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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신춘문예 당선작] 설이 온다/전성현

    [2022 신춘문예 당선작] 설이 온다/전성현

    몇 년 전, 작가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해 영국의 한 지방 도시에서 3개월 체류한 적이 있다. 작가센터에 도착해 짐을 푼 당일부터 시내를 다니며 지리를 익혔고 남아 있는 성터를 보며 오래된 역사를 더듬었다. 지금은 골동품점이나 문화센터가 되어 버린 교회당 건물 안을 살펴보기도 했고, 시청 앞 노상에서 한국 식자재들을 발견하고는 반가워하기도 했다. 새롭고 이국적인 모습들에 정신없이 보내다 열흘이 넘어갈 즈음 깨달은 사실이 있다. 살면서 지금까지 혼자서 타지에 머문 적도, 여행을 떠나 본 적도 없다는 걸 말이다. 혼자 있는 걸 퍽 좋아한다고 여겼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예측 못 한 불안한 감정이 몰려왔다. 공간의 낯섦이나 미숙한 언어 소통에서 오는 두려움이 아니었다. 타지에서의 경험이 못 견딜 만큼 힘들지 않았고 외국인과의 교류가 불편할 만큼 부담되지도 않았다. 자주 가족과 연락하고 개인적으로 진행 중이던 일정도 챙겼지만, 불안이 해결되지 않았다. 하루 일정을 마치고 자리에 누워도 일과가 마무리되지 않은 느낌, 땅에서 발을 떼고 있는 듯한 기분에 당황스러웠다. 무엇보다 이곳에서 지낸 시간보다 앞으로 지내야 할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사실이 버거웠다. 체류 기간을 다 채울 수 있을지 걱정했고 집으로 돌아가는 꿈을 꾸기도 했다. 작가센터에 먼저 온 시인에게 고민을 털어놓자 그분이 말했다. 타지에서 지내는 건 원래 힘든 일이라고. 그래서 포기하고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내 말을 투정으로 여기지 않고 진지하게 귀 기울여 준 시인의 위로 덕분인지 아니면 나의 불안함이 여느 사람도 느끼는 당연한 감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였는지, 그날 이후 조금씩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 남은 일정을 챙기며 다시 현지 프로그램에 관심을 두었다. 여러 지역 도서관과 서점 그리고 문학 프로그램을 찾아다녔고 여건이 되면 여행도 떠났다. 그러던 중 자녀를 한국으로 유학 보냈다는 한인 가이드를 만나게 됐다. 취업 후 결혼까지 한 딸과 가이드는 매일 전화로 안부를 주고받았지만, 그리움이 다 채워지지는 않는다고 했다. 영상통화를 해도 항상 보고 싶단다. 그때 알았다. 내가 왜 한동안 힘들었는지를. 왜 일과를 끝내고도 마무리하지 못한 기분이 들었고, 부유하는 느낌에 불안정해졌는지를 말이다. 일상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었다. 늘 가족과 나누던 언어, 함께하던 공간이 사라지면서 끝맺지 않은 하루하루가 쌓이고 있었던 거다. 그리움이라는 건 전화기 화면 너머로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듣는다고 해소되는 것이 아니었다. 하루를 수고한 뒤 흘린 땀 냄새를 이해하고 식사를 함께하며 음식 맛을 공유하고, 서로의 안색을 살피면서 소소한 일상을 나눌 수 있어야 충족되는 것이었다. 코로나19로 만남이 불편한 시대를 살게 되었다. 지난 2년간 평범한 만남과 일상을 잃어버린 채 우리는 얼마나 불안정하고 흔들리는 삶을 이어 가고 있었을까? 그런 가운데 또다시 새해가 되었고 설이 오고 있다. 명절이 올 때마다 부모님이나 자녀가 각자의 자리에서 익숙한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다는 걸 상기하게 된다. 한때 나를 품었던 고향의 내음과 바람, 사람들로 북적이던 시장에서 따뜻하고 말랑한 가래떡을 뽑던 방앗간과 전 부치던 냄새가 풍겨 오던 이웃집들, 새 옷을 입고 좋아하던 아이의 웃음소리와 올해는 말썽부리지 말고 건강하게 자라라며 1000원짜리 세뱃돈을 쥐여 주시던 할아버지의 모습까지, 손길과 눈길이 닿았던 모든 것이 그립다. 겨울이 가까워져 오면 나는 습관처럼 동지를 기다린다. 동지가 지나면 해가 길어질 거라는 믿음 때문에 겨울을 나는 힘이 생긴다. 동지가 지났으니 다시 낮이 길어지겠지. 언제나처럼 계절이 바뀌겠지. 불완전하고 예측 불가능한 시기에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변했을지언정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손을 잡고 뺨을 비비며 서로의 등을 두드려 줄 날도 오겠지. 그날이 올 것이다. 언제나처럼 익숙한 감정의 언어와 온도로…. 우리에게 다시 설이 온다. ■전성현 동화작가는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나 200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화로 등단했다. ‘잃어버린 일기장’으로 제15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을 받았으며, 지은 책으로 ‘사이렌’, ‘두 개의 달’, ‘어느 날, 사라진’, ‘일 년 전 로드뷰’ 등이 있다.
  • 北, ‘풍성한 설명절’도 이젠 옛말… 대북제재·코로나19로 평양마저 ‘궁핍’

    北, ‘풍성한 설명절’도 이젠 옛말… 대북제재·코로나19로 평양마저 ‘궁핍’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와 코로나19 대유행 까지 겹치면서 발생한 생활필수품 등 부족 현상으로 어느 때보다 혹독한 설명절을 보내고 있다. 북한에서 새해, 설, 추석과 김일성·김정일 생일 등은 국가 및 민속 명절로, ‘술날’(酒日)이라고도 칭한다. 명절 땐 그간 부족했던 영양을 보충하는 기회로 삼는다. 평소 아끼고 참고 하던 것을 이날 만큼은 허리띠를 풀고 먹고 마신다. 명절 만큼은 주변인들과 음식을 나누며 지역과 가족이 가진 공동체 의식을 공유한다. 과거 춥고 배고프던 시절 남아있는 풍습이지만 북한은 끊기지 않고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설은 예전과 다르다. 지난 16일 북중 화물열차 재개로 2년 간 막았던 북중국경을 일부 개방했지만, 생필품 품귀 현상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북한은 미원, 설탕, 기름 등 대부분의 조미료, 생필품을 중국에서 수입해 썼지만 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하면서 모든 재료가 고갈된 상태다. 원재료가 콩인 간장과 된장 마저도 귀해 소금으로만 간을 하는 사태까지 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북소식통은 “평양에서 조차 조미료, 비누, 치약, 기름 등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제대로 사서 먹고 쓰는 있는 가정이 드물다”라고 했다. 특히 전량 중국에서 수입해 쓰고 있던 시계 배터리가 다 떨어져 시계가 멈첬다고 한다. 여기에 라이터 가스조차 없고, 성냥도 부족해 한번 아궁이에 불을 붙힐 때마다 갖은 고민을 해야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풍성한 설명절은 고사하고 하루 한끼 걱정이 앞서는 것이 요즘 북한의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대북소식통은 “북중 국경이 가까운 청진, 신의주는 그래도 형편이 좀 괜찮은 편”이라며 “하지만 평양 등 내륙은 배급제가 무너진 이후 당국에서 갖은 단속으로 장사도 못하게 해 하루하루 죽지 못해 사는 상황”이라고 했다. 북한의 이같은 경제난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코로나19의 영향도 있지만, 2019년에 휩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후폭풍도 크다는 분석이다. 당시 중국을 통해 전파된 ASF로 인해 평안도의 모든 돼지는 죽었다고 한다. 인접한 평양도 역시 타격을 입었다. 북한에서 개인이 집에서 기르는 돼지는 단순한 가축이 아니라 곧 재산이자, 1년치 식량이다. 키운 돼지를 시장에 팔고 그 돈으로 식량 등 생필품을 사서 1년을 버티는 데 그 재산이 한 순간에 날아간 것이다. 당시 ASF의 확산으로 원인도 모르고, 치료제도 없는 상황에서 돼지가 죽어나가자 북한의 상당수 가정에선 당국을 원망하며 민심이 흉흉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에서 죽은 돼지를 모아 땅에 파묻자, 일부 주민들은 이를 캄캄한 밤에 몰래 파내 시장에 팔았다고 한다. 이로 인해 ASF는 지역과 지역으로 넘어 퍼져나갔고, 그 피해는 고스란이 북한 주민들에게 돌아갔다. 당국 역시 초기 대응에 실패해 ‘중산층 붕괴’라는 비싼 수업료를 치렀다. 이 같은 피해가 누적된 상황에서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하자 당국은 발빠르게 국경을 봉쇄했다. 하지만 외부 유입 없이 2년을 버티면서 이제는 내부에서 1990년대 중반 수많은 아사자가 나왔던 ‘고난의 행군’ 시기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김정은도 지금의 난관을 반전시킬 능력이 없다보니, 50년도 더된 자력갱생이라는 구호를 되풀이하는 것”이라며 “미국 탓, 코로나19 탓 아무리 해봐도 민심이 더 이상 돌아서지 않아 답답할 것”이라고 했다.
  • [단독]“사형 못하면 종신형을”...흉악범에 두 딸 모두 잃은 아버지의 울분

