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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버드대 ‘금수저 자녀’ 年 50~60명 특례 입학

    “미국 명문 하버드대에도 ‘뒷문 입학’이 많다.” 하버드대가 이른바 성적이 떨어지는 ‘금수저’ 학생들의 명단을 만들어 해마다 50~60명을 별도로 입학시킨 것으로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버드대의 이런 정책은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FFA)이라는 단체가 지난달 ‘하버드대가 아시아계 학생을 차별했다’며 이 대학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확인됐다. ●학장, 기부자·동문 자녀들 특별 관리 미국 대학들은 자체적으로 입학 명단과 대기자 명단, 거부 명단을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Z리스트’로 불리는 하버드대 명단은 이런 일반적인 명단과는 다르다. 신입생 1600여명을 뽑는 하버드대가 2014년 이후 이 명단을 통해 통과시킨 학생은 전체의 3%를 넘는 한 해 50~60명 수준이다. 대학은 입학 시기를 한 해 늦추는 ‘입학 유예’ 조건으로 이들을 받아들였다. 이렇게 입학한 학생의 70%가 백인이었고 절반은 부모가 하버드대 출신이었다. 특히 이들의 60% 가까이는 학장이 ‘특별 관리’하는 주요 기부자나 기부 가능성이 큰 인사의 자녀들인 ‘금수저’들이었다. 이들의 성적은 ‘Z리스트’에 오르지 않았으면 입학이 가능했을지 불분명하다. 하버드대는 리스트의 존재 사실조차 함구해 왔다. 이번 소송으로 대학이 SFFA에 5년치 입학 관련 자료와 내부 이메일 등을 제공하면서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Z리스트가 베일을 벗었다. SFFA에 법률 조언을 해 주는 리처드 칼렌버그 센추리재단 연구원은 이를 하버드대로 가는 ‘뒷문’ 같은 것이라며 “백인과 부유층, 연줄 좋은 학생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런 제도를 없애야 하버드대의 인종·사회경제적 다양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명성 유지 위해 명단 작성 포기 못 할 듯 이에 대해 하버드대 측은 성명을 통해 “학업 성적 우수자부터 다양한 학업적 관심사와 관점, 능력을 갖춘 동료들로부터 학생들이 배울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캠퍼스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부분까지 여러 측면을 고려해 신입생을 선발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하버드대가 이 리스트를 포기할 가능성은 적다. 동문과 기부자들을 만족시키고 입학이 ‘매우 까다로운’ 학교라는 명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대학 관계자들도 ‘동문자녀 특례입학’이 동문들의 애교심을 고취하고, 370억 달러(약 41조 3700억원)에 이르는 기부금을 더욱 늘리는 방안이라고 역설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경남도 서부부지사에 문승욱 임용

    경남도 서부부지사에 문승욱 임용

    경남도는 25일 경제부지사로 명칭이 바뀔 서부부지사 임용시험 결과 문승욱(53)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혁신성장실장이 합격했다고 밝혔다. 문 실장은 산업부 퇴직 및 부지사 임용 절차를 거쳐 임용될 예정이다.문 실장은 서울 출신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와 미국 하버드대에서 각각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 제33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지식경제부 산업경제정책과장, 방위사업청 차장, 산업통상자원부 시스템산업정책관과 산업기반실장 등을 지낸 경제전문가다. 문 실장은 김경수 경남지사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경제부지사로의 명칭 변경은 다음달 9일 조례가 개정되면 시행된다. 지난 1일 새로 도정을 맡은 김 지사는 경남의 경제와 민생위기 해소를 도정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이를 위해 서부부지사 명칭을 경제부지사로 바꾸기로 했다. 또 지사 직속으로 경제혁신추진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장에 방문규(56)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선임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경남도 서부부지사에 문승욱 산자부 산업혁신성장실장 확정

    경남도 서부부지사에 문승욱 산자부 산업혁신성장실장 확정

    경남도 서부부지사(경제부지사로 전환 예정)에 문승욱(53)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혁신성장실장이 결정됐다. 경남도는 25일 서부부지사 임용시험 결과 문 실장이 최종 합격자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문 실장은 산업자원부 퇴직 및 부지사 임용 절차를 거쳐 경남도 서부부지사로 임용될 예정이다. 문 실장은 서울출신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와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각각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 제33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지식경제부 산업경제정책과장, 방위사업청 차장, 산업통상자원부 시스템산업정책관과 산업기반실장 등을 지낸 경제전문가다. 문 실장은 김경수 경남지사와 참여정부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한편 경남도는 서부부지사 명칭을 경제부지사로 바꾸기 위한 조례 개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9일 조례가 개정되면 부지사 명칭이 서부부지사에서 경제부지사로 바뀐다. 앞서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지사 재임 시절 진주의료원을 폐업한 뒤 진주의료원 건물에 경남도청 서부청사를 신설하고 정무부지사 명칭을 서부부지사로 바꾸었다. 홍 전 지사에 이어 지난 1일 새로 도정을 맡은 김경수 경남지사는 경남의 경제와 민생위기 해소를 도정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이를 위해 서부부지사 명칭을 경제부지사로 바꾸기로 했다. 또 지사 직속으로 경제혁신추진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장에 역시 경제전문가인 방문규(56)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선임했다. 방 위원장은 경기도 수원출신으로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제28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기획재정부 예산실장과 보건복지부 차관 등을 지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소통의 힘 ‘아몬드’· 지혜의 숲 ‘논어’… 빠져든다, 독서탐구생활

