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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파구 파수꾼’골목호랑이 할아버지 봉사단’“불량청소년도 우리 앞에선 얌전”

    16일 아침 8시20분.출근인파가 한바탕 휩쓸고 간 서울 송파구 방이1동 뒷골목.쌀쌀한 날씨 속에 한 무리의 할아버지들이 동네를 순찰하고 있다.모두 남색 방한복에 호랑이가 그려진 모자를 쓴 ‘제복’차림이다. 동네 아주머니들이 먼저 인사를 하며 반긴다.불량기 있어 보이는 학생들은 냅다 도망친다.쓰레기 봉투를 몰래 내놓으려던 한 주부는 화들짝 놀라 집안으로 사라진다.자동판매기에서 커피를 뽑아 대접하는 가게주인도 있다.훈훈한 인정이 오간다. 할아버지들은 송파구가 지난 2000년 8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골목 호랑이할아버지 봉사단’ 단원들이다. 이들은 오전 8시부터 2시간 동안 골목골목을 다니면서 청소를 하고 주차질서를 바로잡는가 하면 쓰레기 종량제 실시 등을 계도하기도 한다.특히 탈선청소년들을 훈계하는 등 말 그대로 ‘동네 호랑이’ 역할을 하고 있다. ●구청장 아이디어로 시작돼 봉사단은 동네에서 10년 이상 거주한 60세 이상 할아버지 475명으로 구성돼 있다.처음엔 300여명에 불과했지만 숫자가 늘어났다. 행정력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뒷골목 청소는 이들 차지다.노상 불법적치,불법주차 등을 공무원이 직접 계도하면 주민들로부터 반발을 사지만 할아버지들이 직접 나서면 군말없이 따른다.옛날 할아버지들이 마을 대소사를 이끌고 재판관 역할까지 했던 전통적인 미풍양속을 살려 마을을 쾌적하고 깨끗하게 가꾸고 있는 것이다. 구청장에 당선되기 전 2년 동안 야인생활을 했던 이유택(李裕澤·63) 송파구청장이 경로당에 다니면서 노인들이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을 보고 이 제도를 착안했다.구청장에 당선되자마자 노인들이 사회에 봉사할 수있도록 하기 위해 이 제도를 시행했다. ●24시간 뒷골목 파수꾼 이들은 동네 골목골목 안 다니는 곳이 없다.아침에 일어나서 골목 청소부터 한 뒤 보안등,도로시설물,공중전화 등 주민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시설물의 이상유무 등을 점검한다.불량 청소년들을 훈계하는 것도 큰 임무 중의 하나다.주차로 인한 시비 등 주민끼리 갈등이 일어날 때는 재판관 역할도 마다않는다. 최고령인 정태봉(84) 할아버지는 “전에는 불량 청소년을 보면 꾸짖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봉변을 당할지 몰라 꾹 참아 스트레스가 쌓여왔다.”면서 “요즘은 제복차림으로 당당하게 꾸짖으면 대부분 잘못했다고 빌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시설물 파손,노점상 적치물 적발,불법광고물 적발 등 2만8000여건의 위반 사례를 구청에 신고,시정토록 했다. ●위험도 많고 설움도 많아 지금은 당당하게 골목길을 누비고 있지만 처음엔 주민들의 눈총도 많이 받았다.‘돈 몇푼 받기 위해 나선 노인 청소부’로 오인받았기 때문이다.골목에서 담배꽁초를 줍고 있을 때 젊은이들이 바로 앞에서 꽁초를 버리기도 했다.하지만 지금은 담배꽁초를 버리는 사람들이 사라졌다.할아버지들이 무섭기 때문이다. 청소년에 대한 훈계도 마찬가지다.초창기엔 담배꽁초를 버리는 젊은이를 나무라다 멱살을 잡히기도 했다.최철희(67) 할아버지는 주차질서를 바로잡다젊은이와 시비가 붙어 경찰서에 끌려간 뒤 벌금을 물기도 했다.봉사활동에나섰다가 벌금까지 문 것이다. 뿐만 아니다.최종철(73) 할아버지는지난해 6월 청소 중에 교통사고를 당해 대퇴부 골절상을 입고 6개월간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입원 중 합병증까지 생겨 주위 사람들이 애를 태웠지만 완치돼 다시 봉사활동에 나섰다.이후봉사 중에 재해를 당하면 치료를 받으면서 요양할 수 있도록 구청이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해줬다. ●각종 상 휩쓸어 골목길이 눈에 띄게 깨끗해졌다.덕분에 송파구는 청소 분야에서 각종 상을휩쓸고 있다.지난 2000년에는 서울시로부터 청소 시민만족도 최우수 구로 선정돼 상금 3억 5000만원을 받기도 했다.지난해엔 한국행정학회로부터 ‘전국 기초단체 베스트13’에 선정됐으며,서울시로부터 깨끗한 서울가꾸기 최우수 구로 뽑혔다.모두 골목 호랑이 할아버지 덕이다.특히 행정자치부와 경실련이 주관한 2002년 지방자치 개혁박람회에서 모범사례로 선정돼 인증패를 받았다. ●실버정책의 새 모델 할아버지봉사단은 종래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행정에서 참여행정으로 노인복지 행정의 개념을 바꿨다.물질적·경제적 지원보다는 노인들을 사회에참여시킴으로써 노후를보람차게 보낼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성공사례이다. 송파구 배창수 감사담당관은 “소외된 노인들에게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가치관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노인복지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많은 자치단체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자료를 요청해온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할아버지 봉사단 김준배 회장 “옛날에는 할아버지가 권위와 위엄의 상징이었습니다.그러나 지금은 귀찮은 존재가 돼가고 있습니다.골목 호랑이 할아버지 봉사단은 경로효친 사상을 높일 수 있어 의미가 큽니다.회원 모두가 자부심을 갖고 봉사하고 있지요.” 송파구 ‘골목 호랑이 할아버지 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김준배(金峻培·77) 회장은 이곳에서 태어나 자란 토박이.지난 79년 방이동 동장을 끝으로 25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친 후 봉사활동을 하면서 동네 사랑을 몸소 실천하고있다. “도움받는 여생에서 도움을 주는 여생으로 바뀌었다는 생각에 회원들 모두가 즐거워하고 있습니다.하루하루가 뿌듯하지요.” 김 회장은봉사단을 만든 구청,봉사활동에 나선 노인들,또 자신들을 호응해주는 주민들이 삼위일체가 됐기 때문에 봉사단이 짧은 기간에 뿌리를 내릴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최근 사비 800만원을 들여 노인 게이트볼 팀을 구성,장비와 유니폼을 구입했다.건강을 유지하는 비결로 많이 움직이고 봉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김용수기자
  • 채희근씨 ‘아름다운 가게’합격/버스기사에서 NGO활동가로

    “수입은 줄겠지만 꿈으로만 간직해오던 일을 할 수 있게 돼 하루하루 의미가 새롭습니다.” 아름다운 재단(대표 박상증)이 운영하는 재활용가게인 ‘아름다운 가게’(공동대표 박성준·손숙)의 신입간사 모집에 합격해 지난 2일부터 출근하고있는 채희근(47)씨는 10년 경력의 버스운전기사였다. “지난달까지도 버스를 몰고 다니며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부럽게 쳐다만 봤었다.”는 채씨는 이곳의 구성원이 됐다는 사실에 출근 때마다 느낌이 새롭다고 한다. 경실련 회원으로 3년간 활동하기도 했던 채씨였지만 시민단체 상근간사를직업으로 택하기는 쉽지 않았다.지난달 신문에 실린 간사모집 공고를 본 뒤지원서를 냈고 합격했지만,80만원이 안 되는 월급 때문에 출근을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망설이던 채씨에게 가족이 후원자로 나섰고,채씨는 지난 2일 첫출근의 기쁨을 맛봤다. 황장석기자 surono@
  • “봉사활동 제2인생 삶의 공백기란 없죠”/인천공항 자원봉사 배삼암씨

    “전세계에서 한국을 찾아오는 별의 별 사람을 다 만나기 때문에 공항에서일하는 하루하루가 굉장히 즐겁고 재미납니다.” 주황색 자원봉사자 제복을 입은 배삼암(裵三岩·64)씨는 활기가 가득했다.지난해 4월 개항때 부터 인천국제공항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배씨는 일주일에 4일,하루에 5시간씩 안내 데스크에서 일하고 있다. 영어 선생님으로 34년간 일하면서 꾸준히 쌓아온 영어실력을 신나게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배씨가 공항에서 만났던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영어강사로 일하기 위해 한국에 온 75세의 백인 할머니.공항에 마중오기로한 사람이 나타나지 않자 주소와 전화번호도 모르고 이메일 주소만 달랑 들고 온 할머니는 배씨에게 도움을 청했다.할머니가 가지고 온 이메일 주소마저 연락이 되지 않자 무척 당황스러웠지만 몇시간 뒤 마중오기로 했던 영어학원 원장이 교통사고 때문에 늦었다며 뒤늦게 나타나 한숨을 돌렸다. 예전에 가르쳤던 제자들을 공항에서 만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제자들은 퇴직 후에도 일을 놓지 않는 배씨를 먼저 알아보고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고 한다. 공항에서 일하며 아쉬운 점은 한국 사람들은 ‘고맙다.’는 인사에 너무 인색하다는 것. “서양 사람들은 작은 서비스에도 ‘생큐’를 잊지 않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말이 끝나자마자 달려가기가 바빠요.” 배씨가 은퇴한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주변에서 남을 돕는 일과 취미를 찾으라는 것이다.그는 2000년 2월 교단에서 퇴직하고 천주교 신자로 평소 가보고 싶었던 로마의 바티칸을 포함한 유럽 여행을 다녀온 뒤 영어는 언제라도 필요하다는 생각에 한달에 50만원의 수강료를 내고 영어학원에 다녔다.그러다 인천공항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토익성적이 쟁쟁한 젊은이들과 함께 지원,영어 인터뷰를 통과한 뒤 당당히 자원봉사자 제복을 입게 됐다.공항에서 자원봉사를 하지 않는 날에는 서울 테헤란로 공무원연금공단의 상록회관과 잠실 향군회관에서 바둑동호회 활동을 꾸준히 하고있다. 규칙적인 생활로 건강을 관리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일.매일 한시간씩집 주변의 대모산과 구룡산에 오르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사회봉사활동으로 여력을 쓰면 사회에 도움되고 인생에 공백기도 없으니까 얼마나 좋습니까.” 배씨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자원봉사가 사회발전의 뿌리임을 강조했다. 현재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자원봉사자는 모두 70명.일주일에 3∼4일,하루에5시간씩 일하고 하루 2만원씩 수고비를 받는다. 개항 초기에는 자원봉사자가 700명이나 됐지만 ‘정예화’를 위해 10분의1로 줄였고 확대 계획은 없다.평균연령은 55세며 남녀 성비는 1대1.무역회사 직원,군인,교사,비행기 조종사 등으로 일하다 정년퇴직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임흥요(48) 고객서비스팀장은 “공항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는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고 귀띔한 뒤 “배 선생은 성실한데다 외국어 구사능력이 뛰어나다.”며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윤창수기자 geo@
  • 미륵사탑서 백제사리장엄 나올까/해체복원팀 긴장...지진구.진단구도 기대