    [단독]“사형 못하면 종신형을”...흉악범에 두 딸 모두 잃은 아버지의 울분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이 안되면 미국처럼 종신형을 도입해야죠. 왜 아무 대책없이 사형을 폐지합니까.” 충남 당진에서 작은 딸의 남자친구 김모(34)씨에게 하룻밤 새 작은 딸과 큰 딸까지 모두 목숨을 잃은 자매의 아버지 나종기(62, 사진)씨는 30일 서울신문과 전화통화에서 “선고가 있던 날은 한숨도 못 잤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전고법 형사3부(부장 정재오)는 지난 25일 항소심에서 1심처럼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나씨는 “그놈(김씨)이 20년 간 징역을 살다 나오면 권재찬처럼 다시 사람을 죽이지 않겠느냐”며 사형선고가 나지 않은 것에 분통을 터뜨렸다. 권재찬(53)은 2003년 인천에서 전당포 업주를 살해해 무기징역이 선고됐으나 15년 만에 출소해 최근 또다시 중년 여성과 사체유기를 도운 공범을 살해했다. 나씨는 “자식이 두 딸 뿐인데 모두 잃었고, 우리 부부와 손주들까지 모두 산송장으로 만들었다”고 침통해했다. 현재 큰 딸의 세 자녀는 충남 홍성 할아버지 집으로 갔고, 작은 딸의 자녀 한 명만 나씨가 데리고 있다고 했다. 나씨는 “작은 딸네 고 2년생 손녀는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다”며 “반에서 1~2등 하는 아이였는데 엄마가 죽고 우울증이 생겨 학교와 병원을 오가다가 결국 입원했다”고 전했다. 이어 “큰 딸네 손주들도 트라우마로 병원 치료를 받다 할아버지 집으로 갔는데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나씨는 “두 딸의 장례식장에서 손주들이 ‘(복수한다고) 엄마 죽인 놈한테 데려다 달라’고 해 ‘그놈은 죽었으니 우리 잊어버리자’고 달랬지만 그 게 잊히겠느냐”며 “손주들도 평생 상처를 안고가게 생겼다”고 했다. 나씨는 “범죄로 온가족이 무너지고 내동댕이처졌는데 정부가 뭐 하나 살피는 게 없다“며 ”범죄자는 살려주고 피해자 유족한테는 이래도 되는 거냐”고 울분을 토했다. 나씨의 두 딸은 2020년 6월 25일 오후 10시 30분과 이튿날 오전 2시 30분 각각 살해됐다. 김씨가 당진시 모 아파트에서 ‘여친’인 작은 딸(당시 38세)을 목 졸라 살해한 뒤 같은 아파트 언니(39) 집에 들어가 4시간 동안 기다리다 귀가한 언니를 같은 방법으로 살해한 것이다. 김씨는 범행 후 언니 휴대전화로 106만원어치 게임 아이템을 결제했고, 언니 차를 훔쳐 울산으로 도주하다 교통사고를 낸 뒤 ‘뺑소니’를 치기도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 및 살인강도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김씨는 여친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취해 잠들자 목 졸라 살해했고, 언니가 ‘살려달라’고 계속 애원하는 데도 목을 졸랐다”며 “언니를 살해하고 벤츠 승용차 키와 신용카드, 명품가방을 탈취한 뒤 태연히 또다른 애인을 불러내 술을 마시면서 훔친 가방과 목걸이를 팔아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은 형법상 없는 처벌이고, 사형은 1997년 12월 집행 이후 사실상 폐지됐다”며 사형 선고를 못한 고민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나씨는 선고 직후 취재진에 “법이 죽었다. 김○○의 목숨만 목숨이고 내 두 딸은 목숨이 아니냐. 범죄자의 세상이다”면서 “손주들에게 ‘엄마 죽인 놈, 오늘 사형선고 받는다’고 했는데 어떻게 얼굴을 보느냐”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법이 그렇다면 사적인 응징을 하라는 말이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작은 딸이 김씨를 만난 건 알콜중독치료센터라고 했다. 딸은 이혼 후 술에 의존했다. 나씨 부부와 부산에서 살던 작은 딸에게 김씨가 “네 언니가 가족과 떨어져 당진에서 혼자 음식점을 하니 가서 도와주자”고 꼬드겼다고 했다. 나씨는 “애초에 장사하는 큰 딸 돈에 욕심을 내고 간 것 같다. 내가 건축일로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살아 이런 점을 꼼꼼하게 살피지 못한 게 후회된다”며 “키 174㎝에 미인이어서 남들도 좋아했던 큰 딸까지 사정없이 해쳤다”고 한탄했다. 큰 딸은 동생이 김씨와 당진에 오자 집을 구해 주고 아르바이트 자리 등을 주선했지만 그 결과는 참혹했다. 나씨는 1심 재판 과정에서 김씨가 계속 ‘우발적 범행’ ‘심신미약’ 등을 주장하자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두 번 올려 사형 선고를 촉구했다. 2020년 12월 글에서는 “내 인생은 두 딸이 무참히 살해 당했을 때 산산조각이 났다. 하루하루가 지옥이다”며 “그 놈이 내 딸 휴대전화로 우리 가족에게 딸인 척하며 카톡 답장한 것에 속아 두 딸을 온전히 안을 수도 없이 구더기 들끓고, 부패한 후에야 만날 수 있었다”고 끔찍한 고통을 호소했다. 하지만 1심 판결은 무기징역 선고에 그쳤다. 나씨는 “경찰 수사 때 (김씨) 신상공개를 요구했는데 당시 박원순(전 서울시장) 사건으로 시끄러워서인지 하지 않더라”면서 “우리 가족이 당한 이런 참혹한 사건을 막을 수만 있다면 청와대 앞에서 분신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나씨는 “명절 때면 당진에 가서 두 딸과 맛 있는 음식도 먹고 즐겁게 지내다 왔는데 이번 설은 어떻게 보내야할지 막막하다”고 말끝을 흐렸다. 한편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판사가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해도 행정처분으로 이뤄지는 ‘가석방‘을 막을 강제력이 없고, 사형도 집행이 안돼 사실상 폐지된 상황이 계속된다면 형법 개정을 통해 사문화된 사형 대신 종신형 도입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강동구 3살 아들 학대·살해‘ 계모 첫 재판서 “술에 취해 몰랐다”

    ‘강동구 3살 아들 학대·살해‘ 계모 첫 재판서 “술에 취해 몰랐다”

    세 살 의붓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여성이 첫 재판에서 학대 혐의는 인정했으나 살해 혐의는 부인했다. 친부도 아동학대를 방치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김창형)는 26일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계모 이모(34)씨와 아동학대 및 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친부 오모(39)씨의 첫 공판을 열었다. 이씨의 변호인은 “아동학대 혐의는 인정하지만 아동을 살해한 사실은 없기 때문에 이 부분 공소사실은 부인한다”면서 “술이 만취해 사망에 이르게 했는지 여부를 알 수 없고 살해하려는 고의도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학대 혐의에 대해서는 “산후우울증과 육아스트레스로 발생했는데 깊이 반성하고 아이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씨 측 역시 “피해아동을 학대한 사실이나 학대하려는 고의가 없었고 아내가 아이를 학대한다는 사실도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은 “오씨는 배달업 종사자로 집안 사정을 살피는 데 한계가 있었고 피고인의 행위가 학대에 준하는 방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워 혐의를 부인한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 참석한 피해자 변호사는 “피해아동의 친모와 외조부모가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살고 있고 재판부가 실체적 진실을 밝혀 엄벌해주시길 바라고 있다”면서 “의견서를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10~11월 서울 강동구 천호동 자택에서 피해아동을 효자손으로 때리고 11월 20일 피해아동의 복부를 강하게 가격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오씨는 이러한 학대행위를 제지하거나 분리 등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피해아동을 방치한 혐의와 피해아동을 침대에서 밀어 떨어뜨려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지난해 5월부터 피해아동과 갓 태어난 둘째를 함께 육아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지난해 10월 셋째를 임신하면서부터 피해아동을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씨가 사건 당시 피해아동을 즉시 병원으로 옮기지 않아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아동학대살해죄를 적용해 기소했다. 재판부는 일주일 내로 이씨 등에 대한 양형조사 신청을 받고 오는 3월 16일 2차 공판을 열기로 했다.
  • 여친과 언니 살해 후 ‘구더기 들끓 때까지’ 속인 30대…2심도 무기징역

