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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달러화 구제불능 될수도… 단일화폐 출현”

    “美 달러화 구제불능 될수도… 단일화폐 출현”

    “미·중 간 환율과 무역전쟁이 벌어지지 않도록 기여해 달라.”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지난 3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개발포럼(CDF)에 참석, 다국적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이처럼 당부했다. 30년의 개혁·개방으로 옹골차게 영근 과실을 다듬고 있는 ‘미래의 나라’ 중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08년을 ‘팍스 시니카(중국 중심의 세계질서)’시대의 개막으로 규정했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닐 퍼거슨 교수가 “금융위기로 미국의 경제 영향력이 쇠퇴한다.”며 내놓은 ‘차이메리카(미·중의 상호의존)시대의 종말’을 뜻한다. 지난 6월 중순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한국비즈니스센터(KBC). ‘화폐전쟁 1·2’의 저자인 쑹훙빙 환구재경연구원장(環球財經硏究院長)은 “다음 세대에는 미 달러화가 구제불능이 될 수 있다.”며 “단일화폐가 출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본위제 예언에서 진일보한 발언이다.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나타난 그는 90분 동안 속사포처럼 얘기를 풀어갔다. ‘화폐전쟁1, 2’의 감수자인 박한진 코트라 베이징 무역관 부관장이 대담에 참여했다. ‘화폐전쟁’은 음모론이 아닌 역사적 사실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한 삼국지 같은 ‘팩션’이다. 최근 중국과 한국에서 잇따라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하룻밤 새 수십억 달러가 증발하고, 주식시장과 환율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황당한 시대에 오히려 합리적인 준거 틀을 부여한다. →‘화폐전쟁2’가 다시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집필 동기는. -쑹훙빙(이하 쑹) 1편을 기초로 세계와 서방의 금융 인맥을 심층적으로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1편이 ‘화폐 발행권(發行權)’에 초점을 맞췄다면, 2편은 화폐 발행권을 장악한 ‘공동체’에 집중했다. 심층적 역사자료를 바탕으로 썼기에 더 힘들었다. 원고를 탈고한 뒤 흰머리가 늘었더라(웃음). -박한진(이하 박) 쑹 원장이 단순히 음모론을 전하려 책을 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금융파워가 세계 질서의 우열을 가른다는 메시지를 ‘시나리오 플래닝 기법’으로 전달한 것이다. →(책에서 언급된)단일화폐는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 -쑹 유로화 위기가 불거진 가운데 2011~2014년 영·미·일이 2차 위기를 맞을 것이다. 일종의 ‘신용위기’다. 영국과 일본은 2011~2012년, 미국은 2012~2014년에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브레턴우즈 체제 붕괴 뒤 미국 통화공급 시스템 모니터링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위기가 지나간 뒤 ‘신용국가’가 형성되는데, 2024년쯤 세계 단일화폐 체제가 도래한다. 전제조건은 화폐·재정·세수의 세 분야를 통합하는 것이다. 화폐만 통합한 유럽연합(EU)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과도기를 이끄는 주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될 것이다. -박 단일화폐 출범이 14년이란 짧은 기간에 가능할지 의문이지만, 글로벌경영 확산으로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정·보급됐듯이 표준화폐 형태로 등장할 수 있다고 본다. →단일화폐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많다. -쑹 유로화에 대한 의구심은 산재해 있다. 앞서 말했듯이 유로화 자체가 아닌 EU 국가별 재정과 세수 차이에서 오는 문제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주체가 돼 통합해야 한다. ECB는 일종의 초주권국가 역할을 하면서 EU의 완전한 통합에 일조할 것으로 본다. 시나리오는 영·미·일 신용위기→3개국 금융정책 단일화→IMF의 화폐·재정·세수 통일→세계 단일화폐 도래로 요약된다. 가능성은 지난해 IMF의 특별인출권 행사로 엿볼 수 있었다. -박 단일화폐라고 화폐를 함께 찍어 쓰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1960년대 미국 달러가 불안해지자 금과 달러에 이은 국제통화 필요성이 대두됐고, 그 결과 등장한 게 IMF의 특별인출권이란 사실을 상기해 보라. →한·중·일 경제블록 가능성에 대해 말해 달라. -쑹 자체 내수시장이 작은 한국은 중국을 일종의 글로벌 시장으로 보고 있다. 통합효과는 가시적으로 나타나리라고 본다. 중·저급 제품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했던 중국 기업은 아직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는다. 반면 첨단분야에서 상호 경쟁하는 한·일은 사정이 다르다. 블록 형성의 핫이슈는 역시 단일화폐 구축이다. 이들이 아시아 단일화폐를 구축한다면, 세계 단일화폐에 대항하며 경제 자주권을 지키는 방파제가 될 것이다. -박 한·중·일 관계가 수직분업에서 수평분업으로 접어들면서 역내 경제규모 확대와 고부가가치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중국경제의 버블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쑹 정부의 통제력이 강해 버블붕괴 위험성은 낮다. 4개 주요 은행도 모두 국책은행이다. 정부가 최근 시행한 부동산 규제정책은 이미 효과를 보고 있다. 다만 부동산 시장은 앞으로 2년간 장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률이 안정된다는 가정 아래서다. -박 중국 경제의 40%가량이 부동산에 의존한다. 하지만 버블 붕괴론은 서방의 주장이다. 주권반환 이후 홍콩경제의 몰락, 외환위기 이후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2000년대 초·중반 중국 금융 붕괴론 등 서방의 예상은 모두 빗나갔다. →한국과 중국의 금융 시스템을 비교해 달라. -쑹 시스템 자체가 너무 달라 비교가 어렵다. 다만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한국 금융기관이 체질개선을 하는 동안 대주주가 외국계로 많이 바뀌었다. 이는 투자자들을 시스템적으로 오도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외국계 대주주들은 앞으로 어디서 문제가 불거질지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위기 때마다 한국의 부실자산을 사들여 부를 축적할 수 있다. -박 금융 규모는 중국이 크지만 내용은 한국이 알차다. 덩치를 키울 것인지, 체질을 강화할 것인지는 양국 모두의 고민이다. →‘화폐전쟁2’에서 1983년 KAL기 격추사건의 배후에 대해 언급했다. -쑹 미국 금융재벌 반대편에 섰던 로렌스 패튼 맥도널드 하원의원의 KAL기 탑승에 주목했다. 그래서 미국 굴지의 금융가문들이 배후에 있을 것으로 추론했다. 기존 자료를 바탕으로 가능성을 언급한 차원이다. →후진타오 정부가 안고 있는 가장 큰 과제는. -쑹 바로 부동산 문제다. 중국 경제의 큰 그림자다. 정치나 국민생활과 직결된다. 다행히 중국 정부는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 -박 ‘선부론’에 기초한 양적 급팽창은 지역·도농·계층간 격차를 키웠다. 중국의 출구전략은 금리인상이 아니라 체질개선, 즉 구조조정이다. →한·중 관계를 위한 대안은. -쑹 정치적으로 미·영과 같은 의견교환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지속적이고 상시적 협의체가 절실하다. 특수관계를 구축하고 공동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경제적으로는 공동기금을 마련해 신용위기 등 어려움에 처했을 때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 노동력 교환 시스템도 필요하다. 공동이익을 위한 기제를 만들어야 하는데 우선 단기과제를 해결하면서 공동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박 경제의 새 틀이 필요한데 한·중 FTA가 대안이 될 수 있다. 교류 확대의 장애 요소들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가면 된다. sdoh@seoul.co.kr ●박한진 코트라 베이징 무역관 부관장이다. 상하이 푸단대 박사과정을 마쳤다. 전문분야는 중국 거시경제, 위안화 환율동향 등이며 ‘10년 후 중국’ 등 11권의 저서가 있다. ●쑹훙빙(宋鴻兵) 국제 금융학자로 2008년 저서 ‘화폐전쟁’을 통해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했다. 미국 유학 경험을 바탕으로 다국적 기업과 금융기관에서 일했다. 현재 환구재경연구원과 잡지 ‘환구재경’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 싱크탱크로 정·재계 실력자들과 교류하고 있다. ■ 오상도 특파원 기회와 도전의 현장에 가다 “중국을 제대로 보고 있는가?” 중국이 우리에게 문호를 열고 교류한지 올해로 18년째. 이제 질문에 답을 해야할 때가 왔다. 씨줄과 날줄이 빽빽이 교차하듯 대륙 곳곳에 공장과 마천루가 들어서고, 공공프로젝트는 도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일간 대륙을 돌아보며 중국 경제와 기업, 소비자에 대해 ‘리포트’를 꼼꼼히 작성했다.
  • [피플 인 포커스] 백악관 새예산국장 제이컵 류

