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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은 청춘” 40살 이상 어린 외국인과 결혼하는 英 노인들

    “마음은 청춘” 40살 이상 어린 외국인과 결혼하는 英 노인들

    “우리는 매일 수다를 떨었고, 큰 유대감을 느꼈다. 우리에게 거리는 중요하지 않았다.” 77세 연금수급자와 사랑에 빠진 20살 미얀마 학생 조는 18개월 교제 끝에 가장 친한 친구이자 소울메이트인 서로의 반려자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영국에서 음악 프로듀서로 일하는 데이비드는 5000마일 가량 떨어진 미얀마에 있는 조를 데이팅어플로 만날 수 있었다. 조는 영국에 있는 남성을 만나기 위해 위치를 런던으로 설정해놓고 대화를 시작했고, 데이비드가 “멘토가 돼 주겠다”라며 호감을 샀다. 조는 “솔직히 처음에는 재정적으로 도와줄 사람을 찾기 위해 사이트에 접속했지만, 정서적으로 지지를 보내주고 친절하고 다정한 모습에 사랑하게 되었다. 목소리도 위안이 됐고, 시차가 6시간 30분이나 차이가 나는데도 항상 전화를 걸어 나를 웃게 해줬다”라고 말했다. 데이비드는 8일 현지 언론 잼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항상 마음이 젊었고, 내 마음을 따랐다. 또래보다는 항상 더 젊은 파트너와 함께 했다”라며 “금전적으로 많이 도와줄 수 있는 능력은 없지만, 멘토가 되어주고 정서적으로 힘이 된다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표현했다. 데이비드는 1980년대에 한 번 결혼했고 10년 넘게 독신 생활을 했다. 사랑에 빠지고 나서야 조가 미얀마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약혼자라고 부르며 결혼을 계획하고 있다. 조는 “우리 관계에 대해 슈가 대디(금전적 도움을 받기 위해 만나는 이성) 상황으로 보는 눈이 많지만, 지금까지 초콜릿 같은 선물이나 전화 요금 외에는 재정적인 것을 주고받은 적이 없다”라고 해명했다. 현재 데이비드와 조는 조의 영국 비자를 얻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82세 영국 할머니, 46세 나이차 극복한 결혼30대 이집트 남성 “돈 보고 결혼한 것 아냐” 46세 나이차를 극복한 결혼으로 화제에 오른 80대 영국 여성과 30대 이집트 남성은 지난달 30일 영국 방송 ITV의 ‘오늘 아침’에 출연해 자신들을 향한 억측에 대해 해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의 사랑은 이집트 청년이 영국 할머니의 재산과 시민권을 노리고 접근한 거란 추측이 많았다. 할머니가 22만 파운드(약 3억3000만원) 상당의 주택에서 매주 200파운드(약 30만원)의 노인연금을 받고 있는데, 그 유산을 물려받으려는 게 속셈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2019년 SNS 페이스북 무신론자 모임에서 만나 연인이 된지 1년 여 만인 지난해 11월 카이로에서 식을 올리고 정식 부부가 됐다. 당시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내를 처음 본 순간 내 진심을 깨달았다”라고 밝힌 이브리함은 “아내가 나를 보러 이집트까지 날아왔는데,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알았다”고 애정을 보냈다. 남편 모하메드 아흐메드 이브리함(36)은 “나도 돈이 많다. 직업이 있고, 고향에 내 명의 집이 있다. 무엇인가 필요한 게 있어 아내 옆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자신을 향한 의혹에 발끈했다. 아이리스 존스(82) 자녀들조차 어머니가 방송에 나가 손자뻘 청년과의 하룻밤을 공개한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부끄러워 했다. 이집트에서 결혼식을 마치고 홀로 영국으로 귀국한 존스는 남편이 오기만을 기다렸지만 까다로운 검증 절차에 펜데믹까지 겹쳐 1년간 신혼생활을 떨어져 했다. 존스는 6월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장 내일 죽을 수도 있는 늙은이에겐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도 남편이 보고 싶어서 눈물을 흘린다”고 절절한 심정을 고백했다. 이브리함은 “영어 요건을 충족하고 아내와 살 만한 능력이 된다는 걸 증명했다. 11월 초 3년짜리 비자를 받았다. 비자가 발급되자마자 카이로 한복판에서 소리를 질렀다. 드디어 아내 얼굴을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뛸 듯이 기뻤다”라며 “더 젊은 여자와 결혼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만큼 행복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순 없다. 사랑은 기적을 만든다”며  방송 내내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 세액공제 셈법 다른 카드사·가맹점 ‘수수료 전쟁’

    세액공제 셈법 다른 카드사·가맹점 ‘수수료 전쟁’

    3년마다 결정되는 카드가맹점 수수료 재산정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카드사 노조는 올해도 수수료율 인하가 결정되면 신용카드 결제를 전면 중단하는 등 총파업을 불사하겠다고 선전포고 했다. 반대로 가맹점주연합은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타격 등을 감안해 카드수수료 인하를 촉구하며 맞서고 있다.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금융당국은 애초 지난달 말로 계획했던 적격비용 기반 카드가맹점 수수료율 개편안 발표를 이달 말로 연기했다. 적격비용은 카드사 신용판매 원가 개념이다. 금융당국은 당정 협의를 통해 적격비용에 카드사 마진을 더해 카드 수수요율을 정한다. 카드업계와 소상공인 간 이견이 가장 큰 쟁점은 ‘현 카드수수료가 높은 수준인가’이다. 이는 2009년 신설된 매출세액공제를 놓고 양측 해석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매출세액공제는 카드 수수료에 대한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이고, 카드 사용 활성화를 통한 ‘세원 양성화’를 목적으로 도입됐다. 소비자가 내는 부가가치세의 1.3%를 공제하는 방식으로 연 한도 1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카드업계는 연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은 우대수수료율(0.8~1.6%)을 적용받고 있고, 여기에 매출세액공제(연매출 10억원 이하 대상)까지 더하면 실질 수수료는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연매출 3억원 가맹점 223만 1000개(75.7%)는 우대수수료율(0.8%)에 세액공제까지 합쳐 실질 수수료율은 -0.5%라는 것이다. 반면 소상공인들은 “하루하루 먹고살기 힘든데, 연말 매출세액공제를 감안해 카드수수료가 낮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얼토당토않다”고 반발한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코로나가 2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매출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매일 단돈 천원, 만원이 중요한 상황”이라면서 “카드 결제 때마다 빠져나가는 0.8% 수수료는 영세사업자에게는 큰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정부 주도의 카드수수료 책정이 적정한가’라는 해묵은 쟁점도 다시 논란이 됐다. 카드업계는 정부가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중소·영세 가맹점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 등을 통해 사실상 12년간 13차례에 걸쳐 수수료를 인하해 왔다면서 정부의 시장개입이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소상공인들은 우리나라는 ‘카드 의무수납제’가 법으로 명시돼 있어 가맹점이 카드결제를 거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부 개입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체크카드 수수요율에 대해서도 불만이 크다. 소상공인 측은 체크카드는 고객통장에서 즉시 출금되므로 부실률이 없고, 자금조달비용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현 우대수수료율(0.5%)도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체크카드도 여전히 마케팅, 일반 관리비는 그대로 들어간다”면서 “카드사들의 마케팅으로 소비가 활성화되고 이 덕분에 가맹점들의 매출 증대 효과도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올해 카드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카드수수료 추가 인하 압박이 거세졌다. 차 정책홍보본부장은 “코로나에도 카드사들은 성장세이지만 소상공인들은 다 빚더미에 앉은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반면 카드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고, 디지털 전환 등으로 인한 일시적 비용 절감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업계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면서 “빠르면 12월 중순이라도 카드 수수료율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 “종교시설 놔두고 왜 우리만”… 무원칙 방역에 자영업자 ‘분통’

    “종교시설 놔두고 왜 우리만”… 무원칙 방역에 자영업자 ‘분통’

