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하루아침
    2026-03-30
    검색기록 지우기
  • 자금수수
    2026-03-30
    검색기록 지우기
  • 에이브럼스
    2026-03-30
    검색기록 지우기
  • 극동방송
    2026-03-30
    검색기록 지우기
  • 조각작품
    2026-03-3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153
  • [공기업 취업 성공기] 예상질문 뽑아서 면접준비를

    [공기업 취업 성공기] 예상질문 뽑아서 면접준비를

    공기업은 인사채용에 있어서 공정성이 생명이다. 이에 따라 서류전형에 있어서 출신학교나 학점보다 토익 점수의 반영비율이 매우 높다.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공기업, 지원 분야의 평균 토익 상한선을 잘 파악하고 그에 걸맞은 점수를 획득해 두는 게 최우선적인 절차이다. 나는 7개월간 토익공부에 전념해서 안정적인 점수를 얻은 뒤에 전공 및 상식 공부에 치중했다. 공기업마다 필기전형(전공·상식·논술 등)과 문제의 유형(객관식·주관식·서술식) 등이 다양하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곳의 시험유형을 잘 파악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 시간이 부족하면 원하는 회사의 유형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는 전공공부를 깊이 있게 하기보다는 두루두루 빠짐없이 보았다. 대부분의 공기업이 전공 이론을 어렵게 꼬아내기보다는 전반의 지식을 평가하는 정도로 출제하기 때문이다. 상식공부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기본 상식책을 2∼3회 정독하고 사회적 이슈가 되는 것들은 신문을 스크랩해 가며 대비했다. 대부분의 공기업은 전공의 배점이 상식(논술)보다 2배 정도 높기 때문에 전공과 상식 공부시간도 2:1 정도로 배분했다. 면접은 하루아침에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평소에 자신을 표현하는 능력을 키우고 회사에 대한 정보를 틈틈이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인천국제공항공사 홈페이지와 관련기사를 꼼꼼하게 살폈다. 그런 뒤 현재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이슈를 중심으로 예상 질문을 뽑아 면접 준비를 했다. 또한 최근에는 공기업에서도 영어면접을 보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에 대한 준비를 미리 해두는 것도 좋다. 요즘은 많은 공기업들이 민간경영체제로 변해가고 있어 ‘공기업=안정적’이라는 등식도 옛말이다. 오로지 안정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는 곳에 입사했다가 갈등을 겪는 경우도 많다. 나 역시 지난해 초 평소에 생각하지 않았던 다른 공기업에 입사했다가 많은 갈등을 겪은 경험이 있다. 따라서 ‘무조건 공기업이면 된다.’라는 생각보다는 자신이 관심있고 역량을 발휘해 보고 싶은 공기업이 어딘 지를 생각한 뒤, 이에 대한 대비책을 차근차근 준비하는 여유를 가질 것을 권한다.
  • 인터넷 ‘황당 사진’ 진짜냐 가짜냐

    인터넷 ‘황당 사진’ 진짜냐 가짜냐

    인터넷 서핑을 하다 보면 종종 시선을 확 잡아끄는 사진들을 만나곤 한다. 네티즌이 올려놓은 것으로, 엽기적이고 우스꽝스럽거나 혹은 선정적인 사진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과연 진짜일까, 가짜일까?’,‘혹시 합성이나 조작은 아닐까?’ 이 같은 의문을 속시원히 풀어주는 방송 프로그램이 전파를 탄다. 신동엽·송은이의 진행으로 30일 오후 7시5분 첫 방송되는 SBS 파일럿 프로그램 ‘신동엽의 있다!없다?’가 그것. 이 프로그램은 디카와 폰카로 사진을 찍고 미니홈피 등을 통해 온라인 상에서 서로 공유하는 이른바 ‘인터넷 사진 문화’를 방송 사상 처음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쇼킹하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사진과 진짜처럼 현혹시키는 가짜 사진의 진위 여부를 추적·확인한다. 사진 속에 담긴 사연도 소개한다. 첫 번째 코너는 ‘스피드 퀴즈:생활의 발견!’.‘번화가 간판숲 속, 구불구불 휜 가로등’, ‘한 음식점에 있다는 지름 1.5m의 초대형 두루마리 휴지’ 등 진짜냐, 가짜냐를 놓고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사진을 추적한다. 두 번째 코너는 ‘이 한 장의 사진:특종을 찾아서’. 몸짱 아줌마, 떨녀 등 사진 한 장으로 하루아침에 유명인이 된 사람들의 사례를 찾아 사연을 소개한다.10대 사이에서 모르면 간첩이라는 소리를 듣는,‘지켜보고 있다’는 문구 위에 눈을 부릅뜬 평범한 외모의 남자와 7.5m 전신주 위에 매달린 사슴 사진 등의 비밀이 벗겨진다. 제작진은 “‘있다! 없다?’는 시청자들과 문자나 사진을 통해 실시간·쌍방향으로 소통하는 유비쿼터스 프로그램으로 ‘사진에 담긴 재미있는 대한민국’을 보여주자는 취지로 기획됐다.”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안동환기자의 현장+] 집행관 통해 본 ‘압류 인생들’

    [안동환기자의 현장+] 집행관 통해 본 ‘압류 인생들’

    빨간 딱지를 붙이는 사람들. 민사법원의 집행관을 이르는 말이다. 삶의 애환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목격하는 이들이다. 악질적인 채무자도 있지만 궁지에 몰린 남의 집 세간을 압류하는 그들의 업무는 공무이더라도 썩 내키지 않는 일이다. 사업 실패로 하루아침에 쫓기는 신세가 된 사람들, 몇푼 안 되는 전셋집을 내놓고 거리로 나앉아야 하는 사람들. 그들이 마주치는 ‘악밖에 남지 않은 인생’이다. 지난 5∼6일 서울중앙지법 집행관실의 집행2부와 5부의 압류와 경매, 명도 등 강제집행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6일 오전 서울 신당동의 한 다세대주택 지하. 아기를 업은 30대 주부는 “법원에서 명도집행을 나왔다.”는 말에 털썩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돈 벌러 나간 남편은 연락조차 되지 않고 있다.“보증금 6000만원이 경매로 넘어갔다고 하루아침에 800만원만 받고 나가라니…갈 데가 없어요.” 눈물을 글썽인다. 집행5부 최성배 집행관이 달랜다.“오늘은 예고차 왔으니 빨리 갈 곳을 마련하세요. 어쩌겠어요.” 팀원들의 표정도 어둡다.20년 베테랑인 서창민 과장은 “넋 나간 표정으로 자포자기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한다. 이날 집행5부는 80대 노인의 단칸방부터 장애인의 임대 아파트 살림살이까지 들어내는, 정말 하기 싫은 일을 했다. 집행관실에서 가장 기피하는 업무는 명도와 철거. 그렇지 않아도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거리로 쫓아내려면 손발이 움직이지 않는다. 병으로 누운 채무자와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애들을 보고 몇 만원을 되레 쥐어주고 온 일도 있다. 최 집행관이 지난해 12월 봉천동의 한 아파트에 명도 집행을 하기 위해 갔을 때다. 채무자는 팔순 노모와 50대 장애인 아들. 모자가 갈 수 있는 보호시설조차 없었다.“날이라도 풀리는 봄에 하자.”고 채권자를 설득했다.“사람부터 살려야지 무슨 수로 집행을 하랴.” 집행관들의 딜레마다. ●빚진 사회…무너지는 자영업자들 5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서초동의 한정식집. 집행2부 팀원들의 첫 목적지이다. 채권자와 열쇠기술자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다. 채권자의 입회하에 굳게 닫힌 현관 열쇠를 따고 들어가자 30대 남성 1명이 “누구냐.”며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묻는다. 법원에서 나왔다고 하자, 사내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순간 몸싸움이라도 벌어질까 긴장했지만 그도 밀린 월급을 받지 못한 채권자였다. 사내는 닫힌 식당 안에서 홀로 숙식을 하며 주인의 행방을 찾고 있었다. 신왕식 집행관의 지시로 대형 냉장고부터 TV, 에어컨까지 돈이 될 만한 물품에 빨간딱지가 붙는다. 이 식당은 약속어음 600만원을 갚지 못해 유체동산이 압류됐다. 다음 행선지는 3600만원을 갚지 못한 대치동의 한 요가 학원. 카운터에 놓인 컴퓨터와 팩스, 전화기에 빨간딱지가 붙자 채권자가 불만을 토해낸다.“더 압류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이거 팔아봐야 돈이나 되겠느냐는 항변이다. 사방 벽면이 거울로 덮인 수련실 안을 둘러본 신 집행관이 “뭐 있어야 압류를 하죠. 채권자가 한번 보세요.”라고 말한다. 채권자는 기대에 못 미치는지 긴 한숨을 내쉰다. 집행2부의 관할구역은 강남구. 요즘은 압류와 명도(건물이나 토지를 넘겨주는 업무) 집행 대상 대부분이 자영업자라고 한다.‘강남 경기’도 옛말이라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9개 집행팀의 하루 평균 압류 건수는 180여건. 집행2부,5부와 동행한 이틀 동안 다방, 보습 학원부터 벤처 및 영세기업 사무실까지 10여곳이 압류됐다. ●추락에는 날개가 없다?대통령 인척, 변호사까지 삼성동의 한 원룸 건물 앞. 채권자인 카드사 직원이 “며칠째 사람이 없다.”며 탐문 결과를 전한다. 건물주의 동의를 받아 문을 따고 들어가자 12평 원룸은 쓰레기장이나 다름없다. 곰팡이 핀 라면 국물부터 온갖 잡동사니가 널려 있다. 채무자는 청담동의 63평짜리 고급빌라에 살다가 쫓겨 왔다는 부도난 중소기업 사장. 이날 온 이유는 그의 카드빚 200만원 때문이라고 한다. 타워팰리스에 살던 전직 대통령의 인척부터 전직 장관, 변호사, 의사, 세무사까지 압류 대상은 다양하다. 신 집행관의 경험.“압류를 하러 갔는데 낯익은 사람이 문을 열더라고요. 이름만 대면 알 중견 연기자가 잠옷바람으로 서 있더군요.”신 집행관은 “서민들이야 카드빚이 대부분이고 재산도 뻔하지만 ‘있는 사람들’은 압류 전에 명의를 바꿔 놓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도시의 최첨단 요새, 압류도 피해간다 부촌일수록 압류 집행이 쉽지 않다. 집행관들이 가장 어렵다고 털어놓는 곳은 타워팰리스와 평창동의 고급 주택가.‘요새’라고 표현한다. 타워팰리스는 접근 자체가 어렵다.1층에서 신원 확인을 하고 인터폰으로 채무자와 대화를 나누지만 대개 “협조할 수 없다.”는 대답이나 욕설만 돌아온다. 지문 인식 열쇠나 암호화된 디지털 열쇠는 여는 것이 불가능하다. 집행관들은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온 압류 장면에 불만이 많다. 검은 양복을 입고 구둣발로 집에 들어가거나 아이들 앞에서 아무데나 빨간딱지를 붙이는 것은 실제와 다르다는 것이다. 압류 물품은 채권자 앞에서 모두 목록에 기재된다. 빨간딱지를, 그것도 보이는 곳에 붙이지는 않는다. 아이들만 있는 집은 더욱 조심스럽다. 혹 상처로 남을까봐 집 밖으로 내보내거나 데리고 나가 과자를 사주며 못보게 한다. ●돈 앞에서 전쟁! 곳간에도 인심은 없더라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을수록 집행관들은 곤혹스럽다. 명도나 철거 집행을 갔다가 양손에 식칼을 들고 휘두르는 채무자의 위협을 받기도 하고 심지어 똥벼락을 맞는 일도 심심치 않게 경험한다. 추석에는 채무자를 압박하기 위한 압류가 급증한다. 일명 ‘보따리 싸기’. 남대문과 동대문 등 시장 상인들의 물품을 압류하는 것을 가리키는 직원들의 은어이다. 추석 2주전부터 몰려든다. 채권자들이 추석 직전에 압류를 하면 물건을 팔기 위해서라도 상인들이 빚을 갚는 것을 노린다는 설명이다. 지난달에는 모 시중은행의 행장실이 압류됐다. 채권자가 19억원을 돌려주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는 은행을 상대로 마지막 히든카드를 던진 것. 은행장실에 빨간딱지가 붙었다. 은행측은 외부에 알려질까봐 사흘 만에 돈을 갚았다. 보복성 압류도 있다.‘축의금 압류’ 같은 것이다. 결혼식이나 회갑연을 겨냥해 채권자가 법원에 압류 집행을 신청한다. 인륜지대사인 결혼식이나 잔칫집에 가서 돈봉투를 수거하는 일은 여간 곤혹스럽지 않다. 축의금은 그 자리에서 누구에게 낸 것인지 판별해 수거한다. 6일 오후 방배동의 한 고급빌라 단지. 빌라에서 압류된 동산의 경매가 열렸다. 압류 대상자는 시가 30억원이 넘는 빌라 건물의 주인. 건축법 위반으로 선고된 벌금 50만원을 내지 않자 검찰청이 압류를 신청했다. 결정문의 메모지에는 ‘납부 의사가 전혀 없으며 욕설로 일관하는 고의적인 벌금 미납자’라는 검찰 의견이 기재돼 있다. 경매 물품인 냉장고는 이날도 유찰돼 최저가는 벌금에도 못 미치는 34만 3000원으로 떨어졌다. 팀원들의 쓴소리.“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은 순 거짓말입니다. 단돈 29만원밖에 없다는 전직 대통령처럼 있는 사람들이 더 뻔뻔해요.” sunstory@seoul.co.kr
  • [스포츠 포커스] 한국유도 ‘노골드’ 수모… “예견된 일”