    [피플 인 포커스] 백악관 새예산국장 제이컵 류

    13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두 번째 백악관 예산국장에 제이컵 류(55) 국무부 관리·자원 담당 부장관이 지명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그를 (국무부에서) 데려오려고 ‘드래프트 1순위’ 선수들을 여럿 포기해야 했다.”라고 말한 인물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1조 90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미국의 재정 위기를 해소할 구원투수인 셈이다. 그는 워싱턴 정가에서 전문성과 정치적 수완을 모두 지닌 인물로 평가 받는다. 오바마 대통령이 ‘군침’을 흘린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빌 클린턴 정부에서 1995~98년 예산 부국장을 거친 뒤 2001년까지 국장을 지내는 동안 연속 3년 재정 흑자를 기록했던 ‘뛰어난 성적표’가 있기 때문이다. 류 부장관을 오바마에게 ‘양보’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그를 ‘또다른 자아’로 지칭할 정도다. 예산국장에 지명되자 힐러리 장관은 “슬프면서도 기쁘다. 그는 이 나라가 필요로 하는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예산국장으로서 단순히 적자를 줄이는 방법을 아는 차원을 넘어 야당인 공화당을 설득하는 능력까지 갖췄다는 점을 높게 사고 있다는 얘기다. 재정적자 문제에 대해 가장 신랄하게 정부를 비판하고 있는 공화당 소속 저드 그레그 상원의원마저 “그는 매우 사려깊고 똑똑하며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하버드대 재학시절인 1974~75년 의원 보좌관 생활을 하면서 의회에 발을 처음 들였고 졸업 이듬해인 1979년부터 87년까지 당시 하원의장의 정책 선임 보좌관을 지냈다.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다닌 것도 이 기간이다. 의회 경험과 백악관에서 재정을 담당한 경력을 인정받아 2001년부터는 뉴욕대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활동하면서 예산과 재정을 책임지고 동시에 강단에도 섰다. 이후 씨티그룹의 ‘시티 얼터너티브 인베스트먼트’에서 지난해 1월까지 COO로 일했고 오바마 정부 들어서는 힐러리 장관의 낙점을 받아 국무부에 입성했다. 장관은 물론 전·현직 대통령이 보내는 무한한 신뢰와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지만 그 앞에 놓인 숙제는 간단치 않다. 조지 W 부시 정부에 2360억달러의 흑자 장부를 넘겼지만 지금 그 앞에는 1조달러를 넘긴 재정적자와 국내총생산(GDP)의 62%에 해당하는 13조달러의 국가 채무가 놓여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미국이 아프간을 장악해야할까 말아야할까”

    “미국이 아프간을 장악해야할까 말아야할까”

    마이클 샌델(57)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5월24일 출간 이후 12일 현재 12만부가량 팔렸다. 인문서로는 2002년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1’ 이후 8년 만에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종합1위 자리를 꿰찼다. 자기계발서가 장악한 출판계 현실에서 모처럼 진지한 주제의 책에 쏟아지는 열렬한 반응은 나쁘지 않은 현상이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하버드 샌델교수의 정치철학 강의서 김비환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3일 “완고한 공동체주의자(communitarianist)들은 개인적 자유와 권리를 부정적으로 보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현대 공동체주의자로 꼽히는 샌델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동체주의란 자유주의에 기초한 개인주의 성향 때문에 모래알처럼 흩어지는 개인을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번 묶어보자는 것이다. 샌델 교수는 이 공동체주의자의 대표로 꼽힌다. 그러나 국내 학계는 공동체주의에 뜨뜻미지근한 태도를 보인다. ‘박정희식 민주주의’라는 쓴 기억을 떨쳐내지 못해서다. 국가를 위해 개인을 희생하라던 박정희 정권의 잔재가 아직 완전히 불식되지 않은 한국적 풍토에서 공동체주의를 적극 환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학계의 얘기다. 대표적 우파 이론가로 꼽히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공동체주의에 긍정적이면서도 자신의 사상을 ‘자유주의적 공동체주의’ 대신 ‘공동체 자유주의’라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동체주의적 요소를 받아들여야 하지만, 우리의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 꺼려진다는 판단인 셈이다. 공동체주의의 세계적 이론가로 꼽히는 찰스 테일러가 몇 년 전 한국에서 열린 학술대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공동체주의는 한국에서 쉽게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얘기를 (한국학자들로부터) 귀가 따갑게 들었다.”고 농담했을 정도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무거운 주제를 툭툭 던지는 강의처럼 재미있게 접근한’ 인기비결을 감안하더라도 ‘정의란’의 돌풍은 무척 역설적이다. 출판사(김영사)조차 “의외”라는 반응이다. 공동체주의에 대한 논란은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법학자이자 현대 자유주의 이론의 대가로 꼽히는 로널드 드워킨 미국 뉴욕대 로스쿨 교수는 공동체주의를 두고 “필연적으로 보수주의로 빠지고, 심지어는 전체주의까지 옹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때문에 공동체주의라는 단어를 처음 만들어 썼던 샌델 교수마저도 최근 들어서는 공동체주의라는 표현을 피하는 실정이다. 이는 개인의 보편적 인권을 공동체에 종속된 것으로 보는 공동체주의 자체의 이론적 문제점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이라는 ‘단일 공동체’ 전제에서 출발한 것도 공동체주의의 결정적 한계다. 현실 속의 다양한 공동체 간 갈등에 대해서는 답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다. ●세종시·선거·지역 갈등에도 대비 예컨대 ‘정의란’에는 아프가니스탄 파병 미군이 비무장 민간인을 살려줬더니 반군에게 미군의 위치를 알려줘 결국 미군이 희생당한 얘기가 나온다. 샌델 교수는 이 딜레마를 들어 “미군은 민간인을 죽였어야 했을까, 그래도 살려줬어야 했을까.”라고 묻는다. 하지만 좀더 궁극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미국이라는 공동체가 아프가니스탄이라는 공동체를 군사적으로 장악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우리나라로 눈을 돌리면 세종시 논란에서 나타난 서울 공동체와 충남 공동체 갈등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나타난 강남3구 공동체와 그 외 공동체 간 갈등은? 등의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3차원적 권력’ 개념으로 유명한 스티븐 룩스 뉴욕대 교수는 “공동체주의는 새로운 관념이 아니며, 심지어는 오래된 관념의 새로운 변종도 아니다.”라며 “시장경제를 신봉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 아래서 어떻게 하면 연대를 이끌어낼 것인가라는, 아주 오래되고 일반적인 자유주의 딜레마에 답하기 위한 또 한번의 노력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한다. 개인을 절대시하는 자유주의 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동체를 끌어왔지만, 갈등 단위를 개인에서 공동체로 바꿔치기한 데 불과하다는 얘기다. 이는 “샌델은 애국심이나 가족 배려 등을 중시하는 우파 입장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좌파적으로 오독(誤讀)되고 있다.”는 한국 보수진영의 불평에도 일정 부분 답을 준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아이비 출신도 TFA입학 바늘구멍

    하버드와 예일 등 이른바 ‘아이비리그’ 졸업생들도 줄줄이 떨어지는 곳. 명문대 법대나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보다 더 들어가기 어려운 곳. 다름 아닌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교사 양성·지원 비영리단체인 ‘미국을 위한 교육(Teach for America·TFA)’이다. 올해의 경우 4500명을 뽑는데 무려 4만 6359명이 몰려 10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원자가 지난해보다 32%나 늘었다. 특히 올해 하버드와 예일대 졸업생 중 18%가 TFA에 지원했다. 이 가운데 약 20%만이 초급교사로 최종 선발됐다. 20년 전, 대도시 저소득 계층이 몰려 있는 지역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한 TFA는 대학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교사양성 교육을 실시한 뒤 2년간 대도시 학교들에서 의무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도록 하고 있다. 평화봉사단이 개발도상국에 파견돼 봉사하는 것과 같이 교육계에서 봉사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뉴욕타임스는 12일(현지시간) 최근 경기침체로 명문대를 졸업해도 마땅히 갈 만한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한데다, 지난 20년간의 활동을 통해 TFA에 선발됐다는 것 자체가 실력을 인정받아 이력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 명문대생들이 몰리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연 4만 5000달러를 2년간 보장받는다는 경제적 이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TFA 출신인 미셸 리 워싱턴 DC 교육감을 비롯해 500여명이 교육정책분야에서, 1만 2500여명이 교직에서 활동하고 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입학전형 전문교수제도 신설 건국대 문성빈 전문교수 채용

    입학전형 전문교수제도 신설 건국대 문성빈 전문교수 채용

    건국대가 입학사정관 제도 정착을 위해 ‘입학전형 전문교수 제도’를 신설했다. 12일 건국대에 따르면 첫 입학전형 전문교수로는 입학사정관실 책임연구원인 문성빈(37) 교수가 채용됐다. 서한손 입학처장은 “입학사정관 제도에서 대학의 자율성이 확대되면서 광범위하고 다각적인 평가요소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박사급 사정관에게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지위를 부여하기 위해 전문교육 제도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석사를, 컬럼비아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해부터 사정관으로 일한 문 교수는 전공인 교육정책 분야 강의도 맡기로 했다. 그는 입학처 소속으로 사정관제를 중심으로 한 전형방법과 사정관 교육과정 개발, 해외 입학전형 사례 비교분석 등을 설계하는 일을 맡는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13일 TV 하이라이트]

