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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일 TV 하이라이트]

    ●아름다운 시절(KBS1 오전 7시50분) 향숙은 마산댁이 맞선볼 남자를 데리고 나와 있자 당황하고, 마산댁은 둘만 남겨놓고 급히 나가버린다. 어이없는 향숙은 곧 일어나려 하지만 남자의 배려로 저녁까지 함께 먹는다. 경호의 오토바이를 얻어타는 재미에 빠진 미자는 또 경호와 오토바이로 외출하려다 춘삼에게 걸려 혼쭐이 난다.   ●다큐 10(EBS 오후 9시50분) 패션이란 단순히 몸에 걸치는 옷의 개념을 넘어 개인의 경제적 지위는 물론 문화적 기호, 때로는 정치적 성향까지도 드러내는 행위다. 중세 암흑기는 엄격한 규율과 혹독한 가난이 휩쓸던 시대였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아름다움을 향한 인간의 욕망은 꺾이지 않아 의복과 헤어스타일 등에도 두루 반영되었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5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도 벌써 17년. 옛 동독 지역에 대한 집중 투자와 개발 노력으로 동서간 경제력과 생활수준의 차이는 상당히 좁혀졌다. 하지만 일자리를 찾는 독일 여성들은 동독을 떠나 서독의 대도시로 이동하고 있다. 고용 창출을 위해서는 보다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래도 좋아(MBC 오전 7시50분) 효은은 돌아가는 석우의 얼굴에 난 상처에 직접 약을 발라준다. 석우는 효은을 향한 좋은 감정이 자꾸만 깊어지는 것을 느낀다. 그 장면을 효은을 만나러온 태주가 멀리서 목격한다. 한편 효은의 디자인대로 구두를 만들고 있던 공장에서 큰 문제가 생겼다는 연락이 온다.   ●그 여자가 무서워(SBS 오후 7시20분) 비서실에서 영림은 어떻게 미국에서의 일을 경표가 알게 되었는지 궁금해하고, 미행하지 않았을까 걱정한다. 백회장과 경표, 그리고 정진이 같이 있는 회장실로 들어간 영림은 셋이 나누는 대화에 관심을 가진다. 경표는 은애에게 정진이 영림의 행적을 조사했다며 관련 서류를 넘겼다는 말도 전한다.   ●클래식 오디세이(KBS2 밤 12시45분) 고봉인은 7세에 첼로를 시작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차이코프스키 청소년 국제 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했다. 이후 슐레스비히-홀스타인 음악 페스티벌,RNCM 맨체스터 국제 첼로페스티벌 등에 참가한 그는 하버드대에서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학생이기도 하다.
  • [공직 인맥 열전] (14) 산업자원부 (하)

    [공직 인맥 열전] (14) 산업자원부 (하)

    어느 날 김준동 산업기술정책팀장을 비롯해 산업자원부의 주요 과장들이 사석에 모였다. 그런데 서로 이름을 불렀다. 엄연히 행정고시 선후배가 섞여 있는데도 말이다. 의아해하자 “공석에서는 기수를 철저히 따져 대우하지만 사석에서는 동갑 친구로 허물없이 지낸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이웃동네 재정경제부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풍경이다. 박사들도 즐비하다.“3동(산자부가 입주한 과천청사) 가서는 가방끈 자랑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문재도 등 해외파 포진 문재도 제네바국제연합사무처 상무참사관은 이재훈 차관의 학교(광주일고, 서울대 경제학과) 후배이다. 빈틈없는 일처리 등 스타일도 비슷하다. 공보관 출신의 김경수 일본 상무관은 경제학 박사학위도 일본(히토쓰바시대)에서 땄고 과장급 상무관도 일본에서 했다. 김 상무관이 ‘태생적 일본통’이라면 김경종 중국 상무관은 ‘준비된 중국통’이다.3년 동안이나 중국어를 갈고 닦은 끝에 마침내 뜻을 이뤘다. 우태희 미국 상무관과 권평오 서울산업대 교수는 국장급 가운데 기수가 가장 어리다.27회 동기다. 우 상무관은 청와대 파견 근무로 승진이 빨랐다. 권 교수는 ‘고용 휴직’ 형태로 에너지정책을 강의 중이다. ●기술국 출신 두각 과장급의 선두주자는 행시 28회 출신의 김준동 산업기술정책팀장과 정양호 총무팀장이다. 김 팀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때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경제학 박사이지만 ‘난 척´하지 않고 친화력이 좋아 안팎의 인적 네트워크가 탄탄하다.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정 팀장은 성실함이 강점이다. 무척 꼼꼼하다.28회 출신인 최민구 팀장의 기업행(하이닉스반도체 전무)으로 경쟁구도가 다소 헐거워졌다. 오영호(23회)-임채민(24회)-안현호(25회)-정재훈(26회)-이관섭(27회, 기획예산처로 호적 옮김)-김준동(28회)으로 이어지는 라인에 대한 견제의 목소리도 있다. 공교롭게 모두 기술국 출신이어서 기술국 전성시대라는 말도 나온다. 도경환(29회) 에너지자원정책팀장은 고정식(특채)-김정관(24회)으로 이어지는 자원통이다.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간부로 일했다. 말수는 없지만 영어실력이 뛰어나다. 이재홍 산업기술개발팀장도 과묵형이다. 더러 답답하다는 말도 나오지만 묵묵히 맡은 일에 열심이다. 김순철 혁신기획팀장은 성실하다는 평가다. 성윤모 산업정책팀장은 머리가 뛰어나면서도 성품이 온화해 주위에 적이 별로 없다. 이인호 장관 비서관은 순발력과 친화력이 뛰어나 장관의 신뢰가 깊다. 김학도 전력산업팀장은 성실함과 끈기가 강점이다. 정승일 가스산업팀장은 33회에서 단연 돋보인다. 너무 일찍 두각을 드러내 윗기수들의 견제가 은근히 심하다. ●성윤모·정승일·여한구 ‘산자부 3대 수재’ 여한구 FTA팀장은 성윤모·정승일 과장과 더불어 ‘산자부 3대 수재’로 꼽힌다. 미국 하버드대를 나왔다. 올초 ‘하버드 MBA의 경영수업’이라는 책도 썼다. 본부 경력이 짧아 때로 경험 미숙도 발견된다. 한·유럽연합(EU) FTA 협상 때 ‘대선배’인 김한수 수석대표와 맞붙은 일화는 유명하다. 최연소(36) 과장인 김남규 홍보지원팀장은 국내 몇 안 되는 ‘환경경영’ 박사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5) 무상사 조실 대봉 스님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5) 무상사 조실 대봉 스님

