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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호암상에 하택집·토머스리·최명근·정경화·가정법률상담소

    올 호암상에 하택집·토머스리·최명근·정경화·가정법률상담소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씨와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등이 올해 호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호암재단은 2011년도 호암상 수상자로 ▲하택집(43) 미국 일리노이대 교수(과학상) ▲토머스 리(52)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공학상) ▲최명근(52)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학상) ▲정경화(63) 미국 줄리어드음대 교수(예술상) ▲한국가정법률상담소(사회봉사상) 등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과학상 수상자인 하 박사는 물리학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생명현상 탐구 영역을 개척해가는 세계적 과학자로, 형광공명에너지전달(FRET) 현상을 생체 단분자 연구에 최초로 적용해 해당 분야의 연구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점을 인정받았다. 무선통신 분야 권위자인 리 박사는 상보성 금속 산화막 반도체(CMOS) 공정을 기반으로 하는 무선고주파 집적회로(RFIC) 선도 기술을 개발하고 실용화해 현대 무선통신기술의 비약적 발전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 박사는 하버드대 부속 브라이엄여성병원(BWH)에서 호흡기 및 중환자의학 전문의로 활약하고 있으며, 저농도 일산화탄소 호흡을 통한 난치병 치료법의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정 교수는 1970년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 협연으로 국제무대에 데뷔한 뒤 탁월한 기량과 뛰어난 음악성으로 세계 음악가와 평론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한국인의 문화적 자긍심과 예술적 위상을 드높이는 데 기여했다. 정 교수의 남동생인 지휘자 정명훈씨도 1997년 같은 상을 받은 적이 있어 호암상 최초로 남매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956년 설립된 민간법률구조 기관인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여성 등 사회적 약자 계층을 위해 다양한 무료 지원사업을 펼쳤고 이를 통해 사회의 통합과 균형, 복지 증진에 이바지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시상식은 오는 6월 1일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다. 수상자는 각각 3억원의 상금과 순금 메달을 받는다. 호암상은 삼성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을 기려 이건희 당시 삼성그룹 회장이 1990년 제정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한국 위험수준 아니지만 극소량의 방사능도 안심 말아야”

    “한국 위험수준 아니지만 극소량의 방사능도 안심 말아야”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방사능은 안전하지 않다.” ‘사회적 책임을 위한 의사회’(PSR) 이사이자 ‘핵전쟁 예방을 위한 국제 의사회’(IPPNW) 북미지역 부회장인 아이라 헬펀드는 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하지만 한국 국민들이 개인적인 자구책에 나설 단계는 아직 아니다.”라고 했다. 헬펀드 박사는 하버드대에서 학사학위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메사추세츠주 보스턴 근교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면서 국제 환경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인터뷰는 이메일과 전화를 통해 이뤄졌다. →최근 일본에서 날아온 방사성 물질이 한국 곳곳에서 발견됐지만, 한국 정부 당국은 극소량이라 인체에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한국에서 검출된 요오드131 0.356m㏃(밀리베크렐)을 피폭 방사선량으로 환산하면 일반인 연간 선량한도인 1m㏜(밀리시버트)의 3만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인데. -아무리 극소량이라도 방사능은 안전하지 않다. 적은 양이라도 방사능은 발암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한국에서 검출된 방사능은 적은 양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개개인이 자구책을 마련할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한국민들은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 후쿠시마 원자로에서 더 많은 방사능이 유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더 많은 방사능이 한국으로 날아온다면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지 모른다. →극소량이라도 방사능은 안전하지 않다면서 아직 자구책을 마련할 단계는 아니라는 말은 모순되는 것 같은데. -현재 검출된 방사능 양으로 볼 때 약을 복용하는 데서 오는 부작용이 약을 복용함으로써 얻는 효과보다 크기 때문에 아직 약을 복용할 단계는 아니라는 얘기다. →정부 당국은 일반인이 일상 생활에서 노출되는 자연 방사선량은 2~3m㏜로, 인체에 임상적 영향이 나타나려면 250m㏜ 이상의 방사선에 일시적으로 노출돼야 한다고 밝혔다. 즉 그 전에는 요오드화칼륨 같은 방호제를 복용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인데. -이 부분에 오해가 있다. 요오드화칼륨의 필요 여부는 공기 중의 전체 방사선량에 달려 있는 게 아니라 요오드131의 양에 달려 있다. 요오드화칼륨은 오직 방사능 핵산염의 흡수를 제한하는 데만 유용하다. 세슘137이나 스트론튬90, 플루토늄239 등을 막는 데는 쓸모가 없다. 시간당 250m㏜의 방사능에 노출되면 4시간 뒤 급성 방사선병에 걸릴 수도 있다. 따라서 요오드화칼륨은 요오드131이 250m㏜에 도달하기 훨씬 전에 처방돼야 한다. →정부 당국과 대다수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평상시 쓰는 휴대전화나 엑스(X)선 촬영기에서도 방사선은 나온다며 적은 양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데. -아니다. 이 문제에 관한 과학적 공감대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거듭 말하지만 아무리 적은 방사능이라도 안전하지 않다. 심지어는 자연에서 발산되는 방사능도 암 발병률을 높인다. 환경적으로 어쩔 수 없이 방사능에 노출되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원전 방사능에 노출돼도 무방하다는 핑계가 될 수는 없다. →어떤 방사성물질이 가장 위험한가. -방사성물질은 저마다 위험성을 갖고 있다. 그중에서도 플루토늄과 세슘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이들은 몸 속 깊숙이 파고들어가 오랫동안 남아 있으면서 건강에 위협을 가한다. →정부 당국은 후쿠시마 방사능이 동쪽으로 지구를 돌아 아시아 쪽으로 오기 때문에 한국에 도착할 때쯤이면 방사능 양이 현저하게 줄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인데. -바람의 방향이 바뀐다면 그렇지 않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도 서쪽 지역이 아주 심하게 오염된 바 있다. →정부와 많은 전문가들은 극소수의 전문가들이 방사능의 위험성을 과장해서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린다고 지적하는데. -나는 정부 대변인들과 산업계 대변인들이 원자력 산업을 보호하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역설적으로 그 위험성을 인지했으리라고 생각한다. →왜 같은 과학자끼리도 방사능의 위험성에 대한 견해에 차이가 있는 걸까. -어려운 질문이다. 데이터라는 것이 언제나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또 원전 산업을 위해 일하는 몇몇 과학자들은 공정하지 않은 것 같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입학사정관제 정착… 대학교육 패러다임 바꿔야”

    “입학사정관제 정착… 대학교육 패러다임 바꿔야”

