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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정은이 묻는다, ‘순하게 산다는 것’의 의미

    황정은이 묻는다, ‘순하게 산다는 것’의 의미

    “‘디디의 우산’을 쓰며 ‘대대손손’이라는 말을 생각하다가, ‘연년세세’를 떠올렸어요. 대대손손은 수직적인데, 연년세세는 수평적으로 과거·현재·미래를 오갈 수 있는 말처럼 보였어요. 우리가 살면서 무엇을 이어갈지 조금 더 선택할 수 있는 말 같았고요.” 연년세세(年年歲歲). 황정은의 신작 연작소설 제목이다. ‘해마다 또는 매년’을 이르는 단어를 사전에서는 ‘대대손손’ 등과 바꿔 쓰기도 한다고 적었지만, 작가에게는 전혀 다른 의미다. “쓰는 내내 인물들의 삶이 내게 너무 가까웠다”고 말하는 작가를, 최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만났다. 책에는 ‘파묘’, ‘하고 싶은 말’, ‘무명’, ‘다가오는 것들’ 네 편이 연작으로 실렸다. ‘1946년생 순자씨’ 이순일과 그의 두 딸 한영진, 한세진의 이야기가 각각 시점을 달리해 이어진다. 소설은 ‘순자’라는 이름에서 비롯됐다. ‘작가의 말’에 “사는 동안 순자, 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을 자주 만났”다며 “순자가 왜 이렇게 많을까”라는 의문을 가졌다고 썼다. 아기 이름을 지을 때 자신들의 소망을 담는 경우가 많은데, ‘순자’라는 이름을 붙였다면, 그 아이가 순하게 살기를 바라겠구나, 하는. 작가는 “자기한테 주어지는 삶의 조건이 있는 시대에 한 사람이 순하게 산다는 건 대체 뭘까, 순하게 살기를 요구받는다는 건 뭘까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순자씨는 어려서 부모님을 여의고, 악덕 고모네에서 식모처럼 일한다. 이름이 같던 친구 순자의 소개로 병원에서 간호조무일을 하지만, 그의 배신으로 다시 고모네로 끌려온다. 한중언과 결혼해 호적을 떼어 본 뒤야에 본명이 ‘이순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 단편의 이름이 ‘무명’이다. “순자가 자기 이름인 줄 알고, 순자로서의 삶을 살아버렸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는 작가는 특정 세대를 구분 짓거나 관계로 사람을 부르지 않고, 성까지 붙여 호명한다. 그것이 그가, 소설 속 개개인의 존엄을 지키는 방식이다. 이순일은 남편과 함께 맏딸 한영진 부부의 집에 머물며 두 집 살림을 한다. 백화점에서 침구 판매원으로 일하는 한영진은 “엄마가 좋은 걸 써야 한다”고 호객하면서, 정작 자기 자신은 못 돌보는 인물이다. 둘째 딸 한세진은 이순일이 외조부의 묘를 파헤치는 길에 동행하지만 함께 살지는 않고, 막내아들 한만수는 일자리를 찾아 뉴질랜드로 떠났다.엄마와 가장 밀착된 한영진이 이순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그 애는 거기 살라고 하면서 내게는 왜 그렇게 하지 않았어. 돌아오지 말라고. 너 살기 좋은 데 있으라고.’(‘하고 싶은 말’ 중, 81쪽) 그들에게는 그것이 ‘용서할 수 없기 때문에 말하지 않는’ 것, ‘용서를 구할 수 없는 일’(‘무명’ 중, 142쪽)이기 때문이다. “저는 그게 한영진 나름의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그걸 하려면 이순일이 살아온 삶 자체를 ‘잘못 살았어’라고 당사자를 앞에 두고 부정해야 하니까.” 작가의 말에 따르면 이순일 세대는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이 많지 않았고, 한영진에게는 살림이라는 것을 말 그대로 ‘사람을 살리는 일’로 여겼던 이순일에 대한 이해가 있다. “변화 가능성 자체가 주어지지 않았던 삶에 대고 ‘당신은 왜 변하지 않았냐’고 묻는 건 잔혹한 일인 것 같”다고, “그리고 그것이 이번 소설을 통해 하고 싶은 일도 아니었다”고 작가는 힘주어 말했다. 책의 표지에는 서로 교차하며 접점을 만드는 크고 작은 타원들이 그려져 있다. 작가는 이를 “함께 밀어내며 나아가는 ‘연년세세’ 같은 고리”로 봤다. 소설 속 모녀는 서로에게 못 하는 말들이 있지만, 작가는 현실에서는 다를 수 있다고 본다. “지금의 독자들은 무엇을 이어갈지를 선택할 수 있으니까, 소설 바깥에서 각자의 삶으로요. 소설 속에서도 한세진과 하미영은 다른 선택을 한 사람들이기도 하고요.” ‘우리는 우리의 삶을 여기서’. 초판 사인본에 적힌 작가의 글귀가 의미심장하게 보였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독일 통일둥이 “공산 경험 안했지만 내 정체성은 동독인“

    독일 통일둥이 “공산 경험 안했지만 내 정체성은 동독인“

    지금은 지도에서 사라진 나라, 옛 동독(GDR)에서 태어난 발레리 쇼니안이라고 해요. 통일된 독일의 딸이기도 하고 옛 동독의 딸이기도 하답니다. 분명히 출생 증명서에는 옛 동독 정부의 도장이 쾅 찍혀 있답니다. 곧바로 통일돼 현대 독일의 나이와 제 나이가 같기도 해요. 물론 공산 국가나 정부를 상대할 일이 없었지요. 하지만 여전히 동독인으로 느낀답니다. 공산주의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지만요. 역사와 문화, 전통이 정체성에 자리잡고 있답니다. 얼마 전 서른 번째 생일 파티를 열었는데 1990년대 동독의 현악 5중주단 카임차이트(Keimzeit) 음악을 연주했어요. 동독 땅에 살던 제 또래 아이들은 알지만 서독에서 태어나 자라난 아이들은 전혀 모르는 5중주단이랍니다. 서독에 대해 얘기할 때는 그냥 독일이라고만 하는데 동독을 얘기할 때는 동쪽이라고 해요. (서독 총리를 지낸) 헬무트 슈미트는 독일 역사의 일부분이고, (동독의 마지막 공산주의 지도자인) 에곤 크렌츠는 동독의 역사인 것처럼 말이지요. 보통 독일인이라면 서독 사람을 의미하며, 동쪽 출신들은 다른 사람들로 여겨진다는 뜻입니다. 얼마 전 제가 신간 ‘Ostbewusstsein(동쪽 의식)’을 썼는데요, 저처럼 통일둥이들을 심층 인터뷰한 내용이에요. 지난해 한 연구에 따르면 제 또래 옛 동독 출신 5명 중 한 명은 자신을 동독인으로 여기고 있었어요. 서독 아이들에겐 동쪽과 서쪽을 구분 짓는 경향을 찾아볼 수 없어요.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동독인다움을 느낀다고 제 책에다 썼어요. 물론 유럽인으로나 지구촌 시민으로도 느끼지만 가장 먼저, 또는 가장 강렬한 느낌은 제가 동독인이란 겁니다. 한 번도 동독 정권을 경험하지 못한 저희 같은 아이들이 동독인이란 정체성을 갖는 이유가 뭘까요? 40년 동안 완전히 다른 나라로 지내 다른 경험을 갖고 있는데 이를 물려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동독인들은 어쩔 수 없이 낮은 임금에 만족하며 살아가는데 장점도 있다고 생각해요.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차나 집을 사줄 능력이 안돼요. 해서 좋은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는 압박도 상대적으로 적어요. 집 임대료도 싸고 인구도 적어 즐거움과 창의성을 누릴 여지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도 꼽을 수 있겠네요. 하다 못해 도로의 포장 상태도 달라요. 감시탑들이 눈에 들어오는 동독의 지평선은 서독과 다르지요. 아름답다고 느끼는 기준마저 달라요. 역사도 달라요. 우리 부모님은 두 정치 체제를 모두 경험했는데 조부모들은 세 체제를 경험했지요. 제가 책을 쓴다고 하니까 아버지는 “네가 동독에 대해 아는 게 있긴 한 거니?”라고 따져 물으셨어요. 더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더 불편해지시겠죠. 제 사례를 포함해 영국 BBC 기사는 4일 독일 통일 30주년을 앞두고 요즈음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뒤를 이을 것으로 촉망받는 젊은 정치인 필리프 암토르(28), 팔뚝에 문신이 가득한 채로 유색인종을 돕는 활동에 열심인 콘라드 에르벤(31)도 소개했는데요. 동서독의 분리와 격차도 문제지만 도농 격차가 문제의 근본이라고 지적했어요. 농촌 인구가 줄어듦에 따라 의료나 복지 서비스에서 뒤처져 격차를 더욱 벌리는 악순환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한 것입니다. 물론 인종 차별과 혐오주의의 기승도 문제지만요.긴 기사의 결론은 다음과 같아요. ‘30년 전 독일 통일은 동독과 서독이 하나가 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현대 독일은 다양해졌다. 예전에 동독 땅이란 지역에서 살던 사람들의 경험도 믿기 어려울 만큼 바뀌었다. 아마도 독일인들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 진정한 통일이 완성될 것이다.’ 멀리 한반도에서, 우리보다 30년도 훨씬 더 뒤쪽에서 살아가고 있는 분들, 이해가 되시는지요?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코로나 잡힐만한데…개천절 집회 또 한다니 죽을 맛”

