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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피자들] “경찰 고문에 허위 자백”… 檢도 법원도 안 믿어 21년 억울한 옥살이

    [공피자들] “경찰 고문에 허위 자백”… 檢도 법원도 안 믿어 21년 억울한 옥살이

    장동익(60)씨와 최인철(57)씨는 경찰 고문에 의한 허위 자백으로 ‘부산 낙동강변 2인조 살인 사건’의 범인이라는 누명을 뒤집어썼다. 1991년 구속되고 재판에 넘겨져 무기징역을 선고받을 때까지 ‘고문을 받았다’는 그들의 외침에 검찰, 법원, 언론 그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두 살배기 딸을 두고 집을 떠난 뒤 꼬박 21년 만에 출소해 돌아온 장씨에게 딸은 ‘아빠’라는 말을 쉬이 꺼내지 못했다. 30년 가까이 묻혀 있던 진상은 최근에야 드러나기 시작했다.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고문이 있었으며 검찰이 기록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다. 장씨와 최씨가 살인범이 아니라고 인정한 첫 공식 발표였다. 오는 23일 부산고법에선 이들이 청구한 재심의 첫 심문기일이 열린다. 지난 3일 낙동강변에서 만난 이들은 “요즘 처음으로 마음에 여유로움이 생겼다”고 했다. 그러나 가해자들의 사과는 여전히 없다.-고문한 경찰과 그 사실을 믿어주지 않던 검찰을 만나보았는지요. 장동익(이하 장) “저희를 고문했던 부산 사하서 형사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찾아가봤습니다. 아직 현직에 남아 있는 1명은 집 근처 파출소에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찾아가서 ‘왜 그랬냐’고 물어봐도 아무런 대답을 해주지 않더라고요. 지금이라도 미안하다고 하면 사과를 받아주려고 했는데…. 다른 경찰들은 만나보지도 못했습니다. 방송을 통해 누구는 부산에서, 누구는 제주에서 평온한 말년을 보내는 모습만 확인했죠.” 최인철(이하 최) “지금 심경으론 경찰하고 검찰을 세워놓고 어느 놈을 두들겨 패고 싶냐고 물어보면 전 검찰을 패겠다고 말하고 싶어요. 검찰에 송치돼 조사받으면서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하니 주임 검사가 소법전으로 머리를 내려치면서 ‘요즘 어느 민주 경찰이 고문하느냐’고 하더라고요. 검찰 수사관은 한 술 더 떠서 슬리퍼를 들더니 뺨을 냅다 때렸습니다. 그 수사관은 지금 법원 앞에서 법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변호사와 함께 찾아갔는데 자기는 절대 그런 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미안해 하는 기색조차 없었습니다.”-1990년대 초에도 고문이 존재하리라곤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최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경찰관 친척도 있었기 때문에 어디서 경찰이 고문한다고 하면 ‘일제강점기도 아니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런데 정작 당하고 보니 믿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 -어떤 고문을 당하셨나요? 최 “알지도 못하는 혐의를 진술하라고 해서 거절했더니 배를 주먹으로 때리거나 땅에 강제로 눕히고 팔을 뒤로 꺾어서 ‘했냐, 안 했냐’고 윽박지르더라고요. 계속 부인하니 파출소 체력단련실에 데려가서 역기 거치대에 눕히고 본격적인 고문을 시작했어요. 한 사람은 배 위에 올라타고, 한 사람은 다리를 잡고, 한 사람은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주전자로 물을 부어 숨을 쉬지 못하게 했어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서 그림으로 그려놨습니다.” (최씨가 고문당한 장소와 모습을 묘사한 그림은 과거사 조사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장 “저한테도 비슷한 짓을 했습니다. 상처가 안 나게 신문지를 접어서 손목에 감싸고 수갑을 채우더라고요. 옷을 벗기고 쪼그리고 앉게 한 다음 다리에 쇠파이프를 꼽아 책상 사이에 거꾸로 걸었어요. 그 상태에서 얼굴에 수건을 얹고 물을 부었어요. 사흘에 걸쳐 고문 당하고 나니 그냥 전부 사실이라고 진술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현장검증에 나갔는데, 강요해서 진술한 내용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다시 끌고 가서 고문하고 새로운 진술을 받아내더라고요. 생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최 “고문 받는 도중에 형사가 동익이 자술서라고 가져와선 ‘저쪽도 인정했는데 너도 그만 인정해라’고 했어요. 동익이가 국민학교도 못 나오고 장애가 있어 눈도 안 좋은데, 자술서는 고등학생 수준의 글이더라고요. 경찰이 직접 작성하고 지장만 찍은 걸 알고 있었지만, 결국 저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재판에서 고문 사실을 알려도 소용이 없었나요? 장 “과거사위 결과를 보면서 경찰에 비해 검찰과 법원 책임은 많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경찰이 잘못을 했더라도 검찰과 법원이 기록을 꼼꼼히 읽어봤다면 이상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경찰 조사 내용 그대로 공소장에 적고, 법원은 공소장 그대로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저희가 억울함을 호소할 때 주심 판사가 졸고 있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에서 인권 변호사로 활동할 당시 2심과 3심을 맡았죠. 최 “1심에선 각자 다른 변호사를 선임했는데,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려 해서 2심부턴 당시 부산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이었던 문재인 변호사를 선임했습니다. 그때는 학생운동을 하는 대학생들이나 현대자동차 노조원들을 주로 변호하고 있었죠. 하지만 저희 사건은 결국 1심 결론을 뒤집지 못했습니다.” 장 “2017년 2월 저희처럼 고문으로 누명을 쓴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을 다룬 영화 ‘재심’ 시사회에서 유력 대선 후보가 된 문 변호사를 다시 만났습니다. 대통령이 되면 꼭 과거사 기구를 설치해 진실을 밝혀달라고 부탁했고,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당선된 뒤 정말 과거사위가 설치되고, 비록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경찰 고문이 있었다고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21년이라는 수감 생활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어떻게 견뎌낼 수 있었는지요. 최 “처음에는 마음을 다잡지 못했습니다. 매일 남들과 싸우고 자포자기로 살았습니다. 정신적으로 버틸 수가 없어서 어느 날 목을 매달려다 교도관에게 들키기도 했습니다. 제 사정을 들은 교도관이 ‘억울하다고 죽어버리면 남은 가족은 어떡하느냐. 죽을 생각하지 말고 살아 남아서 누명을 벗자’고 조언해줬습니다. 아차 싶더라고요. 그때부터 교도소를 나가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출소 뒤에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최 “여러 직장을 전전했습니다. 일을 시작하고 얼마 안 있어 수감 전력이 알려져 쫓겨나길 반복했습니다. 대놓고 나가라고도 하더라고요. 지금은 고물을 수집하는 파견 업체에서 일하고 있는데, 신문이나 방송에 저희 얘기가 나와도 다행히 큰 반응이 없더라고요. 그러던 중 동익이를 만나 진실을 규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장 “저도 동생집에 얹혀 살며 목욕탕에서 청소 일을 했는데, 이상한 소리를 들어서 그만두게 됐습니다. 딸이 시집간 뒤로는 ‘누명을 벗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재판 기록을 가지고 법률구조공단, 인권위, 변호사 사무실들을 돌아다니며 진실을 밝히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부산에서 달가운 소리를 듣지 못해 서울까지 와서 돌아다니다 박준영 변호사를 만났고 그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요즘엔 각 지방경찰청을 다니며 인권 강연도 합니다. 오는 25일엔 부산경찰청 초청으로 강연을 합니다. 저를 고문했던 곳에서 말이죠. 아주 쓴소리를 해줄 생각입니다.” -재심을 앞두고 있습니다. 진상규명이 완전히 끝나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요. 장 “사람들은 진실이 다 밝혀지면 홀가분해지리라 생각하겠지만 전 아닙니다. 저희만큼 억울하게 당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불법 수사, 고문을 자행한 경찰의 공소시효를 없애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비록 저희는 이미 피해를 당하고 끝났지만, 피해자이기 때문에 목소리를 들어줄 것이라 믿습니다.” 최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갔다 오면 이미 공소시효가 끝나버려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할테죠. 동익이와 함께 바꾸고 싶은 마음입니다.” 글 사진 부산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가져와서 마셔요”…술 판매 금지 비웃는 대학축제 ‘술래잡기’

    “가져와서 마셔요”…술 판매 금지 비웃는 대학축제 ‘술래잡기’

