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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킴 불이익 준 경북체육회 김 모 부장, 최숙현 선수 부친 회유 의혹 일부 인정

    팀킴 불이익 준 경북체육회 김 모 부장, 최숙현 선수 부친 회유 의혹 일부 인정

    김모 경북체육회 부장이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고 최숙현 선수의 부친 회유 시도 의혹에 대해 일부 인정했다. 김 부장은 이날 관련 의혹을 적극 부인했으나 아버지 최영희씨의 지인과 통화하면서 최 선수 문제를 거론한 사실은 인정했다. 그는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컬링 은메달을 따낸 팀킴에게 항공료 지급을 미루는 등의 불이익을 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 부장은 ‘경북체육회로부터 최 선수 부친을 회유하라는 지시를 받았냐’는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의 오전 질문에 “전혀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오후에 같은 질문을 또 받자 “부친을 통해서 회유한 내용이나 이런 내용은 전혀 없다”면서도 “단지 소년체전과 전국체전이 금년에 경북에서 개최 예정이었고 해서 최 선수 아버지의 지인 되는 분과 통화를 하다가 관련 얘기를 들어서 (한 번) 알아봐주면 좋겠다는 이야기는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아버지 최씨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경북체육회 관계자가 지난 4월 지인 등을 통해서 세 번이나 만나자고 연락이 왔었다”며 “친구 얘기를 들어보니 합의를 보자는 소리였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청문회를 지켜본 아버지 최씨는 “오늘 이야기를 들어보니 관계 기관들이 숙현이 말을 잘 안 들은 것 같다. 2차 피해가 심각하니까 빨리 조치를 해달라고 간곡한 부탁에도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담당자는 참고인이 전화, 문자도 안받는다는 식으로 대응했다”면서 “숙현이가 가장 힘들어 한 부분이 자기 말을 귀담아 듣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인간 구찌’ 비, 럭셔리 카리스마 화보

    ‘인간 구찌’ 비, 럭셔리 카리스마 화보

    가수 비가 ‘인간 구찌’로 변신했다. 패션지 ‘아레나 옴므 플러스’ 8월호의 커버를 장식한 가수 비는 완벽한 비율과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독보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구찌 2020 프리폴 컬렉션과 오프 더 그리드(Off the Grid) 컬렉션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완벽히 소화했다. 화보 속에서 비는 캐주얼 하면서도 댄디한 울 니트와 골든 카멜의 코듀로이 팬츠, 코트 등을 입고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다.한편 비는 ‘깡 신드롬’에 이어 이효리, 유재석과 혼성그룹 ‘싹쓰리’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결성된 프로젝트 혼성 그룹 ‘싹쓰리’는 지난 18일 데뷔곡 ‘다시 여기 바닷가’를 공개했다. ‘다시 여기 바닷가’는 각종 음원 사이트 차트 1위를 기록하며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비의 인터뷰와 화보는 ‘아레나 옴므 플러스’ 8월호와 ‘아레나 옴므 플러스’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박재만·박태희 경기도의원, 민간·가정 어린이집 운영 애로사항 및 환경개선사업 정담회

    박재만·박태희 경기도의원, 민간·가정 어린이집 운영 애로사항 및 환경개선사업 정담회

    경기도의회 박재만 의원(더불어민주당·양주), 박태희 의원(더불어민주당·양주)은 21일 경기도의회 양주상담소에서 어린이집연합회 관계자 7명과 어린이집 운영 애로사항 및 환경개선사업에 대해 청취하고 질의답변 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린이집연합회 관계자들은 “현장에서 격고 있는 애로사항과 보육전반에 걸친 운영의 어려움이 있으며 어린이집 현황에 맞게 ‘지원 계획’이 개편되길 바란다”며 “이번 정담회가 시간의 여유가 있으면 더 토론을 하고 싶을 정도로 의미있는 자리를 마련하여 주시고, 애로사항을 경청하여 주심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박재만, 박태희 의원은 “이런 힘든 시기에 어린이집 운영상 애로사항을 청취하니, 현장의 많은 어려움을 체감할 수 있었다”며 “이번 정담회에서 청취한 애로사항들을 적극 검토하고 앞으로도 이런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하여 현실에 맞는 보육 현장 그리고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어린이집 예산지원과 정책마련을 위해 세심히 살피겠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Focus人] 영화 ‘똥파리’ 이후 11년, 강단으로 돌아온 양익준 감독