    여친과 언니 살해 후 ‘구더기 들끓 때까지’ 속인 30대…2심도 무기징역

    충남 당진에서 자신의 여자친구와 그 언니까지 살해한 죄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김모(34)씨가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대전고법 형사3부(부장 정재오)는 25일 살인 및 살인강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씨의 항소심을 열고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이 사형선고 같은 효력이 있지만 형법상 없는 처벌이고, 20년 수감 후 가능한 가석방은 행정처분이어서 판결이 강제하지 못한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전자발찌 착용 20년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김씨는 여친을 살해한 뒤 4시간 동안 차분히 기다리다 언니까지 살해하고 벤츠 승용차 키와 신용카드, 명품가방을 빼았았다. 이어 숨져 있는 여친 집에 다시 가 금품을 탈취했다”며 “그럼에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또다른 애인을 불러내 술을 마시면서 훔친 가방과 목걸이 등을 팔아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대학을 다녔으나 어릴 때부터 소년원과 교도소를 들락거리며 인성과 도덕성을 기르지 못했고, 체포되자 즉각 범행을 인정할 만큼 양형에 유리한 것만 배웠다”면서 “김씨는 1심과 달리 반성문 미제출 등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고, 김씨와 가족이 피해자 유족에게 사과한 사실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나라는 1997년 이후 사실상 사형이 폐지돼 사형이 집행될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해 양형 결정 과정에서 고민이 있었음을 반영했다.선고 직후 자매의 아버지는 법정 밖 복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이 죽었다. 김○○의 목숨만 목숨이고 내 두 딸의 목숨은 목숨이 아니냐. 범죄자의 세상이다”면서 “오늘 법원에 오면서 손주들에게 ‘엄마 죽인 놈이 오늘 사형선고를 받는다’고 말하고 왔는데 돌아가서 얼굴을 어떻게 보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김씨는 2020년 6월 25일 오후 10시 30분쯤 당진시 모 아파트에서 여자친구(당시 38세)를 목 졸라 숨지게한 뒤 같은 아파트의 ‘여친’ 언니(39) 집에 들어가 숨어 있다 이튿날 오전 2시 30분쯤 귀가한 언니도 같은 방법으로 살해했다. 김씨는 범행 후 언니 휴대전화로 106만원어치 게임 아이템을 결제했고, 언니 차를 훔쳐 울산으로 도주하다 교통사고를 낸 뒤 ‘뺑소니’를 치기도 했다. 이들 자매에게는 모두 4명의 자녀가 있으며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서 사는 것으로 전해졌다. 1심을 맡은 대전지법 서산지원 형사1부(부장 김수정)는 김씨에게 무기징역과 함께 자매의 재산을 강도 짓한 죄로 징역 2년을 추가했지만 이날 항소심은 “처벌을 하나로 병합하는 것이 맞다”며 무기징역으로 통합 선고했다. 자매의 시신은 김씨가 범행 후 ‘여친’의 휴대전화로 문자·카톡 답장을 보내 자매의 가족과 지인을 속이는 바람에 1주일 정도 지나 발견됐다. 1심 재판 과정에서 김씨가 ‘심신미약’과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자 자매의 아버지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려 “제 인생은 두 딸이 무참히 살해 당했을 때 산산조각이 났다. 하루하루가 지옥이다”며 “그놈이 제 딸의 휴대전화로 딸인 척 문자나 카톡을 보내 속는 바람에 두 딸을 온전히 안을 수도 없이 구더기가 들끓고 썩어 부패한 후에야 만날 수 있었다. 그놈이 사형선고를 받는 것을 봐야, 하늘에 가서도 두 딸의 얼굴을 볼 면목이라도 생길 것 같다”고 끔찍한 고통을 호소한 뒤 사형 선고를 청원했었다.
  • ‘가품 착용 논란’ 송지아, 활동 중단 선언...“모두 내 잘못”

    ‘가품 착용 논란’ 송지아, 활동 중단 선언...“모두 내 잘못”

    가품 착용 논란에 휩싸인 뷰티 유튜버 송지아(활동명 프리지아)가 사과와 함께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25일 송지아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free지아’에 ‘송지아입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 송지아는 “우선 사과 영상이 늦어진 점 죄송하다. 그리고 많은 분들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송지아는 “최근 가품 착용 논란에 대해 인정하며 모든 것이 내 잘못”이라며 “유튜브를 하는 사람으로서 모든 행동에 신중하고 조심해야 했는데 브랜드의 가치를 훼손시키고 저를 응원해 주시는 많은 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또한 가품을 구입하게 된 이유에 대해 “처음에는 예뻐서 구매했다. 그러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그것에 점점 빠져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지금 후회하고 있고 과거의 저를 생각했을 때 정말 한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돌이켜보면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줄 때 조금 더 내면을 다지고 돌아봤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보여지는 송지아에 집중했다.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최근 가품 논란 이후 여러분들의 조언과 질책을 보면서 하루하루 반성하면서 제 부족함을 인지하고 후회하고 반성하면서 살고 있다”고 했다. 송지아는 “저로 인해 사랑하는 팬들과 가족들이 상처를 받았다. 이 문제에 대해 뼈져리게 느끼고 있다. 모든 것이 내 잘못이니 가족에 대한 비난은 그만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유튜브를 시작한 초반부터 프링이(구독자)들에 대한 마음은 정말 진심임을 알려 드리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운영하는 채널 모두 비공개 반성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끝까지 제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뷰티 유튜버로 활동하던 송지아는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솔로지옥’에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해당 프로그램 출연 당시 착용했던 옷과 액세서리 일부가 명품 브랜드를 따라 한 가품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송지아는 지난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문을 올린 뒤 “디자이너분들의 창작물 침해 및 저작권에 대한 무지로 인해 발생한 모든 상황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브랜드 론칭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논란이 된 부분들에 대해서 심각하게 인지하고 깊이 반성하겠다”고 사과했다. 현재 송지아의 유튜브 채널 ‘free지아’와 인스타그램에는 사과 영상과 사과문을 제외한 모든 게시물이 비공개로 전환됐다.
  • 文대통령 1만 5000명에게 마지막 명절선물

    文대통령 1만 5000명에게 마지막 명절선물

    문재인 대통령이 설을 맞아 코로나19 현장 종사자와 사회적 배려계층 등 1만 5000여명에게 선물을 보낸다고 청와대가 18일 밝혔다. 선물은 김포 문배주 또는 꿀, 전남 광양의 매실액, 경북 문경의 오미자청, 충남 부여의 밤 등 지역 특산물로 구성됐다. 문 대통령은 선물과 함께 보내는 연하장에서 “임기 마지막 해 국민들 곁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하루하루를 아끼는 마음으로 국정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가 이룬 것들이 많다. 새해에는 호랑이처럼 높이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선물이 코로나19 방역 현장 의료진과 백신 예방접종 현장업무 종사자, 사회복지업무 종사자, 각계 원로, 국가유공자 및 동절기에 어려움이 많은 다양한 사회적 배려계층 등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 다시 태극마크 단 백승호 “뭔가 보여주겠다”

    다시 태극마크 단 백승호 “뭔가 보여주겠다”

    오랜만에 A매치 출전 기회를 잡은 백승호(25·전북)가 “경기력이 많이 좋아졌다”면서 활약을 예고했다. 터키에서 대표팀 전지훈련 중인 백승호는 14일(한국시간) 대한축구협회(KFA)와의 인터뷰에서 “(K리그로 돌아온 뒤)경기를 많이 뛰다 보니 경기력이 많이 좋아졌다”면서 “뭔가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6월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백승호는 그해 동아시안컵 이후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이라크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통해 2년 만에 A매치에 나왔지만, 후반 43분에 교체로 들어가 무언가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포지션이 겹치는 정우영(알 사드), 황인범(루빈 카잔) 등 해외파 선배들이 건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파 없이 치르는 15일 터키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과 21일 몰도바전에서는 다른 K리거들과 함께 출격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도 지난해 전북에 합류한 뒤 경기력을 끌어올린 백승호를 꾸준히 대표팀에 호출해왔다.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인 백승호는 유럽에서 뛰다가 지난해 4월 전북에 입단했다. 백승호는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지시하는 것을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감독님은 ‘경기를 최대한 쉽게 하라’, ‘상대 수비가 안 나오면 앞으로 치고 나가며 공간을 확보해라’고 주문하신다”고 말했다. 또 “어린 선수들이 많아 활기차게 하고 있다”면서 “경험 많은 형들도 잘 맞춰주셔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백승호는 ‘K리그 진출이 대표팀 복귀로 이어졌는데 국내로 오고 나서 달라진 점’에 대해 “특별히 달라졌다기보다 경기에 많이 뛰다 보니 경기력이 좋아졌다”면서 “경기에 뛰면서 체력적으로 보완되고, 여러 부분에서 좋아진 것 같다”고 답했다. 대표팀에 뽑히지 못하던 시기에 대해선 “조급하지는 않았다”면서 “현재 상황을 풀어가고 발전하는 데만 집중했고 전북에서 좋은 기회를 얻어서 최선을 다하니 다시 좋은 기회가 왔다”고 설명했다. 백승호는 “대표팀에 오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중요한 하루하루”라면서 “이번 대표팀에 또래들이 많아 편하기도 하고, 또 좋은 기회니까 열심히 해서 형들에게 도움이 되고 저희도 뭔가 보여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 실종자 가족들 “빨리 구조” 발 동동… 섣부른 ‘사망’ 오보에 오열

