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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관이 불붙인 공무원 ‘시보떡’… “문화” vs “악습” 관가 와글와글

    장관이 불붙인 공무원 ‘시보떡’… “문화” vs “악습” 관가 와글와글

    “축하하는 문화가 구태로 몰려 억울”“한명이라도 부담 느끼면 폐지해야”종로구 올부터 다과 지급으로 대체공무원들이 선발 후 정식 임용 전 일정한 ‘시보’ 기간이 끝난 뒤 직장 동료들에게 돌리는 ‘시보떡’을 놓고 관가가 설왕설래하고 있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까지 “불합리한 관행을 철폐하겠다”고 나섰다.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선배들의 가르침에 감사한 마음으로 하는 것을 너무 삭막하게 본다’는 의견과 ‘누구 하나라도 부담을 느낀다면 없어지는 게 맞다’는 의견이 공존한다. 시보떡 관행이 중앙부처에서는 거의 사라져서 큰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는 반면 지방자치단체 등에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평가가 엇갈린다. 시보떡 논란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시보를 끝낸 동기가 가정 형편이 어려워 백설기만 하나씩 돌렸더니 옆 팀 팀장이 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는 글이 올라오며 시작됐다. 지난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보고에서 야당 의원이 이런 관행을 지적했고,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시보떡이 새내기 공무원들에게 부담과 상처가 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불합리한 관행을 철폐하겠다”고 공감했다.국가·지방공무원법에 따르면 공무원 합격자는 6개월(6급 이하)~1년(5급)의 시보 기간을 거쳐야 정규 공무원으로 임용된다. 이 기간이 끝나면 동료들에게 떡을 돌리는 문화가 이어져 왔다. 경기의 15년차 공무원 A씨는 25일 “시보떡을 달라고 강요하는 경우는 들어보지 못했다”며 “다소 과장된 (온라인) 글에 공직사회 전체가 졸지에 ‘구태’ 전형 취급을 받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17년차 공무원 B씨는 “시보가 끝나고 선배한테 감사의 의미로 떡을 돌리는 것”이라며 “(이런 관행까지 없어지는 건) 너무 삭막하다. 떡을 돌리는 것 자체보다 그것을 통해 동료 간 축하와 감사를 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자치구 8년차 공무원 C씨도 “시보뿐 아니라 승진 등 발령 때 일종의 인사로 떡을 돌리는데 악습이라기보다 하나의 문화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중앙부처 20년차 D씨는 “시보떡은 거의 없어졌지만 사람들이 떡을 선호하지 않아 버리기도 하니 과자나 다른 실용적인 것을 돌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문화를 이어 간다는 인식 자체가 개인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광역자치단체의 10년차 공무원 E씨는 “나도 10년 전에 했지만 악습이라고 생각하고 없어져야 한다고 본다”며 “결혼식은 와 줘서 감사한 마음에 떡을 돌리지만 시보떡은 가끔 누가 돌렸는지도 모르고 받는 경우가 많다. 규모가 크면 한 과에 50명이 있는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2년차 공무원 F씨는 “만약 지금 시보를 뗀다고 해도 나만 안 돌리면 조직 분위기상 이상하게 볼 것 같아 돌릴 것 같다”고 말했다. 관가는 이번 논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는 올해부터 구청장이 신입 공무원에게 격려 메시지를 보내고 배치받은 부서의 선배 직원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다과를 지급하기로 했다. 경북 성주군청공무원직장협의회도 ‘시보떡 문화 근절’을 선언한 상황이다. 서울시도 직원들에게 시보떡 관행을 없애자는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한 중앙부처도 최근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시보떡 관련 사례 수집에 나섰다. 행안부는 조만간 시보떡을 포함해 업무서비스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준희 행안부 혁신기획과장은 “혁신이 필요한 사항을 개선하고 방향을 수립해 부처와 지자체에 확산하기 위해 범정부적이고 체계적인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최근 이슈화된 시보떡 부분도 개선안에 추가해 부처, 지자체, 기관들이 조직문화를 진단하고 개선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한상봉 기자 hsb@seoul.co.kr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서해 5도를 다시 보다 6] 북한이 바라보는 서해 5도와 수역

    [서해 5도를 다시 보다 6] 북한이 바라보는 서해 5도와 수역

    ‘내재적 접근’의 필요성 평화는 실리적 이해가 서로 얽혀 있지 않으면 모래 위의 성처럼 쉽게 무너져 내린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는 경제적 실리로 군사적 대결을 덮어 평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서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의 행동은 그 이익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익이 있는 곳에는 경쟁이 따르기 마련이고, 나의 이익을 관철시키려면 상대방의 의도를 알아야 한다. 대화와 협상을 위해서건, 백전불태(百戰不殆)를 위해서건 상대방의 머릿속에 들어가 보는 것은 중요하다. 불완전한 정전협정과 NLL 설치 정전협정은 적대행위와 무력충돌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체결되었다. 하지만 해상의 분계선은 지상과 달리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았다. 서해의 경계는 황해도와 경기도의 도계(道界)를 연장한 A-B 선으로만 그어졌다. 그마저 군사분계선이 아니라 섬들의 관할 기준을 나타내는 표시였을 뿐이다. 다만 서해 5도는 A-B 경계선 북쪽에 있었지만 유엔사 통제 아래 두기로 결정되었다. 북방한계선(NLL)은 유엔사 내부적으로 초계활동과 어민들의 진출 범위를 제한하여 무력충돌의 발생 가능성을 줄이고자 설치되었다. 서해 5도 주변 수역은 정전협정에 명시된 인접해면 존중 원칙에 따라 당연히 보호받아야 하지만, 그것을 가상의 선으로 연결한 NLL은 사실 북한과 합의되거나 설정 직후 통보된 적이 없다. 실제 유엔사도 1990년대 이전까지 서해에서 충돌이 발생하면 인접해면을 침범했다고 문제 삼았지, NLL을 넘어 왔다고 항의하지 않았다. 공동어로 제안을 통한 체제 우위 과시 북한은 1955년 3월 내각 결정을 통해 12해리 영해를 선포하였다. 하지만 전쟁 직후 북한은 12해리 영해를 담보할 군사력을 갖추고 있지 못했다. 그 사이 남한의 어민들은 해마다 5~6월이 되면 군 당국의 눈을 피해 북한 해역 깊숙이 들어가 조기를 잡았다. 북한은 어선들이 연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았지만 진입하게 되면 나포하여 조사를 벌였다. 조사 과정에 어부라고 판단되면 평양 관광도 시켜주고 어선도 수리하여 돌려보냈다. 북한은 1958년부터 남한 어민들이 일정한 규칙을 지키면 어장을 개방하겠다는 제안도 하였다. 1967년까지 계속된 이 제안은 남한의 경제 수준보다 앞섰다는 체제 과시의 표현이기도 했다.해상경계선에 관한 문제제기 북한은 1973년 12월 군사정전위원회에서 해상경계선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하였다. 북한은 정전협정 어느 조항에도 “계선”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서해 5도에 출입하면 사전 승인을 받으라고 요구하였다. 북한이 해상경계선 문제를 제기한 것은 첫째, 북미간 직접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서였다. 1973년 11월 유엔에서 유엔한국통일부흥위원단(UNCURK)가 공식적으로 해체되었다. 유엔군 사령관은 정전협정의 서명 주체이자 그 이행의 담보를 책임진 당사자였다. 북한은 유엔군 사령관이 사라지게 되면 정전협정이 개정되거나 평화협정으로 대체될 것을 기대하며 미국과 직접 대화를 시도했다. 북한은 서해 5도 수역이 불완전한 정전협정의 대표로 쟁점화하기 좋은 주제라고 판단한 것이다. 둘째, 중국을 겨냥한 측면도 있었다. 북한은 데탕트 시기 한반도 문제가 미중간 대화를 통해 결정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은 언커크 해체 문제와 관련하여 주한미군 주둔과 연계시켜 미국과 직접 대화하려는 북한의 의도와 달리 미국의 뜻대로 표결 없이 처리하는 것에 동의해 주었다. 그러자 북한은 과거 중국 어선들도 활동했던 서해5도 수역을 분쟁 지역화하고자 했다. 실제 북한은 1962년 중국과 국경조약을 체결하며 압록강 하구의 섬들에 대해서는 중국의 양보를 얻어냈지만, 영해에 관해서는 압록강 하구인 동경 124도 10분 6초의 기준선에 합의함으로써 손해를 떠안았다. 셋째, 1973년 12월 개막된 제3차 유엔해양법회의와도 관련이 있었다. 이 회의는 바다에 관한 국제사회의 규범을 제정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남북한은 분단 후 처음 유엔 무대에서 각자의 이익을 관철시키려 했다. 즉 북한은 이 회의 개막 이틀 전에 서해 해상경계선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영해와 배타적 경제수역(EEZ) 등의 설정에 있어 남한보다 우위에 서려 했다. 북한은 제3차 유엔해양법회의가 진행 중인 1977년 6월에 200해리 EEZ를, 8월에는 경계수역을 각각 선포하였다. 처음으로 논의된 NLL 문제 NLL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된 것은 1990년 시작된 남북고위급회담에서였다. 이 회담에서 불가침경계선 문제는 첨예한 쟁점 중 하나였다. 남한은 ‘영역’을 내세웠고 북한은 ‘선’을 주장했다. 각각의 강조점이 달랐던 이유는 NLL 때문이었다. 남한은 NLL이 이미 해상경계선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이남의 ‘영역’을 강조한 반면, 북한은 NLL을 인정한 적이 없다며 새로운 경계선의 설정을 요구하였다. 결국 남북기본합의서 부속합의서에는 “해상불가침 경계선은 앞으로 계속 협의한다. 해상불가침 구역은 경계선이 확정될 때까지 쌍방이 지금까지 관할하여 온 구역으로 한다”고 규정되었다. 남한은 NLL을 기준으로 한 “지금까지 관할하여 온 구역”에 방점을 둔 반면, 북한은 “앞으로 계속 협의한다”는 점에 강조점을 두었다. 서해교전의 발발과 일방적 군사분계선의 선포 불완전한 합의는 1999년 6월 서해교전으로 이어졌다. 교전 당일 북한은 “당신 측이 멋대로 그어놓은 분계선을 인정한 적도, 통보받은 적도, 합의한 적도 없다”며 강력 반발했다. 한 달 뒤 북한은 충돌이 빚어진 것은 양측이 합의한 해상 군사분계선이 없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해상분계선 설정을 위한 회담에 나서라고 요구하였다. 그러나 유엔사가 응하지 않자 1999년 9월 일방적으로 해상경계선을 선포하였다. 2000년 3월에는 후속 조치로 좌우 폭 1마일의 ‘통항질서’도 발표하였다. 북한이 선포한 해상분계선은 정전협정 상의 A-B선을 기점으로 황해도 강령반도 끝단인 등산곶과 경기도 굴업도 사이의 등거리 점, 황해도 웅도와 경기도 서격렬비도 사이의 등거리 점, 중국과의 반분 교차점을 연결한 선이었다. 북한은 이 선이 A-B 선을 기점으로 했기 때문에 정전협정에도 부합하고, 등거리 원칙을 지켰기 때문에 유엔해양법협약 정신에도 맞는 것이라고 하였다. 남북공동어로 구역을 둘러싼 입장 차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서해에서의 무력충돌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하고자 했다. 2005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에서 공동어로 문제를 공식 제의하였다. 김 위원장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서해에서의 긴장 완화 문제를 함께 협의하자고 제안하였다.수산협력 실무협의는 순조롭게 진행되었지만, 문제는 그것을 담보할 수 있는 군사적 조치였다. 북한은 장성급 회담에서 ① 무력충돌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해상분계선 확정 ② 공동어로 실현을 위한 군사적 대책 ③ 민간 선박의 해주항 직항 ④ 민간 선박의 제주해협 통과를 안건으로 들고 나왔다. 그러면서 해상분계선 설정과 관련하여 남북이 기존의 모든 주장을 포기하고 통일 한반도의 영해 기선을 확정해 새로운 영해권을 내외에 선포하자고 주장하였다. 공동어로수역과 관련해서는 그 구역을 강화만 일대의 넓은 수역까지 포함하자고 제안하였다. 아울러 NLL 때문에 해주항으로 입항하는 민간 선박들이 백령도 서편으로 우회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며 제주해협 통과 문제와 함께 해결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제주해협 통과 문제만 해운회담으로 이관되고 나머지는 모두 거부되었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제안과 후속 회담의 답보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정상회담에서 서해 문제를 군사회담에서 논의하니 해결이 되지 않는다며 양 정상이 함께 풀어낼 것을 제안하였다. 노 대통령은 안보군사 지도 위에 평화경제 지도를 덮는 방식으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만들자고 역설하였다. 김정일 위원장도 노 대통령의 해주 특구 제안에 난색을 표하다가 점심 식사 후 전격 받아들였다. 그 결과 10·4 선언에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경제특구 건설과 해주항 활용, 민간 선박의 해주 직항로 통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이 명시되었다. 정상회담 직후 국방부장관과 인민무력부장 사이에 국방장관회담이 개최되었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었을까, 양측은 공동어로구역의 기준점을 두고 팽팽히 맞섰다.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은 공동어로구역 설치를 위해 새롭게 해상경계선을 긋자고 주장하였다. 그러면서 NLL을 인정할테니 자신들의 해상경계선도 인정하라며 그 사이를 공동어로구역으로 삼자고 제안하였다. 반면 김장수 국방부 장관은 NLL을 기준으로 한 등면적 안을 제시하며 새로운 분계선의 설정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결국 노무현 대통령 임기가 얼마 남지 않고 진행된 회담에서 남북은 공동어로구역의 기준점을 두고 논쟁하다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북한의 변화와 실리를 통한 평화 정착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구상은 2018년 판문점 선언을 통해 원론적인 차원에서 재확인되었다. 아울러 그해 가을 평양에서 체결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서 구체화 되었다. 이 합의서에는 북한이 그동안 인정하지 않았던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겠다는 조항이 포함되었다. 이 조항의 삽입은 10·4 선언 직후 공동어로구역의 기준점 설정 문제로 최종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교훈을 되새긴 성과였다. 아울러 이 조항이 삽입돼 대선 과정에 불거진 ‘NLL 포기 발언’ 시비도 불식시킬 수 있었다. 북한은 NLL을 인정하더라도 경제적 이해관계로 덮어버리면 자신들에게도 이득이 된다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합의서에는 “서해 남측 덕적도 이북으로부터 북측 초도 이남까지의 수역”을 군사연습 중지 구역으로 설정한다고 되어 있다. 이것은 과거 북한이 공동어로구역 범위를 협의하면서 강화만 일대까지 넓게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과 일맥상통한 것이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북한이 실리를 따져 본 뒤 제안을 받아들인 사실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판문점 선언과 평양 선언의 실무 책임자가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었다는 점이다. 그는 1990년대 남북고위급회담부터 10·4 선언 이후 장성급 회담까지 NLL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새로운 해상분계선 설정을 요구했던 인물이었다. 그런데 그가 실무 책임을 맡은 회담에서 NLL을 인정하겠다고 나온 것이다. 이처럼 북한도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를 포착하여 서로의 이해관계를 얽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평화는 실리적 이해가 얽히지 않으면 모래 위의 성처럼 쉽게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갈등과 분쟁의 서해를 평화와 경제의 바다로 변화시키는 봄바람이 불어오길 바란다.
  • ‘시보떡’이 뭐길래 행안장관까지?...“공직 구태 몰려” VS “악습 사라져야”

