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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농구] 전자랜드 6강 PO ‘아슬아슬’

    SK와 목숨을 건 6위다툼을 벌이고 있는 전자랜드 코칭스태프와 프런트는 하루하루가 죽을 맛이다. 삼성 관계자들도 초조하기는 마찬가지. 당초 2위로 플레이오프 2라운드 직행을 꿈꿨지만 이젠 가물가물하다. 19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만난 두 팀은 승리가 절실했던 만큼이나 죽을 힘을 다했고,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했다. 종료 직전까지 승부는 안개속. 이정석(3점슛 5개·17점)의 3점포가 거푸 꽂혀 삼성이 경기 종료 1분36초를 남기고 99-91로 달아났다. 뒤질세라 전자랜드도 테렌스 섀넌(26점)과 김성철(21점)의 3점포 등으로 95-99까지 쫓아갔다. 하지만 종료 1분여 전 리온 트리밍햄(19점)과 정영삼(3점슛 7개·25점)이 잇따라 5반칙으로 퇴장당해 먹구름이 드리웠다. 전자랜드는 종료 4.3초 전 정선규의 3점포로 101-103까지 추격한 뒤 반칙작전에 나섰다. 전자랜드의 의도대로 삼성 이정석의 두번째 자유투가 림을 맞고 튀어나왔고, 섀넌이 리바운드를 낚아챘다. 섀넌은 종료 버저와 함께 3점슛을 쏘아올렸지만 림을 외면했다. 삼성이 07∼08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전자랜드를 104-101로 힘겹게 눌렀다. 전자랜드는 27승25패로 SK와 공동 6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SK와 상대전적에서 2승4패로 뒤져 동률이 되더라도 6강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다. 사실상 SK에 반 경기 뒤진 셈. 한편 ‘미리 보는 챔피언전’으로 관심을 모은 원주에서는 KCC가 1위 동부를 99-88로 꺾고 7연승, 정규리그 2위를 확정지었다.인천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결국 오고야…”

    “결국 오고야…”

    삼성그룹은 28일 오너 일가의 첫 소환에 하루종일 착잡한 표정이었다. 아무도 입에 올리지 않지만 이재용(40) 삼성전자 전무의 소환이 이건희 회장과 홍라희 여사의 소환으로 이어질 가능성 때문에 긴장하는 기류도 역력했다. 그룹의 한 임원은 “끝까지 오지 않았으면 했던 상황이 결국 오고야 말았다.”며 착잡한 심경을 털어 놓았다. 또 다른 임원은 “일본 소니와 샤프의 전격 제휴로 삼성전자에 대한 위기감과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데도 대책 마련은커녕 하루하루 특검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전무가 다른 경영진과 달리 지금까지 한번도 검찰에 소환된 적이 없었다는 점에도 내심 신경쓰는 분위기다. 이 전무는 자신의 편법 경영권 승계 의혹을 다룬 ‘에버랜드 재판’ 때도 서면조사를 받았을 뿐, 검찰의 직접 수사를 받지는 않았다. 이 전무는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이다. 삼성그룹 순환출자(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의 핵심고리인 삼성에버랜드 주식 25.1%를 갖고 있다. ‘황태자’라는 말이 주는 부정적 어감과 달리, 개인만 떼어놓고 보면 삼성이 추구하는 ‘S급 인재’와 별 차이가 없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나와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이후 유학길에 올라 일본 게이오기주쿠대 대학원에서 경영관리학을,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1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보로 복귀해 지난해 초 최고고객책임자(CCO·전무)로 승진했다. 대표적인 재벌3세로 곧잘 비견되는 정의선(38·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외아들) 기아차 사장이 35살에 사장이 된 것과 비교하면 경영수업 기간이 비교적 긴 편이다. 영어, 일어에 능숙하고 성품도 겸손해 주위의 평이 매우 좋지만 삼성전자 복귀 전인 2000년 손댔던 ‘e삼성’ 등 인터넷 벤처기업의 실패로 흠집을 입었다. 1998년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의 딸 세령씨와 결혼해 1남1녀를 두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불법체류자 단속 컴퓨터게임 美서 인기

    불법체류자 단속 컴퓨터게임 美서 인기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 체류자를 단속하는 컴퓨터 게임이 이민자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9일 공개된 ‘ICED(I Can End Deportation)’ 라는 이 게임은 실제로 추방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게임의 내용은 각종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는 주인공 캐릭터 애나가 길을 가던 중 이민세관단속국직원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ICE 요원은 애나에게 신분증을 요구했고 확인하자마자 애나는 그 자리에서 체포된다. 미국 영주권자인 애나가 고등학교 시절 마약복용 및 판매 혐의로 복역한 기록이 확인됐기 때문. 뉴욕의 인권단체 ‘브레이크스루(Breakthrough)’라는 단체가 개발한 이 게임은 실제 학생들의 사연을 바탕으로 제작됐을 뿐 아니라 생생한 목소리까지 담겨 있어 청소년 게이머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 게임은 불법체류 신분의 청소년 5명 중 1명을 게이머가 선택해 불체자의 입장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게 되어 있다. 게임에서 문제를 틀리거나 이민법을 어기면 체포돼 이민국 구치소에 수감되거나 추방된다. 게임을 만든 ‘브레이크스루’는 “이민법을 제대로 알자는 취지에서 만들었다.”며 “게임의 이름처럼 이민자 추방이 미국에서 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ICE측은 “게이머들이 불체자 추방을 컴퓨터 게임처럼 쉽게 생각하는 건 위험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명 리 미주 통신원 starlee07@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강유정의 영화 in] ‘잠수종과 나비’

    [강유정의 영화 in] ‘잠수종과 나비’

    화면은 이렇게 시작한다. 두꺼운 막을 거둬 내듯 시야가 밝아지면 두서없는 시각정보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시계, 천장, 링거액, 햇빛. 당혹스럽다. 그리고 어지럽다. 목소리가 틈입한다. 목소리는 이 순간의 당혹감을 호소한다. 도와달라고 외치지만 가위 눌리듯 관객의 고막을 때릴 뿐 스크린 속 그들은 전혀 듣지 못한다. 목소리는 바로 ‘몸’ 속에 갇혀 버린 한 남자의 절규, 두꺼운 막은 결국 목소리를 내는 주인의 눈꺼풀로 규명된다. 사태를 정리해 보면 이렇다. 한 남자가 어느 날 갑자기 쓰러졌다. 한 쪽 눈꺼풀 말고는 움직일 수 있는 근육이 단 하나도 없다. 그 남자의 영혼은 영영 육체에 감금되고 말았다. 이제 그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바로 눈꺼풀을 움직이는 것이다. 줄리앙 슈나벨 감독의 ‘잠수종과 나비’(Diving Bell and Butterfly)는 실화를 소재로 삼고 있다. 잘나가는 패션잡지 에디터였던 보비는 갑작스럽게 온몸이 마비되는 상황에 빠진다. 이유는 분명치 않다. 하지만 결과는 두렵고 끔찍하다. 하루를 일분처럼 바쁘게 살아가던 그의 일상에 여백의 시간들이 들어찬다.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는 자에게 시간은 축복이 아니라 저주이다. 하루하루, 일분 일초를 견뎌야만 하는 그, 이제 그의 삶은 완전히 달라지고 만다. 결론부터 말해 보자면,‘잠수종과 나비’는 관객의 눈물을 이끌어내는 작품이다. 영화가 주는 감동은 두 가지에 압축되어 있다. 하나는 눈꺼풀 하나로 의사소통을 해 책을 완성한다는 ‘세상에 이런 일이´의 감동 스토리이고 다른 하나는 책이 제본되어 출시되기 직전에 필자가 사망하고 만다는 사실이다. 사고로 인해 전신이 마비되었다는 사실은 비극적이지만 드라마틱한 사건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영화가 이 인생을 해석하는 방법이다. 줄리앙 슈나벨 감독은 이 고통스러운 사건을 유머러스하면서 로맨틱하게 다룬다. 보비는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고 애인과의 사랑을 확인한다. 그는 눈꺼풀 하나 움직이면서 간호사의 미모에 대해 평가하고 성욕의 곤란함을 고백한다. 보비의 이러한 행동들은 일상적 소소함이 얼마나 소중한 순간들인지 깨닫게 해준다. 마티유 아맬릭의 연기는 이 낙천적 비관론의 훌륭한 알리바이다. 잔뜩 일그러진 얼굴, 그로테스크한 눈꺼풀의 신호로 의사표현을 하는 그는 ‘오아시스’에서 문소리가 보여주었던 것 이상의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가족, 애인 사이에서 환상으로 처리한 보비의 욕망 역시 볼 만하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참혹한 사태를 대하는 목소리의 유연함이다. 그 유머는 격한 과장보다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다 보면 결국 내 삶에 대해 되돌아보게 된다. 바닷가에 아이들과 함께 휠체어를 타고 나간 남자의 독백이 오래도록 기억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잠수종과 나비’는 쉼표 없이 살았던 인생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마침표에 대한 훌륭한 묘사들로 가득하다. 인생의 일회성과 죽음의 필연성. 때론 사고로 인해 인생이 소중해지기도 한다.
  • [CEO칼럼] 현명한 투자자의 길/스튜어트 솔로몬 메트라이프 사장

