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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인생 30년 김부겸, 국무총리 100일 소회는...

    정치인생 30년 김부겸, 국무총리 100일 소회는...

    “정치를 시작한 지 30년이 되었지만 요즘 참 어렵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총리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소회와 고충을 피력했다. 김 총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 구성원들의 어려움을 지적하며 “텅 빈 가게에 멍하니 앉아 계시는 상인들,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온라인 수업을 받는 학생들, 하루하루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들을 보며 차마 잠들지 못한 날도 많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세상이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뉘었다. 누구도 코로나19의 파장을 예단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하고 “끈질긴 변이 바이러스의 창궐로 일상을 봉쇄하는 조치가 반복되고 있으며 전 지구적 경제위기와 양극화도 가속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면서 결식아동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한 식당 주인들, 쪽방촌 주민들에게 얼음 생수를 함께 나누던 동네 주민들, 방역을 위해 매일 가게를 소독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을 거론하며 이들 모두가 일상 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지켜온 시간이었다고 적었다. 김 총리는 오는 10월까지 전 국민 70% 백신 접종 목표를 차질없이 이행하겠다고 거듭 언급하고 “국민이 정부를 지켜주셨든 정부 역시 단 한명의 국민도 외면하거나 포기하지 않겠다. 이 위기가 대한민국이 도약할 기회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정부를 만들겠다는 취임시 약속을 끝까지 지켜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유빈이를 대들보로… 칠순 노장의 마지막 꿈입니다

    유빈이를 대들보로… 칠순 노장의 마지막 꿈입니다

    온 나라를 무방비 상태에 빠뜨렸던 가마솥 더위가 잠시 발을 뺀 지난 13일 경기 김포의 대한항공 탁구단 체육관. 강문수(69) 감독은 눈에 익은 인물들이 표지를 장식한 공책을 쓱 내밀었다. 겉장과 모서리를 유리 테이프로 덧댄 모양새가 한눈에 봐도 족히 2~3년은 된 듯한 표지에는 흑백 물감으로 ‘공포의 외인구단’ 남자 주인공들이 그려져 있었다.“노(老)감독의 품새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도발’에 그는 “2018년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중학교 후배 이현세 화백이 선물한 노트”라고 껄껄 웃었다. 강 감독은 경북 경주 사람이다. 이 화백은 울진 출신이지만 중·고등학교를 경주에서 마쳤다. 강 감독의 경주중 2년 후배인 이 화백은 표지 다음장에 깍듯하게 ‘형님’이라 쓰고 뒤를 ‘진인사대천명’이라는 여섯 글자로 이었다.●이현세 화백·김석기 의원과 경주중 동문 강 감독은 “이 공책을 선물받은 이듬해 67세의 나이에 다시 녹색 테이블로 돌아왔고, 그때부터 하루하루 일기 쓰듯 팀의 이모저모를 깨알처럼 적었다”고 했다. 경상도 사내들은 출신지와 학교 등 아래위가 ‘브로맨스’로 엮이는 게 보통이지만 그중에서도 경주는 드센 억양만큼이나 수평수직 관계가 분명하다. ‘중학 동기’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도 그중 한 사람이다. 김 의원은 강 감독의 ‘탁구 인생’을 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함께 탁구 라켓을 잡은 건 중학교 시절 딱 한 달이고, 이후 둘은 길을 달리했지만 강 감독은 “그 친구가 없었더라면 내가 지금 어떤 길을 걷고 있을지 상상할 수 없다”고 했다. 반세기가 훌쩍 넘은 지금 그는 도쿄올림픽에서 ‘핫’했던 신유빈(17)을 가르치고 있다. 그의 아버지 신수현(49) 수원시탁구협회 전무가 대물림한 ‘탁구 스승’이다.경주 황남초를 졸업한 강 감독은 “공부는 아주 잘하진 못했지만 욕심 많은 꼬맹이였다”고 어린 시절을 기억한다. 경주중은 나름 명문이어서 어지간히 공부해선 못 들어갔다. 반경 80㎞ 떨어진 촌에서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그는 입학 시험 응시자 400여명 중 147등으로 입학했다. 1학년 때 2인용 책상 바로 옆에 앉았던 짝꿍이 김 의원이다. 둘을 비롯해 1학년 까까머리 6명이 클럽을 만들었다. 모의고사 국·영·수 90점 이상을 받아 전교 조회 때 노트 3권을 받을 요량이었다. ‘대왕 클럽’으로 명명한 이 모임의 목적은 물론 공부만이 아니었다. 탁구부에 들어가자고 꼬드겼던 김 의원은 “공부가 먼저”라는 부모님 성화에 한 달 만에 라켓을 놓았지만 강 감독은 집에 거짓말을 하고는 탁구부에 남았고 3학년이 되자 등록금을 면제받고 탁구에 본격적으로 매달렸다. ●경주고 탁구부 창단 멤버… 실업팀 스카우트 1순위 강 감독을 포함해 경주중 졸업생 4명이 경주고 탁구부 창단 멤버가 됐다. 고2 때 대구중앙상고로 학교를 옮기고 이듬해 한일교환경기에 출전했다. 강 감독은 “청소년대표팀 정도의 무게감이 있었다”며 “그때도 키는 작았지만 대구와 경주를 잇는 완행열차 안에서 꼬박 2시간 반을 까치발로 버티며 기른 체력 덕”이었다고 돌이켰다. 이 경기로 당시 주간지 ‘선데이서울’의 유망주 칼럼 ‘이 선수가 탐난다’에 대기만성형 선수로 이름 석 자와 사진을 올린 강 감독은 실업팀 스카우트 순위에서도 상위권에 올랐다. 첫 직장은 전매청. 그러나 1년 만에 스스로 발을 돌렸다. 신분이 기능직 공무원이어서 “장래를 보장받기는 힘들겠다”는 판단을 내리고는 교사 자격증을 목표로 경기대에 입학했다. 군 생활도 탁구부가 있던 공군에서 했다. 지금은 국군체육부대가 3군을 통합해 운영하지만 당시는 육해공별로 따로 있었고 종목도 서로 달랐다. 야구의 이종도, 축구의 차범근 등 또래들도 공군 체육부대 출신이다. 강 감독은 “고교 시절 교련 과목을 펑크 내는 바람에 2개월의 군 복구 단축 혜택을 받지 못한 탓에 먼저 전역하는 차범근을 보고 억장이 무너지더라”며 껄껄 웃었다. 복학을 하니 그사이 탁구부는 해체돼 일반 학생으로 똑같이 등록금을 내야 했던 까닭에 용산 철도청에 입사한 큰형의 자취방 신세를 져야 했지만 강 감독은 1980년 꿈에도 그리던 교사 자격증을 따내는 데 성공했고 마침내 경기대를 졸업했다.●이건희 회장 “키 작은데 코치 잘할 수 있겠습니까” 가슴에 태극마크를 처음 단 건 1975년이다. 난생처음 해외에 나간 것도 그로부터 1년 뒤다.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서독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첫 국제선 비행기를 타고 열네 시간을 날아가면서 강 감독은 23년 동안 살아온 것보다 훨씬 넓고 전혀 다른 세상을 접했지만 남자 탁구 선수의 비애도 동시에 맛봤다. 이는 후에 남자팀 ‘단골’ 지도자 생활의 이유가 되기도 했다. 1970년대는 한국 여자 탁구의 부흥기였다. 1973년 정현숙과 이에리사, 박미라, 김순옥 등이 사라예보 세계선수권 단체전 우승으로 영웅 대접을 받을 때였다. 광부, 간호사 등 현지 교포들이 먹을 것을 잔뜩 싸 와도 정작 남자 선수들에게 돌아오는 건 없었다. 선수단 짐도 남자 선수들이 도맡아 날랐다. “여자 선수들 어깨 다친다”는 게 이유였다. ‘남자 선수는 대한통운(배달부)’이라는 자조 섞인 농담을 곱씹으며 강 감독은 이에리사 몫의 김밥 한 줄을 슬쩍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1979년 창단 1년 남짓의 제일합섬 탁구단(삼성생명 탁구단의 전신)에 코치로 발을 들이면서 강 감독은 34년의 ‘원팀 지도자’ 시대를 열었다. 1980년 1월 부임 인사차 서울 한남동을 찾았는데 당시 이건희 부회장은 “그렇게 작아서 코치 잘할 수 있겠습니까”라는 말로 인사를 받았다. 강 감독은 “그때 약이 올라 이후 죽기살기로 코칭에 매달려 그해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단체·개인·개인복식 등 3종목 석권했다. 내 기사와 사진이 삼성 계열 일간지 1면에 대서특필되자 그제서야 이 부회장은 ‘이번엔 남자가 참 잘했네요’라고 웃으며 말하더라”고 뒷얘기를 털어놓았다. 강 감독은 “30년 넘게 삼성생명 한 팀에서만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도 여자팀을 맡은 기간이 2년에 불과한 걸 보면 아무래도 서독오픈 참가와 이건희 부회장 방문 때 자극받은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고”고 돌이켰다.강 감독은 2013년 삼성생명을 떠날 때까지 총감독으로 종합선수권 여자 9연패, 남자 7연패와 4연패, 승률 51% 등 숱한 기록들을 일궈 냈다. 국가대표팀 코치와 감독을 맡으면서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 금메달과 유남규의 2관왕도 뒷받침했다. 2003년 파리세계선수권에서 지금까지 유일무이한 개인전 은메달리스트 주세혁(41)도 그가 만들었다. 훈련 당시 발바닥 물집을 13차례나 따 줄 만큼 ‘연습광’이었던 안재형이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확정하고는 무릎을 꿇은 자세로 뒤로 벌러덩 자빠지자 당시 이재형 국회의장이 “탁구 선수들은 전부 야당인가 보다”라고 했던 일화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신유빈 부녀의 대물림한 ‘탁구 스승’ 강 감독은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에서 유남규와 안재형, 김기택을, 2004년 아테네에서는 유승민을 만들었지만 칠순을 바라보는 지금 한 가지 욕심을 더 부리자면 신유빈을 한국 탁구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신유빈에게 강 감독은 대를 이어받은 스승이다. 그의 아버지는 ‘동기’ 이철승 삼성생명 남자탁구단 감독과 한솥밥을 먹으며 1991년부터 4년 동안 강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강 감독은 “언젠가 ‘탁구 마녀’로 불렸던 중국의 덩야핑이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다. 신발 속 양말이 흠뻑 젖더라. 그 정도로 올인해야 탁구로 대성할 수 있다”며 “물은 절대로 99도에서 끊는 법이 없다. 나머지 1도를 더해 100도의 불로 물을 끓이려면 지금껏 일궈 냈던 99도보다 몇 갑절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게 바로 스포츠”라고 조언했다.
  • 상처 난 NC 야구에 연고 같은 새 얼굴들

