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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금인상 요구하니 학생식당 배식시간 단축한 서울대

    임금인상 요구하니 학생식당 배식시간 단축한 서울대

    “식당 운영시간을 줄이려는 건 인건비를 줄이려는 꼼수다.” 서울대 학생단체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과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 서울대 총학생회 직무대행 단과대학생회장 연석회의는 4일 낮 12시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대 생협의 직영식당 운영시간 축소와 노동자 임금 삭감에 반대하는 서명운동 결과를 발표했다. 생협은 지난달 1일부터 6개 직영식당 중 2곳의 운영시간을 줄였다. 학생회관 식당은 점심 시간과 저녁 시간을 각각 1시간과 30분씩 줄였고, 경영대 인근 동원관 식당도 저녁 식사가 중단했다. 공동행동은 지난 9월 파업 이후 임금 인상에 합의하고도 생협이 시차근무 확대와 선택적 보상휴가제를 강제하며 인건비를 삭감하고 나섰다고 주장했다. 반면 생협은 동원관 식자재 보관창고를 직원 휴게공간으로 바꾸는 등 직원 복지를 위해 운영시간을 줄였다는 입장이다. 공동행동은 “파업 뒤 기본급 인상분(12만~13만원)보다 식당 운영시간 단축으로 인한 조리사 급여 인하분(28만~49만원)이 더 크다”며 “학생들과 교수, 강사들이 불편을 겪는데 기숙사 입주생에게도 식당 운영 축소나 외주화를 택하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3일부터 진행한 생협 직영식당 운영시간 축소와 노동자 임금 삭감 반대 서명운동에는 학부생·대학원생 1688명, 교수·강사 34명을 포함해 총 2005명의 개인과 24개 단체가 참여했다. 글·사진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김상조 靑 정책실장 불호령에 수제맥주 키트 규제 풀려

    정부는 올 초 빠르게 변화하는 행정환경에 대응하고 더 나은 국민의 삶을 만들기 위해 ‘적극행정’을 공직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했다. 공무원이 스스로 나서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고 공공이익을 위해 창의성과 전문성을 발휘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실제 공직 현장에서는 공직사회의 고질병인 복지부동 행태가 여전히 없어지지 않고 있다. 삐걱거리는 적극행정 현장을 3회로 나눠 살펴본다. “이런 혁신 기업이 왜 규제 때문에 외국으로 가야 하나. 규제 타파하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회의에서 스타트업 ‘인더케그’가 새로운 수제맥주 키트를 개발했는데 규제 때문에 외국으로 공장을 이전하게 됐다는 한 언론 보도를 보고 한 말이다. 이 수제맥주 키트는 판매 시 알코올이 없는 물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소비자가 병뚜껑의 갭슐을 터트려 효모를 넣으면 발효돼 신기하게 맥주가 된다. 한국에서 퇴짜를 맞은 이 기술을 미국이 먼저 알아봤다. 이 기업은 내년 1월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가전박람회(CES2020)에서 혁신상을 수상한다. 해외에서는 맥주 제조의 새로운 차원을 개척한 이 기업을 사겠다는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 실장의 불호령에 이 기업에 ‘법규’를 핑계로 주류제조면허 발급을 해 주지 않던 국세청이 하루아침에 말을 바꿨다. 수제맥주 키트 지원을 위한 주세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않았는데도 인더케그에 주류제조 면허를 내주겠다고 ‘뒷북 선심’ 제안을 했다. 한술 더 떠 적극행정위원회까지 뒤늦게 열어 주류산업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제도 개선을 하겠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국세청은 그동안 ‘주세법에 따라 주류제조면허 발급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기획재정부도 현행 주세법에서 ‘주류는 알코올 1도 이상’이라는 ‘규정’을 근거로 수제맥주 키트 규제를 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이낙연 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이 나서 “적극행정으로 혁신성장을 이끌자. 장관들이 나서서 적극행정은 문책하지 말라”고 강조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이 만연하고 있다. 렌터카 기반 차량호출서비스 ‘타다’ 경영진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재판을 받는 현실도 전형적인 ‘소극행정’이 빚은 비극이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타다’ 도입에 반발하는 택시업계 눈치만 보다가 결국 신산업의 존폐 여부를 사법 판단에 맡기는 ‘보신’을 택했다. 그러고도 장관들은 입만 열면 ‘적극행정’을 외치고 있다. 정작 자신들은 이해관계자들의 ‘눈치’를 보고 ‘규정’만 따지면서 아랫사람들에게는 유연하게 적극적으로 일하라는 주문을 하니 공무원들이 움직일리 만무하다. 정부는 적극행정을 독려하기 위해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다가 일부 절차상 위반사항이 있어도 책임을 면제해 주는 ‘적극행정 면책제도’, 규정이 불분명할 때 감사기관에서 컨설팅을 미리 받고 업무를 처리하면 사후에 책임을 면제받는 ‘사전컨설팅제도’ 등을 도입했다. 하지만 이런 제도들도 실제로 공무원들을 움직이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한 지자체의 경우 자체 감사에서 소극행정으로 판단해 징계 등 처분을 내린 건수가 2018년 31건에서 2019년 50건 정도로 오히려 늘어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지자체 한 관계자는 “공무원 입장에서는 내가 나서서 할 필요가 있나. 굳이 나섰다가 감사대상이 되면 어떡하나. 지금은 적극행정이라고 칭찬하지만 나중에 문책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털어놨다. 적극행정 면책제도의 실효성 문제도 제기된다. 실제 감사원이 지난 1년 6개월 동안 적극행정 면책제도를 운영한 결과, 부처와 지자체 등으로부터 48건의 면책 요청을 받았지만 면책이 받아들여진 경우는 15건에 불과했다. 정부 관계자는 “감사원의 면책 인용률이 낮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적극행정을 하면 문책하지 않는다는 말을 믿는 공무원들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규정이 애매해 유권해석을 받으려고 사전컨설팅제도를 이용해도 답을 받는 데 30일, 길게는 100일 걸리는 경우도 있다. 정부에 인허가 등을 신청한 시민이나 기업들 입장에서 속 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제맥주 키트처럼 기존 법규에 규정되지 않는 새로운 기술들이 쏟아져 나오고, 새로운 산업 도입에 따른 이해당사자 간 갈등도 늘고 있는데 공무원들은 기존 업무 관행을 기계적으로 반복하고, 현행 규정의 테두리 내에서도 업무개선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며 “공직사회의 고질병인 복지부동 행태를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돌보는 아이 통장개설도 못 해줘…행정장벽에 두 번 우는 위탁모

    돌보는 아이 통장개설도 못 해줘…행정장벽에 두 번 우는 위탁모

    친부모 양육 포기 年 1000명 위탁가정에 선의로 맡아 키우지만 법적 대리권 없어 응급 수술조차 친부모 동의 있어야 가능 위탁부모 단수여권 발급만 동의권 부여 아이 3개국 원정때 입국 후 재출국해야 장학금 후원도 통장 못 만들어줘 취소돼 ‘위탁부모 친권대리법안’은 국회서 ‘쿨쿨’“아이가 교통사고를 당해 응급수술을 했던 적이 있었어요. 친부모에게 수술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연락이 닿지 않는 거예요. 급히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에 연락해 도움을 청하고 의료진을 설득해 2~3시간 만에 겨우 수술실에 들어갔어요. 두개골에 금이 간 정도여서 아주 위급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생사가 걸렸다면 큰일 날 뻔했죠.”(송순향·60·위탁모) 친부모가 양육을 포기해 매년 1000여명의 아동이 위탁가정으로 보내지고 있지만 정작 선의로 생면부지 아이를 맡아 키우는 위탁부모는 법적 대리권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위탁아동이 수술을 받는 데 필요한 보호자 동의서 작성은 물론 미성년자인 아동을 대신해 여권 발급, 통장 개설, 휴대전화 개통에도 동의해 줄 수 없다. 실질적으로 부모의 모든 역할을 대신하고 있지만 아이와의 법적 관계가 ‘동거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가정위탁보호확인서 떼는 데 1~2일 걸려 2일 위탁부모들에 따르면 통장 개설이나 여권 발급 동의가 필요할 때마다 친부모에게 전화해야 한다. 그나마 친부모와 연락이 닿으면 다행이지만, 친부모가 아예 연락을 끊어버리는 일이 부지기수다. 위탁부모들은 아이가 사고라도 당할까 봐 항상 마음을 졸인다고 했다. 위탁모 송씨는 “아직도 수술을 하지 못해 동동거렸던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고 말했다. 위탁아동의 여권을 발급할 때도 걱정부터 앞선다. 위탁부모는 아동의 복수여권 발급 신청을 할 수 없다. 단수여권 발급에만 동의해 줄 수 있다. 그것도 위탁부모임을 증명하는 가정위탁보호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확인서를 떼는 데만 하루 이틀이 족히 걸린다. 송씨는 “아침부터 밤까지 담당자들과 싸워 아이의 단수여권을 받아온 적이 있다. 우수한 저소득층 아이들을 외국으로 견학 보내 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또다시 입씨름할 것을 생각하니 겁이 나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복수여권이 없어 청소년 탁구선수로 활동하는 위탁아동이 해외 3개국 원정경기를 뛰던 중 첫 경기를 마치고서 한국에 입국해 단수여권을 발급받고 다음 경기를 뛸 나라로 간 사례도 있다. 다른 선수들은 첫 경기를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바로 이동했다. 위탁아동에게 학업장학금을 지원하겠다는 후원자가 생겼는데도, 위탁부모에게 아동의 통장을 개설해 줄 법적 권리가 없어 결국 후원이 취소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사실상 엄마인데도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16살 위탁아동을 키우는 임미애(52)씨는 “아이에게 필요한 서류 하나 떼어 주려고 해도 내가 사실상 엄마인데도 뭐 하나 제대로 해줄 수가 없으니 그때마다 목소리는 작아지고 하루에도 자존감이 몇 번씩 오르락내리락한다”고 호소했다. 위탁부모들은 수술, 통장 개설, 휴대폰 개통만이라도 친부모 동의 없이 위탁부모가 대신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달라고 했다. 현재 국회에는 친부모의 소재가 불분명하고 연락이 끊겼을 때 위탁부모가 한시적으로 친권을 대리할 수 있도록 한 아동복지법 개정안(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 위탁부모에게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법적 대리권을 부여한 동법 개정안(자유한국당 김정재 의원) 등이 계류돼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개인회생 전력에도 대선 직전마다 거액대출… 이상호 미스터리