    6일 오후 2시쯤 서울 영등포구의 한 PC방. 손님 10여명이 온라인 게임을 하거나 문서파일을 보고 있었지만 빈자리가 더 많았다. 이 PC방을 운영하는 이규순(70)씨는 빈 좌석 60여개를 손으로 가리키며 “이런 식으로 계속 방역규제를 추가하면 장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날부터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사적 모임 가능 인원을 축소하고 방역패스(접종완료·음성확인제) 적용 대상을 기존의 유흥시설, 노래방, 목욕장 등에서 PC방과 식당, 카페, 학원, 스터디카페, 독서실 등으로까지 확대하자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방역수칙이니 따라야 하겠지만 왜 자영업자만 희생양으로 삼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동작구 노량진에서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박한성(45·가명)씨는 “지난달 단계적 일상회복 조치 시행 후 정기이용권을 끊는 학생이 좀 늘었는데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5000명대로 나타나면서 학생들의 발길이 다시 끊겼다”면서 “이용객이 노래를 부르거나 여럿이 모여서 대화를 하는 게 아니라 숨소리를 내는 것도 극도로 조심하며 공부만 하는 장소까지 방역패스 업종에 포함한 게 이해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경기도에서 식당을 하는 최명진(32·가명)씨는 “지난주 월요일 저녁만 하더라도 손님이 60명 정도가 왔는데 오늘 저녁은 25~30명 정도밖에 안 왔다”면서 “저녁 장사가 반토막 났다”고 말했다. 방역패스 적용 대상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한국자영업자협의회는 “정부는 확진자 발생 비율이 높은 종교시설, 직장 등에 대해서는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면서 “자영업자를 또다시 사지로 내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등포구 영등포역 근처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51)씨는 “인건비를 줄이면서까지 하루하루 힘겹게 버티고 있는데 정부가 장사는 제대로 못 하게 하면서 손실보상에는 소극적”이라면서 “여기에 내년 초 금리까지 인상되면 저같이 은행빚 내고 장사하는 사람들은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비대면 백브리핑을 통해 “출입 통제 여부가 방역패스를 시행할지 판단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됐다”면서 “종교시설은 상업시설처럼 정해진 서비스 구매 방식이 있는 게 아니라 여러 목적으로 출입한다는 점에서 방역패스를 적용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어 이번 결정에서는 적용이 유보됐다”고 말했다.
  • “종교시설 놔두고 왜 우리만”… 무원칙 방역에 자영업자 ‘분통’

    “종교시설 놔두고 왜 우리만”… 무원칙 방역에 자영업자 ‘분통’

    6일 오후 2시쯤 서울 영등포구의 한 PC방. 손님 10여명이 온라인 게임을 하거나 문서파일을 보고 있었지만 빈자리가 더 많았다. 이 PC방을 운영하는 이규순(70)씨는 빈 좌석 60여개를 손으로 가리키며 “이런 식으로 계속 방역규제를 추가하면 장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날부터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사적 모임 가능 인원을 축소하고 방역패스 적용 대상을 기존의 유흥시설, 노래방, 목욕장 등에서 PC방과 식당, 카페, 학원, 스터디카페, 독서실 등으로까지 확대하자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일부에서는 방역패스 적용을 둘러싸고 혼선이 빚어졌다. 동작구 노량진에 있는 한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박한성(45·가명)씨는 “지난달 단계적 일상회복 조치 시행 후 정기이용권을 끊는 학생이 좀 늘었는데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5000명대로 나타나면서 학생들의 발길이 다시 끊겼다“면서 “이용객이 노래를 부르거나 여럿이 모여서 대화를 하는 게 아니라 숨소리를 내는 것도 극도로 조심하며 공부만 하는 장소까지 방역패스 업종에 포함한 게 이해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스터디카페 앞에서 만난 대학생 전모(24)씨는 “백신 2차 접종 완료율이 80%를 넘을 만큼 많은 시민이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나오는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먼저 안전한 백신 접종 계획을 세우고 방역패스를 시행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방역패스 적용 대상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한국자영업자협의회는 “정부는 확진자 발생 비율이 높은 종교시설, 직장 등에 대해서는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면서 “자영업자를 또다시 사지로 내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등포구 영등포역 근처에 있는 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51)씨는 “인건비를 줄이면서까지 하루하루 힘겹게 버티고 있는데 정부가 장사는 제대로 못하게 하면서 손실보상에는 소극적”이라면서 “여기에 내년 초 금리까지 인상되면 저같이 은행빚 내고 장사하는 사람들은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조지현 전국공간대여협회장은 “일주일간 파티룸을 이용하는 고객은 한 식당의 하루 테이블 1개 회전율에도 못 미친다. 단독 대관이라 그렇다”며 “그런데 다중집합시설에서 제외돼 손실보상도 못 받고 이젠 방역패스도 적용된다. 고객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시설을 기준으로 해야 하는데 종교시설 등은 방역패스가 적용되지 않았다는 게 의아하다”고 비판했다.
  • 카드사vs가맹점, 카드수수료 놓고 대립각 왜...“세액공제 놓고 다른 셈법”

    카드사vs가맹점, 카드수수료 놓고 대립각 왜...“세액공제 놓고 다른 셈법”

    3년마다 결정되는 카드가맹점 수수료 재산정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카드사 노조는 올해도 수수료율 인하가 결정되면 신용카드 결제를 전면 중단하는 등 총파업을 불사하겠다고 선전포고 했다. 반대로 가맹점주연합은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타격 등을 감안해 카드수수료 인하를 촉구하며 맞서고 있다.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금융당국은 애초 지난달 말로 계획했던 적격비용 기반 카드가맹점 수수료율 개편안 발표를 이달 말로 연기했다. 적격비용은 카드사 신용판매 원가 개념이다. 금융당국은 당정 협의를 통해 적격비용에 카드사 마진을 더해 카드 수수요율을 정한다. 카드업계와 소상공인 간 이견이 가장 큰 쟁점은 ‘현 카드수수료가 높은 수준인가’이다. 이는 2009년 신설된 매출세액공제를 놓고 양측 해석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매출세액공제는 카드 수수료에 대한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이고, 카드 사용 활성화를 통한 ‘세원 양성화’를 목적으로 도입됐다. 소비자가 내는 부가가치세의 1.3%를 공제하는 방식으로 연 한도 1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카드업계는 연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은 우대수수료율(0.8~1.6%)을 적용받고 있고, 여기에 매출세액공제(연매출 10억원 이하 대상)까지 더하면 실질 수수료는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연매출 3억원 가맹점 223만 1000개(75.7%)는 우대수수료율(0.8%)에 세액공제까지 합쳐 실질 수수료율은 -0.5%라는 것이다. 반면 소상공인들은 “하루하루 먹고살기 힘든데, 연말 매출세액공제를 감안해 카드수수료가 낮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얼토당토않다”고 반발한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코로나가 2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매출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매일 단돈 천원, 만원이 중요한 상황”이라면서 “카드 결제 때마다 빠져나가는 0.8% 수수료는 영세사업자에게는 큰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정부 주도의 카드수수료 책정이 적정한가’라는 해묵은 쟁점도 다시 논란이 됐다. 카드업계는 정부가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중소·영세 가맹점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 등을 통해 사실상 12년간 13차례에 걸쳐 수수료를 인하해 왔다면서 정부의 시장개입이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소상공인들은 우리나라는 ‘카드 의무수납제’가 법으로 명시돼 있어 가맹점이 카드결제를 거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부 개입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체크카드 수수요율에 대해서도 불만이 크다. 소상공인 측은 체크카드는 고객통장에서 즉시 출금되므로 부실률이 없고, 자금조달비용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현 우대수수료율(0.5%)도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체크카드도 여전히 마케팅, 일반 관리비는 그대로 들어간다”면서 “카드사들의 마케팅으로 소비가 활성화되고 이 덕분에 가맹점들의 매출 증대 효과도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올해 카드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카드수수료 추가 인하 압박이 거세졌다. 차 정책홍보본부장은 “코로나에도 카드사들은 성장세이지만 소상공인들은 다 빚더미에 앉은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반면 카드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고, 디지털 전환 등으로 인한 일시적 비용 절감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업계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면서 “빠르면 12월 중순이라도 카드 수수료율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결단력과 위트로 일세 풍미한 밥 돌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결단력과 위트로 일세 풍미한 밥 돌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들의 상징적 존재이자 미국 보수주의 정치인의 거물로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를 지내는 등 한 시대를 풍미한 밥 돌 전 상원의원이 5일(현지시간) 9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부인이 이끄는 엘리자베스 돌 재단은 이날 성명을 발표해 “고인이 오늘 아침 잠자던 중 세상을 떠났다. 그는 지난 79년 동안 미합중국을 충직하게 섬겼다”고 밝혔다. CNN 방송 등에 따르면 고인 스스로 지난 2월 폐암 4기 판정을 받았다고 공개한 일이 있다. 1923년 7월 22일 캔자스주에서 태어난 돌은 대공황 시기에 어린 시절을 보냈다. 캔자스주를 벗어난 것이 낚시 여행을 콜로라도주로 갔을 때 한 차례에 불과할 정도였다고 한다. 영업사원이었던 부모 형편이 넉넉치 않아 네 형제가 한 방에서 지냈지만 성실히 사는 법과 종교적 믿음에 바탕한 헌신을 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가훈이 ‘조타수가 아니라 행동가가 돼라(Be a doer, not a steer)’여서 늘 집밖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2차 대전 기간이자 의사를 꿈꾸는 대학생이던 1942년 예비군에 등록했고, 이듬해 현역 군인으로 소집됐다. 1945년 이탈리아 북부에서 독일군 기관총 참호를 공격하는 임무를 수행하다 다친 동료 병사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려다 오른팔이 영구 불능이 됐고,왼팔은 최소한 기능만 할 정도로 심각한 상처를 입어 죽을 고비를 넘기고 3년 넘게 병원 치료를 받았다. 기적처럼 목숨을 구해 결단력을 갖춘 인물로 각인됐다. 그 뒤 정치로 진로를 바꿔 1951년 캔자스 주의회의 하원의원이 됐고, 1961년부터 네 차례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다. 또 1969년부터 1996년까지 캔자스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을 맡았다. 1985년부터 1996년까지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맡아 사회보장 개혁, 장애인법 등 굵직한 입법을 추진하며 초당적 협력을 끌어내는 협상력을 인정받았다. 삭막한 정치권에서 유머와 위트 넘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도 각인돼 있다. ‘대통령의 위트’란 책을 썼는데 국내에도 김병찬씨 번역으로 나와 꾸준히 팔리고 있다. 공화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던 1993년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1차 북핵 위기가 발생하자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 협상 전략을 비판하며 북한의 핵 미보유 확인, 핵 계획 중단 때까지 북한에 경제 지원을 하면 안 된다는 강경론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여러 차례 대선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1976년에는 제럴드 포드 대통령의 부통령 후보로 러닝메이트가 됐지만 고배를 마셨다. 1980년과 1988년 공화당의 당내 경선 문턱을 넘지 못했고, 1996년에는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됐지만 재선 도전에 나선 민주당 빌 클린턴에게 무릎을 꿇었다. 다섯 번째 상원의원 직을 맡고 있던 1996년 6월 대선에 집중하기 위해 의원직에서 사퇴한 뒤 참전 용사와 전몰 장병 추모 사업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1997년 대통령이 수여하는 자유의메달과 2018년 미국 최고 훈장 중 하나인 의회 명예훈장을 받았다. 2016년 대선 때 공화당 후보를 지낸 인사 중 유일하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지난해 대선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 주장과 대선 불복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24년 동안 상원에서 한솥밥을 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돌 전 의원의 폐암 소식이 알려지자 병문안을 하는 등 초당적 우정을 발휘하기도 했다. 막역한 친구 중 한 명이었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서 돌은 스스로에게 바치는 얘기 같은 조사를 했는데 “용기있고 논란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자신의 일생에 하루하루를 끝까지 살아냈다”고 했다. 미망인이 된 엘리자베스(85) 여사와는 1972년 처음 만났는데 정치를 하겠다는 갈망 등 닮은 점이 많았다. 둘은 3년 뒤 결혼했는데 돌은 두 번째 결혼이었다. 엘리자베스는 레이건 행정부 때 교통부 장관을 거쳐 결국에는 상원의원의 꿈을 이뤘다. 첫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 낳은 자녀에 대해 세상에 알려진 것이 거의 없는 점도 특이하다.
  • “삼청교육대는 끝나지 않은 지옥… 우리는 국가폭력 피해자”

