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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화점 입학시즌 특판행사 시계·PC·장학금등 추첨

    입학철을 맞아 자녀들의 교복 마련이 고민이다.‘교복 행사장’을 이용하면가격 부담을 다소 덜 수 있다.교복도 장만하고 경품도 탈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이기도 하다. ◆현대백화점3월5일까지 신학기 교복경품 대축제를 연다.무역센터점은 서울시내 52개 중고등학교 교복을,천호점은 41개 학교 교복을 판매중이다.무역센터점은 구매고객중 200명을 추첨해 산악자전거와 이스트팩을,천호점은 PC,장학금 20만원 등을 제공한다. ◆삼성플라자 분당점스마트 아이비클럽 엘리트 등의 교복을 29일까지 전시판매한다.구매고객중 200명을 추첨해 손목시계,에버랜드 자유이용권,DDR,상품권 등을 준다. ◆한신코아성남점과 대전점은 중고교 교복 특설행사장을 운영중이다.대전점은 교복 구입고객중 1∼3등을 추첨해 3등 15명에게는 하복 교환권을,2등 2명에게는 CD플레이어,1등 1명에게는 오디오를 준다.3월4일까지. ◆롯데백화점잠실점 영등포점 청량리점 관악점 분당점 부평점 일산점에서 27일까지 교복대전을 갖는다.불우 청소년 210명에게는 교복을 무료로 준다. 안미현기자 hyun@
  • [외언내언] 신 병영문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군대시절 체험이 자주 화제에 오른다.군대 체험이라고는 하지만 엄격히 따지면 내무반 생활의 고달픔과 곤경이 주된 화제가 된다.사병의 병영 내 생활이 의무화된 우리의 경우 내무반은 일과 후 사병들이편안히 쉴 수 있는 주거공간이 되어야 하나 많은 소대원이 공동생활을 해야하는 특성상 군기를 세우기 위해 고참의 통제를 받기 마련이다. 군대 내무생활이 국민들에게 희화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동작그만’‘우정의 무대’‘TV내무반,신고합니다’ 등 전파매체의 코미디나 쇼,드라마 때문이리라.악랄한 선임과 얼빵한 신참이 벌이는 소동,발랄하게 춤추고 노래하는 젊은 군바리들의 모습은 실제로는 사병들의 일상생활과는 거리가 있게 마련이다. 엄격한 취침·기상시간과 일석점호,내무사열 등은 군인과 군조직의 규율을위해 불가피하다 해도 신참들은 고참의 사적인 시중과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내무생활이 고달프기 마련이다.심지어 어리어리한 신병을 길들이기 위해 ‘얼차기’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폭행과 체벌은 지난날 탈영과 병역기피의 원인(遠因)으로 지적되기까지 했다. ‘훈련이 힘들어서 탈영하나,내무생활이 고달퍼서 탈영했지’대부분 탈영병들은 검거된 후 내무생활의 불만과 고참의 부당한 폭행을 원망하기 일쑤였다.군 전투력은 첨단무기보다는 군인의 사기와 단결에서 나온다는 것은 병기가 아무리 발달해도 변함없는 정설이다.군의 사기는 내무생활의 원만함에 달려있는만큼 인간적인 내무반 분위기 조성이 전력강화의 핵심이 아닐 수 없다. 국방부가 마련한 신병영문화 창달계획은 육·해·공군 공통의 표준일과표에 따라 사병의 근무시간을 주당 44시간이내로 하고 일과 후는 자유시간으로영어·컴퓨터 학습 등 자기계발에 주력토록 해 병영생활의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내무반에는 개인별 칸막이를 설치,사생활을 보장하고 내무반 수용인원을 30명 소대단위에서 9명 분대단위로 줄이는 것도 검토되고 있다. 신세대 병사들에게 그들의 정서에 걸맞는 병영생활을 조성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이다.조직보다 개인 중심이고 규율보다 자율에 익숙한 신세대 병사들에게 과거와같은 상명하복의 복종과 추종은 통하지 않는다.60년대 한겨울 임시막사에서 갈탄이 꺼지지 않을까 걱정하던 세대는 ‘연약한 군인’을 우려한다.작년 서해해전은 이러한 우려가 현재로선 성급한 기우임을 보여주었다. 중요한 것은 군대생활을 통해 배우고 남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보람되고 즐거운 군대생활은 인생의 기회이자 평생의 자산이라는 인식의 확산이무엇보다 소중하다.입영열기가 뜨거워 병무비리가 사라지기 바란다. 이기백 논설위원
  • [공직탐험] 검찰지청장(1)

    검찰 일선 조직의 지휘관인 지청장은 검찰의 꽃으로 불린다.일반인들의 눈에는 잘 안 띄지만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막강하다.과거 권위주의 시절에는 이른바 유관기관 대책회의 등을 통해 그 힘이 ‘제도화’되기도 했다.그들은 누구이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위상이 바뀌고 있는지,얼마나 영향력을행사하고 있는지 등을 차례로 살펴본다. ‘검찰의 야전 사령관’ 검찰의 지청장을 일컫는 말이다.지청장이 이처럼 각광을 받는 이유는 ‘상명하복’(上命下服)에 철저한 검찰조직에서 독립적으로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지청장은 본인이 결정권한을 쥐고 ‘사정의 칼날’을 휘두를 수 있다는 점과 조직을 관리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점에서 검사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검사의 직급은 크게 4개로 나뉜다.검찰총장·고등검사장·검사장과 검사로구분된다.군인의 ‘장성’에 해당하는 검사장에 오르기 전까지는 모두 검사일 뿐이다.이 검사들 중에서 독립 지휘관으로서 지도력을 검증받는 게 바로지청장이다.지청장이라고 해서 모두 동급은 아니다.차치(次置)지청장,부치(副置)지청장,소 지청장 등 크게 세 등급으로 나뉜다. 전국적으로 지청은 모두 40개로 차치는 지청에 차장 직급을 둔 8개 지청이속한다.부치는 부장 직급이 있는 12개 지청이고 소 지청은 소규모 시와 군소재지 2∼3개를 아우른 20개 지역에 분포돼 있다.차치 지청장은 검사장 승진 1순위자들이기도 하다.기수의 선두가 배치될 뿐만 아니라 검사장 승진에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된다.지난해 6월초에 있은 정기인사를 보더라도 당시 정충수(鄭忠秀)서울지검 동부지청장이 검사장 보직인 법무부 보호국장으로 옮긴 뒤 법무실장으로 재직하고 있고,김진환(金振煥)남부지청장이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으로 승진했다.유창종(柳昌宗)북부지청장이 청주지검장으로,김영진(金泳鎭)서부지청장이 제주지검장으로 승진하며 ‘별’을 달았다.현재 차치 지청장은 사시 16회와 17회가 포진하고 있는데 다음 정기인사때 검사장 승진을 고대하고 있다.차치 지청장 중에서도 재경 지청장의 파워는 검사장도 부럽지 않을 만큼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일례로 서울지검 동부·남부·북부지청장은 휘하에 거느리고 있는 검사들만 해도 각각 42명,44명,45명으로 이 규모는 광주지검 소속 검사수 40명을 능가하는 수치다. 부치 지청장은 3∼4년까지만 해도 더이상 승진이 힘든 부장 검사들중 자리안배 차원에서 배치하는 게 관례였다.하지만 최근 들어 지청 운영의 내실화를 기한다는 취지로 부장 검사중 능력있는 인사만 갈 수 있는 자리가 됐다. 부치 지청장은 부장과 검사 5∼12명을 거느리고 있다.순천과 군산지청에는2명의 부장을 두고 있다.현재 사시 20회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규모가 큰 순천·군산·진주·김천지청장에는 선(先) 부장급인 19회가 배치돼 있다. 소 지청장은 평검사를 하다가 부부장으로 승진한 뒤에야 갈 수 있는 자리다.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보통 40∼50명인 한 기수에서 20여명만 소 지청장 자리에 앉을 수 있다.소 지청장을 마치면 보통 지검 부부장으로 옮기게 된다. 현재 사시 26회가 집중 배치돼 있다. 이종락기자 jrlee@
  • 부시 “클린턴시대 종말의 서곡”

