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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 향하는 태풍…일본서도 “올림픽은 큰 실수” 푸념 잇따라

    도쿄 향하는 태풍…일본서도 “올림픽은 큰 실수” 푸념 잇따라

    23일 일본 남동부 태평양 해역에서 발생한 열대저압부가 점점 세력을 키워 도쿄가 있는 혼슈로 향할 전망이다. 웨더뉴스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쯤 미나미토리섬 근해에서 생성된 열대저압부가 24시간 안에 태풍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보했다. 중심기압 1002hPa, 최대풍속 55㎞/h(15m/s), 최대순간풍속 90㎞/h(25m/s)의 열대저압부는 현재 북북동 방향으로 천천히 북상하고 있다. 하지만 곧 진로를 서쪽으로 틀어 주말이 지나면 혼슈 부근에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기상청은 태풍으로 발달한 열대저압부가 혼슈 앞바다에 당도하는 27일에는 최대풍속이 70㎞/h(20m/s)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한랭전선과 고기압 영향으로 태풍 진로가 바뀔 가능성이 높지만, 어떤 경로로 향하든 일본은 영향권에 들 것이라며 조속한 경계 태세 강화를 주문했다.예보대로라면 올림픽이 치러지는 혼슈 중심부 도쿄 역시 태풍 영향을 피할 수 없다. 특히 28일로 예정된 야구 개막전은 진행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일본은 이날 후쿠시마 아즈마구장에서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야구 개막전을 치르기로 되어 있다. 26일 일본에 도착할 우리 야구 대표팀의 훈련도 차질이 예상된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27일부터 도쿄 인근 훈련장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한다. 하지만 태풍이 상륙하면 야외 훈련장 이용은 어려워진다. 28일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요코하마국제종합경기장에서 치러질 예정인 축구 남자B조 대한민국 대 온두라스 경기도 자칫 우천 영향을 받을까 우려된다. 각종 논란 속에 어렵사리 개막한 올림픽에 태풍까지 겹칠 거란 예보가 나오자 현지 누리꾼들도 자조 섞인 푸념을 늘어놓고 있다. 한 누리꾼은 “애초 덥고 습한 여름, 태풍이 잦은 8월에 올림픽을 열겠다고 한 것 자체가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태풍으로 큰 피해를 보는 것을 올림픽조직위도 모르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코로나뿐만 아니라 태풍에도 충분한 대비를 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어떤 누리꾼은 “올림픽을 위해 설치한 텐트형 실내 시설을 철거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태풍으로 많은 경기가 연기될 것 같다. 그나마 관중이 없는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도쿄에 태풍이 불어닥치면 이번 올림픽에 대한 국외 여론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은 누리꾼도 있었다.
  • 올림픽 女복싱 오연지·임애지 부전승 16강행

    올림픽 女복싱 오연지·임애지 부전승 16강행

    도쿄올림픽에 출전 중인 한국 복싱 대표팀의 오연지(31·울산시청)와 임애지(22··한국체대)가 부전승으로 나란히 16강에 진출했다. 23일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전날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복싱 대진 추첨 결과 라이트급(60㎏이하) 2번 시드의 오연지는 부전승으로 32강을 통과했다. 라이트급에는 모두 21명이 출전해 1~4번 시드를 받은 선수들에게 우선적으로 부전승이 주어졌다. 오는 30일 16강전을 첫 경기로 치르게 된 오연지는 미라 마주트 포트코넨(핀란드)-마이바 하마두슈(프랑스) 32강전 승자와 8강 진출을 다툰다. 페더급(57㎏이하)의 임애지도 부전승으로 16강에 합류했다. 페더급도 21명이 출전했는데 임애지는 시드를 받지는 못했지만 추첨 결과 추가로 부전승이 결정됐다. 임애지는 오는 26일 역시 부전승으로 16강에 올라온 니콜슨 스카이(호주)와 8강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 경남지사 임기 11개월 남기고… “행정공백” “선거비 부담” 시끌

    경남지사 임기 11개월 남기고… “행정공백” “선거비 부담” 시끌

    김경수 임기 내년 6월 30일에 만료1년 되지 않아 보궐선거 안 할 수도경남도선관위, 27일 실시 여부 결정정치권에선 벌써 차기 후보들 거론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실형 확정에 따른 지사직 상실로 보궐선거 실시 여부에 정치권뿐 아니라 지역 주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정 차질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궐선거를 해야 한다는 주장과 선거비용 등을 고려해 권한대행체제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35조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보궐선거·재선거 중 3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실시사유가 확정된 선거는 10월 첫 번째 수요일에 실시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도지사 보궐선거가 결정되면 오는 10월 6일에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같은 법 제201조 보궐선거 등에 관한 특례규정에는 ‘보궐선거 등은 그 선거일부터 임기만료일까지 기간이 1년 미만이면 실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김 전 지사 임기 만료일은 내년 6월 30일이다. 따라서 보궐선거일로부터 임기만료일까지 기간이 1년이 되지 않아 보궐선거를 하지 않을 수 있다. 선거법상 보궐선거를 안 할 때는 보궐선거실시 사유가 확정된 날부터 10일 이내에 그 이유를 공고해야 한다. 이에 따라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27일 오전 10시 30분 위원회를 열어 도지사 보궐선거 실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도선관위 관계자는 “위원회에서 각계 의견을 듣고 보궐선거 예상 비용, 코로나19 상황, 방역대책 등 모든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판단해 보궐선거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면서 “선거일부터 임기가 1년이 남지 않은 경우에 보궐선거를 한 사례는 최근 10년 동안에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도청 안팎에서는 보궐선거를 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은 분위기는 다르다. 경남도지사를 노리는 정치인들이 벌써 움직이고 있다. 차기 도지사 선거 출마 후보로는 국민의힘에서 경남지역 국회의원인 박완수, 박대출, 윤한홍, 윤영석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주영, 김재경 전 국회의원은 도지사 선거 준비활동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해출신 현역 국회의원인 민홍철, 김정호 의원 등이 거론된다. 한편, 김 전 지사는 이날 창원 관사에서 모친 가족과 만남을 가졌다. 전날 저녁에는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다녀갔다. 그는 창원지검의 재수감 형 집행 통보를 받아 26일 오후 창원교도소로 출석할 예정이다.
  • ‘정치 바람’ 잘 날 없는 자리… 임기 채운 코레일 사장 ‘전무’ 오명

    ‘정치 바람’ 잘 날 없는 자리… 임기 채운 코레일 사장 ‘전무’ 오명

    손병석 사장 돌연 사의… 새달 초 후임 공모16년간 사장 9명 평균 재직 18.8개월 불과 임기와 상관없이 정권교체 전후로 하차안전·재무 불안정… 노사관계 불안 ‘위태’ 정치 입문·재기 디딤돌 노리나 득보다 실후임자 하마평 없어… 첫 철도 출신 기대“안전과 재무 불안정, 불안한 노조 관계 등 바람 잘 날 없는 위태로운 자리인 데다 정권 말기 사장으로 오려는 사람이 있을지 걱정입니다.”(코레일 관계자) 손병석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사장이 지난 2일 돌연 사의를 표하면서 8월 초로 예정된 후임 사장 공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 전 사장은 적자가 누적되는 경영 상황과 2020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경영관리 부진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2019년 3월 임명된 그의 임기는 2022년 3월까지였다. 이어지는 최고경영자(CEO)의 중도 사퇴로 코레일 사장의 ‘흑역사’가 회자되고 있다. 2005년 공사 출범 후 임기(3년)를 채운 사장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부사장이 직무 대행을 맡는 상황이 반복됐지만 정작 사장 발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코레일 부사장은 대부분 내부에서 임명됐다. 22일 코레일에 따르면 2005년 철도청에서 코레일로 전환한 후 16년간 총 9명의 사장이 임명됐다. 철도 출신 1명, 정치인 3명, 공직자 4명, 기업인 1명 등이다. 코레일 사장의 평균 재직기간은 18.8개월에 불과했다. 신광순·강경호 전 사장은 5개월 만에 물러났고 경찰청장 출신인 허준영 전 사장이 2년 8개월을 재직해 그나마 임기에 근접했다. 코레일은 3만명에 달하는 인력과 전국 조직을 보유한 거대한 조직인 데다 국민 일상과 밀접한 공기업으로, 사장은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자리로 평가된다. 그만큼 정치 바람을 탔다. 그동안 사장들은 임기와 상관없이 정권 교체 전후로 교체됐다. 이철 전 사장이 이명박 정부 출범을 앞두고 물러났고, 정창영 전 사장과 홍순만 전 사장은 새 정부가 출범하고 4개월, 3개월 후에 각각 사퇴했다. 코레일 사장을 발판 삼아 정치권 입문 및 재기를 노렸지만 재임 중 노조와의 갈등, 각종 사고 등으로 여론이 악화하며 중도 하차해 ‘득보다 실’이 된 사례가 많았다. 유일하게 최연혜 전 사장이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20대 국회에 입성했다. 우여곡절도 겪었다. 마지막 철도청장이자 초대 코레일 사장에 임명된 신광순 전 사장은 ‘러시아 유전 게이트’ 논란에 5개월 만에 물러났다. 철도 전문가로 기대를 모았던 강경호 전 사장은 비리 문제로 중도 하차했다. 현 정부 들어 3선 의원을 지낸 오영식 사장이 임명돼 큰 주목을 받았지만 강릉선 KTX 탈선 등 잇따른 사고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내려왔다. 국토부 차관 출신인 손병석 전 사장은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히며 역량을 발휘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씁쓸하게 퇴장했다. 코레일 한 간부는 “코레일 사장은 이용객이 많은 열차뿐 아니라 역과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할까 봐 365일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는, 한순간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어려운 자리”라고 평했다. 전직 사장 출신 A씨는 “생각해 보면 열정으로 버텼던 것 같다. 10년을 하라고 해도 못 했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코레일은 다음 주 이사회에서 10대 사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을 의결한 뒤 8월 초 공모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전과 달리 유력 인사가 거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권 말인 만큼 새 정부가 출범하면 교체 가능성이 높기에 정치권이나 고위 공직자 출신이 응모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로 인해 공모를 통한 첫 철도 출신 사장 배출에 대한 기대감이 감지된다. 초대 신광순 사장이 철도 출신이나 공모가 아닌 현직에서 전환됐기에 결이 다르다. 조직 안정 차원에서 내부 발탁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다만 SR와의 통합 등 현안이 산적한 데다 거센 ‘외풍’을 견딜 수 있겠냐는 점에서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코레일 관계자는 “공모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기에 예단은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관심이 예전과 같지는 않은 것 같다”며 “지원자가 적거나 적격자가 없다고 판단되면 직대 체제가 유지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올림픽 축구, ‘최약체’ 뉴질랜드에 0-1 충격패 속 매너 논란…일본은 승리

