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하류층
    2025-12-27
    검색기록 지우기
  • 이벤트
    2025-12-27
    검색기록 지우기
  • 호건
    2025-12-2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9
  • 국민 45% “난 하류층”

    국민 45% “난 하류층”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줄고 하류층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그만큼 많아졌다. 평생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지기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는 가구주가 절반 가까이나 됐다. 10명 중 1명은 경제난 등의 이유로 지난 1년간 자살 충동을 느꼈으며 현재 생활에 만족하는 사람은 10명 중 3명에 불과했다. 미혼 여성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은 결혼을 안해도 좋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7월 만 15세 이상의 전국 남녀 7만명을 상대로 조사해 4일 발표한 ‘2006년 사회통계조사결과’에 따르면 가구주의 53.4%가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답했다.2003년 56.2%보다 2.8%포인트 감소했다. 하류층이라는 답변은 45.2%로 2.8%포인트 늘었다. 중산층에서 빠진 계층이 그대로 하류층으로 흡수됐다. 상류층은 1.46%로 거의 변동이 없다. 특히 남성 가구주는 중산층 56.7%, 하류층 41.7%로 대답했지만 여성 가구주는 중산층 39.6%, 하류층 59.5%라고 밝혀 계층 인식에 대한 남녀간 편차가 컸다. 평생 사회·경제적 지위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가구주는 27.5%에 그쳤고, 가능성이 낮다는 가구주는 46.7%나 됐다. 자식 세대의 계층 상승 가능성에는 40%가 긍정적,29%가 부정적이었다. 중·하류층은 30%가 계층의 대물림을 지적했다. 15∼24세 청소년들의 가장 큰 고민으로 29.6%가 직업을 꼽았다.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공무원을 꼽은 사람이 33.5%였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한류통신] 미인되는 비법 제4의 한류로

    [한류통신] 미인되는 비법 제4의 한류로

    올 들어 한국계 화장품 업체가 쿠알라룸푸르 시내의 쇼핑몰에 매장을 열면서 두건 쓴 여학생들의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한국 여성들의 희고 고운 얼굴의 비결이 무척 궁금한 모양이다. 날마다 방송되는 한국 드라마 속 주인공과 신문 연예란에 펼쳐지는 화려한 사진들 속 연예인들의 흰 얼굴은 열대에 사는 여성들에게는 부러움 그 자체이다. 작열하는 태양으로 피부가 쉬 검게 되고 노화 현상이 빨리 오기 때문에 그럴 터이다. 그런 까닭인지 첫 인사를 나누는 새 동료들은 피부 관리에 신경을 전혀 쓰지 않는 내 나이를 5년쯤은 낮게 본다. 이곳 야시장에 가면 피부색을 하얗게 만들어 준다는 화장품을 사는 여성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하얀 얼굴을 갖고자 하는 무슬림 여성들에게 드라마 속 한국 배우가 미의 상징이 되어 버렸다. 말레이시아는 유럽 강국의 지배를 수백년간 받았던 까닭에 흰 피부를 상류층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는 않다. 하류층일수록 햇볕 아래서 노동을 많이 했기 때문에 피부가 더 검게 될 수밖에 없는 역사적 배경도 흰 피부를 동경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수업시간에 자주 여학생들에게 받는 질문이 있다 “선생님 부인도 얼굴이 하얀가요?” “왜 한국 여자들은 얼굴이 희고 피부가 좋은가요?” 라는 질문인데 나의 대답은 이렇다.“우리에게는 특별한 세면 비법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그것은 한국 사람이라면 흔히 쓰는 ‘이태리타월’을 이용한 것인데, 아침에 세수할 때 따뜻한 물에 비누 거품을 풍부하게 내, 얼굴 전체를 살살 마사지하고 간단한 로션을 바른다. 또 저녁에는 따뜻한 물에 몸 전체를 담그고 피부를 부풀려 살살 때를 미는데 그러면 하루의 피로도 풀리고 기분이 참 좋아진다고 내 나름대로의 비법을 전한다. 수업에서 이런 비법을 배우고 한두 개의 이태리타월을 얻어간 여학생들은 정말이지 피부가 촉촉해지는 것을 느꼈고 잔주름도 줄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비법의 주체인 이태리타월을 원하는 친구들과 가족들이 늘고 있으니 그 타월을 공급해 달라고 조른다. 말레이시아에서 우리의 이태리타월이 어느새 미인이 되는 비법이 되어 한류와 함께 퍼져가고 있는 모양이 재밌기만 하다. 서규원 <말레이시아 마라대학교 한국어 강사>
  • “폐쇄 택한 北·리비아 성공했나”

    한·미 FTA 반대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FTA 전도사’로 불리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반대파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14일 한국무역협회 주최로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털호텔에서 열린 조찬 강연에서다. 김 본부장은 “한·미 FTA를 비판하기는 쉽지만 FTA를 안했을 경우 대안이 있어야 한다.”면서 “무조건 반대하려면 북한·리비아·쿠바·이란 등 폐쇄를 택한 국가들이 성공했다는 증거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미국과의 FTA 체결로 멕시코의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반대진영의 논리에 대해 “1992∼2002년간 하류층, 중류층의 소득점유율이 각각 0.2%포인트,1.0%포인트 증가한 반면 상류층은 2.3%포인트 감소했고 빈부격차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도 아르헨티나·브라질 등 FTA를 체결하지 않은 다른 남미국가가 더 심각하다.”고 반박했다. 정부의 준비가 부족해 ‘졸속협상’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협상시한에 쫓겨 결과를 희생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면서 “일본과 7차례나 FTA협상을 진행하다 결과가 안 좋아 중단한 것은 내용과 결과에 신경을 쓴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가장 우려가 큰 농업분야에 대해서는 “한·칠레 FTA로 인한 농업피해가 2년간 324억원으로 예상됐는데 실제 103억원에 불과했으며 쇠고기는 한우가 4배 이상 비싸지만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면서 “옥수수, 밀 등 이미 대부분 수입되고 있는 농산물은 미국산으로 수입이 대체되는 효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세계화의 두얼굴/로버트 아이작 지음

