호아시 가즈유키로부터 볼넷을 얻어 출루, 홈까지 밟아 선취점을 뽑아냈다.다니 요시토모의 몸에 맞는 볼로 2루를 밟은 이승엽은 사카모토 하야토의 희생번트 때 3루까지 갔다가 쓰루오카 가즈나리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여유있게 홈으로 들어왔다. 이승엽은 1-2로 뒤진 4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볼카운트 2-1에서 시속 126㎞짜리 바깥쪽 유인구에 방망이를 돌렸지만 삼진을 당했다.5회 2사 2, 3루 세 번째 타석에서는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1루에 출루한 데 이어 2-2로 맞선 7회 1사 2루에서는 다시 삼진으로 물러났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2008 美 대선 D-6] 점점 굳어지는 오바마 대세론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이기철기자|미국 대통령 선거를 한주일 남겨둔 28일 미국 언론에서는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흑인 대통령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했던 백인 유권자의 상당수가 오바마 대세론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분위기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다. ABC 방송은 27일(이하 현지시간)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패배하는 이유 5가지를 제시했다.▲매케인이 ‘워터케이트’ 사건으로 하야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보다 더 인기없는 현직 대통령과 같은 정당 소속으로 ▲매버릭(당리당략을 초월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관리하는 데 실패했으며 ▲러닝 메이트로 세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를 낙점한 데다 ▲대통령 후보 TV토론을 잘못했고 ▲금융위기에 따른 경제 문제에도 대응이 적절치 못했다는 것이다.●美당국 “오바마 암살기도 저지” 미 정부 당국은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 오바마에 대한 암살 기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테네시주에서 오바마를 암살하고, 흑인 102명을 살해하려던 계획을 저지시켰다는 것이다. 미 당국의 관계자는 극단적 인종차별주의자로 알려진 ‘신나치주의’ 스킨헤드족 2명이 총기 판매상을 털어 흑인 고교를 대상으로 연쇄 살인행각을 벌이려 했으나 무산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차량으로 오바마에 돌진한 다음 총을 쏠 계획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관계자는 연쇄 살인의 마지막 대상으로 오바마를 겨냥하고 있었으나 “오바마를 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믿지 않았다.”고 덧붙였다.●오바마 오른팔 엑설로드 거취 주목 오바마가 선거에서 이기면 선거총책 데이비드 엑설로드의 ‘중용설’이 파다하다. 엑설로드 기용 여부는 오바마의 통치 스타일과 정치 전략의 성격과 방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그는 시카고의 컨설팅회사에서 활동하면서 2004년 오바마의 상원 선거 운동을 도왔고, 이런 인연으로 2007년 1월부터 오바마 진영의 핵심 선거전략가로 일해 왔다. 특히 인터넷 선거운동에 주력,30대 이하 유권자 사이에서 외연을 넓혔고, 개미군단 유권자들의 십시일반 선거자금 기부를 견인해 냈다. 하지만 행정부 직행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핵심 선거참모 칼 로브 전 백악관 정치고문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로브는 백악관 비서실 부실장으로 일하면서 행정에 정치를 끌어들였다는 비판을 받아 부시 대통령에게 오히려 짐이 됐다.●우편투표도 급증할 듯 다음달 4일 치러질 선거에서 투표소 대신 우편투표를 선택하는 유권자가 크게 늘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27일 캘리포니아 주민의 40%가량이 우편투표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캘리포니아 유권자는 2000년 대선에서 24%, 2004년 대선에서 32%가 우편투표를 했다. 현재 미국의 28개 주에서 질병과 주소지 부재 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어도 우편투표를 할 수 있다. 일각에선 “ 우편투표가 편리하지만 비밀투표 원칙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투표조작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오바마가 살던 인도네시아 집값 5배 껑충 오바마가 유년 시절에 인도네시아에서 살던 주택의 가격이 무려 다섯배나 치솟았다. 현지 일간 콤파스는 28일 오바마 가족이 하와이로 이주하기 전인 1970년부터 1971년까지 세들어 살던 자카르타 멘탱의 주택이 시가보다 다섯배 높은 1500억루피아에 사겠다는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식민지 시대인 1939년 지어진 이 가옥은 타타 아부바카르(78)의 소유로 1200㎡ 대지에 넓은 앞 마당과 주인이 살고 있는 본채와 오바마가 살았던 별채로 구성돼 있다. 오바마의 가족이 사용했던 나무소파와 장롱 등 일부 가구가 아직도 잘 보존돼 있다. 자카르타 주정부는 지난 8월 이 주택을 50년 이상 된 가치있고 보존이 잘된 건축물로 평가해 문화재로 지정했다.chuli@seoul.co.kr
  • [씨줄날줄] 경기여고 개교 100주년/함혜리논설위원

    한국 여성들이 유교적인 가부장제 체제에서 공적인 영역으로 나오기 시작한 조선 말기. 북촌의 양반가 여성들을 중심으로 찬양회(讚揚會)라는 단체가 조직됐다. 이 단체의 목적은 남녀 동등의 입장에서 여성인재를 배양할 여학교를 설립하는 것이었다. 찬양회 회원 등 북촌의 양반가 부인 100여명은 1898년 10월11일 고종에게 상소를 올렸다. “…특별히 여학교를 설치하야 어린 계집 아해들로 하여금 학업을 닥사와 대한도 동양의 문명지국이 되옵고 각국과 평등의 대접을 받게 하옵시기를 업드려 바라옵니다.” 이 상소를 받은 고종은 학부로 하여금 관립 여학교를 설립토록 했고, 이듬해 정부는 예산에 여학교비 3750원을 편성했다. 그러나 관립 여학교의 설립은 정부회의에서 설립안 부결로 무산되고 만다. 그로부터 10년뒤인 1908년 4월 2일 순종 황제 칙령으로 고등여학교령이 반포되면서 비로소 최초의 여자공교육기관인 관립 한성고등여학교가 태어나게 된다. 경기여고의 전신이다. 다른 여자 사립학교들이 선교사나 개인 독지가에 의해 세워진 것과 달리 여성들의 자발적 움직임에 힘입어 설립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남녀 내외법의 관습이 엄격하던 시대에 관립여학교 설립작업은 순탄치 않았다. 당시 조선인으로 근대교육을 담당할 인사가 드물었고, 남녀 내외법의 관습이 공고한 지경이라 교사 구성도 어려웠다. 학생 모집은 더욱 힘들었다. 순정효황후가 같은 해 5월20일 휘지를 내려 여자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초대 어윤적 교장이 학생이 될 만한 규수가 있는 집을 찾아가 입학을 권유하기도 했지만 정원 100명을 채우기 힘들었다.7월2일 읽기와 쓰기, 셈하기 정도의 입학시험을 치르고 첫 입학생 43명이 선정됐다. 이들의 나이는 8세에서 25세까지 다양했다.1908년 7월4일 한성부 서쪽 뒷골(종로구 도렴동)의 한옥에서 첫 입학식이 치러졌다. 시작은 어려웠지만 2년 뒤부터는 배움에 목마른 여성 수재들이 전국에서 모여들기 시작했다. 한국 여성 공교육의 요람 경기여고가 15일로 개교 100주년을 맞았다. 과거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의 산실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함혜리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서울옥션 홍콩서 첫 해외경매