    [Focus人] 영화 ‘똥파리’ 이후 11년, 강단으로 돌아온 양익준 감독

    “가족 안에서 어떤 답답함들이 팽창되고, 그 안에서든 밖에서든 제가 받았던 폭력적인 이미지들이 기억 속에 남아 있는데 그런 기억들이 저한테는 연기적인 요소가 되더라고요. 특강이나 강의를 할 때도 배우들의 감정에 제일 우선적으로 있어야 하는 건 ‘분노’라고 얘기해요. 그 분노의 감정을 꺼내는 작업이 끝나면 웃음이나 다른 어떤 건강한 것도 그것으로부터 연결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올해부터 한국영상대(구 공주영상대) 연기과 초빙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는 양익준(45) 감독. 2009년 독립영화 ‘똥파리’로 12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독립영화계의 영원한 스타다. 똥파리를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말할 정도였으니, 가히 당대의 똥파리 신드롬은 눈부셨다.  모교로 돌아온 그가 똥파리 이후 11년의 공백을 학생들과 함께한 65분짜리 비공식 장편영화, ‘병신들의 향연’으로 채워 지난 9일 시사회까지 마쳤다. 비록 전문 영화 스태프들과의 작업은 아니었지만 본인과 학생 포함 제작인원 8명, 하루 제작비 9만 원, 총 7회 차 촬영치곤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명색이 감독이고 연출하는 놈인데 교실에서 카메라 실습만 하는 게 자존심도 상했고 학생들과 일주일에 몇 신 씩 써서 한 번 찍어보자고 했죠. 이 친구들이 어떤 아픔들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많은 얘기들을 나누면서 조금씩 시나리오를 쓰면서 찍었죠. 그냥 수업 실습으로 시작했는데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이 친구들이 프로듀서, 조감독 1인 3역, 4역까지 했어요. 이렇게 촬영 7회 차 만에 장편 영화가 나왔다는 건 정말 기적 같은 일이죠.” 틈틈이 예능에도 출연하고, 2017년에는 일본 감독 키시 요시유키의 영화 ‘아, 황야’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등 일본에서도 활발한 연기 활동을 펼치고 있다. 늘 연기와 연출에 대한 본능의 끈을 더 강하게 당기며 살고 있는 양감독을 한국영상대 푸른 잔디밭에서 만나 얘기를 나눴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Q) 아직도 알아보는 분들 있는지중고등학교 때 제 영화를 본 친구들이 있어요. 그 친구들이 20대 후반이 돼서 알아보기도 해요. 근래는 SBS 불타는 청춘이란 예능에 나왔더니 50~60대 연령대 분들께서 많이 알아보시더라고요. (Q) 연기는 어쩌다 입문하게 됐는지상업고등학교를 나왔어요. 특별한 기술은 없고 펜글씨 자격증 3급 있는 게 전부였죠. 3학년 2학기 때 취업을 나갔는데 아이들 장난감 파는 외판원, 용산전자상가에서 세탁기, 냉장고 배달하는 일 등을 했어요. 아버지가 가구점을 해서 가구배달을 중학교 때부터 했기 때문에 100kg 이상 되는 물건들도 아저씨들이랑 같이 나르고 했죠. 공사현장 막노동은 특별한 이유없이 제 몸을 소진시키는 게 저한테는 굉장히 필요했던 일이었던 거 같아서 했나 봐요. 중학교 때 친구들이 SBS 창사특집 꾸러기 콘테스트에서 춤으로 연말결산 2등을 한 거예요. 부러운 마음에 ‘너희들이 가수를 하니깐 나는 탤런트를 하겠다’라는 말을 친구들에게 했죠. 그렇게 내뱉은 말이 영화나 연기 등을 해나가게 한 거 같아요. 바보 같은 저의 어떤 부족한 공간을 채우고 싶다는 열의가 여기까지 오게 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Q) 영화 ‘똥파리’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기타노 다케시가 ‘가족은 누가 보고 있지 않으면 내다 버리고 싶은 존재들이란 얘기를 했거든요’ 피를 나눈 사이들이지만 그 안에는 타인들보다 더 심각한 오류와 갈등 속 환경에 처한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런 부분들이 서른이 넘어도 빠져나가지 않더라고요. 막말로 뭔가 죽여 버리고 싶다는 마음속 ‘악’이 생겼죠. 그렇다고 제가 누군가를 때려 본 적도 없는 사람인데, 그런 마음이 있었던 거 같아요. 그런 걸 연기로 해갈하고 싶었는데 연기로는 좀 어려웠던 거 같고 연출로 내가 글을 써서 내 안에 있는 어떤 응어리나 악 같은 것들을 한 번 내놓아보자 했던 것이 똥파리란 영화를 연출하고 연기하게 됐죠.(Q) ‘똥파리’ 완성 후, 가족이란 단어에서 오는 심적 부담이 사라지고 비로소 소통이 생겼다고 했는데어렸을 때부터 앞집, 건넛집, 옆집 다 시끄러웠던 거 같아요. 당시가 전두환, 노태우 시대였는데 시대적인 억눌림이나 꼭두각시처럼 살 수밖에 없었던 서민들이 영향을 받으면서 어떤 답답함을 뱉을 길이 없다보니깐 그게 가족 안에서 풀어 헤쳐졌던 거 같아요. 그 모순이 저한테도 성장하면서 제일 큰 영향을 끼쳤고 그 힘들고 아픈 부분이 저한테 지금 연기뿐만 아니라 감독이라는 직업을 갖게 만든 아이러니하고 재밌는 상황 같아요. (Q) 각 종 국제영화제 38여 개의 상을 휩쓸었는데이 영화가 이렇게 큰 반향을 일으킬 줄도 몰랐죠. 하여튼 엄청 많이 보셨어요. 공식적으로는 12만 명 넘게 보셨는데 비공식적으로는 주변에서 똥파리란 영화를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안 본 사람은 없다 싶을 정도로 온라인 쪽으로 많이 보셨죠. 새로운 배우들도 여럿 등장하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환영해 주셨어요. 가족이란 테마는 전 세계적이잖아요. 해외 영화제에서도 영화가 끝난 후에 저한테 다가오셔서 꼭 끌어안아 주셨던 분들도 계셨죠. 정말 많은 나라들의 영화제에 갔었고 그곳에서 가족에 대한 많은 얘기들을 나눴던 거 같아요.(Q) 제작사가 돈을 싸들고 찾아왔다는데돈을 싸들고 온 적은 없고요. 시나리오는 3~4백 편 받았어요. 엄청난 작업을 하자고 제의를 받기도 했었죠. 근데 똥파리 딱 끝내고 나서 2009년 개봉 후 하순부터 정신이 나가더라고요. 공황장애가 온 거죠. 인간이 쓸 수 있는 용량을 초과하니깐 머리의 퓨즈가 딱 끊어지더라고요. 그때부터는 제작비 1000억 원에 연출비 100억 원을 줘도 못하겠다고 하고 지금까지 10년 정도 이렇게 있었죠. 예능 출연 요청도 엄청 왔어요. SBS 정글의 법칙, tnN 더 지니어스, 별게 다 들어왔는데 못하겠더라고요. 하지만 틈틈이 일본 영화에는 3~4편 정도 출연했어요. 연출 제의받은 작품도 4~6개 되는데 거절했더니 대신 연기해달라고 요청해서 연기하러 해외로 나갈 예정입니다.(Q) 제작비는 어떻게 마련했는지CJ에서 1500만 원, 영화진흥위원회에서 3500만 원, 아버지한테 3500만 원, 요즘 핫하게 뜨고 있는 오정세란 배우한테 350만 원 그리고 친구들한테 얼마씩 모아서 만들었죠. 똥파리 여자 주인공 집이 제가 7년간 살던 집인데 돈이 정말 없어서 그 집 전세보증금 빼서 찍었죠. 마지막엔 정말 돈을 구할 데가 없어서 촬영 35회 차(총50회 차)때 모든 스태프들을 내보냈어요. 나머지 15회 차는 친척들, 친구들 불러 스태프도 하고 연기도 하게 하면서 마무리했죠. 지원받은 5천만 원 제외하고 1억 3천만 원 빌려 준 사람 이름을 집 벽에다 1~2년 적어 놨죠. 극장 돈이 좀 늦게 들어왔지만 순차적으로 하나씩 갚으면서 지웠죠. 수익이 크지 않아서 이자를 주지는 못했어요. (Q) 수중에 있던 15만 원으로 눈물젖은 삼겹살 파티돈이 없어 더 이상 촬영할 수 없게 됐어요. 35회 차 찍기 전날 팀을 해산하려고 했죠. 당시 PD하고 저하고 끌어 모은 돈이 15~20만 원 정도 왰어요. 그날 촬영 끝나고 값싼 삼겹살 먹으면서 ‘자, 오늘부터 여러분 삶의 1순위는 똥파리가 아닙니다. 다시 여러분들 삶의 1순위로 돌아가십시오’라고. 조감독은 펑펑 울고, 화내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냥 슬펐어요. (Q) 당시의 풋풋했던 스태프들에 대한 기억은폭력적인 장면이 많이 나온 영화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촬영장 분위기가 어두운 건 아니었어요. 저도 피에로 기질이 있어서 ‘텔미텔미’하면서 춤도 추고 그랬죠. 연기는 연기일 뿐이니깐요. 당시 유행했던 싸이월드에 제가 같이 영화할 사람 찾는다는 글을 올리자, 제 팬이었던 친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같이 도와주기도 했어요. 한 번은 가짜 망치를 만들어 오라고 요청했더니, 사비 15만 원을 들여 강도 80%의 진짜 망치를 만들어 온 거예요. 예상치 못한 거였지만 너무나 고마웠죠. 이런 얘기 하는 건 좀 그렇지만 등신 같고, 없는 놈들끼리 만드는 건데 화날 일도 짜증 날 일도 없었죠. 연기하면서 현장에서 배웠던 건 따뜻해야 한다는 거였어요. 영화도 결국은 인간이 만드는 거니깐요. 당시 영화에 참여했던 모든 스태프들, 아직도 친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Q) 빚쟁이 짜장면 남자로 나왔던 오정세, 어떤 사람인지고속도로도 길이 나뉘잖아요. 같은 고속도로지만 오정세가 한쪽 길로 열심히 가고 있다면 저는 다른 한쪽 길로 열심히 가고 있는 거죠. 한동안은 엄청 많이 만났었죠. 서로의 길을 가다 결국 다시 만날 거 같아요. 어쨌든 도로는 연결돼 있을테니깐요. 사실 오정세는 똥파리 전에 43분짜리 ‘바라만 본다’(2005)라는 제 영화에 출연했어요. 제가 너무 존경할 정도로 훌륭한 배우예요. 이 친구는 자신의 연기를 뛰어넘기 위해 어마어마하게 노력하는 친구예요. 영화 준비할 때, 항상 도서실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연구할 정도로 제가 본 배우 중에 제일 노력을 많이 하는 친구죠. 햄버거 CF도 나와서 기분이 좋습니다. (Q) <똥파리>에서 본인(상훈)을 죽인 여주인공의 남동생은 영화 <박화영>의 이환 감독이환 감독은 독립영화를 만드는 감독들과 교류를 하면서 많은 영향을 받은 거 같아요. 배우에게 어떤 캐릭터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다든가 하면 연기적인 한계를 느끼거든요. 그러면서 넘어가게 되는 경우가 연출이에요. 이완 감독도 그런 수순을 밟았다고 보고 훌륭한 감독이라고 생각해요. 두 번째 영화도 이미 끝났다고 들었어요. 코로나19 사태로 개봉이 좀 늦어지는 거 같은데, 에너지가 많이 있는 만큼 앞으로 영화를 계속 잘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어요.(Q) ‘불타는 청춘’에선 보인 끼는 어디서 나온 건지예능감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원래 그렇게 놀아요. 빨리 친해지려면 제가 장난도 많이 쳐야하고 바보 같은 모습을 보여야지 빨리 친해질 수 있잖아요. 가끔씩 이렇게 출연하면 시골 바람도 쐬고 누나 형들하고 같이 밥도 해먹고 그러는 게 마음이 좀 편안한 부분도 있죠. (Q) 학생들에게 연기에 있어 중점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면‘액션’하는 순간, 카메라 밖의 세상과 카메라 안의 세상이 분리가 되고 스태프들은 절대 그 차원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게 되죠. 카메라는 거짓도 빨아들이고 진심도 바로 빨아들이거든요. 마치 거울처럼 말이죠. 사는 게 거짓이면 거짓말하는 사람인 거잖아요. 연기를 하면서도 거짓말하지 말자. 진심으로 하자. 그게 제 모토죠. (Q) 자신의 DNA를 후세에 남기고 싶지 않다고 말한 적 있는데과거엔 저의 DNA를 갖고 있는 다음 세대가 태어나지 않기를 바란 마음이 있었는데 지금은 장가가고 싶어요. 상황이 되면 아이도 낳고 싶고. 한 번은 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거 같아요. (Q) 나에게 꿈이란초등학교 때 대통령, 박사가 되고 싶었었던 것 외엔 꿈이 거의 없었어요. 똥파리라는 영화가 혹시 나도 모르는 내 무의식의 꿈은 아니었을까, 이 녀석이 이렇게 현실화됐는데 그렇다면 내 꿈은 이뤄진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요. 꿈을 구체적으로 갖느냐 안 갖느냐는 각자의 판단이고 개인적으론 꼭 갖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sungho@seoul.co.kr
  • [임창용 칼럼] 힘보다는 제구력이 필요할 때