    [디모인(미 아이오와주) 최철호특파원] ◆빌 브래들리 후보를 압도적 표차로 누른 앨 고어 부통령은 민주당 선거본부에서 인사말을 통해 자신에게 “코커스 사상 최대의 승리”를 안겨준 아이오와 주민에게 감사를 표하고 “우리는 이제야 싸움을 시작했다.더욱 나은미래를 위한 투쟁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브래들리 전 의원은 고어 부통령이 획득한 높은 지지율을 축하하면서 자신은 “좀 더 겸손하다”고 말하고 도전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다짐. ◆조지 부시 주지사는 선거본부에서 “우리는 기록적인 승리를 이룩했으며이렇게 높은 지지를 받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오늘 밤은 클린턴시대 종말의 시작”이라고 선언.공화당의 아이오와 코커스에서는 1988년 봅 돌전 상원 원내총무가 얻은 37%가 최고였다.부시 주지사는 디모인 북쪽에 위치한 에임스와 페리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하는 등 이날 저녁 7시 투표 개시 2시간 전까지 캠페인을 벌였다. ◆양당 후보들은 코커스가 열리기 전 수백명의 자원봉사자들을 동원,지지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코커스에 반드시 참석해 지지표를 던져 줄 것을 호소.고어 부통령 진영은 ‘표끌어내기’ 운동을 전개한 노조측의 지원을 받았으며일부 공화당 후보들은 교회신자 등 자원봉사자들을 이용해 지지자들을 코커스에 끌어냈다. ◆예상외로 선전한 스티브 포브스 회장은 투표결과에 만족을 표시하면서 “우리는 보수주의 후보로서 8일 후 예비선거가 열리는 뉴 햄프셔로 향하게 됐다”고 말했다.이날 코커스에서 5%대 지지율로 저조했던 상원의원 존 매케인 후보나,고어에 큰 표차로 뒤진 브래들리 후보는 모두 뉴햄프셔에서 강세를보이고 있고,특히 매케인 후보는 뉴햄프셔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어 부시진영으로선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 ◆이번 당원대회 결과,민주당에서는 47명의 대의원중 고어 부통령이 30명,브래들리 전 의원이 17명을 확보하게 되며 공화당에서는 총 25명중 부시 주지사가 10명,포브스가 8명,키스가 4명,바우어가 2명 그리고 매케인이 1명의 대의원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hay@ *[특파원 수첩] 아이오와 코커스 미국 중부시간 24일오후 7시 아이오와주 전역에서는 누구를 2000년 대선 주자로 선출할 것인가를 정하는 코커스(당대의원선출대회)가 시작됐다.선거본부가 차려진 주도 디모인시에서 1시간가량 떨어진 애임스마을. 한 민주당 선거구에서는 주민 100여명이 교회지하에 모여 누구를 대선주자로 뽑을 것인가에 대해 주민 개개인의 지지선언이 이어졌다. 한 여성주민은 “고어가 돼야 민주당 전통을 이어 아이오와 농부들에게 유리할 것이다”고 선언했다.민주당원의 경우 이처럼 주 전체 2,131개 선거구(Precinct)에 참석한 주민들이 저마다 자기가 선호하는 후보가 누구인 지를밝히며 이견이 있는 사람들과 토론을 벌인다.그러면서 군 당원대회,이후 주를 대표해 전당대회에 보낼 대의원을 선출한다. 공화당은 비밀투표로 지지의사를 밝힌다.토론이 없는 경우도 있다.결과는누가 얼마만큼 지지를 받았느냐에 따라 나타난다.후보경선이니 경선결과 승복여부니 하는 ‘진기한’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그저 후보는 뽑히는 것이란 단순 과정을 보여준다. 선출과정이 있기까지 후보들은 먼이곳까지 찾아와 유권자들과 눈을 맞추지 않으면 인기를 얻을 수 없게 돼있다.원래 코커스(Caucus)란 말 자체가 아메리칸 인디언들이 도란도란 모여 추장을 뽑는 과정을 일컫는 말이다.상명하복과는 거리가 먼,저마다의 의견이 존중되는 과정임에 틀림없다.민주주의,혹은 국민이란 단어는 실체가 없는 거창한 개념이 아니라 이처럼 자기 옆에 있는 사람이 바로 국민구성원임이 피부로 느껴진다.코커스 과정은 토론과 설득,이해와 수긍장면이 가득했다.투표자 매수,돈봉투,다른 당원끼리 치고받는 몸싸움 등 우리에게 ‘친숙한’ 모습은 찾을 길이 없다.180만 아이오와 유권자중 10%밖에 참석치 않고 전국 지지도와 차이가 나는 선거란 비판도 있지만몰려든 세계의 언론인들은 비판보다 장점을 더 많이 보고 있다. 최철호 워싱턴 특파원디모인(
  • 공무원 6급 승진자 투표로 결정

    광주 남구(구청장 鄭東年)가 6급 승진자를 다면평가방식인 직원들의 투표로결정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남구는 11일 오후 회의실에서 6·7급 직원 249명중 214명이 참가한 가운데승진 후보자 8명에 대한 투표를 실시했다.그 결과 경영회계과 김경숙씨(40·여)와 총무과 김용기씨(37)가 각각 103표와 50표를 얻어 6급 승진자로 추천됐다. 남구는 금명간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들 2명을 최종 승진자로 확정할계획이다. 남구는 투표에 앞서 승진 후보자 8명의 주요 경력과 상벌사항이 기록된 인사자료를 제공,객관성을 부여했다.여성우대 인사정책에 따라 승진자에 여성 1명을 배정했다. 이호준(李浩俊) 부구청장은 “이번 승진자 결정은 수직적이고 상명하복식이던 그동안의 인사관행에서 탈피해 동료직원들의 수평적 평가를 받게 했다는점에서 인사행정에 새바람을 불어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직원들 사이에서는 인기도에 따른 평가로 업무공헌도와는 동떨어진 결과가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영화평론가 김시무가 본 ‘거짓말’