    실종자 가족들 “빨리 구조” 발 동동… 섣부른 ‘사망’ 오보에 오열

    “처음부터 지금까지 저희 실종자 가족이 바라는 건 단 하나. 빨리 구조가 되는 거죠. 그런데 누군가의 희생은 절대 원치 않아요. 구조대원 모두 안전해야 된다는 게 가족들 모두의 바람입니다.” 광주 서구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실종자 가족 임시 대표를 맡은 안정호(45)씨는 13일 사고 현장에서 100m 남짓 떨어진 임시 천막 앞에서 ‘신속 구조’와 ‘구조대원의 안전’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 11일 사고 발생 후 사흘째인 이날도 가족들은 이른 아침부터 현장을 지키며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손꼽아 기다렸다. 광주 서구청에서 실종자 가족을 위해 숙박시설을 제공했지만 가족들은 대형 천막 2개동을 간이로 이어 만든 공간에 머물다 차에서 쪽잠을 자는 등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식사도 컵라면 등으로 대충 때웠다. 안씨는 “저희도 사람이니까 뭘 먹어야 하는데 먹는 것도 미안하고 이렇게 앉아 있는 것도 미안하고 잠자는 것도 미안하다”고 했다. 실종자 가족은 연락이 두절된 작업자들이 무사히 돌아온다는 기대감을 놓지 않고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사고 현장에서 소방설비 작업을 했던 매형의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는 안씨는 “사람이 극한 상황에서는 초월적인 힘이 있다고 믿는다”며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한 달간 버티다 살아 돌아온 사람이 있으니 같은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시 관계자 등과의 면담 자리가 있을 때마다 “우리가 불편한 것은 상관없으니 수색과 구조, 안전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하는 상황이다. 이날 오전 11시 14분쯤 실종자로 추정되는 작업자 1명을 발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현장에 잠시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가족 중 한 명은 소식이 전해진 직후 ‘발견된 작업자가 사망했다’는 잘못된 정보를 접하며 “사람이 죽었는데…”라는 말을 반복하며 땅을 치고 오열했다. 안씨는 “실종자 발견 같은 중요한 정보는 최소한 가족에게 먼저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데 오늘 발견 당시에도 현장에서 기자 한 분이 ‘발견됐대’라고 소리쳐 알게 됐다”며 “현장에서 관계당국과 가족 사이 소통이 체계적으로 진행되지 못하다 보니 오해나 억측이 생기기 쉽고 가족들은 그만큼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이용섭 광주시장을 만나 “우리 가족도 중요하지만 또 다른 사람이 희생당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니 현장에 투입되는 구조대원의 안전에 만전을 기해 달라”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안씨는 “구조대원 안전 문제는 가족들 모두가 한마음으로 처음부터 일관되게 이야기해 왔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사 현장 노동자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 내 줬으면 좋겠다”며 “주변 증언이 많이 나와야 사고 당시 정황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피마르는 아파트 붕괴 사고 실종자 가족…“살아만 있어다오”

    피마르는 아파트 붕괴 사고 실종자 가족…“살아만 있어다오”

    실종자 가족 “신속·안전 구조” 한목소리구조 사흘째, 희망 놓지 않은 가족들“처음부터 지금까지 저희 실종자 가족이 바라는 건 단 하나. 빨리 구조가 되는 거죠. 그런데 누군가의 희생은 절대 원치 않아요. 구조대원 모두 안전해야 된다는 게 가족들 모두의 바람입니다.” 광주 서구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실종자 가족 임시 대표를 맡은 안정호(45)씨는 13일 사고 현장에서 100m 남짓 떨어진 임시 천막 앞에서 ‘신속 구조’와 ‘구조대원의 안전’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 11일 사고 발생 후 사흘째인 이날도 가족들은 이른 아침부터 현장을 지키며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손꼽아 기다렸다. 광주 서구청에서 실종자 가족을 위해 숙박시설을 제공했지만 가족들은 대형 천막 2개동을 간이로 이어 만든 공간에 머물다 차에서 쪽잠을 자는 등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식사도 컵라면 등으로 대충 때웠다. 안씨는 “저희도 사람이니까 뭘 먹어야 하는데 먹는 것도 미안하고 이렇게 앉아 있는 것도 미안하고 잠자는 것도 미안하다”고 했다. 실종자 가족은 연락이 두절된 작업자들이 무사히 돌아온다는 기대감을 놓지 않고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사고 현장에서 소방설비 작업을 했던 매형의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는 안씨는 “사람이 극한 상황에서는 초월적인 힘이 있다고 믿는다”며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한 달간 버티다 살아 돌아온 사람이 있으니 같은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시 관계자 등과의 면담 자리가 있을 때마다 “우리가 불편한 것은 상관없으니 수색과 구조, 안전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하는 상황이다. 이날 오전 11시 14분쯤 실종자로 추정되는 작업자 1명을 발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현장에 잠시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가족 중 한 명은 소식이 전해진 직후 ‘발견된 작업자가 사망했다’는 잘못된 정보를 접하며 “사람이 죽었는데…”라는 말을 반복하며 땅을 치고 오열했다. 안씨는 “실종자 발견 같은 중요한 정보는 최소한 가족에게 먼저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데 오늘 발견 당시에도 현장에서 기자 한 분이 ‘발견됐대’라고 소리쳐 알게 됐다”며 “현장에서 관계당국과 가족 사이 소통이 체계적으로 진행되지 못하다 보니 오해나 억측이 생기기 쉽고 가족들은 그만큼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이용섭 광주시장을 만나 “우리 가족도 중요하지만 또 다른 사람이 희생당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니 현장에 투입되는 구조대원의 안전에 만전을 기해 달라”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안씨는 “구조대원 안전 문제는 가족들 모두가 한마음으로 처음부터 일관되게 이야기해 왔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사 현장 노동자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 내 줬으면 좋겠다”며 “주변 증언이 많이 나와야 사고 당시 정황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군 생활 힘든가요? 눈 열심히 치우세요^^” 여고생 위문편지 논란

    “군 생활 힘든가요? 눈 열심히 치우세요^^” 여고생 위문편지 논란

    국군 장병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이 담긴 여고생들의 위문편지가 공개돼 논란이 확산 중이다. 11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군대 위문편지 근황’이라는 제목으로 사진이 올라왔다. 이 사진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편지는 “추운 날씨에 나라를 위해 힘써서 감사합니다”라며 일반적인 위문편지 인사말로 시작했지만 곧 조롱하는 듯한 내용이 이어진다. 반 찢은 연습장에 쓴 편지엔 “고3이라 죽겠는데 이딴 행사 참여”To 군인아저씨안녕하세요 ○○여고입니다. 추운 날씨에 나라를 위해 힘써서 감사합니다~군 생활 힘드신가요? 그래도 열심히 사세요^^ 앞으로 인생에 시련이 많을 건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가 아닐까요? 저도 이제 고3이라 죽겠는데 이딴 행사 참여하고 있으니까 님은 열심히 하세요. 군대에서 노래도 부르잖아요, 사나이로 태어나서 어쩌구~(지우래요;;) 그니까 파이팅~추운데 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 2021.12.30. -○○여고 2학년-편지는 연습장을 반 찢은 듯한 종이에 마구 휘갈긴 듯한 글씨체로 적혀 있었고, 일부 문장은 가로줄로 그어 지워져 있었다. ‘지우래요’라는 언급이 있는 것으로 보아 편지 내용에 대한 검수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 편지가 공개된 뒤 또 다른 장병이 받은 편지 내용도 공개됐다. 이 편지에는 “겨울인데요 군대에 샤인머스켓은 나오나요? 저는 추워서 집 가고 싶어요. 파이팅입니다”라면서 “사기를 올리는 내용이 뭐가 있나 고민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쫄? 만한 게 없는 것 같네여. 아저씨도 롤하시나여? 이건 그냥 물어봤어여”라고 적혀 있다. 특히 “아름다운 계절이니만큼 군대에서 비누는 줍지 마시고, 편안한 하루하루 되길 바랍~~”이라며 “이 편지를 받는 분껜 좀 죄송한데 집 가고 싶은 마음은 모두가 똑같을 것 같네여”라고 썼다. ‘비누 줍다’는 표현은 군대 내 성행위를 뜻하는 속된 은어다. 같은 학교 1학년이 쓴 두번째 편지 역시 앞선 편지와 같은 날짜인 지난해 12월 30일에 쓴 것으로 나와 있다. 해당 게시물에는 “군인에 대한 인식이 심각하다”, “이런 대접 받으려 나라 지키고 있나”, “그냥 쓰지 말지 저게 뭐냐”, “검수도 한 것 같은데 저걸 그대로 보냈나” 등의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학교가 봉사활동 명목으로 강제로 시켰다” 문제의 편지들이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되자 해당 학교 학생으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의 해명이 제기됐다. 학교에서 봉사활동 시간을 명목으로 위문편지 쓰기를 강제로 시켜 학생들이 반발심에서 저런 식의 편지를 썼다는 주장이었다. 또 ‘편지지도 각자 준비하도록 했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과 반박은 또다시 갈등을 낳았다. ‘봉사활동 1시간 부여받았으면 제대로 썼어야 하는 것 아니냐’, ‘학교에서 시켰다는 것이 군인을 조롱하거나 비하하는 내용으로 써야 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 등의 반박이 나온 것이다. 해당 학교 학생 향한 무분별한 신상털이까지 문제는 해당 편지에 학교 이름이 그대로 공개되면서 무분별한 ‘신상털이’와 사이버폭력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단지 같은 학교 학생이라는 이유로 개인정보를 공개하거나 악의적인 사진 합성을 일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행위는 다시 남녀 갈등으로 번져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에서 서로를 싸잡아 비방하는 반응으로 이어졌다.이런 가운데 같은 학교 학생이라는 한 네티즌은 정성 들여 쓴 편지를 공개하며 모든 학생이 조롱이 담긴 편지를 쓴 것은 아니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 편지에는 한쪽에 빼곡하게 편지글이 적혀 있었고, 다른 한쪽엔 직접 그린 그림도 있었다. 이 네티즌은 “먼저 군인분들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대한민국 군대가 얼마나 힘들고 군인들이 고생하는지 잘 알고 있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학교 전체를 매도하지 말아주십사 하는 마음에 댓글 작성한다”고 밝혔다. 또 이 편지 외에도 과거에 같은 학교 학생들이 정성 들여 위문편지를 쓰는 사진들도 확인되면서 해당 학교 학생들을 싸잡아 매도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월드피플+] 금녀의 벽을 깨다…17세 여성, 프로야구 투수 데뷔