    올림픽 축구, ‘최약체’ 뉴질랜드에 0-1 충격패 속 매너 논란…일본은 승리

    뉴질랜드 ‘와일드카드’ 우드 결승골경기 후 우드 악수 거절 이동경 매너 구설수25일 루마니아와 경기…뉴질랜드와 공동선두일본, ‘선수 2명 확진’ 남아공에 1대0 승리도쿄올림픽에 나선 대한민국 선수단의 첫 경기를 맡은 김학범호가 ‘최약체’로 평가 받았던 뉴질랜드와 첫 경기에서 충격패를 당하면서 8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의 다음 상대인 루마니아는 온두라스에 1대0 승리를 거두며 뉴질랜드와 함께 나란히 B조 공동 선두에 나섰다. 한국, 뉴질랜드에 역대 첫 패배일방적 공격 펼쳤으나 실속 부재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2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의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질랜드와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1차전에서 한국을 꺾은 뉴질랜드와 루마니아가 1승으로 B조 공동 선두에 올랐다. 한국과 온두라스는 각각 1패를 안고 대회를 시작하게 됐다. 루마니아는 25일 2차전, 온두라스는 28일 3차전에서 만날 팀이다. 한국은 수비적인 5-4-1 전술로 ‘선수비 후역습’에 치중한 뉴질랜드의 수비벽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가운데 후반 25분 뉴질랜드의 ‘와일드카드’ 원톱 스트라이커 우드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우드는 자신의 첫 슈팅을 결승골로 연결했다. 일방적으로 공격을 하던 한국은 뉴질랜드의 한 방에 허를 찔리며 무너졌다.후반 25분 조 벨이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때린 오른발 슛이 정태욱의 발에 맞고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볼이 흐르자 크리스 우드가 골지역 왼쪽에서 잡아 오른발슛으로 결승골을 터트렸다. 오프사이드가 의심됐던 우드의 득점은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득점으로 인정됐다. 뉴질랜드는 3번째 올림픽(2008년·2012년·2020년) 본선 무대에서 한국을 잡고 역대 첫 승리를 따냈다. 반면 한국은 뉴질랜드와 올림픽 대표팀간 대결에서 첫 패배를 떠안으며 역대 전적에서 3승 1패가 됐다. 1패를 떠안은 김학범호는 25일 오후 8시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온두라스(1패)를 1-0으로 이긴 루마니아(1승)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B조 최약체로 손꼽힌 뉴질랜드를 상대로 점유율 63%-37%, 슈팅수 12(유효슛 2개)-2(유효슛 1개)로 일방적 공격을 퍼부었지만 결정력이 따라주지 않은 ‘실속 없는’ 경기였다는 평이 나온다. 김학범호는 ‘선수비 후역습’으로 나선 뉴질랜드의 강력한 수비벽을 쉽게 뚫지 못하면서 답답한 경기를 이어가야 했다.이동경, 우드 악수 거절에 안정환 “매너 아쉽다” 한국 축구팀은 경기에 패배한 뒤 매너 문제도 구설수에 올랐다. 경기 종료 후 결승골을 기록한 뉴질랜드 크리스 우드 선수가 우리 대표팀 선수들에게 악수를 청했다. 이 과정에서 이동경 선수는 우드 선수의 악수 요청을 외면했고 우드 선수는 멋쩍게 웃으며 돌아갔다. MBC에서 축구 해설을 맡은 안정환은 이 모습을 보고 “매너가 좀 아쉽네요”라고 지적했다. 축구팬들은 경기 직후 온라인커뮤니티 등을 통해 이 선수의 비신사적인 행동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지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에 악수 등을 하지 않는 방역수칙을 지킨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루마니아, 온두라스 자책골에 1대0 승브라질, 독일에 4대2 승리 한편, 같은 경기장에서 열린 다른 B조 경기에서는 루마니아가 온두라스의 자책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루마니아는 전반 추가 시간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온두라스 수비수 에브린 올리바의 머리에 맞고 볼이 골대 안쪽으로 빨려드는 행운의 결승골로 승점 3을 따냈다. 이로써 루마니아는 1964년 도쿄 올림픽(8강 진출) 이후 무려 57년 만에 밟은 올림픽 본선 무대 첫 경기부터 승리를 따내는 기쁨을 맛봤다. 디펜딩 챔피언 브라질과 개최국 일본은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나란히 승전고를 울렸다. 브라질은 22일 일본 요코하마 국제종합경기장에서 열린 독일과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히샤를리송의 해트트릭과 파울리뉴의 쐐기골을 앞세워 4-2로 이겼다.브라질과 독일은 2016 리우 대회 때 결승에서 치열하게 맞붙은 사이다. 당시 브라질 남자축구는 자국에서 열린 올림픽 결승전에서 독일과 연장 전·후반을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이겨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최국 일본은 같은 날 일본 도쿄의 도쿄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과 A조 1차전에서 ‘신성’ 구보 다케후사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 1-0으로 힘겹게 이겼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일본은 후반 26분 왼쪽 중원에서 투입된 크로스를 구보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잡은 뒤 안쪽으로 파고들며 강력한 왼발슛으로 남아공 골대 왼쪽 구석에 볼을 꽂아 승리를 챙겼다. 남아공은 올림픽을 앞두고 선수 2명과 스태프 1명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렸고, 보건당국 역학조사에서 21명이 밀접접촉자로 분류되는 힘겨운 상황에서 일본을 상대했지만 끝내 패배의 고배를 마셨다. 이날 A조의 다른 경기에서는 멕시코가 프랑스를 4-1로 물리쳤다.
  • 고민정, 26일 교도소 출석 김경수 두고 “슬퍼하려니 패자된듯”

    고민정, 26일 교도소 출석 김경수 두고 “슬퍼하려니 패자된듯”

    포털사이트 댓글조작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26일 오후 1시까지 창원교도소로 출석할 예정이다. 창원지검은 전날 대법원 선고에 따라 형이 확정된 김 전 지사에 대해 소환통보를 했고 김 지사 측은 출석 연기요청을 해 창원지검의 허가를 받았다. 형집행 대상자는 ‘생명을 보전하기 위한 급박한 치료가 필요한 때’ 등의 사유에 한해 3일 한도 내에서 출석 연기를 허가할 수 있다. 김 전 지사 측은 “무엇보다 경남도정의 안정과 원활한 인수인계를 위해 요청드렸다”면서 “창원지검에서도 복합적인 사유를 충분히 감안해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밤 김 전 지사는 가족과 함께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으며, 이날은 관사에 계속 머무르며 친인척 등과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김 전 지사의 유죄 판결에 대해 “무슨 말을 해야 무릎이 툭 꺾여버리는 이 마음을 다스릴 수 있을까”라며 “어제도, 오늘도 먹기만 하면 체한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컴퓨터 커서는 눈앞에서 계속 깜빡이는데 글이 쓰여지질 않는다”면서 “지사님에 대한 추억을 끄집어 내려니 영영 떠나보내는 것만 같아 그러고 싶지 않다. 슬퍼하려니 패자가 된 것 같아 이 역시 그러고 싶지 않다”고 했다. 고 의원은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도 제자리로 돌아온다”란 실형 판결에 대한 김 전 지사의 말을 해쉬태그로 달았다.이날 부산을 방문 중인 이낙연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는 김 전 지사 관련 질문에 “개인적으로는 김 지사의 진실성을 믿는다. 2017년 당시 문재인 후보가 압도적으로 앞서가고 있던 상황이라 그런 일을 할 필요도 없었고, 캠프 내 의지도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들이 김 지사가 못다 이룬 꿈을 완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김 전 지사의 수감으로 친문세력이 분화될 것이란 예상에 “그간 과정을 추적하면 김 지사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제3후보론은 지금은 무산되다시피 했지만 한때는 이광재 의원 등이 지목되는 등 이론적으로 존재했다”며 “김 지사가 법적인 제약을 받으니 (친문이) 출구를 찾을 것이라고 하는 점은 누구나 다 예상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에 이 후보가 반대표를 던졌다는 것에 대해 이재명 경남지사가 “납득이 어렵다”고 지적한 것을 두고는 “어제 캠프 대변인이 이야기했다. 그 이상 제가 더 뭐라고 밝힐 것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후보 캠프 측은 앞서 23일 김경수 경남지사를 만날 계획도 검토했으나 대법원 판결로 만남이 불투명해졌다.
  • 김경수 전 지사 지사직 상실로 보궐선거 관심, 도선관위 보궐선거 여부 27일 결정