    “여러분들의 등록금이 펑펑 터지고 있습니다.” 대학 축제 공연 진행을 맡은 한 연예인이 불꽃놀이의 시작을 알리면서 한 이 발언은 축제의 부정적 단면을 얘기할 때 단골로 회자된다. 다 함께 크게 어울려 화합한다는 의미를 담아 ‘대동제’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대학 축제는 1980년대 군사정권에 맞서 학생운동을 하던 대학생들 사이에서 처음 유래됐다. 200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시국토론회, 시국강연, 학술행사, 마당극 등이 축제의 주요 행사였다. 한때 ‘대학생활의 꽃’으로 불렸던 축제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지난달 기준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1.5%로 19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체감 실업률은 25.2%로 2015년 1월 해당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취업난으로 대학생들은 마음 놓고 축제를 즐길 수 없으며, 축제기간 대학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과 축제를 즐기는 학생들 간 갈등을 빚기도 한다. 또 주점과 유명 연예인의 대형 공연으로 점철된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에 회의를 느끼는 대학생들도 늘고 있다. 축제에서 새로운 대학문화가 싹트길 바랄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대학 생활의 낭만이자 애물단지, 5월 대학 축제 현장을 찾아가 봤다.“오는 길에 맥주랑 소주 좀 더 사와.” 지난 15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는 친구들에게 ‘술 배달 심부름’을 시키는 통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렸다. 학생들의 손에는 책 대신 술과 안주가 담긴 봉지가 들렸다. 학교 앞 편의점이나 마트는 가게 안팎에 술을 박스째로 쌓아 놓고 팔고 있었다. 지난해부터 대학 내에서 허가 없이 술을 판매하는 행위가 금지되면서 벌어진 진풍경이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A대학 캠퍼스 내 한 축제 주점에 설치된 업소용 주류 냉장고 2대에는 소주가 가득 채워져 있었다. 냉장고 앞에는 ‘취하니까 청춘이다’라는 현수막이 나부꼈다. 주류 판매가 금지되면서 ‘술 없는 대학 축제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실제로 주점을 운영하는 학생들은 술을 팔지 않았다. 다만 술을 마실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냈다. 가장 흔한 방법은 판매가 아닌 ‘증정’이었다. 주점을 운영한 학생 염모(23)씨는 “우리는 술을 팔지는 않는다. 학생회비를 낸 학과 학생에게만 술을 무제한으로 제공한다”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같은 날 축제가 있었던 다른 대학의 일부 주점도 술을 ‘증정’했다. B대학 학생 윤모(21)씨는 “단과대학에서 학생회비로 술을 구매해 나눠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으로 낸 학생회비가 음주를 하는 일부 학생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쓰이기 때문에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학생회비로 술 구입… 학생·학부모 반발 이런 논란을 피하기 위해 클럽 운영 방식과 비슷한 ‘입장료’를 도입한 곳도 있었다. 입장료를 내면 1~2병 정도의 술을 무료로 증정하는 방식이다. 대학의 주점마다 차이가 있었지만, 가격은 2000~1만원 정도였다. 졸업생 김모(28)씨는 “클럽이나 라운지바의 프리 드링크가 연상된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이런 꼼수까지 동원하는 것은 술이 없으면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주점을 운영하던 한 학생은 “술을 맘대로 못 파니까 수익으로 남는 게 별로 없다”며 “보통 주점을 운영해 번 돈으로 과잠(학과 점퍼)을 함께 사거나 나눠 가진다. 수익을 남기려고 입장료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술 직접 가져와 아이스박스에 보관하기도 대부분의 주점은 술을 판매하지 않고, 주점에 오는 손님이 술을 직접 가져오는 방식을 취했다. 그러다 보니 술 배달 서비스가 등장했다. 충남 지역의 한 사립대 학생들은 주점에 들어서면서 운영진에게 술을 주문했다. 운영진은 시간대별로 주문받은 술을 합산해 협력 업체에 주문을 넣었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주문한 손님이 직접 배달존에 가서 신분증을 제시한 뒤 결제하는 방식이다. 주점마다 어른 몸집만 한 대형 아이스박스는 필수였다. 주점을 찾은 손님이 사온 술을 시원하게 보관하기 위해서다. 아예 주류 회사로부터 얼음 바구니를 협찬받은 곳도 있었다. 교내 술 판매 금지 규정이 축제기간에는 예외가 되는 곳도 있었다. 서울 C대학의 한 편의점에선 각종 주류가 별도 박스에 담겨 판매되고 있었다. 캠퍼스 안에서 술을 파는 모습을 처음 봤다는 독일 유학생 펠릭스(23)는 “독일에서도 대학 안에서 간혹 술을 마시긴 하지만, 술을 사려면 학교 밖으로 나가야 한다”며 “학교에서 술을 판매하는 것이 좋은 모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면학 분위기를 위해 평소에는 교내 편의점에서 술을 팔지 않는다”며 “축제 기간에 총학생회와 협의를 거쳐 주류 판매 허가권이 있는 편의점에서 3일만 판매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학 허락하에 교내 편의점서 술 판매 국세청 관계자는 이런 꼼수에 대해 비교적 너그러운 답변을 내놓았다. 이 관계자는 “탈세와 주류 유통·거래 질서가 문제로 대두됐던 대학 내에서 학생들이 술을 사고파는 행위는 줄어든 측면이 있다”면서 “건전한 캠퍼스 문화를 조성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도 “대학생들이 학내에서 과도하게 술을 마시는 문제는 대학과 성인인 학생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해마다 대학 축제가 몰려 있는 5월에는 음주로 인한 폭행과 성추행, 선정적인 의상을 입고 술을 파는 퇴폐 주점 등 각종 사건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했다. 교내 주류 판매가 금지됐지만, 음주 사고나 소음은 올해도 예년과 다름없었다. 다만 일부 학교에서는 성추행이나 폭행 등 각종 사건 사고를 예방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축제기간에 찾은 대학 캠퍼스에는 술병이 아무 데나 버려져 있었고 쓰레기가 나뒹굴었다. 주점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처리하느라 교내 청소노동자들의 업무 강도는 평소보다 몇 배는 더 세진다. 또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고 고성이 오가는 모습도 여전했다. 최모(21)씨는 “교내에 아예 술을 가지고 들어올 수 없도록 하지 않으면 이런 문제는 계속될 것”이라며 “주점에서 술을 팔든 팔지 않든 캠퍼스는 술판으로 변한다”고 전했다. 다행히 선정적인 의상을 입고 호객행위를 하는 퇴폐 주점이나 성을 상품화한 메뉴판 등은 눈에 띄지 않았다. 축제기간 기승을 부리는 성범죄를 막으려고 자정 활동에 나선 학교도 많았다. 서강대 총학생회는 “축제기간에는 재학생뿐만 아니라 외부인도 많아 다른 기간보다 성범죄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며 마포경찰서, 마포구청과 함께 불법 촬영기기 설치 여부를 점검했다. 성균관대도 “축제기간 절도·폭언·폭행·성추행 등 범죄가 적발되면 경찰서로 곧바로 넘기겠다”는 공지를 축제에 앞서 대대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축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것은 학생들만이 아니었다. ‘축제 때 동아리를 지원해 달라’는 협찬 요청에 대학가 자영업자들의 반응도 예전 같지 않다. 이전에는 대학가에서 축제 때 일부 금액을 후원하는 관습은 미풍양속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불황 탓에 장사가 잘되지 않는 대학 인근 점주들은 후원 요청에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서울 D대학 학생들이 공유 글을 올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축제 기간 전 “스폰 갑질을 하지 말아 달라”는 학교 인근의 자영업자 글이 게재됐다. 동아리 소속 학생들이 “행사 비용을 협찬해 주면 홍보 전단지에 가게 이름을 넣어 주겠다”며 1만~10만원의 협찬금을 요구한 게 발단이 됐다. 글이 게시된 이후 학생들 사이에서는 “앵벌이 동아리”, “정신 차려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골적으로 술 권하는 문화를 캠퍼스에서 방치해 왔다”면서 “앞으로 대학 축제에 어떤 문화를 정착시킬지 모두 함께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한국은 2030 성소수자만 드러나…살아갈 날 짧은 노인들 빨리 행복해지길”

    “한국은 2030 성소수자만 드러나…살아갈 날 짧은 노인들 빨리 행복해지길”

    “내일 당장 죽을 수도 있는 게 삶이에요. 그러니까 내가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해야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데, 남성인지 여성인지가 중요할까요?”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인선(69) ‘이종문화간의 호스피스-동행(이하 동행)’ 설립자는 ‘호스피스의 대모’로 알려져 있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처럼 독일 내 외국인들이 편안한 임종을 맞도록 돕는 봉사단체 동행을 만들고 10여년간 이주민 곁을 지켰다. 그 공로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감사패를 포함해 한국과 독일에서 상도 많이 받았다. 그가 이번에는 성소수자로 한국에 ‘소환’됐다.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독일에서 레즈비언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 달라”며 초청했다. 그는 “처음 강연 요청을 받았을 때는 사실 혼동이 왔다”고 했다. 독일에서 성소수자의 삶은 흥밋거리나 특별한 주제가 전혀 아닌데 한국에서는 논쟁이라고 하니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됐다. 김씨는 1972년 이주 이후 47년째 독일에서 살고 있다. 34살 때 선을 봐 파독 광부와 결혼했고,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았다. 남편과의 관계도 나쁘지 않았고 원하던 신학 공부도 했다. 그렇게 평범하게 살던 마흔의 어느 날, 교회에서 만난 현재의 파트너가 꽃 한 송이를 건넸다. 그날부터 삶은 바뀌었다. 이대로 결혼생활을 이어 갈 수 없을 것 같아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자 남편은 “신학 공부하는 여자가 여자를 알아 이혼한다”며 교회에 소문을 냈다. 그는 결국 자신의 삶을 찾아 이혼을 결심했다. 그러나 한동안 혼란스러웠다. 나는 누구일까. 목사의 꿈은 이룰 수 있을까. 신학대학 교수를 찾아갔다. 교수의 대답은 반전이었다. “동성애자라서 목사가 될 수 없다고요? 당신이 당신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네요. 스스로가 인정하지 않는데 누가 당신을 받아들이겠습니까. 당신이 누구든 하나님은 당신을 있는 그대로 보고 선택을 존중합니다.” 용기를 얻은 김씨는 공부를 이어 가 신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평생 교회의 틀 안에서 살아 온 그는 한국 개신교의 동성애 혐오가 이해되지 않는다. 그는 “독일에서는 여성 목사 커플이나 남성 목사 커플이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도 한다. 종교청도 동성애를 인정한다”면서 “왜 동성애 혐오에 하나님을 집어넣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학이 동성애를 금지하는 것도 아닌데, 성서를 편한 대로 활용하는 것 같다”며 “종교 지도자라면 성소수자들의 결정을 인정하고 존중해야지 비난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독일에 돌아가면 파트너와 함께 교회에서 정식으로 결혼할 계획이다. 그는 요즘 ‘30년차 성소수자 선배’로 매일 젊은이들을 만나고 있다. 스스로를 받아들인 뒤 당당해진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는 한국 성소수자 모임에 가면 모두 20~30대뿐이어서 의아했다고 한다. 그러나 “나도 한국에서 50년 살았다면 나를 드러내는 게 어려웠을 것 같다”며 “한국 사회도 성소수자를 동등한 사람으로 대하는 분위기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숨어 있는 노인 성소수자들에게도 세월과 함께 얻은 용기의 힘이 전파되길 바랐다. 그는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짧은 노인들이 하루라도 더 행복했으면 한다”며 “노인이든 청년이든 성소수자들에게 위로를 주고 삶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활동을 해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전참시’ 이영자, 송팀장 데려간 남한산성 “오리고기+더덕구이 환상”

