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하니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제조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녹화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차 키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무효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2,465
  • ‘놀면 뭐하니’ 유재석, 이효리♥이상순 부부 방문에 ‘쩔쩔’

    ‘놀면 뭐하니’ 유재석, 이효리♥이상순 부부 방문에 ‘쩔쩔’

    라섹 유재석이 이효리♥이상순 부부를 만난다. 8일 방송되는 MBC ‘놀면 뭐하니?’(연출 김태호 김윤집 장우성 왕종석)에는 라면 끓이는 섹시한 사장님 ‘라.섹.’ 유재석의 ‘인생라면’에 예약 손님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방문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라섹 유재석이 맞는 손님은 제주도에서 날아온 이효리, 이상순. 유재석은 예상 밖 손님의 등장에 몇 년 전 이효리의 집을 방문해 라면을 먹었던 추억을 떠올린다. 이번에는 역할을 바꿔 유재석이 라면을 대접하면서 방송 최초 ‘라면 기브 앤 테이크’가 성사됐다. 이효리, 이상순 부부는 시작부터 “어디 한 번 끓여 봐!”라고 주문해 유재석을 얼어붙게 하더니, 라면을 끓이는 유 사장을 마치 CCTV처럼 지켜봐 유재석을 안절부절하게 만들었다고 해 궁금증을 유발한다. 그런가 하면 라섹 유재석은 이효리를 보고 서운함을 드러냈다고 전해진다. 특유의 통통 튀고 호불호가 확실한 모습이 아닌 따뜻한 칭찬을 쏟아내는 이효리의 또 다른 캐릭터 ‘마더효레사’가 등장했기 때문. 이에 이효리는 남편인 이상순과 예능 영혼의 파트너 유재석의 이상한 공통점을 짚어내 두 남자를 폭풍 공감케 했다는 전언. ‘인생라면’ 오픈 3일차 라섹 유재석과 만만치 않은 이효리♥이상순 부부의 만남은 8일 오후 6시 30분 방송되는 ‘놀면 뭐하니?’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병헌 “자유로울 때 가장 창의적인 연기 나오죠”

    이병헌 “자유로울 때 가장 창의적인 연기 나오죠”

    “부담감을 털어내고 자유로웠을 때 가장 창의적인 연기가 나오는 것 같아요.” 어떤 작품에서든지 자신을 한단계 내려놓고 자기만의 스타일로 인물을 표현하는 배우 이병헌. 그는 지난 연말 개봉한 영화 ‘백두산’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 데 이어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도 실존 인물의 감정선을 살려 몰입시키는 섬세한 연기를 선보였다. 연기력에 대한 호평, 흥행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은 없을까. “후배들이 롤모델로 꼽거나 하면 부담감이나 책임감이 생기는데, 그런 감정이 배우에게 꼭 좋은 것 같지는 않아요. 부담감이 짓누르면 배우로서 점점 경직되기만 하거든요. 이를 악물고 연기한다고 해서 잘 된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고요. 멋있게 보이려고 할 때가 아니라 뭔가 털어내고 자유로웠을 때 자유롭고 창의적인 연기가 나오는 것 같아요.” 이병헌은 관객 400만명을 돌파한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는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10.26 사태를 토대로 한 이 작품은 근현대사의 가장 큰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만큼 다양한 정치적인 해석이 나올 소지가 다분하다. 그는 “자칫 영화가 무언가를 왜곡시키거나 역사적으로 규정짓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그 사건에 대해 과연 대의 또는 소의를 위한 것인지, 계획적 또는 우발적인 것인지 의견이 분분한데, 영화가 끝나고서도 의견이 분분하기를 바랐어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이 영화가 정치적으로 한쪽의 시선혹은 개인의 견해가 아니라 객관적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죠.” 그는 “이를 위해 관련 자료를 많이 모아 사실 고증을 섬세하게 했다”면서 “정치적으로 커다란 사건이지만, 사람들의 미묘한 관계와 심적인 갈등이 초점을 맞춘 것을 차별점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권력의 2인자였다가 대통령을 암살하기에 이르는 인물의 감정의 극단을 능숙하게 표현한다. 김규평이 실존 인물인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을 토대로한 만큼 부담이 될 수도 있었을 터. 그는 철저히 캐릭터에 감정 이입하며 촬영했다고 말했다. “김규평은 전반적으로 억눌린 감정이기 때문에 마지막에 폭발시켜야 했어요. 객관과 주관이 혼돈스럽게 왔다가면서 혼돈의 끝으로 달려가는 인물의 심리를 세밀하게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이 영화는 고 박정희 대통령의 말투, 표정, 걸음걸이까지 동일하게 재현한 박통 역의 이성민을 비롯해 곽도원, 이희준 등 연기파 배우들의 살아있는 연기가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배우들이 연기를 잘하니까 너무 신나기도 하고 긴장도 됐어요. 함께 연기하면 제 호흡도 살아나니까 어떻게 시너지가 날까 기대감도 생기구요. 이성민 배우가 박통 분장을 하고 나왔는데, 포스 자체가 놀라웠고 리허설 때 첫 대사를 하는데 감탄사가 절로 나오더군요.“ 그는 배우들끼리의 경쟁 심리는 없었느냐는 질문에 “지엽적으로는 그런 욕심이 생길 수도 있지만, 상대방이 잘할 때 더 신나게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런 (경쟁심은) 작품의 전체적인 균형을 깨기 때문에 배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다작 배우에 속하지만 이야기가 가진 힘과 재미를 가장 우선시 고려한다는 이병헌. 그는 매 작품마다 깊이를 더해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실 어떤 장르의 어떤 캐릭터든 저를 통과해서 나오기 마련이죠. 다작을 함에도 자기 복제를 교묘하게 잘 빠져나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담긴 그릇마다 모양이 달라지는 물처럼 매번 형태를 바꾸는 배우가 있는가하면 색깔은 비슷한데 매 작품의 캐릭터마다 농도가 다른 배우가 있어요. 매 작품마다 깊이를 더하면서 발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여기는 호주] “바이러스다!”…신종코로나 때문에 인종차별 받는 동양인들