    장선우 감독의 문제작 ‘거짓말’이 두 차례에 걸친 등급보류 판정 논란 끝에 마침내 개봉되었다.물론 감독 및 제작자가 처음 의도한대로의 모습은 아니다.극중의 여주인공이 여고생임을 나타내주는 장면들이 몽땅 잘려나갔다. 성기노출을 막기 위한 인위적인 장치인 모자이크 처리도 여전했다.그럼에도불구하고 이 영화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워낙 컸던 탓에 개봉 첫주말에 전국적으로 23만명 이상이 이 영화를 보았다고 한다. ‘거짓말’은 어떤 영화인가?피상적으로 본다면 이 영화는 Y라는 10대 여학생과 J라는 30대 후반 유부남의 불륜을 다루고 있는 일종의 에로물이다.그야말로 파렴치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자극적 소재인 셈이다.소재가 소재인 만큼 줄거리도 간단하다.폰팅으로 알게된 두 사람이 만나는 첫 순간부터 헤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가학·피학적인 섹스행각에 몰두한다는 것이 영화내용의 전부다. 특히 이 영화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실제상황을 연상케하는 적나라한 섹스장면이 아니라 전희를 위해 상대방에게 매질을 가하는 장면들이다.처음에는가느다란 회초리로 시작했던 매질이 급기야 곡괭이 자루로 까지 발전한다는설정에 이르러서는 폭소마저 나올 정도였다.어쨌든 영화의 후반부를 거의 채우고 있는 이런 장면들 때문에 영화의 음란성 내지는 외설성이 문제로 부각된 것이다. 요컨대 적나라한 섹스장면과 변태적이랄 수 있는 매질 장면으로 가득찬 이영화가 논란의 초점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제부터다.이런 설정들을 통해서 감독이 의도하는 것은 도대체 무얼까? 사회의 미풍양속을 헤치자는 것일까? 아니면 10대들의 성반란을 부추기자는 것일까? 혹자가 그렇게 해석했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자유다.하지만 나의 해석은 다르다. 현실에서 횡행하는 이른바 원조교제의 음란성에 비추어 볼 때 오로지 절대적인 사랑에 기반한 두 사람간의 유별난 관계에서 일종의 연민의 정마저 느낄수 있지 않을까?돈과 권력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서로에게 매질을 가하면서까지 성적 쾌락을 추구하는 그들의 절망적인 몸부림도 마찬가지다.그들은 이러한 일탈적 행위를통해 가부장적인 상명하복의 위계질서에길들여져온 뿌리깊은 억압에 대해 온몸으로 저항하고 있는 것이다.
  • [여성의 세기 첫해 여성운동 방향] 여성 전문가 鼎談

    21세기를 ‘양성평등시대’ 혹은 ‘여성의 세기’라고 한다.여기에는 여성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지고 각 분야에서 여성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것이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여성의 세기 첫 해,여성계는 어떤 활동 계획을 갖고 있을까. 손봉숙(孫鳳淑·56)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과 이혜경(李惠慶·47) 여성문화예술기획 대표,그리고 호주제폐지를 위한 시민의모임 고은광순(高殷光順·45)운영위원이 한 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누었다. ?손봉숙 200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올해 여성계도 많은 과제가 있습니만 4월 총선이 있는 만큼 정치 참여문제가 가장 우선적인 관심사가 될 것 같습니다. 20세기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 여성의 정치참여가 저조했습니다.그러나 91년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여성과 정치는 무관하다는 생각이 무너지기 시작했지요.‘개인적인 것이 곧 정치적인 것’이라는 구호가 등장하고 정치를 생활과 밀접한 것으로 여기게 되면서 정치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생활정치’란 용어가 등장했습니다. ?고은광순 그동안 정치는 특별한 여성들이하는 것으로 여겨온 것이 사실입니다.그러나 21세기는 여성 대중들도 자신의 주장을 펼 수 있어야 합니다.그런 점에서 최근 결성된 ‘여성정치세력화 민주연대’(대표 張夏眞)는 여성의 정치참여 활성화에 큰역할을 할것으로 기대합니다. ?이혜경 정치참여는 그동안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잘 진행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80년대 중반부터 진보적인 여성단체들이 조직,법과 제도를 바꾸는데 기여하면서 정치권에서도 여성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그러나 여성들의 정치진출 방식이 기존정당으로부터 비례대표(전국구)를 얻는데 그쳐여성들이 정치기반을 마련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앞으로 여성들의 정치참여는 지방의회에서 시작,그 세력을 넓혀가는 등 방향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손 ‘정치참여를 위한 범정치연대’‘여성정치네트워크’등 단체가 있으나 여성의 정치세력화가 미흡한 것이 사실입니다.현재 여성유권자는 전체 유권자의 56.8%로 이를 조직화할 수 있다면 여성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조직화가 과제입니다. 여성계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16대 총선을 여성의 정치참여를 늘리는 역사적인 전환기로 만들기위해 후보자교육을 비롯,유권자,공명선거단 교육을해 온 만큼 성과가 기대됩니다. ?고은 호주제와 관련,전국 강연을 다니면서 여성지도자들 사이에도 여성의식에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수 있었습니다.가부장제의 폭력성이나 그밖의 많은 여성들이 갖는 문제와 동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저는 지역사회여성운동 확산을 통해 보다 많은 여성들이 여성문제의 본질을 제대?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으로 봅니다. ?손 여성정치참여 활성화를 위한 장기전략으로 지난 98년 ‘의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란 단체를 결성했습니다.이는 지방의회를 모니터하면서 정치를 공부,여성들도 ‘나도 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하기 위해서였습니다.지방의회에 여성들이 많이 진출,경험을 통해 전문성을 기르고 이를 기반으로국회로 진출했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물론 당면목표는 이번 총선에서 20명 여성의원을 내는 것입니다. ?이 20명을내는 방식과 통로에 대해서는 논의가 진행중인가요. ?손 당선가능성이 높은 여성들이 지역구 여러군데서 출마의사를 밝혀 많은기대를 하고 있습니다.그러나 비례대표에서 얼마나 자리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지요. ?고은 흔히 20% 이상이 돼야 자생력이 있다고 하는데 그 근거는 무엇입니까?손 ‘임계수치’라고 하는데 이는 한 물질의 성질이 바뀌려면 이물질이 15∼20%는 섞여야 한다는 것으로 외국의 연구결과에 따른 것입니다. ?이 여성 국회의원들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만 남성 국회의원들의 여성 국회의원에 대한 폭언이 난무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고은 그것이 바로 호주제로 인해 생기는 문제라고 봅니다.20세기 성과 중하나가 바로 가족법 개정이라고 할수 있을 것입니다.그러나 현재 남아있는‘호주제’는 양성평등사회로 가는 걸림돌입니다.호주승계순위에 의하면 손자가 할머니나 어머니보다 우선합니다.이는 모든 남성은 여성보다 우월한 존재라는 법감정을 심어주게 되지요.제가 호주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많은 여성들이성감별을 통해 여아낙태 등으로 건강을 해치면서도 아들에 집착하는 것을 보면서 입니다.부계혈통주의를 부모양계혈통주의로 전환하지 않고는 남성우월적인 의식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 여성의 시각으로 문화예술운동을 하면서 비가시화된것을 가시화하는 작업을 합니다.그런 측면에서 우리의 성(姓)문제를 생각해봤습니다.나의 성은‘이’만이 아니라 부모는 물론 그 이전 조상들로부터 물려 받은 것이며 많은 성들이 담겨 있습니다.그런데 호주제라하여 부계성만을 따라야 한다는 것은 일종의 ‘거짓말’이며 ‘속임’입니다. ?고은 호주제는 20세기에 청산했어야 할 과제였습니다.최근 유림측 관계자로부터 호주제 폐지에 대해 찬성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이는 중요한 변화지요.그러나 지금도 시조가 누구냐는 숙제를 내주는 중학교가 있는데 이는 부계혈통을 뿌리찾기로 착각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 가족법 개정,호주제폐지를 반대했던 유림들이 최근 ‘유교와 페니미즘’이란 주제로 유학자와 여성학자들이 자리를 같이하는 등 변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더군요.시대의 변화에 적응하려는 움직으로도 볼수 있지만 여성운동의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손 90년대는 여성지위향상과 관련된 많은 법들이 제정됐습니다.적어도 법·제도적으로는 양성평등사회 기초를 마련한 셈입니다.그러나 아직 의식적인 면에서는 이에 못미치는 것 같습니다.의식변화를 이끌어가는 것이 바로 여성운동이나 문화운동의 과제가 아닐까요. ?이 80년대 운동이 과제나 이슈중심으로 구호와 관념적이었다면 90년대 여성운동은 여성의 욕망,쾌락,몸,성(性) 등을 다양한 처지의 여성들이 여러가지 매개체를 통해 표현해 왔습니다.그런 가운데 새로운 종류의 담론들이 제기되면서 여성들이 자신을 돌아볼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습니다. ?고은 여성이 인격을 가진 존재로 인식하지 않는 사회풍토 속에서는 여성들의 주장이 공허해 보일수 있습니다.위계질서·상명하복·권위적인 것을 떠나 수평적인 질서,사회정의를 실천하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손 21세기 지식기반사회는 개인의 창의성을 요구합니다.창의성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만들어집니다.그런 점에서 정치에 대한 개념도 바뀌어야 합니다.남을 지배·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편안하게 살수있도록 배려하고 봉사하고 서비스 하는 것으로 말입니다.예로 맑은 물을 마실 권리,깨끗한 공기,밤에 안전하게 다닐수 있는 등 일상생활의 ‘행복추구권’ 보장이 정치의기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욕망을 가진 사람이 말하고 말하는 자가 얻을 수 있습니다.여성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도록 도와주고 이를 통해 사회관계가 얼마나 권력적이고 억압적이며 이것이 역사적으로 축적돼 온 것인가 하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이런 인식의 토대위에 민주적인 관계를 맺고 만들어 나갈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습니다. ?손 후보로 나올 사람에 대한 지원체계를 마련,여성후보라면 소속정당에 관계없이 여성계가 연대하여 협조,지원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고은 여성의식은 없으면서 자금이 풍부해 정치에 나서겠다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그런 사람들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지지해주어야 하나요. ?손 지금은 여성의원 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합니다.여성의식이 없더라도 일을 하면서 얼마든지 의식화는 가능하니까요.페미니스트가 아니어서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은 모순입니다.하지만 여성주의 시각을 갖지 않은 남성,여성에대해 편견을 갖고 있는 남성들은 여성유권자들이 외면해야 합니다.이런 사람은 뽑지말자고 ‘리스트’라도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미국에는 ‘깨끗한 소비자’(CLEAN CONSUMER)라는 단체가 있습니다.생산단계부터 완성된 물건이 나오기까지 노동자를 착취하지는 않았는지 등 전과정을 철저하게 감시,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물건에 대해서는 불매운동을 펼치는 것이지요. ?손 NGO의 영향은 큽니다.저는 NGO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기때문에 생계부담을 가진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활동하기에 더 유리하다고 봅니다. ?이 NGO에 참여함으로써 삶의 보람을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스스로 할일을 찾아가는 것이지요.전업주부들의 경우 처음 문을 두드리기는 쉽지 않을것입니다.기존단체에 가입하거나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면서 경험을 쌓고 점차 활동영역을 넓혀나가는것이죠. ?고은 호주제 폐지운동도 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여성단체협의회,한국가정법률상담소,호주제폐지를 위한 시민의모임 등에서 현재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가정법률상담소에서는 헌법소원을 계획하고 있는 등 여성단체들이 이를 주도해왔습니다.NGO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것이지요. ?손 앞으로 정치는 권력이 아닌 선택할수 있는 직업의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평등교육을 받은 신세대들은 남녀차별 사상을 갖거나,정치는 남자들의 것이라는 사고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추구할 수 있을것으로 기대합니다. 정리 강선임기자 sunnyk@
  • [사설] 진일보한 검찰 바로서기

