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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간 검역 후 쪽잠 자고 또 근무… 땀·노력만으론 방역에 한계

    야간 검역 후 쪽잠 자고 또 근무… 땀·노력만으론 방역에 한계

    “승선·특별입국 검역조사 3교대 하려면 여수검역소 검역인력만 20명 더 있어야”공항검역은 해외 유입자 늘며 부담 커져 “질본까지 총괄, 행안부에 인력 증원 요청충원은 복지부 본부부터, 검역소는 뒷전땜질식 인원 보강이 아닌 체계적 처방을”지난달 22일 러시아 국적 화물선에서 확진자가 쏟아진 이후 항만 검역에 구멍이 뚫리는 일이 잦아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승선 검역을 강화하고 27일부터 방역 강화 대상 국가 외국인 입국자는 진단검사를 의무적으로 두 번 받도록 했다. 이렇게 업무는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일손은 태부족이다. 현장에선 언제까지 체력이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호소한다. 땀과 노력만 갈아 넣는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지 않으면 검역 구멍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여수 검역관 증원은 5년간 2명씩 그쳐 김인기 국립부산검역소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검역관들이 누적된 피로에 지쳐 있다”며 “지금 현장은 전쟁터 같다”고 호소했다. 김 소장은 “확진자가 생기면서 교대근무를 한 뒤 쉬어야 할 검역관들까지 동원돼 연장근무를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현재 부산검역소에서 승선 검역을 하는 인원은 40여명이다. 부산 신항에 5명, 검역소 본소에 7명을 지원받았지만 밀려드는 검역 물량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다른 검역소 사정도 마찬가지다. 국립여수검역소는 지원인력 7명을 포함해 29명이 검역을 하고 있다. 여수검역소 관계자는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검역관들이 야간 검역을 하고 돌아와 쪽잠을 청하고서 오전 검역에 다시 투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검역소 인력 부족은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다. 수년 전부터 검역 인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지만 매번 ‘찔끔 증원’에 그쳤다. 부산검역소 검역관 정원은 2015년 49명에서 2019년 51명으로, 여수검역소는 2015년 23명에서 2019년 25명으로 각각 2명이 늘었을 뿐이다. 피로 누적으로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방역에 구멍이 나지나 않을까 불안할 수밖에 없다. 여수검역소 관계자는 “지원 인력은 정규인력이 아니어서 아무래도 숙련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며 “손발을 맞춰 같이 맞물려 돌아가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하루 입국 3000~4000명… 매일 긴장의 연속 승선 검역은 고도의 숙련된 인력이 필요한 작업이다. 바다 한가운데서 파도에 떠밀려 좌우로 흔들리는 철제계단이나 줄사다리를 밟고 건물 3~5층 높이의 갑판에 올라야 한다. 부산검역소 관계자는 “지금은 검사 물량이 늘어 검체 채취 장비 등 챙겨 가야 할 장비가 한 보따리”라면서 “큰 짐을 지고 사다리를 오르다 보니 위험성이 더 커졌다. 선원들의 검체를 일일이 다 채취해야 해 승선 검역에 1시간 이상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먼바다에 있는 선박을 검역할 때는 세관정을 타고 오가는 시간을 포함해 약 3시간이 걸린다. 승선 검역에 검역관 3명을 투입하고 특별입국 검역조사를 하는 데 3명 이상이 필요하니 동 시간대에 적어도 검역관 6명이 일해야 한다. 여수검역소 관계자는 “이 인원으로 3교대 근무를 하려면 순수 검역 인력만 지금보다 20명 이상이 더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항 검역은 항만 검역보다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최근 해외 유입자가 늘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국립인천공항검역소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그동안의 증원 노력으로 인력 충원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하루에 3000~4000명의 입국자가 들어오고 있어 피로가 중첩되고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라고 했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조금씩 검역을 보강하는 ‘땜질식 처방’에서 벗어나 검역 체계에 대한 근본적 처방을 내려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보건복지부는 질병관리본부까지 총괄해 행정안전부에 인력 증원 요청을 하는데, 정작 충원 인력은 복지부 본부부터 챙기고 나머지를 내주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그러다 보니 검역소 인력은 매번 후순위로 밀렸다”고 말했다. 인원 충원을 미뤄 온 ‘늑장 행정’의 폐해는 이번 사례에서 보듯 고스란히 국민과 검역관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쪽잠으로 버텨”… 확진자 폭증하는 항만 검역소, 인력 충원 감감

    “쪽잠으로 버텨”… 확진자 폭증하는 항만 검역소, 인력 충원 감감

    “외국인 입국자 2번 검사 의무교대근무 무의미 …전쟁터 같아”숙련 필요한 ‘승선 검역’ 아슬아슬해외유입자 늘면서 업무 더 가중본부 충원에 검역소는 늘 후순위지난달 22일 러시아 국적 화물선에서 확진자가 쏟아진 이후 항만 검역에 구멍이 뚫리는 일이 잦아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승선 검역을 강화하고 27일부터 방역 강화 대상 국가 외국인 입국자는 진단검사를 의무적으로 두 번 받도록 했다. 이렇게 업무는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일손은 태부족이다. 현장에선 언제까지 체력이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호소한다. 땀과 노력만 갈아 넣는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지 않으면 검역 구멍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인기 국립부산검역소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검역관들이 누적된 피로에 지쳐 있다”며 “지금 현장은 전쟁터 같다”고 호소했다. 김 소장은 “확진자가 생기면서 교대근무를 한 뒤 쉬어야 할 검역관들까지 동원돼 연장근무를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현재 부산검역소에서 승선 검역을 하는 인원은 40여명이다. 부산 신항에 5명, 검역소 본소에 7명을 지원받았지만 밀려드는 검역 물량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다른 검역소 사정도 마찬가지다. 국립여수검역소는 지원인력 7명을 포함해 29명이 검역을 하고 있다. 여수검역소 관계자는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검역관들이 야간 검역을 하고 돌아와 쪽잠을 청하고서 오전 검역에 다시 투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검역소 인력 부족은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다. 수년 전부터 검역 인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지만 매번 ‘찔끔 증원’에 그쳤다. 부산검역소 검역관 정원은 2015년 49명에서 2019년 51명으로, 여수검역소는 2015년 23명에서 2019년 25명으로 각각 2명이 늘었을 뿐이다. 피로 누적으로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방역에 구멍이 나지나 않을까 불안할 수밖에 없다. 여수검역소 관계자는 “지원 인력은 정규인력이 아니어서 아무래도 숙련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며 “손발을 맞춰 같이 맞물려 돌아가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승선 검역은 고도의 숙련된 인력이 필요한 작업이다. 바다 한가운데서 파도에 떠밀려 좌우로 흔들리는 철제계단이나 줄사다리를 밟고 건물 3~5층 높이의 갑판에 올라야 한다. 부산검역소 관계자는 “지금은 검사 물량이 늘어 검체 채취 장비 등 챙겨 가야 할 장비가 한 보따리”라면서 “큰 짐을 지고 사다리를 오르다 보니 위험성이 더 커졌다. 선원들의 검체를 일일이 다 채취해야 해 승선 검역에 1시간 이상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먼바다에 있는 선박을 검역할 때는 세관정을 타고 오가는 시간을 포함해 약 3시간이 걸린다. 승선 검역에 검역관 3명을 투입하고 특별입국 검역조사를 하는 데 3명 이상이 필요하니 동 시간대에 적어도 검역관 6명이 일해야 한다. 여수검역소 관계자는 “이 인원으로 3교대 근무를 하려면 순수 검역 인력만 지금보다 20명 이상이 더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항 검역은 항만 검역보다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최근 해외 유입자가 늘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국립인천공항검역소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그동안의 증원 노력으로 인력 충원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하루에 3000~4000명의 입국자가 들어오고 있어 피로가 중첩되고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라고 했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조금씩 검역을 보강하는 ‘땜질식 처방’에서 벗어나 검역 체계에 대한 근본적 처방을 내려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보건복지부는 질병관리본부까지 총괄해 행정안전부에 인력 증원 요청을 하는데, 정작 충원 인력은 복지부 본부부터 챙기고 나머지를 내주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그러다 보니 검역소 인력은 매번 후순위로 밀렸다”고 말했다. 인원 충원을 미뤄 온 ‘늑장 행정’의 폐해는 이번 사례에서 보듯 고스란히 국민과 검역관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이스타항공 인수협상 무산, 대량 실직은 막아야

    전라북도를 기반으로 하는 저가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의 인수협상이 끝내 무산됐다. 제주항공은 어제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했다고 공시했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는 국내 항공사 간 첫 기업결합이자 항공업계의 재편을 알리는 서막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결국 7개월 만에 무위로 돌아갔다. 수개월 임금체불의 고통에도 제주항공으로 인수되길 학수고대했던 1600여명의 이스타항공 임직원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완전 자본 잠식 상태인 이스타항공의 독자적인 회생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국경 봉쇄 등으로 전 세계 항공업계가 모두 고통받는 상황에서 이들의 동종업계 이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량 실직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스타항공의 대량 실직 사태를 ‘신호탄’으로 관련 업계가 고용불안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도 노딜로 끝날 수 있다는 분석들이 나온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대량 실직을 막는 길이다. 이스타항공 직원 대부분은 대출마저 막혀 승용차나 가재도구 등을 팔아 가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있다고 한다. 이스타항공 측은 운항 재개, 순환 무급휴직 등을 통해 직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 국토교통부는 이스타항공 측의 ‘플랜B’가 선행돼야만 지원하겠다지만, 전향적으로 재검토하길 바란다. 인수협상 과정에서 이스타항공 소유주인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 일가와 관련된 의혹이 다수 제기됐다. 여당 소속이라고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이 의원의 두 자녀가 이스타항공을 지배하는 이스타홀딩스 지분을 100% 보유하게 된 과정은 밝혀야만 한다. 지분 66.7%로 이스타홀딩스 최대 주주인 이 의원 아들은 1998년생으로 회사 설립 당시 17살에 불과했다. 부의 편법 대물림 의혹이 짙다. 이런 편법과 탈법이 오늘의 이스타항공 위기를 초래했을 수 있다. 과세 및 수사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수사를 촉구한다.
  • 민갑룡 경찰청장 “매일 사과나무 심는 심정”