    ● 한국 최고의 해외포교사 ‘숭산´스님 뒤를 잇다 2004년 입적한 전 화계사 조실 숭산 스님은 오랜 기간 해외포교를 통해 숱한 외국인 제자를 낳은 선사이자, 한국 최고의 해외포교사로 꼽힌다.27일 서울 화계사 대적광전서 있을 숭산 스님 3주기 추모제에 참석하는 외국인 제자 스님만도 21개국 170명. 늦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계룡산 자락의 국제선원 무상사를 기자가 찾았을 때도 추모제를 준비하는 스님들의 움직임이 여간 부산한 게 아니었다. 여러 외국인 스님들을 총지휘하느라 바쁜 조실 대봉(大峰·57·미국·속명 로렌스 시컬) 스님을 대면한 것은 한참을 기다린 끝이었다. 바쁜 결에도 단정한 옷차림으로 좌복에 꼿꼿하게 앉은 스님의 감회는 남달라 보였다. 한국의 외국인 스님으론 유일한 숭산 스님 전법(傳法) 제자이자, 숭산의 법맥을 이은 맏형인 때문일까. 전법 제자라 함은 오계와 십계를 받은 제자 중 법사와 지도법사를 거쳐 확실한 공안(화두) 수행을 인정하는 인가를 받은 스님에게만 주는 자격. 숭산 스님 제자 가운데 하버드 출신 현각과 무상사 주지 무심(미국), 그리고 한국 스님 도관 등 세 명이 인가를 받았지만 전법 제자의 반열엔 오르지 못했다. 그러니 숭산의 제자들이 유일한 전법 제자인 대봉 스님에게 깍듯한 예를 갖추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동쪽 끝 필라델피아 근교, 인구 5000명의 작은 마을인 엘킨스 파크 태생인 대봉 스님에게 숭산은 방황의 끝을 매듭짓게 한, 그야말로 큰 산이었다. 코네티컷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그에게 삶은 어려서부터 퍽이나 풀기 힘겨운 의문의 점철이었다고 한다.“왜 잘사는 사람이나 못사는 이들이나 예외없이 고통을 받아야 하는가.” 일찌감치부터 범상치 않은 의심에 매달려 살았던 그가 물리학과에서 1년6개월 만에 심리학과로 전과한 것도 우연은 아니었다. 대학졸업 후 전공을 살려 취직한 병원에서 환자 심리상담 일을 3년쯤 했을까.‘내가 나를 구제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남을 도울 수 있단 말인가.’ 불현듯 회의를 느껴 그만두고 도자기 굽는 일이며 용접 등 닥치는 대로 막일 터를 전전하다가 잠수함 만드는 공장에 몸을 담았다. 끝 모를 방황의 늪에 깊숙이 빠져들었던 것이다. “잠수함 공장의 단순노동을 하면서 뜻밖에 내 자신을 포함한 사람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었으니 참 신기한 일입니다.” 그러던 중 막연히 불교의 스승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당시 예일대 옆에 2년여 전 문을 연 뉴헤이븐 선원을 찾았다. 뉴헤이븐 선원은 숭산 스님의 제자인 예일대 교수들이 뜻을 모아 세운 선원.“며칠 뒤 숭산 스님의 큰 법문이 있다.”는 말에 밤잠을 설치기를 한참 뒤. 마침내 숭산 스님의 법문을 듣고는 인생의 방향을 틀었다.30년 전인 1977년 5월의 일이다. ● 30년전 숭산 스님의 법문 듣고 방황의 길 접어 “어떤 게 미친 것이고 어떤 게 미치지 않은 것인가.” 법문을 듣던 한 청중이 불쑥 질문을 했다고 한다. 그때까지 끊임없이 의심을 거듭해 왔던 바로 그 화두였다. 숭산 스님의 답은 과연 무엇일까.“네가 많이 집착한다면 많이 미친 것이고, 조금 집착한다면 조금 미친 것이다. 어느 것에도 집착하지 않는다면 그게 바로 미치지 않은 것이다.” 10여년간 대학 공부와 막노동일을 했지만 터럭만큼도 생각해 보지 못한 답이었다.“모든 사람들이 ‘나’에 집착하기 때문에 모두 미쳐 있다. 헛된 나를 버리고 진실한 ‘참나’를 찾고 싶다면 참선수행을 하라.” 한국불교에 귀의할 마음을 굳혀 잠수함 공장 일을 단박에 그만두었고 한달 뒤 프로비던스 선원으로 출가,30여년째 부처님 제자로 살고 있다.1984년 프로비던스 선원에서 사미계를 받았고 4년 뒤 스페인 바르셀로나 선원에서 비구계를 받았다. 숭산 스님을 처음 만나 자신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길’을 정했지만 부모들은 맏아들을 불가(佛家)에 들일 생각이 전혀 없었다. 유대인으로 사업에 크게 성공한 CEO 할아버지를 이어 가업을 물려받을 줄 알았던 장남이 속세를 떠난다니 부모의 실망이야 오죽했을까. 숭산 스님을 만난 뒤 1년쯤 지난 때였을까. 가족들이 숭산 스님을 집으로 초대해 스님을 떠보느라 온갖 질문공세를 퍼부었다고 한다.“종교를 빙자한 세일즈맨이 아닌가.”“맞다. 대자대비를 파는 세일즈맨이다.” 마침내 숭산 스님의 그릇을 본 가족이 아들의 길을 인정했다. “지금 생각해도 그렇게 완강하던 부모님이 숭산 스님에게 마음을 연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마을의 분위기가 조금 도움이 됐다고나 할까….” 어릴 적의 고향 엘킨스 파크는 여러 종교가 평화롭게 살아가는 독특한 곳이었던 것 같다. 영국계 퀘이커 교도들이 정착해 화합과 평화의 고장으로 일군 펜실베이니아주의 도시답게 남북전쟁을 거치면서 남부에서 피신해온 흑인 노예들이며 유대인, 이탈리아인들이 분란 없이 잘 어울려 살았다고 한다. 교회며 성당, 사원들이 모임도 열고 함께 크고 작은 행사도 가졌다고 하니 예사 마을은 아니었던 것 같다. 못내 아쉬워하는 부모와 친척들을 뒤로한 채 서울 화계사로 들어온 게 1984년 9월. 당시 숭산 스님은 대봉 스님과 함께 사찰 40여곳을 일일이 돌며 한국 절집들의 구석구석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한국 사찰을 조금 알게 됐을 때 미국 프로비던스에 ‘금강선원’이 문을 열게 됐다. 화계사 생활 한 달 만이었다.‘금강선원’에 마땅한 지도법사가 없어 사실상 주지격인 도감을 맡아 다시 미국으로 가야 했다. 이후 화계사와 미국의 ‘금강선원’을 들락날락하는 바람에 한국말은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한국불교를 택해 자원해서 화계사 국제선원에 들었던 만큼 한국불교에 깊숙이 빠지고 싶었는데…. 그땐 숭산 스님이 야속했지요. 하지만 이것도 길이려니 여기고 매년 동안거는 꼭 한국에 들어와서 났지요.” 한국에서 비구계를 받고 무상사에서 함께 수행 중인 주지 무심 스님이 일찍부터 한국포교에 나섰다면 조실 대봉 스님은 해외 생활에 더 많은 시간들을 보냈다.“무심 스님은 개띠여서 한 곳에 오래 머물렀지만 나는 호랑이띠를 타고나 이곳저곳을 떠돈다.”며 웃는다. 프랑스 파리선원 주지, 캘리포니아 무문선원 주지, 보스턴 케임브리지선원 주지 등 유럽·미국의 선원에서 초심자들을 지도하다가 한국에 정착한 것은 1993년 9월. 무상사 국제선원을 막 짓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지금은 대웅전이며 선원 같은 번듯한 건물들이 들어섰지만 그때만 해도 첩첩산중에 잠자리 겸 법당만 달랑 갖춘 조립식 건물 한 채만 서있었다. 부엌도, 화장실도 물론 없었다. 공양(식사)을 하려면 2㎞쯤 떨어진 절 아래 마을 식당까지 내려가야 했다. 대소변 해결할 시설도 마땅히 없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선원을 짓는다는 기쁨에 참선수행을 빼곤 온통 인부들과 함께 공사에 매달렸다.1999년 가을에야 미국인 명행 스님이 처음 선원으로 들어왔으니 계룡산 자락의 무상사를 6년간이나 홀로 지킨 셈이다. ● “말(言)은 낙엽과도 같아 입 밖에 나면 모두 허무한 것” 잠시 눈을 감고 무언가를 되짚는가 싶더니 느닷없이 기자를 겨눈다.“너는 누구냐.” 눈앞에 날아든 살에 머뭇거리다가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허튼소리로 방패를 삼았다.“아무 것도 아닌데 말은 누가 하는고.” 어차피 거량이 안 될 바에야 일찌감치 입을 닫는 게 상책.‘뻔뻔한 묵언’으로 하늘을 가리자니 기자의 빈 잔을 채우며 말을 잇는다. “말은 떨어지는 낙엽과도 같아 입 밖에 나면 모두 허무한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쓸데없는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살지요. 수행자들은 말을 안함으로써 힘을 얻고, 속인들은 말을 많이 해야 힘을 쓴다고 하던가요.” 크게 한 방을 맞아 비틀거리다가 “은사 스님(숭산)의 가르침대로 잘 살고 있느냐.”는 허튼소리를 또 한번 뱉고 말았다.“오직 모를 뿐인 마음으로 곧바로 나아갈 따름입니다. 순간순간마다 점검하며 살아가는 것이지요.” 무상사의 대중들을 이끌며 수행방향을 잡아주고 있는 조실 대봉 스님의 길과 초발심엔 변함이 없어 보였다.“내가 이곳 국제선원 무상사에 있는 것만으로도 외국의 수행자나 한국불교에 귀의할 뜻을 가진 이들에겐 큰 힘이 된다.”는 대봉 스님.“한국불교에서 길을 찾는 눈 푸른 납자들에게 초발심을 잃지 않고 올곧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게 나의 소임”이라며 추모제에 참석할 외국인 스님들의 명단을 챙겼다. 계룡산 글 사진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찰스 리 박사 일천의학상 수상

    서울대 의학연구원 일천유전체의학연구소는 제1회 일천의학상 수상자로 하버드의대 찰스 리 박사가 선정됐다고 16일 밝혔다. 찰스 리 박사는 ‘게놈 단위반복변이(CNV)’ 연구를 주도하면서 ‘네이처’와 ‘사이언스’ 등 최고 수준의 학술지에 매년 관련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게놈 단위반복변이 연구는 최근 유전체 연구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로 개인별 맞춤의학 연구에서 주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일천의학상은 한국 실험의학의 선구자인 일천 이기영(1914-2002, 서울대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명예교수) 교수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매년 유전체의학 분야에서 업적을 세운 연구자에게 1만달러 상당의 상금과 상패를 수여한다.
  • 美 베스트 리더 18인에 선정

    낸시 펠로시, 아널드 슈워제네거, 요요마, 마이클 J 폭스…. 국민의 80%가 ‘리더십의 위기’를 얘기할 정도로 지도자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린 미국에서 바람직한 리더로 꼽힌 대표적 인물들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 최신호(19일자)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리더십센터와 공동으로 ‘2007 미국 베스트 리더 18인’을 선정·발표했다. 선정 기준은 ‘사람들의 힘을 모아 큰 일을 이룬 지도자’로 ▲올바른 방향 설정(25%) ▲성취 결과(50%) ▲성장을 이끌어내는 조직 문화(25%) 등이 잣대로 활용됐다. 이라크연구그룹 공동위원장인 리 해밀턴과 제임스 베이커는 고집불통의 이라크전 지지자조차 고개를 숙일 정도로 명확한 연구결과를 내놓은 점이 리더에 걸맞은 면모로 평가받았다. 미 최초 여성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는 미 의회의 ‘대리석 천장’를 보기좋게 깨트린 선구자적 인물로 꼽혔다. 캘리포니아주지사인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초당파적 주 정부 운영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으며, 배우 마이클 J 폭스는 파킨슨병 환자를 위한 재단을 설립·운영하고 있다. 에이본 회장인 안드레아 정은 120년 역사의 화장품 회사를 ‘여성을 위한 회사’로 재탄생시켰고, 세계적 첼리스트인 요요마는 이탈리아와 중국을 잇는 동서 교역로인 실크로드 음악을 현대화시키고 있다. 이 밖에 케네스 체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회장, 케네스 피셔 피셔하우스 재단 이사장, 윌리엄 포에지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선임 연구원, 쇼어 뱅크 공동설립자 메리 휴톤과 론 그리지윈스키 등이 포함됐다. 프레드 크룹 환경보호기금 회장, 루스 시몬스 브라운대 총장, 셜리 틸먼 프린스턴대 총장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니컬러스 크리스토퍼, 테네시대 여자농구 코치 팬 서미트,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소장 헤럴 바머스 등도 이름을 올렸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메릴린치 새 CEO 존 테인 영입

