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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無錢 감옥’… 생계형 노역자 급증

    ‘無錢 감옥’… 생계형 노역자 급증

    17일 굳게 닫혔던 영등포교도소 철문이 열리자 학교를 연상케 하는 교정시설이 눈에 들어왔다. 이 건물 2층 작업장에서는 소액 벌금을 내지 못해 철창 신세를 지고 있는 ‘생계형 노역자’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종이봉투 접기 작업을 하고 있었다. ●어깨 한 번 밀쳤다고 감옥생활이라니… 작업장에서 만난 이모(36)씨는 지난해 6월 술을 마시고 귀가하다가 지하철역 벤치에서 잠이 들었다. 이씨는 잠을 깨우는 역무원과 말다툼을 하다가 어깨를 밀친 것이 화근이 돼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3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노동일용직에 종사하며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는 형편에 급전을 마련하기는 힘들었다. 결국 벌금 미납자로 지명수배된 이씨는 경찰에 체포돼 55일간(하루 5만원씩 공제·재판과정에서 5일은 미리 공제) 교도소 생활을 하게 됐다. 이씨와 같은 노역장 유치자들은 봉투접기 등 단순한 작업을 하면서 하루 일당 600∼700원을 받는다. 한 달에 20일을 작업하면 1만 2000∼1만 4000원의 월급을 받는 셈이다. 이씨는 “공무원 한 번 밀쳤다고 교도소 생활을 하려니까 너무 억울하다.”면서 “돈만 있다면 벌금을 내고 싶지만 형편이 안되는 걸 어떡하냐.”고 말했다. ●돈 없어 몸으로 때우는 사람들 늘지만 대체수단 없어 이씨처럼 소액의 벌금을 납부할 능력이 없어 교도소에 갇히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법무부 교정국에 따르면, 벌금 미납으로 인한 노역장 유치자는 2004년 2만 8193명에서 2006년에는 3만 4019명으로 늘어났다. 그 중에서 300만원 이하 벌금미납으로 인한 노역장 유치자는 2004년 2만 6586명에서 2006년에는 3만 2148명으로 늘어났다. 신체의 자유를 구속하는 징역형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벌금형이 생계형 노역자들에게는 더 가혹한 징역형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 법무부는 지난해 9월 사회봉사명령이라는 대체수단을 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벌금미납자의 사회봉사 집행에 관한 특례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특례법안은 지난해 11월 14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됐으나, 형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법안심사소위로 넘겨졌다.17대 마지막 임시국회가 지난달 24일로 종료되면서 법안은 자동폐기됐다. ●노역장 유치자들 사회봉사 원해 법무연수원 김명곤 교수(영등포교도소 작업훈련과장)가 최근 노역장 유치자 2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역수형자 처우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벌금형 대신 다른 대체형을 부과한다면 어떤 것이 좋겠는가라는 질문에 사회봉사(무보수 공익적 노동 등)가 133명(64.9%)으로 가장 많았고, 사회보장시설 위탁이 22명(10.7%)으로 그 다음이었다. 수용생활 중 가장 큰 애로사항은 거실생활의 답답함이 116명(27.6%), 출소 후 생활에 대한 걱정이 70명(16.7%) 순이었다. 법무부 교정국 관계자는 “경제적 능력이 없다고 신체를 구속하는 것보다는 이들에게 사회봉사나 재활훈련기회를 주는 등 대체수단 강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양상국 “내 개그 인생 한번 들어볼래?”

    양상국 “내 개그 인생 한번 들어볼래?”

    KBS 2TV ‘개그 콘서트’의 인기 코너 ‘닥터피쉬’에는 여느 아이돌 그룹의 열혈 팬들 못지 않은 오버연기로 시청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은 한 개그맨이 있다. 어정쩡한 길이의 바지에 꽉 끼는 반팔티를 입고 ‘붐치기 붐치기 차차차’를 외치며 스타로 변한 유세윤을 연호하는 그가 바로 KBS 22기 공채 개그맨 양상국이다. “‘닥터 피쉬’에 열혈 팬 역할은 최고의 행운이었다” 지난 3월 2일 첫 선을 보인 ‘닥터피쉬’는 3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개그콘서트’의 대표적인 코너이고 안정적인 인기 구축의 중심에는 그가 있다. ‘닥터 피쉬’의 열혈팬은 어떻게 탄생됐을까. “사실 ‘닥터피쉬’ 코너에 제가 들어 갈 수 있었던 건 정말 행운이었어요. 원래 동료 개그맨들과 다른 코너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결국엔 통과되지 못했죠. 그때 유세윤과 이종훈 선배님이 계획하고 있었던 ‘닥터피쉬’ 코너에 팬이 한명 있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저를 추천해 주셨죠. 무조건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에 오버 연기를 선보였고 지금의 광적인 팬이 탄생한 거죠.” ‘닥터 피쉬’의 열혈팬 역할이 행운이었다고 말하는 그는 ‘닥터 피쉬’를 함께 이끌어 가는 유세윤과 이종훈 선배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너무 인간적인 분들이세요. 사실 잘 맞지 않는 사람하고 일을 하다 보면 쉽게 할 수 있는 일도 힘들잖아요. 하지만 제가 제일 막내인데도 선배님들이 편하게 대해주셔서 매번 녹화 때마다 너무 즐거워요.” 하지만 ‘열혈팬’으로 3개월이 넘게 살아온 그의 해맑은 웃음 뒤에는 말 못할 고통이 따른다. “녹화를 끝내고 나면 정말 녹초가 돼요. 어쩔 때는 말을 할 수 없을 정도예요. 비공개에서 공개 녹화로 전환되면서 수많은 방청객들이 다 같이 소리를 지르다 보니 방청객의 소리를 이겨야겠다는 생각으로 무조건 소리를 지르는 거죠. 부모님 걱정 하실까봐 이야기도 안했지만 지난주부터는 병원에 다니고 있어요. 병원에 갔더니 성대 결절이 올수도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개그맨으로 살 수 있어 행복해요” 양상국은 경남 진영의 평범한 가정에서 2남 중 막내로 자랐다. 대학에 들어 갈 때까지 진영에서만 쭉 살아온 그는 군 제대 후 막연한 꿈이었던 개그맨에 도전하게 됐다. 때마침 개그맨 지망생들이 출연해 심사를 받는 KBS ‘개그사냥’이 눈에 들어왔고 ‘서울 사람 다 됐네’ 라는 코너에 사투리를 이용한 개그를 선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개그 사냥’이 끝나고 막상 소원을 이루고 나니 ‘개그 콘서트’라는 큰 무대가 보였다. 두 번의 시험 끝에 KBS 공채에 합격한 그는 ‘닥터 피쉬’ 의 열혈팬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닥터 피쉬’의 폭발적인 인기로 그에게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지면 CF도 찍었고, 각종 버라이어티 예능물에도 게스트로 얼굴을 내밀었다. “개그맨을 하면서 하루하루가 행복했지만 가장 행복했던 적을 꼽으라면 KBS 1TV ‘아침 마당’ 프로그램에 가족들과 함께 출연했던 적 같아요. 방송이 나가고 제 고향인 진영에서는 한마디로 스타가 된거죠. 부모님한테 아직은 자랑스런 아들은 아니지만 그때는 제 자신이 자랑스러울 정도였으니깐요.”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기 위해 하루 하루를 헛되게 보낼 수 없다는 그는 인터뷰 내내 다음주 녹화 개그 소재를 고민하느라 머릿속이 분주해 보였다. “몸은 쉬고 있어도 머릿 속은 온통 무언가 재미있는 게 없을까하는 생각뿐이예요. 영화를 봐도 다른 사람들은 웃고 울고 하겠지만 ‘아 저걸 개그로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영화를 보죠. 고민의 연속이지만 남들을 즐겁게 하는 개그맨으로 살 수 있어서 행복해요.” “재미 없으면 사람들에게 잊혀지는 개그맨 현실 무서워” 개그맨으로서 행복하다는 그는 개그맨들의 웃음 뒤에 숨겨진 안타까운 현실을 털어놨다. “모든 개그맨들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더 큰 웃음을 위해 하루에도 수천 번 고민 해요. 시청자들이나 관객들은 더 재미있고 신선한 개그를 원하기 때문에 재미가 없어지면 외면당하는 게 현실이잖아요.” 재미가 없어지면 사람들에게 잊혀지는 현실이 무섭다는 그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한 순간에 사라진다고 해도 열심히 노력하는 개그맨의 가치를 한번이라도 높게 평가해줬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양상국은 존경하는 선배 개그맨으로 김준호와 김대희 꼽았다. “10년 넘게 꾸준히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는 선배 개그맨 김준호와 김대희를 보면 대단하다고 느껴요. 피 땀 흘리는 노력이 있었다는 걸 알기에 선배님들처럼 노력해 꾸준히 사랑 받는 개그맨이 되고 싶어요.” 몸을 사리지 않는 열혈팬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 잡은 신인 개그맨 양상국, 그가 주연으로 나서 보여줄 개그의 세계를 기대해 보자.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 사진 조민우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글로벌 시대]세계는 젊은이를 기다리고 있다/양창영 호서대교수·재외동포연구소장

