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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속 수능잡기] 7월4일생

    [영화속 수능잡기] 7월4일생

    어느 날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오셔서 비장한 어투로 이렇게 말씀하신다.“제군들 드디어 우리의 위대한 제국 대한민국이 아시아의 번영과 평화를 위하여 미국과 성스러운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어제 아침 우리 공군과 해군은 미국의 진주만을 공격했습니다. 이 전투에서 적의 고공포에 맞아 화염에 휩싸인 우리의 전투기 안에는 여러분의 ‘신민고등학교’ 6년 선배인 한진정군이 타고 있었다고 합니다. 한군은 탈출할 수 있었지만 적의 함대로 감연히 뛰어들어 장렬하게 산화했다고 합니다. 자, 숙연한 마음으로 우리 모두 묵념합시다.” 선생님의 눈에서는 쉴새없이 눈물이 흐른다. 뒷날 운동장에서는 ‘애국조회’가 열린다. 교장 선생님도 눈물을 흘리며 한군의 학창시절을 회고한다.“우리는 그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 뜨거운 애국정신으로 다시 무장해야 합니다.” 여기저기서 열렬한 박수가 터진다. 브라스밴드의 음악은 분위기를 더욱 비장하게 한다. 다음으로 학생회장 순서다.“저는 여러분도 나라를 위해 선배님처럼 죽음을 택하라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한 방울의 피를 국가에 바칠 수 있을 것입니다.” 학생들은 너도나도 팔뚝을 걷고 헌혈의 대열에 앞장선다. 손가락을 칼로 그어 태극기에 ‘대한민국 만세’ 혈서를 쓰는 학생들도 있다. 수많은 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하고 전쟁에 참여한다. 애국부인회가 조직되어 헌혈운동을 독려하고 물자 아껴 쓰기 운동을 벌인다. 문학인들은 각 학교를 방문하여 대한민국 애국강연회를 연다. 그러나 전황은 불리하게 돌아간다. 결국 대한민국은 서울과 부산에 두 발의 원자폭탄을 맞게 된다. 대통령은 침통한 목소리로 항복을 선언한다. 모든 이들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떨군다. 어떤 이들은 이렇게 전쟁을 접을 수 없다고 광화문 광장에 모여 궐기대회를 갖는다. 자, 위의 이야기에서 대한민국을 일본제국으로, 서울과 부산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로, 광화문과 종로는 도쿄의 어떤 곳으로 살짝 바꾸어 보자. 한군은 적당한 일본 이름으로 바꾸자. 그리고 생각해보자. 애국심은 아무런 조건없이 성스러운 것일까. 보편타당한 합리성의 기준으로 반성되지 않은 애국심은 끔찍한 폭력의 온상이 될 수도 있다. 영국의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가 “애국심은 사악한 자의 미덕이다.”라고 말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 있다. 영화 ‘7월4일생’.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4일에 태어난 성실한 청년 론 코빅은 어느 날 학교를 방문한 해병대 하사관들의 모습에 매혹되어 자원입대한다. 베트남에 파견된 그는 전투에서 그만 실수로 민간인들과 아이들, 전우까지 죽게 만든 뒤 나락에 빠진다. 결국 그는 심한 부상을 당해 하반신이 마비된 불구자가 되어 귀향한다. 폭음을 하고 난폭한 짓을 서슴지 않는 폐인이 된 론 코빅. 그에게 나라를 위하겠다는 청년의 애국심은 간데없다. 우리는 론 코빅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애국심은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러나 부당한 권력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이 애국심은 아니다. 현명한 애국심은 정의에 대한 섬세한 분별력을 요구한다. 올리버 스톤 감독, 톰 크루즈 주연,1989년작 김보일 서울 배문고 교사 uri444@empal.com
  • 안성에서 맞이하는 봄맞이축제

    안성에서 맞이하는 봄맞이축제

    얼쑤∼. 흥겨운 풍물소리가 봄을 열었다. 예년보다 봄꽃이 늦게 피어 상춘객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지만 그래도 봄은 봄이다. 그렇다면 봄의 흥겨움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가족들과 오붓하게 어디론가 떠나고 싶지만 마땅한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럴 땐 지난 주말부터 바우덕이 풍물단의 남사당놀이 토요상설공연이 시작된 경기도 안성이 ‘안성맞춤’. 눈꽃을 닮은 화사한 배꽃이 은은한 향을 날리고, 뛰어난 광택을 자랑하는 안성유기에 천년고찰 칠장사와 청룡사의 멋진 풍광을 볼 수 있다. 마당놀이는 조선시대 전국 제일의 남사당으로 이름을 떨쳤던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꼭두쇠 바우덕이의 후예들이 펼치는 공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외줄타기 공연이 압권이다. 특히 공연과 주요 관광지의 주차·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봄을 타고 온 짜릿함과 흥겨움 “꽹괘 꽹괘 꽹꽹꽹!!!” 4월 첫 주말인 2일 오후 6시30분. 꽹과리 소리가 어스름한 저녁 하늘에 울려퍼지자 안성시 보개면 복평리 남사당전수관 야외공연장에 모인 상춘객 500여명의 어깨가 장단에 맞춰 들썩거린다. 오는 10월까지 계속되는 안성시립 남사당 바우덕이 풍물단(www.baudeogi.com·031-675-3925)의 첫 공연. 악사들의 풍물반주에 맞춰 고사굿이 시작되고 설장구 합주와 살판(땅재주 놀이), 덧뵈기(탈놀이), 버나놀이(가죽접시돌리기), 상모놀이 등이 숨가쁘게 펼쳐졌다. “잘하면 살판이요 못하면 죽을 판이다.” 살판이 벌어져 어릿광대와 재주꾼이 묘기를 부리며 쏟아내는 재담에 공연장에는 한바탕 폭소가 터진다. 이어 인형의 목덜미를 쥐고 있다는 말에서 유래된 인형극 ‘덜미’ 공연이 시작되자 아이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드디어 공연의 최고 절정인 어름(외줄타기) 공연이 시작되자 이내 장내가 숨을 죽였다. 악사의 반주에 맞춰 줄광대(어름산이)가 3m 높이의 줄 위에 부채 하나 달랑 들고 아슬아슬 줄을 탄다. ‘얼음 위를 걷듯이 조심스럽다.’는 뜻에서 어름이라고 불리는 공연. 줄광대는 30대의 젊은 나이에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김대균씨. 그가 줄 위에서 중심을 잃은 듯 표정을 취하면 관객들의 ‘어이쿠’하는 외마디 비명이,‘별 것 없는 공연 보러 먼 길들 오셨네.’라며 익살을 부리자 장내는 웃음바다가 된다. 20여분간의 공연은 어름산이가 줄 반동을 이용해 수차례 1∼2m 솟구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풍물단의 전신은 조선 최고 처녀 꼭두쇠 바우덕이의 후예들.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 꼭두쇠로 남사당패 100여명을 이끌어 전성기를 이루다 23살의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바우덕이의 애달픈 전설은 공연의 흥미를 배가시킨다.1848년 태어난 그녀는 다섯살 때 병든 홀아비를 떠나 남사당패에 들어와 기예를 배웠다. 타고난 천부적인 재능과 미색을 겸비해 경복궁 복원공사 때 풍물놀이를 벌여 대원군으로부터 정3품 벼슬아치에게 주는 옥관자를 하사받은 일화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21살에 폐병에 걸려 꽃다운 나이인 23살에 요절하고 만다. 그녀의 시신은 그녀를 사모하던 이경화란 남사당에 의해 이름없는 냇가에 묻혔다고만 전해진다. 바우덕이 공연과 함께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안성 태평무 전수관(www.taepyungmu.net·678-2812)에서 열리는 전통무용. 태평무와 부채춤, 무당춤, 학춤 등 태평무 이수자와 강선영 무용단의 공연이 1시간 동안 무료로 펼쳐진다. ●배꽃 향기와 안성맞춤 볼거리 바우덕이가 어린시절 외줄을 타던 서운산 자락 불당골엔 4월 중순이면 새하얀 배꽃 물결이 일렁인다. 곳곳이 배 과수원인 안성에서는 어느 곳에 가도 배꽃 천지지만 시내에서 57번 지방도를 타고 남으로 서운산 자락의 배밭길을 달리는 것이 장관이다. 특히 청룡저수지 아래 개울가에는 바우덕이의 커다란 가묘를 만들어 그녀의 예술혼을 기리고 있다. 볼거리도 적지 않다. 삼국시대에 고구려, 백제, 신라의 각축장으로 수도권의 경주라고 할 만큼 다양한 문화유산이 있다. 송문주 장군이 몽고군을 격퇴시킨 죽주산성(경기도 기념물 제69호)을 비롯해 불교문화의 보물창고 칠장사에는 혜소국사비, 칠장사 철당간, 오불회 괘불탱 등 국보·보물급의 문화재를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죽산리 5층석탑(보물 435호)과 죽산향교, 영창대군묘, 이덕남 장군묘 등이 있다. 또 시인 조병화의 생가인 편운재문학관(674-0307)과 혜산 박두진 시비 등과 함께 천주교 초대 신부인 김대건 신부의 묘를 모신 미리내 천주교성지, 죽산 성지 등을 찾으면 종교·예술인들의 발자취도 느낄 수 있다. ‘안성맞춤’이라는 말을 탄생시킨 뛰어난 광택을 자랑하는 안성유기(중요무형문화제 제77호)를 전시한 안성맞춤박물관(676-4352)과 안성맞춤 유기장, 안성브랜드 센터 등 안성의 특산물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 가족단위 나들이를 하기에는 남사당 전수관 옆의 갤러리 아트센터 마노(www.mahno.co.kr)가 좋다.‘거꾸로 선 집’과 ‘옆으로 지어진 집’ 등 이색적인 미술전시관과 레스토랑, 펜션은 신기함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 3만평의 농원에 펼쳐진 2000여개의 장독대가 장관인 서일농원(673-3171)도 봄나들이 최적지. 이 곳에서 담근 각종 장아찌와 청국장·된장찌개(7000원)는 고향의 맛을 느끼게 한다. 또 안성천문대(777-1771)에서는 밤하늘의 별자리를 감상할 수 있다.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안성 쌀밥과 쫄깃하고 고소한 안성 한우는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옛날 손맛을 그대로 대물림해온 80년 전통의 한우탕 집 안일옥(675-2486)과 청룡호수 부근 민물새우 매운탕집 남한산성(674-5923)이 맛있다. 일죽 IC 부근에 있는 찜질마을 건강나라(674-8255)에서 심신의 피로를 말끔하게 해소하는 것은 여행의 보너스. 평일에는 1만원, 주말에는 1만 3000원. 안성시 문화체육관광과(678-2064). ● 강릉 다른 지역의 가면극과 달리 연회자가 관노들이었다는 특징에서 지어진 강릉 관노가면극은 지역색이 물씬 풍겨나는 전통공연이다. 한국의 가면극 중 유일한 무언극으로 대사 이전에 춤과 몸짓으로 연회가 구성돼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일요일 오전 11시에 강릉관노가면전수회관에서 열린다.(033)642-1008.(www.kwanno.or.kr) ● 수원 정조대왕의 옛 발자취를 따라 가는 화성행궁 토요상설마당도 지난달 27일 개막돼 오는 11월26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경기 수원시 화성행궁에서 열린다. 매월 다른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이달에는 ‘새벽에 창덕궁을 떠나다’를 주제로 열린다. 재단법인 성정문화재단 (031)257-4500.(www.sungjung.org) ● 양주 중요무형문화재 2호로 지정된 양주별산대놀이가 지난 3일 막을 올렸다. 오는 10월30일까지 펼쳐지는 행사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3시에 경기 양주시 양주별산대놀이 전수회관에서 열린다. 경기도 지방에 전승돼 온 가면극으로 대표적인 서민 오락이다. 거드름춤과 깨끼춤의 몸짓으로 연극적 요소를 가미하고 덕담과 재담으로 서민의 애환을 풍자해 왔다. 양주별산대놀이 전수회 (031)840-1389.(www.sandae.com) ● 남원 남도민요와 판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남원 민속국악상설공연이 지난 1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전북 남원시 광한루원에서 열린다. 춘향전과, 흥부전, 심청전, 시집가는날, 남원전 등 공연과 우리가락 따라부르기 등 관객과 함께하는 행사가 진행된다. 공연이 끝난후 30분간 영상레이저 쇼도 상영한다.(063)620-6484.(www.namwon.jeonbuk.kr) ● 안동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에서 열리는 하회별신굿탈놀이는 널리 알려진 유명한 마당놀이.4월에는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열리며,5∼10월까지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3시에 열린다. 무동마당과 주지마당, 백정마당, 할미마당, 파계승마당, 양반선비마당 등 6개 마당 공연과 관람객과의 뒤풀이 한마당이 펼쳐진다.(054)851-6393.(www.hahoemask.co.kr) ● 부산 오는 11월12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부산시 용두산공원 민속놀이마당에서 진행되는 전통민속놀이마당에서는 부산의 중요무형문화재인 동래야류, 수영야류, 좌수영 어방놀이, 부산농악 등 매주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051)888-3281.(www.festival.busan.kr) 안성 글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5개국책사업 지연 경제손실 4조”