    15일 파이낸셜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메릴린치는 NYSE 유로넥스트 최고경영자(CEO)인 존 테인(52)을 실적부진으로 물러난 스탠리 오닐의 후임 CEO로 임명했다. 테인 신임 CEO는 다음달부터 출근할 예정이다. 취임 직후 그의 앞길은 결코 녹록지 않다. 메릴린치는 주택담보대출 채권 등 자산 평가 오류로 3분기에만 사상 최대 규모인 22억 4000만달러(약 2조 532억원)의 손실을 초래했다. 그는 4분기에도 추가적인 자산 감가상각 등 급한 불 끄기에 나서야 한다. 테인은 MIT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MBA학위를 받았다. 골드먼 삭스 사장을 거쳐 2004년 1월 NYSE CEO 자리에 올랐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부고] 퓰리처상 두번 받은 美작가 노먼 메일러 사망

    노벨 문학상 단골후보로, 미국의 대표적인 작가인 노먼 메일러가 10일(현지시간) 숨졌다.84세. 지난달 폐 수술을 받았던 메일러는 급성신장 질환으로 숨졌다고 가족들이 밝혔다. 메일러는 미 뉴저지주에서 태어나 하버드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했다. 그는 1948년 2차 세계대전 당시 군 복무 경험을 소재로 한 첫 소설 ‘벌거벗은 자와 죽은 자’를 펴내 일약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그는 1968년엔 베트남 전쟁반대 시위를 하다 잠시 구속됐던 경험을 토대로 쓴 ‘밤의 군대’로 처음 퓰리처상을 받았다.1979년엔 미국 대법원이 1976년 사형제도를 처음 도입한 뒤 최초로 처형된 살인범 개리 길모어의 삶과 죽음을 다룬 ‘사형집행자의 노래’로 생애 두번째 퓰리처상을 거머쥐었다. 한때 시대정신의 대변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노벨상 시즌마다 문학상 단골 후보로 거론됐지만, 카프카처럼 결국 마지막까지 수상의 영예를 누리지는 못했다. 그는 좌파 주간지 창설에도 관여했으며 뉴욕 시장 후보로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책꽂이]

    ●중국 지리 오디세이(호아상·팽안옥 지음, 일빛 펴냄) 현재의 중국을 형성하는 지리공간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발견되고 상징화됐는가를 되짚어 추적했다. 중국의 곳곳을 지질학, 역사학, 문화인류학, 종교학 등 통합학문 방식으로 탐색한 접근법이 돋보인다. 장쩌민, 후진타오 등 자연과학 전공자를 줄줄이 최고지도자로 배출하며 ‘과학입국’을 노려온 중국이 왜 그토록 지리학을 발전시켜 왔는지도 짚었다.2만원.●커넥티드(대니얼 앨트먼 지음, 해냄 펴냄) 세계화로 상징되는 글로벌 경제에서 60억 인구가 어떻게 서로 연관관계를 맺고 있는지 추적했다.2005년 6월15일 24시간 동안의 주요 뉴스를 토대로 지구촌 경제의 연관성을 짚어봄으로써 유기적으로 얽혀 돌아가는 세계경제를 한 눈에 조망해 볼 수 있다. 저자는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의 칼럼니스트.1만 3800원.●기나긴 혁명(레이먼드 윌리엄스 지음, 문학동네 펴냄) 영국의 대표적 문화비평가이자 소설가인 저자가 문화를 정의하고 고급문화에 가려졌던 대중문화의 가치를 탐색했다. 문화를 사회·역사적 맥락에서 파악한 저자의 ‘문화와 사회’(1958)의 속편격으로 19961년 영국에서 처음 발간됐다. 어떤 절대적 또는 보편적 가치라는 관점에서 인간을 완벽함에 이르게 하는 과정이라고 문화를 정의했다.2만 5000원.●헤일로 이펙트(필 로젠츠바이크 지음, 스마트비즈니스 펴냄) 기업의 매출이 치솟으면 세상사람들은 그 기업이 뛰어난 전략과 유능한 리더, 탁월한 기업문화를 가졌을 거라고 단정한다. 이름하여 ‘후광효과(헤일로 이펙트)’이다. 그러나 책은 이를 망상에 가까운 비즈니스 사고(思考)라 규정하고, 기업성패의 원동력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길잡이가 돼준다.1만 5000원.●식민지 근대의 패러독스(윤해동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모든 근대는 식민지 근대다.”라는 도전적 화두 아래 식민지 근대는 탈식민시대인 지금까지도 연속성을 갖고 있음을 주장한다. 식민지가 ‘현재’속에도 버젓이 살아있다면 식민지배를 과연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이며,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고민했다.1만 8000원.●위기의 달러 경제(파울 W 프리츠 지음, 비즈니스맵 펴냄) 막대한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를 의미하는 이른바 ‘쌍둥이 적자’가 누적되면서 미국의 달러화에 대한 위기감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저자는 아시아가 달러의 영향력에서 이탈하기 시작하면 달러가치는 급락하고 국제금융 시장은 붕괴되고 대공황 같은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예견했다. 향후 금 본위제가 불가피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1만 3000원.●클래식 드러커(피터 드러커 지음, 한국경제신문 펴냄) ‘현대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발표한 논문 15편을 엮은 책. 성공하는 사람의 자기관리,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위한 방법, 인사관리를 위한 의사결정 방법, 혁신기업을 만들기 위한 기본원칙, 목표를 달성하는 최고경영자의 행동규칙, 지식근로자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요건,21세기 경영자의 도전과제 등이 실렸다.1만 6500원.●커피 기행(박종만 지음, 효형출판 펴냄) 세계무역 시장에서 원유 다음으로 교역량이 많은 상품이 커피. 커피연구를 생업으로 삼아온 커피박물관장이 현대 일상의 최고 윤활유로 역할하기까지 커피의 궤적을 직접 발품을 판 탐험기록으로 풀었다. 케냐,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예멘, 터키 등 고급 원두커피의 산실을 생생한 현장사진을 곁들여 소개했다.1만 3000원.
  • [외환위기 10년 그리고 미래] (5) ‘제2의 외환위기’ 걱정없나 (끝)