    [CEO칼럼] 현명한 투자자의 길/스튜어트 솔로몬 메트라이프 사장

    지난 몇년간 전세계 주식시장이 강세를 이어왔고, 이 기간 동안 한국 주식시장에 참여한 투자자들 역시 상당한 수익을 얻었다. 그러나 주가는 항상 오르기만 할 수 없다. 강세장이 있으면 약세장이 있고, 경기순환에 따라 장세가 바뀌기 마련이다. 약세장의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일반 투자자와 달리 현명한 투자자는 몇달 또는 몇년 전부터 시장의 하락에 대비한다. 회사경영을 총괄하기 전까지 자산운용전문가로서 경력을 쌓은 내가 주식투자에 대한 내 나름의 제안을 한다면, 먼저 투자수익률에 대한 기대치를 현실적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점이다. 주식이 장기적으로 채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온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시장이 좋을 때는 물론 나쁠 때에도 이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투자수익률에 대한 기대치가 비현실적으로 높으면 무리하게 많은 위험을 부담할 수밖에 없다. 미국처럼 성숙한 시장에서는 수익률이 연평균 10% 이상이면 높은 수익률로 평가받는다. 특히 물가상승률이 낮은 경제 환경에서는 더더욱 훌륭한 수익률로 인식된다. 두번째 대안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출 수 있는 자산배분, 즉 주식·채권·부동산, 그리고 변동성이 낮은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대한 분산투자 기회를 주시해야 한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고, 이 포트폴리오가 자신의 장기목표와 위험성향에 맞는다면, 주가가 떨어져도 큰 고민이 없을 것이다. 주가 하락에 밤잠을 설치는 것은 자신의 투자성향에 비해 포트폴리오의 위험도가 높기 때문이다. 세번째 시장의 하락은 더 싸게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다. 많은 사람들이 투자기법으로 삼는 전략 중 ‘코스트 애버리징 (cost averaging)’ 전략을 권한다. 이는 매주, 격주 또는 한 달에 한 번 자동으로 주식을 사는 것이다. 이 전략의 장점은 주가가 높을 때는 주식을 적게 사고, 주가가 낮을 때는 주식을 많이 사서 평균 매입단가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주식을 사는 시기를 고민할 필요없이 자동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주식시장에 저점에 들어가서 고점에 빠져 나오기란 대단히 어렵다. 이 전략을 통해 투자기간 동안 변동성을 최소화, 안정적인 수익을 꾀할 수 있다. 코스트 애버리징 전략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꼽는다면 바로 변액보험이다. 변액보험은 10년 이상 꾸준히 투자했을 때 수익률이 극대화되는 장기투자 상품이다. 지금처럼 증시가 급물살을 탈 때 이 전략을 쓰면 평균 매입단가가 낮아져 오히려 좋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장기적 투자 안목을 지키고 재정설계사와 같은 금융전문가를 곁에 두는 것이다. 주가를 흔히 살아있는 생물에 비유하곤 한다. 요즘 같이 혼란스러운 시장에서는 정말 변덕이 죽 끓듯 하는 생물과 진배가 없다. 오르고 내리는 주가에 매번 웃고 울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나중에 진정 웃으려면 장기적 투자목표 아래 철저한 전략을 짜고 냉정한 운용과정을 몸소 실천해야 한다. 주먹구구식 투자를 피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다. 하지만 전문가의 옥석을 가리는 것은 투자자의 몫이다. 최근 널뛰기 장세에 가슴을 쓸어담는 투자자가 많을 줄 안다. 말처럼 쉽지 않지만 하루하루의 주가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큰 호흡을 갖고 묵묵히 현명한 투자자의 길을 걸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스튜어트 솔로몬 메트라이프 사장
  • [16일 TV 하이라이트]

    ●사랑의 리퀘스트(KBS1 오후 5시10분) 2001년 사업실패 후 대리운전으로 다섯 가족의 생계를 꾸려온 아빠. 하지만 위암 4기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사업실패로 인한 엄청난 부채와 생활비, 병원비마저 홀로 감당해야 하는 엄마는 남편의 간병만으로도 하루하루가 힘겨운데, 결국 쌍둥이 형제를 위탁가정에 맡기기로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엄마가 뿔났다(KBS2 오후 7시55분) 영수를 위해 저녁을 준비하던 종원은 느닷없는 소라 엄마의 방문에 화가 나지만 소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영수를 뒤로하고 저녁을 하러 나간다. 한편, 정현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러 왔다며 영미를 놀라게 한다. 한자는 반갑지 않은 사윗감과 대면하게 되는데 생각보다 형편이 나쁘진 않다는 말에 마음이 돌아선다.●겨울새(MBC 오후 9시40분) 병원 수익금을 일정비율로 나누자는 영은의 말에 강여사는 부아가 치밀지만 일단 참는다. 그러고 나서 경우와 외식을 하던 강여사는 깜빡 잊고 왔다며 카드를 빌려 달라고 하고는 고가의 상품을 사들인다. 한편, 이여사는 일에만 열중하는 도현에게 조심스럽게 결혼에 대해 물어보고, 이에 도현은 생각해보겠다고 대답한다.●조강지처클럽(SBS 오후 9시55분) 화신이 고객을 대하는 태도를 눈여겨보던 세주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제안해 달라고 부탁한다. 저녁 식당일이 마음에 걸린 화신은 시간당 3000원을 달라고 했다가 세주가 3000만원도 줄 수 있다고 하자 놀란다. 양순을 찾아간 복수는 지란이 아프다는 핑계로 아침상을 엄마에게 맡기자 지란에게 잔소리를 한다.●스페이스 공감(EBS 오후 10시) ‘아워멜츠’는 싱어송라이터인 박성규가 재즈를 공부한 보컬리스트 허소영을 만나 2004년부터 함께 작업을 시작한 밴드.‘골든팝스’는 3인조 록·팝 밴드로, 다양한 음악이 공존하는 인디음악계에서도 같은 성격의 밴드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한 음악세계를 추구하고 있다. 이들의 올 한해 활동을 주목해 본다.●생생웰빙테크(YTN 오전 7시25분) 민속촌이나 시골에서만 볼 수 있는 우리의 전통가옥인 한옥. 점점 기세를 잃어갔던 한옥이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쾌적한 환경과 과학적인 설계로 지어진 한옥에는 우리 조상들의 자연친화적인 삶의 방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전통의 멋을 살리며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하고 있는 한옥에 대해 알아본다.●미디어포커스(KBS1 오후 10시30분) 숭례문이 불탔다. 국민들은 화재 상황을 지켜보고 싶었지만 방송은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방송 뉴스 속보의 내용도 부실했다는 지적도 있다. 화재의 책임을 가리는 과정에서 언론들의 정파적 보도 자세도 두드러졌다. 숭례문이 불타는 과정과 그 뒤의 보도 내용을 통해 언론이 반성해야 할 점을 짚어본다.●드라마시티(사랑팔아 닷컴)(KBS2 오후 11시35분) 연우에게 첫눈에 반한 동아.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연우는 마음을 열지 않는다. 어느날 동아는 죽마고우 태호가 가입한 ‘사랑팔아 닷컴’이란 애인대행 사이트에서 연우의 사진을 보고 놀라지만, 사랑을 위해 연우에게 애인대행 도우미를 신청한다.
  • [토요영화] 다운 바이 로