    지난 1980∼90년대 올림픽만 열렸다 하면 금메달 2∼3개를 한꺼번에 따내며 관계자들의 화색을 돌게 해준 종목. 후련한 업어치기 한판으로 국민들의 시름을 한방에 날려주던 ‘효자 종목’ 유도가 심각한 침체에 빠졌다. 그동안 하형주·김재엽·안병근·전기영·김미정 등 내로라하는 ‘올림픽 스타’들을 줄곧 배출해냈던 유도였기에 최근 침체는 더욱 가슴 아프다. 12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막을 내린 세계유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한국의 남녀 유도는 달랑 동메달 1개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어 ‘충격’에 휩싸여 있다. 그것도 60㎏의 조남석(포항시청)이 마지막날 패자부활전을 거친 끝에 가까스로 따낸 것이다. 자칫 지난 75년 이후 처음으로 ‘노메달’의 수모를 겪을 뻔했다. 하지만 이것도 지난 71년 서독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종삼이 63㎏에서 동메달 한 개만을 따낸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불과 2년 전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3개로 종합 2위를 차지하는 등 꼬박꼬박 금맥을 이어왔던 한국 유도로서는 몰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력은 종잇장 차이 이번 대회에서는 네덜란드가 금메달 3개를 휩쓸며 ‘유도 종주국’을 자부하는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한 가운데 쿠바와 중국 역시 2개의 금메달을 따내 신흥 강호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리고 프랑스·영국·헝가리·러시아·브라질·북한이 금메달을 한 개씩 따는 등 각국이 고루 금메달을 나눠가졌다. 세계 유도의 평준화는 유럽과 남미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비롯됐다. 유도는 이미 유럽에서 인기 스포츠로 자리잡은 종목이다. 안병근 대표팀 감독은 “각 나라 대표선수들의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하다.”면서 “대진운과 당일 컨디션이 성적을 통째로 좌우한다.”고 말할 정도다. 세대교체를 진행 중인 일본과 아직까지 척박한 토양의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정도를 빼면 한국만이 뒷걸음질치고 있는 셈. ●“유도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또 하나는 엷은 저변의 문제다.2500여명에 달하던 유도 선수층은 최근 5년 사이 1500여명으로 급격히 줄어들었고, 고등학교 유도부 숫자도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거둔 성적은 한국 유도의 현실에 비춰봤을 때 기대이상이었으며 이번 대회의 부진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고 강조한다. 이런 측면에서 권성세 전 유도국가대표팀 감독의 말은 의미심장하다.“유도 금메달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습니다. 비인기종목에 대한 홀대가 심각한 상황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현실입니다.” 현재 보성고를 지도하고 있는 권 감독은 “선수 기근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국민적 관심조차 축구 등 인기 종목에 밀려나니 대회 한번 제대로 치르기 어려울 정도”라고 토로했다.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국은 마지막날인 12일 비공식 친선경기인 남녀 단체전에서 일본과 프랑스를 상대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내 가까스로 체면을 세웠다. 그러나 ‘유종의 미’를 거뒀다는 기쁨보다 씁쓸함이 앞선다. 종합우승 일본의 ‘뒤풀이’를 거들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대표팀에서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파트너 선수 증원을 요청했지만 태릉선수촌 수용과 비용 문제를 들어 거부됐다. 체급별로 파트너가 1명씩 있지만 다양한 선수와 맞상대하며 기술을 보태기에는 역부족이다. 두터운 선수층으로 대표팀 선발의 경쟁 구도를 확대하는 것, 라이벌 대결 등을 통해 유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는 것도 과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儒林(419)-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44)

    儒林(419)-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44)

    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44) 결국 맹자의 이 대답은 공손추가 질문하였던 ‘부동심’을 터득하는 방법에 대한 결론이었다. 맹자는 내가 한결같은 ‘부동심’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첫 번째로 ‘말을 아는 것(知言)’과 두 번째로 ‘호연지기를 잘 길렀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이었다. 그러자 공손추는 다시 묻는다. “감히 묻겠습니다. 무엇을 호연지기라 합니까.” 이에 맹자는 한마디로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그것은 말로 하기 어렵다(難言也).” 그 어떤 백가제가의 사상가들과도 논전을 벌여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던 백전백승의 투장 맹자도 ‘호연지기’에 대해서는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일단 물러서지 않는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호연지기’. 이는 불교에서 말하는 ‘문자로 표현될 수 없고(不立文字), 말로 설명할 수 없어 따로 전해야 하는(敎外別傳)’ 불법의 진리와도 같은 맥락을 갖고 있다. 따라서 맹자의 ‘호연지기’는 유교의 심법(心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불교의 선(禪)에서 온정신을 집중시켜 화두를 타파함으로써 ‘마음을 볼 수 있는’(見性) 것처럼 맹자가 말하였던 ‘호연지기’역시 정신을 집중시켜 온 마음을 기(氣)와 의(義)로 가득 채워야 하는 유교의 선법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맹자는 유가에 있어 서슬이 퍼런 선객(禪客)이자 검객(劍客)이었던 것이다. 그러고 나서 맹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기 시작한다. “호연지기는 지극히 크고 강한 것이니, 곧은 마음으로서 잘 기르고 해침이 없으면 하늘과 땅에 가득 차게 된다. 또한 호연지기는 의로움과 도에 달려있는 것이니, 이것이 없어지면 쭈그러든다. 호연지기는 의로움을 거듭하여 만들어지는 것이지 갑자기 하루아침에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중략)… 그러므로 반드시 호연지기를 기름에 있어 효과를 미리 성급하게 기대하지 말고 마음에도 잊지 말아야 하며 억지로 조장하지도 말아야 한다.” 맹자의 대답은 한마디로 난해하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호연지기’를 기르는 것은 마치 풍선을 입김으로 채우는 것과 유사함을 잘 알 수 있다. 이 우주만물은 하나의 거대한 풍선이며, 나의 몸 역시 지극히 크고 강한 풍선이다. 이 풍선을 가득 채우는 것은 오직 바르고 정직한 마음의 입김인 것이다. 남을 해치는 마음이나 사악한 마음의 입김으로는 불어지지 않는다. 오직 의로운 마음에서만 입김이 나와 풍선이 채워지는 것이다. 사악한 마음으로 입김을 불어 보면 풍선은 쭈그러들 뿐이다. 천지와 내 몸은 혼연일체이니 내 몸을 의로운 호연지기로 가득 채우면 곧 천지를 가득 채우는 것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입김은 성급하게 하루아침에 채워지는 것이 아니다. 조금씩 조금씩 호연지기를 길러 서서히 입김으로 불어야만 채울 수 있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맹자는 성급하게 호연지기를 기르는 마음을 송나라 사람의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 송나라에 한 농부가 있었다. 그는 모를 심고 나서는 그 모가 빨리 자라지 못함을 안타깝게 여겼다. 그래서 꾀를 낸 끝에 그 모를 하나씩 하나씩 손으로 잡아당겨 놓았다.…”
  • [기고] “공무원 계급구조 박물관으로 보내라”/김명식 중앙인사위원회 정책홍보관리관

