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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우석 사태’ 1년] 한국 줄기세포연구 5년 ‘뒷걸음’

    [‘황우석 사태’ 1년] 한국 줄기세포연구 5년 ‘뒷걸음’

    지난해 ‘황우석 쇼크’는 대한민국 전체를 극심한 혼돈과 패닉으로 몰아넣었다. 세계를 향해 어깨를 으쓱하게 만든 복제 줄기세포의 실체가 거짓으로 밝혀지면서 생명공학 메카를 향한 우리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그 후 1년이란 시간은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그 사이 선진국들은 연구에 박차를 가하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한쪽 날개가 완전히 꺾인 채 뒤뚱거리고 있다. 연구 잠재력과 인프라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시스템 마련이 과제로 떠올랐다. 국내 생명공학계에서는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좌초 이후 우리나라 줄기세포 연구가 한참 뒷걸음질쳤다고 진단한다. 줄기세포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모 교수는 “연구 현장에서는 황 교수 사건이 줄기세포 연구를 최소 5년은 퇴보시킨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가 기반을 쌓기도 전에 퇴출되면서 유능한 연구자들의 이탈 현상이 봇물을 이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연구 사실상 중단 게다가 인간 난자를 이용한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는 올 초 정부가 서울대 수의대 연구팀의 체세포복제배아기관 승인을 취소하면서 완전히 중단된 상태다.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연구가 더 이상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연구의 중심틀도 바뀌었다. 기존 서울대와 미즈메디병원에서 연세대 김동욱 교수가 단장인 정부 차원의 세포응용연구사업단과 포천중문의대 정형민 교수를 소장으로 한 차병원 줄기세포연구소가 연구 허브로 자리잡고 있다. 차병원은 하버드대 김광수 교수 등 100명을 영입하면서 국내외 줄기세포 연구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들은 저만치 앞서 나가고 있다. 세계적 과학저널 사이언스지에 따르면, 최근 미국 하버드대 등 3곳, 영국 에든버러대 등 2곳, 스페인과 중국 각각 1곳 등 4개국 7개 연구팀이 줄기세포 연구 성과 발표 예정을 통보해 왔다. 이탈리아 밀라노대학 연구팀은 우리 연구의 발목을 잡은 ‘윤리문제’ 우려 없는 새로운 개념의 줄기세포를 개발했다. ●“새 판은 위험”, 배아·성체 줄기세포 균형 필요 하지만 줄기세포 연구는 여전히 살아 있다. 황우석 전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줄기세포 분야의 일부다. 많은 연구자들이 뚜렷한 성과를 속속 내고 있다. 서울대 김효수 교수팀은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 대한 획기적인 줄기세포 치료법 성과 발표를 목전에 두고 있다. 박국인 연세대 의대 교수팀 등 세계 정상급 여러 연구팀도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동물 복제기술의 경우 국내 30여개팀이 연구를 벌이고 있으며, 복제 전문가만도 150여명이나 된다. 불임클리닉도 전국에 100개나 돼 줄기세포 연구의 ‘실탄’도 풍부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배아·성체줄기세포 두 분야의 통합적 발전 전략 필요성을 강조한다. 차병원 줄기세포치료연구센터 정형민 소장은 “줄기세포 연구는 막 걸음마 단계인데 유용성 분석 없이 한 쪽으로 몰린다.”면서 “성체줄기세포만을 대안으로 삼는 것은 전체 줄기세포 연구 역량을 감소시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쪽의 연구성과가 다른 분야의 장벽을 허무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세포응용사업단 자문위원인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임정묵 교수도 “새 판을 짜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인간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기 위한 배반포 배양 기술 등 노하우가 축적된 분야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체세포 복제배아연구 조속 허용해야 현재 생명윤리법은 개정 작업이 진행중이다. 보건복지부는 황우석 사건 이후 생명윤리법 개정에 대한 여론이 들끓자 개정안을 만들었지만, 아직 국회 입법 절차를 밟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연구자들은 하루 빨리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를 허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형민 교수는 “이제 허용 여부가 아닌 어떻게 추진할지 전향적으로 논의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윤리와 법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투명하게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장치 마련도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연구 지원 전략도 재정비가 필요하다. 정부는 최근 생명공학(BT) 분야에 14조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줄기세포 연구에 향후 10년간 43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의·수의학계나 생물학계만의 힘으로는 성과를 낼 수 없다고 지적한다. 정보기술(IT), 나노기술(NT) 등 다른 분야와의 시너지 효과를 꾀할 수 있는 통합 로드맵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잇따르는 연구 논문 부정 사건들에서 보듯 연구진실성 문제를 해결할 총체적 시스템 마련도 시급한 실정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새달 20일 퇴임 어윤대 고려대 총장

    새달 20일 퇴임 어윤대 고려대 총장

    어윤대 고려대 총장은 2003년 2월 취임 이후 체중이 5∼6㎏이나 늘었다. 전보다 배가 많이 나와 불편할 정도다. 비즈니스를 위해 1주일 내내 바깥에서 저녁 자리를 갖고 못 마시는 술까지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는 설명이다. 다음달 20일 퇴임하면 바로 운동을 해 예전 체중으로 되돌리는 게 최우선 목표란다.‘최고경영자(CEO) 총장’의 대명사로 불리는 어 총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와 경영철학,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엄청난 규모의 학교 발전기금 유치가 지난 4년간의 최대 성과로 꼽힐 듯한데. -취임 이후 3년9개월간 기업과 교우회 등으로부터 연구비 포함,4700억원을 유치했다. 고려대는 물론이고 한국에서 제일 많은 액수일 것이다. 사실 나 스스로 놀라고 있다. ▶특별한 노하우가 있었나. -그동안 학교의 역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분위기가 침체돼 있었다. 긍정적인 사고로 학교를 운영하다 보니 교우들이 많이 호응해 줬다. 특히 모금할 때 어떤 프로젝트에 왜 돈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를 잘 설득한 게 주효했다고 본다. 물론 건학 100주년이라는 중요 행사가 있었던 것도 큰 보탬이 됐다. ▶영어강의 시행 등 추진력 없이는 할 수 없는 어려운 일들을 많이 했다. -어떤 회사에 사장이 새로 와서 매출 20% 증대를 독려한다고 치자. 그 사장도 20%보다는 15%를,15%보다는 10% 목표를 직원들이 더 좋아한다는 걸 모르지 않는다. 변화에 대한 수용능력을 ‘목이 찰 때까지’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 그러지 않고서는 같은 아시아권에서 세계 19위 평가를 받는 싱가포르 국립대학 등을 따라잡을 수 없다. 또 총장을 계속하겠다는 생각이 없었던 것도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는 요인이었다. ▶연임에 도전한 이유는. -사실 4∼5개월 전까지는 연임 생각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교우회 등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 혁신을 시스템화해 달라고 꾸준히 요구했다. 현행 선거 시스템에서는 낙선할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고 도전했다. 교수들의 반발이 생각보다도 컸다. 교수들의 일이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어선지 변화를 잘 수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발전기금 유치 과정에서 학교로 기업을 너무 끌어들였다는 얘기도 있다. -말이 안 되는 소리다. 그러면 삼성이 재단인 성균관대학은 어떻게 설명하나. 미국 하버드대학은 학교명 자체가 기금 기부자의 이름이고 거의 모든 건물에 기부자의 이름이 붙어 있다. ▶외형에 치우쳐 내실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전혀 모르는 소리다. 그동안 내가 가장 중점을 둬온 것이 시스템 구축이다. 정보의 문서화, 직원 해외연수, 학장 권한 강화 등 다양한 조치들이 쉼 없이 이어졌다. 교육수준을 높이기 위해 학생 50명에 한 명씩 조교를 붙였고 시간강사들이 하던 강의를 전임강사급 이상으로 강화했다. 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하루에도 대여섯번씩 들어갔다. 홈페이지에 교육환경 개선함을 마련해 무려 3000건 이상을 개선했다. 외형이 부각되면서 상대적으로 내실이 가려졌을 수 있다. ▶향후 계획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분야 전문 지식이 있고 실무에서 일을 많이 한 편이다. 앞으로도 그런 일을 하지 않을까 싶다. 이미 몇몇 민간 섹터에서 CEO로 오라는 제의를 해온 상태다. 일각에서 정계 진출 얘기도 나왔지만 나는 정치적 역량이 없다. 그런 게 있었더라면 이번 총장 선거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임기를 마치면서 가장 아쉬운 대목은. -그동안 외국대학 총장들과 만나며 다양한 네트워크를 쌓았다. 그 관계들을 학교 발전에 더 이용하지 못하게 됐다. 총장 임기가 짧은 것은 문제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은 110년 역사에 총장이 8명밖에 안 나왔다. 하버드대 총장은 평균 20년을 한다. 반면 고려대는 지난 60년간 총장이 12명이나 된다. ▶CEO형 총장이 하나의 경향으로 굳어지는 것 같다. -선진국 대학총장 중 CEO형이 아닌 사람은 없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20∼30년 전부터 시작됐다. 우리는 늦었다. 대학이 옛날과 달리 엄청나게 커졌다. 우리 학교 1년 예산이 1조원이다. 이제는 큰 조직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물론 자기 분야에서 학문적 카리스마가 중요함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이에 더해 관리 능력과 국제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총장이 되기 전부터 금융통화운영위원, 국제금융센터 초대 소장, 공적자금관리위원 등 활발한 외부 활동을 했는데. -국내 처음으로 국제금융을 미시적 측면으로 접근했고 국내 최초로 대학에 국제금융론 강의를 개설했다. 경제가 개방되니까 국제금융 전문가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그런 점이 여러 곳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퇴임 후 개인적인 계획은. -3개월 동안 체력단련을 해야겠다.4년간 병원 신세 안 진 유일한 총장이지만 바쁘게 살다 보니 많이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내년 1월에는 2주일간 아내(정복주 이화여대 음대학장)와 아프리카 케냐로 여행을 갈 계획이다. 대담 김태균 사건팀장 정리 서재희 도준석기자 s123@seoul.co.kr
  • 한국 남녀 불평등 아랍수준