    민갑룡 경찰청장 “매일 사과나무 심는 심정”

    “하루하루 사과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일했습니다. 경찰개혁과 안전가치에 대한 역사적 소명과 국민적 기대 속에 어깨가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동료 여러분이 너무나 헌신적으로 함께해 준 덕분에 전진할 수 있었습니다.” 33년 경찰 생활을 마치고 그의 표현대로 ‘시민경찰’로 돌아가는 민갑룡 경찰청장의 이임사 중 일부다. 경찰 숙원이었던 수사권 조정의 선봉에 섰던 민 청장은 2년 임기를 꽉 채우고 23일 제복을 벗었다. 과거 경찰의 부끄러운 역사에 대해 ‘사과’를 많이 한 덕에 별명이 ‘애플청장’인 그는 이임사에서도 사과나무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민 청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제 삶의 전부였던 경찰 조직을 뒤로 하고, 작별 인사를 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운을 뗐다. 그는 “나무는 가만히 있고자 해도, 때로는 바람이 내버려 두지 않았다”며 “거친 비바람이 동력이 되기도 했고, 마음에 생채기를 남기기도 했다. 무엇보다 여러분과 함께한 지난 2년은 제 경찰 인생의 클라이막스였다”고 돌이켰다. 그는 “치안한류를 중심으로 외국 경찰이 부러워할 치안선진국의 면모를 착실히 갖춰가고 있다”며 “수사권 개혁이란 오랜 숙원도, 한마음 한뜻으로 모은 지혜와 역량 위에서 가능했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도 털어놨다. 그는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한 일이 있다. (일선 경찰들이) 주어진 역할과 책임의 무게감에 비해 상응한 처우와 복지를 누리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자치경찰제를 비롯한 굵직한 개혁과제도 미완으로 남기게 돼 미안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한편,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의 취임식은 24일 오전 11시 10분에 열릴 예정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사과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일했다”…33년만에 제복 벗는 ‘애플청장’의 이임사

    “사과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일했다”…33년만에 제복 벗는 ‘애플청장’의 이임사

    민갑룡 경찰청장, 23일 오후 이임식 참석재임 중 사과 많이 해 별명 ‘애플청장’이임사에서도 사과 언급해 눈길김창룡 새 경찰청장 24일 취임식 “하루하루 사과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일했습니다. 경찰개혁과 안전가치에 대한 역사적 소명과 국민적 기대 속에 어깨가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동료 여러분이 너무나 헌신적으로 함께해 준 덕분에 전진할 수 있었습니다.” 33년 경찰 생활을 마치고 그의 표현대로 ‘시민경찰’로 돌아가는 민갑룡 경찰청장의 이임사 중 일부다. 경찰 숙원이었던 수사권 조정의 선봉에 섰던 민 청장은 2년 임기를 꽉 채우고 23일 제복을 벗었다. 과거 경찰의 부끄러운 역사에 대해 ‘사과’를 많이 한 덕에 별명이 ‘애플청장’인 그는 이임사에서도 사과나무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민 청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제 삶의 전부였던 경찰 조직을 뒤로 하고, 작별 인사를 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운을 뗐다. 그는 “나무는 가만히 있고자 해도, 때로는 바람이 내버려 두지 않았다”며 “거친 비바람이 동력이 되기도 했고, 마음에 생채기를 남기기도 했다. 무엇보다 여러분과 함께한 지난 2년은 제 경찰 인생의 클라이막스였다”고 돌이켰다. 그는 “치안한류를 중심으로 외국 경찰이 부러워할 치안선진국의 면모를 착실히 갖춰가고 있다”며 “수사권 개혁이란 오랜 숙원도, 한마음 한뜻으로 모은 지혜와 역량 위에서 가능했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도 털어놨다. 그는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한 일이 있다. (일선 경찰들이) 주어진 역할과 책임의 무게감에 비해 상응한 처우와 복지를 누리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자치경찰제를 비롯한 굵직한 개혁과제도 미완으로 남기게 돼 미안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한편,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의 취임식은 24일 오전 11시 10분에 열릴 예정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자해한 건데요” 끓는 물 부어 두피까지 벗겨놓곤 20대 커플 한 말

    “자해한 건데요” 끓는 물 부어 두피까지 벗겨놓곤 20대 커플 한 말

    같이 생활하는 학교 선배에게 끓는 물을 붓고 온몸을 불에 지져 화상을 입힌 ‘인면수심’ 20대 커플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뜨거운 물에 두피까지 벗겨진 끔찍한 피해를 입은 피해자에 대해 “자해를 한 것”이라며 둘러대 수사하는 경찰마저 경악하게 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7일 학교 선배를 상대로 상습적으로 가혹 행위와 폭행으로 신체를 다치게 한 혐의(특수상해)로 박모(21)씨와 그의 여자친구 유모(23)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중학교 후배 박씨, 골프채 잔인 폭행끓는 물 끼얹고 가스 토치로 몸 지져 박씨 등은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경기도 평택시의 자택에서 중학교 선배인 A(24)씨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거나 신체적 위해를 가해 8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고향인 광주에 있던 A씨를 일하며 함께 살아보자고 경기도 평택시 거주지로 불러 함께 생활했다. 처음에는 각자 번 생활비를 모아 공동생활을 했으나, 직장을 그만두며 생활비가 부족해지자 폭행이 시작됐다. 일용직으로 번 돈을 생활비로 내면서 공동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A씨는 헌신했지만, 비극은 시작됐다. 처음에는 주먹으로 때리는 등 비교적 가벼운 폭행으로 시작했으나, A씨가 별다른 반항을 하지 못하자 폭행의 강도가 점점 세진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폭행에 “그러지 말라”고 호소했지만 박씨 등은 골프채 등 둔기를 동원해 때렸고, 끓는 물을 수십차례 몸에 끼얹거나 가스 토치 등 불로 몸을 지지는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박씨 커플의 가혹행위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별다른 이유 없이 끓는 물을 수십차례에 걸쳐 몸에 끼얹고, 몸을 불로 지졌다. 불을 가까이 대는 이들 커플의 잔혹 행각이 무서워 도망가면 우습다는 듯 ‘깔깔깔’ 웃어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가혹 행위로 피부 괴사…온몸 3도 화상상처로 못 씻자 “악취 나” 화장실 가둬 A씨는 박씨 커플의 고문 수준의 가혹 행위로 두피가 대부분 벗겨지는 등 온몸에 3도 화상을 입었다. 가혹행위는 3개월 이상 지속됐다. A씨가 상처가 심해 쓰라린 고통 탓에 씻지도 못하고 피부 괴사 등으로 몸에서 악취가 나자 화장실에서 생활하게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생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화장실 세면대에 나오는 물을 마시며 하루하루를 버텼다고 했다. A씨는 극심한 고통에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며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박씨 등은 A씨 건강이 급속도로 안 좋아지자 고향인 광주로 데려와 입원시켰으나, 병원비가 없어 A씨는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퇴원했다. 갈 곳이 없는 A씨를 다시 만난 이들 커플이 다시 가혹행위를 이어가자 A씨는 탈출해 고향으로 갔다. A씨의 부모는 돈을 벌겠다며 고향을 떠난 아들이 온몸에 상처투성이로 돌아오자 깜짝 놀라 경찰에 신고하면서 범행이 알려졌다.얼굴은 불 덴 상처 가득, 두피서 고름부친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었다” 5개월 만에 돌아온 A씨의 얼굴은 성한 곳 하나 없이 곳곳이 붓거나 불에 덴 상처가 가득했고, 벗겨진 두피에선 고름이 짓이겨져 있었다. 이런 모습을 부모님에게 보일 자신이 없었던 A씨는 차마 집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집 밖에서 서성거리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아버지를 불렀다. A씨의 아버지는 “차마 눈 뜨고는 못 볼 정도였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A씨의 아버지는 언론에 “너무 화가 나서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면서 “자식이 이렇게까지 당하고 있는지 몰랐던 부모들도 참 잘못된 사람”이라고 자책했다. 경찰은 사건의 잔혹 등을 고려해 수사력을 집중해 신속하게 수사, 박씨 커플을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일부 혐의만 인정했고 여자친구인 유씨는 “A씨가 자해한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경찰은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했다.“도망치면 부모님 집에 불지른다”수억대 차용증 쓰게 한 뒤 돈 갚으라 요구 A씨는 박씨 커플은 “도망가면 부모님 집에 불을 지르겠다”거나 “가족에게 위해를 가하겠다”고 협박해 쉽게 도망칠 수 없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A씨가 일을 그만두면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수억원대 차용증을 쓰도록 하고 “집에 가고 싶으면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런 협박에 못 이겨 A씨는 가족들의 연락에 “잘 지내고 있다”고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람이 사람을 이렇게 잔혹하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지 믿기지 않았다”면서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지원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골프채로 때리고,뜨거운 물 붓고...선배 잔혹 폭행 커플 구속영장