    [여기는 호주] “바이러스다!”…신종코로나 때문에 인종차별 받는 동양인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단순한 승차 거부를 넘어 동양인 승객에게 “코로나 바이러스는 필요 없다”라고 문자를 보내는 우버 운전자가 등장하고, 동양인 의사를 거부하는 등 호주와 뉴질랜드 사회에 동양인 차별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8시30분 경 멜버른에 사는 말레이지아 출신인 동양인 남성은 우버 차량을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의 호출을 승낙한 우버 차량이 오더니 그냥 지나가 버렸다. 말레이지아 남성은 우버 운전자에게 “나 세차장 앞에 있는데 나를 지나친 것 같다”고 문자를 보냈다. 그러자 우버 운전자는 “난 코로나 바이러스는 필요 없어”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이에대해 우버 측은 “우리는 차별 금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차별대우를 받은 고객은 우버로 신고하면 전문적인 팀이 조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계 호주인 와이 호이와 아내는 길을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 신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횡단보도에 같이 서있던 한 남성이 이들을 보고는 뒤로 몇 발자국 물러서는 것을 느꼈다. 그들은 쇼핑 센터에 도착해 엘리베이터를 탔다. 같이 엘리베이터에 오른 두 중년의 백인 여성들은 호이와 아내를 보고는 자신들이 누른 층수가 아닌 바로 다음 층수에서 내렸다. 호이는 “신종코로나가 이슈가 되면서 이런 상황을 자주 겪게 된다”고 말했다. 한 중국인 여성은 마스크를 하고 의사를 만나기 위해 약속된 시간에 도착했다. 안내 직원은 그녀가 중국인이고 마스크를 하고 있자 “의사 선생님이 아직 준비가 안됐는데 차로 돌아가서 기다리면 전화 하겠다”며 대기실이 아닌 자신의 차에 가서 기다릴 것을 요구했다. 밖은 지금 영상 40도라고 하니 에어컨을 켜놓고 기다리라고 했다. 호주 뿐만 아니라 신종코로나 확진 환자가 나오지 않은 뉴질랜드에서도 동양인 차별이 생겨나고 있다. 지난 4일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시티 병원 응급실에 실려온 환자는 직원에게 “동양인 의사는 안된다”고 요구했다. 응급실에 있던 다른 환자는 “신종코로나 때문인 듯하다. 인종차별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멍청한 요구였다”고 전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우리가 몰랐던 ‘가성비’ 와인들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우리가 몰랐던 ‘가성비’ 와인들

    랑그독, 가격은 보르도에 비해 30%까지 저렴 伊 에밀리아로마냐의 ‘숨겨진 보석’ “프랑스 보르도, 부르고뉴, 이탈리아 토스카나, 피에몬테, 미국 나파밸리….” 와인에 관심을 갖다 보면 각국을 대표하는 와인 산지 지역명이 어느새 친숙해집니다. 고급 와이너리들이 몰려 있는 이 지역들은 전통과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빼어난 와인을 생산하죠. 유명세만큼 대체로 고가이고요. 하지만 세상은 넓고 와인은 다양합니다. 좋은 와인이 꼭 유명 산지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랍니다. 저렴한 가격에 뛰어난 퀄리티의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숨겨진 보석’ 같은 산지들을 소개합니다. 먼저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남프랑스의 랑그도크 지방입니다. 랑그도크는 보르도와 부르고뉴의 아성에 밀려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곳입니다. 19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이 지역의 포도 농가들은 협동조합을 통해 저가의 벌크 와인만을 주로 만들었습니다. 사실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랑그도크 지역은 포도 농사를 짓는 데 천혜의 자연 환경을 갖춘 곳입니다. 고온 건조하지만 바닷바람이 더운 공기를 완화해 자칫 포도가 과숙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죠. 적당히 익어 신선한 포도로 양조한 와인은 균형감이 뛰어나기 마련이고요.와인 산지로는 완벽한 환경이 이 지역 와이너리 발전에 오히려 발목을 잡았나 봅니다. 랑그도크 와인을 수입하는 국내 한 와인 관계자는 “머리 좋은 사람들이 게으르듯, 과거 랑그도크 지역에선 대충대충 포도 농사를 짓고 와인을 생산해도 자연 덕분에 일정 퀄리티 이상의 맛이 나오니 쉽게 벌크 와인을 만들었고 발전이 더뎠다”고 말하더군요. 1980년대부터 프랑스 와인 산업이 발달하면서 장인 정신으로 무장한 생산자들은 24개의 다양한 품종이 고루 잘 자라는 랑그도크 지역을 ‘블루오션’으로 인식하고 이 지역으로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가운데 올리비에 줄리앙이라는 생산자는 유기농법으로 와인을 만들어 전 세계에 랑그도크 와인의 명성을 처음 떨쳤죠. 이를 계기로 랑그도크 지역은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양조 방식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와인계의 ‘실리콘밸리’로 변화합니다. 이 지역 와이너리들의 농법과 양조 방식들이 개성이 강하고 다양해 정부가 공식적으로 품질을 인증하는 AOC(원산지 통제 명칭)의 규제를 받지 않는 와이너리들이 많다는 점도 랑그도크 와인이 가진 ‘뻔하지 않은 맛’의 매력을 더해 주죠. 한국에선 201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랑그도크 와인이 소개되기 시작했는데요. 비슷한 급이라면 가격이 보르도, 부르고뉴에 비해 최대 3분의1까지 저렴하니 최상급 브랜드 와인을 고집하지 않을 것이라면 랑그도크 와인으로도 눈을 돌려 보기를 권합니다.이탈리아에선 에밀리아로마냐주 지역의 와인들이 ‘숨겨진 보석’으로 통합니다. 이 지역의 주도는 라구 소스로 만드는 ‘볼로네제 스파게티’로 유명한 볼로냐인데요. 이 밖에 파르마의 파마산 치즈, 햄(프로슈토), 발사믹 식초 등 지역 내 훌륭한 식재료가 많아 대외적으로는 와인보다는 이탈리아의 식문화를 이끄는 음식의 고장으로 더 알려져 있죠. 이러한 영향으로 에밀리아로마냐주에선 오래전부터 음식과 함께 먹기 편한 스타일의 와인들을 생산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발포성 와인인 람브루스코입니다. 청량하고 달콤한 이 와인은 미국에서 한때 ‘이탈리아 콜라’라고 불렸을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답니다. 이 지역에서 재배되는 산지오베재, 트레비아노 등의 일반적인 이탈리아 와인도 서늘한 날씨의 영향으로 가볍고 음용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입니다. 토스카나 와인이 진하고 강렬한, 전형적인 이탈리아 와인의 남성성을 상징한다면, 에밀리아로마냐 와인은 좀더 섬세하고 여성적인 맛이라고 할까요. 에밀리아로마냐주는 와인 천국 이탈리아에서도 생산량이 가장 많은 지역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힙니다. 그럼에도 이 지역 와인이 잘 알려지지 않은 건 지역 주민들의 ‘로컬 와인’ 사랑 덕분이 큽니다. 최근 이 지역 와인을 국내에 수입하기 시작한 또 다른 관계자는 “현지 음식 문화의 자부심이 강해 로컬 소비량이 크고 수출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라고 하네요. 또 생산량이 워낙 많은 데다 토스카나나 피에몬테 등 고급 와이너리가 많은 지역에 비해 상업화가 더뎌 오랫동안 숙성을 하지 않는 와인이 많이 나옵니다. 시간과 비용이 덜 들어가니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좋답니다. 음식과 함께, 혹은 많이 마셔도 질리지 않는 가벼운 와인을 선호한다면 에밀리아로마냐주의 와인을 선택해 보세요. 이탈리아 와인의 새로운 매력을 깨닫게 될 겁니다. macduck@seoul.co.kr
  • [박성민의 게임체인저] 위험은 가리지 않는다…주재원 가족도 교육을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해외 주재원과 가족들의 귀국 여부가 이슈가 되고 있다. 기업들 중에선 중국 출장자와 중국 외 해외 주재원 및 주재원 가족 등은 즉시 귀국 조치하는 한편, 중국 주재원은 재택근무를 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이러한 지침에도 불구하고 많은 해외 주재원들과 가족들은 현 상황에 당혹스러워하며 혼돈에 빠졌다.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으려 공장 휴업을 연장하는 추세여서, 중국산 부품 재고가 소진된 쌍용차에 이어 현대기아차도 일부 차종의 생산을 중단했다. 배선 뭉치인 중국제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가 바닥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가 ‘셧다운’ 사태를 맞이한 것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대개 중국 생산 제품을 사용하며, 국내 공장에서는 재고를 통상 일주일치 정도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주재원들은 본사 지침대로 재택근무를 하며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지, 그 일을 얼마나 힘들게 해낼지 걱정된다. 통상적으로 기업들은 해외 파견 전 주재원 교육을 한다. 외국어, 해외 주재원의 역할과 책임, 윤리, 주재국의 문화, 해외 근무에 대한 선배들의 경험담 등을 가르친다. 반면 미국과 유럽의 글로벌 기업들의 해외 주재원 주요 교육내용은 글로벌 리더십, 외국인과 일하는 방법, 다양성 수용, 가족 적응, 배우자 경력개발, 해외에서의 자녀 교육과 지도 등으로 교육이 폭이 더 넓다. 해외 주재원 본인뿐 아니라 해외 주재원 가족 전체의 해외 적응을 돕는 데 글로벌 기업들의 교육 목표가 있다. 한국도 가족 대상 교육을 진행하고 기업이 있지만, 그 비중은 매우 미약한 수준이다.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처럼 해외 주재 중 벌어질 돌발상황은 해외 주재원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닥칠 수 있다. 기업들이 해외 주재원뿐 아니라 가족의 상황까지 돌봐야 함을 이번 사태가 역설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해외 주재원 대상 국내 연구결과를 보더라도 해외 주재원들이 파견 시 가장 걱정하는 것은 자녀 교육, 가족 적응, 해외에서의 성과 순이다. 해외 주재원 본인에 대한 걱정보다 자녀 교육과 가족 적응이 우선인 것이다. 해외 주재원 성과에 영향을 주는 주요한 요인도 자녀와 가족들의 해외 생활 만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 사태와 같은 일은 언제든 재발될 수 있다. 해외 주재원과 가족들이 이러한 상황에 대해 아무런 교육을 받지 못한 채 파견된다면 이번과 같은 혼란은 반복될 것이다. 해외에서의 성과를 바란다면 근시안적인 해외 주재원 본인에 대한 교육에서 해외 주재원 배우자의 적응과 해외 주재원의 자녀 교육으로 거시적으로 직원 육성의 개념을 변화시켜야 할 것이다. 국내 글로벌 기업의 57%가 향후 2년 동안 해외 장기 파견자수를 늘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 주재원뿐 아니라 가족까지 배려하는 교육체계가 글로벌 기업들이 해외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키우는 일을 촉진할 것이다. 배화여대 교수
  • [씨줄날줄] 인포데믹/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인포데믹/이동구 수석논설위원

