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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리아 화학무기 연구소장 사망…‘암살’ 의혹 제기

    시리아 화학무기 연구소장 사망…‘암살’ 의혹 제기

    시리아 정부 산하 방위산업 분야 연구소의 한 과학자가 폭탄 공격으로 암살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시리아 정부 산하 연구소장 아지즈 에스베르가 4일(현지시간) 밤 중부 하마주 마시아프 구역에서 그가 타고 가던 차량이 폭발해 사망했다고 5일 밝혔다. 시리아 정부는 에스베르의 사망에 관해 공식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시리아군의 한 소식통은 에스베르의 차량이 통과할 때 도로변에서 폭탄이 터졌다고 말했다고 독일 DPA 통신은 전했다. 친정부 성향의 시리아 일간지 ‘알 와탄’은 시리아 과학연구소(SSRC) 소속 에스베르가 폭탄 공격으로 암살됐다고 보도했다. SSRC는 시리아의 화학무기 개발 관련 기관으로 알려진 곳이다. 에스베르의 사망 사건 발생 후 이슬람주의 반군 조직 ‘아부 아마라 여단’은 자신들이 에스베르를 살해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아부 아마라는 2012년 이래 여러 차례 폭탄 공격의 배후를 자처했으나 최근에는 존재감이 미미했다. 하지만 시리자 일간지 ‘알 와탄’은 이번 공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의심했다. 에스베르가 속한 SSRC 마시아프 연구소는 지난 달과 지난해 9월에 이스라엘군이 감행한 것으로 보이는 공격을 받았다. 이 기관의 다마스쿠스 인근 시설은 ‘화학무기 핵심시설’로 지목돼 지난 4월 미국·영국·프랑스의 공동 공습으로 파괴됐다.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에스베르는 미사일 프로그램에도 관여했으며, 시리아 후원국인 이란 세력과 가깝게 지냈다. 이스라엘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정권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시리아 내 이란 세력 확장을 차단한다는 명분으로 그동안 시리아 군 시설을 수시로 공격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강의 기적 재현을” 한발 물러선 김병준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의 성공신화를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또 한번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비대위원장 취임 후 박정희식 성장 모델에 부정적 인식을 나타내 온 김 위원장이 갑작스레 태도를 바꾸자 보수 지지층의 반발을 의식해 수위 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이래 새로운 성장모델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데 과거의 성공신화를 뛰어넘어 다시 대한민국의 기적을 만들 때가 됐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박 전 대통령 시대에 굉장히 성공적인 성장 신화를 갖고 있다”며 “국민이 가진 것이 없을 때 국가가 주도해 보릿고개를 넘고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는데 다시 한번 그 기적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단 국가주도적인 성장 방식에 대한 비판적 기조는 유지했다. 김 위원장은 “이제는 국가주의, 국가주도주의, 국가기획주의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박정희 정부와 문재인 정부를 각각 보수와 진보의 국가주의로 규정하며 비판해왔다. 그는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박정희식 국가 개입에 동의하는 사람은 같이 갈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당대표실에 걸려 있는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 사진을 두고 “당 대표실에 저게 있어야 하는지 (주위에) 묻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박정희 성공신화’를 강조한 2일 기자들이 그 사진에 대해 묻자 그는 “큰 벽에 비해 사진이 너무 작아서 걸 거면 (큰 걸로) 제대로 걸고 아니면 모양상 이상하니 벽을 비워두라는 뜻에서 한 얘기다. 사진에 의미를 두지 말라”고 해명했다. 안상수 한국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김 위원장이 봉하마을을 방문한 건 통합적인 시각에서 봐야 하지만 노무현 가치를 너무 내세우는 듯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비판한 뒤 “노 전 대통령의 탈권위, 친서민 같은 부분은 저희가 정치인으로서 귀감을 삼아야 하지만 한국당의 정체성을, 또 보수우파적 가치를 지키는 가운데 그런 것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민주 당권경쟁 ‘마이 웨이’… 무언의 신경전

    민주 당권경쟁 ‘마이 웨이’… 무언의 신경전

    송영길 “당·정·청 융합시킬 적임자” 김진표 “김경수 연관론은 침소봉대” 이해찬 “더이상 총선 출마 안 한다”차기 당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송영길·김진표·이해찬 등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3명이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서 무언의 신경전을 펼쳤다. 이들은 서약식을 마친 뒤 자신의 취약계층 공략을 위해 부산, 호남, 청년층으로 달려가 한 표를 호소했다. 이들은 1일 국회에서 열린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서 의례적인 악수 외에는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별다른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세대교체’와 ‘경륜’을 강조하며 상대방을 은근히 깎아내리던 평소 모습과는 다른 양상이었다. 추미애 대표는 이 자리에서 “도를 넘는 네거티브나 흠집 내기를 자제하고 품격 있고 격조 있는 전당대회가 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잡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점을 감안한 듯 15분간 진행된 서약식에서 3명의 후보는 ‘뼈 있는 말’을 주고받지 않았다. 송 후보는 부산에서 본선 출정식을 열었다. 그는 “누구보다도 당·정·청 관계를 잘 융합시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도록 하겠다”며 “친문(친문재인)과 비문(비문재인)을 넘어 하나로 통합시킬 수 있는 사람은 저 송영길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송 후보는 경남 봉하마을로 이동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탈당 문제를 최초로 거론한 김 후보는 김경수 경남지사와 ‘드루킹’ 논란에 대해서도 먼저 입을 열었다. 김 후보는 페이스북에 대선 전 김 지사가 드루킹에 대선 공약 등 정책 자문을 했다는 의혹에 “한마디로 침소봉대”라고 일축했다. 그는 “대선 공약은 수많은 전문가가 모여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토론을 해서 만드는 것”이라며 “진짜 문제는 수사 내용이 언론에 흘러 나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취약 지역으로 꼽히는 광주에서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번 전당대회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당원은 대략 73만명 정도다. 지역별로는 호남(27%), 서울(20%), 경기(20%), 영남(12%), 충청(12%), 인천·제주·강원(각 3~4%) 순으로 알려졌다. 주류 언론과 거리를 둔 채 젊은층 표심 잡기에 공을 들이는 이 후보는 팟캐스트 ‘다스뵈이다’에 출연, “더이상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생각은 없다. 이번 일이 저한테 주어진 마지막 역사적 소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불통 논란을 해소하고 젊은층 표심을 잡기 위한 일석이조의 포석이다. 그는 지난달 29일 “의원 중에서 팟캐스트에 내가 제일 많이 나갔는데 그걸 들어 보면 제가 얼마나 젊은 사람과 소통을 잘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봉하 찾은 김병준 “우리 사회, 통합으로 향해 가야”

    봉하 찾은 김병준 “우리 사회, 통합으로 향해 가야”