    한국의 ‘성(性) 격차 지수’가 세계 92위에 머물렀다. 아프리카 튀지니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같은 최하위권 수준으로 평가받은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2일 발표한 세계 ‘성 격차(Gender Gap)지수’ 조사에서 한국은 고용, 교육, 보건, 정치 등 4개 핵심부문에서 모두 0.616점으로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0은 불평등을,1은 완전 평등을 의미한다. 한국 순위는 남녀 평등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발표된 조사 결과는 미국 하버드대학, 영국 런던대학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남녀 평등이 진전됐으나 어느 국가도 완전 평등은 이루지 못했다.한국은 4개 부문 평점을 합산해 매긴 전체 순위에서 92위로 방글라데시, 요르단 등과 함께 최하위권에 포함됐다. 전체적으로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에 올랐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여인천하’라는 세간의 평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스웨덴이 1위를 차지했고, 노르웨이와 핀란드, 아이슬란드, 독일 순이었다. 아시아권에서는 유일하게 필리핀이 6위로 10위권에 올랐고, 미국은 22위였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한국 남녀 性 격차 지수 92위…아랍수준

    한국 남녀 性 격차 지수 92위…아랍수준

    한국의 ‘성(性) 격차 지수’가 세계 92위에 머물렀다.아프리카 튀지니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같은 최하위권 수준으로 평가받은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2일 발표한 세계 ‘성 격차(Gender Gap)지수’ 조사에서 한국은 고용,교육,보건,정치 등 4개 핵심부문에서 모두 0.616점으로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0은 불평등을,1은 완전 평등을 의미한다.한국 순위는 남녀 평등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발표된 조사 결과는 미국 하버드대학,영국 런던대학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남녀 평등이 진전됐으나 어느 국가도 완전 평등은 이루지 못했다.한국은 4개 부문 평점을 합산해 매긴 전체 순위에서 92위로 방글라데시,요르단 등과 함께 최하위권에 포함됐다. 전체적으로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에 올랐다.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여인천하’라는 세간의 평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스웨덴이 1위를 차지했고,노르웨이와 핀란드,아이슬란드,독일 순이었다.아시아권에서는 유일하게 필리핀이 6위로 10위권에 올랐고,미국은 22위였다.프랑스도 고용과 정치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얻어 전체 순위에선 70위에 그쳤다. 한국은 중등교육과 건강한 기대 수명 분야에서 1위를 했지만 출생 성비와 동일노동 임금평등 부분에선 각각 110위와 105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분야별 순위는 노동참여 68위,동일노동의 임금 평등 105위,전문직 및 기술직 진출 71위,의원과 고위 관료,경영자 진출 분야는 98위였다.교육 부문에서는 초등교육 63위,중등교육 1위,고등교육 89위를 차지했다.정치 부문에서는 여성의 의회진출이 63위,여성장관 진출은 99위를 기록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박길연 北대사 하버드대 강연 물거품