    [토요영화] 다운 바이 로

    ●다운 바이 로(EBS 세계의 명화 오후 11시) 짐 자무시 감독은 두번째 작품 ‘다운 바이 로(Down by law)’에서 자신의 영원한 주제인 ‘방랑’에 관해 이야기한다. 정주하지 않고 떠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다룬 데뷔작 ‘천국보다 낯선’의 연장선이라 보면 된다. 알파벳 첫 글자만 다를 뿐 이름도 비슷한 라디오 DJ 잭(톰 웨이츠)과 삼류건달 잭(존 루리). 이들은 미래에 대해 아무런 희망도 없이 하루하루를 건성건성 살아간다. 그러던 중 때아닌 누명까지 뒤집어써 억울하게도 루이지애나의 뉴올리언스 패리시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감옥에서도 여전히 빈둥대는 두 사람. 이들의 방에 로베르토(로베르토 베니니)가 합류하면서 분위기가 바뀐다.‘잭들’과는 다르게 긍정적이고 반듯한 성격을 지닌 로베르토. 이렇게 해서 어울리게 된 세 사람은 탈옥을 시도하고 마침내 성공한다. 이제 바깥세상에서 이들은 마냥 함께 정처없이 떠돌아다닌다. 마음씨 좋은 이탈리아 여인 니콜레타(니콜레타 브라치)를 만나기도 하는 등 잇따라 우연한 사건들을 마주치면서 셋은 동료애를 느껴간다. 하지만 이렇게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것과 함께 헤어질 시간도 가까워져 오는데…. 흑백 화면에 담긴 미국의 풍광은 아메리칸 드림 이면의 황폐함을 은유하듯 황량하고 낯설게 다가온다. 결과적으로 흑백 화면 장치는 방랑자들의 심리를 대변하는 데 주효했다. 빔 벤더스의 1970년대 영화들을 찍었던 촬영감독 로비 뮐러는 짐 자무시의 속내를 읽어낸 듯 감독의 의도대로 앵글을 채우는 데 성공했다. 1984년 ‘천국보다 낯선’으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카메라상과 1985년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으며 일약 미국 인디영화의 기수로 떠오른 짐 자무시는 1986년 이 영화를 만들었으나, 전작만큼의 돌풍을 일으키진 못했다. 그러나 이후 ‘지상의 밤’‘데드맨’‘브로큰 플라워’ 등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며 자신만의 고유한 세계를 선보여왔다.‘다운 바이 로’는 오랜 친구인 존 루리와 톰 웨이츠, 새로운 친구인 로베르토 베니니와 그의 연인 니콜레타 브라치를 출연시켜 호흡을 맞추었다.15세 이상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평생을 기어다닌 中가족의 안타까운 사연

    중국에 평생 어린아이처럼 기어 다니며 살아가는 한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허베이(河北)성 헝수이(衡水)시에 사는 선(瀋)씨와 세 아들은 평생을 기어다니며 살아왔다. 선천적 장애와 유전으로 인해 다리를 쓸 수 없게 된 것. 세 아들의 어머니 선씨는 어렸을 때부터 선천적인 지병으로 걸을 수 없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간신히 지팡이를 짚고 잠시 서 있을 정도는 되지만 발을 떼고 걸어본 적은 없다. 30년 전 선씨는 남편 리(李)씨와 결혼해 3남 1녀를 낳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선씨의 병이 딸을 제외한 세 아들들에게는 모두 유전돼 다리근육기능을 상실한 채 태어났다. 세 아들은 갓난아기 때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줄곧 기어다니며 생활하고 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던 이들은 생활고에 시달리게 되었다. 이를 이기지 못한 리씨는 2년 전 가족들을 버리고 집을 나갔고 몸이 불편한 나머지 가족들은 더욱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세 아들은 땅이 모두 얼어붙는 한 겨울에도 동네 바닥을 기어다니며 모은 폐품을 팔아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다. 선씨 일가의 소식이 중국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주위에서 성금을 모으거나 고기, 옷가지 등을 보내주고 집을 수리해주는 등 관심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전지현 ‘눈빛배우’ 되고 싶어

    전지현 ‘눈빛배우’ 되고 싶어

    큰 키에 자그마한 얼굴, 전지현은 꽤 낙천적이고 여유로웠다.10년차 여배우로서의 부담감이나 흥행에 대한 압박은 느껴지지 않았다. 대신 그동안 쌓인 공력과 노련미가 그 자리를 메웠다. TV CF속에서나 간간이 얼굴을 볼 수 있던 그녀가 2년 만에 대중앞에 들고 나온 작품은 휴먼드라마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자신이 한때 초능력을 지닌 슈퍼맨이라고 믿고 남을 돕는 데 온 힘을 기울이는 한 남자(황정민)와 그에게 점차 동화되가는 휴먼다큐 PD의 이야기다. “하루하루 바쁜 삶에 찌들어 살다보면 잊고 지내는 것들이 많잖아요. 이 작품은 우리가 잊어 버린 것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영화예요. 감독과 상대배우에 대한 신뢰도 컸지만, 무엇보다 가볍지 않은 메시지가 좋아 출연했어요.” ‘슈퍼맨’에서 그녀가 맡은 역은 억지 눈물과 동정심에 호소하는 프로그램 제작에 신물이 나버린 3년차 방송프로덕션의 PD. 영화속 전지현은 짧게 자른 앞머리에 잡티까지 고스란히 보이는 맨얼굴, 시시때때로 담배를 꺼내무는 폼이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영화를 보면서 ‘화장 좀 할 걸 그랬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번에는 연기하면서 스스로에게 많이 진실했던 것 같아요. 카메라 앞에서 여유도 생겼고, 기존의 ‘자연스러움’에 색깔을 입혀 인물을 보다 입체적으로 표현하려고 애썼고요. 그래서인지 찍은 후에 확실히 덜 창피하던걸요?” 광고속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수년간 ‘CF퀸’의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는 그녀.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아직도 배우보다는 ‘CF스타’라는 수식어가 더 가깝게 느껴진다. “저 역시 스크린보다 CF에 익숙하다보니 매너리즘 아닌 매너리즘에 갇혀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괜찮아요. 전 앞으로 계속 배우로 살아갈거고, 이번 작품만 하고 마는 것도 아니잖아요. 전 이번 작품에 가장 낮은 점수를 주고 싶은데, 이것도 제가 앞으로 연기를 점점 더 잘 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에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스타들이 쏟아져 나오는 연예계 현실상 때론 위기감에 휩싸일 법한데도 그녀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전 여배우로서 나이들어가는 것이 좋아요. 배우는 어차피 표현하는 직업인데, 살면서 감정의 깊이가 더해지면 연기도 더욱 성숙해지지 않겠어요? 그 나이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감정들을 표현하며 살고 싶어요.” 최근 한 지인에게 ‘네가 무엇을 하면서 행복한지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선뜻 대답을 할 수 없었다는 그녀. 하지만, 자신이 쉽게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은 깨달았다고 한다. 지난 10년여간 톱스타로서의 자리를 유지한 비결이 읽히는 대목이다. “처음엔 재미있고, 내가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일을 시작했는데, 기대 이상의 평가를 받았어요. 그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도 열심히 했죠. 하지만 어느 순간 성공에 대한 집착과 욕심을 버렸어요. 노력은 하되 마음은 계속 비워내려구요.” 궁극적으로는 ‘눈빛으로 소통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전지현. 그녀는 올 상반기 또하나의 도전을 앞두고 있다. 홍콩, 일본, 프랑스 합작 영화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로 할리우드에 진출하는 것. “언어, 연기, 주어진 캐릭터. 무엇하나 쉽지 않은 과정이었어요. 동시에 소중한 경험이자 도전이었죠. 할리우드 제작시스템을 체험하면서 영화를 보는 시야도 넓어졌어요. 곧 미국에서 개봉할 텐데 잘됐으면 좋겠어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기름 피해 보상금 그림의 떡?

