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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정 “간식은 보존식 아냐”…“제대로 확인했나” 비난에 사과

    이재정 “간식은 보존식 아냐”…“제대로 확인했나” 비난에 사과

    안산 유치원 식중독 사건 관련이재정 “간식은 법적으로 보존식 아냐”“정확히 알고 하는 말이냐” 거센 비난 일자“제대로 확인 못한 저의 큰 잘못” 공개 사과학부모들 “몰랐다고 하면 다냐” 거센 비난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29일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안산의 한 사립유치원이 간식을 보존식으로 보관하지 않은 문제에 대해 “간식은 법적으로 보존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방송 인터뷰에서 말했다가 피해 학무보 등의 거센 항의에 3시간여만에 입장을 번복하고 사과했다. 보존식은 식중독 발생 등에 대비해 집단급식 시설에서 의무적으로 음식 재료를 남겨 144시간 동안 보관하는 것을 말한다. 이 교육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아침 방송 인터뷰에서 ‘간식’이 보존식이 아니라고 한 것은 식품위생법의 규정과 유치원의 업무 매뉴얼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저의 큰 잘못이었다”는 글을 올렸다. 앞서 그는 오전 2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법률을 보면 간식을 보존해야 한다는 게 없다”고 말했다. 보존식 의무를 규정한 식품위생법((88조 2항)에 ‘간식’이 적시되지 않았다는 취지였다. 또 “관행적으로 (간식 보존식 보관을) 안 해온 것”이라며 “고의로 폐기했다면 문제지만 간식은 이같은 법률적 문제가 있어 고의적 폐기로 보기 어려울 것 같다”고도 했다. 안산 A유치원은 보건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궁중떡볶이(10일 간식), 우엉채조림(11일 점심), 찐감자와 수박(11일 간식), 프렌치토스트(12일 간식), 아욱 된장국(15일 점심), 군만두와 바나나(15일 간식) 등 6건의 보존식이 보관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됐다. 방송 인터뷰를 접한 피해 학부모들은 즉각 반발했다. 교육감의 발언이 ‘보존식 보관 미흡’을 이유로 해당 유치원에 과태료를 처분한 보건당국의 판단과 상반되는 주장인데다, 보존식을 폐기한 유치원 원장을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피해 학부모들의 입장과도 배치됐기 때문이다.이 교육감은 항의가 거세자 방송후 3시간여만에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사전에 모든 자료를 확실하게 검토하지 못하고 발언한 점에 대해 피해 학부모님들과 피해 학생들에게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이 문제로 인해 관련된 여러 기관에 혼선을 드린 점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또 “사후에 필요한 여러 조치와 재발 방지는 물론 급식의 제도와 운영에 있어서 문제점이 없는지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부모와 네티즌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해당 지역 교육 수장인 경기 교육감이 보건 당국의 발표내용과 언론 보도 내용을 인지하지 못하고 무책임하게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집단 식중독 피해 유치원 학부모 A씨는 “학부모들이 항의하니 저렇게 핑계 대면서 정정하는 거 아니냐”며 “처음부터 제대로 확인하고 검토하고 인터뷰해야 하는 거 아닌가. 몰랐다고 하면 다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해당 유치원 원장은 최근 학부모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간식 보존식을 고의로 폐기한 것은 아니며 저의 무지로 인해 그런 것”이라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 경기도교육청안전교육관 등 현장방문 실시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 경기도교육청안전교육관 등 현장방문 실시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위원장 조광희)는 26일 경기도교육청안전교육관 등 4개 기관을 방문하여 시설 건립 상황 및 운영 현황을 확인하고 교직원 등 관계자들을 격려하였다. 이날 현장방문은 경기도 양주시에 위치한 효순·미선 평화공원, 경기도교육청안전교육관과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에 조성된 평화의 숲, 지난 4월 안양시에 개교한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효순·미선 평화공원은 지난 2002년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의 피해자인 고 신효순, 고 심미선 양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공원으로 교육행정위원회 위원들은 이곳에서 당시 사건 현장을 둘러보고 고인들을 추모했다. 이어 경기도 양주시에 총사업비 261억원, 1만 6000㎡ 규모로 건립되어 올해 9월 개관 예정인 경기도교육청안전교육관을 방문하여 시설 건립 현황을 점검하고 안전교육 프로그램들을 체험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경기도교육청안전교육관은 각종 안전사고에 대한 예방과 학생들의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조성된 시설로, 교육부의 안전체험 교육시설 표준 모형이 반영된 29개 체험 공간, 80개 아이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광희 위원장은 “효순·미선 평화공원을 방문해보니 인근이 길이 좁고 가파른 커브길이라 어른들도 다니기 위험한 곳인데 이런 곳에서 아이들이 봉변을 당했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가슴 아프다”며 이들을 추모했다. 이어 안전교육관에서는 “지진이나 화재 등 각종 사고로부터 자신과 타인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며 “개관 이후 도내 학생들이 안전사고 예방법과 대처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교육청과 각 급 학교들의 많은 지원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육행정위원회는 이후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 내에 학생, 학부모 및 주민들의 소통, 휴식공간으로 조성 중인 청사 숲(가칭 평화의 숲)을 둘러보았다. 또 문화체육관광부가 교육부, 경기도교육청, 안양시 등과 협력해 만든 국내 게임 콘텐츠 분야 최초의 마이스터고인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를 방문하여 학교 조성 및 운영 현황 등을 살펴보며 교직원들을 격려하고 현장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엄마로 마주 본 명성황후… 더 깊어졌다

    엄마로 마주 본 명성황후… 더 깊어졌다

    2013년·2015년 이어 명성황후 세 번째 연기 엄마이자 아내인 한 사람의 선택·여정에 집중 세 번째 만나는 명성황후이지만, 이번에 연기할 명성황후는 더욱 특별하다.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에서 명성황후를 맡은 배우 차지연(38)은 2013년과 2015년 두 차례 무대와 달리 이번엔 ‘엄마’의 마음이 더 크다. 대본과 무대 연출, 모든 것이 초연부터 그대로이지만 스스로의 경험이 더해져 확 달라졌다고 했다. 다음달 8일 개막을 앞두고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한창 연습 중인 차지연은 “육아의 신기한 과정들을 경험하면서 생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이 작품을 만났을 때 너무나 다른 차원의 얘기를 해 준다”며 “깊어지고 풍성해지고 담백해지고 아주 평안하다”고 말했다.‘잃어버린 얼굴 1895’는 명성황후의 진짜 얼굴을 찾는다는 의미로 명성황후의 여성이자 아내, 어머니, 한 인간으로서의 고민과 욕망을 다양한 시각으로 조명한 작품이다. 차지연은 “가장 처음에 대본을 받자마자 시멘트 덩어리가 머리 위에서 부어내려서 굳어버리는 것처럼 굉장히 강렬하고 숨을 못 쉴 정도로 압도당했다”면서 “과연 이걸 감히 내가? 당연히 못할 거라 생각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왕비나 국모라는 무게감이나 그를 둘러싼 역사적 논란을 다 제쳐 두고 그저 한 사람으로서의 삶을 살아보기로 했고 명성황후가 왜 그런 선택들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여정을 보여 주려 한다”고 덧붙였다. 앞선 두 차례 무대에서 굉장한 호평을 받았지만 그는 겸연쩍어했다. 지난 22일 네이버TV를 통해 온라인 상영된 2015년 공연도 차마 다 보지 못했다고 한다. “이전에는 부담감에 짓눌려 잘하고만 싶었고, 연기를 하면서 명성황후가 왜 그렇게까지 치열하고 지독하게 살았는지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면서 “그런데 아이를 낳고 보니 결국 명성황후에게 이 나라의 미래가 아이와 직결됐고, 이 나라가 아이의 나라여서 그랬던 것 아닐까 생각을 하니 수학 문제가 풀리듯이 대사가 연결되고 이해됐다”고 말했다. “표현을 더 담백하게 하면서도 깊이가 생겼고, 관객들이 생각할 수 있는 여백이 더 커진 것 같다”면서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도 했다. 요즘은 연기 자체보다는 무대가 열릴 수 있을지를 걱정하고 조바심이 난다는 차지연은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받는 힘이 유독 큰 사람”이라면서 “연기하면서 감사함이 어느 때보다 커졌고 단 한 회만이라도 공연할 수 있기를 바라고 모든 무대를 마지막인 것처럼 연기하겠다”고 자신에게 다짐하듯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공공 비정규직 62%, 19만명 정규직 됐지만… 勞勞 모두 불만족

