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하루아침
    2026-04-07
    검색기록 지우기
  • 삼성 합병
    2026-04-07
    검색기록 지우기
  • 교육관
    2026-04-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154
  • [대한시론] 대법원장께 드리는 글

    대법원장님, 취임하신지 며칠 되지 않아 바쁘시리라 생각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에서 법을 강의하는 사람으로서 몇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사법의 속성은 정치를 배제하는 것이라고 봅니다.사법은 합리성과 논리적설득력을 힘의 원천으로 한다는 점에서 ‘네편이냐 내편이냐’라는 동지와적의 관계를 속성으로 하는 정치를 본질적으로 피하여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그렇지 않을 경우 사법의 ‘분쟁판단’은 설득력이 없어져 표류하게 될 겁니다.과거 이승만 정권의 진보당 사건,박정희 정권의 1971년 제1차 사법파동,유신과 판사 재임명 탈락,고문사건에 대한 소신없는 판결 등은 이를 여실히 말해줍니다.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선임된 법관만이 사법의 속성을 가장 잘 실현할수 있으며 바로 그것이 사법권 독립과 민주화의 핵심이라고 봅니다.사법권은 국민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실현하는 국가권력이므로 이를 담당하는 대법원장·대법관 그리고 법관의 인사는 ‘국민’에게 공개되고 국민을 설득하여 국민적 힘을 얻어야 하며, 이러한 국민적 공론화야말로 초대 대법원장인가인(街人) 김병로 이래 반법치(反法治)에 맞선 대법원장이 드물었던 우리사법부의 정치적 독립과 권위확립의 첫 걸음이 됩니다. 법원 인사가 고시 기수,출신지역,유력자와의 친분 등을 주된 고려의 대상으로 하는 법원 내부의 관점이 아니라 법조인으로서의 법률적 식견,인간으로서의 세계관적 품격 등이 총체화되어 이루어질 때 판결은 법 원칙과 상식에 입각한 해석에 기초하고, 법 논리가 허용하는 한도에서의 사회 정향적 자세를유지할 수 있으며, 그때 법원은 정치의 법무참모에서 벗어나 국민의 사법으로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대법관은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에 의하여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합니다.이때 대법관으로 지명된 사람은 국회의 동의에 ‘앞서’ 국민에 의해 검증받는 단계가 마련되어야 하고,그 방식으로 가장 적합한 것이 국회에서의인사청문회라 생각됩니다.국회의 인사동의권은 그 인물에 관하여 ‘알 권한’인 ‘청문회개최권’을 외연으로 하므로 법리상으로도 무리가 없습니다. 대법원의 새로운 밀레니엄의판을 구성하는 대법관이 내년까지 9명이 바뀐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21세기 사법의 형성을 대법원장께서는 국민이 함께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애쓰는 모습을 보았으면 합니다. 법관들이 정치권의 영향력에 휩쓸리는 주된 원인은 사법부의 수직적 구조를 가져오는 ‘관료법조제’에 있으며 이로 인한 법관의 관료화는 사법의 정치적 독립에 장애를 주고 있습니다.관료법조의 양대 기둥인 법관 직급제와 승진제를 점진적으로 폐지하여야 합니다.전관예우를 위시한 많은 사법비리가이같은 풍토와 직접 관련돼 있다 합니다.대륙식의 ‘법조직업주의’를 하루아침에 영미식 법조일원주의로 바꾸기 어렵고 비현실적이겠지만 관료법조제로 흐르는 것은 막아야 합니다. 재야와 재조(在朝)간 인사교류의 활성화,평생 법관제 등을 이제는 실천하여야 21세기 사법이 요구하는 전문화된 법관도 양성할 수 있으며,‘판결하는자가 법관’이라는 상식이 살아날 수 있습니다. 70년대 이후 몇 차례 사법부 독립의지를 표출한 ‘사법파동’이 있었지만제자리걸음을 하는 가장 큰 원인은 대법원장이 ‘제몫’을 다해주지 못했기때문이라는 평입니다.대법원장이 사법부 독립의 상징으로서 중요사건의 ‘외풍’을 막는 역할을 하려면, 대법원장 등은 임명권자인 대통령에 대한 고려를 취임한 그날부터 버려야 합니다.이제부터는 대통령이 주관하는 정치와 분명히 구별되는 사법을 책임지는 수장이기 때문입니다.법원의 예산이 전체 국가예산의 1%도 안되는 현실이어서 어렵기는 하겠지만 말입니다. 사법이 사회의 질서를 ‘개인적 정념’(pathos)에서가 아니라 ‘사회적 기풍’(ethos)에 입각하여 형성되도록 이끌어야 ‘유전무죄’식의 사법허무주의가 극복될 수 있습니다.법관으로 하여금 사법을 그와 같이 이끌 수 없게하는 제도와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는 것이 1995년 ‘서소문시대’의 대법원을 마감하고 이어진 ‘서초동’ 법조를 살찌우는 ‘최대법원장 시대’의 일이라 생각합니다. 姜 京 根 숭실대교수·헌법학
  • [대한광장] 문제해결 방식의 新사고

    우리 사회에는 가지각색의 문제가 많다.그러나 흔히 문제를 풀 때 대개 두가지 방법만 쓰는 듯하다.①문제 바꿔치기,②사지선다형 답 찍기.‘문제 바꿔치기’는 신나게 놀던 판에 문제가 생겨 마음에 안 들면 이를 팍 뒤엎어버리고 새 판을 짜는 방법이다.주로 정치인들이 즐겨 쓴다.건국,개각,창당 등만 예가 아니다. 민주문제가 불거지면 안보문제를 치켜들고,비리문제가 터지면 언론문제를들이댄다.교육정책,음주운전 단속,그린벨트 등 나라의 크고 작은 일이 하루아침에 있다가 없어지고,없던 것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문제를 갈아치웠다고 해서 문제가 없어지는가.그저 다른 문제로 둔갑해서 다시 나타날 뿐이다.그래도 새 판을 짠다.문제가 사라진 것으로 국민이 착각하기를 바라는 모양이다.조삼모사.어이 불쾌해라.우리를 원숭이 취급하다니…. 서민들도 이 방법을 가끔 쓴다.가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버리고 새 가구를 들여놓거나 마누라가 싫증나면 술집에 가서 다른 여자를 쓱 안아본다든지 말이다. 하지만 서민들은 대체적으로 ‘사지선다형 답찍기’를 선호한다.‘사지선다형 답 찍기’란 스스로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제시한 정답 후보몇가지 가운데 하나를 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각제에 대한 문제를 보자.국민이 내각제문제를 강도높게 토론하고 있는가.아니면 그저 착한 학생들같이 주어진 네가지 모범답 중 하나를‘찍고’ 있는가. 서민들의 의견은 대강 네 가지로 요약된다.㉠내각제에 찬성한다.㉡반대한다.㉢둘 다 괜찮다.㉣모르겠다.정답은 위의 네 가지 중 없을 수도 있다.같은정치인들이 계속 하게 된다면 대통령중심제나 내각제나 그게 그것일 테니 말이다.그래서 정답은 썩은 정치인들을 정말 외각으로 쫓아내는 ‘외각제’가될 수도 있고 사법부,입법부,행정부가 제구실을 하는 ‘삼각제’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어느 교수의 계산에 따르면 한국 학생들은 초·중·고교를 다니며 사지선다형 문제를 백만번은 푼다고 한다.이런 어마어마한 훈련으로 한국 사람들은사지선다형 문제를 우선하게 된 모양이다. 여기에 비극이 있다.대한민국의 문제는 권위자만이 정답을 알고 있고,서민들은 권위자가 제시하는 답 이외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안한다. 부실은행의 구제,재벌의 구조조정,회사의 노조협상에도 정부가 개입하여 답을 제시해주길 원하는 것은 구닥다리 방법이다. 공무원 비리를 없애 달라고 정부에 하소연하는 것도 이제는 구시대의 방법이다.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하지만 이 격언은 일방통행식 수직적구조,즉 구시대의 발상이다. 앞으로 오는 지식기반사회시대에는 물이 위로도 흐를 수 있는 쌍방통행 수평적 구조임을 알아야 한다.그렇다.이제는 새 시대가 왔다.새 시대에 새로운 문제가 많아졌듯이 문제풀기 방법도 새로워져야 하겠다. 새 시대의 문제풀이 방법은 ‘문제 바꿔치기’도 아니고 ‘사지선다형 답찍기’도 아니다.남이 훔쳐볼까봐 답안지를 감싸며 나혼자 끙끙대는 외로운싸움은 더욱 더 아니다. 새 시대 문제풀이 방법은 ①권력에 의지하지 않는다.②우리 주변의 작은 문제부터 시작한다.③우리 모두가 각자 해결방법을 생각해낸다.④서로 협력하여 할 수 있는 만큼이라도 한다.이것이 전세계적으로급부상하고 있는 비정부단체(NGO)의 위력인 것이다. 환경문제의 그린피스,인권문제의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등 범세계적인 기구만이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다.‘아우성’같이 폭발적 인기를 얻어야만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다. 새 시대의 문제풀이 방법은 정답이 없고 해결의 끝이 보이지 않아도 행동으로 시작하는 데 위력이 있는 것이다.집이 더러워져 있구나.위를 쳐다보지 말자.내 방만이라도 깨끗이 청소하자. [趙璧 美미시간공대 교
  • 張공동대표 한나라당에 후원회부회장직 사퇴서 제출