    사리(舍利)란 쉽게 말하면 부처의 몸이다.사리를 모신 탑을 예배의 대상으로 삼는 것도 이 때문이다.당연히 사리를 온갖 정성을 다하여 꾸몄다.그것이사리장엄(舍利莊嚴)이다.익산 미륵사터 석탑을 해체 복원하고 있는 국립문화재연구소 조사팀에게 “사리장엄구를 찾으라.”는 과제를 내준 사람은 아무도 없다.작업에 참여하는 미술공예실 연구원 누구도 ‘사리'를 입에 올리기를 조심스러워 한다.그러면서도 학계와 문화재 당국 모두 사리공(孔)이나 사리함(函)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사리 안치 시설을 처음 확인하는 행운을 꿈꾸지 않는 연구원 또한 아무도 없다. 백제시대 사리장엄이 훼손되지 않은 채 모습을 드러낸다면,백제금동대향로때의 흥분을 뛰어넘는 대사건이 되리라는 것을 모두 알기 때문이다.미륵사창건이 백제의 국가적 대역사였다면,사리장엄의 규모와 화려함이 어떠할지추측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국보 제11호 미륵사터 석탑은 백제 무왕(600∼641) 때 만든 것으로 알려져있다.지난해 10월31일 해체를 시작하여 2007년 말 복원작업을 모두 끝낸다는 계획이다. ‘온전한 사리장엄구’를 기대하는 까닭은 무엇보다 사리공을 팠거나,사리함을 넣었을 가능성이 있는 4층 이하는 큰 훼손없이 남아 있기 때문.탑의 규모가 워낙 커 후대에 해체 보수하거나,도굴됐을 가능성도 상당히 낮다. 최근 작업현장에서는 가벼운 흥분이 있었다.4층 지붕받침 중심부에서 상당한 크기로 둥글게 구멍을 뚫어 놓은 부재가 발견됐기 때문이다.사리공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힘을 받는 기둥을 세우기 위한 활주받침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고 한다.그렇다면 ‘진짜’는 언제쯤 작업자들에게 포착될 수 있을까. 감은사터 동·서탑은 삼층 탑신의 석함에서 각각 뛰어난 일괄 장엄유물을쏟아놓았다.황복사터 석탑은 이층 지붕돌에 사리를 안치했다.이처럼 통일신라 시대 초기에는 초층·이층·삼층·지붕돌을 가리지 않고 사리함을 만들었다. 미륵사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백제계 왕궁리석탑에서는 초층 지붕돌위에 사각으로 가공한 두 개의 사리공에서 금판금강경과 금동불입상등 중요한 사리장엄 유물들이 나왔다. 미륵사터 석탑에 사리 안치 시설이 어디에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얘기다.그것은,바꿔 말하면 당장 오늘이라도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조사팀이 하루하루 설렘 속에 긴장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리장엄구뿐이 아니다.지진구(地鎭具)와 진단구(鎭壇具)도 나올 수 있다.지진이란 지신에게 제사지내는 의식이고,진단은 단을 세운 뒤 발원하는 의식이다.이같은 의식을 치르면서 부처에 공양한 물건이 지진구와 진단구다. 지진·진단구가 나온 예는 부여 군수리사지와 경주 황룡사터의 서금당지·구층목탑 등이 있다.모두 삼국시대에 해당하는 만큼 미륵사 석탑에서도 같은 의식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사리장엄구 못지 않게 중요한 이 유물이 나온다면 그 위치는 탑의 기단부가될 것이다. 미륵사터 석탑의 해체는 내년 12월,기단부 발굴은 2004년 10월 끝난다.미륵사터 석탑이 국민에게 기쁨을 안겨줄지,길면 2년 뒤가 될 수 있지만 희망을갖고 지켜보아도 될 것 같다. 익산 서동철기자 dcsuh@
  • 네티즌 마당/한국의 딩크족, 그들은 누구인가

    “아이가 귀찮은 게 아닙니다.우리 둘의 삶이 너무나 소중해서….” 인터넷에 개설된 한 딩크족 카페의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문구다.딩크족,우리 주변에서도 더이상 낯설지 않은 말이 되었다.딩크(DINK)는 ‘Double Income, No Kids’의 첫 글자를 딴 것으로,부부가 맞벌이를 하고 자식은 갖지 않는다는 것을 지칭하는 말이다.그들은 배우자의 자유와 자립을 존중하며 직업에서 삶의 보람을 찾으려 한다.또 돈을 모으고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자식은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한국에서 딩크족이 자리잡게 된 데에는 좀 색다른 배경이 있다.IMF 구제금융의 한파가 젊은 부부들에게 딩크족이 될 것을 강요하다시피 했다.맞벌이를 해야만 가정을 지탱할 수 있었던 시기에 자녀 양육은 두려운 일이었다.그렇게 떠밀리듯 탄생한 한국의 딩크족은 경제가 어느 정도 회복된 뒤에도 계속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딩크족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애로사항도 토론하는 다음의 딩크카페(cafe.daum.net/dink)에 가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의 일단을 볼 수 있다.●이 세상,혼자 버티기도 버겁다 딩크족들은 자신들이 선택한 삶의 방식에 당당하다.아이를 갖는 것과 갖지않는 것은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일 뿐이라며,딩크도 건강한 삶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노후의 고독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아이를 갖는 것보다,지금 아이가 없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행복이 훨씬 더 가치 있다고 거침없이 토로한다. “짧게 한 줄로 한다면 저와 가장 많이 닮은 아이를 우리나라에서 살게 하고 싶지 않다는 거지요.어릴 때부터 막연히 그런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나중에 내가 크면 세상은 많이 바뀌어 있겠지….’했습니다.어른이 된 지금 지하철 플랫폼에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른 채 서 있는 기분.갑자기 밀리는 인파에 어디론가 함께 휩쓸려 버릴지도 모를 것 같은 불안감.그 속에 저 혼자 버티고 있기도 힘들거든요.하루하루 행복과 불행의 만감이 교차하며 살아가지만,만약 아이가 있다면 바쁘게 손잡고 걸어가다 보도블록을 비집고 피어나는 이름 모를 풀들을 바라볼 마음의 여유가 있을까요?” ●내 꿈을 위해서라면 “만약 내가 부자라면 아이를 낳았을 것이다.아이 말고도 나의 취미생활에돈을 쏟아 부을 수 있을 테니까.나에게 취미생활은 곧 인생이기 때문에 절대 포기가 안 된다.부자가 아닌 이상 지금의 시대는 아무리 돈을 잘 벌어도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아이를 낳으면 평생을 그 아이만을 위해서만 살아야 한다.내 꿈도 접고 말이다.그렇게 한다고 해서 내가 나이 들면 아이가 나를 모실 가능성이 있나.희박하다.어디 그뿐인가.타락한 세상이라서 아이도 분명히 타락할 것인데,무엇 때문에 그런 아이를 위해서 내 인생을 포기할 것인가.차라리 내 아이보다는 다른 사람을 위해서 사는 게 더 낫다.” ●나는 이대로가 행복하다 “지금 당장은 걸릴 것 없이 행복하지만 이담에도 과연 후회하지 않을지는사실 저 자신도 모릅니다.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기 없이도,아니 아기가 없기에 지금 우린 충분히 행복하다는 것이지요.전 이렇게 생각해요.노후에 찾아올 외로움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지금의 행복을 지키는 게 더 가치 있다고.현재의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다 보면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줄어들게 되지않을까요? 나무 하나만 보기보다는 숲을 보듯이….딩크로 사는 것,우린 단지 남들과 좀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은 아니잖아요.분명 다른 것과 틀린 것은 차이가 있다고 봐요.” ●물론 고민도 있다 딩크족이나 딩크족이 되려는 부부들의 발목을 잡아당기는 것은 역시 노후에 대한 걱정이다.노인이 돼 찾아올지 모르는 고독과 아이를 낳기에는 늦은 나이에 생각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염려가 바로 그것이다.또 시댁과의 갈등,주변의 걱정 섞인 시각도 부담스럽다고 밝힌다. “아직도 확신이 서지 않아요.정말 둘이서만 살아도 늙어서 후회하지 않을까.떠밀려서 딩크족처럼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올해로 결혼한 지 만 10년.둘 다 이상이 없다지만 지금까지….물론 병원·한의원·침술원 다 다녀봤습니다.그러다 어느 순간 생각을 바꾸기로 했습니다.이제는 아이가 없어서 오히려 편하고 자유롭다는 생각이 더 커지더군요.둘만 살다 보니 경제적으로도여유가 많이 생깁니다. 여행도 다니고 강아지도 키우고 불편함이 없지만 나이 들어후회하게 될지몰라 고민 중이랍니다.지금 이대로 난 행복한데.나의 선택에 자신감을 갖고싶어요.내게 딩크족 자격이 있나요?” 이호준기자 sagang@
  • 노숙자 돌보는 ‘대학생 슈바이처’/대전 을지의대 동아리’나누리’회원

    “한 사람이 조금 뒤처지면 기다려주면서 함께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진정한 ‘봉사’가 아닐까 해요.” 대전역 앞에서 노숙자 등을 상대로 진료활동을 펴 ‘대학생 슈바이처’로불리는 대전 중구 목동 을지의대 봉사동아리인 ‘나누리(회장 李惠蓮·24·본과 2년)’ 회원들은 격주로 수·토요일 역앞 진료소로 갈 때면 이같은 생각을 되뇐다. 27일 오후 6시,수업을 마치고 대전역 앞 ‘희망진료소’에 막 도착한 이들은 접수,안내,혈압·혈당 체크,예진,약 포장 등으로 바빴다.진료는 밤 9시까지 계속됐다.역 공안에게 쫓겨 지하상가나 역 광장에서 어슬렁거리던 노숙자,역전 윤락녀,1평 남짓한 방에서 하루하루 날품을 팔아 살아가는 쪽방생활자 등 50여명이 이날 이들로부터 따뜻한 진료를 받았다. 이 회장은 “험한 생활로 감기,당뇨병,고혈압,간경화 등을 많이 앓은 사람들을 치료는 해주지만 병든 마음까지 치료해줄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나누리가 생긴 것은 지난 97년.개교와 함께 입학한 의대와 간호학과 학생 5명이 ‘이 세상 모든 불우한 사람들을 위해 사랑과 건강을 나눠주겠다.’는 취지로 이 동아리를 만들었다.처음에는 진료소가 없어 역 광장 등에서 진료해오다 99년 인도주의의사 실천협의회 대전지부 등이 역 주변에 진료소를만들자 합류했다.10평짜리 진료소가 생기고 활동이 왕성해지자 나누리 회원도 50명으로 불어났다. 회원인 고승제(25·본과 4년)씨는 “가끔 대기 중에 술주정을 하거나 욕설등으로 소란을 피우는 환자들도 있어 처음에는 여자 회원들이 무서워했다.”며 “하지만 이들과 자주 대하면서 기꺼이 보듬어 안을 정도로 친숙해졌다.”고 말했다.이젠 ‘약이 떨어진지 오래됐을 텐데 왜 이제야 오느냐.’고 핀잔을 주고 노숙자들도 ‘저번에는 왜 안 왔어.’라며 먼저 아는 체할 정도가 됐다.얼굴을 아는 노숙자가 안 오면 안부를 묻고 걱정도 한다. 나누리 회원은 지난달 학교에서 축제가 열릴 때 3일간 일일찻집을 운영,68만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회원들은 이 돈을 노숙자와 쪽방생활자들을 후원하는 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CLEAN 3D] “스프레이 작업 마스크 벗고 합니다”