    서울옥션 홍콩서 첫 해외경매

    |홍콩 황수정기자|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이 7일 오후 홍콩 그랜드하야트호텔에서 국내 최초의 해외경매를 실시했다. 아시아·서구권 작품 122점이 고루 출품된 이날 경매의 낙찰률은 65.6%, 낙찰총액은 274억 9000만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첫 경매에서 판매기록 경신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판화판, 거울, 과일 그릇 정물’은 93억원에 낙찰돼 아시아 최고 경매가 기록은 깨지 못했다. 지금까지 아시아 경매시장에서 현대미술품으로 가장 높은 가격에 팔린 작품은 지난 5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97억원을 기록한 정판즈의 ‘가면’ 시리즈였다. 서울옥션의 첫 홍콩 경매는 국내 젊은 작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홍경택의 ‘네개의 방’은 2931만원, 안성하의 ‘담배’는 4234만원, 이환권의 ‘복사집 아들내미 딸내미’는 1억 1390만원, 이동기의 ‘록밴드’는 6188만원 등 당초 예상가의 두세 배를 뛰어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13억∼15억원으로 판매예상됐던 박수근의 ‘노상의 사람들’과 ‘노상의 여인들’은 모두 유찰됐다. 서울옥션은 앞서 진출해 시장을 주도해온 소더비나 크리스티와는 차별화 전략을 꾀했다.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홍콩시장에서는 거의 취급하지 않는 서구권 유명작가들의 작품도 아시아권 작품들과 고루 출품한 것. 그러나 서구권 작품들은 당장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끌어내진 못했다. 예상가 13억원인 앤디 워홀의 ‘마오’는 유찰됐고, 윌렘 드 쿠닝의 ‘무제ⅩⅤⅠ’는 예상가에 못 미치는 62억원에 낙찰됐다. 서울옥션 윤철규 대표는 “홍콩 경매를 통해 한국의 젊은 작가들을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소개할 것”이라면서 “2010년까지 홍콩 경매시장의 10%(700억원)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옥션은 향후 1년에 두 차례 홍콩 경매를 실시할 예정이다. sjh@seoul.co.kr
  • 고르바초프 정계복귀

    미하일 고르바초프(77) 옛 소련 대통령이 2011년 총선을 겨냥한 정당 창당 계획을 발표,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29일 보도했다. 옛 소련 마지막 대통령으로 페레스트로이카(개혁), 글라스노스트(개방) 정책을 추진했던 고르바초프가 창당하면 1991년 하야 이후 17년 만에 중앙 정치무대에 복귀하는 것이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소련 시절 국가 최고 정보기관인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 억만장자 은행가인 알렉산드르 레베데프(48)와 함께 새 야당인 ‘러시아 민주당’을 창당할 계획이다. 러시아 민주당은 지난해 총선 당시 급진적 주장으로 활동이 금지된 ‘다른 러시아 운동’과 달리 “중도” 노선을 표방할 방침이다.‘다른 러시아 운동’은 전 세계 체스 챔피언인 가리 카스파로프가 주도하고 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김봉석의 스크린 엿보기] ‘헬보이2:골든 아미’

    [김봉석의 스크린 엿보기] ‘헬보이2:골든 아미’

    ‘헬보이2:골든 아미’는 슈퍼히어로 영화라기보다는 판타지에 가깝다. 특수한 능력을 가진 영웅이 등장하여 악당들을 물리치는 활극을 보여주기보다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는 다른 혹은 겹쳐 있는 이세계(異世界)의 풍경과 법칙을 보여주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헬보이2:골든 아미’를 보고 있으면,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의 ‘모노노케 히메’를 보는 듯한 기분도 든다. 오래된 전설이 있었다. 인간과 요괴의 끔찍한 전쟁이 거듭되던 고대, 모든 것을 파괴하는 골든 아미에게 두려움을 느낀 요괴들은 휴전을 맺는다. 인간은 도시에서, 요괴는 숲에서 살아가며,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기로. 하지만 인간의 문명이 발전하면서 계속 숲이 줄어들고, 어둠 속으로 사라져간 요괴들을 위해 누아다 왕자는 휴전을 깨기로 결심한다. 골든 아미를 깨우려는 것이다. ‘헬보이2:골든 아미’의 악당은 누아다 왕자다. 하지만 아버지를 죽이는 등의 악행을 범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진정한 악당이 될 수 없다. 헬보이와 싸우기 위해 숲의 정령을 불러낸 누아다는 헬보이에게 말한다. 마지막 남은 숲의 정령을 죽일 것이냐고, 그리고 너는 인간이 아니라 우리들과 더 가까운 존재가 아니냐고. 누아다가 대표하는 것은, 인간이 파괴한 자연과 어둠의 존재들이다. 그들은 자연과 지구를 파괴하는 인간에 대해 복수하고 벌을 내리는 것뿐이다. 누아다의 복수에는 분명한 논리와 정당성이 있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우리가 외면했던 다른 세계의 종족들을 통해서 우리가 파괴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한다. 누아다와 싸우는 헬보이, 에이브, 리즈 등은 결코 인간의 틈에서 평화롭게 살아갈 수 없는 존재들이다. 거리에 나서면 추하다고 손가락질하거나 두려워서 피하는 이형의 존재들. 인간은 자신들의 형상과 다르게 생긴 존재를 거부하고 내친다. 편견과 두려움 속에서, 인간은 모든 것을 파괴하는 존재일 뿐이다. ‘판의 미로’에서 놀랍도록 아름답고 슬픈 판타지를 보여주었던 기예르모 델 토로는 ‘헬보이2:골든 아미’에서 다시 한 번 판타지의 절정을 선사한다. 숲의 정령이 죽어가면서 뿌린 씨앗들로 온통 녹색의 화원으로 바뀌어버리는 아스팔트와 건물들, 요괴들로 가득한 숨겨진 시장, 부숴지면 스스로 복구하는 골든 아미, 언덕에 파묻혀 있다 일어서는 거대한 거인, 정교하게 움직이는 기계장치들 등 ‘헬보이2:골든 아미’에는 신기한 볼거리들로 차고 넘친다. 단지 그것들만으로도 ‘헬보이2:골든 아미’를 볼 가치가 있다. 영화평론가
  • [NPB] 이승엽 4경기 연속 안타