    여권의 신당 추진위 공동대표인 장영신(張英信)애경그룹회장이 한나라당 후원회 부회장직을 맡아온 것을 놓고 여야가 14일 설전을 벌였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80년대 초부터 여당 후원회에 참여했으며 부회장직을 맡았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신당에 참여한 뒤 그 부분을 깨끗이 정리하지 않은 데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한 것은 잘못”이라고 솔직히 사과했다. 장 대표는 “신당 발기인 참여 제의를 받으면서 이 문제를 정리하려고 생각했으나 하루아침에 그만두면 너무 야박할 것 같아 오는 10월 초 창당준비위까지 주위를 정리하려던 차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해명했다. 장 대표는 지난 97년 대선 당시 이회창(李會昌)후보측에 2억원을 주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당시 후원금은 본인 의사대로 자유롭게 내는 분위기가 아니었고 정해주는 대로 일정액을 냈다”고 밝혔다.그리고는 “당시 국민회의에도 조금 냈다”고 말하고 “한나라당 후원회 부회장 사퇴서를 오늘 바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국민회의 이영일(李榮一)대변인은 “지난 정권에서대한민국에서 기업하는 사람이 구(舊)여당 후원회에 가입하는 것은 상식이었다”면서 “후원회 가입은 정당 가입과는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야당측의 비난을 일축했다. 박대출기자 dcpark@
  • [대한광장] 한 우물 파기

    필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 앞에는 여러 종류의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그 가운데 20년 넘게 간이슈퍼마켓을 운영하는 노부부가 있다.말이 슈퍼마켓이지 구멍가게나 다름없다.가게 는 허름한 판잣집 모양새고 아크릴이나 네온사인 간판도 없다.그런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아파트만 해도 몇 채가 넘고 가까운 은행에서는 귀빈으로 모실 만큼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한다.확인한 바 없기때문에 그것이 사실인지 알 길은 없지만 그 가게를 드나드는 동네사람들은족히 그러고도 남을 것이라고 말한다. 20년 넘게 한 장소에서 가족끼리 한 우물을 팠다면 생수가 안 솟았을 리 없다.바로 그 옆에 구멍가게보다는 크기가 약간 작은 다른 가게가 있다.그런데 20년 동안 가게이름과 주인이 열두번도 더 바뀌었다.양장점,뜨개질점,만화방,미장원,부동산소개소,일년이 멀다 하고 이름과 주인이 바뀌는 그 가게는앞서 말한 가게와는 많은 것을 대비시킨다. 성공한 가게의 특징은 주인이 이른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가게를 지키며장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그런가하면 주인이 번갈아 바뀌는 가게의 특징은 이 가게는 잘 안된다는 자기 암시에 걸린 채 장사를 시작하는가하면 가게는 점원에게 맡긴 채 주인은 나돌아다니거나 아니면 화투판을 벌이고 있다는점이다. 두 가게 이야기는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두 모습을 반영한다.자신이 전공하고 시작한 한가지 일을 끝까지 고집스럽게 지켜나가는 부류의 사람들이있는가하면,일년이 멀다 하고 직업을 바꾸는 사람도 있고,이판 저판을 기웃거리는 부류의 사람들도 있다. 며칠전 피부과 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노령의 전문의를 만났다.그의 나이 76세.대학교수로 봉직하다가 정년퇴임한 이래 자신의 전공분야를 살려 병원을개업해서 오늘에 이르렀다는 것이다.“건강하신 모습이 부럽습니다”,“욕심을 버리면 건강하게 마련이죠”,“은퇴하신 후 다른 일은 안해 보셨습니까?”,“그런 재주도 없구요.그리고 한 우물을 파야죠.의사가 정치를 하겠습니까,장사를 하겠습니까?” 이 간단한 대화 속에서 한 우물을 계속 파내려 가는 소시민의 모습,그리고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직업인의 모습을 발견할수 있었다. 종교개혁자 칼뱅은 직업을 ‘부르심’으로 이해했다.그것은 조물주가 나를그 직업에로 부르셨다는 논리에서 비롯된다.솔직하게 말해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이곳 저곳 직업전선을 옮겨 다닌다든지 이런 일 저런 일 손에 닿는 대로 해야 하는 민초들을 가리켜 그 누구도 철새라고 비아냥댈 사람은 없다.문제는 전문교육을 받았거나 전문직에 종사하던 사람들이다.그럴싸한 구실로 몸담고 있던 전문직 자리를 떠나는 사람들은 전공선택이 잘못이었는지아니면 전문직 선택이 잘못이었는지 자문자답해 볼 필요가 있다.그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보다 높은 공명심과 야망의 충족 때문일까? 성직자에겐 성직자로서 걸어가야 할 길이 있고 학자는 학자로서 가야 할 길이 있다.예술인이 걷는 길이 다르고 정치인이 걸어야 할 길이 따로 있게 마련이다.그것은 마치 고속도로의 차선과 같아서 지그재그로 휘젓고 다니다 보면 대형사고의 원인을 제공하기 십상인 것과 비슷하다.대형사고란 나도 남도 비참하게 만들고 만다.모든 생명체 가운데 인간만이 유일하게 ‘예’와 ‘아니오’를 언어로 표현한다.헬라인들은 인간의 유형을 다섯으로 분류했다. 그것은 생각하는 존재(Homo Sapiens),도구를 만드는 존재(Homo Fabet),유희하는 존재(Homo Ludens),희망적 존재(Homo Esperans),그리고 부정할 수 있는 존재(Homo Negans)이다. 인간은 옳은 일 앞에서 ‘예’라고 말할 수 있고,옳지 않은 일 앞에서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판단능력을 지니고 있다.다시 말하면 선택과 포기,수락과 거절을 위한 결단이 가능하다.우리 시대를 이끌어 가야 할 각계 각층의 지도자는 어느날 갑자기 돌출된 사람이나 하루아침에 스타군에 낀 사람들로서는 안된다.한 우물을 판 사람,그래서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라야 한다.더욱이 다가선 새 천년은 한 우물을 파지 않으면 물 한 모금도 얻어먹지 못하는 비정의 경쟁윤리가 지배하게 될 것이다.세계와 겨루기 위해 한 우물을 파는 힘찬 소리가 듣고 싶다. 박종순 충신교회 담임목사
  • [대한광장] 한국에는 너무나도 큰 희망이 있다