    사법개혁추진위원회가 21일 발표한 사법개혁 최종안은 인권보호와 법률서비스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평가된다.특히 검찰조직의 검사동일체 원칙을 일부 수정,일선 검사가 부당한 상사의 명령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단서규정을 신설키로 한 것은 검찰조직의 권위주의 타파와 함께 검찰 중립화와 민주화의 계기가 부여 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검찰의 홀로서기는 그동안 줄곳 제기돼온 과제로서 근년들어 ‘정치로부터의 독립’은 검찰의 미래가 걸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검찰 내부에서조차‘검찰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사법개혁안에 검찰의 독립성을 확보하려는 진일보한 노력이 담겨진 것은 당연한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환영하는 바이다. 지금까지 검찰 조직을 지탱해온 엄격한 상명하복(上命下服)의 검사동일체원칙이 개혁안에 ‘검사의 이유있는 항변’을 허용한다는 단서규정을 신설키로 함으로써 일사불란했던 공권력의 집행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검사동일체원칙의 대략적인 틀은 현행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지만 조직하부의 이유있는 항변을 허용한다는 단서규정이 갖는 의미는 크다.조직하부의 판단이 지휘부에 전달되는 길이 트임에 따라 조직이 활력을 얻고 탄력성 있게 운영됨으로써 혁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검찰조직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인사제도 개혁을 위한검찰인사위원회의 위상을 법무장관 자문기구가 아닌 심의기구로 격상하고 외부인사의 참여를 허용키로 한 것도 눈길을 끈다.검찰내부의 학연·지연 등파행적인 인사관행의 개선이 기대된다.특검의 제도화를 대신해 대검에 ‘공직비리특별조사처’를 설치해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에 정치외풍을 차단키로 한 것도 독립성을 확보키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이라 하겠다. 검찰의 혁신은 더이상 지체할 수 없는 발등의 불이다.지난 연초 소장검사들의 연판장사건과 대전 법조비리사건의 항명파동 및 연이은 정치사건 수사과정에서 분출된 내부 갈등 등으로 검찰안팎에서 조직의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법조계와 시민단체들은 검찰총장 인사청문회,검찰의 인사권 확보,법무부장관의 지휘감독권 폐지 등 혁신적 개혁을 요구하고 있으나 조직의 민주화 없이 독립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국가개혁의 핵심과제인 사법개혁안이 구속기간 단축 등 전체적으로인권보호와 법률서비스 확대를 위한 현실적인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을 높이평가한다.또한 개혁안이 역점을 둔 검찰민주화 방안이 조직개혁의 시금석으로 추진돼 검찰독립성 확보의 초석이 되길 바란다.
  • 검사, 상사 부당명령 이의제기 가능