    사패산 터널과 경인운하 등 5개 국책사업의 공사 지연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4조 1793억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새만금 간척사업과 천성산 고속철도 터널 등 2개 국책사업이 완전 중단되면 이들 사업으로 창출할 수 있는 35조원 이상의 부가가치가 물거품이 될 것으로 추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6일 내놓은 ‘주요 국책사업 중단사례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대규모 국책사업이 환경 만능주의에 치우친 일부 시민단체에 휘둘려 더 이상 중단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천성산 터널의 경우 공사재개 준비 기간까지 합하면 사실상 1년 가까이 지연돼 손실액이 2조 5161억원에 달하며, 새만금 간척지 사업은 총 2년 6개월가량 공사가 중단돼 7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 지난해 5월 공사가 재개된 사패산 터널은 2년가량의 공사지연으로 5547억원, 계룡산국립공원 관통도로는 7개월가량 공사가 지연되면서 685억원, 경인운하사업은 완전 중단됨으로써 2900억원의 사업비를 날린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천성산 터널과 새만금 간척지 사업은 환경단체의 반대로 현 시점에서 완전 철회되면 사업비 매몰 비용을 포함한 부가가치 미창출액은 각각 30조 876억원,5조 4218억원으로 총 35조 5094억원이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불멸의 이순신’ 시청률 30% 돌파

    KBS 1TV 대하사극 ‘불멸의 이순신’이 왜군과의 첫 전투인 옥포해전을 방영한 이후 처음으로 시청률 30%를 돌파했다.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불멸의 이순신’은 2일 24.2%의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본격적으로 전투장면이 방영된 3일 30.3%로 훌쩍 올라섰다. 그러나 2일 방영된 전투신이 3일에도 10분 이상 재방영되는 등 지루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불평을 샀다.
  • “55년만의 수료 신고합니다”

    “필승 신고합니다.” 해군 항해학교 수료 2주일을 앞둔 상태에서 6·25 전쟁을 겪은 70대 노병들이 55년 만에 수료장을 받지 못한 가슴 속의 ‘한’을 푼다.1일 해군에 따르면 박광수(74)옹 등 항해학교 5기생 17명은 오는 4일 경남 진해 교육사령부 연병장에서 후배 장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십년 만에 군복으로 갈아입고 수료식 행사를 갖는다. 1947년 12월 개교한 항해학교는 현 교육사 전투병과학교의 전신으로, 복무중인 일등 수병(현재 병장) 중 지원자를 받아 6개월 교육과정을 거쳐 부사관으로 배출하는 곳이다. 박옹 등은 1949년 12월 5기생으로 입교, 이듬해 7월8일 수료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6·25전쟁이 발발, 전선에 투입되는 바람에 지금까지 수료증을 받지 못했다. 전쟁 중 하사로 진급한 5기생들은 종전 후 뿔뿔이 흩어졌으나, 지난해 3월 일본 도쿄에 살고 있는 박옹의 주도로 20여명의 생존자를 찾아내 동기회를 발족, 해군본부에 수료식 행사와 수료증 발급을 요청했다. 해군은 이들의 명예를 높이고 해군에 대한 자긍심을 고양하기 위해 당시 복무기록을 뒤져 군사교육 이수사실을 확인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동기회 총무를 맡고 있고 화랑무공훈장을 세 차례나 받은 조용철(76)옹은 “전쟁으로 연기된 수료식을 해군에서 잊지 않고 마련해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한국 영어교사 6명의 英초등학교 연수기

    한국 영어교사 6명의 英초등학교 연수기

    한국의 영어 교사들이 영국 교단에 섰다. 인천 지역 중·고교 영어 교사 6명은 영국문화원의 초청을 받아 지난 7일부터 3주 일정으로 영국을 방문 중이다. 지난해 서울의 교사들이 처음 영국에 다녀왔고 내년에는 부산의 교사들이 연수에 나설 예정이다. 교사들과 동행, 영어의 모국인 영국의 교실을 둘러봤다. |우스터(영국) 이효연특파원|영국 잉글랜드의 버밍엄에서 남서쪽으로 40㎞ 떨어진 인구 9만의 도시 우스터. 지난 14일 한국 영어 교사들이 이곳 피트머스턴 초등학교를 찾았다. 영국 어린이들은 만5세에 초등학교에 입학해 7학년을 마친 뒤 우리의 중학교 과정인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통합교과·실생활중심적 수업 방식 김혜정(40·여·부흥중) 교사가 5학년 문학 시간에 학생들 앞에 섰다. 한복을 펼쳐보이자 어린이들은 마냥 신기해한다. 김 교사는 한국과 우리 전통 옷에 대해 설명하고 남·녀 학생들에게 직접 옷을 입혀본다. 한복을 입어 본 칼럼 탈보트쿠퍼(9)군과 루시 비거스태프(9)양은 친구들 사이에서 단숨에 인기 스타가 됐다. 리베카 히비트(26·여)가 담임을 맡고 있는 다른 5학년 교실에서는 수학 수업이 한창이다. 강동철(34·덕신고) 교사가 보조교사로 나서 어린이들이 셈하는 과정을 돕는다. 오늘 수업은 분수다. 리베카 교사는 대분수를 가분수로 바꾸는 문제를 내고 학생들은 비닐판에 풀이를 적어 보인다. 수학 시간에는 성적이 비슷한 학생들이 그룹을 지어 수업을 받는다. ●학부모·보조교사 협조도 적극 활용 영국 초등학교의 수업은 통합교과적, 실생활 중심적이며 학생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한다. 케이시 히스(51·여) 교사는 문학시간에 동화 ‘미녀와 야수’를 가르치면서 ‘읽기’·‘쓰기’·‘단어’공부도 시킨다. 수학도 마찬가지다. 분수와 그래프를 배운 어린이들은 그래프를 가지고 팀별로 셈놀이를 한다. 주사위를 던져 나오는 수는 그래프의 가로축의 기준이 되며 가로에 해당되는 세로점의 수를 더해 자신의 스코어를 만든다. 놀이를 통해서 아이들은 쉽고 재미있게 수학을 배우는 것이다. 노엘 프리차드(53) 교장은 “정기적인 연수로 교사들이 새로운 교육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서 “학부모 또는 보조 교사를 수업에 적극 활용해 학습 능률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belle@seoul.co.kr ■ 연수 교사들“영국의 교육 컨설턴트제도 부러워” |우스터 이효연특파원|지난 15일 영국 연수 중인 한국 영어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이번 연수가 교사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연수 참가자 6명 중 5명이 40대 중반 교사다. 이들은 문법 중심의 영어 교육이 중요하게 여겨졌던 80년대 중·후반에 교편을 잡았다. 수백만원의 사비를 털어 외국 어학 연수를 다녀온 90년대 학번 교사들과는 달랐다. 이들은 변화한 영어교육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혼자 공부하며 속앓이를 해온 교사들이기도 하다. ●교사 재교육프로그램 보편화돼 있어 연수 참가자들은 영국의 교육 컨설턴트 제도를 부러워했다. 우스터의 교육지원센터 중 하나인 ‘피트머스턴 하우스’를 둘러본 김석관(44·연평중) 교사는 “수업에 필요한 교재를 수시로 지원하고 상담해주는 컨설턴트 제도는 배울 만하다.”고 말했다. 김혜정(40·여·부흥중) 교사는 “각 반의 수업은 학생들의 수준과 분위기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교사들이 가르치는 방법에는 일정한 패턴이 나타난다.”면서 “이는 정기적인 교사 재교육이 보편화된 결과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입위주 아닌 학생성취 중시교육 우리나라 영어 교육이 대입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교사들은 고민을 털어놓았다. 김명희(43·여·인하사대부중) 교사는 “수능을 목표로 영어를 가르치는 것과 실제 영어 구사 능력를 향상시키는 것은 차이가 있다.”면서 “교육 현장에서는 이것이 늘 딜레마”라고 말했다. 구혜정(41·여·남인천여중) 교사는 “영국의 평가는 학생들의 성취 정도를 파악하고 이를 학습 목표로 세우는 기초 자료로 삼는다는 점에서 대입만을 목적으로 한 우리의 평가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우리 교사들도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한 교사도 있었다. 강동철(34·덕신고) 교사는 “교사의 실력에 따라 더 나은 조건에 스카우트되기도 하고 교장으로부터 시정권고를 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교사들의 자율 경쟁을 유도하는 것 같다.”면서 “한번 교사는 영원한 교사라는 한국의 ‘교사 철밥통’의 분위기는 사라져야 한다.”고 했다. 김애련(43·여·문성정보미디어고) 교사는 “학생들이 스스로 답을 얻을 때까지 참고 기다려 주는 영국 교사들의 자세는 꼭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belle@seoul.co.kr ■ 줄리엔 크래머 교육국장 “자율경쟁 교육에 역점” |우스터 이효연 특파원|영국 우스터셔 주의회 줄리엔 크래머(56) 교육국장이 지난 15일 서울신문의 인터뷰에 응했다. 영국은 교육청이 분리돼 있지 않아 그는 주의회에서 우리나라의 시·도 교육감과 같은 역할을 맡는다. 한해 2억 6000파운드(한화 5200억원)의 교육 예산 가운데 90%가 그의 책임 아래 280여개 학교에 분배된다. 분배 기준은 학생 수다. 그의 업무는 우스터 지역 학생 8만 2000여명의 성적관리와 1만 5500여명에 이르는 교육인들의 자질 향상이다. 주의회는 해마다 국가 차원에서 실시되는 만7세,11세,14세,16세 학생들의 평가 시험과 학교장의 리더십, 교사들의 재교육 여부를 바탕으로 3년마다 학교 평가를 실시한다. 학교는 6개 등급으로 평가되며 결과는 인터넷에 공개된다. 교육 컨설턴트의 상담을 얼마나 자주 받았느냐도 중요한 학교 평가 요소다. 교육 컨설턴트는 교사들에게 새로운 티칭법을 가르치는 교사다. 크래머 국장은 “학교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학교간 자율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교육의 질을 끌어올리는 힘”이라고 말했다. belle@seoul.co.kr
  • [씨줄날줄] 생명을 위한 물/육철수 논설위원