    김경수 전 지사 지사직 상실로 보궐선거 관심, 도선관위 보궐선거 여부 27일 결정

    김경수(54) 전 경남지사의 실형 확정에 따른 지사직 상실로 경남지사 보궐선거 실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22일 경남지역 정치권과 도민 등에 따르면 도지사 공백으로 우려되는 도정 차질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궐선거를 해 새 도지사를 뽑아야 한다는 의견과 선거비용 등을 고려해 내년 6월 지방선거때 까지 도지사권한대행 체제로 운영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도지사직에 뜻을 두고 있는 예비 후보 중에는 보궐선거 실시를 주장하는 등 등 선거전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공직선거법 제35조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보궐선거·재선거 중 3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실시사유가 확정된 선거는 10월 첫번째 수요일에 실시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도지사 보궐선거가 결정되면 오는 10월 6일 하게 된다. 그러나 같은 법 제201조 보궐선거 등에 관한 특례규정에는 ‘보궐선거 등은 그 선거일부터 임기만료일까지 기간이 1년 미만인 경우에는 실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 규정에 따라 통상적으로 남은 임기가 1년 미만인 경우에는 보궐선거를 실시하지 않는다. 김 전 지사 임기 만료일은 내년 6월 30일이다. 따라서 보궐선거일로 부터 임기만료일 까지 기간이 1년이 되지 않아 보궐선거를 하지않을 수 있다. 선거법상 보궐선거를 하지 아니하고자 하는 때는 보궐선거실시 사유가 확정된 날로 부터 10일 이내에 그 뜻을 공고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27일 오전 10시 30분 위원회를 열어 도지사 보궐선거 실시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경남도선관위 관계자는 “위원회가 각계 의견을 듣고 보궐선거 예상 비용, 코로나19 상황, 방역대책 등 모든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판단해 보궐선거 실시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도선관위는 경남도와 도의회, 도내 각 정당에 공문을 보내 보궐선거 실시여부에 대한 의견을 오는 26일까지 보내줄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도선관위에 따르면 도지사 보궐선거 비용으로 평상시에는 346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지만 코로나19 방역대책 등으로 평상시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도선관위 관계자는 “선거일로 부터 임기가 1년이 남지 않은 경우에 보궐선거를 실시한 사례는 최근 10년 동안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도청 안팎에서는 보궐선거를 하지 않는쪽으로 결정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보궐선거를 하지않으면 내년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제38대 도지사가 선출될 때까지 행정부지사가 도시사 권한을 대행하는 권한대행체제로 도정이 운영된다. 하병필(53) 도지사권한대행은 이날 “김경수 전 지사의 활동폭과 영향력이 워낙 컸기 때문에 공백에 따른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지만 도정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권한대행으로 있는 동안 모든 공무원들과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차기 도지사 선거 출마 후보로는 국민의힘에서 경남지역 국회의원인 박완수(66), 박대출(60),윤한홍(59), 윤영석(56)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주영(70), 김재경(60) 전 국회의원은 벌써 도지사 선거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해출신 국회의원인 민홍철(60), 김정호(61)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주영 전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도지사권한대행 체제로는 내년 예산확보 등이 어렵다”고 지적하며 “도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에 정해진 보궐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보궐선거에 적극적이다. 징역 2년 실형이 확정돼 수감을 앞두고 있는 김 전 지사는 이날 창원지검에 건강상 문제로 수감출석 시한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하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출석일시를 조율한 뒤 출석 일정을 다시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전 지사는 전날 가족과 함께 김해시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인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 김경수, 봉하마을 찾아 盧 묘역 참배…재수감 전 마지막 인사

    김경수, 봉하마을 찾아 盧 묘역 참배…재수감 전 마지막 인사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재수감을 앞두고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22일 김경수 전 지사 측근에 따르면 김 전 지사는 유죄 확정 이후 관사에서 머무르다 전날 저녁 봉하마을을 조용히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지사에게 봉하마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내려와 정치자산을 다진 정치적 고향이기도 하다. 전날 가족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지사는 재수감 전 마지막 인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전날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에게 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가 확정됐으나, 지방공무원법에 따라 도지사직을 상실하게 됐다. 김 전 지사는 현재 변호인과 함께 재수감 일정을 협의 중이다.
  • 위기의 친문, 새 구심점 찾아 결집할 듯… 책임 공방 속 靑은 침묵

    위기의 친문, 새 구심점 찾아 결집할 듯… 책임 공방 속 靑은 침묵

    金 “최종 판단은 이제 국민 몫으로 남겨”피선거권 박탈… 7년동안 선거 출마 못해 與 광역단체장 4번째 낙마… 부담 커져‘PK 핵심’ 잃은 친문 각자도생 가능성도추미애 “그때나 지금이나 金 결백 믿어”김경수 경남지사가 21일 댓글 여론조작 공모 혐의로 징역 2년형이 확정되면서 2028년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돼 차차기 대선(2027년) 출마도 무산됐다. ‘친문(친문재인) 적자’이자 전략지역 부산·경남(PK)의 핵심인 김 지사를 잃은 친문의 각자도생에 속도가 붙거나 위기감 고조로 세 결집 시도에 나설 가능성이 함께 나온다. 김 지사는 이날 경남도청을 떠나며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도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겠다”며 “무엇이 진실인지, 그 최종적인 판단은 이제 국민 몫으로 남겨 드려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 지사는 경남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직전까지 곁을 지켰던 ‘마지막 비서관’이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뒤 정치권으로 소환된 문재인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며 집권을 도왔다. 정부 출범 뒤에는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당청 관계를 조율하는 핵심실세로 활약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에 당선되면서 친문 적통의 대선주자로 발돋움했다. 우선 차차기 후보를 잃은 친문 그룹의 선택이 관심사다. 지난 5·2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지 못하고 자체 대선 후보도 내지 못한 친문 그룹은 현재 각 캠프로 뿔뿔이 흩어져 있다. 홍영표·윤건영 의원 등 핵심 친문 그룹도 킹메이킹에서 한발 물러서 있다. 구심점을 잃은 친문의 분화가 계속되거나 정치적 입지 회복을 위해 특정 캠프로 결집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특정 캠프의 득실이 아니라 여권 전체의 위기”라고 말했다. 2018년 8월 김 지사의 1심 유죄 판결 직후 ‘사법농단 세력 및 적폐 청산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던 민주당은 대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냈다. 당으로서는 야권의 문재인 정부 정통성 시비에 직면한 것은 물론 충남·서울·부산에 이어 광역단체장의 네 번째 낙마에 정치적 부담도 적지 않다. 송영길 대표는 “집권 여당 대표로서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여러 가지로 마음 아프고 또 착잡한 심정”이라고 했다. 청와대도 침통한 분위기가 감돌았지만, 대외적으로는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여권 차기 주자들은 한목소리로 유감을 표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야권이 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한 데 대해 “(김 지사)본인이 관계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사과를 하나”라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낙연 전 대표는 “대법원의 판결은 몹시 아쉽다”고 했다. ‘드루킹 특검’이 2018년 민주당 가짜뉴스대책단에서 출발한 만큼 당내 책임 공방도 일고 있다. 당대표 시절 댓글조작 수사 촉구에 앞장섰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상황도 복잡해졌다. 김두관 의원은 “당도 원망스럽다”며 “조금 더 세심했어야 했는데, 의도는 그렇지 않았겠지만 결과적으로 당시의 정무적 판단이 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추 전 장관은 “그때나 지금이나 김 지사의 결백함을 믿는다”고 했다. 일부 친문 지지자들이 추 전 장관의 책임론을 제기하자 추미애 캠프는 “당원들의 빗발치는 민원과 청와대 청원 등을 근거로 악성댓글 및 매크로를 이용한 여론조작 의혹에 대한 경고와 수사 촉구를 한 바 있다”며 추 전 장관이 직접 수사의뢰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 [세종로의 아침] ‘나, 다니엘 블레이크’…우리 각자의 초상/손원천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나, 다니엘 블레이크’…우리 각자의 초상/손원천 문화부 선임기자