    “삼청교육대는 끝나지 않은 지옥… 우리는 국가폭력 피해자”

    “애타게 찾았던 막냇동생이 삼청교육대에서 돌아왔지만 우리는 그야말로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고통은 몇십 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었지만 이제는 이룰 수 없는 바람입니다.” 삼청교육대가 남긴 지옥은 끝나지 않았다. 40여년 전부터 시작된 고통은 박광수(71)씨에게는 여전히 벗어나기 힘든 악몽이다. 그의 친동생 박이수(당시 24세)씨는 1980년 동대문야구장을 방문했다가 중부경찰서 경찰에 의해 삼청교육대로 이송돼 이른바 ‘순화교육’을 받았다. 4주 교육 후 그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지만 모진 구타와 고문 탓에 평생을 정신지체 장애인으로 살아야 했다. 그로부터 40여년이 흐른 지난달 16일. 1980년대 삼청교육대에 끌려갔던 피해자와 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집단으로 제기했다. ‘삼청교육 피해자 명예회복 및 보상법’에 따라 일부 피해자에 대한 보상이 이뤄졌지만 수준이 미약하고 순화교육·근로봉사·보호감호로 인한 피해보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피해 사례를 모아 오는 28일까지 계속 소를 제기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삼청교육대피해자연합회 사무실에서 만난 박씨는 “국가의 폭력에 평생을 시달린 고통을 무엇으로 보상받을 수 있겠냐”면서 “국가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책임졌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군경, 6개월간 6만 755명 영장 없이 체포 1980년 신군부에서 폭력범과 사회풍토문란사범을 소탕하고 재사회화한다는 명분으로 설치한 삼청교육대는 국가 폭력과 무자비한 인권탄압의 장으로 악용됐다.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가 2006년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군경은 1980년 8월부터 1981년 1월까지 6만 755명을 영장 없이 잡아들였다. 이들은 A·B·C·D 네 등급으로 분류돼 군법회의에 회부되거나 삼청교육대로 끌려갔다. 이 기간 전국 26개 군부대에 설치된 삼청교육대로 간 인원은 3만 9786명이었다. 삼청교육대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시기에 동생 이수씨는 국가폭력의 희생양이 됐다. 서울에서 형과 함께 아버지가 물려준 사진관을 운영하던 이수씨는 1980년 8월 7일 야구 경기를 보러 동대문야구장에 갔다가 매표소 앞에서 경찰에 붙잡혀 삼청교육대로 끌려갔다. 전과가 없던 이수씨는 C등급으로 분류돼 4주 순화교육을 받고 나왔다. 아들만 다섯인 박씨 가족들은 막냇동생이 행방불명되자 영문도 모른 채 밤을 새우며 그를 찾아다녔다. “어머니와 함께 동생이 갈 만한 곳과 만날 만한 사람을 모두 알아봤죠. 그러다 동생이 행방불명된 지 4주가 지났을 무렵 중부경찰서에서 동생을 데려가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한 달 만에 본 동생의 모습을 보고 박씨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동생의 눈에는 초점이 없었고 극심한 불안에 온몸을 떨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는 가족을 알아보지 못했다. 평소 활달하고 건강했던 동생이라 충격은 더욱 컸다. 박씨는 동생을 끌고 간 이유가 뭐냐고 경찰에게 따졌지만 “길거리에 침을 뱉었기 때문”이라는 황당한 답변 외에는 들을 수 없었다. 심지어 경찰은 동생이 어느 부대로 끌려갔는지도 알려 주지 않았다. 애타게 찾던 동생이 돌아왔지만 현실은 지옥이었다. 동생은 가족과 밥을 먹다가도 갑자기 일어나 비명을 지르거나 머리를 식탁과 벽에 박는 등 이상증세를 보였다. 심지어 가족을 때리거나 할퀴는 등 폭력성까지 보였다. 시간이 흘러도 그는 가족을 알아보지 못했고 혼자서 외출은 물론 정상적인 대화도 불가능했다. 1984년까지 4년간 이수씨를 돌본 박씨의 가족은 결국 그를 정신병원으로 보냈다. 증세가 갈수록 심해져 가족 모두 일상적 생활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 후 14년간 매월 70만원씩 치료비가 나갔다. 박씨 월급의 절반이 넘는 돈이었다. 외환위기가 닥치고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박씨는 1998년 동생을 무연고자로 신고한 뒤 강화도에 있는 한 요양병원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해야만 국가에서 치료비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하루하루가 지옥 그 자체였다. 차라리 동생이 죽었다면 서로에게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까지 해 봤다”면서 “동생은 20년이 넘도록 요양원에서 죽음만 기다리고 있다.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는지 정말 분하고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외롭게 싸웠죠… 이번이 마지막 기회” 박씨는 17년간 국가를 상대로 싸워 줄 변호사를 백방으로 찾아다녔다. 하지만 삼청교육대 얘기만 꺼내면 변호사들은 눈치를 보다 사건 수임을 거부했다. 동생이 삼청교육대에서 구타와 고문을 당했다는 증거를 찾고자 국가기록원에도 갔지만 헛수고였다. 우여곡절 끝에 1997년 삼청교육대 피해자와 가족 78명이 뜻을 모아 처음 집단소송을 제기했지만 기각당했다.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는 이유였다. 그러다 사회 분위기가 바뀌며 희망의 끈이 보이기 시작했다. 2004년 삼청교육피해자법이 공포되면서 국방부는 ‘삼청교육피해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을 설치했다. 이수씨는 2006년 12월 22일 요양·장애보상 및 치료비 명목으로 1850만원을 받았다. 턱없는 금액에 박씨는 개별 소송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당시 보상심의위원회 팀장이 자필 편지까지 건네며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만류했다. “그 후에도 외롭게 싸웠습니다. 동생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삼청교육대와 관련한 신문 기사와 자료 등을 수집했어요. 그동안 모아 온 것만 몇 박스가 됩니다.” 민변이 나선 이번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은 박씨에게 마지막 기회다. 2018년 12월 28일 삼청교육대 설치 근거였던 ‘계엄포고령 제13호는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오면서 민법이 손해배상 소멸시효 3년을 넘기지 않기 위해 민변이 급히 나선 것이다. 지난달 16일 민변은 기자회견을 열고 “삼청교육대 피해자에게 적정한 배상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변호단을 구성해 박씨를 비롯한 삼청교육대 피해자에게 위임을 받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금전 보상뿐만 아니라 진실 규명, 책임자에 대한 문책, 피해자의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 등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박씨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동생을 무연고자로 요양원에 보내 놓은 상황에서 동생이 얼마나 더 살지 모른다. 이제는 끝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왜곡된 시선에 더 많은 상처 받아 지난 40여년간 박씨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가족을 몰라보는 동생도, 동생을 무연고자로 신고해야만 했던 경제적 어려움도, 국가를 상대로 홀로 버텨 왔던 시간도 아니었다. 삼청교육대 피해자에 대한 주위의 잘못된 시선과 편견이었다. 당시 박씨는 동생이 삼청교육대를 다녀왔다는 사실을 숨기면서 지내야 했다. 주변의 도움을 얻고 싶어도 차마 삼청교육대에 가족이 끌려갔다는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범죄자 가족으로 낙인찍힐 우려 때문이었다. 지금도 상황은 나아진 게 없다. 여전히 박씨는 삼청교육대에 대한 왜곡된 시선에 상처받고 있다. 인터넷 댓글창에 심심찮게 올라오는 ‘삼청교육대로 보내라’라는 문구 때문이다. 그 문구를 읽는 박씨의 마음은 찢어진다. 그는 그동안 많은 게 바뀌었지만 바로잡을 것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한다. “삼청교육대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로잡혔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피해자들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곤 합니다. 말 한마디에 가슴이 찢어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범죄자가 아니라 국가적 폭력에 의한 피해자입니다.” 
  • [나우뉴스] 82세 할머니와 결혼한 36세 이집트 남성, “나도 돈 많다” 발끈