    이승엽(32·요미우리)이 4경기 연속 안타를 작성했다. 요미우리는 이승엽의 볼넷을 발판으로 역전에 성공했지만 구원진의 난조로 무승부를 기록, 다음 경기에서 12연승에 도전한다. 이승엽은 23일 히로시마 시민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와의 원정 경기에 5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235로 약간 올랐다. 2회 초 첫 타석 때 안타를 날린 이승엽은 3회 2사 1,3루와 0-2로 뒤진 5회 무사 1,2루에서 각각 우익수 뜬공과 헛방망이질로 물러나 두 번이나 타점을 보탤 기회를 놓쳤다. 그러나 8회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골라 반격의 실마리를 제공한 뒤 대주자 와카다니 료타로 바뀌었다. 요미우리는 가메이 요시유키의 안타와 아베 신노스케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고, 사카모토 하야토의 내야 땅볼로 1점을 쫓아갔다. 계속된 1사 2,3루에서 대타 다카하시가 오른쪽 담장을 넘겨 순식간에 4-2로 승부를 뒤집었다. 히로시마가 8회말 반격에 성공,4-4로 연장전에 들어갔지만 결국 4-4로 비겼다. 요미우리는 24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12연승에 도전한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비틀즈, 42년 전 이스라엘 입국 금지 왜?

    비틀즈, 42년 전 이스라엘 입국 금지 왜?

    비틀즈 음악이 사람들을 히스테릭하게 만든다? 이스라엘 정부가 42년 전 비틀즈 음악을 듣거나 공연을 위한 입국을 엄격히 제재했던 사실이 밝혀져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 같은 제재는 이스라엘에서 공중도덕을 관장하는 부서의 명으로 이뤄졌으며 1960년대에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팝 가수 클리프 리차드(Cliff Richard)가 이곳을 방문한 이후 시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차드의 공연을 본 당시 이스라엘의 많은 정치 인사들과 공무원들은 파격적인 음악과 스타일에 놀라움을 표했다. 이후 그들은 비틀즈가 이스라엘의 젊은층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을 염려해 이들의 입국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유력 일간지는 교육부 장관의 말을 인용해 “비틀즈의 스타일은 사람들의 공격적 성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며 음악적 가치도 전혀 없다.”면서 “그들의 공연은 히스테리와 집단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비틀즈의 멤버 폴 매카트니는 올 초 영국 주재 이스라엘 대서 론 프로저(Ron Proser)의 사과 서신을 받고 오는 25일 텔아비브 하야르콘 공원의 무대에 설 예정이다. 그러나 친 팔레스타인 단체 ‘PACBI’와 ‘팔레스타인 연대투쟁’은 “이스라엘이 들어선 뒤 많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난민생활을 하고 있다.”며 “매카트니는 이스라엘 공연을 취소하고 자유와 평등, 평화의 가치를 지지해 줄 것을 당부한다.”며 공연을 반대하고 있다. 한편 현지 언론은 이 같은 논쟁 속에서도 매카트니의 공연 티켓은 이미 2만 5천장이 넘게 팔렸으며 공연 기술팀도 이미 텔아비브 무대설치 작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사진=텔레그래프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日 영해에 국적불명 잠수함 출현

    日 영해에 국적불명 잠수함 출현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서남쪽 고치현 앞바다에서 해상자위대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잠수함을 발견, 추적에 나섰으나 국적을 확인하는데는 실패했다. 15일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 ‘아타고’는 지난 14일 오전 6시56분 고치현 주변 해역을 항해하다 영해 안쪽 7㎞ 지점에서 잠수함의 잠망경을 확인했다. 잠망경과 이지스함은 1㎞ 떨어져 있었다. 잠수함이 발견된 곳은 태평양 쪽에 위치한 고치현의 아시즈리미사키(足摺岬) 남남서 57㎞ 지점이다. 이지스함은 곧바로 음파탐지기 등을 동원, 남쪽으로 가는 잠수함을 쫓았지만 1시간43분만인 8시39분쯤 추적을 포기했다. 잠수함이 영해를 벗어났기 때문이다. 방위성은 잠수함의 영해 침범으로 판단,P3C 대잠수함초계기와 헬기, 호위함 등을 출동시켰다. 치안 유지를 위한 해상경비령은 발령하지 않았다. 유엔해양법의 규정에 따르면 잠수함은 외국의 영해를 지날 때 수면 위로 떠올라 국기가 보이도록 항해해야 한다. 한편 일본에서 방위성의 보고 시스템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해상자위대 자위함대 사령부는 오전 8시13분쯤 외국의 잠수함을 확인,8시28분쯤 하야시 요시마사 방위상에게 보고했다. 후쿠다 야스오 총리는 오전 8시36분쯤 잠수함 출현을 보고받았다. 잠망경 발견에서 후쿠다 총리의 보고까지 무려 1시간40분이나 걸린 셈이다. 군사분석가 오가와 가즈히사는 지지통신과 인터뷰에서 “이같은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중국 해군”이라면서 “후쿠다 정권의 군사 태세를 3일 연휴를 통해 점검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hkpark@seoul.co.kr
  • 추성훈, 가라데 파이터와 대전 확정