    ‘시보떡’이 뭐길래 행안장관까지?...“공직 구태 몰려” VS “악습 사라져야”

    공무원들이 선발 후 정식 임용 전 일정한 ‘시보’ 기간이 끝난 뒤 직장 동료들에게 돌리는 ‘시보떡’을 놓고 관가가 설왕설래하고 있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까지 “불합리한 관행을 철폐하겠다”고 나섰다.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선배들의 가르침에 감사한 마음으로 하는 것을 너무 삭막하게 본다’는 의견과 ‘누구 하나라도 부담을 느낀다면 없어지는 게 맞다’는 의견이 공존한다. 시보떡 관행이 중앙부처에서는 거의 사라져서 큰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는 반면 지방자치단체 등에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평가가 엇갈린다. 시보떡 논란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시보를 끝낸 동기가 가정 형편이 어려워 백설기만 하나씩 돌렸더니 옆 팀 팀장이 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는 글이 올라오며 시작됐다. 지난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보고에서 야당 의원이 이런 관행을 지적했고,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시보떡이 새내기 공무원들에게 부담과 상처가 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불합리한 관행을 철폐하겠다”고 공감했다. 국가·지방공무원법에 따르면 공무원 합격자는 6개월(6급 이하)~1년(5급)의 시보 기간을 거쳐야 정규 공무원으로 임용된다. 이 기간이 끝나면 동료들에게 떡을 돌리는 문화가 이어져 왔다. 경기의 15년차 공무원 A씨는 25일 “시보떡을 달라고 강요하는 경우는 들어보지 못했다”며 “다소 과장된 (온라인) 글에 공직사회 전체가 졸지에 ‘구태’ 전형 취급을 받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17년차 공무원 B씨는 “시보가 끝나고 선배한테 감사의 의미로 떡을 돌리는 것”이라며 “(이런 관행까지 없어지는 건) 너무 삭막하다. 떡을 돌리는 것 자체보다 그것을 통해 동료 간 축하와 감사를 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자치구 8년차 공무원 C씨도 “시보뿐 아니라 승진 등 발령 때 일종의 인사로 떡을 돌리는데 악습이라기보다 하나의 문화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중앙부처 20년차 D씨는 “시보떡은 거의 없어졌지만 사람들이 떡을 선호하지 않아 버리기도 하니 과자나 다른 실용적인 것을 돌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문화를 이어 간다는 인식 자체가 개인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광역자치단체의 10년차 공무원 E씨는 “나도 10년 전에 했지만 악습이라고 생각하고 없어져야 한다고 본다”며 “결혼식은 와 줘서 감사한 마음에 떡을 돌리지만 시보떡은 가끔 누가 돌렸는지도 모르고 받는 경우가 많다. 규모가 크면 한 과에 50명이 있는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2년차 공무원 F씨는 “만약 지금 시보를 뗀다고 해도 나만 안 돌리면 조직 분위기상 이상하게 볼 것 같아 돌릴 것 같다”고 말했다. 관가는 이번 논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는 올해부터 구청장이 신입 공무원에게 격려 메시지와 책을 보내고 배치받은 부서의 선배 직원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다과를 지급하기로 했다. 경북 성주군청공무원직장협의회도 ‘시보떡 문화 근절’을 선언한 상황이다. 서울시도 직원들에게 시보떡 관행을 없애자는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한 중앙부처도 최근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시보떡 관련 사례 수집에 나섰다. 행안부는 조만간 시보떡을 포함해 업무서비스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준희 행안부 혁신기획과장은 “혁신이 필요한 사항을 개선하고 방향을 수립해 부처와 지자체에 확산하기 위해 범정부적이고 체계적인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최근 이슈화된 시보떡 부분도 추가해 부처, 지자체, 기관들이 조직문화를 진단하고 개선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동안거 해제 앞둔 조계종 종정 “백절불굴 용기 갖고 정진하라”