    언제부터인가 ‘양극화 해소’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인 화두가 되고 있다. 부자만 더욱 부를 누리고 가난한 사람은 부를 축적할 기회조차 가질 수 없는 양극화 현상은, 자국 내 계층간 문제뿐 아니라 부유국과 극빈국의 빈부 격차로까지 점차 확산되고 있다. 뉴욕 페이스대 국제경영학과 로버트 아이작 교수가 쓴 ‘세계화의 두 얼굴’(강정민 옮김, 이른아침 펴냄)은 양극화가 20세기 말 본격적으로 시작된 세계화로부터 비롯됐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20세기 초까지 세계를 주도한 중산층을 제치고 부자들이 더 많은 부를 축적하기 위해 세계화를 무기 삼아 반란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특히 세계화는 ‘카지노 자본주의’를 세계경제 체제에 무리하게 적용시킴으로써, 카지노와 자본에 익숙한 소수의 국가와 개인에게 세게의 모든 부를 몰아줬다. 세계화의 수혜를 받으며 부를 축적한 이들은 대중에게 하나의 약속을 했다. 세계화를 통해 모든 국가와 개인이 똑같이 부유해질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실제로 드러난 결과는 이런 약속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폭로한다. 세계화에 성공했다는 나라 모두 개인간 빈부격차가 급속도로 심화됐고, 중산층은 하류층에 포섭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와 함께 기아인구의 폭증, 원인 모를 전염병의 세계적 확산, 대기업의 독과점, 극심해지는 환경오염 등도 세계화가 만들어낸 양극화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같은 양극화 현상의 원인을 제공한 세계화의 부정적인 모습을 구체적인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흥미롭게 분석하고 있다. 세계화가 어떻게 국가들 사이의 빈부격차를 고착시키는지, 개인들 사이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조장하는지 구체적인 실례를 들어 이해를 돕는다. 그러나 세계화의 부정적인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세계화의 논리 속에서 인류에게 발전과 혜택을 가져다줄 수 있는 요소들을 찾아낸다. 보다 많은 국가와 개인에게 부를 나눠주고자 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 그렇다면 저자가 꿈꾸는, 인간의 얼굴을 한 세계화는 어떤 방식으로 추진돼야 하는 것일까? 우선 국가와 계층간 극단적인 교육격차 해소를 강조한다. 앞으로 세계화가 계속될 것이라 예상할 때 경제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주도적으로 신경제 기술에 접속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극빈국과 빈자들의 지역에 하이테크 공동체와 학습센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특히 하이테크 공동체는 상대적 빈자들을 중산층 전문직 종사자로 만들기 위해 교육하는 데 목표를 두고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계화 이후, 양극화를 넘어서는 제3의 길을 찾아나서는 저자의 고민을 통해 세계화를 바라보고 다루는 시각을 재정립할 수 있다.1만 50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경기도민 65% “난 중·하류층”

    경기 도민 10명중 6명이 자신을 중하류층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계형편이 ‘나빠졌다.’는 가구가 ‘나아졌다.’는 가구에 비해 5배나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는 지난해 8월 도내 표본가구 1만 6750가구를 대상으로 ‘도민 생활수준 및 의식구조’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31일 밝혔다. 조사결과 가계생활형편이 ‘변화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의 53.6%를 차지했다. 그러나 ‘작년보다 나빠졌다.’고 응답한 가구가 전체의 38.7%로 ‘나아졌다.’는 가구(7.7%)의 5배를 넘었다. ‘나빠졌다.’는 응답 비율은 전년에 비해 11.8%포인트 증가했으며,‘나아졌다.’는 응답은 전년의 13.2%에 비해 5.5%포인트 낮은 수치다. 사회적 계층의식에 대한 물음에 39.8%가 ‘중하류층’,24.7%가 ‘하류층’이라고 응답하는 등 전체의 64.5%가 ‘중·하류층’이라고 응답, 상류층(0.3%), 중상류층(3.6%)의 16배에 달했다. 특히 ‘하류층’이라는 응답비율은 2003년 19.8%,2004년 23.8%에 이어 3년 연속 증가했으며, 지역별로는 과천시 90.3%, 고양시 83.9%가 ‘중류층 이상’이라고 응답한 반면 동두천시 34.6%, 연천군 34.1%는 ‘하류층’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전년에 비해 5.2%(13만 1000원) 증가한 266만 7000원이었으며 이중 20.6%(55만 5000원)를 저축했으나 저축액은 전년에 비해 2만 2000원 줄었다. 부채가구비율은 57.7%로 전년도보다 1.9% 포인트 증가한 가운데 부채 용도의 절반(50.2%)이 주택자금으로 나타났다. 자녀 학교에 대한 ‘만족’ 비율은 47%로 전년도보다 1.1%포인트 높아졌으나 ‘불만족’이라는 응답(10.2%) 역시 1.5%포인트 상승했다. 과외를 받는 학생비율은 73.9%로 전년도의 76.8%에 비해 2.9%포인트 낮아졌으며, 월평균 교육비는 51만 3000원으로 2003년 46만 9000원,2004년 48만 4000원에 비해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美軍 하층민 집단 아니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군은 가난한 사람의 집단이 아니다.” 이라크에서 미군 사망자가 2100명을 넘어서면서 “사회 지도층 자녀는 전혀 없고 서민의 자녀들만 희생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미 국방부가 반박 통계를 제시했다. 커트 길로이 인사정책 담당 국장은 최근 기자들에게 보낸 뉴스레터에서 “지난 한해 동안 입대자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인종·교육·사회적 지위·소득·종교 등 모든 면에서 일반적인 미국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단순히 미국 사회를 반영할 뿐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미국 사회를 앞서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길로이 국장은 통계의 구체적인 숫자는 밝히지 않았다. 길로이 국장은 입대자의 학력이 미국인의 평균 학력보다 높다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전원이 고등학교 졸업자 이상이며, 대학에서 공부한 비율도 18∼24세까지의 미국 젊은이 평균보다 높다는 것이다. 병역이 의무인 한국과 달리 모병제를 실시하는 미국은 입대자들에게 대학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때문에 고교를 졸업한 젊은이들이 대학 학비를 벌거나, 장래의 계획을 준비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입대하는 경우도 많다고 미 국방부는 설명했다. 길로이 국장은 인종 구성과 관련,“모병과 관련한 기준에 맞으면 받아들일 뿐이며 인종이 모병의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미군에는 흑인 비율이 높고 히스패닉과 아시아계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져왔다. 그는 “그러나 최근 통계를 보면 오히려 흑인의 지원이 줄어들어 그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회경제적 계층과 관련, 길로이 국장은 입대자들이 견고한 중산층 출신들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길로이 국장은 “갈수록 중산층 출신이 늘고 상류층과 하류층은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상류층은 절대적인 숫자가 적기는 하지만 최근들어 조금 느는 추세라고 길로이 국장은 밝혔다. 또 미군내 하류층 출신의 비율은 미국 전체의 하류층 비율보다 적다는 것이다. 대도시 출신은 거의 입대하지 않으며, 대부분이 교외나 농촌 출신이라고 길로이 국장은 말했다. 미 국방부는 이번에 조사된 통계를 향후 모병 근거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dawn@seoul.co.kr
  • ‘대권’따라 춤춘 안방극장 사투리