    ‘전참시’ 이영자, 송팀장 데려간 남한산성 “오리고기+더덕구이 환상”

    이영자가 강연을 앞둔 자신의 매니저를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5월 18일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매니저 특강을 위해 11년 간의 매니저 생활을 돌아보는 송성호 팀장과 그의 매니저를 자처한 이영자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임송 매니저는 이영자의 대기실로 찾아와 송 팀장에게 자신이 다닌 대학교 매니지먼트학과에서 특강을 해줄 것을 제안한다. 갑작스러운 제안에 송 팀장은 주저했지만 이영자는 “이런 계기가 없으면 내 인생을 되돌아 볼 기회가 없다. 차는 5년에 한 번씩 점검하는데 우리도 한 번 점검해보자”라며 조언했다. 이영자의 말에 힘을 얻은 송 팀장은 제안을 수락했고, 두 사람은 강의 준비를 함께 시작하게 됐다. 인적이 드문 산에서 집중이 잘 된다는 송 팀장의 말을 들은 이영자는 조용한 산에서 생각을 정리한 뒤 오리 고기를 먹고 오자고 제안했다. 예정된 스케줄을 마친 이영자와 송 팀장은 남한산성으로 향했다. 이동 중인 차 안에서 이영자는 송 팀장에게 강의를 듣는 사람들이 20대인만큼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 볼 것을 권유하며 송 팀장의 20대에 대해 물었다. 송 팀장은 “20대 때는 돈을 많이 모으고 싶었다. 돈이 많아서 행복 하고 싶었다”라며 “‘저 사람은 돈을 어떻게 모았지?’ ‘나는 지금 아르바이트해서 80만원, 100만원 버는데’ 이런 생각을 했다. 주차 아르바이트, 서빙도 했다”고 말했다. 송 팀장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여유가 있지 않았다. 그 당시 매니저월급 80만원이었는데, 20만원 차비, 20만원 밥값, 10만원 적금하니까 없더라. 돈 때문에 관두는 매니저가 의외로 많다”라면서 “그런데 선배님들이 저를 많이 붙잡아줬다. 나는 더해도 되는 사람인가보다라고 생각하고 지금까지 버텨왔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남한산성에 도착해 각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고, 이영자는 기자가 된 것처럼 송 팀장의 매니저 인생을 묻는 질문 들을 이어갔다. 서로에 대해 더 깊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진 두 사람은 송 팀장이 먹고 싶어 했던 오리 고기를 먹으러 갔다. 이영자는 오리로스와 더덕무침을 주문했다. 잘 익은 오리고기에 더덕구이를 싸서 먹은 송 팀장은 “더덕의 향과 오리 식감이 환상의 조합이었다”며 폭풍 먹방을 선보였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생활의 달인’ 명란바게트, 생존 걸고 개발 “안 짜고 안 비려”

    ‘생활의 달인’ 명란바게트, 생존 걸고 개발 “안 짜고 안 비려”

    명란바게트 달인이 ‘생활의 달인’에서 사활을 걸고 개발한 레시피를 공개했다. 19일 방송된 SBS 교양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에서는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명란바게트 빵집을 소개했다. 서울 여행 중 꼭 들러야 할 빵집이다. 주택가에 위치한 맛집에는 압도적 비주얼을 자랑하는 명란 바게트가 있었다. 이 빵집의 시그니처 메뉴다. 명란바게트를 맛본 손님들은 “빵과 명란 안 맞을 것 같은데 정말 맛있다” “바게트인데 딱딱하지 않고, 명란이 들어있음에도 안 짜고 안 비리다”고 호평했다. 35세의 명란 바게트 달인은 “사실 자영업이 요즘 힘들지 않느냐. 2년 있다가 없어질 수도 있고, 빛을 발하니까 좋다”며 “방송을 계기로 얼마나 다양하게 빵을 만들고 얼마나 힘들게 만드는지 보여주고 싶다”며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개발한 레시피에 따라 명란바게트를 만들어갔다. 소금물에만 절인 백명란을 공수해 준비하고, 북어 껍질을 우려낸 물로 명란젓을 숙성해 명란의 겉을 부드럽게 하고 명란 껍질의 비린 맛을 제거했다. 이후 배와 마를 간 것에 명란을 재우고, 콩나물을 숨이 죽을 정도로 오븐에 살짝 구워 위에 덮어 버무려 고소함을 더했다. 얼음에 꿀(아이스꿀)을 붓고, 그 위로 명란을 넣어 버무리면 탄력적인 식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끝으로 오가피 새순과 함께 톱밥 연기 위에서 훈연하면 저염, 고소한 맛이 일품인 달인 표 명란바게트가 완성된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달인의 가게는 ‘오베르망’으로, 영업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다. 매주 일요일 휴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약 안 먹은 조현병 30대, 편의점서 흉기 휘둘러 3명 부상

    약 안 먹은 조현병 30대, 편의점서 흉기 휘둘러 3명 부상

    조현병을 앓고 있는 30대 남성이 부산의 한 편의점에서 흉기를 휘둘러 종업원과 손님 등 3명이 다쳤다. 이 남성은 정신질환을 앓으면서도 최근 약을 먹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18일 특수상해 혐의로 A(38)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0시 2분쯤 부산 남구에 있는 한 편의점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를 손님 2명과 편의점 종업원에게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조사결과 A씨는 B(20·여)씨가 편의점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따라 들어가면서 흉기로 등을 찔렀다. B씨가 놀라 소리치며 달아나자 편의점에 있던 다른 손님 C(33)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이어 C씨가 계산대 쪽으로 도망가자 편의점 종업원 D(24)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피해자 3명은 각각 등과 손, 목 부위에 상처가 났지만 경상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어떤 아저씨가 편의점에 흉기를 들고 있다. 사람들이 다쳤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4년 전 조현병 진단을 받았고, 이전에도 같은 병으로 병원 입·퇴원을 반복했다. 관할 정신보건센터와 경찰은 A씨를 관리하고 있다. A씨 어머니가 최근 주거지 관할 파출소를 찾아가 “통원 치료를 받는 아들이 최근 약을 먹지 않아 불안하니, 약을 먹을 수 있게 타일러 달라”고 요청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A씨를 응급입원 조치한 뒤 상태가 호전되면 범행 동기 등을 수사할 예정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법서라] 판사들이 보는 수사권조정…“검찰조서 덕분에 편했지만 고쳐야할 악습”