    “학생 선발과 입학도 분명히 대학의 중요한 업무 가운데 하나이지만, 대학의 가장 근본적인 임무는 바로 학생을 어떻게 제대로 가르치느냐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최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선임된 김영길(71) 한동대 총장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의 발언에서는 ‘지향점이 분명한 교육’이라는 철학이 읽혔다. 그는 “대교협 총장으로서 입학사정관제의 정착을 통해 학생 선발과 대학 교육 간의 연계를 강화해 인격과 창의성을 가진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경북 포항에 있는 한동대학교는 16년이라는 길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혁신적인 커리큘럼과 기독교 정신에 기반을 둔 도덕성 교육을 바탕으로 단기간에 주목받는 대학의 반열에 올랐다. 1995년 한동대 초대 총장으로 임명돼 16년째 이 학교를 이끌어 온 김 총장을 지난 24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칠순에도 불구하고 김 총장은 90여분간의 인터뷰 내내 쉬지 않고 “국내 대학교육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에 이어 지난 8일 제17대 대교협 회장에 당선돼 이날 서울신문과 첫 언론 인터뷰를 가졌다. →현재 한국 대학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 분야 연구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초·중등교육은 세계 최상위권이다. 연구중심대학(대학원)도 상위권이다. 하지만 대학교육은 최하위다. 이게 뭔가. 21세기형 인재의 중요한 자질은 창의적인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다. 하지만 우리 대학들은 아직도 산업화시대의 마인드에 빠져 지식 암기에만 골몰한다. 소위 명문대학들도 상위 1%를 뽑아 4년 뒤 그대로 상위 1%로 졸업시킨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한 학생의 능력가치가 얼마나 향상됐는지 대학이나 기업은 도무지 따지질 않는다. 능력 50% 학생을 뽑아 10%로 만드는 게 우리나라 대학 교육의 목표여야 한다. →총장 취임 후 줄곧 학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는데. -대학의 본 기능은 연구가 아니고 교육이다. 교육을 잘하기 위해 연구가 필요한 것 아닌가. 국내 202개 대학의 학생 95%가 학부에 다닌다. 그런데도 정부 지원은 대학원에 집중된다. 이 때문에 교수들도 학생들 가르치는 데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대학 역사만 300년이 넘은 미국도 최근 들어 다시 학부교육을 강조하는 추세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양산 인력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비판과 분석, 문제해결 능력까지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 툴을 만들어 입학과 동시에 졸업까지 검증한다. 우주선을 만드는 과학자부터 한 나라를 지도하는 대통령을 만드는 데도 대학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내 대학에서는 학부만 나와서 세계적인 기업, 대학원에 간다는 보장이 없다. 그러니 3~4학년만 되면 스펙에 목을 매고, 영어 점수 얻어서 취직만 하려 한다. 창의성 없는 인재는 모방은 할 수 있어도 영원히 1등은 못한다. 인력교육이 아니라 인간교육이 중요하다. →대학에서도 학생의 인성, 도덕성을 주로 강조해 왔는데. -하버드대 총장도 지난번 100주년 기념사에서 대학의 윤리, 정직성, 책임성을 강조했다. 뜬금없이 요즘 시대에 왜 도덕인가 의아해할 수도 있다. 지난번 세계적인 금융위기 때 하버드 MBA 출신들이 거액의 보너스와 돈벌이에만 눈이 멀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거다. 미국 최고 대학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우리 대학생도 당장 졸업하면 대기업 가서 얼마나 많은 월급을 받는가에만 골몰한다. 다들 혼자 잘먹고, 잘사는 데만 빠져 있다. 도덕성을 초·중·고교에서만 가르치면 안 되는 게 바로 이것 때문이다. 한동대의 모토가 바로 ‘배워서 남 주자’이다. 대학의 전문지식 교육은 이미 충분하다. 남과 더불어 사는 삶, 글로벌 시민의식을 교육하자는 게 나의 또 다른 목표다. →입학사정관제의 공정성 문제로 여전히 논란이 많다. -노무현 정부 말에 시작된 제도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입학사정관제가 중요하다. 점수가 아니라 학생의 성장잠재력을 보고 뽑자는 거다. 잘만 되면 공교육 정상화는 물론 사교육도 없앨 수 있다. 그런데 대학들이 뽑기만 하고 제대로 가르치질 않는다. 미국에서는 이미 50년 전부터 사정관제를 시도했다. 학부교육이 먼저 정착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진짜 창의적인 인재를 만들려면 학부 교육이 먼저 획기적으로 변해야 한다. 대학들이 선발에서만 경쟁할 것이 아니라 대학에 들어와 가르치는 데에서도 경쟁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입학과 동시에 대학 교육과의 연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교협 회장으로서 가장 큰 목표도 입학사정관제 정착이다. →대학에서 직접 입학사정관제를 운용해 본 소감은. -지금까지의 입시는 사람을 불신했다. 선발의 공정성만 따지다 보니 컴퓨터로 0.1점을 갈라 학생을 뽑았다. 이제는 사람이 학생을 뽑는 시대다. 면접은 주관성이 개입된다는 단점도 있지만, 컴퓨터로 검증할 수 없는 잠재력과 창의성을 뽑아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부잣집에서 태어나 족집게 과외로 훈련한 학생이 시험 점수는 더 높을 수 있어도, 실제 대학 교육에서는 도움이 안 된다. 한동대는 이미 전체 학생의 80%를 사정관들이 뽑는다. 면접에서는 가장 먼저 ‘졸업하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묻는다.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세계로 나가 경쟁할 준비가 돼 있는지 검증하는 거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학문에 대한 동기와 열정이다. 왜 이 과목을 배우느냐, 또 거기에 얼마나 열정을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의사 돼서 돈 많이 벌고, 잘사는 사람은 우리 대학에서는 필요 없다. 마지막으로 학생의 재능과 학습능력을 확인한다. 컴퓨터로는 절대 찾을 수 없는 것들이다. →내년부터 대교협 차원에서 대학 평가를 추진한다고 하는데. -국내 일간지나 영국의 더타임스가 대학을 평가하는 기준은 사실 대학원이지 학부 평가가 아니다. 이러다 보니 교수들도 논문 점수 한점 높이려고 바쁘고, 대학도 평가 높이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 결국 학생을 제대로 가르치는 교육에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사과와 오렌지는 같은 과일이면서도 속은 전혀 다르듯 대학원과 대학 두 과정은 당연히 분리해서 평가해야 한다. 앞으로의 대학 평가는 양적 평가, 연구성과, 인풋(in-put) 위주의 평가에서 교육 내용이 얼마나 충실한가, 졸업 후 학생이 얼마나 달라졌나와 같은 부가가치 창출 능력과 아웃풋(out-put) 위주로 가야 한다. →대학교육의 특성화와 다양화를 강조했는데 상세히 설명해 달라. -우리나라 학생들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도 자기 재능을 모른다. 아직도 이과에서 1등 하면 의대 가고, 문과에서 1등 하면 사법시험 본다. 수백, 수천 가지 직업이 있는데도 똑똑한 학생은 두 군데만 바라본다. 이공계 살리자고 장학금 줬더니 나중에는 의학전문대학원으로 다 간다. 앞으로는 장학금도 상위 1% 학생에게 줄 게 아니라 소위 중간층 몸통 학생들에게 집중해야 한다. 한동대는 무전공·무학과로 입학해 2학년 때 자기 맘대로 학과를 고른다. 복수전공을 필수로 해 학문 간 융합도 강조한다. 대학 교육의 목표는 학생이 가진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다. →한동대 초대 총장 취임 후 16년이 흘렀다. 소회는. -우리 학교에만 매년 62개 나라에서 학생들이 온다. 졸업하면 대기업에도 많이 가고, 창업교육 수업을 통해 직접 회사도 차리고, 재학 중에 봉사활동을 필수로 시켜 월드비전 같은 비정부기구(NGO)에도 많이 나간다. 다양한 학생이 들어오니 취업도 다양하게 한다. 지방이라고 불리할 거라 생각하지만 역으로 한동대가 지방이라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학교 가는 길에는 산과 논뿐이다. 서울 유명 대학들처럼 주변에 술집, 노래방이 하나도 없다. 진짜 공부밖에 할 게 없다. 세계적인 대학 치고 수도 한복판에 있는 거 봤나. 지역주의도 결국 산업화시대 고정관념이다. 과학의 3요소인 시간·경제·물질은 21세기에는 더 이상 장애물이 아니다. 사실 거리로만 따지면 포항이 서울보다 미국에서 더 가깝다. →대학생과 학부모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나. -부모는 자식이 원하는 대로 가도록 인도만 해주면 된다. 어차피 자기 삶은 스스로 사는 거다. 어느 대학을 가라, 아니면 의대, 법대를 가라고 시키는 건 잘못이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 부모만큼 대학 전형요강 공부를 열심히 하는 나라가 없다. 그보다는 자녀가 어떤 재능을 갖고 잠재력을 가졌는지를 발견해 주는 게 더 중요하다.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감성과 지성의 융합이다. 머리에 좌뇌, 우뇌가 있다. 산업화시대에는 우뇌가 중요했다면 다가오는 시대는 좌뇌도 중요하다. 대학에 들어오면 책에서는 배울 수 없는, 보이지 않는 것에도 반드시 관심을 둬야 한다. 그리고 혼자 잘사는 것에만 관심 갖지 말고 내가 가진 것을 얼마나 나누어 줄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한번쯤 고민해 보길 바란다. 김효섭·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김영길 총장은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안동사범병설중학교, 서울사대부고,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거쳐 뉴욕 RPI 공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74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연구원으로 일하다 1979년부터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로 15년간 재직했고, 1994년부터 현재까지 한동대 총장을 맡고 있다. 포항공대 초대총장인 고(故) 김호길 박사가 6살 위의 형이다.
  • [나와 통일] (4) 스트라우브 스탠퍼드대 부소장