    공공 비정규직 62%, 19만명 정규직 됐지만… 勞勞 모두 불만족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를 적어도 80% 정도 수준까지는 끌어올려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 정부와 공공부문부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 나가겠다.” 19대 대선을 한 달 앞둔 2017년 4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상공회의소가 마련한 대선 후보 초청 특별강연에서 이렇게 약속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노동 존중’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의 상징적인 공약이었다. 당선 3일 후인 같은 해 5월 12일 문 대통령은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방문해 “임기 내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는 두 달 만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2020년 말까지 20만 5000명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그해 비정규직 8만 6000명의 정규직 전환이 결정됐다. 청와대는 문재인 정부 첫해 10대 국정 성과로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함께 공공부문 정규직화를 꼽았을 정도로 성공적인 정책으로 자평했다. 3년 만에 상황은 반전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올해 안에 용역업체에 소속된 보안검색요원 1900여명을 정규직으로 직접 채용하기로 하면서 본사 정규직 1500여명과 취업준비생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공공부문 정규직화를 그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26만여명이 동의했다. 을(乙)의 눈물을 닦아 주려고 추진한 정책이 또 다른 을의 비난을 사는 모순과 맞닥뜨린 것이다. 임기 내에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없애겠다는 양적 목표에 치중한 나머지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재정 부담과 이해관계의 충돌을 간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 정책은 짧은 기간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3년간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지방공기업, 교육기관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3명 중 2명이 정규직이 됐다.2017년 5월 기준 공공부문 비정규직은 31만 1888명으로 전체 공공부문 노동자 184만 8553명의 16.9%였다. 민간부문 비정규직 비중(32.8%)에 비하면 작지만,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흐름 속에 정부 역시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데 앞장섰다는 지적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부터 2020년 말까지 3년간 공공부문 비정규직 20만 5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목표를 잡았다. 2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19만 3000명에 대한 정규직 전환이 결정돼 목표치의 94.2%를 달성했다. 하지만 양적인 성과와 달리 질적인 면에서는 지적 사항이 적지 않다는 게 노동계의 시각이다. 특히 정부가 정규직 전환 대상을 대폭 확대하면서도 국민 부담, 즉 재정 투입을 최소화하겠다는 원칙을 제시한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정부는 공공기관 등이 기존 용역업체에 지불하던 이윤, 관리비 등 용역사업비를 정규직 전환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는 데 쓰도록 했다. 명절휴가비 연 80만원, 식비 월 13만원, 복지포인트 연 40만원 등 복리후생 금품을 차별 없이 지급해 월 20만원 이상의 임금이 인상되는 효과가 있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런 정부의 지침이 하한선이 아니라 상한선으로 작용해 추가적인 처우 개선을 막았다고 노동계는 지적한다. 더구나 공공기관은 정원과 인건비, 예산의 엄격한 통제를 받는 ‘총액인건비제도’ 적용 대상이다. 보안검색요원의 본사 직고용을 반대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노동조합도 총액인건비 제약 때문에 신규 채용이나 인건비 인상이 제한될 것으로 우려했다. 공공부문의 정규직 전환 이후 노노 갈등을 막으려면 총액인건비제도의 손질이 불가피하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현행 공공기관 평가 기준은 정부가 정한 인건비 범위를 지켜야 경영평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며 “정규직 인원이 늘어나 인건비 범위를 벗어나면 평가에 불이익이 발생하며 기존 정규직 처우에도 악영향을 준다. 정당한 인건비 상승을 반영하지 않는 현 제도에서는 노노 갈등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김철 사회공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기관마다 처우가 다르고 기관 내에서도 임금 격차가 있는 상황에서 획일적인 기준으로 인건비 총액을 제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노정교섭을 통해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정부가 노노 갈등의 불씨를 사전에 다스리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정규직화 과정에 대해 노사와 전문가가 협의해 자율적으로 추진하라는 지침만을 전달했다. 사실상 각자 알아서 하라는 이야기지만 최대 사용자로서 갈등을 적극 조율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정규직과 기존 정규직은 정규직 전환 방식과 처우 개선에서 극명한 의견차를 보인다. 비정규직의 자회사 전환 방식은 사용자의 책임 의무를 회피할 가능성이 있어 진정한 정규직화가 아니라고 본다. 직접고용 방식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건데 기존 정규직은 이런 방안에 대해 거부감이 심하다. 현재 공공기관은 비정규직의 47.1%를 자회사 전환 방식으로 채용했다. 양성필 고용노동부 공공노사정책관은 “기관별로 ‘전환심의위원회’나 ‘노·사·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해 수차례의 논의를 거쳐 전환방법·방식 등을 정해 왔다. 기관 내에서도 생각이 다양하니 우리가 강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애초 정부 계산과 달리 민간부문의 정규직 전환은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국내 비정규직은 2019년 8월 기준 748만 1000명으로 전체 임금근로자의 36.5%에 달한다. 2017년 8월 657만 8000명(32.8%)보다 13.7% 증가했다.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조기숙 “文, ‘日처럼 집값 폭락하니 집 사지 말고 기다리라’ 했다”

    조기숙 “文, ‘日처럼 집값 폭락하니 집 사지 말고 기다리라’ 했다”

    참여정부 전 靑홍보수석 文부동산대책 비판“文정부 공직자, 1가구 1주택인 줄 알았더니 다주택자 많아 충격”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28일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인식을 지적하며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을 비판했다. 조 교수는 “집값이 폭락하니 집을 사지 말고 기다리라”는 문 대통령의 전언을 전하며 정작 문재인 정부의 공직자들은 다주택자들이 많이 충격이었으며 “대통령이 팔으라 해도 팔지 않는 강심장에 놀랐다”고 꼬집었다. “씨 마른 전세, 하루가 다르게 전셋값 올라” “文대통령 부동산 인식 정확한지 점검 필요” 조 교수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슬기로운 전세생활’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요즘 전세가 씨가 말랐다. 하루가 다르게 전셋값이 올라간다”면서 “문 대통령의 부동산 인식이 정확한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투기를 막고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며 최근까지 21번의 부동산 정책을 내놓았다. 조 교수는 “지난해 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와 부동산에 대해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면서 “(최측근 인사는) 문 대통령이 ‘일본처럼 우리도 집값이 곧 폭락할테니 집을 사지 말고 기다리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이 참모로부터 과거 잘못된 신화를 학습하셨구나, 큰일나겠다 싶었다”면서 “그분은 제 이야기를 듣더니 ‘대통령의 협상’에 쓴 부동산 대책에 대한 부분을 따로 달라고 했고, 책 나오기 전에 프린트해서 대통령께 전달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그걸 읽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중에 딱 하나 받아들이셨다. 분양가 상한제”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지난해 5월 저서 ‘대통령의 협상 : 노무현과 문재인, 무엇으로 마음을 움직이는가’라는 책을 출간했다. 조 교수는 “제가 제안한 모든 대책이 함께 가야 분양가 상한제가 집값 잡는데 효력을 발휘하지, 이것만 해서는 오히려 공급을 위축시켜 지금 같은 전세대란을 가져오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 원인이 전문성 부족에 있다고 믿는 이유”라고 지적했다.“대통령·국토 장관이 팔래도 팔지 않는文정부 공직자 강심장에 또 한번 놀라” 조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참여정부 때의 부동산 정책을 반면교사 삼아 부동산 투기 근절 등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실은 딴판이었다고 비판했다. 조 교수는 “참여정부 때 경험이 있으니 현 정부가 들어서면 부동산 투기 같은 건 발을 붙이지 못할 거라고 믿었던 저의 어리석음을 탓해야지 누굴 원망하겠나”라면서 “공직자는 저처럼 1가구 1주택일 줄 알았는데 제겐 신선한(?) 충격”이라고 꼬집었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었던 문 대통령은 해당 기간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흑석동 재개발 건물을 사 투기 의혹에 휩싸여 사퇴하는 등 ‘내로남불’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조 교수는 “참여정부 때 고위공직자 중에는 다주택자가 많았던 기억이 별로 없는데 이 정부 공직자는 다주택자가 많아서 충격을 받았다”면서 “대통령과 국토부 장관이 팔라고 해도 팔지 않는 강심장에 다시 한번 놀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지지도가 높으니 운동권 세력도 과거의 보수정당처럼 ‘신이 내린 정당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보다”라고 일침을 놓았다.김현미, 靑 다주택자 집 안 팔자 “아쉽다” 경실련 “文정부 출범 후 서울 아파트값 52% 상승” 앞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6일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정부가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 지난 3년간 21차례에 걸쳐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일부 청와대 참모들이 여전히 다주택자로 남아 있는 것에 대해 “아쉽다”며 유감을 표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 당시 “수도권 내 2채 이상 주택을 보유한 청와대 비서관급(1급) 이상 고위 공직자는 이른 시일 내에 1채를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처분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유예기간 6개월이 지난 현재 노 실장조차 서울 서초구 아파트와 충북 청주시 아파트 등 2채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진 중 김조원 민정수석(서울 강남·송파), 이호승 경제수석(경기 성남),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서울 마포·경기 과천), 윤성원 국토교통비서관(서울 강남·세종) 등도 다주택자로 알려져 있다. 김 장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서울 아파트 값이 52% 올랐다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지적에 대해 “경실련이 발표한 통계는 매매되는 아파트 중위가격으로 나온 것인데, 신축·고가 아파트 위주의 통계이기 때문에 전체 통계로 이야기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일축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차지연의 세 번째 명성황후… “육아로 더 깊어진 감정과 이해,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