    ●책 읽는 밤(KBS1 밤 12시30분) ‘정의란 무엇인가’는 정의론 분야의 세계적 석학 마이클 샌델의 하버드대 강의를 바탕으로 쓴 책이다. 국내 출간 직후 인문서로는 드물게 단숨에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진입한 화제의 책을 ‘책 읽는 밤’에서 읽어본다. 시와 동화로 서정을 만들어 내는 시인 안도현. 그가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로봇찌빠(KBS2 오후 4시30분) 말술이가 큰 맘 먹고 팔팔이에게 컴퓨터를 사줬다. 하지만 그 컴퓨터엔 블랙펄이 숨어 있다. 팔팔이는 신이 나서 컴퓨터를 켜고, 그 순간 블랙펄은 팔팔이에게 최면을 건다. 팔팔이와 헤어지는 게 가슴 아픈 찌빠는 최대한 시간을 끌지만 블랙펄이 메리카별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는 소식에 어쩔 수 없이 지구를 떠나게 된다. ●동이(MBC 오후 9시55분) 장희재가 내어준 가짜 등록유초에도 불구하고 청국에서 세자의 고명이 당도한다. 한편 숙종은 도성에 돌아온 심운택을 불러 동이의 뒤에서 조정의 든든한 힘이 되어 달라고 부탁한다. 심운택은 장희재를 찾아가 뭔가 일이 틀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옥정은 동이에게 갑자기 후궁 첩지를 내리겠다고 선언하는데….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30분) 9살 건우는 탁자 속에 숨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곤 한다. 탁자가 아니면 이불 속에 숨어 은둔한다. 대체 건우는 왜 숨는 걸까. 관찰 내내 소극적이고 얌전하기만 했던 건우지만, 엄마가 외출하고 난 후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으며 제작진을 사납게 공격하는데…. 두 얼굴의 건우는 과연 달라질 수 있을까. ●다큐 프라임(EBS 오후 9시50분) 야생 판다의 서식지는 대나무가 풍부하고, 높고 깊지만 완만한 경사면이 있는 해발 2500~3500m 사이의 고지대다. 그 험한 판다의 서식지를 2008년 진도 7.8의 대지진이 강타했다. 쓰촨성 대지진을 견디며 살아남은 멸종 위기의 생명, 판다의 이야기를 판다 친선대사인 한류스타 송혜교의 내레이션으로 만나 본다. ●멜로다큐 가족(OBS 오후 11시) 자녀 1남 4녀를 출가시키고 충남 홍성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남편 종팔씨와 아내 봉순씨. 늘 방긋방긋 웃는 아내 봉순씨와 그녀를 보살피는 다정한 남편 종팔씨. 사실 종팔씨는 젊은 시절, 불같은 성격에 위엄 가득한 남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함께 음식을 준비할 정도로 다정한 남편이 되었다.
  • “아동 성폭력 예방 강사 올 500명으로”

    “아동 성폭력 예방 강사 올 500명으로”

    일 욕심이 많은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한 듯 보였다. 요즘 사회문제가 된 아동성폭력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아동성폭력 방지를 위한 복안들을 쏟아냈다. 나홀로 아동에 대한 대책과 가족보듬사업, 성범죄자 약물치료(화학적 거세)…. 취임 9개월째인 백 장관을 지난 9일 서울신문이 만났다. 교수에서 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국민이 필요한 것을 제대로 인식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행정을 펴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담 김성곤 정책뉴스부장 →아동성폭력이 빈발하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노는 토요일(놀토), 방과 후 학원으로 이동하는 시간 등 아동 돌봄의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현재 태스크포스(TF)를 구성, 해결방안을 찾는 중이다. 기존 긴급·일시도우미 사업을 아동 안전 사업으로 확대할 것이다. 지역 사회의 해결의지도 중요하다. 행정안전부의 지역일자리 사업과도 연계해야 한다. 12일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시작한다. ‘아동·여성보호지역연대’ 표준모델을 만들어 지역 내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한 아동성폭력 실시간 대응체제를 구축하겠다. 청소년 방과후 아카데미 지원대상을 빈곤아동 중심에서 맞벌이 가구의 나홀로 아동까지 포함할 수 있게 161개 아카데미를 내년까지 200개로 늘릴 것이다. 방과후 아카데미는 놀토는 물론 방학 중에도 운영된다. 나홀로 아동 보호사업은 예산 문제로 기획재정부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정부가 긴급성을 깨닫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보건복지부 사업과 연계하면 수혜층은 더 늘어난다. 여가부가 파악하고 있는 나홀로 아동은 240만명이다. 이중 여가부를 포함해 정부 부처의 보호 아동·청소년이 28만명이다. 우선 이 가운데 3만 8000여명을 지역 일자리 창출 사업 등과 연계해 보호할 계획이다. →아동 성범죄 예방을 위한 인프라 구축도 중요한데. -아동성폭력 예방교육 전문강사를 지난해 400명에서 올해 500명까지 양성한다. 38개인 청소년 성문화센터는 내년에 47개로 늘린다. 성범죄자 대상 기존 프로그램 외에도 고위험군 등 대상별 치료프로그램을 올해 추가 개발한다. 청소년 가해자가 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이는 가족문제와 연결돼 있다. 유연근무제 등 가족기능 강화가 필요하다. →유연근무제가 성폭력 예방과 연관이 있나. -아동 성폭력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유연근무제를 활용하면 부모가 등·하굣길에 동행할 수 있어 나홀로 아동이 줄어든다. 여성들이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면 사회의 결혼·출산 기피현상과 경력단절여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얼마 전 가족 보듬 사업도 시작했다. -취임 후 해바라기아동센터(성폭력 피해 아동 보호센터)가 첫 방문지였다. 첫 방문에서 피해자뿐만 아니라 부모에 대한 상담도 지시했다. 부모가 충격에서 빨리 벗어나 어떻게 대응할지 아는 것이 피해자인 아동에게 매우 중요하다. →화학적 거세를 둘러싼 논란도 있다. -거세가 아닌 약물치료다. 혈압이 높으면 혈압약을 먹듯이 성호르몬이 지나치게 높으면 약을 먹어 불균형을 억제하는 것이다. 전문가가 엄격하게 검사해서 필요한 집단에 한해 실시한다. 전자발찌처럼 예방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백 장관은 이 약물치료를 강하게 주장, 국회의 관련법 마련에 크게 기여했다.) →최근 유엔을 방문해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안다.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에 참석, 우리나라 사례를 발표했다. 방문 당시 유엔 여성통합기구 설립이 최종 확정돼 결의안까지 채택됐다. 통합기구가 내년 1월1일 출범한다. 여성통합기구 고위 조정관인 셸리 피건 와일스와 면담, 지역사무소와 연구개발(R&D)센터를 우리나라가 유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을 부탁했다. 유엔에 한국 여성이 많이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다. →보육을 보건복지부에 둬야 하나 여가부에 둬야 하나 논란이 여전하다. -복지부는 시설 중심의 보육이다. 여가부는 가족 중심의 보육이다. 자녀들을 모두 시설로 보낼 수는 없다. 양육의 중심은 가족이고 필요할 때 시설을 이용한다는,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소득과 시설 중심의 양육 논의에서 양육을 어떻게 할지 전체적 틀을 고민하는 시기로 넘어가야 한다. (그는 지난해 언론사 부장들과의 만남에서는 여성부의 기능확충을 강하게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3월 가족기능을 가져왔기 때문인지 백 장관은 “가족 업무를 열심히 하다 보면 보육문제도 저절로 해결된다.” 면서 “필요하지만 시급한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리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백희영 장관은 누구 백희영(60) 여성가족부 장관은 한국영양학회 회장, 세계 영양학회 이사 등을 맡았던 영양학계의 권위자다. 그래서 지난해 9월 개각 당시 의외의 인선으로 평가받았다. 남편은 정용덕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다. 백 장관은 서울대 식품영양학과를 다니다 도미, 미시시피여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했다. 하버드대 이학박사 등을 취득했다. ‘한국인의 식생활과 질병’ 등을 저술했다. 취임 이후 유연근무제(퍼플잡)를 중점 추진했다. ‘퍼플잡(Purple Job)’이라는 용어도 그의 작품이다. 성폭력 관련법 개정 때 성폭력 피해 아동이 성인이 될 때까지 공소시효 정지 조항을 관철시키는 등 추진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性중립 사회에서 훼손된 남성성 찾기