    한국당 수장, 盧묘소 참배·권여사 예방 “권양숙 여사가 열심히 잘하라고 했다” 정부 먹방 규제 관련 “국가주의” 비판 당내 “대통령 후보 같은 행보” 시큰둥 ‘당적·전과 논란’ 김대준 비대위원 사퇴자유한국당의 구원투수로 나선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데 이어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통합’을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이 이끌던 참여정부 당시 첫 정책실장으로 행정수도 이전 등 핵심 정책을 추진했던 김 위원장이 10여년이 지나 지방선거에서 대패한 보수정당 한국당의 비대위원장 자격으로 노 전 대통령을 찾은 것이다. 한국당 지도부가 봉하마을을 찾은 것은 2015년 2월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 이후 처음이다. 또 권 여사 예방은 2011년 5월 황우여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 이후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권 여사와 30여분간 비공개 면담을 마친 뒤 “정치적 이야기는 없었고 (권 여사가) 중국 다녀온 이야기를 했다”며 “(권 여사가) 열심히 잘하라고(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봉하마을 방문은 그동안의 한국당 입장과는 크게 다르다. 한국당 정치보복대책특위는 지난해 뇌물 수수 혐의를 재수사해야 한다며 권 여사 등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김 위원장은 권 여사와의 대화에서 고소고발 건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참여정부에 대해 “당시에도 시장에 대한 규제 등이 많이 있었다”며 “국민의 잠재적 역량이나 시장의 성장 규모 등을 고려하면 탈국가주의적 시대를 열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비대위 회의에서 보건복지부가 ‘먹방 규제’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이런 것 자체가 국가주의적 문화”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제안한 영수 회담에 대해서 “어떤 형태의 토론이든 원칙적으로 서로 얘기를 거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감색 정장에 검은 넥타이를 맨 채 김용태 사무총장, 홍철호 비서실장 등과 함께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흰 국화를 헌화하고 묵념했다. 방명록에는 “모두, 다 함께 잘사는 나라”라고 썼다. 김 위원장의 이날 행보에 대해 한국당 내 반응은 시큰둥하다. 한 중진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당의 생각과는 다른 입장을 이야기하는 데다 봉하마을까지 방문하니 어떻게 당의 가치와 이념을 바로 세우겠다는 것인지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마치 대통령 후보와 같은 행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당내 반발에 대해 “우리 사회가 통합을 향해 가야 하고 국가를 새롭게 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니 이해를 해 줬으면 한다”고 대답했다. 한편 자격 논란이 불거진 김대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이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이사 출신인 김 위원은 음주운전과 주거침입 등으로 전과가 있는 데다가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광역의원 공천을 신청했지만 탈락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김 위원장은 “본인으로서는 상당히 억울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며 추가로 비대위원을 선임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김해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서울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한국당 김병준, 오늘 노무현 대통령 묘역 참배

    한국당 김병준, 오늘 노무현 대통령 묘역 참배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다. 비대위는 지난 25일 출범 첫 일정으로 서울 국립현충원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찾았다. 이와 관련해 당내 일부에서는 반대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역대 대통령 묘역의 참배 차원에서 노 전 대통령의 묘역도 찾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시 지도체제이기는 하지만 한국당 지도부가 봉하마을을 찾는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3년반 전인 2015년 2월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김무성 당시 대표가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바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노무현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다. 봉하마을 방문에는 김용태 사무총장과 홍철호 비서실장, 윤영석 수석대변인 등이 동행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권양숙 여사와의 비공개 면담도 할 계획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김진표 “이재명, 결단 내려야”… 사실상 탈당 촉구

    김진표 “이재명, 결단 내려야”… 사실상 탈당 촉구

    ‘李 지사에 반감’ 친문 표심 따라 승패 좌우 이해찬 “전대와 무관”… 송영길은 신중 李 지사측 “경기도정에 집중” 선 긋기이재명 경기지사를 둘러싼 갖은 구설이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대표를 뽑는 8·25 전당대회의 변수로 떠올랐다. 예비경선(컷오프) 후 첫 주말을 맞은 29일 송영길·김진표·이해찬(기호순) 후보는 이 지사 문제에 미묘한 온도 차를 드러냈다. 이 지사는 6·13 지방선거 당시 여배우 스캔들에 이어 최근 ‘조폭 유착’ 의혹까지 제기됐다. 3인의 후보 중 이 지사 논란에 가장 먼저 대응한 이는 김 후보다. 김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지사 의혹이) 당에 큰 부담이 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시점에서 이 지사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사실상 탈당을 촉구했다. 반면 이 후보는 기자간담회에서 “그 부분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며 “전당대회와는 별 관계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송 후보는 해당 문제에 대한 입장을 내는 데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 지사 논란에 대한 각 후보의 입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친문(친문재인) 성향 당원의 표심에 따라 전당대회 승패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2년 전 전당대회 때보다 투표 비중이 커진 권리당원의 상당수가 문 대통령이 당대표이던 시절 입당한 이들이다. 이들은 지난 대선 경선의 후유증으로 이 지사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의 탈당 촉구에 이 지사 측은 “의혹이 밝혀지길 원한다”며 “지금은 막 시작한 경기도정에 집중할 때”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3인의 후보는 참배 정치로 본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송 후보는 국립서울현충원의 김대중(DJ) 전 대통령 묘역에서 ‘젊은 당대표’를, 김 후보는 여의도에서 ‘유능한 경제 당대표’를, 전날 봉하마을을 찾았던 이 후보는 ‘민주당 20년 집권 플랜’을 꺼내 들었다. 유일한 호남 출신인 송 후보는 “20년 전 당에 젊은 피를 수혈했던 DJ 정신을 이어받겠다는 생각으로 참배했다”고 말했다. 그는 친문 후보 사이에서 노무현이 아닌 DJ를 부각하고 상대적으로 ‘젊은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유능한 경제 당대표’를 내세운 김 후보는 경제 살리기 입법의 시작과 끝인 여의도에서 첫 일정을 시작했다. 김 후보는 정치공학적 연정과 통합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 성공에 오히려 방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지난 28일 경남 봉하마을을 찾아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고 김경수 경남지사와 오찬을 함께했다. 이 후보의 이런 행보는 김 후보와 친문 표를 나누게 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하고 친노·친문 맏형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노무현 묘소 참배하는 김병준… ‘가치 재정립’ 통합 행보

    노무현 묘소 참배하는 김병준… ‘가치 재정립’ 통합 행보

    일각선 “盧 따르는 인물 왜 모셨나” 비판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다. 한국당은 29일 “지난 25일 비대위가 서울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데 이어서 전직 대통령 묘소 참배의 하나로 노 전 대통령 묘소도 찾는다”면서 “김용태 사무총장과 홍철호 비서실장 등이 동행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와 30여분 동안 면담하는 것도 조율 중이다. 이 같은 행보는 그동안 노 전 대통령 측과 대립각을 세워온 한국당과 사뭇 다르다. 한국당 정치보복대책특별위원회는 지난해 10월 노 전 대통령 일가의 뇌물 수수에 대해 재수사 해야 한다며 권 여사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의 9주기 추도식에도 한국당은 지방선거를 이유로 봉하마을을 찾지 않았다. 봉하마을 방문은 김 위원장이 추구하는 ‘가치 재정립’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한 한국당 의원은 “이제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 매번 이견만 낼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뜻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정파와 상관없이 통합의 행보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참여정부 정책실장을 역임한 개인적인 인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김 위원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당 소속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지난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노무현 정신을 따르는 인물을 왜 비대위원장으로 모시자고 했는지 알고 싶다”며 “한국당을 혁신한다는 미명 아래 이념, 정책 등 모든 것을 버리자는 식의 패배주의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여기는 중국] 비행 중 우박과 충돌 사고…中 여객기 앞 부분 ‘푹’