    차지연의 세 번째 명성황후… “육아로 더 깊어진 감정과 이해,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

    세 번째 만나는 명성황후이지만, 이번에 연기할 명성황후는 더욱 특별하다.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에서 명성황후를 맡은 배우 차지연(38)은 2013년과 2015년 두 차례 무대와 달리 이번엔 ‘엄마’의 마음이 더 크다. 대본과 무대 연출, 모든 것이 초연부터 그대로이지만 스스로의 경험이 더해져 확 달라졌다고 했다. 다음달 8일 개막을 앞두고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한창 연습 중인 차지연은 “육아의 신기한 과정들을 경험하면서 생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이 작품을 만났을 때 너무나 다른 차원의 얘기를 해 준다”며 “깊어지고 풍성해지고 담백해지고 아주 평안하다”고 말했다. ‘잃어버린 얼굴 1895’는 명성황후의 진짜 얼굴을 찾는다는 의미로 명성황후의 여성이자 아내, 어머니, 한 인간으로서의 고민과 욕망을 다양한 시각으로 조명한 작품이다. 차지연은 “가장 처음에 대본을 받자마자 시멘트 덩어리가 머리 위에서 부어내려서 굳어버리는 것처럼 굉장히 강렬하고 숨을 못 쉴 정도로 압도당했다”면서 “과연 이걸 감히 내가? 당연히 못할 거라 생각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왕비나 국모라는 무게감이나 그를 둘러싼 역사적 논란을 다 제쳐 두고 그저 한 사람으로서의 삶을 살아보기로 했고 명성황후가 왜 그런 선택들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여정을 보여 주려 한다”고 덧붙였다.무대 한 가운데 서있는 장면조차 왜 그렇게 서있어야 하는지를 배우가 스스로 설명해야 하는 극, 차지연은 ‘잃어버린 얼굴 1895’를 “멋있고 세련된 작품”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생각할 공간이 많고 배우가 책임져야 할 게 많은 작품, 다른 것에 눈 돌리지 않고 집중해야 하는 작품이라 배우로서 계속 채찍질하게 하는데 그런 게 괴롭지만 재미있다”고 설명했다. 앞선 두 차례 무대에서 굉장한 호평을 받았지만 그는 겸연쩍어했다. 지난 22일 네이버TV를 통해 온라인 상영된 2015년 공연도 차마 다 보지 못했다고 한다. “이전에는 부담감에 짓눌려 잘하고만 싶었고, 연기를 하면서 명성황후가 왜 그렇게까지 치열하고 지독하게 살았는지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면서 “그런데 아이를 낳고 보니 결국 명성황후에게 이 나라의 미래가 아이와 직결됐고, 이 나라가 아이의 나라여서 그랬던 것 아닐까 생각을 하니 수학 문제가 풀리듯이 대사가 연결되고 이해됐다”고 말했다. “표현을 더 담백하게 하면서도 깊이가 생겼고, 관객들이 생각할 수 있는 여백이 더 커진 것 같다”면서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도 했다. 요즘은 연기 자체보다는 무대가 열릴 수 있을지를 걱정하고 조바심이 난다는 차지연은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받는 힘이 유독 큰 사람”이라면서 “연기하면서 감사함이 어느 때보다 커졌고 단 한 회만이라도 공연할 수 있기를 바라고 모든 무대를 마지막인 것처럼 연기하겠다”고 자신에게 다짐하듯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놀면 뭐하니’ 싹쓰리 린다G, 한혜연 스타일링에 ‘반전 매력’ [EN스타]

    ‘놀면 뭐하니’ 싹쓰리 린다G, 한혜연 스타일링에 ‘반전 매력’ [EN스타]

    ‘놀면 뭐하니?’ 싹쓰리 이효리가 ‘슈스스’ 한혜연의 손길이 닿은 패션 아이템을 풀장착한 후 하이 텐션 모드로 돌변한다. 잠자던 셀럽 자아가 깨어난 린다G는 현장을 댄스 런웨이로 만든다. 27일 방송되는 MBC ‘놀면 뭐하니?’에는 싹쓰리 유두래곤(유재석), 린다G(이효리), 비룡(비, 정지훈)이 슈퍼스타들의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의 도움으로 연습생에서 데뷔 20년 차 프로 연예인으로 메이크 오버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데뷔가 성큼 다가온 가운데, 싹쓰리는 데뷔 앨범 콘셉트와 스타일링 구상에 앞서 한혜연을 만난다. 멤버 개개인의 매력을 살리면서 팀 정체성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스타일을 완성하기 위해 전문가에게 조언을 듣는다. 싹쓰리의 소속사 ‘놀면 뭐하니?’는 공식 SNS를 통해 한혜연의 도움으로 메이크 오버에 성공한 싹쓰리의 사진을 공개했다. 다소 난해해 보이는 의상과 아이템까지 찰떡같이 소화하는 유두래곤, 린다G, 비룡의 매력이 담긴 사진은 싹쓰리와 한혜연의 깜짝 만남을 더욱 기다려지게 만들었다. 이번 방송에는 한혜연의 손길로 데뷔를 앞둔 혼성 댄스 그룹에서 데뷔 20년 차 프로 연예인으로 변신하는 싹쓰리의 모습이 공개된다. 싹쓰리 소속사의 긴급 부탁에 부랴부랴 의상을 준비한 한혜연은 유두래곤, 린다G, 비룡 세 멤버의 개성을 살려줄 잇 아이템을 제안한다. 먼저 유두래곤과 비룡은 색깔만 다른 점프슈트를 나란히 맞춰 입고 극과 극 드레스핏과 매력을 뽐낸다. 각자의 점프슈트 핏에 만족하던 두 사람은 이내 한혜연이 얼굴의 절반을 가려버리는 모자 아이템을 씌우자, 린다G 편애 의혹을 제기한다. 린다G는 무채색은 무채색대로 과감한 색깔과 디자인의 아이템은 또 그 멋을 살려 완벽하게 소화해 마치 패션위크를 찾은 셀럽 같은 포스를 자랑한다. 옷을 갈아입으며 멋을 뽐낼수록 텐션이 치솟던 린다G는 잠자던 셀럽 자아가 깨어난 양 멈출 수 없는 흥과 끼를 분출한다. 급기야 린다G는 “나 오늘 집에 안 갈래!”라는 폭탄 발언을 던져 유두래곤과 비룡을 일시 정지하게 만들더니, 집 대신 가야만 할 것 같은 장소를 밝혀 현장을 뒤집어놓는다. 물 만난 린다G의 하이 텐션은 싹쓰리 막내 비룡에게도 전염된다. 비룡은 린다G와 완벽한 호흡을 뽐내며 숨넘어가는 막간 런웨이 댄스쇼를 펼친다. 린다G, 비룡과 정반대 성향인 MBTI 결과를 보였던 유두래곤은 흥을 주체 못 하는 두 멤버를 보며 어쩔 줄 몰라 한다. 한편, MBC ‘놀면 뭐하니’는 27일 오후 6시 3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호치민 병원서 68일 산소호흡기 달아 코로나19 완치된 영국인