    상처에 새 살이 솔솔 돋아난 듯하다. 창단 당시 초심으로 돌아간 분위기도 난다. 주축 선수의 방역 수칙 위반 파문으로 만신창이가 됐던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새 얼굴들의 활약에 후반기 돌풍을 예고했다. NC는 지난 주말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3연전에서 의미 있는 장면을 많이 만들어냈다. 15일에는 1군 데뷔전을 치른 강태경이 아버지 강인권 NC 수석코치 앞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해 박수를 받았다. 1군 4번째 경기 만에 타석에 처음 들어선 최보성은 2-2로 팽팽하던 9회초 첫 안타이자 첫 타점을 기록하며 역전을 만들어 냈다. 14일에는 고졸 신인 김주원이 1군 첫 타점은 물론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로 도루 4개를 성공했다. 1경기 4도루는 NC 구단 사상 최초다. 불과 하루 전 프로 첫 안타를 쳤던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과감함이 돋보였다. 지난해 1군에서 1안타뿐이었던 김기환은 돌발 1번 타자를 맡아 8월 0.316의 타율로 활약하고 있다. 또 3경기 연속 도루에 성공하며 대도 면모를 자랑했다. 매 경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친 최정원은 후반기 0.563의 고타율을 자랑 중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이들에 대해 “상대팀 감독으로서는 상대하고 싶지 않은 선수들”이라면서도 “한 사람의 야구인으로 봤을 때는 아름다운 야구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간절하게 야구를 한다는 점에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김기환은 “팀이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기회가 왔고 간절한 마음으로 뛰고 있다”고 했다. 최정원 역시 “2군에 있을 때 당장 경기에 나가지 않더라도 언젠가 기회는 올 것이라 생각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내일은 없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겠다”고 했다. 새 얼굴들의 활약에 이동욱 NC 감독은 “때리고 열심히 달리고 수비하고 서로 응원해주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 하자고 주문했다”며 “누구나 열정적인 자세로 한다면 감독으로서 기회를 줄 수밖에 없다”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 ‘시간’ 빨리 가거나 반복된다면 공포스러울까, 로맨틱할까

    ‘시간’ 빨리 가거나 반복된다면 공포스러울까, 로맨틱할까

    독창적인 설정을 내세운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했다. ‘시간’을 이용한 공포 스릴러와 로맨틱 코미디가 나란히 관객을 기다린다. 18일 개봉하는 영화 ‘올드’는 감독의 이름값과 예고편만으로 이미 관심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 ‘식스센스’(1999), ‘23 아이덴티티’(2016) 등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영화들로 국내에도 많은 팬이 있는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새로운 스릴러를 선보였다. 앞선 미국 개봉 당시에도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호평을 받은 데 이어 국내에서도 영화 예매율 1위에 올랐다. 영화는 시간이 빨리 가는 해변에서 벌어지는 일을 소재로 한다. 잘 알려지지 않은 섬을 찾은 가족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젊은 여성의 시신이 떠내려온다. 시체는 급격하게 부패해 해골이 돼 버리고, 암벽 쪽에 놀러 갔던 아이들은 청년이 돼 나타난다. 가족들은 그제야 해변에서의 시간이 현실과 다르게 급격히 흘러간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한시라도 빨리 탈출해야 하는 가족 앞에 여러 난관이 나타난다.영화 ‘팜 스프링스’는 눈뜨면 항상 똑같은 하루가 시작되는 세계 속에 갇혀 버린 남녀의 로맨스를 그린다. 팜 스프링스 리조트에서 열리는 화려한 결혼식에 신부의 언니이자 들러리로 참석한 세라(크리스틴 밀리오티 분)는 동굴에 잘못 들어갔다가 미지의 빛을 마주하고 무한 반복하는 일상을 맞는다. 이곳에서 만난 나일스(앤디 샘버그 분)는 세라보다 훨씬 먼저 이 세계에 갇혀 있어 현실감각이 이미 무뎌진 상태다. 세라는 탈출을 시도하지만 녹록지 않다. 내친김에 나일스와 함께 하루하루 즐길 거리를 찾아다닌다. 죽어도 내일이면 멀쩡하게 깨어난다는 사실을 아는 터라 둘은 작정하고 각종 황당한 일을 벌인다. 지난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인 영화는 올해 골든글로브 뮤지컬 코미디 부문 최우수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크리틱스초이스어워드에서 베스트 코미디상을 받았다. 1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현재 상영 중인 ‘프리 가이’ 역시 독특한 설정이 돋보이는 영화다.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다 자신이 프리시티 게임 속 배경 캐릭터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은행원 가이가 파괴될 운명에 놓인 세계를 구하고자 고군분투한다. 가상현실 세계의 평범한 배경 캐릭터가 자유의지를 얻은 뒤 영웅으로 거듭난다는 설정이다. 총격전과 각종 강력 사건이 벌어지는 게임 속을 묘사한 부분이나, 가이가 영웅으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황당한 사건들이 볼만하다. 마블 영화 ‘데드풀’로 유명한 할리우드 스타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가 가이를 맡아 현실과 가상 세계를 종횡무진하며 활약을 펼친다.
  • “불길로 뛰어들고 싶다” 절규… PTSD 짓눌린 채 수천번 출동했다