    |워싱턴 이도운특파원|22일(이하 현지시간) 하버드대학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박길연 유엔주재 북한대사의 강연 및 토론회가 미 국무부의 여행 불허 결정으로 무산됐다. 이번 행사를 준비해온 국제 한민족재단은 20일 국무부가 하버드대 강연을 이유로 한 박 대사와 김명길 북한대표부 공사의 여행신청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렸다면서 이에 따라 22일 하버드대학 행사도 취소됐다고 밝혔다. 재단측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구두약속까지 했었으나 결국 불허 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최종 허가 단계에서 백악관의 반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북한대표부측은 이번 행사를 6자회담 복귀 결정 후 전향적인 핵 문제 해법과 대미관계 메시지 전달기회로 보고 의욕적으로 준비해 왔으나 국무부의 돌연한 불허 결정에 실망감과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고 재단측은 전했다.dawn@seoul.co.kr
  • [세계의 싱크탱크] (14)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세계의 싱크탱크] (14)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베이징 이지운특파원|“21세기 첫 10년간 중국의 부상(浮上)만큼 세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화는 없을 것이다.” 하버드대 에즈라 보겔(Ezra Vogel) 교수의 이같은 예견은 중국의 부상이 국제사회에 미칠 영향력과 중국의 역할에 주목한 것이다. 특히 최근 북한 핵실험 이후 중국 외교는 동북아시아에서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중국 외교의 대표적인 싱크탱크로서 ‘국제문제연구소’가 주목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홍콩 일간 대공보(大公報)는 최근 중국을 이끄는 10대 싱크탱크를 소개하면서 외교 분야에서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중국태평양경제협력 전국위원회,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소 등을 꼽았다. 지난 7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제1회 즈쿠(智庫·싱크탱크) 포럼’의 참가 기관들을 토대로 한 것이다. 대공보는 “중국의 국제지위가 상승함에 따라 갈수록 이 기관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서 국제문제연구소는 외교부 산하 기관이라는 점에서 위치와 역할이 남다르다. 정부 설립후 처음으로 설립된 ‘국가급’ 국제문제 연구소로 24일로 설립 50주년을 맞는다.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 등 국가 지도자들이 설립을 제안했다. 국제문제연구소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외교부와의 ‘유기적인 관계’에서 비롯된다. 마전강(馬振崗) 소장은 “연구의 토대가 중국 관방의 소식과 움직임, 믿을 만한 정보”라고 연구소의 특장을 소개했다. 국제문제연구소는 우선 외교부가 의뢰하는 공식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한다.“1년에 5∼6개의 전략성, 종합성, 미래지향적 성격의 대형 연구 과제를 맡는다.”고 한다. ‘향후 15년 중국외교가 직면할 기회와 위기’‘중국에 닥친 국제 경제환경과 대응정책’‘새시대 중국외교의 강화를 위한 이론 체계건설’ ‘평화발전과 중국의 선택’ 등이 그간 주요 과제였다.“최근에는 ‘인도 궐기 문제’나 ‘유럽과의 관계 설정’ ‘에너지 이용 전략’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귀띔했다. 국제문제연구소는 연구 기관만은 아니다.‘외교’를 직접 수행한다. 연구와 정보수집 등 해외교류라는 두가지 역할에 분명한 목표를 갖고 있다. 그만큼 현장성이 강하다. 그 중요성은 점점 강조돼 ‘대외연락처’까지 설립했다.2003년에는 ‘국연논단(國硏論壇)’을 만들어 외국 고급 외교관이나 주요 학술기관과의 교류를 본격화하고 있다. 국제문제연구소는 젊은 연구원들을 해외 공관에 내보내 현장에서 직접 연구를 하게 한다. “현장에서 얻은 생생한 정보로 연구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엄청난 장점”이라고 외교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주중 한국대사관에 ‘동북공정(東北工程)’을 담당하는 단 1명의 외교관이 본래 업무 외에 가욋일 식으로 동북공정 관련 업무를 하는 것과는 적지 않은 차이다. 해외 주요 공관에 파견된 연구인력만도 30여명이나 된다. 또한 연구소는 경험이 풍부한 퇴직 외교관들을 연구 인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베이징의 외국 공관들과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현장에서의 정보 교류를 활성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장과 연구간의 조화 못지않게 노장(老壯)간 조화는 연구소의 또 다른 장점이다. 또 매년 국제문제 전문인력을 6∼7명씩 선발해 ‘청년학자 연구포럼’을 꾸려가고 있다. 현재 구성원의 40%가 40세 미만이다. 중국의 대부분 관방 싱크탱크가 그렇듯, 국제문제연구소도 사회에 대한 홍보 및 계도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각종 TV토론 프로그램이나 대언론 접촉 등을 통해 중국 외교에 대한 자국민의 이해를 높이고 있다. 나아가 외국 기관과의 교류를 통해 중국을 세계에 알리는 일도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다. jj@seoul.co.kr ■ 외교서적·문서 30만건 보유… ‘자료의 寶庫’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 국제문제연구소 도서관에는 30만여건의 외교 관련 서적과 주요 문서들이 보존돼 있다.1920년대 ‘중국정치학회’ 시절의 자료와 국민당 정부 당시 외교 문서를 비롯한 각종 국내외 사료 등 중국내에서 국제관계 자료가 풍부한 곳으로 손꼽힌다. 연구소가 갖는 경쟁력 중 하나다. 연구소는 1980년대 초부터 국제 심포지엄 등 다양한 국제교류를 실시하고 있다. 예컨대 일본과의 교류는 1985년 시작돼 올해까지 19차례 회의가 열렸다. 한국과의 왕래는 1992년 시작돼 올해 서울에서 15차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북한과는 ‘평화와 군축연구소’와 1988년부터 교류를 해왔다. 다자 교류로는 ▲중·미·일 3자대화 ▲중·미·러 관계 국제토론회 ▲중·러·인도 3국 학자 토론회 ▲상하이합작조직 토론회 ▲중·아프리카 연구토론회 ▲중·유럽 싱크탱크 원탁회의 ▲중·인도·독일 국제안전토론회 등이 있다. 베이징 한복판의 장안가(長安街) 주변에 위치한 연구소는 100년이 넘은 청나라 시절의 옛 오스트리아 공관을 사용하고 있다.‘중점문물보호 건물’로 지정된, 정원이 잘 꾸며진 옛 서양식 건물이다. jj@seoul.co.kr ■ 마전강 소장 인터뷰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 외교정책이 싱크탱크에 의해 좌우되지는 않는다.” 마전강 소장의 대답은 다소 의외였다. 중국 외교 정책 수립과정에서 국제문제연구소의 영향력을 물은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그동안 중국의 다른 종합적 성격의 싱크탱크들이 국가 주요 지도자들에게 몇편의 보고서를 내는지를 소개하며 국가 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력을 설명했던 것과는 다른 반응이다. 많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외교의 속성을 표현한 발언이면서도, 외교관 출신으로서의 조심성과 겸손함에서 비롯된 듯 보였다. 마 소장은 전 영국대사였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신문, 잡지의 내용을 분석하지는 않는다. 외교부의 실질적이고 정확한 정보와 재료를 근거로 분석하고 연구한다.”고 말했다. 국가 공식 싱크탱크로서의 자부심을 굳이 숨기지 않은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외교정책의 수립에 있어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은. -중국 외교는 관방(官方)이 결정한다. 우리는 정부를 대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외교부와 특수관계에 있다 보니 정보가 많고 정확하며 과학적이다. 중국 외교부의 정책결정 등 업무를 위해 연구를 하지만, 관점은 전적으로 우리의 것이다.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보면 돌발 사건에 대한 순발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예컨대 북한의 핵실험 같은…. -최근 단기성 연구가 많이 중시되고 있다. 중대하고 돌발적인 사건에 대한 대응 능력을 키우는 것이 최근 연구소 개혁의 핵심이었다.2005년에 ‘동태 분석연구센터’가 설립됐다. 돌발 사건에 대한 ‘대처 부대’라 할 수 있다. 물론 연구원들은 이전부터 중·장기 프로젝트 외에 외교 이슈마다 토론을 진행하면서 보고서를 써왔다. ▶보고서는 외교부에 전달되나. 국가지도자들에게는 어떻게 건네지나. -보통 외교부에 전달된다. 그 다음은 모른다. 선택의 여부는 우리 문제가 아니다.(그러나 그는 뒤에 “기밀문서도 생산해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그 문서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보는지 안 보는지는 우리는 모른다. 다만 우리의 생각을 전달할 뿐”이라고 했다.) ▶북핵 문제는 어떻게 될까. -6자회담이 유일한 출구다. 그러나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핵은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다. 양국이 서로 양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북한은 수년전 실질적으로 개혁·개방을 하려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다녀가고 한 것이 다 이를 위한 것이었다. 그러다 동북아 주변의 긴장이 높아졌고, 김 위원장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고 사담 후세인이 저렇게 된 것도 핵 무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향후 연구소 운영 방향은. -큰 틀에서 변함은 없다. 중국의 발전이 다른 나라의 희생을 의미하지 않고, 아시아에서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시키려고 한다. 중국에 대한 일부의 잘못된 이해를 풀고 국민을 국가 외교에 참여시키는 일 등이다. 1940년생인 마 소장은 산둥(山東)성 출신으로 베이징외국어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외교부에 들어가 미국, 영국 등에서 주로 근무했다. 국무원 외사판공실 부주임(차관급) 등을 역임하고 2004년부터 소장직을 맡아왔다. jj@seoul.co.kr
  • “이슬람 극단주의 못막으면 3차대전”