    [월드피플+] 금녀의 벽을 깨다…17세 여성, 프로야구 투수 데뷔

    남성들만 경기해왔던 프로야구에서 처음으로 금녀(禁女)의 벽이 깨졌다.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CNN 등 해외언론은 호주프로야구리그(ABL)에서 여자선수가 데뷔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고 보도했다. 하루하루가 기록이 되고 있는 화제의 선수는 올해 나이 17세인 멜버른 에이시스의 왼손 투수 제너비브 비컴. 그는 지난 8일 애들레이즈 자이언츠와의 멜버른 챌린지 시리즈에서 6회 마운드에 올라 시속 130㎞의 직구와 커브로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비컴은 "경기에 출전했을 때 단 한 점도 주기 싫었다. 좋은 결과가 나와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비컴은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야구 재능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지난 2018년에는 16세 이하 호주 야구 대표팀에 발탁된 바 있으며 2019 호주 청소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ABL의 하위리그인 2021-2022시즌 VSBL 디비전1 시니어리그에서 11⅓이닝을 던져 16안타를 내주고 8자책점(평균자책점 6.35)을 기록하기도 했다.이같은 경력을 바탕으로 지난 2일 비컴은 호주야구의 최고레벨인 ABL의 멜버른과 육성선수 자격으로 계약을 맺어 화제를 모았다. 곧 이날 경기는 비컴의 데뷔 무대인 셈이다. 비컴은 "누군가 당신이 하기 싫은 일을 강요하거나, (여자들이 하는)소프트볼을 하라고 강요한다면 듣지말라"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열심히 노력하면 분명히 어딘가 도달할 수 있다. 보다시피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MLB 출신인 피터 모일런 멜버른 감독도 "야구에서 많은 멋진 일들을 지켜봤는데 이는(비컴의 데뷔)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라면서 "우리가 비컴을 이벤트성으로 영입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으로 장차 에이스 투수가 될 수 있는 선수"라고 밝혔다.   
  • 30대 여성, 중학교때부터 다니던 교회 목사에게 성폭행 피해 호소..경찰 수사

    30대 여성, 중학교때부터 다니던 교회 목사에게 성폭행 피해 호소..경찰 수사

    해외 선교사를 꿈꾸던 30대 여성이 중학교 시절부터 다니던 교회 목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 A씨에 따르면 신학대학에 다니던 10여년 전 전북 전주의 한 교회에서 교육 전도사로 일하고 있었다. A씨는 당시 교회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예배를 준비하는 일을 맡았다. 15살 때부터 성직자가 꿈이었던 A씨는 학업을 병행하며 교육 전도사로서의 역할에도 최선을 다했다. 이에 교회 측은 A씨가 해외 선교사로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A씨는 전도사로 일한지 1년이 지난 2012년 가을 무렵부터 교회에서 생활하게 됐다. 집과 교회를 오가며 이른 시간에 새벽 예배를 준비하는데 어려움을 겪던 A씨에게 목사가 숙식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게 불행의 첫 시작이었다. A씨는 새벽 기도를 앞두고 교회 유아실에서 잠을 자다 목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A씨는 “이상한 느낌이 들어 잠에서 깼는데 목사가 몸 위로 올라와 성폭행을 했다”며 “너무 놀랐고, 무서워서 당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잠을 자는 척 하는 것 뿐”이라고 끔찍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목사는 이 사건 이후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거나 특정 신체 부위를 찍어 사진으로 보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A씨는 하루하루 피가 말랐다. 언제 또 목사가 검은 손길을 뻗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함을 떨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1년이 지난 어느날, 목사는 A씨와 단둘이 교회에 남게 되자 또 다시 성폭행을 시도했다. 당시 A씨는 기지를 발휘해 “문이 열려 있어 신도들이 들어올 수 있다”고 말한 뒤 재빨리 다른 장소로 도망을 갔고, 때마침 교회로 온 목사 부인에 의해 범행은 중단됐다. 결국 A씨는 선교사의 꿈을 포기하고 교회를 떠났고, 성직자의 꿈도 접었다. 이 사건으로 A씨는 심한 우울증을 앓게 됐고, 여러 차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A씨는 “15살 때부터 성직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그 사건 이후로 모든게 끝났다”라며 “잠도 제대로 못자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지만, 가족들에게 말할 수조차 없었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나중에 알고보니 피해를 당한 것이 나뿐만이 아니었다. 교회 여성 신도 중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당한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심지어 유치원생 때부터 목사가 몸에 손을 댔다는 피해자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뒤늦게 성범죄 피해를 알게 된 A씨 가족들이 목사를 직접 찾아갔지만, 목사는 ‘성폭행이 아니라 성관계를 맺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목사는 뻔뻔하게도 성폭행이 아닌 자연스러운 성관계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최근 집까지 찾아와 경찰을 불러 되돌려 보냈는데 다시 5분 만에 찾아와 집 밖에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경찰은 조만간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 김정은보다 더 뺐다… ‘-40㎏’ 폼페이오 확 바뀐 외모

    김정은보다 더 뺐다… ‘-40㎏’ 폼페이오 확 바뀐 외모

    “살을 빼는 것은 평생의 싸움이었다.” 마이크 폼페이오(58) 전 미국 국무장관이 6개월간 다이어트로 40.8㎏을 뺀 모습을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보다 몸집이 컸던 폼페이오는 매일 30분씩 운동하고, 샐러드를 먹으며 180cm에 95.2㎏의 몸을 가지게 됐다. 최근 20㎏를 빼고 110㎏대 몸무게가 된 김정은 총비서보다 훨씬 날씬해진 것이다. 2010년 캔자스주 하원의원이 되고, 국무장관이 되면서 치즈버거, 과자류를 달고 살았던 폼페이오는 퇴임을 한 지난해 6월 집 지하실에 헬스장을 만들어 운동을 시작했다. 체중계에 뜬 숫자는 136㎏(300파운드). 고도비만으로 무릎 통증이 오며 고생했던 그는 트레이너나 영양사를 고용하지 않고, 운동과 식단조절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시럽이 가득한 팬케이크 대신 달걀 흰자와 칠면조 베이컨을 먹는 식이다. 폼페이오는 “가족들은 파스타, 빵, 치즈와 디저트로 푸짐한 식사를 즐기지만, 이제 그 사이에서 나는 ‘샐러드를 먹을게요’라고 말한다”며 웃었다. 핼쑥해진 모습으로 한 때 암투병설이 돌기도 했던 폼페이오는 “아주 불쾌하다. 아무도 내게 전화해 ‘어떻게 된 일이냐’라고 묻지 않고, 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추측하거나 암에 걸렸다고 추측했다”고 말했다. 빼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다이어트. 폼페이오는 “지금의 몸무게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좋은 일이 생길 수 있다. 당신도 할 수 있다”라며 응원해준 가족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 [길섶에서] 송구영신(送舊迎新)/박홍환 평화연구소장

    [길섶에서] 송구영신(送舊迎新)/박홍환 평화연구소장

    최후의 달력 한 장이 마지막 잎새처럼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요즘, 마음만 바쁜 하루하루가 쏜살같이 흘러가고 있다. 연초 세웠던 크고 작은 계획들이 ‘코시국’의 연장으로 대부분 물거품이 돼 버린 것도 그렇거니와 한 치 앞을 분간하기 힘든 뿌연 안갯속 같은 코로나 위기 전망으로 내년 역시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사실에 가슴은 조여들고, 어깨는 딱 ‘물먹은 솜’이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흘러가는 강물이 방금 전 흘러간 강물이 아니고, 오늘 떠오른 태양은 어제의 태양이 아니지 않은가. 반성하며 흘러간 한 해를 보내고, 힘찬 각오와 함께 다가올 한 해를 맞이해야겠다고 심기일전하게 된다. 십수년 전이다. 한 해의 마지막날 오후 서쪽으로 내달려 강화에서 바닷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시뻘건 묵은 해를 보내고 곧바로 차를 돌려 양양에서 수평선을 뚫고 나오는 검붉은 새 해를 맞이한 경험이 있다. 차량 정체로 12시간 넘게 운전했지만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송구영신의 반성과 각오가 남달랐기 때문일 게다. 올해 마지막날과 새해 첫날 전국의 낙조 및 일출 명소가 대부분 폐쇄된다고 한다. 하지만 해는 지고, 또 떠오를 것이다. 동네 뒷동산에라도 올라, 아니 마음속으로라도 송구영신의 의미를 되새겨야겠다.
  • “비싼 호텔 값 탓에 과자로 연명”...대학 응시했다가 갇힌 중국 수험생들