    소통의 힘 ‘아몬드’· 지혜의 숲 ‘논어’… 빠져든다, 독서탐구생활

    유난히 뜨거운 올여름에는 시원한 도서관에서 아이와 함께 독서 삼매경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신문이 여름방학을 앞두고 전국 17개 시·도교육감들에게 여름방학 동안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들이 읽기 좋은 책들을 각각 한 권씩 추천받았다. 교육감들은 타인과 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동화와 청소년 소설부터 어린이와 청소년이 읽기 좋은 철학 이야기, 또 미래 시대를 앞둔 세대들을 위한 교양서 등 다양한 도서를 소개했다.많은 교육감들은 타인과 소통하는 방법을 일깨우는 책들을 추천도서로 꼽았다. 김석준 부산·임종식 경북 교육감은 손원평 작가의 청소년 소설 ‘아몬드’를 중·고생 추천도서로 골랐다. ‘아몬드’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는 주인공 윤재가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면서 타인과 소통하는 방법을 깨닫게 되는 성장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김 교육감은 “타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사라져가는 요즘 학생들에게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소통과 공감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책”이라고 말했다. 임 교육감은 “여름방학 중 학생들에게 다름을 인정하고 타인과 소통하며 관계맺음의 중요성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따·다문화·장애… 고민해 볼까요 장석웅 전남교육감은 초등학생들에게 일본 현직 교사인 후쿠다 다카히로가 쓴 동화 ‘넘어진 교실’을 추천했다. 이지메(왕따)를 당하다가 인기가 많은 친구와 친해지며 왕따에서 벗어나지만, 왕따의 화살이 다른 아이에게 옮겨가는 것을 보고 고민에 빠진 초등학생 블루와 왕따를 당하는 친한 친구를 돕다가 자신도 함께 왕따를 당할까 봐 망설이는 오렌지의 모습을 보여주며 왕따는 가해자와 피해자로 쉽게 나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일깨워 주는 책이다. 장 교육감은 “이 책으로 아이들이 왕따 문제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그 해결 방법을 찾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초등학생들에게 이금이 작가가 쓴 동화 ‘나와 조금 다를 뿐이야’를 권했다. 평범한 초등학생인 영무가 정서장애를 가진 수아라는 친구와 짝꿍으로 함께 학교생활을 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다. 김 교육감은 “나와 다르지만 나처럼 특별한 친구 수아를 짝꿍인 영무가 점점 이해하는 이야기”라면서 “교실에서 마주치는 나와 다른 친구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노옥희 울산교육감은 타인과의 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책 두 권을 추천했다. 노 교육감은 “다문화 가정의 아이에 대한 편견과 학교 친구 간 괴롭힘을 유쾌하게 그린 소설”이라며 초등학생들에게는 김정미 작가의 ‘보름달이 뜨면 체인지’를 추천했고, 중·고생에게는 “고양이를 통해 소외된 사람들의 상처와 슬픔을 공감하고 소통하며 치유하는 이야기”라며 김중미 작가의 소설 ‘그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를 권했다. 모두 다양성이 중요시되는 현대사회에 아이들이 나와 다름을 어떻게 인정할 수 있는지 이해하도록 돕는 책이다.‘소년이 온다’… 5·18 치유의 역사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는 두 교육감이 중·고생들이 읽을 만한 책으로 추천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과 장석웅 전남교육감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이 책이 성인들을 위한 소설이지만 비교적 여유로운 여름방학 동안 세계적 권위의 상을 수상한 작가의 책을 읽어 볼 기회를 갖는 것도 좋겠다고 했다. 조 교육감은 “이전의 5·18을 소재로 한 소설이 기록과 고발의 입장에 섰다면 ‘소년이 온다’는 우리 사회가 어떻게 치유의 과정을 밟아 가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면서 “우리 학생들이 이 책을 통해 현재의 나와 우리 사회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 교육감은 “여름방학 동안 이 소설과 씨름하며 치열한 역사의 한순간을 공감하며 제대로 뜨겁게 여름을 보냈으면 한다”고 전했다. 철학과 고전… 커지는 생각의 나무 중·고생들에게 철학적 고민의 기회를 주는 책들도 소개됐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고 신영복 교수가 쓴 ‘담론’을 추천도서로 올렸다. 이 교육감은 “동양 고전을 현재의 맥락에서 해석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인간 이해와 자기 성찰, 세계 인식에 대한 인문학적 통찰을 담고 있어 청소년이 꼭 읽어 보았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도성훈 인천교육감은 청소년 철학교육 전문가 데이비드 A 화이트가 쓴 ‘철학하는 십대가 세상을 바꾼다’를 추천하면서 “우리 주변의 일상을 소재로 한 이 책을 통해 고정관념에 대해 의문을 품고 기발함과 엉뚱함으로 생각을 확산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석문 제주교육감은 초등학생들에게 공자의 고전인 ‘논어’를 읽어 볼 것을 권했다. 그는 “선인들의 지혜가 농축된 ‘논어’에서 아이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세계 시민으로 성장하는 자양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시중에 많이 출간된 어린이용 논어를 찾아 읽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쉽게 풀어 쓴 이성주 작가의 ‘아리스토텔레스, 이게 행복이다!’를 골랐다. 박 교육감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삶의 목적을 ‘행복’이라고 답한 바 있다”면서 “학생들이 올여름엔 아리스토텔레스를 만나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목적에 대해 성찰하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철 충남교육감도 작가 3인이 쓴 ‘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철학교과서, 나’를 추천하며 “아이들이 나를 둘러싼 관계설정을 통해 어떤 삶을 설계해야 하는지 풀어놓은 필독서”라고 소개했다. 4차 혁명… 상상 그 이상의 나라로 교육감들은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책도 빼놓지 않고 소개했다. 장휘국 광주교육감은 구본권 작가의 ‘로봇 시대, 인간의 일’을 추천하며 “인공지능·사물인터넷·3D프린팅·무인자동차·자동변역기계·빅데이터 등으로 대변되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우리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설계하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교진 세종교육감은 문선이 작가의 ‘지엠오 아이’를 중·고생 추천도서로 꼽았다. 유전자 조작이 일상화되고 돈벌이로 이용되는 미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최 교육감은 “유전자 조작이 맞춤 아이를 만들어주는 일에까지 이용되는 이야기를 보면서 학생들이 유전자 조작의 장단점, 유전자 맞춤 아기의 필요성, 생명 연장 찬반 등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설동호 대전 교육감은 미국 하버드대 교수 마이클 샌델의 베스트셀러를 아이들이 읽기 쉽도록 만든 ‘10대를 위한 정의란 무엇인가’를 중·고생들에게 추천했고,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초등학생들에게 채인선 작가의 동화 ‘행복이 행복해지기 위해’를 추천했다. 또 김병우 충북 교육감은 초등학생들에게는 황선미 작가의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을, 중·고등학생들에게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동화를 재해석해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한 ‘동화독법’을 소개했다. 김 교육감은 “동화독법은 여름방학 기간 청소년들에게 이미 정해놓은 답이 아닌 아직 정해지지 않은 해답을 찾아가는 길을 보여줄 것”이라고 책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김민욱 평택여고 국어교사는 “방학에 시간이 많다고 무리하게 독서 목표를 잡는 것보다 읽고 싶은 책을 한 권 정해놓고 재미있게 읽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래야 한 권을 읽더라도 오래 기억에 남아 올바른 독서 습관을 기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책에는 모바일서 얻을 수 없는 통찰력이 있죠”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책에는 모바일서 얻을 수 없는 통찰력이 있죠”