    갑작스레 시외버스 노선과 시간을 확인해야 할 일이 생겼다. 부랴부랴 해당 지역의 버스터미널 누리집을 찾아 들어갔다. 요즘은 모든 고속버스와 시외버스를 하나의 누리집에서 검색할 수 있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그런데 웬걸, 정작 중요한 버스 노선도과 시간표는 어디에도 없었다. 일은 그때부터 꼬였다. 오고 갈 목적지가 분명할 때는 디지털이 편리하다. 하지만 다양한 경로와 시간을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계획을 세우려고 하면 누리집은 그때부터 ‘시간 먹는 하마’가 된다. 아날로그 세계의 모든 터미널에 있는 노선도와 시간표만 제공됐다면 채 10분도 안 돼 해결될 일이 그 열 배의 시간을 들여도 해결할 수 없었다. 현 누리집의 ‘터미널’은 그저 충실한 매표창구일 뿐이다. 뭔가를 물을 수도, 하소연할 수도 없다. 그저 0과 1밖에 존재하지 않는, 불통의 공간일 뿐이다. 최근에 ‘나, 다니엘 블레이크’라는 영화를 봤다. 영국 출신 켄 로치 감독의 2016년 작품이다. ‘좌파의 십자군’이라 불리는 그가 영화를 통해 그려낸 건 디지털 세계의 암울한 초상이다. 주인공 다니엘 블레이크(영화에선 ‘댄’으로 불린다)는 초로의 목수다. 까칠한 성격이긴 해도 남에게 해가 되는 일은 하지 않고 어려운 이웃에게 은근히 도움을 주기도 하는 꼬장꼬장한 남성이다. 평생 컴퓨터와는 담 쌓고 살던 그가 디지털 세계와 맞닥뜨린 건 몸에 이상이 생긴 뒤다. 심장마비 탓에 직장을 그만둔 댄은 질병수당을 신청하려 관공서를 찾는다. 한데 수당 지급을 심사하는 공무원이 무의미한 질문만 던지자 댄도 까칠한 유머로 맞대응했는데, 이게 화근이 돼 지급 대상에서 탈락하고 만다. 실업수당을 신청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댄이 관공서를 찾았지만 이번엔 온라인으로만 신청을 받는다는 안내를 받는다. 어떤 하소연에도 공무원은 꿈쩍하지 않은 채 ‘온라인’만 무한반복하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어찌저찌 수당 신청에 성공하지만 인증 기간을 놓쳐 댄은 결국 가구까지 내다 파는 극한 상황에 내몰리고 만다. 정보화 사회가 진행될수록 사회적 약자들은 정보에서 소외되고 세상의 중심에서 빠르게 멀어진다. 식상할 정도로 자주 들은 말이지만 늘 되새겨야 할 말이기도 하다. 최근 50대의 코로나19 백신 예약과정에서 불거진 잡음을 보자. 예약창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아 서버가 먹통이 될 정도였으니, 재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이들은 순서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이 난리통에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댄처럼 아날로그밖에 모르는 사람들, 혼자 힘으로는 예약을 해낼 수 없는 사람들 말이다. 하지만 이런 이들을 위한 장치가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결국 댄은 심장마비로 죽는다. 실업수당 ‘대면’ 항고를 앞두고 관공서 화장실에서 얼굴을 씻으며 마음을 추스르려다 유명을 달리한 것이다. 찝찝하기 짝이 없는 결말이다. 누구나, 언젠가는 다니엘 블레이크가 된다. 디지털처럼 불과 몇 년 사이에 수십년을 가볍게 뛰어넘을 만큼 기술적 진화가 빠른 분야에선 세대 차이란 게 무의미할 정도다. 민간 영역에선 빠른 디지털화를 자랑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 등 공공 부문이 맨 앞에 나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공공 부문이 가져야 할 자세는 균형과 어울림이다. 디지털 세상을 추구하되 아날로그의 장점을 기억하고, 변화가 필요하다면 연착륙할 수 있게 돕는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 현 정부는 지나치게 디지털에 경도돼 있다. 상위 부처부터 실무 공공기관까지 거의 예외가 없다. 이 정부가 왜 그리 디지털에 목을 매는지는 대다수 국민들이 짐작하고 있다. 그렇다 해도 정치 세력이었을 때와 행정의 주체가 됐을 때는 달라야 한다. 현 정부는 너무 오래 그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에 ‘티탄’…시상식 중 역대급 ‘스포’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에 ‘티탄’…시상식 중 역대급 ‘스포’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이 프랑스 공포영화 ‘티탄’(Titane)에 돌아간 가운데,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 스파이크 리 감독이 수상 발표 실수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4회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쥘리아 뒤쿠르노(37) 감독의 연쇄살인마에 관한 영화 ‘티탄’이 최고 작품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티탄’의 황금종려상 수상은 일찌감치 예고가 됐다. 스파이크 리 감독이 폐막식 첫번째 수상 부문이었던 남우주연상 부문의 발표 직전 “첫번째 상(first Prize)을 발표해달라”는 진행자의 불어를 잘못 이해해 그날의 최고상인 황금종려상 수상작 ‘티탄’의 제목 일부를 언급해버렸기 때문이다. 본의 아니게 칸 영화제 폐막식에 커다란 스포일러를 투척한 셈. 진행자는 당황했고, 주변의 심사위원들이 그의 입을 막았다. 스파이크 리 감독은 자신의 실수에 대해 들은 후 “영어로(English)”라는 말로 민망함을 드러내 좌중을 웃게 만들었다. 이후 스파이크 리 감독은 황금종려상 수상작 발표 때도 또 한 번의 호명 실수를 저질렀다. “63년간 인생을 사는 동안 나는 사람들은 언제나 두번째 기회를 얻는다는 사실을 배웠다, 이것이 내 두번째 기회”라며 “망쳐버린 것에 대해 사과한다. 내가 많은 이들을 긴장시킨 것으로 아는데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바로 두번째 실수가 이어졌다. 시상자를 먼저 소개하고 수상작을 발표해야 하는데 시상자가 무대에 올라오기도 전에 우렁찬 목소리로 “황금종려상은…”하고 운을 뗀 것. 객석에서는 “그거 아니다”라고 소리가 나왔고, 다른 심사위원들이 리 감독을 말렸다. 급기야 사회자가 종종걸음으로 달려와서 리 감독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황금종려상 시상을 맡은 미국 배우 샤론 스톤이 무대에 나타나서 짧은 인사말을 끝내자 진행자는 “자 스파이크 위원장님, 이제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무대 한쪽 끝에 마련된 심사위원단 자리에서 단상이 놓인 중간까지 샤론 스톤의 손을 잡고 걸어간 리 감독은 샤론 스톤에게 쪽지를 건네면서 “이 사람은 망치지 않을 거야”라고 말했다. 샤론 스톤은 리 감독을 바라보며 “확실해요? 준비됐어요? 지금 하면 되나요?”라고 물은 뒤 “황금종려상은 티탄!”이라고 외치며 우왕좌왕했던 상황에 마침표를 찍었다.황금종려상 수상작인 ‘티탄’은 10년 전에 잃어버린 아들이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호러 영화다. 줄리아 듀코나우 감독은 영화 ‘피아노’의 제인 캠피온 감독 이후 28년만에 처음으로 칸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여성 감독이다. 올해 처음으로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을 받았으며, 앞서 영화 ‘로우’로 2019년 세자르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바 있다. ‘티탄’은 칸 영화제에서 상영된 영화 중 가장 거칠고, 도발적이고, 폭력적인 영화 중 하나라고 AFP 통신은 평가했다.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은 이란의 거장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영웅’과 핀란드의 유호 쿠오스마넨 감독의 ‘컴파트먼트 넘버6’가 공동 수상했다. 감독상은 ‘아네트’를 연출한 레오 카락스 감독에게, 각본상은 ‘드라이브 마이 카’를 쓴 일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과 오에 다카마사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상은 이스라엘 감독 나다브 라피드의 ‘아헤드의 무릎’과 태국 감독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메모리아’에 수여됐다. 여우주연상은 ‘더 워스트 퍼슨 인 더 월드’에 출연한 노르웨이 배우 레나트 라인스베에게, 남우주연상은 미국 영화 ‘니트람’에 나온 케일럽 랜드리 존스에게 각각 돌아갔다.
  • [포토] 김혜성·이정후 ‘간절하면 이루어진다’

    [포토] 김혜성·이정후 ‘간절하면 이루어진다’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김혜성과 이정후가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첫 소집훈련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야구 대표팀은 오는 22일까지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진행한 뒤 23일 24세 이하 선수들로 구성된 라이징 스타팀, 25일에는 키움 히어로즈와 마지막 평가전을 가진 뒤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결전지인 일본으로 출국한다. 대한민국은 29일 오후 7시 요코하마구장 스타디움에서 이스라엘과 B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르고 31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미국을 상대로 두 번째 경기를 펼친다. 2021.7.17 뉴스1
  • “살려달라” 아이 소리에 ‘풍덩’ 뛰어든 해병대 출신 의인

    “살려달라” 아이 소리에 ‘풍덩’ 뛰어든 해병대 출신 의인

    물에 빠진 아이를 맨몸으로 구조한 해병대 출신 의인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제주시에 사는 소윤성(30) 씨는 지난달 30일 제주시 건입동 산지천 인근에서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초등학교 저학년 남자아이를 보게 됐다. 가까이 가보니 남자아이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물길을 이기지 못하고 바다 쪽으로 떠밀려 가고 있었다. 아이는 소씨를 보자 “살려달라”고 구조요청을 보냈고, 소씨는 그 말을 듣자마자 지체 없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소씨는 순식간에 헤엄쳐 아이를 안고 구조에 성공했다. 아이는 친구와 산지천 주변에서 공놀이하던 중 공이 물에 빠지자, 그 공을 꺼내기 위해 물에 젖은 바위를 밟았다가 미끄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가 빠진 곳의 수심은 성인 남성의 발도 닿지 않을 만큼 깊었기에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소씨는 해병대 수색대대 출신으로 인명구조 교육을 받은 경험을 바탕으로 구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제주소방서는 15일 소씨에게 소중한 생명을 구한 공로를 인정해 소방활동 유공 표창을 수여했다. 소방 당국은 소씨의 용기 있는 행동과 희생 정신이 도민들에게 큰 귀감이 될 것이라며 표창 사유를 밝혔다.
  • 제자와 茶맹세 아직도 그윽… 민초의 한 머금은 길따라 뚜벅뚜벅