    1923년 일본 관동대지진 때 희생된 한국인은 6000여명이 넘는다. 어처구니없는 것은 지진으로 인한 희생이 아니라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는 날조된 소문으로 피해가 컸다는 데 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당시 일본 군부 등이 조선인과 일본 내 사회주의자들을 몰아내기 위해 때마침 일어난 대지진을 빌미로 헛소문을 만들고 국민 감정을 자극해 저지른 반인륜적인 학살사건이었다. 정치적인 이유로 만들어 낸 헛소문을 대규모 학살의 도구로 활용한 셈이다. 대형 재난사고나 전염병이 유행할 때마다 국민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거짓소문, 괴담, 유언비어 등이 생겨난다. KAL858기 추락사고, 천안함 피격 사건 등을 비롯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메르스나 사스가 유행했을 때, 미국의 9ㆍ11 테러나 뉴올리언스 태풍 피해 때에도 확인되지 않은 각종 루머가 난무했다. 전염병이나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대중들의 불안심리가 높아지고, 이를 악용해 정치·경제적 이득이나 개인적인 욕망을 채우려는 의도에서 루머나 괴담 등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미디어가 급속히 발달하면서 괴담이나 유언비언 등은 실시간으로 순식간에 확산된다. 특히 근거 없는 사실들이 전문성을 가진 정보 형태로 포장된 가짜뉴스가 수도 없이 만들어지고 SNS를 통해 세계적으로 유통돼 그로 인한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전염병처럼 번지는 허위정보, 즉 인포데믹(Infodemic)이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인포데믹은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에피데믹(Epidemic)을 합성한 것으로 잘못된 정보가 미디어나 인터넷 등으로 전염병처럼 확산돼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최근 중국에서 비롯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로 확산되면서 잘못된 정보 또한 급속도로 퍼져 전염병 퇴치를 어렵게 할 뿐 아니라 필요 이상의 불안감을 조성해 국제 경제질서 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경찰청은 어제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 가짜뉴스와 개인정보 등을 유포한 혐의 20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커뮤니티 사이트에 지상파 방송뉴스를 사칭해 “고등학생이 쓰러져서 병원 검사 결과 신종 코로나 양성반응이 나왔다”는 가짜뉴스를 퍼트린 미성년자도 포함됐다. 중국연구소가 유전자를 조작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만들었다는 과학자 논문이란 것도 소셜미디어에 떠돌고 있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 전염병에 의한 불안보다 거짓 정보에 의한 사회혼란이 더 큰 화를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yidonggu@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쾰른 성당/김민정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쾰른 성당/김민정

    쾰른 성당/김민정 우리 둘의 이름으로 초를 사서 우리 둘의 이름으로 초를 켜고 우리 둘을 모두 속에 섞어놨어 우리가 우리를 몰라 신은 우리를 알까 우리 둘은 우리 둘을 알까 모두가 우리가 우리인 줄 알겠지 우리 둘도 우리가 우리 둘인 줄만 알겠지 양심껏 2유로만 넣었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할 때. 세상이 우리 둘인 줄만 알 때, 우리 빼곤 세상이 다 시시해질 때, 인간은 무명에서 벗어난다. 나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왔는가, 어디로 가는가, 바보 같은 명제에서 벗어나는 순간 순명의 시간이 온다. 둘이 있으니 참 좋은 것. 둘 둘 둘 모여 서로 좋아하니 시냇물 같고 무지개 같은 것. 세상의 모든 둘이 좋으면 그곳이 천국인 것. 다른 둘을 상처 내지 않고 다른 둘의 빵과 물을 빼앗지 않고, 둘 둘 둘 서로 어깨를 걸고 하늘 높은 곳으로 오르는 것. 인간의 심연에 따뜻한 햇살의 바다를 펼치는 것. 곽재구 시인
  • 쌍용 안 잡고 뭐하나… 서울 ‘수호신’이 노했다