    [나와 통일] (4) 스트라우브 스탠퍼드대 부소장

    1994년 김일성이 사망한 뒤, 나는 미국의 많은 고위관리들이 사견으로 북한 정권이 몇 개월내 혹은 몇년 내 붕괴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을 들었다. 그때 나는 그들 스스로가 무엇을 얘기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추측했다. 그러나 그들은 몰랐다. 그들은 단순히 북한을, 공산주의 정권이 붕괴됐던 소련과 동유럽의 상황과 비교했고, 이 같은 상황이 매우 다른 환경의 북한에서도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국인들은 북한정권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이 망할 것이라는) ‘희망적 생각’(wishful thinking)도 이런 일치된 예측에 기여했다. 요즘 북한에서 권력 승계가 진행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북한 정권의 ‘붕괴’에 대해 다시 추측하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 명확한 사실은, 누구도, 심지어 평양에 있는 사람도, 거기서 실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확히 모른다는 것이다. 나는 북한 정권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그 정권이 수십년 더 지속하는 것이 가능하다고도 생각한다. ●北시스템 강한만큼 깨지기도 쉬워 전직 동료인 윌리엄 뉴콤(전 미 재무부 경제자문관)은 최근 북한 상황을 ‘단층대를 따라 고조되는 압력’에 비유했다. 그는, 누구도 어떤 특별한 지진이 언제 발생할 것이고 얼마나 클 것인지 예측할 수 없지만, 오늘날 과학자들은 대규모 지진이 불가피하게 어느 지역에서 결국 발생할 것이라고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평양은 정말로 이런 상황과 같다. 나는 조만간 북한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의 시스템은 매우 강할 수 있지만 역시나 매우 깨지기 쉽다. 민주주의적 선거 과정과 표현의 자유 없이, 사람들의 수요와 변하는 환경을 충족시키기 위한 평탄하고 단계적인 조정은 불가능하다. 평양에서 ‘정치적인 지진’이 조만간 일어나든 아니든, 철저하게 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미국과 다른 나라들은 북한에 극적인 변화가 일어날 경우 한국을 도울 것이다. 그러나 남한과 남북한 사람들이 불가피하게 가장 위험을 감수하고, 가장 많은 이득도 얻게 될 것이다. 우리는 변화가 언제 어떻게 올지, 그것의 모습이 무엇일지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 때문에 남한 사람들과 동맹국들, 우방들은 지금부터 많은 가능성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 나는 일부 남한 사람들이 그런 논의가 북한을 화나게 할 것이고 북한 내 문제를 유발할 것이라고 걱정하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준비하지 않는 것의 결과는 훨씬 나쁠 수 있다. 이것은 붕괴를 재촉하는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맞닥뜨릴 위험과 기회에 대해 신중하게 준비해 나가야 하는 문제다. 남한 사람들은 북한에 결국 무슨 일이 발생하든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혜와 자원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민간에서 통일을 포함, 한반도에서 발생 가능한 다양한 위기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더 많은 철저한 연구와 논쟁이 필요하다. 나는 독일 통일 직후 미 국무부에서 독일 담당 업무를 했다. 당시 독일 정부가 용감하게 노력했지만 심각한 실수를 많이 한 것을 관측했다. 화폐 단일화, 임금, 연금, 재산권 등과 관련된 정책들이 2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맴돌고 있는 국민 고통과 문제를 야기했다. 한국의 관료들과 대중 가운데 이런 문제들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 ●신속 대응위한 지혜·자원 공유를 많은 남한 사람들이 독일 통일로부터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이는 것들 중 하나는, 통일은 매우 위험하고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는 것이다. 통일이 이뤄질 때 위험과 비용은 당연히 클 것이다. 그러나 통일은 남한 사람들이 원하든 원치 않든, 준비가 돼 있든 아니든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비용은, 주의 깊게 계획된다면, 실제로는 투자가 될 것이다. 게다가 위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엄청난 이득을 위한 기회도 있을 것이다. 통일된 한국은 단지 북한 사람들뿐 아니라 모든 한국인들을 더 강하고, 안전하고, 번영하고, 행복하게 할 수 있다. 우리는 지난해 준비되지 않은 아이티를 강타한 지진의 엄청난 피해를 기억한다. 최근 일본의 대지진은 아이티 지진보다 1000배 강력했다. 일본이 준비하지 않았다면 어떤 결과가 발생했을지 상상해 보라. 이제 남한은 한반도의 정치적 지진에 대해 심각하게 준비해야 한다. 번역·정리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약력 ▲57세 ▲미 루이빌대·하버드대 박사과정 ▲주서독 미대사관 근무 ▲주한 미대사관 근무 ▲주일 미대사관 근무 ▲미 국무부 독일팀장 ▲주한 미대사관 공사참사관 ▲미 국무부 한국과장·일본과장 ▲미 존스 홉킨스대·서울대 강의 ▲현재 미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한국학 부소장
  • “한국 신속한 지원, 양국관계 긍정효과”

    “한국 신속한 지원, 양국관계 긍정효과”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와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동아시아 전문가인 에즈라 보걸(80) 하버드대 명예교수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세계 2차 대전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일본이 시간은 걸리겠지만 이번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보걸 교수는 16일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김병국)이 플라자호텔에서 주최한 KF포럼에서 ‘한국과 중국, 1978-79: 발전의 전환점’을 주제로 한 강연과 서울신문 등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관료사회는 굳건하며, 일본 국민들은 강한 저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번 위기를 충분히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탄탄한 관료사회도 강력한 정치적 리더십이 뒷받침돼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면서 일본의 강력한 정치 리더십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보걸 교수와의 단독 및 공동 인터뷰 내용이다. →일본 대지진이 한·일, 일·중 관계에 미칠 영향은. -한국이 매우 신속하게 일본을 지원하고 나선 것은 잘한 일이며 한·일 관계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본다. 매년 200만명의 한국인이 일본을 방문하는 등 인적 교류가 매우 활발하다. 한국처럼 일본을 잘 아는 나라도 없다. 한편 중국인들 사이에서 일본에 대한 동정 여론이 확산되는 계기는 될 것이다. 일본 대지진이 당장은 한·일, 일·중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동북아 정세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다. →일본의 정치적 리더십 부재가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는데. -일본의 탄탄한 관료사회도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 →일본의 정치적 리더십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이 있나. -강력한 대통령제로의 개헌은 생각해 볼 수 있는 대안이다. →중국 급부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지난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사건 등을 계기로 동북아에서는 한·미·일과 북·중 간의 신냉전구도가 구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들이 있었다. -한국이나 미국 등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부임 초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협력 관계에 방점을 뒀는데, 이를 두고 미국이 약해진 것 아니냐는 반응과 함께 지난해 중국이 과도하게 강하게 대응한 측면이 있다. 지난해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최고위급 간의 관계 개선을 통해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고 본다. 지난해 중반 이후 중국 군부도 보다 조심스러워졌다. 앞으로 군부와 정치적 지도자 간의 힘겨루기가 당분간 계속될 수 있으며, 시진핑 등 차세대 지도자들이 군부와의 관계를 어떻게 끌고 가느냐가 중요하다. →한국이나 미국, 일본의 바람직한 대중 정책 방향은. -한국이나 미국, 중국, 일본 모두 상호 협력 관계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중국과의 관계에서는 원칙에 입각해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너무 강하게 궁지로 몰아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 중국이 우려하는 점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서 미·중 간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최고 정치 지도자 간 관계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대중, 대일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발전시켜 나가려면 한국과 일본 정부 내에 여야,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을 지닌 진영의 전문가들이 모두 참여해 정권에 관계없이 기본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정책의 근간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한다. →주제를 북한으로 돌려 6자회담에 대한 전망은. -북한 핵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입장이 분명하기 때문에 6자회담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하려면 미국과 일본이 북한에 대해 확실하게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보걸 교수는 ▲1930년 7월생 ▲1958년 하버드대 사회학 박사 ▲1964~2000년 하버드대 교수 ▲1972~1977년 하버드대 동아시아연구센터소장 ▲1995~1999년 페어뱅크 연구소장
  • [책꽂이]

    ●바다, 섬을 품다(박상건 지음, 이지북 펴냄) 동해 최북단 대진항부터 시작해 7번 국도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 부산 앞바다 가덕도로 접어드는 바닷길을 구불거리며 걷는다. 그리고 다시 강화도, 석모도로 훌쩍 건너가 서해 앞바다 섬들을 조망한 뒤 우리나라 섬의 68%를 차지하는 섬의 보고(寶庫) 남해로 접어든다. 여행 소개서는 더이상 서점 구석이나마 차지하기도 어려운 때다. 시인이자 섬 전문가인 저자가 바닷바람 맞는 사람들의 신산하지만 따스한 삶의 풍경을 그려냈다. 1만 5000원. ●파괴적 혁신 실행매뉴얼(스콧 앤서니·마크 존슨·조지프 신필드·엘리자베스 알트먼 지음, 이성호·김길선 옮김, 옥당 펴냄) 기업마다 최고의 화두는 혁신이다. 단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의견이 분분할 뿐이다.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인 클레이튼 크리슨텐슨이 매사츠세츠 공대 교수로 재직하던 당시 제자들과 함께 운영한 컨설팅 회사의 혁신 실행 매뉴얼을 책으로 묶었다. 기존의 것을 붙든 채 추진하는 혁신이 아닌, 파괴를 통한 혁신을 얘기하고 있다. 2만 4000원. ●재미있는 자전거 이야기(장종수 지음, 자전거생활 펴냄) 자전거의 탄생에서부터 자전거를 만들기 위해 열정을 바친 사람들, 자전거가 가져온 우리 삶의 변화, 다양한 자전거 문화 등을 소개한다. 저자는 30년 이상 자전거를 타 온 자전거 애호가다. 1만 3000원. ●김정일 그 후(정승욱 지음, 지상사 펴냄) 북한의 3대 세습정권 시나리오의 전말과 후계 구축의 향방,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치적 역학관계, 향후 남북관계를 진단한다. 저자는 김정은 후계 체제의 최대 변수는 장성택(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매제)의 행보라고 분석한다. 1만 5000원. ●호오포노포노 실천법(이하레아카라 휴렌·가와이 마사미 지음, 임영란 옮김, 넥서스비즈 펴냄) 호오포노포노는 하와이 원주민 사이에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적인 문제 해결법이다. 저자는 비즈니스 분야에 호오포노포노를 적용하면서 ‘진정한 의미를 되살리는 비즈니스란 무엇인가.’라고 질문을 던진 뒤 종합적인 풍요, 즉 영적·정신적·신체적·물질적 풍요를 모두 포함한 부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결론적으로 답한다. 이해를 초월한 풍요라는 의미다. 일상 생활 속 개인에게도 적용되는 계언을 담고 있다. 1만 2000원.
  • 읽을 책도, 읽는 학생도 없다