    추성훈, 가라데 파이터와 대전 확정

    ’마왕’ 추성훈의 대전상대가 결정됐다. 종합스포츠 사이트 ‘스포츠나비’는 “드림6의 대전카드 발표회가 12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렸다.”면서 “아직 미정이던 추성훈의 대전상대로 ‘세이도카이칸’(正道会館) 출신의 가라데 파이터 토노오카 마사노리가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두 사람이 모두 참석해 드림6에서의 각오를 밝혔는데 추성훈은 “있는 힘을 다해 싸우겠다.”며 담담히 밝힌 반면 토노오카는 “유도, 가라데 상관없이 싸움을 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면서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자신의 포부를 전했다. 이번에 추성훈의 대전상대로 정해진 토노오카는 가라데단체인 세이도카이칸이 주최하는 경기 등에서 활약하다 지난해 종합격투기시합에 출전한 선수로 지금까지 2전 1승 1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미노와맨-후나키 마사카츠’, ‘사쿠라이 하야토-히로나카 쿠니요시’, ‘나카무라 K타로-아드리아누 마틴스’의 경기도 함께 진행된다. 사진=스포츠나비(기자회견에 참석한 추성훈과 토노오카)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철 기자 kibou@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매카트니 이스라엘 공연 취소하라”

    43년 만에 성사된 세계적인 팝가수 폴 매카트니(66)의 이스라엘 공연이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매카트니가 활동하던 전설적인 그룹 비틀스는 1965년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청소년들의 도덕관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공연 불가 통지를 받았다. 매카트니는 올해 초 영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에게서 사과 편지를 받고 오는 25일 텔아비브 하야르콘 공원 무대에 서기로 했다. 하지만 친 팔레스타인 단체인 `이스라엘의 학술·문화 보이콧 팔레스타인운동(PACBI)´은 이스라엘 건국 60주년 기념 무대에 서는 매카트니에게 “팔레스타인 땅의 절취와 이스라엘식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 정책)가 축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공연을 취소하라고 1일 요구했다.연합뉴스
  • “영어로 골프치나”

    “골프를 하는 데 반드시 영어를 해야 할 필요는 없다. 팬들은 선수의 멋진 플레이를 보고 싶은 것이지 유창한 영어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 “말 못하는 사람(청각장애인)은 투어에서 뛸 수 없다는 얘기인가?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건 어려운 문제다. 영어를 못한다고 출전을 정지시킬 순 없다.”(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미여자프로골프(LPGA)의 ‘영어사용 의무화’와 관련한 논란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AP통신은 29일 미프로골프(PGA) 투어 톱랭커들과의 인터뷰에서 LPGA의 정책에 대한 여론을 전했다. 최경주는 “영어를 배우는 건 선수들에게 도움이 된다. 하지만 (영어를 못한다고 해서) 출전을 정지시킨다고? 난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루키시즌 때 영어 표지판을 읽지 못해 종종 골프코스로 가는 길을 헤맸던 최경주는 “만약 7년 전 PGA에서 시행했다면 난 집에 가야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8일 뉴욕타임스도 ‘LPGA의 나쁜 생각’이란 사설에서 “여성들은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의 성차별에 대해 수십년 동안 싸워 왔다.LPGA가 선수들에게 차별적인 룰을 강요한다는 것은 모욕적일 뿐 아니라 자멸적 행위”라고 꼬집었다. 이어 “LPGA 1위 로레나 오초아가 멕시코 출신인 데다 10년간 투어를 지배한 안니카 소렌스탐이 스웨덴인, 그리고 120명(실제 121명)의 LPGA 선수 중 45명의 한국인이 있다.”면서 “LPGA가 해외의 훌륭한 선수들이 참가하면서 거둔 국제적 성공에 역행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 한국계인 메리 정 하야시(민주당)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도 LPGA의 방안이 헌법과 법률상 차별금지에 위배된다면서 주의회 차원의 청문회를 개최하는 동시에 시행을 무산시킬 수 있는 법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야시 의원은 “타이거 우즈의 성공을 보며 많은 유색인종 어린이들이 ‘평등한 기회’에 대한 믿음을 갖고 골프에 도전해 왔다.”