    “불길로 뛰어들고 싶다” 절규… PTSD 짓눌린 채 수천번 출동했다

    “밝고 활기찼던 한얼이가 계속 메말라 갔는데 왜 몰랐을까요. 사람들을 구조하는 동생의 모습이 자랑스럽다고만 생각하고 어떤 상태인지 돌보지 못했던 제가 너무 후회됩니다.” 강한얼(사망 당시 32세) 소방관의 언니 강화현(38)씨는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생이 숨진 구조 대상자들에 대한 기억으로 괴로워하면서도 힘든 기색을 드러내지 않았다”며 “소방관들에게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는 감춰야 할 병이었다”고 말했다. ●“똑같이 일하는데 왜 너만 그러냐” 강 소방관은 ‘다 똑같은 일을 하는데 왜 너만 힘들다고 하느냐’는 조직 문화에 자신의 상태를 알리길 꺼려했다. 강 소방관은 PTSD 치료 과정에서도 인사상 불이익을 걱정해 허리 통증을 이유로 병가를 내곤 했다. 2019년 1월 숨진 강 소방관은 2018년 5월 병가 휴직 직전까지 단기간 입·통원 치료만 반복했다. 구조대원 업무를 하면서 그 업무로 인해 발병한 PTSD를 치료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전덕인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소방관, 경찰과 같은 직군은 PTSD 노출에 취약하지만 내부에서 ‘정신력이 약한 사람’이라는 시선을 받을까 봐 제대로 된 치료를 적기에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PTSD에 취약한 직무는 증상이 발현되면 곧바로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씨는 “많은 소방관들이 한얼이처럼 본인이 응급환자가 돼 가는지도 모른 채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강 소방관은 지난해 부양 의무를 저버린 친모의 상속 요구로 이른바 ‘전북판 구하라 사건´으로 알려졌다. 정작 그의 PTSD 고통과 죽음은 조명되지 않았다.●PTSD에 너무 무심했던 소방 조직 ‘철 400㎏에 깔림, 목맴, 손목 자해, 익사, 추락, 선박탱크 질식, 심정지, 트럭과 오토바이 교통사고….’ 박성진(사망 당시 46세·가명) 소방관이 겪은 구급현장의 출동 내역은 하나같이 참혹함 그 자체였다. 박 소방관이 2010년 12월 PTSD로 인한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시점 전후의 출동 기록들이다. 공상 신청자료에 따르면 진단 전후 2년간 그의 출동 건수는 1269건이었다. 화재 진압부터 구급 업무까지 두루 거친 23년차 베테랑 소방관이었던 그는 2015년 4월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마음 재난은 예고 없이 들이닥쳤다. 2009년 10월 투신 대학생을 구조하던 과정에서 오래전 기억 속에 있던 트라우마가 되살아났다. 부인 이현실(48)씨는 “남편이 신입 소방관 시절 우물에서 구조했던 시신의 모습이 생각난다더니 그날 이후 자신이 구하지 못했던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리곤 했다”며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할 정도로 불안해했다”고 말했다. 박 소방관은 2013년과 2014년 소방서가 실시한 특수건강검진에서 PTSD 고위험군과 수면장애 주의군 판정을 받았다. 그는 동료들에게 ‘구급 업무가 아닌 다른 업무로 근무를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남편이 책임감이 강하고 강인한 성격이라 주변에 힘든 얘기를 잘 안 하는데 PTSD 발병 이후에 ‘일을 그만두고 싶다’거나 ‘나도 불길 속으로 뛰어들고 싶다’며 고통스러워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박 소방관은 2014년 8월 소방위로 진급한 후 희망했던 화재진압팀에 배치됐다. 동료 A씨는 “보통 업무가 바뀌면 스트레스를 받는데 박 소방관은 오히려 더 밝고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6개월 만에 돌연 구급대원으로 다시 인사 발령이 났다. 관내 구급대원의 응급구조사 자격자 비율이 타 시도보다 적다는 이유로 응급구조사 2급 자격증 소지자인 박 소방관을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원대 복귀 조치한 것이다. 박 소방관이 세상을 등진 건 인사 발령 후 3개월 된 시점이었다. ●“심리진단 결과에 따라 치료 기간 보장해야” 박 소방관 유족은 인사혁신처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끝에 지난해 6월 순직 판정을 받았다. 소송을 대리한 문은영 변호사는 “구급 업무로 PTSD가 발병했는데도 이를 무시한 일방적인 인사 조치로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소방조직 전체가 마음건강에 대한 관리와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소방청은 매년 소방관들의 특수건강검진과 마음건강설문조사 등을 실시한다. 하지만 진단 이후 치료 여부는 소방관 개인의 몫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소방관 심리진단 결과에 따라 일정 치료 기간을 의무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며 “본인이나 관할 소방서가 이를 지키지 않으면 패널티를 주는 적극적인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 교수는 “업무가 어렵고 스트레스가 큰 직무를 수행하는 소방관들에 대한 안식년을 보장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 경계를 깨고 나아가는 모두의 세계…이경은 안무가가 꾸민 B급들의 ‘브레이킹’

    경계를 깨고 나아가는 모두의 세계…이경은 안무가가 꾸민 B급들의 ‘브레이킹’

    김설진, 김보람, 이경은 등 요즘 매우 핫한 안무가들의 신작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국립현대무용단의 ‘HIP合(힙합)’. 20~22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리는 공연의 마무리는 이경은 안무가의 ‘브레이킹(BreAking)’이 장식한다. ‘B급들이 만들어 낸 A급 세상’이라는 주제를 담은 작품은 수많은 경계들을 지우는 작업을 보여준다. 지난 11일 만난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이 안무가는 “일상에서 매 순간 맞닥뜨리는 현실적 한계부터 젠더, 세대 같은 인간 간의 경계, 장르 사이 경계, 무대와 관객과의 경계 등 모든 경계를 지워 소통으로 가는 걸 말하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정말 힙하고 멋있는 사람은 사회에서 나뉜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 사람”이라면서 “누가 가르쳐주거나 강요하는 것보다 스스로 생각을 바꾸는 경계를 지우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무대 위 춤들은 그야말로 다채롭다. 신들을 기만한 죄로 커다란 바위를 산꼭대기 위로 밀어 올리는 벌을 받은 신화 속 시지프스처럼 무용수들이 서로 무거운 몸을 들어올렸다 내려놓기를 반복하기도 하고, 힘겹게 벽을 타고 오르는 무용수를 다른 이들이 받쳐주며 공존하기도 한다. 비말차단용 투명 판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벽들이 무용수를 가로막기도 했다가 한 순간에 휘어지고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뛰어넘을 수 있는 존재가 되기도 한다. 동전의 양면처럼, 작은 생각을 바꿨을 때 나타나는 변화를 극적으로 보여주며 객석에 희열을 준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도 점점 옅어진다. 다만 “‘합’으로 잘 가려면 이 주머니 안에 들어가야 할 재료들이 살아있어야 한다. 서로 부딪히는 게 아니라 부딪히면서도 서로 접합점이 생기고 그걸 잘 직조하는 게 안무가의 역할”이라는 생각에 따라 무대 위 현대무용, 스트리트 댄스, 국악 등 다양한 재료들은 각각의 천연색을 그대로 드러낸다. 국악 타악기와 꽹과리에 맞춰 촘촘하게 움직이는 스트리트 댄스, 피아노와 함께 이어지는 현의 선율 등 여러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지만 본연의 맛은 분명하다.현대무용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무용수 5명과 세계적인 스트리트 댄서 DROP(고준영), Babysleek(김지영), G1(박지원)이 각각의 춤의 매력을 제대로 펼친다. 국악밴드 잠비나이의 이일우가 만든 박진감 넘치는 음악도 일품이다. 경계를 허문다는, 모두가 공감하고 자신의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는 주제를 풀어내기 위해 무용수들은 무대의상이 아닌 “관객들이 공연장에 입고 올 만한” 일상적인 옷들을 입고 춤을 춘다. “하루하루 한계와 장애물에 부딪히는 우리의 모습이고 특별한 누군가만 겪는 게 아닌 이야기”인 만큼 긴장을 주거나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한 안무가의 의도가 담겼다. 음악도 춤도, 악기 소리도 모두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관객들에게 다가갈 계획이다. 우리를 감싸고 있는 무수한 벽은 다채로운 흥이 공존한 무대에서 서서히 무너진다.
  • ‘이렇게 잘하다니’ NC 팬도 낯선 NC 선수들의 간절한 야구

    ‘이렇게 잘하다니’ NC 팬도 낯선 NC 선수들의 간절한 야구

    상처에 새 살이 솔솔 돋아난 듯하다. 창단 당시 초심으로 돌아간 분위기도 난다. 주축 선수의 방역 수칙 위반 파문으로 만신창이가 됐던 NC 다이노스가 새 얼굴들의 활약에 후반기 돌풍을 예고했다. NC는 지난 주말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3연전에서 의미 있는 장면을 많이 만들어냈다. 15일에는 1군 데뷔전을 치른 강태경이 아버지 강인권 NC 수석코치 앞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해 박수를 받았다. 1군 4번째 경기 만에 타석에 처음 들어선 최보성은 2-2로 팽팽하던 9회초 첫 안타이자 첫 타점을 기록하며 역전을 만들어 냈다. 14일에는 고졸 신인 김주원이 1군 첫 타점은 물론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로 도루 4개를 성공했다. 1경기 4도루는 NC 구단 사상 최초다. 불과 하루 전 프로 첫 안타를 쳤던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과감함이 돋보였다. 지난해 1군에서 1안타뿐이었던 김기환은 갑작스럽게 1번 타자를 맡았지만 8월 0.316의 타율로 활약하고 있다. 또 3경기 연속 도루에 성공하며 대도 면모를 자랑했다. 매 경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친 최정원은 후반기 0.563의 고타율을 자랑 중이다.NC의 최근 야구는 후반기 성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이들에 대해 “상대팀 감독으로서는 상대하고 싶지 않은 선수들”이라면서도 “한 사람의 야구인으로 봤을 때는 아름다운 야구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간절하게 야구를 한다는 점에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억대 연봉을 받으며 잘나갔던 선수들이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며 실망감을 안겨준 것과 달리 최저 연봉 수준이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과 간절함으로 플레이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2군에서 열심히 준비했다고 자부한 김기환은 “팀이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기회가 왔고 간절한 마음으로 뛰고 있다”면서 “1번 타자로 많이 나가고 있는데, 출루를 많이 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부상 없이 남은 시즌을 보내면서 많은 경험을 하고 준비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정원은 “초반에 1군 경기에 나간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 못해서 자신감도 떨어지고 기죽어서 지냈었다”면서 “2군에 있을 때 당장 경기에 나가지 않더라도 언젠가 기회는 올 것이라 생각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매 경기 맹활약 중인 최정원은 “내일은 없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첫 안타와 타점을 신고한 김주원 역시 “기회를 받은 만큼 잘하고 싶고 그래서 더 잘 준비했던 것 같다”고 했고 최보성도 “중요한 상황에 꼭 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는데 좋은 결과로 연결돼 기뻤다. 다음 기회도 주어진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소중하게 얻은 1군 기회에 대한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새 얼굴들의 활약에 나성범은 “한편으로는 더 재밌기도 하고 NC의 미래이기 때문에 후배들이 잘 성장해줘서 강팀이 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면서 “더 잘했으면 좋겠다. 경험도 중요하지만 자신 있게 준비 잘해서 후배들도 자기 실력 보여준다면 충분히 강팀하고 맞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들의 활약이 누구보다 반가운 이동욱 감독은 “선수들이 불미스럽게 출장정지 당한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야구는 계속 해야 하기 때문에 치고 나서 열심히 달리고 열심히 수비하고 서로 응원해주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 하자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아서 간절한 마음으로 하니 열정적인 플레이가 나오는 것 같다”면서 “퓨처스 선수들도 보고 있을 것이다. 누구나 열정적인 태도로 한다면 감독은 언제나 기회를 줄 것”이라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 광주시, 8·15 광복절 집회 금지 행정명령