    국제사회가 이슬람 극단주의를 막지 못하면 3차 세계대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미군 고위관계자가 경고했다. 존 애비제이드 미군 중동사령관 겸 미 중부사령관은 17일(현지시간) 하버드대 ‘열린 포럼’ 연설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에 맞설 만한 충분한 용기가 없으면 우리는 3차 세계대전을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버드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던 그는 1920년대와 30년대 유럽에서 각각 영향력을 키워가던 나치즘과 파시즘에 직면해 해당 국가들이 무기력하게 대처했다면서 “알 카에다는 유례없이 강력한 힘을 가진 조직으로 우리를 겨냥한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워싱턴 연합뉴스
  • 박길연 유엔주재 북한대사 22일 하버드大 토론회 참석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박길연 유엔 주재 북한대사가 오는 22일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열리는 북한 핵과 북·미관계 토론회에 참석한다. 북한이 핵 실험 이후 전격적으로 6자회담에 복귀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열리는 이번 토론회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과 벨퍼 과학국제문제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한다. 박 대사와 함께 한성렬 전 차석대사의 후임으로 부임한 김명길 공사도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박 대사는 ‘동북아시아의 미래, 북한의 시각’을 주제로 열리는 행사에서 주제발표를 한 뒤 김 공사와 함께 질문도 받기로 했다. 박 대사와 김 공사는 유엔이 자리잡은 뉴욕 이외의 지역을 방문하려면 미 국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dawn@seoul.co.kr
  • 체내 단백질 운반 메커니즘 밝혔다

    인간 등 고등 생명체의 체내 단백질이 특정 목적지로 운송되는 메커니즘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규명됐다. 포스텍(POSTECH) 생명과학과 오병하 교수팀(제1저자 김연길)은 캐나다 콩코디아대학,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팀과 공동으로 인체에서 단백질을 운반하는 ‘운반소낭’이 각 세포 소기관으로 이동하는 데 중요 역할을 하는 ‘트랩(TRAPP)’단백질 복합체의 3차원 구조와 기능을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생물학 분야 권위지인 ‘셀(Cell)’지 이 날자에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세포 내 소포체(小胞體)에서 만들어진 단백질은 ‘운반소낭’이라는 막에 싸인 채 골지체로 옮겨져 수정과 변형이 이뤄진 뒤 다시 각 세포 소기관이나 세포 외부로 분비된다. 즉, 단백질이 골지체까지 이동한 다음 이곳에서 어디로 보내질지 결정되는 것이다. 하지만 소포체에서 형성된 운반소낭이 어떤 메커니즘에 의해 다른 소기관으로 가지 않고 골지체로 정확히 보내지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았었다. 이는 골지체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트랩’ 단백질 복합체가 7개의 서로 다른 단백질로 구성돼 있어 그 구조와 메커니즘 규명이 매우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세포 내 단백질 운송 과정이 상당 부분 규명됨으로써 전체적인 단백질 운송 메커니즘 규명은 물론 관련 질환 치료제 개발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이스라엘 ‘중동의 미아’ 되나

    이스라엘이 긴장하고 있다.‘유일한 우방’ 미국으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다는 극단적 공포감마저 감돈다. 지난주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온건파의 ‘새로운 중동’ 구상이 탄력을 받아가는 탓이다. 급기야 ‘광범위한 중동정책’ 수립을 위해 이란·시리아와 관계개선이 필요하다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발언까지 나왔다.‘중동의 미아’로 고립되는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해야 할 판이다. 미국으로선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아랍권 여론이 무엇보다 부담스럽다.‘발등의 불’인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아랍국가의 협력이 필수적인 까닭이다. 이번 기회에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압력도 정치권 안팎에서 가중되고 있다.●레바논 침공 계기로 균열 조짐 13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양국 관계는 지난 여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을 계기로 이상징후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을 지원한 미국엔 ‘침략의 후원자’라는 불명예스러운 낙인만 돌아왔다. 지지부진한 전과로 정치적 치명상을 입은 이스라엘 정부는 미국의 신뢰상실을 걱정하고 있다. 동맹파트너로서 군사적 능력을 의심받게 됨에 따라 이후 중동정책 추진 과정에서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미국이 추진해 온 중동 민주화 구상도 불만거리다. 무력충돌을 빚은 하마스와 헤즈볼라 모두 미국이 적극적으로 후원한 선거를 통해 세력을 키웠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중간선거 결과는 대미관계를 둘러싼 이스라엘의 위기감을 더욱 심화시켰다. 이스라엘은 부시 정부가 이슬람 급진세력과 이란에 대한 강경입장을 접고 타협노선으로 전환할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후임으로 지명된 로버트 게이츠가 과거 부시 정부가 이란과의 대화를 거부한 것에 비판적이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유발 슈나이니츠 이스라엘 의회 외교·국방위원은 “많은 이스라엘인들이 지금 상황이 나치 제국의 재무장을 목도하던 1930년대 유럽과 유사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이란핵 해결 위해 이스라엘 희생? 아랍권에 ‘반(反)이란 동맹’을 구축하기 위해 미국이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양보를 이스라엘에 요구할지 모른다는 점도 이스라엘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스라엘이 미국의 안보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미 정치권 안팎에서 공공연히 제기되고 있는 것도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9월엔 라이스 장관의 핵심 참모로 알려진 필립 젤리카우가 “중동지역의 안정 구축을 위해 팔레스타인 문제에 진전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해 이스라엘 정치권을 들끓게 만들었다. 지난 봄엔 하버드대 케네디 정부 연구소의 스티븐 월트 교수가 이스라엘의 로비가 미국 외교정책에 부적절한 압력이 되고 있다고 공개 비판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13일(현지시간) 이뤄진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의 미국 방문도 이스라엘이 체감하는 위기의식을 전달, 양국 관계의 균열을 봉합하려는 목적이 담겨 있다고 본다. 올메르트 총리와의 회동 뒤 부시 대통령이 밝힌 이란 핵에 대한 강경대처 방침도 정치적 수사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세계의 싱크탱크] (13) 미국 워싱턴 브루킹스 연구소