    [임창용 칼럼] 힘보다는 제구력이 필요할 때

    정부가 서울 시내 그린벨트 해제 카드를 접었다. 반대 여론이 거세자 문재인 대통령이 그제 정세균 총리와 회동을 갖고 보존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결국 최고 결정권자인 대통령이 나서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모양새가 됐다. 하지만 지난 며칠간 그린벨트 해제를 둘러싼 여권 내 파열음은 힘의 지형과 향후 문재인 정부의 정책 추진 좌표에 변화를 보여 줄 것이란 조심스러운 예감을 갖게 한다. 불과 며칠 전까지 그린벨트 해제 추진은 거칠 게 없어 보였다. 지난 15일 당정은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그린벨트 해제를 포함한 주택 공급 방안 논의를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를 구성했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17일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 “이미 당정 간 의견을 정리했다”고까지 했다. 이 정도면 문 대통령의 추인을 받았을 것이란 추측도 가능했다. 그동안 “절대 반대”를 고수해 온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사망하면서 해제는 시간문제란 보도까지 나왔다. 그러나 정 총리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차기 대선 후보로서 여권 내 2강인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반대 의견을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까지 오지랖 넓다는 지적까지 받으며 해제 반대에 가세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당정청이 추진하려는 정책에 총리와 대선주자들, 일부 장관까지 반대 의사를 보인 것은 아마 처음이지 싶다. 여기에 국민의 60% 이상이 그린벨트 해제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지난 2~3일간 벌어진 이런 급박한 형세 변화에 문 대통령도 결국 그린벨트 보존을 결정했다. 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 중이라도 이런 결과로 이어졌을까. 힘의 변화를 누구보다 예민하게 감지하는 이들이 정치인들이다. 집값 폭등 사태, 박 전 시장 사망과 성추행 의혹 여파로 문 대통령 지지율은 40%대 중반까지 추락했다. 총선 때만 해도 60%를 넘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30%대로 떨어졌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꽉 막혀 있고, 경제상황은 악화일로다. 총선 압승을 임기 후반기 동력으로 삼으려 했던 문 대통령이지만, 반전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게 됐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여권 내 그린벨트 파열음은 결국 힘의 좌표가 서서히 미래를 향해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 주는 작은 신호라는 생각을 뿌리칠 수가 없다. 문 대통령과 여당은 정부 출범 이후 한동안 촛불혁명을 이룬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동력으로 남북 관계 개선과 적폐청산 작업을 거침없이 이끌었다. 소득주도성장론이나 대입제도 개편처럼 논란이 큰 사안도 높은 지지율을 지렛대 삼아 밀고 나갔다. 실패를 거듭한 부동산 정책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힘이 부치는 상황에서 힘에 의존한 정책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강속구 투수도 나이가 들면 정교한 제구력으로 타자들을 요리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젊었을 때 파이어볼러였던 그레그 매덕스는 나이가 들면서 ‘제구력의 마술사’로 거듭나 메이저리그의 전설이 됐다. 30대 중반의 류현진도 강속구보다는 자로 잰듯한 제구력으로 자신의 진가를 높이고 있다. 임기 말이 다가올수록 국정 동력이 떨어지는 건 필연적이다. 정책 추진에 힘보다는 제구력이 필요한 이유다. 부동산 정책처럼 이해관계가 복잡한 경우엔 더 그렇다. 정책 하나하나 수많은 경우의 수가 발생하고, 그에 따른 역작용을 수반한다. 대출을 과도하게 조이니 실수요자까지 피해를 보고, 임대사업자 등록을 장려하니 갭투기를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진 것처럼. 적폐청산은 피아 구분이 어렵지 않아 압도적인 힘으로 공세를 퍼부어 큰 효과를 낼 수 있었다. 한데 부동산 시장에선 아군(실수요자)이 적군(투기꾼)들 사이에 섞여 있기 십상이다. 적군들만 골라 제거할 수 있는 스마트폭탄이 필요한 이유다. 한데 정부는 지금까지 폭발력만 센 재래식 고폭탄을 고집했다. 결국 아군들까지 살려 달라고 아우성치는 사태를 초래했다. 시간이 얼마 없다. 정부와 여권은 힘보다는 정교한 제구력을 앞세워야 한다. 그린벨트 파열음 같은 힘의 균열 사태는 갈수록 잦아질 것이다. 더이상 힘만으로 주요 정책을 관철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린벨트 해제 카드가 무산되자 여권에선 행정수도 이전이나 전월세 값을 정부가 정한다는 등의 설익은 카드를 던지려는 모양이다. 이런 카드들이 과연 현실성이 있는지 숙고부터 하기 바란다. 힘만 믿고 강속구를 고집하다간 난타당해 강판당할 수 있다. sdragon@seoul.co.kr
  • [사설] 통합당 ‘좌클릭’한다며 ‘적과의 내통’ 발언하나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어제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진정한 협치를 강조하는 한편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잇따른 성추문 사건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하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 대전환을 요구했다. 특히 대북 정책과 관련해 지난 3년간 문재인 정권이 추진한 ‘평화 프로세스’는 “개성공단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와 북측의 조롱과 모멸로 허상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는 27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를 겨냥해 “어떻게 전문성도 없으면서 대북 불법송금으로 징역형을 살았던 인사를 국정원장에 지명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19일에도 박 후보자에 대해 “(적과) 내통하는 사람”이라며 “적과 친분 관계가 있는 분이 국정원을 맡아서 과연 되는가”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아무리 야당이라도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고 반박할 정도였다. 보수 야당으로서 북한을 비판하고 남한 진보 정권의 안보관을 비판하며 남북 관계에 대해 비판할 수는 있다. 하지만 주 원내대표가 남북 대화 모색을 적과 내통한다는 식으로 표현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면 어떤 대화도 거부하고 적대적으로 대치만 해야 한다. 통합당이 집권하더라도 남북 관계는 개선돼야 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총부리를 겨누는 일은 없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인식을 고수하니 통합당이 시대착오라는 비판을 받는 것이다. 통합당은 그제 ‘모두의 내일을 위한 약속’을 주제로 한 새 정강정책 초안에 산업화 정신과 함께 민주화운동 정신까지 모두 망라해 놓았다.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이어받고, 5·18민주화운동, 6월항쟁, 부마항쟁 등 민주화 정신도 이어받겠다고 명시하고 있다. 특정 이념과 진영의 논리로 과거를 배척하지 말고 국민 통합을 이루자는 취지로 여겨진다. 또 노동권 보호 등 새누리당과 한나라당 등 옛 보수 정당 정강에 없던 내용도 대거 포함해 중도와 진보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취임 후 5·18 추념식에 참석하고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도 참배하는 등 이념을 뛰어넘는 통합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이번 적과 내통 발언은 그전의 통합 움직임이 ‘보여 주기식 쇼’였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는 것은 당연하지만, 야당도 정부·여당과의 협치를 원하다면 서로 넘어서는 안 될 금도를 지키는 것이 예의다.
  • [장인주의 춤추는 세상] 춤이 보약

