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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인 아내’ 틀 벗어나 더 인기 끄는 미셸 오바마

    “그녀는 아직도 헐렁헐렁한 임부복을 입는다. 아이들 돌볼 도우미를 쓴 적도 없다. 더욱이 도움을 받으려고 하버드 법대 박사 출신이라는 사실을 애써 강조하지도 않는다. 이런 것들이 오히려 정치인 아내로 돋보이게 만든다.” 내년 미국 대통령선거 유력 후보인 버락 오바마(46·일리노이) 민주당 상원의원의 부인 미셸(43)이 22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대서특필됐다. 정치인 부인 하면 떠올리는 통념에서 벗어나 신세대 여성상을 개척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편이 지금은 힐러리 클린턴(60·뉴욕)에게 밀리지만 남다른 내조가 결국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흑인 여성으로 프린스턴대 사회학과를 나와 하버드대 박사학위를 딴 화려한 아이비리그 경력을 내세워 남편의 선거를 도울 만도 하지만 미셸은 늘 아이를 앞세운다. 그녀는 “다들 내게 ‘당신은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사실 엄마와 주부, 직장인에다 대선 출마자 아내로 혼란스럽다.”면서 “누구도 조언해 주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 교육문제”라고 말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욕망의 진화/사이언스북스 펴냄

    아프리카에 사는 베짜기새의 수컷은 암컷을 발견하면, 둥지 바닥에 거꾸로 매달려 요란스럽게 날개를 퍼덕거리며 자기가 막 지은 둥지를 광고한다. 수컷이 이 관문을 통과하면 암컷은 둥지로 들어가 내벽을 이리저리 찔러보면서 잘 지어졌는지를 검사한다. 암컷은 이 과정에서 둥지가 합격 기준에 못 미친다고 판단하면 언제라도 다른 수컷의 둥지로 날아가 버린다. 훌륭한 둥지를 지을 수 있는 수컷을 배우자로 선호하는 전략으로, 암컷은 장차 낳을 새끼들을 보호하고 잘 키워내야 한다는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진화심리학자인 미국 텍사스대학 심리학과 교수 데이비스 버드는 ‘욕망의 진화’(진중환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에서 베짜기새처럼 여성도 ‘바람직한 둥지’를 가진 남성을 더 선호한다고 설명한다. 버드에 따르면 인간은 결코 무작위적으로 배우자를 선택하지 않는다. 짝짓기, 연애, 섹스, 그리고 사랑은 모두 근본적으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여성은 장기적인 애정관계에 기꺼이 헌신할 자세가 되어 있는 남성을 선택한다. 경박스럽고 충동적이며 바람둥이에다 오래 관계를 지속하지 못하는 남성을 택한 여성은 마땅히 제공받아야 했을 보호를 받지 못한 채 혼자서 자식을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모든 심리와 행동을 연구 대상으로 삼지만, 특히 인간의 짝짓기 행동에 중요한 비중을 둔다. 짝짓기, 즉 번식은 진화 과정의 핵심동력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여자가 원하는 것’,‘그리고 남자가 원하는 것’,‘하룻밤의 정사’,‘배우자 유혹하기’,‘성적 갈등’,‘여성의 은밀한 성 전략’ 등 각 장의 제목만 보면 대중잡지로 오해할 수 있을 만큼 성적으로 ‘진화’한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거리낌없는 필치로 분석해 내고 있다. 이 책의 성격을 가장 잘 설명한 사람은 하버드대학의 언어심리학자 스티븐 핑거 교수인 듯하다. 그는 “누구인들 섹스에 관심이 없겠느냐.”면서 “저마다 섹스를 하고, 섹스를 생각하고, 다른 사람이 섹스를 한다는 생각에 질투하거나, 흐뭇해하거나, 혐오감을 느끼지만, 정작 섹스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욕망의 진화’는 바로 섹스를 이해하려는 노력의 결과라는 것이다.2만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10년내 인공생명 탄생할 것”

    사람 손으로 빚어낸 생명체가 탄생될 수 있을까? 학자들은 이르면 3년, 늦어도 10년 안에는 이런 꿈이 실현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이 분야의 선두주자 가운데 한 사람인 이탈리아 프로토라이프 연구소의 마르크 베다우 박사는 “인공세포의 탄생은 우주 창조와 인간의 역할에 관한 근본적인 의문 가운데 하나를 풀어 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학자들은 인공세포가 언젠가는 질병 퇴치에서부터 온실가스 가둬 놓기, 유독 폐기물 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 이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베다우 박사는 그러나 ▲좋은 분자는 세포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 나쁜 분자는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세포막 형성 및 세포 증식 ▲환경으로부터 먹잇감 물질을 채취해 이를 에너지로 변화시키는 대사 능력을 부여하는 게 인공세포 합성의 최대 난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하버드 의대의 잭 조스탁 교수는 학자들이 현재 지방산을 이용해 이 문제의 해결에 도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6개월 안에 세포막 제조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님이 입증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성수기자·연합뉴스 sskim@seoul.co.kr
  • 프린스턴大 8년연속 ‘美 최고 명문’ 선정

    프린스턴大 8년연속 ‘美 최고 명문’ 선정

    미국 프린스턴대가 8년 연속 미 시사주간지 ‘US 뉴스 & 월드 리포트(USN)’가 16일(현지시간) 선정한 미국 최고의 대학으로 선정됐다. USN은 최신호에서 카네기 재단에서 제공한 2006년 자료를 기준으로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총 262개 대학(공립대 164개, 사립대 98개)을 평가한 결과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프린스턴대가 1위, 하버드대가 2위, 예일대가 3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프린스턴대는 우수신입생 확보 비율,2006 예상 졸업생 비율, 시설확충, 전임교수 확보율, 졸업생 기부 등의 부분에서 최고점을 받아 8년 연속 미국 최고 대학으로 선정되었다. 인문학 분야에서는 윌리엄스대와 암허스트대가 최고의 대학으로 선정됐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대학 순위에 포함된 3군 사관학교 중에서는 해군사관학교와 육군사관학교가 인문학 분야에서 각각 20위와 22위로 이름을 올렸다. 또한 USN은 분야별 최고의 대학원을 선정, 발표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감독상…영화사 부사장…” 교포들 할리우드서 각광