    쌍용 안 잡고 뭐하나… 서울 ‘수호신’이 노했다

    유럽서 뛰던 기성용·이청용 복귀 수순 각각 전북·울산 등과 접촉 사실 알려져 정작 원소속팀 서울은 영입에 미온적 팬들 “핵심 선수 다 놓치고 또 이러나” 시즌권 환불 인증 등 집단 반발 움직임유럽에서 활약하던 기성용(31)과 이청용(32)의 국내 K리그 복귀처가 원소속팀이던 FC서울이 아니라 각각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FC서울 팬들이 FC서울 구단에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FC서울 팬들에게는 기성용의 타 구단 이적설이 단순히 프랜차이즈 스타를 잃는 것 이상의 충격이 된 모습이다. 6일 현재 한 온라인 커뮤니티는 “기성용이 전북에 가면 팬클럽을 탈퇴하겠다”, “데얀이 수원으로 옮길 때 이상의 충격이다. 구단은 대체 뭐하는지 모르겠다”, “기업구단이라 돈도 있으면서 선수 영입 안 해도 최용수 감독이 성적 내고 평균관중 매년 1위 하니까 배가 부른 것 같다” 등의 비난 글로 도배돼 있다. 어떤 팬은 2020 시즌권을 환불했다는 글을 남겼고, 구단에 항의 성명서를 보내기도 했다. 팬들이 이처럼 분노하는 데는 그동안 FC서울이 팬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데다 기업구단(GS)임에도 불구하고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FC서울이 기성용, 이청용 등과 소극적인 계약에 나서 이들이 결국 전북, 울산 등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FC서울 관계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도 기성용 선수 등과 계속 접촉하고 협상을 이어 가고 있다”고만 말했을 뿐 자세한 협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FC서울은 그동안 팀에서 뛰며 팬들에게 사랑받던 간판스타들을 줄줄이 떠나보낸 경험이 있다. 2006년부터 통산 305경기를 FC서울에서 뛰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아디는 본인의 현역 연장 의지에도 구단의 은퇴권유로 은퇴하게 됐고, K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받던 데얀을 라이벌 수원 삼성에 이적시키기도 했다. 이외에도 김주영(중국 이적), 오스마르(일본 임대), 아드리아노(중국 이적), 윤일록(일본 이적) 등 팀 전력의 핵심을 이루는 선수들을 붙잡지 못하고 내보낼 때마다 팬들의 분노는 쌓여 갔다. 연이은 전력 누수로 2018시즌 강등권에 처했던 성적은 팬들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냈고, 급기야 FC서울 엄태진 사장이 사과문을 내기도 했다. FC서울은 2019년 한 해 동안 경기당 홈 평균 관중이 1만 7061명으로 국내 전체 스포츠 구단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 구단이다. 2010·2012·2016년 우승을 차지했었던 만큼 팬들의 자부심도 높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2월 예약 취소, 3월은 0” 제주 직격탄

    “2월 예약 취소, 3월은 0” 제주 직격탄

    “2월 예약건이 모두 취소됐어요.” 제주 애월에서 펜션업을 하고 있는 문모(44)씨는 6일 “손님 감소는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예약이 전면 취소될 줄은 몰랐다”면서 “3월 예약은 아예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아 생계를 걱정할 처지가 됐다”고 한탄했다. 제주를 여행한 중국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소식과 함께 무사증 입국 중단 조치까지 이뤄지면서 관광객이 사라진 제주는 사상 최대 경제 위기를 맞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일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한 상하이발 한 중국 항공편은 승객을 단 1명도 태우지 않은 빈 비행기였다. 관계자는 “무사증 입국 중단으로 공항을 이용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던 제주 연동 누웨마루거리는 직격탄을 맞았다. 옷가게 상인 A(44)씨는 “가게 문을 열어 놓는 게 의미가 없다”면서 “당장 이번 달 집세와 종업원 인건비를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며 울상을 지었다. 3~4월 봄 관광 성수기를 겨냥해 예약이 몰렸던 제주 수학여행단 관광은 모두 취소됐다. 학생단체 전문여행사를 운영 중인 최모(60)씨는 “조만간 휴업계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 서부지역 호텔 2곳은 지난 5일부터 6월 말까지 5개월간 잠정 휴업에 들어갔다. 이달 들어 중문관광단지 호텔 등에는 예약 취소가 속출하고 있다. 제주 한달살기도 신종 코로나 쇼크를 비켜 가지 못했다. 박모(55)씨는 “다음달 제주로 와서 한 달 살기로 한 부부가 주택 임대를 취소했다”면서 “사람들과 접촉이 별로 없는 시골로도 오지 않겠다고 하니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제주도는 감염병이 4월까지 이어지면 관광객 350만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내국인도 제주 여행을 기피하면서 평소 하루 평균 4만여명에 이르던 관광객이 이달 들어 반 토막도 넘게 줄었다. 중국인 확진환자가 다녀간 것이 확인돼 지난 2일 문을 닫았던 지역 면세점 등은 7일부터 영업을 재개하지만 중국인 관광객이 없어 개점휴업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제주로 여행 왔다 우한으로 돌아간 뒤 확진 판정을 받았던 50대 중국인 여성 관광객을 중심으로 하는 감염 잠복기(2주)는 7일까지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상인들 “여기 한 번 더 소독해 주세요”…한파에 언 소독약 녹여가며 방역작업