    [여기는 중국] 비행 중 우박과 충돌 사고…中 여객기 앞 부분 ‘푹’

    하늘 위에서 여객기가 우박과 충돌해 기체 앞 부분이 푹 들어가고 조종석 앞 유리창이 깨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7일 중국 민항총국(CAAC)은 톈진(天津)항공 소속 여객기가 우박과의 충돌로 다른 공항에 비상착륙했으며 피해 승객은 없다고 밝혔다. 사고 여객기가 목적지를 향해 이륙한 것은 지난 26일 오후 3시 26분. 이날 승객 총 158명을 실은 톈진항공 소속 GS7865기는 톈진을 출발해 약 3시간 거리인 하이커우 메이란 국제공항을 향해 날아올랐다. 그러나 약 2시간 후 3만 2000피트 상공에서 악천후를 만난 여객기는 쏟아지는 우박과 충돌해 앞 부분이 크게 파손됐다. CAAC에 따르면 사고 후 여객기는 인근 우한 공항 쪽으로 방향을 돌려 비상착륙했으며 다행히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지언론은 "사진에서도 드러나듯 여객기 앞 부분과 조종석 두 유리창의 바깥쪽이 크게 부서졌다"면서 "하마터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였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같은 하늘 위 여객기와 물체의 정면충돌 사고는 드물게 발생하는데 ‘버드 스트라이크’가 대표적이다. 조류충돌사고를 의미하는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는 상공에서 새와 여객기가 충돌하는 것을 말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日 117세 할머니, 세계 최고령 인증 직전 사망

    日 117세 할머니, 세계 최고령 인증 직전 사망

    일본의 최고령자 미야코 지요(都千代) 할머니가 영국 기네스세계기록(GWR) 협회에 세계 최고령 인증을 위해 증거를 제출한지 불과 며칠 만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117세. 일본 후생노동성은 26일 요코하마에 거주하는 117세 여성 미야코 지요가 지난 22일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기네스 세계기록협회는 미야코 할머니에게 애도를 표하면서도 할머니가 사망 전 세계 최고령자였음을 공식 발표했다. 1901년 5월 2일 간사이 지방 와카야마에서 태어난 미야코 할머니는 지난 22일까지 117년 81일을 살았다고 기네스 세계기록협회는 설명했다. 미야코 할머니는 생전 친절했고 인내심이 강했으며 대화를 좋아하며 유머 감각이 있었다고 가족은 밝혔다. 할머니는 초밥과 장어를 좋아했으며, 취미로 서예를 즐겼다. 어렸을 때부터 붓을 잡아 최근까지도 붓글씨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미야코 할머니의 사망으로 후쿠오카에 사는 115세 여성 다나카 가네(田中カ子) 할머니가 일본 최고령자가 됐다. 다나카 할머니는 1903년 1월 2일생이다. 세계 최고령자는 현재 확인 중이라고 기네스 세계기록협회는 덧붙였다. 참고로 세계 최고령 남성은 지난 25일 113세 생일을 맞이한 일본 홋카이도 아쇼로에 사는 노나카 마사조(野中正造) 할아버지다. 노나카 할아버지는 평소 케이크 등 단 음식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세계 최고령자는 프랑스 여성 잔 루이즈 칼망 할머니로 1875년부터 1997년까지 122년 165일 동안 살았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성공과 실패 동시에 겪은 일본 생활… ‘프리메이슨’ 활동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성공과 실패 동시에 겪은 일본 생활… ‘프리메이슨’ 활동