    [글로벌 시대]세계는 젊은이를 기다리고 있다/양창영 호서대교수·재외동포연구소장

    거리에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로 넘쳐나는데 최악의 청년 실업난을 겪고 있다는 요즈음이다. 그래서 세계도덕재무장운동(MRA)본부가 주최하는 세계 청년학생대회에 참석차 1965년 7월 미국과 일본을 방문했을 때의 기억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당시 필자는 약 3개월 머무는 동안 30여개 도시의 학교와 산업시설들을 돌아보았다. 이 나라들은 이렇게 풍족하게 잘사는데 왜 우리는 가난하게 살고 있는가라는 생각을 하고 돌아오던 중 일본에서 MRA 지도자로 일본 중의원 의장을 맡고 있던 지바 사부로 (千葉三郞) 선생을 만났다. 그 분은 패전 후 20년도 안 돼 1964년 도쿄올림픽을 열 수 있었고, 산업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 여러 나라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해외일본 동포들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사실 1868년 메이지유신(明治維新)의 정신적 지주인 요시다 쇼인(吉田松陰)은 “세계를 알아야 일본이 잘살 수 있다.”고 세계화를 주장했다. 이때 일본정부는 많은 일본인들을 미국 등 여러 나라에 진출시켰으며, 이들 후손들이 일본경제에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예와 같이 한국이 발전하려면 폐쇄적인 쇄국정책을 버리고 세계속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며 “한국은 천연지하자원을 비롯한 부존자원은 부족하지만 인적자원은 충분하니 인력을 해외로 진출시켜 세계시장을 상대로 경쟁을 펼칠 때 부강한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얘기를 귀담아듣고 한국에 돌아왔다. 이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젊은이들을 해외로 진출시키는 것이 보국하고, 애국하는 길이라는 생각으로 오늘날까지 나름대로 보다 많은 인력의 해외진출에 노력을 경주해 왔다. 아마 그렇게 생각하는 이들의 수많은 노력들이 모여 700여만명의 해외동포가 세계 도처에 흩어져 살며,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어놓는 데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 이제 이들 재외동포를 대한민국의 세계화, 글로벌화의 축으로 적극 활용, 국제적 네트워크를 만들면 세계속에서 한민족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육지면적의 0.07%밖에 안 되는 작은 나라이다. 거기에 5000만명이 살고, 세계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나라 중 하나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면 문을 활짝 열고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세계인과 더불어 지구촌에서 경쟁하고 협력하면서 살아남는 것이 곧 위대한 한민족 시대를 개척하는 길이 아니겠는가. 세계화 시대는 인적자원의 역량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이다. 일찍이 해외로 눈을 돌렸던 재외동포의 역사는 애국에 불타는 열정과 불굴의 개척정신에서 출발해 그 의미가 남다르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낯선 이국땅을 밟아야 했던 선조들이 있는가 하면 빈손으로 고국을 떠나 척박한 땅을 비옥한 토지로 바꾼 이도 있다. 혹독한 가난과 차별 속에서 항상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과 철저한 신용을 쌓겠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의 삶을 개척했고, 마침내 대한민국 영토 밖에서 가장 큰 경영성과를 창조한 한상(韓商)도 있다. 불굴의 의지와 창의적 발상으로 남다른 배려의 정신과 미래를 꿰뚫는 혜안을 갖고 자신에게는 인색할 정도로 검소하지만, 꼭 필요한 일에는 넉넉하고 후한 인심을 쓰는 해외 기업인도 있다. 무엇보다 ‘헝그리 정신과 도전정신’으로 표현되는 인생 철학을 바탕으로 “돈을 버는 것은 기술이고 쓰는 것은 예술”이라는 명언을 직접 실현해낸 대표적 한류의 성공모델도 있다. 글로벌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도전과 개척의 뉴프런티어 정신을 갖고 눈을 세계로 돌려야 한다. 가슴은 항상 조국으로 향하되 넓은 세계를 무대로 근면·성실하게 일자리를 찾아 활동하면 성공할 수 있다. 양창영 호서대교수·재외동포연구소장
  • [여성&남성] ‘드라마·영화 속 그들처럼’ …남녀들의 로망