    “코로나 잡힐만한데…개천절 집회 또 한다니 죽을 맛”

    개천절인 10월 3일 일부 단체가 1인 시위, 차량 시위 등 형태로 집회를 강행하기로 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광화문광장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시장 상인들은 “코로나19가 아니라 시위자들 때문에 죽겠다”고 호소했다. 중구 남대문시장의 한 상인은 “코로나19가 좀 잡힐만하다가 지난 8월 15일 집회하고나서 확 기폭제가 돼 사람이 뚝 끊겼다”면서 “임대료도 못내고 돈 까먹어가며 죽지 못해 살고 있는데 개천절에 또 집회를 한다고 하니 제발 좀 말려달라”고 분노를 터뜨렸다. 거리두기 시행으로 이미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들의 공포는 점점 더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소규모 학원을 운영해 영업자체를 할 수 없었던 학원장은 “지금처럼 초유의 상황에서는 집회의 자유보다 먹고사는 문제가 더 중요하지 않냐”며 “정부가 강제로 집회를 못하게 강하게 대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하지만 법원이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면서도 개천절에 차량을 이용한 소규모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허용한데 대한 불안이 크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성용 부장판사)는 전날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새한국) 측의 신청을 받아들여 총 9가지 조건을 제시한 상태로 경찰의 옥외집회 금지 처분에 대해 집행정지를 결정해 집회를 허용했다. 이 결정에 따르면 새한국은 사전에 집회 참가자 목록을 경찰에 제출하고, 명단이 참가자와 동일한지 경찰의 확인을 거치면 집회를 열 수 있다. 최대 9대로 제한된 집회 차량에는 각각 1명만 탈 수 있고, 어떤 경우에도 창문을 열 수 없으며 긴급한 상황이 아니면 차에서 내릴 수 없다. 아울러 집회 도중 다른 차량이 행진 대열에 끼어들면 경찰이 이를 제지하는 조치를 하기 전까지 행진을 계속할 수 없다. 다만 법원은 개천절 일반 군중집회와 200대 규모의 차량 시위에 대해서는 금지했다. 재판부는 “경찰이 이번 집회가 대규모 불법 집회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단정하기 어렵고, 집회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헌법상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원천봉쇄하는 것이어서 허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상인들은 “명절을 맞아 소비가 겨우 조금 회복되고 있는 상황인데 집회 참가자들이 어떻게 돌변해 코로나를 재확산시킬지 몰라 불안하기만 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유시민 “계몽군주 비판? 소크라테스 고발했을 사람들” 

    유시민 “계몽군주 비판? 소크라테스 고발했을 사람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지율이 압도적인 1위라도 안 한다”며 2022년 3월로 예정된 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의사가 없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유 이사장은 지난달 30일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여당에서) 국민이 제일 기대를 걸고 있는 두 분이 있는데, 두 분 중 한 분이 됐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내후년 3월에 대선이 있는데, 보통 정당에서 6개월 전에 후보를 정하니까 내년 4월 재보궐 선거가 끝나면 대선 국면으로 들어간다고 봐야 한다”며 “현재 흐름상 1, 2등이 정해져있는데, 6개월밖에 안남은 시점에서 (새 유력후보가) 하늘에서 떨어지겠냐, 땅에서 솟아 나겠냐”고 설명했다. 여당의 대선후보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로 압축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된 ‘계몽군주’ 발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달 25일 유튜브로 생중계된 ‘10ㆍ4 남북정상선언 13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우리가 바라던 것이 일정 부분 진전됐다는 점에서 희소식”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계몽군주 같다”고 칭했고 야당의 비판을 받았다. 유 이사장은 이를 두고 “계몽군주라고 말하는 게 칭송으로 들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정확한 비유의 뜻을 설명했다. 유 이사장은 “예카테리나 2세는 못됐지만, 계몽 군주라고 친다. 독재자였지만 교육을 중시했고, 유대인을 너그럽게 대했다. 전제군주들은 안 했던 인들이다. 김정은은 독재자다. 북한이 3대 세습하는 왕조 국가니까, 김정은은 생물학적 운명 때문에 전제군주가 된 사람이다. 과거처럼 하려니까 사람들이 안 참을 것 같고, 국제사회에서 왕따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독재를) 더 오래 하려고 한 것들인데, 안 하는 것보다 낫다. 김정은을 고무ㆍ선동할 목적인데, (김정은이 조금 다르게 행동하는 게) 민족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예수님 말씀에 씨를 뿌려도 모두가 옥답(沃畓ㆍ기름진 논)에 떨어지는 건 아니다. 소통에 실패한 것”이라며 “계몽 군주라고 한 거로 (비판적으로) 떠드는 분들은 2500년 전에 아테네에서 태어났으면 소크라테스를 고발했을 사람들”이라고 꼬집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공동 5위 위기감 커진 김태형 감독 “남은 경기 다 잡아야”

    공동 5위 위기감 커진 김태형 감독 “남은 경기 다 잡아야”

    두산이 공동 5위까지 따라잡히며 가을야구 가는 길이 더 험난해지고 있다. 두산은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0-10으로 패배했다. 타자들이 1안타의 빈타에 허덕이는 동안 마운드는 한화 타선에 15안타를 두들겨 맞았다. 이날 KIA가 키움에 3-2 승리를 거두며 두 팀은 공동 5위가 됐다. 주축 선수들이 번갈아 이탈하고 해줘야할 선수들이 부진에 빠지는 등 두산은 특히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우승팀다운 저력을 과시하며 시즌 내내 5강권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순위 싸움이 점점 더 벅찬 입장이 되고 있다. 힘을 내야하는 9월 성적도 11승1무13패로 6위에 그쳤다. 두산보다 9월 승률이 안 좋았던 팀은 롯데(12승15패), 한화(11승1무14패), 삼성(9승1무15패), SK(8승18패)로 이들 구단은 모두 가을야구에서 거리가 있는 팀이다. 9월 평균자책점 4.01(3위)로 투수진이 버텨줬지만 팀타율 0.248(9위)로 타자들이 힘을 못내고 있다. 김태형 감독도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김 감독은 “모든 경기가 다 분수령이다. 지금은 1승 1승이, 한 경기 한 경기가 다 중요하다”면서 “패를 하면 할수록 고민이 생긴다. 지금은 남은 경기를 다 잡아야 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아직 5경기나 남은 한화전은 더욱 고민이다. 올해 두산은 꼴찌 한화에 5승6패로 열세다. NC가 12승3패, kt가 10승4패, 키움이 10승3패, LG가 11승4패, KIA가 9승2패로 상위팀 모두 한화에 절대 우위를 보이고 있는 점과 대비되는 성적이다. 두산이 다른 구단처럼 수월하게 한화를 잡았다면 5위 싸움이 아니라 보다 높은 곳에서 순위경쟁을 펼칠 수 있었다. 당장 오는 주말에 잡힌 KIA와의 3연전은 5강 싸움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김 감독은 “KIA는 바로 붙는 일정으로 5, 6위가 중요하니 신경쓰이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페이스가 계속 안 좋으니까 어느 팀에 어떻고 하는 계산이 안 나온다. 그런 걸 신경쓸 틈 없이 어느 팀을 만나든 무조건 이기는 게 필요하다”며 필승의지를 다졌다. 두산은 잔여 23경기가 남았다. kt 4경기, 키움 5경기, KIA 4경기, 롯데 2경기, SK 3경기, 한화 5경기다. 5승7패로 열세인 kt, 4승1무6패로 열세인 키움은 부담이다. 상대 구단 역시 순위싸움을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이다보니 만만치 않다. 다만 5강 막차 경쟁자인 KIA에 9승3패로 천적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주말 시리즈에서 우위를 점한다면 숨가쁜 순위 경쟁에서 한숨 돌릴 수 있을 전망이다. 대전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밀린 임금 때문에 한국 못 떠나는 이주노동자…그 검사는 무얼 했나요