    “감독상…영화사 부사장…” 교포들 할리우드서 각광

    한인교포들의 미국 영화계에서의 활약이 눈부시다. 한쪽에선 영화제 수상을, 다른 한쪽에선 영화사 부사장으로 임명되는 겹경사가 났다. 한인 2세인 영화감독 김영일(33세ㆍ사진 왼쪽)씨는 지난 14일 (현지시간) 할리우드의 가장 정평있는 아시아계 영화제인 ‘제15회 케이프재단 신 작가상(CAPE)’에서 자신의 영화 ‘형의 제안(Hyung’s overture)’으로 각본 및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홀 아버지 밑에서 자란 재미동포 삼부자의 이민생활을 동생의 눈으로 조명한 작품이다.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김씨는 2002년 USC에서 영화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또 할리우드 신생 영화사의 수석 부사장으로 캐나다 출신 한인 여성이 전격적으로 임명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5일 미국의 유명연예 잡지인 ‘버라이어티’는 공포영화로 유명한 영화사인 캐나다 밴쿠버의 ‘라이온스게이트’사의 국제배급 부사장을 지낸 엘리자베스 김씨가 할리우드 독립영화사인 ‘필름 디파트먼트’의 수석 부사장으로 영입됐다고 보도했다. 캐나다의 명문인 맥길대를 졸업한 김씨는 90년대 말부터 해외 영화배급의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한편 이외에도 할리우드에는 ‘무간도’의 할리우드 버전 ‘디파티드’를 리메이크 하는데 산파역할을 한 ‘리메이크 킹’ 로이 리, 토비 맥과이어 같은 스타와 함께 일하는 미국 매니지먼트사의 윌리엄 최(할리우드 매니지먼트 360)등이 한인교포로서 큰 활약을 하고 있다. 나우뉴스 명 리 미주 통신원 myungwlee@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레이저를 이용한 광역학 암치료

    레이저를 이용한 광역학 암치료

    기존 방사선 치료와 달리 레이저를 이용하는 광역동치료가 암치료 분야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치료가 어려운 폐암과 식도암은 물론 후두암, 대장암, 방광암 등 여러 종류의 암에 두루 사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이나 고령으로 수술을 받기 어려운 환자에게 큰 무리없이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적용 범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차대세 암치료법으로 기대되는 광역동치료를 위해 전문 센터를 개설하는 등 갈수록 높은 관심을 끄는 광역동치료의 실체를 살펴본다. ●광감작제 정맥에 투여해 종양 찾아 동물의 피에서 추출한 포르피린계 화합물로 만든 유도체인 광감작제(光感作劑)를 정맥에 주사하면 혈액 속에서 저(低)밀도 리포단백질(LDL)과 빠르게 결합한다. 종양조직은 정상조직보다 세포막에 LDL수용체가 많아 광감작제가 정상세포에 비해 장시간 머물기 때문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종양조직에는 정상세포보다 2∼5배나 많은 광감각제가 모이게 된다. 이 상태에서 광감각제에 민감한 파장을 가진 레이저광을 쏘면 종양조직이 훨씬 많은 레이저를 흡수해 암세포 자멸괴사로 이어진다. 또 이 과정에서 ‘트롬복산 A2’라는 강력한 혈관 수축물질이 종양의 혈관 형성을 막아 암세포를 괴사시키기도 한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광감작제는 북미와 러시아, 유럽산 등 3∼4종이 있으며, 광역동치료에 사용되는 레이저는 일반 레이저와 달리 열을 발생시키지 않는 630∼690㎚ 파장의 다이오드 레이저를 주로 사용한다. ●후두암·담도암·대장암·방광암 등에도 적용 보편적으로 치료가 가능한 암은 폐암과 식도암이며, 이 밖에 후두암, 담도암, 대장암, 방광암, 자궁경부암 등에도 이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다. 또 암은 아니지만 암으로 이행하기 쉬운 바렛식도 등의 치료에도 사용된다. 광역동치료는 레이저광선의 투과 깊이에 한계가 있어 표재성 종양이나 직경 2㎝ 미만의 고형암(혈액암과 달리 병소가 정해진 암)에 주로 적용하며, 인체조직의 기능 유지가 필요한 후두암이나 자궁경부암 등에 수술 대신 적용하기도 한다. 이런 광역동치료는 고령자나 심각한 동반 질환을 가진 경우, 폐 기능이 나빠 체력적으로 수술 등의 치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초기 암 환자에게 주로 적용된다. 예컨대 기관지 점막에서 조기 암이 발견된 경우 수술치료를 시도하면 폐나 기관지 절제가 불가피하지만 광역동치료법을 적용하면 폐 조직의 손실 없이도 치료가 가능하며, 치료가 미진할 경우 수술 등 2차적인 치료를 시도할 수도 있다. 또 호흡곤란이 심한 폐암, 음식을 삼키지 못하는 식도암 말기의 경우 종양으로 막힌 기관지나 식도를 뚫어 증상을 완화시키는 등 요긴한 보조치료로도 활용된다. ●수면내시경 이용 환자고통 줄여 먼저 환자에게 링거와 함께 광감작제를 정맥 주사한다. 이때부터 환자는 햇볕이 차단된 특수 병실에 머물게 되며, 레이저는 광감작제 주사 후 48시간쯤이 경과하면 조사한다. 폐암은 기관지내시경을, 식도암은 식도내시경을 통해 시술하나 대부분 수면 내시경을 이용하므로 환자는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시술 후 이틀이 지나면 내시경 검사를 통해 종양의 변색을 확인하게 되며, 괴사한 종양의 찌꺼기를 청소하게 되는데, 이때 암의 위치나 크기, 치료 반응 정도에 따라 추가로 레이저를 조사하기도 한다. 광감작제의 영향으로 피부가 검게 탈 수 있으므로 퇴원 후에도 환자는 약 한 달가량은 직사광선을 피해야 하며, 이 상태로 4∼6주가 지나면 조직검사를 통해 암의 치유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기관지 부종에 의한 합병증 생길수도 가장 흔한 부작용은 광선 알레르기이다. 광감작제가 완전히 배설되기 전에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피부가 붓거나 붉은 발적이 생기며, 더러 호흡곤란이 나타나는 등의 문제는 이 때문이다. 또 암이 폐동맥까지 침범한 경우 광역동치료로 폐 혈관이 암 조직과 함께 괴사해 종양 부위에서 치명적인 출혈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 밖에 기관이나 기관지 부종에 의한 호흡곤란, 식도 협착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1992년 미국서 시작해 95년 국내도입 1992년 미국에서 정식 치료법으로 인정을 받았으며, 국내에는 1995년에 처음 도입됐다. 미국의 경우 세계적인 메이요클리닉과 오하이오주립대병원, 하버드의대 매사추세츠병원 등에서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도쿄의대를 중심으로 폐암, 식도암 치료에 매우 적극적으로 광역동치료를 시도하고 있으며, 기존 제품보다 효과적인 광감작제를 개발, 곧 임상에서 사용할 전망이다. ■ 도움말 서울대의대 흉부외과학교실. 분당서울대병원 광역학치료센터 전상훈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씨줄날줄] 유엔 대사/ 황성기 논설위원

