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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 단독 요트 항해 계획했는데 코로나19 닥칠 줄이야

    3년 단독 요트 항해 계획했는데 코로나19 닥칠 줄이야

    3년 동안 태평양을 홀로 항해하기 위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했다. 다음 항구로 이동할 때까지의 정확한 연료 양과 도착할 즈음의 현지 날씨까지 파악했다. 그렇게 지난 2월 2일(이하 현지시간) 호화 요트를 타고 혼자 싱가포르를 떠났다. 그러나 모든 일이 그렇듯 계획대로 되는 건 아니다. 코로나19 때문에 각국이 국경을 막고 항구를 봉쇄할 것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웡이란 성(姓)만 밝히길 원하는 59세 싱가포르 남성의 야심찬 도전이 지독한 악몽으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당초 계획은 4개월에 걸쳐 폴리네시아까지 가려고 했다. 섬들과 바다를 돌아보며 그곳에 가려고 했다. 처음에는 적응도 할 겸 두 친구를 불러 함께 항해했다. 2월 말 인도네시아에서 친구들을 내려주고 파푸아뉴기니(PNG)로 홀로 떠났다. 그곳에서 연료와 식품을 구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며칠 안돼 자동항법 장치가 고장 났다. 인도네시아로 돌아가 수리를 하고 싶었지만 국가가 봉쇄됐으니 정박할 수 없다고 했다. 해서 그냥 항해를 계속해 다른 항구로 가기로 했다. 모든 것을 혼자 다해야 하니 밤잠을 잘 수도 없었다. 시간마다 한 번씩 알람을 울리게 하고 키를 잡았다. PNG에 가까워지니 위성전화로 연결된 가족들이 그 나라 역시 국경을 닫았다고 일러줬다. 해서 20~30가구 정도만 살고 있고 전화도 텔레비전도 아무것도 없는 근처의 다른 섬에 가기로 했다. 하지만 그 섬에서도 배를 대지 말라고 했다. 남태평양의 모든 섬들이 마찬가지란 소식을 들었다. 중간 지점이라 돌아갈 수도 없었다. 해서 투발루까지 가기로 했다. 그러는 바람에 13일이 더 걸렸다. 지난달 21일 투발루에 도착할 때쯤 저장고는 형편없이 비워진 상태였다. 채소는 썩어버려 고기와 감자만으로 끼니를 때웠다. 투발루 수역 진입에 2시간쯤 남았을 무렵 해안경비대가 다가와 떠나라고 했다. “그들에게 간청했다. 연료도 식량도 바닥 났으니 정박하지 않고 뭍에 발을 딛지도 않을테니 수역에만 머무르게 해달라고 사정했다.” 그러나 안된다고만 했다. 그저 난바다로 나가라고만 했다. 해서 그는 연료와 식품만 사다 달라며 그들에게 1400 달러(약 171만원)를 주고 1000리터의 디젤유와 한달 치 식품을 구해달라고 했다. 물건들을 가져온 그들이 사회적(물리적) 거리를 둬야 한다고 해 작은 고무보트를 내려 밀어주니 거기에 물품들을 실어줬고, 그는 줄을 잡아당겨 요트 쪽으로 끌어왔다. 이 일을 하는 데만 한참이 걸렸다. 계란과 고기파이, 즉석 면류 등이 실려 있었다.이번에는 피지로 향했다. 가족들은 싱가포르 외교부와 접촉해 그곳에서만은 정박할 수 있도록 현지 당국의 허가를 받기로 했다. 이젠 프로펠러가 망가졌다. 강풍이 거셌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사이클론 해롤드가 덮친 곳에서 926㎞ 떨어진 지점에 그의 요트가 있었다. 피지 정부가 자신을 받아주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두 나라 정부가 긴밀히 협력한 덕분이었다. 해군 함정이 예인해줘 지난달 29일 정박할 수 있었다. 항해를 시작한 지 거의 3개월 만에 처음 뭍을 밟았다. 팀 나투바 피지 해군 사령관은 “웡씨는 지쳤고 요트는 망가질 대로 망가졌고 식료품도 바닥 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인구 88만명의 피지는 코로나19 감염자가 18명으로 남태평양 섬나라 가운데 감염 사례가 보고된 몇 나라 중 하나다. 그는 나름 까다로운 검역 절차를 거쳐 입국한 뒤 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는데 음성 판정을 받았다. 7일 영국 BBC는 번번이 퇴짜를 맞는 기분을 물었는데도 웡의 목소리는 여전히 활달했다. “이들 나라는 해야할 일을 했다. 날 받아들여 누군가 나에게 감염되면 주민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은 뒤 “다만 날 놀라게 한 것은 와이파이도 없고 텔레비전도 없는 작은 섬들도 이 바이러스의 영향력을 강하게 느끼고 있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지금 웡은 퇴원해 요트 수리에 힘을 쏟고 있다. “이 감염병이 우리 모두가 이겨낼 수 있는 어떤 것이었으면 좋겠다. 모두 끝나면 항해를 계속할 것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로커 액슬 로즈 VS 므누신 美 재무 트위터에서 옥신각신

    로커 액슬 로즈 VS 므누신 美 재무 트위터에서 옥신각신

    아무리 트위터라 해도 이 공방은 어딘가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미국 록그룹 건즈 앤 로지스의 리더 액슬 로즈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고 영국 BBC가 7일(현지시간) 전했다. 화살을 먼저 날린 쪽은 로즈였다. 그는 전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오피셜이다! 이전에 스티브 므누신을 어떻게 알았던간에 그는 공식적으로 개XX”이라고 공격했다. 로즈가 글을 올릴 즈음, 므누신 장관이 폭스 뉴스에 출연했다는 점만 알렸는데 그가 왜 육두문자까지 동원해 공격했는지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므누신 장관은 로커의 애국심을 문제 삼았다. 그는 글을 올려 “근래에 당신은 이 나라를 위해 뭘 했는데?”라고 물었다. 예서 끝나지 않았다.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이 므누신 장관의 댓글에 들어간 이모티콘이 성조기와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는 라이베리아 국기라고 일러줬다. 곧바로 삭제되고 지금은 제대로 성조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이미 그 전에 손 빠른 누리꾼들은 사진을 따와 여기저기 퍼나른 뒤였다. 신이 난 로즈는 므누신을 조롱하며 “이 정부와 다르게 난 7만명 이상의 죽음에 책임이 없어서 우리가 라이베리아의 경제 모델을 닮길 희망하게 될줄” 미처 깨닫지 못했다고 쏘아붙였다. 이런 논쟁에 앞서 로즈의 밴드 건즈 앤 로지스를 지독하게도 좋아하는 사람이 백악관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지난 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하니웰 마스크 공장을 방문해 마스크를 쓰지 않고 투명 고글만 쓴 채 제조 공정을 돌아볼 때 공장 안 스피커를 통해 이들의 최대 히트곡 ‘리브 앤 렛 다이’가 울려 퍼졌기 때문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전임 수도권 원내대표 뭐했나 vs ‘꼰대·영남 정당’ 이미지 바꿔야