    [여성&남성] ‘드라마·영화 속 그들처럼’ …남녀들의 로망

    누구나 가끔은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어한다. 특히 일상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에게 영화·드라마 주인공의 극적인 삶은 너무도 매력적이다. 자신을 괴롭혀왔던 직장 상사에게 시원하게 복수하고 사표를 던지는 ‘싱글즈’의 동미(사진 오른쪽·엄정화)는 모든 커리어 우먼이 꿈꾸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또 자신에게 닥쳐온 불행을 이겨내고 진정한 자유를 찾는 ‘글레디에이터’의 막시무스(러셀 크로)는 이 시대 고개숙인 남자들의 우상이다. 이 시대 젊은 남녀가 닮고 싶은 드라마·영화 속 주인공들은 누구이며, 왜 그들에게 열광하는가. 남녀들의 로망을 따라가 보자. ●美드라마 ‘프렌즈´ 레이첼 스타일 굿~ 직장인 김모(25·여)씨는 미국드라마 프렌즈에 나오는 레이첼(제니퍼 애니스톤)을 볼 때마다 그녀의 패션스타일이 너무 부러워 참을 수 없다. 깔끔한 세미정장 스타일에 세련된 머리스타일을 볼 때마다 김씨는 레이첼의 스타일을 따라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보았던 프렌즈 속 인물 중에 레이첼이 가장 사랑스러웠어요. 저도 그녀처럼 하면 아름다운 여자가 될 거라 생각했죠.”라고 말했다. 그래서 김씨는 레이첼의 패션 스타일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공부했다. 레이첼만의 스타일인 ‘베이직하고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을 표현하기 위해 베이직한 스타일의 옷만 구입한다. 또 긴 생머리의 레이첼 헤어스타일을 표현하기 위해 그녀는 머리를 기르는 중이다. 회사원 이모(28·여)씨는 영화 ‘싸움’에 나온 배우 김태희를 보고 “어떻게 저럴 수 있지?”라며 부러움에 치를 떨었다.‘싸움’은 ‘외모의 지존’으로 불리는 김태희가 ‘망가진’ 이미지를 내세워 흥행을 도모한 영화였다.“원래 배우는 예뻐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죠. 예쁜 데다 연기력까지 갖춘다면 어떤 역할이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이씨는 영화를 보는 내내 스토리에 몰입할 수 없었다. 상대 배우인 설경구와의 자동차 추격전과 빗속 난투 등 곳곳에서 헝클어지고 처참한 모습을 보이는 데도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너무 완벽한 얼굴이 몰입을 방해하기도 하는구나라고 느끼는 순간 배우로서 김태희는 별로 맘에 안들게 됐지만, 부러움은 그대로 남았죠.” ●영화 ‘너는 내 운명´ 같은 사랑을 꿈꾸며… 회사원 정모(31)씨는 최근 본 ‘어웨이 프롬 허(Away from her)’라는 캐나다 영화를 보고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아름다운 사랑’을 나눈 두 주인공을 부러워했다. 영화는 45년을 함께 산 부부에 대한 얘기였다. 알츠하이머를 앓게 된 부인이 정신이 뚜렷한 상태에서 스스로 치료시설에 들어가 살겠다고 하고, 남편은 안타깝지만 보내고 만다. 하지만 격리 한 달 뒤 부인은 남편의 존재를 잊고 시설에서 만난 새로운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남편은 전혀 부인을 원망하지 않는다. 또 시설에서 돌아가게 된 부인의 새 남편 집으로 찾아가 다시 시설로 들어가달라고 부탁한다는 얘기다. “그렇게 사랑을 받고, 한 사람을 그토록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사람, 평생 만나기 힘들지 않나요.” 회사원 유모(34)씨는 얼마 전 회사에 새로 들어온 여사원에게 관심이 생겼다. 간혹 그녀가 일하는 자리 근처를 지나면 얼굴을 마주치게 되는데, 그녀의 눈웃음은 정말 매력적이다. 유씨는 그녀와 눈인사를 할 때마다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하지만 그녀의 속마음을 알 수는 없었다.“그녀가 정말 나에게 관심이 있는 걸까, 아니면 의례적인 인사일까?” 유씨는 답답한 마음에 가슴만 졸이고 있다. 유씨는 ‘왓 위민 원트 (What women want)’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인 멜 깁슨이 여자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가진 것이 정말 부러웠다. 무엇보다 그녀의 속마음을 알 수만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노총각 김모(36·직장인)씨는 3년 전부터 영화나 드라마에서 순정을 바쳐 사랑의 결실을 맺는 남자 주인공들이 부럽다. 아직도 2005년 개봉돼 화제를 모았던 영화 ‘너는 내 운명’의 김석중(사진 왼쪽·황정민)을 종종 떠올리곤 한다. 서른여섯 살 노총각 석중이 운명의 여인 전은하(전도연)를 알게 된 뒤부터 시종일관 지고지순한 사랑을 바치는 데 감동받았기 때문이다. 석중은 여자의 집안이나 재력은 물론 다방 종업원이라는 직업도 상관치 않았다. 심지어 은하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것마저도 개의치 않았다. 오직 사랑 하나에 ‘올인’한다. 김씨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걸 알고 놀랐다.”면서 “석중은 세속에 찌든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준 인물”이라고 말했다. “요즘 남녀는 소위 알아주는 학벌에 든든한 직업, 짱짱한 집안을 선호하죠. 저도 잠시 그랬어요. 하지만 영화 속 석중을 만난 뒤로는 오직 ‘사랑’ 하나에 모든 걸 헌신하는 순수한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드라마 ‘스포트라이트´ 주인공처럼… 공기업에 다니는 홍모(27·여)씨는 직장 생활에 만족하지 못해 늘 일탈을 꿈꾼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공기업에 취직했지만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고 상사에게 시달리는 것도 이젠 신물이 날 지경이다. 홍씨는 기회만 되면 회사를 탈출하겠다는 생각뿐이지만 뾰족한 수가 생각나는 것도 아니다. 회사 업무가 마음에 들지 않다보니, 열정을 가지고 일하기 힘들고 업무성과도 좋을 리 없다. 하루하루가 무미건조한 홍씨는 요즘 ‘스포트라이트’라는 드라마에 빠져 있다. 기자 생활을 그려낸 드라마이긴 하지만, 그 속에서 자기 역할을 충실히 소화하면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이는 ‘바이스’ 김보경이 그렇게 멋있게 보일 수가 없다. 물론 이런 홍씨에게 기자 친구는 “드라마라서 그렇게 나오는 거지 실제 기자는 인간답지 못한 생활의 연속”이라고 충고한다. 하지만 홍씨에겐 그런 힘든 일상마저 선망의 대상이다. “드라마에서 바이스가 후배기자들한테 지시하는 모습을 보면 여자가 봐도 정말 멋있어요. 물론 기자생활이 힘들다곤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 번은 꼭 해보고 싶은 일이죠.” 방송기자가 희망인 대학생 윤모(22·여)씨는 요즘 ‘스포트라이트’의 서우진(손예진)을 볼 때마다 부러울 따름이다. 윤씨는 서우진의 모습이 몇 년 후 자신의 모습이길 고대한다. 윤씨는 서우진이 마이크를 들고 카메라 앞에서 리포팅을 하는 모습을 보면 한없이 부럽다는 생각만 든다. 오태석(지진희) 캡에게 엄청나게 ‘깨지는’ 서우진을 볼 때도 부럽다. 윤씨는 마구 혼나더라도 기자라는 이름만 갖게 되면 소원이 없을 것 같다. “어릴 때부터 기자가 되고 싶었어요. 드라마 속 서우진이 한없이 부러운 이유는 단 하나, 제가 꿈꾸는 방송기자가 그녀의 직업이니까요.” ●영화 ‘섹스 앤 더 시티´ 속 그녀들은 나의 로망 의류업계에 종사하는 이모(29·여)씨의 선망의 대상은 최근 개봉한 영화 ‘섹스 앤 더 시티’ 속의 주인공들이다. 이씨는 칼럼니스트이자 뉴욕 스타일의 대명사인 ‘캐리’, 화끈하고 열정적인 ‘사만다’, 이지적이고 시원시원한 ‘미란다’, 사랑스럽고 우아한 ‘샬롯’ 등 4명의 여성들이 발산하는 매력에 푹 빠졌다. 특히 그들의 패션은 직업을 떠나 같은 여자로서도 부럽지 않을 수 없다. 옷, 구두, 가방에 각종 액세서리까지 명품으로 한껏 멋을 부리는 등 외모를 가꾸는 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그녀들의 삶이 보세점을 전전하며 가장 싼 가격의 물건을 구입하는 자신과 너무나 대비됐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기죽지 않는다. 이씨도 언젠가는 영화 속 그녀들처럼 멋진 삶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돈이 너무 많이 들어 영화 속 그녀들처럼 사는 건 엄두를 못내요. 지금은 대리만족 수준이지만 저도 어엿한 커리어우먼인 만큼 실력을 쌓아간다면 머지않아 그녀들처럼 살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확신해요.” 회사원 임모(31·여)씨는 ‘금발이 너무해’라는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 ‘엘르 우즈’를 부러워한다. 그녀는 금발이고 예쁘지만 공부도 잘하고 능력도 출중한 인물로 그려진다. 임씨는 물론 팔방미인인 그녀가 부럽지만 실제로는 ‘금발은 멍청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에 매력을 느낀다. 회사에서는 얼굴이 반반(?)하면 ‘꽃’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임씨는 “능력으로 인정받고 싶지만 상관과 손님 접대를 통해 일을 맡았다고 할까봐 욕심나는 일을 하기 위해 상관에게 어필하는 것도 그만두곤 하죠.”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좋아하는 네일아트와 공주풍의 긴머리도 포기하고 무채색 정장에 심플한 귀걸이 정도만 하고 다닌다. “우즈처럼 멋지게 꾸며도 최고의 변호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요즘 대학에 가도 외모와 상관없이 능력이 출중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아직도 구태의연한 사고를 갖고 있는 직원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답답해요.” 회사원 김모(33)씨는 평소 ‘포레스트 검프’를 가장 부러워한다. 직장과 가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디로든 도망치고 싶기 때문이다. 김씨는 그럴 때면, 소장하고 있는 ‘포레스트 검프’를 다시 보곤 한다. 아무 것도 몰라도 달리면서 세상의 모든 근심을 던져버리는 검프를 보며 김씨는 위안을 받는다. 검프는 남들이 애걸복걸하는 출세조차 신경쓰지 않고 멋대로 살아간다. 검프는 대리진급을 앞두고 동료와 서로 경쟁을 벌이는 김씨에게 잠시나마 유쾌한 상상을 가능케 해준다.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채 사랑뿐만 아니라 삶의 목표를 이루는 검프가 너무나 부럽습니다. 사실 세상은 늘 동료를 험담하고, 상사에게 아부하고, 후배에게 잘난 척하는 자에게 성공을 부여하지 않나요?” 사건팀 zangzak@seoul.co.kr
  • 친숙한 캐릭터+순수미술…만화도 예술!

    친숙한 캐릭터+순수미술…만화도 예술!

    “어? 만화도 예술이네!” 새삼 이런 감탄사를 자아내게 할 덩치 큰 전시가 한창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의 ‘2008 크로스컬처-만화와 미술전’에는 만화의 성찬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속단은 금물이다. 만화를 그저 만화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전복적 미술의 한 코드로 그것을 십분 활용한 기지가 곳곳에서 번득이고 있다. 29일까지 이어지는 전시는 제목에서 엿보이듯 만화와 순수미술이 연대를 모색한다. 참여작가는 모두 26명. 이들이 내놓은 150여점의 작품들을 일별하면 현대미술 속에 그동안 알게 모르게 만화 이미지가 얼마나 많이 차용돼 왔는지를 눈치채게 된다. 전시의 묵직한 함의를 떠나 일단 감상이 즐겁다. 친숙한 만화 캐릭터들을 통해 드러나는 메시지는 십중팔구 세태풍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난감해지는 작품들이 태반이다. 작가 성태진은 30∼40대에게 추억의 만화 주인공으로 남은 ‘로보트 태권브이’를 동원했다. 그의 목판부조 작품에서 태권브이의 얼굴로 양복을 입고 서있는 사나이는 그러나 가만히 뜯어보면 맨발의 초라한 실업자이다. 태권브이를 주인공으로 바꿔 뭉크의 ‘절규’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와 현대인의 소통부재를 패러디한 작품 ‘절교Ⅱ’도 흥미롭다. 현실이 힘겨워지면서 한때 동심을 자극했던 만화 주인공들도 기력이 예전같지 않다. 현태준의 작품에 등장하는 아톰은 소시민으로 전락한 영웅을 웅변했다. 왕년의 날렵함은 온데간데없이 하루하루 힘겹게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은 나약한 도시인의 면모 그 자체이다. 회화, 판화, 만화, 설치 등 장르의 제한도 없다.‘우주소년 아톰’은 작가 김을의 자화상으로 들어왔다. 작가의 주름진 얼굴로 환치된 ‘우주화가 김을’은 속절없는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미키마우스가 권력과 정치에 대한 날선 비판정신을 보여주는 장치가 됐는가 하면, 백설공주와 신데렐라는 꿈과 희망의 주인공이 아니라 왜곡된 현실의 표상으로 둔갑했다. 백설공주, 인어공주, 신데렐라 등을 외눈박이로 그린 김두진의 작품 앞에선 원작만화의 달콤한 낭만은 철저히 차단된다. 슈퍼맨과 배트맨이 명품 옷을 걸치고 나와 너도 나도 명품족이 된 세태를 통박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는 어린이들에게도 충분히 흥미로울 수 있을 것 같다.‘재미있는 체험교실’에 참여하고 싶다면 예술의전당 홈페이지(www.sac.or.kr)를 참고하면 된다.(02)580-1279.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끝까지 제자들과 함께 살고 싶어”

    “끝까지 제자들과 함께 살고 싶어”