    [법서라] 판사들이 보는 수사권조정…“검찰조서 덕분에 편했지만 고쳐야할 악습”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검찰총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양복 상의를 벗어 흔들고, 경찰청장도 입장문을 발표합니다. 검찰이 전직 경찰청장을 구속하려 하자 경찰은 전직 검찰총장을 수사하겠다며 입건했고요. 곧바로 검찰은 성매매 업소와 경찰의 유착 의혹을 밝히겠다며 경찰서를 압수수색합니다. 최근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의 모습, 국민들 눈에는 ‘밥그릇 싸움’으로 보입니다. 수사를 누가 얼마나 더 할 것인가, 수사지휘를 받는가 마는가, 수사 마무리는 누가 할 것인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경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수사권 조정 개정안은 1954년 형사소송법이 제정된 이후 최대 변화라고 합니다. 그런데 국민들은 헷갈립니다. 도대체 검찰과 경찰, 누구 말이 맞는걸까요. 형사재판의 종결자, 판사들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경찰이 수사하고 검사가 기소하는 사건을 재판하는 판사들은 누구의 손을 들어줬을까요. ●부장판사 “판사가 법정에서 증인 이야기 직접 들어야” “사실 검사의 피의자신문조서에 증거능력을 전적으로 부여하는 것은 말이 안 돼요. 솔직히 그동안 판사들이 검찰 조서 덕분에 편했죠. 70~80년대 공안 사건 구습이 현재까지 계속된 거에요. 피고인의 인권과는 아무 상관 없고 검찰의 편의를 위한 악습이죠.”(고등법원 부장판사) “이제 그럼 검찰 조서가 경찰 조서처럼 되는 건가요? 그럼 피고인이 부동의하면 판사가 조서를 못 보겠네요. 물론 판사 입장에서는 같은 법조인인 검사 말이 더 믿음이 가죠. 그런데 판사들이 지난해 사법농단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검찰 조서를 어떻게 만드는지 봤잖아요. 말한대로 만들지 않고 검사의 의도에 맞게 작성된다는거죠. 공판중심주의 원칙을 고려해도 판사가 증인을 법정으로 불러서 직접 들어보는게 맞아요.”(지방법원 부장판사)‘가재는 게 편’이라고 하죠. 심정적으로 판사들은 같은 법조인인 검사 편이었습니다.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니 판사들은 수사지휘권, 수사종결권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따져보면 수사기관의 주장을 판단하는 건 판사들이고, 검경 어디든 적법한 절차에 맞춰 수사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거죠. 정작 판사들의 관심사는 검사의 피의자신문조서 증거능력이었습니다. 현재 재판에서는 검찰이 작성한 조서가 막강한 힘을 발휘합니다. 피고인이 ‘저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다‘라고 부인해도 소용 없습니다. 2010년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에게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한 대표는 검찰 조사 때 ‘한 총리에게 9억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가 법정에서 이를 뒤집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검찰 진술이 이를 번복한 법정 진술보다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공안검사 출신 변호사는 “공안·특수 사건에서 검사가 왜 기를 쓰고 자백을 받으려고 하겠나”며 “공안·특수 검사의 가장 큰 능력은 피의자를 압박하든 설득하든 입을 열게 해서 자백받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패스트트랙안대로 수사권 조정이 되면 검찰 조서도 피고인이 동의할 때만 증거능력을 얻게 됩니다. 검찰이 자백을 받아도 소용 없게 된거죠. 속된 말로 검찰 조서의 ‘끗발’이 떨어지는 겁니다. 변호사 자격이 있는 한 경찰은 “검찰 조서가 경찰 조서보다 더 인정받을 이유가 전혀 없다”며 “전세계 어느 나라도 경찰과 검찰 조서의 증거능력을 차별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법원행정처 “검사와 경찰 조서 증거능력 차별 어디도 없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특집 대담에서 검찰 조서 증거능력 제한에 대해 “검찰로서는 우려를 표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공판 중심주의를 강화한다는 측면에서는 가능하지만, 우리 사법체계가 그 단계까지 충분히 준비돼 있느냐는 더 논의가 필요하다”며 “법원 등 다양한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검찰 조서의 증거능력과 관련해서는 법원과의 협의가 있어야 한다”면서도 “증거능력을 낮추는 것이 방향으로 봐서 맞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쉽게 말해 검찰 조서 증거능력을 제한해야하는 방향은 맞는데, 법원 이야기를 들어보고 결정하는거죠.법원의 공식 의견은 무엇일까요. 법원행정처는 2016년 11월 검찰 조서 증거능력을 제한해 공판중심주의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이 국회에 출석해 “검사와 사법경찰관이 작성한 피신조서의 증거능력 인정 요건을 차별화하는 입법례는 전혀 없다”며 “이런 입법례가 형성된 것은 일제 식민지 시대에 고문경찰관에 의한 인권유린 사례로 인한 아픈 역사적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는군요. 다만 판사들은 형사재판이 장기화되고, 소송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사법농단으로 재판을 받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검찰이 작성한 판사들의 진술조서에 부동의했습니다. 결국 판사 수십명의 이야기를 일일이 들어봐야하니까 당연히 재판은 길어집니다. 구속 만기 6개월이 지났는데 법원은 이제 막 증인 신문을 시작했고, 결국 다른 혐의로 구속영장을 또 발부했습니다. 피고인 임 전 차장 입장에서는 구속 기간이 길어지고 변호사 수임료 등 소송비용이 크게 늘어나는 단점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형사 재판 경험이 많은 한 판사의 말을 들려드립니다. “법정에서 검찰 조서를 부인하는 피고인 대부분이 ‘저런 취지로 말하지 않았다’고 하거든요. 만약 검찰이 피고인이 말한 그대로 조서를 만들었다면 부동의하지 않고 할 수도 없겠죠. 형사소송법 개정이 검찰 수사 관행을 바꾸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 검사의 의도나 방향대로 끌고 가지 말고, 피고인이 말한대로 조서를 만들면 피고인이 굳이 부동의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진으로 만나는 국민MC 송해 92년 일대기

    사진으로 만나는 국민MC 송해 92년 일대기

    대구 달성군은 오는 20일부터 31일까지 군청 참꽃갤러리에서 ‘송해선생 특별사진전’을 열고 선생의 소장 사진 50여 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송해 선생이 지난 해 10월 달성군에 본인의 소장물품 기증의사를 밝히고 달성군과 MOU를 체결하면서 진행되는 것이다.전시주제는 ‘나는 딴따라다, 송해가 걸어온 길’로 송해 선생이 월남 후 군대생활의 기록부터 유랑공연을 하던 시절, 라디오와 텔레비전 극 활동을 하던 시절까지 시대별로 전시된다. 특히 송해선생이 그간 방송에서는 공개하지 않았던 가족사진 등 개인사진 앨범 15권 분량을 달성군에 독점적으로 제공해 눈길을 끈다. 송해 선생은“처가마을이 있는 달성군은 저의‘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다”며 “갤러리뿐 아니라 제 이름을 딴 송해공원에도 사진이 전시된다고 하니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관람시간은 평일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며, 관람료는 무료이다. 참꽃갤러 리와 함께 송해공원에서도 지난 달부터 송해선생 특별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한편 달성군은 2016년 송해선생 처가마을인 옥연지 일원에 송해 선생의 이름 딴 송해공원을 조성하였다. 송해공원은 지난 해 청계천, 자라섬에 이어 대한민국 관광명소 대상을 수상하는 등 전국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달성군은 이번 특별사진전을 시작으로 송해선생의 공연?방송 등 다양한 소장물품을 기증 받아, 송해공원 내 (가칭)송해 코미디박물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넌 아직도 정장 고집하니…난 청바지 입고 회사 간다

    넌 아직도 정장 고집하니…난 청바지 입고 회사 간다

    30대 대기업 직장인 권승연씨는 아침마다 옷을 고르느라 머리를 싸맨다. 개방적인 회사 분위기에 맞춰 올 초부터 캐주얼 복장이 허용됐는데 매일 유니폼처럼 입던 정장을 벗고 10~20대 시절 입던 청바지를 입자니 은근히 신경이 쓰여서다. 찢어진 청바지에 과한 스크래치가 디자인 된 옷을 고르자니 너무 튀는 것 같고, 예전처럼 정장 바지를 입으려니 출근 복장 자율화 시대에 소위 나만 ‘아싸’(아웃사이더)가 되는 것 같아 걱정이다. 직장인 출근복으로 입어도 무난할 만큼 편안하면서도 멋스러운 청바지들을 16일 살펴봤다. 아무리 편한 청바지라고 해도 점심 먹고 컴퓨터 앞에 앉아 하루 종일 업무를 하다 보면 갑갑함이 느껴지기 마련이다. 글로벌 노마드 데님 브랜드 FRJ의 360 밴딩 데님은 직장인들의 이런 고민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허리 부분을 밴딩 처리해 편안함을 더한 것이다. 밴딩도 전혀 티 나지 않는 데다 벨트 고리가 있어 벨트를 착용해도 무리가 없다. 특히 남성들이 가장 즐겨 입는 청바지 형태인 테이퍼드 핏의 경우 허벅지는 스키니 핏보다 조금 여유 있고 종아리 부분으로 갈수록 통이 좁아져 다리 라인을 살려주는 것은 물론 고신축성 복합 소재를 사용해 신축성도 뛰어나다.이랜드리테일은 올봄과 겨울을 겨냥해 기능성 데님의 첫 번째 시리즈인 찰진을 출시했다. 이랜드리테일의 자체 브랜드인 인디고뱅크와 제이빔이 그동안 쌓은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작한 상품이다. 특히 찰진은 스판이 3% 내외 포함된 원단을 사용해 입었을 때 몸에 감기고, 신축성과 복원력을 극대화해 오랜 시간 입고 있어도 불편함이 없다. 무릎이 늘어나지 않는 것도 큰 특징이다. 찰진 부츠컷은 입체적인 패턴을 넣어 다리를 더 길어 보이게 만든다.이탈리아 감성 청바지 브라디포는 3040 남성고객까지 섭렵할 수 있는 슬랙스 청바지를 올해 주력 제품으로 밀고 있다. 기존 남성 오피스룩에는 정장 슬랙스만 입을 수 있다는 편견을 버리기 위해 브라디포는 신축성이 좋은 사방 스판 원단과 캐주얼한 컬러의 데님을 섞어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데님 슬랙스’를 내놨다. 브라디포 슬랙스 팬츠 시리즈는 블랙, 헤링본, 스트라이프 슬랙스 팬츠 등 3종이다. 적당한 두께감으로 품격은 살리되, 탄력 있는 스트레치 소재로 장시간 입어도 편안하다. 컨템포러리 토털 캐주얼 플랙은 생지 데님으로 유명하다. 생지는 청바지를 만드는 원단 중에 아무런 가공을 하지 않고 염색만 해놓은 것을 말한다. 색깔이 튀지 않고 무난해 어떤 상의와 코디해도 어울린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플랙을 대표하는 모델 중 하나인 베를린 051은 깔끔한 인디고 색깔로 계절 구분 없이 활용하기 좋다. 기본 슬림 스트레이트 핏 한 벌이면 바쁜 출근길 코디 걱정 없이 데일리로 입을 수 있어 직장인에게 제격이다.유니클로는 라이프웨어(LifeWear) 철학을 반영한 자유롭고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는 진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봄여름 시즌에는 여성용 라인업 7가지와 남성용 라인업 5가지가 나왔다. 여성용의 경우 시가렛, 스트레이트, 와이드, 플레어 등 트렌디한 실루엣이 다영하게 반영됐다. 요즘 유행인 뉴트로 무드에도 잘 어울린다. 남성용의 이지 진은 안감에 면 저지와 같은 스웨트 소재를 적용해 움직임이 자유롭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서울광장] 경기 진단, 실화인가/김성수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경기 진단, 실화인가/김성수 편집국 부국장