    상인들 “여기 한 번 더 소독해 주세요”…한파에 언 소독약 녹여가며 방역작업

    중앙의료원과 가깝고 2000개 점포 밀집 상인들 물건·의자 치우며 방역작업 도와 방역대원들 언 손 보고 난로 내어주기도“여기요. 아니 의자 옆도 한 번 더 소독해 주세요.” 6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 평화시장. 하얀색 방역복을 입은 방역대원 25명이 나타나자 상인들은 기다렸다는 듯 여기저기 소독약을 뿌려 달라고 외친다. 마스크를 쓴 상인들도 물건이나 의자를 치우며 분주히 방역작업을 도왔다. 가게 주인들은 “방역 효과는 얼마나 가는지” “약을 뿌린 뒤 바닥을 닦아도 되는지” 등을 꼼꼼히 묻는다. 평화시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환자들이 치료를 받는 국립중앙의료원과 가장 가까운 재래시장 중 하나다. 2000여개 점포를 운영하는 1300여명의 상인들이 불안해하는 이유다. 이날 오전 기온은 영하 12도. 방역대원들은 라텍스 장갑 위에 한파를 막기 위한 장갑을 또 꼈다. 연신 핫팩으로 손과 소독약을 녹여 보지만 소독약은 이내 얼어붙었다. 몇몇 상인들은 방역대원들 옆으로 난로를 내어 줬다. 방역대원 최대현(29)씨는 “평소엔 퉁명스럽게 ‘꼭 해야 해요’라는 소릴 듣는데 요즘은 감사 인사를 많이 받는다”면서 “인체에 해가 없는 소독약을 쓰지만 상품에 최대한 닿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도 이날 상점과 엘리베이터 등을 직접 소독했다. 가게는 손님들의 동선을 따라 바닥을 중심으로 소독약을 뿌렸고, 엘리베이터는 손이 닿는 버튼은 물론 천장까지 꼼꼼하게 소독약을 쐈다. 설 연휴 이후 확산된 신종 코로나의 영향으로 시장에는 고객의 발길이 뚝 끊긴 모습이다. 40년간 동대문에서 장사한 김두철 평화시장㈜ 대표는 “시장에서 확진환자라도 나오면 당분간 문을 닫아야 해 불안했는데 방역이라도 하니 그나마 안심”이라면서 “올겨울은 한파가 사라져 겨울옷이 팔리지도 않았는데 신종 코로나까지 터져 더 낙심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청바지 매장을 운영하는 최모씨는 “중국인 관광객은 물론 내국인의 발길도 끊기면서 손님은 평소의 10분의1 정도”라고 했다. 이날 남대문시장에서 추가 방역이 진행됐다. 20년째 안경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상현(70)씨는 “어제 온 손님은 딱 1명뿐”이라며 “마치 시장 전체에 폭탄이라도 터진 것 같다”고 한숨 지었다.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김모(57)씨는 “무조건 사람이 많은 곳을 가지 말라고 하니 시장은 온종일 파리만 날린다”면서 “집세나 관리비 낼 날짜가 점점 다가오는데 막막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서울시는 오는 14일까지 4대문 주변 전통시장 9334개 점포를 방역할 방침이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코로나 쇼크 덮친 부품 협력사…현대차, 이달 1조원 긴급 지원

    코로나 쇼크 덮친 부품 협력사…현대차, 이달 1조원 긴급 지원

    무이자 대출·납품 대금 앞당겨 지급 中 협력사 조속한 생산 재개도 도와 홍남기 “오늘 부품 수급 대책 발표”현대자동차그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경영난에 빠진 국내 부품 협력사에 1조원 규모의 자금을 긴급 지원한다. 현대차그룹은 6일 경영자금 무이자 지원 3080억원, 납품대금 5870억원, 부품 양산 투자비 1050억원 조기 결제 등 1조원 규모를 집행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 등 현대차그룹에 납품하는 350여개 협력업체가 대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중소 부품 협력사들이 적기에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 중국 신종 코로나 확산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경영활동을 할 수 있게 하고자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금융권의 까다로운 대출 심사와 높은 금리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부품 협력사들은 3080억원 규모 경영자금 지원으로 당장 숨통을 틀 수 있게 됐다. 예정일보다 15일 이상 이른 시기에 지급된 6920억원 규모의 납품대금과 부품 양산 투자비는 협력사들의 자금 운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1차 협력사들도 2·3차 협력사에 납품대금을 앞당겨 지급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한편 국내 부품공급이 중단된 ‘와이어링 하니스’를 생산하는 중국 부품 협력사의 공장 방역을 강화하는 등 조속한 생산 재개 방안 찾기에 나섰다. 중국산 부품의 원활한 공급은 생산절벽에 직면한 국내 자동차 업계가 경영 정상화를 이루기 위한 급선무다. 현대차그룹은 와이어링 하니스 부품사들과 함께 작업장 내 소독과 열화상 카메라 설치, 마스크 개별 공급, 작업장에 체온기 및 세정제 비치, 전 작업자 하루 2회 체온 측정 등의 조치를 취했다. 또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의 협조로 중국 칭다오 총영사관을 통해 와이어링 하니스 생산 거점인 산둥성 정부에 “국내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 양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기 때문에 일부 공장이라도 엄격한 방역관리 아래 조기에 생산할 수 있도록 승인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현대차그룹중국(HMGC) 임원들도 산둥성 정부 관계자에게 직접 연락해 와이어링 하니스 생산 재개 방안을 협의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자동차 부품 수급 관련 대책과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대해서는 “예비비도 남아 있고 지금은 검토한 바 없다”고 거듭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기아차도 현대차에 이어 오는 10일 하루 완성차 공장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신종 코로나에 국산 신차만 벼랑끝

    신종 코로나에 국산 신차만 벼랑끝

    XM3·기아 쏘렌토도 출시 연기될 가능성 “언제 기다리나”… 수입차로 고객 이탈중국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중국산 부품 공급이 끊기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가 최악의 생산 절벽에 직면했다. 특히 출시와 동시에 수요가 집중되는 신차가 직격탄을 맞았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 생산돼 들어오는 수입차가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커졌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쌍용차가 지난 4일부터 휴업에 돌입한 데 이어 르노삼성차도 오는 11일부터 부산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배선 뭉치인 ‘와이어링 하니스’의 재고가 바닥나지 않았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르노삼성차는 주로 일본과 멕시코 등 르노그룹의 글로벌 협력 업체에서 부품을 공급받고 있어 중국산 부품 의존도가 낮아 피해가 적은 편”이라면서도 “사태가 길어지면 어쩔 수 없이 다른 자동차 업체처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른 생산 차질로 이미 출시됐거나 출시를 앞둔 신차들이 받는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3월 초 출시 예정인 기아차 신형 쏘렌토를 비롯해 각 완성차 업체의 신차 출시 계획도 줄줄이 연기될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르노삼성차는 이달 말에서 3월 사이 회사의 명운을 건 ‘XM3’ 출시를 앞두고 이런 사태를 맞아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지엠 쉐보레는 지난달 16일 출시한 야심작 ‘트레일블레이저’ 생산에 혹시나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계약 후 최소 8개월은 기다려야 받아 볼 수 있는 제네시스 GV80의 대기 기간은 생산 중단으로 더욱 길어지게 됐다. 내수 시장 판매 1위인 현대차 더 뉴 그랜저와 2위인 기아차 신형 K5를 계약한 고객들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국산차에서 수입차로 이탈하려는 고객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회사원 김모(45)씨는 “제네시스 GV80을 계약하려 했는데 올해 연말이나 돼야 받아 볼 수 있다고 해서 메르세데스벤츠 ‘GLE’로 눈을 돌렸다”고 말했다. 회사원 한모(41)씨는 “그랜저나 K5 구매를 고민했었는데 수개월을 기다릴 수 없어 지금은 폭스바겐 아테온과 볼보 S60을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車 생산 멈췄는데… “주 52시간 완화·국세 납부 연장한다”는 정부