    남녀 평등을, 나아가 모든 성의 평등을 이야기하는 요즘, 남자다움을 역설한다는 것은 다분히 시대착오적이고 고리타분할지 모른다. 왠지 ‘마초’라는 단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도대체 남자다움이란 무엇일까. 요즘 한창 관심을 받고 있는 우람한 근육과 ‘식스팩’일까?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 나오는 그리스 영웅 아킬레우스는 자신의 권리와 공적을 입증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명예를 선택한다. 어네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노인은 자연과 경합하지만 동시에 자연을 존중한다. 미국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로 우파 학계의 거물이자, 유명한 보수 논객, 네오콘의 핵심 이론가인 하비 맨스필드는 이러한 모습을 남자다움으로 분류한다. 특히 그는 남자다움의 가장 완벽한 형태를 보여준 경우로 서부극의 영웅 존 웨인과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국 전 대통령을 꼽는다. 자기 자신을 제쳐 두고 타인을 먼저 돌보고 자신의 이익이나 생존보다는 명예를 중시하는 모습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맨스필드는 ‘남자다움에 관하여’(이광조 옮김, 이후 펴냄)에서 남자다움에 대한 방어를 펼친다. 그는 현대의 사회가 남자를 남자답게, 여자를 여자답게 내버려 두지 않는 사회라고 지적한다. 평등이라는 이상 아래 합리적 통제를 통해 남성과 여성 사이의 성적인 차이를 지워버리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 사회는 합리적인 통제가 먹혀들지 않는 남자다움이 배척되고, 여자 같은 남자, 남자 같은 여자가 새로운 역할 모델로 자리잡게 됐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당연히 맨스필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성 중립적인 사회에서 훼손된 남자다움의 미덕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저자는 상당히 논쟁적이고, 여성의 입장에서는 불쾌한 주장들을 서슴없이 쏟아낸다. 남자다움을 공적인 영역, 특히 정치에 대한 헌신과 이를 위해 필요한 결단력과 용기로 묘사하기도 한다. 마거릿 대처를 예로 들며 남자다운 여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는 하지만 정치 영역에는 여성이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과 다름없다. 여성의 능력은 가정의 천사이자 도덕성의 수호자로서 가장 잘 발휘된다고도 한다. 당연히 맨스필드의 주장에 야유를 보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의 주장이 100% 맞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맨스필드가 남자다움이라고 분류한 그 미덕은 꼭 남자다움이라는 꼬리표를 달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현대 사회에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2만 3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부고]

    ●박광박(경남대 교수)광준(기상청 차장)씨 부친상 3일 마산시민장례식장, 발인 5일 오전 7시 (055)224-3943 ●정선태(대일항쟁기 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 위원장·전 서울고검 검사)희태(미국 거주·사업)준태(SBS 콘텐츠허브 부국장)지태(전 대우전자 스페인법인장)씨 부친상 박준모(리비아 대수로공사 현장소장)배민식(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씨 장인상 4일 서울성모병원,발인 7일 오전 7시 (02)2258-5951 ●유영록(김포시장)씨 모친상 4일 김포우리병원, 발인 6일 오전 9시 (031)985-1740 ●김진건(전 삼양제넥스 부사장)씨 모친상 도형(삼성코닝정밀소재)씨 조모상 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6일 오전 6시 (02)3410-6903 ●박신서(MBC 편성제작국 국장)씨 장인상 4일 부평 세림병원, 발인 6일 오전 8시 (032)508-1348 ●조종규(한국야구위원회 심판위원장)씨 모친상 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6일 오전 10시 (02)3010-2230 ●황종우(예비역 육군 준장)씨 별세 성영(AKIS 대표이사)순영(한국가스기술공사)중영(한국광물자원공사)씨 부친상 배세영(건양대 경영·행정대학원장)씨 장인상 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6일 오전 8시 (02)3410-6916 ●김태진(남송개발 회장)씨 별세 인정(남송개발 사장)인아(〃 이사)인실(미국 거주)인경(〃)씨 부친상 남주현(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김대기(미국 거주·사업)박명철(미국 JP모건체이스 회계사)씨 장인상 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6일 오전 8시 (02)3010-2295 ●이승준(한국항공대 교수)남희 성희(전 고려대 안암병원 수간호사)명희(서울 금천구 공무원)씨 부친상 4일 고려대 안산병원, 발인 6일 오전 6시 (031)411-4441 ●한영조(HCN부산방송 보도제작팀 차장)씨 모친상 4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6일 오전 7시 (02)2227-7566 ●문지성(문비뇨기과의원 원장)윤성(7321디자인 실장)씨 모친상 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6일 오전 5시30분 (02)3010-2252 ●김윤근(BB코리아 인사총무부장)씨 부친상 황종철(구미시청 투자통상과장)윤보석(자영업)조영태(우정팜텍 부장)박인호(신신콘덴샤 영업과장)씨 장인상 3일 경북 구미차병원, 발인 5일 오전 8시 (054)452-1974 ●이창기(유성냉동 대표)씨 별세 창수(사업)씨 형님상 김경진(사업)정남기(한겨레신문사 논설위원)씨 처남상 3일 대전 유성 선병원, 발인 5일 오전 10시 (042)825-9494 ●장병섭(한국은행 울산본부 업무팀장)씨 장모상 3일 인천 남구 용현3동 492 자택, 발인 5일 7시30분 (032)882-7530 ●박종복(전 현대건설·세연기공 부사장)씨 별세 한수(미국 하버드의대 연구원)씨 부친상 이정은(삼성서울병원 내과 교수)씨 시부상 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5일 오전 8시 (02)3410-6902 ●신유재(MBN 작가)씨 부친상 3일 파주장례식장, 발인 5일 오전 11시50분 (031)8071-4899
  • 인류진화 진행형

    베스트셀러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로 이름난 리처드 도킨스 옥스퍼드대 석좌교수와 함께 현대 진화론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스티브 제이 굴드 하버드대 교수는 “인류 진화는 이미 멈췄다.”는 주장으로 유명하다. 인류가 자연에서 살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자연선택이나 생존을 위한 진화의 필요성이 없어졌다는 논리다. 그러나 중국 베이징유전학연구소 연구팀은 1일(현지시간) 발간된 과학저널 사이언스를 통해 굴드 교수의 이같은 주장이 틀렸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연구팀은 지난 3000년 사이에 한족과 티베트인의 유전자가 다른 방향으로 진화했다고 밝혔다. 해수면에 비해 산소농도가 40% 가까이 낮은 4000m 이상의 고산 지역에서 생활하는 티베트인들의 유전자 가운데 최소 30종류 이상이 저산소에 적응하는 방향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연구 책임자인 신이 박사는 “50명의 티베트인과 40명의 한족을 비교분석한 결과 이같은 유전자 변화가 최근 3000년 사이에 진행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면서 “티베트인은 선천적으로 고산병을 이겨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티베트인의 87%는 고산지역에 적합하게 적혈구를 조절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지만 한족은 9%에 불과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성적 오르고 폭력성 줄고… 집밥의 힘

    성적 오르고 폭력성 줄고… 집밥의 힘

    지난해 7월 소개되면서 화제를 모았던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2부가 4일 오후 11시20분 SBS에서 방영된다. 1부는 아이들이 공부 잘하길 바란다면 학원으로 내돌리지 말고 집에 데려다 밥을 먹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가족끼리 밥을 같이 먹는 자리에서 배우는 어휘가 책 읽을 때보다 10배나 된다는 미국 하버드 대학의 연구결과가 소개된다. 2부에서는 음식과 두뇌 관계에 대한 연구를 소개한다. 6남매를 키우는 구윤성씨 가족. 아이들 모두 명문대를 다니고, 성적이 좋다. 구씨네 집의 원칙에 학원 몇개 마스터하고, 선행학습으로 진도를 어디까지 빼야 한다는 것 따위는 없다. 다만, 매일 아침밥을 꼭 먹어야 하고, 저녁식사는 일주일에 두번 반드시 같이 해야 한다. 다음날이 아주 중요한 시험이라도 자율학습이고 뭐고 다 빼먹고 집으로 온다. 구씨는 아이들 모두 건강하고 공부 열심히 하는 것은 집밥의 힘이라 믿는다. 반면, 12살 영국 소년 리는 폭력적인 성향 때문에 가족들 마음을 많이 아프게 했다. 특히 외식을 하는 날이면 조금 더 심했다. 엄마는 그날 먹은 음식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에 꼼꼼히 기록했고, 이 기록을 토대로 치킨, 패스트푸드, 탄산음료 같은 것들을 절대 먹지 못하게 했다. 대신 신선한 재료를 구해다 먹였다. 그랬더니 리의 폭력적인 성향이 차츰차츰 줄어들기 시작했다. 1980년대부터 두뇌와 음식의 관계를 연구했던 영국의 패트릭 홀포드 박사의 실험결과도 이와 일치한다. 성적이 엉망이었던 초등학교에서 급식을 햄버거, 감자칩에서 현미밥과 채소 등으로 바꾸었더니 불과 7개월 만에 성적이 크게 올랐다. 행동 변화도 관찰됐다. 싸우거나 화내는 게 잦아들더니 집중력이 높아졌다. 홀포드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의 이런 변화를 이끌어낸 음식은 콩, 지나치게 벗겨내지 않은 곡식, 채소와 과일, 견과류 같은 것들이었다. 가만히 보면 우리가 먹는 두부·된장·김치·나물·현미밥과 똑같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러 스파이 파문 일파만파