    ‘대권’따라 춤춘 안방극장 사투리

    TV 드라마에서 사투리 대사가 크게 늘어났고 사투리를 쓰는 인물들은 주로 하류계층의 역할을 맡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대통령의 출신지 사투리가 드라마 속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이정태씨의 석사논문 ‘TV 드라마 사투리 사용실태의 인식에 관한 연구’에서 밝혀졌다. 이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 4월까지 1년간의 KBS·MBC·SBS 방송 3사 드라마 중 월 평균 시청률이 한 차례라도 20% 이상을 기록했던 드라마 28편을 선정, 무작위로 각 4회씩 모두 112회를 모니터링했다. 등장인물이 사투리를 쓰는 드라마는 총 18편으로 전체의 64%였다.2001년 방송위원회가 23편을 조사했을 때 30%에 그쳤던 데 비하면 비율면에서 113% 늘었다. 호남 출신인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했던 2001년에는 전라도 사투리가 76%로 압도적이었다. 당시 경상도는 12%였다. 그러나 경남 출신인 노무현 대통령 집권기인 지금은 경상도 사투리가 42%, 전라도 29%, 충청도 19%, 강원도 10% 순이다. 이씨는 “드라마의 배경이나 인물설정은 정치적인 상황과 큰 관련이 있다.”면서 “집권세력의 출신지가 등장인물이 쓰는 말씨에도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생활수준을 상류·중류·하류로 나눌 때 사투리를 쓰는 사람의 84%는 하류층으로 분류됐다.16%는 중류층이었며 상류층은 한 명도 없었다. 직업별로 무직·단순노무직이 42%로 가장 많았고, 깡패 등 범죄자들이 22%를 차지했다. 또 일반인 149명과 방송 관계자 1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일반인의 44.3%와 방송인의 48.6%가 “드라마에서 표준어는 우월하고 사투리는 열등한 모습으로 묘사된다.”고 응답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경찰수사 고소·신고에 의존

    경찰수사 고소·신고에 의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범죄자 가운데 ‘고졸 출신 30대 남성’의 비율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 수사국은 2일 ‘2003 범죄분석’을 펴내고 지난해 모두 191만 7210명의 범죄자를 붙잡았다고 밝혔다.이 가운데 형법을 어긴 사람은 86만 6873명,경제·식품·환경 등과 관련된 특별법을 어긴 사람은 105만 337명이었다. 남성이 전체의 83.3%인 159만 6351명에 이르렀으며,30대가 30.6%로 가장 많았다. 범죄자를 ‘발생 하루 이내’에 검거한 것이 38.0%였고,‘1년 이후’ 검거도 18%에 달했다. 형법범 수사의 단서는 고소 34.2%,피해자 신고 31.6%,현행범 검거 23.2% 등이었다.탐문 정보는 2.8%,타인 신고는 2.1%에 불과했다. 교육수준별 형법범은 고졸이 45.1%로 가장 많았고,중졸 16.4%,일반대졸 11.6%,초졸 10.6% 등이었다.특별법범은 고졸 46.5%,일반대졸 14.0%의 순이었다.절도 범죄자는 미혼자 66.0%,기혼 25.4%,이혼 6.0%였다.절도 범죄자의 생활수준별로는 하류층이 73.3%에 달했다. 폭력 범죄의 장소별 발생비율은 노상이 42.2%로 가장 많았고,유흥 접객업소 8.5%,다세대연립·아파트 8.0%,단독주택 6.5% 등이었다. 강도 범죄를 수법별로 보면 침입강도가 22.1%로 21.7%인 노상강도 보다 많았다.이어 강도·강간 5.6%,인질강도 3.5%,차량이용 강도 3% 등의 순이었다.도시별 강도범죄는 서울이 38.6%인 2815건으로 가장 많았고,부산이 7.1%인 516건으로 두번째를 차지했다.세번째는 대전이 5.9%인 428건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의 발달로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는 ‘유동성 범죄’의 비율이 높아 교통 요충인 대전지역의 범죄 비율이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씨줄날줄] 쓰레기 고고학

    미국 버클리대학의 로위 인류학 박물관에는 200만점에 이르는 ‘쓰레기’들이 보관돼 있다.샌프란시스코시가 1900년대 초 지진피해 후 재건하면서 하수도와 하천 등에서 발굴한 쓰레기들이다.고고학자와 인류학자들은 유리병·유리조각·숟가락·쇳조각 등 쓰레기 자료들을 지금도 분류·연구하고 있다.80년대 5년 동안 미국에 있을 때 이 자료들을 연구했던 배기동 한양대 박물관장은 “병의 제작기술이 크게 발전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인도의 모헨조다로 유적지도 하수구 발굴을 통해 도시의 성격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버려진 쓰레기들을 발굴해 당대의 생활·문화나 산업발전 등을 연구하는 학문을 ‘쓰레기 고고학’(garbage archaeology)이라고 한다.청계천 바닥 퇴적층에 대한 발굴을 계기로 쓰레기 고고학이 화제가 되고 있다.쓰레기 고고학을 학문적으로 발전시킨 사람은 미국의 고고학자 윌리엄 랏제다.그는 하버드대 학생때인 1971년 졸업논문을 쓰기 위해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쓰레기장을 발굴했다.그는 쓰레기 고고학을 통해 도시사람들의 생활상을 복원하고 산업의 발전과정을 연구했다. 랏제 애리조나대 교수가 쓰레기 고고학을 발전시키는 데 큰 공헌을 했지만 쓰레기장의 ‘학문적 발굴’은 우리나라가 더 빨랐다.조유전 문화재위원(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 등 5명은 1965년 부천 신앙촌 쓰레기장을 발굴했다.조 위원 등 5명의 당시 서울대 인류학과 학생들(고고학 전공)은 김원룡 교수의 지도 아래 졸업논문을 쓰기 위해 이 발굴작업을 했다.그들의 실험적 발굴작업은 당시 적지않은 국제적 관심을 끌며 1966년 미국 인류학회지에 실렸다.한국의 잡지 ‘문화재’에도 보도됐다. 중앙문화재연구원은 청계천 바닥의 발굴을 위한 준비단계로 시굴(試掘) 작업을 지난 9월30일에 시작했다.11월 말까지 시굴작업을 마치고 본격적인 발굴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청계천변은 조선시대 서민과 천민 등 하류층의 생활무대였다고 한다.청계천(5.84㎞) 바닥 발굴로 조선후기 생활상을 복원할 수 있을 것으로 고고학계는 보고 있다.쓰레기 자료들을 모아 로위 인류학 박물관과 같은 박물관을 만드는 것도좋을 듯하다. 이창순 논설위원
  • 정몽헌회장 자살 ‘죽음의 바이러스’ 무차별 확산 / 초등생서 대기업 회장까지 자살 신드롬

