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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 현실과 삶의 비대칭… 우리는 포용할 수 있을까”

    “중동 현실과 삶의 비대칭… 우리는 포용할 수 있을까”

    “현재 아프가니스탄 상황과 마찬가지로 서방이 중동 문제에 개입하면서 여전히 무력감과 슬픔을 느낀다. 9·11테러,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정말 우리 자신과 아주 달라 보이는 사람의 삶을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2018년 뉴욕타임스, 뉴요커 등이 선정한 ‘올해의 책’으로 미국 사회에 반향을 일으킨 소설 ‘비대칭’(현대문학)의 작가 리사 할리데이(45)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시대를 초월해 독자들에게 전쟁의 복합성과 아픔을 보여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할리데이는 첫 장편소설인 이 책으로 2017년 유망한 신인 작가에게 수여되는 ‘화이팅상’(Whiting award)을 받았다. ‘비대칭’은 소설가 지망생인 20대 기독교도 백인 여성 앨리스와 이슬람교도인 이라크계 미국인 경제학자 아마르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시대 힘의 불균형 문제를 다룬다. 아무 관련 없어 보이던 두 사람의 접점은 뜻밖에 앨리스의 연인이자 70대 유명 소설가 에즈라 블레이저를 통해 드러난다. 할리데이는 이야기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심화한 미국 배타주의를 비판하는 한편, 인간은 무수한 ‘비대칭’에도 불구하고 타인에 대한 관심과 문학, 예술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라크 국민의 불안정한 삶을 보여 주며 중동에 대한 미국의 무지와 대외정책 실패를 꼬집는다. 앨리스와 아마르의 운명 비대칭을 그린 작가는 “자신의 외모나 말투, 종교 때문에 정체성을 의심받고 억류당한 아마르에게 내 감정과 정치적 의견이 많이 투영됐다”면서 “미국이 개입한 이라크와 아프간 등 중동의 현실에 마음이 편치 않다”고 부연했다. 이탈리아계 미국인으로 하버드대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한 할리데이의 원래 꿈은 피아노 앞에 앉아 노래하는 가수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글쓰기를 통해 충만한 삶의 재미를 알게 됐고, 이 세상을 떠났을 때 자신의 일부를 남겨 놓고 싶다는 생각에 작가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그는 “다음 작품으로는 이탈리아와 미국을 배경으로 음모론과 진실에 관한 소설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한 번도 오진 않았지만 한국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은 높다. 그는 “이문열 작가의 군더더기 없고 힘이 느껴지는 문체를 존경한다”고 한 데 이어 “지휘자인 성시연과 김은선, 첼리스트 장한나 같은 한국인 음악가에 대한 책을 읽고 있다”고 관심을 전했다.
  • ‘비대칭’ 작가 할리데이의 질문 “시대, 인종, 지역을 초월한 포용이란”

    ‘비대칭’ 작가 할리데이의 질문 “시대, 인종, 지역을 초월한 포용이란”

    “현재 아프가니스탄 상황과 마찬가지로 서방이 중동 문제에 개입하면서 여전히 무력감과 슬픔을 느낀다. 9·11 테러,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정말 우리 자신과 아주 달라보이는 사람의 삶을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2018년 뉴욕타임스, 뉴요커 등이 선정한 ‘올해의 책’으로 미국 사회에 반향을 일으킨 소설 ‘비대칭’(현대문학)의 작가 리사 할리데이(45)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시대를 초월해 독자들에게 전쟁의 복합성과 아픔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할리데이는 첫 장편소설인 이 책으로 2017년 유망한 신인 작가에게 주는 ‘화이팅 상’(whiting award)을 받았다. 관계 없는 듯한 두 사건의 절묘한 연결인종·성별·부·권력 등 힘의 역학 풀어내‘비대칭’은 소설가 지망생인 20대 기독교도 백인 여성 앨리스와 이슬람교도인 이라크계 미국인 경제학자 아마르의 이야기를를 통해 우리 시대 힘의 불균형 문제를 다룬다. 1장에서 앨리스는 선망의 대상이던 70대 유명 소설가 에즈라 블레이저의 연인이 되지만 그를 통해 열등감과 무력감도 함께 느낀다. 2장에서는 아마르가 가족을 만나러 이라크로 가다 경유지인 영국에서 테러범으로 몰려 억류되고 자신의 정체성을 돌아보게 된다. 얼핏 관련이 없어 보이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3장에서 앨리스의 연인 블레이저의 입을 통해 연결고리가 드러난다. 할리데이는 이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 들어 심화한 미국의 배타주의를 비판하는 한편, 인간은 무수한 ‘비대칭’에도 불구하고 타인에 대한 관심과 문학과 예술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미국의 이라크 전쟁 이후에도 나아지지 않는 이라크 국민의 불안정한 삶을 보여주며 중동에 대한 미국의 무지와 대외정책 실패를 꼬집는다. 그는 “앨리스와 아마르의 이야기를 대조적으로 보여주며 두 사람 운명의 비대칭을 강조하고 싶었다”면서 “자신의 외모나 말투, 종교 때문에 정체성을 의심받고 억류당한 아마르의 모습을 형상화하려고 저 자신의 감정과 정치적 의견을 많이 투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동 문제는 복잡하지만 이라크와 아프간이 현재 평화롭고 민주적인 국가가 되지 못한 상황에 대해 마음이 편치 않다”고 전했다. 이탈리아계 미국인으로 하버드대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한 할리데이의 원래 꿈은 피아노 앞에 앉아 노래하는 가수가 되는 것이었다. 다음 이야기는 음모론과 진실에 관해군더더기 없는 이문열 작가 문체 존경 하지만 글쓰기를 통해 충만한 삶의 재미를 알게 됐고, 이 세상을 떠났을 때 자신의 일부를 남겨놓고 싶다는 생각에 작가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그는 “다음 작품으로는 이탈리아와 미국을 배경으로 음모론과 진실에 관한 소설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는 가본 적 없지만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다”며 “이문열 작가의 군더더기 없고 힘이 느껴지는 문체를 존경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집필 중인 소설을 위해 자료 조사를 하다가 성시연, 장한나, 김은선 같은 한국인 음악가에 대한 책을 읽고 있다”고 관심을 전했다.
  • 美 첫 성소수자 장관 부티지지 “두 아이 아빠 됐어요”

    美 첫 성소수자 장관 부티지지 “두 아이 아빠 됐어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커밍아웃한 성소수자 장관으로 지난해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 돌풍의 주역인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이 두 아이를 입양해 아빠가 됐다. 부티지지 장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2018년 결혼한 채스턴 글래즈먼과 아이를 한 명씩 안은 채 서로 마주 보며 웃고 있는 사진을 게재, 입양 사실을 인증했다. 부티지지 장관은 앞서 지난달 17일 자신들이 부모가 됐고, 관련 절차를 밟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날 아이들과의 사진을 최초 공개했다. 그는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우리가 부모가 된다는 소식에 따뜻하게 축복의 말을 건네줘 감사하다”면서 “두 아이를 맞이해 기쁘다”고 했다. 아이들의 이름은 페넬로페 로즈와 조지프 어거스트이며, AP통신은 두 아이가 쌍둥이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부티지지 장관은 1982년생으로 하버드대와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뒤 매킨지 컨설턴트로 일했고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 최연소 대선 주자로 나선 부티지지는 ‘백인 오바마’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주목받다가 중도 포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그는 애국자이자 우리가 어떤 나라인지를 보여 주는 문제 해결자”라며 부티지지를 첫 내각에 포함시켰다.
  • [여기는 중국] 코로나의 역설?…중국 대학 세계 순위 최고 등수 평가 왜?

    [여기는 중국] 코로나의 역설?…중국 대학 세계 순위 최고 등수 평가 왜?