    물값이 기름값보다 더 비쌀 것 같은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카타르 등 중동의 석유부자 나라에서 물장사를 하면 얼마 안 가서 깡통을 차기 십상이다. 반면 해마다 대홍수로 물이 지천으로 넘치는 방글라데시나 인도에서 식수사업을 벌이면 떼돈을 벌 수 있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빈부의 차이 때문이다. 물 기근국가군(群)에 속하는 중동 산유국들은 1970년대부터 오일쇼크로 벌어들인 수천억달러를 퍼부어 바닷물을 생활용수로 바꾸는 담수시설을 갖춰 놓았다. 이들 나라는 용수의 50%를 담수로 해결한다. 식수는 우유·기름·야채·고기 등과 함께 생필품으로 분류돼 수입하더라도 관세가 없어 거의 원가로 공급된다. 생필품은 국왕이 국민에게 하사(下賜)하는 일종의 ‘시혜품’이어서 물값은 ℓ당 30원 정도다. 산유국이지만 가난한 북아프리카의 리비아는 사정이 좀 다르다. 이 나라에선 유엔의 경제제재를 받던 몇년전까지, 우리 기준으로 보면 참 소박하게도,500㎖들이 페트 물병 2통이 외국인들의 검문소 통과용 뇌물로 쓰였다. 물 한 병을 얻으려고 총격전을 벌여 사람을 죽이기도 예사다. 방글라데시나 인도는 경제력이 모자라 댐건설이나 담수화를 엄두도 못낸다. 강수량 때문에 생고생을 하면서도 정작 마시고 생활용수로 쓸 만한 물을 저장하지 못해 늘 물기근에 시달린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은 약 14억㎦로, 땅덩어리 전체를 2.7㎞ 깊이에 잠기게 할 정도인데도 이처럼 국가별 경제력과 관리역량에 따라 물의 가치는 천차만별이다. 22일은 제13회 세계 물의 날이다. 주제는 ‘생명을 위한 물(Water for Life)’로 정해졌다. 오는 2050년이면 세계 인구가 90억명에 이르고 이 중 24억명이 물 부족에 직면한단다. 국지적 물전쟁은 이미 수차례 있었고,21세기 전쟁은 물 때문에 일어날 것이라는 섬뜩한 예견까지 나온다. 여차하면 물과 생명을 맞바꿀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물 부족국가군에 포함된 우리나라는 2011년쯤 12억㎥의 물이 모자란다고 한다. 중동 산유국만큼 돈도 없는 나라여서 정부가 재정을 털어 물을 공급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텐데, 물 때문에 난리칠 생각을 하면 끔찍하다. 지금부터라도 물을 생명처럼 소중하게 여겨야 뒤탈이 없을 것 같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서울에도 집성촌 10여곳 있다

    서울에도 집성촌 10여곳 있다

    특별시에 집성촌?서울 양원리등 10여곳 수십 가구씩 오순도순 유영규(42·대구시 남구 대명동)씨는 어려서 자신보다 나이는 적지만 항렬이 높아 아저씨뻘 되는 아이에게 ‘꿀밤’을 먹였다가 집안 어른들로부터 꾸지람을 들은 적이 있다. 이어 눈을 피해 이 아이를 또 혼냈다가 들통이 나는 바람에 더 큰 야단을 맞기도 했다. 유씨로서는 어린 마음에 억울한 일이 줄을 이었다. 시골지역의 집성촌(集姓村)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서울특별시에 아직도 ‘아랫집은 사촌 형님, 윗집은 숙부, 옆집은 조카, 앞집은 당숙’ 하는 식으로 친인척끼리 옹기종기 모여 살아가는 마을이 10여곳 있다는 것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러한 집성촌들은 그린벨트로 묶이고, 세태의 변화에 밀려 점차 사라지고 있다. 서울 중랑구 망우1동 259 일대에는 서울이라고는 얼른 떠올려지지 않는 ‘양원리’라는 마을이 있다. 이곳에는 동래 정씨들이 38가구나 모여 산다. ●조선 태조가 하사한 땅 이 마을 정수선(71·새마을금고 운영)씨는 “조상님들이 조선시대 태조 이성계가 서울을 도읍으로 정한 1394년보다도 3년 전에 이곳에 터를 잡아 살기 시작했으니 벌써 610년을 넘겼다.”고 말했다. 정씨 말대로 이성계가 고려 말 역성혁명에 성공하자마자 일등공신인 정구(鄭)에게 이 일대의 토지를 하사한 인연으로 지금까지 24대째를 내려오고 있다. 마을 이름도 태조와 뗄 수 없는 인연을 갖고 있다. 태조가 자신이 묻힐 무덤자리를 보러 가는 길에 고개를 넘으면서 모든 근심을 잊었다고 해서 망우(忘憂), 고갯마루에서 쉬다가 마신 우물물의 맛이 너무 좋았다고 해 양원리(養源里)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아무래도 개발제한이 풀리면 집성촌 유지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마을사람들이 내놓는 대답은 ‘천만에’였다. ●사라져가는 집성촌 정씨는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이는 바람에 건물을 못 짓고, 땅값이 주변의 10분의1밖에 안되는 등 불이익(?)에 따른 불만도 불만이지만, 무엇보다 건물을 짓지 못하는 불편 때문에 후손들이 고향을 떠나고 있다.”고 허탈해했다. 개발이 늦어져 오래 모여 살아오기도 했지만, 똑같은 이유로 세월에 떠밀려 사라질 위기에 놓인 사실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정수선씨는 또한 “집을 팔고 이사하는 바람에 다른 성씨가 10가구 들어와 집성촌이라는 명맥은 이어가지만 이미 순수혈통 마을에서는 약간 벗어난 게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한 핏줄끼리 옹기종기 모여 산다는 자부심도 있긴 하지만….”이라며 씁쓸해했다. 정씨는 슬하에 7남매를 뒀다. 막내아들 민섭(28)씨를 빼면 모두 서울에 살고 있지만 집성촌에서 나와 사실상 ‘타향 살이’를 하고 있다. 민섭씨 또한 아버지의 마을금고 사업을 도와주려고 머무는 것이니 ‘동거’는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여기는 눈치다. ●“죄다 믿음이 간다오” 정씨의 집 앞에는 7촌 조카, 그리고 바로 옆에는 6촌 동생이 살고 있어 “이곳이 과연 집성촌이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그러나 마을사람들에 따르면 망우동이 서울로 편입되기 전인 경기도 양주군 구리면(九里面)일때는 집성촌이 10개나 있었다. 현재 구리시로 한 단계 뛰어오른 구리면은 망우·상봉·중화·묵·신내·교문·토평·갈매·수택리 등 9개 마을로 이뤄졌는데, 바꿔 말하면 한 마을에 두 가지 성씨의 집성촌이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이 마을에서 북부간선도로를 가로질러 자동차로 10분쯤 가면 구릉산 아래로 신내1동 산6 일대에 경주 임(林)씨 30여가구가 모여 사는 능말(큰 능이 있다고 해서 붙은 능마을의 준말)이 나타난다. 임씨 집성촌이 처음으로 들어선 것은 선조 36년인 1603년쯤이라는 기록이 전해진다.400년 남짓한 전통으로 정씨네 집안에는 ‘한끗발’ 뒤지지만 결코 녹록하지 않은 역사를 갖고 있다. 대부분 직장인들인 양원 마을과는 달리 전체의 절반인 15가구가 아직도 이 지역의 특산물인 ‘먹골배’를 생산하는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종친회 총무 임현만(59)씨는 “하루 온종일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살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조상들의 묘를 지키며 오랫동안 ‘모여 사는 정’에 익숙해져 좀처럼 외지로 나가기가 힘들었다.”고 귀띔했다. 함께 사는 임씨의 아들 준성(29)씨도 “아무래도 집안 어르신들과 가까이 지내다 보니 예의범절이 절로 몸에 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예의 범절 저절로 배워요” 강동구 강일동 ‘벌말’ 청송 심(沈)씨네는 50여가구가 모여 사는 서울에서 가장 큰 집성촌이다.410여년 전인 조선시대 선조 25년(1592년) 임진왜란 중에 충청도 예산에서 피란온 선조들의 후손이다. 벌말이란 벌판에 마을이 섰다고 할 정도로 너른 땅을 말한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어 지명에는 평촌(坪村)이 있다. 벌말에서는 나이는 어려도 항렬이 높은 이에게 존칭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함부로 호칭하다가 혼이 나는 일도 적지 않다. 서로 새해인사를 하는 경우 나이는 자녀뻘이지만 항렬이 높은 이에게 머리를 숙여야 한다. 강동구의회 의장을 지낸 25대손 심재풍(69)씨는 “10대 할아버지께서 정착한 이래, 마을 규범 때문에 가끔 다투기도 하지만 성씨가 같아서인지 금방 화목을 되찾는다.”며 마을 자랑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이어 “최근 다른 성씨들이 마을로 들어오고 10촌 이상 촌수가 벌어지면서, 명절이면 친척들이 모두 모여 집집이 옮겨다니며 차례를 지내는 데만 하루 종일 걸리는 옛 풍습이 사라져 아쉽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무슨 사연·어떤 자랑거리 있나 서울 시내엔 10여가구가 모여 작은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 지역이 모두 6곳이 있다. 도봉구 방학4동 ‘원당마을’에는 파평 윤(尹)씨, 강서구 외발산동 ‘광명마을’에는 경주 최(崔)씨, 강동구 강일동 ‘가래여울’(한강으로 흘러드는 두 여울이 갈라져 흐르는 곳이란 뜻)에는 남평 문(文)씨 집안이 있다. 또 창녕 조(曺)씨들이 대대로 일군 서초구 염곡동 ‘염통골’(마을 생김새가 염통 모양)과 경주 김씨의 내곡동 ‘능안마을’에다 아예 성씨를 따 ‘홍씨 마을’이라고 부르는 남양 홍씨 집성촌이 있다. 집성촌 속에는 깊은 역사만큼이나 자랑거리도 수두룩하다. 먼저 도봉구 방학동 원당마을에 있는 서울시의 보물덩어리가 된 830살짜리 은행나무가 손꼽힌다. 서울시 지정 보호수 1호다. 높이가 24m, 둘레는 9.6m나 된다. 관악구 신림동 산112의1에 있는 굴참나무(천연기념물 271호·수령 1010년)와 종로구 삼청동 106 총리공관 등나무(천연기념물 254호·수령 920년)에 이어 ‘수령’이 서울에서 세 번째다. 원당마을 은행나무는 옛날부터 스스로 몸에 불을 질러 나라의 큰 변고를 알리는 등 신통을 지녔다고 전해지고 있다. 예컨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직전 이 나무에 까닭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나 소방차가 출동, 진화했다고 한다. 마을사람들은 해마다 2월 중순이면 이곳에 30여명씩 모여 떡과 술을 놓고 나라의 안녕을 비는 ‘행목대신제’(杏木大神祭)를 올리고 있다. 은행나무 옆에는 조선시대 비운의 임금인 연산군(1476∼1506년)의 묘가 있다. 이 무덤이 중종반정 이후 연산군의 유배지였던 강화도에서 옮겨오면서 파평 윤씨들이 뒤따라와 정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록으로 찾아볼 수 없어 언뜻 이해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원당마을 윤주현(71)씨는 “정치적으로 억울하게 죽은 연산군의 경우 3족이 멸문지화를 당했고, 연산군이 어머니 폐비 윤비(尹妃)에 대한 효성이 지극해 외척들이 돌봐야 한다고 여겨 이 곳으로 온 게 아니냐는 추측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곳엔 또 마을과 역사를 함께 해온 ‘원당천’이라는 우물이 있다. 태조가 물맛을 본 뒤 칭찬했다는 망우동 양원마을 우물과 비슷한 사례다. 피란민이 숨어들었을 정도로 외진 곳이어서 자연부락 모습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다. 청송 심씨들의 마을에도 흥미 넘치는 일화가 전해 내려온다. 심재익(67)씨는 “옛날 한 백성이 산에서 도적을 만났는데 갑자기 호랑이가 나타나 화를 면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바로 앞 바위의 모양이 호랑이와 똑같이 생겨 그 사건 이후에 그 바위가 마을을 지켜주는 산신령이라고 믿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해마다 음력 7월 초하루에서 사흘 사이에 길일(吉日)을 가려 ‘큰말(벌말의 딴 이름으로, 큰 마을이란 뜻) 산신제’를 지낸다. 앞산 꼭대기에 올라 집집마다 추렴한 쌀로 떡과 술을 빚고 소머리를 제단에 올린다. 서울시내에서 행하는 유일한 산신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군인 2명 숨진 채 발견