    한국이 미국을 10년 안에 능가할 수 있는 분야가 하나 있다.따라잡을 뿐만아니라 세계 최고로 발전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그것은 ‘지식생산자’의배출이다.즉 세계 최고의 대졸자들을 우리 한국이 배출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아니,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일까.한국이 지금 힘들어 하는 이유가바로 부실 대학교육이라 하지 않았던가.한국의 고졸자 실력은 세계 최고이며,그들의 피땀으로 일궈낸 산업화 한국을 세계 밑바닥 실력의 한국의 대졸자들이 다 망쳐버렸다고 한다.죽어라 공부해서 대학 들어가서는 얼렁뚱땅 졸업장 한장 달랑 받아 나오는 대졸자들이,학력(學力)은 없으면서 학력(學歷)만내세우는 대졸자들이,한국이 정보화나 세계화나 지식기반화하는 데 조금도기여하지 못한 대졸자들이,IMF 구원병이나 불러들인 대졸자들이….그들이 10년 만에 세계 최고가 된다? 그러나 한국의 대학졸업자에 대한 기대가 허황하고 엉뚱하지만은 않다.기대를 걸어볼 만한 이유는 한국 대학 입학생의 수준과 잠재력에서 찾아볼 수 있다.우선 미국의 경우와 비교해보자.미국은 새 시대에 필요한 인력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인들에게 적어도 대학 2년까지를 의무화하려고 한다.하지만 미국 대학은 이미 하락세를 걷고 있다. 대학 입학생의 학력수준은 부실 초·중·고 교육으로 인해 세계 밑바닥이다.그리고 그들의 학습 습관은 어이없어 차마 말할 수 없다.미국 고3 학생들 59%가 주당 5시간 이하 공부한다는 통계 하나로 일축하겠다.이런 한심한 입학생을 졸업시켜주기 위해 미국의 대학은 학사기준을 계속 내리고 있다.그러나 미국 대학의 위상이 하도 높아서 우리 눈에는 잘 안보일 뿐이고,이 문제를쉬쉬하고 있어 우리 귀에 들리지 않을 뿐이다.해외의 ‘지식생산자’ 수입에만 의존하여 버티고 있을 뿐이다.유학생이 없으면 엄청난 미국의 과학,기술산업과 교육은 완전 붕괴될 수도 있다. 그러면 한국은 어떤가.한국 대학 입학생의 수학(修學)능력은 세계 톱 수준이다.그들은 모두가 두뇌전쟁 베테랑이며 승리자다.그들은 하기 싫은 것마저 해내는 끈기와 오기가 있는 ‘극기도사’들이다.그들의 머리 속에는 억눌려져 있는 창의력이 폭발 직전에 놓여있다.이렇듯 그들에게는 점수로 환산할수 없는 여러 능력이 있다.그러니 한국 대학생들의 싹이 노랗다고 하지 말아야 한다.오히려 한국 대학생들은 한국의 유일한 희망이다.그리고 한국의 마지막 희망이기도 하다. 최고수준의 입학생이 있으니 최고수준의 졸업생을 배출하기 위한 중요한 조건 한 가지는 이미 충족된 셈이다.그들이 대학에 입학한 후 새 시대가 요구하는 능력을 개발해주기만 한다면 그 위력은 대단하리라 기대된다.새 시대가 요구하는 능력이란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창의력,이미 존재하는 정보와 지식 토막들을 연결하여 새로운 형태로 엮어내는 종합력,그리고 흔한정보·지식을 새로운 문제에 적용하는 응용력이다. 모두가 돈 드는 시설(하드웨어)을 요구하지 않고,돈 안드는 두뇌의 구조조정(소프트웨어)을 요구한다.단 이 가능성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대학 교과과정이 새로워져야 하고,교수법이 새로워져야 하고,대학교육의 목적이 새로워져야 하고,대학에 대한 개념이 새로워져야 한다.교육에 대한 사고방식을 새롭게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사고방식을 바꾸는 일이 그렇게도 어렵다고 한다.그러나 사실 바꾸려면 하루아침에 바뀌는 게 아니던가.마음먹기에 달려있지 돈 드는 일이 아닌 것이다.아무리 보수적 기질이 짙은 대학이라고 하지만,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던데…. 생각을 바꾸지 않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죽은 사람과 고집쟁이.즉,생각을 못 바꾸는 사람(죽은 사람)과 생각을 바꾸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고집쟁이)이다.자,우리 너무 고집만 부리지 말고 한번 엉뚱한 생각을 해보자.한국에는 너무나 큰 희망이 있는 걸. 趙璧 美미시간공대 교수·기계공학
  • 퍼블릭 코스의 활성화 비상구는 없는가(상)-현황·문제점

    김대중 대통령의 ‘8·15 경축사’ 후속조치로 정부가 내년 1월부터 골프장 이용료(그린 피)에 붙는 특별소비세 면제를 9홀 이상의 퍼블릭골프장에도확대 시행키로 하자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특히 획기적인 혜택을 기대했던 골프관련 단체들은 이번 조치가 ‘보기에만 좋은 전시행정’의 표본이라고 입을 모은다.골프를 즐기는 사람들 역시 퍼블릭골프장 활성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반응이다.정부 조치를 계기로 퍼블릭골프장 실태와 새조치의 문제점,대안,외국의 예 등을 시리즈를 통해 짚어본다.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골프장 150여개(건설중인 것 포함) 가운데 퍼블릭골프장은 모두 25개.이 가운데 현재 특소세 면제 혜택을 받는 곳은 21개다.물론 21개 모두 9홀 이하(50만㎡ 이하)의 퍼블릭골프장.이번 조치의 허점이 여기에 있다.새롭게 특소세 면제 혜택을 받는 9홀 이상 퍼블릭골프장은 4개에불과한 것.특소세 면제 대상을 4개 더 늘린 것이 과연 8·15 경축사에 담긴‘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스포츠레저 시설을 키워 가겠다’는 의지를 제대로 반영한 것이냐는 의문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현재 골프장 이용료에 붙는 특소세는 1만2,000원.또한 특소세가 부과됨으로써 함께 따라 붙는 각종 공과금이 교육세와 농어촌특별세 각 3,600원(특소세의 30%),부가가치세 1,920원(특소세+교육세+농특세의 10%) 등 9,120원이다.이들 공과금은 특소세가 폐지되면 자동적으로 따라 없어질 것들이다. 이는 퍼블릭골프장 입장객들에게 적지 않은 혜택임에 틀림 없다.그러나 문제는 혜택의 폭이다.폭을 넓히기 위한 확실한 대안은 퍼블릭골프장 수를 늘리는 일이다.그러나 이것이 하루아침에 이뤄지기 어렵고 제약이 적지 않은만큼 우선 특소세 면제혜택을 회원제 골프장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조치도 검토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그래야만 실질적인 퍼블릭골프장 활성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골프장사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조치에 대해 “실질적으로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크게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해옥기자 hop@
  • 金泰東정책위장, 세미나 주제발표 요지