    한국 사회에 ‘자살 광풍(狂風)’이 몰아치고 있다. 생활고에 시달린 가족의 동반자살,성적을 비관한 어린 학생의 투신,게임처럼 인생을 가볍게 여긴 명문대생의 자살에 이어 대기업 회장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자살 신드롬이 계층과 연령을 가리지 않고 확산되고 있다.탈출구 없는 삶의 마지막 선택인 자살이 왜 ‘2003년 한국’에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을까.전문가들은 상류층은 사회적 갈등,중·하류층은 생계적 이유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경기대 교양학부의 김시업 교수는 “상류층 인사들이 사정당국의 수사를 받다가 자살하는 것은 결백을 주장하거나 소속 집단의 명예와 부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 대부분”이라면서 “평생을 바쳐온 직장을 자살 장소로 택하는 것도 이런 의도와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하루 평균 36명 목숨 끊어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한 사람은 모두 1만 3055명으로 2001년 1만 2277명보다 6.4%,91년 6593명보다는 2배 가까이 늘었다.하루 평균 36명,시간당 1.5명꼴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셈이다.유형별로는 비관자살이 5103명으로 가장 많고 병고 3608명,가정불화 842명 등의 순이었다. 사회학자나 정신병리학자들은 경제적·사회적 지위에 따라 자살률이나 자살의 동기에서 의미 있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지난 98년 금융위기 사태나 정권교체 시기처럼 급격한 사회적 변동으로 가치관의 혼란이 심해질 때 상류층의 자살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또 경제난이 심각해질수록 중·하류층의 자살은 늘어나게 된다는 해석이다. 건국대 민중병원 신경정신과 유승호 박사는 “자살은 이기적,이타적,아노미적 자살로 구분된다.”고 전제하고 “서민층에서는 경제난으로 인한 이기적 자살이 많은 반면 상류층은 가치관의 붕괴,사회적 규범과 본인의 가치가 충돌하는 데서 비롯되는 아노미적 자살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한신대 사회학과 김종엽 교수는 “중·하류층은 경제력이나 신병에 암담함을 느끼다 목숨을 끊는 사례가 많다.”면서 “반면 상류층은 경제적·심리적·윤리적 이유 등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인 동기가 작용해 자살에 이르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자살광풍을 막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사회의 안정성이 높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서울대 심리학과 최진영 교수는 “자살이 만연하는 것은 사회에 ‘공격성’이 쌓여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연세대 사회학과 박영신 명예교수는 “모든 자살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릴 것이 아니라 시민단체와 종교인,지식인이 모두 나서 생명존중의 가치관을 활성화시키고 돈과 명예가 전부가 아닌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류층은 사회적 갈등 때문에 지난 87년 4월 당시 국내 최대 해운회사였던 범양상선의 박건석 회장이 외화도피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10층 회장실에서 뛰어내렸다.2000년 10월에는 검찰의 ‘정현준 게이트’ 수사과정에서 로비 의혹을 받고 있던 장래찬 전 금융감독원 비은행검사 1국장이 여관에서 목을 맸고,97년 4월에는 한보철강 대출 문제로 검찰 조사를 받던 박석태 전 제일은행 상무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92년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던 ㈜대금 김대영 회장,98년 10월 정치권 로비의혹에 시달리던 채널39 박경홍 사장도 자살했다. 이들의 죽음은 사건 직전 검찰이나 경찰,국세청 등 사정당국의 조사를 받았고,집무실 창문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외국의 사례 지난 6월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던 독일의 묄레만 전 부총리도 자살을 선택했다.지난해 1월 ‘엔론 사건’으로 존 클리포드 백스터 전 엔론 부회장이 권총 자살했고,99년 5월 경영 파탄으로 국유화된 일본 장기신용은행의 우에하라 다카시 전 부총재가 호텔에서 목숨을 끊었다. 역사적 인물 중 ‘해바라기’의 화가 고흐,‘노인과 바다’의 작가 헤밍웨이,2차 세계대전의 주역 히틀러,‘사막의 여우’ 롬멜 등이 자살했다. 장택동 이세영기자 taecks@
  • [씨줄날줄] 오렌지병

    서울 강남의 ‘오렌지병’에 물들어 유흥비와 명품 구입비용을 도둑질하다 덜미를 잡힌 어느 대학 휴학생의 얘기가 충격적이다.지방의 도시에서 강남으로 이사와 돈깨나 있는 친구들과 나이트클럽을 가고 명품옷을 걸치며 호사스럽게 생활했다.친구들의 소비수준을 맞추려 부족한 돈을 훔쳐 외제승용차를 빌려타고 남의 주민등록증으로 강남구민 행세까지 했단다.일부 일그러진 20대의 자화상과 그를 만든 사회상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서울 강남,특히 압구정동이나 청담동에서 젊은 세대의 문화 및 소비풍조를 일컫는 귀족병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1980년대부터 시작돼 오렌지족,야타족,명품족,보보스족 등으로 불리며 요즘도 활개친다.미국 유학생 중심의 차별화된 미국풍을 가리켜 오렌지족과 아류인 낑깡족이 있고,고급 외제승용차를 소유해 상대를 유혹한다 해서 야타족,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더라도 빚내 고급외제품은 지녀야 성이 찬다는 명품족,보헤미안과 부르주아의 합성어로 예술적 취향에 따라 돈을 물쓰듯 한다는 보보스족… 보는 시각과세대에 따라 달리 불릴 뿐 본질은 물질만능주의에 찌든 황금족이다. 미국 플로리다대 교수인 제임스 B 트위첼은 저서 ‘럭셔리 신드롬’에서 “사치호사품은 저속하고 천박하며 역사도 없고 보존할 가치도 없다.그러나 기이하게도 민주적이고 결속력이 있다.”며 명품족의 양면성을 갈파했다.호화사치를 손가락질하면서 그렇게 해보고픈 소비심리를 지적한 것일 게다.데보라 실버먼은 ‘문화의 판매’에서 “부가 축적되면 상류층에서 중하류층으로 흐를 것으로 기대했지만 계층을 넘어간 것은 부가 아니라 호사 취미였다.”고 꼬집었다.명품을 지향하는 소비적 특성을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자본주의의 발달은 사람들에게 남들과 다른 자기만의 소비욕구를 갖게 했다.애정결핍,스트레스 해소,보상심리에 연유하든 남들과 다르고 싶은 소비욕구는 정도의 차이일 뿐 모두가 갖고 있다. 저축이 미덕이란 시대가 있었듯 명품구입을 위해 존재한다는 문화코드도 존재하는 오늘이다.문제는 지나치면 오히려 미치지 못하는 것만 못하다는 사실이다.한 대학생의 사례가 우리사회 부정부패의 만연과 교육 황폐화,젊은층의 방황을 보여주는 단층촬영 필름이라면 지나친 걱정일까. 박선화 논설위원pshnoq@
  • [씨줄날줄] 31평의 꿈

    평균 서울 시민의 좌표가 그려졌다.38세의 남자로 슬하에 두 명의 자녀를 두고 26평 아파트에 산다.한 달에 281만원을 벌어 169만원은 쓰고 84만원을 저축한다고 한다.1억 2000만원의 부동산이 있고 금융 자산은 4100만원이라고 한다.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서울의 1500명을 대상으로 계층 의식을 조사해 중산층이라고 대답한 응답자의 생활 여건을 수치화한 지표들이다.지금 생활도 만족스럽지만 앞으로 31평 아파트로 이사하고 싶다고 했다. 31평 아파트가 수도 서울 시민의 평균 꿈인 셈이다.의식 조사는 서울 사람들의 계층 의식을 알아 보기 위해 상류층,중상층,중중층,중하층 그리고 하류층 모두 다섯 구분을 보기로 제시했다고 한다.결과는 상류층 0.3%,중상층 6.4%,중중층 46.0%,중하층 30.0% 하류층 8.3%였다.시정개발연구원은 이들 가운데 중중층과 중하층을 묶어 이른바 중산층으로 분류해 ‘31평의 꿈’을 도출해 냈다고 한다. 사람들의 꿈이 아파트로 구체화되었다.아파트가 평균 시민들의 생활 목표로 형상화된 것이다.계층을 나타내 주는 지표였던 재력이나 월 소득,학력이나 직업을 뭉뚱그려 대신하고 있다.이번 의식 조사에서도 스스로 상위 6.7%의 중상층에 속한다고 생각한 응답자 가운데 월 소득이 199만원도 못되는 사람이 21%나 되었다.자산이 3억원도 못되는 비율은 절반이나 되었다.학력도 마찬가지다.그러나 아파트 거주 비율은 눈금이 정확했다.중상층으로 갈수록 아파트 사는 비율이 현격하게 높아졌다.시정개발연구원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계층의 관련성은 세계 어느 도시와 다른 서울의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시민의 꿈은 소박하다.31평이라면 이른바 국민 주택 규모가 아닌가.아침 출근길에 어깨를 부딪치는 그들의 85%가 31평 아파트를 꿈꾸며 발길을 재촉한다는 것이다.마음이 편안해진다.또 퇴근 길에서 만날 그들에게서 진한 연민의 정도 느껴진다.그러나 따져보면 31평도 다 같은 31평이 아니다.거래가가 차이 나는 것만큼이나 천차만별일 것이다.월 소득 249만원의 중산층은 아무데나 31평일 것이고 312만원의 중산층은 강남의 31평 아파트일 것이다.서울의 꿈은 꼬리가 긴 핼리 혜성을 닮았다.혜성에서 나의 자리가 궁금해진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편집자에게/ 계층화 강화와 사회의식 약화