    [기고] “공무원 계급구조 박물관으로 보내라”/김명식 중앙인사위원회 정책홍보관리관

    최근 행정자치부를 비롯한 일부 부처에서 기업형 팀제를 도입하고 있다. 팀제는 원래 경쟁이 치열한 민간기업이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만든 조직모델이다. 그런데 행정기관도 피라미드식 계급구조와 서열문화를 탈피해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하려는 목적에서 이를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건국 이래 우리나라 정부의 계층구조는 공무원의 신분과 계급의 바탕 위에 줄곧 서 있었다. 예컨대 실장은 1급, 국장은 2·3급, 과장은 3·4급 중에서만 임명토록 함으로써 직위가 높은 사람은 반드시 신분등급(계급)도 높게 책정됐다. 그래서 9급에서 1급까지의 ‘계급’은 공무원의 신분 또는 직위와 동의어처럼 인식돼 왔다. 부연 설명하면, 우리나라의 공무원은 모두 일정한 신분 값, 즉 ‘직급’을 갖고 있다. 직급은 직무수행 범위를 나타내는 횡적 직렬과 종적 계급을 합한 개념으로서, 모든 공무원은 바둑판처럼 세분되어 있는 직급체계의 어느 하나에 속하게 돼 있다. 때문에 공무원의 직급은 신규채용, 보직, 정원, 정년은 물론, 퇴직연금까지 결정하는 인사관리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그래서 직급이 오르는 승진은 공무원의 지상목표가 되어 버렸고, 또 직급에 따라 처우수준이 결정되다 보니 성과관리를 저해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기관 입장에서도 직급에 상응한 보직을 주어야 하므로 조직의 탄력성이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지고 보면 우리 공직사회의 계급구조는 그 뿌리가 매우 깊다. 지체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 위에 군림하던 과거 신분사회에서 계급은 곧 신분의 상징이었다. 계급이 높은 사람은 당연히 지위와 신분도 높고, 그에 걸맞게 사회적 영향력도 컸다. 사람의 팔과 몸을 뜻하는 지체(肢體)라는 단어에서 ‘지체가 높다.’는 관용어가 파생된 것도 계급과 사회적 신분을 동일시하는 독특한 문화 때문이었으리라. 그런 점에서 직위와 계급을 사실상 1대 1로 연결시켰던 우리의 오랜 공직문화에서 ‘팀제’는 하나의 변화 신호탄이 되고 있다. 왜냐하면 팀제를 도입하는 기관들이 직위와 계급을 1대3 내지 1대4로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본부장은 1·2·3급, 단장은 2·3·4급, 팀장은 2·3·4·5급 중에서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로써 극단적인 경우 3급 본부장 밑에 2급 단장 또는 2급 팀장이 일하는 ‘계급 역전’도 가능하게 되었다. 이는 종래 ‘높은 계급은 직위도 높다.’는 계급의 본질적 속성을 깨뜨리는 것으로서 결국 계급의 존재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므로 정부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이제 공무원의 신분을 서열화하는 낡은 계급구조는 제복근무 등 극히 일부 직종을 제외하고는 모두 박물관에 보내야 한다. 그리하여 인사관리의 패러다임을 계급중심에서 직무의 비중과 성과, 역량 중심으로 바꾸어야 한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속도조절이다. 모름지기 모든 개혁과 변화에는 ‘연착륙’이 필요한 것이다. 계급을 그대로 둔 채 열심히 일하던 공무원이 어느 날 갑자기 직급(신분)이 낮은 공무원의 지휘감독 아래로 들어가고, 보수는 오히려 더 많이 받는 모순적 상황이 단시일 내에 파급되면 곤란하다. 오랫동안 유지되던 계급구조를 하루아침에 철폐할 경우 자칫 공직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등 후유증도 생길 우려가 있다. 따라서 3급 국장급 이상 고위공무원부터 직급 구분 없이 직무 중심으로 관리하기 위한 ‘고위공무원단제도’의 도입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계급구조의 해체는 ‘위로부터의 단계적 개혁’이 가장 실현가능성이 높은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김명식 중앙인사위원회 정책홍보관리관
  • 18일 개봉 영화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주인공 캐릭터의 질감을 즐기는 데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코미디가 있다.18일 개봉하는 ‘이대로, 죽을 순 없다’(제작 매쉬필름)가 딱 그런 코미디물이다. 누군가 처절히 생존 몸부림을 치고 있을 듯 단호한 뉘앙스를 풍기지만, 제목부터 코미디의 소명을 다하고 보려는 작품이다.‘이대로’는 극중 주인공 이름. 데이트를 즐기느라 잠복근무 중에 비상사태가 발생했는데도 간 크게 ‘땡땡이’를 치는가 하면, 소소한 뇌물을 은근슬쩍 잘도 챙기는 불량형사이다. 그 캐릭터를 ‘작지만 굵은 연기’를 구사해온 이범수가 맡았다. 형사가 주인공임에도, 영화는 액션의 비중이 거의 없는 가족코미디의 얼개를 갖췄다. 여덟살 난 딸 현지(변주연)를 혼자 키우고 있는 강력계 형사 이대로의 생활신조는 어떻게든 가늘고 길게 사는 것. 그런 그에게 정신이 번쩍 들 일이 닥친다. 별 생각없이 찾아간 병원에서 뇌종양으로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자, 그는 혼자 남겨질 딸을 위해 하루아침에 ‘우량 형사’가 되기로 마음을 바꿔먹는다. 영화는, 딸에게 남겨줄 수억원의 사고 보험금을 타겠다고 물불 안 가리고 순직 기회만 찾는 주인공의 엎치락 뒤치락 코믹 해프닝으로 채워진다. 요리조리 피해 다녔던 강력사건 현장을 골라서 뛰어드는데도 죽기는커녕 사건해결의 수훈을 세우는 주인공의 활약상에 영화는 ‘올인’했다. 이범수의 동선에서 한 순간도 카메라가 비켜나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그의 원맨쇼 같은 드라마에서 단조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장치는, 유쾌한 조연들의 캐릭터. 하루아침에 돌변한 이대로의 행동들에 의심을 품고 쫓아다니는 얼치기 신참 차형사(최성국), 이대로의 어려움에 늘 발벗고 나서주는 선배이자 인정많은 파트너인 강형사(손현주) 등이 코미디의 강도를 부추기는 데 한몫을 한다. 진한 부성애를 부각시킨 영화에 TV에서만 만나던 탤런트 강성연이 꽤 큰 배역으로 등장하는 것도 신선하다. 핏덩이를 버렸던 철없던 현지의 생모로, 코믹 어조로 일관하는 영화에서 잔잔한 감동의 조미료가 됐다. 주·조연 캐릭터들이 빚는 엇박자 소동의 유쾌함을 빼면,‘고감도’라고 말할 만한 대목이 딱히 없는 코미디이긴 하다. 그러나 어쩌면 이 작품의 최대 장점은 거기에 놓여있을 수도 있다. 극장을 나서면서 모든 정보를 잊어버려도 괜찮은, 담백해서 즐거운 코믹드라마로는 충분히 ‘본전’을 뽑을 수 있을 것 같다.‘접속’‘텔미썸딩’ 등을 조연출한 이영은 감독의 데뷔작.12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13) 일본경제 회생의 원동력 렌고