    검사가 상사의 부당한 명령에 항변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고 공직자들의비리를 조사하는 공직비리특별조사처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대신 설치된다.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사법개혁추진위원회(위원장 金永駿)는 21일 이같은내용을 골자로 한 ‘사법개혁안 최종안’을 확정,발표했다. 이 안에 따르면 현행 검찰청법상의 검사동일체원칙을 일부 수정,‘검사는상사의 부당한 명령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단서 규정을 신설토록 했다.이는 엄격한 상명하복의 원칙이 특성인 검찰조직에 상당한 변화와파장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또 특별검사제의 대안으로 ‘공직비리특별조사처’를 설치,국회에서 요청한 사안에 대해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고 독자수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처장은 고검장급으로 독립 지위를 보장받는다. 개혁안은 검찰 인사위원회에 외부 인사가 참여하고 자문기구에서 심의기구로 권한을 강화토록 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오늘의 눈] 검찰의 自慢

    검찰이 30일 발표한 ‘조폐공사 파업유도’ 수사결과에 대해 의문표(?)를붙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진형구(秦炯九) 전 대검 공안부장이 개인의 치적을 남기기 위해 조폐공사파업을 유도했다는 수사결론에는 수긍하기 힘든 대목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피해당사자인 노동단체들은 상명하복(上命下服)을 생명으로 하는 검찰조직의 특성상 진전부장이 상부의 묵인 없이 그런 엄청난 일을 꾸몄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조직적인 음모’ 가능성을 끈질기게 제기하고 있다. 검찰은 이에 대한 반증자료로 “진전부장은 보고를 받은 김태정(金泰政) 당시 검찰총장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적잖게 실망했으며,공안부 검사들이진전부장에게 항의섞인 불만을 토로했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검찰은 보고라인에서도 벗어난 독자적인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한 뒤 전례없이 대검을 압수수색하고 전직 총장을 소환 조사했는가 하면 공안총수를 구속한 파격(破格)을 들어 ‘검찰의 명운을 건 수사였다’고 자평하고 있다.‘특검제 도입’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국면을 맞아 어찌 사력을 다하지 않았겠느냐며 항변하기도 한다.검찰의 시각에서 보면 충분히 일리가 있다. 그럼에도 단 한번 최선을 다했다고 해서 오랜 기간에 걸쳐 누적된 검찰에대한 불신이 모두 가셔질 것으로 믿는다면 지나치게 안이한 판단이다. 검찰 수뇌부가 고심 끝에 찾아냈다는 ‘특별수사본부’는 특검제를 피하기위한 ‘편법’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경기은행 퇴출비리와 관련한 사법처리의 ‘이중잣대’ 시비는 검찰의 의지를 반감시킨 게 사실이다. 따라서 검찰로서는 파업유도 사건 수사를 ‘엄청난 진전’으로 평가할지 모르나 시민들의 눈에는 ‘작은 출발’ 정도로 인식될 뿐이다.그 간격을 뼈저리게 인정하지 않는 한 검찰은 언제든지 다시 불신의 늪으로 빠져들 수밖에없다. 검찰이 어떻게 강변하든 이번 사건은 ‘자연인 진형구’가 아닌 ‘대검 공안부장 진형구’가 저지른 것으로 규정해야 할 것이다.이런 맥락에서 검찰이 30일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진정으로 사죄하고 재발방지를 다짐하는 사과문을 곁들이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bsnim@
  • [期數문화 진단]연공서열, 효율성 저해·파벌 조성 주범

    지난 6일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앞두고 박순용(朴舜用) 검찰총장의 사시 동기 7명이 우여곡절 끝에 모두 ‘용퇴’함에 따라 검찰의 ‘벽돌쌓기식’ 연공서열형 인사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법무부는 이같은 인사의 부작용을 의식한 듯 이례적으로 “앞으로는 철저하게 능력위주의 인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용퇴라는 악순환을 되풀이하지않기 위해 앞으로는 동기라는 이유로 함께 승진시키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상명하복’과 ‘검사동일체’가 법으로 명문화된 검찰이라는 특수조직에서는 일사불란한 지휘권 확립과 추진력 확보를 위해 동기들의 용퇴는 ‘미덕’으로 치부돼 왔다.이같은 ‘기수별 줄세우기’ 유습(遺習)은 경찰이나 일부 경제부처에도 남아 있다.이는 고시 동기가 사무차관으로 승진하면 동기들이 모두 용퇴하는 일본의 관료문화에서 유래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나 97년 말 IMF 구제금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으면서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연공서열형 인사체계는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입법·사법·행정부와대기업 등에서 인사의 골간을 형성해온 기수 문화는 경제발전 단계에서는 중추세력을 형성,놀라운 추진력을 발휘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기수별 인사구조는 조직의 경화현상과 소수의 배타적 파벌조성,효율성 저하 등을 초래해 IMF사태를 초래한 ‘주범’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기에이르렀다.연공서열형 인사제도의 원조격인 일본이 현재 경제위기에 직면한것도 마찬가지로 해석됐다. 이에 따라 민간 및 공공부문에서는 연공서열형 인사구조가 자율성을 저하하고 위기국면에 대처능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독선적 폐해를 낳는다는 이유로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능력과 성과에 따라 승진과 보수를 달리하는 성과급제나 기수나 나이·경력등에 상관없이 능력있는 인사를 공개 채용하는 개방형 인사제도의 도입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능력있는 후배가 출현하면 조직의 장래보다는 위기의식부터 먼저 느껴졌다”면서 “능력있는 후배를 권위나 강압으로억누름으로써 점점 권위주위에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김영배(金榮培) 경총 상무는 “민간기업이 검찰처럼 나이와 기수를 기준으로 강제로 옷을 벗기는 ‘자리만들기’식 구조조정에 자족(自足)한다면 벌써 망했을 것”이라면서 “80년대 이후 선진국의 인사체계는 직위·나이·성(性)·기수 등 외형적 지표보다는 능력·자격·실력 등 내면적 지표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어 왔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세무공무원은 골프도 안된다”

    안정남(安正男)신임 국세청장의 행보가 연일 화제를 뿌리고 있다. 안청장은 취임 첫날 1만6,000여 국세청공무원들에게 2가지 ‘특명’을 내렸다. 첫째는 폭탄주 금주령.모든 회식은 대중음식점을 이용하고 술자리에서 폭탄주를 금하라는 엄명이었다.화끈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국세청 사람들의‘술자리문화’에 대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또 한가지는 골프금지령이었다.안청장은 “대부분이 골프를 하지 않지만 극히 일부에서 ‘몰래골프’를 즐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감찰을 보내 조사하지는 않겠지만 당장 그만두라”고 지시했다.골프장 부킹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무공무원이 골프에 맛을 들일 경우 업무에 지장을줄 뿐아니라 국민에 봉사하는 서비스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국세행정대개혁의 화두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 안청장의 판단이었다. 철저한 상명하복으로 움직이는 국세청조직의 생리상 청장의 한마디는 지엄하다.특히 사상최대 규모의 인사를 코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대한민국 금부(金府)’의 수장인국세청장의 폭탄주 및 골프금지령이국세청을 비롯 전체 공무원사회에 미칠 파장이 만만찮을 것같다. 노주석기자 joo@
  • 과천 경제청사 새 바람분다