    전임 수도권 원내대표 뭐했나 vs ‘꼰대·영남 정당’ 이미지 바꿔야

    4·15 총선 참패로 위기에 처한 미래통합당이 8일 21대 국회를 이끌 첫 원내대표를 뽑는다. 이번 원내대표는 보수 재건 및 177석 여당과의 협치를 동시에 이뤄내야 해 책임이 막중하다. 5선 주호영, 4선 권영세 후보(기호순)는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추진 여부는 당선자 협의를 통해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나란히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5선 주호영 후보 ‘국민 납득’ 강조 8일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주호영(5선·대구 수성갑) 후보는 7일 “철저한 사실과 정교한 논리로 여당을 설득하고, 국민도 납득할 수 있는 전략으로 상대하고, 국민의 눈에 맞게 당을 민주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후보는 21대 국회 첫 과제로 “원(院) 구성 협상에서 상생과 협치의 틀을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여당 의석수가 많아도 개원 협상은 일방이 할 수 없다”며 “180석 여당도 개원과 개헌은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추진 여부와 관련, “전국위원회에서 임기를 8월 말로 결정했는데, 기간이 짧아 수락하지 않겠다고 하니 당선자 총회에서 기간 연장 동의가 되면 추진하고, 동의하지 않으면 원점에서 논의를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당대회를 제외하면 전국위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데 그 절차를 백지화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주 후보는 총선 결과 통합당이 ‘영남당’이 됐다는 지적에는 “영남이 잘해 다수 의석을 얻은 것을 ‘영남은 가만히 있으라’고 할 것이 아니라 다 같이 더 잘해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황교안 대표, 전임 원내대표 3명 모두 수도권이었지만 달리한 것이 뭐가 있나”라며 “원내대표 선거에서 영남에 낙인을 찍는 것은 당에 대한 자해 행위와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주 후보는 또한 “당헌·당규가 미비해도 합리적으로 해석하는 게 중요하다”며 당내 민주주의 확보를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유불리를 따져 힘으로 결정해선 안 된다”며 “국민 눈에는 당을 민주적으로 운영하느냐가 나라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의 기준과 같다. 당내 결정도 국민 공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40명의 초선 의원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적재적소에 능력을 최고로 발휘할 수 있는 상임위에 배정하겠다. 국회 밖 직능단체와 기관의 담당을 맡겨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직접 돕겠다”고 했다. 맞대결을 펼치는 권영세 후보에 대해선 “권 후보는 8년간의 의정 공백, 원내 경험이 부족하지만, 나는 공백 없이 상대 당과 숱한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며 “18대 국회 개원 협상, 19대 세월호 진상조사와 배상 협상, 공무원연금개혁 등에 모두 관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신임 원내대표에 대해 “민주당이 총의를 모아 선출한 훌륭한 분”이라며 “민주당이 협치를 해낼 절호의 기회다. 숫자로 밀어붙이면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글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사진 김명국선임기자 daunso@seoul.co.kr■4선 권영세 당선자 ‘보수 개혁’ 피력 “의석수가 절대 열세가 된 현 상황에서 ‘슈퍼 여당’과 제대로 협상하려면 국민 여론이 우리 뒤에 있어야만 합니다. 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첫걸음은 보수 스스로가 개혁하는 것이고, 험지 수도권에서 인정받은 제가 그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후보로 나선 권영세 당선자는 7일 인터뷰에서 “‘꼰대 정당’, ‘영남 정당’같이 통합당이 기존에 갖고 있던 부정적 이미지를 이번에 확 바꾸지 않으면 보수의 위기는 장기화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제외한 서울 지역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권 당선자는 통합당이 현상유지를 고집한다면 2년 뒤 대선 결과도 뻔하다며 대대적인 개혁에 방점을 찍었다. 2011년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사무총장을 맡았던 권 당선자는 ‘혁신 공천’을 주도했다. 그 결과 예상을 뒤엎고 당에 19대 총선 승리를 안겼다. 권 당선자는 “당시 새누리당이 100석도 간신히 챙길 것이란 얘기까지 돌았는데 과감한 쇄신을 통해 152석 정당을 만들어 냈다”며 “위기의 순간엔 과거 어떤 자리를 맡았느냐보단 어떤 성과를 냈느냐가 리더에게 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4선 중진으로 국회에 재입성한 그는 지난 8년의 공백이 오히려 보수 진영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았던 시절의 경험은 이제 의미가 없다”며 “한 발 물러나 국민의 시각에서 정치권을 바라보니 보수정당이 지닌 문제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했다. 권 당선자는 보수 재건의 핵심 파트너로 당선자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초·재선을 꼽았다. 그는 “당이 폭망한 상황에서 초·재선 비율이 절반을 넘는 상황이라면 상향식 개혁은 필수”라며 “이제 계파도 없다. 새롭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귀담아듣겠다”고 밝혔다. 신임 원내대표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 출범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 그는 “비대위 문제는 당선자 총회를 거쳐 결정할 사안”이라면서도 “단 임기는 올 연말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같다”고 했다. 미래한국당과의 통합에 대해선 “미래한국당을 교섭단체로 남기는 건 전략이 아닌 꼼수”라며 “통합은 빨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당선자는 여당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 “이번 총선을 통해 무조건적인 강경 투쟁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고 본다”며 “투쟁도 원내에서 여당과 원칙에 따라 하겠다. 수적으로 밀리더라도 품위 있게 지고, 국민들로부터 인정받는 보수정당이 되겠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포토] 최지우, 만삭 근황 공개

    [포토] 최지우, 만삭 근황 공개

    배우 최지우가 만삭의 근황을 공개했다. 지난 6일 최지우는 자신의 공식 팬사이트에 자필 편지와 함께 근황이 담긴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화이트 원피스를 입고, 화관을 착용한 최지우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사진 속 최지우는 환한 미소와 함께 아름다운 D라인을 자랑하고 있다. 최지우는 편지를 통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모든 분들의 가정에 안녕을 기원한다”며 “드디어 (출산) 예정일을 보름 앞두고 있다. 간단히 집 앞에서 셀프 사진도 찍었다”고 전했다. 이어 “늦은 나이에 아이를 갖고 코로나19에 마음 졸이면서 준비를 하니 새삼 대한민국 엄마들이 존경스럽다”면서 “어렵게 출산 준비를 하시는 예비 맘들도 ‘노산의 아이콘’ 나를 보고 더욱 힘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최지우는 “이 모든 행복이 팬들 덕분이라 감사한 마음으로 행복한 가정 꾸려 나가겠다”며 “순산하고 다시 인사드릴 때까진 좀 더 밝은 소식들이 많이 들리길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지우는 지난 2018년 9세 연하의 비연예인과 결혼식을 올렸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임신 소식을 알렸다. 이하 최지우 자필 편지 전문 스타지우 가족 여러분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먼저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모든 분들의 가정에 안녕을 기원합니다. 전 이제 드디어 예정일을 보름 앞두고 있네요. 간단히 집 앞에서 셀프 사진도 찍었고요. 늦은 나이에 아이를 갖고 코로나에 마음 졸이면서 준비를 하니 새삼 대한민국 엄마들이 존경스럽습니다. 어렵게 출산 준비를 하시는 예비맘들도 ‘노산의 아이콘?’ 저를 보고 더욱 힘냈으면 좋겠네요. 이 모든 행복이 팬들 덕분이라 감사한 마음으로 행복한 가정 꾸려 나갈게요. 순산하고 다시 인사드릴 때까진 좀 더 밝은 소식들이 많이 들리길 기대해 봅니다. “5월에 지우 드림” 스포츠서울
  • 中어선, 인도네시아 선원 셋 水葬 “어찌할 방법 없다”

    中어선, 인도네시아 선원 셋 水葬 “어찌할 방법 없다”

    한국 시민단체들이 언론에 공개한 중국 원양어선의 인도네시아인 선원 착취·시신 수장(水葬) 사건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뒤늦게 격앙된 반응을 낳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7일 보도했다. 이 나라 매체들은 환경운동연합과 공익법센터 어필이 공개한 사건 전말을 앞다퉈 보도했다. CNN 인도네시아는 ‘한국 언론, 중국 어선 인도네시아 선원 노동 착취 보도’, 콤파스TV는 ‘잔인하다! 중국 어선서 착취당하는 인도네시아 선원’, 비바뉴스는 ‘비극적! 인도네시아 선원 시신을 바다에 버린 중국 어선’ 등의 제목으로 소식을 전했다.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매우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정부의 즉각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누리꾼들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트위터에 관련 뉴스를 댓글로 올리고 “코로나 사태도 중요하지만,중국 원양어선의 우리 근로자가 착취를 당했다. 이들이 여전히 부산에 있다고 하니 빨리 도와달라”고 요구했다.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베이징 주재 대사관을 통해 이번 사건의 해명을 중국 당국에 요구했다.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 외교부는 다른 선원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국제 해사 관행에 따른 조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며 “추가 해명을 요구하기 위해 중국 대사를 초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번 사건에 진지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에 우리가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느냐 물을 수 있겠다. 인도네시아 선원들이 이들 배에 오른 곳이 한국이기 때문이다. 해서 13개월 동안 한번도 뭍을 밟아보지도 않고 바다 위에서 조업을 하다 다시 부산으로 돌아와 인도네시아 선원들을 내려줬기 때문에 우리도 도의적 책임이 없지 않다. 환경운동연합은 전날에야 보도자료를 배포해 어필 소속 김종철 변호사가 지난달 19일 부산항에 입항한 중국 다롄 오션피싱 소속 어선 롱싱 629호에서 일하던 인도네시아 선원 27명 가운데 일부와 인터뷰를 해 “매일 18시간 이상 강도 높은 노동을 강요받았다. 1년간 일하고도 우리 돈 약 15만원의 임금을 받는 등 노동력을 착취당했다. 중국 선원들로부터 폭행도 당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인 선원 세프리(24)가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하다 지난해 12월 21일 숨진 뒤 바다에 수장됐다. 남태평양 사모아 부근이었는데 45일 전부터 몸이 붓고 호흡 곤란과 심장 통증이 느껴진다며 병원에 데려다줄 것을 요구했지만 선장은 거절했고 결국 숨졌다. 롱싱 629호에서 롱싱 802호로 옮겨 탄 알파타(19)도 세프리와 거의 같은 고통을 호소하다 결국 엿새 뒤 숨을 거뒀다. 아리(24)도 티엔우 8호로 이동한 뒤 두 선원과 같은 증상으로 17일 간 고통받다 세상을 등졌다. 이들의 시신은 모두 사망한 날 사체에 닻을 달아 바다에 수장시켰다며 충격적인 동영상을 공개했다. 같은 선사의 배를 타고 부산에 하선한 펜디(21)도 코로나19 격리 중이던 지난달 26일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다음날 숨졌다. 부산의료원에서 사후 검사를 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모두 네 젊은이가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손수호 변호사는 바다에 시신을 수장하는 행위가 끔찍하고 잔인하긴 하지만 국제법적으로 문제를 삼을 수는 없다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손 변호사는 시신을 냉동 보관하거나 가까운 뭍이나 섬으로 옮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수장 자체를 문제삼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익법센터 어필이 확보한 선원들의 계약서에 따르면 “외지에서 마주하는 리스크와 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사망은 모두 본인이 책임지며, 본인이 사망했을 경우 선박에 가까운 지역에서 사체를 화장해 인도네시아 본국으로 보내지는 것에 동의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또 “선원이 해야 할 일과 관계없이 선장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한다”는 조항도 있다. 무조건적 복종을 계약한 선원들은 선원들의 구타와 상어 조업 등 불법어업에 가담해야 했다. 중국 선원들은 생수를 마시고 인도네시아인들은 바닷물을 걸러 마시게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런데 선원과 중계업체 간 계약서는 홍콩, 대만에서 사용하는 번체자가 사용돼 있고, 선원과 선주 간 체결되는 계약서엔 중국 본토에서 사용하는 간체자가 사용대 선원이 전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계약을 강요하고 있었다. 또 중국어로 작성된 계약 내용과 인도네시아어로 작성된 계약 내용 일부가 다른 것도 확인됐다. 롱싱 629호에 탑승하고 있던 선원들은 매일 18시간 이상 강도 높게 노동력을 착취당했다. 이들은 “바다에 있는 13개월 동안 단 한 번도 육지를 밟아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또 참치 잡이를 허가받고 상어를 낚아 샥스핀 요리에 쓰일 꼬리만 자르고 다시 바다에 나머지를 던져버리는 잔인한 불법 조업도 일삼았다고 선원들은 관련 증거로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시민환경연구소,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재단(EJF) 등 시민단체는 한 목소리로 “마지막 사망자를 부검해 억울하게 죽은 4명의 사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부검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들은 “해상에서 유사한 증상을 보이다 사망한 선원이 있으나 모두 수장돼 사인규명이 불가능하다”며 “정부는 피해자들이 한국에 있을 때 보편관할권 원칙(형법 제296조 2항)을 적용해 수사하고, 억울하게 사망한 선원들을 위해 인터폴 국제수사 공조를 요청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 변호사는 이미 중국 어선은 자국으로 떠나버렸고 인도네시아 선원들도 코로나19 격리 기간이 다 돼 이날 출국할 예정이라며 이 사건이 흐지부지되고 말 것 같다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올해 구단 선수 간 끈끈함 돋보이는 롯데, 샘슨 효도투로 롯데 부활 이끌까