    최근 군 부대에서 자살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육군 최전방 부대에서 7·8일 이틀에 걸쳐 병사 1명과 부사관 1명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됐다. 육군에 따르면 8일 오전 9시 25분쯤 강원도 화천군 육군 모부대 탄약고 안에서 허모(25·중사 진급예정자) 하사가 목 부분에 K-2 소총 실탄 1발을 맞고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7일 오후 8시 30분쯤에는 강원도 화천군의 또다른 육군 모 부대에서 최모(22) 일병이 사단 배수로 난간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전국노래자랑’ MC 송해

    한도 많고 팔자도 어지간히 드세다.‘굳세어라 금순아’의 주인공처럼 모질게도 살아왔다. 풍각쟁이면 어떻고 딴따라면 어떤가. 늘 구수하고 마음씨 넉넉한 이웃집 아저씨, 다들 ‘젊은 오빠’라고 부른다. 맞다. 이게 행복이요, 큰 부자가 아닌가.‘국민과 함께 딩동댕 25년’, 최고령 현역 방송 MC, 그뿐이랴. 지역갈등, 고부갈등, 남북갈등을 해결하는 전도사로 전국을 쉼없이 누비고 있다. ●현역 최고령 방송 MC ‘국민 MC’ 송해(78). 본명은 송복희(宋福熙)다. 그러나 6·25때 피란 도중 바닷물로 밥을 지어먹어 이름을 ‘바다 해(海)’로 바꿨다. 그는 25년째 KBS ‘전국노래자랑’ 프로그램을 이끌어오면서 전국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방송 스케줄 때문에 일주일에 사흘 이상은 집을 떠나 객지 생활을 한다. 녹화 일정이 없을 땐 한국원로연예인 상록회(서울 종로3가)에서 동료들과 못다한 얘기를 나눈다. 상록회는 원로연예인의 사랑방격으로 12년 전 송씨가 사재를 털어 설립했다. 늙어가는 처지끼리 따뜻한 동료애를 나누자는 취지에서다. 지난주 상록회 인근의 한 카페에서 송씨를 만났다. 자리에 앉자마자 “그러니까 말예요,25년이 후딱 넘어갔어요. 아마 공개방송 사상 처음일 거요.”라는 특유의 구수한 말투로 ‘전국노래자랑 MC 25년’의 소감을 피력했다. 팔순을 앞둔 나이에도 불구하고 방송을 매끄럽게 이끌어가는 저력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궁금했다.“일이 아니고 유람이지. 녹화 전날 현지에 내려가 명소도 찾아보고, 주지스님도 만나 얘기도 나누고, 그게 다 보약이지 뭐.”라며 웃는다. 이어 “전국 구석구석 안 가본 데가 없어. 세월이 지나면서 기존의 작은 시(市)가 광역시에 편입되고, 그러다보면 새로운 행정구역이 자꾸 생겨나요. 무진장(무주·진안·장수)은 무진장 다녔지.”라고 하면서 “춘향제가 열리는 남원에도 가장 많이 갔어요. 이래저래 전국 군단위까지 아마 열두바퀴 정도는 돌았을 거요.”라고 부연했다. 송씨는 방송녹화 하루 전에는 반드시 주변 취재를 꼼꼼히 하는 버릇이 있다. 대상은 주로 시장바닥과 대중목욕탕. 그는 “시장에 가면, 많은 재산이 있거든. 그 고장의 분위기, 유행, 또 알리고 싶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풍물 얘기를 귀담아듣고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또 목욕탕에 가면 별의별 얘기가 다 나와. 발가벗고 뒤지는데 아무려면 재미없을라고.”라며 또한번 웃는다. ●예심에 2000여명 몰려 15명만 본선에 뿐만 아니다. 전국노래자랑 예심에는 대개 1500∼2000명이 몰린다. 이중 15명 가량 본선에 오른다. 사법시험 경쟁률과 엇비슷하다. 송씨는 예심부터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본다. 또 본선에 오른 사람들과는 일대일로 만나 무대 위에서 무슨 얘기를 주고받을지 미리 상의한다. 송씨는 요즘들어 더욱 젊어진 기분이다. 호칭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 처음에는 ‘송해 선생님’ ‘송해 아저씨’라고 했다. 그러나 이제는 한결같이 ‘젊은 오빠’나 ‘송해 오빠’로 통한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이렇게 부른다. 소위 ‘만년먹기 오빠’인 셈이다. 그러다보니 에피소드도 다양하다.20대 아가씨에서부터 60∼70대 할머니한테 기습 뽀뽀를 당하는 것은 예사. 얼굴에 스타킹을 씌워 뱅뱅 돌리는 사람, 행진시키는 사람 등등. 하지만 송씨는 아무리 짓궂은 상황도 부드럽고 재치있게 받아넘겨야 한다. 눈물겨운 사연도 많다.3대째 대장장이가 출연해 직업에 대한 경시풍조를 타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경우, 지역감정을 없애기 위해 경상도 출신 며느리가 전라도 시어미니와 함께 출연해 많은 박수를 받은 일, 앞을 못보는 장애인이 ‘노래가 곧 눈’이라며 관객들을 울린 일 등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한다. 문득 궁금해지는 것 하나. 김인영 악단장과의 관계였다. 송씨는 이에 대해 김 단장과는 TBC라디오 시절부터 알고 지내는 친숙한 사이로 녹화가 끝나면 소주를 마시며 뒤풀이를 한다.”고 귀띔했다. 이때 출연자에게 선물받은 특산물이 안주로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송씨는 지금도 소주 2병 정도는 거뜬히 마신다.) 송씨는 또 노래자랑에 출연했던 사람끼리 만나 결혼하는 커플도 많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동호회를 만들어 불우이웃을 위한 공연활동도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출연자 최연소 3세·최고령 103세 “25년 전 화면을 보면 트로트풍 등 추억의 노래였지만 요새는 매우 다양해졌어요. 최연소 출연자가 세살, 최고령 출연자가 103세, 연령폭이 무려 한 세기에 달해요.” 송씨는 연백평야가 있는 황해도 재령에서 3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당시 부친은 상업에 종사했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51년 1·4후퇴 때 혈혈단신 월남했다. 송씨는 이 대목에서 ‘굳세어라 금순아’는 자신을 위해 만든 노래라며 잠시 회상에 빠진다. ‘눈보라가 휘날리는’ 해주항에서 그는 해군 상륙정(LST)을 탔다. 포성을 뚫고 피란길에 나섰다. 바닷물로 밥을 지어먹으며 가까스로 인천항에 도착했다. 이때 나이 스물넷. 인천항에 내리자마자 곧바로 군에 입대한다. 전쟁을 피해 월남했지만 결국 전쟁 깊숙이 뛰어들게 된 것. 그는 야전부대가 아닌 통신학교에서 훈련을 받은 뒤 통신부대에 배치됐다. 근무지는 대구 육군본부. 여기에서 3년8개월 동안 근무하게 된다. 군 얘기가 나오자 “내가 말예요, 전쟁종식을 가장 먼저 타전한 사람이오. 또스똔똔 하는 모스부호로 말예요.”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휴전협정 당시 육본 암호실에서 근무했다. 때문에 휴전협정 사실을 암호화한 뒤 전 육군에 타전했고, 곧 이어 전언통신문을 통해 역사적인 ‘전쟁종식’을 알린 것. 그는 군복무 시절에 1급비밀을 취급하는 통신사(하사)여서 영외거주가 가능했다. 대구 민박집에서 출퇴근할 때 선배의 여동생을 우연히 알게 됐고, 결혼에 이른다. ●55년 창공악극단서 가수로 데뷔 55년 제대를 하자마자 ‘창공악극단’에서 가수로 데뷔했다. 이후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다. 야간열차를 타고 새벽 4시에 부산역에 도착하면 석달 동안은 집을 비우는 등 유랑극단처럼 떠도는 생활이 계속됐다. “40대초반이었지요. 몸이 몹시 안 좋았어요. 일가친척도 없지, 기둥뿌리 하나 없지, 술이라는 힘으로 달랬던 시절이었어요.3개월 동안 병원에 버려지다시피 지냈지.” 그는 “차마 얘기하고 싶지 않았던 것인데….”라며 잠시 창 밖을 응시한다. 이어 “젊은 마누라도 있고 내가 왜 장애인처럼 지내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자 병원을 뛰쳐나왔지.”라고 회상했다. 당시 송씨는 장충동에 살고 있었다. 집에서 남산 팔각정까지 30분 정도 걸렸다. 하루에도 몇번씩 팔각정까지 산책을 하며 마음을 다져먹고자 했다. 하지만 밀려오는 고독, 절망감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그러던 하루는 산책로 낭떠러지 아래로 몸을 내던지고 말았다. 천만다행으로 소나무 가지숲에 걸려 목숨을 구했다. 이후 그는 새삶의 길로 들어선다. 송씨는 요즘들어 생사를 알 수 없는 부모형제의 얼굴을 떠올리는 경우가 부쩍 잦아졌다. 또 대학 2학년때 사고사를 당한 아들의 얼굴도 눈앞에 자주 아른거린단다.(원래 송씨 슬하에는 두딸과 외동아들이 있었다.) 건강비결은 음식을 안 가리고, 아무와도 격의없이 만나 웃는 것이란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면서 송씨는 지나는 행인들과 악수를 나눴다. 사람들은 “아이고, 우리 송해 오빠.”하면서 반갑게 손을 내밀었다. “이 세상에 송해만큼 부자가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요. 사람 많이 아는 것이 최고의 부자 아니겠습니까.”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27년 황해도 재령 출생 ▲6·25 직전까지 북한 해주예술학교에서 성악공부 ▲51년 1월 월남 ▲55년 육군통신부대 만기제대 ▲55년 ‘창공악극단’가수 데뷔 ▲74년 KBS라디오 DJ ▲76년 MBC라디오 코미디쇼DJ ▲80년 전국노래자랑 MC ▲99년 제6회 대한민국연예예술상 특별공로상 ▲2001년 제8회 대한민국연예예술상 대상 문화훈장 ▲2002년 MBC 명예의 전당 ▲2003년 제15회 한국방송프로듀서상, 보관문화훈장 ■ 작품 송해 옛노래집,KBS고전유머 극장,KBS코미디 하이웨이
  • 연휴 어디로? 외암리 민속마을