    호치민 병원서 68일 산소호흡기 달아 코로나19 완치된 영국인

    “이 행성의 어디 다른 곳에 있었더라면 전 죽었을 거에요. 아마 그곳 사람들이라면 30일쯤 지나면 (연명 장치의) 스위치를 꺼버렸을 거에요.” 스코틀랜드인 파일럿인 스티븐 캐머론(43)은 아시아의 국내선 시장이 꾸준히 성장해 더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겠다 싶어 지난 2월 초 베트남에 왔다. 베트남항공에 취업해 첫 조종에 나서기 전 마침 아일랜드인들이 꼭 챙기는 성 패트릭 축일을 앞둔 주말, 호치민의 한 바에 갔던 것이 화근이었다. 첫 비행을 마친 며칠 뒤 몸에 열이 나기 시작해 검사를 받았는데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양성 판정을 들었다. 3월 18일 호치민의 초 라이 병원에 입원한 뒤 집중치료 병동에서 68일을 보냈다. 지난 4월 초부터 산소호흡기를 달고 지내다 기적적으로 호흡기를 뗐고, 코로나19 음성 판정도 받았다. 68일이면 영국의 어느 환자보다 훨씬 오랜 기간 호흡기를 달고 지낸 것이 된다. 호치민에서 친구나 친척 하나 없이 외로이 코로나와 맞서 싸웠다. 그가 집중치료 병동을 떠나면서 인구 9500만명의 베트남에는 집중치료를 받는 코로나19 환자가 한 명도 없는, 이른바 ‘클린 시트’를 달성했다고 영국 BBC가 27일 전했다. 이날 오전 10시 15분(한국시간)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의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는 977만 6392명에 사망자가 49만 3604명인 가운데 베트남은 353명 감염에 사망자가 한 명도 없는 기록을 이어갔다. 약간 과장하자면 베트남 국민 모두가 캐머론이 첫 사망 기록을 쓸까봐 조마조마했고, 연일 신문과 방송은 그의 용태를 업데이트하느라 분주했다. 그는 지난 3월 증상을 보인 뒤 공중보건 당국에 의해 ‘91번 환자’로 불려 모두가 그를 이렇게 부른다. 캐머론은 “내가 어떻게 베트남인들의 가슴에 남게 됐는지 몸둘 바를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가장 감사할 일은 자신들의 눈앞에서 날 죽게 놔두고 싶지 않다며 열과 성을 다한 의료진”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의 응급의들은 캐머론의 용태와 치료 과정의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화상회의를 열었는데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본부 베트남 대표인 박기동(57) 박사는 “위중한 환자 수가 아주 적었기 때문에 이렇게 심각하게 아픈 사람은 누구라도 이 나라 최고 의사들의 관심을 끌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한국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출신의 감염병 전문가이다. 캐머론이 입원한 두달 반 정도의 대부분은 의학적으로 유도된 혼수 상태였다. 피속에 산소를 끊임없이 전달해주는 에크모 치료를 받았다. 친구 크레이그가 영국 외무부에 문의했더니 살아날 확률은 10%라고 했다. 다리가 좋지 않아 하루 두 차례 물리치료를 받았지만 크레이그는 최악의 경우를 대비했다. 고향 머더웰의 아파트를 처분했다. 만약 캐머론이 유골함으로 돌아오면 해야 할 일들을 미리 했다. 의식을 되찾은 뒤 그는 친구들과 눈물 어린 화상 통화를 했다. 코마에 있는 동안 여러 합병증이 있었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피가 응고되는 혈전 현상에 신장이 망가져 투석해야 하고 폐 기능도 10%로 떨어졌다. 캐머론은 “폐 이식이 필요하다고 보도되자 수많은 이들이 기증하겠다고 나섰는데 70세 베트남 전쟁 참전용사도 있었다. 양쪽 모두를 이식받아야 하니 그 용사에게 좋은 일이 아닐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물론 처음에는 그가 지역감염을 확산시킨 주범으로 몰려 “시한폭탄”이란 비난을 듣기도 했다. 그가 맨먼저 그 바를 들렀다고 인정한 것이었을 뿐이라고 캐머론은 말했다. 여하튼 그 바에 관련돼 4000명이 바이러스 검사를 받을 정도였다.하지만 그가 위중해져 코마로 유도되고 시간이 길어지자 여론은 반전했다. 정치권 지도자들이 그를 살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고, 병원은 급증하는 치료비 청구를 일단 보류했다. 외국인이라고 특별히 예우한 것은 아니었지만 50명의 코로나19 외국인 환자 가운데 49명이 이미 회복돼 퇴원했다. 지금은 개인실에서 회복 중인데 몸무게가 20㎏이나 빠졌다. 근육이 완전 소진돼 다리를 약간 벌리는 데도 힘이 든다. 만성피로와 우울증도 겪고 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말할 것도 없다. “당장 가장 하고 싶은 일은 고향에 돌아가는 일이다. 소음도 열파도 없는 것이 가장 그립다. 여기는 스쿠터 경적과 몬순 때문에 못 살겠다. 고향의 섭씨 15도 정도 기온이 가장 좋은 일이다.” 이언 기본스 베트남 주재 영국 총영사와 함께 병실을 찾은 호치민시 인민위원회의 응구옌 탄 퐁 위원장이 그를 “곧 잉글랜드로 돌아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가 황급히 “아니 스코틀랜드요”라고 바로잡자 그는 “잉글랜드에 던져놓으시면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아요. 스코틀랜드 집에 가야 하거든요. 643㎞ 밖에 안 떨어져 있어요”라고 대꾸했다며 웃었다. 사실 농담할 그의 처지는 아니다. 에크모 치료에 하루 5000~1만 달러 계산서 때문이다. 8주 반 치료를 받았으니 30만~60만 달러가 된다. 처음에는 열대질환병원에서 부담하겠다고 했다가 영국 대사관이 개입했다. 결국 고용보험이 부담하기로 했다. 하지만 병원 입원과 그 외 치료 비용은 공중에 붕 떠 있다. 보험사는 큰소리를 치더니 지금은 묵묵부답이다. 다음달 12일 영국으로 날아가 베트남인들을 싣고 돌아오는 베트남항공 전세기 좌석을 예약해뒀는데 일주일 전에나 출국 일정이 확정될 전망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우리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노래 속 담긴 ‘실크에어 MI185편 추락사고’ 이야기

    우리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노래 속 담긴 ‘실크에어 MI185편 추락사고’ 이야기

    중화권에서 활동중인 싱가포르 출신 가수 임준걸(JJ Lin)의 노래 ‘Practice Love’는 특별한 사건과 사연을 담고 있다. 싱어송 라이터인 그는 지난 2013년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곡을 발표한다. 이 노래는 싱가포르 항공기 추락 사건인 ‘실크에어 MI185편 추락사고’ 이야기를 담고있다. 1997년 12월 1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던 실크에어 MI185편 비행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행한다. 사고가 난 비행기는 미국 보잉사의 보잉737로 인도네시아 팔렘방 인근 무시강 위를 지나는 도중 추락했다. 오후 3시 37분 이륙한 비행기는 오후 4시 5분 조종석 음성 기록 장치(CVR)가 꺼지고 그 후 6분 뒤인 오후 4시 11분 비행 데이터 기록 장치(FDR) 마저 꺼진 뒤 급추락한다. 사고 후 미국의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인도네시아 교통안전위원회(NTSC)가 진상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미국 측은 “기장의 비행기 조정으로 추락한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으며 자살추락을 주장했고 인도네시아측은 “확정적인 증거는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후 비행기 파편 조사과정에서 항공기의 러더(항공기의 방향타)의 결함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제조사인 파커 하니핀은 러더의 정상적인 작동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 러더 속 서보 밸브의 결함 문제가 대두됐고 200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고등법원은 희생자 가족에게 보상금 지급을 명령했다. 이 사고로 승객 97명과 승무원과 기장 등 7명을 포함한 104명 모두 사망했다. 그리고 이 104명 중 한명의 이야기가 중화권 가수 임준걸(JJ Lin)의 노래에 등장한다. 중학교 시절 같은 학교에 다니던 중국계 인도네시아인 소녀는 어느날 그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고백을 거절하고 둘은 친구로 남기로 한다. 그리고 몇달 후 인도네시아에 방문한 그녀는 ‘실크에어 MI185편’에 몸을 싣고 싱가포르로 돌아오던 중 항공기 추락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그녀의 유품 속에는 그녀가 늘 지니고 다녔던 것으로 보이는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이 발견된다. 고백을 거절 당한 후 그녀는 임준걸에게 다른 여자친구를 소개시켜 주기도 했지만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그를 향해 있었다. 사고 후 그녀의 친척 중 한명은 임준걸에게 그녀의 유품에서 발견된 사진을 그에게 전해줬고, 사고로 그을리고 기름냄새 가득한 사진을 전달받는다. 16년이 지난 후 임준걸은 당시의 이야기를 자신의 노래를 통해 꺼내 놓는다. 노래가 발표된 이후, 노래에 담긴 ‘실크에어 MI185편 추락사고’는 다시 한번 주목을 받게 된다. ‘사랑을 단련하다’라는 뜻의 중국어 제목을 가진 ‘Practice Love’는 그녀에 대한 그리운 마음과 추억을 담고 있다. 뮤직비디오 역시 ‘실크에어 MI185편 추락사고’를 재구성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다. 한편 임준걸은 2003년 데뷔 후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 대만 가수 Jam Hsiao와 ‘Hello’를 발표했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사설]국가 핵심 기술 관리, 이렇게 허술했다니