    [장인주의 춤추는 세상] 춤이 보약

    지난 3월 코로나19가 이탈리아 전역에 급속도로 번지고, 외출금지령이 내려진 어느 날 한 남성이 발코니에서 트럼펫 연주를 시작했다. 존 레넌의 ‘이매진’이 텅 빈 거리에 잔잔하게 울려 퍼졌다. 침몰하는 타이태닉호에서 연주를 멈추지 않았던 연주자의 마음이 그랬을까. 멋진 무대의 유명 음악가는 아니지만, 고난 앞에서도 희망을 전해 주는 트럼펫 연주자의 뜨거운 마음이 퍼져 나가는 듯했다. 시신이 쌓여 가는 한편에서 밖에 나가지도 못하는 이탈리아 국민들은 발코니에 모여 낚싯대로 잔을 부딪치며 축배를 들고 합창을 하고 춤을 추었다. ‘발코니 예술’의 탄생이라 할까.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전 인류적 재앙 앞에서 예술은 다시 한번 휴머니티의 고귀함과 강인함의 상징임을 보여 주며 치유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웃들, 가족들의 임종조차 지키지 못하면서 내 앞에 어른거리는 바이러스의 공포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절망 속에서 음악과 춤은 다시 희망을 이야기할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7월 초 프랑스 북부 노르파드칼레에서는 희귀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3세기를 이어 온 탄광 유적지에 인간 띠를 만들었다. 제목은 ‘공생, 흙더미 위의 부활’이다. 세계문화유산등재 8주년 기념 공연인 셈인데, 아무리 야외에서 행했다고는 하나 봉쇄 조치가 완화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마스크도 쓰지 않은 탓에 불안감이 컸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참가자들은 그 이상을 뛰어넘는 신비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80명의 일반인과 20명의 현대무용가들이 섞여 2미터 간격으로 긴 줄을 만들어 민둥산을 에워쌌다. 상상 속의 에너지 공을 조심스레 손에서 빚어내 파워를 불어넣어서 한 사람씩 차례대로 정상을 향해 힘차게 전달하기 시작했다.태극권의 ‘기’(氣) 충전이나 만화영화 ‘드래곤볼’에서 ‘에너지파’를 날리는 듯한 동작이 10여분 동안 지속되면서 코로나를 뛰어넘는 춤과 공간의 공생이 자리 잡았다. 퍼포먼스를 만든 안무가 실뱅 그루의 말처럼 참가자들은 자연과 함께여서 좋았고, 무엇보다 연대감이 주는 거대한 힘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를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로 대적하는 전설을 시현한 듯한 공연이었다. 이처럼 세계 도처에서 인간의 영혼을 치유하기 위한 예술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꼭 공연이 아니어도 곳곳의 일상에서 무용은 활약을 하고 있다. 네덜란드 항구 도시에서는 ‘막춤교실’이 성황리에 열렸다. 아침마다 항구에 모여 사회적 거리를 유지한 채 따라 하기 없이 즉흥적으로 ‘미친 듯이 춤추기’를 하다 보면 어느새 스트레스와 두려움은 사라지고 활력을 찾는다고 하니 이보다 더 좋은 치유가 있을까. ‘몸이 곧 정신’이라고 했다. 여러 예술 장르 중에서도 특히 몸을 움직여 감정을 표현하는 ‘무용’이야말로 탁월한 치유의 수단이다. 서양의 댄스테라피, 커뮤니티댄스가 발달하기 훨씬 이전부터 우리에게는 ‘강강술래’가 있지 않았던가. 여자가 밤에 외출도 못 하던 시절에 떼를 지어 노래를 부르고 밤새 춤을 추면서 삶의 고뇌도 잊고, 문화재급 전통도 만들었다. 우리는 삶의 제전으로 가무를 즐기는 피를 물려받았다. 나가서 춤을 추자. 단 감염 예방수칙은 꼭 지키면서. 야외 또는 넓은 공간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춤을 추자. 이런 규칙이 버겁다면 인터넷 가상 공간에서 만나 시도해 보자. 그조차도 여건이 안 되면 혼자라도 해보자. 방문 걸어 잠그고 신나는 노래 한 곡 틀고 자유롭게 춤 삼매경에 빠져 보는 것은 어떨까. 어느새 뼈 마디마디에서 바이러스를 이겨 낼 강인함이 용솟음칠 것이다. 다이어트 효과는 덤이다.
  • [길섶에서] 전라도식 콩국수/박록삼 논설위원

    아버지는 복날 즈음이면 콩국수를 드시곤 했다. 요즘에야 슈퍼마켓에서 사서 국수만 삶으면 그만이지만 20~30년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콩을 미리 불려 놓은 뒤 믹서에 콩을 갈고 베에 짜서 콩물 내는 과정이 간단치는 않았다. 소면을 사기도 했지만, 일부러 밀가루 반죽 뒤 칼로 썰어 국수를 만들기도 했다. 이렇게 어머니의 번거로운 손품 위에서 만들어졌건만 콩물 맛만 따지자면 별 맛이 없었다. 그럼에도 콩국수는 별미였다. 엄밀히 말해 ‘전라도식 콩국수’는 달랐다. 부러 어린 입맛을 맞추려 한 건 아니었을 테지만, 설탕 듬뿍 넣고 소금 조금 넣는 식이다. 요즘 말로 ‘단짠’의 완성이다. 30년 전 서울에 와 어느 날 식당에서 콩국수를 먹으며 깜짝 놀랐다. 콩국수를 파는 식당에 설탕 종지가 없었고, 설탕을 달라고 하니 이상한 사람 취급하던 식당 아줌마의 눈빛이 잊히지 않는다. 콩국수와 설탕은 전라도 바깥에 없는 음식궁합이었던 게다. 예전만 못하지만 요즘도 영양 보충 핑계로 보양식을 찾곤 한다. 애꿎은 닭이며, 오리며, 장어며 하는 것들이 사람들 복 추렴하는 일에 제 몸을 기꺼이 내준다. 괜히 두루 모여 술병만 나뒹굴게 하지만 말이다. 중복에는 모처럼 설탕 듬뿍 넣어 콩국수를 먹어야겠다. youngtan@seoul.co.kr
  • 끝없는 배달 콜·퇴근 없는 재택… ‘저녁 없는 삶’에 내몰렸다

    끝없는 배달 콜·퇴근 없는 재택… ‘저녁 없는 삶’에 내몰렸다

    코로나19 사태가 노동 시장에 미치는 풍선효과가 예사롭지 않다. ‘비대면’(언택트) 활성화로 배달업이 호황을 누리자 플랫폼 노동자들이 보호받지 못하게 됐고, ‘오프라인’ 자영업자들은 손님이 뚝 끊겨 폐업 위기에 내몰렸다. 취업자 수는 바닥을 쳤고 재택근무는 ‘저녁이 없는 삶’으로 이어졌다.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기여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부작용이다. 국민적 예방 노력이 낳은 역설인 셈이다.●“잘하면 일당 20만원” 쉼없이 달린다 서울 송파구 일대에서 배달 일을 하는 박모(24)씨는 지난달 오토바이를 타고 골목길을 지나다 자동차와 부딪치는 사고를 당했다. 보험 처리는 원만하게 했지만 다리를 다쳐 당분간 배달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박씨는 “코로나 사태로 배달 콜이 늘어난 만큼 돈을 더 벌려면 서둘러야 하다 보니 사고를 당하는 라이더가 늘어났다”면서 “일당을 20만원까지 벌 수 있는 배달 대목인데 못하게 돼 답답하다”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 확산 이후 오토바이 등 이륜차 사고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22일까지 집계된 이륜차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5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다. 경찰과 정부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오토바이를 이용한 배달이 급증해 사고 위험이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안전보건공단은 배달 앱 운영사와 손잡고 배달 오토바이가 사고 다발지역에 접근하면 배달 앱에서 알림을 울리도록 했다. 경찰은 이륜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7~8월 두 달간 이륜차 교통법규 위반을 집중적으로 단속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부터 교통안전공단과 함께 운영해 온 이륜차 공익제보단을 1000명에서 2000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병균 대하듯… 문 앞에 세워두고 소독제 뿌려 가전제품 방문 관리 매니저 김모(47)씨는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던 지난 3월 고객에게 문전박대를 당하는 일이 허다했다고 털어놨다. 약속한 날짜에 방문했는데도 “돌아가라”로 한 고객이 있는가 하면, 문 앞에 세워 놓고 소독제를 뿌리며 자신을 마치 코로나19 확진자처럼 대한 고객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김씨는 “체온도 체크하고, 세정제로 손도 소독하며 많은 신경을 썼는데도 그런 대우를 받을 때면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 이후 방문 판매원, 가사도우미,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형태(특고) 근로자들이 인권 침해를 당하는 일도 잇따랐다. 코로나19 전염 우려로 타인의 가정 방문을 꺼리거나 혐오하는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특고 노동자의 권익 침해 사례가 빈발하자 지난 7일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협동조합협의회’가 출범했다. 협의회에는 한국가사노동자협회,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전국보조출연자노동조합 등이 참여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기본적인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활동할 것”이라면서 정부를 향해 “플랫폼·프리랜서 기본법을 제정하고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내 플랫폼·프리랜서위원회를 설치하라”고 요구했다.●실시간 응답 없으면 질타… 재택 근무의 독 국내 중소기업에 다니는 유모(40)씨는 코로나19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 3월 회사의 방침에 따라 재택근무를 했다. 처음에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만원 지하철을 타고 회사에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마냥 기뻤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비대면 근무가 본격화하자 ‘메신저 지옥’이 시작됐다. 회사 팀장은 유씨가 메신저에 곧장 답을 하지 않으면 전화를 걸어 “메시지 왜 안 보느냐”고 다그쳤다. 또 ‘퇴근’이라는 업무의 끊고 맺음이 분명하지 않다 보니 저녁이 돼도 업무가 끝나지 않았다. 집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하달되는 업무량도 더 많아졌다. 유씨는 재택근무가 한 달 만에 끝나자 “재택근무가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며 쾌재를 불렀다. 코로나19 사태로 일상화된 재택근무와 화상회의가 오히려 직원들을 옥죄는 수단이 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연차 소진→휴업→해고… 벼랑끝 내몰려 대구동산병원 환자식당에서 10년 넘게 일한 이화자(57)씨는 지난 2월 말 병원 측으로부터 집에서 대기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식당을 폐쇄하니 출근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15일이 흐른 뒤 이씨의 휴대전화에 계약이 만료됐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날아들었다. 병원 측은 “경영난이 심각해 계속 휴업 수당을 지급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직원들에게 연차 소진이나 휴업을 강요하는 사업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지난 2~3월 민주노총에 접수된 노동자들의 피해 유형도 2월부터 3월 중순까지는 ‘무급휴직’이 가장 많았다가 3월 말에는 ‘해고 및 권고사직’ 비중이 월등히 높아졌다. 경영 사정이 점차 나빠지면서 ‘연차 소진’에 이어 ‘휴업·휴직’을 시행한 것이 결국에는 ‘해고·권고사직’으로 발전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취업자 수가 날개 없이 추락하면서 고용 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통계청이 지난 15일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는 2705만 5000명으로 전년 대비 35만 2000명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 3월 19만 5000명, 4월 47만 6000명, 5월 39만 2000명에 이어 4개월 연속 줄었다. 취업자 수가 4개월 연속으로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10월부터 2010년 1월 이후 10년 만이다. 취업자 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업종은 숙박·음식점업으로 18만 6000명이 줄었다. 도·소매업은 17만 6000명, 교육서비스업은 8만 9000명, 제조업은 6만 5000명씩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전 산업의 취업자 수에 영향을 미쳤고, 그중에서 대면서비스업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달 실업자와 실업률은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자 수는 9만 1000명 늘어난 122만 8000명, 실업률은 0.3% 포인트 오른 4.3%로 집계됐다. 청년층 실업률은 10.7%로 같은 달 기준 1999년 11.3%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았다. 구직단념자도 53만 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만 4000명 늘었다. ●플랫폼 노동자 등 보호 법안 추진 정부는 코로나19로 무너진 고용 시장을 살리기 위해 ‘한국판 뉴딜’ 계획에 고용사회안전망 강화책을 담았다. 정부는 전 국민 대상 고용보험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먼저 2022년까지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특고 종사자와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에게도 고용보험 적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현재 1367만명 수준인 고용보험 가입자 수를 2025년까지 2100만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2차 고용안전망인 국민취업 지원제도도 내년 1월에 도입한다. 고용안전망 강화에 투입하는 예산은 2025년까지 12조 2000억원으로 책정했다. 국회도 고용보험 적용 확대를 위한 입법 지원에 나섰다. 예술인 고용보험 적용을 확대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은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했다. 특고 종사자에게도 고용보험을 적용하는 내용의 법률안 개정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방문 판매원 등도 머지않아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재해보험 가입 대상도 확대한다. 산재보험 적용을 받는 특고 직종은 이달부터 9개에서 14개로 확대됐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민주 “개헌 없이 행정수도 완성 가능”… 통합 “정치적 꼼수” 경계