    -‘서울대생 절반 지역할당 반대’기사(10월15일자 31면)를 읽고 서울대학교의 사회적 역할과 지역 계층간의 통합성을 강조한 정운찬 서울대총장의 지역할당제에 대해 서울대생들은 반대 입장(47.1%)이 찬성 입장(24.6%)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 등 소수자 권리 보장에 대한 의식에서도 보수적 경향을 보였다.또 외국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좋았겠다는 학생들이 기존조사에 비해 급격하게 늘어나는 등 학교 생활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생운동이 약화되면서 대학생의 정치의식이 전반적으로 보수화된 현상이기도 하지만 서울대생 중 중·상류 계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나타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이번 의식조사에서 자신을 하류층으로 답변한 학생은 4.1%에 불과했다. 이런 결과는 서울대 출신이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사회 발전을 위한 역할에 둔감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또 그동안 축적된 상징적인 권력을 벗어던지지 못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IMF 이후 우리 사회가 계층간 소득격차의 심화로 사회적 갈등이 깊어지는 이 때에 서울대생들의 보수화 경향은 지극히 우려되는 일이다. 서울대가 올바른 사회를 위해 해야 할 역할을 진지하게 고뇌했던 ‘낡은 선배 세대’들에게 이번 결과는 그저 씁쓸할 따름이다. 대학은 사회에 기여해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고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국립대는 더 말할 것도 없다.서울대가 ‘학문과 연구의 공공성’과‘사회의 민주화를 위한 터전’으로 거듭나는 데 재학생과 동문들의 뼈아픈 각성이 필요한 때다. 한만중/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사무국장
  • [녹색공간] ‘불특정 다수’ 이데올로기

    흔히 환경파괴는 ‘불특정 다수에 의해’ 저질러지며,그 피해도 불특정 다수에게 미친다고 한다.일견 타당한 것 같지만 과연 그런가? 우선 불특정 다수에 의해 저질러지는가? 많은 사람이 잘 썩지도 않는 비닐 따위를 버리고 무분별하게 난방을 하여 환경을 오염시키므로 환경파괴는 개개인의 책임이라는 주장이 있다.환경문제 해결에서 우리 자신이 주인이어야 한다는 뜻이라면 받아들일 면도 있다.하지만 그렇게만 생각하면 우리 모두가 잘못을 저지르고 있으니 결국 아무에게도 특별한 잘못이 없다거나,개개인에게 문제가 있으니 개인적인 각성을 통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등 잘못된 결론에 이르게 된다. 모두가 환경파괴에 관여한다 하더라도 그 정도와 동기는 같지 않다.한 개인이 버리는 오염물질과 산업체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의 양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으며 질적으로도 차이가 크다.그러면 산업체의 오염물질 배출은 누구의 책임인가? 그것은 산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아니라 오염 방지시설을 하지않거나 가동하지 않는 기업주의 책임이다.노동자들은 환경오염의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이다.소비자의 책임은 어떤가? 자동차 운행시의 대기오염은 소비자인 운전자의 탓으로 보일지 모르나 무(저)공해 엔진과 연료 대신 공해유발 엔진과 연료를 공급하는 기업과 그 규제에 태만한 정부에 책임이 있다.요컨대 환경오염은 겉보기에는 소비를 통해 모든 사람이 관여하는 것 같지만,사실은 생산과 공급을 관장하는 기업주와 규제에 소홀한 정부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 환경파괴의 피해는 불특정 다수에게 돌아가는가? 예컨대 대기오염의 피해를 받을 사람이 갑인지,을인지 지목할 수 있을까? 그것은 불가능하며 그런 점에서 ‘불특정’개념이 성립하고 그 피해가 한두 사람에 그치지 않으므로‘다수’라는 용어를 쓴다.그러면 피해자는 확률에 의해 정해지는 ‘재수없는’사람인가? 불특정 다수 개념에는 그러한 함정이 있다.환경오염의 피해자는 누구인가? 그것은 사회경제적·생물학적 약자들이다.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환경성 질병도 공격인자(오염물질)와 방어인자(저항력) 사이의 균형이 깨어질 때 생긴다.오염에 많이 노출될수록,저항력이 낮을수록 병에 걸릴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사회경제적 상류층과 하류층은 거주 장소가 사뭇 다르며 그것은 생활환경이 다르다는 것을 뜻한다.하류층은 오염물질이 많이 배출되는 지대에 사는 반면 상류층은 오염이 덜한 지역에 산다.즉 공격인자의 강도가 계층에 따라 같지 않다.환경오염에 대한 대처 능력에도 차이가 있다.수질이 나쁠 때 상류층은 정수기를 이용하거나 생수를 마시는 등의 대처를 하지만,하류층은 나쁜 물이라도 어쩔 수 없이 마셔야 한다.이렇듯 사회경제적 약자는 오염물질에 노출되는 정도가 심하며 대처할 방법도 적다.환경오염에 대한 저항력은 어떠한가.하류층은 주거환경도 불량하고 영양상태도 나쁘며 과도한 노동을 하고의료에 대한 접근도마저 낮아 질병을 앓는 경우가 많아 저항력이 떨어진 상태이다.어린이와 노인이 특히 그러하다.이렇듯 오염물질에 많이 노출되고 저항력이 약한 사회경제적·생물학적 약자에게 환경성 질병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요컨대 환경오염은,원인은 주로 사회경제적 강자에 의해 마련되며 피해는 약자에게 집중되는 매우 불평등한 속성을 지니고 있다.그러한 점은 국가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이러한 본질적인 특성을 ‘불특정’이데올로기는 의도적으로 은폐한다. 황상익 서울대 의대 교수
  • 현금 5억 있어야 부자축에 든다