    밀린 임금 때문에 한국 못 떠나는 이주노동자…그 검사는 무얼 했나요

    “근로계약서에서 정한대로 근무시간을 잘 지켜주세요. 일한 시간만큼 최저임금을 정확하게 계산해서 주세요. 미얀마에 보내겠다고 자꾸 협박하지 마세요.” (미얀마 출신 농업 노동자 ㄱ씨) 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는 19만 9400여명. 정부는 이주노동자도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는다고 강조하지만, 실제 현실에선 언어 장벽과 불안정한 지위, 이방인에 대한 차별적 시선 때문에 임금이 밀리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문제 제기하기 쉽지 않다. 용기 내 형사·민사상 대응에 나서도 이들이 마주한 현실은 차갑기만 하다. ●이주노동자 임금체불 수사의 ‘구멍’ 이주노동자 임금체불 사건을 다뤄본 시민단체나 변호사들은 “수사기관에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기본적인 수사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보통 특별사법경찰인 고용노동지청 근로감독관이 기소·불기소 의견을 내면 수사검사도 수일 내에 그대로 사건을 처리한다는 것이다. 해마다 이주노동자 임금체불 신고액이 700~900억을 넘나들 정도로 문제가 심각한데 근로감독관 수는 적다 보니 애초에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질 수 없는 구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도 포천의 한 농장에서 2년간 하루 10시간씩 일하다 갑자기 해고된 캄보디아 출신 따임피 사건도 그랬다. 농장주는 근로계약서에 적힌 ‘8시간 근무’만큼 임금을 지급했고, 휴일은 한 달에 이틀뿐이었다. 체불된 임금을 계산하니 1300만원이 넘었다. 따임피는 농장주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소했지만 지난 6월 불기소 처분됐다. 고용노동부 의정부지청에서 “수기로 작성한 출퇴근 기록부 일부 내용이 부정확하다”는 등 이유로 불기소 의견을 낸 직후 검찰도 별다른 보강 수사 없이 사건을 끝냈다. 이에 반발한 따임피 측 변호인이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지만 지난 8월 거절됐다. 변호인이 작성한 신청서에는 ‘따임피가 매일 벽걸이 달력과 노트에 적은 근무시간이 실제 근로시간을 확인할 유일한 증거인 상황에서 ▲연필로 지우고 다시 기재한 흔적이 있다거나 ▲출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 촬영 시간은 7시 20분인데 일지에는 7시 10분으로 적혔다는 이유로 기록 전체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건 부당하다’는 지적이 담겼다. ‘따임피는 한국어로 소통이 불가능해 통역 조사가 진행됐는데 전체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한마디 한마디 진술 변화에 집중해 부당하게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은 끝내 고려되지 않았다.●이주노동자 임금체불 재판의 ‘구멍’ 사업주가 형사재판을 받게 되더라도 공판검사의 무성의한 태도에 이주노동자들이 실망하는 경우도 있다. 캄보디아 출신 노동자 씨우미(가명)를 4년간 고용했던 경기도 여주의 농장주 김모씨는 2600만원 상당의 임금을 체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씨우미는 겨울을 제외하고 매일 10시간씩 일했는데 임금은 8시간 근무한 만큼만 주었기 때문이다. 재판 과정에서 김씨는 매달 숙식 비용으로 30~35만원씩 씨우미의 임금에서 공제한 것이기 때문에 밀린 임금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24일 수원지법 여주지원 XXX호. 김씨 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 ㄴ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공판조서에 따르면 ㄴ씨는 “증인을 비롯한 농장 근로자들에게 오버타임으로 일한 급여 부분은 그때그때 현금으로 지급했다고 하는데 맞느냐”는 김씨 측 변호인의 질문에 “일주일에 한 번씩 현금으로 받았다”고 답했다. 씨우미의 말과 달리 김씨가 초과근무 임금을 제대로 지급해왔다고 주장한 것이다. 공소사실에 반하는 증언이 나왔는데도 이날 공판검사는 증인에게 반대신문을 하지 않았다. 같은 날 같은 법원 또다른 재판. 경기도 이천의 한 농장주 신모씨의 임금체불 사건에서도 공교롭게 농장에서 일하는 한국인 직원 ㄷ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신씨는 이주노동자 2명에게 2700만원 상당의 임금을 미지급하고, 이들이 불만을 표하자 돌연 해고하면서 해고예고수당을 주지 않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ㄷ씨는 이날 “고소인들이 자발적으로 그만뒀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해고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증언이었지만, 이번에도 공판검사는 아무런 질문을 하지 않았다.●언어 장벽·불안정한 지위…“이주노동자 특수성 고려해야” 씨우미의 고용주 김씨는 지난달 23일 임금 미지급 혐의가 일부 인정돼 벌금 400만원이 선고됐다. 신씨에게는 임금 미지급 혐의에 대해 무죄, 해고예고수당 미지급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벌금 100만원형이 나왔다. 특히 신씨의 임금체불이 인정되지 않은 데에는 근로계약서의 역할이 컸다. 고소인들은 2015~2018년 근무했는데 최초 계약서에는 숙식 공제에 관한 내용이 없었지만 2017년 4월 재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30만원 숙소비를 노동자가 부담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비닐하우스를 개조한 열악한 숙소였지만, 2017년 4월 이후뿐만 아니라 이전에도 노동자들이 초과근무한 만큼의 임금을 숙소비로 공제해왔다는 신씨 측 주장을 재판부는 받아들였다. 두 사건을 대리한 원곡법률사무소의 최정규 변호사는 “(근로계약서 재작성시)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어가 서툴기 때문에 충분한 설명 없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고 중간에 싸인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대법원 판례에서 노동자의 동의를 얻으면 제한적으로 임금 상계(공제)를 허용하고 있지만 애초 고용주와 대등한 지위일 수 없는 이주노동자의 경우 상계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주노동자들은 불안정한 지위 탓에 피해 회복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금체불 중재 절차를 밟고 있는 이주노동자가 기존 고용허가제로 얻은 체류자격이 만류될 경우 법무부는 대개 기타(G-1) 비자를 발급한다. 임시체류만 가능할뿐 노동 활동은 제한된다. 최 변호사는 “법무부 출입국에서는 계속 이주노동자들에게 재판을 한국 변호사에게 맡기고 본국으로 돌아가라고 한다”면서 “민사소송으로 확정판결이 나더라도 고용주가 ‘배째라’ 식으로 나오면 실제 체불된 임금을 돌려받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당한 노동처우를 문제 삼았다가 오히려 일자리만 잃고 쫓겨나는 걸 각오해야 하는 현실에서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무기력을 학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따뜻한 세상] 길 잃고 터널 헤매는 할아버지 도운 운전자

    [따뜻한 세상] 길 잃고 터널 헤매는 할아버지 도운 운전자

    길을 잃고 위태롭게 터널을 걷고 있던 노인을 돕기 위해 차에서 내려 급히 달리는 한 운전자의 모습이 공개돼 훈훈함을 주고 있습니다. 사연의 주인공은 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정태웅(29)씨입니다. 정씨는 지난 16일 오후 8시 30분쯤, 차를 몰고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법화터널을 지나던 중 할아버지 한 분을 발견했습니다. 차들이 쌩쌩 달리는 터널 안, 차도 바로 옆을 걷는 노인 모습이 몹시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차량 흐름에 맞춰 할아버지를 지나쳤던 그는 터널을 나온 뒤 즉시 차를 돌렸습니다.정씨는 “처음에는 할아버지를 지나쳤는데, 가다 보니 계속 신경이 쓰였다”며 “터널을 빠져나오자마자 유턴할 구간이 있어서 차를 돌려 다시 할아버지가 계신 곳으로 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렇게 할아버지가 걸어가는 방향으로 재진입한 정씨. 그는 터널 내 비상주차구역에 차를 세웠습니다. 간헐적으로 균형을 잃은 듯한 할아버지의 걸음걸이를 본 정씨는 다급한 마음에 할아버지 곁으로 빠르게 달려갔습니다. “할아버지께 여기 왜 계시냐고 여쭤보니 시장에 가셨다가 길을 잃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위험하니 제 차로 모시겠다고 말씀드리고, 차로 이동하려는 순간 경찰 분들이 오셨어요. 그분들에게 자초지종을 말씀드리고 할아버지를 인계해 드렸어요. 그게 다예요.”주목받는 것이 부끄럽다는 정씨. 그는 “할아버지를 크게 도와드린 것도 없고, 칭찬받을 일을 한 게 없다”며 “할아버지께서 별일 없이 경찰차를 타고 가셨을 때는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습니다. 정씨는 이전까지 낯선 누군가를 돕는 것은 쉽지 않은 일로 여겼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는 “뭐든 처음이 어려운 거지, 만약 같은 상황이오면 또 같은 행동을 할 것 같다. 한 번도 안 해봤기에 고민했던 것이지, 해보니까 또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수줍게 웃었습니다. 정씨의 웃음이 한가위를 앞둔 오늘, ‘낯선’ 누리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김주대의 방방곡곡 삶] 가장 허름한 가게의 구세주한테 수도공사를 배우다