    기름 피해 보상금 그림의 떡?

    “피해가 적은 사람은 보상금을 신청할 수 있고 피해가 큰 사람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충남 태안군 등 기름피해 특별재난지역 주민간에 생계 지원금 신청을 놓고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의 긴급 생계지원금 300억원과 국민성금 158억원, 충남도 예비비 100억원 등 모두 558억원이 이번주 초 충남도를 통해 각 시·군에 배분됐지만 복잡한 지원신청 기준과 까다로운 행정 절차로 주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제각각의 피해 기준에 맞춰 접수하다 보니 배정된 돈을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시간만 보내고 있다. 마을 이장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개발위원회에서 시작한 접수작업이 이번 주안에 마무리될지도 불투명하다. 그렇다고 선별 작업이 마무리된다고 곧바로 생계비가 지급되는 것도 아니다. 읍면사무소가 이를 토대로 군에 생계비 지원 신청을 한 뒤 군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지원 대상자가 최종 선정돼 개인 계좌에 입금된다. 복잡한 행정 절차를 감안할 때 이달 말쯤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태안읍 남문1리 이장 김용식씨는 “나흘간 집중적으로 신청받아 겨우 읍사무소에 신청을 마쳤다.”면서 “군에서 내려온 지침에 따라 접수해 신청하긴 했지만 돈이 언제 나올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태안군 관계자는 “수해 등 자연재해의 경우 보상기준이 정해져 있어 피해 정도만 공무원들이 나서 확인하면 곧바로 보상할 수 있지만 이번에 지급되는 돈은 생계비 성격이어서 주민 머릿수대로 총액을 나눠 지급할 수도 없고, 피해가 심한 지역만 골라 지급할 수도 없어 대상자 선별에 어려움이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서산시와 보령시, 당진군, 홍성군, 서천군 등 나머지 시·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피해자를 표본조사해 가장 적게 지급받는 주민을 기준으로 생계비를 일괄 지급하고 나중에 피해 규모를 파악해 차액을 지급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별도 지침없이 일선 시·군에 이 같은 ‘융통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태안군 천리포해수욕장 인근 주민은 “어차피 생계 지원비가 몇푼 안된다지만 하루하루 생계비와 난방비를 걱정하는 형편이라 그나마 빨리 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쩐’의 대이동… “증시 조정 소나기 피하자” 은행으로

    ‘쩐’의 대이동… “증시 조정 소나기 피하자” 은행으로

    지난해 말 하루하루 돈 수급을 맞추는 데 급급했던 시중은행들의 주머니 사정이 빠르게 나아지고 있다. 국내외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증시로 빠져나간 자금이 은행으로 되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의 수급상황도 호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고금리 월급통장의 기능을 강화하거나 새롭게 출시하고, 중소기업 대출 등을 늘리는 등 영업 기반을 점차 넓혀가는 추세다. ●특판예금 은행 주머니 ‘두둑’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18일 현재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외환 등 주요 시중은행 총수신 잔액은 537조 6340억원. 지난해 말 530조 4463억원보다 7조 1877억원 늘었다. 지난해 12월까지 감소세를 보이던 수신액이 증가세로 반전한 것이다. 은행별로는 신한이 4조 7056억원 늘어난 것을 비롯해 ▲국민 2조 6050억원 ▲하나 6335억원 증가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 들어 정기예금만 3조 8000억원이 늘었다.”면서 “연 6∼7% 금리를 보장하는 은행 특판예금이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펀드의 인기는 시들한 편. 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의 펀드판매 잔액(평가액 기준)은 현재 89조 4229억원으로 전달(93조 2639억원)보다 감소했다. 국내외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수익률이 급락하자 투자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22일 현재 5.86%로 지난 17일 이후 하락세를 유지했다. 지난 8일 5.90%까지 올랐던 국고채 3년 금리 역시 5.30%로 내려앉았다. 채권 시장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여건이 그만큼 호전된 셈이다. ●고금리 월급통장 ‘업그레이드’ 이에 따라 은행들은 영업망 확대를 위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는 고금리 월급통장. 은행들은 앞다퉈 이 상품의 기능 강화를 꾀하거나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부터 기준금액인 100만원을 초과하는 부분을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계좌로 이체해 고이율을 주는 ‘우리AMA 전자통장’의 적용금리를 5%대로 높였다.AMA통장으로 급여이체를 신청할 때 연 금리는 ▲예금기간 90∼364일 4.5%로 0.2%포인트 ▲365일 이상 5.3%로 0.5%포인트 각각 인상됐다. 기업은행은 다음달 초 직장인 월급통장인 ‘아이플랜 통장’의 고금리 설정금액을 최소 30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낮출 예정이다. 아이플랜 통장은 고객이 설정한 금액의 초과분에 대해 3∼4%의 금리를 지급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번 주부터 최고 4%를 주는 요구불예금인 ‘KB스타트 통장’을 출시한다. 이 상품은 다른 은행들이 일정 금액을 넘는 초과분에 대해 고금리를 주는 것과 달리 100만원까지 4% 금리를 적용하되 초과 금액은 0.1% 금리만 제공하는 게 특징. 가입대상도 만 18∼32세로 제한했다. 농협도 100만원을 넘으면 4% 내외의 금리를 주는 ‘뉴해피 통장’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자금 사정이 나아진 만큼, 젊은 층을 새로운 주거래고객으로 만드는 등 영업망 확충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佛 여대생 매춘기에 발칵