    개인회생 전력에도 대선 직전마다 거액대출… 이상호 미스터리

    우리들병원이 산업은행에서 빌린 1400억원과 관련해 특혜대출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들병원은 2012년 산업은행과 산은캐피탈에서 1400억원을, 2017년 996억원을 재대출 받았다. 논란의 핵심은 ▲개인회생 신청 경력자의 거액 대출 ▲대선 직전 대출 의혹 ▲담보가치를 넘은 대출 가능 여부 ▲경찰 조사 외압 의혹 등 크게 4가지다. 2일 해당 논란들을 점검해 봤는데, 기업 대출을 많이 하는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산은 대출 과정에서 개인회생 신청의 경우 ‘찜찜한 대목이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회생 신청 경력자, 거액 대출 가능한가 이상호 우리들병원 회장이 개인회생 신청 경력이 있음에도 산은에서 거액을 빌렸다. 이 회장은 2012년 3월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했다가 한 달 만에 취소했고 같은 해 12월 13일 산은으로부터 1400억원을 빌렸다. 국책은행에서 거액의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심사협의체 등의 절차를 거쳤을 텐데 개인회생 신청 경력을 문제 삼지 않았겠냐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표가 개인회생을 신청했다가 취소한 이력이 있음에도 거액의 대출을 받은 것은 찜찜한 대목”이라면서 “의료법인 명의로 대출이 가능할 텐데 대출자가 불안하니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대출을 받은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산은은 “이 회장이 신청했다가 취소했기 때문에 내규상 신용에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대선 임박한 시점에 두 차례 대출, 왜? 대출 시점에 대해서도 의혹의 시선이 쏟아진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첫 대출이 실행된 2012년 12월 13일은 대선을 불과 며칠 앞두고 있던 시점이었고 재대출이 이뤄진 2017년 1월은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돼 조기 대선이 확실시된 시점이었다”고 지적했다. 우리들병원은 대출의 만기(5년)가 도래하기 약 11개월 전 재대출을 받았다. 처음 대출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다면 재대출은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감정가액 뛰어넘는 대출, 일반적인가 2012년 당시 우리들병원의 부동산 감정가액은 973억원이었다. 담보가치가 대출금액보다 적어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심 의원은 “우리들병원이 담보 여력이 넘는 금액을 대출받은 경위와 두 번의 대선 직전 이뤄진 대출금의 용처가 산은 대출 의혹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산은은 당시 부동산뿐 아니라 우리들병원이 향후 5년간 발생시킬 수 있는 매출과 수입 등을 포함해 담보를 잡았기 때문에 정상 대출이라는 입장이다. 산은은 2012년 당시 확보한 담보 자산이 1400억원의 6.7배인 9380억원 정도였다고 밝혔다. 은행권에서는 부동산 외에 매출 채권을 바탕으로 담보를 잡아 대출을 받는 것도 일반적이라고 설명한다. ●대출 과정과 경찰 조사에 외압 있었나 대출 과정에 문제가 생겨 경찰이 내사에 들어갔지만 유력 인사의 개입으로 중단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회장이 산은 대출을 받으려고 기존 신한은행과 맺었던 260억원의 연대보증 계약을 해지하면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신모씨 사건을 경찰이 수사하려 했지만, 여권 인사의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씨가 연체한 기업대출을 개인사업자 대출로 전환하면서, 규정상 개인사업자 대출은 연대보증이 불가능해 이 회장의 연대보증이 해지된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예산심의 거부 與·민생법 볼모 野… 20대 국회의 ‘최악 행보’

    예산심의 거부 與·민생법 볼모 野… 20대 국회의 ‘최악 행보’

    민주 “원내대표 협의 통해 마무리 가능” 한국 “협의 거부 초유 사태”… 네탓 공방 예결위 심사 기간 넘겨 ‘밀실 합의’ 우려 “벌써 쪽지 예산 문의… 의원들 의식 문제” 한국당 제외 4+1 예산안 처리 가능성도국회가 강대강 대치로 법정 처리 시한(2일) 내에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게 됐다. 민생·경제법안 처리를 외면한 데 이어 내년 나라 예산마저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은 20대 국회는 ‘역대 최악’인 이유를 또 하나 추가했다. 여야는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인 이날도 손을 놓은 채 정쟁에만 몰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예산소위) 위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은 마치 여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철회를 조건으로 예산심사를 거부하는 것처럼 호도하는데 이는 원내대표 간 협의를 통해 얼마든지 마무리지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반면 한국당 소속 예산소위 위원들은 “민주당이 내년도 예산안마저 정치적 공세 수단으로 이용해 심의를 거부했다. 집권여당 스스로가 민생을 내팽개치고 협의를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라고 반박했다. 예산안이 지각 처리될 경우 ‘밀실 합의’로 인한 부작용은 훨씬 커진다. 법이 규정한 예결위 심사 기간이 끝나면 대개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각당 예결위 간사 등이 만나 단기간에 합의안을 만들어 내는데 매년 이 과정에서 국민들은 모르는 뒷거래가 이뤄진다. 특히 여야 실세들의 지역구에 ‘쪽지 예산’이 대폭 늘어난다. 12월 8일이 돼서야 예산을 처리한 지난해에도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약 270억원, 한국당 당시 김성태 원내대표 약 565억원, 바른미래당 당시 김관영 원내대표는 약 25억원 정도의 예산을 지역구에 더 끌어갔다. 각당 예결위 간사들도 지역구 예산을 따로 챙겼다. 올해도 이미 예결위 소속 의원들과 각당 지도부의 ‘쪽지예산’, ‘카톡예산’ 민원이 빗발 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야권 예결위 소속 의원은 “예산안 지각 처리가 연례행사처럼 이어지며 쪽지예산 문의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며 “논의 과정이 공개되는 법정 시한을 지키면 이런 일이 없을 텐데 밀실합의를 하나의 공식처럼 여기는 국회의원들의 의식이 문제”라고 했다. 단기간 내 합의를 도출하니 엄청난 금액의 예산을 여야가 주고받기 식으로 뭉개는 경우도 허다하다. 올해도 일본의 수출 규제 등에 따른 피해를 우려해 정부가 2018년(8327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2조 1000억원 규모의 소재부품장비 관련 예산을 넣어뒀는데, 야당은 세부 계획이 없는 깜깜이 예산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송곳 심사는 하지 않고 있다. 일자리 예산, 복지·노동 분야 예산도 마찬가지다. 여야 갈등이 유독 심한 올해의 경우 한국당을 제외한 채 여야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공조를 통한 예산안 강행 처리 가능성도 나온다. 여당과 마찰을 빚더라도 비판과 경계로 합리적인 예산안을 도출하는 데 기여해야 하는 제1야당이 빠지면 예산 오남용은 불가피하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제1야당이 빠진 예산안 처리는 피해야 하지만 올해는 여야 대치가 너무 심해 4+1 공조 처리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수술해야 하는데 친부모 연락 안돼 발 동동’...행정 장벽에 막힌 위탁모

    ‘수술해야 하는데 친부모 연락 안돼 발 동동’...행정 장벽에 막힌 위탁모

    친부모 없인 아이 수술동의서도 못써 위탁아동 통장 개설, 휴대폰 개통도 불가능 위탁부모는 아이 단수 여권만 발급 가능 탁구선수 위탁아동, 복수여권 없어 경기 도중 귀국하기도 “아이가 교통사고를 당해 응급 수술을 했던 적이 있었어요. 친부모에게 수술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연락이 닿지 않는 거예요. 급히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에 연락해 도움을 청하고 의료진을 설득해 2~3시간만에 겨우 수술실에 들어갔어요. 두개골에 금이 간 정도여서 아주 위급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생사가 걸렸다면 큰일날 뻔 했죠.”(송순향(60) 위탁모) 친부모가 양육을 포기해 매년 1000여명의 아동이 위탁가정으로 보내지고 있지만 정작 선의로 생면부지 아이를 맡아 키우는 위탁부모는 법적 대리권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위탁아동이 수술을 받는 데 필요한 보호자동의서 작성은 물론, 미성년자인 아동을 대신해 여권 발급, 통장 개설, 휴대전화 개통에도 동의해 줄 수 없다. 실질적으로 부모의 모든 역할을 대신하고 있지만 아이와의 법적 관계가 ‘동거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일 위탁부모들에 따르면 통장 개설이나 여권 발급 동의가 필요할 때마다 친부모에게 전화해야 한다. 그나마 친부모와 연락이 닿으면 다행이지만, 친부모가 아예 연락을 끊어버리는 일이 부지기수다. 위탁부모들은 아이가 사고라도 당할까봐 항상 마음을 졸인다고 했다. 위탁모 송씨는 “아직도 수술을 하지 못해 동동거렸던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고 말했다. 위탁아동의 여권을 발급할 때도 걱정부터 앞선다. 위탁부모는 아동의 복수여권 발급 신청을 할 수 없다. 단수여권 발급에만 동의해줄 수 있다. 그것도 위탁부모임을 증명하는 가정위탁보호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확인서를 떼는 데에만 하루 이틀이 족히 걸린다. 송씨는 “아침부터 밤까지 담당자들과 싸워 아이의 단수여권을 받아온 적이 있다. 우수한 저소득층 아이들을 외국으로 견학 보내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또다시 입씨름할 것을 생각하니 겁이나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복수여권이 없어 청소년 탁구선수로 활동하는 위탁 아동이 해외 3개국 원정경기를 뛰던 중 첫 경기를 마치고서 한국에 입국해 단수여권을 발급받고 다음 경기를 뛸 나라로 간 사례도 있다. 다른 선수들은 첫 경기를 한 국가에서 다른 나라로 바로 이동했다. 위탁아동에게 학업장학금을 지원하겠다는 후원자가 생겼는데도, 위탁부모에게 아동의 통장을 개설해줄 법적 권리가 없어 결국 후원이 취소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16살 위탁아동을 키우는 임미애(52)씨는 “아이에게 필요한 서류 하나 떼어주려고 해도 내가 사실상 엄마인데 뭐 하나 제대로 해줄 수 없으니 그때마다 목소리는 작아지고 하루에도 자존감이 몇번씩 오르락내리락 한다”고 호소했다. 위탁부모들은 수술, 통장개설, 휴대폰 개통만이라도 친부모 동의 없이 위탁부모가 대신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했다. 현재 국회에는 친부모의 소재가 불분명하고 연락이 끊겼을 때 위탁부모가 한시적으로 친권을 대리할 수 있도록 한 아동복지법 개정안(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 위탁부모에게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법적 대리권을 부여한 동법 개정안(자유한국당 김정재 의원) 등이 계류돼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태사자 김형준, 쿠팡맨 근황 [종합]