    [외환위기 10년 그리고 미래] (5) ‘제2의 외환위기’ 걱정없나 (끝)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은 최근 사석에서 금융감독기관이 금융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3년 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은행인 BII를 인수하던 상황을 사례로 들었다. 당시 그 은행의 지분 50% 이상을 충분히 인수할 수 있었지만 금융감독원이 이런저런 간섭을 하는 바람에 14.07%밖에 인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시 금감원은 은행의 해외진출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었다. 외환위기를 겨우 벗어난 시기여서 보수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겠지만 ‘금융수출’을 부르짖는 현재에 비춰보면 불과 4년 전의 판단은 옳지 못했다. 김 전 행장은 “당시에 금감원이 지금처럼 금융권에 해외진출의 문을 열어뒀더라면 동남아 쪽에서 한국계 은행의 위상은 확실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했다.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일본경제 위기 보고서’에서 ‘왜 일본 정부가 키우고자 했던 산업(금융)은 경쟁력이 떨어지고, 내버려뒀던 오토바이나 자동차산업은 세계 최고가 되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포터 교수는 ‘관치는 방치만 못하다.’는 결론을 낸다. 우리의 현실에도 들어맞는 말이다. 외환위기의 ‘뜨거운 맛’을 본 우리의 금융당국은 지난 10년간 ‘관치(官治)’의 강도를 높여왔다. 여러 은행들이 퇴출됐고 통합됐다. 정부의 보호 아래 덩치가 커졌다. 그러나 증권업은 상대적으로 관치가 덜했다. 증권사 수는 1997년 58개였지만 지금은 54개로 크게 줄지 않았다. 소규모 증권사들이 여전히 많지만 나름대로 자생력을 갖춘 곳도 있다. 증권 쪽에서 10여년 일했던 국민은행 홍춘욱 파생상품팀장은 “‘몸집’면에서 보면 증권사는 초라하기 짝이 없지만 세계 금융과의 경쟁에서 니치마켓(틈새시장)을 찾은 증권사가 은행보다 더 잘해온 것 아니냐.”고 말했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시중은행들의 자금을 흡수하고 있는 동양종금증권이나,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판치던 시장을 10여년 만에 평정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증권, 국내에서 외국증권에 투자할 수 있도록 길을 연 온라인증권사 키움닷컴의 활약을 꼽았다. 정부는 자금시장통합법을 통해 증권사들의 대형화를 꾀하고 있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금융계에서는 “미국에 골드만삭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수백 개의 작은 증권사들이 있고, 일본에도 지역증권사까지 합치면 100개가 넘는 증권사가 있는데 덩치만 키운다고 될 일이 아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관치는 너무 심해서도 안 되지만 적시적소의 처방이 없어서도 안 된다. 금융시장의 ‘쏠림현상’도 당국의 감독기능 미비 때문이라는 지적이 그런 것이다.2003년 ‘카드사태’가 예다. 신용카드사의 부실화에 당국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상황을 악화시켰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최근 단기외채 급증도 마찬가지다. 외국은행 지점들의 외화차입을 막으려고 노력했지만 당국의 손발이 맞지 않아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한마디로 관치는 과해서도 안 되지만 없어서도 안 된다.‘엇박자 관치’는 혼란만 부추길 뿐이다. 감독기관 출신의 한 금융계 인사는 “금융감독기관의 관치 문제는 지난 10년간 많이 해소됐지만 선진국형 감독기관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로부터 ‘완전한 독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감독당국의 시급한 과제는 질적 개선보다는 지배구조 개선이라고 말한다. 김홍범 경상대 경제학과 교수는 논문 ‘금융규제 감독의 경과와 개선 과제’에서 “감독당국인 금감위가 재경부와 상시적인 인사교류를 하기 때문에 중립적·중장기적 정책·제도수립에서 재경부의 영향을 받는 구조적 문제가 생긴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 충돌하는 금융감독 최근 금융감독원은 홍콩 금융감독기관에서 일했던 윌리엄 라이백을 특별고문으로 영입하는 등 인적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변화의 속도와 폭이 기대에 못 미친다. 경상대 김홍범 경제학과 교수는 “금감원이 상부조직인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기획·지시를 받고 금감위가 다시 재경부로부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시장 기능에 맡겨야 하는 부분까지 재경부가 관여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관(官)으로부터의 조직적 독립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환란 이후 조사·감독권이 금감원에 집중된 시스템도 문제로 지적된다. 금융연구원과 경제학자들은 금감원이 한은과 예금보호기관인 예금보험공사와 실질적인 협력과 견제를 통해 금융안전망을 건전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즉 금감위·금감원·한은·예보 간의 위상 및 역할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책은행에 대한 금감원의 건전성 감독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환란이 터지자 국책은행에 대해서도 건전성을 검사하도록 권고했다. 문제는 상업금융의 비중이 비교적 높은 산업은행과 달리 수출입은행은 ‘공적수출신용기관(ECA)’이라는 점이다. 각국의 ECA 중 금감원의 건전성 감독을 받는 사례는 없다. 이에 대해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이 정부 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행한 리스크는 정부가 책임져야 할 문제”라면서 “금감원이 건전성 검사를 할 경우 정책금융으로서의 역할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 ‘외화내빈’ 한국 금융 외환위기 이후 한국 금융은 분명 진화했다. 주식워런트증권(ELW), 주가연계증권(ELS)은 물론 부채담보부증권(CDO), 자산담보기업어음(ABCP) 등 다양한 파생금융상품을 만들어냈고 금융기술이 동남아로 수출되고 있다. 그러나 외화내빈이라는 지적이 많다. ●“서민? 우리는 몰라” 외환위기는 양극화 심화라는 결과를 낳았다. 금융기관들은 고액자산가 영업에 몰려들었다. 부자들을 위한 지점이나 센터는 속속 개설되고 있지만 서민은 찬밥 신세다. 대표적 서민금융기관인 상호저축은행 점포의 19.6%가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 있다. 대부업도 성장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3년말 1만 1154개였던 등록대부업체는 지난해말 1만 7120개로 3년새 48.2% 늘어났다. 금감원이 지난 5월 발표한 ‘사금융(대부업체) 이용자 설문조사 결과분석’에 따르면 예상과는 달리 사금융 채무보유자의 70%가 금융채무불이행자, 즉 신용불량자가 아니다. 외국계 대형 대부업체들이 이들의 자금수요를 시중은행의 몇 배 이자로 빨아들이면서 큰 수익을 내고 있다. ●“보험료가 너무 비싸서…” 증권사 영업점에서 근무하던 Y씨는 3년전 고객 주문을 잘못 처리, 해당 금액을 물어줬다. 고객이 종목 일부만 팔아달라고 했는데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두 팔아버렸다. 결국 Y씨는 집을 팔았고 전세를 살고 있다. 이런 업무상 실수로 인한 직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금융기관전문인배상책임보험(FIPI)’이 등장했다. 직원의 횡령·배임으로 인한 사고시 회사의 피해를 보상하는 ‘금융기관종합보험(BBB)’도 있다. 금융사고가 한번 나면 수십억∼수백억원의 보험금이 나가기 때문에 보험료는 1억원을 넘는다. 외국계 금융기관은 대부분 가입돼 있다. 국내 금융기관 가입은 매우 저조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회사에 비해 우리나라 금융기관은 사고 개연성이 높아 보험료가 더 비싸다.”고 전했다. 금융시장 발전을 위해 금융권 종사자의 도덕적 무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5년 BBB 계약은 77건이었다. 당시 국내 금융기관은 1395개로 가입비율이 5.5%다.FIPI는 더 낮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BBB보험료 대비 FIPI보험료는 2003년 11.4%였다.2004년 7.67%,2005년 5.47%,2006년에는 2.95%로 계속 낮아졌다. 올 들어 상승하고 있으나 9월 현재 7.60% 수준이다. ●“제재에는 로비로 대응?” 한 외국계 금융기관은 어렵게 본사로부터 골프회원권 취득을 허락받았다.10억원을 청구하자 본사에서 회원권이 몇개냐고 물어왔다. 한개라는 답에 “세상에서 가장 비싼, 듣도 보도 못한 값”이라는 답이 왔다. 한때 외국계 지사 개설을 고민했던 금융사 임원은 “10억원을 회원권에 묶어두고 이를 보전할 만큼의 수익을 내야 한다는 점이 갑갑했다.”고 털어놨다. 골프회원권은 국내에서 영업을 위한 로비의 필수 자산이다. 회계부정에 대한 제재를 결정했던 한 공무원은 “로비가 하도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일부러 이를 감안해 제재를 가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외국계 금융기관 임원은 “금융감독당국이 제재를 내릴 때 완충지대를 둔다는 게 시장의 평가”라고 전했다. 특별취재팀
  • 세계 대학 평가 서울대 51위 ·KAIST 132위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세계 200대 대학에 꼽혔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영국의 대학 및 고등분야 교육 전문지인 ‘THES’와 교육 및 유학 컨설팅 전문 다국적기업인 ‘QS’가 실시한 올해의 세계 대학평가 결과, 서울대가 미 오스틴의 텍사스대와 함께 공동 51위에 올랐다고 8일 보도했다. 서울대는 지난해 63위에서 12단계 뛰었다. 지난해 198위였던 KAIST는 프랑스의 피에르 & 마리 퀴리대와 공동 132위로 무려 66단계나 올랐다. 고려대는 지난해 150위였으나 이번엔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영국과 미국 대학들이 탄탄한 연구비 지원 등을 배경으로 상위권을 휩쓸어 미 하버드대가 1위, 영국의 옥스퍼드대 및 케임브리지대가 미 예일대와 함께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상위 10개 대학 가운데 6개 대학은 미국,4개 대학은 영국에서 손꼽혔다. 또 런던의 임페리얼 칼리지가 5위를 차지함에 따라 상위 5개 대학 가운데 3개가 영국 대학이다. 반면 다른 유럽국의 부진이 뚜렷하다. 특히 최근 대학지원에 공을 들여온 독일의 경우 60위인 하이델베르크대가 가장 높은 순위였다. 프랑스 고등사범학교(에콜 노르말 슈페리에)도 26위에 그쳤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일본에서는 도쿄대가 17위에 올라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이게 두뇌조직?”… 신경세포도 칼라로 본다

    “이게 두뇌조직?”… 신경세포도 칼라로 본다

    알록달록한 형광빛 무늬가 질서정연하면서도 불규칙한 이 것은 무엇일까? 최근 미국 하버드 대학교(Harvard University)의 분자생물연구팀은 형광성의 단백질을 쥐에 투입, 두뇌의 신경활동을 적나라하게 보여줄수 있는 프로젝트에 성공했다. 형형색색으로 착색된 이 신경세포의 그림은 이른바 ‘브레인보우’(brainbow)라는 이름의 신경활동 이미지. 브레인보우는 두뇌를 뜻하는 ‘브레인’(brain)과 무지개를 뜻하는 ‘레인보우’(rainbow)의 합성어로 신경조직에 투입된 형광성의 단백질이 각각의 뉴런(자극·흥분을 전달하는 신경계의 단위)에 스며드는 기법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 기법을 이용해 50일 동안 쥐들의 두뇌신경회로를 연구, 약 90개의 다른 형광빛의 색깔들이 두뇌의 뉴런에 스며든 이미지를 공개했다. 이는 기존에 이미 밝혀진 신경회로 패턴보다 한층 상세하고 극명히 드러나 인간의 다양한 두뇌질환 규명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에 참여한 제프 라히만(Jeff Lichtman) 박사는 “TV모니터가 빨강·초록·파랑색의 색깔의 조합으로 다양한 색깔을 나타내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3개 이상의 색깔로 이루어진 형광성의 단백질을 뉴런에 주입해 많은 색깔들이 발생된 것”이라며 브레인보우의 원리에 대해 설명했다. 또 “브레인보우는 두뇌의 신경조직과 뉴런으로 얽힌 신경계를 지도화하는데 더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며 “지금까지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포유류의 신경발달과정을 추적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제프 박사는 “이번 연구는 치매와 파킨슨씨병과 같은 인간의 다양한 두뇌질환의 원인을 발병 초기단계에서 규명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게재됐다. 사진=mcb.harvard.edu(사진 위부터 제프 라히만 박사와 형광성 단백질이 투입된 쥐들의 브레인보우 이미지)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남성들이 만든 유리 천장 깨뜨리자”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여성 모두가 힘을 모아 남성들이 만들어 놓은 유리 천장을 깨뜨려 버립시다.” 힐러리 클린턴(뉴욕 주) 상원의원이 1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선 이후 처음으로 모교인 웰즐리 대학을 방문했다. 클린턴 의원은 미국 최고의 명문 여자대학 가운데 하나인 웰즐리를 1969년에 졸업했다. 클린턴 의원은 이날 동문회관을 가득 채운 1000여명의 학생들로부터 열띤 환호를 받았다. 클린턴 의원은 “여성들만의 세상인 이곳 웰즐리에서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대통령 선거전에 나아가 경쟁할 준비를 시작했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행사에 참석한 여학생들은 클린턴 의원의 이름을 연호했다. 클린턴 의원은 또 웰즐리를 졸업한 뒤 하버드와 예일의 법대에 모두 합격했으나 하버드의 예비 신입생 파티에서 유명한 교수가 “하버드는 여성이 별로 필요없다.”고 말한 것 때문에 예일을 선택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클린턴 의원의 이날 모교 방문은 여성표, 특히 젊은 여성표를 얻기 위해 기획된 행사였다. 지난 2004년 대통령 선거 당시 유권자 가운데 여성이 54%로 남성보다 많았다. 따라서 이번 대선에서도 얼마나 많은 여성표를 차지하느냐가 승부의 중요한 열쇠 가운데 하나다.dawn@seoul.co.kr
  • “대학 자율권이 경쟁력… 정책결정 학교에 맡겨야”