    [일본을 다시본다] (13) 일본경제 회생의 원동력 렌고

    |도쿄 특별취재팀|일본 도쿄도(都) 치요다구(區)에 있는 도쿄전력 본사. 국영기업에서 민영화된 지 오래된 알찬 기업이지만, 올해 직원(3만 8950명)들의 임금을 삭감했다. 지난 3월 노사는 올해 연봉을 지난해에 비해 1인당 평균 3000엔 가량 줄이는데 합의했다. 액수는 크지 않지만,4년째 내리 삭감했다는 점에서 적잖은 의미를 지닌다. 독점적 산업에서 경쟁업체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사측의 요구를 노조가 뿌리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신 사측은 오래 전에 사원 전용병원을 설립해 직원들이 싸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회사 소유 주택도 임대해 주는 등 후생복지에 적극적이다. 도쿄전력의 예에서 보듯이 일본의 노사화합은 철저히 회사는 직원을, 직원은 회사를 위하는 ‘상생의 노사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여기에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렌고는 회원수 765만여명으로 일본에서 규모가 가장 큰 노조연맹.61곳의 크고 작은 노동조합이 가입해 있다. 도쿄전력에 들른 뒤 인접해 있는 렌고 본부를 찾았다. #렌고의 탄생은 노사 갈등의 산물 취재에 응한 다다요시 구사노 사무국장은 “렌고는 노사 갈등의 후유증을 이겨내기 위해 노동조직끼리 자연스레 의기투합해 형성된 이익단체로 규정할 수 있다.”며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을 무난히 버텨내고 새로운 경제활력을 되찾아 가는 이면에는 렌고의 역할이 컸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렌고는 총평, 동맹, 신산별, 중립노련 등 4개의 중앙 노동조직이 통합돼 1989년 출발했다.50년대초부터 시작된 노사의 극한 대립구도로는 노동자도, 회사도 생존하기 어렵다는 점을 깨달은 게 작은 출발점이었다. 이후 생산성본부가 만들어진 계기가 됐다. 지금의 사회경제생산성본부의 효시다. 생산성본부는 당시 ▲노사협의 충실화(사전협의) ▲생산성 향상(경제적 효과) ▲기업의 성장을 통한 고용증가 등 3대운동을 줄기차게 펼쳤다. 렌고가 힘을 얻으면서 매년 5월쯤이면 노조의 연례행사처럼 등장하는 춘투(春鬪)가 차츰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한 업체가 노사협상을 위해 투쟁전선을 형성하면 다른 업체들이 잇따라 모방하는 춘투(春鬪)는 ‘쓸모없는 유물’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노동정책본부의 쓰네유키 다나카 기획조사그룹장은 “일본에서 춘투는 매스컴에서 가끔 등장하는 용어에 불과하다.”며 “지금의 노사관계는 서로 토론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춘토(春討)’로 자리매김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일본의 각종 통계자료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2003년 연합총합(連合總合) 생활개발연구소가 민간기업에 근무하는 노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노동조합에 관한 의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노조와 회사의 관계에 대해 ‘조합이 양보하고 있다.’는 응답이 49.2%였다. 반면 ‘회사가 양보하고 있다.’는 응답은 8.0%,‘어느 쪽도 양보하는 것이 없다.’는 17.0%였다. 노조가 회사를 위해 더 많이 양보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도쿄전력 노조의 다카시 가와타 중앙서기장은 “일본 노사는 협력관계의 틀이 잘 짜여져 있다.”며 “다만 노조가 회사를 위해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앞으로 고민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春鬪→春討로… 다음 목표는‘고용과 사회복지’ 하지만 노사화합은 더 이상 렌고의 목표가 아니다. 일본의 실업률은 2%대에서 5%대로 높아지고 있고, 고령화 문제로 사회가 골머리를 앓고 있어서다. 그런 맥락에서 렌고가 고용과 사회복지를 향후 과제로 삼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렌고는 4년 전부터 실업자 140만명의 일자리찾기 운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이 운동에는 경단련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렌고는 아울러 2002년 10월 ‘21세기 사회보장 비전’이란 보고서를 마련해 출생에서 성장기에는 아동복지를, 취업·결혼·출산 등을 위해서는 의료·육아지원 등 각종 복지와 고용보험 등을, 퇴직 이후에는 연금으로 생계를 꾸려갈 수 있는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정부측과 협의를 통해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사회보장기금 신설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노사화합의 공생관계 모델 구축을 통해 일본경제 회복의 원동력이 됐던 렌고. 이제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노동자의 실질적인 사회복지를 통한 ‘일본의 새로운 10년’의 중추역을 자임하고 있다. bcjoo@seoul.co.kr ■ 고민하는 렌고 |도쿄 특별취재팀|렌고가 요즘 드러내 놓고 고민하는 문제가 바로 비정규직이다. 일본의 비정규직 비율은 1997년 24.6%(1260만 5000명)에서 2004년 34.5%(1690만 2000명)로 약 10%포인트 상승했다. 숫자로는 430만명 증가했다. 반면 정규직은 75.4%(3854만 2000명)에서 65.5%(3208만 8000명)으로 645만명 줄었다. 앞으로 적절한 정책 대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수년내 비정규직이 전체 고용자의 50%에 육박할 것으로 렌고는 추정하고 있다. 비정규직 가운데 골칫거리가 이른바 ‘프리터’(FREETER·대학을 졸업했지만 뚜렷한 직장없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와 니트족(NEET:Not in Employment,Education or Training·교육이나 기술습득은 물론 구직활동도 하지 않으려는 사람). 일본 국민백서에 따르면 프리터는 98년 182만명(가사노동 포함)에 불과했으나, 이후 줄곧 늘어 2003년말에는 450만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청년층(15∼34세)의 약 20%에 해당되는 숫자다. 니트족의 문제도 심각하다. 일본 총무성의 노동력조사 연구에 따르면 1995년 29만 4000명이던 것이 2000년에는 75만 1000명(청년층 인구의 2.2%),2005년에는 87만 3000명(2.7%)으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2010년쯤에는 98만 4000명(3.4%),2015년 109만 3000명(4.1%),2020년 120만 5000명(4.8%)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본 사회경제생산성본부 관계자는 “니트 인구 및 비정규직의 증가는 직접적으로는 노동 투입을 감소시키는 한편 간접적으로는 자본투입에도 영향을 미쳐 잠재성장률의 저하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일본 제일생명경제연구소는 니트족의 증가에 따라 잠재성장률이 2000∼2005년 0.25% 포인트,2005∼2010년 0.28% 포인트 줄어들고 2020년쯤에는 잠재성장률(1.47%)이 0.72%로 반감될 것으로 추산했다. bcjoo@seoul.co.kr ■ 구사노 렌고 사무국장 |도쿄 특별취재팀|“산업(업종)별로 키울 것은 키우고, 줄일 것은 줄여주는 역할을 렌고가 해야 합니다. 기업의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고는 개인이 잘 될 수 없습니다.”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렌고)의 구사노 다다요시 사무국장은 “앞으로 노동시장이 유연해지면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며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의 양극화를 줄이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구사노 사무국장은 도쿄대를 졸업한 뒤 1953년 닛산자동차에 입사해 당시 노조원으로 100일간의 임금투쟁에 참여하는 등 노조활동에서 강성 인물이었다. ▶일본의 노사관계를 평가해 달라. -전체적으로 협력관계가 정착됐다. 하지만 민간기업과 달리 공무원노조는 노동기본권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도 대립적 요소가 강하다. ▶일각에서는 ‘렌고의 비투쟁성을 빗대 일본 노조는 죽었다.’는 얘기도 하는데. -렌고가 업종별 임금상승안도 내놓지 않고 뭐하느냐는 비난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노동자의 기본생활을 보장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게 렌고의 생각이고 역할이다. 지난해부터 대기업보다 임금이 적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임금기준을 금액까지 정해 주고 있다. ▶앞으로 렌고의 역할은. -사회보장제도와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 이는 노조만으로는 안된다. 정부도 적극 나서야 한다. 고이즈미 총리는 시장경제 지상주의에 빠져 있다. 시장에 맡기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식이다. 하지만 약육강식의 사회를 가속화시키면 약자만 더 어렵게 되고, 그렇다고 경제상황이 하루아침에 크게 나아지지도 않는다. bcjoo@seoul.co.kr
  • 大入논술특강 초중생 부모 ‘북적’

    “논술엔 독서가 왕도라는 것을 누가 모르나요. 그런 독서지도를 학교에서 할 수 있는지가 문제죠.” 15일 서울 마포문화체육센터에서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대입논술 및 서술형평가에 대비한 독서·논술지도 방법’ 특강에 700여명의 학부모들이 몰렸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사람은 여느 대입 설명회와는 달리 초등·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대부분을 차지해, 논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이들은 “논술이 중요하다고는 하는데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초등·중학생도 논술 걱정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에 사는 강숙희(41)씨는 “아들이 아직 초등학교 4학년인데도 엄마들이 모였다 하면 논술 얘기뿐”이라면서 “아이를 1년 반 정도 독서회에 보내기는 했는데, 통합교과형 논술이니 하는 것이 워낙 생소한 데다 자꾸 제도가 바뀐다니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김은선(36)씨도 “얼마 전 학교에서 ‘앞으로 서술·논술형 문제를 늘릴 것’이라는 통신문을 받고 새삼 논술지도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에 맞춰 교사 1명이 30∼40명의 학생이 쓴 논술답안에 일일이 첨삭해 주는 등 개별 지도가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걱정했다. 김씨는 “몇몇 선생님들은 개별적 노력이나 연수 등을 통해 지도방법을 개발하겠지만, 이게 먼저 이루어지고 난 뒤 제도를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지금은 교사도 학생도 함께 우왕좌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학교에서 논술 가르칠 준비 돼 있나”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둔 이은영(42)씨는 “논술의 왕도라는 독서교육이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닌 만큼 학교에서 초등학교 1학년부터 차곡차곡 이루어져야 하는데, 현실은 거의 불가능한 것이 사실 아니냐.”면서 “게다가 통합교과형 논술 등으로 점점 어려워 진다는데, 이걸 가르칠 수 있는 선생님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고2·중1 자녀를 둔 배동순(45)씨도 “너무 불안하니까 엄마들이 모이면 ‘학원 어디 보내느냐.’는 얘기가 대부분”이라면서 “제도가 바뀌려면 먼저 교사들이 지도할 수 있는 상황이 갖춰져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라면 시행착오를 많이 겪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민주(42)씨도 “인원이 많아 어렵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하고자 하는 아이들만이라도 따라갈 수 있도록 학교에서 프로그램을 마련해 책읽기 지도라도 꾸준히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그래도 사교육이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조금은 덜 불안할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시교육청 논술지도교사 연수 강사로 나선 성균관대 박정하 교수는 “논술을 ‘글쓰기’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국어만 공부한 교사는 결코 논술을 가르칠 수 없다.”면서 “본격 통합교과형 논술이 도입되면 교사양성과정 개선 및 교사들의 팀티칭 등 발빠른 변화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또 “교과서 단원 끝에 나오는 주관식 물음에 대해 정보를 찾고 정리해 한두단락씩 써보는 것이 논술·면접의 바이블”이라면서 “어릴 때부터 논술을 겨냥해 논리적 글쓰기만 강요하기보다는 문학·예술 등의 독서와 ‘정서적 글쓰기’를 통해 종합적 능력을 높여주는 것이 논술 적응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일선 학교의 논술지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논술 지도교사 연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교사들을 대상으로 서울 시내 214개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1명씩 선발, 오는 8월16∼19일 모두 16시간에 걸쳐 논술 자료 제작과 활용 기법 등을 강의한다. 교육청은 이같은 논술지도 연수를 연차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길섶에서] 보신탕의 추억/이용원 논설위원