    [세계의 싱크탱크] (13) 미국 워싱턴 브루킹스 연구소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싱크탱크들 가운데 브루킹스가 차지하는 위치는 대학들 내에서 하버드가 차지하는 위치와 비슷하다. 브루킹스는 역사가 가장 오래된 연구소 가운데 하나이고, 연구 결과가 가장 많이 인용되며, 이에 따라 영향력이 가장 큰 싱크탱크로 손꼽힌다. 학문적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중도좌파적인 성향을 가진 것으로 분류된다. 브루킹스의 역사는 1916년 개혁주의자들에 의해 세워진 정부연구소(Institute for Government Research)로부터 시작한다. 이 연구소의 탄생을 지원했던 세인트루이스 출신의 사업가 로버트 브루킹스는 1922년과 1924년에 경제연구소(Institute of Economics)와 브루킹스대학원을 추가로 설립한 뒤 1927년 세 기관을 모두 합쳐 브루킹스연구소로 재탄생시켰다. 브루킹스는 특정 분야를 심층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대내외 정책의 전반을 연구하는 종합 연구소이다. 그 가운데서도 연구가 가장 활발한 분야는 미국의 대외정책, 경제, 정부와 통치, 국제경제와 개발, 메트로폴리탄 정책이다. 브루킹스는 연구소 내에 교육 정책, 아동과 가정, 동북아정책연구, 사회 및 경제 변동, 미국과 유럽, 중동정책을 연구하는 별도의 연구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보수적 성향의 미국기업연구소(AEI)와 공동으로 각종 행정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정부에 제시하기 위한 연구도 수행 중이며, 어번연구소와는 세금 정책을 함께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국제경제정책연구소가 발간한 싱크탱크의 영향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구 결과가 가장 많이 언론에 인용된 연구소는 브루킹스였다.2000년과 2002년에 이뤄졌던 비슷한 조사에서도 브루킹스는 1위를 차지했었다. 브루킹스의 국내외적인 영향력은 다양한 부류의 거액 기부자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50만달러(약 5억원) 이상 기부자 가운데는 뉴욕의 카네기 사와 영국의 국제개발부, 카타르 대사관, 미 상공회의소가 포함돼 있고 25만달러 이상 기부자에는 보스턴 칼리지와 포드 재단, 도쿄 클럽 재단, 타이베이 경제문화대표부가 들어 있다. dawn@seoul.co.kr ■ “독립된 정책적 시각·목소리 그대로 반영” “특정 정치인 도울땐 떠나야… 복귀땐 환영”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브루킹스의 론 네센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소장과 한반도 전문가인 리처드 부시 선임연구원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연구소의 경쟁력 유지 방안과 연구 수행 방식 등을 설명했다. ▶브루킹스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인가. 네센= 오랜 역사와 통찰력 있는 연구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최근 들어서는 초당적인 연구 결과를 내놓는 점이 중요하다고 본다. 워싱턴은 양극화된 이념의 싸움장이다. 그런 곳에서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평가를 받는다고 본다. 워싱턴에는 다양한 종류의 싱크탱크가 존재한다. 어떤 싱크탱크는 특정한 ‘어젠다’를 옹호하기 위해 결과를 정해놓고 연구를 시작한다. 브루킹스는 다르다. 순수하게 연구를 통해 결과를 도출한다. ▶보수측에서는 브루킹스가 ‘리버럴’하다는 평가를 한다. 부시= 우리 연구소에 특정한 ‘이름표’를 붙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브루킹스에는 중도좌파적인 연구원과 중도우파적인 연구원이 공존한다. 연구원마다 각자의 주관이 있다. 헤리티지처럼 연구원들이 연구소의 ‘지침’에 따라 연구를 수행하는 곳도 있지만 우리는 다르다. 예를 들어 북한 문제의 경우 어떤 연구원은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다른 연구원은 보다 유연한 정책을 지지한다. ▶정부나, 기업이나 최근에는 ‘같은 모습, 같은 목소리(One Look,One Voice)’라는 통합되고 일관된 메시지를 중요시한다. 연구소의 연구결과도 그런 점이 필요한 것 아닌가. 부시= 그것은 기구의 철학과 관련된 것이다. 브루킹스는 연구원들의 독립된 정책적 시각을 존중해온 전통을 갖고 있다. 네센= 우리 연구소의 분위기는 대학과 비슷하다. 브루킹스는 국내 정책이나 대외 문제에 대해 연구소 차원의 견해를 밝히지 않는다. 연구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그대로 살려준다. ▶다양한 목소리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부시= 예를 들어 북한 문제에 대해 토론회를 한다고 가정해보자. 우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면 토론이 활성화된다. 더 중요한 것은 그 토론을 보고 있는 일반인들이 문제의 여러 측면을 알게되고 보다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연구소들은 하나의 목소리를 내면서 사람들에게 특정한 독트린을 주입하려 한다. 그러나 우리 연구소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사고해야 하는가를 제시해준다. ▶선거 때 특정한 후보를 지지한 적이 없는가. 부시= 만일 브루킹스의 연구원이 특정한 정치인을 돕고 싶다면, 개인 시간에 할 수가 있다. 만일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연구소를 떠나야 한다.2004년에 동료 연구원 2명이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외교 정책 공약을 돕기 위해 몇 달간 휴가를 냈다. 그리고 선거에서 케리가 패배하자 동료들은 연구소로 돌아왔다. ▶그들이 연구소로 돌아오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나. 네센=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그들이 돌아와 기뻤다. 브루킹스는 학문적 연구를 바탕으로 직접 정책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인사들을 선호한다. 그것은 매우 중요한 경험이다. ▶연구원들에게 모든 것을 맡긴다면 연구의 질과 객관성은 어떻게 유지하나. 부시= 검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연구원이 정책 보고서 초안을 완성하면 이를 소장에게 제출할 때 그 분야의 전문가 6명의 이름도 함께 줘야 한다. 소장은 그 가운데 3명에게 초안을 보여주고 의견을 듣는다. ▶브루킹스 같은 연구소를 갖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부시= 미국의 경우 정부가 각종 재단이나 기구에 대한 기부금을 세금에서 공제해준 것이 싱크탱크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것이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독립된 연구기관을 만드는 토대가 됐다. dawn@seoul.co.kr ■ 브루킹스와 한국관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브루킹스의 대표적인 한국 전문가는 리처드 부시 선임연구원이다. 부시 연구원은 중국과 타이완 문제 전문가였으나 한반도까지 연구의 폭을 넓혔다. 부시 연구원은 스스로를 대북 강경론자라고 말하지만 보수적인 싱크탱크의 한반도 전문가들에 비해 중도적이고 온건한 정책 제안들을 제시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컬럼비아 대학에서 정치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은 부시 연구원은 미 국가정보위원회에서 아시아 정책을 분석·조정하는 업무를 담당했으며,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에서도 일한 경험이 있다. 부시 연구원은 브루킹스 동북아정책연구센터의 소장을 맡고 있다. 이 센터에는 한국과 일본, 중국, 타이완, 홍콩 등에서 선발된 정부 관리나 연구원, 언론인 등이 관심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박형중 통일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방문연구원으로 파견돼 동북아 정세 속에서의 한국 외교 정책 방향을 연구 중이다. 박 연구위원 직전에 파견됐던 임원혁 한국개발원(KDI) 연구원은 워싱턴에서 열린 각종 한반도 토론회에서 ‘외롭게’ 대북 포용정책의 불가피성을 설파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브루킹스의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도 안보분야에서 손꼽히는 한반도 전문가다. 프린스턴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모두 받은 오핸런 연구원은 군사전략과 군사기술, 군축 분야 등에 일가견을 갖고 있어 이라크전 등 주요한 안보 현안이 터질 때마다 미국 미디어에 단골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오핸런 연구원은 민주당이 정권을 잡을 경우 행정부로 옮겨 대외정책을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오핸런 연구원의 현재 연구 과제 가운데는 이라크와 북한 정책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한 의회에서 그의 정책 보고서가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 잭 프리처드 전 대북협상 특사는 최근까지 브루킹스에서 한반도 현안을 다루다 한국경제연구소(KEI)의 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브루킹스는 지난 5월에는 세종연구소와 함께 ‘서울-워싱턴 포럼’을 출범시켰다. 두 연구소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매년 서울과 워싱턴을 오가며 한반도 관련 현안들에 대해 토론하는 모임이다. dawn@seoul.co.kr
  • ‘비추미 여성대상’ 시상식

    삼성생명 공익재단(이사장 이수빈)은 9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제6회 비추미 여성대상’ 시상식을 열었다. 비추미 여성대상은 여성의 사회적인 역할 증진과 여성문화 발전에 기여한 인사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수상자에게 각 3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해·달·별을 뜻하는 해리·달리·별리상과 특별상이 있다.김문숙 부산여성폭력예방상담소장이 여성 지위향상에 힘쓴 공로로 해리상을, 정부자 광명종합사회복지관장이 문화·언론·사회공익 분야에 주어지는 달리상을, 백명현 서울대 화학부 교수가 연구개발 분야에 주어지는 별리상을 받았다. 특별상은 여섯 자녀를 미국 하버드대와 예일대에 보낸 전혜성 예일대 동암연구소 이사장이 받았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시론] 서울대,빈곤층 특별전형 시도해보자/ 이철호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

    [시론] 서울대,빈곤층 특별전형 시도해보자/ 이철호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