    [김주대의 방방곡곡 삶] 가장 허름한 가게의 구세주한테 수도공사를 배우다

    놓을 곳이 없어 세탁기를 살까 말까 망설이다 3년이 흘렀다. 세면실에 쪼그리고 앉아 빨래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허리도 아팠다. 주부습진도 생겼다. 문인화 전시회를 하여 돈이 좀 생길 때는 많은 빨래를 세탁소에 맡겼다. 돈이 푹푹 줄었다. 소형 세탁기를 사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러고도 다시 1년이 흘렀다. 쌓여 있는 빨래를 볼 때마다 스트레스였다. 그러던 어느 날 인터넷을 뒤지다가 정말 원하는 만큼 작고 싼 세탁기를 발견했다. 14만원에 설치까지. 무작정 주문했다. 3일째 설치 기사가 소형 세탁기를 들고 방문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드디어 주부습진에서 해방되는구나. 뭉게뭉게 꿈을 피우며 설치 기사에게 아양을 떠는데, 세면실 수도꼭지에는 설치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수도공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수도공사? 수도공사까지? 아이고, 그러면 가외로 10만원이 더 들게 생겼다. 포기했다. 세탁기 돌려보내고, 좀 과장하면 식음을 전폐하고 앓아누웠다. 세탁기와 쌓여 있는 빨래가 번갈아 가며 눈에 어른거렸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철물점, 수도설비, 싱크대, 전기, 배수 어쩌고 하는 가게들이 네 개나 줄줄이 붙은 데를 발견했다. 무단히 가게마다 들어갔다. 세탁기를 놓으려는데 수도공사를 해줄 수 있는지, 얼마를 받는지 등을 물어보았다. 번듯하고 깔끔하고 있어 보이는 가게 주인들은 다들 시큰둥했다. 신의 도움인가? 마지막에 들른 제일 허름한 가게, ‘철물 샷시 부속 대광사’라고 적힌 가게에서 구세주를 만났다. 둥글고 큰 주먹코에 덧니, 깊은 눈, 팔자 눈썹의 호인이었다. 춥춥하고 어두운 가게에서 동굴곰처럼 천천히 걸어 나오셨다. 구세주께서는 내게 부속품을 사서 직접 설치하라며 실물 수도 파이프로 상세하게 두 번 세 번 설명하셨다. 1만 2000원어치 팔려고 30분도 넘는 설명. 미안했지만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하자 무작정 해 보라며, 혼자 해 보다가 안 되면 반납하라고까지 하셨다. 설치 기사를 부르면 출장비 기술비 해서 10만원은 받을 텐데 그런 돈 쓰지 말고 직접 해 보라고 웃으며 자꾸 권하셨다. 그림까지 그려 가며 설치법을 알려 주셨다. 1만 2000원어치 부속품을 샀다. 작은 가방에 부속품들을 넣고 서너 시간 헤매고 돌아다니며 술을 마셨다. 만취 상태로 서식지에 돌아와 낑낑대며 이른바 대수도공사(?)를 해 보았다. 세면대 아래쪽에 붙은 수도 파이프 나사를 서너 번 풀고 다시 조였다. 흰 비닐 테이프를 감고 나사를 끼워 조이라고 하는 걸 깜박하고 그냥 나사를 조였다가 다시 했다. 물이 새어 나사를 풀고 흰 테이프를 다시 더 감고 다시 또 하고 또 하고, 결국 두어 시간 만에 아, 세면대 아래 새로운 수도꼭지가 생겼다. 설치해 주지 않고 판매만 하는 더 싼 소형 세탁기를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고난과 역경의 사흘이 지나고 마침내 소형 세탁기를 제대로 들여놓았다. 온종일 세 번, 재미있는 빨래를 했다. 세탁기 속으로 물이 펑펑 쏟아지며 잘 돌아갔다. 빨래는 무척 재미있는 일이 됐다. 오래 처박아 둔 옷도 꺼내어 세탁기를 돌려 본다. 잘 돌아간다. 탈수까지 되어 팽팽하고 쫀득해진 빨래들이 나온다. “하하하하, 나 세탁기 있는 남자야.” 이제 세탁기도 있고 하니 속옷을 석 달 열흘 입지 않고 이삼일 정도만 입어야겠다. 하도 기분이 좋아 따스한 음료수 두 병을 사서 구세주 예수님께 갖다 드렸다. 인사를 드리니 대번 알아보시고는 “성공했지요?” 하고 물어보신다. 성공했다고 말씀드리며 감사하다고 거듭 인사를 드린다. 구세주는 말씀하신다. “그 봐요, 뭐든 하려고 하면 다 되는 거지요.” 가장 허름한 철물점에 내려오신 구세주 예수님은 오늘도 씩씩 웃으시며 ‘조금만 남는 장사’를 하고 계셨다.
  • [글로벌 In&Out] 계속되는 코로나19와의 싸움, 배려와 관심이 필요해/매기 양 고려대 국제개발협력전공 대학원생

    [글로벌 In&Out] 계속되는 코로나19와의 싸움, 배려와 관심이 필요해/매기 양 고려대 국제개발협력전공 대학원생

    코로나19가 터진 9개월이 지난 현재 한국은 세계적으로 한때 확진자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에서 매우 안전한 국가로 바뀌었다. 지난 2월 한국은 인도네시아나 다른 동남아 나라에 비해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몇 개월 안에 코로나19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한국 정부의 투명한 정보공유와 한국 사회의 협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마스크를 끼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이 아직 많다. 그래서 지난 7월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의무 착용법’을 통과시켰고 불응에 대한 처벌은 각 지역 공무원들에게 맡겼다. 어떤 한 지역에서는 마스크를 끼지 않는 마을 사람들에게 벌금을 부과하거나, 코로나19 사망자를 위한 묘지를 파게 하는 사회적 벌을 내리고 있다. 그럼에도 확진자 수가 계속 증가해서 이런 처벌이 마스크 착용을 증가시켰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한편 한국은 마스크를 제대로 끼지 않고 길에서 부주의하게 침을 뱉거나 마스크를 버리는 사람이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마스크를 끼고 정부의 지시에 잘 따르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와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확진자 수를 줄이기 위해 한국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한 여러 가지 조치를 취했지만 여러 사회·경제적 문제가 발생했다. 부유층은 전염병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만, 소외계층은 경제활동을 병행하니 어려움이 훨씬 극심해졌다. 2020년 6월 9일 코리아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60% 이상의 부모들이 코로나19 때문에 진행된 온라인 기반 학습은 빈부 간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소득 감소, 직업에 대한 불안감 악화, 장기화된 사회적 거리감 등의 압박으로 인해 고의적으로 자해를 한 사람이 1년 전과 비교해 2020년 상반기에 36% 가까이 급증했다고 한다. 청년층과 저소득층은 특히 우울증과 자해에 빠지는 경우가 매우 많다고 한다. 최근 2주간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시행돼 확진자 수가 200건 미만으로 떨어지자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규제를 완화했다. 그러나 정부는 전염병이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지금 사회적 거리두기를 ‘더 견딜 수 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모르겠지만 과도한 문자 경고 메시지를 줄였으면 한다. 지금 문자메시지는 본인이 소속된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 사는 확진자 메시지까지 받게 된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메시지를 받게 되면 경고 문자를 무시하기 쉽다. 이러한 경고가 효과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전략적으로 문자를 보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또한 약자, 저소득층 같은 방역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한테 관심을 더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는 빈부 격차로 인한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일으켰다. 정부, 지역사회와 개인은 모두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야 할 역할이 있다. 특히 이런 힘든 때일수록 국가 차원에서 시행하는 지원 정책만으로는 어려울 수 있다. 국가 재정이 부족하기 때문에 전 국민의 참여가 강력하게 필요하다. 예를 들면 한국 정부 역시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지만 인도네시아 경우처럼 전 국민이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기적으로 중소기업을 홍보한다면 여러 가지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코로나19는 현 인류에게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위기이다. 그렇지만 전 인류가 공동으로 힘을 합쳐 국가별, 개인별로 배려와 관심을 가지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조이한의 종횡무애] 행복해지는 ‘쉬운’ 방법