    러 스파이 파문 일파만파

    “붉은 머리, 푸른 눈동자의 미모의 사업가, 그녀는 러시아 스파이였다.” 언론인과 컨설턴트 등 미 연방수사국(FBI)이 체포한 러시아 정보요원들의 신상 관련 전모가 솔솔 새어 나오면서 파문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당사국인 미·러 외교당국은 최근 두 나라 정상이 심혈을 기울여온 관계 ‘재설정’ 분위기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려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없이 냉전 첩보물을 뺨치는 러시아 정보요원들의 활동과 그들의 면면에 쏠린 관심은 커져만 간다. FBI가 기소한 러시아 정보요원 가운데 28세 러시아 여성 사업가 안나 채프먼은 군계일학. 29일(현지시간) abc 방송에 따르면 그녀는 상류층 전용 클럽을 드나들며 사교계 거물로 활동했다. 값비싼 옷에 명품으로 치장한 그녀는 통 큰 씀씀이와 넓은 교제관계로 “억만장자 아니면 창녀”라는 입방아에 오르곤 했다. 그녀의 자산은 200만달러(약 24억원)로 알려졌다. 백악관과 재무부 자문위원을 역임한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그녀의 페이스북 친구였을 정도다. 하지만 루비니 교수는 “파티에서 한두 번 본 적은 있지만 개인적으로 만난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금융업체 부사장까지 지낸 신시아 머피는 뉴욕 유명 벤처 투자자였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민주당의 주요 정치자금 조성책 앨런 패트리코프의 계좌를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연봉 13만 5000달러(약 1억 6450만원)를 받는 등 부족함 없는 생활을 했다. 뉴욕에서 20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해온 페루 국적 칼럼니스트 비키 펠리즈(55)도 있다. 그는 러시아 관계자에게서 돈을 받는 장면을 포착당했다. 하버드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대학 근처에 컨설팅사를 운영하면서 과학기술 발전 방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정보요원도 체포됐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 국민이 미국에서 체포됐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미국이 최근 우호가 증진되는 양국 관계의 긍정적인 측면을 감안해 이번 사건에 대한 적절한 분별력을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고 압박을 가했다. 이에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정보요원 체포는 법 집행 문제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두 차례에 걸쳐 관련 질문을 받았지만 두 번 모두 코멘트를 거절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접견하기 전에 이 사건에 대해 보고 받았지만 정상회담에선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슬로시티 국제포럼 하동서 개최

    경남 하동군은 28일 우리나라에서 지난 25일부터 열리고 있는 2010 국제슬로시티 한국총회 행사의 하나인 ‘슬로시티 글로벌 포럼’이 하동군에서 28·29일 이틀동안 열린다고 밝혔다. 슬로시티 글로벌포럼은 ‘자연·전통과 함께하는 느린 삶’을 추구하는 도시들이 연대해 만든 국제슬로시티 과학위원회 발족 포럼이다. 글로벌포럼에는 영국·폴란드·네덜란드·독일·이탈리아 등 13개 나라에서 슬로시티 시장과 학계, 전문가 등 140여명이 참가한다. 참가 회원들은 이날 포럼에 앞서 쌍계사에서 산사길 느리게 걷기와 경내 투어를 했다. 미국 예일대와 하버드대 대학원 출신으로 우리나라에서 1992년 출가해 현재 독일에서 포교활동을 하고 있는 미국인 현각스님이 ‘대 자연은 우리’라는 주제로 쌍계사 팔영루에서 초청특강을 했다. 이날 하동 학생야영수련원에서 열린 포럼 본행사는 덴마크·이탈리아·일본·한국 등 4개 나라 교수·전문가 등의 발제와 토론, 질의응답으로 3시간 여동안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포럼을 마치고 하동에서 숙박을 한 뒤 29일 서울로 떠난다. 1999년 발족한 슬로시티 국제연맹에는 20개 나라 132개 도시가 가입해 있다. 하동군은 2009년 2월6일 슬로시티로 지정됐다. 하동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비만의 적’ 지방세포 얼려서 없앤다

    ‘비만의 적’ 지방세포 얼려서 없앤다

    지방세포를 냉각시켜 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자가세포사멸(apoptosis)법을 이용하는 새로운 국소비만 치료 방법이 국내에 도입됐다.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비만센터 이상준·김현주·서동혜 박사팀은 최근 5개월간 ‘젤틱 냉동지방분해술’을 이용해 25∼65세의 복부비만 환자 23명(남자 3명, 여자 20명)의 옆구리(러브핸들)와 아랫배 등의 비만 부위를 치료한 결과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최근 밝혔다. 의료팀은 “치료 후 복부 CT(컴퓨터 단층촬영)검사 결과, 치료 부위의 피하지방층 면적이 치료전 73.74㎠에서 69.74㎠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와 함께 조직검사에서도 지방세포 주위에서 염증세포 및 탐식세포가 관찰되었으며, 지방세포가 자가세포 사멸과정을 거치면서 지방세포의 크기가 줄어드는 소견을 보여 복부비만 치료에 효과적임이 입증되었다.”고 설명했다. 의료팀은 치료 3개월 후 환자의 주관적 평가를 조사한 결과, 91.3%가 비만상태가 호전됐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매우 호전됐다’(26.1%)와 ‘호전됐다’(30.4%)는 응답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약간 호전됐다’ 30.4%, ‘거의 변화가 없다’ 8.7% 등이었다. 또 다른 환자 4명은 한쪽 옆구리만 시술했는데, 4개월 후 좌우 옆구리 라인이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고 의료팀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 임상 결과를 7월 홍콩에서 열리는 세계항노화학회(IMCAS)와 내년 4월 미국 텍사스에서 열리는 미국레이저학회(ASLMS)에 보고할 예정이다. 젤틱 냉동지방분해술은 미국 하버드대 록스 앤더슨 박사가 창안한 치료법으로, 아이스캔디처럼 찬 빙과류를 먹은 후 입주위 지방층에 지방층염이 생기거나 추운 곳에서 꼭 끼는 바지를 입고 승마를 한 여성의 지방세포가 손상되는 ‘승마지방층염’ 등 저온에 노출된 후 지방층이 손상되는 피부질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됐다. 지방세포가 찬 온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자가세포사멸에 의해 자연괴사가 진행되는데, 이때 지방세포보다 덜 민감한 주변 조직은 손상을 받지 않고 지방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되는 방식이다. 실제 임상에서는 젤틱 냉동지방분해술을 시행한 직후에는 지방세포에 별 손상이 없는 듯 보이지만 치료 3일 후부터 ‘카스파아제3’ 효소가 나타나면서 자가세포사멸이 이뤄진다. 이후 약 7일이 지나면 지방세포가 쪼그라드는 수포현상과 함께 지방세포가 사멸하고, 사멸된 지방세포는 체내 탐식세포에 의해 약 90일에 걸쳐 서서히 제거된다. 치료 받은 환자의 지방세포 주위에서 염증세포와 탐식세포가 나타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상준 박사는 “젤틱 냉동지방분해술은 인위적인 지방세포 파괴술과 달리 자연적인 지방세포 파괴술이어서 부작용 없이 비만 부위를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확실한 치료 효과를 담보하기 위해 치료보증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實錄, 한국전쟁] 이승만 휴전반대·북진통일 주장… 美 친위쿠데타 검토