면서 “LPGA의 결정은 젊은이들에게 ‘그릇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LPGA는 29일 ‘영어사용 의무화’ 계획을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LPGA측은 “이번 조치는 선수들의 언어훈련을 위해 수년 전부터 해온 일을 단순히 확대한 것”이라면서 “한국 선수들을 겨냥한 조치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씨줄날줄] 귀화선수/함혜리 논설위원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국적을 바꿔 출전한 귀화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특히 탁구는 중국 출신 용병들이 테이블을 거의 점령했다. 이번 베이징올림픽 탁구경기에 참가한 55개국 중 16개국에 중국출신 선수들이 포함된 상태다. 한국 여자탁구의 에이스 당예서를 비롯해 전체 참가선수 172명 중 중국계 선수는 33명(19%)이나 된다. 각국이 앞다퉈 세계 최강 중국의 정상급 선수들을 귀화시켜 자국선수로 출전시킨 결과다. 탁구는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로 정식 자격을 가진 선수만 3000만명으로 파악될 정도로 저변이 넓다. 어렸을 때부터 각 성의 청소년 대표로 선발돼 기량을 발휘해도 국가대표선수가 되기는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중국 선수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중국이 탁구에서 용병을 배출했듯이 한국은 세계 최강 양궁에서, 미국은 농구에서 귀화선수들을 배출했다. 호주 남자대표팀의 스카이 김(김하늘)과 일본 여자대표팀의 하야카와 나미(엄혜량)가 한국 출신이다. 미국 NBA스타 크리스 케이먼은 할아버지 나라 독일 대표선수로 출전했고,WNBA스타 베키 해먼은 올림픽 출전을 위해 지난 4월 러시아로 귀화했다. 남자 육상 1500m 결승에서 바레인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라시드 람지는 모로코 출신이다. 남자역도 105㎏ 이상급 금메달리스트인 마티아스 슈타이너는 오스트리아에서 아내의 나라 독일로 귀화한 선수다. 이들이 귀화를 선택한 이유는 다양하지만 조국을 버린데 대한 ‘비난의 화살’ 때문에 한결같이 곤혹스러움을 겪는다. 자국 선수들과 겨뤄야 하는 경우 더욱 그렇다. 그러나 자신의 분야에서 한계에 도전하고, 세계 정상을 차지하고 싶어하는 ‘꿈’을 비난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 어차피 그들의 가슴 속 깊이에는 조국이 남아 있는 까닭이다. 한국 최초의 귀화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기록된 당예서도 한 인터뷰에서 “한국대표가 된 것은 국제대회 참가의 꿈을 이루기 위한 것일 뿐이다.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중국인”이라고 했다. 스포츠 민족주의도 세계화 시대에 버려야 할 유물 가운데 하나다. 그들의 열정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 주는게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씨줄날줄] 이화장/노주석 논설위원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광복절 경축사에서 건국 60주년을 대한민국 재출발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식전·식후행사의 내용이나 경축사의 내용 모두 광복 63주년보다 건국 60년에 무게를 둔 흔적이 역력했다. 때맞춰 ‘광복절 VS 건국절’이라는 부질없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지만 진보와 보수의 대립은 대한민국의 국부(國父)가 이승만 초대 대통령인지 김구 임시정부 주석인지 헛갈리게 만든다. 초대 대통령은 이승만이지만 현행 헌법은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처음 도입된 건국 60년의 개념은 보수진영의 역사 바로 세우기를 이명박 정부가 수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그동안 ‘반쪽짜리 건국’‘친일파 등용’‘분단의 시발점’ 등으로 홀대를 받은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라고도 할 수 있다. 초대 정부를 수립하고 공산주의화를 차단한 우남 이승만의 공이 지나치게 폄하된 것이 사실이다. 박정희정권 이후 교과서에는 ‘독재자 이승만이 3·15 부정선거로 독재를 연장하려다가 4·19혁명에 의해 쫓겨났다.’는 식으로 기술됐다. 우남공원에서 부산 용두산공원으로 명칭이 바뀌었고 화폐에 새겨졌던 초상도 사라졌다. 그의 동상은 미국 하와이와 이화장 뜰에 외롭게 서 있을 뿐이다. 서울 대학로에서 사대부중 옆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이화장이 나온다. 우남이 1948년 7월 초대 대통령에 당선된 뒤 경무대로 옮기기 전까지,4·19혁명으로 하야하고 하와이로 떠날 때까지 거처했던 곳이다. 별채 건물인 조각당은 초대 내각을 구성한 대한민국 건국의 산실이다. 광복 이후 정부수립 전까지 김구의 경교장, 김규식의 삼청장과 함께 해방정국의 구심점이었고 남한 단독정부 수립의 근거지였다. 서울시가 문화재청에 서울시 기념물로 지정돼 있는 이화장을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시켜 달라고 신청했다. 역대 정부수반 중 백범의 경교장과 안국동 윤보선 대통령의 한옥, 명륜동 장면 총리의 가옥 등이 각각 사적과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있는 것과 비교하면 때늦은 감도 없지 않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서울시 이화장 국가문화재 추진