    광주시, 8·15 광복절 집회 금지 행정명령

    광주시가 오는 8·15 광복절 서울 집회 참여를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12일 긴급 브리핑을 갖고 “이번 주말인 8·15 광복절 연휴 기간 서울 광화문 등지에서 예정된 대규모 집회에 참가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린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일탈 행위에 대해서는 법령이 정하는 가장 높은 수준의 처벌을 통해 광주공동체를 지켜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이에 따라 광복절 불법 집회에 참가 확진자에 대해서는 경찰에 고발 조치한다. 확진자 개인의 치료비는 물론 방역 부주의로 추가 감염이 발생할 경우 비용 부담과 피해 전반에 대한 구상권도 청구한다. 또 해당 확진자는 정부가 지원하는 긴급재난지원금 등 코로나19 관련 각종 혜택에서 배제할 방침이다. 이번 주말 서울 도심에서 예정된 8·15 광복절 집회에는 전국 38개 단체가 참여할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지난해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광복절 집회 참여자로 인해 코로나19 지역확산이 이뤄지면서 사랑제일교회 및 도심집회 관련 확진자만 118명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코로나 19 장기화로 시민들이 하루하루 힘겹게 버텨내고 묵묵히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있다”며 “이번 광복절 연휴 기간 불법 집회 참여와 이동을 자제해 줄 것”을 호소했다.
  • [윤석년의 소통 가게] 베이비붐세대의 은퇴/광주대 교수

    [윤석년의 소통 가게] 베이비붐세대의 은퇴/광주대 교수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초반에 태어난 베이비붐세대는 대다수 은퇴를 했거나 곧 정년을 앞두고 있다. 일반 기업과 달리 공무원과 교직 그리고 공공기관에 종사하는 주변의 지인들이 하나둘 일선 현장에서 떠났거나 떠날 채비에 여념이 없다. 정년을 앞둔 사람들의 행태는 천차만별이다. 여기저기서 정년 이후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자격증을 여럿 따거나 창업을 위한 준비도 서두른다. 고향 등지로 귀농과 귀어를 하면서 제2의 인생을 기약하기도 한다. 경제력에 여유가 있는 은퇴자들은 여생을 어떻게 즐길까 고민하고 버킷리스트를 만들기도 한다. 베이비붐세대는 우리 사회 고속성장의 과정을 몸으로 체험한 세대다. 본인의 능력과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이른바 출세하고 돈 벌 기회도 많았다. 사회생활은 다소 힘들었지만, 그 성과는 달콤했었다. 부모 세대만큼은 아니지만 알뜰살뜰하게 생활했다면 비록 넉넉하지는 않지만 은퇴 후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런 복 받은 베이비붐세대는 상위 10% 남짓에 불과하다. 상당수가 평균 50세 전후에 이런저런 일로 직장을 떠난다고 한다. 생계 걱정이 앞선 나머지 70대 초반까지 일하기를 원한다. 노후 자금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에는 노후를 즐기기보다는 하루하루 생활비 마련도 버겁다. 지금 하는 일이 유지되면서 생계를 이어 가기를 희망한다. 개인적으로 사업이나 재테크 등을 통해 재산을 불렸거나 아니면 공무원과 교직 등 상대적으로 많은 연금을 받는 경우 노후는 별 걱정이 없다. 또 증여나 상속으로 물려받은 재산이 적당히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부동산이나 주식투자 등 불로소득이 꽤 된다면 금상첨화다. 말년에 무리한 사업에 뛰어들거나 자식들 뒤치다꺼리에 허덕이지 않는다면 노후 대책은 마련된 편이다. 한편 급여 많고 정년을 보장받은 직장에 다녔던 사람들도 정년은 달가워할 일이 아니다. 국민연금도 퇴직 후 2~3년이 지나야 수급이 가능하고 금액도 미미해 용돈 연금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래저래 은퇴 이후에는 고민거리가 많게 마련이다. 노후를 대비한 금융 자산도 그리 넉넉하지 못하면 자식들 독립할 때 보태 주거나 아니면 노후 생활비도 빠듯할 정도다. 인생 100세 시대에 은퇴 시점의 육체와 정신은 아직 쓸 만하다. 다행히도 자기 분수에 맞는 일자리를 정년 이후에 갖게 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새 직장에서 본인의 풍부한 경험을 접목해 조직과 구성원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면 좋은 일이다. 현장에서의 경험과 축적된 지식을 잘 활용하면서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 별 문제가 없다면 이들의 인생 이모작은 성공의 싹을 틔울 수도 있다. 재주 좋고 능력 있으며 약간의 운이 따른다면 정년 이후에 또 다른 곳에서 인생 이모작을 이어 가기도 한다. 내년에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가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고 개인 영달에 성공했던 몇몇 사람들이 대권 후보들이나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광역지자체장 후보들 주변에 모여든다. 정책 포럼을 만들고 특정 후보의 지지 성명도 이어진다. 캠프에 참여해 정책 수립과 자문은 물론 조직을 새로 구축하기 위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들 가운데는 실제 평소 소신에 따라 국가와 지역을 위한 헌신과 봉사하려는 생각이 앞선 경우도 물론 있다. 이에 반해 ‘염불보다 잿밥’에 더 관심을 두는 몇몇 사람들의 처신은 왠지 마뜩잖아 보인다. 이들이 만약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나 시대에 뒤떨어지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일과 자리에 대한 과욕으로 오히려 좋은 결과로 귀결되기 어렵다. 아무쪼록 정년 이후 맡게 될 일과 자리는 인생의 아름다운 마무리로 귀결되기를 희망한다.
  • 김 총리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2주 더 연장”

    김 총리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2주 더 연장”

    정부가 현행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거리두기를 2주 더 연장하기로 했다. 오는 22일까지다. 사적모임 인원제한도 현재대로 유지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국민 여러분의 인내와 협조로 급한 불을 껐지만 안타깝게도 감염 확산의 불길은 아직도 여전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총리는 “다음주에는 광복절 연휴가 있어 재확산의 불씨가 될 수 있고, 곧 다가올 2학기에는 무엇보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다만 한달 남짓 적용한 방역수칙 중에서 실효성과 수용성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한 사항은 현장 의견을 토대로 조정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거리두기 조정방안은 이날 중대본 회의를 거쳐 공개된다. 김 총리는 또 2주후로 다가온 개학과 관련해 다음주 초 교육부가 방역상황을 감안한 구체적인 후속조치와 학사운영 방안을 밝힐 것이라며 “남은 기간 동안 방역 안정화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손님이 끊기면서 하루하루 버티는 것 조차 힘겨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고통을 알기에 거리두기 연장 결정이 망설여졌지만, 방역이 우선이고 민생”이라면서 거듭 협조를 당부했다. 특히 김 총리는 서울의 한 교회가 광복절 집회를 예고한 데 대해 “종교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종교적 신념과 정치적 이해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고 언급하며 “4차 유행의 한복판에서 불에 기름을 부을 수 있는 행위를 정부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이달 말 집단면역에 한걸음 더 다가설 것이라며 “일상 회복을 조금이라도 더 앞당길 수 있는 새로운 방역전략을 미리 준비하겠다”고 언급했다.
  • 김 총리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2주 더 연장”

    김 총리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2주 더 연장”