    연휴 어디로? 외암리 민속마을

    설에는 추억이라는 즐거움도 있다. 오랜만에 만난 고향 친구들과 아랫목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어린 시절의 추억을 곱씹는 재미가 쏠쏠하다. 금방 동심으로 빠진다. 마을 앞 개울에서 썰매를 타며 뛰놀던 일, 마을 동산에서 그네타고 널 뛰던 일…. 기억 저편에 있던 아련한 추억으로, 향수로 젖어든다. 그러나 아이들에겐 전통 사극에서나 나올 법한 아득한 옛 이야기로 들릴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고향 마을에는 이미 아파트 등 콘크리트 건물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도심과 다를 바 없다. 이럴 때 아이들과 함께 가까운 민속마을이나 한옥마을을 돌아보면 어떨까. ‘엄마, 아빠가 어렸을 땐 이랬다.’며 어린시절을 아이들에게 들려준다면 아이들은 이번 설을 특별히 추억할 것이다. 어느때 보다 긴 설 연휴. 고향에서 돌아오는 길에 한옥마을을 체험하며 하루를 보내도 좋고, 자투리 시간으로 민속마을을 둘러봐도 좋을 듯하다. 설을 앞두고 옛 모습을 간직한 채 60여 가구가 다정하게 모여사는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 민속마을을 찾았다.500년 전의 정취가 살아 숨쉬는 외암리의 풍경속에 빠져보자. ●타임머신을 타고 500년전 과거 속으로 충남 아산시와 천안시의 경계인 광덕산 밑에 자리잡은 외암리 민속마을은 어린시절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옛 모습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주민들이 충청지방 고유 격식인 반가의 고택과 초가, 돌담 등 옛 모습을 지켜나가고 있는 모습이 정겹게 다가온다. 외지인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소박한 충청도의 인심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개울 돌다리를 건너 마을에 들어서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아이들의 환호성이 다정하게 메아리쳤다. 마을을 흐르는 개천에서 썰매를 지치는 아이들과 뒷산에서 그네와 널을 뛰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으로 마을은 생동감이 넘쳤다. 겨울 민속마을은 쓸쓸하고 재미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얼음판에서 썰매를 타던 전자홍(15·천안 목천중 2년)양은 “텔레비전에서 보던 초가과 장승, 연자방아를 가까이에서 직접 보고 배울 수 있어 좋았다.”면서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온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마을을 휘감아 도는 돌담장을 따라 들어가자 고향의 정취가 느껴진다. 일부러 만든 민속마을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마을. 일부 고택을 빼놓고 모두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어 삶의 정취가 묻어난다. 어른 키 높이의 돌담 길이는 모두 5.3㎞. 가옥은 주인의 관직에 따라 참판댁, 병사댁, 감찰댁, 교수댁, 종손댁, 송화댁 등 택호가 정해져 있으며 곳곳에 있는 장승과 연자방아 등이 정겨운 장면을 연출했다. 메주가 널려있는 흙담벽의 초가에 들어가자 주인 내외가 반갑게 맞았다. 전형적인 농촌 가옥에 살고 있는 사람은 이군직(39) 이은숙(39)씨 부부. 마을 총무를 맡고 있다. 이 곳에서 자란 이씨 부부의 마을 자랑이 시작됐다. 이씨는 “옛 사람은 집터를 정하는데 바람과 물, 주변 환경과 지리, 나아가 인심까지 두루 살폈다.”면서 “외암마을에서는 우리 선조들이 어떻게 삶터를 정해 수백년을 살아왔는지 읽을 수 있는 곳”이라고 자랑했다. 이 곳은 지난 2000년 1월 국가지정문화재 중요민속자료 제 326호로 지정돼 보존중이다. 이씨가 마을을 안내했다. 먼저 찾은 곳은 참판댁. 조선말기 규장각 직학사와 참판을 지낸 퇴호 이정렬공이 고종으로부터 하사받아 지은 집이다. 이 집에서는 집안 대대로 전해내려오는 민속주인 연엽주를 만들어 팔고 있다. 무형문화재 제11호로 지정된 연엽주는 누륵에 연근과 솔잎을 넣고 발효시킨 술로 예전에는 매년 봄에 고종에게 진상되던 술이다. 인근의 송화댁은 최근 도둑이 들어 바깥 문짝을 떼가는 바람에 복원하는 홍역을 치렀다. 마을이 보존된 유래도 들을 수 있었다. 이씨는 “초가를 없애던 새마을운동의 개량사업 바람이 덜 미쳤기 때문에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면서 “당시 주민들은 초가지붕만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꾸고 나머지는 그대로 보존해 왔다.”고 설명했다. ●외암리에서는 시인이 된다 외암리의 아침은 고즈넉했다. 닭울음소리가 꿈결인 듯 들려왔다. 조금 뒤 개짖는 소리와 동네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가 선잠속에 들렸다. 아침밥을 짓는 장작불의 연기가 구수했다. 늦잠을 청했으나 머리맡으로 다가온 햇살이 잠을 깨웠다. 따끈한 구들방을 뒤로 한 채 벌떡 일어나 방문을 나섰다. 초가지붕에 소담하게 쌓인 눈과 앙상한 가지만 드러낸 감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65가구가 모여사는 외암리에서는 초가 체험을 할 수 있는 민박집이 10여가구에 불과해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집이 그리 넓지 않아 한 집에 1∼2가족만 묵을 수 있다. 가격은 4만원. 인심좋은 주인을 만나면 아침에 토종 청국장과 된장, 두부 등을 맛볼 수 있다. 예약은 마을 공방(041-541-0844)이나 외암리 민속마을 홈페이지(www.oeammaul.co.kr)에서 하면 된다. 때마침 마을에서 열린 ‘맹사성 시조캠프’를 찾았다. 인근에 조선시대 청백리로 이름난 맹사성의 고택이 있어 올해 처음 개최된 행사. 마을 서당에 모여 앉아 한복을 입고 한시 백일장에 참가한 아이들의 모습이 이채롭다.2박 3일간의 캠프가 끝나고 열린 백일장에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일곱살짜리 소년 윤무창군이 ‘신나는 겨울’이라는 제목의 시조를 지어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한글을 깨치기도 어려운 나이에 운율에 맞춰 시조를 지어냈기 때문. ‘겨울에/친구들과/형들과/함께논다/눈싸움/하고놀고/눈사람/만들면서/너무나/재미있는날/춥지않은/겨울날.’ 무창군은 “형들과 초가에서 잠을 자고 썰매타며 논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내년에도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장인 한국시조문학진흥학회 김준 자문위원장은 “중학생들도 운율에 맞추지 못하는데 취학전 어린아이가 시조를 지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놀라워했다. 무창군은 이날 심사위원들로부터 장원에 버금가는 ‘차상’을 받았다. 무창군의 형 무제(12·아산 송남초등교 5년)군도 ‘하얀 겨울’이라는 시조로 함께 차상을 받았다. ‘저는요/송이송이/눈같은/마음될래요/불타는/내가슴을/차갑게/지울래요/저같은/검은마음도/하얀마음/될래요.’ 외암리의 아름다운 풍광이 순진무구한 어린이들을 시인으로 만들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다. 한편 이 곳은 넉넉한 충청도 인심만큼이나 후하다. 주차료와 입장료가 없다. 또 마을 주민들이 다른 민속마을처럼 상업화가 되는 것을 꺼려 흔한 음식점이나 토산품점도 없다. 마을 주차장 앞에는 전통음식인 솔뫼장터(544-7554)가 있는데 수수에 동부콩을 넣어 만든 수수부꾸미(4개 4000원)와 잔치국수(3000원)가 어머니의 손맛을 느끼게 해준다.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를 이용할 경우 아산(옛 이름은 온양)버스터미널에 내린 뒤 강당골행 버스를 타고 가다 외암리에서 내리면 된다.40분 간격이며 40분이 걸린다. 승용차로는 경부고속도로 천안IC와 서해안고속도로 평택IC에서 빠져나와 온양, 송악방면으로 국도를 따라 오면 안내 표지판이 보인다. 문의는 외암리 민속마을 관리사무소(041)544-8290. 외암리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이곳도 들러보세요 민속마을에는 아련한 향수가 있다. 고향의 멋과 맛이 스며 푸근한 곳이다. 설 연휴 잠시 짬을 낸다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생활모습과 전통, 문화를 고소란히 만끽할 수 있다. 서울 도심에 위치한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멋스러운 한옥을 돌아보며 신명나는 전통공연과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 이번 설에는 ‘만사형통만복래 설날 한마당’을 벌여 설 연휴기간인 8∼10일 민요 농악공연과 민속놀이 체험뿐만 아니라 차례상 차리기 강좌, 한복 입는 법, 세배하는 법 등도 배울 수 있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한복을 입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에게는 우리집 가훈을 써주는 행사도 열린다.(02)2266-6937. 강원도 고성군 왕곡마을은 북방식 전통한옥인 양통집 21동이 옹기종기 모여있다.19세기 전후에 지어진 가옥들은 송지호 호수 뒤편에 있어 풍광이 아름답다. 5개의 봉우리로 둘러싸여 6·25때도 폭격 한번 당하지 않았다. 속초에서 7번국도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송지호를 지나 왕곡마을에 이른다. 문의는 고성군 홈페이지(www.goseong.org)나 대표농가(033)631-1902. 충북 제천의 청풍문화재단지는 충주댐이 생기고 마을이 물에 잠기자 청풍면 일대에 있던 유물을 옮겨와 재현한 마을이다. 마을에 사람이 살지는 않지만 옛 농가의 살림살이를 그대로 볼 수 있다. 보물 528호인 한벽루는 고려 충숙왕때인 1317년 연회장소로 사용하기 위해 지어진 곳. 이 곳에서 보는 호수 풍경이 일품이다.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IC에서 82번 지방도를 따라 청풍방면으로 가면 된다. 제천시 홈페이지(www.okjc.net)나 관리사무소(043)640-5711. 조선시대 경주지방의 유교문화를 볼 수 있는 마을. 고풍스러운 가옥 150채와 정자와 비각, 강학당 등 전통 가옥 15곳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남부지방 가옥의 전형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중요민속자료 제 189호로 지정돼 있다. 관리사무소(054)762-4213.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민속마을. 낙동강변의 기암절벽과 송림을 배경으로 양진당과 충효당, 북촌댁 등 사대부 전통가옥과 함게 흙벽 초가집 등 130호가 모여 있다. 국내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탈인 하회탈로 유명하며 병산탈과 양반탈 등 9개의 하회탈이 국보 제 121호로 지정돼 있다. 문의는 홈페이지(www.hahoe.or.kr)나 관리사무소 (054)854-3669.
  • [낮은소리] 국가 기록 없어… 유공자 인정 ‘별따기’