    최근 승차했던 택시의 80대 운전기사는 영업이 너무 안된다고 목소리부터 높였다. 택시를 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요즘처럼 손님이 없었던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는 것이다. 낮시간에는 강남역이나 홍대앞 등 북적이는 곳에서조차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만큼 살기가 어려우니 사람들이 택시비라도 아끼려는 게 아니겠느냐는 나름의 해석도 덧붙였다. 현재 경기가 어떤지 판단하는 일은 다분히 주관적이다. 자기가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아니면 자기 소득이 얼마냐에 따라 느낌은 달라질 수 있다. 빈익빈 부익부가 더 심해졌다고 하니 가난한 사람은 더 어려워졌다고 느낄 수 있다. 고소득자는 경기가 어떤지는 신경을 안 쓰고 한결같이 돈을 펑펑 쓸 수도 있다. 또 어떤 통계를 잣대로 삼느냐에 따라 불황인지, 아니면 경기 과열 단계인지 판단이 엇갈릴 수도 있다. 하지만 보편적인 결론은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를 토대로 본다면 사람들의 공감도는 더 높아진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취임 2주년을 맞아 최근 내놓은 정부와 야당의 자료를 보면 결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이게 같은 나라의 경제를 평가하는 자료인지 눈을 의심할 정도다. 한쪽은 자화자찬 일색이고, 다른 쪽은 외환위기 못지않은 경제위기가 곧 닥칠 것 같은 불안감을 부추긴다. 먼저 지난 9일 기획재정부가 낸 ‘문재인 정부 2주년, 경제부문 성과와 과제’. 39쪽에 달하는 자료 대부분이 장밋빛 분석으로 망라돼 있다. 총평으로는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용, 혁신 확산 분위기 조성 등 경제 패러다임 전환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진단한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돌파, 3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 세계 7번째 가입, 경제성장률 주요 선진국에 비해 양호, 수출 6000억 달러 돌파, 민간 소비 7년 만에 최대 수준 증가’ 등 희망적인 내용만 담고 있다. 이것만 보면 우리 경제는 아무 문제 없이 순항하고 있다. 반면 공교롭게도 같은 날 자유한국당이 펴낸 200쪽 분량의 백서 ‘문재인 정권 경제실정 징비록’을 보면 상황은 180도 다르다. 야당의 자료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문 정권의 경제정책 2년에 야멸차게 ‘F학점’을 주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의 마이너스 성장, 2018년 이후 고용 증가폭 과거에 비해 3분의1로 축소, 실업률 한국만 나 홀로 상승,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하락…’. 기재부의 현실 인식과는 달라도 너무나 다르다. 문 대통령이 지난 14일 중소기업인들과 만나서 한 발언도 생뚱맞다. 문 대통령은 “총체적으로 본다면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통계와 현장의 온도차가 있을 것”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그렇더라도 누가 어떤 근거로 적어 준 내용인지는 모르지만 현실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오죽 하면 점잖은 편으로 꼽히는 야당 인사 입에서조차 “달나라 사람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는 비아냥이 나왔을까. 자영업자를 포함한 대다수 서민들은 불황의 고통을 힘겹게 겪고 있다. 지방 도시에 가보면 도심 한복판에도 폐업을 해서 비어 있는 상가가 넘쳐난다. 서울도 작년 말 기준 상가 점포 8000개가 1년 새 문을 닫았다. 4월 실업률은 19년 만에 최고치다. 청년 4명 중 1명은 사실상 백수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왔다. 물론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듯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해 불필요하게 위기론을 확산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현실이 어렵다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대책을 마련하는 게 정부·여당의 의무다. 아무 근거 없이 막연히 경제가 좋아질 거라는 낙관론만 펴는 것은 무책임한 행위다. 더구나 이미 2년간의 실험으로 정책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난 소득주도성장을 억지로 끌고 가겠다고 고집하는 것은 무모한 선택이다. 청와대가 워낙 그립을 강하게 쥐고 있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경제 관료나 여당 내 핵심 참모들 중 누구도 속도조절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앞으로 3년이 더 힘들 것 같다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망가진 경제를 다시 살리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더 늦기 전에 누군가는 ‘벌거벗은 임금님’을 용기 있게 외쳐야 할 때다. 11개월 뒤가 총선이다. sskim@seoul.co.kr
  • “美선진행정 익힌 한국공무원 좋은 정책 펼칠 때 뿌듯”

    “美선진행정 익힌 한국공무원 좋은 정책 펼칠 때 뿌듯”

    “제가 미국에서 가르친 한국 공무원들이 정책을 잘 펼쳤다는 소식을 들을 때가 가장 기쁘죠.” 김두옥(62) 미국 켄터키주립대 마틴스쿨 국제경영행정연수원장은 지난 10년간 300여명의 한국 공무원을 가르친 ‘공복(公僕) 조련가’다. 한국자치경영평가원(현 지방공기업평가원) 박사로 근무하던 김 원장은 2007년 혈혈단신으로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는 미국의 선진 행정 기법을 타국 공무원에게 전수하는 연수원을 만들고 싶다고 제안했고, 켄터키대가 흔쾌히 응하면서 국제경영행정연수원장을 맡았다. 이달 초부터 잠시 방한 중인 그를 16일 서울 중구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미국으로 건너가기 전까진 해외에선 근무는 커녕 공부한 적도 없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지천명(50세)을 넘긴 나이에 갑자기 우리나라가 좁아 보이더라고요. 행정학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 견문을 넓힌 뒤 한국 공무원에게 가르쳐야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죠.” 한국인 박사가 운영하는 연수기관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켄터키대를 연수 장소로 선택하는 한국 공무원이 하나둘 늘었다. 김 원장은 학위 과정으로만 학기를 채우지 않고 일정기간 주 정부와 상공회의소 등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실무능력을 쌓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단순히 상아탑에서 수업만 듣는 게 아닌, 미국 공공기관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게 한국 공무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만리 타국에서 온 동양인이 미국 관공서로 찾아가 한국 공무원을 인턴으로 근무하게 해 달라고 하니 문전박대도 참 많이 당했죠. 하지만 그렇게 10년을 뛰어다녀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거 같아요. 이젠 ‘웰컴, 코리아’를 외치는 미국 공무원이 많아졌어요.” 켄터키대에서 연수를 마친 공무원은 국방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감사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중앙부처는 물론 서울시와 경기도, 광주광역시 등 지방자치단체까지 다양하다. 대부분 서기관(4급) 시절 연수를 왔고, 지금은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매년 새로 오는 연수생을 통해 기존 졸업생 소식을 전해듣죠. 한국으로 돌아간 공무원들이 좋은 정책을 냈다는 소식을 들으면 저도 국가에 뭔가 이바지했다는 보람을 느껴요. 이들이 잘하고 있는지 앞으로도 눈 부릅뜨고 지켜볼겁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브레이킹, 올림픽 효자종목 되게 최선”

    “브레이킹, 올림픽 효자종목 되게 최선”

    “진조크루(Jinjo Crew)는 한자 ‘오를 진’(進)과 ‘불사를 조’를 결합한 것으로 ‘불살라 오르다’란 뜻이다. 지난 20년간 브레이킹은 나를 성장시켰다. 또 성장 가능성을 부여하고 내 삶의 균형을 잡아 주는 중요한 요소다. 청소년 시기 나에게 전부였고 앞으로도 모든 삶이 될 것이다.”(김헌준 대한브레이킹경기연맹 부회장) 진조크루는 그랜드슬래머로 유명하다. 2012년 세계 5대 비보이 대회를 휩쓸어서다. 세계 처음이다. 동생 김헌우(32)씨를 포함해 15명이 활약하는 내로라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다. 1970년대 미국 뉴욕에서 생긴 브레이크댄스를 현지에선 ‘브레이킹’이라고 부른다. 때마침 2024년 프랑스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게 확실해 스포츠로 여기는 추세다. 서울신문과 ㈔대한브레이킹경기연맹은 브레이킹 경기 진흥과 관련 사업, 올림픽 종목으로 활성화하는 데 공동 노력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오는 21일 업무협약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16일 경기 부천시 상동 스튜디오에서 퍼포먼스를 연습 중인 김헌준(34·진조크루 대표) 연맹 부회장을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브레이킹에 입문한 계기는. “15세이던 1999년 친구를 따라 시작했다. 브레이킹을 소재로 한 ‘힙합’이라는 만화책이 나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브레이킹 학원이 없던 시절이었기에 ‘힙합’은 내게 교과서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달라진다. 국내외 배틀에서 모두 93회 우승했다. 내년까지 100번 우승하는 게 목표다. 2012년 유케이 비보이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때가 근래 들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세계 5대 메이저 중 마지막 대회여서 그렇다. 이를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비상하게 됐다.” -연맹 결성엔 어떤 의미가 있나. “지난 3월 17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창립총회가 열렸다. 이날 김만수(55) 전 부천시장이 회장에 취임했다. 프랑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가 2024년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비보이 댄스’와 ‘비걸 댄스’를 총칭하는 ‘브레이킹’을 추천한 바 있다. 정식종목 확정을 눈앞에 두고 있어 물밑에서 한국은 발빠르게 움직여 왔다. 연맹은 파리올림픽뿐 아니라 국제대회 정식종목으로 만들기 위해 국내외에서 중심 역할을 하겠다.” -브레이킹을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이젠 스포츠 종목이지만, 누군가에겐 취미생활이 될 수도 있다. 처음에 너무 어렵거나 특수한 장르라 생각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문화로 생각하면 좋겠다. 후배들이든 어르신이든 어려운 춤, 특수한 춤, 부상을 당할 수 있는 춤, 직업화하기 힘든 춤이라고 여기지 말자. 자기 일을 하면서도 하루에 한 시간씩, 일주일에 하루이틀 정도 시간 내서 취미로 할 수 있다. 전문학원도 많이 생겨 브레이킹 참맛을 느끼는 데 좋다고 본다.” -50대 이상에게도 가능한가. “깜짝 놀랄 텐데 미국에서는 50세를 넘어서도 많이 배운다. 전문선수로 데뷔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렵고 건장하고 대부분 여유 있는 층에서 많이 찾는다. -더 이룰 꿈이 있다면. “비보이라는 춤이 우리나라 스포츠에서 효자종목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애쓰겠다. 올림픽 종목으로 대중 인식에서 성장하는 상상을 하니 설렌다. 이제 우리 역사가 될 것이고 세계 역사의 중심에 존재할 것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임블리’ 임지현 심경 “다시 신뢰 회복하고 싶다”