    [조이한의 종횡무애] 행복해지는 ‘쉬운’ 방법

    세상에 이상한 일이 한둘이 아니지만 연봉 1억원 받는 친구가, 열악하기로 치면 밑에서 순위를 다툴 대학 시간강사인 나를 부러워하는 일도 그중 하나다. 이곳저곳 대학을 다니고 특강을 수도 없이 뛰고 책을 쓰고 번역을 해야 겨우 연봉 2000만원을 넘기는 게 이 바닥이다.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러 가면 세무서 직원이 한숨을 쉰다. “이렇게 많은 일에 이렇게 소소한 금액을 집어넣는 사람 처음이에요”라는 말도 들었다. 그런데 친구들을 만나면 “성공한 네가 커피 사라”고 한다. 이유는? ‘자식이 없어서’다. 언제는 “자식도 안 낳는 이기적인 인간”이라고 욕하더니 “자식 없는 네가 상팔자”란다. “나도 자식만 없으면 명품 백도 들고 해외 여행도 실컷 하며 살 거다. 번 돈을 다 자식에게 쏟아부어야 하니 노후 대책도 못 한다”고 한다. 졸지에 부러움의 대상이 된 나는 그들 말에 의하면 ‘자식이 없어’ 속 썩을 일도 없고, 교육비도 안 들어가고, 이 험한 세상에 혹시 왕따라도 당하지 않나, 폭력 가해자가 되지는 않을까, 내 딸이 성추행당하면 어쩌나 등등 마음 졸일 일도 없다. 욕도 먹고 부러움의 대상도 되는 ‘자식 없는’ 인간인 나는 연봉 1억원인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커피도 사고 밥도 산다. 작년 12월 초에 강원도 횡성으로 이사했다. 딴에는 오래 고민한 결과였다. 돌아가는 판이 시간강사는 영 미래가 보이질 않는다. 어느덧 나이는 먹어, 운이 좋아 잘리지 않고 버틴다 해도 몇 년이나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돈 안 되는 일은 번역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번역가인 남편이나 나나 도시에선 생존 자체가 불투명하다. 그래서 14년간 살았던 경기도 원당의 다세대주택을 팔고 농촌주택자금 융자를 받아서 집을 지었다. 작은 집에 사는 돈 없는 사람도 품위 있는 공간에서 살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 건축가에게 설계도 부탁했다. 다 지어진 집은 겉은 단순하지만 내부는 나름 개성이 있어 우리 마음에 꼭 들었다. 사람들은 또 부러워했다. “네가 부자다”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 “나도 너처럼 살고 싶다”고도 했다. 벼랑으로 밀려서 떨어지기 전에 죽지 않으려고 들어온 시골인데 사람들이 부러워하니 어째 좀 이상하다. 그들은 내가 이렇게 할 수 있는 것도 역시 “자식이 없어서”이고, 거기에 더해 “직장이 없어서”라고 했다. 어차피 프리랜서라서 매일 출퇴근해야 하는 정규직이 아니니, 어디에 살든 무슨 상관이냐는 거다. 할 말이 없는 건 아니지만 딴은 맞는 말이기도 하다. 어쨌든 나는 그놈의 ‘자식이 없어서’ 돈을 많이 못 벌어도 1억 버는 사람보다 여유가 있으며, ‘자식이 없어서’ 매인 데 없이 ‘살고 싶은 시골’에서 살 수도 있는 무척이나 행복한 사람이다. 그러니 이제 막 세상을 살아가려는 사람들에게 해 줄 말은 간단하다. 행복하고 싶거든 “자식을 낳지 마라”. 그러면 부자를 불쌍하게 여길 정도로 여유가 생기고, 도시에서 살지 않아도 되며, 자식 걱정에 골치 썩을 일도 없다. 하지만 굳이 그런 말도 필요 없다. 요즘 젊은이는 현명해서 내가 말하지 않아도 이미 자식 낳아 기를 생각이 없다니 말이다.
  • 갈 곳 없는 닷새… 5060 삼식씨는 비대면 추석이 두렵다

    갈 곳 없는 닷새… 5060 삼식씨는 비대면 추석이 두렵다

    지난해 은퇴한 김모(60)씨는 고교 동창 셋과 추석 연휴 내내 날마다 만나기로 했다. 김씨는 “이번 추석엔 다들 가지도 오지도 못하니 친구들 만나서 시간을 보내는 게 마음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상 초유의 비대면 추석을 앞두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 아버지들의 한숨이 늘었다. 이동 없는 명절 연휴를 어떻게 쪼개 보내야 할지 막막하다는 호소가 많다. 박모(62)씨는 특별할 게 없는 이번 추석이 전혀 기다려지지 않는다. 아들 부부가 오지 않기로 하면서 부인이 명절 음식도 하지 않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했다. 박씨는 “손자가 태어나면서 그나마 손자 덕분에 명절마다 온 가족이 자연스럽게 뭉쳤는데, 코로나19가 야속하다”면서 “아내의 삼식이(은퇴 후 삼시 세끼를 집에서 먹는 남편) 취급도 불편하고 이래저래 연휴가 길게만 느껴진다”고 했다. 최모(60)씨는 자식들 눈치도 보인다. 그는 “명절 때 같이 시간을 보내자고 했다가 핀잔만 들었다”면서 “아내 눈치, 자식 눈치에 불안감과 초조함을 느낀다. 가장의 권위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고 토로했다. 실제 우울감을 호소하는 아버지들이 적지 않다. 서울신문 아무이슈 팀이 베이비붐 세대의 아버지 49명에게 ‘최근 일주일간 우울한 감정을 느낀 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17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그 이유(중복 응답)로는 돈(17명), 가족 등과의 소통 부재(15명), 은퇴로 인한 소속감 부재(10명) 등의 답변이 많았다. 베이비붐 세대의 아버지들이 가장의 역할을 경제적 부분에 한정 짓는 경향이 있다 보니 은퇴 후 수입이 줄면서 자신감을 잃고 우울감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우울감은 가족의 전통적 개념이 강조되는 명절이면 더 커진다. 전통 가족제도에 기대 권위를 확인해 온 아버지들은 비대면 추석이 특히 난감하다. 올 추석에는 제사를 지내지 않기로 했다는 서모(58)씨는 “제사도 안 드리고 친척들도 모이지 않으니 명절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가장으로서의 최소한 역할마저 박탈당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추석 당일 가족끼리 간단한 식사만 하기로 한 김모(57)씨는 “명절 차례를 없앨 때가 되지 않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게 된다”면서 “그게 시대 흐름이라면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씁쓸해했다. 코로나19가 상상도 못할 사회변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은 시간이 갈수록 곳곳에서 현실이 되는 분위기다. 가부장제 중심의 명절 문화도 예외일 수 없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수직적·권위주의적 가족 구도 속의 아버지들은 코로나19가 예기치 않게 가속화시킨 수평적 분위기에 소외감을 더 강하게 느낄 수 있다”면서 “자녀들에게 먼저 다가가 속마음을 털어놓고 변화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베이비붐 세대 아버지들도 코로나 시대의 프레퍼(Prepper·재난이나 사고에 스스로 대비하는 사람들)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보스만 뒤늦게 알려진 미담, 자기 출연료 떼서 시에나 밀러 올려줘

    보스만 뒤늦게 알려진 미담, 자기 출연료 떼서 시에나 밀러 올려줘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4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채드윅 보스만이 지난해 스릴러 영화 ‘21 브릿지스-테러 셧다운’에서 형사 역할로 호흡을 맞춘 시에나 밀러(39)에게 출연료 일부를 기꺼이 양보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밀러는 최근 잡지 엠파이어의 추모특집 인터뷰를 통해 이 작품 출연 제의를 받고 처음에는 망설였다고 털어놓았다. 쉬지 않고 일해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도 강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 제작을 맡은 보스만이 출연 제의를 해오길래 제작자가 쉽게 수락할 수 없는 출연료를 요구하는 잔꾀를 생각해냈다고 했다. ‘정당한 보상을 받으면 하겠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작품 특성 상 많은 제작비가 소요돼 보스만이 당연히 거절할 줄 알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보스만은 자신의 출연료 중 일부를 떼내 밀러에게 얹어줬다. 밀러는 “그가 ‘그 정도 금액은 내가 마땅히 받아야 할 몫’이라고 말하더라”고 했다. 그녀는 배우로서 경험했던 놀라운 일들 가운데 하나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밀러의 칭찬은 이어진다. “이런 종류의 일은 거저 일어나지 않는다. 그는 말하길 ‘당신은 받을 만한자격이 있어 출연료를 받는 것이다. 당신이 그만한 가치가 있으니까’라고 했다. 이 동네의 어떤 다른 남자가 그렇게 너그럽고 존경할 만하게 행동하는지 상상할 수조차 없다. 내가 다른 동료 남자 배우들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모두 조용해져 집에 가거나 엉덩이를 붙인 채 한참 생각에 잠기곤 했다. 겉치레 같은 것은 없었다. 그저 ‘물론이지, 당신에게 그만한 돈을 줘야 하니까 그 액수를 줄게’ 하는 식이었다.” 밀러는 처음에는 이 얘기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주저했는데 나중에 고인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인 것 같아 공개하기로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주호영 “추미애 아들 무혐의? 공무원 피살 틈 타 불기소…특검 간다”(종합)