    모바일 시대, 강동권 이학사 대표가 말하는 ‘책 읽는 이유’ “아무리 디지털시대, 모바일시대라고 해도 인간이 책을 필요로 하는 이상, 출판은 여전히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에서 모바일을 넘어서는 깊은 지식과 통찰력, 새로운 해석과 비판적 사유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야 삶이 풍요로워지고 행복해집니다.”두꺼운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주로 출판하는 이학사의 강동권(59) 대표는 “책에는 질감과 형태, 편의성과 사용성 등과 같은 독특한 물성뿐만 아니라 읽는 재미와 느낌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이런 강조와는 달리 출판업계는 단군 이래 최악의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출판업계, 적어도 책은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변화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단순한 지식이나 사실은 책에서 찾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됐다”며 “책의 역할이나 효용이 달라졌다는 것을 절감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과 모바일이 출판 영역을 잠식하지만 그도 한때는 마이다스동아일보(현재의 동아닷컴)과 싸이월드에서 6년간 이사를 지냈다.16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의 주택가에 위치한 그의 출판사인 이학사를 찾아갔다. 몇 개월 전에는 안국동에서 만났지만 지난 4월에 연건동으로 옮겼다. 그는 안국동에서 20년간 출판사를 운영했다. 새 출판사로 찾아가는 골목길 앞 담벼락엔 ‘길 막힘’이란 경고문이 있어 되돌아 나갔다. 몇 번 헤맨 끝에 경고문을 넘어서 들어가니 가정집 같은 건물에 ‘이학사’ 문패를 만났다. 북촌이 관광지로 뜨는 바람에 임대료가 올라 이사를 했다. 출판사 면적도 거의 절반으로 줄어드는 바람에 보유한 책을 많이 기증도 했지만 1만 5000여권을 폐기처분했단다. 이학사의 이런 상황이 우리 출판업계의 현주소를 상징하듯 다가왔다. 강 대표의 사무실 한쪽 벽에는 이미 출판한 책이, 다른 쪽 벽에는 번역하고자 하는 원서들이 빼곡히 꽂혀 있었다. - 그동안 출판한 책 제목을 보면 상당히 어렵다. 책을 선정하는 기준은.☞ 철학, 종교학, 미학 책을 가장 많이 냈습니다. 이런 분야가 인간의 삶과 문화, 학문에서 가장 근원적이고 바탕을 이루기 때문에 이쪽을 천착하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왜, 이리 어려운 책을 내느냐’는 소리도 많이 들었지요. 우리나라의 지성계와 인문사회과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누군가가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굳이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는 건 아니지만. (최근에 낸 책을 보면 ‘메타 정치론’ ‘아우라의 진화’ ‘정신과학의 철학’ ‘비미학’ 등으로 그의 출판 성향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비전공자나 일반 독자 처지에서는 어렵게 보이겠지만 일정 수준에 도달한 작품들을 고릅니다. 이런 경향은 번역하는 여러 선생님과 제가 이런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겠지요.●“어려운 책도 누군가 꼭 할 일···새로운 통찰력 기준” 출판할 책을 고르는 특별한 기준은 없습니다. 해당 분야에서 고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거나 새로운 통찰과 해석, 비판적 사유를 담은 책을 내려고 합니다. 남이 한 이야기를 반복하는 내용의 책은 피합니다. 그리고 우리 출판사가 어려운 책만 낸 것은 아니고 쉬운 책도 제법 냈습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베스트셀러 내지 스테디셀러, 어떤 게 있나요.☞ 베스트셀러라고 할 만한 것은 없습니다. 스테디하게 나간 책들은 좀 있습니다. ‘철학, 삶을 만나다’(강신주), ‘정의론’(존 롤즈), ‘제국’(네그리, 하트), ‘처음 읽는 헌법’(조유진) 등이 그런 책들입니다. 처음 읽는 헌법이 꾸준하게 나가지만 요새는 워낙 책이 안 나가서 스테디셀러라고 할 만한 책도 드물어집니다. ●“제국, 세계종교사상사···우리 지성사에 큰 울림 남겨” 특히 ‘제국’과 ‘세계종교사상사’(전 3권) 출간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제국은 우리 지성계에 굉장한 울림을 주면서 출판사의 이름을 크게 알린 책입니다. 근대 자본주의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 사건과 현상을 횡단하면서 맥도널드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현대의 초국적 기업까지 조명했던 책입니다. 세계종교사상사는 20세기 최고의 종교학자 엘리아데(1907~1986)가 종교 사상의 역사를 종합적으로 다룬 현대의 고전인데요, 우리 같은 작은 출판사가 7년 노력 끝에 2100쪽이 넘는 대작을 제대로 소개한 것이지요. 이것들은 올해의 출판인상(2014년)과 한국출판문화상 번역상(2006년)을 안겨줬습니다. - 출판하는데 가장 큰 애로점은.☞ 출판인 누구나 그렇겠지만 좋은 책을 냈는데 판매가 받쳐주지 않을 때 힘듭니다. 요새 흔히 출판을 문화산업이라고 합니다만 방점을 어디에 찍느냐 - 문화에 찍느냐, 산업에 찍느냐 - 에 따라 책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잖아요. 우리 출판사는 아무래도 문화를 강조하다보니 판매에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주로 전문적이고 두꺼운 책을 내다보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데 판매가 따라주지 않으면 실망을 많이 하지요. 그런 책으로 ‘낯익은 시 낯설게 읽기’, ‘요가(엘리아데) ‘ 법이론’(임마누엘 칸트) 등이 기억납니다. - 과거 싸이월드 이사도 지내셨는데, 오프라인의 대명사 격인 책 출판을 하는 이유는.☞ 저는 책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책 내는 일을 하고 있고, 제가 좋아하는 일이고, 잘할 수 있는 일이며 또한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해 여전히 이 일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제가 30대 중반에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백수 생활을 좀 했습니다. 그때 회사를 다시 다니기는 싫고, 뭔가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출판의 ‘출’자도 모르고 덜컥 창업했지요. 그러다 제게 ‘꼭 나와달라’는 회사가 있어 낮에는 회사에 다니고 밤에는 출판사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제게 출판은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일, 그래서 열린 세계, 다양하게 해석 가능한 세계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출판사가 내는 책 한 권이 그 분야의 모든 것에 답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도 안 됩니다. 다만 새로운 인식, 새로운 통찰, 새로운 해석을 보여주는 한 권의 책을 냄으로써 세계를 읽는 또 하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던지는 것이지요. 그런 것이 많아질 때 인간은 풍요로워집니다. - 모바일 시대에 책의 의미는 뭘까요.☞ 스마트폰 시대에는 단순 팩트나 지식은 스마트폰이 실시간으로 해결해 줍니다. 모바일에 부정확한 정보도 많지만 몇 번만 검색해 비교하면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이에 책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주는 데다 인구까지 줄고 있습니다. 그래서 출판은 더욱 어렵습니다. 옛날엔 ‘10년에 100종을 내면 안 망한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저는 23년간 250여종을 냈습니다. 그래도 어려우니···. ●“책을 낸다는 건 열린 세계, 다양한 세계 만드는 일” 그러나 책에는 깊은 이해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스마트폰은 ‘본다’고 합니다.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스캔’하는 것이지요. 반면은 책을 ‘읽는다’고 합니다. 우리는 보거나 스캔해서는 비판적 사유, 종합적 통찰을 기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종합적 통찰력을 기르는 최선의 방법은 책을 읽는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시인 퐁주(1899~1988)가 한 말, ‘인간은 인간의 미래다’는 말을 좋아합니다. 이 말을 철학자 사르트르(1905~1980)는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미래가 있다는 것, 인간을 기다리는 티 없는 미래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아마도 이 미래는 인간이 누구의 지배를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사는 세계, 자신의 존재와 가치, 자유와 평등 그 자체로 사는 세계일 것입니다. 제게 책은 바로 그런 열린 세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세계를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는 것입니다. - 일반 독자들이 여름 휴가철에 읽을 만한 책 소개를 부탁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헌법 개정 논의가 있다가 요즘 좀 조용해졌습니다만 ‘처음 읽는 헌법’(조유진 지음)을 추천합니다. 민주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덕목과 함께 우리 헌법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 쓴 책입니다. 또 ‘서양철학사’(시르베크, 길리에 지음. 윤형식 옮김) 일독을 권합니다. 애초 철학을 전공하지 않은 대학생을 위한 교재로 만들어졌기에 쉽고 잘 읽힙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최고경영자(CEO) 추천도서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기존에 국내에서 나온 다른 철학사 책들과는 달리 명료한 서술, 참신한 접근, 새로운 시각이 특징입니다. 또 스마트폰 시대에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메시지를 어떻게 만들고 관리해야 하는지를 다룬 ‘메시지가 미디어다’(유승찬 지음)도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한국어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책과 출판은 산업의 시각이 아니라 정신적 문화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한국어가 중요하지요. 한국인의 삶과 문학, 정신을 규정하는 것이 한국어입니다. 일제시대 한글 사용을 금지한 데서 알 수 있듯이 한국어가 사라지면 한국인의 문화와 정신, 영혼 즉 정체성이 사라질 것입니다, 그런 한국어를 담는 그릇이 책이고, 책을 만들어내는 것이 출판입니다. ●“한국어와 출판은 문화간접자본···보호책 마련해야” 책과 출판은 도로와 교량 항만 같은 사회간접자본(SOC)과 마찬가지인 ‘문화간접자본(COC)’입니다. 문화간접자본이라는 말은 제가 만든 말인데, 이 토대 위에서 연극 영화 드라마 공연 등 다양한 문화가 발전합니다. SOC에서 경제가 꽃피듯 문화간접자본이 튼튼해야 우리 문화가 풍성해 질 것입니다. 최근 인구가 줄면서 또 앞으로 구조적인 변화에 따라 한국어를 쓰는 인구가 줄어들 것입니다. 한국어의 위기가 오면 한국인의 삶과 문화, 정신을 규정하는 정체성 위가 올 것입니다. 한국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책과 출판을 문화간접자본으로 규정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구정책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당국이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 요즘 주로 하시는 일은. ☞ 이사 뒷정리한다고 두어달 보냈습니다. 우리 출판사는 오래 전부터 주 39시간 근무를 해오고 있습니다. 저는 출근해서 책 보고, 원고 보고 선생님들 만납니다. 출퇴근 지하철과 집에서는 대개 원고를 봅니다. 우리는 편집자 한 명이 책을 책임지고 마무리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원고를 돌아가면서 읽습니다. 1교자와 2교자가 다릅니다. 오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지요. 한 원고를 최소 3명(필자와 편집자 2명)이 보면 오류를 거의 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난해한 책은 7교, 8교까지 볼 때도 있습니다. 요즘엔 하버드대 교수를 지냈던 존 롤즈(1921~2002)의 ‘도덕 철학사 강의’를 2교째 보고 있습니다 매월 첫째, 셋째, 다섯째 토요일에는 친구들과 함께 당일치기 백두대간 종주를 합니다. 작년 9월 시작해 상주까지 북진해 왔습니다. 산행할 때 낙오하지 않기 위해서 매일 아침 한시간씩 허벅지와 무릎 근력을 키우는 운동도 합니다. 그리고 대간에 가는 주에는 수요일 이후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기도하는 것 같지요? 둘째 토요일은 청계산 산행 모임에 나갑니다. 한 달이 바쁘게 돌아갑니다. 그리고 조만간 어렵지만 흥미로운 주제인 타자 문제를 다룬 ‘인류학을 넘어서(Beyond Anthropology)’라는 책과 알랭 바디우가 쓴 존재론 책을 내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자 강 대표는 자녀에게 읽히라며 ‘처음 읽는 헌법’과 ‘서양철학사’를 한 권씩 건네주었다. 기자들도 책을 좀 읽고 살아라는 뜻이 담긴 듯해서 받아들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오바마 장녀 말리아, 파리서 남친과 데이트 포착

    오바마 장녀 말리아, 파리서 남친과 데이트 포착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장녀 말리아(19)가 영국인 남자친구와 프랑스 파리에서 공개 데이트를 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의 1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말리아는 하버드대에 함께 재학 중인 동갑내기 로리 파쿼슨과 함께 지난 15일 오후 파리 거리를 활보하며 달콤한 시간을 가졌다. 무릎 위 까지 올라오는 짧은 원피스와 부츠를 신은 말리아, 흰 티셔츠와 면바지를 입은 파쿼슨은 서로 꼭 붙어 이야기를 나누며 걷거나 가벼운 입맞춤을 하는 등, 사랑에 푹 빠진 연인의 모습이었다. 이후 두 사람은 월드컵이 끝난 뒤 파리 축구 경기장에서 열리는 대형 콘서트를 위해 엄마 미셸 오바마와 여동생 사샤, 그리고 친구들과 합류했다. 축하 무대에서 비욘세와 제이지 등 유명 가수가 나와 노래와 춤을 선보였고 파쿼슨을 비롯해 오바마 가족들은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아쉽게도 아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케냐에서 다른 행사가 있어 그 자리에 함께 하지 못했다. 한편 말리아와 파쿼슨의 열애 소식은 지난해 11월 처음 언론에 공개됐다. 파쿼슨은 영국 런던의 한 투자펀드운용회사 최고경영자의 아들로 영국 명문 기숙학교 럭비스쿨 출신이다. 당시 두 사람이 하버드대와 예일대의 미식축구 경기장에서 입맞춤하는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평소 딸을 끔찍이 아끼는 오바마 전 대통령은 말리아의 열애 소식에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해 8월 하버드 기숙사에 입소하는 딸과 작별인사를 나눈 뒤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밴티지뉴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이대호의 암 이야기] 악성 흑색종과 야외활동