    골프채로 때리고,뜨거운 물 붓고...선배 잔혹 폭행 커플 구속영장

    함께 생활 중인 선배를 장기간 잔혹하게 괴롭히고 폭행한 후배와 그의 여자친구가 붙잡혔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7일 학교 선배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박모(21)씨와 그의 여자친구 유모(23)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박씨 등은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경기도 평택시의 자택에서 중학교 선배인 A(24)씨를 상습적으로 폭행해 전치 8주 이상의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최근 온몸이 상처투성인 채로 광주의 집에 돌아왔다가 이를 본 아버지의 신고로 가해자들이 붙잡혔다. A씨의 아버지 등에 따르면 돈을 벌겠다며 집을 나간 뒤 5개월 만에 돌아온 A씨의 얼굴은 성한 곳 하나 없이 곳곳이 붓거나 불에 덴 상처가 가득했고, 벗겨진 두피에선 고름이 짓이겨져 있었다. 아버지는 차마 집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집 밖에서 서성거리던 아들과 마주쳤다. 아버지는 “차마 눈 뜨고는 못 볼 정도였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이어 아들 A씨의 온몸에서 화상과 타박상 등이 발견됐다. 이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A씨가 중학교 후배 박모(21)씨, 그의 여자친구 유모(23)씨와 함께 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월부터였다. 군대를 제대하고 별다른 일을 하지 못하고 있던 A씨는 경기도에서 함께 일해보자는 박씨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들 커플과 동거를 시작했다. A씨는 박씨와 한 직장에서 일하며 공동으로 생활비를 벌기도 했지만, 일이 힘들어 직장을 관두면서 얼마 가지 못했다. 일용직으로 번 돈을 생활비로 내면서 공동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A씨는 헌신했지만, 비극은 시작됐다. 처음엔 주먹으로 한 대씩 치던 거구의 박씨는 골프채 등으로 때리는 등 폭력의 강도를 늘려갔다. 박씨 커플의 가혹행위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별다른 이유 없이 끓는 물을 수십차례에 걸쳐 몸에 끼얹고, 몸을 불로 지졌다. 불을 가까이 대는 이들 커플의 잔혹 행각이 무서워 도망가면 우습다는 듯 ‘깔깔깔’ 웃어댔다. 그렇게 폭력과 가혹행위는 3개월여간 계속됐다.A씨의 몸은 견디지 못했다. 두피는 끓는 물을 계속 끼얹는 탓에 상처에 벗겨졌고, 온몸에는 불에 지지고 뜨거운 물에 덴 3도 화상이 뒤덮었다. 상처가 심해 쓰라린 고통 탓에 씻지도 못하고, 피부가 괴사하면서 몸에서 악취가 나자 박씨 커플은 A씨를 화장실에서 살게 했다. A씨는 생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화장실 세면대에 나오는 물을 마시며 하루하루를 버텼다고 했다. 심한 고통에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생각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고, 실제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A씨는 이들 커플의 협박으로 쉽게 도망칠 수도 없었다고도 했다. 박씨 커플은 “도망가면 부모님 집에 불을 지르겠다”거나 “가족에게 위해를 가하겠다”고 협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가 일을 그만두면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수억원대 차용증을 쓰도록 하고 “집에 가고 싶으면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러한 협박에 못 이겨 A씨는 종종 걸려오는 가족들의 연락에 “잘 지내고 있다”고만 했다. 지속적인 가혹행위로 A씨의 건강이 악화하자, 박씨 커플은 화상 전문 병원을 찾아 광주의 한 병원에 입원시켰다. 그러나 병원비가 없던 A씨는 제대로 치료를 받지도 못하고 퇴원해 악마와 같은 박씨 커플을 만났다가 다시 시작된 가혹행위를 참지 못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경찰은 사건의 잔혹성 등을 고려해 수사력을 집중해 신속하게 수사, 박씨 커플을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씨는 일부 혐의만 인정하고 있고, 유씨는 A씨가 자해한 것이라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경찰은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했다. 경찰은 또 A씨를 범죄피해자 지원센터와 연계해 치료비 지원과 심리 치료를 받게 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가장 확실한 뉴노멀은 ‘사람에 대한 예의’다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가장 확실한 뉴노멀은 ‘사람에 대한 예의’다

    사람에 대한 예의/권석천 지음/어크로스/324쪽/1만 5000원 코로나19 사태로 새로운 기준, 즉 ‘뉴노멀’이 사회 전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2004년 처음 사용한 이 단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조치에 따른 사회 변화를 언급하는 말로 더 자주 쓰인다. 아쉬움이 적잖다. 사회·문화적 변화, 그에 따른 산업구조 변화가 뉴노멀의 핵심이 되면서 우린 자주 인간의 존재 의미를 논의에서 배제한다.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뉴노멀은 없는데도 말이다. ‘사람에 대한 예의’ 저자 권석천은 분야를 불문하고 극단의 대치가 일상 다반사가 된 현대 사회를 예리한 시선으로 응시한다. 저자는 “한국 사회는 조직에 대한 예의, 국가에 대한 예의는 차리라고 하면서 사람에 대해선 건너뛰기 일쑤”라고 직설한다. “정말 중요한 순간에 사람은 고려의 대상에서 빠지곤 했다. 이제 사람에 대한 예의는 시대를 움직이는 정신이다.” 우리 대부분이 ‘나처럼 괜찮은 사람은 많지 않을 거야’라고 자신을 다독인다. ‘나쁜 사람은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돌아보면 우리는 모두 때로 괜찮은 사람이 아닐 때가 잦다. ‘내로남불’ 하는 정치인을 비롯한 유명인사들 일에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작 우리에겐 관대하다. 저자는 ‘나는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순간 사람에 대한 예의는 땅에 떨어진다고 말한다. 우리가 모두 괜찮은 사람이 아닌 ‘얼마나 한심한 인간’인지를 저자는 일상생활을 통해 보여준다. 힘 있는 사람에게는 늘 비굴하고, 약한 사람에게는 한없이 강한 사람이 된다. ‘소심할 뿐인 성격을 착한 것으로 착각하고, 무책임함을 너그러움으로 포장하며, 무관심을 배려로, 간섭을 친절로 기만하는’ 것이 우리, 아니 내 하루하루의 삶이다. 저자의 한마디가 다시 뼈를 때린다. “인간의 비극은 스스로를 믿기 시작할 때부터 출발한다.” 저자는 우리가 선 자리, 즉 ‘지금 이곳’을 수시로 의심하라고 말한다. 우리가 이제껏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을 재점검하라는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느냐?’, ‘왜 세월호에 올랐느냐?’, ‘그 위험한 장소에 왜 갔느냐?’ 등 듣기에는 그럴싸하지만, 실상은 ‘새빨간 거짓말’에 속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고한 사람들, 그리고 피해자들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일, 그것이 일상사가 된 세상에는 사람에 대한 예의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시공간을 초월해 가장 확실한 뉴노멀은 ‘사람에 대한 예의’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 [뉴노멀, 다르게 살기] “퇴사하고 뭐하니?” 진은정 스푼잉글리쉬 대표