    [낮은소리] 국가 기록 없어… 유공자 인정 ‘별따기’

    6·25 당시 참전 인원은 12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70여만명이 부상을 입었다.40여만명은 유공자로 인정받았다. 나머지 30여만명은 입증자료 부족 등으로 아직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국가 유공자 신청이 연간 2만여건 제기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중 65%가량만 인정된다고 한다. 국가유공자로 인정받기 위해 수년, 수십년간 매달려온 사람들이 적지 않다. 국가로부터 치료와 함께 보상금을 받고 개인의 명예를 위해서다. 하지만 지금까지 유공자로 인정받은 사람 이외에 추가로 인정받기가 무척 힘들다. 정부도 이들을 최대한 배려한다는 입장이나 일정 조건을 갖춰야 하는 만큼 한계가 있다. “6·25때 경찰에서 지리산 공비토벌 작전을 하다 질병으로 제대한 뒤 숨진 부친이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을 길이 없나요.” 충남 천안시에 사는 신모씨는 참전 중 지리산 공비토벌 작전 등을 벌이다 폐결핵에 걸려 제대를 한 뒤 2년 만에 사망한 부친을 국가 유공자로 인정해 달라며 지난해 말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신씨는 “해당 기관에서는 경력 증명서와 재적(在籍)등본, 사망원인을 알 수 있는 의학적인 자료를 제출하라고 하지만 50년 전의 일이어서 아무런 자료가 남아 있지 않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이처럼 젊었을 때 국가의 부름을 받고 조국을 지키다 숨졌거나 부상을 입은 노병(老兵)과 그들의 후손 가운데 관련 서류가 없어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당사자들이 입증자료를 대지 못하는 데다 정부에서도 보관 중인 서류가 없어 ‘비해당처분’을 받기 때문이다. 군인 및 경찰로 복무할 때의 기록은 모두 보관돼야 한다. 그러나 이런저런 이유로 관련 서류가 보관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6·25때의 자료 가운데 상당수가 없으며, 이 때문에 인정을 해주고 싶어도 못 해주고 있다.”면서 “그렇다고 본인들이 제출한 자료만으로 인정해 줄 수는 없지 않으냐.”고 답답해했다. 강원도 평창에 사는 박모(75) 할아버지.50년 전 군대에 있을 때 차량 전복 사고로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그도 관련 자료가 없어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을 수 없다며 하소연했다. 박 할아버지는 “사고로 군병원에 후송돼 치료를 받았는데, 병원에 입원한 기록은 있지만 어디를 치료했는지에 대한 기록이 전혀 보관돼 있지 않다.”면서 “국가가 기록 관리를 하지 않은 채 서류가 없다고 인정하지 않는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고 흥분했다. 그는 “사고 때 등뼈 2개가 손상됐고, 복수가 차오르는 등 중상을 입었는데 당시 국가사정이 어려워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의병제대를 한 뒤 평생을 약에 의존해 생활하다 치료라도 무료로 받고 싶어 신청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전북 고창군에 사는 이모(73) 할아버지의 사정도 마찬가지. 그는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학도병으로 입대한 뒤 2차례나 부상을 입었으나 부상원인을 규명할 관련 서류가 없어 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했다.”면서 “당시에는 의료시설이 제대로 없었고, 매일 수백명의 환자가 몰렸기 때문에 행정착오가 많은 때였다.”고 상황을 회고했다. 하지만 이 할아버지 역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못해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같은 민원을 제기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실의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을 방도가 달리 없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번 신청을 했다가 인정을 못 받으면 포기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또 민원인의 상당수는 노령자다. 그렇지만 일부는 수차례에 걸쳐 민원을 제기하고 행정소송까지 제기하기도 한다. 더 적극적인 사람들은 소송에서 진 뒤 관련 서류를 찾아내 끝내 국가유공자로 인정받는 경우도 있긴 하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2년만에 인정받은 김상국씨 “기록관리의 책임은 국가에 있는데, 민원인에게 관련 자료를 찾아오라고 하는 것이 말이나 됩니까?” 2년여의 노력 끝에 국가유공자 인정을 받은 김상국(60·인천시 남구 도화2동)씨는 국가유공자 인정 절차에 분노를 터뜨렸다. 그는 2002년 7월 유공자 인정신청을 낸 이후 두 차례나 기각결정과 행정심판 패소라는 역경을 겪어야 했다.‘3전4기’ 끝에 지난해에야 비로소 국가유공자 인정을 받았다. 김씨는 민원인이 직접 유공자임을 입증할 만한 서류를 찾아다녀야 하는 것 자체가 잘못돼 있다고 주장했다. 관련 서류가 어디에 있는지 모를뿐더러 ‘돈 타 먹으려고 사기친다.’는 ‘모욕’도 수없이 당했다고 억울해했다. 그는 지난 1968년 11월 군에서 작업 중 손가락이 절단돼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다 만기제대했다.2000년 ‘상이등급 7급’이 신설되면서 국가유공자 인정 신청을 냈지만 관련 서류가 없어 인정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후송돼 간 병원에는 자료가 남아 있는데, 언제 자대로 복귀했는지, 병원에서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 등의 자료가 전혀 없었다. 부인 김옥수(60)씨가 나서서 세 차례에 걸쳐 육군본부를 방문하고 이런저런 자료를 직접 찾아 제출했으나 역시 돌아온 것은 ‘인정불가’ 판정이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국민고충처리위원회를 찾았다. 고충위가 나서서 보충서류를 찾고, 함께 근무하다 사고를 목격했던 선임하사의 진술을 바탕으로 ‘인정권고’를 해준 바람에 결국 2년 만에야 인정을 받았다. 김씨는 “민원이 접수되면 정부가 적극 나서서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정말 독한 마음을 먹지 않으면 관련 서류가 없는 분들은 인정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혀를 찼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정하태 보훈처 사무관 “자료가 없어 국가유공자 인정을 못 받는 억울함도 막아야 하지만,‘가짜’ 유공자 양산을 막는 것도 중요합니다.” 국가보훈처 정하태(심사정책과) 사무관은 국가유공자 인정 실태의 ‘한계’를 인정한다. 민원인이 제기한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가 보관되지 않은 것이 꽤 많기 때문이다. 접수된 민원 가운데 30% 정도는 관련 서류가 없다. 정 사무관은 그래서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도 관련 서류가 없어 보상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류보관에 문제가 있는 만큼 개인이 보관하고 있는 당시 사진이나 엑스선 필름, 의사소견서, 사고를 목격한 동료의 인우보증 등 증거가 될 만한 것은 무엇이든지 제출할 것을 당부한다. 국방부에도 필요한 자료를 찾아달라고 계속 주문한다. 이같은 노력으로 2001년 39.8%,2002년 39.5%에 이르던 행정소송 패소율이 2003년 33%,2004년에는 28.1%까지 떨어졌다. 소송 전에 직접적인 자료가 없더라도 보충적인 자료를 적극 활용해 인정을 해주다 보니 패소율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 사무관은 억울한 민원을 줄이기 위해서는 관련 기관이 서류를 찾아주는 데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연간 제출되는 민원은 2만건에 달하지만 관련 서류를 찾는 담당인력은 8명에 불과하다.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열심히 찾아도 누락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유공자를 위해 쓰는 예산이 연간 2조원에 달한다.”면서 “엄청난 예산이 수반되는 만큼 억울한 사람도 없어야 하지만, 가짜 유공자가 진짜로 둔갑해 세금을 축내는 것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기아차 노조지부장 8명에 2억4000만원 받아