    “비싼 호텔 값 탓에 과자로 연명”...대학 응시했다가 갇힌 중국 수험생들

    중국에서는 매년 12월 한 차례 전역에 소재한 대학원 입학 시험이 일관적으로 치러진다. 올해도 어김없이 지난 25~26일 양일에 거쳐 중국 전역에서 대규모 시험 일정이 진행됐다. 문제는 이 시기 중국 산시성 시안시 일대에 전면적인 봉쇄 방침이 내려지면서 사실상 이 지역 대학원 입학 시험에 응시했던 수험생 전원이 도심 외부로 빠져나오지 못한 채 학교 인근 호텔에 강제 투숙하고 있는 상태로 확인됐다. 중국 유력언론 펑파이는 대학원 시험이 종료된 지 수일이 지났지만, 시안시의 심각한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외지 출신의 수험생들이 귀가하지 못한 채 현지 체류 등 문제에 직면했다고 28일 이같이 보도했다. 실제로 시험 시작일 2주 전부터 이 지역 예술대학원 시험 응시를 위해 시안을 찾았다는 허난성 출신의 20대 여성 차 모 양은 얼마 전 이 일대에 내려진 봉쇄 지침으로 사실상 일주일이 넘는 시간 동안 줄곧 호텔에 체류해오고 있는 상태다. 차 씨는 “가장 큰 어려움은 호텔에서 지낼 때 부담해야 하는 하루 평균 160위안 남짓의 호텔 숙박비용이다”면서 “특히 정부의 고강도 봉쇄 지침으로 호텔 인근의 모든 식당이 문을 닫은 탓에 외부에서 음식을 주문해 먹는 것도 어려운 상태다. 이 때문에 고가의 숙박비용 외에 비싼 호텔 음식까지 주문해 먹어야 하는 상황에서 쉽게 식사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된 것이 힘들다”고 했다. 차 씨는 “호텔 근처에 기본적으로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이 오고가지 않는 등 호텔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완전히 시 도심이 마비된 것과 같다”면서 “시가 봉쇄되지 이전에 주문해뒀던 분말 두유와 몇 가지 식료품으로 허기만 채우며 봉쇄 지침이 완화될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이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극단적인 봉쇄식 관리에 들어갔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특히 산시성 시안의 감염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23일 0시를 기준으로 인구 1300만명의 시안 모든 주민에게 핵산 검사 목적 이외에 주거지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방역 조치를 강화했다. 사실상의 봉쇄 조치였다. 시안시는 올림픽을 앞둔 베이징시와 항공편으로 단 2시간 거리다. 이에 따라 현지 방역 당국은 외지에서 대학원 입학 시험을 위해 시안시를 방문한 수험생들에 대해서도 시 외부로의 유출을 일절 금지했다. 또, 같은 시기 외부로 나가 있는 농민공과 학생들의 귀향도 적극 만류하고 나선 상태다. 이와 동시에 시 전역의 도로와 건물 외벽까지 대대적인 방역 소독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산시성 질병예방통제센터 전염병예방통제소 측은 1월 중순께 바이러스 확산의 고리를 끊고, 1월 말까지는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상태다. 시험 응시를 위해 시안시를 방문했다가 호텔에 갇힌 또다른 수험생 추 모씨 역시 고가의 호텔 숙박비와 주문 음식 비용으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는 인물이다. 쓰촨성 출신의 추 씨는 “시안시 방역 지침 상 외지에서 방문한 이들은 모두 14일 이전에 시안에 도착해 14일 간의 격리 지침에 따라야 했다”면서 “ 때문에 시험 응시 2주 전 시안에 왔고, 현재는 시험이 종료된 이후에도 계획에도 없던 호텔 숙박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외지인에 대한 안 좋은 인식 탓인지 외지 출신자의 경우 당장 숙박할 수 있는 호텔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불편을 호소했다.그는 이어 “호텔에서 지내는 동안 점심 식사 한 끼 비용으로 60위안을 지출해야 하는 상태”라면서 “시험 전에 구매했던 과자로 주린 배를 채우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같은 갑작스러운 봉쇄 방침에 시안에 갇혀 생활고를 호소하는 수험생들의 수가 급증하자 산시성 교육시험원은 “지난 26일 저녁부터 시안 시 전역에 완전한 통제가 강화됐다”면서 “외출 등이 사실상 금지되면서 거류지에 남은 수험생 중 생활고에 처한 학생들은 이에 대해 지원을 문의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수험생들은 기존에 계획했던 귀향 계획을 수정해 정부의 방역 조치에 협조해야 한다”면서 “어려움에 처한 수험생들은 정부 핫라인과 주민정치국 웹사이트를 통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고 했다. 
  • [단독] 성폭력 그놈, 재판 결과도 안 알려주다니… 피해자 외면한 소년법

    [단독] 성폭력 그놈, 재판 결과도 안 알려주다니… 피해자 외면한 소년법

    중학교 2학년 A(14)양은 지난해 8월 또래인 B(14)군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 1년이 지났지만 A양과 가족의 일상은 뒤틀린 채 고통이 계속됐다. A양은 피해 이후 우울감과 분노,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부모 역시 “딸을 지켜 주지 못했다”는 괴로움에 우울감을 느끼고 급격히 체중이 감소하는 등 정신적 고통을 토로했다. B군은 사건 직후 강제전학을 갔고 지난해 9월 수원가정법원 소년부에 넘겨져 지난 4월 보호처분을 받았다. 더욱 괴로웠던 건 가해자가 소년범이라는 이유로 기본 정보조차 얻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B군이 재판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어떤 처분을 받았는지 A양은 전혀 알 수 없었다. 범죄 피해를 구제받기 위해 소송전을 시작하려 했지만 A양과 가족이 마주한 현실은 더 암담했다. 소송을 위해 기본적인 B군의 인적사항을 알아내는 것조차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27일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A양은 지난 9월 수원가법을 상대로 “B군의 주소와 주민등록번호를 비공개한 처분은 위법하다”며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아직 첫 변론기일은 잡히지 않았다. A양과 부모는 지난 6월 B군과 부모를 상대로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내기로 했다. B군의 인적사항은 A양과 B군의 민사소송 과정에서 소장을 보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보다. 그렇지만 소송 제기 3개월이 지나도록 주소를 알지 못해 소장 송달을 하지 못했다. B군이 다녔던 중학교는 전학을 이유로 인적사항 제공을 거부했고 재판부는 수원가법에 사건기록과 인적사항 관련 문서송부촉탁을 해 달라는 신청을 보류 결정했다. 수원가법에 직접 정보공개 청구를 했지만 ‘소년 보호사건의 기록과 증거물은 소년부 판사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만 열람등사가 가능하다’는 소년법 30의 2조항을 이유로 거부당했다. A양을 대리하는 최정규 변호사는 “원고가 공개를 요구한 정보는 사건 기록이 아니고 인적사항에 불과하기 때문에 소년법 규정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며 “피해자에게는 예외적으로 알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B군이 어디에 사는지 몰라 이사조차 마음대로 갈 수 없었던 A양과 가족들은 하루하루 피가 말랐다. A양은 이후 B군이 전학을 간 학교를 알아내 사실조회를 다시 신청해 마침내 인적사항을 알아냈다. B군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은 다음달 12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최 변호사는 “추후 다른 경로로 인적사항을 알게 되긴 했지만 처분 시점 당시 가정법원의 정보 비공개 결정의 위법성을 따지는 소송은 계속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년사법제도에서 피해자의 정보권과 참여권을 보장하기 위한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1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소년사건의 심리 결과를 피해자에게 알리도록 법상 근거를 마련하는 소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도 소년사건 처분 전 피해자의 처벌 의견을 조사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 1년 6개월 징역형 살고 치료감호소까지 3년째…발달장애인 차별 아닌가요