    車 생산 멈췄는데… “주 52시간 완화·국세 납부 연장한다”는 정부

    현대차·협력사 8300곳 피해 수조원 추산 재계 “현시점 모니터링 강화 의미 있냐“”부품기업 주52시간 완화도 현실과 거리”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정부의 대응 산업정책과 지원이 한가하고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5일 경제관계장관회의와 경제활력대책회의, 당정청 협의 등을 잇따라 갖고 피해 기업 세무조사·국세 납부기한 9개월 연장, 마스크·손소독제 1000개(금액 기준 200만원) 이상 해외 반출 때 정식 통관 절차 이행, 자동차 부품기업 31곳에 대한 주 52시간 근무제 완화 등을 담은 신종 코로나 대책을 내놨다.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자동차의 밸류체인(가치사슬)이 약화되면 문제가 있지 않을까 보고 차질을 어떻게 해소할지 검토하고 있다”면서 “금주나 다음주에는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업계에선 ‘이제야 움직이는 거냐’고 비판한다. 지난 4일 현대자동차를 시작으로 쌍용차와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 주요 자동차 생산업체들은 중국 부품 수급 문제로 줄줄이 조업 중단과 감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업계가 하루 생산을 중단하면 약 3000억원 규모의 경제적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의 경우 1주일간 생산이 중단되면 자동차 생산 3만 4000대가 줄고, 피해액은 1조 40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현대차의 협력사 8300곳까지 더하면 피해 규모는 수조원에 이른다. 정부가 일부 자동차 부품기업에 대해 주 52시간제 적용을 완화하기로 한 것도 현장에선 ‘남의 다리 긁는 대책’이라고 꼬집는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조업 중단 원인인 자동차 배선부품 ‘와이어링 하니스’는 중국에서 80% 이상 수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를 완화해 줘도 (와이어링 하니스) 생산 시설이 부족해 조업 재개가 어렵다”면서 “중국 현지 재고를 국내에 들여와야 하는데, 방역 등으로 막혀 있다. 정부가 풀어 줘야 하는데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제조업 피해가 현실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정책 검토와 모니터링 강화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지적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전북도 현대차 협력업체에 1천억 긴급 지원

    전북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1000억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한다. 전북는 중국산 부품 재고 소진으로 6일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현대차 전주공장의 협력업체에 1000억원의 긴급 경영자금을 지원한다고 5일 밝혔다. 협력업체들은 배선 뭉치인 ‘와이어링 하니스’를 납품하는 중국 협력업체 공장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조업을 멈추면서 현대차 전주공장은 재고 소진으로 생산 라인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차 전주공장은 연간 6만6천여대의 트럭, 버스, 특수차를 생산해왔다. 전북도는 전주공장 협력업체 161개 업체에 자금을 융자하고 이차보전금도 지원할 방침이다. 전병순 도 혁신성장산업국장은 “협력업체를 돕기 위한 현장지원반을 가동하고, 현대차와는 긴급 핫라인을 구축해 부품 중단에 따른 휴업 장기화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현대차노조 ‘휴업기간 조합원 해외여행 자살행위’, 자제 당부

    현대차노조 ‘휴업기간 조합원 해외여행 자살행위’, 자제 당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여파로 현대자동차가 순차적 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현대차 노조가 휴업 기간 해외여행 자제를 당부했다.현대차 노조는 5일 담화문을 내고 “휴업 기간을 이용한 조합원 해외여행은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이기에 반드시 금지돼야 할 것”이라며 “노동조합이 조합원 개인의 행복 추구권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만일의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그랜저 신차 등이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려야 하는 휴가 결정은 노사 모두에게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며 “부품공급 중단사태 해결을 위해 협조 할 부분이 있다면 가감없이 협조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 노조는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천재지변이자 전 지구의 재앙이라 할 수 있다”며 “더욱 우려되는 것은 동남아를 비롯한 유럽, 북미, 오세아니아주 등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코로나 사태 부품공급 차질로 휴가를 가지만 마음은 무거울 것” 이라며 “휴업기간 동안 소중한 휴식 시간이 되길 바라고 집행부도 하루빨리 생산 가동이 재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배선 뭉치로 불리는 ‘와이어링 하니스’(wiring harness)를 납품하는 중국 협력업체 공장이 신종코로나 사태로 멈추면서 재고가 소진돼 4일부터 제네시스와 포터 등을 만드는 생산라인이 휴업에 들어갔고 5일에는 벨로스터와 코나 생산라인도 멈췄다. 순차적으로 현대차 모든 공장이 휴업하며 회사측은 10∼11일까지 공장 가동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한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포스코, 산하 교육재단 출연금 축소에 반발 확산

    포스코, 산하 교육재단 출연금 축소에 반발 확산

    포스코의 포스코교육재단에 대한 출연금 대폭 축소로 인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5일 포스코교육재단 등에 따르면 포스코는 2012년 385억원 수준이던 포스코교육재단 출연금을 계속 줄이고 있다. 2019년에는 180억원을 냈고 2020년에는 120억원, 2021년에는 70억원 출연할 예정이다. 포스코교육재단은 수입 대부분을 포스코 출연금에 의존해 왔다. 이처럼 포스코 출연금이 대폭 줄어들자 재정 자립화를 위해 인력 구조조정과 학교통합, 부지매각, 특별수당 축소, 운동부 폐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재단 산하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인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 등록금 인상이나 일반고 전환도 고려 대상이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재단 소속 교직원은 지난해 11월 내부 설명회 때 대부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당시 한 포항제철초등학교 교사는 “박태준 초대 재단 이사장은 교육이 미래라고 생각해 학교를 세웠다고 생각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재정자립화라고 하니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포항제철고 교사는 “그동안 자긍심을 갖고 근무했는데 이렇게 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순이익이 수조 원에 이르는 회사가 재단에 낼 200억원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학부모들 역시 교육 질 하락을 우려하며 불만을 내놓고 있다. 한 포항제철초등학교 학부모는 “재단 출연금이 줄어 영어 원어민 수업도 못 할 형편이라는 등 여러 가지 소문이 돈다”며 “더 큰 문제는 지금까지 학교나 재단 측은 학부모에게 이렇다 할 설명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급기야 포항 정치권도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허대만 경북도당 위원장은 이날 “포스코가 경영합리화를 명분으로 교육재단 투자를 대폭 삭감하는 것은 포스코 설립이념을 저버리는 단견 내지 무책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교육재단 설립 시 제출한 재산출연 각서 취지를 성실히 이어가는 것이 기업시민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자세”라고 말했다. 박희정 포항시의원은 앞서 지난 4일 시의회에서 열린 268회 임시회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포스코는 1995년 포항공대(포스텍)와 초·중·고등학교를 각각 다른 재단으로 분리할 때 도교육청에 운영비 부족액을 매년 출연하겠다는 각서를 냈고 각서는 도교육청에 보관돼 있다”며 “이 자료대로라면 포스코의 재정 자립화 추진은 도교육청과 한 약속을 종이짝 취급하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교육재단은 “재정자립화는 장기적 차원에서 교육재단의 독립적이고 지속가능한 운영의 초석을 위한 것으로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검토한 사안”이라며 “1995년 출연 약속 때와 비교해 교육의 공공성이 강화돼 공사립 격차가 사라지고 초·중 의무교육을 넘어 고교까지 무상교육을 추진하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한편 포스코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조 8689억원으로 전년 대비 30.2% 감소했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0.9% 줄어든 64조 3668억원, 당기순이익은 4.8% 증가한 1조 9826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포스코는 시황 악화에도 재무건전성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전년보다 1.9%포인트 감소한 65.4%로 2010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순차입금은 7조 9782억원으로 1조 5534억원이 줄었고, 자금시재는 지난해보다 1조 7857억원 증가한 12조 4634억원을 기록하며 유동적 대응을 강화했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사설] 양대노총, 신종 코로나 위기에 연장근로 반대 유감이다