    8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 도서관. 학기 초인데도 3층 열람실은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학생들이 가득했다. 나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최근의 극심한 취업난을 반영하듯 책상에는 토익·토플 교재나 공무원시험 수험서, 자격증 관련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국내에서 규모가 큰 상위 20개 4년제 대학 도서관들이 소장하고 있는 평균 장서 규모가 미국 등 북미지역 주요 대학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대학생 1인당 연평균 도서 대여량은 이들 대학의 65% 수준에 그쳐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책을 읽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책 읽는 대학생도 드물지만 읽을 책도 없다는 푸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8일 공개한 ‘2010 대학도서관 통계분석 자료집’은 국내 대학의 열악한 도서 보유 현황과 우리나라 대학생의 빈약한 독서량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자료집에 따르면 서울대·고려대 등 규모가 가장 크다는 상위 20개 대학의 도서관 평균 보유도서 수는 191만 4000권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미연구 도서관협회’(ARL)에 가입한 113개 대학의 평균 보유도서 441만 7000권의 43.3% 수준이며, ARL에서 최하위(113위)를 기록한 캐나다 구엘프 대학(185만 4000권)과 비슷한 규모이다. 국내 대학 중 가장 많은 책을 가진 서울대의 경우 409만 5000권으로, ARL대학 평균치보다 10%가량이나 적었다. 이처럼 국내 대학의 열악한 장서량을 반영하듯 대학생들의 대출 이용률도 ARL 대학 평균의 겨우 절반을 넘는 수준에 그쳐 우리나라 대학생의 독서량 역시 매우 적었다. 국내 상위 20위권 대학의 재학생 1명당 연평균 대출 도서는 17권으로 ARL 평균의 65%에 그쳐 71위인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와 비슷했다. ARL의 1인당 대출 도서가 가장 많은 학교는 하버드대(102권)로, 국내에서 도서 대출이 가장 많은 이화여대(35권)의 3배에 달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창의력이 희망이다/김종회 문학평론가·경희대 교수

    [열린세상] 창의력이 희망이다/김종회 문학평론가·경희대 교수

    1974년 7월 어느 일요일, 섭씨 40도가 넘는 더위가 모래 먼지와 함께 사람들을 괴롭히는 미국 텍사스의 조그마한 시골마을 콜맨에서의 일이다. 사위인 제리가 딸 베스와 함께 ‘여름손님’으로 방문했는데, 무기력하게 모여 앉아 있는 답답함을 견디다 못해 장인이 ‘애벌린에 다녀올까.’라고 제안했다. 콜맨에서 100㎞나 떨어진 곳, 식당도 별로 좋은 데도 없고 에어컨이 시원찮은 차로 흙먼지 속을 헤치고 가야 하는데…. 그러나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 4명의 가족은 살인적인 더위 속에 3시간이나 사막 길을 달려 애벌린에 도착하여 시설이 시원찮은 식당에서 맛없는 음식을 먹었으며, 다시 3시간 동안 아무런 의욕도 없이 황폐한 길을 되짚어 기진맥진한 채 콜맨으로 돌아왔다. 돌아와 말을 맞추어 보니, 정말 애벌린에 가고 싶어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무 말도 없이 둘러앉은 어색한 분위기를 바꾸려고 한 장인의 제안을, 모두 서로를 배려한다고 생각하고 수용했던 것뿐이었다. 이들은 휴일을 함께 망쳤다. 이 이야기는 미국의 저명한 경영 컨설턴트이자 조지워싱턴대학 교수였던 제리 하비 박사가 자신의 저서 ‘애벌린 패러독스’(Abilene Paradox)에서 창의력을 배제한 지나친 배려나 인정주의가 공동체에 끼치는 해악, 곧 합의 도출의 모순 사례로 적시한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이와 같은 경험의 기억을 한두 가지씩 갖고 있다. 한국 사회처럼 혈연·지연·학연으로 묶인 공동체에서는 피해 가기 어려운 애벌린 패러독스의 함정이 도처에 널려 있는 형국이 된다. 2003년 가을, 하버드대학의 컴퓨터 천재 마크에게 비밀 엘리트 클럽의 윈클보스 형제가 하버드 엘리트들만 교류하는 ‘하버드 커넥션’ 사이트 제작을 제안한다. 이 과정에서 힌트를 얻은 마크는 획기적인 인맥 교류 사이트 ‘페이스북’을 개발, 삽시간에 세계를 석권한다. 마크는 기업가치 58조원을 창출한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가 된다. 하지만 윈클보스 형제를 비롯한 동참자들과의 소송에 휘말리고 아이디어 전쟁도 시작된다. 페이스북의 창시자 마크 저커버그를 소재로 한 실명영화 ‘소셜네트워크’의 줄거리이다. 창의적 아이디어로 부와 명성을 함께 얻은 현대판 신화를 다룬 이 영화는 올해 아카데미상의 편집·각색·음악 3개 부문을 수상했다. 지금 우리가 눈앞에 보고 있는 아랍권의 지각변동, 즉 이집트의 무바라크를 축출하고 리비아의 카다피를 절벽으로 몰고 있는 힘은 군사적 압박 이전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부양한 시민 봉기로부터 비롯되었다. 한 젊은이의 창의력이 세계사 변혁의 단초를 이룬 사례이다. 세상 사람들의 대다수가 분별 없이 편의와 향락의 저잣거리를 향해 달려가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실제로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그처럼 무책임하고 경박한 자리에 있지 않다. 활자매체와 문자문화가 퇴색하고 전자매체와 영상문화가 시대의 길목을 점령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여전히 지식의 근본에 대한 목마름과 삶의 진실한 가치를 추구하는 정신은 깨어 있다. 그러한 정신이 자기 갱신을 거듭하면서 세상의 미래를 밝히는 저력은 곧 창의적인 사고와 개방된 세계관으로부터 온다. 필자가 일하는 대학의 부서에서는 매주 월요일 점심시간에 독서토론회를 연다. 책 읽기, 깊이 생각하기, 창의적으로 발상하기. 어려운 환경을 자발적으로 넘어서 보자는 뜻에서이다. 우리 내부에 숨어 있는 잠재력을 깨워 작동할 통로를 열자는 의도이다. 작가 김영하는 언젠가의 강연에서, 이런 방식을 두고 의식의 지하실에 갇혀 있는 ‘괴물’을 이끌어 내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우리의 작고 소박한 삶터에는 소중한 진정성이 숨어 있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동시대의 거시적 물결을 바라보면서 스스로의 눈을 밝히고 꿈을 키우는 경각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 별다른 부존자원도 없이 분단된 상황에서 사람만이 자산인 나라가 시대를 앞서가는 창의력 없이 버틸 수는 없다. 하나의 생각, 한권의 책, 한 인물과의 만남에서 얻을 수 있는 창의적 정신은 누구에게나 판도라의 상자에 끝까지 남은 희망이 될 수 있다.
  • ‘지식의 공장’ 된 대학 학문마저 경영하는가