    [나우뉴스] 82세 할머니와 결혼한 36세 이집트 남성, “나도 돈 많다” 발끈

    지난해 46살 나이 차를 극복한 결혼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영국 할머니와 이집트 청년이 처음으로 함께 대중 앞에 섰다. 30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방송 ITV의 ‘오늘 아침’에 출연한 부부는 세간의 의혹을 의식한 듯 방송 내내 손을 붙잡고 애정을 과시했다. 특히 남편 모하메드 아흐메드 이브리함(36)은 “나도 돈 많다”며 불순한 의도로 아내에게 접근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남편은 “나는 직업이 있고, 고향에 내 명의로 된 집도 있다”면서 “무언가 필요한 게 있어서 아내 옆에 있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이집트 출신 이브리함은 지난해 11월 카이로에서 영국 출신 아이리스 존스(82) 할머니와 결혼식을 올리고 정식 부부가 됐다. 2019년 여름 페이스북 무신론자 모임에서 만나 연인이 된 지 1년여 만이었다. 당시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아내를 처음 본 순간 자신의 진심을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브리함은 “아내가 나를 보러 이집트까지 날아왔는데, 그녀를 보자마자 진정한 사랑임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이집트에서 꿈 같은 시간을 보냈다. 이브리함은 자신의 어머니에게 존스 할머니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어머니 집으로 가 함께 시간을 보냈다. 언어 장벽에도 두 사람은 잘 어울렸고, 어머니는 내가 행복하면 그만이라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이브리함의 어머니는 존스 할머니보다 20살이 어리다.하지만, 세간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이집트 청년이 영국 할머니의 재산과 시민권을 노리고 접근한 거란 추측이 난무했다. 할머니가 22만 파운드(약 3억3000만원) 상당의 주택에서 매주 200파운드(약 30만원)의 노인연금 받으며 사는데, 유산을 물려받으려는 게 청년 속셈이라고 손가락질했다. 할머니 자녀들 반대도 심했다. 팔순 어머니의 결혼으로 졸지에 아들 같은 ‘새 아버지’가 생겼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할머니의 50대 아들들은 특히 어머니가 방송에 나가 손자뻘 청년과의 하룻밤을 적나라하게 공개한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비자 문제도 부부를 괴롭혔다. 이집트에서 결혼식을 마치고 홀로 영국으로 귀국한 할머니는 오매불망 남편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까다로운 검증 절차에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쳐 부부는 결혼 후 1년간 ‘랜선 신혼생활’을 해야 했다. 할머니는 6월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장 내일 죽을 수도 있는 늙은이에겐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도 남편이 보고 싶어서 눈물을 펑펑 쏟는다”며 마음고생을 털어놓기도 했다.우여곡절 끝에 재회한 부부는 30일 방송에서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남편은 “영어 요건을 충족하고 아내와 살 만한 능력이 된다는 걸 증명했다. 11월 초 3년짜리 비자를 받았다”고 설 명했다. 그러면서 “비자가 발급되자마자 카이로 한복판에서 소리를 질렀다. 드디어 아내 얼굴을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뛸 듯이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더 젊은 여자와 결혼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만큼 행복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순 없다. 사랑이 기적을 만든다”며 아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한선화 “밝은 캐릭터 어려웠지만 빵터지는 애드립 많이했죠”

    한선화 “밝은 캐릭터 어려웠지만 빵터지는 애드립 많이했죠”

    티빙 ‘술꾼도시여자들’ 지연 역할 화제“음주 장면에 코믹한 모습 많이 넣어 연기 걱정 많지만 할때마다 쾌감 커”“전국에 있는 지연, 지구, 소희들이 얼마나 하루하루 고군분투하면서 살까요. 현실 속 이분들이 열심히 살아준다면 극 중 세사람도 영원히 행복할 것 같아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술도녀)에서 지연을 맡아 열연한 배우 한선화가 인터뷰 말미에 눈물을 글썽였다. ‘술도녀’가 술로 서로를 위로하는 세 친구의 우정을 그린 만큼, 치열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20~30대 보통 여성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한선화는 “저에게도 힘들때 같이 술 한잔 기울일 오랜 친구들이 있다”고 했다. 학창시절 모습을 알고 있는 고향 친구들이 너무 편하다는 그는 “이번 작품을 하면서 지구를 맡은 정은지, 소희를 맡은 이선빈과도 빠르게 친해져 ‘찐친’이 됐다”고도 했다. 한선화가 맡은 지연은 해맑고 솔직한 요가강사다. 아무런 생각이 없는 것처럼 단순하게 비치기도 하지만, 알고 보면 속 깊고 부조리도 참지 못한다. 소희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는 누구보다 의젓하게 장례 절차를 준비하고 친구를 다독이는 성숙함도 있다. 한선화는 “지연은 처음 보는 밝은 캐릭터로 텐션이 너무 높아 힘들었고 작가님이 원하시는 목소리 톤도 매우 높아 어려웠지만 코믹을 담당한 캐릭터라 애드리브도 많이 넣었다”고 설명했다. 잔을 휙 돌리는 장면, 닭발을 먹으면서 손가락 세 개로 닭발 모양을 만드는 장면 등이 즉석에서 만든 것이다. 대본 리딩 연습에서 사람들이 ‘빵’ 터지면서 들어간 장면들도 있다. OTT 콘텐츠로 욕설이나 음주 등이 여과없이 담긴 ‘술도녀’는 배우로서도 새로운 시도였다. “19금 등급이라는 걸 제작발표회날 알았다”는 한선화는 “현장에서 ‘이게 가능하냐’고 묻기도 했다”고 돌이켰다. 가감없는 표현은 공감을 얻으며 역대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주간 유료 가입 기여 1위를 달성하는 등 흥행에도 성공했다. 한선화는 “어려운 시국에 나 대신 술도 마셔주고 우스꽝스러워지는 드라마라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2009년 걸그룹 시크릿으로 데뷔해 2016년 탈퇴 후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로 접어든 한선화는 그동안 크고 작은 작품들을 통해 꾸준히 연기를 해왔다. 지난 6월 종영한 JTBC ‘언더커버’에서는 극 중 최연수(김현주)의 젊은 시절을 맡아 진지하고 무게감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올해는 ‘영화의 거리’, ‘강릉’ 등 영화 두 편이 개봉했고 차기작도 부산영상위원회와 한국영화아카데미가 공동으로 제작하는 ‘교토에서 온 편지’다. 그는 “사실 저는 걱정 근심이 정말 많은 스타일”이라며 “작품을 할 때마다 준비과정에서 불안함도 많지만 하나하나 해내가는 게 행복이고 쾌감”이라고 연기의 매력을 설명했다. ‘술도녀’ 시즌2가 제작된다면 더 성장해 의젓한 모습으로 만나고 싶다는 한선화는 “하고싶은 역할, 접하지 못한 장르가 너무 많다”며 “일단 올해 마무리는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한라산 등반으로 하려 한다”며 활짝 웃었다.
  • [책 속 한줄] 반복되는 시간의 당연함/허백윤 기자