    제자와 茶맹세 아직도 그윽… 민초의 한 머금은 길따라 뚜벅뚜벅

    올봄 영화 ‘자산어보’가 개봉하면서, 손암 정약전과 다산 정약용 형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극중 ‘강진 선생’으로 불리는 다산(류승룡 분)의 학자적, 철학자적 모습이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당대 세상을 호령하던 고관대작(형조참의) 자리에 있다가, 머나먼 전남 강진 땅에 유배를 와 묵묵히 학문 연구에 몰두하는 정약용의 인품은 주인공 정약전(설경구 분)의 극중 비중에 견주어도 결코 모자람이 없었다. 대선을 앞둔 최근엔 소설 ‘대통령 정약용’이 눈길을 끌고 있다. 타임슬립을 통해 현대로 온 다산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간다는 유쾌한 상상을 담았다. 대통령 다산이 추진한다는 ‘실학21’의 바탕이 된 1표2서(‘목민심서’·‘흠흠신서’·‘경세유표’)를 저술한 땅, 강진을 다시 돌아보니 그동안 보고 알았던 것보다 많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역사상 한반도 최고의 천재로 꼽히는 다산은 그야말로 ‘조선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였다. 그는 유학자이면서 실학을 주도적으로 연구했으며 행정가이자 정치가, 그리고 법학과 법의학을 두루 전공한 법률가였다. 또한 의학과 지리학, 건축학에 통달한 과학자요, 발명가였다. 게다가 언어학자, 아동 교육자, 걸출한 시인에다 차 전문가, 동서양사를 넘나드는 역사 철학 이론가이기도 했다. 18세기 말 조선은 만사‘다’통이었다. 다산을 거치면 안 될 게 없었다. 15세기 이탈리아 피렌체의 다빈치처럼. 아, 공교롭게도 다산과 다빈치, 둘 다 이름 첫 자에 ‘다’자가 들어간다. 마침 다빈치도 유배는 아니지만 1516년 고향을 떠나 프랑스 루아르 강가의 앙부아즈 궁에서 살며 ‘모나리자’ 등 역작을 남겼다. 그런 다산이 강진에 내려왔다. 조용한 강진에 유배를 오는 바람에 그의 눈부신 업적이 꽃을 피웠다고 하는 것도 맞겠다. 18년 동안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하는 동안 수많은 저서와 서간, 일화, 대한민국 차문화가 탄생했다. 당시 조선의 유형(流刑)은 명나라의 대명률을 따랐다. 죄의 경중에 맞춰 2000리, 2500리, 3000리 등으로 올려가며 유배를 보내는 거다. 1리가 400m쯤이니 1000리면 한양에서 직선거리로 전남 완도까지도 갈 수 있다. 조선에선 이런 거리가 나올 수 없는 터라 일부러 여러 지역을 거치며 행로를 늘렸다. 세종이 ‘실정에 맞게’ 600, 750, 900리로 조정하기 전까지 1년 가까이 돌고도는 유배길을 떠났다. 유배는 많은 것을 남겼다. 깡시골인 유배지로 한양의 높은 지식과 문화 산업이 수혈됐다. 당쟁이 치열했던 조선 때 이름난 관직자는 대부분 유배를 다녀왔을 만큼 유배는 ‘일상’이었다. 정조는 창덕궁 부용정에 인공 섬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신하들과 시 짓기 내기를 하다가 ‘잠시 쉬는’ 벌칙으로 인공 섬에 유형을 보내기도 했다. 블루마블 게임에서 ‘무인도’ 같은 의미다. 그만큼 유형은 고급 관리를 대상으로 했다는 뜻이다. 시에 능한 다산이 ‘인공 섬’에 유배를 갔는지 알 수는 없지만 다산을 친애하던 정조가 승하한 후, 정말 강진 땅으로 기나긴 유형을 떠나게 됐다. 그나마 강진은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축에 속했다. 예나 지금이나 유형을 가기도, 여행하기도 딱 적당한 거리다. 프로야구의 옛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는 2군 구장을 강진에 뒀는데 당시 1군 선수가 2군에 내려가면 “유배간다”고 자조했다. 당시 몇몇 선수들은 강진에서 2군 생활을 경험하며 다산의 후예가 됐다.다산이 처음 도착한 곳이 강진읍의 사의재다. 다산의 인품을 알아본 주막 동문매반가(東門賣飯家) 주모의 호의로 여기서 4년간 생활했다. 다산은 이 주막에 사의재(四宜齋)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생각과 외모, 말, 움직임을 네(四) 가지 덕목으로 삼아 마땅히(宜) 바로잡는 집이란 뜻이다. 다산의 일기에 따르면 1803년 겨울의 일이다. 초가 주막이던 본래 사의재 건물은 사라졌지만 2007년 강진군청은 이를 복원해 한옥체험 숙소, 식당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남도 강진 음식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사의재는 아욱국이 맛있기로 소문났다. 다행히 유배지 주위에 가시나무를 심어 외부인과의 접촉을 막는 ‘위리안치’는 아니었다. ‘강진 선생’ 다산은 고성사 보은산방, 제자 이청의 집 등을 전전하다 47세이던 1808년 봄에 귤동리 초당으로 거처를 옮겼다. 다산의 외가 쪽 집안인 해남 윤씨 윤단과 윤규로의 선처 덕분이었다.(해남 윤씨 윤선도는 무려 25년을 유배지에서 생을 보낸 ‘유배의 왕’이다.) 다산은 산정 초당을 고쳐 다산초당이라 이름 짓고 그곳에서 윤규로의 네 아들과 조카 둘을 가르쳤다. 다산은 18년 유배 기간 중 다산초당에서 약 11년을 머물며 다양한 연구와 저술 활동을 했다. 저서는 ‘목민심서’, ‘경세유표’를 비롯한 500여권에 달한다. 이를 총정리한 ‘여유당전서’는 철학, 법제, 종교, 악경, 의술, 천문, 측량, 건축 등 모든 기초학문과 실용학문을 총망라하고 있다. 애초의 초당은 무너지고 1958년 강진 다산유적보존회가 현재 초당을 다시 지었다. 다만 원래 초당 건물이 아니라 목조 기와건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추사 김정희가 쓴 ‘다산초당’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초당 뒤 바위에는 다산이 직접 깎은 글자 ‘丁石’(정석)이 새겨져 있으며 앞뜰에는 차를 달였다는 ‘청석’이 있고 한켠에는 ‘약천’이라는 약수터가 있다. 초당 왼쪽에는 작은 연지가 있다. 초당에 관어재(觀魚齋)란 현판이 따로 있는 것으로 봐, 연지에 잉어를 키웠을 것으로 유추된다.초당 뒤 가파른 길은 만덕산 백련사로 이어진다. 꿀럭꿀럭한 산길을 15분 정도 걸으면 동백숲으로 유명한 고찰 백련사로 갈 수 있다. 이 길이 ‘사색의 길’이다. 다산과 백련사 혜장선사의 만남이 이뤄진 길이다. 다산은 차와 바다를 찾아 백련사로 향했고 혜장은 스승과 책을 찾아 초당을 오갔다. 유배 와 제자를 가르치며 산중칩거하던 다산이 다른 철학(불교)을 통해 학식과 견문을 넓힐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당대의 학승 혜장 덕분일 수도 있다. 산중 차향은 그렇게 피어나 학문으로 승화됐다.다산은 강진의 아름다운 산(만덕산, 월출산)과 강(탐진강), 바다(강진만) 등 자연을 사랑했다. 특히 월출산 옥판봉을 바라보는 백운동 원림과 그 인근에서 생산되는 야생차를 각별히 좋아했다. 월출산의 남쪽 월남(베트남이 아니다) 마을에 이르면 다산의 차를 재배했던 다원이 나온다. 전남 최대 가람이었던 월남사지 앞에 차를 재배하며 제다(製茶)해온 다부 이한영 가문의 생가 다향산방과 다원, 전통차문화원이자 시음장이 함께 있다. 이한영의 선조는 다산의 제자인 이시헌이다. 1830년 해배 후 광주(현 경기 남양주)로 올라간 다산은 제자 중 막내인 이시헌에게 편지를 보낸다. “지난번 보내준 차는 잘 받았다. 고맙다. 내 몸이 좋지 않아 오직 떡차(餠茶)만 의지하고 있는데 다시 곡우가 되었으니 차를 또 보내 달라”고 했다. “지난번 보내준 차는 거칠었다. 반드시 세 번 찌고 세 번 말려 곱게 빻아야 한다. 알아들었느냐?”며 나무라기도 했다.‘목민심서’를 집필한 ‘강직한 공직자’ 다산이었지만 제자에게는 단호하게 차를 보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제자와 맺은 다신계(茶信契) 때문이다. 다산이 강진을 떠나더라도, 제자들은 매년 공부한 글과 차를 보내기로 약속했다. 이시헌은 이 약속을 평생 지켰다. 약속은 100년 이상 대를 이어 전해졌고 마지막으로 이를 지킨 사람이 이한영이다. 평생 차를 위해 살아온 그는 일제강점기에 우리 땅에서 난 차가 일본 차로 바뀌어 유통되는 것을 안타까이 여겨 우리 고유 상표를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백운옥판차’(白雲玉版茶)로, ‘백운동 옥판봉에서 딴 차’라는 뜻이다. 그는 하마터면 끊어질 뻔한 한국 전통차의 맥을 이었고, 백운옥판차와 금릉월산차는 다시 100여년의 세월을 지나 현 이현정 전통차문화원장에 이르고 있다. 다산이 즐기던 차가 바로 백운옥판차다. 사제 간의 다신계가 정녕 200여년 지속된 셈이다.생가 옆에는 백운동 원림(園林)이 있다. 국내에서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전통 원림이다. 이곳에도 다산의 흔적이 있다. 다산은 평소에도 백운동 원림을 찾았고 1812년에는 초의선사와 함께 백운동 12경을 방문한 후 각각 그림 같은 풍경에 대한 시(백운동 12승사)를 남겼다. 여기에 초의선사가 그린 그림(백운동도)을 묶은 것이 바로 백운첩이다. 옥판봉, 산다경, 백매오, 홍옥폭, 유상곡수, 창하벽, 정유강, 모란체, 취미선방, 정선대, 운당원 등 백운동 12경이 널리 알려지게 된 일화다.람사르 협약 생태습지로 유명한 남포 습지에도 다산과 관련된 사연이 있다. 강진만과 탐진강 물길이 만나는 남포마을은 제주, 완도 등 섬과 육지의 교역 중심지로 예부터 번성했는데 다산초당 만덕산에서 내려오면 닿는 곳이라 다산의 행차도 잦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남포마을의 옛 이름은 갈대밭이란 뜻의 갈밭마을. “강진 사람들은 어디에서나 그 포구를 바라볼 수 있었고, 강진만의 색다른 정취는 그 포구에서 우러나오고 있었다.” 조정래의 소설 ‘한강’에 등장하는 문구다. 다산은 이곳에서 탐관오리들이 민초들의 고혈을 빨아먹는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세리들은 세금을 징세하기 위해 죽은 이와 갓난아이까지 군적(軍籍)에 올리는 백골징포, 황구첨정 등의 횡포를 부렸다. 도저히 군포를 감당할 수 없어 이에 항의하던 한 백성은 “아이를 낳은 내 잘못”이라며 스스로 거세하기에 이르렀다. 다산은 이 안타까운 사연을 ‘애절양’(哀絶陽)이라는 시로 남겼다.‘시아버지는 상복 벗은 지 오래고, 갓난아이는 배냇물도 마르지 않았는데/ 할아버지와 아버지, 아들 삼대의 이름이 군적에 모두 실렸네/ 억울한 사연 호소하려 해도 관가 문지기는 호랑이 같고/ 이정은 크게 포효하며 외양간 소마저 끌고 갔네/ 남편이 칼 들고 들어간 방에 피가 흥건하고/ 남편은 스스로 아이 낳은 죄를 한탄하네’ ‘애절양’ 시구는 강진만 생태공원을 조망할 수 있는 남포호 전망대에 선명히 적혀 있다. 강진만 생태공원은 3282만㎡(813만평)에 이른다. 자전거와 도보를 이용한 에코 투어 코스가 마련돼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고급 정보와 신문물을 일찍 받아들인 덕인지, 강진에는 특이한 맥주 소비 트렌드가 있다. 인구 3만 5000명 정도의 작은 도시지만 신기하게도 술집마다 미국 맥주 브랜드인 ‘버드와이저’를 팔고 있다. 서울 등 다른 도시에선 보기 힘든 풍경이다. 심지어 생맥주 체인점에서도 버드와이저를 주문하면 따로 내올 정도다. 20여년 전 강진에는 주류를 공급하는 회사가 하나밖에 없었다. 당시 이 회사가 상대적으로 고급제품이었던 버드와이저 마케팅을 펼쳤는데, 뜻밖에 이게 먹혀들어 누구나 버드와이저를 즐겨찾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강진은 전남에서도 주류소비량이 높은 편이라 주류회사들의 주요 마케팅 대상지였다. 이런 시장 상황이 지속되며 버드와이저가 국산 맥주보다 좋다는 이미지를 남겼고 마침내 ‘군민 맥주’로 인정받게 됐다. 싱가포르에서 ‘싱가폴 슬링’을 찾아 마시듯 무더운 여름날 강진에 간다면 시원한 버드와이저 한 잔 마셔 보는 것도 여행의 작은 즐거움이 될 듯하다. 다산이 18년이나 살며 많은 흔적을 남긴 강진 땅. 농가체험숙박 ‘푸소 프로그램’과 역사문화 체험, 청정 생태 여행 1번지로 변모한 이 청잣빛 푸른 땅에 스스로 ‘아름다운 유배’를 떠나보는 것도 역병으로 우울한 이 여름, 참 좋은 선택이 아닐까 한다.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강진 여행 체크리스트 무엇을 볼까 이한영전통차문화원은 이현정 원장의 재미있는 해설을 들으며 백운옥판차 등 다양한 전통차 시음과 차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월남사지 잔디밭에 앉아 다식을 들며 차 소풍을 즐길 수도 있다. 민화박물관에선 민중의 삶을 그대로 녹인 민화를 통해 조상의 삶과 철학을 엿볼 수 있다. 2층에선 성문화를 표현한 한중일 3국의 춘화를 만날 수 있다.뭘 먹을까 은행나무는 한정식 미향(味鄕) 강진에서도 이름난 한정식집이다. 반찬 그릇 위에 또 그릇이 올라가는 ‘강진한정식이층탑’ 별칭이 있을 정도다. 해물과 고기 등 종류도 다양하지만 음식의 면면이 훌륭해 어느 하나 손이 안 가는 것이 없다. 토종닭과 전복, 문어를 넣고 끓인 회춘탕(해천탕)도 여름철 복달임으로 좋다. 설성식당은 한 상 가득 돼지불고기 백반상을 받는 집이다. 조선 중후기 육군 사령부가 있던 병영면에 돼지불고기 거리가 형성돼 있다. 불맛 가득한 양념 돼지고기는 물론 각종 곁들임 찬만 해도 12가지가 넘는다. 1인 1만원꼴로 값도 저렴하다.
  • 목축이던 주막선 군민맥주 캬~ 다산 걷던 동백숲서 시름 털털