    ‘지식의 공장’ 된 대학 학문마저 경영하는가

    ‘지성의 전당’ 또는 ‘우골탑’이라 불리는 대학을 10~30년 전에 졸업한 기성세대들이 찾는다면 깜짝 놀라기 마련이다. 잔디밭, 테니스 코트, 공터 등에 우뚝우뚝 들어선 기업이나 기업가의 이름을 단 낯선 건물에 놀라고, 시내 식당의 밥값을 능가하는 학생식당의 가격표에 또 놀란다. 아마도 자녀가 들고 오는 등록금 고지서 숫자를 처음 보면 다리가 휘청거릴 정도로 놀랄 것이다. ‘대학 주식회사’(제니퍼 워시번 지음, 김주연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는 한국 대학보다 앞서 기업의 앞마당으로 변해 버린 미국 대학의 현실을 한 언론인이 발로 뛰며 취재한 기록이다. 저자인 워시번은 ‘네이션’ ‘워싱턴 포스트’ 등에 기사와 사설을 쓰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다. 2005년 출판된 ‘대학 주식회사’로 “대학의 기업화 과정에 대해 저널리즘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분석을 보여 주었다.”는 찬사를 받았다. 미국의 전형적인 중산층인 스미스 가족이 맏딸 제인을 뉴욕 대학에 보내려면 2003년 기준으로 1년에 3만 95달러(약 3300만원)의 등록금을 내야 한다. 여기다 방세와 식비, 교재 그리고 용돈까지 합하면 1만 3000달러가 더 든다. 뉴욕대는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의 대학 순위 평가에서 보스턴 대학 등 경쟁 대학을 제치고 2003년 35위란 훌륭한 평가를 받았다. 1인당 연봉 20만~3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유명 경제학자 8명을 채용하고, 하버드대 안드레이 슐레이퍼 교수를 영입하고자 50만 달러의 연봉을 제시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뉴욕대는 산부인과 교수 네명에게는 150만 달러가 훨씬 넘는 연봉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뉴욕대에 입학한 제인이 이런 거물급 교수에게 배울 일은 거의 없다. 뉴욕대는 스타 학자들을 영입하면서 강의는 최소한으로 줄여 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학부생인 제인이 듣는 강의는 대학원생이나 워드 리건 같은 시간강사가 맡을 가능성이 더 크다. 36살의 시간 강사 리건은 뉴욕대에서 12년 동안 대학생을 가르쳤다. 1993년 그가 처음 강의를 시작했을 때 초봉은 한 과정당 2700달러였다. 나중에 그의 임금은 한 과정당 3900달러로 올랐는데 이는 그 과에서 받는 최고 금액이었다. 뉴욕대에 리건과 같은 시간강사는 3277명이 있다. 이들은 뉴욕대 강의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며, 3083명인 전임 교수보다 그 수가 더 많다. 만약 스미스 가족이 딸이 듣는 강의 대부분을 리건처럼 격무와 박봉에 시달리는 시간 강사들이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래도 매년 3만 달러가 넘는 돈을 등록금으로 선선히 내놓을까. 2010년 현재 한국의 대학 등록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스미스 가족에게 던지는 질문은 대학생 자녀를 둔 우리나라 학부모에게도 똑같이 해당하는 내용이다. 드넓은 잔디밭이 풍요롭게 펼쳐진 미국 대학의 풍경도 한국과 다를 바 없다.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소속 위험성 평가센터는 화학회사와 살충제 생산 회사로부터 재정의 60%를 지원받고 있으며, 이들 회사가 생산하는 상품에 대해 우호적인 보고서를 쏟아내는 곳이다. 텍사스 대학은 교수들이 11년간 담배 회사의 변호사들을 위한 비밀 연구를 수행하도록 승인해 주는 대가로 170만 달러를 받았다. 도산한 엔론 사는 하버드대 주요 연구소에 자금을 댔고, 연구소는 캘리포니아주의 에너지 시장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31개나 쏟아냈다. 심지어 대학 총장도 후원금을 끌어모으는 능력이나 기업과의 친밀도에 따라 임명되고, 경영대 학장이나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총장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들은 기업의 이사를 겸하기도 하며, 주립대 총장의 봉급 가운데 상당 부분을 세금이 아닌 민간의 재원으로 조달하는 예도 많다. ‘사회의 양심이나 비판자’라기보다는 ‘산업계가 요구하는 특정한 제품(인재 또는 보고서)을 생산하는 공장’이 된 대학. 사회의 모든 부문이 시장에 잠식된 지금, 시장이 간과하는 문제를 탐구하고 비판할 대학의 본령을 어떻게 되살릴 수 있을까. 책은 진지하고도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1만 8000원. 글 윤창수기자 geo@seoul.co.kr·그래픽 김선영기자 ksy@seoul.co.kr
  • “공정사회로 가려면 땅·주식 세금 강화해야”

    “공정사회로 가려면 땅·주식 세금 강화해야”

    정부가 지난달 19일 ‘1차 공정사회 회의’를 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공정사회’를 처음 내건 지 반년 만이다. 공정사회는 과연 가능한 것일까. 계간지 ‘역사비평’ 2011년 봄호는 공정사회의 전제조건 가운데 하나로 세금 문제를 제기한다. ‘조세의 공공성을 묻다’라는 주제로 특집을 마련한 것. 역사비평 측은 “지난해 공정사회론이 나왔고, 마이클 샌델(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큰 화제가 됐다.”면서 “공정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를 찾다 보니 세금 문제가 거론됐고 이에 맞춰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정태헌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는 ‘한국 근대 조세 100년사와 국가, 민주화, 조세공평의 과제’라는 논문을 통해 공정사회에 걸맞은 조세 제도로 자산·자본 소득자에 대한 중과세를 제시한다. 2009년 기준 우리나라 부동산과 주식의 순가치는 총 7500조원. 그런데 여기서 거둬들인 세금은 37조 8000억원(0.005%)에 불과했다. 같은 해 자동차 내수판매액 23조원에 대한 세금은 6조 8000억원(29.6%)이었다. 부과 세율 격차가 무려 5920배다. 건설 현장을 누빈 기업인 출신의 이 대통령은 특유의 ‘내가 해봐서 아는데’ 정신으로 젊은이들에게 생산 현장에 나가 땀을 흘리라고 독려한다. 그런데 조세 제도는 애써 땀 흘리기보다 지적도나 주식 시세표를 뒤적이라고 권유하는 셈이라는 게 정 교수의 지적이다. 잘못된 조세 정책이 잘못된 신호를 시장에 보냄으로써 자원 배분의 왜곡을 야기한다는 얘기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 조세 제도 역사에서 이 같은 문제점은 오래전부터 누적돼 왔다.”면서 “자산·자본 소득에 대한 추징은 면밀한 조사와 제도의 뒷받침이 따라야 하는데 국가체계가 엉성하던 시절에는 이런 노력을 들일 틈이 없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가장 만만한 게 소비와 임금소득이었다. “그래서 소비세(부가가치세·특별소비세 등)와 근로소득세만 집중적으로 거둬들이게 된 것”이라는 정 교수는 “예전에야 경제 발전이 급하다 보니 그랬다고 하더라도 이제부터는 경제 발전의 과실을 가장 크게 누리고 있는 자산·자본 소득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물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같은 맥락에서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경제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공성의 관점에서 본 한국 토지 보유세의 역사와 의미’를 통해 토지 보유세 강화를 주장한다. 0.2%에 불과한 보유세 실효세율을 2017년까지 1%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여기서 조성된 34조원을 복지재원으로 써야 한다는 논리다. 국가 개입이나 세금 같은 단어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던 미국의 신자유주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마저도 토지보유세만큼은 긍정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얘기다. 전 교수는 “노무현 정부 시절 토지 보유세 강화가 시도됐으나 경제논리에 앞서 ‘세금폭탄’ 등으로 상징되는 여론전과 정치 공세에 좌초됐다.”며 아쉬워했다. 이정철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연구소 연구위원의 글은 더 따끔하다. 최근 ‘대동법:조선 최고의 개혁’이라는 책을 내놓은 이 연구위원은 ‘대동법을 통해서 본 조선 시대 공공성의 관념과 현실’이란 논문을 통해 “정부 차원에서 ‘부자 감세’가 주장되는 오늘날이 토지 생산력 중심 과세원칙에 기초한 17세기보다 공공적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쓴소리를 뱉었다. 이 연구위원은 “대동법의 정착 과정을 추적하다 보면 당대 유학자들의 가장 큰 관심이 토지의 생산력에 맞춰 세금을 내도록 하는 문제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면서 “더 많이 버는 자가 더 많이 내라는 것, 즉 이를 균(均) 혹은 평(平)이라 불렀다.”고 상기시켰다. 공정사회 기치를 내건 정부가 새겨들을 만한 대목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내털리 포트먼, 엄친딸 깨고 흑조로 날다