    “대학 자율권이 경쟁력… 정책결정 학교에 맡겨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손병두(서강대 총장) 회장과 미국대학협의회(AAC&U) 크리스토퍼 달(미국 뉴욕주립대 제네시오캠퍼스 총장) 회장은 30일 서강대 본관 총장실에서 ‘한국 교육 현안과 향후 발전 방안’이라는 주제로 대담했다. 손 총장과 달 회장은 이날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주최로 서강대 마태오관에서 열린 ‘제1회 한·미 대학총장 포럼’에 참석하기 앞서 1시간가량 얘기를 나눴다. 영문학자인 달 회장은 하버드·버클리 등 미국의 1200개 대학이 회원사로 있는 미국대학협의회의 회장이면서 미국대학교육협의회 의장직도 겸하고 있다. 정리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손병두 총장(이하 손 총장) 한국 대학에서 요즘의 화두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이야기다. 한국은 로스쿨 정원을 2000명으로 제한하기로 했는데 이는 법률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한다는 원래 목표에 어긋나는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인가 기준을 먼저 발표한 다음 그 기준에 맞는 대학은 개원할 수 있도록 준칙주의를 택해야 한다고 본다. 또 법학 교수회나 시민단체가 제시한 3200명이 법률시장의 대중화와 국제 경쟁력을 감안한 그 나름대로 합리적인 숫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달 총장(이하 달 총장) 내가 보기에 한국은 대학원 과정의 미국식 전문 로스쿨 식으로 가고 있는 것 같은데 정원을 정부가 결정한다는 것은 솔직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미국은 법과대학협의회가 각 대학에 설립된 로스쿨 과정을 인정해 주느냐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정원의 문제는 당연히 학교의 자율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한국의 경우 로스쿨 초기에 정부의 규제가 심하다는 것을 감안해도 국민의 숫자나 대학의 규모 등에 비춰볼 때 2000명은 적은 숫자라고 생각한다. 또 한국에서 얼마나 많은 학교가 로스쿨을 설립할 수 있는지도 이슈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로스쿨에 관해서는 학교수보다는 학생수로 판단한다. 즉 학생수의 자율화가 이뤄지면 학교들은 자연히 자율에 따라 로스쿨을 설립하고 학생들과 법률시장에 의해 평가받으면서 경쟁을 벌인다. ▶손 총장 자율권 이야기가 나왔으니 세계적으로 대학들간의 경쟁 환경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지금 한국 대학의 자율권은 세계화 시대에 살아 남기 위한 조건이다. 정부는 재정지원을 통해서 대학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정 지원을 하면서 통제나 규제를 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달 총장 미국 역시 오랫동안 공립이든 사립이든 각 대학(Local Institution)들의 자율성을 중요시해 왔다. 연방정부 차원에서는 최소한의 대학 정책에 대한 개입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최근 경향은 연방 정부의 규제를 좀 더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들이 학생들의 성적에 대해 책임을 지는지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미국의 고등교육기관은 유럽 등의 고등교육기관과 달리 자율성을 중시한다. 그래서 각 교육기관들은 매우 다양하고 목표도 각기 다르다. 그런 다양성이 미국 교육을 강하게 만드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미국의 사립대는 물론 공립대 총장들까지도 더 많은 자율성을 지지한다. ▶손 총장 옳은 말이다. 통제보다는 대학에 완전한 자율권을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달 총장 물론 자율권이 중요하지만 내게 통제와 자율권을 놓고 고르라면 이야기는 좀 달라진다. 나는 중도를 선호한다. 대학이 국가교육기관으로서나 지방의 교육기관으로서 책임을 지는 것은 중요하다. 우리는 지역학점제도를 통해 그 책임을 수행한다. 지역학점제도란 중부, 남부, 동부 등 각 지방 정부들이 자발적으로 연합해서 대학의 학점 제도를 관리·감독하는 제도다. 이는 지방 정부에 의해 관리감독되기보다 각 대학에 의해서 자율적으로 관리되기 때문에 학생 교육의 질을 높인다. ▶손 총장 그러나 한국에서는 대학의 자율화 문제 중 학생 선발의 자율권이 가장 심하게 제한되고 있기 때문에 입시 제도가 화두가 되고 있다. 어떤 입시제도든 사교육은 있기 마련이므로, 대학입시를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 또는 사교육비 감소라는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이 잘못됐다. 고등학교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대학입시보다 고등학교를 평가하는 제도가 정착되어야 한다. 그리고 대학에 변별력 있는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달 총장 미국에서는 대학 입학에 관해 최고의 정책을 갖고 있다. 대학 입학은 매우 경쟁적이다. 입학을 위한 시험으로 SAT와 ACT와 같은 국가공인시험이 있다. 그러나 대학들은 이 점수를 참조하지만 절대적으로 참고하는 것은 아니다. 또 대학들은 고등학교 성적도 참조하는데, 이 성적이 다른 주나 지방과 비교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대학들은 학생들에 대해 심도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여기서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대학 입학 사정에 있어 유연성을 지니고 있는데, 대학의 재량권과 인종우대정책, 다른 특혜 등을 통해 학생들의 다양성을 고려하는 데 있어서의 유연성이다. 이것은 윤리적 기준 같은 것인데, 기부입학제도로 입학하는 것은 예외다. 한국에서 도입을 추진한다는 기부금입학제는 미국에서는 윤리적 기준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제도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장 좋은 관행은 아니고 권유될 만한 사항은 아니라는 것이다. 동문들이 자발적으로 내는 기부금은 상관없지만 순전히 돈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것에 대해서는 좋지 않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술 즐기는 간박사 김정룡 한국간연구재단 이사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술 즐기는 간박사 김정룡 한국간연구재단 이사장