    대한매일은 한국산업안전공단과 함께 3D업종 사업장을 안전하고 깨끗하게 만드는 ‘클린3D 사업’을 펴고 있다.클린3D 사업은 위험하고(dangerous),지저분하며(dirty),일하기 힘든(difficult) 작업현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사업이다.클린3D 사업장 설치로 재해 및 직업병 발생을 예방하고,구인난도 해소하고 있는 사업장을 찾아 그 효과를 살펴본다. ■3000호 사업장 '세정실업' 클린3D 사업장 3000호의 영광을 안은 세정실업은 가스기구 전문 메이커이다. 경기 부천시 오정구 삼정동에 자리잡은 세정실업은 연간 매출액 10억원에 불과한 중소기업이다.하지만 ‘가스 메이트’ ‘그린 스타’ 등 고유 브랜드로 휴대용 가스 버너를 만들어 시장에 내놓고 있는 당찬 회사다. 약 200평의 부지를 보증금 4000만원,월세 420만원에 빌려서 사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클린3D 사업장으로 선정되기 전에는 열악한 작업 환경 때문에 직원들이 하루도 버티기 힘든 실정이었다. 작업장은 맨땅으로 돼 있어서 비가 오면 질척거렸으며,조명이 어두워 실내는 항상 어둠침침했다.안전장치는 하나도 없어 직원들이 항상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특히 화물용 승강기인 호이스트는 위험 덩어리였다.더욱이 재래식 화장실에는 하루종일 파리가 들끓었다. 이런 열악한 작업환경을 가진 이 회사가 클린3D 사업장으로 화려한 변신에 성공했다. 이 회사 김광석 사장은 지난 4월 우연히 클린3D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들었다.평소 안전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한국산업안전공단에 문의했다.곧바로 직원이 공장을 찾아와 안전에 대한 모든 사항을 체크해줬다.서류심사를 거쳐 지난 8월에 클린3D 사업장으로 결정됐다. 9월부터 공장 개선작업에 착수했다.가장 먼저 제일 위험했던 화물용 승강기를 뜯어고쳤다.원자재 등 무거운 물건을 2층으로 들어올리는 이 기구는 로프 절단 등 사고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승강기에 출입문을 설치했으며 센서를 설치,사람이 올라탈 경우 작동이 멈추도록 했다.로프가 절단될 경우에 대비,비상정지장치도 부착했다. 비만 오면 질척거렸던 바닥은 콘크리트로 포장한 뒤 에폭시 도장을 했다.또 안전통로를 확보,지게차로부터 원자재와 작업자 등을 보호했다. 모터의 전기동력 전달장치에 방호덮개를 설치,작업자의 손이나 옷이 끼이는 것을 막았다.또 벽에 방치돼 있어 충전부가 노출된 분전반을 새롭게 교체했다. 법적기준인 300룩스에 못미치는 80룩스에 불과한 작업장 조명을 개선,400룩스를 확보했다.또 작업자들이 신체조건에 맞지 않은 의자를 장시간 사용,근골격계질환 발생 위험이 높았으나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인체공학적 의자로 교체했다. 건조실에는 항상 섭씨 45도 이상의 열이 발생,작업자들이 고통을 겪었으나 고열배출 배기설비를 설치,26도의 쾌적한 작업온도를 유지토록 했다. 스프레이 도장작업 시에도 분진이 발생했으나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해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했다. 세정실업이 작업환경 개선에 들인 비용은 총 4260만원.이중에서 2600만원은 정부로부터 무상지원받았으며 나머지 자금은 장기저리로 융자받았다. 이 회사에서 스프레이 작업을 하고 있는 박운종(46)씨는 “국소배기장치의 도움으로 마스크를 벗고도 일할 수 있게 돼 아주 좋다.”면서 “클린3D 사업장으로 선정된 뒤부터는 하루하루가 너무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김광석 사장 “이젠 자신있게 공장 보여줍니다” “클린3D 사업이 없었으면 사비를 들여서라도 작업장을 개선했을 것입니다.” 세정실업 김광석(金光錫·40) 사장은 자신이 행운아라고 자랑했다.4000만원이 넘는 거금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아 작업장을 안전하고 청결하게 개선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클린 3D 사업장으로 개선한 뒤 생산성이 약 30% 향상됐다고 자랑했다.전에는 가스버너를 하루에 700개 생산했으나 요즘은 900개를 만들어내고 있다. 구인난도 한 순간에 털어버렸다.클린사업 전에는 19명이 일했으나 지금은 29명이 생산라인에서 일하고 있다.달라진 작업환경을 보고 구직자들이 막무가내로 이력서를 던져놓고 가는 경우도 있다.사람을 구하려고 사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는 여타 중소기업과는 대조적이다.이직률도 현저하게 줄어 작업장을 개선한 뒤에는 이직한 사람이 아직 한명도 없다. 김 사장은 클린3D 사업장변신에 맞춰 내친 김에 사비를 들여 공장 이미지를 싹 바꿨다.사비 6000만원을 들여 기숙사와 휴게실을 마련했으며 공장 내부의 천장과 벽을 새롭게 도장했다. 고교를 졸업한 뒤 상경,가스레인지 공장에서 일하다 현재의 사장으로 변신한 그는 화물용 승강기 사고를 두번이나 목격한 뒤 산업안전에 대한 신념을 굳혔다. 이후 사장이 된 지금은 “공장을 경영할 경우 하루를 해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신념 때문에 작업장 개선작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에는 외국 바이어들이 찾아와도 영접을 제대로 못했는데 이제는 자신있게 공장을 보여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클린3D 사업장 3000호 탄생 클린3D 사업장 3000호가 탄생했다. 대한매일과 노동부는 지난 15일 오전 경기 부천시 오정구 삼정동 소재 세정실업에서 방용석(方鏞錫) 노동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클린3D 사업장 3000호 인정서 수여식 및 인정패 제막식을 가졌다. 클린 3D사업은 작업환경이 열악한 업종을 대상으로한 시설 개선 사업으로 지난 1년간 정부의 지원으로 모두 3000곳의 영세 중소기업 작업환경이 안전하고 깨끗한 사업장으로 탈바꿈했다. 클린3D 사업은 지난해 10월 접수를 받은 이후 1년만에 1만 5168곳이 신청,목표 대비 150%를 기록했다. 이중에서 산업안전공단이 현지 실사를 거쳐 자금지원을 결정한 사업장은 5709곳으로 전체의 39.9%를 기록했다. 지원자금은 총 479억원으로 ▲안전설비개선자금 281억원 ▲작업환경개선자금 145억원 ▲작업공정개선 자금 53억원이 각각 지원됐다. 업종별 자금지원실적은 금속제품제조업이 25.1%로 가장 많았고,그 다음이 수송용기계제조업 19.1%,기계기구제조업 18.6%,화학제품제조업 8.3%,전기기계기구제품제조업 3.6% 등의 순이었다. 기업규모별로는 종업원 5∼30명이 47.7%로 가장 많았으며 5인 미만 42.8%,30∼50명 9.5% 순이었다. 한편 이날 인정서 수여식에 이어 인천 송도비치호텔에서 인천지역 클린사업장 대표 126여명이 모인 가운데 ‘클린사업장 경영자협의회’ 창립총회가 열렸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작업환경 개선에 적극 투자,클린사업장으로 만들것과 이미 클린사업장으로 인정받은 사업장이라도 이를 유지·발전시키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협의회 성시덕 회장은 “클린사업 개선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려 작업환경이 열악한 사업장들이 클린사업장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방용석 노동부장관 “클린사업장 유지·발전이 더 중요” 클린3D 사업장 3000호를 탄생시킨 방용석(方鏞錫) 노동부 장관은 “영세 소규모 중소기업의 작업환경 개선에 앞으로도 정부가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다음은 방 장관과의 일문일답. ●클린3D 사업의 성과는. 클린3D 사업으로 단기간 내에 재해가 대폭 감소하거나 청년실업 해소와 같은 복합적인 문제들이 단기간에 해결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그러나 실질적으로 클린 사업장이 타사업장보다 근로자의 만족도와 인력확보에 있어 우월한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일부 공장 밀집지역에서는 경쟁적으로 안전보건시설에 투자하는 현상이 일어나 자금지원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 이와 같이 기대 이상으로 노사의 반응이 좋고파급효과가 높아 올해 확보자금인 500억원이 이미 지난 8월에 소진된 상태다. 아울러 근로자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생산성이 향상되는 등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클린사업장에 당부할 것이 있다면. 많은 자금을 투입해 클린사업장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유지·발전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사업주들은 안전보건시설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다시 예전의 열악한 사업장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 개선된 작업장의 수준을 유지·발전시키는 데 계속적인 관심을 쏟아주기를 바란다. ●영세 소규모 사업장에서의 산재예방을 위해 중요한 점은.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이 있듯이 중소기업도 사업장의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기술력을 높이는 등 노력을 한다면 대기업 못지 않게 세계로부터 칭송을 받고 한국의 경제발전에 기둥이 될 것이다. 중소기업도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이뤄 노동자와 사용자가 함께 힘을 모을때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다. ●내년도 산업재해예방 정책방향은. 지식정보화 시대에 국가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근로자가 창의와 열정을 발휘할 수 있도록 안전하고 쾌적한 일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작업환경이 열악하거나 재해가 자주 일어나는 업종에 종사하는 산재취약계층 근로자를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우선 자율안전관리를 정착시키기 위해 안전관리의지가 강한 기업과 소홀한 기업을 차등관리하겠다.또 대형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사망재해 유형 및 다발부문에 대한 예방점검 및 감독을 강화하겠다. 그리고 최근 급증하고 있는 근골격계질환 및 뇌심혈관질환 등 작업관련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근로자 건강관리를 강화토록 하겠다. 특히 취약계층인 50명 미만 영세사업장의 재해요인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클린3D 사업을 중점사업으로 선정하여 계속 추진하겠다. 김용수기자
  • [열린세상] 의존성을 키우는 교육

    해마다 입시철이 되면 눈에 띄는 모습이 있다.수학능력시험 당일에는 물론이려니와 면접시험일에까지 어머니와 함께 나타나는 예비 대학생들의 모습이다.일관성 없는 교육제도 속에서 해마다 바뀌는 기준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하지만 의존성을 키우는 교육에 큰 역할을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은 가정에서의 교육 방식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엄마가 짜 주는 시간표에 맞추어 이 학원 저 학원을 전전하는 아이는 정작 자기가 그날그날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하루하루를 보낸다.그리고 궁극적으로 무엇을 위해서 그런 공부를 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그냥 쳇바퀴 굴러가듯 계속 굴러갈 뿐이다.아이는 천천히 혼자서 생각해 볼 틈이 없이 엄마가 한발 앞서 짜 놓은 시간표에 맞추어 따라가기 바쁘다.이런 가운데서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은 점점 더 약해지고,새로운 상황에 부딪쳤을 때 스스로 생각해서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잃고 만다. 외부의 압력에 밀려 어떤 일을 계속하다 보면,그 일에 대한자신 내부로부터의 흥미가 사라진다.‘내가 좋아서’ 또는 ‘내가 배우고 싶어서’ 배운다는 생각이 들 때 학습의 효과도 극대화될 수 있다.자신의 흥미나 의지와 관계없이 다른 사람이 짜 놓은 계획표에 따라 기계처럼 움직이는 생활을 장기간 계속하다 보면,마침내 자기가 정말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자기 자신도 모르게 된다.삶의 추진력이 될 수 있는 내적인 동기를 상실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면 아이 스스로 알아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낼 수 있고,스스로 해야 할 일을 깨닫는 수도 많다.그런데 우리나라의 부모들은 너무 앞서나간다.아이가 스스로 흥미를 갖기 전에 어른의 기준에서 미리 만들어 놓은 계획표를 들이밀며 거기에 맞추기를 강요한다.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이런 과정은 계속된다. 심지어 대학입학을 위해 학생의 현재 상태를 점검하고 원하는 대학에 가기위해 어떤 방향으로 공부해야 하는지 맞춤 계획을 짜 주는 대행사까지 있다고 한다.자신의 인생을 누구에게 맡기는 것인지,자신의 주인이 과연누구인지,아주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다.어떤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내 인생의 계획은 내가’ 이루어 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학생들이 과연 어느 정도나 될지 궁금하다. 부모가 너무 앞서나가는 것은 자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셈이다.부모 입장에서는 자녀를 위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진정으로 자녀를 위하는 길이 아닐 경우가 많다.학원 때문에 자살한 초등학생이나 부모의 과중한 기대를 못이겨 부모를 살해한 학생의 경우는 극단적인 예이기는 하지만,결국 자녀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쉴 틈 없이 무엇인가를 해 주려고 하는 것이 자녀를 위하는 길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일이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스스로 생각해서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그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자녀에게 무엇을 시키고자 할 때,그것이 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자녀가 그것을 할 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그리고 자녀가 그것을 하고 싶어 하는지를 생각한 연후에 결정해야 한다.자녀의 의사와 흥미를 직접 물어 보고 대화를 하여 결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부모가 일방적으로 결정해서 따르도록 하는 것은 결국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자녀에게 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자녀 외부의 주변 사람들이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기보다 자녀 내부에서 나오는 마음의 소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외부의 소리만을 들으려고 하다가 자칫 아주 중요한 자녀 내부의 소리를 놓쳐서는 안 된다. 자녀가 마음 속에서부터 흥미를 느끼며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주어야 한다.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찾아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생각하는 힘을 길러 주고,어떤 어려움을 만나도 그것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독립성을 길러 주는 것이 가정에서 해줄 수 있는 가장 값진 교육이다. 나은영 서강대 교수 신문방송학
  • [도전 2003 司試] (상)형법·국제법 출제경향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제 45회 사법 1차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위해 서울 신림동 유명학원 강사들이 말하는 과목별 출제경향과 시험 준비 요령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그 첫번째 순서로 한국법학교육원 신호진(申浩進) 강사로부터 필수과목인 형법을,같은 학원 안진우(安振佑) 강사로부터 법률 선택과목인 국제법에 대한 출제경향 등을 들어봤다. ■형법, 판례의 근거·학설 숙지하라 ◆형법(한국법학교육원 신호진 강사) 형법은 판례문제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판례 학습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나 최근 판례중심의 출제경향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때문에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판례의 결론보다는 이론적 근거나 학설을 묻는 문제가 많이 출제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무조건 판례의 결론을 외우려 하기보다는 그러한 결론이 나오게 된 이유나 이론적인 문제점 등을 정리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판례를 공부하면서 판례의 사실관계를 약간 변형할 경우 전혀 다른 결론이 나오는 경우를 생각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또한 사법시험을 3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수험생들이 많이 하는 질문이 있다.첫째는 ‘내년 시험은 안될 것 같으니 지금부터 차분하게 내후년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라는 것이다.두번째 질문은 ‘이러저러한 교재 또는 어떤 문제집이 좋다고 하는데 그 교재를 봐야 합니까.’라는 질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답은 전부 노(No)이다. 먼저 실력은 편안하고 느긋한 상태에서는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하루하루 불안감과 초조감에 시달리면서도 합격에 대한 열망을 버리지 않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할 때 실력은 획기적으로 향상되는 것이다. 두번째는 사법시험은 말 그대로 ‘시험’이지 학문은 아니기 때문이다.이책 저책 섭렵하는 것보다는 자기가 선택한 책을 반복해서 읽은 뒤 뜻을 이해하고,내용을 정리·암기하는 것이 효율적인 공부방법이다.어떤 책이 좋다는 식의 뜬소문에 우왕좌왕하기보다는 지금까지 보았던 교재를 중심으로 반복학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교재보다는 그 교재를 보는 사람이 합격 여부를 좌우한다. ◆국제법(한국법학교육원 안진우 강사) 내년도 시험의 출제 범위와 경향은 기본적으로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그러나 예년에 비해 특히 유의할 사항을 지적한다면,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조약문 학습의 필요성이다. 헌법 등 기본 3법에서 판례가 정답에 대한 이의제기를 피하는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다면,국제법에 있어서는 조약 규정에 의할 수밖에 없다. 출제범위에 해당하는 조약들은 UN헌장과 국제사법재판소(ICJ)규정,조약법협약,해양법협약,WTO설립협정과 분쟁해결규칙 및 절차에 관한 양해이다. 조약문을 공부한 방법으로는 조문의 암기보다는 해당 조약들의 출제범위에 해당하는 관련 조문들을 통독할 것을 권한다. 또한 최근의 UN국제법위원회의 작업결과와 국제사회의 이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UN 국제법위원회의 작업 내지 그 결과 중 주목할 것은 ‘2001년 국제위법행위에 관한 국가책임 규정 초안’과 ‘조약의 유보에 관한 규정’ 등이다. 출제 여부는 출제교수들이 결정할 사항이지만,이를 강조하는 분들이 많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 9·11 테러사건 이후 국가의 무력사용과 국제평화와 안전에 관한 안전보장이사회의 권한 문제가 새로운 이슈가 되고 있다. 이 외에도 최근 시험에서 해양법이 강조되고 있다는 사실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을 당부한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하지만 국제법은 단순 암기로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이해 중심의 학습이 필요하다. ■내년 사시일정 미정… 수험생 불만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제 45회 사법 1차시험의 시험일자와 시험시간 등 세부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수험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법무부는 먼저 1차 시험일을 내년 2월23일과 3월2일 치르는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그러나 2개안 가운데 2월23일안이 더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화장실 사용 등 수험생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시험시간을 2교시로 치르던 것을 3교시로 나눠 치르기로 했지만 최종안은 확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한매일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오전 10시에 1교시 시험을 시작한 뒤,점심시간을 갖고 2,3교시는 오후에 치르는 방안을 사실상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르면 1,2교시는 100분,3교시는 70분이며,점심시간은 기존 2시간에서 1시간40분으로 줄어든다.또 1교시 헌법,2교시 형법,3교시에는 민법을 치르고,법률선택과목과 어학선택과목을 각각 1,2교시에 치른다.응시료는 당초 45회부터 5만원,46회부터는 7만원으로 인상할 방침이었으나 비판 여론을 감안,현재의 3만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이같은 세부안을 월말이나 내달초에 열리는 ‘사법시험 관리위원회’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세부시험일정을 확정,발표하지 않는 데 대해 수험생들은 “수험생을 배려하는 자세가 아쉽다.”는 반응이다.특히 44회 2차시험 합격자 발표(12월4일 예정)가 지연되면서 올해 2차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은 불합격할 경우 1차시험 준비기간이 부족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
  • 법무·검찰 수뇌 인사/ 중립성·지역안배에 초점