    목축이던 주막선 군민맥주 캬~ 다산 걷던 동백숲서 시름 털털

    올봄 영화 ‘자산어보’가 개봉하면서, 손암 정약전과 다산 정약용 형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극중 ‘강진 선생’으로 불리는 다산(류승룡 분)의 학자적, 철학자적 모습이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당대 세상을 호령하던 고관대작(형조참의) 자리에 있다가, 머나먼 전남 강진 땅에 유배를 와 묵묵히 학문 연구에 몰두하는 정약용의 인품은 주인공 정약전(설경구 분)의 극중 비중에 견주어도 결코 모자람이 없었다. 대선을 앞둔 최근엔 소설 ‘대통령 정약용’이 눈길을 끌고 있다. 타임슬립을 통해 현대로 온 다산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간다는 유쾌한 상상을 담았다. 대통령 다산이 추진한다는 ‘실학21’의 바탕이 된 1표2서(‘목민심서’·‘흠흠신서’·‘경세유표’)를 저술한 땅, 강진을 다시 돌아보니 그동안 보고 알았던 것보다 많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역사상 한반도 최고의 천재로 꼽히는 다산은 그야말로 ‘조선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였다. 그는 유학자이면서 실학을 주도적으로 연구했으며 행정가이자 정치가, 그리고 법학과 법의학을 두루 전공한 법률가였다. 또한 의학과 지리학, 건축학에 통달한 과학자요, 발명가였다. 게다가 언어학자, 아동 교육자, 걸출한 시인에다 차 전문가, 동서양사를 넘나드는 역사 철학 이론가이기도 했다. 18세기 말 조선은 만사‘다’통이었다. 다산을 거치면 안 될 게 없었다. 15세기 이탈리아 피렌체의 다빈치처럼. 아, 공교롭게도 다산과 다빈치, 둘 다 이름 첫 자에 ‘다’자가 들어간다. 마침 다빈치도 유배는 아니지만 1516년 고향을 떠나 프랑스 루아르 강가의 앙부아즈 궁에서 살며 ‘모나리자’ 등 역작을 남겼다. 그런 다산이 강진에 내려왔다. 조용한 강진에 유배를 오는 바람에 그의 눈부신 업적이 꽃을 피웠다고 하는 것도 맞겠다. 18년 동안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하는 동안 수많은 저서와 서간, 일화, 대한민국 차문화가 탄생했다. 당시 조선의 유형(流刑)은 명나라의 대명률을 따랐다. 죄의 경중에 맞춰 2000리, 2500리, 3000리 등으로 올려가며 유배를 보내는 거다. 1리가 400m쯤이니 1000리면 한양에서 직선거리로 전남 완도까지도 갈 수 있다. 조선에선 이런 거리가 나올 수 없는 터라 일부러 여러 지역을 거치며 행로를 늘렸다. 세종이 ‘실정에 맞게’ 600, 750, 900리로 조정하기 전까지 1년 가까이 돌고도는 유배길을 떠났다. 유배는 많은 것을 남겼다. 깡시골인 유배지로 한양의 높은 지식과 문화 산업이 수혈됐다. 당쟁이 치열했던 조선 때 이름난 관직자는 대부분 유배를 다녀왔을 만큼 유배는 ‘일상’이었다. 정조는 창덕궁 부용정에 인공 섬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신하들과 시 짓기 내기를 하다가 ‘잠시 쉬는’ 벌칙으로 인공 섬에 유형을 보내기도 했다. 블루마블 게임에서 ‘무인도’ 같은 의미다. 그만큼 유형은 고급 관리를 대상으로 했다는 뜻이다. 시에 능한 다산이 ‘인공 섬’에 유배를 갔는지 알 수는 없지만 다산을 친애하던 정조가 승하한 후, 정말 강진 땅으로 기나긴 유형을 떠나게 됐다. 그나마 강진은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축에 속했다. 예나 지금이나 유형을 가기도, 여행하기도 딱 적당한 거리다. 프로야구의 옛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는 2군 구장을 강진에 뒀는데 당시 1군 선수가 2군에 내려가면 “유배간다”고 자조했다. 당시 몇몇 선수들은 강진에서 2군 생활을 경험하며 다산의 후예가 됐다.다산이 처음 도착한 곳이 강진읍의 사의재다. 다산의 인품을 알아본 주막 동문매반가(東門賣飯家) 주모의 호의로 여기서 4년간 생활했다. 다산은 이 주막에 사의재(四宜齋)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생각과 외모, 말, 움직임을 네(四) 가지 덕목으로 삼아 마땅히(宜) 바로잡는 집이란 뜻이다. 다산의 일기에 따르면 1803년 겨울의 일이다. 초가 주막이던 본래 사의재 건물은 사라졌지만 2007년 강진군청은 이를 복원해 한옥체험 숙소, 식당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남도 강진 음식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사의재는 아욱국이 맛있기로 소문났다. 다행히 유배지 주위에 가시나무를 심어 외부인과의 접촉을 막는 ‘위리안치’는 아니었다. ‘강진 선생’ 다산은 고성사 보은산방, 제자 이청의 집 등을 전전하다 47세이던 1808년 봄에 귤동리 초당으로 거처를 옮겼다. 다산의 외가 쪽 집안인 해남 윤씨 윤단과 윤규로의 선처 덕분이었다.(해남 윤씨 윤선도는 무려 25년을 유배지에서 생을 보낸 ‘유배의 왕’이다.) 다산은 산정 초당을 고쳐 다산초당이라 이름 짓고 그곳에서 윤규로의 네 아들과 조카 둘을 가르쳤다. 다산은 18년 유배 기간 중 다산초당에서 약 11년을 머물며 다양한 연구와 저술 활동을 했다. 저서는 ‘목민심서’, ‘경세유표’를 비롯한 500여권에 달한다. 이를 총정리한 ‘여유당전서’는 철학, 법제, 종교, 악경, 의술, 천문, 측량, 건축 등 모든 기초학문과 실용학문을 총망라하고 있다. 애초의 초당은 무너지고 1958년 강진 다산유적보존회가 현재 초당을 다시 지었다. 다만 원래 초당 건물이 아니라 목조 기와건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추사 김정희가 쓴 ‘다산초당’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초당 뒤 바위에는 다산이 직접 깎은 글자 ‘丁石’(정석)이 새겨져 있으며 앞뜰에는 차를 달였다는 ‘청석’이 있고 한켠에는 ‘약천’이라는 약수터가 있다. 초당 왼쪽에는 작은 연지가 있다. 초당에 관어재(觀魚齋)란 현판이 따로 있는 것으로 봐, 연지에 잉어를 키웠을 것으로 유추된다.초당 뒤 가파른 길은 만덕산 백련사로 이어진다. 꿀럭꿀럭한 산길을 15분 정도 걸으면 동백숲으로 유명한 고찰 백련사로 갈 수 있다. 이 길이 ‘사색의 길’이다. 다산과 백련사 혜장선사의 만남이 이뤄진 길이다. 다산은 차와 바다를 찾아 백련사로 향했고 혜장은 스승과 책을 찾아 초당을 오갔다. 유배 와 제자를 가르치며 산중칩거하던 다산이 다른 철학(불교)을 통해 학식과 견문을 넓힐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당대의 학승 혜장 덕분일 수도 있다. 산중 차향은 그렇게 피어나 학문으로 승화됐다.다산은 강진의 아름다운 산(만덕산, 월출산)과 강(탐진강), 바다(강진만) 등 자연을 사랑했다. 특히 월출산 옥판봉을 바라보는 백운동 원림과 그 인근에서 생산되는 야생차를 각별히 좋아했다. 월출산의 남쪽 월남(베트남이 아니다) 마을에 이르면 다산의 차를 재배했던 다원이 나온다. 전남 최대 가람이었던 월남사지 앞에 차를 재배하며 제다(製茶)해온 다부 이한영 가문의 생가 다향산방과 다원, 전통차문화원이자 시음장이 함께 있다. 이한영의 선조는 다산의 제자인 이시헌이다. 1830년 해배 후 광주(현 경기 남양주)로 올라간 다산은 제자 중 막내인 이시헌에게 편지를 보낸다. “지난번 보내준 차는 잘 받았다. 고맙다. 내 몸이 좋지 않아 오직 떡차(餠茶)만 의지하고 있는데 다시 곡우가 되었으니 차를 또 보내 달라”고 했다. “지난번 보내준 차는 거칠었다. 반드시 세 번 찌고 세 번 말려 곱게 빻아야 한다. 알아들었느냐?”며 나무라기도 했다.‘목민심서’를 집필한 ‘강직한 공직자’ 다산이었지만 제자에게는 단호하게 차를 보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제자와 맺은 다신계(茶信契) 때문이다. 다산이 강진을 떠나더라도, 제자들은 매년 공부한 글과 차를 보내기로 약속했다. 이시헌은 이 약속을 평생 지켰다. 약속은 100년 이상 대를 이어 전해졌고 마지막으로 이를 지킨 사람이 이한영이다. 평생 차를 위해 살아온 그는 일제강점기에 우리 땅에서 난 차가 일본 차로 바뀌어 유통되는 것을 안타까이 여겨 우리 고유 상표를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백운옥판차’(白雲玉版茶)로, ‘백운동 옥판봉에서 딴 차’라는 뜻이다. 그는 하마터면 끊어질 뻔한 한국 전통차의 맥을 이었고, 백운옥판차와 금릉월산차는 다시 100여년의 세월을 지나 현 이현정 전통차문화원장에 이르고 있다. 다산이 즐기던 차가 바로 백운옥판차다. 사제 간의 다신계가 정녕 200여년 지속된 셈이다.생가 옆에는 백운동 원림(園林)이 있다. 국내에서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전통 원림이다. 이곳에도 다산의 흔적이 있다. 다산은 평소에도 백운동 원림을 찾았고 1812년에는 초의선사와 함께 백운동 12경을 방문한 후 각각 그림 같은 풍경에 대한 시(백운동 12승사)를 남겼다. 여기에 초의선사가 그린 그림(백운동도)을 묶은 것이 바로 백운첩이다. 옥판봉, 산다경, 백매오, 홍옥폭, 유상곡수, 창하벽, 정유강, 모란체, 취미선방, 정선대, 운당원 등 백운동 12경이 널리 알려지게 된 일화다.람사르 협약 생태습지로 유명한 남포 습지에도 다산과 관련된 사연이 있다. 강진만과 탐진강 물길이 만나는 남포마을은 제주, 완도 등 섬과 육지의 교역 중심지로 예부터 번성했는데 다산초당 만덕산에서 내려오면 닿는 곳이라 다산의 행차도 잦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남포마을의 옛 이름은 갈대밭이란 뜻의 갈밭마을. “강진 사람들은 어디에서나 그 포구를 바라볼 수 있었고, 강진만의 색다른 정취는 그 포구에서 우러나오고 있었다.” 조정래의 소설 ‘한강’에 등장하는 문구다. 다산은 이곳에서 탐관오리들이 민초들의 고혈을 빨아먹는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세리들은 세금을 징세하기 위해 죽은 이와 갓난아이까지 군적(軍籍)에 올리는 백골징포, 황구첨정 등의 횡포를 부렸다. 도저히 군포를 감당할 수 없어 이에 항의하던 한 백성은 “아이를 낳은 내 잘못”이라며 스스로 거세하기에 이르렀다. 다산은 이 안타까운 사연을 ‘애절양’(哀絶陽)이라는 시로 남겼다.‘시아버지는 상복 벗은 지 오래고, 갓난아이는 배냇물도 마르지 않았는데/ 할아버지와 아버지, 아들 삼대의 이름이 군적에 모두 실렸네/ 억울한 사연 호소하려 해도 관가 문지기는 호랑이 같고/ 이정은 크게 포효하며 외양간 소마저 끌고 갔네/ 남편이 칼 들고 들어간 방에 피가 흥건하고/ 남편은 스스로 아이 낳은 죄를 한탄하네’ ‘애절양’ 시구는 강진만 생태공원을 조망할 수 있는 남포호 전망대에 선명히 적혀 있다. 강진만 생태공원은 3282만㎡(813만평)에 이른다. 자전거와 도보를 이용한 에코 투어 코스가 마련돼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고급 정보와 신문물을 일찍 받아들인 덕인지, 강진에는 특이한 맥주 소비 트렌드가 있다. 인구 3만 5000명 정도의 작은 도시지만 신기하게도 술집마다 미국 맥주 브랜드인 ‘버드와이저’를 팔고 있다. 서울 등 다른 도시에선 보기 힘든 풍경이다. 심지어 생맥주 체인점에서도 버드와이저를 주문하면 따로 내올 정도다. 20여년 전 강진에는 주류를 공급하는 회사가 하나밖에 없었다. 당시 이 회사가 상대적으로 고급제품이었던 버드와이저 마케팅을 펼쳤는데, 뜻밖에 이게 먹혀들어 누구나 버드와이저를 즐겨찾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강진은 전남에서도 주류소비량이 높은 편이라 주류회사들의 주요 마케팅 대상지였다. 이런 시장 상황이 지속되며 버드와이저가 국산 맥주보다 좋다는 이미지를 남겼고 마침내 ‘군민 맥주’로 인정받게 됐다. 싱가포르에서 ‘싱가폴 슬링’을 찾아 마시듯 무더운 여름날 강진에 간다면 시원한 버드와이저 한 잔 마셔 보는 것도 여행의 작은 즐거움이 될 듯하다. 다산이 18년이나 살며 많은 흔적을 남긴 강진 땅. 농가체험숙박 ‘푸소 프로그램’과 역사문화 체험, 청정 생태 여행 1번지로 변모한 이 청잣빛 푸른 땅에 스스로 ‘아름다운 유배’를 떠나보는 것도 역병으로 우울한 이 여름, 참 좋은 선택이 아닐까 한다.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강진 여행 체크리스트 무엇을 볼까 이한영전통차문화원은 이현정 원장의 재미있는 해설을 들으며 백운옥판차 등 다양한 전통차 시음과 차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월남사지 잔디밭에 앉아 다식을 들며 차 소풍을 즐길 수도 있다. 민화박물관에선 민중의 삶을 그대로 녹인 민화를 통해 조상의 삶과 철학을 엿볼 수 있다. 2층에선 성문화를 표현한 한중일 3국의 춘화를 만날 수 있다.뭘 먹을까 은행나무는 한정식 미향(味鄕) 강진에서도 이름난 한정식집이다. 반찬 그릇 위에 또 그릇이 올라가는 ‘강진한정식이층탑’ 별칭이 있을 정도다. 해물과 고기 등 종류도 다양하지만 음식의 면면이 훌륭해 어느 하나 손이 안 가는 것이 없다. 토종닭과 전복, 문어를 넣고 끓인 회춘탕(해천탕)도 여름철 복달임으로 좋다. 설성식당은 한 상 가득 돼지불고기 백반상을 받는 집이다. 조선 중후기 육군 사령부가 있던 병영면에 돼지불고기 거리가 형성돼 있다. 불맛 가득한 양념 돼지고기는 물론 각종 곁들임 찬만 해도 12가지가 넘는다. 1인 1만원꼴로 값도 저렴하다.
  • “극단적 선택하려고?”…수도권 고속도 역주행한 60대 남성