    서울시 이화장 국가문화재 추진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사저였던 이화장(梨花莊)이 서울시 지정 기념물에서 국가지정 문화재로 승격된다. 서울시는 이화장을 사적으로 지정할 가치가 있다는 시 문화재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지난달 28일 문화재청에 이화장에 대한 사적 지정을 정식으로 요청했다고 14일 밝혔다. 국가 지정문화재가 되면 시 예산뿐만 아니라 국비 지원이 이뤄져 건물 보수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도심 속 한 폭의 산수화 같은 이화장 서울 종로구 이화동에 있는 이화장(梨花莊). 우리나라 건국 대통령이었던 이승만(1875∼1965) 박사와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가 기거하던 사저의 이름이다. 8월의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이화장을 둘러보았다. 대학로의 시끌벅적한 유흥가를 지나 주택가로 들어서자 넓은 대문 너머로 기품있는 한옥이 눈에 들어온다. 철문 안에는 별천지가 펼쳐진다. 커다란 아름드리 나무와 크고 작은 꽃, 그리고 처마선이 고운 예쁜 한옥 등 아기자기하고 정갈한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화장 자리는 예로부터 경관이 빼어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조선 중종 때 학자 신광한과 인조대왕의 셋째 왕자 인평대군 등 명사들의 저택이 있었던 곳이다. 이화장에는 전시관인 본관과 조각당, 부속 건물 등이 있고 이 전 대통령의 양아들인 이인수 박사가 기거하는 생활관이 있다. 프란체스카 여사가 운명하기 전까지 머물렀던 본관은 현재 전시관으로 만들어졌다.ㄷ자 형태의 한옥으로 거실과 서재, 침실, 부엌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안에 전시된 것은 모두 이 박사 생전에 직접 사용하던 것들이다. 본관 옆 약간 높은 지대에 자리하고 있는 조각당은 마루가 딸린 단칸 한옥.1948년 1월24일 이승만 박사 부부가 초대 내각을 구상하고 조각명단을 발표했던 유서 깊은 장소다. 당시에 쓰였던 돗자리와 1인용 나무 의자가 그대로 보존돼 있다. 고즈넉한 우리의 멋과 역사가 ‘이화장’ 곳곳에 남아 있다. ●국가 지정문화재로 승격 서울시 문화재위원회는 이화장을 국가 사적으로 관리하는 게 옳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저이자 대한민국 초대정부의 조각본부가 구성된 장소이고, 본채(생활공간)와 조각당(조각본부) 등 주요 건물이 원형대로 잘 보존돼 있으며, 낙산 지역의 역사적 경관이 남아 있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1947년 10월18일부터 다음해 8월12일까지, 그리고 4·19혁명으로 하야한 1960년 4월28일부터 하와이로 망명한 5월29일까지 이화장에서 거주했다. 이화장은 김구의 경교장(京橋莊), 김규식의 삼청장(三淸莊)과 함께 해방정국의 정치 중심지 역할을 했으며 단독정부 수립론의 근거지이기도 했다. 특히 1948년 8월15일 출범한 초대 정부의 조각본부(1948년 7월21일∼8월4일)이자 이승만 대통령의 집무공간(48년 7월24일∼8월12일)이기도 했다. 문화재청은 다음달 중 사적분과위원회를 열어 이화장의 사적지정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女양궁 개인전 7연패 좌절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 여자양궁이 올림픽 개인전 7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한국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2회 연속 2관왕에 도전했던 박성현(25·전북도청)은 14일 베이징 올림픽그린 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중국의 장쥐안쥐안(27·張娟娟)에게 109-110(120점 만점)으로 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이로써 한국 여자양궁은 1984년 처음 출전한 로스앤젤레스 대회부터 이어온 개인전 연속 우승 신화를 이어가지 못했다.1988년 서울 대회부터 이어온 개인·단체전 석권도 ‘5´에서 멈췄다. 박성현으로서도 한국선수 금메달 최다 타이 기록(4개·김수녕)을 눈앞에 두고 쓴 잔을 들었다.8강전에서 고교 후배이자 일본 대표인 하야카와 나미(한국 이름 엄혜랑)와 4강전에서 북한의 권은실을 손쉽게 제압했던 박성현은 이날 결승전 1엔드를 29-26으로 기분 좋게 앞섰으나 중압감 탓인지 2,3엔드에서 8점을 세 발이나 쏘며 다소 흔들렸다. 박성현이 활을 잡을 때마다 관중석에선 고함과 호루라기 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BOCOG) 관계자들이 제지에 나설 정도였다. 반면 1엔드에서 7점짜리 1발을 기록하기도 했던 장쥐안쥐안은 홈관중의 응원에 힘을 얻었는지 2,3엔드에 모두 9점 이상을 쏘며 82-81로 승부를 뒤집었다. 윤옥희는 권은실과의 ‘남북 대결’에서 109-106으로 이겨 동메달을 따냈다. 여자양궁을 비롯, 남녀 유도와 레슬링 등에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9일부터 닷새를 이어온 한국의 금메달 행진도 이날 멈췄다. 베이징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환경·사회통합형 교통체계가 원동력