    “어린이들과 보내는 하루하루가 행복합니다.” 44년의 교직생활을 끝낸 뒤 경기 부천 대명초등학교에서 배움터지킴이(옛 스쿨폴리스)로 일하고 있는 김명홍(67)씨는 “끝까지 제자들과 함께 살고 싶다.”고 밝혔다. 2003년 부천 중앙초교 교장으로 정년 퇴직한 김씨는 2006년 인근 도당초교, 지난해부터 대명초교에서 배움터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다. 이 학교 학생이나 교사들은 그를 ‘지킴이 선생님’으로 부른다. 김씨는 매일 오전 7시30분 어린이들이 등교하기 전 나와 교문 앞에서 ‘배움터지킴이 김명홍 선생님’이라는 명찰을 달고 학생들의 교통안전 지도를 한다. 수업시간에 학교 구석구석을 돌며 순찰활동을 하고 시간이 나면 교내 상담실로 찾아오는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상담을 해준다. 여기서 들은 건의사항 등을 이 학교 교장이나 해당 교사들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안양 어린이 유괴·살인사건 발생 이후 학교 주변의 낯선 사람을 살피는 것도 주 활동이 됐다. 학교 주변에서 낯선 사람이 서성이면 달려가 왜 왔는지, 누구인지 등을 물어본다. 김씨는 “갈수록 어린이 대상 범죄가 많아져 걱정이 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등교시간 교통지도를 하고 있으면 어떤 어린이는 사탕 하나를 건네기도 하고 어떤 어린이는 환한 얼굴로 인사하며 손을 잡아보기도 한다. 김씨는 “이런 모습이 예뻐 어린 제자와 함께하려고 학교로 돌아왔다.”며 “매일 제자들과 생활하다 보니 얼굴까지 동안으로 바뀌어가는 것 같다.”고 웃었다. 대명초 송민영(49·여) 교감은 “김 교장 선생님은 방과후 저소득층 어린이들과 특별활동을 하고 문제가 있어 보이는 학생은 집에까지 찾아가 상담해주고 있다.”며 “김 교장 선생님이 활동한 뒤 우리 학교에서는 한번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김씨는 “우리나라 미래를 짊어질 어린이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키우려면 어른들이 내 자식뿐 아니라 주변의 어린이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건강이 허락하는 데까지 이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부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부시 “阿빈국 식량폭동 대처 필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1일(이하 현지시간) 세계적인 식량부족 및 가격폭등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7억 7000만달러(약 7727억원)의 예산을 의회에 요청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긴급회견에서 “빈국들에 있어 최근의 식량위기는 하루하루 살아갈 수단을 확보하느냐 마느냐의 절박한 문제”라면서 이같이 촉구했다. 그는 “미국민들은 호혜적이며 많이 가진 이들에게 보다 많은 의무가 지워진다는 진리를 실천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고 CNN이 전했다. 이번에 요청된 예산들은 짐바브웨, 에티오피아, 케냐 등 주로 아프리카 빈국을 비롯한 10개국에 투입될 계획이다. 긴급 식량지원에 3억 9500만달러, 미국제개발국(USAID)을 통한 세계 각국의 식량 거래 자금 및 발전 지원예산으로 3억 7500만달러가 쓰인다. 이로써 미국은 지난해 10월 이후 세계 식량구호 사업에 모두 13억 6000만달러를 지원하는 셈이다. 그러나 최근 10년새 최악의 식량위기를 맞고 있는 북한에는 원조 계획이 없다고 백악관 관계자는 밝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신속한 통과를 약속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성명에서 “인도적 문제일 뿐 아니라 국가 안보와도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어버이 날 효도 선물 봇물…회춘성형 열풍

    어버이 날 효도 선물 봇물…회춘성형 열풍

    초록이 더욱 짙어져 봄의 한가운데에 섰음을 느끼게 해주는 5월이 다가온다. 가정의 달 5월은 각종 이벤트로 고르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달이다. 5월은 어린이날(5일),어버이날(8일),스승의날(15일),성년의날(5월 21일)등 온갖 기념일로 가득하고 연휴까지 풍성하다. 각 기업체에서는 가정의 날 특수를 대비해 여러 가지 이벤트로 분주하다. 그 중에서도 구매력이 높은 어버이날을 대비한 이벤트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쇼핑 업체들은 어버이날을 맞아 건강식품 특별전을 기획하고,여행사들은 효도 관광 패키지를 속속들이 선보이고 있다.한 안경점에서는 어버이날 돋보기 안경을 반값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효도성형’ 선물이다.개원가에 따르면 회춘성형이 해마다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영등포의 D 성형외과 관계자는 “어버이날을 맞이해 중년 이후 세대들이 많이 시술 받는 상안검·하안검·모발이식 등을 이벤트 과목에 넣어 기존의 수술비용보다 한결 저렴한 비용에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이번 어버이날 이벤트는 자체적으로 기획한 것이라기보다는 부모님을 위한 성형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고 있어 가정의 달을 맞아 더 많은 고객들에게 혜택을 드리고자 기획했다.”고 한다. 이벤트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새 입소문이 나 ‘부모님 카네이션 성형 패키지’ 문의가 하루하루 늘고 있다.성형은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로만 여겼는데 앞으로는 중장년 이후의 세대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병원을 찾은 김모씨(46·주부)는 “지난해 어버이날 선물로 금강산 여행을 보내드리고 성년이 된 딸아이에게는 쌍꺼풀 수술을 해줬는데 어머님께서 금강산 여행보다 딸아이의 성형수술에 더 관심을 보이셔서 성형선물을 넌지시 권해드렸는데 무척 좋아하셔서 모시고 오게 됐다.”고 했다. 성형외과 전문의 홍기석 원장(다이아몬드 성형외과)은 “우리 병원뿐 아니라 많은 성형외과 개원의들이 어버이날 효 이벤트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안검 수술 이후 중년층뿐만 아니라 노년층까지도 주름제거·모발이식 등 소위 젊어지기 위한 회춘성형이 붐처럼 일고 있다.”고 전했다. ●도움말:영등포 다이아몬드 성형외과 홍기석 원장
  • 로이스터 롯데 감독의 ‘리더십’

    로이스터 롯데 감독의 ‘리더십’

    부산이 떠들썩하다. 프로야구 롯데의 메이저리그 출신 외국인 (56) 감독 때문이다. 그가 지휘봉을 잡은 뒤 팀 분위기를 확 바꾸자 하위팀 롯데는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21일 현재 지난해 우승팀 SK에 불과 한 경기차 뒤진 2위다.‘로이스터 마술’ ‘부산의 히딩크’ 등 별명이 쏟아질 정도. 로이스터 감독이 메이저리그식 자율야구로 롯데를 변화시킨 원동력과 영향을 짚어본다. 자율야구로 변화 주도… 선수들과 대화로 풀어 로이스터 감독의 가장 큰 무기는 선수들에 대한 격려다.‘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더그아웃에서 항상 일어서서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에 박수치며 격려하는 것은 기본이다. 선수들과 보이지 않는 선을 긋고 군림하던 토종 감독들과 다른 태도다. 지난해 미국생활을 접고 돌아온 투수 송승준(28)은 “자신감을 불어넣어준다. 못해도 잘 할 수 있다고 격려한다.”고 했다. 로이스터 감독도 리더십의 비결로 “선수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투수교체 때 직접 마운드에 오르는 것도 그의 ‘선수 배려’에서 비롯된 행동이다. 실제 지난 20일 목동 우리 히어로즈전에서 포수 최기문(35)이 경기 도중 방망이에 손가락이 스치자 재빨리 더그아웃에서 빠져나와 이진호 트레이너를 그라운드에 올려보내 상태를 점검하게 했다. 너무나 갑작스러워 심판에 항의하는 것으로 오해를 살 정도였다.“우리는 한 팀이다.”라고 줄곧 강조하고, 선수 가족의 이름까지 다 외우는 그의 언행도 선수 사랑의 일면을 보여준다. 아울러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그래야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질 수 있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진다는 것. 지난 15일 두산전에서 4-10으로 대패한 뒤에도 “122승4패를 할 수는 없지 않나. 연패도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럴 때 선수들이 어떻게 이겨낼지가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주장 정수근(31)은 “긍정적인 사고가 돋보이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상하고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식으로 효율을 강조, 훈련도 선수 자율에 맡긴다. 로이스터 감독은 20일 경기에 앞서 “우리는 집중력이 강하고 훈련을 많이 하는 팀이다. 주전은 물론 후보 선수들은 더욱 많이 때리고 게임에 나선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선수간에 더 책임감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서정근 롯데 홍보팀장은 “‘한 번 해보자.’는 분위기로 뭉쳤다. 예전 감독들은 선수들 위에서 군림하는 스타일이었지만 그는 직접 선수들하고 다정다감하게 어울리는 스타일이다. 선수들에게 충분히 공정하게 기회를 주고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감독이라 연줄에 신경쓰지 않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소위 ‘패밀리’가 없다는 것. 고참 염종석(35)은 “누구나 편견 없이 기회가 온다는 생각이 선수들을 뛰게 한다.”고 말했고,‘제대파’ 조성환(32)은 “적응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했다. 그는 하위 타선의 중심 타선 역할을 하며 맹타를 휘두른다. 물론 마냥 풀어준다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이 자신없는 플레이를 펼치면 더그아웃에서 발로 벽을 차는 등 화를 낼 때도 있다. 로이스터 감독도 스스로 “선수들에게 부족한 것이 있으면 직접 얘기한다. 때때로 야단을 칠 때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이를 “포근하면서도 선수를 휘어잡는 카리스마가 있다.”(이대호)고 좋게 받아들였다. 외유내강의 지도력을 발휘하는 셈. 은근히 규율을 따지기도 한다. 조성환이 19일 목동 히어로즈전 승리 뒤 선수단 맨 앞줄에 서서 로이스터 감독과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하려 했지만 거부당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20일 “정수근과 가장 먼저 하이파이브를 한 이후 경기가 잘 풀린다. 정수근이 주장이기도 하니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장의 권위를 지켜주겠다는 말이다. 그는 야구를 ‘데일리 비즈니스’라고 규정했다. 하루하루의 성적에 너무 매달리지 않겠다는 뜻이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부산 갈매기’를 부르겠다며 한국화에 나선 그가 약속을 지킬지 주목된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롯데특수로 부산지역 경제도 ‘신바람’ 프로야구 롯데가 최근 연승 가도를 달리자 구단은 물론 사직구장 일대 상가의 매출이 크게 늘어나고 유통업체와 쇼핑산업이 활황을 보이는 등 특수를 톡톡히 누린다. 롯데는 21일 현재 사직구장에서 치른 7차례 경기 중 3차례나 매진(3만명)됐다. 구단은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사인이 들어간, 한정 제작했던 4만 8000원짜리 점퍼 1000장이 사흘 만에 모두 팔려 추가 제작에 들어갔다. 다른 구단을 포함해 전무후무한 일이다. 다른 용품도 덩달아 인기를 끌어 홈경기 동안 기념상품매출액이 2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 2억 5000여만원의 80%에 이르렀다. 사직구장 주변에서 식당을 하고 있는 이모(49)씨는 “최근 롯데 경기를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면서 덩달아 가게도 매출이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호황을 보이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이같은 롯데 특수는 지역 유통업계는 물론 외식업체 및 백화점 쇼핑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동래구의 한 할인점 관계자는 “야구경기 관람을 위한 가족 단위 외출이 늘면서 평소보다 매출이 다소 늘었다.”고 반가워했다. 배영길 부산시 경제진흥실장은 “일본총합연구소가 2003년 한신 타이거스 우승 때 연고지인 오사카 중심의 간사이 지역 경제부양효과가 최소 1300억엔(약 1조 2500억원)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다.”며 “여기에는 못 미치지만 최근 롯데의 연승 행진이 부산지역 경제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신 우승으로 최대 3조원 이상의 경제부양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산됐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자율야구 한계는 없나 선수들 악용·팀 성적 나쁠땐 방식 바뀔수도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표방하는 메이저리그식 자율야구는 한국프로야구에서도 이미 있었다. 이광환 우리 히어로즈 감독이 LG 감독을 맡았던 1994년 ‘신바람 야구’로 선풍을 일으키며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믿음의 야구’는 김인식 한화 감독이 실천하고 있다. 로이스터 감독의 자율야구 실체는 무엇일까. 롯데의 한 선수는 “자율야구의 마인드는 같지만 실천에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승준은 “미국 감독들도 로이스터 감독 같은 사람이 많이 있지만 유난히 선수를 더 존중하고 칭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자율야구에도 걸림돌이 있다. 롯데의 한 선수는 “팀 성적이 좋을 때는 자율야구가 좋게 비쳐지지만 연패에 빠질 경우 성적 중압감에 시달리면서 방식이 바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자율야구는 생명이 길지 않았다. 선수들이 악용하기도 한다.LG의 한 관계자는 “자율야구가 오히려 LG를 망쳤다.”고 자탄하기도 했다. 이런 문제점도 안고 있는 로이스터 감독의 자율야구 리더십이 언제까지 빛날지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21일 TV 하이라이트]