    흔히 간을 ‘침묵의 장기’라고 한다. 간암이나 간경변 등 여러 간질환이 소리없이 조용히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만큼 두려운 질환이다. 올해는 B형 간염바이러스가 발견된 지 꼭 40년째가 된다.1967년 미국의 바루크 블럼버그(82) 필라델피아 명예교수가 처음 발견했으며 이 공로로 1976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했다. 최근 일본 고베시(市)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소화기병학회 40주년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블럼버그 교수는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30∼50%는 급성 간염을 겪고 그 중 일부가 만성 간염상태로 넘어간다. 그런 환자들이 나중에 간경변이나 간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오늘날 1년 동안 보고되는 우리나라의 간암 환자 수는 1만여명에 달한다.40∼50대에서는 간암이 국내 암 발생 1,2위인 위·폐암보다 더 많이 발생한다. 간암 환자 중에서 간 절제수술이 가능한 확률은 고작 15% 안팎이며, 수술 후 재발될 확률은 무려 65%에 이른다. ●B형·C형 간염 바이러스 세계최초 분리 1990년 이후 세계 보건기구 통계에 의하면 간암 수술을 받은 환자 중 85%가 B형 또는 C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1960∼1970년대 전체 국민 10%가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일 정도로 ‘간염 후진국’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수직 감염자’였다. 그래서 한때 유전병이라는 말이 나돌았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간염 백신이 보급되면서 감염자 수가 서서히 줄기 시작했다. 신생아에게 간염 백신이 기본 접종으로 여겨졌다. 결과 현재에는 전체 20세 이하의 남녀 중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는 0.5∼2%로 뚝 떨어졌다. 이처럼 백신 발견과 보급은 우리나라 국민건강에 획기적인 공헌을 했다. 여기에서 되짚어볼 대목이 있다.1971년 국내의 한 학자가 B형 간염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혈청에서 분리하고, 그 후 급만성 간염과 간경변증 및 원발성 간암의 퇴치에 가장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헤파박스’가 대표적이다. 이로 인해 ‘간염 후진국’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 뿐만 아니라 1999년에는 C형 간염바이러스를 혈청으로부터 분리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해 세계 학계가 주목했다. 김정룡(72) 전 서울대의대 교수가 바로 주인공이다. 그는 지금까지 무려 530여편의 논문을 국내외 권위있는 의학잡지에 발표하고 현역 교수시절 50여명의 의학석사와 40여명의 의학박사를 배출해내 ‘간의학분야의 대부’로 꼽는다. 아울러 국민보건에 크게 이바지한 공로로 ‘대한민국과학상’‘국민훈장 모란장’ 등을 수상했다.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얼핏 일흔 넘은 나이로 쉴 법도 한데 그렇지 않다.‘한국간연구재단’ 이사장을 맡아 후학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면서 여전히 일반 환자까지 돌보고 있다. 말 그대로 연구와 봉사의 삶을 평생의 ‘업’으로 살고 있는 것.. 지난주 서울 종로구 연건동에 위치한 재단 이사장실(白友軒)에서 김 박사와 마주앉았다. 먼저 근황을 물었더니 “보다시피 이 연구소에 나와 젊은 후학들에게 잔소리 좀 하고, 또 일산백병원에서 일주일에 이틀은 예약된 환자들을 봐주고 있다.”고 했다. 환자는 하루에 대개 100명 정도 진찰하는데 진료예약은 무리하지 않게 3개월 단위로 끊고 있다고 했다. 김 박사는 1970년에서 1999년까지 한창 연구 중일 때도 1년 이상 예약 치료환자 1 만 5390명을 진료했으며 이후 2001년 8월까지 1년 동안 4000여명의 외래 예약환자수를 갖고 있을 정도였다. 그것도 대개 ‘사형선고’를 받은 환자들을 상대로 했다. 때문에 눈이나 얼굴피부만 봐도 간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금방 파악될 만큼 득도의 경지에 이르렀다. 불쑥 호기심이 발동했다. 열심히 사진 촬영 중인 사진기자와 함께 간의 상태가 어떠냐고 연달아 물었다.“벌써 (얼굴을)봤어. 아직 괜찮아.”하며 껄껄 웃었다. 눈 흰자위에 약간 황달기가 있거나 거무튀튀한 간성얼굴이 보이면 간경변으로 의심한다는 것.. 술과 간암의 관계는 어떨까.“간암은 주로 B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해 진전되므로 술과 직접적인 관계는 거의 없다.”고 전제한 뒤,“개인차가 있겠지만 예를 들어 양주 반병을 10년 동안 매일 마셨다면 간경변으로 갈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또 “흔히 애주가들은 건강진단 때마다 ‘알코올성 지방간’ 얘기를 많이 듣게 된다.”면서 이럴 경우 약물복용에 주의하고 또 뚱뚱한 사람은 체중조절을 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정기간 간을 쉬게 하면 알코올성 지방간은 거의 없어진다는 것. 특히 간에 좋다는 약이든, 숙취에 좋다는 약이든 되도록 먹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술을 좋아하는 부모나 동료 선후배들을 생각한답시고 약을 선물하게 되는데 이는 절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라고 했다. ●술과 간암 직접적 관계 없다 그렇다면 ‘최고의 간박사’는 어떤 음주습관을 가지고 있을까.“주말과 휴일에 술 마실 일이 많아 특별한 일이 아닌 경우 월·화·수요일에는 외부 약속을 안 한다.”고 했다. 최소 일주일에 3일은 간을 쉬게 하는 셈이다. 주량은 위스키 반병 정도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술은 원래 원숭이가 발견했으나 인간이 이를 훔쳐먹은 데서 시작됐다.”면서 “따지고 보면 술처럼 좋은 약도 없다. 그래서 인류 역사상 망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반가운 사람끼리 만나 즐겁게 웃으며 마시는 술은 결코 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나이보다 건강해보인다고 하자 “일을 하는 게 가장 건강을 지켜주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김 박사는 함경남도 삼수에서 태어났다. 인근의 갑산과 함께 ‘삼수갑산’으로 알려진 곳이다. 어머니가 태몽으로 ‘청룡’을 꾸어 이름을 정룡(丁龍)으로 지었다. 그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화상을 입어 사흘 동안 사경을 헤매는 고비를 맞기도 했다. 정룡의 위로 5남매를 두었으나 모두 병으로 일찍 죽은 터여서 당시 부모의 걱정은 이만저만 아니었다. 또 정룡이 여섯살 때 두 동생이 생겼으나 바로 아래 동생은 네살 때 병이 생겨 약이 없어 죽었고, 또 다른 동생은 홍역을 앓다가 죽었다. 이때까지 여덟 형제가 있었으나 정룡 혼자만 남겨두고 다들 일찍 세상을 떠났다. 정룡은 초등학교 5학년 때 8·15광복을 맞았고,3년 후인 1948년 가족들과 함께 남한으로 내려와 큰고모부가 있던 목포에서 살게 됐다. 목포고를 2회로 졸업한 그는 동생의 죽음과 슬퍼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지울 수가 없어 의사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결국 1959년 3월 서울대 의대를 차석으로 졸업하면서 평소의 꿈이었던 의사의 길을 걷게 됐다. 의사였던 한정애 여사와 결혼, 슬하에 2남1녀를 두었으며 두 아들과 사위가 현재 의사로 활동 중이다. 장인이 1970년 서울대총장을 지낸 고 한심석 의학박사다. 국민 10명 중 1명이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라는 사실에 간연구를 시작한 그. 후배들에게 평소 “인술(仁術)을 지향하는 의사는 진료, 연구, 교육을 삼위일체로 여기고, 생명존중의 겸허한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힘이 닿을 때까지 환자를 보고, 자리에 앉아 있을 때까지 연구에 매달리는 일”이라고 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간질환 이겨내는 생활 십계명 (1) 적어도 1년에 한 번 정도는 정기검사를 받아라. (2) 간을 좋게 하는 특효약이나 음식은 별로 없다. (3) 인내심을 갖고 병 관리에 최선을 다하라. (4) 늘 손을 깨끗이 씻고, 주변 환경을 청결하게 하라. (5) 반드시 간염 예방백신을 맞아라. (6) 술은 마셔도 좋으나 반드시 휴간일을 둬라. (7) 흡연이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나 지나친 흡연은 간에 해롭다. (8) 양치질을 안 해도, 기름진 음식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이 날 때, 과로하지 않았는데 피곤하거나 이유 없이 소화가 안될 때, 소변이 붉게 나올 때는 반드시 검진을 받아라. (9) 피로는 금물. 피곤을 느끼면 휴식을 취하라. 10 의사의 말을 절대적으로 믿고 따라야 한다. ■ 그가 걸어온 길 ▲1935년 함남 삼수 출생. ▲53년 목포고 졸업. ▲59년 서울대 의대 졸업. ▲66년 동대학 대학원 의학박사. ▲67∼70년 하버드대 보스턴시립병원 내과연구원. ▲77∼78년 런던대 왕립병원, 하버드대 메사추세츠병원 내과연수. ▲78∼90년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분과장, 내과과장. ▲85∼2000년 서울의대 간연구소 소장. ▲85년∼현재 한국간연구재단 이사장. ▲87년 한국간연구회 회장. ▲88∼92년 아시아·태평양소화기병학회 회장. ▲2000년∼현재 서울의대간연구소 특별연구원. # 상훈 대한의학협회 학술상(73년), 대한민국 과학상(83년), 동아일보 제정 올해의 인물상(83년), 국민훈장 모란장(84년), 호암상(95년), 관악대상(01년) 등. # 주요 저서 간염은 치료된다,B형간염 백신에 대한 연구, 간박사가 들려주는 간병 이야기 등.
  • 인간 없는 세상/앨런 와이즈먼 지음

    2일 뒤:뉴욕의 지하철역과 통로에 물이 들어차 통행이 불가능해진다. 1년 뒤:무전 송수신탑의 경고등이 꺼지고, 고압전선에 전류가 차단된다. 3년 뒤:도시의 따뜻한 환경에 살던 바퀴벌레들은 멸종된다. 100년 뒤:코끼리의 개체수가 스무배로 늘어난다. 300년 뒤:흙이 차오르면서 세계 곳곳의 댐들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500년 뒤:플라스틱은 여전히 멀쩡하다. 50억년 뒤:죽어가는 태양이 내행성들을 감싸면서 지구는 불타 버린다. 이상은 구약성경에서 창조주가 인류와 천지만물을 만드는 7일간의 일지와 정반대로 인간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면 어떻게 될지를 가상한 시나리오다. 이처럼 기발하면서도 끔찍한 생각을 과학적으로 풀어나간 이는 미국 애리조나대 국제 저널리즘 교수인 앨런 와이즈먼. 그는 한국의 비무장지대를 비롯해 폴란드-벨로루시 국경의 원시림, 체르노빌, 미크로네시아, 아프리카, 아마존, 북극 등 지구 곳곳을 발로 누비며 ‘인간 없는 세상(이한중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을 썼다. 인간이 사라진 바로 다음날, 자연은 집 청소부터 하기 시작한다. 우리가 살던 집은 아마도 50년, 길어야 100년이면 주저앉을 것이다. 인간이 없어지면 가장 먼저 혜택을 보는 것은 모기다. 다양한 맛을 즐길 줄 아는 미식가인 모기는 살충제가 사라지고, 고향인 습지가 복원되면서 포유류, 파충류, 새의 피뿐 아니라 꽃의 꿀까지 빨아 먹으며 번성할 것이다. 인간이 없어서 슬퍼할 존재는 우리를 주식으로 해 살도록 진화된 ‘페디쿨루수 후마누스 카피티스’와 ‘페디쿨루수 후마누스 후마누스’다. 전자는 이, 후자는 진드기다. 200여종의 박테리아도 인간을 자기네 집이라 부른다. 수백마리의 작은 포도상구균이 우리 피부 어느 곳에나 살며, 겨드랑이와 가랑이와 발가락 사이에는 더 많이 산다. 대부분 유전적으로 인간한테서만 잘살 수 있도록 진화했기 때문에 우리가 없어지면 그들도 사라질 것이다. 와이즈먼은 환경운동연합팀과 함께 길이 241㎞에 폭 4㎞의 한국 비무장지대(DMZ)도 방문했다. 인간이 사라지자, 한때 동족이 원수가 돼 싸우던 지옥은 오갈 데 없는 생물들이 가득한 곳으로 변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천만하던 곳이 사라질 뻔했던 야생동물들의 피난처가 된 것이다. 반달가슴곰, 스라소니, 사향노루, 고라니, 담비, 멸종 위기의 산양, 거의 사라졌던 아무르표범이 매우 제한된 이곳의 환경에 의지해 산다. 만일 비무장지대의 남과 북이 모두 인간 없는 세상으로 변한다면, 이들은 다른 곳으로 퍼져 수를 늘리고 번성할 수 있을 것이다. 과학자들의 국제연맹 단체 DMZ포럼의 공동 창립자인 하버드대 생물학자 E O 윌슨은 “한국에 게티즈버그와 요세미티를 합친 것 같은 곳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지뢰를 제거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겠지만, 관광 수입은 한층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DMZ가 “한국 사람들이 가장 아끼는 유산이자 전세계의 모범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인간의 수는 세계적으로 나흘마다 100만명씩 늘고 있다. 우리가 없어도 지구는 계속 남는다. 하지만 지구가 없다면 인간은 존재할 수 없다.50억년 뒤면 파괴될 지구라지만, 그 영겁의 세월 동안 인간이 지구에게 주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지혜를 이 책은 생생하게 전한다.2만 3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책꽂이]