    세계 대학 순위에서 중국 대학에 대한 평가가 역사상 최고 등수를 기록했다. 최근 영국의 글로벌 대학 평가기관인 THE(Times Higher Education)가 발표한 ‘2022 THE 세계대학평가’에서 중국 칭화대와 베이징대학이 공동으로 세계 대학 순위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THE 세계 대학 순위에서 중국 대학이 차지한 역사상 가장 높은 순위다. 총 99개 국가의 1662개 대학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학 순위 평가 기준에는 각 대학별 연구 실적(30%) 논문 피인용도(30%) 교육 환경(30%)가 가장 큰 요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국제화 정도(7.5%), 업종별 수익 정도(2.5%) 등도 평가 점수로 환산돼 적용됐다. 올해 전 세계 1위 대학에는 영국의 옥스포드 대학이 선정, 6년 연속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2위에는 미국의 하버드대와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이 공동으로 선정됐다. 4위와 5위에는 각각 스탠포드대, 케임브리지대, 매사추세츠 대학 등이 차례로 링크됐다. 이번 세계 대학 상위 순위에 이름을 올린 중국 대학은 총 97곳으로 확인됐다. 이는 미국 187개 대학, 일본 118개 대학, 영국 101개 대학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대학 수다. 특히 올해 16위에 공동으로 선정된 칭화대와 베이징대 두 곳은 지난해 순위 대비 각각 7, 4개 순위가 상승했다는 점에 이목이 쏠렸다. 또, 올해 60위에 이름을 올린 푸단대와 75위에 선정된 저장대 두 곳은 지난해 대비 각각 60계단, 19계단 빠른 순위 상승을 기록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상하이교통대학, 중국과학기술대학 등도 각각 84위, 88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상위 대학 순위 100위에 안착했다. 이번 중국 대학의 눈에 띄는 순위 상승의 가장 큰 기여는 코로나19 관련 논문 피인용도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중국 국영언론 환구시보는 THE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 11곳의 대학에서 진행됐던 코로나19 연구 논문의 피인용 횟수가 높아지면서 세계 대학 순위에서의 가파른 상승을 이끌었다”면서 “특히 화중과기대학, 남방의과대학, 수도의과대학, 원저우의과대학 등의 대학들의 순위는 최소 두개 구간 이상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인 중국수도의과대학, 원저우의과대학, 우한대학의 논문 피인용도 점수는 각각 77.3점, 76점, 92.3점 등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이들 대학이 받았던 논문 피인용도 점수가 각각 31.8점, 32점, 58.4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해 큰 폭의 상승이다. 한편, 우리나라 대학은 서울대가 54위, 카이스트 99위 등이 100위 상위 대학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 “접종 뒤 하혈”…미국, 백신-생리불순 연관성 본격 연구

    “접종 뒤 하혈”…미국, 백신-생리불순 연관성 본격 연구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코로나19 백신과 생리 불순 간 상관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NIH는 이번 주 초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월경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판단하기 위해 5개 연구기관에 향후 1년간 총 167만 달러(약 2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NIH는 “일부 여성들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생리불순과 무월경 등의 증상을 겪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프로젝트는 백신 접종 후 이런 변화가 백신 자체와 연관돼있는지, 변화가 얼마나 지속되는지 등에 관한 연구를 지원할 것”이라며 “연구진은 백신과 연관된 생리 변화의 메커니즘을 밝혀내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女교수가 ‘접종 후 생리이상’ 글 올리자 수백명 응답앞서 일간 시카고 트리뷴은 두 여성 학자가 지난 4월 시작한 ‘백신 접종 후 생리 불순’ 사례 수집 노력이 큰 관심을 끌자 NIH가 상관관계 연구 지원에 나서게 됐다고 전했다. 두 학자는 일리노이대학(어바나 샴페인) 생물인류학과 캐서린 클랜시 교수와 워싱턴대학 의대(세인트루이스) 박사 후 과정 연구원 캐서린 리다. 클랜시 교수는 지난 2월 모더나 백신 1차 접종을 한 뒤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생리주기 변화에 대한 글을 올렸다. 그러자 즉각 수백명의 여성이 답글로 각자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두 연구자는 자신들의 경험을 토대로 지난 4월 7일 사례 수집에 착수했고, 지금까지 15만명 이상이 참여했다고 트리뷴은 전했다. 국내서도 ‘접종 후 하혈’ 호소…정부 “연관성 조사”국내에서도 백신을 맞은 뒤 부정출혈, 생리불순 등의 월경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는 경험담이 온라인상에 다수 올라왔다. 지난달 31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여성 부정출혈(하혈)을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원도 올라왔다. 청원인은 “여성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생리 주기가 아닌데도 부정출혈이 발생하는 사례가 빈번하지만 백신 접종 부작용으로 신고조차 받아주지 않아 답답한 현실”이라며 “여성에게는 생리 기간이 아닌 시기에 발생하는 하혈은 가장 공포스러운 일인데도, 병원에 가면 피임약을 처방해 주거나 타이레놀을 복용하라는 말만 들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정부의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청원인의 주장과 달리 월경 이상을 비롯한 모든 이상반응에 대해 신고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접종 이상반응을 신고할 때 ‘기타’를 선택하고 월경 이상 등을 기록하면 된다는 것이다. 또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월경 이상에 대한 연관성과 인과관계가 있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미 NIH, 5개 연구팀 선정해 기금 지원 미국 NIH는 백신 접종과 생리불순 간 연관성 연구 기금지원 대상에 보스턴대학, 하버드 의대, 존스홉킨스대학, 미시간 주립대, 오리건 보건과학대학 등 5개 대학 연구팀을 선정했다. 연구기금은 NIH 산하 유니스 케네디 슈라이버 아동건강 인간발달연구소(NICHD)와 NIH 여성건강연구사무소(ORWH)가 지급한다. 연구기금은 NIH 산하 유니스 케네디 슈라이버 아동건강 인간발달연구소(NICHD)와 NIH 여성건강연구사무소(ORWH)가 지급한다. NIH는 “생리주기는 신체 조직·세포와 호르몬 간 복잡한 상호작용에 의해 통제된다. 수많은 요인이 생리주기를 일시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백신에 의한 면역 반응이 면역 세포와 자궁 내 신호 사이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것이 생리주기의 일시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생리 변화를 유발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팬데믹과 관련한 스트레스, 이로 인한 생활방식의 변화, 코로나19 유발 바이러스인 ‘SARS-CoV-2’ 감염 등을 꼽았다. 처음 사례 수집한 학자는 기금 지원 탈락 한편 백신 접종과 생리불순 사례를 수집하고 나선 두 연구자는 정작 NIH의 연구비 지원 대상이 되지 못했다. 클랜시 교수는 최근 본인 트위터를 통해 “NIH에 연구비 지원 신청을 했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탈락했다”며 “NIH는 백신 접종 후 생리 변화에 대한 유일한 프로젝트에 기금 지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연방 지원금은 통상 돈 많은 연구실로 간다. 우리 같은 ‘슬로우 사이언스’(slow-science)를 하는 여성 학자들의 연구실로는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 또 역사 비튼 日… “교과서 속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라졌다”

    또 역사 비튼 日… “교과서 속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라졌다”