    [책 속 한줄] 반복되는 시간의 당연함/허백윤 기자

    모두에게 동등하게 주어지는 삶이란 시간. 하루하루 반복되는 시간의 당연함을 이해하고 나니 그 속에서 다름을 발견하게 되고, 나의 하루가 똑같지 않음을, 그리고 나아가 늘 새로움을 깨닫게 됐습니다. 아침에는 바를 잡고, 오후에는 리허설을 하고, 저녁이 되면 공연을 합니다. 다시 내일을 위해 몸을 준비하는 반복되는 이 시간 속에 슬럼프는 찾아올 수도 있지만 그렇게 무섭지 않음을 그리고 내가 더 강함을 알게 된 순간이었습니다.(80쪽) 새로울 것 없이 매일 반복되는 듯한 일상이 가끔은 따분하고 싫증난다. 늘 같은 시간에 바를 잡고 몸을 풀고 온종일 연습에 몰두하는, 누구보다 반복되는 삶을 살아온 ‘발레리노 이야기’가 이런 마음이 들 때 부쩍 더 와닿는다. 연습실에 묶인 자신의 삶이 재미없고 무기력해질 때 발레리노는 종종 슬럼프와 마주했다. 그러다 훨씬 오랫동안 같은 생활을 반복했으면서도 항상 새로운 에너지가 넘쳐 보였던 선배에게 조언을 구한다. “발레리노는 늘 몸이 아프고 무겁지. 그런데 머리는 늘 최고의 컨디션이야”라는 평범한 조언에서도 같은 시간 속에서 새로움을 찾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깨달았다고 한다. 당연함 속에서 새로운 걸 발견하며 재미와 자극을 찾는 것도 우리의 삶이란 것, 그리고 그 루틴이 결국은 나를 지탱하는 힘이라는 걸 새삼 되새긴다.
  • [문화마당] 유종의 아름다움/김이설 소설가

    [문화마당] 유종의 아름다움/김이설 소설가

    겨울만 되면 코바늘뜨개를 한다. 뜨개질이라고 하면 주로 대바늘 두 개로 뜨는 걸 생각하는데 내가 하는 건 코바늘 하나로 단을 이어 가는 일이다. 코바늘뜨기로 처음에는 무늬와 색깔 변화를 주어 동그라미, 세모, 네모 모양의 모티프를 떴고, 다음에는 모티프를 이은 담요를 만들었다. 그다음은 케이프나 안경집, 쿠션, 가방까지 뜰 수 있게 됐다. 올해는 빨간색과 초록색, 흰색 실로 크리스마스 깔개를 만들어 친구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뜨개질을 시작한 건 근래의 일이다. 몇 년 전, 준비하던 단편 소설의 주인공이 뜨개질을 하는 여자였다. 가족을 잃은 주인공이 뜨개질을 하며 슬픔을 억누르는데, 그 인물이 끝이 없는 담요를 뜬다. 그래서 나도 뜨개를 배우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 소설은 완성하지 못했다. 일단 끝이 없이 긴 담요는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경험으로 터득했고, 아무리 생각해도 가족을 잃은 인물의 슬픔을 뜨개질로 억누를 수 있겠는가 싶은, 개연성이 나조차도 납득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단편 소설은 완성하지 못했지만 코바늘뜨기를 배운 건 남았다. 모든 뜨개질이 그렇듯이 그저 한 가닥의 실이 코를 만들어 내고 그 코에서 실을 걸어 떠 가며 단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여간 신기한 게 아니다. 한마디로 바늘로 실을 걸어 엉켜 내는 과정인데 선이 면이 되고, 선이 형태를 지니거나 입체가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 뜨고 있는 것은 네 가지 색을 사용한 기하학적인 무늬의 가방. 아직 3분의1도 뜨지 않았으니 올해 안에 완성이 될지 잘 모르겠다. 전문가가 아니니 작업량이 일정하지 않은 데다 기한도 정해 놓은 게 아니니 언제 완성될지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마지막 코를 뜰 때가 온다. 그 마지막 코를 정리하는 순간 완성이다. 중도에 포기만 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끝이 난다. 완성품을 얻는다. 유종(有終)이란 ‘시작한 일에 끝이 있음’을 말한다. 그러니 ‘유종의 미’의 사전적 의미는 ‘한번 시작한 일을 끝까지 잘하여 맺은 좋은 결과’가 될 것이다. ‘세상에 가장 공평한 게 있다면 시간’이라는 문장을 소설에 썼던 적이 있다. 남녀노소, 빈자든 부자든 어느 누구에게든 시간은 똑같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어리다고 시간이 조금만 부여되고, 부자라고 많이 주어지는 게 아니란 뜻이었다. 2021년 1월 1일 우리 모두에게 365일이라는 시간이 주어졌다. 그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일이 뜨개질의 한 코 한 코를 채워 가는 과정과 별반 다르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뜨개질의 한 코 한 코를 떠 가는 일처럼 우리는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왔다. 코를 빼먹지 않고 떠야 제대로 된 완성품이 되듯이 우리는 하루하루 정직하게 살았다. 앞코와 뒤코의 연결이 자연스러운지 살피는 것처럼 우리는 하루하루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내 뜨개질이 쓸모가 있을지 고민하듯이 우리는 내일의 희망을 잃지 않았다. 12월이 됐다. 이제 얼마 뒤면 당신이 떠 온 1년치의 시간이 완성될 것이다. 30일만 더 채우면 정말 올해의 끝이니까, 곧 2021년의 완성품을 손에 쥐게 될 것이다. 유종의 미를 이뤄야 할 때다. 그 결과가 멋있을지, 볼품없을지, 쓸모는 있을지, 무용한지는 당신만이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결과에 대한 의기소침은 금물. 아무려면 어떤가. 우리에게는 또 새해가 있다. 대신 내년의 하루하루 뜨기는 꼭 성공하시길! 그러니 여러분의 오늘 하루는 어떠했는지 묻고 싶다. 성실했습니까? 즐거웠습니까? 그럭저럭 괜찮은 하루였습니까? 아무튼 건강하시고 무탈하시길. 또한 굳건히 건재하시길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마지막 인사를 남긴다.
  • 82세 할머니와 결혼한 36세 이집트 남성, “나도 돈 많다” 발끈

    82세 할머니와 결혼한 36세 이집트 남성, “나도 돈 많다” 발끈

    지난해 46살 나이 차를 극복한 결혼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영국 할머니와 이집트 청년이 처음으로 함께 대중 앞에 섰다. 30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방송 ITV의 ‘오늘 아침’에 출연한 부부는 세간의 의혹을 의식한 듯 방송 내내 손을 붙잡고 애정을 과시했다. 특히 남편 모하메드 아흐메드 이브리함(36)은 “나도 돈 많다”며 불순한 의도로 아내에게 접근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남편은 “나는 직업이 있고, 고향에 내 명의로 된 집도 있다”면서 “무언가 필요한 게 있어서 아내 옆에 있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이집트 출신 이브리함은 지난해 11월 카이로에서 영국 출신 아이리스 존스(82) 할머니와 결혼식을 올리고 정식 부부가 됐다. 2019년 여름 페이스북 무신론자 모임에서 만나 연인이 된 지 1년여 만이었다. 당시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아내를 처음 본 순간 자신의 진심을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브리함은 “아내가 나를 보러 이집트까지 날아왔는데, 그녀를 보자마자 진정한 사랑임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이집트에서 꿈 같은 시간을 보냈다. 이브리함은 자신의 어머니에게 존스 할머니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어머니 집으로 가 함께 시간을 보냈다. 언어 장벽에도 두 사람은 잘 어울렸고, 어머니는 내가 행복하면 그만이라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이브리함의 어머니는 존스 할머니보다 20살이 어리다.하지만, 세간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이집트 청년이 영국 할머니의 재산과 시민권을 노리고 접근한 거란 추측이 난무했다. 할머니가 22만 파운드(약 3억3000만원) 상당의 주택에서 매주 200파운드(약 30만원)의 노인연금 받으며 사는데, 유산을 물려받으려는 게 청년 속셈이라고 손가락질했다. 할머니 자녀들 반대도 심했다. 팔순 어머니의 결혼으로 졸지에 아들 같은 ‘새 아버지’가 생겼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할머니의 50대 아들들은 특히 어머니가 방송에 나가 손자뻘 청년과의 하룻밤을 적나라하게 공개한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비자 문제도 부부를 괴롭혔다. 이집트에서 결혼식을 마치고 홀로 영국으로 귀국한 할머니는 오매불망 남편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까다로운 검증 절차에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쳐 부부는 결혼 후 1년간 ‘랜선 신혼생활’을 해야 했다. 할머니는 6월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장 내일 죽을 수도 있는 늙은이에겐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도 남편이 보고 싶어서 눈물을 펑펑 쏟는다”며 마음고생을 털어놓기도 했다.우여곡절 끝에 재회한 부부는 30일 방송에서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남편은 “영어 요건을 충족하고 아내와 살 만한 능력이 된다는 걸 증명했다. 11월 초 3년짜리 비자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자가 발급되자마자 카이로 한복판에서 소리를 질렀다. 드디어 아내 얼굴을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뛸 듯이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더 젊은 여자와 결혼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만큼 행복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순 없다. 사랑이 기적을 만든다”며 아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 가장이라는 무거운 짐… 하루하루 버티는 ‘행복한 힘’