    서울대가 발표한 2008년 전형계획으로부터 시작된 파장이 전국을 뒤흔들고 있다. 신입생 선발에서 이른바 통합교과형 논술의 비중이 높아진다는 발표가 나가기 무섭게 사교육 산업은 논술을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고, 정부는 학교 논술교육 실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 대학의 입시방향에 따라 전국의 교육이 요동치는 기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그만큼 학벌사회인 한국사회에서 서울대가 가지는 문제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다. 더 큰 우려는 서울대가 학생선발을 통하여 학벌사회와 학력의 대물림을 강화한다는 데에 있다. 현재 서울대의 사회적 불균형과 편중현상은 2006년 ‘서울대 신입생 특성 조사 보고서’에 명확히 드러난다. 부모의 학력과 직업 등 사회·경제적 배경이 갈수록 높아지고 편중되어 가고 있으며, 학생들 스스로 자신을 상류층이라고 느끼는 비율도 늘었다. 출신 고교에서도 과학고와 외국어고가 전체 학생의 비율은 1.4%에 불과하나, 합격자는 11.5%를 차지해 10배에 가까운 합격률을 보이고 있다. 근대 시민사회는 교육을 통해 봉건적 신분질서를 해체했다. 그러나 지금 한국 교육은 사회적 지위를 대물림하는 수단이 되어버렸다. 학교밖 교육이 절대적 역할을 하는 현재와 같은 교육환경에서 빈곤계층의 학생들은 갈수록 더 좋은 교육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대학을 보면 이런 부작용을 막고자 입학 사정에서 소수자 우대 정책을 쓴다. 경쟁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미국에서조차 각 주립대학은 해마다 신입생의 인종 및 계층 분포를 공개한다. 하버드대는 사립임에도 불구하고, 빈곤층에 불리하다는 이유로 올해부터 조기 입학제도를 폐지했으며, 소수인종이나 빈곤층에 20∼30%를 할당한다. 영국에선 사회적 약자 수가 목표에 미달하면 국가의 지원을 줄이고, 초과하면 늘리는 방법으로 약자 우대정책을 강제하고 있다. 서울대도 지역간 불평등을 해소한다는 명분으로 지역균형선발제도를 도입, 시행 중이다. 그러나 이 제도로 선발된 2000여명 중 빈곤층 출신은 50여명에 불과했다. 올해만 보아도 이 제도로 입학한 신입생 677명 중 서울과 경기지역만 300명이 넘는다.7개 특별시와 광역시를 포함하면 60%를 넘어 도입 취지와 달리 지역간 불평등을 강화하는 구실을 해 온 셈이다. 이런 현실에서 서울대가 빈곤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별전형을 실시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교육기회의 평등이란 측면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또 종전 성적 우수자를 선발하기 위해 사회적 불평등을 확대해왔던 점에 비춰볼 때 이번 계층균형선발은 사고의 전환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물론 서울대가 이 제도를 도입한다 해서 학벌사회와 학력세습의 폐해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양질의 교육기회마저 차단당하는 빈곤층 학생들에게 계층균형 할당은 교육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의 하나가 될 수 있다. 다만 계층균형 선발제도가 본래의 취지를 실현하기 위해, 또한 지역균형선발제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가령 성적위주로만 선발하거나 생색내기 수준의 적은 숫자만 뽑는다면, 잠재력 있는 빈곤층 학생을 선발한다는 취지가 무색해지기 십상이다. 또한 현재의 학력 수준이 아니라 잠재적인 가능성을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하려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이철호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
  • [美 중간선거 여소 야대] 화제의 당선자들

    [美 중간선거 여소 야대] 화제의 당선자들

    미국 중간선거는 의회의 판도를 변화시켰을 뿐 아니라 화제의 인물을 많이 탄생시켰다. ‘당론’을 거스르며 이라크전을 옹호하다가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파문’을 당했던 조지프 리버먼 상원의원(코네티컷)은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극적으로 생환했다. 사실상 이라크전에 대한 찬반투표로 치러진 3개월 전 민주당 후보경선에서 리버먼은 기업인 출신 정치신인 네드 래몬트에 패했지만 경선결과에 불복, 무소속 출마를 결행했다. 리버먼은 49%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나 40%에 그친 래몬트를 누르고 무난하게 당선됐다. 9선에 도전한 민주당의 로버트 버드 상원의원(웨스트 버지니아)도 미국 정치사를 새로 썼다. 그는 이번 선거전에 220만달러의 사비를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진 기업인 출신의 공화당 후보 존 래즈를 가볍게 눌렀다. 올해 89세로 임기를 채울 경우 95세까지 의원직을 유지하게 된다. 미 상원 사상 가장 오래 재임한 의원으로 남게 되는 셈이다.1946년 주 하원의원에 당선된 이래 지금까지 모두 14차례 선거를 치르면서 전승을 기록했다. 버몬트주에서는 ‘민주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버니 샌더스 하원의원(무소속)이 공화당의 억만장자 후보 리처드 태런트를 누르고 미국의 첫번째 ‘사회주의자 상원의원’이 됐다. 스웨덴식 사회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샌더스 의원은 자신의 당선에 대해 “심화되는 빈곤과 불평등, 복지혜택의 축소 등에 대한 미국인들의 광범위한 불만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민주당의 밥 케이시 후보가 조지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릭 산토룸 상원의원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테러와의 전쟁 와중에서도 하원에서는 미국 의회 역사상 첫 무슬림의원이 탄생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출마한 민주당 키스 엘리슨은 최초의 무슬림 연방 하원의원에 확정된 뒤 “이라크에서 미군이 즉각 철군해야 한다.”고 신념을 밝혔다. 흑인인 엘리슨 당선자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무슬림’이라는 종교적 이유로 인신공격에 시달려야 했다. 변호사로 두 차례 주(州) 의원을 지낸 엘리슨 당선자는 “다양한 종교를 흡수할 수 있어야 진정한 사회통합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도 선거운동 내내 언론이 자신의 종교 문제를 보도했다고 비난했다. 매사추세츠주에서는 데벌 패트릭 민주당 후보가 주지사에 당선, 미 역사상 두번째 흑인 주지사 기록을 세우게 됐다. 미 최초의 흑인 주지사는 1990년 1월 버지니아 주지사에 당선된 로렌스 더글러스 윌더이다. 패트릭 주지사는 하버드대를 졸업한 엘리트로 코카콜라사 임원 출신의 정치 신인이다. 영화배우 출신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민주당 바람속에서도 재선에 성공했다. 공화당 후보인 그는 일찌감치 재선을 확정지었다. 이날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축하연에서,“연임이 자랑스럽다. 여러분들의 가치와 꿈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안동환 이세영기자 sunstory@seoul.co.kr ● 용어 클릭 미국 중간선거(off year election)는 대통령 임기(4년) 중간이 되는 집권 2년째 실시해 붙여진 명칭이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며 차기 대선의 향배를 예측하는 방향타다. 2년 임기의 연방 하원의원 435명 전원과 50개주마다 2명씩 배정된 6년 임기의 상원의원 100명 중 3분의 1이 대상이다. 이번 선거에선 2000년 당선자인 상원의원 33명과 하원의원 전원,50명의 주지사 중 36명을 새로 뽑는다. 선거일은 대체로 매해 11월 첫째주 화요일.2002년 11월에 치러진 선거에선 여당인 공화당이 상·하 양원과 주지사 선거에서 모두 승리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 “단풍 닮은 ‘낭만의 선율’ 연주할래요”

    “단풍 닮은 ‘낭만의 선율’ 연주할래요”