    동안거 해제 앞둔 조계종 종정 “백절불굴 용기 갖고 정진하라”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이 경자년 동안거 해제를 하루 앞둔 25일 승려들에게 “백절불굴의 용기를 갖고 결제와 해제에 무관하게 정진할 것”을 당부했다. 동안거는 겨울철 3개월 동안에 승려들이 외출을 삼사고 한곳에 모여 참선 수행에 전념하는 것을 말한다. 진제 스님은 “나고 죽는 생사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일은 한 번의 발심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남이 하니까 따라서 해보는 것으로 되지 않는다”며 “백절불굴의 용기를 가지고 결제와 해제에 무관하게 전 생애를 걸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화두를 챙길 땐 살얼음 위를 걷듯이, 시퍼런 칼날 위를 걷듯이 온 정신을 화두에 모아야만 육근육식의 경계를 다 잊고 몰록 일념삼매에 들어 일기일경상에 홀연히 대오견성하게 됨”이라며 “새벽이 오면 반드시 날이 밝듯이 화두일념이 지속되기만 하면, 깨달음은 저절로 오게 된다”고 강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노홍철 “매도한 아파트 40억…더 올라”

    노홍철 “매도한 아파트 40억…더 올라”

    방송인 노홍철이 과거 매도한 자신의 아파트가 40억이 됐다고 전했다. 24일 카카오TV 예능 ‘개미는 오늘도 뚠뚠 챕터3’ 라이브 토크 생중계에서 “챕터2 방송 중 한강 유람선을 타고 방송한 적이 있다”며 “당시 살던 아파트를 팔자마자 12억 올랐다고 했는데 정정하겠다. 최근 40억이 됐더라”라고 말하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노홍철은 지난 12월 ‘개미는 오늘도 뚠뚠’ 챕터2’ 첫 회에서 한강변에 위치한 아파트를 보며 과거 자신이 살던 아파트라며 “내가 팔자마자 12억이 올랐다”고 언급했다. 노홍철은 “저희 집은 로얄층이었다. 어느 날 모르는 의사가 찾아와서 집을 팔라고 했다”면서 “녹물도 나오고 낡았는데 왜 5000만원이나 더 주고 사려나 이상했는데 돈을 더 준다고 하니까 그 생각이 딱 사라졌다”며 아파트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노홍철이 매도한 아파트는 압구정 현대아파트로 알려졌다. 지난 2010년 5월 법원 경매를 통해 낙찰받은 곳이었다. 당시 160㎡(54평형) 경매에서 22억 1700만원으로 낙찰받아 시세보다 4억원가량 저렴하게 사들여 화제를 모았던 집이다.노홍철은 압구정 아파트를 팔고 이후 후암동으로 거처를 옮겼다. 2016년 용산 해방촌 신흥시장 2층 건물을 6억 7000만원에 매입, 리모델링 후 ‘철든책방’을 운영했다. 노홍철은 2년 뒤 해당 건물을 14억 4000만원에 다시 매각, 7억여원의 시세 차익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2017년 매입한 용산 후암동 자택을 개조해 ‘홍철책빵’을 열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한편 이날 노홍철은 주식 실패담도 전했다. 그는 ‘아기상어’ 관련주에 대해 “정확히 두 달 이상 갖고 있어서 이제 팔아도 되지 않나 하고 팔았다. 그런데 이후 상한가를 두 번이나 쳤다. 그걸 팔고 산 다른 종목은 많이 떨어졌다”며 “무슨 정신으로 살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씁쓸해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주방의 재간꾼, 초리소의 매력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주방의 재간꾼, 초리소의 매력

    가끔 사랑에 빠지듯 어떤 식재료에 완전히 꽂히는 때가 있다. 머릿속에 온통 그 재료 생각뿐이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음식을 먹을 때도 ‘어라? 여기에 잘 어울릴 거 같은데?’, ‘이 음식에 넣으면 어떨까’ 하는 상념이 떠나질 않는 것이다. 이 정도면 병원을 찾아야 할 것도 같지만 어찌 됐건 요즘은 스페인식 소시지의 일종인 초리소에 푹 빠져 버렸다.초리소는 돼지고기와 지방 그리고 훈제한 고춧가루인 피멘톤을 넣어 만든 소시지를 가리킨다. 고춧가루가 들어가 매콤한 향은 나지만 혀와 입안이 아파 올 정도로 맵지는 않다. 적당히 매콤한 맛이 소시지의 풍미를 한껏 살려 준다. 스페인이 본고장이지만 옆 나라 포르투갈도 한 초리소 하는 곳이다. 포르투갈에서는 초리소를 쇼리수라고 부른다. 16세기 신대륙 발견 이후 교황이 거대한 남미 대륙을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영토로 나눠 버리면서 양국 식문화도 남미에 함께 자리를 잡았는데 이때 초리소도 바다를 건너갔다. 멕시코와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의 여러 나라에서도 초리소를 흔히 찾아볼 수 있는데 현지의 여러 가지 식재료가 더해지는 바람에 그 다양성은 본토를 뛰어넘는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도 동네마다 초리소를 만드는 방식이 다른데 바다 건너에서는 오죽했을까. 초리소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크게 건조 정도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흔히 와인 안주로 떠올리는 얇게 썰린 초리소는 딱딱하게 말린 것이다. 말라 있다는 건 씹을 때 턱 근육을 강화시켜 준다는 것 말고도 큰 장점을 갖고 있다.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하고 대개 발효 과정을 거치므로 자꾸 맛보고 싶은 독특한 풍미를 가진다는 점이다.말린 초리소는 얇게 잘라 손으로 집어 스페인산 레드와인과 먹는 게 일반적인 용도로 알려져 있지만 의외로 요리에 쓰임새가 많다. 슬라이스해서 각종 샐러드나 샌드위치 속으로 넣는 건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 말린 초리소와 열, 기름이 만나면 상당히 흥미로운 현상이 벌어진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초리소를 다지거나 썰어 넣은 후 천천히 열을 가하면 초리소에 있던 돼지기름과 피멘톤이 서서히 빠져나온다. 중식당에서 고추기름을 내듯 피멘톤은 기름과 만나 붉고 아름다운 피멘톤 기름을 형성한다. 단지 색깔만 물들인 게 아니라 초리소에 사용된 돼지의 기름과 초리소 자체의 독특한 풍미가 더해지면서 맛이 없으려야 없을 수 없는 기름 소스가 탄생한다. 이렇게 만든 기름을 어디다 써야 할지는 이제부터 상상의 영역이다. 기름을 이용한 요리면 어디든 사용할 수 있다. 초리소 기름을 두르고 야채를 볶으면 초리소 야채볶음이, 파스타를 말면 초리소 파스타가 탄생한다. 짭조름하면서도 매콤한 고추와 발효 소시지의 미묘한 풍미는 음식을 한껏 먹음직스럽게 만들어 준다. 마치 마법처럼. 돼지고기를 이용한 식재료지만 해산물과도 궁합이 꽤 잘 맞는다. 초리소를 볶은 기름에 오징어나 주꾸미, 새우 같은 해산물을 볶으면 스페인풍의 해산물 요리가 뚝딱 만들어진다. 우리가 고춧가루를 음식에 많이 사용하듯 스페인에선 피멘톤 가루를 전가의 보도처럼 많이 쓰는데 피멘톤 가루 대신 초리소를 넣으면 음식에 훨씬 더 풍부한 맛을 불어넣을 수 있다.말린 초리소가 있다면 한편엔 말리지 않은 생초리소가 있다. 자체만으로 완전한 음식인 말린 초리소와 달리 생초리소는 익히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발상의 전환을 거치면 재미있는 식재료로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는 생초리소를 보통 구워 먹거나 국물요리에 넣어 먹는다. 국물요리로는 스페인 북부 아스투리아스 지방의 ‘파바다’ 요리가 대표적이다. 흰 콩과 초리소, 염장 삼겹살과 훈제한 피순대인 모르시야를 넣고 푹 끓여 낸 겨울 음식이다. 따로 피멘톤을 첨가하긴 하지만 초리소에서 나오는 특유의 맛이 국물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려 준다. 생초리소를 활용하는 또 다른 방법은 한계를 깨부수는 것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겉을 감싸고 있는 케이싱을 벗겨 내 보자는 이야기다. 껍질로 감싼 초리소는 그 형태대로만 이용할 수 있지만 껍질이 없는 초리소는 매콤하게 조미된 다진 돼지고기로 활용할 수 있다. 만두 속 안에 넣어 초리소 만두를 만든다든지 프라이팬에 볶아 더 보슬보슬한 식감의 볶음 재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두드려 얇게 편 다음 삶은 달걀을 감싸 빵가루를 묻혀 튀기면 스페인식 스카치 에그 요리가 될 수도 있다. 스페인 식재료로 꼭 스페인 요리만 해야 한다는 법은 없으니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해 보자.
  • “文대통령부터→내가 먼저 접종”… 여야, 연일 ‘백신 정쟁’

    “文대통령부터→내가 먼저 접종”… 여야, 연일 ‘백신 정쟁’

    야권이 “문재인 대통령부터 접종하라”며 띄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논란이 정치권에서 “내가 먼저 맞겠다”는 ‘관심 경쟁’으로 번졌다. 백신 접종이 연일 정쟁의 도구로 소비되자 일각에서는 정치가 오히려 국민 안전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경선에 나선 나경원 전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부터 먼저 백신을 맞으라고 이야기하니,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일제히 대통령 엄호에 나섰다. 정말 대단한 충성경쟁”이라며 “민주당은 역시 ‘문 대통령 친위정당’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백신 1호 접종 논란이 일자 여당 의원들은 “솔선수범을 하겠다”며 앞다퉈 나서고 있다.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우상호 의원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대통령에게 제안할 것이 아니라 여야 정당 대표들과 재보선 후보들이 솔선수범해야 할 일”이라며 “민주당에서는 제가 앞장서서 백신의 안전성을 확인하겠다”고 썼다. 같은 당 고민정 의원도 “끝내 백신을 믿지 못하겠다면 저라도 먼저 맞겠다”고 했고 박주민·김용민·이소영·이탄희·홍정민 의원 등도 방역 당국이 허락한다면 먼저 접종을 받겠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팔_걷었습니다’ 캠페인을 이어 가고 있다. 야권에서도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인 이언주 전 의원이 백신을 먼저 맞겠다고 나섰다. 과도한 ‘백신 정치’를 향한 쓴소리도 나온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나 화이자 백신이나 예방효과, 중증감소 효과가 뛰어나다는 결과가 스코틀랜드 접종자 대상 연구에서 확인됐다”며 “백신 관련 논란을 만드는 사람들은 우리나라가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세상이 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백신 접종이 정쟁의 도구가 돼선 안 된다. 불필요한 논란을 끝내자”며 “백신은 국운이 걸린 중차대한 국가사업인데 정치가 끼어들어 불안감을 부추기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한국 선박은 언제쯤 풀리나...정의용, 이란 외교장관과 통화