    가장이라는 무거운 짐… 하루하루 버티는 ‘행복한 힘’

    끈기는 재능이다. 무엇이든 단념하지 않고 버텨 내는 기운을 아무나 갖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끈기를 가지라는 충고를 아무리 들어도 없던 끈기가 갑자기 발휘되지는 않는다. 간혹 후천적으로 끈기가 습득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지켜 내야만 하는 소중한 무언가가 생겼을 때다. 이를테면 자식을 낳은 부모가 그렇다. 자녀가 어른으로 성장하기 전까지 잘 보살펴야 한다는 책임감이 놀라운 끈기가 나타나도록 만든다. 일의 보람만으로 직장인들이 반복되는 격무를 견디는 것은 아니다. 짊어진 책임감의 무게가 무거울수록 끈기에 기대는 방법 외에는 별다른 도리가 없다. 다큐멘터리 영화 ‘행복의 속도’를 보면서 떠올린 생각들이다. 전작 ‘춘희막이’(2015)와 ‘오 마이 파파’(2016)에서 불가항력적인 운명에 어떻게 인간은 대처해 살아가는가를 질문해 온 감독 박혁지의 신작이다. 이번에 그는 오제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초점화해 같은 물음을 던진다. 오제는 일본 중부에 위치한 국립공원이다. 람사르협약에 따라 보존 습지로 지정된 곳이라 절경을 자랑한다. 오제는 환경 보호가 최우선이라 여러 산장에서 사용하는 물품들을 차량으로 실어 나를 수 없다. 운반은 봇카(荷)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맡는다. 이들은 평균 80㎏에 달하는 짐을 양어깨에 메고 편도 약 10㎞ 외길을 주 6일 걷는다. 바꿔 말하면 쌀 한 가마니를 지게로 지고 광화문에서 강남까지 거의 매일 도보로 이동하는 일이다. 나는 하루도 못 할 것 같은데 이가라시는 24년째 봇카로 활동 중이다. 이시타카도 청년봇카 대표로서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한다. 다들 피할 법한 극한 직업을 이어 나갈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어린 자식을 둔 아버지라는 사실과 맞닿는다. 가정에 대한 책임감은 때로 초월적인 끈기를 이끌어 낸다. 한데 신기하다. 이가라시와 이시타카는 피로에 찌든 불행한 얼굴을 하고 짐을 나르지 않는다. ‘행복의 속도’라는 제목처럼 두 사람은 행복한 얼굴을 하고 각자의 속도에 맞춰 짐을 나른다.“처음에는 체력으로 짐을 버텼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무사히 산장까지 물건을 전달한다’란 마음이 짐을 떠받치게 됐어요.” 이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그렇지만 또 다른 비결이 있는 듯하다. “사람은 오제한테서 뭘 빼앗지 않고, 오제도 사람에게서 뭘 빼앗지 않아.” 이가라시가 아들에게 하는 말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것이 진짜 비결인 것 같다. 누군가를 이겨야 한다는 경쟁 의식이 봇카에게는 없어서다. 이들은 그저 본인의 리듬에 따라 오제를 왕복할 뿐이다. 또한 일터에서 그들은 찡그린 표정을 짓는 사람들을 마주하는 대신 물파초와 큰원추리 등의 식물과 할미새 등의 동물을 본다. 이런 마음가짐과 상황이 짐을, 아니 인생을 떠받치는 끈기로 작용한다. 끈기에 늘 고통만 따라붙는 것은 아니다. 아스라한 희망이 있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 13년 만에 자유 찾은 브리트니 “팬들이 날 살려…하루하루 감사하다”

    13년 만에 자유 찾은 브리트니 “팬들이 날 살려…하루하루 감사하다”

    “오랫동안 나는 입이 막혔고 위협을 받아왔죠. 여러분이 나를 살렸다고 생각해요.” 13년 만에 후견인 제도에서 벗어난 미국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40)가 자신의 법정투쟁을 응원해 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16일(현지시간)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약 2분 분량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서 브리트니는 “여러분이 내게 묻는 첫 번째 주요 질문은 후견인 자격이 끝나면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다. 아주 좋은 질문”이라며 “내 차 키를 갖고 독립적으로 사는, ATM 카드를 소유하고 난생처음 현금을 보면서 양초 따위를 살 수 있는 것만으로도 하루하루가 감사하다. 그건 작은 일이지만 큰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고 그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내가 원하는 건 후견인 제도로 피해를 받아 온 실제 장애나 병이 있는 사람들의 대변자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브리트니는 “나는 매우 강한 여성이다. 그래서 (후견인) 제도가 실제 장애나 질환이 있는 이들에게 어떻게 쓰여 왔는지 그저 상상할 수 있을 뿐”이라며 “내 작은 이야기가 이 부패한 체제에 충격을 주고 조금이라도 변화를 만들어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오랫동안 나는 입이 막혔고 위협을 받아왔다. 난 어떤 것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여 말할 수 없었다”면서 “여러분이 상황을 알리고 대중에게 소식을 전해 모두가 알게 해줬다. 어떤 의미에서는 여러분이 나를 살렸다고 생각한다. 100% 그렇게 생각한다”며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실제로 브리트니 스피어스 팬들은 그의 해방을 요구하는 ‘프리 브리트니(#FreeBritney)’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앞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법원은 이달 12일 스피어스에 대한 후견인 제도 적용을 종료하는 최종 결정을 내렸다. 브리트니스 스피어스는 2008년부터 법정 후견인으로 지명된 친부 제이미의 보호 아래에 있었다. 당시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케빈 페덜린과 이혼하면서 두 자녀의 양육권을 두고 다퉜다. 제이미는 딸이 약물 중독 등 정신적으로 불안정하다며 후견인이 됐다. 그는 딸의 재산 5900만 달러(약 671억 원) 등 전반적인 관리를 맡아왔고,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매주 2000달러(227만 원)의 용돈만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지난 6월 “난 노예가 아니고 내 삶을 되찾고 싶다”며 아버지의 후견인 지위 박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는 제이미가 브리트니 스피어스에게 피임과 정신질환 치료제 복용 등을 강제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결국, 재판부는 지난 9월 제이미의 후견인 자격을 중지시킨 데 이어 스피어스를 후견인 제도의 속박에서 완전히 풀어줬다. 당시 법원 앞에 모인 팬 200여 명은 환호성을 지르며 “브리티니”를 외쳤다. 브리트니 스피어스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하루 울 것 같다. 역대 최고의 날”이라는 글을 올리며 법원 판결에 대한 기쁨을 드러냈다.
  • ‘임을 위한 행진곡’ 속 그 ‘임’, 그림·글로 다시 울려퍼진다

    ‘임을 위한 행진곡’ 속 그 ‘임’, 그림·글로 다시 울려퍼진다

    “오늘 우리는 패배할 것입니다. 그러나 내일의 역사는 우리를 승리자로 만들 것입니다.”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한 윤상원(위) 열사의 일대기를 담은 전시가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린다. 윤상원기념사업회와 광주 광산구는 오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코트 갤러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래의 주인공인 윤상원의 삶을 돌아보는 전시회를 개최한다. 전남 광산군 임곡 천동마을(현 광주시)에서 태어난 윤상원은 전남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다가 유신 독재를 타파하겠다며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공장에 취직해 노동 현장을 누비는 한편 들불야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광주에서 민주화 운동이 벌어지자 그는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시민들의 눈과 귀가 됐고, ‘투사회보’ 발행인으로서 참상을 알렸다. 이번 전시는 부산, 울산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리는 전국 순회전이다. 서울에서는 총 5개 전시실에서 윤상원의 삶을 찬찬히 돌아볼 수 있다. 윤상원의 불꽃같은 생애를 수묵으로 그린 화가 하성흡의 작품(아래) 12점과 조각가 김광례의 흉상 조소가 전시되고, 다큐멘터리 사진가 성남훈의 사진이 함께해 5월 그날의 현장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 투사회보를 함께 만든 동지 김상집이 쓴 ‘윤상원 평전’과 항쟁 당시 동료 이태복·김상윤·이양현·김상집·전용호의 증언을 기록한 김지욱 작가의 영상도 주목할 만하다. 윤상원이 노동운동가로 투신하던 때 직접 쓴 일기도 공개된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할머니의 지도로 일기를 쓰기 시작해 중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간 뒤에도 꾸준히 하루하루를 기록했다. 윤상원의 상징과 같은 ‘임을 위한 행진곡’과 함께 보는 사진전도 마련됐다. 홍콩 다큐멘터리 사진가 주용성, 미얀마 사진가 쿤낫이 홍콩 민주항쟁과 미얀마 쿠데타 반대 시위 현장 사진을 보내왔다. 민주주의를 부르짖는 아시아 곳곳에서 행진곡이 울려 퍼지는 모습은 장엄하기까지 하다. 전시는 수원, 인천, 대구, 원주, 대전 등으로 이어진다.
  • “中 헝다, 회장 개인 돈으로 연명 중”