    올해 구단 선수 간 끈끈함 돋보이는 롯데, 샘슨 효도투로 롯데 부활 이끌까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효자’ 외국인 투수 아드리안 샘슨(29)이 7일 귀국했다. 샘슨은 암 투병 중이던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달 28일 고향 미국 시애틀로 떠났다. 6일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본 샘슨은 구단 배려에 응답하기 위해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고 서둘러 한국행을 선택했다.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각별했던 샘슨은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달랠 겨를도 없이 한국으로 왔다. 당장 귀국해도 2주 동안의 자가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인 선발 원투 펀치가 있는 다른 팀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는 롯데의 사정을 고려한 것이다. 샘슨의 아버지가 암투병 중이라는 소식은 지난 1월 호주 질롱에서 열린 롯데의 스프링캠프 때 전해졌다. 이때도 롯데는 샘슨에게 귀국을 권유했으나 본인의 강력한 의지로 스프링캠프에 남았다. 샘슨 영입에 큰 기여를 한 성민규 롯데 자이언츠 단장은 7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샘슨은 평소에도 아버지와 매우 친하게 지냈던 사이로 알고 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아버지 문제로 슬퍼했다”며 “샘슨은 7일 오후 1시 현재 부산 집에 도착했다. 방금 외국인 전담 직원이 음식을 문 앞에 가져다 줬다고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샘슨은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에 뛰면서 125.1이닝 6승 8패 5.89 자책점을 기록했다. 올해도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들 것이 유력했다. 성 단장은 “메이저리그 다른 팀에 가서 선발 투수로 뛸 자원이었는데 이렇게 풀릴 줄 몰랐던 선수”라며 “처음에는 텍사스 구단에서 놔주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구단 스카우트로 경력을 쌓은 성 단장은 인맥을 총동원해 한달동안 샘슨의 KBO리그행 설득 작업을 거쳤다. 텍사스 부단장이 시카고 컵스 출신이었고, 텍사스 스카우터들도 성 단장과 인연이 있었다. 에이전트도 지원사격을 했다. 여기에 성 단장은 야구를 잘하고자 하는 욕심이 많은 선수인 샘슨에게 야구 선수로서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성 단장은 “샘슨에게 미국에서 선발로 뛰었지만 에이스로 완전히 자리잡은 건 아니지 않냐며 한국에서 1,2년 뒤 미국 다시 돌아가면 선수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전폭적 지원을 하겠다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FA 자격 취득을 위해 시간이 걸리지만 KBO를 다녀오면 바로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점도 KBO에 끌리는 점이었다. 린드블럼, 메릴 켈리와 같이 몸값을 대폭 올려 MLB로 리턴한 사례도 도움을 줬다. 롯데 구단은 샘슨이 자가격리 기간 동안 개인 훈련이 가능한 넓은 마당이 있는 한옥집을 구했다. 성 단장은 “야구 장비와 음식을 배달해주기 용이하도록 프런트와의 거리도 관건이었다”고 말했다. 또 질병관리본부에 의뢰해 별도의 공간에서는 훈련이 가능하다는 유권 해석도 얻었다. 이에 대해 김건태 롯데 자이언츠 매니저는 “구단 직원들과의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도출한 결과다. 20m 이상 피칭 연습을 할 수 있는 마당이 있는지가 최우선 조건이었다”며 “외국인 선수 승리 기여도는 30% 이상을 차지하는데 이정도 투자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를 떠나서 인간적인 문제였다”며 “샘슨과 올해만 볼 것도 아니고 이 선수를 지켜보는 다른 선수들도 있어 결국 팀워크 문제로도 봤다”고 말했다. 성 단장도 “공을 던지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혼자서 뛸 수 있는 장비를 마당 있는 큰 집에 넣어줬다. 거기에 마운드 만들어주고. 포수 거리 맞춰서 망을 설치해줘서 2주 동안 자가격리 끝난 뒤에는 2군에서 라이브 피칭 시합 뛸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샘슨이 자가 격리 기간 투구 연습이 가능해지면서 이르면 5월말에는 마운드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출국 전만 해도 샘슨의 마운드 복귀는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롯데 프런트의 신중한 대처가 그 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지난해 꼴찌를 하는 등 최근 성적이 저조했던 롯데는 KBO 최초 82년생 젊은 단장 성민규 체제에서 180도 탈바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롯데 구단 안에 R&D 팀을 확대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첨단 장비인 랩소드와 블래스터 모션을 도입했고, 이를 운용하기 위한 빅데이터도 구축하고 있다. 성 단장은 “기존에는 코치들이 본 것을 바탕으로 피드백을 했으나 첨단 장비를 통해 화면에 명확히 나타나는 잘못된 투구폼, 타격폼을 기반으로 코치들이 의사소통을 하니 선수들도 쉽게 수긍한다”고 전했다. 롯데는 과거 선수 영입에 많은 투자를 하고도 최소 효율을 거두던 모습에서 가성비 구단으로 변해가고 있다.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자리를 옮긴 뒤 요원했던 포수 자리를 한화 이글스에 국내 토종 1선발 자원인 장시환을 내주며 지성준으로 채웠다. 기아 타이거즈의 주전 2루수 안치홍을 메이저리그식 ‘뮤츄얼 옵션’으로 데려왔다. FA 자격 얻은 전준우를 잔류시켰고, 좌완 불펜 고효준을 데려왔다. 여기에 샘슨의 빨라진 복귀 이후의 ‘효도투’가 롯데 야구가 상위권으로 도약해 KBO 흥행의 도화선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전자발찌 답답하다”...성폭력 전과 40대 한강 투신 사망

    “전자발찌 답답하다”...성폭력 전과 40대 한강 투신 사망

    성폭력 전과로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던 40대가 스스로 한강에 투신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법무부와 경찰 등은 전자감독 대상이었던 A씨(42)가 전날 오후 10시25분 광진교에서 한강으로 투신해 숨졌다고 밝혔다. A씨는 강간·상해 등의 전과로 지난해 말 출소 이후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생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담당 보호관찰관에게 “전자발찌를 착용하니까 답답해서 사는 게 싫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날 A씨의 동선을 감시하던 동부보호관찰소 관계자가 광진교 남단에서 동선이 끊긴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지난해 말부터 전자발찌를 착용하면서 “전자발찌 착용이 부담스럽다”, “야간 외출 제한을 해제해줬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담당 보호관찰관에게 여러 차례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자메시지와 같은 내용의 유서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2008년 8월부터 성폭력 범죄자, 미성년자 유괴범 등 재범 위험이 있는 범죄자에 대해 이동 경로 파악을 위한 전자발찌를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A씨와 같은 전자감독 대상은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외출이 제한된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문화마당] 눈으로 말해요/송정림 드라마작가