    민주 “개헌 없이 행정수도 완성 가능”… 통합 “정치적 꼼수” 경계

    민주, 시민사회 참여 공론화기구 제안“헌재 판단은 시대 변화에 따라 재정립”이낙연·김부겸 등 전대 출마자도 지지 통합 “부동산정책 책임 모면 위한 카드”논의 확대 우려 속 충청권 민심도 걱정“행정수도 아닌 세종시 발전 방안 가능” 정의당은 與에 구체적인 로드맵 요구“고위직, 강남 집 처분해야 진정성 인정”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띄운 ‘행정수도 완성’이 정국을 달구고 있다. 민주당은 21일 당권 주자들과 지방 권력까지 한목소리로 행정수도 완성에 힘을 실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당론 찬반 입장은 유보한 채 민주당의 ‘정치적 꼼수’를 지적하며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 행정수도 완성 특별위원회’ 추진을 공식화했다. 여야뿐 아니라 시민사회까지 참여하는 광범위한 공론화 기구를 제안했다. 민주당은 2004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2020년에는 유효하지 않으며 개헌 없이 행정수도 완성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김 원내대표는 “법적 판단이 영구불변한 것은 아니다”라며 “헌재의 판단은 시대 변화에 따라 재정립돼 왔고, 과거 합헌이었던 법률도 시대 변화에 따라 위헌 판정을 받은 사례도 많다”고 했다. 또 “여야가 합의해 행정중심복합도시법을 개정하는 입법 결단으로 가능하다”고도 했다. 김두관 의원은 “법안을 다시 제출할 필요가 있다”며 2004년 위헌 판결을 받은 특별법으로 재평가를 받자고 주장했다. 행정수도 논의가 전당대회 후보 등록 기간과 맞물린 것도 민주당의 ‘원보이스’에 효과가 있었다. 이낙연·김부겸·박주민 3인의 당대표 후보 모두 행정수도 완성을 지지했고 최고위원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마침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대전·세종·충북·충남 예산정책협의회도 공동선언문을 내고 행정수도 추진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어제(20일)가 2007년 7월 20일 노무현 대통령 모시고 세종시 착공식에 갔던 날”이라며 행정수도 완성이 노무현 정신의 계승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한 김경수 경남지사도 “수도권 같은 또 다른 수도권을 2~3개라도 만들어야 수도권 문제가 해결된다”고 역설했다. 반면 통합당은 논의 확대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여당이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모면하려 꺼낸 국면 전환용 카드에 휘말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충청 민심을 자극할 수 있어 섣불리 찬반 당론을 정하기도 어렵다. 2004년 한나라당이 “천도 수준 이전은 반대한다”는 모호한 태도를 보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수도권 집값이 상승하니 관심을 돌리려고 꺼낸 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행정수도 이전이 아닌 세종시 발전 방안이라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논의할 생각이 있다”며 논의 가능성은 열어 뒀다. 장제원 의원은 “세종시 수도 분할에 따른 비효율성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국민과 함께 고민해 볼 시점이 됐다”며 공론화를 제안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민주당에 개헌 여부 등 구체적 로드맵 공개를 요구하며 “장·차관, 청와대 주택정책 실무자인 국토교통비서관까지 세종시 주택을 처분하고 강남 아파트를 사수하는 모습을 국민이 똑똑히 지켜봤다”고 꼬집었다. 이어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고위공직자의 솔선수범이 앞서야 한다”고 말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민주 “개헌 없이 행정수도 완성 가능”… 통합 “정치적 꼼수” 경계

    민주, 시민사회 참여 공론화기구 제안“헌재 판단은 시대 변화에 따라 재정립”이낙연·김부겸 등 전대 출마자도 지지 통합 “부동산정책 책임 모면 위한 카드”논의 확대 우려 속 충청권 민심도 걱정“행정수도 아닌 세종시 발전 방안 가능” 정의당은 與에 구체적인 로드맵 요구“고위직, 강남 집 처분해야 진정성 인정”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띄운 ‘행정수도 완성’이 7월 정국을 달구고 있다. 민주당은 21일 차기 권력과 지방 권력까지 한목소리로 행정수도 완성에 힘을 실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행정수도 완성에 당론 찬반 입장을 유보하고, 민주당의 ‘정치적 꼼수’를 지적하며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행정수도 완성 특별위원회’ 구성을 공식화했다. 여야뿐 아니라 시민사회까지 참여하는 광범위한 공론화 기구를 제안했다. 민주당은 2004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2020년에도 유효한 것은 아니라며 개헌 없이 행정수도 완성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김 원내대표는 “2004년의 법적 판단이 영구불변한 것은 아니다”라며 “헌재의 판단은 시대 변화에 따라 재정립돼 왔고, 과거 합헌이었던 법률도 시대 변화에 따라 위헌 판정을 받은 사례도 많다”고 했다. 행정수도 논의가 민주당 8·29 전당대회 후보 등록 기간과 맞물린 것도 민주당의 ‘원보이스’에 효과가 있었다. 이낙연·김부겸·박주민 3인의 당대표 후보 모두 행정수도 완성을 지지했고, 이날 릴레이 출마선언에 나선 최고위원 출마자들도 지지를 표했다. 때마침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대전·세종·충북·충남 예산정책협의회도 행정수도 완성 추진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어제(20일)가 2007년 7월 20일 노무현 대통령 모시고 세종시 착공식에 갔던 날”이라며 행정수도 완성이 노무현 정신의 계승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국회를 찾은 김경수 경남지사도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해 “수도권 같은 또 다른 수도권을 2~3개라도 만들어야 수도권 문제가 해결된다”고 역설했다. 반면 통합당은 행정수도 논의 확대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여당이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모면하려 꺼낸 국면전환용 카드에 휘말려 얻을 게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충청 민심을 자극할 수 있어 섣불리 찬반 당론을 정하기도 어렵다. 2004년 통합당 전신인 한나라당이 “천도 수준 이전은 반대한다”는 모호한 태도를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수도권 집값이 상승하니 관심을 돌리려고 꺼낸 주제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행정수도 이전이 아닌 세종시 발전 방안이라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논의할 생각이 있다”며 논의 가능성은 열어뒀다. 반면 장제원 의원은 “세종시 수도 분할에 따른 비효율성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국민과 함께 고민해 볼 시점이 됐다”며 공론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민주당에 개헌 여부 등 구체적 로드맵 공개를 요구하며 “장차관, 청와대 주택정책 실무자인 국토교통비서관까지 세종시 주택을 처분하고 강남 아파트를 사수하는 모습을 국민이 똑똑히 지켜봤다”고 꼬집었다. 이어 “여당의 국가 균형 발전 의지가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고위공직자의 솔선수범이 앞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붉은 물 1년 후 또… ‘3無’ 바뀐 게 없다