    한국 선박은 언제쯤 풀리나...정의용, 이란 외교장관과 통화

    정의용 “선박 억류 조속 해제 촉구”외교부 밝힌 내용에 이란 입장 없어6월 대선 앞둔 이란 정부, 성과 부각한국 선박의 억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4일 모하마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과 첫 통화를 했다. 정 장관은 자리프 장관에게 한국인 선장 및 선박 억류를 조속히 해제할 것을 촉구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지난달 4일 화학운반선 한국케미호가 이란 혁명수비대에 억류된 이후 한국인 선장을 제외한 19명의 선원들만 억류가 해제된 상황이다. 정 장관은 또 이란 측이 70억 달러(약 7조 6000억원) 규모로 알려진 동결자금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줄 것을 요청한 데 대해 한국 정부가 진정성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당사국 간 대화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외교부가 이날 밝힌 한·이란 외교 장관 통화 내용에는 이란 측이 억류 문제 해결 등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가 나오지 않는다. 이란 정부는 동결자금과 선박 억류는 별개의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앞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한국 등과의 자산 동결 해제 합의를 언급하며 “경제 전쟁 승리의 조짐”이라고 평가했다. 이란 측에선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와 유정현 주이란대사의 면담 이후 지속적으로 동결자금과 관련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한국과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힌 뒤에는 “10억 달러(약 1조 1000억원)를 돌려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란 정부가 아직 최종 해결되지 않은 동결자금 이슈를 부각시키는 것은 오는 6월 대선과도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고립된 상황에서 이란 국민들에게 희망이 있다는 걸 보여줘야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과 핵합의 복원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미 측에 먼저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의도라는 관측도 있다. 한국과 이란이 동결자금 문제와 관련한 기본적 합의에 동의했더라도 미국의 승인이 필수적이다. 미국 정부는 2018년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리면서 중앙은행 계좌를 통한 거래가 중단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한국 내 이란 동결자금 해제, 美의 선택은

    한국 내 이란 동결자금 해제, 美의 선택은

    미국·이란 핵합의 재협상과 연계된 복잡한 함수IAEA 사찰 제한한 이란 “제재 무용성 분명해져” 이란 “10만불 먼저 받을 것” 韓 “기본 의견 접근”美 “이란이 핵합의 ‘완전히’ 복귀할 때 상응 조치”동결해제, 핵합의 복귀 보상으로 제시될 가능성도한국에 동결돼 있는 이란의 원화자금 활용 방안에 대해 양국이 의견 접근을 이룬 가운데, 미 국무부는 2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다른 나라와 양자 협상에 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란이 먼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복귀하기 전에 제재철회는 없다’는 미국이 예외적으로 자금 동결을 풀어줄 지가 관건인 셈이다. “한국이 동결된 이란 자산을 풀어주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던 이란은 이날 로하니 대통령이 주재하는 경제협력본부 회의를 열었다. 로하니는 동결 자산 문제에 대해 “경제 전쟁 승리의 조짐”이라고 했다. 또 “적(미국)이 시작한 경제 전쟁이 실패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이란 제재의 무용성이 분명해지고 있다”며 미국을 자극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도 기자 브리핑에서 “(첫 조치로) 이란 중앙은행의 자산 10억 달러(약 1조 1000억원)를 돌려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체 동결 자금은 70억 달러(약 7조 7000억원)로 추산된다. 반면 한국 외교부는 ‘기본적인 의견 접근’에 방점을 두고 있다. 구체적인 반환 금액도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동결자금 해제를 위해서는 결국 미국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란의 동결자금 문제는 이란 핵합의와 맞물려 있다. 2015년 이란이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독일 등과 체결한 핵합의에 따르면 이란은 핵 프로그램을 동결·축소하고, 6개국은 대이란 경제 제재를 풀도록 했다. 하지만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했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미국 정부는 이때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에 따라 이란이 한국에 수출하는 원유 대금을 받기 위해 2010년부터 이란 중앙은행의 명의로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개설한 원화 계좌가 막혔다.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할 경우 이들 은행은 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정지당하는 미국의 2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이 될 수 있었다. 결국 미국의 결정이 핵심인 셈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미국은 ‘구멍이 있는 제재는 전체가 쉽게 무너진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2018년 11월 이란 원유 수입 금지 제재를 내리면서 한국 등 8개국에 대해 한정된 양을 수입하도록 예외를 인정했지만, 이듬해 5월부터 이마저 금지시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양측이 대화조차 시도하지 않았던 트럼프 때와 달리 핵합의 재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란은 앞서 예고한대로 이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시설 사찰 제한을 공식화했다. 이에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기자브리핑에서 “이란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 IAEA와 협력할 것을 주장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핵합의 복귀와 관련한 협상 판도에 따라 한국 내 이란 동결 자금 문제를 결정한다면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이란의 ‘선 핵합의 복귀’에 따른 보상으로 동결 자금을 풀어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날 “만약 이란이 핵협정을 ‘완전히’ 준수하기 시작한다면, 미국도 같은 조치(제재 철회)를 취할 준비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 내 이란 동결자금 문제를 한미가 협의 중이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협의 중임을 우회적으로 인정했지만 “실제 (한국·이란 간) 자금 이전은 없었다. 다른 나라와 양자 협상에 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분양합니다” 원격수업 선생님 찍어 당근마켓에…

    “분양합니다” 원격수업 선생님 찍어 당근마켓에…

    원격수업 중인 선생님을 찍어 중고거래 사이트 ‘당근마켓’에 올린 학생의 게시물이 논란이 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원격 수업이 길어지면서 온라인으로 교권을 침해하는 사례도 계속되고 있다. 24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원격수업 중인 교사 모습과 이름이 아무런 제재나 여과 없이 온라인상에 유포되고 분양 대상으로 희화화되는 교육 현실이 개탄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당근마켓’에는 교사를 분양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입양하시면 10만원 드림. 진지하니까 잼민이(초등학생 비하 단어) 드립 치면 신고함”이라며 원격수업을 진행 중인 교사 사진을 찍어 올렸다. 게시물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커뮤니티 이용자는 “선생님 성함이랑 얼굴도 다 나와 있다. 안 그래도 온라인 수업 때문에 선생님들 얼굴 까고 수업하시는 거 힘들어하시는데”라고 우려했다. 교사 분양 글을 올린 당근마켓 이용자 계정은 현재 정책위반 사유로 이용이 중지된 상태다. 그러나 단순히 계정 중지로 끝날 사안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복되는 교권 침해를 막기 위해 학부모 소환과 함께 징계위원회를 열어 심각성을 알려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교총 또한 “장난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라며 “지난해부터 학생들이 교사의 명의를 도용해 전화번호를 유출하고 ‘아무나 연락주세요’라는 댓글을 남기는 등 다양한 교권침해 상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격수업에 따른 사이버상 교권 침해는 피해교사도 모르게 확대, 재생산된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하다. 피해교사나 학교에만 맡기지 말고 교육부 등 교육당국이 교사의 초상권, 인격권 침해에 대해 고발 등 강력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윤석년의 소통 가게] 김태호와 나영석

    [윤석년의 소통 가게] 김태호와 나영석

    몇 해 전 일이다. 신입생 수시 면접을 할 때 종종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가 무엇이 되고 싶은지였다. 프로듀서가 되고 싶은 지원자는 열에 여덟아홉은 MBC의 김태호 PD와 tvN의 나영석 PD처럼 되고 싶다는 답변이었다. 김태호와 나영석은 현재 양 방송국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버라이어티 장르의 한 획을 그을 만큼 남긴 족적들이 뚜렷하다. 김태호는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했다가 ‘무한도전’이란 이름으로 간판을 바꿔 달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무한도전’은 거의 매주 포맷을 바꾸면서 10여년 동안 토요일 저녁 주시청 시간대에 인기몰이를 했다. 나영석도 KBS 재직 시 ‘1박2일’을 제작하면서 일요일 저녁에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태호는 ‘무한도전’의 막이 내리고 거의 1년 4개월간의 충전을 마치고 나서 2019년 7월 말 ‘놀면 뭐하니’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유튜브 등 인터넷 환경까지 고려한 ‘놀면 뭐하니’는 초창기의 시행착오를 몇 개월 겪은 후 ‘본캐’ 유재석의 ‘부캐’ 활동인 ‘유산슬’을 트로트 가수로 데뷔케 해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지난해 ‘싹쓰리’와 ‘환불원정대’ 등 유명 가수와의 컬래버레이션을 내세워 토요일 저녁 예능 버라이어티의 예전 인기를 빠르게 되찾았다. 나영석은 ‘1박2일’의 PD로서 상종가를 달리던 중 CJ ENM에 당시 거액의 스카우트 비용을 받고 옮겼다. 나영석이 tvN에서 새로 기획한 여러 프로그램이 공전의 히트를 쳤다. ‘꽃보다 ~’ 시리즈와 이어 ‘알쓸신잡’, ‘신서유기’, ‘삼시세끼’, ‘윤식당’ 그리고 최근 방영된 ‘윤스테이’ 등 각각 다른 포맷으로 승부를 펼쳐 유료채널임에도 불구하고 금요일 저녁 9시 동시간대에 지상파방송의 경쟁 프로그램을 제쳤다. 방송 프로그램의 성격상 근엄함보다는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을 선호하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두 PD의 프로그램들은 그리 선정적이고 자극적이지도 않으면서 시청자의 주말을 편안하게 하는 내용과 형식을 갖추고 있다. 프로그램의 시청률도 예능 버라이어티 중에서 상당히 높은 편이다. 두 PD가 제작하는 프로그램이 동시간대에 맞대응 편성을 한다면 분명 흥미진진할 것이다. 각 방송사 편성 담당자들은 동시간대의 상대적ㆍ절대적 우위를 통해 얻게 되는 광고 수입과 PPL 수입뿐 아니라 인접효과를 통한 수익까지 고려한다면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김태호는 숱한 경쟁 방송사의 스카우트 제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MBC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연이은 성공을 통해 방송사의 수입 확대를 가져온 이른바 MBC의 일등공신이다. 매년 수십억원의 인센티브를 받는 나영석에 비해 경제적인 혜택은 상대적으로 박하다. 지난해 ‘놀면 뭐하니’의 인기로 인한 MBC의 수익 확대에 대한 보상으로 1억원의 특별 포상금을 받은 것에 대해 혹자들의 이러쿵저러쿵하는 얘기들이 흘러나온다. 두 PD는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예능 부문 수상 경력도 막상막하다. 김태호는 한국방송협회에서 주최하는 2015년 방송대상을 ‘무한도전’으로 수상했고, 2020년 PD부문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나영석도 2015년 백상예술대상을 수상하는 등 화려하다. 두 방송사에서 이들이 예능을 ‘쥐었다 폈다’ 하는 시청자뿐 아니라 각 방송사의 조직과 인력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들의 창의성이 후배들 아니 미래의 방송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방송 한류의 경쟁력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들이 기획하고 제작한 예능 버라이어티가 오랜 기간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시청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두 사람 간의 아름다운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경쟁이 거듭될수록, 프로그램 장르와 포맷의 진화가 되면 될수록 시청자의 눈높이도 높아질 것이다. 두 PD에 대한 평가가 다소 엇갈리기도 하지만, 이들의 실험정신과 프로그램의 진화가 계속되기를 희망한다.
  • 사회적 약자 다룬 기획 눈길… 허위사실 바로잡는 팩트체크 필요