    [문화마당] 눈으로 말해요/송정림 드라마작가

    마스크가 타인을 향한 예의이고 나를 위한 보호막인 시간 속에서, 사람을 만나면 눈을 더 들여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표정이 다 가려진 상태에서 오직 눈만 보며 그 사람이 웃고 있는지, 슬픈지, 언짢은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분산됐던 시선을 눈으로 집중하니 그저 무심히 눈을 보는 게 아니라 눈동자를 깊이 응시하게 됐다. 차츰 눈에서 생각이 보였다. 눈동자 속에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 눈으로 대화하는 법을 배워 가는 시간 속에서 문득,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조제 사라마구의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가 생각났다. ‘만일 사람들이 갑자기 앞을 볼 수 없는 날이 온다면?’ 이런 상상력으로 쓰인 소설이다. 그렇다면 많은 전염병 중에서 작가는 왜 하필 눈이 머는 병을 소재로 택했을까. 차들이 질주하는 도시에서 운전을 하던 남자가 갑자기 “눈이 안 보여!” 하며 차를 멈추는 것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눈이 멀어버리는 병은 도시에 퍼져간다. 의사도 눈이 머는 병에 걸렸고 구급차가 집으로 온다. 의사는 아내에게 작별인사를 한다. 그러나 아내 역시 구급차에 올라 남편 곁에 앉는다. 구급차 운전사가 뒤를 돌아보고 말한다. “저 사람만 데려가야 해요. 그게 내가 받은 명령이오. 어서 내려 주셔야겠소.” 그러나 아내는 남편 혼자 그곳으로 보낼 수 없어서 거짓말한다. “나도 데려가야 할 거예요. 방금 나도 눈이 멀었거든요.” 그렇게 의사 부부는 수용병원으로 함께 가게 된다. 수용병원을 지키는 군인들은 눈먼 자들과 시선이 마주치면 전염이라도 될까 봐 사살한다. 수용병원 안에서는 약탈과 침략과 살인이 벌어진다. 그러던 중 어떤 사람이 라디오를 가지고 들어오자 그들은 기뻐한다. “음악! 음악을 들을 수 있어요!” 눈이 보이지 않자 귀를 열어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다른 감각으로 행복을 채우기 위해 노력한다. 소설은 해피 엔딩으로 끝난다. “눈이 보여! 눈이 보여!” 눈 뜬 사람들이 환희에 차서 내달리는 거리를 보며 아내는 의사에게 말한다. “우리는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이었어요.” 사람을 봐도 눈으로 보지 않았다. 계절도, 자연도, 세상도 눈으로 보지 않았다. 눈은 마음이 담기는 영혼의 창이라는데, 눈은 떠도 마음은 열지 못했다. 눈이 머는 전염병에 걸린 도시, 잔인한 그 서사 속에서 작가는 이 두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타인을 볼 때 눈으로 전해지는 것은 무엇일까. 눈을 뜨고 봐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애원하는 눈, 주장하는 눈, 호소하는 눈, 멸시하는 눈, 증오에 찬 눈, 기뻐하는 눈, 사랑하는 눈…. 눈은 말보다 더욱 강한 어조로 감정을 표현한다. 때로 어떤 눈동자는 탄환을 겨눈 총처럼 위협적이다. 씻을 수 없는 모욕감과 깊은 상처를 줄 수도 있다. 그러나 또 어떤 눈동자는 피어나는 꽃처럼 향기를 건네준다. 황홀한 기쁨과 다시 살아갈 용기와 위안을 준다. 어떤 말보다 깊은 진심을 전할 수 있고 어떤 고백보다 짙은 언어로 사랑을 고백할 수 있다. 눈웃음이 가장 예쁘고 눈인사가 제일 반갑다. 마스크를 쓰고 지내는 동안, 다른 감각이 아닌 오직 눈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공부해 간다. 사람이, 계절이, 인생이 내 눈동자에 담겼다가 창을 통해 세상에 다시 전해짐을 터득해 간다. 날카롭게 위협하는 시선보다 부드럽게 위로하는 시선, 알맞게 따스한 온도의 시선을 갖추고 싶다. 눈의 성형은 의사가 하지만 눈동자의 성형은 자신밖에 하지 못한다. 내가 가진 감각으로 최대한 아름다운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싶다. 옳은 꿈을 꾸고 싶다. 증오와 분노 말고 이해와 용서를 품고 싶다. 그렇게 담긴 것들이 창이 돼 타인을 향해 열릴 테니까.
  • [최선을의 말랑경제] ‘어른이’들을 위한 돈 모으는 습관

    [최선을의 말랑경제] ‘어른이’들을 위한 돈 모으는 습관

    “올해 우리 아이 어린이날 선물은 삼성전자 주식이 어떨까?” 최근 어린이날을 맞아 자녀에게 장난감 대신 ‘특별한 선물’을 주려는 젊은 부모들이 늘었다. 주식을 사주거나 자녀 이름으로 적금 통장을 만들어 어릴 때부터 경제관념과 저축 습관을 키우겠다는 시도다. 하지만 지금의 2030세대는 어릴 때 장난감 대신 금융 상품을 선물로 받아 본 경험이 많지 않을 것이다. 이렇다 보니 다 큰 직장인이 돼서도 돈을 어떻게 모아야 할지, 어떤 상품에 가입해야 할지 도통 모르겠다는 ‘어른이’(어른+어린이)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이들은 목돈 굴리기에 앞서 어린이들처럼 저축하는 습관을 먼저 키우는 게 좋다. 우선 돈을 벌기 시작하면 적은 금액이라도 꾸준히 모으는 게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첫 시작은 정기적금과 정기예금, 적립식 펀드 등을 권한다. 적금은 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낮지만 원금손실 위험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반면 적립식 펀드는 적금보다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원금손실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지금 당장 모을 수 있는 돈이 많지 않다면 ‘짠테크’(짜다+재테크)부터 시작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거창한 재테크는 아니지만 말 그대로 돈 모으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최근 모바일 금융 활성화로 돼지 저금통이 아닌 휴대전화로도 쉽고 재미있게 저금할 수 있게 됐다. 1000원 이하 푼돈이라 하더라도 일단 모으고 보는 게 재테크의 출발이다. 대표적인 짠테크 상품으로는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출시한 ‘26주 적금’과 ‘저금통’이 있다. 26주 적금은 매주 납입 금액을 최초 가입금액만큼 늘려 가는 상품이다. 1000원 상품의 경우 첫 주 1000원, 2주차 2000원, 3주차 3000원을 각각 모은다. 저축 규모를 조금씩 늘려 돈 모으는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카카오뱅크 저금통을 개설하고 ‘동전 모으기’를 선택하면 입출금통장에 있는 1000원 미만의 잔돈이 매일 자동으로 저축된다. 잔돈만 저금하니까 부담스럽지 않고, 매번 신경 쓰지 않아도 쉽게 돈을 모을 수 있다. 한 달에 한 번 매달 5일에만 ‘엿보기’ 기능으로 총 저축한 금액을 확인할 수 있게 해 재미를 더했다. 우리은행은 ‘위비 짠테크 적금’을 판매 중이다. 하루 생활비 목표금액을 설정한 뒤 매일 실제 쓴 돈을 입력하면 아낀 생활비만큼 저금할 수 있는 상품이다. 금융플랫폼 토스는 토스카드로 결제 후 남은 잔돈을 알아서 모아주는 ‘잔돈 저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커피 한 잔에 4300원을 썼다면 700원이 자동 저축된다. 소비와 저축을 결합한 새로운 저금 방식이다. 짠테크 상품으로 모으는 금액이 소소해 보일 수 있지만, 금융이 낯선 ‘어른이’들이 우선 돈 모으는 재미를 알아가는 것만 해도 큰 이득이 될 수 있다. csunell@seoul.co.kr
  • [길섶에서] 습관의 힘/전경하 논설위원