    ●경영사령관의 리더십 노트(켈리 퍼듀 지음, 서춘식 옮김, 푸른솔 펴냄) 세계적인 부동산 재벌 트럼프 그룹의 ‘견습생’ CEO로 일하는 저자가 들려주는 생존게임의 법칙. 미국 웨스트포인트 출신인 저자는 의무, 무결점, 열정, 인내, 기획, 팀워크, 충성심, 유연성, 헌신, 진실성 등 10가지 리더십 원칙을 제시한다. 원제는 ‘Take Command(지휘하라)´1만 2000원. ●골프가 뭐길래-완벽 입문 가이드(박순표 지음, 리얼북 펴냄) 연습장은 실내를 가야 하는지, 실외를 가야 하는지. 레슨은 얼마를 내고, 얼마나 오래 받아야 하는지. 골프채는 어떤 것을 사야 하고, 스코어는 어떻게 계산하는지. 옷은 무엇을 입어야 하고,‘머리를 올리는 날’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골프를 시작하면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내용을 담았다.9500원.●현장에서 만난 20세기-우리는 그들의 사진으로 세계를 기억한다(에릭 고두 지음, 양영란 옮김, 마티 펴냄) 로버트 카파,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조지 무어, 데이비드 세이무어가 함께 설립한 보도 사진작가 그룹 매그넘 에이전시는 현장에 있음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삼는다. 이 책은 매그넘이 찍은 사진만으로 지난 60년의 역사를 정리한 것이다.5만 4000원.●아프리카 미술기행(편완식 지음, 예담 펴냄) 낯설고도 멀게 느껴지는 아프리카 미술기행에 한국화가 김종우와 서양화가 권순익, 일간지 기자 편완식이 동행했다. 이들은 초원과 사막을 화폭 삼아 그때그때 마주치는 풍경과 영감을 풀어놓았다. 또 이들은 일일이 발품을 팔아 아프리카 현지 작가와 미술관 관계자, 교수 등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1만 5000원.●아이작 아시모프의 과학이야기(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권루시안 옮김, 아름다운날 펴냄) ‘과학’은 라틴어의 ‘지식’에서 유래된 말로 실제 현상을 앞뒤가 맞게 설명하는 것이다. 직구와 변화구를 절묘하게 던지는 투수나, 이 공을 치는 타자도 복잡한 물리학과 수학을 공부했기 때문은 아니다. 과학에 있어 가장 신나는 표현은 “그거 재미있네.”이다.1만 800원.●3대 종교가 살아 숨쉬는 고대 이스라엘 유적(이봉규 지음, 현음사 펴냄) 지은이는 건축사사무소에 재직하고 있는 건축가. 모세가 출애급하여 생을 마감한 느보산, 화려하게 남아있는 헤롯왕의 건축, 그리고 기독교의 성 분묘교회, 유대교의 알 카즈네, 이슬람교의 바위 돔 모스크 등 유일신들이 예루살렘에 남겨놓은 수많은 유적을 살펴보았다.1만 2000원.●잃어버린 예수-다석 사상으로 다시 읽는 요한복음(박영호 지음, 교양인 펴냄) 기독교와 불교, 노장사상, 공자와 맹자의 사상을 하나로 꿰는 자신만의 독특한 사상 체계를 세운 다석 류영모의 사상으로 ‘요한복음’을 다시 읽는다. 다석 사상을 세상에 알리는 데 평생을 바친 류영모의 제자 박영호 다석학회 고문이 바울로의 교회 신앙, 대속 신앙을 비판한다.2만원.●풀빛 교육 (김용님 지음, 상상나무 펴냄) ‘아이의 가슴에 자연이 가르치는 풀빛 생명을 새겨라.’익산 리라 자연 유치원 원장인 지은이는 자연 속에서 자란 아이는 반듯한 인격과 온유한 성품, 넓은 마음, 뛰어난 창의력을 지닌 아이로 자란다고 말한다. 그동안의 교육 경험으로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지, 체계적인 노하우로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연다.1만원.●닥터스 씽킹(제롬 그루프먼 지음, 이문희 옮김, 해냄 펴냄)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인 지은이는 첨단 과학의 홍수 속에서도 진정한 의술은 의사와 환자의 정보 및 감정의 교류에서부터 탄생된다고 주장한다. 과도한 업무 속에서도 의사는 최적의 심리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환자나 그 가족과 친구들은 의사와 파트너십을 이뤄내야 한다고 역설한다.1만 3000원.●경제는 착하지 않다(심상복 지음, 프린스 미디어 펴냄)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연상케 하는 ‘소금별 왕자’가 소설속 주인공으로 등장, 경제 이야기를 술술 풀어간다. 저자는 거리의 포장마차도 광의의 ‘지하경제’라는 식의 독특한 시각으로, 경제정책 등과 같은 난해하고 딱딱한 경제 이야기를 재미나게 펼쳐낸다.1만 2000원.
  • 하버드MBA 한국인 첫 종신교수 나왔다

    하버드MBA 한국인 첫 종신교수 나왔다

    하버드 대학 경영대학원(MBA)에 한국인 최초의 종신(tenure) 교수가 탄생했다. 하버드 대학의 부교수로 근무하던 재미교포 2세인 문영미 교수(43.사진)는 최근 경영대학원의 종신교수에 임명됐다. 하버드 측은 “문 교수의 종신교수 임명은 하버드경영대학원 역사상 첫 한국인 일뿐만 아니라 아시아계 여성으로서도 최초”라고 밝혔다. 1964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출생한 문 교수는 고교 재학시절 부모를 따라 귀국, 서울 외국인 고등학교 졸업 후 다시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후 예일 대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스탠포드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를 마쳤다. 문 교수는 이후 85년부터 90년까지 샌프란시스코의 NBC 방송국에서 뉴스 PD로 일하기도 했으며 다시 스탠포드 대학원에 진학해 93년 커뮤니케이션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문 교수는 현재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MBA프로그램에서 소비자 마케팅 경영인 교육 프로그램에서 전략적 마케팅 매니지먼트 등의 과목을 맡아 강의하고 있다. 2005년과 2006년에는 연이어 학생들이 뽑은 ‘최고의 교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하버드대학 최초의 한국인 종신교수는 종양바이러스의 세계적 권위자인 하버드 의대 정재웅 교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명 리 미주 통신원 myungwlee@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장선윤 호텔롯데 상무 재혼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36) 호텔롯데 상무가 이달말 재혼한다.22일 호텔롯데에 따르면 장 상무는 아우디코리아의 양성욱 상무와 이달 말 몰디브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장 상무는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를 나와 1997년 롯데면세점에 입사해 롯데백화점 해외명품팀 바이어, 해외명품통합팀장, 해외명품담당 이사대우와 이사를 거쳐 올해 상무로 승진했다.
  • 보폭 넓히는 이재용CCO

    ‘똑똑하다.´,‘예의바르다.´,‘유머러스 하다.´ 이재용(39) 삼성전자 고객총괄책임자(CCO)를 직·간접적으로 대하는 이들에게 그에 대한 평가를 물어보면 공통적으로 돌아오는 대답들이다. 지난해 삼성에 합류한 한 임원은 “(이 전무에게)보고를 해보면 이해가 아주 빠르다는 것을 느낀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임원은 “할아버지(고 이병철 회장)에게 워낙 엄하게 교육을 받아서인지 생각과 행동이 아주 바르다.”고 평했다. 기자들에게 휴대전화의 가족사진을 보여주며 “우리 딸 예쁘죠.”라고 할 때는 영락없는 ‘평범한 젊은 아빠’의 모습이다. 아직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그가 아버지(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을 이끌 것이라는 데 이견을 다는 이는 없다. 이 전무는 밑바닥에서부터 기업 일을 배웠다. 서울대 동양사학과 졸업반 시절인 1991년 12월, 평사원(공채 32기)으로 삼성전자 총무그룹에 입사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고등학교(경복고)때부터 할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경기 부천 반도체 공장이며 제일제당(현 CJ) 공장을 누비고 다녔다. 입사해서는 곧바로 일본 게이오 대학(경영관리연구 석사)으로 유학을 떠난 그는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학 박사과정까지 수료한 뒤 2001년 3월 상무보(경영기획팀)로 복귀했다. 그의 보폭이 눈에 띄게 커진 것은 올 1월 말 CCO로 승진하고부터다.CCO 자격으로 지금까지 여덟 차례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거의 한 달에 한번 꼴이다. 거쳐간 나라만도 미국, 중국, 베트남, 독일 등 15개국. 해마다 브라질, 두바이 등 이른바 ‘오지(사업장) 탐험’도 마다하지 않는다. 영어와 일어가 유창한 그는 해외 주요 고객선을 직접 만나고 업계 흐름을 살핀다.‘나홀로 조직’이라 윤종용 부회장의 지시 외에는 그 어떤 간섭도 받지 않는다. 과거 이건희 회장이 경영수업을 받던 시절, 혼자 세계를 여행하며 주요 인사를 만나고 자료를 수집하던 것과 비슷하다. 이 회장은 서른여섯에 부회장, 마흔다섯에 그룹 회장이 됐다. 이 전무는 내년에 마흔이 된다. 더욱이 내년은 삼성그룹 창립 70주년(3월22일)이 되는 해다. 주요 계열사들이 서울 강남의 신사옥으로 옮겨 ‘삼성타운 시대’도 열린다. 이 전무에게도 쓰린 기억은 있다. 정보기술(IT) 버블 붕괴와 함께 맛본 벤처기업(e-삼성)의 실패다. 소니와의 합작사인 S-LCD를 지난해 흑자로 돌려놓으면서 경영 능력 시비는 어느 정도 불식됐다. 그는 이 회사의 등기이사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어떻게 지내십니까] 남장 여성정치인 김옥선 前의원