    2011년 중학 교과서 “자경단, 조선인 살해”2015년부터는 “경제 큰 타격” 위주 서술서종진 소장 “아베 정권서 경향 심해져”日교수도 “실증적이지 않은 학살 부정론”일제강점기 가해 책임을 외면하는 일본 역사수정주의 세력의 영향으로 최근 일본 역사 교과서에서 1923년 9월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 사건 기록을 은폐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서종진 동북아역사재단 한일역사문제연구소장은 31일 재단이 주최한 온라인 국제학술대회에서 일본이 역사 통계가 부정확하다는 점을 이용해 자국에 불리한 역사적 사건을 덮고 있는 현상을 분석했다. 서 소장은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등 일본 역사수정주의 세력의 움직임을 짚으면서 “2010년 1월 보수 언론 산케이신문이 ‘간토 대지진 학살 희생자가 약 6600명이라는 수업 내용이 근거 없다’는 기사를 낸 이후 교과서에서 관련 기술을 축소시키는 경향성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유사의 2011년 중학교 교과서는 간토대지진에 대해 “이 혼란 속에서 ‘조선인과 사회주의자 사이에서 불온한 계획이 있다’는 소문이 퍼져서 주민 자경단 등이 조선인이나 조선인으로 오해받은 중국인과 일본인을 죽이거나…”라고 기술했다. 하지만 2015년과 지난해 교과서는 이런 내용 없이 “지진 결과 일본 경제는 큰 타격을 받았다”는 내용 위주로 서술했다. 명성사의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도 2012년 판에는 “조선인에게 불온한 움직임이 있다는 유언비어에 영향을 받은 자경단에 의해서 조선인에 대한 살상사건이 빈발했다”고 했지만, 올해 판에는 이 내용이 사라졌다. 학살 사건을 기록하고 있는 이쿠호사 지난해 중학교 교과서도 “교통과 통신이 끊어진 혼란 속에서 주민들이 만든 자경단 등에게 살해되는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당시 학살의 주체를 자경단으로 한정해 정당방위로 묘사하고 일본군 등의 개입은 은폐한 것이다. 서 교수는 “아베 신조 정권하에서 2014년 1월 개정된 ‘교과용 도서 검정 기준’이 특정 사항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말고, 학생이 오해할 우려가 있는 표현이 없을 것을 강조하자 이 같은 경향이 심해졌다”고 분석했다.일본군 위안부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한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가 간토대지진 조선인 대량학살도 부정한 것에 대해 다나카 마사타카 일본 센슈대 교수는 “이는 종종 보이는 학살 부정론, 학살의 정당화를 모방한 것으로 실증적이지 않다”고 일갈했다. 이어 “램지어 교수의 입장은 늘 권력자나 다수자 편에 있으며, 피해자는 교육 수준이 낮거나 범죄자라고 본다”며 “자신의 주장에 합치되는 서술이나 이론은 이것저것 인용하면서도 그에 반하는 연구나 사료는 무시한다”고 꼬집었다.이진희 미국 이스턴일리노이주립대 사학과 교수는 “미국에서 강의하다 보면 일본 유학생이 이 같은 학살이나 전쟁 범죄에 대해 처음 알게돼 충격을 받았다고 말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면서 “일본이 식민주의 시기에 누렸던 지위에 대한 향수와 식민주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 “日교과서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은폐…역사수정주의 심각”

    “日교과서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은폐…역사수정주의 심각”

    일제강점기 가해 책임을 외면하는 일본 역사수정주의 세력의 영향으로 최근 일본 역사 교과서에서 1923년 9월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 사건 기록을 은폐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서종진 동북아역사재단 한일역사문제연구소장은 31일 재단이 주최한 온라인 국제학술대회에서 일본이 역사 통계가 부정확하다는 점을 이용해 자국에 불리한 역사적 사건을 덮고 있는 현상을 분석했다. 서 소장은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등 일본 역사수정주의 세력의 움직임을 짚으면서 “2010년 1월 보수 언론 산케이신문이 ‘간토 대지진 학살 희생자가 약 6600명이라는 수업 내용이 근거 없다’는 기사를 낸 이후 교과서에서 관련 기술을 축소시키는 경향성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유사의 2011년 중학교 교과서는 간토대지진에 대해 “이 혼란 속에서 ‘조선인과 사회주의자 사이에서 불온한 계획이 있다’는 소문이 퍼져서 주민 자경단 등이 조선인이나 조선인으로 오해받은 중국인과 일본인을 죽이거나…”라고 기술했다. 하지만 2015년과 지난해 교과서는 이런 내용 없이 “지진 결과 일본 경제는 큰 타격을 받았다”는 내용 위주로 서술했다. 명성사의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도 2012년 판에는 “조선인에게 불온한 움직임이 있다는 유언비어에 영향을 받은 자경단에 의해서 조선인에 대한 살상사건이 빈발했다”고 했지만, 올해 판에는 이 내용이 사라졌다. 학살 사건을 기록하고 있는 이쿠호사 지난해 중학교 교과서도 “교통과 통신이 끊어진 혼란 속에서 주민들이 만든 자경단 등에게 살해되는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당시 학살의 주체를 자경단으로 한정해 정당방위로 묘사하고 일본군 등의 개입은 은폐한 것이다. 서 교수는 “아베 신조 정권하에서 2014년 1월 개정된 ‘교과용 도서 검정 기준’이 특정 사항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말고, 학생이 오해할 우려가 있는 표현이 없을 것을 강조하자 이 같은 경향이 심해졌다”고 분석했다.일본군 위안부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한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가 간토대지진 조선인 대량학살도 부정한 것에 대해 다나카 마사타카 일본 센슈대 교수는 “이는 종종 보이는 학살 부정론, 학살의 정당화를 모방한 것으로 실증적이지 않다”고 일갈했다. 이어 “램지어 교수의 입장은 늘 권력자나 다수자 편에 있으며, 피해자는 교육 수준이 낮거나 범죄자라고 본다”며 “자신의 주장에 합치되는 서술이나 이론은 이것저것 인용하면서도 그에 반하는 연구나 사료는 무시한다”고 꼬집었다.이진희 미국 이스턴일리노이주립대 사학과 교수는 “미국에서 강의하다 보면 일본 유학생이 이 같은 학살이나 전쟁 범죄에 대해 처음 알게돼 충격을 받았다고 말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면서 “일본이 식민주의 시기에 누렸던 지위에 대한 향수와 식민주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 내년 대선 ‘좋은 리더’ 기준… 세계 석학에게 들어볼까

    내년 대선 ‘좋은 리더’ 기준… 세계 석학에게 들어볼까

    조지프 나이 등 세계 석학 40명 한자리에 첫 강의 ‘리더를 찾는 법’ 등 200여편 선봬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좋은 지도자를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내 코로나 백신 접종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왜 전 세계에 백신을 기부하기로 했을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세계 석학들의 답변을 안방에서 들을 기회가 마련됐다. EBS는 30일부터 글로벌 석학들의 강연을 제공하는 교양프로그램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를 시작한다. 방송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밤 11시 35분에 진행되며 한국 교양 프로그램 사상 가장 화려한 출연진이 눈에 띈다.평생 국제 관계와 지도력을 연구해 온 정치학자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를 비롯해 폴 크루그먼(경제학), 리처드 도킨스(생물학), 주디스 버틀러(여성학), 로버트 와인버그(의학), 유발 하라리(역사학), 마이클 샌델(정치철학) 등 석학 40여명이 직접 준비한 강연 200여편을 시청자들에게 선보인다. 시대를 선도하는 통찰과 함께 한국 사회에 던지는 애정 어린 조언도 기대를 모은다.30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는 제작진이 미국 뉴햄프셔 농장에서 만난 나이 교수가 ‘누가 리더인가’라는 주제로 지도자의 자격에 대해 조언한다. 30일 첫 강의 ‘리더를 찾는 법’에는 회사 실적에 지도자가 영향을 미치는 수치가 10~14%에 불과하다는 점과 지도자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 좋은 지도자를 알아보는 3가지 조건 등을 살펴본다. 2강 ‘권력의 주인’(31일)에서는 상대의 마음을 움직여 원하는 것을 얻는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을 살펴본다. 3강 ‘리더십의 기술’ 상편(다음달 1일)에선 지도력이 훈련과 노력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며 소프트 파워의 핵심 요소인 정서 지능, 비전, 소통의 기술이 지도자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해 본다. 4강 ‘리더십의 기술’ 하편(2일)에서는 강압적 지도자가 성공하는 방법과 지도력을 발휘할 때 꼭 필요한 맥락 지능에 대해 살펴본다. 3일 방송되는 5강 ‘리더의 도덕’ 편에서는 국제 사회에서 지도자의 도덕적 가치가 어떻게 국가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지, 인권과 도덕이 충돌할 때 지도자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등을 다룬다. 오는 6일 방송되는 6강 ‘글로벌 리더의 조건’ 편에서는 미국 전직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와 도널드 트럼프의 차이점과 세계적 정치인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조건들을 짚어본다. EBS는 방송 내용을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MOOC)를 통해 무료로 제공한다. 오는 12월에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을 열어 강연 내용을 6개 언어(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프랑스어)로 전 세계에 제공할 계획이다.
  • 최태원 “상시적인 토론의 장 열어 끊임없이 변화하는 SK 만들자”