    정부가 현행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거리두기를 2주 더 연장하기로 했다. 오는 22일까지다. 사적모임 인원제한도 현재대로 유지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국민 여러분의 인내와 협조로 급한 불을 껐지만 안타깝게도 감염 확산의 불길은 아직도 여전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총리는 “다음주에는 광복절 연휴가 있어 재확산의 불씨가 될 수 있고, 곧 다가올 2학기에는 무엇보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다만 한달 남짓 적용한 방역수칙 중에서 실효성과 수용성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한 사항은 현장 의견을 토대로 조정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거리두기 조정방안은 이날 중대본 회의를 거쳐 공개된다. 김 총리는 또 2주후로 다가온 개학과 관련해 다음주 초 교육부가 방역상황을 감안한 구체적인 후속조치와 학사운영 방안을 밝힐 것이라며 “남은 기간 동안 방역 안정화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손님이 끊기면서 하루하루 버티는 것 조차 힘겨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고통을 알기에 거리두기 연장 결정이 망설여졌지만, 방역이 우선이고 민생”이라면서 거듭 협조를 당부했다. 특히 김 총리는 서울의 한 교회가 광복절 집회를 예고한 데 대해 “종교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종교적 신념과 정치적 이해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고 언급하며 “4차 유행의 한복판에서 불에 기름을 부을 수 있는 행위를 정부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이달 말 집단면역에 한걸음 더 다가설 것이라며 “일상 회복을 조금이라도 더 앞당길 수 있는 새로운 방역전략을 미리 준비하겠다”고 언급했다.
  • 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 거리두기 2주 연장

    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 거리두기 2주 연장

    사회적 거리두기 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는 물론 사적 모임 인원 제한 조치도 2주 더 연장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국민 여러분의 인내와 협조로 급한 불은 껐지만,감염 확산의 불길은 여전하다”며 현 거리두기를 22일까지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김 총리는 “다음 주 광복절 연휴가 있어 재확산의 불씨가 될 수 있고, 곧 다가오는 2학기에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현행 거리두기 단계 연장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정부는 방역수칙 중 실효성·수용성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현장 의견 등을 반영해 조정하기로 했다. 김 총리는 2주일 가량 앞둔 각급 학교의 2학기 개학과 관련해 “남은 기간 방역 안정화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교육부가 내주 초 방역 상황을 감안한 구체적인 방안과 학사운용 계획을 국민께 보고드릴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하루하루 버티는 것조차 힘겨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고통을 알기에 연장 결정이 매우 망설여졌지만 지금은 방역이 우선이고 방역이 민생”이라며 방역 협조를 거듭 호소했다. 또 김 총리는 일부 교회가 광복절 불법집회 강행을 예고한 데 대해 “종교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정치적 신념·이해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할 수 없다”며 “4차 유행의 한복판에서 불에 기름을 붓는 행위를 정부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 거리두기 2주 연장(종합)

    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 거리두기 2주 연장(종합)

    정부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현행 거리두기 단계를 2주간 재연장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수도권은 4단계, 비수도권은 3단계의 거리두기를 적용 중이다. 사적모임 인원 제한 조치도 유지하기로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국민 여러분의 인내와 협조로 급한 불은 껐지만 안타깝게도 감염 확산의 불길은 여전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총리는 “다음 주 광복절 연휴가 있어 재확산의 불씨가 될 수 있고, 곧 다가오는 2학기에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현행 거리두기 단계 연장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의 고강도 거리두기는 오는 22일까지 적용된다. 다만 정부는 방역수칙 중 실효성과 수용성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한 사항은 현장 의견을 반영해 조정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이날 중대본 회의를 거쳐 발표된다. 김 총리는 2주일가량 앞둔 각급 학교의 2학기 개학과 관련해 “남은 기간 방역 안정화에 총력을 다하겠다”면서 “교육부가 내주 초 방역 상황을 감안한 구체적인 방안과 학사 운용 계획을 국민께 보고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리는 “하루하루 버티는 것조차 힘겨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고통을 알기에 연장 결정이 매우 망설여졌지만, 지금은 방역이 우선이고 방역이 민생”이라며 거리두기 단계 재연장 등 방역 협조를 거듭 호소했다.김 총리는 또 서울의 일부 교회가 광복절인 오는 15일 서울 도심 내 집회를 계획하고 있는 것에 대해 “종교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정치적 신념과 정치적 이해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면서 “4차 유행의 한복판에서 불에 기름을 붓는 행위를 정부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은 ‘문재인 대통령 탄핵 8·15 국민대회’를 오는 15일 광화문 등지에서 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총리는 “이달 말 우리 사회는 집단면역에 한 걸음 더 다가설 것”이라며 “정부는 코로나19 위험도, 접종률, 의료대응 역량, 변이 바이러스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민의 일상 회복을 조금이라도 더 앞당길 수 있는 새로운 방역전략을 미리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 與 음주운전 공방 심화, 김두관 “100만원 이하 모든 범죄기록 공개하자”

    與 음주운전 공방 심화, 김두관 “100만원 이하 모든 범죄기록 공개하자”

    이재명 캠프 박진영 대변인이 음주운전을 두고 “가난이 죄”라고 옹호하는 듯한 주장을 해 파문이 인 가운데, 음주운전 관련 논란이 더불어민주당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김두관 의원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00만원 이하 모든 범죄기록을 공개하자”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경선 후보캠프의 불필요한 음주운전 발언이 발단이 되어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처럼 밝혔다. 또 김 의원은 “이게 논란이 되면서 이재명 후보의 음주운전 150만원이 이상하다는 제보가 계속된다”며 “과거에는 음주운전 초범의 경우 70만원이 일반적이고 재범, 취소수준의 폭음, 사고가 150만원이라고 한도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제 음주운전 관련 댓글에서 상당수의 의혹들이 바로 재범 아닌가 하는 것인데다 이미 이낙연 후보까지 재범에 대한 논란을 지피셨다”며 “이왕 이렇게 된거 이번 기회에 아예 논란을 잠재웠으면 좋다. 저부터 먼저 하겠다. 100만원 이하 모든 범죄기록을 공개하자”라고 주장했다. 앞서 음주운전을 두고 “가난이 죄”라며 옹호하는 듯한 주장을 해 파문을 일으킨 박진영 이재명캠프 대변인은 전날 자진해서 사퇴했다. 캠프 합류에 앞서 지난달 15일 박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젊은 시절부터 출세해서 승용차 뒷자리에 앉아서 다니던 사람은 모르는 서민의 고뇌가 있다”며 “힘든 하루를 마치고 소주 한잔하고픈 유혹과 몇 만원의 대리비도 아끼고 싶은 마음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가난의 죄라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음주운전은 분명히 잘못된 행동이지만, 사회 활동을 막겠다는 것은 불공정한 이중처벌”이라며 대권 주자인 정세균 전 총리가 음주운전 전과자의 공직 활동 기회를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한 내용이 담긴 기사 링크를 공유했다. 이런 박 대변인 주장을 두고 과거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이재명 지사를 옹호하기 위한 글이란 해석이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박 대변인은 해당 글을 비공개 처리했지만 파장이 이어졌다. 민주당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배재정 이낙연캠프 대변인은 “이재명 후보 측이 윤 전 총장에 대해 ‘대권후보의 활동이 술자리를 전전하는 것이냐’며 비판한 것이 부메랑이 돼 과거 음주운전 경력을 소환한 셈”이라며 “하루하루 버겁게 살아가는 어려운 서민의 애환을 말하는 것 같지만 실은 이재명 후보의 음주운전을 두둔하기 위해 억지 궤변을 늘어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 대변인은 “이재명 후보 측은 얼마 전 배포한 자료에서 이 후보의 음주운전에 대해 ‘2005년 농협 부정대출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긴급히 현장으로 가던 중 발생한 잘못’이라고 설명했다”며 “하지만 이 후보가 2018년 경기도지사에 출마하면서 제출한 ‘전과기록증명에 관한 제출서’를 보면 음주운전 벌금 150만원을 처분받은 것은 2004년 7월28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과기록 증명에는 없는 또 다른 음주운전이 있었던 것인가. 아니면 해명 자료에 거짓이 있었던 것인가”라며 “이래저래 믿을 수가 없다. 이재명 후보 측은 차제에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밝혀주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 나만의 아이템, 한발 빠른 도전… 부실 딛고 ‘알짜’로 키웠다