    |파리 이종수특파원|프랑스 여대생의 매춘 실태를 다룬 자서전과 연구서가 동시에 출간돼 충격을 주고 있다. ‘나의 친애하는 학문’(막스 밀로 출간)은 여대생 로라 D(19)가 매춘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연대기 순으로 생생하게 고백한 책이다.2006년 9월 응용 외국어과에 입학할 때만 해도 꿈에 부풀었다. 그러나 생활난은 냉혹했다. 노동자 아버지와 간호사 어머니의 수입은 넉넉하지 않았다. 게다가 학생인 두 명의 동생이 있었다. 남자 친구와 아파트를 함께 쓰며 텔레마케팅 등 파트 타임으로 일하며 공부했다.1주에 15시간 일하는 아르바이트 수입으로는 학비와 월세·전기세 등을 감당할 수 없었다.대학생지원센터 식당에서 두끼로 연명하거나 지하철·버스 등을 무임승차해 가슴 졸이며 3개월을 보냈다. 하루하루가 절망인 상황에서 인터넷에 널려 있는 매춘 사이트의 유혹은 달콤했다. 갈등과 번민을 거듭하다가 2006년 12월12일 “딱 한번만”이라고 다짐하며 매춘의 길로 들어섰다. 그러나 50대 남성과의 매춘에서 250유로(약 34만원)를 받은 뒤 ‘검은 유혹’을 뿌리치기란 쉽지 않았다.2년간 황폐해진 자신을 발견했다. 불면증과 악몽에 시달렸다. 로라 D는 주간 렉스프레스 인터뷰에서 “나처럼 생계를 위해 성매매에 나서는 학생들이 의외로 주변에 많다.”고 말했다. 한편 신예 사회학자 에바 클루에(23)가 쓴 ‘여대생 매춘’은 제목 그대로 여대생의 매춘 실태에 대한 연구서다. 저자는 설문 조사 등을 통해 여대생의 매춘 동기 등을 설명하고 있다.vielee@seoul.co.kr
  • 추상조각계의 대표 주자 박석원 개인전

    추상조각계의 대표 주자 박석원 개인전

    한국 추상조각계의 대표주자 박석원(66)에게 조각은 스스로를 긁어내는 고독한 자아의 절규였다. 가만히 돌이켜보면 지난 45년 조각인생의 하루하루가 그러했다. 절규하듯이 돌을 깎았고, 또 한때는 절규하듯이 철을 녹였다. “세월을 끌어안고 사는 것 같아, 누가 뭐래도 돌이 마음에 든다.”는 작가가 전시회를 열고 있다.27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계속되는 ‘박석원 조각의 45년,積+意’전에는 45점의 대표작들을 내놓았다. 지난해 9월 홍익대 미대를 정년 퇴임한 이후 갖는 기념전시이자 조각으로 일관해온 45년 외곬 행보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다. 홍익대 조소과에 재학 중이던 1962년. 대한민국 미술전에서 특선을 차지하면서 그는 조각계에 발을 디뎠다. 이어 1968년 전쟁의 상처를 철을 녹인 추상조각으로 표현한 작품 ‘초토(焦土)‘로 국전에서 국회의장상을 받았다. 국전 사상 조각분야 최연소 추천작가로 당시 조각계에 돌풍을 일으킨 주역이었다. 화제의 작품 ‘초토’를 다시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그의 작품세계를 크게 다음 셋으로 나눠 펼쳐보이고 있다. 철과 알루미늄을 소재로 한 실험작업과 석고채색과 테라코타 링(ring)작업에 몰입했던 모색기(1965∼1973), 절단한 돌을 다양하게 변주한 분절의 시대(1974∼1989), 돌이나 철·석고·나무 등을 혼성한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선보인 결합의 시대(1990∼현재).1960년대 추상표현 작업과 70년대 미니멀 양식의 작업을 거쳐 분절의 시대에 선보인 것이 다양한 매체들을 쌓고 포갠 ‘적(積)’시리즈였다. 작가는 “나누고 쌓고 조합하는 재구성 과정에 인간의 심의(心意)를 더한 일련의 작품이 1990년대 이후 지금에 이르는 ‘적의(積意)’시리즈”라고 설명했다. 조각 소재로 다루기가 워낙 어려워 요즘 젊은 작가들에게 돌은 인기가 없다. 많고 많은 소재 가운데 그가 유독 돌을 고집해온 이유는 그러나 분명했다.“돈에는 나의 혼과 삶의 흔적을 담을 수 있다.”는 작가는 “화강석처럼 거칠고 표정 없는 돌은 아무리 만져도 질리지 않는다.”고 했다. 강단을 떠난 이후 오롯이 작품에만 매달리는 시간이 더없이 편안하다. 고양시 화전에 100여평 규모의 작업장을 두고 혼자서 돌을 쪼고 문지르는 일과는 앞으로도 변함 없을 것이다.(02)720-1020.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단독] 이주노동자 의료死角 늪으로

    [단독] 이주노동자 의료死角 늪으로

    필리핀 출신 미등록 이주노동자 조안(57·여)은 지난해 9월 가정부로 일하던 서울 성북동의 한 집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급히 분당의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병원은 하루만에 퇴원시켰다. 정밀진단을 받아야 했지만 돈이 없었다. 몸은 점점 초췌해졌다.12월 초 피를 토하며 다시 쓰러졌다. 철결핍성 빈혈에다 대장암 3기였다. 항암치료에만 1000만원 정도 든다. 지난해 9월 정밀진단을 받았으면 암을 초기에 발견할 수 있었다. 베트남 출신 미등록 이주노동자 반큼(28)은 대뇌동경맥기형 발작장애를 앓고 있지만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거부당했다. 수술비가 없을 것 같고 보증인도 없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무료진료사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국립의료원을 찾았지만 방사선 치료시설이 없다고 했다. 발작이 심하면 바로 죽음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다. 천주교 의정부이주노동자상담소측이 치료비 3000만원을 가까스로 빌려온 뒤에야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한국 사회의 극빈층을 형성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이 의료복지 사각지대의 끝으로 더 내몰릴 전망이다. 이주노동자의 치료비를 지원하기 위해 보건복지부가 시행하고 있는 무료진료사업이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는 데다, 조만간 이주노동자의 본인 부담을 늘리는 쪽으로 지침이 개정될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스리랑카 출신 미등록 이주노동자 카밀(55)은 지난해 12월 초 가슴을 콱 쥐어짜는 듯한 고통을 견디지 못해 병원에 갔더니 급성 심근경색이라고 했다. 심장조형술을 받으려면 500만원이 든다고 했다. 입국한지 8개월밖에 되지 않아 돈이 없었다. 무료진료사업이라는 제도가 있지만 조만간 본인부담이 대폭 증가하게 돼 있어 신청은 꿈도 꾸지 못한다. 언제 발작을 일으킬지 모를 폭탄을 심장에 안고 하루하루 살아간다. 보건복지부는 2005년부터 로또 복권기금을 활용해 이주노동자의 응급입원진료와 당일 외래수술 등에 대해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하는 무료진료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복권기금 지원이 끊기며 석달 동안 사업이 중단됐다. 다행히 올초 자체예산 48억원을 투입해 재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지정의료원이 60여곳밖에 되지 않아 응급환자들이 지정병원을 찾아가기 어려운 상황이 생기는 데다 지정의료원이 치료시설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게다가 조만간 이주노동자 본인부담을 늘리는 쪽으로 지침이 바뀔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공공의료팀 관계자는 “47억여원으로 운영했던 지난해 9월 말 기금이 고갈되면서 사업이 중단됐기 때문에 올 연말에도 예산이 부족할 것으로 보이고, 대상자가 아니면서 지원금을 악용하는 사례도 있어 환자 본인에게 부담을 지우는 방식으로 지침을 개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주노동자 지원단체들은 무료진료사업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개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국이주민건강협회 이애란 의료팀장은 “건강보험에 가입된 이주노동자들이 보험 적용이 안 되는 것처럼 위장해 악용하는 사례가 일부 있었지만 보험공단 조회로 간단히 막을 수 있어 시스템으로 보완이 가능한데 전체를 대상으로 본인 부담을 늘리는 건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개인 중시 의제로 親기업 담론에 맞불?