    [뉴노멀, 다르게 살기] “퇴사하고 뭐하니?” 진은정 스푼잉글리쉬 대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마음 한켠에 ‘퇴사의 꿈’을 안고 삽니다. 날이 좋아서, 점심시간 슬슬 걸어가 본 서점의 가판대 위에 놓인, 퇴사 에세이를 괜히 훑어 보고는 대리만족이나 위안을 얻은 뒤 사무실로 복귀했던 적이 있으신가요?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개인의 가치관과 취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이 보편화되면서 수년 전부터 불어닥친 ‘퇴사 열풍’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달 날아오는 각종 고지서들을 앞에 두고 막상 새로운 길로 방향을 틀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현실의 벽을 넘어 퇴사를 ‘질러 버린’ 사람들은 과연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그래서 끝내 행복해졌을까요? 만나고 싶었습니다. 퇴사 후 창업에 성공해 경제적 자유를 이룬 유명인이 아닌, ‘로또’를 맞아 상사에게 사표를 던져버리고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사는 행운아도 아닌, 퇴사를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더 큰 도약을 꿈꾸면서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주변에 있을 법하지만 흔치는 않은 우리 시대 ‘퇴사자의 희망’을요. 수소문 끝에 다음, 컨버스코리아, 현대카드 등에서 약 12년간 직장인으로 살다가 2015년 ‘자유의 몸’이 된 진은정 스푼잉글리쉬 대표를 지난 9일 서울 마포구의 사무실에서 만나 물었습니다. “퇴사하고 뭐하니?”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5년 전 마지막 직장이었던 현대카드를 나와 개인별 맞춤 튜터를 연결해 주고 관리해 주는 영어교육업체 ‘스푼잉글리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아티스트(화가, 뮤지션, 배우, 포토그래퍼,디자이너), 브랜드 마케터들이 주로 다니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 누구나 오셔서 원하는 분야의 영어를 익히고 다양한 친구들도 사귈 수 있는 곳이에요. 가수 장기하, 혁오밴드의 오혁, 배우 남주혁 등도 오랜 회원이고요. 최근에는 건물 지하에 ‘마음이 약해서’라는 바(Bar·일명 마약바)를 오픈해 다양한 주제의 문화, 예술 클럽을 만들어 사람들을 이어 주고 있고요. 동시에 한국에 거주하는 글로벌 아티스트를 매니지먼트하는 ‘스푼테이너’도 이끌고 있습니다. 직장 다닐 때도 일복이 많은 편이어서 바빴는데, 관두고는 ‘스리 잡’을 뛰느라 하루하루 정신이 없네요.” -사람들이 선망하는 회사들만 다닌 ‘커리어우먼’이셨어요. 직장에선 어떤 일을 하셨나요. “‘브랜드 마케팅’ 일이었어요. 대학 졸업하자마자 들어간 다음에서 온라인 마케팅 업무로 커리어를 시작했죠. 재미있었고 성과도 좋았지만, 주말에 팀끼리 등산을 가야 하고 회식에 필참해야 하는 조직 생활이 사회초년생 시절엔 힘들게 느껴져 2년을 못 채우고 캐나다로 떠났죠. 돌아와 재취업한 컨버스코리아에서 ‘브랜드 마케터’로 클 수 있었어요. 스트리트 문화의 상징인 컨버스는 젊고, 창의적이면서 독립적인 인디 정신 뚜렷한 브랜드 캐릭터를 지향했는데 도전적이고 음악을 사랑하는 제 성향과 맞아 행복하게 일했죠. 컨버스 이미지와 어울리는 인디 아티스트들을 발굴하고 각종 축제들을 기획하는 과정을 통해 인맥도 쌓았고요. 이후 음악 담당 마케터를 찾고 있던 현대카드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와 4년을 더 회사에 다녔습니다. 여기서 국내 뮤지션에 대한 지원도 아낌없이 하고, 뮤직 라이브러리 기획부터 론칭까지 도맡았어요. 대기업이라는 풍요로운 환경에서 제 역량을 하얗게 불태운 뒤 미련 없이 회사를 나왔습니다.”-퇴사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사업 구상은 어떻게 하신 건가요. “컨버스에서 일에 미쳐 있던 어느 날 불현듯 ‘이 루틴한 삶을 내가 평생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장 생활이라는 것이 ‘패턴’이잖아요. 아무리 창의적인 업무를 맡는다 해도 결국 비슷한 일을 반복하게 돼 있죠. ‘회사를 나온 나’를 상상해 봤습니다. 번지점프 대에 서 있는 심정이더군요. 스스로 뛰어내리려고 높은 점프대까진 올라갔는데, 막상 발길이 떨어지진 않는 상태요. 회사 다니면서 1년 반 동안 저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언젠가 나와야 한다면 제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삶을 살고 싶고 무엇을 원하는 인간인지 알아야 할 것 아녜요. 주말을 반납했어요. 나가서 책 읽고, 관심사 생기면 자료 찾아보고, 이에 관련한 사람들 만나고, 과거도 돌아보고 그러다 깨달았죠. ‘아, 나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고 함께 놀 때 심장이 터지는 사람이구나.’ 컨버스가 1년에 두 번씩 미국 보스턴과 홍콩에서 글로벌 전 직원을 대상으로 모임을 주최하는데, 다양한 개성과 경험을 가진 이들과 클럽에서 밤새워 놀다 보면 일에 대한 영감이 솟아나곤 했어요. 영어를 좀 한다는 이유로 콘텐츠가 엄청나게 확장되는 경험을 한 거죠. 영어를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해 주고 서로 어울려 노는 ‘판’을 깔아 주고 궁극적으로는 나도 그 안에서 놀고 싶다. 그럼 재밌게 살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현실적인 문제들은 어떻게 하셨나요. “준비를 철저히 했어요. 시장조사하고, 펍에 가서 닥치는 대로 외국인 만나면서 괜찮은 튜터 알아보는 요령 익히고, 지인들 대상으로 사전 연습하고, 자리 알아보고 모든 준비를 마치고 퇴사하는 데 4~5년이 걸렸어요. 이런 과정을 통해 선택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 현실적인 부분은 크게 두렵진 않아요. 제가 관둔다고 할 때 주변 사람들이 다 놀랐어요. 저는 일에 미쳐 있는 사람이었고, 일하느라 새벽에 퇴근할 때도 잦았죠. ‘이러다 상무 되겠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회사 일에 집중한 덕분에 경험이 쌓였고, 역량이 생겼어요. 이를 바탕으로 퇴사 후 계획을 설정할 자신감도 얻은 거예요. 여기에 최소 6개월은 생존할 수 있는 금전적인 여유, 초반 무너지지 않을 정신력도 갖춰 놓으면 완벽하겠죠.” -퇴사 후 ‘현타’(현실 타격) 온 적도 많았을 것 같아요. “조직이라는 울타리 없이 벌거벗겨진 내 모습을 정면으로 마주하기가 쉽지 않아요. 회사에선 내가 맡은 일만 잘하면 되잖아요. 회계는 재무팀이 해 주고, 시설관리는 시설팀이 해 주고요. 그런데 세금 내는 것, 사무실 청소하는 것, 사람 뽑는 것, 광고·홍보하는 문구 제작하는 것 등 모든 일을 혼자 해야 하니까 죽겠더라고요. 아직도 힘겹게 해내고 있어요. 특히 사람 쓰는 게 제일 머리 아프더라고요. 직장 생활이 편하긴 하죠.”-그럼에도 퇴사하려는 이들에게 뼈 때리는 조언을 해 주신다면요. “내 삶의 핵심 키워드를 찾아야 합니다. 내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지, 나의 욕망을 욕망하는지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 퇴사를 해도 행복하게 지낼 수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들을 성취해야 한다고 교육받은 탓에 이걸 헷갈려 하는 사람이 많아요. 예를 들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안정’에 있고, 시스템 속에서 안온함을 느낀다면, 혹은 아이를 키우며 가정을 위해 헌신하는 것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안정적으로 직장 생활을 오래 해야겠죠. 그런데 인간은 제각각이잖아요. 모두가 똑같은 삶의 방식에서 행복을 느낄 순 없어요. 왜 내가 이 삶이 불만족스러운지, 내가 결핍을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지 충분히 파악한 뒤 퇴사라는 선택을 해도 늦지 않습니다. 그리고 퇴사 결심을 했다면 주말에 누워 있지 마세요. 이제부터 이를 악 물고 준비해야죠. 더 부지런해지고, 바빠져야 합니다.” -결론, 그래서 행복한가요. “제 삶의 핵심 키워드는 다양성과 자유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한 재미를 얻는 것이 제일 중요해요. 제가 깔아 놓은 판에 멋진 사람들이 모이고 저도 이들과 놀면서 비즈니스도 하며 살고 있기에 행복해요. 또 하나. 다음날 기상 알람을 맞춰 놓지 않고 잠들어도 된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모르시죠? 제 다음 프로젝트는 다양성과 자유를 담을 더 큰 공간과 문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돈도 많이 벌고 싶어요. 그래야 베풀 수 있으니까요.” 글·사진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투수교체 타이밍 어렵다” 두 초보 감독대행의 성장통

    “투수교체 타이밍 어렵다” 두 초보 감독대행의 성장통

    성적 부진으로 감독이 사임하거나 감독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서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게 된 박경완 SK 와이번스 감독대행과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대행이 동병상련을 겪고 있다. 각자 분야에서 탁월한 커리어를 쌓아 온 능력자이지만 이기는 날보다 지는 날이 더 많은 1군 감독대행 체험기는 혹독하기만 하다. 향후 거취가 불분명했던 과거 대행들과 달리 두 사람은 돌아갈 자리(수석코치, 2군 감독)가 분명하지만 하루하루 겪는 성장통이 만만치 않다. 지난 10일부터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SK와 한화의 맞대결은 두 대행의 첫 맞대결로 관심을 끌었다. 두 대행은 팀이 각각 9위(SK)와 10위(한화)에 머물러 있는 데다 돌연 감독 자리가 공석이 된 점 등 공통점이 많다. 각자의 분야에서 쌓아 온 커리어도 화려하다. 최 대행은 은퇴 후 6년간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는 한편 ‘공부하는 야구인’의 대명사로 2018년 박사 학위를 따기도 했다. 정민철 한화 단장과 함께 국가대표팀 투수코치를 맡은 이력은 한화 2군 감독에 부임하는 계기가 됐다. 박 대행은 설명이 필요 없는 레전드 포수 출신으로 2013년 은퇴 이후 SK 2군 감독을 시작으로 1군 배터리 코치, 1군 수석코치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차기 1군 감독감으로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러나 13일까지 최 대행은 9승20패, 박 대행은 6승11패의 성적을 거뒀다. 두 대행은 직접 1군 감독으로서의 어려움을 수차례 털어놓곤 했다. 공통적으로 투수 교체 시기를 꼽았다. 최 대행은 “투수 교체는 결과론이라 더 어렵다. 불펜이 계획대로 막으면 좋은데 그게 힘들다”고, 박 대행은 “감독 대행을 하면서 투수 교체가 제일 힘들다.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고백한 바 있다. 두 팀의 약한 뒷문과 맞물린 고민이기도 하다. 실제로 SK는 이번 시즌 구원투수 패배가 15패로 리그 최다이며 한화는 13패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시행착오는 또 있다. 다양한 작전을 시도하는 박 대행은 “작전 미스가 나는 건 내 책임”이라며 몇 차례 작전 실패 상황을 ‘내 탓’으로 돌렸고, 최 대행 역시 “만약에 선수가 실책을 했다면 그 선수를 거기에 넣은 내 잘못”이라며 선수 기용에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두 대행은 차츰 자신의 색깔을 갖춰 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최 대행은 1군 감독 부임 직후 기존 1군 선수들을 대거 2군으로 내보내고 새 얼굴을 중용하는 등 리빌딩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 관리형 야구를 선보이고 있다. 박 대행은 작전 타이밍, 대타 기용, 투수 운용 등에서 현재 안정을 취하는 중인 염경엽 감독보다 과감한 시도를 하며 감독의 존재감이 드러나는 야구로 염 감독 체제(12승30패)보다 높은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대전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교정대상] 대상 김성완 군산교도소 교감 “다시 산다고 해도 교정공무원 하겠다”…30년간 형제 돌보듯 기결수 생활지도