    “방학이 다섯 달이었네.” 오는 20일 등교를 앞둔 고2 아들이 문득 뱉은 말이다. 지난달 16일 온라인개학을 했지만 아들에게는 여전히 방학이었다. 집에서 편한 복장으로 학습 영상을 마감시간 앞두고 때론 몰아보고, 중간중간 낮잠도 자고, 온라인게임 등 딴짓도 했으니 개학이라고 느끼긴 무리였다. 물리적 개학이 다가오면서 아들도 나도 슬슬 걱정이다. 방학이었던 다섯 달 동안 최소한 평일에는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어디를 간다는 것은 별로 안 해 봤는데. 이런저런 준비물에 교복도 입어야 하니 은근 신경이 더 쓰인다. 예년처럼 3월 개학이었으면 두 달이 예외였던 셈 치면 되는데 다섯 달 동안 몸에 밴 습관이 쉽게 고쳐질까. 물리적 개학 이후에도 행여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 온라인수업으로 전환한다는데 그러면 학사일정이 또 뒤죽박죽이 되겠지. 학부모 단체대화방에 중간고사 기간 등 변경된 학사일정이 며칠 전 공유됐는데 엄마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더이상 일정 변경이 없었으면’이었다. 학사 일정이 뒤죽박죽이 돼도 정해진 일과는 하는 습관, 그런 습관의 힘을 길러야 할 상황이었는데 못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런데 어른인 나도 잘 못하는데 학생들이 잘할 수 있었을까 싶다. lark3@seoul.co.kr
  • 금감원, 키코 분쟁조정안 수락 기한 또 한달 연장…이번이 5번째

    금감원, 키코 분쟁조정안 수락 기한 또 한달 연장…이번이 5번째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한 ‘키코’(KIKO) 사태 해결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은행들이 키코 피해기업의 손해액 일부를 배상하도록 권고한 금감원 분쟁조정안에 대한 수락 여부 결정을 5개월 넘게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신한·하나·대구은행은 금감원의 키코 분쟁조정안 수락 여부에 대한 입장 회신 기한을 재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세 은행의 기한 연장 요청은 이번이 5번째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키코 사안에 대해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이사회에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다음달 8일까지 기한 연장을 요구했다. 대구은행도 한 달 가량 기한 연장을 요청했다. 금감원은 이들 은행의 연장 요청을 받아들여 회신 기한을 한 달 더 연장키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임 사외이사한테 설명이 필요하고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을 이유로 연장을 요청했다”며 “이사회가 합리적인 경영 판단 원칙에 따라서 책임지고 결론을 내려줘야 하는데 매달 계속 연장해달라고 하니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 입장에선 키코 피해기업의 손실을 일부라도 보상받을 수 있는 현실적 해법인 분쟁조정 가능성을 아예 닫아버리는 것보다 기한을 연장해서라도 최대한 해결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을 알고 있는 은행들이 분쟁조정 수락 여부와 나머지 145개 키코 피해기업에 대한 자율 배상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채 키코 피해기업에 대한 ‘희망고문’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해 12월 키코 피해기업 4곳에 키코 상품을 판매한 은행 6곳의 불완전판매 책임을 인정해 손실액의 15~41%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은행별 배상액은 신한은행 150억원, 우리은행 42억원, 산업은행 28억원, 하나은행 18억원, 대구은행 11억원, 씨티은행 6억원이다. 그러나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은 소멸시효가 지난 법적 배상책임이 없는 분쟁조정안을 수락하는 것은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배임 소지가 있다며 분쟁조정안을 거부했다. 우리은행만이 유일하게 분쟁 조정을 수용해 배상금 42억원 지급까지 모두 마쳤다. 금감원의 분쟁조정은 강제성이 없는만큼 양 당사자가 수락하는 경우에면 효력이 인정된다. 신한·하나·대구은행이 분쟁조정안 수락 여부를 결정하지 않으면서 나머지 145개 키코 피해기업에 대한 자율 배상 절차도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도돌이표처럼 너무 책임이 없는 것 같다”며 “이사회가 책임있는 결론을 내려 더이상 키코 피해기업한테 희망고문을 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마스크 안 쓴 트럼프, 공장 돌아보는데 ‘죽게 내버려둬’ 음악

    마스크 안 쓴 트럼프, 공장 돌아보는데 ‘죽게 내버려둬’ 음악

    하필 이 노래가 스피커를 통해 울려퍼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38일 만에 5일(현지시간) 워싱턴 DC를 벗어나 애리조나주 피닉스 시에 있는 N95 마스크를 생산하는 ‘하니웰’ 공장을 둘러볼 때 나온 음악이 입길에 오르고 있다. 이날도 꿋꿋이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대신 고글을 써 눈을 보호했다. 일행 중 누구도 안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신이 미국을 축복하길’ 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연단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시민의 엄청난 헌신 덕분에 우리는 곡선을 평평하게 했고, 수많은 미국인의 생명을 구했다”며 “우리나라는 이제 전투의 다음 단계에 와 있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좌장을 맡은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를 사실상 해체하고 경제 재개에 발 맞춰 다른 조직을 꾸리겠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시설 일부에 “마스크 착용이 필요함”이란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백악관 관계자는 회사 측이 마스크 착용 의무가 당국자에게는 면제된다고 밝혔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리조나로 떠나기 전 마스크 착용 여부를 묻는 말에 “마스크 시설인 것 같은데 맞지? 마스크 시설이라면 그렇게 하겠다”며 착용 의향을 시사했다. 앞서 펜스 부통령은 지난달 28일 미네소타주의 한 병원을 찾았을 때 혼자만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가 비판 여론이 비등하자 이틀 뒤 인디애나주 제너럴 모터스를 방문할 때는 마스크를 썼다. 그런데 애리조나주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뒤지는 곳으로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인들이 코로나19와 싸우느라 여행을 피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때 이기고 싶은 주를 방문하는 드문 여행을 했다”고 꼬집었다. AP 통신은 “보건 당국이 비필수적인 여행을 연기하라고 요청하는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은 어쩔 줄 몰라하는 미국 유권자들을 정상 생활로 되돌리려고 재촉하는 데 열중했다”고 비판했다. 영국 BBC가 전한 동영상 초반을 보면 영국 록그룹 더 애니멀스의 ‘하우스 오브 더 라이징 선’이 흘러나오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공장 관계자로부터 마스크 제조 공정을 듣는 순간에는 미국 록그룹 건즈 앤 로지스의 ‘리브 앤 렛 다이’가 흘러나온다. 후렴구 가사는 이렇다. ‘살아라 그리고 (어떤 이들은) 살게 하라. 살아라 그리고 (어떤 이들은) 죽게 놔둬라’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의 6일 오후 4시 20분(한국시간)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감염자는 120만 4475명, 사망자는 7만 1078명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최선을의 말랑경제] ‘어른이’들을 위한 돈 모으는 습관

    [최선을의 말랑경제] ‘어른이’들을 위한 돈 모으는 습관

    자녀에게 주식·통장 선물하는 부모 늘어 “올해 우리 아이 어린이날 선물은 삼성전자 주식이 어떨까?” 최근 어린이날을 맞아 자녀에게 장난감 대신 ‘특별한 선물’을 주려는 젊은 부모들이 늘었다. 주식을 사주거나 자녀 이름으로 적금 통장을 만들어 어릴 때부터 경제관념과 저축 습관을 키우겠다는 시도다. 하지만 지금의 2030세대는 어릴 때 장난감 대신 금융 상품을 선물로 받아본 경험이 많지 않을 것이다. 이렇다 보니 다 큰 직장인이 되어서도 돈을 어떻게 모아야 할지, 어떤 상품에 가입해야 할지 도통 모르겠다는 ‘어른이’(어른+어린이)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이들은 목돈 굴리기에 앞서 어린이들처럼 저축하는 습관을 먼저 키우는 게 좋다. 사회 초년생은 적금·적립식 펀드부터 도전 우선 돈을 벌기 시작하면 적은 금액이라도 꾸준히 모으는 게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첫 시작은 정기적금과 정기예금, 적립식 펀드 등을 권한다. 적금은 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낮지만 원금손실 위험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반면 적립식 펀드는 적금보다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원금손실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지금 당장 모을 수 있는 돈이 많지 않다면 ‘짠테크’(짜다+재테크)부터 시작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거창한 재테크는 아니지만 말 그대로 돈 모으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최근 모바일 금융 활성화로 돼지 저금통이 아닌 휴대전화로도 쉽고 재미있게 저금할 수 있게 됐다. 1000원 이하 푼돈이라 하더라도 일단 모으고 보는 게 재테크의 출발이다.휴대전화로 재밌게 모으는 ‘짠테크’ 상품도 대표적인 짠테크 상품으로는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출시한 ‘26주 적금’과 ‘저금통’이 있다. 26주 적금은 매주 납입 금액을 최초 가입금액만큼 늘려가는 상품이다. 1000원 상품의 경우 첫 주 1000원, 2주차 2000원, 3주차 3000원을 각각 모은다. 저축 규모를 조금씩 늘려 돈 모으는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카카오뱅크 저금통을 개설하고 ‘동전 모으기’를 선택하면 입출금통장에 있는 1000원 미만의 잔돈이 매일 자동으로 저축된다. 잔돈만 저금하니까 부담스럽지 않고, 매번 신경 쓰지 않아도 쉽게 돈을 모을 수 있다. 한 달에 한 번 매달 5일에만 ‘엿보기’ 기능으로 총 저축한 금액을 확인할 수 있게 해 재미를 더했다. 우리은행은 ‘위비 짠테크 적금’을 판매 중이다. 하루 생활비 목표금액을 설정한 뒤 매일 실제 쓴 돈을 입력하면 아낀 생활비만큼 저금할 수 있는 상품이다. 금융플랫폼 토스는 토스카드로 결제 후 남은 잔돈을 알아서 모아주는 ‘잔돈 저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커피 한 잔에 4300원을 썼다면 700원이 자동 저축된다. 소비와 저축을 결합한 새로운 저금 방식이다. 짠테크 상품으로 모으는 금액이 소소해 보일 수 있지만, 금융이 낯선 ‘어른이’들이 우선 돈 모으는 재미를 알아가는 것만 해도 큰 이득이 될 수 있다.
  • “사망자는 어차피 있어” 트럼프, 경제활동 재개 강조