    [이대호의 암 이야기] 악성 흑색종과 야외활동

    검은 반점처럼 생긴 ‘악성 흑색종’은 피부에 생기는 암이다. 주로 백인들에게 많이 생기고 흑인에서는 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악성 흑색종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몇 가지 의심되는 이유가 있다. 우선 과거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피부가 많이 하얘졌다. 대부분 실내생활을 하고 야간 활동도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여가시간 증가로 야외활동이나 해외여행은 늘었다. 이는 갑작스럽게 강력한 해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악성 흑색종은 단순히 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이 아니라 자외선 노출 강도가 높을수록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그래서 선크림 등을 잘 발라 자외선 노출 강도를 최소화해야 한다. 햇빛이 강하다면 자외선차단지수(SPF) 50 이상을 바르는 것이 좋다. 적절한 복장으로 몸을 가리는 것도 좋다. 인류는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는 아프리카에서 시작됐다. 초기 인류는 생존을 위해 강력한 자외선을 이길 수 있도록 피부가 검었다. 자외선에 노출되면 혈액 내 비타민B, 특히 ‘엽산’이 피부 밑 혈관을 통과하면서 햇빛에 의해 쉽게 파괴되기 때문에 검은 피부가 필요했던 것이다. 비타민B가 부족하면 여성은 기형아를 낳을 확률이 높아지고 남성은 가임력이 떨어진다. 지금도 기형아 예방을 위해 산모에게 적절한 엽산 복용을 추천하고 있다. 그런데 인류가 햇빛이 적은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검은 피부는 햇빛을 통한 비타민D 합성을 방해한다. 실제로 백인은 흑인과 비교해 햇빛이 15%만 있어도 충분히 비타민D를 합성할 수 있다. 비타민D 부족은 골격계나 심혈관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산업혁명 당시 햇빛을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서 ‘구루병’ 같은 골질환이 많이 발생했다. 그래서 위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피부가 검은 인류는 살아남지 못한 반면 돌연변이를 통해 하얀 피부 유전자를 가진 인류만 살아남도록 진화했다. 즉 피부 색깔은 비타민D 합성과 비타민B 파괴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도록 진화한 결과다. 이후 인류가 특정 지역에 정착한 뒤 피부색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정착 지역에 맞는 피부색을 가진 인류만 생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이 교류하면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호주에서 악성 흑색종이 많은 이유도 백인들이 햇빛이 많은 호주로 이주해서 살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비타민D 부족은 여러 암종과도 관련이 깊다. 지난 6월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주립대(UCSD) 의대는 혈중 비타민D 농도가 높을수록 유방암 위험이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같은 달 미국 하버드대에서도 혈중 비타민D 농도가 낮으면 대장암 위험이 높아진다고 보고했다. 그러므로 적절한 혈중 비타민D 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악성 흑색종 위험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야외활동을 하지 말아야 할까. 아니다. 비타민D가 부족해지면 유방암이나 대장암 위험이 증가한다. 그래서 악성 흑색종 예방 지침에는 자외선 차단제 사용과 함께 적극적인 비타민D 섭취를 추천하고 있다. 그럼 비타민D가 많이 포함된 영양제를 사서 자주 복용하면 될까. 비타민D 농도가 너무 높아지면 오심이나 구토, 변비, 체중감소, 부정맥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심지어는 신장이 손상될 수도 있다. 생선, 달걀 노른자 등의 음식을 통해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 [기업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나눠서 가치 키우는 기업… 공유했더니 돈이 불었다

    [기업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나눠서 가치 키우는 기업… 공유했더니 돈이 불었다

    “구글이 추구하는 인공지능(AI) 비전은 모두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모두를 위한 AI’ 입니다.” 제프 딘 구글 시니어 펠로는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구글캠퍼스서울에서 열린 ‘구글 AI 2018’ 콘퍼런스의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모두를 위한 AI’의 구체적인 실현 방법과 관련해 “우선 인공지능을 활용해 세계 사용자들에게 구글의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다음은 텐서플로와 같은 오픈소스를 통해 모두가 인공지능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 마지막은 인공지능 혁신을 통해 의료나 생명과학 분야 등에서 인류의 난제들을 해결하는 것 등”이라고 설명했다. 검색엔진에서 출발한 구글이 세계적인 IT기업으로 우뚝 서게 된 성공의 중심에는 플랫폼 개방이 있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따라 구글은 개방형 생태계 조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AI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텐서플로’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면서 AI 생태계 선점에 나섰다. 메일 내용을 분석해 자동으로 답장을 추천해 주는 지메일의 ‘스마트 리플라이’, 사진 속 피사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구글 렌즈’ 등이 대표적인 ‘텐서플로가 낳은 자식들’이다.국내 소셜커머스 업체 티몬도 텐서플로를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을 활용해 판매자가 올린 제품 설명 중 법 규정에 어긋나거나 부적절한 부분이 있는지 걸러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구글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공유경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최대한 자신의 기술이나 아이디어 등을 독점하려고 ‘방어’하던 것에서 최근에는 이를 나누려는 시도가 급증하는 추세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같은 변화가 기업들이 갑작스레 ‘착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이 같은 나눔이 수익 창출에 이득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점이다. 공유경제라는 개념을 처음 제시한 로런스 레시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에 따르면 공유경제란 ‘자신이 소유한 기술이나 자산을 다른 사람과 나눔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활용되지 않고 있던 유휴 자원을 타인과 공유해 불필요한 소비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이익을 증가시키는 경제 활동이라는 설명이다. 다시 말해 단순히 시혜적인 차원에서 기업이 가진 것을 아래로 베푸는 게 아니라 공유 행위 자체가 비즈니스 모델이 되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즉, 폐쇄적으로 문을 닫고 있는 것보다 자신의 것을 나누는 게 외려 가치를 증폭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데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프로그램이나 기술을 활용한 제2, 제3의 서비스나 콘텐츠가 늘어날수록 자신들의 ‘우군’이 늘어나는 셈”이라면서 “어딘가에서 잠자고 있던 재화나 서비스가 기업의 유통망과 맞물려 시장에 등장할 수 있게 되면 훨씬 적은 비용으로 가치 창출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결국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술 확산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지자 재계에서도 소유보다 나눔에서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다는 역설적인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국내 대기업들도 이 같은 공유경제 구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SK그룹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회사 자산을 외부와 공유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하는 공유 인프라를 거듭 강조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 초 그룹 신입 사원들과의 대화 자리에서 “우리 인프라를 외부와 공유하면 손해가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공유할 가치가 없다면 보유할 가치도 없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 회장이 드라이브를 걸면서 계열사들에서도 가시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SK에너지는 최근 물류회사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전국에 위치한 자사의 주유소를 택배 집하 등 지역의 물류 거점으로 육성하는 프로젝트를 실행하기로 했다. 그 일환인 ‘실시간 택배 집하 서비스’는 고객이 협력 관계를 맺은 중간 배송전문 업체에 택배 접수를 하면 1시간 안에 기사가 방문해 택배를 수거하고, 수거한 택배는 주유소에 보관해 놨다가 택배 회사에서 정해진 시간에 수거하는 시스템이다. 석유 제품을 팔거나 세차·정비 서비스를 제공하던 주유소에서 새로운 가치 창출 활동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고객들은 시간과 비용을, 택배 회사는 집하와 배송 시간을 각각 줄일 수 있다는 것이 SK에너지 측의 설명이다. 그런가 하면 삼성전자도 개방형 기술 도입을 시도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수한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AI 플랫폼 기업인 ‘비브랩스’를 앞세워 스마트폰과 각종 가전제품을 연결하는 ‘AI 비서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의 핵심은 개방성이다. 인위적으로 모든 서비스를 통합하기보다 자발적인 생태계가 조성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비브랩스의 기술을 외부 업체들도 쓸 수 있게 공개해 비브랩스의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최대한 늘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측은 “비브랩스는 외부 서비스 제공자들이 각자 자신의 서비스를 쉽게 붙일 수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향후 개방형으로 구축하기 용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아직 국내에서 공유경제 생태계가 뿌리 내릴 토양이 마련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기업이 주도하지 않는 이상, 자생적인 공유경제 모델은 규제의 벽에 부딪쳐 꽃을 피우기도 전에 좌절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얼마 전 국내 1위 승차 공유 서비스 업체 ‘풀러스’가 택시 업계의 반발 등에 부딪쳐 경영난에 시달리던 끝에 대표가 사임하고 직원 구조조정을 결정했다. 현행 여객운수사업법에는 출퇴근 시간에 자가용으로 유상 운송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는데, 이 ‘출퇴근 시간’의 정의를 둘러싸고 풀러스와 택시 업계 사이에 갈등이 빚어진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정부가 신규 사업 모델에 대한 기득권층의 반발을 중재하는 데 실패한 것”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업체 우버도 국내에 상륙했지만 각종 규제에 부딪쳐 서울 강남, 서초, 송파구 일대에서만 제한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 정도로 관련 시장이 발붙이기 힘든 상황인 데다 정부에서도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고 있지 않은 만큼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공유 플랫폼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트럼프, 대입 소수인종 우대 철폐...‘실력대로’ 하면 한국인에 유리?