    2·13합의로 순항할 것으로 봤던 북핵문제가 BDA 송금이라는 암초를 만나 난항하던 지난 4월.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주 지사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들고 평양에 갔다. 공화당 정권인데도 민주당 소속인 리처드슨이 특사 격으로 방북했던 것은 그가 북한 인맥과 사정에 정통하기 때문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그의 자서전에서 1997년 개각 때 리처드슨을 유엔대사로 기용한 감회를 언급하고 있다.“빌 리처드슨은 북한과 이라크에서 보여준 능력으로 뛰어난 외교관임을 입증했기 때문에 나는 그가 유엔대사를 맡아주어 기분이 좋았다.” 유엔을 우습게 보면서도 유엔을 중시하는 미국의 양면성은 국무부 차관을 지낸 존 볼턴의 유엔 대사 발탁에서도 드러난다. 대북 강경책을 이끈 네오콘인 볼턴은 부시 대통령이 상원 인준을 포기하면서 대사 자리에서 눈물을 머금고 내려오긴 했어도 말이다. 2차 남북정상회담 발표로 묻히긴 했어도 김현종 유엔 대사 내정자 인사도 논란을 부르기에 충분했다. 한·미 FTA를 성사시킨 주역이지만 비외교관 출신이라는 점 때문이다. 정치와 안보분야 경험이 없는 통상법 전공의 학자 출신 통상교섭본부장의 발탁에 대해 코드·보은인사라는 지적이 일었다.“인사권자의 권한이라지만…”이라는 다수의 부정적인 견해 속에서도 “FTA를 통해 교섭 능력이 검증됐다.”라는 의견도 없지는 않다. 유엔 대사를 직업외교관이 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김경원 전 주미대사, 노태우 대통령 때 안기부 차장을 지낸 현홍주 전 주미대사도 비외교관 출신으로 유엔 대사를 했다. 유엔 대사는 4강 대사 다음의 요직이다.192개 회원국을 둔 유엔 무대에서 다자 외교를 펼쳐야 한다. 직업 외교관의 노련함과 경험이 필요한 것인지, 영어에 능통한 젊고 돌파력 있는 엘리트가 적합한지는 보기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하버드대 정치학 박사인 김경원 대사는 유엔 시절 개인 플레이를 했다는 비난도 들었지만 영어 토론이 가능한 어학실력 덕분에 평가가 엇갈렸다. 유엔으로 떠날 김 내정자가 정권 말기 지명이란 부담을 털어내려면 성과로 보여주는 길밖에 없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닥터’이지’의 발칙한 치아 얘기]마취의 유래

    치과 등 모든 분야에서 수술을 할 때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로 무통 마취이다. 치과 및 외과 수술의 발달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이 무통 마취수술에 처음으로 성공한 사람은 미국의 치과의사였던 모튼(1819~68)이었으며, 마취제는 18세기 말 무렵 기체를 연구하던 한 과학자에 의해 발견됐다.‘함프리 데이비’라는 영국의 이 과학자는 아산화질소가 사람에게 미치는 효과에 주목했다. 그는 아산화질소를 자신이 직접 마셔본 뒤 그 효과를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처음에는 현기증이 있었다. 이어 점차 모든 감각을 잃고 술에 취하기 시작하는 단계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나중에 이 가스를 더 오랫동안 마셨을 때는 웃고 싶은 기분이었고, 빛나는 점들이 눈 앞에서 빙빙돌며 지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아산화질소의 이런 효능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마셨다. 이 가스를 마시면 기분이 한껏 좋아진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아산화질소는 장난이나 난장판 파티 정도에서 쓰였는데, 영국에서는 한 때 이런 파티가 큰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어느 날, 이런 난장판 파티에 참석한 치과의사 ‘호레이스 웰즈’는 아산화질소를 마신 한 젊은이가 넘어져 정강이가 벗겨진 사실도 모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웰즈는 환자들의 이를 뺄 때 이 가스를 이용하면 아픔을 느끼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이런 사실을 직접 확인하기로 한 그는 1844년, 자신이 아산화질소를 들이마신 뒤 멀쩡한 이를 뽑았다. 전혀 아프지 않았다. 그 빼어난 진통효과에 놀란 그는 이후에도 환자들을 대상으로 몇 차례나 더 시도한 끝에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하버드의대 교수인 워렌의 강의 시간에 이 기술을 직접 시연해 보였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이 때 환자가 마신 가스가 너무 약했던지 이를 빼기도 전에 마취에서 깨어나 아프다고 소리를 쳐댔고, 웰즈는 결국 그 자리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웰즈가 마취 시연에 실패한 뒤, 이번에는 그의 친구이자 동료인 모튼이 황산 에테르를 갖고 실험에 나섰다. 워렌의 협조를 얻은 모튼은 마침내 1846년 최초로 성공적인 무통 수술 실연을 해냈다. 그 해 10월16일, 모튼은 보스턴의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외과의사인 워렌의 요청으로 많은 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에테르 마취를 통해 아랫턱 종양 적출술과 몇 개의 치아를 뽑는 데 성공했으며 이후 에테르 마취는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되었다. 이처럼 마취의 역사는 곧 치과 치료의 역사이기도 하다. 수많은 환자들을 치통에서 해방시킨 사람이 치과의사였듯, 더 많은 환자들을 만성 통증에서 해방 시키는 일도 결국 치과의사의 몫이 아닐까. 꼭 발칙한 상상만은 아닐 것이다. 치의학 박사·강남이지치과 원장(www.egy.co.kr)
  • 우주 최대 은하계 탄생 중

    지금까지 알려진 은하계보다 10배 이상 큰 우주 최대의 은하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BBC 인터넷판은 7일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 센터의 케네스 라인스 박사 연구팀이 천체물리학 저널에 발표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이같이 보도했다. 연구진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스피처 적외선 망원경과 챈드라 X선 망원경 등을 이용해 지구에서 50억광년 떨어진 CL0958+4702 은하단에 속한 4개의 타원 은하가 충돌하면서 결합해 우주 최대의 은하가 탄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주를 탄생시킨 ‘빅뱅’ 이후 약 90억년만에 일어나는 대충돌이다. 연구진은 “4개의 은하 중 3개는 우리 은하와 비슷한 규모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 은하의 3배 정도 크기로 우주에서 가장 큰 은하에 속한다.”면서 “비슷한 규모의 은하 사이에서 일어난 ‘결합’은 종종 관측됐지만 이번처럼 여러 은하가 한꺼번에 결합하는 것은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라인스 박사는 “이번 현상은 모래를 가득 실은 트럭 4대가 충돌해 모래가 사방으로 흩어지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결합과정에서 거대한 빛을 발산하는 것은 수십억개의 별들이 튕겨져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이 가운데 절반은 은하계로 돌아갈 것이지만 나머지는 결국 은하계 밖으로 튕겨져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아빠 미안해요” 줄리아니前시장 딸, 오바마 지지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딸은 버락 오바마의 지지자?’ 미국 온라인 잡지인 슬레이트는 6일(현지시간) 줄리아니의 딸인 캐럴라인이 민주당 대선주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지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는 내년에 선거권이 생기는 캐럴라인 줄리아니는 개인간 교류 사이트인 ‘페이스북’에 개설된 오바마 후보의 페이지 ‘버락 오바마(오바마를 위한 100만인)’에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슬레이트가 이 사실을 확인한 후 취재에 들어가자 캐럴라인은 곧 사이트에서 탈퇴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과 두번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캐럴라인은 오는 가을 하버드대 입학을 앞두고 있다. 캐럴라인 남매는 자신들의 어머니를 버리고 재혼했다는 이유로 줄리아니와 사이가 좋지 않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황우석 줄기세포는 처녀생식 결과”