    “극단적 선택하려고?”…수도권 고속도 역주행한 60대 남성

    수도권 일대 고속도로에서 승용차를 몰고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역주행한 60대 운전자가 추격전을 벌인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도로교통법상 난폭운전 혐의로 60대 남성 A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경찰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날 오전 경기 양주시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양주요금소 인근에서 로체 승용차를 몰고 역주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양주요금소 인근에서 다른 운전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순찰차를 피해 달아났다. 한 목격자는 “오늘 오전 7시 40분쯤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일산 IC 인근에서 역주행 차량이 1차로로 마주 보면서 달려왔다”며 “하마터면 큰 사고가 날뻔했다”고 말했다. A씨는 시속 100㎞가 넘는 속도로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에서 역주행을 하다가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로 갈아탄 후에는 정방향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 중구 운서동 신불 나들목 인근에서 40㎞ 넘게 뒤쫓은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이 추격하는 과정에서 다행히 사고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인명피해도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 측정 결과 수치가 나오지 않았고 무면허 상태도 아니었다”며 “A씨가 정확히 어디서부터 역주행을 했는지는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도쿄에서 영어 가르치다 실종된 28세 영국 여성, 여드레 만에

    도쿄에서 영어 가르치다 실종된 28세 영국 여성, 여드레 만에

    지난 1일 일본 도쿄의 영어학교에 출근하지 않아 실종 신고가 됐던 20대 영국인 여교사가 여드레 만에 주검으로 발견됐다고 영국 BBC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노팅검 출신으로 에딘버러 대학에서 심리학 석사학위를 딴 뒤 지난해 3월 일본으로 이주해 도쿄 근처 요코하마의 한 아파트에 머무르며 영국계 셰인 영어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앨리스 호지킨슨(28)이 의심스러운 정황 없이 사망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노팅검 경찰이 밝혔다. 주검이 언제 어느 곳에서 누구에 의해 발견됐는지 방송은 일절 알리지 않았다. 유족들은 고인이 “똑똑하고 모험을 즐겼으며 확신에 차 남을 돌보며 대단한 유머감각을 지닌 젊은 여성이었다”면서 그녀의 행적을 찾는 데 도움을 준 영국과 일본의 친지와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달했다. 영국 외교부도 성명을 내 “어려운 시기를 겪는 유족들을 지원하며 일본의 현지 당국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일본 경찰이 그녀의 죽음과 관련해 어떤 이도 찾고 있지 않다며 고인이 극단을 선택한 것으로 보여 수사를 일단락했다고 유족들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유족들이 가급적 빨리 시신을 인도받길 희망하고 있다고 했다. 아버지 스티븐은 컴퓨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다 은퇴했는데 “온가족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소식을 듣고 완전히 낙담했다”고 전했다. 어머니 줄리는 국민건강서비스(NHS) 직원인데 “오열만 하고 있다”고 했다. 스티븐은 지난달 30일 딸과 마지막으로 통화했는데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전혀 눈치챌 수 없었다”면서 두 사람은 늘 정기적으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경찰은 호지킨슨이 살던 아파트를 찾아가 문을 따고 들어갔는데 그녀는 없었고 아버지와 오빠(남동생)가 보라고 적어놓은 노트를 발견했다.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스티븐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딸이 우울증을 겪고 있음을 암시하는 내용이었다고 털어놓았다.
  • 조국 “뇌물사범 낙인찍기”…검찰 “조민 부산대 장학금은 특혜”(종합)

    조국 “뇌물사범 낙인찍기”…검찰 “조민 부산대 장학금은 특혜”(종합)