    “남자친구가 없네요. 아빠가 하는 농담이 ‘학교라도 가면 (남자친구가)생길텐데, 그래도 몇 년 뒤에 가게 되면 연하 친구가 생겨서 좋겠다.’고 해요.(웃음)” 오는 18일 금산을 시작으로 전국 7개 도시 순회 독주회를 갖는 첼리스트 장한나(23). 그는 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로맨스가 없느냐.”는 질문에 활짝 웃으며 강하게 손사래를 친다. 활기찬 목소리, 거침없는 대답, 또렷한 눈망울이 마치 ‘국민 여동생’과 닮았다. 가을에 연주회를 위해 한국을 찾은 것은 처음이라는 장한나는 그래서 독주회 타이틀도 “단풍의 계절임을 생각해 ‘로만틱’이라고 지었다.”고 했다. 이번 독주회에서는 낭만시대 초기의 쇼팽과 슈만, 그리고 “그 질주하고 아파하는 열정을 존경한다.”는 쇼스타코비치의 곡들로 프로그램을 짰다. 그는 “벌써 거장 소리를 듣는데 어떤 기분이냐.”고 묻자 “언론들은 10대는 신동이나 천재라고 이름붙이고,20대는 거장의 반열에 들어섰다고 하고,30대면 거장이며 40대면 중견,50대만 되어도 마에스트로라고 한다.”고 좌중을 웃겼다.“2년 전 데뷔 10주년 연주회 소감을 물어봤을 때 ‘음악가로서 걸음마를 뗀 것 같다.’고 했는데, 자신이 혹독한 선생이자 열렬한 팬이 되어 끊임없이 발전해가는 것이 음악가의 소임이자 숙제”라고 겸손해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지휘자로 로린 마젤과 주세페 시노폴리 등을 꼽는 그는 “연주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믿음과 직감적인 대응이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빼곡한 연주 일정 때문에 하버드대 철학과를 휴학했던 장한나는 “철학은 곡을 해석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은 주진 않지만 한 개인으로서 생활하고 생각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시야를 넓혀준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이라도 학교에 달려가고 싶지만 당분간은 어렵다.”면서 5∼6년쯤 뒤 학업을 재개할 뜻을 비쳤다. 글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진정한 레토릭은 민주주의 뿌리”

    “진정한 레토릭은 민주주의 뿌리”

    수사학, 혹은 레토릭이라면 대개 첫 인상이 탐탁지 않다. 겉치레만 요란하다는 느낌을 주어서다.‘말 잘 하면 공산당’이라던 나라답게 ‘레토릭=헛소리’다. 수사학을, 레토릭을 여기서 구해내자는 사람이 있다.10∼11일 고려대에서 비교수사학 국제학술대회를 여는 전성기 고려대 교수를 만났다. 한국수사학회장과 고려대 레토릭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바람직한 어떤 것´ 찾아가는 과정 19세기말 40여년간 총장으로 있으면서 온갖 개혁을 통해 오늘날의 하버드대학을 만들었다는 찰스 엘리어트. 교과과정도 손질했는데, 그럼에도 절대 건드리지 않은 두 과목이 있었다.‘현대 미국어’와 ‘수사학’이다. 논리적 사고를 간결하고 적절한 모국어로 표현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라 생각해서다. 민주주의에 맞는 지도자를 기르는데 필수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 교수는 민주주의의 기초를 수사학으로 본다.“그리스 민주주의의 토대는 소피스트였습니다.‘진리는 이것’이라고 말하기보다 어떻게 진리를 찾아갈 것인가를 두고 토론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이고, 수사학입니다.” 여기에는 철학적인 배경도 있다.“20세기 초반이 ‘언어로의 전회(linguistic turn)’였다면 후반은 ‘수사로의 전회(rhetorical turn)’입니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더 파고들면 들수록 외려 더 알 수 없게 됐다는 역설이 여기에 깔려있는 것이지요.” 입자인 줄 알았던 원자가 파동이기도 하더라는 물리학의 불확정성의 원리가 대표적이다.“과학 중의 과학이라는 물리학마저 그런데 ‘어떤 것이 더 바람직하냐.’를 따지는 인문학에서 한가지의 진리라는 것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진리 그 자체보다 ‘진리 같은 어떤 것을 발견해가는 과정’을 거듭 강조했다. 진보·보수의 갈등만 부각되고 있는 우리 현실에 비춰지는 대목이다. 동시에 논술시대를 맞아서도 국어·논리 대신 영어·논술학원만 번창하는 우리 실정은 씁쓸하다. ●학자와 학자, 학자와 대중의 소통을 위해 이는 ‘인문학의 위기’에 대한 진단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전 교수는 “학문이 위기에 처했을 때 수사학이 등장한다.”는 현대 수사학의 거장 미셸 메이에르(벨기에 브뤼셀자유대 교수)의 말을 인용했다. 수량화·계량화·논리실증주의·과학적 방법론이 벽에 부딪혔을 때, 뭔가 새로운 모색을 해야 할 때 수사학이 다시 각광받는다. 지금 ‘인문학의 위기’가 나오는 것은 학자와 학자들간, 학자와 대중들간 소통이 제대로 안되어서다. 그래서 지금 우리 사회에도 수사학에 대한 수요가 넘쳐난다고 봤다. 고대 출판부장 시절 의욕적으로 냈던 ‘이성의 수사학’은 정통 이론서임에도 4판을 찍어낼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2년의 짧은 역사임에도 한국수사학회에는 30∼50명의 열성적인 회원들이 참가하고 있고, 관련 자료와 논문을 받아가 공부하는 인터넷 회원만도 300명가량이다. 또 그 자신이 이끌고 있는 고려대 레토릭연구소도 인문학뿐 아니라 의학·비즈니스·논술 등 다양한 분야와의 접합을 시도하고 있다. 내년에는 수사학 관련 용어 500단어를 정리한 ‘레토릭사전’도 내놓는다. “수사학이란 어떤 경전이나 위대한 이론가보다 다양한 목소리, 다중적인 가치가 분출하는 가운데 어떤 것이 더 바람직하고 좋은 것인가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수사학 연구가 학자와 학자간, 학자와 대중간 한바탕 향연의 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오르테가 재집권 ‘아슬아슬’

    5일 치러지는 니카라과 대통령 선거에서 1980년대 산디니스타 혁명의 지도자 다니엘 오르테가(60)의 재집권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투표일을 사흘 앞두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85년부터 5년 동안 대통령을 지냈던 산디니스타민족해방전선(FSLN)의 오르테가 후보는 중도우파 자유동맹보수당(ALN-PC)의 에두아르도 몬테알레그레(51) 후보와 8∼10%포인트 차이로 선두를 지키고 있다. 현재 오르테가 후보의 지지율은 30% 초반. 결선투표를 피할 수 있는 35%선에 한참 못 미친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결선투표에선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현행 선거법상 1위 후보가 40% 이상을 얻거나 최소 35% 득표에 2위와 격차를 5%포인트 이상으로 벌리지 못하면 45일 안에 결선투표를 실시하도록 돼 있다. 남은 기간 최대의 변수는 우파 후보의 막판 단일화 여부다. 일부 언론은 하버드 대학 출신으로 재무장관과 외무장관을 지낸 억만장자 몬테알레그레 후보가 투표 직전 사퇴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사퇴가 현실화된다면 19%의 지지율로 3위를 달리고 있는 집권 헌정자유당(PLC)의 호세 리소(62) 후보가 보수표를 끌어모아 당선될 수도 있다. 미국은 그동안 몬테알레그레와 리소에게 후보 단일화 압력을 넣는 한편, 오르테가가 다시 집권할 경우 미국 기업들을 철수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아왔다. 90년 대선에서 미국의 노골적 지원을 받은 우파 여성후보에 패해 정권을 내준 뒤 이후 선거에서 내리 세번을 실패한 오르테가는 러닝메이트로 80년대 우익반군 ‘콘트라’를 이끌며 산디니스타와 대립했던 하이메 모랄레스와 손잡는 등 당선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엔 기업 활동을 보장하고 자유교역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협정에 서명하기도 했다.그는 ‘평화로운 통치’를 약속하며 “일자리 창출이란 또 하나의 혁명을 완수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이 한권의 책] 적응하는 순간 더이상 행복은 없다