    사회적 약자 다룬 기획 눈길… 허위사실 바로잡는 팩트체크 필요

    서울신문은 23일 제136차 독자권익위원회를 열고 2월 주요 현안에 대한 서울신문 보도를 평가했다. 코로나19로 회의는 서면으로 진행됐다. 이동규(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위원장을 비롯해 유승혁(경희대 언론정보학과 학생), 김숙현(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협력실장), 정성은(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박경미(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위원이 참여했다. 이번 달에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서울신문의 꾸준한 관심이 드러나는 기획이 많았고, 4월 서울·부산 보궐선거를 앞두고 관련된 여러 현안을 다뤄 읽을거리가 풍부했다는 평이 많았다. 또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보도와 분석, 제언까지 이어 간 경제 기사들이 인상 깊었다는 평도 있었다. 다만 기사에서 제시한 문제들이 사설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나 기사 내용과 제목의 결이 다소 달라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김숙현 특파원 생생리포트는 독자들에게 그 나라의 현장감을 잘 전달해 주고 있다. ‘중국의 호적 없는 대리모 아이, 병상 없이 난리인데’, ‘무증상에도 떡하니 입원한 日의원’ 등은 중국과 일본의 사회 문제를 잘 보여 줬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중국, 미국, 일본의 실태를 보도하며 한국과 비교할 수 있게 제시한 점도 좋았다. ‘그 많던 中 관광객이 사라졌다 제주 쇼핑거리 면세점 죽을 맛’은 시의성이 높은 좋은 기사였다. 다만 제목과 내용이 약간 부조화된 측면이 있어서 아쉬웠다. 기업들이 타격을 입었지만 불법체류자가 줄었다는 등 긍정적 측면도 있다는 내용인데 제목만으로는 어두운 측면만 부각한 느낌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정책 구상이 윤곽은 있지만 불명확한 부분도 여전히 있다. 바이든 행정부 외교안보팀을 중심으로 인물 분석을 통해 대외전략 구상을 예측할 수 있는 특집기사가 있으면 좋겠다. 이 밖에도 오는 3월 20일은 도쿄올림픽 성화봉송이 시작되는 날이다. 그 전에 개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관련한 특집기사도 고민해 보면 좋겠다. 박경미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사안에 대한 기사가 많은 달이었다. 가장 돋보인 기사는 ‘북 원전, KEDO 부지가 설득력 높지만 당장 실현 가능성은 낮아’였다. 북에 전달했다는 원전 문건에 담긴 산업통상자원부가 작성한 문건의 내용을 명확하게 분석, 정리했다. 정치적 색깔론으로 번질 수 있는 세 가지 방안의 구체적 쟁점이 상세히 전달돼 무엇이 쟁점인지 보여 줬다. 다만 ‘북 원전 의혹’은 ‘북 원전 지원 의혹’으로 명명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 북한 자체의 원전 건설 등을 포함해 포괄적인 내용을 담은 제목으로 이해된다. 선거 공약과 후보 단일화 등의 이슈에 밀려 검경 수사권과 공수처 설치가 주변적 이슈에만 머물고 있음에도 지속적인 후속 흐름을 다뤄 낸 점도 돋보였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쟁점은 판사 탄핵안 논쟁이었다. 국회의 탄핵안 발의 당론을 시작으로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표 반려 등에 이르는 일련의 상황은 사법부가 처해 있는 상황과 함께 국회가 취하는 입장까지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야 했다. 2월 5~6일자 주말판에서는 판사 탄핵안을 둘러싼 일련의 쟁점과 각각의 입장을 선명하게 보여 줬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사법부의 문제를 부각시켜 전달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정치적 사안의 주제별 기사 배치도 적절했다. ‘2020 국방백서’에 할애된 2월 3일자 5면을 보면 한반도를 둘러싼 기사를 한국과 북한, 미국과 일본의 관계 등 4개국의 견해 차이를 잘 보여 줬다. 한국과 북한이 서로 다른 정책을 추진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대비해 균형적 시각을 제공했다. 한미동맹에서 전작권 전환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잘 설명했다. 유승혁 지속적으로 노동자와 약자를 기사로 비춰 주는 건 서울신문의 상표 이미지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에 생존 위협받는 노숙인들’, ‘지방 소도시 택배 분류 현실’ 등을 비롯해 성소수자, 아동학대, 저소득층과 같은 취약계층 관련 기사가 많았다. 다만 기사에서 보이는 관심과 다르게 사설에서는 한 번도 그 모습을 보지 못했다. 서울신문의 관심이 기사에서 나타날 때 사설까지 이어져 목소리가 커지는 유기적인 모습을 보고 싶다. ‘2021 격차가 재난이다 시리즈’는 감정이입이 잘됐고, 남은 시리즈가 기대된다. 관련된 내용이 사설에도 나온다면 더 좋겠다. 신문도 뉴미디어화가 된다는 점이 좋았다. 경제 기사 중에서는 일반 시민이 공감할 기사가 늘었다. ‘머니 톡 머니 쏙’ 시리즈는 이해가 쉬웠다. 시장 물가와 주식 등 생활과 관련된 기사를 접할 수 있어 좋았다.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서는 강남 집값을 비판하는 기사가 인상적이었다. 다만 보다 일반적인 서울 시민이 살고 있는 집값을 다루는 기사도 더 나온다면 좋겠다. 서울신문에서도 팩트체크를 다루는 기사가 많이 나오면 좋겠다. 코로나 백신과 관련해 SNS나 유튜브 등에서는 허위사실이 많이 유포된다. 가끔씩 바로잡아 주는 팩트체크가 필요하다. 이동규 서울신문은 ‘2021년 1월 고용동향’ 발표를 큰 비중으로 다뤘다. 통계지표를 활용해 보도, 분석, 정책 방향 제시까지 연결된 좋은 기사였다. 앞으로는 통계청에서 발표되는 대로 바로 속보 형태로 온라인에도 올려 즉시성도 함께 살리면 좋겠다. 통계청의 2020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발표 역시 사설로도 ‘소득감소 두드러진 취약계층 두텁게 지원하라’고 정책 제언을 한 점이 좋았다. 21대 국회 임기 첫해인 지난해 가장 많은 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에도 20대 국회에서 의원 입법활동의 양적·질적인 분석 등을 다뤄 독자권익위원회에서 시의적절했다는 평을 받았었다. 21대 국회 활동 개시 이후에도 서울신문은 입법 활동 비교·분석, 상임위원회별 안건 통과 실적 분석 등 관심을 갖고 보도해 왔다. 그러나 최근 21대 국회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여전한 포퓰리즘 논란, 부실 입법, 높은 가결률 비판, 입법영향평가 도입 요구 등 입법 환경 등에 대해 서울신문이 이슈를 선점해 심층 분석,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의제 설정자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 정성은 이번 달에는 칼럼 중 매우 유익하고 잘 쓰인 외부 칼럼들이 많았다. 특히 안도현 시인의 ‘동시를 읽는 겨울’, 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의 ‘코로나 시절 돌아본 타조법과 도조법’ 등 외부 칼럼 중 눈에 띄는 기사가 많았다. 매일 읽는 신문에서 새로운 지식을 얻고 감동도 받는 드문 경험을 하게 됐다. 최대 현안인 코로나와 관련해 서울신문이 아이들에게 주목한 기획기사를 제시한 것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특히 탐사기획부의 ‘성장이 멈춘 아이들’ 기사가 울림이 컸다. 기자가 직접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아이들의 생활을 구체적으로 전달했다. 가정경제 상황에 따른 교육 기회와 효과의 계층 간 양극화에 대한 문제 제기도 흥미로웠다. 다만 설문의 결과를 더 분명히 보여 주고 심도 깊게 논의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지난달 말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작성한 ‘북한 지역 원전 건설 추진방안’ 문건과 관련해 수많은 언론 보도가 있었다. 많은 언론들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한 추측성 기사를 과도하게 게재했다. 그 와중에 서울신문은 비교적 신중하게 사실적 접근을 했다. ‘북 원전 실무자 아이디어 차원인데 왜 지웠나…검서 규명 필요’는 이 사안에 대한 의문과 쟁점을 잘 정리하고, 이에 대한 여야 입장을 잘 대비한 유익한 기사였다. 정리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노숙인은 어딜 가든 ‘병 전파자’ 취급… 뜨끈한 국물에 편견아 녹아내려라