    정부가 어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와 관련된 일상 또는 밀접 접촉자 913명을 모두 2주간 (자가)격리하는 조치에 들어갔다. 앞서 이날 0시부터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한 모든 외국인에 대한 입국을 제한했다. 앞으로 10일 정도가 감염병 확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방역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필요하면 입국제한조치를 확대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다행히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고 확진자들의 상태도 양호하단다. 특히 두 번째 확진 환자(55세 남성)는 완쾌 수준에 이르러 퇴원을 검토 중이다. 컨트롤타워 혼선 등 정부의 초기 방역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못했다는 전문가들의 잇따른 지적에도 현재까지는 통제 가능한 상황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나 국민이 마음을 놓기엔 아직 이르다. 긴장의 끈을 늦추었다가는 더 큰 화를 초래하기 십상이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국 전역과 아시아, 유럽, 미국 등지로 확산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예측불허의 상태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환자 수와 사망자 수가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다. 홍콩에서도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어제 추가로 확진자가 발생해 확진 환자는 모두 16명이 됐다. 무증상 감염이 확인된 데다 2차, 3차 감염자도 발생하는 등 추가 발병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더구나 각급 학교들이 개학하는 시기에 중국인 유학생들이 입국하는 만큼 느슨한 방역은 자칫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유치원과 초·중·고교가 개학을 연기하고, 대학들도 졸업식과 입학식을 취소하고 개강을 연기하는 것은 필요한 조치로 보인다. 이 와중에 민주·한국 등 양대 노총이 그제 마스크 제조공장 근로자들의 연장근로 인가 조치를 문제 삼고 나선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정부는 마스크 가격 폭등과 재고 부족에 대비해 마스크 제조공장을 24시간 가동토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국내뿐 아니라 중국 등지에서 품귀현상을 빚는 마스크의 안정적인 생산과 원활한 공급을 위해 주 52시간 근무를 최장 12시간 초과해 근무할 수 있도록 특별히 인가한 것이다. 이를 두고 양대 노총은 “근로시간 연장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 등 공동투쟁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하니, 대단히 실망이다. 노동자의 권익을 대변하는 것은 양대 노총의 의무이자 권리이지만 신종 전염병의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정부의 조치를 수용하지 못한다면, 공동체를 보호한다는 더 큰 가치는 저버리는 행위가 아닌가 싶다.
  • [유세미의 인생수업] 꽃피는 봄이 오면

    [유세미의 인생수업] 꽃피는 봄이 오면

    ‘또야?’ 한밤중에 사이렌 소리가 꿈결처럼 들려도 이젠 놀랍지 않다. 이 좁아터진 골목길에 새벽 무렵이면 사흘이 멀다 하고 앰뷸런스가 들이닥친다. 앞집 부부 때문이다. 싸우면 여자는 호흡곤란이 온다. 숨을 못 쉬고 눈이 돌아가니 일단 119를 부르고 응급실까지 실려 갔다가 남편을 죽일 듯 욕하며 돌아온다. 구급차에 실리면서도 남편 머리끄덩이를 놓지 않은 채 악다구니를 쓰는 그녀를 동네 사람들은 딱히 말리지 않는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구급대원들도 그냥 놔둔다. 그럴 사정이 있겠지…. 이런 코미디 같은 장면은 이웃에게 처음에야 구경거리지, 이제는 새벽잠 설칠라 나와 보지도 않는다. 사연은 이렇다. 남자가 퇴직을 했다. 아직 오십대 중반인데 기다렸다는 듯이 방구석에 들어앉은 남편에게 아내는 돈 벌 방법을 찾으라 화를 냈다. 퇴직하니 ‘감옥으로부터 만기 출소한 느낌’이라며 좋아하던 남자는 여자의 말을 무시하고 방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며 일하고 싶지 않다고 버텼다. 좁아터진 집에서 머리엔 까치집이요, 라면냄비를 끌어안고 TV를 보며 종일 히죽거리는 남편을 참을 수 없는 여자는 새벽마다 호흡곤란이 왔다. 울화병이다. 그런 아내를 보며 ‘살기가 너무 힘들다. 한꺼번에 늙어버리면 좋을 텐데 찔끔거리고 세월이 가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는 남자. 그들에게는 세월이 짐이다. 희망이 없어서.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살아간다. 희망 없이 하루를 힘겹게 버텨내는 사람, 나이에 관계없이 날마다 터질 듯한 소망으로 사는 사람. 똑같은 시간과 공간을 살아내는 이들에게 희망이란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다. 요양원에 사는 순복씨. 아흔이 넘은 그녀는 혈혈단신이다. 자식도 없다. 한국전쟁 때 남편이 죽었다. 그때 그녀 나이가 스물둘이었다. 꽃 같은 남편을 먼저 보내고 더 여린 꽃 같은 그녀가 길고 험한 세월을 홀로 살아낸 이유는 단 하나, 국립묘지에 남편과 함께 묻히고 싶어서였다. 죽어서라도 함께하고 싶다는 소망 하나가 그녀를 평생 외롭지만 씩씩하게 살게 했다. 암 말기인 순복씨에게 그녀를 돌보는 후원자들이 죽음이 두렵지 않느냐 묻는다. “무섭긴… 이제야 만날 수 있나 싶어 자꾸 웃음이 나.” 아무리 기억하려 애써도 이제는 세월만큼이나 흐려진 신랑 얼굴. 그런데 이상하지, 시집갈 날을 받아 놓은 새색시처럼 그녀는 마음이 설렌다.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벼루를 만드는 달인이 출연했다. 내년 여든 살이 된다는 그는 3대째 벼루를 만드는데 한평생을 보냈다. 인터뷰에서 그는 ‘하고 싶은 일을 평생 하는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미소 지었다. 이제는 그 이름조차 생소한 벼루를 온 생애에 걸쳐 한결같이 만들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매일 ‘내일은 더 잘 만들 수 있을 거야’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4대째 드디어 가업이 끊긴 지금도 그 희망은 유효하다. 어쩌면 내일 최고의 작품이 나올 수도, 오늘보다 더 좋은 벼루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늙어 거칠어진 그의 두 손을 가슴 떨리는 소망으로 채운다. 봄은 해마다 다시 온다. 온 세상에 공평한 것은 아무리 추워도 계절이 바뀌면 곧 다시 싹이 트고 꽃이 핀다는 사실이다. 세상이 어수선하고 손에 잡히는 것도 없고 점점 더 엉망이 되는 것 같은 상황이라도 꽃피는 봄 같은 꿈을 놓지 말자. 인생의 어느 마디에서나 소망을 품어야 살아갈 힘이고 기운이 된다. 당장 캄캄한 시간이라 절망할 필요 없다. 내일은, 언젠가는, 이루고 싶은 희망만 있다면 이미 봄이 시작된 것이다. 땅속의 아우성이 또다시 인생의 꽃망울을 터트리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 [길섶에서] 단백질 먹기/문소영 논설실장