    1888년 아버지와 이모부의 사업을 돕고자 일본으로 간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은 고베에서 16년간 살면서 성공과 실패를 모두 맛봤다. 그는 사업이 번창해 큰 돈을 벌었고 결혼도 했다. 지역 스포츠클럽 사무국장을 맡아 리더십을 발휘했다. 반면 비밀결사단체로 알려진 ‘프리메이슨’에도 가입하는 등 미스터리한 면도 보였다. 16세 소년 베델이 고베에 왔을 때는 일본이 고베항을 개방(1868년)한 지 정확히 20년이 되던 해였다. 고베는 개항 당시만 해도 사람이 거의 없던 허허벌판이었다. 하지만 바다 수심이 깊어 큰 배가 쉽게 들어오면서 외국의 자본과 기술이 빠르게 퍼졌다. 인구도 1895년 15만 3382명, 1901년 25만 9040명, 1910년 38만 7915명으로 급속히 늘었다. 20세기 초 조선의 수도 한양의 인구가 20만명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곳이 얼마나 크고 활기찬 도시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지금도 일본에서 쓰이는 “성공한 사람은 교토에서 공부하고, 오사카에서 돈을 벌어, 고베에 산다”는 말은 이 무렵부터 생겨났다. 베델은 일본 시절 초기 이모부인 퍼시 알프레드 니콜(1848~1899)의 집(고베시 73번지)에 기거하며 일을 배웠다. 현재 이곳에는 1992년 지어진 ‘신크레센토 빌딩’이 들어서 있다. 고베시 문서관의 ‘재팬 디렉터리’에 따르면 니콜은 적어도 1883년부터 일본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는 사업이 번창하자 1886년 동서이자 베델의 아버지인 토머스 행콕 베델(1849~1912)에게 동업을 제안했다. 토머스 행콕도 본업이 궤도에 오르자 자신은 영국쪽 일을 맡고 큰아들 베델을 일본에 보내 분업에 나섰다. 베델은 고베의 이모부와 런던의 아버지 사이에서 업무를 익히며 사업 노하우를 체득해 갔다.이들이 했던 사업은 완호물(玩好物) 매매였다. 완호물은 쉽게 구하기 어려운 외국산 물품을 말하는데, 당시 영국인에게는 일본산 도자기나 골동품, 칠기, 장신구가 그런 것들이었다. 네덜란드 출신의 후기 인상파 거장 빈센트 반 고흐(1853~1890)가 일본 판화에 매료돼 그 화풍을 모방했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듯 당시 영국을 비롯한 서양 여러 나라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예술작품이 인기를 얻었다. 이를 반영하듯 고베에는 외국인을 상대로 옛날 그림과 유기제품, 동전, 고의상, 갑옷 등을 파는 상점들이 많았다.베델이 사업을 하던 19세기 말은 영국이나 일본 모두 무역으로 번영을 구가하던 때였다. 그는 두 나라가 크게 성장하던 시기에 런던에 있던 아버지를 도와 상당한 부를 모을 수 있었다. 베델은 성격이 외향적이고 활달했다. 1909년 5월 7·8일자 ‘배설공의 약전’에는 그가 “각종 유희를 좋아하고 활발용장한 품성을 가졌다”고 기록돼 있다. 고베 시절 그는 여러 가지 운동과 음악을 즐겼고 체스도 잘 뒀다. 술과 담배도 좋아했다. 고베 지역 영자지 ‘고베 크로니클’에는 그가 사람들 앞에서 거리낌없이 노래를 부르곤 했다는 기사가 수차례 등장한다. 그가 적극적이고 사교적인 성격이었음을 잘 보여 준다. 베델은 1901년 고베 외국인 스포츠클럽 ‘고베 레가타 앤드 어슬래틱 클럽’(KR&AC)에서 사무국장을 맡기도 했다. 1901년 1월 30일자 ‘고베 위클리 크로니클’에는 자신을 ‘다섯 살 난 (KR&AC) 멤버’라고 밝힌 이가 “지난해 열린 레가타(여러 명이 함께 요를 젓는 요트) 대회 선수 선발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고 KR&AC를 비난하는 기고가 실렸다. 그러자 베델은 2월 6일자 기고를 통해 “우리 클럽에 5살짜리가 있는 줄 처음 알았다”고 비꼰 뒤 “나이에 비해 글을 꽤 잘 썼지만 생각은 매우 어리석다”며 그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가 논쟁을 피하지 않는 불같은 면이 있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1899년은 베델에게 큰 전환점이 된 해였다. 아버지 토머스 행콕은 두 번째 동업을 정리하면서 자신의 일본 사업을 대신 맡아줄 사람이 필요해졌다. 여기에 이모부 니콜도 세상을 떠났다. 51세였다. 그는 사업차 고베에서 영국 런던으로 배를 타고 가다가 포르투갈 해상에서 숨을 거뒀다. 평소 지병이 있었던 것 같다. 베델에게 ‘사업 스승’ 니콜의 죽음은 적잖은 충격이었을 것이다. 현재 니콜은 고베 외국인 묘지에 안장돼 있는데, 서울신문은 취재 과정에서 니콜의 묘지를 찾는 후손과 연락이 닿아 이 사실을 전달했다. 27살이던 베델은 이 때부터 독자 사업에 나섰다. 베델은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고자 자신의 첫 회사인 ‘베델 브러더스’를 세웠다. 이 회사는 이름처럼 삼형제인 베델과 허버트(1875~1939), 아서 퍼시(1877~1947)가 함께 운영했다. 이들은 각각 고베와 요코하마, 런던에 사무실을 내고 완호물을 사고 팔았다.이때 베델은 회사 설립을 위해 잠시 영국에 들렀다가 은행원 존 게일의 둘째 딸 메리 모드 게일(1873~1965)을 만났다. 이들은 이듬해인 1900년 고베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베델 부부는 1901년 외아들 허버트 오언 친키 베델(1901~1964)을 낳았다. 그는 ‘짐’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는데, 이름 가운데 ‘친키’는 일본어로 ‘新規’(새로운 것)라는 단어다. 그가 일본에서 얻은 아들을 얼마나 귀하게 여겼는지 알 수 있다. ‘베델 브러더스‘는 한동안 승승장구했다. 아버지가 물려준 영업처를 형제들이 잘 관리했던 것 같다. 베델은 이때 번 돈으로 1901년 오사카 남쪽 사카이 지역에 러그(깔개나 무릎덮개 용도로 쓰는 직물제품) 생산공장을 차렸다. 당시 러그는 영국인 가정의 필수 품목이었다.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중개하는 수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직접 제품을 생산하는 자본가로 성장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는 훗날 베델이 일본 사업을 포기하는 원인이 된다. 한편 베델은 일본에서 ‘프리메이슨’에 가입해 활동했다. 프리메이슨은 중세 교회 건축가 집단에서 출발했다가 기독교 보수성에 반발해 조직된 비밀결사체로 알려져 있다. 프리메이슨이 ‘그림자 정부’(세계를 은밀히 지배하고 있다는 초국가적 조직)의 배후에 있다는 음모론도 있다. 정성화 명지대 사학과 교수와 한국학 자료 수집가 로버트 네프가 함께 쓴 ‘서양인의 조선살이,1882~1910’에는 베델이 조선에서 프리메이슨 설립 멤버로 활동했다고 전한다. 프리메이슨 서울 지부인 ‘한양롯지’ 홈페이지에도 베델을 중요한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소개한다. 영국에서 만난 베델의 손녀 수전 제인 블랙(62)은 “할아버지(베델)는 영국 선박업자 조지 쇼어의 소개로 일본 거주 시절 프리메이슨에 가입했다”면서 “할아버지는 (비밀주의 원칙을 지키려고) 가족에게도 프리메이슨 내부 이야기를 말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반면, 영국 출신 역사 연구가인 에이드리언 코웰(62)은 “베델은 (일본에서 프리메이슨에 가입한 것이 아니라) 1908년 영국 법원 판결에 따라 중국 상하이에서 3주간 복역하고 돌아온 뒤에 서울에서 가입했다”면서 “당시 조선에서 프리메이슨이 막 생겨나던 때였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요직을 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안신 배재대 복지신학과 교수는 그의 논문 ‘한국 프리메이슨의 역사와 특징’에서 “프리메이슨은 신종교 성격을 띤 엘리트주의 모임”이라면서 “다만 베델이 조선에 왔던 시기 프리메이슨은 종교적 의미보다는 친목과 자선을 위한 형제공동체적 성격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고베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런던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문소영 칼럼] 제우스의 번개와 노회찬

    [문소영 칼럼] 제우스의 번개와 노회찬

    올림포스 신전 제우스의 무기는 번개다. 범죄자를 응징할 때 이 번개를 쓴다. 잠깐 상상해 본다. 고(故) 노회찬 의원이 받았다는 4000만원을 기준으로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정치인에게 제우스가 번개를 때린다면, 서울 여의도 300명의 국회의원 중 몇 명이나 이 번개를 피할 것인가.현행 정치자금법은 일명 ‘오세훈법’이라고 부른다.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화두는 정치개혁이었다. 그 개혁 덕분에 민주노동당이 진보정당 최초로 국회에 진출하고 노 의원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정당투표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정치자금법 개정은 2002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정치자금 차떼기’ 파문 극복용이었는데 당시 한나라당의 초선 오세훈 의원이 주도하고 본인은 불출마를 선언한 덕분에 국회를 통과했다. 주요 내용으로 개인의 소액 후원은 장려하고 법인과 단체의 후원금 제공은 금지했다. 후원 한도로 국회의원은 평년에는 1억 5000만원까지, 선거가 있는 해에는 3억원까지 모금할 수 있다. 2004년 기준이 아니라 14년이 지난 지금도 평범한 직장인의 눈으로 1억 5000만원에서 3억원은 어마어마하게 많은 돈이다. 하지만 현실 정치는 ‘돈 먹는 하마’ 수준이라 새 발의 피다. 한 원로 정치인은 총선에 최소 5억원 정도를 써야 했다고 한다. 2004년부터 득표율에 따라 국가가 선거비용을 보전해 주지만, 서너 번 낙선하면 패가망신할 만한 비용이다. 또 지구당을 없앴지만, 편법으로 지역민의 민원을 들어주는 사무소를 내고 직원을 고용하면 매월 1000만~15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당내 선거도 맨입으로 할 수 없다. 기탁금을 수천만원을 내야 한다. 장소를 빌리고 행사를 하는 데 필요하다. 8월 25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은 등록비 500만원을 내고, 당대표 입후보자는 9000만원, 최고위원 후보자는 4000만원을 추가로 냈다. 진성 당원이 크게 늘어 1회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 약 10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움직일 때마다 돈이다. 이 자금을 세비를 저금해서 마련할 수 있을까. 무리다. 그래서 “‘오세훈법’을 현실에 맞게 개정하자”는 주장이 나오는데, ‘검은돈 근절’과 ‘깨끗한 정치’라는 명분이 늘 여론을 얻어 좌절된다. 돌아보면 국민에게 사랑받는 정치인들은 돈 고생을 많이 했다. 경기고·서울대(KS) 상대 출신이지만, 오랜 재야 민주화 운동으로 ‘운동권의 대부’라는 타이틀을 가진 김근태 전 최고위원도 그랬다. 그는 2002년 대선 후보 경선 중에 ‘권노갑 고문에게 2000만원을 지원받았다’고 고백했다가 쏟아지는 비난에 크게 상심하고 경선을 접었다. 변호사였으나 상고 출신인 노무현 전 대통령도 후원이 넉넉하지 않았다. 정치 낭인 시절 말 많고 탈 많은 물장사에 나섰던 이유는 ‘원수 같은 돈’을 마련하려 했던 탓이다. 그 가난 탓에 일부 보좌관은 한나라당에 몸을 의탁했다가 배신자라는 손가락질도 받았다. 서갑원 전 의원은 노 전 대통령과 지방 출장에서 운전기사까지 세 명이 한방을 썼는데 돈이 없었던 탓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렇게 혹독한 시절을 겪었기에 그는 대통령이 된 뒤 2004년에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면 선거 120일 전부터 후원금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제60조의3(예비후보자의 선거운동) 신설에 힘을 실어주었다. 평년 1억 5000만원에 묶인 한도는 그간 물가 상승률을 생각하면 2억원 이상으로 올려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후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예비후보 자격을 현행 6개월보다 더 길게 해야 한다. 물론 평년에 1억 5000만원도 ‘만땅’으로 못 채우는 정치인도 적지 않다. 어떻게 아느냐고? 연말에 몰아서 후원을 하는데, 한도가 차면 이체가 안 된다. 12월 31일 저녁에 존경하는 정치인들에게 정치후원금을 넣으면서 “쯧쯧! 아직도 한도를 못 채웠구먼” 하며 구시렁거리는 재미가 있다. 정치가 좋아지려면 좋은 정치인을 후원해야 한다. 이런 정치 현실을 외면한 채 당위로 ‘깨끗한 정치’만 주장하면 제2, 제3의 ‘노회찬의 비극’이 발생할 수 있다. 도덕성을 기반으로 올바른 정치를 해보려는 정치인일수록 돈의 무게에 짓눌려 무너지게 된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 했다’는 윤동주의 서시를 좋은 정치인들은 이제 덜 사랑하기를 바란다. 이육사의 ‘광야의 초인’도 이젠 잊고 멀리하면 좋겠다. symun@seoul.co.kr
  • 트럼프, 이번엔 회유책 “이란과 새 핵합의 준비”