    8일 오후 단행된 법무·검찰 수뇌부에 대한 인사는 무엇보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중립성과 지역 안배를 중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충남 출신의 김각영(金珏泳) 법무차관을 검찰총장에 내정한 데서도 이같은 의지가 읽혀진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각각 강세를 보이고 있는 영·호남지역 출신을 배제한 것은 중립성 시비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布石)으로 해석된다.김 총장 내정자와 경합했던 사시(司試) 12회 동기 김승규(金昇圭·전남) 부산고검장과 이종찬(李鍾燦·경남) 서울고검장은 지역에서 불리했다는 전언이다. 김 대통령은 또 전남 출신의 심상명(沈相明·사시4회)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법무장관에 임명,지역 및 사법시험 기수를 안배했다.한때 고시(高試) 기수도 검토했으나 현직에서 물러난 지 너무 오래되고,김 총장 내정자와의 기수를 고려해 심 장관을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총장 내정을 둘러싸고 막판까지 내부 발탁과 외부 영입 의견이 팽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김 대통령이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노기(怒氣)띤 어조로 검찰을 강하게 나무라자 ‘승진잔치’를 벌일 수 없다며 외부 영입이 고개를 들기도 했었다.그러나 김 대통령은 검찰의 잘못이 크지만 “하루하루 자라는 자식의 키를 물리적으로 줄일 수 없다.”는 논리에 따라 내부 발탁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심 이사장을 시내 모처에서 만나 임명사실을 통보했다.앞서 김 대통령은 외국에 나가 있는 김석수(金碩洙) 국무총리로부터 심 이사장에 대한 장관 제청을 받았다.김 총장 내정자에게는 심 신임 장관의 제청을 거쳐 오후 5시30분쯤 전화로 통보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책/ 시계밖의 시간 - “당신의 시계를 없애버려라”

    동인도제도의 몇몇 지방에선 달이 꽉 차는 밤들 가운데 하나는 ‘작은 돼지달’,또 하나는 ‘큰 돼지 달’이라고 부른다.이를 서구식 캘린더라면 아마달이 차오르는 11번째 밤과 12번째 밤이라고 부를 것이다.이렇게 이름 붙인 까닭은 그 때가 되면 어미·새끼 돼지 할 것 없이 달빛에 홀린 듯 흥분해 우리를 뛰쳐나와 날뛰고 뒹굴기 때문이다. 또 인도 만다만 숲의 사람들에겐 꽃과 나무들의 냄새로 한 해의 시간을 묘사하는 ‘향기 캘린더’가 있다. 이처럼 전 세계 어디서나 각각의 달은 자연으로 특징지어지므로,그 달의 이름을 듣고 그 지역의 고유한 풍경을 짐작할 수 있다. ‘시계밖의 시간’(제이 크리피스 지음,박은주 옮김,당대 펴냄)은 ‘시간’이란 주제를 문화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책이다. 지은이는 시계로 측정하는 시간이 고도로 정치적이며,문화제국주의의 뿌리깊은 예라는 인식을 놓치지 않으면서 사람들이 시간을 경험하는 다양한 방식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꿰고 있는 두 중심줄은 ‘시계의 시간’과 ‘자연·야성의 시간’이다.인간은 하루하루를 째깍대는 시계의 노예가 되어 허겁지겁 살 뿐,야성의 시간이 주는 깊고 풍성함을 알지 못한다.저자는 시계의 시간 지배하에서 여성성을 유린하는 ‘속도의 남근성’을 가차없이 비판하고,밀레니엄 축제는 야성의 시간에서 이루어지던 페스티벌의 넉넉함을 잃어버렸다고 꼬집는다. 그는 또 어린이들을 성인화하는 어린이미인대회와 중년 여성의 성형수술 바람을 빗대어 여성의 연령은 오직 ‘젊음’에 멈추어야 하는 사회적 시계에 칼을 댄다.아울러 ‘월경’이라는 여성의 시간이 사회적으로 억압받고,남성들에게 지배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결국 산업사회는 뉴턴의 ‘절대적이고 수학적인 시간개념’을 무기로 해서 시간의 다양성을 말살했고,사람들은 벤저민 크랭클린의 ‘시간은 돈이다.’를 배워 시간에 충만해 있는 은총과 자비를 비천하고 무자비한 시간 세기로 고갈시켜버렸다고 역설한다. 반면 ‘시간은 창조이거나 무(無)그 자체이다.’라고 한 프랑스 철학자 베그르송,시간은 시계의 대립물임을 간파한 루소,철철 넘칠 만큼 ‘순간의지금’(맹트낭)을 구현해낸 몽테뉴,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프루스트 등은 시간의 다양성을 꿰뚫어본 대표적인 사람들로 소개한다. 저자는 지금도 섹스·술·마약·음악 등에 야성의 시간이 남아 있다고 말한다.시계에 끌려다니며 헉헉대는 현대생활에서 알코올과 마약의 수요가 급증하는 이유중 하나는 시간의 억압에서 벗어나게 해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간에 길들지 않은 때가 바로 구미에서 가장 빛나는 음악가들이 야성의 시간의 연주로 꽃피운 시기였다고 부연한다. 결국 지은이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짧은 한문장으로 압축된다.‘당신의 시계를 수장하라.’2만 3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
  • 뮤지컬 ‘몽유도원도’ 여주인공 더블캐스팅 김선경·이혜경

    제 개로왕이 사랑한 여인 아랑.한 나라를 흔들어 망하게 할 정도로 아름답지만,그 자신은 왕이 아니라 남편만을 죽도록 사랑한 설화 속 비운의 여인이 김선경(35)·이혜경(31)의 몸을 빌려 되살아난다.두 사람은 2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뮤지컬 ‘몽유도원도’의 여주인공에 더블 캐스팅된 것.경국지색(傾國之色)역을 소화하느라 몽유병에 걸릴 지경이라는 둘을 예술의전당 연습실에서 만났다. 훤칠한 키에 ‘공주과’에 가까운 예쁜 얼굴의 김선경.하지만 성격은 참 소탈하다.제작발표회 때 한번 본 친분만으로 기자의 손을 잡고 반갑게 너스레를 떤다.반면 이혜경은 청순한 인상 그대로 그저 웃고 있다. 그러나 첫인상은 착각이었다.식당으로 장소를 옮기자마자 왁자지껄 떠드는 은 많이 닮았다.“언니와 저는 엉뚱한 성격이 정말 비슷해요.”(이혜경)“올해 뮤지컬대상 시상식 때 네티즌 인기상 부문에서 둘을 같이 불렀거든요.둘다 딴짓하다가 못 들어서 뒤늦게 끌려 나갔죠.”(김선경) 제작발표회 때 연출가는 이혜경을 청초한 아랑,김선경을 내면적 갈등요소가 드러나는 아랑에 적격이라고 설명했다.맞는 것 같느냐고 묻자 김선경은 “나이가 몇살이라도 많은 제가 내면 연기를 더 잘 해내야 하지 않겠어요?”라고 반문했다.“혜경이 경우는 ‘오페라의 유령’에서 맡은 크리스틴의 귀엽고 산뜻한 이미지 때문이겠죠.” 이렇게 다른 점 때문에 서로 모자란 것을 채워줄 수 있다고 했다.“노래를 부르지 않아 잊어버린 걸 혜경이에게서 배워요.저는 연기를 가르쳐 주고요.” 쟁의식 같은 건 없느냐는 질문에 이혜경은 펄쩍 뛴다.“왜들 다 똑같이 그런 걸 묻는지 모르겠어요.서로의 장점과 스타일이 달라서 경쟁심 같은 건 없어요.” 김선경은 1988년 탤런트 공모에 합격한 뒤 영화·드라마·CF 등에 출연해왔다.최근에는 영화 ‘라이터를 켜라’에 나오기도 했다.뮤지컬 배우로서 정체성을 가진 건 98년 ‘드라큘라’때부터.“전 뮤지컬 배우인데 다들 저를 보면 ‘어,라이터의 차승원 부인이네.’라고 하죠.” 갑자기 이혜경이 끼어든다.“언니,나도 처음엔 ‘왜 탤런트가 뮤지컬을 하나.’하고 생각했어.(웃음)” 성악을 전공한 이혜경은 96년부터 뮤지컬 배우로 활동했다.“친구 따라 얼결에 서울시립 뮤지컬단 오디션을 봤죠.노래를 하러 갔는데 무용·연기도 해보라고 해서 당황했어요.덜컥 합격을 했고,일단 시작했는데 정말 재밌더라고요.” 그녀가 뮤지컬계의 샛별로 떠오른 건 지난해 ‘오페라의 유령’에 주역으로 캐스팅되면서부터다. 이혜경은 쓸데없는 욕심 없이 도전하는 자에게 행운이 온다고 했다.“이번에도 뽑히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실력보다는 가능성 때문에 된 것 같아요.”“거짓말이에요.혜경이가 오디션 때 노래를 얼마나 잘 했다고요.”(김선경) “음∼ 하고 싶어서 연습을 많이 하긴 했어요.”(이혜경) 뽑힌 것까지는 좋았는데 과정은 정말 고됐다고 한다. 둘에게 모두 이번 역은 자신과의 힘겨운 싸움이다.“맨정신으로 하면 관객에게 와닿지 않을 것 같아요.” 미쳐가는 자신을 보게 될 남편이 불쌍하다는 이혜경.힘들어 해쓱해진 김선경에게 주위에서는 비운의 여주인공에 잘 어울린다고 한단다.“대사가 단 두마디밖에 없고 전부 노래여서 감정을이입하기가 쉽지 않아요.요즘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아’소리 한번 내보고 다시 눕고 그래요.”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물었다.“갈대로 얼굴을 긋는 장면이 있는데,몸과 영혼이 모두 빠져나가는 부분이에요.그런데 연출가가 오른쪽으로 한번,왼쪽으로 한번 그으라는 식으로 말할 수는 없잖아요.배우의 몫이죠.”(김선경) “그런데 ‘이 얼굴 때문인가.’라는 대사는 민망해요.”(이혜경) 엉뚱한 성격이라는 자신들의 말대로 대화는 진지함과 농담 사이를 오갔다. “멋스러움의 깊이가 하루하루 더해가는,여운이 오래 남는 아랑이 되고 싶습니다.” 연기 스타일과 이미지는 다르지만,성격이 비슷한 둘은 똑같이 완벽한 아랑이 되기를 소망하는 ‘아랑병(病)’을 시름시름 앓고 있었다. 김소연기자 purple@
  • “텔레콤사업 비약적 성장 DDR 반도체 생산 늘려”차영수 삼성전자 IR상무