    ‘임블리’ 임지현 심경 “다시 신뢰 회복하고 싶다”

    온라인 여성 쇼핑몰 ‘임블리’ 임지현이 ‘가짜 아들’ 루머를 언급하며 처참한 심경을 토로했다. 최근 박준성 부건에프엔씨 대표와 임지현 부부의 인터뷰가 한 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이번 인터뷰에서 박 대표는 호박즙 26억원어치를 환불했다며 “인스타그램을 통해 처음 알려졌는데 초기 소비자 응대가 잘못됐다. 김재식 헬스푸드에 접수된 2건 중 1건은 공장 측 실수로 제품이 없어졌다. 이런 상황이 임지현 상무에겐 보고 되지 않았다. 그래서 소비자는 의혹을 제기했다”라고 말했다. 임지현은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고객이 불안하다고 하니 너무 죄송했다.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에 전체를 환불했다”면서 “다른 것을 다 떠나서 고객을 대했던 내 마음이 오해를 받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털어놨다. 현재 부건에프엔씨의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대화를 나누던 중 사업을 접을 생각도 있냐는 질문에 임지현은 “만약 진짜로 속이려고 했고 거짓말을 해왔다면, 아마 못 버텼을 것”이라며 “요즘 할 수 있는 게 생각뿐이라 많은 생각을 하는데 어떤 루머에 대해서는 미칠 것 같다. 우리 아들이 가짜 아들이라는 말이 가장 그랬다. 하지만 내가 접을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직원도 어렵게 버티고 있는데, 난 도망갈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임지현은 “억울하다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다시 신뢰를 회복하고 싶다”고 심경을 전했다. 임지현은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비판적인 내용을 담은 내용이 SNS 등에 올라올 경우, 이를 의도적으로 삭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또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고객을 상대로 적절하지 못한 대응을 보여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럼에도 임지현은 “인스타 소통을 아예 하지 않을 수는 없다”면서 “다만 이번 계기로 많은 것을 깨달았다. 향후 달라진 대응을 보이겠다”고 덧붙였다. 임지현은 명품 카피 논란에 대해서도 “명품을 잘 응용하면 트렌드에 맞는 것이고 아니면 표절이라고 지적받을 것”이라며 “앞으로 더욱 주의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임블리’는 임지현 부건에프엔씨 상무의 애칭을 내건 쇼핑몰로, 인스타그램을 통한 마케팅으로 젊은 층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려왔다. 지난 2013년 온라인 쇼핑몰을 연 이후 의류와 화장품, 먹거리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지난해에는 연 매출 1700억원까지 키웠다. 최근에는 ‘임블리 팬미팅’이 1분 만에 1300석 전석 매진되며 연예인급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최근 판매한 호박즙에서 곰팡이가 검출됐는데 항의하는 소비자에게 ‘환불은 어렵고 그동안 먹은 것은 확인이 안 되니 남은 수량과 곰팡이가 확인된 한 개만 교환해주겠다’고 대응한 점이 알려지면서 거센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지난달 29일 임지현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임지현은 “고객님들은 점점 실망과 함께 떠나고 한때 VVIP던 고객님은 대표적인 안티 계정을 운영하시고, 저희 제품을 파는 유통사는 고객 항의로 몸살을 앓고, 회사 매출은 급격히 줄어 생존을 걱정해야 하고, 직원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뒷수습에 지쳐가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왜 이렇게 됐는지 저는 잘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고 생각했다”며 “과거의 저는 양쪽 길이가 다른 가방 끈은 잘라 쓰시면 된다, 막힌 단추구멍은 칼로 째서 착용하셔라와 같은 어처구니없는 댓글들로 고객분들께 상처를 줬고, 듣기 싫은 댓글은 삭제도 했었다. 먹는 제품, 바르는 제품에까지도 ‘내가 썼을때는 괜찮았는데’라며 일부의 불만 정도로 치부했다. 그래도 잘 팔리는데, 나를 이렇게 좋아해주는 분들이 많은데 그정도는 이해해주시겠지 하며 오만한 생각을 했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영원히 다시 신뢰를 찾지 못할 것 같아 두렵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죄한 바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해투4’ 오정연, 아나운서→카페 알바→사장 “행복해서 살쪘다”[공식]

    ‘해투4’ 오정연, 아나운서→카페 알바→사장 “행복해서 살쪘다”[공식]

    ‘해피투게더4’에서 오정연이 카페 아르바이트생에서 사장으로 신분 상승을 이룬 최신 근황을 공개한다. 유쾌하고 찰진 토크로 목요일 밤을 책임지고 있는 KBS 2TV ‘해피투게더4’(이하 ‘해투4’)의 16일 방송은 ‘아나운서국의 문제아들’ 특집으로 꾸며진다. 이날 방송에는 각종 분야에서 전천후 활약을 펼치고 있는 프리 아나운서 오영실-한석준-최송현-오정연과 KBS 아나운서실의 마스코트 정다은-이혜성이 출연해 본격 예능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오정연은 뜻밖의 근황으로 화제를 모았던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배경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오정연은 “대학생 때부터 카페 아르바이트가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라면서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너무 행복해서 주스를 많이 마셨더니 12kg이 쪘다. 지금은 반 정도 다이어트에 성공했다”며 뜻밖의 부작용을 공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오정연은 최근 카페 사장으로 신분 상승을 했다고 말해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그는 카페 창업 준비를 하고 있음을 밝히며, “카페 사장님이 알바를 하던 내게 카페 인수를 제안하기도 했다. 제안을 받고 용기내서 인수 대신 새로운 가게를 오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카페 개업을 한다고 하니 한석준이 조언을 해줬다. 하지만 한석준의 조언은 한번쯤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는 후문이어서 한석준의 조언에 대한 궁금증이 수직 상승한다. 한편 이날 KBS 막내 아나운서 이혜성은 최근 영화 ‘어벤저스: 엔드게임’의 주역인 ‘캡틴 마블’ 브리 라슨, ‘호크 아이’ 제레미 레너를 단독으로 인터뷰했다고 전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에 이혜성은 즉석에서 영어 인터뷰를 재연하는가 하면 남다른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고. 뿐만 아니라 이혜성은 정우성과의 인연을 공개하며 “정우성에게 학생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다”며 역대급 동안을 뽐냈다고 해 그의 활약에도 기대감이 증폭된다. 최고의 스타들과 함께하는 마법 같은 목요일 밤 KBS 2TV ‘해피투게더4’는 오늘(16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브레이킹’종목 파리올림픽서 금메달 효자종목 되게 최선”

    ‘브레이킹’종목 파리올림픽서 금메달 효자종목 되게 최선”