    [교정대상] 대상 김성완 군산교도소 교감 “다시 산다고 해도 교정공무원 하겠다”…30년간 형제 돌보듯 기결수 생활지도

    “자식들에게 ‘다시 산다고 해도 교정공무원을 하겠다’고 말하곤 합니다. 은퇴까지 남은 2년 동안 한 사람이라도 더 교정 교화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제38회 교정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김성완(58) 전북 군산교도소 교감은 수상 소감을 묻자 “영광스러우면서도 어깨에 큰 짐을 진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1990년 임용돼 30년간 군산교도소에서 근무한 김 교감은 격무지로 꼽히는 기결수 생활지도 업무와 수용자 상담 업무 등에 자원하며 수용자의 삶을 어루만졌다. 나이가 많거나 정신적·신체적 어려움을 겪는 수용자들을 돌보기 위해 사회복지사 2급과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땄다. 김 교감은 “하루하루가 보람차고 수용자들과 남이 아닌 형제라는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감은 2005년부터 2016년까지 직장 내 신우회 회장을 맡아 매달 불우수용자 10여명의 영치금을 지원하고 매년 ‘수용자 불우가족돕기, 사랑애콘서트 행사’를 주도했다. 지역사회에서도 10년 넘게 노인 무료급식소에서 월 2회 급식 봉사를 하고, 북방선교회와 유니세프에 매달 정기 후원을 하는 등 나눔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길섶에서] 먼 하늘/손성진 논설고문

    마지막이 언제였던가. 하늘에 피어오른 뭉게구름을 보았다. 하늘에, 먼 하늘 구름 뒤에 무엇이 있는지 유심히 보지 않았다. 땅만 보고, 앞만 보고 하늘을 구름을 쳐다보지 않았다. 천년만년 변함이 없는 그들이 고맙다. 인간의 잘못으로 그동안 하늘은 몹시 흐리기도 했다. 흐린 하늘만큼 마음도 흐렸더랬다. 저 푸르고 광대한 하늘을 외면하고 얼마나 옹졸하게 살았던가. 구름 뒤에 어떤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은하, 안드로메다은하를 보자. 지구에서 220만 광년 떨어져 있고 초속 100㎞로 우리 은하로 접근하고 있으며 40억년 후에는 우리 은하와 합쳐진단다. 1초에 서울에서 천안까지 가는데도 거의 지구 나이만큼의 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그때 인류가 생존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성간(星間)이 너무나 넓어 충돌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무한한 시공(時空) 앞에서 하루하루 아웅다웅 사는 삶은 얼마나 덧없는가. 힘들 때면 가끔 하늘을 보면서 하늘 뒤, 구름 뒤 세계를 떠올려 보자. 값비싼 천체망원경이 아니라도 좋다. 실시간으로 우주를 보여 주는 앱이 있는 좋은 세상이다. 토성의 아름다운 띠를 보면 잠시라도 지친 몸이 가벼워진다. sonsj@seoul.co.kr
  • 1만원 vs 8410원… 내년 최저임금 5시간 마라톤 회의

    1만원 vs 8410원… 내년 최저임금 5시간 마라톤 회의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문제를 놓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날카롭게 각을 세우고 있다. 노사 위원들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5차 전원회의를 열고 5시간가량 마라톤 회의를 벌였다. 양측 모두 처음 제출했던 요구에서 양보하는 수정안은 제출하지 않았다. 견해 차가 워낙 큰 데다 코로나19 사태까지 맞물려 이번에도 법정 시한을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노동계는 올해 8590원보다 16.4% 오른 1만원을, 경영계는 올해보다 2.1% 줄어든 8410원을 각각 최초 요구안으로 제출했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이날 회의에 앞서 수정안 제출을 요구했지만 양측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설전을 벌였다. 근로자위원 대표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에서 경영계의 삭감안 철회를 요구했다. 이 사무총장은 “최저임금은 노동자의 생계보장을 위한 제도이지 고용주 보호를 위한 제도가 아니다”라면서 “코로나19 경제위기를 힘겹게 버티는 저임금 노동자에게는 하루하루 도움이 될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 약속한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라는 최소한의 요구”라며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불안을 야기한다는 통계나 연구결과도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경영계는 코로나19 경제위기를 ‘전시상황’으로 규정하며 기업이 어려워 삭감이 불가피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용자위원 대표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산업현장은 일감 자체가 없어 빚으로 근근이 버티고 청년들은 아르바이트 얻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내년도 최저임금은 확실히 안정적으로 갈 수 있도록 산업 현장을 반영해 결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의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자 박 위원장은 전원회의를 정회하고 공익위원, 노사 양측 위원들과 각각 1시간가량 간담회를 했다. 박 위원장은 “이 자리가 승패를 가리는 자리는 아니다”라며 양측의 양보를 요구했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오는 9일 열리는 차기 회의에 1차 수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노사안을 표결에 부쳐 표를 많이 얻는 쪽의 안이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결정된다. 심의 기한은 오는 13일까지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자살하게 한다” 故최숙현 폭행 팀닥터 누구?…“정보 없다”(종합)

    “자살하게 한다” 故최숙현 폭행 팀닥터 누구?…“정보 없다”(종합)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에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지속적인 가혹행위를 받다가 세상을 떠난 고(故) 최숙현 선수의 동료들이 6일 기자회견을 열고 감독, 주장, 팀닥터 등의 추가 가혹행위를 증언했다. 최 선수의 동료들에 따르면 김모 감독은 최 선수와 다른 선수들에게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으며, 장모 주장 선수도 김 감독과 같은 태도로 선수들을 대했다. 특히 김 감독은 2016년 8월 점심 때 콜라를 한잔 먹어서 체중이 불었다는 이유로 빵을 20만 원어치 사와 최 선수와 다른 선수들이 새벽까지 먹고 토하게 만들고 또 먹고 토하도록 시켰다. A 피해 선수는 2019년 3월 복숭아를 먹고 살이 쪘다는 이유로 김 감독과 안모 팀닥터가 술마시는 자리에 불려가서 맞았다. 가해자들은 선수가 견과류를 먹었다는 이유로 견과류 통으로 머리를 때리고 벽으로 밀치고, 뺨과 가슴을 때리기도 했다. 이런 폭력을 당할 때마다 선수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잘못했다고 빌었지만, 가해자들은 이를 무시하고 같은 행위를 반복했다. 최 선수의 동료였던 A 피해 선수는 “경주시청 선수 시절 동안 한 달에 10일 이상 폭행을 당했으며 욕을 듣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하루하루를 폭언 속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고 증언했다. A 피해 선수에 따르면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나갈 때마다 지원금이 나오는데도 김 감독은 80만~100만 원가량의 사비를 주장 선수 이름의 통장으로 입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B 피해 선수의 증언에 따르면 장 주장 선수의 가혹행위는 김 감독 못지않았다. B 피해 선수는 “24시간 주장 선수의 폭력·폭언에 항상 노출되어 있었고, 제3자에게 말하는 것도 계속 감시를 받았다”며 “주장 선수는 최 선수를 정신병자라고 말하며 이간질을 해 다른 선수들과 가깝게 지내지 못하게 막았고 아버지도 정신병자라고 말하며 가깝게 지내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안 팀닥터의 경우에는 치료를 이유로 선수들의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 심지어 심리치료를 받는 최 선수를 향해 “극한으로 끌고 가서 자살하게 만들겠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안겼다. 문체부 “팀닥터 정보 전혀 없어”대한체육회 “닥터 자격증 없이 감독 친분으로 고용”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6일 전체회의를 열고 문체부와 대한체육회 등 관련 기관에 최숙현 선수 사건 가해자로 알려진 팀닥터와 관련한 사항 등에 대한 추궁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의원들과 윤상현 무소속 의원이 참석했다. 상임위원 배정을 완료하지 못한 통합당은 회의 중반 보임이 확정된 이용 의원만이 참석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최 선수 사건에 대해 “주무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마땅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책임져야 할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을 것이고, 기존 시스템은 새로 보강될 여러 시스템과 잘 작동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기흥 대한체육협회장도 “최 선수 부모님과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체육계 대표로서 사과의 말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되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하고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윤상현 무소속 의원은 “지금은 조사할 때가 아니라 수사를 해야 할 때다. 누가 은폐했는지 책임자를 수사해야 할 상황”이라며 “조사단만으로 될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면허증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팀닥터가 되느냐. 이런 일이 가능하냐. 정보가 없는데 어떻게 여기에 와서 보고하느냐. 이게 바로 은폐”라며 “6월 26일 0시27분 최 선수의 마지막 메시지, 이것은 우리 모두의 숙제다. 고인이 던진 숙제를 못 풀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숙현 선수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전인 지난달 26일 새벽 자신의 모친에게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남긴 바 있다.도종환 위원장은 “어떻게 주요 정보가 하나도 없느냐. 주요 폭력 가해자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다고 말하느냐”라며 “지금 다른 선수들은 폭력 외에도 성적수치심을 느끼는 행동을 했다고 하는데 주요 정보가 없으면 어떻게 회의를 진행하나. 앞으로 무슨 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냐”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상헌 민주당 의원은 “선수들의 건강을 관리해야 할 사람이 반대로 선수를 구타했다. 비 오는 날 먼지 나도록 맞았다는 내용도 있다. 어떤 방법으로 성인여성이 갈비뼈에 금이 가도록 구타당한 것이냐”라며 “고문기술자, 구타기술자라고 뉴스에 나오는데 왜 없다고 하나”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임오경 의원은 “트레이너를 요청하지 않고, 선수들의 돈을 차출했나”라며 “선수를 보호해야 할 의무는 감독에게 있다. 예산 부족이라고 선수 월급을 차출하면서까지 해야 했느냐”라고 비판했다. 임 의원은 부적절한 통화 논란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전 짜깁기를 한 적 없다. 자식 잃은 부모의 심정으로 어떤 것이 진실인지 하나하나 알고 싶었다”며 “짜깁기식 보도에 대한 사과를 요청한다. 진상규명이 두려워 물타기 하려는 체육계 세력과 보수언론이 결탁했다고 본다. 무엇이 두렵나”라고 반발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팀탁터 문제에 대해 “개인적 신상은 파악하지 못한다. 치료사 자격증도 없다는 보고는 받았다”고 답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물리치료사나 트레이너는 있지만 팀닥터는 없다. 그런 사람은 다 등록돼 있다”며 “이 분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한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제가 아는 팀닥터는 감독과 선·후배 사이다. 실제로 닥터는 아니고 자격증이 없다. 일반 개인병원에서 운동 처방을 하고 잡일하는 사람”이라며 “언론에서 정보를 얻었다. 구체적으로 팀닥터에 대해 조사해서 안 것은 아니다. 감독 친분으로 고용해 월급은 선수들이 모아서 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경주시체육회 관계자는 “그런 사실 없다. 호칭을 닥터라고 선수들이 부른 것이지 팀닥터가 아니다”라며 “전혀 저희와 관계 없다. 급여는 선수 부모님, 각자 선수들 면담 후에 개인적으로 받아낸 것으로 안다. 조사 과정에서 자격증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폭행 부인하며 끝내 사과 거부한 가해자들… “죽은 건 안타깝지만 사죄할 건 없어” 전체회의 도중에 참석한 이용 통합당 의원은 감독과 동료 선수들에게 “혹시 피해자들과 또는 최 선수에게 사죄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감독은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고 지도했던 애제자다. 이런 사안이 발생한 데에 대해 부모 입장까지는 제가 말씀을 못드리지만 너무 충격적이다. 가슴 아픈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경찰 조사를 받고 있고 그 부분에 대해 성실히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으로서 관리 감독, 선수 폭행에 무지했던 부분들에 대해 제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겠다”고 했다. 또 이 의원이 “관리, 감독에 대해서만 사과한다는 뜻인가. 폭행과 폭언을 전혀 무관하다는 것인가”라고 재차 묻자 “그렇다”고 답하며 끝내 최숙현 선수에게는 사과하지 않았다. 가해자로 지목된 한 동료선수도 “폭행한 적 없다”고 부인했고, 또 다른 동료선수도 폭행이나 폭언 의혹을 부인하며 “죽은 것은 안타까운데 사죄할 것은 없다. 폭행한 사실이 없으니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일 뿐”이라고 말했다. 2017년 2019년 경주시청 소속으로 활동한 최숙현 선수는 그간 감독과 팀 닥터, 선배 등으로부터 가혹 행위를 당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최 선수에게 강제로 음식을 먹이거나 굶기는 행위, 구타 등을 가했고 팀 닥터는 금품을 요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최숙현 선수는 생전 경찰, 검찰, 경주시청, 경주시체육회,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에 가혹행위가 벌어졌다는 것을 알렸지만 당시 관련 기관들은 어떠한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결국 지난달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故최숙현 선수 가해자 지목된 3인 “죽은 건 안타깝지만 사죄할 게 없다”