    황우석 박사팀이 2004년 사이언스지에 세계 최초로 체세포 핵이식 방식으로 만들었다고 발표한 배아줄기 세포가 ‘처녀생식’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미국 연구진에 의해 확인됐다. 이는 황 박사 논문 조작 사건에 대한 지난해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결과와 일치해 처녀생식 논란이 일단락될 전망이다. 하버드의대 보스턴 어린이병원 다나-파버 암연구소 김기태 박사팀은 2일(현지시간) 유전체 전체의 단일염기변이(SNP) 분석을 활용해 체세포 핵이식 줄기세포와 처녀생식 줄기세포를 구분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김 박사팀은 이 방법으로 황우석 박사팀이 만든 ‘SCNT-hES-1(국내 명칭 NT-1)’에 적용해 염기변이 패턴을 비교한 결과, 황우석 박사팀이 만든 줄기세포가 체세포핵이식이 아닌 처녀생식 줄기세포 특징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처녀생식 기술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하는 과정 없이 난자에 화학물질 처리를 해 배양되도록 하는 기술
  • [부고] 이원경 전 외무장관 별세

    제20대 외무부 장관과 제20대 문화공보부 장관, 제2대 체육부 장관을 역임했던 이원경씨가 3일 정오에 별세했다.85세. 고인은 1948년 정부 수립 후 처음 실시된 제1회 외교관 공채시험에 합격,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으며 방교국장·의전국장·차관 등을 거쳐 아웅산 테러 후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인 1983∼86년 장관을 역임했다. 당시 이 전 장관의 비서관을 맡았던 이호진 대사(외교안보연구원 외교역량평가개발센터소장)는 “역대 외무장관 가운데 가장 존경받는 분이었다고 생각한다.”며 “후배 외교관들에게 권한을 대폭 위임, 자신감을 불러일으켜 소신 외교를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고인은 특히 아웅산 테러 참사 이후 남북 대결 외교가 최고조인 상황에서 당시 구소련의 개혁과 개방 흐름을 일찍이 파악, 냉전시대의 대결외교에서 냉전 종식을 위한 외교역량 확대의 기틀을 잡았다고 이 대사는 덧붙였다. 앞서 고인은 외무부 차관 역임 이후 덕망과 청렴을 인정받아 언론계로 초빙돼 1966년 합동통신 사장과 1977년 국제신문인협회(IPI) 한국위원장을 맡는 등 언론계에서도 활동했다. 이런 가운데 1974년 문공부 장관을 맡았으며,1981년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총장을 맡아 올림픽 유치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듬해 체육부 장관을 역임하던 중 아웅산 사태 이후 비상시국을 수습하기 위해 외무부 장관으로 영입됐다.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외교 변화의 초석을 놨다는 평가도 받는다. 장관 퇴임 이후인 1988∼1991년엔 주 일본대사로 활동했다. 1922년 경북 출생인 고인은 경북고를 거쳐 일본 도쿄대 법학부를 중퇴하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에서 수학했다. 상훈으로는 국민훈장 무궁화장과 일본 욱일대수장, 이탈리아 대십자훈장, 벨기에 대십자훈장, 페루 태양훈장, 아이티 명예공로 대십자훈장 등이 있다. 유가족으로는 부인 김태은씨와 자녀 동진(농장 경영), 동섭(자영업), 혜림씨와 사위 남중수 KT 사장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5일 오전 7시, 장지는 천안 풍산공원.(02)3010-2230.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송도국제도시 대학용지 110만㎡ 배정

    용지 확보를 놓고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는 대학들에 대한 용지배정의 윤곽이 드러났다. 2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지난해 5월 토지공급 계약을 맺은 연세대에 송도국제도시 5·7공구(653만㎡) 첨단산업클러스터 부지 66만㎡를 배정하기로 결정했다. 연세대는 이 가운데 25만㎡에는 캠퍼스와 기숙사를 건립하고,9만 9000㎡에는 외국 제휴대학인 미국 버클리대 교육기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또 16만 5000㎡에는 연구개발(R&D)시설이,10만㎡에는 시민을 위한 오픈 캠퍼스 개념의 문화·체육시설을 각각 만든다. 이와 별개로 나머지 4만 6000㎡는 공공시설 용지다. R&D 시설에는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원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입주하기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연세대는 이런 시설을 묶어 국제화복합단지로 개발한다. 그러나 연세대가 추가로 요구한 주거·상업용지 26만㎡는 공영개발된다. 교육지원시설 명목의 주거·상업시설 개발을 불허한다는 것이 재정경제부와 인천경제청의 방침인 데다 첨단산업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재원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다. 이밖에 용지배정을 요구한 고려대, 서강대, 인하대, 가천의과학대 등 4개 대학에 대해서는 49만㎡를 나눠 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인천경제청은 절반은 외국대학 분교나 연구소 등으로 활용할 것을 요청하고 있어 실제로 4개 대학이 이용할 수 있는 부지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들 대학은 지난해 8월 사업제안서를 제출할 당시 모두 270만㎡의 대학용지를 배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고려대는 ‘바이오 메디클러스터 및 물류유통 산학단지’ 33만㎡, 서강대는 ‘송도국제테크노파크’ 66만㎡, 인하대는 ‘글로벌지식 기업형캠퍼스’ 99만㎡, 가천의과학대는 ‘글로벌 생명·의과학 R&D 콤플렉스’ 72만㎡를 각각 요구했다.인천경제청은 연세대 및 4개 대학에 배정할 115만㎡는 송도 5·7공구 전체 면적의 17%를 차지, 외국 산업클러스터의 학교용지율이 5∼8%에 그치는 점을 감안할 때 적지 않다고 강조한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새 단백질 효용성 집중 연구할래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학·석·박사를 마친 ‘토종’ 박사가 미국 명문대 교수로 임용돼 화제다. KAIST는 생명과학과를 졸업한 곽유상(37) 박사가 이달 미국 UCLA 데이비드 게펜 의대 생리학과 조교수로 임용됐다고 31일 밝혔다. 곽 박사는 대학으로부터 10억원에 달하는 정착연구비도 지원받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1999년 KAIST에서 ‘C형 간염 바이러스와 G형 간염 바이러스 NS3 단백질의 RNA 나선효소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1년 하버드 의대 미생물학과 뉴잉글랜드 영장류연구소와 병리학과 혈액연구소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참여, 바이러스 유전자 발현이 직접 조절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2006년에는 하버드 의대 소아과 전임 강사로 활동하면서 연구성과 등을 담은 3편의 논문을 ‘네이처’에 잇따라 발표, 학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곽 박사는 “새로운 단백질인 Orai의 약물 효용성을 집중 연구할 계획”이라며 “진정한 과학자의 길로 들어섰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곽 박사를 포함해 KAIST 출신 박사의 외국 대학 교수 임용은 11번째다.대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Seoul Law] 법무법인 광장은