    태사자 김형준, 쿠팡맨 근황 [종합]

    태사자 김형준의 ‘쿠팡맨’ 근황이 눈길을 끌었다. 김형준은 최근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3’에 태사자 멤버들과 출연해 무대를 선보이며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택배 기사로 일하며 인생을 즐기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김형준은 1일 자신의 SNS에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열심히 재미있게 살고 있다. 사업하다 망해서 하는 것도 아니고 돈이 많아서 취미로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열심히 사는 것”이라며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의 배송기사인 ‘쿠팡맨’으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3만 개 정도 배송한 것 같다. 사실 작년까지는 좀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이 일을 시작하면서 정신적으로도 좋아지고 성격 자체가 밝아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벽에 일할 땐 그 시간에 열심히 살고 계신 다른 분들 보면서 ‘아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구나’ 생각도 들고 돈도 벌고 살 빠지고 정신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됐다. 이번 한해는 ‘참 열심히 살았구나’ 생각도 들고 의미 있는 2019년”이라며 “직업에 no 귀천.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은 더 소중함”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그의 SNS와 관련 기사에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이하 김형준 SNS 전문 일할 때 찍은 사진들 몇 장 투척합니다. 일하면서 사진 찍을 일이 많지는 않아서 사진이 많지는 않네요.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열심히 재미있게 살고있습니다. 사업하다 망해서 하는 것도 아니구요 돈이 많아서 취미로 하는 것도 아니구요. 그냥 열심히 사는 거져 .낮 밤 시간 나는대로 하고있어요. 지금까지 3만 개정도 배송한 것같네요. 사실 작년까지는 좀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있었는데 이 일을 시작하면서 정신적으로도 좋아지고 성격자체가 밝아졌네요. 1월에 84키로였던 몸무게도 배송일을 하면서 72키로까지 빠져서 다이어트도 되었구요(먹고 싶은거 다 먹어도 살이 빠지더라구요). ‘슈가맨3’를 위해서 마지막 한 달은 식단까지 조절하니 67키로까지 내려갔네요. 새벽에 일할 땐 그시간에 열심히 살고 계신 다른 분들 보면서 아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구나 생각도 들고 돈도 벌고 살빠지고 정신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었네요. 이번 한해는 참 열심히 살았구나 생각도 들고 의미 있는 2019년이네요. 일하니 잠도 잘 잠. 생각만큼 힘들지 않음. 언제나 안전 운전. 고객님의 기프트는 소중하게. 레알마드리드 경기 있는 날은 강제 휴무. 어른들의 산타. 직업엔 no 귀천.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은 더 소중함.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깊은 역사만큼 묵직한 ‘한 잔의 추억’

    깊은 역사만큼 묵직한 ‘한 잔의 추억’

    보통 커피를 만들 때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드리퍼를 이용하기 때문에 ‘커피를 내린다’고 표현하지만 터키에서는 다르다. ‘커피를 끓인다.’ 어쩐지 꽤 아날로그스럽다. 터키 이스탄불의 노천 카페. 커피집 주인은 긴 손잡이가 달린 작은 황동 주전자인 제즈베에 원두를 몇 스푼 넣고 휘휘 저어 숯불로 달군 모래에 넣었다. 보글보글 끓어 오르자마자 제즈베를 꺼내 에스프레소 잔보다 약간 큰 커피잔에 따랐다. “1분 기다렸다가 마시면 됩니다.” 커피가루가 잔 아래에 충분히 가라앉은 후 마시라는 뜻이다. 터키 커피는 아무리 조심스럽게 마셔도 입에 커피가루가 들어가기 마련이어서 입을 헹구라는 의미로 냉수 한 잔이 반드시 함께 나온다. ‘커피는 지옥처럼 검어야 하며 죽음처럼 진해야 한다’는 터키 속담처럼 터키 커피는 깊고 진한 풍미가 있다. 워낙 진하니 설탕을 넣어 달라고 미리 주문하는 것도 방법이다. 블랙으로 주문했다면 터키의 국민 디저트인 로쿰을 곁들이면 조화가 완벽해진다. “커피를 다 마시면 점을 볼 수 있어요.” 다 마신 커피잔을 뒤집어 놓은 후 커피가루가 잔 안쪽에 남아 있는 패턴을 보고 직업이나 운세 등을 알아맞힐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연유에서 커피점이 시작됐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커피점만 전문적으로 보는 점쟁이도 있다고 하니 커피 한 잔에 들어 있는 이야기가 무궁무진해 보였다. 커피는 900년대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칼디라는 목동에 의해 발견됐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당시엔 열매 자체를 끓여서 마셨지만, 아라비아 반도와 터키로 넘어오면서 원두를 갈색이 되도록 볶아 분쇄한 다음 끓여 마시는 방법이 보편화됐다. 이후 십자군전쟁으로 인해 유럽으로 커피가 알려지기 시작했고, 커피가루가 입안에 남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융드립 커피 등으로 발전해 왔다. 커피 하면 떠오르는 나라도 여럿이다. 커피의 원조 에티오피아, 에스프레소 머신을 처음 개발한 이탈리아, 비엔나커피의 원조 오스트리아, 아메리카노와 스타벅스로 대표되는 미국 등이 저마다 자부심을 드러낸다. 커피 역사에 큰 획을 그은 터키는 묵묵하다. 500년 전에도 뜨거운 숯불과 모래 앞에서 커피 주전자를 돌려 가며 커피를 끓여 냈던 터키 사람들. 요란한 기술이나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커피 전통을 이어 간다. 이렇다 할 커피 브랜드도, 세련된 커피 용품도 없지만, 터키에선 커피 한 잔에 무언의 묵직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터키 커피 한 잔을 함께 마시면 40년을 기억한다’는 말이 있다. 터키 커피는 맛도 맛이거니와 사회적 기능을 함께 지녔다는 뜻으로, ‘터키식 커피 문화와 전통’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올라 있다. 그래서인지 이스탄불에서 마신 커피의 추억은 그 어떤 여행보다 진하게 남아 있다. 보스포루스해협을 물들이던 새빨간 노을과 함께.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한파 뚫고 돌린 산더미 전단지… 10개 동 돌자 후들후들 떨렸다