    프린스턴대학 심리학과 대니얼 카네만 교수는‘인간의 감정은 비합리적일 수 있으나 이성은 합리적이다.’라는 상식적 통념을 무너뜨리는 실험결과와 이론 틀을 제시해 행동경제학을 출발하게 했고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하버드대학 심리학과 대니얼 길버트 교수 또한 이와 맥을 같이했다. 그는 인간이 자신의 행복추구에서도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해왔던 것과는 아주 다른 방식으로 반응한다는 실험적 증거들을 제시했다. 이는 그 당시 사회과학 전반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다. 그러한 파급효과가 큰 이론 틀을 일반이 이해하기 쉽게 사례중심으로, 유머 넘치게, 그러면서도 매우 독특하고 심도있게 전개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길버트 교수가 내놓은 연구결과의 핵심 주제는 ‘미래에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까.’에 대해 우리가 항상 잘못된 예측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값비싼 새 자동차를 사면, 최신 휴대전화를 사면, 짝사랑하던 그 사람과 결혼하면, 어려운 시험에 합격하면, 좋은 회사에 취직을 하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그런 일이 현실로 일어나면 생각했던 것만큼 행복해지지 않는다. 반면에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버리고 떠난다면,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다면 너무 슬퍼서 더 이상 살 수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 그런 상황이 닥치면 그렇게까지 깊은 슬픔을 느끼지는 않는다. 우리는 미래에 어떤 사건이 나에게 얼마나 행복 혹은 불행을 가져다줄지에 대해 잘못 예측하곤 하는 것이다. 왜 그럴까? 길버트 교수는 이러한 ‘정서적 예측’의 오류가 인간이 진화하면서 발달시킨 뇌의 ‘적응적 정서-인지적 메커니즘’ 또는 일종의 ‘정서적 면역시스템’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인간 진화과정에서 뇌는 우리가 최상의 행복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 진화된 기관이 아니다. 뇌 기능의 목적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조절하는 데 있다. 말하자면, 끊임없이 변화해가는 환경에 잘 적응하게 하는 것이 우리가 행복을 느끼도록 만드는 것보다 우선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또한 경험을 통해서도 때로는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특성이 있다. 과거에 큰 정서적 부담을 겪었던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잊고 또 다시 그 일이 미래에 별로 정서적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잘못 예측하며 어리석게도 다시금 그 일을 저지르는 것이다. 진화적으로 오류를 범할 수밖에 없도록 결정되어 있는 정서, 인지 체계를 지닌 인간이 어떻게 하면 그런 오류를 줄일 수 있을까. 이 책에서 저자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행복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예측이 얼마든지 빗나갈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미래의 자신의 행·불행과 그에 대한 자신의 정서적 반응의 폭에 대해 잘못 예측하는 것이 인간 마음의 기본 특성이라는 것을 명확히 이해하고 인정한다면, 그리고 뇌의 기능이 행복 보장이 아니라 적응에 있음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보다 현실적 혹은 실용적으로 삶의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넘치는 행복을 무작정 예상하지도, 과도한 고통과 슬픔을 염려하지도 않을 수 있으며, 오히려 다양한 가능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한 열린 마음을 갖게 될 때 행복의 진짜 모습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할 것이다. 이정모 성균관대 심리학과 교수
  • [주말화제] 복제母乳 마시고 약대신 식품 처방

    [주말화제] 복제母乳 마시고 약대신 식품 처방

    회사원 임모(43)씨 가족의 평소 식탁에는 밥과 된장찌개, 김치, 김, 중국산 마늘장아찌와 나물 등이 오른다. 평범한 미국인 식탁이라면 머핀이나 호밀빵, 베이컨과 계란프라이, 커피 혹은 우유 정도가 아닐까. 25년 뒤인 2031년 세계인의 식탁에는 어떤 변화가 있게 될까. 미국 ABC방송 인터넷판은 이때 식품의 ‘참살이 기술’이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고 2일 보도했다. 유전자 맞춤형 식품인 ‘슈퍼 푸드’가 식탁을 지배하고 모든 식품의 유전자 분석이 종결되면서 약을 처방하듯 식품을 처방하게 된다. 데이비드 카츠미 예일대학 교수와 의학·영양학 전문가들이 분석한 것이다. 이때는 또 젖소에서 짜낸 우유 대신 ‘복제 모유’를 마시는 소비자가 늘어나게 된다.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합성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산물이 이 시기에 미국 전체 농산물의 절반을 차지하며, 미국인의 40∼50%는 채식주의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버드 의과대학 동물실험에서 비만 치료와 수명연장 효능이 확인된 ‘레드와인(적포도주)’도 빼놓을 수 없다. 사람들은 매일 아침 레드와인의 특수 성분이 압축된 ‘알약’을 복용할 것이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는 체중·혈압·시력 등 신체의 약점을 보완하는 ‘슈퍼 푸드’가 식탁에 오른다. 또 튀김류, 피자, 팝콘 등 패스트푸드에 많은 ‘트랜스 지방’이 완전히 사라진다. 선진국형 질환으로 불리는 비만과 당뇨 발병률은 향후 15년에 지속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현재 시판되는 ‘밀크 초콜릿’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대신 건강에 좋은 ‘다크 초콜릿’이 시장을 장악한다. 쓴 맛의 다크 초콜릿은 당분도 많고 맛이 부드러운 밀크 초콜릿보다 카카오 함량이 50% 이상 많다. 항산화제 역할을 하는 폴리페놀 성분과 심장질환에 유익한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함유돼 있다. ‘살균 바이러스’ 기술도 대중화돼 식품에 의한 세균 감염이나 식중독은 거의 사라진다. 사람들이 밥이나 빵 위에 살균 바이러스를 뿌려 먹는 장면이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할 것이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박테리오파지’라는 스프레이형 살균 바이러스를 승인하는 등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고, 식품에 대한 방사능 활용 기술도 수년 안에 안전성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과일과 채소, 콩, 호두 같은 견과류는 25년 뒤에도 유용한 식품으로 살아남는다고 내다봤다.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장면은 부모들이 브로콜리(혹은 시금치)를 먹으라고 잔소리하는 모습일 것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레드와인이 불로초?

    미국 하버드대 의대와 국립노화방지연구소가 공동으로 실시한 레드와인 성분을 투여한 동물실험 결과가 저명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되는 등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동물실험 결과일 뿐이지만 레드와인의 특수성분을 약제화할 경우 비만, 당뇨, 신장병 치료 뿐 아니라 수명 연장을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와 AP통신 등은 1일 “획기적인 새로운 연구(landmark study)”라며 ‘레드와인의 마법’을 소개했다. 공동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레드와인에 들어있는 ‘레스베타롤이’라는 성분이 체내 칼로리를 3분의 1정도 줄여 준다는 것을 밝혀냈다. 게다가, 과체중 실험용 쥐의 경우 비만과 관련된 사망률은 31%나 급감했다. 하버드의대 데이비드 싱클레어 박사는 “레드와인의 성분이 보통 쥐의 수명도 연장하는 놀라운 효과를 발휘했다.”면서 “레드와인의 성분이 임상에서도 확인되면 더 이상 굶지 않고도 체내 칼로리를 낮출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네이처는 레드와인의 성분이 약제로 조제될 경우 모든 포유동물에게서 비만을 막는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당뇨병과 심장병 등 대사 증후군을 고치는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 실험 결과에 고무된 국립노화방지연구소는 당장 원숭이 실험에 착수했다. 의약업계도 레드와인 성분을 이용한 치료제 개발에 나서는 등 인류가 기대하던 ‘생명 연장의 꿈’에 한층 다가서고 있다는 분석이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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