    트럼프, 대입 소수인종 우대 철폐...‘실력대로’ 하면 한국인에 유리?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학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인종의 다양성을 고려하도록 한 소수계 우대 지침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내에서는 인종의 다양성을 무시하는 처사로 논란이 격화되고 있지만 그동안 흑인 등에 밀려 학업 성적이 우수했음에도 ‘역차별’을 당해온 아시아계가 반사이익을 얻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법무부와 교육부는 성명을 통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대학입시에서 소수 인종 우대 전형을 권고한 지침을 철회한다”면서 “행정부가 의회와 사법부를 우회하는 초법적 지침을 제시했던 것은 잘못”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이 지침 때문에 대학들이 필요 이상으로 소수인종을 우대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1년 미국 대학이 연방대법원이 명시한 원칙에 부합하는 범위내에서 소수인종 우대 입시전형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도록 하는 내용의 지침을 권고했다. 당시 권고안은 “고등교육기관들이 다양한 학생 집단들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을 활용하는 데 강한 관심을 가지는 것을 인정한다”고 명시했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의 새 정책이 법적 강제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연방정부의 공식 입장이 되는 것”이라며 “대학들이 기존 지침을 유지하면 조사를 받거나 소송을 당할 수도 있고, 정부의 재정적 지원도 잃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소수 인종우대 정책은 1961년 존 F 케네디 행정부 시절부터 등장해 대입 전형시 소수인종 출신에게 가산점을 주거나 입학정원의 일정 비율을 배정하는 방식으로 실시돼왔다. 하지만 역차별 논란도 끊이지 않아 2008년에는 불합격한 백인 학생들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이는 흑인(미국 인구의 13%)과 히스패닉(17%)을 위한 우대 조치로, 트럼프 행정부의 지지 기반인 백인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이들보다 교육열이 높지만 인구의 5% 수준인 아시아계 학생들도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인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FFA)은 지난달 “하버드대가 아시아계 미국인 지원자에 대한 긍정적 성향, 호감도, 용기, 호의 등 개인적 특성 점수를 지속적으로 낮게 매겨 입학 기회를 줄이고 있다”고 주장하며 보스턴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대학 입학사정 과정에서 인종을 고려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하버드대에 따르면 지난해 입학생 가운데 아시아계 비율은 22.2%, 흑인은 14.6%, 히스패닉 11.6%로 나타났다. SFFA의 주장은 아시아계가 학업 성적 외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는 미국 대입 체계에서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프린스턴 대학이 2009년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당시 총점이 2400점이었던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점수를 고려하면 아시아계 지원자는 백인보다 140점, 히스패닉보다 270점, 흑인보다 450점을 더 받아야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입학 전형때 인종적 요인을 고려할 수 없도록 법제화한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아시아계 학생 비율이 1992년 25%에서 2016년 42%로 증가했다는 점에서 ‘실력대로’ 하면 더 많은 아시아계가 명문대에 입학해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그동안 아시아계의 권리에 별 관심도 없던 백인 보수층이 ‘눈엣가시’였던 소수 인종 우대 정책을 폐기하기 위해 아시아계를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2015년 통계에 따르면 미국 흑인 가구의 중위소득은 3만 6900 달러로 아시아계(7만 7000달러)나 백인(6만 3000달러)보다 현저히 낮다. 소득 격차가 교육 격차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명문대일수록 백인이 입학하기 유리한 구조적 환경을 무시한채 소수인종 우대를 폐지하면 흑인 등에게 고등 교육의 기회를 박탈하게 된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법무부에서 소수 인종 우대 지침을 담당했던 아누리마 바르가바는 “학교는 지속적으로 다양성을 추구하고 차별을 시정해야 한다”면서 “(기존 지침 철회는)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정치 공세”라고 비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비행기에서 일하는 승무원, ‘대부분의 암’ 위험 더 높다 (연구)

    비행기에서 일하는 승무원, ‘대부분의 암’ 위험 더 높다 (연구)

    상당 시간을 고공에서 보내야 하는 승무원이 일반 대중에 비해 여러 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공공건강센터 연구진이 미국에서 일하는 남녀 승무원 533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15% 이상이 암을 앓았던 경험이 있거나 현재 암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봤을 때 유방암의 경우 일반대중에게서 나타나는 비율은 2.3%인 반면 승무원에게서는 3.4%였고, 자궁암은 일반대중이 0.13%, 승무원이 0.15%, 자궁경부암은 일반대중이 0.7%, 승무원이 1.0%, 위장암은 일반대중이 0.27%, 승무원이 0.47%, 갑상선암은 일반대중이 0.56%, 승무원이 0.67%로 나타났다. 과거 연구를 통해 승무원들은 일반 대중에 비해 유방암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는 사실은 밝혀진 적이 있지만, 다른 암에서도 위험이 더 높다는 사실이 새롭게 입증됐다. 연구진은 “여성 승무원의 경우 체내 생체리듬에 혼란이 생기고 수면 장애 등을 앓을 위험이 커지면서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 승무원도 여성과 마찬가지로 암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흑색종과 같은 피부암에 걸릴 위험이 높았는데, 피부암의 경우 승무원이 걸릴 비율은 1.2~3.2%로 비교적 높은 반면 일반 대중에게서 나타나는 비율은 2.9%로 나타났다. 또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승무원으로 재직한 뒤 매 5년 마다 피부암의 위험도 높아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유력한 발암물질에 노출돼 있는 노동자 등, 직업군에 따른 더욱 자세한 건강 정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면서 “승무원들이 특정 암에 최대한 적게 노출될 방법이 무엇인지를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출반사인 ‘스프링거 네이처’가 발간하는 환경위생저널(journal environmental health) 26일자에 게재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적당한 음주 건강 도움”… 업계 돈 받고 연구한 거였어?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적당한 음주 건강 도움”… 업계 돈 받고 연구한 거였어?

    “적당한 음주가 노년기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매일 맥주나 와인을 한두 잔 마시는 사람이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조기 사망할 확률이 낮다”, “남성은 와인 2잔, 여성은 와인 1잔씩 마시는 것이 기대수명을 10년 이상 늘릴 수 있다.” 이런 제목의 연구성과들을 한 번쯤은 접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유명 대학 연구진들이 권위 있는 학술지에 발표한 것들이다 보니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도 ‘그렇다면 나도 한 잔씩 해 볼까’라는 생각을 했을 수 있습니다. 술을 권하는 듯한 이런 연구들은 외국에서도 발표 때마다 논란이 돼 왔습니다. 지난 15일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알코올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한 임상 시험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NIH 자문위원회가 NIH 내에서 수행되는 연구와 정책들에 대한 정밀 감사를 실시한 결과 ‘적당한 알코올과 심혈관 건강’에 관련된 임상 연구들이 연방정책을 명백히 위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기 때문입니다. 자문위원회는 프랜시스 콜린스 NIH 원장에게 ‘관련 임상 시험의 전면 중단’을 권고했고 콜린스 원장은 즉시 받아들인 것입니다. 자문위원회에 따르면 NIH 산하 국립알코올중독및남용연구소(NIAAA)의 핵심 행정가들이 주류업체들에 연구비를 요청하고 1억 달러(약 1104억 9000만원) 가까운 금액을 받는 조건으로 ‘적당한 음주가 건강에 이롭다는 방향으로 결과가 나오도록 할 것’이라는 주류업계의 요구사항을 수용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연구를 위해 외부 단체에 기증이나 기금 등을 요청할 수 없다’는 NIH 규정을 어긴 명백한 연방정책 위반이라는 것입니다. 연방정책 위반뿐만 아니라 연구자로서 연구윤리를 저버린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알코올 섭취와 건강에 관련한 임상 시험을 이끈 미국 하버드대 의대 케네스 무카말 교수는 연구비를 받기 위해 2014년 8월과 12월 주류업계와 임상 시험 등 실험 설계를 논의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조니워커, J&B, 기네스 맥주 등을 생산하는 디아지오, 버드와이저, 코로나, 호가든 등 맥주를 생산하는 앤하이저 부시 인베브 등의 업체와 미국증류주협회 등 주류협회들이 제시한 요구사항을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그 전후에도 NIAAA 행정가들과 임상 시험을 실시하는 연구자들, 주류업계 대표들 간 빈번한 이메일 교환이 있었다고 합니다. 자문위원회는 감사 보고서를 통해 “대중의 건강과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는 과학자와 정책 입안자들이 연구 결과로 직접적 이익을 얻게 될 주류업계 대표들과 접촉해 실험에 대해 이야기했다는 것은 임상 시험에서 얻은 과학적 지식의 타당성과 신뢰성에 치명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연구자들은 연구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는 하지만 과학계에서도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선은 냉정합니다. 대중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연구에 기업이 끼어들 경우, 결과에 대한 논란을 피할 수 없고 나머지 선의의 연구 결과들에 대한 신뢰도 하락도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지요. 이번 사태를 보면서 주목한 점은 자문위원회 의견을 그대로, 그리고 즉각적으로 수용한 NIH의 결정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최근 만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을 맡고 있는 염한웅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와의 대화가 떠올랐습니다. 한국 정부 부처들은 대통령이 의장이면서 전문가들로 구성된 과기자문회의 정책 권고나 결정에 대해서도 “알았다, 참고하겠다” 정도로 답하고 묵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묵살하는 대범함(?)은 연구개발(R&D)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어 무지한 장관 탓일까요, R&D에 대한 철학이 전무한 과학기술 관료들의 문제일까요. edmondy@seoul.co.kr
  • [시론] 세계는 왜 디지털 콘텐츠에 열광하는가/윤용필 스카이라이프티브이 대표