    내털리 포트먼, 엄친딸 깨고 흑조로 날다

    꼬마가 처음 발레를 만난 건 네살 때였다. 그땐 몰랐다. 발레가 운명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열살 때 유명 에이전시에서 모델 제안을 받았지만 단칼에 잘랐다. 훗날 인터뷰에서 “(모델보다는) 연기에 집중하고 싶었다.”고 했다. 여느 아이들과 확실히 달랐던 모양이다. 방학 때 부지런히 연기 캠프에 등록했고, 뮤지컬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레옹’ 마틸다 스캔들·반항없이 중견배우로 1994년 11월, 뤼크 베송 감독의 ‘레옹’이 개봉하면서 영화 관계자나 팬들은 레옹(장 르노)보다 마틸다 역을 맡은 꼬마에 주목했다. 가족이 몰살당한 뒤 복수를 위해 레옹에게 사사(?)하고, 사랑하고, 몸부림치는 소녀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불과 열세살. 내털리 포트먼(30)이다. 쉴 틈 없이 영화를 찍었다. 얼추 30편. 중견 배우의 작품 목록과 맞먹는다. 미국 할리우드에서 10대를 보낸 숱한 청춘들이 겪은 마약·섹스·음주 스캔들은 한번도 없었다. 약물 중독으로 힘든 시절을 보낸 ‘ET’의 ‘꼬마 아가씨’ 드루 배리모어(36)와도 대조적이다. 2004년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클로저’에서 스트립 댄서를 맡아 반듯한 이미지를 벗어나려 했다. ‘브이 포 벤데타’(2006)에선 삭발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데 결정적인 한방이 없었다. 소름 끼칠 만큼 인상적이었던 마틸다의 그늘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았던 것. 하지만 지난해 베니스영화제에서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블랙 스완’이 공개되면서 달라졌다. 평론가들은 포트먼에게 무릎을 꿇었다. 오는 28일(한국시간) 열릴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포트먼의 여우주연상 수상을 의심하는 이는 없다. ●반듯한 이미지 영화 속 캐릭터와 비슷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블랙 스완’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면서 가장 먼저 포트먼을 떠올렸고, 8년 전 출연을 제안했다. 탄탄한 연기력은 물론, 10년 가까이 발레를 배운 그를 대체할 자원은 없었다. 촬영 1년 전부터 발레를 연습했다. 처음 6개월은 3시간씩 스트레칭을, 6개월 뒤부터는 5시간의 발레 연습에 수영을 더했고, 2개월이 남았을 때는 안무를 더해서 8시간씩 준비했다. 몸무게가 9㎏ 줄고 갈비뼈를 다쳤지만, 시나브로 잔근육들은 발레리나처럼 변해갔다. 섬뜩하지만 아름다운 심리 스릴러 ‘블랙 스완’에서 포트먼은 감정적·육체적으로 최고의 연기를 펼친다. 영화를 읽는 키워드는 발레 ‘백조의 호수’에서 1명의 발레리나가 순수한 ‘오데트’(백조)와 악의 화신 ‘오딜’(흑조)을 동시에 연기한다는 점. ‘백조의 호수’ 주인공을 맡는 건 모든 발레리나의 꿈인 동시에 도전이다. 배우 포트먼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영화 속 뉴욕 시 발레단의 예술 감독 토마스(뱅상 카셀)는 새 시즌의 첫 작품으로 ‘백조의 호수’를 올리면서 간판스타 베스(위노나 라이더)를 은퇴시킨다. 대신 니나(포트먼)를 내세운다. 니나는 기본기와 테크닉은 흠 잡을 데 없지만 감정을 토해내는 데 서툴렀다. 토마스가 “너에겐 흑조의 관능적인 즉흥성은 없고 순수하고 나약한 백조만 보인다.”며 몰아붙이는 장면에서 영화 속 니나와 실제의 포트먼은 묘하게 오버랩된다. 그동안 포트먼이 맡은 역할들은 부드럽고 연약한 이미지가 강한 탓에 캐릭터의 긴장감을 전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자유롭고 즉흥적인 신입 단원 릴리(밀라 쿠니스)가 경쟁자로 등장하자 니나가 ‘스완 퀸’(‘백조의 호수’ 주인공)을 지키기 위해 본능 한편에 숨어 있던 ‘흑조’를 끌어내면서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른다. ●하버드대 심리학 전공…조디 포스터와 닮은 꼴 포트먼에게서 조디 포스터(49)의 모습을 떠올리더라도 무리는 아니다. 세살 때 광고 모델로 연예계에 뛰어든 포스터는 열네살에 ‘택시 드라이버’(1976)에서 창녀 역할을 맡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1981년 포스터에게 푹 빠진 존 힝클리가 관심을 끌겠다고 레이건 대통령을 저격할 만큼 반향은 엄청났다. 배우로서 활짝 꽃을 피우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택시 드라이버’ 이후 10년도 더 지난 1989년 ‘피고인’으로 첫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 그러더니 1991년 ‘양들의 침묵’으로 또 한번 주연상을 수상했다. 이후 포스터는 제작·감독까지 아우르면서 지성파 여배우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포스터가 예일대에서 문학을 전공했듯, 포트먼도 하버드대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이른바 ‘엄친딸’이다. 정치적 성향도 비슷하다. 둘 다 민주당의 열혈 지지자다. 이래저래 닮은 꼴인 셈. ‘블랙 스완’은 오는 24일 개봉한다. 소녀 마틸다의 ‘스완 퀸 대관식’은 분명 지켜볼 가치가 있다. 108분. 18세 관람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아파하라… 그리고 열망을 따라가라”

    “아파하라… 그리고 열망을 따라가라”

    요즘 ‘란도쌤’을 모르면 당신은 고민하는 청춘이 아닐지도 모른다. 별다른 이벤트나 마케팅도 없이 출간 두 달 만에 28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쌤앤파커스 펴냄)의 저자 김난도(48)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를 만났다. ‘란도쌤’은 학생들이 붙여준 애칭이다. 그 자신, ‘교수님’보다는 ‘선생님’으로 불리기를 더 좋아한다. 김 교수의 ‘아프니까’는 꺾일 것 같지 않던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누르고 3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고 있다. “예전에 비하면 엄청 좋은 때다.” “내가 너만 할 때는 데모하느라 힘들었는데….” 흔히 기성세대들이 20대 청춘에 대해 갖기 쉬운 태도다. 하지만 김 교수는 결코 “눈을 낮춰 중소기업에라도 취직하라.”거나 “스펙을 쌓으라.”고 하지 않는다. 대신 “불안하니까 청춘이다. 막막하니까 청춘이다. 흔들리니까 청춘이다.”라며 아파하라고 한다. “그러니 앞이 다소 안 보일 지언정 (청춘) 너희들의 열망을 따라가라.”고 조언한다. ‘진보집권플랜’ 등의 책으로 유명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는 오랜 벗이다. 김 교수는 조 교수에 대해 “나는 감히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용감한 글을 쓴다.”면서 “‘아프니까’는 조국 교수가 아니라 그의 딸에게 선물했다.”며 웃었다.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두 교수는 서로 다른 표현법으로 요즘 젊은이들에게 자극제가 되고 있다. 그를 찾아오는 제자는 100% 진로 상담을 하지만 트위터에서는 오히려 란도쌤의 연애 조언이 인기가 높다. 김 교수는 “벅적지근하게 연애를 하긴 했지만 낯 깎이기도 하고 집사람도 무서워 연애 이야기는 이번 책에서 자제했다.”며 웃었다. “책에도 썼지만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에는 없고 우리나라 영화제에는 있는 게 뭔지 아세요? 신인상입니다. 신인상은 남보다 빠른 성취에 주는 상입니다. 주연상은 최고 경지에 주는 상이지요. 그런데 많은 청춘들이 신인상에만 연연해요. 남보다 빨리 좋은 회사에 취직하고 남보다 앞서 부와 안정을 누리고 싶어하는…. 신인상보다는 인생의 주연상을 받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사설] 공정사회 이루려면 ‘측근 비리’ 차단해야

    이명박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을 수 있느냐는 ‘공정사회’ 를 얼마만큼 실현했는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공정사회’는 대통령이 밝혔듯이 초당적·초정권적 가치이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 등에 대한 적확한 평가는 시간이 흐른 뒤에나 가능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제 ‘제1차 공정사회 추진회의’를 열어 8개 중점 과제와 5대 추진방향을 제시하며 강력한 실천의지를 밝힌 것은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사회지도층 자제의 공정한 병역의무 이행, 고액 탈세범 형량 강화, 교육 희망사다리 구축 등 중점 과제도 잘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 추진 방향에 ‘약자를 배려하고 재기를 지원하는 사회’를 넣은 것은 기회의 균등뿐 아니라 적절한 수준의 결과 균등을 위한 길도 열어 놓은 것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미국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와 영국 케임브리지대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우리 사회에 화두를 던졌다. 그들은 정의의 개념에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미덕과 좋은 삶, 결과의 균등을 포함시켰다. 정책 당국자들은 싫든 좋든 공정사회의 개념을 정교하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 공정사회가 초정권적 가치가 되려면 기초를 잘 닦아야 한다. 흐지부지 말뿐이면 다음 정권에서 승계하지 않을 게 뻔하다. 가장 장애가 되는 것은 불의, 그중에서도 현 정부 실세들의 비리와 부패일 것이다. 부패한 집권층이 공정사회를 외쳐 본들 반감만 살 수밖에 없다. 최근 이른바 대통령의 측근들이 함바 비리와 관련해 잇따라 사법처리되고 있다. 강희락 전 경찰청장이 구속 기소됐고, 최영 강원랜드 사장이 구속됐다. 배건기 전 청와대 감찰팀장의 사법처리도 임박했다. 그제 사의를 표명한 장수만 방위사업청장은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왔다는 점에서 더 충격적이다. 경험칙상 정권 후반기로 갈수록 측근의 비리는 기승을 부린다. 측근의 비리가 잇따르면 레임덕은 가속화 된다. 그러면 공정사회라는 가치도 매몰된다. 이 대통령은 내부 단속을 더 철저히 하고 사정의 고삐를 단단히 죄는 것이 ‘공정사회’ 추진의 기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 [박명재 세상 추임새] 사라진 축사, 듣고 싶은 울림의 소리