    주호영 “추미애 아들 무혐의? 공무원 피살 틈 타 불기소…특검 간다”(종합)

    “대법 판례에 휴가명령서 없으면 군무이탈”주호영 “동부지검 수사 부실투성이”이낙연 “추미애 檢 조사결과 받아들여야”추미애 “무분별한 정치공세… 檢개혁 매진”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서울동부지검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군 복무 특혜 휴가 의혹과 관련, 전날인 28일 추 장관과 서씨, 추 장관의 전 보좌관에 대해 모두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한 데 대해 “공무원 피살에 국민의 관심이 고조됐고, 추석 시작으로 언론이 조용한 틈을 타 털어버리려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무도한 일”이라며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동부지검 수사 은폐·방조 가까워”“秋수사 방해·왜곡 김관정 검사장 지휘” 주 원내대표는 이날 화상으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법원 판례상 휴가 명령서가 없으면 군무이탈인데, 명령서가 없는 것은 분명하고 구두보고를 누가 했는지 밝혀지지도 않았음에도 무혐의가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추 장관과 같은 편이 돼서 수사를 방해·왜곡했던 김관정 검사장이 수사를 지휘하는 동부지검장으로 가서 무혐의를 했다”고도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후 기자들을 만나 “동부지검의 수사는 부실투성이일 뿐 아니라 은폐 공모·방조에 가깝다”면서 “국회에서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이낙연 “秋 검찰조사 받아들여야”추미애 “근거 없어…검찰개혁 완수에 매진” 秋-보좌관, 아들 휴가 연장 메시지 주고받아 이에 대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추 장관과 아들 서씨 등의 의혹에 대해 “검찰의 조사결과이니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전날 검찰에서 무혐의 결론이 나오자 법무부 대변인실을 통해 “근거 없고 무분별한 정치공세였다”고 입장을 밝혔다. 추 장관은 송구하다면서 앞으로 검찰개혁 완수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이번 수사 종결로 더 이상 국력 손실을 막고 불필요한 정쟁에서 벗어나 검찰 개혁과 민생 현안에 집중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수사권 개혁과 공수처의 조속한 출범을 통해 검찰 개혁을 완수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추 장관은 최근 국회 대정부질문 등에서 아들 휴가 연장 문제와 관련해 “보좌관이 뭐하러 사적인 일로 지시를 받겠느냐”,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라고 시킨 적이 없다”고 거듭 밝혔으나 검찰 조사에서 추 장관이 당시 최모 보좌관에서 아들이 근무하는 곳의 인사 담당 대위의 연락처를 알려주고 보좌관이 일을 처리했다는 등의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주호영 “‘연유 발라서 시신 태우라’ 군 확인”“민주, 北 말 믿자며 불태운 거 빼자 한다” 한편 주 원내대표는 이날 서해상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북한이) ‘연유(燃油)를 발라서 태우라고 했다’는 것을 국방부가 SI(감청 등에 의한 특별취급 정보)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북한 용어로 휘발유나 디젤처럼 무엇을 태우는 데 쓰는 연료를 연유라고 하는 모양이다. 국방부가 그냥 판단한 게 아니라 정확하게 들었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전날 대북 규탄 결의안 채택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북한이 전통문에서 시신은 불태우지 않고 부유물만 불태웠다고 하니 (민주당이) 그 부분을 빼자는 것”이라며 “그걸 고치고 나면 규탄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은) 북한에서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하니까 그 말을 믿자는 것”이라며 “그게 말이 되겠나. 우리 국방부 말을 믿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北 “사격 후 부유물에 침입자 없었다”“부유물, 방역규정에 따라 해상서 소각” 앞서 북한 통일전선부는 지난 25일 청와대로 보낸 통지문에서 시신이 부유물 위에 없었다고 밝혔다. 북한은 “우리 군인들이 정장의 결심 밑에 10여발의 총탄으로 불법 침입자를 향해 사격했다”며 “이 때 거리는 40∼50m였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사격 후 아무런 움직임도 소리도 없어 10여m까지 접근해 확인 수색했으나, 정체불명 침입자는 부유물 위에 없었다”며 “(대신) 많은 양의 혈흔이 확인됐다고 한다”고 했다. 북측은 “우리 군인들은 불법 침입자가 사살된 것으로 판단했고, 침입자가 타고있던 부유물은 국가비상방역규정에 따라 해상 현지에서 소각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오도가도 못 하는데 뭐하지?”…아버지는 추석이 벌써 외롭다 [아무이슈]

    “오도가도 못 하는데 뭐하지?”…아버지는 추석이 벌써 외롭다 [아무이슈]

    “추석 당일 빼고 연휴 내내 만나서 고스톱이나 치자고 했어요. 코로나 때문에 고향에도 못 가니….”지난해 은퇴한 김모(60)씨는 고교 동창 셋과 추석 연휴에 만나 고스톱을 치기로 했다. 김씨는 “(주말에 친구들과 치는 고스톱이) 유일한 낙인데, 이번 추석 땐 가지고 않고 오지도 않으니 딱히 할 일도 없을 것 같고 (가족보다) 친구들이 편하다”고 말했다. 고향도 못 가는데… 집은 답답, 친구가 편해사상 초유의 비대면 추석을 앞두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베이비붐 세대(1955~63년) 아버지들의 한숨이 늘었다. ‘이동’ 없는 긴 명절을 어떻게 쪼개 보내야 할지 막막하다는 호소다. 당장 부인이나 자식과 함께 보내야 할 연휴가 부담스럽다는 고백도 있다. 박모(62)씨는 명절이 전혀 기다려지지 않는다고 했다. 아들 부부가 오지 않기로 하면서 부인이 ‘음식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 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그나마 손자가 태어나면서 손자 중심으로 가족이 돌아가는 게 있었던 거 같은데 코로나가 야속하다”면서 “부인의 삼식이(은퇴 후 삼시세끼를 집에서 먹는 남편) 취급도 이제 너무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젊을 땐 일만하다가…‘삼식이’ 생활에 가족 눈치 최모(60)씨는 자식이 어렵다. 최씨는 “명절 때 뭐 하느냐 아버지랑도 놀자고 했다가 ‘내가 정작 필요할 때 아빠는 어디 있었느냐’며 한 소리를 들었다”면서 “부인 눈치, 자식 눈치에 불안감과 초조함을 느낀다. 가장의 권위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고 했다. 실제 우울감을 이야기하는 아버지들이 적지 않다. 서울신문 아무 이슈 팀이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베이비붐 세대에 속하는 아버지 49명에게 ‘최근 일주일간 우울한 감정을 느낀 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17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우울감을 느끼는 이유(중복 응답)로는 돈(17명), 가족 등과의 소통 부재(15명), 은퇴로 인한 소속감 부재 (10명) 등의 답변이 나왔다. 베이비붐 세대의 아버지들이 가장의 역할을 경제적 부분에 한정 짓는 경향이 있다 보니 은퇴 후 수입이 줄면서 자신감을 잃고 우울감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된다. 모이질 않는데 명절은 무슨…“제사도 없애야 하나”가족에 기대 권위를 확인해온 아버지들도 비대면 추석이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이번 추석 제사를 지내지 않기로 했다는 서모(58)씨는 “명절에나 겨우 모여 가족다운 분위기를 보내는 건데 제사도 안 드리고 친척들도 모이지 않으니 (명절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그나마 (가장으로써) 해야 할 일도 사라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가족끼리 추석 당일 간단한 식사만 하기로 한 김모(57)씨는 “이번 명절을 계기로 정말 차례를 없앨 때가 됐는지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면서 “다들 못 만나니 쓸쓸하기도 하고 벌써 심심하기도 하지만 시대 흐름이라고 생각하니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수직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과거 전통적인 아버지들은 최근 가족 내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해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면서 “먼저 자녀들에게 다가가 속마음을 털어놓고 행동의 방식을 바꿔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티셔츠 만들고, 콩나물 키우고”…코로나 우울 이렇게 이겨낸다