    나만의 아이템, 한발 빠른 도전… 부실 딛고 ‘알짜’로 키웠다

    빚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기보다 과감한 도전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꾼 중소기업이 있다. 서울신문은 2일 심층 인터뷰를 통해 윤경식(50) 옥토아이앤씨 대표와 백옥희(56) 대풍EV자동차 대표의 부실기업 생환기를 재구성했다. 두 사람은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자 사업 전환과 재창업으로 회사를 다시 일으켰다. 이들은 스스로 변화하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경험 없이 창업했다가 망한 뒤 다시 도전할 땐 ‘저만의 강점’을 찾으려 했어요. 큰 틀에선 같은 유아용품이지만, 층간소음을 아이템으로 잡고 들어간 게 적중했죠.” 윤 대표는 2009년 유아용품 유통업에 뛰어들었지만, 경험 부족으로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온갖 대출을 긁어 와 빚더미를 짊어진 건 사업을 시작한 지 3년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기업 대출은 물론이고 개인 대출에다 지인에게도 돈을 빌렸지만, 결국 2012년 회사문을 스스로 닫아야 했다. 하루하루 버틸수록 적자가 났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그날을 회상하면 아직도 마음 한구석이 아린다. “함께 일하던 사람들을 내보내야 했고, 지금까지 내 손으로 이뤄 낸 자산은 하루아침에 0원이 됐습니다.”한동안 다른 유아용품 회사에 들어가 월급받으며 원리금을 갚아 나갔지만, 더 늦기 전에 재도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에 쌓여 있던 빚 때문에 시중은행에서 대출받는 게 불가능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진흥공단 재창업자금 지원 사업에 선정돼 2018년 시설자금과 운전자금 등 10억원의 정책자금 융자를 받아 사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이번엔 유아용품 유통업이 아닌 제조업으로 방향을 틀었고, 당시 사회적 관심을 끌었던 층간소음 문제를 파고들었다. 남들과 차별화된 전략 없이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경험 때문이었다. 3년이 지난 지금, 층간소음매트 ‘봄봄매트’를 바탕으로 매출 40억원을 내는 건실한 중소기업이 됐다.백 대표가 운영하는 소형 전기차 제조업체 대풍EV자동차는 불과 7년 전만 해도 전남에서 농업용 건조기와 같은 농기계를 만들고 유통하는 중소기업이었다. 2014년 농어촌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데다 당시 태풍 탓에 매출이 반 토막 났다. ‘변화하지 않으면 망하겠다’는 생각이 백 대표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소형 전기차로 방향을 튼 건 우연한 계기였다. 주변에 부도난 기업의 전기차 재고를 들여다 팔면서 자체 기술력을 키웠고, 고민 끝에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기로 했다. 중소기업으로서 큰 변화를 위해 필요한 자금을 빌리기가 쉽지만은 않았지만, 정부 사업전환 사업에 지원해 30억원대의 정책자금을 받아 새롭게 출발했다. 2016년 12억원이었던 회사 매출은 지난해 95억원으로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출길이 막혔고, 당장 빚을 갚아야 하는 날짜도 다가와 걱정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한발 빠른 변화 덕분에 코로나19 위기에도 버틸 수 있었다는 게 백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만약 회사가 아직도 농기계 제조업에 머물러 있었다면 이미 도산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두 사람은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변화’를 꼽았다. 물론 대표 한 명, 중소기업 한 곳의 노력으로는 체질 개선과 같은 변화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정부의 정책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대표가 도움을 받은 ‘사업전환 촉진’ 프로그램은 기존 사업만으로 경쟁력 확보가 구조적으로 어려운 기업들이 사업을 전환하면 심사를 통해 정책자금을 지원한다. 폐업을 했더라도 윤 대표처럼 7년 이내에 ‘재창업자금’ 사업에 지원할 수 있다. 백 대표는 “위기에 놓인 중소기업들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것저것 고려하다 보면 자칫 시기를 놓칠 수 있다. 과감하게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이렇게 살아남았다”…재창업·사업전환으로 생환한 중소기업들

    “이렇게 살아남았다”…재창업·사업전환으로 생환한 중소기업들

    [2021 부채 보고서-다가온 빚의 역습] (3회) 빚으로 연명하는 기업들 좀비가 되다재창업·사업전환으로 부실 딛고 ‘알짜’ 키운 중소기업 대표 2인 인터뷰옥토아이앤씨 “유아용품 유통 폐업 후 재창업”“한번 실패했지만, 층간소음 파고들어 히트상품”대풍EV자동차 “농기계에서 소형 전기차로 변신”“농어촌 인구 줄어들어 신산업 전환…체질 개선” 빚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기보다 과감한 도전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꾼 중소기업이 있다. 서울신문은 2일 심층 인터뷰를 통해 윤경식(50) 옥토아이앤씨 대표와 백옥희(56) 대풍EV자동차 대표의 부실기업 생환기를 재구성했다. 두 사람은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자 사업 전환과 재창업으로 회사를 다시 일으켰다. 이들은 스스로 변화하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경험 없이 창업했다가 망한 뒤 다시 도전할 땐 ‘저만의 강점’을 찾으려 했어요. 큰 틀에선 같은 유아용품이지만, 층간소음을 아이템으로 잡고 들어간 게 적중했죠.” 윤 대표는 2009년 유아용품 유통업에 뛰어들었지만, 경험 부족으로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온갖 대출을 긁어 와 빚더미를 짊어진 건 사업을 시작한 지 3년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기업 대출은 물론이고 개인 대출에다 지인에게도 돈을 빌렸지만, 결국 2012년 회사문을 스스로 닫아야 했다. 하루하루 버틸수록 적자가 났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그날을 회상하면 아직도 마음 한구석이 아린다. “함께 일하던 사람들을 내보내야 했고, 지금까지 내 손으로 이뤄 낸 자산은 하루아침에 0원이 됐습니다.” 한동안 다른 유아용품 회사에 들어가 월급받으며 원리금을 갚아 나갔지만, 더 늦기 전에 재도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에 쌓여 있던 빚 때문에 시중은행에서 대출받는 게 불가능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진흥공단 재창업자금 지원 사업에 선정돼 2018년 시설자금과 운전자금 등 10억원의 정책자금 융자를 받아 사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이번엔 유아용품 유통업이 아닌 제조업으로 방향을 틀었고, 당시 사회적 관심을 끌었던 층간소음 문제를 파고들었다. 남들과 차별화된 전략 없이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경험 때문이었다. 3년이 지난 지금, 층간소음매트 ‘봄봄매트’를 바탕으로 매출 40억원을 내는 건실한 중소기업이 됐다.백 대표가 운영하는 소형 전기차 제조업체 대풍EV자동차는 불과 7년 전만 해도 전남에서 농업용 건조기와 같은 농기계를 만들고 유통하는 중소기업이었다. 2014년 농어촌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데다 당시 태풍 탓에 매출이 반 토막 났다. ‘변화하지 않으면 망하겠다’는 생각이 백 대표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소형 전기차로 방향을 튼 건 우연한 계기였다. 주변에 부도난 기업의 전기차 재고를 들여다 팔면서 자체 기술력을 키웠고, 고민 끝에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기로 했다. 중소기업으로서 큰 변화를 위해 필요한 자금을 빌리기가 쉽지만은 않았지만, 정부 사업전환 사업에 지원해 30억원대의 정책자금을 받아 새롭게 출발했다. 2016년 12억원이었던 회사 매출은 지난해 95억원으로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출길이 막혔고, 당장 빚을 갚아야 하는 날짜도 다가와 걱정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한발 빠른 변화 덕분에 코로나19 위기에도 버틸 수 있었다는 게 백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만약 회사가 아직도 농기계 제조업에 머물러 있었다면 이미 도산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두 사람은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변화’를 꼽았다. 물론 대표 한 명, 중소기업 한 곳의 노력으로는 체질 개선과 같은 변화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정부의 정책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대표가 도움을 받은 ‘사업전환 촉진’ 프로그램은 기존 사업만으로 경쟁력 확보가 구조적으로 어려운 기업들이 사업을 전환하면 심사를 통해 정책자금을 지원한다. 폐업을 했더라도 윤 대표처럼 7년 이내에 ‘재창업자금’ 사업에 지원할 수 있다. 백 대표는 “위기에 놓인 중소기업들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것저것 고려하다 보면 자칫 시기를 놓칠 수 있다. 과감하게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여기는 남미] “치안 불안에 지쳤다 …총들고 마을 지키는 멕시코 주민들