    한파 뚫고 돌린 산더미 전단지… 10개 동 돌자 후들후들 떨렸다

    겨울이 왔음이 실감 나는 이맘때면 청춘들은 분주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고3 수험생과 방학을 앞둔 대학생으로 아르바이트 구직 시장이 붐비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편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공공기관 등 이른바 ‘꿀알바’, 카페나 패스트푸드점 등 실내에서 하는 알바 자리는 경쟁이 치열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10~20대들은 전단 배포, 주차 요원, 행사 안내를 비롯해 ‘겨울 알바의 꽃’이라 불리는 스키장 등 추운 날씨에 바깥에서 떨어야 하는 일터로 몸을 던진다. 서울신문 이태권(27) 기자가 청소년 알바 시장에 뛰어들어 ‘요즘 것들의 극한알바’를 체험했다.지난달 24일 오후. 전단지 820장이 든 가방을 둘러멘 어깨는 내려앉았고, 계단을 오르내리던 다리는 후들후들 떨렸다. 두꺼운 패딩과 양말로 온몸을 감쌌지만 4시간 30분 동안 얼굴을 때렸던 바람의 흔적은 고스란히 몸살로 되돌아왔다. ‘왜 일을 한다고 했을까’라고 후회를 되뇌다 보니 고통의 시간은 끝났다. 전단을 나눠 주느라 바빴던 손에는 일당 4만 5000원이 들려 있었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은 오산이었다. 많은 학생들이 선택하는 알바였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지난해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 학생 노동인권 실태조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10대 학생 중 24.8%가 ‘전단 알바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일자리를 구하는 과정도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알바를 구하기까지 꼬박 5일이 걸렸다. 하루짜리 알바를 구하려고 알바 포털을 샅샅이 뒤졌지만 택배 상하차, 청소, 철거, 드라마 단역, 전단 알바 정도만 눈에 띄었다. 대부분 문자나 온라인으로 지원해야 했다. 지원하고서 마감일까지도 합격했는지 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12번이나 지원서를 넣고 나서야 서울 도봉구 소재 한 병원의 신장개업 전단 배포 알바를 구하는 담당자의 연락을 받았다. “알바 지원하셨죠? 24일 가능하세요?”라는 짧은 질문에 대답하고 나니 ‘오전 10시부터 시작하니 10분 전까지 늦지 않게 오세요’라는 문자가 왔다. 공지받은 시간에 병원 앞에 도착하자 담당자가 산처럼 쌓여 있는 전단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통증치료, 재활운동을 통해 근본원인 치료’와 같은 문구들이 적힌 병원 홍보 전단물이었다. “오늘은 두 줄만 하시면 돼요.” 함께 전단 알바를 한 2명은 이미 여러 번의 경험이 있는 20대였다. 군 제대 이후 용돈을 벌러 나왔다는 김모(23)씨는 “좀 힘들어도 운동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마음 편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창업을 했다가 실패한 이모(27)씨는 “가방 두 개를 다 들고 하면 힘드니까 하나는 꼭대기층에 숨겨두고 하면 좀 편할 거예요”라며 ‘꿀팁’을 알려 줬다.병원 인근 아파트 2개동, 360가구에 전단을 돌리자 팔다리가 저렸다. 자신하던 체력이 고갈된 건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서였다. 비 오듯 쏟아지는 땀을 닦으며 꼭대기 층부터 훑어 내려왔다. 그러다 아파트 복도 사이로 찬 바람이 불면 금세 몸이 추워졌다. 전단 뭉치를 던져 버리고 도망갈까 몇 번이나 고민했다. 부지런히 오르내리다 보니 10개동을 돌 때쯤 전단이 모두 사라졌다. 함께 전단을 붙였던 두 사람은 상대적으로 구하기 쉽고, 시급이 높아서 이 일을 한다고 했다. 이씨는 “정해진 할당량을 돌리면 빨리 끝나기도 한다. 조금만 부지런히 움직이면 시급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구인구직포털 알바콜이 지난달 6~16일 대학생 5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체의 84%는 이번 겨울방학에 알바를 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또 선호하는 알바로는 사무직(24%), 매장관리(24%), 서빙(15%), 과외(15%) 등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자리가 대부분이었다. 대학 병원에서 주차요원 알바를 했던 강모(24)씨는 “다른 알바 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워 야외 주차장에서 차량을 안내하는 일을 했다”며 “작은 초소가 있었지만 밀려드는 차량 때문에 대부분 시간을 밖에서 보냈다”고 말했다.주차 요원뿐 아니라 대형 물류센터에서 짐을 트럭에 싣고 내리는 택배 상하차 일도 대표적인 극한 알바다. 일당이 9만~12만원 수준으로 높은 편이지만 “너무 힘들어 일하던 중간에 도망쳤다”는 회고담이 온라인 공간에 여럿 올라올 만큼 노동 강도가 세다. 일하다 도망치는 행위를 놓고 ‘상하차 추노’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다. 대학생 박정현(20)씨는 지난해 12월 여행비를 마련하려고 인천의 한 물류센터에서 열흘간 알바를 했다. ‘팰릿’이라고 부르는 플라스틱 판에 상하차한 택배 물품을 쌓고 지게차가 옮기기 쉽게 비닐로 감싸는 일이다. 지게차와 창고를 오가며 작업하는 과정에서 찬바람을 계속 맞다 보니 장갑을 껴도 손이 트고 피부가 갈라졌다. 박씨는 “힘들긴 하지만 항상 자리가 있고 단기간에 돈 벌기에는 좋다”며 “이번 겨울에도 여행비를 모으기 위해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구인구직포털 알바몬이 2017년 야외에서 일하는 알바생 42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야외 알바를 하는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다른 알바에 비해 급여가 높아서(38.5%)였다. 실내 알바보다 쉽게 뽑힐 수 있어서(11.9%), 다른 알바를 구할 수가 없어서(9.3%) 등도 선택 이유였다. 실내가 답답하다는 이유로 오히려 찬 바람을 쐬며 야외 알바하는 것을 즐기는 10대, 20대도 있다. ‘겨울 알바의 꽃’이라 불리는 스키장 알바는 돈을 벌며 근무 시간 외에는 무료로 스키까지 탈 수 있다. 스키장마다 모집 인원이 적지 않지만, 지원자는 그보다 더 많아 알바 포털에서는 스키장 알바 전문 채용관까지 따로 만들 정도다. 3년째 겨울만 되면 강원도의 한 스키장에서 일하는 김모(21)씨는 “좋아하는 스키를 타며 돈까지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스키장 알바는 숙식이 해결된다는 장점도 있다. 산간 지방에 있는 스키장 특성상 알바생 대부분 별도 제공되는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자취를 하거나 생활비를 직접 벌어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숙식하면서 월 180만원쯤 벌 수 있는 몇 안 되는 일자리다. 하지만 스키장 알바는 ‘꿀알바’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스키장 패트롤(안전요원)로 일한 마모(27)씨는 “크리스마스나 신년 등 대목에는 하루에 1만명이 올 정도로 바쁘고, 이 경우에는 24시간 연속으로 일하기도 한다”며 “슬로프 쪽으로 올라가면 체감온도가 영하 10도가 넘기 때문에 추위를 버티기가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특히 개장 전인 오전 4시쯤부터 나와야 하는 제설 담당의 업무 강도는 악명이 높다. 추위 속 야외 노동은 사고와 질병을 동반한다. 스키장 알바를 했던 김모(21)씨는 “발에 꽉 들어맞는 스키 부츠를 신고 장시간 눈밭에서 일하면 부츠가 꽝꽝 얼어버려 동상에 걸리거나 발이 눌려 발가락이 다치기도 한다”고 했다. 10대, 20대는 어리다는 이유로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노동자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기 일쑤다. 지난겨울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한 박모(20)씨는 “회사에서 지급한 방한용품은 아예 없었다. 추우면 알아서 챙겨야 했다”며 “아무리 패딩을 껴입어도 차가운 철봉을 옮길 때면 손이 너무 시렸다”고 말했다. 고교 1학년 때부터 배달 대행 알바를 하는 유건우(17)군은 “땅이 얼어 오토바이가 미끄러져 사고가 난 적도 있다”며 “배달 대행은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고 일하는 경우가 많고, 산재 처리도 쉽지 않아 최근 라이더유니온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이상윤 노동건강연대 대표는 “심한 한파가 몰아치는 경우에는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야외 노동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최소한 적절한 온도 유지를 위한 장갑, 머플러, 귀 덮개, 핫팩 등 한파 예방을 위한 보호구 지급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공권력에 가정 파괴됐지만… 노동운동 밀알 된 누나 자랑스러워”

    “공권력에 가정 파괴됐지만… 노동운동 밀알 된 누나 자랑스러워”

    “누가 그러더라고요. 70년대 노동 운동의 시작은 전태일 열사, 끝은 김경숙 열사라고. 자랑스럽지만, 그래도 언제나 누나 생각이 납니다.” 1979년 8월 11일 새벽 2시, 서울 마포구 신민당사 옥상에서 생존권 보장을 부르짖으며 경찰 진압에 저항하던 한 여성 노동자가 건물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스물한 살, 김경숙 열사다. 한때 국내 최대 가발수출업체였던 YH무역의 부당 폐업에 맞서 벌이던 농성 과정에서 발생한 첫 희생이었다. 서슬 퍼런 유신 정권은 ‘경찰 진압과 무관하게 스스로 동맥을 절단한 후 투신 자살했다’고 거짓 발표를 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믿지 않았다. 김경숙 열사의 죽음은 ‘나비 효과’처럼 같은 해 10월 부마민주항쟁으로 이어졌고, 10·26 사건이 일어나 유신 정권은 종말을 고했다.40년이 흐른 지난달 28일 서울신문은 김 열사가 가족 생활비와 하나뿐인 동생의 학비를 벌기 위해 떠나온 고향인 광주를 찾아 동생 준곤(58)씨를 만났다. 평범한 직장인이자, 평범한 가장인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는 처음이라고 했다. 또 “누나의 뜻을 이어가지 못해 늘 죄송한 마음”이라고, 경찰의 방해를 받으며 누나를 제대로 떠나보내지도 못했다며 지금도 누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린다고 말했다. -1979년 8월, 당시 상황이 듣고 싶습니다. “전 고3이었어요. 어느 날 갑자기 형사들이 집에 찾아와선 누나가 죽었다면서 당장 서울에 올라가야 한다더라고요. 형사과장이라는 사람이 경황이 없는 어머니와 외삼촌, 저를 차에 태워 무조건 이동했어요. 그런데 바로 병원에 가지 않고 수원의 한 여관으로 데려가더라고요. 누나를 보지도 못하고 3~4일 동안 수원에 머물렀어요. 숙소도 4~5번은 옮겼어요. 제대로 이유는 말해 주지 않고 ‘누나 상태가 좋지 않다’는 핑계만 댔어요. 어린 나이에 제대로 대꾸도 못했어요. 경찰이 멋대로 결정해서 누나가 화장되기 직전에야 시립병원으로 가 누나를 처음 볼 수 있었지요. 화장이 끝나자마자 다시 경찰차에 실려 광주로 돌아갔습니다.” -경찰이 가족을 감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죠. 나중에 병원에서 마주친 기자가 ‘그동안 대체 어디에 있었느냐’고 묻더라고요. 알고 보니 이미 누나 사건을 알고 있던 기자들이 광주에서 서울로 오는 톨게이트 길목을 무작정 지키고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이를 알아챈 경찰이 일부러 수원으로 경유한 것이죠. 누나를 화장한 직후에 병원 앞에서 잠깐 기자들과 공식 만남을 가졌지만 주변에 경찰 간부들이 포진해 있어서 제대로 말할 수도 없었어요.” 당시 경찰은 ‘경찰 진압과 무관하게 스스로 투신 자살했다’고 발표했다가 이후 ‘경찰이 진입하기 30분 전 추락해 사망했다’고 정정했다. 모두 거짓 발표였다. 시신을 화장해버렸기 때문에 사인(死因)을 규명할 수도 없었다. 진실이 밝혀진 것은 30년 가까이 흐른 2008년 3월 대통령 직속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발족하면서다. 위원회는 “주검에 동맥 절단 흔적이 없고, 손등에 쇠파이프로 가격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처가 있다. 후두정부에서는 모서리진 물체로 가격당한 치명적인 상처가 있다. 김경숙은 경찰 진압 과정에서 사망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당시 경찰 발표를 믿었나요? “전혀 믿지 않았죠. 누나 친구도 그러더군요. ‘경숙이가 무슨 자살을 하냐. 스스로 뛰어내릴 사람이 아니다.’ 저도 동의했어요. 삶의 의욕이 강한 사람이었어요. 제가 아는 누나는 목숨을 끊을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고3이었던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어요. 사건 때 붙잡혔다가 이듬해 출소한 누나 동료들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지요.” 1979년 YH무역 투쟁을 이끈 최순영 지부장을 비롯한 노조원들은 국가보위에 관한 특별조치법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김경숙 열사가 화장되던 순간도 지켜보지 못했다고 한다. 1980년 1월 출소한 최 지부장은 곧장 광주로 향해 김경숙 열사의 가족을 만났고, 지금까지도 준곤씨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어렸을 때 김경숙 열사는 어떤 누나였나요. “지지 않으려는 성격이었습니다. 일찍 아버지를 여의었고, 어머니는 장사를 하셨습니다. 자연스럽게 누나가 절 업어 키웠죠. 동네 형들한테 맞아 코피라도 흘리고 오는 날엔 먼저 찾아가서 싸워주곤 했어요.” -상경은 언제 했나요. “누나는 초등학교만 나오고, 중학교에 다닐 나이에 봉제 공장이나 누에고치 농장을 다녔어요. 그러다 돈을 더 벌려고 서울로 옮겼어요. 누나가 없었다면 전 고등학교도 다니지 못했을 거예요.” -상경한 누나는 자주 보았는지요. “거의 보지 못했어요. 서울에 있는 3~4년 동안 한두 번 봤나 싶어요. 워낙 쉬기도 어렵고, 차비도 비쌌던 시절이니까요. 아버지 기일에도 거의 내려오지 못하고, 두 달에 한 번씩 편지만 오갔어요. 편지에서도 일이나 서울 생활 얘기는 거의 하지 않고, 가족 얘기만 가득 적었습니다. 미주알고주알 하는 성격은 아니었으니깐요.” -마지막으로 누나를 만난 게 언제였나요. “사건 넉 달 전인 1979년 4월에 오랜만에 집에 내려와 이틀 정도 머물렀어요. 평소 자기 얘기를 안 하던 누나인데, 야학을 다닌다고 하더라고요. 한문이 어렵다며 저랑 같이 한자 공부도 하던 기억이 나요. 원래 공부를 하고 싶어했는데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일찍 일을 시작한 거라 미안한 마음이 컸지요.” -누나가 노동 운동을 한다는 사실은 알았나요. “어렴풋이 알았어요. 집에 내려왔을 때 YH무역 노동자들의 호소문을 가져와서 보여줬어요. 사장이 돈을 가지고 도망쳐 버리고, 공장 문은 강제로 닫혔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8월 10일 집에 누나 편지가 도착했어요. 노동자들이 똘똘 뭉쳐 회사 정상화를 외치며 싸우고 있다고. 또 저를 대학까지 보내는 게 본인이 살아가는 이유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누나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경찰이 사과를 한 적은 없었죠? ”전혀 없었죠. 공권력이 우리 가족의 행복을 파괴했지만 아무런 사과도 없었습니다. 저희 가족을 서울로 데려갔던 형사과장은 이미 세상을 떠난 지 오래고, 다른 경찰들도 아무 소식이 없었습니다. 공권력 때문에 우리 누나가 세상을 떠난 건데.” -누나가 많이 그립겠습니다. “누나가 살아 있었다면 제가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하는데, 그럴 수 없다는 게 너무 미안해요. 조금 적게 먹고, 더 가난하게 살더라도 우리 가족은 행복했을 텐데. 아옹다옹 잘살아갔을 텐데. 늘 누나가 맴돌고, 언제나 아른거려요. 누나 때문에 결국 대학교에도 진학했어요. 원래 공고만 마치고 취업할 생각이었는데, 마지막으로 보낸 편지에서 제가 대학에 가는 것이 살아가는 이유라고 해서….” -최근 들어 김경숙 열사가 다시 알려지는 것 같습니다. “사실 그 당시 누나와 YH무역만 있던 것은 아니에요. 이전에도 핍박받은 여성 노동자들이 있었고, 그들을 위해 싸운 사람들이 있었어요. 대표적으로 YH무역과 함께 활동하던 동일방직 노동조합이 있죠. 그분들도 여성 노동자들을 위해 열심히 싸워나갔어요. 모두 기억되길 바랍니다.” -누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는지요. “지금도 그렇지만 노동 환경이 지금보다 더 열악했을 시절 조그만 밀알이 됐던 사람이에요. 모든 것은 씨앗에서부터 시작하니깐요. 우리 노동사에서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글 사진 광주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동성애 과격 발언에도 마거릿 코트 그랜드슬램 50주년 행사 예정대로