    환경·사회통합형 교통체계가 원동력

    |쿠리치바(브라질) 오상도특파원|“도시를 변화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는 계속되고 있다.‘린야베르데’(초록색 라인)는 남북을 연결해 도시발전의 불균형을 해소할 것이다.” 브라질 쿠리치바의 도시설계를 맡은 이푸키(IPPUC)와 교통을 책임진 우르비스(URBS)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린야베르데’를 거론했다.40여년간 추진해온 쿠리치바 종합계획의 틀이 도로 하나를 중심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는 설명이다. 영국 환경오염왕립위원회는 최근 “효율적 교통정책이야말로 가장 좋은 환경보호책”이라고 강조했는데, 브라질의 변방 도시는 이미 이같은 지름길 구축에 박차를 가해가고 있는 셈이다. 버스 전용차로와 환승 터미널을 우리나라에 전해준 ‘교통천국’ 쿠리치바가 다시 진화하고 있다.1970년대 초부터 쿠리치바 시당국은 선형도로를 발전의 축으로 삼았고, 이는 5개 주요 간선교통축을 따라 확대된다. 하지만 이푸키의 전문가들은 토지수용에 따른 역사적 건물의 훼손과 재정지출을 막는 묘안을 짜내야 했고, 여기서 탄생한 게 일방통행 시스템과 전용차로다. 중앙도로는 양방향의 버스전용차로가, 양쪽 측면에는 승용차와 작은 버스가 다닐 수 있는 도로가, 마지막으로 양끝단은 도심과 교외로 향하는 일방통행로가 자리하고 있다. 이같은 3중도로 시스템은 90년대 초반의 우리나라에 견줘 신호대기 시간이 3분의1에 불과하면서도 소통률이 2배 이상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바 있다. 버스를 타더라도 단돈 600∼700원만 내면 시내 어디라도 갈 수 있고,20여개 민간회사는 노선을 배정받아 수입금을 시에 적립한다. 파울로 슈미트 우르비스 사장은 “하루 180여만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요금체계는 10년 전과 비교해 10%도 오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교통효율의 증가는 대중교통 이용률과 에너지소비 극대화를 가져온다.”며 “굴절구간을 삽입해 버스간 추월이 가능한 변형 버스전용차로의 도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변화의 물결은 남쪽 피에린요와 북쪽 아투바를 잇는 린야베르데에서 시작됐다. 원형도로 건설에 중점을 둬온 시는 지난해 1월 주정부로부터 토지를 기증받아 남북의 23개 마을을 잇는 18㎞ 길이의 1단계 도로건설에 착수했다. 하야카와 공보관의 안내로 찾은 린야베르데는 벌써 70% 이상 공사를 마친 상태였다. 길 가운데로 공원과 보행자·자전거도로가 건설될 만큼 환경친화적이다. 도시개발에서 얻은 수익을 화석연료가 아닌 녹색교통에 재투자해 환경을 긍정적 방향으로 이끈 셈이다. 공사 관계자는 “70년대 후반부터 건설된 자전거도로는 이미 200㎞ 이상 퍼져나갔다.”면서 “시내는 물론 13개 위성도시 어디라도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원을 따라 연결된 경사진 레저용도로와 완만한 통근용도로로 나뉘는 게 특징이다. 호소메 국장은 “통근자의 80%에 육박하는 하루 180여만명이 버스를 이용하면서 쿠리치바의 1인당 자동차 연료 소비가 다른 브라질 내 주요 도시에 비해 30% 이상 줄어들고, 자동차 사고율도 떨어졌다.”면서 그만큼 깨끗하고 푸른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sdoh@seoul.co.kr ■토치오 도시환경국장 “2003년 이명박 대통령도 방문… 서울 녹지공간 확보능력 배워야” “엔지니어들은 직선을 고집합니다. 하지만 강은 자연스러운 제 길을 찾아야 합니다.” 마노엘 히바스 거리의 도시환경국에서 마주한 세르지오 갈란테 토치오 국장은 청계천 사진을 꺼내놓고 조심스럽게 지적했다. 지구 반대편에서 찾아온 이방인에게 청계천 복원에 대해 칭찬을 늘어놓다 말꼬리를 돌린 것이다. 그는 “2003년께 지금의 이명박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했다.”고 또렷이 기억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시장 시절, 닫힌 강을 복개해 오염방지에 기여하고 녹지공간도 조성했는데 이는 본받아야 한다.”면서도 “강 주변 녹지공간은 최소 양 옆으로 30여m는 돼야 홍수 예방과 자연정화 기능을 가질 수 있다. 자연스러운 곡선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바라보는 서울의 변화는 일단 긍정적이다. 온라인 사이트에서 구한 다양한 사진자료를 보며 서울의 녹지공간 확보 노력을 칭찬했다. 서울시청 광장이나 세종로 도시공원 조성계획 등이 그렇다. 다양한 변화의 조짐을 주의깊에 살펴보고 있다고도 했다. 토치오 국장에 따르면 쿠리치바도 70,80년대 무분별한 개발로 하천과 녹지가 파괴되는 경험을 했고, 이에 1975년 자연배수 시스템을 법률로 도입했다.70년대 초까지 진행된 강의 수로화와 규격화된 배수방식을 뒤집는 시도였다. 그는 “당시 레르네르 시장은 크고 비싼 콘크리트 강을 짓기보다 작은 자연도랑 건설에 매진했고 이를 통해 고질적 홍수와 오염에서 벗어났다.”고 회고했다. 이어 “쿠리치바가 생태적으로 완벽한 도시라는 생각은 오해일 따름”이라면서 “다른 도시와의 차이점은 위정자들이 믿음을 심어주고, 시민들은 이를 믿고 간단한 프로그램부터 실행해 나간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슈미트 도시공사 사장 “한국 버스전용차로 보고 놀라…차량별 요금제 등은 개선해야” |쿠리치바 오상도특파원|“서울의 교통시스템은 이미 90점 이상입니다.” 쿠리치바 도시공사(우르비스·URBS)의 파울로 알폰소 슈미트 사장은 2005년 5월의 서울을 이렇게 회고했다. 세미나 참석을 위해 찾았던 서울의 삼성동 코엑스와 강남역 인근에서 접한 버스 전용차로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이 쿠리치바 시스템을 채택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히려 많은 인파와 교통량 속에서 더 질서정연했다.”면서 “지하철과 연계된 버스운행체계가 가장 인상깊었다.”고 전했다. 강남역 인근에서 접한 버스 전용차로는 상·하행선 정류장이 교차돼 정류장이 맞닿은 쿠리치바와 달리 버스간 추월이 가능했다는 점도 한층 진화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T머니, 교통카드 등 선진시스템을 갖추고도 정류장이 아닌 차량별로 요금을 받는 점, 지폐로 요금을 낼 경우 거스름돈을 주느라 시간이 지체되는 점 등이 교통흐름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쿠리치바는 탑승 전 미리 원통형 정거장에서 요금을 계산한다. 슈미트 사장은 “쿠리치바의 경우 다소 낙후된 시설에도 불구하고 ‘한번만 요금을 내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사회적 요금제가 이동권의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높은 대중교통 의존도가 생태도시로서의 경쟁력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이 선진국에 견줘 뒤지지 않는 시스템을 갖춘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많은 사람이 대중교통 이용을 꺼린다.”면서 “승용차 사용을 줄여 배기가스를 낮추는 것이 결국 지구 온난화를 막는 데 일조하는 것 아니냐. 쿠리치바는 최근 자전거도로와 보행자 도로를 더 확충하고 있다.”고 밝혔다. sdoh@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부장(팀장)·박상숙·오상도·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 특파원, 사회부 홍지민기자, 국제부 안동환·이재연기자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생태혁명 산실 도시계획硏 ‘이푸키’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생태혁명 산실 도시계획硏 ‘이푸키’