    현금을 5억원 이상 갖고 있어야 부자? 신협중앙회가 최근 임직원 6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8%가 부자의 기준으로 현금 5억원 이상 보유를 꼽았다. 응답자의 30%는 5억∼10억원,22%는 10억∼20억원,16%는 20억원 이상이라고 대답했다. 5억원이 생기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부동산 투자’(33%) ‘여행·자기계발’(30%) ‘저축’(18%) 등이었다. 자신의 경제력에 대해 49%는 ‘중하류층’이라고 응답했다.29%는 ‘중류층’,1.7%는 ‘중상류층’ 등으로 답해 80%가 중류층으로 여겼다.하류층으로 생각하는 응답자는 20%.상류층이라는 사람은 0.3%였다. 월 저축액은 ‘50만∼100만원’(25%) ‘30만∼50만원’(24%) ‘10만∼30만원’(24%) 등이었다. 박정현기자 jhpark@
  • 붉은옷 100만 인파 ‘전광판 응원’ 열기, 월드컵 한국의 ‘힘’

    2002 월드컵을 계기로 ‘길거리 응원’이 한국 축구는 물론 사회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는 신선한 사회현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이 48년만에 월드컵 첫승을 이뤄낸 지난 4일 밤 전국 80여곳에서 100만여명이 길거리 응원에 참여하는 장관을 연출했다. 대규모의 조직적 응원은 한국팀이 승리하는 데 원동력이 되는 것은 물론 국민 화합과 사회분위기 쇄신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대형 전광판을 통한 텔레비전 방송이 가능해진 것도 응원 문화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그러나 집단행동이 자칫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전문가들은 일체감을 중시하는 길거리 응원이 한국인 특유의 응원 문화로 자리잡았다고 진단하고,성숙한 시민의식이 뒷받침될 때 순기능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답답한 일상에 찌든 시민들의 삶과 계층간 갈등이 얽히고 설킨 우리 사회에 ‘통풍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길거리 응원은 지난 97년 프랑스 월드컵 예선한·일전 당시 국가대표팀 공식 응원단인 ‘붉은 악마’ 회원 수백명이 광화문 네거리에서 응원을 펼치면서 시작됐다.이후 대표팀의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가 있을 때마다 길거리 응원은 꾸준히 이어졌고,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누구랄 것도 없이 응원단에 어울리는 등 절정에 이르렀다. 대다수 축구경기의 집단 응원이 폭력으로 변질된 모습을 지켜본 전 세계 축구팬과 언론도 한국의 질서정연한 길거리 응원에 주목하고 있다. 4일 밤 광화문 네거리의 길거리 응원에 참가한 캐나다인 스티브 콜킨(24·대학생)은 “수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노래와 동작을 하는 모습은 한마디로 충격이었다.”면서 “응원 뒤 쓰레기를 치우는 한국인의 모습은 분명 축구장 난동꾼인 ‘훌리건’과 구분된다.”고 말했다. 연세대 심리학과 이훈구 교수는 하류층 중심의 집단응원이 폭력으로 변질되는 서구의 ‘훌리건’문화와는 달리 특정 계층이 아닌 모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선진적인 응원 문화라고 평가했다. 한신대 사회학과 김종엽 교수는 길거리 응원단에 대해 “지금의 젊은이들은 비정치적 이슈로 거리에 ‘뛰쳐나온' 첫세대로 오직 즐거움밖에 없다.”고 해석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이상일 박사는 “전광판 집단응원은 일종의 연출이고 사람들은 연출에 참여함으로써 사회적인 불만과 갈등을 털어낸다.”면서 “이러한 정서는 사회가 어지러울수록 전염성이 강해 더욱 집단화되는 경향을 띤다.”고 밝혔다.87년 6월항쟁 당시 시청 앞 광장을 점령했던 ‘시민’과 승리의 감격으로 광화문 거리를 점령한 수만명의 ‘붉은 악마’와는 지향점과 동기가 다르지만 사회적 욕구불만의 정서적 표출이라는 측면에서는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반면 길거리 응원이 갖는 잠재적 위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실제로 최대 응원단이 몰린 4일 밤부터 5일 새벽 전국 곳곳에서는 사소한 폭력·절도사건이 발생했다. 한국병리학연구소 백상창 박사는 “길거리 응원이 긍정적인 측면으로 발현된 것은 다행이지만 만일 우리팀이 졌다면 양상은 달라졌을 것”이라면서 “동일화를 강조하는 집단 응원의 본질은 집단 히스테리 현상이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붉은 악마’ 회원 정현철(33)씨는 “프랑스에 5대0으로 패한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 때 집단응원에 나선 모든 사람들이 굴욕감에 떨며 눈물을 흘렸지만 난동은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절대 폭력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창구 구혜영기자 window2@
  • [사설] 세밑 불우이웃을 돕자

    세밑 거리에 ‘딸랑딸랑’ 종소리와 함께 구세군 자선냄비의 불우이웃 돕기가 시작된 지도 2주일이 지났다.구세군측에 따르면 나라 전체 경제가 어려운 때이지만 온정의 손길은 더 뜨겁다고 한다.지난 4일모금을 시작한 이래 들어온 성금은 작년 동기 대비 20%나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한다.어려울 때일수록 이웃을 도와야 한다는 시민들의 성숙한 의식이 살아나고 있는 것 같아 반갑다. 그러나 의지할 데 없는 어린이나 노인들을 보호하는 고아원,보육원,노인의 집 등 사회복지시설의 경우는 좀 다르다.중소기업을 하는 기업체나 후원자들의 정기 송금이 하나 둘씩 끊어져 성금이 작년보다크게 줄어 들고 있다.서울의 은평천사원,충북 옥천의 영실애육원 등전국의 복지시설들은 난방,김장같은 월동비용을 상당부분 후원금에의존해 왔으나 올겨울 들어 20∼30% 이상 지원이 끊겨 걱정이 태산같다고 한다.이런 반면에 연말연시를 맞아 골프백을 메고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들은 작년에 비해 크게 늘고 있으며 괌,사이판,호놀룰루,방콕,마닐라, 홍콩 등 겨울철 인기관광노선 항공권은 대부분 매진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후 최근 3년간 혹독한 경제적고통을 겪어 왔다.환란의 위기는 극복했지만 최근엔 다시 노숙자가늘어 나고 대학졸업생들은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등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으며 빈부의 격차도 커지고 있다. 상류층과 하류층으로서서히 양분되면서 중산층은 줄어들고 있다. 불우이웃을 돕고 주변을 돌보는 일은 계층간의 위화감을 불식시키고 우리의 사회공동체를 건강하게 하는 일이다.소외계층을 끌어안는 건전한 시민의식이 확산되어 갈 때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다.부자도 많고 거지도 많고 인종도 많은 미국사회가 사회통합을 이루고 있는이유의 하나는 바로 남을 돕는 자선(慈善)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미국 가정의 70%가 적어도 하나의 자선단체에 기부금을 내고 있으며 연간 개인소득 1만달러(약 1,200만원)이하인 사람들도 절반이상이 기부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언제나 세밑이 가까워 오면 불우이웃을 생각하는 온정의 손길이 더욱 아쉽다.불우이웃을 도우려면 언론사 등을 찾아 성금을 내면 된다. 최근엔 자선후원 전문 사이트도 생겨 인터넷으로도 훈훈한 사랑을 전달할 수 있다.구세군의 자선냄비 모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에게는 어려울수록 이웃을 돕는 미덕이 있다.작은 정성이라도 합칠 때 ‘나눔의 기쁨’은 커진다.우리가 더불어 살아 가야할 사회공동체는 바로 내가 ‘쓰고 남는 것’으로 남을 돕는 것이 아니라 ‘자기 몫의나눔’을 통해 더욱 건강해지고 윤택해지는 것이다.
  • [음반 리뷰] 림프 비즈킷 3집 ‘초콜릿‘