    개인 중시 의제로 親기업 담론에 맞불?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원장 손석춘, 이하 새사연)이 진보적 민간 싱크탱크로는 처음으로 분야별 한 해 전망을 내놓기 시작했다.7일 ‘2008년 한국 국민경제 동향과 전망’을 시작으로 8일 정치사회,9일 통일,10일 동아시아 등 각 분야를 망라해 15일까지 ‘새사연 전망 2008’을 잇따라 발표한다. ‘새사연 전망’은 여러모로 ‘세리(SERI) 전망’을 떠올리게 한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매년 연말 발표하는 ‘세리 전망’은 압도적 영향력을 자랑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소의 전망치보다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 정책결정에 훨씬 광범위하게 인용되고 있다. ●생활인의 입장에 선 전망 반면 ‘새사연 전망’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인지도는 미미하다. 향후 보수적인 ‘세리 전망’과 대비되는 진보적 전망의 위상을 확보할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그 의미는 적지 않다.“‘새사연 전망’은 ‘세리 전망’의 막강한 어젠다 파급력에 대한 우리 나름의 대응”이라고 새사연측은 밝힌다.‘세리 전망’이 형성한 친기업적 담론 프레임을 시민사회적 의제로 재설정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운동권 정세분석에 불과하던 진보진영의 한 해 예측이 ‘새사연 전망’을 통해 제 옷을 갖춰 입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이는 진보진영이 목말라했던 대안 창출과도 직결된다. 김병권 새사연 연구센터장은 “담론 차원의 전망이 아닌 세계화 흐름을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 극복방안을 모색하는 게 목표”라며 전망 제출의 의도를 설명했다. ‘세리 전망’과 ‘새사연 전망’은 관점 자체가 다르다.‘세리 전망’이 기업의 입장에서 씌어졌다면,‘새사연 전망’은 생활인의 시각에서 작성됐다. 삶의 현장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각 개인의 어려움이 어디서 오는지 뿌리를 밝히는 데 중점을 둔다. 관점이 다르다 보니 관심 의제도 다르고, 경우에 따라 정반대의 분석 결과가 도출되기도 한다. 의제를 중심으로 ‘새사연 전망’과 ‘세리 전망’을 비교해 보면 양자간 견해 차가 확연히 구분된다. 국내경제 분야 중 거시경제적 예측은 크게 다르지 않다.▲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자물가 상승 ▲설비투자 소폭 상승 ▲민간소비 제한적 회복 ▲경기상승세 하반기부터 주춤 등 비슷한 예측을 내놓고 있다. ●GDP보단 고용, 대기업보단 중소기업 중시 차이는 새사연 경제 전망의 핵심 가운데 하나인 고용 부문에서 두드러진다. 새사연은 고용을 국민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인식하고 경제전망의 최우선 순위로 꼽는다. 성장과 대비되는 분배의 관점에서 고용을 바라보는 것도 인정하지 않는다. 고용 의제는 GDP의 하위 개념이 아닌 삶의 본원적 가치란 이유에서다. ‘세리 전망’은 올해 고용상황이 개선될 것이라 예측했다.31만개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보호법 발효에 따른 근로형태 다양화와 인력공급 발전 등을 근거로 들었다. 새사연도 고용 사정의 소폭 개선을 점쳤지만, 동시에 고용과 노동 안정성 악화에 방점을 찍었다. 김 센터장은 “대부분 경제연구소들이 올 실업률 0.1%포인트 하락과 고용사정 개선을 전망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수가 증가하고 상대임금은 하락할 것으로 보여 고용의 질적 개선은 제자리 걸음이거나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신규 상용노동자(노동부는 파견직과 사내하청 등 45일 이상 고용된 자까지 통계에 포함) 수의 증가는 비정규직보호법 시행으로 인한 착시효과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중소기업 입장에서의 고민도 중요한 차이점이다.‘세리 전망’은 기업투자를 설비 및 건설투자 위주로 파악하지만,‘새사연 전망’은 세리 방식을 수출 대기업 전략 수립 용(用)이라고 평가한다. 심각한 기업 양극화 상황에서 기업투자 확대가 반드시 중소기업 여건 개선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에 맞는 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중소기업 현실에 근거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새사연은 “전망 제출의 첫발을 내딛는다는 점에서 큰 욕심을 부리지는 않았다.”면서도 “구체적 언어로 기술된 전망이 한해 한해 쌓이다 보면 대안적 맥락을 짚어내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한국에 왔다며 신년인사 왔는데…”

    “한국에 왔다며 신년인사 왔는데…”

    7일 ‘코리아 2000’ 냉동창고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희생된 사람들은 대부분 일용직 근로자나 하청업체 직원, 중국 동포들이었다. 하루하루 힘든 노동을 하며 먹고 사는 이들이었기에 안타까움은 더했다. 특히 ‘코리아 드림´을 꿈꾸며 고국으로 일하러온 중국동포 12~13명이 사망했다. 생사확인이 안 되다 끝내 사망한 것으로 밝혀진 김준수씨의 장모 명모씨는 “손녀가 눈치가 뻔해 ‘아빠가 다친 거야?’라고 물어서 할머니가 확인해 보고 온다며 다독이고 겨우 나왔다.”면서 “사위는 딸에게 ‘5일 뒤면 일이 모두 끝나니 그때부터 많이 놀아주겠다.’고 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오열했다. ●대부분 일용직근로자·하청업체 직원 사망한 중국동포 김용해(26)씨의 고모 김모씨는 “조카가 몇달 전에 중국 지린성에서 한국으로 돈벌러 왔다.”면서 “며칠 전에는 나에게 신년 인사까지 다녀갔다.”며 땅을 쳤다. 김씨는 조카에게 전화를 걸어본 뒤 신호가 가다가 곧바로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메시지가 나오자 다시 눈물을 흘리며 실신했다.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베스티안병원에는 작업장에서 함께 일하던 중국동포 부부가 동시에 사고를 당한 사실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응급치료를 받고 입원해 있는 임춘원(44·여)씨는 얼굴에 3도 화상을 입고 몸 전체의 35%에 화상을 입었다. 남편 이성복(44)씨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중국 지린성에 23세 아들을 홀로 남겨두고 한국에 온 부부는 창고의 단열재 마감 작업을 했다. 임씨의 담당의사는 “의식도 없고, 얼굴 화상도 심해 세균이 들어가면 폐로 전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안순식(51)씨는 이천에서 생활하며 주말에만 서울 도봉구 집을 방문하던 가장이었다. 매형 김진세(63)씨는 “용접일을 30년 정도 하면서 아들·딸 다 키우고 효도받는 일만 남았는데 이런 끔찍한 일을 당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결혼 3개월만에 날벼락 화상을 입은 천우한(34)씨는 서울 구로성심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았다. 천씨의 아버지 천종길(61)씨는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병원 응급실 관계자는 “천씨는 몸 전체의 50% 이상에 2∼3도 화상을 입었다.”면서 “더 지켜봐야 되겠지만 화상뿐만 아니라 기도의 상태도 좋지 않다.”고 전했다. 천씨는 유치원 교사인 부인 전모(30)씨와 지난해 10월 결혼했다. 그는 경기 성남시 단대동에 신접 살림을 차리고 “출퇴근이 편한 가까운 회사로 옮기겠다.”며 ‘코리아 2000’에서 냉동기술자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새 직장에서 1개월 반 만에 사고를 당했다. 천씨의 아버지는 임신 3개월인 며느리가 충격을 받을까봐 아들의 사고 소식을 며느리에게 알리지 않았지만 뒤늦게 남편의 동료로부터 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전씨는 이날 오후 5시40분쯤에야 병원에 도착해 오열했다. 이경주 서재희 장형우기자 kdlrudwn@seoul.co.kr
  • [데스크시각] 우리에게 일자리를 달라/문소영 경제부 차장