    - 재경부‘형식파괴’…격의없는 토론문화 도입 ‘형식파괴’,‘격식파괴’ 강봉균(康奉均·얼굴) 재정경제부장관이 보고체계를 크게 간소화 하는 등취임 초부터 파격적인 행보를 내딛고 있다. 강 장관은 취임 이튿날인 25일 첫 국·실장 회의를 소집,앞으로는 이틀에한번 꼴로 국·실장회의를 열어 각 국·실의 보고를 회의석상에서 공개적으로 받겠다고 밝혔다.회의에서는 구두로 보고하되 장관의 결재가 필요한 사항은 나중에 장관만 혼자 서명해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부처 중에서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파격적인 발상이어서 파급효과가 클 전망이다.이에따라 직원들이 단계 별로 결재를 받느라 낭비하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으며,옛 재무부의 철저한 상명하복식 운영시스템 보다는 옛 경제기획원 스타일의 투명하고 격의없는 부내 토론문화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또 모든 보고서는 1∼2쪽으로 간결하게 만들도록 지시,상세한 검토자료를 덧붙인 보고서를 요구했던 전임 이규성(李揆成)장관과는 대조적인업무스타일을 제시했다.재경부 관계자는 “강 장관이 각종 정책조정 업무를많이 해서 그런지 모든 일을 단순화,버릴 것은 버리고 밀어붙일 것은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산자부‘서열파괴’…능력위주 보직배치 “승진은 서열을 무시할 수 없지만,보직배치에는 서열이 없다”. 현 내각에서 최연소(51)인 정덕구(鄭德龜·얼굴) 산업자원부 장관의 ‘젊은 피 수혈론’에 산자부가 들끓고 있다.정 장관은 26일 출입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몇가지 확고한 인사원칙을 밝혔다.능력이 있다면 행정고시 기수와 관계없이 중용하겠다는 얘기다. 그의 수혈론은 이처럼 ‘아래로부터’뿐 아니라 ‘옆으로부터’로까지 이어진다.“외청과의 인사교류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27일부터 시작되는 러시아·몽고 방문 이후인 6월 초 단행될 1급 이하 국장급 인사에서 산자부와 중소기업청·특허청 간에 자리바꿈이 적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정 장관의 ‘세대교체’의지는 단호하다.“재경부차관 때 낙하산을 타고 날아온 사람들을 내가 모두정리했다.그러다 보니 욕도 많이 먹었다”고 회고했다.산자부에서도 과감한 인사를 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그는 “구체적인 인선은 차관에게 맡기겠다”고 했다.그러나 이날 천명한인사기준을 적용한다면 차관의 역할은 그다지 크지 않을듯 하다.그의 ‘젊은 피 수혈론’에 몇몇 고참급 간부들은 좌불안석이다.이들을 의식한 듯 정 장관은 “애써 키운 인재를 썩히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진경호기자 kyoungho@
  • [항공사고 왜 잦나]경직된 조직문화(上)

    연달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터지는 항공여객기 사고로 국민들이 불안하다.왜 우리나라 항공사에 유달리 사고가 잦은가.그것도 특정사에 집중되어일어나는가.항공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진단한 뒤 대안을 모색해 본다. “인명피해가 없으면 되는 것 아닙니까.” 지난해 8월 5일 도쿄발 서울행 KAL여객기가 김포공항에서 활주로 이탈사고를 낸 뒤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대한항공 최고경영자가 한 말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10월 15일 잇단 항공사고로 건교부로부터 중징계를 받자김포공항에서 자사의 조종사·정비사를 모아 놓고 대대적인 ‘안전결의대회’를 가졌다.이 최고경영자는 행사의 의미를 묻는 취재진에게 “언론에서 (사소한 일을 갖고) 하도 호들갑을 떠니까 ‘우리는 이렇게까지 하고 있다’는 것을 기록으로 남겨 두려는 거지”라고 퉁명스럽게 말했다.‘언론이 때리니까 하는 수없이 한다’는 투였다. ▒내탓 아닌 네탓 풍토 최고경영자부터 기술진에 이르기까지 대한항공의 총체적인 안전불감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건교부 관계자는 “대한항공에는 자기반성이란 게 없다.사고가 나면 항상다른 데서 원인을 찾는다.97년의 ‘괌 사고’ 원인을 관제미숙으로 돌렸고지난해 8월 김포공항 활주로 이탈사고도 돌풍 때문이라고 발뺌했다.이런 식의 책임회피가 쌓여 또다른 사고를 일으키는 단초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교통개발연구원 관계자는 “항공기 사고의 잠재원인이 경영층의 안전의식이 확고하지 못한데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며 “최고경영자가 말로만 안전을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이윤추구에 집착하면 조직원들은 안전에 대한 책임을 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상명하복(上命下服)의 조직문화 대한항공의 경직된 조직 분위기도 문제다. 직원들은 “경영진이 현장을 다녀가고 난 뒤 남는 것은 징계와 지적사항 뿐”이라는 볼멘소리를 한다.경영진의 ‘따뜻한 손길’을 받지 못한 현장에서경영진을 곱게 볼 리가 없다. 조직의 비대화·관료화로 일방통행식 업무지시가 성행하면서 현장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다.공무원 조직보다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풍토에 대해 건교부해당 공무원들조차 혀를 내두른다. ▒땅에 떨어진 사기 대한항공은 지난해 델타항공에 200억원을 주고 국내 조종사들의 기량 평가를 의뢰했다.이전까지 외국조종사들이 들어오면 국내조종사들이 교육을 시켰는데 하루아침에 입장이 바뀌었다.대한항공 관계자는 “사기를 먹고 사는 조종사들 사이에 모멸감을 느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고전했다.여기에다 올해 초에는 인력구조조정에서 180명의 정비사가 퇴출당하고 괌사고 이후 모두 70여명의 조종사도 떠났다.건교부 관계자는 “위압적인 회사분위기 속에서 경영진과 직원들간에 감정의 골이 깊어지며 사기가 떨어진 것이 잦은 사고 발생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朴建昇 ksp@
  • [외언내언] 아름다운 화해