    진조크루는 2012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세계 5대 비보이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해 세계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비보이팀이다. 2001년 팀을 결성해 국내외를 무대로 수많은 활동과 수상경력을 자랑하는 명실공히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다. 브레이크 댄스는 1970년대 미국 뉴욕에서 생긴 춤으로, 종주국 미국에서는 ‘브레이킹’이라 부른다. 마침 브레이킹이 2024년 프랑스올림픽에서 정식종목 채택이 확실시돼 앞으로 춤에서 스포츠로 인정받는다. 본지와 사단법인 대한브레이킹경기연맹은 브레이킹 경기의 진흥과 관련 사업, 올림픽종목으로 활성화하는 데 공동 노력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오는 21일 상호 업무협약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16일 서울신문은 부천 상동 스튜디오에서 퍼포먼스를 연습 중인 김헌준 연맹부회장이자 진조크루대표를 만나봤다. 일문일답. -나에게 브레이킹이란. 1985년 8월 21일생이다. 진조 크루(Jinjo Crew)는 오를 진, 불사를 조의 한자어로 ‘불살라 오르다’란 의미다. 지난 20년간 브레이킹은 나를 성장시키며 나의 인생철학을 관철시켜 줬다. 또 성장 가능성을 부여해주고 내 삶의 균형을 잡아주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청소년시기 나에게 전부였고 앞으로도 나의 모든 삶이 될 것이다. -브레이킹에 입문한 계기는. 1999년 15살 때 친한 친구를 따라서 시작했다. 때마침 브레이킹을 소재로 한 ‘힙합’이라는 만화책이 그 시절 나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브레이킹이 있는 댄스학원이 없던 시절이었기에 ‘힙합’은 내게 교과서가 됐다.-세계대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매번 이 질문을 받을 때면 가장 기억에 나는 대회가 달라진다. 국내외 배틀에서 총 93회 우승했다. 내년까지는 100번 우승하는 게 개인적인 목표다. 세계 5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했다. 2012년 유케이 비보이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때가 근래 들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세계5대 메이저대회 중 가장 마지막 대회이다 보니까 그렇다. 이 대회를 우승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비상하는 계기가 됐다. 세계최초 비보이대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비보이로서 우리 팀에 날개를 달아준 타이틀이다. -최근 대한브레이킹연맹이 결성됐다. 어떤 의미가 있나. 지난 3월 1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사단법인 ‘대한브레이킹경기연맹’ 창립총회가 열렸다. 이날 김만수 전 부천시장이 회장에, 제가 부회장으로 취임했다. 프랑스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가 2024년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비보이 댄스’와 ‘비걸 댄스’를 총칭하는 ‘브레이킹’을 추천한 바 있다. 정식종목 확정을 눈 앞에 두고 있어 그동안 물밑에서 한국은 발빠르게 움직여 왔다. 연맹은 파리 올림픽뿐만 아니라 국제대회 정식종목으로 만들기 위해 국내외에서 중심역할을 하겠다. -브레이킹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브레이킹은 이젠 스포츠종목이지만, 누군가에겐 취미생활이 될 수도 있다. 처음에 너무 어렵거나 특수한 장르라 생각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문화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후배들이든 나이가 드신 분들이든 어려운 춤, 특수한 춤, 부상당할 수 있는 춤, 직업화하기 힘든 춤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그러면 이 춤에 접근하기가 어렵다. 자기일을 하면서도 하루에 한 시간씩, 일주일에 하루이틀 정도 시간 내서 취미생활로 할 수 있는 춤이다. 요즘은 비보이전문학원도 많이 생겨 브레이킹 참맛을 느끼는 데 좋다고 본다. -50대 이상에게도 이 춤이 가능하나. 깜짝놀랄 텐데 미국에서는 나이가 50세가 넘은 사람들이 취미로 많이 배우고 있다. 전문선수로 데뷔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렵고 몸이 건장하고 대부분 여유있는 층에서 많이 찾는다. -세계대회 주요 수상경력을 말해달라. 주요 세계메이저대회 우승경력으로는 2018 프랑스 Battle of the year CREW 월드파이널 우승을 비롯해 2016·2017·2018 Break The Floor 3년 연속 우승, 2018 일본 SUPER BREAK Crew Battle 우승, 2017 미국 Silverback Event 3on3 Battle Final 우승, 2012 영국 UK B-BOY CHAMPIONSHIP WORLD FINAL 우승 등을 내세우고 싶다. -앞으로 꿈이 있다면. 내가 추는 비보이라는 춤이 ‘브레이킹’이라는 스포츠종목으로 인정돼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브레이킹 종목이 한국의 메달 효자종목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올림픽 종목으로 브레이킹이 대중들 인식에서 성장해 나가는 상상을 하니 너무 설렌다. 이제 우리 진조크루는 역사가 될 것이고 세계역사의 중심에 존재할 것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천년의 구들, 신라의 온기를 전하다 - 하동 칠불사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천년의 구들, 신라의 온기를 전하다 - 하동 칠불사

    # 천년의 온돌, 아자방(亞字房) 이야기 가득한 ‘금관가야에서 오시어 아자방을 축조하셨네 (來自金官築亞房) ’ 봄 향기 가득 머금은 지리산이다. 동쪽 주능선 산행코스인 명선봉, 형제봉, 덕평봉을 허위허위 지나다 보면 어느 순간 얌전한 토끼봉(1,534m)에 닿는다. 바로 이 토끼봉 자락을 잡고 아래로 내려오다 보면 반야봉 남쪽 해발 약 800m 지점에 천년 고찰이 등장한다. 불현듯이. 허투루 볼 절집이 아니다. 천년 세월의 온기(溫氣)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구들방이 있는 절이다. 천년 온돌, 아자방(亞字房) 이야기가 전해지는 지리산 칠불사(七佛寺)다.당연히, 유명 사찰에는 회자되는 전설이나 설화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즉 일상의 바쁜 삶에도 ‘불구하고’ 시간 내어 굳이 찾아올 만한 이유가 당연히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지리산 칠불사는 언제든 얼굴 한 번 내밀만한 이야기들이 가득한 절임은 분명하다. 칠불사의 창건 스토리부터 예사롭지 않다. 삼국 시대 초기 김해 지방에 존재하였던 가야(伽倻) 일명 가락국(駕洛國)의 태조이자 김해 김씨의 시조인 김수로왕(金首露王)의 일곱 왕자가 이곳에서 수도 정진하여 모두 성불하였다고 하여 일곱 ‘칠(七)’, 부처 ‘불(佛)’을 써서 이름 지은 절이 칠불사다.<삼국유사, 가락국기>나 <동국여지승람 하동기>에 따르면 서기 42년에 태어난 수로왕이 현재의 인도 갠지스강 상류지방에 5세기부터 있었던 태양왕조 아유다국의 공주 허황옥(許黃玉)을 왕비로 맞아들여 10남 2녀를 두었다고 한다. 이 중 큰 아들 거등(巨登)은 왕위를 계승했고 차남과 삼남은 김해 허(許)씨의 시조가 되었으며 나머지 일곱 왕자가 이 곳에서 부처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하니 칠불사를 방문한 김해 김씨(金氏), 김해 허씨(許氏) 성을 쓰는 방문객들은 급히 옷깃부터 여민다. 콘텐츠의 힘이다.또한 칠불사는 흔히들 우리나라에 불교가 전해진 시기라고 알려진 고구려 소수림왕 2년(372)보다 270년 더 빨리 인도에서 배를 타고 불교가 직접 전래했다는 이른바 ‘남방전래설’을 지지하는 가야불교의 시원인 곳이기도 하다. # 인도에서 전해진 불교 남방전래설, 빨치산 남부군 총사령관 이현상이 최후를 맞이한 빗점골여기에 더해 칠불사에는 신라 효공왕(재위 897∼912) 시절 구들도사라 불렸던 ‘담공선사’가 직접 축조한 아자방(亞字房)의 흔적이 전해 내려온다. 방의 모양이 ‘아(亞)’자 모양으로 생겼다 하여 아자방(亞字房)으로 불리는 데 한 번 불을 지피면 온돌 고래 사이로 열기를 100일 동안 간직하였다고 한다. 칠불사에서는 바로 이곳을 한겨울 스님들이 참선 수행하는 선방으로 사용한다. 아자방(亞字房)에서 참선공부를 할 때는 장좌불와(長坐不臥, 늘 앉아만 있고 눕지 않는 것), 일종식(一種食, 하루 한 끼만 먹는 것), 묵언(言, 말하지 않는 것)의 세 가지 규칙을 지켜야 한다. 현재 이곳은 국가문화재 승격을 위한 중수 공사를 하고 있다.동국제일선원으로 불리는 칠불사 역시 많은 퇴락과 중수를 거듭했다. 특히 6·25전쟁을 거치면서 전소된 사찰을 전 쌍계사 승가대학장인 제월당 통광(1940~2013) 대선사의 힘으로 1978년부터 중수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현재 대웅전, 아자방, 운상선원, 설선당, 보설루, 원음각, 요사, 영지, 일주문 등은 완전 복원 중창하여 신라 시대의 향기 가득한 선원으로 탈바꿈하였다. <지리산 칠불사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만약 김해 김씨나 김해 허씨라면, 지리산 토끼봉을 지나는 일이 있다면 2. 누구와 함께? - 가족 단위 나들이 장소. 3. 가는 방법은? -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범왕길 528- 하동터미널 → 화개터미널 첫차 7:55 막차 20:30 수시 운행. 4. 감탄하는 점은? - 칠불사까지 가는 지리산의 풍광들, 눈 앞에 펼쳐지는 드넓은 산자락 풍경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지리산 깊은 곳에 있다 보니 방문객들은 그리 많지 않은 편. 6. 꼭 봐야 할 장소는? - 아자방(亞字房), 대웅전, 영지 연못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칠불사 올라오기 전에 화개장터에서 가벼이. 산이 깊다보니 사찰 주변에는 상업시설이 없다.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chilbul.or.kr/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청학동, 최참판댁, 화계장터, 섬진강, 삼성궁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칠불사는 1948년 '여수, 순천 10.19사건' 당시 여순 병력과 군경 토벌대가 최후 충돌한 곳으로 국군의 소개(疏開)처리로 인하여 전소되었다. 빨치산 남부군 총사령관 이현상이 최후를 맞이한 곳이 바로 칠불사 위쪽 빗점골이다. 한국 현대사의 깊은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곳.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문화마당] 마음아, 이겨라/강의모 방송작가