    “사망자는 어차피 있어” 트럼프, 경제활동 재개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제 활동 재개를 시작하면 코로나19로 인한 미국인 사망자 수가 더 늘겠지만 그로 인한 이득이 비용보다 더 크다고 주장했다. 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ABC방송의 뉴스 진행자 데이비드 뮤어와의 인터뷰에서 “백신이 있건 없건 사망자는 더 늘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지나갈 것이며 우리는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은 다른 방식으로도 사망한다. 마약 사망자는 늘고 있으며, 자살자도 마찬가지로 증가하고 있다”며 경제 활동을 재개하지 않을 경우라도 어차피 사람들은 약물 과다 복용이나 자살의 형태로 목숨을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제 활동을 정상화하더라도 삶의 일부가 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새로운 발병과 사망을 늦출 수 있다면서 “실업자가 3000만명 이상 급등했다. 우리는 나라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서 미국 원주민들과 간담회를 한 뒤 N95 마스크를 생산하는 기업인 하니웰 공장을 둘러보며 코로나19 확산 이후 38일 만에 처음으로 외부 행사를 가졌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배민아의 일상공감] 눈치 터득하기

    [배민아의 일상공감] 눈치 터득하기

    유치원 수업 중 까불고 떠드는 아이들에게 교사가 한마디 한다. “너희들 이렇게 말 안 듣고 장난만 칠 거면 그냥 집으로 가!” 시무룩하니 야단맞는 아이들 사이에서 한 아이가 번쩍 손을 든다. “선생님, 지금 집에 가요?” 교사와의 게임에서 연속 세 번 패배하며 잔뜩 심술이 난 아이가 네 번째서야 이긴 후 그제야 표정이 풀리며 실수한 교사를 향해 깔깔대며 놀린다. 사회성 교육을 위해 미리 승부가 예정된 게임 수업이었고, 교사가 아이에게 묻는다. “이번 게임은 아주 잘했어. 그런데 네가 지고 있을 때 선생님이 혼자만 기분 좋아 웃으며 너를 놀렸다면 네 기분은 어땠을까?” 교실 내 작은 도난 사고로 범인을 찾기 위해 모든 아이들의 눈을 감기고 친구의 물건을 갖고 간 사람은 손을 들라고 교사가 이야기한다. 한참이 지나도 손을 드는 아이는 없고, 샛눈을 살짝 뜨거나 움직이는 아이들이 생기자 엄중한 목소리로 다시 묻는다. “솔직하게 고백하지 않으면 모든 친구들이 함께 벌받을 거야. 모두 눈을 감고 있으니 조용히 손만 들어 봐. 지금 솔직하게 얘기하면 무조건 다 용서할 테니.” 드디어 범인이 손을 든다. 그런데 두 명이다. 나중에 개별 면담을 통해 한 명의 가짜가 밝혀졌다. “친구들 모두가 벌받을까 봐 제가 그냥 손들었어요.” 세 가지 에피소드 모두 눈치가 없거나 눈치가 너무 빠른 조카들의 유치원 시절 이야기다. 눈치에 대한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어떤 주어진 상황을 때에 맞게 빨리 알아차리는 능력으로 다른 사람의 기분을 파악하고 대인 관계를 유지시키기 위한 수단이며, 의사소통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정의한다. 눈치 있게 행동하는 것이 어찌 보면 쉬운 일인 거 같아도 공식과 정답이 없는 꽤 어려운 숙제다.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말로 표현하지 않는, 혹은 말과는 다른 속내를 알아채야 하기 때문이다. 또 상황 판단을 잘 했더라도 그에 걸맞은 행동이 바로 뒤따르지 않는 경우 눈치 없는 사람으로 치부된다. 이러한 판단 능력과 적절한 행동은 교과서를 통해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소통을 통한 다양한 경험에 의해 자연스레 습득된다. 사회성 교육의 최초의 장소인 가정에서도 예전과 달리 한 자녀만 있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온라인 영상 매체를 통해 혼자 놀기의 고수가 늘어나는 요즘의 시대에 관계를 통한 사회성 교육, 눈치 교육이 꼭 필요한 이유이다. 그동안 장기간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든 분야의 활동이 위축되고 사회의 여러 모습이 바뀌었다. 드라이브스루 방식이 확대돼 카페, 식당, 진료, 쇼핑, 꽃구경까지도 대면 접촉 없이 가능하고 교육 현장에서도 온라인 원격으로 비대면 교수ㆍ학습이 진행된다. 불가항력적인 상황에 따른 최선의 선택이고 다양한 아이디어와 보완책으로 생활의 불편함을 조금씩 덜고 있기는 하지만 비대면 삶이 주는 한계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이번 달 안에 순차적으로 등교수업도 진행된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다. 눈치는 나보다 강한 상대나 우월한 입지에 있는 사람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비굴하거나 처세술의 한 형태로 하는 행위가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나 공공의 예의범절을 위해 꼭 필요한 매너이다. 말의 뜻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던 눈치 없던 조카 1호는 센스 있는 사회인으로, 상대방 기분 파악이 늦었던 조카 2호는 누구에게나 따뜻한 말을 잘하는 중학생으로, 눈치 빠른 평화주의자 조카 3호는 의협심 넘치는 청년으로 성장했다. 눈치 교육의 교과서나 커리큘럼은 따로 없다. 이렇게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며 다양한 대인관계와 사회적 소통을 통해 스스로 터득해야 하는 것이 눈치이니까.
  • 야구팬은 영상으로, 응원단은 현장에서 선수들 기 살렸다