    전생에 초식동물이었나, 하고 생각했다. 붉은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고기만 먹으면 소화불량으로 고생해 기피해 왔다. 의학 정보를 취합해 보면, 기름기를 잘 소화하지도 단백질을 잘 소화하지도 못하니, 췌장 기능이 크게 좋지 않은 채로 나이를 먹어 온 것이다. 그래도 채식주의자라고 하기에는 고기를 너무 자주 먹으니 잡식이다. ‘혼밥’은 달가워하지 않는 음식들을 기피할 수 있으니 환영하는 편인데, 한국의 사회생활이라는 것이 남들과 함께 밥 먹는 것이 그 기본이다 보니 내 몸을 오래 괴롭히면서 살아왔다. 그런데 요즘은 그 달갑지 않은 붉은 고기를 기회를 만들어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 체내 단백질이 쉽게 소실된다는 이야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가볍게 운동을 시작했는데 역시 고기를 먹어야 근육량을 유지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 보기 좋다는 ‘애플 엉덩이’는 꿈도 꾸지 않지만, 종아리와 허벅지의 근육이 탄탄해야 무릎이 뚱뚱한 상체를 버티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으로 운동한다. 멀리 사는 동생은 전화로 “하루에 한 번 담뱃갑 크기만큼은 단백질을 먹어야 해”라며 잔소리를 해댔다. 오늘은 점심에 닭가슴살을 먹었다. 담뱃갑 크기만큼인 거 같다. 오늘은 무척 건강해진 느낌이다. symun@seoul.co.kr
  • [정승민의 막론하고] 음모론은 관료의 자업자득

    [정승민의 막론하고] 음모론은 관료의 자업자득

    강연을 연기하자는 연락을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탓이다. 아닌 게 아니라 거리마다 마스크 물결이다. 핵미사일이 아니라 전염병이 인류의 가장 큰 위협이라는 경고가 피부로 다가온다. 팬데믹(pandemic)으로까지 번지는 우한발(發) 역병의 원인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박쥐나 뱀 같은 야생동물을 먹는 몬도가네식 음식문화에서 비롯됐다는 다수설부터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다는 음모론까지 무성한 의견이 분출 중이다. 언제나처럼 시간이 지나면 정설이 자리잡겠지만 흥미로운 대목은 베이징에 대한 반감이다. 생물학무기를 개발하려다 어떤 연유로 퍼져 나왔다는 ‘우한괴담’은 확산 일로다. 공교롭게도 신종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우한에는 중국의 ‘국보급’ 전염병 연구시설마저 있다. 황화론부터 시작되는 뿌리 깊은 중국혐오증(Sinophobia)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날개를 달았다고나 할까. 대조적인 나라가 미국이다. 지금 워싱턴도 바이러스와 전쟁 중이다. 독감에 1500만명이 걸렸고 8000여명이 숨졌다. 그런데도 별말이 없다. 생명을 단순 수치로 비교할 수 없다고 해도 시진핑으로서는 억울할 만하다. 차이가 뭘까. 관료적 비밀주의의 지분이 크다. 2003년 사스가 번질 때도 베이징 당국은 정보를 드러내기보다는 숨겼다. 있는 그대로 실상을 공지하지 않고 유리한 소식만 제공했다. 다 함께 공유하지 못하다 보니 제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위기를 키웠다. 반면교사의 교훈은 이번에도 작동하지 않는 듯하다. 어느 중국 전문가는 정보의 검열과 통제에만 집중하는 전체주의적 방식을 지적하면서 우한 사태의 키워드를 ‘기만’으로 집약했다. 초기에 바이러스가 우려된다는 내용을 SNS에 올린 이들은 체포되기까지 했다. 유튜브와 팟캐스트가 판치는 개인 미디어 시대에 정보가 적시적기에 공급되지 않으면 뜬소문이 급속도로 번지면서 위기관리의 제방을 무너뜨리는 현실을 모르는 것이다. 게다가 자리를 걸고 위기를 관리해야 할 의료 책임자나 행정관리들은 줄줄이 ‘뻘짓’만 해댔다. 감염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전염성이 강하지 않고 예방과 통제가 가능하다는 궤변에다 우한시민 10만명이 참석하는 연회를 허용하는 등 무책임 일변도였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다가 별안간 인구 1100만명의 대도시를 전격 폐쇄하니 뒤통수를 맞은 인민들의 상상력은 천지사방으로 뻗어나갈 수밖에 없다. 어떻게 보면 중국발 괴담은 중국 관료들의 자승자박인 셈이다. 비단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났을 때 일본 정부는 방사능이 퍼져 나갈 예측 데이터를 국민에게 제공하지 않았다. 국민적 혼란을 우려해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 당국자들의 사후 변명이다. 한국의 공직자들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몇 해 전 일어난 세월호 참사나 메르스 바이러스 사태도 정부가 초기에 신뢰를 얻지 못해 온갖 루머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렀다. 규정과 위계에만 집착하다가 정작 국민과 불통하는 관료주의로는 위기를 대처할 수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관료의 본질은 더 높은 자리나 더 많은 권한이 아니라 공동체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공익적 판단과 결정을 하는 데 있다. 무사안일과 복지부동 대신 국리민복과 적극행정을 하라고 관례와 법규가 뒷받침하는 것이다. 무슨 사건이 터져도 책임자를 가릴 수 없고 복잡한 절차를 통해 상황을 은폐하는 데 그것이 악용된다면 국민을 위한 정부가 국민을 해치는 자가당착에 빠지게 된다. 비상시에 신임을 얻으려면 평시에 투명해야 한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은 공자왈의 세계가 아니라 공직 사회의 최우선 덕목이다. 어떤 정부든 ‘소문의 벽’을 쌓기 시작하면 노상 괴담과 음모론의 늪에 빠져 허우적댈 것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