    (뉴욕 손정숙특파원) “싱가포르,에딘버러,프랑크푸르트,런던 등을 거쳐 왔습니다.” 지난주말(현지시간)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증권거래소 주최 기업합동설명회장에서 기자와 만난 차영수(車永壽·사진) 삼성전자 IR담당 상무는 하루하루를 전투하듯 보내고 있었다.세계 6∼7개 도시를 마라톤 순회하며 30여개 기관투자가들과 1대 1 미팅을 가졌다.“굵직한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사고 싶다며 저마다 러브콜 중”이라는 그의 말엔 자신감이 역력했다.1조 8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이 기록된 3·4분기 손익계산서를 들고온 삼성전자 IR팀은 이날도 첫 순서로 기업설명회를 마친 뒤 다음 행선지를 향해 다급히 공항으로 떠났다.일문일답 내용이다. ◆3분기 실적 내용을 설명해 달라. 고부가가치 사업군으로 발빠르게 다변화한 점이 눈에 띈다.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반도체 비중이 2분기 57%에서 3분기 50%로 줄었는데도 순이익이 2분기 수준에 근접한 것은 텔레콤사업이 같은 기간 33%에서 50%까지 비약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부문에 국한해 봐도 그렇다.지난 1월 전체 생산량의 68%를 차지했던 SD램 비중을 9월 36%까지 줄인 우리는 대신 DDR(더블데이터레이트) D램 생산량 비중을 32%에서 64%로 끌어올렸다.같은 기간 256메가 SD램 현물가격은 2달러대로 떨어졌지만 DDR D램은 6달러대를 뚫고 올랐다.(최근 DDR D램 가격이 치솟으면서 10월초 26만원대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주가는 4일 36만원을 웃돌았다.)시장예측을 정확히 하고 성장 종목(아이템)을 찾아 적절한 시기에 다변화하는 조치가 경기상황과 관련없이 고른 이익을 얻을 수 있게 하고 있다. ◆텔레콤 부문과 관련,휴대폰 제조에 그칠 것이 아니라 고부가가치 서비스쪽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생각은 없는가? 아직 그런 계획은 없다.당분간은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구조를 유지할 계획이다.무리한 투자는 우리의 원칙이 아니다. ◆삼성전자도 국민은행,KT,POSCO 등의 국내기업 처럼 뉴욕 증권거래소에 해외DR(주식예탁증서)을 발행할 계획은 없는가? 항상 우리의 희망사항이었다.지난 95년부터 계속 검토해 왔다.하지만 상장과 관련,국내와 미국시장의기준이 달라 이에 맞춘 개정 작업이 필요하다.뉴욕증시(NYSE) 상장에 시간이 걸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삼성전자는 수입의 6∼7%에 이르는 5조원대의 설비투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내년 전망은. 내년 역시 반도체 공정 업그레이드 등에 많은 투자를 할 계획이다.정확한 액수를 못박을 수는 없지만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핸드셋 재고가 위험 수준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최근 미국시장에서 핸드셋이 정상적인 재고 순환주기를 벗어난 것은 사실이다.1.5배 가량 더 길어진 것으로 보인다.크리스마스 시즌이라는 계절적 요인 때문일 것이다. jssohn@
  • 편집자에게/ 정치적 관심 불러오는 참신한 기획

    -‘대선후보,이 사람이 좋다’(11월1일자 4,5면)를 읽고 생동감 넘치는 파격적인 편집으로 신선한 감동을 주었던 대한매일이 이번에도 한발 앞서 가는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물론 개인적으론 지지정당과 지지후보가 정해져 있다.하지만 ‘대선후보,이사람이 좋다’를 읽으며 대선후보들의 또 다른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었고 정치가의 입장이 아닌 국민들의 입장에 가깝게 대선후보들을 지지하는 글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신했다. 사실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차대한 대통령선거에 대한 그간의 대다수 언론 기사가 대선후보들의 하루하루 동정을 중계하는 식으로 흐르기 십상이었다.게다가 정책 분석이나 무슨무슨 검증을 한다는 명분으로 딱딱하고 네거티브한 내용으로 채워지고 판단기준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려 들면서 선거의 주인이 되어야 할 국민들이 정치적으로 멀어져 가는 주객이 전도된 현실을 낳고 있다. 대선관련 언론의 역할이 대선후보들의 능력,정책적 차이에 대한 치열한 논의와 정보제공도 중요하지만 그와 함께 ‘대선후보 이사람이 좋다’와 같은 정치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친근한 접근과 국민들이 주인되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획을 통해 행복한 내일을 위한 ‘범국민적 희망 만들기’에도 관심과 지면을 할애하길 바란다. 문치웅/ 청년세계탐구단 사무국장
  • 대선후보 이사람이 좋다/ 이회창-노무현후보