    [시론] 세계는 왜 디지털 콘텐츠에 열광하는가/윤용필 스카이라이프티브이 대표

    최근 미국의 대중음악 순위인 빌보드차트에 굉장한 사건이 일어났다. 한국 가수 최초로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앞서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1위를 한 적은 있지만,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우리나라 그룹이 세계 대중문화의 주요 무대에서도 먹힐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들의 음악은 도대체 어떻게 문화, 지리, 언어 장벽을 뛰어넘어 전 세계 팬들을 열광하게 만든 것일까.바라트 아난트 하버드대 교수는 저서 ‘콘텐츠의 미래’에서 콘텐츠의 성공 요인을 ‘연결성’에 둔다. 그는 콘텐츠 성공 요인을 분석할 때 가장 쉽게 빠지는 오류가 ‘콘텐츠의 함정’이라고 경고한다. 방탄소년단이 국제무대에서 성공을 거둔 비결 역시 팬들(사용자)과의 연결성이 큰 몫을 했다. 물론 그들의 음악 자체도 세계 팬들에게 통했지만, 이보다도 언어, 문화의 장벽을 넘기 위해 사용자 집단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을 적극 활용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인터넷 기반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기기로 미디어를 소비하는 ‘멀티플랫포밍’(Multi-platforming) 현상은 콘텐츠 소비의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미래 시장에서 콘텐츠 유통과 소비의 핵심은 생산자, 소비자 간 연결성 확보다. 따라서 콘텐츠 생산자에게 가장 중요한 사항은 콘텐츠와 사용자 사이 양방향성을 최대한 구현하는 것이다. 시청자들에게 일방적 콘텐츠만을 제공해서는 더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 양쪽이 실시간 소통하는 라이브 콘텐츠가 각광받는 시대가 왔다. 그런 만큼 기존 미디어로서는 대응이 시급한 시점이다. 콘텐츠 소비 변화 시대에 발맞춰 정부 역시 1인 크리에이터,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콘텐츠 제작 지원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제작·개발 이후 마케팅, 홍보, 유통까지 전폭적인 뒷받침을 확대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제2, 제3의 방탄소년단이 출현하고, 이를 통해 한류가 진정한 의미로 세계 무대에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과거 수출을 주도했던 자동차, 조선, 반도체 같은 하드웨어 분야에 지원했던 연구개발(R&D) 지원이나 세제 혜택을 콘텐츠 생산 과정에 참여하는 다양한 주체들에게 과감하게 지원해 주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콘텐츠 사업자들도 ‘콘텐츠 함정’에서 벗어나는 전략이 필요하다. 광고와 수신료 등 단선적인 수익 구조에 맞춘 전통적인 콘텐츠 제작 관행에서 탈피해야 한다. 앞서 밝혔듯 세계적인 콘텐츠 소비 패턴의 변화에 맞추어 변신해야 한다. 콘텐츠 소비 연결성과 양방향성 변화에 가장 발빠른 대처는 인터넷TV(IPTV)를 중심으로 한 진영에서 먼저 시작되고 있다. 지난해 KT가 ‘뽀로로, 핑크퐁’ 등 어린이 캐릭터를 활용한 ‘TV쏙’을 출시했다. 캐릭터와 어우러진 자신의 모습을 TV로 보고 즐길 수 있고 양방향성과 연결성을 특화한 콘텐츠다. 올해 5세대(5G)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양방향성이 한층 강화된 가상현실(VR) 테마파크 ‘브라이트’(VRIGHT)를 서울 신촌에 개장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기존 콘텐츠 사업자들의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제작 문법이 바뀌어야 한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디지털 유통에 방점을 찍고 소비자와의 연결성을 어떻게 구현할지 고민해야 한다. 세계인의 공감을 보편적으로 불러일으킬 수 있는, 기승전결 구조를 가진 강력한 디지털 콘텐츠로 글로벌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사업자가 나올 때가 됐다. 콘텐츠가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그들로 하여금 콘텐츠가 회자되고 재생산되도록 만드는 것, 그리고 이런 콘텐츠를 통해 세계적인 미디어 사업자로 발돋움하는 것, 이것이 기존 미디어 사업자들이 할 일이다. 이제는 전통적인 미디어 문법과는 전혀 다른, 짧고 간결하며 콘텐츠와 소비자 간 능동적인 참여가 강조된 동영상 콘텐츠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시대다. 제2, 제3의 방탄소년단을 발굴하는 미디어 사업자들이 우리나라에서 얼른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 직격탄 맞은 신흥국… ‘6월 위기설’ 현실화되나

    직격탄 맞은 신흥국… ‘6월 위기설’ 현실화되나

    터키 리라화·브라질 헤알화 등↓ ‘채무상환 불이행’ 가능성 촉각 日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약세“이변은 없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1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상향 조정하며 올 들어 두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특히 연준은 견고한 경기회복세를 바탕으로 연내 네 차례 인상이 가능하다는 여지도 남겼다. 연준의 이 같은 정책은 신흥국 위기를 확산시켜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와 글로벌 금융시장의 충격으로 이어지는 ‘긴축 발작’을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119.53포인트(0.47%) 하락한 2만 5201.20으로 거래를 마쳤다. 14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227.77(0.99%) 하락한 2만 2738.61로 마감됐다. 홍콩 항성지수는 이날 284.98(0.93%) 내린 3만 440.17, 대만 자취안지수는 159.23(1.43%) 떨어진 1만 13.98을 각각 기록했다. 미 금리가 오르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고위험·고수익을 특징으로 하는 신흥국에서 글로벌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는 만큼 신흥국들의 부채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신흥국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무역전쟁, 통화가치 급락, 자본 유출, 재정적자 확대, 부채 압박 확대 등 겹겹이 쌓인 악재로 중병을 앓는 상황이다. 터키 리라화 가치는 21%, 브라질 헤알화는 12%, 인도 루피화는 6%가량 급락했다. 자본 유출과 페소화 가치 급락을 견디지 못한 아르헨티나는 최근 500억 달러(약 54조원) 규모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3년간 지원받기로 했다. 인도네시아와 터키 정부는 환율 방어를 위해 정책금리를 전격 인상했지만 역부족이다.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 데이터에 따르면 신흥국 채권펀드에서는 지난달 31일 이후 일주일간 19억 달러나 빠져나갔다. 타이후이 JP모건 자산운용 아시아 수석전략가는 “미 국채금리가 치솟고 달러가 오를 때 아시아는 힘들어지고 신흥시장에 고통이 된다”고 지적했다. 미 경제가 호조를 보이는 데 반해 신흥국은 그 회복세를 쫓아가지 못한다는 사실도 악재다. 미국과 신흥국의 격차가 벌어지고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면 신흥국의 자본 유출은 가속화하고, 신흥국 사이에서 연쇄 디폴트가 발생한다면 이는 고스란히 세계경제에 충격으로 돌아오게 된다. 경제학자들과 시장 전문가들은 2013년의 ‘긴축 발작’이나 심지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까지 지적해 왔다. 카르멘 라인하트 하버드대 교수는 “신흥시장이 처한 여건이 2008년 위기나 2013년 긴축 발작 때보다 좋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뉴욕, 英런던 집값 비싼 이유 알고보니...

    美뉴욕, 英런던 집값 비싼 이유 알고보니...

    세계적 도시경제학자 에드워드 글레이저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도시는 인류가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자 가장 친환경적인 장소”라고 주장했다.그런데 인류 최고의 발명품은 위기를 맞고 있는 듯하다. 유엔 경제사회국(DESA)은 지난달 발표한 ‘2018 세계 도시화 전망’ 보고서를 통해 사람들은 점점 도시로 몰려들게 될 것이고 이 때문에 도시와 농촌의 불균형 발전을 비롯한 각종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DESA에 따르면 2050년쯤이 되면 지구촌 도시인구 비율은 현재 55%에서 68%로 증가한다. 전 세계 인구 10명 중 7명이 도시에 살게 된다는 것이다. 2030년이 되면 인구 1000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메가시티’가 현재 31곳에서 43곳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보고서는 “도시화의 가속화로 많은 국가들이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과제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건축학자와 도시계획가들은 여러 대안을 내놓고 있다. 다만 경전철시스템, 컨벤션센터, 주택 사업 같은 대규모 건설을 통해 성공적인 신도시를 건설하고 쇠락한 도시의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는 많은 정치가나 관료들의 주장은 잘못됐다는 게 대다수 도시계획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글레이저 교수 등은 “휘황찬란한 건물은 도시의 미관을 멋있어 보이게 만들 수 있을지는 몰라도 도시의 성공을 이끌고 도시의 여러 가지 근본적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럼에도 이번 6·13지방선거를 보면 많은 후보자들이 여전히 재건축, 재개발에 대한 장밋빛 공약을 내놓고 있고, 유권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이 찾고, 도시민들에게 삶의 만족감을 주는 도시의 요건은 도대체 무엇일까. 이런 문제에 해답을 제시하기 위해 도시계획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물리학자와 수학자들이 나섰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컴퓨터공학부와 노키아 벨 연구소 영국분원 연구자들이 위키피디아와 세계 최대 온라인 사진 공유 사이트인 ‘플리커’에 2007~2014년에 올라온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사진 약 150만장을 추적해 도시의 문화 자본과 경제 자본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피직스’ 최신호에 실렸다. 이번 연구는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1930~2002)가 주장한 ‘문화 자본’의 개념이 실재하는지에 대해 과학적으로 검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르디외의 ‘문화 자본’은 비슷한 문화적 가치를 누리는 사람들이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면서 사회를 확대시키고 공동체의 부를 가져온다는 개념이다. 연구팀은 위키피디아를 통해 도시의 문화 자본을 광고 및 마케팅, 건축 및 공예, 디자인, 예술, IT 소프트웨어, 출판, 박물관 및 미술관, 음악 등 25개 분야로 나누고 또 675개 세부 분야로 구분했다. 그다음 촬영장소와 시간을 표시하는 GPS 태그가 붙은 150만장의 사진을 세부 분야에 따라 분류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분류된 사진들을 런던 33개 자치구와 뉴욕 71개 지역의 도시 개발 상태, 소득 수준, 주택가격 분포 등 경제·지리 정보 지도와 비교했다. 연구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사진들이 일반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거나 문화적 가치가 있는 곳을 방문했을 때 찍은 것들이라는 점에 착안해 문화 자본을 측정하는 데 활용한 것이다. 그 결과 다른 자치구들보다 집값이 비싸고 소득 수준이 높은 런던의 켄싱턴, 첼시, 웨스트민스터, 런던중심구와 뉴욕의 그리니치빌리지, 미드타운, 브루클린하이츠 등은 문화 자본의 수준도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루카 아이엘로 노키아 벨 연구소 박사는 “현재 세계적으로 알려진 도시들을 보면 문화가 경제에 종속돼 있는 것이 아닌 문화 자본이 경제를 이끌고 나가는 형태”라며 “이번 연구는 그 같은 통설을 확인해 준 것으로 실제로 여러 경제적, 지리적 요인들이 주택 가격과 경제적 성장에 영향을 미치지만 문화적 요소가 가장 설득력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도 최근 발간한 ‘어디서 살 것인가’라는 책을 통해 “현대인의 소통 단절 현상을 치유하고 창의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도시 안에서 얼굴을 맞대고 우연히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 많아져야 한다”며 문화적 요소를 강조하기도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색종이처럼 DNA 접어 암치료 한다