    우리 군 무기체계와 핵심기술을 연구개발해 온 국방과학연구소(ADD)는 민간 중소기업만도 못한 관리 체계를 갖고 있었다. 어지간한 민간 회사도 갖추고 있는 보안검색대와 보안요원도 없었고, 수천대의 연구용 PC 가운데 62%에는 아예 보안 프로그램이 설치되지 않았다. 35%는 등록조차 되지 않은 ‘유령 PC’였다. ADD에서 사용한 외장하드 등 저장매체 수천 대 역시 기본적인 보안기능이 없어 외부 PC에서도 접속이 가능했다. 2006년 기밀 유출 방지를 위해 도입한 문서암호화체계(DRM)는 업그레이드 돼있지 않았고, 그나마 한글파일 등 일부 문서에나 적용됐다. 엑셀, 도면, 실험 데이터 등은 무방비상태였다. 방위사업청의 중간 감사 결과만으로도 국가 핵심 기술이 이토록 허술하게 관리될 수 있는지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기본 인프라가 이 지경이니 유령 PC에서, 보안 기능없는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로 자료를 내려받은 뒤, 무사하게 건물 밖을 나오는 건 일도 아니었다. 자료 유출을 조장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다. 전직 수석연구원 2명은 각각 35만 건, 8만 건의 각종 자료를 빼돌려 해외로 출국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와 별도로 사업 자료를 무단으로 복사하거나 USB메모리 사용 흔적을 삭제하는 등 보안규정을 위반한 재직자 23명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ADD 내 보안관리 부서는 퇴직 예정자에 대해 보안점검을 실시해야 하는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지난 3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점검을 실시하지 않았다. 기술보호 부서에선 퇴직자의 자료 유출 정황을 인지하고도 임의로 종결 처리하기도 했다. 방위사업청이 관련 감사를 벌인 뒤 “현재 유출된 자료가 몇 건인지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더욱 충격적이다. 빼돌린 기밀자료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도 아직 식별되지 않고 있다. ADD는 퇴직자들에 대한 취업제한 기준도 허술했다. 퇴직자의 취업 제한 대상자를 ‘본부장급 직위’ 이상으로 높여놓아 상당수가 취업심사를 받지 않았다. ADD 내부에서 자료 유출 의혹이 지난 4월에 제기됐는데, 방사청은 그전까지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그간 내부적으로 쉬쉬하던 문제가 지금에야 드러난 것”이라고 하니 더욱 놀라게 된다. ADD는 대한민국 군사기밀의 ‘저장 창고’라 할 수 있는 곳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우주 개발을 담당하는 국책연구기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300억원을 들여 개발한 로켓 나로호의 핵심 부품을 수백만원을 받고 고철 덩어리로 팔았다가 열흘 만에 다시 사들였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발사체 핵심 기술이 고철 값에 외부로 유출될 뻔했다는 얘기다. 당국은 뭔가 총체적으로 잘못돼 있을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라도 이 말도 안되는 일을 제대로 조사해 바로잡아야 한다.
  • [여기는 남미] 이 사진 한장으로 정규직 된 볼리비아 계약직 간호사

    [여기는 남미] 이 사진 한장으로 정규직 된 볼리비아 계약직 간호사

    볼리비아 산타크루스의 한 병원에서 비정규직 간호사로 근무하는 마리 루스는 22일(현지시간) 여느 때처럼 자전거에 올라 집을 향해 페달을 밟았다. 이날 퇴근길은 유난히 험난했다. 아침부터 내린 큰비로 산타크루스 곳곳에서 침수가 발생한 탓이다. 허리춤까지 물이 차오른 곳이 있어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기엔 무리였지만 루스는 열심히 자전거를 달려 귀가했다. 어찌보면 평범하기 그지없는 이 사건(?)이 그의 인생에 반전을 가져올 줄은 아무도 몰랐다. 루스는 볼리비아 보건부로부터 정규직 제안을 받았다. 간호사 루스에게 기적 같은 반전의 기회를 안겨준 건 지인이 찍은 1장의 사진이다. 자전거를 타고 침수된 지역을 통과하는 루스를 본 지인은 사진을 찍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렸다. 지인은 루스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물살까지 가르며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출퇴근하는 걸 보면 그는 진정한 휴머니스트(인도주의자)"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지인은 "볼리비아의 독재정권은 이런 간호사에게 정규직을 주지 않는다"고 뼈있는 지적을 덧붙였다. 루스의 사연은 순식간에 사회적 이슈가 됐다. 해외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는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까지 "용감한 간호사의 희생에 경의를 표한다"고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면서 루스는 일약 전국적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현지 언론들이 경쟁적으로 취재에 나서면서 루스의 사연은 보다 상세히 세상에 알려졌다. 루스는 "(사진이 찍힌 그날) 허리까지 물이 차 있는 곳도 많았다"면서 "그래도 집에 가야하니 열심히 페달을 밟은 것뿐"이라고 했다. 산타크루스에 있는 '생명과 희망' 병원에 근무하는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하루 12~24시간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것도 퇴근시간이 일정하지 않아 대중교통이 끊길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루스는 "예전엔 버스를 이용했지만 코로나19 사태 후 아버지의 자전거를 빌려 출퇴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남매의 장녀인 루스의 꿈은 원래 의사였다. 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비가 비싼 의대에 진학하지 못했다. 그래도 좌절하지 않고 공부한 게 간호학이다. 간호사가 된 후에는 박봉으로 스스로 학비를 대며 약대에 진학, 올해 졸업반이 됐다. 그의 사연이 알려지자 가장 먼저 도움의 손을 내민 건 현지 유명 기업이었다. 이 회사는 아빠의 자전거를 빌려 타고 출퇴근하는 루스에게 멋진 오토바이 1대를 선물했다. 보건부에서도 반가운 소식을 전해왔다. 보건부는 "루스와 정규직 계약을 맺겠다"면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약속했다. 루스는 "(오토바이와 정규직 소식은 반갑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코로나19 대응"이라면서 "혹시라도 증상이 나타나면 시기를 놓치지 말고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 달라"고 당부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금요칼럼] 도동서원과 한훤당 고택카페/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금요칼럼] 도동서원과 한훤당 고택카페/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예전에는 누가 취미를 물으면 ‘절 구경 하기’라 대답했는데 요즘에는 서원 구경이 더 잦다. 지난해 ‘한국의 서원’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관심사로 떠오른 이유도 없지 않다. 낙동강 일대는 특히 흥미롭다. 안동에는 퇴계 이황의 도산서원과 서애 류성룡의 병산서원이, 남쪽 달성에는 한훤당 김굉필의 도동서원이 자리잡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서원 구경은 허망할 때가 적지 않았다. 지금 서원이란 선현에 대한 제사를 제외한 다른 기능은 사실상 멈춰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훌륭한 건축물이라는 것은 잘 알겠다. 그런데 서원에 오늘날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할 ‘그 이상의 무엇’이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서원은 아름답지만 재미는 적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도동서원 일대를 둘러보면서 생각을 바꾸게 됐다. 도동서원은 낙동강이 서남쪽으로 돌아드는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에 동북향으로 앉혀 있다. 한훤당 무덤이 있는 뒷산은 대니산(戴尼山)이다. 공자의 자(字)가 중니(仲尼)이니 ‘공자를 받든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한훤당은 인간의 기본 도리를 담은 소학(小學)에 심취해 소학동자(小學童子)로 불린 인물이다. 주희가 편찬을 명한 것으로 알려진 소학은 양반집 어린아이가 8세가 되면 손에 잡는다는 기초 경전이지만, 조선 사림에게는 남을 다스리기에 앞서 자기 자신을 먼저 다스리는 이치를 담은 최고의 경전이었다는 것이다. 조금의 과장은 없지 않겠지만, 그래서 한훤당은 나이 설흔이 돼서야 다른 경전을 읽기 시작했다고 한다. 스스로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는 소학을 세상을 통치하는 원리를 담은 대학(大學)보다 유용하게 생각했다는 뜻이다. 이런 정도의 배경 지식만 갖추어도 도동서원의 모습은 달라 보였다. 낙동강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유형 유산으로 서원의 존재도 중요하지만, ‘소학 정신의 발신지’라는 무형의 정신 유산 또한 잊혀져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이런 가르침이 서원에서 부족하게 느껴졌던 ‘오늘날에도 유효한 그 무엇’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그러니 서원에서 그동안 재미를 느끼지 못한 것은 상식도 없이 찾아가곤 했던 ‘내 탓’이었다는 반성을 하게 됐다. 도동서원을 찾는 사람 가운데는 젊은층이 많았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한훤당 고택카페가 벌써부터 ‘핫플레이스’로 떠올랐고, 카페를 목적지로 찾은 사람들의 발길이 자연스럽게 도동서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대니산 동쪽 끝에 있는 고택은 서흥 김씨의 종가다. 김굉필의 후손이 1779년 지었다고 하니 한훤당(1454~1504)의 손때가 묻은 집은 아니다. 특유의 정갈한 분위기를 풍기는 한훤당 고택카페는 커피 손님이 많았지만, 미숫가루호두스무디, 가래떡추러스, 흑임자빙수처럼 전통에 바탕을 둔 먹거리도 인기를 끌고 있었다. 카페의 이름은 한글로 ‘소가’라 써 놓았는데, 손님들은 집안 여기저기를 둘러보다 사랑채인 광재헌에 걸린 편액을 보고 곧 소학세가(小學世家)의 줄임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소학의 가르침을 대대손손 이어 가는 집안이라는 뜻이겠다. 한훤당 고택처럼 대표적인 도학자 집안의 유서 깊은 종가를 카페로 만들겠다는 종손의 결심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카페를 찾는 손님의 상당 부분은 필자처럼 서원 구경에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이들이라 감히 짐작해 본다. 카페는 이제 여름이면 고택음악회가 열리는 지역의 문화적 명소로 떠올랐다. 이렇게 카페는 한훤당의 가르침을 알리고 도동서원의 아름다움을 즐기게 하는 일종의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이런 게 문화재 활용의 진정한 모범 사례가 아닐까 싶다. 한훤당 후손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 “검찰이 정치… ‘파사현정’ 반성하라” 추미애, 예정에 없던 檢 작심 비판