    내일이면 초복이다. 보신탕집 앞에는 이른 시각부터 줄이 길게 늘어설 터이고 개고기를 꺼리는 이들은 삼계탕집으로 몰려들 것이다. 한때 보신탕을 무척 즐겼다. 사회생활 시작하면서 선배들에게 맛을 배우고는 시내 유명하다는 집을 일부러 찾아다닐 정도였다. 그러다 하루아침에 끊게 된 까닭은 딸아이 때문이다. 딸아이가 태어난 뒤 역학에 뛰어난 집안 어른께 이름을 지어달라고 부탁드렸더니, 이 분이 작명은 물론이고 사주풀이까지 해서 보내주셨다. 그런데 사주풀이 문구 가운데 ‘본인은 물론 부모도 절대 개고기를 먹지 말 것’이라는 대목을 붉은색 사인펜으로 강조하신 것이다. 그 분이 왜 부모까지 개고기를 먹지 말라고 하셨는지는 여쭤보지 않아 모르겠다. 다만 그 뒤로는 보신탕을 전혀 입에 대지 않았다. 아무리 맛있어도 음식일 뿐인데 자식에게 나쁘다는 걸 굳이 먹을 이유는 없지 않겠는가. 몇년전 집 근처에 대형 보신탕집이 들어서 여름이면 손님으로 북적댄다. 아이들이 덩달아 보신탕 먹자고 조르면 나는 ‘끊게 된 사유’를 설명한다. 그러나 반응은 “에이, 그걸 믿어요?”이다. 못된 것들, 괜히 섭섭해지면서 보신탕의 추억이 슬며시 되살아난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기고] 웰빙시대 집값뉴스가 희망 꺾는다/김갑수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자고 일어나면 강남 집값이 1억원 올랐다고 하면서 정부의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고 뉴스는 전한다. 또한 정부의 집값 정책은 실패했다면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과연 이 나라가 정상적인 나라인가. 땀 흘려 고생하면서 꿈을 가지고 몇 년 후에 내 집을 장만하고자 하는 집 없는 사람들은 한숨만 쉬고 있는 처지가 된 듯하다. 며칠 전에 은평구에 살고 있는 후배로부터 연락이 왔다.16년 된 46평 아파트를 2억 5000만원에 팔고 옥수동의 새 아파트로 이사를 간다고 한다. 후배 집에 몇 번 놀러가서 알고 있지만 후배 집은 쾌적하고 자식 공부시키기엔 좋은 곳이다. 흔히 강남권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강남, 서초, 송파, 강동 지역이 강북에 비해 도로가 넓고, 교통망이 좋은 것은 사실이다. 올해 들어 서울 강남권 아파트 값이 폭등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강북권(중랑구, 강북구, 성북구, 노원구, 은평구, 동대문구)과의 평당 매매가 차이가 1019만원대에 달하고 있다.2002년에는 699만원의 차이였다. 필자는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지만 환경공학을 전공한 학자로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그리고 언론에 호소하고 싶다. 먼저, 무주택 서민의 내집 마련이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일부의 선동적 분석은 진실과는 거리가 있다. 강남 집값에 맞춰 32평 내집 마련에 몇 년이 더 걸린다는 식의 잘못된 계산에 말려들면 현실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왜냐하면, 강남권은 평당 1556만원이지만, 강북권은 평당 697만원 수준이며, 강북에도 쾌적하고 살 만한 곳이 많기 때문이다. 평당 분양가가 1000만원이 넘는 판교의 고가 주택을 토론하면서 서민주택 운운하는 것은 잘못이다. 판교대책이 어긋난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서울시내만 해도 평당 500만원에서 800만원대는 골라서 살 수 있다. 국세청은 2,3차 조사에서 수백억원의 자금으로 특정단지의 특정평형을 집중 매입한 뒤 호가 조작을 통해 가격을 올려놓는 수법을 사용한 투기세력과, 실수요자가 아니면서 가격급등지역의 아파트를 사들인 투기적 수요자를 집중 조사한다고 한다. 그런데 1만명의 투기꾼 뒤에는 10만명의 예비 투기꾼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저금리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꾼들을 철저히 단속할 수 있어야 하며, 모든 거래를 투명하게 하고 투기 소득을 철저히 환수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400조원의 부동(浮動) 자금과 기업유보자금이 건전한 투자에 매력과 자신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소득증가에 따른 양질의 주택에 대한 시장 수요를 인정하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주택이 안정적으로 공급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판교급 신도시로 개발하겠다고 약속했던 남양주(별내), 양주(옥정), 고양(삼송) 지역들이 빨리 개발될 수 있도록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 특히, 고양 삼송지역의 경우 삼송역 일대 60여만평이 지구범위에서 빠짐에 따라 삼송역 일대인 북쪽 60여만평, 남쪽 90여만평이 별개의 섬처럼 따로 개발될 경우 부동산시장 정책의 성공은 물론 분당과 판교급의 신도시로서 성공할 수 없다. 또한 1차 및 2차를 합해 서울시 15개 지역 약 15만 8000가구의 강북 뉴타운 사업이 단순한 공급확대 외에도 생활수준 향상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도록 특수목적고의 신설, 공원 및 도로 등 공공용지 확보비율을 50% 정도 높이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뉴타운 사업이 가능한 한 빨리 추진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언론 또한 강남 집값이 하루아침에 1억씩 올랐느니 하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러한 보도는 강북에서 살면서 편안하고 멋있게 삶의 질을 제고하는 사람들의 희망을 꺾는 일이다. 김갑수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남대문·중부署 ‘명동 大戰’

    남대문·중부署 ‘명동 大戰’

    서울 중구 명동의 경찰 관할권을 놓고 인접 경찰서간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팽팽하다. 자치경찰제 시행을 앞두고 서울경찰청이 주민편의를 높이기 위해 ‘1구(區) 1경찰서’제도를 준비 중인 가운데 명동이 조정대상에 올랐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중구는 그동안 성동·남대문·중부 3개 경찰서가 치안을 맡아왔다. 특히 명동은 각종 공공기관과 금융기관·기업·호텔 등이 몰려 있는 강북의 노른자위 땅이다. 최근 성동경찰서는 조정을 통해 동부경찰서에서 성동구 성수동을 넘겨받는 대신 중구 신당 1∼6동과 황학동의 관할권을 중부서에 넘기기로 결정, 하루아침에 중부서의 관할구역이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경찰서간 치안수효를 맞추기 위해 명동을 남대문서로 넘겨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경찰 창설 이래 줄 곳 명동의 치안을 맡아 온 중부경찰서는 못마땅한 눈치인 반면 남대문서는 반기는 분위기다. 결국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22일 3개 경찰서장과 명동 주민들이 참석한 공청회를 열었다. 하지만 공청회에서 나온 시민들의 발언을 두고 경찰서들의 해석은 제각각이었다. 중부서의 한 관계자는 “주민들은 거리상 중부경찰서가 가까워 현행 관할을 유지하자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주장했다. 반면 남대문서 관계자는 “주민들은 관할인구 급증으로 인한 치안의 누수를 걱정하며 남대문서 편입을 원했다.”고 맞섰다. 서울경찰청은 최근 중부ㆍ남대문경찰서장에게 서신을 보내 명동을 남대문서 관할로 이관하는 제1안과 관할구역을 그대로 두는 제2안을 설명한 뒤 조만간 해당 경찰서장들과 토론을 거쳐 결론을 낸다는 계획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당정 “서울대 2008입시안 저지”

    당정 “서울대 2008입시안 저지”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본고사 부활 논란이 끊이지 않는 통합교과형 논술고사를 비롯한 2008학년도 서울대 입시안에 대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본고사와 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를 금지하는 이른바 ‘3불(不)’ 정책을 법제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서울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혀 정부와 서울대의 정면 충돌 양상으로 번질 조짐이다. ●당정 “모든 수단 동원” 당정은 6일 국회에서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과 정세균 원내대표, 원혜영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의를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그러나 서울대가 아직 구체적인 전형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3불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합의는 그동안 서울대 입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던 교육부가 하루아침에 자세를 바꾼 것이어서 그렇지 않아도 혼란스러운 일선 학교의 불안감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당정은 이날 서울대의 2008학년도 입시 기본계획을 정부 정책에 정면 도전하는 ‘본고사 부활 시도’로 규정하고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한편 이를 거부하면 행·재정적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정 대표는 “국립대로서 특별 지위를 가진 서울대가 정부 시책에 어긋나는 일이 많은데 이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면서 “필요하면 국회가 적극적으로 해결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지병문 제6정조위원장은 이와 관련,“통합교과형 논술의 시행으로 학교 현장에서 논술 강의가 불가능해져 사교육을 불러올 수밖에 없고, 결국 대입의 근본을 흔드는 것”이라면서 “다른 정책수단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국회에서)법제화를 해서라도 본고사를 막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측은 “우리의 입시안은 교육부 원칙에 충실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공식적인 의견은 좀 더 논의한 뒤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철회거부땐 행정·재정 불이익 정운찬 총장은 “우리는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다. 사회가 대학에 이러쿵저러쿵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교육부 서남수 차관보는 이와 관련,“정부 차원에서 적극 대처한 뒤 학교 교육을 정상화시킨다는 당초 취지를 도저히 살릴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국회 차원에서 법제화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의 전형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논술이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대신 내신의 실질 반영비율을 높이도록 협의할 계획”이라면서 “특기자 전형도 특목고 등에 유리하게 작용해 결과적으로 고교등급제의 효과가 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재천 박지연기자 patrick@seoul.co.kr
  • 儒林(383)-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9)