    색종이처럼 DNA 접어 암치료 한다

    아이들은 색종이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어 내는 종이접기를 좋아한다. 색종이 접기처럼 DNA를 접어 암치료 약물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한국과 미국 공동연구진이 개발해 화제다.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공학연구소 류준희 박사와 세계 최고 암연구재단인 미국 하버드대 다나파버암연구소 윌리엄 시 교수 공동연구팀은 종이접기 방법을 응용해 기존 방법으로는 만들기 어려운 다양한 형태의 나노구조체를 만드는 ‘DNA 접기’(DNA origami) 기술을 개발하고 세포 침투효과를 실험적으로 확인하는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분야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 최신호에 실렸다. 나노 구조체는 암을 비롯한 다양한 난치병을 치료할 때 암세포나 치료부위에 약물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나노 구조체 모양과 크기에 따라 세포 침투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가장 효과적인 약물 전달 구조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지만 쉽지 않다. 연구팀은 아데닌(A), 구아닌(G), 티민(T), 시토신(C) 4개 염기로 이뤄진 DNA 가닥을 종이를 접는 것처럼 접어 약효가 뛰어난 3차원 나노 구조체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뼈대가 되는 긴 DNA 가닥 하나에 여러 개의 짧은 DNA를 종이접기하듯 접어서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비교적 간단해 보이는 이 기술은 DNA 가닥들이 결합해 이중나선을 형성하면서 수 나노미터 크기의 다양한 형태의 나노 구조체를 만들 수 있게 해준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서로 다른 크기와 모양의 11가지 DNA 나노구조체를 만들었다. 이 구조체들을 3가지 종류의 세포에 침투시키는 실험을 한 결과 나노 구조체의 조밀함이 높을 수록 세포 침투도가 커지며 기존 나노 구조체들보다 침투력이 15배 이상 우수한 것을 확인했다. 류준희 KIST 박사는 “DNA 접기기술로 암세포 등에 효과적으로 침투할 수 있는 DNA 나노구조체를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열린세상] 착한 척하기/유효상 차의과학대 경영대학원장

    [열린세상] 착한 척하기/유효상 차의과학대 경영대학원장

    이번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투표를 하겠다는 비율이 무려 82%에 달한다는 설문조사가 발표됐다. 참고로 2014년 투표율은 56.8%였다. 선거 때마다 사전 여론조사에서 ‘꼭 투표할 것’이란 응답 비율보다 실제로 투표한 사람들의 비율은 훨씬 낮았다.엄마들이 아이들의 과자를 구매할 때 영양가와 성장발육에 도움이 되는 품목을 선택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람들이 교회를 간 횟수를 부풀리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 예배 참석은 긍정적인 행위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들은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기부한 횟수와 금액도 실제보다 높게 응답하는 경향을 보인다. 텔레비전 시청자들도 가족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고 방송국에 요청하지만, 막상 그런 프로그램들은 시청률이 매우 낮다. 겉 다르고 속 다른 시청자들 때문에 방송국은 낭패를 겪는 경우가 많다. 1982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의 흑인 후보였던 토머스 브래들리는 공화당의 백인 후보인 조지 듀크미지언과 경쟁했다. 객관적으로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브래들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은 것은 물론 선거 날 출구조사에서도 듀크미지언에 앞섰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예상과 달리 브래들리가 듀크미지언에게 패배했다. 유권자들이 여론조사 때는 인종적 편견을 숨기려고 흑인이지만 능력이 있는 브래들리를 지지한다고 거짓으로 응답했다. 하지만 실제 투표에서는 백인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이를 가리켜 ‘브래들리 효과’라고 한다. 이후 ‘흑백 대결’이 펼쳐진 여러 선거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사람들은 멋지고 착하게 보이기를 원한다. 설문조사가 대부분 익명인데도 말이다. 이런 여론조사나 설문조사에서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더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좋게 보이거나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응답을 하려는 경향을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social desirability bias)이라고 한다. 일종의 이미지 관리를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평판과 위신, 체면을 관리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것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응답하게 된다. 심지어는 수면시간도 실제 잠을 잔 시간보다 적게 잤다고 응답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적은 수면시간을 근면의 상징으로 여기고, 긴 수면 시간을 게으름의 상징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로 데이터 과학자이자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세스 다비도위츠는 2017년에 출간한 그의 책 ‘모두 거짓말을 한다’(Everybody Lies)에서 구글 트렌드 분석을 통해 사람들은 인종차별, 정신질환, 성생활, 아동학대, 낙태, 광고, 종교, 건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당 부분을 거짓말로 왜곡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모든 사람들이 사실과 다르게 대답하고 왜곡을 습관처럼 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매년 125만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연구에 따르면 제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각광받는 무인 자율자동차가 이런 사고를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으며 천문학적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자율주행차는 윤리학의 고전적 문제인 ‘트롤리 딜레마’를 피할 수 없다. ‘인명 피해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누구를 희생양으로 삼는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짜야 하는가?’이다. 수많은 설문조사에서 사람들은 보행자나 다른 운전자를 위해서 기꺼이 차 안에 있는 자신이나 동승자가 희생돼야 한다는 밴덤의 공리주의적 답변을 했다. 그러나 동시에 만약 그런 차가 출시된다면 그런 차는 사지 않겠다는 이중성을 나타내기도 했다. 쉴 새 없이 올라오는, 의미 없는 SNS에 댓글이나 ‘좋아요’를 할 수 없이 누르는 것도 좋은 사람인 척하려는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이다.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 연구의 세계 최고 권위자인 미시간대의 로저 투랑조 교수는 놀랍게도 ‘선의의 거짓말’을 자주 하면 습관적으로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에 빠진다고 했다. 착한 척하다가 진짜 착한 사람들이 많아지는 세상이면 좋겠다.
  • 삼성전자 ‘CIO’ 신설…이재용호 新혁신 경영 본궤도

    삼성전자 ‘CIO’ 신설…이재용호 新혁신 경영 본궤도

    사업부문별 혁신전략 총괄지휘 4차혁명 대비 신성장 동력 발굴 손영권 CSO와 역할 분담 주목 삼성전자가 개방형 혁신을 강화하기 위해 최고혁신책임자(CIO) 직책을 새로 마련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신경영 선언’ 25주년에 즈음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신혁신’ 경영의 신호탄을 쐈다는 해석이 나온다. ‘4차 산업혁명’의 쌀로 불리는 인공지능(AI) 인재 확보와 더불어 이 부회장이 혁신을 발판 삼아 신성장 동력 발굴에 본격 나섰다는 관측이다. 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넥스트의 데이비드 은(51) 사장이 최근 삼성전자 CIO에 임명됐다. 삼성넥스트는 전자 산하 스타트업 투자펀드다. 혁신 업무를 총괄하는 CIO 직책이 삼성전자에 생긴 것은 처음이다. 앞서 삼성전자에서 ‘최고책임자’ 명칭이 붙은 이는 디바이스 솔루션·스마트폰·가전 등 3개 사업부문별 최고경영책임자(CEO) 외에 손영권 최고전략책임자(CSO), 노희찬 경영기획실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정도에 불과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은 사장이 스타트업 투자와 우수 인재 확보, 신사업 발굴 등 기존 업무와 함께 사업부문별 혁신전략까지 총괄 지휘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면서 “업계에서 흔치 않은 CIO 직책을 신설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 개방형 혁신을 좀더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하버드대 출신인 은 사장은 구글 콘텐츠 파트너십 총괄 부사장, 타임워너 미디어 통신 그룹 최고담당자, 베인앤드컴퍼니 경영 컨설턴트를 지냈다. 구글에서 일할 당시 유튜브 인수를 주도하기도 했다. 은 사장은 최근 삼성넥스트 인터넷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CIO로서 앞으로 5년 이후 삼성전자의 비전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사물인터넷(IoT)에서 AI,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블록체인 기술까지 집중하는 그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CSO와의 역할 분담도 주목된다. 반도체 전문가인 손 사장 역시 실리콘밸리에서 차세대 기술 개발을 책임지는 삼성 전략혁신센터(SSIC)를 총괄하며 그룹 내 혁신 전도사 역할을 해 온 이유에서다. 회사 관계자는 “손 CSO는 부품 분야에서, 은 CIO가 세트 분야에서 각각 신사업 확장을 이끌게 될 것”이라면서 “먹거리 발굴 영역은 나뉘지만, 두 사람 모두 혁신을 통한 신사업 발굴의 선도자라는 점은 일치한다”고 전했다. 그룹 차원의 혁신 움직임에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7일은 이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신경영선언을 한 지 25주년이 되는 날이다. 집행유예로 석방 상태인 이 부회장은 세 차례의 해외 출장을 비공개로 다녀오는 등 조용한 행보 중이지만, 부친의 뒤를 잇는 ‘신혁신’ 경영은 본궤도에 올렸다는 관측이다. 전날 삼성전자가 AI 분야 세계적 권위자로 꼽히는 세바스찬 승 프린스턴대 교수, 대니얼 리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를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단계적 비핵화·연쇄 담판… ‘현실적 카드’ 꺼내는 트럼프