    올 12월 대선이 50일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국민통합21의 정몽준(鄭夢準) 의원,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 등 주요 후보진영의 세싸움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각 후보 진영은 지지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 전력투구 중입니다.이를 위해 후보들을 지원하는 각계각층 인사들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대한매일은 후보들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새로운 각도에서 후보 검증을 시도하는 차원에서,각 후보들을 지지하는 유명 문인들로부터 ‘내가 추천 또는 지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주제로 글을 받았습니다.유권자 여러분들이 지지후보를 선택하는 데 또 하나의 판단기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회창후보는 - 3府 경영능력 ‘공인' 사람마다 오늘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병폐를 개탄한다.날로 그 도를 더해 가는 비리와 부정이 권력에 기생해서 사회를 썩게 하고 있다.뜻있는 국민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깨끗한 정부,정의로운 사회를 열망해 왔지만 단 한 번도 그러한 꿈은 실현되지 못했다.“그 때나 이 때나,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라는 자조적(自嘲的) 불신풍조가 우리 사회에 팽배해지면서 우리로 하여금 실현 불가능하다는 뜻의 백년하청(百年河淸)이란 고사만을 되씹게 하고 있다. 그러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나는 이러한 국민적 허탈감을 바꾸어 줄 지도자를 찾아왔고 올해야말로 이러한 국민의 숙원이 이루어질 수 있는 해가 되리라 굳게 믿고 있다. ◆권모술수 모르는 준법인 우선 이회창 후보는 지금까지의 삶을 통해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 주었고,공직자로서 청렴결백한 생활태도를 지켜왔다.또한 권모와 술수를 몰라 오히려 정치판에서 비난을 받을 정도였다. 그는 법조인이었던 아버지의 슬하에서 제대로 된 가정교육을 받았고,경기고와 서울대를 거치면서 실력의 기초를 닦았다.그리고 법관 생활을 명예롭게 마친 후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감사원장,국무총리를 역임함으로써 국가경영의 역량을 착실하게 터득하고 발휘했다.우리의 반세기 헌정사를 통해 이렇게 반듯한 능력을갖춘 지도자는 일찍이 없었다.그래서 이번에는 제대로된 대통령의 탄생을 보고 싶은 것이다. 사실 개인적인 입장에서만 본다면 존경받는 대법관에 총리직까지 거친 그가 더 이상 부러울 게 무엇이 있었겠는가.그러나 이회창 후보는 깨끗한 사회건설을 위해 이미 일신상의 안일을 버렸다. ◆의협심 강한 젊은 날의 의기 그는 정의감에 불타는 사람이다.불의의 현장을 본 이상 그대로 지나칠 수 없는 것이 그의 태생적 성품인 듯싶다. 이미 5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피란지 부산에서 중학교에 다니던 때의 일이다.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는데,앞에 가던 학생세 사람이 여러 명의 불량배 학생들한테 봉변을 당하고 있었다.이런 뜻하지 않았던 상황을 목격한 그는 갑자기 웃통을 벗어 던지고 불량배의 우두머리를 향해 돌진했다.마구 타격을 가했다.다시는 약한 학생들을 괴롭히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고야 놓아주었다. 또한 고3 때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이때에는 여학생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코뼈가 부러져서,총리직 사임 후에 수술했다는 이야기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이렇듯 좀처럼 믿어지지 않는 그의 일화는,함께 가던 친구들도 그가 언제부터 그런 힘과 용맹성을 지녔는지는 전혀 몰랐다.하지만 그는 원래 허약한 체질의 소유자였기 때문에 남몰래 권투클럽에 들어가 체력을 단련하고 있었던 것이다.그 일이 있은 후 이회창 학생의 주변에는 많은 친구들이 모여들어 뜻하지 않은 보스 노릇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일찍부터 이와 같은 정의감으로 다져진 그의 성품은 지금 난마처럼 얽힌 부정부패와 일그러진 정치 행태(行態)를 도저히 그대로 묵과할 수 없게 되었다.일종의 의용 소방대원이라 할까.만사를 제쳐두고 깨끗한 사회 건설에 뛰어든 것이다. ◆위정자가 본을 보여야 “위정자가 백성을 속이는 일이 많아지면 백성들 역시 거짓을 취하지 않을 수 없다.지혜가 자라면 속이고 재물이 없으면 도둑질을 하게 되나니,이토록 속이고 도둑질하는 백성이 늘어나는 사회풍조는 마땅히 위정자에게 그 책임이 있다.”라고 설파한 장자의 교훈을 자신의 정치철학으로 삼고 있는 그는 지금이야말로 위정자가 본을 보여야 할 때라고 굳게 믿고 있다. 그동안 김대중 정권이 내치(內治)와 외치(外治),그리고 인사와 경제 문제에 이르기까지 법과 원칙과 합리성에 의해 운용되었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지난 반세기 동안 혈맹의 우의를 다져온 강력한 우방 미국을 불편한 관계로 만든 외교적 실책을 비롯하여,무원칙한 대북 접촉을 통해 막대한 외화를 퍼주어 우리를 겨냥하는 핵무기를 개발토록 함으로써 국내외에 한국의 위상을 추락 불신케 한 일 등은 앞으로 수십 년이 지나가더라도 쉽게 회복하기 어려운 판국으로 만들어 놓았다.지난 5년간 우리가 겪은 혼돈과 위기는 다름 아닌 리더십의 부재와 그 위기로부터 온 것이었다. ◆새 시대는 새 리더십으로 이제 새로운 리더십을 바로세워야 할 때가 온 것이다.지금 우리는 산업화시대와 민주화 시대를 넘어 선진화의 시대로 가고 있다.그동안 우리를 이끌어 왔던 리더십은 크게 보아 산업화 시대의 권위주의적 리더십과 민주화 시대의 인기 영합형 리더십이었다. 김영삼,김대중 두 대통령이 이끌던 시대의 혼돈과 무질서가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법과 원칙을 확고히 세워야 한다.권위주의적 강압에 의한 국민동원이 아니라 합리적 설득과 민주적 방식으로 국민의 자발적인 동참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이것이 곧 국력을 하나로 결집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이라 할 것이다.따라서 지금은 국정경험이 없는 아마추어들에게 나라를 맡길 만큼 한가한 시대가 아니다.합리적인 사고와 강력한 추진력,그리고 풍부한 국정 경험이라는 삼박자를 갖춘 리더십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이회창 후보가 판사시절에 여성의 재산권에 관련된 재판을 다룬 일이 있었다.그것은 남편의 수입으로 아내의 재산을 늘린 경우의 사건이었다.그 시절의 재산개념은 거의가 다 남편의 고유권리로 귀속되고 있었다.그런 상황 속에서 이 후보는 지금까지 답습해 온 관례를 깨고 부부 공동의 재산으로 인정하는 새 판결을 내림으로써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이 어찌 미래를 통찰하는 형안이라 하지 않겠는가. 나는 이회창 후보야말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의 삼박자를 고루 갖췄다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이회창 후보는 평생을 법과 원칙에 충실한 깨끗하고 정직한 삶을 살아왔다.그래서 그에게는 항상 ‘대쪽’이나 ‘15분 맨’이라는 별명이 따라 다닌다.그리고 이회창 후보의 민주적 리더십은 6년 전혈혈단신으로 정치권에 투신했을 때부터 읽을 수 있다. 이 후보가 몸담고 있는 한나라당은 여러 계열의 다양한 구성원을 가진 정당이다.그리고 우리 헌정사상 가장 큰 야당이기도 하다. 이회창 후보는 이러한 큰 정당을 원만하게 이끌면서 4·13 총선과 6·13지방선거 그리고 8·8 재보궐선거에 이르기까지 모든 선거에서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했다.이것은 오랫동안 그의 몸에 밴 합리성과 민주적 마인드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상생의 정치,국민우선의 정치 그는 원칙과 기본에 철저할 뿐만 아니라 ‘상생’과 ‘국민우선’이라는 이 시대 새로운 정치 모형을 구상하고 있다.상생의 정치란 서로 권력쟁취에만 매달려 극한적 투쟁을 벌이는 상극의 정치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며 선의의 경쟁 관계를 유지하는 정치를 의미한다.또한 국민우선의 정치는 정책의 모든 혜택이 소수 권력층에게만 돌아가지 않고 국민 모두의 이익이 되게 하는 정치를 뜻하는 것으로서,이는 이회창 후보가 정치에 입문하면서 줄기차게 주창해 온 그의 정치철학이다. 지난날 보릿고개를 넘던 시절의 구호가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세.”였다면 선진국의 문턱에 선 오늘날에는 “우리도 한 번 바르게 살아보세.”라는 구호를 외쳐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우리의 꿈은 바로 이회창 후보와 함께 성취해 나가는 것이 가장 확실한 보장책이라 믿으며 나는 그를 지지한다. 김병권 수필가 ■노무현후보는 - 舊惡단절 유일한 희망 ◆희망돼지를 키우면서 내 책상머리에서는 얼마 전부터 투명돼지 한 마리가 자라고 있다.노무현 민주당 대통령후보의 선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기르는 이른바 희망돼지이다.하루의 일과를 마치면 고단했던 삶의 잔해인 양 주머니속 동전을 털어 돼지밥을 준다.이 돼지가 만삭이 되면 나는,묵직한 손맛이 마음을든든하게 하는 이 돼지를 안고 자원봉사자들이 관리하는 돼지우리에 노무현을 위한 정치자금으로 내놓을 것이다. 선거 때마다 선심을 팍팍 쓰는 낡은 정치인들이 보기엔 이 돼지저금통이 낳을 몇 만원의 동전이 우습게 느껴질 게다.하지만,이 돈에는 버스비를 아껴 걸어다니거나 24시간 편의점의 삼각김밥 두 개로 점심을 먹는 서민적 삶의 간절함이 배어 있다.나는 조금씩 무거워지는 돼지의 무게만큼 내 희망도 자라나고 있음을 의심치 않으면서 기도하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선거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것은 일종의 어두운 상식이 되어 있다. 말로는 깨끗한 정치를 원한다면서도,돈을 받고 표를 파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엄청 많다.상상을 넘는 돈을 주고 장차 정치가를 수족으로 부릴 권력을 예약하는 재벌과 기업들은 또 얼마나 될까.심지어 세금도둑질까지 서슴지 않던 정치가도 있다.이런 관행이 우리 정치를 몇십년 뒤로 되돌리고 정치가를 부정부패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했음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그런데도 왜,그 관행으로부터 탈출할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을까. 정치의 계절은 월드컵보다 자주 돌아오지만,정작 정치는 언제나 잘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서 수행되는 아주 특별한 무엇이었다.많은 피와 눈물로 독재자의 손에서 빼앗아온 주권은 어느새 직업정치꾼들에 의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해 있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무척 다르다.노무현이 있으니까.이 사람은 우리 정치의 틀을 영원히 다르게 만들 것이다.희망돼지는 재벌의 검은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겠다는 선언이며,국민들에게서 빚을 얻어 정책으로 상환하겠다는 야심찬 기획이기 때문이다.이는 내가 자판기 커피 한 잔을 아끼고 치부해둔 몇개의 동전,당신이 담배가게 앞에서 망설이다가 “그래!”하며 거두어 쥔 한장의 지폐가 나날이 쌓여 만드는 깨끗한 정치혁명이다.이런 발상을 할 줄 아는 정치인이 있다는 것은 가슴 떨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국민에게 희망돼지를 분양한다는 것,그것은,단순히 정치자금을 마련할 새로운 방법만은 아니다.이는 정치의 실제주인이 누구인지를 노무현이정확하게 안다는 뜻이자,국민에게 바로 그 주인됨의 가치와 의미를 정확하게 깨달아내라는 요구이기도 하다. 투명돼지 저금통을 나누어주는 행위는,십시일반의 모금이라는 의미를 훌쩍 뛰어넘는다.동전을 모으기 위해 하루의 삶을 점검하는 나날이 모여 정치를 일상 가까이 머물게 하고 정치에 대해 생각하라는 요구,내 삶의 손때가 묻은 돈으로 수행하는 선거라는 각성을 통해 바로 나 자신이 정치에 연루되어 있음을 인정하라는 요구이기도 하다. ◆제가 바로 노무현입니다 87년 6월 시민항쟁의 와중에서였다.나는 6월10∼29일 기나긴 시기를 거지반 병원 중환자실에서 보내고 있었다.정상분만에 실패한 후유증 때문이었다.어느날,간호사가 시커먼 다이얼 전화기를 품에 안고 내게로 왔다.수화기에서는 후배의 흥분된 외침과 엄청난 소음이 들려왔다.내가 알아들은 것은 “노벤,노벤,노벤”이라는 외침뿐이었다.아무리 꽁꽁 닫아놓아도 스며드는 최루가스에 신생아실 아기들은 흡사 개구리떼처럼 울어대다 천식과 폐렴에 걸리고,죽었다가 살아난 어미는 일어나 앉을 수도 없는 몸으로 아기에게 젖물릴 고민에 온 정신이 팔렸던 그 순간을 헤집고 역사의 한 장면이 엄습해왔던 것인데,“노벤,노벤,노벤”이란 무슨 말일까.일반병실로 옮긴 뒤 면회온 다른 후배에게서 전말을 들었다. 노무현 변호사가 6월 시민항쟁의 중심이었던 부산가톨릭센터 중앙계단에서 시민들을 모아 즉석 대토론회를 개최했더라는 거다.그의 연설을 듣던 후배 하나가 감격에 겨워 전화를 해서 “노변이 지금,노변이 어쩌구,노변이 이렇게”라며 그 연설을 들려주려고 거리로 송화기를 들이대주었던 것이다. 그 사건의 의미를 나는 시간이 갈수록 새삼 사무치게 경탄하게 된다.노무현은 시민항쟁의 한복판에서 넥타이부대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낸 지도자 중한 사람이다.그런데 그 방법은,그 두려운 항쟁의 복판에서도 토론하고 비전을 나누는 그런 방법이었다.토론회에는 국제시장 노점상 아주머니들과 부두노동자들,부랑자들까지 참여했다고 하는데,소위 기층 민중이랄 수 있는 사람들이 변호사와 나란히 민족의 장래에 대한 열망을 토해내는 광경을,보지 않았어도 가슴 뜨겁게 추억한다. 노무현을 발견하면서,나는 내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낀다.역사와 일상의 삶이 멀지 않음을 깨달았고,실천한다는 것이 단순히 착한 일 하고 봉사하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행위임을 깨달았다.이를테면 나는 내 안의 수많은 타자들을 위해 내가 발언해야 함을 자각한 정치적 인간이 되었다. 내가 그럴 수 있었던 것은,노무현을 통해 바라보는 정치는 대단히 참여적이라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노무현은 자신의 지지자들과 비전을 주고받으면서 발전하는 특별한 정치가이다.이번 대선을 통해 또 다른 많은 국민들이 노무현을 발견할 것이며,역사의 주인이 되어갈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대선은 국가의 역사적 발전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과정으로 자리매김되어 왔다.군부독재 청산,민간정부 수립,문민정치,정권교체 등,그시기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비전을 가장 많이 충족시키는 선택이 이루어지지 않을까봐 사람들은 노심초사해왔다.이번 선거에서도 그 비전은 존재한다.부패청산,평화통일기조 정착,국민통합 등 중대한 목표들이 있다.이러한 비전을 충족시킬 유일한 대안이 노무현이라는 것은 물론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노무현에게는 이를 훨씬 넘어서는 새로운 종류의 정치적 비전이 있다.그것은,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 속에 불을 질러 정치적 인간으로 탄생하게 하는 것,그리하여 우리 역사의 주인이 되기를 결심하게 만드는 것이다.정치를 주인이 하지 않고 하인인 정치가들이 주인행세를 하게 내버려둘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를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이 선거는 노무현 대 여러 후보들의 대결이 아니라,낡고 더러운 구시대 정치와 또 다른 노무현인 나 자신,바로 국민들의 대결이 되어가고 있다. ◆국민이여,노무현을 배신하지 말자 노무현이 역사를 보는 정확한 시각을 지녔고 부패로부터 자유로우며 국민통합에 대한 의지를 지닌 완벽한 대통령감이라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그러나 그가 국민들에게 새 시대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영감을 주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것을 깨우치게 해주는 능력에 비하면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러니 나는 왜 노무현을 지지하는가? 그것은,오직 노무현만이 내게 희망돼지를 주었기 때문이다.오직 노무현만이 나더러 정치는 바로 나의 것이라고 말해주기 때문이다.그는 “당신들”을 위하여 “내”가 하겠다라고 말하지 않는다.그는 이것이 바로 “우리”의 삶입니다라고 말한다.그는 나에게 말할 입과 기회와 자격을 준다.그는 내게 내가 꾸는 소박한 꿈이 소중한 꿈이라고 말한다.그는 내가 사용하는 말로 세상을 설명하고,내가 보는 잣대로 세상을 본다.각성한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손을 내밀어 밝은 미래와 연대하는것,그것이 바로 대통령 노무현의 의미이다.그러니 생각해보자,생각해보면 왜 노무현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물러서지 말자,국민들이여,노무현을 배신하지 말자.노무현은 바로 우리들 자신이므로. 노혜경 시인
  • 복지 40~80/ 노인들의 新사랑방 ‘인터넷 실버사이트’