    [實錄, 한국전쟁] 이승만 휴전반대·북진통일 주장… 美 친위쿠데타 검토

    한국전쟁의 발발과 전개과정에서 이승만 대통령과 남한정부는 어떤 역할을 했으며, 어떻게 평가받을까. 북진통일을 외친 이승만은 한국전쟁 발발을 논하는 장에서 반짝 등장하지만, 한국전쟁 과정에서는 언급이 미미하다. 존재감이 없다. 러시아나 중국, 심지어 미국 자료들도 한국전쟁의 주역으로 이승만을 취급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반도의 남쪽을 지배하고 있던 남한 정부와 이승만은 단지 전쟁을 획책한 북한 김일성과의 비교 대상으로 등장할 뿐이다. 그러나 휴전협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상황은 반전된다. 이승만의 극렬한 휴전반대가 주요 변수로 급부상했다. 이 시기 평양과 모스크바, 베이징 그리고 서울과 워싱턴 사이에 오간 각종 자료를 분석해 보면 ‘이승만’이라는 이름 석 자의 등장 빈도가 갑자기 높아졌다. 특히 1953년 6월18일 반공포로 2만 7000명의 전격적인 석방이 준 충격파는 컸다. 휴전협정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은 물론 평양이 발칵 뒤집혔다. 영국의 처칠 총리는 아침에 면도하다 이 소식을 보고받고 얼굴을 벨 정도였다. ●‘미국의 남자’ 이승만 美와 애증 미국은 진퇴양난이었다. 미국 국내의 들끓는 휴전여론과 달리 중국과의 휴전협상은 평행선을 긋고 있었다. 한국정부와의 관계는 이승만의 휴전반대로 말미암아 담벼락 위를 걷는 아찔한 상태였다. 미국 합동참모본부가 간행한 ‘한국전쟁’에 따르면 “예측할 수 없고, 변덕스러운 이승만 정부의 자세와 행동이 특별히 어려웠다. 이러한 것들은 회담에 역기능적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협상을 불필요하게, 복잡하게 만들기도 했다. 어떤 점에서 이 대통령의 조치는 유엔군사령부의 군사적 입장을 위태롭게 하기도 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승만은 어떤 종류의 휴전협정도 반대했다. 협상 자체를 거부했다. 오로지 남한에 의한 한반도 통일을 원했다. 그는 ‘중국군의 완전한 철수, 북한 공산당 해체, 인민군 무장해제’ 등을 협상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승만은 1951년 7월 “유엔군이 한국의 분할에 동의하지 않는 것을 보장해 달라.”라는 서한을 트루먼 대통령에게 보냈다. 트루먼은 이 대통령을 비난하면서도 협조를 요청하는 답신을 보냈다. 요구 사항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심지어 미국 합참보고서는 1952년 초 뉴욕 출신의 저명한 천주교 인사인 스펠만이 한국을 방문, 무초 미 대사와 벤플리트 8군 사령관이 함께한 자리에서 이승만이 “미국의 모든 천주교인이 한국에 휴전이 없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정보를 싣기도 했다. 미국입장에서는 수용 불가능한 무리한 요구였다. 미국이 한국의 지도자로 선택한 ‘가장 미국적인 한국인’인 이승만은 그를 키워준 미국을 거역하고 있었다. 소련이 김일성을 북한지도자로 지목한 것처럼 이승만도 미국에 의해 선택되고 키워졌다. 이 시기 이승만을 묘사한 미국 측 자료는 온통 노회, 변덕, 아집, 독선 같은 단어로 도배돼 있었다. 전쟁발발 이전 이승만을 접촉한 한국주둔군 사령관 하지는 “솔직하지 않고, 정서적으로 불안하며, 야비하고, 부패하고, 예측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악평했다. 이승만을 바라보는 미국의 우려가 오래됐음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이승만은 ‘미국의 남자’였다. 1905년 영어를 잘한다는 이유로 선발돼 백악관으로 루스벨트 대통령을 방문해 인연을 맺었다. 미국이 일본의 식민지 정책을 중단할 수 있게 도와주길 바랐지만, 그때 이미 미국은 일본과 ‘가쓰라-태프트 조약’을 맺으려고 작업 중이었다. 서로 필리핀과 대한제국에 대한 재량권을 인정하는 조약이었다. 이승만은 하버드대학에서 수학하고 나서 프린스턴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훗날 대통령이 된 윌슨의 제자가 됐다. 윌슨은 이승만을 ‘미래 한국의 독립을 위한 구세주’라고 부추겼다. 이승만은 윌슨이 민족자결주의를 주창한 파리평화회의에 참석하려 했으나 미 국무부로부터 여권을 발급받지 못했다. 이승만과 미국은 애증의 관계였다. 미국 지도부는 민족주의자인 동시에 기독교인인 이승만이 미국식 종교와 정치 기조를 따를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이승만의 마음속에는 미국에 대한 배신과 위선, 불신의 불씨가 자라고 있었다. ●이승만 ‘북진통일’ 정치적 구호 이승만의 또 다른 트레이드 마크인 ‘북진통일’은 남한주민들로부터 열광적인 지지와 호응을 받았지만 득보다 실이 컸다. 김일성의 남한공격 본능을 자극하는 구실로 작용한 측면이 있다. 스탈린으로부터 원조받은 무기와 군수물자로 완전무장한 북한 인민군과 비교하면 남한의 군사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전쟁발발 당시 한국군은 자신을 지키기에도 역부족인 상태였다. 전쟁 열흘 전인 1950년 6월15일 미 국방부에 보고된 군사고문단 보고서에는 ‘한국군은 가까스로 군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며, 장비와 무기 대부분은 쓸모가 없었고, 방어능력도 기껏 보름 정도’라고 기술돼 있다. 실제 인민군이 보유한 소련제 T34전차의 위력 앞에 한국군은 맥없이 무너졌다. 구형 바주카포는 무용지물이었다. 치밀하게 계산하고 준비한 김일성의 남침에 비해 이승만의 북진통일은 정치적 구호에 불과했다. 한국전쟁은 이승만의 의도와는 달리 종결을 향해 달려갔다. 미국 공화당이 1952년 7월 아이젠하워를 대통령후보자로 지명하면서 대세는 군사적 종결이 아닌 정치적 종결, 즉 휴전 쪽으로 기울었다. 대통령 후보자 아이젠하워는 같은 해 10월 디트로이트 연설에서 “명성을 걸고 한국전쟁을 조기에 명예롭게 종결짓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새로운 행정부의 정책은 한국전쟁을 끝내는 일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젠하워가 당선됐다. 그는 12월2일 극비 한국방문길에 올랐다. 미 행정부 수뇌부는 남한의 정치적 위기는 전적으로 이승만으로 말미암아 일어났다고 여겼다. 이 같은 위기가 휴전협상뿐만 아니라 38도 상에 진행되고 있는 군사작전마저도 위협한다고 보았다. 실제 이승만은 1952년 국회 간선을 통한 재선이 어렵게 보이자 국민이 대통령을 직접 선출하는 이른바 ‘발췌개헌’을 꾀했다. 임시수도인 부산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반대파를 제거했다. 한국군 전투부대를 철수시켜 계엄군으로 사용하려 했다. 이종찬 육군참모총장이 나서 “정치적 목적을 위해 개인의 군대로 사용하는 것”을 반대했으나 이승만은 막무가내였다. 전쟁을 끝내고 싶은 미국에 이승만은 골칫거리였다. 1953년 미국과 중국의 협상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갔지만, 미국과 이승만 정부와의 사이는 또 다른 고비를 향해 뒤틀려 갔다. 이승만은 4월5일 “판문점에서 무엇이 일어나든 관계없이 우리의 목표는 똑같다. 우리의 변함없는 목표는 한국을 남으로부터 압록강까지 통일시키는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이승만은 아이젠하워에게 “유엔군사령부가 중국군이 압록강 이남에 잔류하는 것을 허용하는 데 동의한다면, 우리는 한국군을 유엔군사령부에서 철수시킬 것이며 단독으로 싸울 것”이라는 내용의 최후 통첩장을 보냈다. ●아이젠하워 한때 李 제거 계획 워싱턴은 이승만을 휴전협상의 훼방꾼이자 위협세력으로 간주했다. 특유의 허세라고 판단하면서도 극단적인 조치로까지 몰고 갈 것으로 예측했다. 달래기에 나섰지만 이승만은 클라크 사령관과의 회담에서 “당신들은 모든 유엔군, 모든 경제원조를 철수시킬 수가 있다. 우리는 우리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것이다. 처음부터 민주주의가 우리를 도울 것이라고 의존한 것이 우리의 실수였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에게 협력하겠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면서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승만은 6월6일 ‘선(先) 한미방어조약 체결, 후(後) 유엔군과 공산군의 상호철군’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우리는 반쪽 휴전이나 평화보다는 싸움을 택한다.”라는 예의 벼랑 끝 외교전을 펼쳤다. 클라크 사령관은 “이 대통령은 송환 불원 한국인 포로를 경고 없이 석방할 수 있다.”는 예언에 가까운 메시지를 워싱턴에 보냈다. 포로경비부대 대부분이 한국군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유엔군은 이를 막을 수단이 없었다. 클라크 사령관의 예언대로 이승만이 반공포로를 석방하자 아이젠하워는 이승만 제거를 검토했다. 미국 수뇌부는 당시 한국에 임시군사정부를 수립하는 극비의 군사계획을 준비하고 있었다. 반공포로 석방 다음날인 6월19일 자 미국 국가안보회의 비망록에 따르면 아이젠하워는 “위험을 없애는 가장 빠르고 유일한 길은 쿠데타”라면서 “이는 확실히 고려해볼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군사자문 기구인 합참은 1952년부터 쿠데타 계획을 세워 놓았다. 합참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클라크 유엔군사령관은 6월27일 벤플리트 장군에게 이 계획을 통보했다. 한국육군과 참모총장은 유엔군사령부에 충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밀해제된 미국 합참보고서에 따르면 “이 대통령을 어떤 구실을 붙여 서울로 초대한다. 유엔군사령부가 부산으로 이동하여 주요 지지자들을 체포하고, 주요시설을 방호하며 한국육참총장을 통하여 기존 계엄령을 장악한다. 이 대통령에게 계엄령을 종결토록 요구한다. 만일 거부하면 외부와의 통신을 차단한 채 연금하고, 요망되는 포고령은 협조적인 것으로 예상하는 국무총리가 발표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李 재선 이후 美와 화해모드 다행히 워싱턴의 친위 쿠데타계획은 불발됐다. 현실론을 내세운 참모들의 설득으로 강력한 경고수준에서 그쳤다. 한국 국회도 대통령 직선제 헌법개정을 승인했다. 계엄령은 해제됐고 이승만은 제2대 대통령으로 재선에 성공하면서 화해모드로 전환됐다. 미국은 손을 들었다. 미국은 휴전동의를 얻고, 이승만은 그 대가로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는 보호우산을 제공받는 선에서 양국의 갈등은 마무리됐다. 아이젠하워는 “한국의 통일을 정치적인 수단으로 계속 추구한다. 휴전협정 수락 직후에 상호방위조약을 협상한다. 전후 경제원조를 계속한다.”라는 세 가지 조치를 약속했다. 이승만은 극단적인 휴전반대와 반공포로 석방이라는 초강수를 통해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을 이끌어냈다. 허물도 컸지만, 오늘의 한국이 있게 한 주춧돌을 놓았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한국전쟁의 산물인 한·미동맹은 단순한 양자동맹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 지역동맹”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를 저지하고, 중국을 봉쇄하면서, 일본을 견제하는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동맹이라는 것이다. 노주석 논설위원·윤샘이나기자 joo@seoul.co.kr
  • [글로벌 시대] 글로벌 코리아/아르촘 산지예프 로시스카야 가제타 서울특파원