    얼마전 금융계에서 일하는 친구가 일본을 방문한 길에 삿포로 맥주 공장을 견학했다. 넓은 공장의 각 공정마다 종업원 2명만 일한다고 자랑했단다. 공장 자동화 덕분이다. 주점에도 들렀는데 술과 음식값이 서울보다 싸고, 종업원이 많아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이것저것 따져봐도 이윤이 남을 것 같지 않아 주인에게 물었더니 “내 몫을 줄이고 그만큼 종업원을 더 고용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친구는 “주점 주인이 어떻게 자신의 몫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고용이 늘어야 사람들이 소비할 여력이 생기는 것이고 더불어 주점도 계속 경영할 수 있다는 것을 체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잃어버린 15년’을 거치면서 업주가 이윤을 줄이면서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것을 피부로 깨닫고, 일종의 국민적 ‘합의’가 형성된 것 아닐까 한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영화 ‘찰리와 초콜릿 팩토리’에서 주인공 찰리의 아버지는 치약 제조회사에서 치약튜브 위에 뚜껑을 닫는 일을 하는 단순직 노동자다. 하루하루 아주 묽은 양배추 수프로 연명하던 찰리네 가족은, 어느날 치약 제조회사가 뚜껑닫기 작업을 자동화해 찰리 아버지를 해고하자 더 묽은 양배추 수프로 버틴다. 회사가 자본으로 노동을 배제한 것이다. 영화 마지막쯤 찰리의 아버지는 운좋게 자동화기기 수리공으로 재고용된다. 그러나 1∼2명이면 충분한 업무의 특성상 함께 해고됐던 많은 동료들까지 재고용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신용불량자의 채무 조정을 도와주는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국민 5명중 1명이 신용불량자이거나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수입이 없거나 너무 적어 부채를 갚아나가기 어려운 신용불량자들이 많고 고용확대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경제가 아래로부터의 붕괴가 일어날 수 있다고 위원회 관계자는 걱정했다. 최근 5년 동안 연 평균 경제성장률은 4∼5%였다. 국민들 주머니 사정을 의미하는 실질국민소득증가율은 3·4분기를 제외하고는 성장률을 크게 밑돌았다.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경제가 좋아져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새 정부에서 연간 7% 경제성장률을 이루겠다고 한다.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면 기업의 투자가 늘어나면서 고용이 늘고, 이에 따라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좋아지고, 씀씀이가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경기가 좋아지면서 높은 성장률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기업의 투자증가가, 경제성장률 증가가 반드시 국민들 개개인의 삶을 개선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체감해온 사람들로서는 ‘7% 성장론’에 거는 기대가 그리 크지 않다. 공장 자동화기기로 인력을 대체하고 있는 10대,20대 재벌기업들이 투자를 늘린다고 해도 과연 고용으로 연결될지 확신하기 어렵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제조업에서 10억원 투자하면 고용은 3.1명, 정보통신(IT)에서는 2.1명이 증가한다. 그나마 고용효과가 크다는 금융, 도·소매업 등 서비스업종에서 경기가 나빠질 수 있다는 전망에 벌써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는 기업투자가 줄고 정부지출도 주춤한 상황에서 내수가 끌고 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환란 이후 내수는 경제성장률의 60% 이상을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40%대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직업을 잃거나 직업이 없는 국민들이 어떻게 내수를 활성화할 수 있는가. 때문에 새해에 서민들의 희망과 기대는 거창한 성장론보다 정부와 사회가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어낼지에 걸고 있다.‘88만원 세대’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에게, 일자리를 달라. 문소영 경제부 차장 symun@seoul.co.kr
  • 고양이 학교/문학동네 펴냄

    고양이 학교/문학동네 펴냄

    고양이 ‘버들이’가 7년 만에 집에 돌아왔다. 버들이 윤기 나는 털 속엔 버들이가 쏘다니며 만난 세상의 온갖 이야기가 묻어 따라왔다. 사뿐사뿐 버들이 발걸음은 ‘한국형 판타지’를 창조했고, 성큼성큼 버들이 뜀박질은 아이들 가슴에 ‘함께 살아야 한다.’는 공존의 메시지를 각인시켰다. 아동문학가 김진경(55)의 장편 판타지 동화 ‘고양이 학교’(문학동네 펴냄)의 3부 세 권이 한꺼번에 나왔다.2001년 8월 첫 번째 책이 태어난 후 7년여 만이다.1부 5권,2부 3권까지 합해 모두 11권이다. 마침내 완간이다. 1985년 시를 쓰던 고등학교 선생님 아빠는 ‘민중교육지 사건’으로 구속됐고, 출소 후 교육민주화운동을 하다 해직됐다. 학교로 되돌아가고 몇 년 후인 2000년 봄날이었다. 갑자기 집을 찾아와 가족이 된 도둑고양이 버들이가 갑자기 늙어 죽기 위해 집을 나갔다. 버들이를 그리워하며 슬퍼하는 딸을 위해 아빠는 고양이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고, 딸이 버들이를 잊어갈 때쯤 아빠의 이야기는 한국 어린이문학사상 가장 성공한 ‘한국형 판타지’가 됐다. 10여년간 신화를 연구해온 김진경은 한국의 신화와 전설을 바탕에 깔고 세계의 신화와 전설에 접속했다. 버들이는 한국을 넘어 이집트, 인도, 중국, 북유럽 곳곳을 뛰어다니며 발자국을 남겼고, 신화와 전설이란 문학 코드는 지역적 특수성과 세계적 보편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버들이가 퍼져 나간 길은 오랜 옛날 인류문명이 낳은 수많은 이야기들이 퍼져 나간 길과 같다.‘고양이 학교’는 프랑스 아동문학상 앵코티블상을 수상했고, 프랑스, 일본, 중국, 타이완 등으로 번역판권이 수출됐으며, 프랑스와 공동으로 애니메이션 제작이 진행중이다. 어린 아이들과 고양이가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들며 펼치는 판타지적 모험이 이야기의 큰 줄기를 이루지만, 작가가 11권의 책 여기저기에 흩뿌려 놓은 메시지는 만만치 않다. 인간과 자연, 문명과 야만, 나와 너, 친구와 적을 이분하는 현대문명에 대한 비판이자 생태학적 성찰이다.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옹호하는 이야기의 대장정이다. 특히 3부는 외국인 노동자의 열악한 인권을 비유적으로 곱씹게 하고,‘그들’을 배제한 ‘우리’를 부끄럽게 만든다. 지난 7년간 고양이와 함께한 김진경의 글쓰기는 아이들에게 ‘오래된 미래’를 보여주는 작업이었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신화라는 ‘씨실’은 하루하루 변해 가는 아이들의 미래, 그 오지 않은 시간까지 ‘날실’로 이어낸다. 그가 ‘고양이 학교’를 두고 “새천년이 시작되고부터 급격히 변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나의 문학적 답변”이라고 말하는 까닭이다. 김진경이 준비하는 차기작도 판타지다.‘잃어버린 것들의 도시’란 제목을 단, 무려 30권 분량의 연작 동화다. 작가는 벌써 두 권 집필을 끝마쳤다. 초등 3학년 이상. 각권 90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희망을 본 사람들] (7·끝) ‘개인회생’ 통해 재기 다지는 김철수씨