    이란 정부와 잇단 ‘말폭탄’을 주고받으며 대립각을 세우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새로운 핵합의를 맺을 가능성을 열어 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해외참전용사회(VFW) 전국대회에서 이란 비핵화에 대해 “우리는 지난 정부에서 체결됐던 그런 재앙 같은 합의 말고 ‘진짜 합의’를 맺을 준비가 돼 있다”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말폭탄 던지던 트럼프, 재협상 열어 둬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2일 “사자 꼬리를 갖고 놀지 말라”고 언급하자 “이란이 다시 미국을 위협한다면 이전엔 겪지 못했던 결과로 고통받게 될 것”이라고 맞받아치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불과 이틀 전만 해도 충돌 가능성을 언급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의 수사를 누그러뜨렸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6일부터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복원하고 오는 11월 초까지 다른 국가들도 이란산 원유·천연가스 수입을 중단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이 이란산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을 막으면 중동의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이다. ●이란, 트럼프 제의 수용 가능성 낮아 트럼프 대통령의 완화된 발언은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말폭탄을 주고받았듯 일단 강경 압박 발언으로 몰아붙인 다음 이란에 재협상의 기회를 열어 뒀으니 파국을 맞기 전에 응하라고 촉구한 회유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군부를 중심으로 보수 강경파 입지가 강화되는 이란의 상황을 볼 때 이란 정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은 이날 “우리 대통령이 말했듯 미국은 사자의 꼬리를 갖고 놀아선 안 된다”고 재차 경고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對)이란 제재 전선에 허점이 많다는 점도 이란의 이 같은 자신감을 반영한다. CNBC방송은 이날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이란에서 원유 수입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관피아’ 여전하지만…요즘 금융권엔 낙하산 안 펴진다