    “中 헝다, 회장 개인 돈으로 연명 중”

    중국 3대 부동산 개발사인 헝다(에버그란데)가 창업자인 쉬자인 회장의 사비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17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7월부터 쉬 회장이 개인 자산을 매각하고 본인 소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도 받아 헝다에 70억 위안(약 1조 3000억원)을 투입했다”며 “쉬 회장 개인 돈으로 헝다가 연명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그가 헝다의 파산을 막고자 여러 곳에서 자금을 융통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려진 바 있다. 중국 당국이 그에게 “개인 자산을 동원해서라도 헝다 문제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쉬 회장은 전용 제트기 등 자산을 팔고 홍콩의 고급주택을 담보로 대출도 받았다. 최근 헝다는 몇 차례 달러 채권 상환 데드라인을 앞두고 극적으로 이자를 내 ‘최악의 고비를 넘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수조원대 대형 자산 매각이 불발되고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들도 대부분 표류 중이어서 유동성 위기가 근본적으로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당초 헝다는 계열사인 헝다물업 지분을 매각해 3조원대 현금을 확보해 급한 불부터 끄려고 했디만 거래 성사 직전에 거래가 무산됐다. 매수자 측에서 헝다의 지속가능성을 확신하지 못해서다. 쉬 회장은 완공을 앞둔 40곳의 건설 현장에 긴급 자금을 투입해 사업 정상화를 꾀하고 있지만 그룹을 다시 살릴 수준은 되지 못한다. 헝다의 한 관계자는 경제매체 차이신에 “솔직히 정부가 개입한다고 해도 이윤이 날 수 있는 극히 일부 프로젝트만 공사를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상당수 현장은 정부가 자금을 지원해도 잠시만 버틸 수 있을 뿐”이라고 토로했다. 헝다는 올해 말까지 추가로 4건의 달러화 채권 이자를 막아야 한다. 내년까지 갚아야 할 달러화·위안화 채권 규모도 74억 달러(약 8조 7000억원)에 달한다. 중국은 헝다 사태 외에도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망 병목 현상, 독과점 기업 압박으로 인한 투자 위축 등이 겹쳐 성장률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현재 당국은 큰 틀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주택 실소유자들에게 대출을 확대해 부동산 업계에 다소나마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 고령층·요양병원 환자 부스터샷 간격, 6개월→4개월 단축(종합)

    고령층·요양병원 환자 부스터샷 간격, 6개월→4개월 단축(종합)

    고령층과 요양병원 입원환자 등의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 시기가 기본접종이 완료 뒤 6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된다. 50대 연령층 등을 대상으로 한 추가접종 간격은 5개월로 단축된다. 17일 김부겸 국무총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돌파감염을 막기 위한 추가접종이 시급하다”며 이렇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이번 결정으로 연말까지 추가접종을 받게 될 국민이 총 1천378만명인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계획했던 인원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라며 “신속하고 원활한 접종 진행을 위해,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예약 참여와 협조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위중증 환자가 500명을 넘고 있어 코로나에 취약한 어르신들의 안전을 지켜내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며 “60대 이상 고령층은, 확진율이 한달 전에 비해 2배 이상 높아진데다 위중증 환자의 82%, 사망자의 97% 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중환자 병상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전국적인 병상 가동률은 아직 여력이 있지만, 수도권만 놓고 보면 하루하루 버텨내기에도 벅찬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리는 “사용 중인 중환자 병상 수가 실제 위중증환자 규모에 비해 과다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현장상황에 따라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의학적 판단을 최우선으로 환자의 상태에 맞게 병상이 배정되고 상태 호전에 따른 전원조치도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 점검하고 보완해달라”고 당부했다.
  • 與, 윤석열 겨냥 “대장동 숨은 몸통 비호” 공세

    與, 윤석열 겨냥 “대장동 숨은 몸통 비호” 공세

    자영업자 손실보상 50조 공약에도“뜬구름 잡는 공약”“헛소리” 맹비난더불어민주당은 16일 대장동 사업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관련성을 집중 추궁하며 공세를 펼쳤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야당의 대장동 의혹 공세가 이어지자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를 윤 후보와 연결지어 대장동 국면을 돌파하려는 모습이다. 당 화천대유 TF 위원장인 김병욱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윤 후보가 알선수재와 배임 혐의를 받는 브로커 조우형씨에 대해 봐주기 수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부산저축은행 대표의 친척인 조씨는 대장동 사업 투자금의 불법 대출을 알선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바 있다. 김 의원은 당시 윤석열 검찰이 특정 업체의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하지 않았다며 “조씨가 살아남아 대장동 게이트 핵심이 된 배후에는 윤석열 전 검사의 역할이 컸다”고 밝혔다.그는 “윤 검사의 직무 유기성 수사, 부실 수사에 대해 검찰은 즉각 재수사해야 한다”며 “윤석열은 대장동의 숨은 몸통 조우형에 대한 비호 의혹에 대해 즉각 해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가 자영업자 손실보상을 위해 내놓은 ‘50조원 투입’ 공약에 대한 비판도 계속됐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후보는 자신이 당선되면 100일 안에 50조원 손실 보상하겠다는 뜬구름 잡는 공약을 내놨다”며 “아무도 안 믿는다. 헛소리하지 말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하루하루 벼랑 끝 내몰리는 국민께 내년을 기약하자는 건 너무 한가한 소리”라고 비판했다. 박완주 정책위의장도 “새 정부 출범 100일 동안 50조원 투입하겠다는 공약은 정책 기본도 안 돼 있는 빈 약속”이라며 “예산결산을 한 번도 안 해본 티가 역력히 나타난다”고 비하했다. 그러면서 “지출 구조조정이 안 되면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한국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것은 말 안 해도 알 수 있다”며 “윤 후보는 표를 위해 한국 경제를 나락으로 떨어뜨릴 생각이냐”라고 비판했다.
  • [오늘마음읽기]‘벼락 거지’의 시대, 돈 번 친구 얘길 들으면 우울해요