    “검찰이 정치… ‘파사현정’ 반성하라” 추미애, 예정에 없던 檢 작심 비판

    이르면 다음달 출범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대국민 공청회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스스로 정치를 하는 듯한 왜곡된 수사를 목격하며 파사현정(그릇된 것을 깨 바른 것을 드러낸다)의 정신에 부합하는 공정하고 올바른 검찰권 행사가 있었는지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검찰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추 장관은 25일 오후 공수처설립준비단 주최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선진수사기구로 출범하기 위한 공수처 설립방향’ 대국민 공청회에서 “(검찰이) 고위공직자일수록 법률의 잣대를 올바로 겨누지 못하고 이른바 선택적 수사, 선택적 정의라고 할 만큼 그릇된 방향으로 사용하는 걸 많이 봤다”면서 “(공수처가) 고위공직자의 범죄를 봐주지 않고, 골라내지 않고 일벌백계하는 수사의 모델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전에 배포된 축사에는 공청회 개최에 대한 축하와 성공적인 공수처 설립에 대한 기원이 주가 됐다. 그러나 추 장관은 이날 예정에 없던 발언을 통해 공수처가 도입되게 된 계기가 검찰의 잘못된 관행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추 장관은 “언젠가 ‘수사와 기소는 분리되는 게 좋다’고 하니 난리가 났다. 마치 정의로운 검찰의 역할을 무력화하거나 정권을 옹호하는 법무부 장관이라는 프레임 씌우기 시도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1954년 형사소송법이 처음 생길 당시 법전편찬위원회 위원들도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게 옳다고 했었다”고 주장했다. 다음달 15일 공수처법이 시행되지만 여야 대립으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도 꾸려지지 않아 기한 내 공수처 출범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를 의식한 듯 남기명 공수처설립준비단장은 개회사 말미에 “공수처장이 임명돼야 공수처가 출범할 수 있는데 그러려면 국회법 개정과 국회규칙의 제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도 여야의 양보와 협치를 강조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실효성 있는 공수처 운영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발제자로 나선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수처의 의사결정구조가 어떤 모습이 될지 논의가 부족하다”면서 “공수처 내부를 수사부와 공소부로 나누는 권한분립이 필요하고, 개정된 형사소송법 취지에 따라 수사부 수사관은 검사와 대등한 경찰수사관 또는 전문수사관으로 재정립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대해 조기영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검경에 비해 소규모인 공수처를 이분하는 것은 조직과 인력 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추미애 “윤석열 총장, 장관 말을 안듣고 일 꼰다”

    추미애 “윤석열 총장, 장관 말을 안듣고 일 꼰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한명숙 사건’ 위증교사 진정 감찰 사건을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검 인권부장이 총괄하라고 지시한 것을 두고 장관의 지시를 사실상 묵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 장관은 25일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주최 초선의원 혁신포럼 강연에서 “이 사건을 대검찰청 감찰부에서 하라고 지시했는데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에게 내려보내고 대검 인권부장이 총괄해 보라고 하며 내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이날 오전 윤 총장의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인사 조치를 내리고 공수처 공청회와 국회 강연 등을 통해 하루 종일 윤 총장에 대한 비판과 지적을 이어나갔다. 이어 “장관 말을 들었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새삼 지휘해서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며 “말 안 듣는 검찰총장과 일해 본 법무부 장관을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검찰청법에는 재지시가 규정돼 있지는 않지만 아침에 샤워하면서 ‘재지시를 해야겠구나’고 결심했다”며 “이후 회의를 소집해 ‘재지시 하세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지시를 하니까 ‘장관이 엄청 화가 나서 재지시를 내리겠다고 한다’고 (직원이 검찰에) 전했다”며 “(재지시는) 검찰사에 남는 치명적 모욕이지만 그날은 재지시로 압박하며 수습돼 좋게 넘어갔다”고 했다. 추 장관은 “공수처 출범, 수사·기소 분리와 함께 자치 경찰까지 동시에 이뤄져야 진짜 개혁이라고 할 수 있다”며 “법무부 장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당에서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추 장관은 강연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검언유착’ 의혹을 받는 한동훈 검사장을 이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내고 법무부가 감찰에 착수한 데 대해 “검사장이 보직에 충실할 수 없는 사정이 발생했기 때문에 인사 조치했고 검찰 자체 감찰로는 제대로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 회의에서 검찰과 협력을 주문한 점에 대해선 “인권수사 제도 개선을 협력하라는 것이지 이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추 장관의 잇단 윤 총장 비판에 대해 “껌 씹는 일진이냐”며 “사건을 어느 부서에 배당하느냐까지 꼬치꼬치 장관이 개입을 해야 하나”고 비판했다.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의 재수사에 대해 청와대의 신원(가슴에 맺힌 원한을 풀어 버림)이라고 분석했던 진 전 교수는 “법무부가 VIP의 흥신소인가 아니면 대법에서 유죄로 확정된 이의 죄를 씻어주는 세탁소인가”라고 지적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나다 “롤모델은 이효리…여성 래퍼 전성기 앞장서고 싶어”

    나다 “롤모델은 이효리…여성 래퍼 전성기 앞장서고 싶어”