    김태동(金泰東)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은 16일 한국통신 화도연수원에서 열린 국민회의 정책위원회의 ‘중장기 정책방향 수립 세미나’에 참석,‘국민의 정부 개혁의 성과와 과제’라는 주제로 강연했다.다음은 강연요지. 재벌개혁이 중단되면 대우사태에서 보듯 시장경제의 번영도,민주주의의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재벌이 가족에 의해 경영되고,경영권이 세습되는 한 공정경쟁은 이뤄질 수없다.대기업의 지배구조가 민주화돼 주주·경영인·이사회·감사 등이 서로견제하면서 균형을 이뤄야 과잉투자도 줄고 회계가 투명해지며 회사 돈이 총수 집안으로 새나가지 않는다. 재벌개혁은 금융기관을 통해서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금융기관은 불건전한 재벌여신의 최대 피해자이기 때문이다.피해 당사자인금융기관이 눈을 부릅뜨고 재벌의 경영을 살핀다면 부채덩어리인 재벌의 버릇은 하루아침에 바뀔 것이다.산업자본에 의한 금융지배를 더이상 용인해선안된다.투자신탁의 거대화는 즉시 중단시켜야 한다.개방형의 뮤추얼 펀드를즉각 허용하고 전문금융인들이이를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 합병은행들은 제대로 재벌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진척시키고 있는가를 평가해 임원진을 교체해야 한다.과거 재벌 거대여신에 책임이 있는 자들이 어떻게 재벌을 길들일 수 있겠는가.금융계도 정부부처와 마찬가지로 과거 재무부나 재경원 출신을 중심으로 과거지향 인사들이 상층부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개혁의 성공을 위해 정부개혁이 선행돼야 한다.환란의 주요 원인에관료주의가 자리잡고 있지만 개선의 조짐은 거의 없다.정부가 혁신돼 3급 이상 고위 공직을 외부인사에 20% 정도라도 조속히 개방해야 한다. 지난 1년반 재경부·금감위 등 관련부처는 ‘DJ노믹스’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채 과거정권의 틀에 안주,경제개혁 추진에 소홀했다.과거 수십년간 권위주의 정권에서 형성된 상하관계를 폐쇄적으로 유지하면서,과거 대통령때가 더 좋았다는 분위기가 살아 있다면 어떻게 개혁이 제 속도를 낼 수있겠는가.대우사태는 재벌에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 내에도 재벌비호세력이 있음을 증명한다.
  • [사설] 수해복구 발목 잡아서야

    이번 집중호우와 태풍 ‘올가’는 전국에 걸쳐 63명의 인명손실,8,400여가구 2만4,000여명의 이재민,주택 9,400여채와 농경지 4만1,000여 ㏊의 침수등 엄청난 피해를 남겼다.정부는 이재민 구호와 수해 복구에 발벗고 나섰고국회에서도 여야가 한 목소리로 철저한 수해복구와 중장기 수방(水防)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으며,국민들도 수재의연금 모금에 줄지어 호응함으로써이재민들의 아픔을 달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수해 보상·복구 예산이 포함될 제2차 추경예산안 처리를 특검제 등 정치 현안과 연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는 보도는 너무나 충격적이다.한나라당은 3일 오전 주요당직자회의를 열어 “여러가지 분위기로 볼 때 특검제 도입과 국정조사 실시에 대한 국민회의 쪽의 의지가 의심스럽다”며 “11일까지 특검제와 국정조사 문제가 합의되지 않을 경우 12∼13일에 열리는 국회 본회의를 순연시키지 않을 수 없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는 것이다. 경위야 어찌 됐든 추경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면 수해지역 주민들에 대한 피해보상과 복구작업도 차질을 빚게 된다.이같은 사실을 모를 리 없는 한나라당이 추경예산안 처리를 정치 현안과 연계하는 것은 국민을 너무 얕잡아보는일이 아닐 수 없다. 수재민과 특검제가 무슨 상관이 있고,수해복구와 국정조사가 무슨 관련이 있는가.한나라당은 하루아침에 ‘한뎃잠’을 자게 된 수재민들의 아우성을 듣지 못한단 말인가.그리고 한나라당 의원들이 3일 국회 본회의에서 “반복되는 수해에 책임을 지고 내각이 총사퇴하라”고 주장한 것은 그저 해본 정치공세였단 말인가.한나라당이 진정으로 이재민들의 아픔을이해하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려 한다면,정부의 수해복구대책과 수방대책을면밀하게 따져보고 대안을 제시해야 옳다.이 문제에 관한 한 공동여당에도같은 비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추경예산안에는 국제통화기금(IMF)사태로 고통을 받고 있는 서민층에대한 민생지원 예산도 포함돼 있다.‘환란(換亂)의 책임’은 접어둔다 하더라도,국회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여야는 추경예산안을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한다.그런 다음 정치 현안은 그것대로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면 된다.사리가 이러함에도 한나라당이 당리당략을 앞세워 추경예산안 처리를 정치 현안과 연계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수해 보상·복구의 발목을 잡는 것이 된다.따라서 한나라당은 ‘추경예산안 정치 현안 연계’방침을즉각 철회하기 바란다. 또한 국민회의 쪽도 야당과의 정치 현안 협상에서 야당의 신뢰를 굳히는 데 좀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발언대] 벤처社 고통 외면한 수익우선주의

    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진흥원 산하 구의소프트웨어지원센터에 입주해 있는벤처회사 직원이다.며칠 전 너무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했다.이 지원센터는입주할 당시 광진우체국 건물이었던 관계로 입주사들은 임대차계약을 광진우체국과 체결해야 했다. 문제는 주차장 공간이다.주차장 공간은 19개 입주사엔 손님 방문,새 입주사 환영장소 등 없어선 안될 공동이용 장소로 무리없이 사용돼 왔다. 그런데 지난 6월28일자로 이 주차공간의 시설이용권이 아무런 통보 없이 민간인에게 넘어간 것이다.출입통제와 함께 주차장 용도로 30분당 1,500원씩내고 사용하라는 결정이 났다. 광진우체국측은 국유지시설을 적법하게 민간인에게 넘겼고 벤처회사들과 입주계약은 주차장시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동안 2년 가까이 관리비를 내며 사용해온 입주사들은 이러한 처사가 벤처회사에 대한 지원인가 하는 심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수익사업에 치중해 입주 회사들이 유용하게 활용하는 공간의 주인을 하루아침에 바꿀 바에야 건물 자체를 벤처 지원이고 뭐고 간에 민간에게 넘기는 게 오히려 더 낫지 않을까. 정부는 올해도 벤처회사 육성과 그에 따른 실업해결 등 다양한 연계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지원은커녕 수익사업에 눈이 어두워 입주사들의 고통과 불편을 아랑곳하지 않는 처사는 시대착오가 아닐 수 없다.설사 법적으로 하자가 없더라도 정부시설에 대한 수익사업을 할 곳과 해선 안될 곳을 구별할 줄 아는 그런 마인드를 가져야 할 것이다. 독단적 결정에 따라 국가시설물을 민간인에게 주차장 용도로 전용하는 행동은 정부의 정책에 맞선 졸속이며 입주사들에 대한 무자비한 횡포다.이 나라와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그래선 절대 안될 것이다. 이병철 belee@threetech.co.kr
  • [사설] 白凡 정신 바탕의 대화를