    故최숙현 선수 가해자 지목된 3인 “죽은 건 안타깝지만 사죄할 게 없다”

    김규봉 감독 “폭행 사실 없다”최 선수 선배 2명도 혐의 부인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 가해자로 지목받는 김규봉 감독과 선배 선수들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긴급 현안질의 도중 최 선수에 대한 사과를 요구받았지만 “그런 사실(폭행) 없다”며 사과를 거부했다. 6일 국회에서 열린 문체위 긴급 현안질의에는 당초 참석 위원 명단에 없던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이 도종환 위원장의 허락을 받아 입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폭행 사례를 증언한 피해자 2명과 그들의 가족과 함께 회의장에 들어왔다. 이 의원은 김 감독, A 선수, B 선수를 향해 “피해자들, 피해자 가족들이 와 있다. 혹시 피해자들과 최 선수에게 사죄드릴 생각이 있냐”고 물었다. 김 감독은 “(최 선수는)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고, 제가 지도를 한 애제자”라며 “이런 상황이 발생해 너무 충격적이고 가슴 아프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답했다. ‘폭행·폭언을 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냐’는 이 의원의 반복되는 질문에 김 감독은 “관리·감독 부분은 사죄드린다”면서도 폭행한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경주시청팀 A 선수와 B 선수 역시 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A 선수는 ‘사과할 마음이 있냐’는 이 의원의 질문에 “같이 지내온 시간으로는 마음 아프지만, 일단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답했다. B 선수 또한 “사죄할 게 없다”며 “죽은 건 안타까운데 폭행한 사실이 없으니 사죄할 게 없다”고 말했다. 김 감독 등이 사과 요구에 응하지 않자 이 의원은 “제자가, 후배가 사망했는데 뭐가 그렇게 당당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제가 이 의원 생명을 걸고 모든 걸 낱낱이 밝히겠다”고 외친 뒤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앞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추가 피해 선수들은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대한철인3종협회, 경주시청과 경주경찰서까지 어느 곳 하나 최 선수를 보호하고 진상 규명을 위해 제대로 실효성 있게 작동된 곳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추가 피해 사례도 상세히 증언했다. 이들은 “점심에 콜라 한 잔 먹어서 체중이 불었다는 이유로 빵을 20만원어치 사와 숙현이와 함께 새벽까지 먹고 토하게 만들고, 견과류를 먹었다는 이유로 견과류 통으로 머리를 때리고 벽으로 밀치더니 뺨과 가슴을 때렸다”고 감독의 폭행을 고발했다. “경주시청 선수 시절 동안 한 달에 10일 이상 폭행을 당했으며 욕을 듣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하루하루를 폭언 속에서 생활했다”, “국제대회에 나갈 때마다 지원금이 나오는데도 80~100만원가량 사비를 주장 이름의 통장으로 입금을 요구했다” 등 피해 사실도 밝혔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야당이 안 와서 대신 질문”…민주당, 그들만의 추경 심사 논란

    “야당이 안 와서 대신 질문”…민주당, 그들만의 추경 심사 논란

    “야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고 계시지만 코로나로 고통받는 민생 경제 절박함을 무시할 수 없어 부득이 회의를 열었습니다.” 30일 21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반기 위원장으로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개의를 선언하면서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할 전체회의가 이날 처음 열렸다. 전날 각 상임위에서 의결된 추경안이 예결특위로 넘어오면서 본격 심사가 시작됐지만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하면서 사실상 야당 없는 여당만의 반쪽짜리 추경안 심사가 진행됐다. 50명의 예결특위 위원 중 미래통합당 의원 17명은 전날 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장을 전부 선출한 데 항의하면서 전원 불참했고 무소속 홍준표 의원도 불참했다. 민주당 의원 30명과 정의당 이은주,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참석해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국무위원을 상대로 질의가 이뤄졌다. 질의는 정상적으로 진행됐지만 통합당 의원의 전원 불참을 의식한 듯 통합당 의원들의 참석을 촉구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민주당 오기형 의원은 “야당은 지금이라도 회군해서 함께 토의하고 심사하고 책임을 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간사를 맡은 박홍근 의원은 “국민의 삶이 하루하루 바짝바짝 타들어가고 있다”며 “조속히 통합당 예결특위 위원들도 들어오고 간사도 선임되어 원만하게 여야가 협의해 생산적인 예결특위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한정 의원은 “야당이 안 나왔기 때문에 대신해 국민적 우려를 전달하겠다”며 재정건전성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자 홍 부총리는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속도는 빠르지만 재정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속도가 빠른 것에 대해 관리 노력을 하겠다”고 답했다. 정 총리는 추경안 제안 설명에서 “이번 추경안은 35조 3000억원 규모로 역대 가장 큰 추경안으로 그만큼 시급하고 엄중한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며 “재정 지원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추경을 조속히 의결해 달라”고 예결특위 위원들에게 촉구했다. 통합당 불참 속에 민주당 주도로 추경안 심사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졸속·날림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기획재정위원회 등 16개 상임위는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소관 부처별 추경안을 의결해 예결특위로 넘겼다. 통합당 의원들은 불참했고 각 상임위별 심사는 1시간여 만에 끝났다. 청와대와 국회를 소관 기관으로 둔 운영위원회는 50분 만에 가장 짧은 심사를 했다. 이렇게 해서 예결특위로 넘어온 추경안은 3조 1031억 5000만원이 증액됐다. 통합당은 3차 추경안이 실효성 없는 ‘보여주기식 추경’이라며 세부 내역을 하나하나 비판하고 나섰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 상황에 대한 잘못된 진단을 근거로 잘못된 처방을 내린, 현실인식이 결여된 추경”이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 방역 예산은 전체의 2%(6953억원)에 불과해 주객이 전도된 추경인 데다 일자리 창출도 대부분 5~6개월 버티기에 불과한 단순 노무 일자리가 다수라는 지적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여기는 베트남] 베트남 전쟁 후 48년 만에 아버지 만난 아들