    최태원 “상시적인 토론의 장 열어 끊임없이 변화하는 SK 만들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 구성원에게 “상시적인 토론의 장을 열어 끊임없이 변화하는 SK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27일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폐막한 ’SK 이천포럼 2021‘ 마무리 발언에서 “올해 이천포럼은 SK를 둘러싼 세상의 변화를 이해하고 딥 체인지(근본적 변화)의 실천적 방법을 모색하는 자리였다”고 강조했다. SK그룹은 지난 23일부터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위한, SK의 딥 체인지 실천’을 주제로 포럼을 연 바 있다. 최 회장은 “이번 포럼에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흐름과 공정, 성적 소수자(LGBT) 이슈까지 탐구하고 SK 경영에 대한 쓴소리도 듣는 등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었다”며 “‘넷 제로’(Net Zero)와 파이낸셜 스토리 등 논의를 통해 많은 아이디어를 얻은 것도 수확”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앞으로 SKMS연구소 소재지인 이천 지역주민을 초청해 SK가 지역사회에 기여할 방안 등을 논의하는 기회도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SK는 이번에 처음으로 대학생, 협력업체, 사회적기업 관계자 등 외부인 500여명을 포럼에 초청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글로벌 석학들이 펼친 온라인 강연과 토론 등이 인기를 끌었다. ‘정의란 무엇인가’ 유명한 세계적 석학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23일 ‘제도와 공정’이라는 주제로 온라인 기조 강연을 했다. 지속가능경영 분야의 전문가인 레베카 핸더슨 하버드대 교수가 강연을 통해 “SK가 사회적 가치라고 부르는 ESG의 기본 개념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글로벌 사회와 기업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됐다”고 설명했다. 에이미 에드먼슨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종신교수는 ‘뉴 노멀 시대의 일과 행복’이라는 주제의 토론에서 “혁신을 위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문화가 기업을 탁월한 조직으로 이끌어 성과를 내게 만들어 준다”고 말했다. 올해 5회째를 맞은 SK그룹의 대표적 지식경영 플랫폼 ‘이천포럼’은 2017년 최 회장이 “기업이 ’서든 데스(Sudden Death)‘하지 않으려면 기술혁신과 사회·경제적 요구를 이해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통찰력을 키우는 토론장이 필요하다”고 제안해 시작됐다.
  • [열린세상] 외계 인공지능과 맞설 인류의 인공지능/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열린세상] 외계 인공지능과 맞설 인류의 인공지능/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외계의 방문자들이 친구인지 적인지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지난달 사이언티픽아메리칸 잡지에 실린 칼럼 제목이다. “우리가 최초로 접하게 될 외계의 방문자는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일 가능성이 높다. 그 목적과 행태를 파악하려면 인류도 스스로의 인공지능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기고자는 미국 하버드대 천문학과의 석좌교수 에이브러햄 롭. 현재 백악관 과학기술자문위원이자 미국 한림원 물리천문위원회 위원장이다. 2018년엔 외계의 우주선이 우리 태양계에 존재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 전해 태양계를 통과하는 최초의 외계 물체로 확인된 ‘오우무아무아’가 외계 탐사선일지 모른다는 것이다. 길이 100~1000미터가량의 이 물체는 납작하고 길쭉한 형태, 태양을 지나쳐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도 혜성 같은 꼬리를 남기지 않는 점, 텀블링을 하는 특이한 회전 방식으로 관심을 끌었다. 그가 우주선 이론을 바탕으로 지난 1월 출간한 ‘외계인: 지구 밖 지능적 생명체의 첫 신호’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 이론의 주요 내용은 이렇다. 오아무아무아는 태양빛을 모아 자체 배터리를 충전하기 좋은 접시 모양이다. 지구나 화성 같은 거주 가능 행성에 이미 내려놓은 탐사선에서 오는 통신 신호를 받아 주는 수신기 역할도 했을지 모른다(시뮬레이션 결과 질소 얼음 덩어리일 가능성이 크다는 논문이 지난 3월 발표됐지만 롭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 항공우주국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우리 은하에는 최소 3억개, 아마도 21억개의 거주 가능한 행성이 존재한다. 우리 태양과 온도가 비슷한 별의 50%에는 물이 액체 상태인 적당한 거리에 있는 바위 행성이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우리 은하에서 가장 나이 많은 별은 132억년 전에 생성된 것이다. 지구와 태양계의 역사는 45억년밖에 되지 않는다. 외계에서 탄생한 생명체가 별과 별 사이를 여행하는 기술을 개발하기는 충분한 기간이다. 다만 생명체는 별 사이의 여행에 적합하지 않다. 빛의 속도로 달린다 해도 몇백 년~몇십만 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 적합한 것은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이다. 행성 표면에서 스스로를 복제하면서 행성에서 행성으로 여행하는 동안 달라지는 환경에 기계학습을 통해 적응하는 시스템이 그런 예다. 이것은 오랜 여행 동안 동면에 들어갔다가 다른 별이 가까워지면 별빛을 통해 에너지를 충전하고 잠에서 깨어날 수도 있다. 지난 6월 미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미확인 항공현상’(UFO를 대신하는 용어 UAP) 144건 중 외계에 기원을 둔 것이 한두 건이라도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과학자들에게는 이들의 행태에 대한 자료를 더 많이 수집해 목적을 상세히 분석할 의무가 있다. 첫째, 우리는 외계 탐사선의 행태를 연구해야 한다. 이들이 어떤 유형의 데이터를 찾고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서다. 둘째, 이들이 우리의 행동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조사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들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외계 탐사선에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보내지 않도록 조심하는 일이다. 이들의 반응을 우리가 해석하는 데 혼란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행동 방침에 대한 모든 결정은 유엔 같은 국제기구가 조율해야 한다. 특히 다음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포럼을 구성하는 것이 신중한 태도일 것이다. 컴퓨팅(우리가 중간에 가로채는 모든 신호의 의미를 해석하기 위해서), 물리학(우리에게 대응하는 시스템의 물리적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 전략(우리의 목표를 달성하는 최선의 정책을 조율하기 위해서) 분야가 우선이다. 결국에는 외계 인공지능을 적절하게 해석하려면 가까운 장래에 인간을 앞설 것으로 예상되는 우리 자신의 인공지능을 배치해야 할지 모른다. 전문지식과 인공지능의 수준은 물리적인 힘이나 자연적 지능보다 더욱 중요할 수 있다. 외계 지능과의 기술적 전쟁에서 나올 결과를 결정하는 데서 그렇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지구에서 가장 똑똑한 종이어서 스스로의 운명이 우리의 손안에 있었다. 이것은 외계 인공지능 시스템과 접촉한 이후에는 더이상 사실이 아닐 수 있다.
  • 美, 노련한 주중대사로 ‘늑대전사’ 맞상대… 中과 협력 모색하나