    儒林(383)-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9)

    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9) 그러나 맹자가 공자의 사상적 계승자가 된 것은 이처럼 공자의 손자였던 자사의 문하에 들어가 유가문파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이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공자의 계승자일 수밖에 없는 태생적 운명 때문이라는 게 더욱 설득력을 지닌다. 공자와 맹자는 출생에서부터 흡사한 환경을 갖고 있었다. 물론 포의(布衣)의 신분으로 부잣집의 예를 돌봐주는 것으로 먹고 사는 미천한 사(士)의 신분이었던 공자와는 달리 맹자는 귀족출신이었다. 노나라의 권력이 대대로 환공의 서자였던 중손(仲孫)씨, 숙손(叔孫)씨, 계손(季孫)씨 등 ‘삼환(三桓)’씨에게 집중되어 공자는 항상 이들 권신과 충돌하고 싸우고 있었다. 공자가 55세 때의 나이에 대사구(大司寇)라는 벼슬을 하루아침에 내던지고 13년 동안의 주유열국에 나선 것도 공자의 정치가 노나라의 권신들이었던 삼환씨들과 마찰이 있어 더 이상 조화를 이룰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맹자는 공자와 달리 중손씨의 후손이었다. 중손씨는 맹손(孟孫)씨라고도 불렸는데, 맹자는 바로 이 귀족의 후예였던 것이다. 그러나 노나라에서 군림하였던 삼환의 지위도 전국시대에 이르러서는 예전만 못하게 되었으며, 이 무렵 맹자의 아버지는 노나라에서 추나라로 옮겨 살아야 했던 것이다. 이처럼 귀족의 후손이었지만 맹자는 어렸을 때 아버지를 여의고 편모슬하에서 어머니 급(伋)씨와 가난하게 살았다는 점에서 공자와 동병상련의 소년시절을 보낸다. 공자는 60세의 숙량흘(叔梁紇)과 안징재(顔徵在)라는 젊은 여인과의 야합(野合)에서 태어난 비정상적인 사생아인데 반해 맹자는 이처럼 명문가에서 태어난 귀족이었다. 공자와 맹자가 모두 편모슬하에서 가난하게 자랐다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는 점에도 불구하고 맹자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의 높은 교육열에 의해서 한껏 기대를 받으며 성장하였다는 점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급씨가 보인 지극한 교육열은 유향(劉向)이 쓴 ‘열녀전(烈女傳)’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장면을 보면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맹모삼천(孟母三遷)’이란 고사성어는 바로 맹자 어머니의 지극한 교육열을 말할 때 흔히 사용되는 성어로,‘어머니가 맹자의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세 번이나 이사를 하였다는 사실’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맹자의 전기에는 어린시절 그의 집이 묘지 근처에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집 주위로 늘 장례행렬이 지나갔고 장례식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동네아이들은 그 모습을 흉내내곤하였다. 어린 맹자도 일꾼들이 묘지를 파는 흉내를 내며 놀았으며, 자연 상여꾼들이 부르는 노래도 따라 부르게 되었던 것이다. 맹자의 어머니는 이대로 두면 아들이 건강하게 자라지 못할까 두려워하여 외진 묘지에서 시장 근처로 이사하였다. 그러자 이번에는 물건을 파는 장사꾼들의 흉내를 내며 노는 것이었다. 싸구려를 외치는 고함소리와 물건을 흥정하는 맹자의 흉내를 보고 맹자의 어머니는 시장 역시 아들의 성장에 좋은 환경이 못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세 번째로 이사한 곳이 바로 학교 근처. 이곳에 와서야 맹자는 글공부하는 흉내를 내고 또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대로 제구(祭具)를 늘어놓고 제사를 지내는 예를 흉내내며 노는 것이었다.
  • [기고] 호국보훈엔 때가 따로 없다/박종권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

    지난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었다. 동작동 국립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각종 기념행사를 치르며 동분서주(東奔西走)하다 보니 어느새 한 달이 지나갔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순국하신 애국선열과 자유수호를 위해 산화하신 국가유공자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보훈의 달을 보내며 새삼 나라사랑의 마음을 되새겨 본다 현충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은 이해찬 국무총리를 서울보훈병원에 보내 입원중인 국가유공자를 위문·격려했고, 이어 우리 공단이 운영하고 있는 전국 5개 보훈병원과 무의탁 고령 국가유공자와 유족이 생활하는 보훈원에는 각계각층의 단체와 인사들의 위문이 잇따랐다. 위문·격려해 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보훈행사 중 28년째 이어오는 ‘효자·효부상 시상식’과 ‘장한 어머니상 시상식’이 있었다. 이는 전쟁으로 홀로되신 어머니를 극진히 잘 모시고 있는 자식이나 며느리에게 주는 상이며, 또 남편을 잃고 가난과 모진 세파 속에서도 어린 자식들을 훌륭히 성장시킨 전쟁미망인에게 주는 상이다. 어디 부모를 정성스럽게 모시지 않는 자식이 있고,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있을까마는 전쟁으로 가장(家長)과 든든한 자식을 잃고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미담은 우리에게 또 다른 감동과 함께 애틋한 마음을 갖게 한다. 6·25전쟁, 월남전 등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의 단장(斷腸)의 아픔, 남편을 잃은 아내의 애절한 몸부림, 그리고 아버지의 전사(戰死)로 하루아침에 고아가 되어 의지할 곳이 없어진 유자녀들의 슬픈 성장기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가슴이 미어진다. 지금이야 그 분들의 희생으로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경제강국이 되었지만, 그 분들이 희생했던 1950,60,70년대 한국의 시대상황을 생각하면, 가장의 죽음 앞에 남은 가족들이 겪었을 절망감과 상실감이 얼마나 컸을까. 또 사별의 아픔을 가슴에 묻고 슬픔과 인고의 세월을 살아온 전쟁미망인과 유자녀의 삶은 또 얼마나 고달팠을까. 시상식에서, 자식 잘되기를 기원하며 모든 것을 바쳐온 시부모님을 지성으로 보살펴 드리는 것은 자식의 도리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는 어느 며느리의 답사에 모두가 박수를 보냈다. 또 성장한 자식들과 손자·손녀의 재롱을 보며 이제는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말씀하시는 할머니의 미소 띤 얼굴에 새겨진 깊은 주름살에서 쉼없이 달려온 고단한 우리 현대사를 볼 수 있었다. 보훈(報勳)에는 시기와 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기리고 유족을 받드는 일은 상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보훈이란 물질적 보답이나 거창한 배려만이 전부가 아니다. 일상에서 그 분들에 대한 공경스러운 태도나 따뜻한 말 한마디가 가장 감동적인 보훈인 것이다. 보훈이란 국가유공자의 명예를 지키는 일이며, 동시에 국민들에게 나라사랑을 각인하는 소중한 길이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도 1.7%인 보훈예산을 선진국 수준(호주 5.5%, 미국 2.8%, 대만 2%)으로 늘려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의료와 복지시설 확충에도 적극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광복 60년,6·25전쟁 발발 55년을 맞는 올해의 호국보훈의 달은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나라를 지키는 것이 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은 것처럼,6월만이 호국보훈의 달이 아니다. 고귀한 생명을 바친 분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항상 우리들 가슴 속에 간직하며 보은할 때, 더욱 부강한 조국을 후손에 물려줄 수 있음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박종권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
  • “사장도 가장도 괴로워”

    다음 달부터 샐러리맨의 40%가 주말에 놀게 된다는 ‘꿈’의 주5일제. 그러나 새로 의무시행 대상(종업원수 300∼999명)에 편입되는 중견기업체는 대기업과 달리 주5일제(주 40시간)가 반갑지만은 않다. 사장은 인건비 상승 부담에, 가장은 여가비 지출 부담에 근심이 가득하다. 큰 돈 들이지 않고도 주말 이틀을 즐길 수 있는 여가 프로그램 마련 등 회사나 사회 차원의 ‘펀(FUN)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고유가+주5일제’ 중견기업 이중고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중견기업체 실무자 669명을 조사한 결과,2명 중 1명(50.3%)은 주5일제 실시에 따른 최대 고충으로 인건비 부담을 들었다. ‘패션 지아’ 박완신 사장은 “근로시간을 하루아침에 줄이기는 어려워 결국 토요 초과 근무분에 대해서는 특근수당(기본급+50%)을 지급해야 해 인건비 상승이 불가피하다.”면서 “아직은 회사 규모가 작아 주5일제 의무시행 대상이 아니지만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다음 달부터 주5일제를 본격 시행하는 건설회사 엠코는 건설업의 특성상 주40시간 근무를 지키기가 어려워 현장 근로자들에 대해 초과근무 수당(기본수당의 2배)을 지급키로 합의했다. 주5일제 의무시행 날짜가 코앞으로 닥쳤지만 임금 보전이나 근로시간 축소 등 구체적인 시행안을 마련하지 못한 회사도 적지 않다. 한 제조업체 사장은 “가뜩이나 내수침체와 고유가로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는데 주5일제로 생산성마저 떨어지게 생겼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노사합의를 통해 주5일제 실시를 내년으로 미루는 회사도 생겨나고 있다.●“놀면 뭐하나, 돈이 없는데…” 올 1월부터 주5일제를 시범 실시 중인 S제지의 한 직원은 “주5일제 실시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월차휴가가 없어졌다는 것”이라면서 “늘어난 휴일을 월차휴가로 대체하다 보니 월차수당이 없어져 가뜩이나 빠듯한 주머니사정이 더 열악해졌다.”고 하소연했다. 주5일제를 조기 도입한 H회사의 한 직원도 “처음에는 매주 토요일을 쉬니까 즐겁고 일의 능률도 올랐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여가비 지출이 늘어나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왔다.”면서 “그렇다고 일 때문에 토요일에 나와도 수당을 주지 않아 사실상 임금이 깎인 셈”이라고 말했다. 기아차의 한 생산직 근로자는 “잔업과 특근을 해야만 생계가 유지되기 때문에 주5일제 시행 전이나 시행 후나 근로시간은 바뀐 게 없다.”고 전했다. 현행 임금체계로는 ‘웰빙 주5일제’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펀 인프라 구축 시급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주5일제 도입 초기에는 임금 조정 등으로 노사간에 갈등이 있었으나 이제는 어느 정도 정착된 단계”라면서 “그보다는 오히려 회사 차원의 주말 프로그램 운영 및 지원을 요구하는 직원들의 목소리가 많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등 일부 대기업들은 역사기행·유적탐방·어학강좌 등 자체 주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 역시 중소기업에는 ‘그림의 떡’이다. 음향기기를 생산하는 모 제조업체의 관리임원은 “직원들의 여가활용 계획을 조사해본 결과, 비교적 돈이 안 드는 등산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면서 “회사에서 콘도 등을 지원해주고 싶어도 여력이 없는 만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한시적으로 주5일제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US여자오픈] 마지막 버디 하나로 7억3000만원 돈방석