    151명의 변호사로 국내 법무법인 2위인 광장은 2001년 한미와 광장이 합병해 탄생했다. 가장 성공적인 합병 사례로 꼽힌다. 한미는 고등고시 사법과 14회에 미국 하버드 로스쿨 박사 출신의 이태희(67) 변호사가 1977년 설립한 기업자문 위주의 로펌이었다. 옛 광장은 대법관 출신의 박우동(72·고등고시 사법과 8회) 변호사가 1997년 설립했다. ‘통합 법무법인 광장’의 성공은 이태희·박우동 변호사 등이 기득권을 포기하면서 공정한 이익배분 방식과 업무를 전문 부서에 맡기는 투명 시스템을 구축했기에 가능했다. 가장 큰 강점은 합병할 때 구축한 전문 부서 시스템. 누가 사건 의뢰를 받았든 업무 성격과 쟁점을 따져 각 전문그룹에 맡긴다. 우리나라 로펌 가운데 상당수가 전문성과 무관하게 의뢰를 받은 변호사가 직접 사건을 처리하는 방식과는 대조적이다. 광장은 기업자문 가운데서도 교량·고속도로·지하철·발전소 건설 등의 프로젝트 금융(PF) 법률자문에서 강하다는 평이다. 광장이 프로젝트 금융에 강하게 된 배경엔 한진그룹과의 특수 관계가 있다. 이태희 대표변호사가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사위다. 그래서 광장은 서울 남대문로 해운센터빌딩에 입주해 있다. 합병 전의 한미는 대한항공의 항공기와 한진해운의 선박 취득과 관련한 각종 금융업무의 법률자문을 맡았다. 항공기와 선박을 살 때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을 법인을 설립한다. 항공기 등은 자산이기 때문에 자산금융이라고 불리는데 이 금융기법은 프로젝트 금융과 비슷하다. 그래서 광장은 자산금융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프로젝트 금융을 선점할 수 있었다. 송무 분야에서 쟁쟁한 법원·검찰 출신들이 포진하고 있다. 대법관 출신의 이규홍 대표변호사와 박준서 고문변호사, 사법연수원장을 지낸 권광중 고문변호사, 감사원장을 역임한 한승헌 고문변호사가 광장에 몸을 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최근 광장이 예전보다 다소 부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장은 지난해 아시아 법률전문 월간지 아시아 로의 국내로펌 순위 평가에서 6개 분야 가운데 3개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고, 나머지 분야에서도 모두 2∼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평가에서는 2개 분야에서 2위,3개 분야에선 4∼5위를 차지하면서 평가가 뚝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이런 부진의 원인을 적극적으로 우수한 연수원생 스카우트에 나서지 않는 데서 찾는다. 김병재 대표변호사는 “경쟁로펌보다 리쿠르트(채용)에 덜 적극적이었다.”면서 “올해부터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부고] 日 평화운동가·작가 오다 마코토 타계

    베트남전 반대 운동을 주도한 일본의 반전 평화운동가이자 작가인 오다 마코토가 30일 새벽 75세로 숨졌다. 그는 지난 4월 말기암과 싸우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오다는 베트남전이 가열되자 일본의 다른 평화운동가들과 함께 ‘베트남에 평화를’로 알려진 반전 운동을 주도했다. 오사카 출신의 오다는 1950년대 풀브라이트 장학금으로 미국 하버드대에서 공부했으며, 유럽·중동·아시아를 방문한 경험을 토대로 ‘나는 어디든지 가서 무엇이든지 본다’라는 제목의 베스트셀러를 출간했다. 1995년 한신 대지진의 피해를 입자 그는 정부가 지진 피해자들의 재건을 지원하는 법을 마련하는 데 애썼으며, 최근 수년 간은 일본의 평화 헌법 9조 지키기 운동을 주도해왔다.도쿄 연합뉴스
  • “올 여름엔 중국을 읽자”

    올 여름휴가철 출판계의 화두는 단연 중국이다. 중국에 대한 관심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최근의 관심은 ‘미래의 잠재적인 강대국’ 수준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 중국이 한국의 미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게 한다. 중국물 열풍은 전방위적이다. 국내 역사학자들이 참여한 중국사가 새로 집필되고, 서구인의 시각으로 서술된 만리장성의 역사도 나왔다. 중국이 세계 시장에서 보여주고 있는 무서운 추진력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는가 하면, 중국의 문화를 들여다보며 그 바탕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줄을 잇고 있다. 최근 발간된 중국 관련서를 소개한다. ‘아틀라스 중국사’(김병준 등 지음, 사계절 펴냄,2만 7000원)는 중국사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초보적이라는 반성에서 출발했다. 각 시대사의 전문가인 김병준 한림대 교수가 고대, 박한제 서울대 교수가 중세, 이근명 한국외국어대 교수가 근세 전기, 이준갑 인하대 교수가 근세 후기, 김형종 서울대 교수가 근현대를 나누어 썼다. 나열식을 배제한 글맛 나는 글쓰기와 128컷의 역사지도,155개 도판이 이해를 돕는다. ‘장성, 중국사를 말하다’(줄리아 로벨 지음, 김병화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1만 8000원)는 ‘오랑캐’와 ‘중화’를 갈라온 만리장성에 대한 집착과 그에 읽힌 일화로 이른바 중화주의의 실체를 드러낸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중국사로 박사학위를 받은 지은이는 “진시황의 만리장성은 최근에 만들어진 신화일 뿐 몇 천년 된 만리장성이란 없다.”고 주장한다. ‘중국이 뒤흔드는 세계’(제임스 킹 지음, 최규민 옮김, 베리타스북스 펴냄,1만 7700원)는 독일 철강산업의 자존심과도 같았던 루르강변의 제철소는 통째로 뜯어다 양쯔강 하구에 재조립한 중국기업이 등장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로이터통신의 아시아 특파원으로 20년 동안 중국을 취재한 지은이는 중국이 뒤흔드는 세계가 곧 눈앞에 펼쳐질 것이라고 장담한다. ‘동양적 가치의 재발견’(위잉스 지음, 김병환 옮김, 동아시아 펴냄,1만 2000원)은 동양문화가 현대인의 삶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설명했다. 하버드대 출신의 중국 역사학자인 지은이는 동양인들이 미래 세계 문화의 창생 과정에서 공헌을 하려면 반드시 계속하여 자신이 이미 갖고 있는 정신자원을 발굴하고, 자신이 이미 이룬 가치체계를 갱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자 속 과학 이야기’(다이우싼 지음, 천수현 옮김, 이지북 펴냄,1만 3500원)는 ‘한자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 진화한다.’고 역설한다. 한자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상형문자인데, 옛사람들이 관찰과 사고를 통해 객관적인 사물을 간략하게 묘사한 것이다. 따라서 상형문자는 옛사람들이 이룩한 수많은 창조와 발명을 다채롭고 생동감 넘치게 보여 준다는 것이다. ‘제갈량 문화유산답사기’(제갈량 편집팀 지음, 허유영 옮김, 에버리치홀딩스 펴냄,1만 5000원)는 중국 최고의 지략가인 제갈량이 남긴 역사의 흔적을 따라간다. 그가 17세부터 54세까지 지났던 삶의 발자취를 찾아보며 21세기적 사고방식으로 제갈량의 현대적 의미를 재조명한다. 이밖에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나타난 치인전략에서 교훈을 얻어보자는 ‘사기의 인간경영법’(김영수 지음, 김영사 펴냄,1만 6000원)이나 최근의 중국차 열풍 속에 중국 차문화의 발상지를 찾아간 ‘무이암차-녹차 청차 홍차의 뿌리를 찾아서’(맹번정 박미애 지음, 이른아침 펴냄,1만 5000원), 중국 고대의 성·가족문화를 해부한 ‘혼인의 문화사’(김원중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1만 5000원)도 중국 붐에 가세하고 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여성&남성] 세상의 중심에 선 알파걸