    美, 노련한 주중대사로 ‘늑대전사’ 맞상대… 中과 협력 모색하나

    올해 1월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개월 만에 중국 주재 미국대사를 지명하면서 미중 관계 재설정을 위한 인적 구성을 마무리했다. 지난달 중국이 ‘늑대전사’ 외교의 대표 주자인 친강을 주미대사로 임명했지만, 미국은 반대로 온건 성향의 외교관 출신인 니컬러스 번스(왼쪽) 전 국무부 정무차관을 배치했다. 양국은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고 미중 정상회담 성사를 타진하고자 두 대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번스 신임 대사는 1990년부터 5년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러시아 업무를 담당한 뒤 그리스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대사를 지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는 정무차관으로 활동했다. 현재 하버드대 케네디스쿨(공공정책 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며 미국 최대 외교·안보 행사인 ‘애스펀 안보포럼’을 이끌고 있다. 다만 그가 ‘중국 전문가’는 아니라는 것이 외교가의 공통된 평가다. 지난 20일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미군 철수에 대한 대국민 연설을 마치고 몇 시간 뒤 바로 새 주중대사를 선임했다. 아프간에 쏠린 여론을 환기하고 ‘미국 외교의 우선순위는 (아프간이 아니라) 중국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다. 번스 대사는 지난달 중국이 미국으로 보낸 친 대사와는 결이 다르다. 친 대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코드가 잘 맞는’ 외교관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거친 비난과 공격적 표현을 서슴지 않는다. 반면 번스는 ‘음지에서 일하는’ 정통파 외교관이다. 그를 지명한 것은 주중대사의 근본적인 역할 변화를 의미한다는 것이 중국의 분석이다. 주중대사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캐리 미국 기후특사 등과 수시로 협력해야 한다. 미중 충돌이 격해지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갈등을 증폭시킬 ‘정치인 출신’보다는 백악관 및 베이징과의 소통을 늘려 현안을 해결하는 ‘일꾼’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봉황망은 “번스 대사가 블링컨 장관과 오랫동안 중동에 머문 사이고 설리번 보좌관과도 가깝다”며 “바이든 대통령 등 미 행정부 핵심 인사들과 막역해 소신 있게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인사로 두 나라가 아프간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미중 정상회담 추진에도 시동을 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10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나 11월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두 정상이 만날 수 있다는 예상도 제기된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0일 일본 주재 미국대사로 람 이매뉴얼(오른쪽) 전 시카고 시장을 택하자 일본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환영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관계자인 이매뉴얼의 낙점에 미일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가 담겼다는 해석이다. 일본 외무성 고위 관계자는 22일 요미우리신문에 “백악관에 바로 연락할 수 있는 귀중한 파이프 역할”이라고 평가했다. 아사히신문도 이매뉴얼이 강하게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는 정치인이라고 소개하면서 “중국에 대항하고자 미일 동맹을 강화하려는 노림수”라고 분석했다.
  • “소녀 로봇팀, 구해줄게”...美학자, 아프간 소녀 10명 ‘극적 구조’

    “소녀 로봇팀, 구해줄게”...美학자, 아프간 소녀 10명 ‘극적 구조’

    아프간 ‘소녀 로봇팀’ 10명 극적 구조2년 전 한번 만난 인연으로 구조 나서다른 소녀 25명도 추가 구조 계획 미국의 한 학자가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 후 로봇을 공부하는 유망한 아프간 소녀들을 극적으로 구조했다. 이 여성은 아프간 소녀들을 2년 전 딱 한번 만났지만, 그동안 수시로 연락해왔다. 20일 일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에서 국제관계학과 우주 정책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앨리슨 르노(60·여) 씨는 비영리기구인 ‘화성 탐사’ 이사회에서 일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 2019년 미국에서 열린 ‘인간을 화성으로’ 콘퍼런스에서 아프간 10대 소녀들 ‘소녀 로봇팀’을 만났다. 포브스는 이들 ‘소녀 로봇팀’을 아시아 30세 이하 30대 과학자 및 발명가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들은 여성 차별이 심한 이슬람 국가에서 16∼18세 소녀들로만 이뤄진 로봇공학팀을 꾸렸다는 점에서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언론은 전쟁으로 황폐해진 아프간의 미래이자 미국의 아프간 침공 이후 여성 권리 개선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묘사했다.한 번 만남 후 계속 된 인연, 소녀들 구조에 나선 르노씨 르노씨는 이후로도 이들 아프간 소녀들과 계속 인연을 맺어왔다. 특히 최근 미군의 아프간 철수 이후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공세가 강화되자 소녀들이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직감을 떨칠 수 없었다. 르노씨는 소녀들을 도와야겠다고 마음을 굳혔고, 그는 자신의 인맥을 적극 활용했다. 르노씨는 예전 룸메이트가 카타르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룸메이트로부터 자신을 도와줄 수 있다는 말을 들은 르노씨는 바로 카타르행 비행기에 올랐다. 르노씨와 룸메이트는 아프간 로봇공학팀 소녀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소녀들에게 필요한 비자 등 각종 서류를 준비하느라 밤을 새워야 했다. 르노씨는 NBC 방송에 “아주 작은 기회만이 있었다. 지금이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때때로 당신은 한 번의 기회만을 갖는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이후 10명의 소녀는 카불 공항을 통해 무사히 아프간을 빠져나와 카타르 도하에 도착했다. 르노씨는 아프간 소녀들이 미국 내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고, 고등교육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녀는 “2주간의 노력 뒤에 모든 감정이 한꺼번에 떠올랐다”고 말했다. 한편 르노씨는 이번에 아프간을 빠져나오지 못한 로봇공학팀 소녀 25명을 추가로 데려오기 위해 노력 중으로 전해졌다.
  • [월드피플+] 아프간 ‘소녀 로봇공학팀’ 10명 무사 구출한 60살 미국 친구

    [월드피플+] 아프간 ‘소녀 로봇공학팀’ 10명 무사 구출한 60살 미국 친구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 이후 신변 우려가 제기됐던 ‘소녀 로봇팀’ 일부가 구출됐다. 19일 미국 NBC뉴스는 아프간 로봇공학팀 ‘아프간 드리머스’ 소속 학생 10명이 아프가니스탄 카불을 탈출해 카타르 도하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프간 드리머스’ 소속 학생 10명은 2019년 학회에서 연을 맺은 미국 오클라호마 출신 앨리슨 르네(60) 덕에 카불을 빠져나왔다. 2016년 하버드에서 국제관계학과 우주정책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르네는 학회 이후에도 소녀들과 꾸준히 친구처럼 교류했다. 그만큼 소녀들에 대한 애정이 컸다. 르네는 “이달 3일 아프간 소식을 접하고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어디서부터 뭘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지만 소녀들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고민 끝에 소녀들을 구출하기로 마음 먹은 그녀는 직접 카타르로 날아갔다. 르네는 “일단 움직이고 보자 생각했지만, 내가 카타르에 아는 사람이 있긴 한걸까 싶었다”고 설명했다.그때, 예전 룸메이트가 카타르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일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옛 친구를 통해 카타르 주재 미국 대사관에 손을 뻗은 르네는 소녀들을 구출하는데 필요한 서류작업을 마쳤다. 그 덕에 ‘아프간 드리머스’ 소속 학생 25명 중 10명이 카타르 도하로 무사히 빠져나왔다. 개발도상국 여성의 교육을 지원하는 미국 비영리단체 디지털시티즌펀드(DCF)와 카타르 외무부는 “아프간 소녀 로봇팀 소속 학생 몇몇이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카타르 도하로 안전하게 탈출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로봇팀 리더 소마야 파루키(18)의 행방은 확인해주지 않았다. 자동차 수리점을 운영하는 아버지 밑에서 일을 도우며 기계공학에 관심을 갖게 된 파루키는 ‘아프간 드리머스’를 이끈 주역이다. 매일 방과 후 로봇공학을 공부하며 또래 소녀들과 꿈을 키웠다. 14~18세 사이 여학생 25명으로 ‘아프간 드리머스’를 구성해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로봇공학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아프간 여성 교육의 희망으로 떠오른 ‘아프간 드리머스’는 2017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 로봇공학 올림픽에서 준우승을 거머쥐는 쾌거도 이룩했다. 물론 대회 참가까지 시련도 많았다. 가족 반대로 최종 선발된 소녀 15명 중 겨우 6명만이 대회에 출전했는데, 이마저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반 이민 행정명령으로 비자 발급을 2차례나 거부당해 출전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는 위기를 겪었다. 언론 보도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소녀들을 챙기며 출전이 성사됐지만, 대회 2주 전 탈레반 손에 넘어갈 수 있다는 이유로 아프간 세관에 로봇 키트를 빼앗기는 위기에 봉착했다. 우여곡절 끝에 대회에 출전한 소녀들에게는 국제적 관심이 쏟아졌다. 이방카 트럼프 여사는 워싱턴에 도착한 소녀들을 직접 환대했으며, 주아프간 미국 대사관은 대사관 벽에 소녀들의 얼굴을 새겼다.이후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던 ‘소녀 로봇팀’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대유행 때 아프가니스탄 헤라트 주지사 진두지휘 아래 저비용 인공호흡기 설계에도 참여했다. 하지만 소녀 로봇팀의 꿈을 향한 여정은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으로 중단됐다. 구출된 10명 외에 나머지 아프간 드리머스 소속 학생 15명은 신변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19일 뉴욕타임스는 소녀들 모두 극도의 두려움에 빠져 있으며, 신변이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르네는 “신원을 밝힐 수 없는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소녀들 중 10명이 몸을 피했다. 하지만 아직 남은 소녀들이 있다. 아프간 문이 닫히고 있다. 나는 내가 아는 유일한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어떤 조치라도 취할 것이다. 선한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악이 승리한다”며 구출 의지를 드러냈다.
  • “中군사위성, 러 로켓 잔해와 충돌해 37조각으로 부서져”