    ●27일 US여자오픈에서 깜짝우승을 한 김주연이 하루아침에 돈방석에 앉았다. 우승상금으로 56만달러를 챙겨 지난 2년 동안 LPGA 투어에서 받은 상금 9만여달러의 5배가 넘는 거금을 한꺼번에 손에 쥐었다.또한 5위 이내 입상할 경우 상금의 30%를 받기로 한 계약에 따라 KTF로부터 16만8천달러의 보너스를 추가해 결국 18번홀 벙커샷 버디 하나로 72만8천달러(약 7억 3000만원)를 챙긴 셈. 뿐만 아니라 새달 HSBC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을 비롯, 에비앙마스터스 등 대규모 상금이 걸린 초청대회 참가자격을 획득해 앞으로 상금획득이 수월할 전망이다.●김주연의 아버지 김용진(49)씨는 4라운드를 앞두고 딸과 통화하면서 “욕심내지 말고 미셸 위에게 한 수 배운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해라.”고 충고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또한 박세리(28·CJ)와 아버지 박준철씨에게 따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가족끼리 친분을 유지해 왔고, 이번 대회를 앞두고 김주연이 드라이버와 퍼터를 바꾼 것도 박준철씨의 충고 덕분이라고. 한편 김주연의 부모는 딸이 청주 상당고 재학 시절 아파트를 처분하고 전세로 옮긴 뒤 옷가게를 운영하며 힘들게 뒷바라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김주연의 모교인 청주 상당고(옛 상당여고)도 축제 분위기로 하루종일 들썩거렸다.1회 졸업생인 김주연은 지난 97년 개교와 함께 창단된 골프부에 특기생으로 들어온 이듬해 일본 고등학교 골프선수권 우승을 시작으로 두각을 나타냈고, 이후 국가대표로 발탁돼 98방콕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내는 등 일찌감치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 [현대미술의 향수] ②조르쥬 쇠라에서 되찾은 고요

    [현대미술의 향수] ②조르쥬 쇠라에서 되찾은 고요

    미술사에서 가장 조용한 작품을 들 때 쇠라의 회화를 떠올린다. 그의 그림에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작품 안에 동작이 극도로 자제되어 있고 흔들림이 없어서이다. 순간에서 영원으로 이끄는 침묵이 작품을 석화시키고 시간의 관념조차 없애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파리의 오르세이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신인상주의전:쇠라에서 클레까지)에서 쇠라의 침묵을 다시금 느껴보았다. 파리의 오르세이 미술관(Musee d’Orsay)은 세계의 여타 미술관과 특별히 다른 전시방식을 하나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한 미술관의 특별 기획전은 상설전과 분리되어 있어, 표를 따로 구입하고 공간도 나누어져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오르세이는 특별전만 보겠다는 사람도 어차피 미술관의 전체 공간으로 들어가게 되어있어 결국 소장된 작품들을 모두 보게 된다. 옛 기차역을 개조해 만든 미술관이니만큼, 유난히 높은 천장과 하나의 전체공간이 그 개방적 구조를 두드러지게 한다. 관람자는 전시 공간으로 걸어 들어가며 사방에 가득 찬 작품들을 한꺼번에 직면하게 된다. 근·현대 작품의 보고로, 컬렉션의 창고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옛 기차역 개조한 미술관 구조 인상적 이 오르세이 미술관이 (신인상주의전:쇠라에서 클레까지)(3월15일∼7월10일)를 (쇠라와 신인상주의 작가 드로잉)전과 동시에 기획하였다. 미술관 앞에 특별히 마련해 놓은 임시 매표소에는 10여개 이상의 줄이 겹겹이 뻗어 있었다. 이 전시는 ‘점묘법’ 혹은 ‘분할주의’로 잘 알려진 쇠라(Seurat)를 중심으로 한 신인상주의에 대한 대규모 특별전이었다. 신인상주의전을 이같이 큰 규모로 기획한 것은 유럽에서 거의 처음이라 한다. 전시는 쇠라에서 클레에 이르기까지 120여점의 유화를 14개의 방으로 나누어 보여주고 있었다. 인상주의가 추구한 색채의 생생함을 과학적으로 확고히 구축한 쇠라였다. 그는 순수한 색채를 병치하여 미세한 점들을 모자이크해 표현하는 놀라운 체계를 제시했다. 자연을 눈으로 보듯 생생하게 포착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1891년 32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쇠라의 뒤를 이어, 시냐크(Signac)를 비롯한 많은 작가들이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 전역으로 신인상주의를 파급시켰다. 이번 오르세이 미술관 특별전은 이러한 영향을 구체적인 작품들에서 확인해준다. 전시는 몇 점의 쇠라 작품을 시작으로 동시대 작가들을 보여주고, 점차 20세기 작가들로 옮겨간다. 그러나 전시의 중간부분에 쇠라를 본격 배치하여 주제를 확인시켰다. 뒤이어 반 고흐, 마티스, 칸딘스키, 피카소, 클레 등 20세기 거장들이 보인다. 이들의 작업 중 신인상주의 작품들만 선정하여 전시한 것이다. 현대미술의 선구자들 중 신인상주의를 거치지 않은 작가가 없을 정도로 신인상주의의 영향력이 컸다는 점이 두드러졌다. 이것이 본 특별전의 기획 의도로서, 신인상주의는 20세기 현대미술로 가는 일종의 ‘통과의례’였다는 것을 부각시켰다. 그도 그럴 것이, 서구 현대 회화의 시작인 19세기 후반 인상주의가 이룬 미학은 색채를 위해 형태를 희생한 결과를 가져왔는데, 이는 견고하고 입체적인 형태를 구현하려던 르네상스 이래 서구 전통미술의 가치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는 것이었다. 서구미술은 당시 미적 딜레마에 처했던 것인데, 그것은 미술에서 주체가 눈의 망막으로 경험하는 색채와 빛의 조합을 실현하느냐(인상주의), 아니면 객관 세계의 견고한 형태와 입체를 구현하느냐(고전주의)의 중대한 문제였다. 쇠라의 신인상주의는 이에 대한 완벽한 해결이었다. 인상주의 그림에서처럼 생생한 색채와 강한 햇빛의 효과를 내면서도 쇠라의 그림은 빠른 인상에 대한 완전한 반대 또한 나타낸다. 예를 들어, 그가 남긴 가장 큰 그림인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1886년)은 수많은 작은 색점들로 가득한 대작이다. 미세한 색점을 찍어 실제 사람크기만큼 커다란 인물들을 완성하기 위해서 작가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아 부었을까. 결과는 실로 놀랍다. 밝은 색채의 인물들은 바위에 새겨 놓은 부조처럼 영원히 움직이지 않는 듯 보여, 작품 한 부분에 폴짝 뛰어오른 작은 개를 보고 ‘저 개는 영원히 착지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완벽한 침묵 가운데 이룬 견고하고 단순한 그의 고전적 아름다움은 오늘날까지 그대로 전해진다. ●단순한 고전적 아름다움 그대로 전해져 천년을 넘는 미라처럼, 쇠라의 고요한 작업은 시간성을 초월한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고 소음으로 가득 찬 우리의 삶에 가장 결여된 것이 있다면 이러한 부동의 침묵이라 생각되었다. 오늘날의 미술에는 도전적이고 파격적인 내용이 많다. 그러한 작품은 조용히 명상하며 침잠하는 관람 방식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것은 요즘 사람들이 사랑하는 방법과도 닮아 있다. 말없이 오래도록 쳐다보는 애달픈 가슴앓이보다는 직접 만나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싸우더라도 서로 부딪쳐 알아가자는 쪽이다. 그러나 가끔 이메일과 휴대전화가 아니라 연한 편지지에 만년필로 마음을 전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리고 어떨 때는 언어로 전하기에는 너무 절실한 감정이라 그저 침묵하고픈 때도 있다. 쇠라와 신인상주의전을 보러온 많은 사람들 중, 은발의 노부부가 눈에 띄었다. 서로의 손을 꼬옥 쥐고 함께 바라보는 한 폭의 그림에서 이들은 잃어버린 사랑, 상실한 미술에 대한 향수를 눈으로 되찾으려는 것일까. 이 향수는 단순히 나이와 연관되는 것이 아니다. 빠른 변화와 속도, 지나친 소음으로 벅찬 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숨 가쁜 우리 모두의 마음에 진하게 자리잡고 있다. 삶이 지나치게 시끄러울 때 한 점의 쇠라 작품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러면 고요와 침묵이 그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리라. ●‘논다´는 멋쟁이들이 모이는 팔레 드 토쿄 밤의 도시 파리에선 유흥만이 아니라 문화활동도 바쁘게 돌아간다. 밤 12시까지 개방하는 전시장도 있다. 이 도시에서 소위 ‘논다’하는 멋쟁이들이 모이는 전시장으로 팔레 드 토쿄(Palais de Tokyo)가 그런 곳이다. 이 도시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작업을 과시하는 장소인 만큼 커다란 공간에 엄청난 스케일의 작업이 설치되어 있다. 이번 방문에서는 근 80m정도 되는 전시장의 한 영역을 하나의 캔버스인 양 물감을 휘둘러친 화려한 카타리나 그로스(Katharina Grosse)의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국제적으로 인정된 현대미술을 다루는 주 드 폼(Jeu de Paume)의 경우는 낮 12시에 문을 연다. 이번 특별전은 장 뤼크 물렌(Jean-Luc Moulene)의 사진전과 미국작가 토니 아워슬러(Tony Oursler)의 비디오 작업이 전시되어 있었다. 인형이나 스크린에 사람 얼굴의 동영상 이미지를 투사하는 ‘말하는 머리(talking head)’로 잘 알려진 아워슬러의 작업은 결코 가볍지 않다. 얼굴만 덩그러니 던져진 존재들은 투사된 상태에서 끊임없이 표정 짓고 말하고 때로 소리 지른다. 머리를 둘러싼 주위 상황이 모두 생략되고 얼굴만 보여지니 공포감과 두려움이 더하다. 카르티에 재단(Cartier Foundation) 전시에서 본 기획 또한 놀라운 것이었다. 쾌적한 전시공간에 들어가자 큰 규모의 유화작업을 볼 수 있었다. 모든 것이 정돈된 듯, 격자의 타일을 묘사한 미니멀 작업이다. 그런데 심상치 않은 타일벽이다. 노오란 타일의 벽을 묘사한 평면 틈새로 꿈틀꿈틀하게 파열된 내장이 엿보인다. 아뿔사. 타일 벽과 살(flesh)의 조합이라니. 아드리아나 바레자오(Adriana Varejao)가 그린 미니멀한 타일벽만 보아도 관람자는 그 배후의 피와 살을 느끼고 메스꺼움을 느낀다. 현대미술은 이런 것이다. 예기치 못하는 시각적 충격 속에 처절한 실존의 한계와 파괴를 경험한다. 아이러니, 공격, 충격을 통해 삶의 실체에 가깝게 다가가려는 오늘날 미술은 형태와 한계를 추구하는 아폴로적(Apollonian)인 축으로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지 않을까. 아마, 그래서 (쇠라와 신인상주의)전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가 보다. 전영백 홍익대 미술대학교수
  • [김후년의 클럽하우스] 행복 나르는 버디샷