    기아차 노조지부장 8명에 2억4000만원 받아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채용비리와 관련, 노조 광주지부장 정모(44)씨가 자신의 부인과 남동생 등 가족들을 동원해 2억원대의 사례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의 동생은 이미 말레이시아로 도피, 사례비 총액에 대한 의혹이 부풀려지고 있다. 광주지검은 25일 정씨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정씨는 지난해 5월8일 광주 광산구 신가동 자신의 집에서 잘 아는 나모(45·여)씨의 조카 취업을 부탁받고 1800만원을 받는 등 청탁자 8명으로부터 11차례에 걸쳐 1인당 400만∼7000만원씩 모두 2억 4700만원을 받은 혐의다. 검찰 조사결과 정씨는 옷가게를 운영하는 부인이나 남동생으로부터 돈을 건네 받았으며, 청탁자 명단을 회사 인력관리팀에 넘겨준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받은 돈을 주식에 투자했고 검찰수사가 시작되자 받은 돈 일부를 되돌려줬다. 검찰은 이와 함께 광주지부 노조간부와 광주공장 인사부서 관계자 등 20여명을 불러 채용 사례비 수수 및 청탁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기아차 광주공장의 채용비리를 입증할 수 있는 ‘청탁자 리스트’가 있는 것으로 이날 처음 확인됐다. 기아차 광주공장 윤모 전 인사실장(이사급)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해 6월 노조 집행부를 통해 건네받은 10여명의 추천자 명단(청탁리스트)을 실무자(인사팀장을 지칭한 듯)에게 전달했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회사측은 광주지부 노조원들에 대해 수억원대로 보이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하기로 했다. 노조원 10여명이 지난해 말 광주공장과 광주차량출하사무소 사무실에 난입해 폭언을 하고 기물을 부쉈으며, 영업을 방해해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킨데 따른 조치다. 노조원들은 1월1일자로 약속한 정규직 전환을 2개월 가량 연기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또 채권 확보 차원에서 노조원의 개인재산에 대해 법원에 가압류를 신청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압류조치에 들어갈 방침이다. 광주 최치봉·남기창·박경호기자 cbchoi@seoul.co.kr
  • 경주 옥산서원서 희귀 고문서 무더기 발굴

    경주 옥산서원서 희귀 고문서 무더기 발굴

    국내 유일본으로 추정되는 동래선생상절 사서류 등 희귀 고서 및 고문서들이 경북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 옥산서원에서 무더기로 발견됐다. 18일 문화재청이 발간한 ‘일반 동산문화재 다량 소장처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남송의 학자 여조겸이 중국 역사서를 알기 쉽게 풀이한 동래선생상절(東萊先生相節) 사서류(史書類)인 ‘당서’(唐書),‘동한’(東漢),‘서한’(西漢) 등 9종 60책이 옥산서원에서 온전히 보존된 상태로 발견됐다. 발견된 책 본문은 성종때 만들어진 동활자인 갑진자(甲辰字)로 인쇄되었고, 서문 등 일부는 세종때 만들어진 초주 갑인자(甲寅字)가 혼용 인쇄돼 있다고 문화재청은 밝혔다. 서원에선 또 중종 13년 소학을 쉽게 번역하여 을해자(乙亥字)로 인쇄한 책을 다시 목판으로 번각하여 간행한 ‘번역소학’(飜譯小學)도 발견됐다. 이중 권3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것으로 조선시대 국어학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옥산서원의 고문서엔 이밖에도 16세기 유학자인 이언적에게 임금이 하사한 책 ‘비아’(雅), 그리고 그때그때 작성된 다량의 고문서와 필사 원본들이 포함돼 있다. 이번 보고서는 문화재청이 문화재 보존관리 대책 마련 차원에서 전국의 서원과 향교, 문중에 소장된 동산문화재를 조사해 작성한 1차연도(2004) 사업결과로, 경북 7개 시·군에 있는 서원·향교·문중 등 30곳에 소장된 문화재들이 포함돼 있다. 문화재청 동산문화재과 유재은 연구관은 “이번 조사결과 고서·고문서·미술품 등 1만6000여점의 문화재가 포함돼 있고 그중 국가 지정으로 검토할 중요문화재로 판단되는 것도 20여건에 이른다.”고 말했다. 유 연구관은 특히 옥산서원의 필사본과 고문서는 조선시대 서원운영과 향촌사회의 구체적 실상을 보여주는 귀중한 사료”라고 평가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완도는 ‘海神’ 열풍 사극 인기업고 관광객 밀물

    해상왕 장보고를 다룬 대하사극 ‘해신(海神)’의 인기를 업고 전남 완도읍(옛 청해진)에 관광객들이 밀려들고 있다. 50억원을 들여 재현한 오픈 세트장이 있는 완도읍 대신리 소세포와 군외면 불목리 완도청소년훈련원에는 새해 연휴동안 관광객 1만여명이 다녀갔다. 요즘에도 출연 인물과 촬영장면, 세트장 등을 보려는 수백명의 인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동시녹음 촬영에 따라 군에서는 관광객들의 세트장 출입을 일부 통제하고 있다. 5일부터 8일까지 촬영은 장보고의 중국내 생활상을 중심으로 청소년훈련원에서 이뤄진다. 청소년훈련원 1만 6000여평에는 신라촌으로 객사와 민가를 비롯, 중국 양주와 산둥성의 설평 및 이도형 상단·저잣거리 등 40여동의 기와집이 지어져 있다. 출연진은 궁복역의 최수종, 자미부인 채시라, 자미부인의 딸인 수애 등 150여명에 이른다. 후반부 촬영이 이어질 소세포에는 마무리 공사 중인 청해진 본영을 비롯, 객관·저잣거리 등 42동의 건물이 복원됐다. 총 50부작인 해신은 현재 12부가 방영됐고, 완도에서 전체의 60% 이상을 촬영한다. 이에 따라 완도군내 70여개 숙박업소가 방이 없을 정도이고, 김과 미역 등 해산물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완도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방송3사 드라마 ‘을유 대전’

    방송3사 드라마 ‘을유 대전’

    올해는 어떤 드라마들이 안방극장을 찾을까. 지상파 방송 3사가 2005년 한해 동안 방송예정인 드라마들을 대작과 화제작 중심으로 살펴보자. ●선봉은 트렌디 드라마들이 우선 이달부터 10∼20대를 겨냥한 외주제작 트렌디 드라마들이 대거 시작하며 시청자들을 즐겁게 한다.KBS2 ‘쾌걸 춘향’,MBC ‘슬픈 연가’,SBS ‘봄날’,‘세잎클로버’,‘홍콩 익스프레스’ 등등. 먼저 지난 3일 방송을 시작한 KBS2 ‘쾌걸 춘향’은 고전 ‘춘향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패러디한 작품. 전기상 PD가 연출하고 탤런트 한채영, 재희 등이 출연했다. 지난 5일 시작한 MBC ‘슬픈 연가’는 ‘올인’의 유철용 PD가 연출한 멜로물이다. 탤런트 권상우, 김희선이 오랜만에 TV에 얼굴을 비춘다.SBS도 탤런트 고현정의 10년만의 복귀작과 가수 이효리의 연기 데뷔작으로 각각 화제를 모았던 ‘봄날’과 ‘세잎클로버’를 이달중 방송한다. 또 2월에는 탤런트 김효진, 송윤아, 조재현, 차인표 등이 출연하는 ‘홍콩 익스프레스’를 ‘유리화’ 후속으로 방송한다. ●묵직한 한국 근현대사 배경극들로 이어지고 광복 60주년을 맞아 한국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들도 한창 준비중이다. 일단 MBC가 오는 3월부터 본격 정치 드라마 ‘제5공화국’을 방송한다. 탤런트 이덕화가 분한 전두환 전 대통령 등 현존하는 인물들을 ‘영웅시대’처럼 실명 그대로 등장시킬 예정이라 기획단계에서부터 관심을 모았다.SBS는 1970년대 한국 패션 산업계를 그린 ‘패숀70’을 5월부터 방송한다.‘다모’의 이재규 PD가 탤런트 주진모, 이요원을 캐스팅해 제작했다.KBS도 올해 하반기 중에 광복부터 한국전쟁까지 이념갈등이 극심했던 시대를 무대로 한 드라마를 방송한다. ●마무리는 역시 대작들이 방송사들의 자존심을 건 대작 사극 경쟁도 관심거리다.MBC는 이르면 8월부터 고려말을 배경으로 한 100부작 대하사극 ‘신돈’을 방송한다. 월탄 박종화의 ‘다정불심’을 원작으로 ‘왕과 비’의 정하연 작가가 집필한다.SBS도 9월 방송을 목표로 백제시대를 배경으로 한 50부작 ‘서동요’(가제)를 준비하고 있다.‘대장금’의 이병훈 PD, 김영현 작가 콤비가 백제 무왕의 관련 설화를 모티프로 삼아 만든다. KBS는 일단은 새 기획 없이, 올해 하반기까지 방송 예정인 ‘해신’과 ‘불멸의 이순신’에 최대한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아직 방송사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외주제작사 ‘에이트픽스’가 80억원을 들여 제작한 한·중 합작 무협 드라마 ‘비천무’(극본 강은경, 연출 윤상호)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100% 사전제작으로 이미 촬영을 모두 마치고 현재 방송일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 현지의 중국인 액션 배우들을 대거 기용해 심혈을 기울여 촬영한 액션 장면들이 특히 볼 만하다. 만화가 김혜린의 동명원작을 바탕으로 탤런트 주진모, 가수 박지윤이 주연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 [지진 해일 대재앙] 일부지역 콜레라 발병 전염병 공포 급속확산