    ●닥터스(MBC 오후 6시50분) 세모꼴로 솟은 머리, 개구리처럼 튀어나온 눈, 납작한 이마와 코. 두개골과 얼굴뼈가 자라지 않는 선천성 안면기형을 안고 태어난 여섯살 보영이.‘닥터스’의 도움으로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수술이 시급한 상황이다.12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거친 보영이가 건강한 모습으로 엄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애자언니 민자(SBS 오후 7시20분) 은행 빚을 모두 갚은 민자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은행 문을 나서고, 자신이 운영하는 주유소로 들어서던 민자는 달건이 자신 때문에 빚을 져서 미안해하자 모두 지난 일이라며 위로한다. 그러다 채린과 양금이 도우미 옷을 입고 주유소 일을 보는 모습에 커피점 운영은 언제 하냐며 걱정하다 사무실로 들어선다.   ●뉴스Q 2부-데뷔 50년 패티 김(YTN 오후 4시30분)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은 가수 패티 김. 노래와 함께한 그녀의 지난 50년은 국내 가요계 발전의 역사이기도 했다.10년 만의 정규 앨범이자 50주년 기념 앨범을 최근 발매하고 오는 30일부터 전국 순회 공연에 나서는 패티 김을 뉴스 큐 ‘별의별 뉴스’에서 만나본다.   ●다큐 인(EBS 오후 10시40분) 개구쟁이 꼬마 녀석부터 한창 예민한 사춘기 아이들까지 한데 모였기에 크고 작은 일들이 끊이지 않을 법한데, 신기하게도 서당의 하루하루는 조용하고 고즈넉하다.‘글 한자 더 배우는 것보다 중요한 게 마음이 바로 서는 것이다.’라는 이상규 훈장의 가르침 속에 오늘도 회인서당의 아이들은 올곧게 커나간다.   ●TV, 책을 말하다(KBS1 오후 11시30분) ‘TV, 책을 말하다’의 자문위원 박경철이 추천한 책은 ‘스타일’. 박경철과 토론자 홍윤기, 박기형, 박파랑이 불꽃 튀는 토론을 벌인다. 그들은 이 책에 몇 점을 매길까. 또 울산에는 약보다 책이 더 많이 진열된 약국이 있다. 책을 사랑하는 약사 시인 권주열씨가 책과 만나는 방법이 신선하다.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45분) ‘얼짱 대변인’에서 본격 정치인으로 선 제18대 국회의원 나경원. 선거유세 현장에서 서민들과 부딪치며 겪었던 에피소드와 1년8개월간 ‘한나라당의 입’으로 활동했던 대변인 시절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들어본다.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딸과 날카로운 모니터 요원인 아들의 각별한 사랑도 엿본다.
  • 할머니의 꽃무늬 바지/바버라 슈너부시 글, 캐리 필로 그림

    할머니의 꽃무늬 바지/바버라 슈너부시 글, 캐리 필로 그림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따뜻이 껴안아야 하는 현실이 있다면, 아이들에게 어떻게 귀띔해 주어야 할까.‘할머니의 꽃무늬 바지’(바버라 슈너부시 글, 캐리 필로 그림, 김수희 옮김, 어린이작가정신 펴냄)는 아픈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포용할 줄 아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는 동화이다. “엄마 아빠는 나더러 할머니를 닮았대요.” 책 첫장에서 이렇게 ‘선언’할 만큼 꼬마 주인공 리비는 끔찍히도 할머니를 좋아한다. 친구처럼 함께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린다. 봄이면 정원에 꽃을 심고 새들에게 모이를 주는 것도 언제나 둘이 함께 해왔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할머니는 좀 달라졌다. 어울리지도 않는 꽃무늬 잠옷 바지에 파란 줄무늬 셔츠를 입고 정원에 나타나신 게 아닌가. 리비에게 책을 읽어 주다 갑자기 글자를 몰라 그냥 그림만 보고 넘어간 적도 있다. 그렇게 좋아하던 ‘박새’ 이름까지 잊어버린 할머니. 하지만 한참동안 리비는 할머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까맣게 모른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하루하루 기억을 잃어가는 할머니, 그 곁을 지키는 손녀의 이야기가 애잔하고도 다감하다.“의사 선생님 말로는 언젠가는 할머니를 곁에서 간호사처럼 돌봐 줄 사람이 필요하게 될 거래요.” 철부지 리비의 독백에는 그러나 ‘실망’이 아닌 ‘사랑’의 마음이 담뿍 깃들어 있다.“할머니가 책을 잘 읽지 못하면 대신 읽어 주면 되고, 새 이름을 깜빡 하면 알려 주면 된다.”며 잠자는 용기를 일깨운다.“할머니가 건강하든 병에 걸렸든, 리비는 언제나 할머니를 사랑하니까요.” 보살핌을 받는 일에만 익숙해진 요즘 아이들 손에 꼭 한번 쥐어줌직하다. 가족의 의미를 고민하게 만드는, 가슴이 넓은 책이다. 초등저학년.75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부상속 훈련 지옥같았다” 김연아 홈피에 시즌마감 글

    “피할 수도 없었지만 즐길 수도 없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2년 연속 동메달을 따낸 김연아(18·군포 수리고)가 07∼08시즌을 마치는 심경을 자신의 미니홈페이지에 담담하게 써내려 갔다. 김연아는 지난 28일 ‘이젠 쉴 수 있어’라는 제목으로 남긴 글에서 “지난 시즌처럼 이번 시즌에도 끝이 좀 그랬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던 것 같다.”며 2년 연속 부상에 시달리다 거푸 동메달에 그친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연아는 이어 “지난 여름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체력훈련을 해 봤다.”면서 “어떻게 그런 것들을 이겨냈는지, 그 땐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다.”고 털어놓으면서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이 떠올랐지만 단 하루로 끝났다. 피할 수도 없었지만 즐길 수도 없었다.”고 부상과 훈련에 대한 쓰라린 순간들도 되볼아봤다. 김연아는 또 “(세계선수권)점수가 좀 짠 느낌이 있었지만 우긴다고 될 일도 아니다. 내가 못한 것도 있고, 그냥 동메달을 딸 팔자였나보다.”라며 “하지만 난 1등을 하려고 피겨를 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연아는 마지막으로 “동메달에 그쳤지만 지난 대회보다 발전했다는 건 사실인 것 같다.”면서 “기회는 많다. 세계선수권대회가 나에게 다는 아니다.”라며 새 시즌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피보다 진한 ‘동거’ 그들