    조국 “딸 장학금 수령 과정에 관여 안했다”검찰 “조민씨도 부산대서 특혜 받는다 인식”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딸 조민씨의 부산대 장학금 관련 ‘뇌물 혐의’에 대해 “검찰의 낙인찍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검찰은 “부산대엔 특혜가 많다”는 과거 조민씨의 문자메시지를 거론하며 해당 장학금이 특혜였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마성영 김상연 장용범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과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에 대한 공판이 열린 9일 조 전 장관은 법정에 출석하는 길에 “저는 딸이 대학원에서 장학금을 받는 과정에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부는 ‘노 원장이 조민씨에게 장학금을 지급함으로써 조 전 장관과 뇌물을 주고받았다’는 혐의 입증을 위해 검찰이 신청한 서증에 대한 증거조사를 진행했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재직 시절 조민씨의 지도교수였던 노 원장은 모친 장례 부의금으로 설립한 외부장학금 ‘소천장학금’을 2016년 1학기부터 2018년 2학기까지 6학기 연속으로 조민씨에게 지급했다. 학기당 200만원씩 3년간 총 1200만원이었고, 학교 추천이 아닌 기탁자 지정 방식이었다. 검찰은 1200만원의 장학금 중 조 전 장관의 청와대 민정수석 취임 후 지급된 세 학기 장학금 600만원을 뇌물로 봤다. 조국 “표적수사 잘못 인정 못하는 검찰에 분노” 조 전 장관은 법정에 들어가기 전 미리 준비한 쪽지를 읽으며 “저는 딸이 대학원에서 장학금을 받는 과정에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았다”면서 “그 장학금은 성적 장학금도 아닌 입학 초기 적응을 못 하고 방황했기에 지도교수께서 격려 차원에서 계속 주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지도교수 역시 장학금 수여 이후 어떠한 청탁도 저에게 하신 적이 없고, 제가 부산의료원장 선발 과정에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았음은 물론”이라며 “검찰도 조사 후 다 알게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들(검찰)이 표적 삼아 진행한 수사의 잘못을 인정할 수 없기에 저에게 ‘뇌물 사범’의 낙인을 찍기 위해 기소를 감행했다”며 “기가 막힌다. 이런 검찰의 행태에 가슴 깊은 곳에서 분노가 치민다”고 비판했다. 검찰 “노환중, ‘다른 학생에 말하지 말라’며 장학금 지급”반면 검찰은 조민씨에게 지급된 소천장학금이 특혜였다고 주장했다. 성적이 나쁜 조민씨가 장학금을 받은 것에 불만이 여럿 제기됐는데도 노 원장이 조민씨에게 “다른 학생들에게 말하지 말라”며 계속 장학금을 지급했고, ‘수혜자 (직접) 지정을 지양하라’는 장학위원회의 권고도 무시한 채 조민씨를 수혜자로 지정했다는 것이다. 부산대 역시 지난 2019년 노 원장이 조민씨를 지정해 장학금을 지급한 데 대해 “학칙이나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더라도 교육 형평성과 도덕적 차원에서 특혜 소지가 있었다”는 입장을 정리한 바 있다. 검찰은 또 조씨가 장학금을 받기 직전인 2015년 12월 어머니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양산 생활도 익숙해지고 거기선 교수님들도 챙겨주고 부산대엔 특혜가 많으니 아쉽지 않다”라고 보낸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또 조민씨가 2017년 가족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소천장학금을 제가 받을 건데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라”고 말하자 정 교수는 “절대 모른 척 하라”고 답했고, 조 전 장관은 대답 없이 자신이 새 정부 하마평에 오른 명단만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조민씨 스스로 노 원장을 비롯한 교수들이 자신을 특별히 챙기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면서 “유급한 조씨를 격려하려고 장학금을 줬다는 것은 구실일 뿐이고 특혜를 준 것”이라며 조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조민씨와 마찬가지로 입학 첫 학기 유급하고 두 번째 학기에 휴학한 뒤 복학한 학생에게 노 원장이 장학금은 고사하고 면담한 사실도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그밖에도 노 원장이 2017년 10월 한 국회의원에게 보낸 “의료기기 인프라 사업에 우리 병원이 공모하는데, 의원님 도움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 내용을 공개하며 “노 원장은 친분에 따라 업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 이스라엘, 서안 개발 재개… 쫓겨난 팔레스타인 베두인들

    이스라엘, 서안 개발 재개… 쫓겨난 팔레스타인 베두인들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에 위치한 팔레스타인 마을에서 철거 작업을 재개했다. 이스라엘 국민과 결혼하는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자동으로 이스라엘 시민권을 부여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은 의회에서 부결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이후 결성된 ‘무지개 연정’에서도 이·팔레스타인 갈등은 여전하고, 연정 내 합의는 어려운 상황을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이스라엘 당국은 7일(현지시간) 서안 지역의 베두인 목장 공동체를 철거했는데, 이는 이스라엘인을 위한 새 주거지 건설을 위해 팔레스타인의 무허가 가옥을 철거하는 작업의 일환이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철거로 약 4000마리의 양을 사육하며 생계를 유지하던 마을 주민들은 지난 1년 동안 5번째로 집을 잃게 됐다고 유럽연합(EU)이 지원하는 국제구호단체인 서안 보호 컨소시엄 측이 전했다. 마을 주민은 65명 정도로, 이 중엔 35명의 어린이도 포함되어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 마을이 군사 사격장 한가운데에 불법적으로 건설됐다며 철거를 강행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의 지배력이 미치는 곳에서 건축 허가를 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여서 이 지역에 정착했다고 호소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중동전쟁에서 서안을 점령하며, 이 지역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분쟁 지역이 되어 왔다. 지난달에도 서안 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마을 철거를 이어가는 이스라엘에 반대하며 팔레스타인인들이 벌였던 시위가 군사적 충돌로 비화됐었다. 11일 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벌어진 충돌은 이스라엘에서 13명, 팔레스타인에서 260명이 숨진 뒤 휴전협정으로 일단락됐다.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가 이끄는 ‘무지개 연정’은 내부 조율 과정에서도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전날 이스라엘 의회인 크네세트는 팔레스타인 결혼 이민자에게 이스라엘 국적을 자동 부여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찬성 59표, 반대 59표로 부결 처리했다. 베네트 정부의 첫 입법안이었지만, 연정에 참여한 아랍계 정당인 라암이나 좌파 정당인 메레츠 등이 반대해 결국 부결됐다.
  •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중국 군사위협, 두려워할 수준인가/군사전문가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중국 군사위협, 두려워할 수준인가/군사전문가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2030년대 중반까지 군 현대화를 완료하고, 국가 창건 100주년이 되는 2045년에는 중국 인민해방군을 세계 최고의 군대로 만들겠다고 한다. 시 주석의 강군몽(强軍夢)이다. 이와 함께 중국은 대만해협에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고 남중국해에서도 도발적 행동을 이어 가고 있다. 지난 1일에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100주년 행사에서는 아직 설계 단계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진 중국의 J20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가 15대나 등장해서 편대비행을 했다. 중국의 연간 함정 건조량은 이미 미국을 추월했다. 중국의 항공모함 킬러 둥펑(東風ㆍDF) 21D 미사일은 성공적으로 실전 배치돼 있고, 이 외에도 극초음속 미사일(DF17), 대륙간탄도미사일(DF31, 41)도 실물이 공개된 바 있다. 항공모함도 실전에 배치된 랴오닝함 외에 두 척을 더 건조한다. 2030년대에 중국은 유일하게 우주정거장을 운용하는 국가가 된다. 미국의 위성 전체를 제압할 수 있는 우주기지가 탄생하는 셈이다. 이쯤 되면 세계적 차원에서 미국에 대적하지는 못해도 동아시아에서는 미국에 맞설 군사강국이 된 것 아니냐는 평가도 가능하다. 최근 동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의 위협에 크게 놀라고 있다. 민족주의로 무장한 중국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외형적으로 중국의 군사력이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중국은 원해 작전을 수행할 수 없는 국가다. 권투로 이야기하자면 1970년대를 풍미했던 조지 포먼과 같은 인파이터 복서다. 반면 미국은 인도양에서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로 이어지는 넓은 링 위에서 빠르고 은밀하게 기동해 중국을 혼란에 빠뜨리고, 순식간에 타격하는 무하마드 알리와 같은 아웃복서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알리의 지론처럼 미국의 기동성과 정밀타격 능력은 압도적이다. 중국이 미국의 접근을 원해에서 차단하려면 심해 수중작전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수중 탐지와 추적 능력에 중국은 결함이 있다. 미국의 수중작전 능력을 추월하려면 앞으로도 수십 년이 걸린다. 항공모함으로 원해 작전을 시도하지 않겠느냐고? 중국 항모에는 전투기를 새총처럼 발사시키는 증기압축식 사출장치, 즉 캐터펄트 기술이 없다. 이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중국 항모의 스키 점프대는 전투기의 연료와 무장 적재량을 크게 제한한다. 그러니 온전한 항공모함이 아닌 것이다. 중국이 미국의 항모를 공격하는 지대함 미사일 역시 위성항법(GPS)에 의존하는데, 바다 위의 고정된 표적에는 효과적이지만 움직이는 항모, 그것도 미사일 방어기능을 갖춘 전단이 호위하는 항모를 제대로 맞힐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는 중국의 원천기술로 만든 것이 아니고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 설계도를 훔쳐서 만든 제품이다. 당연히 최첨단 전투기의 체계를 통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중국의 미사일방어 능력은 아직 초보적이다. 게다가 중국 군부는 현대전을 수행한 경험이 없다. 미국의 군사기술은 단순한 기술 개발이 아니라 많은 전쟁을 통해 축적되고 검증된 결과다. 중국 스스로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더구나 중국은 군사 동맹국이 없다. 러시아와 전략적 연대를 도모하고 있지만 중국이 동아시아에서 군사적으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 러시아가 위험을 무릅쓰고 도와줄지는 의문이다. 해외 군사기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동아시아의 전략적 관문을 장악하지 못한 중국은 미국과 그 동맹국에 비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반면 미국은 전 세계 60개국에 미군을 배치했고, 동아시아에서는 중국을 촘촘하게 포위하고 있다. 군사훈련 역시 미국과 그 동맹국은 다양하고 긴밀하게 수행하고 있다. 중국이 군사력 성장을 바탕으로 동아시아 국가들에 강압정책(coercive policy)을 수행하더라도 이에 굴복해 중국의 눈치나 보는 속국으로 전락할 나라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중국이 힘을 비축하고 있다지만 이것이 패권 경쟁으로 치달을 만한 수준은 아니다. 중국의 군사위협을 과대평가하면서 지정학적 충돌로 동아시아 정세를 설명하는 데 지극히 신중해야 한다. 섣불리 충돌을 기정사실화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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