    야구팬은 영상으로, 응원단은 현장에서 선수들 기 살렸다

    코로나19로 개막이 한 달 이상 연기된 프로야구가 어린이날인 5일 드디어 무관중으로 개막했다. 어린이날 연례행사인 LG와 두산의 잠실 라이벌전을 비롯해 5개 구장에서 10개 팀이 올 시즌 첫 대결을 펼쳤다. 미국·일본프로야구의 개막이 코로나19로 기약 없이 지연되면서 국내 야구팬들은 물론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관심이 이날 한국 야구에 집중됐다.잠실야구장은 중앙 출입구만 열렸고, 사전에 허락된 인원에 한해 출입이 가능했다. 취재진을 비롯해 경기장에 출입하는 사람들은 이름과 연락처, 입장 시간, 체온 등을 기록해야 했다. 오래 기다린 프로야구 개막임에도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는지 일부 팬은 LG나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잠실구장 주변을 서성거렸다. 경기장 주변에서 글러브를 끼고 캐치볼을 하는 팬들의 모습도 보였다. 개막전이라는 큰 행사지만 식전 행사는 간략하게 치러졌다. 예년 같으면 초대 가수를 초청해 애국가를 불렀을 테지만 이날은 음원을 트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날 잠실구장을 홈으로 쓴 LG 구단은 2020년 LG 어린이 회원에 가입한 어린이 3명의 시구 영상을 전광판 화면에 내보내는 것으로 시구 행사를 대신했다. 선수들의 응원 메시지도 전해졌다. 무관중 경기의 적막감을 깨기 위해 LG는 이날 팬들이 보내온 영상을 경기장 전광판에 틈틈이 띄우며 선수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팬들이 응원곡을 부르는 영상과 야구장에서 트는 음원의 싱크를 맞춰 마치 팬들이 직접 응원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팬들은 영상을 통해 “LG 파이팅”을 외쳤다. 응원단장과 치어리더, 북돌이 등 응원인력이 총출동한 LG 응원단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유관중 경기와 마찬가지로 열띤 응원을 펼쳤다. 다만 LG가 수비하는 이닝에서 응원이 멈췄을 때는 선수들의 응원 소리 말고는 별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는 등 어색한 침묵도 흘렀다. 홈팀 응원단과 원정팀 응원단이 번갈아 가며 쉴 틈 없는 응원전을 벌이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당분간 홈팀 응원단만 응원전을 펼치기로 하면서 이날 두산 응원단이 불참한 탓에 두산의 공격 땐 상대적으로 경기장이 조용했다. 양 팀 선수들은 팬들 대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박수를 치고 파이팅을 외치며 목청껏 응원을 보내는 모습이었다. 3회 말 LG 공격 때 김현수가 올 시즌 1호 홈런을 터뜨리자 선수들은 다 같이 환호하면서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팔꿈치를 부딪치는 것으로 세리머니를 대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이날 각 구장에서 일부 선수가 습관처럼 침을 뱉거나 득점한 뒤 기쁜 마음에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날 잠실구장엔 미국, 일본, 중국 등 수많은 외신 기자들이 찾아 뜨거운 취재 경쟁을 벌였다. 아마가사키 다쿠로 닛폰TV 서울 특파원은 “일본프로야구는 개막일을 정하지 못했는데 한국은 어떻게 야구를 시작하는지 알고 싶다”며 “경기장 입장 시 발열 체크, 마스크 착용 강조 등 한국이 방역을 철저하게 하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경기가 끝난 뒤 패배한 두산 선수들은 일렬로 서서 팬 없는 관중석을 향해 인사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승리팀 수훈선수로 선정된 김현수와 차우찬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인터뷰에 임했다. 차우찬은 무관중 경기에 대한 소감을 묻자 “흥이 안 나면서도 위기가 왔을 때 조용하니까 흔들리지 않게 되는 것 같다”면서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이 말하는 소리가 다 들릴 때 팬들이 없는 걸 실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대팀과 합의는 안 했지만 (말소리가 다 들리는 만큼) 서로 자극은 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SK와 한화의 경기가 열린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는 외야 좌우측 2222석에 팬들의 사진과 함께 재치 있게 ‘무’를 형상화한 캐릭터 ‘무’관중을 세웠다. 3루 관중석 앞에는 “전력을 다해 싸워 준 의료진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걸었다. 어린이날을 맞아 야구장을 찾으려 했던 예랑어린이집 미소반 아이들이 애국가를 부른 영상이 빅보드를 통해 울려 퍼졌다. 이어 세뱃돈 등 용돈을 모아 마스크 등을 기부한 노준표(11)군이 시구에 나섰다. 대구 경기는 미국의 세계적 스포츠 채널 ESPN이 한국프로야구를 최초로 중계방송한 경기여서 관심을 끌었다. KIA와 키움의 광주 개막전은 4회 경기 도중 인근에서 발생한 화재로 연기가 그라운드로 넘어오면서 잠시 중단됐다가 속개됐다. 세계 주요 외신들은 한국프로야구 개막전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AP통신은 “한국이 코로나19에 잘 대처해 프로야구가 시작됐다”며 “KBO 각 팀은 관중 없이 5개 구장에서 경기를 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 포브스, USA투데이 등도 KBO 개막 소식과 함께 눈여겨볼 만한 선수들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KBO 리그는 세계 야구팬들의 큰 관심 속에 개막했다”며 “미국 전역에 새벽 시간에 생중계됐음에도 많은 미국 야구팬이 경기를 시청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야구 생중계는 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날 미국 지역 트위터의 실시간 트렌드에 KBO 리그가 3위, 다이노스가 4위, 한국 야구가 6위, 에릭 테임즈가 7위에 올랐다. 미국 팬들은 트위터에 “ESPN과 한국 야구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보낸다. 실시간 스포츠를 다시 보게 돼 반갑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다른 네티즌은 “스포츠에 굶주린 미국인들은 한국 야구라는 뜻밖의 구세주를 만났다”고 환영했다. 한편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는 내일부터 2주 더 지켜본 뒤에 중앙방역대책본부 등과 협의해 단계별 관중 입장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며 “하루빨리 야구장이 관중으로 가득 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기다리는 사람

    기다리는 사람

    기다리는 사람 회사 생활이 힘들다고 우는 너에게 그만두라는 말은 하지 못하고 이젠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했다 까무룩 잠이 들었는데 우리에게 의지가 없다는 게 계속 일할 의지 계속 살아갈 의지가 없다는 게 슬펐다 그럴 때마다 서로의 등을 쓰다듬으며 먹고살 궁리 같은 건 흘려보냈다 어떤 사랑은 마른 수건으로 머리카락의 물기를 털어내는 늦은 밤이고 아픈 등을 주무르면 거기 말고 하며 뒤척이는 늦은 밤이다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룬 것은 고작 설거지 따위였다 그사이 곰팡이가 슬었고 주말 동안 개수대에 쌓인 컵과 그릇 등을 씻어 정리했다 멀쩡해 보여도 이 집에는 곰팡이가 떠다녔다 넓은 집에 살면 베란다에 화분도 여러 개 놓고 고양이도 강아지도 키우고 싶다고 그러려면 얼마의 돈이 필요하고 몇 년은 성실히 일해야 하는데 씀씀이를 줄이고 저축도 해야 하는데 우리가 바란 건 이런 게 아니었는데 키스를 하다가도 우리는 이런 생각에 빠졌다 그만할까 새벽이면 윗집에서 세탁기 소리가 났다 온종일 일하니까 빨래할 시간도 없었을 거야 출근할 때 양말이 없으면 곤란하잖아 원통이 빠르게 회전하고 물 흐르고 심장이 조용히 뛰었다 암벽을 오르던 사람도 중간에 맥이 풀어지면 잠깐 쉬기도 한대 붙어만 있으면 괜찮아 우리에겐 구멍이 하나쯤 있고 그 구멍 속으로 한 계단 한 계단 내려가다 보면 빛도 가느다란 선처럼 보일 테고 마침내 아무것도 없이 어두워질 거라고 우리는 가만히 누워 손과 발이 따듯해지길 기다렸다■최지인 시인은 1990년 경기 광명 출생. 2013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창작동인 ‘뿔’로 활동 중. 시집 ‘나는 벽에 붙어 잤다’, 동인 시집 ‘한 줄도 너를 잊지 못했다’ 출간. 조영관 문학창작기금 수혜.
  • [SOS초시생-⑪마약수사]두세 달마다 마약사범 잡으러 출장 중…영화 같은 추격전 없어요