    1년 6개월 징역형 살고 치료감호소까지 3년째…발달장애인 차별 아닌가요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이준영(24·가명)씨는 준강도 혐의로 2019년 4월 구속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이씨는 형기를 넘겨 3년 가까이 공주 치료감호소(국립법무병원)에 수감돼 있다. 언제 나갈지 기약조차 없다. 가족이 치료감호 종료 신청을 해도 법무부는 “계속 치료할 필요성이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씨의 어머니는 “치료감호소에 제대로 된 치료프로그램이 없고 환경도 열악해 오히려 아들이 병들어 가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는 지난 3월 “발달장애인에 대한 부당한 치료감호는 장애인 차별”이라며 법원의 구제조치와 국가에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서울고법에서 이씨가 낸 임시조치 신청과 관련해 “법무부는 치료감호 종료 심사에서 발달장애인을 실질적으로 배제하지 않도록 하라”는 조정 권고를 했다. 법무부도 권고를 받아들였지만 다음달로 예정된 심사에서 종료 허가가 날지는 미지수다. 지난 22일 이씨와 가족의 소송을 돕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의 최정규 변호사(원곡법률사무소)를 만났다. ●하루 종일 누워서 멍하니 시간만 때워 “교도소로 다시 가면 좋겠어요. 여기가 교도소보다 못해요.” 최 변호사가 지난 7월 공주 치료감호소로 면회를 갔을 때 이씨가 했던 말이다. 그는 의정부교도소와 안양교도소, 서울구치소를 거쳐 지난해 4월 치료감호소에 수용됐다. 오전 6시에 기상해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종일 누워 있는다고 했다. 어떤 치료를 받고 있느냐고 묻자 “하루 두 번 약을 먹는 것 말고는 없다”고 답했다. 무슨 약인지는 알지 못했다. 이씨의 어머니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치료감호소에 가서 아이가 10㎏이 빠졌다”며 “면담을 하면 아이가 제발 나가게 해 달라고 미쳐 버릴 것 같다고 애원하는데 참혹한 심정”이라고 호소했다. 치료감호제도는 범죄를 저지른 심신장애인이나 약물중독자, 정신장애인 중 재범 위험성과 치료 필요성이 인정되는 사람을 치료감호시설에 수용해 보호와 치료를 하는 제도다. 최장 15년까지 수용이 가능해 인권침해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나가면 붕어빵이나 호떡 장사 하고 싶네요” 공주 치료감호소에 수감된 이씨가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 이씨는 “나가면 택시기사가 되거나 붕어빵이나 호떡 장사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장사도 하고 싶고 (가족에게) 용돈도 주고 싶고 그러네”라며 “심심할 땐 뭐 해야 할까”라고 적었다. 이씨와 함께 국가배상소송 당사자로 참여한 지적장애인 황정우(43·가명)씨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무려 11년 4개월간 갇혀 있었다. 황씨를 지원해 온 장애인복지관 담당자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를 찾아가면서 이 문제가 세간에 알려졌다. 최 변호사는 황씨의 면회를 갔던 날을 떠올렸다. “면회에 입회했던 교도관도 안타까움을 표했어요. 모범적으로 생활해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매번 심사에서 떨어진다고요.” 황씨는 지난해 12월 변호인단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한 지 2주 만에 치료감호 가종료가 결정됐다. 최 변호사는 “황씨가 치료감호소에서 먹었던 약은 알고 보니 미약한 수준의 신경안정제였다”며 “사실상 치료 필요성이 없는 사람을 오랜 시간 가둬 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구나 현재 치료감호소는 발달장애인을 치료할 여건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실정이다. 자폐성 장애는 영유아기부터 성인기까지 전 생애에 걸쳐 발달영역에서 어려움을 겪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성인 자폐성 장애인도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난 8월 기준 공주 치료감호소에 근무하는 의사 22명 가운데 일반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8명이었고 이들 중 1명만 소아정신과 1년 세부과정을 수료했다. ●주먹구구 운영 진료심의위서 실질적 심사 이씨의 소송 과정에서는 치료감호 종료 심사의 부실한 실태도 드러났다. 최 변호사는 “임시조치신청 사건 2심에서 상대 측이 제출한 자료를 통해 치료감호심의위원회의 졸속 심사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며 “생각보다 더 엉망진창이었다”고 평했다. 법무부 산하 치료감호심의위원회는 6개월에 한 번씩 심사를 거쳐 수용자의 치료감호 종료 여부를 결정한다. 법무부 차관이 위원장이며 법조인 6명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전문의 3명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6년 치료감호위에 대해 “월평균 253건을 심사하고 전체의 약 7.85%에 대해 퇴소 결정을 내리고 있는데 물리적으로 지나치게 많은 건수를 한꺼번에 심사해 충실한 심사가 이뤄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치료감호위 두 달 전에 열리는 진료심의위원회가 사실상 실질적 심사를 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피치료감호자 분류 및 처우관리준칙에 따르면 진료심의위에 회부돼 심의가 가결된 수용자만 담당 공무원의 면담·정신감정 대상이 되고 이를 바탕으로 치료감호위 판단을 받을 수 있다. 그 역할의 중대성에 비해 진료심의위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치료감호소 의료부장을 위원장으로 두고 위원장이 운영에 관한 세부사항을 정하도록 돼 있을 뿐 위원 자격에 대한 규정도 없다. 관련법에 규정된 자문위원 제도도 지금껏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진료심의위 소속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위원이 1차 심사기능을 수행한다는 이유로 법이 정한 자문위원을 위촉하지 않은 것이다. 이씨는 세 차례 치료감호위 심사에서 모두 퇴소가 허락되지 않았다. ▲진료심의위를 통과했지만 치료감호위에서 부결됐거나(2021년 1월) ▲주치의 판단에 따라 진료심의위에 회부조차 되지 않았거나(2021년 4월) ▲진료심의위에 회부됐으나 부결됐다(2021년 10월). 1월을 제외하고는 동일한 내용의 동태보고서로 심사를 받았다. 자료가 부실하니 결과는 뻔했다.●법원, 이씨 손 들어줬지만 아직 갈 길 멀어 서울고법은 지난 7일 이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장애인차별중지 임시조치신청 사건에서 “장애인인 이씨가 실질적으로 배제되지 않도록 주치의가 직접 이씨를 면담해 작성한 면담결과보고서와 정신감정서에 기초해 치료감호위가 치료감호 종료 여부를 결정하라”고 조정권고를 결정했다. 1심 재판부가 지난 6월 “치료감호 종료 심사 과정에서 장애인 차별 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이씨의 패소로 판결한 것과 대비된다. 법무부가 지난 15일 권고를 수용하면서 이씨는 진료심의위 심사 결과와 관계없이 면담과 정신감정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최 변호사는 “법원이 권고 결정을 통해 이런 심사 구조에서는 발달장애인이 배제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이씨 한 명의 문제가 아니라 수백 명의 심신장애인이 졸속 심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치료감호소에는 지난 9월 기준으로 877명이 수용돼 있다. 다만 진료심의위와 치료감호심의위의 구성과 운영은 모두 그대로인 상황에서 가종료 결정이 날지는 알 수 없다. 이씨 어머니는 “아들은 오늘도 허공만 바라보며 바깥세상으로 나갈 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뜬눈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내 아들을 내가 돌보고 치료받게 하면서 새 인생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씨와 황씨가 함께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은 내년 3월 두 번째 변론기일이 예정돼 있다. 최 변호사는 이들이 치료감호소에서 머물며 받았던 진료·치료 프로그램 기록과 종료 심사 관련 기록을 추가 요청한 상태다. 최 변호사는 치료감호가 장애인의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치료감호는 행정구금이기에 선고도 집행도 더 신중해야 합니다. 앞으로 소송에서 발달장애인에게 어떤 치료를 제공했는지 확인해 시설 밖에서 오히려 더 나아질 수 있는 기회를 앗아 간 건 아닌지 따질 것입니다.”
  • [오늘마음읽기]마음 에너지가 제로(0)가 돼버린 당신에게