    ‘관피아’ 여전하지만…요즘 금융권엔 낙하산 안 펴진다

    지방선거 전후로 한동안 멈춰 섰던 공공기관장 인선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고 있다. 현재 한국공항공사, 예금보험공사 등 39개 기관이 새 수장을 기다리고 있다. 공공기관장 인사에서 끊이지 않는 것이 바로 ‘낙하산 논란’이다. ‘대선 공신’ 등 여당 쪽 인사가 뜬금없이 내정되거나 상급 주무부처 출신이 당연한 듯 내려오기도 한다. 역대 정권과 마찬가지로 지금 정부에서도 이런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다만 금융 등 갈수록 전문성이 부각되는 기관에서는 ‘자리 챙겨주기’가 아닌 실제로 ‘일할 사람을 앉히는’ 인사가 중시되면서 변화가 감지되기도 한다.서울신문이 2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에서 338개 공공기관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날까지 기관장이 공석이거나 임기 만료된 공공기관은 총 39곳(11.5%)으로 나타났다. 공기업이 5곳, 준정부기관이 16곳, 기타공공기관이 18곳이었다. 3개월 안에 임기가 끝나는 공공기관도 부산항만공사,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총 6곳으로 집계됐다. 총 35개 공기업 중 현재 수장 자리가 비어 있는 곳은 5곳이다. 그중에서도 대한석탄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3곳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다. 준정부기관 중에서도 산업부 산하인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에너지공단 등이 새 기관장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정권에서 이뤄진 해외 에너지 개발사업에 대한 적폐 청산이 이뤄지면서 기관장 선임이 영향을 받고 있다. 기관장 공석 상태가 지속되면 업무 공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장기간 기관장이 부재중인 경우에는 ‘제 식구 챙겨주기’ 차원에서 자리를 비워두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제기되곤 한다. 수개월째 신임 기관장 인선 절차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몇 개월째 수장이 오지 않으니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도 어렵고 직원들도 지친 분위기”라면서 “계속해서 인사가 늦어지니 ‘우리 기관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가 보다’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코바코 등 인선 늦어져 업무공백 커 공기업 중에서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의 기관장 공백이 길다. 곽성문 전 사장이 지난해 12월 사의를 표명한 이후 8개월째 기관장이 비어있다. 곽 전 사장은 지난해 9월 임기가 끝났으니 사실상 1년 가까이 후임 사장을 선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보증기금도 K 전 이사장이 불륜 의혹으로 지난 4월 사의를 표명한 이후 4개월째 수장 공백 상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K 전 이사장을 해임했지만 아직 새 이사장 선임 절차를 시작도 못하고 있다. 공공기관장은 보통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의결을 통해 선출되거나 소속 정부부처 장관이 임명한다. 절차만 따지면 수개월씩 걸릴 일이 없지만 사실상 윗선에서의 ‘시그널’(신호)이 없으면 새 기관장 선임에 돌입하기 어려운 구조다. 신임 기관장 선출 절차에 들어간 곳들은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사장 선임 절차에 돌입한 예보의 차기 사장에는 기재부 출신 인사들이 유력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예보 사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금융권에서는 위성백(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 전 기재부 국고국장과 진승호 전 기재부 대외경제국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예보는 이달 안에 사장 모집 공고를 낼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기가 끝났을 때 바로 절차가 시작되지 않은 것은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이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많았고 이제는 ‘시그널’이 내려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도 차기 사장에 전직 국토교통부 인사가 유력하다는 설이 돌면서 노동조합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공항공사 노조는 “지난 3월 국토부 출신인 김명운 부사장을 임명한 데 이어 사장까지도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일환 전 공항공사 사장은 지난 3월 임기를 1년 앞두고 돌연 사퇴해 정부 압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공항공사는 사장 선임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절차를 진행 중이며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기관장 4명 중 1명 상급 주무부처 출신 퇴임한 관료들이 공공기관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건 어느 정권에서나 마찬가지다. 지난 2월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집계한 결과 공공기관장 4명 중 1명은 상급 주무부처 출신이었다. 당시 공석인 곳을 제외한 286개 공공기관장 중 26.9%에 해당하는 77명이 상급 주무부처 출신이었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장 인사의 투명성과 공정성 논란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퇴직 공무원들의 전문성을 활용하는 것이고 상급 부처와 소통하기에 좋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기관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평가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낙하산 논란이 계속되는 것”이라면서 “규모, 성격에 따라 기관을 나눠 수장에게 요구되는 역량과 자격요건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금융기관 수장 선임에 있어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코드 인사’ 논란이 심했다. 특정 ‘라인’을 등에 업고 잘나가다가 정권이 바뀌면 초라하게 퇴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명박 정부 때에는 이른바 ‘4대 천왕’이 득세했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 강만수 전 KDB금융그룹 회장은 당시 이 전 대통령과 가까운 ‘고려대·소망교회 라인’으로 평가받았다. 박근혜 정부로 넘어가서는 4대 천왕이 물러가고 ‘서금회’가 주목받았다. 박 전 대통령이 나온 서강대 출신 금융인의 모임이다. 홍기택 전 KDB금융그룹 회장, 이덕훈 전 수출입은행장,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홍성국 전 대우증권 사장 등이 대표 인사다. 이렇듯 금융권 수장 자리를 ‘나눠 먹기’ 용도로 취급하다 보니 금융 산업이 계속해서 후퇴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금융기관은 국내외 경제 정책과 연계된 업무가 복잡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온 낙하산 기관장이 이를 파악하는 데에만 임기 대부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코드 인사 논란은 여전하지만 어느 한 세력이 주도하는 ‘싹쓸이’ 현상은 없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또한 최소한의 전문성과 여론 동향을 고려해 인사가 이뤄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동걸 현 산업은행 회장이다. 지난해 9월 임명 당시 일부에서는 “역시 현 정권과 가까운 코드 인사”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한국GM, 금호타이어, STX조선해양 등 굵직한 기업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지뢰처리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 산은 수장은 전관예우 차원에서 맡는 자리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금융이 선진화되면서 전문성이 부각돼 ‘함부로 앉지 못하는 자리’가 된 것이다. 공공기관장은 아니지만 시중은행장이나 각종 금융협회장 인사에서도 주목할 만한 코드 인사가 보이지 않는다는 관측이 많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 정부 들어서 은행장 등 금융권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낙하산 논란은 줄어든 편”이라면서 “정치적 입김이 적었고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이뤄진 경우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공공기관장이 정부의 철학과 방향을 공유해야 할 필요는 분명 있다”면서도 “전문성이 강조되는 금융기관은 특히 능력 있는 수장을 선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日, 지역 경제 위해 카지노 규제 풀었다

    2023년부터 전국에 최소 3곳 허용 운영수익 30% 관광진흥 등 稅부과 일본에서 2023년부터 카지노를 설치할 수 있게 되면서 사회 전반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일본 국회는 사실상의 통상국회(정기국회) 마지막날인 지난 20일 카지노 설치 규정을 담은 ‘통합형 리조트’(IR) 실시 법안을 가결시켰다. 일본에서 도박 게임인 ‘파친코’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만, 카지노는 중독성이 높다는 이유로 금지돼 왔다. 법률은 오는 2023년부터 전국에 최소 3곳의 카지노 포함 IR 시설을 설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박 중독 방지를 위해 내국인(만 20세 이상)의 카지노 입장 횟수는 1주일에 3회, 1개월에 10일까지만 허용하고 하루 6000엔(약 6만원)의 입장료를 받기로 했다. 카지노 운영 수익의 30%는 정부·지방자치단체의 관광진흥과 복지 등 공공사업으로 돌려야 한다. 그동안 야권과 시민단체 등은 카지노 합법화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형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도박을 관광 진흥과 지역사회 활성화 등 명목으로 합법화하면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해 왔다. 일부 신문·방송은 한국 정선 카지노의 부작용 실태를 현장 르포 형식으로 전하기도 했다. 각종 여론 조사에서도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정부가 내세우는 관광 활성화 등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잇따랐다. 하지만, 카지노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지자체들도 나타나고 있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인 이득은 나올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이와종합연구소는 요코하마, 오사카, 홋카이도 등 3곳에 IR 시설이 들어섰을 경우를 전제로 건설 단계에서 약 5조엔, 운영 단계에서 연간 2조엔 등의 경제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NHK는 현재까지 홋카이도, 오사카부, 아이치·와카야마·나가사키·미야자키현 등 6개 지자체가 카지노를 포함한 IR 시설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설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는 주민 동의를 얻어 정부에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오사카부의 경우 2025년 국제박람회 유치 추진에 앞서 2024년쯤 카지노 관련 시설의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됐던 도쿄도는 도박 의존증의 우려 등을 이유로 장단점을 좀 더 따져본 뒤 유치 신청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반격 나선 이란 “美, ICJ에 제소”

    반격 나선 이란 “美, ICJ에 제소”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임박한 가운데 이란이 미국 정부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는 등 제재를 무력화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알자지라는 16일(현지시간)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의 트위터를 인용해 “이란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에 반발해 ICJ에 미국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자리프 장관은 트위터에 “이란은 일방적인 제재를 불법적으로 복원하려는 미국의 책임을 따지고자 오늘 ICJ에 소송을 했다”면서 “미국이 외교적, 법적 의무를 모독하는 상황에서도 이란은 법치에 충실했다. 국제법을 어기는 미국의 버릇을 반드시 고쳐 놓아야 한다”고 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8일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대이란 제재를 단계적으로 복원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바흐람 거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전화해 대화를 요청할 날이 올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끝까지 맞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프랑스와 영국, 독일 정부가 미국이 탈퇴한 이란 핵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 달러화에 독립적인 금융채널을 모색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를 통해 이란이 더 쉽게 원유 수출 대금을 자국으로 보낼 수 있게 하려는 의도다. WSJ는 이를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서 활동 중인 기업에 대한 제재를 면제해 달라는 유럽 국가들의 요청을 거절하는 등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자 유럽연합(EU)이 이란과 손잡고 미국에 정면으로 맞서는 구체적 징후라고 평가했다. 국제사회에서 이란보다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가 더욱 고립되고 있는 현실을 보여 준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굴곡진 세월 흔들림 없이… ‘나라다운 나라’ 뿌리가 된 언론