    해외 공연 집중…2년 7개월 만에 새 싱글 피구 콘텐츠 만들어 미혼모 단체 기부도“욕 먹어도 늘 도전…힙합계 여성파워 느껴”“욕 먹는 것 두렵지 않아요.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해서 놀래켜 드리고 싶어요.” 25일 싱글 ‘내 몸’을 낸 재개한 래퍼 나다(29)는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랜만의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2년 7개월 만의 복귀에 ‘텐션’도 높았다. 그는 “그동안 유럽, 브라질, 미국에서 공연을 하면서 음악을 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2013년 걸그룹 와썹으로 데뷔한 이후 나다는 자신을 래퍼로 꾸준히 각인시켰다. ‘쇼미더머니’(2014) 출연, ‘언프리티 랩스타3’(2016) 준우승에 이어 ‘고등래퍼’(2019) 심사위원으로 출연했다. 간간히 방송과 연습생 레슨을 하며 자신의 앨범에 대한 꿈도 놓지 않았다. “소속사에서 아이돌 연습생들을 가르쳤는데, 앨범 준비를 제안해 주셨어요. 그동안 저 자신을 돌아보면서 마음을 다잡았기 때문에 신곡 작업도 할 수 있었어요.” 직접 가사를 쓴 ‘내 몸’에는 나 자신을 아끼고 육체적, 정신적인 것에서 투자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그동안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느껴서다. 전 소속사와 전속계약 분쟁을 거치고 직접 운영한 회사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단단해졌다. “밝고 센 성격 같지만 자존감이 바닥을 쳤을 때가 있어요. 결국 남의 말에 휘둘리지 않는게 중요하더라고요.” 그는 엉덩이를 쉴새 없이 흔드는 ‘트월킹’ 댄스로도 유명하다. 이번 신곡에서는 트레이드 밀 위에서 안무를 선보인다. 절친한 안무가 미나명과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하다가 즉석에서 떠올린 아이디어다. 근육을 키우는 운동에 집중했다. 최근에는 유튜브를 통해 본격적으로 몸을 쓰는 운동도 하고 있다. 여성 친구들끼리 피구 경기를 한 뒤 진 팀원들이 5만원을 내는 ‘블러드 나인’이다. 운동을 좋아하는데 여성이 참여할 수 있는 팀이 없어서 직접 만들었단다. “학창시절 다들 피구는 하니까 쉽고 재밌게 하고 있어요. 진 팀이 돈을 내서 미혼모 단체에 기부도 하려고요. 여성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게 너무 힘들테니까 조금이라도 돕고 싶어요. 그러면 져도 기분 좋잖아요.” 소신을 밝히는 데 거침없는 그는 롤모델로 가수 이효리를 꼽았다. 유기견을 돌보거나 나이가 드는 것을 숨기지 않는 태도가 멋져서다. “요즘 힙합계에 여성 래퍼가 많아진 것도 반가워요. 전에는 남성이 워낙 많아 벽을 부수기가 어려울 줄 알았는데, 앞으로 1~2년 사이에 더 많아질 것 같아요. 그런 흐름의 ‘앞잡이’가 돼고 싶습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주무관들 방역용품 빼돌려” 사회복무요원 고발… 주민센터 “사실무근”

    “주무관들 방역용품 빼돌려” 사회복무요원 고발… 주민센터 “사실무근”

    “부정부패 소굴, 감사해 달라” 국민청원 글센터장 “요원의 음해…법적대응” 진실공방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주민센터에 근무했던 사회복무요원이 공직사회의 부정 및 일탈행위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자 공무원들이 이에대한 법적 조치를 할 방침이어서 ‘진실 공방’으로 번질 전망이다. 지난해 11월부터 8개월간 전주시 덕진구 여의동 주민센터에서 일한 사회복무요원 A씨는 인터넷 한 커뮤니티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공무원들의 부정 및 일탈행위를 고발했다. 이 사회복무요원은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부정부패의 소굴 주민센터를 감사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청원 글을 통해 주민센터 공무원들이 코로나19 방역용품과 기부 물품을 빼돌리고 관용차를 무단 사용하는가 하면, 근무지 이탈 및 낮잠 등 일탈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선 “주무관들이 선거관리위원회에 반납해야 할 손 소독제와 마스크를 빼돌려서 나눠 가졌갔다”고 밝혔다. 또 “오후 3시 10분은 근무 시간인데 주무관들은 바비큐 파티를 준비하고 오후 5시부터 고기와 술을 먹었다. (이웃돕기 차원에서) 기부받은 연어 통조림과 컵밥은 주무관들이 나눠 먹고 식초 음료는 유통기한이 지날 때까지 갖고 있다가 버렸습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장은 낮에 막걸리를 마시고 늦게 들어왔고, 주민에게 나눠줘야 할 지자체 소식지와 코로나19 포스터는 무겁다고 쓰레기장에 내버렸다”고 올렸다. 남자 주무관들은 주민센터 모유 수유실에서 이불을 깔고 낮잠을 자는가 하면 한 주무관은 매일 관용차를 타고 커피숍에 간다고 고발했다. 몇몇 직원은 근무 시간에 인터넷 서핑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 보내기, 모바일 게임 등을 한다고도 지적했다. 이 사회복무요원은 “구청에 감사 요청을 구두로 여러 차례 말했으나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았다”며 “꼭 감사원 감사를 통해 (해당 공무원들을) 징계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대해 해당 주민센터는 “사실무근”이라며 펄쩍 뛰었다. 한중희 전주시 덕진구 여의동장은 25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원들이 마스크를 빼돌렸다거나 근무 중에 바비큐 파티를 했다는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 동장은 “낮에 통장들과 술을 먹었다는 주장도 근무가 끝난 오후 6시 이후였고 공무원들은 7시에나 저녁을 먹었다”며 “(공익요원은) 발령받을 때도 공무원들과 여러 트러블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보 또한 통장에게 제대로 배부했고 시일이 지난 과거 관보를 폐기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현재 감사원 지시로 전주시 감사관실과 전북도 인권담당관실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동장은 해당 공익요원의 불성실한 근무태도 등을 지적하며 “그동안 참아왔는데 이제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허위사실공표 등으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공익요원은 주민센터 기자회견 내용이 허위라며 정면으로 맞받았다. 그는 “모든 비리를 직접 눈으로 봤고 사진과 녹취를 통해 기록했다”며 “이를 하나도 인정하지 않고 모두 ‘아니다’라고 부인만 하니 기가 찰 따름”이라고 했다. 또 “주민센터 내에 폐쇄회로(CC)TV가 있기 때문에 그걸 확인하면 모든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공무원들이 CCTV를 삭제하기 전에 감사원에서 이를 확보해 분석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 공익요원은 최근 자신에게 폭언과 인격 모독성 발언을 한 주민센터 공무원을 검찰에 고소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주민센터 직원이 밖에서 치킨을 먹고 저녁 8시에 퇴근했다고 기록하는 방식으로 초과근무 수당을 타낸 정황도 있다”며 “이 또한 해당 공무원의 카드 결제 기록과 퇴근 시각 등을 분석하면 명백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제시 콤스 죽음과 맞바꾼 시속 841㎞ 여성 최고 기록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제시 콤스 죽음과 맞바꾼 시속 841㎞ 여성 최고 기록

    목숨을 바쳐 일군 세계 여성 최고 속도 기록이 사후 10개월 만에야 빛을 보게 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에서도 이름 깨나 날린 여성 자동차 레이서로 지난해 8월 27일(이하 현지시간) 오레곤주 알보르드 사막에서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고 폭발 참사에 스러진 제시 콤스다. 서른아홉 삶을 허망하게 접었다. 당시 그녀가 네 바퀴 제트 엔진 자동차를 몰아 작성한 기록을 시속 841.338㎞로 기네스 월드 레코드가 공인했다고 영국 BBC가 25일 전했다. 종전 기록은 1976년 같은 사막에서 미국 스턴트우먼 키티 오닐이 세 바퀴 자동차를 몰아 기록한 시속 825.110㎞였다. 콤스와 동거했던 테리 매든은 24일 인스타그램에 “어떤 기록도 그녀가 여기 함께 있는 것보다 가치 있을 순 없다”고 착잡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이어 “그녀가 진짜로 원하던 기록이었다. 울음을 삼키지 않고 자동차를 바라보는 일조차 내겐 어렵다. 난 그녀가 자랑스럽기만 하다. 그녀가 오늘 아침에라도 자명종 소리에 일어나 ‘자 역사를 만들어 우리 멋진 날을 만들어 볼까’라고 말할 것만 같다”고 덧붙였다. 콤스의 차는 “앞바퀴의 기계적 결함” 때문에 폭발했는데 그 원인은 사막의 물체에 충돌한 것으로 판명됐다. 하니 카운티 보안관실은 차량 속도가 시속 855㎞에 가까워졌을 때 사고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콤스의 사인은 머리에 가해진 “뭉툭한 압력의 트라우마”였다. 차량은 폭발하며 화염에 휩싸였다.그녀는 이미 2013년 시속 640.518㎞로 네 바퀴 부문 신기록을 작성하고 3년 뒤 본인 기록을 스스로 넘어섰지만 안주하지 않았다. 또 이 종목에서 여성 드라이버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다. 2000년대 4년 동안 스파이크 TV의 쇼 ‘Xtreme 4x4’를 공동 진행했고, ‘Overhaulin’과 ‘Mythbusters’ 등 여러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민 것도 여성들의 모터 스포츠 진출을 북돋기 위해서였다. 죽기 며칠 전에도 여러 차례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오닐의 지상 최고 기록을 경신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불꽃이 일어나는 최전선을 향해 곧장 걸어가는 일이 약간 미친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기꺼이 하고자 하고 대단한 일들을 성취하는 이들이다. 사람들은 내가 미쳤다고 말하는데 난 ‘고마워’라고 대꾸하면 그만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피아니스트 김광민, 3년 만의 단독 공연…여름밤 ‘도심 속 힐링‘