    [여성&남성] 세상의 중심에 선 알파걸

    페미니즘의 ‘제3의 물결’이라고 불리는 ‘알파걸(α-girl)’은 더 이상 생소한 단어가 아니다. 미국 하버드대학 댄 킨들러 교수가 정의한 새로운 사회계층인 알파걸은 학업, 운동, 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남자에게 뒤지지 않는, 오히려 능가하는 엘리트 여성을 일컫는다. 초·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 직장에서 알파걸들의 활약은 남성을 압도하고 있다. 사회 전반에는 알파걸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하지만 여전히 시기와 질투어린 시선도 공존하는 게 현실이다. 알파걸에 대한 남성과 여성의 ‘따로 또 같은’ 생각을 들어봤다. ●알파걸은 대세다? 알파걸의 약진은 중·고교의 학생회장 등 리더그룹에서 두드러진다. 많은 사람 앞에서 부끄러움을 타고 친구들과 수다 떨기를 좋아하는 ‘사춘기 소녀’보다는 강한 자아를 지닌 소녀들이 전방위로 나서고 있는 것. 남녀 공학인 K중은 남녀 반장을 각각 한 명씩 뽑는다.K중 1학년의 한 반에서 남자 반장은 특별히 나서는 아이가 없어 추천을 받아 투표로 선출했다. 하지만 여자 반장을 뽑을 때는 달랐다. 심모(13)양이 손을 번쩍 들고 반장에 단독 출마를 했다. 심양은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안에 관해선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는 것이 주위 친구들의 평가이다. 하다 못해 담임 선생님이 벌을 줄 때도 이유를 따져 물어 곤혹스럽게 하고, 환경미화나 체육대회 때도 남자 반장의 도움을 받아 주도적으로 행사를 준비한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원 한 번 다니지 못했지만 첫 시험부터 지금까지 1등을 놓치지 않았다. 담임인 정모(32·여) 교사는 “가끔씩 황당한 일을 벌이곤 하는 알파걸들은 교사들에겐 ‘예측불허’란 의미다.”라면서 “공부도 1등이고 리더십이나 카리스마도 남자 아이들을 압도해 요즘에는 남자 반장보다 더 믿음직스럽다.”고 털어 놓았다. ●남자들의 미묘한 시기 20∼30대의 알파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다니던 5년차 회사원 박모(29·여)씨는 팀내에서 공인된 ‘알파걸’이다. 똑 부러지는 일처리로 상사들의 신뢰를 독차지할 뿐 아니라 후배들에게도 적극적인 지지를 받는다. 세살배기 딸을 둔 박씨는 남편과 시댁에서도 후한 점수를 받는다. 하지만 박씨는 스스로 알파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여중·고와 여대를 다니면서 사회의 고정된 ‘성역할’에 얽매이지 않게 됐을 뿐이고 회사에서도 남자들과의 경쟁이라기보다는 또 다른 ‘사람’과의 경쟁이라고 생각하다 보니 지금에 이르렀다는 것이 박씨의 설명이다. 박씨는 “‘알파걸’이란 말이 트렌드처럼 되는 게 모든 여성에게 알파걸이 되라고 강요하는 새로운 억압 기제처럼 느껴지기도 해요.”라면서 “알파걸도 필요하지만 조용히 살림하고 내조하며 사는 삶도 가치있을 수 있죠. 그런데 일부에선 알파걸만 훌륭한 것처럼 떠드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32·여)씨는 자타공인 알파걸이다. 능력도 워낙 빼어나지만 리더십과 강한 ‘포스’를 뿜어내 남자 동료들도 그 앞에 서면 꼼짝을 못한다. 그렇다고 모나거나 잘난 척하는 성격도 아니어서 직장 동료들이나 친구들 중 누구도 그를 싫어하지 않는다. 박씨는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알파걸로 길러졌다. 돈벌이는 어머니가 도맡아 하고 외려 아버지는 살림살이와 딸의 사소한 고민까지 챙겨 주는 등 전통적인 관념의 성역할이 전도된 가정에서 자라난 것. 킨들런 교수가 “아버지와 딸 사이의 친밀한 관계가 딸들의 사고방식과 심리, 사회와의 교류 방식, 인생에 대한 소망과 기대치에 깊은 영향을 준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박씨 역시 알파걸이란 타이틀이 탐탁지 않다. 박씨는 “여자 동료나 후배들은 저를 롤모델로 여기고 따르지만, 남자 동료나 후배는 겉으로 내색을 안해도 묘한 질투 같은 게 실린 것을 느끼곤 해요.”라고 털어 놓았다. 대학생 우모(23·여)씨는 ‘알파걸’하면 동창 김모(23·여)씨가 떠오른다. 다른 친구들은 어학연수를 갈 때 김씨는 8학기를 연속으로 학교에 다니며 과외로 돈도 벌고, 어학원 등도 꾸준히 다녔다고 한다. 학교에서 발표수업을 할 때도 떨기는커녕 남자 조원들을 ‘수족처럼’ 부렸고, 남자 동기들도 서로 김씨의 조에 들어가고 싶어했다. 우씨는 “남자를 잘 이끌며 리더로 살아가는 친구의 모습이 부러웠다.”면서도 “어쩔 땐 자신이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남자 선배들과 친하게 지내고 미모를 활용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어 샘이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알파걸에 대한 호들갑… “이해하기 힘들어” 6년차 회사원 김모(31·여)씨가 “자기 일에 열정을 가지고 자신감이 넘치는 동료나 선배들을 보면 부러울 때가 많다. 특히 상사는 물론 동료나 아랫사람에게까지 인정받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면서도 “솔직히 내 주위에서 미디어에서 떠드는 의미의 완벽한 알파걸은 찾아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알파걸’이 하나의 유행처럼 자리잡아가는 데 대해 김씨의 생각은 부정적이다. 능력 외적인 사회의 차별 구조 때문에 여자들의 재능을 발휘할 기회가 적었을 뿐이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각종 입사시험이나 고시, 학교에서 여자들이 더 두각을 나타냈다는 것이 김씨의 주장이다. 김씨는 “알파걸이란 개념이 은연 중에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능력이 떨어지는데, 남자보다 잘 하는 여자들이 많아지니까 신기하다는 생각을 밑바탕에 깔고 있는 것 아닌가요. 그것 자체가 가치 차별적인 용어인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일선 학교에서 거센 ‘알파걸’ 열풍 수도권의 한 중학교에서 2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장모(30) 교사는 최근 일선 학교에 거세게 불고 있는 ‘알파걸 열풍’에 대해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장 교사는 “6개 반이 남녀 합반으로 한 반에 남자 반장과 여자 반장을 한 명씩 뽑는데 남자 반장은 얌전하고 차분한 반면 여자 반장은 목소리가 크고 리더십이 강하다.”면서 “결국 ‘여자 반장-남자 부반장’ 구도와 다를 바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남녀공학 A중에 다니는 이모(13)군은 또래 사이에 공부도 잘하고 리더십도 있는 데다 성격까지 좋은 ‘알파걸’들이 꽤 있다고 말한다. 이군은 “솔직히 공부는 어렸을 때부터 여자 아이들이 잘 했다. 평균 점수도 조금 더 높았다. 하지만 알파걸들은 공부뿐 아니라 뭐든지 잘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 담임을 맡고 있는 김모(32) 교사는 ‘알파걸’ 하면 남자애들을 한 손에 휘어잡아 ‘카리스마’란 별명으로 불리던 이모(15)양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성격도 털털하고 포용력이 좋아 불량 학생(?) 