    서태지가 ‘한국화’(?)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핌프록을 제대로 들어볼 기회가 왔다.핌프록의 교과서격인 림프 비즈킷이 ‘초콜릿 스타피쉬 앤 더 핫 독 플래버드 워터’란 요상한 제목의 3집을 국내 발매한 것. 핌프란 뚜쟁이,포주,악당,한량 등을 가리키는 단어.미국에선 백인 하류층을 지칭한다.“미국에서 백인으로 빈둥빈둥 살아가는 인생은 뒷골목 흑인보다 더 비참하다”는 인식이 백인 청소년들의 환호를 받고있는 것이다. 핌프록은 결국 불건전한 건달들이 하는 그들 세대만의 음악인 셈이다.정치체제에 대한 공격 보다는 개인적 불만을 드러내고 짓까분다.본토에선 핌프록을 음악적 장르라기 보다는 경향성으로 바라본다. 이에 반해 하드코어는 랩과 메탈을 결합한 거친 사운드로 특징지어져장르적 개념으로 읽힌다. 앨범 뒷면에 새겨진 문화관광부 추천승인이 도대체 어떤 과정을 거쳐나왔는 지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로 첫곡부터 마지막곡까지 70분동안욕설이 난무한다. ‘퍽 업’은 기본이고 두번째 곡 ‘핫 독’엔 어림잡아 ‘마더 퍼커’란 욕설이 50여 차례 나온다. 그러나 음악적으로는?진보가 느껴진다.들을수록 잘 만든 사운드라는 생각이 든다.림프는콘에 비해 힙합적 감성이 훨씬 진득하게 묻어난다.다양하면서도 재미있는 음악 샘플링도 혀를 내두를 경지이다.물론 영화 ‘미션 임파서블2’에 들어갔던 ‘테이크 어 룩 어라운드’가 가장 돋보이게 들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불쾌하고 불편하게만 여겨졌던 첫 느낌과 그 속에 자리한 음악적 진보에 대한 믿음,불가해한 음반이다. 임병선기자
  • 사이버공간 연일 볼멘소리/공무원들 임금불만 팽배

    공무원들의 임금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연일 사이버공간을 메우고 있다.이들은 최고 9.7%까지 인상하겠다는 정부의 임금 인상안이 한마디로 ‘빛 좋은개살구’라고 주장한다. IMF사태 이전과 비교해야지,임금이 삭감됐던 지난해와 비교해선 안된다는 논리다.따라서 공무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사기진작책과 구체적인 임금 현실화 대책을 정부가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에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공무원들도 고통을 분담해야한다며 공무원들의 주장을 반박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기획예산처의 홈페이지 등 공무원 관련 인터넷 사이트는 연일 공무원들의임금 불만 목소리로 채워지고 있다.문제는 일부 공무원들의 불만이 인터넷을타고 전체 공무원들에게 전해져 사기저하 요인이 되고 있다. 일부 공무원들은 정부가 내놓은 공무원 임금체제 개선안의 실현 가능성이 낮다며 믿으려하지 않고 있다. 지난 23일 예산처 홈페이지에 ‘공무원은 중산층인가 서민층인가’라는 글을 올린 한 공무원은 “대다수의 공무원은 최하류층이라 생각하는데 공무원을 위한정책이 없는 것을 보면 공무원은 상류층인가”라고 불만을 나타냈다.다른 공무원은 25일 ‘새천년 공무원자격 10계명’으로 재산은 최소 3억원에서 최고 10억원이 있는 자,배우자가 직업이 있는 자,운동선수 만큼이나 체력이 좋은 자,취미 생활이 필요없는 자,공휴일·일요일도 필요 없는 자 등이라며 자조(自嘲)적인 글을 올렸다.또 다른 공무원은 “대학 다니던 딸이 돈을 벌어오겠다고 집을 나갔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때문에 공무원들은 실현할 수 있는 임금 인상 방안을 제시하는 것과 아울러자녀교육비 등 복지 예산의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5년안에 공무원 임금을 민간수준으로 올려주겠다는 약속을 꼭 이행하겠다는 입장이다.아직 우리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만큼 고통분담의차원에서 좀 더 참고 기다려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손성진기자 sonsj@
  • [굿모닝새천년 기초부터 다지자](12)기부문화