    [오늘마음읽기]‘벼락 거지’의 시대, 돈 번 친구 얘길 들으면 우울해요

    <15회>진료실 밖 진료실 이야기 노력의 성과를 보여주는 확실한 지표 ‘돈’‘성공’ 집착 강할 때 정신적 고통 커져‘한방의 투자’가 부(富) 가르는 시대일상의 노력들은 하찮게 여기게 돼지금 하는 일을 소중히 여긴다면투자로 떼돈 번 것보다 높은 성취감 #편집자 주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오늘하루 마음읽기’에서는 날씨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마음속 이야기를 젊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4명이 친절하게 읽어 드립니다. 열 다섯 번째 회에서는 과거에 비해 경제적으로 더 윤택해졌지만, 상대적 빈곤감은 오히려 커진 우리들의 모습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이광민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설명해드립니다.딱 보기에도 돈이 있어 보이는 젊은 남성이 진료실에 들어옵니다. 차림이 꽤 화려하고, 손목에 찬 시계도 값비싸 보이네요. 직원이 전해주기로는 굉음을 내는 스포츠카를 타고 병원에 왔다고 합니다. 부유해 보이는 이 남자. 그런데 말투는 뭔가 짜증이 잔뜩 섞여 있어서 불편함을 주네요. 그가 한마디 합니다.“아. 원래 이런 데 와서 진료 보는 사람이 아닌데. 요즘 일이 너무 안 풀리다 보니 예민해져서 밤에 잠도 안 와서 왔어요. 주변에서 정신과 가면 도움이 될 거라고 하는데…이건 뭐 내가 여기서 이야기한다고 지금 스트레스받는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정신과 의사도 사람인지라 이쯤 되면 짜증이 올라옵니다. 그래도 예의를 갖추고, 어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인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돈 문제를 이야기하네요. 누가 봐도 돈이 많아보이는데 돈 때문에 우울하고 화가 난다니… 사연을 더 들어봤습니다. 그는 과거 가상화폐로 큰돈을 벌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가상화폐 가격이 출렁였을 때는 예측을 잘못해서 큰돈을 손해 봤다고 하네요. 액수를 들어보니 말도 못 하게 큰 돈입니다. 의사 입장에서도 ‘그 정도 돈을 잃었으면 정말 많이 심각하겠다’는 느낌이 들었죠. 하지만,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보니 반전이 있습니다. “실제 돈을 투자했다가 잃은 건 아니고요.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해서 투자를 안 했는데 오히려 많이 올랐으니 벌지 못한 만큼 손해를 봤다고 생각해요. 돈 생각만 하면 화가 나서 밤에 잠도 안 옵니다.” ●“돈은 내가 얼마나 노력하며 살았는지 보여주는 지표” 돈. 인생에서 중요합니다. 살아가려면 의식주가 기본인데 이 모든 걸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죠. 돈이 없으면 우리 삶은 피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삶의 질이 떨어지면 정신건강도 위험해집니다. 그러니 적당한 돈은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필요한 셈입니다. 실제 정신과 진료를 하다 보면 돈 때문에 힘들어 찾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건 정말 삶이 어려울 정도로 돈이 없는 경우에는 정신과에 잘 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실제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일수록 정신과 의원은 오히려 적습니다. 대도시에 정신과가 밀집해 있다는 건 돈이 모이는 지역에 오히려 정신과 진료에 대한 수요도 높다는 말이 됩니다. 생각해 보니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기에는 사회적으로 우울증에 관한 이야기도 별로 없었습니다. 삶이 어려울 때는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는데 치열하게 뛰어들게 되는 까닭에 마음의 우울함을 챙길 겨를이 없습니다. 우울증에 대한 것도 우리가 어느 정도 먹고살 만할 때 고민하게 됩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안정감과 불안감을 동시에 가집니다. 내가 속한 집단 내에서 경쟁을 통해 더 노력하고, 나은 성과를 얻어야 안전하다고 느낍니다. 치열한 사회일수록 이런 경향은 뚜렷해지는데 지금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은 특히 그러합니다. 씁쓸하지만 노력의 성과를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지표가 돈입니다. 그렇기에 돈이 없어서 (정확히는 상대적으로 적어서) 정신적으로 고통스럽다는 이야기는 틀린 이야기가 아닙니다. 밤에 잠이 오지 않고, 생각이 복잡해지고, 기분이 우울하고 마음이 불안하고, 식욕이 떨어지고 만사 의욕이 없어집니다. 내가 성공에 대한 집착이 강하면 강할수록 상대적으로 돈이 없을 때 받는 정신적 고통 또는 커집니다. 원하는 직장을 얻지 못하고, 사업이 생각만큼 성장하지 않고, 내가 산 주식이 오르지 않고, 집을 살 타이밍을 놓치고, 받기로 한 돈을 주지 않고 등등 다양한 이유로 우리 마음은 병들어갑니다. 돈 욕심이 있으면 사돈에 팔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픈 법입니다. ●꾸준한 노력보다 ‘한방’ 투자로 부를 쌓는 시대 그런데 정신과 의사 관점에서 볼 때 요즘 들어 우려되는 돈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내가 경제적으로 가난한 이유를 경제적 기회에서 선택을 잘못해서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예전 같으면 우리 집안에 돈이 없어서, 내가 좋은 대학을 나오지 못해서, 내가 대기업에 취직하지 못해서 등 상황에 대한 이유가 많았습니다.그런데 요즘은 내가 이때 집을 사지 않아서, 이 주식 종목을 사지 않아서, 이때 가상화폐에 투자하지 않아서 등 순간적인 선택의 잘못에서 이유를 찾습니다. 가만히 있다가 하루아침에 상대적 빈곤을 느끼게 되는 ‘벼락거지’됐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이것은 나의 꾸준한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이 시기에 영혼까지 끌어모아 빚을 내 투자하지 못한 탓입니다. 반대로 이 시기의 운을 탄 사람은 적은 노력으로 큰돈을 벌었다고 생각합니다. 요컨대, 언젠가부터 내가 돈이 없는 건 나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선택의 운이 없어서가 돼 버렸습니다. 돈에 대한 인식이 ‘한탕주의’ 식으로 변질되면 우리가 하루하루 쌓아 올려 얻는 노력의 성과는 가볍게 보게 되기 쉽습니다. 주변 사람이 쉽게 큰돈 버는 것을 보며 동경하는 마음이 생기면 내가 일상적으로 하는 일은 하찮아 보이게 되고, 상대적인 박탈감만 커져집니다. 결국 정신적으로 무너지는 결과로까지 이어집니다. 돈벌이를 밥벌이라고도 합니다. 돈은 곧 밥입니다. 밥은 하루하루 끼니를 맞춰 먹어야 탈이 나지 않습니다. 내일의 밥을 지금 한꺼번에 먹는다고 해서 내일 배가 고프지 않은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우리는 밥벌이를 무시하기 시작한 건 아닐까요? 매일 성실히 벌어 쌓아나가는 삶을 마치 미련한 사람들이나 하는 일로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물론 노후를 위해 대비를 하고 저축을 하는 건 필요합니다. 다만 노후대비는 내가 돈에 끌려가지 않으면서 내 삶을 즐기기 위함입니다. 내가 돈에 끌려가면서 집착하며 살아가는 걸 저축이라고 착각하면 안 됩니다. ‘워라벨’(work life balance)은 일과 삶 사이의 균형이기도 하지만 돈과 삶 사이의 균형이기도 합니다. 의사들 사이에서 농담처럼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 선배는 돈이 많아서 취미로 의사를 한 다네.” 솔직히 엄청 부러운 말입니다. 우선은 그 정도로 돈이 많은 것이 부럽고, 그렇게 돈이 많음에도 자기 일을 취미처럼 할 수 있다는 것에 부럽습니다. 우리에게 일이 단순한 돈벌이가 아니라 취미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내 삶에서 일이 고된 노동이 아니라 나를 더 나답게 만들어 주는 삶의 의미가 될 수 있다면 말입니다. 어쩌면 그 선배는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그런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었기에 일을 취미로 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을 소중하게 여길 수 있다면 가상화폐나 주식으로 떼돈을 번 것보다 더 부자입니다. 평생에 걸쳐 즐거움과 돈을 함께 얻을 수 있을 테니까요. 이광민 전문의는 마인드랩공간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삶의 실체적 방향을 찾아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게 좋아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됐다. 오랫동안 임상에서 청소년과 청년, 암환자의 정신건강 문제를 챙겨왔다.
  • 100세에 시작한 100m 달리기… 세계기록 세운 ‘꽃할매’

    100세에 시작한 100m 달리기… 세계기록 세운 ‘꽃할매’

    “달리는 게 너무 좋다. 달리는 모든 순간이 마법같은 순간.”  100세 시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온몸으로 증명한 할머니가 있다. 올해 105세인 줄리아 호킨스는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열린 전미 시니어경기대회(NSG) 육상 100m 경기에 참가해 1분 2초 95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백발에 한쪽 귀에 꽃을 꽂은 호킨스는 꼿꼿한 자세로 트랙을 누비며 “1분은 넘기고 싶지 않았다”라며 아쉬워했다. 105세 이상 여자 선수 부문 금메달에 세계기록까지 세운 그는 대회에 나갈 때마다 예쁜 꽃을 머리에 달고 달린다. ‘허리케인’이라는 별명보다 ‘플라워 레이디’라고 불리고 싶다고. 1916년 2월 10일생인 호킨스는 80세에 사이클링 타임 트라이얼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해 금메달을 땄다. 100세가 되던 2016년에는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저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시작한 달리기는 삶의 원동력이 됐다. 2017년에 100m 달리기 100세 이상 부문에서 세계기록을 세웠고, ESPN 등 유력 매체들이 호킨스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50m 달리기 부문에서도 21.05초의 기록으로 90대 동생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100세를 넘긴 나이에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호킨스는 집에 있는 정원을 가꾸며 체력훈련을 한다고 밝혔다. 호킨스는 “많은 사람이 나이 들면 나처럼 되고 싶다고 하는데, 사람들한테 희망과 기쁨을 준다면 오래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호킨스 할머니는 지역 언론 인터뷰에서 “100살이 넘으면 하루하루가 기적”이라며 “다른 사람들이 건강해지도록 영감을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매일 달리지는 않지만 여전히 활동적으로 지낸다는 그는 건강하게 먹고 운동하며 가족과 즐겁게 사는 것이 자신의 건강비결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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