    굴곡진 세월 흔들림 없이… ‘나라다운 나라’ 뿌리가 된 언론

    내년은 3·1운동 발발 100주년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우리가 굴곡의 세월을 견디며 ‘나라다운 나라’를 위해 매진할 수 있었던 데에는 조국을 위해 자신을 내던진 선조들의 숭고한 희생 덕분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런 항일 독립투쟁의 선봉에 114년 전 오늘 세상에 첫선을 보인 ‘대한매일신보’(현 서울신문)가 자리잡고 있다. 1904년부터 6년여간 한국인의 민족의식 고취에 크게 기여한 신보를 창간한 이가 바로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외국인’으로 꼽는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이다.서울신문은 ‘제2의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언론 자유 수호에 나선 ‘대영(大英) 남자’ 베델의 흔적을 찾고자 영국 런던과 브리스톨, 일본 고베·요코하마, 중국 상하이로 ‘역사 추적’에 나섰다. 인터넷 등에 떠도는 그에 대한 잘못된 정보도 이번 기회에 바로잡는다. 부풀리거나 왜곡되지 않은 진짜 베델의 모습을 정리해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그가 태어난 브리스톨 생가를 찾아내고 가족 관계를 새로 추가하는 등 학계에서도 풀지 못한 역사의 수수께기를 해결하는 성과를 냈다. 베델의 열정에 매료돼 자발적으로 그의 삶을 연구하는 외국인도 만나 볼 수 있었다. 서울신문은 12회에 걸쳐 이런 내용을 소개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딩동댕, 파라솔 아래서 파도소리 들으며 책을 읽으리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딩동댕, 파라솔 아래서 파도소리 들으며 책을 읽으리

    개미가 너무 많이 보인다. 방에서도 우리 고양이들 밥을 개미로부터 지키려면 해자(垓字)를 만들어야 한다. 접시에 물을 채우고서 중앙에 사기그릇으로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밥그릇을 놓는 것이다. 방바닥은 말할 것 없고, 식탁 위에도 책상 위에도 개미가 떼 지어 줄지어 다닌다. 내가 과자 부스러기를 많이 흘리고 살아서 그렇다는 친구도 있지만, 과자 부스러기로 산을 쌓아도 애초에 거기 개미가 없었다면 개미 세상이 될 일 없을 테다. 그러고 보니 길고양이 밥을 줄 때 가방에 묻어 우리 집으로 이주했을 개미들의 생가가 있는 풀밭도 올여름에는 개미가 유난히 성하다.나는 벌레를 싫어하지 않지만, 맞닥뜨리면 해치게 된다. 방금 랩톱 옆을 바지런히 지나가는 개미 한 마리를 눌러 죽였다. 지난밤에도 여러 마리 모기 숨이 끊어졌을 테다. 우리 고양이 란아가 옥상에 나가겠다고 해서 방충문을 열어 줬는데, 마침 놀러 와 있던 친구 말이 모기떼가 들어왔다는 것이다. 나는 모기보다 모기향을 더 싫어하지만 할 수 없이 모기향을 피웠다. 여름은 벌레들의 계절. 나날이 살생이다. 오늘은 초복, 여름의 한가운데다. 이제 하나 둘 바캉스를 떠나겠지. 별로 부럽지 않다. 거의 벌거벗고 해수욕을 즐기던 시절이었다면 바다에 가고 싶어 안달이 났을 테다. 언제부턴가 여름의 뙤약볕도 뜨거운 모래밭도 향유의 대상이기는커녕 내 몸이 당해 내지 못할 공격 같다. 이십대 끝 무렵의 여름이 생각난다. 한 사설 문학단체에서 주관하는 ‘여름해변학교’에 초대를 받았다. ‘응하마’라고 대답은 했지만,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사흘을 보내는 게 내키지 않았던 터에 출발하는 날 아침에 비가 오기도 해서 취소됐을지도 모른다고 나 좋을 대로 판단했다. 그리하여 내처 잠을 자다가 전화를 받았다. 화난 목소리였다. 나 때문에 기다리던 전세버스가 면목없는 얼굴의 나를 태운 뒤 비를 뚫고 달렸다. 날씨는 우중충했고 나는 시무룩했다. 나처럼 약속을 하고 나와 달리 끝내 오지 않은 한 남자 시인이 부럽기도 했다. 젊은 시인이었던 우리 둘은 구색 맞추기였는지 다행히도 행사에 임무를 주지 않았다.전체 참가 인원이 쉰 명 남짓이었던 것 같다. 숙소는 바닷가 집이었는데 버스에서 내려서 제법 걸었다. 넓지 않은 방 하나에 다섯 명이 묵는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그나마 시인들에게는 방이 배정됐지만, 일반 참가자는 텐트에 묵기도 한다고 했다. 그래도 다들 기대에 찬 얼굴이었다.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 마당에 나가 저녁밥을 먹고 방으로 돌아갔다가 심심해서 도로 나왔는데, 한 방의 열린 문 너머 광경에 눈이 번쩍 뜨였다. 세 남자가 고스톱을 치고 있었다. 그 지방 텔레비전 방송국의 촬영 기사였던 그들은 나를 끼워 주었다. 얼마나 재밌던지. 한 시간쯤 내 독무대였는데, 잠깐 볼 일이 생겼다고 두 사람이 자리를 떴다. 그들이 빨리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내게 남은 한 사람이 소위 ‘맞고’를 치자고 했다. 오케이! 20분이나 됐을까. 순식간 그동안 딴 돈은 물론 지갑을 다 털렸다. 뭐 본전이 많지는 않았다. 한 5만원쯤이었나. 이윽고 두 사람이 돌아오고, 나는 잠시 방문 앞에 서서 그들이 노는 걸 들여다봤다. 오다가다 노름방을 흘깃거리던 캠프 주최자가 빙긋 웃으며 물었다. “돈 빌려줘요?” 몇 해 뒤 한 커피 자리에서 만난 그이가 말했다. “그때 참 보기 안 좋았어요. 젊은 여자가 핫팬츠 차림으로 남자들 사이에 앉아서 고스톱 치는 거.” 오, 아무 생각 없었는데, 그럴 수도 있었겠구나. 나는 살짝 얼굴이 달아올랐다. 다음날 아침에 한적한 바닷가를 찾아서 혼자 헤엄을 쳤다. 일행 중 수영복을 활용한 사람은 나밖에 없었을 것이다. 생각하니 교통비고 숙식비고 한 푼 내지 않고 행사에는 무심하게 바다를 즐기고 왔다. 대체 시인이 뭐기에 그런 혜택을 누렸을까. 다음주부터는 몇 해 벼르기만 했던 바캉스를 시도해야겠다. 틈틈이, 이른 오전에 영종도의 바닷가에 가서 SF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읽다가 하오가 되기 전에 돌아오는 것이다. 차 속에서도 왕복 네 시간은 읽을 수 있다. 1235페이지, 1.6㎏. 이 책을 다 읽으면 여름도 한풀 꺾이리.
  • 월드컵 결승 프랑스와 크로아티아 4강전 멤버 그대로 선발