    동성애 과격 발언에도 마거릿 코트 그랜드슬램 50주년 행사 예정대로

    “테니스계에 레즈비언 천지다. 트랜스젠더들의 아이들은 악의 산물이다.” 1970년 메이저 테니스 네 대회를 모두 우승해 그랜드슬램을 기록한 여자 테니스의 전설 마거릿 코트(77)가 2017년에 한 깜짝 발언이다. 그녀 역시 젊은 시절 동성애자였는데 나중에 기독교 목사가 돼 완전히 달라져 위의 발언을 했다. 코트는 동성 결혼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호주 국적 항공사 콴타스를 가능하면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일세를 풍미한 레전드 빌리 진 킹(76·미국),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63·체코)도 동성애자였다. 그런데도 코트가 이런 발언을 하니 두 레전드 모두 거친 말을 쏟아냈다. 호주테니스협회가 2003년 멜버른 파크의 제1 코트를 마거릿 코트 아레나로 명명한 것을 두고도 다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울러 내년 코트의 그랜드슬램 50주년을 특별히 기념하는 일이 옳으냐를 두고 입씨름이 벌어졌다. 그런데 호주테니스협회가 개인 의견을 얘기했을 뿐이라며 예정대로 50주년 기념 행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1일 전했다. 코트와 가족, 친구들을 내년 1월 20일 시작하는 호주오픈에 초대하고 “의미있는 프로그램들”에 모신다는 것이다. 물론 그녀의 견해가 협회가 표방하는 “평등과 다양성, 포용력”과 일치하지는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선수로서 엄청난 업적”을 쌓은 점을 따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선수로서 쌓은 경력은 물론 경기장 이름, 테니스파크 이름 동상 등을 바꾸거나 “역사를 다시 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호주오픈 단식만 11차례, 4대 메이저 대회 단식을 24차례 제패했다. 코트는 “내겐 믿기 어려운 시금석이다. 이렇게 세월이 빨리 흐른 것을 믿기 어렵다. 동료 레전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일은 여전히 놀라운 일이라 호주테니스협회에 감사 드린다”며 “테니스는 대단한 운동이며 내가 이 위대한 게임의 역사 일부였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호주테니스협회는 낯뜨거운 찬사만 늘어놓은 것은 아니었다. “코트가 빼어난 활약으로 우리 나라 테니스 역사의 일부를 형성하게 만든 업적을 쌓은 것은 맞지만 테니스의 철학과 문화는 경기를 이기고 기록을 작성하는 것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조금 더 포용력 있고 모든 이들에게 환영받는 종목이 되도록 해야 한다. 안전하고 포용력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참여해야 할 책임을 갖고 있다. 한 종목으로 서 테니스는 우리 몫을 해내는 데 흔들림이 없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홍현희 vs 한예슬, 제이쓴 “한예슬이 더 예뻐..나도 인간”

    홍현희 vs 한예슬, 제이쓴 “한예슬이 더 예뻐..나도 인간”

    제이쓴이 홍현희보다 한예슬이 예쁘다고 솔직히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홍현희는 한예슬과 함께하는 제작발표회 참석을 위해 외모 꾸미기에 나섰다. 이날 한예슬의 자료 화면이 등장했고, 홍현희의 남편 제이쓴도 그 미모에 감탄했다. 이에 전현무가 “한예슬과 홍현희 중 누가 더 예쁘냐”고 묻자, 제이쓴은 “한예슬이 예쁘다. 나도 인간”이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를 들은 홍현희는 질투심을 어린 눈빛으로 제이쓴을 봤다. 이에 제이쓴은 “당연히 홍현희 사랑하니깐 결혼한거다”라며 수습을 했다. 사진=MBC ‘전지적 참견 시점’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놀면 뭐하니’ 유산슬 버스킹에 전국이 들썩 ‘인기 이 정도?’

    ‘놀면 뭐하니’ 유산슬 버스킹에 전국이 들썩 ‘인기 이 정도?’

    ‘놀면 뭐하니’ 유산슬의 ‘MBC 가요베스트’ 출연이 전국을 들썩이게 만들며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MBC 가요베스트’는 지난 28일 오후 4시 순천만 국가정원 잔디마당에서 진행됐는데, 서울 만남의 광장 휴게소를 시작으로 순천까지 유산슬의 일거수일투족이 담긴 출근길 목격담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유산슬은 ‘MBC 가요베스트’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휴게소, 구례 오일장, 순천 기적의 도서관 등에서 깜짝 공연을 펼쳤다. 유산슬이 가는 곳마다 현장은 무대로 바뀌었고, 시민들은 그에게 뜨거운 환영 인사와 응원을 보내며 전국에 퍼진 ‘유산슬 신드롬’을 제대로 보여줬다. MBC ‘놀면 뭐하니?-뽕포유’(연출 김태호, 임경식, 채현석)측은 공식 SNS을 통해 트로트 샛별 유산슬의 ‘MBC 가요베스트’ 출근길 모습을 시리즈로 공개하며 현장에 함께하지 못한 팬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유산슬은 첫 지방행사이자 가요프로그램 데뷔 무대인 ‘MBC 가요베스트’ 녹화를 위해 순천으로 향했다. 앞서 그의 출연이 알려지며 주현미, 장윤정, 진성 등 대한민국의 쟁쟁한 트로트 가수들과 한 무대에 서는 그의 모습은 어떨지 관심이 집중된 상황. 유산슬은 서울 만남의 광장을 시작으로 순천을 향하는 길에 휴게소에서 깜짝 버스킹 공연을 펼치며 이른 아침 휴게소를 찾은 시민들에게 흥을 안겨줬다. 현장에는 유산슬 외에도 도플갱어 같이 똑 닮은 모습의 조세호와 김도일 작곡가도 함께해 눈길을 모았다. 이어 유산슬은 구례 오일장을 찾아 어르신들에게 신명나는 무대를 선사했고, 순천 기적의 도서관에서는 어린이 합창단과 함께 뜻깊은 합동무대를 가졌다. 순천만 국가정원 잔디마당에서 펼쳐진 대망의 ‘MBC 가요베스트’ 무대에서 유산슬은 “트로트 신인가수 유산슬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사랑의 재개발’과 ‘합정역 5번 출구’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추운 날씨에도 관객들은 그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응원구호를 외치며 함께 무대를 즐겼다. 유산슬은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와 “사랑해요!”를 외치며 데뷔 후 첫 가요프로그램 무대를 무사히 마쳤다. 제작진은 “이제 막 가요프로그램의 첫발을 뗀 신인 가수 유산슬의 무대에 함께 호응해주시고 즐겨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더욱 다양한 곳에서 좋은 무대 보여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이후 활동에 대한 기대의 말을 전했다. 데뷔 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트로트 샛별 유산슬. 대한민국 트로트의 대통합을 이끄는 그의 거침 없는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유산슬의 ‘MBC 가요베스트’ 출연 비하인드는 다음주 7일 방송되는 ‘놀면 뭐하니?-뽕포유’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퓰리처상 수상자가 꾹꾹 눌러쓴 362편 영화 평론, 4권의 책으로