    어렵게 열린 베이징(北京) 남북고위급회담이 시작부터 난항을 겪어 가족상봉을 기대했던 1,000만 이산가족들과 국민을 크게 실망시키고 있다.예정보다 하루늦게 열린 22일의 첫 회담에서 남북 대표단은 기본 입장만 밝혔을뿐 회담의 계속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태다. 남북회담의 전망을 어둡게 만든 것은 북한이다.북한측은 당초 이번 회담에서 논의키로 약속했던 이산가족문제는 제쳐두고 엉뚱하게 ‘서해사건’을 들고 나왔다.서해사건이 남측의 도발로 일어났으니 사과와 함께 책임있는 대책을 내놓으라는 요구다.이산가족의 상봉에 필요한 생사와 주소 확인을 위한명단교환과 서신거래 등의 실질적 문제를 논의하자는 우리측의 요구는 아예모른다는 태도였다. 서해사건이 북한의 도발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은 이미 세계가 모두 알고있다.북한 경비정의 북방한계선(NLL)침범으로 시작된 남북 해군의 대치상황이 북한측의 선제공격으로 교전사태로까지 확대됐던 것이 사건의 전말이다.이처럼 명백한 사건인데도 남쪽에 사과를 요구한다는 것은 회담을 깨기위한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북한이 이번 회담의 시작전부터 이유없이 회담시간을 두차례나 연기하고 약속한 비료가 모두 도착하지 않았다며 회담을 일방적으로 하루 연기한데서도 이러한 의도는 짐작됐었다. 우리는 서해 사건에 이은 금강산 주부관광객 억류와 이번 남북 고위급회담에 북한의 계산된 의도가 깔려있다고 본다.받을 것은 모두 받으면서 한반도에 일정한 긴장상태를 유지하여 북한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이중(二重)전략’이라는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남한은 배제한채 미국과 상대하려는 전략일수도 있다. 핵개발의혹과 미사일 추가발사 움직임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북한의 의도가 무엇이든,어떤 어려움이 있든 남북대화는 계속돼야 한다.대화를 통해 특히 이산가족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이산가족문제야말로한반도의 평화와 남북 화해·협력의 첫단계이자 남북 모두의 공동 과제이기때문이다.반세기 가까이 계속돼온 문제들이 하루아침에 해결되기를 기대할수는 없다.남북관계 개선에 예기치 않은 난관들이 수없이 많을 것이고 북한의 ‘돌출행동’도 이미 예상되던 일들이다. 올해로 서거 50주기를 맞는 백범 김구(金九)선생은 흉탄에 쓰러지기 한해전인 1948년 4월 19일 남북협상을 위해 38선을 넘었다.온갖 모략과 생명의위험까지 각오한 북행(北行)이었다.민족통일국가 건설을 위해 만난(萬難)을무릅쓴 선생의 정신이 오늘의 남북대화에도 필요함을 강조한다.
  • “세르비아系 치하 코소보는 생지옥”

    코소보에서 세르비아계가 실시한 ‘인종청소’는 코소보 땅 전역을 알바니아계의 피와 눈물과 신음으로 뒤덮은 인간성 ‘도살’ 작업이었다. 90만명에 육박하는 알바니아계 주민들을 하루아침에 국경밖으로 내쫓고 그들의 집과 농장을 불태운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재건비용으로 100억달러가예상될 만큼 삶의 터전이 황폐화됐지만 그래도 고향 땅을 다시 밟게 된 이들은 운좋은 사람들이다. 최근 유고군이 코소보주에서 철수하고 국제평화유지군(KFOR)이 진주하면서속속 드러나고 있는 세르비아 군경의 만행은 ‘참혹’ 그 자체다.코소보주 85개 도시와 마을에서 세르비아계의 대량학살이 자행됐다고 보고되고 있으며실제 평화유지군이 진주하는 데마다 수십여개의 집단매장지가 발견되고 있다.나토를 포함,서방측은 유고 군병력이 학살한 알바니아계 민간인 숫자가 1만명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미 해외정보국(USIA)의 최근 보고서는 22만∼40만명에 이르는 알바니아계 남성들이 실종된 상태라고 밝혔다. 17일 영국 공수부대가 공개한 코소보 주도프리슈티나의 한 경찰서는 그동안 입으로만 전해진 세르비아계의 잔학행위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각 외신들이 ‘고문강간실’ 또는 ‘고문센터’라고 표현한 이 경찰서에선쇠로 만든 수갑이 가득찬 상자들과 함께 ‘마우스 셔터(Mouth-Shutter)’라고 새겨진 야구방망이들 외에 고문용으로 쓰인 칼과 곤봉세트들이 여기저기널려있었다.또 알바니아계 여성들을 성폭행할때 이용했던 방에서는 콘돔 여러 상자와 흥분제로 쓴 신경가스제 및 각종 음란물들이 갈기갈기 찢겨진 침대 매트리스 등과 함께 발견돼 당시 끔찍했던 상황들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지난 5월25일 이 경찰서로 끌려와 고문받았던 인근 주민 리자 크라스니치는그때도 15∼70세까지의 여러 알바니아계 남녀 주민들이 고문당하는 모습을목격했었다며 그중 일부는 완전히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고 증언했다. 그는세르비아 경찰들이 주민들을 마구 구타하며 이름과 주소를 묻고는 세르비아에 충성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영국의 제프 훈 외무차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에 공개된 경찰서는코소보주에서 얼마나 공공연하게 세르비아계가 알바니아계 주민들을 탄압하고 야만적 행위를 저질렀는지 확실히 보여주는 증거”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어떻게 같은 인간으로서 어린이들에게 기관총을 난사하고 젊은여성과 소녀들을 집단강간하고 시체를 대량으로 매장하며 살인의 증거를 없애기 위해 시체를 태울 수 있었는지 아직도 믿기 어렵다”며 “그러나 이 모든 일들이 코소보에서 실제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경옥기자 ok@
  • 다시 불붙은 경차 규격 논쟁