    [여기는 남미] “치안 불안에 지쳤다 …총들고 마을 지키는 멕시코 주민들

    치안불안에 지친 평범한 멕시코 주민들이 손에 총을 들고 있다. 멕시코 치아파주(州) 판텔로 마을의 주민들은 최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성명을 발표했다.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방어군을 결성했다는 내용이다. 야구모자를 눌러 쓴 채 얼굴을 복면으로 가리고 총을 든 주민들은 "더 많은 죽음을 감내할 수 없다. 이제 우리의 인내심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수많은 사람들이 흘린 피를 보면서 슬퍼한 우리가 직접 청부살인업자들과 마약업자들을 몰아내겠다"고 했다. 납치와 살인, 마약장사 등 각종 범죄를 일삼고 있는 범죄카르텔에 대한 선전포고다. 성명서엔 멕시코 정부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주민들은 "범죄카르텔과 카르텔과 결탁한 정치세력이 권력을 장악하고, 각종 범죄 신고까지 무력화시키고 있다"면서 "멕시코는 이제 마약국가로 전락해 공권력에 희망을 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지방권력을 잡기 위해 카르텔과 손을 잡은 정치 세력이 있다"며 실명을 거론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판텔로에서 정치세력과 범죄카르텔 간 결탁 의혹이 제기된 건 2002년부터였다. 멕시코의 인권단체 프라이 바르톨로메 인권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판텔로의 행정기구를 범죄카르텔이 접수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권력의 대물림으로까지 이어지면서 판텔로는 카르텔 범죄가 판치는 무법천지가 됐다. 지금까지 판텔로에서 범죄카르텔에 억울한 희생을 당한 주민은 어림잡아 200여 명에 이른다. 극단적인 치안불안이 계속되자 아예 마을을 떠나는 주민들도 속출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치안불안을 견디다 못해 마을을 떠난 주민이 최근에만 약 2000명에 달한다"면서 빈 집이 늘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원한 한 주민은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몰라 하루하루 가슴을 졸이며 살아야 한다"면서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슬프지만 이주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결성한 마을 방어군은 "청부살인업자들과 범죄조직을 완전히 몰아낼 때까지 마을을 지킬 것"이라며 "자유와 평화를 원하는 주민들이 역사의 주인공이 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밝혔다. 방어군은 안전을 위해 병력의 규모와 활동 계획을 공개하진 않았다.
  • [올림픽 1열] 한일전 앞둔 럭비팀 “럭비를 보여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올림픽 1열] 한일전 앞둔 럭비팀 “럭비를 보여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중계화면 그 이상의 소식, 올림픽을 1열에서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를 전합니다.]운명의 럭비 한일전 28일 오전 9시 5-50(뉴질랜드전), 5-42(호주전), 0-56(아르헨티나전), 0-31(아일랜드전) 그렇게 4전 전패. 이 숫자들은 한국 럭비 대표팀이 이번 대회 4경기를 치르는 동안 남긴 성적입니다. 올림픽에 진출했다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라고는 하지만 ‘열심히 준비한 것 맞느냐’는 생각이 들 정도의 점수네요. 그만큼 세계의 벽은 정말 높았습니다. 기껏 올림픽에 진출하고도 형편없는 성적을 내면 비판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올림픽 성적이 여전히 국력의 척도로 여겨지는 사회에서 럭비팀 같은 성적표를 받아들면 용서받기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도 사연을 알고 나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요. 이번 시리즈는 사상 첫 올림픽에 진출한 럭비 대표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럭비 대표팀 경기는 인기 경기가 아니라 많이 안 보셨을 것 같습니다.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인 종목이었을 수도, 보고 싶어도 중계를 볼 수 없던 종목이었을 수도, 하는지도 몰랐을 종목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가 됐든 선수들에게는 마음 아픈 일일 것 같습니다. 사실 럭비 경기는 취재진도 직접 보기가 어려운 경기입니다. 버스로 한 시간 정도를 가야하는 거리에 있고 그 시간에 다른 주요 경기도 많이 합니다. 실제로 첫날엔 취재진 3명, 둘째 날엔 취재진이 1명뿐이었습니다. 그래도 오전 9시에 하는 이 경기는 보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바로 운명의 한일전입니다. 경기 시간도 전후반 합쳐 14분으로 짧으니 시간부담도 크게 없습니다. 직장인분들이라면 잠시 화장실 다녀오는 척하고 경기를 다 볼 수도 있겠네요.척박한 땅에서 따낸 올림픽 티켓 2019년 11월 24일 럭비 대표팀은 대형 사고를 칩니다. 1923년 국내에 도입된 럭비가 무려 96년 만에 처음으로 올림픽 티켓을 따낸 것입니다. 저녁에 경기결과가 나왔는데 갑작스러운 소식에 상당수 언론사가 비상이 걸렸습니다. 실업팀 3개에 선수층은 100명 남짓. 기대도, 가능성도 없어 보였던 종목이 무려 올림픽이라니. 어쩌면 그때 한국에도 럭비가 있다는 걸 알게 된 분들이 많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96년 동안 꽁꽁 숨어 있던 럭비는 그렇게 세상에 나왔습니다. 지난해 올림픽을 준비하는 럭비대표팀을 만났습니다. 겨울이었는데도 선수들은 훈련하느라 땀이 흥건했습니다. 럭비팀은 뜨거운 관심 속에 열심히 훈련하며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3월에는 미국 LA에서 열린 2020 월드 세븐스 시리즈에도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올림픽은 결국 연기가 됩니다. 불안함 속에 훈련을 이어가던 럭비대표팀도 결국 잠시 헤어지기로 합니다. 그 뒤로 럭비팀은 어떻게 됐을까요. 선수들은 각자 팀으로 돌아가 훈련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나빠지면서 단체훈련이 어려웠고 비대면 개인훈련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수가 아닌 소속팀의 직원으로서의 삶을 주로 살기도 했습니다. 올림픽을 다시 준비하기 위해 모였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선수촌 입촌 인원이 18명으로 제한돼서 파트너 선수들까지 다 수용할 수 없었습니다. 선수촌에서 제대로 훈련을 진행할 수 없어 밖으로 나와야 했습니다. 그렇다고 밖에서 딱히 대안을 찾은 것도 아닙니다. 럭비 훈련이 워낙 거칠어 “잔디가 망가진다”며 훈련장소를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올해로 한국에서 98년이나 된 스포츠인데 전용구장이 없다 보니 생긴 일입니다. 그러는 사이 올림픽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었습니다.기적의 트라이 역사에 남을 첫 득점 어려운 환경에서도 럭비 대표팀은 마침내 결전의 땅을 밟았습니다. 그리고 역사적인 첫 경기에서 역사적인 첫 득점을 만들어냅니다. 그것도 세계최강 뉴질랜드 럭비팀을 상대로. 큰 점수 차 패배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입니다. 럭비는 구기종목이자 격투종목이어서 타고난 신체 조건과 운동신경이 매우 큰 영향을 끼칩니다. 운동장도 넓다 보니 우연히라도 득점하거나 우연히라도 약팀이 강팀을 이기는 일이 생기는 종목도 아닙니다. 그 어려운 득점을 해낸 선수들은 얼싸안고 기뻐했습니다. 물론 점수가 거기까지였지만요.경기가 끝나고 만난 선수들의 표정에는 만감이 교체했습니다. 꿈에 그리던 올림픽인데 세계의 벽이 너무 높았기 때문입니다. 한국처럼 럭비가 척박한 토양에서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주장 박완용 선수는 “큰 무대에 설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쁘지만 조금 더 좋은 모습 보여줬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거듭 아쉬워했습니다. 모든 선수의 마음이 마찬가지일 겁니다. 럭비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럭비에 대한 관심이 조금 생겼다는 것에 정말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럭비가 있는 줄도 모르는 나라도, 국민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아르헨티나전이 끝나고 믹스트존에서 만난 한건규 선수는 “럭비가 매스컴 탈 일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로 많은 분들이 럭비 알아봐 주시고 관심 가져주셔서 럭비하는 입장에서 의미가 정말 크네요”라고 말했습니다.럭비 발전과 올림픽 1승 선수들의 간절한 꿈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럭비가 조금 더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가득했습니다.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정말 열심히 준비한 이유는 후배들은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했으면 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살면서 딱 한 번밖에 없을지 모를 올림픽이기에 더더욱 그 마음이 컸습니다. 어머니의 나라에서 럭비 선수로 뛰기 위해 귀하한 안드레 진은 “다른 시합 때 뛰면 미디어도 팬들도 없는데 이번에는 많이 지켜봐 주시니 책임감이 듭니다. BTS, 기생충이 세계적으로 상을 타는 것처럼 우리가 상을 타긴 힘들겠지만 종목이라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좋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대회 내내 태극기를 들고 홀로 열띤 응원을 펼친 최윤 럭비협회장은 “지금까지 이런 무대를 경험시키지 못한 것 자체가 창피합니다. 선수들은 잘못이 없어요”라며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앞으로 유소년 저변 확충과 국제대회 출전에 조금 더 힘을 쏟겠다는 최 회장입니다. 선수들은 “럭비를 국민들한테 보여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올림픽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럭비의 존재를 알릴 수도, 경기를 보여줄 수도 없었을 거란 생각 때문입니다. 다 졌지만 선수들은 이대로 물러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상대는 일본 그리고 목표는 1승입니다.