    [여기는 베트남] 베트남 전쟁 후 48년 만에 아버지 만난 아들

    베트남 전쟁 (1960~1975) 당시 미군과 사랑에 빠졌던 베트남 여인들의 러브 스토리는 대부분 이별로 끝을 맺었다. 수십 년이 흐른 현재, 헤어졌던 연인을 찾기 위해 베트남을 다시 찾는 미군들의 이야기가 종종 들리는 가운데, 이번에는 베트남 여인과 미군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 48년 만에 친부를 찾은 사연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베트남 현지 언론 VN익스프레스는 앤드루 응우옌(48)이 DNA 검색으로 48년 만에 친부를 만난 사연을 전했다. 사연은 베트남 전쟁이 진행 중이던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짬 낌 응우옌(여)은 사이공(현재 호찌민)에서 미군 마이클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낌이 임신 4개월째 접어든 시기 마이클은 미국으로 돌아가게 됐고, 이후 연락이 끊겼다. 이들 사이에 태어난 앤드루는 호찌민에서 자라다가 가족과 함께 필리핀으로 이주, 16살에는 미국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정착해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한 앤드루는 페루 여성과 결혼해 두 자녀를 두었다. 현재 경찰관으로 웨스트팜비치에서 살고 있다. 평생 친부를 찾아보려고 시도하지 않았던 그에게 변화가 생긴 건 그의 아들 매튜로 인해서다. 매튜는 늘 할아버지에 대한 궁금증을 품어왔고, 할머니에게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할머니는 선뜻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털어놓지 않았다. 하지만 매튜의 끈질긴 질문에 할머니는 마침내 할아버지의 본명이 ‘마이클 스트렌지’라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앤드루의 생일날, 아들과 딸은 아빠에게 DNA 진단 키트를 내밀었다. 당시 그는 심장 수술을 앞두고 있었는데, 아이들은 수술 전에 아빠가 꼭 할아버지를 찾기를 간절히 바랐다. 결국 앤드루는 자녀들의 요구에 응했고, 이후 DNA를 통한 검색 과정은 빠르게 진행됐다. 앤드루의 DNA와 관련된 사람들을 좁혀 나가는 과정에서 친부의 누나를 찾게 됐다. 드디어 지난 4월 17일 친부 마이클과 전화 연결이 되었다. 처음 몇 분간 정적이 흐른 뒤 이윽고 48년 만에 연결된 부자는 눈물을 흘리며 2시간 넘게 대화를 나눴다. 아버지와 아들은 모두 낚시와 사냥을 즐기는 등 놀랄 만큼 동일한 취미 생활을 즐기는 사실을 발견하고, 핏줄의 강한 유대감을 확인했다. 사실상 앤드루가 그동안 친부를 만나길 꺼려온 것은 돌연 누군가의 인생에 끼어들어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았던 탓이다. 하지만 전화 통화 이후 친부에게 강한 끌림을 느꼈다. 반면 마이클은 “48살 된 아들이 미국에서 살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심지어 아들이 처음 정착했던 뉴포트뉴스는 내가 사는 곳에서 1시간 30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마이클은 1968년 3월 베트남에 파병되었고, 미국에 돌아온 뒤에서야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노스캐롤라이나 내슈빌에서 가정을 이뤄 4자녀를 두었지만, 20년 전 이혼했다. 긴 세월 동안 마이클은 ‘사이공 여인’ 낌을 잊은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 1980년대 재향 군인회를 통해 낌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허사였다. 48년이 흐른 현재, 마이클은 잃어버린 아들을 찾은 사실에 하루하루가 감동의 연속이었다. 미국 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이동이 수월치 않자, 날마다 전화기로 아들, 손주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마침내 지난 5월 10일, 마이클은 앤드루의 집을 찾았다. 48년 만에 친부를 마주한 앤드루는 “안녕, 아빠!”라고 인사했다. 둘은 아무 말 없이 한참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무슨 말이 필요했을까? 가족 모두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부자 간의 감격스러운 만남을 바라보았다. 마이클의 네 자녀도 아버지의 잃어버린 아들을 찾았다는 소식에 함께 기뻐했다. 앤드루의 할머니, 즉 마이클의 모친(94)도 손자와의 감격스러운 포옹을 나눴다. 할머니는 차를 타고 오는 14시간 30분 동안 내내 한 번도 눈을 부치지 못했다. 손자와의 만남에 가슴 떨림을 주체할 수 없었고, 처음으로 손주를 끌어안자마자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마이클은 심장 수술을 받은 아들 곁에 9일 내내 머물렀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지금은 주말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플로리다까지 아들을 만나기 위해 달려온다. 48년의 세월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면 14시간 30분의 자동차 운전 길도 고단치 않다고 전했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곰팡내 나는 방 한 칸에 네 식구가… 9.5평에 갇힌 슬픈 아이들

    곰팡내 나는 방 한 칸에 네 식구가… 9.5평에 갇힌 슬픈 아이들

    #1. 지난 12일 오전 10시 경기도 A빌라 반지하 전셋집. 보증금 2500만원인 21평짜리 빌라엔 최소 2500만개의 곰팡이가 사는 듯하다. 어딜 봐도 곰팡이가 없는 곳이 없다. 2개밖에 없는 방에선 총 여섯 식구가 먹고 잔다. 큰방은 김명순(64·가명) 할머니와 초등학교 6학년과 3학년 손자, 이렇게 총 세 명이 함께 쓴다. 작은방에선 21세 대학생 손녀가, 작은방 입구와 부엌 사이 좁은 틈에는 장애를 가진 23세 큰손자가 잔다. 가족에게 최저주거기준은 사치다. 기준대로라면 방 4개가 필요하지만, 언감생심이다. 공간만 부족한 게 아니다. 곰팡이 탓에 초3 손자 박길준(9·가명)군은 천식과 비염을 달고 산다. 지난달엔 도통 기침이 멈추지 않아 응급실에 실려갔지만, 코로나19 감염 증세로 오해받기도 했다. 할머니 김씨는 “이곳에 산 지 10년이 넘었지만 손자들 학교와 큰손자 복지시설과의 거리 문제 때문에 예산 내에서 이사할 만한 집이 없다는 게 문제”라면서 “온라인 수업을 들을 때도 애들 세 명이 큰방에서 듣다 보니 제대로 수업 듣는 게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 “큰손자가 폭력성 지적장애 3급이에요. 올해 중학교에 올라갔는데, 얼마 전엔 동생이랑 싸우다가 식칼까지 들었어요. 거실에서 할아버지와 손자 둘이 함께 먹고 자니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죠.” 같은 날 오후 2시 경기권의 한 아파트형 영구임대주택.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관리비 포함) 30만원짜리 9.5평(31.5㎡) 집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3학년 손자 둘이 함께 산다. 아파트형 영구임대주택에 산 지 만 25년. 처음 이 집으로 이사 왔을 때만 해도 집이 좁은 줄도 몰랐다. 이곳에 사는 동안 세 자녀가 자라 부모 곁을 떠나갔지만, 할머니 이경자(64·가명)씨는 그때까지만 해도 이사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엔 손자들을 보면서 방 한 칸이 절실하다. 큰손자가 지적장애 증세를 보이면서 조만간 사고를 칠까 조마조마하다. 실제 며칠 전 할아버지에게 심하게 대들어 간신히 집 밖으로 데리고 나와 기분을 풀어 줬다. 이씨는 “큰손자 키가 163㎝까지 자라 지방에서 대학을 다니는 막내딸까지 집에 오면 집이 꽉 찬다”며 “할아버지와 마찰이 빚어지는 걸 막기 위해 큰손자는 일주일에 삼일을 친한 이웃집에서 잔다. 그걸 볼 때마다 마음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국가가 정한 ‘사람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주거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공간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아이들이 있다. 부모가 가난하다는 게 이유다. 심지어 정부 지원을 받아 공공임대주택에 사는 아이들도 ‘최소한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현실은 다르지 않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늘어나면서 ‘집이 싫은 아이들’은 빈곤으로 인한 의도치 않은 학대를 받고 있었다. 정부는 지난해 ‘아동 주거권 보장’을 위해 맞춤형 공공임대주택과 금융지원 등 주거지원 종합대책 마련에 발걸음을 뗐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평가한다.22일 서울시와 한국도시연구소가 지난해 8월 발표한 ‘서울시 아동 주거빈곤 가구 주거실태조사 연구’를 보면 아동이 겪는 주거빈곤의 열악한 현실이 드러나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 25일부터 7월 17일까지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미만 아동이 있는 245개 주거취약가구를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실시했다. 이들 중 55.5%(136가구)가 최저주거기준 미달이었는데 면적 미달이 45.7%로 가장 높았고 시설 또는 방 수 미달이 36.7%, 부엌·화장실·목욕실 등 시설 미달이 10.6%였다. 특히 월세에 사는 이들이 73.1%(179가구)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평균 34㎡(10.3평) 면적의 집에서 살았다. 주거는 열악했지만, 아이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은 길었다. 평일 기준 13시간 25분이나 집에 머물렀고 주말·휴일(방학 평일)에는 19시간 12분간 집에 머물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은 더 길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아동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습기·곰팡이와 비좁음이 가장 많이 꼽혔다. 습기·곰팡이가 71.0%로 가장 높았고 비좁음 64.5%, 쥐·해충 63.3%, 채광·환기 60.8%, 추위·더위가 47.3%였다. 조사가구의 75.5%가 주거환경으로 인해 아동에게 질병이 생긴 적이 있다고 답했다. 알레르기·비염이 64.9%로 가장 많았고 감기·천식 57.8%, 아토피·피부질환 45.4% 순이었다. 아이들이 집에 대해 갖는 가장 큰 불만은 비좁아서 개인 공간이 없다(72.7%)는 것이었다. 이어 바퀴벌레 등 해충이나 불결한 위생상태가 48.8%였고 추위나 더위로 인한 불편이 24.4%였다. 양천 주거복지센터 관계자는 “다 커도 남녀 구분 없이 한방에 사는 게 가장 큰 불만이었다. 중학생이 되면서 이에 대한 불만이 증폭되고 여기서 오는 불안과 정서장애로 가정의 해체까지 우려됐다”며 “다른 애들이 자기 집을 알까 봐 빙 돌아서 집에 가는 아이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환경은 아이들의 성장과 정서에 악영향을 주고 있었다. 주거환경이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답한 가구의 비율은 78.0%였다. 이들은 특히 정신적 건강(57.6%)에 가장 부정적이라 답했고 신체적 건강(53.4%), 사회성 저하(22.0%), 학업 성취도 저하(20.9%), 안전사고 위험(14.7%) 순으로 꼽았다. 인천 서구에 있는 방 3개짜리 집에서 여섯 아동과 함께 거주하는 이정희(가명·모)씨는 “큰애가 맏딸이어서 (다른 아동을 돌보게 돼) 많이 힘들어한다”며 “주말인데도 못 쉰다는 하소연을 많이 하는 것을 볼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도 지난해 10월 아동주거권 보장을 위한 주거지원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범정부 차원에서 논의된 최초의 아동주거복지 정책이었다. 주거빈곤에 놓인 1만 1000여 다자녀가구에 공공임대주택을 우선 지원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아울러 비좁은 공공임대주택에서 탈피해 2자녀 이상 가구에 방 두 개 이상의 46~85㎡ 규모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이주 및 정착 지원을 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라는 평가다. 무엇보다 현 지원책은 다자녀가구를 우선 지원하는 형식에 국한돼 있는데, 주거빈곤의 아동들은 조부모와 친척 등 다양한 보호자와 생활하는 경우도 많고 가정 밖 아동도 있어 사각지대가 많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아동옹호센터 김승현 소장은 “지원 대상을 ‘자녀와 함께 거주하는 가구’에서 ‘아동과 함께 거주하는 가구’로 정책 대상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며 “정부가 매입임대주택을 제공할 때에도 사회·경제적 인프라가 빈약한 지역의 집을 제공해 실효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 지원을 받아 공공임대주택에 살면서도 10가구 중 6가구는 최저주거기준 미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도 꼭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미 지어 놓은 아파트형 공공임대주택을 다시 지을 수는 없는 만큼, 정부가 특정 주택을 매입해 제공하는 매입임대가 좋은 대안일 수 있다고 제언한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지난해 아동 주거권을 보장하겠다고 한 정부의 약속은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아동과 주거급여를 받는 아동의 주거권 보장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정부 지원을 받는 아동의 주거권조차 보장되지 않는다면 정부의 약속은 선언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드론 쇼’를 보는 불편한 시선들/손원천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드론 쇼’를 보는 불편한 시선들/손원천 문화부 선임기자