    노숙인은 어딜 가든 ‘병 전파자’ 취급… 뜨끈한 국물에 편견아 녹아내려라

    “가진 게 없으니 클럽도 술집도 못 가노숙인들 오히려 전파 가능성 낮아”편견·선입견으로 ‘위험군 취급’ 지적코로나 시국 더 차가워진 시선 느껴“코로나19 유행으로 노숙하는 사람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건 외로움입니다. 컵라면을 먹을 뜨거운 물조차 얻기 어려워졌습니다.” 노숙인을 위한 무료 식당 ‘민들레국수집’을 꾸리고 있는 서영남(67)씨는 23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이전에는 뜨거운 물이라도 얻을 수 있어 노숙인들이 힘들더라도 버텼지만 지금은 어디를 가도 사람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해 무척 외로워한다”고 전했다. 서씨는 2003년 4월 인천 동구 화수동에 민들레국수집을 차려 19년째 하루 200~300명에게 무료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지금은 도시락에 컵라면, 건빵, 김, 국, 마스크까지 하루를 살 수 있는 최소한의 꾸러미를 만들어 제공한다. 그는 노숙인들이 코로나19를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위험이 높다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 “편견과 선입견 때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오히려 노숙인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훨씬 낮다고 했다. 그는 “가진 게 없어 클럽이나 술집에도 못 가고 종교시설에서도 반기지 않는다. 거의 외부에서 생활하니 코로나에 걸릴 염려도 없다”고 했다. 최근 서울역광장 노숙인 시설에서 노숙인 확진자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노숙인이 코로나를 전파하는 사람으로 오해를 받는 건 온당치 않다는 것이다. 그는 “어떻게 보면 코로나에서 안전한 사람을 가장 위험군으로 취급하는 것이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서씨는 “노숙인들은 사람들이 곁을 주지 않고 투명인간 취급을 하는 것, 그게 제일 힘들고 외롭다고 한다”면서 “먼저 인사하고 이름을 불러 주고 따뜻하게 대해 주면 도시락 받으러 왔다가 동네를 청소하고 쌓인 눈을 치우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천주교 수사 출신인 서씨는 민들레국수집을 시작하기 전 오랫동안 무기수나 무의탁 출소자를 찾아가 돕는 일을 했다. 소중한 인연도 쌓였다. 최근에는 군산교도소에 있는 50대 무기수가 재난지원금으로 받은 상품권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써 달라며 민들레국수집으로 보내왔다. 그 인연을 서씨는 “놀랍고 고마운 일”이라고 했다. 나눔의 의미를 물었다. 그는 모 그룹 회장 부부 사례를 들었다. 10여년 전 이 부부가 민들레국수집을 방문해 그룹 차원에서 도움을 주겠다고 제의했으나 거절했다고 한다. 생색내기나 겉치레식 후원으로는 “사랑이 빠져 버리고 상대편은 단지 도움의 대상으로만 남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회장 부부는 틈틈이 개인적으로 후원금을 보내고 있다. 이번 설 연휴 때도 여분의 돈이 조금 생겼다며 후원금을 보내왔다. 그는 “선의의 희생과 사랑으로 이웃을 도와야만 올바른 도움이 된다고 본다”며 “그렇게 되면 상대편은 나보다 더 귀한 사람이 된다”고 말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언니 나 죽어” 신지현이 강이슬에게 매달린 사연

    “언니 나 죽어” 신지현이 강이슬에게 매달린 사연

    “이슬 언니 없으면 나 죽어요. 상상도 하기 싫네요.”(신지현) 정규시즌 막바지에 다다른 여자프로농구가 벌써 비시즌 계약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리그 최고의 슈터 강이슬이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는 만큼 강이슬의 행보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강이슬은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22일 열린 2020~21 여자프로농구 부천 하나원큐와 인천 신한은행의 경기에서 3점슛 4개를 엮어 26점 9리바운드로 활약하며 팀의 95-80 승리를 이끌었다. 어쩌면 하나원큐 유니폼을 마지막으로 입고 뛰는 경기가 될 수도 있었지만 강이슬은 3점슛 1위 타이틀을 사실상 확보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하나원큐는 이 승리로 라운드 전승 및 전 구단 상대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강이슬의 복귀 이후 탄탄한 조직력을 갖추면서 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전력으로 거듭난 하나원큐의 강점을 보여준 경기였다. 경기가 끝나고 인터뷰실을 찾은 이훈재 감독과 강이슬에게 FA 얘기가 빠질 수 없었다. 이 감독은 “어느 팀이나 강이슬에게 러브콜을 보낼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리그의 탑클래스 선수이니 거기에 맞는 대우를 해줘야 하고 FA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러면서도 “강이슬이 하나원큐의 대표 얼굴인데 이런 선수가 앞으로 하나원큐가 플레이오프를 가고 챔피언결정전을 가는 데 꼭 있었으면 좋겠다”는 속마음도 드러냈다.청주 KB가 박지수의 팀이고 신한은행이 김단비의 팀이듯 이 감독의 말대로 하나원큐는 강이슬의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팀 공격 옵션의 중심은 단연 강이슬이다. 강이슬이 다른 팀 에이스와 만나면 슈퍼팀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후반부 하나원큐의 상승세 역시 강이슬의 복귀를 빼놓을 수 없다. 신지현 혼자 팀을 먹여 살리기엔 역부족이었던 상황에서 강이슬이 합류하자 공격 옵션이 다양해졌고 코트가 더욱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신지현의 성장과 맞물려 하나원큐는 리그 최고 수준의 1, 2 옵션을 갖게 됐다. 신지현 역시 “이슬 언니가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큰 힘이 됐다”면서 강이슬을 후반기 성적의 핵심 비결로 꼽았다. 실제로 하나원큐는 외곽에 강이슬, 인사이드에 신지현이 휘젓고 다닌 덕에 상대 수비를 종종 곤란하게 만들었다. 하나원큐는 6라운드에 79점(1위), 5.6리바운드(3위), 19.2어시스트(1위) 등 주요 부문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강이슬이 22점 9.2리바운드 신지현이 18.8점 6.4어시스트로 활약한 영향이 컸다. 강이슬도 “지현이가 잘하니까 수비 공간이 넓어지는 게 있다. 같이 뛰면 무리해서 하지 않아도 된다”고 칭찬했다. 이날 경기에서 신지현이 22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승리에 힘을 보탤 수 있었던 것 역시 강이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그러나 이 조합의 운명은 일단 여기까지다. 누구도 강이슬의 속마음과 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없기에 미래가 불확실하다. 신지현이 “언니 없으면 난 죽는다”고 하자 강이슬은 “얘가 날 이렇게 협박한다”고 웃으며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신지현뿐만 아니라 양인영, 강유림 등 한층 성장한 선수들도 신지현과 같은 마음일 수 있다. 어느 팀에 갈지 모르지만 강이슬은 이미 최고 연봉을 예약해뒀다. 금액은 3억원으로 정해진만큼 치열한 영입 전쟁에서 누가 무엇으로 강이슬의 마음을 사로잡느냐가 관건이다. 하나원큐 역시 강이슬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예고했다. 일단 강이슬은 “봄에는 들어오고 싶지 않다”며 장기 휴가를 선언했다. 봄이 끝나갈 때쯤 강이슬이 어떤 유니폼을 입고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민들레국수집 서영남씨가 말하는 코로나19 노숙인과 나눔의 의미

    민들레국수집 서영남씨가 말하는 코로나19 노숙인과 나눔의 의미

    “코로나19 유행으로 노숙하는 사람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건 외로움입니다. 컵라면을 먹을 뜨거운 물조차 얻기 어려워졌습니다.” 노숙인을 위한 무료 식당 ‘민들레국수집’을 꾸리고 있는 서영남(사진·67)씨는 23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이전에는 뜨거운 물이라도 얻을 수 있어 노숙인들이 힘들더라도 버텼지만 지금은 어디를 가도 사람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해 무척 외로워한다”고 전했다. 서씨는 2003년 4월 인천 동구 화수동에 민들레국수집을 차려 19년째 하루 200~300명에게 무료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지금은 도시락에 컵라면, 건빵, 김, 국, 마스크까지 하루를 살 수 있는 최소한의 꾸러미를 만들어 제공한다. 그는 노숙인들이 코로나19를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위험이 높다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 “편견과 선입견 때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오히려 노숙인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훨씬 낮다고 했다. 그는 “가진 게 없어 클럽이나 술집에도 못 가고 종교시설에서도 반기지 않는다. 거의 외부에서 생활하니 코로나에 걸릴 염려도 없다”고 했다. 최근 서울역광장 노숙인 시설에서 노숙인 확진자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노숙인이 코로나를 전파하는 사람으로 오해를 받는 건 온당치 않다는 것이다. 그는 “어떻게 보면 코로나에서 안전한 사람을 가장 위험군으로 취급하는 것이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서씨는 “노숙인들은 사람들이 곁을 주지 않고 투명인간 취급을 하는 것, 그게 제일 힘들고 외롭다고 한다”면서 “먼저 인사하고 이름을 불러 주고 따뜻하게 대해 주면 도시락 받으러 왔다가 동네를 청소하고 쌓인 눈을 치우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천주교 수사 출신인 서씨는 민들레국수집을 시작하기 전 오랫동안 무기수나 무의탁 출소자를 찾아가 돕는 일을 했다. 소중한 인연도 쌓였다. 최근에는 군산교도소에 있는 50대 무기수가 재난지원금으로 받은 상품권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써 달라며 민들레국수집으로 보내왔다. 그 인연을 서씨는 “놀랍고 고마운 일”이라고 했다. 나눔의 의미를 물었다. 그는 모 그룹 회장 부부 사례를 들었다. 10여년 전 이 부부가 민들레국수집을 방문해 그룹 차원에서 도움을 주겠다고 제의했으나 거절했다고 한다. 생색내기나 겉치레식 후원으로는 “사랑이 빠져 버리고 상대편은 단지 도움의 대상으로만 남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회장 부부는 틈틈이 개인적으로 후원금을 보내고 있다. 이번 설 연휴 때도 여분의 돈이 조금 생겼다며 후원금을 보내왔다. 그는 “선의의 희생과 사랑으로 이웃을 도와야만 올바른 도움이 된다고 본다”며 “그렇게 되면 상대편은 나보다 더 귀한 사람이 된다”고 말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선배들이 때려 아프다고 했더니 선생님이 ‘시끄럽다’ 했어요”