    |반다 아체·방콕 외신|쓰나미(지진 해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5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염병 등으로 인한 ‘2차 재앙’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등 피해 국가의 보건당국은 생존자가 더 없을 것으로 보고 서둘러 구조작업을 중단하려 하지만 완전한 복구에는 적어도 5∼10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완전복구까진 5~10년 더 걸릴 것” 참사 9일째인 3일 현재 인도네시아 보건당국은 확인된 시신이 9만 4000여구에 이른다고 밝혀 동남아·서남아 지역에서 공식 확인된 사망자 수는 13만 7000여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현지에서 구조활동을 벌이는 국제요원들은 사망자 수를 15만여명으로 추산했으며, 피해가 가장 컸던 아체주 주민들은 실종자 수까지 합치면 인도네시아에서만 20만명이 죽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리랑카에서는 이날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인도에서는 설사환자가 잇따르는 등 피해지역에서 수인성 전염병의 발발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유엔 특사인 마가리타 월스트롬은 스리랑카에서 아직 전염병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으나 다른 의료진들은 현지의 취약한 위생상태를 심각히 우려했다. ●WHO “질병으로 5만여명 더 희생될수도” 세계보건기구(WHO)의 데이비드 나바로 위기 담당관은 “국제적인 구호작업을 서두르고 있어 성급히 판단할 수 없으나 질병으로 추후 5만여명이 희생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반군과의 전투로 인한 접근제한과 장비 부족 등으로 구호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체주에서는 구토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이 목격된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3일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보건당국은 하루 3500∼4000명의 시신을 매장하고 있으나 전염병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하루 6000명씩 매장,5일내에 방치된 시신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태국의 수윗 쿤키티 환경부 장관은 최대 피해지역인 팡아주에서의 시신 수색작업을 5일 끝내고 반 남 켐과 타쿠아 파 등 일부 지역에서만 집중 수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팡아주에서는 4700여구의 시신이 발견됐으나 사찰과 병원 등에 미확인 시신들이 방치돼 있어 보건당국은 골치를 썩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 WHO의 그레고리 하틀 박사는 피해 지역 대부분에서 깨끗한 식수가 부족한데다 이재민 수십만명이 열악한 수용소에서 생활하는 탓에, 이질이나 장티푸스 등과 같은 전염병이나 폐렴 등의 호흡기 질환에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설상가상으로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에서 열대성 폭우와 홍수가 닥쳐 일부 피해 지역이 침수돼 구호품과 의약품 전달에 큰 애를 먹고 있다. ●일부지역 홍수로 구호활동 차질 유엔의 한 구호요원은 “일부 지역은 홍수로 2주간 외부의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현지 위생상태는 점차 악화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또 파괴된 건물더미에선 아직도 수천구의 시신이 썩어가고 있다고 구호요원들은 전했다.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중인 미 해병대가 오는 9일 스리랑카에 도착, 베트남 전쟁 이래 대규모의 구호활동에 나설 예정이며 인도네시아도 해군 함정 4척을 아체주에 파견했다. 한편 태국의 보건장관은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보이고 있는 생존자가 적어도 800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으며,WHO 동남아지역사무소의 하사란 팬디 대변인은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하나 그럴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각 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 [시론] ‘환경갈등’ 부추기는 정부/박진섭 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시론] ‘환경갈등’ 부추기는 정부/박진섭 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북한산 국립공원 관통도로 건설에 대한 논쟁이 한창일 때 정부는 “더 이상 국립공원을 훼손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최근 계룡산 국립공원 관통도로 건설을 허용하였다. 정부청사 앞에서 항의하던 환경단체 회원들을 경찰이 연행까지 하면서 정부는 이해찬 총리 주재로 원자력위원회를 개최하여 중·저준위 핵폐기장 건설안을 의결하였다. 환경단체는 지금 한달이 넘도록 거리에서 단식·노숙농성 중이다. 정부는 이에 대해 ‘환경단체와의 대화’를 강조한다. 하지만 말뿐이다. 곽결호 환경부 장관은 환경단체에 대화제의를 해놓고 며칠 후 계룡산 관통도로 건설을 의결하였고, 핵폐기장 건설안이 통과된 것도 이해찬 총리가 환경단체 대표들과 면담을 가진 지 불과 이틀 후에 나왔다. 정부의 대화강조는 이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겉과 속이 다른 정부의 행보는 비단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2001년 새만금 민관공동조사단이 조사결과를 놓고 팽팽한 의견대립을 보이자 당시 최종 조정기구인 ‘새만금 평가회의’에서 강행 또는 중단결정 여부를 ‘대통령’이 내리도록 의결하였다. 하지만 국무조정실 수질기획단은 ‘대통령’을 ‘정부’로 둔갑시키고 갯벌 매립 강행을 결정했다. 올여름, 천성산 관통도로 건설중지를 요구하며 58일간 단식 중이던 지율 스님도 정부의 약속을 받았다. 민관으로부터 전문가를 추천받아 환경영향평가를 재실시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공동조사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환경부 단독의 일방적인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물론, 기존 노선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었다. 이뿐 아니다. 수년간 환경갈등을 불러온 경인운하 사업을 재검토하겠다고 정부는 최근 발표하였다. 애초부터 터무니없는 사업계획이어서 모처럼 환경단체들의 문제제기를 수용하는가 싶더니 방수로 건설 사업으로 대체하면서 말만 바꾼 운하사업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한탄강 댐은 어떤가. 환경부는 물론 지속가능발전위원회의 논의에서도 댐의 경제성과 홍수조절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런데도 최종 결정은 ‘한탄강 댐 건설’은 백지화하나,‘댐 건설’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기상천외한 것으로 귀결됐다. 핵폐기장에 대한 정부태도는 더더욱 이해할 수 없다. 부안사태로 빚어진 갈등을 사회적 공론화 논의 기구를 통해 해결하려던 정치권의 중재를 이번에는 총리가 나서 뒤집고 만 것이다. 이렇듯 환경문제에 대한 정부의 비이성적인 태도는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들 정도다. 혹자는 환경단체들이 경제가 어려운데 정부정책에 지나치게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정부와 충분한 협의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한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이를 기피하거나 방기하지 않았다. 문제는 정부가 이중적 태도를 보이며 대화의 신뢰성을 떨어뜨렸다는 점이다. 선진 외국에서는 우리처럼 개발계획 직전에 환경영향을 평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전 국토의 생태적 가치를 사전에 조사하여 개발과정에서 빚어지는 갈등을 예방하는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민과 전문가, 환경단체들의 의견을 귀담아 듣고 이를 반영함으로써 동반자적 관계를 맺고 있다. 환경단체와의 협의를 개발사업 일정상 끼워 넣는 요식행위나 관례적 절차 정도로 여기는 우리 정부와는 딴판이다. 지금 정부중앙청사 맞은 편 공원에서 환경단체 회원들이 바람막이 천막도 없는 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아 20일째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율스님은 다시금 50일이 넘도록 단식 중이다. 정부가 이를 방치한다면 환경갈등은 치유될 수 없는 길로 빠질 것이다. 정부의 신뢰있는 자세를 촉구한다. 박진섭 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 [책꽂이]

    ●장미의 이름 읽기(강유원 지음, 미토 펴냄) 움베르트 에코의 대표작 ‘장미의 이름’을 텍스트 삼아 작품배경인 중세에로의 진지한 인문학 여행을 권유하는 책. 저자는 ‘장미의 이름’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논리적 사유태도로 읽어야 할 문학 텍스트”라고 강조한다.1만원. ●마른 작설잎 기지개 켜듯이(김정웅 지음, 문학동네 펴냄) 세속과 신성을 아울러 독특한 시세계를 구축한 ‘천로역정, 혹은’으로 제8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이 16년 만에 내놓은 세번째 시집. 윤제림 시인은 “우리 삶의 무대가 지구라는 이름의 비좁은 별에 국한된 것은 아니란 것을 알려주려는 사람”이라고 우주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작가를 평가했다.7000원. ●불멸의 이순신(전8권)(김탁환 지음, 황금가지 펴냄) KBS 대하사극 ‘불멸의 이순신’의 원작으로 알려진 장편 역사소설. 지난 7월 1∼3권이 출간돼 지금껏 10만여 부가 팔린 인기소설로,‘성웅’이기보다는 ‘인간’ 이순신을 그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각권 8500원. ●초콜릿(조앤 해리스 지음, 김경식 옮김, 열린책들 펴냄) 프랑스의 시골마을에 새로 문을 연 초콜릿 가게 때문에 빚어지는 이웃간의 갈등과 화해 과정. 쾌락주의와 금욕주의로 대립하는 동네사람들 이야기를 다룬 동화풍의 우화소설.7500원.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신경림 지음, 우리교육 펴냄) 1998년과 2002년에 각각 출간된 1,2권이 양장본으로 한권에 묶여 다시 나왔다. 한국 근·현대 시사(詩史)를 일군 대표시인 45명의 시와 시세계를 신경림 시인의 안내로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가 있는 산문집.1만 7500원. ●9,990원(프레데리크 베그베데 지음, 문영훈 옮김, 문학사상사 펴냄) ‘99프랑’이란 제목에 책값까지도 99프랑이어서 프랑스 출간 당시 화제가 된 소설. 광고가 인류를 병들게 하는 주범이란 단정 아래 현대인의 삶, 사랑, 섹스 등의 소재를 유쾌한 어조로 풀어냈다.9990원.
  • 인천 굴포천 방수로 이달말 착공

    인천 북부지역을 동서로 관통하는 굴포천 방수로 공사가 본격 추진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20일 인천 북부와 김포지역의 만성적인 홍수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이달 말 5539억원을 들여 인천시 서구 시천동∼계양구 귤현동 사이 길이 12.4㎞, 너비 80m 깊이 7m의 굴포천 방수로 본공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2008년 12월 완공될 방수로에는 기존 도로를 연결할 교량 5개를 비롯해 수로 양측에 폭 5m의 산책로, 수로 남쪽에 길이 13.4㎞, 왕복 4차선의 제방도로가 건설된다. 또 방수로 북측 4곳에 4개의 공원이 조성되고,▲물의 공원 ▲바람개비공원 ▲습지원 ▲기념공원 ▲생태관찰원 등 주제별 테마공원 5개도 만들어진다. 방수로는 평소 4.85㎞ 떨어진 한강에서 지름 1.2m의 송수관을 통해 초당 2t의 물을 공급받아 수심 50∼60㎝의 수심을 유지한다. 홍수 때는 물 공급이 중단되고 인천 북부지역 빗물을 배수문 4개를 통해 서해 앞바다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내년 8월까지 진행될 경인운하 타당성용역에서 운하사업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방수로 사업은 운하사업으로 전환된다. 수로 폭 확장 및 갑문 설치, 선박통행이 가능한 교량설치 등이 추가로 추진된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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