    며칠 전 대구에서 ‘드론 쇼’와 관련된 촌극이 빚어졌다. 대구시가 의료인들을 위로한다며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드론 쇼를 벌이기로 한 게 발단이 됐다. 이 사실이 전해지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대구 병원 간호사들에게 코로나 수당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으면서 무슨 ‘위로 쇼’냐는 거다. 결국 드론 쇼가 연기되면서 해프닝으로 마무리됐지만 영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우선 언론의 ‘몰아가기’ 행태다. 많은 언론이 대구시와 한국관광공사의 처사를 싸잡아 비난했다. 지금 상황이 엄중한데 어떻게 이런 쇼를 돈 들여 열 생각을 했나, 그럴 돈 있으면 수당이나 제대로 지급하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앞서 대구시 공무원의 긴급생계자금 부정 수급 논란까지 있었던 터라 비난의 수위는 한층 높았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별개의 사건들이 하나로 엮인 거라는 걸 금방 알게 된다. 간호사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과 관광공사의 드론 쇼는 관련이 없다. 대구시의 간호사 수당 지급 문제를 관광공사가 알면서도 행사를 기획했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한데 그런 사정들을 관광공사가 알았을 리 없다. 욕을 먹어도 싼 사람이 있다면 코로나 수당 문제와 관광공사의 드론 쇼 기획을 동시에 알고 있던 사람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대구시를 비난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의료인 수당과 관련된 부분에서만큼은 관광공사가 욕먹을 일은 아니다. 더 개운치 않은 건 칭찬받을 일만 기획하는 전시행정의 전형이 이 해프닝을 통해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전부터 ‘스마트 관광’에 공을 들여 왔던 관광공사 입장에서 드론 쇼는 퍽 괜찮은 아이템이었을 것이다. ‘재래식 위문 공연’과는 차원이 다른 공연을 적당한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안전하게 보여 주고 싶었을 것이다. 물론 드론 쇼가 좋은 볼거리인 건 분명하다. 한데 드론 대부분은 중국산이나 미국산일 게 뻔하다. 그러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드론을 잘 조작하는 기량을 선보이는 것에 불과했을 것이다. 공적 영역에서조차 국산 드론의 활용도가 절반에도 못 미치고, 민간 부문의 촬영용으로는 사실상 전무한 실정인데, 외국산 기기를 들여와 현란한 조작 기술을 선보인다 한들 뭐 그리 스마트하게 보일까. 드론 쇼로 위문 행사를 여는 게 관광공사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이냐는 지적도 있다. 지금 코로나19 탓에 국내 관광지형은 송두리째 흔들리는 상황이다. 어차피 바뀔 것이긴 했지만, 종전의 여행업자들로서는 탈태의 순간이 너무 급작스럽게 찾아왔다. 그 탓에 연착륙은커녕 아예 착륙조차 못 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국내 패키지 여행상품을 운영하던 한 소규모 여행사 대표는 요즘 배송업체에서 ‘알바’를 하며 생계비를 마련하고 있다. 해외 여행업을 하던 이들 중 한 명은 동호인들에게 특화된 상품을 파는 국내 여행업으로 업태를 변경했지만 지방자치단체에 이런 일을 담당하는 조직이나 인원이 없어 속된 말로 ‘맨땅에 헤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드론 쇼 해프닝이 빚어졌으니 하루하루 애가 타는 여행업계에선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렇게 칭찬받을 일 말고, 덜 티가 나더라도 여행업계에 실질적인 위로를 주는 일을 기획할 수는 없었을까. 드론 쇼 해프닝에서 관광공사가 비난받아야 하는 건 바로 이 대목이다. 코로나19 이후 관광공사에 불만을 표시하는 사람이 많았다. 특히 관광업계에서 그랬다. 관광공사가 비상 상황에서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게 불만의 요지였다. 창업 지원이 됐건, 전업 지원이 됐건 뭔가 하부조직을 만들어 재래식 여행업을 하는 이들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관광공사가 했어야 했다. 알아주는 이가 없다 해도 소외되고 도태된 이들에게 공을 들이는 것, 그게 공적 기관이 할 일 아닌가. angler@seoul.co.kr
  • ‘웰컴투비디오’ 손정우 구속기간 연장…7월초 미국송환 최종결정

    ‘웰컴투비디오’ 손정우 구속기간 연장…7월초 미국송환 최종결정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공유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씨에 대한 미국의 송환 요청에 따른 범죄인 인도 구속기간이 2개월 연장됐다. 다음달 6일로 최종 결정 연기되면서 구속기간 연장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검은 최근 손정우씨 구속기간 연장을 신청했고, 서울고법 형사20부(강영수 정문경 이재찬 부장판사)가 이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손정우씨는 석방되지 않고 계속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로 인도심사를 받게 된다. 당초 검찰이 인도구속영장을 집행한 4월 27일로부터 두 달이 되는 이달 말에 구속기간이 끝날 예정이었지만, 구속기간 연장이 이뤄지면서 오는 8월말까지 구속 상태가 유지된다. 법원은 지난 16일 인도심사 2차 심문을 마치고 곧바로 손정우씨의 인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지만,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7월 6일로 최정 결정을 미뤘다. 생후 6개월 유아까지…징역 1년 6개월 만기 복역 손정우씨는 2015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특수한 브라우저를 사용해야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에서 아동 성 착취물 공유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며 유료회원 4000여명에게 수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받고 아동음란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생후 6개월 된 신생아를 상대로 한 성 착취 영상을 비롯해 아동을 성적으로 착취한 각종 자료 25만여건을 유통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에 넘겨진 그는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돼 지난 4월 복역을 마쳤다. 미국 ‘자금세탁’ 혐의로 송환 요구…父, 같은 혐의로 아들 고소 그러나 국내 재판 결과와 별개로 미국 연방대배심은 2018년 8월 아동음란물 배포 등 6개 죄명·9개 혐의로 손정우씨를 기소했다. 미국 법무부는 손정우씨의 출소를 앞두고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른 강제 송환을 요구해 왔다. 이후 미국 송환을 위한 인도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재수감됐다.법무부는 범죄인 인도 조약·법률에 따라 미국이 인도 요청한 대상 범죄 중 국내 법률로 처벌할 수 있고, 국내 법원의 유죄 판결과 중복되지 않는 ‘국제자금세탁’ 부분에 대해서만 범죄인 인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손정우씨의 아버지는 아들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미국이 손정우씨에 대해 범죄인 인도를 요구하며 내세운 자금세탁 혐의를 한국에서 처벌받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검찰은 당시 수사가 범죄수익 환수와 몰수·추징 부분에 집중돼 있었고, 범죄인 인도 청구로 새롭게 부각된 자금세탁 혐의는 수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아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미국 수사당국이 관련 증거자료 수집을 모두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손정우씨를 미국으로 송환해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이 고소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신형식)에 배당돼 있다. 검찰은 법원에서 인도심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수사를 당장 시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손정우씨 측은 검찰이 과거 수사 때 기소를 누락했으니 고소장을 바탕으로 수사를 해서 혐의가 있다면 손정우씨를 기소해 한국에서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손정우, 2차 심문서 눈물 흘리며 “한국서 처벌받겠다” 지난 16일 열린 인도심사 2차 심문에서 손정우씨는 “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고 염치없지만 대한민국에서 다시 처벌받을 수 있다면 어떤 중형이든 다시 받겠다”면서 “가족이 있는 이곳에 있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는 “철없는 잘못으로 사회에 큰 심려를 끼쳐 정말 죄송하다. 용서받기 어려운 잘못을 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하루하루 허비하며 살았는데 정말 다르게 살고 싶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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