    월드컵 결승 프랑스와 크로아티아 4강전 멤버 그대로 선발

    프랑스와 크로아티아 모두 4강전 선발 명단 그대로 결승에 나선다. 1998년 자국 대회 우승 이후 두 번째 우승을 노리는 프랑스는 16일 0시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하는 크로아티아와의 러시아월드컵 결승 선발 명단으로 골키퍼 위고 요리스에 포백 수비진으로 벵자맹 파바르-라파엘 바란-사뮈엘 움티티-뤼카 에르난데스를 세우고 미드필더로 폴 포그바-은골로 캉테를 세운 다음 왼쪽과 오른쪽 날개로 각각 앙투안 그리에즈만과 블레이즈 마튀다를, 중앙에 올리비에 지루를 내보내고 원톱으로 킬리안 음바페를 내세운 4-2-3-1 전형을 꾸린다. 지난 11일 벨기에와의 4강전 출전 멤버 그대로다. 즐라트코 달리치 크로아티아 감독 역시 4-2-3-1 맞불을 놓는다. 다니엘 수바시치를 수문장으로 세우고 포백 수비로 이반 스트리니치-도마고이 비다-데얀 로브렌-시메 브르살리코를 출격시키고 마르첼로 브로조비치-이반 라키티치 미드필더를 세우고 루카 모드리치-이반 페리시치-안테 레비치 미드필더를 포진시킨 뒤 마리오 만주키치를 원톱으로 내세운다. 역시 지난 12일 잉글랜드와의 4강전 선발 명단 그대로다. 앞서 이번 대회 개최국 러시아가 2022년 개최국인 카타르에 대회 개최권을 상징적으로 넘겨주는 의식이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군주,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등이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알타니 군주에게 러시아월드컵 결승전에서 사용될 흰색-붉은색의 축구공을 전달함으로써 월드컵 개최권 이전을 표시했다. 이어 연설을 통해 “우리는 이 멋진 스포츠 종목 애호가들을 위해 러시아가 한 일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나와 전 러시아는 축구와 축구계, 전 세계에서 러시아에 온 축구팬들과 교류한 것에 큰 만족을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카타르도 러시아처럼 높은 수준의 대회를 치르는 데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2018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쌓인 경험을 카타르와 나눌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카타르 군주는 푸틴 대통령과 만날 기회를 준 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 카타르도 높은 수준의 월드컵 준비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은 혹독한 더위를 피해 11월 21일부터 12월 18일까지 ‘겨울 월드컵’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스라엘 가자지구 대규모 공습…팔레스타인인 10대 2명 사망

    이스라엘 가자지구 대규모 공습…팔레스타인인 10대 2명 사망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공격한다면서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지구의 북부 지역을 대규모로 공습했다. 2014년 7~8월 진행된 가자지구 공습 이후 최대 규모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의 10대 소년 2명이 사망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군은 14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있는 하마스의 군사시설 40여곳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 공습으로 10대 소년 2명이 숨졌고 12명이 다쳤다고 팔레스타인 보건당국 관계자는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가자지구 북부 알샤이티 캠프의 다층 건물 1동을 폭격했다. 이 캠프는 테러조직 하마스가 민간 시설로 위장해 시가전 훈련 시설로 썼다”면서 “이 건물 지하로 뚫린 전시용 터널에선 지하전투 훈련이 이뤄졌다. 폭격 전 민간인에 대피하라고 경고했다“고 주장했다. 공습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의 테러에 대한 대응의 범위를 필요한 만큼 확대할 것“이라면서 ”하마스가 오늘 우리가 전한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내일도 그렇게(공습) 하겠다“고 경고했다. 가자지구에서는 지난 13일 분리장벽 인근에서 팔레스타인 주민 수천명이 반(反) 이스라엘 시위를 격렬하게 벌였다. 이곳에서는 지난 3월부터 매주 금요일 시위가 계속돼 지금까지 팔레스타인 주민 130여명이 숨졌다.앞선 13일에도 시위를 진압하려는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10대 1명을 포함해 2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들이 평범한 주민이 아니라 하마스의 조직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상어 두 마리에 깨물린 19세 모델 과연 ‘멍청한 금발’일까?

    상어 두 마리에 깨물린 19세 모델 과연 ‘멍청한 금발’일까?

    상어들이 주변에 잔뜩 있는데 편안히 누워 있다가 두 마리에게 왼손과 왼쪽 다리를 깨물렸다. 이 사진을 본 이들은 ‘인스타그램의 멍청한 금발 모델’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사진의 주인공은 미국 모델 카타리나 자루츠키(19)로 지난달 바하마 제도의 엑수마 섬에 남자친구, 그의 가족과 어울려 휴가를 즐기고 돌아왔다가 이번 주 초 기자들의 확인 전화를 받았다. 인스타그램에서 이른바 ‘뜨려고’ 위험천만한 일을 벌였느냐는 질문을 주로 들었다. 그녀는 그 섬의 스타니엘 케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사람들이 스노클링을 즐기고 옆에서는 대서양수염상어 떼가 노니는 것을 보게 됐다. 남친 식구들은 걱정했지만 그는 물 속에 들어가 상어떼와 놀면서 사진을 찍고 싶었다. 캘리포니아주 고향에서 바다 스포츠를 즐기며 성장했고 마이애미의 한 대학에서 간호학과 경영학 복수 전공을 시작할 예정인 그녀는 평소 대양과 그곳의 동물들을 동경하고 있었다. 카타리나는 “서핑과 스쿠버다이빙을 어렸을 때부터 배우면서 대서양수염상어가 아주 안전한 동물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며 “인스타그램에 아주 많은 사람들이 이들 상어와 어울려 찍은 사진이 있는 것을 봤다”고 털어놓았다. 상어떼와 어울려 사진을 몇 장 찍었더니 현지 주민이 돌아 누워 떠다니는 것처럼 해보라고 했다. 그렇게 하자 사람들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고 남친의 아버지도 사진을 찍었다.그런데 갑자기 상어 두 마리가 깨물며 그녀를 물 속으로 잡아당겼다. 발버둥치던 그녀는 이내 물에 피가 번지지 않도록 상처 부위를 감싼 채 팔을 들어올리는 영리한 행동을 했다. 카타리나는 “보통 다른 이라면 아드레날린이 솟구쳐 그냥 거기를 빠져나가려고만 할 것이다. 하지만 난 아주 가만 있었다. 만약 누군가 비명을 지르거나 팔 등을 심하게 내저으면 분명 상황이 돌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그녀는 상처 부위를 꿰매고 항생제를 먹었다. 지금도 상처 부위에는 상어의 잇조각이 남아 있다. 보기 좋지 않은 생채기를 남기겠지만 그만하면 천운이었으며 은총을 받았다고 생각했다.그렇게 휴가를 잘 보내고 돌아왔는데 소셜미디어에서는 난리가 난 것이다. 다른 이들이 촬영한 사진을 근거로 한 것이었다. 현지 주민들이 먹이 주는 시간에만 물 속에 들어가라고 조언했는데 이를 무시했다는 사실과 다른 비난까지 들었다. 그녀는 “(누리꾼들은) 입맛에 맞는 정보만 추리고 내가 멍청한 금발 인스타그램 모델이란 식으로 스토리를 뒤틀더라”고 말했다. 카타리나는 자신의 경험 때문에 아름다운 엑수마 섬을 찾는 발걸음이 뜸해지거나 동물들과의 접촉을 꺼리는 일들이 일어나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했다. 이어 “대서양수염상어와 함께 수영하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점은 깨달을 필요가 있더군요. 난 분명히 두 번 생각하게 될 것 같지만 그렇다고 쫄지는 않을 것 같다”고 담담히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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