    [희망을 본 사람들] (7·끝) ‘개인회생’ 통해 재기 다지는 김철수씨

    “월급의 일부를 가져갈 수 있게 되면서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2억원의 빚을 개인회생 제도를 통해 부분 탕감받고 재기 의욕을 다지고 있는 김철수(37·가명)씨. 그는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은행과 카드회사, 제3금융권, 지자체 등 14개 채권자로부터 빚 독촉에 시달렸다. ●영국 유학생에서 2억원대 채무자로 “찜질방과 친구, 직장동료의 집을 전전긍긍했습니다. 최악이었죠.” 지금은 웃고 있지만 채권추심업자들에게 시달리던 2년 전을 생각하면 철수씨는 아직도 끔찍하다. 철수씨의 악몽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철수씨는 2000년 7년간의 영국 유학생활을 접고 유럽에 많은 투자를 하던 국내 중소기업에 스카우트됐다. 그러나 회사의 무리한 투자로 철수씨가 입사한 지 4개월 만에 부도가 났다. 그나마 적금으로 모은 2000만원과 부모님의 집을 담보로 대출받은 3000만원으로 대학가의 호프집을 인수했다. 그러나 사업이라곤 전혀 경험이 없던 철수씨는 호프집 월세를 충당하기 위해 현금 서비스를 받기 시작했다. 결국 카드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급기야 연체를 막기 위해 사채까지 사용하기 시작했다.“금융회사들의 빚독촉과 사채업자들의 협박에 시달리며 차라리 죽을까 하는 생각도 수십 번씩 했습니다. 돈을 구하기 위해 이리저리 다니면서 노숙자로 지내겠다는 결심까지 했었죠.” ●살인적 빚 독촉에 가정도 파탄 호프집도 경매로 넘어간 철수씨는 2002년 한 자동차회사의 영업사원으로 취직했다. 그러나 회사생활도 만만치 않았다. 매일 걸려 오는 빚독촉 전화와 회사로 찾아온 사채업자들은 빚을 갚기 위한 자동차영업마저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살인적인 빚독촉에 가정도 파탄상태에 이르렀다. 아내, 아이와 따로 떨어져 지내야 했다. 부모님은 아들 빚으로 인한 불화로 이혼에 이르렀다. 불과 5년 만에 철수씨 개인이 속한 가정이란 작은 사회는 ‘빚’으로 무너져 내렸다. ●“이젠 적금 넣으며 미래를 설계해요” 하루하루 절박감 속에 생활하던 철수씨가 ‘희망’이란 끈을 잡게 된 것은 김관기 변호사의 상담 카페를 통해 알게 된 법원의 개인회생제도였다. 2005년 12월 2억원이 넘는 빚을 안고 살던 철수씨는 법원으로부터 매달 55만원씩 5년간 3300여만원만 갚으면 모든 빚이 사라진다는 결정을 받았다. 새로운 세상을 보는 순간이었다. 빚독촉도 끊기고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졌다. 둘째 아이도 그 무렵 생겼다. 철수씨는 둘째를 복덩이라 불렀다.“그 녀석이 생기면서 모든 일이 술술 풀리는 것 같아요. 첫째는 아빠 엄마와 함께 고생해서 정이 가고 둘째는 좋은 일 생기면서 나와 좋고요.” 수입의 일정한 돈만 내면 나머지 돈은 생활비로 가져갈 수 있게 된 철수씨는 “열심히 일하면 많은 돈을 집으로 가져갈 수 있게 됐어요. 이제 작은 집을 마련해 보려고 적금도 넣고 있습니다.”라면서 환하게 웃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지방시대] 고용 불안에 한숨짓는 소리/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

    요즘 어느 지역을 가릴 것 없이 일자리 부족과 고용 불안에 한숨짓는 소리가 들린다. 젊은이는 젊은이대로 나이 지긋한 이는 또 그대로 걱정이 많다. 불과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거의 완전고용에 가깝던 노동시장 여건이 외환 위기와 구조 조정기를 거치면서 나타난 변화이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경제 환경이 바뀌었으니 당연히 감수해야 할 부작용이라 여길 수 있겠지만, 저소득 가정과 중산층에 불어닥친 충격이 매섭고 고통스럽다. 사실 대다수 가정은 생계를 책임진 가장의 벌이가 불안정해질 경우 하루하루 견뎌나갈 길이 막막하다. 당사자는 물론이거니와 의지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미칠 영향이 엄청나 그렇다. 당장 경제적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으니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욱이 이러한 상태가 오래도록 이어지면 일상을 평소처럼 유지하기 곤란할뿐더러 가족 상호간 갈등마저 잦아진다. 열악한 고용 사정이 가족 내부에 긴장을 더하는 조짐들은 숱하다. 우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가장이 식구들을 상대로 드러내는 불만과 분노는 서로에게 돌이키기 힘든 상처를 주거나 가족 해체의 원인이 된다. 실제로 우리 사회의 이혼율은 외환 위기 이후 두드러지게 늘어나더니,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상당수가 이혼에 이른 주된 이유로 경제적 요인을 들어 달라진 살림살이와 가족간 유대 약화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 일자리 부족과 고용불안은 어린이나 노인들에게도 고통이다. 우리 사회 보호시설 아동 수만 하더라도 외환위기를 겪기 전에는 매년 수천명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이를 훨씬 넘어선다. 그만큼 방치된 아이들이 많고, 넉넉지 못한 가정 형편 탓에 복지시설로 양육을 떠넘기는 부모가 의외로 적지 않다는 뜻이다. 노인보호시설이라 해서 다를 바 없다. 힘겹게 사는 자녀들의 모습을 보다 못해 스스로 집 나서는 노인이 있는가 하면, 도저히 부양할 능력이 모자라 제 부모를 노인시설에 위탁하는 자식도 여럿이다. 현실이 이처럼 안타까운데도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긴장상태에 빠진 가정의 고통은 가까운 시일 내 끝날 기미가 보이기는커녕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한편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경제 기반 흔들림으로 인한 부작용은 일부 가정의 절박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쉽게 풀기 힘든 과제를 던져놓았다. 무엇보다 우리 주변이 이웃의 어려움을 그저 무덤덤하게 받아들일 정도로 각박해진 나머지 문제 해결에 애쓰는 대신 사회 통합에서 너무 멀리 벗어나지 않을까 우려된다. 최근 다양한 이해 집단이 타협의 여지조차 남기지 않고 저마다 쏟아내는 갖가지 요구들은 이러한 가능성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이토록 실망스러운 오늘을 더 나은 내일로 만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양보와 관심이다. 지금껏 그늘진 곳에 관심 기울인 사람들은 많았으되 양보를 이끌어내는 데 서툴렀고, 관심이 부족한 사람들은 아예 양보의 필요성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양보와 관심 나누기에 익숙한 곳일수록 개인이나 사회의 긴장이 적다. 새로운 대통령을 배출한 한 해의 끝자락이다. 어느덧 계절은 추위를 더해 가는데 구석구석 따스함을 느낄 수 없다고 한다. 부디 새로 시작될 다섯 해 동안에는 일자리 부족과 고용불안이 덜하고 저소득층과 중산층 가정에 훈훈한 온기가 돌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젊은이들을 비롯한 우리 사회의 모든 세대들이 벅찬 희망에 들뜰 수 있기를 바란다. 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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