    “中군사위성, 러 로켓 잔해와 충돌해 37조각으로 부서져”

    지난 3월 지구 궤도를 돌다 부서진 중국 위성 ‘윈하이 1호 02싱’이 러시아 로켓 잔해에 부딪혀 부서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주과학 전문 매체 스페이스닷컴과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위성추적 천체물리학자 조너선 맥도웰 박사는 미국 연방 우주군의 최신 자료에서 윈하이 위성의 잔해 충돌 가능성을 확인해 지난 15일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지난 2019년 9월 발사된 윈하이 위성은 지난 3월 18일 원인 불명의 사고로 약 21개 조각으로 부서졌다. 당시 미국 연방 우주군 제18우주관제대대는 윈하이 위성의 사고를 확인하면서 부서진 위성 조각의 궤도를 추적 중이라고 했으나 사고가 내부 폭발에 의한 것인지, 다른 물체와 충돌한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맥도웰 박사는 최근 갱신된 연방 우주군의 지구 궤도상 잔해 목록에서 단서를 찾아냈다. 1996년 러시아가 발사한 제니트-2 로켓에서 나온 잔해 중 하나인 ‘물체 48078, 1996-051Q’에 대해 연방 우주군이 “위성과 충돌”이라는 설명을 새롭게 붙였기 때문이다. 궤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물체는 약 10~50㎝ 크기로 윈하이 위성이 사고를 당한 날 약 1㎞ 거리를 두고 지나간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윈하이 위성과 로켓 잔해가 총알보다 빠른 속도로 비행한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오차 범위 내 거리로, 서로 충돌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맥도웰 박사는 밝혔다. 맥도웰 박사는 윈하이 1호 02싱이 37개 조각으로 부서지고 포착이 안 된 잔해가 더 있을 수 있지만 사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 궤도를 조정한 점으로 미뤄 위성이 제 기능을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본체는 유지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은 윈하이 1호 위성이 대기·해양 환경 요소 탐사와 우주 환경 탐사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미국 측에서 군사위성으로 보고 있다. 윈하이 위성과 러시아 로켓 잔해의 충돌이 사실로 확인되면 지난 2009년 2월 러시아의 고장 난 군사위성 코스모스-2251이 시베리아 상공에서 ‘이리듐 33’ 통신위성과 충돌한 이후 10여년 만에 발생한 최대 충돌사고가 된다. 당시 충돌로 추적 가능한 정도의 잔해가 1800여개 발생했다. 2007년 발생한 우주 충돌사고에 더하면 2009년 충돌은 지구 저궤도상에 잔해를 70%가량 늘려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지구 상공에는 폐기된 위성이나 로켓 등의 부서진 잔해 등에서 나온 1㎜~1㎝ 크기의 우주 쓰레기 1억 2800만개가 총알보다 10배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며 우주비행사와 위성을 위협하고 있다. 게다가 이를 수거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궤도상에서 충돌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잔해는 더욱 늘어나기만 하고 있다. 유럽우주국(ESA)는 지구 궤도상에 10㎝ 이상 크기의 잔해가 3만 4000개, 1~10㎝ 크기의 잔해가 90만개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열린세상] ‘교육 대통령’ 후보는 왜 없는가?/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교육 대통령’ 후보는 왜 없는가?/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도대체 이걸 어떻게 알았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비판하기 위해 그의 저서 ‘공정한 경쟁’을 읽었는데 뜻밖에 그의 천재성을 발견했다. 하버드 출신 이준석의 책 203쪽에 ‘미국에는 서울대가 여러 개 있다’는 탁월한 관찰이 등장한다. 미국도 한국처럼 대학이 피라미드처럼 서열화돼 있다고 착각하는 교육 전문가들이 대부분이다. 교육이 종교인 한국에서 대선 후보 중 교육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교육사회학의 왕 피에르 부르디외가 말하듯 국가에도 오른쪽과 왼쪽이 있다. 경제와 국방이 우파의 영역이라면 복지와 의료는 좌파의 영역이다. 교육은 오른쪽이기도 하고 왼쪽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지식경제’에서 교육은 경제와 국방뿐만 아니라 모든 것의 기초인 동시에 삶의 기회와 사회적 평등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교육에 대해 나름 관심을 가진 대선 후보는 이재명이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을 이끌었던 사람들이 대거 이재명 캠프에 있다고 최근 언론이 보도했다. 그러나 여기에 큰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이들이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을 망친 핵심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학종과 정시 논쟁,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문제, 조국 사태, ‘지방대 죽이기’로 문재인 정권의 교육을 말아먹었다. 문재인의 부동산 정책이 망가진 이유는 노무현 정권 때 부동산 정책을 망친 인물을 그대로 기용했기 때문이다. 이미 실력이 없는 것으로 판명 난 사람을 다시 한번 기용해 더 크게 망한 것이다. 따라서 이대로라면 이재명이 집권하더라도 한국 교육의 희망은 없다. 이재명은 마르크스주의 교육관을 가지고 있다. 곧 교육은 노동의 종속변수라는 것이다. 이는 부르디외 등 여러 학자들에 의해 수십 년 전에 이미 반박된 낡고 시대착오적인 교육관이다. 이 지사는 “독일의 경우 대학 가라고 고사를 지내도 안 가는 반면 우리는 기를 쓰고 대학에 가려 한다. 이 같은 현상의 근본적인 차이는 소득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증적으로 틀린 말이다. 202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 대졸자는 고졸자보다 39% 소득이 높고, 독일 대졸자는 고졸자보다 62% 소득이 높다. 세계 어디서나 대졸자가 고졸자보다 임금이 훨씬 높다. 왜냐하면 현대사회는 지식경제에 기반해 있고 따라서 ‘가치’의 창출은 지식으로부터 나온다. ‘반도체’가 한국 경제의 주축이라는 간단한 사실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다. 교육은 노동의 종속변수가 아니다. 오히려 교육과 지식은 ‘노동 이후의 세계’를 창조하고 있다. 로봇, 인공지능(AI), 자동화, 자율주행차, 드론 등으로 대표되는 노동 이후의 세계는 점점 더 현실화되고 있다. 곧 첨단 교육과 지식이 노동을 지배한다. 교육과 지식이 세상을 지배하는데 왜 교육 대통령이 되려는 후보는 없는가? 왜냐하면 첫째,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교육은 많은 뇌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건드리지 않는 게 상책이라는 인식이 정치인들에게 지배적이다. 학종과 정시 논쟁과 조국 사태에서 당할 대로 당하지 않았던가. 둘째, 공부를 잘했을지는 몰라도 교육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아는 후보가 없다. 그것은 환자를 잘 고치는 의사와 코로나 방역 시스템은 별개라는 사실과 마찬가지다. 셋째, 지식과 대학이 세계를 지배하고 창조한다는 단순한 사실을 아는 후보가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교육 대통령’을 원할까? 교육으로부터 오는 고통이 너무 크고, 교육에 대한 희망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통치는 정치권력과 지식권력의 결합이다. 이것이 일체화된 모델이 플라톤의 ‘철인왕’이다. 하지만 현대 정치에서 대통령이 모든 것을 알 수 없기에 그는 실력 있는 전문가들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각 분야를 지휘한다. 문재인 정권에서 망한 교육을 다음 정권에서 또 망하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 따라서 나는 최대한 공평하게 누가 집권하든 실력이 탁월한 전문가들을 다음 정권의 교육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으로 추천한다. 김누리 중앙대 교수, 유성상 서울대 교수, 반상진 한국교육개발원 전 원장, 심성보 부산교대 명예교수, 그리고 홍민정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 교육은 오른쪽과 왼쪽을 뛰어넘는 창조의 영역이어야 한다.
  • [달콤한 사이언스] 말 많은 사람, 잘 듣는 사람보다 뇌 더 늙어있다