    [글로벌 시대] 글로벌 코리아/아르촘 산지예프 로시스카야 가제타 서울특파원

    몇 달 전 나는 흥미로운 광고 하나를 받아본 적이 있다. 여당인 한나라당이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 참가자를 공모한다는 광고였다. 한나라당 지도부의 결정에 따라, 당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당원들의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외국인 대학생들을 위한 인턴십 프로그램을 시행한다는 것이 광고의 요지였다. 현재 세계화라는 말은 한국에서 가장 유행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그 말을 신문과 TV에서 자주 접할 수 있으며, 거리에서도 ‘글로벌’이라는 말이 들어간 광고 현수막을 자주 볼 수 있다. 세계화의 물결은 한국의 정치와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음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 번이라도 한국에 와본 사람이면 쌀로 빚은 막걸리를 맛봤을 수 있을 것이다. 막걸리의 독특한 맛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기 때문에, 다시 한국을 찾을 때면 한번 더 막걸리 잔을 비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세계화는 막걸리에도 영향을 주었다. 막걸리에 대해 광고도 하고 다양한 기사도 쓰고 있으니, 조만간 막걸리를 찬양하는 노래도 나올 것이 분명하다. 오미자 막걸리 등 다양한 새로운 막걸리도 등장하고 있다. 한국의 기업들이 막걸리를 해외로 수출하는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는 만큼, 우리가 조만간 초콜릿 막걸리나 오렌지 막걸리를 맛볼 수 있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막걸리가 콜라나 환타를 대체할 수 있을까. 외국인들이 햄버거, 핫도그와 더불어 막걸리를 마시게 될 가능성이 있을까. 그런 질문에는 곧 답변할 수 있다. 막걸리는 다른 한국음식과 마찬가지로 한국 역사의 일부분이지 대규모 수입을 얻기 위한 상업적 프로젝트의 대상이 아니라고 말이다. 막걸리는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한국 사람으로 태어나야 한다. 막걸리를 모스크바, 뉴욕, 베이징 등지에서 마실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런 막걸리를 작고 허름하지만 안락한 주점에서 인심 좋은 주인 아주머니가 내주는 파전이나 고추튀김과 함께 마시는 막걸리와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세계화가 얼마나 지속될지, 그리고 최종적으로 어떤 상태가 도래할지 현재로서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거대 여당 지도부는 국제사회 내에서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 형성에 대해 미리부터 걱정하고 있다. 나는 지난 2월에 ‘Global Korea-2010’이라는 대규모 포럼에 참석했던 적이 있다. 한국과 외국 전문가 수십명이 어떻게 하면 한국을 보다 더 세계화시킬 수 있을까에 대해 논의한 포럼이었다. 이명박 대통령도 그 포럼에 참석해 연설했다. 아무도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이 국익에 부응하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나 무에서 시작하여 조선업·자동차산업을 일궈낸 국가, 기타 여러 분야에서 세계 국가들과 대등하게 경쟁하는 노하우가 축적된 국가에도 과연 새로운 길이 필요할까.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 데이비드 란데스의 말을 인용했다. 란데스 교수는 국민의 근검절약, 근면성실, 불굴의 의지, 인내력과 국가의 경제적 번영 간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입증한 학자이다. 물론 한국 국민은 그런 품성들을 고루 갖추고 있다. 한국인의 노동의 성과는 전세계에 잘 알려져 있다. ‘삼성’ ‘현대’ ‘LG’ 등의 기업은 바로 불굴의 의지와 근면을 통해 세계적인 위치를 차지했고 존경을 받고 있다. 그 누가 광고를 하거나 그렇게 되도록 몰아가서 그런 지위를 차지하게 된 것이 아니다. 그 기업들이 유명해진 것은 평범한 시민들의 성실한 노동 없이는 달성이 불가능했을 대단한 성과 때문이다. 한국의 역사에서 지난 150년간 많은 한국인들이 여러 나라로 떠났음을 알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일본으로, 어떤 사람은 중국이나 미국으로, 러시아로 보다 낳은 인생을 위해 떠났다. 그리고 그들은 모든 곳에서 근면성과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바로 그들의 그런 노력이 현재 글로벌 코리아의 가장 명백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한국사랑 美 참전용사 60년만에 부활

    한국사랑 美 참전용사 60년만에 부활

    한 미국인 6·25참전용사가 한반도 평화를 지키려다 죽음을 맞이했던 자리에서 동상(銅像)으로 다시 태어났다. 은평구는 16일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지금의 녹번동에서 산화한 미국인 윌리엄 해밀턴 쇼(당시 28세) 대위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22일 은평평화공원 준공식과 함께 동상 제막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고인의 큰며느리와 손자 등 유가족 7명을 비롯한 미 참전용사, 조지 W 부시 전 미국대통령 등 정관계 주요인사 1500여명이 참석한다. 제막식에선 어린이공원에 있는 기념비도 함께 이전해 선보인다. 구가 1950년 전사한 파란눈의 대위를 추모하기 위해 공원을 조성하고 동상까지 제작한 데는 그만한 사연이 있다. 쇼 대위는 일제강점기 때 한국에 들어와 선교사 활동을 하던 윌리엄 얼 쇼(한국명 서위렴 1세)의 외아들로 1922년 6월 평양에서 태어나 고교까지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1943년 미 해군소위로 임관해 제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여한 뒤 전역, 한국으로 돌아와 경남 진해 해군사관학교 민간인 교관으로 지내며 한국해안경비대 창설에도 기여했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 하버드대학에서 철학 박사과정을 밟던 중 한국전쟁이 터졌다는 소식을 듣고 부모님께 편지로 심경을 토로했다. “아버님 어머님! 지금 한국 국민들이 전쟁 속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돕기 위해 한국에 선교사로 간다는 것은 제 양심이 도저히 허락하지 않습니다.” 미 해군으로 재입대한 쇼 대위는 제2의 조국을 지키기 위해 인천상륙작전에 참여한 후 서울수복작전 중 녹번동에서 꽃다운 나이로 전사했다. 현재 마포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역에 잠들어 있다. 안타까운 전사 소식에 당시 백낙준 연세대 총장, 김활란 이화여대 총장 등 55명이 성금을 모아 6주기이던 1956년 9월 전사한 자리에 기념비를 세웠으나 도시계획에 밀려 응암동 어린이공원으로 옮겨졌다. 은평구는 2008년 안병태(20대 해군참모총장) 해군전략연구소장의 건의에 따라 추모공원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 추모공원 조성에 박차를 가했다. 511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은평평화공원은 5700㎡의 아담한 규모로 휴식하기엔 그만이다. 북한산과 한강을 잇는 녹지생태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하철 6호선 역촌역과도 가깝고 외곽에 소나무동산, 진입로에 벚나무·이팝나무 등으로 숲을 만들어 녹음을 뽐낸다. 특히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바닥분수를 설치하고 등의자, 체육시설 등 각종 편의시설을 두루 갖췄다. 퇴임을 보름여 남겨 남다른 감회에 젖은 노재동 구청장은 “3대에 걸쳐 한국사랑을 펼친 쇼 일가를 기리는 것은 당연한 도리이다. 특히 후세들에게 호국보훈의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쇼 대위의 묘비명에 새겨진 글이 도드라진다. “친구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것보다 위대한 사랑은 없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건설교통기술평가원장 신혜경씨