그룹에 속하는 남학생들과도 사이가 좋았다. 같은 반에 5살이나 많은 남학생 C군이 있었는데, 다른 아이들은 괴롭힘을 당해도 아무도 반항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C군이 급우를 괴롭히는 것을 본 이양은 멱살을 다잡고 ‘맞짱’을 떴고, 결국 급우 전체에게 사과를 하도록 만들었다. 물론 싸움의 기술로 C군을 제압한 것은 아니다. 이양의 ‘카리스마’에 C군이 저도 모르게 물러선 것이다. 김 교사는 “왜 그런 무모한 싸움을 했냐고 물었더니 ‘남자애들이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를 보면서도 무서워서 가만히 있기에 그랬다.’면서 ‘불의를 보고 어떻게 참느냐.’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세대의 단어로는 원더우먼을 보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녀들도 진급하면 변신한다? 철강회사에 다니는 김모(27)씨가 피부로 느낀 알파걸들은 주로 대리급 여자 상사들이라고 잘라 말한다. 그들은 무서울 정도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일처리를 하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런 일처리를 요구한다. 철강업계의 경우 설비에 한계가 있고 지금껏 해온 관행과 제약 때문에 수익성이 높아도 많이 생산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또 규모는 적지만 수익성이 높은 회사보다는 수익성은 적어도 덩치가 큰 회사를 우선적으로 상대하는 경우가 많다. 김씨는 “그런데 우리 팀의 여자 상사는 이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아 힘들었다.”고 말했다. 여자 상사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방법을 요구했고, 그 결과 기획부터 공장 생산방식,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이 변하게 됐다. 하지만 남자 직원들은 갑자기 달라진 일에 짜증을 내면서도 그녀의 정확한 일처리에 군소리 한 마디도 못하고 두려워하기만 했다. 그러나 김씨는 “이런 알파걸들도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일처리로 최고경영자(CEO)의 눈에 들어 관리직으로 승진하면 다른 남자 선배들처럼 평범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불합리한 것을 알면서도 대리 때처럼 지적하기보다는 승진을 먼저 생각해 말을 아끼는 것으로 보였다.”면서 “그래서 알파걸이 알파우먼(?)이 되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회사원 이모(31)씨 역시 “여자 신입 사원들의 창조력과 패기에 놀라지만 표출하는 방식에서 조금씩 부작용을 드러낸다.”면서 “결국엔 남자들의 표현법과 사회 적응력을 터득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남자들의 표현법은 알고 있어도 절대로 공개석상에서 상관보다 아는 척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남자 역시 분명 알파맨이 있지만 스스로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면서 “알파걸이 뛰어난 건 사실이지만 남자들을 넘어서려면 끌어 주는 알파우먼이 많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래도 내 딸이 알파걸이었으면… 갓 돌이 지난 딸을 둔 회사원 이모(31)씨는 자신의 딸이 알파걸이 되길 바란다. 그래서 성 역할을 벗어나 미래에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 꿈을 꾼다. 그는 “나는 남자로서 생활을 책임지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배우고 살았지만 딸은 아무 부담 없이 스스로를 위해 맘껏 능력을 펼쳤으면 좋겠다.”면서 “내가 주위의 알파걸들이 두려운 만큼 내 딸도 많은 남성들을 두렵게 만드는 존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女談餘談] 기적의 약/이순녀 국제부 기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지난 3월 이슬람 무장단체에 납치됐던 영국 BBC방송의 앨런 존스턴(45)기자가 사흘전 풀려났다. 억류 114일 만에 석방된 그는 자유의 몸이 되자마자 면도기를 달라고 해 머리카락을 싹 밀어버렸다. 납치될 당시의 모습을 지워버리기 위해서라고 했다.“내 인생에서 최악의 시간이었다.”는 증언에서 드러나듯 한시라도 빨리 고통스러운 기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그의 절박한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누구나 살면서 힘들고 아픈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혈육의 죽음, 불의의 사고, 실연의 상처, 실패의 쓴맛 등 할 수만 있다면 머릿속에서 끄집어내고 싶은 기억이 어디 한둘일까. 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막막한 현실 앞에서 사람들은 불가능한 줄 알면서도 자고나면 아무 기억도 떠오르지 않게 되길 간절히 바란다. 그런데 꿈같은 이런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다면 어떨까. 아픈 기억을 잊게 하는 ‘기적의 약’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전혀 터무니없는 소리가 아니다. 캐나다 맥길대학과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팀이 심장병 환자의 고혈압 치료제가 아픈 기억을 떠올릴 때 고통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지우개처럼 기억을 몽땅 지우는 것이 아니라 의식은 그대로 두되 감정적인 부분만 없앤다고 한다. 즉 사건의 내용은 기억하지만 그 기억을 떠올릴 때 더이상 심적 고통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험이 아직 초기단계라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또 언제 상용화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약이 진짜 개발된다면 선뜻 사야 할까. 죽을 만큼, 때로는 죽는 게 낫다 싶을 정도로 괴로워하면서도 고통에 무릎을 꿇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신에게 의지하든 가족이나 연인의 힘을 얻든 어떻게 해서라도 끝내 아픔과 슬픔을 견뎌낸다. 길고 어두운 터널을 힘겹게 통과하면서 사람은 비로소 인생 갈피갈피에 숨겨진 삶의 참뜻을 깨닫게 되는 건 아닐는지. ‘세월이 약’이라고 했다. 어떤 ‘기적의 약’이 자연의 치유력을 앞설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순녀 국제부 기자 coral@seoul.co.kr
  • [이 달에 만난 사람]음악 전령사로 변신한 첼리스트 장한나