    피보다 진한 ‘동거’ 그들

    ‘지금, 가족과 함께 있어 행복하십니까?’ ‘동거, 동락’(감독 김태희·제작 RG엔터웍스)은 가족해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개인의 행복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가장 가까우면서 또 먼 관계이기도 한 가족. 과연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따로따로’가 아니라 ‘따로 또 같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동거, 동락’의 설정은 다소 파격적이다. 게이 남편이 커밍아웃을 하는 바람에 졸지에 싱글맘이 되어버린 정임(김청). 그런 엄마의 성적 ‘실직 상태’를 한없이 불쌍하게 여기는 자유분방한 딸 유진(조윤희). 늘 한 침대에서 잠을 자는 이 둘의 관계는 모녀라기보다는 친구에 더 가깝다. 하지만 유진의 남자친구인 병석(김동욱)의 가족 관계는 이와 정반대다. 첫사랑을 못 잊어 집을 나간 아버지와 이에 대한 충격으로 호스트바를 들락거리는 유명 작가 어머니를 둔 병석은 하루하루가 괴롭다. 각자 마음에 상처를 안고 있는 유진과 병석은 서로에 대한 애정으로 이를 치유해 나가지만,‘가족’이라는 관계는 그들의 발목을 또 한번 붙잡는다. 당황스럽기는 이들의 부모도 마찬가지다.20년만에 우연히 만난 첫사랑 승록(정승호)과 하룻밤을 보내게 된 정임은 딸의 남자친구인 병석이 승록의 아들임을 알고 소스라친다. 결국 정임과 병석 사이의 비밀을 알게 된 유진 역시 방황에 빠진다. ‘동거, 동락’은 새로운 가족영화의 지평을 연 ‘가족의 탄생’이나 솔직한 모녀관계를 다룬 ‘마요네즈’와 궤를 같이 한다. 하지만 한층 도발적이고 극단적인 설정은 현실감을 떨어뜨린다. 단, 영화 마지막에 좀처럼 함께 할 수 없을 것만 같던 이들이 ‘혈연의 구속’을 떠나 함께 살고, 함께 행복하기를 선택하는 것은 기존의 가족영화와는 사뭇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가족들과 가장 솔직한 대화를 나눌 용기가 생긴다면 그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하는 김 감독. 스물다섯 그녀의 도발적 상상력이 얼마만큼 관객과 소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2006년 쇼박스 주최 제1회 ‘감독의 꿈’ 당선작.18세 이상 관람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일요영화] 제9중대

    [일요영화] 제9중대

    ●제9중대(EBS 일요시네마 오후 2시40분) 구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배경으로 신병들의 입대과정부터 신병훈련소를 거쳐 전쟁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전쟁영화. 아프가니스탄의 자르단 3234고지에서 벌어진 실화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러시아 최초로 특정 분쟁사건을 다룬 영화이기도 하다.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9년째인 1988년. 미술학도, 결혼한 지 하루밖에 안 된 새 신랑, 어린 딸이 있는 가장…. 각각의 사연을 가진 젊은이들이 입영열차에 몸을 싣는다. 훈련소를 벗어나고 싶은 유혹을 견디며 끔찍한 하루하루를 버티는 이들은 조금씩 전사로 성장해 나간다. 마침내 3개월의 지옥훈련이 끝나고 젊은 병사들은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하는 수송기에 몸을 싣는다. 역사상 그 누구도 정복하지 못했다는 아프가니스탄. 시체라도 성하면 다행이라는 이곳에 투입되는 신병들은 복무를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는 고참병들과 인사를 주고받는다. 오랜 전투에서 자신을 지켜줬다는 부적을 같은 고향 출신의 신병에게 남겨주고 귀국길에 오른 고참이 탑승한 수송기는 이륙과 동시에 피격을 당해 비상착륙 도중에 불덩이가 되어 버린다. 이를 지켜보는 신병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고, 이들 중 일부는 자르단 3234고지에 있는 훈련소의 악질 교관이 몸담았다는 9중대에 배속된다. 삶과 죽음이 일상처럼 돼버린 아프가니스탄 산간마을에서 게릴라 무자헤딘과 총알세례를 주고받던 어느 날, 외부와의 교신이 두절된 상태에서 게릴라들의 공세가 시작된다. 지난 2005년 러시아에서 개봉해 흥행 신기록을 세운 영화는 완고한 부대장과 세상 물정 모르는 신병, 갓 부임한 신부, 예민한 예술가 등 아무런 공통점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할리우드 전쟁영화의 통쾌함을 기대한다면 지루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전쟁의 허무함과 참상을 감동적으로 표현하는 러시아 영화 특유의 정서를 발견할 수 있다. 제9중대장으로 직접 출연한 표도르 본다르추크 감독은 ‘전쟁과 평화’로 유명한 세르게이 본다르추크 감독의 아들이다. 슈테판 미하일코프와 예술영화 그룹을 설립하고 뉴스 앵커와 CF 및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일하기도 한 그는 ‘스탈린그라드’(1989),‘중재인’(1992),‘동작 중’(2002) 등의 작품에 출연하기도 했다.139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주말탐방]숭례문 화재 40일-노숙인들 ‘끝나지 않은 악몽’

    [주말탐방]숭례문 화재 40일-노숙인들 ‘끝나지 않은 악몽’