    퓰리처상 수상자가 꾹꾹 눌러쓴 362편 영화 평론, 4권의 책으로

    “양로원을 방문했을 때 중증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배정된 층의 복도를 걸어 본 적이 있다. 어떤 분들은 불안해하는 듯 보였다. 어떤 분들은 화가 나 있었다. 어떤 분들은 멍하니 앉아 있기만 했다. 그분들의 마음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도무지 알 길이 없는 나는 불안해하거나 화를 내는 분들이 자신들이 어떤 사람인지를, 무언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조금이라도 인지하는지 궁금했다. ‘이터널 선샤인’을 보는 동안 소극적으로 앉아만 있던 환자들이 떠올랐다. 기억이 깨끗하게 지워져 버린 그들은 늘 순간순간에만 존재하고, 그들은 그 순간을 받아들인다. 그들에게는 그 순간이야말로 전부이기 때문이다.” 딱딱한 비평이 아닌 에세이 스타일로 쓴 영화 비평이 공감을 자아낸다. 그저 영화를 설명하고, 칭찬하거나 나쁘다고만 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글 한 편 한 편에 저자의 성찰이 고스란히 녹았다. 영화를 사랑한 진정한 이야기꾼, 미국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영화 평론가로 알려진 로저 에버트의 전작과 유작을 담은 4권짜리 영화 비평 모음집 ‘위대한 영화’(을유문화사)가 출간됐다. 1942년생인 로저 에버트는 20대 중반 때인 1967년부터 ‘시카고 선 타임스’에서 평론 활동을 시작했다. 30대 초반이었던 1975년 퓰리처상 비평 부문을 수상한다. 영화 평론가가 퓰리처상을 받은 경우는 이 때가 처음이었다. 그는 그해부터 동료 평론가 진 시스켈과 함께 TV에 출연해 수년간 영화 평론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이른바 ‘스타 평론가’로 자리매김한다. 이어 영화사의 걸작을 재조명하는 리뷰를 시작한다. 1997년부터 격주로 나온 리뷰들은 미국의 수많은 영화팬들로부터 호응을 얻는다. ‘위대한 영화’는 이를 묶은 책이다. 100편을 묶은 1권이 2002년 나왔고, 이어 2005년, 2010년까지 3권이 나왔다. 로저 에버트가 숨을 거둔 후 2016년에 유작을 모은 게 4권이다. 4권의 책에 담긴 362편의 글은 20세기 영화사를 고스란히 돌아본다. 1권에서는 말론 브랜도의 열연이 눈부신 ‘대부’(1972), 스티븐 스필버그의 연출력을 볼 수 있는 ‘이티’(1982), ‘쉰들러 리스트’(1993), 그리고 ‘스타워즈’ 등 우리에게 익숙한 할리우드 영화들이 담겼다. 2권은 인종주의 논란에 휩싸인 ‘국가의 탄생’부터 과도한 폭력성으로 비난을 받은 ‘스카페이스’,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웃집 토토로’(1988)에 이르기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3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잉마르 베리만 감독이다. 감독의 대표작인 ‘화니와 알렉산더’(1982)를 비롯해 ‘거울을 통해 어렴풋이’, ‘겨울 빛’, ‘침묵’ 등 ‘베리만 3부작’ 전체를 다룬다. 이밖에 리들리 스콧 감독의 철학적인 SF 영화 ‘블레이드 러너’(1982), 찰리 채플린의 ‘위대한 독재자’(1940)까지 챙겼다. 1~3권에는 각각 100편의 글이, 마지막 4권에는 62편만 실렸다. 저자가 집필하다 숨을 거뒀고, 유족이 4권의 분량을 100편으로 억지로 맞추는 데 반대해 결국 62편으로 마무리했다. 4권에는 일본 영화를 비중 있게 다룬다.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1936년 작품 ‘외아들’과 다키타 요지로의 ‘굿바이’(2008)에 이르기까지, 반드시 봐야 할 8편을 담았다. 특히, 기노시타 게이스케 감독의 ‘나라야마 부시코’(1958)는 저자가 숨지기 한 달 전 자신의 홈페이지에 발표한 글로, 4권의 마지막에 실을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저자는 자신이 과거에 쓴 리뷰에 관한 오류를 지적하기도 하고, 학생들과 영화를 분석하면서 나온 흥미로운 의견을 두루 소개하기도 한다. 감독이나 배우들과 나눈 이야기들도 간간이 수록했다. 영화 한 편으로 장르 전체를 파헤치거나 인물이나 캐릭터를 주제로 해 영화 전반을 두루 살피는 부분도 눈여겨보자. 깊이 있는 성찰을 수려한 문체로 자아낸 비평서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선물이 될 듯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보니하니’ 펭수 출연, 선후배 보니하니와 케미 ‘기대감 UP’

    ‘보니하니’ 펭수 출연, 선후배 보니하니와 케미 ‘기대감 UP’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 4000회 특집에 펭수가 출연한다. 펭수는 29일 오후 6시부터 90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보니하니 어워즈’에 출연, 12대 하니 이진솔과 축하 공연을 선보인다. EBS ‘보니하니’ 4000회를 맞아 역대급 보니와 하니가 한자리에 모인다. 지난 16년간의 활동을 결산하는 시상식이 열리고, 선후배 보니하니가 함께 펼치는 릴레이 댄스 등 흥미로운 볼 거리가 펼쳐진다. 10살 펭귄 펭수는 스타 크리에이터를 꿈꾸며 지구 반대편 남극에서 스위스를 거쳐 한국까지 바다를 헤엄쳐 온 EBS 연습생이다. 최근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 개설 7개월 만에 구독자 100만 명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펭수가 ‘보니하니’에 출연해 어떤 활약을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서울광장] ‘공안통’ 황 대표가 놓치고 있는 것들/박홍환 논설위원

    [서울광장] ‘공안통’ 황 대표가 놓치고 있는 것들/박홍환 논설위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검사 시절 별명이 ‘미스터 국보법’이다. 국가보안법 해설서를 직접 쓸 정도로 국보법에 정통한 것은 물론 뼛속 깊숙이 공안검사 기질이 배어 있었다. 사법시험 21회의 박만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 22회의 천성관 전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어 23회의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황 대표 본인도 최근 유튜버로 데뷔하면서 직접 “공안부 근무는 소중한 경험과 자산”이라고 밝혔다. 검찰에서 특수부 검사의 자질로는 촉(觸)과 감(感), 저돌성 등이 강조된다. 반면 공안부 검사는 분석력이 으뜸 덕목으로 꼽힌다. 공안사건 공소장은 수십 페이지가 기본이고, 때로 수백 쪽에 이르기도 한다. 2006년 일심회 사건 피고인들의 공소장은 A4 용지 800쪽이 넘었다. 노트에 적혀 있는 한 줄짜리 구호만 갖고도 피의자 머리와 심장 속에 들어 있는 사상과 생각, 감정을 모두 끄집어내 앞뒤 오차 없이 담아내야 하니 분석력이 떨어지면 배겨 낼 재간이 없다. 역대 검찰총장들은 본인 성향에 따라 특수통과 공안통을 각각 중용하곤 했는데 분석력이 뛰어난 공안검사들을 곁에 두고 정무적 판단 업무 등을 맡긴 사례가 훨씬 많다. 이른바 ‘구(舊)공안’ 검사들의 암흑기(?)였던 김대중(DJ) 정부 후반기 황 대표는 잠깐 공안검사를 접고 ‘외도’한 적이 있다. 당시 대검 공안1과장에서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장으로 발령났는데 의외의 인사로 주목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간첩 잡던 검사가 해커 등을 잡는 컴퓨터수사부장이 됐으니, 일단은 일처리를 제대로 할지부터가 관심사였다. 기자들도 뻔질나게 그의 방을 드나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황 대표는 후배복이 참 많았던 검찰간부였던 것 같다. 젊고 능력 있는 후배 검사들이 그의 뒤를 받쳐 줬다. 주민등록번호 생성 소프트웨어 개발·유포 사범들을 최초로 적발했는가 하면 고객 개인정보를 돈을 받고 판매한 대형 유통사들을 형사처벌했고, 인터넷상에서 정치인과 연예인들을 비방한 네티즌들을 처음으로 법정에 세우기도 했다. 그는 검찰 내에서 사이버범죄 대응수사의 기틀을 잡은 인물로도 꼽힌다. 분석력과 순발력 모두 뛰어나다는 것인데, 하지만 요즘 그의 행보를 보면 과거의 그 냉철했던 분석력은 오간 데 없어 안타깝다. 보수 제1야당의 당대표가 된 지 9개월, 민심을 제대로 읽고 있는지 의아하다. 황 대표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의 철회,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철회 등 3가지 사안을 내걸고 지난 20일부터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죽기를 각오했다”던 황 대표는 결국 단식 8일째인 지난 27일 밤 의식불명 상태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갔다. 의식이 깨어난 뒤에도 그는 단식농성 강행 의지를 밝혔다고 한다. 현재 지소미아는 한일 간 합의로 조건부 유지 결정이 났고, 패스트트랙 2대 법안 중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은 언제든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도록 자동부의된 상태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법안 철회가 아니면 협상은 없다며 릴레이 단식 예고 등 배수진을 쳐 놓고 있다. 하지만 황 대표와 한국당이 요구하는 사안들은 모두 민생과는 무관하다는 점에서 과연 국민을 피곤하게 하는 ‘극단의 정치’를 고집할 필요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 지소미아는 진영 싸움, 패스트트랙 법안은 밥그릇 다툼과 다름없다. 그제 부산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50대 자영업자가 투잡의 일환으로 한밤중 야채 배달을 하다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서울 아파트값은 하루하루 천정부지로 치솟아 집 없는 서민의 박탈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청년들은 또 어떤가. 정규직은커녕 알바조차 구하기 힘들다. 상점마다 임대차 매물로 나온 건물이 적잖다. 위기의 자영업자들은 그야말로 멘붕이다. 지금 이 시점 황 대표가 집중해야 할 이슈가 여기에 있다. 지소미아니, 선거법이니, 공수처법이니 하며 투쟁하면 지지자들에게 박수를 받을지 모르겠지만 고단한 삶에 지쳐가는 대부분의 국민에게는 ‘딴나라’ 얘기일 뿐이다. “민심을 얻고 백성을 부유하게 하려면 어찌해야 하느냐”는 할아버지 영조의 질문에 정조는 ‘후계자’ 수업을 받던 시절 “쓸데없는 일을 하느라 농사 때를 빼앗지 않으면 됩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즉위한 후에도 정조는 종종 밀행하며 여론을 살폈다. 황 대표와 한국당은 왜 지지층이 답보 내지 줄어드는지 곱씹어 볼 때이다. stinger@seoul.co.kr
  • 여성 혐오에 던지는 날카로운 ‘책’&‘창’ 각자가 품을 강인한 언어와 재료