    [달콤한 사이언스] 말 많은 사람, 잘 듣는 사람보다 뇌 더 늙어있다

    다른 사람의 말을 집중해서 잘 듣는 ‘경청’은 대화를 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이다. 대화를 잘 하기 위해서는 경청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실제로 대화를 할 때는 듣기보다는 말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런데 신경과학자들이 말하는 것보다 경청이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미국 뉴욕대 의대 인지신경학센터, 보스턴 프레이밍엄 연구단, 하버드대 인구·발달연구센터, 하버드대 공중보건대, 보스턴대 공중보건대 생물통계학과, 보스턴대 의대 신경학과, 텍사스대 보건과학센터 알츠하이머 및 퇴행성신경질환연구소,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UC데이비스), 브리검여성병원 알츠하이머 연구 및 치료센터, 호주 모나쉬대 뇌·정신보건연구소 공동연구팀은 남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 자기 말만 하는 사람들보다 뇌가 훨씬 젊고 뇌기능도 더 발달해 있다고 밝혔다. 또 잘 듣는 사람과 가까이 하거나 경청 연습을 하는 것이 뇌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 8월 17일자에 실렸다. 신경과학자들은 노화나 질병으로 인한 뇌기능의 퇴화를 막기 위해서는 운동, 긍정적 사고, 사회적 상호작용, 독서나 퍼즐 같은 규칙적인 정신적 자극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런 활동들이 뇌 인지복원력과 관련있다는 점에 착안하고 뇌 건강 유지를 위한 다른 요소는 없는지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미국 매사추세츠 프라이밍엄에 사는 성인 5000여 명을 대상으로 1983년부터 2003년까지 약 20년 동안 흡연, 당뇨, 비만, 운동여부는 물론 사회적 관계를 어떻게 맺고 있는지에 대해 연구한 ‘프라이밍엄 심장 연구’(FHS) 데이터를 활용했다. 연구팀은 FHS 조사에 참여한 사람 중 치매, 뇌졸중, 기타 신경질환을 앓은 적 없는 2171명을 대상으로 사회적 상호작용, 생활습관에 대해 설문조사하고 각종 건강 지수를 측정하는 한편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로 뇌의 활동을 측정했다. 연구 결과, 뇌의 부피가 작을수록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으며 사회적 관계가 활발한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 뇌의 부피가 더 크고 인지기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사회적 관계가 활발한 사람들은 대부분 말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는 경청습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인지 회복력이 가장 뛰어난 사람들은 경청 습관이 있는 이들이었으며 그 다음으로는 자신의 말을 들어줄 수 있는 친구나 가족을 갖고 있는 사람들로 나타났다. 인지 회복능력이 가장 떨어지는 사람은 듣기보다 말하기를 좋아하는 이들이었다. 이들은 알츠하이머 같은 퇴행성 뇌질환 가능성이 다른 사람들보다 높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또 경청습관이 있는 사람들은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보다 뇌의 나이가 최소 4살 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뇌 부피도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자신의 말을 앞세우는 것보다 타인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들이 사회적 관계도 우수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 연습을 통해 뇌 기능과 인지 회복력을 높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신경과학자인 조엘 살리나스 뉴욕대 의대 교수는 “인지회복력은 뇌의 노화를 막고 뇌신경관련 질환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대표적인 퇴행성뇌질환인 알츠하이머 치매에 대한 치료법이 없는 상황에서는 병을 예방하고 질병의 진행을 막기 위해 인지회복력이 중요하고 그 핵심이 경청에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 또 위안부 부정한 램지어, ‘학문의 자유’ 어디까지

    또 위안부 부정한 램지어, ‘학문의 자유’ 어디까지

    日 우익 책 서문 “일본군, 매춘부 강제모집 필요 없었다”올해 3월 문제 된 자신의 논문의 “고용 계약” 주장 재연학술지 및 하버드대 ‘학문의 자유’로 조치 안해 재연되나 지난 3월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한 논문을 써 비판을 받았던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이번에는 일본 우익 책의 서문에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모집 자체를 전면 부정하고 나섰다. 지난번 논문에 대해 하버드대 등이 ‘학문의 자유’를 들며 조치 없이 어물쩍 넘어가면서 논거 없는 주장이 되풀이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램지어는 최근 아리마 데츠오 와세다대 교수가 출판한 책 ‘위안부는 모두 합의계약 상태였다’의 서문에서 “일본군은 매춘부를 강제적으로 모집할 필요도 없었고, 그럴 여유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논거 없이 같은 주장을 해 학계의 비판을 받았던 자신의 논문 ‘태평양 전쟁에서 성매매 계약’(Contracting for sex in the Pacific War)의 내용을 반복한 것이다. 이 논문에서 그는 돈을 벌려던 매춘업자와 큰 돈이 필요했던 ‘매춘부’(위안부 피해자)가 이해관계에 따라 고용계약을 맺었다는 식으로 주장했다. 이번 서문에서도 2차 세계대전 때 일본군의 공문서에서 위안부 강제 모집에 대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제주도에서 직접 위안부를 연행했다는 증언을 담은 요시다 세이지의 수기 ‘나의 전쟁범죄’가 1983년 발간된 이후에야 한국에서 피해 보상 청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도 했다. 또 윤미향 의원(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의 도덕성을 공격하면서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에 대한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램지어의 기존의 주장을 반복하는데는 학문적 자유를 이유로 지난 3월 학술지 법경제학국제리뷰(IRLE)가 그의 논문을 철회하지도 않았고 대학 측이 징계를 내리지도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당시 학계에서는 도덕적 분노나 한일 관계 때문이 아니라 ‘학문 진실성’ 때문에 문제가 된다며 논거 없는 주장에 대해 비판이 많았다.
  • [책꽂이]

    [책꽂이]

    기계, 권력, 사회(박승일 지음, 사월의책 펴냄) 미디어 문화연구 전문가의 시각으로 자유롭게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이 어떻게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통제하는 ‘권력’이 됐는지를 해부한다. 빅데이터, 알고리즘, 사물인터넷 같은 새로운 권력의 통치 대상은 개별 인간이 아닌 환경과 정신이라고 결론 내린다. 440쪽. 2만 2000원.한국의 여신들(김화경 지음, 성균관대학교출판부 펴냄) 구비 문학 연구에 매진해 온 저자가 민족의 정체성을 지닌 한국의 여신들을 문화사회학적으로 고찰했다. 천지를 분리시킨 ‘설문대할망’, 부모를 살리려고 저승에서 약수를 구해 오는 ‘바리공주’ 등 신화 속 인물을 통해 모권제 중심에서 가부장제 사회로 변화하게 된 과정을 분석한다. 484쪽. 3만원.70년 만의 귀향(도노히라 요시히코 지음, 지상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일본인 시민운동가인 저자가 일제강점기 홋카이도로 끌려가 강제 노동에 시달리다 사망한 한국인 유골이 본국으로 돌아가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했다. 저자는 전후 일본 사회가 이들을 간과해 왔다는 점을 비판하고, 과거사 문제를 직시할 것을 강조한다. 344쪽. 1만 8000원.클래식의 발견(존 마우체리 지음, 장호연 옮김, 에포크 펴냄) 세계적 지휘자 존 마우체리가 고전 음악을 제대로 듣고 감상하는 법을 알려준다. 고전 음악은 인간사의 보편적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으며 해석은 청취자의 몫이다. 저자는 베토벤의 ‘영웅’이나 ‘환희의 송가’ 등에 담긴 의미와 해석 방식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316쪽. 1만 7000원.미국 외교의 대전략(스티븐 M 왈트 지음, 김성훈 옮김, 김앤김북스 펴냄) 현실주의 국제정치 이론가 스티븐 M 왈트 하버드대 교수가 탈냉전 이후 미국의 ‘자유주의 패권’ 정책을 비판적으로 고찰했다. 저자는 클린턴, 부시, 오바마 행정부를 거치는 동안 미국이 분쟁 지역에 개입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오히려 중국이 미국에 도전할 기회를 줬다고 주장한다. 432쪽. 1만 6000원.엄마에 대하여(한정현 외 5인 지음, 다산책방 펴냄) 한정현, 조우리, 김이설, 최정나, 한유주, 차현지 등 여성 작가 6명이 엄마를 주제로 펴낸 테마 소설집. 먹고사느라 바빠서 추억 하나 제대로 못 만든 엄마, 가족 일이라면 궂은일도 불사하지만 정작 자신은 돌보지 못하는 엄마의 모습 등이 펼쳐진다. 엄마와 딸의 사랑과 오해의 간극을 섬세하게 어루만진다. 232쪽. 1만 4000원.
  • 참치처럼 빠르게 장애물 싹싹~ 로봇 물고기 전방위로 ‘진화 중’