    [어떻게 지내십니까] 남장 여성정치인 김옥선 前의원

    7,9,12대 국회에 등원했던 김옥선(73) 전 의원.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맨 남장(男裝) 여성 정치인으로만 유명했던 게 아니다. 그녀는 서슬 푸른 유신체제에 정면으로 도전했다가 금배지를 박탈당했던 이른바 ‘김옥선 파동’의 주인공이었다. 남존여비 풍조가 뿌리 깊은 우리 정치판에서 남자들보다 더 과감한 의정활동으로 이름을 떨쳤던 그녀를 만나 근황을 들어봤다. ●“40세에 정치생명 박탈된 10년을 식물인간처럼 살아” 9대 국회 때인 1975년 10월8일. 김 전 의원은 대정부질문에서 박정희 대통령을 ‘딕테이터(독재자) 박’으로, 유신정권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정권’으로 맹공했다. 당시 여당인 공화당과 유정회 의원들의 야유 속에 정회가 선포돼 발언도 마치지 못했고, 일부 발언은 속기록에서도 삭제됐다. 이상이 ‘김옥선 파동’의 시발로, 그녀는 그로부터 닷새 후에 의원직을 내놔야 했다. 의원직 사퇴 32돌을 며칠 앞두고 만난 그녀는 무척 정정해 보였다. 고희를 훌쩍 넘긴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단정하게 빗어올린 신사풍의 헤어스타일은 여전했다. 그러나 웅변조의 어투에도 불구하고, 여성 특유의 낭랑한 목소리는 감지됐다. 특히 “40세에 정치생명을 박탈당해 인생 황금기 10년을 식물인간처럼 살았다.”며 명예회복의 당위성을 설파할 때가 그랬다. 그녀는 유신체제를 비난한 자신의 속기록 복원을 명예회복을 위한 최선의 자구책으로 보는 듯했다. 그러나 “속기록 복원은 사초를 바로잡는 일인데, 후배들이 너무 무성의한 것 같다.”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지난 2005년 국회운영위에 속기록 복원 청원이 제출돼 소위에서 여야가 사실상 합의하고도 위원장 교체 등 이런저런 이유로 전체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는 등 흐지부지됐기 때문이다. 속기록 복원 등을 통한 명예회복은 물론 손해배상 소송(고법에선 기각됐지만, 대법원 계류중) 등 법정투쟁을 계속할 계획이다. 특히 올 하반기에 회견을 통해 여론을 환기한다는 복안이다. ●“어머니가 죽은 오빠 그리워해 남장 하게 돼” 얼마 전 종영된 TV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은 남장 여자 주인공을 등장시켜 시선을 끌었다. 서구에선 ‘드래그 킹’(남장 여자)이나 ‘드래그 퀸’(여장 남자)이란 속어에서 보듯 복장을 바꿔 입는 사람이 드물지 않지만, 우리나라에선 파격적이다. 그런 맥락에서 김 전 의원은 퍽 선구적이다.1950년대부터 이미 남장으로 살아왔다는 점에서다. 그녀는 이에 얽힌 비화 두 가지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우선 “어머니가 일제 때 징용으로 끌려가 죽은 오빠를 그리워하는 것을 보고” 1남3녀 중 막내인 자신이 남장을 하게 됐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사회사업과 교육사업에 뛰어들어 환경에 적응하는 방편이었다는 게 두 번째 이유다.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 물들인 군복이나 작업복이 편해서 입다 보니 그렇게 됐다는 것이다. 복장은 제쳐두더라도 그녀는 어떤 면에서 남성 의원들보다 더 치열한 정치활동을 펼쳤다.‘김옥선 파동’이 그녀의 의원직 사퇴로 결말이 난 뒤 당시 안국동 신민당사에는 예리한 1회용 면도날을 동봉한 항의 서신이 날아왔다고 한다. 남성 의원들에게 중요한 ‘뭔가’를 자르라는 힐난성 주문이었다. 굳이 이런 일화를 들추지 않더라도 그녀는 남성 지도자에 의해 ‘간택’되는, 정치판의 화초이기를 거부한 여성 정치인이었다. 그녀는 “(정치판에) 속좁은 남성들이 너무 많다.”면서도 “여성이기에 남성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후배 여성 정치인들에게 충고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여권 신장을 주장하면서 지역구 공천이나 비례대표에 여성 프리미엄을 달라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얘기였다.“진정한 성 평등은 남성들과 똑같이 경쟁해서 쟁취해야 한다.”고도 했다. 악연을 맺었던 박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는 의외로 우호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지난번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거물 정치인 한 사람이 “독재자의 딸이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느냐.”고 했다는 말을 전해듣고 “박 전 대표의 성장과정(유신 전)이 박정희 시대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반박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YS·DJ 현실정치 훈수 그만뒀으면” 그녀는 2002년 대선에 입후보했다가 포기한 것을 끝으로 사실상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공사다망하다. 올 3월엔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헌정회 회장 자리를 놓고 거물 정객인 이철승(素石) 전 신민당 대표와 경합했으나, 반탁 학생운동 대선배였던 소석에게 회장 자리를 내줬다. 내친김에 김영삼·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 등 3김씨에 대한 인물평을 요청하자, 그녀는 “그 사람들은 너무 후배들을 안 키웠다.”고 받아넘기며 말을 아꼈다. 그래도 “그들 나름대로 카리스마 같은 게 있었지 않았느냐.”고 되묻자,“그것도 지역주의에 기반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그만큼 국민을 우려먹었으면 됐지, 이제 현실정치에 대한 훈수를 그만했으면 한다.”고도 했다. 올해 대선에선 누구를 지지할 것이냐는 물음엔 “나중에 후보자의 인물을 검토해 보고 후원할 것”이라며 더 이상의 언급을 자제했다. 인터뷰 도중 김 전 의원은 “‘왜 결혼을 하지 않았느냐.’고 묻지 않느냐?”고 조크를 던졌다. 그러고는 “연애할 나이에 사회사업과 교육사업을 하느라고 경황도 없었다.”고 자답했다. 그러면서 “물론 결혼해서도 사회사업이 가능하다.”면서 “다만, 모자원 아이들 옷가지를 사도 똑같은 것을 샀는데, 아무래도 친자식이 있었다면 좋은 것은 (친자식을 위해) 골라놓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부연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요즘 1955년 자신이 설립한 송죽학원을 종합대학교로 발전시키는 프로젝트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즉 중국의 샨시(陝西) 중의학원 및 사범대학과 컨소시엄 형태로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보건·복지와 한의학에다 예술 분야까지 망라하는 교육의 전당을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김 전 의원은 “하느님이 생명을 연장해 주시는 만큼 나이와 관계없이 이 나라와 사회, 국민을 위해서 기여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할 것”이라면서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운 필생의 소망을 토로했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그녀는 누구인가 ‘알파걸’(α-girl)은 미국 하버드대 아동심리학자 댄 킨들런 교수가 만든 신조어다. 똑같은 조건에서 교육을 받았지만, 여러 면에서 남성을 능가하는 여성을 가리킨다. 이석(異石) 김옥선 전 의원은 ‘원조 알파걸’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싶다. 그녀는 19세란 어린 나이에 사회사업에 뛰어들었다. 국내 최초로 에벤에셀 모자원을 설립한 것이다. 한국전이 남긴 상흔인 전쟁 미망인과 고아들의 자생력을 키워주기 위해서였다. 21세 때인 1955년엔 고향인 장항에서 정의여중을,1959년엔 정의여고를 각각 설립해 교육사업에도 발을 디뎠다. 특히 서해의 낙도인 충남 보령시 원산도에 원의중학교를 세웠다. 이 학교들의 이사장이나 초대 교장을 맡으면서 교장실이나 이사장실을 따로 만들지 않은 사실은 지금도 회자된다. ‘논두렁 정기’라도 타고나야 한다는 지역구 국회의원 배지도 세 번이나 달았다.26세에 정계에 투신한 뒤 7대 국회에서 건국 이래 처음으로 당선무효소송을 제기해 1년만에 당락 번복 승소 판결을 받아내 배지를 달았다.9대 국회에선 당선 1년반 만에 이른바 ‘김옥선 파동’으로 물러난 뒤 10년 동안 공민권이 박탈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1984년 정치해금과 함께 12대 총선에서 3선에 성공했다.1992년 대선에는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도 했다. 이처럼 김 전 의원은 사회사업가·교육자·정치인에다 기독교계 지도자 등 1인4역의 인생을 살아왔다. 부침이 많은 삶이었지만, 신앙과 낙천적인 생활관이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고 보는 듯했다. 그녀는 “IMF 위기를 맞았을 때부터 자가용을 버리고 택시 등 대중교통 수단만 이용한다.”고 귀띔했다. 영업용 택시 기사들이 하루 일당도 못 번다는 얘기를 듣고 그 길로 승용차를 처분했다는 것이다.“이후 택시 이용 총횟수가 8000번은 넘는다.”고 통계까지 제시하며 웃었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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