    여성 혐오에 던지는 날카로운 ‘책’&‘창’ 각자가 품을 강인한 언어와 재료

    정해진 원칙이나 규칙 같은 건 없다. 거창한 목표도 세우지 않았다. ‘페미니즘 책만을 출간한다’는 하나의 약속만 있을 뿐이다. 2016년 5월 17일 발생한 ‘강남역 살인 사건’을 계기로 두 달 뒤 문을 연 ‘봄알람’은 여성 혐오에 함께 지속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하는 여성들이 만든 출판사다. ‘페미니즘 출판사’ 봄알람은 ‘현실에 즉각적으로 개입해 여성의 삶을 바꾸어낼 수 있는 시도를 하자’는 신조 아래 지난 3년간 여성들이 주목해야 하는 이야기를 꾸준히 책으로 펴내고 있다.봄알람의 시작은 필연적인 우연에서 비롯됐다. 강남역 살인 사건 직후 혐오와 막말에 시달리는 여성들을 위한 대화 매뉴얼을 책자 형태로 만들고 싶었던 이민경 작가는 온라인 페미니스트 커뮤니티에 도움을 청했다. 이 작가의 취지에 공감한 우유니게 디자이너와 이두루 편집자, 정혜윤 마케터가 프로젝트에 참여해 원고 집필과 디자인, 편집을 동시에 진행했다. 합작의 결과물은 봄알람의 시작을 알리는 책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입이 트이는 페미니즘’(이하 입트페)이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통해 판매한 이 책은 자신을 ‘강남역 세대’라고 지칭하는 20~30대 여성과 사건을 계기로 페미니즘에 입문하게 된 10대들에게 두루 읽히며 예상 밖의 화제를 모았다. 여성들의 연대 의지와 변화를 향한 열망을 확인한 네 사람은 직후 출판사를 세워 본격적으로 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 3년간 이들이 펴낸 책은 총 11권이다. 역사에서 지워진 수많은 여성의 계보를 따라가는 ‘우리에게도 계보가 있다:외롭지 않은 페미니즘’(2016)을 비롯해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의미를 분석한 ‘메갈리아의 반란’(2016), 성별 임금격차에 대해 자세히 짚은 ‘잃어버린 임금을 찾아서’(2017), 유럽 5개국 낙태권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담은 ‘유럽낙태여행’(2018) 등 주제도 다양하다. 봄알람은 지난 7월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3인 체제로 조직을 재정비했다. 그 과정에서 출판사의 존재 의미를 되돌아봤다는 봄알람은 로고에도 변화를 줬다. 여성 혐오에 지친 여성들을 위로하는 책을 펴낸다는 의미의 폭신폭신한 쿠션 이미지는 좀더 뽀족한 이미지로 옷을 갈아입었다. “가부장제와 여성 혐오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책을 만들어 각자 품에 품은 창이 돼 줄 강인한 언어이자 재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고 한다. ‘여성과 연대하는 출판사’ 봄알람의 운영진 우유니게 디자이너, 이두루 편집자, 이민경 작가를 만나 봄알람의 지난 3년을 돌아봤다.[시작&진화] -‘봄알람’(Baume a l’ame)에는 어떤 의미가 담겼나요. 우유니게 “프랑스어로 ‘마음의 연고’, ‘영혼의 안식’이라는 뜻이에요. 강남역 살인 사건이 있었던 당시에 저를 포함해 많은 여성들이 상처받고 지쳐 있었어요. 그래서 앞으로 계속 나아가기 위해 여성들에게 힘이 되고 또 위로가 되고 싶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담은 이름을 택하게 됐습니다. ‘봄이 왔음을 알리는 알람’이라는 의미의 한국말처럼 들리기도 하고요.” -각자 페미니스트로서 세상을 인식하게 된 개인적인 순간이나 계기가 있었나요. 이민경 “페미니스트로서의 정체화는 2012년 무렵부터였지만 강남역 살인 사건이 페미니즘 운동을 시작하게 하는 계기가 됐어요. 당장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감과 같은 위기에 놓여 있는 여성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는 연대감이 저를 추동한 감정이었습니다.” 이두루 “‘남초’ 학과에서 대학 생활을 하면서 ‘남자들은 참 편하겠다’는 생각이 점점 ‘남자들은 왜 저럴까’로 바뀌었어요. (남녀 사이에) 인간으로서의 어른스러움 같은 됨됨이의 격차가 갈수록 심하게 벌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사회에 나가니까 그게 더 심해지더라고요. 남자들은 좋은 대우를 받고 상대적으로 태평하게 사는 반면 여자들은 늘 실력 있고 사려 깊은 동시에 겸손하면서 ‘남자들한테 잘하기’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죠. 이런 차이의 원인을 초봉이나 승진 차별 같은 것과 엮어서 성차별이라는 구조의 문제로 호명하게 됐습니다. 성차별 해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고 이후 메갈리아가 나오면서 점점 각성의 언어를 얻게 됐어요.” 우유니게 “저도 메갈리아가 생겼을 때 제 삶에 많은 지각변동이 있었어요. 소위 ‘미러링’이라고 불리는, 성별을 반전시킨 언어들을 보며 뒤통수를 맞은 듯 인식의 전환이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가부장제와 성적 대상화, 차별 범죄 등에 대해 보다 세세하게 감지하기 시작했어요.” [‘입트페’&호신술] 봄알람이 지속적으로 페미니즘 책을 출판하는 동력이 된 건 첫 책 ‘입트페’다. 책은 여성들이 성차별을 주제로 한 각종 대화에서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고 시원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성차별 회화 실전 대응 매뉴얼’이다. 쏟아지는 온갖 막말로부터 자신의 마음을 지킬 수 있는 ‘호신술’이 필요했던 여성들은 이 책에 크게 응답했다. 3주 동안 텀블벅을 통해 후원받은 금액만 4400여만원이다. 당초 목표액으로 정한 200만원의 22배에 달한다. 2016년 7월 출간 이후 43쇄를 찍었고 누적 판매 부수 6만 3000부를 넘겼다. 지난해 12월에는 일본에서 번역 출간되며 소설 ‘82년생 김지영’과 함께 한국의 대표 페미니즘 도서로 조명받고 있다. -첫 책 ‘입트페’의 인기가 대단했죠. 이두루 “강남역 살인 사건 당시 여성들 사이에서 생존의 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잖아요. 여성들은 당장 너무 괴로운데 주변 사람들 중에서는 오히려 ‘이게 왜 여성 혐오 범죄냐’라는 질문을 받기도 하니까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고요. 그래서 평소에 책을 찾아보지 않던 사람들도 이 책을 읽은 것 같아요.” 이민경 “그때 여성들의 집단적인 열망과 열정이 있었던 거죠. 저희도 그 열망의 일부였고요.” -일본에서는 어떤 계기로 이 책이 출간됐나요. 이두루 “일본 출판사 타바북스 사장님이 한국에 독립서점들이 잘 돼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러 왔는데 어떤 독립서점에서 저희 책 ‘입트페’를 보신 거예요. 근데 다음 독립서점에 갔는데도 또 있더래요. 계속 눈에 걸리니까 어떤 책인지 알아보고 재밌다 싶어 사가셨는데 그 이후에 저희에게 판권을 사겠다고 연락을 하셨더라고요.” 이민경 “‘82년생 김지영’과 ‘입트페’ 두 책이 일본에서 페미니즘에 입문하는 데 읽기 좋은 도서로 분류된대요. 최근에 제가 일본에서 북토크 행사에 참여했었는데 일본인들에게 듣기로 일본에서도 대중적 페미니즘이 시작되려는 분위기래요. 보통 한국을 참조 집단으로 삼는다고 하더라고요.”[현실&이슈] 구성원들의 표현에 따르면 봄알람은 “현실에 즉각적으로 접속하는 편”이다. 연간 계획을 세워두고 그 흐름에 따르기보다는 시의성 있는 기획을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매번 현재와 미래를 빠르게 반영한 책을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봄알람은 조직을 개편한 이후 첫 책으로 호주의 생물학자이자 페미니스트 활동가 레나트 클라인이 쓴 ‘대리모 같은 소리(원제 ‘대리모:인권 침해’)’를 번역·출간했다. 국내에서 대리모 이슈를 다룬 첫 번째 책이라고 한다. -이슈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책들을 많이 선보이는데 기획은 어떻게 하나요. 이민경 “‘입트페’를 예로 들면 강남역 살인 사건 당시 여성들 사이에서 필사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아드레날린 같은 게 있었잖아요. 그게 뭔가를 떠오르게 했고,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한다’는 비전 같은 것도 보였던 것 같아요. 이런 게 막 끓어오를 때 담아두지 않고 바로바로 (책으로) 만드는 것 같아요.” 이두루 “유민석 작가가 쓴 ‘메갈리아의 반란’은 시의적이기도 했지만 메갈리아는 기록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 책을 출간할 가치가 있다’는 점만 팀원들 사이에서 합의가 이뤄지면 출간으로 이어지는 편이죠. 결재를 받기 위한 구조가 많지도 않고 사장이 저희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지 않으니까요.” 우유니게 “사실 저희에게 필요한 내용이 엄청 많아요. 다 필요한 주제이고 아직 안 나온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요. 저희끼리 ‘이거 어때, 해볼까’ 하면 보통 필요한 이야기거든요.” -최근 출간한 ‘대리모 같은 소리’는 어떤 점에서 현재 주목해야 하는 책인가요. 이민경 “저는 임신중지와 관련한 번역을 많이 했어요. 여성의 몸 사유화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빠짐없이 나오는 이야기가 임신과 출산 문제예요. 사실 한국 이성애 불임 부부들도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대리모를 많이 쓰거든요. 서울의 한 대형병원만 해도 대리모를 생명을 낳게 해 주고 불임을 해결해 주고 부부들에게 희망을 준다는 언어로 잘 포장하고 있더라고요. 부각이 안 됐을 뿐이지 대리모 이슈가 한국 사회에 이미 도착한 거죠. 여성들이 교양으로 학습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에 대한 사유를 넓히기 위해서 꼭 필요한 책입니다.” [출판사&활동가] 봄알람은 출판사이지만 책을 매개로 여성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활동가 집단’이기도 하다. 하나의 정치체로서 출판이라는 형식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여성들과의 연대 관계망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여성주의 단체 ‘페미당당’과 임신중단이 불법인 나라에 안전한 임신중단 약물을 보내주는 웹사이트로, 네덜란드 의사 레베카 곰퍼츠가 만든 ‘위민 온 웹’ 등과 함께 낙태죄 폐지와 임신중단 합법화를 요구하는 퍼포먼스 시위에 참여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페미니즘 책을 꾸준히 내는 건 세상에 한 권의 책을 추가하는 것을 넘어 일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으로도 보입니다. 이두루 “여성들에게 힘을 주는 언어와 지식이 편집을 거친 형태로 많이 나오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말과 앎이 현재의 명백한 성불평등을 바로잡는 데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사회의 많은 면에서 여성은 ‘2등 시민’이고 소수자인 엄연한 현실을 계속 얘기하면서 깨우치지 않으면 여성들도 불평등을 끊임없이 기본값으로 인지하기 때문에 여성의 입장에서 사회를 보고 말하고 생각하는 일을 의식적으로 쭉 해야 돼요. ‘남자들을 위한 페미니즘 책은 안 내냐’는 질문도 받곤 하는데 현재로서 거기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우유니게 “‘여성 인권 즉 내 인권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는 게 저의 기본 태세에요. 책을 펴내는 것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한 발짝 더 나아가 봄알람의 책들이 다루는 이슈들이 더 가시화되고 더 많은 사람들 입에 올려지기를 바랍니다. 그런 와중에 연계된 활동이나 연대 활동을 해 왔기 때문에 출판사이면서 활동가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람&희망] -장기적인 관점에서 봄알람이 지향하는 바가 있나요. 이두루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싶어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저희 책이 읽혔으면 해서요. 또 고정 독자층을 늘려 가고 싶어요. ‘입트페’ 나왔을 때처럼 뜨겁고 격렬한 반응이 아니더라도 저희가 내는 책을 보면서 저희 콘텐츠에 신뢰를 가지고 ‘봄알람 책 괜찮다’고 봐주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우유니게 “2017년에 출간한 ‘잃어버린 임금을 찾아서’는 사실 주목을 많이 못 받았어요. 출간 당시 생각보다 반응이 뜨겁지 않아서 의아했었거든요. 그런데 최근 흐름을 보면 여성의 임금 문제나 노동 문제, 고용 차별 문제에 대한 논의가 더 활발해지는 것 같아요. 저희가 낸 책이 사람들이 장기적으로 참고할 만한 자료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민경 “저는 봄알람에서 기획과 집필을 맡고 있잖아요. 근데 아이디어가 있어야 기획도 잘할 수 있거든요. 기획은 무언가를 포착해야 하는데 포착력은 해가 갈수록 떨어지더라고요. (세상에 대한) 개방성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게 제 목표예요. 세상에 대한 흥미도 잃지 않고요.”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피해자들 ‘2+2+α’ 반발에 다시 힘얻는 ‘1+1+α’ 안