    “티셔츠 만들고, 콩나물 키우고”…코로나 우울 이렇게 이겨낸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올 추석마저 쓸쓸한 명절이 될 전망이다. 특히 시골 노인들은 추석기간 정부의 이동제한 권고로 자식들의 고향방문이 줄면서 나홀로 추석을 보낼 처지에 놓였다. 자치단체들은 우울감에 빠질 수 있는 노인들을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충북 영동군 노인복지관은 2차 콩나물 키우기 사업을 진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5월 노인 460명에게 콩나물을 쉽게 재배할 수 있는 옹기 시루와 천, 콩으로 구성된 ‘무럭무럭 키트’를 제공했는데 반응이 좋자 이번 추석에 키울 수 있도록 지난 29일 1인당 콩 500g을 또 제공했다. 노인복지관이 콩나물을 선택한 것은 실내에서 쉽게 기를 수 있고, 재배 과정에서 노인들이 무료함을 해소하며 심리적으로 안정을 얻을 수 있어서다. 노인복지관 관계자는 “콩 500g이면 3번 정도 키워 콩나물을 먹을 수 있다”며 “하루 동안 시루에 물을 5번 주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재배한 콩나물을 이웃들과 나눠 먹으며 잠깐이나마 노인들이 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운 옹기로 만든 시루를 제공하니 노인들이 옛날 생각이 난다며 더 좋아한다”며 “지속적인 사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충북 단양군 평생학습센터는 문해교육반 노인들을 위해 코로나19 극복 티셔츠 만들기를 진행하고 있다. 가정을 방문해 나눠준 티셔츠와 마스크가 그려진 주머니, 바늘, 실 등을 활용해 노인들이 집에서 티셔츠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노인들이 익숙한 바느질을 해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센터 관계자는 “마스크가 그려진 주머니를 바느질해 티셔츠에 달면서 나만의 코로나19 극복 티셔츠를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한 교육생은 “코로나19로 가족들도 안 오고 외출도 못하고 사람들도 못 만나 답답하고 우울하기도 했다”며 “오랜만에 잡아보는 바늘과 실로 옛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고 즐거워했다.충주시는 지난달부터 우울감을 호소하는 독거노인 150명을 대상으로 행복인형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충주시 관계자는 “인형은 1시간 정도면 만들 수 있다”며 “인형이 완성되면 노인들이 ‘개똥이’, ‘이쁜이’ 등 이름도 붙여주고 말을 걸면서 추석연휴기간 외로움을 달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與 “국방부, ‘부유물 위 시신 있는 상태서 기름 부어 태웠다’ 보고”(종합)

    與 “국방부, ‘부유물 위 시신 있는 상태서 기름 부어 태웠다’ 보고”(종합)

    민주 “北 전통문 다목적용으로 봐야”北 “부유물 위에 침입자 없었다” 주장주호영 “‘연유 발라 태우라’ 북 발언”與 “‘몸에 발라’ 표현은 없었다”국민의힘TF “시신·부유물 같이 태워”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군에 피살된 사건과 관련, 여권 핵심 관계자는 29일 “부유물 위에 사체가 있는 상태에서 북한이 기름을 부어 불태웠다고 국방부가 보고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이날 언론에 “국방부가 여러 첩보를 종합한 결과 ‘부유물과 사체를 같이 태운 것으로 추정한다’고 보고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사체는 부유물 위에 있는데, 기름을 부었다는 것이 국방부의 표현이었다”면서 “이것이 부유물만 태웠다는 북한의 통지문 내용과 다른 부분이고, 그래서 우리가 남북공동조사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北 “사격 후 부유물에 침입자 없었다”“부유물, 방역규정에 따라 해상서 소각” 북한 통일전선부는 지난 25일 청와대로 보낸 통지문에서 시신이 부유물 위에 없었다고 밝혔다. 북한은 “우리 군인들이 정장의 결심 밑에 10여발의 총탄으로 불법 침입자를 향해 사격했다”며 “이 때 거리는 40∼50m였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사격 후 아무런 움직임도 소리도 없어 10여m까지 접근해 확인 수색했으나, 정체불명 침입자는 부유물 위에 없었다”며 “(대신) 많은 양의 혈흔이 확인됐다고 한다”고 했다. 북측은 “우리 군인들은 불법 침입자가 사살된 것으로 판단했고, 침입자가 타고있던 부유물은 국가비상방역규정에 따라 해상 현지에서 소각했다고 한다”고 밝혔다.주호영 “‘연유 발라서 시신 태우라’ 군 확인”“민주, 北 말 믿자며 불태운 거 빼자 한다” 그러나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북한이) ‘연유(燃油)를 발라서 (시신을) 태우라고 했다’는 것을 국방부가 SI(감청 등에 의한 특별취급 정보)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북한 용어로 휘발유나 디젤처럼 무엇을 태우는 데 쓰는 연료를 연유라고 하는 모양이다. 국방부가 그냥 판단한 게 아니라 정확하게 들었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전날 대북 규탄 결의안 채택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북한이 전통문에서 시신은 불태우지 않고 부유물만 불태웠다고 하니 (민주당이) 그 부분을 빼자는 것”이라며 “그걸 고치고 나면 규탄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은) 북한에서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하니까 그 말을 믿자는 것”이라며 “그게 말이 되겠나. 우리 국방부 말을 믿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與 “국방부 보고서 연유 표현 있지만 ‘몸에 바르고’란 표현은 사용 안해” 민주, 주호영 발언 부인 반면 여권 관계자는 주 원내대표의 말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국방부 보고에서 연유 얘기는 나왔지만 ‘몸에 바르고’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북한 전통문을 보면 사격 결정을 단속정장이 내렸다는데, 우리로 치면 대위나 소령 정도 계급 밖에 안 되는 지휘관이 어떻게 그런 결정을 할 수 있었겠나”라며 “국방부는 해군 지휘계통에서 이뤄졌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해상 80m 원거리에서 인적사항을 확인했다는 것도, 저녁 시간대 40∼50m 거리에서 공포탄을 쏘고 접근했다는 것도 안 맞는 것 같다”며 “북한의 전통문 자체는 다목적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野 “부유물 하나만으로 40분간 안 탄다”“시신·부유물 함께 기름 붓고 불 붙인 것” 이와 관련, 국민의힘 ‘북한의 우리 국민 살해 만행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팀장인 한기호 의원도 브리핑에서 “연유를 몸에 바르려면 사람이 가서 발라야 하는데, 표류자(희생자)와 북한 함정들은 간격을 유지했다”며 “주 원내대표의 발언도 부정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명확한 것은 북한이 40분 동안 탈 정도의 기름을 부은 것”이라며 “부유물 하나만으로는 40분간 탈 수 없다. 결국 시신과 부유물에 함께 기름을 붓고 불을 붙였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계좌 털렸으니 예금 집에 보관하라더니…집을 털었다

    계좌 털렸으니 예금 집에 보관하라더니…집을 털었다

    목포경찰서는 지난 6월 수사관을 사칭해 “개인정보가 유출돼 예금이 빠져나가니 찾아서 ‘전자레인지’에 보관하라”고 속이고, 피해자 집에 들어가 3000만원을 훔친 A씨를 붙잡았다. 한달 후에는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하려면 위약금을 내야한다고 한후 금감원 직원을 사칭, 위약금과 기존대출 상환명목으로 1억 5000만원을 편취한 B씨가 검거됐다. 최근 전남지역에서 범인이 피해자를 직접 만나 현금을 건네받는 이같은 ‘대면편취형’ 전화사기가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면편취형’ 수법은 2018년 1건(피해금 700만원) 발생했으나 2019년에는 15건(피해금 6억 6100만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들어 지난 8월까지 63건(피해금 16억 3500만원)으로 급증했다. ‘대면편취형’ 전화사기는 ‘저금리 대출을 받으려면 기존 대출금을 갚아야 하니 현금을 준비하라’고 하거나, ‘개인정보가 유출돼 예금이 위험하니 돈을 찾아 놓아라’, ‘명의가 도용돼 대포통장이 발급됐으니 돈을 인출해 두어라’고 속이는 유형이다. 이어 현금을 직접 받거나 집에 보관시켜 훔치는 수법 등이 주로 이용되고 있다. 전남경찰은 지난 8월까지 대면편취범 69명을 검거하고, 그 중 17명을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직접 만나 현금을 요구하는 대출은 없고,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에서도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이러한 전화를 받으면 절대 응하지 말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내비게이션 켜놓고도 길 못 찾는 ‘길치’되는 이유 알고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내비게이션 켜놓고도 길 못 찾는 ‘길치’되는 이유 알고보니...