    피아니스트 김광민, 3년 만의 단독 공연…여름밤 ‘도심 속 힐링‘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김광민이 오는 8월 3년 만에 단독 공연을 갖는다.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는 오는 8월 15~16일 이틀간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썸머 브리즈(Summer Breeze)’ 공연 프로그램의 하나로 8월 15일 김광민의 공연인 열린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2017년 6집 정규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 이후 3년 만의 단독 콘서트다. 김광민은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함께 출연해 ‘학교 가는 길’ 등의 연주로 따뜻함을 전해주었다. 재즈와 클래식 장르를 넘나들며 자유롭고 감성적인 음악을 선보인 김광민은 정규앨범 ‘시간여행’, ‘지구에서 온 편지’, ‘너와 나’ 등을 내며 대중과 소통했고 MBC ‘수요예술무대’를 13년간 진행하며 사랑을 받았다. 영화 ‘동감’ OST 중 ‘슬픈향기’, ‘홀로선 이에게’를 비롯해 윤종신과 앨범 작업을 했고 아이유의 ‘나만 몰랐던 이야기’ 피아노 연주 피처링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며 활발한 활동을 했다. 한여름 저녁 도심 속 힐링과 위로를 선사한다는 취지의 ‘썸머 브리즈’에서는 김광민의 공연 외에도 호피폴라의 첼리스트 홍진호를 만나볼 수 있다. 홍진호는 8월 16일 무대에서 첼로 솔로 연주와 바이올린·피아노와의 트리오, 스트링과의 보컬·반도네온과의 컬래버레이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곽병찬 칼럼] 이렇게 망가진 검찰총장이 있었나

    [곽병찬 칼럼] 이렇게 망가진 검찰총장이 있었나

    2015년 10월 15일 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은 직속 상관인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의 자택을 찾아갔다. 국가정보원의 대선 여론조작 및 정치개입 사건을 수사할 때다. 그는 국정원 직원 4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해 강제수사를 하겠다고 보고했다. 조 지검장은 “야당 도와줄 일이 있느냐”며 반대했다. 윤 팀장은 이튿날 ‘팀장 전결’로 국정원 직원에 대한 압수수색과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수사팀은 17일 오전 3명을 체포하고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그날 오후 길태기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윤 팀장을 직무에서 배제했다. 쫓아낸 것이다. 4년 뒤 ‘윤 팀장’은 검찰총장이 됐다. 7월이면 취임 1년이다. 지난 1년간 윤 총장은 대통령 이상으로 주목받았다. 3가지 이유에서였다. 첫 번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 가족을 파렴치범으로 단죄하는 일이었다. 역대급 수사였지만 재판에서 공소 유지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 번째는 윤 총장 가족의 사기 의혹에 대한 처리였다. 표창장 위조 의혹에도 화력을 총동원했던 검찰이 이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를 회피하다가 4년 만에 겨우, 사기를 뺀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했다. 세 번째는 자신의 측근 검사들이 연루된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과 ‘한명숙 사건에 대한 모해위증 강요 의혹’ 사건 처리다. 돌아보면 1년간 난리만 부렸지 한 일은 없다. 결정적인 것은 세 번째다. 그에게 ‘국민 검사’의 명성과 적잖은 의혹에도 검찰총장직을 안겨 준 것은 ‘부당한 압력에 맞선 강직함’이었다. 그는 지금 ‘부당했던 상사의 길’을 걷고 있다. ‘검언유착’ 의혹이 3월 31일 MBC 보도로 세상에 알려지자 4월 초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감찰계획을 제출했다. 그러나 윤 총장은 묵살하고 대검 인권부에 맡겼다. 4월 7일 민언협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중앙지검은 윤 총장 뜻과 달리 수사에 착수했다. 4월 28일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시작되자 윤 총장은 터무니없는 비례의 원칙과 형평성을 거론하며 딴지를 걸었다. 6월 초 수사팀이 기자와 검사장의 대면녹음 파일을 확보하자 윤 총장은 대검 부장회의 뒤에 숨었다. 수사팀은 11일 이동재 기자를 소환하고 16일엔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폰을 압수하는 등 활기를 띠는 듯했다. 그러나 휴대폰, 노트북에서 증거를 없앤 이동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한동훈 소환조사 계획을 대검 형사부는 결재하지 않았다. 19일 대검 부장회의는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문제를 논의했다. 그날 오후 윤 총장은 ‘부장회의 결과에 따라’ 자문단을 소집하겠다고 발표했다. 부장회의는 결론 없이 격론만 벌였었다. 자문단은 위원을 총장이 선임하니, 그의 뜻이 관철되는 구조다. 수사팀 내부는 5년 전 특별수사팀처럼 부글부글 끓었다. 모해위증교사 의혹은 최모씨의 진정으로 불거졌다. 4월 7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 사건 항소심 공판 때 검찰 수사팀에 의한 위증교사가 있었고, 자신은 검찰의 지시대로 법정에서 위증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법무부에 냈다. 법무부는 진정서를 대검 감찰부에 넘겼다. 감찰이 한 달쯤 진행된 뒤 윤 총장은 갑자기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로 이첩을 지시했다. 5월 27일 한동수 감찰부장은 계속 감찰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 부장은 진정서 원본을 내주지 않았다. 대검(윤 총장)은 사본을 만들어 이첩했다. 한 부장은 6월 13일 페이스북에 ‘(모해위증 교사 사건은) 수사 과정에서 범죄행위가 있었는지 가리는 게 사안의 본질이므로 감찰 대상’이라고 개진했다. 5월 말 이번엔 한모씨가 자신도 거짓 증언을 종용받았지만 거부했다며, 수사검사와 지휘라인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6월 18일 한씨는 김진애 의원을 통해 ‘위증교사를 한 자나 그를 조사한다는 인권감독관은 모두 윤 총장의 측근이므로 법무부나 대검 감찰부에서 맡아야 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대검 감찰부에서 감찰하라고 지시했고, 윤 총장은 21일에야 감찰부와 인권감독관실이 각각 조사하라는 엉뚱한 지시를 내렸다. 두 사건 모두 5년 전 ‘윤 팀장’이 주장했던 것처럼 수사팀에 맡기면 될 일이었다. 그러나 ‘윤 총장’은 어떻게든 수사를 뒤틀려고 했는지 한편에선 법무부와 맞서고, 다른 한편에선 수사팀이나 감찰부와 갈등했다. 외압이나 방해로 비칠 것 같으면 임의기구인 대검 부장회의 뒤에 숨었다. 이번엔 자문단 뒤에 숨으려 한다. 도대체 1년 만에 이렇게까지 너절해진 총장이 또 있었을까.
  • [길섶에서] 아빠의 시간/박록삼 논설위원

    말이 좋아 등교 개학이지 실상은 변형된 온라인 수업이다. 중1 아이는 학년별로 한 주씩, 초4 둘째는 일주일에 딱 하루 학교에 간다. ‘드디어 학교 간다’며 좋아했던 아내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세 끼 밥 차리랴, 간식 챙기랴, 온라인 등교 체크나 숙제는 잘 제출했는지 확인하랴 눈코 뜰 새 없다. 아이들 역시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은 여전히 없고, 엄마와 씨름하기는 마찬가지다. 퇴근하면 아내는 반쯤 뚜껑이 열린 채로 붉으락푸르락하고 있고, 아이 역시 반쯤 얼이 나가 있어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이기 일쑤다. 아이의 허술한 학습 상황을 일러바치는 아내 앞에서 혼내는 시늉을 하다가 아이방에서 살살 달래주는 게 일찍 귀가하는 날의 일과 중 하나다. 다들 할 말이 많다. 양쪽을 왔다 갔다 하며 아빠로서 하는 말은 결국 하나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봐라, 아이(혹은 엄마)가 얼마나 힘들겠냐, 상대방을 이해한다면 그렇게 하지 않을 거다 등등. 뻔하거나 허망한 말이다. 그래도 아빠가 있는 시간에는 뭔가 집안의 평화가 지켜지고, 이해충돌자 간의 조정이 이뤄진다 생각하니 내 존재의 이유가 있는 듯싶다. 아버지의 반도 못 따라가지만, 위엄 있으면서도 따뜻했던 그 모습이 자꾸 생각나는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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