    피해자들 ‘2+2+α’ 반발에 다시 힘얻는 ‘1+1+α’ 안

    여야 간담회도 “1+1+α특별법 합리적” 추모사업 주체 ‘기억화해미래재단’ 검토한일 기업 및 국민의 자발적 성금, 한일 정부 재원으로 기금을 조성해 일제 강제동원·위안부 피해자에게 위로금을 주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초안 ‘2+2+α’에 피해자들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1+1+α’안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강제동원 및 위안부 문제를 한 번에 풀 방안으로 제시됐던 2+2+α안 때문에 외려 양쪽 피해자들이 동시에 반발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문 의장이 지난 27일 연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 해소 관련 법안 발의 여야 의원 간담회’에서도 ‘1+1+α 특별법 발의’가 대체적 공감대였다. 간담회에 참여한 한 의원은 2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멈출 수 있는 가시적인 안이 빨리 나오는 게 좋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일본과 피해자 모두 수용 의사가 있는 1+1+α안이 가장 합리적인 대안으로 거론됐다”고 밝혔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2+2+α안에서 일본 정부가 2016년 위안부 화해치유재단에 투입했던 10억엔(약 100억원) 중 잔액 60억원을 기억인권재단에 출연하는 부분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 없는 돈은 받을 수 없다며 돌려주라고 한 건데, 이를 전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전날 간담회에 참석한 여권 의원은 “일본 정부가 줬던 것(화해치유재단 기금)을 피해자 재단에 넣으려고 했는데 위안부 단체가 강력히 반발하니 (국회의장실이) 그건 없애려고 하더라”고 했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도 “(2+2+α안도) 일본 정부가 간접적으로 연관됐다는 상징성을 보이기 위한 것인데, 그마저도 시민단체가 반발한다면 억지로 할 생각은 없다”며 “현재의 안은 분명히 1+1+α”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의장실은 법안 초안에서 피해자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하고 추모사업 등을 하는 주체를 ‘기억인권재단’으로 명명했지만 이를 ‘기억화해미래재단’으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한일 문제를 과거사와 미래 지향적 관계의 투트랙으로 접근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이종석 전 장관 “북한 식생활·소비재 개선...재제 굴복 안할 것”

    이종석 전 장관 “북한 식생활·소비재 개선...재제 굴복 안할 것”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경제 발전 집중 노선으로 전환하면서 2017년 대북 제재가 본격화된 뒤에도 내부 발전 동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편저한 신간 ‘제재 속의 북한 경제, 밀어서 잠금해제’는 북한의 식생활이 개선되고 소비재가 국산화되면서 일방적인 대북 제재 만으로는 북한을 굴복시키기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책에 따르면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농업 개혁인 ‘포전담당제’가 도입되면서 농업 생산량이 늘어나 식량난이 상당부분 해소된 것으로 평가된다. 포전담당제는 2~4명의 조에 농지를 할당하고 목표 이상 생산품을 소득으로 확보할 수 있게 한 제도다. 과거 북한 주민들이 불법적으로 야산에 소규모 경작지를 만든 ‘뙈기밭’이 감소한 것이 근거 중 하나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 5월 올해 북한 인구의 약 40%가 식량 부족 상태에 있다고 판단했으나 이에 대해 책은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책은 최근 식료품 등 소비재의 국산화가 늘어난 점도 주목했다. 평양 시내에 백화점 등엔 불과 4~5년 전만 해도 찾아볼 수 없었던 유제품과 각종 반찬 등이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이에 이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의 집권기에 경제 성장에 대해 과거와 철학적 기반이 다른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정일 전 국방위원회 집권기의 선군 경제는 국방공업을 우선적으로 장성시킨다는 것이었는데 (김 위원장 시기에는) 기본적으로 생산력 중심의 사고를 지도집단이 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김 위원장의 경제 개발 노선에 대해선 이 전 장관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은 개혁개발의 필요성은 알지만 체제가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그러나 김 위원장은 중국의 개혁개방을 자기방식으로 벤치마킹 하고 있다. 쉽게 물러설것 같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소비재의 국산화가 대북 제재 이후 환율 안정에 도움을 주는 요인 중 하나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북 제재 이후 북한은 수출이 수입에 비해 급격히 축소되면서 무역수지 적자가 크게 악화했다. 그러나 소비재가 국산화되면서 수입이 줄어들고 관광 산업 수입이나 해외 파견 노동자의 인건비 등으로 외환 획득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전 장관은 “여러가지 관찰을 바탕으로 북한은 달러가 부족하지만 마른 수건을 짜내면서도 (달러가) 나오는 상태”라고 했다.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제재 때문에 굶주린 주민들이 폭동을 일으킬까 봐 비핵화 협상에 참여하는 게 아니다. 고도의 경제성장을 추진하려면 외부에서 자본과 기술을 들여와야 하니 협상에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전 장관은 “고도 경제 성장을 위해 비핵화 협상에 나왔지만 일방적인 제재로는 북한이 굴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김 위원장이 북방한계선(NLL) 근방의 창린도에서 포 사격을 지시하는 등 남북 경색 국면이 계속 되는 것에 대해서 이 전 장관은 과거와 다른 패턴으로 평가했다. 이 전 장관은 “과거에는 남북간의 관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경색이 휴전선이나 NLL 등 약한 고리로 터져나왔다”며 “그러나 이러한 경로 의존성은 끊어져 있다”고 했다. 그는 “남북한의 전체적인 위협수준은 낮아진 상황에서 (창린도 포사격 등) 그런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내가 월급 안 준다고 했냐 개XX야”…미등록 외국인 노동자에 욕설 일삼은 사장

    “내가 월급 안 준다고 했냐 개XX야”…미등록 외국인 노동자에 욕설 일삼은 사장

    이주노동자 상대로 폭언한 녹취록 입수체불임금 620만원 달라고 하니 되돌아 온 욕설평소에도 욕설과 폭행 일삼은 사장, 고용부 고발“내가 월급 안 준다고 했냐 개XX야, 기다려 이 XX야, 두 달 더 기다려 XXX야.”지난 9월 대구 성서공단의 한 공장에서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이 쏟아졌다. 공장 사장 A씨는 밀린 임금을 달라며 찾아온 필리핀 국적의 미등록 이주 노동자 3명에게 “월급을 안 준다고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답을 하면서 폭언을 이어 갔다. A씨는 “니가 잘했어? 이 XXX야”, “일을 거지같이 해놓고 돈 달라고 온 거야, 이 개XX야”, “누구 마음대로 공장 안을 돌아다녀, 이 XX야, 이 X 같은 XX야” 등 그는 5분 정도 대화를 하면서 수십 차례 욕설을 내뱉었다. 서울신문이 28일 대구 성서공단 노동조합을 통해 입수한 A씨의 폭언 녹취 파일은 미등록 신분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녹취 파일에 등장하는 이주노동자 3명은 지난 22일 “상습 임금 체불에 폭언을 일삼고, 심지어 폭행까지 자행했다”며 A씨를 고용노동부 대구지청에 고발했다. A씨는 이전에도 이주노동자 임금을 자주 체불해 고용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8월 A씨의 공장에서 일했던 이주노동자 3명은 언어폭력과 부당한 대우를 견디다 못해 회사를 그만뒀고, 밀린 임금 620만원을 달라고 A씨를 찾아갔다가 봉변을 당했다. 노조 관계자는 “A씨는 욕설뿐 아니라 자신이 가라테를 배웠다며 공격 자세를 취하면서 이주노동자들을 위협했다”며 “평소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자주 찌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피해를 입은 이주노동자 B(50)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낡은 기계가 작동하지 않아서 사장에게 이야기하면 화를 내고 욕을 했다”며 “참다못해 그만뒀는데 월급을 주지 않았다. 제가 당한 일을 이전에 일했던 공장 사장에게 이야기하자 바로 노동청에 신고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이주노동자 임금 체불액은 972억원이다. 김용철 성서공단 노조 상담소장은 “취업비자로 들어온 이주노동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특히 미등록 신분인 경우 임금을 주지 않아도 노동청 진정 등 적극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 이를 악용하는 사업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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