  • ‘행방불명’ 9살 소년, 초코파이 쥐어준 경찰이 수용소로 데려갔다 [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행방불명’ 9살 소년, 초코파이 쥐어준 경찰이 수용소로 데려갔다 [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9>1983~1987, 형제원 강제수용된 박재형씨 진술서“집에 데려다주겠다”던 경찰이 형제원 끌고가초등학생에게 시멘트·돌 나르는 강제노동 시켜생기부엔 ‘행방불명’, “집 보내달라” 호소 외면퇴소 후에도 생활고·차가운 시선에 트라우마12년간 수용인원 총 3만 8000여명, 공식 사망자 513명. 1970~1980년대 국가 최대 부랑인 수용시설이었던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벌어진 인권 유린 사태는 1987년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34년이 지난 지금,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생존자 13명은 지난 5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법원에 낼 진술서를 쓰는 과정 또한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반드시 쓰여져야 할 글이었다. 서울신문은 매주 1명씩 이들의 증언을 기록으로 남긴다. 친구 집 다녀오던 길, “집 데려다 주겠다”던 경찰이 끌고간 형제원 박재형(가명·47)씨는 형제복지원에서의 기억을 잊으려 애쓰며 살았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지옥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형제원 주소(부산시 북구 주례2동 산18번지)와 그가 형제원에 끌려 간 날짜는 끝까지 잊혀지지 않았다. 1983년 1월 12일, 9살 소년이었던 박씨는 친구 집에서 자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경찰에게 붙잡혀 형제원에 보내졌다. 초코파이를 사 주며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한 경찰의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이후 박씨는 1987년 3월 형제복지원이 폐쇄될 때까지 4년간 그곳에 갇혀 있었다. 집과 학교에서는 박씨가 행방불명된 줄로만 알고 있었다. 형제원에선 굶주림과 매질이 일상이었고, 어린 소년들도 교회 증축 공사나 운동장 공사에 강제 동원돼 무거운 건설 자재를 날라야 했다. 하루는 박씨의 숙소 안에 있던 환풍기 통로로 일부 수용자들이 탈출했다. 탈출에 실패한 박씨는 양손이 묶인 채 기절할 때까지 구타를 당했다. 그때 생긴 흉터가 부끄러워 박씨는 한여름에도 반팔을 입지 못했다. 박씨는 돌아갈 집이 있다고 호소했지만 모두가 외면했다. 퇴소 후에도 소년의집과 갱생원에 강제로 보내졌다. 갱생원에서 취업 알선을 해준 기업에서는 박씨가 ‘고아’라며 제대로 임금을 주지 않았다. 박씨는 한참 후에야 집을 찾았다. 그러나 이미 폭력과 착취로 얼룩진 유년기의 흔적을 그의 삶에서 지우긴 쉽지 않았다. 아래는 박씨의 진술서 전문. ※원문에서 일부 표현만 다듬어 그대로 옮겼습니다.[진 술 서] 제목: 형제복지원 피해자 진술서 성명: 박재형 진술내용: 많은 세월이 흘렀고, 너무나 고통스러운 그때의 일이라 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지금은 거의 단편적인 기억들 뿐이네요. 이글을 쓰면서 다시금 옛 기억을 하나둘씩 떠올리려니 많이 힘드네요. 1983년 1월 12일 (이 날짜와 형제원 주소는 90년이 지나도 기억에서 잊혀지질 않아요.) 이른 아침으로 기억됩니다. 친구 집에서 자고 집으로 가고 있는데 경찰 아저씨가 “어디 가느냐” 물으시길래 집에 간다고 했습니다. “집이 어디냐. 데려다 주겠다” 하시면서 초코파이를 사주셨습니다. 그리고 데려간 곳이 바로 형제복지원이였습니다. 그 길로 기나긴 악몽이 시작되었네요. 너무나도 아프고 힘든 생활, 정말 하루하루가 지옥과도 같은 생활이 계속 반복되었습니다. 먹는 것도 잘 못 먹고 기합에 매질. 어린나이에 들기도 힘든 시멘트 푸대와 모래자루와 돌 등을 (나르며) 교회 증축과 운동장 공사···. 그야말로 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자다가도 일어나 기합을 받았고 밥 먹을 때도 선착순 몇 번까지만 먹고 그 뒤로는 기합과 매질에 밥을 굶기도 수없이 하였네요. 그리고, 그곳에서 가장 큰 악몽은 도망 가다가 잡혔을 때였습니다. 심하게 두드려 맞아서 팔에 심한 상처가 남았고 머리에는 아직도 가끔 통증이 오는 혹이 있습니다. 탈출 주모자로 몰려 기절할 때까지 구타···“집 찾아달라” 호소 외면 탈출을 시도할 때 환풍기 구멍으로 탈출을 했는데 몇 명은 빠져나가고 정작 환풍기가 있던 침대자리가 내 자리라 저는 탈출을 못했습니다. 주모자로 몰려서 소대 입구에 있는 파란 물통에 몇시간 담겨져 있다가 매질을 당했습니다. 그때 양손을 묶어서 때렸는데 뭔가에 잘못 맞았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양쪽 팔에 피가 무지 흘렀습니다. 기절을 한 듯 합니다. 그 뒤 치료도 마취 없이 대충 했고 밥도 친구가 몇일을 먹여주었습니다. 다행히 팔이 완치는 되었지만 너무 심한 흉터가 남아서 어릴 땐 이게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나중에 사회에 나와서도 전부 이상한 눈으로 쳐다 보는 게 힘들어 여름에도 반팔을 못 입고 다녔습니다. 지하철 수사대에도 이유없이 끌려 간 적도 두어번 됩니다. 지금은 오랜 세월이 흘러 흉터가 많이 옅어져서 그나마 좀 낫지만 아직도 사람들의 그 시선이 너무 힘듭니다. 그곳은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어서 나쁜 것도 많이 배웠던거 같네요. 10살 나이에 그곳에서 담배도 처음 배웠으니까요.밤마다 혹시나 불려가지 않을까 공포에 떨었던 기억이 납니다. 소대장, 서무, 조장들이 밤이면 얼굴이 이쁘장하게 생긴 애들을 불러다 성학대를 했습니다. 수차례 분교(형제복지원 내 학교) 담임 선생님에게도 전에 다니던 학교가 있으니 그쪽 담임 선생님께 말씀 드리면 집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상의 드렸지만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아쉽게도 예전에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형제원에서 하는 개금분교로 전학만 되어 온 상황이었습니다. 이번에 자료를 받아보니 생활기록부에도 ‘행방불명’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학교 측에서 왜 집으로 연락을 안해주었는지 그것도 묻고 싶습니다. 저는 어린시절이 없습니다. 그저 악몽과 같은 기억들 뿐이 없어요. 아직 학력도 초졸이구요. 먹고 살기 힘들어(집도 그리 넉넉하지 않음) 검정고시를 볼 엄두를 내지 못하였습니다. 형제원에서 소년의집으로, 소년의집에서 다시 갱생원으로(갱생원도 형제원이랑 비슷한 환경) 보내졌습니다. 갱생원에서 사회 취업을 했는데 그 취업되어 간 곳에서도 고아라고 임금도 제대로 주지 않고 일만 했습니다. 그렇게 정처 없이 이곳저곳 여러곳 떠돌아 다니다 운좋게 좋으신 분 만나 예전에 다니던 학교 정보를 토대로 집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알려주셔서 그렇게 집을 찾아갔습니다. 집을 찾고도 집안 형편이 그리 좋지를 못해서 바로 생활전선으로 뛰어들었고 여지껏 정신없이 살았네요. 이글을 적으면서도 기억 저 구석에 꼭꼭 닫아둔 감당하기 어려운 기억들이 쏟아져 나올까 겁이 나기도 하네요. 부디 저희들의 이 억울한 사연들을 잘 살펴주시고 검토 해주시길 바랍니다. 형제복지원 사건 어디까지 왔나 형제복지원을 운영한 고(故) 박인근 원장은 1989년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2018년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무죄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비상상고를 신청했지만 지난 3월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다만 재판부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고 정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에 제기한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현재 2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1차 소송에 참여한 13명은 모두 입·퇴소 증빙자료가 준비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이러한 증거가 없어 피해사실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비용 부담 때문에 소송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을 위해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
  • “내 당직 때 극단적 선택하면 너희만 손해” 육군 간부 막말

    “내 당직 때 극단적 선택하면 너희만 손해” 육군 간부 막말

    군 “즉각 분리 후 추가 조사 중” 강원도 한 육군 부대에서 간부가 병사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군이 조사에 나섰다. 21일 육군 한 부대와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게시된 글에 따르면 A중사는 사단 내에서 극단적 선택 사건이 일어나자 당직사관 때 병사들을 집합시켜 “내 당직 때 극단적 선택을 하지 말아라. 너희만 손해다”라고 말했다. 이어 “너희가 페미(페미니스트의 줄임말)냐”, “당직 때 아프지 마라, 귀찮게 하면 내가 악마가 될 수 있지 않냐”, “내가 부모도 아니고 왜 이렇게 애처럼 구냐” 등의 발언을 비속어를 섞어가며 했다. A중사는 “마음의 편지는 무섭지 않다. 중사로 전역해도 된다”며 으름장을 놓는 등 부적절한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고 한다. 제보자는 “너무 무섭고 하루하루가 힘들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A중사의 부적절한 발언이 일부 확인됐다. 즉각 분리 후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 법규에 따라 엄정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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