    [SOS초시생-⑪마약수사]두세 달마다 마약사범 잡으러 출장 중…영화 같은 추격전 없어요

    검찰청 소속 마약수사직 공무원들은 현장에서 마약사범의 검거 및 조사 등 마약 수사만을 전문으로 맡는다. 다른 직류와 다르게 9급 임용과 동시에 수사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수사가 주된 업무이기 때문에 현장에 나가 잠복근무를 하기도 한다. 이번 주 ‘SOS초시생’에서는 시험을 주관하는 인사혁신처의 협조로 서울중앙지검 마약수사과 차봉진(33·8급) 수사관, 대검찰청 마약과 이선민(29·9급) 수사관이 마약수사 직류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공부 팁은 물론이고 생생한 현장 이야기까지 담았다. -마약수사 직류를 고른 이유가 있나. 차봉진(이하 차) 9급으로 임용되면 바로 수사에 투입된다는 점에 마음이 끌렸다. 개인적으로 활동적이고 역동적인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마약이라는 분야에 전문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이선민(이하 이) 마약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걸 보면서 마약수사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던 중에 관련 직류가 있다는 걸 알게 돼 시험에 응시하게 됐다. -현장에서 필요한 사항이나 미리 따 놓으면 좋은 자격증이 있을까. 차 마약유통 방식이 기존에는 대면거래 방식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텔레그램, 다크웹 등에서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해 관련 지식을 업무에 활용하고 있는데 이 직류에 관심 있는 분들은 보안 등 컴퓨터 지식을 알면 좋을 거 같다. 이 일단은 수사 업무 특성상 출장이 많은 편이다. 운전면허증이 있으면 좋다. 그리고 외국인 피의자와 맞닥뜨리는 경우도 많고 외국기관과 함께 수사하는 경우도 있어서 외국어를 어느 정도 할 줄 아는 게 도움이 된다. -선택과목은 무엇으로 했나. 차 행정학개론과 사회를 선택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다 보니 시험전략 차원에서 법률 과목은 피했다. 그런데 합격하고 나서 형법과 형사소송법 공부가 필수라는 걸 느꼈다. 마약수사직류도 2022년부터는 형법과 형사소송법 시험을 무조건 봐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옳은 방향인 것 같다. 일례로 피의자를 검거하려고 해도 구속기간이 며칠이고 연장하면 언제까지 가능한지 등을 기본적으로 알아야 한다. 또 내부에서 승진시험을 보는데 과목에 형법과 형사소송법이 있다. 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승진을 할 수 없다. -면접시험은 어떻게 준비했나. 질문은 뭐가 나왔나. 이 면접의 전반적인 과정은 다른 직류하고 유사하다. 개별 질문에서 마약의 종류 등 직류와 관련된 게 나온다. 다만 심도 깊은 내용을 물어보는 건 아니다. 마약 관련 기사를 읽거나 대검찰청 홈페이지에서 마약류 범죄백서를 출력해서 읽어 본 게 많은 도움이 됐다. -공부할 때 하루 일과는 어땠나. 공부팁이 있을까. 차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했다(웃음). 시험공부 초반에는 기본서로 기초를 다졌고 중반부터는 기출문제에 집중했다. 틀리거나 개념이 헷갈리는 부분은 표시해 놓고 후반에 반복해서 봤다. 수험생은 항상 틀리는 것만 틀리지 않나. 이 하루 일과 마치기 전에 다음날 공부할 양을 정해 놨다. 공부를 완전히 손에서 놓는 날은 없었다. 주말에는 강의라도 들었다. 목표했던 분량을 마치면 운동을 하거나 휴식을 취했다. -합격하면 어디로 배치받나. 다 검찰청으로 가는 건가. 이 마약수사 직류로 들어온 공무원은 검찰청으로만 배치된다. 마약수사 업무는 경찰청, 관세청도 하고 있어 헷갈리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차 2017년 시험에 합격했는데 동기 30여명 모두 검찰에서 일하고 있다. 대검찰청에서 서울중앙지검, 인천지검 등 전국에 있는 검찰청으로 수사관 인력을 배치한다. -연수원 성적과 필기시험 성적이 중요한가. 차 연수원 성적이랑 필기시험 성적을 종합해서 합계 점수가 나오면 연수원에서 희망 근무지를 받는다. 권역별로 자신이 원하는 곳을 써내고 그곳에 사람이 몰릴 경우에는 성적순으로 뽑는다. -현재 소속된 곳에서 하는 정확한 업무는. 차 마약수사는 크게 두 가지 범주에서 일을 한다. 경찰에서 송치된 마약사건을 처리하거나 아니면 직접 마약사범을 인지해서 수사한다. 현재는 다크웹, 텔레그램 등을 이용한 마약류 판매를 적발하고 피의자를 특정한 후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하는 일을 하고 있다. 기소 여부는 검사가 판단하지만 이것을 위한 조사는 수사관들이 한다고 보면 된다. 이 지금 대검찰청 마약과 국제팀에서 일하고 있다. 피의자가 해외로 도피했을 경우에 해외 유관기관과 국제 공조 수사를 진행한다. 인천지검 국제마약조직추적수사팀이 수사를 진행하면 우리는 해외 유관기관에서 정보를 제공받거나 소재 파악을 한다. -잠복, 야근, 지방출장이 많다던데. 이 어느 정도는 맞는 이야기다(웃음). 하지만 수사관은 현장업무만 하는 게 아니고, 검거를 위해 사무실에서 하는 일도 많이 있다. 차 서울중앙지검은 마약사건이 좀 많은 편이다. 지방출장, 잠복, 야근 모두 한다(웃음). 공시생들이 지방출장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는 걸로 아는데 굳이 따져 보면 2~3개월에 한 번꼴로 1박 2일 출장을 가는 것 같다. -합격에 유리한 전공이 따로 있는 건가. 차 법학과가 많긴 하다. 그런데 요즘은 합격자들의 전공이 다양한 것 같다. 나만 해도 컴퓨터공학 아닌가. 이 전공이 크게 중요하지는 않은 거 같다. -대표적인 남초 직류라고 들었는데. 차 2017년 임용된 동기들을 기준으로 보면 남자가 70%, 여자가 30% 정도 되는 것 같다. 마약직류가 현장업무 쪽이 많이 부각돼서 그렇지 사무실에서 하는 일도 많다. 피의자 특정을 위한 수사들이 대부분 그렇다. 현장에 나가서 검거를 하는 건 수사의 마지막 단계다. 이 남초직류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2017년부터는 여성 수사관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내가 합격한 2018년에도 합격생 비율이 남녀가 50대50으로 동일했다. -마약 용의자들은 굉장히 폭력적이고 거칠 것 같다. 차 이때까지 많은 마약사범을 검거하러 나갔는데 아주 폭력적인 사람은 만나지 못했다. 그럼에도 선배들이 폭력적인 사람도 있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검거 전 피의자를 제대로 파악하고 경험 많은 수사관이 항상 동행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이 피의자가 수사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도 잠깐의 방심이 큰 사고로 이뤄질 수 있어 항상 조심해야 한다.-마약은 드라마, 영화의 단골 소재다. 현실과 다른 부분은. 차 마약을 투약하는 사람들이 꼭 조직폭력배나 악질인 사람은 아니다. 대학생, 회사원 등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도 마약이 퍼져 있다. 이 피의자를 검거하는 장면에서 극적인 연출을 위해 액션이 많이 보이는데 실제로는 무리하게 추격전을 벌이거나 검거를 하는 경우는 없다. 적법절차 준수와 함께 국민의 안전을 우선시한다. -아무래도 다른 직류보다 위험한 일이 많을 텐데 월급에 반영이 되나. 차 위험수당이 있어서 다른 직류보다는 조금 많은 편이다. -이런 성격이 더 잘 맞겠다 하는 사람이 있을까. 차 현장 나가는 일이 많고, 매번 다른 상황을 맞이하니까 상황 판단이 빠르고, 그에 맞는 능동적 성격을 가진 분들이 업무에 적합할 것 같다. 이 팀 단위 업무가 많다 보니 동료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고 여러 사람과 일하는 것을 즐기는 분이면 좋겠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윤건영, 문 대통령 100회 정상통화에 “국격에 가슴 벅차다”

    윤건영, 문 대통령 100회 정상통화에 “국격에 가슴 벅차다”

    “국격 높아졌다는 생각에 가슴이 뿌듯”“통화 30분~1시간이지만 준비 몇 배”“하루라도 마음 편히 쉴 수 있길 기도”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은 5일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 정상 통화 횟수가 100회를 기록한 데 대해 “코로나19로 인해 대한민국의 국격이 높아졌다는 생각에 가슴이 뿌듯하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페이스북 글에서 “지난 100번의 과정을 생각해보니 마음 한구석이 짠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정상 통화를 할 때마다 언제나 온 정성을 다한다”며 “설사 코로나19라는 한 가지 주제와 관련된 통화라 할지라도 해당 국가의 정치·사회·문화 등 전체적 상황을 사전에 꼭 충분히 숙지하고 통화에 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상 통화는 한 번에 30분∼1시간 정도지만, 준비 시간은 몇 배 이상이 필요하다”며 “그 노력의 과정이 100번이었구나 생각하니 우리 국격의 수준에 가슴이 벅찬 한편, 얼마나 애쓰셨을지 그려져 마음이 애잔하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은 “(문 대통령이) 이번 연휴에 좋아하는 양산에 내려가려다 화재사고로 취소됐다고 들었다. 부디 하루라도 마음 편히 푹 쉴 수 있기를 멀리서 기도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해외 정상이나 국제기구 수장과 통화한 횟수는 지난 4일로 100회를 채웠다. 2017년 37차례, 2018년 22차례, 지난해 10차례 전화외교가 이뤄졌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현재까지 31차례 정상 통화를 통한 ‘코로나 공조’가 이뤄졌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고3 등교하는 13일 전까지 안심방역체계 완비해야

    코로나19로 미뤄졌던 등교수업이 오는 13일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6월 1일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진다고 교육부가 어제 밝혔다. 두 달 반 만이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한 만큼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고자 교실의 책상 배치, 급식 시간, 등하교 시간 등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앞서 그제 정부는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 체제로 들어선다고 공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한 지 45일 만인데, 오는 13일이면 고3학생부터이지만 학교로 돌아간다고 하니 일상의 복귀가 현실로 느껴질 정도다. 현장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공직자, 국민 모두의 노력과 협조 덕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장병들의 휴가도 8일부터 정상적으로 시행한다. 정세균 총리가 그제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을 밝히며 “솔직히 방역을 책임지는 중대본부장으로서 두려운 마음이며 희망만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언급했을 때 많은 국민이 공감했다. 코로나19의 치료제도 백신도 아직 없는 상태에서, 코로나19와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단기간에 종식될 수도 없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면서 제시한 개인방역 5대 기본수칙을 반드시 개개인이 준수해야 한다. 무엇보다 ‘아프면 일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아프면 3∼4일 집에서 쉬기’라는 원칙이 지켜지려면 사회적으로 공고한 합의가 필요하다. 개근상이 가장 중요한 1970~80년대가 아니지만 관행상 병가를 쓸 때 눈치를 보다가 집단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 2m 이상 거리두기, 30초 손 씻기, 매일 2번 이상 환기와 주기적 소독 등은 지난 1월 20일 코로나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부터 지켜왔던 원칙인 만큼 어렵지 않게 지켜질 것으로 본다. 특히 지하철·버스에서 2m 거리두기는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실천하기 어려운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 최근 법무부는 불법체류하는 외국인 노동자 등에게 무료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강제출국을 걱정해 음지로 숨어든다면 코로나 방역의 블랙홀이 될 것을 우려한 결정으로 늦었지만 환영한다. 싱가포르 등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거주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병했었다. 법무부의 이번 결정은 특히 생활 방역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결정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방역의 작은 빈틈이라도 찾아 고3학생들이 등교하기 전까지 방역을 완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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