    단계적 비핵화·연쇄 담판… ‘현실적 카드’ 꺼내는 트럼프

    백악관 ‘싱가포르 첫 회담’ 언급 수차례 만남 가능성 공식화 “북핵 일괄타결 불가 인식” 분석도 美 언론 “포괄적 합의 성명” 제기 “외교 성과 바탕으로 재선 발판” 일각선 북미 회담 장기화 전망오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의 대북 비핵화 전략이 기존 ‘일괄타결식’ 압박에서 ‘신속하면서도 단계적’ 프로세스로 변화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이 일회성 담판에서 연쇄적인 회동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워싱턴 정가는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싱가포르 회담 일정을 ‘12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로 확정하면서 ‘첫 회담’이라고 한 표현에 주목하고 있다. 북·미 정상 간 만남이 단발성이 아니라 앞으로 수차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공식화했다는 해석과 함께 일괄타결식 비핵화를 고수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단계적 비핵화로 무게 중심을 옮겨 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최근 백악관 내부의 분위기가 북핵 문제의 복잡성을 감안할 때 일괄타결의 ‘빅뱅식’ 해법보다는 수차례에 걸친 ‘담판’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백악관이 북한 비핵화의 (어려운)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미 언론은 첫 정상회담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대한 포괄적 합의를 담은 성명만 발표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비핵화와 체제보장이라는 핵심 의제들에 대한 기본 틀만 합의하고 세부사항은 후속회담으로 돌리는 ‘선이후난’(先易後難) 방식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6월 12일 빅딜이 시작될 것이지만 이날 서명하지 않을 것이며, 과정을 시작할 것”이라며 비핵화 합의를 ‘과정’으로 언급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USA투데이는 이날 두 정상이 도출할 최상은 포괄적 합의를 이루기 위한 의지를 담은 개괄적 성명일 수 있다고 짚었다. 이 신문은 “김 위원장도 대북 제재를 누그러뜨릴 방안을 찾고 있고, 두 정상은 전 세계 언론이 지켜보는 이번 회담에서 뭔가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그 과정은 매우 복잡하며 푸는 데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싱가포르로 갈 가능성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낼 평화조약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패트릭 크로닌 미 신안보센터(CNAS) 아·태안보소장은 정상회담 결과 전망에 대해 “‘디테일의 악마’가 따르는 광범위한 합의를 예상한다”며 “(비핵화) 전체는 매우 어렵다. 여러모로 볼 때 정상회담(개최 자체)이 가장 쉬운 부분”이라고 짚었다. CNN도 앞서 디테일은 향후 수개월 또는 수년에 걸친 실무협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워싱턴 일각에서도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전까지 협상이 이어지는 장기전 상황도 내다본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존 박 코리아워킹그룹 사무국장은 CNN에서 “정상회담에서는 미리 준비된 공동선언(성명)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며 “이것이 비핵화 메커니즘의 공식적 시작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삼성·LG전자, 차세대 먹거리 ‘AI 인력·투자’ 가속도

    삼성·LG전자, 차세대 먹거리 ‘AI 인력·투자’ 가속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성장 동력인 인공지능(AI) 분야 인력 및 조직 투자에 발벗고 나섰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이 분야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글로벌 핵심 인재 확보에 가속도를 내는 분위기다.삼성전자는 4일 “세계적인 AI 권위자인 미국 프린스턴대 세바스찬 승 교수와 펜실베이니아대 대니얼 리 교수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자로 영입된 두 사람은 모두 부사장급이다. 세트 부문 선행연구 조직인 삼성리서치(SR)에서 각각 AI 전략 수립과 선행 연구 자문, 차세대 기계학습 알고리즘·로보틱스 연구를 할 예정이다. 승 교수는 뇌 신경공학 기반 AI 분야 석학이다. 미국 하버드대 이론물리학 박사 학위 취득 후 매사추세츠공대(MIT) 물리학과 교수 등을 지냈다. AI 로보틱스 전문가인 리 교수는 MIT 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2001년부터 펜실베이니아대 전기공학과 교수로 강단에 섰다. 두 교수는 1999년 인간 뇌신경 작용에 따른 지적 활동을 본뜬 컴퓨터 프로그램을 세계 최초로 공동 개발했다.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삼성전자는 지난해 삼성리서치를 신설한 데 이어 최근 우리나라와 미국, 영국, 캐나다, 러시아 5개국에 글로벌 AI 연구센터를 잇달아 설립했다. 올해 초에는 머신러닝 전문가 래리 헥 박사를 영입,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의 AI 연구개발(R&D) 전무로 임명하기도 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AI 퍼스트’ 전략이 본궤도에 오른 격”이라고 전했다.‘LG가(家) 4세’인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이끌게 된 LG 그룹 역시 잰 발걸음에 나섰다. AI는 물론 로봇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모양새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LG전자 홈앤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는 최근 자율주행 물류로봇, 로봇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분야 R&D 인력을 충원 중이다. 지난달 말 국내 산업로봇 제조 업체인 로보스타의 지분 20% 인수 등 대대적인 투자와 궤를 같이한다. LG는 앞서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벤처 투자 기업인 ‘LG 테크놀로지 벤처스’를 설립했다. 그룹 차원의 해외 벤처 투자사 설립은 처음이다.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 4개 계열사는 총 4억 달러를 투자해 투자펀드를 조성한다고 지난 3월 공시했는데, 이 회사는 펀드 관리 업무를 맡게 된다. 지난달부터 현지에서 경력자 위주로 투자 전문가를 모집 중이다. 그룹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흐름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전했다. 계열사 관계자는 “그룹을 승계하는 구 상무의 미래사업 발굴에 이 투자사가 중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몸은 편한데 왜 병에 걸릴까… 몸은 안락함에 적응 못한 탓이죠

    몸은 편한데 왜 병에 걸릴까… 몸은 안락함에 적응 못한 탓이죠

    현대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는 장밋빛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진시황이 신하들에게 불로초를 찾아 나서도록 할 정도로 간절히 꿈꿨던 ‘장수’는 과학의 힘으로 실현가능해졌지만 기대수명 증가와 함께 당뇨, 골다공증, 심혈관질환, 각종 알레르기 질환, 치매, 우울증 등 만성질환 발병률도 꾸준히 늘고 있다. 늘어난 수명만큼 병원 침상 신세를 져야 한다면 과연 오래 사는 것을 축복으로 볼 수 있을까. 사람은 왜 병에 걸리는 걸까. 사람이 아픈 것은 단순히 특정 유전자의 발현이나 세포의 노화 때문이라고 봐야 하는 것일까. 책은 1990년대 초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진화의학’에 기반을 두고 있어 읽는 내내 ‘아’ 하는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현대 의학은 생리학과 해부학을 바탕으로 인간의 몸을 ‘기계’의 일종으로 취급해 진단과 처방을 내리지만 진화의학은 인체를 진화라는 오랜 역사적 관점에서 보고 질병에 걸리는 근본 원인을 탐구한다. 미국 하버드대 인간진화생물학과 교수로 인간 두개골의 진화와 맨발 달리기에 관한 연구로 유명한 저자는 진화의학의 관점에서 현대인을 괴롭히는 각종 만성질환과 신체 기능장애는 다름 아닌 진화의 산물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혹독한 생존 환경에서 생존과 번식에 적합하도록 진화한 구석기시대의 몸이 수렵과 채집 대신 직접 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한 농업혁명,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기 시작한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나타난 안락함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나타나는 부적응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저자는 진화의학이 자칫 잘못 이해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현대인들이 여전히 구석기시대의 몸을 갖고 있다고 해서 요즘 유행하는 ‘구석기인 다이어트’를 따라 하거나 얼마 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던 ‘안아키’ 같은 자연주의 치료법을 맹신하는 것은 진화의학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또 하나. 이 책의 번역본 감수를 맡은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가 밝히는 저자와의 인연을 찾아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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