    경차 기준규격에 대한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현대와 대우자동차 양사가 한때 ‘규격 확대’ ‘현행 유지’를 각각 주장하며 팽팽한 공방을 벌였던 경차 규격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현행 법규상 경차의 기준 규격은 배기량 800㏄,길이 3.5m,너비 1.5m,높이 2.0m 미만으로 돼 있다. 새롭게 문제제기에 나선 측은 현대.애초부터 배기량을 1,000㏄미만으로,너비를 1.6m로 확대해 줄 것을 정부에 줄기차게 요구해 온 현대측은 최근 경차 시장이 축소추세에 있는 원인을 현행 규격에서 찾고 있다. 에어컨과 자동변속 차량이 일반화되면서 800㏄급 엔진에 부하가 많이 걸려연료효율이 떨어지는 데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경차 보유자의 불만사항을 자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엔진의 힘이 부족하다’거나 ‘저효율 연비’를 꼽았다고 밝혔다. 또 1가구 2차량 중과세 폐지로 이 제도가 폐지되기 전 면세혜택을 받았던경차의 메리트가 사라진 점,경기회복 조짐으로 소비자들사이에서 중·대형차 선호경향이 살아나고 있는점도 소비자들의 외면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차 판매추이를 살펴보면 96년 내수 승용차시장 점유율이 8.8%에서 꾸준히 상승,올해 1월까지 26.2%까지 올라갔다가 2월과 3월에 각각 17.6%,16.9%로 내리막 곡선을 그리고 있다.이 추세라면 98년 15만대가량 팔렸던 경차가 2004년엔 10만대미만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대우는 현대가 새삼스럽게 이 문제를 들고 나오는 데 대해 말도 안된다는 반응이다. 차량중량이 무겁게 설계된 현대의 아토스(마티스보다 40㎏ 더 무거움)의 경우 800㏄급 엔진으론 하중이 많이 걸릴 수 밖에 없다면서 그렇다고 배기량기준을 늘려달라는 것은 자사이기주의의 발로라는 주장이다.배기량 기준 확대를 주장하는 데는 경차시장에서 마티스에 밀리는 상황을 반전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꼬집는다.대우가 1,000㏄급 경차 생산설비가 없는 약점을노린 것이라는 얘기다. 현대측은 또 너비를 1.5m로 제한한 것도 차량 안전성에 문제를 야기,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국내 경차들이 유럽의 경쟁차종보다 차폭이 평균 11㎝가 작아 측면안전도가 떨어지고 실내공간이 좁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우측은 마티스의 경우 기존 규격제한 아래서도 수출호조를 이어가고 있어 규격제한에 따른 경쟁력 저하라는 논리는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하고있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이해가 맞서는 사안이어서 정부가 나서기 어려운 입장”이라며 “에너지 절약이라는 취지에서 800㏄급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기때문에 하루아침에 정책을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시장 환경의 변화에 맞춰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환용기자
  • 공직기강 쇄신 대책 반응

    “평생 곗돈을 부었는데 하루 아침에 계가 깨진 꼴이네요” 정부가 내놓은 ‘공직기강 쇄신대책’가운데 ‘3급 이상 공무원의 축의·부의금 접수 금지’조항에 대한 한 중앙부처 국장급 공무원의 반응이다. 그는 “‘공직자 10대 준수사항’은 당연히 지켜져야 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국장급이면 대부분 자녀 혼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면서 “그동안 애경사에 열심히 참석했던 것이 일종의 투자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섭섭한느낌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한 공무원은 “지금까지 고위직은 현직에 있을 때 자녀를 결혼시키려 애썼으나,앞으로는 자녀혼사를 위해 퇴직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접수금지가 공직사회의 새로운 관행을 만들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번 공직기강 쇄신대책에 대한 공직사회의 반응은 상위직과 중하위직 사이에 상당히 엇갈리고 있다. 이번 대책의 주요 ‘타깃’이라고 할 수 있는 고위직들은 ‘경조사 때 접수금지’ 등에는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대부분 “이번 대책의 방향은 대체로 옳은 것 같다”고 공감을 표시한다. 그러면서 “근무지를 옮길 때마다 거액의 전별금을 받는 것은 일부 직종에만 해당되는 일이었는데도 전체 공직사회의 잘못된 관행이었던 것처럼 국민들에게 인식됐던 것 아니냐”며 수긍한다. 특히 공직자가 정당이나 국회의원의 후원회에 가입하여 후원금을 내는 것을 제도적으로 봉쇄한 데 대해서는 “그동안 여당이나 소속 상임위 의원들이초청장을 보내올 때마다 너무 부담스러웠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중하위직들은 한결같이 “왜 일부 정무직이 저지른 일 때문에 모든공무원이 비판받아야 하느냐”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인터넷 행자부 홈페이지 ‘열린마당’에 글을 올린 한 공무원은 “한달에 80만원을 주면서 고급 유흥업소와 고급 의상실을 출입하지 말라니…”라며 이번 대책이 하위직 공무원의 상대적 빈곤감을 더욱 부추긴 점을 꼬집었다. 한편 경조사 때 화환·화분 주고받기를 금지한 데 대해 화훼업자들이 “꽃은 수년에 걸친 수급계획에 따라 재배되는데 하루아침에 정부정책을 바꾸어버리면 어떻게 하느냐”며 단체행동에 나설 채비를 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있어 정부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서동철기자 dcsuh@
  • 서방, 戰後 최대규모 유고복구 추진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파괴 대상인 유고가 하루아침에 복구 대상으로 바뀌었지만 그 막대한 비용은 서방국들의 부담이 되고 있다. 11주이상 퍼부어진 엄청난 화력으로 철저히 파괴된 유고가 백기를 들면서이제 나토회원국을 비롯한 서방 각국이 전후 최대 규모의 복구계획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판 마샬플랜’이 될 이 복구계획은 유고 붕괴를 그대로 놔뒀다간 발칸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많아 이를 막고자 하는 이유에서 계획되었다.유고의 피해는 우선 코소보내 산업기반시설을 비롯한 사회간접자본의 90%가 파괴되고 유고전역에서 60%이상이 붕괴돼 비용면에서 1,500억∼2,000억달러 상당의 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미 서방선진 7개국(G7)은 종전 이전부터 복구에 대비 논의를 해왔고 재건을 위한 특별기구의 설립을 합의한 상태이다. G7은 특히 복구와 함께 발칸지역의 경제협력 증진을 위한 방안도 심도있게논의했다.그러나 약50억∼80억달러로 추산되는 복구비용의 부담은 서방들로서는 전쟁시작 만큼이나 어려운 난제가 아닐수 없다. 클린턴 대통령은 발칸의 포성이 멈춤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선언과 동시에“유고의 복구비용은 유럽이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미국은 전쟁비용을 담당했기 때문이란 명분이다. 미국이 ‘부흥사업’에 생색만 내고 비용을 유럽에 미룰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의회와의 마찰 때문이다.사실 미국은 전쟁비용으로 이미 120억달러 이상을 쏟아부었는데 이는 걸프전 당시의 140억달러 다음으로 많은 비용으로 기록됐다. 가뜩이나 선거를 앞두고 기선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야당인 공화당은 민주당의 클린턴 행정부가 이끈 전쟁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어서엄청난 전비는 그냥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10일 의회가 내년도 국방예산을 심의하면서 9월30일 이후 유고내 어떤 전쟁이나 평화유지임무에 대한 비용지출을 막는 ‘스켈튼 법안’을 통과시킨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9월30일 이전 비용은 지난 5월 긴급비용으로 110억달러를 승인을 받았지만이는 평화유지에 턱없이 모자라는 실정. 유럽도 전쟁 종식에 아직 이렇다할 싫은 표정은 보이지않으나 승전의 기쁨과 북구비용 부담은 동전의 양면임에 틀림없다. hay@
  • 李廷彬 국제교류재단 이사장 인터뷰