    2일자 신문들은 휠체어를 탔거나 목발을 짚은 민간인들과 얼룩무늬 군복을입은 공수특전대원들이 서로 다정하게 어울리고 있는 사진들을 일제히 실었다.광주 5·18 유족과 부상자들이 광주 민주항쟁 당시 진압부대였던 제3공수특전여단을 찾아가 ‘과거의 잘못’을 용서하고 화해의 손을 내민 것이다. 부상자회 金好成회장은 “국민 대화합을 위해서는 희생자인 우리가 나서야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이번 방문으로 부상자들과 군인이 화해해 우리나라가 더 좋은 나라가 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자”고 제의했다.이같은 제의에 대한 부대장 宋璂碩준장의 화답 또한 의미심장하다.그는 “아버지가 빚을지고 떠나면 아들이 그 빚을 갚는 게 우리의 전통이다.무엇으로도 보상될 수 없는 큰 상처를 입은 여러분이 어려운 결단을 내려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반기며 “일부 정치군인들의 잘못으로 광주시민들이 희생됐다.광주시민들의 숭고한 희생이 없었더라면 지금처럼 우리나라가 자유와 평화와 인권을보장하는 나라가 될 수 없었다”고 광주민주항쟁의 역사적의미를 평가했다. 모처럼 들어보는 민주군인의 발언이다.宋준장의 말 그대로 5·18 광주대학살은 일부 정치군인들의 집권야욕이 빚어낸 역사적 죄업이다.그리고 정치군인들은 그들의 죄업에 대한 역사적 심판과 사법적 심판을 받았다. 이 부대원중 5·18 당시 광주진압작전에 참가했던 군인들은 30여명.그들은“군인으로서 명령에 따라 수행한 작전이었지만 희생자들에 대한 죄송한 생각이 늘 마음 한구석에 짐으로 남아 있었다”면서 뒤늦게나마 용서를 구했다는 것이다.상명하복의 군조직에서 명령에 따라 진압작전에 투입됐던 군인들도 정신적 외상(外傷)을 입었을 것이다. 가해자가 된 군인들 가운데는 실제로 정신질환을 앓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피해자와 가해자가 19년 만에 만나 가슴을 열고 서로 용서하고 사죄하는 모습은 참으로 감동적이 아닐 수 없다.이제는 성역화된 망월동 묘역에잠들어 있는 희생자들도 ‘아름다운 화해’를 흐뭇하게 지켜보리라. 용서함으로써 5·18상처에서 새 살이 돋아나는 이 아름다운 화해가 여야 격돌과 지역갈등,노사정 대립 등 우리사회를 옥죄고 있는 온갖 대결과 갈등을푸는 큰 계기가 됐으면 한다. [張潤煥논설위원]
  • 오늘의 눈-검찰총장의 선택과 고민

    金泰政검찰총장이 미동(微動)도 않고 있다.3일에도 하루종일 집무실에서 고민에 빠진 듯 아무 말도 없이 앉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7일 동반사퇴를 요구한 沈在淪대구고검장의 항명사건으로 충격타를 입은 데 이어 지난 1일 일선 검사들의 집단 반발로 결정적인 상처를 입은그로서는 현재의 상황이 답답하기 그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외견상 金총장에 대한 통치권자의 신임은 더욱 두터워졌다.金大中대통령은 沈고검장의 항명 직후 金총장의 사의를 반려,힘을 실어줬고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도 “검찰이 흔들려선 안된다”는 말로 신임을 거듭 확인했다.朴相千법무부장관도 이날 총장사퇴 불가를 분명히 했다. 특히 3일 새벽까지 이어진 심야 ‘전국 차장·수석검사회의’에서 일선 검사들마저 총장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하자는 결의문을 채택함으로써 퇴진문제는 수그러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金총장의 향후 입지는 그리 넓지 못할 것 같다.상명하복이 생명인검찰조직에서 총수로서의 위엄과 통제력을 상실했다는 자괴감이 金총장이 장고(長考)에들어간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다. 이유야 무엇이든 유례없는 검찰 항명사건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도 총장을옥죄고 있다.이런 측면에서 볼 때 재신임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렇다고 金총장이 사퇴를 결심하기도 힘들다.총장 임기를 보장함으로써 검찰의 중립성을 높이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거스를 수도 없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대전 법조비리의 여진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의 용퇴는 자칫 무책임한 ‘도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뒀을 것이다. 金총장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은 당연할지 모른다.침묵하는 것이 여론이나 내부 반발을 더 이상 자극하지 않는 차선책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혼자만의 고민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검찰 구성원 전체와의 대화를 통해 총의를 모아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어쩌면 현재 金총장에게 요구되는 것은 ‘조직 재건의 의지’를 명확히 드러내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민에게도 재신임을 받는 자세가 아닐까.chungsik@
  • 검찰개혁의 올바른 길

    대전 법조비리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서울·부산·인천지검 등의 일선 검사들이 강력히 반발하며 검찰수뇌부의 사퇴와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 마련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작성,서명작업에 나섰다고 한다.沈在淪고검장의 ‘항명 파동’에 이은 이번 일선 검사들의 집단행동으로 검찰이 위기를 맞은 느낌이다. 우리는 검찰사상 유례가 없는 이같은 집단행동을 자제할 것을 일선 검사들에게 당부한다.검사동일체 원칙과 상명하복(上命下服)의 위계질서를 생명으로 하는 검찰조직에서 일선 검사들의 집단행동은 자칫 조직 자체의 동요로연결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국가형벌권의 행사 주체인 검찰의 동요는 곧바로 국가기강의 동요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극히 경계해야 할 일이다.일선 검사들의 집단행동이 설사 검찰의 위상 제고를 위한 충정(衷情)에서 나왔다 하더라도,사발통문식으로 건의문을 돌리는 행위는 온당한 처사가 아니다.일선검사들이 검찰조직을 위해 할 말이 있으면 공개적인 토론을 거쳐 의견을 수렴해서 상부에 건의하는 게옳다. 이번 대전 법조비리 사건은 李宗基변호사의 개인비리나 대전지방 법조에 한정된 비리가 아니라 법조계 전반에 만연되어 있는 비리라는 데 그 본질이 있다.따라서 국민들은 이번 李변호사 사건이 법조계에 깊고 넓게 뿌리박힌 고질적인 비리를 근원적으로 척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그러나 검찰의 수사와 법적 조처는 국민들이 보기에는 턱없이 미흡한 수준이다.그럼에도 일선 검사들이 검찰의 수사와 조처에 집단적으로 불만을 나타내는 것은 국민 일반의 정서와 너무나 동떨어진다.더구나 검사들이 변호사들에게서 떡값이나전별금을 받는 것은 오래된 관행이라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그 잘못된관행을 단절하자는 데 이번 수사와 조처의 목적이 있는 것이다. 한편 법무부가 발표한 전관예우(前官禮遇) 방지 10개 대책과 사건브로커 근절 8개 대책은 변호사법 개정 사항과 법무장관의 특별지시사항으로 나눠지고 있는데,입법사항은 빠른 시일 내에 국회에 제출하고 나머지 대책은 즉각 시행해야 할 것이다.특히 직무와 관련한 위법행위로 퇴직한 판·검사의 변호사등록 거부제도,특정변호사 선임사건에 대한 검사의 회피제도 강화,떡값·전별금 등의 수수행위에 대한 징계,‘싹쓸이’ 수임방지 등의 내용은 그동안만연되었던 관행적 비리를 척결하는데 효과적인 대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번 법조비리 대책은 다분히 대증적 요법에 그친 감이 없지 않다.따라서 법조의 보수적 폐쇄성을 극복하는 판·검사 충원방식의 다양화,로스쿨 제도의 도입 검토와 함께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제도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주기 바란다.
  • ‘대전 수임비리’ 수사결과 발표-과정과 전망