    붉은 물 1년 후 또… ‘3無’ 바뀐 게 없다

    ①여과지 있는 곳 밀폐 안해 깔따구 침입②활성탄지 청소 안 돼 벌레가 알 낳은 듯③지방직 순환근무 체제로 전문성 뒷전인천 서구를 시작으로 전국 7개 수돗물 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되면서 부실관리에 의한 인재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6월 ‘붉은 수돗물’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정수시설을 고도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정작 이를 운영하는 이들의 전문성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게 비판의 핵심이다. 진짜 문제는 건드리지 않고 보여주기식 해결책에만 집중하니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오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국내에 상수도가 보급된 1908년 이후 수돗물 112년사에서 유충이 발견돼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충 발생 원인으로 지목된 활성탄지는 고도정수처리 과정에 필요한 물질로 표준처리공정에서 거르기 어려운 냄새와 페놀류 등을 제거한다. 정수된 물을 숯으로 한 번 더 걸러 불쾌한 냄새와 유해물질을 없애는 방식이다. 문제는 관리 부실이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붉은 수돗물 사태 이후인 지난해 8월 인천 공촌정수장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설치했다. 총 390억원의 예산을 들였다. 가동 계획도 여론의 눈총을 의식해 앞당겼다. 그러나 날벌레인 깔따구가 활성탄 여과지에 알을 낳고 이 물이 시민들에게 공급됐음에도 인천시는 까맣게 몰랐다. 공촌정수장 등 현장을 확인한 김현한 한국수자원공사 한강수도지원센터장은 “공촌정수장 여과지동은 출입문이나 방충망 등이 모두 설치돼 있어 폐쇄형으로 볼 수 있다”며 “그러나 밀폐를 제대로 해 놓지 않아 깔따구가 들어가게 된 것 같다”고 추정했다. 실제 여과지동 안에서 벌레나 나방 등 사체가 다량 발견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활성탄지가 제대로 청소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활성탄지는 여름엔 2~3일, 겨울엔 7~10일마다 한 번씩 씻어 줘야 한다. 그러나 공촌정수장의 활성탄지 세척 주기는 15~20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일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명예교수는 “미국 오클라호마주에서도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된 사례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이렇게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와 문제가 된 것이 처음 있는 일”이라며 “제대로 청소를 안 해 주다 보니 활성탄에 벌레들이 알을 낳은 것 같다”고 말했다. 상수도 전문가들은 이번 유충 사태가 정수 과정에서 발생했고 적수 사태는 수도관 상태와 관련이 깊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같다고 짚었다. 지난해 6월 발생한 적수 사태는 인천 상수도사업본부 담당자가 무리하게 수돗물 공급 방향을 바꾸면서 관로에 붙어 있던 녹이 떨어져 나가 인근 주민 63만 5000명(총보상액 331억 7500만원)에게 적수를 공급한 사건이다. 최 교수는 “적수 사태 이후에도 여전히 상수도 전문인력을 키우고 관리하는 시스템은 갖춰지지 않았다”며 “지방직 공무원은 순환 근무여서 도로 관리를 하다 물 관리를 하기도 하고 상수도본부장은 ‘몇 년 쉬다 퇴직하는 자리’ 정도로 여겨지기도 해 전문성을 키우기 어려운 여건”이라고 설명했다. 염형철 수돗물시민네트워크 이사장은 “적수 사태 이후 시설과 제도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시설을 새롭게 한들 이를 관리하는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균형발전 내세워 ‘행정수도 완성’ 치고나가는 여권

    균형발전 내세워 ‘행정수도 완성’ 치고나가는 여권

    여권이 국가균형발전을 명분으로 행정수도 완성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2004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이 문제가 정국의 핵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21일 국회에 ‘행정수도 완성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사회적 논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신호탄을 쏘아 올린 김태년 원내대표는 “시대 변화에 따라 (헌재가 위헌 근거로 삼은) ‘관습헌법’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며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행정수도 완성을 진지하게 검토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의 화두도 국가균형발전에 모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은 공간적으로는 수도권 중심에서 지역 중심으로 국가발전 축을 이동시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지역경제 회복의 발판이 되고, 중장기적으로는 국가균형발전을 한 차원 높여 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완성해야 한다는 측면과 함께 수도권에 인구 절반(2019년 현재 50.2%)이 몰린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땜질식 대책으로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고민이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개헌=권력구조 변경’ 등식에서 벗어나 국민 삶과 밀접한 부동산을 매개로 개헌론에 불을 지피는 수순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청와대와 여권 핵심은 현시점에서 개헌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한다. 미래통합당은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찬반은 유보한 채 정치적 의도를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수도권 집값이 상승하니 관심을 돌리려고 행정수도 문제를 꺼낸 것”이라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지코, 공익 입대 “4주간 기초군사훈련 뒤 입소” [공식]

    지코, 공익 입대 “4주간 기초군사훈련 뒤 입소” [공식]

    가수 겸 프로듀서 지코(본명 우지호·28)가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다. 지코의 소속사 KOZ 엔터테인먼트는 21일 “지코가 오는 7월 30일 훈련소에 입소한다. 이후 4주간 기초 군사 훈련을 받은 뒤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한다”고 전했다. 지코는 2011년 블락비 싱글 ‘Do U Wanna B?’로 데뷔한 후 그룹과 솔로 활동을 병행하며, 프로듀서로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2018년 블락비 소속사와 결별하고 KOZ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올해 1월 ‘아무노래’를 발표해 ‘아무노래’ 챌린지 열풍을 이끌며 남자 솔로 대표 가수로 자리했다. 현재 Mnet ‘I-LAND’ 멘토로 출연 중이다.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그룹 ‘싹쓰리’의 프로듀싱에 참여해 다시 한번 화제를 낳았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與 차기·지방 권력 ‘한목소리’ 행정수도 완성…野 “정치적 꼼수”

    與 차기·지방 권력 ‘한목소리’ 행정수도 완성…野 “정치적 꼼수”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띄운 ‘행정수도 완성’이 7월 정국을 달구고 있다. 민주당은 21일 차기 권력과 지방 권력까지 한목소리로 행정수도 완성에 힘을 실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행정수도 완성에 당론 찬반 입장을 유보하고, 민주당의 ‘정치적 꼼수’를 지적하며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행정수도 완성 특별위원회’ 구성을 공식화했다. 여야뿐 아니라 시민사회까지 참여하는 광범위한 공론화 기구를 제안했다. 민주당은 2004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2020년에도 유효한 것은 아니라며 개헌 없이 행정수도 완성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김 원내대표는 “2004년의 법적 판단이 영구불변한 것은 아니다”라며 “헌재의 판단은 시대 변화에 따라 재정립돼 왔고, 과거 합헌이었던 법률도 시대 변화에 따라 위헌 판정을 받은 사례도 많다”고 했다. 행정수도 논의가 민주당 8·29 전당대회 후보 등록 기간과 맞물린 것도 민주당의 ‘원보이스’에 효과가 있었다. 이낙연·김부겸·박주민 3인의 당대표 후보 모두 행정수도 완성을 지지했고, 이날 릴레이 출마선언에 나선 최고위원 출마자들도 지지를 표했다.때마침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대전·세종·충북·충남 예산정책협의회도 행정수도 완성 추진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어제(20일)가 2007년 7월 20일 노무현 대통령 모시고 세종시 착공식에 갔던 날”이라며 행정수도 완성이 노무현 정신의 계승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국회를 찾은 김경수 경남지사도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해 “수도권 같은 또 다른 수도권을 2~3개라도 만들어야 수도권 문제가 해결된다”고 역설했다.반면 통합당은 행정수도 논의 확대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여당이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모면하려 꺼낸 국면전환용 카드에 휘말려 얻을 게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충청 민심을 자극할 수 있어 섣불리 찬반 당론을 정하기도 어렵다. 2004년 통합당 전신인 한나라당이 “천도 수준 이전은 반대한다”는 모호한 태도를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수도권 집값이 상승하니 관심을 돌리려고 꺼낸 주제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행정수도 이전이 아닌 세종시 발전 방안이라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논의할 생각이 있다”며 논의 가능성은 열어뒀다. 반면 장제원 의원은 “세종시 수도 분할에 따른 비효율성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국민과 함께 고민해 볼 시점이 됐다”며 공론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민주당에 개헌 여부 등 구체적 로드맵 공개를 요구하며 “장차관, 청와대 주택정책 실무자인 국토교통비서관까지 세종시 주택을 처분하고 강남 아파트를 사수하는 모습을 국민이 똑똑히 지켜봤다”고 꼬집었다. 이어 “여당의 국가 균형 발전 의지가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고위공직자의 솔선수범이 앞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다시 떠오른 ‘행정수도 이전’…“국토 균형 발전” vs “국면 전환용”