    무의탁 노인들을 위해 밥을 퍼주는 남자.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진 어느 목사의 선행이 아니다. 일본에서 활동 중인 허석호 프로의 얘기다. 무의탁 노인들에게 점심을 제공하는 한 단체에 쌀 100부대를 기증한 허 프로는 지난 8일 서울 종묘공원에서 1시간가량 직접 밥을 퍼주며 노인들을 대접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행을 베풀어 온 것도 벌써 4년째. 허 프로는 경기 중 목뼈가 부러져 하체를 쓰지 못하게 된 체조 선수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후 대회에서 버디를 잡을 때마다 1만원씩 적립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 돈을 휠체어 사주기 운동 성금으로 전달했다. 자신도 어머니가 중병을 앓고 있어 넉넉한 상황은 아니지만 프로가 될 때까지 받은 도움에 보답하기 위해 내놓은 작은 정성이었다. 지난해 일본프로골프(JGTO) 메이저 대회인 프로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 무의탁 노인들에게 쌀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쌀만 전하면 성의없어 보일까봐 직접 어르신들 식사 시중을 들게 됐다.”고 종묘공원을 찾은 이유를 설명한 그는 “이런 일을 하고 나면 기분이 너무나 좋다.”고 말했다. 선행을 베풀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당연히 복을 받는 것일까. 올 시즌 벌써 2승. 지난달 열린 일본골프투어의 메이저 대회인 프로골프선수권대회에 이어 6월 초 JCB센다이클래식마저 석권해 5169만엔의 상금을 획득, 상금랭킹 1위에 우뚝 섰다. 일본 진출 5년 만에 5승을 거둬 김종덕(4승)을 넘어서 일본에서 가장 많이 우승한 한국선수가 됐다. 최근의 상승세를 계속 유지한다면 더욱 많은 승수를 보탤 것으로 보인다. 일본 진출 전, 그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지독한 연습벌레로 유명했다. 당시 그가 연습했던 곳은 임진한 프로가 운영하는 골프아카데미. 무릎 수술 후유증으로 정상이 아니었지만 한 순간도 연습을 소홀히 한 적이 없다. 심지어 휴일에도 체력 훈련을 거르지 않아 임 프로는 물론 동료들에게 머지않아 대성할 선수로 인정받았다. ‘자고 나니 하루아침에 스타가 됐다.’는 말이 있지만 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좋은 결실을 맺기까지 피와 땀을 쏟은 결과 얻은 당연한 결실이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꾸준한 연습을 바탕으로 선전을 거듭하는 한편 어려운 이웃을 외면하지 않는 한 프로골퍼의 훈훈한 미담이 활력소를 준다.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면서 기쁨을 함께 나누고 주변의 고통을 덜어주는 인정, 우리는 과연 이런 마음을 갖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골프칼럼니스트 golf21@golf21.com
  • [김우중씨 귀국] 런던계좌 9000억원 행방은

    [김우중씨 귀국] 런던계좌 9000억원 행방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귀국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 되어 돌아온 그이지만, 인간적 연민을 떠나 명백히 짚고 넘어가야 할 쟁점이 적지 않다.7대 핵심 쟁점을 정리해본다. ●분식회계 규모는? 41조원 vs 21조원 검찰은 대우그룹의 분식회계 규모가 41조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김 전 회장측은 중복 계산된 부분을 빼면 21조원이라고 반박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00년 22조 9000억원(대우그룹의 영국 런던 금융조직인 BFC 거래내역은 제외)이라고 밝혔었다. 추징금 23조원에 대해서도 검찰은 해외은닉 재산에 대한 대가로 주장하는 반면, 김 전 회장측은 그중 19조원은 단순한 외국환거래법상의 절차 위반이라고 맞선다. ●은닉재산은? 상당액 vs 무일푼 분식회계 규모보다도 검찰과 예금보험공사 등이 더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뜨거운 대목이다. 김 전 회장이 5년여의 도피생활을 할 수 있었던 데는 은닉재산 덕분이라는 주장이 팽배하다. 이에 대해 백기승 김 전 회장측 공보대리인은 “김 회장이 1조 2000억여원의 개인재산을 전부 담보로 제공해 빈털터리 상태”라며 “해외생활비는 기업 컨설팅 아르바이트 등으로 충당했다.”고 주장했다. ●BFC 9000억원의 행방은? 재산은닉과 관련해 대표적인 의혹이 BFC의 거래내역이다. 당시 BFC의 연간 거래규모는 55억∼70억달러. 참여연대는 “금융당국이 1999년의 BFC 거래내역 75억달러(들고난 돈을 모두 합해 계산하면 검찰 주장대로 200억달러)를 확인한 결과,10%인 7억 5342만달러(8620억원)에 대해서는 용처를 밝혀내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김 전 회장은 이 돈의 행방부터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하버드대학 기부금 300만달러도 김 전 회장의 자금유용 혐의를 키우는 요소다. ●대우 死因은? 타살인가, 병사인가 백 대리인은 대우 해체의 직접적 도화선이 됐던 99년 8월25일의 청와대 정·재계 간담회를 상기시켰다.“당시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대우그룹의 부채비율이 너무 높다고 대통령께 보고했다. 그러나 경제관료들이 기업의 명운을 부채비율로만 재단한 것은 성급한 결정이었다. 또 현대에 쏟아부은 돈의 10분의1만 대우에 줬어도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이른바 ‘타살론’의 근거다. 경기고 선후배 사이였던 이 전 위원장과 김 전 회장의 자존심 싸움도 대우 해체의 한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이 전 위원장은 “대우는 자살도 타살도 아닌 병들어 죽은 것”이라는 주장을 지금껏 굽히지 않고 있다. 강봉균 당시 재정경제부 장관(현 열린우리당 의원)은 “김 전 회장이 막판에 살 길이 있었는데도 가지 않았다.”며 자살론을 폈다. ●세계경영 실체는? 사기 vs 불운 대우맨들은 세계경영이 좌초한 것은 국가 부도라는 예기치 못한 외환위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대우가 세계에 심은 거미줄 네트워크와 대우라는 브랜드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그 엄청난 무형자산을 하루아침에 날린 것이야말로 국가적 범법행위다.” 많은 대우맨들이 “억울해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며 내놓는 주장이다. 그러나 모 재경부 간부는 “대우 때문에 국가경제가 더 골병들었던 것”이라며 어이없어했다. 참여연대 김상조 경제개혁센터 소장도 “세계경영은 빚으로 세운 신기루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비호세력은? 김 전 회장은 미국 포천지와의 인터뷰에서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잠깐 나가 있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정권의 조직적 비호속에 도피아닌 도피생활을 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까닭이다. 당시 여·야당이었던 민주당이나 한나라당 인사들을 겨냥한 ‘김우중 리스트’가 흘러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상대적으로 이 부분에서 자유로운 현 정권이 김 전 회장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우 피해, 누가 책임질 것인가 대우로 인해 피해를 본 소액주주는 약 38만명, 피해액은 3조여원으로 추정된다. 투입된 국민혈세만도 30조원에 이른다. 김 전 회장이 가족재산이라도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