    참치처럼 빠르게 장애물 싹싹~ 로봇 물고기 전방위로 ‘진화 중’

    ‘로봇 물고기’라는 단어를 들으면 많은 사람들이 10여년 전 이명박 정부 당시 진행됐던 4대강 사업을 떠올린다. 당시 정부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한 강물의 수질 변화를 조사하겠다는 명목으로 6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해 생체모방형 수중로봇, 일명 로봇 물고기 개발을 추진한 바 있다. 외국에서는 물고기 구조와 기능을 분석한 생체역학, 유체역학, 수학적 모델링 등을 이용해 체계적인 로봇 물고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국에서처럼 말도 안 되는 황당한 목적이 아니라 에너지를 적게 쓰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자율무인잠수정(수중드론)이나 수중이동체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초 연구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서 발행하는 로봇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 8월 12일자에는 이런 다양한 로봇 물고기 연구개발 결과들이 실렸다. 현재까지 개발된 로봇 물고기나 수중드론은 정해진 속도로만 이동하고 속도 조절이 가능해 속도를 높이거나 늦출 경우 자세 제어가 잘 되지 않는다는 게 단점이다. 연구자들은 물고기들처럼 빠른 속도로 좁은 장소나 장애물을 효과적으로 빠져나가거나 상황에 따라 속도를 변화시키면서 안정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해법을 찾기 위해 다양하게 접근하고 있다. 우선 미국 버지니아대 기계·항공우주공학과, 웨스트체스터대 생물학과 공동연구팀은 참치에서 해법을 찾았다. 연구팀은 참치 꼬리지느러미 구조 및 움직임 분석과 생체역학, 유체역학 모델링을 바탕으로 로봇 참치 ‘튜너봇’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참치 꼬리지느러미를 수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꼬리 강성과 수영 속도가 비례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연구팀은 로봇 물고기에 인공 힘줄을 장착해 물속 환경 변화에 따라 꼬리지느러미의 강성을 조절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순항 속도 조절은 물론 느리게 움직일 때도 안정적 자세 제어가 가능하고 장애물도 빠르게 피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연구를 이끈 버지니아대 대니얼 퀸(자율이동시스템·유체역학)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튜너봇은 인공 힘줄을 이용해 수중 상태에 따라 꼬리의 강성을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게 함으로써 마치 다단 기어를 갖춘 자전거처럼 상황에 따라 속도 조절과 고효율 작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EPFL), 로봇공학기업 KM 로보타, 프랑스 IMT 아틀랑티크, 미국 하버드대, 일본 도호쿠대, 캐나다 셔브룩대 공동연구팀은 칠성장어를 흉내낸 로봇 물고기 ‘아그나타X’를 개발하고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어류 중에 가장 원시적이고 단순한 무악류를 모방했다. 일반적으로 어류는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을 연결해 주는 중심패턴발생기(CPG)를 갖고 있다. CPG는 서로 다른 근육이 활성화되는 순서를 결정해 이동을 제어할 수 있게 해 준다. 칠성장어는 다른 물고기들과 똑같은 신경 시스템을 갖추고 움직이지만 좀더 모방이 쉬운 단순한 형태를 갖고 있다. 칠성장어의 척수와 비슷한 내부압력센서, 물의 흐름과 세기를 감지하는 외력센서, CPG처럼 이들 센서에서 감지된 정보를 종합해 움직임을 만드는 인공위성발진기로 구성된 아그나타X는 물의 상태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고 그에 맞게 뱀장어처럼 헤엄치는 것이 관찰됐다.‘사이언스 로보틱스’는 “지금까지 나온 로봇 물고기 기술은 에너지 소모가 크고 이동 효율이 낮다는 공통적인 문제를 갖고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하는 것이 수중 로봇 개발 성공의 핵심”이라며 “이번에 개발된 튜너봇이나 아그나타X는 이 같은 문제를 일부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와우! 과학] 북미 야생화 종 알고보니 곤충 잡아먹는 ‘식충식물’로 확인

    [와우! 과학] 북미 야생화 종 알고보니 곤충 잡아먹는 ‘식충식물’로 확인

    북아메리카 도시 근교에서 널리 서식하는 야생화 종이 곤충을 포획해 양분을 흡수하는 식충식물이라는 사실이 과학자들 덕에 140여 년 만에 밝혀졌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와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캠퍼스 공동연구진은 웨스턴 폴스 아스포델(western false asphodel)이라는 이름을 가진 야생화 종이 줄기에 난 끈적끈적한 선모로 초파리 등 작은 곤충을 포획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택사목 꽃장포과에 속하는 이 꽃은 북아메리카 대륙의 서해안과 내륙 몬태나주 등에 널리 분포하는 종으로, 늪지나 습지에서 주로 자란다. 밴쿠버 등 주요 도시와 가까운 곳에서 자라는 이 종은 1879년 처음 과학 문헌에 기재됐지만, 지금까지 식충식물이라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았다. 그런데 캐나다 식물학자 숀 그레이엄 UBC 교수팀이 식물유전학에 관한 프로파일 작업 중 이 식물의 유전자에서 식충식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전적 변이를 발견했다. 이 발견과 함께 이 식물이 자라는 곳은 식충식물이 자라는 조건을 충족한다는 점과 줄기에 점착성이 있고 작은 곤충이 잘 달라붙는다는 점을 추가로 확인한 연구자들은 이 종이 식충식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연구진이 공개한 사진에서 하얀색 꽃을 피우고 있는 이 식물의 굵은 줄기에는 점착성이 있어 이 부분에 작은 곤충이 붙기 쉽다. 연구진은 이 식물이 식충식물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초파리에게 질소의 안정 동위원소인 질소 15를 흡수하게 해 이 식물의 줄기에 부착하는 실험을 시행했다. 이후 이 식물에 함유된 질소를 분석한 결과 초파리가 흡수한 질소 15가 발견돼 실제로 곤충의 양분을 흡수하는 것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연구진의 추정에 따르면, 이 식물은 질소의 약 64%를 곤충에게서 얻는다.연구진은 또 이 식물의 줄기에 나 있는 점착성 털이 포스파타아제(인산가수분해효소)라고 하는 소화 효소를 분비한다는 점도 발견했다. 포스파타아제는 다른 식충식물도 사용하는 소화 효소로 먹이가 되는 인이 함유된 양분을 분해한다. 이에 대해 연구논문 주저자인 첸시 린 UBC 연구원은 “이 식물의 특이한 점은 곤충에 의해 꽃가루를 매개하는 꽃 부분 근처에서 먹이를 잡는 것”이라면서 “보통 파리지옥 등의 식충식물은 곤충에 의한 꽃가루 매개를 방해하지 않도록 꽃 부위로부터 먼 곳에 덫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 식물은 줄기의 점착성이 꽃가루 매개에 그리 유익하지 않은 작은 곤충을 잡을 수 있지만, 꽃가루 매개자로 기능하는 꿀벌과 나비 등 큰 곤충은 잡을 수 없어 꽃가루를 매개하지 않는 곤충만을 선별해서 잡는다는 것이다. 연구 책임저자인 그레이엄 교수도 “택사목 식충식물이 발견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이 식물이 설마 육식성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연구에는 관여하지 않은 미국의 저명한 식물학자로 하버드대의 에런 엘리슨 박사는 “이번 발견은 과학적 사고의 멋진 연쇄 결과”라면서 “기존 식충식물은 특수한 잎으로 벌레를 잡기 때문에 줄기를 이용해 벌레를 잡는 이 식물의 발견은 상당한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U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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