    “선배들이 때려 아프다고 했더니 선생님이 ‘시끄럽다’ 했어요”

    대학생 이선우(이하 가명)씨는 일반계 고교 신입생으로 입학한 첫날 경험한 일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날 학교 선배들이 이씨를 포함한 1학년 학생들을 한 반에 모이도록 했다. 선배들은 갑자기 욕설과 함께 “눈 깔아!”, “선배는 하늘이다” 등의 말을 하며 앞으로 선배들을 만나면 ‘90도 인사’를 할 것을 강요했다. 이씨는 “이후 선배들이 학교 기숙사에서 1학년 학생들을 집합시켰는데 어떤 선배가 다짜고짜 서 있던 친구들 뺨을 한 대씩 때리기 시작했다”면서 “이유는 몇몇 친구들이 선배들에게 인사를 잘 하지 않아서였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 운동선수와 방송인이 과거에 학교폭력 가해자였다는 피해자들의 폭로가 잇따르면서 학교폭력 문제의 심각성이 다시 대두됐다. 일부 인사들은 가해사실을 인정했고, 정부는 체육계에 만연한 폭력을 근절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학교가 이런 학교폭력 문제를 인지하고도 묵인하는 한 학교폭력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3일 국내학술지 ‘아시아교육연구’에 등재된 논문 ‘선후배 간 위계문화를 통한 학교폭력 경험에 대한 연구’를 보면 이 논문은 중·고교 시절 학교폭력을 경험한 대학생 6명의 이야기를 실었다. 이들은 중·고교에 진학하자마자 선배들로부터 ‘이해할 수 없는’ 비합리적인 규칙 준수를 강요받았다고 했다. 체육계열 특수목적 중·고교를 다닌 서하윤씨는 “선배들이 선배들 수만큼 인사를 하게 한다거나 후배들은 급식을 국물도 남기면 안 되며 국그릇을 들고 마시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했다. 식사를 시작할 때도 선배들 수만큼 ‘맛있게 드세요’라고 인사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일반계 고교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일반계 고교 동아리에서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김도현씨는 “형들이 와서 운동을 하기 전에 식음료랑 비품을 준비해야 했다. 체육관 코트 먼지를 걸레로 전부 닦는 것도 신입생들의 몫이었다”면서 “준비 시간이 부족해 급식을 거르기 일쑤였다. 하지만 정말 열심히 준비하려고 해도 놓치는 것이 있었고 그때마다 항상 형들한테 혼났다”고 했다.연구 참여자들은 선배의 폭력을 ‘교육’으로 정당화하는 학교 분위기 속에서 뚜렷한 대응 방법을 찾지 못하는 동안 본인도 모르게 이 위계문화에 익숙해져갔다고 털어놨다. 서씨는 “코치님은 대답소리가 작아진 것을 지적하며 3학년 전체에게 후배들의 ‘군기’를 잡을 것을 요구했다”면서 “이후 동기들이 후배들을 다시 규제하기 시작했고, 모든 것이 대물림됐다”고 말했다. 예술계열 특수목적 중학교를 다닌 박서연씨는 “3학년이 되니 그동안 선배들에게 받았던 억압으로부터 해방된 기분을 느낌과 동시에 소위 ‘후배들을 관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그동안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가한 제약들이 굉장히 어이가 없지만 그 시절에는 ‘그렇게 해야 한다’는 일종의 규율처럼 느껴졌다. 우리도 그랬으니 후배들도 그래야 한다는 보복심리도 작용했다”고 했다. 그런데 학교는 이렇게 폭력이 대물림되는 구조를 알고도 해결하려 하지 않았고, 오히려 지속하도록 했다는 것이 연구 참여자들의 설명이다. 일반계 고교 운동부 출신의 최우진씨는 “1학년 때 선배들에게 심하게 맞은 후 수업에 들어갔는데 수업 중에 너무 아파서 신음을 내고 말았다. 그러자 당시 수업 교사는 ‘시끄럽게 할거면 뒤에 나가 서있어!’라고 했다”며 “운동부에서 맞고 올라와서 그러니 한번만 봐달라고 말씀드렸는데 그래도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교사들이 학교폭력 현장을 목격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우리가 교실에 모여서 선배들 위협을 듣고 있을 때 전 똑똑히 봤어요. 선생님들이 우리가 모인 교실 창문을 지나 급식실로 갔고, 심지어 한 선생님은 저랑 눈이 마주치기까지 했어요. 저는 선생님들이 우리 모습을 보고 교실 안으로 뛰어와 선배들 행동을 제지할 줄 알았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교실엔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어요. 그때부터 저는 선생님들이 이런 위계질서를 긍정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려는 학교의 대응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눈앞에 보이는 상황을 종료하기 위한 방편에 지나지 않았다. 일반계 고교 동아리에서 학교폭력을 경험한 윤서준씨는 “한 후배의 학부모가 교감선생님에게 동아리 폭력 문제를 신고했고 우리 동아리는 없어졌다”면서 “갑자기 극단적인 조치를 당하니 선배들은 그 잘못을 후배들에게 돌렸다”고 했다. 박씨는 “담임선생님이 교실에 오셔서 상황을 파악했다. 그런데 학교폭력을 주도한 학생들의 입시 실기를 담당한 선생님들이 자신들이 알아서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결국 가해학생들이 입시를 앞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생활기록부에 기재하지는 않되 봉사활동으로 대체’하고 ‘후배들에게 직접 사과’하는 것으로 사건이 일단락됐다”고 밝혔다. 이 논문을 쓴 이은지 연세대 교육연구소 전문연구원은 “연구에 참여한 두 집단(일반계열 학생 3명, 체육계열 학생 3명) 학생들이 겪은 학교폭력 경험은 차이가 거의 없었다. 모두 본인들이 속한 학교 안에서 학년에 따라 피해자→가해자→방관자 순의 역할을 경험했고, 이런 구조에서 학교폭력 피해자로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법은 거의 없었다”면서 “폭력은 학교 구성원이 바뀌어도 집단적으로 대물림됐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연구원은 이어 “이런 상황에서 개인의 공감 능력이나 도덕성은 위계문화로 인해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서 “현재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은 여전히 가해자와 피해자의 이분법적 구도를 유지하며 공감 능력 등 개인의 내적 변인을 바꾸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폭력을 재생산하는 구조를 무너뜨리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이 전문연구원은 “학교 내 성인 구성원들은 무관심, 위계문화를 긍정하는 태도, 입시 실적 등을 이유로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방관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폭력에 친화적인 학교 문화를 바꾸기 위해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폭력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교육을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선 교사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그들의 교권에 대한 보호 조치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닭장이 아니라 안식처를 원한다/김승훈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닭장이 아니라 안식처를 원한다/김승훈 경제부 차장

    서울 강서구의 ‘나홀로 아파트’에 살았을 때다. 빌라를 허물고 지은 건물로, 12층 높이에 원룸(2~5층)과 아파트(6~12층)가 섞여 있었다. 원룸은 16가구, 아파트는 14가구였다. 총 30가구인데 주차 공간은 고작 8면이었다. 아파트와 원룸 입주자 간에 주차를 두고 연일 날 선 공방이 벌어졌다. 아파트 입주자들은 건물주가 원룸 입주자들의 경우 주차하지 않는 조건으로 세를 놨다며 원룸 입주자들의 주차를 막았고, 원룸 입주자들은 그런 조건을 들은 적이 없다며 차를 댔다. 말 그대로 하루하루가 ‘주차 지옥’이었다. 인근 나홀로 아파트와 원룸 건물 상황도 비슷했다. 턱없이 부족한 주차 공간 탓에 매일 주차대란이 빚어졌다. 늦은 밤이나 아침 출근 시간 때 차를 빼라는 경적 소리와 고성은 다반사였다. 도로나 골목 불법주차도 일상이었다. 화재 때 소방차 진입은 언감생심이었다. 집 주변 일대는 과거 저층 주거지(빌라)와 모텔이 밀집해 있었다. 2011년을 전후해 모텔을 허물거나 빌라 두세 채를 묶어 12~15층 높이의 나홀로 아파트와 원룸을 지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원룸과 아파트가 섞인 나홀로 아파트와 원룸 건물들이 우후죽순 늘어났다. 집과 집 사이의 빈틈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다닥다닥 붙어서 늘어섰다. 건물주들은 주차 공간 확보 같은 건 내동댕이쳤다. 정부에서 서민과 1·2인 가구 주택 공급이라는 미명 아래 주차 공간 확보를 대폭 완화했기 때문이다. 원룸에 사는 20대 직장인들과 대학생들은 자가용을 타지 않고 대중교통만 이용할 것이라는 전제와 아파트 입주민들이 모두 다 자가용을 소유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작용했다고 한다. 주택 수를 늘리는 데만 급급한 나머지 젊은층의 소비 경향을 도외시했다. 요즘은 집은 없어도 차는 있어야 하는 ‘마이 카’ 시대다. 홀로 사는 직장인들 중에는 빚을 내서라도 외제차를 모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탁상공론도 이 정도면 4차원을 넘어 고차원 수준이다. 자치구에서는 70%까지 완화했다고 하는데, 30가구에 주차 공간 8면(26.6%)도 가능했던 것을 보면 꼼수가 판을 쳐도 되는 법의 허점이 있었던 것 같다. 전철역까지 걸어서 10분, 초역세권을 자랑하는 곳인데도 주민 만족도는 처참했다. 주민들은 “주차 공간도 제대로 확보하지 않은 건물들을 어떻게 죄다 허가해 줄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른다는데, 딴 나라 얘기일 뿐이었다. 일대 나홀로 아파트는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도, 공인중개사들도 하나같이 ‘주차 공간 부족’을 들며 난색을 표했다. 집값이 내려가는 곳도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올 들어 기존 수요 억제에서 공급 확대로 전환했다. 서울에 주택을 대폭 공급하겠다며 역세권·빌라촌 고밀개발을 꺼내 들었다. 2·4 부동산 대책의 핵심이다. 문제는 이들 지역에 대규모 주택을 공급한다는 명분 아래 주차장 의무를 완화한다는 점이다. 빌라촌 고밀개발은 나홀로 아파트 같은 주택을 줄줄이 짓겠다는 것을 그럴듯하게 포장한 말과 다름없다. 서울의 다세대·다가구주택 밀집 지역의 주차장 확보율은 70%를 밑돌고 있다. 자동차 10대 중 3대는 불법 주차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 인사는 “주택이 부족하다고 하니 일단 집 수치부터 늘려 놓은 것”이라며 “주차 같은 삶의 질과 관련된 대책은 우선 고려 사항이 아니었다”고 귀띔했다. 올해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이 몇 해 전 빌라촌 재개발 지역에서 살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 당장 급하다고 해서 주택 공급 수치를 부풀리는 데만 목을 매서는 안 된다. 전쟁터 같은 ‘닭장’이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는 ‘안식처’를 공급해야 한다. hunnam@seoul.co.kr
  • KBL 여성 심판 역사 만드는 홍선희 심판 “후배들 위해 제가 잘해야죠”