    李宗基변호사의 수임비리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사건발생 25일만인 1일 사실상 마무리됐다. 지방 변호사의 수임비리에서 출발한 이번 사건은 법조계의 정화를 바라는여론과 맞물려 파장이 확산되면서 떡값,전별금 및 향응 수수 등 법조계의 고질화된 관행을 단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사건의 마무리단계에서 터진 沈在淪 대구고검장의 항명사건은 검찰의중립성과 관련,적잖은 파문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하지만 沈고검장이 검찰수뇌부를 겨냥해 제기한 ‘정치검찰’ 주장에 대해서는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수사가 마무리돼 논란의 불씨는 계속 남게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이번 수사는 전례 없이 강도 높게 진행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제 식구 감싸기’식으로 결말이 나지 않겠느냐는 외부의 시선을 의식했기 때문이다.金泰政 검찰총장도 이날 발표한 사과문에서 “李변호사가 사용한돈에 대해 수년 전의 10만원권까지 철저히 추적,사용처를 밝혀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같은 수사를 통해 李변호사로부터 향응이나 금품을 받은 검사 25명을 밝혀냈다.그 결과 崔炳國 전주지검장과 尹東旻 법무부 보호국장 등 검사장 2명과 차장검사 1명,부장검사 2명 등 모두 6명이 옷을 벗었다.또 고법부장 2명 등 판사 5명의 명단을 대법원에 통보,자체 징계토록 했다. 이들에게 적용된 잣대는 청렴성 측면에서 법원이나 검찰이 지난해 마련한법관 및 검사윤리강령보다 훨씬 엄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사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다.특히 대전 현지의 수사책임자였던 대전지검 李文載 차장검사가 李변호사로부터 향응을 받은 사실을 드러나 사표를 내는 수모를 겪었다. 상명하복을 생명으로 하는 검찰은 막바지에 터진 沈고검장의 항명사건으로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기도 했다.일부 관련자들이 사퇴를 끝내 거부하는 등 수사과정에서 검사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법무부는 이같은 사정을 감안,2일에는 법조비리 근절대책 및 검찰·인사 개혁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하지만 일반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제도 개혁 외에도 극복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金 총장이 “새로운 ‘검찰의 도(道)를 정립하려면검찰 스스로 뼈를 깎는자성과 실천의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듯이 무엇보다 검찰 개개인의 의식전환이 선행돼야 할 것 같다.
  • 총체적 사법개혁 착수하자

    국민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던져준 沈在淪대구고검장 사건이 발빠르게 처리되고 있다.법무부는 29일자로 沈고검장에게 직무집행정지 명령을 내린 데 이어 오는 2월3일 징계위를 열어 면직시킬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상명하복(上命下服)의 검찰조직에서 ‘돌출 항명’으로 검사동일체원칙을 뿌리째 뒤흔든 沈고검장에 대한 엄중한 문책은 국가기강 확립 차원에서 마땅한 조처라고 생각한다.국가의 형벌권을 집행하는 검찰이야말로 조직기강이 바로 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검찰 수뇌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심을 확실히 잡아야 할 때다.발등에 떨어진 불인 李宗基변호사 수임비리 사건을 국민들이 납득할 정도로 말끔하게 처리하고,검찰의 총체적 개혁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李변호사 사건에 연루된 검사 9명이 이미 사표를 냈고 2명이 사표를 거부하고 있다고 하나,징계나 인사조처로 처리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대법원도관련 판사들에 대해 검찰과 발빠르게 보조를 맞추기 바란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찰이 거듭나기 위해서는 특별검사제나기소법정주의,사인(私人)소추제,대배심제,검찰심사제 등 지금까지 거론됐던 제도들의 신속한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검찰이 정치권력의 시녀로 전락했다는 비판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검찰이 정치권의 풍향과 무관하게 검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제도적 장치 없이는 정치권력은 검찰을 당파적 이익을 위해 이용하고 싶은 유혹을 떨치기 어렵고,검찰 또한 정치권력의 압력에 저항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대전 법조계 비리사건이 보여준 문제점은 판·검사들이 향응이나 떡값·전별금 등의 수수를 관행으로 여기고 문제가 된 판·검사들이 스스로를 희생양으로 착각하는 법적·도덕적 불감증이다.이같은 법적·도덕적 불감증은일시적인 집중수사나 일벌백계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만큼 사법의 총체적 개혁이라는 큰 틀에서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그 밑그림은 정의와 형평성을 수호하는 검찰,시민의 권익과 편의에 봉사하는 법원,값싸고 질 높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변호사,그리고 그 밑바탕이 되는 법학교육의 개혁 등이될 것이다. 법원·검찰과 재야법조는 눈앞에 닥친 문제들은 그것대로 처리하는 가운데학계·언론계·시민단체들과 머리를 맞대고 차분하게 사법개혁 논의를 시작하기 바란다.대통령 직속으로 별도 기구를 구성해 사법개혁을 추진하자는 의견도 나와 있는 마당이다.적극적으로 검토해볼 만한 의견이라고 생각한다.‘서두르되 너무 서두르지 말라’는 독일 속담이 교훈이 될 듯하다.
  • 오늘의 눈-신중치 못한 검찰간부 언행

    沈在淪대구고검장의 검찰총장 퇴진 요구는 많은 국민들을 당혹스럽게 했다.검찰의 생명인 상명하복의 정신이 무너졌다고 판단,검찰의 와해로 진단하는성급한 시각도 있다. 그런가 하면 대전수임비리 의혹이 검찰의 집안싸움으로 비화한 데 대해 우려를 표시하는 법조인도 적지 않다. 여권과 검찰 수뇌부는 沈고검장의 ‘돌출성’ 항명이 사태의 본질을 흐리게해서는 안된다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본질은 李宗基변호사로부터 향응과전별금을 받은 沈고검장의 ‘혐의사실’이지 그가 내뱉은 총장퇴진 요구는별개라는 것이다.이 때문에 검사들의 집단행동 가능성도 일축한다. 크게 보자면 맞는 말이다.그럼에도 이같은 대응에 만족하다가는 또다시 검찰의 위기를 불러올지도 모른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물론 검찰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어렵게 도입한 총장 임기제를 무시하고 검찰에서 잔뼈가 굵은 고위 간부가 “총장 물러나라”고 요구한 것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공권력의 보루인 검찰조직에서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쳐고검장 자리에까지 오른 사람이 자신이몸담은 조직을 ‘권력의 시녀’로 매도하는 것은 누워서 침뱉기나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이같은 부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沈고검장의 발언에는 쉽게 간과해선 안될 대목도 없지 않다.특히 ‘정치검찰’ 비판은 검찰로서는 뼈아프지만 곱씹어보아야 할 대목인 것 같다.상당수 검찰 관계자는 펄쩍 뛰겠지만 고개를 끄덕이는 국민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이 바라는 검찰상은 강하지만 공정하면서 빈틈없는 검찰이다. 검찰의 총수가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처리 지연에 대해 “미치겠다”는 표현을 쓴 것이나 대검 차장이 沈고검장의 돌출행동에 ‘치졸한 작태’라고 맞받아친 것은 아무래도 신중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검찰 수뇌부의 언행이라면 태산보다도 신중하고 무거워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의 검란(檢亂)이 검찰 수뇌부의 진중치 못한 언행에서 비롯된 측면도있다는 일각의 지적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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