    다시 떠오른 ‘행정수도 이전’…“국토 균형 발전” vs “국면 전환용”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화두로 제시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행정수도완성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 행정수도완성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정치권과 시민사회에 정식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여야가 합의해 행정중심복합도시법을 개정하는 입법 차원의 결단으로 행정수도 완성이 가능하다”며 여야 합의를 통한 행정수도 이전 추진을 시사했다. 김 원내대표는 특히 “시대 변화에 따라 관습 헌법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며 “국토 균형 발전 차원에서 행정수도 완성의 필요성을 진지하게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2004년에도 행정수도 이전 논의에 불 붙은 적 있으나 당시 헌법재판소가 ‘서울이 수도라는 점은 조선왕조 이래 형성된 관행이자 관습헌법’이라며 위헌으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러면서 가라앉았던 이슈가 다시 쟁점으로 부상한 셈이다.민주당 차기 당권 주자들도 이날 일제히 행정수도 이전 추진에 힘을 실어줬다. 이낙연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정치권에서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 해결해가는 방법이 없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여야가 합의하거나, 헌재에 다시 의견을 묻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긍정적 방안을 거론했다. 김부겸 전 의원도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서 “자꾸 수도권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두고 대책을 세워봐야 한계가 있으니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시도했던 국토균형발전 철학을 되살려 보자고 하는 뜻인 것 같다”며 찬성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도 박병석 국회의장 예방을 마치고 “행정수도 이전은 예정대로, 계획했던 대로 추진하는 게 국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실제로 청와대가 이전할 예정 부지까지 행정복합도시 계획에 들어가 있다”고 강조했다.반면 미래통합당은 수도권 과밀 해소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민주당이 수도권 부동산 가격 폭등 문제에 대한 국민 시선을 돌리기 위해 꺼낸 카드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 후 “행정수도는 이미 헌재에서 위헌 결정이 난 문제다. 위헌성 문제가 해결되고 난 뒤에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집값이 상승하니 행정수도 문제로 (여론의) 관심을 돌리려고 꺼낸 주제”라며 “행정수도 이전이 아닌 세종시 자체를 좀 더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이라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논의할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중등인강 엠베스트, 강의 이상의 진화된 학습 서비스로 ‘인기’

    중등인강 엠베스트, 강의 이상의 진화된 학습 서비스로 ‘인기’

    흔히 ‘중학생 인터넷 강의’라고 하면 교과 과정을 보충하는 강좌 서비스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 수업을 보강하는 강좌를 제공하는 정도라고 생각해 시작을 망설이는 학부모도 적지 않다. 중등인강 1위(2019년 중등유료인강 공시매출 기준) 엠베스트 역시 ‘인강’이라는 명칭 때문에 그런 오해를 받곤 하지만, 오히려 기존 인터넷 강의의 개념보다 한 발 더 나아가 확장된 의미의 학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화제다. 실력 있는 강사진의 고품질 강의는 기본, 우수한 멀티미디어 및 진로·진학 컨텐츠까지 중학교 학습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갖춘 것이다.엠베스트는 ‘좋은 강사가 좋은 결과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중등 전 과목에 스타 강사진을 배치했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중학교 내신 대비에 꼭 필요한 전 과목 강좌에 1타 강사를 섭외했다. 뿐만 아니라 한 과목당 2인 이상의 강사를 두어 학생들이 자신의 성향에 맞는 강좌를 들을 수 있도록 선택권까지 넓혔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수행평가, 특기/적성, 글로벌리더십 등 멀티미디어 자료까지 보유해 탄탄한 내신 준비를 돕는다. 특히나 중학교 시기에 절대 놓쳐선 안 되는 수학과 영어 과목은 전용 어플리케이션 컨텐츠인 ‘탄탄기본수학’, ‘스마트매쓰+’, ‘스마트그래머+’ 등으로 흥미와 실력을 동시에 잡도록 했다. 중등인강 엠베스트는 ‘중학교 인터넷 강의는 혼자 공부하는 습관을 갖춘 학생만 듣는다’는 편견을 깨고자 1:1 맞춤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초·중등 학습 전문가가 1:1로 아이의 학습 상태를 분석한 후 단계별 컨설팅을 제공하니 실력에 맞는 학습이 가능하다. 또한 학교 공부 보충을 넘어, 더 큰 목표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해 입시 대비반을 따로 마련했다. 일명 ‘프라임특목반’으로 특목고 합격생의 비교과 분석 데이터를 바탕으로 관리를 실시한다. 여기에 대치동 최상위권 학생들의 필수 강의를 수강할 수 있으며, 1:1 영어 첨삭, 수학 실시간 게시판도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엠베스트 관계자는 “중등인강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는 이유는 ‘강의’ 서비스에 안주하지 않고, 학습앱과 멀티미디어 자료 등을 보강하며 꾸준히 성장했기 때문이다”며 “1타 강사들의 우수한 강의로 실력을 다지고, 다채로운 컨텐츠로 학습의 재미까지 느낄 수 있어 중학생 사이에서 ‘학습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가장 완벽하게 제공하는 인터넷 강의’로 자리매김했다”고 전했다. 중등인강 1위 엠베스트는 홈페이지를 통해 7일 무료 체험 신청을 받고 있다. 5000여 개의 초·중등 강좌를 모두 무료로 수강할 수 있으며, 전용 서비스나 1:1 맞춤관리까지 유료회원과 동일하게 제공된다. 자세한 사항은 메가스터디교육㈜ 엠베스트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학 혁신하려면 ‘공영형 사립대학’ 즉시 추진해야