    지난주 ‘놀면 뭐하니’라는 연예프로그램에서 신예 걸그룹 ‘환불원정대’의 매니저로 등장한 가수김종민이 내비게이션을 보고도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장면이 나와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터뜨리게 만들었다. 우리 주변에서도 몇 차례 가본 길이나 장소도 제대로 찾지 못하는 등 공간감각이 다소 떨어지는 이른바 ‘길치’라고 부르는 이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이는 공간감각이 공간기억으로 연결되지 못하기 때문인데 국내 연구진이 공간기억을 형성하는 메커니즘을 발견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운영단 연구팀은 기억에 관여하는 뇌 부위인 해마 속에 과립세포, 이끼세포 등이 장소를 학습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29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하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해마는 새로운 장소에 갔을 때 환경과 위치정보를 인식해 학습하고 기억하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낯선 공간에 가면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고 특정 장소를 찾아가는데 어려움을 겪지만 이후 익숙해지면 주변 지표들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길을 헤메는 일은 줄어들게 된다. 이처럼 장소나 공간에 대해 인식하고 기억하는데 관여하는 세포를 장소세포라고 한다. 장소세포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뇌의 공간 탐색과 기억에 대한 많은 연구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장소세포가 어떻게 변화하고 생성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생쥐를 공간훈련장치인 트레드밀에서 27일 동안 다양한 환경변화를 주면서 훈련을 시켰다. 훈련을 하는 동안 뇌의 해마 내부 영역인 ‘치아이랑’을 구성하는 뇌세포인 이끼세포와 과립세포 변화를 관찰했다.그 결과 해마 속 과립세포와 이끼세포가 다양한 신경네트워크를 통해 장소를 학습하고 기억하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새로운 공간환경에 놓여지면 과립세포와 이끼세포가 사물의 위치나 거리(간격) 정보를 형성하게 되고 이후 공간에 익숙해지면서 사물의 위치, 거리정보를 나타내는 세포들은 사라지고 장소 자체를 기억하는 장소세포가 만들어지고 그 숫자가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장소정보가 장소 기억으로 전이되는 것이다. 또 이끼세포는 과립세포가 위치정보를 공간의 위치 기억으로 변화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연구팀은 밝혀내기도 했다. 연구를 주도한 세바스찬 로열 박사는 “이번 연구는 장소, 공간기억에 있어서 해마의 역할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라며 “기억상실, 알츠하이머, 인지장애 같은 해마 손상과 관련된 뇌질환을 이해하고 치료 예방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기반 신경공학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주호영 “‘몸에 연유 바르고’ 표현 있어…시신 소각 맞다”

    주호영 “‘몸에 연유 바르고’ 표현 있어…시신 소각 맞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북한이 시신을 불태웠다는 내용이 ‘몸에 연유(燃油)를 바르고’라는 표현을 통해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국회 국방위원회가 사건이 알려지고 이튿날인 지난 24일 채택한 규탄결의안을 언급하며 민주당의 입장을 비판했다. 24일 국방위 결의안에는 시신 소각과 관련한 내용이 있었는데 ‘부유물을 태운 것’이라는 북한의 한 마디에 입장이 바뀌었다는 것. 주 원내대표는 “국방부가 특별 정보(SI·Special Information)에 의해서 시신을 불태웠다고 확인했다고 보고했다”며 ‘몸에다가 연유를 바르고’라는 표현이 이 SI에 포함돼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연유라는 게 북한 용어로 휘발유나 디젤처럼 무엇을 태우는 데 쓰는 연료”라며 “연유를 발라서 태우라고 했다는 것을 우리가 확인했다고 국방부가 이야기했는데, 북한에서 그렇지 않다고 하니 그 말을 믿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사람들이 문제가 되면 어느 쪽 말을 더 믿겠냐고 하는데, 일단은 국방부 말을 믿어야 할 것”이라며 “또 국방부 말을 믿게 된 동기는 그냥 판단이 아니라 정확하게 들었다는 데 근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민주당이 이 일이 생기자마자 대북규탄결의안을 채택하자고 했는데 너무 뻔뻔하다”며 “북한이 미안하다는 문건을 보낸 것을 이유로 국방위를 통과한 결의문을 대폭 고치자고 하는데 그걸 고치고 나면 규탄이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대단히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한 것과 관해서는 “무려 사건이 생기고 6일 만”이라며 “국민에게 이렇게 해서 잘못됐다 위로하고, 경위를 밝히겠다고 하고, 북한에 엄중 항의하겠다고 하고, 제대로 조치를 못해서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계몽군주’라고 일컬은 것과 관련해서는 “도대체 무슨 의도를 가지고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 제정신을 가지고 했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밖에 이인영 통일부장관이 ‘미안하다는 표현을 두 번씩이나 밝힌 것이 이례적’이라고 한 것 등 여권 인사들의 발언을 언급하며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 북한 관광허용 촉구 결의안을 상정하는 이 사람들은 도대체 국민의 생각이 안중에 있는지 너무 한심하고 비분강개한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개천절 집회 금지 방침에 대해서는 “소위 ‘코로나 정치’를 정부가 너무 많이 해왔다”며 “차량을 타고 방역에 지장이 없으면 막을 근거가 없다”고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집회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막노동 뛰던 이 남자 위해 ‘고스트’ 주인공을 늘렸다

    막노동 뛰던 이 남자 위해 ‘고스트’ 주인공을 늘렸다

    당초 주원·김우형으로만 확정됐었던 배역 앙상블 지원한 김진욱 매력에 캐스팅 변경 “첫 대극장 오디션서 얻은 믿기지 않는 기회” 지난해 9월 열린 뮤지컬 ‘고스트’ 1차 오디션에는 1500명이 몰렸다. 영화 ‘사랑과 영혼’을 원작으로 한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매지컬’로 불릴 만큼 화려한 무대로 그리는 작품에 뮤지컬을 꿈꾸는 배우들의 관심이 높았다. 제작사는 초연에 함께한 배우 주원과 김우형을 샘 위트로 확정하고 나머지 배역을 캐스팅할 계획이었다. 그 결심을 무너뜨린 건, ‘뮤지컬 엑스칼리버 대학생 앙상블’이 뮤지컬 경력의 전부였던 김진욱이었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김진욱은 1년 전 이야기를 하는데도 눈빛이 떨렸다. “믿을 수 없었다”는 말을 몇 번이고 반복했다. 당시 앙상블에 지원했던 그는 “대극장 오디션은 처음이라 그저 좋은 경험 한다고 생각하려고 했다”고 떠올렸다. 그가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 넘버 ‘둘 만의 이야기’를 부르고 오디션장을 떠난 뒤 제작진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대체 누구냐며 수소문을 하는데도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며칠 뒤 김진욱은 다른 배우 8명과 다시 오디션 기회를 얻었고, 자정쯤 캐스팅 확정 전화를 받았다. 극 중 샘은 잘생기고 능력 있고, 사랑스런 연인까지 둔 ‘다 가진 인물’이다. 김진욱의 첫인상도 그리 보이지만 그는 “제 삶에서 쉽게 얻은 건 아무것도 없다”며 많이 다르다고 했다. 2012년 연습생부터 시작해 3년 만에 겨우 가수(그룹 하트비)가 됐는데 잘 안 풀렸다. 친구들은 벌써 취업하는데 할 줄 아는 게 노래밖에 없으니 막막할 뿐이었다. 유튜브에 커버 영상도 올리고 프로듀싱·작곡도 배우며 어떻게든 음악을 해 보려 했다. 생활비는 새벽 6시마다 건설현장에 나가 일하거나 에어컨 설치 작업을 도우며 벌었다. 앞이 너무 캄캄하니 오히려 다시 처음부터 하기로 했다. 법학을 전공하다가 2018년 연극영화과로 재입학하면서 뮤지컬 무대를 꿈꾸기 시작했다. ‘고스트’ 오디션 이후 그의 경력에는 ‘원모어’와 ‘베어 더 뮤지컬’ 주연 배우가 더해졌다. 대학로 소극장과 중극장을 한 작품씩 한 뒤 다음달 9일 ‘고스트’ 무대에 선다. 김진욱은 “사실 이제부터가 더 두렵고 어렵다”고 말했다. 두 달째 모든 일상을 작품 준비로 채우며 땀을 한 바가지씩 쏟는 이유다. “연출님이 ‘좀더 당당하게 연기해도 된다’고 해 주시는데, 겸손할 수밖에 없어요. 아무것도 없던 저를 믿고 뽑아 주셨으니 기대에 부응해야죠.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고 작품을 함께하는 많은 분들의 노력을 헛되게 하고 싶지 않아요.” 겸손하게 조곤조곤 말하면서도 “열심히 할 테니 잘 봐 달라”며 웃어 보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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