    “부(富)는 거름과 같아서 쌓아두면 썩는 냄새를 풍기지만 뿌려주면 많은것을 자라게 한다.”(미국의 실업가 케네스 랑곤)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케하는 금언(金言)이다.그러나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한국에선 매우 적다. 자식이 뱃속에 있을 때부터 재산을 어떻게 물려줄까를생각하는 것이 우리 부자들의 세태이다.100원짜리 동전도 만져보지 않은 갓난 아기가 몇억,몇십억원이나 되는 돈을 물려받아 나자마자 거부(巨富)가 되기도 한다.지난해 10월 증권거래소가 조사한 결과 미성년자 253명이 432억원어치나 되는 주식을 갖고 있었다. 모 제약회사 사장의 중고생 두아들은 18억원대,심지어 한살바기 젖먹이도 3억원어치의 주식을 가졌다.그래도 타인에게는 몇푼도 주기 아까워하는 게 우리의 현주소다. 미국의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는 “상속은 자식들의 재능과 에너지를 망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부의 사회환원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고도 했다.카네기는 1919년 사망할 때까지 전재산 4억9,200만 달러를 털어 도서관 3,000개를 세웠고 오르간 8,000대를기증했다.자식에게는 단 한푼도 물려주지 않았다.스탠퍼드·코넬·밴더빌트·존스홉킨스 등의 미국 대학 이름은 죽기전 전재산을 털어 헌납한 기부자를 기려 붙인 것이다. 학자들은 선·후진국,상·하류층을 가늠하는 잣대로 기부문화 수준을 꼽는다.돈을 거머쥐고 자식에게 물려줄 생각만하는 사람은 ‘돈많은 하류층’일뿐이다.GNP규모가 아무리 커도 기부문화가 성숙되지 않았다면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아니다. 우리의 기부문화 수준은 세계적으로 바닥권이다.584억달러(한화 약 70조원)의 재산을 보유,세계 최고의 거부가 된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 회장(43).하루에 3,000만 달러를 버는 그는 평소 “딸에게 1,000만 달러를 물려주고 나머지는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말해왔다.올초 그는 자선재단에 33억4,500만달러(한화 약 4조원)를 기부해 실행에 옮기고 있다. 미국민들의 기부금액은 한해 평균 1,500억달러(180조원)가 넘는다.우리 기업의 연간 사회 기부액도 2조원대에 이른다.결코 적다고 할 수는 없는 규모다.그러나 엄밀하게 따지면 사재를 터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우리나라의 지난해 연말연시 이웃돕기 모금액은 200억원에도 못미쳤다.미국은 한해 평균 35억달러(약 4조2,000억원)를 모은다.우리의 200배가 넘는다.미국의 경제규모가 우리의 20배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기부에 인색한 우리 문화를 잘말해준다. 학자들은 뿌리박힌 혈족 중시 관념부터 고쳐야 한다고 강조한다.가족주의적 사고의 산물이라는 지적이다.빈부 대립도 심하다.빈자(貧者)들은 부자를 좋게 보지 않고 부자들은 빈자를 도와주려 하지 않는다.서울대 최성재(崔聖載·사회복지학)교수는 “자발적 사회공헌 정신을 키워주는 사회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고 공익광고를 통한 기부 유도 활동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기부와 관련된 법과 제도의 뒷받침도 긴요하다.국내에서도 사회복지 공동모금법이 지난 4월부터 시행중이지만 기금 관련 제도와 단체는 아직 전문성이떨어지고 조직력이 미약하다는 평가다.상속세율도 낮은 편이다.독일은 최고세율이 무려 75%,일본은 70%다.우리는 최근에야 30억원 이상에 45%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서울대 김진균(金晋均·사회학) 교수는 “사회환원을 강조하기 전에 세금을 더 잘 걷는 것이 정당하고 기본적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국민대 이장영(李長映·사회학) 교수는 “상속 증여 관련 법과 제도가 많이바뀌어야 한다”면서 “돈은 가진 자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사유재산이지만죽고나면 결국 사회공동의 재산이라는 의식 교육을 어릴 때부터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에게도 본받을 사람들은 있다.“대학까지 졸업시켰으니 앞으로 자립해서 살아가거라”는 말을 남기고 71년 타계한 유한양행 창업주 고 유일한(柳一韓)씨는 주식 14만여주를 모두 복지 재단에 넘겼다.이한빈(李漢彬)·이영덕(李榮德) 전 총리와 손봉호(孫鳳鎬) 서울대교수 등이 펼치고 있는 ‘유산안남기기 운동’도 있다.이런 사람들이 늘어날 때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손성진기자 sonsj@ [밀레니엄 탐방] 의료봉사 단체 ‘글로벌 케어' 국내 1,200여개 시민단체 가운데 순수하게 회원과 시민의 기부금 만으로 운영되는 곳은 열 손가락으로꼽을 정도다.그 중에서도 의료봉사 단체인 ‘글로벌케어’(Global Care·이사장 金炳洙 연세대 총장)가 모범적이다. 서울 양천구 목1동 405번지 다세대 주택 3층의 25평 남짓한 이 단체의 사무실은 각종 의학 자료 등으로 비좁지만 하는 일은 깜짝 놀랄 정도로 많다. 글로벌케어의 전국 122개 회원 병원 의료진은 정기적으로 무의탁 노인과 소년소녀 가장,저소득 실직 가정들을 찾아가 진료 봉사를 한다.서울역 주변 노숙자들을 돌보면서 10여명의 암환자를 찾아내 무료로 치료하기도 했다. 해외 봉사활동도 활발하다.베트남에서 200여명의 구순열·구개열(언청이)어린이 환자를 수술했고 코소보 내전 지역과 터키 지진 현장에도 ‘사랑의의술’을 전했다. 북한에는 정기적으로 결핵약과 간단한 의료기기 등을 보내고 있다.올 상반기에 쓴 돈은 3억원.사업 규모에 비해 예산이 적어 회원들은 온 몸을 던져야했다. 글로벌케어는 97년 2월 뜻있는 의사들을 중심으로 한국판 ‘국경없는 의사들’을 표방하며 설립됐다. 현재 750여명에 이르는 회원들은 달마다 2만원∼30만원씩 자유롭게 기부금을 보내고 있다. 글로벌케어가 기부금 운영을 고집하는 데에는 “시민 단체는 그야말로 시민들이 푼 돈을 모아 참여할 때 성장할 수 있다”는 양용희(梁龍熙·43) 사무총장의 ‘고집’때문이었다. 양 총장은 기부 문화와 관련,“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두레 등 아름다운 풍속이 있었으나 반강제성 모금의 많아지면서 국민들이 외면하기 시작했다”고지적하고 “시민단체 스스로 기부금을 투명하게 운영하는 한편 다양한 모금마케팅을 개발해야 선진국형 기부문화가 꽃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美國의 기부문화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미국 중소도시 어디를 가든 ‘트리프트(Thrift)숍’이란 상점이 있다. 이곳은 가정에서 쓰는 물건이면 무엇이든 취급하는 편리한 가게이다. 그러나 이 상점은 여느 상점과는 다르다.판매하는 물건이 모두 쓰던 것들이며 더욱이 판매품 모두가 일반인들로부터 기부받은 것들이다. 누구나 쓰지 않는 괜찮은 물건들을 기부할 수 있으며 기부자들은 중고가격에 따른 세금혜택도 받게 된다.상점의 이익금은 모두 자선단체 운영자금으로 쓰인다. 비슷한 상점은 구세군도 운영한다.바로 미국인들의 생활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기부문화의 한 단면이다. 최근에는 미국내에서의 필수품이랄 자동차의 기부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사용하던 차량 중 크게 파손되지 않았지만 헐값에 처분하기는 아까와 그냥 세워놨던 차량들이 기부단체에 쇄도하고 있는 것이다. 년말이 되면 미국에서는 각 언론사들이 미 국세청의 소득감면을 근거로 거액기부자 순위를 발표하는 것이 보편화돼있다. 최근 수년동안 눈에 자주 띠는 거액기부단체는 포드재단,켈로그 재단,애틀랜틱재단 등이다. 언제나 명단에는 이익을 낸 미국내 굴지의 기업들은 거의 다 망라돼있다.지난 96년의 경우 포드재단은 무려 3억5,000만달러를 기부했고 켈로그재단은 2억5,300만달러를 희사했다. 최근 재판을 치르며 곤욕을 겪고 있는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는 모교인 하버드에 2,500만달러를 쾌척한 것이 뉴스가 된 적이 있다. 그는 이외에도 에이즈방역단체에 1억달러를 기부한 예도있는 등 미국내 제2의 록펠러가 될 공산이다. 이같이 많이 번 사람은 그만큼 많은 기부금을 조용히 내는 미국사회의 분위기는 한두번 기부하면서 요란하게 언론에 떠들어대는 우리의 분위기 하고는판이하다. ‘얼굴없는 천사’찰스 피니씨의 경우는 잘 알려진 미담 가운데 하나. 버뮤다공항 면세점 운영자로 거부인 피니씨는 15년동안 수십억달러를 이름없이 기부,선행을 베풀다 언론에 노출돼 화제가 됐었다.그는 “분에 넘치는돈은 부족한 사람에게 되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인들의 생활화된 이같은 기부문화는 ‘함께 사는 사회’라는 공동체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자신의 주변에 다소 여유가 생길 때 모자라는 사람을생각하는 마음이다. hay@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