    한·몽골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이정빈(李廷彬)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은 오는 6일 몽골을 방문,한국연구센터 설립을 위한 지원협약서에 서명을 한다.센터 설립을 계기로 한-몽 사전 편찬과 한·몽골 문화뿌리찾기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착수할 계획이어서 향후 양국 문화교류에 새 지평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다음은 이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몽골국립대 한국연구센터의 주요 역할은. 김대중 대통령의 몽골 방문 이후 몽골 현지에서의 ‘한국 열기’는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이러한 분위기에서 몽골에 처음으로 한국연구센터가 설립되는 것은 향후 양국 관계 개선에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큰돈은 아니지만향후 3년간 25만달러를 지원,한-몽 사전 편찬과 한국학 객원교수 초빙,장학금 지원,한국관련 도서 확충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한국연구센터 설립 의미와 앞으로 한·몽 문화교류의 방향은. 이번 사업은 한국학 지원의 모델을 삼는다는 의미가 있다.한정된 재원을 분산시키기보다 현지 유명 대학을 중심으로 집중 지원,최대의 효과를 거두는거점지원 방식이다.이번 사업이 성과를 거둘 경우 중국과 러시아 등에도 비슷한 방식의 한국학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일본의 경우 조만간 규슈대학에한국센터를 신설해 100만달러 상당의 기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몽골과의 문화교류는 학술·문화·인적 교류에 치중할 계획이다.특히 한·몽 문화 뿌리찾기와 관련해 한·몽 공동으로 양국 비교연구에 착수,인종적·역사적 유사성을 본격적으로 연구할 생각이다. 한국학 연구센터에 대한 해외 확대 방안은. 문화교류는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닌,장기 프로젝트다.마치 미래를대비해 나무를 심는 것과 같은 이치다.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다.문화적 공감대 없이 본질적인 관계진전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따라서 일회성과 한건주의를 자제하고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의 깊이와 폭을 넓히는 데 주력하겠다. 뉴욕 메트로폴리탄,파리 기메,영국 대영 박물관이 한국실 개설을 계획하는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동안의 한국학 지원 성과는. 92년부터 우리 재단은 미국과 유럽 등 서구국가를 중심으로 총 2,000만달러를 지원해 왔다.미국 하버드와 예일대,영국 옥스퍼드대 등 33개 대학에 43개 석좌교수직(한국학)을 개설했다.이의 범위를 일본과 중국,몽골 등 동아시아로 서서히 넓힐 계획이다. 오일만기자 oilman@
  • 鄭씨 수천만원어치 옷 판매 불명확

    검찰이 2일 발표한 ‘고가 옷 로비’ 의혹사건의 수사결과는 다음과 같은몇가지 의문점을 남기고 있다.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가 지난해 12월 중순쯤 실제로 수천만원어치의 옷을 팔았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검찰은 라스포사의 장부가 부실해 확인할 수 없는데다 정씨도 부인하고 있어 확인이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그러나 신동아 최순영(崔淳永)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씨는 지난해 12월19일 정씨로부터 ‘(검찰)총장 부인이 오면 밍크코트 등을 줄 예정인데 액수가 상당히 나오겠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고 동생도 정씨에게 ‘물건은 이미 총장부인에게 보냈으니 언니를 설득해 돈을 지불해 달라’는 전화를 같은달 21일까지 세차례나 받았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검찰은 전화가 오간 것은사실이지만 정씨는 이씨에게 단순 안부전화를,이씨의 동생에게는 ‘최근 언니와 배씨의 사이가 나쁘니 설득해 달라’는 내용으로 전화를 걸었다고 주장해 누구의 말이 맞는지 모른다고 해명했다. 이씨가 구입한 7,600여만원어치 옷의 사용처도 의문이다.이씨는 라스포사등에서 3,500만원짜리와 2,500만원짜리 밍크코트를 각각 1벌씩 구입하고 1,600만원어치의 옷 10여점을 구입했다.검찰은 2점의 밍크코트는 이씨와 이씨의 동생이 입었다고 밝혔지만 나머지 10여점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이씨가 다른 정·관계 인사 부인에게 로비 명목으로 사용했을 가능성도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태정(金泰政) 법무부장관의 부인 연정희(延貞姬)씨가 호피무늬 털 반코트를 되돌려준 경위도 석연치 않다.검찰은 연씨가 지난해 12월26일 라스포사에서 40만원짜리 베이지색 재킷을 구입했을 때 코트가 함께 배달됐고,연씨는 2∼3일 뒤에야 코트 배달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그러나 구입한 옷은 집에가서 곧바로 입어본다고 가정할 때 함께 배달된 코트를 연씨가 2∼3일이 지난 뒤에야 발견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수사발표문에는 연씨가 올 1월2일 김정길(金正吉) 전 행자부장관 부인 이은혜씨,전도사 정숙자씨와 함께 포천 기도원에 가면서 운전기사에게 코트를되돌려 주라고 지시했다고 설명돼 있다.코트 반환을 지시한 시점은 연씨가정말로 코트 배달 사실을 뒤늦게 알았는지 혹은 코트를 입고 다녔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사실관계다.그러나 검찰은 수사발표 전까지 연씨가 기도원에 간 시점이 1월4일이라고 밝혔었다.검찰이 이은혜씨와 정숙자씨조사를 마친 상황에서 세명이 관련된 날짜에 대한 기억이 하루아침에 달라질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사설]‘페리방북’ 이후

    한반도 긴장해소와 북한문제 해결의 기대를 크게 해주는 두 가지 일이 최근 잇따라 이뤄졌다.미국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의 방북과 핵개발 의혹을 받아왔던 금창리 지하시설에 대한 현장조사가 그것이다.두 가지 모두 결과에 대해 낙관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중대한 진전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페리 특사의 방북은 비록 기대됐던 김정일(金正日)과의 면담은 무산됐지만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한·미·일이 마련한 대북 포괄협상안을북한에 전달하고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관계개선을 약속하는 빌 클린턴 미대통령의 친서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오부치 일본총리의 메시지도 전했다.페리 특사는 25일부터 28일까지 계속된 방북기간동안 김정일과직결되는 당·정·군의 실력자들을 폭넓게 만나 대북포용정책을 설명하고 그들의 입장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북결과에 대해 페리 특사는 만족을 표시했고 북한도 즉각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았으나 진지하고 성실한 관심을 나타냈다는 사실이 주목된다.북한이페리 특사를 통해 최소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및 남북공존을 위한 포괄적인 대북포용정책에 대한 이해를 확실히 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진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대북포용정책에 대한 북한의 충분한 이해와 신뢰야말로 앞으로 남북간은 물론 북·미,북·일간의 대화와 관계개선의 바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핵개발 의혹을 받아왔던 금창리 지하시설에 대한 현장조사가 순조롭게 완료된 것도 사태해결의 전망을 밝게 해주는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실시된 미국조사단의 현장조사 결과 지하에 거대한텅 빈 터널들만 있는 ‘미완공 시설’이라는 1차결과가 발표됐다.핵관련 시설들을 깨끗이 치웠거나 앞으로 핵시설로 전용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한반도 안정을 위협하던 큰 요인 하나가 해소된 셈이다.이번 조사에서 보여준 북한의 제한없는 현장접근 허용과 협조도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로 주목할 만한 일이라 하겠다. 이제 북한이 공식적으로 어떤 응답을 해올 것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대결과 위협의 계속이냐,평화공존이냐는 북한의 선택에 달려 있다.북한이 국제적인 고립과 식량난을 비롯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선의 기회를 헛되이 놓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도 인내를 갖고 북한의 태도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포용정책의 성과를하루아침에 바랄 수는 없는 일이다.
  • [대한매일을 읽고] 술잔 强勸 관행 이젠 고쳐야