    [이 달에 만난 사람]음악 전령사로 변신한 첼리스트 장한나

    취재, 글. 박혜란 기자 털털하기 그지없는 ‘껄껄껄’ 소리로 시작해 장난기와 애교가 듬뿍 담긴 ‘히히히’ 소리로 마무리되는, 인상적인 웃음소리가 연신 귓가를 두드린다. 그 얼굴과도 잘 어울리는 웃음이었다. “제가 어떤 아이였느냐고요? 선생님이 어머니께 이런 하소연을 하셨다지요. ‘우리 반 아이들은 쉴 틈이 없어요. 한나가 쉬는 시간에도 아이들 거느리고 학교 놀이를 하는 통에.’ ‘한나 목소리가 너무 커서 수업을 할 수가 없어요.’ 저 굉장한 개구쟁이였어요.” 이처럼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장한나는 이제 더 이상 음악 신동도, 대견한 국민 여동생도 아니다. 올해 스물여섯의 어엿한 성인인 그는, 지난해 영국의 클래식음악전문지 <그라모폰>이 꼽은 ‘내일의 클래식 슈퍼스타 2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열한 살에 로스트로포비치 첼로 국제 콩쿠르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최연소 우승을 거머쥔 것이 벌써 1994년의 일이니, 그가 어른이 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올해 3월에 나온 새 앨범 <로맨스>의 재킷 사진을 보고 팬들은 너무나 커버린 모습에 적잖이 당황했다. 장한나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또 한 가지 신선한 소식을 전한다. 5월 성남에서 열리는 국제청소년관현악축제에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관객들에게 곡에 관한 해설도 들려줄 계획이다. “우선 음악가로서 개인적인 욕심이 있었지요. 완벽한 음악가란 자신의 감정을 자기 손으로 완벽하게 연주해낼 수 있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의 손을 빌어서도 완벽하게 구현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4년 전부터 줄리어드 음대 지휘과 교수님께 수업을 받아왔습니다. 또 한편으론 음악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했습니다. 식사시간마다 아버지께서 꼭 하시는 말씀이 있었어요. ‘너도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니 다른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할지 생각해야 한다.’곰곰이 궁리해보니, 결국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음악을 나누는 일이었어요.” 놀고 숨쉬듯이 그는 특히 어린이들에게 음악을 소개하는 일에 각별한 의욕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장한나와 함께 가는 상상의 음악여행’이란 방송을 통해 아이들과 만나는 자리를 가진 후 관심은 더욱 깊어졌다. “제 생각에,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기쁨과 슬픔을 품고 태어나는 것 같아요. 다만 어떤 계기로 그 감정을 일깨우느냐가 중요하지요. 저는 음악이 그 역할을 훌륭하게 해낸다고 생각해요. 특히 한국의 어린이들은 공부하랴 학원 다니랴 무척이나 바쁘잖아요. 그럴수록 감성과 지성의 밸런스를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어른들은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만 제공하면 돼요. 음악의 아름다움은 아이들 스스로 찾아낼 거니까요. 이렇게 음악을 친구로 소개하는 일을 이왕이면 빨리, 아이들이 저를 언니나 누나로 부를 수 있을 때 시작하고 싶었어요. 기대고 싶을 때 편하게 기댈 수 있고, 굳이 존경까지는 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장한나는 유독 스승 복이 많은 음악가다. 얼마 전 타계한 첼로의 거장 로스트로포비치와 미샤 마이스키, 지휘자 주세페 시노폴리 등 거장과의 만남 속에서 성장해왔지만, 그 세기의 수업에는 수업료 한 푼 들지 않았다. 그런 그가 이제 순수하고 총명한 눈빛을 가진 아이들에게 음악의 문을 열어주고 친절한 안내자가 되려고 나선 것은 하나의 자연스런 흐름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그가 가장 존경하는 스승은 누구일까. 돌아온 답은 예상을 약간 빗나간다. “아시다시피 저는 정말 훌륭한 분을 많이 만났어요. 모두 말할 수 없이 고마운 분들이죠. 그런데 굳이 가장 존경하는 인생의 스승을 꼽으라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라고 말씀드릴래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말할 수 없이 힘든 시절을 보내셨지만, 자신의 고통을 큰 소리로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견디며 삶을 받아들이신 분들이지요. 그분들이 평생에 걸쳐 익힌 삶의 지혜를 배우고 싶어요.” 한 사람을 사귀듯이 첼리스트임에도 하버드대에서 음악이 아닌 철학을 전공한다는 사실로도 그는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또 지독한 책벌레다. “철학이요? 어렵지만 즐거워요. 철학책은 한 단락을 다섯 번은 읽어야 겨우 이해할 수 있을 정도지요. 칸트 같은 것은 아무리 읽어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나 혼자서는 생각조차 못 했을 문제들을 생각해볼 계기를 만들어준다는 게 철학의 매력인 것 같아요. 그런 점은 음악과도 닮았어요. 사실 웬만큼 산전수전을 겪지 않고서야 일상생활에서 직접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감정이란 한계가 있잖아요. 하지만 음악은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없는, 초월적인 감동을 느끼게 해주지요. 일종의 휴가나 여행 같은 거랄까요. 물론 음악을 듣는 데 여유와 인내심이 필요하기도 하지요. 그건 한 사람을 만나 사귀는 것과 같아요. 처음엔 잘 몰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조금씩 다가서면 언젠가 상대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거예요. 음악이, 작곡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음악 속에도 결국 인생이 깃들어 있으니까요.” 월간샘터 2007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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