    KBL 여성 심판 역사 만드는 홍선희 심판 “후배들 위해 제가 잘해야죠”

    남자 선수들이 거칠게 뛰어다니는 코트 위에 찰랑찰랑한 긴 머리로 누군가 뛰어다닌다면 당연히 시선이 갈 수밖에 없다. 낯선 풍경일 수 있는 코트 위의 긴 머리를 이제는 낯설지 않게 만든 사람이 있다. 한국농구연맹(KBL) 홍선희(44) 심판이 그 주인공이다. 홍 심판은 2007년 박윤선 심판에 이은 2호 여성 심판이자 KBL 최장수 여성 심판이다. 현재 KBL 소속 18명의 정규 심판 중 여성 심판은 홍 심판과 이지연(39) 심판뿐이다. 홍 심판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농구를 시작해 대학시절까지 선수로 코트 위를 뛰어다녔다. 졸업반 때 진로를 고민하다 대한민국농구협회 심판강습회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심판의 길을 걸었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KBL센터에서 만난 홍 심판은 “어릴 때부터 정해진 일정에 갇혀 생활했는데 내가 처음으로 의지를 갖고 스스로 뭔가를 해본 게 심판이었다”고 설명했다. 원해서 하는 일인 만큼 애착도 컸다. 홍 심판은 2급 심판 자격을 시작으로 1급과 국제심판자격까지 따며 미래를 준비했다. 2002년부터 산곡북초등학교 농구부 코치로 활동하다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에 인하대 체육교육과에 편입해 공부했다. 그러던 중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으로부터 심판 제의가 들어와 2008년부터 프로 심판의 길을 걸었다.재미가 붙자 꿈도 커졌다. 홍 심판은 “KBL이 한국 최고의 무대니까 가고 싶었다. KBL 심판 모집 요강에 만 35세가 기준이었는데 그때가 딱 만 35세여서 지원했다가 떨어졌다”면서 “WKBL로 돌아갔다가 2015년 심판 트라이아웃에 참가했고 그때 KBL에서 연락이 왔다”고 설명했다. 주변 도움 속에 적응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워낙 항의가 거칠어 자격지심이 생겼다. 홍 심판은 “처음에는 ‘KBL 경력이 없어서 그런가’, ‘여자라서 무시하는 건가’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경험이 쌓이고 보니 내가 타깃이 아니라 승부가 걸린 입장에서 그럴 수 있겠구나 싶더라”고 했다. 이어 “내가 정확하게 봤으면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하니 깨고 나와야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홍기환 심판부장은 “KBL은 여성 심판이라고 남성 심판과 차별을 두지 않는다”면서 “특히 체력테스트는 선수도 연습하고 봐야 할 정도인데 홍선희 심판은 평소에도 많이 노력한다. 여성 심판의 새 역사를 쓰는 선두 주자”라고 칭찬했다. 최장수 여성 심판인 만큼 책임감도 크다.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후배들이 들어올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는 “‘여자라서 그런가’란 생각은 스스로를 약하게 만드는 것 같다. 선수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정말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심판은 “남자 리그고 남자들이 주도하는 거라고 겁부터 내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여자니까 선수로는 못 뛰겠지만 심판이니까 충분히 뛸 수 있다. 누구든 도전해봤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김대우의 바람 같은 야구 인생 그래도 건강하게 45살까지

    김대우의 바람 같은 야구 인생 그래도 건강하게 45살까지

    투수에서 타자로 다시 투수로. 그리고 은퇴해도 이상할 것 없는 37살에 커리어 하이. 김대우는 그야말로 바람 같은 야구 인생을 산 선수다. 특급 유망주였지만 프로 지명을 거부하고 대학에 입학하더니 갑작스럽게 입대를 하고 메이저리그를 노크하고 대만 야구에 진출하는 등 간단히 표현하기 어려운 이력을 자랑한다. 문제아란 낙인과 함께 투수와 타자를 오가며 가늘고 긴 야구 인생을 펼쳐온 김대우는 지난 시즌 투수로 46경기에서 49와3분의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했다. 투수로 뛰었던 2009·2010·2018년 고작 9경기 출전에 그쳤던 점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대반전이다. 지난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김대우는 “마음 같아서는 45살까지 하고 싶다”며 뒤늦게 핀 꽃의 소망을 나타냈다. 김대우는 “후배들이 코치하는 거 보면 멘탈이 붕괴되기도 하지만 오래 야구해야 하니까 신경 안 쓰려고 한다”고 웃었다. 김대우는 팀 내 구속 1위에 해당하는 평균 시속 147㎞의 강속구를 자랑한다. 투수 중에 송승준(41) 플레잉 코치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나이지만 어깨는 싱싱하다. ‘중간에 타자로 뛰느라 어깨를 안 써서 그런 것 아닌가’ 묻자 김대우는 “주변에서도 그러는데 팔은 이미 망가졌다. 그걸 극복할 수 있게끔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살아남기 쉽지 않은 여건이지만 경쟁력을 갖추려고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던지는 팔 각도도 다양하게 바꿔보고 주변 조언도 많이 구한다. 윽박지르기만 했던 스타일에서 벗어나 타자와 수 싸움 하는 재미를 깨우치기도 했다. 변화구도 빼놓을 수 없다. 타자들의 방망이에 빗맞는 공을 보고 깨우쳤기 때문이다. 김대우는 “투 피치 스타일로는 타자들 상대하기가 어렵다”면서 “롱런하려면 많은 구종이 필요해 최근에는 서클 체인지업도 연습하고 있다”고 했다. 김대우는 아직 프로 선수로서 승, 홀드, 세이브 등의 기록을 한 번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욕심부리지 않는다. 김대우는 “커리어하이를 찍었다고 내가 레전드 선수처럼 100승 할 건 아니지 않느냐”면서 “어린 선수들이 자리 잡으면서 롯데가 더 탄탄해지는 게 좋다”고 했다. 늦은 나이에 선수로 만개한 김대우는 우승을 꿈꿨다. 그도 여느 다른 롯데 선수처럼 아직 우승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김대우는 “내 기록보다는 팀에 폐 안 끼치고 우승에 이바지하는 게 제일 큰 목표”라며 희망찬 2021시즌을 다짐했다. 부산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與 “신현수,대통령 만류 수용 잘된 일”·野 “투명인간 취급… 복귀 궁금”

    與 “신현수,대통령 만류 수용 잘된 일”·野 “투명인간 취급… 복귀 궁금”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사의를 거둬들이면서 사의 파동에 전전긍긍하던 여당은 한숨 돌렸다. 반면 야당은 ‘레임덕 프레임’을 거듭 강조하면서 신 수석 복귀의 배경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의회 당 소속 기초의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거취는 대통령이 결정하실 것이고, 일을 하시겠다고 하니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답했다. 민주당으로서는 신 수석이 복귀하는 것이 최선의 답이었던 만큼 신 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취를 일임했다는 소식이 나오자 불만을 누그러뜨리는 모양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신 수석이 사의를 철회한 만큼 사태가 일단락되지 않겠느냐”며 “대통령의 만류를 받아들였으니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만 해도 신 수석이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리란 비관론이 우세하자 여당 의원들은 신 수석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평양 감사도 자기 싫으면 못 하는 것”이라며 “자기 정치를 하려 한다”고 신 수석을 비판했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검찰 출입처 저널리즘이 더 심해졌다”며 “검찰의 일부 입장을 (언론이)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언론에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결재 여부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투명인간 취급을 받으면서도 복귀를 결심한 까닭이 궁금하다”며 “앞으로 어떻게 법무장관을 평생 안 볼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이 민정수석을 다시 거두려면 당연히 법무장관을 해임해야 영이 서지 않겠느냐”면서 “둘(신 수석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병존하는 어정쩡한 상황이 계속되는 한 청와대는 레임덕 상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일종 비상대책위원도 ‘신현수 패싱’의 배경을 밝히라고 주장했다. 성 비대위원은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신 수석 패싱 여부는 대통령께서 결재했는지 안 했는지가 핵심이다. 이 간단한 문제를 청와대는 왜 못 밝히느냐”며 “국민적 의혹에 청와대가 답을 내놓지 못하고 숨기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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