    ‘인터넷 실버사이트’가 노년층의 사랑방으로 자리잡고 있다. 건강 상담과 병원예약,노인용품 판매,유·무료 양로 및 요양 시설 소개는 기본이고 보험가입,장례,가사대행 등 일상생활속에 깊숙이 파고 들고 있다. 또 유언장 작성,회고록 집필,유산상속에 관한 법률상담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각종 인터넷 실버 사이트들도 성업중이다. 노인들의 말벗이 돼주는 실버시터가 등장했고 토론방이 개설된 일부 사이트에서는 이성 소개도 이뤄지고 있다.이들 사이트의 노인 참여도 및 활용도는 예상외로 높다는 설명이다. 청주대 평생교육원은 실버넷이라는 55세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강좌를 개설했으며 숙명여대 등 각 대학 평생교육원의 경우 실버산업 강좌를 앞다퉈 개설하고 있다. ◆2002년 한국노인들의 자화상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서 동갑내기 부인과 함께 33평형 아파트에 사는 신모(63)씨는 “요즘 노인들은 이메일을 통해 서로 소식을 주고받는 등 정보화 수준이 생각보다 높다.”면서 “직장에서 정년퇴직한 뒤 소일거리가 없어 몇년동안 안방차지를하기도 했지만 인터넷을 배우고나서부터는 하루하루가 보람차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직장에 다니는 막내아들과 함께 사는 이모(72)씨는 능숙한 일본어 구사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각종 자원봉사활동에 참가하느라 시간이 부족한 멋쟁이 할아버지.이씨는 “주위사람들이 행여 ‘노인냄새’를 맡을까봐 신경이 쓰여 향수를 사용한 지 2년쯤 됐다.”면서 “하루 한번꼴로 노인대상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물건도 구입하고 채팅도 하지만 일반 사이트에 비해 좀 시시한 편”이라고 다소 불만스러워했다. 지난해 한 인터넷사이트의 회원으로 등록한 부산시 금정구 구서동에 사는강모(67·여)씨는 관절염으로 바깥 나들이가 다소 불편하지만 매일 단골사이트에 들러 새로 나온 용품이 있는지 살펴보고 국내외 노인관련 소식이나 회원들과 이메일을 주고받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했다. 초등학교 교사로 정년퇴직한 강씨는 “주위 친구들 대부분이 일정 수준이상의 경제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자녀들에게 의지하지 않겠다는 생각을갖고 있기 때문에 이들 실버사이트 이용률이 높다.”고 말했다. ◆실버산업과 시장규모 우리나라는 65세이상 인구가 전 인구의 7%를 넘는 ‘고령화사회’에 접어들었다.실버산업은 주로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면에서 여러가지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즉 단순히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의 신용과 신뢰를 통해 고령자들에게 안정감과 평안함을 제공하는 공익성과 수익성이 결부된 산업이다.또 중소기업에 적합하며 보건,의료 등 타제품과의 연계성이 강한 특징을 갖고 있다. 현재 전체 시장규모에 대한 추산은 불가능한 실정이다.노인용품에 대한 정의나 산업분류가 없는 탓이다.다만 지난 96년 보장구 및 가정의료용기 시장의 매출액을 통해 간접적으로 시장규모가 68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을 뿐이다.노인인구의 비율이 10%에 이르는 2005년부터 시장규모가 확대되기 시작,2010년이면 40조원을 상회하는 엄청난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전망이다. 현재 국내에 시판되고 있는 실버상품 대부분이 수입품이며 가격도 비싸 노인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것도 우리의 현실이다.실버용품전문업체들도 국산품보다는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어 국내시장이 외국기업에 잠식될 위기에 놓여있다고 말한다. 한 실버 용품전문점 관계자는 “쇼핑몰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팔 만한 물건은 없는 실정”이라며 “노인용 미끄럼방지 양말 같은 사소한 물품도 수입해야 하는 형편”이라고 털어놓았다. ◆실버사이트별 콘텐츠 노년층을 겨냥한 실버사이트는 20여개가 있다.하지만 제대로 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춘 사이트는 실버월드,유니실버,실버빌,굿실버,시니어마을,실버마을 등 몇손가락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이밖에 대부분의 사이트는 자사 생산 노인용품이나 노인시설을 간접 광고하기 위해 편법으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또 이름만 등록돼 있을 뿐 들어가보면 개설준비중이거나 엉뚱한 선전만 늘어놓은 사이트도 있다. 유니실버(www.unisilver.co.kr)의 경우 국내 실버산업관련 제1호 벤처기업을 표방한다.특히 몸이 불편해 의료인의 도움이 필요한 노인을 대상으로 간호와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형 ‘너싱홈’개념을 처음 도입한 업체이다. 효도나라 실버월드(www.silverworld.co.kr)에는 대화방이 개설돼 있으며 실버전문가클럽을 운영하고 있고 회고록 집필대행서비스 같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노인 및 장애인 포털사이트로는 코지라이프(cozylife.co.kr)와 에이블데이터(www.abledata.co.kr)가 있다. 이밖에 엔조이그레이(www.enjoy gray.co.kr),실버스핸드(www.silver shand.co.kr),실버톡(www.silvertalk.co.kr),굿실버(www.goodsilver.net)는 노인용품 쇼핑몰을 중심으로 노년층의 기호를 맞추는 각종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노주석기자 joo@ ■노인용품 어떤 것들이 있나 최근 서울 가양5종합사회복지관이 거동이 불편한 지역내 영세 독거노인들에게 ‘실버카’를 선물,호평을 받았다. 실버카는 가방이 달린 노인보행 보조기.키에 맞춰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고 브레이크와 장바구니로 이용할 수 있는 가방까지 달려있다.지팡이 대신 사용하면서 여러모로 편리한 실버용품이다.실버용품전문매장이나 인터넷 실버쇼핑몰에서는 이같은 다기능 실버카를 종류에 따라 28만∼38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실버용품도 첨단시대를 맞고 있다.특히 가족들의 손이 많이 가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한 각종 아이디어 상품들이 쏟아져 나와 전문매장을 채우고 있다. 국내 업체가 개발,세계100대 신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한 특허품 ‘골밀도전화기’(7만원)는 청신경에 이상이 있거나 난청으로 보청기를 사용하는 노인들에겐 희소식이다.수화기를 얼굴 부위의 뼈에 대면 일반인과 마찬가지 수준의 깨끗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욕조에서 잘 미끄러지거나 일어나기 어려운 노인들을 위한 ‘장,탈착 가능욕조 손잡이’(2만∼3만 5000원),양말 밑부분을 특수고무 처리해 미끄러지지 않는 ‘케어스탭 양말’(3켤레 2만 1000원),침대에서 손쉽게 용변을 해결할 수 있는 ‘침상용 손잡이 대변기’(2만 4000원)도 나와 있다.손잡이 대변기는 침대에 누운 상태에서 사용이 가능하고 삶을 수 있도록 내열성이 뛰어나 위생적이다. 요실금 팬티보다 착용감이 좋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요실금 팬티’(180장에 5만 5000원),식사 때 음식을 흘리는 노인 환자의 손 흔들림을 방지하는 ‘식사도구 홀드’(2만 6000원),다양한 형태·재질의 ‘접이식 좌변기’(5만 4000∼9만 5000원),‘욕창방지용 쿠션’(1만 9000∼4만 7000원)도 새롭게 선보인 인기 노인용품이다. 이밖에 물 없이 머리를 감을 수 있는 ‘노린스 샴푸’(3개 2만 7000원)와물 없이 목욕가능한 ‘노린스 바디바스’(3개 2만 7000원)제품은 우주비행사들이 우주항해 때 사용하는 첨단용품으로 몸이 불편한 노인이나 아동에게 편리하다.또 3단 접이식 ‘T자형 지팡이’(1만 9000원)와 침대에서 누운 채 진공공기주입기로 공기를 불어넣어 목욕을 할 수 있는 ‘이지배스’(48만원)도 나와 있다. 노주석기자
  • [대한포럼] 잊혀진 수재민

    첫눈이 내렸다.지난해보다 열이틀이나 빠르다.영월 일대 강원도 산간에 40분 동안이나 눈발이 흩날렸다고 한다.첫눈은 서설(瑞雪)이라고 했다.기다림의 대상이다.그냥 첫눈 내리는 날 만나자고 약속을 한다.첫사랑을 가꾸는 연인들은 하루하루 퇴색하는 손톱의 봉선화 물을 지켜보며 첫눈을 얼마나 기다렸던가.첫눈이 내릴 때까지 봉선화 물이 남아 있으면 사랑이 이뤄진다고 했다.첫눈은 그렇게 새로운 기대와 설렘의 징표였다. 그러나 올해의 첫눈은 반가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겨울 추위가 혹독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얼음도 엿새나 빨리 얼었던 터다.첫눈 내린 곳이 하필이면 지난 여름 태풍 ‘루사’가 모질게 할퀸 지역이란 말인가.물난리는 잔인했다.산자락에 옹기종기 모여 있던 마을이 아예 사라졌다.6000여채는 형체만 남았고 3080채는 흔적조차 감췄다.그래도 사람들은 떠나지 못했다.1800여가구가 집터마저 희미한 그곳에서 컨테이너 생활을 시작했다.딱히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층이 많았다고 한다. 우리도 하느라고 하기는 했다.수재 의연금을1296억원이나 냈다.1998년 경기 북부가 온통 물바다를 이뤘을 때보다 거의 두 배나 된다.42만명이 물난리 현장을 찾아 밤낮없이 봉사 활동을 폈다.위문품도 250만점이 모였다.어려움을 만나면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하나로 뭉치는 저력을 잘도 보여 주었다.그렇다고 컨테이너 수재민을 잊어도 괜찮다는 명분은 될 수는 없다. 컨테이너는 철판으로 만들어진 커다란 상자쯤 될 것이다.집이라 할 수도 없다.난방 장치는커녕 그 흔한 단열재 처리도 안돼 있다.장작불이나마 밀어 넣을 아궁이조차 없다.요즘같은 추위만 해도 말 그대로 냉장고가 된다.꽁꽁 언 바닥에 전기 장판을 깔아 북풍한설을 이겨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더구나 수재민 가운데는 70세 안팎의 노인들이 적지 않다.따끈따근한 아랫목이 있어도 힘겨운 겨울이다. 우리는 세계 29개 부자 나라축에 낀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지가 6년이 되는 나라의 국민들이다.70세 안팎의 노인들이 엄동설한을 컨테이너에서 보내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나라에 충성하고,부모에 효도하며,노인을공경하는 동방예의지국 인심으론 도저히 그렇게 못한다.국민들이 호주머니를 털어 낸 의연금은 어디에 쓸 텐가.설마 다리 놓고 길 닦을 생각은 아닐 것이다.미분양 아파트나 빈 집을 잠시라도 빌려 수재민들이 이 겨울을 따뜻하게 나게 해야 한다. 자치단체는 60년대식 예산 타령만 할 텐가.비상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 아닌가.빈집이 정 없다면 단체장의 관사라도 내놓을 일이요,지방의회 사무실이라도 비울 일이다.지난 6월 지방 선거 때 지역 주민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호언하지 않았던가.중앙 정부도 나서라.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최소한 인간다운 생활은 보장해야 한다.수해 복구비로 7조 1778억원을 확보했다면서 뭘 하고 있는가.제발 규정이 어떻고 절차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타령일랑 이제는 그만두자. 예부터 날씨 인심을 제일로 쳤다.날씨라도 포근해야 가난하고 돌봐주는 이 없는 서민들이 겨울을 잘 이겨낼 수 있다는 얘기다.세상이 이래저래 시끄러워 그런지 올해는 벌써부터 눈발이 분분하다.생각하면 하나하나가 소중한 우리 이웃들이다.성금을 내고 자원 봉사에 나섰던 그 열정으로 그들을 다시 보자.당국은 지금이라도 서둘러라.수재민들에게 손발이나마 녹일 수 있는 아랫목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펄펄 내리는 함박눈을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릴 수있게 해주길 촉구한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이주일의 아동도서/ 대나무 숲에 사는 잉어 - 댐건설로 수몰될 운명의 마을

    댐 건설로 물에 잠긴 마을에는 사람만 살고 있었을까.수십년 손때 묻은 정겨운 사물들,사람들과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어온 동·식물들이 없었을 리 없다.홍종의씨가 쓴 창작동화 ‘대나무 숲에 사는 잉어’는 머지않아 수몰될 운명의 외딴 시골마을이 무대.마을사람들이 다 떠나고 쓸쓸히 버려진 ‘정물’들의 우화가 어린 독자들에게 사랑과 희생의 마음을 새삼 가르쳐준다. 하늘을 찌를 듯 곧게 뻗은 왕대나무로 사방이 둘러싸인 왕대골.그지없이 평화롭던 마을이 물에 잠긴다는 소문이 돌면서 하나둘 사람들이 떠나간다.“나는 그냥 여기서 죽을텨!” 고향을 떠나지 않겠다고 한참 버티던 할머니마저 끝내 도회지 아들네 아파트로 옮겨가고 말았다.이제 할머니의 빈 집에 오도카니 남은 건 장독에 새겨진 잉어랑 고양이 냐오,그리고 늘 큰 형님처럼 마음이 넓은 왕대나무 뿐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이들 셋이다.할머니가 떠난 뒤 아랫마을이 조금씩 물에 잠겨가는 걸 지켜보며 셋은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힘이 든다.냐오는 먹을 게 바닥나 괴롭고,잉어는 할머니의 따뜻한 손길만 오매불망 기다린다.둘에게 유일하게 버팀목이 돼주는 건 왕대나무다.‘희망을 잃은 냐오와 잉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없을까?’ 궁리 끝에 왕대나무는 목화송이처럼 희고 환한꽃을 피워,떠났던 사람들을 다시 불러들인다.꽃을 피우고 나면 말라죽는다는 걸 잘 알면서도. 이웃을 둘러보는 여유,소외된 것들을 조용히 쓸어안는 넉넉함이 책 갈피갈피에서 물씬물씬 풍겨난다.신새벽 물그릇 속에 찰랑이는 별무리,부챗살처럼 가만히 퍼지는 햇살….어린 감수성을 건드릴 서정짙은 표현들로 그득하다.초등학교 3∼4학년 독자를 배려했다지만,어른들을 위한 동화로도 손색없다.6500원. ▶ 홍종의 글 / 염혜원 그림 /비룡소 펴냄 황수정기자
  • [열린세상] 발상전환 절실한 노동정책