    [박명재 세상 추임새] 사라진 축사, 듣고 싶은 울림의 소리

    바야흐로 대학의 입학과 졸업 시즌이 다가왔다. 몇해 전까지만 해도 언론을 통해 소위 유수한 몇몇 대학 총장들의 졸업 축사를 쉽게 접할 수 있었다. 학문과 지성의 최고 상징으로 대표되는 총장들은 대학에 갓 입학하거나 사회로 나아가는 해당 대학의 학생들뿐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가르침과 교훈, 깨달음과 정진의 울림을 주며 기대와 감동으로 축사를 읽었다. 영국 처칠 총리가 재임 시 옥스퍼드대의 졸업식에서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Never give up),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never, never, never, never, never, never give up).”는 일곱 차례의 말만 하고 끝난 축사는 그의 생애 중에서 가장 짧고 감동적인 명연설로 평가받고 있다. 명문 하버드대의 나단 퍼시(Nathan Pussy) 총장은 입학식에서 “이 대학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마십시오. 가장 값싼 옷으로 최대의 사치를 하고, 가장 화가 났을 때 가장 낮은 목소리로 조용히 말할 수 있고, 집안 정원에 장미를 심을 것인가 백합을 심을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부부가 큰 소리로 다툴지라도 단돈 1달러의 용처에 대해서는 조용조용 의논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을 키워내는 곳이 대학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젊은이들이 필요한 네 가지는 흔들 수 있는 깃발, 부를 수 있는 노래, 믿을 수 있는 신조, 따를 수 있는 지도자라는 감동적인 말을 남겼다. 이처럼 대학 총장들의 축사는 나름대로 관점의 차이와 강조점이 다르지만 학문과 지식·지혜의 수원지로서, 때로는 죽비소리가 되어 경각과 깨우침을, 때로는 바른 세상을 위한 새로운 신념과 가치를, 그리고 이 시대 우리들이 함께 추구하고 도달하고 성취해야 할 사회적·국가적·인류적 과제와 방향을 잘 교시해 주어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고 공감하는 공동의 지적 자산이 되어 주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언론에 이런 대학 총장들의 축사가 사라져 버렸다. 대학의 숫자도 증가하고 신문의 숫자와 지면도 대폭 늘어 각종 칼럼이 난무하는데 유독 총장들의 축사는 없어졌다. 왜 그럴까. 몇 가지 그 까닭을 유추해 본다. 먼저 오늘날 대학 총장이 더 이상 우리 사회를 향한 지혜와 감동의 울림소리를 내는 지성의 상징이나 존경의 대상으로부터 멀어진 때문이 아닐까. 학문적 우월성과 성취, 고매한 인격으로 대학 구성원들의 합의와 추대 속에 옹립되어 학내·외로부터 존경받는 총장이 아니라 정치판 못지않은 치열한 선거를 통해 선출된 총장은 이제 권위와 존경의 대상이 아닐 뿐 아니라, 한 대학의 커뮤니티 속에서도 그를 지지한 사람들만의 총장으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오늘날 대학 총장의 역할과 기능이 진리 탐구, 학문 연구라는 아카데믹 프레지던트에서 발전기금 모금, 대학평가, 취업률 등 경영적 CEO로 변모하다 보니 정부와 교육당국, 대기업과 사회단체에 대해 혜택을 받아야 할 을(乙)의 입장이 된 현실 속에 본질에 대한 예리한 비판이나 경고를 담은 바른 소리, 쓴소리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된 측면 또한 없지 않나 한다. 무소유의 소유를 일깨워준 법정스님도, 바보의 미학을 강론하던 김수환 추기경도, 그리고 모성적 포용으로 세상을 감싸주던 박완서 작가도 다 떠나간 공허한 세상, 그러기에 더욱 더 이 시대와 우리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사색과 관조, 탐색과 예지가 담긴 큰 스승의 목소리가 그리워진다. 범람하는 각종 논조와 주장들이 언론사의 이념적 방향과 색깔에 맞춰 균형감각을 상실한 채 아집과 편견, 비방과 공격 등 감정적 논조가 난무하는 세상이기에 더더욱 상아탑에서 울려 나오는 고고하고 격조 높은, 편벽되지 않은 지성의 참소리를 듣고 싶어진다. 굳이 대학 총장뿐이랴, 오늘을 살아가는 이 땅의 젊은이와 우리 모두에게 참된 용기와 격려, 소소한 위로와 지혜가 될 참 스승, 큰어른의 울림 소리가 새삼 간절해진다.
  • ‘세계 최고 화학자’에 뽑힌 자랑스런 한국인들

    ‘세계 최고 화학자’에 뽑힌 자랑스런 한국인들

    국가과학자인 KAIST 유룡 교수와 서울대 현택환 교수가 유네스코가 선정한 ‘지난 10년간 전세계 최고의 화학자 100인’에 이름을 올렸다.  유네스코와 화학분야 전세계 연합체인 IUPAC는 16일 2011년을 ‘화학의 해’로 선포하고 전세계 100만명이 넘는 화학자들이 지난 10년간 발표한 연구논문을 분석해, 결과를 발표했다.  유네스코와 IUPAC는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간 화학 분야에서 5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한 연구자들의 피인용 회수(임팩트 팩터·IF)를 기준으로 논문의 영향력 지수가 가장 높은 상위 100인의 화학자를 선정, 명단을 공개했다.  한국인 중에서는 서울대 중견석좌교수인 현택환 교수가 화학분야 37위, 재료분야 19위에 선정됐다. 현 교수는 지난 10년간 발표한 82편의 논문이 다른 연구자의 논문에 6587회 인용돼, 영향력지수가 80.33인 것으로 집계됐다. KAIST 유룡 교수는 39위를 차지했다.  찰스 M.리버 미국 하버드대 화학과 교수가 1위에 오르는 등 100명 중 무려 70명이 미국인이었고 독일이 7명, 영국이 4명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을 비롯해 캐나다, 프랑스, 덴마크, 스위스가 각 2명, 호주, 벨기에, 스웨덴, 이탈리아, 이스라엘, 남아공, 브라질, 일본, 싱가포르가 1명씩이었다. 소속 기관별로는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이 6명, 스크립스 연구소 5명,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 5명, 하버드대 4명, 노스웨스턴대 4명, 캘리포니아공대(칼텍) 3명,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 3명, 시카고대 3명 등으로 상위권을 모두 미국 소재 대학과 연구소가 휩쓸었다.  노벨상 화학부문 수상자들이 역시 두각을 나타냈다. 미국 스크립스연구소의 배리 샤플리스(2001년, 4위), 미국 라이스대의 리처드 스몰리(1996년, 6위)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의 로버트 그럽스(2005년, 26위), 일본 나고야대의 료지 노요리(2001년, 47위), 미국 UC산타바바라대의 앨런 히거(2000년, 47위) 등이 이미 노벨화학상을 수상했고, 명단에 이름을 올린 다른 과학자들도 노벨상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송윤아 “꿈 있죠? 도전성취때 행복10배”

    송윤아 “꿈 있죠? 도전성취때 행복10배”