    국토해양부는 14일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 원장에 신혜경(55) 전 대통령실 국토해양비서관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신 원장은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나와 하버드대에서 도시계획학 석사, 서울대에서 도시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인하대 교수와 중앙일보 전문기자를 거쳐 2008∼2009년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실 국토해양비서관을 지냈다.
  • [공연리뷰] ‘쓰릴 미’

    [공연리뷰] ‘쓰릴 미’

    뮤지컬 ‘쓰릴 미’(이종석 연출, 뮤지컬해븐 제작) 공연장은 여자판이다. 남자관객이라 해봐야 여자친구 혹은 부인 손에 이끌려 나온 듯 보이는 몇 명만 드문드문 섞여 있을 뿐이다. 그만큼 여성관객에게 강한 호소력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꽃미남들의 동성애 코드가 녹아 있어 야오이물 같은, 혹은 육체적 매력이 빛나는 배우들에게서 할리퀸 로맨스물 같은 느낌이 강하게 발산되기 때문이다. 물론 우락부락하거나 찌질이 같은 사람이 아니라 곱상하니 잘생긴 배우가 반드시 동성애자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이 포인트. 배경음악을 차가운 음색의 피아노 한대로 연주하는 것도 자칫 지저분할 수 있는 치정을 ‘쿨한 무엇’으로 바꾸는 데 기여한다. 더구나 원년멤버 김무열-최재웅에 이어 김재범-조강현, 최수형-최지호, 김하늘-지창욱 등 세 팀까지 번갈아 공연하기 때문에 ‘골라 보는 재미’까지 갖췄다. 김재범-조강현은 심리묘사에 탁월한 팀, 최수형-최지호는 가장 남성적인 힘을 갖춘 팀 등으로 마니아층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를 감안해 무대 중앙에 있던 피아노를 2층으로 치우고 ‘배심원석’이라는 명분으로 무대 양쪽 편에 좌석을 배치했다. 관객들이 배우들을 바로 눈 앞에서 지켜보면서 군침 제대로 흘릴 수 있도록 한 배려다. 스토리는 1924년 미국 시카고에서 실제 있었던 유아살해사건에서 따왔다. 시체를 심하게 훼손시킨 잔혹한 사건이 발생하는데, 범인들을 붙잡고 보니 이들은 놀랍게도 집안 좋고 머리 좋은 멀쩡한 젊은이들이었다. 큰 파문이 일면서 범행 이유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쓰릴 미(Thrill Me)’는 이를 하버드 로스쿨 입학을 앞둔 내성적 천재 ‘나’와 부유한 집에 태어나 머리까지 좋은 ‘그’와의 동성애 관계로 풀이한다. 한마디로 ‘지독한 사랑’ 때문이라는 것인데, 냉정하게 따지자면 허탈한 얘기다. 무엇보다 ‘그’ 스스로가 ‘나’와의 동성애 관계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 것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해석은 어떨까. 미국에 1920년대란 1차대전으로 초토화된 유럽을 대신해 경제적으로 번영하면서 대중사회의 소비문화가 부각될 때다. 이런 문화를 타락으로 여겼던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의 도덕주의 운동이 활개치던 때이기도 하다. 백인우월주의 집단 KKK단이 결성되고, 금주법을 만들고, 유럽계 이민자를 규제하고, 덕분에 알 카포네 같은 이탈리아 마피아와 부패하고 무능한 경찰이 얽혀 있던 때가 바로 1920년대다. ‘LA컨피덴셜’ 같은 누아르 영화에서 보듯, 낮에는 엄숙한 하나님의 말씀이, 밤에는 술과 섹스와 마약의 은총이 번져나가던 시대였던 셈. 그래서 남 부러울 것 하나 없는 ‘그’와 같은 청춘은 고루한 도덕주의를 비웃기 위해 니체를 운운해대며 방화, 은행강도, 살인으로 내달린 게 아닐는지. 동성애도 그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 반항의 방법에 불과한 게 아니었을까. 11월14일까지 서울 신촌 더 스테이지. (02)744-4011.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열린세상] 지능과 지식이 아닌 지성을 추구해야/김정탁 성균관대 신문방송학 교수

    [열린세상] 지능과 지식이 아닌 지성을 추구해야/김정탁 성균관대 신문방송학 교수

    대학이란 우리들에게 극단적 현실형이자, 이상형이다.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젊은이들이 치러야 할 희생은 경쟁으로 얼룩진 우리네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점에서 분명히 현실형이다. 반면 선택된 젊은이들이 자신과 사회의 미래를 위해 젊음을 불태운다는 측면에서 대학은 또한 이상형이다. 그런데 대학의 이상형은 점점 축소되고, 빠른 속도로 그 공백이 현실형으로 대체되고 있다. 그래서 요즈음 대학에서 자유와 낭만, 그리고 순수와 패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현상은 순수학문의 위기, 나아가 인문 인프라의 결핍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순수학문이 뒷받침되지 않는 응용학문이란 존재할 수 없다. 그럼에도 오늘날 한국 대학에선 응용학문의 효율성이 순수학문의 정통성을 압도하고 있다. 그 결과 대학은 ‘지성(intellectual)’의 추구가 아니고 ‘지능(intelligence)’과 ‘지식(knowledge)’을 숭배하는 곳으로 변질된 지 이미 오래이다. 단적인 예가 대학의 고시학원화이다. 고시공부야말로 우리의 지성을 가로막는 대표적 장애물이다. 지성의 전제 조건은 자유로운 생각, 그리고 창조적 발상인데 고시공부는 정해진 것을 그대로 답습하거나 암기하는 공부로서 지성의 작동 원리와는 한참 거리가 멀다. 루딘스타인 하버드대학 총장은 “대학에서 최선의 교육이란 직업적으로 생산력을 갖추도록 도와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보다 사려 깊고, 보다 탐구적이고, 보다 완전한 인간으로 만드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학은 학생의 전공을 집중적으로 공부시키는 것 외에도 도덕철학 및 윤리학, 수학에 이르기까지, 자연과학에서 문학에 이르기까지, 역사학에서 외국문학에 이르기까지 순수학문에 대한 폭넓은 지적탐구를 허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한국의 대학은 반대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교육부는 순수학문을 죽이는 데 큰 몫을 담당한다. 교육부의 강요로 인해 각 대학이 학부제를 경쟁적으로 도입했지만 현실적 요인을 무시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순수학문이 설 땅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학부제는 학생들에게 전공 선택의 기회를 대학 입학 후로 미루어서 보다 신중한 전공 선택과 다양한 전공 선택을 유도하기 위해 채택된 것이지만 이러한 교육당국의 배려와는 아랑곳없이 학생들은 소위 인기학과에만 몰리고 있다. 그런데 인기학과의 상당수는 응용학문 분야이다. 따라서 순수학문을 공부하고 싶어도 단지 비인기학과라는 이유 때문에 응용학문으로 전공을 바꾸는 학생까지 생겨난다. 결국 학부제 실시는 응용학문의 부익부, 순수학문의 빈익빈 현상을 가중시키는 셈이다. 이런 현상은 대학의 효율성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이런 효율성에 대한 집착은 대학경영에서도 잘 드러난다. 물론 대학이 침체된 분위기를 일신하고, 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경영논리의 도입이 바람직하다. 그렇지만 대학 본연의 원칙을 포기한 경영논리의 도입, 즉 지성이 배제된 기술이나 기법의 도입은 효율성의 어설픈 추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대학을 영어로 표현하면 유니버시티(university)이다. 유니버시티의 어원은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에서 비롯되었다. 이렇게 본다면 대학은 모든 것을 포괄하는 다양성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따라서 갈등과 분열도 다른 어떤 집단에 비해서 많을 수 있고, 그 정도도 깊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갈등과 분열은 지금 대학이 개혁과 발전의 시기로 삼고 있는 현재에 있어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를 해결하는 것은 고도의 경영능력이고, 그 능력은 지식과 지능이 아니라 지성에서부터 비롯될 것이다. 지성에 의해 지배되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서 인문인프라는 반드시 회복되어야 하고, 이것이 대학의 경쟁력을 갖추는 현명한 해결책이다. 미국 ‘밀레니엄 위원회’는 문화의 개념을 예술과 인문과학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다가오는 21세기는 문화의 세기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전개될 문화의 세기에 합당한 경영논리는 응용과학의 경영학적 경영논리가 아니라 인문 인프라가 보태진 경영논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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