    군부정권에 이어 두 차례의 문민 정권을 거치면서 한국의 노동정책은 새가능성을 열 좋은 기회를 맞이한 바 있다.다시 말해,권위주의적 정치권력에 기반한 재벌 일변도의 경제정책에 일정한 제동을 걸고 초고속성장의 사회적 토대였던 1500만 이상의 노동대중(노동자,농민,빈민)의 ‘기’를 살려낼 여러 방책들을 강구해야 했다. 물론 변화 방향을 둘러싸고 크게 두가지 입장이 나올 수 있다. 하나는 이런 변화를 통해 경제와 사회의 균형을 찾을 뿐 아니라 바로 이를통해 한국 사회의 새로운 발전 잠재력을 북돋우자는 것이다.전통적 입장인 사회적 측면의 ‘희생’을 통한 경제성장 전략을 수정하자는 내용이다. 독일의 사민당과 녹색당 연정이 보여주는 모습과 유사한 입장이다.반면 좀더 근본적인 시각은 앞의 입장조차 이윤과 경쟁,지배와 착취의 원리를 그대로 인정한 채 선진 강대국,즉 제국주의 발전 모델을 추종하자는 것이기에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건 경제와 사회의 균형이 아니라 근본적 사회 운동을 통한 정치경제적 질서의 전복이다.그래야 사회의 주춧돌인 노동대중에게 진정한 복지와 행복을 안겨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브라질의 노동자 대통령 후보 룰라가 제시하는 모습과 꽤 비슷하며 멕시코의 사파티스타 농민군 지도자 마르코스가 제시하는 비전과 많이 닮아 있다. 나는 이 두 가지 진보적 대안 중 원칙적으로 두 번째 의견을 더 지지한다.그러면서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생활인의 처지에서 첫 번째 입장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히 1996년 말 노동법 개정안 날치기 통과 사태나 1997년 말 이후 ‘IMF 위기’ 하의 정리해고 및 비정규직 문제,심심찮게 등장하는 구사대 및 물리적 폭력 진압 등을 볼 때 근본 변혁은커녕 하루에 1㎜씩이라도 전진한다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한다.그런데 최근의 몇몇 사태들을 보며,첫번째 입장조차 현실화하기에는 얼마나 엄청난 장애물이 있는가를 실감한다.물론 이럴수록 보다 근본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더 절감하게 된다. 첫째 사례=지난 9월11일은 세계를 놀라게 한 9·11 사태의 1주년이자 가톨릭병원 파업 노조원들에대한 공권력 투입 원년이었다.누가 보아도 명백하게 이번 사태의 발단은 병원 경영측이 신뢰·성실에 기반한 교섭 원칙을 파기한 데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성실 교섭의 거부는 노동법상의 직권중재 조항을 ‘적극’ 활용했기 때문이다.혹자는 “영혼을 치유하는 가톨릭이 신체를 치유하는 병원노동자에게 등을 돌린” 것이라고 정곡을 찔렀다. 둘째 사례=8월20일에 재경부가 입법예고한 뒤 10월9일에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한 ‘경제특구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안고 있는 문제다. 이에 따르면 경제특구의 외국인 투자기업에 파견근로를 무제한 허용하며 근로기준법의 월차휴가와 생리휴가 규정을 빼도록 하고 있다. 전경련은 한술 더 떠 ‘내국인에 대한 역차별’을 이유로 경제특구를 전국에 확대할 것을 촉구하고 나선 바 있다. 셋째 사례=1995년 이래 노동계에서 줄기차게 제기해 온 주5일제 논의가 노사정위에서 완곡한 절충안으로 바뀌었다가 결국에는 정부입법으로 또 후퇴하더니 마침내 규개위나 전경련 등에 의해 사실상 폐기처분 직전이다.대한상의,전경련,무역협회,중기협,경총 등 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제5단체는 ‘삶의 질’을 높이려다 ‘삶의 터전’을 잃는다는 대형광고를 일간지에 내면서 휴일감축,주휴무급화,생리휴가 및 연월차휴가 폐지,잔업수당의 50% 삭감,탄력근로제의 1년 확대,시행시기 3년 유예 등을 주장했다. 이런 사태에 대비하여 물론 노동계는 전면적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나섰다. 이번 기회에 정부가 노동 정책을 발본적으로 쇄신하기를 소망한다. 구체적 방안은 지혜를 짜야겠지만 최소한 지킬 것은 ▲노동대중의 죽은 기를 살려낼 것 ▲노동대중이 사회경제적 의사결정에 주인으로 참여할 새 시스템을 구축할 것 ▲노동대중에게 미래의 비전을 제시할 것 등이다. 이 과제는 사회적 차별과 박대 속에 묵묵히 땀흘리며 성실하게 살아온 이 땅의 풀뿌리에 대한 기본 예의이자 더 이상 배신하지 않겠다는 굳은 맹세이기도 하다. 강수돌 고려대 교수 경영학
  • 복지 40~80/ 기능대학 ‘제2의 인생 설계장’ 각광

    어둠이 깃든 서울 도심 한복판.이태원 근처인 용산구 보광동에 자리잡은 서울정수기능대학에서는 뜨거운 향학열이 한가을의 쌀쌀한 밤기운을 데우고 있다.학생들은 20대 초반이 대부분이지만,간혹 불혹을 훨씬 넘긴 중장년들도 눈에 띈다. 나이 많은 학생들이 자식뻘,손자뻘되는 급우들과 함께 학업에 열중하고 있다.기능대학이 중장년들에게 만학의 꿈을 일구는 장소로,재취업을 위한 기회제공의 장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 실습에 땀흘리는 중장년들 10일 밤 저녁 7시 30분.서울정수기능대학 전기과 실습실에서는 2학년인 올해 48세의 최영호씨가 졸업작품을 만드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최씨는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를 이용한 추적장치를 제작하고 있다.인근 미8군에서 기술고문을 맡고 있는 최씨는 전공이 전자쪽이 아니어서 업무를 이해하기 위해 기능대학에 다니고 있다. 최씨는 “대학에서 신문방송을 전공했는데 최근 업무가 기술쪽으로 바뀌어서 재교육을 위해 공부하고 있다.”면서 “직장 동료들과 친지들이 아주 부러워하고 있다.”고 자랑했다.최씨는 또 “대학 2학년과 고3인 두 아들과 함께 공부하다 보니 집안 분위기가 면학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인쇄기자재 공급업체인 신우시스템 기술영업부장 정민영(44)씨는 인쇄매체과 1학년.정씨는 한 대에 수억원에 이르는 최첨단 스캐너 장비를 통해 색분해 과정을 열심히 배우고 있다.스캐너를 통한 색분해 과정은 최상의 인쇄품질을 얻기 위한 필수 코스. 정씨는 “최근 인쇄 환경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급변하고 있다.”면서“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진학했다.”고 밝혔다. 서울 인근 모 부대에서 편집실 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군무원 강호철(45)는 정씨와 같은 과 입학 동기.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고 어려운 일을 상의하는 친구 사이로 발전했다. 정보통신과 2학년에 다니는 장일태(46)씨는 오실로스코프라는 전자파형 검사기를 통해 자신이 만든 회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알아보고 있다. 천안공고 전기과를 졸업한 뒤 줄곧 통신 쪽 분야에서 일해온 최씨는 “현장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론이 부족해 애를 먹은 경험이 많았기 때문에 학문적인 기초를 정립하기 위해 진학했다.”고 말했다. 장씨는 또 “2년제여서 학업을 단기간에 끝낼 수 있고 학위도 받고 학비도 싸서 아주 좋다.”면서 “두 아들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이 무엇보다 좋다.”고 자랑했다. ◆ 환갑 넘긴 학생도 많아 서울 화곡동 우장산 자락에 자리한 서울정보기능대학에도 만학의 꿈을 일구는 중장년들이 많다. 이 대학 여학생들의 ‘맏언니’ 역할을 하고 있는 이숙희(54·여)씨는 패션디자인과 2학년에 재학중이다.이씨는 자식뻘되는 학생들과 함께 첨단 패션감각을 익히느라 시간가는 줄 모른다.같은 과 안영례(44·여)씨 역시 만학의 즐거움에 푹 빠져 있다. 안씨는 “78년부터 의상실 보조로 패션과 인연을 맺은 후 20년 넘게 패션업에 종사해왔다.”면서 “전문적인 기술을 배워 지도자의 길을 걷고 싶어 입학했다.”고 말했다. 환갑을 훌쩍 넘긴 심언철(65)씨는 인천기능대학 전기제어계측과에 다니고 있다.58년 인천공고를 졸업한 후 64년 동국제강 변전실의 전기공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후 ㈜현대전기안전의 기술이사까지 지낸 그는 실무경력 38년만에 드디어 대학진학의 꿈을 이뤘다. 전북기능대학 멀티미디어과 1년에 재학중인 가정주부 김혜옥(42·여)씨는 “고3인 아들에게 노력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좋아했다.손녀까지 둔 58세의 김용애씨 역시 전북기능대학 제어계측과에서 기능사 자격을 얻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장년층 입학 해마다 늘어 기능대학이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을 위한 재교육 기관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최근 3년 동안 입학생 동향을 보면 30세 이상이 전체의 7%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00년에는 입학정원 8555명중에서 30세 이상이 537명으로 전체의 6.2%였다.이 비율은 2001년 6.3%에 이어 올해는 7.7%로 치솟았다.특히 올해의 경우 입학정원 9605명 중에서 30세 이상이 688명,40세 이상이 149명이나 됐다. 또 2년제와 4년제 대학 졸업후 기능대학에 입학한 사람도 120명이나 돼 재교육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 구인요청률 500% 넘어 이처럼 기능대학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철저한 실기 위주 교육으로 높은 취업률을 자랑하기 때문이다.이론과 실기의 비율이 5대5로 전문대(6대4)와 4년제 대학(8대2)에 비해 월등히 높다.내년부터는 실기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취업률도 5년 연속 100%를 달성했다. 취업률뿐만 아니라 구인요청률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98년 250%였던 구인요청률이 지난해에는 530%에 달했다.서울정수기능대학의 경우 지난해 구인요청률이 920%나 됐다.즉 졸업생은 10명인데 구인요청은 92명이 들어온 셈이다. 기능대학 손일조(孫日祚) 이사장은 “높은 취업률은 실습위주의 교육과 활발한 산학연계 기반 때문”이라면서 “취업의뢰 기업들이 많다 보니 취업처등급제도를 도입,취업처를 철저히 검증한 뒤 학생들을 취업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인천기능대학 졸업 허중회씨 “기초분야 이론정립하는데 큰 도움” “기능대학이 저에게 제2의 인생을 안겨주었습니다.” 인천 월미도에 있는 모 유람선사에서 기관장으로 일하다 지난 1999년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하에서 사표를 내야했던 허중회(46)씨는 “기능대학 입학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허씨는 회사를 그만두자마자 인천기능대학 생산자동화과에 입학했다.2학년때인 지난해 5월 회사 형편이 나아지자 누구보다 먼저 재입사할 수 있었다. 더욱이 재입사하면서 부장급에 해당하는 선박운항감독 직함까지 받았다.연봉도 전에 다닐 때보다 더 많았다. 허씨는 “재입사가 가능했던 것은 기능대학에서 자격증을 딴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75년 인천해양과학고교를 졸업하고 줄곧 외항선을 타온 허씨는 지난해 11월 선박과 관련된 직업을 그만두고 현재는 인천국제선원복지회관을 관리하는 기관장직을 맡고 있다. “전기 전자 유압분야에 대한 기초를 다질 수 있어서 아주 좋았습니다.특히 컴맹탈출이 무엇보다 기쁩니다.” 허씨의 향학열은 남달라서 지난해부터는 전기계측제어과에서 기능장 과정을 밟고 있다.이미 1차 시험에 합격한 상태다. “현장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기초분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합니다.그런 사람들이 이론을 정립하기엔 기능대학이 최고지요.무엇보다 학비가 저렴하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김용수기자 ■기능대학은 어떤 곳인가? - 2년제… 교수1인당 학생 18.5명 학교법인 기능대학은 1998년 2월 설립된 노동부 산하 국책 특수대학으로 산업학사 학위를 수여하는 2년제 대학이다. 서울에 2개 대학을 비롯,전국 23개 대학에 45개의 신기술 관련 학과가 개설돼 있다. 기능대학은 ‘다기능 기술자’를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다기능 기술자는 제품을 가공·제작하는 기능인과 설계·연구개발을 담당하는 기술자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하는 사람을 뜻한다. 개설학과는 대부분 첨단 신기술과 관련돼 있다.정보·전기·전자·자동화·산업응용·항공·디자인·컴퓨터 게임·영상매체·컴퓨터 정보 등 정보산업관련학과가 주류를 이룬다.물론 기계나 금속 등 중화학 관련 학과도 있다.교수 1인당 학생수는 18.5명으로 전문대 및 4년제 대학의 35명에 비해 절반 정도다. 학생들은 일반 전문대에 비해 28학점이 많은 108학점,2560시간의 교육을 이수한다.재학생은 반드시 현장 실습을 거쳐야만 졸업할 수 있다.특히 세계화시대에 부응,1대1의 외국어교육과 컴퓨터 실습 등 첨단교육을 받는다.교과과정 역시 철저히 산업현장과 실무중심으로 편성돼 있다. 이에 따라 개교이래 5년 연속 취업률 100%를 기록,‘취업사관학교’로 불릴 정도다. 신입생 경쟁률도 만만찮다.2001년에는 6.7대1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4.3대1이었다.입학자격은 고등학교 졸업자 및 예정자이다.야간과정은 산업체 재직자 또는 2년 이상 경력자를 우대한다.여성 및 병역필자,각종 기능대회 입상자는 입학점수의 10% 가산점 혜택을 받는다. 희망자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으며 졸업후 남자는 육군 3사관학교 입학자격이 부여된다.물론 졸업후 4년제 대학에 편입학할 수도 있다.가장 큰 매력은 국비로 운영되기 때문에 학비가 학기당 80만원 내외로 저렴하다는 것이다. 기능대학은 지역특성화 및 전문화를 위해 경남 사천에 항공기능대,충남 아산에 아산정보기능대,대구에 섬유패션기능대등을 개교하기도 했다. 특히 오는 2010년까지 3500억원의 예산을 투입,기능대학을 우수대학으로 육성하는 한편 지역내 평생교육기관과 테크노 파크(Techno Park)로서의 역할을 다할 계획이다. 김용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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