    [오늘마음읽기]마음 에너지가 제로(0)가 돼버린 당신에게

    <18회>진료실 밖 진료실 이야기 사용한 마음 에너지 회복 못 할 때 ‘번아웃 증후군’일, 놀이, 사랑이 균형 갖춰야 정서 에너지 회복행복함을 찾으려면 스트레스 줄이는 것만큼즐거움을 얻기 위한 치열한 노력도 병행 필요#편집자 주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오늘하루 마음읽기’에서는 날씨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마음속 이야기를 젊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4명이 친절하게 읽어 드립니다. 열 여덟 번째 회에서는 마음이 지쳐 어떤 일을 해도 행복함을 느끼기 어려운 우리가 어떻게 하면 회복력을 다시 키울 수 있는지 이광민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알려드립니다. 꽤 오랜 기간 진료를 오는 직장인 여성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가혹한 직장 상사와 결혼 후 달라진 남편 탓에 스트레스가 뚜렷했고, 우울한 기분과 불면으로 힘겨워했습니다. 그래도 치료를 지속하면서 삶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고, 직장과 집에서 서로 기대치를 조절하면서 점점 나아졌습니다. 약물치료도 이제는 최소한으로 줄었습니다. 저는 그 약도 없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보지만, 자신이 다시 나빠질까 염려된다고 해서 유지하고 있습니다. 의사는 약을 끊자고 하는데 환자는 약을 먹기 원하는 기이한 상황이 연출됩니다. 문득 제가 뭘 놓치는 건 아닐까 싶어 다시금 그분의 일상생활을 찬찬히 확인해 봅니다.“저도 왜 힘겨운지 모르겠어요. 직장도 역할을 인정받으며 잘 다니고 있고 집에서도 남편과 잘 지내요. 환경적으로 나를 힘들게 할 만한 요소는 정말 없어요. 오히려 주변에서는 저보고 걱정 없이 사는 사람이라고 부러워할 정도에요. 그런데도 속으로 너무 힘겨워요. 아니 정확하게는 행복하지 않다는 게 맞겠네요. 불행하지도 않지만, 행복하지도 않아요. 그냥 하루하루 사는 게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처럼 무의미하게 느껴져요. 직장이나 집에서 보내는 시간 외에는 다른 건 하고 싶지도 않아요. 억지로 운동도 해보려 하고 취미도 배워보려 했지만, 더 피곤한 것만 같아 금세 그만뒀어요.”아차 싶었습니다. 그간 저는 괴로워하는 마음 증상에만 신경을 썼지, 삶의 즐거움과 행복, 의미를 찾는 긍정적인 부분은 놓치고 있었던 셈입니다. 몸이 아플 때 병을 치료하는 것과 동시에 건강한 습관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듯, 정신건강에서도 마음의 증상을 조절하며 동시에 마음을 단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소 감당할 수 있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번아웃 올 수 있어 ‘번아웃 증후군’이라는 표현을 자주 듣습니다. ‘정서적 소진’이라는 뜻으로 사용되는데요. 직업 생활이나 대인관계 등에서 너무 많은 일에 치이게 되면 우리가 얻는 에너지보다 쓰는 에너지가 너무 많기에 결국 정서적으로 고갈돼갑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평소 잘하던 일도 흥미가 떨어지고 능률도 오르지 않고 피곤함을 자꾸 느끼면서 자포자기로 넘어갑니다. 번아웃 증후군은 우리가 여러 일로 인해 감당할 수 없는 사회적 업무량이 쌓였을 때도 발생하지만, 충분히 감당할만한 수준의 일상생활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회복하는 정서적 에너지가 부족할 때 생길 수 있죠. 즉, 번아웃 증후군은 ‘사용하는 정서적 에너지 - 회복하는 정서적 에너지 > 0’일 때 발생하는 겁니다. 앞서 언급한 사연 속 여성은 회복하는 정서적 에너지가 너무 적어 발생하는 번아웃 증후군에 가깝습니다. 사회적으로 회복하는 정서적 에너지는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을까요? 심리사회적 발달단계를 정립한 정신분석가 ‘에릭 에릭슨’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풍요롭고 충만한 삶은 일(Work), 놀이(Play), 사랑(Love) 이 세 가지가 내적으로 균형을 갖출 때 이루어진다.”이 문구를 인용해서 과거 한 유명한 핸드폰 회사에서는 ”Talk, Play, Love“라는 공고 문구를 만들기도 했죠. 우리는 일, 놀이, 사랑을 위해 정서적인 에너지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정서적 에너지를 얻기도 합니다. 사연 속 여성은 각 영역에서 이전보다 사용하는 에너지가 줄었지만, 회복하는 에너지는 이보다 더 줄어들어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러니 인생이 행복하지 않고 허무할 수밖에요. 결국 우리는 삶의 행복을 추구하고자 스트레스를 줄여가는 것만큼 인생의 즐거움과 행복을 찾기 위한 치열한 노력도 병행해야 합니다. ●잘 놀고, 사랑하는 데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일(Work)을 자세히 볼까요? 우리가 일에서 얻는 에너지는 이 일을 했을 때 얻는 보람과 가치, 의미에서 옵니다. 일이 그저 밥벌이가 돼버리면 우리가 일하는 시간과 노력은 그저 에너지를 소모하는 노동일뿐입니다. 일이 고되더라도 경제적 가치와는 별도로 나를 위한 의미와 자기개발을 조금이라도 찾아내야 합니다. 물론 그럼에도 일로 인한 괴로움은 일로 인한 보람보다 대부분 큽니다. 이건 나만 그런 게 아니니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의 가치는 일로 인한 괴로움을 조금이나마 상쇄시키는 것으로 충분합니다.중요한 건 놀이(Play)와 사랑(Love)에서 에너지를 얻는 것입니다. 정확하게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취미활동과 나를 지지해 주는 사람과의 관계입니다. Love는 꼭 사랑하는 사람과의 애정을 의미하기보다는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라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이 Play와 Love를 두고 흔히 착각하는 게 있습니다. 일과 달리 취미와 관계는 내가 노력하지 않더라도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막상 내가 좋아하던 활동을 다시 했을 때 재미가 없고, 가까웠던 사람과 만나도 즐겁지 않으면 이런 행동이 더는 Play와 Love가 아니라고 단정 짓고 거리를 두게 됩니다. 그러고는 인생이 행복하지 않다고 한탄합니다. 하지만 물 펌프질을 할 때 마중물이 필요하듯 우리는 즐거움을 되찾기 위해 의지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은 Play와 Love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귀찮다는 이유로, 유치하다는 이유로, 해봐도 재미없다는 이유로 이전에 즐기던 소소한 취미와 관계를 회피하고 계시는 않으신가요?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를 보더라도 초반의 지루한 부분을 넘어서야 밤을 새우며 보게 됩니다. 예전에 즐겨 듣던 뮤지션의 음악도 반복해서 듣다 보면 어느새 다시 흥얼거리게 됩니다. 운동도 초반의 지루한 동작이 몸에 익어야 그때부터 욕심이 생깁니다. 관계도 마찬가지죠. 초반에는 서먹서먹하고 무슨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 모르던 사이도 시간이 조금씩 쌓이다 보면 서로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고 공유하는 것도 많아지면서 스스럼없는 사이로 발전해 갑니다. 연애도 초기에는 가슴 졸이며 줄다리기를 해야 사랑의 정이 쌓이는 법입니다. 모든 일에 공짜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아무리 지금의 삶에 스트레스가 없더라도 우리는 삶을 더 풍요롭고 충만하게 만들려고 일부러 노력해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합니다. 2021년 연말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수선하지만, 올 한해 Work, Play, Love를 돌아보고 내년을 위해 마음을 다잡아보면 어떨까요. 일에서는 실패보다는 성취를 점검하고 예전처럼 연말 분위기도 내고, 소소한 즐길 거리를 찾고, 가까운 이에게 손으로 쓴 카드로 새해 인사를 나누고, 그렇게 함께 마중물을 붓고 펌프질을 했으면 합니다. 방역지침이 강화돼 답답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가족 등 가까운 이들과 소규모로 모이기에는 지금이 좋은 기회일 수 있습니다. 한해 열심히 살아온 자신에게 작은 선물을 주고, 좋아했던 공연을 혼자라도 즐기고, 작은 규모의 파티를 나누며 그래도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함께 다독였으면 합니다. 이광민 전문의는 마인드랩공간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삶의 실체적 방향을 찾아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게 좋아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됐다. 오랫동안 임상에서 청소년과 청년, 암환자의 정신건강 문제를 챙겨왔다. 이광민 마인드랩공간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 [책꽂이]

    [책꽂이]

    숭배 애도 적대(천정환 지음, 서해문집 펴냄) 문화비평 전문가의 시각으로 자살 사건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개괄한 에세이.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분신한 무수한 열사나 노무현·노회찬 등 정치인, 최진실과 같은 연예인의 극단적 선택 이면을 분석한다. 극단적 대결의 정치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의 ‘관종 문화’ 등도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400쪽. 1만 7000원.남극대륙(데이비드 데이 지음, 김용수 옮김, 미다스북스 펴냄) 미지의 얼음대륙 남극을 둘러싼 200여년의 탐험과 쟁탈전의 역사를 담았다. 1959년 남극조약에 따라 주권과 영토관할권 문제는 동결됐지만, 중국 등 새 국가가 합류하고 석유 발견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표면 아래서 각국의 경쟁이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736쪽. 4만 5000원.폭격기의 달이 뜨면(에릭 라슨 지음, 이경남 옮김, 생각의힘 펴냄) 논픽션 작가인 저자가 제2차 세계대전 초기인 1940~41년 독일의 공습을 받은 영국 안팎의 정세를 생동감 있게 풀어냈다. 희미한 달빛에도 폭탄의 표적이 될까 봐 염려하던 영국인들의 이야기와 지도자의 관점에 따라 전세가 바뀌는 과정을 그렸다. 752쪽. 3만원.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100세 노인(에디 제이쿠 지음, 홍현숙 옮김, 동양북스 펴냄) 독일에서 태어난 유대인으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의 회고록. 지난 10월 101세로 별세한 그는 인간의 존엄성을 박탈당한 하루하루를 생생히 묘사하며 사랑과 우정, 친절과 희망,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 우리 삶의 연료라는 점을 일깨워 준다. 272쪽. 1만 6800원.당신을 위한 클래식(전영범 지음, 비엠케이 펴냄) 클래식 음악의 역사를 누비며 숨겨진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등 거장들의 삶과 작품이 우리에게 어떤 힘과 위안을 주는지 짚어 본다. 음악의 목적은 감동이니 클래식은 고급스럽고 엄숙한 예술이란 편견을 버리고 마음으로 느껴 보기를 권유한다. 275쪽. 1만 5800원.이제는 잊어도 좋겠다(나태주 지음, 앤드 펴냄) ‘풀꽃’으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이 첫눈 같은 유년 시절의 생생한 삶과 풍경을 재현한 자전적 기록. 1945년에 태어나 여섯 살 때 6·25전쟁을 겪은 저자는 외할머니와 곁방살이를 하던 기억을 비롯해 적막하지만 찬란하기도 했던 가족사를 회고한다. 인생을 사막에 비유한 나태주 시 세계의 근원을 짐작할 수 있다. 336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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