    최근 대학가에서 일어난 음주관련 사고를 접하면서 청소년이나 대학생을 둔 부모들의 걱정이 많다는 보도를 접했다(대한매일 26일자 14면). 이번 서울대학 축제때 동아리에서 음주후 행사를 치르면서 사고가 난 것을비롯해 대학가에서 음주와 관련한 사고가 빈번히 발생했다. 음주와 관련해 청소년이나 대학생 자신들이 적절한 대응능력이나 방법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그러나 음주에도 문화가 있다고 할 때 음주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나쁜 문화는 나쁜 관행들이 모여서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쁜 음주관행은 기성인들의 책임이 크다.상대방의 주량과 관계없이무조건적인 권주나 짧은 시간에 많이 마시는 폭음 등 나쁜 방법을 사회 전체가 고치는 노력을 기울일 때 대학가 등에서도 나쁜 음주관행이 자연스럽게사라질 것으로 생각한다. 정경내[모니터·지방공무원]
  • [사설] 조직폭력배가 무장하면…

    조직폭력배가 자동소총으로 중무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서울지검은 20일 외제 자동소총과 권총 등을 밀매하거나 사격연습용 실탄을 빼내 유통시켜온 조직과 사격선수 등 불법 총기류 사범 34명을 구속했다.그중 폭력조직 ‘배차장파’ 행동대원 1명이 고성능 조준경·연발소총과 함께 무려 5,000발에 이르는 실탄을 구입해 숨겨온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폭력조직이 고성능 외제 총기와 실탄을 대량 소지하고 있다가 적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그러나 지난 94년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던 ‘지존파’ 일당이 기관총 등을구입할 세부계획까지 세웠던 것으로 알려져 큰 파장을 일으켰고 지난해 일부 조직폭력배가 공기총을 개조한 소총을 지니고 있다가 적발되기도 해 폭력조직의 총기류 무장이 확산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동안 우리나라는 총기류 범죄의 안전지대로 치부돼 왔으나 90년대 들어러시아 등 동구권과 외국 범죄조직으로부터 총기류 밀반입이 늘어나면서 그불법유통이 이제 위험수위에 다다른 상태이다.청계천이나 남대문 시장 등에는 사단규모 병력을 무장시키고도 남을 군수품이 범람하고 있으며 돈만 주면 기관총과 로켓포도 구할 수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이다.이런 상황에서 무장한 폭력배들이 야산에서 사격연습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번에 검거된 조직폭력배도 구입한 실탄 300발을 이미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폭력조직이 이렇게 무장하고 총기류를 범죄에 사용하기 시작하면 우리 사회 안전은 심각하게 위협받을 것이다.범죄자가 총기를 소지해 경찰과 맞서는 상황이 벌어지면 미국·일본의 마피아나 야쿠자처럼 유흥가나 야간시간대 특정지역의 지배·통치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게다가 우리나라는 남북분단의 특수한 안보문제를 안고 있어 국가치안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번 사건 수사결과 사격선수와 코치가 태릉국제종합사격장에서 6만발의 실탄을 빼내 총포상에 팔아넘겼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도 기가 막히는 일이다. 도대체 사격장 관리가 얼마나 허술했으면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한심스럽다. 차제에 범정부차원의 총기류 안전관리대책이종합적으로 수립돼야 할 것이다.폭력조직의 동향을 철저히 감시하고 공항이나 항만을 통한 총기류 밀반입을 원천적으로 막을 특별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마약수사 전담반처럼 조직적인 수사체계를 확보해 불법무기 거래와 제조,유통구조를 지속적으로 감시 단속해야 한다.사격장의 실탄 관리실태를 점검해 그 개선책도 마련해야 함은물론이다.
  • [외언내언] 안티 미스코리아

    만약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눈과 클레오파트라의 코,소피아 로렌의 입술을합성하면 어떤 미인이 탄생될까.지난 97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앞두고 이 행사를 중계하는 방송사가 역대 미스코리아 중 가장 아름다운 눈·코·입을 조사하여 화면에 합성한 결과 너무나 흉물스러운 나머지 방영을 포기한 일이 있다.그 얼굴에 그 눈이 조화됐을 때 최상의 생명감을 연출한다는 것은미(美)의 기본이다.그러나 현대의 미인은 성형외과와 미용실,차밍스쿨에서조합되어 양산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인공적인 미에 대한 관심이 반감되면서 지난해엔 노인들이 ‘실버미인대회’를 열더니 이번엔 페미니스트저널인 ‘이프(if)’가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는 기존 미인대회의 문제점을제기하는 안티 미스코리아대회를 열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대회에 참가한 사람은 89살 할머니에서 10살 어린이들로 그들은 여자들끼리 나와서 서로가 예쁘다고 경쟁하는 행태를 강력하게 거부하고 있다. 여기에 참가한 유일한 남성인 한 대학생은 미인을 뽑는 미스코리아대회를 ‘우량 소’대회에 비유하면서 사람을 소 취급한다고 꼬집기도 한다.이런 정도라면 미스코리아대회의 의미가 뭔지, 그동안 어떤 공적을 세웠는지 따져볼 만하다.오히려 청소년들에게 미스코리아가 되는 일이 신데렐라처럼 하루아침에 쉽게 성공할 수 있는 방법임을 주입시키지나 않았는지도 묻고 싶다. 우리 사회에는 너무 많은 미인대회가 열리고 있다.해마다 100여개 대회에서 줄잡아 2,000명의 공인 미인을 탄생시킨다면 미인공해 수준이 아닐 수 없다.명칭도 지방의 특산물을 내세워 감귤이니 단감,옥수수,감자에서 머드아가씨니 고추·고추장,호박·새우젓아가씨 등등 각양각색이다.물론 내 고장의 특산품을 선전하고 발전시키자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그러나 왜 하필 미인대회냐 하는 것과 그래서 얼마나 성과를 거두었느냐를 돌아봐야 할 때다. 미인의 기준은 각자의 눈높이에 따라 다르지만 “가슴이 좀 크다거나 허리가 가늘다는 이유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눈물을 흘리는 일은 부끄럽다”고 한 한 시인의 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더구나 이런 일을 깨우치고선도해야 할 TV가 앞장서 이를 중계하는 일도 문제다.수치로 계량된 획일적 아름다움으로 여성의 성(性)을 상품화하려는 미인대회는 여성비하이자 개성을다양화하는 시대에서 뒤떨어지는 일일 수밖에 없다.미모는 물론 눈을 즐겁게 한다.그러나 볼테르는 ‘고운 심성은 혼(魂)을 즐겁게 한다’고 충고한다. 고추장아가씨니 새우젓아가씨 등 말도 안되는 소모적이고 낭비적인 행사가앞으로는 좀더 자제되기를 바란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