    사학 혁신하려면 ‘공영형 사립대학’ 즉시 추진해야

    연세대와 홍익대에 대한 교육부의 감사 결과가 충격을 주고 있다. 교육부가 대학 설립 이후 한 차례도 감사를 받지 않은 사립대학 16곳을 선정해 감사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일차로 두 대학의 감사 결과가 발표된 것인데 입시비리, 학사비리, 회계비리 등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국민 모두가 선망하는 명문사학이 받아 든 초라한 감사 성적표를 둘러싸고 여론이 들끓고 있다. 국민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고 대학생은 냉소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이것이 연세대와 홍익대만의 문제일까. 이 결과 발표를 보면서 수십 년 된 역사지만 질기게도 안 바뀌는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우리 모두의 삶에서 가장 가까이 있고 매우 근본적인 이야기이면서도 우리가 놓치고 있는 이야기, 우리가 잘 아는 이야기 같지만 실상은 잘 모르는 이야기를 재론할 수밖에 없다. 바로 교육 이야기다.●헌재 “사학, 공교육 체제 떠받치는 두 축” 판시 우리나라 고등교육에서 사립대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6.5%나 된다. 이 수치는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나라 고등교육에서 사립대학의 역할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반대로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의 역할이 매우 작다는 사실도 의미한다. 각급 교육에서 사립학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초등학교 2% 이하, 중학교 11%, 고등학교 41%인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고등교육 분야에서는 국가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대학의 큰 흐름은 유럽에서 시작됐는데 원칙적으로 국립이다. 유럽에 사립대학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예외적이고 특수한 존재다. 국립 중심의 대학이 식민지 시대에 미국으로 건너오면서 사립대학으로 발전했고 미국이 사학의 원조가 됐다. 미국 대학의 경우 학교 수로는 사학이 60%지만 학생 수로는 40% 정도니 우리나라 사학의 비중은 미국의 두 배 수준이다. 우리나라 사립대학의 비중이 엄청나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사학의 비중 자체가 본질적인 것은 아니다. 나라마다 역사가 다르고 발전 과정이 다르니 일률적으로 말하긴 어렵다. 우리나라처럼 고등교육에서 사립대학의 비중이 높다고 덮어놓고 나쁘다고 말할 일은 아니다. 오히려 가난했던 시절에 국가가 못한 고등교육의 책무를 민간에서 맡아 준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가질 일이다.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이든 다른 이유든 국가가 방관하는 상황에서 민간이 나서 주어 그나마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러나 여기까지다. 사학의 어두운 역사가 길을 막는다.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역사는 사학의 역사인데, 그 역사를 사학비리의 역사라고 말하면 지나친 비판일까. 건강한 사학의 수고를 감안한다면 서운할 대학들도 없지 않겠다. 하지만 사학비리의 역사에 이름을 올렸거나 지금도 이름이 올라 있는 수많은 문제 대학들의 존재를 감안한다면 결코 지나치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드러난 사학비리까지는 아니더라도 학교를 비정상적으로 운영하는 사학들이 적지 않다는 현실적인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 최근 세종대, 백석대, 백석예술대에 대한 교육부의 감사 결과도 발표됐다. 교육부는 백석대 총장을 파면하고 세종대 이사 전원을 해임할 예정이라고 한다. 교육부와 구(舊)재단 사이에서 지루하게 재판을 이어 오던 경주대의 경우, 최근 교육부가 재판에서 승소함으로써 임시이사 파견의 정당성이 확인됐다. 수원대는 이사 해임을 둘러싸고 교육부와 구재단이 수년째 법정투쟁을 이어 오는 중인데 조만간 선고가 예정돼 있다. 청암대도 이사 교체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명지대에는 이미 임시이사가 파견됐다. 이것은 언론에 보도된 일부 사례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고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없다. 사립 초중고에도 문제가 많은데 특히 사립 고등학교가 심각하다. 이 문제가 유치원으로까지 확산돼 최근 유치원 3법이 개정됐다. 지금은 기억에서 사라지다시피 했지만 80년대 이후 사학 문제의 상징이었던 선인재단은 국립 법인대학인 인천대로 바뀌었고 상지대, 조선대, 대구대, 성신여대 등은 긴 고난의 과정을 거쳐 최근 정상화됐다. 반면 영남대 등 과거 구재단이 복귀한 대학들은 아직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세 가지 사실이 중요하다. 첫째, 사학이 많은 데다 상당수가 부패했고 일부는 조직화돼 있기 때문이다. 사학비리의 조직화다. 둘째, 사학의 이해관계자들이 정치, 정부, 기업, 언론, 종교 등에 폭넓게 뻗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부패동맹이다. 셋째, 사학을 규율하는 사립학교법과 사학을 관할하는 정부의 관리체계가 무르고 부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세 번째가 문제다. 천망회회 소이불루(天網恢恢 疏而不漏)라고 노자가 도덕경에서 “하늘의 그물은 성기나 죄는 빠져나가지 못한다”고 했는데 사학비리는 노자의 이야기에 적용되지 않는 모양이다. 다시 생각해 보자. 교육이란 무엇인가. 국가의 백년대계를 준비하는 가장 근본적인 미래전략이다. 대학이란 무엇인가. 국가의 미래를 준비하는 최고 수준의 교육이자 국가발전을 추동하는 핵심 동력이다. 이 역할의 86.5%를 사학이 담당하고 있으니 사학이 얼마나 중요한가. 여기서 다수의 사학비리가 발생하니 사학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 그러니 사학에 대한 관점을 새롭게 재정립해야 한다. 2013년 헌법재판소는 사학재단이 제기한 위헌 심판에서 사립학교 역시 국공립학교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국가 공교육 체제를 떠받치는 두 축의 하나라고 판시했다. 국공립이든 사립이든 모두 국가 공교육체제에 편입돼 있다는 것이다. ●‘공영형 사립대학’ 세계적 수준 대학 도약 가능 ‘공영형 사립대학’의 구상은 여기서 출발한다. 국공립과 사학은 설립 주체의 차이일 뿐 목표가 동일하므로 국공립은 공공성을 강조하고 사학은 자율성을 강조한다는 이분법은 잘못된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위 결정문에서 교육의 공공성이 사학의 자율성에 우선한다는 사실을 특별히 강조했다. 그러므로 전체 대학의 86.5%를 차지하는 사립대학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은 사학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근본적인 전략이며 공영형 사립대학이 그 정책적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다. 이 정책을 통해서 크게 다섯 가지 중요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첫째, 공영형 사립대학은 사학비리의 창궐을 막을 수 있는 가장 근원적인 처방이다. 둘째, 공영형 사립대학은 사학이되 공공성이 강화된 다수 대학을 육성함으로써 교육의 공공성을 확대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다. 셋째, 공영형 사립대학은 대학과 지역의 연계를 촉진함으로써 사회협력을 강화하고 지역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이다. 넷째, 공영형 사립대학은 전체 학령인구의 80%를 차지하는 청년들의 행복감을 높일 수 있는 훌륭한 교육수단이다. 다섯째, 한 걸음 더 나아가 공영형 사립대학은 우리나라 사학을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유용한 발전전략이다. 이렇게 물어보자. 대학의 공공성을 제고할 다른 방법이 있는가. 사학비리를 척결할 다른 방법이 있는가. 수많은 지방사학의 수준을 향상시킬 다른 방법이 있는가. 대학을 지역발전의 동력으로 활용할 다른 방법이 있는가. 포괄적인 관점에서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질적 제고를 통해서 대학이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되도록 추동할 유효한 전략을 가지고 있는가. 만약 없다면 공영형 사립대학 정책을 즉시 추진하기를 권한다. 공영형 사립대학은 국공립대학을 추가로 신설하는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서도 국공립대학을 확대하는 효과를 충족하면서 동시에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고 대학의 공공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탁월한 전략이다. 적은 비용으로 다목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니 정책 가성비 또한 매우 높다. 아마도 K방역에 비견되는 K교육이 될 것이다. 그러니 망설일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육의 현 상황에서 공영형 사립대학에 반대하는 의견이 있다면 그것은 예비타당성 문제가 아니라 교육을 전혀 모르거나 비리사학에 경도된 입장일 가능성이 높다. 상지대 총장
  • [경제 블로그] 국민이 말할 때는 귀 막다가…대통령 말하니 움직이는 정부

    [경제 블로그] 국민이 말할 때는 귀 막다가…대통령 말하니 움직이는 정부

    정부가 논란이 제기된 주요 이슈에 대해 요지부동으로 일관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뒤늦게 움직이는 모습이 잇따라 연출되고 있습니다. 국민이 목소리를 낼 땐 귀를 막다가 대통령이 지시를 내려야 후속 조치에 나서는 겁니다. 국민을 위한 공복(公僕)이라고 자처하지만 실상은 청와대 눈치만 보는 관료주의 행태에 빠져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주식 과세·부동산 대책 등 뒤늦게 조치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주식 거래에 양도소득세를 물리는 내용 등을 담은 ‘금융세제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습니다.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사실상 증세라는 반발이 일었고, 증권거래세와 함께 이중과세라는 논란을 빚었습니다. 하지만 기재부는 양도세를 부과하는 만큼 증권거래세를 깎도록 설계했기 때문에 증세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7일 문 대통령이 “주식 시장을 위축시키거나 개인 투자자 의욕을 꺾어선 안 된다”고 주문하자 입장을 바꿨습니다. 기재부는 과세 기준과 공제 범위 등을 다시 검토하는 등 손질에 나섰습니다. 부동산 대책도 비슷합니다. 국토교통부는 끊임없이 제기된 공급 부족 논란에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지난 1월엔 ‘서울의 주택 공급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일 문 대통령이 김현미 국토부 장관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공급 확대 검토를 지시한 뒤부턴 신규 부지를 찾기 위해 바빠졌습니다. ●공복 무색… “靑눈치보는 관료주의” 지적 보건복지부도 지난달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국립보건연구원을 복지부 산하로 두려 하자 ‘밥그릇 챙기기’라는 질타를 받았습니다. 문 대통령이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뒤에야 보건연구원을 질병관리청 소속으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처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청와대 참모들도 사전 조율 기능이 떨어지다 보니 널뛰기 정책이 반복된다”고 말했습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상품권깡 걱정 없는 ‘블록체인 지역화폐’… 이제야 실태파악 나선 정부

    상품권깡 걱정 없는 ‘블록체인 지역화폐’… 이제야 실태파악 나선 정부

    “지역화폐에 적용된 블록체인 기술을 행정에 도입하자는 목소리도 있어요. 모든 거래 절차가 기록으로 남고 위변조가 불가능하니 보안성이 뛰어나고 투명성도 높아지고요. 하지만 지침이나 기준이 없어 아이디어에만 그치고 있죠.” 한 기초자치단체 관계자는 2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장점을 강조하면서도 실효성이 담보되지 않아 도입 속도가 더디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2017년 암호화폐 투자 광풍 이후 정부가 규제 중심의 정책기조를 유지하며 암호화폐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 활성화에 미적거리는 사이 전국의 기초지방자치단체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지역화폐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구체적 실태 파악도 하지 않은 채 기초자치단체들에도 뒤처지는 뒷북 행정에 머물고 있다. 지역화폐에 처음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곳은 서울 노원구다. 노원구는 2018년 2월부터 자원봉사 참여자들에게 지급하는 포인트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노원코인’(NW)을 운영 중이다. 2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총 8500여명이 가입해 7700여만원이 유통됐다. 울산시와 경기 김포시도 각각 지난해 4월과 8월 울산페이와 김포페이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봉사활동에 대한 지급으로 한정된 노원코인과 달리 상품권처럼 지역 주민 누구나 구입해 사용할 수 있다. 울산페이는 출시 이후 1년 3개월 동안 1700여억원어치가 판매돼 대중화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지역화폐에 해킹과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울산페이 등 5곳의 블록체인 지역화폐를 개발 중인 KT 관계자는 “더 많은 기초자치단체와 블록체인 도입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동국대 교수는 “전국 지역화폐를 블록체인화하면 서버 구축 비용이 필요 없게 돼 초기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해킹 위험이 줄어 보안 유지 비용도 낮출 수 있다. 지역화폐를 불법적으로 환전하는 ‘상품권깡’ 같은 문제도 모든 거래가 시스템화되는 블록체인으로 관리하면 사전 방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상품권깡 방지를 위해 지난 2일부터 시행된 지역사랑상품권법에 따라 뒤늦게 파악에 나섰다. 현재 지역화폐(지역상품권 발행 포함)를 운영하는 시·군·구 단위 기초자치단체는 전국 217곳에 달한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조만간 블록체인 기술 도입 여부 등 지역화폐 현황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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