    국보1호 숭례문이 잿더미가 된 지 21일로 40일을 넘겼다. 화재 직후 들불처럼 일었던 국민들의 ‘문화재 사랑´ 열기도 식어가는 모양새다. 기관 간의 ‘화재 책임 공방´도 뚜렷한 결론없이 끝나버렸다. 시민들도 어느덧 일상으로 돌아왔다. 숭례문 사고 초기 범인으로 몰려 집단 돌팔매를 맞았던 노숙인들의 심정은 어떠할까. 국보 1호 방화범이라는 혐의를 진작에 풀었지만 이들은 아직 ‘숭례문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크고 작은 사고가 터질 때면 가장 먼저 범인으로 지목되는 이들을 서울역과 을지로 등 도심 일대에서 만나 봤다. 20일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구 합동 구세군 브릿지센터 1층.20여명의 노숙인은 낯선 사람의 등장에 잔뜩 경계심을 드러냈다. 숭례문 화재 발생 이후 40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조심스러워했다. “난 할 말이 없어. 어이 김씨가 한번 나서 봐.”(노숙자) 잠깐 어색한 침묵이 이어졌다. 브릿지센터 최영민 간사가 도우미로 나서자 조심스럽게 말문을 연 노숙자들은 차츰 억울함을 호소했고, 사회적 차별에 분노했다. 노숙 생활 15년째라는 강이만(56·가명)씨는 “남대문(숭례문) 사고 이후 허술한 옷차림 때문에 4번이나 검문을 당했다.”고 했다. 그는 “한 끼 1500원짜리 인생이라고 사람 차별을 그렇게 하면 안 되지. 나쁜 일만 터지면 우리들을 탓하는데….”라며 혀를 찼다. 국보 1호 숭례문 화재로 우리 사회의 문화재 관리 능력뿐만 아니라 인권 수준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노숙인을 두 번 죽이는 인권 침해가 숭례문 화재 이후 곳곳에서 ‘자행’됐다. 이들은 한동안 화풀이 대상으로 전락했다. 일부 구청은 서울시 공문에 따라 노숙인 시설기관 주관의 집합 교육을 했다. 사고 칠 것에 대비한 정신교육이었다. 이호영 구세군 브릿지센터 사무국장은 “노숙인은 집이 없을 뿐이지 우리와 똑같은 시민”이라면서 “목격자의 진술을 빌려 노숙인들을 화풀이의 대상으로 전락시켰다.”고 꼬집었다. ● ‘숭례문 취사’의 진실 숭례문 사고 이후 널리 알려진 ‘노숙인들이 숭례문에서 라면을 끓여 먹고 술을 먹었다. 숭례문이 노숙인 피서지였다’는 뉴스에 가장 놀란 이는 다름 아닌 노숙인들이었다. 노숙인들의 특성을 전혀 모른 그야말로 악의적인 해코지였기 때문이다. 노숙 생활 10년째라고 밝힌 이강석(62)씨는 “다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울분을 토해 냈다. 그는 “빌어먹고 사는 노숙자들은 기본적으로 취사 도구를 갖고 다니지를 않는다.”면서 “어떤 미친 놈이 퍼뜨리고 다녔는지 몰라도 기본도 모르고 한 말”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노숙인도 “신문 한 장도 귀찮은데 그 무거운 취사 도구를 왜 들고 다녀. 특히 남대문 주변의 잔디밭과 조명 때문에 얼마나 모기가 많은데 안에서 잘 수가 없지. 우리는 하루 밥 얻어 먹으러 다니기도 바빠….”라며 한 마디씩 거들었다. 지난 9년간 서울역지구대에서 근무하는 정준기 경사도 “노숙인들이 숭례문에서 취사 행위를 했다는 이야기는 지금껏 들어본 적도 없고, 본 적도 없다.”면서 “숭례문을 올라갈 만한 배짱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 ‘노숙인 인권은 없다’ 사회 소수자인 노숙인의 인권 침해도 도마에 올랐다. 김해수 다시서기 상담보호센터 실장은 “제보자들이 던진 ‘노숙인 차림’이나 ‘노숙인풍’ 등의 무책임한 말 한마디가 노숙인들을 두 번 죽였다.”면서 “무슨 큰일이 터지면 노숙인을 범인으로 몰아가는 태도는 우리 사회의 병폐”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편견 때문에 노숙인들이 지역 사회에 편입하더라도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쉽게 낙오자가 된다.”고 지적했다. 브릿지센터에서 만난 노숙인 서인호(49·가명)씨는 “범인이 늦게 잡혔으면 큰일 날뻔했다.”면서 “사람들이 무서워 배식 먹으러 돌아다니지도 못했다.”고 털어놨다. “처음부터 노숙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며 목소리를 높인 이상근(52·가명)씨는 “일반인들의 시선은 차가운 정도가 아니라 우리를 벌레 보듯이 했다고. 그렇다고 우리가 지네들에게 해코지를 했어, 나쁜 짓을 저질렀어.”라고 투덜댔다. 몇몇 노숙인은 부당한 인권 침해를 개선하기 위해 ‘호소의 글’ 등을 쓰며 직접 나서기도 했다.‘노숙인복지와 인권을 실천하는 사람들’(이하 노실사)은 ‘사회적 불만에 의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노숙인을 희생양으로 삼지 말아 달라.’는 노숙인들의 편지가 잇따라 답지했다고 했다. 한 노숙인은 편지에서 “지하철 7호선 방화사건 때에도 경찰은 노숙자 같은 행색이라는 주관적인 진술에 기초에 수사를 했지만 결국 노숙인과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숭례문 방화사건의 최초 목격자도 ‘노실사’ 홈페이지에 “제 죄책감이 향후 노숙인분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그릇된 시선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며 사과의 글을 올렸다. ● “무서워 ‘숙소’에서 못잤어요.” 서울역 광장에서 만난 양성모(45·가명)씨는 화재 이후 ‘전용 숙소’인 서울역 문화관 계단 앞에서 쫓겨났다고 했다. 공익 요원들의 성화에 짐을 쌀 수밖에 없었다. 그는 낮에도 문화관 안에 못 들어갔다. 일제 시대에 지어진 서울역 문화관도 방화에 대비해 사실상 노숙인 출입을 금지해서였다. 그는 “숭례문 사고 이후 딴 동네로 옮긴 노숙인이 많아요. 몇 명은 경찰에 끌려가 조사를 받았고, 남대문 쪽방은 밤에 다 뒤졌어요. 저도 두 번이나 이유없이 검문 검색을 당했어요. 잘못한 것은 없지만 그냥 무섭잖아요.”라며 서러움을 토해 냈다. 서울역 광장에서 사는 노숙인은 150여명. 이 가운데 40∼50명은 숭례문 사고로 거처를 급하게 옮겼다. 숭례문 인근은 더했다. 남산 입구 지하도엔 15∼20명이 거주했지만 절반이 이사(?)갔고, 숭례문 공원 주변의 ‘터줏대감’들도 물리적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다. 남대문 지하도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화재 이후 일주일 동안 불어닥친 광풍이었다. ‘다시서기 상담보호센터’ 이안열 팀장은 “적대적인 눈빛으로 범죄자 대하듯 쳐다보고, 경찰이 수시로 와서 조사하고 그러면 아무리 노숙하는 처지이지만 집(?)을 옮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유없는 냉대를 꼬집었다. 박재서 노숙인 상담사도 “노숙인들이 그동안 숭례문 화재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면서 “사고 이후 일주일가량은 썰물 빠지듯이 사라졌다가 최근에 다시 옛 잠자리로 돌아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광장에서 만난 노숙인 박이웅(48·가명)씨는 “지금껏 신경 안 쓰고 살았는데 지금은 의식적으로 눈치를 봐. 아침 먹고 추우니까 서울역 대합실로 들어갔다 쫓겨난 친구도 있고…. 아무래도 위축되지. 시민들의 무관심이 반감으로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가 지난해 말 집계한 노숙인은 모두 2920여명. 쉼터 43곳에 1900여명, 상담보호센터 5곳에 50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순수한 거리의 노숙인은 모두 520여명으로 집계됐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1인당 한 끼 식사’ 지원비도 차이 서울시가 노숙인의 한 끼 식사를 위해 지원하는 금액은 1인당 1550원이다. 올해 100원 올랐다. 이에 반해 결식아동 급식이나 어르신들의 한 끼 식사를 위한 서울시의 지원금은 각각 3000원과 2500원이다. 노숙인보다 곱절 가까이 많다. 이는 노숙인이 사회복지 대상자 가운데 최하층이라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따라서 서울시와 구청들은 예산 문제를 이유로 ‘노숙인 차별’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서울시도 노숙인의 급식 단가와 관련, 예산 문제 때문에 현실적으로 반영이 안됐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신팔복 자활지원과장은 “2005년 당시 보건복지부(현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노숙인 업무를 이양받을 때의 급식 단가가 1250원으로 워낙 낮았다.”면서 “내년에는 1700원대 수준으로 끌어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 노숙인 상담사는 “노숙인에게 밥은 일종의 ‘저축’이라고 생각해 한번 먹을 때마다 ‘위에 쓸어담는다’는 표현을 쓸 정도”라면서 “1인당 한 끼 식사비 1550원은 너무 부족하다.”고 지원을 호소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프로농구] 전자랜드 6강 PO ‘아슬아슬’

    SK와 목숨을 건 6위다툼을 벌이고 있는 전자랜드 코칭스태프와 프런트는 하루하루가 죽을 맛이다. 삼성 관계자들도 초조하기는 마찬가지. 당초 2위로 플레이오프 2라운드 직행을 꿈꿨지만 이젠 가물가물하다. 19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만난 두 팀은 승리가 절실했던 만큼이나 죽을 힘을 다했고,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했다. 종료 직전까지 승부는 안개속. 이정석(3점슛 5개·17점)의 3점포가 거푸 꽂혀 삼성이 경기 종료 1분36초를 남기고 99-91로 달아났다. 뒤질세라 전자랜드도 테렌스 섀넌(26점)과 김성철(21점)의 3점포 등으로 95-99까지 쫓아갔다. 하지만 종료 1분여 전 리온 트리밍햄(19점)과 정영삼(3점슛 7개·25점)이 잇따라 5반칙으로 퇴장당해 먹구름이 드리웠다. 전자랜드는 종료 4.3초 전 정선규의 3점포로 101-103까지 추격한 뒤 반칙작전에 나섰다. 전자랜드의 의도대로 삼성 이정석의 두번째 자유투가 림을 맞고 튀어나왔고, 섀넌이 리바운드를 낚아챘다. 섀넌은 종료 버저와 함께 3점슛을 쏘아올렸지만 림을 외면했다. 삼성이 07∼08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전자랜드를 104-101로 힘겹게 눌렀다. 전자랜드는 27승25패로 SK와 공동 6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SK와 상대전적에서 2승4패로 뒤져 동률이 되더라도 6강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다. 사실상 SK에 반 경기 뒤진 셈. 한편 ‘미리 보는 챔피언전’으로 관심을 모은 원주에서는 KCC가 1위 동부를 99-88로 꺾고 7연승, 정규리그 2위를 확정지었다.인천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결국 오고야…”

    “결국 오고야…”

    삼성그룹은 28일 오너 일가의 첫 소환에 하루종일 착잡한 표정이었다. 아무도 입에 올리지 않지만 이재용(40) 삼성전자 전무의 소환이 이건희 회장과 홍라희 여사의 소환으로 이어질 가능성 때문에 긴장하는 기류도 역력했다. 그룹의 한 임원은 “끝까지 오지 않았으면 했던 상황이 결국 오고야 말았다.”며 착잡한 심경을 털어 놓았다. 또 다른 임원은 “일본 소니와 샤프의 전격 제휴로 삼성전자에 대한 위기감과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데도 대책 마련은커녕 하루하루 특검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전무가 다른 경영진과 달리 지금까지 한번도 검찰에 소환된 적이 없었다는 점에도 내심 신경쓰는 분위기다. 이 전무는 자신의 편법 경영권 승계 의혹을 다룬 ‘에버랜드 재판’ 때도 서면조사를 받았을 뿐, 검찰의 직접 수사를 받지는 않았다. 이 전무는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이다. 삼성그룹 순환출자(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의 핵심고리인 삼성에버랜드 주식 25.1%를 갖고 있다. ‘황태자’라는 말이 주는 부정적 어감과 달리, 개인만 떼어놓고 보면 삼성이 추구하는 ‘S급 인재’와 별 차이가 없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나와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이후 유학길에 올라 일본 게이오기주쿠대 대학원에서 경영관리학을,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1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보로 복귀해 지난해 초 최고고객책임자(CCO·전무)로 승진했다. 대표적인 재벌3세로 곧잘 비견되는 정의선(38·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외아들) 기아차 사장이 35살에 사장이 된 것과 비교하면 경영수업 기간이 비교적 긴 편이다. 영어, 일어에 능숙하고 성품도 겸손해 주위의 평이 매우 좋지만 삼성전자 복귀 전인 2000년 손댔던 ‘e삼성’ 등 인터넷 벤처기업의 실패로 흠집을 입었다. 1998년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의 딸 세령씨와 결혼해 1남1녀를 두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불법체류자 단속 컴퓨터게임 美서 인기