    [문화마당] 마음아, 이겨라/강의모 방송작가

    가정의달 5월. 이런저런 가족 행사로 바쁜 계절이 지나가고 있다. SNS에 단란한 분위기의 사진들이 넘칠 때 부러움과 심술이 교차한다. 공연히 옛날 가족사진을 꺼내 애틋한 그리움에 잠겨 보기도 한다. 사진은 순간을 잡지만 그 순간은 영원의 느낌을 가두고 있다. 4월의 마지막 날 ‘희망 찰칵’(행복한책출판사·비매품)이라는 책이 나왔다. 희귀질환인 뮤코다당증(MPS) 환자 가족사진으로 꾸민 작은 책. 2017년 여름부터 2018년 6월까지 사노피젠자임 후원으로 사단법인 바라봄사진관이 진행한 프로젝트의 마지막 결과물이다. 어떤 이에게는 평범한 사진 한 장이 어떤 가족에겐 큰 용기와 맞바꿔야 얻을 수 있는 귀한 선물이 된다. 전국을 도는 촬영 현장에 1년 남짓 진행보조원으로 따라다녔다. 이동이 불편하고 남의 시선을 끄는 것이 싫어 가족 여행이나 사진 촬영을 기피했던 분들이기에 참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한 걸음을 내딛기가 어려웠을 뿐 막상 촬영이 시작되면 기쁜 웃음이 자연스럽게 솟아났다. 한국뮤코다당증환우회 우순옥 회장은 인사말에 이렇게 적었다. ‘삶의 행복이란 주어진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순간을 포착하는 소소한 경험들 속에 있음을 사진을 찍으며 알게 됐다’고. 나 역시 그들 곁에서 모든 순간 행복했고 많은 것을 배웠다. 책을 꾸미며 마지막 페이지에 이 글을 얹었다. ‘아름다움은 내부의 생명으로부터 나오는 빛이다. 그대가 정말 불행할 때, 세상에는 그대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믿어라. 그대가 타인의 고통을 덜어 줄 수 있는 한 삶은 헛되지 않으리라. 세상에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보이거나 만져지지 않는다. 단지 가슴으로만 느낄 수 있다.’-헬렌 켈러 5월은 부산에서 또 다른 신경근육계 희귀질환인 폼페병 환자 김동호씨를 만나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는 투병하며 붓을 입에 물고 그림을 그렸다. 해바라기를 좋아한 그가 활짝 핀 꽃보다 시들어 가는 모습을 즐겨 그렸던 건 그 안에 든 씨앗들이 내일의 희망을 품고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병이 악화되고 호흡기를 달면서 그는 이제 걸을 수도 먹을 수도 혼자 숨을 쉴 수도 없게 됐다. 그는 누운 자리에서 붓 대신 마우스를 잡았다. 모니터를 보며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고 폼페병뿐만 아니라 다른 근육병 환자들과도 함께 희망을 모색하고 있다. 그림도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더딘 손길로 화면에 수만 번 점을 찍어 해바라기꽃 한 송이를 활짝 피워 낸다. 그렇게 만든 작품들도 환자들을 위해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질환이 진행될수록 같은 병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다고 했다. 희귀질환은 인식 부족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김동호씨는 조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걸 자신의 사명이라 여긴다. 김동호씨는 ‘건강을 잃으면 모두를 잃은 것’이라는 말을 가장 싫어한다. 그 말대로라면 자신은 모든 것을 잃고 누워 있는 환자에 불과하니까. 그는 잃은 게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병 때문에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볼 줄 아는 마음의 눈과 소중한 사람들을 얻었다. 그에겐 시련을 이겨 내는 마법의 주문이 있다고 했다. “마음아, 이겨라!” 그를 만나고 돌아오는 기차에서 신경학자 올리버 색스의 마지막 책 ‘모든 것은 그 자리에’를 읽었다. 이 구절에 밑줄을 쫙 그었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질병의 부재나 기능의 보존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지속적으로 발달할 수 있는 잠재력이다.’ 빛이 강하면 그늘은 더욱 어둡다. 5월의 들뜬 분위기가 어떤 이들에겐 아픈 화살처럼 박힐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국내에 등록된 희귀질환이 1000여종이라고 한다. 같이 주문을 외자. “마음아, 이겨라!”
  • 아직도 내 몸에 박혀 있는 5·18 총알… 그리고 38년 만의 졸업장

    아직도 내 몸에 박혀 있는 5·18 총알… 그리고 38년 만의 졸업장

    전남도청 앞 금남로 시위서 복부에 총상 “60세가 다 돼 명예졸업… 기쁘고도 착잡”5·18민주화운동 때 입은 총상으로 고교에서 학업을 중단한 50대가 명예졸업장으로 몸과 마음의 상처를 달랬다. 광주 서석고는 15일 교내 체육관에서 열린 개교기념일 행사에서 전형문(58)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1980년 5·18 당시 고교 3학년이었던 전씨는 같은 해 5월 21일 전남도청 앞 금남로 시위에 참여했다가 계엄군의 집단발포 때 복부에 총상을 입었다. 총알은 지금도 허리뼈에 박혀 있다. 이런 사연은 최근 5·18기념재단 공모 사업으로 발간된 서석고 학생 체험기 ‘5·18 우리들의 이야기’에 수록되면서 알려졌다. 학교 측은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3학년 2학기 수업일수를 채우지 못한 전씨를 위로하기 위해 명예졸업장을 주기로 했다. 정상적으로 학업을 계속했다면 1981년 2월 5회 졸업생이 됐을 테니 38년을 지각해 졸업장을 받은 것이다. 전씨는 스스로 계엄군에 맞섰을 때와 같은 나이 후배들과 동문의 박수를 받으며 뜻깊은 졸업장을 움켜쥐었다. 전씨는 “60이 다 돼 졸업하니 기쁘면서도 착잡하다”며 “도청에 갔던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내 운명이다”고 담담하게 덧붙였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공공부문 비정규직→정규직 전환하니 노동자 연봉 평균 390만원 늘어났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정규직 전환하니 노동자 연봉 평균 390만원 늘어났다

    기관 조사에선 노동자 月35만원 상승 파견·용역직도 25만여원↑ 206만원 처우 개선에 명절 상여금 반영 52.8% 정규직 전환 만족도 5점 만점에 3.9점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바뀐 노동자의 연봉이 평균 390만원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가 15일 공개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자의 만족도 및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규직으로 전환된 공공부문 노동자 1인당 평균 연봉은 2783만원으로, 전환 이전(2393만원) 때보다 390만원(16.3%) 늘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 2∼3월 정규직으로 전환된 노동자 1815명과 기관 430곳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임금 변동은 노동자 설문조사를 토대로 이뤄졌다. 기관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임금이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정규직 전환 규모가 큰 3개 직종에 속하는 406개 기관의 기간제 노동자는 정규직 전환으로 1인당 평균 월급이 191만 5066원에서 226만 4591원으로, 34만 9525원(16.9%) 증가했다. 파견·용역 노동자도 정규직 전환으로 평균 월급이 180만 5053원에서 206만 2450원으로, 25만 7397원(15.6%) 늘었다. 정규직 전환으로 복리후생을 포함한 처우도 일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정규직 전환으로 명절 상여금이 반영됐다는 응답은 52.8%로 절반을 넘었다. 복지 포인트(62.0%)와 급식비(43.4%) 반영 비율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고용부 측은 “일부 응답자는 교통비(14.0%), 경조사 휴가와 병가(34.7%), 휴가비(5.5%), 4대 보험(9.8%) 등도 추가로 받아 전반적으로 처우가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조사 대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3.93점이었다. 항목별로 보면 고용안정 만족도가 4.34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정년까지 근무할 가능성(4.15점), 소속감 증가(3.99점), 업무 의욕 증가(3.87점), 업무 권한과 책임 증가(3.79점), 업무 만족도 증가(3.73점), 전반적 처우 개선(3.67점) 순이었다. 앞으로 1년 동안 이직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없다’고 답한 사람이 10명 중 7명(72.7%)이나 됐다. 이헌수 고용부 공공노사정책관은 “정규직 전환 정책이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정부는 지금까지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노동자 18만명 이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정신 못 차린 한국당… 이번엔 5·18 모독 두둔한 유튜버 초청

    정신 못 차린 한국당… 이번엔 5·18 모독 두둔한 유튜버 초청

    자유한국당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당내 5·18 망언자 징계를 매듭짓지 않아 비판을 받는 가운데 최근 한국당이 주최한 행사에 망언 의원을 두둔한 유튜버를 초청해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 14일 ‘문재인 선거법·공수처법·민생파탄 저지 토크 콘서트’에 한 유튜버를 초청했다. 해당 유튜버는 지난 2월 유튜브 방송에서 “(5·18에) 폭동적인 요소가 있을 수 있고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으니 거기에 대해 우리가 한 번 생각을 해보자. 이게 한 개인이 가진 윤리에 어긋나는 건가”라며 5·18을 폄훼한 한국당 의원을 두둔했다. 한국당은 지난 10일 ‘영(Young) 유튜버 작심 토로 한마당’ 행사도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는 “5·18 무장 폭동은 생각보다 더 오래전부터 계획됐다”고 한 또 다른 유튜버를 초청했다. 한국당 지도부가 ‘제명’ 징계를 받은 이종명 의원에 대한 처분을 미루는 상황에서 당 행사에 5·18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가진 유튜버를 부른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은 “한국당이 5·18 망언 의원을 호위했던 극우 유튜버까지 국회에 초청했는데 황교안 대표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다고 하니 이것이 과연 진정성이 있는 행보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라디오에서 황 대표의 광주 방문에 대해 “황 대표가 국회에서 5·18 특별법을 다루지 않고 다시 광주에 내려가겠다고 발표한 것은 거의 사이코패스 수준”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국회 차원에서 5·18 망언 의원 징계를 다루는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이날 간사 회동을 갖고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이견 조율에 또다시 실패했다. 박명재 윤리특위 위원장은 “5·18 기념일을 앞두고 징계가 빨리 진행됐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되지 못해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다음주 자문위원장과 위원들을 만나 정상화 방안을 청취하겠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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