    브라질 수도 상파울루에서 남서쪽으로 400여㎞, 대서양 연안 900여m 고원지대에 위치한 쿠리치바는 1990년대 말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면서 가히 열풍에 가까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로부터 10년.‘생태환경의 모범’으로 추앙받던 쿠리치바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한때 고위 공무원, 자치단체장, 시민운동가 등 수백명의 한국인 방문객이 매년 줄을 잇던 이곳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위기의 시대에 생태환경적 삶의 표본을 제시한다. 교통정책의 환경적 편익은 이미 세계에너지효율상 수상으로 입증됐고, 도시관리 철학은 창조적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붉은 벽돌 담장에 둘러싸인 3층 콘크리트 건물은 범상치 않은 기운을 뿜어냈다. 철제대문 옆의 큼지막한 초록색 소나무 문양은 이곳이 ‘이푸키’(도시계획연구소·IPPUC)임을 알려줬다. 정원 속 수백년된 고목과 현대식 연구소의 조화. 남미의 ‘외딴섬’ 쿠리치바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이다. ●시립硏 주도 성공… 남미서 유일 공보담당인 루이스 하야카와(56)는 “이곳에선 전체적인 도시설계 외에 쓰레기 재처리까지 세세한 계획을 조율한다. 시립연구소가 도시개혁을 주도해 성공한 사례로선 남미에서 유일하다.”고 소개했다. 1970년대 오일쇼크의 충격이 남미 외곽도시 쿠리치바로 몰려왔을 때 사람들은 지속가능한 도시계획을 생태혁명에서 찾았다.1965년 도시계획 자문위원회(APPUC)가 바뀌어 출범한 이푸키는 이때부터 변화의 산파역을 담당한다. 학생, 전문가, 공무원이 합심해 전통적인 종합계획 방법론에 의지했던 연구소는 시민들에게 적극적 실행을 주문하기 시작했다.1960년대 말 연구소장을 역임한 뒤 시장과 주지사로 변신한 도시학자 자이메 레르네르는 “만약 환경을 위해 뭔가 하고 싶다면 단 두 가지만 하면 된다. 자가용을 덜 타고,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면 된다.”고 주창했다. ●공기순환까지 감안 도시계획 이는 곧바로 통합교통망의 건설, 환경우선의 도시설계로 이어졌다. 방사형의 도시성장 패턴의 다변화와 ▲고립을 벗어난 선형 교통축의 도입 ▲도시 중심부와 주변부의 건물 용적률 차별화 ▲역사중심지 보존과 하부구조 개선 등이 그것이다.200개가 넘는 중소공원과 자전거·보행자도로 확충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이는 도시성장과 경제발전이라는 보답으로 찾아왔다. 리카드로 빈도(58) 설계담당관은 “쿠리치바에선 도시 중심의 고층건물이 주변부로 갈수록 낮아진다.”면서 “중심부 12층 건물이 주변부에선 4층으로 제한받는데 도시미관과 함께 공기순환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계방식을 소개했다. 건물 사이에 건물 높이의 최소 6분의1 공간을 확보하도록 한 2000년 개정 건축법도 이푸키가 입안했다고 귀띔했다. 도시건설의 ‘사관학교’로 불리는 이푸키는 과연 어떤 집단일까. 외양처럼 사무실 풍경도 고즈넉할 것이란 상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운치있게 원목으로 장식한 사무실 내부는 쉴새 없이 움직이는 직원들로 붐볐다. 이들은 삼삼오오 토론을 즐기거나 책상을 오가며 의견을 주고받았다. 한편에선 의자를 젖혀 놓고 휴식을 취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연구소의 특징은 자율성과 독창성이다. 크고 작은 프로젝트에는 학생, 전문가, 공무원이 모두 함께 참여한다.120여명의 직원 가운데 기술자와 디자이너, 경제분석가 등 전문가그룹은 60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일반 사무직인데 자원봉사자와 대학생인턴이 각각 8명과 5명을 차지한다.24년간 이푸키에서 일해온 빈도 담당관은 “자원봉사자도 적극적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민에 ‘실천´ 강력 주문 전문직의 경우 다국적 기업에서 평균 5년가량 경력을 쌓은 뒤 평균 300대1의 경쟁을 거쳐 입사하는데 보수는 2000∼3000헤알(130만∼195만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자원봉사자와 인턴은 무보수 명예직이다. 시 관계자는 “이들을 이끄는 힘은 오직 시의 변화를 주도한다는 자부심”이라고 소개했다. 시립연구소가 홀대받고 고액 연봉의 민간연구소가 대우받는 국내 사정과는 판이한 셈이다. 2000년 입사한 테레사 토레스(48·여)는 “하루 8시간을 일하는데 주로 ‘자원재활용’과 관련된 일을 한다.”면서 “내 손끝에서 새로운 변화가 이뤄진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sdoh@seoul.co.kr ■’온난화’ 막는 쿠리치바市 폐기물 철저관리… 공교육도 ‘환경’ 우선 |쿠리치바 오상도특파원|파라나주의 주도인 쿠리치바는 1693년 독일 상인들이 개발했다.1950년대까지만 해도 인구 18만명의 소도시였지만 2008년 인구 180만명, 주변 13개 위성도시까지 합해 300만명을 웃도는 광역도시로 성장했다. 급속한 인구증가는 필연적으로 환경문제를 불러왔다. 교통체증과 도시 주변부의 무허가 정착지(파벨라)는 오염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70년대 군사정권이 끌어온 해외자본은 연간 6∼7%의 도시성장률을 이끌며 도시오염을 가속화시켰다. 도시환경을 개선하려는 쿠리치바의 노력은 폐기물 관리정책에서 시작됐다. 이푸키는 시민 1명이 하루 동안 배출하는 쓰레기를 분석, 식품·농산물 등 유기물(30%)과 금속·플라스틱 등 재활용품(35%) 등으로 분류했다.1984년 리파테르라는 민간회사와 수거계약을 맺은 데 이어 최근에는 다시 카보라는 회사로 거래선을 바꾸는 등 외주 경쟁체제도 도입했다. 카보는 현재 7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해 100여개 수거구역을 돌며 매주 3회씩 쓰레기를 분리 수거한다. 도시환경국 관계자는 “폐기물 관리정책은 90년대 말 매립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됐던 40여㏊의 카슘바매립장을 내년 말까지 문제 없이 쓸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 매립장은 숲으로 둘러싸인 채 침출수를 자연정화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우수환경재생상을 수상한 데는 ‘쓰레기구매프로그램’도 한몫했다. 도시환경국 빅토르 부르코는 “주변 파벨라는 수거직원들이 접근할 수 없을 만큼 위험한 곳이 많다.”면서 “이런 곳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모아오도록 해 쓰레기 1㎏당 버스표 1장이나 5㎏당 쌀·콩·우유 등이 든 봉투로 교환해줬다.”고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극빈층 중 쓰레기를 직접 모아 와 팔거나 캄포마르고의 분리수거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70년대 쿠리치바시는 남부지역 40여㎢에 친환경공업단지 조성도 시도했다. 이푸키가 주축이 된 ‘공원이자 정원인 공단’프로젝트로 한때 500개 중소업체가 입주할 만큼 성황을 이뤘다. 1인당 100㎡를 웃도는 녹지도 온실가스로부터 쿠리치바를 자유롭게 만드는 요소다. 채탄장을 공원으로 복원한 탕구아공원에는 1500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인 ‘오페라 데 아르메’가 들어섰고, 투로패로스공원, 바리귀공원, 카이우아공원 등 100여개의 크고 작은 공원들이 명소로 자리잡았다. 쿠리치바의 토지법은 외곽지역 건물은 의무적으로 5m씩 도로로부터 식재공간을 확보하도록 했고, 만약 시민이 허가 없이 나무를 벨 경우 2배 이상의 나무를 심도록 규정했다. 무엇보다 쿠리치바는 환경교육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과는 아예 담을 쌓도록 했다. 공교육은 환경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다. 산림보존·생태복원·수질감시 등을 정규 과목으로 삼았다. 저소득층 청소년은 공원 등에서 매달 돈까지 받아가며 생태환경을 몸소 체험한다. 쿠리치바 시교육청은 수학, 과학 등의 시험지문도 환경과 관련된 것을 주로 채택한다. 지난 92년 설립된 환경개방대학은 자니넬리 공원 안에 위치한 통나무 건물로 택시운전사, 교사 등 실질적 여론주도층을 대상으로 환경교육을 하고 있다.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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