    영화 ‘광복절특사’에서는 탈옥수 재필의 왈가닥 여자 친구로, 드라마 ‘온에어’에서는 흥행 제조기를 달고 다니는 대박 작가 서영은으로. 대종상과 방송사 연기대상을 휩쓸고, 각종 드라마와 영화 속 여주인공을 두루 거친 16년차 노련한 스타도 이날은 여느 화면 속 주인공보다 더 흔들렸다. 한 듯 안 한 듯 옅은 화장에 길게 풀어 헤친 머리, 수수한 옷차림. 한 남자의 부인으로 또 아이 엄마로 2년간 무대를 떠났던 그녀는 대본도 없이 텅 빈 무대에 서서 오로지 마이크만 쥔 탓일까. “이 자리에 선 것이 쑥스럽고, 무안하고, 민망하다.”를 연발했다. 이 같은 떨림도 잠시, 꿈 많던 어린 시절과 연기자가 되기까지의 지난한 삶을 이야기하는 순간 그녀는 다시 드라마 속 독백을 읊조리는 명배우로 돌아갔다. ●확실한 희망과 꾸준한 노력 강조 9일 서울교육연구정보원 주최로 오후 서울 노량진동 CTS 아트홀 1층에서 열린 ‘명사들의 재능 기부를 통한 나눔의 실천 릴레이’의 첫날 강연자로 나선 송윤아는 ‘꿈·도전·행복 이야기’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미래에 대한 확실한 희망과 꾸준한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고교생들 앞에 선 송씨는 “여러분은 꿈이 있고 목표가 있으시죠? 그래서 이런 자리 신청하신 거죠? 제 얘기를 들려드릴게요.”라며 입을 열었다. 송씨는 이날 연기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경북 김천에서 홀로 상경했던 일화를 털어놨다. 그녀는 “어렸을 때 장래희망이 연기자였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고 조언자도 없었다.”면서 “더욱 낙담하게 만든 것은 시골 촌구석에 산다는 사실이 너무 힘들었다.”고 밝혔다. 송씨는 “지금은 경상도·전라도 사투리, 강원·충청도 사투리가 많이 나오지만 어렸을 때만 해도 TV에 나오는 연기자들은 그런 사람이 없었다.”면서 “공부를 하려 한 게 아니라 어렸지만 혼자 책상에 앉아 서울말 배우려고 국어 사회 자연 교과서를 읽었다. 교과서대로 표준말을 연습하니 말도 습득하고 암기는 암기대로 되고 시험 성적은 성적대로 잘 나오게 되더라.”고 말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공부뿐” “외모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내 속에 진정한 내공이 쌓이지 않는 한 아무도 나를 거들떠보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결국 그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공부에 몰두하는 것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대학 1학년 말인 1995년 KBS슈퍼탤런트 선발대회에 응모해 합격한 것을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송씨는 “그 당시에도 연기자를 꿈꾸는 친구가 많아 선발대회 1회 응모자만 3만 5000명이 왔다.”면서 “다른 친구들이 유명 작가 시나리오를 구해 암기하길래 멋지게 연기하려던 생각을 바꿨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녀는 “난 달라야지. 다른 사람들이 연기를 막하는 동안 자리 구석에 앉아 대사를 썼다. 내가 재수할 때 힘들었던 순간을 떠올리며 독백 한 페이지를 써서 외워서 말했다. 나도 모르게 그 재수 기억이 나면서 눈물이 흘렀다. 보는 사람마다 쟤 연기 잘한다고 말했다. 덕분에 합격했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돌이켜보면 초·중·고 때 책을 많이 보지 않고 공부를 안 했더라면 긴박한 순간에 그런 글을 썼을까. 정말 감사하구나. 뭔가 해 두면 중요한 순간에 쓸모가 있더라.”고 조언했다. ●“뭐든 열심히 하면 이룰 수 있다” 송씨는 “지금 살아 보니 지나온 순간들이 하루하루 허투로 보낸 날이 없다.”면서 “낭비한 만큼 대가를 치를 순간이 다시 온다. 학창 시절은 고되지만 즐겁게 희망을 갖고 하루하루 채워 나가면 무슨 일을 하든 이룰 수 있다. 도전 성취 때 진정한 행복을 누리면서 고생한 시간의 10배를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확신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최근 전 세계 수백만명이 시청한 하버드대 최연소 교수 마이크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TED 강의에 영향을 받아 서울시교육청과 TEDx서울이 국내 명사 11명의 재능 기부 릴레이 강의 형태로 만들어 11일까지 이어진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농촌서 영어 가르치고 한국 배워요”

    조주연(29·여)씨는 8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 사는 그는 하버드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의 아이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토크’(TaLK: Teach and Learn in Korea) 영어 봉사 장학생으로 선발됐기 때문이다. 조씨는 “한국 학교 교육에 직접 참여해 아이들의 꿈을 실현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들은 ‘토크’ 영어 봉사 장학생이다. 2008년 9월부터 시작된 토크 프로그램은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국가의 재외동포 대학생 또는 외국인 대학생을 초청해 농·산·어촌 지역 초등학교의 방과 후 영어강사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9일 제6기 토크 영어 봉사 장학생 531명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295명은 기존 장학생들이고 236명이 새로 선발돼 한국에 입국했다. 신규 장학생 236명은 3월부터 학교 현장에 배치돼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2년까지 활동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세계 성인 10명중 1명 비만 상태”

    세계 성인 10명 중 1명이 지난 2008년 기준으로 비만 상태에 있으며 1980년에 비하면 배 가량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영국 BBC뉴스에 따르면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과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이 공동 조사한 결과 성인들의 고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줄었으나 비만 인구는 전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버드대 연구진 등은 1980~2008년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비만도 지수인 신체용적지수(BMI)와 콜레스테롤,고혈압 수치 등을 정밀 분석했다.비만과 콜레스테롤,고혈압 등은 심장질환의 요인으로 꼽힌다.  2008년의 경우 전체 성인 남자 중 9.8%,전체 성인 여성 중 13.8%가 비만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비만은 비만도 지수(표준은 22)가 30을 넘어선 것을 의미한다.  1980년 성인 남자 중 4.8%,성인 여성 중 7.9%가 비만 상태였던 비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태평양 섬나라 성인들의 비만도 지수가 평균 34-35 가량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비만도 지수의 증가는 선진국은 물론이고 전세계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1980~2008년 비만도 지수가 가장 크게 늘어난 나라는 미국이고 뉴질랜드와 호주,영국 등이 뒤를 이었다. 연합뉴스
  • 정부·대학 ‘재정 다변화’ 시각차

    우리나라 대학의 재정 수입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교해도 기형적으로 높다. 이 때문에 재원의 다변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정부와 대학 모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해법을 두고는 여전히 동상이몽(同床異夢)이다. 31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2009년 기준으로 국내 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은 국립대가 39.8%, 사립대가 68.9%에 이른다. 미국의 주립대(16.8%)나 사립대(26.0%)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차이가 나고, 공·사립 평균이 26.7% 선인 영국과 비교해도 유독 우리나라는 등록금 의존도가 높다. 교과부 관계자는 “미국 하버드대나 프린스턴대는 기부금과 투자 수입만 전체 재정의 50%나 되고, 싱가포르대학의 경우에도 자체 연구비 수입이 재정의 70%에 이른다.”면서 “국내 기업 연구개발(R&D) 재원 가운데 대학에 지원되는 비중이 1.8%에 불과한 만큼 산학협력을 활성화시켜 대학이 보유한 우수 기술을 이전하고, 대학은 재원을 다양화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들은 “정부가 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볼멘소리를 쏟아낸다. 서울 A대학 관계자는 “등록금 시즌만 되면 나오는 재탕, 삼탕 정책들이라 이제는 피부에 와닿지도 않는다.”면서 “장학금 지원이나 외국인 교수 초빙 같은 특성화 사업 하나 하는 데도 돈이 수억원씩 깨지는데, 정부 지원사업마다 일일이 꼬리표를 붙일 거라면 차라리 안 주는 것만 못하다.”고 말했다. 지방의 B대학 관계자는 “한해 등록금을 동결하면 보통 백억원 단위로 결손이 발생하는데, 정부 교육역량강화사업이라고 해봤자 개별 대학에 돌아가는 돈은 몇억원 되지도 않는다.”면서 “부동산 임대처럼 재단에서 수익사업을 하려 해도 각종 법적인 제재가 따르고, 사회적인 비난도 무시 못 한다. 대학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전봇대’를 확실히 뽑아내지 않고는 대학의 발전과 등록금 안정은 불가능한 얘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외국과 다른 국내 사립재단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C대학 관계자는 “대학 역사가 오래된 선진국과 달리 국내 사립재단은 개인 사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재정 여건이 더 열악하다.”면서 “정부가 해묵은 대안만 내놓을 게 아니라 진짜 실천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일본 신용강등 파장] “물가상승이 성장 둔화로…결국에는 전쟁부를 수도”

    “물가 상승이 성장을 둔화시키고, 사회불안을 넘어 전쟁까지 일으킨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문제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의 핵심 이슈로 급부상했다. 최근 곡물과 에너지 가격의 가파른 상승이 세계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북아프리카에서 잇따르고 있는 반정부 시위처럼 각국의 정국 불안을 가속화시키면서 결과적으로 회복세에 들어선 세계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담겨 있다.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 이틀째인 27일(현지시간) 기조연설을 통해 글로벌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식량 가격의 안정을 위해 국제적 투기 및 변동성 통제를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셸 바르니에 유럽연합(EU) 역내시장·서비스 정책 담당 집행위원도 식품 투기 상황을 우려하며 이에 대한 규제를 약속했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기조연설에서 “식량 및 에너지, 식수와 자원 문제에 대해 공동 대처하지 않으면 경제 전쟁이 자원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신흥시장 국가들이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지만, 자국 통화 가치 상승으로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해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주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1970년대에 등장했던 ‘고 물가, 저 성장’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영국의 4분기 경제성장률은 물가상승률보다 뒤처졌다. 유로존에서는 상품 가격 상승으로 유럽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카드를 고려하고 있어 그리스, 아일랜드 같은 취약 경제에 부담을 더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인도처럼 곡물이 전체 상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나라에서는 인플레 압력이 더 심하다. 인도의 소비자 가격지수를 구성하는 상품 바스켓에서 식품 비중은 47%, 중국은 34%나 된다. 한편 포럼이 진행되고 있는 다보스에서는 주요 행사장에서 1.5㎞ 정도 떨어진 중심가인 모로사니 포스트호텔의 지하창고에서 폭발사고가 발생, 유리창 2곳이 파손됐다. 현지 경찰은 테러 관련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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