    불법체류자 단속 컴퓨터게임 美서 인기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 체류자를 단속하는 컴퓨터 게임이 이민자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9일 공개된 ‘ICED(I Can End Deportation)’ 라는 이 게임은 실제로 추방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게임의 내용은 각종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는 주인공 캐릭터 애나가 길을 가던 중 이민세관단속국직원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ICE 요원은 애나에게 신분증을 요구했고 확인하자마자 애나는 그 자리에서 체포된다. 미국 영주권자인 애나가 고등학교 시절 마약복용 및 판매 혐의로 복역한 기록이 확인됐기 때문. 뉴욕의 인권단체 ‘브레이크스루(Breakthrough)’라는 단체가 개발한 이 게임은 실제 학생들의 사연을 바탕으로 제작됐을 뿐 아니라 생생한 목소리까지 담겨 있어 청소년 게이머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 게임은 불법체류 신분의 청소년 5명 중 1명을 게이머가 선택해 불체자의 입장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게 되어 있다. 게임에서 문제를 틀리거나 이민법을 어기면 체포돼 이민국 구치소에 수감되거나 추방된다. 게임을 만든 ‘브레이크스루’는 “이민법을 제대로 알자는 취지에서 만들었다.”며 “게임의 이름처럼 이민자 추방이 미국에서 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ICE측은 “게이머들이 불체자 추방을 컴퓨터 게임처럼 쉽게 생각하는 건 위험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명 리 미주 통신원 starlee07@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강유정의 영화 in] ‘잠수종과 나비’

    [강유정의 영화 in] ‘잠수종과 나비’

    화면은 이렇게 시작한다. 두꺼운 막을 거둬 내듯 시야가 밝아지면 두서없는 시각정보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시계, 천장, 링거액, 햇빛. 당혹스럽다. 그리고 어지럽다. 목소리가 틈입한다. 목소리는 이 순간의 당혹감을 호소한다. 도와달라고 외치지만 가위 눌리듯 관객의 고막을 때릴 뿐 스크린 속 그들은 전혀 듣지 못한다. 목소리는 바로 ‘몸’ 속에 갇혀 버린 한 남자의 절규, 두꺼운 막은 결국 목소리를 내는 주인의 눈꺼풀로 규명된다. 사태를 정리해 보면 이렇다. 한 남자가 어느 날 갑자기 쓰러졌다. 한 쪽 눈꺼풀 말고는 움직일 수 있는 근육이 단 하나도 없다. 그 남자의 영혼은 영영 육체에 감금되고 말았다. 이제 그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바로 눈꺼풀을 움직이는 것이다. 줄리앙 슈나벨 감독의 ‘잠수종과 나비’(Diving Bell and Butterfly)는 실화를 소재로 삼고 있다. 잘나가는 패션잡지 에디터였던 보비는 갑작스럽게 온몸이 마비되는 상황에 빠진다. 이유는 분명치 않다. 하지만 결과는 두렵고 끔찍하다. 하루를 일분처럼 바쁘게 살아가던 그의 일상에 여백의 시간들이 들어찬다.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는 자에게 시간은 축복이 아니라 저주이다. 하루하루, 일분 일초를 견뎌야만 하는 그, 이제 그의 삶은 완전히 달라지고 만다. 결론부터 말해 보자면,‘잠수종과 나비’는 관객의 눈물을 이끌어내는 작품이다. 영화가 주는 감동은 두 가지에 압축되어 있다. 하나는 눈꺼풀 하나로 의사소통을 해 책을 완성한다는 ‘세상에 이런 일이´의 감동 스토리이고 다른 하나는 책이 제본되어 출시되기 직전에 필자가 사망하고 만다는 사실이다. 사고로 인해 전신이 마비되었다는 사실은 비극적이지만 드라마틱한 사건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영화가 이 인생을 해석하는 방법이다. 줄리앙 슈나벨 감독은 이 고통스러운 사건을 유머러스하면서 로맨틱하게 다룬다. 보비는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고 애인과의 사랑을 확인한다. 그는 눈꺼풀 하나 움직이면서 간호사의 미모에 대해 평가하고 성욕의 곤란함을 고백한다. 보비의 이러한 행동들은 일상적 소소함이 얼마나 소중한 순간들인지 깨닫게 해준다. 마티유 아맬릭의 연기는 이 낙천적 비관론의 훌륭한 알리바이다. 잔뜩 일그러진 얼굴, 그로테스크한 눈꺼풀의 신호로 의사표현을 하는 그는 ‘오아시스’에서 문소리가 보여주었던 것 이상의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가족, 애인 사이에서 환상으로 처리한 보비의 욕망 역시 볼 만하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참혹한 사태를 대하는 목소리의 유연함이다. 그 유머는 격한 과장보다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다 보면 결국 내 삶에 대해 되돌아보게 된다. 바닷가에 아이들과 함께 휠체어를 타고 나간 남자의 독백이 오래도록 기억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잠수종과 나비’는 쉼표 없이 살았던 인생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마침표에 대한 훌륭한 묘사들로 가득하다. 인생의 일회성과 죽음의 필연성. 때론 사고로 인해 인생이 소중해지기도 한다.
  • [CEO칼럼] 현명한 투자자의 길/스튜어트 솔로몬 메트라이프 사장

    [CEO칼럼] 현명한 투자자의 길/스튜어트 솔로몬 메트라이프 사장

    지난 몇년간 전세계 주식시장이 강세를 이어왔고, 이 기간 동안 한국 주식시장에 참여한 투자자들 역시 상당한 수익을 얻었다. 그러나 주가는 항상 오르기만 할 수 없다. 강세장이 있으면 약세장이 있고, 경기순환에 따라 장세가 바뀌기 마련이다. 약세장의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일반 투자자와 달리 현명한 투자자는 몇달 또는 몇년 전부터 시장의 하락에 대비한다. 회사경영을 총괄하기 전까지 자산운용전문가로서 경력을 쌓은 내가 주식투자에 대한 내 나름의 제안을 한다면, 먼저 투자수익률에 대한 기대치를 현실적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점이다. 주식이 장기적으로 채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온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시장이 좋을 때는 물론 나쁠 때에도 이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투자수익률에 대한 기대치가 비현실적으로 높으면 무리하게 많은 위험을 부담할 수밖에 없다. 미국처럼 성숙한 시장에서는 수익률이 연평균 10% 이상이면 높은 수익률로 평가받는다. 특히 물가상승률이 낮은 경제 환경에서는 더더욱 훌륭한 수익률로 인식된다. 두번째 대안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출 수 있는 자산배분, 즉 주식·채권·부동산, 그리고 변동성이 낮은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대한 분산투자 기회를 주시해야 한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고, 이 포트폴리오가 자신의 장기목표와 위험성향에 맞는다면, 주가가 떨어져도 큰 고민이 없을 것이다. 주가 하락에 밤잠을 설치는 것은 자신의 투자성향에 비해 포트폴리오의 위험도가 높기 때문이다. 세번째 시장의 하락은 더 싸게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다. 많은 사람들이 투자기법으로 삼는 전략 중 ‘코스트 애버리징 (cost averaging)’ 전략을 권한다. 이는 매주, 격주 또는 한 달에 한 번 자동으로 주식을 사는 것이다. 이 전략의 장점은 주가가 높을 때는 주식을 적게 사고, 주가가 낮을 때는 주식을 많이 사서 평균 매입단가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주식을 사는 시기를 고민할 필요없이 자동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주식시장에 저점에 들어가서 고점에 빠져 나오기란 대단히 어렵다. 이 전략을 통해 투자기간 동안 변동성을 최소화, 안정적인 수익을 꾀할 수 있다. 코스트 애버리징 전략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꼽는다면 바로 변액보험이다. 변액보험은 10년 이상 꾸준히 투자했을 때 수익률이 극대화되는 장기투자 상품이다. 지금처럼 증시가 급물살을 탈 때 이 전략을 쓰면 평균 매입단가가 낮아져 오히려 좋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장기적 투자 안목을 지키고 재정설계사와 같은 금융전문가를 곁에 두는 것이다. 주가를 흔히 살아있는 생물에 비유하곤 한다. 요즘 같이 혼란스러운 시장에서는 정말 변덕이 죽 끓듯 하는 생물과 진배가 없다. 오르고 내리는 주가에 매번 웃고 울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나중에 진정 웃으려면 장기적 투자목표 아래 철저한 전략을 짜고 냉정한 운용과정을 몸소 실천해야 한다. 주먹구구식 투자를 피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다. 하지만 전문가의 옥석을 가리는 것은 투자자의 몫이다. 최근 널뛰기 장세에 가슴을 쓸어담는 투자자가 많을 줄 안다. 말처럼 쉽지 않지만 하루하루의 주가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큰 호흡을 갖고 묵묵히 현명한 투자자의 길을 걸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스튜어트 솔로몬 메트라이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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